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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아 “‘멍연아’ 때문에 웃어요”

    김연아 “‘멍연아’ 때문에 웃어요”

    캐나다 토론토에서 전지훈련 중인 김연아가 홈피를 통해 근황을 알렸다. 김연아는 개인 홈피 ‘트위터’(http://twitter.com/Yunaaaa)의 바탕화면으로 ‘멍연아’(멍한 표정의 김연아) 일러스트를 깔고 “아놔, 멍연아 왜케ㅋㅋㅋㅋ”라는 글을 남겼다. ‘트위터’는 우리나라의 싸이월드 같은 인터넷 개인 홈페이지. 김연아는 자신의 홈페이지 바탕화면을 ‘멍연아’로 설정해 시리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멍연아’ 시리즈는 지난해 5월 한 기자회견에서 한복을 입은 김연아가 멍한 표정을 지은 사진을 한 네티즌이 다양한 의상과 동작을 합성해서 만든 캐릭터로 멍한 표정과 우스꽝스러운 포즈가 결합돼 팬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한편 지난 달 말 개설한 김연아의 트위터에 홈페이지에는 4일 현재 6799명의 ‘팔로어’(친구)가 등록돼 있으며, 김연아는 간간히 트위터를 통해 근황을 전하고 있다. (사진설명 = 김연아 트위터 홈페이지 캡쳐) 서울신문NTN 우혜영 기자 w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글로벌 시대] 통력(通力)과 오감(五感)/최정화 한국이미지 커뮤니케이션 대표

    [글로벌 시대] 통력(通力)과 오감(五感)/최정화 한국이미지 커뮤니케이션 대표

    필자는 최근까지 국제회의 통역사로 세계라는 넓은 무대에서 30년 가까이 활동하며 세계 리더들의 메시지 전달자 입장에 설 수 있었다. 지금은 2003년에 설립한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의 대표로 각계각층 리더들을 상대로 한국을 알리는 메시지 생산자 역할을 하고 있다. 수많은 세계 리더들을 만나면서 공통된 특징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이 리더로 인정받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재능, 부, 지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지니고 있는 상대방을 감동시키는 ‘선한 기운’ 바로 통력(通力)에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편안하고 따뜻하며 상대를 배려하는 자세를 지니고 있었다. 물론 그들은 뛰어난 재능과 감각을 갖춘 리더이지만 그들이 세계를 이끌 수 있게 된 것은 월등한 능력보다도 그것을 뛰어넘는 선한 ‘통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리더들은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아주 단순한 진리에서 성공을 만드는 힘을 발견한다. 필자는 그들을 만날 때마다 매번 그들의 능력보다는 인격에 매료되었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들의 따뜻한 배려에 마음이 편안해지고, 세심한 친절에 감동하는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다시 말하면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인격이 뛰어났기 때문에 그만큼의 능력도 뒤따라 오며 그 능력을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무리 지식이 흘러넘치는 사람이라도 그 지식을 담아낼 줄 아는 ‘인격적인 그릇’이 부족하다면 진정한 리더로 ‘통력’을 인정받기 힘들며, 세계와 소통하기도 힘들다. ‘통력’은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속에서부터 진정한 리더로 인정하게끔 만드는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힘으로 리더들이 평소 습관처럼 지닌 배려심이나 포용력, 통찰력, 집중력, 지적 호기심 등으로 완성된다. 성공은 세상에서 인정받고 싶어 날뛰는 사람이 손에 쥘 수 있는 것이 아닌, 세상에서 진정으로 인정받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헤밍웨이는 성공에 불가결하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바로 ‘인격’이라고 했다. 즉 사회에서의 진정한 성공이란 사회 안의 모든 이들에게 인격적으로 존경 받는 것을 뜻한다. 예전에 그동안 만나 본 글로벌 리더들의 공통점을 다섯 가지로 정리해 본 적이 있다. 5CQ로 함축되는 이 덕목은 문화지수, 소통지수, 집중지수, 협력지수, 창의력지수로서 이 ‘통력’은 한마디로 세상과 통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인 것이다. 자신이 맡은 일과 처한 장소에서 ‘통력’을 발하는 글로벌 인재들은 자신의 ‘오감(五感)’을 적극 일깨운 사람들인 것을 알 수 있다. 눈으로는 미래에 대한 비전과 꿈을 보고, 입으로는 외국어 소통 능력을 배양하고, 손으로는 첨단기기 사용에 능통하고, 머리로는 세계인으로 소양과 시각을 쌓고, 가슴으로는 이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한다. 오감으로 받아들인 사상(事象)은 깊이 각인된다. 올해로 5주년을 맞은 한국 알리기 행사인 CICI 코리아 2009를 보면 오감 전략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한국 노래가 전체를 꿰는 동영상을 보고,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특별 디자인한 한국 음식을 먹으며, 국악에 맞춰 펼쳐지는 한복 패션쇼를 감상하는 순서로 구성하였다. 각자는 잠자고 있거나 이제 막 깨어나는 통력을 적극 계발하고, 한국 문화를 비롯하여 한국의 경쟁력 총체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확대제공한다면 요즈음 화두인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가속이 붙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요즈음 우리는 흔히 지식 정보 사회,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한다. 많이 아는 것이 힘이며,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 즉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각 개인의 경쟁력이다. 최정화 한국이미지 커뮤니케이션 대표
  • 영주 선비문화축제·소백산 철쭉제 30일 개막

    ‘2009 영주 선비문화축제’와 ‘소백산 철쭉제’가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경북 선비촌과 영주시내, 소백산 일대에서 열린다. 선비문화축제에서는 거리 한복 퍼포먼스와 전국 한복 패션쇼, 선비정신 학술대회가 열린다. 소백산국립공원에서는 76만 5000㎡에 걸쳐 있는 철쭉을 감상할 수 있다.
  • [서울광장] 사문난적, 구동존이/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사문난적, 구동존이/오일만 논설위원

