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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창공클럽’과 문인/고운기 연세대 국문학 연구교수

    “이번 전쟁이 결코 전투만으로 결정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즉 정치, 경제, 사상에 있어서도 승리해야만 최후의 승리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무슨 비장한 결의문의 첫 머리 같다. 이는 1951년 3월, 전쟁이 한창인 와중에 결성된 공군문인단의 자취를 적은 마해송(1905∼1966)의 글이다. 전쟁이 한창일 때라는 점을 다시 상기하자. 총이 아니면 펜을 들어야겠다는 절실한 심정이었겠다. 동족을 향한 총부리를 용인할 수 없지만, 생존의 처절한 마루턱을 어떻게든 넘어야겠다는 일념도 거기에 있었을 것이다. 먼저 공군문인단이 만들어졌다. 어떻게 공군이 먼저이고, 그를 이어 육군과 해군문인단이 만들어졌는지 자세한 상황을 나는 모른다. 그때 문인들은, 전선에 나간 병사들을 위로하고, 군과 민 사이 가교 역할은 다른 누구보다도 문인의 펜 끝에서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 같다. 마해송은 공군문인단의 단장이었다. 그러나 공군문인단은 ‘창공구락부(蒼空俱樂部)’라는 이름으로 우리 문단사에 남아 있다.“군 냄새가 풍기지 않는 일반이 친분을 느낄 수 있는 이름이 없을까. 하여 별칭 ‘창공구락부’라 이름짓게 되었던 것”이라고 마해송은 설명한다. 육군과 해군에 비해 먼저 만들어져서 그런지 창공구락부의 회원은 쟁쟁하다. 소설가로 김동리, 최인욱, 최정희, 유주현, 황순원 등이, 시인으로 조지훈, 박두진, 박목월, 이한직, 김윤성 등이 참여하고 있다. 마해송이 말한 ‘문화의 승리’란 무엇일까.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을 이어간다.“유엔군의 병력과 화력과 기술로 상승적(常勝的)인 전투를 계속한다 하더라도, 그간에 우리나라의 정치가 부패하고, 경제가 불안하고, 문화의 발전 예술의 창조가 두절된다면, 전승(戰勝)의 영광이 유엔군에 가는 동시에, 우리나라는 내부로 붕괴하는 길밖에는 없는 것이다.” 정치·경제·문화 등을 아울러 큰 의미의 ‘문화’라는 개념으로 묶고 있다. 전쟁은 전투만이 아닌 바로 문화의 싸움임을 그들은 자각하고 있다. 남의 힘을 빌려 싸움에서만 이기는 것은 곧 남이 이기는 데 지나지 않는다. 청일전쟁이나 러일전쟁 때는 우리 땅에 남의 나라 군대가 들어와 싸우더니, 이제는 제 땅에서 제 동포끼리 싸우는 현실이다. 이 기막힌 현실 앞에 문인들의 작은 목소리는 묻혀버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그런 소리가 있었다는 역사가 이제 와서 조금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한다. 냉정히 따져보건대, 전쟁이 끝나고 반세기가 넘게 흐른 지금까지 우리는 마해송이 말한 ‘최후의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지난 역사를 여기서 들추기란 번거로울 뿐이다. 남이건 북이건 마찬가지이다. 창공구락부가 슬그머니 활동을 멈추어버린 것처럼, 비원했던 최후의 승리 또한 그렇게 요원한 뒷전으로 밀려버렸다. 더 안타까운 일이 있다. 내 또래 문인들은 군대 이야기를 잘하지 않는다. 우리들의 군대는 보람차고 즐거운 경험으로보다, 치욕스럽고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70∼80년대에는 반정부적인 활동을 하는 학생들을 강제로 군대에 보내는 일도 있었고, 심지어 거기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 일도 있었다. 이문열의 ‘새하곡’, 황석영의 ‘몰개월의 새’, 조성기의 ‘라하트 하헤렙’, 신상웅의 ‘심양의 정담’, 홍성원의 ‘디데이의 병촌’ 같은, 이 시기에 나온 쟁쟁한 ‘전선문학’이 비인간적인 군대의 이면을 그리는 데 할애되었음을 아쉽게 생각한다. 군대와 문인은 마치 상극처럼 벌어졌다. 그렇게 잊혀지고 멀어진 것 같던 군대와 문인 사이에 새로운 가교가 열리는 모양이다. 역시 이번에도 공군이 먼저다. 끊겼던 공군구락부의 전통을 잇는 공군클럽(대표 도종환 시인)의 결성이 그것이다. 새삼 문화의 승리가 무엇인지, 더불어 생각과 도움을 나누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고운기 연세대 국문학 연구교수
  • [스포츠 라운지] 해외아마야구 출신 드래프트 1호 성민규

    [스포츠 라운지] 해외아마야구 출신 드래프트 1호 성민규

    지난 16일 미국 네브래스카주의 오마하. 한국야구위원회(KBO) 홈페이지로 신인 2차드래프트 문자중계를 지켜보던 그의 입술은 바싹바싹 말랐다. 당초 언질(?) 받은 2라운드에서 지명되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4라운드에서 KIA가 ‘성·민·규’를 호명한 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5년여의 긴 우회로를 지나 마침내 한국프로야구 무대에 서게 된 것. 미국 대학야구 출신 최초로 드래프트로 입단한 성민규(24)를 29일 모교인 상원고(전 대구상고)에서 만났다. ●“공부가 하고 싶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글러브와 배트를 끼고 살았던 성민규는 대구상고에 진학한 뒤 야구가 싫어졌다. 하루가 멀다 하고 계속되는 구타도 싫었지만 ‘운동기계’로 변해 가는 것이 더 힘들었다. 홍익대에 진학한 그는 투수로 인정받았지만 공부에 대한 열망이 훨씬 컸다. 주위에선 “ABCD도 모르는 녀석이 무슨 유학이냐?”며 만류했지만 뉴질랜드로 훌쩍 떠났다. 뉴질랜드에 도착한 순간부터 그에게 고생길이 열렸다. 입국신고서 조차 쓸 수 없었고, 심사대에서 공항 직원의 말을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해 웃기만 했다. 어학원에 등록한 첫날 레벨 테스트 결과는 더 비참했다. 최하등급을 받아 6∼7세 꼬마들과 같은 반에 배정받은 것. 오기가 치민 그는 밤새워 공부했다. 비자 기한인 1년 내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면 한국으로 돌아와 입대해야 하기 때문에 한눈을 팔 겨를 따윈 없었다.1년 뒤 영연방 국가 대입자격을 결정하는 ILETS에서 6.0을 받았고 유니텍에서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전공했다. 1년이 넘도록 잊고 지내던 그에게 야구는 운명처럼 다가왔다. 조깅을 하던 공원 한쪽에서 경기하던 클럽팀을 발견한 순간,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성적에 대한 강박관념도, 구타도 없는 그 곳에서 비로소 야구의 진수를 깨달았다. 호주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그는 스카우트의 눈에 띄어 2003년 미국 웨슬리안대에 입학했고, 이듬해 전액 장학생으로 네브래스카대에 편입했다. ●되살아난 야구의 열정 미국 생활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학점이 2.0 이하로 떨어지면 야구팀에서 제명되는 탓에 죽기 살기로 공부해야 했다. 다행히 3.0의 쓸 만한 학점을 받았다. 직접 그를 스카우트한 밥 헤럴드 감독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운동도 열심히 했다.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의 팜에서 잔뼈가 굵은 헤럴드는 슈퍼스타 카를로스 벨트란(뉴욕 메츠)을 조련한 명지도자. 언제나 남들보다 3시간 먼저 나와 훈련하는 성민규의 성실함에 반한 헤럴드 감독은 그를 4번타자로 중용했다. 성민규는 “내가 살아남을 길은 오로지 연습뿐”이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손바닥이 찢어지도록 배팅 연습을 한 덕분인지 2005년 타율 .315에 10홈런,2006년에는 .330에 20도루로 맹활약, 팀을 디비전Ⅱ 250개 대학 가운데 5위까지 끌어올렸다. 학교에서도 그의 공을 인정해 학비 전액과 함께 연간 5000달러의 생활비를 지원했다. 뉴질랜드와 미국에서 ‘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성민규에게 국내 야구는 또 다른 도전이다. “1군에서 어떤 성적을 내겠다는 목표는 없어요. 노력하고 허슬플레이하는 선수, 팬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선수로 기억된다면 1년을 하다 잘려도 후회 없어요.”라는 그의 말에서 밝은 미래가 엿보였다. 글 대구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성민규 프로필 ●출생 82년 7월8일 대구 ●가족관계 성남준(53)씨와 신희숙(53)씨 사이의 1남1녀 중 막내 ●체격 185㎝,93㎏ ●투타 우투양타 ●종교 불교 ●취미 주식투자·스노보드 ●닮고 싶은 선수 카를로스 벨트란(뉴욕 메츠) ●학력 대구 지산·칠성초-대구상고(현 상원고)-홍익대-NMIT-유니텍(이상 뉴질랜드)-웨슬리안대-네브래스카대(이상 미국) ●수상경력 02·03년 호주챔피언십 MVP,05·06년 미국대학야구 디비전Ⅱ 북중부콘퍼런스(NCC) 올스타
  • [씨줄날줄] 영수회담/진경호 논설위원

