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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서 윤석열은 출마 한답니까?”...출마 안할 3가지 이유

    “그래서 윤석열은 출마 한답니까?”...출마 안할 3가지 이유

    “그래서 윤석열은 출마 한답니까?” 평소 버스와 지하철 이용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탓에 택시를 이용하는 빈도가 부쩍 늘었다. 늦은 밤에도 사무실 불빛을 환히 밝히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을 뒤로하고 택시를 타는 날이면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된다. 서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 탑승자의 목적지를 확인한 택시기사님들은 보통 대법원 옆 서리풀터널을 진입할 때쯤 조심스럽게 대화를 시도한다. “퇴근이 많이 늦으시네요. 이쪽에서 타시면 검사님이신가요?” 택시를 10번 타면 7번쯤은 반복되는 대화의 패턴이다. 종일 전화를 잘 받지 않는 취재원에 좌절하고 한숨 돌릴만하면 어김없이 전화통을 울리는 데스크에 시달린 하루의 끝이면 아무 생각 없이 조용히 집으로 가고 싶기도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 기관이 수치로 내놓는 민심이 아닌 민생 현장의 민심을 확인하고 싶은 호기심에 “아...검사는 아니고 그냥 출입하는 기자입니다”라고 대답하곤 한다.대화는 보통 이렇게 흘러간다. “기자님이시면 잘 아시겠네요. 추미애 장관은 왜 그러는 겁니까. 뭐 말로는 검찰개혁, 검찰개혁 그러는데 너무 찍어 누르기만 하는 거 아닌가… 윤석열 총장이 무조건 잘한다는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 시작된 기사님의 기자 인터뷰는 대한민국 정치사와 경제적 변곡점 등을 아우르다 다시 공통 질문으로 귀결된다. 윤 총장의 대선 출마 혹은 정계 진출 여부다. “그러게요. 그분의 속뜻을 알면 기사로 썼겠죠”라고 얼버무리면서도 “검사 윤석열의 궤적을 보면 정계 진출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라는 전망을 내놓곤 한다. 구구절절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윤 총장의 정계 진출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에는 크게 3가지 배경이 있다. 먼저 정치권과 언론이 지핀 ‘윤석열 대권 출마론’에 대해 윤 총장이 두 번이나 직접 선을 그었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망론’이 등장한 시기는 지난해 1월 한 언론사가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 정치인이 아닌 윤 총장을 포함하면서부터다. 당시 윤 총장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의 지지율이 바닥권을 맴도는 가운데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 이은 2위로 이름을 올리면서 단번에 유력 대권주자 후보군으로 분류됐다. 특히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계기로 정권과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평가되면서 윤 총장도 자연스럽게 ‘정권교체’를 위한 범야권 후보로 편입됐다.단번에 대선 후보로...윤석열 “내 이름 빼 달라” 한 번도 당적을 가지지 않은 검찰 수장이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자 정치권은 저마다 정치적 셈법에 따른 논평을 내놓으며 비상이 걸렸고, 대검 또한 비상이 걸렸다. 여론조사와 정치권의 움직임으로 인해 윤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 전국 검찰청의 일선 수사까지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윤 총장은 언론과 여론조사기관에 자신의 이름은 빼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윤 총장은 “정치적 중립을 요하는 검찰총장이 정치인들과 함께 여론조사 대상이 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럼에도 여론조사 기관과 정치권에 윤 총장은 ‘뜨거운 감자’ 같은 존재였고, 윤 총장 대망론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윤 총장은 그해 8월 재차 ‘여론조사 제외’를 요청했고, 실제 여론조사 기관들은 윤 총장 측 요청을 반영해 일시적으로 조사에서 윤 총장이 빼기도 했다. 정치권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이 정치 참여에 대한 의원 질의에 “퇴임하고 나면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답한 것을 두고 정치 참여 의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지만, 윤 총장은 검찰총장 퇴임 후 2년간 변호사 개업이 금지된 상황에서 구체적인 활동 계획이 없어 ‘국민께 봉사할 방법’이라고 에둘러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국정감사 발언 논란 이후 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치 참여의 뜻이 없다고 밝혔고, “제가 아는 총장님은 정치할 분이 아니다”라는 게 윤 총장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검사들의 공통된 반응이다.윤 총장이 정계에 진출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두 번째 이유는 검찰 간부들의 전망처럼 윤 총장 스스로가 우리 정치권의 모순과 여론이라는 ‘허상’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범보수계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고 있는 윤 총장은 한때 보수·우파에게 ‘퇴출 1순위 정치검사’였다. 2013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첫해 ‘살아있는 권력’을 넘어 ‘막 탄생한 권력’의 역린을 건드린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를 거침없이 이끌며 국감장에서 수사 외압을 폭로하고, 박 정권에서 한직을 떠돌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구속을 이끈 이도 ‘검사 윤석열’이었다. 박 전 대통령 수사 당시에는 정치권을 비롯한 지지단체들이 윤 총장 자택으로 몰려가 테러 위협을 하는 등 윤 총장을 향한 분노가 극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까지 오른 윤 총장은 조 전 장관 수사를 계기로 정권과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고, ‘윤석열 처형’ 등 험담을 내뱉던 단체들은 이제 대검 앞에 윤 총장 응원 화환을 보내며 ‘정의로운 윤석열 총장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윤 총장과 가까운 한 검사장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던 윤석열은 그대로인데 대통령과 여·야당의 위치만 바뀌었을 뿐”이라면서 “지금 여론조사 분위기만 보고 자신의 검사 인생 전체를 부정하는 선택을 할 정도로 어리석은 분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역대 검찰총장들은 퇴임 후 정계에 진출하지 않는 것이 자신과 조직의 명예를 지키는 것으로 보고 이러한 관행이 검찰총장들의 불문율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윤석열 대망론’과는 거리가 있다. 실제 역대 검찰총장들은 정치 중립과 공정한 수사를 위해 “검찰총장보다 더 높은 직위는 없다”는 자긍심을 바탕으로 퇴임 후에도 정치권과는 거리를 둬왔다. 다만 김영삼 정부 당시 야당이 편파 수사를 이유로 탄핵소추를 시도했던 김도언 26대 총장이 퇴임 이듬해 총선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부산 금정구에 출마해 당선됐고, 노태우 정부에서 22대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기춘 전 총장이 박근혜 정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예외적인 사례도 있다. 그럼에도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하고 현 정권에서는 사상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 징계에 몰리면서도 검찰의 독립과 정치 중립을 강조하며 자리를 지켜온 윤 총장이 오는 7월 임기 2년 만기 퇴임 후 조직의 문화를 깨면서까지 자신의 세력이 없는 정치권에 신인으로 도전하지는 않으리라는 게 법조계 내부의 중론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워싱턴 넘어 월스트리트 위협하는 ‘소셜미디어 파워’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워싱턴 넘어 월스트리트 위협하는 ‘소셜미디어 파워’