    건국 61년을 돌아보면 한국의 정치 문화는 늘 분열과 대립의 양상으로 전개돼 왔다. 독재에 맞선 반독재 투쟁에서 대립구도는 어찌 보면 필연적 수순이다.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비로소 우리는 세계 정치조류와 비슷한 진보와 보수의 경쟁구도를 갖추게 됐다. 불과 20년 남짓이다. 긴 흐름으로 보면 분단국가라는 현실이 한국정치를 짓누르는 상황에서 분열과 대립의 정치문화가 형성된 것은 자연스러운 진행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를 답답하게 하는 것은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분열과 대립의 정치를 끝내자는 구호와 미사여구는 화려했지만 정작 의미있는 시도는 번번이 좌절됐고 희망의 싹마저 잘려 나가는 형국이다. 이런 정치 문화는 하루아침에 솟아나지 않았다. 조선 500년을 지배한 주자학은 배타성이 매우 강한 학문이다. 상대방을 배격해야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받는다. 조선조 사색당파의 권력투쟁은 더욱 이분법적 사고를 심화시킨 측면이 강하다. 상대방을 사문난적(斯文亂賊·교리를 어지럽히는 사상이나 사람)으로 몰아붙여 정치적 생명을 끊어놓는다. 정적의 ‘씨’를 말리려는 멸문지화(滅門之禍·한 집안이 다 죽임을 당하는 끔찍한 재앙)의 형벌도 서슴없이 자행됐다. 동인과 서인이 다시 남·북인과 노·소론으로 분열되는 과정에서 보복 정치는 더욱 보편화됐고 이분법적 정치 문화는 고스란히 한국 정치판에 녹아 있는 것이다. 2009년 5월, 우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국가적 불행에 직면해 있다. 역사의 한복판에 서서 그 파장과 무게에 눌려 있다. 우리 앞에 놓인 것은 분열과 공존의 갈림길이다. 어디로 갈 것인가. 평생 지역주의 타파와 영·호남 통합을 주장해 온 노 전 대통령은 분명 공존의 길을 가리킬 것이다. 공존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 전략이다. 이미 국제적으로 강한 추동력을 지닌 시대정신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동양을 열등하고 착취 가능한 대상으로 접근했던 서양의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이나 서양을 비인간적이고 천박한 물질 문화로 비하했던 동양의 옥시덴탈리즘(Occidentalism) 모두 이미 자기반성 모드에 들어갔다. 글로벌 경제는 동서양의 문화적 공존과 통합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자기 복제력을 갖췄다. 학문의 영역에서도 ‘지식의 통합’이라고 불리는 통섭(統攝·Consilience)의 이론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먼저 공존의 공간을 넓혀가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합리적 진보와 건전한 보수세력의 공감 지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자기반성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전제 조건이 돼야 한다. 정파적 이익과 정치공학적 접근은 더 큰 갈등과 분열로 귀결된다. 공존의 시너지 효과는 대단하다. 당장 민생 문제와 경제위기 극복, 남북문제 등 주요 현안에서 실현 가능한 대안을 도출할 수 있다. 거대담론일수록 실천이 어렵다. 우선 우리 사회 곳곳의 대립 공간에서부터 시작해 보자. 먼저 같은 점을 찾아보되 차이점은 그대로 내버려 두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지혜로 갈등의 폭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일정한 성과를 바탕으로 더 커다란 ‘작품’을 만드는 유소작위(有所作爲)의 적극적 공존의 사고가 우리 사회에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이분법적 사고를 허물고 공존의 철학에 자양분을 공급하는 그 어떤 시도와 실험도 계속돼야 한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진짜? 가짜?”…대형 입체벽화 도심 등장

    진짜야? 가짜야? 도시 한복판에 집채만 한 파도와 이를 즐기는 서퍼가 등장했다. 어찌된 일일까? 실제를 방불케 하는 파도와 서퍼의 모습은 아티스트 존 퓨가 그린 그림이다. 캘리포니아의 한 대형건물 외벽에 그려진 이 그림은 입체방식으로 그려져 있어 마치 금방이라도 파도가 쏟아질 것 같은 느낌을 준다. 3D 아티스트로 유명한 퓨는 도심 속 파도 외에도 책을 읽고 있는 여인과 그를 바라보는 고양이, 구름 위를 떠도는 배, 독특한 조각상 등을 밋밋하고 심심한 벽에 그려 넣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벽화 속 사물들을 실제 사이즈로 그려내 더욱 생동감을 준다. 퓨의 벽화처럼 언뜻 보기에 현실로 착각하게 하는 효과를 가진 그림의 기법을 ‘트로프 뢰유’(trompe lœil)라 부른다. ‘입체 화법’이라고도 불리는 트로프 뢰유는 아티스트 사이에서도 까다롭기로 유명한 기법 중 하나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캘리포니아 곳곳을 자신의 도화지로 여기고 1989년부터 ‘트로프 뢰유’ 벽화를 그려온 퓨는 최근 아티스트 11명의 도움을 받아 하와이에 대형 입체 벽화를 완성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시각적인 속임수에 즐거워한다.”면서 “실제 사이즈의 이 ‘환상’들은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들과 나의 매개체”라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혼동할 때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뉴욕 132층 ‘농장 빌딩’ 디자인 공개

    뉴욕 132층 ‘농장 빌딩’ 디자인 공개

    세계 최초로 구상된 초고층 농축산 종합 건물의 컨셉트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실내에서 농사를 짓거나 가축들을 키울 수 있는 이 건물은 전체적인 외형이 잠자리의 날개와 흡사하다고 해서 ‘드래곤플라이’(The Dragon Fly)라고 이름 붙여졌다. 실제로 이 빌딩이 구상된대로 미국 뉴욕 한복판에 지어지게 될 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이색적인 용도와 독특한 디자인 덕분에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벨기에 건축가 빈센트 콜버트(Vincent Callebaut)가 디자인한 이 건물은 600m에 육박하는 높이로 내부는 132층으로 구성됐다. 또 건물의 지붕에는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공간이 넓게 자리할 예정이며 거주 및 사무 공간과 더불어 각 층마다 농산물을 재배하거나 가축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만들어져 있다. 콜베트에 따르면 이 건물이 지어진다면 내부에 별도의 장치가 장착돼 겨울에는 태양열로 내부를 덥히고 여름에는 자연 통풍식으로 열기를 식힐 것으로 알려졌다. 드래곤플라이는 도시 한가운데 세워진다는 계획이며 인구수 증가와 세계 식량 부족 등 미래 문제에 대비하는 미래형 건물로 자리할 것이라고 기대받고 있다. 그러나 많은 언론들은 이 건물이 현재 경제 상황에서 지어질 확률은 극히 낮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나눔바이러스2009] 그 섬愛, 노인愛, 멀리愛

