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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공간] 고촌의 동백아가씨/오한숙희 여성학자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얼마나 울었던가 동백아가씨” 가요무대에서나 들음직한 이미자씨의 동백아가씨 노래가 요즘 나의 화두, 아니 우리집의 화두이다. 다름아니라 우리 어머니가 지금 동백 아가씨가 되어가고 계시기 때문이다. 남편과 사별한 지 삼십년이 된 어머니가 동백아가씨된 사연은 변심한 임이 아니라 변해가는 우리 동네 풍경 때문이다. 재작년인가. 나지막하니 평화롭던 논에 대형트럭들이 흙을 쏟아붓더니만 작년부터 아파트공사가 시작되었다. 예전 같으면 연초록의 어린 모가 심겨졌을 봄 논에 높다란 공사 철탑이 공룡처럼 뻗쳐 서있는 모습은 누가 보아도 살풍경하다. 우리 어머니는 그 꼴이 보기 싫어 마을 뒤쪽의 꼬부랑길로 다니시고 어쩔 수 없이 차를 타고 지나가야 할 때는 마치 못 볼 것을 대하듯 고개를 외로 꼬신다. 이런 속내에도 불구하고 우리집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부러움을 담은 덕담을 쏟아냈다. “좋으시겠어요. 땅값 올라가는 게 보이네, 보여. 선견지명이 있으셨지 뭐예요.” “좋긴 뭐가 좋아요. 난 하나도 안 좋아.” 우리 어머니의 시큰둥한 반응은 오히려 그들을 자극할 뿐이었다. “아직 실감을 못하셔서 그렇죠. 아파트완공만 되어 보세요. 그때는 춤을 덩실덩실 추실걸요.” “뭐? 춤을 춰? 난, 아파트완공되는 꼴 보기 전에 이 동네 뜨고 싶어.” “그럼요. 여기 뛸 만큼 뛰면 팔고, 더 안쪽으로 들어가시는 게 현명하죠. 거긴 땅값이 아직 많이 쌀 테니까요.” 가치관의 차이는 이렇게 동문서답을 양산할 뿐이었다. 그런데 말이 씨가 된 것일까. 우리집 뒤 야산에 고속도로가 뚫린다는 소식이 얼마전에 날아 들었다. 정말 동네를 떠나야 하는 게 아닌가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비보였다.“도대체 언제 그 길이 뚫린다는 거냐, 어떻게 막을 수는 없는 거냐.” 논에 아파트가 설 때는 한숨만 쉬시던 어머니가 뒷산 소식에는 애를 끓이셨다. 그나마 우리는 집 바로 뒤에 산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아오셨는데 이것마저 위협을 받게 되자 이번에는 아이들까지 들썩였다. 아침저녁 개를 데리고 산책하던 산이 없어지는 것 아닌가. 마을 진입로에 ‘마을관통 고속화도로 절대 반대’라고 쓴 현수막이 눈에 띄더니 이웃집 아저씨가 서명을 받으러 오셨다. 어머니는 “그럼 그렇지. 여기 사는 사람들이야 다 숨쉬는 맛에 사는 건데. 다들 반대하죠?” 마치 구세주를 만난 듯 반가워하셨다. 그런데 아저씨의 반응은 한숨이었다. “입장들이 다 달라요. 서울 사람이 땅 주인이면 반대할 이유가 없죠. 토박이들도 자식들이 은근히 좋아하니 헷갈리시죠. 서명은 받습니다만 어떻게 될 지는 애매해요.” 아저씨가 돌아간 다음 어머니는 딱히 누구한테랄 것 없는 역정을 내셨다. “집값 올라 돈 벌었겠다고 다들 떠드는데 그래, 얼마가 오른다더냐. 산 없애고 돈 주면 그 돈이, 이 산이 주던 것보다 더 크냐. 그이들이 이 산이 주던 것을 헤아려 봤대? 계산해 봤대? 이만한 산을 다시 만들려면 얼마 드는지 견적 빼봤다더냐. 모르는 소리. 잃고나서야 후회한다. 어리석은 사람들. 그깟 눈먼 돈 잠깐이면 날아갈 텐데. 그 돈 물려줘봐야 자식들 앞 길 망치기만 할 텐데.” ‘이 집을 내 마지막 거처로 생각했다.’는 어머니 말씀에 나는 목이 메고 말았다. 실향민으로 아버지 생전에 문패 한번 달아보지 못하고 셋집을 전전하느라 자식들의 일기장이며 성장의 귀한 기록들이 다 날아가 버린 것을 세월이 갈수록 애통해하시는 어머니에게 집은 돈으로 환산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물질숭배신앙은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한다. 어느 새 우리는 돈으로 바꿀 수만 있다면 뭐든지 바꿀 각오를 안고 산다. 그러나 보이지 않게 존재하는 것들은 어찌할 것인가. 보이지 않게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자연환경은 자본의 저울대에서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보이지 않는 것은 없어진 다음에야 비로소 그 존재를 증명하는 이 아이러니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요즘 어머니는 해가 진 다음에도 종종 창문을 열고 뒷산을 바라보신다. “이 산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헤아릴 수가 없단다. 그런 걸 어떻게 돈으로 계산해 주겠다는 건지.” 집값은 오른다는데 우리 어머니 가슴은 동백꽃잎처럼 빨갛게 멍이 들어간다. 오한숙희 여성학자
  • [2005 프로야구] 롯데 ‘꼴찌의 대반란’

    ‘만년 꼴찌’ 롯데가 단독 1위로 시범경기를 마감, 정규리그에서의 거센 바람을 예고했다. 롯데는 시범경기 마지막날인 27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과의 경기에서 홈런 2방을 허용하며 1-3,5회 강우 콜드게임으로 졌다. 그러나 롯데는 7승3패2무를 기록,3위 삼성(7승4패1무)과 비로 경기가 취소된 2위 기아(6승3패)를 따돌리고 단독 선두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최근 4년 연속 바닥에서 헤맸던 롯데가 시범경기 1위에 오른 것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던 지난 92년과 95년,97년, 매직리그 1위였던 2000년에 이어 통산 5번째다. 롯데는 올 시범경기에서 팀 방어율 1위(2.17)의 마운드, 팀 배팅을 앞세운 타격의 집중력, 안정감있는 수비 등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롯데의 이같은 상승세가 정규리그에서도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각 팀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대어인 ‘헤라클레스’ 심정수와 박진만을 잡고, 임창용과 김한수를 눌러앉힌 삼성은 3위에 그쳐 최강다운 면모를 보이지는 못했다. 지난해 우승팀 현대도 마운드는 건재했지만 방망이가 헛돌아 김재박 감독을 한숨짓게 했다. 하지만 기아는 강호의 모습을 되찾았고, 한화는 마운드의 부활로 포스트시즌 진출의 기대를 부풀렸다. 지난해 돌풍의 주역 두산은 마운드의 불안으로 4강 진출이 버거울 전망이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한나라 공천잡음 ‘증폭’

    “한나라당이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4·30 재·보선 공천은 그 단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특정 후보가 미리 정해진 듯한 공천으로는 국민들에게 약속한 ‘환골탈태’는커녕 최소한의 ‘개혁 의지’조차 보여줄 수 없다. 당내 특정세력이 공천심사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에서 ‘개혁 공천’을 외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이다.” 지난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권영세 의원은 긴 한숨을 내쉰 뒤 “공천심사위원을 그만두려 한다.”며 이같이 털어놨다. 권 의원은 “애당초 공천심사위원 구성부터 잘못됐다.”면서 “재·보선 지역구의 공천 신청자들과 이런저런 이유로 이해관계에 얽힐 수밖에 없는 시·도당 위원장들은 처음부터 배제됐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윤성 공천심사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4·30 재·보선 공천을 둘러싼 당내 잡음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 같다. 원희룡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개혁·소장파들은 ‘공천심사위 재구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정지역에 대한 공천 잡음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덕모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재선거를 치르게 되는 경북 영천의 경우, 공천자로 확정된 후보자의 불법 사전 선거운동 의혹까지 불거진 상태다. 일부 개혁소장파는 물론 공천심사위원 사이에서도 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 무효가 된 곳에서 또다시 선거법 위반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공천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최기남’이라는 ID의 네티즌은 한나라당과 대구·경북지역의 한 일간지 홈페이지 게시판에 ‘모 후보자가 예비선거사무실에 10여대의 전화기를 설치한 후 10여명씩 2개조로 선거홍보원을 불법으로 고용, 지난 3일부터 수십일간 일당으로 4만∼8만원을 주고 지지를 부탁하도록 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증인으로 임모양과 김모양을 증인으로 거명했다. 그러나 임모양은 “결코 그런 사실이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반면 ‘최기남’씨는 “후보자 사무실에 설치된 전화기의 통화기록을 조회하면 곧바로 확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부산 강서구청장, 경기 화성시장, 경북 영덕군수, 대구 수성구 광역의원 후보 공천을 둘러싸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우리당 김맹곤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재선거를 치르는 경남 김해의 경우, 한나라당이 공천 신청도 받지 않은 상태임에도 “모 후보가 특정 세력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공천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스타 파워’ 드라마 좌지우지

