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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 귀화 한인 거물 누르고 “기염”/일 총선 화제모음

    ◎망언 단골 극우파 오쿠노·에코 당선/관료출신 신인 33명중 12명만 뽑혀/여성 대약진… 9명 늘어 총23명으로 ○…20일의 일본총선에서는 과거 일본의 침략을 미화해온 소위 「망언전문」 인사인 오쿠노 세이스케(오야성양) 전 문부상,에코 다카미(강등융미) 전 총무처장관 등이 당선돼 앞으로 극우적인 망언들이 줄이을 것이란 전망.12선이 된 오쿠노는 『위안부는 대가를 받고 한 상행위였다』는 망언을 했고 9선이 된 에토는 『일본은 식민지 한국에 좋은 일도 했다』는 망언으로 총무처장관직을 사임했던 인물. ○…재일 한국인으로 일본에 귀화한 아라이 쇼케이(신정장경·48)후보가 일본정계의 거물을 누르고 당선돼 화제.아라이씨는 도쿄 4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자민당공천을 받은 6선의 오우치 게이오(대내계오·66)후보를 누르고 4선의원이 됐다.6월초 신진당을 탈당했던 그는 4선 이상이 돼야 대신이나 차관에 기용될 수 있는 일본의 관행에 따라 재일한국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각료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 ○…이번 선거에서는 관료출신들이 줄줄이 낙선.총선에 출마한 관료출신 신인후보는 모두 33명.이 가운데 소선거구에서 10명,비례대표구에서 2명이 살아돌아왔을 뿐이다.대장성출신의 경우 가장 많은 후보를 냈지만 후보자 8명 가운데 7명이 낙선.신진당 후보로 나선 마스하라 요시다케(도카이재무국장출신)는 『관료출신이라는 점이 유리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지만 정치신인으로서 각료경력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고 한숨. ○…여성의원은 크게 증가.해산전까지 중의원 여성의원은 14명이었던 것이 23명으로 늘어났다.소선거구에서는 7명,비례대표구에서는 16명이 당선.처음 치러지는 소선거구비례대표병립제지만 비례대표도 우리나라의 전국구후보와는 달리 격렬한 선거전을 치러야 했던 점을 감안하면 여성들의 정치적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음을 보여주는 현상.〈도쿄=강석진 특파원〉
  • “장관이 비밀누설…” 충격·배신감/이양호 파문

    ◎검찰 “수사속결”… 출금 등 신속조치/비리의혹 확산에 군관계자 곤혹 검찰은 19일 이양호 전 국방부장관의 군사기밀 유출 및 뇌물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 이 전 국방장관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관련자를 소환,밤샘조사에 들어가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21일쯤에는 이 전장관을 소환하는 등 「속전속결」 방식으로 수사를 매듭짓겠다는 방침이다. ○…검찰주변에서는 각종 대형사건을 도맡아 처리해 온 대검 중수부가 사건을 맡은 이상 이 전장관의 구속은 필연적 수순이라는 분위기.검찰의 관계자는 『중수부가 아무런 소득이 없는 수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법처리에 자신감을 보였다. ○…김기수 검찰총장은 대검중수부와 서울지검 특수부 등 수사주체를 놓고 고심하다 전직장관이라는 신분 등을 감안,대검중수부로 최종 낙점했다는 후문. 안강민 중수부장은 이날 상오 9시쯤 수사기획관,1·2·3과장 등과 함께 1시간여동안 수사일정 등에 관한 회의를 가진 뒤 『중수2과에서 수사를 맡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중수2과로통하는 10·11층의 조사실 문은 이때부터 굳게 닫혀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됐다. 안 중수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피의사실 공표 시비를 의식한 듯 『앞으로 누구를 부르더라도 (기자실로)일체 통보하지 않겠다』『사진촬영도 불허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전 장관의 비리 의혹이 알려지면서 『저런 사람이 국방을 책임진 장관이었다니…』『무뎌진 개혁과 사정의 칼날을 곧추세워야 한다』는 비난 여론이 비등. 검찰의 한 직원은 『문민정부 들어 군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작업이 펼쳐졌음에도 불구,가장 깨끗해야 할 수뇌가 어처구니 없게 군사기밀을 유출하고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군 관계자들은 이 전장관의 비리 의혹이 갈수록 확산되자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대대적인 군 수뇌부 개편으로 군 분위기를 쇄신해보려는 마당에 비리의혹이 제기돼 군 사기 등에 한동안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숨. 하지만 군 관계자들 사이에는 『이 전장관이 교활한 무기중개상의 사기극에 휘말렸을 것』이라는 동정론이 우세. 한편 무기중개상 권병호씨의 협박사실은 이 전장관의 수석부관이었던 이모중령 등 극히 일부만 알았던 것으로 판명.〈황성기·박은호 기자〉
  • 농활을 다녀와서/전해선 덕성여대 약학과 4년

    ◎들판 황금물결은 농민들 땀의 결실/“제값 받아야…” 간절한 소망이 10월4일부터 2박3일동안 강원도 평창군 개수2리로 가을농활을 갔다. 지난 여름농활때 수입농산물 때문에 희망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던 그곳 농민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현지에 도착한 4일 농민들은 『매년 잊지않고 찾아와 고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농활을 오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이라도 주고 싶은데 농작물값이 너무 형편없어서…』라며 말끝을 흐리는 농민들의 이야기가 나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수확기를 맞은 무,배추,고추,감자 등 밭작물들이 들판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들판의 벼는 수확기를 맞아 황금물결을 이루고 있었다.이른 새벽부터 농민들은 무척이나 바쁘게 움직였다.우리도 두 팔을 걷어 붙이고 비록 서투른 손놀림이지만 열심히 도왔다.이마에 흐르는 땀이 이렇게 상쾌하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그러나 풍요의 기쁨 가운데 서려있는 농민들의 우울한 모습이 간단없이 목격됐다.『제값을 받아야 할텐데…』 힘겹다고 느낄 틈도 없이 마음 속은 간절한 기도로 이어졌다. 떠나기 전날 저녁.20여명의 마을사람들이 막걸리병을 들고 찾아왔다.떠나는 우리가 못내 아쉬웠던 모양이다.여러 순배 술잔이 돌아가고 우리는 농민들과 한마음이 되었다.서로 부둥켜 안고 춤도 추고 노래도 불렀다.그동안 무거웠던 마음이 이 순간만큼은 잊혀지는 듯했다. 떠나는 날 아침.우리를 배웅하러 마을 사람들이 전부 일손을 놓고 모였다.『여러분들 곁에 항상 우리가 있으니 힘내세요』라며 서울로 향하는 버스안에서 나는 연신 이말을 곱씹었다.
  • 「문화의 보편화」 아쉽다/이헌숙 문화부장(데스크 시각)

