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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쓸 돈이 없다](상) 가계 소비위축 실태

    소비위축의 여파가 심상치 않다.쓸 돈이 없기 때문에 내구소비재의 출하가 급감하는 등 내수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내수 중심의 중소기업들도 죽을 맛이다.장기간의 소비위축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을 왜곡시킬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소비위축을 가져온 가계수지의 악화 원인과 소비현장을 점검하고,향후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 등을 두차례에 걸쳐 싣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근로자가구(2인 이상 가구) 월평균 소득은 293만 9000원으로,세금·보험료·연금·이자 등을 제외한 순수 소비지출액은 193만 7000원이었다.소득 10분위별로 볼 때 1∼6분위까지가 월평균 소비지출액을 넘지 못했다.소득분위별로 최하위인 1분위는 100만원,2분위는 130만원가량이었다. 소비지출이 크게 늘지 않는 데는 가계 부채에 대한 금융이자 부담과 청년실업에 따른 부양가족 증가 등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정 지출이 눈덩이처럼 늘어나면서 가계소득 가운데 순수 소비지출에 쓸 돈이 줄어들어 소비위축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지난해 전년동기 대비 소비증가율(3.2%)이 소득증가율(5.3%)을 밑돈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금융비용만 연간 36조∼48조원 물어야 이런 상황에서 400만명에 육박하는 신용불량자의 가계수지는 부채(440조원 추정)에 대한 금융이자 부담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금융이자를 연 8∼10%로 계산하면 대략 40조원 이상이다.가계신용잔액은 주택담보대출 및 카드관련 신용 등을 중심으로 계속 증가해 지난해에는 가구당 신용잔액이 1인당 2926만원으로 300만원대에 육박했다.특히 2002년에는 가계신용잔액(연말잔액 기준·439조 1000억원)이 개인처분가능소득(PDI·385조 6000억원)을 상회했을 정도다.지난해 말 기준으로 경제활동인구 100명당 신용불량자수는 16.2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청년실업·노인인구도 가계수지에 큰 부담 외환위기 이후 여전히 8∼9%대를 유지하고 있는 청년(15∼29세)실업률도 가계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4월 전체 실업률은 3.4%이지만 청년 실업률은 갑절이 넘는 7.6%(37만 6000명)나 된다.이들에 대한 부양도 가계수지가 떠안아야 한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고령화도 마찬가지다.돈 벌 사람은 줄어들고,부양받아야 할 사람은 늘어나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인구 비율이 2000년 10명에서 2010년 15명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가계수지 악화는 저축률 하락으로 한국은행의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개인 부문의 예금은행 저축성예금 순유입액은 지난해 12조 9546억원으로,2002년의 37조 6428억원에 비해 무려 65.6%가 급감했다.이는 1995년의 9조 6442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저축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개인 부문의 저축성예금 순유입액은 외환위기 직후 10조∼20조원대로 줄었다가 매년 늘어나 2000년에는 61조 8896억원까지 치솟았다.그러나 2001년에 34조 1845억원으로 뚝 떨어진 후 2002년에도 30조원대에 그쳤다가 지난해에는 3분의1 수준인 10조원대로 주저앉았다.한국은행 관계자는 “저축률이 하락하면 자금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기업들에 대한 대출이 어렵게 된다.”며 “이럴 경우 중소기업들은 높은 금리의 해외차입금을 끌어다 쓸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부동산시장의 두 얼굴도 복병 서울 강남 등 특정 지역의 부동산값은 주택거래신고제 등의 영향으로 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나,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소형 연립주택과 아파트 등의 값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부동산 시세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집을 마련한 서민들은 집값 하락이 계속될 경우 자산가치 하락과 금융이자 부담 등으로 집을 처분하게 되고,여기다 금융권이 주택담보대출 비율을 줄이고 융자금 회수를 서두르면 다시 부동산값이 내려가는 연쇄반응을 보여 자칫 부동산값 급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간부는 “최근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소형 연립주택과 아파트 매물이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다.”며 “특히 은행권도 주택담보를 처분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려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경기불안…부자들 지갑도 ‘꽁꽁’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좀체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사정은 비슷하다.‘덜 쓰고,덜 먹는 게 상책’이라는 인식이 깔린 듯하다. 백화점·할인점·재래시장 등 어느 곳 하나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시내 백화점 등의 주차장은 텅빈 지 이미 오래됐다.미장원·식당 등의 서비스 업종도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다.경기 침체의 여파는 급기야 냉장고 에어컨 휴대전화 등 내구소비재 출하 감소로까지 이어진다. ●명품 가격 깎아주는 데도 썰렁 3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알짜배기 ‘강북부자’들이 몰리기로 유명한 곳이지만 매장은 한산하기만 하다.이탈리아 명품 ‘구찌’ 매장에는 세일기간이 아닌데도 이례적으로 일부 상품을 할인해 준다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그러나 몇몇 손님들이 상품만 둘러보고 나갈 뿐이다. 숍마스터 서모(28)씨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30%가량 줄었다.”면서 “요새같은 때에 고정고객들이나마 가끔씩 찾아오면 다행”이라고 푸념했다. 같은 날 오후 6시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9층 가전매장.퇴근길 손님이 꽤 몰릴 법한 시간이지만 손님보다 매장 직원 수가 더 많아 보였다.에어컨을 판매하는 한 직원은 “올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장사가 좀 되려나 싶었지만 매출은 전혀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반면 같은 층에 위치한 ‘이벤트홀’에는 중저가 의류를 40∼50% 할인한 가격으로 팔고 있어서인지 젊은 여성들로 다소 북적댔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대형 백화점 가전 매출은 이달들어 평균 20% 가까이 떨어졌다.정부가 3월말부터 에어컨 프로젝션TV 등 일부 가전제품 특소세율을 30% 내렸지만 인하 전인 3월초(-10% 수준)보다 오히려 매출이 줄었다.백화점을 찾은 주부 박모(58)씨는 “꼭 필요한 상품말고는 될 수 있으면 구입을 미루고 있다.”면서 “백화점은 주로 눈요기를 하기 위해 찾는다.”고 말했다. 경기불황의 여파는 재래시장이 더 심각하다.서울 남대문의 한 의류상가에서 장사를 하는 곽모(39)씨는 “올초부터 매장이 하나둘 문닫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다섯 곳 가운데 한 매장 꼴로 문을 닫았다.”면서 “임대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 어쩔 수 없이 장사는 하지만 이러다간 이곳 상가 전체가 문을 내려야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눈뜨면 문닫는 곳 늘어 근처 자유수입상가 앞 주차장도 트럭 20여대만 서 있었고,그중 절반은 텅 비었다.수입상가에서 물건을 떼다가 지방의 가게들에 되파는 ‘카세일’업자들이 트럭을 대놓는 곳으로,올초까지만해도 자리가 없어 차를 댈 수 없었던 곳이다.주차관리원 강모(41)씨는 “기름값이 치솟는 데다 물건도 잘 안팔리니까 이곳에 오는 업자들의 발길이 뜸해져 이제는 단골 손님들의 얼굴도 잊어버릴 지경”이라고 혀를 찼다.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명동도 예외는 아니다.명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홍모(52)씨는 “손님들이 40% 가량 줄어든데다 머리를 손질하더라도 기왕이면 값이 싼 기본서비스만을 요구해 매출은 더 떨어졌다.”고 말했다. 패밀리 레스토랑 역시 각종 할인 행사를 벌이지만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기에는 역부족이다.명동의 베니건스는 한 달에 3번 음식값을 40% 할인해 주는 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매출액이 신통치 않다.지난주 이 곳을 찾았다는 회사원 김모(27)씨는 “올초 행사 때는 4시간이나 기다렸다가 간신히 음식을 먹을 수 있었지만 지난번에는 곧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어 편하긴 했다.”면서도 “불과 몇 달 만에 손님이 대폭 줄다니 경기가 정말 안좋긴 안좋은 모양”이라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 [삼성증권배 2004 프로야구] 부상 ‘비상’

    프로야구 각 구단마다 부상 선수들이 속출,비상이 걸렸다.특히 이들의 상당수가 팀을 이끌고 있는 간판급 선수들이어서 2위와 8위가 고작 3경기차로 박빙의 혼전을 펼치고 있는 요즘 판도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생애 첫 홈런왕을 노리던 현대의 주포 심정수(29)는 오른 무릎 부상에 시달리며 최근 3경기에 결장하다 결국 27일 엔트리에서 제외됐다.현대는 정밀 진단 결과 큰 부상은 아니지만 부상 악화를 막기 위해 1주일 정도 엔트리에서 빼기로 결정한 것.최근 송지만이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심정수의 몫을 해내고 있지만 심정수의 공백은 공수는 물론 팀 분위기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이 틀림없다.게다가 다승 공동 선두(7승) 김수경과 최근 4연패의 정민태,클리프 브룸바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올 시즌 대도약을 꿈꾸는 롯데도 울상이다.지난달 24일 LG전에서 2루수인 간판타자 조성환이 오른쪽 손목에 타구를 맞아 빠진 공백을 신명철이 2할8푼대의 타격으로 훌륭히 메워 왔다.그러나 27일 광주 기아전에서 신명철마저 왼쪽 새끼손가락 부상으로 4주 진단을 받았다.조성환이 후반기에나 복귀할 전망이고 마땅한 2루수감이 없어 내야 수비에 구멍이 생겼다. 삼성의 4번타자이자 ‘안방마님’인 진갑용은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못한다.한동안 쉬어야 하지만 하위권으로 처진 팀 사정상 대타 요원으로 1군에서 버티고 있다.그나마 타격에서 제몫을 해내 다행인 셈. 기아의 선발 훌리오 마뇽은 앞선 26일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1안타 완봉승 등 4승을 챙기며 마운드를 굳게 지키던 마뇽의 이탈로 기아는 벼랑에 섰다.에이스 김진우의 결장 속에 출발한 기아는 이미 토종에이스 최상덕과 이대진,마무리 신용운 등이 줄줄이 빠져 한숨을 더했다. 김민수기자 kimms@˝
  • 수협 구조조정 헛수고?

