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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PB] 이승엽 8호 ‘쾅’

    ‘아시아 홈런킹’ 이승엽(28·롯데 마린스)이 사흘만에 3점포를 쏘아올린 데 이어 결승 득점까지 올리며 ‘무력 시위’를 벌였다. 이승엽은 23일 오사카돔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긴테쓰 버펄로스와의 원정경기에 7번 지명타자로 출장해 홈런 1개와 볼넷 1개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타율을 .223에서 .229로 끌어 올렸다.타점도 무려 4개를 보태 30개로 늘렸다. 최근 들쭉날쭉한 타격으로 선발 출장을 보장받지 못한 이승엽이었지만 이날 4타수 2안타의 불방망이를 뽐내며 부진의 골을 확실하게 메웠다. 볼넷 2개와 안타 3개를 묶어 대거 3점을 선취한 뒤 계속된 1회초 주자 1,2루 추가 득점 기회.첫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바뀐 투수 야마무라 히로키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팽팽한 대결을 펼쳤다.이후 3개의 공을 파울로 걷어낸 이승엽은 가운데 높게 들어오는 9구째 직구를 통타,우중간 담장 위 2층 관중석으로 날려버렸다. 시즌 8호 홈런이자 지난 20일 다이에 호크스전에 이어 3일만에 그려낸 3점 아치.특히 이전까지 7개의 홈런을 모두 홈구장인 지바 마린스타디움에서만 쳐낸 이승엽은 이날 일본 진출 이후 처음으로 타구장인 오사카돔의 담장을 넘겨 ‘안방 타자’의 비아냥에서 벗어나게 됐다. 3회와 7회 잘맞은 타구가 각각 상대 1루수와 좌익수의 손에 걸려 한숨을 토한 이승엽의 방망이는 마지막에 빛났다.9회초 7-7 동점에서 무사 1루때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우완 후쿠모리 가즈오의 2구째 직구를 통타, 좌월 2루타로 연결시키며 사토자키 토모야를 여유있게 홈으로 불러들여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은뒤 자신도 홈을 밟아 결승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롯데는 이승엽의 맹활약으로 긴테쓰를 9-8로 누르고 2연패 뒤 1승을 기록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어른을 위한 동화] 때까치의 일생/이윤희

    [어른을 위한 동화] 때까치의 일생/이윤희

    햇살이 눈부신 늦은 봄날,이제 막 둥지짓기를 끝낸 때까치 부부가 둥지 안을 둘러보며 행복하게 웃고 있었단다. “정말 잘 지었지? 우리 새끼들은 참 살기 편할 거야.암! 그래야 하고말고!” 짝짓기를 하고 둥지를 틀면서,때까치 부부가 서로 상대에게 수십번씩 강조한 것은 ‘새끼들을 위해서라면’이었어.둘은 새끼들을 위해서 살자는 데 완벽하게 의견 일치가 되었거든. 이튿날,어미는 작은 알 세 개를 낳았어.아비는 부지런히 먹이를 잡아 날랐고. 행복한 사흘이 지난 한 낮,알을 품고 있던 어미는 화들짝 놀라 갑자기 날카롭게 울기 시작했어.새매가 원을 그리며 빙빙 돌고 있었거든.어미는 튕기듯 날아올라 새매를 공격했지.어미의 공격이 생각보다 완강해서일까? 새매는 슬그머니 멀찌감치로 날아가 버렸어. 그런데 그 뒷모습을 보니,그건 새매가 아니라 뻐꾸기였어.새매와 뻐꾸기는 생김이라든가 나는 모습이 아주 비슷해서 얼핏 보면 구분이 어려울 지경이었거든. “속았네! 조금만 더 잘 살펴볼 걸 그랬나? 이 녀석들 일이라 지나치게 예민해졌나?” 둥지로 돌아온 어미는 얼른 알을 세 보았지.세 개.이상은 없는 것 같았어. “정말 큰 일 날 뻔했구료.하지만 그 뻐꾸기란 녀석이 실없이 왜 그런 장난을 했을까요?” “글쎄요.하지만 다음부터는 더 조심해야지요.” “그럼요.만에 하나,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우리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때까치 부부는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어. 보름 후,마침내 한 마리가 알에서 깨어났어. “그런데 왜 이 녀석 혼자만?” 때까치 부부는 아직 소식이 없는 나머지 알 두 개를 쳐다보며 걱정스레 한숨을 내쉬었지.그러나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니었어.사나흘 뒤,나머지 알에서도 귀여운 새끼가 바스락거리며 고개를 내밀었으니까. “휴-” 때까치 부부는 그제야 가슴을 쓸어 내렸지. 그 다음날부터 때까치 부부는 본격적으로 먹이를 잡으러 나섰지.곤충의 애벌레,거미,새끼들을 위해서 뭐든지 닥치는 대로 잡아들이기 시작한 거야.그런데 그날 저녁 돌아와 보니,새끼가 한 마리 없어졌지 뭐야? “아니,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때까치 부부는 펄펄 뛰었지.그러나 새끼들은 아직 대답을 하지 못했어.너무 어렸거든. 그 다음날,하루종일 둥지를 지키던 어미가 새끼들의 똥을 치우러 잠깐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와 보니,또 한 마리가 없어져 버렸어.이제 남은 것은 한 마리뿐이었지. 때까치 부부는 부들부들 떨며 마지막 한 마리를 잘 키우리라 맹세했지.그리고 그 맹세는 잘 지켜졌어.이제 때까치 부부는 새끼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했어.무엇이든. 심지어는 자신의 목소리를 버리고 남의 목소리를 흉내내는 일조차 서슴지 않았지.필요에 따라 멧새,직박구리 종다리,개개비 등의 소리를 내면서 그들과 어울려 다녔지.‘다 새끼를 위해서야.’라고 수없이 되뇌면서. 때까치 부부의 간절한 소망대로 새끼는 아주 잘 자랐지.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서 부모보다 몸집이 훨씬 커졌어. ‘이 애는 왜 이렇게 클까?’ 어미는 새끼를 보면서 어쩌다 한번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곧 대수롭지 않게 흘려 보냈지.새끼를 잘 키워서 아주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믿었으니까 말이야. 때까치 부부는 그 큰 몸집에 어울리게 무척이나 식성이 좋은 새끼를 만족시키기 위해 잠시도 쉴 짬이 없었어.늘 파김치가 될 때까지 일하곤 했지. 어느 저녁,둥지로 돌아오던 때까치 부부는 맑고 청아한 목소리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 --뻐꾹! 뻐꾹! 때까치 부부는 동시에 소리나는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지. “참 아름다운 목소리군요! 저 새는 어디 살까요?” “글쎄.그건 잘 모르겠지만 저기에 비하면 때깍때깍하는 우리 목소리는 조금 딱딱해.안 그렇소?” 때까치 부부는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며 새끼가 기다리는 둥지를 향해 노을이 번지는 여름하늘을 날았지.그런데…. 그들은 곧 찾을 수 있었어.그윽하고 아름다운 소리로 우는 뻐꾸기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너무도 쉽게 찾을 수 있었지. 바로 자신들의 둥지에서,자기들과는 다른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는 새끼를,아니 뻐꾸기 새끼를 보면서,때까치 부부는 얼이 빠져 버렸어. 어린 뻐꾸기는 때까치 부부에게 깊숙이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천천히 날갯짓을 시작했지.어미 때까치는 가슴 한쪽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지.실없는 장난이라고 믿었던 그때 그 새매,아니 뻐꾸기…. ‘그 때 그 뻐꾸기가 날 유인해 낸 뒤 자신들의 알을 우리 둥지에….그렇다면 진짜 내 새끼들은 저 녀석이 ….’ 어미 때까치는 멍청하게 서서 그런 생각을 했어. -- 뻐꾹,뻐꾹! 저물어 가는 여름 숲가에 뻐꾸기의 울음소리가 오래도록 애잔한 메아리를 만들었지. ●작가의 말 뻐꾸기 알은 때까치의 알보다 빨리 깨어나고,틈틈이 다른 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 내기까지 한답니다.설사 사람은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무엇을 제일의 가치로 삼고 살고 있는지 가끔씩 뒤돌아 보아야 할 듯합니다.
  • [어른을 위한 동화] 때까치의 일생/이윤희

    햇살이 눈부신 늦은 봄날,이제 막 둥지짓기를 끝낸 때까치 부부가 둥지 안을 둘러보며 행복하게 웃고 있었단다. “정말 잘 지었지? 우리 새끼들은 참 살기 편할 거야.암! 그래야 하고말고!” 짝짓기를 하고 둥지를 틀면서,때까치 부부가 서로 상대에게 수십번씩 강조한 것은 ‘새끼들을 위해서라면’이었어.둘은 새끼들을 위해서 살자는 데 완벽하게 의견 일치가 되었거든. 이튿날,어미는 작은 알 세 개를 낳았어.아비는 부지런히 먹이를 잡아 날랐고. 행복한 사흘이 지난 한 낮,알을 품고 있던 어미는 화들짝 놀라 갑자기 날카롭게 울기 시작했어.새매가 원을 그리며 빙빙 돌고 있었거든.어미는 튕기듯 날아올라 새매를 공격했지.어미의 공격이 생각보다 완강해서일까? 새매는 슬그머니 멀찌감치로 날아가 버렸어. 그런데 그 뒷모습을 보니,그건 새매가 아니라 뻐꾸기였어.새매와 뻐꾸기는 생김이라든가 나는 모습이 아주 비슷해서 얼핏 보면 구분이 어려울 지경이었거든. “속았네! 조금만 더 잘 살펴볼 걸 그랬나? 이 녀석들 일이라 지나치게 예민해졌나?” 둥지로 돌아온 어미는 얼른 알을 세 보았지.세 개.이상은 없는 것 같았어. “정말 큰 일 날 뻔했구료.하지만 그 뻐꾸기란 녀석이 실없이 왜 그런 장난을 했을까요?” “글쎄요.하지만 다음부터는 더 조심해야지요.” “그럼요.만에 하나,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우리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때까치 부부는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어. 보름 후,마침내 한 마리가 알에서 깨어났어. “그런데 왜 이 녀석 혼자만?” 때까치 부부는 아직 소식이 없는 나머지 알 두 개를 쳐다보며 걱정스레 한숨을 내쉬었지.그러나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니었어.사나흘 뒤,나머지 알에서도 귀여운 새끼가 바스락거리며 고개를 내밀었으니까. “휴-” 때까치 부부는 그제야 가슴을 쓸어 내렸지. 그 다음날부터 때까치 부부는 본격적으로 먹이를 잡으러 나섰지.곤충의 애벌레,거미,새끼들을 위해서 뭐든지 닥치는 대로 잡아들이기 시작한 거야.그런데 그날 저녁 돌아와 보니,새끼가 한 마리 없어졌지 뭐야? “아니,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때까치 부부는 펄펄 뛰었지.그러나 새끼들은 아직 대답을 하지 못했어.너무 어렸거든. 그 다음날,하루종일 둥지를 지키던 어미가 새끼들의 똥을 치우러 잠깐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와 보니,또 한 마리가 없어져 버렸어.이제 남은 것은 한 마리뿐이었지. 때까치 부부는 부들부들 떨며 마지막 한 마리를 잘 키우리라 맹세했지.그리고 그 맹세는 잘 지켜졌어.이제 때까치 부부는 새끼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했어.무엇이든. 심지어는 자신의 목소리를 버리고 남의 목소리를 흉내내는 일조차 서슴지 않았지.필요에 따라 멧새,직박구리 종다리,개개비 등의 소리를 내면서 그들과 어울려 다녔지.‘다 새끼를 위해서야.’라고 수없이 되뇌면서. 때까치 부부의 간절한 소망대로 새끼는 아주 잘 자랐지.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서 부모보다 몸집이 훨씬 커졌어. ‘이 애는 왜 이렇게 클까?’ 어미는 새끼를 보면서 어쩌다 한번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곧 대수롭지 않게 흘려 보냈지.새끼를 잘 키워서 아주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믿었으니까 말이야. 때까치 부부는 그 큰 몸집에 어울리게 무척이나 식성이 좋은 새끼를 만족시키기 위해 잠시도 쉴 짬이 없었어.늘 파김치가 될 때까지 일하곤 했지. 어느 저녁,둥지로 돌아오던 때까치 부부는 맑고 청아한 목소리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 --뻐꾹! 뻐꾹! 때까치 부부는 동시에 소리나는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지. “참 아름다운 목소리군요! 저 새는 어디 살까요?” “글쎄.그건 잘 모르겠지만 저기에 비하면 때깍때깍하는 우리 목소리는 조금 딱딱해.안 그렇소?” 때까치 부부는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며 새끼가 기다리는 둥지를 향해 노을이 번지는 여름하늘을 날았지.그런데…. 그들은 곧 찾을 수 있었어.그윽하고 아름다운 소리로 우는 뻐꾸기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너무도 쉽게 찾을 수 있었지. 바로 자신들의 둥지에서,자기들과는 다른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는 새끼를,아니 뻐꾸기 새끼를 보면서,때까치 부부는 얼이 빠져 버렸어. 어린 뻐꾸기는 때까치 부부에게 깊숙이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천천히 날갯짓을 시작했지.어미 때까치는 가슴 한쪽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지.실없는 장난이라고 믿었던 그때 그 새매,아니 뻐꾸기…. ‘그 때 그 뻐꾸기가 날 유인해 낸 뒤 자신들의 알을 우리 둥지에….그렇다면 진짜 내 새끼들은 저 녀석이 ….’ 어미 때까치는 멍청하게 서서 그런 생각을 했어. -- 뻐꾹,뻐꾹! 저물어 가는 여름 숲가에 뻐꾸기의 울음소리가 오래도록 애잔한 메아리를 만들었지. ●작가의 말 뻐꾸기 알은 때까치의 알보다 빨리 깨어나고,틈틈이 다른 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 내기까지 한답니다.설사 사람은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무엇을 제일의 가치로 삼고 살고 있는지 가끔씩 뒤돌아 보아야 할 듯합니다.˝
  • [클린턴 자서전 My Life] “딸이 알까 두려워 진실 숨겼다”

