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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한산성 세계유산센터 출범…문화재 관리·보존 체계적 전담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의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을 전담할 ‘경기도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가 1일 출범했다. 광주시 남한산성면 산성리에 있는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는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광주시, 하남시, 성남시로 분산된 남한산성 관리체계를 일원화했다. 센터는 남한산성 성곽과 행궁 등 국가지정문화재 2곳과 수어장대와 숭렬전 등 경기도 지정문화재 7곳 관리와 탐방로(73㎞), 소나무숲(60ha) 보전 업무를 맡게 된다. 또 노점상·옥외광고물·주정차 불법행위 단속, 공유재산 관리 및 승인, 주차장 관리, 셔틀버스 운영 등을 담당한다. 조직은 경기도 9명, 광주시 3명, 하남시 1명, 성남시 1명 등 공무원 14명과 경기문화재단 소속 10명 등 24명으로 구성됐다. 사무실은 경기도 공원녹지과 도립공원팀과 옛 경기문화재단 남한산성 세계유산센터가 있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사용한다. 201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남한산성에는 지난해 340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경기도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1일 출범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의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을 전담할 ‘경기도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가 1일 출범했다. 광주시 남한산성면 산성리에 있는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는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광주시, 하남시, 성남시로 분산된 남한산성 관리체계를 일원화했다. 센터는 남한산성 성곽과 행궁 등 국가지정문화재 2곳과 수어장대와 숭렬전 등 경기도 지정문화재 7곳 관리와 탐방로(73㎞), 소나무숲(60ha) 보전 업무를 맡게 된다. 또 노점상·옥외광고물·주정차 불법행위 단속, 공유재산 관리 및 승인, 주차장 관리, 셔틀버스 운영 등을 담당한다. 조직은 경기도 9명, 광주시 3명, 하남시 1명, 성남시 1명 등 공무원 14명과 경기문화재단 소속 10명 등 24명으로 구성됐다. 사무실은 경기도 공원녹지과 도립공원팀과 옛 경기문화재단 남한산성 세계유산센터가 있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사용한다. 201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남한산성에는 지난해 340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전국 집라인 시설 절반 ‘안전 불감’

    짚라인청도 등 2곳 이용 불가 씨스카이월드 등 17곳 수리 필요 외줄에 몸을 맡긴 채 높은 곳에서 빠르게 내려가는 하강 레포츠인 집라인(집와이어) 시설의 안전 관리가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안전처는 전국에서 운영 중인 하강 레포츠 시설 39곳을 표본으로 안전 점검을 벌인 결과 경북 청도에 위치한 ‘짚라인청도’와 경남 사천의 ‘에코라인’ 2곳은 이용을 제한해야 하고, 인천 중구의 ‘씨스카이월드’ 등 17곳은 시설·장비 등의 수리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30일 밝혔다. 안전처에 따르면 1990년대 말 국내에 들어온 하강 레포츠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지만, 관련 시설과 운영 주체에 대한 관리 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하강 레포츠 시설 2곳 중 1곳(48.7%)은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처는 대한산업안전협회에서 파악하고 있는 하강 레포츠 시설 명단을 받아 시설, 장비, 위생, 행정 등 24개 평가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를 실시했다. ‘짚라인청도’는 콘크리트 시설물 상태가 부실해 시설 분야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57.6점을 받았다. ‘에코라인’은 활강 후 착지를 위한 제동장치 상태가 불안정해 장비 분야에서 57.8점으로 평가됐다. 수리가 필요한 시설은 인천의 ‘씨스카이월드’, 경기 이천의 ‘자연나라청소년수련원’, 강원 춘천의 ‘와바다다 김유정역점’, 강원 인제의 ‘스카이짚트랙’, 충남 보령의 ‘짚트랙코리아’, 태안의 ‘만리포짚라인’, 전남 여수의 ‘스카이플라이’, 경남 거제의 ‘씨라인’, 제주의 ‘레포츠랜드’ 등 17곳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임산부에게 칭찬 받는 선물?…태아 건강 챙기는 ‘엽산제’

    임산부에게 칭찬 받는 선물?…태아 건강 챙기는 ‘엽산제’

    엽산은 임신 초기 필수 영양제 중 하나로, 태아의 세포 재생에 관여해 신경관결손, 심장기형 등이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엽산을 충분히 섭취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무뇌증, 이분척추증(척추기형) 아이를 낳을 확률이 72%나 적었다. 이 같은 이유로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엽산 복용 시기인 임신 3개월 전부터 임신 17주차까지 하루 600~1000㎍의 엽산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엽산제는 이미 동네 약국에서 국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물론 나우푸드, GNC, 암웨이 등 인기 해외업체 제품을 아이허브나 아마존, 비타트라 등 해외직구사이트를 통해 구매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임신 초기 엽산 영양제를 택할 때는 광고나 추천 글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그것이 천연 제품인지 아니면 합성 제품인지의 여부다. 자연에서 얻는 천연 엽산제 대신 합성 엽산제를 선택하면 아무런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의학저널리스트인 한스 울리히 그림은 합성 엽산의 제조방법에 대해 “200mL의 물에 개구리 피부 100g을 넣어 15~30분간 끓인 다음 알코올과 에테르를 넣어 분리한 기름방울이 바로 합성 엽산의 성분인 프테리딘”이라고 폭로한 바 있다. 이렇게 제조된 합성 엽산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노르웨이 보건 연구소 S. E. Haberg 박사는 3만2000여 명의 임산부와 그 자녀를 5년간 관찰하는 임상시험을 시행했다. 그 결과, 합성 엽산제를 복용한 임산부의 자녀는 그렇지 않은 자녀에 비해 천식과 하부 호흡기 질환 발생이 최대 24%나 높은 것을 확인했다. 이런 합성 엽산의 단점 때문에 최근 천연원료 엽산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천연 엽산과 합성 엽산을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제품의 뒷면 ‘원재료명 및 함량’을 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락토바실러스(엽산 1%)’처럼 천연원료명과 영양성분이 함께 표기됐다면 천연 엽산이고, ‘엽산’처럼 영양성분만 있다면 합성 엽산이다. 엽산제를 비롯해 임산부용 종합비타민이나 철분제 등을 선물할 땐 막연히 브랜드 인지도나 가격, 주변의 추천 등에 의존해 제품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까지 생각한다면, 임산부 선물을 고를 때 직접 원료와 제조상의 특이점을 확인하고 천연원료 엽산제를 선물해주는 것이 좋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모래톱 위에서 뛰는 자본주의 심장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모래톱 위에서 뛰는 자본주의 심장

