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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반미와 우리문화/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 교수

    요즈음 반미 운동은 사회의 전반적인 추세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특히 청소년들이 북한보다 미국을 더 싫어한다는 보고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그동안 세태가 달라져도 너무나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지식인 사회에는 미국에 대해서는 일단 비판하고 반대하는 게 지성인처럼 여겨지는 풍조까지 만연되어 있다. 나는 이런 반미운동을 볼 때마다 심정적으로는 동의하면서도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일들을 살펴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것을 피할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는 북한을 포함해서 북쪽 지방의 군사정보 가운데 상당 부분을 미국에서 얻는 나라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서 소형 잠수함이 내려와도 미국서 알려주지 않으면 우리는 모른단다. 그러니까 미국이 없으면 군사적으로 우리는 매우 취약해지는 것이다. 이 사정은 경제나 정치면에서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우리가 이라크에 파병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우리에게 생명줄과도 다름없는 석유줄을 미국이 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진작부터 한국이 정치·경제·군사적인 면에서 미국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물질적인 것은 미국에 예속되어 있지만 정신만은 뺏기지 말자고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그런데 주변 사정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전 국민이 광분하는 영어 배우기 붐부터 해서 TV를 보면 청소년들이 즐기는 노래와 춤이 모두 미국 것이다. 대학도 영어 강의 못해서 안달이 났다. 사립 명문대라는 한 대학을 보면 몇 년 내에 전 강의의 반 이상을 영어로 하겠다고 기염을 토한다. 게다가 종교도 미국서 수입된 종교(개신교)가 제일 인기가 좋다. 교회에 간 청소년들은 찬송도 랩으로 한다는데 그 찬송의 내용은 미국의 도덕적 다수(moral majority)처럼 아주 보수적이란다. 그리고 여전히 한국의 청소년들은 가장 이민 가고 싶은 나라로 미국을 단연코 수위로 뽑는다. 그러니까 한쪽에서는 미국이라면 치를 떨며 싫어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미국이 우리의 어버이 국가처럼 된 양극화의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양쪽이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반미하는 사람들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정말 반미하고 싶으면 그렇게 드러내놓고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공연히 미국 내에 반한분자들만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한편 무조건 미국을 숭앙하는 태도에 문제가 더 많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이 두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든 자국 문화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수많은 예를 들 수 있지만 우선 한두 가지만 들어보자. 가령 한국인들은 항상 한글이 세계최고의 문자라고 하는데 어떤 면에서 그런지 아는 이가 몇이나 될까? 내가 아는 한 국어학을 전공하는 사람들 빼고 한글의 우수성을 아는 사람은 전무했다. 음식도 그렇다. 우리 청소년들은 피자나 햄버거는 다 좋아하면서 김치 안 먹는 것은 하나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김치가 얼마나 훌륭한 식품인지 아는 한국인도 거의 없다. 우리 음식은 지금 세계적으로 가장 좋은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채식과 육식의 비율이 8:2라는 황금비율이기 때문이다. 다이어트하고 싶은 사람은 그저 한식만 먹으면 된단다. 그런 우리 음식이 지금 식탁에서 경원시되고 있다. 이게 다 우리 것은 촌스럽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그래 놓고 입으로만 숭미나 반미를 외치면 무슨 효과가 있을까? 성조기를 흔들며 미국을 숭앙하거나 아니면 정반대로 성조기를 태우며 하는 반미 시위 이전에 우리 문화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미국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다. 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 교수
  • 백화점 식품관 고급화 경쟁

    백화점 식품관 고급화 경쟁

    백화점 식품관이 명품관으로 변신하고 있다. 롯데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등 대형백화점들이 의류를 비롯한 주요 매장의 잇따른 업그레이드에 이어 식품관 차별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식품관은 매출보다는 고객에 대한 편의제공 등으로 백화점의 이미지를 높이 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 그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세계 World Class ‘세계 수준의 패션화된 전문 식품관’을 지향, 도심형백화점에 걸맞은 상품으로 구성 한게 특징이다. 주택가의 지역 백화점은 생식품 그대로를 판매하는 1차 식품의 구성비가 높지만 맞벌이 부부나 싱글족 고객이 많은 도심 특성상 조리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처리 식품 (Ready to prepare)과 데워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 조리식품의 비중을 50% 이상 늘렸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식품은 재배나 사육과정이 특별 관리된 고품격 명품 ‘미각 5 스타’와 이를 제외한 전품목을 ‘프레쉬 스타’라는 고유 브랜드를 갖고 있다. 도심형백화점의 특성을 반영해 ▲와인셀러 ▲치즈코너 ▲햄코너 ▲물·소금·요리재료 ▲디저트 코너 ▲델리존 등 전문식품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 수준의 요리재료와 완성된 요리는 선물하기에도 적당하다. 특히 세계 미각을 한자리에 모은 ‘델리존’의 ‘아시안 푸드 스트리트’에는 한식 중식 일식 등 아시아 대표 음식과 퓨전 요리를 선보이는 국내 회전 중식코너가 마련돼 있다. 이밖에도 조선호텔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베끼아 & 누보’도 입점, 품격을 높였고 베트남 찐빵 ‘반바오’, 인도 고유의 빵 ‘난’, 장어로 만든 다양한 꼬치구이, 한국식 나물로 만든 초밥, 사찰식 산채요리 등 색다른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했다. ●갤러리아 고메 엠포리엄 (Gourmet Emporium) 지난 19일 문을 연 이곳은 조명 집기 디스플레이 인테리어 등을 전면 교체하고 고객 동선을 확장해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는 등 명품관 컨셉트를 최대한 부각시켰다. ‘고메’은 미식가의 맛과 상품을 모아둔 공간이라는 의미로 야채 청과 생선 정육 등 ‘식소재 제안형’의 판매 형태를 탈피해 맛을 추구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식메뉴 제안형’을 추구하고 있다. 이곳의 핵심 키워드는 ‘맛 가격 즐거움 편의성’으로 유기농·친환경 상품 전문 매장으로 특화됐다. 세계 유명 델리와 수제품 델리를 다수 유치해 델리 매장을 강화했다. 수입 공산품도 더욱 풍부해진 모습이다. 식문화를 선도하는 28∼38세 마켓 리더를 주 고객층으로 유기농·친환경 명품숍인 ‘후레쉬 고메 (Fresh Gourmet)’, 강남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푸드코트 매장 ‘쿠진고메(Cuisine Gourmet)’ 등 자체 매장 브랜드를 개발해 숍인숍(Shop in Shop) 개념의 전문숍 형태로 운영된다. 갤러리아명품관의 함태영 점장은 “이번 식품관 리뉴얼로 1층부터 5층의 명품 매장과 조화를 이루어 최고급 명품 백화점으로서 상품력과 인지도를 한층 더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웰빙과 펀을 추구 최근 1년간의 리뉴얼 공사를 마친 롯데 본점의 식품매장은 웰빙과 펀(헬펀푸드·health fun food)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닌 전문 매장 및 건강에 좋은 웰빙 식품을 다양한 테마로 꾸며 고객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매장을 연출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1100여평에 60여브랜드가 입점한 ‘푸드코트’는 기존의 스낵코너 영업면적을 200평에서 360평 규모로 대폭 확대함과 동시에 각 코너 주방을 산뜻한 유리벽으로 마감해 음식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각 코너별로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컨셉트로 고급 호텔요리에서 조선시대 궁중요리까지 다양한 맛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영국 브랜드 ‘해롯라운지’, 황혜성의 궁중음식 ‘지미재’, 샐러드 전문 테이크아웃 매장 ‘까르파쵸’, 벨기에 왕실 인증 명품 초콜릿 매장 ‘비타메르’가 국내에 첫선을 보였고, 몽고음식 전문매장 ‘몽고스칸 그릴’ 등 다양한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새로운 음식 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웰빙시대 건강에 관심 있는 20,30대 여성들을 위한 천연과일식품 전문매장 ‘세종팩토리’도 눈에 띈다. 국내 최초의 올리브 전문 매장인 프랑스 브랜드 ‘Oliviers & Co(올리비에 앤 코)’는 올리브 관련식품을 비롯해 화장품, 소품, 주방용품 등을 한자리에 모아 인기를 모으고 있다.‘푸룸’은 본점을 대표하는 친환경 유기농 상품 매장으로 기존의 야채·청과 코너에서 분리해 50여평으로 꾸몄다. ●현대백화점 식생활 문화관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26일 유럽풍 식품매장 식생활 문화관을 오픈한다. 마룻바닥과 붉은 파벽돌(두께 5∼10㎜정도로 얇게 저민 벽돌) 소재를 사용하고, 와인셀러를 매장 한가운데 두고 조명을 집중하는 등 이국적인 멋을 더했다. 와인바는 40평 규모로 와인과 치즈를 함께 판매하고, 소믈리에 2명이 와인에 대한 전문적인 소개와 조언을 한다. 특히 와인을 병 단위뿐 아니라 글라스로 판매해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와인을 맛볼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프랑스와인, 호주와인 등 2만∼3만원대의 대중적인 와인 15종류를 비치해 놓았다. 비타민·홍삼·건강식품·원두커피 존을 별도로 구성해 각 존별로 3∼4개 브랜드가 입점했다.10월 중에는 중국 영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전통차와 조각케이크 등 델리상품을 추가로 입점시킬 계획이다. 특히 현대는 ‘푸드스타일리스트’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여 영양전문가, 파티플래너, 한의사, 요리전문가 등 식품 전문가들의 무료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백화점과 계약을 맺은 전문 컨설팅 회사의 스타일리스트 4명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1명씩 번갈아 상담을 해준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국립박물관 ‘3館3色’ 조상의 얼과 숨결 촘촘히 느끼세요

