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한숨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069
  • ‘비계 삼겹살’ 사장 “보상하겠다” 나섰지만…손님 “필요 없어”

    ‘비계 삼겹살’ 사장 “보상하겠다” 나섰지만…손님 “필요 없어”

    손님에게 비곗덩어리 삼겹살을 판매해 논란이 된 제주도 중문의 유명 흑돼지 맛집 사장이 억울하다고 항변하다가 결국 “보상하겠다”며 사과에 나섰다. 그러나 손님 측은 사장의 뒤늦은 사과에 “필요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달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열 받아서 잠이 오지 않습니다. 제주도 가지 마세요’라는 피해 호소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피해를 봤다는 손님 B씨는 연예인이 방문했다는 유명 맛집에서 15만원을 주고 살코기 없이 대부분 비계로 덮인 삼겹살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종업원에게 문제를 제기했으나 다른 고기로 교환을 받지 못했다. 돌아온 것은 “이 정도면 고기가 많은 편”이라는 답변뿐이었다. 글에 첨부된 사진에는 약 15만원어치의 ‘흑돼지 뼈겹살’이 찍힌 영수증과 비계 부분이 90% 이상인 고기가 불판 위에 올려져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누리꾼들은 “막창인 줄 알았다” “불판 닦을 때 쓰는 지방 부위 아니냐” “절대 안 가야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사장 “서비스 제공” vs 손님 “원하지도, 듣지도 않아” 논란이 계속되자 사장 A씨는 지난 30일 여러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는 “손님이 뼈에 붙은 삼겹살 부위를 두 대, 1200g 주문했는데 제공된 고기 대부분은 살코기가 풍부했다”며 “뼈에 붙어 있던 고기 끝부분에 비계가 많은 부위가 일부 포함됐던 것이고 손님도 고기 상태를 사전에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손님의 항의를 받았지만 이미 고기를 불판 위에 올린 상태여서 바꿀 수도 없었다. 대신 서비스 메뉴를 2개 제공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손님 B씨는 또 다른 글을 올려 반박했다. 그는 “자꾸 ‘고기 붙어있는 무언가를 줬는데 비계만 찍었다’는 식으로 몰아가려는 거 같은데 사장님이 말하는 고기처럼 보이는 그 부위는 뼈 아니냐. 뼈 구워주면서 고기가 있는 부위는 따로 있고 비계만 찍었다는 식으로 몰아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비곗덩어리가 나왔을 때 (사진) 못 찍은 게 한이 돼 단면이 잘 보이는 것들을 찍기 시작했다. 마저 구우시길래 사장님하고는 혹시 이야기될까 싶어 물어보니 직원이라더라. 월급 받는 직원일 뿐인데 사장이 오늘 안 계신다고 하니 굽지 말고 계산하고 가겠다고 하고 일어섰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서비스 메뉴 제공에 대해서는 “억울하고 잠 한숨 못 자고 글 올리려고 영수증 보니 원하지도 않았던 서비스를 해주고 직원이 서비스 줬다고 말도 안 해놓고 인터뷰에서는 서비스도 주지 않았냐는 식으로 말했더라. 내가 원한 거냐”고 따져 물었다. B씨는 “원래 여자 손님들에게 비계가 많다는 컴플레인 들어오면 바꿔준다(던데) 저같이 당한 사람들 리뷰 그 어디에도 바꿔줬다는 리뷰는 없더라”며 “오히려 서비스 받고 뒷말하는 파렴치한으로 저를 몰아간다. 사장님 인터뷰 기가 막히지만 잘 들었고 고기 뼈 붙어있던 빨간 부위를 고기라고 우기고 싶으면 우겨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상하겠다”는 사과문에도 반응 ‘싸늘’ 결국 사장 A씨는 이날 해당 커뮤니티에 사과문을 올렸다.A씨는 “당시 상황, 이유, 사실관계 모두 떠나 비계 비율이 높았던 고기가 제공되어 불만족스러운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방문해주셨던 손님분과 그리고 이번 일로 인해, 제주도 자영업에 종사하시는 많은 분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드린 것 같아 너무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상황을 계기로 고기 선별 및 손질 과정을 더욱 철저히 점검하고 개선하여 보다 다양한 손님분들이 만족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피해를 호소했던 방문객에게 “연락해주시면 최대한 만족하실 수 있는 방향으로 보상하겠다”고 했다. 또 “향후 1개월 동안 매장을 방문하는 모든 손님에게 오겹살 200g을 추가로 제공하겠다”며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제주 흑돼지고기나 제품을 보내드리고자 한다. 각종 보호시설 등을 추천받아 최대한 저희가 가능한 만큼 지원하겠다”라고도 약속했다. 다만 “한 가지 속상한 점은 항상 고생해주는 우리 직원들과 오랜 세월 동안 노력했던 부분이 모두 이번 일로 사라지는 것 같아 마음이 너무 무겁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사랑받는 식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이러한 사과문에도 손님들과 누리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B씨는 “돈으로 다 되는 세상인데 그깟 보상 몇푼 받겠다고 양심을 팔고 싶진 않다”며 “(언론에서) 인터뷰한 바지사장 아니고 진짜 사장 맞냐”고 지적했다. 이어 “어마어마한 재벌에 땅 부자 유지인 거 들어서 알고 있다. 죄송하지만 제가 들은 바가 있는 한 묵살할 수 없다”며 “‘비곗살 대응 지침’이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진짜 사장에게 잘 보이려 바지사장이 여태 소비자에게 무슨 짓 했는지 전 국민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 또한 “가게에 사장님이 있냐 없냐에 따라 고기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놀랍다”, “그냥 조용히 행동으로 실천해라”, “그냥 제주도를 가기가 싫어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 “아침에 출근하면 빠따 12대야”…첫 직장서 괴롭힘당한 20대 결국

    “아침에 출근하면 빠따 12대야”…첫 직장서 괴롭힘당한 20대 결국

    첫 직장에서 상사의 도를 넘는 괴롭힘에 시달리던 20대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를 괴롭힌 상사는 징역형을 받고 법정구속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속초지원 형사1단독 장태영 판사는 폭행 등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A(41)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약 1년 전 불과 25살의 나이에 생을 마감한 전영진씨는 첫 직장 상사인 A씨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갑자기 유서 한 장 없이 떠난 동생의 죽음에 의문을 가진 형 영호씨는 영진씨의 휴대전화에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는 음성메시지를 발견했다. 영진씨의 휴대전화에 남아 있던 86건의 통화녹음을 본 영호씨는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닭대가리 같은 ×× 진짜 확 죽여벌라. 내일 아침부터 함 맞아보자. 이 거지 같은 ××아”(3월 29일), “죄송하면 다야 이 ×××아”(3월 30일), “맨날 맞고 시작할래 아침부터?”(4월 4일), “개념이 없어도 정도껏 없어야지”(4월 10일), “내일 아침에 오자마자 빠따 열두대야”(4월 19일) “진짜 끌려가서 어디 ×× 진짜 가둬놓고 두드려 패봐? 팔다리 하나씩 잘라줘?” 등 살벌하고 무시무시한 A씨의 폭언은 5월 19일까지 하루도 빠짐없다시피 이어졌다. 폭언은 그칠 줄을 몰랐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인격 모독적인 발언들 속에서는 폭행 정황도 드러나 있었다. 심지어 A씨의 입에는 영진씨의 부모까지 오르내렸다. 사망 닷새 전도 영진씨는 “너 지금 내가 ×× 열 받는 거 지금 겨우겨우 꾹꾹 참고 있는데 진짜 눈 돌아가면 다, 니네 애미애비고 다 쫓아가 죽일 거야. 내일부터 정신 똑바로 차려 이 ×××아, 알았어?”라는 폭언에 시달렸다. 나흘 전 “너 전화 한 번만 더 하면 죽일 거야”라는 욕설을 들은 영진씨는 홀연히 가족들 곁을 떠났다.유족에 따르면 영진씨가 다녔던 강원 속초시 한 자동차 부품회사는 사장 부부와 딸, 그리고 직원 3명으로 구성된 작은 회사였다. 영진씨에게는 첫 직장이었고, 그곳에서 만난 약 20년 경력의 A씨는 첫 직장 상사였다. 입사 시기를 고려하면 괴롭힘이 더 있었으리라 추정됐지만, 통화녹음과 폐쇄회로(CC)TV 일부를 토대로 밝혀낼 수 있었던 범행은 주먹으로 머리를 때린 행위 4회, 협박 행위 16회, 정보통신망법 위반 행위 86회뿐이었다. 이는 공소장에 담긴 범죄사실일 뿐, 영진씨와 A씨 간 2개월 동안 이뤄진 통화 700여건 중 공소장에 담기지 않은 통화 역시 모욕적인 내용으로 가득했다. 영진씨 가족을 도운 박혜영 노무사는 “현실에서는 무슨 일을 더 당했는지 몰라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법정에서 영진씨와 유족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히고, 만성 신장병으로 혈액투석 치료를 받아온 사정 등을 들어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속초지원 형사1단독 장태영 판사는 “피고인은 직장 상사로서 피해자를 전담해 업무를 가르치는 역할 등을 수행하면서 피해자에게 여러 차례 폭행을 가하고, 약 2개월 동안 수십 차례에 걸쳐 폭언, 협박을 반복했다”고 질타했다. 장 판사는 “피해자는 거의 매일 피고인의 극심한 폭언과 압박에 시달렸다. 피고인의 각 범행 직후 불과 며칠 만에 피해자는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피고인의 각 범행이 피해자의 극단적 선택에 상당한 요인이 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저히 탈출구를 찾을 수 없어 결국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가 겪었을 정신적 고통, 두려움, 스트레스는 가늠조차 어렵다”며 “이 사건은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직장 내 갑질의 극단적인 사례를 보여준다”고 했다. ‘훈계와 지도 명목’이라는 A씨 측 주장을 두고는 “피고인이 직장 내에서 피해자에게 가한 폭행과 폭언은 피해자의 기본적 인권과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것이었고, 그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CCTV 영상에 나타난 피해자의 모습은 피고인 앞에서 매우 위축되어 고개마저 들지 못했다”고 일축했다. 장 판사는 “사랑하는 막내아들이자 동생인 피해자를 잃은 유족들 역시 커다란 슬픔과 비통함에 빠져 있다. 피고인에 대해 그 책임과 비난 가능성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유족은 박혜영 노무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해 산업재해 신청을 준비 중이며, A씨와 회사 대표를 상대로 최근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박 노무사는 “자해 행위는 산재로 인정되지 않지만, 직장 내 괴롭힘이나 과로로 말미암은 극단적 선택의 경우 인정되는 사례가 있어 다퉈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A씨만 항소한 이 사건은 오는 30일 춘천지법 강릉지원에서 항소심 첫 공판이 열린다. 아들의 죽음 이후 남겨진 가족들은 가해자에 대한 두려운 마음에 집 출입구마다 한 달 요금만 9만원이 넘는 폐쇄회로(CC)TV를 달았다. 형 영호씨는 “징역 2년 6개월은 솔직히 적죠. 저희 입장에서 합당한 죗값은 무기징역이죠. 사람이 죽었는데. 살인죄로 처벌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가해자는 다신 사회에 나오면 안 돼요. 더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직장 내 괴롭힘을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생기고, 처벌도 강화되길 바랄 뿐입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 [길섶에서] 휴가 단상

