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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관회의 “尹 직무배제 재판 부담 우려”…정치적 목소리 자제

    법관회의 “尹 직무배제 재판 부담 우려”…정치적 목소리 자제

    장창국發 판사 문건 비판에 안건 채택법관대표 다수 “의견 표명 부적절” 입장3~4개 수정안도 제시됐지만 모두 부결지은희 “반대에도 안건 상정 강행 의문”법관 대표들이 7일 ‘판사 사찰 의혹’과 관련해 의견 표명을 하지 않기로 결론지은 것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 사건을 맡은 재판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법관의 독립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기 전에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의 독립을 위해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것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의 대립 국면에서 자칫 사법부가 정치적으로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125명의 법관 대표 중 120명이 참석한 이날 법관대표회의에서 판사 사찰 의혹과 관련해 포문을 연 것은 제주지법 장창국(53·사법연수원 32기) 부장판사였다. 법원 내부망을 통해 비판적 목소리를 낸 장 부장판사는 ‘최근 현안이 된 검찰의 법관 정보수집과 이를 계기로 진행되는 정치권의 논란이 법관에 대한 독립과 재판의 공정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의 안건을 발의했다. 여기에 다른 법관 대표 17명이 동의하면서 정식 안건으로 상정됐다. 이 안건에 찬성하는 쪽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법관 정보를 수집한 것은 부적절하고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와 같이 공판 절차와 무관하게 다른 절차로 수집된 비공개 자료를 다룬 것은 법관의 신분상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이 윤 총장의 직무집행정지 명령 취소소송을 맡고 있고, 앞으로 (소송이) 추가로 계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의견 표명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법관 대표 다수의 입장이었다. 법관대표회의 의결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도 반대 근거였다. 이후 토론 과정에서 “검찰의 법관 정보수집 및 보고가 법관의 독립과 재판 공정성을 침해할 수 있어 지양돼야 한다”는 등 3~4개의 수정안이 제시됐지만 모두 반대 논리에 막혀 부결됐다. 이 안건을 분과위원회에 회부한 뒤 좀더 논의를 해 보자는 안도 과반수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다. 판사 사찰 의혹이 끝내 의결되지 못하면서 윤 총장 측은 한숨 돌리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추 장관은 사찰 대상자인 판사들로부터 유감 표명 등의 의견을 끌어내지 못하면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이날 지은희(37·41기) 수원지법 판사는 법원 내부망에 “다수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안건 상정을 강행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절차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수도권 지역의 한 부장판사는 “많은 법관이 검찰의 행태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만 자칫 ‘추미애 편들기’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한다”면서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 의견 표명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도 많다”고 귀띔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여기는 중국] 학업 스트레스에 머리카락 뽑아 먹은 여중생

    [여기는 중국] 학업 스트레스에 머리카락 뽑아 먹은 여중생

    입시 등 학업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머리카락을 뽑아 먹은 여중생이 복통을 호소하며 긴급 호송됐다. 중국 항저우에 거주하는 올해 15세의 샤오위 양은 최근 2주 동안 심각한 복통을 호소하던 중 지난 2일 항저우시 제1병원 소화기 내과에 호송돼 응급 치료를 받았다고 현지 언론은 4일 이 같이 밝혔다. 샤오위 양의 치료를 담당했던 병원 의료진은 소녀의 위 속에서 가로 세로 각각 15cm, 10cm상당의 머리카락 뭉치를 발견해 제거한 상태다. 샤오위 양이 앓은 병명은 일명 ‘이식증’으로 불리는 증상으로 영양분이 없는 물질을 섭취하는 질병이다. 특정 영양소가 소량 부족하거나 영양 불균형 상태에 놓은 아동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학업 등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카락과 종이, 비닐봉지 등을 섭취하는 등 심리적인 문제로 발병하는 일이 잦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할 경우 진흙, 돌, 나무껍질 등 인체에 유해한 물건들을 대량으로 복용하는 사례도 종종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중학교 3학년에 진학한 샤오위 양은 평소 부모님과 교사들로부터 학업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위 양은 학업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머리카락을 뽑아서 대량으로 섭취하거나 눈물이 나는 상황에는 머리카락을 뽑아서 입 안에 넣은 후 울음소리가 방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했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학교와 부모님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했다”면서 “의자에 앉아서 책상 스탠드 불을 켜고 있을 때면 종종 두꺼운 교재와 책들 사이에서 한숨이 나왔다. 이때마다 머리카락 몇 개를 뽑아서 입 속에 넣었고, 이런 날은 제법 스트레스가 없어지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이한 스트레스 해소 방식 탓에 샤오위 양은 복통을 호소, 응급실에 호송돼 의료진들에 의해 위절제술을 받았다. 당시 수술을 담당했던 의료진들은 위내시경을 통해 위 속에서 엄청난 양의 머리카락이 위를 가득채운 것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특히 의료진은 위내시경을 통해 머리카락 뭉치가 당일 섭취한 음식물 찌꺼기와 뒤섞여 마치 철수세미처럼 위 속에 잔뜩 감겨 있었으며, 이것들로 인해서 샤오위 양이 심한 복통을 느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의료진은 긴급 호송된 샤오위 양에 대해 복강경 수술을 진행, 수 시간에 걸쳐 약 1.5kg 상당의 무게인 머리카락을 모두 제거했다. 한편, 수술을 집도했던 장젠차이 박사는 “거대한 머리카락 뭉치가 제법 단단하게 위 속에 붙어 있는 탓에 위 절제 부위를 조금 더 넓힌 후에야 수술을 안전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면서 “수술 후 후유증 등 부작용은 없으며 그 덕분에 샤오위 양은 수술 이튿날부터 가벼운 음식 섭취가 가능했다”고 전했다. 의료진들은 이 같은 이식증 증세는 지나친 학업 스트레스와 긴장감 유발 상황 등에 깊은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장 박사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부모와 일찍이 분리되는 일종의 불리 불안과 부모의 무관심, 학대 등의 사례에서도 이식증 증세를 보이는 사례가 종종 발견되고 있다”면서 “이 증상을 앓는 환자들은 심각한 경우 장폐색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생명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 의학으로는 이 같은 특이성 환자에 대한 정확한 치료 방법이 전무한 상태”라면서 “가장 좋은 치료는 가족들의 관심과 심리적으로 편안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연말특수 옛말”… 코로나 재확산으로 ‘울상’

    “코로나로 연말특수는 꿈도 못 꿉니다.” 5일 울산지역 외식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난달 24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연말 단체모임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 기업체들까지 모임·회식·연수 자제 지침이 내려지면서 조금씩 회복세를 보였던 지역경기가 다시 위축되고 있다. 공공기관과 기업이 모임과 회식을 중단하면서 지역 음식점 등에는 연말 모임 예약 취소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울산 남구 삼산동의 한 음식점 대표는 “최근 코로나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괜찮아지나 했는데, 지난달 말부터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며 “연말 모임 사전 예약이 절반가량 취소됐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구의 한 횟집 대표도 “울산은 코로나 확산세가 심하지 않은데, 정부와 지자체에서 원천적으로 모임자리를 통제하면서 소상공인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면 언제 가게 문을 닫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상황은 호텔, 뷔페, 레스토랑, 백화점 등도 마찬가지다. 울산 호텔업계는 세미나와 단체 모임 등의 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울상이다. 올해 연말 매출이 예년의 절반도 안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연말을 겨냥한 특별 메뉴와 이벤트를 준비했으나 예약 취소에 한숨만 쉬고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연회장 예약 취소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대비 올해 수요가 절반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송년 모임 자제령이 떨어진 공공기관 행사와 기업 모임을 중심으로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정기세일 기간인 지난달 13~28일까지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유통업계의 불황도 깊어지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국만 왜 이러냐고 묻는다면/홍희경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한국만 왜 이러냐고 묻는다면/홍희경 국제부 차장