    ‘스타 파워’ 드라마 좌지우지

    이른바 ‘스타 파워’가 TV드라마 시장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좌초위기에 처한 MBC 외주 드라마 ‘못된 사랑’의 사례 등을 보면 그 정도가 드라마 제작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비대해졌다는 지적이다. 방송사 내부에서는 이번 기회에 ‘스타 파워’에 휘둘려온 안이한 제작 방식에서 탈피, 드라마 제작 환경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뒤바뀐 ‘갑과 을’의 관계 MBC가 야심차게 준비한 ‘원더풀 라이프’후속 MBC 미니시리즈 ‘못된 사랑’(DNT웍스)의 제작진은 최근 낭패를 봤다.5월 방영을 목표로 24일 첫 촬영을 계획했지만, 지난 1월 일찌감치 주인공으로 내정된 가수 비가 촬영을 코앞에 두고 돌연 출연 번복을 통보한 것. 앞서 상대역으로 거론되던 고소영도 대본 수정 문제로 출연을 거부했다. 비측은 다친 코의 수술을 이유로 들었지만, 방송가에서는 7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고소영의 출연이 무산된 것이 결정적 이유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다급해진 MBC측은 뒤늦게 비와 고소영이 제시하는 모든 조건을 수용한다고 제안했지만, 둘다 출연불가 입장을 고수해 체면만 구겼다. 제작진은 “비를 주인공으로 정해 놓고 준비를 해왔는데, 촬영 등 드라마 제작 전반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MBC 한 프로듀서는 “예전 같으면 상상조차 하지 못할 일”이라면서 “스타 캐스팅의 칼자루를 쥔 대형 연예기획사·드라마제작사들이 스타 파워를 앞세워 드라마 제작의 핵심 권력으로 등장하면서 ‘갑과 을’의 관계가 완전히 뒤바뀌고 말았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연기자에 PD·작가까지 ‘스타 파워’ ‘스타 파워’는 단지 연기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엔 연예기획사가 직접 드라마 제작사로 나서거나 드라마 제작사와 합종연횡을 시도하면서 프로듀서는 물론 작가까지 ‘스타 시스템’안으로 들어왔다.60여명의 연기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 연예 매지니먼트사 싸이더스HQ를 자회사로 둔 IHQ와 탄탄한 제작 인프라를 갖춘 김종학프로덕션 등은 유능한 프로듀서와 드라마 작가들을 속속 지상파 방송사들로부터 빼내 ‘스타 파워’를 강화하고 있다. 연기자 캐스팅은 물론 프로듀서, 작가 선정까지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만의 ‘맞춤 드라마’를 생산해내고 있다.‘슬픈연가’(김종학 프로덕션·포이보스·두손엔터테인먼트)에서 보듯 해외 판권과 O.S.T 제작 등에서 방송사보다 유리한 수익 비율(7대3)로 계약,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MBC의 한 프로듀서는 “외주제작시스템과의 ‘자본 게임’에서 방송사가 완패하고 있는 형국”이라면서 “연기자 캐스팅은 이미 연예기획사·드라마제작사 등에 의해 완전 장악당했고, 최근엔 스타 작가를 잡기 위한 드라마제작사끼리의 과당 경쟁으로 불과 1∼2년 새에 작가의 몸값도 3배 이상 폭등했다.”고 말했다. 이은규 MBC 드라마 국장은 “연기자, 프로듀서, 작가 등 드라마 제작의 필수 3요소가 연예기획사·드라마제작사에 의해 완전히 장악당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면서 “방송사가 채널과 기획력 측면에서만 약간의 우위를 보이고 있는 지금의 상황도 채 1년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주 드라마의 체계적 관리와 프로그램 질 향상 시급 MBC 내부에서는 ‘못된 사랑’의 연기자 출연 번복, 새달 2일 방송 예정인 ‘다섯손가락’(김종학 프로덕션)의 대본 표절로 인한 편성 연기,‘착한 사랑’(삼화프로덕션)의 납품 차질 등 최근 잇따른 외주드라마의 편성 파행 사태를 둘러싸고 “드라마제작사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행사하지 않았던 ‘힘’을 이제는 ‘관계 정상화’를 위해 써야 할 때”라며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내용보다는 스타 연기자 캐스팅, 연출자와 작가, 대략의 시놉시스만 보고 편성을 결정하고 사후 품질 관리는 전혀 하지 않는 현행 시스템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산하 ‘편성·제작부문 민주방송실천위원회’는 22일자 노보를 통해 “대형 제작사 중심의 독점 공급 체제와 관리시스템의 실패가 외주드라마 파행편성과 그로 인한 MBC드라마 전체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했다.”면서 “명확한 신상필벌과 통합적 외주 관리 전문 부서의 신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은규 국장은 “외주 제작에 익숙한 SBS나, 일일 연속극 정도만 외주 제작을 하고 있는 KBS에 비해 MBC는 외주 드라마의 파행으로 인한 타격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면서 “드라마 제작 환경을 정상화하기 위해 제작을 둘러싼 모든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특히 “연예기획사·드라마제작사의 스타 파워에 대항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새로운 소재 개발 등 자체 제작 드라마의 품질 향상에 주력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깔깔깔]

    ●친구 두 남자가 등산을 하다 그중 한 명이 숲속으로 볼일을 보러 들어갔다. 잠시 뒤 볼일 보던 남자가 소리쳤다. “으악! 뱀이 내 ‘거시기’를 물었어!” “뭐? 잠깐 기다려. 내가 얼른 내려가서 병원에 전화할게!” 산에서 내려온 친구는 병원에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병원이죠? 내 친구가 산에서 뱀에 물렸어요. 어떻게 하죠?” “물린 부분을 칼로 째고 입으로 독을 빨아내세요.” 친구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게 유일한 방법인가요?” “예. 당장 그렇게 하지 않으면 친구분은 죽게 됩니다.” 친구는 다시 산으로 올라왔다. 뱀에 물린 남자가 신음을 하며 물었다. “의사가 뭐라고 말하디?” 그러자 친구가 한숨을 푹 쉬면서 말했다. “죽을 거래.”
  • 이승엽, 왜 이럴까…시범경기 20타수 1안타 ‘허덕’

    “이렇게 안 되기는 처음이다. 결과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지만 정규시즌을 지켜봐 달라.” 지난 21일 일본프로야구 시범경기를 모두 마친 이승엽(29·롯데 마린스)은 일본 기자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승엽은 예상 외로 담담했다. 시범경기 8경기에 출전,20차례 타석에 들어섰지만 홈런은 고사하고 안타마저 단 1개에 그친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끝없는 부진 일본 진출 첫해인 지난해 이승엽의 부진은 자신있게 제 스윙을 하지 못 했다는 데 있었다. 때문에 지난 겨울 국내 훈련의 대부분을 전성기 때의 풀스윙을 되찾는 데 할애했다. 결과도 만족스러웠다.1월 말 출국 당시에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내 스윙’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불과 열흘 남짓 이후에 스윙폼은 간결하고 짧게 치는, 이른바 ‘콤팩트 스윙’으로 다시 바뀌었다. 아직도 우왕좌왕하는 타격자세가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인 셈. 이승엽의 겨울 훈련을 도운 박흥식 삼성 코치는 “80∼90%까지 제 스윙을 회복한 이승엽이 왜 다시 타격자세를 바꿨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아시아 신기록을 작성할 때와 같은 자신감 있고 줏대있는 스윙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외야 수비에 대한 준비 부족도 처절한 성적의 단초가 됐다. 좌익수 변신을 예상하고도 그에 대한 훈련은 국내의 한 겨울 추위 때문에 거의 하지 못했다. 결국 타구의 거리 측정이 제대로 되지 않아 외야 수비 도중 입은 목과 왼손 엄지 부상으로 한동안 벤치를 지키다 타격 감각을 잃었다. ●퇴출 가능성은 이승엽의 부활 여부는 시즌 개막 후 보비 밸런타인 감독이 얼마 만큼 믿고 기다려 줄 것인가에 달려 있다. 지난해 초반 이후 방망이가 침묵에 빠지자 밸런타인 감독은 이승엽을 기다리지 않고 2군으로 내려 보냈다. 결국 올해에도 이승엽에게는 오는 26일 개막전 이후 한달 남짓 동안이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그러나 퇴출이라는 최악의 경우는 발생하지 않을 전망. 올해 말까지 롯데 마린스와의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데다 자신이 원한다 해도 롯데에 대한 보상금 문제 등으로 선뜻 나설 국내 구단도 마땅찮을 전망이다. 따라서 이승엽은 남은 기간 동안 일본 무대에서 전력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그렇다면 이승엽이 살아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승엽은 ‘슬로 스타터’다. 본격적인 시즌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 그를 바라보는 국내와 일본내의 시각은 “그래도 부활의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게 중론이다. 다행인 것은 타격 부진 속에서도 지난해와 같은 어이없는 헛스윙은 없었다는 점. 현지 통역을 맡고 있는 이동훈씨는 “지난해에 견줘 삼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면서 “타격에서도 2% 부족한 듯 타구가 펜스 가까이에서 잡히거나 상대의 호수비에 걸려들어 한숨을 내쉰 경우가 많았다.”고 아쉬워했다. 이씨는 또 “밸런타인 감독은 물론, 일본의 야구 담당 기자들도 아직 이승엽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눈치”라면서 “지금은 밑바닥에 가라앉았지만 그의 솟구치는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오토바이 대물보험 ‘헛바퀴’