    전 세계 사람들은 지난해 미국의 대선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민주주의 수출국’이라는 나라의 선거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허약해서 도널드 트럼프의 여론조작과 그의 말을 믿는 소수의 지지자에 의해 쉽게 흔들리고 농락당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의 선거제도는 미국인들도 오래도록 그 문제점을 지적해 왔지만 여전히 고치지 못하는 골칫거리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간접선거제도가 있다. 민주주의의 후발국인 한국이 이미 수십 년 전에 폐기처분한 이 제도를 미국이 21세기에 들어와서도 붙들고 있는 이유는 뭘까?가장 간단한 답은 미국의 헌법은 쉽게 고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더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미국의 건국 당시인 18세기의 논쟁을 이해해야 한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해서 미국을 세운 소위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은 미국이 직접민주주의 국가가 되는 것에 반대했고 ‘민주주의’보다는 ‘공화정’이라는 표현을 선호했다. 개개인은 현명할 수 있어도 그들이 모인 군중은 선동에 쉽게 현혹되고 이용당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완충장치’가 간접선거제도였다. 나쁜 정치인이 어리석은 국민을 선동해서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민은 현명하고 교육을 많이 받은 정치인들을 뽑고, 그 정치인들이 모여 대통령을 뽑는 제도를 설계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결과적으로 돈 많은 기득권이 권력을 독차지하는 이런 제도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미 건국 이전부터 존재했고, 미국이 독립한 이후로 공화정에서 진정한 민주주의로 옮겨 가야 한다는 주장은 시간이 갈수록 힘을 얻었다. 미국의 정치사는 이들의 요구가 점점 더 현실이 되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과거에는 당내 중진들 사이에서 대선후보를 결정하던 방식이 1970년대 들어서면서 경선의 결과를 철저하게 따르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트럼프 같은 인물이 정당의 후보가 될 수 있는 길을 터 줬다는 것이 정치학자들의 분석이다. ●트럼프 현상과 게임스톱 주가 폭등 사건 직접민주주의를 적극적으로 반대하던 대표적인 인물인 제임스 매디슨(미국의 네 번째 대통령)은 사람들 사이에 소통이 원활해질수록 다수가 소수를 억압하는 일이 일어날 것을 염려했다. 지금도 그의 통찰에 많은 사람이 동의하지만 21세기 미국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전체 국민을 기준으로는 소수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인류가 발명한 가장 효율적인 소통수단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수를 위협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그 소수(트럼프 지지자들)는 간접선거제도를 악용해서 다수의 의사에 반하는 쪽으로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 다행히 그들의 시도는 실패로 끝났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무사히 취임했지만, 미국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돌리기도 전에 또 다른 드라마를 목격하게 됐다. 1월 말부터 벌어진 ‘게임스톱 주가 폭등 사건’이다. 개미투자자들이 온라인 포럼에서 단결해 대형 기관투자가들을 물먹이면서 월스트리트에 충격을 안겨 준 일이다. 그런 게임스톱 사건과 ‘트럼프 현상’은 전혀 별개의 것으로 보이지만 뚜껑을 열어 보면 똑같은 작동기제를 가지는, 말하자면 옷만 다르게 입은 쌍둥이다. 게임스톱의 주가 폭등 사건은 주식시장에서 대형 투자사들이 하락장에서도 돈을 버는 방법으로 사용해 오던 공매도(空賣渡·short selling)에서 비롯됐다. 그 원리는 간단하다. 주식을 사는 대신 (약간의 이자만 내고) 빌려다가 내다 판 후에 그 주식 가격이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서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팔 때의 주식 가격과 되살 때의 가격 차이만큼이 이윤이 되는 셈이다. 물론 이 방법은 주가가 반드시 떨어진다고 확신할 때만 사용해야 하지만, 세상에 확률 100%의 투자는 없다. 따라서 특정 주식을 공매도한 기관투자가들은 자신이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그 주식이 떨어질 거라는 소문을 퍼뜨린다. 그 회사의 경영이 어려우니 어서 내다 팔라는 말을 여기저기에 하고 다니는 것이다. 그 말을 믿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기 시작해서 가격이 떨어지면 되사서 돌려주고 차액을 챙긴다. 하락장에서는 이렇게 주식을 빌려 팔아 돈을 벌고, 상승장에서는 주식을 직접 팔아 돈을 벌게 되니 “경제가 좋든 나쁘든 월스트리트는 절대 손해 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게 됐다. 하지만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면서 월스트리트는 실물경제와 따로 노는 세상으로 변했다. 그뿐 아니라 공매도의 대상이 되는 기업들이 자신과 무관한 돈놀이에 희생되는 일이 발생했다. 재화와 서비스를 창출하는 기업들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헤지펀드가 공매도하고 때로는 루머를 퍼뜨리면서 회사를 공격하다 보니 사람들 사이에 대형 주식투자자들이 실물경제를 망가뜨리면서 돈을 챙긴다는 분노가 쌓이기 시작했다. ●소셜미디어의 파워 미국에서 비디오 게임이 보편화된 1980년대에 태어난 게임스톱은 미국 전역의 대형 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게임 카트리지 매장이다. 지금 미국의 20~40대 인구, 특히 남성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체인매장이지만 근래 들어 경영난에 빠져 있다. 요즘 게임은 카트리지 대신 온라인으로 다운로드받는 경우가 대부분인 데다 미국에서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몰락하면서 대형 몰이 문을 닫아 손님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치자 기관투자가들은 게임스톱의 주식을 공매도해서 돈을 벌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헤지펀드들이 공매도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젊은 개미투자자들이 인기 소셜미디어인 레딧의 한 투자포럼에 모여 일제히 게임스톱의 주식을 매입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10달러 언저리에서 거래되던 주식이 350달러를 넘어가면서 공매도를 했던 헤지펀드들이 대형 손실을 보며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고 개미투자자들은 환호성을 올렸고 레딧을 비롯한 각종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들 사이에 “팔지 말고 버티라”는 독려가 마치 전쟁터의 나팔처럼 울려 퍼졌다. 월스트리트는 이번 사건이 앞으로도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는 사실에 떨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절대로 불가능해 보였던 개미투자자들 사이의 ‘흔들림 없는 단결’을 소셜미디어가 가능하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건을 “거인 골리앗에 맞선 다윗의 싸움”이라고 해석하기는 힘들다. 400달러를 향해 치솟던 게임스톱 주가는 다시 50달러대로 떨어졌고, 그 과정에서 많은 개미투자자가 손해를 봤다. 게다가 게임스톱의 주가가 오르는 과정에서 진짜 이득을 챙긴 건 시타델이나 센베스트 같은 헤지펀드들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큰손들에게 개미투자자의 힘을 보여 주자고 시작한 싸움의 결과로 다른 큰손들이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게임스톱과 함께 이번에 개미투자자들이 주식을 산 기업들 중에는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다른 기업에 인수되기를 희망하는 기업들도 있었다. 하지만 주가 폭등으로 매각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기업도 있다. 힘없는 개인들의 분노는 이해하지만 기업의 처지를 오히려 악화시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의 유권자들은 1980년대 이후로 부자들과 결탁한 정치인들이 일자리를 해외로 옮기고 실질소득의 성장을 막아 버린 사실에 분노하기 시작했다. 공화당, 민주당을 불문하고 워싱턴의 정치인들 전체를 비난한 건 분명 이유 있는 분노였다. 하지만 그 결과로 그들이 선택한 사람은 “나는 워싱턴 출신이 아니다”라며 그들에게 접근한 부패한 부동산 재벌 트럼프였다. 트럼프가 당선된 후 가장 열심히 공격한 것은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만들어 둔 건강보험제도(오바마 케어)였다. 이번 게임스톱 주가 폭등을 두고 “소셜미디어가 월스트리트에 민주주의를 가져다준 사건”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방법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 이익은 여전히 부자들이 챙겼다는 점에서 달라진 건 없다. 언론과 정치를 넘어 이제는 주식시장에서도 구질서를 무너뜨린 소셜미디어는 우리가 통제하기 힘든 힘으로 삶의 모든 영역에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고 있고, 그 결과물이 항상 아름답지는 않다. 소셜미디어는 인류가 여전히 사용법을 마스터하지 못한 민주주의에 엄청난 가속도를 붙여 놓았고, 여기저기에서 사고가 터지는 중이다. 하지만 인류는 항상 다치면서 학습해 왔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 “설 모임 금지에 썰렁… 선물용 사과 주문도 없어요”

    “설 모임 금지에 썰렁… 선물용 사과 주문도 없어요”