    지난 15일 문을 연 서울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 앞. 박물관을 관람하러 온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밀려드는 관람객 때문에 첫 개관시간이 오후 4시에서 3시로 앞당겨졌다. 박물관 문이 열렸지만 한꺼번에 입장할 수는 없는 법. 박물관측은 박물관 이미지인 ‘왕실’의 엄숙한 분위기를 살린다는 취지로 한번에 20∼30명씩만 입장시키며 질서를 유지하느라 진땀을 뺐다. 고궁박물관 개관을 계기로 60년 역사의 국립민속박물관과 오는 10월 용산 새 보금자리에서 새롭게 문을 여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어깨를 견주게 됐다. 이른바 ‘3관 시대’가 열리는 것. 비슷한 듯하면서 다른 이들 박물관의 특색을 들여다보자. ■ 국립중앙박물관 경복궁을 떠나 용산으로 옮겨 새 단장한 지 1년 만에 10월28일 재개관하는 중앙박물관은 규모나 소장·전시유물 종류에 있어 다른 박물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전시면적만 8000평이 넘어 소장유물 15만점 가운데 12만점이 동시에 전시될 만큼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아무리 유물이 많아도 관심을 끄는 국보·보물은 있기 마련. 최근 10년에 걸친 이전·복원작업을 마친 경천사 10층석탑이나 금동여래입상, 보신각종, 금령총금관 등 200점에 달하는 지정문화재들이 건물 안팎에 숨어 있어 이들을 찾아 감상하는 것도 묘미일 듯. ‘동아시아 중심’ 박물관의 위상에 맞게 새로 선보이는 전시실도 흥미롭다. 아시아 각국의 수준 높은 문화재들만 모아 전시하는 ‘동양관’과 전해 오는 유물이 희귀해 제대로 된 전시실을 꾸리지 못했던 ‘발해실’ 등이 그것. 용산의 넉넉한 자리를 차지한 만큼 박물관 관람뿐 아니라 공연과 음식, 쇼핑까지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난다.870석 규모의 공연장 ‘극장 용(龍)’은 클래식과 무용, 연극, 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단순한 기념품이 아닌, 자체 개발한 300여종의 생활·장식용품 등을 판매하는 ‘뮤지엄숍’과 한식과 전통차, 다과 등을 제공하는 8개의 레스토랑·카페에서도 다양한 멋과 맛을 느낄 수 있다. 한 가지 흠이라면 교통이 다소 불편하다는 것. 지하철 4호선 이촌역에서 가장 가깝지만 정문까지 200m 이상 걸어야 한다. 이 때문에 지하철에서 박물관까지 바로 연결되는 지하통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亞 주변국 유물도 전시” 현재 우리 사회는 지식기반사회의 도래, 정보화의 확산, 세계화의 심화, 남북통일문제 등 거시적인 많은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중앙박물관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문화교육 강화, 지식정보 공유 및 박물관 네트워크 구축, 사이버박물관 운영, 국제교류 협력 강화 및 남북 박물관 자료교환 및 전시교류 등이 필요하게 됐다. 새로운 사고와 방식의 패러다임으로 가고 있는 박물관, 대한민국의 존재와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정체성을 지닌 박물관, 기술과 문화의 발전을 보여주는 생성형(生成型) 박물관, 통일에 대비한 문화공간으로서의 박물관 구현을 정책목표로 설정했다. 새 박물관은 크게 상설·기획전시실과 어린이박물관으로 구성된다. 아시아 주변국가의 유물을 전시해 역사적 관련성을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된 아시아관을 통해 아시아 문화의 전당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 국립고궁박물관 ‘조선시대 임금과 왕비가 어떻게 지냈나.’ 궁금하다면 최근 개관한 고궁박물관을 찾아보자. 덕수궁 궁중유물전시관과 창덕궁, 종묘 등에 흩어져 있던 조선왕실 문화재 2만여점이 한자리에 모였다. 연말까지 2만점이 추가로 옮겨올 예정이다. 기존 전시공간보다 3배나 늘어난 만큼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유물들이 부드러운 양탄자가 깔린 정갈한 전시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어의와 편경, 가구, 장신구 등 찬란한 왕실문화를 보여주는 화려한 보물들이 눈길을 끈다. 다음달 25일까지 열리는 개관 특별전인 ‘백자 달항아리전’도 세계적으로 20점 남아 있는 달항아리 중 9점을 모아 국내 처음으로 마련된 ‘야심작’이다. 그러나 전시실 모두가 조선시대 유물에 국한되기 때문에 다른 시대 문화재를 보고 싶다면 중앙박물관이나 민속박물관으로 가야 할 것이다. 뮤지엄숍과 카페는 다른 박물관과 비교할 때 규모면에서는 크지 않다. 그러나 ‘아름다운 재단’에 경영을 위탁해 수익금 100%를 환원하기로 했다. 박원순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는 “수준 높은 왕실문화에 맞는 다양한 문화상품을 개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은 가장 편리하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내리면 지하도를 통해 바로 박물관 정문 앞으로 연결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역대 왕조문물 보존·연구”동서양을 막론하고 왕조의 역사가 존재한 곳에서는 왕실의 문화가 바로 그 나라를 대표하는 정상급 문화였다. 세계 각국이 왕궁을 보존하고 왕궁박물관을 운영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본보기가 되는 것도 역대 왕실문화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가장 밀접한 왕실문화는 조선왕실 문화다. 애석하게도 일제강점에 의해 왕실의 문화유산은 순조롭게 보존되지 못했다. 광복과 함께 조선왕실 문화유산의 보전에 힘을 기울여온 결과 조선왕실 문화는 품격 있고 심오하며 위풍당당하고 화려한 것임을 알게 됐다. 이에 1992년 궁중유물전시관을 세워 부분적으로나마 왕실의 보물을 전시·보존하기 시작했고 올들어 왕실의 문화유산을 총괄보존하고 전시하는 국립고궁박물관을 열게 됐다. 앞으로 역대 왕조 문물의 보존, 전시, 연구, 교육, 홍보에 매진함으로써 전통문화의 가치창출에 앞장설 뿐 아니라 전통문화가 국가발전의 힘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 국립민속박물관 경복궁 북동쪽에 위치한 민속박물관은 한민족의 생활사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교육장이자,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최적의 문화공간이다. 다양한 전시실 관람은 물론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어린이박물관과 야외 문화체험장 등에서 이뤄지는 각종 전통체험행사는, 특히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번쯤 경험해볼 만하다. 중앙박물관이 고급문화를 보여준다면 민속박물관은 민속의 근간인 서민들의 생활사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친 선조들의 문화유산과 의식주, 생업, 의례 등을 복원해 전시한다. 한민족 5000년의 변화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지난 2003년 개관한 2개층 규모의 어린이박물관은 민속박물관의 자랑거리다. 유치원·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통민속놀이와 한지·국악 등을 배우는 각종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룬다. 어린이들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체험교육도 40개에 육박한다. 야외 전통문화배움터와 영상민속실 등이 365일 내내 붐빈다. ‘민속’이라고 하면 느껴지는 고리타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근 변신을 시도했다. 기존 뮤지엄숍과 카페, 벽화갤러리 등을 새 단장해 보다 친근한 편의공간으로 만든 것. 특히 카페 ‘다섯’은 한국 전통음식을 현대적 입맛에 맞게 개발한 퓨전음식을 선보여 ‘입소문’을 타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우리전통 뿌리 찾을터”일제 식민지 등 격변기를 거치면서 우리 민족의 소중한 세시풍속, 제사, 조상숭배 등 전통문화와 민속이 경시되고 미신화됐다. 이렇게 사라져 가는 문화를 지키고 왜곡된 민속을 바로잡아 우리의 뿌리를 되찾는 작업이 필요하다. 민속박물관은 먼저 우리 전통의 뿌리를 찾는 역할에 주안점을 두고자 하다. 둘째, 잃어버린 전통의 뿌리를 찾아 국민에게 재교육하고자 한다. 전통문화와 민속을 찾아 복원하고 이를 교육하는 것이야말로 박물관의 사명이다. 이를 위해 전국 100여개의 민속생활사박물관과 협력해 공동교육을 하고 있다. 셋째, 현대 문화다원주의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우리 주체문화를 기리고 키우고 회복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 민족의 저변에 뿌리내린 문화의 재발견과 재평가가 시급하다. 흔히 ‘고급문화’라고 지칭하는 ‘궁궐문화’도 90% 이상은 서민문화와 민속이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속문화는 고급문화에 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는데, 이제는 같은 비중으로 재평가돼야 한다. 민속박물관은 우리 전통문화의 가치를 재평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 [광복60 지상토론] 北 현충원 참배

    [광복60 지상토론] 北 현충원 참배

    광복 이후 처음 이뤄진 북측 인사들의 국립현충원 참배를 놓고 환영과 우려의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남북 화해의 일대 전기가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6·25에 대한 참회 없는 참배는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소지가 많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상반된 견해를 가진 두 학자의 진단을 통해 전환기를 맞은 남북관계의 해법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 “동족상잔 전쟁 마침표 남북공존 전향적 몸짓” 8·15 민족대축전에 참가한 북측 정부 대표단이 국립 현충원을 참배한 것은 그 자체로 획기적인 일이다. 우리의 요구가 아니라 북측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이루어진 점은 더더욱 이례적이고 파격적이다. 6·15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진전되었지만 양측 모두 금기의 영역이 존재했다. 상대방의 체제와 이념 문제는 직접 건드릴 수 없었고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양 측의 건국 및 호국 인사들이 안치되어 있는 묘소 참배 문제였다. 특히 전쟁까지 직접 치른 남북으로서는 상대방의 국립묘지가 곧 바로 적군의 묘지였고 상대방의 호국영령은 곧 전범이었을 뿐이다. 따라서 이번 북측 대표단의 현충원 참배는 분단과 전쟁으로 얼룩진 남북 현대사의 멍에와 상처를 상호 존중의 정신으로 치유하고자 하는 전향적 첫걸음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남북은 이제 상대방의 체제와 이념 그 자체도 인정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 이번 현충원 참배는 최근 남북관계에서 북한이 보여준 적극적인 자세와 맥락이 닿아 있다는 점에서 전술적 일회성보다는 구조적 진정성을 기대하고 싶다. 장기 소강국면 끝에 지난 5월 차관급 회담을 시작으로 남북관계가 정상화되었고 이후 진행과정은 오히려 북한이 적극적 자세를 보이는 모습이었다. 6·17 평양 면담,15차 장관급 회담,10차 경추위, 개성과 백두산 개방 허용 등이 모두 그랬다. 이같은 적극 행보는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직접 결단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어서 더욱 무게가 실린다.6·15 5년을 맞는 지금, 과거와 질적으로 다른 남북관계의 진전은 오히려 북에 절실하고 불가피한 선택임을 짐작케 한다. 또한 현충원 참배는 남북관계의 질적 발전과 이념적 화해라는 의미 말고도 보다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평화체제 마련이라는 과제와 간접적으로 맞닿아 있다.6·25 전사자 위패와 무명용사 유골이 안치된 현충탑을 북측 대표단이 참배한 것은 동족 상잔의 전쟁상태를 종료하고 진정한 평화를 회복하자는 보다 적극적 해석까지 가능한 대목이다. 전쟁이 아직 법적으로 종료되지 않은 정전체제하에서 실제 교전 당사자인 상대방의 국군묘지에 참배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전쟁에 대한 유감표시와 함께 이제 전쟁을 실제적으로 끝내고 평화상태를 회복하자는 간접적 메시지가 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북핵 6자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가 부각되고 있다. 이번 현충원 참배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의 시작을 기대하는 것도 바로 그런 연유에서이다. 북측의 현충원 참배를 불순한 의도로 보는 사람도 있다. 평양을 방문한 남측 대표단에 금수산 궁전 참배를 강요할 것이라는 우려에서이다. 그러나 상대방의 선의는 일단 선의로 받아들여야 한다. 민족화해에 기여하는 일마저도 색안경을 끼고 비난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정말 소심의 극치일 뿐이다. 이제 우리가 대범해야 한다. ■ “반역사적인 무력남침 참회없는 참배 무의미”북한이 6·25에 대해 공식적으로 진실과 통한의 뉘우침을 담은 사과절차 없이 북측 8·15 축전대표단이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이같은 행위는 자칫 남과 북의 평범한 국민들에게 고 김일성 주석이 의도적으로 정치적 목적으로 행한 무력도발의 반(反)역사성을 묻히게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으므로 우리 모두 경계를 요한다. 아직도 6·25를 ‘민족해방전쟁’으로 신성시하고 있는 북한 정치체제의 본질적인 변화가 전무한 상황에서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는 방편으로 민족 감정을 활용하고 있는 위험성에 대한 정부의 분명한 인식과 국민들의 냉정한 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 막말로 해서 항상 전략과 전술로 남북문제를 재단하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선 손해 볼 일이 없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과 정보의 흐름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는 북한의 현실을 고려할 때 북한당국은 이번의 참배를 그들의 구미에 맞게 정치적으로 요리해 체제유지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남한의 친북 세력을 지원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대북문제로 분열돼 있는, 우리 사회내에서 사상적으로 이질적인 집단간의 갈등은 더욱더 깊어 갈 것이다. 특히 국제적으로도 대북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노정된 미국과의 벌어진 틈새가 더 벌어질 수 있는 부정적 결과를 걱정해야 할 시점이다. ‘과거의 상처를 함께 치유하는 출발점’이라는 정부 당국자들의 감상적이고 순진한 발언은 앞으로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날이 되면 얼마나 위험한 대북관의 노출이었는지 스스로 자문해 보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우리 정부가 북한측의 이러한 참배 제의를 받아 들인 것은 국제적으로 고립되어서 아무 곳에도 기댈 곳이 없는 북한체제에는 북한식 통일전선전술의 전개에서 가장 큰 장벽으로 남아 있는 한·미동맹의 틀을 허물어 가는 매우 좋은 수단이 될 것이다. 대북 지원시 엄격한 상호주의의 적용을 주장하는 우리 사회내의 목소리는 반(反)민족적으로 매도되는 상황에서 유독 북한의 체제 선동이 지향하는 상호주의는 우리 대표단의 방북 시 김일성 시신 조문 요구 및 기타 지역 참배요구로 연결될 것이다. 현충원 참배가 지금 휴회 중인 6자회담에서 북측이 북핵과 연관시켜서 거론 중인 ‘대북 적대시정책의 포기’와 ‘평화협정체결’을 더 논리적으로 가다듬고 선전·선동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사전 포석의 의미가 매우 크다는 것을 우리가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의 남한 답방을 사전에 정지 작업하는 차원에서 보는 견해도 매우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한·미간의 공조 틈이 더 벌어지는데 촉매제 역할이 될 수 있는 북 대표단의 국립묘지 참배 허용을 관련 정부부처가 심각하게 인식하고 부정적인 여파를 차단하는 후속 대책이 하루 속히 세워지길 바란다.
  • 스님도 담넘는다는 ‘불도장’

    스님도 담넘는다는 ‘불도장’