    ‘칠회칠배(七會七背)’. 칠종칠금(七縱七擒)에 빗댄 이 말은 국민의 정부가 끝나갈 무렵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진영에서 나왔다. 김대중(DJ) 대통령과 7차례 영수회담을 가졌으나 모두 뒤통수를 맞았다며 극도의 배신감을 드러낸 말이다.2001년 10월 두 사람의 마지막 영수회담 표정을 한 언론인은 이렇게 전한다.“이 총재는 쌍심지를 켠 채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DJ는 ‘저 친구가 대통령이 되면 내 여생은 없다.’고 결심했다.” DJ로 하여금 여생을 걱정케 한 말이 무엇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비리로 구속된 DJ의 두 아들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겠느냐는 추정만 있을 뿐이다. 아무튼 국민의 정부 시절 영수회담은 이처럼 거칠었다. 막힌 정국을 풀기보다 여야 대치를 심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았다. 반면 권위주의 정권 시절 영수회담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1990년 3당 합당 등 정국의 거대한 물줄기가 이 영수회담에서 결정됐고, 정국에 훈풍이 부는 경우가 잦았다. 모두가 1인 정당, 보스정치 시대의 산물이다.1975년 영수회담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내 신세가 저 (창밖의)새와 같다.’고 한숨 지었고,‘대통령 오래 할 생각 없다.’는 말을 김영삼 신민당 총재는 비밀에 부쳤다.(김영삼 회고록) 2년 뒤 박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가진 이철승 민주당 대표는 훗날 “피차 쓰라린 경험에서 우러나온 각별한 인간관계를 얘기했다.”고 회고했다. 짐짓 인간적 정리와 낭만정치에 대한 향수를 담은 회고담이다. 그러나 뒤집어보면 영수, 즉 몇몇 우두머리에 의해 우리 정치가 지배돼 왔음을 드러내는 부끄러운 고백이기도 하다. 그 ‘인간적 정리’ 뒤에 담긴 흑막도 알 길이 없다. 참여정부 들어 영수회담이 사라졌다. 지난해 대연정 논란의 와중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단 한차례 열렸을 뿐이다. 영수회담의 쇠락은 정치 발전의 징표다.1인 지배에서 벗어나 시스템에 의한 정치라는 긍정적 요소를 지닌다. 다만 조건이 있다. 영수회담에 버금갈 다각도의 소통이 필요하다. 전시작전권과 관련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의를 여권이 일축했다.“대통령 면담을 신청하라.”는 여권의 일갈에 정치발전이라는 평가가 머쓱해진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신차 ‘가뭄’… 하반기 영업 어쩌나

    신차 ‘가뭄’… 하반기 영업 어쩌나

    ‘신차 효과’로 간신히 올 상반기를 버텨온 자동차 업계가 하반기에는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워 울상이다. 신차 기근에 경기마저 하강 신호를 내고 있어서다. 디자인이나 엔진 성능을 개선한 ‘부분 변경 모델’로 신차 공백을 메운다는 전략이지만 얼마나 먹힐지는 미지수다. ●신차가 없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에 예정된 신차는 현대차의 ‘베라크루즈’와 GM대우의 ‘토스카 디젤’ 2종에 불과하다. 멕시코의 고급 휴양도시에서 이름을 따온 베라크루즈는 현대차가 ‘최고급 럭셔리’를 표방하며 내놓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이다. 테라칸 후속으로 10월 출시 예정이다. 중형 승용차인 토스카는 SUV 윈스톰의 디젤 엔진을 얹어 11월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나마 이는 올초 출시된 휘발유 모델에 디젤 모델을 가미하는 것이어서 온전한 신차로 보기는 어렵다. 파업 진통을 겪은 쌍용차와 일본 수출 개시로 생산라인 여력이 없는 르노삼성차는 신차 출시 계획이 전혀 없다. 르노삼성의 경우, 당초 연말쯤 소형차 SM3 디젤모델을 출시하려 했으나 ‘과부하’를 우려해 보류했다. 이렇듯 신차 출시가 부진하자 일선 대리점의 한숨소리는 커져가고 있다. 서울 길음동의 한 영업소장은 “지난해나 올초에 나온 신차 효과가 올 상반기로 이어지면서 불황의 와중에도 그럭저럭 버텼는데 하반기에는 뭘로 고객들을 공략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털어놓았다. ●부분 변경 모델로 위기 돌파? 부분 변경 모델이란 기존 차량의 엔진이나 주행 성능, 디자인, 편의사양 등을 일부 개선해 새로 내놓는 차를 말한다. 기아차의 ‘뉴오피러스’가 대표적이다. 한달에 500∼700대밖에 팔리지 않아 ‘꼴찌차’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을 얻었던 구형 오피러스는 신차 수준에 버금가게 내·외관과 엔진성능을 대폭 바꾸면서 지난 6월부터 두달 연속 대형차 부문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내친 김에 대형차 최초로 한달 판매량 3000대를 넘긴다는 목표다. 현대차도 이달초 디자인과 편의사양을 개선한 2007년형 쏘나타를 내놓은 데 이어 헤드 램프 등 앞모습을 새롭게 꾸민 스포츠카 투스카니(페이스 리프트 모델)를 다음달 출시한다. 신형 아반떼와 신형 그랜저로 상반기 시장을 선방해온 현대차는 일단 2007년형 쏘나타로 수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달 판매량이 1만대를 넘기면 쏘나타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에 나온 쌍용차의 2007년형 체어맨은 기존 배기량(2800㏄,3200㏄)에 3600㏄ 모델을 추가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부주의나 졸음으로 인한 차로 이탈을 막아주는 ‘차로 이탈 경고시스템’도 새로 선보였다. 부분 변경 모델에 의지하기는 수입차업계도 마찬가지.GM코리아와 메르세데스 벤츠는 캐딜락 BLS와 E클래스 앞모습 변경 모델을 각각 선보이거나 내놓았다. 도요타는 이르면 10월쯤 대형 신차 LS460(4600㏄)을 출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부분 변경 모델들이 신차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워낙 새 차를 좋아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상 하반기 자동차 시장의 부진은 어느 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車업계 노사 ‘덜컹덜컹’