    “사과 2500상자 남아 약 5000만원 손해”“주말도 사람 없어… 떡 생산량 40% 줄여”“한과 안 팔려 새벽 3시까지 타코야끼 판매”“올해 설은 정말 최악이에요.” 설 연휴를 사흘 앞둔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영등포청과시장에서 만난 도매상 박인천(58)씨는 상점 안에 수북이 쌓여 있는 사과 상자 개수를 하나씩 세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박씨는 농협에 계통출하(농어민이 협동조합 유통체계를 통해 생산물을 판매하는 것)된 사과, 배 등을 위탁 판매한다. 상점에는 열흘 전인 지난달 29일쯤 사과 상자 4000여개가 들어왔지만 절반 이상 그대로 남아있다. 박씨는 “예전 같으면 지금쯤 500여 상자만 남아있어야 하지만 올해는 안 팔린 사과가 2500여 상자가 넘는다”라며 “이대로라면 설 연휴가 끝날 때까지 5000만원 넘게 손해 보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정부가 이번 설 연휴 기간(11~14일)까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적용하면서 전통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 ‘지역 간 이동 자제’를 권고했던 지난해 추석 연휴보다 상황이 악화하면서 설 상차림에 필요한 식재료와 음식을 파는 상인들 사이에서도 이번 설 대목은 실종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영등포청과시장에서 과일을 파는 박기수(50)씨는 “원래는 명절 때마다 지방에 있는 중·도매상들한테 10㎏짜리 선물용 사과 상자 200~300개를 주문받아 판매했는데 올 설에는 안 팔릴 것 같아 아예 주문을 안 했다”며 “청포도 등 제철 과일만 팔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떡 가게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영등포구에 있는 한 전통시장에서 3년째 떡 가게를 운영 중인 문모(35)씨는 “새해 첫날 준비한 떡의 70% 정도만 팔린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까지 감안해 이번 설 연휴에는 떡 생산량을 지난해의 60% 정도로 줄였다”면서 “원래 명절 연휴 전 주말에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번에는 시장에 사람이 정말 없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망원월드컵시장에 있는 한 한과 상점에는 보자기로 포장된 선물세트가 판매되지 않은 채 매대에서 찬바람을 맞고 있었다. 가게 주인 강모(59)씨는 “한과는 기온이 높으면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겨울 농사’ 품목에 해당한다. 주력 상품인 선물세트 주문 판매가 가게 매출의 80~9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큰데 올해는 지난해 설보다 판매량이 60~70% 줄었다”면서 “지금은 살길을 찾으려고 타코야끼까지 만들어 가게 문을 새벽 3시까지 열고 포장 판매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국민의힘 보좌진, 정당 첫 노조 추진

    국민의힘 보좌진, 정당 첫 노조 추진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전직 수행비서 면직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이 정당 최초로 노동조합 설립에 나서 눈길을 끈다. 박준수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장은 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노조 설립을 추진 중”이라며 “보좌진의 권익과 복지 향상을 위해 노조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국보협은 조만간 서울지방노동청에 노조 설립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그동안 각 정당의 사무처 노조는 있었지만 보좌진 노조는 결성되지 않았다. 의원 1인당 최대 9명인 보좌진은 별정직공무원으로 국가공무원법상 신분 보장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노조 설립이 쉽지 않았고, 이로 인해 국회의원의 주관적 판단에 따른 상시해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보좌진 노조가 출범하면 사용자 격인 국회사무처와 개별 의원을 상대로 최소 면직 30일 전에 해고를 통보하도록 하는 ‘면직 예고제’ 등 직업안정성 강화를 위한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류 의원에 대한 논란 속에 보수 정당 소속 보좌진이 첫 노조 설립을 이끈 점도 주목하고 있다. 국보협은 지난 5일 류 의원을 향해 “그간 국회에서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꼰대”라며 “해고 노동자 출신인 류 의원이 해고 이유가 노동자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가 싸워 온 전형적인 사측 입장으로 심각한 자기부정”이라고 힐난했다. 한 국민의힘 소속 보좌진은 “노동·여성·인권 등은 정의당의 근간이 되는 가치였는데, 지금은 정반대로 보수 정당인 우리가 먼저 보좌진 노조 설립을 외치고 있으니 국회도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정의당 관계자는 국보협의 노조 추진에 대해 “당연한 권리이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했다. 다만 국보협이 류 의원 사퇴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는 “성명서를 보니 수행비서일은 ‘아이 셋 엄마’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명시했던데, 한숨이 나왔다”며 “국민의힘이 가진 여성관이 어떤 것인지 단적으로 보여 주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류호정 논란’ 속 국민의힘, 보좌진 노조 설립 추진

    ‘류호정 논란’ 속 국민의힘, 보좌진 노조 설립 추진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전직 수행비서 면직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이 정당 최초로 노동조합 설립에 나서 눈길을 끈다. 박준수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장은 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노조 설립을 추진 중”이라며 “보좌진의 권익과 복지 향상을 위해 노조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국보협은 조만간 서울지방노동청에 노조 설립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그동안 각 정당의 사무처 노조는 있었지만 보좌진 노조는 결성되지 않았다. 의원 1인당 최대 9명인 보좌진은 별정직공무원으로 국가공무원법상 신분 보장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노조 설립이 쉽지 않았고, 이로 인해 국회의원의 주관적 판단에 따른 상시해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보좌진 노조가 출범하면 사용자 격인 국회사무처와 개별 의원을 상대로 최소 면직 30일 전에 해고를 통보하도록 하는 ‘면직 예고제’ 등 직업안정성 강화를 위한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류 의원에 대한 논란 속에 보수 정당 소속 보좌진이 첫 노조 설립을 이끈 점도 주목하고 있다. 국보협은 지난 5일 류 의원을 향해 “그간 국회에서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꼰대”라며 “해고 노동자 출신인 류 의원이 해고 이유가 노동자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가 싸워 온 전형적인 사측 입장으로 심각한 자기부정”이라고 힐난했다. 한 국민의힘 소속 보좌진은 “노동·여성·인권 등은 정의당의 근간이 되는 가치였는데, 지금은 정반대로 보수 정당인 우리가 먼저 보좌진 노조 설립을 외치고 있으니 국회도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정의당 관계자는 국보협의 노조 추진에 대해 “당연한 권리이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했다. 다만 국보협이 류 의원 사퇴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는 “성명서를 보니 수행비서일은 ‘아이 셋 엄마’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명시했던데, 한숨이 나왔다”며 “국민의힘이 가진 여성관이 어떤 것인지 단적으로 보여 주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오승인 진짜 예쁘네요 나는 어렸을 때…” 신지현의 라떼 시절은?