    [길섶에서] 휴가 단상

    휴가를 내서 베트남에 다녀왔다. 비행기를 탄 것이 10년 만이었으니 그 자체로 한숨 돌리는 기분이었다. 오래전 회사 일로 가본 적이 있는 수도 하노이는 베트남의 문화를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어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자부심이 엿보이는 도시로 기억에 남아 있다. 이번에는 냐짱과 달랏을 묶은 패키지 여행이다. 깜라인만(灣)의 해변도시 냐짱에는 깊은 밤 도착했는데 아침이 되니 창밖 바다 풍경이 예술이었다. 다시 버스로 네 시간 남짓 달려야 하는 고산지대 달랏은 더위를 많이 타는 나도 내내 겉옷을 걸치고 있었을 만큼 쾌적했고 매력이 있었다. 달랏에는 프랑스 사람들이 지은 건물이 적지 않고 몇몇은 랜드마크가 된 것도 사실인 듯했다. 하지만 이 도시의 아름다움이 모두 식민시대 유산인 것처럼 말하는 한국인 가이드의 설명에는 좀처럼 동의하기 어려웠다. 어쩔 수 없이 일제강점기 지은 건축물을 관광자원화하고 있는 군산이 뇌리에 떠올랐다. 주객을 뒤바꾸는 관광 안내는 없어야 한다. 서동철 논설위원
  • 한혜진, 패션계 고충 토로…“16살에 무례하고 싸가지 없다고 소문나”

    한혜진, 패션계 고충 토로…“16살에 무례하고 싸가지 없다고 소문나”

    모델 겸 방송인 한혜진이 16살에 패션계에 데뷔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29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한혜진 Han Hye Jin’에서는 ‘*눈물 주의* 한혜진 25년 만에 백순대 먹방 찍다 폭풍 오열한 사연|패션계 가혹함, 인생네컷 포즈 추천, 한혜진의 치팅로드’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한혜진은 “내가 사춘기를 앓을 때 패션계에 들어갔다. 패션계는 자극적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나 아직도 기억난다. 지젤 번천이 누드로 무릎 꿇고 있는 잡지 사진이 있었다. 근데 그거를 아빠가 옮기다가 찢어진 거다. 그래서 그때 아빠한테 처음으로 엄청 화를 내고 막 울었다. 내 감정이 제어가 안 되는 거다. 정서적으로 되게 불안정한 시기였다”고 떠올렸다.한혜진은 “근데 내가 모델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사춘기를 겪었다면 얼마나 정서적으로 힘들었겠냐. 그러니까 어딜 가든 무례하고 싸가지 없다고 패션계에서 소문이 다 난 거다”라고 했다. 이어 “16살짜리가 교복 입고 패션쇼장에 다니는데 그 애를 또 인격적으로 상업적인 잣대로 평가하는 거다. 돈을 벌면 사실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는 것도 맞다. 그게 응당 맞긴 하지만 어떻게 세상만사가 그런 식으로만 흘러가냐”며 “패션계에서 어른, 프로다운 애티튜드를 엄청나게 강요받았다. 아무튼 너무 가혹한 거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1999년 한국 슈퍼엘리트모델 선발대회를 통해 모델 활동을 시작한 한혜진은 2000년대 중후반 뉴욕, 파리 등 해외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모델계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현재 JTBC ‘연애남매’, KBS Joy ‘연애의 참견’ 등 다양한 예능에서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하며 활약 중이다.
  • “죽었나요?” “곧 죽을 것 같다”…탈북자가 촬영한 ‘참혹한 北 현실’

    “죽었나요?” “곧 죽을 것 같다”…탈북자가 촬영한 ‘참혹한 北 현실’

