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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러,북한에 핵상호사찰 촉구/부시­옐친 공동성명

    ◎“IAEA협정·한반도비핵화 준수돼야”/KAL기피격 진상공개 약속/옐친/“사건전모 밝힐 극비문서 추적중” 【워싱턴=이경형특파원】 조지 부시 미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17일 정상회담을 끝내고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영변핵시설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과 함께 남북한이 합의한 상호사찰도 동시에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공개적으로 북한에 남북한상호사찰을 수락하도록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는 핵무기 개발을 포기시키려는 국제적 압력강화로 풀이된다. 그러나 양국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영변에 건설중인 핵재처리 시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반도의 핵비확산문제에 대한 공동성명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협정은 물론 신뢰할 수 있고 효과적인 상호사찰등 핵비확산조약과 남북한 합의상의 의무를 북한이 완전히 준수해야만 한반도 핵문제에 대한 국제적 우려를 해결할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은 핵무기확산에 반대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원하며 한반도비핵화에 관한 남북협정을 환영한다고 말하고 특히 이 협정이 한반도의 화해·안정·안보·지역평화 강화에 근본적으로 기여한다고 지적하면서 협정의 완전한 실행을 촉구했다. 한편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이날 대한항공(KAL)여객기 피격사건의 전모를 밝힐 극비 문서를 추적중이며 발견될 경우 즉각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KAL기 사건진상에 관한 첫 단서가 지난해 8월20일 쿠데타 와중에서 처음으로 자신에게 입수됐다면서 『당시 우연히 관련문서 일부가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AP 로이터 연합】 옐친대통령은 이날 공산주의는 사멸했으며 공산주의가 러시아땅에서 다시 소생하는 것을 허용치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옐친대통령은 이날 미상하양원 합동회의 연설을 통해 『세계는 다툼과 증오,잔학한 행위를 만연시켰던 공산주의의 우상이 무너진데 대해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면서 『우리땅에서 공산주의가 다시 일어서는 것을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핵관련 공동성명 러시아와 미국은 핵무기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지하면서 한반도의 핵확산금지를 강화하는데 있어 긍정적인 변화가 있음을 주목한다.양측은 91년 12월31일의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남북한 선언을 성원하며 이 지역 평화와 안보,그리고 한반도의 화해와 안정에 필수적으로 기여하게 될 이 합의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한다. 양측은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와 맺은 안전협정을 비준한 것을 환영하며 북한이 핵시설의 적절한 안전을 위해 이 기구와 더욱 협력할 것을 요청한다.북한은 믿을수 있고 효과적인 상호사찰과 함께 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전협정을 포함,핵확산금지조약과 비핵화 공동선언이 요구하는 의무를 완전히 준수함으로써 한반도 핵문제에 관한 국제적 우려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 환경정책의 새 차원(사설)

    1백75개국 대표,1백14개국 정상들이 모였던 리우의 유엔환경개발회의가 막을 내렸다.원래 즐겁게 모였던 회의가 아니었고 인류의 생존이 부딪힌 지구환경보전의 대안이 과제였으므로 회의의 거대함에 비추어 오히려 허망한 실망이 나타나 있기도 하다.선언과 실천강령,그리고 기후변화협약과 생물다양성 협약들이 채택되기는 하였으나 이 준비됐던 문서들의 어느것에서도 강제의무조항들은 대부분 삭제되거나 약화되었다.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예측했던 것보다 더 강력하게 힘겨룸에 나서 국익추구를 시도했고 따라서 선진공업국과 저개발국간의 갈등은 더욱 선명하게 표출되는 양상도 만들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역사적 의의는 크다고 해야겠다.비록 구속력이 없는 협약으로 첫걸음을 내디뎠다 하더라도 이 수준의 협약을 통해서도 앞으로 각국은 자국의 경제정책 결정이 지구환경에 미치는 결과를 고려해야만 한다는 것에는 모두 동의한 셈이 되었고 이로써 국제법상 발전의 새로운 개념이 확립되었다는 것은 귀중한 결실이다. 그리고 이 새 개념은 막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생태학적 과제들에 있어서도 각국은 자신의 자연이 국내법을 초월해 존재한다는 생각을 해본 일이 없는 것이 과거였다면,이제 리우회의이후부터는 이 생각을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점에서 생물다양성협약도 결국은 공동의 구속력을 가지는 방향으로 결코 느리지 않게 진전이 될 것이다. 우리의 환경회의 대처는 리우환경회의에서는 성공적이었다고 보인다.개도국들을 대변하는 입장을 분명히 표현했고 「아젠다 21」에 기술의 강제실시권을 삽입시키기도 했으며 아시아지역의 결속도 촉구했다.대세에 따라 반대키로 했던 협약들에 서명을 한 것도 흐름을 빠르게 본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일반원칙들을 조율해본 환경회의에 있지 않다.건강한 지구살리기라는 대원칙이 이제 확고해진이상 결국 산업은 그린산업으로의 새단계를 갖게 된다.이 단계란 곧 자연을 고전적으로 지키기만 하는 단계가 아니라 새 기술에의 싸움이다.뿐만 아니라 모든 생산품들에는 환경비용을 덧붙이는 결과도 낳게 한다.선진기술들은 또 협약을 내세워 환경장벽도 더 높이게 할 것이다.부시가 생물다양성협약에 의외로 반대를 하고 나선 것도 기술의 기득권은 양보할 수 없다는 것 때문이다.즉 개도국에서 발견되는 생물자원에의 로열티는 인정하면서 선진국에서 개발되는 생명공학에의 특허권은 분명하게 보호되지 않을 우려가 있다는 점에 끝내 양보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 새 조건들에서 우리의 산업과 기술은 어떻게 발전을 유지해갈 수 있는가를 시급히 들여다 봐야 한다.혹시 이번 리우회의가 얼마쯤 막연하게 되었다는 점에서,시간을 벌었다거나 한숨 쉴 수 있게 되었다는 감각을 갖는 것처럼 새로운 우를 범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지속가능한 개발이 제로성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탄산가스 배출량 규제도 실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단지 에너지 효율화의 새 기술적 대응을 의미할 뿐이다.환경보호와 개발을 공존시킬 수 있는 산업적 과학적 기술확보에 새삼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이런 관점에서 환경정책은 이제부터 새 차원으로 들어서야 할 때이다.
  • 우리경제계 큰 타격 없을듯/기후·생물다양성협약서명과 국내파장