    정부가 일선 수협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으나 오히려 경영부실이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최근 전국 97개 수협에 대한 경영평가를 실시한 결과 순자본 비율(총자산/총부채)이 -20%에도 못미친 이른바 ‘부실조합’이 14개에 달했다.이는 수협 구조조정이 시작된 2002년 9월 실사에서 나온 13개보다 1개 늘어난 것이다.해양부는 지난해 말 부실조합 13개 가운데 3개를 통폐합하기로 결정하고,5개는 통폐합 유예,5개는 회생 지원대상으로 각각 지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전남 완도수협 등 4개 조합이 부실조합으로 추가 편입됨에 따라 연말까지 경영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내년중 다른 조합과의 통폐합이 불가피하다. 반면 당초 부실조합이었던 전남 부안조합 등 3개는 최근 순자본비율이 -20%를 상회함에 따라 ‘부실우려 조합’으로 격상돼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지난해 통폐합이 유예된 5개 수협 가운데 일부는 최근 부실이 심화돼 내년에 퇴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운기자 kkwoon@˝
  • [28일 TV 하이라이트]

    ●귀여운 여인(오후 8시20분) 재하와의 결혼 축하 파티장에서 마냥 즐거워하는 금례.향숙까지 축복의 말을 건네며 어떤 선물을 받고 싶냐고 묻자 진심으로 행복해한다.한편 소연이 대웅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던 유진은 대웅이 정시에 재하의 파티장에 나타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라이프n조이(오전 8시25분) 스키장 가운데 봄철을 맞아 용도전환을 시도하여 ‘레포츠 파크’로 새롭게 태어난 곳들을 찾아본다.공중을 나는 쾌감을 선사하는 플라잉 폭스,상쾌한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ATV(4륜 오토바이),야외 온천 등 자연 속에서 싱그러운 에너지를 충전시킬 수 있는 스키장의 이색 변신들을 들여다본다. ●일과 사람들(오후 8시20분) ‘생생 직업속으로’코너에서는 도서관 사서직에 대해 알아본다.국립중앙도서관의 정보봉사실,사회과학실,납본과 등의 업무를 들여다보고 어린이 도서관에서 하는 일도 함께 알아본다.인천항만연수원에서 교육을 받고 현재 인천 남항에서 크레인을 운전하고 있는 한월성씨의 업무 모습도 엿본다. ●TV 요리천국(오전 9시20분) 현대인의 무서운 성인병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가 점점 늘어 한국의 성인 30명 중 한 명이 당뇨병 환자라고 한다.최근 들어서는 소아 발병이 늘고 있어 심각하다.한의사 편주리씨로부터 당뇨병에 좋은 식이요법과 예방·치료법을 듣고 당뇨환자에게 좋은 요리와 한방차 만드는 법을 배운다. ●여자플러스(오전 11시10분)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교육비를 줄이고 자녀를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엄마들의 똑똑한 자녀교육법이 눈길을 끌고 있다.유아교육 품앗이를 실천하고 있는 엄마들의 특별 교육법과 아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게 하는 노하우,아이 특성에 맞는 공부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윤도현의 러브레터(밤 12시10분) 상큼 발랄한 모던 록,깊은 밤에 어울리는 R&B와 색소폰의 만남.실력있는 신인의 무대와,요즘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젊은 그룹을 함께 만나본다.신예 트리오 SG워너비,밴드 BUZZ,색소폰 연주자 대니정,R&B디바 ANN,신인가수 Mr.JUN과 함께한다. ●찔레꽃(오전 8시5분) 술에 취한 채 잠들었던 민규는 새벽녘에 깨어나 준서에게 유경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이임을 밝힌다.수옥이 이를 듣고 놀란다.유경은 명욱뿐 아니라 성희의 말조차도 믿을 수가 없다며 명욱에게 결혼을 반대하는 진짜 이유를 말해달라고 한다.한편 샤리의 노래교실로 테이프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
  • 까탈스런 해외스타 방한 뒷얘기

    “아휴,말도 마세요.해외스타들이 오면 우린 말 그대로 죽어나요.솔직한 심정을 얘기하자면,제발 안 오는 게 도와주는 거다 싶죠.” 한 영화직배사 홍보담당자의 푸념이다.내한한 해외 톱스타들이 화려하게 각종 매스컴을 장식하지만,막후에서 그들을 뒷바라지하는 일은 한마디로 ‘죽을 맛’이라는 얘기다. 사실인즉 그렇다.체류일정이 아무리 짧아도 월드스타들의 방한에는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할 조건들이 한둘이 아니다.호텔방의 방향,심지어는 생수 브랜드까지 입맛대로 지정하는 게 보통이다.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철통경비’도 기본.스타가 직접 고용한 보디가드 말고도 일반인의 접근을 원천봉쇄할 국내 경호원들도 체류일정 내내 그림자처럼 붙어다니게 해야 한다. 최근 4박5일 일정으로 내한공연한 일본 톱가수 아무로 나미에.국내 공연기획사측은 2개월전쯤 미리 그녀의 매니지먼트사로부터 ‘준비목록’을 받았다.가수들이 가장 까다롭게 주문하는 품목은 대부분 공연장 대기실에 비치될 물품들이다.아무로는 평소 즐겨먹는 스파게티와 귤에다 일본산 특정 브랜드의 우롱차,에비앙 생수를 음료로 챙겨달라고 주문했다.공연기획사 제이라인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그래도 그 정도는 애교 수준”이라면서 “한숨이 나올 만큼 사소한 요구사항들을 늘어놓는 스타들도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첫 내한해 팝팬들을 열광시킨 미녀 팝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아니나 다를까.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돌아갔다.국내 음반직배사인 BMG코리아는 녹화방송 스튜디오 무대를 그녀가 좋아하는 핑크빛으로 ‘도배’해야 했다.스튜디오에 전용 화장실과 DVD플레이어,오디오 등을 설치해주는 건 기본항목.그녀가 묵은 숙소는 하룻밤 600만원짜리 메리어트호텔 스위트룸.댄서와 경호원 등 ‘식솔’들이 호텔의 한 층을 다 썼다.바다 건너온 월드스타에겐 특별한 선물을 쥐어보내는 것도 상례다.스피어스는 화사한 분홍빛의 박술녀 한복을 챙겨갔다. 내한 서너달 전부터 최고급 숙소를 잡는 등 부산을 떨었건만 막판에 일방적으로 계획을 백지로 돌리는 스타들도 적지 않다.지난 21일 개봉한 한국영화 ‘클레멘타인’에 출연한 할리우드 액션스타 스티븐 시걸.개봉에 맞춰 방한키로 했던 그는 개인사정으로 갑자기 일정을 취소해왔다.지난해 말 국내공연을 잡았던 아일랜드 출신의 5인조 보컬그룹 웨스트라이프도 공연을 며칠 앞두고 방한불가를 통보해왔다.국내 기획사측에 전용비행기를 요구했다가 여의치 않자 공연을 ‘없던 일’로 돌렸다는 후문이다. ‘걸어다니는 기업’인 월드스타들이 자존심 경쟁하듯 까탈을 부리는 건 이해못할 바도 아니다.하지만 이런저런 뒷이야기를 알고 보면 그들이 썩 고와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직배음반사의 한 관계자는 “(톱스타들이)이웃 일본까지 와서도 우리나라 방문요청에는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 때는 더 씁쓸해진다.”고 말했다. 이쯤에서 사족 같은 결론! 월드스타들의 콧대와 대중문화시장의 규모는 반비례 작용한다는 것,문화시장의 파이는 에누리없이 ‘국력’으로 연결된다는 것! 황수정기자 sjh@˝
  • [딸기·장미 로열티 비상] 딸기98% 외국種…2만농가 ‘무방비’

    [딸기·장미 로열티 비상] 딸기98% 외국種…2만농가 ‘무방비’