    서울미래유산은 정치역사, 산업노동, 시민생활, 도시관리, 문화예술 등 5개 분과로 나뉜다. 문화예술분과 세부 선정 기준에 따르면 서울 문화예술사에 한 획을 긋는 주요 인물의 가옥이나 작업공간을 미래유산으로 선정할 수 있다. 주요 인물이라 함은 생전에 서울에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사후 20년이 지났거나 1930년대 이전에 출생한 사람이어야 한다. 또 작품 제작에 관련된 구체적 장소들이 지속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상징성이 높은 작품도 선정 대상이다. 음악, 문예, 연극, 영화, 팬터마임, 무용 등은 무형의 예술적 가치를 따져서 정한다. 회화, 조각, 공예품은 순수 창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장소나 건조물의 경우 40년 이상 역사를 지녀야 한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은 이런 기준으로 선정된 미래유산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서울신문이 서울시, 문화지평과 함께 매주 토요일 진행하고 있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답사 코스 확인과 참가신청을 할 수 있다. 흔히 세상 일이 크게 변한 상황을 일컬어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 한다. 이 말은 뽕나무밭이 변해 바다가 된 것을 의미한다. 조선시대와 비교하자면 서울시도 상전벽해처럼 변했을 뿐 아니라 여러모로 확장됐다. 특히 한강 한가운데 모래가 쌓여서 만들어진 여의도(汝矣島)야말로 ‘창상’(滄桑·상전벽해의 줄임말)의 대표적인 장소라고 할 수 있다. 79년 여의도에 터 잡은 한국거래소증권사들 본점 잇따라 옮겨와 조선시대 한강 하류에는 강북 쪽으로 용산·마포, 강남 쪽으로는 노량진 일대에 넓게 형성된 백사장이 있었다. 비가 많이 와서 물이 불어날 때면 물밑으로 사라졌다가 비가 그치면 다시 물 위로 나타나는 모래톱이었다. 이 때문에 정확한 넓이를 재는 게 불가능했다. 1880년 일본 육군측량부가 측량한 지도로 추측해 볼 때 당시 백사장의 넓이는 8.3~9.9㎢(약 250만~300만평) 규모였다. 그런데 홍수가 나도 물에 잠기지 않는 두 개의 섬이 있었다. 바로 서강 쪽 밤섬(栗島)과 영등포 쪽 여의도였다. 열두 번째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은 모래톱에서 한국의 월스트리트로 변모한 여의도 일대를 돌아봤다. 지난 8일 오전 10시 여의도우체국 앞에 모인 답사팀은 서울미래유산인 한국거래소를 시작으로 국제금융로에 있는 지하 벙커, 여의도공원, 만남의 광장, 국회의사당과 헌정기념관, 윤중제 등을 손안나 서울미래유산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걸었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의 안정적 거래를 위해 설립된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중추기관으로 여의도 일대에 증권가가 형성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1979년 한국거래소가 명동에서 현재의 자리로 이전하자 증권사들이 여의도로 본점을 발 빠르게 옮기면서 한국의 월스트리트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답사는 제방인 윤중제를 가장 마지막에 둘러봤지만 사실상 여의도 개발의 시작은 이 윤중제의 준공이었다. 손 해설사는 “박정희 정권 당시 ‘불도저 시장’으로 알려진 김현욱 서울시장이 여의도 개발을 진두지휘했다”며 “그는 1966년부터 만 4년간 재임하면서 세종로·명동 지하도 건설, 청계고가도로·남산터널 건설, 서울시내 빈민 주거지 철거 및 외곽 이주 등 박정희 정권의 밀어붙이기식 개발사업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브레이크 없이 과속 페달만 밟던 김 전 시장은 결국 1970년 와우 아파트 붕괴사고로 시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윤중제 완공 후 홍수로부터 해방 여의도 주위 제방 쌓고 도로 건설 윤중제 공사는 1968년 서울시 한강개발계획에 따라 여의도 주위에 제방을 쌓고 그 위에 도로를 낸 것이다. 높이 16m, 둘레 7.6㎞, 폭 35~50m의 제방이다. 윤중제가 완공되면서 여의도는 홍수로부터 해방된다. 더불어 택지와 상업용지 개발로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국회의사당 등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개발이 본격화된다. 국회의사당은 원래 중앙청(옛 조선총독부) 건물이 사용됐으나 한국전쟁 때 경남도청 무덕전으로 옮겨갔다가 전후에는 부민관(현 서울시의회 의사당 본관)으로 이사 왔다. 이승만 정권 때는 남산 백범광장 근처에 국회의사당 건립 계획을 세우고 설계 공모를 했는데, 건축가 김수근이 당선됐다. 하지만 4·19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이 무너지면서 공사도 지지부진해졌고, 결국 여의도로 자리를 옮겨 1975년 현재 국회의사당이 완공됐다. 처음에는 돔이 없이 직사각형 건물의 설계안이 당선됐지만, 당시 권력자들에 의해 원안이 어깃장이 나고 결국 콜로니얼 스타일의 돔이 얹어졌다. 일설에는 박 전 대통령이 “돔이 없으니 마치 상여처럼 생겼다”고 지적해 설계가 바뀌었다고는 하나 확인된 바는 없다. 이날 답사에는 공시족(공무원 시험준비생) 5명이 나왔다. 이들 중 인천대 행정학과 선후배 사이인 4학년 박재현(24)·3학년 양승목(24)씨가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서울미래유산 인증샷을 남겼다. 박씨는 “서울미래유산 탐방을 통해 과거 세대와 현재 세대 사이 공감대를 늘리고 또 미래 세대에게 역사를 알려주기 위해 공부하려고 나왔다”며 “미래유산 정보를 덤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데도 곁가지로 도움이 된다”고 참여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여의도에서는 2005년 5월 국제금융로 버스환승센터 공사를 하던 중 지하 벙커가 발견됐다. 버스환승센터에 있는 출입구는 지금은 철판으로 덮여 있다. 언론에 개방했을 당시 기사에 따르면 출입구를 통해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면 화장실과 소파, 샤워장을 갖춘 약 66㎡의 작은 공간과 왼편으로 약 595㎡ 넓이의 공간이 있다. 이 벙커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관계로 지금까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과거 국군의 날 기념식과 관련해 대통령 비밀 경호시설이 아니었겠느냐는 추측도 나온다. 손 해설사는 “1976년 11월 이 지역 항공사진에는 없었던 벙커 출입구가 1977년 11월 사진에서 확인되는 점으로 미뤄 볼 때 1977년 즈음 공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답사팀은 벙커 입구가 육중한 철판으로 굳게 닫혀 내부를 구경하지 못해 못내 아쉬워했다. 지하 벙커는 내년 5월 미술관으로 단장해 개관한다. 서울 강남구 중산고등학교 이봉규 교사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테마가 있는 역사적인 길을 걸으며 해설을 해주는데 여의도는 처음”이라며 “서울은 다양한 역사 이야기를 담은 거대한 문화유산의 집합체”라고 말했다. 83년 이산가족찾기 방송 138일간 생방송…사연 담은 소자보 흘러넘쳐 ‘여의도’ 하면 우리 현대사에서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한 편의 드라마가 펼쳐졌던 장소다. 다름 아닌 ‘이산가족 찾기’다. 한국방송공사(KBS)가 1983년 6월 30일 밤 10시 15분부터 11월 14일 새벽 4시까지 장장 138일, 방송 시간 453시간 45분 동안 생방송으로 내보냈던 연속특별기획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4000만 국민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이는 텔레비전을 활용한 세계 최초, 최대 규모의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이었다. 민초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발한 전쟁과 분단으로 인해 헤어진 가족을 만나기 위한 구구절절한 사연이 생생한 영상으로 소개됐다. 이 방송으로 인해 1985년 9월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최초로 이뤄지는 등 남북한 냉전체제 해소에도 상당히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손 해설사는 “비디오 녹화 원본 테이프 463개와 담당 프로듀서의 업무수첩, 이산가족이 직접 작성한 신청서, 일일 방송진행표, 큐시트, 기념음반, 사진 등 2만 522건의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의 이산가족은 일제강점기와 이후 한국전쟁으로 인한 남북분단으로 발생했고 그 규모를 다 합치면 약 1000만명에 이른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산가족 10만 952건의 사연이 신청됐고 5만 3536건이 방송에 소개돼 1만 189건(성공률 19.03%)의 이산가족이 상봉했다. KBS는 전담 방송인원 1641명을 투입해 9개 지역 방송국을 동시에 연결하는 다원생방송을 진행했다. 여의도에서 이산가족 찾기가 무리 없이 진행된 데는 지금은 여의도공원으로 조성된 당시 여의도 광장(옛 5·16광장)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수많은 사연을 적은 소자보와 인파를 여의도 광장이 넉넉하게 받아주며 소리 없이 이산의 슬픔을 함께했다. “여의도 광장의 일부인 KBS 본관 앞 일대는 ‘만남의 광장’이라는 이름으로 서울미래유산에 지정됐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이 범국민적인 형태로 진행된 장소라는 점이 선정 이유입니다.” 손 해설사는 만남의 광장을 지나며 이렇게 설명하고 국회의사당과 헌정기념관을 거쳐 하늘이 탁 트인 서강대교 쪽 윤중제로 답사팀을 이끌었다. 서강대교는 ‘불도저 시장’이 여의도를 개발하기 위해 폭파했던 밤섬 위를 지나고 있다. 지금은 철새보호 지역으로 지정돼 야간에도 밤섬을 지나는 부분에는 다리 조명을 켜지 않는다. 엄마 손을 잡고 나온 박민선(9·여·도림초2) 어린이는 “걸어다니면서 이것저것 구경하는 게 좋았다”며 “특히 헌정기념관에 전시된 사진을 보는 게 가장 신기하고 재밌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답사팀은 윤중제에서 한강변으로 내려와 강변길을 따라 당산역까지 걸었다. 시야가 넓게 열린 한강변에서 바라본 강북 쪽의 경치는 건물 스카이라인이 가까이는 남산, 멀게는 북한산·도봉산·수락산·불암산의 산등성이와 어울려 멋진 풍광을 자아냈다. 서울은 문화유산뿐 아니라 자연유산도 멋들어진 곳이다.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기고] 환경성 질환 치유는 국립공원에서/이용민 국립공원 탐방복지처장

