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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임직원들 “아현동 식당 단골됐어요”.. 맛집 지도 배포

    KT 임직원들 “아현동 식당 단골됐어요”.. 맛집 지도 배포

    KT 임직원들이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로 서비스 장애를 겪은 소상공인을 돕자는 취지에서 피해 지역 근처 식당을 방문하다 찾게 된 맛집을 지도로 제작했다. KT는 서울 서대문구·중구·마포구 주변 식당을 소개하는 ‘아현 주변 100대 맛집’ 지도를 제작, 배포했다고 8일 밝혔다.지난해 12월 약 4800명의 KT 임직원들은 광화문 사옥 구내식당 운영을 잠시 중단된 동안 화재 피해지역 근처 식당에서 점심·저녁 식사를 하며 소상공인 돕기에 나섰다. 구내 식당 운영이 지난달 재개됐지만, KT 직원들은 피해지역 내 식당들을 자발적으로 방문했다. KT는 참여한 직원이 누적 약 2만명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직원들이 자주 찾은 식당은 ‘아현 주변 100대 숨겨진 맛집 지도’으로 발간됐고, 이번달부터 KT 임직원에게 배포되고 있다. 한식당 65곳, 일식당 14곳, 양식당 11곳, 중식당 10곳이 포함됐다. KT 광화문 사옥에서 근무 중인 한 직원은 “아현동 주변에 가성비 좋고 맛있는 식당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최호창 KT 그룹커뮤니케이션단장은 “임직원들이 솔선수범하여 아현 근처 지역 소상공인 피해를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시작됐지만, 몇 번에 그치지 않고 점점 단골 손님이 된 직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KT 통신구 화재에 따른 상생보상협의체는 지난달 30일 열린 3차회의에서 전수조사를 통해 소상공인에게 피해를 보상하기로 결정, 3월 15일까지 보상 신청서를 접수한다. 업종과 월 평균 매출액, 피해액 등을 파악하는 보상 신청서 양식은 오는 13일 열리는 4차 회의에서 확정된다고 소상공인연합회가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어려운 이웃에 써달라”...마당집 윤경숙 대표 사랑의징검다리에 2000만원 기탁

    “어려운 이웃에 써달라”...마당집 윤경숙 대표 사랑의징검다리에 2000만원 기탁

    “어려운 이웃들에 힘이 되고 싶어 시작한 나눔이 지금은 나의 큰 행복이 됐습니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신정택)는 부산서면 한식당인 ‘마당집’ 윤경숙 대표가 ‘사랑의 징검다리’에 이웃돕기성금 2000만원을 기탁했다고 31일 밝혔다. 윤 대표는 지난 2017년에도 ‘사랑의징검다리’ 사연 주인공들을 위해 써달라며 성금 2000만원을 기탁한 바 있다. 윤 대표가 전달한 기부금은 총 15회에 걸쳐 13명의 사연 대상자에게 전달됐다.2003년 7월부터 시작된 ‘사랑의 징검다리는’ 부산사회복지행정연구회, 부산일보,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TBN교통방송, BNK부산은행 등이 협력해 매주 어려운 이웃의 사연을 발굴해 지면과 방송으로 소개하고 일주일 간 모인 성금을 사연 주인공에게 전달하는 사업이다. 윤 대표는 “명품 옷을 사 입으면 사흘 행복하고, 가족들과 나누면 3개월이 이웃들을 위해 나누면 30년이 행복하다.”며 “어려운 이웃들에 힘이 되어주고 싶어 시작한 나눔이 지금은 나의 큰 행복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 다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앞으로도 꾸준히 나눔을 실천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 대표는 부산 서면 소재의 한식전문 외식명가인 ‘마당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밥장사는 무조건 베풀어야 더 잘되는 장사라는 경영철학에 따라 무료급식소 후원 및 무료밥차 운영, 노인회관 떡국나눔, 자선음악회 기부 등 오랫동안 꾸준히 나눔을 실천해오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해외한식인턴 거쳐 프랑스서 꿈 키워요”

    “해외한식인턴 거쳐 프랑스서 꿈 키워요”

    “한국 요리법 찾는 프랑스인 늘 때 뿌듯…한식 세계화 칼럼 쓰는 날 빨리 왔으면” 농식품부, 내년 ‘인턴’ 100명 수시모집 한식 전공자·취준생에 해외 진출 기회 선발되면 항공비·장려금 최대 300만원“프랑스행(行)을 포기할 뻔한 상황에서 ‘해외한식인턴’은 제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준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우송대 글로벌조리학과에 재학 중인 김서정(22)씨는 지난해 프랑스 인턴을 준비하면서 비자 발급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운영하는 ‘해외한식인턴’을 통해 프랑스 리옹에 위치한 ‘르 파스탕’(LE PASSE TEMPS)에서 무사히 인턴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해외한식인턴’은 정부가 한식 전공자나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해외 한식당, 한식 메뉴를 판매하는 현지식당, 한식 관련 기관 등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인턴으로 선정되면 항공비와 인턴장려금(1인당 최대 300만원)을 지원받는다. 김씨는 12일 서울신문과 이메일로 이뤄진 인터뷰에서 “유럽에서 인턴 생활을 하는 것 자체가 경제적으로 부담이 컸는데 농식품부 도움으로 배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씨가 인턴으로 일했던 ‘르 파스탕’은 한국인 최초로 미슐랭 가이드 별 1개를 딴 이영훈 셰프가 운영하는 유명 레스토랑이다. 그는 “레스토랑의 대표 요리는 멸치 육수를 곁들인 푸아그라”라며 “가니시(음식에 곁들이는 장식)로는 한식의 수제비를 연상케 하는 뇨키(수제비 같은 형태의 파스타)에 김가루가 곁들여지는데 현지인뿐 아니라 한국인 관광객도 이를 맛보기 위해 많이 찾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 식재료와 요리법에 관심을 갖는 프랑스인들이 하나둘씩 늘어날 때마다 뿌듯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인턴 생활을 마치고 현재 프랑스 파리 내 한식 재료를 유통하는 대형마트에서 제과점 개점 업무를 담당하며 빵 메뉴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공부하면서 음식 평론가의 꿈을 키운 김씨는 “한식의 세계화에 대한 칼럼을 쓰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한식 한류’ 열풍에 맞춰 더 많은 청년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외한식인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40명에서 시작된 인턴 규모를 올해 80명, 내년 100명으로 확대했다. 올해 선정된 인턴 80명은 호주(58명), 오스트리아(7명), 프랑스(3명), 뉴질랜드(2명), 일본(3명) 등으로 진출했다. 정부는 지원자들이 쉽게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인턴 신청 절차를 연 3회 정시 모집에서 수시 모집으로 바꿨다. 신청서 처리 기간도 2개월에서 2주일로 줄였다. 이재욱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해외인턴 경험이 취·창업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관기관 등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서울신라호텔 운영 한식당 ‘라연’ 佛관광청 세계 200대 레스토랑에

    서울신라호텔이 운영하는 한식당 ‘라연’이 한국 레스토랑 중에는 처음으로 프랑스관광청이 선정하는 전 세계 200대 레스토랑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신라호텔은 라연과 프렌치 레스토랑 ‘콘티넨탈’, 일식당 ‘아리아께’가 프랑스의 미식 가이드인 ‘라 리스트 2019’(LA LISTE 2019)에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 특히 라연은 175위에 올라 국내 레스토랑 중 처음이자 유일하게 상위 200위 안에 들었다. 라연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라 리스트 상위 500위권에 들었으며, 지난달에는 3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9’에서 3스타를 받기도 했다. 한편 라 리스트는 온라인 관광·미식 사이트와 미쉐린 가이드, 뉴욕타임스 등 전 세계 유명 레스토랑 관련 리뷰, 요식업자 설문조사 등을 총합해 결정된다. 1위 레스토랑으로는 프랑스 파리의 ‘기 사부아’와 미국 뉴욕의 ‘르 베르나르댕’이 공동 선정됐다. 국내에서는 정식당, 밍글스, 가온, 알라프리마, 메르씨엘, 랩 24, 스시선수, 스시초희, 라미띠에, 스와니예, 테이블 34, 스시효, 스시조 등이 1000위 안에 들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마이크로닷 부모, 뉴질랜드서 개명만 3차례…30억 집 소유”

    “마이크로닷 부모, 뉴질랜드서 개명만 3차례…30억 집 소유”

