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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며느리 언어걱정 ‘끝’

    외국인 며느리 언어걱정 ‘끝’

    “열 한국 며느리 부럽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말이 서툴러 고생이 많아요.” 외국인 며느리를 둔 시어머니의 걱정을 싹 날릴 만한 프로그램을 구청들이 너도나도 선보이고 있다. 베트남에서 2년전 한국으로 시집온 옹오티틔(29·강동구 성내동)씨는 요즘 근심을 덜었다. 그녀는 30일 “몇달간 학원비를 써가며 한국말을 배웠는데 이제 무료로 말도 배우고 요리도 배울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바로 강동구청에서 마련한 무료 교육강좌 덕분이다. 강동구(구청장 신동우)는 다음달 6일부터 약 3개월간 외국인 며느리를 위한 ‘행복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국말은 기본이고 문화까지도 배울 수 있는 강좌다. 딱딱한 한국어 수업이 아닌 한복 입기, 김치 만들기, 노래 배우기 등으로 프로그램을 다양화해 자연스레 말을 익히도록 꾸몄다. 특히 관내 동사무소와 구청을 체험할 수 있는 현장체험과 지역명소를 소개하는 시간을 따로 마련해 생활속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 용산구(구청장 박장규)는 숙명여대 가정아동복지학과에 교육을 위탁해 박사학위 이상의 전문가들에게 교육을 맡기고 있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전통문화와 가정생활에 필요한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올 4월부터 시작된 한국어 교육강좌는 매주 월·수·금 2시간씩 1대 1로 진행되고 있다. 용산구청측은 “영어로 심리상담을 할 수 있는 전문가도 있어 낯선 땅에서 결혼생활을 하면서 겪는 고민도 상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정을 꾸린 외국인 남녀 모두 환영이다. 한국어 강좌는 구로구(구청장 양대웅)에도 마련돼 있다. 구로 6동과 가리봉 1동을 시범지역으로 택해 외국인들을 위한 한국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어 강좌, 동화책 읽기반, 영화 감상반 등이 운영되고 있다. 결혼 이민자를 위한 ‘어울림 한마당’행사도 열린다.송파구(구청장 김영순)는 31일 오후 2시 구민회관에서 ‘결혼이민자 정착 지원을 위한 I with U’행사를 벌인다. 대사관에서 나와 국제결혼자의 체류절차와 국적취득 절차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영등포구(구청장 김형수)는 30일 오후 2시 구민회관 대강당에서 국제결혼 가정을 위한 종합안내 책자를 배포하고 지원사업 등을 설명하는 한마당 행사를 가졌다. 이민생활을 위한 유익한 정보가 됐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치매노인 연기로 TV현대극 컴백 오현경

    치매노인 연기로 TV현대극 컴백 오현경

    참 오랜만이다.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역할로 TV 현대극에 다시 출연한 것이 13년 만이다. 실력파 연극배우로 출발, 브라운관에서 우리를 울고 웃겼던 관록의 연기자 오현경(70)씨. 북한산이 보이는 서울 정릉 산동네의 오래된 한옥집을 배경으로 촬영이 한창인 MBC 주말드라마 ‘누나’(연출 오경훈, 극본 김정수) 촬영장에서 만난 그는 땡볕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가 입고 있는 하얀 모시한복이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로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연기하는 그의 모습에서, 오랫동안 병마와 싸운 흔적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 “건강 회복하고 가족 드라마로 돌아와 기뻐” 극중 그가 맡은 역할은 주인공 건우(김성수 분)의 할아버지로, 가볍게 치매를 앓아 기억이 오락가락해 식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가끔씩 식구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엉뚱한 소리를 하거나 따끔하게 진실을 말하기도 하면서 가족애를 더욱 부각시키는 양념 역할이다.“치매에 걸린 노인이지만, 대본을 보니 웃음이 나게 썼더라고요. 치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보다는, 밝고 긍정적이고 친근한 캐릭터로 만들 수 있겠다 싶어 출연을 선뜻 결정했어요.” 그는 아들의 교수 낙방 소식에 눈물을 흘리는 며느리를 보며 “울면 미워요. 웃어야 이뻐요.”라며 들꽃을 꺾어 전하고, 애인과 헤어져 괴로워하는 손자에게는 “못난 놈, 인생이 얼마나 오래 산다고 만나고 싶은 사람 못 만나. 빨리 가봐.”라며 혼낸다. 연극판을 누비다가 TV에서 일약 스타덤에 올라 ‘TV손자병법’ 등으로 인기가 높았던 그를 왜 한참 볼 수 없었을까.“13년 전 건강진단때 식도에 혹이 발견돼 수술을 했는데 암세포가 발견됐어요. 위 절단수술까지 하고 입원을 하면서 몇년간 연기를 못했죠. 조금씩 회복되면서 연극도 조금 하고, 후배 양성을 위한 연기교육 스튜디오도 운영했어요. 지난해 MBC 사극 ‘신돈’에서 귀여운(?) 노승으로 출연하면서 다시 브라운관에 노크했지요.” 연기에 다시 힘을 얻은 그는 ‘신돈’이 끝난 지 2개월만에 현대극에 캐스팅돼 잘 맞는 역할을 맡았다며 기뻐했다. 그래도 치매 연기는 어렵지 않을까.“나이를 먹어 주변 경험도 많이 봤고, 내면 연기는 연극에서 다져져 어렵지 않다.”는 답이 돌아왔다. 오랜만에 드라마에 돌아오니 요즘 드라마들이 불륜 등 불편한 이야기가 많아 놀랐다고. 그는 “TV가 흐뭇한 가족애나 모범적인 서민들의 이야기를 다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쓴소리를 한다. 또 요즘 배우들은 얼짱·몸짱이지만 화술·발음 등 연기의 기본 훈련이 부족한 것 같다며, 말의 뜻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강조했다. 1961년 KBS 탤런트로 데뷔, 연기 경력만 벌써 45년째다. 고등학교때부터 연극을 했으니 배우로서는 50년이 훌쩍 넘는다. 그는 ‘성격배우’나 ‘악역배우’ 등 고정된 연기는 무의미하다고 했다.“배우는 모름지기 어떤 역할이라도 맡으면 캐릭터를 창조해야 합니다. 비슷한 역만 계속 맡으면 누구나 잘하겠지만,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어야 진정한 연기자입니다.” # “영화·연극도 준비 중” 유쾌한 모습으로 돌아온 그를 기다리는 선물이 또 있다. 오는 11월 개봉 예정인 영화 ‘여름이 준 선물’에서 초등학생 3명과 이야기를 풀어가는 동네 할아버지로 첫 주연을 맡았다. 지난달부터 거의 매일 촬영을 하고 있다고. 오랜만에 연극도 준비 중이다.“2인극에 도전하려는데 출연진이 적어 대사를 다 외울 수 있을지 걱정되지만 그래도 부딪쳐 보려고 합니다. 더 늙기 전에 팬들에게 연극 무대에서 저의 남은 역량을 보여주고 싶어요.”대사가 많지 않은 영화보다는, 몸짓과 말로 이뤄지는 연극을 선호한다고 했다. 잘나가던 톱스타일 때도,‘중견’배우가 뜨는 요즘에도 광고 출연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철칙이다.“돈 버는 재주가 없을 뿐더러, 상업성에 물들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지키는 마음으로 세운 원칙”이라며 수줍어했다. 그를 반기는 팬들에게 한마디.“많은 사랑을 받다가 10여년간 자취를 감춘 뒤 대중과 교감할 수 있는 역할로 다시 돌아왔다는 데 의미를 찾고 있습니다. 많이 성원해 주세요.” 글 사진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길섶에서] 닭장차/송한수 출판부 차장

    “이 ××들, 대가리 박앗.” 닭장차에서 사무친 추억 한 조각입니다.386컴퓨터처럼 낡은 것이지요.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다음 이야기 또한 이해하고 넘겨야 할지 모릅니다. 철망을 없앤다는 발표 뒤 ‘닭장차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꼬리표를 뗐을 뿐’이라는 네티즌들의 말을 곱씹을 때였습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 그것도 한복판인 광화문에 꼬리표마저 떼지 않은 원조 닭장차가 심심찮게 출현한다는 생각을 했지 뭡니까. 그 무시무시한 괴물이 시퍼렇게 살아 있다니. 83년 요맘 때 아닐까. 닭장차와 인연(?)이 닿았습니다. 시위하다 덜미를 잡혔고 친구들과 ‘억지춘향’으로 어깨동무를 하고 엮여 들어갔어요. 그리곤 성북서 유치장에 꼼짝없이 처박힙니다. 철창 안 곳곳에서 비명이 터졌죠. “집에 연락은 넣도록 해줘야 할 것 아뇨. 근데, 당신 왜 반말이오?” 지금 ‘386’ 하면 무슨 거창한 정치인 얘기로 들릴 테지만, 닭장차에서 시작된 그 시절 널브러진 삽화입니다. 참, 닭장차가 진짜로 사라지면 무슨 큰 일이라도 일어나는 걸까요? 송한수 출판부 차장 onekor@seoul.co.kr
  • [씨줄날줄] 차브족/이용원 수석논설위원

