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한수원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뇌출혈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의원직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잠자리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홍준표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51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김명자 카이스트 초빙교수·前환경부 장관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김명자 카이스트 초빙교수·前환경부 장관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최근 2012년 설계수명이 끝난 월성 원전 1호기의 계속운전을 논란 끝에 결정했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원전 관련 전문가들은 월성 1호기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강화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성 기준에 미달한다며 국회 차원의 검증을 요구하고 있고, 일부 지역 주민들은 원안위 해체와 결정 철회를 촉구하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월성 1호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과 원전 신규 건설 등 앞으로 맞닥뜨릴 현안들을 풀어 나가는 데 선례가 될 수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원자력 딜레마’, ‘원자력 트릴레마’, ‘사용후핵연료 딜레마’ 등의 저자인 김명자(70·카이스트 초빙교수) 전 환경부 장관을 5일 만나 해법을 들어봤다. →원안위가 지난달 27일 설계수명이 끝난 월성 원전 1호기의 재가동을 결정했습니다. 원안위의 결정에 야당과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적지 않습니다. 원안위 결정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여러 요인이 얽혀 있어 한마디로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결정하기까지 원안위가 기술적 검증을 하고, 민간검증단이 일반적 의견과 지역 수용성 등을 종합하고,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가 사전 검토를 하는 등 다중 단계를 거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결과 안전 운전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저해 요소는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인데, 그 판단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둘러싼 반대와 쟁점이 해소되지 못한 채 표결로 결정이 나 아쉽습니다. →계속운전 신청 등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보십니까.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월성 1호기 설계수명 만료 2년 11개월 전인 2009년 12월 계속운전을 신청했으나, 후쿠시마 사고 등으로 가동 중단 2년이 넘도록 심사가 미뤄졌습니다. 한수원은 계속운전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2009년 4월부터 27개월간 압력관 교체 등 9000여건의 설비 교체와 개선에 5600억원을 들였다고 합니다. 절차상 앞뒤가 뒤바뀐 것이죠. 계속운전 기간으로 따지면 10년간 연장 허가를 신청하고도 이미 2년 반을 잃어버린 결과가 됐습니다. →원안위가 만장일치가 아니라 표결로, 그것도 일부 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월성 1호기의 재가동을 결정한 것을 두고 말이 많습니다. -원안위가 기본적으로 합의제 행정기관이라고 한다면 끝장토론을 해서 합의안을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이미 상당히 지체된 상황에서 위원장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봤겠지요. 원안위의 논의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는 것 자체는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야 심층토론이 되니까요. 원자력은 특성상 원자력계와 비전문가 사이의 안전 인식에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원자력의 특성은 기술만이 아니라 사회적 수용성까지 확보해야 앞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통합적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건 맞는데, 방법론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지요. 원자력계는 비전문가를 이해시키고 설득하느라 고심하겠지만, 원자력은 원래 가치가 개입되는 데다 신뢰가 기본이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원자력을 둘러싼 가치 갈등과 불신 속에서 우리 사회의 협상 능력이 크게 모자라다 보니 합의 도출이 어려운 것이라 봅니다. →환경단체와 일부 원자력 전문가들은 월성 1호기가 1991년 안전기준뿐 아니라 국제원자력기구가 제시한 국제 기준에도 부적합하다며 국회 차원의 검증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계속운전 여부를 판단하는 데 안전성 평가는 핵심이지요. 거기 들어가는 비용이 폐로의 경우보다 경제성이 크면 사업자가 계속운전 신청을 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입니다. 월성 1호기의 안전 평가에서 가장 쟁점이 된 것은 이른바 ‘R7’(격납건물 설계요건)입니다. R7은 캐나다 규제기관(AECB)이 1991년 2월 발간한 규제 문서로, 1981년 1월 이후 건설 허가를 받은 원전에 적용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규제 당국은 월성 1호기는 1978년에 건설 허가를 받아 R7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원자력안전법 시행령에 따라 계통·구조물·기기에 대해 최신 운전 경험과 연구결과 등을 반영한 기술 기준으로 평가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 의견은 여전히 ‘심사과정에서 현행 안전기준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어 일반 국민은 과연 안전한 것인지 헷갈리는 상황이 됐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면 안전성 관점에서 두 주장 사이의 차이가 무엇인지 제3의 입장에서 쟁점을 최종 정리해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1월 20일 공포된 개정 원자력안전법 103조에 따른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어떻게 보십니까. -원자력안전법 103조의 개정 취지는 계속운전 여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제도적으로 반영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월성 1호기는 개정 전인 2009년 12월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했으므로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규제 당국의 입장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강화된 규정대로 주민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법적 규정과 사회적 요구 사이의 괴리인데, 운영의 묘를 살리는 방안이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모든 논쟁과 갈등은 그간의 원자력 안전규제 행정에 대한 불신과 무관하지 않다고 볼 때 신뢰를 얻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절실합니다. →일부에서 국회 차원의 안전 검증을 촉구하고 원안위 결정 직후 야당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원안위의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있습니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의 요건과 절차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법적 절차의 결과에 대해 사적인 의견을 말씀드리는 것도 적절치 않습니다. 다만 그렇게 된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갈등이 재연되겠지요.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사회적·정치적 역량이 한 걸음이라도 진전되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원안위 결정에 따라 한수원이 45일간 각종 안전 검사와 시설 정비를 마친 뒤 4월 말 재가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큰 과제는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안전성을 설득하는 것인데, 그러려면 무엇이 요구됩니까. -선진국이 얻은 교훈 중 하나는 지역 주민을 설득이나 교육의 대상으로 보지 말라는 것입니다. 잠재적 기술위험에 대한 불안에도 불구하고 전력 생산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삶의 터전 가까이에 받아들였으니 마음으로 통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신뢰 쌓기를 해야 하는데, 한 번 무너진 신뢰는 회복이 참 어렵습니다. 모든 정보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함께 대책을 마련하고 운영의 동반자로 만들고자 하는 자세가 기본이 돼야 합니다. 그러려면 투명성과 민주성이 기본입니다. →10년 내에 원전 6기의 설계수명이 끝납니다. 그때마다 이번처럼 수명 연장 논란이 반복될 텐데,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신청 절차가 개선되고, 안전기준 적용에 대한 원칙도 더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인허가를 신청할 때 안전성 평가보고서와 설비 투자계획을 함께 제출하고, 인허가 승인을 받은 후 설비투자를 하도록 하는 등 보완이 필요합니다. 인허가 신청 시점을 현재의 ‘설계수명 만료 5년 내지 2년 전까지’에서 미국(1995년부터 적용)처럼 5년으로 늘려야 할 것입니다. (2015년 3월 현재 세계적으로 가동 중인 439기 원전 중 30년 이상은 256기(54%), 40년 이상은 73기(17%)이고, 평균 운전 기간은 29년이다. 설계수명이 종료된 원자로 122기 중 폐로를 결정한 것은 7기다.) →원전 폐로 결정이 내려져도 문제라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법적·제도적 체계를 갖춰야겠지요. 원전 해체에 관한 기본 규정은 2015년 1월 원안법 개정으로 기초는 마련된 것 같습니다. 초기에는 기술적으로 국제 협력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자체 기술력이 상당 수준이므로 중장기 계획에 의해 해체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을 진행한다면 하지 못할 이유는 없겠지요. 그런데 원자력 계획은 워낙 장기적이라 정부가 바뀌고 공무원 순환보직 속에서 계속 미뤄지고 체계를 잡지 못하는 것이 근본적인 취약성입니다. 따라서 법적 체계를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원안위 위원 9명 가운데 5명을 정부가 추천하고, 나머지 4명은 여야가 각각 2명을 추천합니다. 위원들의 전문성과 관련, 4명만 원자력 전문가이고 나머지 5명은 변호가·의사 등 비전문가입니다. 그렇다 보니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현재의 구성 취지는 법률, 인문사회 등 여러 분야의 전문성이 반영된 균형 있는 안전 행정 구현을 위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예상대로 전문성을 어떻게 단기간에 확충하고 합의를 어떻게 도출할 것인지 등 과제를 남겼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여러 분야와 일반 국민의 시각이 반영돼 기술적 차원 이외에 사회적 차원까지 통합돼야 합니다. 그런 거버넌스 체제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공론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안위의 독립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인데요. -원자력안전 규제 기관의 독립성을 비롯해 규제 체제 전반에 대해 종합 검토하는 국제적 시스템이 있습니다. IAEA 주관의 통합규제검토서비스(IRRS)인데, 수검 결과 한국은 ‘훌륭한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국내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원안위의 최우선 과제는 신뢰를 얻는 일입니다. 나름 노력도 하고 지역 주민 참여도 일부 확대되고 있으나 갈 길은 멉니다. 원전 규제 기관이 지역 사회의 안전보다 사업자 편에 서 있다는 인식을 불식시켜야 합니다. 신뢰 쌓기는 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한 규제라는 믿음을 주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리고 참여의 결과가 실제 원전 운영에 반영될 수 있어야겠지요. 또 월성 주변 지역 갑상선암 등 역학조사 후속 연구 결과를 비롯해 모든 정보가 공개돼야 할 것입니다. 기존의 원자력 정책은 진흥 중심으로 기술력 확보와 해외 수출 등의 성과가 있었으나, 원전 비리라는 오점으로 얼룩졌습니다. 오늘의 원자력 갈등은 그동안의 불신의 골로 인해 사회적으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 원전 비중을 늘려 나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줄여야 한다고 보십니까. -원전을 늘리고 줄이고를 말하기에 앞서 왜 줄이고 늘려야 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에너지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국가로서 원자력 기술 자립도는 격동적인 에너지 환경의 변화 속에서 쉽게 버릴 수 없는 자산입니다. 21세기 신에너지 체계가 구축될 때까지 안전 운영에 대한 신뢰를 얻어 원자력을 이용하는 것이 불가피합니다. 더욱이 동북아 원자력 산업 클러스터를 전망할 때 기술 진보도 중요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설계수명이 끝난 원전의 계속운전 여부 못지않게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이 시급하고 지난합니다. 이 역시 투명성과 민주성을 바탕으로 지역 주민에게 신뢰를 줄 때 추진이 가능합니다. 신뢰는 원자력 리더십의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김균미 편집국 부국장 kmkim@seoul.co.kr ■헌정 사상 ‘최장수 여성장관’ 김명자 김명자 전 장관에게는 ‘헌정 사상 최장수 여성 장관’이라는 타이틀이 항상 따라다닌다. 김대중 정부에서 3년 8개월 동안 환경부 장관을 지내면서 봇물을 이뤘던 환경 관련 이슈들을 처리했다. 특히 10여년간 낙동강 상하류 지역 간의 난제였던 ‘3대강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면서 낙동강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곽결호 당시 수질국장을 동행해 주민들과 소주를 나누며 대화한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영남 지역 주민에게 특별법 제정을 전후해 각각 2만 3000통의 편지를 띄워 직접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치밀함과 섬세함, 신중하면서도 강한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1990년대 들어서는 환경단체와 여성계, 관계 등에서 활동했다. 장관과 국회의원에 이어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도 여러 단체의 이사와 고문으로 현역 때 못지않게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시대에 웰다잉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호스피스 법안 제정과 재단 설립에 애정을 갖고 힘을 쏟고 있다. ▲1944년 서울 출생 ▲서울대 화학과 졸업, 미국 버지니아주립대 박사 ▲숙명여대 교수, 명지대 석좌교수 ▲환경부 장관(1999.6~2003.2) ▲제17대 국회의원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현재 그리코리아21포럼 이사장
  • 美시장 넘보는 한국형 원전… 규제위 사전심사 첫 통과