    [기고] 환경성 질환 치유는 국립공원에서/이용민 국립공원 탐방복지처장

    최근 더 심해지는 미세먼지와 도시화에 따른 대기오염은 급격한 산업화, 경제성장을 이루어 낸 대한민국에 돌아오는 일종의 숨 고르기 징후일 것이다. 특히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 가는 국민 삶의 변화는 환경 유해인자의 노출 관점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의 환경성 질환 증가가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는 듯하다.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 질환은 유전 및 환경적 요인 등 복합적인 영향으로 발생하며, 증상 악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비 통계자료(2015년)에 따르면 2002년 557만명이었던 환경성 질환 환자수가 2014년 815만명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이로 인한 진료비가 3804억원으로 보고되고 있어 사회·경제적인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환경성 질환의 치료와 예방을 위한 방법으로 국립공원의 자연 생태계를 이용한 치유(숲치유)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숲치유는 자연환경 중에서도 숲이 가지는 다양한 물리적 환경 요소를 이용해 재충전 활동과 재활 및 상담을 포함한 의료활동 등 건강의 회복, 유지, 증진을 도모하기 위한 활동으로 정의된다. 특히 국립공원 등의 숲에서 배출되는 물질인 피톤치드 등이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고 심신을 이완시키는 진정 효과 등을 말한다. 이처럼 국립공원 자연 생태계의 높은 효용성을 바탕으로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어린이 등 유해환경 노출에 취약한 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국정 과제의 일환으로 2009년부터 환경부 주관하에 매년 전국의 국립공원에서 ‘국립공원과 함께하는 건강 나누리 캠프’를 지역 의료기관과 환경부 지정 환경보건센터, 환경성질환예방관리센터에서 함께 진행하고 있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국립공원에서 진행된 횟수가 500회에 이르며, 캠프에 참여한 인원은 무려 2만 1000명에 달한다. 실제 참여자 대상의 연구를 통해 임상적, 과학적으로 효과가 있음이 증명되고 있다. 고려대 환경보건센터의 연구(2013)에서도 캠프 참여 이후 천식 및 아토피 피부염 증상 호전, 심리적 안정 효과 등의 긍정 효과가 있었음이 밝혀져 국제적인 알레르기학회(IJAAI)에 보고하기도 했다. 자연 보전과 사회 발전을 동시에 이루려는 노력은 현재의 우리가 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늘어나는 환경성 질환, 줄어드는 자연과의 교감 시간이라는 아이러니함은 우리의 현주소다. 이에 좋은 자연과의 교감이 우리의 삶이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청명하고 밝은 하늘빛이 어우러진 이 가을 가까운 국립공원을 둘러보는 여유를 권하고 싶다. 국립공원은 꼭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어느 지역이나 주변에 가까운 국립공원이 있다. 서울만 해도 북한산 국립공원이 도심에서 불과 몇십 분 거리 아닌가. 국립공원 인터넷 홈페이지(www.knps.or.kr)에 들어가면 지역별로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번 주말 가족, 친구들의 손을 잡고 국립공원의 숲길을 걸어 보길 바란다. 찬란한 가을 햇살, 숲이 주는 상쾌함, 가족이나 친구들이 주는 편안함…. 이런 것들이 우리의 인생을 더욱 풍요하게 만들어 주지 않을까?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순수·대중성 사이 고심한 17세기 비파 명인 송경운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순수·대중성 사이 고심한 17세기 비파 명인 송경운