    ‘차브족’이란 단어는 우리사회 기성세대에게 아직은 생소할 듯하다. 차브(chav)는 2004년 영국의 옥스퍼드대학 사전에 오르면서 그해의 최고 유행어로 뽑혀 단박에 주목을 받았다. 도시 뒷골목에서 흔히 마주치는, 트레이닝복에 야구모자를 쓰고 값싼 금붙이를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는 젊은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단어의 뜻은 집시들이 쓰는 말 차비(chavi=어린이)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차브족의 특징은 당당한 개성 표현에 있다. 명품 하나라도 몸에 걸치고 “난 너희와 달라, 나는 고급이거든.”이라고 주장하고 싶어한 그동안의 젊은이들과는 달리, 차브족은 자신이 사회적·경제적으로 열악한 처지에 놓였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도리어 “그래, 나 가난하고 무식해. 그래서 어쩔 건데?”라면서 떳떳하게 자신만의 개성을 강조한다. 영국에서 등장한 차브족 문화는 그들의 ‘양아치 패션’을 중심으로 급속히 번져나갔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보다는 유치하고 값싼, 그래서 촌스럽기까지 한 차림새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쿨(cool)’한 것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같은 흐름에 인기인들이 동참함으로써 차브 패션은 유행의 한복판으로 진입했다. 영국의 축구 천재 웨인 루니와 그의 애인인 콜린 맥러플린, 영국의 해리 왕자, 미국에서 라틴계를 대표하는 영화배우 겸 가수인 제니퍼 로페스 등이 차브 패션을 즐기는 인사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가수 이효리가 한때 트레이닝복을 무대의상으로 활용해 길거리에 트레이닝복을 입은 여성이 넘쳐나기도 했다. 차브족 사이에 샴페인이 유행하면서 관련업계가 고민에 빠졌다는 외신이 들어왔다. 차브족이 즐기면 그 문화는 ‘저급’ 취급을 받고, 그 결과 기존 애호층에게서 외면받게 되는 일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명품족과 대척점에 있는 차브족이 ‘적’의 영토에 침입해 함락하는 꼴이라고나 할까. 최근 우리사회에 ‘된장녀’ 논쟁이 한창이다. 스스로 경제력을 갖지 못하고도 명품으로 치장하려고 애쓰는 ‘그녀’들보다야 당당하게 제 영역을 넓혀가는 차브족이 훨씬 예뻐 보이기 마련이다. 그들의 패션감각에 동의하는가는 각자 판단할 몫이지만.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일본에 한류 입힌다

    일본에 한류 입힌다

    “조선의 궁중의상을 일본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20일 꼬박 작업해 궁중의복을 30여벌이나 만들었죠. 의상을 통해 한류에 기여한 것 같아 뿌듯해요.” 오는 11월 일본 시청자들은 일본 후지TV가 제작, 방영하는 특집드라마 ‘무지개를 이은 왕비’를 만날 수 있다. 이 드라마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1897∼1970)과 일본 황족 출신인 부인 이방자(1901∼1989) 여사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사극으로, 최근 일본 제작진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이들의 결혼식과 영친왕 아들의 장례식, 궁에서의 생활 등을 한국에서 촬영하기 위해서다. 촬영은 수원화성 행궁과 비원에서 이뤄졌다. 눈에 띄는 점은 한국에서의 드라마 촬영 분에 MBC미술센터 관계자들이 참여해 의상과 미용, 분장, 소도구 등을 모두 담당한 것. 특히 대례복·한복 등 영친왕 부부뿐 아니라 순종과 덕혜옹주 등 등장인물들의 의상·분장 일체는 의상팀 이혜란 과장 등 미술센터의 전문가 10여명이 도맡아 진행했다. 이 과장은 “후지TV가 제작한 현대극 및 시대극 3편에 참여한 적이 있고 평이 좋아 이번에도 의뢰를 받았다.”면서 “일본에서 우리나라 황실을 다룬 정통사극인 데다가, 일본 드라마에는 처음으로 실존인물이 입었던 궁중 대례복과 당의(평상복) 등을 제공하게 돼 어깨가 무거웠다.”고 말했다. 특히 이방자 여사의 대례복 등 화려한 의상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일본 촬영 분에 절대 뒤지지 않도록 우리 궁중의상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렸어요. 이방자 여사의 도록인 ‘조선 후기 궁중복’을 통해 철저히 고증하면서도 배우들의 분위기와 배경, 연출 의도 등과 어울리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물론 예산 등이 장애가 됐지만 재고를 쓰지 않고 일일이 직접 만들거나, 의상 전문가에게 대여하는 방법을 썼다. 일본 제작진에게도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고 충분히 설득, 마침내 동의를 얻어냈다. 결혼 후 일본에 전달된 복식·예물 촬영을 위해 의상팀이 일본에 다녀오기도 했다. 또 대본도 왕자의 죽음에 대한 배경 등 자칫 한·일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10여차례에 걸쳐 수정을 하기도 했다.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 역을 맡은 일본 배우 오카다 준이치와 간노 미호는 일본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톱스타로, 무더위에도 겹겹의 궁중의상에 매우 만족해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간노 미호는 대례복과 잘 어울려 촬영이 끝난 뒤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고. 이 과장은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와 ‘허준’‘신돈’‘주몽’ 등과 영화 ‘취화선’‘춘향전’‘이재수의 난’ 등 30편에 이르는 작품의 의상을 담당했던 18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그는 “후지TV가 톱스타들을 앞세워 젊은 층을 타깃으로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의 러브스토리를 다룬 만큼, 한국이 일본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특히 최근 한류 붐을 타고 우리 음식·의상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전통 혼례복 등도 그들이 더욱 깊이있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SBS ‘연개소문’으로 사극 첫 도전 손태영

    SBS ‘연개소문’으로 사극 첫 도전 손태영

    보통 드라마보다 몇배나 힘이 더 들어간다는 첫 사극 도전이다. 캐릭터도 만만치 않다. 사랑을 위해 조국을 버리는 여인이자, 동북아 지역 패권을 두고 남편과 사촌동생이 벌이는 정면대결까지 지켜봐야 하는 여인이다. 그래서일까.2000년 미스코리아로 손쉽게 연예계에 안착한 듯한 손태영도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SBS 드라마 ‘연개소문’에서 당태종의 사촌누나이자 연개소문의 정부인인 ‘홍불화’역을 맡은 손태영은 요즘 ‘변화’에 목마른 듯했다. 아예 욕심을 드러내놓는다.“먼저 연기력을 검증받아야 하는데, 역할에 빠져들다 보면 시청자들이 보고 알아주시겠죠?” 첫 사극으로 ‘연개소문’을 택한 것도 그렇고,MBC베스트극장 ‘바다가 하는 말’(19일 방영예정)에서 진한 부산사투리를 쓰는 백수 노처녀 ‘피바다’역도 그렇다. 세련된 이미지를 선보이던 기존 배역에서 크게 벗어났다. “지금껏 드라마에서의 캐릭터가 사실 다들 비슷비슷했어요. 그걸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 거죠. 더구나 사극이니까 처음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가고 배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도회적 이미지라는 선입관은 시청자들뿐 아니라 스스로도 가지고 있었다.“예전엔 사극을 참 많이 봤어요. 그땐 내가 감히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에 그냥 시청자로만 봤었어요.” 홍불화는 어려운 캐릭터다. 이세민이 신라에서 탈출한 연개소문을 중국에 남게 하기 위해 소개해주는 사촌누이가 바로 홍불화. 그러나 이는 악연으로 바뀐다. 이세민이 형을 죽이며 당 태종에, 연개소문이 쿠데타를 통해 고구려의 대막리지에 오르면서 피할 수 없는 승부가 닥쳐온다. 홍불화는 이 사이에서 울고 짜는 캐릭터가 아니라 괄괄한 사내대장부에 가깝다.“남자가 하는 대로,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당당히 밝히고, 때로는 남자를 이끌어가기도 하는 역할이에요. 매력적이죠.” 사극하면 역시 독특한 화법과 화려한 고전의상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고전의상에다 독특한 머리장식도 올렸다. 옷은 개량한복같아 편안한데 머리장식이 영 골치다. 거기다 찌는 듯한 무더위까지 겹쳤다. 목은 뻐근하고 땀은 줄줄 흐른다. 말투는 손태영을 고민에 빠뜨린다.“걱정이 좀 돼요. 옛날 사극처럼 억양을 넣는 게 아니라 지금 쓰는 말투와 비슷하다고는 하시는데 감독님과 함께 대본을 읽어가며 잡아나가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일부러 요즘엔 사극도 안 봐요. 백지 상태가 더 나을 거 같아서요.” 먼저 촬영에 들어간 박시연이 ‘크게 걱정하지 말라.’고 해줘 든든하기도 하다.“시연이가 이런저런 충고를 많이 해줘요. 참 고맙죠.” 미스코리아 동기로 친분이 깊은 박시연은 미실의 딸 천관녀 역할을 맡았다. 든든한 게 또 하나 더 있다. 연개소문의 청년시절 역할로 호흡을 맞추게 된 이태곤이다.“이번에 처음 거든요. 그런데 이미 연개소문에 몰입해 계신 것 같아서 든든해요. 저도 얼른 몰입해야죠.” 청년 연개소문 분량은 지난주부터 방영되기 시작했다. 손태영 등장분은 이달 말쯤부터 시작된다. 모두 20회 정도의 분량이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길섶에서] 좌측통행/송한수 출판부 차장