    [나눔바이러스2009] 그 섬愛, 노인愛, 멀리愛

    ■농협·서울대병원 제주 찾아 2박3일 노인들에 무료 진료 “서울대병원이 왕진 올 줄 꿈에도 몰랐수다” “할아버지 할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21일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성산농협 2층. 수백명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몰려들었다. 안도감과 고마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 곳에는 NH농협보험과 서울대병원 공공의료봉사단이 마련한 농촌순회 무료진료가 진행됐다. 노인들의 얼굴에는 너나 없이 서울에 가지 않고도 서울대병원 의사들에게서 직접 진료를 받을수 있다는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다. 이들 노인에겐 섬이라는 제주의 특성상 서울의 큰 병원을 찾아가 진료를 받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홍경수(83) 할아버지는 “평소 눈이 안 좋았지만 그동안 농사일에 바쁜데다 병원 갈 형편도 안 돼 제대로 검사 한 번 못했다.”며 “서울 의사들이 온다기에 서둘러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무료진료에는 서울대병원 의사와 약사, 간호사, 임상병리사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진 40명과 NH농협보험이 지원한 6억원짜리 최첨단 진료버스 차량 2대가 투입됐다. 혈액분석기, 초음파 등 각종 첨단 검사기기를 장착한 진료버스는 이곳 마을 주민들을 위해 서울에서 완도를 거쳐 배편으로 제주까지 운송됐다. 진료과목도 다른 무료진료에서는 보기 힘든 응급의학과, 내과, 정형외과, 안과, 치과, 가정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8개과가 망라된 종합병원급이다. 봉사단을 이끄는 오병희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은 “무료 봉사지만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시골에서는 진료를 받기 어려운 치과와 정형외과팀을 편성했다.”며 “자원봉사에 나서겠다는 의사와 약사, 간호사가 넘쳐나 선정해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밀려드는 노인들로 진료에 나선 의사들은 잠시도 쉬지 못했다. 이마에서 땀을 흘렸지만 환자의 상태와 치료방법 등에 대해 한 마디라도 더 설명해주려고 애썼다. 마치 서울대병원을 옮겨 놓은 듯 기본 신체검진 등 예진과 진료, 검사, 검사 결과후 재진, 투약 등이 한자리에서 척척 이뤄졌다. 노인들은 자원봉사자들의 안내를 받아 진료과목을 번갈아가며 원스톱 진료서비스를 받았다. 20일부터 시작한 행사는 22일까지 2박3일 동안 의료진이 마을에 상주하며 무료진료를 했다. NH농협보험이 이렇게 서울대병원과 손잡고 의료취약지역인 전국의 농촌마을을 돌며 의료봉사에 나선 것은 3년째다. 올해도 제주에 이어 충남 서산, 충북 보은, 경기 연천, 강원 철원, 경남 합천, 전북 장수 등에서 무료진료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복지관 도움받은 서미정씨 경로잔치 “작은 사랑의 큰빚 갚게 돼 행복해요” 최근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의 한 고급 한정식집. 머리에 하얀 눈이 내린 노인들이 경로잔치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빨간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주부 서미정(44)씨는 식당 입구에서 일일이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노인들을 안내했다. 음식점에 들어서자 푸짐하게 차려진 식탁이 노인들을 맞았다. 경로잔치가 진행된 두시간 동안 음식점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홀로사는 노인 400명이 초대된 가운데 진행된 이날 경로잔치는 서씨가 400만원을 들여 마련했다. 몇몇 할머니는 서씨의 손을 꼭 잡고 “고맙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한 할머니는 “이렇게 고급식당에 와서 밥을 먹은 적은 처음같다.”며 “뭐하는 사람인지 모르지만 너무 고맙다.”고 했다. 서씨는 경로잔치가 끝나자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달려가 장학금 600만원을 기탁했다. 공동모금회로부터 장학금을 전달받은 청주시는 이 돈을 쪼개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 30명에게 전달했다. 이날 1000만원을 내놨지만 서씨는 결코 부자가 아니다. 불경기 속에서 적지않은 돈을 가게 임대료로 내며, 힘겹게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다. 10년전부터는 혼자서 자식 셋을 키우고 있다. 살고 있는 집은 전세다. 남을 도울 형편이 아닌 데도 큰 돈을 기부하다보니 청주시청 사회복지공무원들은 그를 ‘기부천사’라고 부른다. 지난해에는 장학금 1200만원과 이웃돕기 성금 400만원을 쾌척해 공무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서씨가 매일 새벽까지 노래방을 하며 힘겹게 번 돈을 내놓는 것은 작은 기부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 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사회복지관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그러자 매달 통장에 4만원이 입금됐다. 복지관에서 연결해준 후원자가 돈을 보낸 것이다. 얼굴도 모르는 후원자는 열달간 모두 40만원을 입금했다. 큰 돈은 아니지만 서씨에게 큰 힘이 됐다. 이웃들의 배려가 있었기에 5년전에 노래방도 시작할수 있었다. 고비때마다 도움을 받으면서 서씨는 훗날 자신도 남을 돕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그동안 빌린 돈을 모두 갚자마자 지난해부터 ‘사랑의 빚’을 갚아가고 있는 것이다. 서씨는 “어려울 때 제가 받은 도움을 갚고 있을 뿐”이라며 “열심히 돈을 벌어 힘이 닿을 때까지 불우한 사람들을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로잔치 비용에 보태쓰라며 100만원을 준 딸이 대견스럽다.”고 자랑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롯데백화점, 베트남에 학교 건립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좋은 기회” 롯데백화점이 베트남에 학교와 기숙사를 지어준다고 21일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1억원을 들여 지난해 5월부터 베트남 광나이주에 위치한 ‘손 키’ 중학교 재단장 기공식을 가졌다. 이 학교는 12개 학급, 462명을 가르치는 마을의 유일한 중학교로 ‘손 키’라는 이름과 함께 ‘롯데 스쿨’이라는 이름을 함께 갖게 됐다. 오는 7월에 학교를 다시 운영한다. 공사 기금은 지난해부터 이어온 명품관 자선 캠페인을 통해 마련했다. 지난해 4월 김중만 사진작가의 ‘에비뉴엘 고객 사진전’과 같은해 12월 ‘모엣&샹동 자선 샴페인 패키지 판매 및 자선경매’의 수익금을 개발 원조 단체 플랜코리아에 쾌척했었다. 정승인 마케팅부문장은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이번 학교 설립은 롯데백화점의 VIP 고객들이 직접 캠페인에 참여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면서 “앞으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캠페인을 확대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광주의 정신’ 마지막까지 실천한 일꾼 이야기