    세계는 지금 ‘종자전쟁’중이다.종자전쟁이란 한마디로 씨앗의 개발과 공급을 둘러싸고 국가나 기업 사이에 정치적 또는 경제적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현상을 말한다.한국은 반도체나 자동차·조선 등에서 강국의 반열에 접어들고 있다고 한다.하지만 종자전쟁에서는 국제식물신품종보동맹(UPOV)같은 국제기구를 앞세운 종자강국에 철저히 유린될 수밖에 없는 약소국이다.더구나 종자 강대국의 융단폭격에 초토화되고 있는 상대는 다름아닌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농민들이다.오는 8월 로열티 지급여부가 결정되는 딸기농가와 이미 로열티 지급이 결정되어 해외 종자 메이저와 로열티 분쟁이 한창인 장미농가의 어려움을 두차례에 걸쳐 돌아본다. “로열티 주고 나면 농사지어 뭘 갖고 먹고 산답디까.딸기에 로열티를 붙인다니,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3000평 비닐하우스에서 딸기를 기르는 충남 논산시 연무읍 고내리 박동민(55)씨는 불만을 쏟아냈다. 국제 식물신품종보호협약(UPOV)에 따라 일본품종을 주로 심는 딸기 농가들이 품종 사용료(로열티)를 물어야할 시기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딸기에 무슨 로열티냐 농림부는 8월 말까지 딸기를 품종보호대상으로 지정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박씨가 심는 딸기는 현재 80%가 일본품종이다.전국 생산량의 13%를 차지하는 최대 딸기생산지 논산 지역 대부분이 비슷하다.그는 한해 5000만원 정도 매출을 올리지만 비닐값 600만∼700만원,인건비 1000만원 등을 빼면 3000만원도 남지 않는다.박씨는 “딸기농가들이 남의 집 마당만 쓸어줘도 이보다는 낫지 않겠느냐고 한탄하는 마당에 로열티는 무슨 로열티냐.”고 거칠게 몰아붙였다. 이웃 연무읍 죽본리에서 1600여평의 딸기 농사를 짓는 김낙원(62)씨도 “지난 봄 폭설로 하우스 8동 가운데 6동이 무너져 죽을 지경인데 로열티가 웬말이냐.”고 한숨쉬었다. 현재 전국에서 재배되는 딸기품종은 육보(레드펄) 40%,장희 45% 등 일본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국산인 매향은 고작 1.8%에 불과하다.딸기 농가는 2002년 말 현재 2만 2000여 가구.7800㏊에서 연간 21만t 5000억원 어치를 생산하고 있다.우리나라 전체의 채소 생산액 6조 5000억원의 7.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국립종자관리소 최근진 심사관은 “모든 작물이 2009년까지 품종호보 대상으로 지정되지만 딸기를 유독 걱정하는 것은 생산비중이 높은 데다 외국품종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000여평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 경북 고령군 쌍림면 곽영상(48)씨는 “육보 딸기를 길러 대부분을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로열티 문제가 불거질 경우 수출길이 막히고 말 것”이라고 걱정했다.국내 딸기는 지난해 449만 7000달러 어치가 수출됐으며 주요 수출국 역시 일본이다.전남 담양군 월산면 중월리에서 1600평의 딸기 농사를 짓는 배정운(57)씨는 “앞으로 딸기 공판장에서 출하량을 따져 가구당 로열티를 매기는 방법도 있지 않겠느냐.”며 불안해했다. ●지정을 최대한 늦춰달라 보성군 벌교읍 딸기영농조합 위창길(54) 대표이사도 “장미가 로열티를 물고 있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딸기는 조합원들 사이에서 거론되지 않고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정말 큰 일”이라고 걱정했다.곽씨는 “국내 딸기재배농 대부분이 영세해 일본 육종권자들의 요구에 대응능력이 부족하다.”며 “정부차원의 지원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논산의 박씨는 “국내품종인 매향을 재배하려 해도 아직은 재배법을 잘 몰라 망설이고 있다.”며 “재배법을 터득하는데 적어도 3년은 걸리기 때문에 품종을 전환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정을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아직 별 말도 없는데 정부와 언론 등 국내에서 왜 이렇게 호들갑인지 모르겠다.”면서 “떠들어봐야 좋을 것이 없고 일본에서 요구해도 끝까지 버티는 게 상책”이라고 공론화 자체를 매우 달가워하지 않았다.김낙원씨는 “매향이 일본산보다 당도나 색깔에서 뒤지지 않지만 출하량이 15% 정도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면서 “지정시기를 늦추고 품종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 달렸다 농림부 농업기술지원과 서준한 계장은 “올해 쑥갓,순무 등과 함께 딸기를 품종보호대상으로 지정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딸기품종을 개발한 일본측의 수입거부 등 불이익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여 신중히 지정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지정대상은 딸기를 포함해 41종이지만 작물을 줄이거나 다른 작물로 바꿀 수 있는 여지는 있다.하지만 일본은 이미 국내 딸기농가에 대한 현장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 계장은 “딸기를 대상으로 지정하더라도 일본의 무리한 요구를 조율하여 우리 농민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민들은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정리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딸기·장미 로열티 비상] 딸기98% 외국種…2만농가 ‘무방비’

    세계는 지금 ‘종자전쟁’중이다.종자전쟁이란 한마디로 씨앗의 개발과 공급을 둘러싸고 국가나 기업 사이에 정치적 또는 경제적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현상을 말한다.한국은 반도체나 자동차·조선 등에서 강국의 반열에 접어들고 있다고 한다.하지만 종자전쟁에서는 국제식물신품종보동맹(UPOV)같은 국제기구를 앞세운 종자강국에 철저히 유린될 수밖에 없는 약소국이다.더구나 종자 강대국의 융단폭격에 초토화되고 있는 상대는 다름아닌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농민들이다.오는 8월 로열티 지급여부가 결정되는 딸기농가와 이미 로열티 지급이 결정되어 해외 종자 메이저와 로열티 분쟁이 한창인 장미농가의 어려움을 두차례에 걸쳐 돌아본다. “로열티 주고 나면 농사지어 뭘 갖고 먹고 산답디까.딸기에 로열티를 붙인다니,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3000평 비닐하우스에서 딸기를 기르는 충남 논산시 연무읍 고내리 박동민(55)씨는 불만을 쏟아냈다. 국제 식물신품종보호협약(UPOV)에 따라 일본품종을 주로 심는 딸기 농가들이 품종 사용료(로열티)를 물어야할 시기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딸기에 무슨 로열티냐 농림부는 8월 말까지 딸기를 품종보호대상으로 지정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박씨가 심는 딸기는 현재 80%가 일본품종이다.전국 생산량의 13%를 차지하는 최대 딸기생산지 논산 지역 대부분이 비슷하다.그는 한해 5000만원 정도 매출을 올리지만 비닐값 600만∼700만원,인건비 1000만원 등을 빼면 3000만원도 남지 않는다.박씨는 “딸기농가들이 남의 집 마당만 쓸어줘도 이보다는 낫지 않겠느냐고 한탄하는 마당에 로열티는 무슨 로열티냐.”고 거칠게 몰아붙였다. 이웃 연무읍 죽본리에서 1600여평의 딸기 농사를 짓는 김낙원(62)씨도 “지난 봄 폭설로 하우스 8동 가운데 6동이 무너져 죽을 지경인데 로열티가 웬말이냐.”고 한숨쉬었다. 현재 전국에서 재배되는 딸기품종은 육보(레드펄) 40%,장희 45% 등 일본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국산인 매향은 고작 1.8%에 불과하다.딸기 농가는 2002년 말 현재 2만 2000여 가구.7800㏊에서 연간 21만t 5000억원 어치를 생산하고 있다.우리나라 전체의 채소 생산액 6조 5000억원의 7.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국립종자관리소 최근진 심사관은 “모든 작물이 2009년까지 품종호보 대상으로 지정되지만 딸기를 유독 걱정하는 것은 생산비중이 높은 데다 외국품종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000여평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 경북 고령군 쌍림면 곽영상(48)씨는 “육보 딸기를 길러 대부분을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로열티 문제가 불거질 경우 수출길이 막히고 말 것”이라고 걱정했다.국내 딸기는 지난해 449만 7000달러 어치가 수출됐으며 주요 수출국 역시 일본이다.전남 담양군 월산면 중월리에서 1600평의 딸기 농사를 짓는 배정운(57)씨는 “앞으로 딸기 공판장에서 출하량을 따져 가구당 로열티를 매기는 방법도 있지 않겠느냐.”며 불안해했다. ●지정을 최대한 늦춰달라 보성군 벌교읍 딸기영농조합 위창길(54) 대표이사도 “장미가 로열티를 물고 있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딸기는 조합원들 사이에서 거론되지 않고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정말 큰 일”이라고 걱정했다.곽씨는 “국내 딸기재배농 대부분이 영세해 일본 육종권자들의 요구에 대응능력이 부족하다.”며 “정부차원의 지원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논산의 박씨는 “국내품종인 매향을 재배하려 해도 아직은 재배법을 잘 몰라 망설이고 있다.”며 “재배법을 터득하는데 적어도 3년은 걸리기 때문에 품종을 전환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정을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아직 별 말도 없는데 정부와 언론 등 국내에서 왜 이렇게 호들갑인지 모르겠다.”면서 “떠들어봐야 좋을 것이 없고 일본에서 요구해도 끝까지 버티는 게 상책”이라고 공론화 자체를 매우 달가워하지 않았다.김낙원씨는 “매향이 일본산보다 당도나 색깔에서 뒤지지 않지만 출하량이 15% 정도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면서 “지정시기를 늦추고 품종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 달렸다 농림부 농업기술지원과 서준한 계장은 “올해 쑥갓,순무 등과 함께 딸기를 품종보호대상으로 지정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딸기품종을 개발한 일본측의 수입거부 등 불이익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여 신중히 지정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지정대상은 딸기를 포함해 41종이지만 작물을 줄이거나 다른 작물로 바꿀 수 있는 여지는 있다.하지만 일본은 이미 국내 딸기농가에 대한 현장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 계장은 “딸기를 대상으로 지정하더라도 일본의 무리한 요구를 조율하여 우리 농민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민들은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정리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세상속으로] 건설현장의 일용직 근로자들