    「문화의 달」인 10월 13일 저녁, 서울에선 가히 「세계적」이란 표현이 부족치 않은 빅 이벤트의 두 문화행사가 동시에 펼쳐졌다. 세계적인 지휘자 주빈 메타가 이끄는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우리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양의 협연무대,또 하나는 마이클 잭슨의 내한공연.이날 하오6시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을 가득 메운 4천여 청중이 세계적 협연에 매료되고 있는 거의 같은 시간대에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 가득찬 6만여 관중은 잭슨의 휘황찬란한 공연에 넋을 잃었다. 빈필을 초청한 MBC는 이례적으로 일요일 황금시간대에 이 공연을 TV로 생중계하는 열의를 보였고 로얄석이 12만원이라는 고가의 잭슨 공연에도 6만여명의 인파가 찾아들어 외견상 많은 인구가 두 공연을 즐긴 셈이 됐다. 이들 두 공연의 만남은 『우리나라도 참 대단해졌구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행사임에는 틀림없다.문화적인 관점에서만 보면 이들 두 공연이 서울에서 동시에 이뤄졌다는 것은 생활수준에 걸맞게 이제 우리도 문화대국의 대열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그러나 10월 「문화의 달」 의미를 다시한번 반추해보게 되는 씁쓸한 기분또한 떨쳐버리기 힘들다. 요란하게 매스컴을 장식한 두가지 빅이벤트가 일반 국민들과는 동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아울러 공비침투사건 등으로 사회가 어수선한 탓도 있겠으나 「문화의 달」로 지정된 10월에 펼쳐지는 많은 문화행사가 국민들의 가슴에 와닿고 공감할 수 있는 게 과연 몇개가 될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문화」는 무엇인가? 다리의 난간이나 여백과 같다. 한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다리를 건넌다고 하자.자전거 한대가 지나가는 궤적의 폭은 1m 안팎에 불과하지만 폭 1m 다리를 만들어 놓고 지나가라면 곡예사가 아닌 다음에야 이 다리를 지나기가 매우 어렵다.우리 인간의 고달픈 삶에 있어서 「문화」라는 것은 필요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반드시 필요한 바로 이 여백과 같은 것이다. 그동안 우리의 현대사가 우리의 삶속에 여백의 여유를 안겨주기엔 너무나 숨가쁘고 각박하게 흘러왔다.그러나 이제는 한숨 돌리고 국민 모두가 삶의 여백인 문화를 즐기고 사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고 볼때 1년 매일이 문화의 날이어야 겠지만,그래도 정부가 「문화의 달」과 「문화의 날」을 제정하고 이를 기념하는 상징적인 의미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클래식과 대중문화가 펼쳐지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 현실의 「문화」는 일부 상류층이나 가진 자,그리고 문화인들의 전유물에 머물고 있는게 현실이다.정부가 10월 「문화의 달」에 231개의 크고 작은 다양한 문화행사를 벌이는 뜻도 이러한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인 것이다.하지만 지금 당장 지나가는 누구든 잡고 『문화의 달에 펼쳐지는 문화행사 가운데 뭐 하나라도 가본 게 있느냐?』고 질문했을 때 과연 몇명이 참여했다고 답할 수 있을까. 문화행정 주무부서인 문화체육부는 「문화의 달」에 이 점을 다시한번 깊이 돌이켜 보기 바란다.가장 평범하면서도 절대적으로 실현돼야할 과제인 「문화의 보편화」 「문화의 생활화」에 보다 본질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강구돼야 한다.이 점이 「문화의 달」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도 할 것이다.
  • 「12·12 5·18 항소심」 이모저모

    ◎증인들 검진술 상당부분 번복/방청객 격렬 항의… 공판 중단소동 14일 12·12 및 5·18사건 항소심 두번째 공판에서 변호인단은 5·18사건과 관련한 증인들을 상대로 피고인들의 무죄를 주장하며 일제히 파상공세를 편 반면,검찰은 증인들이 검찰에서의 진술내용을 상당부분 번복하자 다소 곤혹스러워했다. 변호인단이 「발포명령은 없었고 시위대가 먼저 발포했다」는 기조 아래 신문을 계속하자 일부 방청객이 격렬하게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첫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전두환 피고인은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선 반면,신장병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노태우피고인은 수척한 모습으로 입정.그러나 변호인단과 검찰측은 첫 공판 때의 다소 여유 있던 모습과는 달리 결전을 목전에 의식한 탓인지 긴장된 표정이 역력. 검찰과 변호인단은 증인 신문이 시작되면서부터 첨예한 신경전. 증인으로 나온 양대인씨(당시 11공수 여단참모장)를 신문하던 이양우 변호사가 정호용 피고인을 『당시 정호용 의원이…』라고 호칭하자 김상희부장검사가 이의를 제기,『앞으로는 피고인으로 불러달라』고 주문.이에 이변호사도 『실수로 나온 말이었다』고 반박했으나 김부장검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인 것 같다』고 응수해 한 차례 폭소. 또 검찰조사당시의 신문내용을 부인하는 양씨와 안부웅씨(당시 11공수여단 61대대장) 등에 대해 검찰이 진술조서를 증거로 제출하자 석진강 변호사 등은 『진술조서를 량씨가 찬찬히 읽어볼 시간을 줘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대립이 격화. 권성 재판장은 이에 『재판부가 모든 상황을 고려하겠다』며 진화에 나서기도.한편 권 재판장은 이례적으로 광주시내지도를 세워놓고 증인에게 구체적으로 세세히 질문을 던져 눈길. ○…이날 공판은 지금까지의 재판 가운데 방청객의 소란이 가장 심한 날로 꼽힐 듯. 장시간에 걸친 변호인들의 신문과정에서 증인들이 『시위현장에서의 과격진압이 불가피했다』『시위대가 먼저 발포한 것 같다』라고 답변하자 방청석 곳곳에서 한숨이 흘러나오기 시작. 급기야는 이양우 변호사의 반대신문 도중 광주시민으로 보이는 40대남자가 갑자기 일어나 『최규하 전대통령을 강제구인하라』고 외쳐 공판이 잠시 중단. 결국 상오 공판 말미에 『모두가 거짓말이다』『이런 재판 해서 뭐 하나』라는 고함과 함께 일부 방청객이 격렬히 항의하는 등 10여분간 소란.〈김상연 기자〉
  • 밍밍­리리/판다부부 “합방”5개월/아직 「사랑의 결실」없어 한숨