    코로나19를 이유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했을 당시 주민이 길거리에서 굶어 죽는 등의 모습이 촬영된 참혹한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28일 일본 TBS는 지난해 5월 탈북해 한국으로 온 30대 김모씨와의 단독 인터뷰를 보도했다. 매체는 김씨가 탈북하기 전인 지난해 4월 북한의 황해남도에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최초 공개했다. 영상에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수년간 봉쇄됐던 북한 사회의 상황이 담겼다. 영상을 보면 한 남성이 길가에 축 늘어진 채 쓰러져 있다. 김씨는 “근처 가게 주인에게 남자가 죽은 거냐고 물었다”며 “(가게 주인이) 전날 오후부터 쓰러져 있어 만져봤는데 아직 죽지는 않았지만 곧 죽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영상에는 구걸하러 온 한 남성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김씨가 “당신 작업반에도 굶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지 않나”라고 묻자 남성은 “굉장히 많다. 그래도 일하러 나간다. 어쩔 수 없이 나가는 사람도 많다”고 답하고는 한숨을 내쉰 뒤 “죽겠다”고 말한다. 영상을 촬영한 김씨는 지난해 5월 탈북해 한국으로 건너왔다. 많은 탈북자들이 중국이나 러시아 등 제3국을 경유하는 반면 김씨는 목조선을 타고 바다를 건너 한국으로 들어왔다. 임신 중인 아내와 어머니, 남동생 가족 등 일가족 9명이 함께했다. 어업에 종사했던 김씨는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갈 때마다, 연평도가 눈앞에 보일 때마다 나 혼자라도 탈북하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 같았다”면서 “하지만 가족과 떨어져 있는 고통을 안고 싶지 않았다. 온 가족을 데리고 갈 방법을 반년 내내 생각했다”고 털어놧다. 김씨가 탈북한 이유는 개인의 자유나 권리가 인정되지 않는 사회에 절망했기 때문이다. 그는 “여기서는 절대 이해할 수 없겠지만, 북한에서는 집 밖으로 한 발짝만 나가면 모든 걸 100% 의심해야 한다”며 “아무 생각 없이 거리를 걷고 있으면 누군가가 호루라기를 불고 무턱대고 붙잡아 신체검사를 하고 트집을 잡는다”고 했다. 청바지를 입었다거나 노동시간에 나돌고 있다는 등의 이유다. 코로나19 이후 북한 정부는 국민 관리를 더욱 엄격하게 했다고 한다. 북한은 2020년 1월부터 코로나 대응을 이유로 엄격한 출입국 제한을 실시해 사람과 물건의 왕래가 끊겼다. 식량 공급권은 국가가 독점했고, 사람들은 부족한 쌀을 암거래로 구입해야 했다. 어느 날은 김씨의 집에 단속기관 보안원이 수사 영장을 들고 찾아와서 모아둔 쌀을 가져가려 했다고 한다. 김씨가 “우리 돈으로 산 쌀이다. 가져가지 말아달라”고 항의하자 보안원은 “이 땅이 네 거냐. 네가 숨 쉬는 이 공기도 모두 당의 소유”라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여기에 희망은 없다고 생각해 도망가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코로나19가 창궐한 시기를 두고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1990년대 대기근 사태를 언급했다. 그는 “고난의 행군 때보다 힘들었다. 그때도 곡창지대인 황해도에서는 아사하는 일은 없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동안은 매일 ‘누구 아버지가 죽었다, 누구 아이가 죽었다’는 소문이 들려올 정도로 사람이 많이 죽었다”고 했다. 식량부족이 심각해지며 강력 범죄도 늘었다. 김씨는 “살인이나 강도가 일상다반사였다. 공개처형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공개처형을 봤냐는 진행자 질문에 “봤다. 2023년 4월 중순이었다. 대학생이 중년 여성을 죽이고 480만원을 훔쳐 달아나 처형됐다”고 회상했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을 봤다는 이유로 처형되는 경우도 잇따랐다. 그는 “2022년 7월 26일이었다. 22살짜리였는데, 남한 음악이나 영화를 친구와 같이 봤다고 총살당했다”며 “처형을 앞에서 봐서 똑똑히 기억한다”라고도 했다. 다만 김씨는 코로나19 기간 김정은 정권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 정치적인 발언은 할 수 없다”며 “최고지도자가 하는 일에 이러쿵저러쿵할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北 인권 개선 없어…공개처형 늘었다” 미국 국무부가 지난 22일 발간한 ‘2023 국가별 인권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코로나19 이후 시행했던 국경 봉쇄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자의적인 체포와 구금, 고문, 즉결 처형 등 비인도적 행위가 만연하고 있으며 개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미 국무부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탈북했다가 강제 북송된 여성이나 기형아 출산 가능성이 있는 임부, 감옥 등에서 강간으로 임신한 경우 낙태가 강제된다고 전했다. 또 북한 정권은 민간인에게 공개 처형 참관을 강제하며, 탈북자들에 따르면 현장 학습의 일환으로 공개 처형 참관이 이뤄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는 구타와 전기고문, 물고문, 알몸 노출, 똑바로 서거나 누울 수 없는 작은 감방에서의 감금, 매달아 놓기 등 고문이 자행되며, 수용소 간수들의 물리적 폭력 및 여성 수용자에 대한 성폭행이 만연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 “너 이 XX야” 막말·따돌림 직장 문화 여전

    “너 이 XX야” 막말·따돌림 직장 문화 여전

    50인 미만 회사에서 4년 차 대리로 일하는 A씨는 최근 계속되는 상사의 막말에 골머리를 앓는다. A씨의 상사는 입사 때부터 ‘X새끼, 너, 인마’ 등 막말을 일삼았다. A씨는 “며칠 전에는 거래처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또 실수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소리를 치기도 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9일 노동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전체 직장갑질 10건 중 7건이 직장 내 괴롭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가 지난 1~3월 신원이 확인된 이메일 제보 407건을 분석한 결과 괴롭힘이 284건(69.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징계·해고와 같은 고용불안 유형이 118건(29.0%), 임금갑질이 97건(23.8%)이었다. 괴롭힘 유형은 ‘따돌림·차별’이 188건(66.2%)으로 가장 많았고, ‘폭행·폭언’이 113건(39.8%), ‘모욕·명예훼손’이 110건(38.7%)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직장갑질119는 비정규직이거나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직장인의 경우 고용불안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단체가 지난해 12월 4~11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실직을 경험한 비율은 비정규직(20.5%)이 정규직(6.8%)에 비해 3배 더 높았다. 비노조원(13.3%)도 노조원(5.5%)보다 2배 이상 높은 실직 경험률을 보였다. 직장갑질119는 “일터의 약자인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노동자들은 자신을 보호할 노조가 없어 직장갑질과 고용불안, 저임금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도로 확장에 잘려나갈 뻔한… 정실 아름드리 가로수 결국 살린다

    도로 확장에 잘려나갈 뻔한… 정실 아름드리 가로수 결국 살린다

    제주 도로확장공사가 길도 뚫고 나무도 살리는 ‘상생의 길’을 연다. 제주 정실마을의 아름드리 가로수가 도로 확장 공사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가 천신만고 끝에 존치될 예정이다. 29일 제주시에 따르면 아연로 도로확장 공사 구간에 심어진 가로수는 306그루 가운데 270여 그루는 놔두고 30여 그루만 이식하는 통 큰 결단을 내렸다. 당초 아연로 도로 확장은 제주시 연동 KCTV 입구에서 오라동 월정사 입구까지 2.2㎞구간을 현행 왕복 2차선에서 폭 20m의 4차선 도로로 확포장하는 사업이다. 해당 도로에는 대부분 왕벚나무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구실잣밤나무가 75그루, 편백나무 30여그루, 워싱터야자수 등이 심어져 있다. 특히 수령 40년 이상된 구실잣밤나무와 왕벚나무가 숲 터널을 이루면서 아름다운 가로수길 중 하나로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도로 확장에 따른 가로수 이식·제거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에 부딪쳤다. 결국 시는 고심 끝에 나무를 존치하기로 하고 설계도 변경했다. 이에 4차선 확장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일부 구간만 3차선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KCTV에서 정실마을로 올라가는 상행선은 1차선이 유지되고 연동 방향으로 내려가는 하행선은 2차선으로 확장된다. 왕복 3차선으로 확장하는 구간 가운데 KCTV~해병대 제9여단(옛 제주방어사령부) 600m 구간은 착공에 들어갔으며 총 공사비 30억원 가운데 12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3억원의 예산이 확보된 이 구간은 2027년쯤 완공될 전망”이라며 “제9여단~예비군훈련장 입구 삼거리 300m 구간은 예산부족으로 향후 순차적으로 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나머지 예비군훈련장에서 월정사까지 1.3㎞ 구간은 나무를 살리기 위해 왕복 2차선을 유지한 채 도로를 확·포장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 구간은 차도는 늘리지 않고 대신 자전거도로와 인도, 화단, 공원휴게시설, 어린이화단 등으로 확장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2028년쯤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전체 구간의 완공 시기는 2030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출퇴근 정체 해소를 위한 우회도로인 연오로 꿈바당어린이도서관(옛 도지사 관사) 구간 왕복3차로는 지난해 5월말 공사에 착수해 오는 6월쯤 공사가 마무리된다. 연오로가 공사가 완료되면 정실마을에서 연북로로 빠져나가는 차량 흐름이 한결 수월해진다. 제주시가 300m 구간을 우선 개통할 경우 아연로에서 차량 분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그 동안 제주시 도심을 중심으로 교통난 해소를 위해 도로 확장이나 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로수 이식 또는 제거로 인한 환경 훼손 논란이 반복돼 왔다. 2022년에는 도로 확장 이유로 제성마을 사람들이 30여년을 키운 벚나무들을 동의없이 무분별하게 벌목해 정실마을도 똑같은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정실마을 주민들 모두 한결같이 가로수를 살리는 것에 찬성하고 동의하는 건 아니다. 나무 살리기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먼저 살아야 할 것 아니냐는 반대 시각도 팽배하다. 일각에선 교통체증은 물론 나무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로 인해 한여름에는 창문도 열 수 없다고 토로했다. 30년 넘게 이곳에서 사는 주민 Y씨는 “마을 주민들은 몇십년째 꽃가루 알레르기에 시달리고 있으며 비바람이 몰아치면 떨어지는 나뭇잎을 수도 없이 쓸어내기 바쁘다”면서 “얼마 전에는 나뭇잎을 쓸다가 동네 아주머니가 교통사고까지 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어차피 우승은 맨시티? 클롭 리버풀 감독, 마지막 머지사이드 더비 패배…우승 레이스 ‘미끄덩’

