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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50달러시대] “플라스틱공장 10곳중 2곳꼴 도산”

    [유가 50달러시대] “플라스틱공장 10곳중 2곳꼴 도산”

    “고유가 여파로 올들어 플라스틱 가공업체 10곳 가운데 2곳은 이미 도산했거나 문을 닫기 일보 직전입니다.” 석용찬 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 회장은 18일 “원료업체의 가격 인상과 대기업의 납품가 인상 거부로 중소제조업체들이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플라스틱 가공업종 종사자 70만명이 길거리로 내몰릴 처지”라고 밝혔다.석 회장은 경기 파주에서 종업원 70여명과 함께 중견 플라스틱가공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석 회장은 고유가 부담을 중소제조업체에 전가하는 대기업들의 횡포가 중소기업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현재 플라스틱 가공업체의 주원료인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 등 5대 범용수지 가격은 지난해보다 평균 40%가량 뛰었다. 그는 “유가가 올라 원료업체들이 제품가격을 인상하면 납품가도 당연히 올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납품받는 대기업들은 연간 계약인 만큼 내년에나 보자는 식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국내 플라스틱 생산 규모는 미국·독일·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연간 생산량은 900만t으로 이 가운데 절반을 해외로 수출한다. 그는 ‘유가 급등→원료가 인상→대기업 납품가 동결→중소기업 도산’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원료업체가 수시로 가격을 올리는 것보다 최소한 분기별로 가격을 인상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고유가 부담을 대기업과 나눠 가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석 회장은 “시차를 두고 한꺼번에 가격을 인상하면 대기업과 납품계약때 이를 반영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원료업체가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특히 “원료업체들은 수출이 호조인 데다 내수가보다 수출 가격이 좋아 얼마든지 물량을 소화할 자신이 있다.”면서 “자꾸 문제를 일으키면 수출로 물량을 돌리겠다.”고 협박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석 회장은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중소기업들은 은행 문을 두드리다 사채시장을 전전한 뒤,결국 손 털고 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석 회장은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도 채산성 악화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지난해 흑자에서 올해는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파주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2004 아테네 올림픽] 최민호 아름다운 銅

    [2004 아테네 올림픽] 최민호 아름다운 銅

    |아테네 특별취재단| 한국에 첫 메달을 안겨준 최민호(24·창원경륜공단)는 시상대에서도,기자회견장에서도 외로웠다. 금메달 ‘1순위’로 거론되던 최민호가 14일 밤(한국시간) 유도 60㎏급 8강전에서 몽골의 카스바타르 차간바에게 지자 그 많던 한국기자들도,응원단도 모두 동메달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시상식이 끝나고 긴 한숨을 내쉬며 아노리오시아홀을 빠져 나가던 최민호는 “유도를 알기 시작한 뒤부터는 매트에서 구른 기억밖에 없다.”면서 “오늘 노무라 다다히로와 붙어 멋있게 한판으로 이기는 꿈을 키워왔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최민호가 보여준 투혼은 금메달이나 진배없다.5㎏ 감량이 버거웠는지 최민호는 1회전부터 다리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평소 같으면 1분도 안돼 한판으로 넘길 수 있는 상대였지만 종료 29초를 남기고 빗당겨치기 한판으로 가까스로 이겼다.2회전도 다행히 이겼으나 8강전에서는 급기야 다리가 마비됐다.상대의 누르기에서 빠져나가려 했지만 통증만 더할 뿐 다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남은 목표는 동메달.패자전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3시간 정도가 남았다.최민호는 허벅지와 종아리를 바늘로 찔러댔다.밥공기에 담을 수 있을 정도로 피가 흐르는 가운데 수분 섭취를 위해 물을 마셨다.몇 리터를 마셨는지 모를 정도로. 이윽고 쥐가 풀렸다.기다리던 본실력은 패자전에서 나왔다.최민호는 패자전 3판을 모두 업어치기 한판으로 이겼다.“쥐만 나지 않았다면 노무라가 올랐던 시상대에 내가 올랐을 것입니다.그러나 이것도 실력입니다.다시 시작해야죠.” window2@seoul.co.kr
  • 충청권 부동산시장 르포…연기·공주 거래실종 ‘한숨’

    충청권 부동산시장 르포…연기·공주 거래실종 ‘한숨’

    신행정수도 입지 확정 이후 충청권 토지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최종 입지로 확정된 연기·공주 부동산가는 여전히 한숨 소리만 들렸다.‘풍선효과’로 땅값이 급등한 청양·예산,서산·당진 등 충남 서부지역은 역풍을 두려워하고 있다.반면 탈락한 후보지 주민들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연기·공주,땅 내놔도 안팔려 15일 연기·공주지역은 지난 7월 후보지 점수 발표 때만 해도 투기 세력이 몰려들었던 것과 달리 조용했다.거래가 중단됐고 호가 오름세도 멈췄다.지난 6월 후보지 발표 때 부동산 시장이 요동을 쳤던 것과는 딴판이다.수용 예상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볼멘 소리가 넘쳐났다.특히 연기군 남면·금남면·동면,공주시 장기면 등은 비도시지역 및 녹지지역 외에 주거·상업·공업·용도미지정지역도 추가로 개발규제를 받게 된다.도시지역에서도 200㎡를 초과하는 토지거래는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한다.사실상 모든 부동산에 대해 개발행위허가 및 건축허가를 제한키로 하면서 거래가 완전 실종됐다. 오진우 벤처부동산컨설팅 사장은 “연기·공주 일대 토지 시장은 거래가 ‘올 스톱’됐고 호가 오름세도 진정돼 찬바람만 불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땅값 조정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후보지 점수 발표 때 정점에 오른 값 그대로다.1번 국도 주변 밭은 평당 20만∼70만원.국도에서 떨어진 논은 평당 10만∼15만원을 부르고 있다.더 이상 땅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주민들이 뒤늦게 팔자 물건을 내놓고 있지만 매수세가 사라졌다.연기군 남면 임윤수씨는 “보상 가격이 낮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일부 주민들이 처분하고자 하지만 오른 가격을 고집하는 바람에 살 사람이 달려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후보지에서 최종 탈락한 천안,진천·음성,논산·공주(계룡)지구 주민들은 거래 규제가 풀리면서 한숨을 돌렸다.개발행위제한지역에서 풀리면 거래가 자유로운 지역으로 토지 수요 방향이 쏠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특히 진천·음성은 토지거래허가지역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커 가격이 오르고 거래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민들이 오랜만에 웃음을 지었다. 신행정수도 후보지와 별도로 아산 신도시 개발·고속철도 개통 호재를 안고 있는 천안지역도 거래 활성화가 기대된다.하지만 가격 폭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충남 서해안,급속 냉각 공주와 가까워 ‘풍선효과’를 누리던 청양·예산 지역은 역풍을 맞을 판이다.거래가 급증하고 땅값이 오르자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냉기류만 흐르고 있다.상투를 잡았다가는 쪽박을 찰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값 오름세도 멈췄다. 투기 거래가 극심했던 서산·당진 지역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확실시되면서 거래가 멈췄다.김상권 새한공인중개사 대표는 “허가구역 지정 소문이 돌면서 매수세가 사라졌다.”면서 “경기침체까지 겹친 데다 외지인 거래가 끊기면 시장은 급속히 냉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기·서산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녹색공간] “웰빙은 작은 것이여”/오한숙희 여성학자

    오년전만해도 서울에서 잘 나가는 사진작가였던 친구가 지리산 자락에서 차농사를 짓고 산다는 소문을 듣고 확인 겸,피서 겸 섬진강가를 다녀왔다.녹차와 매실,두 가지 녹색을 먹고사는 친구부부의 모습이 신선 같았다. “적게 먹을 생각하니까 많이 벌겠다고 서울에서 아등바등 살거 없겠더라구.벌면 또 버는 만큼 쓰게 되는 게 소비사회의 속성이잖아.” 가마솥 온도 240도에 아홉 번 덖어 녹차를 만드노라면 목장갑을 겹겹이 낀 손에 화상으로 물집이 잡힌다면서도 그들 내외는 행복해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나주의 농사짓는 친구들이 생각났다.곧 추석이니 배농사로 바쁠 것 같아 먼저 전화를 걸었다. “과수원일로 바쁜 건 아니고 오늘 밤 마을회관에 모이는디.튀밥 장사할라고 봉지 작업하기로 헝께,노래연습도 히야고.” 밀고 들어갈 생각으로 궁합을 맞췄다. “봉지 작업이라면 일손 필요하겠네.내 일행들은 노동명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노래연습에는 관객이 있어야 제격일 테니 우리가 가는 게 딱이다,그치.” 그들은 광복절을 맞아 지역에서 벌어지는 통일 한마당에 여성 농민노래패를 구성하여 노래자랑에 나가는 한편 우리쌀 지키기 홍보의 일환으로 쌀튀밥을 팔 작정이었다.작업대열로 앉아 사먹어본 눈어림으로 봉지마다 1000원어치씩 담아내고 보니 백여든 두 봉지였다.작업이 끝났다고 허리를 펼 틈도 없이 총무를 맡은 이의 한숨이 새어나왔다. “인건비는 관두더라도 본전도 안 나온다.” 본전에 맞추자니 1500원은 받아야 할 터였다.외할머니 떡도 싸야 사먹는 법인데 아무리 우리쌀이라 해도 1500원이면 안 팔린다는 비관론이 우세했다. “이러니 가격경쟁력이 있으려면 수입쌀을 쓸 수밖에 없는 거야.” 우리쌀 지키기의 명분이 빛을 잃어가는 순간이었다.“그렇지만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있잖아요.우리쌀이 우리 몸에 더 좋은 것이라면 경쟁력을 양만 가지고 따질 수는 없는 거 아닐까요.” 전환적인 이야기를 한 것은 나의 일행 중의 한 명이었다.그는 얼마후 가족을 따라 이민을 가는데 무엇을 생업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애들이 흔히 하는 말로 체리농사에 ‘필이 꽂혀서’ 지리산 차농사꾼 구경을 따라나섰고 나주걸음도 그로 인해 연결된 것이었다.무농약농사를 꿈꾸는 그에게 가격경쟁문제는 심각한 화두일 수밖에 없었다. “별로 안 좋은 것을 많이 먹기 보다 좋은 것을 적게 먹는다는 개념으로 바꿔가면 되잖아요.무병장수의 비결 중에 ‘적게 먹고 많이 걸어라.’가 있던데요.” 그 다음부터 우리의 이야기는 ‘소식 간증’으로 흘러갔다.진짜 미식가는 양으로 승부하지 않는다,우리 어머니는 팔뚝만한 중국조기를 보시더니 같은 값에 조선조기 한 마리 먹지 중국 조기 세 마리 안 먹는다셨다,아흔에 등산하는 친구 할아버지가 저녁은 유기농 오곡가루 한 숟가락 드신다더라,일본의 니시건강법을 계승한 고다 박사는 상상할 수 없는 소식으로 불치병을 고치는 것으로 유명하다더라,그날 우리의 결론은 만장일치,‘웰빙은 작은 것이여’,튀밥값은 소신의 1500원. 가격과 양,숫자로만 따지는 공간에는 생명과 환경을 상징하는 녹색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이제는 질이다.작더라도 생명이다. 오한숙희 여성학자
  • ‘말씀 경쟁’ 한나라 아침회의는 ‘NATO회의’

