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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대통령의 손/육철수 논설위원

    신약성서를 보면 예수님은 기적의 손을 가졌다. 병으로 숨을 거둔 소녀의 손을 잡아 되살리며, 한센병 환자도 손으로 만져 씻은 듯이 낫게 해준다. 전도를 위해 예수님의 손을 신성시했을 것이나, 종교적인 구원의 의미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 주변에도 목숨을 버릴 생각을 한 사람이 절망의 순간에 누군가 내민 따뜻한 손길로 삶의 활력을 다시 찾는 기적이 적지 않은 걸 보면…. 인간의 손은 생명을 살리는 기적의 명약인 동시에 역사를 진전시킨 창조의 도구이기도 하다. 아마 인간의 손은 두뇌와 가슴 못지않게 역사 발전에 지대하게 기여했을 것이다. 그래서 과학적 사회주의를 창시한 엥겔스는 “손의 노동이 언어와 함께 뇌를 발달시켜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었다”고 했다. 외과학적으로도 손은 촉감과 노동 성과물의 경험을 뇌에 전달해 개인 성장의 밑거름이 되게 한다. 손은 소통의 도구로서 다양한 표의(表意)를 지니기도 한다. 맞잡으면 반갑다는 뜻이고, 양쪽으로 흔들면 잘 가라는 인사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년 전 취임 연설에서 북한 등을 향해 “주먹을 펴면(unclench your fist) 기꺼이 손을 내밀어(extend a hand) 도와주겠다”고 했다. 주먹을 철권으로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주먹이 꼭 나쁜 것도 아니다. 헤즈볼라식 인사는 주먹을 서로 부딪친다. 오바마도 백악관 청소부 등과 가끔 주먹인사(Fist-bump)를 나눠 인간적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손은 펴거나 쥔 모양보다 진정성이 중요하니까. 요즘 신문에는 뉴스 사진보다 더 눈길을 끄는 광고 사진이 있다. 어느 대기업의 대통령 취임 축하 광고다. 대선 때 박근혜 후보가 두 손으로 반찬 파는 할머니의 손을 따뜻하게 감싸 쥔 모습이다. 할머니의 손은 거무스름하고 주름이 많이 졌고, 투박한 손톱은 한눈에 삶의 고단함을 느끼게 한다. 서로 맞잡은 손은 천 마디 말보다 더 깊고 따스한 얘기를 나누는 것 같다. 할머니 손을 어루만졌던 그 하얀 손은 이제 5000만 대한민국 대통령의 손이 됐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 대통령의 손은 붕대를 감을 만큼 편할 날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부턴 더 많은 국민의 손을 잡아야 한다. 나라 구석구석에서 대통령의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어서다. 병마와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는 어르신들,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 소년소녀 가장과 장애인들, 정치적 신념을 달리하는 사람들, 다문화·탈북 가정…. 시바신(神)처럼 천수(千手)가 있어도 모자라겠지만, 국민 행복을 가져오는 기적의 약손이 되었으면 좋겠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소록도 100년史 복원

    소록도 100년史 복원

    정부가 한센인들의 애환이 서린 국립소록도병원의 주요 기록물에 대한 복원과 관리에 나선다. 국가기록원은 일제강점기인 1916년 조선총독부가 ‘소록도 자혜병원’을 세운 지 100년(2016년)을 4년여 앞두고 ‘소록도 한센 100년 역사 기념사업’을 위해 병원 측과 협약식을 맺었다고 2일 밝혔다. 주요 내용은 ▲한센 100년 중요 역사기록 보존 관리의 책임과 역할 공조 ▲국립소록도병원 소장 사료 정리와 보존 관리를 위한 지원 ▲훼손 사료에 대한 복원과 복제 협조 ▲국립소록도병원 100주년 기념사업 업무 지원 등이다. 이번 협약은 소록도병원이 긴 역사만큼이나 각종 사료와 유물을 많이 소장하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 소록도병원에는 비운의 한센 시인 한하운(1919~1975)의 ‘보리피리’ 시집(1955년) 등 한센인과 관련된 각종 기록물이 있다. 그러나 인력과 예산 부족 등으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이들 기록물 대부분이 훼손될 위험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네스코는 한센병 관련 기록물의 중요성을 인정해 2001년 노르웨이 ‘베르겐 한센병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다. 국립소록도병원 관계자는 “이번 협약으로 한센 관련 역사적 자료에 대한 가치를 재조명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한하운 시집 ‘보리피리’ 등 한센인기록 복원·관리

    개인에 대한 국가집단의 폭력적 격리, 질병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 기인한 오랜 고통 등이 어우러진 한센인 기록이 체계적으로 복원 관리된다.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기록원은 1일 전남 고흥군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한센 100주년 역사 기념사업 기록물 지원’을 위한 기록관리협약을 맺었다. 현재 국립소록도병원은 나병을 앓았던 시인 한하운(1920~1975)이 1955년 펴낸 시집 ‘보리피리’를 비롯해 일제강점기에 생산된 ‘소록도 갱생원 연보’(1941년), ‘국립소록도병원 운영규정’, 한센병 치료기구 등 역사적 기록물을 소장하고 있지만 기록관리 시설이 열악해 주요 기록물 대부분이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1949년 등단한 한하운의 ‘보리피리’는 희귀본으로 한센인으로서 겪었던 절망을 인간의 본연적 고통으로 승화시키며 향토색 짙은 시어에 담아낸 절창으로 잘 알려져 있다. 유네스코는 이미 2001년에 노르웨이 ‘베르겐 한센병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한센병 관련 기록물의 중요성을 인정해 왔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뉴스 WHO] “日 ‘위안부 청구권 소멸’ 주장 회의록 보면 허구 드러날 것”

    [뉴스 WHO] “日 ‘위안부 청구권 소멸’ 주장 회의록 보면 허구 드러날 것”