    ◎한국귀화 2년… 올 4살 임신적령기/하루식대 10만원… 「영빈관」 호화생활/발정기간 짧고 교미능력 약한게 흠/임신성사 안될땐 인공수정도 계획 용인 에버랜드의 마스코트인 판다 밍밍과 리리 부부의 귀염둥이 2세는 과연 언제쯤 태어날 것인가. 밍밍과 리리가 중국 사천 땅에서 「물 좋고 산 좋다는」 우리나라 용인 땅으로 살림을 옮긴지 12일로 2년이 돼 이들이 언제 2세를 탄생시킬 것인지에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이미 만4살이 돼 사람으로 치면 성년기에 접어든 셈이다.평균수명으로 보아 판다의 4살은 사람의 20대 초반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밍밍은 몸무게가 82㎏에서 119.5㎏으로 늘어났으며 리리도 56.5㎏에서 77.5㎏으로 늘었다. 에버랜드 동물원측은 신랑 밍밍과 신부 리리의 합방 성사를 위해 백방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들은 「지구상에 생존해 있는 가장 희귀한 동물가운데 하나」라는 자존심을 지키려는 탓인지 아직까지 사랑의 잉태를 하지 못하고 있어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물원측은 인공수정에 대한 연구에 들어갔으며 곧 중국에서 인공수정전문가를 초빙할 계획을 세워놓는 등 갖은 정성을 다하고 있다. 밍밍과 리리의 2세 탄생을 위한 정성은 실로 극진하다고 할 수 있다. 판다는 생활습성상의 특성으로 본래 번식률이 매우 약하기 때문이다. 판다는 스스로 배우자와 교미할 수 있는 능력이 약한데다가 발정기간도 매우 짧아 시기를 잘맞추어 합방시켜야 교미에 성공할 수 있다. 지난 5월 첫 합방이후 관계자들은 밍밍과 리리의 작은 변화 하나 하나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서로 친숙해질 수 있도록 만남의 시간도 적절히 조절했다. 또 리리의 발정시기와 교배적기를 체크하기 위해 성호르몬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자연교미를 위해 적극 노력했으나 아직까지 반가운 소식이 없다. 5월의 결혼식이후 중국의 수의사겸 사육사 이광한 유농림 황검영씨 등 3명과 정연택 강철원씨 등 동물원 사육사들이 2세 탄생을 위해 보인 정성은 극진하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사육터전인 「판다월드」는 자동 항균·항온·항습시스템을 갖췄으며 24시간 판다의 활동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CC­TV 등 최첨단 동물관리체제를 하고 있어 동물원의 「영빈관」으로 불린다. 한편 판다가 먹는 일급요리는 뭐니 뭐니해도 주식인 대나무.2년간 섭취한 대나무는 밍밍이 7천㎏,리리가 5천700㎏으로 1.5t 트럭 9대 분량이다.이 대나무는 특수제작된 냉동차로 경남 진주에서 운반해오고 있다. 이밖에 사과나 홍당무,우유와 배합사료를 섞어만든 죽,생선가루로 만든 빵 등도 잘먹는다.각종 영양제도 빼놓을 수 없다.이들의 식비로는 하루 평균 10만원씩,2년간 7천3백만원가량이 들어갔다. 그동안 밍밍과 리리를 찾은 손님은 이붕 중국 총리와 김수환 추기경 등을 비롯해 4백20만명이나 된다.〈김용원 기자〉
  • 한글윈도우95 바이블/이영주(독자가 권하는 컴퓨터 북)

    ◎윈도95 트러블 해결해줄 정보 가득/유용한 요약정리… 방대한 CD롬 부록에 감탄 「한글윈도95 바이블」(앨런 심프슨 지음,노재훈 옮김,홍익미디어 펴냄)을 만나게 된 것은 바로 내가 처음 한글윈도95를 우편으로 받아보던 날이었다.PC를 수년간 사용하면서 매월 전문잡지 서너권을 사 볼 정도로 컴퓨터를 알기에 노력해왔던 터라 한글윈도95쯤이야 하는 생각이었다.그러나 비록 펜티엄 프로세서를 장착했지만 구형 입출력 장치를 가진 내 컴퓨터는 CD롬 드라이브와 사운드카드의 셋업에서 문제가 생기고야 말았다.난 버릇대로 서점으로 달음박질쳤고 문제를 해결해 줄 책을 찾은 것이다. 이 책은 우선 짜임새있는 편집체제가 마음에 들었다.요약정리도 만족스럽고,본문 틈새에 자주 나타나는 상자들도 아주 유용했다.예를 들면 윈도3.1 사용자들이 처음 윈도95를 대할 때 낯설기만 한 폴더에 관한 요긴한 지식이 8장에 고스란히 담겨있다.내가 이 책을 좀 더 일찍 읽었더라면 폴더에 관한 곤혹스런 경험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인터넷에 대한 갈망이 가득했던내게 다가온 또 한가지 유혹은 바로 랜(LAN)이라는 것이었다.윈도3.1에서 랜 어댑터와 윈속 프로그램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던 내게 별도의 윈속프로그램 없이 켜자마자 랜 환경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유혹이 아닐 수 없었다.그러나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까지도 어댑터가 있는데 왜 구동이 안될까 한숨만 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 덕분에 내 홈페이지(http://www.chollian.net/homepage/person/person­home/paul0146)도 만들 수 있었다.조금 짧긴 하지만 레지스트리 편집도 빠뜨리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책 말미에 수록된 방대한 양의 부록에 난 감탄하고 말았다. 이 책은 CD롬 부록 하나만으로도 책값을 다하기에 모자람이 없다.철지난 프로그램과 날짜제한에 걸려 작동되지도 않는 찌꺼기를 담아 선심을 쓰는 부록들과는 다르다.게다가 원저에는 없었음직한 한글판 프로그램도 적잖게 들어있어 즐거움을 더해준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은 저자 소개에 나오는 저자의 홈페이지를 꼭 들러보기 바란다.이 홈페이지에는 최근의 공개 소프트웨어와 책에 미처 실리지 못한 팁과 문제해결도 들어 있어 애프터서비스를 받는 느낌을 준다.
  • 파란색 깜박이/조윤애 고대 안암병원 안과과장(굄돌)

    웬일인지 출근이 늦은 닥터 김의 눈이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다.오늘 새벽3시경 응급수술후 귀가하다 접촉사고를 내었단다.신호등 네거리에서 파란불을 보고 직진을 하다 달려오던 좌회전차에 피할 틈 없이 충돌했고 상대편 차의 승객이 다쳐 병원이니 파출소니 오가며 밤을 꼬박 새웠다.다행히 찰과상뿐이라 한숨 놓았다고 했다. 『글쎄 파란불이길래 출발했더니 그게 아니더라구요.왜 요즘 노랑색 깜박이 등을 파랑색으로 바꿔들 달고 다니잖아요.그거였어요』 피곤한 터에 길 건너편 차의 깜박이를 그만 직진신호로 착각하고 빨간 불에 건넌 것이다. 언제부턴가 파란색 깜박이등을 단 차가 생겼다.노랑에 비해 색 달라 예뻐 보이는지 남보다 튀고 싶은 건지 요즘은 제법 많아졌다. 만국공통의 교통신호는 빨강과 노랑이 멈춤의 표시고 파란색만 진행이다.점멸하는 빨강과 노랑신호는 위험에 대한 강력한 주의와 멈춤의 경고다.신호의 기본을 무시하고 좌·우회전 노란깜박이 대신 사용되는 파란깜박이는 진행의미의 파란신호등으로 혼동을 일으키게 할 소지가 다분히 있다.차안에서 볼 때 차의 깜박이등과 파란신호 등 사이의 거리는 시각적으로 큰 차이가 없어 오히려 깜박거리는 파란깜박이 등을 직진신호로 착각하여 큰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피곤하거나 오래 운전할 때,어두운 밤에는 더욱 그러하다. 지금은 많은 색각이상자도 밝은 신호등을 구별할 수 있으면 운전이 허용된다.이들에게 또렷한 색상이 필수적일 뿐 아니라 혼동의 우려가 있는 여러 색의 사용은 금물이다.신호등이 빨리 눈에 잘 띄고 혼란스럽지 않으면 교통도 원활해지고 사고도 줄일 수 있다.달갑잖은 교통사고사망률 4위의 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다.나만이 아닌 남과 함께 하는 사회임을 자각하고 기존의 교통질서를 교란시키는 행위는 삼가야 하지 않을까.
  • 공비 유림 사살순간/장병 4인 증언