    한나라당 당직자로 20년 넘게 잔뼈가 굵은 A씨는 요즘 ‘아침 회의 폐지론’을 강조하고 있다.그는 “바깥 세상은 눈 돌아갈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데,당 회의 풍경은 24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꼬집었다. 한나라당에서는 날마다 오전 9시에 회의가 열린다.월,목요일에는 박근혜 대표가 주재하는 상임운영위 회의가,나머지 날은 김덕룡 원내대표가 좌장이 되는 주요 당직자회의가 열린다. 공개로 진행되는 회의 ‘오프닝’은 당 지도부가 핵심 쟁점에 대해 한 마디 던지는 의미있는 자리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오프닝에서 일부 참석자들의 ‘말씀 경쟁’이 도를 넘어서 오히려 중요한 비공개 회의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 A씨의 지적이다. 그는 “다들 온갖 현안에 대해 한 마디씩 해야 성이 풀리는지 아침 회의는 지루한 정견발표장 같다.”면서 “보좌진이 준비해준 ‘말씀자료’를 그대로 줄줄 읽는 일부 의원을 보면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아직도 공화당 시절처럼 정치를 하는지 답답하다.”고 꼬집었다. 역시 당직자 출신인 보좌관 B씨는 한술 더 떠 “망하는 조직은 책상에 앉아 회의만 한다고 하더니…”라고 한숨을 내쉬었다.B씨는 “사무총장은 당무를,정책위의장은 주요 정책만 압축,보고하면 되는데 그저 10분 넘게 장광설을 펴는 것이 좋다고 착각하고 있다.”면서 “정작 중요한 비공개 회의는 시간에 쫓기기 일쑤”라고 말했다.그는 “노 액션(No Action) 회의는 차라리 폐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나라당 회의는 ‘나토(NATO·No Action Talk Only) 회의’라는 자조 섞인 비아냥도 들려온다.날마다 회의를 해봤자 말만 넘쳐나고,정작 행동은 없다는 것이다. ‘나토 회의’를 둘러싼 해프닝도 종종 일어난다.이병석 원내부대표는 지난 13일 회의에서 조간신문에 보도된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결과를 최신 소식인양 보고해 ‘웬 구문(舊聞)?’이냐는 반응을 샀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불황에 허덕이는 서민경제…월 교육비는 수십만원…대학생은 졸업을 하는 것이 두려워 휴학…노래방 도우미의 3분이 1이 가정주부…유가는 45달러…”는 식으로 10분 가까이 신문 내용을 줄줄 읊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최근 “현 정권은 공부는 안 하고 숙제는 알바를 시켜서 성적이 좋아진 척하는,부모 눈속이기나 하는 운동권 학생 스타일”이라고 ‘언론보도용 발언’을 했다가 운동권 출신 의원에게 핀잔을 사기도 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경제정책 축 ‘이정우→이헌재’

    경제정책 축 ‘이정우→이헌재’

    “경기부양책 자체는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취해야 마땅하나 다만 큰 부작용을 가져올 미봉적 부양책이 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이 12일 연세대에서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한 발언이다.인위적인 경기부양 정책 절대불가 입장을 고수하던 이 위원장의 발언 수위가 상당히 낮아진 듯하다.물론 그는 “무리한 경기부양은 당장 한숨을 돌릴지 모르나 그 효과는 결코 오래 가지 않고 나중에 후회할 일이 반드시 생긴다.”는 경고를 잊지 않았다. 같은 날 같은 행사에 참석했던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재정확대 의지를 밝히면서 경기부양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시장친화적인 정책에 대한 이 부총리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이상적인 경제정책 아이디어를 갖고 있던 이 위원장이 현실을 바라보기 시작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위원장에게 쏠려 있던 경제정책 파워가 이 부총리에게 옮겨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면서 사실상 이 부총리의 손을 들어줬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 부동산정책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라.”면서 정책기획위원회가 맡던 부동산대책 창구를 국민경제자문회의로 옮기라고 지시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경제부총리가 부동산 세제·지방세·공급과 수요·금융 등의 부동산 관련 거시 대책을 맡도록 했다.종합부동산세제 보완도 지시했다.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인 ‘10·29 대책’을 주도할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가졌던 이 위원장으로서는 맥이 빠졌을 것으로 청와대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책기획위원회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로 부동산 정책 창구를 바꾼 것은 종합적이고 균형된 시각으로 부동산 대책을 세우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꿔 말하면 이 위원장의 정책이 단편적이고 균형되지 못했다는 얘기로도 들린다.민간위원들은 노 대통령 앞에서 “최근 부동산 대책이 가격안정에는 성공했지만 거래를 상당히 위축시키고 있다.”고 문제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이 정부 부처 위주로 돌아가야 하는데 위원회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경제보좌관실에서는 부동산 대책을 지나치게 몰고 가다간 건설경기를 위축시켜 경제에 주름살을 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노 대통령에게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이 위원장에게 파워가 집중되면서 이 부총리가 ‘못해 먹겠다.’고 말했지만 이제는 입장이 반전됐다.하지만 아직 경제정책의 완전한 파워 이동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게 여권의 시각이다. 이 부총리는 시장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이 위원장의 뒤에는 여권내 386세력이 버티고 있다.시장주의자와 개혁주의자들의 힘겨루기라는 얘기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고구려사 지키기] “고구려 재단의 中과 담판 기대”

    국회 교육위원회가 11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파문과 관련해 긴급 소집한 전체회의는 마치 토론장을 방불케 했다. 교육위원들은 외교통상부와 교육부,고구려연구재단의 기관 보고를 받은 뒤 날카로운 질문으로 정부를 압박하기보다는 “중국과 한판 승부를 벌일 고구려재단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격려했다.회의를 국회 본청이 아닌 서울 중구 고구려재단 사무실에서 연 것도 고구려재단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고 한나라당 소속인 황우여 교육위원장은 설명했다. 첫 질의에 나선 열린우리당 구논회 의원은 중국을 ‘덩치 큰 학생’에 비유한 뒤 “지금 우리 처지가 딱 그렇다.우리에 원죄를 지고 있는 일본도 아닌 중국이 덤비니 정부도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재외 한국인에게 한국 역사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어떻겠느냐.”면서 “외국 교과서 왜곡 문제를 좀더 본격적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은 중국을 방문했던 경험담을 길게 설명한 뒤 “기존의 역사 연구결과만 답습하지 말고,새로운 견해를 내놓는 재야 연구가에도 기회를 줘서 국가적인 연구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며 역사학계의 해묵은 논쟁거리를 재점화시켰다. 이 밖에도 “장학금 제도를 활용해 고대사를 연구할 인력을 키우는 것이 어떻겠느냐.”(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중국과 벌이는 한판 승부에서 우리의 대표선수인 고구려재단이 잘해 주시길 바란다.”(열린우리당 이인영 의원) 등 여야 의원의 기대 섞인 발언이 이어졌다. 한편 김 이사장은 이날 “해방 이후 국내 대학에서 고구려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은 14명에 불과하다.”고 열악한 연구 환경의 어려움도 언급했다. 그는 또 “중국은 칭기즈칸이 세운 원나라도 자신의 역사로 생각한다.”면서 “동북공정이 갖는 마지막 목표가 어디까지냐고 묻는다면 우리로서는 그 끝이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원망스럽던 시민 이젠 고마울뿐”

    “원망스럽던 시민 이젠 고마울뿐”

    “범인은 잡혔지만 우리는 생때같은 자식 둘을 잃었습니다.사람들은 곧 잊겠지만 남겨진 우리는 결코 잊지 못할 겁니다.” 경찰관 살해 용의자 이학만(35)씨가 검거된 지난 8일 심재호(33) 경위와 이재현(27) 경장이 생전에 몸담고 있던 서울 서부경찰서 강력2반 사무실.사건 이후 굳게 닫혀 있다 처음 열린 사무실 문 틈으로 자정이 넘도록 동료경찰들의 무거운 담배연기가 새어 나왔다.지난 1일 사건현장에 함께 출동했던 정승화(39) 경장은 “우리 막내가 얼마나 열심히 생활했는데…”라며 주인 잃은 이 경장의 책상을 어루만졌다.이 경장의 컴퓨터 프린터에는 ‘하루의 시작-눈을 뜨면 생각하라,기록으로 말하라,일에 대하여 집중하라.’는 내용의 메모가 붙어 있어 고인의 성실했던 성품을 엿보게 했다. 심 경위의 책상에는 흰 국화와 백합으로 만든 조화(弔花),고인이 즐겼던 담배 한대를 꽂아 놓은 종이컵이 놓여 있었다.정 경장은 “재호가 담배를 즐겨 이렇게 놔뒀는데 불꺼진 지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재 하나 날리지 않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효성(36) 경장은 “경찰조사란 감정이 개입되지 않아야 하는데 솔직히 가족 같은 두 사람을 잃고 의연해질 자신이 없다.”면서 “우리 손으로 못잡은 것이 한이 될 뿐 가서 주먹이라도 날리고 싶지만 어쩔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하 경장은 “사건이 일어난 카페의 주인 얘기를 들으니 재현이가 칼에 찔리면서 ‘다리만 잡아주세요,다리만‘이라고 외치는데도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더라.”면서 “결국 시민의 도움으로 용의자를 잡아 고마울 따름이지만 처음엔 모든 것이 원망스러웠다.”고 털어놨다. 황운재(47)반장은 “출동할 때 흉기가 있을지 모르니 조심하라고 하자 ‘걱정말라.’고 다짐하며 나갔는데 40분 만에 변을 당했다는 소식에 하늘이 노랬다.”고 돌아보고 “재호와 재현이가 응급실에 나란히 누워 심폐소생술을 받는 것을 보는데 정말 미치겠더라.”며 고개를 저었다.그는 “휴가갔다 온 나에게 ‘반장님 실적 하나 올려드리겠다.’며 웃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한숨지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파산, 그 이후] “살길은 있다”…파산자 카페 ‘희망가’

    [파산, 그 이후] “살길은 있다”…파산자 카페 ‘희망가’

