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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北 ‘미사일 커넥션’ 차단 나선 美

    이란·北 ‘미사일 커넥션’ 차단 나선 美

    미국 정부가 17일(현지시간)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연루된 기업·개인 등 11곳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핵 합의 이행에 따른 서방의 대이란 제재가 해제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으로, 37년 만에 훈풍이 부는 미국과 이란 관계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 정치권에서 대이란 제재 해제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이란과 북한 커넥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미 정부의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제재 대상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적인 제재 대상은 아랍에미리트(UAE)에 본부를 둔 ‘마브루카무역’과 이 기업 소유주인 호세인 푸르나그시반드로, 탄도미사일 핵심 부품인 탄소섬유 개발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업의 중국·UAE 자회사와 함께 이란인 5명도 포함됐다. 특히 이들 5명 중 3명은 북한과 미사일 개발을 협력한 의혹을 받고 있다. OFAC에 따르면 2005년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이란의 군수기업 샤히드헤마트산업그룹(SHIG) 임원 사예드 자바드 무사비는 유엔과 미국의 제재 대상인 북한 조선광업개발회사(KOMID) 직원들과 직접 협력해 왔다. SHIG는 북한 KOMID가 액체 추진 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SLV)의 지상실험에 쓰이는 밸브, 전자부품, 계측장치를 이란으로 운송하는 작업을 지원했다. SHIG의 다른 임원인 세예드 미라마드 누신, 이란 방위·군병참부(MODAFL) 2인자 사예드 메드히 파라히 등도 제재 명단에 포함됐는데, 이들은 80t급 로켓 추진체 개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평양에 직접 건너가 부품 도입 계약 협상을 했다. 그동안 제기된 이란과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등 커넥션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미국이 서방의 대이란 제재 해제 및 수감자 맞교환 석방이 이뤄진 지 하루 만에 탄도미사일 제재에 나선 것은 이란이 지난해 10월과 11월 미사일 발사 실험을 강행한 뒤 준비해 온 신규 제재를 부과함으로써 추가 제재가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미 언론은 미국이 지난해 탄도미사일 제재에 나서려고 했다가 핵 합의에 따른 제재 해제와 수감자 석방이 이뤄진 뒤로 미뤘다는 관측을 제기한 바 있다. 특히 미국인 5명이 풀려나면서 미 정부가 한숨 돌린 뒤 그동안 미뤄 왔던 탄도미사일 제재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4차 핵실험 등 도발을 이어 가는 상황에서 북한과 이란의 커넥션을 끊겠다는 의지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공화당의 대이란 제재 해제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미사일 제재 부과 요구를 수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제재 풀린 이란-국제사회 전망은] 美 -이란 관계 개선 급물살… 한숨 돌린 오바마, 다음은 북핵?

    [제재 풀린 이란-국제사회 전망은] 美 -이란 관계 개선 급물살… 한숨 돌린 오바마, 다음은 북핵?

    미국이 16일(현지시간) 이란의 핵합의 이행에 따라 제재를 해제하고 이란이 미국인 수감자들을 석방하면서 양국의 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날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 해제와 함께 전해진 소식은 이란이 1년 6개월간 구금해 온 워싱턴포스트(WP) 테헤란특파원 등 미국인 5명을 맞교환 형식으로 석방한다는 발표였다. 이란의 핵합의 이행과 함께 수감자 교환이 이뤄지면서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급속히 개선되게 됐다. 당초 이란의 핵합의 이행과 제재 해제는 일러야 올 상반기로 예측됐으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의 결과, 이행일이 앞당겨졌다. 지난 12일 신년 국정연설에서도 이란 핵합의를 성과로 내세웠던 오바마 대통령은 제재 해제와 수감자 석방을 계기로 1979년 이후 적대 관계였던 이란과의 앙금을 털어내고 로하니 정부에 더욱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리아 등 중동 문제 해결을 위해 전략적으로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제사회도 이날 핵합의 이행 발표를 반겼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논평에서 “이란 핵합의 이행은 중대한 이정표”라며 “합의 이행이 중동의 안정과 안보, 평화를 위한 협력에 기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은 “핵합의 이행은 세계를 좀더 안전한 곳으로 만든 중요하고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수년에 걸친 인내와 끈질긴 외교가 성과로 이어졌다”고 반겼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도 “외교의 역사적인 승리”라며 시리아 내전과 같은 중동 지역의 위기도 이란 핵 문제처럼 해결되기를 기대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핵합의 이후에도 핵무기를 가지려는 야심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이란은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어김으로써 중동 지역을 동요시키고 전 세계로 테러를 확산시켰다”고 성토했다. 반면 미국과 이란의 관계 정상화도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번에 해제되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는 미국이 직접 제재를 가한 ‘1차 제재’가 아니라 이란과 거래 관계에 있는 제3국 개인·기업에 대한 ‘2차 제재’에 해당한다. 제재가 해제돼도 미국과 이란의 직접 교역·투자는 여전히 제한되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핵합의 이행이 순조롭게 이어지고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의심스러운 핵활동이 없다는 결론을 얻어낸다면 미국은 1차 제재를 전면 해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란과의 핵합의를 반대한 공화당이 당장 반발하면서 추후 1차 제재 해제 여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란 핵합의 이행으로 한시름 놓은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과도 협상에 나설 것인지도 주목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란 핵협상에 매달려 온 오바마 대통령이 여유가 생겨 북한을 돌아볼 수도 있으나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는 등 ‘전략적 무시’ 입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임신한 여친 복부에 주먹질…분노 부른 실험 영상

    임신한 여친 복부에 주먹질…분노 부른 실험 영상

    데이트폭력이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유튜버 ‘트롤스테이션’(Trollstation)이 이를 주제로 한 실험 영상을 제작했다가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논란이 된 영상은 트롤스테이션이 지난해 4월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으로 최근 페이스북에 올라오며 구설에 올랐다. 실험의 내용은 이렇다. 임신한 여자친구와 유아용품 매장을 찾은 흑인 남성은 여자친구에게 차마 듣기 힘든 욕설을 끊임없이 늘어놓는다. 결국 이를 보다 못한 매장 직원들은 다른 고객들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며 이들에게 나가달라고 정중히 부탁한다. 매장에서 쫓겨나 거리로 나오게 된 여자친구는 남자친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테라스에서 식사 중인 남성들에게 길을 묻는다. 바로 이때 어디선가 나타난 남자친구는 유부남과 바람을 피운다며 여자친구를 추궁하더니 임신한 여자친구의 복부에 주먹질을 일삼는다. 깜짝 놀란 시민들은 여성을 남자친구에게서 떼어놓고 그제야 남자친구는 실험카메라였음을 알린다. 이에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어떤 이들은 충격을 받은 듯 눈물을 쏟아낸다. 실험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역겹다”, “평소 실험카메라를 좋아하지만 이것은 도를 넘어선 것 같다”, “그래서 이 실험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뭔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유튜브에는 며칠 새 이를 비난하는 2천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한편 트롤스테이션은 최근 런던 지하철에서 상의를 내린 채 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과 이를 지켜보던 남성이 승강이를 벌이는 실험 영상을 제작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사진·영상=Trollstation/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실형 안타깝지만 법정 구속 면해 안도감”

    효성그룹이 조석래 회장에게 실형 판결이 내려진 것에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법정 구속을 면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효성그룹은 15일 법원이 조 회장에게 징역 3년에 벌금 1365억원을 선고한 것과 관련해 “분식회계와 법인세 조세포탈 혐의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이라며 “회장 개인이 사적 이익을 추구한 사안이 아님이 밝혀졌음에도 무죄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실형이 선고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룹은 이어 “추후 항소심에서 적극 소명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일단 조 회장의 법정 구속을 막은 것에 대해서는 효성그룹 내부적으로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대기업 총수들의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반재벌 정서’ 여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번 판결에 대해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게 중론이다. 아울러 조 회장의 장남 조현준 사장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은 면했다. 일단 총수의 경영 공백 사태를 피한 효성그룹은 조 회장과 조 사장이 그룹의 경영을 이끌면서 항소를 통해 재판을 이어 갈 방침이다. 효성그룹 측은 재판 과정에서 조 회장의 분식회계 및 법인세 조세포탈에 대해 “정부와 금융권의 강요에 이를 정리하지 못하고 합병함에 따라 떠안은 부실 자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 왔다. 한편 효성은 업황 개선과 저유가 등으로 지난해 실적 호조세를 이어 오고 있다. 효성은 지난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이 3조 2150억원, 영업이익이 277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8.6%, 118.9% 증가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노후 집 한 채·전세금, 정부가 굴려준다