    친척과 지인 등으로부터 거액을 빌린 뒤 해외로 잠적했다는 의혹을 받는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25) 부모 신모씨 부부가 뉴질랜드에서 이름을 3차례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 마이크로닷 아버지 신모씨는 청소용역업체를, 어머니 김모씨는 방송에 소개됐던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다. 1998년 5월 뉴질랜드로 출국했던 신씨 부부는 현재 뉴질랜드 시민권자로 법인등기 상에서 3차례나 개명한 사실이 확인됐다. 마이크로닷 아버지는 2011년 8월 ‘XX 신’으로 등록했던 이름을 2017년 12월 ‘YY 신’으로 변경했고, 2018년에는 다시 ‘미스터 Z 신’으로 바꿨다. 어머니 역시 2015년 ‘XX 킴’에서 2017년 ‘X 킴’, 5달 만에 ‘미시즈 Y 킴’으로 개명했다. 아버지 신씨가 2013년 구입한 집의 공시지가는 137만5000 뉴질랜드 달러(NZD)로 약 10억5000만원 정도였고, 어머니 김씨와 큰아들이 소유한 집은 167만5000 NZD(약 11억5000만원)로 현재 20억원 내외로 거래된다고 평가받았다. 마이크로닷 역시 방송에서 “19억 원대 저택을 샀다”고 언급했다. 마이크로닷 부모가 소유한 집을 합치면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청주지검 제천지청은 이들 부부와 관련해 범죄인 인도 청구 절차를 밟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뉴질랜드 현지 사법당국의 판단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송환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범죄인 인도는 검찰의 건의를 받은 법무부가 상대국에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뉴질랜드는 우리나라와 범죄인 인도 조약, 형사사법 공조 조약을 맺은 나라로, 앞서 경찰도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 요청 절차를 개시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선전문구 대신 과학기술·인재양성 구호… 평양은 변화의 중심”

    “선전문구 대신 과학기술·인재양성 구호… 평양은 변화의 중심”

    한반도 평화와 서울·평양 교류 협력 위한 지자체 역할은 지난달 4~6일 민관방북단 160명이 10·4선언 11주년 행사를 위해 평양을 찾았다. 노무현(1946~2009) 전 대통령과 김정일(1942~2011) 국방위원장이 2007년 10·4선언에 합의한 후 남북 공동으로 기념행사를 갖긴 처음이다. 방북단엔 서울 자치구 중 이창우 동작·박성수 송파·오승록 노원구청장도 동참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묶였다. 이들은 평양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왔을까. 서울신문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의 한 한식당에서 송한수 사회2부장 사회로 좌담을 갖고 이들의 방북 소회를 들었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 방문한 이 구청장과 오 구청장은 평양의 확 달라진 모습에, 첫 방문인 박 구청장은 평양시민들의 밝은 모습에 깜짝 놀랐다며 맞장구를 쳤다. 세 구청장은 2시간 넘게 한반도 평화 정착, 서울·평양 교류협력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등 남북 관계 전반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결론으로 이번에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남북 사이에 ‘불가역적 역사’를 만들어야 하며 여기에 한몫을 하겠다는 각오도 빼놓지 않았다. 정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이번 방북이 여러모로 뜻깊을 것 같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이하 오) 11년 만에 목격한 평양 거리는 굉장히 많이 변해 있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고층건물이 새로 들어섰다고 한다. 대동강 쑥섬에 있는 과학기술전당은 2년 만에 지었다고 들었다. 예비타당성조사부터 기본설계, 실시설계 등을 거쳐야 하는 우리로선 상상할 수 없는 속도전이다. 아파트 외벽이 회색에서 다양한 색깔로 바뀐 것도 눈에 띄었다. 평양 시민들 표정도 자유로워져서 예전만큼 통제가 심하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이하 이) 순안공항에서 평양으로 들어가는 데까진 30~40년 전 우리 농경사회를 보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시내에 들어서니 11년 만에 도시가 이렇게 천지개벽할 수 있나 싶었다. 북측 안내인에게 그 얘길 했더니 ‘그렇지요? 우리도 마음먹으면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더라. 11년 전엔 우리와 얘기하는 걸 꺼린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엔 표정도 밝아지고 스스럼없이 농담도 하는 게 느껴졌다. 그때나 지금이나 남쪽 정치 상황을 우리보다도 더 잘 꿰고 있는 건 다르지 않았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이하 박) 방북 며칠 전 여론조사업체인 리얼미터에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물론이고 부산 지역 현안까지도 알고 있었다. 자신감과 자부심이 표정에 드러났다. 사실 나는 개성과 금강산만 가봤고 평양 방문은 처음이었다. 가기 전에는 선입견이랄까, 뭔가 어둡고 낙후됐을 것 같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막상 평양 시민들을 만나 보니 생각했던 것과 너무나 달랐다. 15년 전 개성공단에서 본 이북 사람들은 (체격적으로) 마르고 어두운 옷만 주로 입어서 한눈에 봐도 이북 사람인 줄 알 수 있었는데 평양 시민들만 봐서는 얼굴에 살도 붙고 옷도 밝아져서 구별이 쉽지 않았다. -이 만찬장에서 나이가 굉장히 많이 들어 보이는 북측 인사와 옆자리에 앉았는데, 소개 인사를 나누고 보니 비슷한 연배였다. 이분은 내가 40대 초반인 줄 알았다면서 과거 베이징에서 겪었던 얘길 해 줬다. 국제회의가 열린 호텔에서 걸어가는데 뒤쪽에 있던 남쪽 여성 2명이 자기들끼리 ‘진짜 키 작고 빼짝 말랐다. 먹을 게 정말 없나 봐’ 하는 얘기를 하는데 심한 모욕감을 느껴서 싸울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동안 너무 고통을 받았고 먹을 것도 부족했다. 인정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라는 얘기를 했다. -오 2007년엔 평양 곳곳에 ‘미제 책동에 맞서자’는 선전문구가 참 많았다. 이번에 차를 타고 평양 시내를 다니면서 선전문구를 유심히 살펴봤는데 미제란 말은 거의 못 본 것 같고, 김일성·김정일 표현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는 구호가 있었는데 기억에 많이 남는다. CNN이나 BBC 같은 외신에선 지금도 미사일이라든가 군사행렬, 반미구호만 자료화면에 나오지만 지금 평양 모습과는 괴리가 컸다. -박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는 구호도 인상적이었다. 과학기술과 인재양성을 통해 세계 속에서 우뚝 서겠다는, 그러면서도 중심을 잡겠다는 의지를 함축했다. 우리도 그렇지만 표어 하나 정하는데도 참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겉모습뿐 아니라 사상 측면에서도 국제사회에 뛰어들어 바꿔 나가겠다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 변화가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측이 보여 준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공연에서도 나타났다. 과거엔 제국주의에 맞선 혁명을 강조하는 식이었다면 이번엔 현재와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 -오 자연사박물관에 가 봤는데 전시품 수준은 남쪽보다 떨어졌지만 종교의 영향을 받지 않아서 그런지 전시 내용이나 구성은 훨씬 자유롭고 다채로웠다. 대집단체조도 정말 감동적이었다. 북측 관계자들이 경제발전 수준은 떨어진다고 인정하지만 문화예술 수준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절대 하지 않는데, 과연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서울시나 자치구 차원에서 북측과 어떻게 협력할지 각자 구상이 있을 것 같다. -오 평양직할시에는 18개 구역과 2개 군이 있다. 사실 이번 평양 방문에서 평양의 한 구역, 혹은 군과 자매결연이라든가 교류협력을 제안하려고 준비를 했다. 평양을 방문해서 얘길 나눠 보니 일단은 서울과 평양이 전체적인 교류를 시작해 물꼬를 트면 거기에 발맞춰 서울시 자치구와 평양시 구역을 연결시키도록 협력의 실마리를 만들어 가는 게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치구 차원에서 정치나 경제교류를 하는 건 맞지 않겠지만 문화, 체육, 의료 분야 교류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나 싶다. 가령 노원구 합창단이나 보건소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박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교류협력을 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 자매결연을 통한 상호방문, 체육문화교류가 대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혹시라도 노파심에서 얘기한다면, 남북 화해협력 시대가 열렸다는 기대감 때문에 너도나도 중구난방으로 어수선하게 되면 안 된다고 본다. 통일부를 비롯한 중앙정부에서 적절하게 관리하고 지원도 곁들여서 체계적이고 질서 정연하게 교류를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 -이 중앙정부가 지자체 교류협력을 관리하는 방식보다는, 상호 보완하며 교류협력을 심화시키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앙정부는 중앙정부로서 할 일이 있는 법이고, 지자체는 중앙정부에서 다 할 수 없는 빈틈을 보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국제정세 영향을 덜 받는 지자체가 더 교류협력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어렵게 여기지 말고) 이런 방식은 어떨까. 휴전선(군사분계선·MDL) 기준으로 (지도상으로 보아) 남북을 접어서 서로 연결되는 지역끼리 교류협력을 해 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 동작구는 대동강 정남쪽에 자리를 잡은 평양 낙랑구역과 자연스럽게 교류협력을 하게 된다. -박 이번 방북단에 동행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2007년에도 방북한 것을 비롯해 북측과 계속 교류를 해 왔다고 한다. 그 관계를 바탕으로 산림녹화, 경제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구체적으로 진척시키고 있다. 평양에서 이 부지사가 자신감을 갖고 다양한 교류협력사업을 얘기하는데 ‘저게 다 될까’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긴가민가’했는데 북측에서 얼마 전 대표단이 경기도를 방문했다. 북측은 시간을 오래 두고 꾸준히 쌓아 온 신뢰관계를 중시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한마디로 ‘관계’, 중국어로는 ‘관시’가 필요하다. -오 중앙정부만 바라본다거나, 북·미 관계가 풀릴 때까지 기다린다는 식으로는 남북 간 교류협력은 부지하세월일 수밖에 없다. 중앙정부가 항공모함이라면 자치구는 구축함이다. 국제 정세에 영향을 받지 않는 틈새에서 적극적이고 신속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박 풍부한 체육기반시설을 갖춘 송파구는 한성백제 500년 도읍지이기도 하다. 이런 특성을 잘 살리면 북한 지자체와 교류할 끈을 만들 수 있다. 지자체마다 특성을 살려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하지 못하는 다양한 교류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북측 사람들과 자주 만나야 신뢰가 형성되고 인식이 바뀐다. 일반 시민들이 평양을 자유롭게 다녀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경제개발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하는데, 평양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느껴졌는지. -오 평양에서 만난 북측 관계자들이 ‘이제 남북, 북·미 관계만 제대로 풀리고 경제발전에 집중한다면 10년 안에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얘기를 하나같이 했다. -이 확실히 자신감이 높아졌다. 북한엔 사실 희토류를 비롯해 지하자원이 풍부하다. 교육을 잘 받은 우수한 노동력도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다. 핵무기 개발에 투입했던 인력과 자원을 경제에 쏟아부을 수 있다면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앞으로 남북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걸림돌이 있다면. -오 북쪽에서 통일을 바라는 열기는 남쪽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진심으로 통일으로 바라는 게 느껴진다. 그런데 과연 우리에겐 그만한 준비가 돼 있을까. 평소 통일에 대해 얼마나 깊이 고민을 했을까 반성을 하게 됐다. 우리는 아직도 북한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 선입견만 가진 채 ‘사람’이 살지 않는 곳으로 알고 있는 이들도 있다. 많은 서울시민들이 평양을 가보고 싶어 하는데 대부분 단순한 호기심에 머물러 있다. 이런 마음으로 북측을 만나면 이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우리도 평양으로 올라갈 준비, 통일에 대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이 사실 남북 관계라는 게 온갖 걸림돌을 조금씩 뚫고 나가는 과정의 연속이다. (내가 청와대 제1부속실 선임행정관이던) 2007년 정상회담만 해도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처음엔 8월에 열기로 했는데 당시 청와대에서 그걸 보고하는 자리에 있었다. 드디어 노 전 대통령이 한반도에 새 역사를 만드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북측에서 수해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연기하자고 통보했다. 당시 ‘정상회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언론보도가 숱하게 쏟아졌는데, 사람 마음이란 게 그런 얘길 자꾸 듣다 보니 나조차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청와대 의전담당 행정관으로 일했던) 오 구청장이 노 전 대통령 부부가 직접 (군사분계선 남쪽 30m 지점에서 하차한 뒤) 분계선을 넘어 같은 거리를 걸어서 방북하도록 기획해 상도 받았던 게 떠오른다. -오 사실 남북 정상회담 기간에도 아슬아슬한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평양 방문 첫날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못 만나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대화했는데 거의 벽을 보고 얘기하는 느낌이었다. 노 전 대통령이 막막해했다. 둘째 날 오전 회의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는데 그때도 분위기가 썩 좋진 않았다. 점심으로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으면서 노 전 대통령이 ‘상대방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얘길 했다. 나는 그게 김 위원장에게 던진 메시지였다고 본다. 오후 때부터 급속도로 합의돼 한시름 덜었다. -박 북측으로선 성장의 역설을 극복하면서 경제발전과 체제 안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목표다.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발전이 너무 잘 되다 보면 체제 안정에 장애요소가 될 수도 있다. 우리도 그걸 이해해 주고 인내심을 갖고 개혁·개방과 체제 안정을 돕고 견인해 주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주체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함께 풀어 가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 열정이 있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대내외 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교류를 계속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거기에서 지자체 역할이 중요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박 당장 평가하기엔 이르다. 향후 5년, 10년 뒤 북한 모습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김 위원장의 지도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북한이 개혁·개방을 통해 인민들 삶의 수준이 높아진다면 입증될 것 같다. -오 김 위원장 시대 이후 확 바뀐 평양 모습은 김 위원장의 개혁적인 의지와 지도력을 보여 주는 걸로 평가한다. 4·27 판문점 3차 남북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대접하는 동선을 보면 11년 전과 확연히 달랐다. 순안공항에서 평양으로 오면서 카퍼레이드를 한 것을 비롯해 거의 모든 일정을 문 대통령과 함께했다. 문 대통령이 능라도 대집단체조 때 평양시민들을 상대로 연설을 할 것이라곤 전혀 생각조차 못했다. 김 위원장이 결정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김 위원장 시대를 맞아 북한이 달라진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이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주제로 북측 인사와 얘길 해봤다. 북측에선 혹시라도 신변에 위험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한다. 나는 ‘물론 반대하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서울까지 귀한 걸음을 한 손님을 최선을 다해 대접할 것’이라고 대답해 줬다. →세 구청장은 남북 교류에 큰 의지를 갖고 있다. 중앙정부와 서울시에 바라는 점을 밝힌다면. -이 남북교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중앙정부가 틀어쥐려고 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자체 교류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 교류에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 서울시와 관련해선, 남북 사이에 지방행정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함께 남북 교류를 고민하고 협력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들면 어떨까 싶다. 아울러 서울시가 남북 교류협력에 대비한 기금을 설치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했는데 고민해 보겠다고 하더라. -박 아까도 얘기했지만 어느 정도는 중앙정부와 서울시, 자치구가 상호 조율을 하면서 남북 교류를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 서울시는 서울시 나름대로 차근차근 교류 협력을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 자치구에서도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함께할 것이다. 송파구는 남북교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조례도 제정했다. -오 결국 서울시가 맏형 구실을 해야 한다. 협의체를 만들자는 제안은 시의적절하다. 미리 공부하고 미리 틀도 갖춰야 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 연세대 부총학생회장과 국회 비서관을 거쳐 2003년 2월~2008년 2월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의전담당 행정관으로 일했다. 비(非)외교관 출신으로 대통령 해외순방 행사를 총괄한 것은 처음이었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방북 당시 노란색 군사분계선에 직접 발을 내딛는 행사를 기획한 공로로 훈장을 받았다. 2010년부터 서울시의원으로 일하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현장·주민 중심 행정으로 ‘소확행’을 실천하고 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 20대이던 1997년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 당직자로 정계에 뛰어들었다.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다. 2003년 3월~2008년 5월 청와대 선임행정관,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내며 정치·행정 경험을 두루 갖췄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연소(당시 44세) 당선자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올해 재선에 성공했다. 보육과 교육에 집중 투자해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동작’을 일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성수 송파구청장 올해 지방선거 때 18년 만에 민주당 출신 송파구청장에 당선돼 ‘보수 텃밭’이란 고정관념을 깼다. 정도(正道)를 걸으며 옳다고 믿는 건 소신껏 밀어붙인다. 송파를 대한민국 지자체 성공 모델로 만들어 ‘서울을 이끄는 송파’를 넘어 세계적인 도시로 격상시키는 게 목표다. 검사(사법시험 33회) 출신으로 20년 공직생활을 통해 행정력과 정치력을 겸비했다는 말을 듣는다. 2005년 9월~2008년 2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행정관,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 “청년들 한식 신메뉴 맛있네”