    “저는 인터넷 쇼핑몰의 분양사기를 당해 파산했습니다.빚 6억원을 모두 면책받았습니다.우리가 잘했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하지만 죽음을 선택하거나 숨어 살 정도로 죄를 지은 것은 아닙니다.우리 희망을 가집시다.”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중국집.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파산카페 회원 20여명이 ‘선배’의 경험담을 듣고 있었다. 그는 ‘신용불량자가 돼도 우체국 거래는 가능하다.’,‘완전면책을 받으면 연대보증인 보증채무도 사라진다.’는 등 직접 체득한 정보를 설명했다.모두가 신용불량자로 파산 신청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회원들은 초등학생처럼 경쟁적으로 손을 들고 질문을 퍼부었다.그들은 직접 체득한 생생한 정보에 목말라 하고 있었다. ●아픈 마음 나누는 동병상련 회사원 이영선(가명·26·여)씨는 부모가 파산 위기에 있다.그의 아버지(60)는 36년동안 결근 한번 없이 공무원 생활을 했지만,사람을 너무 믿어 3차례나 보증을 선 끝에 1억원의 빚을 졌다.50대에 간신히 장만한 집은 5년만에 경매로 넘어갔다.어머니(56)는 친척에게 신용카드를 빌려줬다가 빚을 졌다.이씨는 회원들 앞에서 “두 분이 외가에 얹혀 살며 추심원 전화에 오금을 못 펴는 모습이 불쌍하다.”면서 “파산이라도 신청해 두 분을 지옥에서 구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그러자 회원들의 동병상련이 여기저기서 이어졌다.“개인 실책이 많아 완전면책이 힘들지 모르니 꼼꼼하게 준비하라.”는 충고부터 “하루빨리 파산을 신청해 두 분을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드리라.”고 걱정도 나눴다. ●상처,눈물…희망이라도 나누자 울산에서 올라온 정진화(가명·29·여)씨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언니가 선 보증과 카드빚을 갚으려 다단계 판매에 뛰어들었다.정씨는 “지난해 카드 빚이 1억 3000만원이라는 고지서를 받아보고는 정말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다.”면서 “우연히 알게 된 파산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했다.곁에 있던 양정석(가명·35)씨가 “다단계 빚은 진화씨 책임이라 면책이 어려울 것”이라고 한마디 거들자,정씨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안양에 사는 주부 강지선(가명·34·여)씨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의 마지막 희망을 그렇게 짓밟으면 안 된다.”고 나무라기도 했다. ●‘예비파산자’우리도 전문가 파산 관련 서류를 들고 온 사람도 많았다.회사원 강지석(가명·28)씨는 파산신청서를 들고 와 자문을 구했다.강씨는 “변호사 수임료 100만원이 없어 직접 파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파산을 선고받고 면책 판정을 기다리고 있는 김태현(가명·44)씨는 “신청서에 처지를 과장하지 말고 심경을 진실하게 써야 하며 채무는 빠트리지 말고 모두 기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수첩에 받아적던 강씨는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는 격으로 이 자리의 회원들이 진짜 전문가”라며 정보를 얻기에 분주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신용회복 지원 4개제도 운용 개인의 신용을 회복하기 위한 지원 제도는 크게 4가지가 있다. ●개인회생제도 오는 9월23일부터 시행되는 일종의 개인 법정관리제도이다.법원이 강제로 채무를 재조정해 신용불량자를 구제한다.정기 소득이 있는 사람이 7년동안 빚을 성실히 갚으면 나머지 빚을 탕감받는다.개인 워크아웃제가 신협에서 빌린 돈이나 사채 돈을 구제하지 않는 데 반해 모든 채무를 포괄적으로 구제한다. ●개인워크아웃 신용불량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된 채무자에게 상환 기간의 연장,분할상환,이자율 조정,변제기 유예,채무 감면 등의 채무조정 수단으로 경제적 재기를 돕는다.채무액이 적으면 상환조건을 조절할 수 있고 보증 채무도 사라지지만,채무액이 3억원으로 제한되어 있고 신청요건이 까다로운 단점이 있다. ●배드뱅크 채무자가 장기·저리로 신규 대출을 받아 채권기관에 빚을 변제하고,채권기관은 채무자에 대한 신용불량등록을 해제한다. 까다로운 소득증빙 요건이 없고 즉시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날 수 있다.한시적으로 운용되는 데다,원금의 3%를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해 부담이 크다. ●개인파산제도 채무자가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졌을 때 법원이 그 경위를 심리한 뒤 면책 선고로 빚을 탕감한다.조세 채무를 제외하고 모든 책임이 소멸되며 신분과 자격 제한도 사라진다.다만 공무원,변호사,공인회계사,사립학교 교원,의사,약사 등이 될 수 없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면책땐 공직생활 가능 파산은 모든 채무를 벗을 수 있는 면책의 필수적인 사전 절차이다.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파산으로 불이익이 있을까 전전긍긍하며 꺼려한다.파산이란 말만 들어도 겁나게 하는 ‘카더라’는 식의 이야기는 사실 상당부분 오해에 지나지 않는다. 파산을 하면 호적에 빨간 줄이 가나? -호적에는 파산선고를 받은 사실이 올라가지 않는다.음주운전 전과기록이 호적에 기재되지 않는 것과 똑같다.다만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의 명부가 따로 있어 신원증명서를 발급받으면 파산선고 사실이 나온다. 하지만 완전 면책을 받으면 본적지에 통보하지 않으며,기록이 있어도 10년이 지나 복권되면 말소된다.또 형사 관련 일반조회에서는 파산과 면책 흔적이 남지 않는다. 파산은 가족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으며 면책을 받으면 공무원이 되는 데도 지장은 없다. 파산을 하면 은행이나 신용거래가 불가능한가? -파산자의 신용거래는 신용불량자와 같다.지급정지를 당하고 거래하던 은행의 통장에서 돈을 찾을 수 없다.그러나 면책받은 뒤 채권기관에 내용증명을 보내 신용불량 해지 신청을 하면 신용거래법에 따라 정상거래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해지 뒤에도 기록을 일정기간 갖고 있는 채권기관이 대부분이라 본인 명의로 신용거래하는 것을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으며 정상적인 금융 거래까지는 통상 몇 년이 소요된다. 카드가 연체되면 지명수배나 형사고소되나? -연체로 형사처벌이나 지명수배까지 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형사처벌을 받으려면 채무자가 처음부터 돈을 갚지 않을 목적으로 대출받고 고의로 연체하거나,대출받은 뒤 한 차례도 갚지 않거나,채권자를 속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어야 한다. ‘카드깡’은 구제가 안 되나? -카드깡은 면책을 가로막는 사유가 된다.파산법 제367조 2항은 ‘파산의 선고를 지연시킬 목적으로 현저하게 불이익한 조건으로 채무를 부담하거나 신용거래로 인하여 상품을 구입하여 현저히 불이익한 조건으로 이를 처분하는 행위’를 과태파산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금액이 적을 때는 판사가 무시하기도 한다.판사가 재량면책 권한을 행사하여 일부 면책을 승인하기도 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전문가가 말하는 ‘파산의 조건’ 파산하면 면책을 받아도 재기가 쉽지 않다.전문가들은 파산을 ‘죄와 벌’이라는 전근대적인 인과응보로 보는 데서 벗어나 채무자들의 경제적 재기에 최우선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종학(경실련 정책위원) 경원대 교수는 “미국은 경제적 회생 여부가 파산의 가장 중요한 선고 기준이지만 우리는 파산에 이르게 된 원인만 따진다.”면서 “외환위기 당시 기업들의 청산가치를 따져 처분했듯 개인파산도 새출발의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종현 국회 입법정보연구관은 “면책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는 채권자가 강제집행을 할 수 없도록 미국과 같은 ‘오토매틱 스테이’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파산자의 새 출발을 위해 파산면제 재산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면 채권기관의 무분별한 대출이나 카드발급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전병서 중앙대 법대 교수는 “파산선고를 받으면 30일 이내에 다시 면책신청을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합쳐 파산과 동시에 면책을 하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그는 “법적으로 ‘낭비’는 면책의 불허가 사유이지만 그 기준이 명확치 않다.”면서 “과거의 낭비가 지금은 레저 개념으로 해석되는 경우도 있는 등 불합리한 측면이 많다.”고 비판했다. 임동현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국장은 “정부가 운용하고 있는 배드뱅크도 실제로는 원금탕감 없이 빚을 모두 받아내고 있다.”면서 “채권자와 채무자를 적극적으로 중재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이상수온 ‘동해 오징어도 안잡힌다’

    한여름 물회나 횟감으로 인기를 끌던 오징어값이 치솟고 있다.육지에서는 연일 무더위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바다물속의 수온은 냉냉한 한류가 흐르며 오징어의 북상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강원도 속초와 주문진항에 위판된 오징어는 1100여급(급당 20마리)으로 20∼30t짜리 채낚기 어선 한척이 40급씩을 잡는데 그쳤다.지난해 이맘때는 배 한척이 평균 100급씩 잡던데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그나마 잡히는 오징어도 예년에는 평균 25∼26㎝정도 크기로 건조 오징어용으로 손색이 없었지만 올여름에는 20㎝안팎으로 상품성도 떨어지고 있다.작은 오징어는 활어나 선어용으로 팔려나갈 뿐이다. 이같은 현상은 우선 바다 수온이 오르지 않아 오징어 성장을 떨어뜨리고,난류성 오징어 어군 형성이 안 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징어잡이가 신통치 않자 선원들이 오징어배 타는 것을 꺼려 어획량이 더욱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속초수협 윤근민 소장은 “예년 같으면 오징어잡이가 한창 풍어를 이뤄 어항이 떠들썩할 텐데 올여름에는 어군 형성이 안 된데다 씨알도 작아 실망스럽기만 하다.”고 한숨을 지었다.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피서 절정기 오징어값은 크게 뛰고 있다. 요즘 속초·주문진에 위판된 가격은 1급에 5만∼6만원,횟집용 소비자가격 7만∼10만원으로 크게 올랐다.소비자들은 횟집에서 1만원에 2∼3마리를 사먹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지난해까지는 1만원이면 1급(20마리)을 살 수 있었던데 비하면 크게 오른 값이다. 강릉수협 김영철 경매계장은 “오징어 활어 소비자값은 크게 올랐지만 바다에서 잡히는 양이 워낙 적어 재미를 못 보고 있다.”며 “풍어제라도 지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개인파산시대] ① 파산이 희망이다