    오는 14일은 말복.더위에 지친 몸을 위한 보양식을 찾을 때다.입맛 없는 여름철에 몸을 보할 수 있는 건강식으론 흔히 삼계탕이 꼽히지만 여름 보양식의 으뜸은 단연 불도장(佛跳牆,호티아오치앙)이다.불공 드리던 스님도 그 냄새에 이끌려 담을 뛰어넘는다는 불도장.그 깊은 맛과 멋의 세계에 빠져보자. 글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광둥성 지방의 고급요리 불도장은 원래 중국 광둥 지방의 고급요리다. 한국에서는 10여년 전부터 특급호텔 중식당을 중심으로 확산돼 지금은 웬만한 고급 중국 레스토랑에서도 불도장 맛을 볼 수 있다. 불도장 요리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중국 청나라때 푸젠성의 한 관원이 집에서 연회를 열었는데, 그의 부인이 20여 가지의 각종 고기를 소흥주 항아리에 채운 뒤 한참을 고아 요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를 맛본 사람들은 크게 감탄했고, 훗날 정춘발이라는 요리사가 그 부인으로부터 비법을 전수받았다. 그는 특히 해산물을 많이 써 맛과 향을 보탰다. 불도장 요리는 이렇게 진화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하늘과 바다와 땅의 합작품 불도장의 재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양하고 진귀하다. 몸에 좋은 것은 거의 다 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프라자호텔 중식당 ‘도원’에서 23년동안 일해오고 있는 조리장 유방녕(49)씨는 이렇게 말한다.“불도장에 이것은 꼭 들어가야 한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육·해·공, 즉 들짐승과 해산물, 날짐승이 모두 들어간다고 할 수 있지요.”‘도원’에서는 돼지고기 힘줄, 도가니, 관자, 전복, 해삼, 상어지느러미, 오골계 등을 주된 재료로 사용한다. 또 자연송이와 표고버섯 등이 1인분에 한 두 쪽씩 들어간다. 이밖에 은행, 인삼, 동충하초, 산약, 녹각 등 약재도 곁들인다. 불도장에 쓰이는 재료는 각 중식당의 전통이나 주방장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재료의 양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도원’에서는 사용하지 않지만 죽순, 양 허벅지, 돼지발굽 힘줄, 부레, 사슴 힘줄, 상어 입술, 돼지내장, 비둘기알, 오리, 조개, 새우 등이 들어가기도 한다. 불도장 재료 중에는 국내에서는 유통 자체가 불법인 것들도 적지 않다. ●소흥주로 맛낸 찜 혹은 탕 불도장의 조리법은 간단한 편이지만 상당한 정성이 필요하다. 유 조리장은 자신의 불도장 조리법을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 불도장은 찜과 탕의 중간 단계다. 불도장 재료를 토기에 담고 노계(老鷄)를 이틀 정도 고아 만든 육수를 채운다. 늙은 닭을 쓰는 것은 그 육수가 진하기 때문이다. 소금과 소흥주를 넣고 180도쯤 되는 펄펄 끓는 찜통에서 5∼6시간 동안 흠뻑 쪄낸다. 그렇게 하면 건더기는 흐물흐물해지고, 바닥에는 그야말로 진국만 남는다. 조리의 핵심은 영양소가 파괴되는 것을 막는 일. 요리할 때 ‘숨쉬는 그릇’, 즉 토기를 사용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코냑 한 방울의 여유와 미학 불도장은 다른 음식에 비해 재료가 고급이고 다듬는데 손이 특히 많이 간다. 정성으로 똘똘 뭉친 음식이다. 불도장을 먹을 때는 굴소스 원액에 홍초와 생강즙을 첨가한 불도장 소스를 찍어 먹어야 그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코냑을 한 방울 떨여뜨려 먹기도 한다. 그러면 해산물 특유의 냄새가 줄어든다. ■ 어디서 먹을까?서울프라자호텔 ‘도원’(02-310-7345)에서는 불도장을 1인분에 6만 5000원(세금, 봉사료 별도)에 판매하고 있다. 불도장이 포함돼 있는 봉황(1인 19만원)과 도원(1인 26만원)등 두 가지 코스요리도 마련돼 있다. 서울프라자호텔이 운영하는 서울역사 4층에 위치한 캐주얼 중식당 ‘티원’(02-392-0985)에서는 9월까지 한시적으로 불도장 세트 메뉴를 5만원(1인분, 세금별도)에 판매한다. 서울 밀레니엄 서울힐튼에서는 중식당 ‘타이판’(02-317-3237)의 불도장(1인 6만원, 세금·봉사료 별도)외에 캘리포니아 레스토랑 실란트로(02-317-3062) 뷔페에서도 불도장이 있다. 점심 4만 2350원, 저녁 4만 4770원(세금·봉사료 포함)이다. 불도장으로 유명한 일반 중국 레스토랑으로는 종로구 부암동 하림각(02-396-2442·1인 6만원·부가세 포함)과 강남구 역삼동 대려도(02-555-0550·1인 9만원·부가세 별도)가 있다. ■ ’서울 광화문 장뚜가리’ 퓨전 한식당 ‘장뚜가리’ 세종문화회관점은 국내에서보다 외국에서 더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음식점이다. 이 집에서 파는 ‘김치감정’과 ‘12오겹살’의 맛에 매료돼 일본 관광객은 물론 주변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일본 아사이 TV에 ‘한국의 맛집’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 집이 원조 맛집들이 즐비한 광화문에서 새로운 ‘외식 코드’로 자리잡은 비결은 젊은 감각에 맞춘 깔끔한 맛과 분위기에 있다. 강원도 사투리로 ‘장독’을 의미하는 장뚜가리의 대표 메뉴는 ‘12오겹살’. 오겹살의 두께가 자그마치 ‘12㎜’에 이르는데 이 두께가 가장 맛있는 오겹살 두께라고 한다. 일반 오겹살의 두께가 5㎜안팎인 것과 비교해 두배이상 두껍다. 고기도 수입산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최고 품질의 국내산 돈육만 고집한다. 무엇보다 돼지고기 특유의 비린내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고기를 굽기 전에 파인애플과 양파로 비린내를 제거한 뒤 아삭한 김치와 함께 구워 곁들여 먹는 맛이 일품이다. 오겹살의 고소한 맛의 여운이 입안에 오래 감돌아 감칠맛을 낸다. 김치는 전남 순창과 광주에 주문 제작해 가져온다. 무공해 유기농으로 재배된 배추를 원료로 하여 전통적인 방법으로 담아 1년 이상 숙성된 묵은 김치다. 김치감정은 조선시대 궁중 수라간에서 왕을 위해 만든 매운 김치찌개의 맛을 재현해 낸 것이다. 잘 익은 김치를 사용해 조미료를 넣지 않았으며, 담백한 맛을 내기 위해 멸치로 다시 한번 국물을 우려냈다. 찌개에 돌솥밥이 곁들여 나오는데 시원한 맛이 느껴진다. 여기에 살얼음 동동주와 김치치즈계란말이를 함께 먹으면 무더위쯤은 시원하게 날려버릴 수 있다. 모든 메뉴를 이 집 사장인 유성호(38)씨가 직접 고안해 낸 것이다. 유씨는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영국 유학시절 한식당 주방에서 아르바이트한 경험을 살려 2년간 전국을 돌며 김치와 돼지고기의 맛을 찾아다녔다.12오겹살은 직접 1∼20㎜까지 잘라 구워 먹으며 수십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찾아낸 것이다. 김치도 유씨가 직접 맛을 보고 선별한다. 장뚜가리 1호점인 광화문점을 외국계 은행에 다니던 부인 김지현(35)씨에게 맡기고 최근 이곳에 2호점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유씨는 음식은 비법이 아니라 과학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철저한 맛에 대한 연구와 분석, 여기에 정성을 더하면 새로운 전통 맛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충남 당진군 ‘게눈 감추듯’ 간장게장은 ‘밥도둑’이다. 입맛에 착착 당기는 이 한 가지만 있어도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기 때문이다. 충남 당진군 송악면 고대리 내도(안섬)에 이처럼 밥을 해치우는 것을 묘사한 ‘게눈 감추듯’이라는 간판을 내건 간장게장 집이 있다. 주인 이은순(48)씨는 “집에서 20년간 간장게장을 담가 먹어왔는데 맛을 본 이웃들이 ‘맛있다. 음식점 한번 내봐라.’고 해서 1년3개월 전 게장 전문점을 차렸다.”고 말했다. 뛰어난 맛은 담글 때의 비법도 있지만 원료가 좋기 때문이다. 주인이 해마다 5월 인근 포구나 태안 안흥항 등에서 알이 꽉 찬 꽃게만을 골라 사온 뒤 냉동시켜 1년 내내 쓴다. 냉동시켜야 게장을 담글 때 살이 빠져나가지 않고 질기지가 않다. 비린내도 안 나고 맛이 좋아지는 점도 있다. 냉동게를 꺼내 8시간쯤 내놓으면 자연히 녹는다. 이를 제조한 간장에 통째로 담가 냉장고에서 3일간 숙성시킨다. 게장을 담그는 간장은 감초, 월계수잎, 참숯, 양파, 파, 마른 고추 등을 넣고 3∼4시간 졸인 뒤 식혀 만든다. 참숯과 감초는 혹시 남아 있을 비린내를 최대한 없애기 위해 넣고 있다. 숙성된 게장은 잘라서 손님상에 올린다. 다른 양념을 넣지 않아 순수한 게장맛이 나지만 매운 맛을 즐기는 이에게는 청양고추를 썰어 넣어주기도 한다. 꽃게도 국산이나 곁들여 나오는 녹두빈대떡, 머위무침, 늙은오이무침 등 밑반찬 원료도 모두 직접 가꾼 것이다.1인분에 꽃게 한 마리가 들어간다. 구수한 된장찌개와 돌솥밥이 함께 나온다. 아직은 덜 알려져서인지 주말보다 평일에 손님들이 많다. 인근 직장인들이 평일에 찾아서다. 이 집은 50m 거리에 ‘대현수산’이라는 수산물 판매점도 운영, 산 꽃게와 주꾸미, 낚지 등을 시중보다 20%쯤 싸게 살 수 있다. 지금은 금어기로 9월 들어서야 구입이 가능하다. 게다가 70m 앞이 바닷가여서 시원스럽게 펼쳐진 바다를 볼 수 있는 점은 이 집을 찾는 또 하나의 덤이다. 당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아이와 함께 오븐요리

