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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盧·鄭 새협상단 행보/ ‘단일화 운명’ 놓고 철야협상

    민주당 노무현(盧武鉉)·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통령후보의 단일화협상은 20일 저녁 7시쯤 재개돼 21일 새벽까지 철야로 진행됐다.단일화운명을 가를 사실상 마지막 협상이란 점에서 양측은 한치의 양보도 하기 어려운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행여 언론에 유출돼 협상에 영향을 줄까 일찌감치 비공개를 선언하고 중간브리핑도 생략했다.협상단은 물론 양당 대변인도 휴대폰을 꺼놓아 옥동자를 기다리는 산고를 짐작케 했다. 민주당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은 밤9시를 지나자 “오늘은 더이상 발표가 없을 것”이라며 “21일 오전에 보자.”고 말하곤 사라졌다.이낙연(李洛淵) 대변인도 “포장마차에서 소주나 한잔 하자.”며 기자들을 데리고 나가 최대한 취재접근을 막으려 했다. 통합21도 당사엔 수십 명의 기자들이 남아 있었지만 당직자들은 “집에 돌아가라.”는 말뿐 일체 함구했다.다만 내심 걱정이 되는지 한 관계자는 “좋은 결과가 안 나오면 크게 낙심하겠는 걸.”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재협상은 크게 합동 TV토론과 여론조사방식을의제로 삼았는데 비교적 타결이 쉬운 TV토론부터 협의에 들어가 22일쯤 갖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당초 황금시간대인 밤7∼9시쯤 방영 계획은 9시뉴스를 살려야 한다는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밤10시로 조정이 검토되고 있다.토론을 공동주최할 제3의 기관으로 민주당은 기자협회·PD연합회 등 언론관련 단체를,통합21은 참여연대·경실련 등 시민단체를 제시했다.장소는 서울 프레스센터나 국회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토론은 정책분야별로 나눠 2시간 가량 진행되는 가운데 사회자가 공통질문을 던지거나 두 후보가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형식이 예상된다.따라서 따로 패널을 두지 않고 사회자만 1명을 둬 후보간 공방이 부각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사회자는 양당이 각각 5∼6명씩 추천,최종 1명을 선정한다. 이날 두 후보는 공식일정을 최대한 줄이고 토론준비에 매진했다.노 후보측은 미디어선거특별본부 40여명이 총동원돼 예상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았다.단일화 이후 함께 할 상대란 점을 의식,흠집내기보다는 정책중심으로 차별화하기로 했다.한관계자는 “노 후보가 각론에 강한 만큼 합리적 검증장으로 이끌겠다.”고 전략을 귀띔했다. 정 후보는 서울 모 스튜디오를 빌려 자문교수단 일원을 노 후보 대역으로 세워 실전연습을 하기도 했다.한 관계자는 “정 후보의 본선경쟁력을 부각하기 위해 노 후보보다는 이 후보와 각을 세우는 데 주력하고 경제대통령,CEO대통령의 이미지를 심어줄 전략”이라고 말했다. 박정경 홍원상기자 olive@
  • 단일화 합의직후 盧우세…어제는 일진일퇴/ 어제는 喜 오늘은 悲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이 노무현(盧武鉉)·정몽준(鄭夢準) 두 후보의 지지율 등락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고 있다.각 언론사의 여론조사 발표가 이어지면서 양당은 1%의 지지율 등락에도 당 전체 분위기가 바뀌는 등 숨가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같은 양상은 지난 주말 양측이 후보단일화에 합의하고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사실상 ‘0’에 다다르면서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후보단일화 합의이후 첫 환호는 노 후보 진영에서 터져 나왔다.5개 여론조사 중 4개에서 노후보의 단순지지율이 정 후보를 앞선 것이다.8월 이후 처음 2위에 오른 노후보측은 “단일화 합의로 노 후보의 지지층이 결집하기 시작했다.”며 환호했다.특히 “누구로 단일화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한국갤럽의 설문에노 후보가 43.6%를 기록,33.7%에 그친 정 후보를 10%포인트차로 따돌리자 “마침내 승기를 잡았다.”며 기뻐했다.반면 정 후보 진영은 당혹감에 휩싸였다. 양측의 희비는 그러나 19일 다시 엇갈렸다.이번엔 정 후보 진영이 웃었다.문화일보와 YTN이 TN소프레스와 공동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가 단순지지율에서 노 후보를 4%포인트차로 제친 것이다.단일후보 선호도와 본선경쟁력 등 두 항목에서도 노 후보를 따돌렸다.정 후보측은 “이제야 단일화 합의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반면 민주당관계자는 “TN소프레스는 정 후보측 여론조사를 대행하는 기관”이라며 조사결과를 일축했다.대신 이날 발표된 부산일보와 부산MBC의 조사결과에 의미를 부여했다.단일후보 선호도에서 4%포인트,단순지지도에서 1%포인트 노 후보가 앞선 것이다.한겨레 조사결과도 노 후보가 단순지지도와 단일후보 선호도에서 모두 정 후보를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양측이 이처럼 여론조사에 숨죽이는 까닭은 조사결과 자체의 의미도 크지만 이 결과가 향후 여론 형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통합21 관계자는 “단일후보를 가를 여론조사는 앞으로 일주일간 발표될 언론사 여론조사결과에 좌우될 것”이라며 “아침 저녁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이라고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
  • 여의도 산책/ 고뇌하는 ‘철새’ 의원들

    지난 14일 오후 2시 국회 예결위회의장은 잠시후 시작될 한나라당 의원총회를 앞두고 100여명 의원들의 웃음소리와 말소리로 왁자지껄했다.뒤늦게 한의원이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들어섰다.3일전 한나라당에 전격 입당한 민주당 출신 이근진(李根鎭) 의원이었다. 한나라당 의총에 처음 참석하는 이 의원은 어색한 얼굴로 주위를 두리번 거렸지만,대다수 의원들은 무관심하다는 표정이었다.이 의원이 맨 앞자리로 가서 조용히 앉을 때까지 그에게 말을 붙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잠시후 의총이 시작되자 이 의원은 연단에 나가 “나는 노무현(盧武鉉)씨가 민주당 후보가 됐을 때 과연 4500만 국민을 어디로 몰고갈까 우려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5일 한나라당에 입당한 자민련 출신 이양희(李良熙)·이재선(李在善) 의원은 오전 입당환영식에서 얼마전까지 적진(敵陣)의 수장으로 대했던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공약에 대해 곤혹스러운 서약을 해야 했다.한나라당측이 마련한 ‘이회창의 10가지 약속’이라는 서약서에는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눈에 띄었다. 대선을 코앞에 둔 변신의 계절,생존을 위한 의원들의 몸부림이 처절하다.특히 이회창 후보의 대세론이 확산되면서 민주당과 자민련 출신 의원들의 동요가 극심하다.민주당만 하더라도 최근 두달간 21명이 탈당해 그중 4명이 한나라당에 들어왔고,추가 입당설이 꼬리를 문다. 시간에 쫓기면서 의원들은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팽개치고 있다.몸집이 커진 한나라당이 ‘선별 영입’ 원칙을 밝히며 급할 게 없다는 식으로 나오기 때문이다.강원도가 지역구인 민주당의 한 의원은 한나라당 입당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한나라당에서는 도통 연락이 안 오는데,무슨 얘기 들은 것 있으면 좀 해달라.”고 전화통을 놓지 않았다. 최근 한나라당에 입당한 한 의원은 “한나라당에 들어오고 싶어도 연락이 안 와 안절부절못하는 의원이 한둘이 아니다.”며 그나마 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이처럼 철새 행렬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물론 ‘소신’보다는 ‘생존’ 때문이다.정치권의 한 인사는 “2004년 4월 17대 총선에서 낙선할까 두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보통 집권 초반기에는 각종개혁 추진으로 여당의 인기가 높다는 점에서,현재 집권 가능성이 높은 한나라당으로 몰려드는 것이란 설명이다. 11일 한나라당에 들어온 김윤식(金允式·경기 용인을) 의원은 “수차례 지역구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간판으로는 다음 총선에서 어림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시인했다. 인간적 정리도 ‘의원 배지’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11일 한나라당에 입당한 원유철(元裕哲·경기 평택갑) 의원은 오랜 ‘주군’(主君)인 이인제(李仁濟) 의원의 만류마저 뿌리쳤을 정도다.민주당 관계자는 “현 평택시장(한나라당 소속)이 내리 3선으로 인기가 높은데,그가 다음 총선에 한나라당 후보로 나오면 원 의원으로서는 질 수밖에 없는 게임”이라고 말했다.다음 총선때 한나라당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 선점을 위해 부랴부랴 입당했다는 관측인 셈이다. 자민련은 지금 지역구 의원들의 연쇄 탈당설로 붕괴 직전이지만,김학원(金學元) 의원만은 남을 것이라고 한다.그런데 만일김 의원의 지역구가 김종필(金鍾泌) 총재의 고향인 충남 부여가 아니라 해도 그가 당에 남아있을지는 의문이다. 어떻게든 변신에 성공한 의원들은 그나마 행복한(?) 경우다.11일 입당하려다 취소한 민주당 경기도 출신 모 의원의 경우는 한나라당 원외지구당위원장들의 반발로 못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오장섭(吳長燮) 의원이 14일 자민련을 탈당하고 15일 한나라당에 입당키로 했다가 과거 한나라당을 배신한 전력 때문에 뒤늦게 입당이 거부당해 졸지에 오도가도 못하는 ‘미아(迷兒)’ 신세로 전락한 일은 한편의 코미디를 연상시킬 정도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얼마전 민주당을 탈당한 K,P,P의원이 최근 입당을 타진해 왔으나,과거 전력이 안 좋아 보류상태”라고 귀띔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386세대가 본 W세대] 20대의 ‘재미나게 살기