    노후 집 한 채·전세금, 정부가 굴려준다

    모아 둔 재산 없이 달랑 빚으로 산 ‘집 한 채’ 들고 은퇴하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부터 치솟은 전세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해 차라리 월세로 돌린 ‘2030’ 세대까지 한숨이 깊다. 정부가 이들을 위해 ‘내집연금 3종 세트’와 ‘전세금 펀드’를 만들기로 했다. 쉽게 말해 힘들게 장만한 집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말고 자신의 노후에 쓰거나 원치 않게 생긴 목돈(전세금)을 안전한 은행에 넣어 묵히지 말고 적극적으로 굴리자는 것이다. 이를 위한 상품 설계와 시장 조성은 정부가 맡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경제 관련 7개 부처는 14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의 새해 첫 합동 업무보고를 했다. 내집연금 3종 세트는 기존 주택연금(역모기지)의 문턱을 낮추고 혜택을 더 얹어 가계빚 부담을 줄여 주고 노후도 대비하자는 데서 착안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주택연금으로 전환해 빚을 미리 갚고 연금을 매달 받는 60대 이상용 갈아타기 상품 ▲장기 고정금리 대출인 ‘보금자리론’을 받으면서 훗날 주택연금 전환을 미리 신청하는 40~50대용 예약 상품 ▲은행의 주택연금보다 20%를 더 주는 서민용 우대 상품 등 세 가지다. 예컨대 주택을 담보로 7500만원을 대출받아 3억원짜리 집을 장만한 60대가 주택연금으로 갈아타면 평생 받을 연금의 일부를 중도 인출해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갚을 수 있다. 매달 19만원씩 내는 이자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러고도 매달 26만원씩 연금을 받게 된다. 대신 자식에게 물려줄 집은 포기해야 한다. 금융위는 지난해 말 기준 2만 5600여 가구에 불과한 주택연금 가입자를 2025년까지 33만 가구로 10배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다. ‘전세금 펀드’는 기존 전세 세입자가 반전세(전세+월세)나 월세로 전환하면서 뜻하지 않게 돌려받은 전세보증금을 한데 모아 굴리는 상품이다. 전세자금인 만큼 원금 손실을 최소화하되 은행 이자보다는 높은 4% 안팎의 수익률을 추구한다. 채권·펀드·뉴스테이(민간 임대주택) 사업 등에 투자해 운용 수익을 주기적으로 배당함으로써 월세를 충당케 할 계획이다. 미국 금리 인상, 중국 경기 침체, 저유가 등 3대 악재에 맞서기 위한 내수 진작책도 마련한다. 올 1분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원 많은 125조원을 풀 계획이다. 뉴스테이 사업 물량도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5만 가구로 늘려 잡았다.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사설] 노동계와 야당은 일단 ‘파견법’ 논의에 나서라

    고용 위기를 알리는 비상 경보음이 연일 울리고 있는 가운데 노동개혁 협상이 성패의 기로에 섰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제 기간제법을 제외한 노동개혁 4개 법안이라도 처리해 달라고 국회에 제안했다.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이에 야당과 노사정 타협 당사자인 한국노총 모두 거부 반응을 보였다. 파견 근로 확대가 노동 환경을 악화시킨다는 주장을 펴면서다. 그러나 이는 ‘번듯한 일자리’라는 나무만 보면서 그런 나무가 이룬 숲이 통째로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단견일 수 있다. 그제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2%에 이르렀다. 전년보다 0.2% 포인트 오른 데다 1999년 통계 기준 변경 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체 실업률 역시 3.6%로 2010년 이후 최고치였다. 통계의 맹점을 고려하면 산업 현장에서 체감하는 구직난과 고용 불안감은 더 심각할 게다. 기간제법 처리를 유보한 박 대통령의 이번 양보안은 이런 절박한 사정을 고려한 고육책일 듯싶다. 즉 야권이나 노동단체들의 기간제법 반대 논리엔 수긍하지 않지만, ‘9·15 노사정 대타협’의 큰 줄기는 살리겠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공은 이제 야당과 노동계로 넘어갔다고 본다. 당면한 경제난국을 각 경제주체가 고통을 분담해 헤쳐 나가자는 게 노사정 대타협 정신이 아닌가. 노동단체들도 기득권을 갖고 있는 대기업 노조에 경사돼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될 이유다. 한국노총은 “파견 확대는 직접고용을 간접고용으로 전환하는 회전문 효과만 발생시킨다”며 파견법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직장이 있는 이들의 계약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려는 기간제법 개정안에 비해 파견법 적용 대상은 중장년 구직자 등 일자리 그 자체가 생명줄인 절박한 계층이다. 이들을 대기업에 고용할 대안이 없다면 파견법 처리를 무조건 반대하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세계적으로도 ‘고용 없는 저성장’ 시대가 고착화할 조짐이다. 우리의 지난해 전년 대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33만 7000명으로 5년 만에 가장 낮았다. 정부가 청년 일자리 사업에 2조원을 쏟아부으며 나름 애를 썼는데도 그렇다. 더군다나 한국 경제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최대 시장인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우리 경제의 고용 창출의 모종밭이었던 제조업도 성장세가 꺾이면서 신규 고용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고용 창출을 위해서라면 속된 말로 찬물, 더운물 가리지 않고 뭐라도 해야 할 판이다. 그런데도 1만 78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는 파견제법을 비롯한 노동개혁 4개 법안은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있다. 69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긴다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다른 쟁점 법안도 마찬가지다. 물론 고용 창출 효과가 다소 부풀려졌을지도 모른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고용 절벽 앞에선 구직자들의 한숨에 응답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시대적 책무가 어디 있겠는가. 야권과 노동계는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 경직적 자세를 버리고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기를 당부한다.
  • 화려한 부활 문이 열렸다

    화려한 부활 문이 열렸다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기둥은 역시 문창진(23·포항)이었다. 문창진은 14일 카타르 도하 수하임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 1차전 우즈베키스탄 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원맨쇼를 펼쳤다. 문창진은 그동안 각급 대표팀에서 꾸준히 활약했고 U-23(23세 이하) 대표팀이 본격 출범한 2014년부터 리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잔부상이 잦은 게 흠이었다. 올림픽대표팀 신태용 감독도 평가전에 문창진을 선발로 내보내는 것조차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문창진은 지난해 6월 프랑스와의 튀니지 원정 평가전에서 골을 넣는 활약을 펼쳤지만 같은 해 11월 소속팀 포항의 K리그 경기에서 입은 부상 때문에 직후 열린 중국 4개국 친선대회에는 선발에서 제외됐다. 한 달 뒤 울산, 제주로 이어진 전지훈련에서도 문창진의 최종 엔트리 합류는 미정이었다. 공격진에 류승우(23·레버쿠젠), 최경록(21·상파울리) 등 유럽파가 득세하면서 입지도 좁아졌다. 문창진도 애가 탔다. 제주 전지훈련 당시 문창진은 “유럽파 때문에 내 자리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신 감독은 문창진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필요할 때 터지는 그의 한 방과 같은 연령대 선수 가운데서는 풍부한 실전 경험 그리고 다재다능한 공격 능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결국 신 감독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예선을 겸한 AFC U-23 챔피언십에 그를 불렀다. 문창진은 신 감독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이날 우즈베크와의 첫 경기에서 두 골을 혼자 터뜨렸다. 오른쪽 미드필드를 책임진 문창진은 저돌적인 돌파로 우즈베크의 측면 뒷공간을 넘나들며 골 기회를 엿보다 전반 20분 상대의 핸드볼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과감하지만 실수 없이 차 넣었다. 지난해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파넨카킥’(골키퍼 정면을 향해 차는 슛)을 시도하다 실패한 것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지만 대범하게 골키퍼 가운데를 향해 찬 강한 왼발 슈팅은 그대로 우즈베크 골망에 박혔다. 경기 선제골이자 8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여는 대회 첫 골이었다. 후반 3분에는 포항 유스팀 출신 황희찬(20·잘츠부르크)의 도움을 받아 추가골까지 성공시킨 뒤 후반 32분 이영재(22·부산)와 교체됐다. 문창진은 “부상 5개월 동안의 아픔이 눈 녹듯 사라졌다”고 진한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신 감독도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팀에나 자신에게 고마운 일을 했다.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면서 “예멘과의 2차전은 다득점 전략으로 몰아친 뒤 이후 편안하게 조별리그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첫 승을 기록한 대표팀은 예멘(1패)을 2-0으로 물리친 이라크에 골득실에서 밀려 조 2위에 올랐다. 예멘과의 2차전은 16일 오후 10시 30분, 이라크와의 3차전은 20일 오전 1시 30분 열린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국회 이야기에 “어휴” 한숨… “대통령이 더 어떻게 해야 하죠?”

    국회 이야기에 “어휴” 한숨… “대통령이 더 어떻게 해야 하죠?”