    “청년들 한식 신메뉴 맛있네”

    19일 서울 중구 한식문화관에서 열린 ‘청년 한식당 국산 식재료 활용 신메뉴 개발 평가회’에서 선재(가운데) 한식진흥원 이사장과 참가자, 외국인 평가단이 요리를 시식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깜짝 내한’ 안젤리나 졸리 아들, 한국 대학 진학하나…신촌 들썩

    ‘깜짝 내한’ 안젤리나 졸리 아들, 한국 대학 진학하나…신촌 들썩

    세계적 할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가 한국을 깜짝 방문해 배우 정우성과 만나고 유명 한식당에 방문했다. 또 대학 캠퍼스 투어도 했다. 안젤리나 졸리는 4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을 만나 예멘 난민신청자 관련 한국정부의 조치에 감사를 표했다. 안젤리나 졸리는 이 자리에서 “난민들이 출신국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보호를 제공하는 동시에, 철저한 심사제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엔난민기구(UNHCR)가 대한민국의 난민 신청·심사제도의 강화를 위해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안젤리나 졸리는 3일 배우이자 UNHCR 친선대사인 정우성과 만나 제주 예멘인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함께 각국의 난민촌을 방문했던 경험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정우성의 소속사 관계자는 이날 만남에 대해 “유엔난민기구 쪽에서 예전부터 만남을 제안해왔고, 최근 안젤리나 졸리가 개인 일정으로 한국에 올 일이 있어서 때마침 겸사겸사 미팅을 하게 됐다”며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다”고 뉴스1에 밝혔다. 안젤리나 졸리는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한 후 특사로 임명됐고, 정우성은 2015년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임명됐다. 안젤리나 졸리는 아들 팍스와 한국 입양 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 방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뉴스1이 전했다. 외신에서는 아들 팍스의 한국 대학 진학을 고려하기 위한 방문이라고도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 장남 매덕스와 함께 신촌의 연세대 캠퍼스를 둘러보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신촌일대가 들썩였다. 매덕스는 안젤리나 졸리가 2002년 입양한 첫 아들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할리우드 리포터 등 외신은 매덕스가 평소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고 K팝의 광팬이라고 전한다. 그밖에도 안젤리나 졸리의 행보는 서울 곳곳에서 확인됐다. 졸리는 지난 2일 삼청동에서 목격됐고, 3일 오후에는 미쉐린 3스타를 받은 한식당 ‘가온’에서 아들 팍스와 함께 식사를 했다. 가온 관계자는 “안젤리나 졸리가 경호원 없이 통역 한 사람이 왔을 뿐”이라며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찾다가 우리 식당으로 오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깜짝 내한” 안젤리나 졸리, 아들 팍스와 한식당 포착