    “드디어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한·일기본조약 정보공개 소송에 원고 자격으로 참가해 승리로 이끈 최봉태(50) 변호사는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 정부 간 야합의 결과물이 공개되게 됐다.”며 기뻐했다. 이번 판결로 독도·북한과 관련한 일본의 비공개 문서가 공개될 경우 그 내용이 한·일, 북·일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 변호사는 “일본 정부는 한센병과 원폭 피해자들에게는 보상을 해 주면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은 한·일조약에 따라 개인 청구권이 이미 소멸됐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며 “하지만 일본 측 문서 전부가 공개되면 당시 일본 부처 간 회의록 등을 볼 수 있어 일본 정부의 주장이 허구라는 게 입증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문서에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와 강제징집자들에 대한 보상을 피하기 위해 고민했던 흔적들이 나올 것”이라며 “이런 문서들을 통해 그동안 일본 정부의 주장과 변명이 허구였다는 사실이 입증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일본이 한·일조약 이후에 국제사법재판소 얘기를 수십년간 꺼내지 못한 이유가 공개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최 변호사는 “이번 소송에서 패소했다면 일본을 더 이상 법치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일본도 한국도 역시 법치주의 국가다. 이를 계기로 한국과 일본은 새로운 시대로 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소송의 원고 중 한 명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오전 판결이 나온 직후 법정 안에서 가와카미 유타카 재판장을 향해 “만세. 고맙습니다, 재판장님.”이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이 할머니는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이 과거의 일을 분명히 알고 그 위에서 사이좋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양국 간 우호를 강조했다. 한·일조약과 관련된 일본 측 문서는 모두 6만쪽에 이른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 가운데 25%는 아예 공개하지 않거나 주요 부분을 먹칠한 뒤 공개했다. 2006년 8월과 2007년 11월, 2008년 4∼5월 세 차례로 나눠 비공개 처분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교수·변호사가 중심이 된 시민단체와 한국 측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이 세 차례에 걸쳐 비공개 처분을 취소하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일본 법원은 1차 소송은 원고 승소, 2차 소송은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번 3차 소송 결과로 어떤 문서가 공개될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3차 소송 대상 문서의 분량이 1, 2차 소송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는 점에서 북한과 독도 문제 등에 관해 파괴력 높은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정부가 내세운 비공개 사유를 감안할 때 3차 소송을 통해 공개하게 될 문서에는 청구권협정, 독도, 북한 등과 관련된 문서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차 소송 승소로 ‘청구권협정과 개인청구권은 무관하다.’는 외무성 내부 문서가 공개된 것처럼 이번 3차 소송에서도 독도, 북한 등과 관련된 일본 정부의 내부 문서가 공개된다면 양국 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이번 판결에 대해 2주 안에 항소할 수 있다. 일본 외무성이 항소할 경우 최종 공개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추억의 스포츠스타 봉사하며 런던올림픽 응원

    추억의 스포츠스타 봉사하며 런던올림픽 응원

    왕년의 스포츠 스타들이 전남 고흥군에 딸린 섬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위한 사랑의 ‘봉사 올림픽’을 열었다. 1983년 세계복싱챔피언 장정구(49), 1984년 LA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김원기(50),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이은철(45)씨 등이 참여한 사단법인 ‘스포츠 봉사단’은 2일 나란히 소록도를 찾아가 자장면 봉사 행사를 가졌다. 행사에는 스포츠 봉사단원과 박병종 고흥군수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 행사는 한센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 스포츠 스타 3명은 직접 반죽한 면으로 자장면을 만들어 한센인 600여명에게 배달했다. 이들은 배달한 자장면을 비벼주거나 먹기 좋게 잘라주며 한센인들과 한때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원기씨는 “우리 선수들이 영국 런던올림픽에서 선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한센인들이 자장면을 맛있게 드셔서 무척 기쁘다.”고 밝혔다. 예술가들의 봉사도 이어졌다. 소록도에서 전시회를 진행 중인 서예가 김동욱씨는 대형 붓을 이용해 한센병 시인 한하운(1920~1975) 선생의 작품 ‘보리피리’를 광목 80m에 쓰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무용가 김영옥씨는 살풀이춤으로 마음을 달랬고, 노래하는 서예가 양영희씨는 열창을 했다. 박형철 국립소록도병원 원장은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데 소록도에서는 금메달리스트들의 봉사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많은 분들이 한센인에게 관심을 가져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흥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한센병 편견 해소’ 행사

    천주교 작은형제회가 운영하는 한센인 생활공동체 성심원(경남 산청)은 한센병으로 인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행사를 1∼5일 마련한다. 외부와의 소통을 통한 평화·화합·상생의 장인 이번 행사는 바자회(1∼5일)와 전시회, 미사, 야외 묵주기도, 공연 등 다채롭게 꾸며진다. 도법 스님(2일·‘생명평화경’)과 이해인 수녀(4일·‘친구야 너는 아니?’)의 강연과 백지원 명창의 ‘국악 한마당’(2일), 가수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광양 포에버오케스트라의 ‘한여름밤의 향연’(이상 4일) 공연도 열린다. (055)973-6966.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8)소록도 중앙공원 솔송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8)소록도 중앙공원 솔송나무