    자동차업계가 ‘파업’으로 몸살을 겪고 있다. 타협점을 찾는 듯했던 쌍용차는 다시 극한 대립 상태로 내몰리고 있고, 기아차도 파업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쌍용차,“노조가 너무해” 27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 25일 임금 동결과 구조조정 철회를 핵심으로 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으나 이날 저녁 치러진 노조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겉으로는 “임금 동결, 생산라인 인력 전환배치 등 (조합원들의)희생이 너무 크다.”는 게 주된 이유이지만 노조 내부의 ‘기싸움’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쌍용차 노조는 새 집행부 선출을 코앞에 두고 있다.28일 1차 선거를 거쳐 다음달 1일 새 집행부를 뽑는다. 새 집행부 후보들은 현 집행부가 도출해낸 사측과의 잠정합의안을 ‘굴욕 교섭’이라며 거세게 반발, 원점으로 되돌렸다. 안으로는 전임 집행부를 견제하고 밖으로는 앞으로 사측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차기 집행부가 꾸려져 다시 협상안을 내놓기까지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점이다. 한 직원은 “이번 잠정합의안이 도출되는 데에도 무려 146일이 걸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회사측도 강수(强手)로 맞서고 있다.“노조가 경영위기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다.”며 “적자 누적과 파업 장기화로 현금이 거의 고갈나 다음달 10일 예정대로 정리해고를 단행하겠다.”고 선언했다. 규모도 당초 554명에서 더 늘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쌍용차는 올 상반기에만 176억원의 적자를 냈다. 판매량이 계속 급감하고 있지만 신차를 출시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파업의 명분이 됐던 ‘기술 유출’에 대해서는 노사 모두 이렇다할 언급이 없어 여론의 따가운 눈총도 피할 수 없게 됐다.●기아차도 파업 3주째 19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기아차 노조는 28일에도 주야 4시간씩 파업을 계속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 25일에는 파업시간을 일시적으로 두시간 더 연장해 사측을 압박했다. 기아차는 지난 2분기(4∼6월)에 151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분기별 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는 외환위기 이후 벌써 두번째다. 상반기를 통틀어서도 영업이익률이 0.2%에 불과하다.1000원어치를 팔아 겨우 2원을 벌었다는 얘기다. 도요타·혼다·BMW 등 외국 업체(7∼9%)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회사가 노조의 ‘성과급 300%’ 요구에 펄쩍 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본급 인상폭을 놓고서도 회사(7만 3200원)와 노조(10만 6221원)의 견해차가 크다. 기아차측은 “갈수록 3중고(환율 하락, 유가 상승, 소비 부진)가 심해지는 데다 노사 갈등까지 겹쳐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고 밝혔다. 이렇듯 완성차업체의 파업이 길어지면서 부품 등을 납품하는 협력업체의 자금난도 심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체는 파업을 하다가도 타결되면 경영이 곧 정상화되지만 협력업체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도미노 악영향’을 우려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사설] 사행게임 규제 가로막은 국회 문광위

    ‘바다이야기’ 사태로 속속 드러나는 비리와 무능의 난맥상이 연일 국민을 한숨짓게 한다. 유력인사들이 배후로 거론되는 그 비리의 흑막은 접어두고라도 제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국회의 행태만 봐도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사행성 게임을 금지하는 정부 법안을 국회가 나서 제동을 걸었다고 하니 도무지 어디부터 잘못된 것인지 가늠조차 어렵다. 지난해 말 정부는 사행성 오락게임을 도박게임으로 분류, 일반 게임과 구분짓는 입법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국회 문화관광위 심의 과정에서 몇몇 여야의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이를 가로막았다고 한다. 당시 속기록엔 “사행성 게임이 큰 시장인데, 이를 게임산업에서 빼버리면 문제가 있다.” “카지노나 경마 모사 게임을 사행성 게임이라는 개념으로 만드는 건 옳지 않다.”는 의원들의 주장이 생생히 기록돼 있다. 심지어 “1만 4000개 업소에 수백만명이 이용하는데 이를 원점으로 돌리면(도박으로 규제하면) 선의의 피해자들은 누가 보상해 주느냐.”는 주장도 나왔다. 도박게임업자나 할 법한 소리를 국회의원들이 한 것이다. 물론 정부의 사행성 게임 일괄규제안은 이들의 주장처럼 지나친 규제이거나, 그간의 실정을 단번에 덮으려는 의도가 담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권이 게임산업 키우기에만 열을 올렸을 뿐 도박게임의 폐해는 뒷전으로 미뤄뒀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한 의원이 발의한 경품용 상품권 폐지 법안을 이런저런 이유로 폐기한 것도 엇비슷한 맥락이다. 게임업체로부터 후원금을 받아 챙긴 국회의원만 십수명에 이른다. 대가성이 없다고들 항변하지만 정치권이 이들의 입김에서 마냥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검찰수사와 별개로 총체적 난맥상을 가릴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불가피하다.
  • [프로야구] ‘난공불락’ 오승환 37세이브 휘파람

    ‘난공불락’ 오승환(삼성)이 6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리면서 한 시즌 최다 세이브에 5개차로 다가섰다. 삼성은 2연승의 휘파람을 불며 선두 굳히기에 돌입했다. 오승환은 23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앞선 9회에 등판,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시즌 37세이브째를 올렸다. 지난 2000년 두산 소속이던 진필중(현 LG)이 세운 시즌 최다 세이브(42세이브)에 바짝 다가섰다. 오승환은 8월 들어 10경기에 등판,8세이브를 올렸다. 특히 지난 12일 현대전 이후 6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며 ‘등판=세이브’ 공식이 성립될 만큼 상승세를 타고 있어 기록 경신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삼성이 선두를 질주하면서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하기 때문에 시즌 50세이브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오승환은 첫 타자 정수근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호세를 외야 플라이로 잡으며 한숨을 돌렸지만 폭투로 정수근을 2루까지 진루시켰고 존 갈을 볼넷으로 내보내 2사 1·3루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박현승을 삼진으로 처리, 경기를 마무리했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7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버텨 3연승을 달리면서 7승째(8패)를 챙겼다. 현대-한화의 대전경기는 현대의 6-2 승리로 끝났다.3연승을 달린 현대는 한화와의 승차를 1.5게임으로 벌리면서 2위를 굳게 지켰다. 현대 선발 손승락은 7과 3분의2이닝 동안 2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승리를 이끌었다.6월23일 두산전 이후 어깨통증으로 애를 먹었던 손승락은 예전의 구위를 뽐내 부상에서 회복됐음을 알렸다. 잠실에서는 LG가 KIA에 2-5로 패배,5연패에 빠져 꼴찌 탈출에 실패했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결승 2국] 성공한 백의 반발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결승 2국] 성공한 백의 반발