    ‘아아 광주여 이 나라의 십자가여’를 쓴 ‘광주의 시인’ 김준태가 모처럼 책을 펴냈다. 시집일 줄 알았더니 인물 평전이다. 바로 2000년 숨진, 교육운동가이자 통일운동가, 민주화운동가이며 목회자, 그리고 오월 광주의 아들이었던, 명노근을 다뤘다. ‘명노근 평전-하느님의 작은 아들, 광주의 작은 다윗’(심미안 펴냄)은 심장마비로 숨지던 마지막 순간까지 광주의 정신을 담고 살았던 ‘명노근’이라는 인물의 평전이면서, 치열했던 1980년 5월 광주의 열흘을 포함한 광주의 오월 정신에 대한 엄정한 보고 문학이기도 하다. 김준태는 “명노근 선생은 암울한 시대의 한복판에서 참으로 아름답게 자신과 이웃을 지킨 사람이자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지워준 무게를 흔쾌히 짊어지고 뚜벅뚜벅 걸어간 사람이다.”라고 술회했다. 명노근은 1965년부터 98년까지 전남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전국국립대교수협의회회장단 의장을 지냈다. 또한 YMCA전국연맹 이사장을 역임했다. 덕분에 78년, 79년 잇따라 투옥됐고 80년 5·18 수습대책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한 독실한 기독교 장로로서 광주기독계의 정신적 지도자이기도 했다. 이렇듯 그에 대한 추억은 모두가 다른 모습일 수 있다. 그러나 평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공통되는 평가는 ‘명노근은 행동하는 실천가’라는 사실이다. 김준태는 정부 문서보관소를 뒤져 확보한 민주화운동 시절 명노근의 자필 진술서와 국회 5공 청문회 속기록 등을 바탕으로 200자 원고지 1800장 분량을 집필했다. 평전은 철저하게 사료 취재에 근거해 ▲교육자로서의 삶 ▲YMCA 활동가로서의 삶 ▲민주화운동가로서의 삶 등 3부로 나눠 명노근의 치열한 삶을 담담하게 기록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정윤수의 종횡무진] 강원FC의 스킨십 마케팅

    ‘여러분,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유명한 연설이 있다. 그의 꿈은 ‘석양이 지는 오후, 노예의 자식과 그 노예 주인의 자식이 식탁에 둘러앉아 즐겁게 식사하는’ 것이다. 평화와 연대의 감동적인 꿈이다.나에게도 꿈이 있다. 킹 목사처럼 그렇게 장엄한 꿈은 아니고, 은퇴한 스포츠 스타들이 지역 사회에서 주민과 함께하는 꿈이다. 일주일에 한번씩, 그것도 어려우면 한 달에 한번이라도. 이봉주와 함께 달리고 유남규와 함께 탁구를 치고 문대성과 함께 태권도를 하는 꿈. 각 지자체가 시설을 제공하고 동호회원들이 조금씩 비용을 염출하면 얼마든지 이룰 수 있는 꿈이다. 아마 진정한 아마추어라면 이봉주, 유남규, 문대성 같은 스타들과 보낸 시간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 여기 생생한 사례가 있다. 1980년대 최고 스트라이커 최순호, 탄탄한 미드필더 김상호, 이탈리아 비에리도 울고 간 수비수 최진철, 그리고 백전노장 골키퍼 서동명. 지금 강원도의 조기축구 회원들은 이 화려한 스타들과 함께 공을 차고 있다. 신생팀 강원FC가 벌이는 팬서비스다. 코치진과 구단 프런트들이 숨가쁜 훈련과 경기 일정을 쪼개서 매주 지역의 조기축구 회원들과 공을 찬다.K-리그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금 강원도는 축구로 신바람을 내고 있다. 강릉을 중심으로 한 강원FC의 다양한 홍보 이벤트는 한마디로 ‘스킨십 마케팅’이다. 여느 구단처럼 허공에 펄럭거리는 현수막으로 끝내는 법이 없다. 강릉 시내 요지는 물론이고 아파트 구석까지 강릉FC의 깃발이 아름답게 펄럭거린다. 지자체, 지역 민방, 기관들이 저마다의 행정, 기술, 인력을 제공한다. 저 멀고도 높은 곳에 팀이 있는 게 아니라 지역 주민이 살아가는 거리 한복판으로 감독과 선수들이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선수들은 승패를 떠나 언제나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웃는다. 패배라도 하면 크림 전쟁의 패전국 병사들처럼 침통한 얼굴로, 팬들이 보내는 격려의 박수마저 건성으로 듣는 모습은 적어도 강원FC 선수들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렵다.덕분에 강원FC의 올 시즌 경기 당 관중은 1만 3000명. 1년 내내 강원FC의 경기를 보겠노라며 연간 회원권을 구입한 사람이 벌써 3000명을 넘어섰다. 이에 대한 화답으로 강원FC는 벌써 올 시즌에만 4차례나 ‘라운드 베스트팀’에 선정되었다. 오랫동안 누적된 강원도의 축구 열기가 신생 강원FC를 통해 활활 분출되고 있다.중요한 것은 ‘초심’이다. 강원FC가 영원히 ‘신생 팀 효과’를 보는 것도 아니다. 선수들에게 더 많은 ‘승리’를 요구하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0대0보다 차라리 3대4 패배를 택하겠노라.’는 최순호 감독에게 제발 승점을 챙기라는 요청이 빗발칠 수도 있다. 바로 그 순간에도 강원FC는 의연히 지역 주민과 진정한 ‘스킨십’을 나누기를 기대한다. 내 진정한 꿈은 신생 팀이 기발한 이벤트를 벌이는 게 아니라 영원히 지역주민들과 함께 공을 차는 아름다운 풍경이 이뤄지는 것이다.스포츠 평론가 prague@naver.com
  • [서울광장] 조선왕릉, 그리고 숭례문/김성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조선왕릉, 그리고 숭례문/김성호 논설위원