    지난 밤에 내게 “이제는 무슨 일을 해도 가슴이 뛰질 않아요.”라며 깊은 한숨을 내쉰 녀석은,이제 스물세 살이다.그는 현재 순수한 ‘백수’다. 그는 한달전 어느 날인가 기분 나쁘다고 훌쩍 떠나 전국일주를 하고 돌아왔다.제주도에서는 돈이 떨어져 마늘 심는 것을 도와주고 일당을 받았다고 한다. 그가 내민 사진과 글로 채워진 한 권의 여행기를 보았다.몇달 전에도 그는 “그냥 ‘앙코르 와트’가 보고 싶다.”면서 태국과 캄보디아로 날아갔다.내 눈에 비친 그는 충분히 정열적으로 산다. 그는 또래와 비슷하게,세상 일에 적당히 무관심하고 자신의 재미 찾기에 매우 충실하다.그는 ‘재미’라는 코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네트워크를 만든다. ‘재미’라는 커뮤니케이션 코드는 난해하지 않고,누구나 쉽게 좋아하는 일(놀이)을 위해 뛰어들어갈 수 있을만큼 진입 장벽도 높지 않다. K리그,스타크래프트,인라인스케이트,스노보드,문자메시지,디카,애완동물,바비인형,코스프레,로모,파티,DVD 등등.그 세계는 다양하다. 이전 세대가 직업과 직위에서 가장 큰 성취감을 느꼈다면,20대는 다양한 재미를 따라 ‘잘 노는 것’을 목표로 한다.이러한 현상을 연구해 온 한 교수는 어느 정당의 대통령 후보 팬클럽 ‘노사모’도 재미를 추구하는 활동에 포함시켰다. 이들은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티를 형성한다.이를테면 탤런트 신구씨가 한 패스트푸드 광고에서 “니들이 게맛을 알어!’”라고 일갈한 뒤 그는 10∼20대의 우상이 됐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수십 가지 팬클럽,혹은 패러디 카페가 떴다.신구씨가 생애 처음으로 ‘떴고’,팬클럽을 확보했다는 것이 광고업계의 정설이다. 재미를 즐기는 20대는 반대하기보다는 대안을 내놓는다.전문가들은 사회문화적인 패러다임이 ‘네거티브 시스템’에서 ‘포지티브 시스템’으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우리는 무엇무엇을 싫어해.” 라고 말하지 않고,“나는 이것저것이 좋다.”고 말한다.내가 좋으면 하면 되고,내가 싫으면 안하면 된다. 엄숙주의는 비빌 언덕이 없다.금기가 신성시되지 않는다.붉은 악마로 레드콤플렉스를 그냥 넘어가 버린다.국가보안법이 뭔지 몰라도 되고,태극기는 얄궂은 속옷이 되어도 상관없다. 그들은 그저 열정의 빨간색이 좋다.그러니 월드컵이 이른바 ‘W세대’를 만든 것이 아니라,새로운 세대가 월드컵을 경험한 것이라 해야 맞다.20대 너희들,재밌게 살아라! 유민영(모아이 커뮤니케이션기획실장)
  • 취업대란/ 대기업 바늘구멍… 中企는 구인난