    대통령 재임 시절 숱한 스캔들과 함께 미국 경제를 호황국면으로 이끌면서 비난과 찬사를 함께 받았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2일 자서전 ‘나의 인생 (My Life)’를 출간,시판에 들어갔다. 자서전에서 그는 인생의 오점으로 남아 있는 백악관 임시직원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반성과 함께 자신의 국내외적인 치적을 자세히 소개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서울 김균미 기자|클린턴 전대통령은 특히 임기 말 북한을 일주일 이상 방문하려 했으나,중동사태 때문에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또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체제로 전환하려 했으나,뜻을 이루지 못했으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북한을 방북,미사일 협상을 종결지으라고 권고했으나 듣기만 할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고 술회했다. ●북한 관련 1994년 3월 말 북한과의 심각한 위기가 시작됐다.앞서 2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허용한 북한은 돌연 15일 사찰단의 입국을 막았다.북한은 핵 무기 전단계인 플루토늄을 만들기 위한 폐 연료봉을 연구중이었으며 이를 위해 2개의 원자로 건설을 계획했다. 나는 일주일 만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한국에 보내기로 결정했고 유엔에 대북 경제제재를 요청했다.윌리엄 페리 국방장관은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제조를 중단시키기로 결정했음을 발표했다.그는 미국이 얼마나 진지하게 고려하는지를 북한에 전하기 위해 3일 연속 거친 말투를 썼다.선제공격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6월1일 북한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로버트 갈루치 북핵 대사를 그에게 보내 미국의 심각한 상황을 설명했다.그는 방북을 원했고 나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7월 제네바 협상을 하루 앞두고 김일성이 사망,대화는 한달간 중단됐다.그러나 10월에 협상이 타결돼 북한이 핵 강대국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북한이 1998년부터 핵무기 1∼2개를 만들 분량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미국이 안 것은 내가 백악관을 떠난 뒤였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자가 12월16일 백악관을 찾았다.그는 미사일 방어(MD)와 이라크를 가장 큰 안보 이슈로 생각했다.나는 8년간의 경험으로 비춰 오사마 빈 라덴과 알카에다가 안보문제 가운데 첫번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다음이 중동평화,인도와 파키스탄의 갈등,파키스탄과 탈레반 및 알카에다의 연계,북한 문제,그리고 이라크라고 말했다.빈 라덴을 잡지못한 게 가장 실망스럽지만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거의 타결할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그러나 완전히 종식시키려면 부시 당선자가 북한에 가야한다고 말했다.부시는 듣기만 했지 말하지는 않았다. ●르윈스키와의 관계 전말 1995년 10월 연방정부의 일시 폐쇄로 백악관에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을 때 르윈스키와 처음으로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그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그녀가 국방부로 옮길 때까지 여러 차례 관계를 가졌다.1997년 2월 르윈스키가 주례 라디오 연설 녹음 저녁때 손님중 한명으로 왔고,녹음 뒤 약 15분간 단둘이서 만나 관계를 가졌다. 나도 내 행동이 혐오스러웠다.봄에 다시 만났을 때 이런 행동은 나와 내 가족,그녀 등 모두에게 잘못이라고 말했다.이후에도 르윈스키는 몇번 백악관을 방문했지만 부적절한 관계는 더 이상 갖지 않았다.르윈스키와 나 사이에 일어난 일은 부도덕적하며 바보같은 일이었다.난 그 사실이 매우 부끄러웠고,영원히 세상에 알려지지 않길 바랬다. ●힐러리보다 첼시에게 말하기가 더 힘들었다 대배심 심리가 열리던 1998년 8월15일 토요일 아침 한숨도 자지 못한 상태에서 참담한 기분으로 힐러리에게 르윈스키와의 관계에 대해서 솔직하게 털어놓았다.힐러리는 마치 배를 주먹으로 얻어맞은 듯한 멍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힐러리는 나와 르윈스키와의 관계 그 자체 못지않게 내가 지난 1월 사건이 불거졌을 때 그녀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에 더욱 화가 나 있었다.내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곤 미안하다는 말 뿐이었다.난 내가 그녀를 사랑하며 첼시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난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해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가족을 지키고 대통령으로서 나에 대한 평가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진실을 꽁꽁 가슴속에 가둬뒀다. 대통령 취임 첫날부터 나와 관련된 그 많던 거짓말과 모함들을 함께 잘 견뎌낸 지금,지난 1월 폴라 존스와 관련한 진술 조서 때문에 대통령직에서 밀려나긴 싫었다.솔직히 지금도 내가 어떻게 그렇게 바보같은 잘못을 저질렀는지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겠다. 딸 첼시에게 사실을 알리는 일은 힐러리에게 고백하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모든 자녀가 자신의 부모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시간 문제이지만,내 경우는 정상적인 경우에서 한참 더 나아갔기 때문에 이해를 구한다는 것은 어려웠다.나는 항상 좋은 아빠라고 자부해왔다.나는 결혼생활이 끝나는 것 뿐 아니라 딸의 사랑과 존경을 한꺼번에 잃게 될까봐 두려웠다. mip@seoul.co.kr˝
  • 儒林(120)-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儒林(120)-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제2부 주유열국 제1장 첫 번째 출국 여인은 깜짝 놀라 고개를 쳐들었다.흰 상복을 입은 여인은 자로와 저만치 서 있는 공자일행을 본 후 별로 자신을 해칠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듯 손으로 눈물을 훔치면서 이렇게 대답하였다. “이곳은 호랑이의 피해가 아주 심한 무서운 곳입니다.” 여인은 손가락을 들어 세 무덤을 차례차례 가리키면서 대답하였다. “따라서 몇 년 전에는 시아버님이 호환(虎患)을 당하시고,작년에는 남편이 당해서 이곳에 묻혔습니다.그런데 이번에는.” 여인은 가장 앞쪽에 있는 아직 떼도 입히지 못한 흙무덤을 가리키면서 말하였다. “그만 아들까지도 호랑이에게 잡아먹혔습니다.내 신세가 처량하고 슬퍼서 울고 있는 것입니다.” 여인은 다시 통곡하기 시작하였다.여인의 모습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던 공자가 천천히 여인에게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 “그런데도 부인께서는 왜 이곳을 떠나지 않습니까.” 공자가 묻자 여인은 세 무덤을 물끄러미 쳐다본 후 한숨을 쉬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곳은 비록 호랑이들이 사람을 해치는 무서운 곳이기는 하지만 세금을 혹독하게 물리거나 못난 벼슬아치들이 백성들에게 함부로 노역을 시키거나 재물을 빼앗는 일이 없답니다.그래서 감히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여인의 사연을 들은 공자일행은 다시 여정을 떠났는데,한참을 가던 공자는 갑자기 수레를 멈추게 하고 제자들에게 탄식하여 말하였다. “잘 명심해 두어라.여인에게서 들어 잘 알겠지만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것을.”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苛政猛於虎).’는 공자의 유명한 말은 공자가 노나라에서 제나라로 첫 번째 출국을 단행하던 도중에서 나온 제일성이었던 것이다. 이 말은 그 무렵 공자의 심정을 절묘하게 나타내 보인 증언이기도 했다.공자는 바로 자신이 호랑이보다 무서운 가혹한 정치로 어지러운 노나라를 빠져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무렵 노나라는 한마디로 난세 중의 난세였다.노나라의 임금은 소공이었으나 정치권력은 삼환(三桓)씨 손아귀에 완전히 놀아나고 있어 임금은 허수아비에 불과하였다.노나라의 군대도 완전히 이 세 집안의 사병으로 되었고,경제적으로는 이들 세 집안이 서로 자기네 채읍을 넓혀 많은 가신을 두고 재물을 쌓아 노나라는 재정이 바닥나 있었던 것이다.그 중에서도 계(季)씨의 세력이 가장 컸는데,심지어는 소공이 자기 아버지 양공(襄公)을 제사지내는 날,계씨의 집에서도 제사가 있었는데,춤추는 악공 중 양공의 묘당으로 가서 춤을 춘 사람은 단 두 명뿐이었고,나머지 악공들은 모두 계씨의 사묘로 가서 춤을 추었던 것이다. 이에 공자는 계씨 집안의 우두머리였던 계평자(季平子)의 참상(僭上)행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노하였다고 논어는 기록하고 있다. “공자는 계씨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팔일무(八佾舞)를 자기 묘정에서 추게 하다니,이것을 참고 보아 넘길 수 있다면 그 무엇을 참고 보아 넘길 수가 없겠느냐.’” 팔일무란 64명의 악공들이 여덟 줄로 늘어서서 추는 춤으로 규정에 의하면 천자의 묘정에서나 출 수 있는 것이었다.계씨는 대부의 신분으로 감히 천자나 할 수 있는 의식을 거행했던 것이다. 그 때문에 한참 나이에 공자는 ‘이런 비례를 어떻게 그대로 보고만 있겠는가.’하면서 격분을 참지 못했던 것이다.논어에서 공자는 이렇게 분노하고 있다. “삼환씨 집안에서 옹(雍)을 노래하며 제기를 거두었는데 공자는 말씀하셨다.‘시경 옹편에 제후들이 제사를 돕고 천자의 거동이 우아하시다라고 하였거늘 어찌 감히 세 집안의 묘당에서 이것을 노래할 수 있겠는가.’” 공자가 말한 옹은 ‘옹철(雍徹)’의 준말로 ‘천자가 종묘제사를 지내고 물러설 때 시경을 읊던 일’을 말함인데,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옹은 천자만이 제사를 지낼 때 쓸 수 있는 노래였던 것이다.
  • 인천외고사태 60일… 내몰리는 학생들