    어차피 우승은 맨시티? 클롭 리버풀 감독, 마지막 머지사이드 더비 패배…우승 레이스 ‘미끄덩’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분위기가 맨체스터 시티의 전무후무 4연패로 흘러가고 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리버풀 마지막 시즌에 14년 만의 에버턴 원정 패배라는 불명예를 떠안으면서 우승 레이스에서 미끄러졌다. 리버풀은 25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파크에서 열린 2023~24 EPL 에버턴과의 29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리버풀이 지역 라이벌인 에버턴 원정에서 패한 건 2010년 10월 이후 14년 만이다.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정(PSR) 위반으로 ‘승점 8점 삭감’ 징계받은 에버턴이 하위권에 처져있어서 리그 2위 리버풀의 우세가 예상됐으나 예상외 결과가 나왔다. 이로써 리버풀 우승 레이스에 빨간불이 켜졌다. 리버풀(승점 74점)은 1위 아스널과 승점 3점 차로 벌어졌고 2경기를 덜 치른 3위 맨시티와는 불과 1점 차다. 맨시티가 2경기에 승리하면 5점까지 멀어지면서 남은 리그 4경기로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 리버풀은 지난 12일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아탈란타(이탈리아)전(0-3), 14일 EPL 33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전(0-1)을 통해 12년 만에 안필드(홈) 2연패를 당하기도 했다.반 다이크와 이브라히마 코나테로 이뤄진 리버풀의 수비진은 뒷공간을 내줬다. 전반 6분 에버턴 잭 해리슨이 오른쪽에서 발 바깥쪽으로 공을 감아 중앙으로 보냈다. 이어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한 칼버트 르윈이 1대1 기회를 잡았는데 골키퍼 알리송 베커에게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그러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리버풀은 한숨 돌렸다. 전반 27분엔 혼전에서 공이 코나테의 발에 맞고 흘렀고 에버턴 수비수 재러드 브랜스웨이트가 잡아 슛했다. 알리송의 몸에 맞은 공은 골대를 맞고 골문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리버풀은 전반 25분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의 패스가 모하메드 살라의 발에 맞은 뒤 다르윈 누녜스에게 흘러가면서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누녜스의 슛이 조던 픽퍼드 선방에 막혔다. 후반 13분 드와이트 맥닐의 코너킥을 르윈이 공을 머리에 맞춰 골망을 흔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클롭 리버풀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맨시티와 아스널에 위기가 찾아오길 기대해야 하고 우리는 승리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 경기처럼 플레이한다면 결과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 “머지사이드 더비의 무패 기록이 깨져서 팬들에게 미안하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빠르게 회복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반면 아스널은 전날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첼시를 5-0으로 완파했다. 압도적인 경기 내용에도 전반 1골에 그쳤는데 후반전 4득점을 몰아치며 승점 3점을 챙겼다. 지난 시즌 막판 맨시티에 리그 선두 자리를 빼앗긴 아스널은 올해 20년 만에 우승컵을 들기 위해 분전하고 있다. 6경기를 남긴 맨시티는 26일 브라이턴, 29일 노팅엄을 연이어 상대한다. 맨시티와 아스널 모두 지난 18일 유럽챔피언스리그(UCL) 8강에서 각각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고배를 마시면서 리그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트레블을 달성한 맨시티는 올 시즌 결승에 진출한 FA컵과 리그 우승을 동시에 노린다.
  • ‘M7’ 실적 공개… 서학개미, 환호 할까 한숨 쉴까

    ‘M7’ 실적 공개… 서학개미, 환호 할까 한숨 쉴까

    서학개미(해외 주식 개인투자자)의 투자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올해 1분기 국내 투자자들의 외화증권 보관잔액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면서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 마이크로소프트·애플·아마존·엔비디아·알파벳·메타·테슬라)이라 불리는 미국 빅테크 종목에 대한 서학개미의 믿음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3일부터 이들 종목의 실적 발표가 이어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1143억 9000만 달러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 분기에 비해 9.8% 늘었다. 외화증권 결제금액도 직전 분기 대비 40.4% 증가한 1282억 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시장이 전체 결제 금액의 80%를 차지했고, 일본과 유로시장이 그 뒤를 이었다. M7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애정도 굳건했다. 외화 주식 보관금액 상위 10개 종목 중 6개 종목이 M7으로 분류되는 빅테크 기업이었다. 국내 투자자들이 102억 6200만 달러어치의 주식을 보유한 테슬라가 1위를 차지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과 함께 주가를 끌어올린 엔비디아 주식 보관금액이 89억 2100만 달러로 두 번째로 많았다. 서학개미들의 눈길은 자연스레 이들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에 쏠리고 있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메타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의 실적 발표가 오는 30일까지 이어진다. M7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서학개미들에겐 ‘운명의 한 주’가 다가온 셈이다. 최고조에 달한 투자 열기와 달리 실적 발표 이후 주가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크지 않다. 테슬라를 제외한 M7 기업들의 주가가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 왔기 때문에 크지 않은 악재에도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시점에 도달했다는 이유에서다. IBK투자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M7 중 엔비디아와 애플을 제외한 5개 기업의 매출액과 주당순이익, 전년 대비 증가율 등이 전 분기보다 하락할 것으로 보여 실적 모멘텀 약화가 부각될 수 있다”며 “예상외로 실적이 크게 상회한다면 우려가 완화되겠지만 최근 여러 분기의 실적 등을 감안하면 큰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 다시 들여다보는 K멘 흑역사…100년 후 세상은 과연

    다시 들여다보는 K멘 흑역사…100년 후 세상은 과연

    K팝, K푸드, K드라마…. 붙기만 하면 한국인들에겐 자부심이요, 세계인에게는 매혹적인 단어 K에 멘(men·남성을 뜻하는 영어 단어 man의 복수형)을 붙여보면 어떨까. 다른 분야에 붙는 K는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이 “프리미엄 라벨”이라고 했던 느낌과 어울린다면 K멘은 어쩐지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당한 게 많은 사람이라면 단전 깊은 곳에서 나오는 한숨과 함께 목마른데 고구마를 먹은 듯한 갑갑함이 밀려올지도 모르겠다.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개막해 21일 막을 내린 연극 ‘케이멘즈 랩소디’는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나라 지키는 영광”에 살았고 가부장적 질서가 존엄하고 숭고한 사회에서 “어디 여자가 감히”를 내뱉으며 살았던 이들을 조명한 작품이다. 제목은 멘을 내세웠지만 작품의 서사에 K위민(women·여성을 뜻하는 영어 단어 woman의 복수형)을 빠짐없이 담아내면서 가려지고 억울하게 살았던 여성들의 삶을 함께 교차해 보여준다. 두산아트센터와 극단 드림플레이 테제21의 공동기획으로 김재엽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가 직접 쓰고 연출했다.작품은 100년 전부터도 일그러진 K멘의 초상을 역사적 사실과 결부해 생생하게 펼쳐낸다. ‘신여성’ 잡지를 펴내던 지식인들이 실은 신여성을 조롱하고 무시했고, 명창 박녹주를 향한 소설가 김유정의 사랑이 오늘날의 스토킹 범죄와 다름없었다는 사실을 과감하게 드러낸다. K멘의 이런 역사는 근대에만 머물지 않는다. 광주 민주화 운동 과정에도 성폭행이 있었고 민중가요 ‘오월의 노래’에 등장하는 “두부처럼 잘리워진 어여쁜 너의 젖가슴”이란 가사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케이멘즈 랩소디’는 당대에는 당연하게 여겼을 이 지점에 일종의 버퍼링을 주면서 부조리함을 확대하고 다시 들여다보게 한다. 무거운 내용이지만 그걸 풀어가는 유쾌한 방식은 연극이 할 수 있는 풍자의 멋과 맛을 알차게 살린다.근현대사를 날카롭게 통찰하는 작품은 이승만처럼 사회 지도층에 있던 사람들은 물론 일반인들의 세계에서도 벌어진 일들을 함께 다룬다. 고려대 남학생들이 이화여대 축제에 찾아가 학교에서 난동을 부린 사건, 외환위기 당시 구내식당 아줌마들의 정리해고에 눈감았던 일화 등도 빼놓을 수 없는 K멘의 흑역사다. 작품에서는 2010년대 남녀갈등을 촉발한 사건들도 짚으며 여전히 우리 사회에 상존하는 문제임을 보여준다. 쉽게 다룰 수 없는 사회문제를 다뤘으면서도 ‘케이멘즈 랩소디’는 시종일관 유머 코드를 빼놓지 않는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관객들이 마냥 편하게 웃을 수는 없지만 덕분에 놓치고 지났을 이면들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된다. 혐오와 폭력이 이제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퍼진 세상이기에 성별을 떠나 생각해볼 지점을 여러 가지 던지는 동시에 100년 뒤의 더 좋은 세상을 희망하고 노력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 ‘극장승’ LG의 고민거리, 양홍석 딜레마…배스 수비냐 득점이냐