    13일 박근혜 대통령과 기자단과의 거리는 두 걸음 정도였다. 대통령 회견에서 처음으로 책상을 없앴던 지난해 신년회견보다 의자 한 개 이상 거리가 더 좁혀졌다. 담화 내용은 무거웠지만, 일문일답에서 박 대통령은 ‘만담’에 가깝도록 세세한 설명들을 이어갔고 여과 없이 감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국회에서 주요 법안이 처리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깊은 한숨을 내쉬었고 “대통령이 더이상 어떻게 해야 되겠느냐”고 거꾸로 기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규제 완화’에 대한 질문에서도 “규제 프리존 특별법을 만들어서…”라고 말하다가 “어휴…”라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지금 같은 국회에서 어느 세월에 되겠나. 만들기도 겁난다”라고 답했다. 담화문 말미에 “국민 여러분께서 나서서 힘을 모아 주신다면 반드시 개혁의 열매가 국민 여러분께 돌아가는 한 해를 만들겠다”며 “다 함께 힘을 모아 변화와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갑시다”라고 말할 때에는 감정에 북받친 듯 목소리가 떨렸다. 박 대통령은 진행시간을 고려한 정연국 대변인이 다음 순서로 이어가려 하는 것을 두 차례 말려 가며 쏟아지는 질문에 일일이 답변하려 애썼다. 매번 기자들이 한 번에 여러 개의 질문을 쏟아내자 “제가 머리가 좋아서 기억을 하지 머리 나쁘면 기억도 못 해요”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회견 마지막 ‘규제 프리존 특별법’ 대목에서는 “여러분도 많이 도와주시고, 이거 꼭 해야 된다고 얘기 좀 많이 해 주세요”라고 말해 웃음이 터져 나왔다.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은 시국을 반영한 담화의 ‘엄중함’을 빼고 나면 질의응답 시간과 주제의 다양성 등에서 예년의 신년 기자회견과 다르지 않았다. 오전 10시 30분부터 11시까지 담화문을 낭독했고 오후 12시 10분 정도까지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붉은색 재킷’을 입었다. 주로 결연한 의지를 밝힐 때 등장하던 것이어서 ‘전투복’ 또는 ‘경제활성화복’이라고 불려 왔다. 담화에서 ‘국민’이란 단어는 38차례 나왔고 ‘경제’는 34차례, ‘일자리’ 22차례, ‘개혁’은 21차례 사용됐다. ‘북한’ 19차례, 국회 18차례 ‘노동’ 16차례 등의 순이었다. 연단 뒤편에는 이병기 비서실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과 수석 비서관들,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배석했다. 예년과 달리 국무위원들은 배석하지 않았다. 내외신 기자 110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회견 마지막에 일본 마이니치신문 특파원의 질문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한 여론과 관련한 질문에 “앞으로 합의된 내용이 잘 이해되고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일본 정부와 일본 언론이 어떻게 하느냐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큐” 사인 떨어지자, 400명의 눈빛이 번뜩였다

    “큐” 사인 떨어지자, 400명의 눈빛이 번뜩였다

     “오늘 심사 볼 안무입니다.” 한파가 몰아친 지난 11일 오후 12시 50분 서울 중구 남산창작센터 제1연습실에서 진행된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앙상블 오디션 현장. 한파보다 더 매서운 ‘배우 선발’의 살얼음판을 통과하려는 남녀 응시자들의 긴장감으로 팽팽했다. 심사 시작을 알리는 정도영 안무가의 저음이 연습실을 가득 메운 긴장감을 뚫고 퍼져나갔다. 연습실 곳곳에 대기하고 있던 응시자들이 안무가 곁으로 모여들었다. “원, 투, 쓰리, 포~.” 안무가가 팔다리를 들어 올리고 턴을 하며 심사를 볼 안무를 시연했다. 극 중 ‘해적’ 장면의 안무였다. 50초 정도의 짧은 안무였지만 그 시간을 채우는 동작들은 복잡하고 어려웠다. ‘심사 당일 저 동작들을 현장에서 처음 보고 어떻게 그대로 무대에서 재연할 수 있나.’ 안무가의 춤 동작을 보고 든 첫 느낌이었다.  안무가의 구령과 동작에 맞춰 60여명의 응시자들이 그의 동작을 하나하나 따라했다. 뒷줄에 서 있는 사람들이 앞으로 나오며 같은 동작을 되풀이했다. 여러 번 반복되자 응시자들의 동작이 통일을 이뤄나갔다. 반복 연습을 한 지 30분이 지나자 이곳저곳에서 거친 숨이 뿜어져 나왔다. 체력소모가 컸기 때문이다. “열을 바꿔서 한 번만 더 해볼게요. 이제 마지막이에요.” 안무가의 ‘마지막’이라는 말이 응시자들에게 다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몬테크리스토’ 국내 초연 때부터 연출을 맡았던 로버트 요한슨이 응시자들 앞에 섰다. “이번 오디션에선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오는 해적을 찾고 있습니다. 굉장히 거친 사람도 있고 섹시한 사람도 있고 해적 캐릭터는 다양합니다. 상상력을 발휘해 자기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캐릭터를 보여줬으면 합니다.” 정근용 제작감독, 권은아 협력연출, 홍현표 무술감독, 원미솔 음악감독 등 심사위원들이 자리에 앉았다. “갈게요. 음악 주세요.” 권 협력연출의 ‘큐 사인’으로 심사가 시작됐다. 남자부터 5명씩 한 조가 돼 무대에 올랐다. 너무 긴장한 탓인지 동작을 잊고 한숨을 내쉬거나 당황하는 응시자들도 눈에 띄었다. 조별 오디션 이후 개인기, 검술 연기, 노래 등의 심사가 이어졌다. 오디션 서류 접수는 지난달 14~31일 진행했다. 1800명이 지원해 400명이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오디션은 지난 8일 시작됐다. 이날을 포함해 12일까지 세 차례 진행된다. 몬테크리스토, 메르세데스 등 남녀 주·조연 18명, 앙상블 19명을 뽑는다. 현장에서 만난 연출가 요한슨은 심사의 첫째 기준으로 “노래를 잘하는 게 우선”이라고 못박았다. “뮤지컬 공연을 보러 갔는데 배우가 노래를 못하면 그 실망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예요. 지난 8일 첫 오디션에서 노래를 기준으로 응시자들 중 100명 정도를 추렸어요. 딱 세 음절만 들어보면 당락이 결정됩니다. 그동안 수천명을 심사하다 보니까 심사와 관련한 제6의 감각이 발달한 것 같아요.” 그는 주역 몬테크리스토와 관련해선 “카리스마도 있어야 하고 관객들을 몰입케 하는 로맨틱한 면도 있어야 한다. 노래는 기본이고 청년에서 노년까지의 몬테크리스토를 보여줘야 하기에 연기력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응시자 안상은(27)씨는 “너무 하고 싶은 작품이어서 많이 긴장되고 설렜다. 다른 오디션과 달리 워크숍 형식으로 진행돼 개개인이 가진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2013년 오디션에 통과했던 이정선(36)씨는 “3년 전보다 안무가 훨씬 디테일해지고 정교해졌다. 첫 오디션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동작 하나하나에 몸속의 모든 기운을 불어넣었다”고 했다. ‘몬테크리스토’는 프랑스의 문호 알렉상드르 뒤마의 1845년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원작으로,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에 프랭크 와일드혼의 감성적인 음악이 더해진 작품이다. 친구들의 음모로 14년간 투옥됐다가 극적으로 탈옥한 몬테크리스토의 복수와 용서, 사랑 등을 담고 있다. 2010년 국내 첫 공연 이후 2013년까지 매년 흥행에 성공했다. 오는 11월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3년 만에 재공연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달리는 세계 기업들] ‘위기의 샤프·전자산업 구하기’ 日 정부 2조원 쏟아붓는다

    [달리는 세계 기업들] ‘위기의 샤프·전자산업 구하기’ 日 정부 2조원 쏟아붓는다

    ‘위기의 샤프’, ‘위기의 전자산업’을 구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나섰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일본 전자업계가 최근 헤매자 정부가 구원 투수로 직접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가 경영 위기 속에 빠진 샤프의 회생을 위해 적자의 주원인이 된 액정(LCD) 사업을 분리하고, 민관투자 펀드인 ‘산업혁신기구’의 2000억엔(약 2조 610억원) 규모의 출자를 통해 샤프를 재탄생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일 샤프가 최근 혁신기구의 이 같은 제안을 놓고 주거래 은행인 미즈호은행 등과 최종 협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성사되면 국가 주도의 재건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산업혁신기구가 경영권을 쥐고 도시바의 백색가전 사업과 샤프의 통합을 포함한 전자업계 재편을 주도하고 근본적인 체질 강화를 도모하겠다는 뜻이 깔려 있다. 산업혁신기구는 기업구조조정 및 첨단산업을 지원하는 민관 펀드회사다. 그러나 산업경쟁력강화법에 의해 기금의 95%가량을 정부가 출연해 만든 경제산업성 산하로, 사실상 정부 산하기관이다. 산업혁신기구는 분리시킨 액정 부문을 중소형 패널 등 액정제조 전문 기업인 재팬디스플레이(JDI)와 통합시키겠다는 복안도 깔아놓고 있다. 샤프 살리기 과정을 통해 도시바 등 부진의 수렁에 빠진 전자기업의 재편에 속도를 내고, 차세대 성장 먹거리 분야로 사업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산업혁신기구를 관할하는 경제산업성 등이 국가 주도로 전자산업의 개편을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산업성은 항공기 엔진, 발전용 터빈 등 기존 제조업 제품들을 인터넷에 연결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사물인터넷(lot) 발전에 초점을 맞추면서 기존 전자업체의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강국이지만 정보화·서비스 기반의 부가가치 창출에서 뒤처졌다고 보고 전통적 제조업과 이들의 결합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겨냥하고 있다. 또 백색가전이나 복사기 등 수익이 비교적 안정된 분야와 로봇, 의료 등 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정상화시켜 나가겠다는 처방이다. 강점인 고성능 센서 기술을 활용해 신상품 개발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샤프에 대해 대만의 홍하이정밀과 미국의 애플 및 사모 펀드회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 등도 인수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산업혁신기구와 샤프 간 합의를 통한 회생이 우선이라는 단호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1912년 설립된 샤프는 1964년 트랜지스터 계산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2000년 초 절정을 맞았으나 스마트폰 등 첨단제품의 흐름을 잡지 못해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일본 전자기업들은 두터운 기술 축적과 연구력을 갖추고도 중국의 추격 등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고전을 거듭해 왔다. 히타치와 파나소닉은 철도 등의 사회인프라 같은 견실한 수입 확보가 용이한 기업용(B2B) 사업으로 경영 축을 옮겨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도시바는 “20세기형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지난해 회계부정까지 겹쳐 해체의 길로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고,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으로 최근 소니는 적자가 쌓이면서 1958년 상장 이후 첫 무배당을 하는 등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부진한 샤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조치를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겨울철 더 심한 아토피 동대문에선 걱정없겠네