    88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 초등학교 교실에선 ‘아! 대한민국’을 묘사하는 많은 포스터가 그려졌다. 파란 하늘, 시원한 강물, 굴뚝 위로 솟는 흰 연기의 전형적인 풍경. 어느 자리에서 이 기억을 꺼내자 88년 무렵 이미 대학생이던 측에서 반론을 제기했다. 70년대 초등 교실에선 굴뚝 위로 솟는 연기를 시꺼멓게 그릴수록 산업화를 잘 시각화한 작품으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검은색에서 흰색이 되는 동안 회색 연기를 채색하던 과도기는 몇 년이나 됐을까. 작정하고 헤아려 보기엔 한국은 정말 빨리 변했다. 이번엔 역습. 페친에게 ‘라떼-MZ 세대 감별 콘텐츠’를 받았다. TV프로 유퀴즈에 출연한 주류회사 워킹맘 팀장님 영상이다. 친화력을 앞세운 무수한 영업 성공기가 “전국에 (영업용) 아버지가 너무 많다”, “까라면 까는 척을 하는 게 회사 생활 꿀팁” 같은 어록에 버무려진다. 영상이 재미있고 공감되면 라떼 인증인 줄 알면서도, 이렇게 생각했다. “혹시 내가 나 몰래 출연했나.… 내가, 내가 왜 저기서 나와!” 만일 MZ 세대라면 영상을 보고 ‘저렇게까지 회사 다녀야 하나’ 한숨이 나왔어야 한단다. 이렇게 상투적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오직 내 주변에서만 통하는 일임을 뒤늦게 깨달을 때가 있다. 국적, 인종, 성별 차이 때문에 경험과 관점이 달라지는 건 그러려니 하겠는데, 같은 나라 안에서 몇 년 앞서거나 늦게 살았을 뿐인데 생판 다른 경험을 기억하는 상황은 겪을수록 잘 적응되지 않는다. 1970년 280달러에서 2019년 3만 3720달러. 두 세대 만에 약 120배가 된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급성장이 남긴 후과라고 수용할 뿐이다. 소득은 생각보다 더 깊게 삶과 취향에 영향을 미친다. ‘만인의 연인’ 최진실이 세탁기, 섬유유연제, 요구르트, 아파트 같은 신흥 중산층 지표 제품들의 CF를 섭렵한 동력은 그가 1인당 GNI 1만 달러를 달성한 1994년 전후로 전성기를 맞이한 데서 비롯된다. 88년 데뷔한 최진실 활동시기를 전후해 가요가 팝송을 대체했음은 물론이다. 1만 달러 달성 직전 해는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선언이 나온 1993년이다. 세계가 주문하면 닥치고 하던 제조에서 기획·브랜딩을 스스로 하는 체질개선이 긴요해진 단계에 나온 선언이다. 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한 2006년에는 주5일제 개정이 정착돼 드디어 일 말고 휴식도 생각하게 됐다. 여느 나라에서처럼 소득이 늘수록 빈곤과 부패의 문제는 해결의 갈피를 찾았다. 그러나 소득이 는다고 자연해결이 안 되는 문제도 많다. 자본의 몰인정한 습성, 권력의 자의적인 행사 의지 같은 일들이다. 소득 280달러 시대를 살아봤다면야 당시보다 줄어든 빈곤과 부패의 정도를 감안해 감내할 수 있을 법한 부작용이지만, 애초에 소득 1만 달러 사회에 걸맞게 성장한 경우라면 이해도 안 되고 참기도 힘든 우악스러움들이다. 게다가 경험상 이런 부작용들이 종국에 어떻게 되는지 보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을 윤색해야 한다. 소득 달성에 공헌이 크다고 믿는 권력과 기업이 일단 우악스러움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끝까지 가서 끝을 봐야 끝난다. GNI의 세계에서 3000달러, 1만 달러, 2만 달러의 각 단계를 생략하는 잭팟형 성장은 없다. 그래서 곳곳에서 변주가 이어진다. ‘왜 베트남 시장인가’를 쓴 유영국씨에게 들으니 소득 3000달러 달성을 앞둔 베트남에선 이제 자국 CF 모델에 대한 선호가 는다고 한다. 90년대 중반 이후 소득 4만 달러대에서 횡보 중인 일본은 한때 역으로 한국을 배우느라 열을 올렸다. 우리가 보기엔 어설프고 답답한 구석이 많은데, 끼인 국가 한국이 선례가 되는 일도 이렇게 많다. 한국의 공과엔 다 이유가 있으니까. saloo@seoul.co.kr
  • 여전히 줄세우기…우리 입시제도는 왜 이 모양일까요

    여전히 줄세우기…우리 입시제도는 왜 이 모양일까요

    문재인 이후의 교육/이범 지음/메디치미디어/368쪽/1만 6000원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시행한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무사히 끝났다. 안도감과 뿌듯함도 잠시, 도대체 수능이 뭐기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한숨이 나온다. 학생을 줄세우기 위해 한날한시에 대규모로 치르는 객관식 대입시험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전교조를 비롯한 진보 교육계는 이에 맞서 수능 자격고사화, 나아가 수능 폐지를 주장한다. 대신 ‘학교교육 정상화’를 외치며 내신으로 학생을 선발하자고 한다. 그러나 내신 역시 상대평가이긴 매한가지인 데다가, 경쟁 강도가 수능보다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다. 금수저 전형이 된 학생부종합전형은 이미 길을 잃은 지 오래다. ‘조국 사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지만, 자기 능력보다 ‘돈 없는 부모’를 탓해야 할 판이다. 이처럼 ‘선다형 입시+내신 상대평가+비교과 반영’의 한국의 대입은 전 세계에서 가장 기괴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어느 하나 놓쳐선 안 되니 그 부담이 막대한 데다 이 틀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온라인 사교육업체 메가스터디 공동창업자이자, 문재인 정부 첫 교육부 장관인 김상곤의 진영에서 정책 입안을 도왔던 교육평론가 이범의 신간 ‘문재인 이후의 교육´은 우리 교육이 왜 이 모양 이 꼴이 됐는지 예리하게 파헤치고 대안을 내놓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입시는 선다형이 아니라 논술형이고, 입시와 내신 모두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치적인 판단이 개입하면서 판을 흔들 수 없는 구조다. 입시를 유럽식으로 바꾸면 사교육 대란이 불가피하고, 내신을 절대평가로 바꾸면 강남 쏠림, 특목고·자사고 쏠림이 심해진다. 25년을 넘긴 수능은 더이상 낼 문제도 없는 상황이지만, 학종 문제가 불거지면서 오히려 비율이 늘어날 판이다. 저자는 현재 권력을 잡은 진보 교육계는 제대로 된 제안도 내놓지 못한 채 정치에 정책들이 가로막힌다는 불평만 늘어놓는다고 꼬집는다. 그렇다면 진보 교육계가 대책이라고 내놓은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는 현실성이 있나. 서울대를 비롯한 국립대의 공동입학과 공동학위제를 시행해 대학서열과 학벌주의를 극복하자는 것인데, 다른 나라에 비해 사립대 비율이 지나치게 높고 서울과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선 이룰 수 없는 꿈과 같다. 저자는 새로운 대안으로 ‘대학의 포용적 상향평준화’를 제시한다. 국립대뿐 아니라 사립대를 끌어들이고, 대학 투자를 늘려 교육의 질을 높이며, 대학의 자율적 발전 전략을 허용해 대학 경쟁을 완화하자는 주장이다. 그러려면 우선 교육부의 나눠먹기식 대학재정지원사업을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한다. 또 ‘최대한 입학 후 진급 시 탈락’ 제도 등을 통해 일부 대학 선호 현상도 줄일 수 있다. 물론 입시도 바꿔야 한다. 수능을 논술형 문항으로 점진적으로 변경해 사교육 급증 우려를 줄인다. 대학이 출제, 관리, 채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고교와 대학 교육 사이의 연계성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여론에 밀려 시행을 미뤄버린 고교학점제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이 과정에 코로나19로 부상한 온라인 수업 방식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추가해야 한다. 저자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어느 나라보다 일찍 보편적 원격 교육을 시작한 지금이 한국 교육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 강조한다. 그러나 한국 교육의 약점을 성찰하지 않은 채 정부 주도로 밀어붙이면, 한국식 온라인 교육이라는 괴물이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수능이 끝난 지금, 공약과 거꾸로 가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 방향을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해 봄 직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중기부 “가고 싶어” 여가부 “가기 싫어”… 세종시 이전 ‘극과 극’