    “하루 품삯을 다달이 외상으로 받습니다.그나마 안 떼이면 다행이죠.”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날품을 파는 일용직 노동자들이 이중삼중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중소 건설현장에 돈이 돌지 않아 ‘1일 현찰결제’ 관행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하도급 업체들이 결제를 차일피일 미루거나 아예 품삯을 떼먹고 달아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외상결제도 제때 받으면 다행 서울 광진구 군자동의 11층짜리 오피스텔 건설현장에서는 외상결제를 조건으로 일하고 있는 일용직 노동자들이 4월치 품삯을 받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다.지난 10일 결제해 주겠다는 약속도 벌써 열흘째 지켜지지 않고 있다.이곳에 노동자 3명을 소개한 성동구 행당동 A인력개발 박모(32) 과장은 “2년 전부터 거래해 왔는데,날삯은 고사하고 외상결제조차 미뤄지는 일은 처음”이라면서 “사업주와 안면이 있는 사이라 떼를 쓰기도 곤란하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노원구 상계동 한 주택건설 현장에서는 하도급업체가 일용직 노동자 5명의 한달치 외상결제 금액 700여만원을 주지 않고 달아났다.이곳에 노동자를 보냈던 도봉구 도봉동 광명인력공사 최종선(54) 소장은 “최근 1년 사이에 비슷한 일을 4∼5차례 겪어 3000만원 정도 손해를 봤다.”고 혀를 찼다. ●일거리 아쉬워 품삯 독촉도 못해 외상결제가 제때 이뤄지지 못해도 일용직 노동자들은 제대로 따질 수 없다.건설현장은 한정돼 있고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은 많기 때문이다.최근에는 신용불량자나 과다채무자 등 건설현장을 찾는 인력이 늘어나는 데다 인력소개업체끼리 경쟁까지 붙어 날삯을 7만원에서 6만원 이하로 내려도 일거리가 없어 일을 못하는 실정이다. 광주 서구 상무근로자대기소에서 만난 이동필(45·광주 서구 풍암동)씨는 “한달 뼈빠지게 일한 뒤 월급식으로 모아주는 품삯마저 제때 받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고 하소연했다.지난해에는 건설현장이 많아 이곳에서 하루 20∼30명이 일을 나갔으나 올해는 5∼6명선에 그치고 있다.이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외상결제에 응하게 되고 밀린 품삯을 달라고 직접 따지기도 어렵다. 대기소에 있던 김모(57)씨는 “나이 든 일용직들은 힘이 부족해 주로 아파트 현장에서 뒤치다꺼리를 하는데 품삯이 좀 늦게 나온다고 불평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광주지역 건설노동조합 유광수(37) 위원장은 “일용직들이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거나 아예 떼여 신고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 “현장에서 매월 20일 한달치 품삯을 주기로 암묵적 합의가 돼 있지만,열흘 이상씩 미뤄져도 일거리가 아쉬운 노동자들은 말도 못 꺼낸다.”고 지적했다. ●영세 인력업체들도 위기감 토로 자금이 부족한 영세 인력업체들도 덩달아 전전긍긍하고 있다.아예 휴업하거나 폐업까지 고려하는 곳도 있다. 서울 종로구 명륜동의 B인력개발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10곳 가운데 절반 이상이 보름이나 한달 단위로 외상결제하자고 제의해 온다.”면서 “자금력이 있는 인력사무소는 과거부터 ‘월말결제’가 관행인 큰 건설회사를 상대로 용역수주를 따지만,영세 인력사무소는 서로 노동자를 내보내려고 외상결제를 거절하지도 못한다.”고 말했다.도봉동의 한 인력업체 관계자는 LG·동아·대림 등 대형 건설업체들은 대부분 품삯을 제때 주지만,중소규모 현장은 언제 사고가 터질지 몰라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라고 털어놨다. 대전 중구 현대인력 이상은(44) 소장은 “건설회사들이 2개월에 한번씩 품삯을 몰아서 주는 바람에 우리 돈으로 먼저 노동자에게 일당을 준다.”면서 “이마저 일거리가 2∼3년 전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어 큰 일”이라고 말했다.대전 서구의 서남부인력은 두 달째 휴업중이다.유준(56) 소장은 “지난해 8월 문을 열었지만 사무실 임대료도 내지 못해 곧 폐업 신고를 내기로 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대전 남기창 이천열·이재훈기자 kcnam@seoul.co.kr˝
  • 돈줄막힌 서민들 카드결제일 줄서

    “죽는 소리를 해서 대출해 줬더니 이제와서 무슨 헛소리야.” 지난 17일 오후 2시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허름한 빌딩 4층에 자리잡은 사채업자 사무실.신모(48·여)실장은 전화기를 투박하게 내려 놓으면서 “재수가 없다.‘신용’이 있어야지.”라고 투덜댔다.이날은 LG카드사의 결제일.옆자리의 김모(46)실장은 “결제일엔 평소보다 2배 정도 고객이 몰린다.”면서 “하루종일 ‘돈 빌려달라.’,‘돈 갚으라.’는 악다구니로 시끄럽다.”고 말했다. 사무실 책상에는 은행·카드사별로 대출 및 가입신청서가 가득 쌓여있었다.벽에 걸린 화이트보드에는 ‘최 실장’,‘박 여사’등 고객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빽빽이 적혀 있었다.두 실장의 휴대전화와 사무실 전화는 연신 불이 나고 있었다. ●‘카드마감일 증후군’에 쫓기는 벼랑끝 사람들 서울 용산에서 옻닭식당을 운영하는 윤모(41·여)씨는 카드사가 독촉 중인 결제대금을 막기 위해 이 사채 사무실을 찾았다.카드깡을 위해 사채 사무실을 찾은 것이 벌써 7개월째.윤씨는 “지난해 7월 식당을 확장하면서 광고업자에게 500만원을 사기당하고,경기 불황까지 겹쳐 돈줄이 막혔다.”고 털어놨다.그때부터 윤씨는 신용카드 4장으로 돌려막기를 했다.윤씨는 “결제일이 다가오면 하늘이 노래지고 손이 떨리며 심장이 뛴다.”면서 “이번에는 조금이라도 벌어서 막아보려고 했지만 또 사채에 손을 벌리게 됐다.”고 울상을 지었다. 김 실장이 갑자기 윤씨를 불러 세우면서 사무실 분위기는 싸늘해졌다.윤씨가 보증금으로 맡긴 통장 잔액을 조회하다 이상을 발견한 것.김 실장은 “통장에 있는 돈이 아까 얘기한 126만원이 아니라 116만원”이라고 따지자 윤씨는 “일부러 속인 건 아니었다.”고 식은 땀을 흘렸다.사채를 안고 잠적하는 고객이 늘면서 사채업자들이 자구책으로 보증금을 요구하면서 생긴 진풍경이다.윤씨는 가까스로 387만원의 금액을 결제할 수 있었다.387만원에서 116만원을 뺀 271만원이 윤씨가 갚아야 할 원금이다. 아파트경비원으로 신용카드 연체자인 박모(66)씨는 은행 마감시간 직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 사무실 문을 열었다.박씨는 “집안 일로 돈을 쓰다 보니 연체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박씨로부터 카드와 비밀번호를 건네받은 김 실장은 카드한도를 체크하기 위해 카드사에 ARS전화를 걸었다. 김 실장이 확인한 현금서비스 한도는 1만 8000원.김 실장은 박씨에게 “한도가 없어 카드 대납은 불가능하다.”고 큰소리쳤다.박씨는 “34만원이 부족한데 그 정도는 대납이 될 줄 알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박씨는 “신용불량자가 되면 아들과 며느리를 볼 면목이 없다.”며 김 실장에게 매달렸다.김 실장은 13%의 선불 이자를 뗀 뒤 박씨의 연체를 막아줬다. ●사채업자에게도 결제일은 ‘공포’ 전주에게 빌린 돈을 제때 갚아야 하는 사채업자도 ‘마감 증후군’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사채업자 서모(38·여)씨는 최근 악몽같은 경험을 했다.서씨는 1년전 2명의 전주로부터 하루 1%의 이자로 각각 5000만원과 8000만원을 빌렸다.그러나 불황에 본인도 고객에게 돈이 떼이면서 어려움을 겪게 됐다. 서씨는 5000만원에 대한 이자 상환은 매달 초순으로,8000만원은 월말로 결제일을 조정,돌려막기로 버텼지만 역부족이었다.지난 9일 전주와 연락을 끊은 서씨는 4일 만인 12일 경기 시흥시의 한 우체국 앞에서 전주가 고용한 ‘주먹’에게 붙잡혔다.인근 모텔에 감금된 서씨는 4시간 동안 폭행을 당한 끝에 각서를 쓰고 겨우 풀려났다.혼쭐이 난 서씨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떼인 돈을 되찾겠다.”고 고객 수첩을 뒤지고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돈줄막힌 서민들 카드결제일 줄서