    ◎「환경교역무기화」 막아 일단 “숨통”/그린산업 육성등 대응 서둘러야/서구선 협약등 내세워 「환경장벽」 더 높일듯 국내 경제계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리우회의를 통해 우리경제계가 타격을 입은 부분은 없다. 몇몇 부분은 당초의 우려와 달리 오히려 불확실성이 제거됨으로써 리우회의전보다 훨씬 편한 입장에서 대책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결과는 회의 참여국들의 국익지상주의 입장때문이다. 우리정부와 업계가 리우회의를 통해 가장 가슴을 졸였던 부분은 기후변화협약과,환경·무역의 연계가능성이었다. 이 두부분 모두 정부 당국자들의 예상보다 더 우리업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아젠다 21」은 환경과 무역의 연계가능성과 관련해 환경을 무역규제의 수단으로 삼을 수 없도록 못박고 당초 뉴욕예비회의에서 고려됐던 상품의 제조원가에 환경비용을 덧붙이는 조항을 삭제했다.이는 일단 환경을 구실로 삼아 선진국이 자의적으로 무역규제를 일삼을 가능성을 견제한 것이어서 국내 업계가한숨을 돌리게 됐다.그러나 선진국들이적절한 환경기준을 지키지 않아 염가로 제조된 수출품에 대해 국내입법을 통해 상계관세를 물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규제하려던 기후변화협약체결은 미국과 산유국등의 적극적인 반대로 진전을 보지 못했다.「아젠다 21」역시대기보전과 관련해 화석연료 과다소비국 및 에너지다소비 산업의존형 국가들의 사정을 특별히 고려한다는 예외조항을 삽입함으로써 우리와 같은 처지에 있는 나라들의 숨통이 트였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일정수준으로 제한한다는 조치는 산업전체구조를 바꿔야하는 것이어서 개도국 업계에는 더이상 치명적인 것이 없다.이 문제가 각국의 국익다툼으로 유야무야 됨으로써 개도국들은 보다 시간적 여유를 갖고 대처방안을 찾을 수 있게된 셈이다. 우리정부와 업계의 입장에서 예상외의 수확은 「아젠다 21」에 기술의 강제실시권을 삽입시킨 점이다. 선진국 환경기술의 이전문제에 대해 우리정부는 어느 개도국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왔다.다른 개도국들이 기본기술수준의 미흡으로기술보다는 자금공여폭의 확대에 더 관심을 가졌던데 비해 우리나라는 기술이전문제에 초점을 맞춰왔고 이러한 노력이 기술의 강제실시권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이 조항은 선진국의 민간업자들이 가진 환경기술을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적정가격에 강제로 구매할 수 있게 한 것이어서 선진다국적기업들의 횡포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재원문제에서 개도국의 주장인 별도의 환경기금설치는 관철되지 못했다.개도국이면서도 선진국협의체인 경제협력개발기구의 가입을 검토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자금의 대폭적인 증액이 국익에 맞지않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면 자금수혜자가 아닌 공여국이 되고 우리의 부담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오는 2000년까지 선진국들이 GNP의 0.7%를 ODA(공적원조)에 기탁하도록 노력한다는 선에서 절충이 돼 우리로서는 이익도 손해도 없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삼림문제에서도 당초 법적구속력이 있는 삼림의정서의 채택이 논의되다가 강제성이 없는 삼림원칙으로 격하돼 주요 목재수입국인우리나라로서는 역시 다행한 일이 된 셈이다. 다양한 의제들에서 유럽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환경규제입장은 관철되지 못했다.그러나 선진국들은 이번회의의 실패를 가트나 다른 기구 또는 협약을 통해 만회하려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
  • 주민­경찰 방범공청회/진경호 사회1부 기자(현장)

    ◎「범죄와의 전쟁」 전우로서 더 가까이 12일 하오 서울 중랑구 상봉2동 뉴월드예식장에서는 「생활방범공청회」라는 이색모임이 열렸다. 일반인들이 듣기만해도 섬뜩한 강도·절도 등 생활주변의 범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짜내기 위해 서울중랑경찰서소속 경찰관과 이 지역주민등 1백50여명이 머리를 맞댄 것이다. 『경찰관 한명이 주민 8백명을 담당하고 있는게 오늘날 우리 경찰의 실정입니다.순찰차량이 매일 22차례 관내를 돌면서 범죄예방에 나서고 있습니다만 주민들의 보다 적극적인 협조없이는 효과적인 대책마련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영준방범과장의 현황소개가 있은 뒤 주민들의 피해사례에 대한 「발표」와 평소 경찰에 대한 소감등이 이어졌다.『몇달전 강도를 당해 두려움속에 금품을 모두 빼앗겼습니다.그러나 더 괴로웠던 순간은 잡힌 범인들이 다시 내집에 와 현장검증을 할 때였습니다』 쌀가게를 운영하는 장헌영씨(41)는 현장검증 때문에 피해자가 이중으로 시달린다고 토로했다. 김택곤씨(37·교사)는 『길에서 이른바 「아리랑치기」를 당한뒤 범인과 함께 경찰조사를 받으면서 개인적 사항이 모두 범인에게 알려지는 바람에 또다른 보복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면서 피해자의 신변을 철저히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신고정신을 아쉬워하는 경찰의 목소리도 작지 않았다. 면목2동 파출소장 윤재남경위는 『전세금 2백만원을 몽땅 길에서 강도당한 60대 할머니의 신고를 받고 범인을 쫓았으나 사람들이 모두 못본 척해 결국 범인을 놓쳤다』면서 『망연자실해 앉아있는 할머니를 보는 순간 옷을 벗고 싶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김재덕형사과장은 설문조사를 가장해 전화로 부부의 성관계와 관련된 비밀을 알아낸뒤 이를 협박수단으로 사용해 부녀자에게 금품을 뜯어내는 「전화제비」등의 신종범죄를 소개하면서 주부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당부했다. 2시간남짓 계속된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속시원한 범죄예방대책을 끌어내진 못했지만 가깝고도 먼 것 같던 경찰과 주민들의 사이를 「우리」라는 묶음으로 만든것 같다』며 매우 흡족해 했다.
  • 건축비리의 전시장/김학준 사회3부 기자(현장)

    ◎다세대주택 「뇌물사슬」에 아연 『마치 건축과 관련돼 일어날 수 있는 비리의 전시장을 보고 있는 느낌입니다』 10일 상오10시 수원지검 특수부 조사실. 경기도 화성군에서 다세대주택을 불법분양한 박찬영씨(46·구속)를 조사하던 김광수수사관(39)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그의 책상에 수북이 쌓여 있는 관련자들의 조서에는 현직 부시장·경찰관·세무서직원·은행원·한전직원·건축사·지방지 신문기자등 그 지역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의 이름이 곳곳에 보였고 그들이 박씨로부터 받은 돈의 액수,받은 과정들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조서철을 뒤적이던 김수사관이 한숨섞인 말투로 한마디를 더 내뱉었다. 『돈을 뿌린 박씨도 나쁘지만 지위를 이용해 맡긴 돈을 찾아가듯 꼬박꼬박 받아 먹은 사람들이 더 문제가 많습니다』 그러자 김수사관앞에 앉아 있던 박씨는 『관행상 어쩔 수 없어서 줬다』는 변명만을 되풀이했다. 그의 표정에는 반성의 빛이나 앞날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남들도 다하는 일인데 나만 재수가 없어 걸렸다」는 억울함이짙게 배어 있었다. 김수사관은 보름전 이 사건을 「인지」해 수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흔히 있는 사건이려니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상 박씨를 불러 조사해 보니 건축허가와 관련된 기관의 비리가 「고구마 캐듯」줄줄이 드러나더라는 것이다. 김수사관이 수사대상으로서 조사한 사람은 모두 20여명에 이르렀고 그 바람에 그는 보름 동안 거의 밤잠을 자지 못하고 일에 매달렸다고 했다. 조사결과 박씨가 그동안 로비자금으로 쓴 돈은 모두 1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박씨가 다세대주택 60가구분을 분양해 받은 총액 22억원의 4.5%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이같은 사실을 밝혀낸 김수사관은 처음에는 어이가 없어 피식 웃었지만 이내 섬뜩한 기분이 들더라고 말했다. 분양가의 4.5%가 검은 돈으로 쓰였다면 건축공사는 그만큼 부실하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에서였다는 것이다. 이 사건 수사를 지휘한 함승희검사(41)는 『이번 사건은 우리사회 각 분야에 만연된 구조적 비리의 단면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개탄했다. 함검사는 박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람이 20여명에 이르는 데도 4명만을 구속 또는 입건한데 대해 『받은 돈이 소액이거나 그 성격이 확실치 않아 사법처리를 하지 못했다』면서 『죄질로 봐서는 모두 중벌을 내려야 하는데…』라며 아쉬워 했다.
  • 「포용3조건」제시,JC측과 물밑대화/YS의 쉴틈없는 발검음