    아이와 함께 오븐요리

    요리는 아이들에게 창의력과 감성을 키워준다. 이것저것 시도하면서 맛과 색의 조화를 생각하게 돕고, 다양한 재료를 접하면서 자연을 알게 한다. 방학을 맞은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방법으로 요리를 함께 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 더운 여름에 불을 이용해 요리를 해야 한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짜증이 밀려온다. 그렇다고 마냥 찬음식만 만드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 이럴 때는 ‘오븐’이 해결책이다. 즐거운 오븐요리 시간, 아이와 함께 해보자. ■여름방학, 아이와 함께하는 오븐 요리 큰 가스오븐을 갖춘 집은 많다. 하지만 사용하는 집은 그리 많지 않다. 오븐을 사용하지 않아도 먹고 살기 힘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집에서는 오븐을 ‘수납장’으로도 쓴다. 그러나 요리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없으면 아쉬운 게 또 이 오븐이다. 번거롭게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구이를 하는 것보다, 찜통에 감자나 고구마를 찌는 것보다 훨씬 손 쉽고 빨리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스오븐보다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미니오븐이다. 싱크대나 주방 한쪽에 놓고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가스오븐의 절반도 되지 않는 크기지만 닭 한 마리를 통째로 굽거나 4∼5인분의 라자냐를 만들 수 있다. 제과·제빵을 할 때 팬을 돌려줄 필요 없이 열을 골고루 나눠주는 ‘컨벡션 기능’을 갖춘 제품도 나와 있어 더욱 간편해졌다. 어디 이것뿐인가. 어느 요리에도 두루 활용할 수 있다. 간단한 아침식사로 식빵피자를 만들거나, 떡꼬치나 감자구이를 해도 좋다. 주말 모임이나 집들이 상차림용으로 통닭이나 바비큐에서 토르티아 사이에 각종 재료를 넣어 만드는 멕시코 전통음식 퀘사디아까지, 만들어낼 수 있는 요리는 무궁무진하다. 궁중음식연구원의 한복려 원장은 “보통 미니 오븐은 제과·제빵이나 서양요리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고 생각하지만 한식에도 유용하다. 특히 구이를 할 때 오븐을 이용하면 뒤집지 않아도 열이 전체에 골고루 전달돼 훨씬 맛이 좋다.”고 말한다. 요즘 주방에선 미니오븐이 ‘대장금’이다. ■ 미니오븐 ‘오’분께 드려요 더운 여름에도 즐겁게 맛있는 요리 하시라고 드·롱기 코리아가 주말매거진 We 독자를 위해 선사합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오븐요리 중에서 맛있어 보이는 요리 사진을 오려 엽서에 붙여 보내주세요. 총 5분을 추첨해 드·롱기 코리아의 컨벡스 오븐(17만 1000원 상당)을 드립니다. 컨벡스 오븐:일반오븐, 컨벡션오븐, 그릴, 아랫불, 해동 등 5가지 기능을 갖추고 있어 예열과 조리가 빠르고, 뒤집거나 돌리지 않아도 속까지 골고루 익는다.27㎝의 큰 케이크틀도 문제없이 들어가는 18.5ℓ 용량에 2단 동시 조리도 가능하다. 프라이팬을 대신할 고급 코팅팬을 제공해 두부부침, 호박전, 동그랑땡 등도 오븐에서 요리할 수 있다. 외부사이즈 510×290×300㎜/철망 2, 고급코팅 오븐팬 2, 구이용석쇠, 오븐집게, 오븐장갑 구성/080-008-5050 ■ 오븐 이렇게 고르세요 요리에 관심있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매력적인 조리기구 미니오븐. 쇼핑몰을 검색하면 나오는 오븐만도 수십개에 이른다. 이들 중에서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까. 많은 미니오븐이 갖가지 기능을 내세워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 눈여겨봐야 할 기능은 컨벡션 기능이다. 열을 골고루 가하는 이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그 제품은 오븐토스터와 다르지 않다. 요리를 할 때 매 시간마다 익는 모습을 지켜보며 팬을 돌려야 하는 것이다. 오븐에 따라 닭을 통째로 꼬챙이에 꽂아 전기구이를 할 수 있거나, 몇인분이라도 만들 수 있는 등 옵션이 많다. 하지만 과연 몇번이나 사용할지, 너무 부담스러운 크기는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결정하자. 미니오븐의 앙증맞고 예쁜 디자인에 유혹된 소비자가 잘못 선택하기 쉬운 부분이 바로 부속품이다. 우선 오븐팬은 적당히 두꺼운지 살펴봐야 한다. 팬이 얇으면 요리가 타기 쉽다. 또 넣고 꺼내기 쉽게 디자인돼 있는지 보는 것도 중요하다. ■ 도움말 드·롱기코리아 김민자 실장 ■ 아이와 만들고 먹는 레서피5 방학을 맞은 아이와 할 수 있는 오븐 요리에 네이버 블로거 문성실씨가 나섰다. 얼굴에 밀가루를 묻히면서 반죽하는 즐거움과 모양을 만들며 장식하는 재미, 온 집안에 풍기는 고소한 과자 냄새를 맡는 행복함이 가득한 쿠키를 만들어보자. 오븐은 요리를 가리지 않는다. 가족모임 요리나 손님맞이 요리로 손색이 없는 떡갈비, 아이들 영양간식으로 그만인 두부달걀찜, 전채요리나 다이어트 식단에 포함시켜도 좋은 모둠버섯 야채구이 샐러드까지 동서양을 넘나드는 오븐요리를 즐기자. 아몬드스틱 재료 가염버터 90g, 설탕 40g, 달걀 1개, 박력분 200g, 아몬드슬라이스, 검은깨 적당량, 우유 5g 만드는 법 (1)쿠키 반죽 과정을 거친다.(2)(1)에 아몬드슬라이스와 검은깨를 취향껏 넣고, 우유를 조금 넣어서 골고루 섞는다.(3)(2)를 밀가루를 뿌린 도마에 올려놓고 밀대로 밀어서 적당한 두께로 편 뒤 칼로 길게 자른다.(4)18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15∼20분간 굽는다. 두부달걀찜 재료 두부 1모, 달걀 2개, 잘게 썬 실파 3큰술, 청양고추 1개, 파프리카 1개, 다진 당근과 양파 각각 2큰술, 우유 3큰술, 소금 1/4큰술, 후추 적당량,간장소스(간장 4큰술, 맛술 1큰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고춧가루 1/2큰술, 깨소금 1작은술, 참기름 1/2큰술, 다진 피망과 파프리카 1큰술) 만드는 법 (1)두부는 면보로 물기를 짠 후,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한다.(2)달걀과 우유를 넣고 끈기가 있게 치댄다.(3)실파, 청양고추, 홍고추, 당근과 양파를 (2)에 넣어 골고루 섞는다. 집에 있는 버섯이나 다른 야채를 이용해도 좋다.(4)기름을 살짝 바른 원형 케이크틀에 담는다.(5)20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10∼15분간 구워준다. 떡갈비 재료 쇠고기 안심(600g), 가래떡(6㎝짜리 10개),양념(간장 5큰술, 맛술 2큰술, 청주 2큰술, 잘게 다진 양파 4큰술, 쪽파 6큰술 정도, 다진 마늘 2큰술, 생강즙 1/2큰술, 꿀 2큰술, 흑설탕 2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추 1작은술, 찹쌀가루 2큰술) 곁들이재료 잣이나 호두가루, 통깨 적당량 만드는 법 (1)준비한 고기를 손으로 다지거나 커터기를 이용해 고기 입자가 살 정도로 갈아 놓는다.(2)고기에 양념 재료들을 한 데 넣고, 끈기가 있도록 오래 치대준다.(3)6㎝짜리 가래떡을 절반으로 갈라 떡에 밀가루를 살짝 묻히고 반죽해 놓은 고기를 떡에 감싸준다.(4)예열된 210도 오븐에서 약 15∼20분 굽는다.(컨벡션 기능을 이용하면 속까지 잘 익는다.) (5)다 구워진 떡갈비를 상에 낼 때는 호두나 잣 간 것을 고명으로 올려 예쁘게 장식해서 낸다. 딸기잼쿠키재료 가염버터 90g, 쇼트닝 40g, 설탕 30g, 달걀 1개, 박력분 200g, 베이킹 파우더 2g, 딸기잼 만드는 법 (1)실온에 두어 말캉하게 녹은 버터와 쇼트닝을 거품기로 풀면서 설탕을 2∼3번 나눠 넣어 부드럽게 크림화시킨다.(2)(1)에 달걀을 넣고 부드럽게 풀어준다.(3)(2)에 체에 친 박력분과 베이킹 파우더를 넣고 주걱으로 가루가 보이지 않도록 잘 섞는다.(4)반죽을 비닐에 넣고 냉장고에 두어 30분 정도 휴지하는 시간을 갖는다.(5)차가워진 반죽을 꺼내 손으로 동그란 모양을 만들고 설탕을 반죽 겉면에 골고루 묻힌다.(6)가운데 부분을 엄지 손가락을 이용해 꾹 눌러 일회용 짜주머니나 작은 스푼을 이용해 딸기잼을 넣는다.(7)미리 예열한 180도 오븐에서 15∼20분간 노릇하게 굽는다. 모듬버섯 야채구이 샐러드 재료 새송이버섯, 양송이버섯, 느타리버섯 적당량, 호박 1/3개, 가지 1/2개, 소금약간, 파마산 치즈가루 2큰술,곁들이야채(양상추, 적양배추, 치커리, 방울토마토 적당량),참깨드레싱(깨소금 1큰술, 마요네즈 1큰술, 맛술 1큰술, 식초 1큰술, 간장 1큰술, 설탕 1/2큰술, 연겨자 약간, 소금),오이피클드레싱(오이피클 1개, 피클즙 1큰술, 식초 1큰술, 레몬즙 1큰술, 꿀 2큰술, 소금, 파슬리가루 약간) 만드는 법 (1)새송이 버섯과 송이버섯, 느타리버섯을 잘 다듬어 먹기 좋게 썰고, 호박과 가지도 동그란 모양을 살려서 썰어준다.(2)오븐 판에 호일을 깔아 (1)을 가지런히 올리고, 약간의 소금과 파마산 치즈가루를 뿌린다.(3)20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15∼20분간 굽는다.(4)구워지는 동안 양상추와 적양배추, 치커리 등을 먹기 좋게 다듬어 그릇에 담는다.(5)버섯과 야채가 익으면, 한김 식힌 뒤 야채 위에 올리고 드레싱을 곁들여 낸다. ■ 문성실씨는요 한양대 공예과를 졸업하고 결혼해 세살배기 쌍둥이를 둔 주부. 지난해 6월부터 네이버 블로그 ‘보윤이랑 보성이랑’(blog.naver.com/shriya)에 육아, 요리 비법을 올리면서 평범한 주부에서 스타 블로거로 자리잡았다. 최근 미즈네에서 진행한 ‘나도 요리왕 이벤트’에서 1등상인 ‘그대는 완전 요리왕’에 당선됐다. 현재 농수산홈쇼핑과 베베하우스 육아포털사이트에 요리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올 8월에는 요리 노하우를 담아 ‘네이버 블로그 문성실의 쌍둥이 키우면서 밥해먹기’(가제)를 출간할 계획이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방학 맞은 결식아동 ‘식권 급식’ 실태

    방학 맞은 결식아동 ‘식권 급식’ 실태

    지난 겨울방학, 부실 도시락 파문 이후 가정형편이 어려운 초·중·고생들에게 방학 때 시·군·구에서 직접 제공하는 도시락이 줄어들고 식당이용 쿠폰 등 간접제공방식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름철 식중독을 우려한 측면도 있지만 공무원들의 책임회피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따라 학생들이 식당에 가는 것을 꺼리는 등 또다른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 마저도 대도시는 집 근처 식당이나 단체급식소를 이용할 수 있지만 농·어촌에서는 주변여건이 안돼 쌀이나 반찬 등을 제공해 ‘결식 아동’을 돕는다는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22일 전국 14개(경남·인천 제외)시·도에 따르면 올 여름방학 동안 국민기초생활수급자와 저소득, 소년소녀가장, 모·부자 가구의 초·중·고 자녀 15만여명을 대상으로 방학 중 급식을 제공한다. 자치단체별로 도시락 배달, 또는 식당이나 단체급식소를 이용하는 식당표를 주거나, 쌀이나 반찬 등 주·부식을 살 수 있는 식품권을 나눠주고 있다. 부실도시락 소동 이후 끼니당 2500원하던 예산은 3000∼4000원으로 늘었다. ●도시는 식당, 농촌은 쌀·반찬 배달 서울·경기·부산·광주 등 대도시는 지난 겨울방학 때처럼 식당이나 지역아동센터, 복지회관 등 집단급식소를 활용토록했다. 서울은 급식대상 1만 9000여명 중 약 58%가 식당을 이용한다. 대신 도시락 배달은 19.9%로 줄였다. 광주시(6000여명)도 집 주변 등 자신이 가고 싶은 식당에서 밥을 먹도록 했고 식품권 비율은 5%에 그친다. 부산시(8900여명)도 80%정도가 식당을 이용한다. 그러나 강원이나 전남·북, 충남·북 등은 주변에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이 없어 쌀이나 계란·감자 등 식품을 사주거나 식품권을 지급하고 있다. 이처럼 간접급식 형태는 전북 95.3%, 전남 75.8%, 충북 75.0%, 충남 62.8%, 강원 52.0% 순으로 대부분 농·어촌 지역에서 이뤄진다. 전남, 광주, 충북 등은 여름철 식중독을 우려해 아예 도시락 배달을 중단했다. ●다양한 급식활동 서울시는 방학 중 보호자가 없는 아동에 대해 종합사회복지관과 지역아동센터(공부방)를 적극 활용한다. 경기도는 다른 자치단체와 달리 본인이 원하면 점심 이외에 한 끼를 더 제공키로 했다. 안산시는 급식비에 우유를 더해 가장 비싼 끼니당 4000원으로 예산을 세웠다. 광주시는 중식·분식·한식 등 취향에 따라 메뉴를 고르도록 ‘급식식당’을 다양화했다. 제주도 서귀포시는 배달용 냉동차를 확보했고, 울산 중구(대상자 550여명)는 본인들의 희망대로 50명에게 점심과 저녁 등 하루 2끼를 제공하는 등 전체적으로 개선됐다. ●부실관리 등 문제점 전국자치단체별로 급식을 담당하는 복지사들이 턱없이 부족, 체계적인 관리가 미흡하다. 한 복지사는 “주 1회씩 돌아다니며 200여명분의 식품권을 나눠주고 있으나 자원봉사자들이 없을 경우 이장·통장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등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도 담당자는 “복지부에서 예산 회계연도를 넘겨 돈이 내려오기 때문에 시군마다 5∼6개월 동안 아이들에게 외상밥을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에서 제공하는 식사도 부실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상당수 학생들이 집단 급식소나 집 인근 식당에서 밥먹기를 꺼려해 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결식아동의 한 할머니는 “아이가 창피하다며 식당에 가려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전국 정리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다주택자들 집 판다

    다주택자들 집 판다

    국세청이 지난 6일 4주택 이상을 보유한 사회지도층 인사 212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들어간 이후 다주택자들이 속속 집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주택자에 대한 강도높은 세무조사와 부동산종합대책 추진 등의 영향으로 집값상승의 진원지였던 강남권과 분당·용인 등 판교 주변 아파트값 급등세가 꺾여 내림세로 돌아섰다. 국세청은 24일 4주택 이상 보유자를 대상으로 표본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11채가 양도됐으며 14채는 계약단계에 있는 등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무조사가 아파트 매각 유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모기업 이사 K씨의 양천구 목동 14단지 32평형, 중기사업자 G씨의 송파구 문정동 동아아파트 34평형, 한식당 주인 L씨의 서초구 방배동 삼호아파트 45평형, 공인중개사 Y씨의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금호아파트 50평형 등이 세무조사 이후 매도됐다. 강남구 도곡동에 사는 X상역㈜ 회장 K씨도 타워팰리스 A동 72평형의 매도를 추진하고 있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국세청은 또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세무조사 예고로 임대업자 P모씨의 경우 3채의 아파트 중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118동 51평형을 매물로 내놓았다고 밝혔다. 역시 3주택 보유자로 분당 파크뷰아파트에 사는 A씨는 용인시 성복동 LG빌리지 2차 62평을 호가보다 5000만원 낮은 7억원에 급매물로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이 지난 11일 기준으로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송파구의 경우 아파트 평당가격은 1935만원으로 전주의 1941만원에 비해 0.36% 하락했다.13억원을 호가하던 잠실주공5단지 504동 36평형은 최근 11억 1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5000만원 정도 호가가 내렸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8동 7층 31평형도 호가가 8억 5000만원까지 뛰었으나 7억 6000만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분당 이매동 아름마을 건영아파트 49평형도 지난달까지 호가가 최고 9억원에 육박했으나 최근 7억 8000만원짜리 매물이 나왔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강남권의 주간(7월11∼17일) 집값 상승률은 지난 1월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0%를 기록했다. 분당은 1%대에서 0.1%로 크게 떨어졌다. 국세청과 건교부는 강남권과 분당 등의 호가 하락세가 뚜렷해졌으나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보여 가격하락폭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1∼17일의 주택거래 건수는 365건으로 전주(4∼10일)에 비해 16% 감소했다. 오승호 김성곤기자 osh@seoul.co.kr
  • HI-SEOUL 잉글리시