    “죽는 소리를 해서 대출해 줬더니 이제와서 무슨 헛소리야.” 지난 17일 오후 2시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허름한 빌딩 4층에 자리잡은 사채업자 사무실.신모(48·여)실장은 전화기를 투박하게 내려 놓으면서 “재수가 없다.‘신용’이 있어야지.”라고 투덜댔다.이날은 LG카드사의 결제일.옆자리의 김모(46)실장은 “결제일엔 평소보다 2배 정도 고객이 몰린다.”면서 “하루종일 ‘돈 빌려달라.’,‘돈 갚으라.’는 악다구니로 시끄럽다.”고 말했다. 사무실 책상에는 은행·카드사별로 대출 및 가입신청서가 가득 쌓여있었다.벽에 걸린 화이트보드에는 ‘최 실장’,‘박 여사’등 고객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빽빽이 적혀 있었다.두 실장의 휴대전화와 사무실 전화는 연신 불이 나고 있었다. ●‘카드마감일 증후군’에 쫓기는 벼랑끝 사람들 서울 용산에서 옻닭식당을 운영하는 윤모(41·여)씨는 카드사가 독촉 중인 결제대금을 막기 위해 이 사채 사무실을 찾았다.카드깡을 위해 사채 사무실을 찾은 것이 벌써 7개월째.윤씨는 “지난해 7월 식당을 확장하면서 광고업자에게 500만원을 사기당하고,경기 불황까지 겹쳐 돈줄이 막혔다.”고 털어놨다.그때부터 윤씨는 신용카드 4장으로 돌려막기를 했다.윤씨는 “결제일이 다가오면 하늘이 노래지고 손이 떨리며 심장이 뛴다.”면서 “이번에는 조금이라도 벌어서 막아보려고 했지만 또 사채에 손을 벌리게 됐다.”고 울상을 지었다. 김 실장이 갑자기 윤씨를 불러 세우면서 사무실 분위기는 싸늘해졌다.윤씨가 보증금으로 맡긴 통장 잔액을 조회하다 이상을 발견한 것.김 실장은 “통장에 있는 돈이 아까 얘기한 126만원이 아니라 116만원”이라고 따지자 윤씨는 “일부러 속인 건 아니었다.”고 식은 땀을 흘렸다.사채를 안고 잠적하는 고객이 늘면서 사채업자들이 자구책으로 보증금을 요구하면서 생긴 진풍경이다.윤씨는 가까스로 387만원의 금액을 결제할 수 있었다.387만원에서 116만원을 뺀 271만원이 윤씨가 갚아야 할 원금이다. 아파트경비원으로 신용카드 연체자인 박모(66)씨는 은행 마감시간 직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 사무실 문을 열었다.박씨는 “집안 일로 돈을 쓰다 보니 연체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박씨로부터 카드와 비밀번호를 건네받은 김 실장은 카드한도를 체크하기 위해 카드사에 ARS전화를 걸었다. 김 실장이 확인한 현금서비스 한도는 1만 8000원.김 실장은 박씨에게 “한도가 없어 카드 대납은 불가능하다.”고 큰소리쳤다.박씨는 “34만원이 부족한데 그 정도는 대납이 될 줄 알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박씨는 “신용불량자가 되면 아들과 며느리를 볼 면목이 없다.”며 김 실장에게 매달렸다.김 실장은 13%의 선불 이자를 뗀 뒤 박씨의 연체를 막아줬다. ●사채업자에게도 결제일은 ‘공포’ 전주에게 빌린 돈을 제때 갚아야 하는 사채업자도 ‘마감 증후군’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사채업자 서모(38·여)씨는 최근 악몽같은 경험을 했다.서씨는 1년전 2명의 전주로부터 하루 1%의 이자로 각각 5000만원과 8000만원을 빌렸다.그러나 불황에 본인도 고객에게 돈이 떼이면서 어려움을 겪게 됐다. 서씨는 5000만원에 대한 이자 상환은 매달 초순으로,8000만원은 월말로 결제일을 조정,돌려막기로 버텼지만 역부족이었다.지난 9일 전주와 연락을 끊은 서씨는 4일 만인 12일 경기 시흥시의 한 우체국 앞에서 전주가 고용한 ‘주먹’에게 붙잡혔다.인근 모텔에 감금된 서씨는 4시간 동안 폭행을 당한 끝에 각서를 쓰고 겨우 풀려났다.혼쭐이 난 서씨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떼인 돈을 되찾겠다.”고 고객 수첩을 뒤지고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8월 공연 뮤지컬 ‘미녀와 야수’ 조정은·현광원

    청순한 외모에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미녀’와 우락부락한 외양속에 소년 같은 순진함을 간직한 ‘야수’.오는 8월8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막올리는 디즈니 뮤지컬 ‘미녀와 야수’의 두 주인공,조정은(25)과 현광원(36)은 극중 캐릭터와 실제 모습이 너무나도 닮은 꼴이다.지난 10년간 전세계 20여개 도시에서 각기 다른 언어·인종의 ‘미녀’와 ‘야수’를 뽑아온 디즈니 오리지널 프로덕션팀의 캐스팅 안목에 절로 혀가 내둘러질 정도다. 지난 연말부터 5차례에 걸쳐 치러진 ‘지옥 오디션’에서 400여명의 경쟁자를 누르고 주연을 따낸 지 한달째.쏟아지는 주위의 축하속에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새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리허설에 앞서 ‘몸 만들기’(현광원)와 ‘체력보강’(조정은)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이들을 만났다. ●호기심 많은 ‘벨’은 딱 내 모습 미녀 ‘벨’역의 조정은(동국대 연극영화과 4년)은 올해 데뷔 3년차인 새내기 배우.계원예고에 다닐 때 학교에 출강온 뮤지컬배우 남경읍과 조승룡을 통해 뮤지컬배우의 길로 접어들었다.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청순한 마스크와 맑은 음색으로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롯데 등 일찌감치 주연 자리를 꿰차며 차세대 유망주로 떠올랐다. “오디션을 너무 재미있게 했어요.배역을 꼭 따내겠다는 욕심보다는 디즈니 스태프를 만난다는 사실에 더 흥분했죠.오디션 끝나고 사인을 요청했더니 그쪽에서 더 당황하더라고요.원래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오디션에서도 제가 이것저것 질문을 하기도 했어요.아마 그런 부분들이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나 싶어요.” 1차 오디션에서 그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음역 스케일을 평가받다 고음 부분에서 목소리가 흔들린 것.자신도 모르게 ‘소리(Sorry)’라고 말하고 다시 불렀지만 ‘이제 끝이구나.’라는 생각뿐이었다.하지만 힘없이 오디션장을 나오는 그에게 뜻밖에 지정곡 악보와 대본이 주어졌다.한순간의 실수보다 가능성을 평가한 것이다. 지적이면서 상상력 풍부하고,또 신념이 강한 ‘벨’역이 무척 마음에 든다는 그는 딱 한가지,15㎏이 넘는 드레스를 입고 왈츠를 추는 장면이 걱정이라며 벌써 한숨이다. ●성악가 출신의 ‘귀여운 야수’ 이탈리아에서 10년째 활동중인 현광원은 지난 99년 ‘팔만대장경’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뮤지컬 출연이다.지난해 10월 한국에 잠깐 들어왔다가 오디션 소식을 듣고 응시원서를 낸 뒤 6개월간 오디션이 열릴 때마다 서울과 로마를 오갔다.나중에는 주최측에서 부담스러워할 정도였다고.그는 “한번에 수백만원이 드는 비싼 오디션이었지만 내가 원해서 하는 거니까 되든 안되든 상관없다고 안심시켰다.”며 호탕하게 웃었다.외모에서 풍기는 강한 인상과 달리 개그맨 못지않은 입담으로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재주를 지녔다.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는 로마에 있는 두딸 이영(9)·이은(7)과 열번도 더 본 작품이다.오디션에 합격한 후 두딸은 아빠에게 제일 먼저 이렇게 물었단다.“아빠,야수가 어떻게 왕자로 변해요?” 하지만 그는 대답하지 못했다.아니 할 수가 없었다.“제작사 대표에게 살짝 물어봤더니 절대 비밀이라며 안 가르쳐 주더군요.저도 참 궁금해요.” ‘야수’역은 노래와 연기력 못지않게 체력도 중요하다.6m가 넘는 꼬리와 대형 가발을 포함해 9㎏에 달하는 의상·분장을 하고 2시간 내내 버텨야 하기 때문.무대에서 날렵하게 보이기 위해 그는 요즘 달리기와 줄넘기로 기초체력 다지기에 한창이다. ●때론 연인처럼,때론 오누이처럼 조정은과 현광원은 열한살 차이가 난다.터울이 많은 큰오빠와 막내 여동생뻘.하지만 현광원의 장난끼 덕분에 두사람은 나이차가 무색할 정도로 스스럼없는 사이가 됐다. “5개월 장기공연 동안 더블캐스팅없이 동고동락해야 하는 사이라 무엇보다 호흡이 잘 맞아야 하기 때문에 제가 먼저 벽을 없애려고 노력했죠.”(현)“나이차가 어중간하게 나면 싸움이 날 수도 있는데 오히려 편해요.오빠가 밥 사달라고 조르기도 하고….”(조) 조정은이 “오디션때 ‘덩치는 산 만한데 참 귀여운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애교있게 말하자 현광원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조정은을 보고 언젠가 같이 무대에 서고 싶었다.배역에 몰입하는 에너지가 강한 배우”라고 화답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英 데일리미러 편집인 사임

    지난 1일 영국 일간 데일리 미러가 ‘영국군이 이라크인 포로를 폭행하고 몸에 오줌을 누는 장면’이라며 공개한 사진이 날조된 것으로 판명됐다.신문은 15일자(현지시간) 1면에 독자와 해당 영국군 부대에 대한 공개 사과문을 게재했고 편집인은 사임했다.국방부의 요청에 응해 사진을 제공한 영국군 병사 2명의 신원도 공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14일 영국 국방부가 헌병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진에 나온 트럭이 “결코 이라크에 있었던 적이 없다.”며 데일리 미러를 비난한 뒤 나온 것이다. 데일리 미러는 조작된 사진을 통해 벌어들인 2억원 가량의 수익금은 자선단체에 기부키로 했다.사진 날조 의혹을 부인해온 편집인 피어스 모건은 이날 사임했다.지난 1월 ‘영국 정부가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을 과장했다.’는 BBC방송 보도가 오보로 판명돼 이사장 등이 사임한 뒤 두번째 겪는 영국의 오보 파동이다. 영국군 포로 학대 파문으로 지지도가 급락하며 곤경에 처했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포로 학대 사진이 날조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한숨 돌렸지만 정치 생명이 불투명한 상황이다.포로 학대 사진의 해당 부대라고 보도됐던 랭커셔 연대의 병사 6명이 28세의 이라크인 포로 폭행치사 사건과 관련,살인 혐의 등으로 이번 주중 기소될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블레어의 사임을 원하는 여론이 고조되고 내각에서도 후계체제 논의에 착수하는 등 그의 지도력도 흔들리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유고브’가 지난 13일부터 3일간 유권자 201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응답자의 46%가 블레어 총리의 조기 사임을 원했다고 15일 선데이 타임스는 보도했다. 황장석기자 surono@˝
  • 20가지 약재 원조 藥酒-담양 추성주