    ◎노 대통령에 사과·「모임」 해체 내걸어/이 의원 반응따라 조만간 「처리」 결론 민자당의 김영삼대통령후보는 25일 하룻동안 공식일정만도 5개로 빡빡한 스케줄을 강행군. ○…김후보는 이날 상오 상도동자택에서 사돈과 함께 조찬을 한뒤 10시 청와대 신임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정오에는 김영삼후보추대위 산하 여성분과위원회(회장 김정례고문)해단식에 참석,위원들과 함께 오찬. 김후보는 이어 하오2시 전직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헌정회(회장 김주인)를 방문,대통령 선거전에서의 협조를 당부. 김후보는 이 자리에서 『여러 정치선배들 가운데 특히 대학시절 은사인 안호상선생을 뵈니 감회가 깊다』며 『여기 계신 분들은 오욕된 헌정사와 험난했던 과거를 몸소 지켜본 산 증인들로 존경한다』며 협조를 요청. 헌정회의 김회장은 이에 대해 『김후보는 평생 의정활동에 몸 바친 분이므로 변화와 불신의 시대에 국가경영을 잘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화답하고 『철학을 전공하셨으니 「변하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다」는 헤겔의 말을 잘 간직하고 특유의 뚝심으로 대도를 개척해 달라』고 주문. 송방용부회장은 『좀 듣기 거북한 소리겠지만 헌정회의 의견을 수렴한 충고를 하겠다』고 전제하고 『임금이 올라 수출이 안되고 물가 때문에 서민의 한숨이 늘고 비리척결은 말뿐이며 공직사회의 부패는 만연하고 금융실명제는 보류됐다』며 이들 문제의 해결을 촉구. 이에 김후보는 『양약은 입에 쓴 법』이라면서 『좋은 말씀에 감사한다』고 대답. ○…집권 여당 대통령후보로서의 이날은 김후보의 공식 행보와는 달리 이종찬의원에 대한 김후보측의 움직임은 물밑에서 부산하게 전개. 김후보측은 이의원과 경기고 동창이며 곧 사돈이 될 정재문의원을 접촉창구로 활용,징계철회조건으로 ▲노대통령과 당에 대한 사과 ▲광화문사무실 폐쇄와 「새정치모임」해체 ▲전당대회 무효선언 취소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의원측이 이를 수용할 경우 포용한다는 방침. 이와함께 김영구신임총장등 당지도부는 조만간 이의원 및 측근 인사들과 접촉,당의 화합차원에서 경선결과에 승복하고 정권재창출에 협력해 줄것을 요청할 계획. 당의 주류는 김후보가 일단은 이의원을 최대한 포용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의원이 이를 거부할 경우 징계하는 것이 「모양새」가 좋은만큼 이번 주초 예상됐던 당기위 소집도 양측의 대화가 어떤 형태로든 결말이 난뒤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의원의 태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희박하고 이의원이 당내에 「조용한」비주류로 잔류할 확률도 전무한 만큼 금명간 결론이 날 전망.
  • 우리의 「핏줄」을 돕자/김지연 소설가

    지난 며칠간 신문 TV를 통해 LA사태를 지켜보면서 흥분과 울화로 가슴을 죄었다.흑백인종차별에 느닷없이 불덩이를 안게된 교민 가게의 약탈 현장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면서,원인·동기 여하간에 어처구니 없는 허탈감과 함께 열기부터 솟구쳤던 것이다. 시어머니한테 욕먹은 며느리가 부엌바닥에 엎드린 강아지 배때기 걷어차듯,교민들의 형상이 그런 만만한 대접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젊은 교민 여인이 보도기자들을 향해 『당신들은 왜 우리가 이렇게 당해야 하는지,이유를 알면 말해달라고』고 울부짖듯 따져드는 TV장면에서는 울컥 눈물까지 모두어지면서 그 여인과 한마음이 되었다. 십수년 밤 잠 안자고 악착같이 살아 일군 기반을 하룻밤에 날리고 탈진하여 퍼질러 앉은 처절한 교민의 모습에서 더불어 암담함과 막막함을 느끼기도 했다.한숨이 절로 터졌다. 가당찮은 이유로 하룻밤 사이에 약탈당한 내 반평생을 어디에 호소하고 되찾아야 할 것인지 한인촌 1천3백여 교민들의 절망이 모국의 동포들 가슴에도 묵직한 아픔으로 전달되어 왔다. 그러나마냥 주저앉아 있을 계제가 아니듯 강인한 한국인답게 교민들은 스스로 손과 손을 고리로 걸어 재활의 단합대회를 가졌고,그것을 바라보는 모국의 형제들은 뿌듯한 심정들로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정의에 용기있고 정이 많았다.내 혈육에 대한 정은 유독 각별하여 죽어가는 자식과 부모에게 피와 살점까지 베어먹일만큼 희생·헌신적인 면이 있었다. 이제 모국의 부모형제·친지인 우리가,하늘이 내려앉은 절망감에서 스스로 일어서려 안간힘을 다하는 우리의 핏줄들을 위로하고 부축해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우리는 일상사에서 좋은 일에의 축하는 기쁨을 더욱 배가시키지만 어려웠을때 슬픈 일을 당했을때 받은 위로와 격려는 평생 고마움과 함께 잊혀지지 많음을 경험한다. 특히나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유일한 지주이자 의지인 모국이 내 가장 참담할때 손을 뻗어줌은 그들의 가슴을 울게하는 감동이 될 것이다. 모국의 우리 핏줄들은 당연히 그들의 손을 잡아 일으켜야 한다.모국·본국·핏줄로서의 의무이기도 하다. 소수민족들이 집결된 대국의 한 모서리에서 단군의 자손인 내 혈육들이 비칠댐은 바로 한국 전체가 비칠댐과 다름 없다. 우리의 교민들이 미국 땅에 심어놓은 근면하고 강인한 「한국인 상」을 이번 기회에 필히 모국과 합작하여 한번 더 세상에 그 위상을 펼쳤으면 싶은 것이다. 정부 차원이든 민간 차원이든 가능한 모든 창구를 동원하여 민족의 공감대를 형성해서 그들을 보듬어 안아주는,그야말로 화끈하고 끈끈한 핏줄의 정을 과시해야 될 때인 것이다. LA에서 장사를 하는 셋째 아들에게 국제전화를 건 이웃 노인이 『어머니­』 불러놓고 대성통곡하는 50대 아들의 오열에 『어찌할꼬… 어찌할꼬…』 탄식함을 바라만 볼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론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유독 한국인이 새우등 터진 꼴이된 내면에는 그만한 우리 교민이 자성해야 될 문제도 필히 깔려있고,잘 사는 사람들이 많이들 이민 갔었다는 약간의 껄끄러운 밑감정을 표현하는 본국인들도 없지않다. 그러나 그런 모든 문제는 지극히 지엽적인 것이다.엄청난 내 민족의 재난앞에서 거론될 내용이 아닌 것이다. 참상을 당한 교민들에게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우리의 속담을 들려주고 싶다.절망하여 탈진하면 재생불능임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우마차에 짓밟혀도 꿋꿋이 살아 일어나는 민들레의 생명력을 닮은 우리 민족의 저력을,이 기회에 백분 발휘해보자는 말도 해주고 싶다.
  • 성금·숙식제공 “밀물” 단합 과시/복구 안간힘… LA 현지 표정