    한국형 원전설계가 사상 처음으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사전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미국을 포함한 세계 원자력 시장 진출에 파란불이 켜졌다. 미국 NRC는 4일(현지시간) 한국수력원자력이 개발한 신형경수로인 ‘APR(Advanced Power Reactior)1400’의 설계인증 사전심사를 마치고 본심사 착수를 승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APR 1400은 1400㎿급 대용량으로 현재 신고리 3·4호기 등에 적용됐으며 2009년 아랍에미리트에도 수출됐다. 지난해 초 도입된 사전심사제도를 통과한 원전 설계는 APR 1400이 유일하다. 앞으로 3년 6개월(42개월)의 본심사에서 2018년 9월까지 안전성 평가절차를 완료하면 공청회 등을 거쳐 2019년 3월쯤 최종 설계인증을 취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계인증은 미국 법에 따라 15년간 유효하다. 설계인증을 취득하면 미국 내 원전을 건설할 때 해당 원전의 안전성 인증 등 관련 심사절차가 면제된다. 건설·운영 인·허가 기간과 비용도 줄어 시장 진출에서 유리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가 높아져 수출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원전의 30%를 차지하는 미국은 앞으로 10~20년 노후 원전을 대체하거나 신규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김윤호 한수원 워싱턴센터장은 “APR 1400은 NRC의 강화된 사전심사가 최초 적용된 노형”이라면서 “까다로운 사전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본심사에서 승인될 가능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2007년 심사를 신청한 프랑스 아레바의 EPR 노형과 일본 미쓰비시의 APWR 노형은 7년째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원안위 의결’ 효력… 법정다툼 벌일 듯