    중기부 “가고 싶어” 여가부 “가기 싫어”… 세종시 이전 ‘극과 극’

    중소벤처기업부와 여성가족부 공무원들에게 세종특별자치시가 주는 느낌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중기부에 세종시는 하루빨리 입성하고 싶은 목표 지점과 비슷합니다. 반면 여가부 공무원들과 얘기하다 보면 이들에게 세종시는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결코 가고 싶지 않은 유배지 같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2일 중기부 관계자들과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상당수는 최근 대전시에서 중기부가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하면서 논란이 계속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습니다. 의견을 밝히길 꺼리던 한 중기부 관계자는 “세종시로 이전하면 어떤 장점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세종시에서 다른 정부 부처와 함께 모여서 정책을 논의하고 숙성시키는 데 좋다고 본다”고 조심스럽게 답했습니다. 중기부의 세종시 이전 문제가 공론화된 건 지난달 26일부터입니다. 중기부는 당시 보도자료를 내고 “본부 조직의 세종시 이전을 위한 ‘세종 이전 의향서’를 지난 16일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기부가 현재 자리잡고 있는 정부대전청사는 사실 정부세종청사와 자동차로 30분 거리밖에 안 됩니다. 그리 멀지도 않은데 대전시와 갈등을 겪으면서까지 옮겨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중기부 상황을 잘 아는 한 정부 관계자는 “중기부가 공직사회를 향해 ‘우리도 이제는 장관급 부처’라고 외치는 일종의 인정투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획재정부나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여전히 중기부를 차관급 중소기업청 시절과 다름없이 대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중기부로서는 정부세종청사로 들어가 다른 장관급 부처와 ‘같은 물에서 놀고 싶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귀띔했습니다. 그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중기부의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는 부처 간 협의를 유달리 강조한 것이 눈에 띕니다. “관계부처와의 소통과 협업을 강화”한다거나 “다른 경제부처와의 효율적 정책 연대 및 긴밀한 협업이 필수”이고 “전 부처에 걸쳐 협업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세종시 이전이 정부 부처 간 정책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행안부 고위관계자는 “박영선 중기부 장관을 비롯해 중기부에서 예전부터 세종 이전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며 중기부의 선택에 따라 논의가 흘러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에서 세종으로 이전하지 않은 5개 부처 중 하나인 여가부도 중기부 못지않게 세종 이전 문제로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세종시 이전을 향해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중기부와 정반대로 여가부는 혹시나 세종으로 이전하게 되면 어쩌나 수세적으로 전전긍긍합니다. 한 여가부 관계자는 “세종시로 가지 않기 위해 (다른 부처 등에서) 여가부로 옮겨온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제 와서 여가부한테 세종시로 가라고 하면 인력 유출이 상당할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그는 이어 “여가부가 소속 공무원들에게 줄 수 있는 장점이 따지고 보면 서울에 있다는 것이 큰 것인데 그것마저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또 다른 여가부 관계자도 “다른 부처들이 옮길 때 함께 내려갔다면 집이라도 쉽게 구할 수 있었겠지만 이제 와서 내려간다면 당장 거주할 집도 문제”라며 “홀로 방을 구해 살거나 출퇴근을 해야 할 텐데 여성 직원이 압도적으로 많고 맞벌이가 대다수이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정부 부처 관계자는 “애초 여가부가 세종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 것부터가 말이 안 된다”면서 “세종 이전 당시 다른 부처 공무원들도 겪은 일인데 여가부만 특별 대접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습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관가블로그]중기부 여가부 마지막 세종 이전 희비...공무원들의 속내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여성가족부 공무원들에게 세종특별자치시가 주는 느낌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중기부에 세종시는 하루빨리 입성하고 싶은 목표 지점과 비슷합니다. 반면 여가부 공무원들과 얘기하다보면 이들에게 세종시는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결코 가고 싶지 않은 유배지 같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2일 중기부 관계자들과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상당수는 최근 대전시에서 중기부가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하면서 논란이 계속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습니다. 의견을 밝히길 꺼리던 한 중기부 관계자는 “세종시로 이전하면 어떤 장점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세종시에서 다른 정부부처와 함께 모여서 정책을 논의하고 숙성시키는 데 좋다고 본다”고 조심스럽게 답했습니다. 중기부의 세종시 이전 문제가 공론화된 건 지난달 26일부터입니다. 중기부는 당시 보도자료를 내고 “본부 조직의 세종시 이전을 위한 ’세종 이전 의향서‘를 지난 16일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기부가 현재 자리잡고 있는 정부대전청사는 사실 정부세종청사와 자동차로 30분 거리밖에 안 됩니다. 그리 멀지도 않은데 대전시와 갈등을 겪으면서까지 옮겨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중기부 상황을 잘 아는 한 정부 관계자는 “중기부가 공직사회를 향해 ‘우리도 이제는 장관급 부처’라고 외치는 일종의 인정투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획재정부나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여전히 중기부를 차관급 중소기업청 시절과 다름 없이 대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중기부로서는 정부세종청사로 들어가 다른 장관급 부처와 ‘같은 물에서 놀고 싶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귀띔했습니다. 그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중기부의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는 부처 간 협의를 유달리 강조한 것이 눈에 띕니다. “관계부처와의 소통과 협업을 강화”한다거나 “다른 경제부처와의 효율적 정책 연대 및 긴밀한 협업이 필수”이고 “전 부처에 걸쳐 협업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세종시 이전이 정부부처 간 정책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행정안전부 고위관계자는 “박영선 중기부 장관을 비롯해 중기부에서 예전부터 세종 이전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며 중기부의 선택에 따라 논의가 흘러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에서 세종으로 이전하지 않은 5개 부처 중 하나인 여가부도 중기부 못지 않게 세종 이전 문제로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세종시 이전을 향해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중기부와 정반대로 여가부는 혹시나 세종으로 이전하게 되면 어쩌나 수세적으로 전전긍긍합니다. 한 여가부 관계자는 “세종시로 가지 않기 위해 (다른 부처 등에서) 여가부로 옮겨온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제 와서 여가부한테 세종시로 가라고 하면 인력 유출이 상당할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그는 이어 “여가부가 소속 공무원들에게 줄 수 있는 장점이 따지고 보면 서울에 있다는 것이 큰 것인데 그것마저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또다른 여가부 관계자도 “다른 부처들이 옮길 때 함께 내려갔다면 집이라도 쉽게 구할 수 있었겠지만 이제 와서 내려간다면 당장 거주할 집도 문제”라며 “홀로 방을 구해 살거나 출퇴근을 해야 할텐데 여성 직원이 압도적으로 많고 맞벌이가 대다수이니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정부부처 관계자는 “애초 여가부가 세종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 것부터가 말이 안 된다”면서 “세종 이전 당시 다른 부처 공무원들도 겪은 일인데 여가부만 특별대접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습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1년 뒤로 미뤄진 ‘신라젠 운명’