    ◎추기경,“훔친 물건 돌려주라”/“ABC방송 흑인입장만 대변” 분통 유혈폭동 6일째를 맞은 4일 로스앤젤레스 거리는 평온한 상태를 유지한 가운데 우리교포들은 분노와 좌절이 뒤범벅된 상황에서 한인타운 복구대책과 피해보상절차 준비등으로 부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또 각계로부터 피해교포들의 복구를 위한 성금이 줄을 잇고있다. ○…3일 LA시내 거리는 만약의 폭동사태 재발에 대비,중무장한 주방위군과 기동타격대들이 곳곳에 배치돼 삼엄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지만 전반적인 상황은 정상으로 회복되는 기미가 완연. ○…이번 폭동때 교민들에게 신속한 상황전달등으로 큰 기여를 했던 교포방송 「라디오 코리아」정문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십명의 교포들이 모여 미연방정부가 「재해지역」으로 선포한 LA지역의 한인들에게 제공하는 장기저리융자를 받기위해 예비서류를 작성하느라 분주. 피해교민에 대한 미연방정부의 금융지원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당장에 생계가 어려워진 교민들을 위해 LA 뿐만아니라 미국 각지에서성금기탁과 무료숙식제공 약속 등 온정이 답지해 교민들의 단합된 모습을 과시. ○…로스앤젤레스지역 가톨릭 성당 최고 성직자인 로저마호니 추기경은 3일 폭동 당시 약탈에 가담한 흑인과 백인,히스패닉(중남미계)신자들에 대해 훔친 물건을 반환,더럽혀진 양심을 씻을 것을 호소. 마호니 추기경은 이날 폭등 발생 중심지역인 사우스 센트럴 지구의 가톨릭 성당에서 거행된 주일 미사를 통해 「전리품」을 교회에 가져오도록 권고하고 그의 호소를 지역 주민들에 널리 전파해줄 것을 아울러 당부. ○…코리아타운교민회는 LA흑인폭동 첫날이었던 지난달 29일 저녁 올림픽가에서 한남체인을 지키다가 흑인폭도의 총에 맞아 순직한 프랑스인 경비원 패트릭 베탄씨(26)의 장례를 「코리아타운장」으로 하기로 3일 결정. 코리아타운 교민회는 교민회 사무실에 빈소를 마련,이날부터 한인교포들의 문상을 받기로 하고 성금을 모아 베탄씨를 프랑스로 운구해 그의 고향에 안장하기로 했다. ○…LA 한인 타운에서 장사해온 한 교포는 3일 단골 고객이 가게를 약탈하더라면서 이럴 수가 있느냐고 허탈한 모습. 이름을 밝히길 꺼린 그는 폭동 기간중 TV를 시청하던중 우연히 자신의 상점이 약탈되는 모습이 나오더라며 당시 일부 단골이 눈에 들어와 기겁했다고 강조. 그는 『다시는 이같은 일이 일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주먹을 불끈 쥐면서 그러나 『사업이 예전처럼 자리잡기는 쉽지 않다』고 한숨. ○…미국 3대 네트워크의 하나인 ABC방송은 지난달 29일 폭동발생이후 한인타운의 약탈 방화사건을 집중 보도하면서 주로 흑인들의 입장만 대변하는 편파 왜곡보도를 하고 있다는 불만이 LA교민들 사이에 팽배. ABC방송은 지난 2일 교포들의 평화시위 때도 AP 등 다른 미국 언론사들이 시위교포숫자를 10만명으로 추산한데 비해 불과 5천명의 교포가 참가한 것으로 보도하는 등 왜곡보도를 일삼고 있다고. 라디오코리아방송과 교포단체들은 현재 ABC 뉴욕본사와 LA지사에 항의전화걸기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 외언내언

    우리 사회는 지금 과소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기업은 기업대로,주부는 주부대로,학생은 학생대로 과소비경쟁을 벌여 이러다간 이 나라가 어떻게 될것인가 하는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과소비는 경제적인 부작용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심각한 요인.그러나 과소비를 부추기고 그것을 일삼는 계층에서는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고 하지도 않고 알아도 짐짓 모른체 하고 있다.◆과소비에도 여러가지 형태가 있지만 그 주범은 자가용승용차일듯.생활을 꾸려가기 어려운 형편에 승용차부터 마련하는 웃지못할 현상이 이 나라말고 어느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하다.시야가 좁은 탓인지,과문의 탓인지 모르지만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자녀가 대학에 들어간 가정에서는 부모걱정이 하나 더 늘어난다고 한다.대학입학선물로 승용차를 사 달라고 떼를 쓰기때문.그래서 한숨을 쉬고있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부모들의 걱정도 걱정이지만 홍수처럼 밀려드는 학생들의 승용차때문에 캠퍼스주변이 온통 주차장으로 변해 버리는 것이 더 큰 걱정.또 이로인해 적잖은 시비가 벌어지고….◆지난해 성균관대에서 교수가 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사건도 일방통행을 어긴 자가용족 학생을 교수가 나무라는 과정에서 빚어졌었다.이 사건이후 각 대학에서는 학생승용차의 교내진입을 통제하는등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했지만 신통한 효과는 거두지 못한것 같다.◆서울대 박영준(전자공학)교수가 캠퍼스내에 무질서하게 주차된 학생들의 승용차를 보다못해 직접 계도활동에 나섰다고 한다.박교수는 지난 3월말부터 강의시간 전후나 점심시간을 이용,주차금지구역에 세워져 있는 학생승용차에 경고문을 써 붙이고 있다는 것.캠퍼스내의 주차질서가 얼마나 엉망이었으면 교수가 이런 일에 발벗고 나섰을까.근본적인 해결방안은 학생들이 자가용승용차를 타지않는것 뿐이다.법으로 규제할수는 없지만 학생들 스스로 「자가용 타지않기」운동에 앞장섰으면 한다.
  • 북송동포 수탈의 「인질굴레」 벗을까(오늘의 북한)

    ◎일인처 방일허용설 계기,그 가능성과 실상 점검 김일성의 80회 생일행사(4·15)가 끝난 직후인 지난 17일 로이터등 외신들은 일본사회당의 다나베 마코토(전변성)위원장의 말을 인용,『북한이 북송일본인처들의 고향방문을 허용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보도.그 실현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그들과 함께 북한으로 들어간 북송재일동포들의 실상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세계 여론은 한때 북한에 의해 「인도주의의 승리」로 선전돼온 재일동포북송사업은 재일동포들을 「배반의 낙원」으로 끌어들여 외화획득의 도구로 삼은 「인질극」에 다름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북송 일본인처의 방일 허용설을 계기로 북한당국의 냉대와 수탈에 시달리고 있는 북송재일동포들의 참상을 알아본다. ◎“외화벌이”… 59∼84년 10만명 유인/대부분 「동요계급」 분류… 감시에 시달려/“편한직장 보장”… 재일가족에 헌금 협박/“참상 알려지면 체제손상” 불허할듯 북한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의 귀국 사업」이라고 불리는 재일동포북송은 지난 59년 「캘커타협정」에 의거,시작된 비극적인 「민족의 대이동」이었다. 캘커타협정이란 일·북한이 인도 캘커타에서 맺은 「재일조선인의 귀국에 관한 협정」. 이 협정에 따라 59년 12월14일 1차로 9백75명의 재일동포들이 일본 니가타(신석)항을 출발,청진항에 도착한 것을 시발로 84년까지 1백87회에 걸쳐 북송된 재일동포는 모두 9만3천3백39명(일본적십자사 조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북송 교포의 숫자는 62년을 고비로 크게 줄어들기 시작,71년부터는 연1백∼4백여명에 지나지않다 84년 30명이 북송선을 탄 이후엔 거의 끊어진 상태인데 이는 한일 국교 정상화가 이루어지고 북송동포들의 비참한 실상이 알려지기 시작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재일동포 북송사업은 북한이 이들 동포들을 통해 그들의 공장기재자와 자금을 확보하려했던 「경제적 목적」과 북한을 「지상의 낙원」으로 선전하려했던 「정치적 목적」달성을 위해 손 댄것이라는게 당시 북송실무를 담당했던 조총련 간부들의 증언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북한으로 건너간 동포들의 「비참한 실상」이 밖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한국인 남편을 따라 북한으로 건너간 이후 한번도 일본땅을 밟아보지 못한 일본인처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애절한 편지를 일본의 친지들에게 보내오기 시작한 74년쯤부터였다. 특히 지난 84년 북한을 방문,북송동포들의 눈물겨운 생활현장을 목격한 조총련 「조국방문단」의 증언담이 일본의 주간 아사히(조일)에 게재되면서부터 북송에 장래를 맡길수 없다는 불신분위기가 교포사회에 팽배하게 되었다.그후 90년에 들어서는 장명수씨(전조총련니가타현본부 부위원장)등 조총련간부로 북송사업에 앞장섰던 「일꾼」들의 실상고발과 「공화국 귀국자문제대책협의회」결성 등을 통한 일본내 반금일성운동전개로 양상이 뒤바뀌고 있다. 장명수씨는 15년간 자신이 부추겨 「만경봉」호에 태워 북으로 보냈던 많은 동포들이 행방불명된 사실을 알고 직접 북한을 방문,이를 확인한 뒤 「배반당한 낙토」란 책을 펴냈다. 장씨는 대부분의 북송동포들이 「동요계급」으로 분류돼 감시를 받고있으며 특히 학자·의사·조총련 활동가등 엘리트층의 동포들은 끊임없이 스파이 의심을 받은 뒤 연행돼 소식이 끊긴 예가 많다고 자신의 저서에서 증언했다. 그는 또 북송동포들이 일반주민들로부터는 「귀포」(귀국동포)라는 경멸적인 별명으로 불리며 이방인 취급을 당하고 있는 참상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장씨의 부모형제와 함께 62년 북송선을 탄 조호평이란 동지대 생리학도가 그의 부친 조화평씨에게 보내온 편지 내용의 변화는 큰 기대를 걸고 북한땅에 들어갔던 그가 점차 궁지로 몰려가고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곳은 경공업제품이 부족하다는 점 말고는 모두 만족한 수준입니다.쓸데없는 고생하시면서 흰머리 늘리지 마시고 어서 이곳으로 오세요』(62년7월 조호평).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부탁드립니다.모포 30장,시계 10개,아이들 옷감,못쓰는 헌옷(뭐든 좋습니다.아이들 옷으로 쓰거나 뒤집어서 쓸 수 있으니까요)』(65년 히데코·조씨의 일본인 아내). 『처자식들이 낡은 옷차림에 변변치 않은 음식을 먹어도 나라와 혁명,노동자계급을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버티어 왔습니다.지금 나오는 것은 쓴 웃음과 한숨뿐입니다』(67년9월 조호평) 니가타현의 부모가 자식에게서 받은 편지는 이것이 마지막이었다.그뒤 편지가 없었던 것은 조호평씨가 북한에서 하루 아침에 행방불명이 됐기 때문이었다. 재일 조선인 오사카부(대판부)교육회 회장을 지낸 한학수씨는 세 아이들을 먼저 북한에 보내고 62년 조총련의 지시에 따라 아내 이명자씨를 남겨두고 단신 입북했다.한때 중립적 상공인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았다가 「기회주의자」 「타협주의자」로 지탄을 받은 적이 있는 한씨는 입북후 1∼2년간 신의주시에서 교육부장을 맡아 일하다 지방으로 배치된 뒤 82년쯤 형무소로 끌려간 뒤부터는 감감 무소식이었다. 또 B라는 친구의 동생은 귀국한 뒤 항일빨치산 영화를 보고나서 『그 시대상황으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말을 했다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버리기도 했다. 장씨는 또 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른 북한당국은 「귀국동포」를 인질로 엔화를 수탈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굶주림과 열악한생활환경에 견디다 못한 북송동포들은 자신들이 일본에서 가져간 가재도구등을 식량과 바꾸어 근근히 살아가다 이마저 떨어지면 일본에 있는 친지들에게 식료품과 바꿀 수 있는 물건이나 엔화를 요구하고 있는게 요즘의 실정.북한은 평양의 「낙원상점」처럼 외화만 취급하는 백화점이나 식당을 만들어 놓고 합법적으로 북송동포들의 엔화를 긁어모으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 있는 북송동포의 친지가 북한당국에 거액의 「기부금」을 내 줄 경우 그 귀국동포는 좋은 직장에 배치되고 편리한 생활을 보장받는다는 것은 북송동포들과 일본의 그들 친지·가족에게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재일 조선인 상공회 부회장인 이삼규씨는 입북한 자신의 두 아들을 위해 1인당 1억5천만엔씩 3억엔을 할 수없이 기부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최근들어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 의사표명,핵사찰 수용과 관련한 긍정적 자세등 대서방유화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은 사실.그러나 북송 일본인처의 일본방문은 어떤 형태로든 그들 체제에 심각한 대미지를 줄 것이 불을 보듯 뻔해이를 허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외언내언