    “오승인 진짜 예쁘네요 나는 어렸을 때…” 신지현의 라떼 시절은?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원큐 신지현이 2경기 연속 풀타임과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신지현은 5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23득점 8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활약하며 팀의 87-78 승리를 이끌었다. 하나원큐는 강이슬도 26득점 10리바운드 더블더블을 기록하는 등 에이스들이 존재감을 드러내며 KB전 마지막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했다. 하나원큐는 이 승리로 팀이 목표한 10승 그리고 전 구단 상대 승리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남은 4경기에서 3승을 거두면 되고, 인천 신한은행에게 승리하면 된다. 어렵지만 불가능한 과제는 아니다. 이번 시즌 KB 상대 첫승을 이끈 신지현은 “전 구단 승리를 하고 싶었는데 이겨서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신지현은 “4경기 남았는데 다른 팀들은 의미 없을 수 있겠지만 끝까지 좋은 모습 보일 것”이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여자농구계를 대표하는 미녀 스타인 신지현에게 피할 수 없는 질문도 나왔다. 바로 새로운 미녀 스타 오승인에 관한 것. 이번 시즌 신지현은 실력으로 화제가 되고 있지만 그 역시 과거에 오승인처럼 외모 때문에 큰 주목을 받은 경험이 있다.신지현은 “승인이 예쁘더라”면서 “나는 어렸을 때 수수하고 귀여운 타입이었다면 승인이는 진짜 예쁘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신지현은 과거 자신이 받았던 스트레스를 털어놨다. “코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데 자꾸 인터뷰하는 게 스트레스였어요. 오승인은 어떨지 모르지만 저는 제가 잘해서 인터뷰하고 싶었지 앞으로 잘할 거라고 하고 인터뷰하는 게… 그런 인터뷰가 있으면 많이 싫어하는 편이었던 것 같아요.” 신지현은 고교 시절 1경기에서 61점을 넣으며 먼저 화제가 됐고, 프로에 데뷔해서는 외모로 화제가 됐다. 외모 덕분에 올스타전에서는 뜻하지 않게 노래와 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오승인 역시 신지현과 마찬가지의 과정을 겪고 있다. 고교 시절 부상 이력으로 아직 프로에서 뛸 수 있는 몸이 준비가 안 됐음에도 경기에 나설 때마다 화제다. 구단에 따르면 연예매체 등 스포츠와 관련되지 않은 다른 곳에서도 연락이 많이 올 정도로 오승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스포츠 스타는 무엇보다 실력이 우선돼야 팬들의 관심이 오래갈 수 있다. 이번 시즌 신지현이 더 많은 주목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승인 역시 외모보다는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은 꿈을 꾸는 만큼 언젠가 두 선수 모두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선수로 코트에 함께하는 날이 온다면 여자농구를 향한 팬들의 관심이 더 뜨거워질 수 있다. 청주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대형주만 공매도 허용? 개미들에겐 ‘그림의 떡’!

    대형주만 공매도 허용? 개미들에겐 ‘그림의 떡’!

    대형주 중심 투자 외국계 기관 한숨 돌려개인 年2.5% 이자 감당하며 참전 어려워 “슈퍼개미 아닌 이상 누가 삼전 베팅하나” 개미 피해 큰 소형주만 막아 공매도 절충‘묘수일까, 꼼수일까.’ 오는 5월 3일부터 대형주에 한해 공매도를 다시 허용하고, 중소형주는 기한 없이 계속 금지하기로 한 금융당국의 결정을 두고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언뜻 개인 투자자들도 국내외 기관 투자자처럼 공매도할 길이 넓어져 ‘기울어진 운동장’이 평평해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공매도를 허용해도 개인 투자자가 투자 비용을 감당하며 대형주 하락에 베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개인 공매도 제도는 ‘그림의 떡’으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4일 금융위에 따르면 정부는 5월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편입 종목에 한해 기관과 외국인, 개인 등 모든 투자자에게 공매도를 재개하기로 했다. 두 지수는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 종목 중 시가총액이 크고 거래량이 많은 종목 위주로 구성된다. 코스피200에는 시총 1~3위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등 전체 종목의 22%가 포함돼 있다. 또 코스닥150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이치엘비 등 10%가 속해 있다. 5월부터 공매도가 부분 재개되면 헤지펀드 등 한국 시장에 투자하는 외국계 기관들은 한숨 돌릴 수 있다. ‘롱쇼트 전략’을 쓸 수 있어서다. 오를 것 같은 주식을 매수하는 ‘롱 전략’과 떨어질 것 같은 주식을 공매도하는 ‘쇼트 전략’을 함께 가져가는 투자법으로 만약 주가가 떨어져도 손실을 줄일 수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소형주를 공매도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대형주 300여개만 공매도할 수 있으면 투자 전략 구사에 어려움이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는 다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금력이 엄청난 ‘슈퍼개미’가 아닌 이상 개인 투자자가 롱쇼트 전략 등을 구사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면서 “개인이 공매도로 돈을 버는 현실적 방법은 말도 안 되게 거품이 낀 ‘잡주’를 찾아내 하락에 베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5월 이후에도 대형주만 공매도가 허용되니 실제 개인 투자자가 공매도를 택하긴 쉽지 않다. 특히 개인 투자자가 공매도를 하려면 증권사로부터 팔고 싶은 주식을 우선 빌려와야 하는데 60일간만 대여할 수 있고, 연 2.5%의 이자도 내야 한다. 공매도한 종목이 두 달 안에 이자 낼 만큼은 떨어져야 차익을 조금이라도 벌 수 있다는 얘기다. 증권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개인이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을 공매도 대상으로 택할 엄두가 나겠느냐”고 말했다. 개인에게 공매도를 허용했지만 투자가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다. 고 센터장은 “외국 헤지펀드 입장에서는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시장은 후진적으로 볼 수 있어 일부 재개하되 소형주까지 공매도를 허용하면 극심한 변동성이 생겨 개인 투자자가 피해 볼 수도 있기에 이는 막아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개인 공매도를 허용해도 자금력이 있는 이들 외에 초심자가 공매도를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아들도 며느리도 안 오고… ‘간편 차례상’ 인기

    “코로나19로 며느리도, 아들도 안 온다는 차례 음식을 준비하면 뭐 합니까.” 지난해 추석에 이어 이번 설에도 온 가족이 모여서 차례상에 올릴 전을 부치고 밤 까는 모습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의 5인 이상 모임 금지조치 연장되면서 고향의 부모님을 찾는 자녀가 확 줄었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고향을 찾지 않자 설 차례상도 간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대형 할인마트의 ‘설 간편 차례상’ 매출이 지난해보다 20~60%까지 대폭 늘었다. 4일 메가마트에 따르면 전국 매장이 지난달 6일부터 ‘설 간편 차례상’ 세트 3종의 예약판매를 받은 결과, 현재 매출이 지난해 설보다 60% 증가했다. 명절 음식 중 손이 많이 가는 튀김과 전을 간편하게 준비하는 튀김 세트와 전 세트 예약도 20%나 늘었다. 또 이마트 ‘피코크 제수용품’의 최근 1주일 주문도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메가마트 관계자는 “차례상 세트 주문 연령대의 70%가 50~60대 이상 중·장년층”이라며 “이번 설에는 코로나19 사태와 높은 물가뿐 아니라 자녀의 귀성이 줄면서 간단하게 사 먹는 걸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전통시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으로 썰렁한 분위기다. 이날 울산 남구 신정시장은 명절 대목인데도 물건을 사러 나온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문을 닫고 열지 않은 점포도 다수 있었다. 제사용품을 판매하는 상인은 “요즘 매출이 지난해 대비 절반만 돼도 성공했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어렵다”며 “올해는 물건을 지난해의 3분의 2 정도만 떼놨는데, 5인 이상 집합금지로 차례를 지내지 않는 집이 늘면 애물단지가 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자녀의 귀향을 기다리던 부모의 외로움은 더 깊어지고 있다. 울산 북구 강동동 김모(86·여)씨는 “수원에 있는 아들, 며느리, 손자가 코로나19 때문에 못 온다고 연락이 왔다”면서 “언제나 볼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자식들이 안 오는데, 차례상 차리면 뭐할까 싶다”고 하소연 했다. 충북 진천군 문백면의 이모(62)씨는 “코로나19를 핑계로 안 온다는 자식들에게 뭐라고 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면서 “지난해 추석에도 혼자였는데, 이번 설에도 혼자 지내게 됐다”며 우울해했다. 이에 대해 김명숙 심리상담사는 “어르신들은 명절 때 더욱 외로움을 느낀다”면서 “자녀들은 화상 전화 등으로 부모님에게 사랑과 관심을 표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자식도 손주도 안 오는데…차례상 거하게 할수나 있나요”

    “자식도 손주도 안 오는데…차례상 거하게 할수나 있나요”