    ‘원안위 의결’ 효력… 법정다툼 벌일 듯

    6년 만에 결정된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재가동 결정이 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야당 추천위원들의 퇴장 속에 표결로 강행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월성원전 계속 운전 반대파는 월성 1호기 계속 운전심사 결과에 대해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추진하기로 해 법적 공방으로 번질 전망이다. 이번 결정으로 고리 원전의 재수명 논쟁도 더욱 증폭됐다. 수명이 연장된 월성 1호기는 4월 중순 본격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월성 1호기에 대한 원안위의 가동 승인이 내려지자 환영 입장을 밝혔다. 한수원은 “핵심 설비인 압력관을 포함해 대부분의 설비를 교체한 월성 1호기는 유럽보다 더 강화된 기준에 따라 스트레스테스트를 거쳐 극한 상황에서도 안전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월성 1호기는 45일이 걸리는 정기검사인 계획예방정비를 거쳐 4월 중순부터 재가동된다. 그러나 표결 강행에 따른 후유증은 만만치 않다. 야당은 심사 결과 무효 소송에 이어 표결을 강행한 이은철 원안위 위원장에 대해 직무유기와 위법적인 허가과정, 부실·편파 심사와 파행적 회의운영 등을 했다며 사퇴를 요구하고 국회 차원의 탄핵소추를 검토하기로 했다.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측은 “다음주 중 주민들과 협의해 월성 1호기 수명 연장 심사 결과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원안위를 재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원안위에서 미해결 쟁점으로 남았던 냉각기 사고 시 안전장치를 강화한 격납건물 안전기준(R7)과 월성 1호기 주증기배관을 방사능 누출 우려가 없는 폐쇄형 계통으로 거짓 보고한 원자력안전기술원(KINS·킨스) 등에 대해 국회 상임위 차원의 검증기구를 만들어 대대적인 검증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상임위를 소집해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원전의 수명 연장 문제를 철저히 따지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은 수차례 월성 1호기 표결 강행에 대한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원전 부지 선정에 참여한 조성경(명지대 교수) 원안위원의 자격 논란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원안위는 “부지선정위원회 활동은 사업자 이해와 관계없이 부지 선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결격 사유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환경운동연합과 월성 주민 10명이 서울행정법원에 임명 무효 확인소송 및 효력정지 신청을 마친 상태다. 주민 수용 여부도 뜨거운 쟁점으로 남았다. 전날 심사에서는 주민 의견 수렴 절차 누락에 따른 위법성 논란이 일었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지역 주민 동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 재가동은 어렵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재가동 지역 주민의 반발을 진정시키기 위해 보상협의체를 구성하고 지역 상생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자격이 없는 조 위원이 표결까지 동참했고 방사선 환경안전 평가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환경영향 평가 수정안을 제출하라고 했지만 이도 생략됐다”고 비판했다. 월성원전 1호기 가동에 따른 경북 경주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들은 상경 투쟁을 벌이기로 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날 ‘나아·나산 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 20여명은 월성원전 앞에서 상여를 메고 이주대책 관련 시위를 벌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월성 1호기 수명 연장 “첨예한 논쟁 속 왜 이런 결정 나왔나”

    월성 1호기 수명 연장 “첨예한 논쟁 속 왜 이런 결정 나왔나”

    월성 1호기 수명 연장 월성 1호기 수명 연장 “첨예한 논쟁 속 왜 이런 결정 나왔나”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27일 설계수명 30년이 끝나 3년째 가동이 중단된 원자력발전소 월성 1호기에 대해 2022년까지 운전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원안위는 26일 대회의실에서 상임·비상임위원 9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은철 위원장 주재로 제35회 전체회의를 열어 월성 1호기 계속운전 허가(안)을 심의해 날짜를 넘긴 마라톤 심의 끝에 27일 새벽 표결에 반대하는 위원 2명이 퇴장한 가운데 표결을 실시, 참가 위원 7명 전원 찬성으로 허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11월로 설계수명이 끝났던 월성 1호기는 2022년까지 연장 가동된다. 국내에서 노후 원전의 계속운전이 허가된 것은 1997년 수명이 끝난 고리 1호기에 대해 지난 2007년 운전을 10년간 연장한 것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이번 결정은 2011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원자력 안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나온 수명연장 결정으로, 향후 노후화된 원자력 발전소라도 안전이 담보될 경우 연장 가동하겠다는 정부의 원자력 정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현재 2017 연장기간이 끝나는 고리 1호기에 대한 두번째 계속운전 허가 신청을 검토하는 등 수명이 다되가는 노후 원전에 대한 재가동 신청을 검토중이다. 한수원은 원안위 결정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 “2005년부터 약 5600억원을 투입해 월성 1호기의 설비를 대대적으로 교체하는 등 설비개선을 추진해 안전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약 45일 걸리는 계획예방정비를 거쳐 4월께 재가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안위의 이번 결정은 심의와 표결 과정에서 계속운전 찬성측과 반대측이 강력하게 맞서며 대립했고, 표결에 반대하는 야당 추천 위원 2명이 퇴장한 상태에서 정부·여당 추천으로 위촉된 7명만으로 표결이 이뤄져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월성 원전 인근 주민과 환경단체들은 “지역민의 의사를 무시한 일방적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며 상경투쟁 계획까지 밝히고 있다. 새정치연합 등 야당도 원안위 결정에 대해 ‘밀실결정’이라고 비판하고,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논란은 증폭될 전망이다. 설비용량 67만 9000㎾인 월성 1호기는 1983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해 2012년 11월 설계수명 30년이 끝남에 따라 가동이 중단됐으며, 한수원이 2009년 12월 운전기간을 10년 연장하는 계속운전 신청을 해 원안위가 심사를 진행해왔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지난해 10월 제출한 계속운전 심사보고서에서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으나 지난달 초 공개된 스트레스테스트 전문가검증단 보고서에서는 민간검증단과 KINS 검증단이 안전성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드러내 논란이 계속됐다. 계속운전 찬성 측은 KINS가 계속운전 심사결과와 한수원이 재가동을 위한 안전 설비투자 등에 이미 5천600여억원을 투입한 점, 영구정지 결정 시 전력수급 문제 등을 거론하며 계속운전 허가를 주장했다. 반면, 반대 측은 지역 주민의 반발과 국회 예산정책처가 월성 1호기·고리 1호기 폐로 후에도 전력수급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힌 점, ‘계속 운전시 안전성 보장이 어렵다’는 스트레스테스트 민간검증단의 지적 등을 들어 원전 폐쇄를 요구해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월성 원전 재가동에 따른 근본 대책 마련됐나