    로대위에 올라서니 천하절승 예로구나/묘향산절경이야 태고부터 있는 것을/전람관 여기솟아 푸른추녀 나래 펴니/민족의 존엄 빛나 비로봉 더욱 높네.79년 10월15일 김일성이 묘향산의 「국제친선전람관」에서 「깊은 감회」에 젖어 지었다는 시 「묘향산 가을날」의 첫구절.북한의 시문학에서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고 있다.「위대한 수령」이 지은 작품이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그가 이번에는 한시를 지었다.아들 김정일의 생일(2월16일)선물로.「백두산 정일봉 소백수하벽류 광명성탄오십주 개찬문무충효비 만민칭용재동심 환호성고진천지」.그의 아들은 문무가 높고 충효도 갖추어 만민이 모두 한마음으로 칭송한다는 내용.자신이 직접 지은 것인지 「문예창작단」에서 지어 바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이것도 「최고의 걸작」이 될 것은 틀림없다.◆한시로 아들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읊었던 김일성이 자신의 생일인 지난 15일에는 부자간의 권력세습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음을 공표했다.그는 후계체제에 만족을 표시하면서 『전체당원들과 근로자들은 김정일동지의 두리에 굳게 단결하여 혁명의 대를 이어 나갈 튼튼한 주체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북한에서 부자간의 권력세습이 어떻게 되든 우리가 관여할 수는 없는 처지나 절대왕정의 폭군도 부러워할 그들의 호화방탕으로 인해 배곯며 고통받는 2천만동포들을 생각하면 절로 한숨이 나온다.◆80회 생일잔치도 거창하게 치렀고 아들도 잘해내고 있다고 그가 스스로 말하고 있으나 먼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이 모스크바 방공군 부사령관이던 바실리 중장은 아버지 스탈린이 죽은 후 그의 행방을 아는 이 없고 천하의 모택동 부인 강청의 말로를 생각하면 그 또한 주석궁의 고대광실에서도 언제까지나 편안한 잠을 이루기는 힘들 것임은 그가 누구보다 잘 아는 일이 아닐까 싶다.
  • 경인산업쓰레기 김포매립 허용/경기지역 2천여업체 숨통

    ◎환경처,20일부터/진입로주변 방음벽 설치/안산등 3곳에 임시보관소 김포해안 매립장에 오는 20일부터 산업쓰레기 반입이 허용된다. 이에따라 산업쓰레기를 버릴곳이 없어 공장가동중단 위기에까지 몰렸던 경기일대 2천여 사업체들이 한숨을 돌리게됐다. 환경처는 10일 수도권해안매립조정위원회(위원장 이진환경처차관)를 열어 오는 20일부터 경기도 일원 공장에서 배출되는 산업쓰레기를 김포해안매립장에서 처리키로 결정했다. 조정위는 이와함께 그동안 발생한 산업폐기물의 반입지연에 따른 임시조치로 보관부지가 없는 업체는 시화매립지 안산하수처리장,수자원공사 부지등에 임시공동보관소를 마련,이용토록 했다. 김포매립장은 지난 2월 가동이후 주민반발 등을 들어 경기지역 산업폐기물의 반입을 금지함으로써 경기지역 사업체들이 폐기물을 처리할 수 없어 고통을 겪어왔다. 한편 조정위는 진입로주변에 방음벽을 서둘러 설치하고 매립장주변 주민들을 위한 편익시설물도 조기완공해 주민들의 불편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 학교집기 부수는게 애교인가/박희준 사회1부기자(현장)

    ◎대다수 학생,운동권 행동에 큰 불만 『교무위원회가 8일까지 등록하지 않은 학생들에 대한 제적방침을 계속 밀고 나간다면 각처장실은 물론 학교행정실을 모두 폐쇄하겠다』 8일 하오2시 중앙대 본관앞.총장실과 부총장실 등 본관 처장실 등에서 학생들이 꺼낸 책상과 의자들이 흉물처럼 쌓여 비닐로 덮여 있었다. 본관 바로앞 「청룡」연못에는 수마가 할퀴고 간 현장인 듯 사무집기가 어지러이 나뒹굴고 있었다. 총학생회가 하루 전날 내던진 총무처장,재무처장실의 집기들이다.학교측이 지난 2월24일 등록금을 15%인상 통보하고 학교측에 등록금을 내지 않고 학생회측에 낸 학생들을 처벌하려는데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난리다. 총학생회의 한 간부는 이처럼 집기를 내던진 행위가 「감정적」이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워낙 학교측이 열을 받게해 총학생회도 학생들에게 면목을 세워야할 판이어서 별수 없었다』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 학생들은 이에앞서 7일 하오3시쯤에는 총장실과 부총장실등 본관으로 몰려가 직원들을 내쫓은 뒤 출입문에 각목과 널판지를 대고 못을 박아 폐쇄시켜 버렸다. 학생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학교측이 강경책을 계속할 경우 더 가열찬 투쟁을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러나 총학생회와 일부 과격학생들의 이같은 투쟁일변도의 과격한 행위에 대해 다수의 말없는 학생들은 폭발일보직전의 불만과 염증을 느끼고 있다. 경영학과 과대표였던 이모군(23)은 『우리의 등록금으로 마련된 학교공동재산인 사무집기를 물에 내던져서야 어떻게 학교발전에 대한 운동권들의 기본적인 애교심을 믿을 수 있겠는가』고 분개했다. 또 다른 학생들은 지난달 26일과 27일에 있었던 이른바 「총장불신임투표」의 유효성에 대해서도 『투표 그 자체도 문제가 많지만 전체 학생의 4분의1만의 의사를 어찌 우리 모두의 의사로 볼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이날 학교에 들렀던 한 학부모는 『학생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세입자가 주인을 내쫓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면서 『이것도 집단이기주의의 한 형태로 보여 안타깝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 대구은행장 후임 외부영입 유력(금융가)