    셸 실버스타인의 그림책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나무는 소년에게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어준다. 단순한 구조의 이야기에서 가장 감동적인 대목은 아무래도 멀리 떠났던 소년이 빈털터리가 되어 돌아온 뒤가 아닐까 싶다. 힘없이 나무에게 돌아온 소년에게 나무는 자신이 더 내어줄 게 없어 안타깝다면서, 그루터기만 남은 자신의 몸 위에 편히 앉아 쉬라고 한다. 이제 늙은 노인이 된 소년은 그루터기에 앉았고,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다고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나무가 사람에게 주는 것의 그 끝이 어디일까. 나무가 감동을 주는 건 물질적인 이유만이 아니다. 나무로부터 정신적 심리적 위안을 얻는다는 것이 참으로 나무를 가까이 하게 되는 이유이지 싶다. ●확인되지 않은 헛소문만 무성 “흔히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닌 데다, 보시다시피 예쁘잖아요.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말들을 만들어낸 모양이에요. 하지만 실제로 확인된 사실은 없어요.” 한센병 환자이며, 시와 수필로 자신의 삶을 온전히 드러내며 살아가는 강창석(60) 시인은 소록도 중앙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나무인 솔송나무에 얽힌 갖가지 이야기들이 대부분 헛소문이라고 단언했다. 나무의 값이 2억원이나 된다고도 하고, 또 어떤 이는 5억원을 웃돈다고도 했다. 그러나 강 시인에 따르면 나무를 조경 전문가들에게 감정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대개는 말 좋아하는 관광 가이드들이 나무의 아름다움을 놓고 임기응변으로 지어낸 이야기들이다. 나무의 값어치뿐 아니다. 이 나무를 어떤 권세가 혹은 부유한 가문의 누군가가 값을 지불하고 캐 가려 했지만, 소록도에서 살아가는 한센병 환자들이 몸으로 막아내 가져가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널리 알려졌다. 한데 이 역시 근거 없는 이야기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나 돈 있는 사람들이 이 나무 한 그루를 가져가려고 마음먹었다면 그게 뭐 그리 힘들었겠어요. 우리 환자들이 무슨 힘이 있다고 그걸 막겠어요. 할 수 없이 보냈겠지요.” 자연 속에 어우러져 살아가는 나무의 자연미를 탐하는 사람들이라면 몰라도, 정원수를 가꾸는 호사가들이라면 탐을 낼 수 있을 만큼 소록도 중앙공원의 솔송나무는 조경수로 매우 잘생긴 나무다. 한눈에도 오랫동안 누군가의 세심한 손길을 타고 자란 나무임을 알 수 있다. ●울릉도에서만 사는 토종 나무 솔송나무는 강 시인의 이야기대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니다. 일본이나 북아메리카에서는 대형 목조 건축의 주요 재료로 쓰기 위해 널리 키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다. 그나마 군락을 이루는 경우는 드물고, 한두 그루씩 띄엄띄엄 자랄 뿐이다. 울릉도 태하령 부근의 솔송나무 군락지도 천연기념물 제50호로 지정되긴 했으나 섬잣나무, 너도밤나무의 무리 안에서 몇 그루가 발견되는 정도다. 소나무과에 속하는 솔송나무는 소나무와 마찬가지로 늘푸른 바늘잎나무인데, 잘 자라면 30m 높이까지 자라는 큰 키의 나무다. 잎이 소나무에 비해 짧고 납작하며, 솔방울은 소나무에 비해 작다는 특징을 가진 우리 토종 나무다. 소록도 중앙공원 가장자리에서 자라난 솔송나무는 키가 8m를 조금 넘고, 줄기 둘레는 1.2m밖에 안 된다. 30m까지 자라는 솔송나무의 본성을 생각하면 아직 한참 더 자라야 할 나무다. 한센병 치료 전문 병원인 자혜의원이 설립된 1916년 즈음에 심어졌다는 걸 감안하면, 나이도 고작해야 100살 미만인 어린나무다. 소록도 솔송나무의 생김새는 저절로 자라는 솔송나무와는 사뭇 다르다. 자연 상태에서 솔송나무는 나뭇가지가 수평으로 펼쳐지며 전체적으로 원뿔형으로 자란다. 굳이 비교하자면, 전나무나 구상나무에 가까운 수형이다. 그러나 소록도 솔송나무는 반원형의 우산을 덮어놓은 듯 단아하다. 나뭇가지는 물론이고, 심지어 가느다란 바늘잎 하나하나를 일일이 다듬어낸 듯한 흔적이 엿보인다. 숙련된 조경사의 빼어난 솜씨만으로 이루어진 건 아니다. 어쩌면 한 그루의 나무를 목숨을 걸고 키워낸 치열한 수고가 고스란히 배어 있는 모습이다. 돌아보면 솔송나무뿐 아니라, 중앙공원의 모든 나무들에 소록도 사람들의 지극한 정성이 배어 있음을 금세 알 수 있다. ●위로와 평안 아낌없이 주는 나무 “소록도 주민들의 말로 다 못할 고난을 누구도 달래주지 않았어요. 홀로 삭이며 살아야 했죠. 중앙공원의 나무들은 주민들에게 큰 위안이었지요. 나무를 보듬어 안으며 끝내 지워지지 않는 천형의 고통을 씹어 삼켰다고 해야겠지요.” 중앙공원은 한센병 환자들을 치료하는 국립 소록도 병원에서 관리하게 돼 있지만 그동안 조경 관리라든가, 나무 관리 담당자가 배정된 적이 없었다. 고난의 세월을 살아가는 소록도 주민들의 눈에 나무가 들어왔기에 다가섰고, 나무는 고통 속에 살아가는 한센병 환자들에게 위로와 평안을 나누어 준 것이다. “중앙공원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는 한센병 환자들의 썩어 문드러진 입술을 타고 저절로 흘러내린 침으로 키워낸 겁니다. 돈 몇 푼으로 값을 매길 수 없지요.” 옅은 미소를 띤 채 고난의 세월을 이야기하는 강 시인의 몇 마디 남지 않은 뭉툭한 손은 여느 한센병 환자의 그것처럼 서늘하리만큼 차가웠다. 그러나 그의 손에서 생명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던 건 이 땅의 모든 생명에게 평안과 위로를 아낌없이 건네주는 나무와 함께 한 긴 세월이 있었음이리라. 글 사진 소록도(고흥)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 가는 길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리 336-7. 목포~광양 간 고속국도의 벌교나들목으로 나가 1.5㎞쯤 가면 나오는 벌교교차로에서 고흥 방면으로 난 국도 15호선으로 우회전한다. 32㎞쯤 남쪽으로 가면 고흥고등학교 앞의 호형교차로에 닿는다. 직진하여 국도 27호선을 타고 서남쪽으로 18㎞쯤 더 가면 국도 77호선과 만나는 차경사거리가 나온다. 소록도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2㎞ 남짓 가면 소록대교가 나온다. 대교를 건너서 곧바로 나오는 안내소에서 안내를 받으면 중앙공원에 갈 수 있다.
  • “내가 쓰는 한 글자 한 글자 모두 사회약자 위해”

    “내가 쓰는 한 글자 한 글자 모두 사회약자 위해”

    그도 한때는 지독한 문제아였다. 이혼 후 집을 나간 어머니를 원망하며 마냥 삐뚤어져 있었다. 걸핏하면 친구들과 싸웠다. 20대 초반, 시각장애 5급 판정을 받았다. 마음마저 어두워졌다. 숱한 싸움, 노숙, 수십 차례의 자살기도…. 아무 이유 없이 행인을 때려 법정에 서기도 했다. ●한센병 환자 돌보며 새 삶에 눈 떠 판사의 선처로 징역형 대신 받게 된 80시간의 사회봉사. 그 죗값이 한줄기 빛이 됐다.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며 새 삶에 눈을 떴다. 글쓰기 재능을 발견하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08년 처음 발표한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조두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 ‘희망의 날개를 찾아서’는 곧 영화화된다. 영화 ‘비스티보이즈’의 원작인 ‘나는 텐프로였다’의 작가 소재원(29)씨 이야기다. 그는 “올여름 촬영이 시작되는데 개봉후 관객 한 명당 50원씩 받기로 한 러닝개런티를 아동성범죄 피해자에게 지원할 것”이라면서 “이 일을 계기로 나영이 아빠와 부자(父子)의 연을 맺었다.”고 말했다. 출판사 측도 50%의 인세를 보태기로 했다. 지난해엔 나영이 아빠와 ‘13세 미만 아동·장애인 대상 성폭력 범죄의 공소시효 폐지운동’에 나서 개정을 이끌어 냈다. ●조두순 사건 모티브 소설 올 여름 영화로 올해 중으로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할 계획인 소씨는 “재단이 만들어지면 직접적으로 아동과 장애인 등을 도울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현재는 왕십리 세왕병원과 협의해 무료로 생활보호대상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소씨는 도가니 사건을 계기로 아동성범죄에 관심을 가지며 올 2월 여고생 지수의 사연을 알려 후원자를 찾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서울신문 2월 2일자 1면> 그는 스스로 ‘쓰레기’였다고 고백했다. 작가가 된 후 가장 먼저 한 일도 ‘사과’였다. 괴롭혔던 친구들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다. “돈 벌고 나면 제일 먼저 너부터 죽이러 가려고 했어.”라며 응어리졌던 분노를 쏟아내던 친구들이 어렵게 마음을 열었다. 그 후 사회활동과 기부, 봉사에 뛰어들었다. 소설의 인세 대부분을 성폭력 아동과 사회적 약자에게 지원하고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봉사와 아동 성범죄 지킴이로도 활동하고 있다. 학교폭력 문제아가 재능기부 작가로 인생 역전한 셈이다. ●흐릿해지는 눈… “아직 지켜볼 일 많아” 소씨는 “특수렌즈로 교정한 시력 0.1의 눈은 점점 흐려지고 있지만 봉사로 새 삶에 눈뜨게 됐다.”면서 “세상을 볼 수 없는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 남은 시간 동안 내가 쓰는 한 글자 한 글자 모두 사회 약자를 위해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영욱 사건을 보면서 아직도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했다.”면서 “사법부 판단이 미흡하면 1인시위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인기작가 “고영욱 사법처리 미흡하면 내가…”