    “이런 답답한 맹꽁이 봤나.” 속으로 이렇게 되뇐 적 있다. 서울시청 앞 횡단보도를 건널 때다. 점심 무렵이었나. 꽤 복잡했다. 파란불이 깜박깜박 눈을 희번덕거리는 차도 한복판. 그런데 웬 깡마른 여성과 마주치면서 문제가 생겼다. 한 발짝 사이에서 ‘진로’를 다투게 된 것이다. 웬만하면 눈치껏 피해 서로 발걸음을 옮기건만, 내가 왼쪽으로 가니 이 아가씨는 제 오른쪽으로 발을 옮긴다. 앞길을 막으려고 작심이나 한 것처럼. 얼굴이 맞닿을 민망한 순간이었다. 첫 번째는 그러려니 했다. 또 피한다는 게 세 번째 ‘면담’까지 갔다. 고약한 아가씨 좀 눈치를 잘 살피지, 내가 오른쪽으로 가니, 이 맹꽁이(?)가 따라서 스텝을 밟지 뭔가. 어쨌든 눈치도 잘 살펴야 서로에게 이로울 때가 많다. 얼마 전 비슷한 일로 다퉜다는 친구 얘기가 생각났다.“좌측통행도 모르냐.”고 형편없는 사람 취급을 받았다나. 눈치로 좌·우를 가리기 힘들 땐 어떡할까. 사람도 우측통행이 옳다는 주장이 요즘 힘을 얻는데,‘맹꽁이’ 통행객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송한수 출판부 차장 onekor@seoul.co.kr
  • 아시아 52개 도시의 멋과 맛

    울란바토르와 암만, 베이루트, 교토, 베이징, 두바이, 자카르타…. 이들 도시는 그 나라보다는 도시 자체로서 더 유명한 곳들이다. 세계화 시대에 국가간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이제는 도시가 점차 힘과 명성을 얻고 있다. 아리랑TV가 15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8시에 방송하는 26부작 다큐멘터리 ‘아시아 앤드 더 시티’(Asia and the Cities)는 아시아 24개국 52개 도시들이 품고 있는 문화의 궤적을 좇아간다. 각 도시의 독특한 전통과 현대, 음식문화, 풍속과 생활, 그리고 다양한 볼거리까지 아시아 최고의 맛과 멋을 보여준다. 특히 오랜 세월 속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문명과 새롭게 발전해가는 현대문화, 지금까지 남겨진 전통과 현재가 맞물려가는 아시아 도시들의 생명력과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까지 담아낸다. 1부 ‘중국 베이징’편에서는 뒷골목 ‘후통’에서 살아가는 중국 소시민들을 만난다. 또 중국인들의 차(茶)문화와 요리의 역사 등을 통해 음식천국인 베이징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전통한옥 800여채를 중심으로 양반문화를 지켜가고 있는 도시는 다름아닌 우리나라 전주다. 기와와 처마, 대청마루에서 궁중한정식, 비빔밥, 한복, 한지공예품 등 가장 한국적인 전주의 의식주 문화도 1부에서 함께 소개된다. 몽골의 푸른 하늘과 광활한 초원의 도시 울란바토르. 전통축제 ‘나담’의 길거리 음식과 3종 경기, 전통음악 등에 담긴 몽골인들의 정서는 2부에서 만날 수 있다. 또 서구와 동양,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공존하는 요르단 암만의 신비로운 풍경과 문화도 소개된다. 이와 함께 중국 대륙 서쪽 끝에 위치한 사막의 오아시스 우룸치에서 살고 있는 소수민들의 다양한 문화, 지중해 연안의 항만도시 레바논 베이루트의 자유로움, 일본의 고도(古都) 교토의 이색적인 축제와 전통문화, 세계적인 중개무역의 허브도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화려한 변신도 볼 수 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현장체험 생태학습서 4권 선봬

    방학맞은 아이들에게 느긋하게 읽어보라고 권해주면 좋을 생태학습서들이 봇물 터졌다. 산골짜기 깊숙이로, 뙤약볕 들판으로 지금 당장 떠날 순 없더라도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에 아이들이 의미있는 시선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신간들이 많다. 우선 남산 숲에 남산 제비꽃이 피었어요(김순한 글, 백은희 그림, 아이세움 펴냄)는 폭염만 한풀 꺾이면 한달음에 남산으로 달려가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외로운 섬처럼 서울 한복판에 버티고 있는 남산에 푸릇푸릇한 생명이야기가 이렇게 넘쳐나고 있을 줄이야! 콘크리트 빌딩에 둘러싸인 바람에 생태띠가 끊어져 식생이 단순화되고 귀화식물이 번창하는 현장을 둘러보는 마음이 안타깝다. 남산이 쓸어안고 있는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다감한 이야기체로 등장한다. 소나무, 아까시나무 숲, 산책길에 지저귀는 온갖 이름의 새들, 숲 구석구석으로 퍼지는 귀화식물인 서양등골나무 등을 사진과 함께 친절히 설명해준다. 영화 ‘괴물’의 흥행으로 새삼 한강 다시보기가 유행이다.우리 한강에는 무엇이 살까?(손상호 글, 손근미 그림, 청어람미디어 펴냄)에 퍼뜩 눈길이 쏠리는 것은 그래서일까.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 전개가 읽는 맛을 더한다. 누치, 은어, 쏘가리 등 50여종의 물고기들이 등장하니 ‘민물고기 백서’로도 손색없다. 이름도 낯선 서양나무들이 들어찬다는 남산 이야기만큼이나 토종 물고기들을 제치고 외래종 배스, 블루길이 세력을 얻어간다는 정보엔 씁쓸해지기도 한다. 강물 속에서 빠져나와 또 한번 가상 숲 체험을 하고 싶다면 알면서도 모르는 나무 이야기(고규홍 글, 김명곤 그림, 사계절 펴냄)가 기다린다.‘우리 겨레를 대표할만한 나무’‘쓰임새가 요긴한 나무’‘꽃이 아름다운 나무’‘열매가 요긴한 나무’ 등 모두 6개 주제로 나눠 나무 27종의 생태를 귀띔한다. 얼핏 평범한 식물도감 같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나무연구에 매달려온 기자출신 지은이(천리포수목원 학술팀장)의 꼼꼼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물을 푸르게 한다 해서 이름붙여진 물푸레나무, 예부터 떡을 붙거나 쉬지 않게 하는 데 썼다고 불렀다는 떡갈나무 등 이름의 유래들도 참 재미있다.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친숙한 나무들이라 해설이 귀에 쏙쏙 더 잘 들어온다. 효과만점의 현장체험 학습을 기대한다면 봄이의 동네 관찰일기(박재철 글·그림, 천둥거인 펴냄)가 책임진다. 초등생 봄이가 동네 주변 구석구석을 뒤져 나무, 곤충, 꽃 등 다양한 생명체들을 관찰일지에 등장시킨다. 곤충채집 방법까지 일러주는 책은 여름을 시작으로 가을, 겨울, 봄까지 계절을 한바퀴 빙빙 돌아 관찰일기를 덮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씨줄날줄] 하얄리아 부대/이목희 논설위원

    해방 직후 전라도에서 이승만보다 김구의 인기가 높았다. 이승만은 하와이 망명 시절 박용만을 더 지지했던 교민들을 빗대 “하와이 놈들 같으니….”라고 욕을 했다. 그로부터 하와이는 호남 사람들을 비하하는 말이 되었다고 한다. 창군 초기 함경도와 만주군 출신이 군 요직을 장악했다.5·16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는 이들을 대대적으로 숙청했다. 이른바 ‘알래스카 토벌작전’이었다. 알래스카는 함경도를 일컫게 되었고,‘알래스카 순대’라는 음식명이 생겼다. 당시 일부 인사들은 평안도를 텍사스라고 부르기도 했다. 우리 국토가 미국의 지명으로 이렇듯 찢어지게 된 배경과 관련해 다른 설도 있다. 미 군정 시절 미군 첩보부대의 작명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동서 끝에 있는 지역은 플로리다와 하와이다. 그와 비슷하게 한반도 동서쪽을 플로리다와 하와이의 지명을 따서 부르고, 주둔부대 이름을 지었다는 주장이다. 미국으로 건너온 영국인들은 개척한 땅에 고향 지명을 쓰거나 정복자의 이름을 붙였다. 서부개척시대 영토욕이 담겨 있는 작명법이었다. 주한미군이 기지명칭을 붙이는 방법도 비슷했다. 대표적인 것이 부산의 하얄리아 부대.1950년부터 미군전투지원부대가 주둔하기 시작했다. 당시 부대장의 고향이 마침 플로리다 하얄리아였다. 하얄리아 부대터는 1930년대 일본에 의해 경마장으로 운영되던 곳이었다. 플로리다 하얄리아에도 경마장이 있었다고 한다. 부대장은 자연스레 부대 명칭을 하얄리아라고 지었다. 캠프 레드 클라우드, 캠프 케이시, 캠프 워커 등 많은 미군기지 명칭은 미군 장병들의 이름을 딴 것이다. 한국전쟁 등에서 전공을 세운 이들이다. 하얄리아 미군부대가 오늘 폐쇄식을 갖는다. 일제가 경마장과 군사훈련장으로 강탈했던 역사까지 생각하면 한세기 만에 시민품으로 돌아오게 된다.16만 2000평의 땅이 시민공원으로 탈바꿈을 준비하고 있다. 맹목적인 반미나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자제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제1, 제2 도시 한복판에 미국의 일개 군인이 붙인 명칭을 쓰는 부대가 커다랗게 자리잡고 있었던 것은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스스로 미국 지명을 차용해 특정 지역을 깎아내리는 일도 삼가야 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여성강국 만들기 밑거름 될래요”