    ◎이 재무­조 총재 「금융통화정책」 역할분담설 ○학연 얽힌 인사잡음 ◎…이상경 전 대구은행장이 임기를 10개월남짓 남겨두고 중도하차한데 대해 금융계에서는 그동안 만연돼온 학벌및 지연을 따지는 파벌싸움을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라는 비판과 함께 금융당국이 말로만 떠들던 금융자율화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깊은 한숨. 이번 파문은 지난2월말 열린 정기주총에서 경북고 출신 이행장이 연임이 유력시되던 대구상고 출신 강경헌전무를 사전통보도 없이 당일 전격퇴진시킨데서 비롯됐다. 그렇지 않아도 행내에 경북고와 비경북고간에 신경전이 만만찮던 터에 강전무의 단명은 『이행장의 독선적인 경영스타일을 반영한 인사권의 횡포』라는 노조의 반발로 이행장이 공식사과하는 촌극을 불러일으켰다. 파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지역의 비경북고 출신들이 한데 뭉치는 계기를 촉발,대구상고 총동창회가 임시 임원총회를 열고 이행장을 규탄하는등 걷잡을수 없이 확대됐다. 특히 총선을 앞둔 시기의 이같은 분열로 여당국회의원후보가 3명이나 낙선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정보기관의 분석에 따라 이행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는 소문이다. 한편 이행장의 후임에는 이같은 파벌싸움을 고려,내부승진보다는 외부인사의 영입이 유력시되는데,오는 9월 중임임기가 끝나는 대구 대륜고출신 박병식제주은행장의 낙점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선임까지는 임시총회 개최를 위한 절차등으로 최소한 2달가량이 걸리기 때문에 오는 6∼7월 임기가 끝나는 송병순광주은행장과 고광직전북은행장의 인사와 함께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양측 신경전” 추측도 ◎…지난달 26일 취임한 조순 한국은행총재가 3일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외부활동에 나설 움직임이어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총재는 지난달 28일 재무부의 요청에도불구,이용만재무장관이 은행연합회에서 주재한 금융협의회에 바쁜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으며 이장관은 30일 열린 금융통화운영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아 금융계에는 『양자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있는게 아니냐』는 일부 시각도 있다. 그러나 조총재의 부임 이전인 지난달 하순 이장관이 마련한 오찬에서 금융통화정책에 관한 양자간의 역할분담에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보다 지배적. 즉 조총재가 정부의 공식 회의에는 참석하되 재무부주재 회의에는 불가피한 경우를 빼곤 이우영부총재가 대신 나가기로 했으며 정부의 현행 통화신용정책의 기본틀에 조총재가 간섭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한편 은행가에서는 조총재가 취임사에서 밝힌대로 금융분야의 관습적인 내부규제를 과감히 떨어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조총재는 취임전에 약속했던 외부강연 4건중 3건을 취소한데 이어 취임후에도 쇄도하는 강연요청을 모두 사절하고 있다.
  • 윤석화씨 열정에 숨죽인 객석

    ◎1인극 「딸에게 보내는 편지」공연현장을 가다/여가수 「회한의 모성애」에 잔잔한 감동/여성관객 줄이어 통로입석까지 만원 『공연이 시작되려면 1시간이나 남았는데 벌써 입석표밖에 안 남았어요』 『어떻게 1시간반 동안 통로에 쭈구리고 앉아서 연극을 보니(?)그것도 같은 값을 내구』 지난 27일 하오 2시30분 윤석화의 1인극 「딸에게 보내는 편지」(아놀드 웨스커원작 임영웅연출)가 공연되고 있는 신촌의 산울림소극장 매표소앞에는 대학생처럼 보이는 두 여학생이 통로에 앉는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최근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이 연극을 볼 것인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날도 좌석표는 역시 공연시작 1시간전에 매진됐고 입석표를 포함해 2백명이 넘는 관객들이 울고 웃고 노래부르는 윤석화의 열정적인 연기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 낮공연이 있는 날이라 다른 때보다 중년여성 관객들이 비교적 많이 눈에 띠었지만 20∼30대의 젊은 여성관객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무대에 조명이 들어오면 35세의 여가수 맬라니역을 맡은 윤석화는 녹음시설과 피아노가 갖춰진 자신의 방 한 구석에서 음악에 맞춰 흥얼거리며 손톱소제를 한다.가슴이 아파오기 시작한다고 호소하는 11살 난 딸에게 근사한 내용의 편지를 써보내고 싶어 그녀는 편지를 수없이 고쳐써 보기도 하고 노래로 편지를 대신해 보기도 하며 괜히 흥분에 들떠 방안을 서성인다. 그러나 막상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떠올릴라치면 자꾸만 자신의 아픈 과거가 눈앞을 가로막는다.집안 사람들로부터 별로 귀염을 받지 못하고 자랐던 어린 시절,유난히도 가슴속에 깊이 아로새겨져 있는 아버지에 대한 따스한 추억.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는 자신에 대한 기대나 꿈·야망이라고는 전혀 없었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뒤엉켜있다.때문에 그녀는 자신의 부모들이 자신에게 해주지 못한 것들을 어린 딸에게 해주며 자신의 부모와는 다른 엄마가 되고 싶어한다. 윤석화가 경쾌한 노래를 부르면 관객들은 박수로 흥을 돋운다.또 그녀의 동작하나,표정하나라도 놓치기 않으려는 관객들의 시선은 온통 윤석화에게로 쏠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친구는골라서 사귀어라」「감정을 조심해라」「남을 탓하지 말라」「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등 시시콜콜하게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조목조목 늘어놓으며 엄마노릇을 한번 제대로 해보려는 그녀의 모습에서 아이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직장생활을 하는 우리주변 젊은 엄마들의 자화상을 떠올리듯 객석 여기저기에서 한숨소리가 절로 나온다. 좌석이 없어 앞자리에 방석을 깔고 연극을 봤다는 정현조(여·대학생)양은 『항상 엄마한테 듣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무대에서 접하니까 색다르게 느껴진다』며 『그러나 일상적인 소재가 주는 작은 공감들에 여성연극이 표명해야할 주제의식이 파묻혀 버리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한다. 또 큰 마음먹고 연극을 보러왔다는 직장인 김옥자씨(27·여)는 『극 자체는 밋밋하지만 현실사회에서 여자가 맞닥뜨리게 되는 불합리한 상황을 용기있게 받아들이는 주인공의 모습이 인상깊었다』면서 『직장여성이 증가하는 우리사회의 흐름에도 잘 맞는 연극인 것 같다』며 관극소감을 밝힌다. 관객들은 대부분 연극배우 윤석화가 80분동안 제공한 볼거리와 일상에서 잊고 지내왔던 삶의 소박한 이야기가 던져준 잔잔한 파문을 간직한 채 극장문을 나서고 있었다.
  • 「대권전열」 가다듬는 민자 각계파/각파의 움직임과 역학구도