    “밤에 자다가 다리를 심하게 긁어서 피가 흘러요.” 아토피 피부염이 심한 김민기(휘경초 3)군의 어머니는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했다. 어렸을 때부터 아토피로 고생하고 있지만 먹고살기 빠듯한 살림살이에 제대로 된 병원에 데리고 가지 못했다는 민기 어머니 이모씨는 “특히 요즘 같은 겨울철이면 민기 팔다리에서 성한 곳을 찾기 힘들다”며 눈물지었다. 서울 동대문구는 대한아토피협회와 함께 지난 8일 민기군 가정에 이불과 보습제 등 80만원 상당의 아토피 전용제품을 전달하는 등 동대문 지역 어려운 가정의 자녀 아토피 치료 돕기에 나섰다고 11일 밝혔다. 동대문구가 2010년부터 경희의료원 소아청소년과와 의료협약을 맺고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특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역 자원인 국립산림과학원(홍릉수목원)과 연계해 숲 체험을 할 수 있는 ‘아토피교실’은 간판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이 생활 속 아토피 예방법을 구연동화와 숲 체험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숲 해설가와 함께 다양한 야생 열매를 모으고 풀과 나무의 이야기를 상상하는 놀이프로그램을 통해 체험학습의 시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구는 지난해 아토피 고위험군 아동 100여명을 찾아냈으며 매월 방문상담 후 치료용품을 지원하는 ‘내 몸 사랑 프로젝트’ 등으로 아토피 예방·관리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장승희 지역보건과장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아토피와 천식 등 각종 환경질환을 치료받지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장기적으로 각종 건축물에 엄격한 환경기준을 만들어 모든 지역 주민이 건강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아토피를 잡아라, 동대문구

    “밤에 자다가 다리를 심하게 긁어서 피가 흘러요.” 아토피 피부염이 심한 김민기(휘경초 3)군의 어머니는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했다. 어렸을 때부터 아토피로 고생하고 있지만 먹고살기 빠듯한 살림살이에 제대로 된 병원에 데리고 가지 못했다는 민기 어머니 이모씨는 “특히 요즘 같은 겨울철이면 민기 팔다리에서 성한 곳을 찾기 힘들다”며 눈물지었다. 서울 동대문구는 대한아토피협회와 함께 지난 8일 민기군 가정에 이불과 보습제 등 80만원 상당의 아토피 전용제품을 전달하는 등 동대문 지역 어려운 가정의 자녀 아토피 치료 돕기에 나섰다고 11일 밝혔다. 동대문구가 2010년부터 경희의료원 소아청소년과와 의료협약을 맺고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특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역 자원인 국립산림과학원(홍릉수목원)과 연계해 숲 체험을 할 수 있는 ‘아토피교실’은 간판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이 생활 속 아토피 예방법을 구연동화와 숲 체험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숲 해설가와 함께 다양한 야생 열매를 모으고 풀과 나무의 이야기를 상상하는 놀이프로그램을 통해 체험학습의 시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구는 지난해 아토피 고위험군 아동 100여명을 찾아냈으며 매월 방문상담 후 치료용품을 지원하는 ‘내 몸 사랑 프로젝트’ 등으로 아토피 예방·관리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장승희 지역보건과장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아토피와 천식 등 각종 환경질환을 치료받지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장기적으로 각종 건축물에 엄격한 환경기준을 만들어 모든 지역 주민이 건강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하나은행, 역전패 충격 씻어내며 단독 2위로

     KEB하나은행이 황망한 역전패의 충격을 털어내며 신한은행을 5연패로 몰아넣었다.  지난 4일 삼성생명에 종료 47초를 앞두고 7점 차로 앞서다 51-52로 역전패한 하나은행은 8일 경기 부천체육관으로 불러 들인 신한은행과 4라운드 마지막 대결을 69-58 압승을 거뒀다. 샤데 휴스턴이 28득점 11리바운드, 첼시 리가 19득점 10어시스트 둘다 더블더블 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하나은행은 10승10패 승률 5할을 맞추며 단독 2위로 올라섰고, 지난 주말 KB스타즈에 종료 직전 충격적인 2점 차 역전패를 당했던 신한은행은 9승11패로 삼성생명, KB스타즈와 공동 3위를 형성했다.  하나은행은 1쿼터부터 잘 풀렸다. 김이슬과 김정은이 3점슛 하나씩을 집어넣었고 리와 휴스턴이 6점씩으로 거들었다. 반면 신한은행은 김단비의 3점슛 두 방 6점으로 1쿼터를 13-18로 뒤졌다.  신한은행은 2쿼터 종료 4분30여초를 남기고 모니크 커리의 2점으로 첫 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공격에 맥을 찾지 못했다. 하나은행은 김정은 5득점, 리와 휴스턴이 4점씩 보탠 반면, 신한은행은 커리가 8점 올린 게 팀 득점의 전부로 이 쿼터에만 8-15로 밀려 전반을 21-33으로 뒤졌다. 21점이라면 한창 잘나가던 시절 한 쿼터 득점보다 못한 점수였다. 리바운드 수 12-19로 한참 밀렸으니 다른 도리가 없긴 했다.  3쿼터 종료 4분29초를 남기고 신한은행이 32-42로 쫓아왔다. 윤미지와 최윤아가 5점씩 넣었지만 하나은행은 강이슬에게 3점슛 두 방을 허용해 38-49로 간격은 그리 좁혀지지 않았다.  4쿼터 종료 8분여를 남기고 42-50까지 쫓아오자 하나은행은 휴스턴의 연속 4득점으로 한숨 돌렸으나 신한은행은 김단비의 3점으로 9점 차로 좁혔다. 그러나 리의 연속 4득점과 휴스턴의 연속 6득점을 묶어 64-49로 멀찍이 달아났다.  종료 2분56초를 남기고 박종천 하나은행 감독은 “무리하지 말고 3점 맞지 말고 수비에 집중하자”고 선수들에게 신신당부했다. 나흘 전 당한 뼈아픈 역전패를 다시 보고 싶지 않다는 절박함이었다.  종료 2분여를 남기고 휴스턴이 나홀로 드라이브인으로 골망을 갈라 사실상 승기를 잡았고 정인교 신한은행 감독은 주전을 쉬게 하고 앞서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나섰던 후보 선수를 내보내 백기를 들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의원 ‘카톡 홍보’할 때 원외 후보는 ‘단체 문자’ “그마저 5회 제한” 한숨

    # 서울의 한 선거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한 A씨의 선거사무실은 종일 비어 있다. “예비후보는 선거사무원을 최대 3명만 둘 수 있어 주민 인사, 홍보물 제작만도 손이 딸린다. 전화받는 직원을 두기도 벅차다”는 게 A씨의 하소연이다. 반면 상대 당의 현직 의원은 최근 의원회관 소속 비서관·인턴들까지 지역 사무실에서 파견근무를 하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불법이지만 사문화된 조항이다. ●‘선거사무원’ 최대 3명 vs 비서관 +α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이 4·13 총선 선거구 획정 시까지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운동 단속을 잠정 유보키로 결정했지만, 구도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게 7일 현재 예비후보들의 볼멘소리다. 이들은 명함 배포부터 온라인 홍보까지 기득권의 높은 벽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 카카오톡은 새로운 의정보고 수단으로 대유행 중이다. 의원 얼굴과 함께 “○○사업 예산에 국비 ○○억원 확보” 제목이 달린 ‘카톡 의정보고’는 “종이 값도 덜 들고 팸플릿보다 ‘면대면’ 홍보 효과가 더 뛰어나다”는 중평이다. 그러나 예비후보들에게 카톡은 사실상 그림의 떡이다. 개인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탓에 1대1로 보내야 하는 카톡은 활용하기 어려운 이유에서다. 현역 의원은 의정 홍보 문자 메시지도 횟수 제한 없이 돌릴 수 있지만, 예비후보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 대량 문자메시지를 5회 이내로만 보낼 수 있다. ●‘명함배부’ 배우자·직계만 vs 무제한 # 예비후보의 명함 배부는 본인 외에 배우자, 직계 존·비속만 가능하다. 반면 현역 의원은 당원을 포함해 배포자에 제한이 없다. 대구 지역 새누리당 소속 한 예비후보는 “지방선거 때 자신이 공천한 시·군·구 의원들을 시켜 경로당·복지관에 달력을 돌리는 등 정식 선거운동원 외에 변칙 활용하는 인력들이 태반”이라고 주장했다. # 현역 의원 또는 원외 당협위원장이 독점한 당원 명부를 예비 후보는 당내 경선 직전에나 손에 쥘 수 있다. 충성도 높은 당원 관리는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 선점으로 직결된다. 경기 지역 새누리당 예비후보 B씨는 “말로는 당내경선을 통한 상향식 공천을 한다면서 당원 명부 공개를 안 하면 신인들은 맨땅에 헤딩하라는 격”이라고 답답해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朴대통령 “과거 적폐 척결… 사전 예방책 곧 발표”