    오토바이 대물보험 ‘헛바퀴’

    오토바이의 대물(對物)보험 의무가입 제도가 시행 초부터 보험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과도한 보험료 인상과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생기면서 무거운 과태료 처분을 피하기 위해 책임보험마저 들지 않는 사례가 발생, 무보험이나 무적(無籍) 오토바이가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무보험, 무적 오토바이는 인명사고가 났을 때 뺑소니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번호판 반납이 속 편해 “오토바이가 사람을 치면 크게 다치게 해도 남의 물건을 망가뜨리면 얼마나 심하게 못쓰게 한다고 그 많은 보험료를 내야 합니까.” 한 일간지 지국장 김기철(69)씨는 오토바이 보험이라는 말이 나오자 흥분했다. 김씨는 최근 신문배달용 오토바이 4대 가운데 2대의 번호판을 떼서 구청에 반납하고 폐차 신고를 했다. 보험료 부담이 커 2대만 대물보험에 추가로 가입하고 2대는 번호판없이 운영하기로 했다. 책임보험료 부과 대상이 아니어야 대물보험료나 과태료를 물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는 오토바이 1대당 연간 8만 480원의 책임보험료를 냈다. 지난달 22일부터 대물보험 의무가입 제도가 시행되면서 대당 5만 7310원씩 추가 부담이 생겼다. 연간 보험료 부담이 32만 1920원에서 55만 1160원으로 71.2%나 늘었다. 그러나 결국 김씨는 2대분 27만 5580원만 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김씨는 “40년 동안 지국을 운영했으나 오토바이가 남의 물건을 망가뜨려 돈을 물어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면서 “평생 교통법규를 어긴 적이 없는 사람을 범법자로 만들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무보험을 줄이자는 취지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오토바이 사고는 2만 650건으로, 이 가운데 44.4%인 9166건에 대해 물적피해 보험금이 지급됐다. 나머지는 인적피해 사고다. 물적피해에 따른 보험금은 대부분 보험가입자의 오토바이가 사고로 부서져 지급된 자손(自損) 보험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오토바이가 자동차를 들이받아도 상대방의 피해가 경미해 현금 변상을 하는 예가 많다.”고 말했다. 건설교통부에 등록된 전국의 오토바이는 지난해말 현재 172만 3977대. 이 가운데 보험에 든 오토바이는 47만 1783대로 보험가입률이 27.1%에 불과하다. 정부는 보험가입률이 낮은 점을 감안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을 개정, 모든 자동차와 50㏄ 이상 오토바이는 책임보험과 별도로 물적 피해에 대해 보험 처리를 해 주는 대물보험에 의무가입하도록 했다. 대물보험에 들지 않으면 최고 1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하루 연체할 때마다 600원씩 늘어난다. 책임보험 과태료 20만원과 합하면 무보험 오토바이에 대한 과태료는 보험료의 3배에 가까운 30만원이다. 무보험 과태료는 지난 2002년 5만원에서 같은해 10만원, 지난해 20만원, 올 1월에 30만원으로 각각 올랐다. 이와는 별도로 보험에 들지 않고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적발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추가 가입자 별로 없어 정부는 지난해 2월 대물보험 의무가입 제도를 고시하고 기존 책임보험 가입자 등을 대상으로 1년치 대물보험료를 미리 내도록 안내문을 보냈다.“자동차보험은 운영 적자가 심해 보험료 수입이 우선 확보돼야 1년후 법 시행 때부터 차질없이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보험사들의 주장을 받아들인 조치였다. 이에 응하지 않으면 대물보험 제도가 시행될 때 추가 보험료를 내도록 했다. 그러나 책임보험 가입자 중에는 “1년치 선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의무가입이 시행되면 그때 가서 추가로 대물보험료를 내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로 보험사들의 지난해 오토바이에 대한 보험료 수입은 504억 793만원으로 전년(440억 7320만원)보다 19.0% 증가하는데 그쳤다. 보험료가 71.2% 인상된 것과 비교하면 선납한 가입자가 많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지난달 22일부터 제도가 시행된 뒤에도 추가 보험료를 낸 가입자도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하게 2월 보험료 정산을 마친 K보험사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수입액은 229억원으로 1월 269억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보험소비자연맹 조연행 사무국장은 “정부가 보험사들의 논리에 말려들어 의무가입 보험료를 터무니없이 인상시켰다.”면서 “보험가입을 늘려 교통사고 피해자를 보호하겠다는 제도가 오히려 책임보험마저 내지 않도록 만들어 뺑소니 범죄가 늘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급히 법을 재정비해 의무가입 보험료를 낮추고 퀵서비스 등 사고 빈도가 높은 차량에 대한 차별 적용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지방기업·대학 빠져나간다”

    정부와 여당의 수도권 지원방안에 대해 강원도를 비롯해 비수도권 지역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건설교통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최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수도권을 ‘살기 좋은 동북아 경제중심’으로 육성한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도 지난 8일 특위회의를 마친 뒤 “신행정수도는 수도권이 과밀집중화 현상으로 인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에 대한 국가차원의 주요 정책결정”이라면서 ‘서울공항 이전 논의’를 비롯한 수도권 개발방향을 제시했다. ●“투자유치 물거품되나” 전전긍긍 정부의 이같은 수도권 지원대책에 대해 강원도 등 행정수도 이전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비수도권지역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갖고 “균형발전대책은 충청권과 수도권 민심달래기다.”라고 단정한 뒤 “정부와 수도권 자치단체에 대한 대응을 본격화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강원도민들도 “정부가 수도권 공장총량제 완화 등 규제완화 계획을 밝히는 것은 결국 정치논리에 밀려 유권자가 많은 수도권에 유리한 정책이 차곡차곡 진행돼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남도는 그동안 공을 들인 투자유치가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 도는 전남 화순읍내 전남대병원 부근에 252억원을 들여 2007년까지 생물산업 연구센터를 세운다. 이곳에 국내 최초로 백신공장을 설립해 생물산업 메카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백신공장 투자자로 국내 굴지의 7개 제약회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나 최근 3개 회사가 “경쟁력이 없다.”며 떨어져 나갔다. 이유는 영국의 다국적 제약회사인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사가 동남아 진출을 염두에 두고 백신공장을 경기도에 건립키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지방대학도 붕괴조짐 대구시도 최근 분양한 달성 2차산업단지의 경우 ‘전국 최저가 공장부지’라는 인센티브를 내세워 분양에 성공했지만 갈 길은 멀다. 대구시 관계자는 “수도권 규제가 완화되면 지방의 경우 기업유치를 위해서는 부지 무상제공 등 보다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아야만 가능할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경북 구미시도 수도권 규제완화 조짐에 발끈하고 나섰다. 현재 구미공단 4단지에 3∼4개 IT업체 유치를 추진중이지만 수도권 규제완화가 되면 유치에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구미시는 지난해 LG필립스 LCD공장 유치를 둘러싸고 경기도 파주시와 경합을 벌이다 쓴 잔을 마신 경험이 있다. 또 지방대학의 수도권 이전 허용 움직임에 대해 신입생 모집난을 겪고 있는 지방대학들은 “이러다간 지역교육이 송두리째 무너질 것”이라며 볼멘소리다. 이같이 정부여당의 수도권 대책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이어지자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서울공항을 이전해도 신도시 개발계획은 없으며 수도권 공장총량제 완화 계획도 일률적인 규제 완화로 보기는 어렵고 정비발전지구로 지정해 특화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고 본다.”며 한발 물러섰다. 균형발전위원회측도 “공장 총량제를 지키는 범위 내에서 외국인 기업이나 첨단기업에 한해 일부 허용하고 단계적으로 수도권 규제개선대책을 공공기관 이전과 연동해 추진한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라며 지방 다독이기에 나섰다. 정리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최태원회장 경영권 방어 성공…왕따당한 소버린