    인천외고사태 60일… 내몰리는 학생들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선생님 힘내세요.’ 지난 16일 오후 1시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자리잡은 인천외국어고.교문에 들어서자 썰렁한 분위기에 학교 전체가 어수선했다.한참 수업시간인데도 학생들은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렸다.교사들은 뒷짐만 진 채 먼 산만 바라보고 있었다.교사와 학생,학교라는 이름만 내걸고 있었지 학교가 아니었다.학교 건물과 벽을 덕지덕지 도배하고 있는 온갖 플래카드와 대자보들만 초여름 뙤약볕 아래 힘들어하고 있었다. 교실 대신 학생들은 운동장을 찾았다.2층 교무실 앞 복도는 농성장으로 변했다.집안 일을 팽개치고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 20여명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은 어떡하느냐.”며 울먹였다.매일 아침 아이들과 함께 등교,1층 회의실에 모이지만 한숨만 나올 뿐이다.한창 수능시험 준비로 구슬땀을 흘려야 할 고3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를 비난하는 피켓을 만드는 데 정성을 쏟았다.운동장으로,농성장으로 절반 이상 떠나버린 학생들의 빈자리를 애써 외면하는 교사들이 애처로웠다.교정 곳곳에서 오가는 고성에 그나마 수업도 쉽지 않다. 지난해 3월 신임 교장 부임 이후 전교조 소속 교사 파면 등으로 불거진 인천외고의 학교·교사간 갈등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지난 7일 임시휴교령이 내려진 이후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정상적인 학사일정은 여전히 멈춘 상태다. 지난 17일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 감사반 5명이 파견됐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그동안 80여명의 학생들이 전학과 자퇴를 선택했다.학교측과 교사간 갈등에 아이들만 울고 있었다. ■ 인천외고 사태 일지 ▲2003년 3월 이남정 교장 부임 ▲5월 이 교장의 기간제 교사 수행평가의 문제점 지적.기간제 교사 사표.전교조 교사 8명 교장실 방문 시도 무산. ▲6월9일 직원회의 불참한 교사 18명에게 경고장 전달. ▲6월20일 전교조 교사 11명,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 착용 참석. ▲6월23일 박춘배·이주용 교사,직원조회에서 학교장 공개사과 요구. ▲7월5일 박 교사 국제부장 보직해임. ▲7월11일 경고장과 보직해임 철회 요구를 위한 28명의 교사 서명 교장에 전달. ▲2004년 2월6일 사립학교징계위원회,박·이 교사에 징계사유 설명서 전달. ▲2월13일 교원징계위 1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2월18일 교원징계위 2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3월11일 교원징계위 3차 소환.박·이 교사가 낸 기피신청 부결. ▲4월24일 박·이 교사에 ‘파면’ 징계처분 결정. ▲4월26일 부당징계 철회 요구하며 박·이 교사 연좌시위. ▲5월14일 학교측,법원에 파면 교사 ‘학교 경계선 내 출입금지가처분 신청’ ▲6월7일 학생 500여명 전면 수업 거부.학교측 6월 8∼12일 임시휴교. ▲6월8일 학부모 250명 학원정상화를 위한 학부모 결의문 채택. ▲6월17일 인천외고 학교정상화를 위한 2·3학년 학부모대책위 모임. ▲6월18일 국회교육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5명 학교 방문. ■ 교장-교사 氣싸움…내몰리는 학생들 ●파행운영 2개월-사태의 전말 사립학교인 인천외고가 이렇게까지 극단으로 치닫게 된데는 불과 2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발단은 교장과 교사간의 의견충돌이었다.지난해 3월 새로 부임한 이남정(65) 교장은 이른바 ‘명문고’ 도약을 다짐하고 학교를 최고의 특수목적고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올해부터는 학교 이름도 영일외고에서 인천외고로 바꾸면서 자립형 특목고로 전환했다.1학년 신입생들부터 교육체계도 획기적으로 바꿨다. 이같은 학교 변화와 지난 1년 동안 학교-교사간 사소한 마찰이 불거지기 시작했다.특히 전체 교사 45명 가운데 전교조 교사 26명이 적극 반발했다.지난 5월 이 교장이 수행평가 문제지를 결재받으러 온 모 기간제 교사에게 “문제같지 않은 문제를 출제하지 말고 다시 만들라.”고 지시하자 이 교사가 심한 모멸감에 중도 사직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 영어 교사들에게 “영어교재 선택과 학생들의 수업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지시,교사 7명이 수업권 침해라며 반발했다.갈등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6월 매주 한 차례 열리는 직원회의에 불참하는 교사가 늘자 이 교장은 시말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하지만 교사들은 이를 거부하고 같은 달 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했다.이 교장은 회의에 불참한 18명의 교사들에게 90장의 경고장을 보내고 7월5일 당시 국제부장을 맡고 있던 박춘배(38) 영어교사를 보직해임했다. 이후 사태는 잦아들었지만 지난 2월6일 이 교장이 박 교사와 이주용(37) 일어 교사에게 징계사유설명서를 통보하면서 다시 악화됐다.같은 달 24일에는 인천외고 교원징계위원회가 두 교사에 대해 최종적으로 ‘파면’ 징계처분을 내렸다.불법쟁의행위,직무유기,성실의무·복종의무·품위유지·집단행위 금지 위반 등이 사유였다. 이틀 뒤인 26일 두 파면교사를 포함한 교사 23명은 학교 2층 교무실 앞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2·3학년 학생들은 농성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율학습을 했다. 학교측은 27일 부평경찰서에 두 교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학교측은 지난 7일 2·3학년 학생 500여명이 전면 수업거부를 선언하자 12일까지 휴교령을 내렸다.파면교사 2명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지난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 21명과 2·3학년생 100여명은 여전히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명문고 육성이 잘못인가” vs “독단적인 학사운영이 문제” 사태의 책임에 대해 학교측은 “명문고로 키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이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다.이 교장은 올해 1학년부터 등록금을 분기당 37만원에서 94만원으로 대폭 올리고,학생들에 대한 벌점 규정을 강화했다.매 학기 평균 60점 미만이면 유급되고,3차례 유급되면 퇴학처리한다는 규정도 신설했다.벌점이 100점을 넘어도 퇴학처리키로 했다.우열반 편성에 수준별 반편성까지,이 교장은 급속한 변화를 꾀했다.이른바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었다. 학교측의 변화에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학부모 L씨는 “명문고로 만들려는 교장 선생님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교장선생님을 믿는다.”면서 “그러나 전교조 선생님들이 사사건건 교장의 학사운영에 개입해 문제가 생겼다.”며 전교조 교사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포함한 일부 교사들은 “변화가 문제가 아니라 독단적인 학사 운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장이 교사들에게 모멸감을 주고 수업의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것 등은 명백한 수업권 침해라고 주장한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사의 파면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교사는 지난 2001년 강종락 이사장의 친딸인 강영순 전 교장이 교내 성추행 사건의 책임을 지고 퇴임했을 당시 전교조 분회장을 맡고 있었다.때문에 교사들은 “학교측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눈엣가시가 되고 있는 이 교사를 본보기로 징계했다.”고 주장했다. 한 교사는 현 사태에 대해 “교사와 학생,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다보니 부작용만 초래한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사립학교 교원징계위원회는 학교편? 파면교사들은 “교원징계위원회 구성 자체가 문제가 많다.”며 출석을 거부하다 결국 파면 징계처분을 받았다.현행 사립학교법에는 교원의 징계사건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징계위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5인 이상 9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징계위는 교직원과 재단이사 또는 학교법인 경영자가 임명할 수 있다.인천외고의 경우 이 교장이 두 교사의 징계를 신청했으며,강찬기 재단 이사가 징계위원장을 맡았고 재단법인 신성학원의 계열 고교인 명신고 전 교장을 지낸 천인수 이사,이남정 현 교장,김순천 전 교감,최명동 현 교감 등으로 징계위가 구성됐다. 이주영 교사는 “교사의 징계를 신청한 교장이 교사 대표로 징계위원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게다가 과반이 교장과 이사진에 유리하게 구성돼 있어 만장일치로 파면결정이 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학교측은 이에 대해 “사립학교법에 따라 신분이 이사인 위원의 수가 2분의1을 넘지 않았고 징계위 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교사 3인의 서명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두 파면교사는 징계위의 결정에 불복하고도 곧바로 교육인적자원부에 재심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교육부의 재심은 통상적으로 한 단계 아래의 징계처분이 내려지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연좌시위를 택했다.”고 밝혔다.이들은 현재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준비 중이다. 임시 휴교령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정작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은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에야 인천교육청 감사실에서 5명을 현장에 파견했지만 이번 사태의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작업에 머무르는 정도다. 인천교육청 윤재로 장학사는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운영의 많은 부분이 교장의 재량권에 맡겨져 있는데다 이번 사태에 대한 수습도 결국 교장의 몫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지난 18일 오전에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 5명이 학교 현장을 찾아 학생,학부모,교사,교장,이사장 등을 만났지만 의견을 듣는 수준에 그쳤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원어민교사 러스 카이저 ‘한마디’ “왜 학생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원어민 영어교사 러스 카이저(33) 교사는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이같이 말했다.“단 한 명의 학생을 생각해서라도 파행적인 학교 운영은 끝나야 한다.”는 한탄이었다. 그가 이곳에 부임한 것은 지난 2월.미국 오클라호마의 한 고교에서 1년 동안 역사를 가르치다 한국으로 건너왔다.“학생들과 호흡하며 교단에 서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하는 그는 낯선 땅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는 일이 마냥 기쁘기만 했다.학교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재미있게 가르치며 학생·동료교사들과도 가깝게 지냈다. 그러나 지난 4월 동료교사 2명이 파면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그는 “나는 더 이상 이 학교의 구성원이 아니었다.”고 했다.아무도 학내 분규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그는 “파면을 강행한 학교측이나 파면당한 교사측 모두 사태를 감정적으로만 대응했으며 이성적인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왜 이렇게 오래 계속되어야 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만약 미국이었다면 학교 행정담당자가 나서서 양측 의견을 조율한 뒤 어떠한 형식으로든 결정을 내렸을 것입니다.그 결정에 불복한다면 법정으로 가서 법앞에 심판받는 것이 양쪽 모두에게 상처를 덜 주는 최선의 길입니다.” 이같은 사태가 낯설기만 한 그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변화(change)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이른바 ‘일류대’에 많이 입학시키는 ‘명문고’로 도약하기 위해 빠른 변화를 시도했지만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학교 구성원들간의 갈등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불신만 쌓이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그는 “변화는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들기 마련이지만 변화를 이루려는 측과 이를 받아들이는 측 사이에 충분한 이해와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가 매듭지어진다 하더라도 진정한 승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받게 된 학생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는 “어떤 이유로도 교사가 수업을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학교측과 교사 모두 학생을 먼저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儒林(120)-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제2부 주유열국 제1장 첫 번째 출국 여인은 깜짝 놀라 고개를 쳐들었다.흰 상복을 입은 여인은 자로와 저만치 서 있는 공자일행을 본 후 별로 자신을 해칠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듯 손으로 눈물을 훔치면서 이렇게 대답하였다. “이곳은 호랑이의 피해가 아주 심한 무서운 곳입니다.” 여인은 손가락을 들어 세 무덤을 차례차례 가리키면서 대답하였다. “따라서 몇 년 전에는 시아버님이 호환(虎患)을 당하시고,작년에는 남편이 당해서 이곳에 묻혔습니다.그런데 이번에는.” 여인은 가장 앞쪽에 있는 아직 떼도 입히지 못한 흙무덤을 가리키면서 말하였다. “그만 아들까지도 호랑이에게 잡아먹혔습니다.내 신세가 처량하고 슬퍼서 울고 있는 것입니다.” 여인은 다시 통곡하기 시작하였다.여인의 모습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던 공자가 천천히 여인에게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 “그런데도 부인께서는 왜 이곳을 떠나지 않습니까.” 공자가 묻자 여인은 세 무덤을 물끄러미 쳐다본 후 한숨을 쉬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곳은 비록 호랑이들이 사람을 해치는 무서운 곳이기는 하지만 세금을 혹독하게 물리거나 못난 벼슬아치들이 백성들에게 함부로 노역을 시키거나 재물을 빼앗는 일이 없답니다.그래서 감히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여인의 사연을 들은 공자일행은 다시 여정을 떠났는데,한참을 가던 공자는 갑자기 수레를 멈추게 하고 제자들에게 탄식하여 말하였다. “잘 명심해 두어라.여인에게서 들어 잘 알겠지만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것을.”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苛政猛於虎).’는 공자의 유명한 말은 공자가 노나라에서 제나라로 첫 번째 출국을 단행하던 도중에서 나온 제일성이었던 것이다. 이 말은 그 무렵 공자의 심정을 절묘하게 나타내 보인 증언이기도 했다.공자는 바로 자신이 호랑이보다 무서운 가혹한 정치로 어지러운 노나라를 빠져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무렵 노나라는 한마디로 난세 중의 난세였다.노나라의 임금은 소공이었으나 정치권력은 삼환(三桓)씨 손아귀에 완전히 놀아나고 있어 임금은 허수아비에 불과하였다.노나라의 군대도 완전히 이 세 집안의 사병으로 되었고,경제적으로는 이들 세 집안이 서로 자기네 채읍을 넓혀 많은 가신을 두고 재물을 쌓아 노나라는 재정이 바닥나 있었던 것이다.그 중에서도 계(季)씨의 세력이 가장 컸는데,심지어는 소공이 자기 아버지 양공(襄公)을 제사지내는 날,계씨의 집에서도 제사가 있었는데,춤추는 악공 중 양공의 묘당으로 가서 춤을 춘 사람은 단 두 명뿐이었고,나머지 악공들은 모두 계씨의 사묘로 가서 춤을 추었던 것이다. 이에 공자는 계씨 집안의 우두머리였던 계평자(季平子)의 참상(僭上)행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노하였다고 논어는 기록하고 있다. “공자는 계씨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팔일무(八佾舞)를 자기 묘정에서 추게 하다니,이것을 참고 보아 넘길 수 있다면 그 무엇을 참고 보아 넘길 수가 없겠느냐.’” 팔일무란 64명의 악공들이 여덟 줄로 늘어서서 추는 춤으로 규정에 의하면 천자의 묘정에서나 출 수 있는 것이었다.계씨는 대부의 신분으로 감히 천자나 할 수 있는 의식을 거행했던 것이다. 그 때문에 한참 나이에 공자는 ‘이런 비례를 어떻게 그대로 보고만 있겠는가.’하면서 격분을 참지 못했던 것이다.논어에서 공자는 이렇게 분노하고 있다. “삼환씨 집안에서 옹(雍)을 노래하며 제기를 거두었는데 공자는 말씀하셨다.‘시경 옹편에 제후들이 제사를 돕고 천자의 거동이 우아하시다라고 하였거늘 어찌 감히 세 집안의 묘당에서 이것을 노래할 수 있겠는가.’” 공자가 말한 옹은 ‘옹철(雍徹)’의 준말로 ‘천자가 종묘제사를 지내고 물러설 때 시경을 읊던 일’을 말함인데,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옹은 천자만이 제사를 지낼 때 쓸 수 있는 노래였던 것이다.˝
  • [논술 비타민] 시작이 반인데…/노병곤 문학박사·’글과 생각’ 송파캠퍼스 원장