    ■취업시장 양극화 대기업 취업시장이 사상 최악의 극심한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반면 중소업체는 만성적 구인난에 시달려 취업시장이 양극화 현상을 더하고 있다.대졸 신입사원을 채용중인 INI스틸은 20여명 모집에 6958명이 지원,348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올 하반기 채용을 한 대기업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특히 석·박사급 고급인력의 취업전선에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지난달 원서접수를 끝낸 롯데그룹에는 400여명 모집에 해외유학파 400여명,석·박사가 3000여명이 몰렸다.152대 1의 경쟁률을 보인 팬택&큐리텔에는 유학파 620명,전문자격증 소지자 301명이 지원했다.그러나 올해 중소기업의 인력부족률은 지난해의 두배가 넘는 9.36%에 달해 전국 12만개 중소기업에서 20만여명이 모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두달 전인 9월만 해도 취업시장은 ‘장밋빛’이었다.대부분 기업들이 채용인력을 예년보다 늘려 잡아 채용규모가 4만명에 이르렀다.그러나 10월 들어 각종 경기불안 요인이 노출되면서 취업시장은 한파를 맞았다.고학력자들이 서류전형에서 탈락하거나 가산점을 못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고급 인력도 ‘속수무책’ S대학원에서 경영정보시스템(MIS)을 전공한 이모(29)씨는 올들어 무려 40여개 회사에 지원했다.학점이 3.8점에 토익점수는 800점대이지만 서류전형에서 한 곳도 통과하지 못했다.그는 “이 정도면 서류전형을 통과하기에 손색이 없는데도 번번이 탈락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모(33)씨는 K대 공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뒤 미국에서 MBA(경영학석사)를 딴 엘리트.올 하반기에만 20차례 이상 이력서를 제출했다.그러나 1차를 통과한 경우는 고작 세번이었다.모두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미국 생활에서 다진 영어실력에 공학석사 학위와 MBA까지 있어 쉽게 합격할 줄 알았지만 취업이 쉽지 않았다.”는 최씨는 결국 중소기업의 문을 두드려야 했다.이처럼 고학력 인력은 직무 경력이 적은 탓에 기업에서 채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왜 취업난인가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오는 2010년까지 약 330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매년 평균 42만명의 일자리가 생겨나는셈이다.그러나 매년 배출되는 대학졸업자는 50만명.고교 졸업 후 노동시장에 진출하는 인력까지 포함하면 노동시장은 절대적인 공급 초과다. 여기에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취업이 어려워지자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해외에 유학갔던 인력들이 대거 쏟아지고 있다.취업 희망자 중에 석·박사 학위 소지자나 공인회계사,MBA 등이 특히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게다가 불투명한 경기 전망 탓에 기업들은 채용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줄이는 등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헤드헌팅업체인 닥터파인드의 변희철 사장은 “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감소하는 반면 구직자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상당수의 기업이 근무경력이 없는 석·박사급출신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어 고급인력 취업난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돌파구를 찾아라 대기업들이 비정규직 채용을 확대하는 추세임을 염두에 둬야 한다.핵심정규직과 전문계약직은 대부분 경력자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기 때문에 신규 구직자들은 임시직,파견직 등 비정규직으로 경력을 쌓는 것이 바람직하다.또 전문가들은 요즘같은 취업난에서는 자신의 역량을 냉철히 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대기업에 사무직으로 들어가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는 것이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1746개 중소기업 중 77.7%인 1356개 업체가 하반기 채용계획을 갖고 있다.이 중 유망중소기업 20개 업체는 하반기 채용인원을 지난해보다 59.8% 늘릴 예정이다. 리크루트 이정주 사장은 “20∼50명을 뽑는데 수천명이 몰리는 곳에 굳이 발을 들여놓고 열등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면서 “주체적으로 기업을 취사선택하고 취직 이후에는 성공담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여경기자 kid@ ■대기업 하반기 막바지 공채 하반기 기업공채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이달에 공채하는 대기업은 대한항공,국민은행,한국전력공사,롯데제과,하이마트 등이다.대한항공은 일반직,운항관리사,항공기술직 등 대졸 신입사원 120명을 공개 채용한다.지원서는 20일까지 인터넷 홈페이지(recruit.koreanair.co.kr)를 통해 받는다.모집분야는 일반직 80명,운항관리사 10명,항공기술직 30명.국민은행은 입행 4년 뒤에 MBA를 보내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신입행원 공채를 한다.지난해 11월 합병 이후 처음 100명 안팎의 신입행원을 뽑는다.지원서는 16일 오후 1시까지 국민은행 인터넷 홈페이지(www.kbstar.com)에서 받는다. 한국전력공사는 대학교에 원서 600장을 배포해 추천을 받는 추천채용 방식으로 신입사원을 모집한다.원서마감은 11월15일. 식품업계의 경우 롯데제과 공채만 남겨 두고 있다.11월 말∼12월에 영업직을 중심으로 공채를 한다. 유통업체에서는 하이마트가 31일까지 신입,경력사원을 뽑는다.올 상반기 유통업체들의 지방출점과 신규 오픈으로 인력충원이 많았으나 하반기에는 점포 확대 계획이 적어 채용인원이 상당히 줄었다. 한미약품은 15일까지 영업부 신입사원을 모집한다.대상은 의약부와 병원부로 74년 이후 출생한 대졸 이상자다.홈페이지(www.hanmi.co.kr)에서 입사지원서를 내려받아 우편접수를 하면 된다. 르노삼성자동차는 I.E 및 차량품질 경력사원을 16일까지 모집한다.대졸 이상 해당경력 3년 이상자로 토익 750점이나 영어권국가 체류 2년 이상자이다.홈페이지(www.renaultsamsungm.com)에서 지원서를 내려받아 이메일로 접수하면 된다. 채용전문업체 관계자는 “올 하반기 대기업들의 공채가 마무리되면서 기업들은 필요 인원만 소수로 선발하는 수시채용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특히 지난달에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 상반기 채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경기침체로 공채를 계획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정은주기자 ejung@ ■인력난 中企 조업중단 위기 인천시 남동구에 있는 반도체장비 제조업체인 P기업은 올 1년 내내 채용공고를 내고 있다.지난해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장을 인천으로 옮기면서 생산직 사원 80여명 중 절반 가량이 빠져 나갔기 때문이다. 인사담당자는 “생산직에 지원하는 사람이 드물 뿐 아니라 뽑아 놓아도 힘들다며 사표를 내기 일쑤여서 좀처럼 충원이 힘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중소기업들이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취업시즌을 맞아 ‘취업난 속 구인난’이라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사람을 구할 수 없어 조업을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중소기업청과 산업연구원(KIET)이 최근 종업원수 5∼300명 규모 8460개 중소기업의 인력실태를 조사한 결과 올해 인력부족률은 지난해의 2배가 넘는 평균 9.36%였다.전국적으로 중소기업 12만곳에서 20만 4900명이 부족한 것으로 추정됐다.규모가 적고 지방에 있는 기업일수록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생산직 인력의 경우 지난해(4만 7000명)의 3배 규모인 15만 6000여명이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판매관리직(6.82%),사무관리직(4.14%),서비스직(3.01%) 등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특히 고학력 출신들은 7300명이나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사회풍조(33.7%)와 낮은 임금(25.4%),열악한 작업환경(13.3%)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중소기업들이 내년에 최악의 인력난을 겪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내년에는 산업기능요원 8000명이 처음으로 감축되는 데다 올해 신고받은 25만 6000여명의 불법체류 노동자들이 3월까지 자진 출국해야 하기 때문이다.또 내년 7월부터 주5일 근무제가 본격 시행될 경우 근무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의 ‘인력 탈출’ 현상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제혜택과 고용조건 개선 등 중소기업의 부족인력을 메워주는 인력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인크루트 이광석 사장 “독자적 틈새 전략짜야” “급변하는 취업전선에서는 틈새를 찾아 자신만의 성공전략을 펴야 합니다.대기업만 선호할 것이 아니라 실무적인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중소업체로 눈을 돌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채용정보업체 인크루트 이광석(李光錫) 사장은 올 하반기의 취업전략을 이같이 제시했다. 그는 “고학력자의 경쟁 합류로 일반 대졸 구직자들의 취업난은 갈수록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특히 현재의 추세로 볼 때 고학력자가 결코 유리하지 않으므로 구직자들은 나름의 독특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원 2년보다 1년의 실무 경력을 더욱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경력사원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객관적인 자료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예컨대 각종 공모전 입상이나 자격증 취득,프로젝트 참가 경력 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 막연히 대기업만 쳐다보지 말고 코스닥 등록업체 등 유망 중소기업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지역적인 문제에 자유롭다면,지방에 있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도 관심을 갖는 등 폭넓은 구직활동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유망 중소기업의 경우 연고채용이 많으므로 온·오프라인 인맥을 총동원해 구직 활동을 펼치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 이어 “잦은 이직을 우려하는 기업들이 많은 만큼 성실성과 끈기있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면서 “의연하게 도전하면 좋은 결실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인터넷취업사이트 활용 10계명 1.검증받은 3∼4개 사이트를 함께 검색한다. 2.취업정보 스크랩,맞춤채용정보 기능 등 필요한 정보만 선별한다. 3.이력서는 수시로 업데이트한다. 4.지원분야나 기업에 맞는 이력서를 각각 작성해 놓는다. 5.살아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게시판,커뮤니티 등을 꼼꼼히 체크한다. 6.취업가능지수 진단,인·적성검사를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확인한다. 7.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유료·옵션서비스에 자신을 노출한다. 8.동영상 자기소개서,실시간 면접 기능 등 독특한 서비스를 적극 활용한다. 9.인터넷 채용 박람회를 활용한다. 10.늘 취업동향을 체크하고 적절한 전략을 세우자. 스카우트(scout.co.kr)·리크루트(recruit.co.kr) 제공
  • 2002 한국시리즈/ LG 기사회생 이젠 반격이다