    제3보(31∼46)불과 30수밖에 포석이 진행되지 않았지만 허영호 5단은 벌써부터 불리함을 느끼고 있다. 포석이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지나는 길의 선수활용인 흑31의 들여다봄에 곱게 이어주지 않고 백32,34로 반발한다. 이때 행마의 리듬을 타기 위해서 흑35로 젖혀갔는데 실은 이 수가 실착이었다. 백36의 빈삼각이 호착이 되어 38,40으로 끊고 42로 지켜서는 백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흑35로는 (참고도1) 1로 그냥 뻗는 것이 정수였다. 백2로 붙이면 차단될 것 같지만 흑3의 끼움으로 11까지 연결이 가능하다(백8=3의 곳 이음). 흑은 하변으로 연결했지만 이렇게 되면 백은 귀와 좌중앙의 연결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중앙 백돌 수습이 매우 어렵다. 결국 (참고도2) 흑1이면 백은 2로 막는 정도이다. 그러면 흑3으로 연결할 때 백4로 같이 지켜야 하기 때문에 백의 후수. 이때 흑5로 하변을 지키면 흑이 실리로 크게 앞서게 된다. 물론 좌중앙 백진의 약점은 흑에게 덤으로 남아 있다. 흑43, 백44를 교환하고 흑45로 하변을 지킨 데까지 실전과 (참고도2)의 진행은 실리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백돌의 두터움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종합해서 볼 때 흑31의 들여다봄에 백32로 반발한 수는 백이 약간 성공한 결과이다. 힘을 얻은 허영호 5단은 백46으로 유유히 흑진 속으로 쳐들어온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체크카드’ 날개 달았다

    ‘체크카드’ 날개 달았다

    체크카드가 날개를 달았다. 지난 21일 발표된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체크(직불)카드의 소득공제율은 15%에서 20%로 높아진다. 이에 따라 최근 급증한 체크카드 사용이 신용카드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현재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체크카드는 모두 사용액에서 총소득액의 15%를 뺀 금액의 15%까지만 공제받는다. 하지만 이번 개편으로 체크카드 이용이 현금영수증이나 신용카드보다 훨씬 유리하게 됐다. 예금통장의 잔액 범위 안에서 신용카드와 똑같이 모든 가맹점과 인터넷에서 24시간 사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는 그동안에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외상거래인 신용카드와 달리 충동구매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더욱이 젊은층이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미래의 신용카드 고객을 선점하는 차원에서 체크카드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체크카드 발급은 2330만장으로 2004년 말에 비해 1152만장이나 늘었다. 신용카드가 2004년말 8600만장에서 지난 6월말 9066만장으로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동안 신용카드의 4분의 1 수준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용실적도 올 상반기 하루 평균 81만 6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의 증가율을 보였고, 결제 금액도 하루 평균 300억원으로 120억원이나 늘었다. 체크카드가 알뜰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자 은행계 카드를 중심으로 신용카드와 똑같은 부가서비스 기능을 갖춘 상품을 내놓고 있다. 외환은행이 최근 출시한 ‘파워 체크카드’는 주유 결제시 ℓ당 50원을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있다. 시중은행 카드사업부 관계자는 “과거 체크카드에는 별다른 부가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면서 “부실 위험이 없는 체크카드가 신용카드의 지위를 넘볼 정도로 성장하고 있어 신용카드와 동일한 부가서비스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업계 카드사들은 체크카드의 성장이 마냥 기쁘지 않다. 전업 카드사들은 자체 계좌가 없어 체크카드를 운영하려면 은행에 수수료를 내고 계좌를 터야 한다. 수수료율이 높은 현금서비스와 할부결제 기능도 없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 수 없다. LG카드가 신한금융지주로 넘어가 카드 시장이 은행계로 재편된 데 이어, 은행계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까지 높아져 전업계의 한숨이 더 깊어졌다. 카드 가맹점들도 체크카드에 불만이 많다. 가맹점은 체크카드도 신용카드와 마찬가지로 결제금액의 2∼3%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카드사에 낸다. 가맹점 수수료는 카드사가 결제대금을 한 달 전에 미리 가맹점에 지급해 이자와 연체 위험을 부담하는 데 대한 대가이다. 그러나 체크카드는 결제 순간 고객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 연체 위험이 전혀 없는데도 신용카드와 똑같이 수수료를 내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아시안컵 2007] 아시안컵예선전 타이완 3-0제압

    [아시안컵 2007] 아시안컵예선전 타이완 3-0제압

    경기 초반 30분 동안 무척 답답했다. 물론 한 수 아래가 분명한 타이완을 상대로 한국 축구대표팀은 쉴 새 없이 몰아쳤다.8대 2 정도의 압도적인 볼 점유율.‘반지의 제왕’ 안정환(30)과 ‘밀레니엄 특급’ 이천수(25·울산)가 좌우를 뚫고 끊임없이 타이완 문전으로 크로스를 배달했다. 그러나 세밀함이 부족했다. 이번 원정에 앞서 크로스와 슈팅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땀을 쏟았으나 기술적인 부분이 쉽게 향상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갈증을 달래준 주인공은 부동의 해결사 안정환이었다. 전반 31분 상대 미드필드 진영에서 ‘진공 청소기’ 김남일(29·수원)이 오른발로 문전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쇄도하던 안정환은 공을 논스톱 왼발로 걷어올려 달려 나오던 상대 골키퍼를 살짝 넘기며 재치 있게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경기는 풀렸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타이완 타이베이 충산스타디움에서 열린 타이완과의 2007년 아시안컵 B조 예선 2차전 원정경기에서 안정환과 ‘패트리어트’ 정조국(22·FC서울),‘한국판 램파드’ 김두현(24·성남)의 연속골에 힘입어 3-0으로 낙승했다. 지난 2월 시리아전에 이어 2연승. 생각하는 축구, 또 이미 다져진 체력에 기술을 접목시키는 축구를 목표로 세운 베어벡 감독은 그러나, 그 색깔을 진하게 드러내지는 못했다. 같은 조 이란과 시리아가 앞서 타이완을 각각 4-0으로 제압했다. 이에 견주면 한국은 약팀과의 원정에서 약했던 징크스를 시원하게 날렸다고 하기엔 2% 부족했다. 오른쪽 수비로 나서 이을용(31·FC서울)과 호흡을 맞추며 활발한 오버래핑을 보인 장학영(25·성남)이 돋보였다. 전반 종료 직전 타이완 스트라이커 황웨이이에게 결정적인 프리킥 찬스를 내주기도 했으나, 후반 8분 이을용이 올려준 크로스를 정조국이 오른발 인사이드 발리슛으로 타이완 골망을 가르며 한숨을 돌렸다. 정조국은 올해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평가전을 통해 A매치 무대를 처음 밟은 이후 5경기 만에 골맛을 보는 기쁨을 누렸다. 쐐기골은 캐넌 슈터 김두현의 몫이었다. 후반 35분, 안정환과 교체투입된 지 10분 만에 통쾌한 중거리슛을 터뜨리며 베어벡 감독 데뷔전 승리의 대미를 장식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여 “총수 빠져 뉴딜 차질” 곤혹 야 “법치 무시 코드사면” 반발