    최태원회장 경영권 방어 성공…왕따당한 소버린

    게임은 싱겁게 끝났다. 2년째 온갖 마음고생을 해왔던 최태원 회장은 한숨을 몰아쉬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결국 ‘왕따’를 당한 꼴이 됐다. 외국인 투자가 300곳 가운데 295곳이 모두 최태원 SK㈜ 회장의 이사 재신임을 반대했다고 큰소리쳤던 소버린자산운용이 10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43차 SK㈜ 정기주총에서 스타일을 구겼다. SK㈜는 최 회장의 이사 재신임 안건을 놓고 소버린측과 표 대결을 벌인 결과, 표결 참가 총 주식(1억 1500만여주)의 60.63%(7030만여주)의 찬성을 얻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했다. 반면 소버린측은 38%(4420만여주)의 반대표를 모으는 데 그쳤다. 올해 SK㈜의 외국인 지분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지난해 42%)은 더 떨어진 셈이다. ●외국인 지분 17% ‘소버린이 싫어’ 이번 표결을 분석하면 소버린은 국내 소액주주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가의 지지도 제대로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에 대한 반대 38%는 소버린측 지분 14.96%와 웰링턴(6.28%), 유로퍼시픽(4.02%) 등 일부 외국인 투자가만이 동조한 것으로 분석된다.SK㈜의 전체 외국인 지분 54% 가운데 17%가량은 소버린을 외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의 표 대결 격차는 22.47%로 지난해(사외이사 선임건·격차 13.99%)보다 8.48%포인트 더 벌어졌다. 소버린측의 이같은 참패 원인은 잦은 말 바꾸기와 불투명한 조직, 독불장군식 밀어붙이기 등이 외국인 주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SK㈜가 지난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뒀을 뿐 아니라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의 뚜렷한 기업 성과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최 회장 몰아내기에 여념이 없었던 소버린측의 행보가 주주들의 등을 돌리게 했다는 평이다. 주총에 참여한 한 소액주주는 “최고의 경영실적을 거둔 경영진을 쫓아내는 일은 선진국에서도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 대목에서도 잘 드러난다. 소버린측은 “최 회장의 재선임으로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 중 하나인 SK㈜의 가치는 엄청나게 저평가되고, 불신임을 받는 지도력 아래 기업이 고사돼 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액주주 “주는 배당이나 받아라” 지난 8일 470여명으로 구성된 SK㈜ 소액주주연합회가 소버린을 지지한다고 보도자료까지 냈던 소버린측은 이날 소액주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소액주주인 최경자씨는 “소버린은 SK㈜의 경영권에 관심을 끊고 주는 배당이나 받아라.”면서 “앞으로는 소액주주에게 안내장도 보내지 말라.”고 힐난했다. 이재석 소액주주는 “이사진의 70%인 사외이사가 추천한 최 회장을 반대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돈만 있으면 최고냐.”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또 다른 소액주주는 “최 회장은 유죄 판결을 받지 않은 만큼 유죄라고 생각하는 소버린의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다.”면서 “SK㈜의 핵심 역할을 하는 최 회장의 이사 재신임은 전체 주주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운신의 폭 넓어진 최태원 회장 최 회장이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음에 따라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그동안 자제했던 대외 활동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 관계자는 “외국인 주주 비율이 50%를 넘는 상황에서 외국인 주주를 포함한 대다수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최 회장 이사 재신임 안건이 통과됐다.”면서 “이는 지금까지 최 회장을 중심으로 SK㈜가 추진해온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성과를 주주들이 높게 평가하고 앞으로도 잘 할 것이라는 신뢰의 결과”라고 밝혔다. ●소버린, LG 경영권 참여도 난항 반면 소버린측은 주총에서 완패함에 따라 입지가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1조여원을 투자, 대주주로 올라섰던 ㈜LG와 LG전자에 대한 경영권 참여에도 상당한 부담을 가질 전망이다. 그러나 소버린측의 패배에도 불구,SK㈜와의 경영권 다툼이 재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소버린측은 “법원에 낸 임시주총 소집 허가신청 관련 항고는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SK㈜-소버린간 경영권 다툼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의회]이성우 도봉구의장, 범구민 서명운동등 강력 추진

    [의회]이성우 도봉구의장, 범구민 서명운동등 강력 추진

    “방학역까지 경전철을 연장하기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지난달 28일 제149회 임시회에서 우이동∼신설동 경전철 노선연장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서울 도봉구의회 이성우(쌍문2동) 의장의 의지는 단호했다. 이 의장은 “교통 정책과 같이 시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결정을 수익성만을 고려해 선정하면 안된다.”면서 오는 4월말까지의 특위 활동을 통해 서울시를 상대로 ‘전면전’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1997년에도 비슷한 활동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이 의장은 “1997년에 추진됐던 ‘지하철12호선’ 사업이 ‘우이-신설 경전철’사업으로 변경됐다.”면서 “당시 노선결정 과정에서도 건설비용 등을 이유로 도봉지역이 제외될 것을 우려해 제2대 도봉구의회에서 방학역까지 연장할 것을 건의, 서울시 중기 교통종합계획에 반영된 바 있다.”고 말했다. 특위 위원장에는 추경숙의원(방학4동), 간사는 최홍순 의원(창1동)이 선출됐다. 특위 활동은 2단계로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 25일까지는 구의회 의원 전원이 쌍문동·방학동 등 해당 지역주민과 함께 동사무소 민원실에서 노선연장을 위한 범구민 서명운동을 펼친다. 서명운동은 방학동 도깨비시장과 도봉 지역 각 지하철역 등 거리에서도 진행된다. 서명운동이 마무리될 때에 맞춰 서울시의회 의원들, 이명박 서울시장, 도봉지역 국회의원인 유인태·김근태 의원 등을 만나 경전철 연장에 대해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이 의장은 “비공식적으로 도봉지역 서울시의원과 유인태 의원과 접촉, 노선연장 건의에 대한 긍정적 답변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의장은 광역자치단체인 서울시가 기초의회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이 의장은 “특위 구성을 앞두고 서울시 관계부서에 노선결정에서 도봉 지역이 제외된 이유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회신이 없었다.”면서 “지역 주민들의 대표인 기초의회 의원들에게도 이런 실정이니 일반 주민들에게는 더욱 냉담하지 않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기고]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폐지해야/권문용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 서울 강남구청장

    일부 국회의원이 최근 지역구의 자치단체장 공천과 관련,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후보 공천과정에 돈이 오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매관매직에 해당한다. 작년에도 여러 지역에서 시장·군수 후보가 5억∼7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공천헌금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공천헌금과 같은 매관매직의 폐해는 구한말 유학자 황현이 매천야록에서도 지적한 것처럼 나라와 국민을 불행하게 한다.21세기에 또 다시 매천야록을 써야 하는가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온 국민은 깨끗한 정치를 원한다. 지방정치만이라도 깨끗해지려면 자치단체장에 대한 중앙당의 ‘정당공천제’를 하루빨리 없애야 한다. 일각에서는 정당의 책임정치를 위해 정당공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군·구는 지역현안이 저마다 다르다. 농수산물 판매가 주요 시책인 지역이 있는가 하면, 기업을 유치해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일이 우선적인 곳도 있다. 관광 활성화나 교통난 해소 등 전략이 다를 수밖에 없다. 결코 한 정당이 모두 책임질 수도 없고, 책임져서도 안 된다.234개 시·군·구 단체장에게 그 책임을 맡겨야 한다. 정당의 책임정치는 명분보다는 그 폐해가 더 크다. 지난번 서울에서 구청장 보궐선거가 있어 유세장에 가보았더니 양당의 중진들이 다 몰려 나왔다. 구청장 선거이니 당연히 주변하천을 맑게 한다든지 공원 조성이나 주차난 해소 등의 논의가 있어야 마땅했다. 그런데 이러한 논의는 증발해 버리고 양당 중진은 지역의 현안과는 관련이 없는 햇볕정책의 옳고 그름만을 가지고 공방을 주고 받았다. 이 것은 정당의 책임정치와는 거리가 먼 지방정치의 중앙정치화다. 또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회의원 대신 당원이 직접 뽑는 경선제가 채택되지 않았느냐.”라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경선제처럼 그 허명만 높은 것도 없다. 지난번 경선에서도 큰 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많은 후보들의 하소연이다. 또 경선에서 정치인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것이 후보들 대부분의 의견이었다. 그러니 경선제는 산속에서 살쾡이를 피하려다 늑대를 만나는 꼴이다. 경선제는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 우리는 세계에서 인터넷을 가장 잘 활용하는 국민이다. 다시 말해 정보를 스스로 취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당연히 ‘누가 더 대표로서 적합한가.’하는 것은 이제 시민이 직접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공천헌금으로 왜곡될 수 있는 정당추천보다 시민들이 더 잘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후보자는 자기 정당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 누가 제일 나은 사람인가를 선택하는 일은 반드시 시민에게 맡겨야 한다. 일본에서도 이런 이유 때문에 시장·군수·구청장의 98%가 무소속이다. 그리고 미국도 81%가 무소속이다. 며칠 전 정당공천제를 없애자는 안에 대해서 전국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500명의 의견을 조사했더니 찬성률이 무려 91%에 달했다. 중앙과 지방할 것 없이 정치분야를 깨끗이 하기 위해서는 시장·군수·구청장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권문용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 서울 강남구청장
  • 마이클 잭슨 “휴~”