    LG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LG는 8일 잠실에서 열린 7전4선승제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장단 11안타와 사사구 9개로 삼성 상대 마운드를 공략해 8-7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1승3패의 위기에 몰렸던 LG는 한숨을 돌리며 시리즈 전적 2승3패를 기록,역전우승의 불씨를 이어갔다.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만을 남긴 삼성은 맹렬한 막판 추격전에도 불구하고 마운드 난조를 극복하지 못해 우승 헹가래를 미뤄야만 했다. 6차전은 10일 오후 2시 삼성의 안방인 대구에서 열린다. 팽팽하던 승부는 유지현(LG)의 ‘발’에 의해 갈렸다.4-4로 맞선 6회말 유지현이 우익선상 2루타로 출루한 뒤 다음타자 이종열의 타석 때 3루 도루에 성공했다.이어 이종열의 볼넷으로 2사 1·3루의 찬스에서 3루 주자 유지현은 상대 구원 투수 전병호의 폭투를 틈타 홈인,팽팽한 균형을 깼다.이 한 점으로 분위기는 완전히 LG쪽으로 기울었다. 사기가 오른 LG는 7회말 만루찬스에서 이종열의 쐐기 2타점 적시타로 7-4로 달아난 뒤 8회에는 이병규의 희생플라이로 점수차를 벌렸다. 그러나 삼성의 막판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4-8로 패색이 짙던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삼성은 강동우와 이승엽의 연속안타로 만든 1사 1·2루에서 마해영이 좌중월 3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7-8로 바짝 따라 붙었다.그러나 계속된1·2루의 찬스에서 진갑용과 박한이가 외야플라이로 맥없이 물러나 무릎을 꿇었다. 삼성은 투수들의 난조로 자멸했다.이날 범한 3개의 폭투가 모두 점수와 연결됐고,볼넷도 9개나 내줬다.오상민을 선발로 내세웠지만 1회도 버티지 못하고 강판당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5차전 선발로 예정된 임창용을 전날 열린 4차전 중간계투로 투입한 것이 큰 부담이 됐다.삼성은 6회부터 임창용을 다시 등판시켰다. 그러나 전날 피로가 풀리지 않은 듯 제 페이스를 찾지 못했고,결국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LG 두번째 투수 이동현은 2와 3분의 2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한국시리즈 첫 승을 낚았고,8-7로 쫓긴 9회초 무사 1루에서 등판한 장문석은 세이브를 올렸다. LG 마무리 이상훈은 9회초 마해영에 3점홈런을 맞은 뒤 강판됐다. 박준석기자 pjs@ ■양팀감독의 말 ◆김성근 LG 감독-이상훈은 공이 가운데로 몰려 끝까지 맡기지 않았다.장문석을 먼저 투입할 수도 있었지만 상대 9번 박정환이 장문석에게 강해 그렇게 하지 않았다.7-4로 앞선 8회 이일의가 희생 번트를 성공시켜 쐐기점을 올린 것이 무척 컸다. ◆김응용 삼성 감독-9회에 한 점만 더 내면 동점을 만들 수 있었는데 아쉬웠다.날씨가 추우면 우리 팀은 경기가 잘 안 풀리는데 그래서 폭투가 많았던 것 같다.이번 경기에 투수를 많이 투입했지만 6차전 선발을 고르는 데는 별문제가 없다.
  • 수능 가채점 결과 반응/ 고3교실 충격·분통

    2003학년도 수능시험의 표본채점 및 가채점 결과 수험생들의 성적이 지난해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선 고교에서 ‘진학지도 대혼란’이 예상된다.특히 380점 이상 최상위권 학생수가 줄고,상위권 학생의 하향지원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여 중위권 대학을 놓고 눈치작전이 치열할 전망이다.상위권대 상위학과에서는 재수생의 강세가 점쳐져 수험생과 학부모,교사들의 고민이 깊다. 안양고 이건주(42) 교사는 “성적 누적분포가 공개되지 않은 평가원의 표본채점 결과는 진학지도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영역별 가중치가 대학마다 각각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동고 이범연(41) 교사는 “2학기 수시모집에 1차 합격한 학생의 진학지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대부분의 대학이 2학기 수시모집에서는 높은 수능등급을 요구하고 있지만 1차합격 학생의 등급을 가늠할 수 없어 수시와 정시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할지 막막하다는 것이다. ◆학교별 차이 평준화·서울 강북지역·일반고교의 가채점 점수는 교육과정평가원의 표본채점 결과보다 더 떨어졌다.반면 비평준화 명문고·서울 강남지역·특수목적고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올라 대조를 이뤘다.이에 따라 특목고,강남지역 고교로의 진학열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강남의 H고는 가채점 결과 지난해보다 2∼3점 상승했고,350점 이상 고득점자도 반별로 4∼5명씩 늘었다.H외국어고,S과학고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1∼2점 올랐다. 그러나 강북지역 일반고인 P여고는 지난해보다 10점 낮아졌고,K고 역시 5점 정도 떨어졌다. ◆학생·교사 반응 모의고사에서 360점대를 유지했던 고은송(18·경기여고)양은 “300점도 넘기 힘들어 재수를 각오하고 있다.”고 울먹였다. 단대부고 임한근 교사는 “자체적으로 가채점한 결과 재학생 자연계 1등이 370점 정도밖에 안되고 평소 370점 정도 받던 학생도 340∼350점 수준에 그쳤다”면서 “1개 반에 5∼6명 정도는 등교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책 진학지도 교사들은 “상위권 학생에게는 서울대와 고려대 등 2학기 수시전형이 끝나지 않은대학을 중심으로 진학지도를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중·하위권 학생은 대학의 영역별 가중치와 자신의 영역별 점수 분포를 면밀히 검토해 선택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전문가들은 또 수능성적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만큼 논술과 면접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서울고 윤동원(50) 진학부장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점이 많아 경험을 백분 활용하고,대학별 수능반영 비율을 꼼꼼하게 챙길 것”을 당부했다. 연세대 교육학과 김인회 교수는 “교육당국과 입시기관이 청소년의 지식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난이도 실패가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국가가 획일적으로 학생의 실력을 평가하지 말고 대학 자율에 맡기는 것이 폐단을 극복하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영표 이세영 박지연 황장석기자 tomcat@
  • 법무·총장퇴임식 표정/ 李 전총장 “신뢰회복을”

    5일 김정길 법무장관과 이명재 검찰총장이 퇴임식에 참석한 법무부·검찰 간부들은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잘못된 수사관행이 법무부·검찰 수뇌부의 동반 사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흘러 나왔다.이날 오후 3시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이임식을 가진 김 장관은 ‘피의자 사망 사건’에 대해 국민과 법무부·검찰 직원들에게 사과한 뒤 “어떠한 지름길도 정도에서 벗어나면 이미 그 길은 지름길이 될 수 없다.”며 수사과정의 적법성을 강조했다. 지난 7월 취임 직후부터 한나라당으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아온 김 전 장관은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부세력에 굴한다면 그 조직은 바로설 수 없다.아무리 목이 말라도 도둑이 파놓은 우물물을 마시지 말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나 김 전 장관의 퇴임사 내용은 지난 4일 이명재 검찰총장이 대검 확대간부회의에서 발표한 사과문을 ‘재탕’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샀다.구성은 물론 내용도 비슷했으며 일부 내용은 토씨하나빼놓지 않고 똑같았다.이에 대해 법무부 오병주 공보관은 “장관으로부터 퇴임사 요지를 전해 듣고 작성을 했으나 갑작스러운 퇴임식 때문에 장관의 말씀을 그대로 옮기지 못하고 일부는 검찰총장의 사과문을 인용했다.”고 해명했다.인용 부분은 추후에 장관의 말씀대로 고치려 했으나 시간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 전 총장은 오전 10시쯤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에 출근,대검 검사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 뒤 기자실에 들러 인사를 나눴다.“누가 후임자가 되든 검찰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이어 오후 4시30분 열린 퇴임식에서 “검찰인으로서 명예를 지키면서 태산같이 의연하되 누운 풀잎처럼 겸손한 자세로 업무에 최선을 다해 달라.”면서 “검찰에 쏟아지는 질책은 내 어깨에 모두 짊어지고 가겠으니 이번 사태에 따른 도의적 책임은 나로 끝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이해를 바란다.”고 호소했다.퇴임사를 읽는 이 총장의 목소리가 떨렸고 눈물을 훔치는 검찰 간부들의 모습도 보였다. 한 검찰 간부는 “검찰 사상 최악의 날이었다.”면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검찰 조직을 추스를 수 있는 융화력을 가진 수뇌부의 취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장택동 안동환기자 taecks@
  • 검찰총장·법무장관 동반사퇴 배경/ 여론 악화·정치권 압력에 ‘결단’