    원자력위원회가 어제 설계수명 30년이 끝난 월성 원전 1호기의 계속운전 승인을 결정했다. 3년째 가동이 중단됐던 이 원전을 2022년까지 재가동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원전 수명 연장 이후 ‘경제성이냐, 안전성이냐’ 사이의 해묵은 갈등은 외려 증폭되고 있다. 당장엔 경주 현지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대책이 시급하다. 더 중요한 과제는 원전 의존도를 어느 선까지 유지할 것인지를 포함해 중장기 에너지 정책을 새로 짜는 일이다. 사실 우리는 언제 ‘전력 대란’을 겪을지 모를 형편에 놓여 있다. 원전 이외에 전력 수요를 메울 대안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과 반핵 환경단체들이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원안위는 “유럽보다 더 강화된 기준에 따라 스트레스테스트까지 거쳤다”면서 “극한 상황에서도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일본 후쿠시마 사태 이후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은 커질 대로 커졌다. 어차피 국가 차원에서는 전력 수요 충족과 안전성이라는 두 이슈 중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할 순 없다. 정부와 한수원 측이 주민 동의를 구하면서 안전 확보 대책도 추가로 내놔야 할 이유다. 고리 1호기를 포함해 10년내 설계수명이 끝나는 원전이 6기나 대기 중이다. 가동을 중단하려 해도 원전 폐기나 해체에 따른 기술적·제도적 준비도 안 된 상태다. 그렇다고 세계적으로 수명 연장 이후 안전 사고 사례는 없었던 데다 가장 경제적이라는 논거로 밀어붙이기도 찜찜하다. 수차례 부품 비리를 저지른 한수원의 전비(前非) 탓이다. 지금이야말로 정략이 아닌, 전문적 에너지 수급 대책을 논의할 때다. 그런 맥락에서 엊그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발언은 신중하지 못했다. 당정 협의에서 “고리 1호기에 대한 정부 입장을 파악해 보니 부산 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말해 정부가 원전 폐로 방침을 굳혔다는 오해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월성·고리 1호기 수명 연장은 국민 배신 행위”라고 규정한 것도 무책임하다. 신재생에너지가 천문학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아직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규 원전 건설보다는 철저한 안전점검 이후 재가동이 그나마 정치·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일일 수도 있지 않은가. 정치권은 인기 영합성 말장난이나 대안 없는 반대보다 합리적 에너지 믹스 정책을 고민하기 바란다.
  • [월성 1호기 수명 연장] 설비 개선으로 안전성 확보… “폐로보다 큰 부가 효과” 판단

    [월성 1호기 수명 연장] 설비 개선으로 안전성 확보… “폐로보다 큰 부가 효과” 판단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중수로형 원자력발전소인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26일 국내외 안전진단과 압력관 전량 교체 등 대규모 설비개선을 통해 월성 1호기의 안전에 무리가 없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폐로하는 것보다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안전성이 확보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월성 1호기에 총 7000억원을 들여 원전의 심장인 원자로의 압력관(연료다발 4560개)을 전량 교체했다. 월성 1호기 제작사인 캐나다 캔두에너지의 프레스톤 스와포트 사장은 “원자로 자체와 압력관을 교체한 월성 1호기는 새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또 60년간 운영이 가능하도록 원자로가 설계됐다고 덧붙였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1조 1000억원을 들여 전원이 필요 없는 수소제거설비, 이동형 발전차량도 마련했다. 경제적, 환경적 측면에서는 다른 자원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아 온실가스 배출비용(연간 165억원)을 줄일 수 있다고 봤다. 골프공 크기의 우라늄 1㎏은 석유 9000드럼, 석탄 3000t과 같은 양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존자원이 크게 부족한 우리나라의 현실과 신규 원전 건립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재가동 비용은 100만급 신규 원전 건설비용(3조원 이상)의 5분의1로 저렴하다는 평가다. 국제 유가 변동 등 외부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자원이라는 점도 감안됐다. 국제원자력기구 등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월성 1호기와 유사한 중수로형 원전 48기 가운데 수명이 끝난 18기 중 계속운전을 했거나 가동 또는 심사 중인 것은 17기(94%)였다. 미국은 현재 설계수명을 80년으로 연장 추진 중이며, 일본은 2012년 원전 운영 기간을 최대 60년까지 허용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그러나 계속운전 결정 과정은 지난했다. 표결이 유력시되던 이날 하태경(새누리당)·최원식·송호창(이상 새정치민주연합)·김제남(정의당) 의원, 환경단체, 월성 주민, 한수원 관계자 등 50여명이 방청석을 메웠다. 회의는 야당 추천위원들이 기자들의 방청 허가를 요구하고 다른 위원들이 반대하면서 공전했다. 기자 5명이 회의장에 배석했다. 조성경 위원에 대한 자격 논란은 한 시간 넘게 진행됐다. 환경운동연합과 월성 주민 10명은 조 위원이 2011년 11월까지 원전 부지 선정에 참여한 것은 결격사유라며 전날 서울행정법원에 조 위원에 대한 임명 무효 확인 소송 및 효력정지 신청을 했다. 조 위원에 대한 기피신청은 이은철 위원장과 다수 위원이 “법원이 판단할 문제”라며 기각했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와 심상정 원내대표는 이날 월성 1호기 폐쇄 요구안을 원안위에 전달했다. 안전성 문제를 놓고도 격돌했다. 김익중 위원은 월성 2·3·4호기에만 적용되고 있는 냉각재 사용 시 안전장치를 강화한 원자로 격납건물 안전기준(R-7)을 월성 1호기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수원 측은 “안전상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회의가 12시간을 넘어서면서 “표결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표결 반대를 외치는 방청객으로 아수라장이 된 가운데 표결이 강행됐다. 게일 마커스 전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NRC) 위원은 “한 번 가동으로 1년 6개월간 연료 걱정 없는 원자력은 안전한 저탄소 대체 에너지원”이라며 “정부는 가급적 모든 회의나 정보를 공개하고 원전 운전자들은 안전하게 잘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투명하게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월성 1호기 수명 연장] 1983년 상업운전… 30년간 이용률 86%

    설비용량 67만 9000㎾인 월성원전 1호기는 1983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고리원전 1호기에 이은 국내 두 번째 원전이지만 중수로형으로 완전히 다른 방식을 택했다. 고리원전 1호기 건설이 한창이던 1973년 4월 캐나다원자력공사(AECL)는 가압중수로형 원자로 방식을 한국에 소개하며 수주 의사를 보였다. 당시 정부는 중수로가 기존 경수로 방식보다 건설비용은 더 들지만 천연우라늄을 사용해 연료 조달이 쉽고 연료 교체 시 원자로를 멈추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중수로형 원전을 택했다. 30년간 평균이용률 86.2%로 1985년 4월 1일부터 1년간은 평균이용률이 98.4%까지 올라가 당시 세계 원전 271기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30년으로 정해진 설계수명에 다가갈수록 말썽을 부리는 일이 잦아지면서 점차 사회적 논란은 가중됐다. 수명이 다한 원전을 더 쓰는 것은 무리라는 목소리와 더 쓸 수 있는 발전소를 왜 폐쇄하느냐는 경제 논리가 맞붙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05년부터 2010년 중반까지 핵심인 압력관을 비롯해 9000건이 넘는 설비개선을 마쳤다. 소요된 예산만 7000억원이다. 이 과정에서 한수원은 2009년 12월 운전기간을 10년 연장하는 계속운전 신청을 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심사를 진행해 왔다. 현재는 2012년 11월 설계수명 완료로 가동이 중단된 상황이다. 이후 지난해 10월 공개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검사와 심사, 원안위의 서류심사 등을 통과했지만 부정적인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2011월 3월 후쿠시마 사태 이후 원전의 안전성에 의문을 갖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에 불거진 원전 비리,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대한 논란까지 겹치면서 가동 정지 2년여가 지났지만 연장 여부를 결정짓지 못해 왔다. 결국 진통 끝에 26일 계속운전 결정이 나 월성 1호기를 2022년까지 운용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사회적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월성1호기 존폐 기로] 2008년 수명 연장한 고리원전 1호기의 명암