    [개인파산시대] ① 파산이 희망이다

    개인 파산시대가 오고 있다.400만 신용불량자 가운데 120만명이 파산 대상자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은 충격적이다.그러나 파산은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파산은 인생의 종착점이 아니라 재생의 출발점이며,위기에 몰린 개인과 가계를 지탱하는 사회안전망이다.사회·경제적 빚을 청산하고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이다.서울신문은 올해 파산자가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파산시대를 맞아 탐사보도 ‘개인파산,몰락인가 재생의 길인가’를 마련,파산문제를 심층취재했다.제도권 경제활동에서 비껴나간 파산자들을 쫓아 파산의 뿌리를 캐고,이들이 다시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는지를 진단했다.파산의 실태와 문제점,해법을 4회에 나눠 짚어본다. “단 한번도 연체없이 매달 갚았습니다.하지만 남은 건 빚과 가정파탄,망가진 생활 뿐입니다.”(32·파산한 회사원)“진저리 나는 압류통지서,직장마다 쫓아다니는 강제집행명령,더 이상 일할 병원도 없고 가슴 졸이며 사는 세월이 무섭습니다.”(41·파산 신청한 의사)“결혼을 후회합니다.남편만 믿고 살면서 사치나 낭비를 한 것도 아닌데….길거리에서 사은품까지 준다고 발급받은 카드가 악몽이 됐습니다.”(35·파산한 주부) 파산부 판사에게 제출한 파산자들의 자필 진술서에는 ‘카드 돌려막기’,‘가정파탄’,그리고 ‘재기’라는 세 단어가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서울신문이 2002년 5월부터 올 6월까지의 파산자 중 기록을 입수한 306명의 대부분은 정부의 ‘카드 장려정책’이 본격 시행된 2000년 이후 1인당 4∼5장의 카드를 집중 발급받았다.최소 6개월에서 최장 7년까지 돌려막기를 해온 이들은 2002년 하반기 카드사의 갑작스러운 한도축소로 단숨에 침몰했다.‘파산’과 ‘면책’은 이들이 겪는 이혼과 별거,질병과 자살이라는 악순환 속에서 재기와 희망을 찾아 선택한 유일한 길이었다. ●목숨끊는 사람들…,파산이 희망 “로또 1등에 당첨돼 빚을 다 갚거나 파산을 신청해 모두에게 알리고 죄갚을 받든지,이도저도 안되면 우리 가족 모두 다같이 가는 것,아이는 빼고….” 지난해 7월 파산 신청 후 부인 송영애(가명·33)씨와 딸(9)을 남겨둔 채 목숨을 끊은 박모(35)씨의 유서에는 이런 사연이 씌어 있었다.박씨는 눈물 자국이 군데군데 남은 유서 말미에 ‘부자가 되라.’고 외동딸을 향해 절규했다.송씨 역시 남편의 삼우제 다음날 약을 먹었지만 목숨은 부지했다.빚은 송씨에게서 두 목숨을 거둬갔다.함께 살던 친정아버지도 생활고를 비관해 목숨을 끊었다.송씨 부부는 운영하던 유통업체가 부도나면서 9억여원의 빚을 진 다중채무자가 됐다.원금보다 커진 이자는 계산조차 되지 않았다.송씨는 같은해 10월 파산했다. 그는 “남편은 죽음으로 채권자들에게 죄값을 치렀으니 저라도 딸아이를 지키고 싶다.”고 판사에게 애원했다.그에게 ‘파산’과 ‘면책’은 딸을 지키는 유일한 희망이 됐다.석달 뒤 면책이 승인된 송씨는 어느 소도시의 한 슈퍼에서 일하게 됐다.월 40만원의 수입에 불과해도 딸과 함께 사는 소망을 이뤘다. ●‘실직’,파산으로 가는 적신호 대기업에 다녔던 최진호(가명·40)씨는 97년 외환위기 당시 그룹의 구조조정으로 실직했다.1년 뒤 외국계 의류회사에 재취업한 그의 가정은 안정을 찾았다.2002년 3월에는 저축한 돈과 주택자금을 대출받아 13평짜리 임대 아파트도 마련했다. 그러나 이내 회사와의 갈등이 그를 옥죄기 시작했다.회사측이 영업사원인 최씨의 업무접대비를 급여에서 해결하도록 규정을 바꿨기 때문이다.빚을 내서 영업을 하다 보니 실적은 저조해지고 손에 쥐는 돈도 줄어들었다.결국 최씨는 권고사직을 당했다.이때부터 부인이 식당일을 하며 맞벌이에 나섰지만 최씨의 실직 기간이 길어지자 각종 카드 빚은 나날이 늘었다. 1년여만에 중소업체에 취직했지만 월 200만원의 부부 수입으로 더이상 카드 이자도 감당하기 어려웠다. 친정 식구들의 카드까지 동원해 돌려막았으나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그 와중에 최씨의 회사는 부도가 났다.4번째 실직으로 연체가 시작됐다.2003년 6월부터 카드사는 일시불 청구를 요구했고,대환대출과 보증인을 강요했다. 카드사의 반복되는 독촉과 추심 스트레스,경제적·정신적 상실감으로 최씨의 부인은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최씨는 지난 2월 파산했다.초조하게 면책 승인을 기다리는 최씨는 “한숨과 눈물로 미소조차 잃어버린 아내에게 다시 한번 사랑과 행복을 선물하고 싶다.”며 재기를 다지고 있다. ●다단계판매 1년… 빚만 6000만원 박미진(가명·25·여)씨는 다단계판매를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6000만원의 빚을 안고 파산했다.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에 다니던 박씨는 친구의 소개로 다단계에 뛰어들었다.회사 동료들은 박씨에게 카드부터 만들 것을 권유했다. 처음으로 카드를 만든 박씨는 물품대금 400만원을 현금서비스를 받아 회사에 지불했다.직급이 상승된다는 기대에 박씨는 친구도 끌어들였다. 직급이 오르고 판매조직을 맡자 수입은 한때 300만원까지 올라갔다.박씨는 더 많은 카드를 이용해 현금서비스를 받기 시작했다. 물품대금을 갚는 데 400만원,판매망 관리에 600만원의 지출이 생겼다.영업부진과 반품,일을 그만두는 동료가 늘어나자 회사로 들어간 대금은 고스란히 박씨의 빚이 됐다.휴학생 신분이었던 박씨이지만 신청만 하면 카드가 발급이 되던 시절이었다.박씨는 11장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다 지난 2월 파산했다.이혼한 어머니와 월세 23만원의 단칸방에 사는 박씨는 대학까지 자퇴하고 말았다. 안동환 유지혜 이재훈기자 sunstory@seoul.co.kr
  • [한국경제 이것이 궁금하다] 내수회복 언제 될까

    [한국경제 이것이 궁금하다] 내수회복 언제 될까

    ■ 내수회복 언제 될까 “6월을 고비로 힘겹게 살아나고 있다.”(재정경제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며 내년에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민간경제연구소) 경제회복의 관건이 민간소비 회복이라는데 민(民)·관(官)은 이견이 없다.그러나 회복시기를 둘러싸고는 전망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정부는 지난 6월 도·소매 판매액이 지난해 6월에 비해 1.6% 증가한 것을 두고 “드디어 힘겨운 반등에 성공했다.”며 박수를 쳤다.그러나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비교대상인 지난해 6월 성적표(-0.2%)가 좋지 않은 데 따른 착시현상”이라며 시큰둥해했다. 6월 지표에 대한 해석 차이는 소비회복 시기에 대한 시각차로 이어진다.정부는 6월을 고비로 미약하게나마 감지된 소비 회복세가 하반기로 갈수록 점점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상반기에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마이너스 0.1%였으나 하반기에 소폭이나마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정부가 이렇듯 희망섞인 관측을 내보이는 또하나의 근거는 소비침체의 무거운 족쇄였던 신용불량자의 감소세다.급증하던 신용불량자는 400만명 문턱에서 지난달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소비 하락세가 멈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당분간 지지부진하게 횡보하는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삼성경제연구소도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0.2%로 전망해 내년에도 본격적인 회복세를 점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스태그플레이션 올까 최근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침체속에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도저히 같이 올 수 없는 병이 한꺼번에 도진 합병증이다.그런 만큼 경제정책 입안자들이나 경제학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난치병’이기도 하다.과연 우리 경제는 이 난치병에 걸렸을까.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은 “아직은 아니다.”라며 언론의 호들갑을 탓한다. 한국은행 임원을 지낸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우리 경제가 올해 5% 안팎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면 결코 나쁜 성적(경기침체)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설사 경기침체 국면이라고 하더라도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간주하려면 물가상승세가 상당기간 지속돼야 한다는 것. 과거 두차례의 스태그플레이션을 떠올리면 이같은 지적에 좀 더 설득력이 실린다.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이 공통으로 경험한 스태그플레이션은 오일쇼크와 함께 찾아왔다.1·2차 오일쇼크때,우리나라 성장률은 반토막 또는 마이너스로 추락했고,물가상승률은 30%대에 육박했다. 당시는 고도 성장기-고금리 시대였던 만큼 단순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지금의 상황은 사뭇 낫다.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5%대 중반으로 지난해 성장률(3.1%)을 웃돈다.소비자물가도 올들어 7월까지 3.5% 올랐다.지난해 물가상승률은 3.6%였다.물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7∼8월 연속 4%를 넘을 것이 확실시돼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정부는 수확기가 시작되는 9∼10월부터 물가가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재정경제부 이승우 경제정책국장은 “지금이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결코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변수는 국제유가다.지금과 같은 유가의 고공행진이 지속된다면 물가도 동반 고공행진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수출전선 이상없나 수출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2002년 하반기 이후 경기침체 속에 수출 혼자서 우리경제를 이끌어 온 터라 가능성의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들어 수출 성장세의 약화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된다.올들어 우리나라의 하루평균 수출액은 지난 4월 9억 4000만달러를 정점으로 5월 9억 3000만달러,6월 8억 7000만달러로 줄곧 하락해 왔다.7월에는 주5일근무제의 시행으로 계산법이 바뀌면서 8억 9000만달러로 다소 올랐으나 종전기준을 적용하면 8억 6000만달러로 떨어진다. 한국은행 조사에서도 향후 경기에 대한 수출기업의 전망이 내수기업보다 더 많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그동안 수출을 이끌어왔던 반도체,자동차,휴대폰 등 5대 수출품목(전체수출의 47% 차지)이 내년에는 공급과잉 또는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내년의 경제성장률이 크게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반도체의 지난 6월 재고량은 9248억원어치로 2001년 4월 이후 가장 많다.유가폭등으로 원자재 가격도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월 210억달러 이상의 수출은 가능할 것”이라면서 “특별한 악재가 없는 한 우리 수출의 견조한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대한상공회의소 이현석 조사본부장은 “수출경제의 활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신기술 개발과 시장개척,정부의 환율안정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기업 투자 왜 안하나 자금의 선순환 고리가 끊어지면서 기업 설비투자가 2년 가까이 바닥을 헤매고 있다.설비투자 부진은 지금 당장의 침체를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향후 성장동력을 약화시키는 것이어서 치명적인 ‘경제질환’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설비투자는 2002년 4·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13.8% 증가한 것을 정점으로 내리막을 걷기 시작,올들어서도 1분기 -3.8%,2분기 2.6% 등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설비투자율(국내총생산에서 설비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1분기 8.9%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8.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때문에 기업들의 시설자금 대출이 극도로 부진한 가운데 회사채 발행도 크게 줄었다.지난달 회사채 발행은 2조 5641억원에 그쳐 전월의 6조 5021억원보다 60.6%나 줄어들었다. 이는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노사관계 불안,지정학적 위험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된 탓이다.기업들은 벌어들인 돈을 시설투자에 쓰지 않고 내부유보나 주식배당,자사주 매입 등에만 쏟아붓고 있다.주력 수출업종들이 국내투자를 촉진하는 업종이 아니란 것도 구조적인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휴대폰 등 IT(정보기술)업종은 생산설비의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아 자본재산업 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개혁’과 ‘성장’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정부정책에도 불만을 쏟아낸다.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업들이 국내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정부정책 어디로 가나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지도(확장),그렇다고 위축시키지도(긴축) 않겠다는 것이다.한마디로 ‘중립’이다.돈(재정)을 더 풀지는 않되,더딘 경기회복 속도를 감안해 앞당겨 푸는 쪽을 선택했다.정부가 이같은 선택을 한 데는 금리·환율 등 전통적인 거시정책 수단을 동원할 처지가 못되기 때문이다.금리를 올리자니 가뜩이나 얼어붙은 내수가 더 침체될 수 있고,내수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자니 부동산 투기가 불안하다.환율도 마찬가지다.끌어올리면 내수가,가만 놔두면 수출이 타격을 입는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이같은 옹색한 처지와,이에 토대한 정부의 정책기조에 일단 동조한다.과거와 달리 거시정책 수단을 쓸 여지가 별로 없어 정부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같이 한숨짓기도 한다.그러나 일부 경제전문가와 야당은 ‘미세 처방’에서 정부와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바로 감세(減稅)정책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기업의 법인세와 개인의 소득세를 과감히 깎아줘 투자 및 소비할 여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오고 있다. 한나라당도 이에 적극 동조한다.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거시경제팀장도 “감세정책을 고려할 만하다.”고 제안했다.그러나 정부는 감세정책보다는 재정지출 확대 및 규제 완화가 더 효과적이라고 반박한다.재정경제부측은 “감세보다 재정지출 확대가 경기부양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은 경제학 원론에도 나와 있다.”며 “1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재정지출을 더 확대할 여력이 없는 만큼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덩어리 규제를 과감히 풀어 투자회복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측은 “경제학 원론의 주장은 효율성 있는 정부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면서 “현재 상태에서는 기업과 개인으로 하여금 돈을 쓰게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반박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내년 성장률 3%대”…7월 소비지수 최악