    인기작가 “고영욱 사법처리 미흡하면 내가…”

    그도 한때는 지독한 문제아였다. 이혼 후 집을 나간 어머니를 원망하며 마냥 삐뚤어져 있었다. 걸핏하면 친구들과 싸웠다. 20대 초반, 시각장애 5급 판정을 받았다. 마음마저 어두워졌다. 숱한 싸움, 노숙, 수십 차례의 자살기도…. 아무 이유 없이 행인을 때려 법정에 서기도 했다. ●한센병 환자 돌보며 새 삶에 눈 떠 판사의 선처로 징역형 대신 받게 된 80시간의 사회봉사. 그 죗값이 한줄기 빛이 됐다.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며 새 삶에 눈을 떴다. 글쓰기 재능을 발견하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08년 처음 발표한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조두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 ‘희망의 날개를 찾아서’는 곧 영화화된다. 영화 ‘비스티보이즈’의 원작인 ‘나는 텐프로였다’의 작가 소재원(29)씨 이야기다. 그는 “올여름 촬영이 시작되는데 개봉후 관객 한 명당 50원씩 받기로 한 러닝개런티를 아동성범죄 피해자에게 지원할 것”이라면서 “이 일을 계기로 나영이 아빠와 부자(父子)의 연을 맺었다.”고 말했다. 출판사 측도 50%의 인세를 보태기로 했다. 지난해엔 나영이 아빠와 ‘13세 미만 아동·장애인 대상 성폭력 범죄의 공소시효 폐지운동’에 나서 개정을 이끌어 냈다. ●조두순 사건 모티브 소설 올 여름 영화로 올해 중으로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할 계획인 소씨는 “재단이 만들어지면 직접적으로 아동과 장애인 등을 도울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현재는 왕십리 세왕병원과 협의해 무료로 생활보호대상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소씨는 도가니 사건을 계기로 아동성범죄에 관심을 가지며 올 2월 여고생 지수의 사연을 알려 후원자를 찾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서울신문 2월 2일자 1면> 그는 스스로 ‘쓰레기’였다고 고백했다. 작가가 된 후 가장 먼저 한 일도 ‘사과’였다. 괴롭혔던 친구들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다. “돈 벌고 나면 제일 먼저 너부터 죽이러 가려고 했어.”라며 응어리졌던 분노를 쏟아내던 친구들이 어렵게 마음을 열었다. 그 후 사회활동과 기부, 봉사에 뛰어들었다. 소설의 인세 대부분을 성폭력 아동과 사회적 약자에게 지원하고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봉사와 아동 성범죄 지킴이로도 활동하고 있다. 학교폭력 문제아가 재능기부 작가로 인생 역전한 셈이다. ●흐릿해지는 눈… “아직 지켜볼 일 많아” 소씨는 “특수렌즈로 교정한 시력 0.1의 눈은 점점 흐려지고 있지만 봉사로 새 삶에 눈뜨게 됐다.”면서 “세상을 볼 수 없는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 남은 시간 동안 내가 쓰는 한 글자 한 글자 모두 사회 약자를 위해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영욱 사건을 보면서 아직도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했다.”면서 “사법부 판단이 미흡하면 1인시위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이종욱공공보건기념상’ 한센병재단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총재 한광수)은 23일 ‘제4회 WHO 이종욱공공보건기념상’ 수상자로 태평양한센병재단을 선정했다. 한센병재단은 1939년부터 태평양 도서 국가를 대상으로 한센병에 대한 진단 및 치료를 해온 전문 기관이다. 이 상은 한국인 최초 국제기구 수장으로 공공보건 증진에 힘썼던 고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전 사무총장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WHO와 보건의료재단이 2008년 제정한 국제기구상이다. 시상식은 24일 오후 스위스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열린다 .
  • 부산 용호동 옛 한센인 마을 ‘스토리텔링’ 생태광장 조성

    부산 용호동 옛 한센인 마을 ‘스토리텔링’ 생태광장 조성

    부산 남구 용호동 옛 한센인 정착농원(위치도)에 산과 바다를 아우르는 ‘명품 생태광장’이 들어선다. 부산시는 용호동 산 197 일원 7만 7536㎡에 50억원을 들여 생태광장을 조성한다고 21일 밝혔다. 이 지역은 2000년대 초까지 한센병 환자들이 집단 거주촌을 이루던 곳이다. 인근에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등 청정산림지역인 이기대 도시수변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또 건너편에는 2003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부산의 관문 오륙도를 마주하고 있다. 생태공원은 2014년까지 조성을 목표로, 옛 한센인 정착농원 철거와 대규모 개발로 인한 훼손을 치유하는 사업과 더불어 일제 강점기 잔재물인 지하 포진지를 재개발해 생태박물관(500㎡)을 조성하게 된다. 또 전문가 자문을 거쳐 해양생물과 육지생물의 인공 서식처를 만들어 시민을 위한 교육, 문화, 자연 휴식처를 제공하고, 고층 도시건물과 공존하는 전통 마을 숲도 별도로 만들 계획이다. 이번 생태광장 조성 사업은 올 초 부산시와 남구가 환경부 생태환경 조성 공모사업에 응모해 서울, 대구와 함께 사업대상으로 선정됐었다. 특히, 지난달 환경부가 실시한 현장실사 결과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기대 등 이 지역의 풍부한 역사문화적 콘텐츠와 스토리텔링 가능성이 장점으로 부각됐다. 또 해양생태계(오륙도)와 육상생태계(이기대 도시수변공원)의 연계 가능성, 부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갈맷길 및 해파랑길 조성사업, 남구청의 스카이워크 설치사업 등이 조화롭게 연계돼 명품 생태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시는 올해 중 공모를 통해 설계를 완료하고, 내년부터 사업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해당 지역이 역사, 문화, 자연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쉼터 및 갈맷길, 해파랑길과 연계된 명품 생태공원으로 조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교정 공무원] │창의상│ 구제광 순천교도소 교위