    ‘극장승’ LG의 고민거리, 양홍석 딜레마…배스 수비냐 득점이냐

    극적인 버저비터로 역전승을 거둔 프로농구 창원 LG가 에이스 양홍석의 득점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원 kt 패리스 배스에 대한 수비 부담을 줄이고 공격에 집중하는 공수 질서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LG는 22일 수원 KT아레나에서 열리는 2023~24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 kt와의 4차전을 치른다. 2승을 선점한 LG가 이기면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하는데 KBL 역사를 보면 2승1패에서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에 진출할 확률은 90.5%(21번 중 19번)에 달한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보면 연승을 확신하기 어렵다. LG는 20일 3차전에서 윤원상이 종료 버저와 동시에 3점슛을 터트리면서 76-73으로 승리했으나 40분 내내 화력 대결에서 밀렸다. 4쿼터 막판까지 ‘리바운드왕’ 아셈 마레이가 골밑을 장악하며 25점 23리바운드로 고군분투했는데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이 아쉬웠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윤원상(11점), 저스틴 구탕(10점) 만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특히 정규시즌 팀 내 득점 2위(평균 12.9점) 양홍석이 5득점으로 부진했다. 배스를 전담 수비한 양홍석은 1쿼터 시작 6분 43초 만에 반칙 3개를 범한 뒤 정희재와 교체됐고 다음 쿼터를 통째로 쉬었다. 3쿼터 5분을 남기고 투입됐으나 슛 기회에서 주춤했다. LG의 주요 공격 전술인 양홍석, 마레이의 2대2 공격도 볼 수 없었다. 종료 2분 전 2점 차로 뒤진 접전 상황에서 수비수 없이 돌파했는데 어정쩡한 레이업으로 득점에 실패했다. 다만 마레이가 공을 잡아 마무리하며 한숨 돌렸다.이날 양홍석은 2점슛을 4개 던져 1개, 3점슛도 3개 중 1개만 넣으면서 야투 성공률 28.6%에 머물렀다. 조상현 LG 감독이 지난 18일 2차전을 앞두고 “양홍석에게 잔소리를 많이 했다. 공수 모두 집중해야 한다”며 “매 경기 잘하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 양홍석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양홍석은 3경기 평균 5.3점, LG도 72.3점에 그쳤다. 조 감독은 작전 시간마다 답답한 목소리로 양홍석을 불러 빠른 움직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7년 동안 몸담았던 친정팀 kt를 상대로 활약을 예고했던 양홍석이 배스와의 맞대결 부담에 허우적대는 모양새다. 반면 kt는 마이클 에릭과 정성우, 한희원 등을 활용해 주득점원 배스, 허훈의 체력을 아끼고 있다. 1차전에 21점을 내줬던 LG의 야전사령관 이재도도 정성우가 막으면서 3차전 9점으로 묶었다. LG도 묘수가 필요하다. 이규섭 농구 해설위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양홍석에 대해 “이적 첫 시즌이라 잘하고 싶은 의욕이 강해 몸에 힘이 들어간다. 심리적인 영향으로 일시 부진을 겪고 있다”며 “마레이가 점수를 많이 내는 유형이 아니기 때문에 양홍석의 득점이 중요하다. 기회 상황에서 본인 리듬에 맞게 공격한다면 평균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새들이 한해 농사 다 망치는데… 야생동물 피해보상 보험이 있는 줄 몰랐어요”

    “새들이 한해 농사 다 망치는데… 야생동물 피해보상 보험이 있는 줄 몰랐어요”

    “야생조수 보호도 중요하지만 농민들 농작물 보호도 중요합니다. 한해 농사를 다 망치는데 농민들은 어쩌라고….”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은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기후재난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늘어가고 있으나 과거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야생조수의 피해 대책은 전무하다”며 야생조수에 의한 농민 피해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연맹측은 앞서 지난달 27일 서귀포에 사는 한 농민이 감귤밭에서 피해를 주는 직박구리, 동박새 등 200여 마리를 집단 폐사시킨 혐의로 기소된 것과 관련 농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농민 A씨는 감귤을 쪼아먹는 피해로 인해 상품성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에 화가 나 새들을 폐사시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맹 측은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사실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면서도 “이번 일로 인한 농민들이 겪고 있는 야생조수로 인한 농작물 피해에 대한 뚜렷한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하는 농정당국의 문제 또한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야생조수의 피해를 입은 농작물은 아예 판매 조차 하지 못하고 폐기를 해야 한다. 이러한 피해를 농정당국은 농작물재해보험으로 밖에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농작물재해보험 내에서의 조수피해 보상은 매우 한정적이며 피해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받을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제주도는 2009년부터 ‘제주특별자치도 야생동물(꿩, 까치, 까마귀 등)에 의한 피해보상 밎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피해농가가 읍·면·동에 피해보상을 신청하면 조사를 통해 지방비로 보상을 해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 관계자는 “야생동물로부터 농작물·가축의 피해를 입은 농가나 야생동물로부터 인명피해를 당한 사람을 대상으로 피해면적, 소득액, 피해율 등을 고려한 피해금액의 80%, 최대 1000만원까지 보상해준다”며 “15년이나 된 조례를 농민의 대부분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안타깝다”고 해명했다. 실제 도는 2022년 258농가 68㏊에 3억 33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한 데 이어 2023년에는 355농가 48㏊에 3억 4700만원을 보상해줬다. 주로 콜라비, 브로콜리 등 FTA 기금에 의해 농작물피해 보상에서 제외되는 품목이다. 도는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되지 않는 품목에 한해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보험금의 이중 지급을 막기 위한 장치다. 농민 B씨는 “꿩이나 오소리들 때문에 콜라비나 초당옥수수 농사를 망쳐 밭을 갈아 엎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며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만 생각했지, 새들로 인한 피해 보상제도가 있는 줄 모른채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야채는 망을 씌우면 되지만, 노지감귤은 망을 씌울 수 없다”며 “독수리 모양의 연을 날리고 소리로 새들을 쫒아내는데도 한계가 있다. 집단폐사시킨 농민이 얼마나 화가 났으면 그랬을까 심정이 이해된다”고 토로했다. 한편 네덜란드의 경우 기러기 수렵에서 기금을 마련해 피해농가를 보상하고 있으며 이웃 나라 일본은 두루미 관광으로 얻어지는 수익으로 농작물 피해를 보상해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터널 끝 보이지 않는 의정갈등