    ◎새벽 낙엽소리… 10m 앞 M16 든 공비 발견/아군매복 눈치채고 도주… 생포포기 사격 28일 무장공비 유림(39·잠수함 부함장)을 사살한 육군 일출부대 소속 우성제 대위(28)와 휘하 병사 3명은 10일이상 계속된 수색과 매복의 피로를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이겨내 수훈을 세울 수 있었다. 28일 상오 6시35분쯤.우대위와 노극래 병장(25)·박정훈 병장(23)·정철환 상병(23) 등 4명은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 해발 250m 야산 정상부근에 참호를 파고 매복작전을 펴고 있었다.전날밤부터 한숨도 자지 못해 눈이 절로 감겼지만 언제 공비가 나타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갑자기 「버석버석」 낙엽 밟는 소리가 들렸다.모두 긴장했다.이어 얼룩무뉘 위장복을 입고 M16소총을 든 남자가 총구를 밑으로 한 채 조심스럽게 산길을 헤쳐나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10여m 전방. 모두 숨이 멎는 듯했다.우대위는 『일단 생포해야 한다』는 생각에 수신호로 기다리라고 지시했다.6m 앞까지 다가온 공비는 그러나 아군의 기척을 느끼고 뒤돌아 달아나기 시작했다. 「탕 탕」 두발의 총성이 태백산맥의 차가운 새벽공기를 갈랐다.노병장이 쏜 두 발의 총알에 등과 옆구리를 맞은 공비 유림은 그 자리에 쓰러졌다.우대위 등이 다가갔을 때 유림은 이미 숨져 있었다.군 수색대로서는 지난 22일 함장 정용구 등을 사살한지 7일만에 거둔 전과였다. 노병장은 『철모도 쓰지 않은 채 아군으로 위장한 남자가 혼자 산자락을 타고 올라오는 것을 보고 무장공비라는 직감이 들었다』면서 『생포하려 했으나 갑자기 도망가 조준사격을 했다』고 말했다.
  • 북한의 추석(외언내언)

    북한에는 두 종류의 명절이 있다.「사회주의명절」과 「민속명절」.「사회주의명절」은 양력설(1월1일) 김정일생일(2월16일) 김일성생일(4월15일) 노동절(5월1일) 해방기념일(8월15일) 정권창건일(9월9일) 노동당창건일(10월10일) 헌법절(12월29일) 등이다.애초에는 3·1절(3월1일)도 「사회주의명절」로 지정했으나 62년 명절에서 빼버렸다. 북한최대의 명절은 김일성 생일.그는 죽었지만 아직까지는 「민족최대의 명절」로 떠받들고 있다.그 다음에 김정일 생일.북한주민들은 이들 부자의 생일을 손꼽아 기다린다.이틀을 쉴 수 있을 뿐 아니라 「명절공급품」이란 이름으로 가족수에 따라 돼지고기·과자·술 등 약간의 특식이 배급되기 때문.올해는 그나마도 없었지만…. 「민속명절」로는 음력설·추석·단오 등이 지정돼 있다.67년5월 『봉건잔재는 뿌리뽑아야 한다』는 김일성의 교시에 따라 「민속명절」이 사라졌으나 88년에 추석이,89년에는 음력설과 단오가 다시 「민속명절」로 부활됐다. 뒤늦게 「민속명절」을 부활시켰지만 「사회주의명절」에 비하면초라하기 그지없다.추석의 경우 하루를 쉴 수있을 뿐 「명절공급품」도 없고 성묘나 차례(다례)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향을 떠난 이들은 성묘하러 갈수 없을 뿐 아니라 차례를 지내려해도 차례상에 올릴 제물이 없기 때문. 추석날 아침 온가족이 김일성부자의 사진앞에서 「대를 이은 충성」을 다짐한뒤 하루를 쉬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그러나 추석은 공휴일이 아니고 단순한 휴무일이기 때문에 추석전후의 일요일중 하나를 택해 일을 해야 한다.거기에다 극심한 식량난까지 겹쳐 흥겹고 풍성한 추석분위기는 아예 찾아 볼 수 없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중국 연변교포들에 따르면 추수기인데도 수해가 심했던 일부지방의 논에는 벼가 없다고 한다.알곡이 채 여물기도 전에 뽑아먹었기 때문이라는 것. 이런 궁핍한 생활때문에 북한주민들에게는 추석이 「고통과 한숨의 날」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가슴아픈 일이다.
  • “11년 키운 딸이 남의 자식…”/어느 부부 「한숨의 나날」

    ◎병원 잘못으로 이혼·재결합 수난 서울지법 민사합의15부(재판장 김성수 부장판사)는 24일 배모씨(37·택시기사)부부가 『호적상의 딸 K양(11)이 병원측의 실수로 바뀌었다』며 서울 구로구 제일산부인과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병원측의 잘못을 인정,『병원측은 배씨부부에게 위자료와 정신과치료비 등 4천7백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지난 85년 제일산부인과에서 K양을 출산한 배씨부부는 K양이 자라면서 자신들을 닮지 않자 94년 10월 고려대학교 법의학연구소에 친생자여부에 대한 감정을 의뢰,K양의 유전자배열이 두사람 사이에서 나올 수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 배씨부부는 이 과정에서 배씨가 아내를 의심하는 등 불화 끝에 94년 9월 합의이혼까지 했다가 『병원에서 아이가 자주 뒤바뀐다』는 TV프로그램을 보고 오해가 풀려 같은해 10월 재결합하는 등 수난을 겪었다. 배씨부부는 병원을 찾아가 당시 진료기록의 열람을 요구하는 등 친자식을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병원측의 협조 거부로 지금까지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하고있다. 이에 배씨부부는 K양의 양육비,친자식을 찾느라고 생업에 종사하지 못한 비용,친자식을 찾는 광고비,유전자감식비용,호적정정비용,가족융화비,정신과치료비,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등 2억6천여만원의 배상금을 청구했으나 재판부는 이중 배씨부부의 정신과 치료비와 위자료 등만 인정했다.
  • 적반하장 북한대표단/이석우 북경특파원(오늘의 눈)