    “처음으로 방송 MC를 맡았지만 여성강국이 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보람이 큽니다.” 소설가 한강(36)씨가 방송 프로그램 MC로 데뷔했다.MBC의 2006 연중기획 ‘여성의 힘 희망한국’(매주 월요일 오후 2시40분)의 사회를 맡아 지난달 24일부터 차분하면서도 힘 있는 말솜씨를 뽐내고 있는 것. 이 프로그램은 매주 각 분야에서 당당한 리더가 된 여성들을 초대, 성공 스토리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1월2일 장하진 여성부 장관을 시작으로 박찬숙 농구 국가대표팀 감독, 방은진 영화감독,‘바람의 딸’ 한비야씨, 한복디자이너 이영희씨 등 각자의 자리에서 최고라고 불릴 만한 여성 인사들이 출연,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전했다. 한씨는 “첫 방송 진행이라 얼떨떨하고 어깨가 무겁다.”면서 “워낙 내성적이고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성격이라 극복하고 싶었는데 프로그램 섭외를 받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각자 자기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멋진 여성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작지만 의미있는 프로그램이라서 매력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평소에 목소리가 작아 진행하면서 목소리를 키워야 해 힘들고, 출연자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짧아 아쉽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언론에 오르내리는 여성 유명인사들도 좋지만, 평범한 여성들 중에서도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분들을 만나고 싶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비행기 여성 조종사를 스튜디오에 초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본업이 소설가인 만큼 새로운 장편소설도 구상 중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글 쓰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여성으로서 여성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편안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한편 7일에는 소말리아 무장단체에 피랍됐던 동원호 선원들을 현지에서 취재한 김영미 PD가 출연, 취재 뒷이야기 등을 소개한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당·청 오찬회동 대화록

    당·청 오찬회동 대화록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6일 청와대 오찬 회동은 시종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거취 논란에 이은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당의 ‘비토론’으로 불거진 당·청 갈등의 한복판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오찬에는 한명숙 총리와 김근태 의장을 비롯, 당에서 21명이 참석했다. 대화는 노 대통령의 말에 대해 당 측이 의견을 개진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다음은 정태호 청와대, 여당 우상호 대변인이 전한 대화록 요지. ●노 대통령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 대통령의 인사권은 책임있는 국정운영을 위한 핵심적인 권한이다. 존중해 달라. 그동안 비선정치한 적도, 특정 측근에게 과도하게 권력을 준 적도 없다. 참여정부는 균형과 견제의 시스템에 의해 인사가 운영되고 있다. 장담컨대 참여정부는 마지막까지 ‘권력형 게이트’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책임지고 싶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 의장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당도 이견이 없다. 다만 5·31 패배 이후 민심이 많이 떠나 있어 이를 거스르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다만 당의 의견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죄송하게 생각한다.5·31 패배 이후 당은 깊은 충격을 받고 있다. 이것이 민주개혁세력 전체 위기로 귀결돼서는 안 되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절박한 심정을 갖고 있다. ●이석현 의원 대통령과 당은 공동운명체이다. 국민여론을 수렴해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역할은 당연한 것이 아니겠느냐. 인사문제에 관련해서도 건의는 드릴 수 있는 것 아니냐. ●노 대통령 우리가 나누는 한마디 한마디가 당청 갈등으로 비쳐지기 때문에 나도 부자유스럽다. 서로에게 이견이 있어도 서로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에게 정치지형이 유리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대통령도 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 당 지도부도 당에 소속된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일정 역할을 해달라. 당과 청와대가 서로 합의 가능한 일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며 소통해 나가자. ●김한길 대표 지금은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다. 인사권이 대통령 고유권한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주요 인사에 대해 당은 의견을 전달하고 대통령은 조언을 참고해 결정하시는 것 아니겠느냐. ●정장선 의원 당의 지도부와 청와대 사이의 의사소통이 어려운 점은 안타까운 상황이다. 타개해 나가야 한다. ●한명숙 총리 총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느낀다. 대통령의 고민도 잘 지켜봤고 당의 입장도 잘 이해하고 있다. 직접 대화가 부족한 상태에서 신문 보도에 의해 서로의 의견을 전달받기 때문에 오해가 생기고 확대해석되는 것 같다. 당정간의 긴밀한 대화가 필요하다. 시스템을 만들어 최선을 다하자. ●강봉균 정책위의장 대통령 인사권도 존중돼야 하며 의견 전달할 때도 비공개가 맞다고 본다. 가까운 사람 장관시키는 것을 문제삼을 수는 없다. ●노 대통령 중요한 인사문제에 대해 지도부와 상의할 의사가 있다. 그러나 이것도 또한 일정하게 시스템화됐으면 좋겠다. 탈당은 하지 않겠다. 당은 역사적 정통성과 미래 국민통합의 주역이 되어야 할 정당이다. 임기가 끝난 후에도 백의종군의 마음으로 당과 함께할 것이다. 당이 너무 패배주의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은 역사적 정통성과 역량 있는 인재를 많이 가지고 있다. 그리고 미래의 소망을 가진 정당이다. 이 크고 튼튼한 배를 가지고 선장이 안 보인다고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각자 제자리에서 역할을 열심히 하면 잘 될 것이다. 당을 잘 지키고 있으면 좋은 선장이 탈 수도 있고, 당 내부에도 좋은 인재가 많다. 당 내외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면 된다. 이 배를 떠나서 다른 배를 타면 노선과 정책을 잃어버리게 된다. 박홍기 황장석기자 hkpark@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 中南海를 주시하자/정종욱 서울대 초빙교수·전 주중대사

    중국의 수도 베이징 한복판에 있는 천안문 광장은 관광명소로 유명하다. 광장 남쪽에는 마오쩌둥(毛澤東) 기념관이 있고 양 옆으로는 쌍둥이 건물인 역사박물관과 인민대회당이 동서로 마주 보고 있다. 북쪽으로는 거대한 마오의 초상화가 걸려있는 천안문을 통해 자금성으로 들어가게 된다. 오욕과 영광으로 점철된 중국의 20세기 역사가 한 곳에 모여 있는 곳으로 하루에도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몰려온다. 그런데 바로 옆에 있는 중남해(中南海)라는 곳은 천안문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지척에 있으면서도 한쪽은 사람들이 우글대는 관광명소이고 다른 쪽은 개미 새끼 한 마리 얼씬거리지 못하게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된 특수지역이다. 바로 이곳이 중국 최고 권부의 소재지이자 21세기 역사가 만들어지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중국을 통치하는 최고 지도부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다. 현 정원은 9명의 상무위원과 1명의 후보위원을 포함하여 모두 25명이다. 당은 물론 국무원과 중앙군사위원회의 요직은 모두 이들 정치국원들의 몫이다. 지위가 아무리 높다 해도 정치국원이 아니면 실세가 아닌 게 중국의 정치현실이다. 정치국원이 되면 여러 가지로 대우가 달라진다. 우선 중남해에 독립된 전각을 배당받고 이곳에서 집무하고 생활하게 된다. 최고 엘리트로 구성된 비서진도 따로 갖게 되며 정치국원들에게만 배포되는 국가 최고의 기밀문서들을 받아 보게 된다. 모든 주요 국가정책도 이들 정치국원들에 의해 결정된다. 그래서 정치국의 움직임은 항상 외부세계의 지대한 관심거리였고 동시에 그만큼 외부와는 단절되어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후진타오 총서기가 주장하는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정치국과 외부와의 벽이 조금씩 낮아지기 시작했고 그 결과 정치국의 활동이 부분적으로 외부에 알려지고 있다. 최근에 알려진 이런 정치국 활동 중의 하나가 바로 정치국 집체학습이다. 정치국원 모두가 함께 모여 특정 주제를 놓고 외부 전문가를 초청, 강의를 듣고 토론하는 자리인데 후진타오가 2002년 11월 당총서기에 선출된 후 금년 6월28일까지 약 3년반 동안 모두 32회의 집체학습이 열렸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열리는 정치국 월례회의를 전후해서 집체학습이 개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집체학습의 주제가 정치국 월례회의의 의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추정이 가능하며 따라서 학습회의의 토론내용을 통해 정치국의 논의를 유추해 볼 수도 있다. 정치국 집체학습에서 가장 많이 논의되었던 주제는 역시 국내문제(21건)로 전체의 3분의2를 차지했다. 국제문제는 5건이었고, 나머지는 국내와 국제를 구별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논의된 국제문제는 ▲세계군사력 동향과 중국의 군현대화 전략(2003.5.23) ▲16세기 이후 강대국 흥망의 역사(2003.11.24) ▲국제정세 이해(2004.2.24) ▲세계무역투자 동향(2005.5.31) ▲국제 에너지 현황과 중국의 대응전략(2005.6.27)이었다. 북한 핵문제나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나 동북아지역 현안문제에 관한 것은 하나도 논의된 적이 없다. 만약 이들이 실제 정치국에서 논의된 안건과 비슷한 내용이라면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중국의 한반도 정책이 정치국 차원이 아닌 실무차원에서 결정된다는 의미일까? 또는 한반도 정책의 결정 주체가 당 중앙 외사영도소조이며 정치국은 이를 추인하는 소극적 역할만 한다는 의미일까? 물론 이에 대한 분명한 대답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정치국 집단학습 이상의 자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국 최고지도자들의 관심이 한반도를 넘어 보다 폭넓은 국제문제로 옮겨 가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중국의 한반도 정책이 점차 중국 정부의 대외정책 일반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되었으며, 중국과 북한의 양자관계가 아닌 미·중 관계와 같은 제3의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 매우 의미있는 변화가 일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종욱 서울대 초빙교수·전 주중대사
  • 400호로 열고 401호로 닫았다