    (가)와 (나)의 지문을 읽고 사이버 세계의 유용성에 관한 글쓴이의 입장을 정리한 후,이에 대해 가능한 반론을 제시해 보시오.(이화여자대학교 2004학년도 논술 모의시험 문제,인문·자연계열 공통) ●제시문(가) 인간은 새로운 우주론 덕택에 무지의 암흑에서 진리의 찬란한 빛으로 진보했다.우주의 진정한 체계가 발견됨에 따라,인간은 마침내 자신이 우주 내의 어느 곳에 서있는지 알게 되었다.태양이 지구를 대신하여 행성체계의 중심에 들어선 것과 마찬가지로,과학 역시 신학을 물리치고 인간의 지식체계의 중심을 차지했다.이제 인간의 정신이 진정한 빛의 근원을 탐구하게 되면서,진리를 향한 끝없는 도약이 미래를 가득 채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대 우주론의 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서구는 철저한 물리주의의 길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을 또한 잃어버렸다.현대 우주론이 성공을 거두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공간의 동질화로 인해 영혼 또는 정신의 공간이 우리의 세계관에서 추방되어버린 것이다.동질적인 공간은 오직 한 종류의 실재만을 수용할 수 있었다.즉 과학적 세계관에서는 물질의 물리적 실재만이 존재했다.중세 우주론에서 육체와 영혼은 공간이 비동질적이라는 믿음 때문에 공존할 수 있었다.반면에 근대의 우주론자들은 지구 공간과 천체 공간의 중세적 구분을 폐기함으로써 실재를 고전적인 육체-영혼 이항체계의 절반으로 축소시켰다.게다가 물질 공간이 무한으로까지 일단 확장되어버린 다음에는,어떠한 형태로든 영혼 공간이 들어설 수 있는 자리는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좀더 적나라하게 말해서,근대 우주론의 무한 공간에는 ‘영혼’이니 ‘정신’이니 하는 것들이 존재할 장소가 전혀 없었다.중세의 우주에서 영혼의 장소는 항상 ‘너머’였다.중세에는 우주가 유한하다고 믿었으므로,적어도 비유적으로라도 물질세계의 바깥에 영혼의 자리가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상상할 수 있었다.그러나 물질의 세계가 무한한데 영혼의 세계가 어떻게 가능하겠는가?물질세계의 한계가 없어짐으로써 기독교적인 영혼의 세계는 우주로부터 삭제되었다.이러한 삭제는 서구를 정신적 위기에 빠뜨렸으며,우리는 그 여파 때문에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다. ●제시문(나) 사이버공간은 빅뱅에 견줄 만한 기하급수적인 힘으로 현재 우리 눈앞에서 폭발하고 있다.우주론자들은 우주의 물질 공간이 약 150억 년 전에 무에서 폭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하는데,사이버공간도 역시 무에서 시작되었다.현재 우리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공간,새로운 영역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서로 연결된 전 지구적 컴퓨터 네트워크 공간은 이전과 다른 영역으로 팽창하고 있다.물질공간처럼,이 새로운 사이버공간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면서,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다.매일 수천 개에 달하는 새로운 노드 혹은 ‘사이트’들이 인터넷과 관련 네트워크에 추가되고 있으며,이러한 새 노드를 통해서 사이버공간의 전체 영역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모든 사이트들은 동시에 여러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는 웹의 복잡한 미로 안에서 서로 연결된다.1998년 중반 현재,정기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의 수는 1억 명에 이르고 있다.그리고 다음 10년 동안에는 10억 명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이미 3억 페이지가 등록되어 있는 월드와이드웹은 최근 들어 하루에 백만 페이지씩 성장하고 있다.무에서 시작한 지 약 30년 만에 사이버공간은 인간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토’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매우 중대한 의미에서 새로운 디지털 공간은 물리학이 탐구해온 공간 ‘너머’에 있다.왜냐하면 사이버 세계는 물질의 소립자나 힘이 아니라 비트와 바이트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데이터 패킷은 사이버공간의 존재론적 토대이며,전 지구적 현상이 ‘출현하는’ 근원이 된다.사이버공간은 물질의 소립자나 에너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좀더 명확하게 말해서,그것은 한마디로 혁명적인 공간이다.사이버공간은 존재론적으로 물리적 현상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물리학 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그러한 법칙의 한계에 의해 제한되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발전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어떤 의미에서 실리콘 칩은 우리를 형이상학적 통로로 이끈다.한 웹사이트에서 다른 웹사이트로 여행하는 나의 ‘운동’은 어떠한 역학 방정식으로도 설명될 수 없고,내가 활동하는 온라인 공간은 어떠한 물리적 미터법으로도 측정할 수 없다.여기에서 ‘공간’의 개념 자체는 지금까지 거의 이해된 바 없는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된다.역설적이게도,사이버공간은 물리학적 과학기술의 부산물이다.실리콘 칩,광섬유,액정화면,원격통신위성,심지어는 인터넷에 동력을 공급하는 전기까지,이 모두가 과학의 부산물이다.하지만 사이버공간이 물리학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그것은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실재관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소위 ‘과학의 시대’에 우리들은 철저히 물리적인 공간의 개념에 길들여져서,사이버공간을 진정한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그러나 내가 사이버공간에 ‘들어갔을 때’,나의 몸은 의자에 편하게 앉아 있지만,‘나’는 자체적인 논리와 지형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세계로 송신된다.분명히 그것은 내가 물질세계에서 경험하는 그 어떤 것과도 다른 종류의 지형이지만,그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즉,어떤 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것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물질성의 결여에도 불구하고,사이버공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이다.나는 거기에 있다.우리는 사이버공간을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세계상에서 거부당한 인간의 비물질적 측면을 부분적으로나마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사이버공간은 정신을 위한,특히 상상력을 위한,새로운 영역이 되었다. 1.사오정 고민하다 오늘은 저팔계가 사오정에게 여자친구를 소개시켜주기로 한 날.‘얼른 공부하고 놀아야지.’ 둘은 마음이 들떠 있었지만 대입 논술시험이 가까워진 터라 열심히 문제를 풀었다. 자리에서 먼저 일어난 사오정의 답안지를 읽어 내려가던 삼장 선생의 얼굴색이 변했다.“사오정! 너 정신이 딴 데 가 있구나.그러고보니 잔뜩 멋을 부리고 왔구나.무슨 일이냐.” 사오정은 소개팅을 하는 날이라 좀 멋을 부렸다고 했다.“허허! 이 녀석이….” 이어 저팔계의 답안을 받아 본 삼장 선생은 “사오정아,밖에 나가서 저팔계의 답안을 자세히 읽어 보고 네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아라.” 2.저팔계,함께 고민하다 밖으로 나간 둘은 풀이 죽어 있었다.‘빨리 끝내고 가야 하는데….’ 저팔계가 한숨을 쉬었다.“삼장 선생님이 왜 화를 내셨는지 좀 보자.” 둘은 답안을 비교해 보기 시작했다.‘전체 방향이나 내용은 별로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저팔계도 고개를 갸우뚱거렸다.“아! 알 것 같다.서론 때문에 화가 나셨나 봐.왜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썼니? 본론에서 다룰 내용을 제시했네.” “왜? 할 얘기만 하면 되는 거 아냐? 어차피 그 얘기를 하려는 거잖아.급한 마음에 할 얘기만 쓰자고 생각하기는 했지만,그게 그렇게 잘못한 건가? 어차피 서론이나 결론은 형식적인 거잖아.” 사오정은 고개를 갸우뚱했다.“이러지 말고 삼장 선생님께 가서 여쭤 보자.” 팔을 잡아끄는 저팔계를 따라 사오정은 삼장 선생에게 갔다. 3.논달선생 삼장 꾸짖다 “그래 뭐가 문제인지를 알아냈느냐?” 사오정과 저팔계는 서론 때문인 것 같기는 한데,정확히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제대로 찾기는 했구나.사오정아! 네가 오늘 이렇게 멋을 낸 이유가 뭐지?” “여자친구에게 첫인상을 좋게 보이려고….” “왜 첫인상을 좋게 보이려고 하지?” “그야 첫인상이 좋아야 호감도 생기고,나중에 다시 만나고 싶은 생각도 들고….” 사오정은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삼장 선생은 갑자기 껄껄 웃으면서 “첫인상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고 있느냐? 사오정아! 네가 오늘 쓴 답안은 첫인상이 나쁜 답안이다.여자 친구에게 좋은 첫인상을 주는 것만큼이나 논술 답안도 첫인상이 중요하다.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논술의 첫인상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글씨를 잘 써야 하나요?” 다소 엉뚱한 사오정의 물음에 삼장 선생은 껄껄 웃으시면서 “이 녀석이 옷차림에 신경을 쓰더니 외적인 형식만 생각을 하는구나.하긴 네 말도 일리가 있구나.글씨도 첫인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하지만 역시 논술 답안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부분은 서론이다.그런데 오늘 너의 서론은 좋은 인상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나쁜 인상을 주고 있으니 없느니만 못하다.서론은 눈에 가장 잘 띄는 답안의 첫 부분에 위치하고 있고 누구나 가장 먼저 읽어보는 부분이기 때문에 읽는 사람의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참신하고 매력적으로 작성해야 한다.네가 여자 친구에게 호감을 사고 나중에라도 다시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려는 것처럼,서론도 네가 작성한 본론을 호감을 갖고 읽고 싶게끔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듣고 여자친구만 신경 쓰지 말고 네 논술의 첫인상을 좋게 하도록 해라.” 4.삼장 핵심을 찌르다 일반적으로 글의 서두는 독자의 주의를 끌어들이고,그 글의 내용을 예견하게 하며,주제의 방향을 제시하는 부분이다.특히 논술 답안에 국한시켜서 말하면 서론은 읽는 이의 관심이나 호기심을 논제로 모을 수 있도록 하고 글쓴이의 문제 의식을 잘 나타낼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 논술의 서론은 일반적으로 관심 유발,문제 설정,문제 제기의 3부분으로 구성하면 무난하다.서론의 첫 부분에서는 읽는 사람의 관심과 주의를 끌 수 있는 내용을 제시하고,둘째 부분에서는 앞에 서술한 내용의 요점과 핵심을 추출하여 문제의 범위나 방향을 한정하고,셋째 부분에서는 앞 부분의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논제나 쟁점이 무엇인지를 제시하면 무난한 서론 구성이라 할 수 있다.물론 형식적으로 꼭 구분돼 제시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용적으로는 세 가지 면에서 모자란 점이 없는 것이 바람직하다.아래의 예를 보자. 사이버캐릭터,사이버머니,이른바 사이버 공간이 만들어낸 신조어들이다.현대인들은 이러한 공간 속에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과학기술 발달의 절정 속에 컴퓨터가 개발되고 인터넷의 보급 등을 비롯해 새로운 공간으로 사이버 세계가 등장하였다.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새로운 영토에 집을 짓고 이웃과 교류하며 최대한 이용하게 됨으로써 기하급수적인 성장과 거대한 영토확장을 이루어냈다.그렇다면 사이버공간이 형성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렇듯 유례없는 빠른 성장을 이루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그에 따르는 문제점은 없는지,사이버공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한 때이다. 이 글은 이화여대 논술 모의고사에서 우수 답안으로 예시한 답안의 서론이다.앞 부분에서 사이버 공간이 만들어낸 신조어를 소개하면서 글을 시작해 사이버 공간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현상을 제시하여 읽는 이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려 하였고,그 배경이 무엇인지,문제점은 없는지 등에 관한 문제의 설정 및 논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첫 부분의 최근 사이버 공간의 확대 양상이 다른 부분에 비해 길게 서술되고 있고,둘째와 셋째의 문제 설정과 방향 제시가 아우러져 제시되고 있는 경우이다.다소 부족한 면이 있지만 서론이 갖춰야 할 성격을 어느 정도는 충족시킨 예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좀더 나은 논술 답안이 되려면 위의 것보다도 더욱 매력적이고 참신하면서도 적절한 서론을 작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위의 서론의 경우 첫 부분에서 좀더 흥미로우면서도 참신한 내용으로 작성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이버 세계나 사이버 공간이라고 하면 인터넷만을 떠올리기 때문에 그와는 다소 다른 관점인 사이버머니,사이버캐릭터 등을 제시한 것이 참신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문제의 설정 및 논제의 방향을 제시하는 부분에서 ‘사이버 공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한 때이다.’와 같은 서술에서 볼 수 있듯이 논지가 모호하게 제시되고 있는 부분도 서론의 적절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서론 작성시 특히 유의해야 할 사항은 상투적이고 진부한 느낌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서론이 ‘관심 유발-문제 한정-문제 제기’의 성격을 지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다 보니 수험생들은 이런 이론적인 내용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문제를 보고 금방 떠올리게 되는 내용들은 남들도 다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답변을 작성한다면 내용이 남들과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따라서 예화나 속담 하나를 들더라도 남들이 잘 생각해 내지 못하는 참신한 예를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저기에 서론을 쓰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고 있는데,중요한 것은 다양한 방법이 있음을 이론적으로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실제 서론 작성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어떠한 방법을 사용하든지 결과적으로 앞서 얘기했던 서론이 담당해야 할 기능을 수행하는 데에 충분한 것인가 하는 점이 관건임을 명심하도록 하려무나.알겠느냐? 5.사오정 깨닫다 “말씀을 듣고 보니 어떤 의미에서는 서론이 본론보다도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제가 크게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삼장 선생은 “사오정이 오늘 잔뜩 멋을 부리고 왔으니 좋은 첫인상을 줄 수 있을 거야.그렇다고 논술 답안의 첫인상이 지닌 중요성을 잊어먹으면 안 된다.” 다음주에는 ‘뚝배기보다 장맛이다.’라는 주제로 강의가 이어집니다.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논술 비타민] 시작이 반인데…/노병곤 문학박사·’글과 생각’ 송파캠퍼스 원장