    ‘팝의 제왕’ 마이클 잭슨(46)이 한숨을 돌렸다. 잭슨이 침실에서 잠자고 있던 형을 더듬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법정증언한 14세 소년이 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 지방법원에서 열린 반대심문에서 전날 진술을 상당 부분 번복하고 다른 민사소송에서 위증한 사실을 시인했기 때문이다. 7일 이 소년은 잭슨이 2003년 3월 자신의 대저택인 네버랜드 목장의 침실에서 자신과 당시 13세였던 형에게 포르노잡지를 보여주고 포도주를 건넸으며 자신들과 한 침대에서 잤다고 진술했다. 또 잭슨이 형을 두차례 성추행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이 소년은 잭슨 성추행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다. 그는 “우리 둘이 영화를 보는 동안 마이클은 벌거벗은 채로 걸어다녔다.”며 “우리는 불쾌했지만, 그는 침대에 앉아서 ‘이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 소년은 이날 “잭슨이 우리에게 보여준 포르노잡지는 검사가 증거로 제시한 잡지가 아니다.”고 진술한 데 이어 “잭슨이 형의 엉덩이를 만졌다고 얘기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포르노잡지 관련 진술 번복은 검찰이 증거 조사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배심원들에게 각인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길섶에서] 장발단속/김경홍 논설위원

    도로 앙편에 경찰이 가로막고 있고, 되돌아가려 해도 역시 경찰들이 지키고 있다. 정말 재수없게 걸리고 말았다. 반항도 해보고 사정도 해 보지만 도리가 없다. 경찰관은 허리춤을 붙잡고 가위로 뒷머리를 한 움큼, 가르마 옆의 앞머리를 또 한줌 잘라낸다. 길바닥에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내려다보니 한숨과 욕이 저절로 나온다. 고개를 드니 이런 광경을 보고 골목 쪽으로 후닥닥 튀는 한 떼의 무리들이 보인다. 청바지와 통기타가 청년문화였던 70년대 그 시절의 장발 단속 광경이다. 내 머리 내가 기르는데 왜 풍기문란이고 퇴폐란 말인지. 부모가 물려준 머리칼 한 올도 함부로 자르지 말라는 얘기도 있는데. 중·고교 6년 동안 답답한 교복 입고 빡빡머리를 했으면 됐지, 성인이 됐는데도 국가가 머리칼까지 관리해야 하나. 80년대 들어서서 교복 자율화가 이루어졌고, 장발 단속이라는 말도 사라졌다. 시대는 아무리 거꾸로 돌리려 해도 결국은 앞으로 나아가기 마련이다. 최근 북한 TV가 머리를 귀밑까지 기른 한 주민의 모습을 실명과 함께 방영하며 망신을 줬다는 소식에 갑자기 30년 전 장발 단속이 생각났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1등도시 퇴색”…표류하는 과천시

    “1등도시 퇴색”…표류하는 과천시

    과천시가 표류하고 있다. 한때 ‘천혜의 자연환경자원 도시’,‘전국 최고의 청정주거도시’,‘높은 시민의식 수준과 튼튼한 자립기반’,‘지방자치단체의 선도적인 역할‘ 등 과천시를 지칭했던 갖가지 미사여구들이 이젠 주민들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시의 심장부격인 과천 정부종합청사가 이전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당장 이렇다할 변화가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청사 이전에 따른 성급한 실망감은 급기야 주민들을 거리로까지 내몰고 있다. ●거리로 나온 주민들 지난 4일 오전 7시쯤 과천시민 200여명이 승용차와 화물차 등 50여대를 끌고 나와 정부청사 이전에 항의하며 과천 청사로 통하는 주요 도로에서 차량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시속 5㎞ 이하로 서행운전을 하면서 ‘과천은 한반도의 심장, 심장이 멈추면 모든게 끝장’,‘정부청사이전 웬말이냐’ 등의 어깨띠를 두른 채 1시간동안 저속운행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로 서울에서 과천으로 향하는 남태령고개∼정부청사 5㎞구간에서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고,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단속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7일 오후에는 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정부과천청사 이전반대를 위한 투쟁선포식 및 과천시민 결의대회를 개최, 투쟁의지를 다졌다. 또 국회수도지키기 투쟁위원회, 서울시의회, 경기도의회 등과 연대해 조만간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범시민 반대 서명운동도 전개하기로 했다. ●5개월여만에 뒤바뀐 운명 주민들의 이같은 저항은 청사이전을 놓고 두차례에 걸친 누적된 실망감이 자극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이 날때까지만 해도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던 과천시민들은 반년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참담한 심정이다. 위헌결정 당시 과천시와 주민들은 정부가 그대로 물러설 것으로 단정짓지는 않았지만, 이를 계기로 정부청사의 이전계획이 전면 백지화하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특별법안’이 여야 합의로 국회 통과되면서 정부부처 12부 4처 3청이 공주·연기지역에 이전될 것으로 발표되자 과천시로서는 당초 수도 이전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처지가 돼버렸다. 이렇게 되면 과천 정부청사에 있는 부처 가운데 법무부를 제외하곤 거의 모든 부처가 이전하는 셈이다. 게다가 법무부마저 서울로 합류할 것으로 보여 과천 청사는 그야말로 ‘빈집’이 된다. ●성에 안차는 과천청사활용방안 분노한 자치단체와 주민들을 달래기 위해 갖가지 묘안들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것도 성에 차지 않는다는 눈치다. 일각에서는 과천시와 협의해 비는 과천청사에 종합병원이나, 물류센터,IT(정보기술)벤처단지를 조성하자는 제안도 제기되고, 대학이나 군부대 이전계획도 흘러나오지만 정부 청사와 맞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시와 주민들은 간간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묘안들이나 신행정수도후속대책특위에서 오가는 얘기들에 콧방귀도 뀌지 않고 있다. 과천시 인터넷사이트의 초기화면에는 국회를 통과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특별법안’이 졸속처리됐다며 시와 의회, 정부과천청사이전반대특위 명의로 주민들의 투쟁결의를 다지고 협조를 당부하는 공문과 성명서가 연일 장식하고 있다. 또한 ‘정부청사 이전 결사반대’,‘행정도시 이전 비용 국가경제 파탄된다’,‘과천은 계획된 행정도시, 정부청사 이전 웬 말이냐’ 등 청사 이전에 반대하는 각종 플래카드가 과천시청 정문 앞, 과천 정부종합청사 건너편 등 과천시내 15곳에서 펄럭이고 있다. 최종수 과천시 문화원장은 “행정도시라는 자부심으로 과천에서 살아왔는데 다른 곳으로 옮긴다니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정부청사 이전 결정은 국가 백년대계는 고사하고 십년대계도 되지 않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못박았다. ●엎친데 덮친 부동산시장 주민들은 전국 제일의 일등 도시라는 이미지가 희석될 것을 우려한다고는 하지만 실상은 부동산가격 하락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융단폭격으로까지 불리는 현 정부의 각종 부동산정책으로 이미 가격하락의 쓴맛을 경험한 과천주민들로서는 정부청사 이전이 또다른 하락요인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눈치다. 실제로 서울 강남수준의 시세를 형성하는 과천시내 부동산 시장은 정부청사이전계획 발표 이후 혼란속에 빠져들고 있다. 아파트 가격하락은 아직은 전망수준에서 머물고 있지만, 이사철에도 불구하고 과천시 아파트의 거래는 물론 문의조차 없는 실정이다. 청사 인근 중앙동 L부동산중개업소 이중재(46)씨는 “정부청사 이전문제가 거론된 이후 매수세가 실종된 상태”라며 “과천시내 부동산가격에 영향을 주었던 ‘행정도시 프리미엄’이 앞으로는 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 큰 걱정은 상인들이다. 대부분 주민들보다는 정부청사를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먹자골목이 형성된 중앙동 일대 업소들은 가뜩이나 장기불황에 시달려오다 청사 이전계획이 발표되자 주름살이 깊어졌다. 특히 대형 음식점과 술집 등을 운영하는 업소주인들은 가게를 인수하면서 부담한 고액의 권리금 회수가 걱정이다. 장사를 잘해 이윤을 남기고 권리금은 제3자에게 가게를 넘겨 고스란히 반환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상인들은 이제 본전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문원동에서 대형 돼지갈비집을 운영하는 이모(50)씨는 “단골 손님들 상당수가 공무원들이었는데 청사가 이전한다고 이들을 따라 충청도로 이전할 수도 없고…, 요즘 같아선 잠도 오지 않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여인국(余仁國) 과천시장과 사회단체 대표들은 이같은 사실을 반영하듯 최근 잇단 기자회견을 통해 “삭발·혈서를 쓰더라도 과천청사 이전은 꼭 막아야 한다,” 등 격앙된 목소리들을 쏟아내고 있다. ■ 행정중심도시 추진일정 ▲2005년 5∼6월 행정중심도시 예정지역 지정고시 ▲2005년 6월 토지보상물건조사(4∼5개월 소요) ▲2005년 11∼12월 도시개발계획수립착수(2년여 소요), 토지보상완료 ▲2006년 1월 행정도시개발청(가칭)발족 ▲2007년 착공 ▲2012년 이전 시작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투쟁 앞장 여인국 과천시장 “서울시의회 의원, 경기도의회 의원 등과 연대해 조만간 헌법소원을 제기하겠습니다.” 정부청사 이전계획에 따라 잦은 인터뷰 요청으로 졸지에 ‘스타’가 된 여인국(余仁國) 과천시장이 줄곧 목소리를 높였다. 여시장은 특별법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시민서명운동과 함께 가까운 시일내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 계획이며, 행정도시 건설에 대한 찬반의견을 묻는 국민투표 실시를 정부에 제안한 상태다. 얼마전에는 기무사의 과천이전 문제로 주민들과 반대운동을 벌이다 목이 쉰 여시장은 이번 정부종합청사 이전까지 겹쳐 아예 목이 잠겨버렸다. “한마디로 정치적 야합이라고 볼 수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지요. 국가 백년대계를 고려할 때 너무나 잘못된 판단입니다. 행정부처가 이전할 때는 명확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결정돼야 하나 이번 합의는 마치 시장에서 흥정하듯 이뤄졌습니다. 특히 한나라당의 결정과정은 더욱 잘못됐지요. 수도 이전에 버금가는 중요 사안을 의원 전체가 모인 의원 총회가 아닌 일부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결정했어요. 번복돼야 합니다.” 행정도시특별법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여시장은 수도이전에 버금가는 정부부처의 이전 필요성과 문제점, 향후대책 등이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요 부처가 모두 충청도로 내려가고 청와대·행자부·법무부 등은 서울에 남는데, 이렇게 각 부처가 떨어져 있는데 과연 무슨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비효율과 비능률을 양산할 행정부처 이전작업이 과연 누굴 위해 이루어지고 있는지 곰곰이 따져 보아야 한다.” 과천 정부청사가 이전할 경우 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다.’는 정도의 반응을 나타내고는 있지만 당초 행정도시로 도시형태가 정비된 과천으로서는 건물 용도변경하듯 변용이 쉽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여 시장은 “과천시를 제외한 경기도내 30개 시·군의 자치단체장을 직접 만나 과천시의 입장을 설명하고 반대투쟁 동참을 호소할 예정”이라며 “행정도시 건설법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힌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에게도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5일 TV 하이라이트]