    “코로나로 1년 가까이 못 봤던 아이들을 설에는 볼 수 있을까 싶어서 잠시 희망을 품었는데 못 보게 됐습니다. 차례 음식을 준비할 사람도, 먹을 사람도 없는데 많이 준비해서 뭐 합니까.” 올해 설 연휴는 정부의 5인 이상 모임 금지조치 연장으로 고향이나 친지 방문, 가족 모임 등이 어려워지면서 설 차례상도 간소화될 전망이다. 이를 반영하듯, 대형 할인마트의 ‘설 간편 차례상’ 매출이 지난해보다 20~60%까지 대폭 늘었다. 4일 메가마트에 따르면 전국 매장이 지난달 6일부터 ‘설 간편 차례상’ 세트 3종의 예약판매를 받은 결과, 현재 매출이 지난해 설보다 60% 증가했다. 명절 음식 중 손이 많이 가는 튀김과 전을 간편하게 준비하는 튀김세트와 전세트 예약도 20%나 늘었다. 또 이마트 ‘피코크 제수용품’의 최근 1주일 주문도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메가마트 관계자는 “차례상 세트 주문 연령대의 70%가 50~60대 이상 중·장년층”이라며 “코로나 사태와 높은 물가 때문에 명절 음식을 해 먹는 것보다 간단히 사 먹는 걸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전통시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으로 썰렁한 분위기다. 4일 찾은 울산 남구 신정시장은 명절 대목인데도 물건을 사러 나온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문을 닫고 열지 않은 점포도 다수 있었다. 제사용품을 판매하는 상인은 “요즘 매출이 지난해 대비 절반만 돼도 성공했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어렵다”며 “올해는 물건을 지난해의 3분의 2 정도만 떼놨는데, 5인 이상 집합금지로 차례를 지내지 않는 집이 늘면 애물단지가 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자녀의 귀향을 기다리던 부모의 외로움은 설 명절이 다가올수록 깊어지고 있다. 울산 북구 강동동 사는 김모(86·여)씨는 “수원에 있는 아들, 며느리, 손자가 코로나 때문에 못 온다고 연락이 왔다”며 “혹시나 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언제나 볼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이들도 안 오는데, 차례상 차리면 뭐할까 싶다”고 하소연 했다. 충북 진천군 문백면에 사는 이모(62)씨는 “손자들에게 줄 세뱃돈도 준비했는데, 못 온다고 하니 필요가 없게 됐다”며 “추석에도 못 봤는데, 설에도 못 보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이틀간 게임스톱 주가 72% 폭락…서학개미들 ‘한숨’

    이틀간 게임스톱 주가 72% 폭락…서학개미들 ‘한숨’

    미국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와 공매도 헤지펀드의 전장으로 떠오른 게임스톱(GME) 주식이 최근 급락하면서 뒤늦게 뛰어든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7~29일 사흘간 국내 투자자들이 예탁원을 통해 매수한 게임스톱 주식은 총 9억 6833만달러(약 1조 796억원)어치에 이른다. 이는 같은 기간 매도금액(11억 3120만달러)을 넘는 규모다. 실제 이 기간에 게임스톱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한 국내 투자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주가가 급등락하는 사이 뒤늦게 매수한 뒤 팔지 못한 많은 투자자는 고점에 물린 셈이다. 이 기간 게임스톱 주가는 27일(이하 종가 기준·현지시간) 347.51달러로 134.8% 폭등한 데 이어 28일 193.60달러로 44.3% 빠졌다가 29일 다시 325.00달러로 67.9% 반등했다. 이달 들어서는 지난 1일 30.8%, 2일 60.0% 각각 폭락했다. 실제로 3일 주식 관련 인터넷 게시판 등지에는 게임스톱 투자로 큰 손실을 봤다고 한탄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원금의 80% 가까이 날렸다거나 심지어는 1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는 사례도 여럿 게재됐다. 이를 두고 게임스톱 주식을 추가 매수해야 하는지, 팔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글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가운데 게임스톱 주식 거래는 여전히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도 그렇고 미국의 기관 투자자들도 그렇고 게임스톱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좋다고 평가하는 주체는 아무도 없는 게 사실”이라며 “투자 기반 자체가 빈약한 상황이라 이런 식의 높은 변동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설 대목 코앞인데… 가래떡만큼 긴 한숨

    설 대목 코앞인데… 가래떡만큼 긴 한숨

    설 연휴를 1주일쯤 앞둔 2일 오전 서울 통인시장 내 한 방앗간에서 주인이 떡을 자르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설 대목을 앞둔 떡집에도 불황이 닥쳤다. 가게 주인은 “떡은 모여서 나눠 먹는 음식인데 모일 수가 없으니…”라며 지난해 설에 비해 매출이 반 토막이라고 하소연했다. 연합뉴스
  • 설 대목 코앞인데… 가래떡만큼 긴 한숨

    설 대목 코앞인데… 가래떡만큼 긴 한숨

    설 연휴를 1주일쯤 앞둔 2일 오전 서울 통인시장 내 한 방앗간에서 주인이 떡을 자르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설 대목을 앞둔 떡집에도 불황이 닥쳤다. 가게 주인은 “떡은 모여서 나눠 먹는 음식인데 모일 수가 없으니…”라며 지난해 설에 비해 매출이 반 토막이라고 하소연했다. 연합뉴스
  • 설 연휴 반려견 돌봄 걱정 덜어주는 서초

    설 연휴 반려견 돌봄 걱정 덜어주는 서초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5년생 말티즈를 키우는 1인 가구 김모(34)씨는 지난해 추석 명절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고향에 계신 부모를 찾아뵙기로 했는데 당장 강아지를 맡길 곳이 없어서다. 애견호텔은 비용이 부담됐다. 그러던 중 서초구가 ‘반려견 돌봄 쉼터’를 운영한다는 소식에 한숨을 돌렸다. 김씨는 “관공서에서 운영한다는 점에서 믿음직스러웠고 다른 강아지들 사이에서 소외될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반려견 전문가가 잘 돌봐주신 덕분에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서초구는 2019년 구정 명절 때부터 집을 비우고 고향을 찾는 주민들을 위해 ‘반려견 돌봄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구는 이번 설 연휴기간(11~14일)에도 집을 민간 보호 시설에 맡길 때 비용 부담 등을 우려하는 견주들을 위해 구 차원에서 돌봄 공간을 마련했다. 신청대상은 구에 등록된 4개월 이상 소형 반려견이다. 신청 시 우선순위는 유기동물 입양가구와 저소득층 가구 순이다. 단 광견병 예방접종을 했고 전염성 질환 및 질병이 없고 임신하지 않아야 한다. 반려견이 머물게 될 서초동물사랑센터는 관련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가 머물며 돌볼 예정이다. 또 질병·부상 등 응급상황에 대비해 24시간 운영하는 동물병원에 연계할 예정이다. 신청은 서초동물사랑센터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비용은 5000원이다. 자세한 사항은 서초동물사랑센터(02-6956-7980~2)에 문의하면 된다. 조병건 서초구 일자리경제과장은 “반려견이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느는 만큼 반려견을 키우는 주민들을 위한 제반시설을 마련하고 성숙한 반려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아직 실체 없는 ‘이익공유제’…어찌될까 한숨만 느는 기업들