    터널 끝 보이지 않는 의정갈등

    “2월 20일 화요일 6시 이후에는 병원 근무를 중단하고 병원을 나오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지난 2월 16일 새벽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이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린 뒤 대한민국의 의료 현장은 ‘대혼란’에 빠졌다. 계획보다 하루 앞선 2월 19일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과 병원 이탈이 시작됐고, 두 달이 다 되도록 상황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공의들을 비롯한 의료계는 ‘의대 증원 백지화’라는 같은 목소리만 줄곧 반복하고, 정부는 “국민만 보고 가겠다”며 ‘2000명 증원’을 밀어붙이고 있어 정부와 의료계는 전례 없는 ‘강대강’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최대 희생자인 환자들은 “국민의 생명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양측의 대화와 타협을 통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27년 만의 파격적 ‘2000명 증원’ 사태의 시작은 지난 2월 6일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발표였다. 2022년 국정감사 때 처음 증원 계획을 밝힌 뒤 1년 반가량 의료계와 환자·시민단체 등과 대화하며 공을 들인 결과물이었다. 정부는 3058명이던 의대 입학 정원을 2025학년도 입시부터 2000명(65.4%) 늘려 5058명으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1998년 이후 ‘27년 만의’ 의대 증원을 발표한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여러 차례 증원을 시도했지만, 의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번번이 뜻을 접어야 했다. 정부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은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여론이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응답률은 80∼90% 수준에 달했다. 노동단체나 시민단체는 물론 야당까지 의대 증원을 적극 지지했다. 의료계의 반발은 예상보다 거셌다. 진료 거부 차원을 넘어 집단으로 사직하는 방법을 택했다.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등의 예외 없이 전면적으로 실시됐다. 사직서 제출 ‘디데이’인 2월 20일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전체의 절반가량이었지만, 3월 말에는 93%까지 늘었다. 전공의들이 자리를 떠나자 수련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은 휘청거렸다. 전공의들이 수련생 신분이면서도 당직 근무 등을 도맡아 하고 환자들의 주치의 역할을 하는 등 의료 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전임의(펠로)나 전문의(의대 교수 등)가 전공의 자리를 메꿨지만, 역부족이었다. 병원들은 외래진료와 입원환자를 절반가량 줄이고, 응급실 진료까지 일부 제한했다. 미래의 의사들인 의대생들 역시 ‘휴학’으로 집단행동을 벌였다. 교육부에 따르면 16일 기준 유효 휴학 신청(절차를 지킨 휴학 신청) 건수는 1만 578건으로, 전국 의대 재학생(지난해 4월 기준 1만 8793명)의 56.3%에 달한다.대학별 정원 배분에 의대교수들, 집단 사직서 의료공백 상황은 기존 의료체계의 ‘민낯’을 보여줬고, 예상치 못한 교훈을 주기도 했다.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문제점이 지적됐고, ‘대형병원 쏠림’ 현상에 대한 반성도 나왔다. 경증환자들이 중소규모 전문병원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대형병원은 중증환자 중심으로 재편됐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환자들의 불안과 고통은 극심해졌다.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까 걱정하는 환자들의 한숨 소리는 커져만 갔다. 의료진을 찾아 ‘응급실 뺑뺑이’ 끝에 숨진 안타까운 사연도 잇따랐다. 정부와 의사들 사이 갈등이 증폭된 것은 정부가 대학별 의대 정원을 발표하며 증원에 못을 박으면서다. 정부는 계획대로 2000명을 증원하되, 비수도권 82%, 경기·인천 18%, 서울 0%를 배분하는 내용의 대학별 의대 정원을 전공의 집단사직 1달여가 지난달 20일 발표했다. 이에 의대 교수들은 지난달 25일부터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며 의정 갈등에 ‘참전’했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에 이어 이들의 스승인 의대 교수도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와 의대생이 불이익을 받도록 놔둘 수 없다는 것과 증원으로 인한 의대 교육 부실화 우려 등을 사직 명분으로 내세웠다.대통령-전공의 대표 만났지만 성과 없어 4·10 총선을 앞두고는 평행선만 내달리던 정부와 의료계 사이에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사태 장기화에 따른 여론의 비판이 부담이던 정부는 전공의에 대한 ‘기계적 처벌’ 방침을 유예하고, ‘유연한 대처’를 강조하고 나섰다. 여러 목소리를 내는 의료계에 ‘통일된 의견’을 줄 것을 요청하며 대화의 여지를 뒀다. ‘2000명’이라는 증원 규모도 열린 자세로 논의하겠다고 전향적 입장을 보였지만, 의료계는 내홍을 반복하다 한목소리를 담은 제안을 내놓지 못했다. 특히 지난 4일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의 면담이 성사되며 막혀있던 대화의 ‘물꼬’가 터질지 기대됐지만, 면담 후 박 위원장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고 비판하면서 무위로 끝이 났다. 상황은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뒤에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의사들은 총선 패배가 의대 증원 강행에 반대하는 ‘민의’의 반영이라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정부는 대화를 계속하겠다면서도 증원 추진 방침을 거둬들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의료개혁과 관련해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하면서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해 의대 증원 방침을 재확인했다.돌파구 못 찾으면 갈등 더 커질 듯 총선을 전후해 정부와 야당은 의료계뿐 아니라 국민도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의료계는 대화가 정부와 의사 사이 ‘일대일’로 이뤄져야 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정부는 의료계뿐 아니라 노동계, 환자단체, 시민단체가 추천하는 전문가들로 ‘의료개혁특위’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 여야, 정부, 의료계,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특위를 구성해 사회적인 대타협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은 “사회적 협의체라는 건 말이 안 된다. 협의체는 의료계와 정부가 ‘일대일’로 대화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 관계자도 “의료계와 관련이 없는 국민들은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와 똑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의사들 사이의 갈등은 이달 말을 계기로 한층 더 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각 대학이 내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확정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하는 시한은 이달 말까지다. 대교협이 이를 승인하면 각 대학은 다음 달 말까지 홈페이지 등에 모집요강을 공고한다. 의대 증원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는 얘기다. 반면에 온건파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끌던 의협은 다음 달 1일부터 강경파인 임현택 당선인 중심의 새 집행부가 이끌게 된다. 오는 25일은 의대 교수들이 무더기로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째로, 민법에 따라 ‘사직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다만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정부 압박용인 상징적인 카드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사직 상태가 돼 병원을 떠나는 의대 교수들이 얼마나 생길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당장은 의사들에 대한 강공을 유예하고 대화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중단했던 전공의 의사면허 정지 행정처분 절차를 재개할 가능성도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탈 전공의들에게 3개월 의사면허를 정지하겠다는 사전통지서를 보내 3월 26일부터 면허를 정지시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대화를 위해 면허정지 본통지를 하지 않고 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환자들은 ‘각자도생’ 식으로 적응하며 투병하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의료계 양측이 한발씩 양보해서 초유의 의료공백 장기화 사태부터 해결해야 하는데, 지금은 국민의 생명을 전혀 고려하지 않으며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 “주말 장사 망칠까 걱정”…압구정 상인들, 성인 페스티벌 소식에 ‘한숨’

    “주말 장사 망칠까 걱정”…압구정 상인들, 성인 페스티벌 소식에 ‘한숨’

    일본 성인영화(AV) 배우들이 출연하는 ‘2024 KXF The Fashion’(KXF), 이른바 ‘성인 페스티벌’이 강남구 압구정 카페 골목에서 열리려 한다는 소식에 지역 상인들은 주말 장사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하는 기색이다. 18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데오거리 일대에서 전날(17일) 뉴시스와 만난 강남 상인들은 성인 페스티벌의 압구정 개최를 반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용한 분위기로 손님들의 발길을 끄는 카페나 식당들은 자칫 주말 장사를 망칠까 봐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브런치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가게 자체가 조용한 콘셉트”라며 “주말 장사에 지장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했다.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용업을 하는 B씨는 “여기는 좁은 골목이 많다. 페스티벌 참여자들이 모이는 곳이 있을지가 애초에 의문”이라고 말했다. 주말에 강남을 찾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순대국밥집을 운영하는 C씨는 “주말이면 연인들도 많이 오지만, 아이들도 특히 많이 온다”며 행사장 주변을 지나는 미성년자에게 끼칠 수 있는 악영향을 우려했다. 디저트 가게 직원 D씨는 “주변에 학교는 많이 없는데 바로 앞에 어린이 학원이 있다. 수학 학원이랑 영어 학원에 어린이들이 다닌다. 아무래도 그 아이들한테 영향이 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고 했다.애초 성인 페스티벌은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민간 전시장에서 20~21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주민과 시민단체 반발 등으로 무산됐다. 주최 측이 대체 장소로 경기 파주시를 택했으나 파주시 역시 행사를 금지했다. 이에 주최 측은 21~22일 서울 잠원한강공원 내 선상 주점에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서울시는 주점 측에 행사를 금지한다는 공문을 보내고 강행할 경우 업장 임대 승인 취소 등 강경 조치한다고 경고했다. 잇따른 취소에 주최 측은 강남구 압구정동 모처에서 행사를 연다고 공지했으나 강남구도 개최 금지를 통보했다. 강남구는 압구정 일대 식품접객업소 300여개소에 ‘식품위생법 위반행위 금지 안내’ 공문을 전달했다. 공문에는 식품위생법 제44조 및 제75조에 의거, 해당 페스티벌 개최 시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 “7000원짜리 라면 파는데 900만원짜리 기계 사라니”…자영업자 한숨 깊은日

    “7000원짜리 라면 파는데 900만원짜리 기계 사라니”…자영업자 한숨 깊은日

    재료비가 치솟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라면 가게들이 새로운 지폐 도입을 앞두고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가게를 유지하기도 벅찬데 수백만원에 달하는 티켓 교환 기계를 새로 사야 하는 처지에 몰렸기 때문이다. TV아사히는 17일 곤경에 처한 일본 라면 가게들의 사연을 전했다. 일본 라면 가게들은 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해 지난해 파산 건수가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TV아사히가 만난 한 업체 사장은 라면 한 그릇을 830엔(약 7400원)에 판다. 재료비가 급등했음에도 이 업체 사장은 “900엔의 벽을 넘고 싶지 않다”는 바람으로 라면 가격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가격을 못 올리고 어렵게 장사를 이어가는 가게들이 많지만 이들 앞에는 대형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 올해 7월부터 일본 정부가 새 지폐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티켓 교환기를 호환 가능한 기종으로 업데이트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드 경제가 발달하지 않은 일본은 가게마다 자판기가 있어 현금으로 이를 이용해 주문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일본은 2019년 4월 새로운 지폐 발행을 발표했다. 그 결과 새로운 디자인의 지폐가 올해 7월부터 유통된다. 새로운 1만엔 지폐에는 일본 근대화의 스승으로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이치가 들어갔고 5000엔 지폐에는 츠다여대 설립자이자 여성들에게 영어 교육을 시켰던 츠다 우메코가 들어갔다. 1000엔 지폐에는 일본 의학의 선구자인 기타사토 시바사부로의 초상화가 들어갔다. 그러나 이 지폐 사용이 가능한 새 기계는 대당 100만엔(약 895만원)을 넘는 경우가 많다. 인터뷰에 응한 한 점장은 “하루에 100그릇을 팔아도 6개월에서 1년은 걸릴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 업체의 지방 정부에서 최대 30만엔까지 보조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이 점장은 “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새 지폐 도입으로 파산하는 라면 가게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 경제 분석가 와타나베 히로아키는 “라면 가게는 3년 안에 80%가 폐업할 정도로 힘든 장사인데 정부의 보조금 지급 시도가 좀 더 널리 퍼져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정은귀의 詩와 視線] 낮게 낯설게 바라보기