    ●한강수타령(MBC 오후 7시55분) 가영은 단옥이 준미를 야단치는 것을 듣고는 괜히 마음이 불편하고, 단옥은 가영에게 준미한테 한 행동이 섭섭하다고 한마디 한다. 신률은 조용히 아버지의 빈소를 준비하는데 재혁은 그래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한다. 그런 재혁에게 신률은 아무 데도 알리지 말라는데…. ●라이프n조이(YTN 오전 9시20분) 옛날 학창시절의 추억을 새록새록 느낄 수 있는 덕포진 교육박물관과 그 공간 안에서 진행되는 신나는 수업, 투명한 아름다움을 주는 유리공예 체험에 삼세기 요리까지 맛볼 수 있는 경기도 김포로 떠난다. 세계에서 유명한 물을 종류별로 마실 수 있는 ‘물카페’도 소개한다. ●문화사시리즈-지금도 마로니에는(EBS 오후 10시50분) 방학 동안 시화전을 준비한 김지하는 ‘지하실 입구’라는 팻말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의 필명을 ‘지하’로 바꾸고 전시회를 연다.63년, 미군이 한국소년을 상자에 넣어 소포로 부치는 만행을 저지른다. 이에 김중태는 다시 한번 한·미행정협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다. ●봄날(SBS 오후 9시45분) 은호는 헤어지려는 이유가 은섭이 때문이냐고 묻는다. 하지만 정은은 “은섭씨 때문이 아니라 은호에게서 받은 고마움이 너무 무거워서 견딜 수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은호는 격한 마음을 다스리고, 정은은 눈물을 쏟는다. 한편, 은섭은 경아를 구출하기 위해 어머니께 1억을 달라고 한다. ●용서(KBS2 오전 9시) 수형은 형우네 집에 온 뒤 엄마가 보고 싶어 울음을 터뜨리고, 인영은 앞으로 감당해야 할 일 때문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수형에 대한 그리움으로 괴로워하던 수민은 끝내 발작을 일으키고, 뒤늦게 수형이 집으로 들어온 사실을 알게 된 형우는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수형이를 데리고 나가려 한다. ●KBS스페셜(KBS1 오후 8시) 시중에 돈은 많은데 투자는 안되고, 통계상 3.9%라는 낮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는 없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인가. 수출이 잘 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분석하고, 침체된 내수현장을 통해 한국경제에 나타난 양극화의 실체를 살핀다.
  • [세상에 이런일이]믿은 盜끼에…

    “아무리 돈이 급해도 어떻게 친구의 애인 집을 텁니까.” 실직한 뒤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강도짓을 한 30대가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모(34)씨는 지난 18일 오후 6시쯤 충남 태안군 소원면 김모(23·여)씨의 집에 침입해 혼자 있던 김씨의 얼굴을 때리고 현금 250만원과 휴대전화 1대를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조사 결과 박씨는 김씨의 애인 한모(34)씨와 10년지기. 지난해 12월 초에는 한씨와 함께 김씨의 집을 방문한 적도 있었다. 박씨는 경찰에서 “지난해 11월 실직한 뒤 생활비가 떨어진 상태”라면서 “은행에 다니는 친구의 애인이 돈이 많을 것 같아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한씨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더니 친구가 이런 짓까지 할 줄은 몰랐다.”며 한숨지었다.
  • 儒林(296)-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296)-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만약 정비석이 두향의 무덤을 발견하지 못해 그녀의 에피소드를 ‘명기열전’에 소설로 형상화하지 못하였더라면 두향은 수몰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을 것이다. 정비석은 ‘명기열전’에서 두향의 무덤을 찾을 때의 일화를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그 부근 일대는 과연 물살이 급한 여울이었다. 거기서 조금만 더 내려가면 단양팔경의 하나인 구담과 옥순봉이 있는데, 그 부근의 물살이 어찌나 센지 배가 물결을 거슬러 오르지 못하고 물결을 따라 내려가는데도 위험하기가 짝이 없다는 것이다. 강선대는 강 위쪽에서 빤히 건너다보이는 저편 강가에 있으면서도 그 여울을 건너가는 데는 어지간히 힘이 들었다. 나는 두향이가 그처럼 좋아했다는 강선대를 자세히 돌아보고 나서 두향의 무덤을 찾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두향의 무덤이 있다는 강가일대는 쑥이 무성하게 자라서 한길이나 넘는 쑥들을 베어 버리기 전에는 무덤을 도저히 찾아낼 길이 없었다. 솔직히 고백하면 쑥대숲이 그처럼 무성한 곳에 무덤이 있으리란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고생스럽게 찾아와서 그냥 돌아갈 수는 없었다. 쑥대를 베어버리자면 낫이 있어야 할 터인데 그곳은 험준한 적성산(赤城山) 기슭인 까닭에 인가조차 없어서 낫을 구할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한숨을 쉬고 있는 바로 그때, 하나의 기적이 일어났다. 안씨라는 나무꾼이 나뭇짐을 등에 지고 강을 건너려고 손에 낫을 들고 나타났던 것이다. 나는 나무꾼에게 인사를 청하고 나서 ‘이 쑥대밭 속에 두향이라는 기생의 무덤이 있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입니까.’하고 물어보았다. 나무꾼은 서슴지 않고 대답하였다. ‘있지요. 이 쑥대밭 속에는 무덤이 두개가 있는데, 하나는 건넛마을 김씨네 무덤이고, 나머지 하나가 두향의 무덤이지요.’ ‘나는 두향의 무덤을 찾아보려고 서울서 예까지 일부러 내려왔는데, 마침 낫을 가지고 계시니 수고스럽지만 이 쑥대를 베어 줄 수는 없을까요.’ ‘그러십시다. 멀리서 오셨군요.’ 순박한 나무꾼 안씨는 담배를 한대 피우고 나서 쑥대를 베기 시작하였다. 내 키보다 훨씬 위되게 자란 쑥대들이었다. 나무꾼이 능란한 솜씨로 부근 일대의 쑥대를 벌초하다 보니 과연 그 속에서 무덤 1기(一基)가 나왔다. ‘아, 바로 이게 그 무덤인가 보군요.’ 나는 기쁨에 환성을 올리며 얼른 무덤으로 달려가 봉분 한복판에 소나무 그루터기가 있는가 없는가 살펴 조사해 보았다.7,8년 전에 이미 이가원(李家源:퇴계학의 권위자로 퇴계의 14대 후손)박사가 찾아와 부탁한 대로 무덤 한복판에 자라난 소나무를 베어냈다면 그 그루터기가 아직 남아있으리라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봉분 한복판을 파헤쳐 보니 과연 나무그루터기가 나왔다. 그것도 이가원 박사가 말한 대로 어린아이 팔뚝만한 소나무 그루터기였다. 문제의 소나무 그루터기를 쭉 뽑아보니 7,8년 동안에 뿌리가 썩어서 맥없이 빠져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탄식하였다. ‘아아, 이것이 바로 두향의 무덤임에 틀림이 없구나.’” 이처럼 천신만고 끝에 두향의 무덤을 발견한 정비석. 퇴계의 후손이었던 이가원이 오래전 찾아와 봉분 한가운데 자라난 소나무를 베어달라고 동네사람들에게 부탁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그 무덤에서 그루터기를 발견함으로써 확실한 두향의 무덤을 발견한 소설가 정비석. 그는 두향의 무덤을 밝혀 낸 직후의 감상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 [정신질환자 사회안전망 없다] 자살자 80% 우울증…3대 사망원인으로