    여 “총수 빠져 뉴딜 차질” 곤혹 야 “법치 무시 코드사면” 반발

    여야 모두 할 말이 많은 사면이었다. 여당은 대기업 총수의 배제에 실망했고, 야당은 노무현 대통령 측근의 사면에 반발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11일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뉴딜’행보가 차질을 빚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누구보다 김근태 의장이 ‘뜨악해진’ 모양새가 되자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김 의장이 뉴딜 구상의 하나로 재계에 약속한 ‘대기업 총수를 포함한 경제인 적극 사면’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면 명단이 발표된 직후 우상호 대변인의 공식 논평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을 존중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뉴딜’을 기획·실행하고 있는 사령탑에서는 불만을 ‘꾹꾹’ 눌러담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 고위 당직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숨부터 내쉰 뒤 “얘기하고 싶은 게 있지만, 당장 언급하긴 그렇다. 시간이 지난 다음에 얘기하자.”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또 다른 고위 당직자는 “경제계와 약속한 대로 최대한 노력을 다했는데 결과적으로 안 된 것을 어떻게 하겠나.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애써 불만을 누그러뜨렸다. 당초 김 의장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와 뒤이은 경제단체 간담회 등에서 “대화합을 위한 경제인의 적극 사면을 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며 재계에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요청했다. 야당은 노 대통령의 측근 사면을 일제히 도마에 올렸다. 한나라당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사면 때마다 정치자금으로 대통령을 도운 분들을 끼워넣는 것은 법치주의 파괴”라며 사면법 개정을 촉구했다. 유기준 대변인은 “무차별적 측근 살리기로 법치도 염치도 무시한 대통령은 친목단체 회장에 더 적합한 인물”이라고 힐난했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노 대통령은 야당과 국민의 이목을 작전통제권으로 돌려놓고 불법 대선자금과 당선축하금에 연루된 부패동업자들을 막판떨이하듯 모조리 사면대상에 포함시켰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노 대통령의 측근 사면은 결국 본인에게 사면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면서 “측근에게 신세갚는 것을 왜 국민이 위임한 권력으로 하느냐.”고 꼬집었다. 박찬구 황장석기자 ckpark@seoul.co.kr
  • 담당판사 “술한잔 해야 잠 올것같다”

    조관행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는 8일 한밤중에야 결정됐다. 오후에 영장실질심사를 하고 밤 9시 전후에는 발부 여부가 결정되는 보통의 사건보다는 훨씬 시간이 많이 걸렸다. 밤 11시45분쯤에야 서울중앙지법 영장담당 이상주 부장판사실의 문이 열렸다. 고심을 거듭한 끝에 결정을 내린 지 10분이 지나서였다. 이 판사의 첫 마디는 “참담하다.”였다. 한때 영장 발부가 늦어지자 검찰 주변에서는 기각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기 시작했다. 실질심사 과정에서 이 판사가 금품제공자인 김홍수씨의 진술이 사실인지 확신할 수 없고, 여러 정황 증거도 상식선에서 이해되지 않는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발부 결정을 내린 뒤에도 이 판사는 “과연 김홍수씨의 진술을 믿을 수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진술이 한번 바뀌었고, 공판전 증인신문도 거부했다. 김씨 진술을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본안에서도 계속 다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조씨가 돈을 받았다는 게 입증되면 대가성 여부는 제쳐두고 유죄로 판단될 수밖에 없는 사건”이라면서 “조씨도 나름대로 억울한 사정이 있겠지만, 법관이기 때문에 더 엄격하게 심리했다.”고 말했다. 이 판사는 10시간이 넘게 김영광 전 서울중앙지검 검사와 민오기 전 서울서대문경찰서장, 그리고 조씨를 잇달아 신문했다. 조씨를 신문하는 데만 6시간 정도가 걸렸다. 영장이 청구된 직후부터 여론은 영장을 발부해야 한다며 법원을 압박했다. 일부 시민단체는 조씨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해야 한다며 성명을 냈다. 이 판사는 “여론을 일일이 살펴보고 발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고백했다. 사건을 둘러싸고 악화된 여론을 무시하고 법리적 판단만으로 발부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영장이 발부되고 한숨 돌린 수사팀도 한 식구였던 검사가 구속된 탓에 밝은 표정을 짓지 못했다. 자신의 선후배들 영장을 발부한 뒤 이 판사는 “술이라도 한 잔 마셔야 잠이 올 것 같다.”고 침울하게 말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문재인 카드 폐기’ 파장과 전망