    #1. 외국인 공무원 채용 The government said it will open up civil service positions in science,technology,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ministries to foreign nationals. 정부는 앞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 분야 공무원에 외국인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Current laws on civil servants allow the government to hire foreigners only if the posts are unrelated to policy making or national security and intelligence. 현재 공무원 조례에 따르면 외국인은 정책입안, 국가안전, 정보와 관련되지 않는 기관에 한해서 공무원이 될 수 있습니다. Foreigners have mostly been working as contract employees at ministries in foreign language-related positions. 외국인 공무원들은 주로 지금까지 계약직으로 외국어 관련 부서에서 일해 왔습니다. #2. 베이징 내 한식당 The number of Korean restaurants is growing in Beijing. 중국 베이징의 한식당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Unlike most cities outside of Korea,restaurants in the Chinese capital offer a wide-ranging selection of Korean foods suited to an array of palates,and the selection is expected to grow. 다른 나라 대도시들에 있는 한식당들과 달리, 베이징에 있는 한식당들은 여러 입맛에 맞춘 다양한 한국 음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선택의 폭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There are about 600 Korean restaurants in the city.By 2008,the number is expected to increase to 1,000. 현재 600여개의 한식당이 운영되고 있으며,2008년까지 그 숫자는 1000여개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어휘풀이 *civil service 행정사무 *current 현재의 *mostly 주로 *contract employee 계약직 *offer 제공하다 *an array of 죽 늘어선 *palates 미각, 기호 제공 : TBS(교통방송, FM 95.1 MHz) ‘Hi Seoul’(9:06∼9:09), ‘I Love Seoul’(21:06∼21:09)
  • ‘韓’ 세계화

    한류확산의 전진기지가 될 ‘코리아 플라자’(Korea Plaza)가 전 세계 15개소에 설치된다. 또 한식, 한복 등 한(韓) 브랜드 세계화를 위한 지원이 본격화된다.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6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문화강국(C-KOREA) 2010’ 육성전략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김진선 강원도지사의 동계올림픽 유치 진행상황 보고에 이어 진행된 이날 보고에서 정 장관은 문화강국 육성전략으로 ▲세계 5대 문화산업 강국 실현▲동북아시아 관광허브 도약▲세계 10대 레저스포츠 선진국 진입 등 3대 정책목표와 함께 이를 위한 10대 핵심전략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우선 아시아는 물론 중남미, 동유럽 등 15개소에 한류 문화관광 상품을 상설 전시, 판매, 체험할 수 있는 ‘코리아플라자’를 2010년까지 설립하겠다고 했다. 또 한국어·한식·한복·한지·한옥·한국학 등 6개 분과위원회를 구성, 한국 문화의 세계적 브랜드화를 위한 지원방안을 수립하기로 했다. 정 장관은 이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관광호텔 객실요금에 부가세를 면제해 주는 영세율을 적용할 수 있도록 재정경제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보고했다.이밖에 우리 산업의 최대강점인 IT를 접목시킨 첨단 스포츠용품 산업 집중 육성,2014 동계올림픽 및 2010 세계레저총회 유치 적극 지원, 국제 수준의 야구돔 구장 건설 등 프로스포츠의 활성화 방안 등을 내놓았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남북 장관급회담] 밤샘 관행깨고 양측대표 나란히 회견

    [남북 장관급회담] 밤샘 관행깨고 양측대표 나란히 회견

    15차 남북 장관급 회담 3일째인 23일 저녁 양측 회담 대표가 프레스센터 발표대에 나란히 서서 기자회견을 연 것은 획기적인 일이다. 우선 그간 회담 마지막 날 당연시됐던 ‘밤샘 회의’ 관행이 처음으로 깨졌고, 대표들의 공동 기자회견 자체도 전례없던 일이다.“이번부터 회담 문화를 바꾸겠다.”는 정부의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셈이다. 회담장에 ‘원탁 테이블’이 도입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회담 남측 대변인인 김천식 교류협력국장은 “회담 사상 처음으로 ‘예정된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며 또 다른 ‘처음’에 의미를 부여했다. 본래 북측과의 협상은 ‘예정’이나 ‘사전 의제’가 없는 게 관례가 되다시피 했다. 이같은 우호적인 분위기는 역대 사상 최다·최장 수준의 공동보도문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공동보도문의 길이가 회담 분위기와 정비례한다는 경험칙은 또다시 입증됐다. ●권단장 식당서 “섞어앉자” 제의 사실 회담 성과의 징후는 이날 여러 곳에서 감지됐다. 사전에 준비·추진된 것이긴 하지만 북측 대표단의 노무현 대통령 접견이 성사되고, 당초 예정에 없던 남북대표단 오찬 등도 마련됐다. 다만 오찬 장소는 경호 등을 이유로, 보통 외부로 나가기를 원하는 북측 관계자들의 바람과는 달리 호텔 내 한식당을 찾았다. 잦은 시위 등으로 인해 이날 6개 중대 600여명의 전경이 투입됐다. 하지만 북측 대표단은 별다른 불만을 표출하지 않아,‘정동영·김정일 면담’이 ‘약효’를 발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권호웅 북측 단장이 나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을 만났으니 통일농사 씨앗은 이미 뿌려진 것과 같다.”고 하는 등 북측 대표단은 여러 차례 면담의 효력을 강조했다. 식당에 들어서 권 단장은 사각형의 테이블을 보더니 “이것은 남북회담하는 식이다.(남북 관계자가) 섞어서 앉자.”고 먼저 제안했으며,“평양 냉면도 가져와라. 평양 냉면은 평양 사람이 먹어봐야 안다.”고 말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최종문안조정 줄다리기´ 옥에 티 그렇다고 옥에 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으로 ‘종결 회의’를 열지 않고 바로 보도문을 발표해 회담의 새 전형을 만들려던 계획은 무산됐다. 최종 문안조정 과정에서 양측이 ‘줄다리기’를 하느라 오후 7시로 예정됐던 이해찬 총리 주최 만찬이 밤 늦게까지 지연됐다. 만찬에서 권호웅 단장은 “정동영 장관이 욕심이 많다. 현실성도 고려해야 하는데….”라며 웃음지었고, 열린우리당 임종석 의원에게는 “아,386대표주자, 쭉 냅시다.”라며 ‘원샷’을 제의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여담여담] 김우중과 설렁탕/안미현 산업부 기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먹고 싶은 게 많은 모양이다. 오랜 도피처였던 베트남을 떠나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설렁탕이 먹고 싶다고 하더니,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는 라면 얘기를 꺼냈다. 검찰의 배려로 김 전 회장은 김치찌개에 라면을 풀어 먹을 수 있었다. 이 얘기를 접한 한 대우맨은 착잡한 표정으로 이런 말을 했다.“따지고 보면 나이 일흔의 할아버지다. 오랫동안 해외를 떠돌았으니 고국 음식이 생각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예전의 김 회장을 생각하면 참 의외다.” 세계경영으로 해외에 머문 시간이 많다 보니 김 전 회장은 그 연령대의 대기업 총수들과 달리 한식에 집착하지 않았다. 햄버거든 뭐든 허기를 ‘때우기만’ 하면 됐다. 먹는 속도도 엄청 빨랐다. 잠자는 시간, 먹는 시간을 유난히 아까워했기 때문이다. 그 날 저녁에 만난 어떤 이는 정반대의 얘기를 했다.“자살이든 타살이든 대우 때문에 (나라가)흘린 눈물이 얼마인데 발 뻗고 자는 것도 부족해 설렁탕 타령이냐.”며 “염치도 좋다.”고 했다. 큰돈은 아니지만 대우 계열사 주식을 갖고 있다가 피해를 본 사감(私感)이 있었기에, 말이 더 거칠었다.“우리나라는 너무 쉽게 용서를 해서 발전이 없다.”고도 했다. 설렁탕 한 그릇을 놓고도 반응이 엇갈리는 것을 보며 불현듯 ‘인간 김우중’에 생각이 미쳤다. 그는 개인적으로 참 불운한 양반이다. 성공한 기업인으로 정상에 섰을 때도, 자식을 앞세우는 참척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전성기때도 ‘고독한 CEO(최고경영자)’로 불렸던 그는 실패한 기업인이 돼 돌아온 지금도 사실상 혼자다. 부인 정희자씨는 “(남편이 구속되는)험한 모습 보기 싫다.”며 외국으로 나가버렸다. 막내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참석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한때 ‘우상’으로 군림했던 한 기업인의 과거 행적을 좇으면서 오랫동안 기억 저편에 밀쳐놓았던 화두가 새삼 틈을 비집고 올라와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어떻게 살 것인가.’ 안미현 산업부 기자 hyun@seoul.co.kr
  • 北 연신 “민족공조” 구호 교류확대 제의엔 난색

    이번 6·15공동선언 5주년 민족통일대축전을 통해 북쪽이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하는 태도가 좀 유별나 보인다. 우리 민족끼리는 ‘민족 공조’를 강조하는 북한식 표현으로, 예전부터 자주 사용됐기에 사실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다만 이번에는 사용 빈도와 강도가 과거와는 다르게 느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이런 까닭에 16일 일정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행사에 임하는 남북간의 당초 기대치나 시각 차이도 분명해지는 양상이다. ●경협·이산가족문제 논의조차 못해 사실 북은 이번 행사를 통해 실질적인 민족 교류협력 논의 제의에 ‘적극적’ 화답은 하지 않았다. 정동영 장관의 ▲냉전지대 해소 ▲경협 활성화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교류·협력 제안들은 별다른 논의과정을 거치지 못했다. 북측이 우리측의 정치인 교류 요구에 난색을 표한 것도 단적인 한 예라 할 수 있다. 점진적인 정치교류 확대를 주장하는 남측과 구호성으로 비치는 민족공조를 강조하는 북측의 입장은 내내 평행선을 달렸다고 한다. ‘우리 민족끼리’가 때로 미국을 의식한 ‘외세 차단’ 구호에 더 가깝게 들리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간 북측이 미국과의 대립각이 정점에 있을 때마다 유난히 민족공조를 강조해 온 점 등도 이런 현상을 부추긴다. ●南, 核·정상회담 성과 기대 사실 남쪽에는 내심 이보다 더한 목표가 있었다. 북핵 해법이나 6자회담 복귀 또는 정상회담 여부 확인 등에서 분명한 성과를 바라는 여론도 많았다. 정동영 장관은 이날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단독 면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포함 몇 가지 제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단지 남측 당국은 이번 축전이 당초 민간 교류·기념행사에 당국이 참관하는 형태인 탓에 당초부터 조심스럽게 접근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 당국자는 “적극적으로 북쪽의 의사를 타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회동이 남북간 본격적 협상이 아닌 만큼 분위기 조성에 좀 더 치중했다.”고 설명해 왔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먹습니까, 보리? 먹습니다!

    먹습니까, 보리? 먹습니다!