    [교정 공무원] │창의상│ 구제광 순천교도소 교위

    1981년 교도관으로 임용된 뒤 1997년 한센병 수용자들의 정서 함양을 위해 책을 기증하고, 2003년 불우 수용자 등 80여명에게 영치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2002년 순천교도소가 신축될 때 보안이 취약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보강해 교정사고 예방에 기여했다. 2007년부터 매년 ‘고향마을 벌초하는 날’을 정해 100여명의 향우회 회원들과 함께 조상 및 무연고자 묘지를 벌초하고 주민 위안잔치를 주관해 지역 주민들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2009년에는 독거노인 개안 수술비와 불우 청소년 기숙사비 등을 지원하는 등 독거노인 및 불우시설 돕기에도 앞장섰다.
  • [2일 TV 하이라이트]

    ●귀여운 여인(KBS1 밤 12시 20분) 에드워드는 망해가는 회사를 사들인 뒤 이를 나누어 비싸게 파는 일을 하는 부유하고도 냉정한 사업가다. 사업차 로스앤젤레스로 간 그는 그곳에서 비비안이라는 콜걸을 만나 하룻밤을 지낸다. 그는 영화를 보면서 웃거나 목욕을 하며 노래 부르는 그녀의 모습에 매력을 느껴 한 주 동안 자신과 같이 지낼 것을 제안한다. ●TV소설 복희누나(KBS2 오전 9시) 복남이 입양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복희. 그동안 복남이 고아원에 적응하지 못하고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지냈다는 얘기를 듣고 죄책감에 괴로워한다. 넋 놓고 있을 수 없는 복희는 복남을 찾기 위해 입양 갔다는 집을 수소문한다. 한편 고아원 앞에서 영표와 달봉은 늦도록 나타나지 않는 복희를 기다리는데…. ●TV밥상 꾸러기 식사교실(MBC 오후 4시 30분) 두 얼굴의 승부사 7세, 영원이. 무조건 이겨야만 한다. 받아쓰기는 100점 맞을 때까지, 게임은 이길 때까지, 발표는 시켜줄 때까지. 승부에 대한 영원이의 유별난 집착, 이대로 괜찮을까. 1등을 좋아하는 영원이는 채소 편식도 1등이다. 하지만 유치원에서는 1등을 하기 위해 무엇이든 잘 먹는다고 하는데…. ●감성여행 떠난다면 그들처럼(SBS 오후 6시 30분) 소설가 김훈을 시작으로 만화가 이현세, 사진작가 조선희,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의 여행기가 펼쳐진다. 문학, 만화, 사진, 패션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이들이 2011년 겨울 아름다운 산하로 떠나는 여행은 어떤 모습일까. 그 여행 속에서 그들만의 이야기와 얼어붙은 우리의 감성을 녹여줄 여행기가 펼쳐진다. ●명의(EBS 밤 9시 50분) 바다가 보이는 곳에 위치한 전망 좋은 병원. 시골 마을의 평범한 병원 같지만 그 시작에는 인간으로 존중받고 싶었던 한센병(나병) 환자들의 아픔이 있었다. 그리고 100년, 한센병은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한 걸음 딛는 것도 고통스러운 환자들의 발길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곧은 두 다리로 달려보고 싶었던 소아마비 환자들의 소망을 들어본다. ●OBS 특별생방송 2011 사랑나눔 희망나눔(OBS 낮 12시 40분)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행복한 나눔 현장을 찾아갔다. 김장철이 시작됐지만 새우젓, 고춧가루 같은 양념값이 부쩍 올라 김장이 부담 됐던 이웃들. 이들을 위해 OBS가 김장 김치 400박스를 불우 이웃들에게 전달한다. 또 배추 3000포기를 이웃들에게 무료로 제공해 훈훈한 나눔의 장을 마련한다.
  • 고 이종욱 WHO 사무총장 서울대 명예의학박사 학위

    고 이종욱 WHO 사무총장 서울대 명예의학박사 학위

    ‘아시아의 슈바이처’ 고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서울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는다. 서울대는 “인류의 건강을 위해 헌신한 공을 기려 이 전 사무총장에게 명예의학박사 학위를 수여한다.”고 16일 밝혔다. 이 전 사무총장의 명예박사학위는 페루에서 빈민 구호활동에 나서고 있는 부인 가부라키 레이코(66) 여사가 대신 받는다. 레이코 여사는 “돌아가신 지 5년이 됐는데 이렇게 모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게 돼 기쁘다.”면서 “고인의 뜻대로 개발도상국의 의료개선을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전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1983년 WHO 남태평양 사무처 한센병퇴치팀장을 맡은 뒤 백신보급 등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 증진을 위해 헌신하다 지난 2006년 5월 뇌출혈로 사망했다. 이 전 사무총장이 WHO에 근무하는 동안 소아마비 환자 숫자는 세계적으로 인구 1만명당 1명 이하로 떨어졌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어느 나라에서건 이익나면 사회환원해야죠”

    “어느 나라에서건 이익나면 사회환원해야죠”