    “내년 성장률 3%대”…7월 소비지수 최악

    내쉬니 한숨이요,생기느니 주름이다. 경기 회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소비자들이 ‘경제할 마음’을 사실상 완전히 잃었다.7월 소비심리는 3년여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고,생산자물가는 5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에 이어 내년 성장률이 3%대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경제할 여력과 심리를 조금이라도 풀어주기 위해서는 세금을 과감히 깎아줘야 한다는 감세(減稅) 주장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정부는 실효성을 들어 여전히 부정적이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기대지수는 89.6으로 3개월째 내리 떨어졌다.지난 2000년 12월(82.2) 이후 최저치다.기대지수가 100을 밑돌면 6개월 후의 경기나 생활형편,소비지출 등이 지금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가구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가구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특히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는 80.6으로 전월보다 5.5포인트나 급락했다.한달 평균소득이 4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99.5→95.8)과 소비성향이 강한 20대(98.5→95.3)는 물론 모든 소득계층과 연령대에서 기대지수가 무차별적으로 추락,경기비관론이 확산되고 있음을 반영했다.현재 경기·생활형편 상태 등을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도 66.2로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 동향’은 소비자들의 한숨을 더 크게 만든다.고유가와 장마·폭염으로 채소류 값이 급등하면서 생산자물가가 지난해 7월에 비해 7.0%나 올랐다.1998년 11월(11.0%)이후 5년 8개월만의 최고 상승폭이다.생산자물가는 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8월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같은 소비심리 위축과 물가상승 부담 등을 들어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5.3%에서 5.0%로 공식 하향조정했다.지난달 한은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전망치(5.2%)보다 더 나쁘다.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도 3.8%로 제시했다. 연구소측은 “일본이 1997년 이후 수차례 재정지출을 늘렸지만 소비진작에 실패한 반면,미국은 가계부채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2001년에 과감한 감세정책으로 침체 탈출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면서 “감세로 인한 세수부족은 경기 상승후 세율을 재조정해 벌충하고,당장은 가계의 소비여력을 늘려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산 오르記] 장성 백암산

    [산 오르記] 장성 백암산

    백암산(741.2m)은 호남정맥의 원줄기를 이룬다.서쪽으로는 입암산,충녕산,유달산 등을 거쳐 신안군까지 뻗치고,동으로는 불태산,지리산,백운산 등으로 이어진다.전남 장성과 전북 정읍을 가르며,내장산의 일부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산세나 경관은 내장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사시사철 독특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며,고찰 백양사가 둥지를 튼 명산이다. 더위를 식혀줄 비가 아침부터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산행에 나섰다.백양사 입구 주차장에 이르자 휴일을 즐기려는 연인과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빗방울이 제법 굵어지자 일부는 우산을 펼쳐들고 운무가 자욱한 진입로 숲 터널 속으로 사라진다.사찰까지 300m쯤 이어진 포장도로가 금세 어두워진다.햇볕 쨍쨍한 날에도 가느다란 빛줄기조차 투과하지 못하는 곳이다. 길 양쪽엔 수백년 됨직한 갈참나무와 느티나무,애기단풍 숲이 하늘을 가리고 있다.활엽 관목림에 떨어지는 빗소리와 지칠 줄 모르는 매미 울음이 하모니를 이룬다. 모처럼 한가로움을 즐기며 발길을 재촉했다.백양사 바로 아래쪽 쌍계(2개의 연못)오른편에 ‘비자나무숲 모니터링 지역’이란 팻말이 보인다.천연기념물 제153호로 지정된 이곳 비자나무 군락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아름드리 나무엔 도토리만한 비자열매가 주렁주렁 열렸다.비자는 예부터 기생충인 촌충을 구제하는 데 쓰였다.이곳 비자나무숲은 고려 고종때 각진국사가 처음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백암산은 굴거리나무 숲(천연기념물 제91호),갈참나무,졸참나무,고로쇠나무,때죽나무,아기단풍 등 다양한 수종이 어우러져 전국 숲 해설가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쌍계루(雙溪樓)를 지나 고불총림 백양사에 들어서자 전국의 불자와 등산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백양사는 조계종 제18교구의 본사로서 각진국사를 비롯해 만암 대종사,서옹 종정 등 이름난 스님들이 거쳐간 절이다.백제 무왕때 승려 여환이 창건해 백암사라 이름 지었다.그 후 고려 덕종때 중연선사가 중창하며 정토사(淨土寺)라 개칭했으나 조선조때 환양선사가 중창하며 다시 백양사로 바꿨다. 환양선사가 학바위 아래 영천암에서 제자들에게 아미타경을 설법할 때 백양(白羊) 한마리가 내려와 경청한 뒤 눈물을 흘리며 사라졌다고 하여 백양사로 이름을 바꿨다고 전해진다. 천연림으로 이뤄진 등산로에 접어들자 빗줄기가 잦아든다.하늘을 쳐다 봤더니 보이질 않는다.관목수림이 비를 막아 우산 노릇을 했나보다. 직각에 가깝게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한참 올라가니 약사암이다.시간은 꽤 지났지만 고작 500m를 올라왔을 뿐이다.숨이 막히고 온몸이 땀에 젖는다.가파른 절벽아래 세워진 약사암이 위태로워 보인다. 약사암에서 한숨 돌리고 50여m쯤 올랐다.향내가 진동하는가 싶더니 목탁 소리가 은은히 울려 퍼진다.절벽에 천연동굴이 아가리를 내밀고 있다.석굴암같은 동굴안엔 부처님 상이 본사를 굽어보고 서 있고,그 아래에서 한 스님이 독경에 열중이다.아래쪽엔 석간수가 흘러나와 약수터를 이루고 있다. 목제 계단과 자갈길을 따라 700m쯤 올라가니 백학봉이 나타난다.학바위라고도 하며 이 산의 이름이 이 흰색 바위에서 유래됐다.북동쪽으론 내장산이,서남쪽으론 입암산이 안개속에 희미한 자태를 드러낸다.등산로의 난코스는 여기서 끝난다. 가장 일반적인 코스는 백양사∼영천굴∼약사암∼백학봉∼상왕봉∼운문암∼약수동계곡∼백양사이다.총 10㎞ 남짓한 거리로 5시간 정도면 종주가 가능하다.백학봉∼상왕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등산로는 평이한 편이다. 주변엔 떡갈나무,비자나무,조릿대밭이 널려 있다.최정상인 상왕봉 조금 아래쪽의 운문암엔 지난해 입적한 서옹 방장스님이 오랫동안 머물며 수행했던 곳.아무리 안개낀 날씨에도 문만 열면 산 아래 전경이 훤히 드러난다고 해 운문암(雲門庵)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약수동 계곡을 따라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빗줄기가 거세지고,한치앞을 분간하기 힘들다.그래도 빗속의 등산은 더위를 식혀주어 또다른 맛이 난다. ●볼거리·먹을거리 백양사 인근 남창계곡과 몽계폭포가 여름 휴양지로는 그만이다.장성호와 영화촌 금곡마을,홍길동 생가터 등도 둘러 볼 수 있다.장성군청 문화관광과(061-390-7224).장성호 주변의 청암가든(061-393-8823)은 메기탕(1인분 6000원)가물치회 (1㎏ 2만5000원) 등을 즐길 수 있다.백양사 집단시설지구엔 산채정식과 도토리묵 집이 즐비하다.주변경관과 풍치가 빼어난 백양관광호텔(061-392-0651),가인마을 민박촌(061-392-7683). ●가는길 호남고속도로 백양사IC에서 1번 국도로 진입한 뒤 8㎞쯤 가다가 738번 지방도로를 타고 3㎞쯤 가면 백양사 입구에 이른다.광주에서는 버스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0여 차례 운행되며 50분쯤 소요된다.내장사 쪽에서는 추령 고개를 넘어 복흥3거리에서 백양사로 이어지는 국도를 타면 된다.단풍철만 제외하면 사찰 입구의 주차공간은 넉넉하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데스크 시각] 고구려사 연구 틀 새로 짜야/김성호 문화부 차장