    월성원전 1호기의 수명 연장 여부가 논란을 빚으면서 설계수명을 마친 뒤 2008년부터 재사용되고 있는 고리원전 1호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007년 6월 설계수명을 마친 고리원전 1호기(58만 7000㎾급)는 안전성 심사와 주민 합의를 거쳐 가동 중단 7개월 만에 다시 발전을 시작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당시 고리 1호기의 10년간(2008~2017년) 수명 연장을 통해 1488억원의 경제적 이득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수원은 원전 1기를 건설하는 데 2조 5000억원의 비용과 10년의 세월이 소비된다고 봤다. 반면 수명 연장은 기존에 가동하던 검증된 발전소를 10년간 더 운영해 비용과 시간 절감 면에서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 고리 1호기는 전력수급 비상상황 때 큰 역할을 했다. 고리 1호기의 경우 전력수급 심각단계를 기준(100만㎾ 미만 전기공급 단계적 중단)으로 볼 때 전체 60%의 전력을 감당할 수 있다. 여기에다 고리 1호기가 폐기되면 대체 발전을 통한 전력 구입비가 연간 890억원이나 더 소요됐을 것으로 한수원은 추산했다. 고리 1호기는 연간 평균 47억의 전력을 생산, 부산지역 전체 가정의 연간 전력소비량(44억, 2013년 기준)보다 많다. 화력발전소 대비 약 1.4∼1.7배(기력 평균용량, 40만 9000㎾)나 되는 큰 용량이다. 하지만 고리 1호기는 수명 연장 이후 정전사고와 터빈계통 고장 등 수시로 가동을 중단하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 2012년 정전사고 때는 3중 전력망이 모두 가동되지 않아 자칫 후쿠시마 사태와 같은 참변도 우려됐다. 정전 12분 만에 가까스로 외부 전력 공급을 재개했지만, 담당자들은 이 사고를 한 달 넘게 은폐해 외부인사의 제보에 의해 공개됐다.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2013년까지 고리 1호기에서 발생한 사고·고장은 130건에 이른다. 같은 기간 국내 원전에서 발생한 675건 중 19.3%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한수원이 당초 예상했던 1488억원의 경제적 이득보다 원전사후처리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의당 탈핵에너지전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노후원전 국회 검증특위 구성을 제안하면서 “정부는 2013년 원전사후처리비용을 3251억원에서 6033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수명 연장에 따른 경제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정부가 고리 1호기의 수명 재연장 추진 계획을 세우면서 원전 주변 주민과 시민단체, 정치권에서 격렬한 반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 부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안전 요건 ‘R -7’ 적용 안돼” vs “안전에 문제 없어” 평행

    “안전 요건 ‘R -7’ 적용 안돼” vs “안전에 문제 없어” 평행

    설계수명 30년을 다하고 3년째 가동을 멈춘 경북 경주시 원자력발전 월성 1호기의 재가동 여부가 또다시 보류됐다. 칼자루를 쥔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 소속 9명의 위원은 13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벌였지만 서로의 의견 차만 확인한 채 끝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론은 다음 전체회의 때인 오는 26일로 미뤄졌다. 원안위는 12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로 원자력안전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지난달 결론을 내리지 못한 ‘월성 1호기 계속운전 허가(안)’를 다시 심의했지만 표결 없이 오는 26일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재적위원 9명이 모두 참석한 회의는 24명의 방청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작됐지만 처음부터 논의가 공전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월성1호기와 관련해 그동안 위원들이 제기한 19가지 지적 사항에 대한 자신들의 안전 대책을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 추천 위원 등을 중심으로 대책이 적절치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지 주민협의체를 구성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한수원이 거짓 보고를 하고 있다는 논쟁도 불거졌다. 이후 쟁점은 월성 1호기의 최신 안전기술 기준 적용 여부였다. 원안위가 요청해 이날 회의에 참석한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와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 등은 월성 1호기 심사과정에서 월성 2·3·4호기에도 적용된 현행 안전기준인 ‘R-7’(캐나다 최신 기술기준) 요건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원안위 산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검증단은 R-7을 적용하지 않아도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설전이 길어지면서 이날 오후 6시 이후부터는 이은철 위원장과 여당 추천 위원들을 중심으로 표결을 하자고 주장했지만 반대 측 위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때 양측 간 고성이 오가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결국 평행선을 달리던 회의는 안전성 검토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차기 회의 날짜를 잡은 후 이날 오후 11시쯤 산회됐다. 현재 월성 1호기 논란의 축은 안전성과 경제성 크게 두 가지다. 반대 측은 월성 1호기가 지난 30년간 고장 등으로 인해 총 52차례나 멈췄다는 점 등을 들어 사라져야 할 노후 원전이라고 주장한다. 또 사고 직전 10년간 수명을 연장한 후쿠시마 원전을 볼 때 설계수명을 연장하면 월성 1호기도 외부 충격에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설치 당시 안전기준 자체가 상대적으로 느슨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반면 원자력산업계 등은 안전성 문제는 보완할 만큼 보완했다는 입장이다. 한수원이 2005년 이후 7000억원을 투입해 원전의 심장인 압력관 등 핵심 기기를 모두 교체해 사실상 새 원전이며, 후쿠시마 사고 이후 추가 안전조치도 끝냈다고 주장했다. 경제성 문제 역시 대립각이 분명하다. 반대 측은 지난해 8월 국회예산정책처 조사를 들어 월성 1호기 재가동은 ‘적자’ 운영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원전산업계는 당장 월성 1호기를 세우면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으로 그만큼의 전기를 만들어야 하고 이런 추가 비용 등을 고려하면 계속운전을 택하는 편이 낫다는 입장이다. 월성 1호기는 1983년 4월 처음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만 30여년을 사용한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원전이다. 30년간 평균 이용률은 86.2%에 달한다. 2012년 11월 설계수명 30년이 끝나 가동을 중단한 뒤 수명연장 여부를 검토해 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가족까지 ‘공범’ 만든 공기업 납품비리