    1년 뒤로 미뤄진 ‘신라젠 운명’

    17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가 투자한 항암치료제 개발업체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 결정이 1년 뒤로 미뤄졌다. 한국거래소가 신라젠에 경영개선 시간을 주고, 기다려보겠다고 결정해서다. 거래소는 30일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열고 내년 11월 30일까지 신라젠에 개선 기간을 부여하기로 심의·의결했다. 현재 매매거래정지 상태인 신라젠 주식은 개선 기간 동안 계속 거래할 수 없다. 개선 기간이 끝나면 7일 안에 개선 계획 이행내역서와 이행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이후 거래소는 기심위를 16일 안에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를 다시 의결한다. 업계에서는 “신라젠을 상장폐지하기에는 거래소가 부담스러운 요소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신라젠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관련해 논란이 있던 상황에서 거래소가 상장을 승인했는데 상장폐지시킨다면 이에 따른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 등은 2014년 3월 실질적인 자기자금 없이 ‘자금 돌리기’ 방식으로 35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해 부당이득 2000억원가량을 취득하는 등 신라젠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또 문 전 대표와 전현직 경영진은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간암치료제로 개발한 ‘펙사벡’의 임상 실패를 사전에 알고 보유 중인 주식을 미리 팔아 부당한 시세 차익을 취했다는 의혹이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지난 5월 4일 장마감 이후 신라젠의 시장 거래를 정지시켰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스위스 ‘기업 책임법’ 부결… 네슬레 등 다국적社 “휴~”

    아동 노동 착취 논란에 휩싸였던 세계적인 식품 기업 네슬레나 환경단체들의 표적이 돼 온 에너지 기업들을 정조준했던 이른바 스위스 ‘기업책임법’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다. 기업들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지만, 스위스 내 높은 반기업정서가 재차 확인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BBC 등은 29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진행된 국민투표에서 이른바 ‘기업책임법’ 법안이 유권자 50.7%의 찬성을 받았지만, 26개 칸톤(주)에서는 과반 찬성이 나오지 않아 부결됐다고 보도했다. 국민 발안으로 발의된 해당 법안은 투표자는 물론 칸톤에서도 과반 찬성을 받아야 가결된다. 스위스는 다국적 기업에 자국 기업보다도 낮은 세율을 적용했던 대표적인 친기업 국가로 꼽혀 왔다. 이 때문에 스위스에는 2018년 기준 약 2만 9000개의 다국적 기업이 자리하고 있으며, 전체 고용 인구의 약 4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국가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맡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친기업 기조의 반작용으로 국민들 사이에서는 반기업 정서가 커졌다. 네슬레 같은 기업의 아동 노동력 착취 논란은 20년 넘게 계속됐지만, 아직도 근절되지 않아 여전히 비판받고 있다. 기후변화 이슈가 커지며 비톨, 글렌코어 등 스위스에 본사를 둔 에너지·원자재기업은 물론 이들에 투자하는 스위스 은행까지 싸잡아 비판 대상이 돼 왔다. 기업책임법은 스위스에 본사를 둔 이들 기업은 물론 해외의 자회사, 공급망 등까지도 강력한 인권 및 환경 보호 기준을 적용받도록 했다. 피해자들은 해당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데, 예컨대 한국에서 스위스 다국적 기업 관련 피해가 일어난다면 우리 국민도 관련 손해배상 등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기업들은 유무형의 비용 증가와 이미지 훼손 등을 우려해 이 법안에 난색을 표해 왔다. 법안이 통과됐을 경우 이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제기하는 무차별 소송전에 휘말릴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연방정부도 법안의 취지는 좋지만, 기업의 정상적인 활동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이 때문에 법안이 부결됐다는 소식에 기업들은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반응을 내놨다. 크리스티나 가지니 스위스경제인연합회 이사는 “중소기업을 포함해 스위스 전체 기업들에 불확실성을 야기시켰던 해당 법안이 부결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근소한 차이로 가결 요건에 미치지 못했다는 사실은 스위스 국민 사이에 만연한 반기업 정서가 재확인됐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절반 이상의 스위스 국민들이 기업책임법의 도입을 찬성했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향후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방안을 자발적으로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냉장고 속 신생아… 2년간 아무도 몰랐다

    전남 여수에서 생후 2개월 된 아기 시신이 냉장고에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아기는 2년여 전에 숨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여수경찰서는 아파트 냉장고에서 숨진 갓난아이를 보관해 온 아이의 어머니 A(43)씨를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구속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6일 한 주민이 “아이들이 식사하지 못해 우리 집에서 밥을 주고 있다”고 동주민센터에 신고했다. 동주민센터는 A씨의 집을 방문했으나 문을 열어주지 않아 현장을 확인하지 못했다. 아동 방임이 의심되자 동사무소는 12일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했고, 보호기관은 13일 현장 조사에 나섰다. 전문기관은 20일 경찰과 동행해 집을 방문했고, A씨의 큰아들(7)과 둘째 딸(2)을 피해아동쉼터에 보내 어머니와 격리 조치했다. 경찰은 27일 아동 쉼터에서 남매를 상대로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둘째가 쌍둥이로 다른 형제가 더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곧바로 A씨의 주거지를 긴급 수색, 냉장고에서 남자아이의 사체를 찾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2018년 말 2개월 된 갓난아기가 숨지자 냉장고에 넣어 보관해 왔다. 아동 방임 신고를 받은 경찰과 보호기관 직원들이 20일 A씨의 집을 방문했을 때 아무도 아이 2명 이외 쌍둥이 남자아이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A씨는 현장 조사를 나온 동사무소 직원에게 쌍둥이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A씨는 쌍둥이 딸에 대해서 “아는 언니가 잠시 맡겼다”며 쌍둥이라는 사실을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미혼 상태로 아이를 출산해 첫째만 출생 신고를 하고 쌍둥이 남매는 출생 신고를 하지 않았다. A씨는 오후 6시부터 일을 나갔으며 새벽 2∼3시까지 아이들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 주민들은 “A씨가 2018년에 이사를 온 뒤 큰아들이 아무 데도 안 다니고 혼자 밤 늦게 자전거를 타고 노는 것을 종종 봤는데 설마 이런 일이 있을 줄은 몰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찰은 “아이 엄마가 쌍둥이가 있다고 얘기하지 않아 남자아이가 숨진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부검을 통해 사인을 밝힌 뒤 이번 주 내에 A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여수시 관계자도 “아동 방임 신고를 받고 현장 조사를 벌였지만 아이 어머니가 말을 하지 않아 쌍둥이인 줄은 몰랐다”며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아이의 존재를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여수서 생후 2개월 아기 사체 냉장고에서 발견.....2년 동안 방치