    1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한신 타이거스가 2-2로 맞선 9회말 2사 1루. 도쿄돔은 “이승엽∼ 이승엽∼”을 연호하는 함성으로 또 한번 파도쳤다.1회말 선제 투런홈런을 날린 이승엽(30·요미우리)에게 마무리까지 맡아달라는 간절한 요청. 이승엽은 이전까지 단 3안타로 역투를 거듭하던 좌완 선발 이가와 게이의 5구째 한복판 145㎞짜리 직구를 그대로 걷어올려 백스크린 옆에 떨어지는 130m짜리 끝내기 홈런(시즌 33호·통산 401호)을 뿜어냈다.2시간 50분짜리 ‘이승엽쇼’의 화려한 피날레였다. ‘아시아의 홈런왕’ 이승엽이 마침내 한·일 통산 400홈런을 돌파했다.1회말 2사 3루에서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설 때부터 도쿄돔은 이미 술렁거렸다. 일본 팬들도 이승엽이 한국과 일본을 통틀어 400홈런까지 단 1개만을 남겨놓은 것을 알고 있었던 것.상대 투수인 이가와도 기록의 희생양이 되기 싫어서인지 스트라이크존에서 멀찌감치 빠지는 바깥쪽 코스에 집중적으로 공을 뿌렸다. 하지만 2-3에서 던진 143㎞짜리 직구는 복판으로 몰렸고, 이승엽은 ‘검무’를 추듯 부드럽게 방망이를 돌렸다. 쭉 뻗어나간 공은 좌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 125m짜리 2점홈런이 됐다. 지난 1995년 삼성에서 프로 데뷔해 1143경기에서 324홈런을 날린 뒤 2004년 일본으로 진출한 이승엽은 312경기 만에 77홈런을 보태,401홈런(1455경기)의 신기원을 달성했다.3.6경기당 1개 꼴로 꼬박꼬박 홈런포를 뿜어낸 셈. 또한 이승엽은 시즌 32·33호를 기록, 이날 역시 홈런을 터뜨린 센트럴리그 홈런 2위인 요코하마의 무라타 슈이치와 격차를 9개로 벌리며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이승엽이 남은 경기를 모두 뛴다고 가정하면 산술적으로 49홈런까지 가능하다. 이승엽의 홈런 두 방은 ‘영양가 논쟁’을 종식시킨 2점포여서 더욱 반가웠다.6월15일 20호(2점)를 터트린 뒤 11개 연속 솔로홈런만을 기록했던 것. 이승엽은 또한 2안타를 보태 120안타로 최다안타 1위를 질주했다. 타율도 .330에서 .331로 조금 올라갔다. 요미우리는 이승엽의 2홈런 4타점 ‘불꽃쇼’로 라이벌 한신에 4-2로 승리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세계의 싱크탱크] (3) 데라시마 미쓰이물산전략연구소장 인터뷰

    [세계의 싱크탱크] (3) 데라시마 미쓰이물산전략연구소장 인터뷰

    |도쿄 이춘규특파원|“삼성도, 도요타도, 그 어떤 기업도 자신의 힘만으로는 할 수 없는 시대다. 해외기업과, 사람과 연대하면서 힘을 합해야 하는 전략적 제휴의 시대다.” 일본 왕궁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도쿄시내 연구소에서 만난 데라시마 지쓰로 미쓰이물산전략연구소 소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한국기업의 방향을 제시했다. ▶연구소의 역할은. -새로운 기술과 지역연구를 연결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 만들어 낸다. ▶국가경쟁력 향상 전략은. -미국과 같은 나라가 되면 안된다. 머니게임이나 금융이 아닌 산업력·기술력이 있는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물건을 만드는 힘이 필요하다. 일본은 지금까지 30년간 에너지효율을 37% 끌어 올렸다. 앞으로 25년간 또 30%정도 높이려 한다. 에너지효율을 높여 산업의 체력을 강하게 만들었다. 에너지·신소재개발 등 기술개발에 집중, 부가가치를 올리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일본의 에너지효율은 중국의 9배, 미국의 두 배 정도이고, 한국의 두 배 정도 된다. 한국이 좀 더 노력해야 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개혁에는 내용이 없다는 비판이 있다. -부실채권 처리를 끝내고, 일본 경제가 좋아지고 살아났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는 틀렸다. 물론 전혀 의미없다고는 하지 않겠다. 수치로 보자.1990년부터 15년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사이 수출이 20조엔 늘었다. 수입은 15조엔 늘었다. 무역흑자만도 5조엔이다. 산업계가 애썼다. 흑자가 쌓여 엔화 환율도 1달러당 140엔에서 110엔대로 떨어졌다. 수출의 내용에 주목해야 한다. 자동차도 15년간 부가가치가 높은 차를 수출하게 됐다. 부가가치를 높이는 기술력·산업경쟁력이 높아졌다. 따라서 (일본의 부활은) 고이즈미 개혁의 결과가 아니다. 산업현장이 애썼다. 고이즈미 개혁이 일본경제를 일으켜 세웠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머니게임을 유행시켰고, 깨부수지 않아도 될 은행을 깨부수기도 했다. ▶일본도 양극화 문제가 지적되는데. -경쟁주의와 시장주의가 2극화(양극화)를 불렀다. 분배를 둘러싼 정통성이 중요하다. 정치가 공평하고 납득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 본인의 책임이 아니고, 부모가 가난해 학교를 못가는 등의 일로 불이익을 받으면 안된다. 이걸 시정하는 것이 정치의 책임이고, 역사의 진보이다. 정치를 지탱하는 사상의 문제이기도 하다. ▶일본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해서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하나. -국가가 살아남기 위해서도 많은 분야에서 동아시아 국가와의 연대가 필요하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동아시아 연대가 불가결하다.(동해안 해수면온도 상승 연구 등을) 일본만이 열심히 해선 안된다. 한국 중국 북한 러시아와 협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에너지 기술, 환경문제를 교류해야 한다. 일본이 한 발 앞서 있다. 우선 일본과 한국이 연대하고, 이후 중국도 끌어들여야 한다. 철강·기계산업·에너지 연구 등 모든 분야에서 관리시스템의 고도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노력해야 한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진행돼 로봇기술 등 기계가 지탱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아시아의 사람과 물자의 이동도 중요하다. 이동을 위해선 중형제트기도 개발해야 하는데, 아시아국가의 연대에 의해 개발되어야 한다. 아시아공동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일본 한국 중국의 외환보유고를 합하면 2조달러에 육박한다. 미국은 불과 650억달러다. 이 거대한 자금의 일부라도 신산업 창출 등의 공동이익을 위해 이용해야 한다. ▶정치문제라는 장애물이 있는데. -현재는 리더십의 문제가 있다. 역사문제 등으로 리더가 흥분하면 안된다. 긍정적인 면을 봐야 한다. 큰 그릇의 동아시아 지도자가 필요한 시대다. 현재는 사소한 일로 다퉈 공동이익이 되는 일은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서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일본경제성장의 장애요인은. -정치력의 빈곤이다. 이웃국가와의 공존이 안되고, 지도력이 없다. 에너지 가격의 상승 등 고통은 어느 시대에도 있었다. ▶한국경제의 과제와 일본경제에서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산업기술력을 전체적으로 도약시켜야 한다. 한국경제는 현재 몇 개의 기업만이 이끌고 있다. 삼성 LG 현대 등 3개사 및 관계사가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만약 이들 기업이 없어지면 큰 일이다. 싱크탱크들의 국제교류에 한국은 3개 그룹 사람들만 계속해서 나올 정도다. 일본경제는 균형이 있다. 한국은 기술향상과 R&D가 필요하다. ▶한국경제의 강점·약점은 무엇인가. -강한 면은 지정학적 위치다. 동아시아의 배꼽으로 일정 정도 기술력이나 국민적 능력도 있다. 이를 이끌 스케일이 큰 지도력이 필요하다. 한국만큼 좋은 위치의 나라가 없다. 약점은 몇몇 기업에 대한 의존이 지나치다는 점이다. 정치 지도부의 시야도 좁다. 주변국의 국익도 배려하는 척하는 것이 참 국익을 챙기는 길이다. 자기주장만 하면 안된다. 새 세대의 지도자에게 기대하고 싶다. 해외에서 배우고, 견문이 넓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갖는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한·일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길은. -국민들간의 신뢰감을 높여야 한다. 지도부에는 차별의식이 고착돼 있다. 젊은이들은 교류가 활발하다. 과거 일본인처럼 오늘의 젊은이는 우월감이나 차별의식이 없어지고 있다. 오히려 정치지도부는 이를 저해하고 있다. ▶한국지도자와 기업에 대한 고언을 바란다. -삼성도, 도요타 등 어떤 기업도 자신의 힘만으로는 할 수 없는 시대다. 한·일 기업이 전략적으로 제휴해야 한다. 해외기업과, 사람과 연대하면서 힘을 합해야 한다. 한국인 한사람 한사람은 일본인이 갖고 있지 않은 힘도 갖고 있다. 이것을 기업 지도자, 국가 지도자가 시스템화해야 한다. ▶동아시아경제공동체 구상은. -구호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구체적 주제에 대한 연대를 해야 한다. 일반론·총론이 아니라 에너지, 식량, 환경분야의 구체적인 주제에 대해 공동연대, 연구실적을 쌓아 올려 단계적으로 제휴를 확대해 가야 한다. 조직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용·실질이 중요하다. taein@seoul.co.kr ■ 데라시마 소장은 1947년 홋카이도에서 태어났다. 일본의 전후 1차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세대다. 와세다대 대학원 정치연구과 석사과정을 수료한 뒤 미쓰이물산에 입사, 조사부·업무부를 거쳤다. 1983∼84년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근무했다. 미쓰이물산 뉴욕본점 정보 담당 과장을 거쳐 워싱턴 사무소장을 지낸 미국통이다. 현재 미쓰이물산전략연구소 소장, 일본종합연구소 회장, 와세다대 아시아태평양연구과 교수로 동시에 활약 중이다. 일본사회의 저명한 논객이기도 하다. ■ 미쓰이물산전략연구소는 |도쿄 이춘규특파원|미쓰이물산전략연구소는 130년 역사의 미쓰이물산이 모태다.1960년대 출범한 미쓰이물산의 조사부와 기술부를 토대로 1991년 출범했다. 이 연구소는 지난 세기 미쓰이물산측의 싱크탱크 역할은 물론 일본의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했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마쓰오 히로시 부소장이 설명했다. 세계의 첨단기술력을 기술부가 입수, 새로운 전략을 개발해 미쓰이물산과 일본에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미쓰이물산전략연구소는 연구원이 90여명이다.80명은 일본 도쿄시내 한복판 미쓰이물산 본사 2층에 있는 연구소에서 근무 중이고,10명은 뉴욕, 워싱턴, 런던, 뒤셀도르프,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외국 국적자가 10여명 있는 것도 특징이다.153개 미쓰이물산 해외점포망은 연구소의 중요한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비즈니스 성향이 강한 연구소다. 현지 영업망을 통해 국제정보분석을 하고, 새 기술 동향을 모니터링,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았다. 정보수집과 연구개발(R&D)이 중점이다. 스기야마 히데오 해외정보실장은 “미쓰이물산의 해외영업망을 해당 지역 연구의 귀한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현지에서 지역정보를 입력해 주면, 이를 종합, 가공해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는 전통이 130년간이나 축적됐다.”고 강조했다. 미쓰이물산의 정보망·영업망은 세계적이다. 그래서 국제분쟁지역에서 일본 외무성의 영사관이 없을 때는 미쓰이물산이 전세비행기 운항 등 영사업무를 대행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연구소는 기본적으로 미쓰이물산에 필요한 사업을 한다. 지역정보를 가공, 미쓰이물산이 새로운 영업거점을 마련하거나, 철수할지를 판단하는 자료를 만든다. 새로운 비즈니스 인큐베이터센터 역할도 한다. 나아가 일본 정부나 지방공공기관의 컨설팅에도 응하고 있다. 오카야마현, 홋카이도 등 지자체의 의뢰로 빠른 이농현상에 따른 지역경제의 황폐화를 극복할 방안을 마련해 주기도 한다. 일본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무엇인가도 연구, 일본의 방향을 제시한다. 마쓰오 부소장은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를 누구보다 먼저 파악, 해당 분야에 집중케 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는 물론 세계은행 등으로부터도 연구과제를 받고 있다.”고 위상을 설명했다. 대학이나 다른 기업 등과도 제휴, 연구하고 있다. taein@seoul.co.kr
  • 금실좋은 부부가 죽이고 죽는 악마가 된 사연