    [논술 비타민] 시작이 반인데…/노병곤 문학박사·’글과 생각’ 송파캠퍼스 원장

    (가)와 (나)의 지문을 읽고 사이버 세계의 유용성에 관한 글쓴이의 입장을 정리한 후,이에 대해 가능한 반론을 제시해 보시오.(이화여자대학교 2004학년도 논술 모의시험 문제,인문·자연계열 공통) ●제시문(가) 인간은 새로운 우주론 덕택에 무지의 암흑에서 진리의 찬란한 빛으로 진보했다.우주의 진정한 체계가 발견됨에 따라,인간은 마침내 자신이 우주 내의 어느 곳에 서있는지 알게 되었다.태양이 지구를 대신하여 행성체계의 중심에 들어선 것과 마찬가지로,과학 역시 신학을 물리치고 인간의 지식체계의 중심을 차지했다.이제 인간의 정신이 진정한 빛의 근원을 탐구하게 되면서,진리를 향한 끝없는 도약이 미래를 가득 채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대 우주론의 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서구는 철저한 물리주의의 길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을 또한 잃어버렸다.현대 우주론이 성공을 거두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공간의 동질화로 인해 영혼 또는 정신의 공간이 우리의 세계관에서 추방되어버린 것이다.동질적인 공간은 오직 한 종류의 실재만을 수용할 수 있었다.즉 과학적 세계관에서는 물질의 물리적 실재만이 존재했다.중세 우주론에서 육체와 영혼은 공간이 비동질적이라는 믿음 때문에 공존할 수 있었다.반면에 근대의 우주론자들은 지구 공간과 천체 공간의 중세적 구분을 폐기함으로써 실재를 고전적인 육체-영혼 이항체계의 절반으로 축소시켰다.게다가 물질 공간이 무한으로까지 일단 확장되어버린 다음에는,어떠한 형태로든 영혼 공간이 들어설 수 있는 자리는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좀더 적나라하게 말해서,근대 우주론의 무한 공간에는 ‘영혼’이니 ‘정신’이니 하는 것들이 존재할 장소가 전혀 없었다.중세의 우주에서 영혼의 장소는 항상 ‘너머’였다.중세에는 우주가 유한하다고 믿었으므로,적어도 비유적으로라도 물질세계의 바깥에 영혼의 자리가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상상할 수 있었다.그러나 물질의 세계가 무한한데 영혼의 세계가 어떻게 가능하겠는가?물질세계의 한계가 없어짐으로써 기독교적인 영혼의 세계는 우주로부터 삭제되었다.이러한 삭제는 서구를 정신적 위기에 빠뜨렸으며,우리는 그 여파 때문에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다. ●제시문(나) 사이버공간은 빅뱅에 견줄 만한 기하급수적인 힘으로 현재 우리 눈앞에서 폭발하고 있다.우주론자들은 우주의 물질 공간이 약 150억 년 전에 무에서 폭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하는데,사이버공간도 역시 무에서 시작되었다.현재 우리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공간,새로운 영역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서로 연결된 전 지구적 컴퓨터 네트워크 공간은 이전과 다른 영역으로 팽창하고 있다.물질공간처럼,이 새로운 사이버공간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면서,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다.매일 수천 개에 달하는 새로운 노드 혹은 ‘사이트’들이 인터넷과 관련 네트워크에 추가되고 있으며,이러한 새 노드를 통해서 사이버공간의 전체 영역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모든 사이트들은 동시에 여러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는 웹의 복잡한 미로 안에서 서로 연결된다.1998년 중반 현재,정기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의 수는 1억 명에 이르고 있다.그리고 다음 10년 동안에는 10억 명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이미 3억 페이지가 등록되어 있는 월드와이드웹은 최근 들어 하루에 백만 페이지씩 성장하고 있다.무에서 시작한 지 약 30년 만에 사이버공간은 인간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토’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매우 중대한 의미에서 새로운 디지털 공간은 물리학이 탐구해온 공간 ‘너머’에 있다.왜냐하면 사이버 세계는 물질의 소립자나 힘이 아니라 비트와 바이트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데이터 패킷은 사이버공간의 존재론적 토대이며,전 지구적 현상이 ‘출현하는’ 근원이 된다.사이버공간은 물질의 소립자나 에너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좀더 명확하게 말해서,그것은 한마디로 혁명적인 공간이다.사이버공간은 존재론적으로 물리적 현상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물리학 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그러한 법칙의 한계에 의해 제한되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발전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어떤 의미에서 실리콘 칩은 우리를 형이상학적 통로로 이끈다.한 웹사이트에서 다른 웹사이트로 여행하는 나의 ‘운동’은 어떠한 역학 방정식으로도 설명될 수 없고,내가 활동하는 온라인 공간은 어떠한 물리적 미터법으로도 측정할 수 없다.여기에서 ‘공간’의 개념 자체는 지금까지 거의 이해된 바 없는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된다.역설적이게도,사이버공간은 물리학적 과학기술의 부산물이다.실리콘 칩,광섬유,액정화면,원격통신위성,심지어는 인터넷에 동력을 공급하는 전기까지,이 모두가 과학의 부산물이다.하지만 사이버공간이 물리학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그것은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실재관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소위 ‘과학의 시대’에 우리들은 철저히 물리적인 공간의 개념에 길들여져서,사이버공간을 진정한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그러나 내가 사이버공간에 ‘들어갔을 때’,나의 몸은 의자에 편하게 앉아 있지만,‘나’는 자체적인 논리와 지형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세계로 송신된다.분명히 그것은 내가 물질세계에서 경험하는 그 어떤 것과도 다른 종류의 지형이지만,그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즉,어떤 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것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물질성의 결여에도 불구하고,사이버공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이다.나는 거기에 있다.우리는 사이버공간을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세계상에서 거부당한 인간의 비물질적 측면을 부분적으로나마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사이버공간은 정신을 위한,특히 상상력을 위한,새로운 영역이 되었다. 1.사오정 고민하다 오늘은 저팔계가 사오정에게 여자친구를 소개시켜주기로 한 날.‘얼른 공부하고 놀아야지.’ 둘은 마음이 들떠 있었지만 대입 논술시험이 가까워진 터라 열심히 문제를 풀었다. 자리에서 먼저 일어난 사오정의 답안지를 읽어 내려가던 삼장 선생의 얼굴색이 변했다.“사오정! 너 정신이 딴 데 가 있구나.그러고보니 잔뜩 멋을 부리고 왔구나.무슨 일이냐.” 사오정은 소개팅을 하는 날이라 좀 멋을 부렸다고 했다.“허허! 이 녀석이….” 이어 저팔계의 답안을 받아 본 삼장 선생은 “사오정아,밖에 나가서 저팔계의 답안을 자세히 읽어 보고 네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아라.” 2.저팔계,함께 고민하다 밖으로 나간 둘은 풀이 죽어 있었다.‘빨리 끝내고 가야 하는데….’ 저팔계가 한숨을 쉬었다.“삼장 선생님이 왜 화를 내셨는지 좀 보자.” 둘은 답안을 비교해 보기 시작했다.‘전체 방향이나 내용은 별로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저팔계도 고개를 갸우뚱거렸다.“아! 알 것 같다.서론 때문에 화가 나셨나 봐.왜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썼니? 본론에서 다룰 내용을 제시했네.” “왜? 할 얘기만 하면 되는 거 아냐? 어차피 그 얘기를 하려는 거잖아.급한 마음에 할 얘기만 쓰자고 생각하기는 했지만,그게 그렇게 잘못한 건가? 어차피 서론이나 결론은 형식적인 거잖아.” 사오정은 고개를 갸우뚱했다.“이러지 말고 삼장 선생님께 가서 여쭤 보자.” 팔을 잡아끄는 저팔계를 따라 사오정은 삼장 선생에게 갔다. 3.논달선생 삼장 꾸짖다 “그래 뭐가 문제인지를 알아냈느냐?” 사오정과 저팔계는 서론 때문인 것 같기는 한데,정확히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제대로 찾기는 했구나.사오정아! 네가 오늘 이렇게 멋을 낸 이유가 뭐지?” “여자친구에게 첫인상을 좋게 보이려고….” “왜 첫인상을 좋게 보이려고 하지?” “그야 첫인상이 좋아야 호감도 생기고,나중에 다시 만나고 싶은 생각도 들고….” 사오정은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삼장 선생은 갑자기 껄껄 웃으면서 “첫인상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고 있느냐? 사오정아! 네가 오늘 쓴 답안은 첫인상이 나쁜 답안이다.여자 친구에게 좋은 첫인상을 주는 것만큼이나 논술 답안도 첫인상이 중요하다.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논술의 첫인상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글씨를 잘 써야 하나요?” 다소 엉뚱한 사오정의 물음에 삼장 선생은 껄껄 웃으시면서 “이 녀석이 옷차림에 신경을 쓰더니 외적인 형식만 생각을 하는구나.하긴 네 말도 일리가 있구나.글씨도 첫인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하지만 역시 논술 답안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부분은 서론이다.그런데 오늘 너의 서론은 좋은 인상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나쁜 인상을 주고 있으니 없느니만 못하다.서론은 눈에 가장 잘 띄는 답안의 첫 부분에 위치하고 있고 누구나 가장 먼저 읽어보는 부분이기 때문에 읽는 사람의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참신하고 매력적으로 작성해야 한다.네가 여자 친구에게 호감을 사고 나중에라도 다시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려는 것처럼,서론도 네가 작성한 본론을 호감을 갖고 읽고 싶게끔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듣고 여자친구만 신경 쓰지 말고 네 논술의 첫인상을 좋게 하도록 해라.” 4.삼장 핵심을 찌르다 일반적으로 글의 서두는 독자의 주의를 끌어들이고,그 글의 내용을 예견하게 하며,주제의 방향을 제시하는 부분이다.특히 논술 답안에 국한시켜서 말하면 서론은 읽는 이의 관심이나 호기심을 논제로 모을 수 있도록 하고 글쓴이의 문제 의식을 잘 나타낼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 논술의 서론은 일반적으로 관심 유발,문제 설정,문제 제기의 3부분으로 구성하면 무난하다.서론의 첫 부분에서는 읽는 사람의 관심과 주의를 끌 수 있는 내용을 제시하고,둘째 부분에서는 앞에 서술한 내용의 요점과 핵심을 추출하여 문제의 범위나 방향을 한정하고,셋째 부분에서는 앞 부분의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논제나 쟁점이 무엇인지를 제시하면 무난한 서론 구성이라 할 수 있다.물론 형식적으로 꼭 구분돼 제시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용적으로는 세 가지 면에서 모자란 점이 없는 것이 바람직하다.아래의 예를 보자. 사이버캐릭터,사이버머니,이른바 사이버 공간이 만들어낸 신조어들이다.현대인들은 이러한 공간 속에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과학기술 발달의 절정 속에 컴퓨터가 개발되고 인터넷의 보급 등을 비롯해 새로운 공간으로 사이버 세계가 등장하였다.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새로운 영토에 집을 짓고 이웃과 교류하며 최대한 이용하게 됨으로써 기하급수적인 성장과 거대한 영토확장을 이루어냈다.그렇다면 사이버공간이 형성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렇듯 유례없는 빠른 성장을 이루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그에 따르는 문제점은 없는지,사이버공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한 때이다. 이 글은 이화여대 논술 모의고사에서 우수 답안으로 예시한 답안의 서론이다.앞 부분에서 사이버 공간이 만들어낸 신조어를 소개하면서 글을 시작해 사이버 공간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현상을 제시하여 읽는 이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려 하였고,그 배경이 무엇인지,문제점은 없는지 등에 관한 문제의 설정 및 논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첫 부분의 최근 사이버 공간의 확대 양상이 다른 부분에 비해 길게 서술되고 있고,둘째와 셋째의 문제 설정과 방향 제시가 아우러져 제시되고 있는 경우이다.다소 부족한 면이 있지만 서론이 갖춰야 할 성격을 어느 정도는 충족시킨 예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좀더 나은 논술 답안이 되려면 위의 것보다도 더욱 매력적이고 참신하면서도 적절한 서론을 작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위의 서론의 경우 첫 부분에서 좀더 흥미로우면서도 참신한 내용으로 작성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이버 세계나 사이버 공간이라고 하면 인터넷만을 떠올리기 때문에 그와는 다소 다른 관점인 사이버머니,사이버캐릭터 등을 제시한 것이 참신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문제의 설정 및 논제의 방향을 제시하는 부분에서 ‘사이버 공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한 때이다.’와 같은 서술에서 볼 수 있듯이 논지가 모호하게 제시되고 있는 부분도 서론의 적절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서론 작성시 특히 유의해야 할 사항은 상투적이고 진부한 느낌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서론이 ‘관심 유발-문제 한정-문제 제기’의 성격을 지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다 보니 수험생들은 이런 이론적인 내용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문제를 보고 금방 떠올리게 되는 내용들은 남들도 다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답변을 작성한다면 내용이 남들과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따라서 예화나 속담 하나를 들더라도 남들이 잘 생각해 내지 못하는 참신한 예를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저기에 서론을 쓰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고 있는데,중요한 것은 다양한 방법이 있음을 이론적으로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실제 서론 작성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어떠한 방법을 사용하든지 결과적으로 앞서 얘기했던 서론이 담당해야 할 기능을 수행하는 데에 충분한 것인가 하는 점이 관건임을 명심하도록 하려무나.알겠느냐? 5.사오정 깨닫다 “말씀을 듣고 보니 어떤 의미에서는 서론이 본론보다도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제가 크게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삼장 선생은 “사오정이 오늘 잔뜩 멋을 부리고 왔으니 좋은 첫인상을 줄 수 있을 거야.그렇다고 논술 답안의 첫인상이 지닌 중요성을 잊어먹으면 안 된다.” 다음주에는 ‘뚝배기보다 장맛이다.’라는 주제로 강의가 이어집니다.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인천외고사태 60일… 내몰리는 학생들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선생님 힘내세요.’ 지난 16일 오후 1시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자리잡은 인천외국어고.교문에 들어서자 썰렁한 분위기에 학교 전체가 어수선했다.한참 수업시간인데도 학생들은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렸다.교사들은 뒷짐만 진 채 먼 산만 바라보고 있었다.교사와 학생,학교라는 이름만 내걸고 있었지 학교가 아니었다.학교 건물과 벽을 덕지덕지 도배하고 있는 온갖 플래카드와 대자보들만 초여름 뙤약볕 아래 힘들어하고 있었다. 교실 대신 학생들은 운동장을 찾았다.2층 교무실 앞 복도는 농성장으로 변했다.집안 일을 팽개치고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 20여명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은 어떡하느냐.”며 울먹였다.매일 아침 아이들과 함께 등교,1층 회의실에 모이지만 한숨만 나올 뿐이다.한창 수능시험 준비로 구슬땀을 흘려야 할 고3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를 비난하는 피켓을 만드는 데 정성을 쏟았다.운동장으로,농성장으로 절반 이상 떠나버린 학생들의 빈자리를 애써 외면하는 교사들이 애처로웠다.교정 곳곳에서 오가는 고성에 그나마 수업도 쉽지 않다. 지난해 3월 신임 교장 부임 이후 전교조 소속 교사 파면 등으로 불거진 인천외고의 학교·교사간 갈등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지난 7일 임시휴교령이 내려진 이후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정상적인 학사일정은 여전히 멈춘 상태다. 지난 17일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 감사반 5명이 파견됐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그동안 80여명의 학생들이 전학과 자퇴를 선택했다.학교측과 교사간 갈등에 아이들만 울고 있었다. ■ 인천외고 사태 일지 ▲2003년 3월 이남정 교장 부임 ▲5월 이 교장의 기간제 교사 수행평가의 문제점 지적.기간제 교사 사표.전교조 교사 8명 교장실 방문 시도 무산. ▲6월9일 직원회의 불참한 교사 18명에게 경고장 전달. ▲6월20일 전교조 교사 11명,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 착용 참석. ▲6월23일 박춘배·이주용 교사,직원조회에서 학교장 공개사과 요구. ▲7월5일 박 교사 국제부장 보직해임. ▲7월11일 경고장과 보직해임 철회 요구를 위한 28명의 교사 서명 교장에 전달. ▲2004년 2월6일 사립학교징계위원회,박·이 교사에 징계사유 설명서 전달. ▲2월13일 교원징계위 1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2월18일 교원징계위 2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3월11일 교원징계위 3차 소환.박·이 교사가 낸 기피신청 부결. ▲4월24일 박·이 교사에 ‘파면’ 징계처분 결정. ▲4월26일 부당징계 철회 요구하며 박·이 교사 연좌시위. ▲5월14일 학교측,법원에 파면 교사 ‘학교 경계선 내 출입금지가처분 신청’ ▲6월7일 학생 500여명 전면 수업 거부.학교측 6월 8∼12일 임시휴교. ▲6월8일 학부모 250명 학원정상화를 위한 학부모 결의문 채택. ▲6월17일 인천외고 학교정상화를 위한 2·3학년 학부모대책위 모임. ▲6월18일 국회교육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5명 학교 방문. ■ 교장-교사 氣싸움…내몰리는 학생들 ●파행운영 2개월-사태의 전말 사립학교인 인천외고가 이렇게까지 극단으로 치닫게 된데는 불과 2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발단은 교장과 교사간의 의견충돌이었다.지난해 3월 새로 부임한 이남정(65) 교장은 이른바 ‘명문고’ 도약을 다짐하고 학교를 최고의 특수목적고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올해부터는 학교 이름도 영일외고에서 인천외고로 바꾸면서 자립형 특목고로 전환했다.1학년 신입생들부터 교육체계도 획기적으로 바꿨다. 이같은 학교 변화와 지난 1년 동안 학교-교사간 사소한 마찰이 불거지기 시작했다.특히 전체 교사 45명 가운데 전교조 교사 26명이 적극 반발했다.지난 5월 이 교장이 수행평가 문제지를 결재받으러 온 모 기간제 교사에게 “문제같지 않은 문제를 출제하지 말고 다시 만들라.”고 지시하자 이 교사가 심한 모멸감에 중도 사직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 영어 교사들에게 “영어교재 선택과 학생들의 수업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지시,교사 7명이 수업권 침해라며 반발했다.갈등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6월 매주 한 차례 열리는 직원회의에 불참하는 교사가 늘자 이 교장은 시말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하지만 교사들은 이를 거부하고 같은 달 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했다.이 교장은 회의에 불참한 18명의 교사들에게 90장의 경고장을 보내고 7월5일 당시 국제부장을 맡고 있던 박춘배(38) 영어교사를 보직해임했다. 이후 사태는 잦아들었지만 지난 2월6일 이 교장이 박 교사와 이주용(37) 일어 교사에게 징계사유설명서를 통보하면서 다시 악화됐다.같은 달 24일에는 인천외고 교원징계위원회가 두 교사에 대해 최종적으로 ‘파면’ 징계처분을 내렸다.불법쟁의행위,직무유기,성실의무·복종의무·품위유지·집단행위 금지 위반 등이 사유였다. 이틀 뒤인 26일 두 파면교사를 포함한 교사 23명은 학교 2층 교무실 앞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2·3학년 학생들은 농성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율학습을 했다. 학교측은 27일 부평경찰서에 두 교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학교측은 지난 7일 2·3학년 학생 500여명이 전면 수업거부를 선언하자 12일까지 휴교령을 내렸다.파면교사 2명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지난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 21명과 2·3학년생 100여명은 여전히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명문고 육성이 잘못인가” vs “독단적인 학사운영이 문제” 사태의 책임에 대해 학교측은 “명문고로 키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이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다.이 교장은 올해 1학년부터 등록금을 분기당 37만원에서 94만원으로 대폭 올리고,학생들에 대한 벌점 규정을 강화했다.매 학기 평균 60점 미만이면 유급되고,3차례 유급되면 퇴학처리한다는 규정도 신설했다.벌점이 100점을 넘어도 퇴학처리키로 했다.우열반 편성에 수준별 반편성까지,이 교장은 급속한 변화를 꾀했다.이른바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었다. 학교측의 변화에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학부모 L씨는 “명문고로 만들려는 교장 선생님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교장선생님을 믿는다.”면서 “그러나 전교조 선생님들이 사사건건 교장의 학사운영에 개입해 문제가 생겼다.”며 전교조 교사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포함한 일부 교사들은 “변화가 문제가 아니라 독단적인 학사 운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장이 교사들에게 모멸감을 주고 수업의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것 등은 명백한 수업권 침해라고 주장한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사의 파면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교사는 지난 2001년 강종락 이사장의 친딸인 강영순 전 교장이 교내 성추행 사건의 책임을 지고 퇴임했을 당시 전교조 분회장을 맡고 있었다.때문에 교사들은 “학교측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눈엣가시가 되고 있는 이 교사를 본보기로 징계했다.”고 주장했다. 한 교사는 현 사태에 대해 “교사와 학생,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다보니 부작용만 초래한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사립학교 교원징계위원회는 학교편? 파면교사들은 “교원징계위원회 구성 자체가 문제가 많다.”며 출석을 거부하다 결국 파면 징계처분을 받았다.현행 사립학교법에는 교원의 징계사건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징계위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5인 이상 9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징계위는 교직원과 재단이사 또는 학교법인 경영자가 임명할 수 있다.인천외고의 경우 이 교장이 두 교사의 징계를 신청했으며,강찬기 재단 이사가 징계위원장을 맡았고 재단법인 신성학원의 계열 고교인 명신고 전 교장을 지낸 천인수 이사,이남정 현 교장,김순천 전 교감,최명동 현 교감 등으로 징계위가 구성됐다. 이주영 교사는 “교사의 징계를 신청한 교장이 교사 대표로 징계위원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게다가 과반이 교장과 이사진에 유리하게 구성돼 있어 만장일치로 파면결정이 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학교측은 이에 대해 “사립학교법에 따라 신분이 이사인 위원의 수가 2분의1을 넘지 않았고 징계위 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교사 3인의 서명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두 파면교사는 징계위의 결정에 불복하고도 곧바로 교육인적자원부에 재심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교육부의 재심은 통상적으로 한 단계 아래의 징계처분이 내려지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연좌시위를 택했다.”고 밝혔다.이들은 현재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준비 중이다. 임시 휴교령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정작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은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에야 인천교육청 감사실에서 5명을 현장에 파견했지만 이번 사태의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작업에 머무르는 정도다. 인천교육청 윤재로 장학사는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운영의 많은 부분이 교장의 재량권에 맡겨져 있는데다 이번 사태에 대한 수습도 결국 교장의 몫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지난 18일 오전에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 5명이 학교 현장을 찾아 학생,학부모,교사,교장,이사장 등을 만났지만 의견을 듣는 수준에 그쳤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원어민교사 러스 카이저 ‘한마디’ “왜 학생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원어민 영어교사 러스 카이저(33) 교사는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이같이 말했다.“단 한 명의 학생을 생각해서라도 파행적인 학교 운영은 끝나야 한다.”는 한탄이었다. 그가 이곳에 부임한 것은 지난 2월.미국 오클라호마의 한 고교에서 1년 동안 역사를 가르치다 한국으로 건너왔다.“학생들과 호흡하며 교단에 서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하는 그는 낯선 땅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는 일이 마냥 기쁘기만 했다.학교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재미있게 가르치며 학생·동료교사들과도 가깝게 지냈다. 그러나 지난 4월 동료교사 2명이 파면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그는 “나는 더 이상 이 학교의 구성원이 아니었다.”고 했다.아무도 학내 분규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그는 “파면을 강행한 학교측이나 파면당한 교사측 모두 사태를 감정적으로만 대응했으며 이성적인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왜 이렇게 오래 계속되어야 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만약 미국이었다면 학교 행정담당자가 나서서 양측 의견을 조율한 뒤 어떠한 형식으로든 결정을 내렸을 것입니다.그 결정에 불복한다면 법정으로 가서 법앞에 심판받는 것이 양쪽 모두에게 상처를 덜 주는 최선의 길입니다.” 이같은 사태가 낯설기만 한 그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변화(change)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이른바 ‘일류대’에 많이 입학시키는 ‘명문고’로 도약하기 위해 빠른 변화를 시도했지만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학교 구성원들간의 갈등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불신만 쌓이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그는 “변화는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들기 마련이지만 변화를 이루려는 측과 이를 받아들이는 측 사이에 충분한 이해와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가 매듭지어진다 하더라도 진정한 승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받게 된 학생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는 “어떤 이유로도 교사가 수업을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학교측과 교사 모두 학생을 먼저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삼성증권배 2004 프로야구] 라이온 2경기 연속 ‘쾅’