    ‘문재인 카드 폐기’ 파장과 전망

    노무현 대통령이 8일 김성호 국가청렴위 사무처장을 신임 법무부 장관에 내정함에 따라 ‘문재인 법무장관 카드’ 파동으로 촉발된 당·청 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이번 파문이 가져온 갈등의 앙금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이번 갈등에도 불구하고 일단 ‘탈당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을 둘러싸고 올 연말, 내년 초에 추진될 예정인 정계개편에도 노 대통령이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 盧대통령 구상 노무현 대통령은 8일 새 법무장관으로 결국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 카드를 접고 김성호 국가청렴위 사무처장 카드를 뽑았다. 노 대통령은 막판까지 ‘20년 지기’인 문 전 수석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지만 정치적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문 전 수석을 밀어붙였을 때 닥칠 정치적 부담이 만만찮을 수밖에 없는 이유에서다. 문 전 수석은 자신의 법무장관 기용 논란으로 당·청 갈등만 확산되는 부작용을 빚자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기 싫다. 불필요한 정치적 긴장을 야기할 수 있지 않으냐.”며 고사 입장을 청와대 비서실장과 민정수석, 인사수석 등에게 전달했다. 이에 청와대의 일부 고위 관계자들은 “문 전 수석을 설득해서 인사를 하자.”는 의견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남춘 청와대 인사수석도 이날 오후 김 사무처장과 함께 문 전 수석이 포함된 인사추천위의 회의 결과를 노 대통령에게 올렸을 정도로 ‘문재인 카드’는 마지막까지 살아 있었다. 노 대통령 역시 미련이 남아 있었지만 결국 김 처장을 최종 낙점했다. 산적한 국정 현안의 처리와 함께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서다. 김 처장의 내정은 외형적으로 청와대나 열린우리당의 ‘윈윈 게임’이라는 자체 평가도 나온다. 열린우리당측은 문 전 수석을 반대하던 의견이 존중됨에 따라 체면을 구기지 않은 데다 노 대통령 역시 ‘당과 함께 국정 항해’라는 모양새를 갖췄다. 물론 노 대통령은 문 전 수석의 ‘효용 가치’를 십분 고려해 결심했을 법하다. 언제든지 필요한 자리에 중용할 수 있는 ‘카드’라는 얘기다. 노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 비서실장감’이란 말이 나돌고 있다. 노 대통령은 ‘문재인 카드’를 둘러싼 당·청 갈등을 일단 매듭지음에 따라 당분간 국정 과제의 추진과 민생 챙기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코드인사’ 논란에서도 홀가분해진 것도 사실이다. 우선 이달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에서 사법개혁법안 등의 처리를 위해 여야의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미사일 사태 이후 꼬일 대로 꼬인 대북 정책, 주변국과의 불협화음, 전시작전권 환수를 둘러싼 논란 등을 푸는 데도 힘을 쏟을 것 같다. 어쨌든 노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고수해온 ‘문재인 카드’를 접는 과정에서 입은 상처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남을 듯싶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與의 득실계산 김성호 신임 법무장관의 내정에 대해 열린우리당측은 드러내놓고 환호작약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의 심기를 고려한 듯한 자세다. 우선 “노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한다.”고 전제하고 “민심과 당심을 고려한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열린우리당측은 ‘법무장관 논란’의 불씨가 된 ‘문재인 카드’를 노 대통령이 결국 접었다는 점에서 일단 만족스러운 분위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김근태 의장을 겨냥한 노 대통령의 여러 언급을 감안하면 양측 관계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돼 향후 정국의 예측 불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이날 인선 결과를 놓고 ‘친노 그룹’이 불만을 표시한 것만 해도 그렇다.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은 “(청와대)오찬 이후에 이미 예정된 것 아니냐.”면서 “노 대통령의 정치적·합리적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애초 8·6청와대 오찬 이후 또다시 대통령 앞에서 ‘노(No)’라고 말하지 못했다고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당 지도부는 인사결과를 보고 “우리가 민심을 전달하는 역할을 잘하지 않았느냐.”며 내심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특히 김근태 의장 쪽은 ‘문 법무카드’가 강행됐을 경우 ‘퇴로’까지 고민했었던 만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일부에서 청와대에 대한 당의 ‘완봉승’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당청 모두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평이 대세다. 다만 친노계열의 의원들로부터는 거친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광재 의원은 “문 전 민정수석은 신임 법무장관을 검토하는 순간부터 극구 사양해 왔다.”면서 “당은 언론을 통해 대통령의 인사권을 흔들 것이 아니라 인사청문회를 통해 부적절한 인사를 걸러내면 됐던 것”이라며 공개적인 인사권 논란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백원우 의원도 “대통령이 ‘문 법무카드’에 대해 공식적 제안이나 비공식적 의사표현을 한 적이 없는데 당에서 ‘철회하라.’고 하면 어떡하냐.”면서 “결국 당청 간의 의사소통 부재, 정서상의 불일치가 갈등을 일으킨 만큼 해소해 나가야 할 과제가 생긴 셈”이라고 지적했다. 문소영 황장석기자 symun@seoul.co.kr ■ 향후정국 전망열린우리당의 하반기 항해 목표는 ‘정국운영의 주도권’ 확보에 맞춰지는 것 같다. 방향타는 ‘참여·정책’ 정당이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던진 “탈당하지 않으면서 우리당이 주도하는 정계개편을 준비할 것”이라는 메시지에 화답하는 모양새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서민경제회복추진위의 활동을 가속화하면서 9월 정기국회 때 민생법안을 중심으로 원내 차별화를 노리고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를 통해 정치개혁에 시동을 걸겠다는 태세다. 서민경제회복추진위의 태동은 애초부터 ‘시장의 신뢰를 받는’ 정당을 위한 기제였다. 현재 경영계 대장정을 마무리짓고 이어 노동계와 시민사회를 방문,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대타협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이미 발표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서민생활 안정책 등을 내실화해 정기국회 때 정책위와의 협의를 거쳐 입법화 준비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9월 정기국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이라크 파병 철군, 경제·민생 사안 등 각종 ‘인화성’ 사안이 즐비해 있는 시기다.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은 “국민적 총의를 모으는 과정을 거쳐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는 정책을 앞세울 것”라고 밝혔다. 정기국회는 열린우리당 입장에서 정국 운영의 주도권 확보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다. 이 위원장은 “차별화 전략으로 당 지지도를 10%포인트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는 복안을 덧붙였다. 이쯤 되면 정치·정당개혁의 큰 틀로 구상중인 ‘오픈 프라이머리’가 밑그림을 드러낼 전망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당 운영방식과 의사결정 구조가 유권자 중심으로 변하게 되면 정책 경쟁력이 중요해진다. 기존의 이념·대중 정당에서 유권자·정책 정당으로 옮아가는 정치변혁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부실 청소년캠프 방치만 할 텐가

    방학을 맞아 초·중·고교생 대상의 여름캠프가 한창이다. 그런데 자녀들의 캠프장에 동행한 어머니들이 그 운영실태를 둘러보고 기겁했다는 소식이다. 어느 캠프장에서는 한 끼 식사비를 5500원씩 받으면서 반찬은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고 한다. 또 캠프장 주위에는 날카로운 철골 구조물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고, 화재장비라곤 소화기 서너개가 전부더란다. 숙소와 조리실의 위생관리도 엉망이어서 “이런 곳에 어떻게 아이를 보내겠느냐.”라는 한숨이 절로 나오더라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데만 살펴도 이렇듯 부실한데, 시설물 규정을 지키거나 청소년 지도사를 제대로 배치하는지 등을 따지면 더 엉망일 것이다. 오죽 미덥지 않았으면 어머니들이 직접 나서 현장점검을 해봤겠는가.7년전 여름, 화성 씨랜드수련원 화재로 23명의 어린 생명을 잃은 참사의 기억이 생생하다. 며칠전에도 강화도의 한 캠프에서 중·고생 4명이 갯골에 빠져 숨졌다. 모두 안전관리 소홀로 빚어진 사고였다. 그런데도 캠프장 관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으니 한심한 일이다. 현재 전국에는 500여곳의 수련원이 있다. 국공립 단체가 운영 중인 100여곳을 제외한 나머지 수련원은 대개 영세한 데다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한다. 언제 무슨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나 다름없다. 대형사고라도 나면 그때 가서 또 외양간 고치기 식을 되풀이할 텐가. 어른들의 돈 욕심과 안전·위생불감증이 아이들에게 더 이상 치명적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예방에 힘써야 할 것이다.
  • “이런델 어찌 보내나”

    “이런델 어찌 보내나”