    한국전력과 자회사인 한전KDN, 한국수력원자력 임직원이 연루된 납품 비리는 충격적이다. 전력 부문 공기업에서는 그동안에도 국민의 인내를 시험하듯 비리가 끊이지 않고 터져 나왔다. 대표적인 공기업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한 일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 이르면 도대체 이 지경으로 타락한 공기업이 더이상 존재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 근본적으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검찰에 따르면 한 통신장비 납품 회사는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발주처인 한전과 그 자회사 임직원에게 모두 3억 5690만원 상당의 금품을 뿌렸다. 전방위 로비의 대가로 납품 업체는 6년 동안 63건, 412억원어치의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한전 고위 간부부터 발주처인 자회사 실무 직원까지 유혹을 피해 간 사람은 없었다. 무엇보다 금품 로비가 임직원뿐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도 이루어졌다니 불행한 일이다. 한전의 전 상임감사가 구속된 것은 이 조직이 근본적으로 비리에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취임 당시 ‘낙하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당사자는 그럴수록 비리의 예방과 척결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어야 마땅했다. 그럼에도 거액의 현금을 챙기고 제네시스 렌터카를 받아 사용한 것은 사실상 내부의 방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나아가 한전의 IT추진처장이라는 사람은 거액의 현금과 함께 외제 소형 승용차를 뇌물로 받았다. 승용차는 특히 회사원인 20대 딸에게 선물로 주라는 것이었으니 기막힌 일이다. 한수원 양양양수발전소장은 프로골프 지망생인 아들의 레슨비와 전지훈련비 명목으로 돈을 챙겼다. 뿐만 아니라 납품 업체는 경쟁사를 수사해 어려움에 빠지도록 경찰 간부에게 로비를 하기도 했다. 경찰 간부의 부인에게는 직원인 것처럼 꾸며 급여 명목으로 거액을 건넸다. 이 정도면 온 가족이 ‘공범’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전은 자산 100조원에 직원 2만명이 넘는 거대 공기업이다. 한전KDN과 지역 발전회사 같은 자회사가 10개, 해외 투자회사 및 현지 법인이 22개에 이른다. 한수원 또한 원자력발전과 수력발전 부문을 맡고 있는 핵심 공기업이다. 국가 기간산업을 책임지고 있는 공기업의 직업 윤리가 이렇듯 땅에 떨어져 있다는 것은 통탄할 일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윤리 회복을 위한 개혁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납품 비리는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서둘러야 한다.
  • [뉴스 플러스]

    바닷속 차에서 母子 발견… 父는 자살 바닷물에 빠진 승용차에서 20대 엄마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되고 아버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일어났다. 29일 전남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3분쯤 여수시의 한 아파트에서 A(24)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방 안에서는 타다 남은 연탄과 유서가 발견됐고 유서에는 “잘해 주지 못해 미안하다. 부인과 아이는 화양면 바다에 있다”고 적혀 있었다. 경찰이 바닷가를 수색한 결과 오후 5시 11분쯤 바닷속에 있던 승용차에서 A씨의 부인 B(26)씨와 아들(5)을 발견했다. 경찰은 생활고 비관을 원인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철도비리’ 조현룡 의원 징역 5년 철도 부품업체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조현룡(70) 새누리당 의원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조 의원은 상급 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범균)는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정치자금법 위반, 사후수뢰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조 의원에게 징역 5년과 벌금 6000만원, 추징금 1억 6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의원이 철도 부품업체 삼표이앤씨로부터 1억원을 선거자금으로 받은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사후수뢰죄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지위를 이용해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만큼 책임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원전 비리’ 박영준 前 차관 유죄 확정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9일 원전 비리에 연루돼 기소된 ‘MB 정부 왕차관’ 박영준(55)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징역 6개월과 벌금 1400만원, 추징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박 전 차관은 2010∼2011년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게서 원전 관련 정책을 수립할 때 한수원 입장을 반영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이모씨에게서 한수원의 아랍에미리트 원전수 처리 설비 공급 사업을 한국정수공업이 수주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청탁과 함께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포함됐다.1, 2심은 700만원 수수 혐의만 유죄로 보고 형을 정했다.
  • 원전 도면, 망 분리 후에도 유출 … ‘이메일 피싱’에 털렸다

    지난해 말 원전 도면 등 한국수력원자력 내부 자료가 인터넷에 유출된 경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검사)은 지난달 15~23일 5차례에 걸쳐 공개된 자료 84건은 대부분 범인이 지난해 8~9월 한수원 전·현직 직원과 협력사 관계자가 주고받은 이메일을 해킹해 빼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합수단은 범인이 한수원 직원과 협력업체 관계자들에게 악성코드가 담긴 ‘피싱’ 이메일을 보내 메일 비밀번호를 탈취하는 방식이 동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신의 이메일 비밀번호가 잘못 입력됐습니다’ 등과 같은 제목으로 이메일을 보내 열어 보게 한 뒤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도록 유도하고 이후 탈취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계정에 접속해 오간 메일이나 첨부파일 등의 자료를 빼냈다는 것이다. 정부는 원전 도면 유출 사태를 계기로 한수원 외 다른 발전공기업에도 내·외부 망을 분리하도록 독려하고 있지만 자료 유출 원인은 전혀 다른 데 있었던 셈이다. 망 분리는 내부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 보안을 위한 조치다. 이 때문에 협력사와의 자료 공유 관행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는 한편 직원 이메일 보안 강화 등 면밀한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뉴스 플러스] ‘뇌물 수수’ 前 한수원 사장 징역 5년 확정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원전 업체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종신(70)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2억 1000만원, 추징금 1억 7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김 전 사장은 2009∼2012년 원전 용수처리 업체로부터 납품 계약 시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김 전 사장은 지인으로부터 한수원 인사 청탁과 함께 4000만원을 받고,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700만원을 건넨 혐의도 받았다. 1심에서 징역 7년이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선 징역 5년으로 감형됐다.
  • 신고리원전 밸브룸 환기시설 있어도 가동 안해

    신고리원전 3호기 질소가스 누출 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이번 사고와 관련이 있는 원·하청업체의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위반 혐의를 일부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고용부 울산지청은 현재 신고리원전 3호기의 보조 건물 지하 2층에 있는 밀폐 공간의 밸브룸에 환기시설을 갖춰 놓고도 지난해 11월 6일부터 가동하지 않은 점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밸브룸에서 순찰 중이던 시공사의 협력업체 안전관리자 2명과 이들을 구조하러 들어간 시공사 안전관리업체의 안전관리자 1명이 질소가스 누출로 산소가 모자라 질식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직후 밸브룸 환기시설만 가동됐더라도 질식으로 인한 사망 사고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 만큼 고용부 울산지청은 이 부분에 대해 산안법상 안전관리 감독 부실 여부나 책임 소재를 철저히 따져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숨진 안전관리자들이 밸브룸에 산소호흡기 같은 기본 장비도 없이 출입한 점에 대해서도 관련법상 안전관리 감독 규정을 어긴 부분이 없는지 캐고 있다. 울산지청은 한수원 고리본부의 안전관리 실무자들도 본격적으로 소환해 산안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한수원 1급 대대적 물갈이…원전 사고·해킹 책임자 교체