    라이온(롯데)이 데뷔 첫 2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라이온은 20일 사직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기아와의 연속경기 1차전에서 팀이 4-3으로 앞선 3회 2점포를 쏘아올린 데 이어 2차전에서는 0-7로 뒤진 4회 1점포(7호)를 터뜨렸다. 라이온은 1차전에서 홈런 등 4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로 팀이 11-6으로 승리,3연패를 끊는 데 앞장섰고 2차전에서도 홈런 등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으나 팀이 3-8로 져 빛을 잃었다. 1승1패를 기록한 롯데는 지난 9일 한화전 이후 무려 8경기,11일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하지만 롯데는 6월들어 17차례 경기에서 2승5무10패로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게다가 1차전 선발인 에이스 이상목은 불과 2와 3분의2이닝 동안 홈런 등 6안타로 3실점,부진의 늪에서 허덕였고 톱타자 정수근은 1회 강철민의 투구에 왼손 엄지손가락을 맞아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해 롯데를 더욱 한숨짓게 했다.기아는 2차전에서 최용호가 5와 3분의1이닝 동안 5안타 4볼넷 3실점으로 버티고 장단 13안타를 효과적으로 터뜨려 이겼다. LG-두산(잠실),현대-한화(대전),SK-삼성(대구)의 연속경기는 모두 비로 순연됐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유로 2004] 영국, 루니 2골로 8강희망 살려

    ‘지옥에서 천국으로.’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알프스산맥을 뛰어넘으며 ‘3분의 악몽’에서 깨어났고,‘아트사커’ 프랑스는 복병 크로아티아와 진땀 승부 끝에 비겨 다소 체면을 구겼다. 잉글랜드는 18일 코임브라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유로2004) B조 2차전에서 ‘신동’ 웨인 루니를 앞세워 스위스를 3-0으로 완파하고 1승1패(승점3)를 기록,조 2위로 뛰어올랐다.잉글랜드는 오는 22일 리스본에서 3위 크로아티아와 8강 진출을 결정짓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브라질의 ‘축구황제’ 호나우두를 연상케 하는 플레이로 ‘루나우두’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루니는 이날 2골로 유럽축구선수권 최연소 골을 터뜨린 선수로 기록됐다. 마이클 오언과 투톱으로 선발 출장한 루니는 미드필드 공방이 계속되던 전반 23분 선제골을 터뜨려 승부의 추를 잉글랜드로 돌렸다.팀의 주장 데이비드 베컴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넘겨준 크로스를 오언이 받아 문전으로 띄워주자 루니가 수비수의 견제를 제치고 뛰어 올라 헤딩슛으로 스위스의 골망을 가른 뒤 특유의 텀블링 세리머니를 펼쳤다. 후반 15분 스위스 수비수 베른트 하스가 퇴장당해 수적 우위를 점한 잉글랜드는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루니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30분쯤 오언과 교체 투입된 다리우스 바셀이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찔러준 공을 오른발로 강하게 찼고,공은 왼쪽 골 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오다 몸을 날린 스위스 수문장 요르크 슈티엘에게 부딪혀 다시 골문 안쪽으로 굴러 들어갔다.공식 기록은 루니의 골. 잉글랜드는 전열이 허물어진 스위스를 계속 몰아붙이다가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가 후반 37분 게리 네빌의 크로스를 오른발 슛,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크로아티아는 레이리아 페소아 스타디움에서 ‘우승 0순위’ 프랑스를 맞아 예상을 뒤집고 2-2로 비겼다.반면 프랑스는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20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가는 데 만족해야 했다. 기선은 프랑스가 잡았다.지네딘 지단이 전반 22분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문전으로 절묘한 크로스를 올렸고,땅에 한번 튀긴 공은 크로아티아 수비수 이고리 투도르의 발을 스친 뒤 굴절돼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공식기록은 투도르의 자책골. 승부는 후반전 크로아티아의 대공세로 반전되기 시작했다. 후반 3분 얻어낸 페널티킥을 밀란 라파이치가 골문 안에 꽂아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고,4분 뒤에는 챔피언스리그 득점 2위 다도 프로쇼(AS 모나코) 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수비수 2명을 제치고 강력한 왼발 슛을 성공시켜 역전을 끌어냈다. 프랑스를 패배의 나락에서 구해낸 것은 다비드 트레제게.후반 19분 상대 백패스를 가로채 골키퍼마저 제친 뒤 텅 빈 골문에 차넣어 한숨을 돌리게 했다.그러나 슛 동작 이전에 일어난 트레제게의 핸들링 반칙을 심판이 인정하지 않아 무승부마저도 유쾌하지 못한 뒷맛을 남겼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조양호·김동진 “휴”

    불법대선자금을 제공한 대기업 임원들이 1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311호 법정에 줄줄이 섰다.대한항공 조양호 회장,현대차 김동진 부회장 등 모두 집행유예를 받았다.삼성 이학수 부회장은 징역 3년을 구형받았다. 각 그룹 임원들과 홍보부서 직원들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법원에서 ‘회장님·부회장님’ 모시기에 열을 올렸다.특히 법원이 기업인들이 변호인 통로를 이용하는 것을 철저히 통제,법정 입구는 북새통을 이뤘다.카메라를 들이대는 기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수행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대차 김동진 부회장과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은 오전 9시30분부터 10분 간격으로 도착했다. 첫번째 선고는 조양호 회장.집행유예 기간에 불법정치자금 20억원을 제공했음에도 재판부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자,안도의 한숨이 퍼져나왔다.조 회장도 굳은 표정을 풀고 법정을 나섰다.20여명의 대한항공 관계자가 악수를 건네며 법정을 빠져나갔다.현대차 김동진 부회장의 선고가 뒤따랐다.한나라당에 100억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은 그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법정 밖에서 소감을 묻자 “죄송하다.재판결과에 승복한다.”고 짧게 답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빛좋은 개살구 ‘실버취업’