    [정은귀의 詩와 視線] 낮게 낯설게 바라보기

    내리막이 손짓한다 오르막이 손짓하듯 기억은 일종의 성취다 일종의 갱신 심지어 어떤 시작, 그게 여는 공간은 새로운 장소이므로 (중략) 어떤 패배도 패배만으로 이루어 지는 건 아니다 그것이 여는 세상은 늘 어떤 장소, 전에는 예상치 못한, 하나의 잃어버린 세상, 예상치 못했던 세상이 새로운 장소를 부른다 ―W C 윌리엄스, ‘일요일 공원에서’ 중 선거가 끝났다. 승리의 함성과 패배의 한숨 속에서 우리들 일상의 시름이 쉽게 가시진 않는다. 물가가 치솟아 사과 하나, 토마토 하나도 제대로 사 먹지 못하는 시절이고 보니 우리가 그리 거창한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닌데 새로운 세상에 대한 상상이 오그라드는 느낌이다. 시절이 어려워도 봄은 오고 세상이 분홍 연두로 환한데,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 아침엔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시를 읽는다. ‘패터슨’의 시인, 미국 현대 시사에서 척추에 해당되는 중요한 시인. 의사이면서 시인이었던 이. 의사ㆍ시인의 공통점이 뭘까? 의사와 시인은 얼핏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직업군으로 보인다. 흔히 의학을 차가운 이성의 학문으로 시를 부드러운 감성의 예술로 보지만, 그 둘은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판단은 시인의 사랑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사랑의 시선으로 세심히 보는 사람이 의사이고 시인이다. 사소한 것을 흘려보내지 않는 의사의 촉진이 환자를 살리고, 예리한 관찰을 사랑으로 품고 여미는 지점에서 시인의 언어가 탄생한다. 시인은 어느 일요일 공원에서 폭포를 바라본다. 폭포의 물줄기를 본다. 하강하는 물길은 무자비한 몰락, 돌이킬 수 없는 전락과도 같다. 그것이 삶의 어느 시점에 대한 사유와 연결된다. 울며 웃는 우리의 하루하루를 생각해 보자. 산을 오를 때, 승승장구, 성취하는 길, 승리감에 행복할 때, 오르기만 하던 날들에는 보지 못한 것들이 천천히 걷는 내리막길, 넘어져 쉬어갈 때,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래서 폭포의 하강하는 물줄기는 삶의 내리막 비탈길과 흡사하다. 내리막은, 하강은, 상실은 패배만으로 가득한 건 아니어서 이전에 보지 못한 것들을 새롭게 보게 해 준다. 사랑을 잃은 후, 건강을 잃은 후, 돈을 잃은 후, 관계를 잃은 후, 내 것이라 생각한 것들이 사라진 후 그때서야 비로소 명징하게 보이는 것들. 새로운 시선이다. 그 시선은 쓰리고 아프지만, 그 쓰라린 각성이 새로운 장소, 새날을 예비한다. 그러니 오늘 떨어지는 것, 오늘 떠나보낸 자, 오늘의 상실, 그 낮은 시선을 잘 받들자. 10년 전 오늘 우리가 놓친 목숨들, 그 기억들도 더 잘 새기자. 보이지 않는 데서 여전히 앓고 있는 작은 것들의 아픔을 세심히 살피자. 그 사랑의 시선은 낮고도 낯설게 계속 발견하는 힘이고, 그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장소를 만들게 될 것이니. 정은귀 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 “철통 방어” G7 정상 소집한 바이든… 확전 우려에 對이란 공격은 선 그어

    “철통 방어” G7 정상 소집한 바이든… 확전 우려에 對이란 공격은 선 그어

    6개월간 이어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에서 미국과 이란이 이스라엘과 무장정파 하마스를 후방 지원하며 이뤄지던 ‘그림자 전쟁’이 이란의 참전으로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상징적’ 보복 공격을 한 데 미국은 방어 작전을 벌이면서도 확전 방지를 위해 애쓰는 모양새다. 일주일 전부터 이스라엘과 함께 대비해 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이란의 공격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약 25분간 전화통화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가자지구 전쟁 수행 방식을 놓고 대립해 온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란의 공격은 대체로 실패했고, 이스라엘은 군사적 우월성을 과시했다”면서 “이스라엘은 오늘 밤을 승리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미국, 역내 다른 국가들의 공동 방어 노력 덕분에 이란의 공격이 큰 타격을 주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 후 낸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은 이란에 대한 어떤 공격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이번 공격을 규탄한다”면서 14일 주요 7개국(G7) 정상들을 소집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단결된 외교 대응”을 조율하겠다고 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방어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주 미군 항공기와 탄도미사일 방어 구축함을 전개했다며 “우리 장병들의 대단한 실력 덕분에 이스라엘로 다가오는 드론과 미사일 거의 전부를 격추하는 것을 도왔다”고 미국의 노력을 설명했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 군 참모총장은 이스라엘 공격 이후 “만약 이스라엘의 반격이 없다면 더이상의 군사작전은 없다”며 “모든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 북부의 레바논과 시리아 국경 지대에 있는 헤르몬산 골란고원의 정보 기지만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골란고원의 장비와 네바팀 공군기지의 이스라엘의 전투기가 이란 영사관 공격에 사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게리 총장은 “이란은 공격 목표를 확실히 파괴했다”며 “10배 더 강한 공격을 할 수 있다”고 이스라엘의 반격에 대해 사전 경고했다. 이란 측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앞서 “이란과 불량한 이스라엘 정권의 대결”이라며 미국에 물러나 있으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 일부 고위 당국자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격에 성급하게 대응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 NBC방송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전략 없이 행동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미국과 협력해 자국의 핵 시설을 파괴할 수 있다고 의심하는데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가져가라”는 전화통화가 그러한 우려를 잠재울 것으로 보인다. 또 이스라엘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는 점도 미국으로서는 한숨 돌릴 수 있는 측면이다. 미 워싱턴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대니 시트리노비츠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여전히 하마스 제거, 인질 석방을 우선시한다면 중동 지역 분쟁 확대는 이런 목표에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세월호 참사 ‘열번째 봄’ 전국 추모제…“그날을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열번째 봄’ 전국 추모제…“그날을 잊지 않겠습니다”