    살인피의자 사망 사건이 김정길 법무장관과 이명재 검찰총장의 동반 사퇴라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지면서 법무부와 검찰은 충격 속에 악몽 같은 하루를 보냈다.검찰 간부들은 “조직이 안정되려면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느냐.”며 검찰의 앞날을 걱정했다. ◆동반 사퇴 배경 이 총장은 이날 오전 확대 간부회의에서 “검찰의 최고책임자로서 마땅히 그 책임을 지겠다.”면서 사의를 밝혔고,이날 오후 김정길 장관을 찾아 사표를 제출했다.이어 김 장관은 청와대에 이 총장의 사표를 전달하면서 자신의 사표도 함께 제출했다. 이처럼 이 사건이 메가톤급 파장을 일으키게 된 것은 우선 사건의 심각성에 1차적 원인이 있다. 지난 2일 김진환 서울지검장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자신이 ‘책임자’임을 강조하면서 장관과 총장에게까지 불똥이 튀는 것을 막으려 했지만,조천훈씨의 사망 원인이 구타로 밝혀진 뒤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두 사람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병풍 사건’ 수사에 착수한 뒤 김 장관과 이 총장이 정치권으로부터 각종 압력을 받아온 것도 경질로 이르게 된 ‘원인(遠因)’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즉,정치적 사건에 대한 외풍에는 맞설 수 있지만 인권 문제와 직결된 피의자 사망 사건까지 잇따라 터짐으로서 더 이상 버틸 수 있는 명분이 없었다는 것이다.아울러 청와대,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검찰 조직 전체가 비난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두 사람이 몸을 던짐으로써 더 이상 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흔들리는 검찰 조직을 추스르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뒤숭숭한 검찰 법무부와 검찰은 장관과 총장이 사표를 내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이 총장은 사표를 낸 뒤 이날 저녁 김학재 대검차장 등 대검 간부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자리에서 “뒷일을 잘 수습해달라.”고 당부하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의 한 고위간부는 “대검 간부들이 ‘총장이 이 사태를 마무리해야 그나마 검찰이 일어설 수 있다.’고 만류했지만 이 총장은 뜻을 거두지 않았다.”면서 “누가 후임 총장이 되더라도 한동안 혼란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서울지검의 한 검사는 “사태의 심각성은 인식하고 있었지만 장관·총장의 동반 사퇴까지 이어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신 전 총장 낙마 뒤 혼란은 이 총장이 잘 수습했지만 지금은 마땅한 ‘구원투수’마저 없는 암담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법무부 관계자는 “김 장관은 4개월 동안 재임하면서 제대로 업무도 수행하지 못한 채 병풍수사 때문에 정치권에 시달리다 떠나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카드빚 몰린 젊은층 ‘급전창구’로 연말 ‘자동차깡’ 기승

    카드빚 연체로 인한 신용불량자가 급증하면서 자동차를 할부로 구입한 뒤 중고차 시장에 되팔아 카드빚을 갚는 편법사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로 대학생 등 경제력이 없는 젊은층이 급전을 챙기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속칭 ‘자동차깡’은 연말을 앞두고 신용카드 할인(카드깡)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더욱 성행하고 있다.‘자동차깡’은 자동차 회사의 ‘자동차 무보증 할부’나 ‘할부금 자유납입제’ 등을 이용,새차를 할부로 구입한 뒤 임시번호판을 단 상태로 200만∼300만원 정도 싸게 중고차 시장에 되파는 것이다. 일부 사채업자와 연결된 중고차 매매상의 악덕 상혼은 물론 재고차량을 연내에 팔아치우기 위해 최장 60개월 할부로 쉽게 차를 내주는 자동차 회사의 실적 경쟁이 이 같은 ‘할부차 구입 후 할인 판매’를 부추기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장안평과 경기 광명 등 대형 중고차 매매시장에는 하루 수십대씩 할인 판매된 차량이 새로 들어오고 있다. 또 중고차 매매를 알선하는 생활정보지와 인터넷 사이트 등에는 하루 100여건씩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 장안평에서 중고차를 매매하는 배모(35)씨는 “지난달부터 ‘카드깡’ 차량들이 평소보다 50%가량 늘었다.”면서 “자금 수요가 많은 연말이 되면 평소보다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고차 매매시장 주변에는 “카드빚을 해결해 준다.”며 ‘자동차깡’을 공공연하게 권유하는 브로커들이 버젓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이들은 사채업자나 자동차 회사와 연결,경제력이 없는 젊은 층에게 재직증명서 등 필요한 서류를 허위로 꾸며주고 보증까지 서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자동차깡’으로 수백만원의 카드 연체대금을 갚았다는 대학생 김모(26)씨는 “1500만원짜리 쏘나타 승용차를 36개월 할부로 구입한 뒤 200여만원 할인된 가격으로 중고차 매매상에게 팔았다.”면서 “급한 불은 일단 껐지만 매달 50만원에 가까운 자동차 할부금을 꼬박꼬박 내야 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장안평에서 J중고차센터를 운영하는 박모(43)씨는 “채무자에게 강제로 할부차를 사서중고차로 팔게 한 뒤 빚을 받아가는 채권자도 많다.”면서 “이들은 명의이전만 제대로 하면 합법적인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경기 광명시 중고차매매시장 직원 최모(29)씨는 “임시번호판이 붙은 새차를 수백만원이나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아예 차종과 색깔까지 지정해 주문하는 고객도 많다.”면서 “할부 승계나 저당 등 각종 사기 피해를 당할 수도 있으니 거래시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경고했다.경찰 관계자는 “채무자가 자동차깡으로 확보한 현금이 다시 고리대금 자금으로 유입되는 사례가 많다.”며 “현재 정확한 실태를 파악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
  • 2002 포스트시즌/ 쌍둥이 기사회생,기아에 3대2 신승…승부 5차전으로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LG가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LG는 30일 잠실에서 열린 기아와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효과적인 계투작전을 펼친 끝에 3-2로 승리했다.이날 LG의 승리로 두 팀은 2승2패를 기록,최종 승부를 마지막 5차전으로 넘겼다. 5차전은 새달 1일 광주에서 열린다.여기서 승리한 팀은 페넌트레이스 1위팀 삼성과 새달 3일부터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를 갖는다. ‘투수 인해전술’을 앞세운 LG의 작전이 맞아 떨어진 경기였다.LG는 5명의 투수를 효과적으로 투입하며 1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LG 선발 만자니오는 5이닝 동안 2실점으로 역투해 승리투수가 됐다.3-2로 앞선 8회 등판한 이상훈은 2이닝 동안 3개의 안타를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버텨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3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타선에선 12개씩의 안타를 주고 받으며 난타전을 펼쳤지만 두 팀 모두 승리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많은 점수를 얻지는 못했다. 선취점은 기아가 올렸다.기아는 1회초 선두 타자 이종범이 우익 선상 2루타를 뽑아내며 포문을열었다.이어 장성호와 홍세완의 연속 안타가 터져 1-0으로 앞섰다.그러나 이어진 만루기회에서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추가 득점엔 실패했다. 벼랑 끝에 몰린 LG의 반격은 공수교대 뒤 곧바로 시작됐다.이병규의 안타에 이어 박용택과 최동수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2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심성보는 기다렸다는 듯이 중전 2타점 적시타를 폭발시켜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이후 LG는 점수차를 벌리기 위해,기아는 동점을 만들기 위해 애를 썼지만 1점차의 승부는 좀처럼 깨지지 않았다. 1점차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LG는 4회말 연속 4안타로 1점을 추가,3-1로 달아나며 한숨을 돌렸다.그렇지만 기아는 공수교대 뒤 홍세완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다시 한점차로 따라 붙었다. 기아는 4차전에서 경기를 끝내기 위해 막판까지 LG를 물고 늘어졌지만 결국 한점을 얻는데 실패,무릎을 꿇었다.6·7·8회 3회 연속 득점기회를 무산시킨 기아는 마지막 공격인 9회에도 2사 1·3루의 동점 찬스를 맞았지만 4번타자 홍세완이 포수 파울플라이로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LG도 마찬가지였다.한점차의 리드가 불안했지만 타자들이 득점기회에서 번번이 맥없이 물러나 김성근 감독의 애를 태웠다. 박준석기자 pjs@
  • K-리그/ 성남 선두 굳히기