    “추성주의 맥을 꼭 이으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좇아 생업을 포기하고 거의 3년 동안 저의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아마 그동안 버린 술의 양을 모으면 작은 저수지가 될 겁니다.” 2000년 ‘한국전통식품 명인 22호’로 공인을 받은 양대수(48)씨는 1988년 작고하신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추성주 재현에 나섰다. ‘추성주(秋城酒)’는 우리나라 전통주 중에 가장 약재가 많이 들어간 술이다.두충,연자육(연꽃 열매),구기자,음양곽(삼지구엽초의 잎) 등 20여 가지 약재 쌉쌀한 맛과 오미자,구기자 등이 어우러지며 계피의 은은한 향기까지 더해진 추성주의 맛과 향은 오묘하며 신비롭기까지 하다. 추성주는 양씨 집안에서 대대로 빚어온 술이다.“그러나 시대적으로 민속주는 밀주가 되었고 아버지는 공직에 재직하고 계셨던 터라 술을 빚을 수 없었습니다.그래서 아버지 대에서 추성주가 끊기고 말았죠.” 양씨는 1988년부터 증조부가 남긴 추성주에 관한 비서 한 장을 들고 복원에 나섰다.그리고 3년,그는 실패를 거듭하면서 몇 번이나 중도에 포기하려고 생각했다.“증조부가 남긴 비방은 너무 간략했어요.단 여섯 줄 정도로만 축약되어 있었으니까요.30여년 동안 대가 끊겼으니 술을 빚어 본 사람 하나 없어 제가 혼자 연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씨는 그때부터 한약방을 찾아다니고 동의보감을 보며 약재의 특성과 효능을 공부했다.약재를 다루는 법을 배우지 않고는 제대로 추성주를 빚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술에 들어가는 약재들은 그 효능과 맛을 유지하기 위해 다루는 방법들이 각양각색입니다.달여야 하는 것,잘라서 써야 하는 것,가루로 만들어 써야 하는 것 등 다양합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그에게선 어느덧 ‘허준’의 위엄이 느껴진다. 양 씨가 빚어내는 추성주는 다른 전통주와는 달리 밑술에 덧술을 넣지 않고 그대로 발효시켜 만든다.약초의 효과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다.또 누룩을 직접 발로 디뎌서 만들어 사용한다. 술에 넣는 약초들은 관절염이나 통풍에 효과 있는 우슬,어혈이나 보혈에 효과 있는 연육자(연꽃 열매),강장제나 이뇨제로 쓰이는 두충 등 13가지가 쓰인다.이렇게 만든 약주를 증류시킨 후 7가지 약재를 더 넣으면 알코올도수 25도의 ‘추성주’가 만들어진다. 이 술은 독특한 유래를 가지고 있다.고려 문종 때 담양에 ‘이영간’이라는 사람이 살았다.그가 어렸을 때 담양 연동사에서 공부를 하며 살고 있었는데 그곳 스님이 술(곡차)을 잘 빚어 드셨다.그런데 어느 날부터 술이 자꾸 줄어드는 것을 느낀 스님은 ‘아무래도 어린 영간의 짓이다.’고 생각하고 그를 불러 추궁했다.마시지 않은 술로 매질까지 당한 영간은 그날부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술독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역시 술을 훔쳐 먹는 이가 있었다.바로 늙은 살쾡이였다.살쾡이는 스님에게 데려가려 하자 “만약 저를 살려주면 평생 쓸 수 있는 비서(秘書)를 주겠다.”고 제안했다.그 비서를 받아든 영간은 과거에 급제하고 고려시대 최고 권력기관인 중서문하성의 종2품 벼슬을 지냈고 담양 이씨의 시조가 되었다.그는 연동사의 술을 집에서 빚어 마셨고 그때부터 추성주가 담양에 널리 퍼지게 됐다는 것이다. 조선 중엽 당시 면앙정 송순(宋純)의 과거급제 60주년 기념잔치에서 송강 정철,기고봉,임백호 등 당대의 풍류객들이 모여 ‘추성주’를 마시고 3일간을 놀았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이 술을 마시면 신선이 된 것처럼 기분이 좋고 몸에 좋다고 해서 ‘재세팔선주(齋世八仙酒)’라고 불렀으나 그후 추성고을에서 만든다고 해서 ‘추성주’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지금 전통주를 만드는 술도가들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면서 양씨는 “농림부에서 명인으로 지정만 하고 지원이 전혀 없다.파산하는 술도가들이 늘어나고 있고 모두 한숨만 늘고 있다.”면서 “말로만 하는 전통문화계승이 아니라 실질적인 지원과 세제감면 등 혜택이 절실하게 요구된다.”며 민속주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요청했다.추성주(061)383-3011.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 ■ 따라 빚어보세요 1.찹쌀 10㎏ 멥쌀 30㎏을 깨끗한 물에 씻어 10시간 정도 불린 후 고두밥을 지어 식혀둔다. 2.미리 준비한 재래 누룩,엿기름 물과 식힌 고두밥을 잘 버무려 25∼30℃ 되는 곳에서 3일 정도 발효시킨 후 다시 30∼35℃에서 2일 정도 2차 발효시킨다. 3.발효가 끝날 때쯤 밑술의 온도를 25℃ 정도로 낮춰준 다음 덧술을 만든다. 4.덧술은 약간의 누룩과 분쇄한 한약초를 버무려 밑술과 섞은 후 실내에서 10일 정도 발효 숙성시키면 알코올 15도의 술이 된다. 5.이 술을 증류기로 증류해서 25도의 술을 만든다. 6.여기에 몸에 좋은 약재(구기자,오미자,갈근 등)를 침출한 물을 증류식소주에 섞어 지하에서 숙성시키면 추성주가 완성된다.˝
  • [깔깔깔]

    ●시험 하루 전날 패턴 * 오전 9시 : 좀 놀다 점심 먹고 해도 한참 남았네. * 오후 1시 : 밥 먹었으니깐 낮잠 한숨 자야지. * 오후 5시 : 자고 일어나니 개운한데 저녁 때 하면 되지 뭐. * 오후 8시 : 컴퓨터 좀 하고,어차피 공부는 밤에 해야 최고야. * 오후 11시 : 아! 밤 새야겠네. 역시 집중은 새벽이 잘 돼. * 오전 2시 : 아!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맑은 정신으로! 하지만 일어나면 학교 가기 빠듯. ●효심 아들이 중간고사 성적표를 내놓지 않자 엄마가 물었다. “얘야,왜 성적표를 보여주지 않는거 니?” “선생님 가르침을 실천하느라고요.” “그게 무슨 소리냐? ” “선생님께서 오늘 그러셨어요.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 드리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요.”˝
  • [삼성증권배 2004 프로야구] 200 - 200 클럽 간다

    기아의 박재홍(31)이 사상 첫 ‘200(홈런)-200(도루) 클럽’ 개설을 서두르고 있다. 박재홍은 11일 광주에서 열린 프로야구 현대와의 경기에서 0-3으로 뒤진 2회말 가운데 담장을 넘는 1점포를 쏘아올린 데 이어 3-4로 뒤진 5회 2사 1루에서 통렬한 역전 결승 2점포를 뿜어 오랜만에 해결사 몫을 톡톡히 했다. 이날 홈런은 의미가 크다.우선 홈런 2개를 보태 시즌 5호 홈런과 함께 개인 통산 200홈런을 터뜨린 역대 10번째 주인공이 됐다.또 지난달 27일 수원 현대전에서 연장 11회 만루포를 날린 이후 침묵하던 홈런포를 2발이나 가동,부담을 훌훌 털어내며 부활의 발판을 놓았다.한숨 돌린 박재홍은 그동안 마음속에 담아둔 올시즌 목표를 드러냈다.개인통산 200도루도 달성해 국내 첫 ‘200-200클럽’의 문을 열겠다는 것.올시즌 3개를 포함해 현재 통산 도루 184개를 기록,16개를 남겨놓고 있다.올시즌 진기록 달성이 충분히 가능한 상태다.박재홍은 ‘호타준족’의 대명사.루키 시절인 지난 1996년 30홈런-36도루로 국내 첫 ‘30-30클럽’을 개설,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이후 98년 ‘30-43’,2000년 ‘31-30’으로 무려 세차례나 ‘30-30’을 작성해 이 부문 최고다.2000년 이후 한 해 20개 이상의 도루를 뽑지 못했지만 그의 기량에 비춰 기록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거포 박재홍은 2002년 정성훈과 현금 10억원의 거액을 현대에 내주고 ‘우승 청부사’로 전격 영입됐다.현금 8억원에 마무리 진필중까지 끌어들여 지난해 우승을 넘본 기아는 박재홍의 부진으로 또다시 우승에 실패했다.그러나 최근 5경기에서 타율 .300을 기록하며 시즌 성적을 홈런 5개 등 타율 .250,20타점으로 끌어올렸다.아직도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특유의 손목을 활용한 변화구 대처 능력이 살아났다는 평이다. 한편 12일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롯데-두산(잠실) LG-SK(문학) 현대-기아(광주) 삼성-한화(대전) 등 4경기가 비로 모두 취소돼 13일 연속경기로 치러진다. 김민수기자 kimms@˝
  • [교정행정 上] 서울구치소 천성규교위의 ‘한숨 고백’