    아직 실체 없는 ‘이익공유제’…어찌될까 한숨만 느는 기업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8일 있었던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모두 발언에서 중소자영업자와의 상생을 강조하는 의미의 단어인 SME(중소상공인)를 총 23번 꺼냈다. 뒤이어 이어진 질의응답까지 합치면 1시간 40여분간 진행된 발표에서 SME를 30회가량 언급했다. 발언을 영어로도 한 번 더 순차 번역해 진행했던 것을 고려하면 한 대표는 1~2분에 한 번꼴로 SME를 언급한 것이다. 1일 업계에서는 당시 한 대표가 SME를 누차 강조한 것을 놓고 이익공유제와 관련지어 해석하고 있다. 여당이 초과이익분을 중소업체들과 나눠야 한다며 이익공유제를 이슈로 들고 나왔는데 네이버는 이미 SME와의 상생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온라인 쇼핑 부문을 강화하면서 이에 입점한 중소자영업자들과의 협업을 중시했고, 이와 관련해 방송 광고도 제작해 내보내며 공을 들이고 있다.그렇지만 플랫폼 업체들의 ‘형님’ 격인 네이버나 카카오 등도 이익공유제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 개진은 못 하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이익공유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에 대해 여당에서 명확한 방안을 제시한 것도 아니지만 괜히 우려 입장을 밝혔다가 ‘나쁜 기업’으로 찍힐까 누구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플랫폼 업체들과 여당 관계자들 사이에 간담회가 있었지만 그 자리에서도 이익공유제의 실체가 나오진 않았으며, 업체들은 그동안 이미 자발적으로 기부나 협력을 통해 이익을 공유하고 있었다는 것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혹시 이익공유제가 기업 활동을 어렵게 만들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재계가 극렬하게 반대했음에도 공정경제 3법이 통과됐듯이 이번 이익공유제도 그런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업의 이익을 다른 곳에 쓰면 경영진이 배임죄에 몰릴 여지가 있고, 이익공유제 때문에 주식배당금이 제한된다면 외국인 투자가들이 등을 돌릴 수도 있다.한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이익공유제는 적자가 났을 때는 손실을 공유하지 않으면서 이익만 공유한다는 것”이라며 “이익에 대한 세금을 이미 법인세로 내고 있는데 어떤 기준과 근거로 다시 이익을 공유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 플랫폼 기업들은 적용을 안 받으면 형평성 문제가 있을 듯하다”면서 “빨리 이익공유제가 정리돼 불안한 상황이 마무리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주인 없는 중고 트럭과 주방용품만 쏟아져”…폐업 속출에 포화된 중고시장

    “주인 없는 중고 트럭과 주방용품만 쏟아져”…폐업 속출에 포화된 중고시장

    “1t 트럭이 하루가 멀다고 중고 시장에 나오고 있는데 경기가 어려워서 그런지 정작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조차 없네요.” 서울 가양동 중고자동차 매매단지에서 근무하는 김창용(52)씨는 지난달 31일 전시장 야외까지 꽉 찬 중고 차량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코로나19로 소상공인들이 주로 사용하던 1t 트럭이 매물로 대거 쏟아져 나왔지만 좀처럼 주인을 찾지 못해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달에 1~2대 꼴로 1t 트럭이 중고 시장에 나왔다면 코로나19 이후로는 6대 꼴로 들어오는 차량이 늘었다”며 “경기가 나빠지면서 생계용 트럭은 쓸 일이 없어지고 할부금은 매달 나가기 때문에 차라리 처분하려는 자영업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31일 서울 가양동 중고자동차 매매단지와 황학동 주방거리 등을 둘러본 결과 최근 폐업한 자영업자들이 내놓은 중고물품이 쌓이면서 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카이즈유 등록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등록 거래 대수는 전년 대비 7% 증가한 395만 2820대다. 최근 5년간 최대 거래 규모를 기록했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거래 대수가 가장 많았던 차는 총 19만 8323대를 기록한 현대차 ‘포터2’다. 소상공인들이 주로 생계용으로 이용하는 차량이다. 여행업계도 피해를 입으면서 관광용으로 사용하던 중·대형 승합차 처분도 늘었다. 매매단지에서는 전시장 내부가 이미 가득 찬 탓에 전시장 바깥에 차를 세워둔 모습이었다. 중고차 판매업자 이모(43)씨는 “경기가 활성화 돼야 생계용 트럭이 많이 팔리는데 지금은 트럭을 사가도 할 일이 없으니 판매가 되지 않는다”며 “트럭은 한 달에 1~2대는 꼭 팔았는데 요즘은 아예 못파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주방용품 거래처인 서울 황학동 주방거리도 상황은 비슷했다. 주말이면 북적북적하던 주방거리는 이날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며 한산한 분위기를 보였다. 이미 폐업 처리를 하고 가게 임대를 내놓은 곳들도 눈에 띄었다. 상인들은 거리 판매대에 쌓아 놓은 주방용품만 바라보며 하릴없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황학동 중앙시장 상인회에 등록된 점포 수는 과거 180개에 달했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약 120개로 줄었다. 불경기로 거래처가 급격히 줄어든 탓에 상인들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자영업자들이 매주 1t 트럭으로 싣고 온 중고용품들은 팔리지 못한 채 창고에서 먼지만 쌓이고 있다. 한신주방설비 신택상 대표는 “폐업 자영업자들의 물건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받아줄 곳이 없다”며 “요즘에는 새 것 같은 중고를 원하기 때문에 상품가치가 금방 떨어져 반 이상은 폐기 처분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중고거래 사이트에 직접 물건을 내놓고 판매를 하기도 한다. ‘당근마켓’ 앱에서 ‘폐업’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본 결과 매장에서 사용했던 각종 주방용품과 가전용품을 판매하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최근 카페를 폐업했다는 한 판매자는 “업체에 물품을 처분하려 했는데 가격을 낮게 불러 조금이나마 더 이익을 남기자는 취지에서 중고거래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해군이 아름답다고 느낄 때

    [밀리터리 인사이드] 해군이 아름답다고 느낄 때

    입항 과정에 눈 맞으며 ‘눈사람’ 된 대원들칼바람 아랑곳하지 않고 바다 살피는 견시병온몸으로 쏟아져 나오는 물 막으며 침수훈련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전승일을 기념해 2008년부터 해군은 매년 상륙작전 재연행사를 열었습니다. 행사에는 늘 1만 4500t급 독도함이 등장해 상륙돌격장갑차를 쏟아내는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독도함은 전차 6대와 상륙돌격장갑차 7대, 트럭 10대, 야포 3문, 병력 720명을 한꺼번에 수송할 수 있는 대형수송함입니다. 그러다 2016년을 끝으로 행사가 잠시 중단됐고, 지난해부터는 5년마다 행사를 여는 것으로 계획이 바뀌었습니다. 그렇지만 지난해에도 아쉽게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륙작전을 재연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를 완전히 극복해 장관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군함 위에서의 업무는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습니다. 특히 안개, 비, 야간 운항 때 레이더로 포착되지 않는 물체를 맨눈으로 확인하는 ‘견시’는 매우 중요한 임무 중 하나입니다. 직접 쌍안경을 들고 물체를 확인해야 하며 자이로스코프 등으로 방위각을 측정하기도 합니다. 견시병은 충돌 위험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실시간으로 정보를 당직사관에게 전달합니다. 춥다고, 덥다고, 피곤하다고 피할 수 없는 일이기에 국민들을 대신해 감사를 전합니다. 군함 입출항 과정에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대원들의 긴장감이 높아집니다. 함정 정박에 사용하는 굵은 ‘홋줄’은 여러명의 병사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어야 겨우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무겁습니다.배가 떠내려가지 않도록 하는 홋줄은 오로지 수작업으로 걸어야 하기 때문에 힘든 업무 중 하나입니다. 입출항 때 눈이 오면 갑판 근무 장병들은 그대로 ‘눈사람’이 되기도 합니다.해군 특수전전단(UDT/SEAL)은 1955년 창설된 해군 최정예 부대로 특수작전, 수중파괴, 폭발물 처리, 해상대태러 임무 등을 수행합니다. 부대 표어는 ‘불가능은 없다’입니다. 24주간의 훈련 기간 중 132시간, 엿새간 잠 한숨 자지 않고 훈련받는 ‘지옥주 훈련’을 통과해야 대원이 될 수 있습니다. 무인도에서 음식물 공급 없이 버티는 생존훈련도 있습니다.이들 대원 1명의 전투력은 일반 병사 10명의 전투력과 맞먹는다고 합니다.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 주얼리호 선원들을 단 1명의 사망자 없이 성공적으로 구출한 ‘아덴만의 여명작전’을 이끌었습니다.1950년 창설된 해난구조대(SSU)도 혹독한 훈련으로 유명합니다. 각종 해난사고에서 인명을 구조하는 일이 모두 이들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임무를 수행한다는 각오를 다집니다. 겨울에는 바다 속에서 혹한기 훈련을 합니다. 이들은 201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유람선 침몰사고 현장에 파견되기도 했습니다.해군 실사격 훈련은 가상의 적을 설정해 정밀타격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일렬로 줄지어 기동하는 함정의 함포와 미사일이 가상의 적을 향해 불을 뿜는 모습은 장관을 이룹니다.사진은 차례로 2함대 해상기동훈련에 참가한 호위함 등이 함포사격을 하는 모습과 광개토대왕함급 구축함에서 127㎜ 함포를 발사하는 모습, 한국 최초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SM2 대공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과거 연안 방어를 책임졌던 130t급 ‘참수리급 고속정’은 개방형 함교여서 적의 공격에 취약했습니다. 사진처럼 정장이 파도와 비바람을 견뎌야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2002년 6월 참수리급 고속정 357호정 정장(대위)이었던 故 윤영하 소령은 이런 구조 때문에 적의 집중적인 사격을 받아 안타깝게 순직했습니다.이에 따라 해군은 참수리급 고족정을 230t급 ‘검독수리급 신형 고속정’(PKMR)으로 전면 교체해 공격력과 방어력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검독수리급 고속정은 76㎜ 함포와 130㎜ 유도로켓을 장착해 원거리에서 적 함정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또 함교를 함 구조물 내부로 넣어 정장이 비바람은 물론 적의 표적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외관 구조를 대폭 개선했습니다.여기에 윤 소령의 이름을 딴 400t ‘윤영하함급 유도탄고속함’도 잇따라 도입했습니다. 윤영하함급 유도탄고속함은 레이더에 잘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선체에 76㎜ 함포와 대함유도탄을 장착했습니다. ‘프로펠러’로 기동하던 함정의 추진 방식도 ‘워터제트’로 바꿔 기동력을 높였습니다. 새로 건조된 유도탄고속함에는 윤 소령을 포함한 6용사의 이름이 차례로 붙여졌습니다.해군은 함정의 화재와 침수에 늘 대비해야 합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전 대원을 대상으로 ‘소화방수훈련’을 진행합니다. 실제 함정 침수와 동일한 조건으로 훈련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온 몸으로’ 물을 막아냅니다.함교에서 지휘하는 장교, ‘전투배치‘ 명령에 총을 들고 달리는 병사 모두 자랑스러운 우리 해군입니다. 차가운 바닷바람을 견디며 오늘도 나라를 지키는 모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열린세상] 사랑하는 법을 아시나요/박산호 번역가