    “깜짝 내한” 안젤리나 졸리, 아들 팍스와 한식당 포착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깜짝 내한해 화제다. 안젤리나 졸리가 그의 아들 팍스와 함께 3일 저녁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식당 ‘가온’을 방문했다. 가온은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서 3년 연속 최고등급인 3스타를 받은 국내 최초의 한식당이다. 미쉐린 3스타에 선정된 레스토랑은 전세계에 128곳뿐이다. 가온은 수라상에 담긴 왕의 하룻동안 섭취의 흐름을 최고의 재료로 풀어내 한식의 깊은 향과 맛을 전한다. 김병진 총괄셰프는 재료 본연의 맛에 셰프의 철학과 숙련된 테크닉을 더해 궁극의 요리 예술로 풀어낸 한식 코스를 선보인다. 톱모델 나오미 캠벨, 벨라 하디드, 루이비통 아트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 DJ 스티브 아오키, 가수 승리, CL 등 전세계 톱스타들이 한국 방문 시 다녀가는 필수 코스로 꼽히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한편 안젤리나 졸리는 그의 아들 매덕스, 팍스와 함께 입양 봉사와 대학 진학 이슈로 내한했다. 2일 서울 삼청동 고깃집에서 포착되며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초원 위 별빛… ‘칸’처럼 달린다, 사막 끝 황혼… 지평선을 거닐다

    초원 위 별빛… ‘칸’처럼 달린다, 사막 끝 황혼… 지평선을 거닐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싸락눈이 내리고 있었다. 두꺼운 겨울 파카를 꺼내입고 밖으로 나왔다. 숨을 쉴 때마다 우윳빛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9월에 내리는 눈. 초원의 낙엽송은 노랗게 물들었는데 눈이 내리다니. 숲에서 쌍봉낙타 몇 마리가 느린 걸음으로 빠져나왔다. ‘눈 내리는 단풍숲을 지나는 낙타’. 뭔가 비현실적인 풍경이었다.‘칭기즈칸의 땅’ 몽골 테를지국립공원 4륜 구동 지프를 타고 테를지국립공원 야마트 산 정상에 올랐다. 이곳에 커다란 늑대상이 있다. 몽골인은 늑대를 시조로 삼는다. 몽골인은 ‘보르항산’ 기슭에 펼쳐진 초원에서 하늘의 뜻으로 인간 세계에 내려온 푸른 늑대(볼테치노)와 그의 아내 흰 사슴(고아바랄) 사이에서 시조 ‘바타치 칸’이 태어났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이들의 10대손인 ‘알란코아’(북쪽에서 내려온 곱디고운 여자)가 태어났다. 몽골족의 ‘시조모’(族母)로 여겨지는 여인이다. 그리고 또다시 12대를 흘러 세계 제국을 건설한 칭기즈칸이 이 가문에서 나온다.●야마트산 아래 기암괴석 풍경에 탄성… 드넓은 초원 달리는 승마 체험은 필수 늑대상 옆에는 우리 서낭당에 해당하는 돌무더기 ‘어워’가 서 있다. 세 바퀴 돌고 소원을 비는 곳이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테를지의 풍경은 압도적이다. 곳곳에 거북바위, 독수리바위 등의 이름을 단 기암괴석이 자리잡고 있다. 중생대의 화강암으로 원래 바다였던 지역이 융기, 침식을 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한다. 산에서 내려와 말을 타고 초원을 달려본다. 몽골을 여행한다면 몽골말 타기를 반드시 경험해야 한다. 어렵지는 않다. 처음에는 마부가 고삐를 잡은 말을 타고 걷다가 나중에는 고삐를 좌우로 당기며 조금씩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말을 타고 드넓은 초원을 달리는 기분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뺨에 닿는 바람이 다소 차갑지만 오히려 상쾌하게 느껴진다.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과는 또 다른 기분이다. 말을 타고 가다 보면 유목민이 양떼를 몰고 가는 것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눈 내리는 단풍숲 빠져나가는 낙타들… 까만 밤하늘 위 쏟아지는 수만 개의 별 몽골의 젖줄이라 불리는 툴강도 건녔다. 물은 검었고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고삐를 잡은 손이 시렸다. 툴강은 몽골의 중북부에 위치한 칸 헨테인 누루 자연보호구의 헨티산군에서 발원해 테를지국립공원과 울란바토르를 관통해 흐른다. 길이 704㎞의 이 물줄기는 하류에서 오르혼강, 세렝게강과 합류해 러시아의 바이칼호수로 흘러 들어간다. 테를지 여행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밤하늘의 별 감상이다. 밤이면 머리 위 까만 하늘에 별이 돋는다. 수만 개의 별이 불을 켠 듯 반짝인다. 이마 바로 위에 떠 있는 것 같다. 손을 들어 하늘을 저으면 별들이 후드득 떨어져 내릴 것만 같다. 몽골을 여행하는 많은 이들이 별을 찍기 위해 커다란 카메라와 삼각대를 가져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사막과 초원의 공존 ‘엘승타사르하이’ 초원 여행을 끝내고 울란바토르로 돌아와 하루 휴식 후 다시 사막으로 향했다. 울란바토르에서 칭기즈칸 시대 수도였던 하라호름으로 가는 길에 바양고비가 있는데 이곳에 엘승타사르하이라는 사막이 있다. 울란바토르에서 약 280㎞ 떨어져 있다. 차로 네 시간 정도 걸린다. 고비 사막까지 갈 시간 여유가 없는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다. ●사구·사막식생 고스란히 보존 가는 내내 돌산과 드넓은 평원이 펼쳐진다. 끝없이 이어지는 지평선. 가끔 나타나는 흰 점들은 게르고 검은 점은 양떼들이다. 가는 길에 자그마한 마을 한두 곳을 지난다. 운전사는 마을에 들러 민가 문을 두드리고는 들어간다. 얼마 후 나온 그의 손에는 커다란 비닐봉지 두 개가 들려 있다. 뭐냐고 물어보니 석탄이란다. 오늘 밤 묵을 게르의 난로에 넣을 연료다. 보드카를 넉넉히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엘승타사르하이는 사막과 대초원이 공존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초원 한가운데 80㎞나 이어지는 사막이 버티고 있다. 엘승타사르하이는 ‘모래의 단절’이란 뜻이다. 사구와 사막식생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하라 사막처럼 모래가 끝없이 펼쳐진 사막이 아니라 중간중간 나무가 서 있는 황량하고 메마른 땅이다. 실개천이 흐르는 곳도 있어 유목민도 살고 있다. 이곳을 찾은 여행자들은 낙타 타기를 경험한다. 초원을 달리는 승마와는 또 다르다. 승마가 달리기라면 낙타 타기는 산책이다. 낙타는 귀소본능이 강해 고삐를 놓으면 집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낙타주인이 맨 앞에 서서 일행을 이끌어야 한다. 앉아 있는 낙타 등에 올라타면 낙타가 벌떡 일어서는데 이때 높이가 생각보다 높아 놀란다.●하루종일 양고기만… 한 마리는 먹은 듯 낙타 타기를 마치고 게르로 돌아오니 몽골 전통 양고기 요리인 ‘허르헉’①이 준비돼 있었다. 양고기를 큼직하게 잘라 감자, 당근 등의 야채와 함께 양철 통에 넣은 후 불에 달군 돌을 통에 넣어 뚜껑을 닫아 1시간 정도 익힌 후 먹는 요리이다. 독특한 향신료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양고기 특유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몽골인들은 고기를 정말 좋아한다. 아침에 양고기 국수②를 먹고 점심에 양고기 덮밥을 먹는다. 저녁에도 또 양고기 스테이크③를 먹는다. 우리는 운전을 하며 과자나 견과류를 먹거나 껌을 씹지만 우리와 함께한 몽골인 운전사는 양갈비를 뜯었다. 잠시 쉬어 가는 휴게소에서는 양고기를 먹었다. 양고기를 먹으며 하루를 시작했고 양고기를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에이 설마, 그럴리가”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내 대답은 “어, 근데 정말 그랬어”다. 몽골에서 보낸 일주일 동안 양 한 마리는 먹은 것 같다. 울란바토르에 유명한 북한식당이 있다고 하길래 가이드 바다라크에게 특별히 부탁을 해 가서 냉면을 먹었다. 냉면이 나오자 바다라크가 공기밥에 불고기를 잔뜩 올리며 말했다. “정말 한국사람들은 이 음식을 왜 먹는 겁니까? 차갑고 밍밍한 국물에 아무 맛이 안 나는 면을 넣은 이 음식이 그렇게 맛있습니까?” “게다가 고기도 겨우 두세 점 올라 있을 뿐이잖아요.” 그는 면발을 밀어넣는 나를 보며 이렇게 투덜거렸다. ●담백한 세상으로의 초대 언젠가 꼭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곳 몽골. 지금은 언젠가 꼭 한번 다시 가 보고 싶은 곳이 됐다. 드넓은 초원과 메마른 사막, 밤하늘의 별, 들판을 붉게 물들이는 황혼, 그리고 게르에서 먹었던 양고기와 보드카, 함께 한 일행의 생일을 축하해 주었던 마두금(두 개의 현을 가진 몽골 전통 악기)의 선율…. 이 모든 것을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은 서울이다. 카페에서 창밖을 바라본다. 네온사인이 환하고 오가는 차들의 불빛이 어지럽다. 세상이란 왜 이리 복잡하게 생겨먹은 것일까. 세상이 지평선과 노을, 강으로 구성돼 있다면 우리 인생은 훨씬 심플하고 담백해지지 않았을까. 어딘가에서 긴 말울음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은 밤이다. 몽골의 지평선이 그립다.[여행수첩] 몽골항공(MIAT)과 대한항공이 인천~울란바토르를 운항한다. 약 3시간 소요. 초원과 사막 곳곳에 묵어 갈 수 있는 게르식 숙소가 있다. 수세식 화장실과 샤워실을 갖추고 있어 불편하지는 않다. 혼자 자유여행을 하기는 어렵고 가이드와 4륜 구동 차를 이용해 투어하는 것이 낫다. 울란바토르에 평양냉면과 불고기, 순대 등을 맛볼 수 있는 북한 식당 백화원이 있다. 쇼핑을 한다면 카디건, 니트, 목도리 등 캐시미어 제품을 추천한다. 칭기즈칸 보드카는 몽골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고 즐겨 마시는 보드카다. 한국 컵라면 등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넉넉히 사서 차에 실 어두는 것도 편하게 여행하는 한 방법이다. 글 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 가연·라온 3년 연속 미쉐린 3스타