    성남 일화가 ‘꼴찌’ 대전 시티즌을 상대로 모처럼 1승을 챙기며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 성남은 3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삼성파브 K-리그 대전과의 경기에서 전반 초반 선제골을 내준 뒤 이리네와 김현수의 연속골로 2-1역전승을 거뒀다.지난 5차례 경기에서 1승도 건지지 못한 채 불안한 선두를 지켜온 성남은 승점 40을 기록,2위권과의 승점차를 7로 벌리며 한숨을 돌렸다. 성남의 동점골을 도운 신태용은 울산 현대의 김현석(54도움)을 따돌리고 역대 통산 최다인 55호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역전골을 도운 김대의는 도움 8개로 포항 스틸러스의 메도(7도움)를 제치고 올시즌 어시스트 단독 선두로 나섰다. 2군으로 내려보냈던 박남열을 다시 불러들여 허리를 보강하는 등 부진탈출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춘 성남은 전반 2분 대전 이관우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주저앉는 듯했다. 그러나 성남은 샤샤와 김대의,이리네 등이 쉴새 없이 대전 골문을 흔든 덕에 기사회생했다.기세가 오른 성남은 36분에 얻은 프리킥 찬스를 골로 연결시켜 게임을원점으로 돌렸다.벌칙지역 바깥쪽에서 신태용이 왼발로 감아 찬 공을 이리네가 머리로 받아 넣어 골망을 흔든 것. 성남은 전반 종료 직전 터진 김현수의 골로 전세를 뒤집었다.상대 수비지역 왼쪽에 있던 신태용의 발끝에서 떠난 볼은 순식간에 박남열과 김대의를 거쳐 골문 앞으로 연결됐고 달려들던 김현수가 빈 골문을 향해 오른발로 거침없이 그물을 흔들었다. 수원 삼성은 홈에서 산드로를 앞세워 부천 SK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을 향한 집념을 불태웠다. 박해옥기자 hop@
  • 시련맞은 美여성 CEO 3총사

    첨단 정보기술(IT)산업의 거품이 빠지면서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BBC방송 인터넷판은 28일 여성이 CEO를 맡고 있는 제록스,휼렛패커드(HP),루슨트 테크놀로지 등 IT기업의 경영 현황과 과제를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세 회사 주가는 공교롭게도 올해 나란히 폭락하고 있다. 제록스의 앤 멀캐히,HP의 칼리 피오리나,루슨트의 패트리셔 루소 등 여성 CEO들은 최악의 기업환경 속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잠재우며 자구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루소는 “매일 아침 일어나 새로운 싸움을 벌여나갈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들 여성 CEO 트리오가 승리를 거둘지는 시간만이 알 뿐이라고 BBC는 덧붙였다. ◆루슨트,“70% 감원” 루소 CEO는 “지금 필요한 것은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사업에 전력투구하는 일”이라며 인력의 70%를 감원하는 등 견디기 힘든 극약처방을 취했다. 그러나 루슨트는 3년 전 65달러였던 주가가 지난 1월 7.20달러로 떨어진 데이어 이달에는 80센트로 하락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의 상장이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루소는 비용절감 및 수익성 회복을 통해 네트워크 장비 수요 격감을 이겨내려 애써왔지만 3분기 28억달러의 적자를 낸 회사 형편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제록스,회계부정이 걸림돌 제록스는 뼈를 깎는 비용절감 노력과 비수익 생산라인의 과감한 정리 덕분에 3분기 실적이 호전돼 한숨 돌리고 있다. 멀캐히 CEO는 “사업모델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뭐든지 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회계부정 후유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4년 동안 30억달러의 이익을 과다계상한 것과 관련,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기한 민사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1000만달러를 합의금으로 물어야 했다. 멀캐히는 회계부정이 모두 해결됐다고 장담했지만 주가는 지난 1월 11.50달러에서 최근 7달러선까지 떨어졌다. ◆HP,합병 노력도 헛되이 HP 역시 비용 절감을 통해 이익 감소에 따른 고통을 이겨내고 있다.피오리나는 “실적 신장률이 5% 미만에 머물 것으로 보지만 매출 감소 및 시장점유율 하락세는 우리의 예상과 같다.”고 낙관론을 버리지 않았다. 피오리나는 지난 5월 마무리된 컴팩과의 합병에 기대를 걸었지만 통합법인은 오히려 최근 컴퓨터 메이커 순위에서 ‘델’에 이어 2위로 밀렸다.합병으로 일자리만 1만개가 줄었다. 임병선기자 bsnim@
  • [가계 빚 연체 비상] (2)늘어난 빚쟁이

    ■자포자기형 신용불량자 급증 “열심히 돈 쓴 당신,갚아라.” 주부 김모(31)씨는 외출한 뒤 귀가하면서 현관문에 붙어있는 쪽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카드사 봉투에 쓰여있는 ‘방문 통고장 김○○ 귀하’라는 독촉장을 지나던 이웃들이 봤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낯이 화끈거렸다.전화로 연락해도 될텐데 이런 방법으로 창피를 준 카드사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김씨는 카드사의 이런 행태를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김씨같은 신용불량자는 245만 5127명(9월말 기준)이나 된다.3개월 넘게 30만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는 채무자만 대상으로 한 것이다.소액 채무자,백화점 카드대금 및 휴대폰 요금 연체자 등을 합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채무자가 급증하면서 금융기관과 채무자간에는 연체금을 받아내려는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특히 대부분 담보를 확보한 은행과 달리 소득도 확인하지 않고 대출해준 카드사의 경우 빚 회수가 더욱 시급한 과제로 등장했다.사무실을 찾아가 빚독촉으로 망신주기,등하교 길의 자녀 가방에 독촉장 찔러넣기,집안 애완견의 귀에 스테이플러로 독촉장을 찍어놓는 등 섬뜩한 방법도 동원되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이에 따라 지난 5월 제 3자에게 빚독촉을 하거나,밤 9부터 아침 8시까지는 전화 등으로 빚독촉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그래도 연체율과 연체금을 줄이려는 업체들의 빚독촉은 끊이지 않는다. 1400만원을 대금업체에서 빌려 700만원을 갚지 못한 황모(36)씨는 빚독촉에 시달리다 지난 8월 결국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대금업자들이 회사로 전화를 걸어 동료들에게 자신이 빚진 사실을 알리는 바람에 얼굴을 들고 회사를 다닐 수 없었기 때문이다.또 다른 연체자인 정모(42)씨는 최근 전화 녹음기를 사서 독촉전화 내용을 녹음해 두고 있다.여차하면 금융감독당국에 신고할 참이다.금융기관들은 채무자에게 다시 대출받아 기존의 빚을 갚는 대환대출을 강요하기도 한다.카드빚 1900만원을 연체한 이모(24)씨가 연리 20%의 대환대출로 떠안게 된 2년동안의 추가 빚은 900만원.이씨는 “원금을 갚기도 버거운 판에 이자 900만원을 어떻게 만들어 내느냐.”며 한숨을 쉬었다.이런 ‘돌려막기’채무자까지 감안하면 실제 신용불량자는 훨씬 더 많은 셈이다. A카드사가 밝힌 올해 3·4분기 연체율은 3.1%로 전분기의 2.7%보다 높아졌다.비교적 연체율이 낮은 이 회사의 경우에도 연체율은 전년동기 1.6%에 비해 두배 가량 급증했다.더욱이 빚을 대신 받아 주는 추심업체에 지불한 비용은 상반기보다 72%,전년동기보다 35.3% 각각 늘었다.채무자들이 그만큼 빚독촉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이며 이를 뒤집어 보면 채권 금융기관들의 빚 회수가 어려워졌음을 뜻한다.실제 B카드사의 경우 상반기 추심담당 직원의 주당 빚 회수 건수가 20건에 달했으나 요즘에는 4∼5건에 불과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한기(金漢基) 부장은 “카드사와 연체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에서 구체적인 실태파악을 통해 개인워크아웃제도를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한편에서는 소득이 없는데도 빚을 지고 독촉을 당해도 갚을 생각이 없이 ‘배째라’식으로 버티는 채무자도 적지 않은 등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현상도 심각하다.연체자의 급증은 소비위축의 한 요인이 되며 채무자가 빚을 갚기 위해 부동산 등을 매각할 경우 경기를 냉각시키는 점에서 파급 효과가 심상치 않다.그동안 대출을 얻어 부동산을 사면서 경기활황이 진행된 것과 정반대의 과정으로 경기위축이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K-리그/ 유상철 2골 ‘신바람’