    북경 국제의원연맹(IPU)총회 참석을 마치고 21일 서울로 돌아가기 위해 짐을 챙기고 있는 정재문 단장 등 한국대표단 일행은 어깨가 축 늘어져 있다.내년 4월 서울총회 개최국으로서 북한대표들과의 사전접촉과 협의를 성사시키겠다는 의욕에 차있던 이들 국회의원들은 적반하장식으로 달려드는 북한측의 적의에 찬 비난과 냉소에 그저 한숨만 내쉴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내년 총회참석 문제와 국회간 교류에 대한 협의는커녕 북한대표들과 악수조차 나누지 못했다.정치학 교수출신인 노승우의원도 『80년대 적성국들조차 우호국가로 변했는데 북한은 여전히 우리를 적성국가로 대하는게 가슴아프다』고 했다.유일한 한국측 IPU 집행위원인 박정수의원은 평소 안면이 있던 북한단장 이몽호(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 서기장)에게 말을 붙였다가 『대화할 이유가 없다』는 면박을 받았고 윤영탁 국회사무총장 등 일행은 『학생들이나 때려잡지 말라』는 야유를 뒤집어써야 했다. 지난 17일 저녁 독일대사주최 만찬을 비롯,연일 열리는 각종 리셉션에서도 우리대표들은 등을 돌리며 자리를 떠나는 북한대표들을 참담한 기분으로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무장공비 침투사실이 밝혀진 이후인 19일 북측 최헌일 대표의 「남한 핵지뢰매설」주장에 이어 이몽호 북측단장은 대표자연설을 통해 연대 한총련사태와 군사훈련을 문제삼으며 우리측을 비난했다. 북한측 마영일 대표도 정재문 단장의 대표자연설에서의 동해안 북한잠수함 침입사실에 대한 유감표시에 대해 추가발언을 신청,우리측을 공격했다.마대표는 『CNN방송에서 우리측 잠수함의 남쪽 침투보도를 알고 있지만 여기선 확인할 수 없다』면서 『남조선측이 이 사건을 들먹이며 남북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적반하장식 북측의 억지는 앞으로도 한국의 현정부와는 대화할 수 없다는 북의 기존정책이 변치않을 것임을 보여준다.이 순간에도 「비공식」적으로는 북경과 연길 등에선 적잖은 남과 북의 상사원들이 만나며 거래하고 있다.하지만 「공식석상」에서 만나기만 하면 마치 원수지간같이 돼버리는 남과 북.정말 헤아리기 힘든 북한당국의 속마음이다.
  • 요행 좋아하는 정치인들(이동화 칼럼)

    얼마전 어느 무속인이 예언서를 내고 화려한 출판기념회를 가져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그 자리에는 정·재계 등 각계의 내로라하는 인사들도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루었기 때문이다.김일성사망 예언이 맞아떨어졌다고 해서 일약 유명해진 그 무속인은 이미 정치일정 등 한두해를 내다보는 예언서를 낸적이 있었다. 그 내용중 맞지 않은 것들이 여러가지 드러났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 모임에 참석한 것은 영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음이리라.이책을 포함하여 일부 역술인들이 이른바 대권점괘풀이를 책으로 쓰고 서문에는 대학교수가 추천사를 써준 것까지 있다.점술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 대권의 향방을 놓고 무당 점쟁이 도사 등이 각광을 받는 것은 이상한 한국적 현상이다.우선 국민들이 대권에 관심을 많이 갖게되니 뭐든지 「대권」「대권」해야 팔린다.역술인들도 대권얘기를 해야 팔리는 것은 마찬가지.이들은 집필과 방송출연 등으로 드러내놓고 활동무대를 마련하고 있어 점술붐을 확산시키고 있다. 전에는 미신이라고해서 그런 책이있더라도 서점에서 뒷전에 보이지 않게 두었으나 요즘에는 드러내놓고 가장 잘보이는 곳에 잔뜩 진열해놓고 있다.방송도 국민의 관심이 많아졌다는 이유를 들어 무속인이나 역술가를 자주 출연시키고 있어 역술문화가 번지는데 기여하고 있다. 왜 이렇게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가.그 근저에는 오랫동안 점술문화가 서민들의 그림자속에 살아있었고 그것이 허무맹랑한 일확천금의 꿈이 확산되는 최근의 사회분위기와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다.또 다른 직접적 이유는 이런 것에 초연해야 할 사회지도층에서 오히려 역술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사실 우리 정계·재계의 유력인사들 중에는 점을 신봉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총선이나 대선 지방선거등 모든 선거를 앞둔때면 이른바 유명하다는 역술원들은 문전성시를 이루어왔다.과거 여당의 어느 최고위원은 헬리콥터를 동원해 지방의 관상쟁이를 찾아나선 것으로 유명했다.어느 야당총재는 얼마전 유명한 지관의 풍수지리설에 따라 왕기가 서린 터에 가족묘원을 마련했다는 보도가 나와 화제가 됐었다.어느 그룹 총수도 모든 일정을 점술가의 조언에 따라 결정했으나 구속된 적이 있다. 군출신인 전직대통령들도 주요 정치행사의 택일은 점술가들에게 물어 결심하는 경우가 적지않았다는 것이 드러났다.물론 외국에도 그런 예들이 있다.필리핀의 마르코스 전대통령이 운세좋은 날로 아예 호적상 생일조차 바꿔버렸다든가,심지어 미국의 레이건전대통령 역시 부인낸시여사가 점성가에게 받은 일정대로 움직였다고 해서 호된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 또 조선왕조를 연 이태조가 한양을 새도읍지로 정할때에도 풍수지리의 대가들인 정도전과 무학대사의 이견에 끼여 고심하다가 정도전의 주장대로 북악산아래 왕성을 지은 것은 유명한 역사적 사실이다.이처럼 역술에 의지하기에는 동서고금이 없어 보인다.그러나 지금 우리 정치인은 그도가 심하다. 정당공천때나 총선거때마다 점집을 찾아 자신의 운명은 물론 예상경쟁자의 신상명세까지 들고와서 그들의 운명과 자신을 비교해 달라는 촌극을 벌이는가하면 대선을 앞두고는 「누가 당선될 것 같으냐」「어느쪽에 줄을 서야 되느냐」는 문제까지 묻고다니는 정치인이 하나둘만이 아니라니 한숨이 나올 일이다. 정치인들이 역술에 빠지는 것은 우연의 요소에 의지하려는 비합리적이고도 비과학적인 태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이런 정치인은 이성과 합리를 바탕으로 해야 할 민주주의정치의 지도자로서 자격이 부족함을 의미한다.미신에 의존하는 수준으로 어떻게 복잡다기한 국정을 이끌어 나갈수 있겠는가.국가대사,특히 중요한 정치일정을 역술에 많이 의존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개정통합선거법에서 각급선거일자를 명문규정한 것은 여러 다른 이유와 함께 부끄러움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매우 다행한 일이다. ○ 정치는 냉정한 이성의 바탕위에서 신념과 용기를 갖고 해야지 요행이나 바라는 자세를 갖고는 안된다.또 사회지도층,특히 정치인들이 역술에 의존할때 그 파급효과는 모든 국민에게 미칠수 밖에 없음을 자각해 스스로를 단속해야 한다.그러면 사회분위기도 미신보다는 과학이,요행보다는 성실한 노력이 평가되는 쪽으로 바뀌어 나갈 것이다.한국이 점의 나라가 되도록 방치할 수는 없지 않은가.
  • 가스관 시공 「턱걸이 합격」/김상연 사회부 기자(현장)