    [열린세상] 사랑하는 법을 아시나요/박산호 번역가

    엄마가 개에게 물렸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키우는 5개월 된 천방지축 말썽꾸러기 시바견 ‘해피’에게 물렸다. 사실 엄마가 첫 희생자는 아니었다. 나도 두 달 전에 해피에게 왼손을 꽤 크게 물려서 한동안 붕대를 감고 다녔다. 개에게 물린 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다. 딸이 어렸을 때 지독하게 못생긴 믹스견 한 마리를 주워 오는 바람에 차마 버릴 수 없어 ‘장군’이라고 이름을 지어 주고 한동안 키우다 나와 아이를 무는 바람에 다른 집에 보낸 적이 있었다. 여러 번 파양됐다 결국 버려져 마음에 상처가 많았던 장군이를 떠나보내기가 가슴 아팠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또 흰 머리가 성성한 엄마가 손에 피를 뚝뚝 흘리는 모습을 보니 화가 치미는 한편 이 혈기왕성한 강아지를 어찌해야 할지 한숨이 났다. 장군이를 그렇게 보냈으니 이번에 해피는 어떻게든 끝까지 책임지고 사랑으로 기르고 싶어 결국 전문 훈련사에게 방문을 요청했다. 훈련사는 해피와 상호작용하는 우리 가족 관계를 물어보고, 해피의 나이와 몸 상태를 살펴본 후 문제를 진단했다. 그 결과 우리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다. 시바견 특유의 늠름한 자태와 아기 강아지의 귀여움을 골고루 갖추고 있는 해피에게 장군이에게 그때 못 준 사랑까지 모두 합쳐서 가족 모두 아낌없이 애정을 퍼부은 게 문제였다. 그러다 보니 해피는 우리 집에서 자기가 서열이 1위라고 생각해서 거리낌없이 우리를 물었고, 결정적으로 우리가 사료를 너무 적게 줘서 먹는 데 집착하게 됐단다. 거기다 시바는 성격이 고양이 같아서 만지고 쓰다듬는 것도 싫어하니 약간의 거리를 두면서 그냥 든든한 맛에 키우라고. 맙소사, 까칠한 고양이를 10년째 키우면서 마음껏 표현하지 못한 애정을 강아지에게 해소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건 우리만의 착각이었다. 그렇게 놀라고 실망한 우리 표정을 보며 훈련사가 말했다. “다들 강아지를 예뻐만 하셨지 제대로 키우는 법을 몰라서 그러세요. 그 마음은 알지만 그 애정만큼 데려온 아이의 특성과 그 아이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 아셔야 해요. 시바는 원래 사나운 아이라 파양률이 70퍼센트에 달하는데, 그렇게 파양된 아이들은 안락사시키죠. 말이 좋아 안락사지 사실 죄 없는 아이들을 죽이는 거잖아요.” 그 말을 하는 훈련사의 눈이 너무 슬퍼 보여서 우리들은 허둥지둥 당황하면서 가르쳐 주시는 대로 잘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훈련사의 처방대로 해피의 사료량을 늘리고, 에너지가 넘치는 해피가 스트레스를 풀 수 있게 사료 주는 법을 바꾸고, 산책도 더 열심히 시키고, 전처럼 열정적으로 껴안거나 쓰다듬기를 자제하자 해피는 놀라울 정도로 온순해졌고, 더이상 물지 않았다. 해피가 가끔 맑은 눈동자로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릴 때면 가슴이 뭉클해지며 여러 생각이 떠올랐다. 사랑이란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만으론 부족할 때가 있구나. 상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에 대해 알아 가고, 그를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걸 머리가 세기 시작한 이제야 알았다. 하긴 개만 그러하겠나. 이서원이 쓴 ‘나를 살리는 말들’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사랑이 어려운 이유는 사랑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마음도 사랑이지만…사랑의 완성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고 그 사람이 원하는 종류의 사랑을 원하는 만큼 줄 때 이루어진다.” 이 구절을 읽으며 지나간 사랑들, 무엇보다 아이에 대한 사랑을 생각했다. 나는 엄마로서 줄 수 있는 사랑을 다 줬다고 생각했지만 받는 아이는 과연 그렇게 느꼈을까? 무엇보다 아이가 원하는 식으로 원하는 사랑을 줬을까? 사랑하는 마음 하나면 다 된다고 나만 안심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나 지나간 사랑들을 돌아보며 후회해도 소용없고, 아이에게 제대로 주지 못한 사랑을 한탄해 봐야 부질없다. 늦게라도 해피를 통해 사랑을 주는 법도 제대로 배워야 한다는 걸 알았으니 이제라도 아이를, 내 옆에 남아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사랑하려 애써 볼 참이다.
  • [데스크 시각]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없다/유영규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없다/유영규 사회부장