    朴대통령 “과거 적폐 척결… 사전 예방책 곧 발표”

    박근혜 대통령은 5일 “과거의 적폐가 경제활력의 걸림돌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각 부처는 부정부패 척결에 더욱 매진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밝히고 “적폐가 잔뜩 쌓여 있는데 돈을 쏟아붓는다고 피와 살로 가겠는가”라며 “부패요인을 선제적으로 감시, 경고하는 인프라를 구축해 예산 낭비와 비리 소지를 원천적으로 제거하고 대형 국책사업을 비롯해 정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 나가길 바란다. 사전 예방 조치를 곧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의 티타임에서는 국회에서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법안 등이 처리되지 않는 것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안 하면서 맨날 경제가 어렵다고 하면 어떡하느냐. 눈앞에 할 수 있는 것도 안 하는 것은 신세타령밖에 안 되는 것”이라면서 “한숨만 쉬고 어려우니까 어쩌니 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다. 지금이야말로 어려운 때일수록 더욱 할 수 있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은 임기 동안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낼 것”이라면서 “국무위원께서도 경제활성화와 국가혁신의 구체적 결실을 국민 앞에 내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올해는 외교안보적으로 매우 중요한 전환기인 만큼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강조하는 한편 “최근 북한도 8·25 합의 이행 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민간 통로 확대와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 남북 관계 정상화에 힘써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실종된 눈·얼음 축제, 웃자란 농작물… ‘철없는 날씨’에 속탄다

    실종된 눈·얼음 축제, 웃자란 농작물… ‘철없는 날씨’에 속탄다

    겨울 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겨울축제장과 농민들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5일 자치단체와 농민들에 따르면 예년 평균보다 2~6도 높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눈·얼음 테마 겨울축제들이 속속 취소되고 웃자람과 병충해로 겨울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울상을 짓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슈퍼 엘니뇨 영향으로 올겨울에 한반도에 따뜻한 공기가 유입돼 일어나는 현상이다. 당장 겨울축제를 취소하거나 축소하면서 축제를 준비하던 지자체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겨울철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 물거품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6일 예정했던 ‘원조 겨울축제’인 강원 인제군 빙어축제는 지난겨울 가뭄으로 취소한 데 이어 올겨울에는 포근한 날씨에 발목 잡혀 2년째 축제를 접었다. 강원 홍천군의 홍천강 꽁꽁축제를 비롯해 경기 가평군의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 전북 무주 남대천 얼음축제는 일찌감치 취소를 결정했다. 3년 연속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던 자라섬축제는 오는 9일부터 열 예정이었지만 얼음 두께가 2㎝에 불과해 관광객 안전을 우려해 취소했다. 2011년 구제역 파동 이후 두 번째다. 수천명이 한꺼번에 얼음낚시를 즐기려면 얼음 두께가 적어도 20㎝ 이상 돼야 한다. 평창 송어축제는 지난달 18일 예정대로 개막했지만 축제의 핵심인 얼음 낚시터는 얼음이 얼지 않아 31일 간신히 개장했다. 경북 안동 암산얼음축제는 안전 점검을 거쳐 축제 개최 여부와 시기 등을 곧 정하기로 했다. 지난달 24일 열려던 강화도 빙어축제도 잠정 연기했다. 경남 대표 얼음축제인 금원산 얼음축제는 개최를 보름가량 미루다 지난달 30일에야 개막했지만 얼음이 얼지 않아 무늬만 얼음축제가 됐다. 지난달 25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문을 여는 대구 비슬산 얼음축제도 얼음조각을 비롯한 조형물은 볼 수 없고 눈썰매장만 있는 반쪽짜리 축제가 됐다. 충북 영동군은 높이 40∼100m, 폭 200여m의 거대한 인공빙벽을 만들어 관광자원화하고 빙벽대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얼음이 얼지 않아 오는 24일 예정된 국제빙벽대회를 취소했다. 그나마 국내 대표 겨울축제로 오는 9일 개막하는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는 현재 15㎝ 이상 얼음이 얼어 당장 축제를 여는 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포근한 날씨 속에 안전을 위해 얼음낚시 구멍을 기존 2m 간격에서 4m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최전방 산골마을 화천 산천어축제장에서라도 겨울축제를 끝까지 열어 관광객들에게 겨울의 낭만과 추억을 심어 주겠다”고 말했다. 겨울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한숨도 깊어 가고 있다. 파종한 마늘이 웃자라고 양파의 생육은 더디기만 하다. 지난가을에 파종한 보리도 웃자라고 노균병과 고자리파리와 같은 병해충도 늘었다. 비까지 자주 내려 토양에 습기가 많다 보니 뿌리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북 의성과 군위 등에서는 보리가 무성하게 자라 벌써 꽃이 피는 기현상이 생겼다. 광주·전남지역에는 지난해 11월부터 비가 자주 내려 일부 겨울 작물이 습해를 당했다. 습해가 가장 심한 작물은 지난해 11월 중순 출하를 시작한 시금치다. 광주·전남지역 시금치 최대 생산지인 신안에서는 전체 재배량 절반이 뿌리썩음병에 걸려 농민들이 울상이다. 신안군의 피해 신고 결과는 시금치를 재배하는 1571가구 가운데 1100농가(70%)가 피해를 봤다. 재배 면적을 기준으로 한 피해 규모는 1057㏊ 가운데 783㏊(74.1%)다. 버섯과 곶감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대표 표고버섯 노지 재배지인 전남 장흥은 470여 농가 가운데 70% 정도가 습해를 당해 수확을 못 했다. 표고버섯 재배 농가는 내년 봄 원목의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아예 못 쓰게 되는 2차 피해도 우려한다. 감 주산지인 전남 장성·광양·구례, 전북 완주 등에서는 곶감을 말리면서 꼭지가 빠져 상품성이 크게 떨어졌다. 인천 강화군은 총채벌레 개체 수의 증가 여부를 주시한다. 겨울이 따듯하면 총채벌레 개체 수가 늘어나 이듬해 고추 생육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 벌레는 주로 고추나 토마토의 즙을 빨아 먹으며 황화잎말림병 등을 일으킨다. 김철우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농업연구사는 “이상 기온에 따른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철저한 배수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가평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애물단지’ 백조 데려갈 동물원 어디 없나요

    ‘애물단지’ 백조 데려갈 동물원 어디 없나요

    경북 안동시가 사육 중인 천연기념물 백조(혹고니)와 흑고니가 개체 수를 불리면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5일 안동시 등에 따르면 시는 2014년 9월 남후면 무릉유원지 인근 2만여㎡에 49억원을 들여 국내 처음으로 백조공원을 조성했다. 평화로운 도시 안동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관광 자원화하기 위해서다. 2011년엔 특허청에 ‘백조의 도시 안동’을 브랜드로 등록하기도 했다. 현재 백조공원에는 혹고니 50마리와 흑고니 3마리 등 모두 53마리가 있다. 네덜란드로부터 마리당 150여만원에 들여온 27마리(혹고니 24마리, 흑고니 3마리)와 백조공원에서 번식된 혹고니 26마리 등이다. 공원 운영은 안동시설관리공단이 맡았다. 백조는 천연기념물 제201호로 지정돼 보호하고 있으며, 환경 분야에서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한 희귀 조류다. 하지만 백조가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개체 수 증가로 기존 백조공원(관리동, 부화장, 검역장, 생태연못, 관찰로 등)이 협소해진 데다 연간 관리비로 1억 8000만원 정도가 드는 등 관리상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어서다. 특히 공원 개장 이후 2014년, 지난해 2년 연속 국내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방역 등 관리에 초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게다가 시는 백조가 천연기념물인 관계로 함부로 처분조차 못 해 울상이다. 시는 최근 문화재청에 백조를 민간 등에 무상 분양하기를 문의했으나 사실상 불가 통보를 받았다. 문화재청은 동물원 등 전문기관을 제외한 곳에는 분양할 수 없고, 분양 시에는 사전 허가를 받도록 했다. 백조공원 연간 관람객도 2만 4000여명에 그쳐 당초 목표 인원인 20만명에 크게 못 미친다. 안동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당초에는 일정 수준의 백조 개체 수가 확보되면 낙동강 등에 방사해 텃새화할 계획이었지만 문화재청이 겨울철 시베리아 등지에서 찾아오는 백조와의 교잡종 발생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 등을 우려해 이를 금지토록 했다”면서 “백조공원의 적정 사육 개체 수 조절을 위해 현재 백조를 무상 증여할 동물원을 찾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신년기획] “올 동북아 갈등 변수는 北… 핵·미사일 카드 다시 꺼낼 것”