    경기도 구리시의 건원릉, 즉 조선 건국조 태조의 능에는 슬픈 사연이 담겨 있다. 태조가 계비 신덕왕후의 소생 방석을 세자로 책봉한 데 앙심을 품은 태종이 일으킨 ‘왕자의 난’. 권좌에 오른 태종은 신덕왕후 옆에 묻히길 원했던 태조의 원을 철저히 묵살했다. 신덕왕후의 능 정릉을 파괴한 뒤 태조를 홀로 모신 쓸쓸한 무덤이 건원릉이다. 태종은 뒤늦게 회심(回心), 아버지 고향 함흥의 억새풀을 가져다 봉분에 심고 깍듯이 예를 갖췄다고 한다. 건원릉이 부자지간의 한이 어린 곳이라면 경기도 화성의 융릉, 즉 사도세자와 사도세자비 혜경궁홍씨 합장묘는 부자간 정이 담긴 효심의 결정이다. 정조가 뒤주 속에서 죽임을 당한 아버지 사도세자의 해원과 복권의 상징으로 세운 게 융릉. 정조는 지금 서울시립대 터의 사도세자 릉을 화성으로 옮겨 세운 융릉을 틈틈이 참배했다. 상경길, 서울로 향하는 1번국도변 지지대고개에서 눈물짓곤 했다는 효심이 읽힌다. 조선 500년대에 세워져 전해지는 왕릉들은 ‘핑계 없는 무덤없다.’는 말대로 얽힌 사연이 각양각색이다. 후손들이 한결같이 사연 따라 깍듯한 제례를 올려옴도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선 왕릉 40기가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에 등재된다고 한다. 조선 역대 왕릉 42기 중 북한 개성의 제릉·후릉을 뺀 모든 능이 일괄등재되는 셈이다. 9번째 세계유산을 갖게 된 소식에 달뜬 잔치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런데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조선왕릉을 등재권고한 이유를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만나게 된다. ‘유교적·풍수적 전통을 기반으로 한 독특한 건축, 조경양식과 함께 지금까지 제례의식 등 무형의 유산을 통해 역사의 전통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독특한 건축·조경양식이야 세계유산에 당연한 요소이겠지만 무형유산을 지켜온 노력은 우리전통의 문화적 양식과 보존정신을 높이 산 것이라 흐뭇하다. 9번째 세계유산 소식에 얹어 지난해 2월 국보1호 숭례문이 무너져 내린 비극을 떠올림은 지나친 노파심일까. 수도 한복판에 우뚝했던 민족 자존심이 순식간에 허물어지는 참상. 나라의 으뜸 문화재를 빼앗긴 상실감보다 더 뼈저린 아픔은 무관심과 무지다. 노숙자들의 빈번한 잠자리며 술판으로 변해 갔고 매뉴얼 하나 없이 속수무책 당해야 했던 무방비, 미련의 회한인 것이다. 이땅의 문화재 수난을 말하자면 어디 숭례문만의 일일까. 4년 전 양양의 1300년 고찰 낙산사가 산불에 잿더미로 변했고 전국 사찰에 즐비한 성보문화재의 도난, 훼손도 다반사다. 개발에 밀려 국가·지방문화재들이 무너져 내리고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유구한 고택들이 방기되고 있다. 조선왕릉의 세계유산 등재 권고가 무색할 형편이다. 그제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1000만번째 관람객이 들었다. 2005년 조선총독부 건물을 헐고 ‘민족정신을 새 그릇에 담아 보자.’는 깃발 아래 세워진 지 3년 7개월만의 기쁜 소식이다. 금동미륵보살반가상이며 백제금동향로, 경천사지 10층석탑처럼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13만 5000여점의 찬란한 유산을 만나려는 발걸음의 집적이다. 우리 유전인자를 고스란히 담은 산물들이 어디 국립중앙박물관에만 있을까. 잔치가 아무리 좋아도 잔칫상의 귀한 그릇들은 챙겨야 한다. ‘숭례문 비극’의 교훈은 한 번으로 족하다. 아 숭례문.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보도 듣고 즐기세요] 전시

    ●배정혜 개인전 20~26일 경인미술관. 한복 천, 벨벳을 조각보처럼 면을 구성한 뒤 작은 구슬, 사진 등을 오브제로 이용해 화면을 입체적으로 구성한 작품. (02)773-4448. ●박호철 개인전 20~26일 가나아트스페이스. 전시 제목은 ‘하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의 부산물인 정보의 범람이 한 작가의 개인사와 작품 세계에 어떻게 유기적으로 관여하는지 보여주는 일주일간의 퍼포먼스. (02)734-1333. ●오이량 개인전 6월10일까지 표갤러리. 국수처럼 얇게 썬 실리콘을 캔버스 위에 붙여 부조적인 화면을 구성해 반구상, 기하학적인 추상작품을 선보인다. 작가 특유의 실리콘 회화 작업을 전시. (02)511-5295.
  • “젊은 배우들만의 무대인 줄 알았는데… 가슴 벅차”

    “칸은 젊은 배우들만의 무대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레드카펫을 밟게 돼 정말 행복하다.” 노란색 한복을 입고 레드카펫에 올라 카메라 세례를 듬뿍 받은 중견배우 김해숙(54)은 15일(현지시간) 오후 10시30분 공식 경쟁 부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갈라 스크리닝에 앞서 박찬욱 감독, 송강호, 김옥빈, 신하균 등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으며 이렇게 말했다. ●“중년배우 재조명 계기 됐으면” 김해숙은 이날 “중견배우로서 내 나이에 세계적인 배우들하고 같이 서서 세계 언론에 비치고 평가받는다는 것 자체만으로 가슴이 벅차고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중년의 배우들도 재조명됐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김해숙은 ‘박쥐’에서 암에 걸린 아들(신하균)을 살리고자 상현(송강호)을 집으로 부르는 나여사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사실 이곳 현지의 반응이 굉장히 궁금했는데 반응이 좋아 배우로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박쥐’ 상영 뒤 8분여 우렁찬 기립박수 이날 영화 ‘박쥐’는 오후 10시20분부터 시작된 공식 시사회가 끝난 뒤 8분여 간의 우렁찬 기립박수를 받았다. 궂은 날씨에도 뤼미에르 대극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각 장면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끔찍한 장면에서는 비명을 내는 관객도 있었으나 많은 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상영이 끝난 밤 12시50분께 조명이 켜지자 관객들은 밤늦은 시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박 감독과 배우들을 향해 환호를 보냈으며 기립박수를 8분여간 보냈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측은 “역대 한국 영화 사상 가장 긴 기립박수였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한편 14일(현지시간) 언론 시사, 15일 공식 상영을 통해 소개된 ‘박쥐’는 영화전문지 스크린 인터내셔널이 낸 16일자 데일리에서 평균 2.4점을 얻었다. 평점은 세계 영화 기자, 평론가 등 평가단 10명이 각각 매긴 점수를 더해 평균을 낸 것으로, ‘박쥐’는 9명으로부터 2∼3점씩 받았다. 미국 잡지 타임은 ‘박쥐:뱀파이어가 된 신부’라는 제목의 리뷰 기사에서 ‘박쥐’의 작품성을 높이 사면서 “폐막식 날 주요 상을 받을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경쟁작 20편 가운데 16일 오전까지 공개된 영화는 6편으로, 이제까지는 제인 캠피온 감독의 ‘브라이트 스타(Bright Star)’가 3.3점으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다. 르 필름 프랑세에서도 역시 ‘브라이트 스타’가 평균 2.2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앞서 2007년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던 ‘밀양’은 당시 르 필름 프랑세로부터 평점 2.6점을 받았으며, 2004년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올드보이’는 스크린 인터내셔널에서 2.4점을 얻었다. 연합뉴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겸재 서거 250주년… 다시 그를 만난다