    “그 놈의 의심 때문에….사랑하는 아내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어야하다니.” 중국 대륙에 금실이 너무너무 좋아 남들의 시샘까지 받아오던 부부가 조그마한 의심 때문에 아내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자신은 자살을 하는 등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중국 동북부 지린(吉林)성 주타이(九臺)시 지자(紀家)진 다랑자(大郞家)촌에 살고 있는 한 40대의한 남성은 집안에 몰래 숨겨둔 돈이 없어지자 아내를 의심해 잔인하게 살해한 뒤 자신도 농약을 먹고 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고 있다고 성시만보(城市晩報)가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불행한 사건의 장본인들은 루(陸·42)모씨와 그의 아내.이들 부부는 동네 주민들로부터 ‘닭살 부부’라고 불릴 정도로 금실이 좋았다.다만 남편 루씨가 의심이 조금 많긴 했으나,이들 부부는 별문제 없이 알콩달콩 잘 살아 주위의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런데 남편의 의심이 많은 성격이 결국 사단을 내고 말았다.지난 23일 오후 6시쯤,갑자기 루씨 집안에서 “사람을 죽인다.제발 살려주세요.”라는 외마디 비명소리가 들렸다. 워낙 금실이 좋던 부부라,그 집에서 그런 비명소리가 날리 없다며 마을 주민의 대부분은 잘못 들은 것으로 치부하고, 그 일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은 채 자신들의 일을 계속했다. 하지만 동네 일에 오지랖이 넓은 한 주민이 1시간여쯤 지나 그 집안에 살짝 들여다 봤더니 차마 눈을 뜨고 쳐다볼 수 없을 정도의 처참한 일이 벌어져 있는 것을 목격했다. 집안에는 루씨의 아내 머리 곳곳에 상처가 난채 목과 분리돼 나뒹굴고 있었으며,얼굴이 무자비하게 일그러진 시체가 마당 한복판에 널부러져 있었다.바로 옆에는 아무런 상처를 입지 않은 루씨가 쓰러져 있었다.양손에 빈 농약병을 들고서…. 이런 끔찍한 장면을 목격한 주민은 한동안 우두망찰하다가 주타이시 공안(경찰)국에 신고를 했다.공안국 조사결과 이들 부부는 돈이 없어진 것을 둘러싸고 부부싸움을 하다가 욱 하는 성질을 이기지 못한 남편 루씨가 아내를 살해하고 자신도 농약을 먹고 자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은 이달 중순 루씨가 돈 8000위안(약 96만원)을 잃어버리면서 촉발됐다.당시 그는 그 돈을 혼자만 아는 곳에 몰래 숨겨둔 것. 도둑이 든 흔적도 없는 데다,돈만 없어지고 다른 물건들은 그대로 있었던 탓에 그는 아내가 친정으로 돈을 빼돌린 게 아닌가 하고 의심하게 됐다.하지만 루씨는 그럴 리가 없을 것이라며 아내를 믿기로 했다. 하지만 그는 아무리 그 일을 잊으려고 해도 되질 않았다.눈만 감으면 아내가 몰래 숨겨둔 돈을 훔쳐가는 장면이 떠오른 탓이다.마치 귀신에 씌운 것과 같은 사람으로 변했다. 결국 루씨는 아내가 그 돈을 훔쳐 장인 어른에게 갖다 줬을 것이라는 의심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아내를 잔인하게 살해한 뒤,자신도 농약을 먹고 자살했다는 것이 공안국의 설명이다. 온라인뉴스부
  •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 문경길(상)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 문경길(상)