    ◎관계자 안도 한숨에 시민들 “못믿어…” 『휴우…』 11일 상오11시 서울 서초구 지하철 교대역 부근 편도 5차선 도로.파헤친 구덩이속 도시가스관을 향해 집어넣은 줄자가 1.23m를 가리키는 순간 대한도시가스 김태정 사장의 긴장된 얼굴이 안도의 한숨과 함께 풀어졌다.말 그대로 십년감수한 표정이었다. 도시가스관이 규정대로 시공됐는지를 김사장조차 확신할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의심이 가던 지점 한곳을 파헤친 결과,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자칫하면 사법처리 대상으로 몰릴 판에 이만저만 다행일 수 밖에 없다. 검찰은 지난 7일 『지난 2개월간 서울 서초구내 도시가스관을 점검한 결과 20여 지역의 도시가스관이 기준치인 1.23m보다 30∼70㎝ 가량 얕게 매설돼 있다』고 발표했었다.그리고 이날 서초구내 19개 도시가스관 매설지점에 대해 일제 굴착조사에 들어갔다. 중점 조사대상은 대략 3가지. 우선 가스관이 규정대로 1.2m 이상 깊이에 묻혀있나 여부.다행히 가스관은 지하 1.23m 아래 있었다. 다음은 가스관이 모래로 덮여 있는지 여부.자갈이 다소 많이 섞여있긴 했으나 가스관 주위에는 거의 대부분이 모래였다. 마지막으로 붉은색으로 도색돼 있어야하는 가스관 색깔도 규정에 맞아 전체적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검찰로서는 당초 발표가 「부실한」것이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검찰은 땅을 파지않고도 탐지할 수 있는 「로케이팅」(Locating)이라는 기계를 이용,기초조사를 했었다.그러나 이 기계가 탐지한 것은 지하 90㎝ 깊이에 있는 전화 케이블선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고 굴착조사 결과가 나오기전까지만 해도 전전긍긍하던 대한도시가스 관계자들의 모습으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모든 가스관이 합격점을 받은 것은 아니다.어느 누구도 문제가 없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조사현장을 지켜보던 한 시민은 『다른 곳도 파봐야지 어떻게 알아』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속아만 살아온」 안전에 대한 불신감이 진하게 배어있는 듯했다.
  • 굶주림 일상화…어쩌다 잘먹으면 「뱃병」 호소(북한은 지금…:3)

    ◎식량난 최악땐 대규모 중 친척 방문 추진/양식 우선공급 받는 군인들 마저 “배고파…” 『요즘은 강냉이가 나오는 여름철이어서 그나마 버틸수 있는데 올겨울은 또 어떻게 나야 할지…』 최근 회령에 있는 친척을 만나고 돌아온 조선족 손모씨는 올겨울의 식량사정을 미리 걱정하는 친척들의 한숨소리가 지금도 귀에 들리는듯 하다며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의 실상을 전한다. 북한의 식량사정은 이미 통제불능의 상태에 빠져 있는 듯 했다.주민들은 물론 양식을 우선적으로 공급받는 군인들마저 배가 고파 중국에 건너와 양식을 빼앗아가는 일이 있을 정도로 악화돼 있었다.도문에서 만난 조선족 최씨는 『지난 4∼5월 두달동안에만 북조선 군인들이 양식을 빼앗아간 사건이 10여차례나 된다』며 『밤에 몰래 중국으로 넘어온 일부 군인들은 소까지 몰고 간다』고 말한다. 『북한의 식량난 악화는 식량자급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에서 식량을 사올 외화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서울신문과 합동조사에 참가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 함택영 경남대교수는 분석한다.그는 『농민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김일성의 지도방침 우선의 식량정책이 실패로 돌아간 데다 물자난이 심화돼 농업 현대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점 등도 식량난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중국 연길에서 자동차로 2시간여 거리에 있는 용정시 삼합.소설가 김영(필명 김하기)이 월북한 곳으로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삼합에서 강폭이 50여m쯤 되는 두만강을 건너면 북한땅 회령이다.강물이 얕아 탈북자들의 주요 탈출통로로 이용되고 북한과 중국의 국경해관(세관)이 있는 이곳은 무역을 하는 북한주민들이나 북한에 친척을 찾는 중국 조선족들로 붐비고 있었다. 북한주민들과 조선족간의 활발한 교류가 있는 삼합은 식량사정이 가중되며 북한주민들이 중국 친척들에게 쌀·간장·약 등 생활필수품을 보내달라는 쪽지를 전하는 「창구」의 역할도 하고 있었다.회령에 둘째언니가 살고 있다는 조선족 최모씨(여)는 『처음 쪽지를 받았을 때는 얼마나 생활이 어려우면 이런 부탁까지 하겠느냐고 안타깝게 생각했으나 너무자주 보내오는 통에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털어놓는다. 함북 두만강시노동자구의 두만강초대소가 눈앞에 보이는 러시아 핫산.두만강초대소에는 러시아에서 돌아온 벌목노동자나 외화벌이꾼들이 늘어나며 배고픔에 지친 여자들의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고 한다.이곳에서 만난 탈북자 이모씨는 『이들은 양식을 얻기 위해 육탄공세도 서슴지 않는다』고 귀띔한다. 배고픔에 지친 북한주민들은 밥을 먹으면 오히려 「뱃병」이 생기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북한 만포의 친척을 방문하고 돌아온 조선족 이모씨는 『가지고 간 쌀로 맛있게 밥을 지어먹은 친척들이 배가 아파 고생하는 것을 봤다』며 『아마도 못먹던 사람들이 갑자기 많이 먹는 바람에 소화가 안돼 생기는 현상인 것 같다』고 전한다. 식량난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은 중국에 친척을 둔 주민들을 중국으로 보내 며칠 묵도록 하는 시나리오까지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북한과 무역을 하는 용정시 개산둔에서 만난 조선족 유모씨는 『북한은 식량난이 더욱 악화될 경우 중국에 용정시 개산둔국경해관을 개방해주도록 요청,주민들이 중국의 친척을 방문해 배불리 먹게 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말한다. 북한의 식량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북한당국의 경직된 식량정책과 집단소유형태인 협동농장으로 근로의욕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식량난 해결을 위해 시도한 다락밭 개간이 오히려 3년 연속 수해를 몰고오는 참담한 실패작이 됐기 때문이다.합동조사에 참여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신종대 책임연구원은 『북한이 식량난을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텃밭처럼 개인의 근로의욕을 높여주는 사적소유를 확대하는 것이 식량난 해소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교수 시각/식량난 타개책/농업경제의 획기적 정책변화 필요 80년대 중반부터 심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외화·식량·생필품·에너지·원자재의 5대난 가운데 현재 가장 고통스러운 부문이 식량난일 것이다.인민과 가족의 입을 책임지지 못할땐 정치며 경제는 허울만 남게 된다. 계속된 천재라 할 물난리만이 식량난의 주범일 수는 없다.에너지와 원자재의 부족은 화학비료공장의 가동을 멈추게 해 비료부족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는데다 농지부족을 메우기 위해 경사 60도에 가까운 산비탈까지 다락밭을 일구어 옥수수를 재배하고 있으나 토양의 척박으로 그 소출은 빈약할 수밖에 없다. 북한당국은 우선 급한 나머지 무역의 다양화,다각화,다변화를 추구하고 있다.외화벌이를 통해 북한의 취약한 경제구조를 개선시키려는 임기응변적 대응을 하고 있으나 이는 대증요법에 불과하다. 외화벌이를 위해 노동자들을 벌목공이나 잡역부로 러시아나 중국에 인력수출하거나 북한 식당을 무수히 개설하고 있으나 그 실효도 의문이다.노동의 대가중 절반 이상을 국가가 가로채는데서 노동의 질이 향상될 수 없기 때문이다.결국 생산력의 저하로 인해 외화벌이도 소기의 목적을 얻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같이 경제난의 순환고리가 강고하여 악순환을 거듭하게 되면 북한 경제의 회생은 불가능할지 모른다.다급해진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북한당국의일대 개혁·개방조치가 내려져야 할 것이다.인민을 헐벗고 굶주리게 해서야 위대한 사회주의 국가건설이며 주체사상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인민의 삶의 질은 고사하고 삶의 기본조건인 식량문제부터 풀어간다는 자세가 우선돼야 한다.지도자로부터 인민대중에 이르기까지 한마음으로 식량난을 위시한 경제난 해소에 나서야 한다. 북한은 농업경제의 획기적 정책변화와 함께 농업경제 테크노크라트의 중용등을 통해 경제 내부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내부적 모순을 외부환경 탓으로 돌리며 인민의 눈과 귀를 현혹시키는 정치적 조작에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다.권력의 정당성 확립에 들이는 공력을 이제는 과감히 인민경제의 최저수준 확보에 쏟아야 할 것이다. 부패한 자본주의 경제보다 건강한 사회주의 경제가 더 낙후했다는 사례를 북한당국은 진정 남기기 싫을 것이다.
  • 연대찾은 대학총장들 “망연자실”