    [신년기획] “올 동북아 갈등 변수는 北… 핵·미사일 카드 다시 꺼낼 것”

    지난해 아시아는 한·중·일 관계 개선의 흐름 속에서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 동남아국가의 갈등이 첨예하게 맞섰다. 하지만 새해에는 동북아 특히 한반도를 둘러싸고 숨 가쁜 변화와 움직임이 예상된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국제적 권위자인 오코노기 마사오(71) 일본 게이오대 명예교수에게 이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3일 도쿄 게이오대 미타캠퍼스에서 이뤄졌다. →2016년 새해의 국제환경, 동북아 안보환경의 변화는. -중국의 해양 진출로 인한 남중국해 갈등이 새해에는 진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성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중국도 주변 국가와의 협력과 경제에 더 집중해야 할 처지다. 정책의 우선순위도 바다에서 ‘실크로드 경제개발벨트 활성화’ 등 내륙 개발로 옮겨갈 것이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정부도 아베노믹스의 유지와 7월 참의원 선거가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관계 개선과 긴장 완화 흐름에도 동북아에서는 새로운 갈등 요소가 꿈틀거리고 있다. →새로운 갈등 요소라면. -바로 북한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외교가 재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력 안정을 다진 김정은 정권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 목표 달성을 위한 외교수단으로서 ‘핵·미사일 카드’를 활용하는 대외 공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 ‘외부 자원’을 얻어내기 위한 보다 돌발적인 행보가 우려된다. 11월 미국 대선을 기회로 여기는 북한은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길 원한다. 대미 접근 및 정상화, 나아가서는 불가침조약 수립을 위한 포석이 예상된다. 북한은 미국의 새 정권 출범 초기마다 위기를 만들어 대화 국면 조성과 고립 타개를 시도해 왔다. 이런 관점에서 북한은 올해 미사일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미국의 새 행정부가 출범하는 내년에는 핵실험 카드를 들이댈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이런 시도가 제재 국면을 더 심화시킬 것 아닌가. -제재를 강하게 하면 북한을 굴복시킬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 이뤄진 시도는 별 성과가 없었다. 북한을 비핵화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일은 이 문제를 미국에 기대려 했고, 미국은 중국에 떠넘기려 했다.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도, 능력도 부족했다. 책임을 서로 떠넘기면서 북한 비핵화에 손을 놓은 상황이 이어졌다. 과거와 달리 북한의 핵능력은 진전됐다. ‘핵 위협’이 구체적 행동으로 진전될 우려도 크다. 북한이 핵 카드를 다시 꺼내 든다면 그저 무시만 할 수도 없게 됐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지만 외부에서 얻을 것이 있다면 핵 동결에는 응했다. 북한의 핵 능력이 더한층 강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 차기 행정부가 접촉 정책을 다시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은 불가능한가. -남북한과 미·중, 일본과 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회담 재개 움직임이 예상된다. 회담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에도 불구하고 대안 없는 상황에서 6자회담으로 갈 수밖에 없다. 회담 의장국이던 중국도 재개를 줄곧 주장해 왔다. 어떤 식으로든 비핵화 노력을 보여 줘야 할 상황에서 관련국들이 회담 재개를 거부하기만도 어렵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 재개 요구 등 한국에 관계 개선을 압박해 올 것이다. 남측이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이지 않을 경우 북한은 6자회담을 먼저 움직여 나가려고 할 것이다. 남북 관계와 6자회담이 동시에 진전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12월 말 한·일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합의했다. 올해 한·일 관계의 과제라면. -두 나라는 비슷한 시대적 압박과 현안에 직면해 있다. 전략적 협력의 폭을 넓혀 나가야 할 때다. 미·중 사이에서 양국의 전략적 대화 확대는 생존 공간과 선택권을 넓혀 줄 것이다. 자원개발에서 인프라 건설 등 국제무대에서 한·일의 적잖은 기업들은 이미 정보력, 자금력 등을 보완하면서 전략적 협력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해 나가고 있지 않은가. 새로운 50년을 맞는 원년인 올해, 보다 중장기적으로 서로의 발전과 전진을 위해 마음을 열었으면 한다. →위안부 문제 합의가 주는 국제정치적 함의는. -우선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가 예상된다. 미국은 이를 위해 뒤에서 합의를 뒷받침하고 영향력을 행사했다. 미국의 관심은 안보로, 중국의 해양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한·미, 미·일 동맹을 연결시켜 서태평양에서 남태평양까지 중국의 활동을 감시하고 제약할 체제를 만들려고 한다. 평택에서 오키나와를 거쳐 필리핀을 잇는 방어망의 강화다. 한·일 협력은 이를 위해 필수적이다. 중국은 그런 움직임을 자국을 견제, 포위하는 것으로 여기며 탄도미사일 공중방어시스템인 사드 협력으로 확대되는 것을 걱정한다. →한·중·일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까. -안보 분야와 달리 경제 분야의 3국 협력은 확대되고 활성화되고 있다. 경제 중심의 실용적인 협력과 발전이 기대된다. 새해 일본에서 열릴 3국 정상회담은 경제, 환경, 에너지 등 비안보 분야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일본이 먼저 가입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관련 협의도 진행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제창한 동북아평화구상도 세 나라가 심도 있게 논의해 발전시켜 나갈 수도 있다. →중국은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떤 북·중 관계를 생각하고 있나. -지난 12월 북한의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철수 소동 이후 두 나라는 부정적인 여파를 최소화하려고 조심하고 있다. 한반도를 대미 관계 속에서 보고 있는 중국은 미·중 관계 속에서 ‘말판’인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고려하고 있다. 미·일 동맹 강화와 한·미·일 안보협력이 중국을 자극하고 북·중 관계의 긴밀화로 이끄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기본 틀인 미·중간 긴장이 완화되고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적대적으로만 가지는 않을 것이다. →5월 북한 노동당대회를 중요한 분수령으로 보고 있는데. -김정은 체제 정비의 완성이란 측면이 있고 이를 기점으로 중장기적인 대외정책에 돌입한다는 의미도 갖는다. 당 대회를 어떤 형식으로 열지도 대중 관계 개선에 중요하다. 해외사절을 부르고 성대하게 열려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 김정은의 중국 방문과도 연결지어 볼 수 있다. 당 대회 전후 또는 올해 안에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한숨을 돌린 북한이 중장기적인 안정을 위해 고립 탈피 및 대외관계 정상화, 생존자원 확보 등을 겨냥해 핵·미사일 카드를 흔들어댈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일본의 대북 정책은 납치 문제에 납치당했다”는 조크가 있다. “납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아베 총리의 중요한 선거 공약이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와 대북 관계 정상화를 별개의 ‘투 트랙’으로 가려는 고이즈미 정권 때와 달리 아베 정권은 이를 연결시켜서 대북 제재를 강화했다. 납치, 핵, 미사일 문제가 해결돼야 제재를 해제하고 관계 정상화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2014년 5월 일·북 스톡홀름 합의에서 보듯 아베 정권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싶어 했지만 고이즈미 때의 정책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 납치 문제 가족회와 관련 민간단체들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 조기 붕괴설’에 근거한 아베의 정책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올해 일본 국내 정치를 전망한다면. -7월 참의원 선거는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과 헌법 개정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헌법 개정은 국회를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국민투표를 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아베는 양적 완화 등 경제적 기대감을 주면서 경제에 대한 국민 지지를 정권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오코노기 마사오 명예교수는 1945년생으로 일본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문제에 대한 연구를 개척하고 이끌어 온 원로 정치학자다.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 프로젝트 위원장으로 양국 관계 발전의 청사진 마련을 주도했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자문기관인 ‘대외 태스크포스’ 위원,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의 자문기구인 ‘외교정책연구회’ 위원 등을 지내며 일본의 한반도 정책 결정에 관여해 왔다. 이런 연유로 한국의 전문가 집단에도 지인이 많다. ‘조선전쟁’(중앙공론사), ‘일본과 북조선’(PHP연구소) 등의 저서가 있다.
  • [데스크 시각] 빨간 해야, 어둠을 살라 먹고…/송한수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빨간 해야, 어둠을 살라 먹고…/송한수 정책뉴스부 차장