    조선 전기만 해도 전문 연주자가 수반되는 음악의 수요층은 왕실과 양반사대부에 한정됐다. 하지만 조선 후기가 되면 부를 축적한 중인이 중요한 음악 소비자로 떠오르고, 서민들도 가세하면서 음악시장이 넓어진다. 상업화의 진전으로 예술에 아낌없이 돈을 쓰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뛰어난 기량을 가진 음악가가 줄지어 나타났다. 비파연주자 송경운도 당대 ‘스타 플레이어’의 한 사람이었다. 오늘은 송경운을 다룬 문학 작품 한 편을 소개한다. 그는 ‘지나칠 정도로’ 음률에 밝았는데, 아홉 살에 시작한 비파가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경지에 이르러 열두세 살 무렵에는 벌써 이름이 경향에 널리 알려졌다. 연주 솜씨뿐 아니라 ‘키가 훤칠하게 크고, 얼굴은 풍만하면서 희며, 눈은 가늘면서도 별처럼 밝고, 수염은 아름다우며, 말도 잘했으니 참으로 호남아’라는 것도 인기의 요인이었을 것이다. ●조선 후기 음악시장 확대로 ‘스타 플레이어’ 등장 송경운이 17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음악가로 우리 앞에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출생 연대도, 사망 연대도 알려지지 않는다. 생몰 연대는 고사하고, 도대체 실존인물인지조차 불분명하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문학적 관심은 크게 불러일으킨 인물이지만 정사(正史)에는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문으로 쓰인 단편 ‘송경운전’의 지은이는 서귀 이기발(1602~1662)이다. 그는 문과에 급제해 벼슬을 살다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모아 남한산성으로 진격했으나, 청나라와 화약이 이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 전북 전주로 돌아가 평생을 은거한 인물이다. ‘송경운전’은 이기발의 후손들이 유고를 모아 책으로 꾸민 ‘서귀집’(西歸集)에 실렸다. 서귀는 송경운이 당대 얼마나 명성을 떨친 인물이었는지를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예술인들의 지극한 경지를 칭찬할 때 ‘어째 송경운의 비파 같네’라고 했고, 초동이나 목동의 무리가 모여 놀 때도 누가 재미있는 말을 하면 ‘어째 송경운의 비파 같네’라고 했으며, 말을 배우는 두어 살짜리 아이가 자기와 관계없는 것을 가리키며 물어도 ‘어째 송경운의 비파 같네’라고 했다. 송경운이라는 이름이 알려진 게 대개 이러했다.’ 한마디로 ‘송경운’이란 희한하거나 지극한 것의 대명사였고,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서귀가 서울에서 크게 명성을 떨치던 인물의 전기를 쓴 것은 송경운 또한 정묘호란 이후 전주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학계는 송경운이 피란지에 눌러앉은 것을 두고, 장악원에 예속된 신분이었음에도 복귀를 거부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서울에서 부와 인기를 누리는 노비로 살기보다 시골에서 자유로운 삶을 원했다는 것이다. 송경운은 전주 완산성 서쪽에 살았는데, 그의 집은 언제나 북적였다. 손님이 오면 송경운은 성심성의껏 연주하여 만족할 때까지 그치지 않았다. 신분이 높은 사람뿐 아니라 하인들에게도 똑같이 성심껏 연주했다. 20년동안 한결같았으니 전주사람들은 감복하여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에서의 명성이 그대로 전주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송경운전’이 돋보이는 것은 드물게 주인공의 음악관(音樂觀)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옛가락 추구하던 그의 음악, 당대 유행 곡조도 연주 ‘비파는 옛가락과 요즘 가락이 다른데, 지금은 대개 요즘 가락을 숭상한다. 하지만 나는 홀로 옛가락에 뜻을 두어 왔다. 무릇 소리를 낼 때 옛가락에 의거하면 요즘 가락이 끼어들지 못하고, 내 마음도 흡족하여 가히 음악답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나의 연주를 듣는 이들은 평범한 사람들인지라 이런 음악에 즐거워하지 않더라. 음악을 듣고도 즐거워하지 않는다면…무슨 유익함이 있겠는가 싶다. 이 때문에 특별히 곡조를 변화시켜 요즘 가락을 간간이 섞어서 사람들이 기뻐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송경운의 음악적 이상은 옛가락에 바탕한 느리고 고상한 음악이었지만, 별다른 음악적 교양이 없는 전주의 보통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송경운은 자신의 음악관만 고집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즐거워하는, 아마도 당대 유행하던 빠른 템포의 새로운 음악도 레퍼토리에 포함시켰음을 짐작게 한다. 자칫 흔적도 없이 사라질 뻔한 비파 명인의 존재를 후세에 알려준 것만으로도 ‘송경운전’의 가치는 작지 않다. 나아가 조선시대 음악가들도 오늘날의 음악가들 만큼이나 순수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고심했음을 알게 한다. ‘송경운전’은 음악가의 전기이지만, 동시에 한 시대의 음악론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송경운도 송경운이지만 서귀가 일구어낸 예술적 성과 역시 높이 평가하고 싶다. dcsuh@seoul.co.kr
  • 서울시의회 이성희의원, 강북구 파인트리 사업 조속 정상화 요청

    서울시의회 이성희의원, 강북구 파인트리 사업 조속 정상화 요청

    서울시의회 이성희 의원(새누리당, 강북구 제2선거구,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10월 19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우이동 유원지(일명 ‘파인트리’) 사업 정상화를 위한 TF’ 1차 회의에 참석하여 서울시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 파인트리는 ㈜더파인트리가 2009년 서울시로부터 서울 우이동 일대 8만60㎡부지에 ‘더파인트리앤스파콘도’로 허가를 받아 3,000여억원의 건설비를 들여 고급휴양지 개발을 실시했으나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후, 주민 및 시민단체의 민원과 고도제한 완화 등 특혜 의혹이 서울시 감사에 접수되면서 2012년 5월에 공사가 중단되었고 현재까지 5년간 방치되고 있다. 파인트리가 공사 중지로 방치되는 동안 ㈜더파인트리는 부도를 맞았고, 공매가 여섯 차례 유찰이 되면서 공매가는 1,503억원까지 떨어져 현재까지 매수희망자를 물색하고 있고, 사업성이 떨어져 매수자가 나타지 않고 있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현재 공사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건물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그대로 드러나 대한민국 5대 명산 중 하나인 북한산의 명관이 심각히 훼손된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더 이상 가치가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고 조속적이면서 다각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요구에 의해 서울시 도시계획국은 이번 TF를 주최하여 실시하게 됐다. ‘우이동 유원지 사업정상화를 위한 TF’는 서울시의회, 서울시, 강북구 뿐 아니라 시공사인 쌍용건설과 SH공사, 교수진까지 참여해 파인트리 현안을 풀기 위한 격론을 벌였다. 회의에 앞서, 조남준 서울시 시설계획과장이 현재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실시했고, TF를 통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기를 희망했다.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조명래 교수는 “현재 파인트리의 해결을 위해서 서울시가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모두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현재까지 시에서 매입하는 방법, SH공사에서 위탁하는 방법, 원안대로 매수희망자를 찾아 민간위탁을 계속하는 방법, 설계변경을 실시하여 가능한 사업을 추진하는 방법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고, 모두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조정래 수석전문위원은 “혹시라도 파인트리의 설계변경이 가능하다면 범위에 대한 시뮬레이팅을 서울시에서 하루빨리 실시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실시할 수 있다면 서울시에서 방안을 마련해 서울시의회와 적극적인 소통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전에도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의 정비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의해 방치건축물 정비에 대한 권한과 의무가 서울시장에게 있음을 지적하고 계속적으로 서울시에 파인트리 해결방안을 촉구해 온 서울시의회 이성희 의원(새누리당, 강북구 제2선거구,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우이동 유원지 사업정상화를 위한 TF’가 이제야 구성된 것에 대해 “너무 늦었지만 천만다행”이라고 표현하면서 조속한 해결방안이 마련되어 시민들의 불편이 빨리 해소되기를 희망했다. 이성희 의원은 “서울시가 파인트리 매입을 사태해결의 최후단계라고 생각하고 미온적인 태도로 공론화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서울시의 연수원 활용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고, 현재 안전도 D등급인 강북구청 청사를 매각하고 파인트리를 새로운 청사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보아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해외 사업자들의 파인트리에 대한 관심이 충분한 만큼, 구매를 원하는 곳은 없는지, 혹시라도 용도변경을 원하는 것이 있는지 등의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서울시는 파인트리 사태가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는 시민의 의견을 받들어, 가능한 방법을 전부 동시 검토해 조속한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을과 함께 걸어요… 자연으로 가는 우이령길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우이령길’은 역사적 아픔을 갖고 있다. 우이동에서 경기 양주시를 잇는 6.8㎞의 비포장 흙길인 이곳은 1968년 1월 당시 북한 김신조 일당의 침투로로 사용됐다. 이후 1969년부터 군부대와 전투경찰이 주둔하면서 폐쇄돼 일반인의 발길이 끊겼다. 40여 년이 지난 2009년 7월 다시 개방됐지만, 지금도 출입객을 1000명 이내로 제한한다. 수려한 자연환경과 건강한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서다. 강북구가 오는 22일 북한산 우이령 일대에서 ‘2016 강북구민 한마음 걷기대회’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항상 봄에 개최하던 대회를 올해는 산행하기 좋은 가을로 옮겼다. 이날에는 강북구민의 날 기념식을 겸해 강북구민대상 시상식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 오전 9시 우이동 만남의 광장에 집결해 기념식을 갖고 우이령길로 들어서 명상의 집, 802 전경부대, 우이령 숲속길을 지나 교현리 유격장을 거쳐 되돌아오는 왕복 6㎞ 구간이다. 경기 양주시까지 가지 않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일반 성인 참여자 기준 2시간가량이 소요되는 산행코스다. 우이령길은 정상까지 완만한 언덕길로 소나무, 진달래, 국수나무, 아까시나무 등이 울창하게 군락을 이뤄 야생 동식물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반환점인 교현리 유격장에서는 가요·성악 등 산상공연, 북한산 관련 시낭송 등 강북구민의 날을 기념하고 한마음 걷기대회를 축하하는 공연들도 펼쳐진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구민의 날을 기념하고 피톤치드 가득한 우이령길의 건강한 생태계를 걸으며 주민 화합과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이번 행사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컹컹… 탕탕… 240㎏ 그놈을 잡았다