    ◎전쟁터인가… 상아탑인가…/“아…” 절망의 탄식/“폭력현장 보존… 산교육장 활용” 이구동성 백발의 총·학장들은 아무 말도 없었다.굳은 표정으로 바라보기만 했다.폐허처럼 변한 상아탑의 몰골에 넋을 잃은 듯했다.매캐한 최루가스냄새는 총·학장 3백여명 모두의 얼굴을 일그러지게 만들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한 연세대의 시위현장을 눈으로 확인하려고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현장에 다가서자 나오는 것은 한숨뿐이었다.수십년을 대학에서 보냈지만 이번처럼 심각한 상황은 처음이라는 표정이었다. 본관 오른쪽에 있는 인문관주변은 불에 타다 남은 쓰레기잔해와 깡통,부서진 책·걸상 등으로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온전한 것은 없는 듯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탄식과 분노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연세대의 김준석 입학관리처장은 『학생들이 건물 안의 교수실을 부수고 자료를 모두 없애 교수들이 난감해 하고 있다』는 설명했다. 총·학장들은 『도덕과 윤리마저 저버린 상식이하의 행동』이라는 정도의 반응만 보일 뿐 누구 하나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인문관과 이웃한 종합관은 더욱 처참했다.현관은 불에 그을렸고 유리창은 대부분 깨진 상태였다.기둥에는 「결사항전」 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다. 「화약고」로 불리던 과학관 방문은 취소됐다.더 보지 않더라도 상황파악은 충분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이렇게 했다니…』 『동경대처럼 불에 탄 현장을 그대로 보존,산교육장으로 삼아야 합니다』 『학원이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지 않으면 이같은 일은 또다시 벌어집니다』 현장방문에 이어 하오2시40분부터 연세대 1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전국 총·학장회의에서는 폭력시위대책과 대학의 책임에 대한 발언이 잇따랐다. 대구 효성카톨릭대 김경환 총장은 『남의 대학을 이렇게 망쳐놓은 젊은이들이 학생인지를 묻고 싶다』고 흥분했다. 동신대 이상섭 총장은 『언론을 통해 듣던 것보다 너무도 엄청나 할 말이 없을 정도』라며 『이에 대한 책임을 모든 대학이 통감해야 할 것』이라고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연세대를 떠나는 총·학장들의 발걸음은 교내 곳곳에 완전무장상태로배치된 전경의 어깨만큼이나 무거워 보였다.
  • 영광2호기·울진1호기 한여름 잇단 원전 고장

    ◎한전 “날씨덕에 위기 탈출”/전력 최대부하 시점에 “반가운 단비·태풍”/열대야도 이번주가 고비 “전력 걱정도 끝”/지역별 전력 책임 수요관리제 운영 등 비상조치도 원전의 잇단 고장으로 전력공급위기에 처해있던 한전이 태풍 커크,기대도 하지 않았던 수도권의 예상외 단비와 낮은 기온으로 한숨을 돌리고 있다. 직장인들의 휴가가 대부분 끝난 금주는 통상적으로 전력의 최대부하가 걸리는 시점이다.특히 영광원전에 이어 울진 1호기가 고장난 12일은 이로 인한 전력공급부족만도 1백90만㎾나 돼 예년과 같은 무더위가 닥칠 경우 제한송전같은 긴급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장난 원전2기의 발전용량만도 전체 전력공급능력인 3천4백만㎾의 5%가 넘는다. 그러나 이날 새벽에 전력최대수요처인 수도권 일원에 단비가 내린데다 낮최고기온도 31도에 머물러 한전은 큰 무리없이 전력공급을 할 수 있었다.이날 전력최대수요는 낮12시에 기록한 3천1백51만2천㎾였으며 예비율은 5.2%로 올들어 가장 낮기는 했다.통상적으로 전력최대부하가 하오2∼3시에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한전이 날씨 덕을 보고 있음이 분명히 드러난다. 이에 앞서 올들어 최대전력수요는 지난달 19일에 기록한 3천1백87만1천㎾였고 당시 예비율은 8.6%였다. 통산부는 그러나 전력예비율이 당초 최저전망치 7%보다 낮아짐에 따라 이날부터 지역별 수요관리책임운영제를 본격 실시,전력최대수요를 30만㎾ 절감하고 5백㎾이상 비상발전기를 가동,10만㎾의 전력을 추가로 확보했다. 한전이 날씨 덕을 보는 것은 또 있다.예년같으면 열대야가 계속될 8월중순의 날씨가 금주를 고비로 30도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예보가 나오고 있다. 13일의 경우 전국 일원의 강수확률이 40∼50%에 이르러 이때부터 열대야가 사라질 것으로 예보됐다.기온도 수도권이 26∼29도로 평년기온을 밑돌고 대구등 혹서지역의 날씨도 34도선에 그칠 것으로 예보돼 특별한 이변이 없는한 여름철 전력걱정은 이번주 초반에 끝이 나는 셈이다. 한편 가동이 중단됐던 울진 원전1호기는 보수작업을 벌여 이날 하오10시부터 발전을 재개,13일 하오 피크시간대에는 95만㎾ 전출력운전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13일의 전력사정은 12일보다 한결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문제점/인력 부족… 수사장비도 낙후(도전받는 치안:중)