    새해가 얼굴을 빼꼼 내밉니다. 우리네 가슴은 한껏 벅차오릅니다. 부푼 꿈으로 스스로를 다독여야 할, 그토록 질긴 목숨이어서입니다. 금세 꺾여 버리는 희망에 시퍼렇게 ‘쑥물’이 들지라도. 올해 또한 녹록잖을 터입니다. 숱한 어려움이 옥죌 것이기에. 서민 살림살이가 잔주름을 펴리라. 이런 말은 어디도 없습니다. 더러는 되묻기도 합니다. “새해라며 반길 게 뭐냐”고. “또 하루가 바뀌었을 뿐”이라며. 삶이 팍팍한 사람들 얘기입니다. 시나브로 겨울이 익습니다. 곧 땅까지 잔뜩 얼어붙는 탓입니다. 짐승도 몸을 움츠립니다. 우리들은 “어디 그뿐일까” 고개를 내젓게 됩니다. 없이 살아가는 낮은 이웃에게, 계절의 변심은 날카로운 칼날입니다. 자꾸자꾸만 생채기를 파헤칩니다. 칼바람 복판에서 한숨이 거셉니다. 참 착한 국민들은 세상 이치로 여깁니다. 그렇지만 희망을 품어야겠습니다. 2015년 마지막날 잔치라도 벌인 듯 들떴던 것과도 같이. 지난 잘못을 따진들 무엇을 하랴, 이제 고스란히 잊자며. 눈보라를 꺾고 피어오른 인왕산 자락 핏빛 진달래꽃처럼. 아스라히 스러진 지난해는 참말로 버거웠습니다. 이 땅의 보통 사람들에겐 더더욱 그랬습니다. 사회 지도층의 ‘갑질’ 밑에서 허덕였습니다. 단 하루도 빠지지 않는 꼭 1년 전, 그때 품었던 소망은 야속하게도 주인을 저버렸습니다. 차라리 하늘 세상은 평등하지 않겠느냐며, 저승을 선택한 이도 쏟아졌습니다. 제발이지, 올해만큼은 다르기를. 원숭이띠 2016년 첫날에 빕니다. 정부3.0 정책이 실생활 속으로 녹아들기 바랍니다. 더이상 정부3.0 단어마저 낯설게 새겨지지 않기를. 단 한 사람에게라도 불편을 끼친다면, 그런 규제를 없애는 용기를 발휘할 수 있기를. 여느 해에 견줘 한결 알차고 값진 열매를 거두기를. 그래서 많은 국민이 기쁨에 넘쳐 갈채하기를. 또한 나아가 공직사회가 한층 사랑받기를. 뾰족한 손가락질 대신에. ‘갑’(甲) 노릇은 고사하고 ‘을’(乙)에다 ‘병’(丙) 자리까지, 죄다 물리쳐 머슴을 자처했으면 합니다. 낮은 곳으로 임하는 게 ‘패배’를 넘어 다 함께 일어서는 일이라 깨우치길. 막 발걸음을 뗀 병신년 소망은 내달립니다. 채찍질에 쫓깁니다. 성화에 못내 밀려납니다. 마찬가지로 짙은 그늘이 드리운 곳 얘기입니다. 비무장지대(DMZ) 대성동 마을입니다. ‘자유의 마을’에서 이제 ‘평화의 마을’로 화끈하게 탈바꿈시켰으면 좋겠습니다. “북한(짧게는 500m 거리인 기정동 마을)과 아주 가깝지만 무섭지 않다”는 그곳 아이들의 말처럼. 정부와 민간이 손잡은 지원 사업이 펄펄 날아오르기 바랍니다. 두 마을끼리 악수는 또 어떨까요. 본디 큰 일도 작은 것부터, 가까이에서 출발합니다. 두꺼운 얼음장 밑으론 머잖아 봄이 졸졸 흐를 것입니다. 하긴 동장군(冬將軍) 덕에 ‘봄 처녀’가 빛나는 법입니다. 외로우니 사람이고, 사람이니 외로울 터입니다. 서로서로 그렇게 다독이길. 스크럼을 짜기보다 어깨동무를 하도록. 목덜미를 붙잡는 절망의 꼬리를 감추도록. 박두진(1916~1998) 선생의 작품을 떠올립니다.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어느 시인은 노래합니다. 진솔(한 차례도 빨지 않은 새 옷)과도 같은 새하얀 첫날에 속삭입니다. 세상을 더 가까이서 보려고 하늘이 눈을 내린다. 다른 이는 이렇게 맺습니다. 희망은 불멸이다. 그대, 희미한 불빛만 살아 있다면 사라지지 말아라. onekor@seoul.co.kr
  • [2016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잠자는 도시의 아빠 -홍유진