    “눈앞에서 부모를 속이는데 어처구니가 없더라고요.”“대체 어딜 믿고 보내야 하나요?”여름방학 동안 열리는 일부 청소년 체험캠프가 불결하고 위험해 학부모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사단법인 국제청소년문화협회가 운영하는 사이트 ‘캠프나라’의 주선으로 캠프 운영 실태를 눈으로 확인하고 돌아온 어머니 20명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부실한 먹거리부터 총체적인 안전 불감증까지 뭐 하나 믿을 만한 구석이 없었다는 것이다. 어머니들이 캠프를 감시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최근 두 달 동안 국내외 캠프 30곳을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로 조사했다. 학부모 양모씨는 지난달 초등학생 두 아들의 체력 캠프에 함께 참가했다가 졸지에 ‘안전 군기반장’이 됐다. 인솔자가 아이들을 꼼꼼히 챙기지 않아 대신 돌보다 보니 생긴 일이었다. 인솔자는 안전벨트를 맸는지조차 확인하지 않았다. 양씨는 “2년 전에도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한 아이가 넘어져 이가 부러졌다고 들었다.”면서 “안전이 걱정돼 직접 따라나섰는데 차량보험만 가입돼 있을 뿐 안전은 신경쓰는 것 같지 않아 불안했다.”고 말했다. 김모씨는 지난달 한 과학캠프를 실사한 뒤로는 ‘캠프를 함부로 보낼 일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정했다는 캠프였지만 숙소 옆에는 시설 개보수가 한창이었고, 날카로운 철 구조물이 여기저기 방치돼 있었다. 전화로 문의할 때 ‘완비했다.’는 화재 장비는 소화기 서너 개가 전부였다. 양씨는 지난달 강원도에서 열린 한 체력캠프에서 직접 식사를 해보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탕수육은 고기가 거의 없는 밀가루 덩어리였다. 밥과 국, 김치, 콩 자반, 더덕무침, 음료, 자두가 전부인 한 끼 식사비는 5500원으로 턱없이 비쌌다. 경기도의 한 과학캠프 식단은 아이들의 건강까지 해칠 정도였다. 더운 날씨에 상하기 쉬운 햄 반찬을 한번 조리해서 두 끼 식사로 내놓는가 하면, 조리실 반찬 통에는 뚜껑조차 없어 파리가 붙어 있었다. 학부모 김모씨는 “이곳 사정은 비교적 나은 편이라는 전문가의 얘기를 듣고 할 말이 없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니들은 캠프 운영업체들이 화려한 광고에 인터넷에는 모든 것이 잘 갖춰져 있으니 안심하라고 하지만 현장에 가 보니 “전혀 아니더라.”고 했다. 청소년 캠프는 최근 몇 년 전부터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7차교육과정에 따른 체험학습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부터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년 열리는 청소년 캠프는 줄잡아 여름철에만 3000여개, 연간 5000여개가 열린다. 캠프 운영업체만 해도 1200여개에 연간 시장 규모는 2조∼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캠프와 관련한 최소한의 기준조차 없다는 점이다. 캠프 운영자는 사업자등록만 하면 누구나 참가자를 모집할 수 있는 데다 문제가 생겨도 단체 이름만 바꾸면 다시 캠프를 운영할 수 있다. 국가청소년위원회가 지난달부터 청소년 수련활동 인증제를 도입했지만 인증을 신청한 곳은 단 7곳에 불과하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깔깔깔]

    ●산수 실력 선생님이 유치원생에게 물었다. “네가 1000원을 갖고 있는데 아빠에게 1000원을 더 달라고 했다면 너는 얼마를 가지게 되니?” 그러자 아이가 대답했다. “1000원이요!” 선생님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너는 더하기를 잘 할줄 모르는구나!” 그러자 아이가 한숨을 쉬며 하는 말했다. “선생님은 저의 아버지를 잘 모르시는군요!” ●휴가 예쁘게 생긴 레스토랑 계산 담당 여직원이 사장에게 휴가를 달라고 간청했다. “전 긴 휴식이 필요해요. 제 미모가 한물간 것 같아 걱정이에요.” “왜 그렇게 생각하지?” “남자 손님들이 거스름돈을 챙기기 시작했거든요.”
  • 막후역할 빛난 ‘부드러운 카리스마’

    막후역할 빛난 ‘부드러운 카리스마’

    한명숙 국무총리가 한숨을 돌렸다. 단순히 부담을 더는 차원에서 벗어나 국정운영에 자신감도 갖게 됐다. 한 총리는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자진 사퇴를 이끌어내면서 공언해온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줬다.‘김 부총리 파동’의 진행 과정에서 다소 ‘오버’하는 것 아니냐는 시중의 인식도 잠재울 수 있게 됐다. 한 총리는 2일 김 부총리의 사의 표명에 “저는 당과 청와대, 당사자의 입장을 고려해 최선의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학문적·윤리적 논란을 뛰어넘어 정치적 타격을 입은 김 부총리를 끌어안고 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물러나는 ‘모양새’를 갖추는 데 주력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실제로 한 총리는 당초 ‘해임 불가’에서 김 부총리가 국회에서 해명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진 사퇴’를 이끌어냈다. 전날 한 총리는 국회 교육위원회 직후 “의혹이 상당부분 해명됐다.”면서 “하지만 거취 문제는 이미 정치적 이슈화된 만큼, 여론을 수렴해 대통령께 건의하겠다.”고 입장 표명을 미뤘다. 이 역시 “사퇴는 무슨 사퇴냐.”며 자진사퇴 관측을 일축했던 김 부총리에게 퇴로를 만들어준 셈이 됐다. 다만 김 부총리 퇴임 문제의 주도권을 한 총리 또는 노무현 대통령, 여권 수뇌부 가운데 누가 쥐고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김 부총리의 퇴진 문제를 둘러싸고 당·청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총리가 청와대에 여당측 기류를 전달하고, 당·청간 대책을 조율한 뒤 김 부총리에게 자진 사퇴를 권유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게다가 김 부총리의 사의 표명으로 한 총리는 해임 건의라는 무리수도 피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한 총리는 당·청 사이의 조정자 역할을 톡톡히 함에 따라 앞으로의 행보와 입지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쥔없는 成양 여보 있었네