    컹컹… 탕탕… 240㎏ 그놈을 잡았다

    “탕탕!” 19일 오전 9시 30분 두 발의 총성이 북한산 자락을 메우더니 수컷 멧돼지 한 마리가 바위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멧돼지를 발견하고 줄곧 짖어 대던 사냥개들은 멧돼지 근처에서 야생생물관리협회 소속 엽사 최준병(63)씨를 포함해 3명의 엽사가 다가갈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확실히 숨이 끊어졌는지 확인한 최씨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부러진 나무와 사냥개 몸 곳곳에 난 상처에서 240㎏의 거대한 멧돼지가 마지막까지 빠져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날 서울 강북구 우이동 원불교 봉도청소년수련원에 멧돼지가 나타났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이날 오전 8시부터 수색을 시작한 지 1시간 30분 만이었다. 수색을 하기 전 만난 수련원 관계자는 “산 아래에 내려온 멧돼지들이 장독을 깨고, 의자나 표지판 등 시설물을 부수기도 한다”며 “꼭 잡아 달라”고 부탁했다. 마을 주민 권모(56)씨는 “3~4년 전부터 유난히 민가로 내려오는 멧돼지가 많아졌다”며 “특히 밤에 내려오는 멧돼지는 불빛을 비추거나 돌멩이를 던져도 도망가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엽사들은 우선 수색구역을 나눠 멧돼지의 흔적을 찾는 데 주력했다. 멧돼지 배설물이나 발자국, 구덩이를 판 형태의 잠자리 등이 추적의 단서가 된다. 선봉에 선 최씨는 사냥개 3마리에게 각각 위치정보시스템(GPS) 수신기를 달고, 다른 엽사들에게도 GPS 수신기를 나눠 줬다. 깊은 산속을 헤집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위급 상황에 대비해 칼과 호루라기도 착용했다. 최씨는 “수컷은 보통 혼자 다니지만 암컷은 새끼 4~5마리와 함께 다니기 때문에 한 마리를 잡았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래도 등을 보이거나 소리를 지르지 않으면 멧돼지가 먼저 공격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인적이 아예 없는 거친 산길을 오른 지 1시간이 지났지만 멧돼지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능선을 따라 다른 산으로 이동할 때쯤 최씨는 “멧돼지가 자고 간 자리”라며 얕은 구덩이를 가리켰다. 구덩이를 발견한 지 10분 정도 지나자 멀지 않은 곳에서 크게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최씨는 나무줄기들을 헤치고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했고, 빠른 동작으로 총을 겨눴다. 두 번의 총성이 울리자 멧돼지가 고꾸라졌다. 사냥개에게 달려 있던 GPS 수신기로 위치를 확인한 최씨는 무전기를 꺼내 들고 “상황 종료, 포획 완료”라고 전했다. 멧돼지를 끌고 내려가기 위해 다른 엽사들과 마을 주민들이 도착한 것은 1시간 정도가 흘러서였다. 멧돼지 포획 확인을 위해 강북구청 공무원도 동행했다. “잡은 멧돼지는 해당 구청에 포획 일시와 장소를 보고하고 대부분 식용으로 사용합니다. 물론 각종 검사로 식용 합격 판정을 받아야 하죠.” 최씨가 말했다. 사냥을 마친 김재환(79)씨는 “일주일 전쯤 같은 장소에서 멧돼지 한 마리를 포획했는데 또 잡은 것”이라며 “이 일을 40년째 하고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멧돼지 출몰이 더 잦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산을 찾는 데다 일부 등산객이 도토리, 밤, 나물 등 멧돼지 먹이를 주워 가니까 먹을 것이 부족해진 멧돼지들이 산 아래 마을뿐 아니라 도심까지 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고로 멧돼지를 사냥하는 엽사들은 5년 이상 경력자 중에 희망하는 경우 선발된다. 야생생물관리협회는 서울 은평구, 강북구, 노원구 등 7개 자치구에서 40여명이 활동 중이다.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멧돼지 출몰 신고 건수는 2010년 78건에서 지난해에는 324건으로 4배 정도 증가했다. 6년간 전체 821건의 신고 가운데 16.1%인 133건이 10월에 집중된다. 이 시기에 멧돼지는 겨울에 대비해 먹이를 모으는데 산속에 먹이가 남아 있지 않으니 인가로 나오는 셈이다. 이승용 야생생물관리협회 서울지회 사무국장은 “호랑이가 없는 이상 멧돼지가 산에서는 최상위 포식자”라며 “북한산 일대에만 300마리 정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포획 외에 사실상 대책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6.8 강진 ‘가상의 서울’은 참혹했다