    [2016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잠자는 도시의 아빠 -홍유진

    “엄마! 아빠가 또 안 일어나요!” 수리는 소파 위에 이상한 자세로 몸이 꺾여 있는 아빠를 보며 소리쳤습니다. 부엌에서 일하던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습니다. “이런, 또 고장 났니? 요즘 점점 더 자주 그러네. 건전지는 갈아 끼워 봤어?” “지금 해 볼게요!” 수리는 건전지 두 개를 가져와 아빠의 귀에 꽂고는, 리모컨의 빨간 버튼을 눌렀습니다. 아빠의 귓가에는 ‘파직’ 하고 전기가 피어올랐지만, 그럼에도 아빠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심장에 대고 해 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수리는 또다시 엄마한테 소리칠까 하다가, 문득 재밌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아빠를 살리는 거야!’ 수리는 의사놀이를 하기로 마음먹고는, 몸이 꺾여 있는 아빠를 소파에 가지런히 눕혔습니다. 아빠는 마치 ‘잠자는 숲속의 공주’ 같아 보였습니다. ‘아니, 왕자라고 해야 맞을까?’라고 생각하던 수리는 곰곰이 고민해 본 끝에 ‘역시 아빠는 왕자는 아니야’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수리는 전에 아빠가 사 준 의사놀이 장난감 세트를 거실로 옮겨 왔습니다. 아빠의 회사 가방 같은 검은색 가방을 여니, 온갖 수술용 도구들이 튀어나왔습니다. 물론 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 도구들이었지만요. “이 환자는 아주 위독한 상태야!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어! 간호사, 여기 메스!” 수리는 의학 드라마에서 본 대사를 따라 하며 1인 2역을 했습니다. 원래는 아빠가 의사였고 수리는 그 옆에서 수술을 돕는 간호사였지만, 이번만큼은 달랐습니다. 수리는 심장이 두근두근거렸습니다. 의사는 전부터 꼭 해 보고 싶었던 역할이었지만, 그동안엔 전혀 해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아빠가 위험하다는 이유로 수술용품들을 만져 보지도 못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리는 왠지 아빠가 의사 역할을 뺏기기 싫어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수리는 조심스럽게 플라스틱 칼을 집어 아빠의 와이셔츠를 풀었습니다. 그리고 장난감 청진기를 가슴에 갖다 대고 조용히 심장 소리를 들어 보았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청진기가 장난감이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진짜로 아무런 소리도 안 나는 건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수리에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습니다. 수리는 다음으로 집게로 살을 꼬집고는, 고무줄을 이용해 심장박동 측정기와 연결시켰습니다. 그러고는 숨이 멎은 환자한테 하는 전기 충격을 흉내 내어 보았지만, 아빠는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아침밥을 다 차린 엄마는 그제야 기억이 났는지,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아빠는 아직도 안 일어났니?” “네. 건전지도 바꿔 봤는데, 안 돼요.” “저런, 빨리 의사 선생님한테 가서 고쳐 달라고 해야겠구나.” 엄마는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오늘 아침 식사는 아빠 없이 둘이서 하게 되었지만, 수리는 별 상관이 없었습니다. 아빠는 집에 없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소파 위에서 거대한 로봇처럼 잠들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수리와 엄마는 아빠를 차에 태워 병원으로 갔습니다. 잠시 신호에 걸려 횡단보도에 멈춰 서 있는 동안, 수리의 눈에는 여기저기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이 들어왔습니다. 요즘 들어 사람들은 길을 잘 걷다가도 갑자기 픽픽 쓰러져 버리곤 했습니다. 엄마는 차 앞에 쓰러져 있는 남자를 향해 짜증스럽게 말했습니다. “아휴, 바빠 죽겠는데 왜 하필 여기서 기절한담!” 하지만 다들 경적만 빵빵 울려 댈 뿐, 아무도 차에서 나와 남자를 일으켜 주지는 않았습니다. 길거리를 걷던 사람들도 모두 관심이 없는 듯 남자를 스쳐 지나갈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차들이 계속 밀려서 빵빵거리자,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급하게 달려왔습니다. “쯧쯧, 젊은 사람이 벌써 이러면 쓰나.” 환경미화원 아저씨는 마치 쓰레기를 치우듯 남자를 일으켜 빗자루와 함께 끌고 갔습니다. 수리는 아저씨가 어딘가에 전화를 거는 것을 차창 너머로 끝까지 지켜보았습니다. 병원에 도착하자, 수많은 사람들이 눈을 뜬 채 실려 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다들 아빠와 같은 사람들인 모양이었습니다. 그중에서는 마치 뭔가를 말하려다 멈춘 것처럼 입을 벌리고, 허공에 손을 뻗은 채 굳어 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수리는 그 사람이 뭘 말하려고 했던 걸까 궁금해하며 엄마와 함께 아빠를 부축했습니다. 아빠의 몸은 마치 딱딱한 마네킹처럼 굳어 있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아빠의 상태를 보자마자, 피곤한 듯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오늘만 해도 꽤 많은 환자들이 이곳에 다녀간 모양이었습니다. 엄마는 아랑곳하지 않고 조곤조곤 자기 할 말을 꺼내 놓았습니다. “이이가 갑자기 안 일어나요. 요즘 들어 자주 쓰러지긴 했지만, 건전지만 갈아 끼우면 멀쩡했는데…이젠 그마저도 안 통하네요.” 엄마의 말에 의사는 가까이 다가와 아빠를 진단했습니다. 수리는 다음에 의사놀이를 할 때 좀 더 실감나게 하기 위해 선생님의 모습을 집중해서 관찰했습니다. “기면증(주: 참을 수 없게 잠이 오는 증상)이 많이 진행된 상태입니다. 이제 웬만한 자극으로는 깨어나지도 못할 겁니다.” 그 말에 엄마는 당황하며 물었습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되죠? 이이는 당장 내일부터 회사를 나가야 한다고요!” “그렇다면 특별히 특급 건전지 하나를 처방해 드리겠습니다. 이건 효과가 즉시 나타나지만, 자주 사용할수록 내성이 생기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아마 나중엔 그 어떤 건전지도 듣지 않을 겁니다. 특히 환자가 깨어날 의지가 없으면 더 힘들 거고요.” 엄마는 표정이 어두워졌습니다. “그럼 이제 이이가 시한부 인생이라는 건가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아예 몸 자체를 새것으로 바꿔 주시면 안 될까요?” “너무 오래되거나 낡은 부품들은 교체하기가 어렵습니다. 노화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현상 아니겠습니까? 괜히 수술하다가 잘못되면 다신 못 깨어날 위험이 큽니다. 그냥 앞으로 집에서 잘 돌봐 주시고, 평소에 심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자극을 많이 주시면 될 겁니다.” 의사 선생님은 난처한 듯 말했지만, 수리의 눈에는 그저 귀찮아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었습니다. “이런, 집에 돌봐야 할 아이가 한 명 더 늘었네.” 엄마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습니다. 아빠가 아이가 되어 버렸다는 생각이 들자, 수리는 웃음이 나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엄마는 슈퍼에서 아빠가 좋아하는 매운 음식들을 잔뜩 사 왔습니다. 혹시나 아빠가 잠에 빠지려고 할 때 매운 걸로 자극을 주면 수명이 늘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수리도 그 사이, 자신이 좋아하는 단 과자들을 몰래 쇼핑카에 숨겼습니다. 그렇게 집에 오자마자, 수리는 특급 건전지를 꺼내 아빠의 심장에 갖다 댔습니다. 건전지가 닿자마자, 아빠는 마치 불이 들어온 로봇처럼 눈을 번쩍 떴습니다. 엄마는 그제야 만족하며 말했습니다. “다행히 비싼 거라 효과는 좋네.” 무슨 상황인지 몰라 머리를 긁적이는 아빠에게 엄마는 다짜고짜 매운 음식을 내밀었습니다. “이거 드세요. 당신 내일 회사도 나가야 되잖아요.” 그 말에 아빠는 잠시 멈칫하더니, 얌전히 음식을 받아먹기 시작했습니다. 그 옆에서 수리도 단 초콜릿과 과자를 입안에 집어넣었습니다. 온몸에서 힘이 나는 게, 마치 건전지를 씹어 먹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한편, TV에서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요즘 길거리에 아무런 이유 없이 쓰러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마치 몸이 방전된 것처럼 축 처지는 증상인데요, 일에 지친 사람일수록 이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뉴스 앵커는 그런 사람들을 ‘자극인간’이라고 불렀습니다. 아무런 의욕 없이 집에만 누워 있거나, 자극 없이는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수리는 아직 어려서 건전지를 몸에 사용해 본 적이 없었지만, 그런 사람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자신도 몸이 아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잠에서 깨어난 아빠는 다음 날부터 또다시 회사를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아빠는 늘 집에 들어오면 녹초가 되어 있었습니다. 회사에 갔다 오면 멍하게 소파 앞에 앉아 TV를 봤는데, 가끔 보면 눈을 뜬 채 자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습니다. 수리는 방으로 들어와 그동안 밀린 숙제를 했습니다. 이제 내일부터는 학원을 여러 군데 다니게 되는데, 미리 예습을 해 둬야만 따라가기가 쉬울 것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방에서 공부하고 있었을까, 문득 방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빠는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 들뜬 목소리로 수리에게 물었습니다. “수리야, 아빠랑 이번 주말에 놀이공원 갈까?” 그 말에 수리는 심드렁하게 대꾸했습니다. “아빠, 죄송하지만 저 바빠요. 다음 주부터는 학원을 네 군데나 다닌단 말이에요.” “그러니…미안하구나, 아빠가 눈치가 없었네. 하하.” 아빠는 멋쩍게 웃으며 방을 나갔습니다. 수리는 ‘아빠가 많이 심심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수리는 아빠가 다시 잠들면 그때는 더 완벽하게 의사놀이를 할 거라고 다짐했습니다. 차라리 아빠가 빨리 잠들었으면 하는 마음도 조금은 있었습니다. 아빠는 깨어 있을 때보다 잠들어 있을 때가 더 재미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빠는 부엌에는 전혀 가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부엌에 누군가가 침입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수리의 집에는 총 3개의 방이 있었습니다. 엄마 방, 수리 방, 그리고 아빠 방인 거실. 아빠는 다시 거실의 TV 앞에 앉았지만, 문득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TV에서는 오늘은 어떤 연예인이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둥 이젠 대수롭지도 않은 이야기들만 줄줄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아빠는 TV를 보다가 눈을 뜬 채 또다시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한참이 지났을까, 소파 옆으로 다가온 엄마는 아빠를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쿠야, 벌써 약발이 떨어진 거야?” 엄마는 아빠를 소파에 눕히며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느새 수리도 기다렸다는 듯 방에서 의사놀이 세트를 들고 나왔습니다. 엄마가 수리에게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그냥 이렇게 내버려 두는 게 좋을 것 같구나. 내일 아침에 아빠를 깨우도록 하자.” “네!” 수리는 장난감을 늘어놓으며 씩씩하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본 엄마가 못마땅하게 말했습니다. “수리야, 공부해야지. 넌 이제 어린애가 아니잖니. 아빠랑 같이 놀 나이도 지났고.” 엄마의 말에 수리는 시무룩해졌습니다. 어쩔 수 없이 장난감 세트를 그대로 들고 방으로 들어갔지만, 문득 아빠의 눈과 마주쳤습니다. 아빠의 눈엔 초점이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슬퍼 보였습니다. 수리는 그대로 문을 닫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엄마는 특급 건전지를 사용해 강제로 아빠를 잠에서 깨웠습니다. 아빠는 단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회사로 나갔습니다. 하지만 그날 밤, 아빠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집으로 오다가 길바닥에 쓰러지기라도 한 것일까요? 엄마와 수리는 급하게 밖으로 나와 아빠를 찾았지만, 아빠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핸드폰으로도 연락해 보았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습니다. 위치 추적을 해 보니, 핸드폰은 중국에 있다고 떴습니다. 아빠는 마치 미아가 되어 버린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물품보관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핸드폰이 아닌, 아빠를 찾아가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물품보관소에 보관되어 있던 아빠는 얼굴과 옷이 지저분해져 있었는데, 엄마는 손수건으로 대충 얼굴을 닦아 주고는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수리는 집에 오자마자 특급 건전지를 아빠의 심장에 갖다 대었지만, 아빠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아빠는 이제 완전히 고장 난 기계 같았습니다. 엄마는 걱정하며 말했습니다. “이제 이것도 듣지 않나 보다.” 엄마는 안타까워하며 아빠를 소파 위에 놓아두었습니다. 몇 날 며칠이 지나도 아빠는 그 모습 그대로 소파에 앉아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수리네 가족은 그것에 익숙해졌습니다. 학원에서 밤늦게 끝나 집에 돌아온 수리는 여전히 소파에 앉아 있는 아빠의 몸을 만져 보았습니다. 마치 금속의 로봇처럼 아빠의 몸은 차갑고 딱딱했습니다. 수리는 문득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 동화에서는 잠든 공주님에게 뽀뽀를 하면 공주님이 깊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수리는 아빠에게 뽀뽀를 해 보았지만, 아빠는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쳇, 역시 동화는 다 가짜야.” 수리는 시시한 듯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문득 하품이 나왔습니다. 자동차가 빵빵거리는 소리, 지하철 소리, 그릇이 딸각거리는 소리, 개가 짖는 소리…. 갑자기 도시의 모든 소음들이 귓가에 자장가처럼 들려왔습니다. “어? 갑자기 왜 이렇게 졸리지…?” 수리는 방에 도착하기도 전에 문턱에 기대어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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