    보리밥. 미끌미끌하고 거칠거칠한 맛은 다른 맛과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 달착하게 입 안에 착착 감기는 쌀밥과는 달리 보리밥은 한참 씹어도 입 안에서 따로 논다. 과거 춘궁기 서민들의 주린 배를 채워준 가난한 시대의 고마운 음식이다. 보리죽, 보리떡, 보리숭늉, 꽁보리밥…. 지겨웠던 가난 때문일까, 눈물겨운 애환이 서린 보리밥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 이런 보리밥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장년층 이상에겐 추억의 맛으로, 젊은층에겐 다이어트식으로 보리밥이 새롭게 대접받고 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보리밥이라고 간판을 당당히 내걸고 도심 한가운데로 진출한 것이다. 금싸라기땅 서울 강남에서도 보리밥 음식점들이 ‘잭팟’을 터뜨리고 있다. 은 여성과 넥타이부대가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보리밥은 외식분야에서 새로운 성공의 역사를 쓰고 있다. 산기슭, 낡은 토담집에서나 겨우 명맥을 이어왔고 한식집에서 곁다리 메뉴로 홀대를 받았던 몇년 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보리밥이 위풍당당하게 된 이유는 건강식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 안명수 성신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보리는 쌀과 밀에 비해 지방의 함량은 떨어지지만 칼슘·철분 등과 같은 무기질과 비타민B군은 월등히 앞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섬유질은 쌀의 5배나 되며, 보리밥 특유의 섬유질 탓으로 먹으면 위에 머무르지 않고 곧바로 장으로 내려가 장의 기능을 촉진시켜 장염이나 대장암의 발병 인자를 제거한다.”고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라 혈관 내 콜레스테롤과 혈당 수치를 낮춰줘 고혈압과 심장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장동민 하늘땅한의원장은 “보리는 인스턴트 식품으로 약화된 우리 몸을 알칼리화해 건강체질로 만들어준다.”며 “평소 밥에 보리를 10% 정도 섞어 먹으면 변의 양이 늘어나고, 뇌졸중이나 심장질환 발병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리의 영양분을 그대로 흡수하려면 볶아서 미숫가루 형태로 먹는 게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보리는 껍질이 단단한 까닭에 10여분간 볶아야 한다. 보리밥은 야채나 나물을 듬뿍 넣고 된장이나 고추장으로 쓱쓱 비벼서 먹어야 제격이다. 열무김치를 넣어도 좋다. 이때 빠지지 않는 것이 풋고추. 맵싸한 풋고추를 한입 베어물면 거칠거칠한 보리밥이 단숨에 넘어간다. 마지막에 마시는 구수한 숭늉은 화룡점정. 꺼칠한 입맛을 깔끔하게 씻어준다. ‘가난의 음식´ 보리밥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 가운데 하나로 격상되고 있다. 실내도 함지박과 같은 토속적인 인테리어에서 벗어나 현대적이고 감각적으로 꾸며야 팔리는 식품이 됐다. 또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연수리 일명 ‘보릿고개마을’은 보리밥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보리밥을 비롯해 1960년대 이전의 음식인 보리개떡 등을 먹어볼 수 있게 했다. 입맛이 없고 식욕이 떨어질 때 큰 그릇에 보리밥과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벼 먹어보자. 풋고추를 된장에 찍어 아싹아싹 씹으면서. 입 안에 벌써 침이 고인다. 글 사진 이기철·한준규기자 chuli@seoul.co.kr ■ 서울밖에서 먹어보리 경기도 분당의 먹자촌인 보릿골(031-709-1238) 역시 보리밥(5000원)으로 내공이 깊다. 밥에는 울타리에 심는 빨간 콩인 울콩을 넣고 뜸을 들여 독특하게 내온다. 콩과 보리는 모두 토종을 쓴단다. 또 남산 케이블카 타는 곳 근처의 남산골산채집(755-8755)의 보리밥(5000원)은 쌀밥과 보리밥을 반반 비율로 섞어 낸다. 계절별 나물과 된장찌개를 함께 넣고 비벼 먹는다. 부추전(5000원)도 별미다.장릉보리밥(033-374-3986)은 강원도 영월에서 손님이 찾아오면 안내하는 영월군의 대표적인 토속음식점이다. 보리밥은 보리쌀을 앉히고 뜸을 들인 다음 강원도 대표음식 감자를 한 알씩 넣는다. 부산 자갈치시장의 우리보리밥(051-245-4397)과 사직야구장근처의 3·3보리밥 뷔페(051-501-6776) 역시 보리밥으로 나름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 사월에 보리밥(596-5292) 지하철 3호선 강남역 5·6번 출구 뒤 음식점 골목에 있다. 세련된 청담동 스타일을 따르고 있는 곳. 음식만큼은 지극히 전통적이다. 보리밥(7000원)은 큰 그릇에 감자 한 알과 함께 밥이 담겨 나온다. 큰 접시에 취나물·도라지·버섯·호박나물 등 10가지 나물과 고소하면서 매콤한 고추장, 들기름을 넣고 비벼 먹으면 된다. 또 우렁된장은 시원하고 담백하다. 보리밥은 100% 보리로 지은 것은 아니다. 자세히 보면 쌀이 섞여 있다. 물어보니 보리 7할에 쌀과 찹쌀 각 1할을 섞었다고 한다. 토속적인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연출한 인테리어도 눈여겨볼 만하다. 여기에다 잔잔한 재즈음악이 나온다. 보리밥이라도 손님을 접대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보리밥으로만 접대가 서운하다면 돔베고기(1만 8000원)를 주문할 수도 있다. 어른 2∼3명으로 부족함이 없다. 돔베는 도마의 제주도 사투리. 보쌈용 돼지고기를 도마 위에 썰어 묵은김치와 갓김치 등과 함께 내온다. ● 고향보리밥(720-9715) 경복궁에서 금융연수원쪽으로 들어가서 삼청동 버스종점 골목에 있다. 보리밥(5000원)이지만 상차림에 격조가 있어 간단한 접대음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반들하게 닦인 놋그릇에 치커리와 적채 등의 향채와 비빔감을 넣고 내온다. 나무그릇에 구수한 보리밥과 찰진 조밥이 나온다. 보리밥을 비벼 먹을 수 있는 고추장과 된장, 푹 삭힌 젓갈이 정갈하게 나온다. 시큼한 김치와 무청이 들어간 우거지찌개도 맛깔스럽다. 자극적인 입맛을 원하는 사람을 위해 매운 풋고추도 나온다. 목기에 나온 차조밥은 보리밥을 본격적으로 먹기 전에 맛돋움으로 즐겨도 된다. 하지만 보리밥과 함께 비벼 먹어도 별미다. 고소하게 씹히는 조밥은 구수하지만 접착력이 약한 보리밥을 엉겨붙게 한다. 향긋한 야채류가 골고루 씹히는 맛이 ‘웰빙푸드´임을 실감케 한다. ● 봄날의 보리밥(722-5494) 세종문화회관 뒤쪽 메드포갈릭의 3층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사월에 보리밥과 상호만 유사한 게 아니라 보리밥(6000원) 식단의 짜임새도 거의 비슷하다. 보리밥에 부추와 삶은 고구마 절편을 올려내고, 고사리·취나물·호박나물 등 10가지 나물과 잡맛이 없는 된장찌개가 나온다. 마지막으론 누룽지탕이 나온다. 성인남자 중에는 “보리밥과 나물반찬의 양이 조금 부족한 듯하다.”고 말했다. 보리밥 외에도 고등어, 김치찌개 등 메뉴가 다양하다. ● 엄마손(814-2207) 지하철 7호선 장승백이역 4번출구에 있는 한식당. 아침에는 조기축구 회원들이, 점심엔 직장인과 계모임 하는 주부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여러가지 식단이 있지만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보리밥(5000원)이다. 보리밥을 큼직한 그릇에 담아내고,5가지의 비빔나물과 된장찌개, 열무김치가 기본으로 상에 오른다. 싱싱한 쌈과 쌈장을 곁들인 상차림이 매우 깔끔하다. 별다른 꾸밈은 없지만 소박하고 정성이 깃들어 있다. 비빔감을 골고루 갖춰 얹고 고추장으로 비비고, 새콤하게 익은 열무김치로 마무리하는 뒷맛에 옛날 보리밥 맛을 추구하는 이들이 찾는다. 모든 음식을 가족들이 직접 만들어낸단다. 간장과 된장도 직접 담가 쓴다.  ■ 보리밥 짓는 법 (4인분) 재료 통보리 3컵, 보리 삶은 물 6컵, 밥물 31/3컵 보리삶기-통보리는 잘 씻어 물을 2배 이상 충분히 붓고 삶는다.건지기-너무 퍼지지 않도록 15분 정도 삶아 탄력있게 되면 보리쌀을 체에 건져 물기를 뺀다. 보리 밥짓기-(1)두꺼운 냄비나 솥에 삶은 보리쌀을 담고 물을 맞춘다.(2)센 불에서 밥을 해 끓어오르면 불을 낮추어 중간 불에서 짓다가 밥물이 잦아들면 약한 불로 줄인다.(3)물이 거의 없어져서 타닥거리는 소리가 나면 아주 약한 불로 줄여 20∼30분간 충분히 뜸을 들인 뒤 불을 끈다.팁 보리밥을 지을 때 찹쌀풀을 되직하게 끓여 섞어 지으면 찰기가 생겨 좋다.■ 도움말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02-833-1623)
  • [빌딩X파일] 종로 한국기독교회관

    [빌딩X파일] 종로 한국기독교회관

    서울 종로 5가 한국기독교회관은 그 명성이 명동성당에 뒤지지 않는다.70년대 어둠을 밝히는 ‘횃불’이 타올랐던 곳이다. 기독교회관의 주소는 종로구 연지동 136의 46이다. 종로 5가 사거리에서 대학로 방향 왼쪽에 자리잡고 있다. 규모는 대지면적 620평에 지하 1층 지상 10층 연면적 2만 6000여평에 달한다.1967년 10월에 착공,69년 11월에 완공된 뒤 70년 1월에 문을 열었다. 원래 뉴욕 선교본부 소유의 땅에 연세대와 세브란스 병원, 한국기독학생총연맹 등의 출연금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기독교장로회가 1대 주주이고, 기독교회관 관리위원회가 운영하고 있다. 기독교회관은 준공 당시만 하더라도 삼일빌딩, 조흥은행 본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고층 빌딩이었다. 기독교회관에서 처음으로 민중의 ‘복음’이 울려퍼진 것은 73년. 박정희 유신 독재에 항거하는 목요기도회가 이곳에서 시작됐다. 이후 남산 부활절 연합예배 사건으로 박형규, 권호경 목사 등이 구속되자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기도회도 여기서 계속됐다. 80년대 이후에도 기독교회관에서는 민주와 통일을 외치는 각종 시국선언과 시위가 이어졌다.80년대 후반부터 각종 시민사회단체까지 기독교회관에 둥지를 틀었다.90년대 후반 많은 단체들이 근처 새 건물인 기독교연합회관 등으로 이사를 갔지만 이곳은 여전히 ‘민주 성소’로 남아 있다. 현재는 알로에업체, 법무사·세무사 사무실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등 기독교단체들도 많이 입주해 있다.1층에는 기독교서회와 꽃집, 사진관, 매점 등이 들어서 있다. 임대료도 평당 보증금 연 60만원에 월세 5만 5000원 정도로 주변 빌딩에 비해 싼 편이다. 중앙냉난방 시설을 갖추는 등 리모델링도 계속 진행 중이다. 일반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은 2층 대예배실이다. 평소 시민사회단체의 시국선언이나 심포지엄 장소로 애용되는 대예배실은 주말이면 결혼 예배를 드리는 장소로 사용된다. 요금이 9만 9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대예배실 옆에는 각종 모임과 회식을 할 수 있는 서울웨딩부페도 자리잡고 있다.1인당 2만원대 뷔페를 300여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4500원짜리 한식 뷔페를 내놓는 평일 낮 시간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이번 주말엔 외식할까

    ●롯데호텔잠실 한식당 무궁화(411-7801)는 8월31일까지 여름 보양식으로 전복삼계탕(4만원), 평양냉면반상(3만 2000원), 삼합찜 정식(3만 8000원)을 내놓고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은 방송국이 사용하는 최첨단 입체 사운드 시설을 갖춘 가라오케(559-7637)로 개보수했다.4∼30명을 수용할수 있는 룸이 있으며, 훈제연어·토르티아 등의 안주도 준비됐다. 오후 6∼새벽 2시. ●호텔리츠칼튼서울 일식당 하나조노(3451-8276)은 이른 더위에 지친 여성들에게 건강한 아름다움을 선사할 레이디스 뷰티 시크릿 메뉴로 장어 코스요리를 내놓았다.8만원부터. ●밀레니엄서울힐튼 레이디스클럽(317-3060)은 14일 오전 10시 30분 박효남 총조리장이 프랑스 요리를 강의, 점심식사도 한다.6만원. ●홀리데이인서울 로비라운지 티볼리(7107-280)는 여름을 맞아 통밭에 오렌지·키위·수박·체리 등의 과일을 넣은 빙수인 파티오 스노콘 등 5가지 메뉴를 내고 있다.1만원.
  • 단오절 ‘전통 현대’ 한마당

    ‘단오절을 의미있게 보내세요.’ 단오절은 설, 추석, 한식과 함께 우리 고유의 명절이다. 남자들은 씨름을 하고, 여자들은 그네를 탄다. 11일 단오절을 맞아 서울의 남산과 한강에서 다양한 축제 한마당이 재현된다. 남산에서는 씨름과 송파산대놀이 등 ‘전통축제’가, 한강 뚝섬지구에서는 록밴드 공연과 X-게임 등 ‘신세대축제’가 각각 열린다. 풍작을 기원하며 함께 즐기던 단오절의 원래 의미를 되살리는 자리가 마련되는 셈이다. ●남산에서는 단오맞이 전통 축제 서울시는 11일부터 이틀동안 중구 필동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2005 서울단오민속축제’를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공연·겨루기·풍습체험·전시·축제 등 다섯 마당으로 열린다. 천우각에서 열리는 공연마당에서는 흥겨운 중요무형문화재들이 재현된다. 경기민요와 송파산대놀이, 안숙선 판소리, 남사당놀이 등이 전수자들이 공연한다. 천우각과 공동마당에서 펼쳐지는 겨루기마당은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다. 씨름대회와 그네뛰기대회, 제기차기대회, 어린이 단오왕 과거제 등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특히 팔씨름대회에는 외국인도 참여할 수 있다. 이밖에 ▲풍습체험마당 창포물에 머리감기와 창포비녀 만들기, 봉숭아 꽃물 들이기, 단오먹거리난전 ▲전시마당 단오부채전, 단오부적전 ▲축제마당 무료 한방 진료체험, 단심줄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한강에서는 신세대 축제 청소년과 젊은이들을 위한 축제의 장은 한강변에서 열린다. 한강시민공원사업소 주최로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에서 11일과 12일에 열리는 ‘2005 강변카페 페스티벌’이 그 현장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이번 축제의 특징은 시민들이 직접 행사를 꾸린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벤트 회사에서 행사를 기획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동호인들이 프로그램을 손수 마련했다. 39개 동호회가 꾸려가는 이번 축제는 크게 공연과 전시무대로 나뉜다. 공연 무대에서는 대한민국 라이브밴드 연합과 직장인 밴드 ‘zeed’ 등 록음악 연주가, 밸리댄스와 자이브, 살사 등 다양한 댄스 공연 등이 펼쳐진다. 다양한 전시 무대도 이어진다.▲각종 라면을 소개, 시식하는 ‘라면천국’ ▲온라인게임 카트라이트 동호회 ‘스타카트’ ▲토기 제작 동호회 ‘토미’ ▲노래방 동호회 ‘노래방에 죽고산다 놀방파’ 등 다양한 모임들이 각각의 부스에서 장기를 뽐내면서 각종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잘 나가던’ 사람들 “이젠 요리사”