    “어느 나라에서 사업을 하건 이익이 나면 그곳에 환원해야지요.” 이랜드 박성경(54) 부회장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회사의 나눔경영 방침을 또렷하게 설명했다. 정직하게 이익을 창출하고, 그 이익의 최소 10%는 사회에 환원한다는 게 이랜드의 경영방침이다. 비즈니스 장소가 국내건 외국이건 상관없이 이 방침은 그대로 적용한다. 이랜드는 올해 중국에서 사회봉사 및 자선활동에 열성적인 외국기업 12곳 가운데 한 곳으로 선정돼 후이량위(回良玉) 중국 부총리로부터 ‘중화자선상’을 받았다. 코카콜라, 도요타, 벤츠 등 쟁쟁한 다국적기업들도 못 받은 상으로 한국기업으로는 삼성에 이어 두번째다. 지난 15일 열린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중한 박 부회장은 베이징 주재 한국특파원들과 만나 “알리기 위해 한 일이 아닌데 이렇게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고 겸연쩍어하면서도 “정직한 납세, 꾸준한 사회공헌 등이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랜드 직원들은 11년째 중국 본사가 있는 상하이의 한센병 전문병원 등에서 봉사활동을 해 왔으며 이를 중국홍십자회(적십자회)가 추천해 이번에 상을 받게 됐다. 박 부회장은 “남들이 안 가는 곳, 그렇지만 도움이 꼭 필요한 곳을 찾아 봉사활동을 해 왔다.”고 소개했다. 실제 이랜드는 중국에서 한센병 환자들뿐 아니라 2002년부터 장애인 의족 지원 활동을 펴 1000여명에게 새 삶을 제공했으며, 백혈병환자 치료비 지원에 이어 올해부터는 5000여명의 빈곤층 자녀에게 고교 3년 학비 전액을 지원하는 장학사업을 시작했다. 이랜드는 중국진출 17년 만에 처음으로 1조원 매출을 돌파한 지난해 6000만 위안(약 100억원)을 각종 자선사업에 사용했다. 올해는 이를 8700만 위안으로 늘릴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기업 역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사회에 도움이 돼야 한다.”면서 “정직하게 이익을 창출해, 그 이익을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김무열 “5000원도 비싸, 무료공연 선뵈고 싶어”

    김무열 “5000원도 비싸, 무료공연 선뵈고 싶어”

    김무열(29). 그를 지칭할 때는 뮤지컬 배우, 영화배우, 탤런트, 연극배우 등 여러 호칭이 사용된다. 장르야 어떻든, 그는 배우다. 특히 뮤지컬계에선 존재감이 남다르다. 우선 키 183㎝에 몸무게 71㎏의 ‘모델 몸매’다. 이미지도 요즘 대세인 ‘차도남’(차가운 도시남자)이다. 하지만 그의 공연을 본 사람이라면 멋진 외향보다 무대 위에서 쏟아내는 열정과 성실함에 더 반한다. 조직도 있다. 이름하여 ‘반상회’. 김무열이 신인이던 2006년, 동료 배우 김대명, 한지상과 함께 결성한 극단이다. 초심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해마다 사비를 털어 소극장 연극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2007년 ‘강택구’를 시작으로 ‘물고기남자’(2008), ‘동물원이야기’(2009)를 선보였다. 올해는 일제 말기 소록도에 갇혀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그린 ‘한 놈, 두 놈 삑구타고’(이하 ‘한 놈’)를 선보인다. 1일부터 10일까지 서울 대학로 더씨어터에서다. 공연 준비로 분주한 그를 지난 28일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티켓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10분 만에 전회·전석 매진됐다고 들었다. 가격이 착한(5000원) 덕분도 있겠지만 김무열 팬클럽이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 아닌가. -하하. ‘반상회’의 취지에 많은 분들이 공감한 때문 아닐까. 티켓 추가 판매 요청이 많아 매회 20석씩 보조석을 놓기로 했다. 반상회 공연을 꾸준히 사랑해 주시는 관객들을 위해 예년보다 좀 더 크고 좌석이 편한 극장을 골랐다. 반상회가 이제 5년 됐는데 10년은 넘겨야 더 의미 있는 모임이 될 것 같다. 10년, 20년, 늘 하던 대로 지킬 것은 지켜 나가며 (관객에게) 보답하고 싶다. →작년에는 왜 건너 뛰었는가.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너무 많아서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절친했던 (박)용하 형도 세상을 떠났다(김무열은 박용하가 생전에 세웠던 기획사의 소속 배우였다. 고인과 영화 ‘작전’에도 함께 출연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좀 쉬고 싶었다. 반상회에 불참했는데 참고 기다려준 두 멤버와 관객들에게 빚을 졌다. ●“초심 잊지말자” 동료 김대명·한지상과 ‘반상회’ 결성 →‘한 놈’ 원작은 이만희 작가의 ‘호적등본’이다. 원작을 읽는 순간 올해는 무조건 이 작품이다, 했다는데. -작품이 갖고 있는 힘이 너무 좋았다. 세 명이 각각 10여편씩 읽고 검토했지만 이 작품으로 단박에 의기투합했다. 대본 연습 때 감정을 빼고 읽었는데도 울었다. (공연을)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다. ●“워낙 힘 있는 원작… 대본연습 때 감정빼고 읽어도 눈물이” →등장인물, 공교롭게 세 남자다. -우연의 일치다(웃음). 세 남자 모두 한센병 환자다. 한 남자는 소록도에서 탈출하려고 갖은 애를 쓰고, 또 한 남자는 현실을 담담하게 관조하고, 또 다른 한 남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죽어가는 이야기다. →극 중 다른 두 남자(김대명, 윤석원)와의 호흡은 어떤가. -군대 간 한지상씨 대신에 윤석원씨가 들어왔는데 워낙 친하다 보니 서로의 단점을 거리낌없이 지적한다. 그러다가 싸운 적도 많다. 어제도 밤 늦게까지 연습하다가 버스가 끊겨 방을 잡아 같이 잤는데 서로의 연기에 간섭하다가 또 싸웠다. 그래도 너무 좋다. 하하. →가장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매일매일이 에피소드다. 요즘은 (연습장 근처의) 낙산공원에 나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연기 연습을 하고 있다. 은근히 재밌다. →연극,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만능 엔터테이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장르는. -장르보다는 반상회 공연에 가장 마음이 많이 간다. 욕심이 넘쳐 점점 바라는 게 많아져 큰일이다.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넘어가는 과도기 같기도 하고 사춘기 같은 느낌도 있다. →관람료가 파격적이다. -좀 더 많은 분들이 부담 없이 보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책정했다.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시간적 비용을 생각하면 5000원도 비쌀 수 있다. 공연이 더 잘 돼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무료공연을 하고 싶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日 외교청서의 ‘두 얼굴’

    일본이 최근 발간한 외교청서에서 간 나오토 총리의 사죄 표명 담화 등을 언급하며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강조한 뒤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되풀이, 이중적인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신문이 4일 입수한 일본 외무성 발간 2011년도 외교청서의 ‘한·일 관계’ 부문에 따르면 일본은 양국이 ‘중요한 이웃’으로서, 2010년도에 정상·장관 등 다양한 부분에서 정부 간 대화가 이뤄졌다며 기술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6월 토론토 G20 정상회의 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간 나오토 총리가 “미래 100년을 내다보며 진정으로 미래지향적인 우호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일·한 쌍방이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외교청서는 또 같은 해 8월 간 총리가 담화를 발표, “식민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함과 동시에 미래지향적 일·한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결의를 표명했다.”고 밝혔으며, 같은 해 11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일·한 도서협정에 서명함과 동시에 향후 미래지향적인 일·한 관계를 강화시켜 나갈 것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일본 스스로가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수차례나 강조한 것이다. 청서는 또 “한반도 출신자의 유골 반환이 진전되고 있다.” “사할린 ‘한국인’ 지원, 재한 피폭자 문제 대응, 재한 한센병 요양소 입소자 대응 등 가시적인 진전을 도모하고 있다.”는 등 과거사 문제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한·일 간 독도를 둘러싼 영유권 문제가 있는데, 일본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은 일관돼 있다.”며 억지 주장을 되풀이했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이 한·일 관계 발전과 과거사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독도 영유권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은 이중성을 드러낸 것”이라며 “일본이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독도 주장을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봄물 오른 전남 고흥반도