    겸재 서거 250주년… 다시 그를 만난다

    간송미술관의 전시는 늘 관심거리다. 1년에 봄, 가을로 두 차례의 기획전에만 문을 열어 놓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해 가을에는 신윤복의 ‘미인도’가 전시됐는데, 마침 TV드라마 ‘바람의 화원’이 방송되고 영화 ‘미인도’가 개봉되는 등 시류를 타고 역대 최대인 20만명이 관람했다. 간송미술관이 올봄 전시로 ‘겸재 서거 250주년 기념 겸재화파’전을 준비해 놓고, 17일 문을 연다. 이달 31일까지이다. 전시 제목처럼 올해는 겸재(謙齋) 정선(1676~1759)이 타계한 지 250주년이 되는 해다. 알다시피 겸재는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의 대가다. 요즘 회화들이 구상에서 추상으로, 미디어아트로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진경산수화가 뭐 그리 대수냐.’고 물어볼 법도 하지만, 그가 진경산수화를 그려낸 18세기 초반은 대단한 일이었다. 비유하자면 현대 서양회화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피카소와 같은 격이다. ●“21세기 새 산수화 기반 마련하자는 것” 최완수(67) 간송미술관 한국민족연구소 연구실장은 “겸재 이전에는 산수화를 그릴 때 중국의 산을 그리고, 소를 그리면 황소 대신 물소를 그리고, 의복조차도 한복이 아닌 중국옷을 그렸고, 우리는 등짐을 지는데 그림에서는 밀대에 짐을 매다는 모습을 그려냈다.”면서 “겸재의 진경산수화는 더 이상 중국 것을 따르지 않고 우리 주변의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는 의식이 표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 실장은 겸재가 진경산수화를 그리게 된 것은 겸재 자체의 천재성에 플러스 알파가 있다고 봤다. 최 실장은 “겸재 화풍이 나타난 것은 퇴계 이황(1501~1570)과 이이(1536~1584)를 거친 주자학이 독자적인 조선성리학으로 탈바꿈해 고유한 철학이 형성되고, 그 철학을 바탕으로 송강 정철(1536~1593)의 관동별곡과 같은 문학작품이 나타난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최 실장은 왜 지금 시점에서 ‘겸재’를 들고 나온 것일까. “한국의 모든 것이 현재 미국화(化)하는 상황에서 ‘문예부흥’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산수화의 전통은 2000여년이 넘었지만, 우리 그림이라고 할 만한 산수화의 기점은 겸재의 진경산수화부터다.”라고 했다. 아울러 “21세기 새 산수화의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은 겸재가 64세 때인 1739년에 서울 종로구 청운동 일대 골짜기를 그린 ‘청풍계(淸風溪)’다. 여기에 63세에 그린 ‘관동명승첩(關東名勝帖)’ 중 ‘해산정’, ‘시중대’, 양천현령으로 재임하면서 친구와 시와 그림을 바꿔보자며 약속한 뒤 1740~1741년 한강의 명승지를 그린 ‘경교명승첩(京郊名勝帖)’의 ‘독백탄’, ‘목멱조돈’ 등도 전시된다. 72세 때 금강산에 다시 가 그린 해악전신첩(海嶽傳神帖) 중 ‘총석정’, ‘사인암’, 추상화적인 경향의 그림을 선보이기 시작한 75~76세 때의 ‘만폭동’, ‘총석정’ 등도 걸린다. ●신윤복·김홍도 그림 포함 110여 점 전시 특히 80세에 그린 ‘사문탈사(寺門脫蓑)’ 등은 사망하기 직전까지, 겸재의 그림이 나이가 들면서 더욱 단순화, 추상화적인 경향으로 흘렀음을 보여준다. 닭과 고양이 등을 그린 ‘추일한묘(秋日閑猫)’, ‘계관만추(鷄冠晩秋)’ 등은 세밀화에도 능했던 겸재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겸재의 작품 70~80점과 함께 겸재의 화풍을 계승한 신윤복, 김득신, 김홍도, 강희안, 심사정 등 조선시대 후배 화가까지 총 110점 안팎의 그림도 전시된다. 최 실장은 이번 기회에 겸재에 관한 연구 30년을 총정리하는 원고지 3500여장 분량의 저술 작업을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겸재의 첫 벼슬에 대해 “41살 때 종6품으로 특채돼 관상감(觀象監)의 천문학 겸교수를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소개했다. 관람료 무료.(02)762-0442. 글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대학 자취생 ‘장금이’들 만원의 행복

    대학 자취생 ‘장금이’들 만원의 행복

    13일 오후 서울 화양동 건국대학교 학생회관 앞. ‘자취생 요리왕 선발대회’ 현장이다. 대회에 참가한 6명의 학생들이 ‘ㄷ’자 형태의 탁자 앞에서 요리를 하느라 땀을 뻘뻘 흘린다. 하얀 손 장갑과 앞치마를 두른 채 능숙한 솜씨로 음식을 다듬는 모습이 현대판 ‘대장금’이나 다름없다. 학교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아주머니 등 심사위원단 3명은 참가자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보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요리왕 선발대회는 이 대학 총학생회에서 대학 축제행사의 하나로 마련했다. 불황 때문에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행사 취지에 맞게 재료비는 1만원으로 총학생회에서 제공했다. 총학생회 김가영(20·정외과) 정책국장은 “연예인 공연이나 주점을 여는 행사보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이벤트가 의미 있을 것 같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회는 참가자들이 1만원으로 학교 근처 대형마트에 가서 각자 만들 음식에 필요한 재료를 구입하는 것으로 막이 올랐다. 참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장 보는 일부터 만만치 않았다.”고 말했다. 오징어볶음에 도전한 이승혜(23·여·중문과3)씨는 “물가가 많이 올라 제한된 예산으로 필요한 재료를 모두 구입하기 어려웠다.”면서 “대파가 1kg에 1500원이나 하는 것을 보고 너무 놀랐다.”고 전했다. ‘도전 메뉴’는 치즈 떡볶이, 해물라면, 오징어볶음, 라면탕, 고구마 닭볶음탕, 일본식 카레 등 저렴하면서 학생들이 즐겨 먹는 먹거리가 대부분이었다. 능숙한 솜씨로 양파를 썰던 고태영(23·물리학과 3)씨는 “자취생활 2년 동안 팍팍한 살림살이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 음식을 해먹다 보니 요리솜씨가 늘었다.”면서 “친구들에게 자주 만들어 줬던 치즈 떡볶이가 오늘의 도전 메뉴”라고 소개했다. 군대에서 취사병을 했던 남영웅(23·기계공학부3)씨는 해물 마늘 라면탕을 택했다. 마늘을 넣으면 라면의 느끼한 맛이 사라진다고 귀띔한다. 1위인 ‘대장금상’의 영예는 ‘5색 볶음밥’을 만든 자취 4년차의 관록을 자랑하는 이현필(24·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4)씨에게 돌아갔다. 이씨는 참가자 가운데 유일하게 하얀 손 장갑과 앞치마를 두르고 나와 위생 부문에서 가산점을 받았다. 햄과 단호박, 계란, 마늘, 브로콜리 등이 버무려져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건국대 후문에서 ‘이모네 분식점’을 운영 중인 심사위원 한복순(62)씨는 “요즘 친구들끼리 1000원, 2000원씩 모아 떡볶이로 끼니를 해결하는 대학생들이 부쩍 늘었다.”면서 “내가 돈을 조금 덜 벌어도 좋으니 밥을 잘 먹고 다녔으면 하는 심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서대문 ‘안산 자연공원’ 건강한 숲 만들기