    서울신문사 등이 제정한 교정대상이 올해로 22회째를 맞았다.14일 열리는 교정대상 시상식을 계기로 열악한 근무 환경속에서도 묵묵히 수용자들의 교화에 힘써온 교도관들의 애환과 교도관 1명이 평균 5.4명의 수용자를 담당해야 하는 교정 행정의 현주소,수용자 편의를 대폭 늘리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교정행정의 미래 등을 2회에 걸쳐 짚어본다. “퇴직하고 5년을 살면 장수했다고 합니다.” 지난 10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교정 1번지’로 알려진 이 곳에서 만난 천성규(45) 교위는 교도관들의 생활을 묻는 질문에 쓴웃음부터 지어보였다.힘들지만 어쩔 수 있느냐는 자조섞인 한숨도 터져나왔다. 그는 수용자들 사이에 벌어지는 폭행 등 형사사건 등을 조사하고 처벌하는 조사 담당이다.지난 87년 이 곳에 서울구치소가 문을 열 때부터 만 17년 동안 줄곧 근무했지만 요즘처럼 힘든 때는 없었다.갈수록 업무량은 늘고 외부 시선이 따가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도관들의 근무는 3부제로 이뤄진다.오전 8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30분까지 25시간을 꼬박 근무한 뒤 다음날 하루 쉬고,그 다음날 8시간을 근무하는 식이다.하루가 24시간이지만 인수인계를 위해 25시간을 근무한다.‘교도관 25시’라는 말은 여기에서 비롯됐다.매주 3부제가 두 차례 돌아간다고 단순 계산해도 일주일이면 66시간을 근무하는 셈이다(25+25+8+8=66).주5일 근무니,주42시간 근무니 하는 말은 ‘꿈나라’ 얘기다. 이것도 일상적인 근무상황을 말하는 것일 뿐,실상은 더 어렵다.천 교위의 경우 업무 특성상 수용자 상담과 조사가 주를 이루다 보니 휴일과 일요일에도 수시로 출근한다.그는 “맡은 일에 따라 주당 근무시간이 70시간을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지난해 10월 통영과 충주에 구치소가 새로 문을 열면서 다른 구치소의 교도관들을 빼내 인력을 충당한 탓에 이같은 사정은 더 어려워졌다. 여름이 다가올수록 사람들의 활동량이 많아져 범죄가 늘면서 수용자가 느는 것도 부담이다.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대선자금 등의 수사로 국회의원과 정치인 등 ‘거물급’ 인사들이 속속 수감되면서 신경쓰이는 일도 적지 않다.현재 이 곳에 수감된 유명인사만 해도 권노갑씨,안희정씨,손영래 전 국세청장 등 35명에 이른다.전체 수용인원도 적정 인원인 2500명을 훌쩍 넘어 3500명에 육박하고 있다. 가정의 달인 5월.그는 이번 달이 원망스럽기만 하다.지난 8일 어버이날에는 동생이 모시는 노 부모께 카네이션 한 송이 꽂아드리지 못했다.그는 “가까이 계셔도 찾아뵙지도 못했는데….”라며 못내 아쉬워했다.어린이날인 지난 5일에도 막내인 5살짜리 딸의 어리광을 뒤로한 채 정상출근을 해야 했다.“평범한 봉급쟁이 아빠가 부러운지 나보다 옆집 아빠가 더 좋다고 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서운하기도 하지만 미안한 감정이 앞섭니다.” 일반 공무원에 비해 휴식시간도 턱없이 부족하다.수용자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교정행정의 특성상 쉬는 시간은 오전과 오후 각 30분이 전부다.점심과 저녁식사도 30분만에 끝마쳐야 한다.그는 “반(半) 징역살이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도관들의 건강은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동료 한 명이 뇌출혈로 입원했다.만성피로가 원인이었다.또 다른 한명은 과로로 숨지고,두명은 직무와 연관성이 인정돼 보훈대상자로 지정됐다.만성피로와 관절염에 시달리는 천 교위는 “쓰러지는 동료들을 보면 남의 일 같지 않다.”고 했다. 교도관들을 상대로 한 수용자들의 무차별적인 고소,진정,청원도 교도관들을 힘들게 한다.조사를 받느라 제대로 업무를 볼 수 없는 실정이다.수용자들이 인권을 침해당했다거나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며 검찰에 고소하거나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내는 탓이다. 그는 “무고성 출원이 워낙 많다 보니 고소나 진정을 당하지 않은 교도관들이 없을 정도”라면서 “일부 교도관들은 고소나 진정에 대비해 자비를 들여 소형 녹음기인 보이스펜을 구입,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고소라도 당하게 되면 검찰의 조사를 받느라 1∼2일을 허비하게 되고 동료 교도관들의 업무가 가중돼 결국 선의의 수용자들이 피해를 당한다.”고 덧붙였다.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교도관들에 대한 사회의 곱지 않은 눈길도 부담이다.극히 일부 교도관들의 비리나 인권유린 사례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될 때마다 모든 교도관들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보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그는 “인권은 존중돼야 마땅하지만 가해자들의 인권 문제가 주목받는 가운데 대다수 피해자나 교도관들의 인권은 무시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힘든 생활에도 20년 가까이 교정직에 매진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그는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보람 때문”이라고 했다. 사회에서 아무리 큰 죄를 짓고 들어왔다 하더라도 착한 심성을 되찾고 참회하도록 이끌어 주면서 삶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는 것이다.지난 94년 전국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이른바 ‘지존파’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한 수용자와 인연을 맺은 뒤 끊임없는 노력으로 참회의 눈물을 흘리도록 한 것은 아직도 그의 가슴 속에 남아있다.“이것들이 제가 여기에 남아있는 이유입니다.” 수용자들과 출소자들이 보내온 수십 통의 감사 편지를 소중히 어루만지는 그의 손이 아름다웠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 학부모회에 제보된 ‘스승의 날’