    “아직도 내 딸이 이 세상에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금당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고, 또 그런 생각을 하는 제가 어처구니없을 때도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등학교 조은화 학생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지난 13일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의 침몰해역에서 10년 전 잃어버린 딸의 이름을 외쳐 불렀다. 이씨의 곁에는 남편 조남성씨, 또 다른 희생자인 단원고 허다윤 학생의 부모인 허흥환·박은미씨 부부가 함께 했다. 조은화, 허다윤 학생은 세월호 선체가 인양된 2017년 봄 육상에서 다시 시작된 수색 끝에 뼛조각이 되어 부모의 곁으로 돌아왔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사흘 앞둔 이날 맹골수도 침몰해역에서는 조은화, 허다윤 학생의 유가족과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의 선상 추모제가 엄수됐다.유가족과 스님들은 불교식 제례와 기도회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을 애도했다. 또 단원고 양승진 선생님과 남현철·박영인 학생, 일반인 승객 권재근 씨와 아들 혁규 군 등 행방불명된 미수습자 5명의 넋을 기렸다. 제례와 기도회를 마친 유가족과 스님들은 세월호 침몰 해점을 표시하는 노란색 부표 주변에 국화를 띄우며 더이상 아픔이 없는 세상을 염원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서울과 진도 그리고 광주, 인천 등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제가 열렸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노란 리본 공작소와 노란 종이배 퍼포먼스 등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됐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협)와 세월호참사10주기위원회는 13일 오후 5시 30분부터 중구 서울시청 앞 도로에서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유족들을 위로하는 ‘4·16 기억문화제’를 열었다. ‘세월이 지나도 우리는 잊은 적 없다’는 주제로 열린 문화제에는 주최 측 추산 5000여명(경찰 추산 3000여명)이 참가했다.세월호 10주기를 앞두고 광주청소년기억문화제가 열린 지난 13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는 안전 사회를 염원하는 집회가 열려 노란 물결이 일었다. 광장 한 가운데에는 304명의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노란 리본이 바람에 나부꼈다.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문화 체험 부스 10여 개도 마련됐다. 광주시봉선청소년문화의집의 청소년들이 부른 구슬픈 추모곡이 광장을 울렸다. 또래 청소년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세월호 참사 기억’ 문구가 적힌 노란 풍선을 손에 든 채 추모에 동참했다. 이날 전북 전주시 풍남문 광장에서도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추모 문화제’가 열렸다. 세월호참사 10주기 전북 준비위원회가 주최한 문화제는 참사 희생자 304명을 추모하고 유가족과 함께 미공개 정보 공개, 추가 진상조사 실시, 국가 책임 인정과 사과, 책임자 엄벌 등을 요구했다. 인천시청 애뜰광장에서도 ‘열 번째 봄, 내일을 위한 그리움’ 이라는 주제로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인천위원회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세월호가 우리 사회에 준 과제를 시민들과 함께 되돌아보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세월호가 출항했던 인천에는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45명 중 44명의 유골과 영정이 안치된 ‘4·16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이 있다. 전남 목포와 여수, 순천 등에서도 문화제와 음악회 형식의 지역 추모 행사가 잇따라 열린다.특히 천주교 단체와 성당이 대대적인 추모 행사를 연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오는 15일 오후 2시 목포 산정동성당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미사를 봉헌한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인 김선태 주교가 미사를 주례하고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와 사회주교위원회 위원장 문창우 주교 등 사제단이 공동 집전한다. 이날 미사에서는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 이름으로 ‘세월호 참사 10주기 담화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오는 16일을 전후로 전국 교구별로 ‘세월호 참사 10주기 미사’와 추모 행사를 하고 광주대교구에서는 16일 성당별로 추모미사를 열기로 했다. 참사 당일인 16일 침몰 해역에서 4·16재단 관계자와 희생자 가족들이 선상 추모식을 열 예정이다.
  • 집착하는 부모…아들이 9살 연상 이혼녀와 집 떠난 사연

    집착하는 부모…아들이 9살 연상 이혼녀와 집 떠난 사연

    한때의 영광을 평생의 업적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툭하면 “나 때는”이라고 말하는 이들을 상대하기가 여간 만만치 않은데 이런 이들은 대체로 안타까운 공통점이 하나 있다. 과거의 영광에 인생이 아직도 매여있을 만큼 현재가 초라하다는 것.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금도 잘난 사람들은 굳이 과거를 자랑할 필요가 없다. 8년의 수감생활과 8년의 칩거 생활 끝에 부와 명예를 잃고 몰락한 욘이 그렇다. 잘나갔던 시절을 떠올리며 “난 백만장자가 될 수도 있었어”라거나 남성성을 강조하며 “난 남자야.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난 언제라도 다른 여자로 바꿀 수 있어”라는 식의 ‘꼰대’ 같은 대사를 듣자면 단전 깊은 곳에서 한숨이 나올 정도로 갑갑함을 느끼게 된다. 서울시극단의 연극 ‘욘, John’은 근대극의 선구자 헨리크 입센(1828~1906)의 ‘욘 가브리엘 보르크만’이 재탄생한 작품이다. 부와 명예를 한순간에 잃은 남자 욘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충돌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고독을 극적으로 그려냈다.맺힌 게 많은 욘의 아내 귀닐은 욘을 시체처럼 취급하며 산다. 남편에 대한 환멸은 아들 엘하르트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진다. 이 정도만 해도 부부 갈등이 상당할 것 같은데 여기에 귀닐의 언니 엘라까지 있다. 엘라는 젊은 날 욘에게 실연당한 상처로 조카 엘하르트에 대한 집착을 놓지 못한다. 저마다의 이유로 욕망의 대상이 된 엘하르트가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해요”라고 반항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반응일지도. 부모 세대가 자신의 명예와 성공, 성취감을 위해 자녀 세대에 올인하고 집착하는, 요즘의 한국 사회가 지극히 공감할 만한 풍경이 100년도 더 된 노르웨이 연극에서 나온 이야기라는 점이 놀랍다. 집착을 견디다 못한 엘하르트가 9살 연상의 이혼녀와 떠나버린 날 욘은 눈보라 몰아치는 산꼭대기로 올라간다. 막장 드라마 같은 극에 부제 ‘눈보라치는 고독 속에서’가 왜 붙어있는지 비로소 이해되는 순간이다. 고선웅 연출은 “구불구불한 길을 걸어 올라가는 욘의 모습이 슬펐다”며 “이 순간을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하다 결국 흰 눈이 쏟아지는 장면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마치 북쪽 나라의 한겨울 풍경을 마주한 듯한, 온통 흰 풍경인 이 장면은 그 자체로도 웅장한 감동을 선사한다. 화려했던 시절을 뒤로한 채 쓸쓸하게 눈을 맞는 노년의 욘을 보는 관객들은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된다. ‘욘, John’은 생각 없이 보면 막장 같지만 그 속에 숨은 삶을 통찰하게 하는 촘촘한 가지들이 이야기의 전개와 함께 숲을 이루며 인생이 무언지 새삼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남다른 미장센이 욘을 맡은 배우 이남희의 열연과 맞물려 정통 연극만이 줄 수 있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입센은 전 세계에서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자주 공연되는 극작가지만 국내에서는 ‘인형의 집’과 ‘유령’ 등 외엔 자주 접하기 어려웠다. 제대로 된 번역본이 없는 게 이유 중 하나였는데 ‘욘, John’이 이번에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15년 동안 입센의 모든 희곡 23편을 번역한 김미혜 한양대 명예교수의 공이 컸다. 지난해 입센 전집 번역으로 노르웨이 왕실 공로 훈장을 받기도 한 김 명예교수는 “욘은 현재 우리 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담겨 있어 굉장히 시의성이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욘, John’은 입센 작품 가운데 노르웨이어 원작을 직역해 올린 국내 첫 연극이라는 점에서 의미도 남다르다. 아무리 메시지가 훌륭한 작품일지라도 공연의 매력을 살리는 건 뭐니 뭐니 해도 재미다. ‘욘, John’은 그 특유의 유머 코드 때문에 한편으로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연극이기도 하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21일까지.
  • 거물 정치인 잡은 ‘무서운 신인’

    거물 정치인 잡은 ‘무서운 신인’

    4·10 총선에서도 정치적 체급 격차를 극복한 정치 신인이 탄생했다. 경북 경산에서는 올해 37세인 조지연 당선인이 옛 친박(친박근혜) 좌장이자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지식경제부 장관 등을 역임한 최경환 무소속 후보를 꺾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신인 황정아(46·대전 유성을) 당선인이 당적을 바꾼 5선 중진 이상민 국민의힘 후보를 꺾었다. 조 당선인은 지난 10일 치러진 총선에서 43.43% 득표율로 최 후보(42.27%)를 1665표 차로 꺾었다. 경산 출신인 조 당선인은 영남대를 나와 2013년부터 박근혜 청와대 대변인실, 국민의힘 부대변인, 대통령실 행정관 등을 거쳤다.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청년 행정관으로도 꼽힌다. 조 당선인은 페이스북에 “이번 선거를 통해 경산의 변화와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시민들의 절실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더욱 겸손하게 국민을 섬기는 일꾼이 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조 당선인의 선전으로 최 후보의 국회 복귀를 막아 한숨을 돌렸다. 거물급 정치인이자 실세 친박이었던 최 후보가 자칫 대구·경북(TK) 지역의 별도 세력을 규합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게 됐다.대전에서는 황 당선인이 지난 76년간 한 번도 허락되지 않았던 ‘대전 지역구 여성 국회의원’ 타이틀을 대전 대덕에서 당선된 박정현 민주당 후보와 나눠 갖게 됐다. 민주당 영입 인재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출신 과학자인 황 당선인은 민주당을 탈당해 당적을 옮긴 이 후보를 22.57% 포인트 차로 꺾었다. 황 당선인은 드라마 ‘카이스트’의 실제 모델이다.서울 영등포갑에서는 채현일 민주당 후보가 역시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4선이자 국회부의장인 김영주 후보에 승리했다. 영등포구청장을 지낸 채 후보는 “낡은 정치를 깨뜨리는 변화와 혁신의 상징이자 도구로 채현일을 선택해 주신 여러분이 진정한 오늘의 승리자”라고 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