    요리사에게 최고 영예 가운데 하나인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9’에서 한식당 가연과 라온이 3년 연속 3스타를 차지했다. 지난해 1스타였던 알라 프리마(이노베이티브)와 밍글스(코리안 컨템퍼러리)는 2스타로 격상됐다. 새롭게 1스타를 받은 식당은 모수와 무오키 스테이(이상 이노베이티브), 이종국 104, 한식공간(이상 한식), 스테이(프렌치 컨템퍼러리) 등 다섯 곳이다. 미쉐린코리아는 18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들 명단을 발표했다. 미쉐린 가이드는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슐랭이 1900년부터 제작한 레스토랑 평가서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한다. 서울편은 올해로 세 번째다. 올해 가이드에는 지난해보다 16곳이 늘어난 총 191곳이 소개됐고, 별을 받은 레스토랑은 26곳으로 지난해 24곳보다 2곳 늘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식 강세가 이어졌다. 3스타 레스토랑 모두 한식당인 데다 별을 받은 10곳이 한식 기반 메뉴를 내는 식당이었다. 2스타 레스토랑은 1스타에서 격상된 김진혁 셰프의 알라 프리마, 강민구 셰프의 밍글스를 비롯해 총 5곳이다. 1스타 레스토랑은 19개가 선정됐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국감 나온 백종원이 밝힌 ‘골목식당’ 방송하는 이유

    국감 나온 백종원이 밝힌 ‘골목식당’ 방송하는 이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외식경영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화제를 모았다. 백 대표는 외식 창업 열기에 대해 현실적인 진단을 내놓으며 의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은 백 대표에게 SBS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자신의 지역구인 전남 여수에서 찍어달라고 공개적으로 부탁하기도 했다. ‘골목식당’은 장사가 안 되는 외식 자영업자를 찾아가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백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국내 외식업 프랜차이즈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냐”는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을 받았다. 백 대표는 “우리나라는 인구당 매장 수가 너무 많다. 과도하다. 나도 외국에 매장을 내려고 준비해봤지만 미국은 매장을 열려면 최소 1~2년이 걸리고 쉽게 할 수 없다”며 “하지만 우리는 너무 쉽게 식당을 낼 수 있다보니 겁 없이, 준비 없이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백 대표는 골목식당 방송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식당을 하라고 부추기는 것으로 오해하시는데 (그와 반대로) 준비가 없으면 하지 말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백 대표는 외식업을 하면서 호텔업에도 진출한 것과 관련해 “음식점 하는 놈이 호텔까지 진출한다고 오해를 하시는데 저는 예전부터 호텔 안에는 왜 한식당이 없는지, 왜 비싼 식당만 있어야 하는지 불만이 있었고 그것 때문에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일 오해받는 부분이 ‘금수저’라는 것인데, (부친에게서) 돈 받은 것 하나도 없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자신감을 갖고 노력하면 충분히 기회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이용주 의원으로부터 공개 ‘청탁’을 받기도 했다. 이 의원은 “골목식당 방송을 보니 주로 서울로만 가던데 여수에도 청년몰이 있는데 잘 안 된다. 여수에도 와 달라”고 부탁했다. 이 의원의 지역구는 ‘여수갑’이다. 이에 백 대표는 미소를 지으며 “제작비가 별로 없어서 서울에서 반응이 좋으려면 지방으로 가려고 한다. 이번에 대전 청년몰에도 갔는데, 이렇게 청년몰이 많고 힘들어하는 줄 몰랐다”며 “제 마음대로는 안 되지만 방송국에 얘기해보겠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지점 간 관계에 대해서는 “어느 한쪽이 양보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제일 좋은 것은 같이 살아야 한다”며 상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 대표는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백 대표님 가맹점이 손님을 다 빼앗아간다고 한다. 출점을 제한할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가맹점을 잘 키워 점주가 잘 벌게 해 준 것뿐인데 무슨 잘못인지 모르겠다. 너무하신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동상이몽2’ 한고은♥신영수 부부, 결혼 4주년 남이섬 여행 포착

    ‘동상이몽2’ 한고은♥신영수 부부, 결혼 4주년 남이섬 여행 포착

    ‘동상이몽2’ 배우 한고은과 그의 남편 신영수가 엇갈린 첫 키스 기억으로 설전을 벌인다. 오는 17일 방송되는 SBS 예능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에서는 결혼 4주년을 맞아 남이섬으로 떠난 한고은 신영수 부부 모습이 그려진다. 두 사람은 이날 짚와이어를 타고 남이섬에 들어갔고, 달콤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첫 키스와 첫 부부싸움에 다른 기억을 가진 두 사람. 신영수는 “알아볼게”라며 휴대폰을 꺼냈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다른 출연자들은 깜짝 놀랐다고. ‘동상이몽2’ 제작진은 “이후 허기를 달래기 위해 한식당을 찾은 한고은, 신영수 부부는 유쾌한 장난으로 보는 이들을 웃게 했다. 결혼 후 처음으로 결혼기념일을 같이 보낸다는 두 사람의 데이트를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사진=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필리핀서 한국인 또 총격사망… 올해만 3번째

    필리핀에서 한국인이 총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올 들어 벌써 세 번째다. 외교부 당국자는 “26일 오후 필리핀 세부의 프린스코트 모텔 2층 복도에서 우리 국민인 20대 남성 1명이 권총을 맞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27일 밝혔다. 피해자 A(25)씨는 머리와 가슴, 손 등에 8발의 총상을 입고 현장에서 숨졌다. 관광객 신분은 아니었고 지난해 5월 필리핀에 입국해 장기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총성을 듣고 시신을 발견한 모텔 경비원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은 “A씨와 알고 지내던 필리핀인 1명이 사건 발생 전 복도에 함께 있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의 증언에 따라 사건 직후 사라진 현지인을 유력 용의자로 보고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청부살인 가능성은 극히 드물다”며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근래 들어 필리핀에서는 한국인 대상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마닐라 주택가에서 한국인 1명이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졌고 7월에도 한국인 관광객이 총격을 받아 다쳤다. 앞서 2월에는 세부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40대 한국인이 운전 중 오토바이를 탄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필리핀에서 총기 등에 의해 살해된 한국인은 2012년 이후 53명에 이른다. 외교부에 따르면 세부 지역에서만 지난 2월 이후 총기에 의한 사망자가 112명 발생하는 등 안전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꺾을 수 없는 한국 궁사의 활… 그 뒤엔 ‘넘사벽’ 양궁협회