    ◎친YS계인사 분류·대의원 포섭 착수/민주계/후보단일화 노력등 구체활동을 개시/민정계 노태우대통령의 5월전당대회 개회선언으로 총선패배에 대한 인책문제로 한때 내홍을 겪었던 민자당내 분위기가 대권경쟁 국면으로 급속히 변환되고 있다. 27일 하오 청와대회동에 이어 28일 상오 기자회견을 자청한 김영삼대표는 대통령후보 경선출마를 공식 선언,대권을 향한 발빠른 행보를 시작했으며 이에맞서 민정계를 중심으로 한 반YS세력도 단일후보옹립의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어 민자당은 본격적인 대권레이스에 돌입했다. ▷민주계◁ 청와대회동내용을 김대표의 「승리」라고 해석하고 있는 민주계는 이날 김대표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모든게 끝났다』며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 김대표의 민주계는 전날 청와대회동 직후까지만 해도 「만일의 가능성」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으나 이날 김대표가 어느 때보다 자신에 찬 어조로 「향후 계획」을 밝히자 승리를 자축하며 대통령후보지명을 위한 전당대회에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 김대표측은 『당무일체를 김대표에게 넘기겠다는 노대통령의 의사표명은 대통령이 경선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하는가 하면 『후임 총장으로 이춘구의원이 선정된 것은 대통령직계가 김대표를 지원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고 풀이. 또 김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친YS세력이 절대 과반수를 넘는다』고 언급한 대목과 관련,『이는 김대표가 전당대회에서의 경선을 통해 무난히 지명될 것임을 시사한 발언』이라고 강조. 김대표측은 총선지원유세과정에서 드러났듯 민정계의 상당수 후보들이 김대표에게 충성을 서약했기 때문에 전당대회에서의 계파별 분류는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주장. 민주계측은 특히 김대표가 『대통령과 나는 완전히 하나』『내가 당무를 맡더라도 자주 대통령과 상의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지난번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때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감지케 하는 것이라며 희색이 완연. 때문에 민주계는 이날 『시작은 이제부터』라며 당내 친YS인사와 반YS인사에 대한 본격적인 분류작업에 착수하는 한편 대의원포섭작전도 병행해 준비. ▷민정계◁ 청와대회동 결과를 5월 전당대회에서 노대통령의 완전한 중립선언으로 해석하고 있는 민정계는 김대표의 행보에 대항하기 위해 후보단일화 조정문제등 「전열 정비」를 위한 구체적 활동을 개시. 김대표의 본격적인 대권몰이가 시작되면서 27일 밤 긴급회동을 갖는등 대비책 마련에 돌입한 민정계는 반YS전선구축에는 의견을 같이 하면서도 대표주자 선정문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 박태준최고위원은 청와대발표 직후 시내 모처에서 이종찬·이춘구·최재욱·오유방의원 등과 함께 청와대 발표문을 분석하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 이 자리에서 박최고위원은 『노대통령이 백기를 들었다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며 후보선출때 중립을 지키겠다는 의미에 비중이 있다』고 분석했다는 후문. 박최고위원은 또 『후보단일화 문제와 관련,『나와 상관없이 여러분들이 뜻을 모으면 이를 적극 수용하겠다』며 자신의 대권도전 의지를 배제하지 않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언. 대통령후보 경선을 줄곧 주장해온 이종찬의원은 이날 상오 신교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5월전당대회도 무방하다.자유경선원칙엔 변함이 없고 이제는 어떤 수순을 밟느냐 하는 문제만 남았다』고 말해 경선에 자신감을 피력. 이날 후임총장으로 임명된 이춘구의원은 『전당대회가 5월에 열리든 6월에 열리든 무슨차이가 있느냐』며 5월 전당대회가 김대표의 의사를 반영한 것이라는 일부 시각에 이의를 제기. 그는 『대통령이 1월 연두기자회견에서 경선한다고 밝히지 않았느냐』『경선을 못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며 거듭 반문한뒤 김대표의 당무일임건에 대해서도 『당무가 언제 YS 중심으로 되지 않은 적이 있느냐』고 말해 청와대회동 결과가 새로운 것이 별로 없다는 반응. ▷공화계◁ 김종필최고위원은 이날 상오 당사에서 있은 3최고위원들의 티타임과 청와대오찬에 불참하는등 당무를 거의 포기한 상태. 공화계는 총선참패의 후유증이 워낙 큰 탓인지 아직 전당대회에 대비하는 전열정비는 엄두도 못낸채 「초상집」같은 분위기였으나 일부 측근들은 『패장이 책임을 지기는커녕 오히려 큰소리치고 나온다』며 YS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 ▷계파별 역학구도◁ 5월 대권후보경선을 앞둔 현 시점에서 볼때 민자당내 지역구의원및 지구당위원장의 분포는 대체로 노대통령직계를 포함해 중도계 77명,신YS계 86명,반YS계 74명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세력판도는 극히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 김영삼대표는 이날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이 과반수를 넘는다고 공언까지 했다. 그러나 반YS계에서도 세를 모을 경우 충분히 YS계를 누를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또 김대표를 비롯,대통령후보경선에 나설 인사들은 곧 지구당순방에 나서 지구당위원장및 대의원들을 설득·포섭할 전망이다. 계파별 세력분석과는 별도로 박태준최고·이종찬의원·김종필최고등 반YS계들이 후보단일화를 이룰수 있는가의 여부가 주목된다. 반YS계들이 도토리키재기식으로 제각각 경선에 나설 경우 지리멸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노대통령의 의중과 이춘구신임총장의 움직임도 관심의 대상이다. 노대통령이 특정후보를 지지할 때 중도계의 많은 지구당위원장들이 그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관리위원장을 맡게될 이총장은 특유의 냉철한 상황판단력과 집행력으로 노대통령의 의중을 뒷받침,상당한 영향을 미칠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노대통령과 이신임총장이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더욱이 이미 총선이 끝난만큼 각지구당위원장들과 지역구의원들이 노대통령등으로 부터 영향을 받기보다는 어느 대권주자가 다음 공천을 보장할수 있는지등을 저울질하며 자신들의 이해관계에따라 움직일 가능성도 없지않다. 또 경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특정후보가 큰 세를 얻는 경우 그 흐름을 추종할수도 있다. 김윤환전총장도 비록 일선에서 물러나기는 했으나 배후에서 지구당위원장등에게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호남표의 향배도 주목의 대상. 호남위원장과 대의원들이 의견을 통합,공동보조를 취할 공산도 있다.
  • 국교 3년생/실종 23일째/5차례 남자전화

    【진주=강원식기자】 컴퓨터 학원에 갔던 국교생이 23일째 귀가하지 않고 있어 경찰이 공개수사에 나섰다. 28일 진주경찰서에 따르면 경남 진양군 지수면 청담리 김광채씨(36)의 아들 진석군(9·지수국교 3년)이 지난 5일 하오6시쯤 집에서 7㎞쯤 떨어진 진주시 장대동 컴퓨터 학원에서 교육을 받고 집으로 돌아오던중 장대동 시외버스 터미널 부근에서 실종됐다는 것이다. 한편 아버지 김씨는 같은날 하오 7시15분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남자가 전화를 걸어 『진석이가 버스를 놓쳐 추위에 떨며 울고 있는데 집에서 시외버스터미널까지 데리러 오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고 묻고는 『약 20분쯤 걸린다』고 대답하자 『알았다』며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또 다음날인 지난6일 하오6시40분쯤과 7시10분쯤,지난 7일엔 상오4시30분쯤,지난 10일엔 하오10시52분쯤에 같은 남자의 목소리로 모두 4차례의 전화가 집으로 걸려 왔으며 김씨가 『진석이가 어디 있느냐.당신은 무엇을 원하느냐』고 계속 물어도 대꾸를 하지 않고 한숨만 쉰뒤 전화를 끊었다는 것이다.
  • 총선여파… 경제정책 혼선 우려/여세 부상에 경제부처·재계 촉각세워