    6.8 강진 ‘가상의 서울’은 참혹했다

    2016년 10월 19일, 규모 6.8의 강진이 대한민국 심장부 서울을 강타했다. 고층 빌딩이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버스와 승용차들이 종잇장처럼 구겨졌다. 재난영화 같은 이 장면은 다행히 현실이 아니다. 서울시가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간가량 벌인 ‘지진 방재 종합훈련’의 가상 시나리오다.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역사 기록과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국내에서도 최대 7.4~7.5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 예정지인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아파트 3단지 일대에서 가상 시나리오에 맞춰 지진 대비 훈련이 진행됐다. 건물 붕괴와 화재, 가스·방사능 누출 등의 상황에 대비했다. 시 공무원과 소방·군·경찰 등 47개 기관 3760명과 시민 1200명이 참여했다. 강진으로 최악의 날을 맞은 가상의 서울, 그 현장을 스케치했다. “시민 여러분께 알립니다. 금일 14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재난 경보를 발령합니다. 건물 밖 안전한 공간으로 대피해 재난방송을 청취 바랍니다.” 오후 2시, 잠자던 지축이 꿈틀대자 요란스러운 경보 사이렌이 서울 전역에 퍼졌다. 경기 의정부와 서울 중랑천, 경기 성남 등을 잇는 남북단층 선상의 한 곳인 경기 광주시 초월읍 남한산성의 땅 밑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한 것이다. 한 달여 전 ‘경주 지진’(규모 5.8)보다 30배 강력한 관측 사상 최대 규모다. 시는 전 구조인력을 투입하는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오후 2시 58분, 현장 총지휘를 맡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더핀AS 365 유로콥터’ 14인승 헬기를 타고 고덕동 인근에 도착했다. 진원에서 가까워 초토화된 지역이다. 현장을 둘러본 박 시장의 표정이 굳어졌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비규환이었다. 백화점과 노인요양원, 대형사우나 등 9동이 붕괴됐고 아파트 등 건물 곳곳에서 화염이 치솟았다. 옷조차 챙겨 입지 못한 시민과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손으로 입을 막은 채 도망쳤다. 서울 건축물의 내진설계율은 27.2%. 평소 뉴스에서 흘려듣던 수치가 재앙이 돼 돌아온 것이다. 오후 4시, 현장 지휘본부의 화이트보드에는 피해 상황이 냉정하리만큼 간략하게 적혔다. ‘16시 28분 현재 사망 35명, 부상 44명, 실종자 250명’.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에서는 “살려 달라”는 비명이 새어 나왔다. 매몰된 시민 수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과거 국민안전처 예측에 따르면 남한산성에 진도 6.0의 지진이 발생하면 서울에서만 79명이 사망하고 2179명의 부상자, 31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곧이어 규모 3.0의 여진이 발생하자 구조 작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잡혀 가던 불길이 다시 거세져 노인회관과 호텔, 유치원, 교회 등을 집어삼켰다. 하지만 도로가 완전히 파괴돼 소방차 등 긴급차량이 현장에 접근하지 못했고 상수도도 망가져 불을 끌 물조차 부족했다. 가스선과 통신, 전기 시설이 모두 파괴돼 도시 기능이 완전히 마비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종합병원과 대학 등에서는 방사능, 질산 등이 누출되고 주유소 탱크에서는 기름이 흘러나왔다. 군인과 구조대원들은 삽 몇 자루를 들고 붕괴된 아파트 주변 등을 정리하며 매몰자를 찾았다. 3000명 넘는 소방대원과 군인, 공무원, 시민 등이 투입됐지만 처음 겪는 대재앙 앞에서 다소 우왕좌왕했다. 119 의용소방대원들은 붉은 플라스틱 양동이로 물을 퍼 날랐지만 신속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러 기관에서 나온 대원들은 의욕만큼 협업이 잘 이뤄지지는 못했다. 지진 때는 일상의 모든 집기가 무기로 변했다. 기자가 구조대원을 따라 들어간 반파된 아파트 내부에는 형광등과 샤워 꼭지, 장식장 등이 바닥에 떨어져 널브러져 있었다. 날카롭게 파손돼 주인을 공격했을 법했다. 오후 6시, 이날 최종 집계된 사망자는 86명, 부상 190명, 실종 43명이었다. 권순경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다양한 재난 상황이 복합적으로 벌어져 대응에 혼란스러운 점이 있었다”면서 “혹시라도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실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北이 바라는 美 차기 대통령은 트럼프”

    “北이 바라는 美 차기 대통령은 트럼프”

    북한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 큰 관심을 두고 있으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9일 보도했다. 지난달 말 평양과 원산을 다녀온 후쿠다 게이스케 일본 ‘주간 동양경제’ 편집위원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부나 공적 기관에 있는 사람들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 관심이 많고, 그 결과를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후쿠다 씨는 “미국 민주당 정권이 계속 권력을 잡아왔기 때문에 뭔가 변화를 기대하면서 결과를 지켜보는 것 같다”며 “어떤 사람은 트럼프가 되면 뭔가 확실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북한 대외선전용 매체 ‘조선의 오늘’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트럼프는 ‘현명한 정치인’이고 ‘선견지명이 있는 대통령 후보감’이라고 치켜세웠지만, 힐러리에 대해서는 ‘우둔하다’고 평가절하했다. 후쿠다 씨는 “어떤 사람은 민주당보다 공화당이 얘기가 통한다고 말했다”면서 “상대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보면 그동안 북한에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후쿠다의 방북은 1998년부터 매년 이어져 이번이 여섯 번째다. 그는 “(이번에는) 공장이나 기업소 등 주로 경제 쪽 인사들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쌀과 기름 등의 물가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안정적이었으며, 식품과 생필품은 중국산이 거의 사라지고 북한산이 늘었다고 전했다. 또 “올해 처음 정전을 경험하지 않았다”며 “원산에서는 24시간 전기 공급에 문제가 없다는 말도 흔히 들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장맛/구본영 논설고문

    며칠 전 점심 때 예전에 자주 가던 작은 가정식 백반집에 오랜만에 들렀다. 이른바 ‘김영란법’의 영향 때문인지 인근의 값비싼 음식집들이 한산한 것과 달리 손님들로 북적였다. 비빔밥의 양념인 된장 맛이 여전했다. 입에 착 달라붙는 감칠맛이 일품이었다. 주방장이자 사장인 아주머니께 비결을 물었다. 그러자 “오래 숙성시키는 것 말고는…”이라는 평범한 답이 돌아왔다. 하긴 우리 음식은 한약을 달이듯 장시간 정성을 들여야 곰삭은 맛이 나는 게 대부분이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일 듯싶다. 미국 가수 밥 딜런이 노벨 문학상을 받았단다. 시적인 그의 노랫말에 매료된 기자에게도 스웨덴 한림원의 결정이 꽤 파격적으로 비쳤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수상 자격이 충분하다고 여겨졌다. 포크에서 시작했지만, 75세 노년에 접어들기까지 록과 컨트리, 블루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음유시인’의 역량을 숙성시켜 온 그가 아닌가. 반짝 아이디어나 자극적 언행으로 인기를 끌려는 이들로 넘치는 부박한 세태 탓일까. 그의 노벨상 수상 소식에 ‘뚝배기보다 장맛’이라는 속담을 떠올리게 된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불법 낙태수술 의사 처벌 낮추기로