    [정신질환자 사회안전망 없다] 자살자 80% 우울증…3대 사망원인으로

    정신질환 의심환자 및 정신질환자의 자살이나 범죄가 날로 크게 늘고 있지만 이에 대비한 사회안전망은 턱없이 부족하다. 우울증이나 정신분열증, 약물중독, 치매, 스트레스 등 정신질환은 본인은 물론 가정까지 파탄에 이르게 하는 고질병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3년 1만 932명이 자살로 사망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자살자의 80%가 우울증 단계를 거친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1980년대 중반부터 정신질환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 시작했으나 허술하기만 하다. 이들을 위한 안전망 실태를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해본다. ■ 피해사례· 실태 얼마전 톱스타 이은주씨가 우울증으로 자살, 큰 충격을 던졌다. 우울증 환자는 자신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가족 모두가 정상 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아들 흉기찔러… 처가 ‘강제수용’ 의심 지물포를 운영하고 있는 최모(45·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씨.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잘 나가는 사장님에 남 부러울 것 하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내 강모(40·주부)씨의 우울증으로 시작된 정신질환 때문에 재산을 날리고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해야 될 형편에 놓였다. 강씨의 병명은 주부 우울증으로 인한 정신강박증. 병원과 한의원 등을 전전하며 치료를 받았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한숨 짓는다.6개월 전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을 흉기로 찌르고 때리는 등 정신분열 증세까지 보여 요양시설에 보내기까지 했다. 최씨는 “아내가 질환을 앓고 있는 것보다 참기 힘든 것은 처가쪽의 불신”이라며 울먹였다. 부인이 병을 앓게 된 것이 모두 최씨 탓이라며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요양시설에 보낸 것을 두고도 ‘살기 싫으니까 멀쩡한 사람을 정신병자 취급한다.’며 강제 퇴소시켰다.”고 했다. 요즘엔 병원치료도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자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집안에 감시 카메라까지 설치해 놓았다. ●“애인 변심에… 죽게 놔둘것을” 경기도 광명시의 정모(53·미용실)씨. 아들만 생각하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2년 전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취업까지 했다. 집안 잔치까지 벌였다. 여자 친구도 자리를 함께 했다. 하지만 얼마 후 아들은 자살 소동으로 집안을 뒤집어 놓았다. 여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우울증에 시달리던 아들은 수면제 복용으로 목숨을 끊으려다 가까스로 살아났다. 정씨는 “벌 받을 소리지만 차라리 죽게 내버려 둘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숨지었다. ●한국 자살률 OECD 국가중 4위에 우울증을 비롯한 알코올 중독, 치매, 스트레스성 질환 등은 의학적으로 모두 정신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 정신질환은 고질병으로 재발률이 높아 완치를 기대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정신질환에 의한 문제는 전 세계적인 현상임을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결과를 통해서도 증명됐다. 세계보건기구는 사망과 질병에 의한 장애를 동시에 감안하면 1990년대에는 폐렴·장티푸스 등 법정 전염병이 주요 사망원인이었지만 2000년대에는 허혈성 심장질환, 우울증, 교통사고가 3대 주요 사망원인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이 가운데 정신질환이 차지하는 질병부담률이 1990년대에는 10%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에는 50% 이상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명에 영향을 주는 10대 장애 질병 가운데도 우울증, 알코올 중독, 조울증 등이 포함돼 있다. 국내 정신질환 역학조사에서도 우울증이 있을 경우 한 달에 최소 6일, 신체적 질병 4일, 불안장애 3일, 알코올 중독 2일씩 일상생활에 장애가 있다고 조사되었다. 전문가들은 사회·경제적 변화가 빠른 우리나라의 경우 정신질환 문제는 앞으로 큰 사회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직장에서의 조기퇴출, 경제난, 취업난 등으로 우울증이나 각종 스트레스성 정신질환이 증가 추세에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러한 우리나라 국민 정신건강의 악화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중 자살 사망률 4위라는 불명예까지 얻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국내에선 한국자살예방협회는 최근 국민 중 35%가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정신질환이 심각하다는 자료를 내놨다. 국가 차원의 자살방지를 위한 안전망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부담이나 가족들의 고통에 비해 공적 부담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는 1980년대 중반부터 정신질환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회안전망의 수준은 다른 보건복지 대상자에 비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신보건센터와 보건소를 통한 시설 역시 저소득층 정신 질환자나 무연고 환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으로서 역할밖에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전국 52개 시·군·구에만 시험적인 정신보건센터가 설치돼 있을 뿐이다.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올해 초부터 자살 등 위기상담을 위한 전국공통전화(1577-0119)를 개설했다. 이밖에 ‘자살예방을 위한 TV공익광고 방영, 정신보건센터 확충과 기능 강화를 부르짖고 있지만 선언적 단계에 그치고 있다. 금강대학 고수현 사회복지학 교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자살 충동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정신보건 서비스 체계를 강화하는 등 사회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전문가 제언-‘정신질환 미친사람’ 통념깨야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으로 인한 자살 등 사회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사회안전망 구축과 함께 정신과 치료에 대한 각종 편견을 없애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치료를 통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조기 발견·치료못해 ‘사고’ 부른다 정신과 치료는 ‘미친 사람’이 받는다는 사회적 통념이 우선 깨져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도의 차이라는 주장이다. 얼마 전 숨진 이은주씨의 예에서 보듯 본인이 우울증을 정확히 알고 치료를 받았다면 불행한 사태를 예방할 수도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씨처럼 외부의 곱지 않은 눈을 의식해 치료를 소홀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곧 불행한 사태로 이어지기도 한다. 의사들은 정신장애를 크게 정신분열증과 우울증으로 구별한다. 이 중 전 국민의 1% 정도인 정신분열증도 문제지만 우울증이 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울대 신경정신과 함봉진 교수는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정신분열증 환자보다 10∼20배가 더 많다.”면서 “이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울증의 조기발견 및 치료를 위해서는 국가, 의료기관, 지방자치단체, 학교 등 각각의 단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만들어 적극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함 교수가 소개한 나라는 오스트레일리아. 국민소득이 높은 미국이나 영국보다 우울증 관리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의사와 지역사회가 잘 연결돼 있어 어느 쪽에서도 쉽게 체크할 수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서동우 연구위원도 “우리나라는 아직 정신질환자에게는 사각지대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정신질환으로 발생하는 고통은 사회안전망을 통해 걸러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그런 수준에 와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2010년 全보건소에 정신보건센터 특히 높은 본인부담비율을 갖고 있는 건강보험체계는 노동능력을 상실하고 경제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정신질환자에게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서 위원은 “대부분의 선진국처럼 정신보건센터를 대폭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246개 보건소 중 절반 정도인 126개소에 정신보건센터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2010년까지 전국 모든 보건소에 정신보건센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사회적 일자리 제도 논란] 대형 복지시설만 지원 혜택…영세시설 신음