    상주 옛길은 경북선(김천∼영주) 철로를 건너 문경시 모전동으로 들어선다. 곧바로 문경 시외버스정류장 앞에서 충북 보은군으로 통하는 국도 3호선과 만난다. 이어 공설운동장을 지나 1㎞쯤 거슬러 오르면 공평동 표석골 마을에 다다른다. 표석골은 신라의 김유신 장군이 당교(唐橋) 전투에서 승리한 뒤 전승기념비를 세웠다는 데서 유래됐다. 그러나 그때의 표석은 찾아 볼 수 없다. ●유곡 찰방역의 ‘둔전’ 공평·유곡들 이곳에서 문경새재로 가는 길은 올해 초 왕복 4차로로 넓혀져 시원스럽게 나 있다. 길 양쪽으로는 공평·유곡들이 온통 푸르름을 자랑하며 결실을 준비하고 있다. 이 들판은 유곡찰방 소속 1300여 역졸들의 군량을 충당하던 둔전(屯田)이었다. 둔전 북쪽 끝자락에는 장승백이 마을이 고즈넉하게 자리잡고 있다. 마을 앞 도로 중앙에는 ‘장승백이’ 표석이 세워져 있다. 그러나 현재 장승은 없다. 63년전 이 마을로 시집왔다는 이분남(78) 할머니는 “마을 앞 길가에 조상대대로 세워졌던 장승은 올해 길이 확장되면서 사라졌다.”며 서운해한 뒤 “빨리 다시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선시대의 장승은 세워진 위치에 따라 그 역할이 달랐다고 한다. 동행한 안태현(40·민속학 전공) 문경새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길가의 것은 이정표 또는 경계 등의 구실을 했고, 마을 입구의 것은 주로 주민들의 신앙의 대상이었으나 전염병이나 역병 등을 물리치는 주술적 역할도 겸했다.”고 설명했다. 장승백이 마을을 벗어나 국도 3호선을 따라 곧장 가면 유곡동에 도착한다. 영남역지상의 유곡 찰방역이 있던 곳이다. 유곡역은 고려시대 개경을 중심으로 한 역도체계에서 상주도의 으뜸역이었다. 이 역은 덕통·낙동·구미·지보·소계역 등 지금의 문경을 비롯한 상주·의성·예천·안동·구미·군위·청송 등지의 19개 역을 관할했다. 이곳에는 역리 1238명과 노비 67명 등 모두 1305명이 소속됐었다. 상등마 2마리와 중등마 5마리가 배치됐다. 특히 유곡 찰방역의 규모는 문헌상 조선시대 찰방역 가운데 가장 자세히 남아 있다. 영남역지에는 유곡 찰방역의 경우 찰방이 역무를 총괄하는 행정 관서인 동헌 6칸을 비롯해 찰방이 잠을 자는 침소인 내동헌 및 사환고 각 4칸, 마구간인 마단 5칸, 천교정·내삼문·문루·형사청·사령청 각 6칸, 역리들이 실무를 보는 곳인 작청 10칸, 진휼창 20칸 등이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상주도의 으뜸역 유곡 찰방역 안 학예사는 “찰방역 전체에 대한 상세 기록은 유곡 찰방역이 유일한 정도”라며 “따라서 복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곡동 한복판을 지나는 옛길변에는 관찰사 박문수, 어사 박이도 등 관리 15명의 선정비 또는 불망비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70년대 새마을운동 당시 마을 아낙들이 빨래판으로 쓰거나 버려진 것들을 이곳에 모아 정비했다고 한 주민은 귀띔했다. 유곡역을 벗어난 옛길은 3번 국도 왼쪽 아래로 잠시 비켜난 뒤 불정동 원골에서 다시 만난다. 원골은 고려시대 원이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도 원골로 불린다. 원골 앞을 지난 길손은 영강 상류지점의 견탄(犬灘)을 건너야 했다. 옛날 견탄 여울에는 개 모양을 한 큰 바위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견탄을 건넌 옛길은 대성광업소 직원 사택촌으로 잘 알려진 호계면 견탄 3리 입구에서 영강과 나란히 1㎞쯤 상류 불정마을 건너편까지 강변쪽으로 난다. ●한양길 최대 험로 토끼벼랑 이곳에서 수풀을 헤치고 산허리를 올라서면 관갑천 잔도(串甲遷 棧道)가 나온다. 일명 토끼벼랑(兎遷)으로 옛길상의 험로로 가장 악명(?) 높은 곳이다. 잔도는 강가의 험한 벼랑부분의 암반을 파서 낸 길을 말한다. 또한 토끼벼랑은 이곳에서 길을 잃은 고려의 태조 왕건이 토끼가 달아나면서 벼랑길을 열어 주어 진군했다는 데서 연유했다. 역시 동행한 엄원식(38) 문경시 학예사는 “토끼벼랑은 동래에서 한양으로 가는 옛길 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곳”이라며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험난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과연 잔도 400여m 전 구간은 전율을 느낄 만큼 위험하다. 폭이 1m 내외로 좁고 위쪽은 깎은 듯한 절벽이, 아래쪽은 70도 이상 경사진 낭떠러지이다. 마침 장마철인 관계로 길마저 미끄러워 다리를 후들거리게 한다. 잔도 끝부분은 바윗길로 표면은 금세 길손이 짚고 간 듯 반질거린다. 불현듯 얼마나 많은 길손들이 지나다녔으면 이처럼 반질반질해졌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잔도를 아슬아슬하게 빠져 나오면 고모산성이 자리하고 있다.1500여년전에 축조된 이 산성은 신라와 고구려의 접전지로, 둘레가 1.6㎞에 이른다. 산성은 막바지 복원공사가 한창이며, 탐방로도 말끔히 정비돼 있다. 산성 초입에서 몇 발짝 옮기면 돌고개가 나온다. 달리 ‘꿀떡고개’로 유명하다. 조선시대 과거객들에게 꿀떡을 팔았던 곳이라 해서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인근 마성면 오천리 새터 주민들은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들이 꿀떡을 사 먹으며 과거에 붙게 해 달라고 기원했던 곳”이라고 들려줬다. 돌고개 옆 옛길가의 주막거리가 정겹다. 문경시가 올해 초 복원한 것이다. 주막은 2동의 초가와 헛간, 창고 등 옛 양식대로 지어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주막에는 주모가 없어 목을 축이거나 요기를 면할 수는 없다. 옛길은 돌고개를 넘어 눈앞에 펼쳐지는 문경새재로 향한다. 글 문경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길손들의 쉼터 ‘주막’ 주막은 우리 주위에서 사라져 가는 옛 풍물 중 하나이다. 선조들의 삶의 애환과 체취가 오롯이 묻어 있는 곳이어서 못내 아쉽다. 주막은 17세기를 전후해 국가 관할인 원(院·역의 기능을 보조하여 숙식을 제공하던 곳)이 기능을 상실하면서 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후 사상(私商)의 발달과 함께 본격화됐다. 주막집·탄막(炭幕)·주사(酒肆)·주가(酒家)·주포(酒鋪)·봉놋방이라고도 했다. 주막은 개인이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했던 일반 여관으로 민초들이 단골고객이었다. 관리나 거상(巨商)들이 주로 출입했던 고급여관인 보행객주(步行客主)와는 구분됐다. 주막 또는 주막촌은 주로 시골장터와 삼거리 길목, 나루터 등 길손의 통행이 잦은 곳에 자리잡았다. 옛길에는 평균 4㎞ 간격으로 100여곳의 주막촌이 분포했다. 그러나 팔조령 등 험로지역에는 1∼2㎞ 간격으로 자리했다. 주막은 대개 한두 개의 침실과 술청을 갖춘 작은 건물로 형성됐으며, 식당·주점·여관 기능을 함께 했다. 또 상거래 장소이자 팔도의 소식과 문물을 교류하는 문화적 기능도 겸비했다. 메뉴로는 국밥이나 국수가 전부였고, 술도 탁주가 주종이었다. 방값은 음식 등을 사 먹고 잠을 자는 곳이라 별도로 받지 않았다. 대신 많게는 10여명씩 혼숙을 해야 했다. 잠자리는 선착순으로 아랫목·구석·마루를 차지했지만, 지위와 권세가 낮으면 순서와 상관없이 구석이나 마루로 밀려나야 했다. 주막은 경우에 따라서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하층민이 주로 이용한 주막은 도박꾼과 강도들로 득실댔다. 때문에 죄인 색출의 요지이기도 했다. 일부 주막의 주모들은 자신이 직접 몸을 팔거나 들병이(술병을 가지고 다니면서 술을 파는 장수)를 고용한 윤락업도 병행했다. 주막의 바깥 주인인 ‘식주인’은 관아의 끄나풀로 손님들의 동향을 정탐해 밀고하기도 했다고 한다. 주막은 보행에 의존하던 길손들의 문화가 70년대 이후 교통수단으로 대체되면서 급격히 사라졌다. 문경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책꽂이]

    ●아버지의 집(오인태 지음, 고요아침 펴냄)1991년 ‘녹두꽃’3집으로 창작활동을 시작한 시인의 네번째 시집. 나이 마흔 넘어 깨닫게 된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노래한 표제작을 비롯해 존재의 내면과 소통하는 울림 깊은 시들을 묶었다. 시인은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으로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를 맡고 있다.7000원. ●어린 여행자 몽도(르 클레지오 지음, 진형준 옮김, 조화로운삶 펴냄)떠돌이 고아 소년 몽도,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내는 소녀 륄라비, 환상의 나라를 꿈꾸는 가스파르 등 사회규범이나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주인공들을 통해 진정한 자유를 이야기한다. 프랑스 문단의 살아있는 신화라 불리는 르 클레지오의 대표 소설집.1만원. ●약혼(이응준 지음, 문학동네 펴냄)사랑을 화두로 한 9편의 단편소설 묶음집. 말랑말랑한 로맨틱 스토리를 연상케 하는 제목과 달리 현대인이 직면한 존재론적인 문제를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와 종교적인 성찰로 풀어내는 방식이 낯설지만 매력적이다. 시와 소설을 넘나드는 저자의 네번째 작품집.9500원. ●달콤한 나의 도시(정이현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정글 같은 도시의 한복판을 헤쳐가는 서른한살 미혼 여성의 일과 사랑, 친구와 가족, 은밀한 욕망 등에 관한 솔직담백한 고백서. 감각적이고 간결한 문체, 속도감 있는 전개, 신세대 라이프스타일을 시차없이 끌어들이는 순발력 등이 소설을 쉬 읽히게 한다.‘낭만적 사랑과 사회’ 등 도시적 감수성으로 근래 가장 주목받는 저자의 첫 장편소설.1만원. ●희고 둥근 달(정찬 지음, 현대문학 펴냄)영원을 추구하기 위해 고대 로마황제 칼리굴라에 사로잡힌 연극배우(‘희고 둥근 달’), 상습가출자로 평생을 유랑하는 아버지(‘폐역을 지나, 부서진 다리를 지나’) 등 상처받은 영혼들이 구원을 향해 가는 과정을 그린 단편 소설 9편 수록.1983년 등단한 저자는 동인문학상, 동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9000원.
  • 아리랑 2호 1m급 카메라로 재해감시 北 미사일 종류까지 식별