    쥔없는 成양 여보 있었네

    미모(美貌)의 가수 성태미(成太美) (27)양이 달갑지 않은 「스캔들」속에 휘말려 울상을 짓고 있다. 32세의 청년 실업가와 뜨거운 사이라는 소문인데 문제는 그 청년 실업가가 총각이 아닌 네 아이의 아버지- 어엿한 「쥔 있는 몸」이란데서 복잡 미묘해진다. 화제는 성태미(成太美)양과 그녀에게 남편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박(朴)모(29) 여인의 충돌 지점에서부터 시작된다. 충돌 시기는 11월 12일 하오 9시경이고 장소는 서울 무교동의 L「나이트·클럽」. 바로 성태미(成太美)가 저녁에 나와 노래부르고 있던 장소다. 『살림을 차리고 있다는데 진짜냐, 내남편을 돌려달라』 『절대로 아니다. 요즘은 만나지도 못했다』 두 여인사이에 오고간 심상찮은 대화다. 처녀가수 성태미(成太美)가 말하자면 봉변을 당하는 처지였다. 남편을 찾으러 온 여인(女人)도 결코 허술하지 않은, 기품이 보이는 여인. 그러면 이들 두 여인의 충돌의 불씨가 되는 사나이는? 영등포(永登浦)에 큰 상가를 가지고 있고 재벌까진 못가도 예비 재벌급은 넉넉한 金모(32)씨. 이름을 밝히면 영등포(永登浦) 지역에서는 웬만큼 알려진 실업가란다. 재벌 2세 또는 청년 실업가가 영화배우나 인기가수와 염문을 날리는건 요즘 일종의 유행처럼 되고있는데 성태미(成太美)도 예의 유행속에 말려든 것 같다. 청년 실업가와 미모의 처녀가수가 연애를 한다면 바람직한 얘기도 될 수있으나 그럴수도 없는건 金씨는 이미 8년전에 朴여인과 결혼, 4남매를 거느린 가장이란 점. 그래서 화제는 자연 「로맨스」보다 「스캔들」쪽으로 기울게 마련이다. 먼저 성태미(成太美)의 얘기를 들어보자. 그녀는 金씨를 지난 6월 어느날 친구집에서 처음 만났다. 친구와 친구애인의 소개로 교제가 시작됐고 몇차례 「데이트」 했다. 추석날엔 인천 「올림포스」로 놀러갔었지만 「친구」 이상의 일은 없었다. 金씨는 成양이 일하는 D호텔 「나이트·클럽」에 자주 놀러왔고 전화도 자주 했으나 『동거생활은 천만의 말씀』이란다. 그러면 남편의 행방을 성태미(成太美)에게 찾은 것은 단순히 朴여인의 오해에서 일까? 그러나 朴여인은 그의 남편 金씨나 성태미(成太美) 자신이 그들의 관계를 시인했다고 주장한다. 朴여인이 두사람의 수상한 관계를 눈치챈게 지난 6월. 한달에 20일은 외박하는 남편에게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이혼할 것을 제의했던바 『성태미(成太美)에게 살림을 차려 준 것도 아니고 언젠가는 당신한테 돌아갈테니 참아달라』고 애원하더란다. 『당신이 간통죄로 고소하면 당하는 수밖에 없지 그러나 그렇게되면 나는 이 땅을 뜨고 말테다』 이들의 화제가 표면화하자 성태미(成太美)는 朴여인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의 관계를 「깨끗한 것」으로 조정해 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한다. 『사실인 것을 어떻게 거짓말까지 하란 말입니까? 잘못은 자신들이 저지르고 나에게 뒷수습을 하라니 나는 어떻든 이용이나 당하고 있으란 말 아녜요?』 朴여인의 한숨섞인 얘기다. 사실상 성태미(成太美)양의 「스캔들」이 심심찮은 화제로 연예계에 나돈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목소리 보다 얼굴이 더 고운 이 아가씨는 4년전 가요계 「데뷔」와 동시에 「스캔들」을 안고 나왔다. PD, J모, 가수 N모가 한때 뒷공론을 자아낸 대상. 연속적인 「스캔들」 때문에 빛을 못보고 위축된 대표적인 가수다. 그녀는 극력 부인하고 있긴하지만 이번 「스캔들」도 연예계에 파다히 퍼져 성태미(成太美)에겐 커다란 시련이 될 것같다. [선데이서울 69년 11/30 제2권 48호 통권 제 62호]
  • 서울·수원 나란히 FA컵 8강에

    프로축구 K-리그의 라이벌 FC서울과 수원이 나란히 FA컵 8강에 합류했다. 서울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16강전에서 ‘토종 삼각편대’ 김은중(27) 정조국(22) 박주영(21)의 연속골에 힘입어 포항을 3-1로 꺾었다. 올시즌 트리플크라운을 노리는 서울은 삼성하우젠컵 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초반 포항의 공세에 밀렸으나 김병지(36)의 선방으로 한숨을 돌린 서울은 전반 43분 히칼도(32)가 중앙선 부근에서 찬 프리킥이 김은중의 머리를 스치며 상대 골문에 그대로 빨려 들어가 승기를 잡았다. 후반 7분에는 정조국이 히칼도의 프리킥을 머리로 받아넣어 달아났다.32분 포항의 엔리끼(28)에게 골을 허용했으나, 경기 종료 직전 히칼도와 패스를 주고 받던 박주영이 중거리 슈팅으로 쐐기골을 터뜨리며 포항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초호화 군단’ 수원은 이날 1-1 무승부 뒤 승부차기에서 ‘천적’ 대전을 4-2로 꺾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승엽이 ‘롯데’서 못한 이유

    끈질기게 따라붙는 모기처럼, 도저히 끝나지 않을 성싶던 장마가 이젠 불볕더위로 이어진다는 기상청의 예보다. 그 탓에 실외 스포츠는 거의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갈 듯하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국내 스포츠 관계자만 아쉬워할 뿐, 일반 스포츠팬들은 별 걱정이 없다. 워낙 발전된 IT 기술 덕분에 한국의 스포츠가 아니더라도 즐길 거리는 널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날씨 속에서 스포츠 관계자들이 모이면 일본을 가장 부러워한다.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 한국의 하늘을 보며 ‘비오는 날은 공 안 치는 날’인데 일본은 계속 공을 친다는 말을 야구 관계자들은 한다. 축구 관계자는 ‘우리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공 차는 날’ 이라는 말은 하지만 그래도 ‘워낙 적은 관중이 이런 날씨에….’라며 한숨짓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기후는 비슷하다. 아니 오히려 일본에 비가 더 온다. 우리는 비가 오면 공치는 날이냐, 안 치는 날이냐의 농담으로 신세 한탄이 이어진다. 돔구장이야 하드웨어의 문제이므로 열심히 노력해보자는 말 이상이 나오지 않는다. 일본이 화제가 되는 이유는 당연히 이승엽이다. 결국 다음 화제는 왜 저렇게 잘할까로 모아진다. 필자가 만나는 사람들은 다 스포츠 분야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전문가들이지만 쉽게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 필자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것은 야구가 아닌 종목의 스포츠 전문가가 제시한 다음과 같은 이유였다. 스포츠란 어원은 짐꾼을 뜻하는 라틴어 ‘포터’와 같지만 앞에 S가 붙으면서는 본인의 즐거움과 건강을 위해서였는데 최근의 인기 스포츠들은 너무 성적만 극단적으로 목표를 삼아 기형아를 만든다. 대표적인 스포츠가 야구다. 다른 종목은 포지션에 대한 제한이 별로 없다. 축구는 골키퍼가 골을 넣어도 되고 배구는 후위에 있어도 공격이 가능하다. 하지만 야구는 투수는 던지기만 하고 포수는 받기만 한다. 더욱 심각한 일은 지명타자다. 스포츠란 고루 신체를 발달시켜 건강을 찾기 위함이지만 지명타자가 생기면서 그 정신이 왜곡됐다. 이승엽이 잘하는 이유를 찾는 게 아니라 왜 롯데에서 못했느냐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 필자는 스포츠 관계자이지만 경기 기술에는 문외한이다. 다만 스포츠는 어떤 종목이든 균형 잡힌 신체를 발달시키는 게 경기력 향상과 연계되어야 한다는 데 찬성이다.1973년 미국의 아메리칸리그가 극심한 ‘투고타저’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지명타자는 목적에서도, 효과에서도 실패했다. 이승엽이 잘하게 된 이유가 수비를 같이하는 지명타자가 없는 센트럴리그라서 타격에도 도움이 됐으리란 다른 종목 전문가의 견해에는 전적으로 동감이다.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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