    “자존심 상하고 모멸감도 들죠. 알아서 나갔으면 하는 생각에 회사가 닥치는 대로 허드렛일을 모아 준다는 걸 모두가 잘 알거든요.” K는 출근 도장을 찍으면 곧바로 봉고차에 올라탄다. 8개월째다. 직접고용을 외치며 전국 52개 고속도로에서 어깨걸이를 했던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은 더이상 요금수납원이 아니다. 2019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7개월간의 투쟁 끝에 요금수납원 노동자들은 전원 직접고용으로 현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회사가 준비해 둔 건 ‘현장지원직’이란 낯선 직함뿐이었다. 말이 좋아 현장 지원이지 현장 청소였다. 매일 그들을 태운 승합차가 멈춰서는 고속도로 위가 그날의 일터다. 기자와 통화한 날엔 경인고속도로 상하행선 졸음쉼터 4곳을 청소하고 쓰레기를 모으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때론 고속도로 갓길의 잡풀을 뽑고, 방음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넝쿨을 걷어내야 한다. “시속 100㎞를 넘는 속도로 내달리는 대형 화물트럭이 지나가기라도 하면 몸이 휘청해요. 아차 하면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지요. 빌미를 주지 않으려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어요.” 그렇게 한 달을 버티면 200만원이 채 못 되는 월급이 통장에 꽂힌다. 노조 간부였던 L의 상황은 더 암담하다. 회사는 그를 집에서 290㎞나 떨어진 경북 영천으로 발령 냈다. 차로 쉼 없이 달려도 3시간 반 거리니 주중엔 집에 갈 생각을 못 한다. 고3 수험생인 아이의 밥을 챙겨 줄 수도 없다. 그나마 2주 전부턴 청소일에서도 배제됐다. 농성 과정에 형사사건으로 기소됐다는 이유로 회사는 L과 노조 관계자 16명을 직위해제했다. 사규를 그대로 적용했을 뿐이라는 설명 뒤에는 직위해제자에게 업무를 맡길 수는 없으니 기본급을 30% 깎겠다는 통보가 따라붙었다. 1억 3000만원이 넘는 손해배상 소송에도 휘말렸다. 노조원들은 사측의 조치가 사실상 해고 절차를 위한 수순이라 보고 있다. “사규엔 형사재판에서 금고형 이상을 받으면 해고할 수 있다는 내용도 있거든요.” 한숨짓는 L의 이야기를 들으며 차라리 민간 기업에서 벌어지는 일이었다면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유독 이번 정부는 노동자들에게 갚아야 할 ‘말빚’이 많다. 대통령 스스로 ‘노동 존중’이란 공약을 내걸었던 만큼 지난 4년간 청와대와 정부는 노동권에 희망적인 구호들을 던졌다. 하지만 화려한 구호와 수사는 결과적으로 용두사미가 됐다. 스물네 살 청년 김용균이 사망한 후 2년여 만에 어렵게 세상에 등장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아무도 처벌하지 못한다는 비아냥을 듣는다. 심지어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보호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한민국은 목숨값조차 같지 않다는 현실을 법이 일깨워 준 셈이다. 여전히 투쟁 중인 톨게이트 노동자와 코레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황을 생각하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이 공허하게 느껴질 정도다. 지금도 현장엔 공공기관이라는 허울 좋은 간판에 가려진 채 저임금과 고용불안정에 고통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너무많다. “날 때부터 비정규직이 어디 있겠어요. 세상에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없어요. 그런 대접을 받는 사람들만 있을 뿐이죠.” 덤덤하게 말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말이 가슴을 친다. 아이러니하게도 도로공사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고속도로에서는 사람이 우선입니다’라는 문구가 떡하니 걸려 있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대통령의 구호를 차용한 듯하다. 스스로 뱉은 말을 곱씹어 줬으면 한다. 당신 말이 옳다. 누가 어느 곳에 서 있건 사람이 먼저다. whoami@seoul.co.kr
  • 포악한 포식자가 된 인간의 민낯

    포악한 포식자가 된 인간의 민낯

    구제역 감염 우려가 있는 돼지들을 살처분하면서 자신이 살처분당하는 듯한 악몽을 꾼다.(‘몰이꾼’) 바닷가에서 쓰레기 치우는 일을 하면서 오염되기 이전의 자연을 그리워한다.(‘땅끝의 달’) 자신이 낳은 아기를 ‘상품’처럼 대하는 미혼모 대신 아기를 키우면서도 오히려 미혼모에게 돈을 뜯긴다.(‘어둠의 한숨’) 올해 등단 64년을 맞은 정연희(84) 작가의 신작 소설집 ‘땅끝의 달’은 인간의 오만과 탐욕에 희생된 주인공들의 삶을 통해 현대사회의 병폐를 조명한다. 환경·축산·미혼모 등 다양한 소재로 쓴 작품을 관통하며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리는 인간중심주의와 이기적 인간형을 고발한다. 수록작 ‘땅끝의 달’의 주인공 현서는 사업 실패로 태안 앞바다에서 쓰레기 치우는 일을 한다. 어느 날 자신을 찾아와 환경파괴의 심각성과 절망을 이야기하던 여인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전남편의 독점욕으로 상처를 품은 여인은 탐욕이 부른 파멸을 투영하는 듯하다. ‘몰이꾼’은 살처분의 고통을 두고 벌어지는 인간들 사이의 차별과 불평등도 예리하게 다뤘다. 축산 공무원 동주가 살생의 지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동안 서울에서는 젊은이들이 향락의 열기에 빠져 있다. ‘인간은 돼지보다 더한 식탐에 빠졌다’(128쪽)는 동주의 생각은 힘을 극대화한 인간의 존재론적 몰락을 암시한다. ‘어둠의 한숨’은 아기를 귀여워하는 세탁소 주인 심 권사를 등쳐먹는 미혼모를 통해 인간이 자연을 대하는 폭력적 태도를 보여 주면서도, 혈육이 아닌 아기에게 정성을 쏟는 심 권사에게서 인류애를 향한 희망을 찾는다. 정 작가는 “인간이 포악한 포식자가 됐지만, 인간사 곳곳에서 사금처럼 반짝이는 이야기를 외면하지 못해 오늘도 그 사금을 고르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작품마다 녹여 낸 치밀한 심리묘사는 문단 원로의 연륜을 실감하게 한다. 암울해 보여도 여전히 인간에 대해 희망을 주는 이 단편들이 반갑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담뱃값 인하 믿었는데… 흡연자들 “결국 서민 쥐어짜기”

    담뱃값 인하 믿었는데… 흡연자들 “결국 서민 쥐어짜기”

    경기 부천시에 사는 이모(31)씨는 28일 정부의 담뱃값 인상 소식을 듣고 한숨부터 내쉬었다. 하루 한 갑의 담배를 피우는 이씨는 정부 발표대로 담뱃값이 8000원까지 오르면 매달 24만원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 이씨는 “담뱃값을 올려도 흡연율이 반짝 낮아질 뿐 다시 피울 사람은 피운다”면서 “담뱃값을 인하해야 한다는 약속은 저버리고 소시민을 쥐어짜 세수를 충당하려는 속셈 아니냐”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일 담뱃값과 주류 가격 인상을 포함한 앞으로 10년의 건강정책 방향과 과제를 담은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지금의 담뱃값을 10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약 8000원까지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흡연자들은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박근혜 정부의 담뱃값 인상에 대해 “담뱃값을 이렇게 한꺼번에 인상하는 건 굉장한 횡포”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 건강을 빙자한 ‘세수 늘리기’로 재벌과 부자에게서 더 걷어야 할 세금을 서민들에게서 쥐어짠 것”이라며 “담배처럼 서민들에게 부담을 주는 간접세는 내리고 직접세를 올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2014년과 같이 담뱃값이 오르기 전에 미리 담배를 대량으로 사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에는 담배를 보루 단위로 구입해 사재기를 인증하는 글과 사진이 게시되고 있다. 논란이 일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28일 페이스북에 “정부가 담뱃값을 8000원 수준으로 인상하고 술에 대해서도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정 총리는 “담배 가격 인상과 술의 건강증진부담금 부과에 대해 현재 정부는 전혀 고려한 바가 없으며 추진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 “담배와 술은 많은 국민이 소비하는 품목으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충분한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며 신중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할 사안으로 단기간에 추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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