    한국수력원자력이 1급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한수원 측은 정기인사라는 입장이지만 원전 사이버 해킹에 따른 자료 유출 논란과 질소가스 누출로 인해 근로자 3명이 숨지는 등 잇단 악재에 따른 문책성 성격이 강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수원은 지난 30일 오후 늦게 1급 승진 및 보직 이동 인사 49명을 발표했다. 이 중에는 질식사 사건이 발생한 신고리 원전의 건설소장들과 원전 자료 유출을 위한 사이버 공격의 대치 정점에 있었던 정보시스템실장 등이 전격 교체됐다. 정보시스템실장에는 삼성그룹 출신 보안전문가인 김갑용 실장이 선임됐다. 최승경 전 정보시스템실장은 청평양수발전소장으로 발령이 났다. 신고리제3건설소장에는 김윤희 전 신고리5·6호기 사업팀장이, 품질보증실장에는 한상길 전 건설인허가팀장이 자리를 맡았다. 원전 유지 보수의 책임을 지고 있는 엔지니어링처장과 설비개선실장도 바뀌었다. 엔지니어링처장에는 김찬중 전 월성제3발전소기술실장, 설비개선실장에는 권순범 설비운영팀장이 인사가 났다. 비어 있던 안전처장에는 전휘수 전 고리제1발전소장이 키를 잡았다. 한수원의 1급 인사는 연구직(33명)을 포함해 180여명이다. 일각에서는 전날 국회 현안질의에서 조석 한수원 사장이 밝힌 대로 스스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는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1일 “원전비리에 이어 보안 관리 허술로 전 국민이 크리스마스 연휴를 원전 파괴 협박으로 떨었다”면서 “안전불감증으로 일하던 근로자까지 숨진 데 대해 한수원이 마땅히 책임 있는 인사를 해야 하고 이번 인사는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수원 정보시스템 관리용역 계약도 ‘구멍’

    원전 자료 유출로 논란을 빚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사이버보안과 직결된 정보시스템 유지 관리 업무를 외부 업체에 맡기면서 계약을 제때 갱신하지 않아 넉 달 가까이 관리 주체 공백 상태를 가져온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한수원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이채익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내부 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정보시스템 유지 관리 업무를 맡은 한전KDN과의 용역계약이 올해 2월 28일 종료됐지만 재계약을 하지 않다가 6월 23일에야 23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한수원의 정보 시스템은 114일 동안 유지 관리 주체가 불분명한 채로 방치돼 있었다. 한수원은 재계약 요청조차 계약 종료 후 2개월이 지나서야 했고, 재계약을 하면서 계약일을 3월 1일로 소급 기재해 계약 공백 사실을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수원 간부 4명은 이 일과 관련해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 의원은 “4개월 가까운 계약 공백은 규정 위반 문제를 넘어 정보시스템 관리 자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수원이 안일한 업무 처리로 정보시스템 분야의 계약 공백을 만든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2년과 지난해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돼 각각 91일과 41일간 계약 공백이 발생했다. 내부 감사에서는 한전KDN이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2년 이상 직접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다른 업체에 재하도급을 준 사실도 적발됐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이날 국회 산자위에 출석해 “10명 규모의 사내외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보안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검찰의 사법 공조 요청을 받은 중국 공안부는 사이버안전보위국에 사건을 배당했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 관계자는 “대검찰청이 사건을 배당했다는 중국 측 회신을 받았다. 본격 수사 착수라기보다는 사건 검토 차원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6일 울산 신고리원전 3호기 보조건물 밸브룸에서 질소가스 누출로 안전관리자 3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한수원 고리본부는 “사고 당시 밸브룸의 환기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환기시스템이 가동되고 가스경보기가 설치됐더라면 이번 사고는 막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환기시스템이나 가스경보기 운영 규정 등을 따져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서울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서울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여야 “한수원·원전당국 보안태세 허점” 집중 질타