    북한의 고구려 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된 지 한달이 넘었다.그러나 우리의 문화유산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자부심은 잠시뿐,학계에서는 한숨 소리가 터져나온다.북한과 함께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한 중국은 예상대로 ‘동북공정 프로젝트’의 수순을 착착 밟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의 태도는 항의성 선언을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자국내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함으로써 고구려가 중국역사의 한 부분임을 대외적으로 인정받는다는 1차 목표를 달성했다.중국은 이제 역사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서 고구려사를 삭제하고 있다.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구려 유적지에서는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진행 중이다.조직적인 홍보를 통해 집안단속을 한 뒤 대외적으로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고구려사를 중국사에 편입하려는 시도는 머지않아 중국 교과서에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국내학계는 보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 정부는 중국과 북한의 고구려유적 동시등재를 ‘윈윈’성과로 여기는 인상이 짙다.고구려유적 등재 이후 중국의 역사왜곡에 맞선 대응논리 마련이나 학계의 연구진작 등 관련사업을 고구려연구재단에만 맡기고 있다.한 고구려사 연구 학자는 “지금처럼 안이한 자세로 대응할 경우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 당국을 성토했다.역사 관련 시민단체 회원도 “첫 단추를 잘못 꿰 상황이 악화됐다.”며 “근본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최근 고구려사 문제의 주관 부서를 종전 외교통상부 문화외교국 문화협력과에서 아태국 동북아2과로 넘겨 관장토록 한데 이어 총리실 직속으로 국무현안대책위를 발족했다.이는 고구려사 문제를 학술 차원이라는 중국 정부의 수사를 곧이곧대로 들었던 착오를 뒤늦게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관계부처 합의를 통한 강도 높은 항의후 후속조치를 마련할 움직임이다.하지만 아태국 동북아2과의 인원으로 중국 정부의 거대 프로젝트에 맞서기엔 역부족이다.고구려연구재단 역시 당초 책정된 예산의 절반인 50억원으론 연구·관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스템도 갖추기 어려운 열악한 수준이다. 고구려사 문제에서도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여론에 따라 반짝 달려들어 치고 빠지는 정부의 일회적이고 단편적인 정책 마인드가 드러난다.학계와 시민단체에서는 한·일 과거사 문제에서 보여준 정부의 대응방식이 이번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한·일 과거사 대응과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2001년 시작한 ‘한국 바로 알리기’사업 예산은 해마다 줄어 유명무실해졌다.2003년 5월 발족한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도 내년 5월이면 시한이 만료돼 정작 일본 중등교과서 검정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시점에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우석대 조법종 교수는 “한류 열풍이나 인터넷 강국의 이점을 살려 우리가 우세한 사회 문화적인 코드들을 고구려사 문제와 연결해 홍보한다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한다.외교부·정보통신부·문화부 등 관련 부서들은 종합적인 로드맵 아래 고구려사 문제에 그같은 아이템들을 용해시키는 조정역을 적극 맡고 나서야 한다. 지난 2001년 중국을 의식한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탓에 무산된 달라이라마의 방한 경우는 종교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다.하지만 고구려사 문제는 현재·미래와 직결되는 역사이자 현실인 만큼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피하기 위해서도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때다. 김성호 문화부 차장 kimus@seoul.co.kr
  • [NPB] 이승엽, 한여름밤 시원한 12호

    ‘아시아 홈런킹’ 이승엽(28·롯데 마린스)이 시즌 12호 홈런으로 한여름밤의 무더위를 식혔다. 이승엽은 3일 센다이구장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다이에 호크스와의 2연전 첫 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1-6으로 뒤진 6회말 스크린보드 아래에 맞는 시원한 1점포를 때려냈다. 지난달 27일 오릭스 블루웨이브와의 원정경기에서 고베 야후BB구장의 담장을 넘긴 지 꼭 일주일 만에 쳐낸 1점 홈런. 이승엽은 지난달 말 세이부 라이언스와의 3연전 가운데 2연속 안타 이후 마지막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이날 홈런으로 안타 행진에 다시 불을 붙였다.타점과 득점도 각각 한 개씩을 보탠 시즌 중간 성적은 259타수 62안타(12홈런) 43타점 38득점.타율은 종전의 .239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승엽은 또 지난달 18일 니혼햄 파이터스전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베이스를 밟아 13경기 연속 출루 기록도 세웠다.특히 이승엽이 이 기간에 올린 점수는 모두 10득점.시즌 38득점 가운데 4분의1이 넘는 점수를 후반기 2주 사이에 올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그러나 이승엽은 일본 무대 첫 홈런을 때려낸 상대의 무릎을 꼭 4개월 만에 다시 꿇렸다.상대는 장외포로 장식한 1호 홈런의 희생양인 2년차의 아라가키 나기사(24). 2회말 1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나선 이승엽은 아라가키의 4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쳤지만 유격수의 머리위로 솟구쳤다.주자 1·3루 득점 기회인 4회에도 이승엽은 상대의 빠른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6회 2사의 세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투스트라이크 이후 히라가키의 세번째 공을 파울로 걷어낸 뒤 4구째 빠른 슬라이더(150㎞)를 통타,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기는 큼지막한 아치를 그려냈다.이승엽은 그러나 8회 2사 1·2루의 추가 득점 기회에서 삼진,아쉬움을 남겼다. 롯데는 다이에에 홈런 2방을 포함,장단 13안타를 두드려 맞고 2-7로 패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한숨짓는 ‘民生’…헌신짝 된 ‘相生’

    한숨짓는 ‘民生’…헌신짝 된 ‘相生’

    답답하다.경제는 극심한 내수 침체 속에 고(高)유가·고물가·주가폭락이라는 3중고에 허덕이며 도무지 회생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머리를 맞대고 타개책을 모색해야 할 정치권은 그럼에도 과거사와 국가정체성 논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여야 모두 경제회생에 당력을 쏟겠다는 다짐을 되뇌지만 말뿐이다.진정한 경제 위기의 원인은 눈과 귀를 닫은 채 입만 열어 놓은 정치권이라는 지적만 높아간다. ■ 경제는… 우리 경제가 갈수록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는 ‘신호’가 동시다발로 나타나고 있다. 주가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금리는 정책수단의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환율도 수출 떠받치기에 바쁘다.한마디로 금융지표가 엉망이다.여기다 물가는 올해 목표치인 3%대를 훌쩍 넘어 4%를 넘보고 있고,연일 치솟는 유가,원자재가격 등 대외 여건도 경기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 여파로 경제 주체인 개인과 기업들의 한숨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부동산대출 등 260조원을 넘는 은행권 가계부채로 서민·중산층들의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지고,기업은 투자는커녕 일할 의욕마저 잃고 있다.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기업의 체감경기도 3개월째 연속 하락해 ‘수출동력’이 멈추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깊어가는 서민·중산층 주름살 서민은 물론 자영업자들도 빚더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지난 6월말까지 최근 1년간 중소기업의 업종별 연체율 현황을 비교 분석한 결과,경기에 가장 민감한 숙박·음식업종이 지난 6월말 현재 6.4%로 지난해 6월말의 0.5%에 비해 불과 1년 만에 무려 13배로 급등했다.나머지 중소기업 업종도 같은 기간 연체율이 부동산·임대업은 0.9%에서 2.9%,도소매업은 8.1%에서 9.8%,건설업은 1.9%에서 3.5%,제조업은 4.0%에서 5.0% 등으로 상승했다. 가계 부실도 심상찮다.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분석도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가계의 자산과 부채,저축률,실업률 등을 토대로 가계부실지수를 산출한 결과,올 1·4분기 127.9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에는 123.5였다. 지난 3월말 현재 가계 금융부채 잔액은 535조 5000억원으로 연간 이자 부담액은 33조 1000억원에 달한다. 외환위기 이전에 10% 초반에 머물던 근로자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 상환 비율이 올 1·4분기에는 25.9%로 상승해 소득의 4분의 1 이상을 부채 상환에 쓰고 있다.문병식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고령화 사회에 따른 노년 부양비 지출 증가,계층별 소득의 양극화현상 심화,임시·일용직 증가 등 고용의 질 악화,주택담보대출 상환과 신용불량자문제 등으로 인해 가계의 소비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내수부진,기업에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내수부진의 여파로 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생산활동에 대한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있다.3일 한국은행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내놓은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이를 여실히 반영한다. 한국은행이 2485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7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BSI는 70으로 6월의 78보다 8포인트 떨어져 3개월 연속 하락했다.지난해 8월의 67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특히 내수기업의 업황BSI가 75에서 69로 6포인트 떨어진데 비해 수출기업의 업황 BSI는 85에서 74로 11포인트 급락해 내수기업의 하락폭을 크게 웃돌았다.전경련도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월 BSI가 86.4로 지난 6월 이후 3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밑돈 것으로 조사됐다. 내수침체 장기화와 함께 고유가,원자재가격 상승,하반기 수출둔화 우려 등 국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병철 김경두기자 bcjoo@seoul.co.kr ■ 정치는… 여야는 3일에도 과거사 청산과 국가 정체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이어갔다.여야 대표간에 상생과 민생정치를 표방하며 약속한 ‘5·3협약’은 잊어버린 지 오래다.입으로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쟁을 중단하자.”고 외치면서도 서로에게 쉼 없이 주먹질을 해대는 형국이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에 정체성 논란 중단을 촉구하면서도 내부 회의에서는 박근혜 대표를 공격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한나라당 역시 “경제 위기의 본질은 집권세력의 모호한 정체성”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민주노동당 등 야4당 공조를 통해 ‘카드대란 국정조사’를 추진키로 하는 등 본격적인 여당 옥죄기에 나섰다.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오전 기획자문위 회의에서 “한나라당은 정체성 위기가 경제난의 원인이라고 비약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면서 “난데없는 정체성 논란은 색깔론의 연장일 뿐”이라고 공격했다.그러면서 “유신체제는 5·16보다 상위의 헌정질서 유린행위”라고 덧붙였다. 문희상 의원은 “송두율씨 재판과 북방한계선(NLL) 문제,의문사진상조사위 문제를 갖고 정체성 논란을 제기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공격했다.장영달 의원은 “정부 수립 후 6·25전쟁과 박정희 쿠데타,12·12사태 등 세차례의 정체성 위기가 있었으나 박 대표는 유신독재를 구국의 선택이라고 했다.”고 비난했다. 김한길 의원은 “박 대표가 퍼스트레이디를 할 때 긴급조치로 감옥에 있는 아버님 면회가면서 세월을 까먹었다.”고 가세했다.민병두 의원은 “한나라당이야말로 정체성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김희선 의원은 친일반민족진상규명법 문제를 들어 “(박 대표의 반발은)도둑이 제발 저린 격”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맞서 박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을 지키는 것은 생명을 지키는 것과 같다.”면서 “헌법을 지키지 못하면 ‘대한민국’이라는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국가 정체성 수호를 거듭 강조했다.또 “내가 정체성 얘기만 꺼내면 여당에선 하루종일 아버지 얘기만 한다.”며 “(한나라당은)국가적인 문제를 얘기하는데 여당은 항상 개인적인 얘기만 한다.”고 반박했다.앞서 CBS라디오 인터뷰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왜 개인문제만 공격하고 (국가정체성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얘기하지 못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입장 표명을 거듭 요구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여당이 국내에서는 과거사를 청산하겠다고 하면서 왜 일본 앞에서는 과거사 문제가 국내용이라며 비굴하게 구는 것인지 국민은 알고 싶어한다.”며 “이 정권은 국가 정체성을 뒤흔들어 놓은 엄청난 잘못을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의 공방은 다음 주 열린우리당의 ‘진실·화해·미래위원회’ 추진 구상이 윤곽을 드러내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이 기구는 사실상 여권의 ‘3공 청산’작업으로 전개될 전망이어서 박 대표를 비롯해 한나라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불거졌던 ‘노 대통령 3대 의혹사건’을 규명하기 위한 당내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또 민주노동당·민주당·자민련 등과 카드대란 국정조사를 비롯해 예결특위의 상임위 전환,기금관리기본법 개정,경제 위기 진단 대국민토론회 개최 등을 추진키로 합의하는 등 대여(對與) 야4당 공조에 나섰다. 진경호 전광삼기자 jade@seoul.co.kr
  • [논술비타민] 이왕이면 다홍치마다