    [사회적 일자리 제도 논란] 대형 복지시설만 지원 혜택…영세시설 신음

    ■ 국가 지원도 ‘부익부 빈익빈’ 비영리 사회복지시설과 사회복지에 뜻을 둔 취업희망자를 위한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이 막상 복지현장에서는 비판받고 있다. 노동부가 올해부터 영세 복지시설을 사실상 외면하고 재정이 튼튼한 대형 복지시설만 지원하도록 규정을 바꿨기 때문이다. 환경이 바뀌었는데도 사회복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영세 복지시설을 위해서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화곡동 정신지체장애인의 단기보호시설인 소망원. 한 장애인이 화장실 바닥에 소변을 보자 직원 김소연(30)씨가 이를 닦고 있다. 한쪽에서는 손모(43)씨가 속옷만 입은 채 옷을 입혀달라며 소리를 지르고, 옆에서는 성모(23)씨가 식사 도움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씨는 “일손이 부족해 하루하루 전쟁을 치른다.”면서 “지난주에는 푸드뱅크로부터 음식을 후원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가지러 갈 시간조차 없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소망원은 현재 직원 2명이 장애인 16명을 보살피고 있다. 소망원은 한달에 80만원씩 주는 인건비조차 버거워 1월에만 직원 2명이 그만두어야 했다. 이 때문에 소망원은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지난 1월 마감한 이 사업에 소망원은 신청서조차 내지 못했다. 이우형(32) 원장은 “10명 이상을 채용하고 퇴직금까지 부담해야 하는 자격기준은 우리같이 영세한 시설에는 요원하기만 하다.”며 안타까워했다. ●복지증진·고용안정 목적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란 사회적으로 유용하지만 수익성이 없는 비영리 사업체에서 일자리를 만들면 정부가 임금을 보전해주는 사업이다.2003년 시작되어 올해는 교육인적자원부와 노동부, 보건복지부, 문화관광부, 여성부, 환경부, 산림청 등이 참여해 모두 1513억원의 예산으로 4만 1145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비영리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지원은 노동부가 주관한다. 노동부는 지난달 258억원의 예산으로 전국 복지시설에 3699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신청은 1만 4293건에 이르렀다. ●최소인원, 퇴직금 규정 논란 그러나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 시행지침을 두고 일부 복지시설들이 반발하고 있다. 쟁점은 최소인원 기준과 퇴직금 부담. 올해부터는 10명 이상을 채용해야 신청이 가능하다. 또 1년 이상 일한 피고용자가 퇴직할 때는 복지시설이 퇴직금을 지불해야 한다. 정부 지원액이 한달에 67만원이므로 사업에 참여해 10명을 채용한 복지시설은 퇴직금으로 670만원이 든다.1년치 퇴직금은 한달치 급여에 해당한다. 하지만 비영리 복지시설 가운데 이를 감당할 재정능력을 갖춘 곳은 거의 없다. 서울 성북구 보문동의 노숙인 생활시설 ‘아침을 여는 집’에 2년 전 입소한 김성만(34)씨도 올해 이 사업에 따라 직원으로 채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아침을 여는 집’은 ‘최소 10명’이라는 새로운 규정 때문에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 김씨는 “나같은 사람에게도 그동안 도움받던 시설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해 크게 기대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최소신청인원 10명 규정은 어느정도 규모를 가진 시설이라야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부터 신설한 규정”이라면서 “영세업체들에 1∼2명씩 나눠 지원하는 것은 고용의 효과가 1년도 채 가지 않아 비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퇴직금도 “올해부터는 회계기간을 1년으로 맞춤에 따라 근로기준법에 적용을 받아 퇴직금이 발생한 것이지 일부러 규정을 강화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이 규정 때문에 고충을 겪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서울 발산동의 정신지체장애인 생활시설인 ‘교남 소망의 집’은 이 사업으로 올해 재고용되는 직원들에게 ‘퇴직금을 받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도움 필요한 단체 지원해야” 지난달 1일 자활후견기관협회와 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 등 19개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어 정책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총괄하는 고용대책기구를 설립하고 예산을 확충하여 서비스를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교육인적자원부, 여성부, 보건복지부 등 다른 부처도 상반기 중 올해 시행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민단체들은 “사업시행 3년째를 맞은 올해 노동부 지침에서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다른 부처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예상된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효용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노동부 입장 “수익시설 지원해야 일자리 유지” “수익을 낼 수 있는 복지시설을 지원해야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의 효과를 지속시킬 수 있습니다.” 노동부 청년고령지원과 방미경 사무관은 1일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에 따른 논란에 대해 “이 제도의 목적은 어려운 시설을 도우려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서비스를 위한 일자리를 장기적으로 확충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 사무관은 “지난해까지 비영리단체에 1∼2명씩 배정됐던 일자리는 복지시설의 인력난을 다소 해소했을 뿐 새로운 사회적 서비스를 늘리는 데까지는 연결되지 않았다.”면서 “올해들어 바뀐 규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소 신청 인원을 10명으로 한 것도 일손을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를 늘린다는 이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한 노인복지시설에서 10명이 새로 채용되면 기존의 서비스 말고도 독거노인 대화팀을 구성하는 등 또 다른 사회적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방 사무관은 그러나 “열악한 복지시설은 1∼2명에 불과하더라도 서비스의 질을 더 향상시킬 있다.”는 지적은 “부분적으로 인정한다.”면서도 “예산문제가 있기 때문에 인건비를 계속 늘릴 수는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노동부의 목표는 수익이 나는 지속가능한 새로운 사회적 서비스”라면서 “재정이 건전한 단체에 지원이 집중될 때 새로운 서비스가 창출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방 사무관은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프랑스의 재활용기업 ‘앙비’를 예로 들면서 “선진국에서는 정부가 수익이 나는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수익형 사회적 기업이 거의 없어, 우선 수익이 나는 비영리단체를 키워 사회적 기업이 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수익형의 지원 기간을 길게 잡은 것도 이러한 효과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자활후견기관협회 입장 “숫자 놀음 불과… 공익 취지 외면” “노동부는 사회적 일자리 사업마저도 일자리의 숫자에만 집착해 원래의 취지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한국자활후견기관협회 정석구 회장은 “이 사업은 기본적으로 취업에 취약한 계층에 적합하고 공익성도 갖춘 일자리라는 두 가지 요건을 충족시겨야 한다.”면서 “그러나 새로운 노동부 지침은 공익성 부분이 매우 취약한 불균형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공익형 일자리에는 1년, 수익형에는 3년 동안 인건비를 지원하는 규정을 두고 “수익창출형은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사회적 의미는 있지만, 그 일의 성격 자체도 공익적이어야 한다는 취지에는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단순히 노동부가 추진하는 정책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복지문제를 바라보는 정부 전체의 시각이 불만스러운 듯했다. 그는 “정부는 그나마 수익형 일자리를 만드는 사회적 기업에조차 세제 혜택 등의 인프라를 마련해주지 않아 그 일자리가 유지되지 않고 있다.”면서 “장기적 고용안정이라는 효과를 주장하고는 있지만 결국 이를 위한 장기적 정책조차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논란이 되고 있는 ‘10명 이상’ 규정에는 “노동부는 규모화를 통해 자생성을 갖도록 한다지만 이는 복지시설의 현실을 모르는 것”이라고 한숨지었다. 그는 “우리나라의 교육, 복지, 의료 등 사회적 서비스 부문의 고용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의 절반인 12%밖에 안된다.”면서 “자생력을 따질 때가 아니라 전폭적 지원으로 안정적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정부의 예산 집행은 너무 겉치레에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올해 4만 12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는 하지만, 단기 지원으로 끝내 상당수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방치하고, 다시 내년에 몇만개를 창출했다는 식으로 나간다는 것이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롯데백화점 옆 노점상 어찌하오리까

    롯데백화점 옆 노점상 어찌하오리까

    대한민국 수도 서울, 그것도 문화 1번지인 소공동에 천막촌이 등장했다. 롯데백화점 옆 17층짜리 명품관의 준공허가 조건인 보도블록 공사를 앞두고 있지만 노점상들은 생계대책을 요구하며 막무가내다. 롯데백화점은 속앓이를 하고 있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중구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뒷짐을 지고 있다. 지난 27일 오전 10시30분쯤 롯데백화점 명품관 ‘애비뉴엘’ 신축공사 현장 앞에서 일본 관광객과 흥정을 벌이던 오해진(71·실내화 노점상)씨는 “가판대를 규격화하는 등 상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백화점 이미지에 금이 가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노력하겠다.”면서 “70년대부터 이곳에서 벌어 자식들을 공부시키는 등 삶의 터전인데 장사를 못하면 당장 생계가 막막해진다.”고 한숨을 지었다. 명품관이 들어서는 공사장 앞 75m 구간에는 오씨를 포함해 완구를 판매하는 이순녀(72·여)씨 등 모두 12명이 장사를 하고 있다. 롯데측은 “이 구간에는 당초 노점이 없었으며, 공사기간 동안 우후죽순으로 노점이 들어섰다.”고 반박했다. 당초 롯데백화점은 지난 25일까지 명품관 앞 보도블록 보수공사를 매듭지을 계획이었다. 롯데백화점은 명품관 ‘애비뉴엘’의 이미지에 걸맞게 바닥을 대리석으로 장식할 예정이다. 롯데가 바닥 공사에 들어가려 하자 노점상들은 “20년 넘게 장사를 해왔는데,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고 무조건 나가라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면서 “강제로 쫓아낸다면 끝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9일부터 확성기 차량을 도로에 세워놓고 농성으로 맞서고 있다. 한 상인은 “우리가 보상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피해를 주지도 않는데 무작정 나가라는 건 죽으라는 얘기와 같다.”면서 “계속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약속을 하면 자리를 비켜주겠다.”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는 “일단 공사를 하도록 만들어 줘야지 일반기업이 약속을 할 수도 없는 영업권보장을 요구하는 식의 생떼쓰기는 안된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 관계자는 “농성이 해결되지 않으면 이달 18일로 예정된 개관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로서는 막연하게 기다려볼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덧붙였다. 이어 “인도 공사를 못해 명품관 준공이 미뤄진다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해당 주무관청인 중구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 담당자는 “하나같이 생계형 노점상이라는 점에서 단속이 쉽지는 않다.”고 난처해했다. 중구청은 아직 정확한 날짜는 잡지 않았지만 ‘구청, 상인, 롯데’ 등 3자의 만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롯데가 옛 은행건물을 사들여 오픈하는 명품관, 애비뉴엘(Avenuel)은 ‘애비뉴 오브 라이프(Avenue of life)’와 ‘애비뉴 오브 럭셔리(Avenue of luxury)’의 개념을 합성한 것으로 지상 10층까지는 영업장, 그 위로 17층까지는 오피스텔인 주상복합건물이다.7∼8층에는 극장 5개관이 들어선다. 이 중 한 곳은 명품관 고객을 대상으로 특화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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