    자카르타 시내 한식당서 도시락 공수 정의선 협회장, 선수들 민원 직접 접수 총감독 “걱정 없이 성적 향상에만 집중” 대한양궁협회는 스포츠계에서 칭송의 대상이다. 다른 체육 연맹들은 엉성한 행정으로 빈축을 사곤 하는데 양궁협회는 일 처리가 늘 훌륭하다는 평을 들어 왔다. 국가대표 선발 방식이 공정하고 선수들에 대한 지원도 ‘전폭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때는 양궁경기장 근처에 리무진 버스와 경호 인력을 배치해 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해 화제가 됐다. 다른 종목 선수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도 이 명성은 이어지고 있다. 2년 전과 마찬가지로 협회에서는 선수들을 위한 휴식 공간을 마련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에 위치한 양궁장에서 불과 600m 떨어진 곳에 호텔을 잡아 뒀다. 훈련이나 경기 도중에 체력이 떨어진 선수들은 잠깐 가서 쉬다 올 수 있다. 무더운 자카르타의 땡볕 아래서 활을 쏘는 선수들의 체력 저하를 우려한 조치다. 선수들 식사 문제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양궁협회는 점심때마다 시내 한식당에서 도시락을 공수해 먹곤 한다. 선수단이 선호하는 메뉴로 식단이 짜여 있으며 혹시라도 더운 날씨에 쉽게 상할 수 있는 음식은 배제됐다. 자카르타의 선수촌 식당에는 김치를 빼고는 한식이 없어서 양껏 식사하지 못하는 한국 선수들이 많은데 양궁 선수들은 이런 걱정에서 비켜나 있다. 이달 초에는 정의선(현대차 부회장) 양궁협회장이 충북 진천선수촌을 직접 방문해 선수단 지원에 부족한 점이 없는지 묻기도 했다. 평소에 대표팀 선수들과 스마트폰 메신저로 스스럼없이 대화를 주고받고 있지만 혹시나 놓친 게 있을까 싶어서 찾은 것이다. 진천선수촌 방문 당시 양궁 선수단에 책과 냉장고를 선물하기도 했다. 아시아양궁연맹의 수장이기도 한 정 회장은 아시안게임 양궁 종목 시상과 한국 선수들 응원을 위해 대회 기간 중 자카르타를 방문할 계획이다. 김성훈 양궁 국가대표팀 총감독은 “한식 도시락이 배달되니까 선수들이 엄청 잘 먹는다. 만족스럽다”며 “외부적인 문제에 대한 걱정 없이 오로지 성적을 잘 내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궁사들은 이번에 전 종목 석권을 노리고 있다. 20일로 사흘째 훈련에 임하며 자카르타의 바람에 적응하고 있다. 남자 리커브의 김우진은 “바람이 다소 변칙적이긴 하지만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카르타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인권위,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 입국…전방위 직권조사

    인권위,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 입국…전방위 직권조사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 입국’ 의혹에 대해 국방부와 외교부까지 전방위적으로 직권조사를 벌인다. 31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이달 26일 북한식당 여종업원들의 집단 입국 사건을 직권조사하기로 했다. 2016년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들이 집단으로 입국한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했는지를 규명한다. 직권조사는 여느 진정 사건과 달리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인권위가 직접 조사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강제성은 없지만, 필요성에 따라 조사 범위를 확대한 만큼 관계기관의 협조 또한 순조로울 것으로 인권위는 예상했다. 앞서 2016년 4월 중국 저장성 닝보에 있는 북한 류경식당에서 여종업원 12명이 집단으로 탈출해 한국으로 입국했다. 이를 놓고 관련 정보기관의 기획 입국이었다는 의혹이 잇따랐다. 인권위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들이 국가정보원장 등을 대상으로 제기한 진정을 조사해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北 여종업원 집단 탈북’ 인권위, 직권조사 착수

    “사건 진상·인권침해 여부 규명”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16년 총선 여론몰이를 위한 ‘기획 탈북’ 의혹을 받았던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사건을 직권조사하기로 결정했다. 29일 인권위는 중국 내 북한 음식점인 류경식당 종업원 12명과 지배인 1명의 집단 탈북 사건에 국가정보원이 관여했다는 등 관련 의혹을 다각도로 들여다보기 위해 직권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 2월부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이병호 전 국정원장 등을 피진정인으로 제기한 진정을 계기로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 종업원들은 2016년 4월 7일 입국 당시 “자유의사로 남한에 왔다”고 밝혔다. 당시 통일부는 입국 이튿날 이 사실을 발표했다. 20대 총선을 닷새 앞둔 날이었다. 그러나 인권위에 따르면 류경식당 지배인이었던 허모씨는 인권위 조사에서 “국정원 직원의 협박과 회유에 따라 집단입국을 실행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종업원은 “지배인 허씨가 협박해 강제적인 상황에서 입국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국정원 외에도 국군 정보사령부가 이들의 입국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불거지기도 했다. 국제 사회도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이달 초 방한 조사에서 이들 종업원과 면담한 뒤 지난 10일 “철저하고 독립적인 진상규명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인권위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이 사건의 진상과 인권침해 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보고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 제3항에 따라 직권조사를 결정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지난 조사에서 집단입국과 관련한 국가기관 개입 여부 등에 대해 관계기관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추후 긴밀한 협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도 지난 5월 민변의 고발로 이 사건을 수사 중이다. 그러나 조사 착수 후 약 2개월간 별다른 진척이 없어 검찰이 정치적인 고민을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탐방 플러스] 한식을 ‘알리다’… 한식으로 ‘돕다’

    [탐방 플러스] 한식을 ‘알리다’… 한식으로 ‘돕다’

    서울의 동쪽, 광나루에 따뜻한 집을 뜻하는 ‘가온’(家溫). 공간의 따뜻함도 중요하지만 그곳에는 마음이 따뜻한 음식이 있다. 종갓집에서 지켜 온 전통 음식의 맛이 살아 있는 ‘나루가온’ 이야기다. 2008년 서울 광진구에서 한식당으로 시작된 나루가온은 2018년 현재 나루가온에프앤씨(주)라는 한식 전문 식품기업이 됐다. 2010년 법인화한 나루가온에프앤씨는 만두류를 중심으로 한식 식품과 식자재를 제조·판매한다. 남양주시에 한식류 전문 제조공장이 있으며 광장동 워커힐 본점을 비롯해 명동성당점, 코엑스 나루국밥 그리고 4개의 현대백화점에 ‘리원’이라는 직영매장을 운영 중이다. 나루가온에프앤씨 성공의 배경에는 기업을 창업해 이끌어 온 박효순 회장의 집안에서 내려오는 손맛이 있다. 박 회장의 집안은 경기도 이천의 유명한 대종가였다. 1년이면 제사를 13~15번 치르는 집안에서 박 회장은 자연스럽게 음식 맛과 손님을 대접하는 자세를 배웠다. 집안에서 지켜온 전통 요리법에 “집밥의 맛, 할머니와 어머니의 아련한 손맛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는 박 회장의 ‘마음 맛’이 더해졌다. 손님이 만족하고 계속해서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편집자 주●다시 돌아와 지키는 가문의 전통 박 회장의 외식사업은 나루가온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IMF 직후였던 1999년에 레스토랑으로 외식업에 뛰어들었다. 유명호텔 조리실장과 호텔지배인을 영입하고 고급 인테리어로 매장을 꾸며 경쟁력을 갖췄다. 그의 첫 성공작인 레스토랑 ‘프로렌스’다. 외식업 성공 노하우는 크랩 전문점, 스파게티 전문점, 이자카야 등으로 이어졌다. 손님이 끊이지 않았고, 매장과 직원은 날이 갈수록 늘어갔다. 문제는 음식이나 장사가 아니었다. 사업이 커가면서 박 회장에게 부담이 늘어났다. 특히 직원들을 운영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스스로 지쳤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모든 사업을 정리했다. 박 회장을 다시 외식사업가로 불러낸 요인은 돈이나 성공이 아니었다. 동부지방검찰청 피해자지원센터에서 민·형사 조정위원으로 활동하며 범죄 피해자 지원의 필요성을 알게 된 그는 도울 방법을 고민하던 끝에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어려운 이들을 도우려는 마음이 따뜻한 집 ‘나루가온’의 시작이었던 것. 박 회장은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 낚시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마음으로 음식으로 전수해주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박 회장은 국내 최초의 민간 피해자지원기구 (사)한국피해자지원협회(KOBA, Korea Organization for Victim Assistance) 수석부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사실 외식사업을 한창 확장할 때에도 박 회장은 한식 브랜드를 개발하지 않았다. 사업적으로 접근하기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접근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을 때, 손맛을 살리는 수고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식, 가장 마음을 담을 수 있는 음식은 역시 한식이었다. 본격적으로 범죄 피해자를 돕는 프랜차이즈를 준비하면서 박 회장은 면이나 만두와 같은 비교적 간편한 한식을 메뉴로 고급화해나갔다. 서울 삼성역 코엑스에 있는 ‘나루국밥’은 프랜차이즈 브랜딩의 중심이다. 박 회장의 어머니인 김영순 할머니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국밥은 옛날부터 줄 서서 먹던 맛집의 깊이가 담겨있다. 박 회장에게 한식 프랜차이즈는 종갓집의 음식을 지키면서 동시에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일이었다. ●종갓집 손맛으로 한식 세계화 앞장 지난해 나루가온은 명동성당 안에 직영점을 열었다. 사업적인 판단으로 확장한 것이 아니라 명동성당의 오랜 제안으로 이뤄진 일이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에서 퓨전 한식이 아닌 정통 한식을 선보인다는 의미가 있었다. 현재까지 결과는 성공적이다. 따뜻한 마음으로 차려낸 한식에 외국인들도 감탄했다. 출장으로 온 외국인들은 그다음에 한국에 올 때 재방문하며 단골이 됐고, 자신들의 나라에 들여가고 싶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일본에서 제안이 있었고 베트남에서도 제안을 받았다. 이런 맛을 쉽게 찾을 수 없다는 말씀들을 하신다”고 외국인 손님들의 반응을 전했다. 박 회장은 이 같은 호평의 이유를 ‘한식다움’에서 찾았다. 한식 세계화를 이야기하면서 떡볶이나 김밥, 잡채 등의 분식을 중심으로 대중화 전략에 치우쳐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지나치게 고급음식인 궁중요리도 일상적인 한식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나루가온에서 외국인들이 감탄하는 메뉴는 우리 민족이 집에서 먹어왔던 가정식이다. 따뜻한 사골국물과 하나씩 빚어낸 만두가 외국인들의 마음을 녹였다. 박 회장은 “명동점은 특별히 신경을 많이 쓰는 곳”이라며 “손님을 대접하려면 드실 때의 반응을 보며 만족하실 수 있도록 응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명동은 외국인들이 많기 때문에 음식 문화가 다른 그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잘 살피고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태기 객원기자 jtk3355@seoul.co.kr
  •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국가 주도 시장화…‘개성·신의주·나선’ 동북아경제 중심에 서다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국가 주도 시장화…‘개성·신의주·나선’ 동북아경제 중심에 서다