    서대문 ‘안산 자연공원’ 건강한 숲 만들기

    녹음이 우거진 숲이 드리워지는 계절이다. 서울 서대문구는 구 한복판에 있는 안산도시자연공원을 서북부의 대표적 공원으로 재탄생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말의 안장’인 길마를 닮아 길마재라고도 불리는 안산(鞍山)은 그다지 높지 않고 산세도 험하지 않아 가족 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높다. 특히 안산도시자연공원은 지난해 한국 갤럽이 조사한 ‘2008년 공원이용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자치구 관리공원 23개 중 1위를 차지했다. ●19개 약수터정비 ‘살아있는 숲’으로 하지만 구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건강하고 편안한 숲’ 가꾸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3월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지원을 받아 1억 5000만여원을 들여 토지 개량사업을 실시했다. 총 50㏊의 면적에 토지 개량제 9300포를 살포했다. 산림토양 산성화로 인해 나무들의 생육이 부진한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또한 안산 내에 있는 홍제약수터와 봉화약수터 주변에 약 4000㎡ 규모의 도시 생태림과 소규모 생태 연못 2곳을 조성하는 등 ‘살아있는 숲’으로 꾸몄다. 이곳에는 자연 학습을 위한 ‘관찰 데크’를 설치했고, 연못은 약수터의 버려진 물을 활용하여 만들었다. 구는 지난 4월부터 매월 4차례씩 숲해설가와 함께 안산의 역사와 문화 및 자연생태를 체험하는 ‘숲속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편안하고 쾌적한 숲길 조성계획도 있다. 이달 말까지 약 5억원을 들여 훼손된 등산로를 정비하고, 안산에 흩어져 있는 약수터 19곳 주변의 환경 개선 사업도 병행하기로 했다. 홍제사를 출발해 봉수대까지 오르는 약 2㎞의 등산길에 목재 데크 및 계단, 휴게 쉼터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구는 2020년까지 안산도시자연공원에 ‘안산 순환로’를 만든다는 중장기 플랜을 내놓았다. 현재 군데군데 막혀 있는 길을 뚫어 안산을 한 바퀴 휘감는 산책 순환로를 만든다는 것이다. 구는 올해 기본 계획 수립 및 용역을 마치고 내년부터 예산을 반영할 계획이다. ‘안산 순환로’는 4854m(약 1시간40분 소요) 길이와 총 2시간40분이 걸리는 7964m의 산책길 등 총 2가지로 나눠진다. ●자연형 하천 연계 프로그램 개발 이 순환로는 기존의 등산로를 최대한 살리면서 확충 정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등고선을 따라 완만한 경사로 조성될 예정이다. 신설 구간이라도 최대한 원형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구는 이 순환 산책로가 완공되면 안산의 모든 면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어 구민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들이 안산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진정한 명소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동훈 구청장은 “안산은 서대문구민들의 건강과 휴식을 책임지는 소중한 자산임을 인식하고 앞으로 홍제천 자연형 하천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서북부 지역의 대표적인 생태 공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2030]미리 들여다 본 2009년 바캉스 계획서