    정부가 불법 낙태수술(인공 임신중절수술)을 한 의료인에 대한 처벌 수위를 당초 계획보다 낮추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8일 “불법 낙태수술 집도의에 대한 처벌을 놓고 의료계와 여성계의 반대가 거세 의사면허 자격정지 12개월로 정한 처벌 수위를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23일 의료관계 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며 불법 낙태수술 집도를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명시하고,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한 의사의 면허자격 정지 기간을 기존 1개월에서 최대 12개월로 늘리기로 했다. 비도덕적 진료행위에는 불법 낙태수술 외에 허가받지 않은 주사제를 사용한 경우, 진료 중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 등이 포함됐다. 복지부는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개정안대로 의사면허 자격 정지 12개월로 하되, 불법 낙태수술 사례만 따로 떼어 면허 정지 기간을 다르게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관계자는 “아직 국민 정서상 낙태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워 불법 낙태수술을 한 의사에 대한 처벌 강화를 아예 없었던 일로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르면 19일 차관 주재로 의료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한 뒤 최종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입법예고 기간은 다음달 2일까지지만 의사 처벌을 놓고 의료계와 여성계를 중심으로 논란이 가중되자 조속히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낙태는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안으로 개정안에 낙태를 ‘진료행위’ 항목에 포함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여성단체에서는 여성의 자기결정권 존중을 내세워 “낙태 관련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북한산 송이, 중국산으로 둔갑해 한국서도 유통

    북한산 송이, 중국산으로 둔갑해 한국서도 유통

     북한산 송이버섯이 중국산으로 둔갑해 일부가 우리나라에도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8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에서 1kg당 200달러(약 22만8000원)에 거래되는 1등품 북한산 송이는 우리나라의 모 백화점에서 1kg당 40만원(350달러)에 팔렸고 추석에는 최고 80만원(700달러)까지 치솟았다. 일본 농산물 업자들도 일본의 대북 제재 영향으로 북한산 송이를 중국산으로 속여 유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RFA는 전했다. 소식통은 “3년 전부터 일본 정부가 북한 송이 수입을 전면 금지하자 일본 상인들은 중국산으로 둔갑시키려면 이중과세 대상이 되므로 북한 무역업자들에게 수입단가를 낮추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북한 송이가 북한에서 중국으로 넘어갈 때 세금이 붙고, 다시 중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가면서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그만큼의 손실액을 북한 무역회사들에 떠넘겼다는 것이다. 북한의 송이 산지는 함경북도 회령시와 청진시 부윤 구역, 칠보산, 함경남도 신포시 일대로 알려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복지부 “낙태수술 처벌 강화법 백지화…개정안도 전면 재검토하겠다”

    복지부 “낙태수술 처벌 강화법 백지화…개정안도 전면 재검토하겠다”

    정부가 인공임신중절수술(낙태수술)을 실행한 의료인에게 처벌을 강화하려는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8일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한 의사에 대한 처벌 강화를 담은 개정안이 입법예고된 이후 각계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처벌 강화를 백지화하는 것을 포함해 개정안을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입법예고 기간은 다음달 2일까지였으나 의사 처벌을 놓고 의료계와 여성계를 중심으로 논란이 가중되자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 규정의 완화·삭제 등에 대한 의견을 듣고 조속히 결론을 내기로 한 것이다. 복지부는 지난달 23일 의료관계 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며 인공임신중절수술 집도를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명시했다. 개정안에는 집도 의사의 자격정지 기간을 기존 1개월에서 최대 1년으로 늘린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개정안이 입법예고 되자 한동안 잠잠했던 인공임신중절수술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고, 현행법 역시 개정해야한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현행법에서는 △유전적 정신장애, 신체질환 △전염성 질환이 있거나 △강간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 △산모의 건강이 우려되는 경우 등 5가지 예외를 제외하고는 낙태가 모두 불법이다. 합법적인 낙태도 임신 24주 이내에만 가능하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낙태는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안으로 개정안에 낙태를 진료행위 항목에 포함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성단체에서는 여성의 자기결정권 존중을 내세워 “낙태 관련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르면 19일 차관 주재로 의료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한 후 최종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광장] 김영란법으로 ‘사라진 민원’ 주목해야/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자치광장] 김영란법으로 ‘사라진 민원’ 주목해야/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민원 숫자가 반 토막 났다. 깨끗하지 못한 암묵적 관행을 깨뜨리자는 법의 취지는 환영하지만 모호한 법령 탓에 정당한 시민의 권리가 위축되진 않았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김영란법의 핵심인 ‘직무 관련성’과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의 해석이 명쾌하지 못해 ‘김영란법 포비아(공포증)’를 낳고 있다. 주민의 삶과 밀접한 지방정부가 느끼는 변화는 더 크다. 축제를 비롯해 회의, 간담회 등 주민이 참여하는 행사들이 대폭 축소되거나 취소됐다. 시끌벅적하던 구청 주변이 한산하다. 민원은 ‘반 토막’으로 줄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민원 폭탄으로 몸살을 앓던 공무원들은 숨 좀 돌릴 수 있게 됐다며 반기기도 한다. 잘못된 민원도 일단 접수를 하면 정식으로 답변해야 하기 때문에 행정력 낭비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사라진 반 토막의 민원’에 주목해야 한다. 정당한 민원은 주민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은 규정과 절차라는 제한적인 범위에서 결정하고 실행한다. 법과 규정이 없을 때는 전부터 해 내려오던 전례, 즉 관행대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관행은 때론 우리 사회를 경직시킨다. 때문에 주민이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 관행의 실태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선의의 민원은 공공의 관행을 혁신할 수 있는 계기다. 나와 이웃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하던 민원 제기가 김영란법 때문에 봉쇄된 것은 아닐까. ‘불편을 호소하다가 혹시 부정청탁으로 몰리지 않을까, 혹시 나 때문에 공무원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 하는 ‘민원의 자기검열’을 낳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청탁금지법을 핑계로 공무원이 몸을 사리는 일도 없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우리 사회의 법 체계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을 위해 존재하고, 기존의 법과 질서가 책임지지 않는 주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지방정부의 할 일이다. 공무원은 주민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협업해야 한다. 그래야 협치의 시스템이 건강하게 작동하고 최고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정상적인 업무협의나 시정요구도 부정 청탁으로 몰아간다면 공무원은 방어적으로 일처리를 하게 된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거절’하는 공무원에게 잘했다고 상을 주어야 할 판국이다. 특히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은 법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서민을 위해 존재한다. 공무원들이 사람을 아예 안 만나는 게 능사인 풍토는 오히려 서민의 삶을 어렵게 만든다. ‘김영란법’이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려면 ‘사라진 절반의 민원’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 가을의 절정… 30일 북한산에서 만나요

    가을의 절정… 30일 북한산에서 만나요

    16일 남설악 오색지구 주전골 탐방로를 찾은 등산객들이 가을볕에 빨갛게 물든 단풍 나무 곁을 지나고 있다.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는 17일 설악산을 시작으로 치악산 19일, 지리산과 월악산은 25~27일, 북한산은 30일, 무등산은 다음달 5일에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연합뉴스
  • [현장 행정] 북한산·문화유산 너른 품, ‘한옥타운 은평’ 품다