    여야 “한수원·원전당국 보안태세 허점” 집중 질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30일 ‘원전 자료 유출 사건’ 긴급현안보고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비롯한 원전 당국의 기강해이를 집중 질타했다. 특히 의원들은 수년 전부터 허술한 사이버보안 대응태세에 대한 지적이 나왔음에도 제대로 된 보완책을 마련하지 않아 대형사건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반성을 촉구했다. 김제남 정의당 의원은 “자료 유출은 국민이 대단히 걱정하고 우려하는 사안으로, 이미 해커가 자신의 블로그에 유출했다”면서 “현재 정부가 가지고 있는 원전과 같은 보안시설에 대한 예방 능력은 한마디로 낙제점”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여상규 새누리당 의원은 “원전제어가 불가능해져서 사고로 이어지는 것 아닌가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면서 “안전에 영향이 있다고 생각이 되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확실히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번 사태는 원전의 안전에 직접 관련되는 문제라기보다는 과거에 유출된 자료를 악용해 협박을 한 것”이라면서도 “이런 사실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송구스럽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이채익 새누리당 의원은 “조석 한수원 사장이 2013년 취임식을 하면서 비리 방지와 안전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해 구원투수로서 잘하겠다고 이야기했다”면서 “지금 문제가 계속 터지는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조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감사원의 지적을 받고 후속조치를 했지만 보안의식이 많이 떨어진 점을 인정한다”며 “책임질 일이 있다면 회피하지 않겠다”고 향후 사퇴 가능성을 남겼다. 여야 의원들은 한수원 직원의 전문성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사이버 보안이라면 컴퓨터 쪽으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을 앉혀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산업위 위원장인 김동철 새정치연합 의원도 “컴퓨터 전문가를 팀장으로 임명해놓는 게 기본 접근법이 맞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 역시 “경영학과 출신이 사이버 보안을 담당한다고 하는데 일정한 선발 기준이 없는 건 시정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현안보고에서는 최근 신고리 3호기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가스사고도 도마에 올랐다. 전순옥 새정치연합 의원은 “노동자들이 실종됐는데도 한참 동안 아무도 인지하지 못하는 등 늑장 대응으로 3명의 귀중한 생명을 잃었다”며 “수천명이 일하는 현장에 안전요원은 60명에 불과할 정도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강후 새누리당 의원도 “막장에서 석탄을 캐는 사람들도 안전을 최우선시하는데 가스 질소 유출 사건으로 사람이 3명이나 다쳤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조 사장은 “사고와 관련해 (안전대책 등을) 많이 이행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철저히 보완하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언브로큰’과 ‘인터뷰’/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언브로큰’과 ‘인터뷰’/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지구촌이 할리우드 영화 두 편 탓에 시끌벅적하다. 앤젤리나 졸리가 메가폰을 잡은 전쟁영화 ‘언브로큰’과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김정은 암살이란 독특한 소재의 코미디 ‘인터뷰’. 세계적인 여배우 감독의 ‘언브로큰’은 일본의 반발에 직면해 있고 ‘인터뷰’는 북한의 항의에 제작사와 미국 정부가 심한 몸살을 앓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노이즈 마케팅’에 성공한 영화 화제쯤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그 배경과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내용의 당사자·관계자들이 불만을 품어 항의 보복에 나선 점이다. ‘언브로큰’은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 전쟁포로였던 미국 육상선수 루이 잠페리니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생체실험 등 일본군 가혹행위 내용이 알려지면서 개봉 전부터 ‘국가 명예훼손’이니 ‘근거 없는 날조’ 운운의 상영 반대와 집단행동이 번지고 있다. 북한의 ‘인터뷰’에 대한 반발과 응수는 일본 우익의 ‘언브로큰’ 신드롬보다 더 뜨겁다. 개봉관 테러 위협인가 싶더니 소니픽처스 해킹으로 뛰었다. 해킹 이후 장기간 계속된 북한 인터넷망 접속 장애와 그에 대한 북한의 ‘미국 배후 거론’을 볼 때 북한의 보복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그런데 세계의 관심 속 화제 만발인 두 영화를 우리 입장에서 보자면 그 내용과 반응의 유사함을 뛰어넘는 공통점이 도드라진다. 한국과 직접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언브로큰’에는 일본이 부인하는 일본군 위안부며 강제동원, 학살, 노역 같은 만행의 과거사가 어쩔 수 없이 포개진다. 실제로 온라인 청원 사이트에선 ‘앤젤리나 졸리가 한국 로비를 받은 반일활동가’란 주장과 함께 상영중단 요구 서명이 이어진다. 한편 ‘인터뷰’는 분단·대척의 비상식적 남북 관계를 좌우하는 북한 최고권력자의 솔직하고 숨겨진 위상 노출이 압권이다. 지금 일본 우익세력의 목소리와 행동은 아베 신조 정부의 행보와 톱니처럼 맞물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중의원 선거 압승 여세를 몰아 자위대 해외파견법인 ‘항구법’(恒久法)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그런 마당에 전해진 한·미·일 3국의 ‘북한 핵·미사일 정보공유 약정’ 체결 소식에 적지 않은 이들이 뜨악해한다. 일본의 몰아치는 우경 군국화의 언저리에서 ‘뭐 이래야 하는 거냐’는 고갯짓이 많다.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 독도 입도지원센터 건립 예산이 확보됐다지만 앞서 쉬쉬하며 건립을 취소했던 것으로 소문난 정부 처사에 대한 일반의 불편한 심기가 사그라지지 않은 것 같다. 내년을 ‘통일대전 완성의 해’로 선포한 북한은 평화 제의의 한쪽에서 전면 전쟁을 밥 먹듯이 입에 올리고 있다. 그리고 목도하고 싶지 않은 그 도발 위협은 한수원 해킹과 원전 자료 유출로 현실화했다. 원전 해킹 역시 북한 소행으로 굳어지고 있다. 강대국 눈치를 살피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외교적 대응, 그리고 당하고도 아프단 소리조차 제대로 못 내는 대북 응수의 답답함…. 한반도를 둘러싼 난기류가 심상치 않은 송구영신의 건널목에서 ‘언브로큰’ ‘인터뷰’ 속 장면이 그저 그런 화젯거리로 여겨지지 않는 이유들이다. kimus@seoul.co.kr
  • 불량 부품에 질식사 신고리 원전 3호기 준공지연 우려 확산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호기가 불량 부품 사용에 이어 가스 누출로 근로자가 질식사하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준공 지연설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원전 자료 사이버 해킹에 안전 감독 부실 논란까지 겹치면서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29일 한수원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지난 26일 가스 누출로 근로자 3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자 신고리 원전 3, 4호기에 대해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전 공정에 대해 긴급 안전진단을 받도록 했다. 긴급 안전진단 명령을 받으면 고용부가 허가한 안전전문기관에 의뢰해 안전진단을 받아야 한다. 한수원 측은 안전진단을 받고 작업중지가 해소될 때까지 최소 1개월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더 큰 문제는 고용부에서 안전진단 결과를 받은 뒤 추가적인 조치를 내릴 경우 기간이 수개월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인허가도 받아야 한다. 이런 과정을 종합적으로 볼 때 내년 6월로 예정된 신고리 원전 3호기의 상업 운전 개시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신고리 3호기는 준공을 불과 몇 개월 앞둔 지난해 5월 말 케이블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사실이 드러나 케이블을 모두 교체하면서 준공이 지연됐다. 케이블 불량 부품 교체에 걸린 시간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무려 1년이 걸렸다. 신고리 3호기는 교체가 완료됐지만 4호기는 교체가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신고리 3호기의 준공이 늦어지면 한국형 원전을 수출한 아랍에미리트(UAE)에 지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UAE는 한국전력 컨소시엄과 계약하면서 원전의 안전성을 한국에서 먼저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로 계약서에 신고리 3호기의 준공 시한을 내년 9월로 못 박았고, 이때까지 원전을 가동하지 못하면 매달 공사대금의 일부를 지연상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규정을 포함시켰다. 고용부는 사고조사 전담팀을 구성하고 경찰 등과 함께 신고리 원전 3호기 보조건물 지하 2층 밸브룸에 대한 합동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며 감식 뒤 한수원과 건설업체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초유의 원전자료 유출 사태 “책임지는 사람 없다”

    초유의 원전자료 유출 사태 “책임지는 사람 없다”

    국가 1급 보안시설인 한국수력원자력 내부 자료가 대거 유출되는 등의 사상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정작 이번 사건에 대해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 안일한 정부 대응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원전 가동 중단 등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 모습이지만 이번 사태로 향후 유·무형의 국가 피해도 클 것으로 예상돼 책임론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수원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9일 이후 한수원에 대한 사이버 공격 시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도 이런 공격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회사 업무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내부망에 침투하려는 시도”라면서 “그러나 방어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어 실제 원전 운영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지는 사이버 공격 역시 업무망과 원전 제어망이 완전히 분리돼 있어 안전하다는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한 셈이다. 이날 조 사장은 “국민께 심려 끼쳐 죄송하다”며 사과했지만 최근 불거진 책임론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조 사장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하지만, 지금 책임은 상황을 수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마무리되면 책임질 의향이 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더 드릴 말이 없다. 지나친 확대해석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사실상 자진 사퇴는 불가하다는 뜻을 밝혔다. 조 사장은 그동안 개혁 노력이 해킹 논란에 바래졌다며 책임을 해커에게 돌렸다. 조 사장은 “비열한 범죄자의 공격 시도에 그동안 강도 높은 한수원 공공기관 정상화, 울진 대타협 등 모든 성과가 부정되는 현재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한 유·무형의 피해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스스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했던 한국형 원전의 보안망이 뚫린 현재의 모양새는 원전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졌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한편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은 악성코드 이메일 5980통이 지난 9일 오전 5시∼오후 3시에 한수원 직원들에게 한꺼번에 발송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합수단은 “숨겨진 악성코드에는 파일 파괴, 네트워크 패킷 발생(트래픽 유발), 디스크 파괴 기능이 있었다”면서 “범인의 전체 계획을 모르는 상태에서 아직 실패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추가 공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