    ‘N빌딩 경비원 3명 모집,근무시간 오후 5시∼다음날 오전 8시,월 2회 휴무,월 급여 65만원.’ 18일 오후 ‘2004 실버취업박람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 인도양홀을 찾은 이상진(61)씨는 한숨부터 내쉰다.이씨는 “매일 15시간 야간근무에 65만원이라는 보수가 너무 적고,명절에도 쉬지 못한다니 제사를 모셔야 하는 장남 입장에서는 지원할 수 없다.”고 다른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웬만하면 어떤 일이든 해보려고 이곳에 들른 그는 하는 일에 비해 턱없이 낮은 보수가 마음에 걸려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건설현장 일용직 모집처 한 곳에만 이력서를 냈다.“월급이 100만원 넘어간다 싶으면 ‘60세 이하’로 연령을 제한하거나 자격증을 요구하니 막노동밖에 할 일이 없다.”며 허공을 올려다 본다. 서울시와 서울상공회의소가 17,18일 이틀간 개최한 취업박람회는 올해로 2년째.‘실버’들의 노동의욕을 반영하듯 박람회를 찾은 노인들은 지난해의 3만 1000명을 웃돌았다. 그러나 박람회에 이력서를 접수한 사람은 2만 968명에 불과하다.나머지 노인들은 낮은 보수와 연령제한 등에 실망해 발길을 돌렸다.박람회 현장에서 ‘다음 커뮤니케이션’이 실시한 ‘왜 취업을 하려고 하는가.’라는 설문조사에 50% 이상의 노인들이 “생계를 위해”라고 답했다.하지만 박람회에 참여한 일부 업체들이 내놓은 급여는 최저생계비 수준에도 못 미쳤다. 주 3일,하루 4시간씩 근무하는 설비보수직은 일종의 기능직임에도 월 급여가 20만원밖에 되지 않았다.서울의 한 자치구 노인인력지원기관에서 뽑는 공동세탁작업장 업무는 세탁,세탁물 분류 등의 육체노동이지만 시급 1700원에 불과했다.그나마 날마다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필요할 때마다 3∼4시간씩 근무를 하는 식이다.하루 4시간 일해 6800원밖에 벌지 못한다는 계산이다. 취업 도우미는 “박람회에 참여하는 동종업체끼리 미리 급여 수준을 맞춘 것 같다.”고 귀띔한다. 지난달까지 외식업체에서 120만원의 월급을 받으며 일하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는 심모(63·여)씨는 “남편이 앓아누워 안정적인 일이 있어야 하는데,이틀 동안 박람회를 꼼꼼히 살펴봤어도 거의 임시직인 데다 보수도 너무 적다.”면서 “아직 건강한데 나이 많다고 무조건 월급만 깎지 말고 제대로 일할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육체노동을 필요로 하는 일이 대부분이라 ‘여성 실버’들이 지원할 수 있는 직종도 한정돼 있었다.용돈이라도 벌어보려고 자녀들 몰래 박람회장을 찾았다는 이춘자(62·여)씨는 “막상 와보니 할 수 있는 일은 가사도우미(파출부)나 간병인 정도밖에 없어 실망했다.”면서도 “우리 같은 늙은이들은 써주는 것만도 고맙게 여겨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한 서울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기업체들이 노인 고용을 꺼리기 때문에 일자리를 얻으려면 보수가 적더라도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모든 것을 잃었다”…만두업체의 하소연

    “모든 것을 잃었다”…만두업체의 하소연

    만두파동이 빚어지고 열흘이 지났다.한 만두업체 사장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한강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었다.그는 투신하기 전 “만두소로 단무지가 사용되는 것을 알았던 정부가 업체의 위생 상태를 지속적으로 감독했다면 이런 사태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책임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여론에 떠밀린 졸속 조사임을 시인했다.만두파동의 최대 피해자는 무엇보다도 국민이다.식탁에 올릴 먹을거리가 없다는 불신과 공포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왜 몸에 나쁘고 어떻게 나쁜지도 검증되지 않았다.국내 만두시장은 붕괴 위기에 처했고 국제적으로 ‘불량식품 국가’라는 오점만 남겼다. 서울신문은 행정기관의 관리 허점과 뒷북단속 실태를 추적했다.당사자인 업자들은 만두파동의 진실과 행정당국의 문제점을 직설적으로 지적했다.그들은 “원료를 왜 일일이 확인하지 않았느냐고 처벌을 한다면 처벌을 받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먹을 수 없는 만두를 일부러 만든 파렴치범이라는 낙인에는 견딜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불량만두 파동 그 이후 16일 불량만두를 만든 것으로 적발된 25개 업체 가운데 한 곳인 경기도 파주시 ㈜진영식품은 이미 공장에서 간판을 떼어낸 상태였다.1300여평의 부지에 들어선 공장은 을씨년스러웠다.70여명이던 직원들은 지난 12일자로 대부분 퇴사해 뿔뿔이 흩어졌다.남은 5명의 직원들이 반품된 제품을 폐기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14일까지 소각한 만두는 모두 90t 분량.반품된 만두에는 절임무가 들어가지 않은 제품도 있었다.같은 시각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동의 고향냉동식품에서도 폐기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진영식품 현장반 이승준(36)씨는 소각 작업을 하면서 연신 눈물을 훔쳤다.이씨는 “초등학교 2학년 딸이 학교에서 돌아와 ‘선생님이 너희 아빠 회사에서 만든 만두는 먹지 말라고 했다.’고 말해 억장이 무너졌다.”고 했다.이씨는 “만두회사에 다니며 명절 때면 친척들에게 회사 제품을 나눠주고 함께 먹었는데 이제는 죄인이 된 기분”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범죄자인가,피해자인가 불량만두를 만든 것으로 ‘낙인’찍힌 업체들은 이구동성으로 ‘피해자’임을 강조했다.이들은 “정부와 언론이 냉동만두를 쓰레기로 몰아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절임무 납품업체인 맑은식품 손영목 사장은 “단무지 공장에서 무를 자르고 남은 부분을 사용하면 안된다는 규정 자체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한 업체는 “무는 모든 부분을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정말 썩고 부패한 무를 사용할 정도로 비위생적인 가공을 했는지 법원에서라도 진실을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실한 식품관리체계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단무지 납품업체인 푸른들식품 김태유 사장은 “정부가 허가한 업체에 품질검사를 위탁해 6개월마다 검사를 받았지만 단 한차례도 지적이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김 사장은 “업체가 돈을 내고 받는 검사에서도 확인을 못했는데 돈만 챙기고 무엇을 검사한 것이냐.”고 따졌다.진영식품 문평식 회장은 “파주시 식품위생과와 식약청 기동단속반이 해마다 점검했고,서울시와 구청위생과,시민단체까지 1년에 두차례씩 서울공장에 와서 제조공정을 보고 갔지만 아무런 지적도 없었다.”고 흥분했다.박상국 생산부장도 “정부에서 허가한 업체의 가공제품을 썼는데 그 제품에 문제가 있다면 2차공정을 못하도록 막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행정당국이 예방보다 단속실적을 올리는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 과잉수사,언론 과장보도 경찰의 과잉수사에,언론이 덩달아 과장보도하여 문제를 키웠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았다.으뜸식품 관계자는 “경찰청이 제공한 방송화면 속의 더러운 업체는 우리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이 관계자는 “방송 화면에 지저분한 냉장시설과 이끼 낀 폐우물이 나왔지만 우리 우물이 아니었고 당시는 이미 공장이 폐쇄된 지 두달이 넘었던 시점”이라면서 “방송사도 겉모습만 취재했다.”고 항변했다. 진영식품 이금주(48) 만두소 팀장은 “경찰과 언론 모두 ‘한 건’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흥분했던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식품관리인력 태부족 경찰수사의 발단이 된 으뜸식품 등 만두 관련 업체들이 몰려 있는 파주시에는 5300여개의 식품업체가 있지만 담당하는 시청 직원은 2명에 불과하다.대부분의 시·군·구청 식품 관리 직원은 1∼2명에 불과하다.시청 관계자조차도 지자체에 맡길 게 아니라 식약청 등 행정기관이 일원화된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식약청도 인력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80여명이 24만 2700여개의 식품공장과 72만 7500여개의 업소를 맡고 있다. 관리기관도 제각각이다.식약청은 건강기능식품 및 식품첨가물 제조업을,시·도는 어육·청량음료 등 5개 식품군을,당면과 면류 등 9개 식품군은 시·군·구가 맡아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 파주시 관계자는 “지자체가 나서서 2차 가공회사에 제품을 쓰지 말라고 통보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면서 “적발된 업체 중 억울한 업체가 사실상 있다.”고 말했다.결국,줄줄이 도산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때늦은 동정일 뿐이라는 비판이다. 파주·성남 안동환 김효섭 이재훈기자 sunstory@seoul.co.kr
  • [쇼핑]지갑 안열고 못배기는 백화점 경매

    불황에 불량식품 유통까지 악재가 겹친 백화점들이 ‘품격’보다 ‘실속’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현대백화점,행복한세상 백화점,그랜드백화점 등이 ‘경매행사’를 마련했다.롯데백화점은 본점에서 냉장고부터 침대커버까지 각종 생활용품을 최초가 100원부터 시작하는 이색 경매행사를 벌였다.백화점 경매현장에서 싸게 사는 법을 알아본다. ●사은품 없어도 싼 가격에 만족 “자,157만 2000원짜리 에어컨을 100원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진행자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한 중년 남성이 큰소리로 “70만원!”을 외쳤다.망설일 시간은 없다.진행자가 카운트를 ‘셋’까지 세면 그대로 낙찰되기 때문.사람들이 재빨리 천원,만원씩 값을 높여 부르기 시작했다.120만원 근처에서 100원씩 값을 높여가며 서로 신경전을 벌이던 두 아주머니 중 한 명이 ‘도저히 안 되겠다.’는 듯 한숨을 쉬는 사이,카운트 셋이 떨어졌다.“121만원,낙찰!” 에어컨의 주인은 동부이촌동에서 온 주부 최현(50·여)씨.최씨는 “에어컨이 필요해 값을 알아보던 중 전단지에서 행사가 있다는 것을 보고 꼭 사야겠다는 생각으로 왔다.”며 “내가 알아본 가격 중 가장 싼 가격에 샀다.”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그는 “다른 곳처럼 사은품은 없지만 싸게 샀으니 훨씬 절약됐다.”고 말했다. ●차분하게 필요 여부 따져야 실속구매 이날 경매 행사를 담당한 롯데백화점 마케팅팀 담당자는 “소비자들이 후회없이 구매하기 위해서는 경매현장의 뜨거운 분위기에 휩싸이지 말고 차분한 마음으로 자신에게 꼭 필요한 물건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충동적으로 경매가격을 불러 낙찰되었다가 나중에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취소는 가능하지만,다른 소비자의 기회를 빼앗게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면서 신중한 선택을 당부했다. 이렇게 백화점 경매에서 낙찰받은 값은 정말 싼 걸까.백화점 경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엇갈린다.평창동에서 온 김모(48)씨는 “결국 가격이 높아져 제 값 주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업체측이 빨리 낙찰시키지 않고 결국 비싼 값까지 가도록 교묘하게 경쟁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말했다.경매행사일정을 메모해두었다가 찾아온다는 정모(39·여)씨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며 “기회만 잘 잡으면 시중가의 반도 안되는 값에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측은 “보통 정상가의 70∼80%선에서 낙찰되면 일반 세일 행사와 비슷한 값이라고 볼 수 있지만,비인기 종목의 경우 훨씬 더 싼 가격에 낙찰되기도 한다.”면서 “그날의 비인기종목이면서 자신에겐 필요한 물건을 살 때 경매를 이용하면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6월 백화점 경매행사 풍성 현대 백화점은 6월 한달간 매주 일요일 신촌점 9층 테마플라자에서 ‘일요경매 페스티벌’을 연다.HD급 TV,냉장고,가스오븐 등 15종류의 가정용품 및 잡화류를 경매행사를 통해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18일 오후 1시30분 본점에서 대우 수피아 공기청정 에어컨(정상가 115만원),파나소닉 비데(정상가 42만원),JVC 디지털캠코더(139만 8000),신원갤러리 앤틱 4인 식탁세트(159만원) 등 모두 15개 품목을 최저가 100원부터 경매에 들어간다. 행복한 세상은 21,22일 오후 3시에 2층 전망용 엘리베이터 앞에서 최초가 1만원부터 시작하는 여름 원피스(하루 10장) 경매 행사를 진행한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쇼핑]지갑 안열고 못배기는 백화점 경매

    [쇼핑]지갑 안열고 못배기는 백화점 경매

    불황에 불량식품 유통까지 악재가 겹친 백화점들이 ‘품격’보다 ‘실속’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현대백화점,행복한세상 백화점,그랜드백화점 등이 ‘경매행사’를 마련했다.롯데백화점은 본점에서 냉장고부터 침대커버까지 각종 생활용품을 최초가 100원부터 시작하는 이색 경매행사를 벌였다.백화점 경매현장에서 싸게 사는 법을 알아본다. ●사은품 없어도 싼 가격에 만족 “자,157만 2000원짜리 에어컨을 100원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진행자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한 중년 남성이 큰소리로 “70만원!”을 외쳤다.망설일 시간은 없다.진행자가 카운트를 ‘셋’까지 세면 그대로 낙찰되기 때문.사람들이 재빨리 천원,만원씩 값을 높여 부르기 시작했다.120만원 근처에서 100원씩 값을 높여가며 서로 신경전을 벌이던 두 아주머니 중 한 명이 ‘도저히 안 되겠다.’는 듯 한숨을 쉬는 사이,카운트 셋이 떨어졌다.“121만원,낙찰!” 에어컨의 주인은 동부이촌동에서 온 주부 최현(50·여)씨.최씨는 “에어컨이 필요해 값을 알아보던 중 전단지에서 행사가 있다는 것을 보고 꼭 사야겠다는 생각으로 왔다.”며 “내가 알아본 가격 중 가장 싼 가격에 샀다.”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그는 “다른 곳처럼 사은품은 없지만 싸게 샀으니 훨씬 절약됐다.”고 말했다. ●차분하게 필요 여부 따져야 실속구매 이날 경매 행사를 담당한 롯데백화점 마케팅팀 담당자는 “소비자들이 후회없이 구매하기 위해서는 경매현장의 뜨거운 분위기에 휩싸이지 말고 차분한 마음으로 자신에게 꼭 필요한 물건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충동적으로 경매가격을 불러 낙찰되었다가 나중에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취소는 가능하지만,다른 소비자의 기회를 빼앗게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면서 신중한 선택을 당부했다. 이렇게 백화점 경매에서 낙찰받은 값은 정말 싼 걸까.백화점 경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엇갈린다.평창동에서 온 김모(48)씨는 “결국 가격이 높아져 제 값 주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업체측이 빨리 낙찰시키지 않고 결국 비싼 값까지 가도록 교묘하게 경쟁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말했다.경매행사일정을 메모해두었다가 찾아온다는 정모(39·여)씨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며 “기회만 잘 잡으면 시중가의 반도 안되는 값에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측은 “보통 정상가의 70∼80%선에서 낙찰되면 일반 세일 행사와 비슷한 값이라고 볼 수 있지만,비인기 종목의 경우 훨씬 더 싼 가격에 낙찰되기도 한다.”면서 “그날의 비인기종목이면서 자신에겐 필요한 물건을 살 때 경매를 이용하면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6월 백화점 경매행사 풍성 현대 백화점은 6월 한달간 매주 일요일 신촌점 9층 테마플라자에서 ‘일요경매 페스티벌’을 연다.HD급 TV,냉장고,가스오븐 등 15종류의 가정용품 및 잡화류를 경매행사를 통해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18일 오후 1시30분 본점에서 대우 수피아 공기청정 에어컨(정상가 115만원),파나소닉 비데(정상가 42만원),JVC 디지털캠코더(139만 8000),신원갤러리 앤틱 4인 식탁세트(159만원) 등 모두 15개 품목을 최저가 100원부터 경매에 들어간다. 행복한 세상은 21,22일 오후 3시에 2층 전망용 엘리베이터 앞에서 최초가 1만원부터 시작하는 여름 원피스(하루 10장) 경매 행사를 진행한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불량만두’ 후폭풍] 도산한 진영식품 문평식회장