    오는 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일부 학교에서 불법 찬조금 모금과 촌지 주고받기 사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이달 초 촌지 수수 근절을 당부하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낸 데 이어 학교발전기금 운영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일부 교사와 학부모는 구태의연한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촌지와 불법 찬조금 지난해의 2배 촌지 안 주고 안 받기와 학교개혁 운동을 펴온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회장 박경양)가 지난 3월20일부터 이달 초까지 전국 초·중·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불법 찬조금과 촌지 사례를 제보받은 결과 115건이 접수됐다.지난해 같은 기간 52건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학부모회는 구체적인 학교 이름과 학부모,학생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경기 고양시 J초등학교 학부모 A씨는 “선생님에게서 “상담이 필요한데 밖에서 만나자.”는 전화가 걸려오면 한숨부터 나온다.”고 털어놓았다.자녀의 행실 등 의도적으로 약점을 잡고 은근히 금품을 요구하는 담임교사의 행태가 다른 학부모 사이에도 잘 알려져 있어서다.지도 상담을 할 때 20만∼30만원을 건네는 건 학부모 사이에 불문율이 됐다. 병원 운영을 하는 학부모는 무료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휴대전화 신규 가입 시에는 담임 교사의 동생이 근무하는 모 이동통신회사를 이용하는 것은 그나마 애교로 통한다.참다 못한 일부 학부모들은 최근 담임 교체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렸다.학급생 42명 가운데 37명의 학부모가 서명했다. 서울 송파구 J초등학교의 한 교사는 수십만원에서 최고 200만원까지 현금이 든 명품 가방을 상납받다가 학부모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그러자 이 교사는 일일이 학부모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녀가 받을 불이익을 은근히 상기시키며 입단속을 시켰다. 한 학부모는 “선생님께 드릴 고급 와인상자에 10만원짜리 수표 2장을 집어넣었다.떨리고 무거운 마음에 나중에는 아이가 밉기까지 했다.”는 글을 학부모회 게시판에 올렸다. ●‘스승의 날’ 회식비 수수도 여전 교사 회식비나 수고비 명목으로 돈을 걷거나 거액의 학교발전기금을 학부모에게 분담시키는 사례도 여전했다. 대전의 모 공립고등학교는 교사회식비,야간자율학습시 교사야식비 등의 명목으로 1학년은 학급당 300만원,2·3학년은 350만∼400만원의 학부모 회비를 거뒀다.만일의 경우 계좌추적을 피하기 위해 돈은 학부모회 임원 친인척 명의의 통장에서 관리하고,관할 교육청이 감사를 실시하자 학교측이 학부모들에게 입막음을 시켰다고 일부 학부모가 주장했다. ●스승의 날 문 닫는 학교 일부 학교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아예 스승의 날 문을 닫기로 했다.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초·중·고교 90곳을 무작위로 추출,조사한 결과 13.3%인 12곳이 스승의 날 휴업을 결정했다.일부 학교도 휴업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전교조 송원재(47) 대변인은 “사제간 대화와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는 스승의 날이 아직도 부정적인 날로 왜곡돼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영규 채수범기자 whoami@˝
  • [스포츠 돋보기] 씨름판에 총재는 없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고 씨름판에는 씨름연맹 총재가 없다. 오랜만에 박진감 넘치는 명승부로 씨름 열기가 뜨거웠던 전남 고흥 팔영체육관에서는 한국씨름연맹 총재를 볼 수 없었다.지난 설날장사 이후 3차례 대회에서 거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3월 함양대회 당시 그는 전국으로 생중계된 ‘아수라장’ 탄핵 국회 안에 있었다.또 지난달 천안대회에도 오지 않았다.17대 총선 후보로 지역구 표밭을 갈고 있었을 것이다. 그때만 해도 씨름인들은 정치인 총재의 사정을 이해하려고 애썼다.하지만 이번 고흥대회마저 갑작스런 일정이 생겼다는 이유로 찾지 않자 “해도 너무하는 것이 아니냐.”“너무 무책임하다.”는 불만들이 터져나왔다. “또 정치인이냐.”는 우려 속에 지난해 1월 연맹은 위기의 민속씨름을 구할 구원투수로 이호웅(55) 민주당(현 열린우리당) 의원을 선정,13대 총재로 추대했다.전임 엄삼탁 총재의 사퇴로 공백 파행을 겪은 지 9개월 만이었다. 당시 3개의 씨름단만 남아 좌초 위기를 느끼던 씨름계를 향해 이 총재는 “1년 안에 씨름단 2개를 창단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또 씨름의 국기화,북한 씨름과의 교류 등 많은 약속을 했다.그러나 현재 대부분이 공약(空約)이 되어가는 중이다.또 논의하고 추진해야 할 일들이 산재했는데도 이사 2명의 임명권 문제와 관련,씨름단과 샅바싸움이 일어나면서 이사회마저 열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경제 사정상 신생 씨름단을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총재도 노력했을 것이다.하지만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고 뛰어다니지 않는 사람에게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전임 총재의 잔여 임기를 수행하고 있는 이 총재는 오는 6월이면 임기를 마치게 된다.그가 14대까지 연임하게 될지 새 총재가 추대될지 결정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 “남게 될 우리들의 가슴에만 피멍이 들지,정치인들은 떠나버리면 그만 아니냐.”는 어느 씨름인의 한숨이 가볍지 않은 건 한국씨름연맹 총재라는 자리가 그저 명함 속의 추억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홍지민기자 icarus@˝
  • 儒林(89)-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儒林(89)-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서울 외곽의 신흥도시인 분당을 향해 직통하는 도시고속도로를 달려가는 동안 내 머릿속에 줄곧 떠오르는 단어 하나는 상전벽해(桑田碧海)였다.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하였다.’는 단순한 뜻이지만 그 표현으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풍경이 차창 밖으로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한적한 교외의 들판이었던 이곳은 완전히 빌딩의 숲으로 변해 있었다.거대한 아파트 빌딩으로부터 이들을 유혹하는 상가들,서울에서부터 이전해 온 관공서와 대기업의 사무실들….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의 빌딩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차를 몰고 100㎞에 가까운 속도로 달려가는 내 머릿속으로 문득 릴케가 ‘말테의 수기’에서 노래하였던 시 한 구절이 떠오르고 있었다. “도시는 고향도 어머니도 없다. 아이들은 어머니가 야회(夜會)에 나가는 동안 그 옷깃 속에서 떨어진 장미꽃 냄새를 맡아가며 고독 속에서 잠이 든다.마치 등불을 들고 홀로 잠든 노예처럼.” 뽕나무 밭이 변해서 푸른 바다를 이룬 거대한 신도시는 릴케의 시처럼 고독을 키우고 고향을 잃어버리게 한다.어머니를 잃어버린 우리들의 아이들을 노예처럼 홀로 잠들게 한다. 상전벽해. 원래 상전벽해는 신선전(神仙傳)에 나오는 ‘마고선녀이야기’가 출전으로 어느 날 선녀 마고가 왕방평(王方平)에게 ‘제가 선생님을 모신 지가 어느새 뽕나무밭이 세 번이나 푸른 바다로 변하였습니다.이번에 봉래(蓬萊)에 갔더니 바다가 다시 얕아져 이전의 반 정도로 줄어 있었습니다.또 육지가 되려는 것일까요.’하고 말하였던 데서 비롯된다.그러나 상전벽해가 널리 쓰이게 된 것은 당나라의 시인 유정지(劉廷芝)가 ‘흰 머리를 슬퍼하는 노인을 대신해서 지은 시’라는 의미의 ‘대비백두옹(代悲白頭翁)’이라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한 데에서 비롯된다. “낙양성 동쪽 복숭아꽃,오얏꽃 날아오며 날아가며 누구의 집에 지는고. 낙양의 어린 소녀는 제 얼굴이 아까운지 가다가 어린소녀가 길게 한숨짓는 모습을 보니 올해에 꽃이 지면 얼굴은 더욱 늙으리라. 내년에 피는 꽃은 또 누가 보려는가.뽕나무 밭도 푸른 바다가 된다는 것은 정말 옳은 말이다.” 유정지가 노래한 것처럼 강남의 신도시는 복숭아꽃,오얏꽃들이 만발한 5월의 신록이었다.그러나 프랑스의 시인 코페가 ‘신은 촌락을 만들었지만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라고 말하였듯 끊임없는 인간의 욕망으로 신이 만든 촌락은 파괴되고 결국 인간이 만든 신기루의 도시로 인해 ‘뽕나무 밭도 푸른 바다가 된다는 것은 정말 옳은 말인 것이다(實聞桑田變成海)’. 낯선 도시의 풍경은 사람을 고독하게 한다.평생을 도시에서 살아온 나였지만 공중에 떠 있는 누각 같은 신도시를 달려가다 보면 어디가 어딘지 방향감각을 잃어버린다.한 치의 머뭇거림도 용납지 않는 드넓은 신작로는 오직 성난 말처럼 질주하는 속도만을 허락할 뿐. 따라서 방향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쏜살같이 스쳐가는 도로의 표지판을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다.이러한 불안과 고독이 낯선 신도시를 달려가는 내 입에서 혼잣말이 흘러나오게 한다. “사막이군.” 나는 도시고속도로를 달려가면서 소리를 내어 중얼거렸다. “대도시는 대 사막이로군.”
  • 儒林(89)-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서울 외곽의 신흥도시인 분당을 향해 직통하는 도시고속도로를 달려가는 동안 내 머릿속에 줄곧 떠오르는 단어 하나는 상전벽해(桑田碧海)였다.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하였다.’는 단순한 뜻이지만 그 표현으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풍경이 차창 밖으로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한적한 교외의 들판이었던 이곳은 완전히 빌딩의 숲으로 변해 있었다.거대한 아파트 빌딩으로부터 이들을 유혹하는 상가들,서울에서부터 이전해 온 관공서와 대기업의 사무실들….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의 빌딩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차를 몰고 100㎞에 가까운 속도로 달려가는 내 머릿속으로 문득 릴케가 ‘말테의 수기’에서 노래하였던 시 한 구절이 떠오르고 있었다. “도시는 고향도 어머니도 없다. 아이들은 어머니가 야회(夜會)에 나가는 동안 그 옷깃 속에서 떨어진 장미꽃 냄새를 맡아가며 고독 속에서 잠이 든다.마치 등불을 들고 홀로 잠든 노예처럼.” 뽕나무 밭이 변해서 푸른 바다를 이룬 거대한 신도시는 릴케의 시처럼 고독을 키우고 고향을 잃어버리게 한다.어머니를 잃어버린 우리들의 아이들을 노예처럼 홀로 잠들게 한다. 상전벽해. 원래 상전벽해는 신선전(神仙傳)에 나오는 ‘마고선녀이야기’가 출전으로 어느 날 선녀 마고가 왕방평(王方平)에게 ‘제가 선생님을 모신 지가 어느새 뽕나무밭이 세 번이나 푸른 바다로 변하였습니다.이번에 봉래(蓬萊)에 갔더니 바다가 다시 얕아져 이전의 반 정도로 줄어 있었습니다.또 육지가 되려는 것일까요.’하고 말하였던 데서 비롯된다.그러나 상전벽해가 널리 쓰이게 된 것은 당나라의 시인 유정지(劉廷芝)가 ‘흰 머리를 슬퍼하는 노인을 대신해서 지은 시’라는 의미의 ‘대비백두옹(代悲白頭翁)’이라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한 데에서 비롯된다. “낙양성 동쪽 복숭아꽃,오얏꽃 날아오며 날아가며 누구의 집에 지는고. 낙양의 어린 소녀는 제 얼굴이 아까운지 가다가 어린소녀가 길게 한숨짓는 모습을 보니 올해에 꽃이 지면 얼굴은 더욱 늙으리라. 내년에 피는 꽃은 또 누가 보려는가.뽕나무 밭도 푸른 바다가 된다는 것은 정말 옳은 말이다.” 유정지가 노래한 것처럼 강남의 신도시는 복숭아꽃,오얏꽃들이 만발한 5월의 신록이었다.그러나 프랑스의 시인 코페가 ‘신은 촌락을 만들었지만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라고 말하였듯 끊임없는 인간의 욕망으로 신이 만든 촌락은 파괴되고 결국 인간이 만든 신기루의 도시로 인해 ‘뽕나무 밭도 푸른 바다가 된다는 것은 정말 옳은 말인 것이다(實聞桑田變成海)’. 낯선 도시의 풍경은 사람을 고독하게 한다.평생을 도시에서 살아온 나였지만 공중에 떠 있는 누각 같은 신도시를 달려가다 보면 어디가 어딘지 방향감각을 잃어버린다.한 치의 머뭇거림도 용납지 않는 드넓은 신작로는 오직 성난 말처럼 질주하는 속도만을 허락할 뿐. 따라서 방향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쏜살같이 스쳐가는 도로의 표지판을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다.이러한 불안과 고독이 낯선 신도시를 달려가는 내 입에서 혼잣말이 흘러나오게 한다. “사막이군.” 나는 도시고속도로를 달려가면서 소리를 내어 중얼거렸다. “대도시는 대 사막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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