    봄물 오른 전남 고흥반도

    봄물이 올랐습니다. 바람결엔 촉촉한 습기가 묻어납니다. 계절의 순환은 무엇도 거스를 수 없다는 진리를 새삼 확인합니다. 남도 끝자락, 나로도를 휘휘 돌아온 봄바람이 내륙으로 내달립니다. 봄바람이 스친 자리마다 꽃망울이 맺혀지고, 곰실거리는 봄내음에 섬 처녀의 가슴은 요동칩니다. 전남 고흥반도의 초봄 풍경입니다. 봄의 전령 매화는 아직 일러 피지 않았지만 고흥반도 앞바다엔 봄빛이 완연했습니다. ● ‘섬섬옥섬’… 다도해 풍경의 진수 고흥반도는 멀다. 수도권을 기준으로 보자면 그렇다. ‘가도가도 천리’라는 말도 그래서 나왔을 게다. 이제 많이 달라졌다. 완주~순천 간 고속도로가 열렸기 때문. 구불구불 국도를 따라 남원, 구례 등을 줄줄이 거쳐야 했던 예전과 달리 빠르고 곧게 고흥반도까지 내달릴 수 있다. 고흥반도는 득량만과 여자만을 양 옆에 두고 조롱박처럼 매달려 있다. 남북 간 길이는 약 95㎞. 거금도(居島), 내·외 나로도(老島) 등 주변 160개의 섬들이 어우러지며 고흥군을 이룬다. 고흥반도의 아름다움을 몇 마디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올곧은 기상의 나무와 숲이 있고, 먼 우주를 응시하는 최첨단의 우주센터도 있다. 섬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갯마을 풍경과 마주하고 싶다면 반도의 왼쪽을 따라 돌아보시라. 단언컨대 다도해 풍경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들물때 보다는 날물때 찾아야 한다. 볼품없이 바다위에 떠 있던 섬들이 뭍과 연결되며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고흥반도 초입에서 월정리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월정해안방풍림으로 유명한 곳. 들물에서 날물로 바뀌는 시간이면 방품림 아래 보관해 둔 뻘배 주변으로 아낙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물이 빠지고 기름진 갯벌이 드러나면 아낙들은 뻘배를 몰고 바다로 향한다. 꼬막을 잡으러 가는 길이다. 그네들이 이동하는 경로마다 주름살처럼 골이 깊게 패여 있다. 고단한 삶의 흔적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더없이 빼어난 풍경이 만들어 지고 있으니, 얼마나 역설적인가. 신망방조제와 오도일·이방조제를 줄줄이 지나면 백일리다. 20m 남짓한 백일연륙교를 통해 고흥반도와 연결돼 있다. 그런데 이 섬, 작지만 의외로 너른 풍경을 갖고 있다. 거칠 것 없이 탁 트인 갯벌 위에서 어민들이 갯것들을 수확하느라 여념이 없다. 주변에 점점이 떠있는 섬들은 풍경의 덤. 우미산 중턱의 도로 위에서 내려다 보는 바다가 눈부시다. 티 없이 맑은 햇살이 수면에 부딪혀 물비늘을 만들고 있다. 절반은 하늘, 또 절반은 은빛 갯벌이다. 우미산 아래는 용암마을이다. 고흥 8경 중 6경인 영남 용바위를 품었다. 하지만 정작 명소의 지위를 안겨주고 싶은 건 마을 앞 풍경이다. ‘안넢’이라 불리는 작은 섬이 어여쁜 자태를 뽐내고, 그 뒤로 매물섬이 작은 주상절리대를 펼쳐 보이고 있다. 멀리는 여수시 낭도 등 다도해의 섬들이 점점이 흩뿌려져 있다. 절경이다.  오가는 길에 만나는 팔영산의 웅장한 자태와 해창만수로의 아련한 정취도 빼놓을 수 없다. 갈대 사이 몸을 숨겼던 물새들이 비상하는 순간, 그대로 영화의 한 장면이 된다. 특히 해가 천등산 너머로 자취를 감출 때면 사위가 황금빛으로 물들며 장관을 펼쳐낸다. ●하늘 향해 솟아오른 나로도  고흥반도 끝자락의 나로도는 외나로도와 내나로도로 이루어져 있다. 두 개의 연륙교로 이어져 이제는 섬 아닌 섬이 됐다. 섬 이름이 독특하다. 신라 장보고가 해상의 패권을 쥐고 있던 시절, 외나로도 앞 바다에는 제주로 향하는 중국 상인들의 왕래가 빈번했다. 당시 중국 상인들이 외나로도 ‘서답바위’(일명 부채바위)를 보고 마치 오래된 비단이 바람에 날리는 듯 아름답다며 비단 ‘라’(羅)와 늙을 ‘로’(老)를 써 나로도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나로도는 우주를 향한 전진기지답게 우주 관련 교육·체험시설이 많다. 내나로도 덕흥리엔 국립고흥청소년 우주체험센터, 외나로도 끝자락 나로우주센터에는 우주과학관이 조성돼 있다. 도양읍 용정리엔 우주천문과학관이 들어선다. 800㎜ 대형 천체망원경과 천체 투영실, 전시관 등으로 구성됐다. 조성공사는 대부분 마무리됐고 개장일만 기다리고 있다.  고흥반도를 말할 때 나무를 빼놓을 수는 없다. 봉래면 나로우주센터 초입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봉래산 삼나무숲이다. 일제강점기 때 시험림으로 조성됐다. 울울창창한 삼나무들이 도도한 수직세상을 펼쳐내고 있다. 피톤치드 뿜어나오는 숲길에 들면 어느 곳보다 깊은 숨을 쉴 수 있다.  동토(凍土)를 뚫고 핀 노란 복수초와 만나는 것도 봉래산이 주는 즐거움 중 하나. 삼나무숲에서 헬기장에 이르는 구간 곳곳에 무리지어 피어 있다. 삼나무 숲에 별똥별이 쏟아진 듯하다. 내나로도의 나로도학생수련원을 둘러싸고 있는 상록수림도 볼 만하다. 바로 옆 나로우주해수욕장에는 곰솔들이 제법 장한 풍경을 펼쳐내고 있다. ●사슴을 닮은 섬 소록도  소록(小鹿)이라 했다. 섬 생김새가 작은 사슴을 닮았다는 뜻이다. 고흥 8경 중 2경으로 꼽히는 곳. 하지만 편히 섬 풍경을 즐길 여유를 갖기란 쉽지 않다. 어디건 한센병 환자들의 한숨이 배어있지 않은 곳은 없기 때문이다.  소록도는 중앙공원 등 극히 일부 지역만 외부인들에게 개방되고 있다. 소록대교가 고흥반도 녹동항과 소록도를 이어주면서 배를 타지 않고도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섬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건 해안가와 나란한 소나무 길이다. ‘수탄장’(愁嘆場)이라 불리는 곳. 예전 한센병 환자와 가족들이 한 달에 한 번, 그나마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한 채 그저 눈길로만 상봉하던 장소다.  소록도의 핵심은 국립소록도병원 뒤편의 중앙공원이다. 2만㎡(6000평) 규모. 반송, 백목련, 호랑가시나무, 금목서, 아기 동백꽃, 당종려나무 등이 곳곳에 심어졌다. 기대를 뛰어넘는 아름다운 정원이다.  1930년대 중반 대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일본과 대만에서 나무를, 완도 등지에서 기암괴석을 들여왔다. 당시 돌과 나무를 이고지며 나른 이들은 한센병 환자들이었다. 그들의 노역으로 정원이 만들어진 셈이다. 빼어난 조형미의 공원을 보면서도 아름답다고 해야 할지 슬프다고 해야할지 모순으로 머리가 뒤엉킨다.  중앙공원 초입의 소록도갱생원 검시실(등록문화재 제66호)과 감금실(등록문화재 제67호)은 일제 강점기에 인권 유린이 자행되었던 곳. 환자들은 거주 이전의 자유와 이동권을 박탈당했고, 걸핏하면 감금과 감식, 체벌을 당했다. 검시실에는 지금도 수술대와 세척 시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글·사진 고흥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호남고속국도 익산분기점에서 익산~포항 간 고속도로를 탄 뒤 전주나들목을 지나 새로 난 완주~순천 간 고속도로로 바꿔 탄다. 순천나들목으로 나와 순천시내를 지난 뒤 2번국도로 바꿔 타고 벌교까지 간다. 벌교에서 15번 국도를 타고 끝까지 가면 고흥반도다. ▲주변 관광지: 팔영산이 제1경이다. 여덟 봉우리가 우뚝 솟은 모습이 장하다. 등산이 어렵다면 능가사 쪽에서 보는 것도 좋다. 능가사 옆엔 국내 최대의 편백나무숲이 조성돼 있다. 소록도 아래 거금도도 예쁘다. 녹동항에서 오전 6시20분부터 오후 8시10분까지 10분~30분 간격으로 철부선이 오간다. 어른 1200원. 승용차 9000원(운전자 포함 2명 무료). 녹동매표소 843-9184. ▲맛집: 도화면 중앙식당은 한정식으로 이름났다. 굴을 껍질째 삶은 피굴 등 토속음식이 곁들여 진다. 832-7757. 진미횟집은 장어통탕이 맛있는 집. 녹동항 인근에 있다. 842-3111. ▲잘 곳:나로2대교 초입의 하얀노을모텔펜션이 조용하고 깨끗하다. 주변 풍경도 넉넉한 편. 모텔 내 레스토랑에서 돈가스와 백반 등 간단한 음식도 판다. 4만원. 833-8311~3.  
  • 한센인 자원봉사로 편견 깬다