    ‘잘 나가던’ 사람들 “이젠 요리사”

    “회사 쫓겨나면 밥집이나 하지 뭐.”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우리는 흔히 주위에서 이같은 자조섞인 말을 듣곤 한다. 그러나 ‘밥집’은 아무나 하나. 밥집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속편하게 생각해도 좋은 그런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최근들어 이른바 ‘잘나가는 사람’들이 잇따라 ‘밥장사’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금융계의 한 축을 차지했던 전직 은행장, 회사 매출을 쥐락펴락했던 카피라이터,‘고소득의 대명사’인 변호사와 의사…. 음식업계는 이들의 합류를 반긴다. 외식업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높이고 저변을 넓힐 수 있는 하나의 계기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최동주 한아식품 대표이사는 “과거엔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밥장사를 했지만 지금은 당당한 문화코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정상을 밟아본 적이 있는 음식업계의 ‘외인군단’. 이들은 어떤 요리철학을 갖고 현업에 임할까. 그들의 음식점을 살짝 들여다 볼까요? 글 김종면·이기철·최여경기자 jmkim@seoul.co.kr 사진 류재림·최해국기자 jawoolim@seoul.co.kr ■ 은행장보다 주방장이 더 어려워…김재기의 ‘농우신라’ 한국의 내로라하는 사람들 가운데 금융통 ‘김재기’를 모르는 이가 없다. 주택은행과 외환은행장을 지냈으니 그의 인재풀이 오죽하랴. 이수성 전 국무총리, 김상현 전민주당의원과 함께 한국의 ‘3대 마당발’로도 불리는 그는 언제든지 전화 한 통화로 달려나올 사람이 5000여명이 된다고 할 정도다. 그가 은행을 떠난 지 10여년 됐지만 아직도 행원들의 꿈이자 우상이다. 최초의 행원출신 은행장, 중학 동창 3명 은행장 동시 등극, 여지점장 3명 동시 발령…금융계에선 그의 전설같은 이야기가 많이 전한다. 은행장 퇴직이후엔 한국씨름연맹 총재, 한국관광협회장 등으로 끊임없이 일을 찾았다. 세상 부러울 것 없는 그가 갈비집 사장으로 변신했다. 이순(耳順)을 훌쩍 넘기고도. 김회장은 “에이, 사장은 무슨 사장이야, 방마다 인사하는 마담이지.”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금융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그가 노후를 편안하게 지내리라는 사회적 통념을 또 한번 유쾌하게 깨뜨렸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뒤쪽 사거리 삼성디지털플라자옆 농우신라(553-4151)에서 그를 만났다.“은행업무와 음식점도 서비스란 면에서 공통점이 많아요. 고객을 중요시 해야하고, 또 내가 먼저 내주고 받는 것도 같지요.” 신라농우는 양식당처럼 깨끗하다. 고기집 특유의 냄새가 배어 있지 않다. 인테리어도 재미있다. 방마다 유명 그림의 복제품을 걸어두었다. 은은한 음악도 흘러나와 고기집이 아니라 고급레스토랑 같다. “화장실에서 라면을 먹을 수 있을 정도는 돼야 된다.”음식점을 하면서 평소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그의 지론이다. 화장실이 여느 호텔 못지않게 깨끗하다. 이러니 주방은 들여다보지 않아도 신뢰감이 생길 만하다.“화장실이 깨끗하지 않은 식당은 절대로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그는 먹는 재미로 살았다.“은행장 시절 하루 아침에 5번 식사한 적도 허다해요. 모두 다 놓칠 수 없는 큰손 고객인 까닭에 같이 먹게 됐지요. 저녁은 몇 차례를 먹었는지 몰라요. 그렇게 음식맛에 눈을 떴다고 할까요.” “직장 퇴직자가 음식점을 하면 95%는 망합니다.5%가 성공하는 데 비결은 주인이 직접 주방에서 일해야 한다는 겁니다.” 고기는 횡성 한우를 쓴다. 불고기 1만 9000원부터 생등심 3만 9000원까지 다양하다. 등심은 육즙이 적당히 밴 육질이 졸깃하다. 밑반찬도 깔끔하다.“이익을 덜 내더라고 재료를 아끼지 말아야지요. 손님이 많으면 결국 더 많이 벌게 됩니다.”그가 항상 강조하는 사항이다. 화학조미료통은 주방에서 아예 치워버렸다. 술은 주로 와인. 시중에서 3만∼4만원짜리 와인을 무조건 1만원에 판다.“우린 술집이 아니니깐 와인에서 이윤을 남길 생각을 하지 않아요. 그래서 와인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지요. 고기 먹어러왔다가 와인이 더 비싸면 누가 마시겠어요?”시중에서 몇십만원을 호가하는 고급와인을 3만∼4만원에 내놓고 있다. 요즘엔 냉면을 낸다. 정문에 냉면엔 ‘메밀 60%를 쓴다.’고 내걸었다. 주방의 김영삼 냉면장에게 철저히 지킬 것을 지시했다.“메밀을 60% 쓴다고 약속해놓고 안 지키면 그게 바로 고객을 속이는 사기지요.”. 고객이 “먹어본 냉면 가운데 가장 맛있다.”는 고객도 적잖다. 평양식 냉면의 은은한 맛과 육수맛이 그만이다. 평양식·함흥식·비빔냉면 6000원.‘잘나가는 고기집 사장’으로 변신한 그가 퇴직이후를 걱정하는 샐러리맨들에게 또 한번 우상이 됐다. ■ 메스대신 부엌칼 잡았죠…노종헌의 ‘로이’ 아시안 퓨전 레스토랑 ‘로이(Royee·540-3312)’는 맛집 많은 신사동 도산공원 일대에서도 손꼽히는 곳이다. 한국 일본 등 동양의 먹을거리를 서양식 조리법으로 풀어낸 정통 퓨전으로, 또 주방장을 겸하고 있는 노종헌(37) 사장의 독특한 이력으로 유명하다. 1988년 고려대 의대에 진학한 그는 국가고시를 보기 직전 1996년 훌쩍 유학을 떠났다. 가업을 잇기 위해 선택한 전공인 탓인지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던 그는 애초의 꿈이었던 경영을 공부하기 위해 매사추세츠 주립대에서 다시 회계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때 아르바이트로 일했던 일식 레스토랑에서 그는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처음 요리 인생을 열어준 사람이 바로 그 식당의 요시 나카가와 사장이었죠.‘가슴으로 요리하라.’고 가르치면서 직접 재료를 고르고, 고객과 눈을 맞추면서 고객이 원하는 바로 그것을 내놓는 모습에 감동받았습니다.” 유학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세계 최고의 요리학교로 꼽히는 뉴욕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 입학해 요리와 경영, 마케팅을 배웠다.“땀 흘리며 요리하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는 게 어떤 기쁨인지 알게 됐습니다. 서른이 넘어서야 제가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게 된 거죠.”한국에 돌아온 2001년, 워커힐 호텔에서 경력을 쌓은 뒤 지난해 5월 ‘로이’를 열었다. 그가 특히 추천하는 메뉴는 삼겹살찜. 영국식 소꼬리찜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삼겹살을 접목했다. 굽고 찌고 조리는 세 단계 과정을 거쳐 익힌 삼겹살, 고추냉이향을 첨가한 으깬 감자, 후추를 살짝 섞은 데리야키 소스가 함께 어우러진 요리. ‘밥을 먹지 않으면 허전하다.’고 말하는 손님에게는 메로구이를 추천한다. 포도씨기름 마늘 생강 식초 등을 김과 함께 갈아만든 걸쭉한 소스를 깔고, 돌솥비빔밥의 누룽지처럼 그릴에 구운 꼬들꼬들한 밥을 올린다. 그 위에 잘 익은 메로구이를 얹어 완성. 김 소스와 메로, 밥 적당량을 비벼 입에 넣으면 밥의 씹히는 맛과 새콤달콤한 소스, 향긋한 김, 고소한 메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다. 방황하던 아들이 자리잡은 모습을 보신 아버지도 처음과 달리 지금은 든든한 후원자가 되셨고요. 앞으로도 성실하게, 일관되게 정직한 맛을 선사할 겁니다.” 삼겹살찜·메로구이 1만 9000원, 파스타 1만 3000원, 밥 요리 1만 6000원, 주방장 추천세트 2만 5000∼3만 5000원. ■ 카피라이터가 만드는 바다의 맛…오시환의 ‘해장금’ 오시환(51). 그는 지난 20년간 대우, 코래드 등에서 카피라이터와 AE 등으로 일해온 잘나가던 광고장이였다. 꿈에서조차 광고를 만들 정도로 광고삼매에도 빠져봤지만 가슴 한편엔 늘 허전함이 남았다. 언제까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 경쟁을 먹고 사는 삶에 멀미를 느낀 그는 마흔여덟의 나이에 마침내 변신의 길을 택한다.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홀연히 미국으로 건너간 것이다. 플로리다의 일식당, 뉴욕 맨해튼의 한식당 등에서 보낸 3년간의 주방보조 생활. 날카로운 생선 아가미를 떼어내다 손을 찔리기 일쑤였고, 중식당에서 일할 땐 ‘웍(볶음요리할 때 사용하는 중국식의 깊은 프라이팬)’을 다룰 줄 몰라 하루 만에 해고되기도 했다. 그런 소중한 경험을 자산으로 그는 한국에 돌아와 요리집을 냈다. 지난 3월 문을 연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 뒤편의 바다요리 전문점 해장금(海長今·전화 741-8435)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선 뭘 먹어야 할까. 주방장을 겸하고 있는 오시환 사장은 단연 해물누룽지탕(소 1만 3000원, 대 2만원)을 권한다. 그린 홍합과 새우, 청양고추, 숙주, 배추, 양파, 호박,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그리고 직접 눌린 국산 누룽지. 그외엔 어떤 인공 조미료도 넣지 않는다. 청양고추로는 얼큰하고 칼칼한 맛을, 숙주와 배추로는 시원한 맛을, 양파로는 달콤한 맛을 냈다. 해장금의 또 다른 특징은 바다요리집이지만 스시와 매운탕이 없다는 점.“한집 건너 한집이 횟집인 상황에서 ‘쓰키다시 잔치’인 회나 판에 박힌 매운탕과는 다른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소신이다. ‘마흔여덟에 식칼을 든 남자’라는 에세이집도 펴낸 그는 꿈을 잃어가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하나의 역할모델이 될 만하다. 그를 보면 일본의 세계적인 요리사 마쓰히사 노부유키의 말이 새삼 진실되게 다가온다.“처음부터 잘 안 된다고 걱정하지 마라. 자꾸자꾸 하다 보면 자신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자신을 스스로 우바새라 부르는 독실한 불교신자. 맛의 선지식을 찾아 나선 그의 음식만행(萬行)은 언제쯤 끝날까. 그는 예순이 넘으면 모든 걸 정리하고 인도를 오가는 여행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 급한 건 새로운 타입의 해물야채수제비탕을 개발해 내는 것이다.“기대하세요. 맛의 별천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그의 여문 손끝에서 과연 어떤 맛이 태어날까. ■ 노래하는 피자 보셨나요…김주환의 ‘톰볼라’ “어서오세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목소리가 너무나 깊고 은은하다. 흘러나오는 클래식은 냇물이 흐르듯 잔잔하면서 기품이 있다. 바로크시대의 기악곡들이다. 알비노니와 마르첼로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벤야미노 질리와 알프레도 크라우스 등의 성악이 나온다.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 입구의 이탈리아 음식점 톰볼라(593-4660)의 분위기다. 사장은 서정적인 테너가수 김주환(55)씨.“처음엔 주방에 들어가 피자도 만들었는데, 지금은 그저 손님을 안내하는 매니저예요.”그의 목소리가 묘하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이탈리아에서 10여년간 성악을 전공했다.“성악의 황금시대인 1930년대를 풍미했던 마리아 젠딜레에게서 배웠죠. 제겐 큰 행운이었습니다.”90년대 중반에 돌아와 수십차례의 독창회를 가졌다. 고풍스럽게 아름다우면서도 과장되지 않은 게 그의 음색 특징.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과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극동예술대학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다. “로마 외곽 산비트로의 톰볼라에 자주 가서 먹다가 주인과 친구가 됐죠. 향수를 달래느라 그 이탈리아 친구로부터 피자와 스파게티를 배웠습니다. 그게 음식점으로 이어졌습니다.”개업을 앞두고는 정식으로 로마의 피자학교도 다녔다. 그가 음식점을 하게 된 동기는 단순해 보이지만 음악과의 공통점이 많단다.“외국 문화를 가장 빨리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음악과 음식입니다.”음식은 특히 종합예술이라고 강조했다. 식사에 맞는 음악, 이탈리아 분위기를 그대로 나타내는 인테리어, 이탈리아의 맛…. 이집의 화덕은 이탈리아에서 직접 가져왔다. 화산재로 만든 것으로 정통 이탈리아식 피자를 맛볼 수 있다. 담백하면서 촉촉하다. 다른 음식들도 조리과정을 단순화시켰다. 재료의 신선한 맛이 살아있다. 스파게티와 피자, 리조토는 1만 2000∼1만 6000원. 톰볼라의 맛은 음악에 젖어있다. ■ 패션디자이너가 요리하는 ‘파크’ ‘본보스토’ 패션디자이너의 감성이 묻어나는 식당. 디자이너만의 멋이 묻어있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맛까지 더해졌다면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서울 청담동에 자리잡은 멋과 맛이 살아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음식공원, 박지원의 ‘파크’ 뛰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디자이너 박지원씨의 감각적인 손길이 곳곳에 묻어나는 ‘파크(Park)’는 고급스러운 중국·태국 음식을 먹고싶을 때 찾아가면 좋다. 이름은 주인의 성을 딴 것도 있지만 ‘공원같은 느낌’을 강조하기도 한다. 조명은 어둡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는 입으로, 귀로, 손끝으로 느끼는 것에 더욱 신경을 쓰게 하기 위함이다. 추천 요리는 석류소스 딤섬(2만 2000원). 달걀 흰자로 만두피를 만들고 닭고기, 야채 등으로 만두소를 만들어 낸다. 직접 짜서 내는 석류즙 소스를 찍어 먹으면 새콤달콤하다. 샐러드 ‘얌운센’, 태국의 옐로파운드 카레를 달걀과 볶아 활게와 함께 내는 매콤한 ‘커리크랩’도 이곳의 스테디셀러라 불릴 만큼 인기있다. 각각 2만 5000원,4만 8000원. 이곳 식단은 5개월마다 한번씩 ‘정리’한다. 꾸준히 해외로 나가 맛을 배우고, 익혀와 새로운 맛을 선보인다. 영업시간은 낮 12시∼오후 3시, 오후 5시~새벽 1시.(02)512-6333. ●세련된 멋을 담은 강희숙의 본보스토 중견디자이너 강희숙, 강진숙 자매가 세운 ‘테이블2025’에 고급스러운 이탈리아의 맛을 자랑하는 ‘본보스토’가 있다. 베이지를 기본으로 한 분위기에 나무 테이블과 투명 의자는 포근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디자이너 홍현주씨가 만든 그리스 제우스신전의 돌기둥은 본보스토의 분위기를 더욱 신비롭게 한다. 상큼한 라스베리 드레싱의 샐러드(1만 1000원)부터 아스파라거스 자연송이버섯 랍스타(4만 5000원)까지 다양한 이탈리아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파스타는 1만 9000원부터, 그릴구이는 1만 4000원부터.(02)543-3427 ■ 주인의 과거가 궁금한 맛집 4곳 산악인 오송호씨는 서울 명동 YWCA빌딩 지하 1층에 인도음식점 타지(776-0677)를 운영한다.“산에 미쳐 네팔의 카트만두와 인도에 살면서 음식 때문에 무척 고생했습니다. 이참에 한국 음식점을 하나 해보자고 마음먹었던 게 인연이죠.” 인도 뉴델리에서 한국관을 6년간 운영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에도 인도음식점을 낸 것. 파푸아뉴기니의 마운틴 윌헬렘(4508m)을 한국인 최초로 등정했던 그는 에베레스트를 네번 갔다.“1년의 절반은 산에 산다.”는 그는 1996년 소설가 박완서·이경자씨 등이 네팔과 티베트를 여행할 때 안내했다. 이런 까닭에 박완서의 소설 ‘모독’에 나오는 젊은 사장의 모델이 됐단다. ‘타지’는 수많은 소품과 조각들이 인도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샤프란 향에 절여 구운 탄두리 치킨(2만원)이 인기. 점심에는 수프와 탄두리요리, 커리 2가지와 인도빵 난이 나오는 마하라자(2만원)도 괜찮다. 인도 요구르트 라시는 꼭 먹어볼 것. 소설 ‘원미동 사람들’,‘천년의 사랑’ 등의 소설가 양귀자씨는 지하철 6호선 상수역 근처에서 한정식집 어머니가 차려주는 식탁(333-5616)을 한다. 상호는 물론 이모정식, 고모정식, 어머니정식 등의 메뉴 이름이 정겹고 문학적 향기가 배어 있다. 어머니가 차려주는 식탁은 한식을 코스요리화했고, 맛은 정갈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그가 음식점을 준비하고 운영하면서 5년 동안 겪었던 체험을 바탕으로 에세이집 ‘부엌신’이란 보고서 형태의 책도 냈다. 소극장을 꿈꾸었던 그가 주워 기른 고양이를 굶기지 않기 위해 고민하다 음식점을 냈다는 것도 소설적이다. 가격은 1만 2000원부터 4만 8000원까지 4종류. 예약 필수. 아이스하키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됐던 박규호씨는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 정문 입구쪽에서 유럽식 음식점 레쇼(517-0746)를 경영하고 있다.4살때 스틱을 잡아 고3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동원증권팀에 들어가 창단 7일만에 우승을 견인하면서 시즌 MVP로 뽑히기도 했다.“아이스하키와 음식점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점에서 너무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 등 유럽지역의 음식이 나온다. 전채와 샐러드가 1만 6000∼2만 4000원, 메인이 3만원선이다. “음식점 하는 것이 변호사 하는 것보다 더 유망한 것 같아요.” 금융문제를 주로 다루는 변호사 강명훈씨도 음식점에 한 발 담그고 있다. 서울 서교동 홍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이탈리아 음식점 레뜨레깜빠네(336-3378)를 운영한다.81년 사법시험 23회에 합격한 뒤 83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은행의 고문변호사를 맡고 있다. 법전만큼이나 먹는 것을 밝히는 그가 성악가 김수경씨와 함께 이탈리아 밀라노를 방문했다가 맛본 피자에 반해 단박에 음식점을 개업했다.“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변호사나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하는 고객의 욕구를 해결하는 것이 서로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이탈리아에서 가져온 화산재 화덕으로 즉석에서 구워낸 피자. 빵이 얇고 쫀득하다.20여종의 피자를 만들어낸다.1만 2000∼2만 7500원.
  • ‘호국보훈의 달’ 뜻깊은 나들이