    유상철이 2골을 몰아넣으며 3경기 연속골 행진을 벌여 프로축구 열기에 새로운 불씨를 댕겼다. 월드컵 4강 주역 유상철(울산 현대)은 27일 열린 프로축구 정규리그 부천 SK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에만 2골을 몰아넣어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유상철은 1-1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22분 현영민의 도움으로 헤딩결승골을 기록,3경기 연속 골행진을 이어갔다.유상철은 42분에도 다시 한번 현영민의 도움을 받은 뒤 골마우스 정면에서 머리로 쐐기골을 넣어 팬들의 열화 같은 환호를 받았다.울산은 부천을 3-1로 꺾고 승점 32를 기록,4위를 지켰다. 지난 8월 18일부터 줄곧 선두를 지켜온 성남 일화는 안양 LG와의 원정경기에서 0-1로 힘없이 무너져 승점 37에서 제자리 걸음을 했다.성남은 최근 5경기 통산 2무3패를 기록하는 바람에 지난 9월 14일 이후 한달 반 동안 고작 승점 2를 보태는데 그쳤다.성남의 부진은 2경기 연속 무득점을 포함,최근 5경기에서 통산 2골만을 올렸을 정도의 극심한 골가뭄에서 비롯됐다.샤샤가 10경기 연속 무득점의 부진을보이다 이날 경고 누적으로 출장조차 못하는 등 공격라인에 심각한 이상이 생긴데 따른 것이다. 반면 안양은 성남의 부진을 틈타 선두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려 애썼으나 2경기 연속 패배의 늪을 헤매다 승점 3을 보태며 한숨을 돌렸다. 전날 전남 드래곤즈는 부산 아이콘스를 2-1로 제압하고 2위로 뛰어올라 우승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박해옥기자 hop@
  • [공직자 에세이] 판매촉진 통한 농가소득 창출

    지금 들녘에선 농업인들이 가을걷이를 하느라 잰걸음을 하고 있다.지난 1년동안 가뭄과 태풍 등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튼실하게 익은 곡식을 수확하고 있다.하지만 농민들은 기쁨보다는 긴 한숨을 내쉬며 시름에 잠겨 있다.태풍과 잦은 비로 수확량이 줄었을 뿐 아니라 수확한 농산물을 판매할 일이 걱정이기 때문이다. 농작물은 기후 등 자연조건에 의존한다.농사는 잘 지어 오다가도 태풍 등 자연재해를 만나면 하루아침에 흉년으로 변한다.올해 전남도내 쌀 생산량은 태풍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100만섬 정도 감소가 예상된다.그만큼 농민들의 소득이 줄어든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도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1985년 128.1㎏에서 지난해에는 88.9㎏으로 30% 이상 줄었다.수요가 줄어든 셈이다. 이와 더불어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으로 우리 농민들은 적잖은 시련을 겪고 있다.어디 그뿐인가.한·칠레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이어 새로운 WTO협정(DDA)이 2004년까지 마무리될 전망이어서 우리 농업을 둘러싼 모든 여건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전남도는 농도로서 농업인구가 28%로 전국 평균의 4배를 넘는다.쌀 생산량은 전국의 20%다.보리와 양파·마늘·참깨 등 15개 품목도 전국 대비 생산량이 1위다.그러므로 WTO 협상 등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이 전남의 농민들이다. 이같은 농업의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취임 초기 국내외 투자유치,관광개발과 함께 농산물 판촉부서를 신설하고 농가소득 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제는 농업도 생산보다 판매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농작물도 생산량보다 품질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친환경 농업에 의한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고 판매촉진을 통해 소득을 창출해 나가야 한다.이에 따라 전남도는 ‘생산은 농민,조사·알선·지원은 행정,판매는 농협’이라는 기능과 역할 분담을 강조하면서 도와 시·군이 판촉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선택과 집중’이란 방식을 취하고 있다.판매방식도 직거래로 전환했다.품목별 작목반의 공동 출하율을 높이고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 구축 등으로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가까운 일본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나아가 대만과 홍콩·중국·미국 등 국제시장에 고품질 농산물을 파는 전략도 펴고 있다. 이제 농민들도 생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소비자 만족이라는 새로운 인식과 판매방법으로 거듭나야 한다.농산물 시장에서도 소비성향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시장의 질적 변화와 범지구화,정보화와 감성·패션화의 물결을 따라잡지 못하면 시장의 논리에 따라 농업도 설 곳을 잃는다.농업도 경영이다.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해 판매 촉진을 통한 농가소득을 창출해야 한다. 박태영/ 전남도지사
  • [2002 길섶에서] 서리꽃

    단풍이 미처 자태를 뽐내기도 전에 수은주가 뚝 떨어졌다.설악산 대청봉과 한라산 정상을 물들인 단풍은 밤새 내린 이슬이 얼어 붙으면서 온통 서리꽃으로 바뀌었다.뜻밖에 찾아온 초겨울 전령사가 펼치는 눈부신 파노라마에 등산객들의 입에서는 연신 감탄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시인은 손발이 시린 날 쓴 일기와 가슴마저 시려 드는 밤 찾아나선 한 줄의 시(詩)에 생각이 미쳤다.또 등만 보이는 사람을 눈 앞에 둔,유월에도 녹지 않는 마음을 서리꽃에서 찾아냈다. 어느 사진 작가는 서리꽃밭을 필름에 담으며 하늘을 향해 한올 한올 피어오르다가 하얗게 빛이 바래 버린 어머니의 한숨을,애틋한 미소 한자락을 서산에 걸어두고 떠난 임의 뽀얀 얼굴을 떠올렸다. 서리꽃이 감탄사 이상의 의미로 가슴에 와닿은 것은 햇살과 함께 사라지는 짧은 생명 때문이리라.기나긴 겨울 그림자가 산자락을 휘감기 전에 서리꽃이 품은 이야기들을 찾아 나서는 것도 괜찮은 일탈(逸脫)이 아닐까. 우득정 논설위원
  • 프로농구/경기일정과 바뀐 규칙

    ***팀당 54경기… 6R 270경기 소화, 2쿼터에 용병 제한-지역수비 허용 ◇경기 일정-02∼03 시즌은 지난해보다 약 1주일 이른 오는 26일 개막한다.팀당 경기수는 지난해와 같은 54경기.모두 6라운드 270경기가 열린다. 예년에 단 1차례에 불과했던 휴식기가 올해는 12월과 1월 두차례 마련돼 선수들이 한숨 돌리고 체력을 회복할 여유를 갖게 됐다.또 평일 경기수가 대폭 조정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1경기만 열리고 수요일에 3경기가 집중된다. 5경기씩 열리는 토·일요일에 대비한 조치다. ◇용병 활용폭 감소-올 시즌부터 2쿼터에는 외국인 선수를 1명만 기용할 수있다. 전력의 절반이 넘는다는 외국인 선수 1명을 벤치에 앉히면 각 팀 전력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코칭스태프의 두뇌 싸움이 더욱 치열할 전망. 반면 힘좋은 외국인 선수에게 밀려 출장기회를 거의 잡지 못한 토종 센터나 파워포워드들이 기량을 발휘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아진다. ◇지역수비 부활-대인방어만 허용한 경기규칙의 부정수비 조항이 삭제됐다.정교한 지역수비 포메이션이다시 등장하게 된 것이다. 개인기를 바탕으로 1대1 공격에만 의존한 일부 선수들의 득점력이 떨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미프로농구(NBA)에서도 지역수비가 부활되자 앨런 아이버슨 등 화려한 개인기를 자랑하던 선수들의 위력이 크게 줄었다. 조직력을 갈고 닦은 팀들이 득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그러나 3초 제한구역 내에서는 지역 방어가 허용되지 않는다. ◇막판 역전 가능성 증대-4쿼터나 연장전 종료 2분 전에 한해 정규작전 타임 때만 주어지던 하프라인 아웃오브바운드가 20초 작전타임 때도 허용된다. 하프라인 아웃오브바운드를 하면 베이스라인에서 출발할 때보다 공격제한시간에 쫓기지 않고 득점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막판 근소한 점수차는 눈깜짝할 사이에 뒤집어지는 일이 잦아진다는 뜻이다. ◇응원도구 규제-깃발,우산 등 부상의 위험이 있는 응원 도구는 엄격히 규제된다.또 막대풍선과 탬버린 등 소음이 심한 도구의 사용도 금지된다. 이기철기자 chuli@
  • 두달만에 잊혀진 강릉 수해지 외딴마을 주민들/ 정부보상 늑장 겨울나기 막막