    [현장 행정] 북한산·문화유산 너른 품, ‘한옥타운 은평’ 품다

    “북한산과 한(韓)문화, 통일의 연결로까지 3박자가 들어맞는 한문화 특구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의 올해 10월은 그 어느 해보다 숨 가쁘다. 14일부터 16일까지 북한산 일대에서 펼쳐지는 ‘2016 한문화 페스티벌’을 비롯해 ‘한문화특구 프로젝트’를 본궤도에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서북부 변두리에 있는 은평구는 수십 년간 발전이 정체된 베드타운에 불과했지만 2010년 김 구청장 취임 이후 몇 년 새 확연히 달라졌다. 수도 서울 안 천혜의 자연환경인 국립공원 북한산, 곳곳에 숨어 있는 역사문화 유적들은 그동안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던 측면이 강했다. 김 구청장은 여기에 전통문화를 덧입혀 은평을 한문화 자치구로 도약시키겠다는 구상을 한 발짝씩 실행하고 있다. 숨어 있던 원석을 갈아 보석으로 만드는 ‘세공사’ 역할을 자처한 것. 은평뉴타운 조성으로 최근 10년간 3만여명의 인구가 유입돼 서울 25개 구에서 인구유입 5위가 되었다. 당연히 은평구에는 활기가 넘쳐난다. 김 구청장은 “은평은 통일시대 남북을 잇는 통일로·의주로 길목에 있어 최고의 요충지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청은 지난해 4월 은평구 진관동 북한산 일대 63만 9155㎡를 한문화체험특구로 지정했다. 덕분에 도로교통법, 옥외광고물관리법 등에서 규제 특례를 받게 됐다. 구는 관광 활성화 및 인지도 향상으로 앞으로 약 1288억원의 경제적 수익, 1300여명의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 발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한문화특구 사업의 중심에는 은평 한옥마을과 천년고찰 진관사,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이 있다”고 소개했다. 진관동 내 6만 5500㎡의 한옥마을은 2014년 155필지가 모두 분양된 후 현재 13동이 사용승인이 났고 69동이 공사 중이다. 전망 좋은 북한산 아래 서울 대표 한옥마을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014년 10월 개관한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은 한옥 관련 콘텐츠 전시는 물론 일반인 대상 한옥 짓기 아카데미로 관심이 뜨겁다. 진관사는 2010년 ‘G20 서울정상회의’ 때 사찰음식 시연회가 열리기도 했던 구의 보물. 김 구청장은 “진관사·금성당 등 문화유적과 맞물린 템플스테이, 힐링 한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면서 “국립한국문학관 유치를 비롯해 한국고전번역원, 동북아 역사관이 이전해 오고 금암미술관, 한옥전망대까지 들어서면 근현대문화까지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한문화 자치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4일 개막하는 북한산 한문화 페스티벌에서는 시·구의원, 주민들의 한복 패션쇼, 용담검무 공연, 아웃도어 마켓 등이 3일간 펼쳐진다. 김 구청장은 은평 한옥마을의 정체성도 고민하고 있다. 그는 “외부 관광객이 몰려와 주민들의 삶을 훼방하는 게 아니라 전통 예절과 명상, 사찰음식 등 슬로시티를 원주민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제시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가을산이 털리고 있다

    가을산이 털리고 있다

    북한산 불법 채취 단속 동행 “봄에는 나물을 캔다고 관광버스를 대절해 수십명이 산 구석구석을 헤집고, 요즘 같은 가을에는 버섯 채취에 밤·도토리를 줍는다고 입산통제구역에서 자연을 훼손하기 일쑤죠. 국유림 보호를 위해 계도를 하면 오히려 단속요원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아 답답하죠.” ●“불법인 줄 몰라” 단속에 화내기도 서울국유림관리소 단속대원 온정원(65)씨가 지난 12일 오후 다른 대원 3명과 서울 강북구 우이동 북한산국립공원 등산로를 오르며 말했다. 대원들은 북한산·수락산 등 서울 인근의 국유림에서 쓰레기 불법 투기, 흡연 행위, 임산물 불법 채취 등 위법행위를 단속한다. “단풍철이 됐다는 건 산에 있는 약초나 열매도 익었다는 뜻이잖아요. 등산객으로 위장한 임산물 채취꾼이 늘어나는 시기여서 이를 단속하느라 하루에 3만보는 족히 걸어야 합니다.” 2년째 단속대원으로 일하는 이경훈(62)씨가 말했다. 곧 등산로를 벗어나 버섯을 따던 등산객을 적발했다. ‘산림경찰’이라고 적힌 조끼를 입은 대원이 다가가자 등산객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국유림 안에서 나물이나 버섯 등을 채취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설명에 등산객은 “그런 법이 있는 줄도 몰랐다”고 항변했다. 대원들은 상업적인 불법 채취가 아니라는 판단에 계도만 했다. 단속대원 장정식(70)씨는 “불법인 줄 모르고 나물이나 버섯을 캐다 적발되는 경우가 많지만, 전문적인 채취꾼인 경우도 있어서 단속할 땐 등산가방까지 꼼꼼히 살펴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채취꾼’ 새벽부터 자루에 쓸어 담아 산악 동호회나 인터넷 카페 모임 가운데 일부는 아예 임산물 채취를 목표로 단체버스를 대절해 새벽 3~4시에 산을 오른다. 봄에는 산나물, 가을에는 도토리·잣·버섯·밤 등을 채취해 포대자루에 담아 간다. 단속대원 천영호(69)씨는 “이런 사람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아침이 되기 전에 일대의 모든 임산물을 쓸어 간다”며 “날씨가 쌀쌀해지면 산속에서 가스버너를 이용해 라면을 끓여 먹기 때문에 화재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쓰레기 무단 투기도 많은데 주인 없는 산이라는 인식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지난 5월 강원 강릉시 고루포기산에서는 약초로 사용되는 산겨릅나무 껍질 163㎏을 몰래 채취한 윤모(50)씨 등 2명이 적발되기도 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2년 1103건이었던 임산물 불법 채취 적발 건수는 지난해 1501건으로 36% 증가했다. 임산물 불법 채취에 흡연, 쓰레기 무단 투기, 무단 벌목 등을 합해 전체 불법행위로 보면 2012년 2337건에서 지난해 3913건으로 67.4%나 늘었다. ●상습 불법 채취 땐 검찰 송치 채취꾼들은 국유림뿐 아니라 사유지나 개인 농장에서도 마구잡이로 임산물을 쓸어 가 문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 연천에 사는 황모(67)씨는 “밤·도토리를 따거나 씨를 뿌려 놓은 더덕을 캐러 가면 제대로 익지도 않았을 텐데 다 가져가서 남아 있는 게 거의 없다”며 “간혹 범인을 만나도 ‘별로 따지도 않았는데 시골에서 정이 없다’고 오히려 화를 내니 그저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소유자의 동의 없이 산림에서 임산물을 채취하면 최고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서울국유림관리소 최용진 주무관은 “도토리 하나를 가져가더라도 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특히 상습적인 불법 채취꾼이나 단체 불법 채취의 경우 검찰에 송치하는 등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다”며 “불법 채취를 하면서 화기를 사용하거나 산림을 훼손하는 행위는 산림자원을 모두 잃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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