    중국 단둥시 중심가에 있는 북한식당인 류경식당에서는 저녁 6시 30분이 되자 종업원들이 한복으로 갈아입고 공연을 시작했다. 공연은 시작과 마무리만 북한 노래이고 나머지 5곡은 모두 중국 노래다. 식당을 채운 손님 30여명 가운데 2명을 빼곤 모두 중국인이어서다. 음식과 공연 모두 중국 손님 취향에 맞춘 이유는 딱 하나, 돈을 더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공연은 사회주의 모자를 쓴 북한식 ‘주체 자본주의’의 단면을 보여 준다.북한을 빼놓고는 ‘동북아 경제지도’ 자체가 불가능하다. 남북 경협은 개성, 북·중 경협은 신의주, 북·중·러 경협은 나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북한이 거부하면 한국은 대륙으로 갈 수 없고, 중국은 동해로 나올 수 없다. 북한도 그 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 북한은 자신들의 지정학적 입지를 디딤돌 삼아 동북아 경제지도의 중심이 되려 한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만난 북한 노동자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인 사업가들, 북한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말하는 현재 북한의 모습은 딱 ‘잘살아 보세’를 외치던 산업화 시기 한반도 남쪽을 떠올리게 한다. 그 당시 국가가 나서서 경제발전을 독려하고 외국으로 광부와 간호사, 건설노동자를 보내던 걸 21세기 한반도 북쪽에서 되풀이하고 있다. 북한에서 파견한 노동자들은 대북제재 와중에도 여전히 중국 곳곳에서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10년 넘게 북한 관련 연구를 하는 남모씨는 “훈춘이나 투먼에선 지금도 북한 노동자 수천명이 기숙사형 공장에서 일한다”면서 “매일 자체적으로 자아비판과 사업평가로 이뤄지는 ‘총화’를 하고 그 결과를 대사관이 보고받는다. 철저하게 북한 당국 관리하에 파견노동이 움직인다”고 말했다. 단둥 현지조사로 박사 학위를 받은 문화인류학자인 강주원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단둥에 나와 있는 북한노동자는 2만명 규모”라고 밝혔다.북한 노동자들은 중국에서 인기가 높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일을 잘하는 데다 성실하기 때문이다. 남씨는 “훈춘에 있는 한 중국 식당이 중국인 종업원 8명을 쓰다가 북한 종업원 4명으로 바꿨는데 일을 더 잘한다고 칭찬하는 걸 들었다”면서 “중국만 해도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 한국에서 동남아 노동자를 찾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한 중국인 사업가는 의류를 생산하는 북한 공장과 거래하는 게 무척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북한 공장에 200명이 일하는데, 500명으로 늘리자고 제안했다”면서 “북한 공장을 방문해 보니 마감시간을 맞추기 위해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일하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정은이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를 ‘북한식 발전국가’로 표현했다. 그는 “1990년대엔 자생적으로 시장이 발생했다면 지금은 국가 스스로 계획경제 안에서 시장을 포괄하려 한다”면서 “한마디로 ‘국가가 주도하는 시장화’다. 시장이 발달하면 북한 체제가 붕괴할 거라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순진한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최응구 베이징대 조선문화연구소 명예소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박봉주 총리에게 경제정책을 일임한 뒤 젊고 해외를 아는 240명을 모아 연구팀을 꾸렸다”면서 “이들은 수년 동안 한국, 중국, 미국을 연구하고 있다. 북한은 지금 이들이 세운 경제개발계획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변화상은 북한에서 온 보따리상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달 28일 오전, 훈춘에 있는 한 세관 앞에서 북한에서 온 보따리상 일행 5명과 조심스레 대화를 나눴다. 함경북도에서 같은 동네에 산다는 이들은 50대에서 70대 여성들이었다. 훈춘에 있는 친척 방문 목적으로 정식 도강증을 발급받아 1개월을 체류한 뒤 귀국하기 위해 세관 검사를 받는 중이었다. 현재 동네에서 인민반장을 맡고 있거나 맡았던 경험이 있었다. 두 명은 자식이 군복무 중이었고 한 명은 남편이 공무원이었다.이들은 모두 화가 나 있었다. “친척들이 조금씩 생활에 보태라고 옷이며 각종 물건들을 줬는데 세관에서 못 가져가게 막는다”면서 “중국이 미제 승냥이들한테 머리를 팍 숙이고 있다”고들 했다. 김모씨는 “여기 올 때 버섯, 고사리, 다시마, 까나리, 젖은 물고기를 가져왔는데 세관에서 못 가져가게 해서 다 두고 왔다. 귀국할 때 찾아가라고 하더라”면서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하니 이번에는 우산이나 옷걸이조차도 ‘쇠붙이라 안 된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모씨는 “난 원래 훈춘에서 태어났다. 갓난아기 때 아버지 등에 업혀서 조선으로 넘어왔다”면서 “당시만 해도 조선족들은 물론이고 한족들까지 두만강을 건너와 쌀이며 옷, 숟가락, 젓가락까지 얻어 갔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는 그때 하나라도 더 쥐여 주며 정성으로 보살펴 줬다”면서 “중국이 이제 좀 잘살게 됐다고 우리를 이렇게 괄시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세관에 신고하기 위해 적은 물품은 겨울옷, 바지, 속옷, 와이셔츠, 아동복, 사탕, 쌀, 담요, 가루비누, 맥주, 자전거, 우산, 옷걸이 등 일상용품이 대부분이었다. 이들과 두 시간 넘게 얘기를 나눠 보니 행동이 생각보다 훨씬 자유로웠다. 기자의 말을 듣자마자 대뜸 “남쪽에서 왔습니까?”라고 묻더니 “연길(옌지)에서 왔다. 사업차 이남을 많이 다녀와서 그렇다”고 둘러대자 더 묻지도 않았다. 크게 개의치 않는 느낌이었다. 이들은 주요 소식도 얼추 파악하고 있었다. “북·남 수뇌회담을 생중계로 보는데 눈물이 났다. 문재인 대통령 부모가 함흥사람이라더라”며 호감을 보이기도 했다. 1990년대 기근 사태, 이른바 ‘고난의 행군’ 이래 북한 각지에서 활발하게 생긴 장마당 얘기도 했다. 박모씨는 “중국 장마당은 너무 지저분합니다. 우린 여기처럼 질서 없게 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깨끗하게 하는지 모릅니다. 한군데 정해 놓고 거기서 장사합니다”며 북한과 중국의 장마당을 비교했다. 박씨는 이어 “학생들은 장마당 출입금지다. 공부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관공서의 통제를 벗어난 장마당이 아닌, 당국이 관리하는 시장이 작동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최근 북한 경제상황이 좋아졌다는 것도 느껴졌다. 최모씨는 “요즘은 인구가 많아지니까 새 집을 많이 짓는다”고 했다. 김씨는 “여기 쌀 값이 우리보다 비싸다. 우리 동네에선 중국돈으로 3위안이면 쌀 1㎏을 살 수 있다”면서 “요새 새 옷이 유행이다. 헌 옷은 장마당에서 아무도 사질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돈 100위안이면 우리 돈으로 12만 5000원가량”이라면서 “그걸로는 네 식구 먹고살기 힘들다. 200위안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급으로 받는 쌀은 실제 먹는 쌀의 절반가량”이라면서 “먹고살려면 늙은이들도 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친척방문으로 중국에 와서 각종 물건을 고향으로 가져가려고 하는 건 말 그대로 “살림살이에 보태려는” 의도였다. 최씨는 “집에서 재봉틀로 재단을 한다”고 했다. 가내수공업으로 옷을 만들어 파는 셈이다. 이들은 세관을 통과하면 친척들이 차를 가지고 마중 나올 거라고 했다. 이들은 세관에서 트럭에 실어 놓은 물건을 모두 풀어 놓고 검사를 받으라고 한다며 걱정이 태산이었다. 저녁 무렵 이들 가운데 두 명을 다시 만났다. 트럭 맨 위에 있는 물건 몇 개만 빼고는 다 통과시켜 줬다고 했다. 공식적인 대북제재와 현실 속 대북제재의 간극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씨는 “몇 년만 지나면 우리 조선이 잘살게 될 것”이라면서 “지하자원도 많고, 한다고 결심하면 일치단결해서 해내는 인민들 아니냐”고 했다. 이어 “함경북도엔 유명한 온천이 여럿 있다”면서 “통일 되면 놀러오시라요”라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단둥·옌지·훈춘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베이징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먹방에 그릇 담론이 빠진 건 민망한 일이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먹방에 그릇 담론이 빠진 건 민망한 일이죠”