    지난 8월 말 한반도를 할퀸 태풍 ‘루사(RUSA)’의 영향으로 피해를 입은 강릉지역의 일부 수재민이 체계적이고 세심한 복구·지원책의 미비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이들은 정부의 복구·지원 작업에서 소외된 채 물난리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2차재해’에 시달리고 있다.특히 수해가 난지 50일 가까이 지났는데도 심리적 이상 증세나 생계대책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아 수해 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한 중장기 프로그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강릉지역 수해복구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는 18일 성명을 통해 “정부가 전국 규모로 특별재해지역을 선정했지만,특별재해법상 복구대책이 주택이나 농지복구비 보상에 그쳐 주민들의 심리적 안정이나 생계대책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대회의측은 이어 “수해를 입은 농촌지역은 농경지 유실에 따른 지원이 필요한데도 당국은 지난주부터 피해규모의 재조사에 들어가는 등 아직까지 보상기준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이들은 주민들의 후유증이심화되면 ‘탈농촌화’ 현상이 가속화될 우려도 있다며,특별교부세나 공적자금을 투여해서라도 실질적인 지원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릉 시민환경센터 박상덕(44·강릉대 토목공학과 교수) 운영위원은 “대형 재해가 잇따라 터지면서 인심이 각박해지고 지역사회에 대한 애정도 갈수록 줄어들어 범사회적인 진단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연세대 토목공학과 조원철(53) 교수는 “수재민들이 일상 생활에서 불편을 느끼는 것도 ‘재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중앙 행정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가 합동근무를 통해 수재민의 실제 수요를 면밀히 분석하고 현실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혜영기자 koohy@ ■‘깡통집'엔 냉기만… 월동 구호품도 끊겨 수해를 입은 소외계층은 더욱 서럽다.강릉시 등 도심과는 달리 외진 곳에사는 할아버지,할머니들에게는 복구와 지원의 손길이 한층 더디기 때문이다. “살을 에는 새벽 바람에 몸은 얼어붙지만 가슴 속에서는 울화가 치밀어.” 지난 17일 오후 4시쯤13채의 컨테이너 임시숙소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북동리 하천변.지난 8월말 태풍 ‘루사’로 인해 엄청난 수해를 당한 이곳에는 물난리가 난지 50일 가까이 지났지만 강물에 쓸려온 나뭇가지와 쓰레기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5평 남짓한 싸늘한 컨테이너 안에서 길에서 주워온 엉킨 털실을 풀어 추위를 견딜 스웨터를 뜨고 있던 조병례(81) 할머니는 “집 없이 겨울을 나는 것도 문제지만 5개월 후엔 ‘깡통집’을 철거한다고 하니 살길이 막막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턱없이 부족한 정부 지원으로는 새 집을 짓기가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새 집은커녕 감기로 고생하고 있지만 한달 30만원에 이르는 전기료 걱정에 전기장판조차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조 할머니는 “무엇보다 추석 이후 자원봉사자의 발길이 뚝 끊긴 데다 월동 구호품마저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55채의 컨테이너가 모여 있는 인근 산계리 하천변에서도 복구와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수해 때 무릎을 다친 아버지를 찾아와 병간호를 하느라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배복희(51·여·강원도 동해시)씨는 “추석 이후 의료지원이 끊겼다.”면서 “생색을 내며 외지에서 몰려왔던 의료기관과 자원봉사자는 모두 어디로 갔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몇몇 주민은 자갈밭으로 변한 논을 손으로 파헤치며 벼에 붙어 있는 낱알을 일일이 떼내 비닐 봉지에 담고 있었다.오는 23일 추곡수매에서 한푼이라도 건지기 위해서라고 했다.김순녀(67) 할머니는 “특별재해지역으로 선정됐지만 먹을 물조차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푼이 아쉽다.”고 연신 자갈밭을 뒤졌다.이곳 주민들은 벼 농사를 망치는 바람에 지난 봄 영농기에 농협에서 얻은 융자금을 거의 갚지 못하게 됐다고 울상을 지었다. 옥계면 일대 수재민들은 연말 대선을 의식한 일부 자치단체의 전시행정에 더욱 울분을 터뜨렸다.북동리에 사는 심윤보(36)씨는 “강원도가 ‘연말 이전에 수재민 지원을 완료하라.’고 일선 지자체에 지시한 것으로 안다.”면서 “현실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보다 실적과 선심성 행정에급급해 하는 모습에 허탈감을 느낀다.”고 꼬집었다. 강릉 이영표기자 tomcat@ ■'수해복구 연대'최복규씨 “도움손길 필요한데 차마 떠날수 없어요” “자원봉사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수재민들 생각에 이곳을 떠날 수 없습니다.” 지난 17일 오전 강릉시 옥계면 북동리의 한 폐교에 마련된 수해복구 캠프에서 만난 최복규(32·강릉 경실련 간사)씨는 “지난달 추석 이후 자원봉사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면서 “강릉 도심 등 정치인들이 많이 다녀간 수해지역에 비해 외진 이곳의 사정은 턱없이 열악하다.”고 연방 땀을 훔쳤다. 최씨는 24개 지역단체로 구성된 ‘강릉지역 수해복구를 위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원으로 옥계면 수해복구를 맡고 있다.이날도 최씨는 공공근로자 10여명과 함께 작업계획을 짜고 있었다. 강릉 이영표기자
  • 한많은 열사부모들의 축제 ‘장터’

    “가슴에 묻은 자식 잊지 못해 13년째 서울대를 찾고 있습니다.” 가을 대동제가 한창인 서울대 학생회관 앞마당에서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회장 조찬배) 소속 회원들이 교내 가톨릭학생회와 함께 지난 89년부터장터를 열고 있다.대부분 60을 넘긴 부모님들이 장터를 찾는 학생들에게 순대와 떡볶이를 팔면서 먼저 보낸 자식 생각에 한(恨)맺힌 가슴을 어루만진다. 지난해까지 유가협 회장을 맡았던 고(故)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朴正基·73·서울 마포구 토정동)씨는 매년 봄·가을 서울대 대동제 때마다 ‘장터지기’를 자청하고 나선다. 박씨는 “독재와 공권력에 억울하게 죽은 학생들중 서울대 출신이 21명이나 된다.”면서 “세월이 지날수록 사람도 잊혀지고 열사들의 삶도 잊혀지는것 같아 안타깝다.”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유가협 장터가 열리는 대학이 서울대 밖에 없다는 현실이 못내 가슴 아프다는 박씨.장터를 찾는 하루 100여명의 학생들도 대동제 행사중 열리는 ‘재미있는 이벤트’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 그저 애꿎은 세월 탓만할 뿐이다. 박씨에게 이번 장터는 다른 해보다 각별하게 다가온다.이번 장터의 수익금으로 유가협 16년의 역사가 담긴 백서를 발간하고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 제정을 위해 쓰기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백서는 유가협 회원들의 터전인‘한울삶’의 역사나 마찬가지다.자식먼저 보내고 어디 한 곳 마음 붙일 데 없어 가슴만 쓸어내리던 시절, 배은심(이한열 열사 어머니) 여사와 전국을 돌며 유가협 활동을 알리다 주위의 도움으로 서울 동대문 근처에 차린 보금자리다. 이번 장터가 끝나면 서울대측에 ‘열사 합동 추모비’ 건립을 건의할 생각이다.박씨는 “서울대는 암울했던 우리 사회를 외면하지 않았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들의 의로운 삶을 이어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면서 “재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 선배들의 뜻을 기리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구혜영기자 koo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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