    경기도 제2청이 사회적으로 격리됐던 한센이들의 봉사활동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9일 도2청에 따르면 도2청은 사실상 40년 이상 격리 상태로 살아온 한센인들에게 동등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자원봉사 활동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센인들로 구성된 자원봉사팀은 이달 중 경기 북부지역의 한 노인복지시설을 방문해 빨래와 청소, 식사대접 등의 봉사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한센인들의 봉사활동에 대한 주민 기피현상이 우려되고 있어 파장이 일고 있다. 그동안 한센병(Hansen Disease)은 나균(Mycobacterium leprae)에 의해 감염되는 3종 법정 전염병으로 1941년 특효약 DDS가 발명되면서 완치가 가능해졌다. 초기발견시에는 쉽게 치료가 돼 오늘날에는 일반 피부질환자와 같이 자유로이 생업에 종사하며 진료를 받고 있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의 경우 한센병을 ‘문둥병’, ‘천형’등 부정적으로 인식하면서 봉사활동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원봉사를 주도한 도2청은 이 같은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못한 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경술국치 조약체결 100주년] 한센인 442명 승소… 日서 800만엔씩 받아

    패배만 하지 않았다. 기나긴 싸움 끝에 승리를 쟁취하기도 했다. 2003년 12월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 살던 한센인 124명이 일본 정부에 보상금을 청구했다. 일본의 ‘한센병 요양 입소자 등에 대한 보상금지급 등에 관한 법률(이하 한센보상법)’에 따라 일제강점기 때 소록도로 강제 격리당한 한국 한센인에게 일본 정부가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조선총독부는 일본의 ‘나예방법’을 모방해 1916년 소록도 자혜의원을 설립, 한센인 강제격리정책을 실시했다. 1940년 6136명이 소록도에 수용돼 가마니 짜기, 연료용 송진 채취, 벌목, 숯만들기 등 전쟁 군수물자를 마련했다. 단종과 낙태수술이 이어졌고 사망하면 학술연구를 위한 시험용으로 시신이 해부됐다. 소록도 같은 요양소에 입소한 일본 한센인 13명이 1998년 강제격리정책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2001년 5월 일본재판소는 강제격리정책은 위헌이라며 입소기간에 따라 국가가 1인당 800만~1400만엔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일본 정부는 한센인 격리정책을 사과하고 한센보상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한국 소록도와 타이완 낙생원 한센인이 보상금을 청구하자 일본 후생노동성은 한센보상법이 정한 국내요양소가 아니라고 거부했다. 한국과 타이완 한센인은 2004년 8월23일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005년 10월25일 도쿄지방재판소는 한국 소록도에 패소, 타이완 낙생원에 승소 판결을 내렸다. 엇갈린 판결에 대한 반대집회가 한국과 일본, 타이완에서 터져나왔다. 결국 일본 의회는 2006년 2월3일 국외 요양소에 입소한 한센인도 보상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했다. 2010년 8월 현재 한국 한센인 495명이 보상을 청구해 442명이 800만엔(약 1억 1000만원)씩을 받았다. 미결정자는 53명, 청구 준비자는 99명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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