    “화순의 만두업체 사장이 한강에 투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솔직히 제가 갈 길을 그이가 먼저 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7일 이미 폐쇄된 경기도 파주시의 만두공장에서 만난 ㈜진영식품 문평식(59) 회장은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초조한 듯 연신 담배를 피워댔다.문 회장은 파주공장에서 자신이 만든 만두제품의 소각 작업을 지휘하고 있었다.미국과 유럽에 수출한 48억원어치의 만두제품도 모두 반품처리됐다.그는 현재 도산한 상태다. 문 회장은 “지난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업체 명단을 공개한 뒤 주위 사람들을 볼 면목이 없어 집에도 며칠째 들어가지 못했다.”면서 ‘만두 제조 인생’이 어떻게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는지를 털어놨다. 문 회장은 “문제가 된 으뜸식품의 단무지는 만두소 재료의 3%에 불과하며 가공과정에서 잘게 부순 절임무를 모두 기름에 볶아 기준치인 세균 10만마리보다 훨씬 적은 100마리 수준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그는 “1999년 으뜸식품과 계약하기 전 직접 공장을 방문하고 제조공정을 확인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당시 으뜸식품의 탈염·세척 과정은 깨끗했다.”고 강조했다. 문 회장은 이어 “정부가 허가한 업체로부터 포장된 가공 절임무를 공급받아 만두를 만들었지만 사전에 식약청과 파주시청 누구도 문제가 있다고 통보해준 적이 없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문 회장은 지난 3월 은행 대출금 78억원 등 모두 100억원을 투자해 파주시에 대형 만두공장을 차렸다.자동시스템과 첨단 위생시설을 갖춘 공정에만 46억원을 들였다.세계적으로 까다로운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의 인증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제조과정에서 세균을 죽이는 최신형 증숙기를 사들였고,전 공정을 자동화로 구축해 사람 손이 갈 틈이 없는 시스템”이라면서 “맛난 만두를 만들기 위해 일반두부보다 ㎏당 64원이 비싼 고급두부를 만두소에 넣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외부에서 공급받은 가공물 하나 때문에 공장을 닫고 삶의 기반마저 송두리째 흔들리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문 회장은 “문제가 된 서울공장이 아닌 파주공장만이라도 살리고 싶었지만 소용이 없었다.”면서 “한국식품연구원에서 매달 적합여부를 검사했지만 그동안 한번도 지적받은 적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1978년 식품사업에 뛰어든 그는 “재료에 문제가 있는지를 몰랐던 잘못에 대해서는 벌을 주면 달게 받겠다.”면서도 “돈에 눈먼 파렴치한이 결코 아닌데도,그렇게 몰고 가는 세상의 마녀사냥에는 더 이상 견딜 힘이 없다.”며 끝내 눈물을 뚝뚝 흘렸다. 파주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모든 것을 잃었다”…만두업체의 하소연

    만두파동이 빚어지고 열흘이 지났다.한 만두업체 사장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한강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었다.그는 투신하기 전 “만두소로 단무지가 사용되는 것을 알았던 정부가 업체의 위생 상태를 지속적으로 감독했다면 이런 사태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책임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여론에 떠밀린 졸속 조사임을 시인했다.만두파동의 최대 피해자는 무엇보다도 국민이다.식탁에 올릴 먹을거리가 없다는 불신과 공포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왜 몸에 나쁘고 어떻게 나쁜지도 검증되지 않았다.국내 만두시장은 붕괴 위기에 처했고 국제적으로 ‘불량식품 국가’라는 오점만 남겼다. 서울신문은 행정기관의 관리 허점과 뒷북단속 실태를 추적했다.당사자인 업자들은 만두파동의 진실과 행정당국의 문제점을 직설적으로 지적했다.그들은 “원료를 왜 일일이 확인하지 않았느냐고 처벌을 한다면 처벌을 받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먹을 수 없는 만두를 일부러 만든 파렴치범이라는 낙인에는 견딜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불량만두 파동 그 이후 16일 불량만두를 만든 것으로 적발된 25개 업체 가운데 한 곳인 경기도 파주시 ㈜진영식품은 이미 공장에서 간판을 떼어낸 상태였다.1300여평의 부지에 들어선 공장은 을씨년스러웠다.70여명이던 직원들은 지난 12일자로 대부분 퇴사해 뿔뿔이 흩어졌다.남은 5명의 직원들이 반품된 제품을 폐기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14일까지 소각한 만두는 모두 90t 분량.반품된 만두에는 절임무가 들어가지 않은 제품도 있었다.같은 시각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동의 고향냉동식품에서도 폐기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진영식품 현장반 이승준(36)씨는 소각 작업을 하면서 연신 눈물을 훔쳤다.이씨는 “초등학교 2학년 딸이 학교에서 돌아와 ‘선생님이 너희 아빠 회사에서 만든 만두는 먹지 말라고 했다.’고 말해 억장이 무너졌다.”고 했다.이씨는 “만두회사에 다니며 명절 때면 친척들에게 회사 제품을 나눠주고 함께 먹었는데 이제는 죄인이 된 기분”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범죄자인가,피해자인가 불량만두를 만든 것으로 ‘낙인’찍힌 업체들은 이구동성으로 ‘피해자’임을 강조했다.이들은 “정부와 언론이 냉동만두를 쓰레기로 몰아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절임무 납품업체인 맑은식품 손영목 사장은 “단무지 공장에서 무를 자르고 남은 부분을 사용하면 안된다는 규정 자체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한 업체는 “무는 모든 부분을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정말 썩고 부패한 무를 사용할 정도로 비위생적인 가공을 했는지 법원에서라도 진실을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실한 식품관리체계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단무지 납품업체인 푸른들식품 김태유 사장은 “정부가 허가한 업체에 품질검사를 위탁해 6개월마다 검사를 받았지만 단 한차례도 지적이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김 사장은 “업체가 돈을 내고 받는 검사에서도 확인을 못했는데 돈만 챙기고 무엇을 검사한 것이냐.”고 따졌다.진영식품 문평식 회장은 “파주시 식품위생과와 식약청 기동단속반이 해마다 점검했고,서울시와 구청위생과,시민단체까지 1년에 두차례씩 서울공장에 와서 제조공정을 보고 갔지만 아무런 지적도 없었다.”고 흥분했다.박상국 생산부장도 “정부에서 허가한 업체의 가공제품을 썼는데 그 제품에 문제가 있다면 2차공정을 못하도록 막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행정당국이 예방보다 단속실적을 올리는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 과잉수사,언론 과장보도 경찰의 과잉수사에,언론이 덩달아 과장보도하여 문제를 키웠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았다.으뜸식품 관계자는 “경찰청이 제공한 방송화면 속의 더러운 업체는 우리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이 관계자는 “방송 화면에 지저분한 냉장시설과 이끼 낀 폐우물이 나왔지만 우리 우물이 아니었고 당시는 이미 공장이 폐쇄된 지 두달이 넘었던 시점”이라면서 “방송사도 겉모습만 취재했다.”고 항변했다. 진영식품 이금주(48) 만두소 팀장은 “경찰과 언론 모두 ‘한 건’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흥분했던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식품관리인력 태부족 경찰수사의 발단이 된 으뜸식품 등 만두 관련 업체들이 몰려 있는 파주시에는 5300여개의 식품업체가 있지만 담당하는 시청 직원은 2명에 불과하다.대부분의 시·군·구청 식품 관리 직원은 1∼2명에 불과하다.시청 관계자조차도 지자체에 맡길 게 아니라 식약청 등 행정기관이 일원화된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식약청도 인력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80여명이 24만 2700여개의 식품공장과 72만 7500여개의 업소를 맡고 있다. 관리기관도 제각각이다.식약청은 건강기능식품 및 식품첨가물 제조업을,시·도는 어육·청량음료 등 5개 식품군을,당면과 면류 등 9개 식품군은 시·군·구가 맡아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 파주시 관계자는 “지자체가 나서서 2차 가공회사에 제품을 쓰지 말라고 통보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면서 “적발된 업체 중 억울한 업체가 사실상 있다.”고 말했다.결국,줄줄이 도산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때늦은 동정일 뿐이라는 비판이다. 파주·성남 안동환 김효섭 이재훈기자 sunstory@seoul.co.kr ˝
  • [서울 탱고] 하사와 병장 ‘해남 아가씨’

    [서울 탱고] 하사와 병장 ‘해남 아가씨’

    ‘월출봉 고갯길을 굽이굽이 돌아서.나 여기 찾아 왔네 해남아가씨∼’ 대중가요 ‘해남아가씨’는 70년대 후반 인기가요 차트 ‘베스트 10’에 오를 만큼 히트했다.당시 벽촌이던 전남 해남을 전 국민의 입에 오르내리게 한 노래이다.해남 사람들에게는 ‘애향가’나 다름없다.향우회나 동창회에서도 분위기가 고조되면 으레 이 노래를 합창한다. ‘구름도 내맘인 양 그님 모습 그리고 우슬재 산마루에 나의 눈길 머무네. 아∼이 내맘 부러울 것 없어라.우물가 해남아씨 물 한모금 주구려∼.’ 한적한 시골 마을.붉은 댕기머리 산골 처녀가 우물가에 수줍은 미소로 나그네의 마른 목을 적셔 줄 듯하다. 당시만 해도 영암∼해남간 국도는 비포장 도로였다.해안에서 나오는 ‘김’과 농촌 들녘의 ‘물감자’‘배추’ 등이 특산품이었다.해남은 광주까지 100㎞ 남짓밖에 안 되지만 차량으로 3시간 이상 걸렸다. 영암 월출산을 오른쪽에 끼고 꼬불꼬불한 비포장 도로를 달리다 보면 강진과 해남의 경계에 ‘우슬재’가 나타난다.사람들은 이곳을 힘겹게 올라 와 한숨 돌리며 해풍(海風)에 땀을 식혔을 것이다.지금도 우슬재를 넘어 해남땅에 도달하면 맘씨 좋은 해남 아가씨가 사뿐히 걸어 나와 반겨줄 듯하다. ‘해남 아가씨’를 히트시킨 가수는 남성 듀엣 ‘하사와 병장’. 이들 가수가 지금은 활발한 활동을 않기 때문에 40대 이하에게는 생소할지 모른다.이 노래가 만들어진 사연도 일반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사 이경우(53)와 병장 이동근(54)은 논산훈련소에서 ‘운명적으로’ 만난다.1973년 하사교육 훈련을 마친 이경우는 이등병이던 이동근과 같은 부대에 배치된다.노래에 소질이 남다른 두 사람은 군부대 노래 경연대회 때마다 1등을 차지했다.둘은 제대 후 사회에서 다시 만나기로 결의했다. 이 하사는 3개월 늦게 제대한 이 병장과 만나 듀엣을 만들고 본격적인 가수의 길을 걷는다.무명시절에는 대구,부산의 레스토랑 등지에서 통기타를 치며 포크송을 주로 불렀다.둘은 라면으로 끼니를 때워 가면서 노래를 위해 젊음을 불살랐다.3∼4년 동안 언더그라운드를 누비던 그들에게 한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대구 기독교방송의 어느 PD가 ‘목화밭’의 작곡가 진남성을 소개해 주었다.‘목화밭’은 단순하고 느릿한 컨트리 풍의 곡이었다.‘하사와 병장’은 통기타를 치며 라이브 무대에서 ‘목화밭’을 열창했다. 반응이 제법 좋았다. 이들은 인기가 올라가자 무대를 서울 명동으로 옮겼다.79년 킹레코드의 사장 ‘킹박’(별명)으로부터 음반 취입 제의를 받았다.당시엔 ‘가요 정화 사건’ 이후 포크와 록이 통제 받던 시기로 최헌,최병걸,조경수,윤수일 등 로커들이 대거 트로트 가수로 전향했다. 이들은 ‘목화밭’ 이름값으로 목포MBC가 해남에서 개최한 행사에 초대됐다.해남으로 가는 도중 이 병장이 트로트 곡 ‘해남 아가씨’를 만든 것. 이 병장은 “운무에 싸인 월출산 자락을 따라 비포장 도로를 달릴 때 주변 경관이 한폭의 동양화 같았다.”며 “‘해남아가씨’의 영감을 얻었다.”고 털어놨다. 이 음반은 5만장 이상 나가고 가요차트 ‘베스트10’에 오르는 대박이 터졌다.한꺼번에 여러 방송사에서 출연을 제의해올 만큼 반응은 좋았다.이 하사는 “통기타 가수로서 활동하던 때라 트로트인 ‘해남아가씨’를 부를까 말까 망설였다.”고 회고했다.이렇게 탄생한 ‘해남아가씨’는 김준규·주현미의 ‘쌍쌍파티’에 올려지면서 인기를 더했다. ‘하사와 병장’은 이 노래 이후 이렇다할 히트곡을 내지 못해 지난 83년 듀엣을 해체하고 각자의 길을 걷는다.이 하사는 현재 경기도 일산에서 ‘음치 클리닉’을 운영하고,이 병장은 서울서 ‘음악기획사’를 꾸려가고 있다. 이 노래의 현장인 해남은 요즘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두륜산,대흥사,달마산,미황사,땅끝마을 등 유명 관광지와 해수욕장이 올 여름 피서객 맞을 준비에 바쁘다.우슬재도 이미 터널로 뚫리고 왕복 4차로로 포장됐다. ‘해남 아가씨’는 보이지 않더라도 그때보다 편리해진 도로 따라 땅끝 해변을 누벼보는 것은 어떨까. 글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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