    아리랑 2호 1m급 카메라로 재해감시 北 미사일 종류까지 식별

    우주에서 지구상의 자동차 종류와 작물의 재해 여부까지도 구별할 수 있는 국산 다목적 실용위성 2호(아리랑 2호)가 발사된다. 아리랑 2호는 28일(한국시간 28일 오후 4시5분) 러시아 모스크바 북동쪽 약 800㎞에 위치한 플레세츠크 기지에서 로콧(ROCKOT) 발사체에 실려 발사된다. 아리랑 2호는 전 세계적으로 5개 국가 정도만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위성 카메라를 장착, 환경과 재해 감시는 물론 북한 등 군사 정보 수집에도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리랑 2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6위의 위성 대국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685㎞ 상공 지구궤도 하루 14바퀴 반 돌아 아리랑 2호에는 1m급 고해상도 광학카메라(MSC)가 탑재돼 있다. 앞서 6m의 정밀도를 가진 아리랑 1호의 카메라에 비해 40배 이상 정밀하게 물체를 식별한다. 발사 후 상공 685㎞의 궤도에서 지구를 하루 14바퀴 반 돌며 곳곳을 촬영, 대전 기지국으로 전송할 예정이다. 하루에 두세 차례씩 북한의 모습을 보내올 계획이다. 1m급 카메라는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이스라엘, 일본만이 보유하고 있는 초정밀 카메라다. 가로와 세로 1m의 물체를 사진상 점으로 표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서울 한복판을 촬영할 경우 세종로를 달리는 자동차들의 크기는 물론 차종까지 알아낼 수 있다. 만약 북한의 군사 기지를 촬영한다면 탱크와 전투기, 미사일 등의 종류와 이동경로까지 파악할 수 있다. 군 당국은 아리랑 2호가 군사목표물의 85%까지 판독할 수 있어 유사시 군사용으로의 효용가치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리랑 2호는 대규모 자연재해 감시와 각종 자원의 이용실태조사, 지리정보시스템 구축, 지도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또 미국, 중동 일부지역을 촬영한 영상을 판매해 연 1000만달러 가까운 외화 획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6위의 위성 대국 도약 아리랑 2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우리나라는 아리랑 1호에 이어 2대의 실용급 위성을 보유한 국가가 된다. 게다가 우리별 1∼3호, 과학기술위성 1호, 무궁화위성 1∼3호 등 모두 9기의 위성을 보유한 ‘위성 대국’의 반열에 올라선다. 특히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 일본 등에 이어 세계 6∼7위권의 원격탐사용 고정밀 위성보유국에 합류하게 된다. 백홍렬 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아리랑 2호는 1호와 달리 위성본체에 대한 설계와 제작, 조립 및 시험능력을 모두 국내기술로 확보했다”면서 “세계 위성 개발국으로서 명함을 내밀 수 있게 됐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발사과정 및 교신 아리랑 2호는 발사 후 48분이 지나면 발사체에서 분리된다. 이후 7분 뒤 태양전지판을 펴 정상적으로 전력을 발생하게 된다.80분이 경과하면 아프리카 케냐에 위치한 독일 소유의 말린디 지상국과 첫 교신을 시도하게 된다. 국내 지상국과의 첫 교신은 발사 뒤 6시간55분이 지난 28일 밤 11시쯤(한국시간) 항우연에 위치한 위성운영센터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아리랑 2호의 무게는 800㎏ 정도이며 발생전력은 약 1㎾, 운용수명은 3년으로 설계됐다. 지난 1999년 12월부터 개발을 시작해 모두 2600여억원이 투입됐다. ●발사 실패시 위성발사보험금 받아 다시 제작 연구진은 아리랑 2호의 발사 실패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리랑 2호는 당초 지난해 11월과 올초 발사를 두 차례 연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발사체 자체 문제와 고해상도 카메라의 검증 문제가 걸려 연기됐다. 로콧은 대륙간탄도미사일(SS-19)을 위성 발사체로 개조한 3단 액체로켓이다. 지금까지 98% 성공률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10월 유럽우주기구의 저궤도 위성인 ‘Cryosat’ 발사 당시 3단 점화에 실패한 전력이 있다. 일반적으로 발사체 문제로 위성 발사가 실패하면 가입한 위성발사보험을 통해 보험금을 받아 위성체를 다시 제작, 발사하게 된다. 발사비용은 별도로 부담하는 것이 국제 관례다. 위성체가 정상적으로 발사돼 궤도에 진입했으나 위성체 기능 이상으로 실패할 경우 발사보험에 상응하는 보험금을 받게 된다. 다목적실용위성 2호는 완전실패와 부분실패 등 1618만달러의 보험에 가입했다. ●2009년 아리랑 3호 발사 아리랑 2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2009년 발사를 목표로 다목적실용위성 3호(아리랑 3호)의 개발이 복격화된다. 아리랑 3호는 고해상도 카메라를 공동개발, 국산화율 80% 수준인 아리랑 2호와 달리 100% 국산화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리랑 3호는 특히 대미 의존도가 높은 한반도 주변지역에 대한 독자적인 감시 정찰 전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5월 마련된 국가우주개발중장기 기본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오는 2010년까지 개발이 착수된 4기를 포함해 모두 13기의 인공위성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대학로, 나와”

    “대학로, 나와”

    서울 강남이 소극장 문화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예술의전당과 LG아트센터 등 대형 공연장 위주였던 강남지역에 소극장이 속속 둥지를 틀고 있다. 소비문화 1번지인 청담동, 삼성동, 역삼동 일대를 거점으로 최근 2∼3년새 10여곳의 소극장이 문을 열었다. 공연기획자들이 공연장 포화상태에 이른 대학로(약 80여곳)를 벗어나 소극장 문화의 블루 오션으로 강남지역을 적극 공략하기 시작한 것이다. ●소비문화 1번지에서 소극장 문화 중심지로 올들어 2곳의 소극장이 새로 생겼다. 지난 21일 강남 신사역 인근에 영화관 시네마오즈를 리모델링한 270석 규모의 동양아트홀이 개관했다. 정동극장 초기 멤버들이 모인 공연기획사 아트노우에서 운영 대행을 맡아 코믹극 ‘라이어’를 첫 작품으로 무대에 올리고 있다. 압구정동, 반포지역 아파트 단지의 주부와 가족 관객이 주요 공략 대상이다. 새달 25일 강남역 근처에 개관하는 LIG아트홀은 뉴욕의 실험적인 소극장을 연상케 하는 이색 공연장이다.LG화재가 LIG손해보험으로 회사명을 바꾸고, 강남으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지하 2층에 170석짜리 소극장을 들였다. 극장측은 “연극, 무용, 뮤지컬, 음악 등 장르 구분 없이 젊은 예술가들의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남지역 소극장의 선발 주자는 1999년 청담동에 문을 연 유씨어터. 배우 유인촌씨가 사비를 들여 지은 유씨어터는 문화 불모지로 불리던 강남 한복판에 소극장 문화의 씨앗을 뿌렸다. 이후 라트어린이극장(2002), 우림청담씨어터·웅진씽크빅아트홀(2003), 코엑스아트홀·백암아트홀(2004), 브로딘홀·성암아트홀(2005) 등이 잇따라 개관했다. 지난 3월 오픈한 복합상영관 CGV압구정도 1개 관을 공연장(라이브관)으로 운영할 계획이어서 강남 소극장 문화는 한층 활기를 띨 전망이다. ●아직은 흥행 불투명, 지역 특성에 맞는 기획력 필요 강남에서 소극장 공연이 성공한 예는 별로 많지 않다.‘소극장 공연=대학로’라는 인식이 강하다보니 강남 소극장들이 개별적으로 홍보와 마케팅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몇몇 공연들이 뛰어난 기획력으로 대박을 터트리며 강남 흥행의 가능성을 열었다. 유씨어터의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와 우림청담씨어터의 ‘여배우 시리즈’는 강남뿐만 아니라 강북 관객들까지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주부 관객을 위한 여성 연극, 대학로까지 이동하기 싫어하는 젊은 관객을 위한 공연 등 강남 지역의 특성에 맞는 작품들을 잘 고른다면 얼마든지 시장은 열려 있음을 확인시켜준 셈. 무엇보다 강남에도 소극장 문화 욕구가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점은 고무적이다. 강남 소극장이 10여곳을 웃돌면서 공연장간 공동 마케팅, 협력사업 같은 공조체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동양아트홀 김준희 극장장은 “강남 공연장들이 현실적으로 대학로만큼의 밀집도를 갖기는 어렵지만 ‘강남지역 소극장 축제’ 같은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긴밀한 관계를 맺다보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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