    전남 여수에서 생후 2개월 아기 사체가 냉장고에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아기는 2년여 전에 숨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냉장고에 시신을 보관했지만 아동을 방치한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가 있고서야 뒤늦게 엽기적인 행각이 드러났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9월 취약계층 아동지원과 학대 대응 등에 적극 나서겠다는 발표를 했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이 현장 조사까지 했는데도 숨진 아기의 존재를 알지 못해 부실한 복지행정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수경찰서는 아파트 냉장고에서 숨진 갓난아이를 보관해 온 아이의 어머니 A(43)씨를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구속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11일 아동을 방임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조사에 나섰다. 이 주민은 “아이들이 식사하지 못해 우리 집에서 밥을 주고 있다”고 신고했다. 동사무소 직원은 두 차례 더 A씨의 집을 방문했으나 문을 열어주지 않아 현장 확인을 하지 못했다. 아동 방임이 의심되자 동사무소 측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했으며 13일 현장 조사를 했다. 전문기관은 A씨의 큰아들(7)과 둘째 딸(2)을 피해아동쉼터에 보내 어머니와 격리 조치했다. 경찰은 이웃 주민으로부터 “또 다른 형제가 있다”는 말을 듣고 다음날인 27일 아동 쉼터에서 남매를 상대로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둘째가 쌍둥이로 다른 형제가 더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곧바로 A씨의 주거지를 긴급 수색, 냉장고에서 남자아이의 사체를 찾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2018년 말 2개월 된 갓난아기가 숨지자 냉장고에 넣어 보관해왔다. 아동 방임 신고를 받은 경찰과 보호기관 직원들이 20일 A씨의 집을 방문했을 때 아이 2명 이외 아무도 쌍둥이 남자아이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A씨는 쌍둥이 딸에 대해서 “아는 언니가 잠시 맡겼다”며 쌍둥이라는 사실을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미혼 상태로 아이를 출산, 첫째만 출생 신고를 하고 쌍둥이 남매는 출생 신고를 하지 않았다. A씨는 오후 6시부터 일을 나갔으며 새벽 2∼3시까지 아이들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 주민들은 “A씨가 2018년에 이사를 온 뒤 큰 아들이 아무 데도 안 다니고 혼자 밤 늦게 자전거를 타고 노는 것을 종종 봤는데 설마 이런 일이 있을 줄은 몰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찰은 “아이 엄마가 쌍둥이가 있다고 얘기하지 않아 남자아이가 숨진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부검을 통해 사인을 밝힌 뒤 이주 내에 A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여수시 관계자도 “아동 방임 신고를 받고 현장 조사를 벌였지만 아이 어머니가 말을 하지 않아 쌍둥이인 줄은 몰랐다”며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아이의 존재를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2년 8개월 만에 오리농장 AI… 전국 확산 조짐에 ‘심각’ 경보

    2년 8개월 만에 오리농장 AI… 전국 확산 조짐에 ‘심각’ 경보

    철새 도래지서 검출 36일 만에 발병반경 3㎞ 내 닭·오리 예방적 살처분일대 농장 종사자 7일간 이동 통제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2년 8개월 만에 국내 가금농장에서 발생해 정부가 방역 조치를 최고 수준으로 강화했다. 철새 등 야생조류에서도 잇따라 고병원성 AI 항원이 검출되고 있어 전국 확산 위험이 크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9일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AI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7일 전북 정읍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온 데 따른 조치다. 이에 정부는 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AI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했고, 각 지방자치단체에도 방역대책본부를 설치했다.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건 2018년 3월 이래 처음이다. 지난 10월 21일 철새 도래지인 충남 천안 봉강천 야생조류에서 첫 고병원성 AI 항원이 검출됐는데, 36일 만에 가금농장으로 옮겨 간 것이다. 바이러스 유형은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H5N8형’이다. 김 장관은 “이 유형은 아직 인체감염 사례가 파악된 게 없다”며 “시베리아 등 북쪽에서 유입된 철새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정읍 농장 오리 1만 9000마리를 살처분했고, 반경 3㎞ 내 농장 6곳의 닭과 오리 39만 2000마리에 대해서도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 중이다. 반경 10㎞를 방역대로 설정해 30일간 이동제한 조치를 내리고 정밀검사를 벌이고 있다. 또 정읍의 모든 가금류 사육농장과 종사자에 대해서도 지난 28일부터 7일간 이동과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정읍 기린마을에서 닭 농장을 운영하는 김모(62)씨는 “코로나19로 닭 소비량이 줄면서 어려운데, 자식같이 정성 들여 키운 닭 7만 2000마리가 살처분되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 고통스럽다”고 한숨을 쉬었다.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농장 주변 지역의 김만수 신천마을 이장은 “마을 입구에 차단막이 설치되는 등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며 “모두 한숨만 쉬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정부는 전국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항원이 검출되고 있는 상황에 경계심을 곤두세우고 있다. 천안 봉강천을 시작으로 같은 지역 병천천(11월 10일), 경기 용인 청미천(10월 28일, 11월 25일), 이천 복하천(11월 14, 19일), 제주 하도리(11월 22일), 강원 양양 남대천(11월 28일) 등에서 총 8건의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야생조류가 확인됐다. 정부는 축산차량의 철새도래지 통제 구간 진입을 막고, 농장·축산시설 방문 전 반드시 소독하도록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전국 전통시장에서 살아 있는 병아리와 오리 유통도 금지했다. 전남도는 광역방제기와 살수차, 드론, 시군 및 농협 소독 차량을 총동원해 철새도래지 20곳 주변 도로와 인접 농가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제주도는 30일부터 전북 지역의 가금류와 생산물(고기, 계란, 부산물 등) 반입을 금지한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1년 내내 적자인데 월세는 두 배로”