    박영봉 법기도자 사무총장이 말하는 그릇이 빠진 ‘먹방’이란텔레비전을 틀면 언제든지 ‘먹는 방송(먹방)’이 나온다. 한밤중이고, 새벽이라도 먹는 프로그램이 흐른다. 종편이든 지상파 방송이든 마찬가지다. 유명 요리사를 스튜디오로 불러 음식을 급하게 만들어 먹거나, 연예인 몇 명이 식당을 찾아가 둘러앉아 음식을 먹어 ‘치운다’. 그저 많은 양을 먹는 것으로, 시시껄렁한 이야기로 웃음을 주는 그런 먹방이 ‘시청률 승부’에 안간힘을 쏟는 것 같아 측은하게 보이기도 한다. 이런 먹방에 쓴소리를 하며 “음식은 종합 예술이니 그릇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푸드 칼럼니스트’ 박영봉 씨를 만났다.그는 비영리 민간단체(NPO) 법기도자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경남 양산시 동면 법기리에서 생산된 도자기 가치를 재조명하고 있다. 옛 가마터의 사금파리 하나에서 가치를 찾고 있다. 법기리는 1611년부터 수십 년간 일본에 차 사발을 만들어 수출했던 곳이다. 1963년 전남 강진의 고려청자 가마터와 함께 국가사적(100호)으로 지정돼 있다.  ●“살아있는 요리와 죽은 음식을 결정하는 건 그릇” - 먹방이 대세이지만 그릇의 비중이 너무 낮다. ☞ 네. 먹방 쿡방은 프로그램 제작비도 저렴하고 혼자 살거나 다이어트 하는 시청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구미를 당겨 시청률도 담보가 되지요. 먹는다는 것이 인간의 욕망 내지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행위이면서 국가 경제에서 내수를 떠받치는 기둥이니 정부에서 ‘건강한 방향으로’ 장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먹방이 단순히 먹어치우는 차원을 넘어 스토리텔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지 못한 현실을 보면 허기진 우리 사회의 단면을 반영하는 것 같아 좀 씁쓸하기도 합니다. 일본 요리책에는 요리 이름과 함께 그릇의 이름이 같이 적혀 있습니다. 그릇의 역할을 얼마나 중요하게 받아들이는지 보여주지요. 일본의 유명한 도예가이자 미식가였던 ‘기타오지 로산진’(北大路 魯山人·1883~1959)이란 사람은 ‘그릇은 요리의 기모노’라고 했습니다. 살아있는 요리와 죽은 음식의 경계를 짓는 것이 그릇이라고 할 정도로 그릇을 중요시했죠. ●“유명 요리사들, 그릇에 대한 자신 만의 철학 갖춰야” - 먹방 제작자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예전에 일본 교토에서 갔을 때 충격적인 일을 겪었습니다. 1000엔도 안 되는 라멘을 주문했는데 ‘맘에 드는 사발을 선택해 달라’고 하더라구요. 요리는 음식 그 자체 뿐만 아니라 이를 둘러싼 모든 것이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죠. 음식에 비해 그릇 담론은 너무 초라해 언급하기가 민망합니다. ‘요리와 그릇은 한 축의 두 바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일상 식생활까지는 아니더라도 TV에 나오는 유명 요리사나 먹방 프로그램에서는 그릇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들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음식의 차림멋을 완성하는 것도 실상은 그릇이지요. 방송 제작자들이 이런 인식이 없으니 슬프게도 우리에겐 ‘그릇론’이 생소한 분야이지요. 맛있게 먹자면서도 미학이 빠졌으니 철학의 부재라고 생각합니다.●“도자기는 어렵다고 피하는 건 고객 아닌 주인 중심” - 우리 도자기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런데 멜라민 수지 그릇을 많이 쓴다.☞ 속리산에 간 적이 있었데, 제법 알려진 한식당에 갔죠. 관광지치고는 만만찮은 가격이었지만 홍어에 인삼튀김, 산나물 등 어마어마한 반찬 가짓수에 가격 불만이 없어졌습니다. 그 집 음식을 안주 삼아 칼럼을 썼던 적이 있습니다. 내용이 멜라민수지 그릇이나 음식 특성에 따른 제공방법, 상차림에 대한 무개념 등이었다. 주인이 보면 항의가 거셀 것 같아서 지명이나 상호를 밝히지 않았지요. 칼럼이 나오자 제 시각에 대한 관심보다는 그 식당이 어디냐고 묻는 전화들만 왔다고 합니다. 식당 주인들에게 물어보면 당연히 자기들도 도자기 그릇에 음식을 내놓고 싶다고 하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도자기 그릇은 무겁고 다루기 조심스러워 멜라민 수지를 선택한다고 해요. 식당은 본질적으로 서비스를 파는 직종인데, 식당들이 그릇을 손님이 아니라 주인 중심으로 선택한 것이지요. 그건 서비스 첫 단추부터 잘못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요즘엔 다행히 좋은 그릇을 쓰는 집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지만 요리를 보는 시각을 돌아보거나 반성해야 할 일입니다. 수많은 음식 블로거도 이런 부분에서도 관심을 주문합니다.   ●“양은냄비 라면에 낭만타령은 그만···그릇 담론 절실” - 멜라민 수지 그릇은 편리한데 비판이 너무 거셉니다.☞ 멜라민 수지가 아니라 그릇에 대한 시각을 말합니다. 멜라민 수지가 보통은 안전하지만 일정한 온도 이상에서는 나쁜 성분이 침출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주의사항이기도 합니다. 고온에서 튀기는 조리 기구를 멜라민 소재로 만든 것은 본 적이 있나요? 결이 좀 다른 이야기지만 이참에 양은냄비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습니다. 양은냄비란 알루미늄에 산화알루미늄 피막을 입힌 냄비이죠. 일반 냄비보다 가볍고 열전도율이 높아 음식이 빨리 익으며 쉽게 녹이 슬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지요. 근데 방송을 보다 보면 새 냄비를 사다가 일부러 찌그러트려 오래된 느낌을 내는 가게를 본 적이 있습니다. 놀라운 일이죠. 피막이 벗겨지면 교체를 권고합니다. 알루미늄은 인체에 축적되면 배출이 어려운 금속이니깐요. 그런데 ‘낭만적이네’, ‘서민적이네’, ‘라면은 이래야 되네’하는 이 찌그러진 인식은 왜 바뀌지 않는 걸까요? ‘몇십 년간 먹어보았는데 괜찮더라’ 등의 경험치로 합리화되는 현실 속에서 ‘그릇 담론’이 더 절실합니다. - 도자기 그릇만 좋은 건 아니잖아요.☞ 음식에 어울리는 그릇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거죠. 시골에 가다 보면 이제 할머니들도 커피를 마시는데 밥그릇에 내줍니다. 이분들은 그릇 크기나 색상에는 관심 없죠. 이분들에게 그릇 이야기를 할 것은 못 되지만 상황의 느낌은 알겠지요. 요리에 따라, 계절에 따라 그릇 선택법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요리인이 갈고 닦아야 할 감각입니다. 군대나 급식소에서는 식판이 어울리고, 들에서 일할 때는 바가지에 나물과 고추장으로 비빔밥을 해 먹어도 좋습니다. 야외에서 많은 사람이 먹는 도시락을 도자기 그릇으로 사용하라고? 그건 아닙니다. 유리그릇이나 은제, 칠기 또한 품격있는 그릇입니다.-그릇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가지게 됐나요.☞ 우연한 기회에 ‘아사카와 다쿠미(淺川巧·1891~1931)’라는 일본인을 접하게 됐지요. 조선총독부 산림과에 근무한 평범한 사람인데 조선옷을 입고 조선말을 쓰다 마흔 살에 죽었지요. ‘이 땅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은 이 사람이 특이해 그를 연구하면서 일본을 드나들었습니다.(그의 무덤은 서울 망우리에 있다) 일본을 드나들면서 느낀 점이 음식점에서 멜라민 수지 그릇을 거의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게 신기해 다쿠미를 미뤄두고 계속 파보니 그 뿌리에 ‘기타오지 로산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한국에 전하고 싶어서 책도 냈습니다. ‘로산진 평전’ ‘요리 그릇으로 살아나다’ ‘요리의 길을 묻다’ 등을 내면서 도자기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미뤘던 다쿠미는 지난해 소설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으로 출판했습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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