    제시문 (가)와 (나)를 활용하여 ‘노동’과 관련한 (다)의 입장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2003년 서강대 기출문제) (가-1) 낙원에서는 노동을 한다는 것이 고된 것이라기보다는 그저 즐겁기만 하였을 것이다.인간의 노동 덕분에,하느님이 창조하신 바는 자라나고 성숙하여 풍부한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이었다.…(중략)… 하느님이 인간을 낙원에 들여보내신 것은 일하게 하기 위함이었다.노동하는 사람은 한 그루의 나무를 바라보면서 그의 시선을 창조계 전체로 옮겨간다.정말 세계는 한 그루 나무와 같다.세계에는 섭리가 이중으로 작용한다.자연에 맡겨진 부분과 의지에 맡겨진 부분이 이중으로 작용한다.그 모두가 인간이 교육을 받는 표지이고,교양을 쌓는 밭이며,인간이 발휘할 기술인 것이다.이제 의미가 밝혀진다.하느님이 인간을 낙원에 들여보내신 것은 일하게 하기 위함이었다.거기서 농사를 지으라는 뜻에서였다.그것은 노예가 하는 강제 노역이 아니라 자유 의지에서 우러난 지성인의 작업이었다.이런 일에 종사하는 것처럼 순진무구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인간이 그것을 지혜롭고 현명하게 수행한다면 노동보다 고상하고 그보다 성취적인 일이 또 있겠는가? -아우구스티누스,(창세기 축자 해석)에서 (가-2)…생략… -(세계 인권선언)(1948년,제3차 유엔 총회)에서 (나-1) 공장을 끼고 흐르는 작은 내를 건널 때는 숨을 쉬지 않았다.시커먼 폐수 폐유가 그냥 흘렀다.근로자들은 아침 일찍 공장으로 걸어 들어갔다.저녁때 노동자들은 터벅터벅 걸어나왔다.계속 조업 공장의 새벽 교대반원 얼굴에는 잠이 그대로 붙어 있었다.공원들은 잠을 쫓기 위해 잠 안 오는 약을 먹고 일했다.영국의 상태는 아주 끔찍했었던 모양이다.로드함 공장에서는 어린 공원들이 정신을 차리게 하기 위해 채찍질을 했다는 기록을 나는 읽었다.이 로드함 공장이 오히려 인간적이었다는 기록도 나는 읽었다.리턴 공장에서는 어린 공원들이 한 공기의 죽을 먹기 위해 서로 싸웠다.성적 난행도 당했다.공장 감독은 무서웠다.공원들의 손목을 묶어 기계에 매달았다.공원들의 이를 줄로 갈아버릴 때도 있었다.리턴 공장의 공원들은 겨울에도 거의 벌거벗고 일했다.하루 열네 시간 노동은 보통이었다.공장 주인은 노동자들이 시계를 갖는 것을 금했다.하나밖에 없는 공장 표준 시계가 밤늦게까지 일을 하게 했다.이들 노동자와 가족들이 공장 주변에 빈민굴을 형성하고 살았다.노동자들은 싸고 독한 술을 마셨다.죽어서 천국에 간다는 복음만이 그들에게 위안을 주었다.참혹한 생활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아편을 쓰는 사람도 있었다.자식에게까지 쓰는 사람이 있었다.공장 주인과 그의 가족들은 상점이 들어선 깨끗한 거리,깨끗한 저택에서 살았다.그들은 좋은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교외에 그들의 별장이 있었다.신부는 그들을 위해 기도했다.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영국의 노동자들은 공장을 습격했다.그들이 제일 먼저 때려부순 것은 기계였다.프랑스의 철공장에서는 노동자들이 망치 소리에 맞추어 노래를 불렀다.그 노래는 절망에서 나온 부르짖음이었다. -조세희,(잘못은 신에게도 있다)에서 (나-2)…생략… -시몬느 베이유,(노동일기)에서 (다-1) 우리는 노동이라는 말을 들으면 곧 채플린의 (모던타임스)나 르네 크렐의 (우리에게 자유를)을 연상합니다.분명 그들의 이미지나 비판은 지난날 옳은 때가 있었습니다.그렇지만 그것은 전통적인 산업주의에만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서,오늘날 급속히 진화되고 있는 새로운 산업에는 들어맞지 않습니다. 분업화된 공장 노동이 얼마나 비참한 것이었는지는 잘 알려져 있으며,그것은 오늘날에도 역시 비참합니다.그러한 공장형의 노동은 오피스에도 들어와 개개의 노동자는 작은 반복 작업만을 되풀이함으로써 자기의 일이 전체에 이어진다는 자각을 하지 못하고,자기 재량이나 창조력을 발휘할 기회도 가지지 못했습니다.그런데 그와 같은 직업을 보존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노스탤지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중략)… 이제까지의 ‘제 2의 물결’ 산업에서는 공정을 분업화,반복화해서 인간이 기계처럼 되어 일하는 것이 능률을 올리는 요령이었습니다.이제 그런 일은 컴퓨터가 더 빠르게 잘해 주고,위험한 작업은 로봇이 해 줍니다.지금까지의 공정은 시대와 함께 채산성도 생산성도 떨어지고 있습니다.변화를 촉진하는 조건은 갖추어진 셈입니다.…(중략)… ‘제 3의 물결’의 노동자는 더욱 독창적이고 더욱 지능적이라서 이제는 기계의 부속품이 아닙니다.좀더 구체적으로는 기능과 특수 지식이 있는 인간입니다.자기 전용의 연장 상자를 가지고 있었던 산업혁명 이전의 직업인과 마찬가지로 새로운,말하자면 ‘두뇌 노동자’는 기능과 정보가 가득히 들어 있는 ‘두뇌 도구 상자’를 가지고 있습니다.미숙련 노동자가 갖지 못한 생산 수단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새로운 노동자는 자립한 직업인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아무하고나 교체가 가능한 조립 라인의 노동자와는 그 질이 다릅니다.젊고,교육 수준도 높고,반복 작업은 하지 않습니다.자기에게 적합한 방법으로 일을 해 내기 때문에 상사의 잔소리를 싫어하고 항상 자기주장을 지니고 있습니다.애매한 공정이나 직제의 변화에도 꿈쩍하지 않습니다.그들이야말로 새로운 노동력이며 그 수는 자꾸자꾸 늘어나고 있습니다.경제가 ‘제 2의 물결’에서 ‘제 3의 물결’로 옮겨짐에 따라 새로운 가치 체계가 생겨남과 함께 노동자의 기능도 새로워집니다.…(중략)…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은 그와 정반대,말하자면 ‘마르크스를 물구나무 세운 것’과 같습니다.오늘날의 경제에서 흥성하는 부문은 수천 명에 이르는 노동자에 의한 동일화,규격화된 반복 작업을 필요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필요로 하고 있는 것은 적응력과 독창력과 고학력을 갖춘,개성적이라 해도 좋을 정도의 노동자입니다. -앨빈 토플러 (전망과 전제)에서 (다-2) …생략… -마셜 맥루언,(미디어의 이해)에서 (유의 사항) 1.띄어쓰기 포함 1600자 내외로 쓸 것(±160자 허용).2.제목은 쓰지 말고 본문부터 시작할 것.3.수험번호,성명 등 자기의 신상에 관련된 사항을 답안에 드러내지 말 것.4.한 편의 완성된 글이 되게 할 것.5.어문 규범을 지킬 것. 1.저팔계 위로해 주다 ‘따르릉 따르릉’ 저팔계에게 전화가 걸려왔다.사오정이었다. “저팔계야! 이번 수시에 응시했니? 난 연습 삼아서 응시했어.”“삼장 선생님께 의논 드렸니?”“아니,미처 의논 드릴 시간이 없었어.어쨌거나 결과를 기다려 봐야지 뭐.혹시 알아? 좋은 결과가 있을지….헤헤헤!” 며칠 뒤 사오정은 풀 죽은 목소리로 저팔계에게 전화를 걸었다.“팔계야! 나 떨어졌어.그럭저럭 쓴 거 같은데….”“기분 풀어.2차에 잘 봐서 합격하면 되지 뭐.” 저팔계의 위로에 사오정은 한결 기분이 나아졌다.“이따 삼장 선생님 댁에서 보자.” 2.사오정,사고 치다 저팔계가 삼장 선생 집에 도착하니 사오정은 이미 와 있었다.저팔계가 들어서자 삼장 선생은 “안 그래도 기다리고 있었다.이 한심한 녀석 얘기 좀 들어 보렴.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저팔계는 의아한 표정으로 사오정을 바라보았다.“내가 답안을 잘못 써서 떨어진 게 아니라 다른 문제 때문에 떨어진 거 같아.시간이 남기에 답안을 고치면서 눈에 잘 띄라고 중요한 부분에 형광펜으로 표시를 했거든….” “아니,왜 거기다 표시를 했어.그러면 부정 행위로 간주돼 채점조차 하지 않는다던데.” 삼장 선생도 맞장구를 쳤다.“그러게 말이다.시험 보러 간다는 녀석이 응시하는 학교의 출제 경향이나 유의사항에 관한 점검도 하지 않고 갔으니 좋은 결과가 나오겠느냐.내게 말만 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 아니냐.” 사오정은 한숨만 내쉬었다. “그만 됐다.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2차 수시에서는 만전을 기하도록 하거라.이왕 말이 나온 김에 오늘은 유의사항에 대해 공부를 하자꾸나.답안 작성시 유의사항은 성냥과 똑같단다.지나치게 중요하게 생각하기에는 다소 하찮고,그렇다고 방심하다가는 큰 변을 당하게 하는 그런 거란다.” 3.논달선생 삼장,가르치다 “사례 중심으로 얘기해 주마.어떤 학생이 답안을 고치는데 볼펜으로 고치면 지저분해 보일 것 같아 수정액을 사용했다.그 답안은 몇 점을 받았겠느냐?” 사오정은 잠시 생각하더니 “좀 감점 요인이 되겠네요.”라고 말했다.“문제가 그리 가볍지 않단다.그 답안은 0점 처리되었단다.” “헉!” 둘은 삼장 선생의 말에 깜짝 놀랐다.“뭔가 비밀스러운 표시를 한 부정 행위로 간주된 것이다.채점자와 일종의 약속된 표시일 가능성 때문이지.”“무시무시하군요.” “둘째 사례다.어떤 학생이 원고 작성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아 답안을 고치면서 볼펜으로 대충 직직 긋고 답안을 고쳤단다.그 답안은 어떻게 처리되겠느냐?” 둘은 채점의 엄격함에 이미 놀란 터라 섣불리 답변을 하지 못했다.“운이 좋으면 원고지 사용법과 관련해서만 감점을 당하지만 운이 나쁘면 0점 처리될 수 있다.원고지 사용법에 준하지 않은 기호는 암호로 인정돼 0점 처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학생이 내용을 구상하면서 답안지에 메모를 한 뒤 지우는 걸 깜빡하고 제출했다.그 답안은 몇 점이겠느냐?”“설마 그것도 0점 처리되나요?”“0점 처리되었다.” 삼장 선생은 냉정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답안만이 아니라 문제지에 메모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답안지뿐만 아니라 문제지에까지 아무런 표시를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란다.” “어떤 학생이 1400∼1600자 내외로 작성하도록 돼 있는 답안을 쓰면서 1400자 분량에 딱 맞춰 글을 썼단다.그 답안지는 어떻게 채점되었을 거 같으냐?”“어떻든 1400자를 채웠으면 된 거 아닌가요?” 저팔계와 사오정의 대답에 삼장 선생은 “너희들 말처럼 1400자를 채웠으면 감점 요인은 없다.하지만 그 답안은 감점을 당했단다.”“왜요?”“너희들도 써봐서 알겠지만 답안을 고치다 보면 쓴 내용을 지우게 되는 경우가 많다.지운 만큼 다른 내용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지우는 경우도 있게 마련이다.아까 그 답안은 1400자 분량을 채웠지만 앞에서 한 문장을 완전히 지운 부분이 있어서 그만큼 감점을 당했단다.” “이런 경우도 있다.띄어쓰기를 각 5개,6개,7개 틀린 학생이 있었다.그런데 5개와 6개 틀린 학생은 똑같이 5점을 감점당했는데,7개 틀린 학생은 10점 감점을 당했단다.”“그건 왜 그래요? 겨우 하나 차이인데….”“띄어쓰기가 2개 틀린 것까지는 1점,3∼4개는 3점,5∼6개는 5점,7∼10개는 10점 감점하는 식으로 채점하기 때문이다.” “이건 사오정의 경우와 비슷한 사례인데,어떤 학생이 검정색 볼펜으로 답안을 쓰다가 잉크가 떨어져 파란색 볼펜으로 이어 썼단다.채점 결과를 예상해 보거라.” 둘은 0점임을 짐작한 듯 아예 대답하지 않았다.“너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0점 처리되었다.물론 검정색과 파란색 볼펜 모두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지만,그래도 중간에 색을 바꾸어 답안 작성을 하는 것은 일종의 암호 표시로 인정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런 경우도 있단다.어떤 학생의 답안 내용 중에 ‘우리 학교는 주변에 산이 있어서‘와 같이 자기 학교 이름을 직접 거명하면서 답안을 작성했단다.이 답안 역시 상당한 감점을 받거나 심하면 0점 처리될 수 있다.채점이 얼마나 엄격하게 이뤄지는지 이제 좀 감이 잡히느냐? 물론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처럼 형식도 매우 중요하단다.이를 소홀히 했다가는 자칫 상당한 감점을 당할 수 있다.이런 점 때문에 심지어 대학 관계자가 ‘내용을 잘 써서 2점 더 받느니 형식을 잘 지켜서 2점 안 깎이는 것이 더 낫다.’라는 말을 할 정도란다.답안 작성시 유의 사항이나 지켜야 할 형식적인 조건들이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시험 치기 전에 미리 확인해서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사오정처럼 답안은 잘 쓰고도 사소한 것 때문에 점수가 깎인다면 이보다 안타까운 일이 어디 있겠느냐!” 4.사오정 깨닫다 사오정은 “제 답안도 0점 처리되었을 가능성이 높겠네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사오정아! 그렇게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2차에 잘 보면 되지,뭐.오늘 네가 썼다는 내용은 나무랄 데가 없더구나.이번처럼 사소한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합격할 정도로 잘 썼다.답안 작성시 유의사항만 잘 지키면 2차에는 틀림없이 합격할 게다.” 삼장 선생의 말에 기가 죽었던 사오정은 갑자기 표정이 밝아지더니 “헤헤헤! 역시 논술의 백미는 내용 아니겠어요?”라며 능청을 떨었다. “정말 못 말린다니까.” 저팔계와 삼장 선생은 사오정의 능청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다음 주에는 ‘만세, 사오정 합격하다’라는 주제로 강의가 진행됩니다. 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노병곤 문학박사 ‘글과생각’ 송파캠퍼스 원장 ·전 광운대 교수
  • 儒林(150)-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儒林(150)-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그러고 나서 안영은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장단을 맞추는 것은 조화를 뜻하는 것으로 그것은 서로 다른 요소들 속에서 이루어집니다.비유하건대 그것은 국물과 같은 것입니다.물,불,초,고기,소금 등으로 생선을 끓여 지나친 맛이 나지 않고 맛있게 요리를 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도 이와 같습니다.전하가 긍정하는 것 속에 부정되어야 될 점이 있으면 그것을 검토해서 전하의 부정되어야 할 점을 지적하여 바로잡고,거꾸로 전하가 부정하는 것 속에 긍정해야 할 것이 있으면 그것을 강조해 부당한 부정에서 전하를 구하는 것이 조화입니다.” 지적을 하고 나서 안영은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저 사람은 그렇지 아니하고 단순하게 동조를 하고 있는 것뿐입니다.전하께서 긍정하면 저 사람은 무조건 긍정하고,전하께서 부정하는 것은 언제나 부정하고 있는데,이는 어디까지나 동조하는 것이지 조화는 아닌 것입니다.이는 물위에 술을 부어도 아무도 마시지 않으며,거문고나 비파를 들고 같은 줄을 뜯어도,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안영의 이 말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특히 정치가들이나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은 반드시 명심해야 할 금언이다.윗사람이 하는 말을 무조건 옳다고 부화뇌동하면서 아첨하는 사람은 결국 윗사람을 망치는 간신배에 불과한 것이다.또한 윗사람도 자기만을 동조하는 자만을 좋아하고,이를바로 잡으려 부정하거나 비판하는 자를 배척하게 되면 결국 이것이 사회를 붕괴시키는 사회악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공자가 조화를 강조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던 것과 일치하고 있다. “군자는 조화롭게 하되 부화뇌동하지 아니하고,소인은 부화뇌동하되 조화롭게 하지 않는다.(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물론 안영은 공자를 경공에게 아첨을 하거나 부화뇌동하는 동조자로 보고 있지는 않았다.그러나 안영은 공자가 ‘말만 그럴듯하게 하고 지나치게 상례만을 숭상하는 유자’로 봄으로써 생선과 같은 경공을 요리함에 있어 그 맛을 더하는 소금이나 양념과 같은 조화로운 충언자로 보고 있지는 않았던 것이다.물론 이것은 안영이 가진 공자에 대한 선입견 때문일 것이다.명재상 안영도 어쩔 수 없이 편견을 가질 수밖에 없던 평범한 인간이었던 것이다.그러나 어쨌든 안영의 날카로운 직관력은 이날 벌어진 연회에서 더욱 빛나고 있음이다. 둘 사이에 이런 대화가 끝나고 한바탕 연회가 벌어졌는데,술을 마시던 경공은 느닷없이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아아,인생은 왜 이토록 허무한 것일까.” 한바탕 술과 여악에 취해서 쾌락에 흥건히 젖어 있던 경공의 입에서 나온 탄식인지라 안영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전하,어찌하여 한숨을 쉬십니까.” 그러자 경공이 대답하였다. “죽음이 인생의 끝이 아닐 것인가.만약 죽음이란 것이 없다면 인간은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안영이 머리를 흔들며 말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만약 죽음이 없을 것 같으면 행복한 사람은 옛날 사람이지 지금의 전하는 아닐 것입니다.왜냐하면 지금 전하가 다스리는 이 땅은 옛날 상구(爽鳩)씨의 땅이었습니다.그 후 계칙(季則)의 땅이 되고,곧이어 봉백릉(逢伯陵)의 땅이 되었다가 다시 포호(蒲姑)의 땅이 되었으며,그 훨씬 뒤에 와서야 전하의 조상 땅이 되었던 것입니다.그러므로 인간에게 만약 죽음이 없다면 그것은 상구씨의 행복이지 전하의 행복은 아닌 것입니다.왜냐하면 지금도 이곳은 상구씨의 땅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 [일요영화]