    “1년 내내 적자입니다. 한숨밖에 안 나와요.” 서울 중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A씨는 가게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코로나19 때문에 한 해 장사를 못하다시피 했는데, 최근 건물 외관을 고쳤다며 건물주가 임대료를 두 배 가까이 올렸기 때문이다. 그는 “원래 월세가 300만원이었는데, 건물주가 200만원을 올려 달라고 하더라”며 “장사도 안 되는데, 임대료를 올리지 않는 ‘착한 건물주’는 남의 나라 얘기”라고 호소했다. 일일 확진자가 600명에 육박하는 등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본격화하자 소상공인들의 시름도 커졌다. 29일 소상공인 카드 결제 정보 등을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평균 매출은 지난해 대비 14% 하락한 86% 수준이었다. 지난 24일부터 수도권에 거리두기 2단계가 재시행돼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하지 못하는 만큼 소상공인 매출 하락은 불 보듯 뻔하다. 2.5단계가 시행된 지난 8월 서울 소상공인 매출은 지난해 대비 63~68% 수준이었다. 마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식당에 테이블이 10개인데, 원래라면 한창 바쁠 점심에도 손님이 2~3테이블뿐”이라며 “월세나 관리비 등을 생각하면 가게를 접는 게 나을까 싶을 정도”라고 울상을 지었다. A씨 역시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8~9월에는 하루 매출이 20만원도 안 됐다”며 “노후자금으로 쓰려고 모은 돈을 깨서 월세로 낸다”고 말했다. 심야 매출로 먹고사는 노래방과 PC방도 오후 9시 영업 제한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 상권 노래방 업종의 평균 매출은 230만원에 그쳤다. 지난 4월(2792만원)과 비교해 무려 91.8% 급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1년 내내 적자인데 월세는 두 배로”…노후자금 깬 상인들

    “1년 내내 적자인데 월세는 두 배로”…노후자금 깬 상인들

    자영업자 “착한 건물주는 남 얘기”2차 대유행 때 노래방 매출 92%↓“1년 내내 적자입니다. 한숨밖에 안 나와요.” 서울 중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A씨는 가게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코로나19 때문에 한 해 장사를 못하다시피 했는데, 최근 건물 외관을 고쳤다며 건물주가 임대료를 두 배 가까이 올렸기 때문이다. 그는 “원래 월세가 300만원이었는데, 건물주가 200만원을 올려 달라고 하더라”며 “장사도 안 되는데, 임대료를 올리지 않는 ‘착한 건물주’는 남의 나라 얘기”라고 호소했다. 일일 확진자가 600명에 육박하는 등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본격화하자 소상공인들의 시름도 커졌다. 29일 소상공인 카드 결제 정보 등을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평균 매출은 지난해 대비 14% 하락한 86% 수준이었다. 지난 24일부터 수도권에 거리두기 2단계가 재시행돼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하지 못하는 만큼 소상공인 매출 하락은 불 보듯 뻔하다. 2.5단계가 시행된 지난 8월 서울 소상공인 매출은 지난해 대비 63~68% 수준이었다.마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식당에 테이블이 10개인데, 원래라면 한창 바쁠 점심에도 손님이 2~3테이블뿐”이라며 “월세나 관리비 등을 생각하면 가게를 접는 게 나을까 싶을 정도”라고 울상을 지었다. A씨 역시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8~9월에는 하루 매출이 20만원도 안 됐다”며 “노후자금으로 쓰려고 모은 돈을 깨서 월세로 낸다”고 말했다. 심야 매출로 먹고사는 노래방과 PC방도 오후 9시 영업 제한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 상권 노래방 업종의 평균 매출은 230만원에 그쳤다. 지난 4월(2792만원)과 비교해 무려 91.8% 급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올 것이 왔다’..코로나19에 이어 고원성 AI로 전국 축산농가 초긴장

    “2010년부터 닭을 기르고 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네요. 아주 건강한 상태인데도 살처분해야 해서 너무 고통스럽기만 합니다.” 전북 정읍시 기린마을서 닭 농장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오전 8시부터 시작한 소각 작업이 하루 종일 걸릴 것 같다”며 “자식 같이 정성들여 온 닭 7만 2000마리가 살처분 되는 모습을 보는게 너무 고통스럽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씨는 “누구 보다도 청결하게 농장을 관리하고 있는데도 잊을만 하면 되풀이 되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다”고 눈물을 보였다. 코로나19에 이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전국 축산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 안성천과 정읍 동진강 등의 철새 분변에서도 AI가 검출됐다. 전북도는 지난 28일 정읍시 육용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생겨 인근 가금류 39만여 마리를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했다. 가금농장에서 고병원AI가 발생한 경우는 2018년 3월 17일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오리농장과 반경 3㎞ 이내 6농가의 닭 29만 2000마리, 오리 10만마리 등 총 39만 2000마리다. 이 농장과 반경 10㎞ 내에는 60농가가 총 261만여마리의 가금류를 사육하고 있다. 앞서 도 방역 당국은 지난 27일 고병원성 AI 의심 가축이 나온 육용 오리 농장의 오리 1만 9000 마리를 예방적 살처분했다. 고병원AI가 일어난 주변 지역의 김만수 신천마을 이장은 “마을 입구에 차단막이 설치돼 있어 심각성을 느끼게 하고 있다”며 “모두 한숨만 쉬면서 전전긍긍하고 있어 안쓰럽기만 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28일 0시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가금농장, 축산시설, 축산차량에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정읍지역 가금류는 7일 동안 이동중지 된다. 인근 지자체인 전남도는 AI 차단 방역 조치를 대폭 강화했다. 도는 광역방제기·살수차·드론·시군·농협 등의 소독 차량을 총동원해 도내 철새도래지 20곳에서 주변 도로와 인접 농가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긴급방역비 24억원을 투입해 가금 농가에 생석회 차단방역 벨트도 만들도록 할 방침이다. 차량·사람의 출입도 엄격히 통제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전날 도내에 겨울 철새가 가장 많이 머무르는 영암군 방역 현장을 방문하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차단을 위해 현장 방역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제주도도 오는 30일부터 전북지역의 가금류와 생산물(고기, 계란, 부산물 등)반입을 금지한다. 상황이 해제될 때까지 공항만 가금 및 생산물에 대한 불법 반입 지도·단속을 강화하고, 입도객과 축산차량에 대한 소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가금농가 전체 166호(252만4000마리)에 대한 지속적인 예찰과 검사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이주원기자의 軍고구마] 군대는 왜 쉬는 날 병사들을 괴롭힐까?…장병 휴식보장 제대로 되나요