    ◎경찰 1명이 주민 5백2명 담당/실적위주 일제단속·과중한 잡무 등 줄여야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의 위상이 어떻게 이 지경까지 추락했는가』경찰을 바라보는 국민 대다수의 심정이다. 일선 치안유지의 보루인 파출소에서 근무중이던 경찰이 흉기로 살해되고 순찰차량이 흉악범도 아닌 취객에게 빼앗기는 치안현실을 두고 국민은 아연해 한다.불안심리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 어디서부터 잘못되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꼽씹어 볼 때다. 「뛰는 경찰에,나는 범인」큰 사건이 날 때마다 나오는 소리지만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다.수사 환경과 여건이 범죄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나 열악하기 때문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범죄는 지능화·조직화 하게 마련이다.낡은 수사장비와 현실과 동떨어진 지원으로 조직력과 첨단장비를 갖춘 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하기란 역부족이다.신명을 바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범인은 경찰무선망까지 도청하며 수사망을 피한다.하지만 수사관은 흔한 핸드폰 하나 지급받지 못해 범인을 뒤쫓다 말고 공중전화로 달려가야 한다. 일선 경찰서의 한 형사는 『범인은 성능 좋은 3천㏄ 승용차를 타지만 수사관은 낡은 자가용이 고작』이라고 한숨을 지었다.지하철을 타야하는 형사는 부지기수다. 인력도 부족하다.특히 형사·수사·교통 등 치안의 핵심부서는 최근 지원자가 크게 줄어 일선 형사계에 대개 4∼5명씩은 자리가 빈 실정이다.격무로 진급시험 준비를 못해 다른 부서 동료에 비해 처지기 때문이다. 경찰 한명이 담당하는 주민의 수는 프랑스가 2백68명,미국 3백48명,영국 3백76명,일본 4백76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5백2명이다. 물론 전·의경을 포함하면 선진국 수준이다.하지만 막상 일이 터지면 경찰은 보이지 않는다.체계적인 조직과 인력의 효율적인 운영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현재의 경찰서와 파출소 운영 체계를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김보환 교수는 『도시경찰은 기동성과 단일화된 지휘체계가 필요하다』며 『경찰서보다는 규모가 작고 파출소보다는 규모가 큰 「패트롤」단위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에 비해 대우는 뒤떨어진다.영국 런던 경창청장은 총리보다 60% 이상의 높은 월급을 받는다.일본경찰은 일반공무원보다 10% 이상 높은 대우를 받는다. 잡무는 버거울 정도다.민방위업무 협조에 벌금미납자 소재수사,오물단속 등 고유업무말고 13개 부처 76건의 협조업무를 떠맡고 있다. 여기에 걸핏하면 설정되는 「∼일제 단속기간」「∼강조·소탕 기간」등도 실적 위주의 단속에만 급급하게 만들고 있다. 일선 파출소의 한 근무자는 『3백65일 계속되는 일이라 새삼스레 호들갑을 떨지도 않지만 상부에서 눈에 보이는 실적만 갖고 치안상태를 파악하려는 태도는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현직 경찰을 재교육할 수 있는 위기관리 훈련 프로그램이 전무하다는 지적도 나온다.1년에 받는 교육은 사격과 무도훈련 뿐이다.사격은 특수직 경찰을 제외하면 봄·가을로 단 두차례 실시된다.무도훈련도 체력유지와 호신술 차원의 훈련이 고작이다.그나마 야근·경비지원·시위현장 등에 쫓겨 제대로 받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경찰의 권위가 무너진 것은 우리경찰이 걸어온 길과도 무관하지 않다.과거 군사통치시절 경찰은 「정권의 방패」로 치부되기 일쑤였던 것도 사실이다.깔끔한 정복차림으로 거리를 순찰하는 영국의 「보비 아저씨」와는 거리가 멀었다. 약한 자에게 강하고,강한 자에는 약하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의 견해은 이렇다. 권위는 내려보며 매섭게 다룬다고 갖춰지는 것은 아니다.엄격하고 공평하면 권위는 선다.공권력이 도전받는다고 처벌만을 강화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엄정한 법집행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 딸의 아르바이트/노희상 다물민족연구소 이사(굄돌)

    여름방학을 맞아 대학 4학년인 딸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고 이리저리 알아보고 있었다.그러나 가장 만만했던 과외지도도 수능세대가 아니라서 이제는 여의치 않다며 입이 부어 있다.예비고사를 마지막으로 치른 학번이라 1년 사이에 과외전선에도 많은 변화가 생긴 것이다. 방학시작 며칠이 지난 어느날 지도교수가 부르신다며 학교에 갔다오더니 잔뜩 일거리만 맡았다고 투덜거렸다.8월 말에 정년퇴임을 하시는 교수님이 방을 정리하는데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노라는 것이었다.학기 초부터 무시로 불러 이것저것 일을 시키셨고,또 그때마다 눈썰미 있게 일을 도와드렸던 관계로 아마 맘에 드셨던가 보았다.그러나 조교도 아닌 학생에게 일을 시키시곤 미안했던지 한가지 일을 끝낼 때마다 저녁을 사먹이거나 책을 선물하거나 혹은 당신이 아끼시는 물건들을 딸에게 주어 보내곤 했다.참 고마운 교수님이요,아름다운 사제지간이라고 생각해오던 우리 부부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정이 좀 달랐다.가을에 유학을 준비중인 아이로서는 제딴에 한푼이라도 버는 일이 급했던 모양이다.이삿짐싸기가 얼마나 고된 일인데 왜 하필 나를 시키시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이었다.평소에 교수를 깍듯이 모셔오던 아이였는데 벌써 돈에 물이 들었나 좀 씁쓰레한 기분을 누르며 『돈 몇푼 버는 것보다 네가 앞으로 학문의 세계에 들어가든 직장생활을 하든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타일렀다.딸은 하는 수 없다는 듯이 일주일 가량을 다니며 교수님과 함께 이얘기 저얘기를 나누면서 차근차근 짐을 꾸려 이사를 끝냈다.처음의 불평과는 달리 딸애는 많은 것을 느낀 듯했다.짐을 옮긴 다음날 교수님이 또 부르신다며 갔다 온 아이의 손에는 중국돈 8백위안이 들려 있었다.유학가서 북경에 도착하면 소용될 것이니 받아두라며 주시더란다.우리 부부와 딸은 교수님의 자상한 마음씨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 폴란드 자유화운동 발상지/그단스크조선소 “역사속으로”

    ◎부채 1억5천만불… 법원 “파산” 공식판결/노동자들 반발속 독­노르웨이 매입 접촉 폴란드 자유화운동의 중심이자 자유노조의 발상지인 그다니스크 조선소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치 못해 파산을 선언했다. 국영기업이었던 그다니스크 조선소의 파산은 지난 6월초부터 정부 주도로 파산절차를 밟아온 끝에 8일 법원판결이 내려짐으로써 공식화됐다. 6천여 노동자를 수용했던 그다니스크 조선소의 총부채는 4억1천4백만 즐로티(1억5천2백10만달러)에 달하는데 반해 부채를 제외한 총자산은 3억5천만즐로티에 불과하다. 노동자들은 당초 이 조선소의 「역사성」과 관련,정권을 장악한 옛 공산계열 주도의 현 정부가 악의적으로 조선소를 폐쇄하려 한다고 반발해왔다.정부측은 그러나 이번 파산결정이 순전히 경제적 견지에서 내려진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 그다니스크 조선소의 운명은 부채와 총노동자의 절반이상을 정리한후 새로 간판을 올릴 「새 그다니스크조선소」가 과연 흑자를 낼수 있는지에 달려있다.「새 그다니스크 조선소」에는 노르웨이­독일 컨소시엄이 지분매입에 관심을 갖고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 자유노조 지도자이자 공산당 몰락후 첫 대통령을 지낸 레흐 바웬사는 사전에 투자자 물색,구조조정작업 추진 등이 이뤄지지 않은데 대해 아쉬움을 피력했다.그는 그러나 경영주나 노동자 대부분이 파산을 통한 재정비를 지지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노동자들로서는 조선소 파산으로 사회보장기금에서 밀린 임금을 받고 당장 한숨을 돌릴수 있게 됐지만 절반이 넘는 3천6백여명은 새로 일자리를 알아봐야하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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