    ◎“대재벌기업정책등 차질 예상”/경제부처/“국민당,현대 떠나 공당역할을”/재계 14대총선결과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민자당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앞으로 경제운용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재벌·정당 역할구분 필요” ○…과천의 경제부처들은 총선이후 예상되는 정국의 불투명과 정치권 판도의 재편에 따라 정치권으로부터 새로운 요구분출 등으로 자칫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압도하거나 기존의 경제정책기조에 혼선을 초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은 경제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치러져 지난 4년간의 물가불안·주택가격상승·수출부진·국제수지적자 등의 경제현안들이 주요이슈로 부각됨에 따라 다가올 대선에 대비,이같은 경제현안에 대한 설득력 있는 처방을 제시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국민당의 원내진출은 재벌의 정치참여라는 악선례를 남겼으며 앞으로 재벌과 정당간의 명확한 역할구분이 필요해졌다는 것이 경제부처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여신관리제도 등 재벌의 경제력집중 완화를 위한 각종 규제와 같은 대재벌기업정책의 집행에 상당한 차질이 예견된다』면서 『재무위나 경과위등 국회의 주요 경제관련 상임위에서도 재벌성토일변도인 종래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천청사 주변에는 민자당의 총선패배 원인이 경제실정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조만간 경제부처 장관들에 대한 개각이 있을 것이라는 풍문이 나돌아 주목되고 있다. ○다른 재벌도 연대가능성 ○…재계는 국민당의 급부상에 따른 손익계산이 분주하다. 전경련을 비롯한 경제단체와 재벌그룹들은 국민당의 원내교섭단체구성에 따라 앞으로 정부의 재벌에 대한 여신관리,업종전문화등의 제재조치가 누그러질 것이며 기업의 입장이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성급한 예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기간중 현대측과 대립상을 노출했던 대우등 일부 재벌그룹들은 국민당의 세력확대에 따라 피해를 받게 될 가능성에 긴장하면서,국민당은 특정기업의 활동을 억제하는 사당이 아닌 올바른 공당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또한 국민당은 현대그룹과 관계를 끊고 공당으로서 정치에 전념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과 국민당은 분리되어야 한다』면서 『총선을 통해 분열된 재계가 단합해 경제난국을 해결하는 밑거름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주영씨의 정치참여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던 대우그룹의 한 관계자는 『국민당은 현대그룹과의 연결고리를 끊고 모든것을 공정하게 하는 올바른 정치세력이 되어야 한다』면서 『특정기업에 불이익을 준다면 공당으로 볼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의 관계자도 『국민당이 현대그룹만을 생각한다면 다른 재벌그룹들이 연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그룹선 안도의 한숨 ○…이번 선거에서 국민당이 기대이상의 의석을 차지하자 집중적인 지원에 나섰던 현대그룹 임직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향후 국민당과 현대그룹의 관계를 냉정하게 재정립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현대그룹의 한 임원은 『창업주의 정당이기 때문에 결사적으로 국민당을 지원했으나 이제는 국민당과 명확한 선을 긋고 기업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선거 분위기로 해이해진 임직원들이 제 자리를 찾으려면 다소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며 선거 후유증을 걱정했다.
  • 외언내언

    『나는 지금까지 열네번 선거에 출마해서 싸웠는데 한번의 선거는 사람의 목숨을 한달씩 감수 시킨다.우리의 짧은 생애를 생각할때 나의 생애중 이러한 힘드는 말 싸움 때문에 14개월을 헛되이 보냈음을 생각할때 정말 우울해진다』고 윈스턴 처칠경은 말한 일이 있다.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아슬아슬하게 고배를 마신 한 후보는 위로 전화에 『아휴.처칠경 얘기,말도 말게.나는 한번에 10년을 감수하는 기분』이라며 한숨을 내쉰다.◆무릇 모든 경쟁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으며,결과를 들여다 보면 「뜻밖이다」「설마 했는데」「허 참,그럴수도 있나」하고 모두들 무릎을 치지만 그속엔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게 마련.흔히 민심을 천심이라 하고 정치인은 공심으로 일해야 한다고 말들을 하나 낙선의 고배를 마신 사람들은 그간 행여 봉투나 가끔 돌리면 그만인줄 알고 거드름 떨고 도도하게 군 일은 없는가 겸허하게 반성해볼 일이다.◆이번 선거에서 정주영씨가 이끄는 창당 두달도 안된 국민당의 약진에 놀라고들 있으나 당선된 면면들을 보면 뭐 그리 놀랄일만은 아닐듯.그들은 새로운 정치이념에 새로운 깃발을 들고 나선 정치인은 결코 아니다.이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경력과 표밭도 갖고 단지 기존 정당에서 공천을 못받아 당적만 옮긴 구정치인들로 그들을 대처하는데는 파워게임의 기술적인 문제가 요구될 뿐이다.◆그러나 민자당의 정책위 위원장으로 재무·상공·부총리겸 기획원장관을 역임한 나웅배의원이 갑자기 나선 운동권의 20대 청년의 도전을 받고 2백여표의 차로 아슬아슬하게 이긴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이를 단순히 세대 교체의 신호탄으로만 보는 사람은 없을 듯.◆민심이 이렇다면 정부 여당은 「오늘의 기존 정치 현실을 전면 재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닌지」「선거에서 권력 행사의 잘못은 없었는지」「중소기업은 공무원 출입만 금지시켜 주면 저절로 크는 나무처럼 커 나갈 수 있다」(이동찬코오롱그룹회장)는 말은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가등 「충격적인 선거결과」에 「충격적인 자성」이 요구된다.
  • 코미디마당 된 유세장/구리=진경호기자(선거현장)

    ◎비전제시는 뒷전… 폭소경쟁 벌여 경기도 구리시 지역구 합동연설회장의 분위기는 특이했다.그 어느 지역보다도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이 필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21일 하오 구리시 구리국교.예정시간 보다 5분쯤 늦게 5천여명의 청중사이를 헤집고 국민당 정주일(이주일)후보가 나타났다. 미리 나온 민자당 전용원후보와 민주당 조정무후보는 싫든 좋든 정후보를 기다린 꼴이 됐다.일본 후지CC 텔레비전 카메라 기자등 10여명의 사진기자들이 단상위로 정후보를 따라 우르르 몰려들어 법석을 떨었다. 『정후보가 당선되면 다른 코미디언도 몽땅 국회로 몰려가지 않을는지 모르겠습니다』 『안방극장 심심해서 어떻게 합니까? 원래 자리로 돌아가 계속 웃기도록 해줍시다』 첫번째 연설에 나선 전후보의 익살에 청중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전화를 받았는데 정후보와 경쟁해 떨어지면 죽으랍디다.친구인 것이 부끄럽대요』조후보 역시 「나도 웃길 수 있다」는 듯 만담경쟁에 열을 올렸다. 청중들의 웃음꼬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당 정후보가 원고없이 단상에 섰다. 『오리궁둥이면 어때요 피해본 거 있나 뭐』20여분동안 정후보는 출마전 압력설부터 「대발이 아버지」까지 들먹이며 좌충우돌하면서 웃겼다. 서로 헐뜯으면서 청중 웃기기로 일관된 연설회는 1시간을 훨씬 지난뒤 끝이 났다. 『지역발전을 위해 알맹이 있는 정책을 제시한 후보가 누가 있습니까』세차례 유세를 모두 지켜보았다는 유모씨(36·회사원)는 후보앞에 서면 웃음이 나오고 돌아서면 한숨이 나온다고 말했다. 『망우리고개를 넘는데 1시간이상 걸리는 심각한 교통문제,자녀교육문제,날로 번창하는 유흥업소 단속문제등 산적한 주민들의 고충을 진지하게 나서서 얘기하는 후보가 없어요』수택동에서 악기점을 한다는 이재식씨(45)의 말이다. 『정후보의 갑작스런 출마로 구리시가 전국적으로 관심있는 선거구가 됐지만 입후보자들이 비전제시는 뒷전으로 미룬 채 웃기기에만 급급,유세장이 마치 코미디경연장으로 변해 유권자 대부분이 누구를 찍어야 할지 정하지 못하고 있다』 『구리시의 경우 입후보자들의 실현가능한 작은 공약 하나만 제시해도 당선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연설회장에서 만난 많은 구리시민들의 이야기다. 조금전까지 폭소를 터뜨렸던 9천여명의 시민들의 표정은 몹시 허탈해 보았다. TV의 코미디프로를 보고 난 뒤끝과 흡사했다. 이번 총선엔 많은 「이름있는 사람」들이 제자리를 뛰쳐나와 전혀 다른 곳에서 헤매고 있다. 유권자들은 이들을 다시 제자리로 보낼 책임이 있다.구리시민들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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