    [이주원기자의 軍고구마] 군대는 왜 쉬는 날 병사들을 괴롭힐까?…장병 휴식보장 제대로 되나요

    제대로 된 휴식시간 부족한 장병들휴식 여건 보장은 강한 전투력 유지 조건“쉬는 건 좋다 이거야. 근데 쉴 땐 쉬더라도 기본을 지키면서 쉬라는 말이야. 지킬 것만 잘 지키면 너희들을 터치할 생각이 없어.” 어느 화창한 날씨의 부대 주말. 평일 고된 일과에 지쳐 생활관에서 푹 쉬고 있는데 스피커에서 당직사관 A상사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A상사는 “너희들 휴식군기가 엉망이다”고 지적하며 “전 병력은 현 시간부로 밖에 나가 모포랑 매트리스 일광건조를 실시한다”고 지시했다. 병사들의 불만이 한가득이다. 각자 모포를 들고 생활관을 나오며 “군대는 왜 쉬는 날에도 가만히 내버려두지 못 하냐”는 한탄이 여기저기서 들려 온다. 이제 좀 쉬려나 했는데 다시 한 번 방송이 나온다. 행정병 B상병의 목소리다. “오늘 당직사관님께서 점호 간 총기수입 상태를 점검한다고 한다”고 전파했다. 병사들은 또 한숨을 내쉬며 총기함 열쇠를 받으러 간다. 명절에도 비슷한 풍경이 펼쳐진다. 긴 연휴는 병사들이 고된 몸을 풀 수 있는 기간이다. 그런데 부대는 이들을 가만히 놔 두지 않는다. 합동차례를 지내야 한다며 아침 댓바람부터 강당에 소집한다. 차례를 마치고 나와 쉬려고 했지만, 오후엔 체육대회를 한다고 연병장으로 집합을 시킨다. 특히 차례상을 준비한 취사병들은 명절이 더욱 죽을 맛이다. 왜 군대는 휴일에도 병사들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 것일까? 병사들은 나름 여러 추측을 하기도 한다. 당일 당직사관의 기분이 좋지 않다던가, 지휘관에게 인정을 받으려 한다는 등 나름 근거를 제시한다. 군 간부들은 ‘사고 예방’이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한 육군 장교는 “부대는 항상 단체생활을 하다 보니 잠재적 사고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며 “무턱대고 병사들을 풀어주기만 한다면 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육군 장교는 ‘건강상 문제’를 거론한다. 그는 “주말에도 모포 일광건조나 환기, 청소 등을 지시하는 것은 부대 환경을 위해 어쩔 수 없다”며 “이를 제대로 하지 않아 환경이 악화되면 호흡기가 약한 환자가 발생하고, 결국엔 비전투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원칙적으로 휴일에 병사들에게 업무나 작업을 지시하는 건 금지된다. 하지만 병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예비역 병장 C씨는 “개인정비라는 핑계로 모든 것을 다 점검하면서 제대로 쉬지 못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게 병사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은 병사들의 문제뿐만이 아니다. 주말에 병사들을 괴롭힌 당직 간부들 조차 다음날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군대 당직근무는 하루 일과로 지친 몸을 이끌고 뜬 눈으로 밤을 새야 한다. 특히 야간은 적 침투가 용이한 시간대고 경계 근무에 만전을 기해야 하기 때문에 낮보다 더 예민한 상태로 밤을 보내야 한다. 당직근무간 상급부대의 점검이나 병사 관리 등 해야 할 것들도 많다. 규정상 당직근무자에 대해서는 ‘근무취침’을 부여해야 한다. 밤을 지새고 아침에 퇴근하면 그날은 원칙적으로 ‘오프’를 하거나 오후 3~4시까지 쉴 수 있다. 하지만 일부 간부들은 이같은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한다. 군은 간부들이 당직근무에 투입되기 전 휴식을 주고, 당직을 마치면 근무취침을 보장하라는 지침은 내리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특히 부대 핵심 보직자들에게 휴식은 사치나 다름없다. 육군 모 부대 한 인사과장은 “내가 하루를 쉬어 버리면 부대 업무에 구멍이 생긴다”며 “내 업무를 대신 할 대체자도 없다. 지휘관들도 빡빡한 부대 운영 때문에 근무취침을 하지 못하더라도 암묵적으로 눈을 감고 있다”고 호소했다. 게다가 수당도 짠 편이다. 군인의 당직근무비는 평일 1만원, 주말 3만원으로 책정됐다. 군은 이들의 여건 보장을 위해 평일 3만원, 주말 6만원으로 일반 공무원 수준으로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롬멜이 지휘하는 아프리카 군단과의 전투를 승리로 이끈 영국 몽고메리 장군은 사기가 꺾인 부대를 재정비하며 병사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부여했다. 훈련 효과 극대화와 전투력 발휘를 위해 충분한 휴식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정책지원 인력 정수 조례 위임, 인사권 독립 기초의회 확대 촉구”

    “정책지원 인력 정수 조례 위임, 인사권 독립 기초의회 확대 촉구”

    전국 시·도의회 운영위원장협의회(회장 김정태, 서울특별시의회 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영등포2)는 지난 26일 인천광역시 송도 컨벤시아에서 17개 시·도의회 운영위원장과 신은호 인천광역시의회 의장, 박인서 인천광역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 장우삼 인천광역시교육청 부교육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정기회를 개최했다. 김정태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잠시나마 경제활동을 재개했던 중소기업과 영세상인, 노동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안타까움을 표하며,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시민 생활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시민들을 보듬고 대표하는 지방의회가 어려운 삶을 이어가는 시민들을 위해 낮은 곳부터,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챙겨나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지방의회와 집행부가 하나로 뭉쳐 철저한 방역대책을 실천하고 국민들도 아낌없는 협력과 지지를 보내주신다면, 전례 없는 코로나 위기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김 회장은 “내년이면 이 나라에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30년이 되고, 지금 우리 앞에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국회 통과라는 중차대한 과제가 놓여있다”라고 말하면서, “지난 3년간 우리 지방의회가 꾸준히 요구해왔던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이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전국 시·도의회 운영위원장님들이 다시 한번 고삐를 죄고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자”라고 당부했다. 이어진 본회의에서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의 개정 방향과 관련해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은 시도의회뿐 아니라 기초의회까지 적용해야 하고, 지방의원 의정활동 지원을 위한 정책지원 전문인력 정수는 대통령령이 아닌 조례에 위임해야 한다고 촉구하였으며, ‘일본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계획 철회 촉구’ 건의안 등을 의결하였다. 올해로 설립 23주년을 맞이하는 전국 시·도의회 운영위원장협의회는 각 시도의회의 공동 관심 사안을 협의하고 의회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지방의회 숙원과제 해결과 지방자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단체이다. 회원은 17개 시·도의회 운영위원장이며, 월 1회 정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한다. 한편, 이날 정기회는 코로나19 대응 수칙에 따라 회의 참석 인원을 최소화하고 회의장 소독, 투명 칸막이 사용, 발열 체크, 손 소독,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프랑스 디지털세 과세/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프랑스 디지털세 과세/전경하 논설위원

    프랑스가 지난해 구글 등 미국계 정보통신(IT) 기업에 대한 디지털세 부과 방침을 밝히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프랑스산 와인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언급하며 ‘와인세’를 거론했다. 프랑스와 미국의 디지털세 논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글로벌 IT 기업의 조세회피 방지대책을 논의하기로 하면서 휴전에 들어갔다. 프랑스 재정경제부는 25일(현지시간)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을 디지털세 대상 기업들이라고 언급하고 과세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OECD가 올해 안에 디지털세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올 12월 디지털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디지털세는 ‘구글세’ 또는 네 기업의 앞글자를 따서 ‘GAFA세’라고도 불린다. 특정 국가 내에 고정 사업장이 없어도 매출을 발생시켜 수익을 얻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서비스 국가에도 적정 수준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디지털세 도입 논의는 유럽연합(EU)에서 가장 활발했고 EU집행위원회는 2018년 3월 디지털세 도입을 제안했다. OECD도 논의를 했다. 지난달 열린 G20 재무장관 화상회의에서 ‘일정 규모 이상 다국적기업의 글로벌 초과이익의 일정 부분은 시장소재국에 과세권’을 나누고, 조세확실성을 높이기 위해 분쟁 예방 및 해결 절차를 마련하는 계획안이 보고됐다. 다만 OECD는 회원국 간 이견,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내년 1월 공청회를 열고 내년 중반까지 최종안을 합의하기로 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매기는 것은 과세의 기본이다. 기업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드니 그 소득이 어디서 발생했느냐도 중요하다. OECD 계획안은 디지털서비스사업에만 디지털세를 우선 적용한다. 휴대전화, 가전제품 등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제조업(소비자대상사업)에 대한 과세는 더 엄격한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동안 재계는 소비자대상사업이 많은 중국, 인도,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과 연대해 디지털세에서 소비자대상사업을 제외시키거나 안 되면 낮은 세율로 과세하는 방안을 도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소비자대상사업이 디지털서비스사업과 다르게 취급되니 한숨 돌렸지만 삼성전자 등이 앞으로 해외에 새로운 세금을 내는 건 확실하다. 디지털세가 도입되면 한국이 세금을 더 거둘까, 아니면 삼성전자 등 소비자대상사업이 해외에서 세금을 더 낼까. 이중과세를 방지하려면 각 나라 정부가 해당 기업의 세금을 줄여줘야 할지, 기업들이 상품·서비스 가격을 올려 세금을 충당해야 할 지도 문제다. 디지털세 부과로 정부와 기업에 또 다른 과제가 생겼다. lark3@seoul.co.kr
  • [데스크 시각] IMF 세대와 코로나 세대/김미경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IMF 세대와 코로나 세대/김미경 정책뉴스부장