    ‘호국보훈의 달’ 뜻깊은 나들이

    호국 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강북구 우이동·수유동 북한산 자락에 있는 순국선열, 애국지사의 묘역 등을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자녀들과 함께 이들 명소를 산책하면서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기르고 건강도 다지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녀들과 함께 가면 큰 교육 효과 수유동에 위치한 국립 4·19묘지는 1960년 4월19일 자유당 부패정권과 3·15 부정선거를 맞서 민주화 꽃을 피운 애국 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지난 63년 9월 건립된 묘지에는 당시 사망한 274명의 영령이 모셔져 있으며 정부의 성역화 사업으로 93년 10월 1만 3000평을 4만 1000평으로 넓혔다. ●4·19묘지 ‘2개 코스’ 각각 90분 걸려 4·19묘지를 중심으로 두 가지 코스를 만들어볼 수 있다. 모두 1시간30분 안팎으로 산책할 수 있다. 4·19묘지에서 백련사를 올라가는 길에 현제명(조선음악가협회 창설)→신숙(천도교 상하이에 전파·한국독립군 참모장)→김도연(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고)→서상일(대동청년단 조직)→김창숙(매국 5적 상소로 옥고, 상하이 임시정부 의정원 부의장)→양일동(상하이 임시정부 가담으로 옥고) 선생의 묘지가 있다. 또는 4·19묘지에서 이준 열사(1907년 헤이그 만국 평화회의에 고종밀사로 참석했으나 일본 반대로 자결)→신익희(상하이 임시정부 의정원 부의장)→김병로(항일 변호사단체 창설·독립투사 무료 변론)→광복군 합동묘역→이시영(만주 신흥무관학교 창설·임시정부 법무총장·초대 부통령)→유림(한·중 항일군 조직·부흥회 조직) 선생의 묘역을 돌 수도 있다. ●3·1운동 지도자 길러낸 봉황각 우이동 유원지에서 도선사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봉황각(鳳凰閣)은 의암 손병희 선생이 1912년 천도교 교역자들에게 종교적 수련을 통해 일제시대에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해 지도자를 훈련시키던 장소다. 이 곳에서 양성된 교역자들은 전국으로 퍼져나가 1919년 3·1운동의 지도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50m 떨어진 곳에는 손병희 선생의 묘소가 있다. 건물 평면이 ‘궁을’(弓乙)자형으로 천도교의 핵심사상인 우주만물의 순환작용과 활동을 형상화한 ‘궁을사상’을 반영한 것이다. 한식 목조건물로 건축사적인 의미도 뛰어나 서울시 유형문화재 2호로 지정됐다. 도선사는 신라경문왕 때(862년)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로 조선시대 말기인 1904년 국가기원본찰로 지정됐다. 도선사 마애석불은 서울시 유형문화재 34호로 지정됐다. 석불 앞 대리석 바닥은 불공을 드리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김석진 선생 순국한 창녕위궁재사 번동 드림랜드 입구에 있는 창녕위궁재사(昌寧尉宮齊舍)는 조선시대 제23대 순조의 둘째딸인 복온공주와 부마 김병주 선생의 재사(齊舍)다. 인조 때 영의정까지 지낸 신경진의 별장이었으며 복온공주의 후손인 김석진 선생이 한일합병의 울분을 참지 못하고 순국자결한 곳이기도 하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산하기관 탐방] 경기도 북부여성회관

    [산하기관 탐방] 경기도 북부여성회관

    의정부시 의정부 2동에 자리를 잡은 경기도 북부여성회관(관장 최은자)은 여성의 취업과 문화·취미 교육공간이 태부족한 경기 북부 지역의 여성교육 중심센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가장의 실직 등으로 경제적 여려움에 놓인 많은 여성들에게 창업과 취업을 위한 기술교육을 시켜 직업 현장에 진출토록 돕고 있다. 최 관장은 “의정부를 축으로 한 양주·동두천·연천 지역의 개업 미용사 중 절반은 우리 회관의 미용자격증반을 수료한 이들”이라고 말했다. 북부여성회관이 차지하는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비교적 여유가 있는 여성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취미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북부여성회관은 올해 1차 여성사회교육생 1635명을 모집해 ▲IT 전문기술 ▲컴퓨터 기초 ▲직업기술 ▲문화·취미 ▲실버아카데미 등 5개 과정 60개 과목을 교육하고 있다. 직업기술과정 자격증반엔 미용사·한식·양식·중식자격증과 제과·제빵자격증 등 8개 과목이 개설됐다. 또 취업·창업반으로 헤어디자인·피부미용·발 마사지·꽃집 경영과 아동미술·독서지도사 및 출장 요리 등 8개반을 운영 중이다. 문화·취미과정에선 영어·일본어회화, 장고와 무용, 한지·종이공예, 생활도자기, 선물 포장, 한국·서양화, 서예, 꽃꽂이, 요가, 스포츠댄스 등 24개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실버아카데미에는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컴퓨터실버반과 한글을 제대로 깨치지 못한 이들을 위한 ‘한글사랑반’ 등이 있다. 지난달과 이달에는 ▲두피케어 ▲메이크업 아티스트 ▲푸드 코디네이터 ▲아동심리미술치료과정 등 취업심화학습분야 5개 강좌도 개설했다. IT와 컴퓨터, 요리과정엔 남성 수강생도 일부 받는다. 수강료는 IT전문기술과정이 월 2만원, 기타 직업기술이나 문화·취미과정 등은 월 1만원이다.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와 모자보건법에 의한 보호대상자, 등록장애인, 국가유공자 중 교육보호대상자 및 실버아카데미 수강생은 수강료가 면제된다. 여성회관 교육 수료생들은 과정별로 모임을 만들어 활동 중이다. 특히 IT과정 수강생들은 장애인단체나 비영리단체 등에 인터넷 홈페이지를 무료로 만들어주고 관리까지 맡는다. 여성회관은 지난해와 올해 부설 예식장·미용실과 갤러리 사용료로 6900여만원, 교육생 자녀들을 위한 어린이 집 운영으로 1200여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부설 미용실은 마사지 5000원, 파마 1만원을 받는다. 하루 평균 25명의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 교육 수강과 시설 이용에 대한 문의는 홈페이지(www.womanpia.or.kr)나 전화(031-876-6300∼1,850-2091∼2)를 이용하면 된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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