    ●조스(KBS1TV 오후 11시25분) 식인 상어를 소재로 한 해양 공포영화의 대명사.스필버그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자,할리우드 영화 사상 최초로 1억 달러를 돌파한 대흥행작이다.비명이 절로 나오는 길이 20피트의 거대한 식인상어의 모습,얼어붙는 긴장감과 한숨을 내쉬는 휴식을 절묘하게 교차시키는 연출의 기법,섬뜩하게 울리는 배경 음악,극적인 긴장감과 현장감을 보여주는 촬영과 편집 등이 한 데 어우러져 멋진 해양드라마의 걸작을 창조했다. 미국 뉴잉글랜드의 피서지 애미티에 식인 상어가 나타난다.그러나 이런 사실은 관광객들이 해안을 많이 찾는 피서철엔 돈벌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시장은 사람들의 입을 막는다.결국 해수욕장에서 사람이 상어에게 물려 죽는 사고가 발생한다. 경찰서장 마틴은 아들을 상어에게 잃은 뒤 사람들을 모아 상어를 잡으러 나선다.마틴과 함께 하기로 한 사람은 상어잡이인 퀸트와 해양학자 후퍼.바다로 나간 세 남자는 상어와 거친 사투를 벌인다.철창 속에서 상어와 마주쳤던 후퍼는 간신히 도망쳐 살아남지만 퀸트는 상어에 물려 목숨을 잃는다.마틴은 결국 탱크의 폭발을 이용해 상어를 처치하는 데 성공한다. ●스크림3(SBS 오후 11시45분) 엄청난 흥행대작 ‘스크림’시리즈의 완결편.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영화 제작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연쇄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영화 ‘스탭 3’의 촬영 현장인 선라이즈 스튜디오에서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한다.이후 주연배우들에게 위험이 닥쳐온다.시드니는 여성문제 상담원으로 은둔하다시피 지내고 있다.보안관으로 일했던 듀이는 영화 촬영현장에 실제 경험을 가진 조언자로 참여한다.여기자 게일과 듀이가 다시 만나고,이들이 시드니와 재회하면서 예전의 팀이 다시 뭉치는데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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