    암담했다. 곧 대학 졸업인데 회사 입사 원서를 구경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해마다 쌓여 있던 입사 원서는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그렇게 1997년 말을 힘들게 보내고 이듬해 여름 언론사 첫 공채에 어렵사리 합격한 필자는 소위 ‘IMF 세대’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졸업 후 한참 만에 겨우 취직은 했지만 IMF 세대가 된 것은 인생에 큰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심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친구들은 취업난 속 뿔뿔이 흩어졌다. 상당수는 어쩔 수 없이 대학원으로 향했고 일부는 아르바이트 전선에도 뛰어들었다.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등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을 보도하면서 23년 전 갑자기 들이닥친 IMF 외환위기가 떠올라 마음이 편치 않았다. 졸업생들의 취업난뿐 아니라 경영난 악화로 구조조정에 나선 회사로부터 정리해고된 실직자들이 실업급여를 타기 위해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을 섰던 광경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았다. 외환위기라는 경제위기는 물론 감염병 등 재난위기도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을 수면 위로 드러내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IMF 사태를 겪은 필자가 그때 상황과 코로나19 위기를 비슷하게 느끼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들여다보면 다른 점이 많다. 코로나19 영향이 IMF 때보다 훨씬 광범위한 계층과 영역에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스크를 쓴 사람 모두가 소위 ‘코로나 세대’라고 생각할 것이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끝이 보이지 않는 현 상황이 힘들고 두렵기만 하다. 특히 초중고 학생들이 학교에 제대로 가지 못하면서 가족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3 학생들은 수능 시험일이 미뤄지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철통 방역 속에 새달 3일 수능을 치러야 한다. 어느새 온라인 수업에 익숙해진 대학생들은 취업난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 서울 시내 한 대학 교수인 후배는 “대학생들이 노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오프라인 출석률이 60%대였던 데 비해 온라인은 80%가 넘는다”며 “그만큼 취업 등 미래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내년에도 취직은 어려워 보이니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지난해에도 이미 20~30대 청년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는 부족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급감해 상당수가 일용직으로 전전하고 있다. 올해 초 졸업한 한 청년은 “지난해 말에도 취업이 어려워 해를 넘길 수밖에 없었는데 올해는 아예 자리가 없다”며 “만일 내년에 상황이 좀 나아지면 내년 초 졸업생이 신규 일자리를 차지할 것이니 우리는 또 밀리는 거 아닌가”라며 한숨을 쉬었다. 취업난은 군대 문화도 바꾸고 있다. ‘전역 후 바로 복학’에서 전문하사 지원 등 “차라리 군대에 더 있자”는 장병도 늘고 있다고 한다. 경영난 속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도입했다가 ‘불필요 인력’이 누구인지 알게 돼 추가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도 돌고 있다. 지난 2~3월과 8~9월에 이어 3차 대유행을 겪으면서 코로나19 여파가 IMF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위기 속에 기회와 희망도 있다. IMF 세대는 몇년간 힘들게 버텨 위기를 극복한 뒤 상당수가 각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IMF 직후 환율이 치솟아 유학을 접고 귀국한 뒤 필사의 노력 끝에 고위공무원이 된 한 선배는 “IMF 세대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힘과 용기를 줬다”고 회고했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나게 해 줄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한창이다. 안전한 도입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여기에도 희망은 있다. 코로나 세대가 위기를 딛고 정상궤도를 되찾을 그날까지 정부와 방역 당국, IMF 세대 등 선배 세대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chaplin7@seoul.co.kr
  • 매년 예산 없다는 공단, 올해도 방치된 농약병

    매년 예산 없다는 공단, 올해도 방치된 농약병

    환경공단 통해 버리고 보상받게 규정호남권, 예산 8억 다 써 7월부터 방치마을 한곳에 모으거나 마당에 두기도농약 흘러 환경오염·냄새 등 피해 호소“한국환경공단이 수거하지 않아서 6개월 동안 농약병 등을 마당에 쌓아놓고 있어요. 흉물스러운 것은 둘째고, 약병에서 흘러나오는 농약 등으로 지역 곳곳의 환경 오염이 심각합니다.” 전남 장흥군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68)씨의 마당 한쪽에는 빈 농약병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이는 지난 7월부터 사용해온 빈 농약병들이다. 가끔씩 시내에 있는 손자들이 오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불안하기만 한다. 너무 불편해 마을이나 밭 주변에 버리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독극물 성분이 묻어 있는 농약병은 환경공단을 통해서 버릴 수 있도록 법에 규정됐다. 환경공단은 1㎏당 1600~3800원의 수거보상금을 농민들에게 주고, 플라스틱병과 봉지류 등 폐농약용기류를 수거한다. 하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환경공단의 보상금 예산은 매년 상반기에 바닥난다. 그러면 길게는 7개월 이상 환경공단이 농약병 수거를 하지 못한다. 결국, 예산이 없어 환경공단은 농민들이 모아 둔 폐농약용기를 수개월 동안 보고만 있는 것이다. 전남 22개 시·군을 관할하는 환경공단 호남권 환경본부는 지난 7월 초 수거보상비 8억 5000여만원이 소진돼 수거 반입을 중단했다. 6월이면 한 해 예산이 다 떨어져 이후로는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다. 영암군의 박모(65)씨는 “폐농약병 등을 마을별로 한쪽에 보관하기도 하고, 가정집에서는 비닐이나 마대자루에 넣어 몇 개월씩 놔두기도 하는데 냄새가 심하고 잔존 농약이 땅속으로 스며들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농약을 가장 많이 쓰는 농번기인 6~7월부터 빈 농약병이 무더기로 나오지만, 환경공단은 예산 타령만 하며 손을 놓고 있다. 이렇게 쌓여 있는 폐농약병 등은 여름 장마와 태풍으로 하천이나 바다로 유입돼 막대한 환경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바람에 날려 건강도 위협하다 보니 소각하거나 일반쓰레기처럼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에 대해 환경공단 호남권 환경본부 관계자는 “폐농약병 수거 비용 예산을 늘려야 하지만 환경부 등 정부도, 지자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서 “내년부터는 농민들에게 수거비를 주지 못해 손 놓고 있는 관행이 이어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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