    [2030]미리 들여다 본 2009년 바캉스 계획서

    벌써 여름이 온 것 같다. 5월인 데도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돈 날이 많았다. 도심 한복판 아스팔트는 벌써부터 지글지글 끓는다.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는 요즘 직장인들은 휴가 계획짜기에 바쁘다. 유난히 ‘빨간 날’이 적은 올해는 여름휴가가 더더욱 기다려진다. 직장인 2030의 바캉스 계획서를 들여다봤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오는 7월에 결혼하는 직장인 성모(27)씨는 일부러 결혼 날짜를 휴가철로 잡았다. 신혼 여행과 여름 휴가를 붙여 20일을 몰아 쓰려는 전략이다. 예비 신부인 학원강사 이모(27)씨 역시 미리 학원에 양해를 구했다. 성씨는 “동료들에게 눈치가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이때가 아니면 언제 제대로 휴가를 즐겨보겠냐는 생각에 주위 핀잔에는 두 눈 딱 감기로 했다.”고 말했다. 성씨는 그 대신 결혼 직전까지 동기들의 야근을 도맡기로 했다. 성씨 커플은 신혼여행지로 터키와 그리스를 택했다. 우선 일주일 동안 터키를 돌아본 뒤, 그리스 에게해의 산토리니섬에서 크루즈 유람선을 타기로 했다. 성씨는 “결혼 직전까지 야근을 해야 하지만 그 정도쯤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 아내와 함께 푸른 지중해 바다를 즐길 생각을 하면 자다가도 웃음이 나온다.”며 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29)씨는 ‘실속형 여름휴가’를 준비하고 있다. 가격이 싸서 ‘실속형’이 아니라 진로 계획을 위한 휴가라서 그렇다. 5년차 직장인인 김씨는 곧 회사를 그만두고 ‘자아찾기’에 나설 생각이다. 그는 “5년동안 일과 사람에 치이면서 살다보니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자괴감이 들었다.”면서 “부모님은 철 없다고 하시지만 우물 안을 벗어나 세상을 넓게 보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두려 한다.”고 털어놨다. 이번 휴가에 프랑스로 갈 김씨는 파리를 둘러보며 내년 초 입학할 학교를 알아볼 생각이다. 우선 프랑스어를 익힌 뒤 제과 제빵기법을 배운다는 게 김씨의 계획이다. 김씨는 “한국에서 알아볼 수 있는 정보는 다 알아봤지만, 현지를 다니면서 집값이나 학교 주변 분위기 등을 직접 보고 싶다. 휴가도 즐기고 진로계획도 세우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2년차 회사원 이모(27)씨는 ‘몸 고생 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 이씨는 “휴양지에 가서 편하게 쉬는 진부한 여행은 싫다. 일상을 벗어나서 내 한계에 도전하고 싶다.”는 게 이유다. 지난해 여름 휴가 때 이씨는 제주도를 자전거로 일주했다. 300km쯤 되는 해안도로를 자전거로 달렸다. 목과 등은 햇볕에 시커멓게 탔고 근육이 아파 얼마간 파스를 달고 살아야 했다. 그러나 그만큼 얻는 게 있었다. 직장 생활에서 느껴보지 못한 상쾌함과 스릴이었다. 이씨는 “평범한 휴가보다 훨씬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면서 “다녀온 후에도 계속 제주도의 풍광이 떠오르고, 주변 사람에게 얘깃거리도 많이 생겼다.”고 자랑했다. 쳇바퀴처럼 도는 직장 생활을 떠나 자전거 일주를 하니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고, 전에는 눈여겨보지 않았던 자연의 아름다움도 느끼게 됐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이씨는 “올해는 고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동해안을 따라가는 7번국도 자전거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힘든 여행도 젊을 때 해보지 언제 해보겠냐.”며 활짝 웃었다. ●책 속에 묻혀 지내는 책벌레파 직장인 이모(33·여)씨는 다음달 일찌감치 휴가를 떠난다. 신혼부부 허니문 여행지로 인기가 많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의 오성급 호텔을 예약해 놓은 이씨는 홀로 독서를 즐기며 휴가를 즐길 작정이다. 남국의 화창한 햇빛을 살포시 가려줄 나무그늘 아래서 칵테일을 한 잔 마시며 책 속에 흠뻑 빠질 상상만 하면 벌써부터 흐뭇해진다. 매일 야근에 쫓겨 신문조차 못 읽었다는 이씨는 휴가동안 읽을 책 리스트도 작성해 두었다. 먹고 자는 시간만 빼면 오롯이 독서만으로 휴가를 보낼 참이다. 시간때우기용 추리소설부터 사회과학 고전, 수필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이씨는 “장소가 조금 사치스럽지만 스스로에게 주는 보상이자 공부의 시간인 셈이다. 그동안 비었던 머릿속도 꽉 채워 돌아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원 임모(28)씨는 새내기 직장인이다. 1년의 백수생활 끝에 지난해 10월 어려운 관문을 뚫고 꿈에 그리던 직장을 얻었지만 입사 후 고민이 생겼다. 하루하루 바쁜 일에 치여 살다보니 책 읽을 시간이 줄어든 것. 대학생 시절, 한 달에 책 10권은 가볍게 읽던 ‘책벌레’ 였지만 은행 일과가 오후 9시나 돼야 끝나는 데다 휴일에는 자느라 도통 책을 읽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임씨의 생활은 자연히 메말라갔다. 함께 ‘시사 동아리’ 활동을 하던 대학 친구들을 만나도 임씨만 줄곧 대화에 참여하지 못했다.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고객과 환담을 나누며 호감을 사다가도 ‘클래식을 좋아한다.’는 고객의 한마디에 꿀먹은 벙어리가 되기도 했다. 그런 임씨였기에 처음 맞는 여름 휴가 때는 ‘일주일동안 책 20권 읽기’에 도전할 계획이다. 유독 덥다는 올 여름 날씨를 피해 계곡이며 바다를 찾을 만도 하지만 ‘지적 목마름’을 풀기 위해 그 정도는 포기할 수 있다는 게 임씨의 생각이다. 임씨는 요즘 신문의 서평란을 유심히 보며 읽을 도서들을 고르고 있다. 문화 분야는 물론 시사, 과학 등 다양한 주제의 책을 두루 읽을 계획이다. 임씨는 “피곤하다고 잠만 자다보니 금세 머리가 텅 비는 것 같았다. 이번 휴가를 이용해서 꼭 20권의 책을 읽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어디든지 OK 입사 후 첫 여름휴가를 준비 중인 새내기 직장인 장모(28)씨는 요즘 직장 선배들 몰래 인터넷 검색에 빠져 있다. 가족 여행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장씨는 군생활 2년 2개월을 보낸 서해 최북단 백령도를 행선지로 택했다. 제대한 지 어느덧 6년이 지났기 때문에 배 편이나 현지 사정이 어떻게 변했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전남 순천에 계시는 부모님은 집과 장씨의 군 복무지가 너무 멀어 면회를 한 번도 못 가본 것을 내내 미안해했다. 그래서 장씨는 휴가비용 전액을 스스로 부담할 첫 ‘효도여행’의 장소로 백령도를 꼽았다. 장씨 본인도 군인 시절엔 악몽과 같았던 곳이지만 민간인 신분으로 다시 보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느껴보고 싶었다. 장씨는 “여름 휴가철에 가면 군부대에서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군용 고무보트를 빌려주고,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물범 떼들이 몰려와 장관을 이룬다.”면서 “가족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년째 서울 신림동에서 고시공부 중인 김모(27)씨는 7월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진행될 행정고시 2차 시험을 끝낸 뒤 직장인 여자 친구와 해외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 둘은 지난해 고시 공부모임에서 만났지만 여자친구가 울산에 본사를 둔 기업에 입사하는 바람에 생이별을 해야 했다. 갓 입사해 막내 생활을 하며 힘들어하면서도 자신을 배려해주는 여자친구가 항상 고마웠던 김씨는 여행을 위해 통장에 있는 300만원을 인출하기로 했다. 시간에 쫓기는 김씨가 여섯 달째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들게 모은 돈이다. 김씨는 여기에 부모님으로부터 지원받은 돈을 조금 보태 일본 도쿄로 온천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막바지 공부에 바빠 모든 계획은 여자친구가 도맡아 짜고 있지만 김씨는 7월 달력에 그려진 빨강 동그라미만 보면 마음이 흐뭇해진다. 김씨는 “공부하느라 힘들었으니 온천물에 몸을 푹 담그고 쌓인 피로를 모두 털어낼 것”이라고 가슴설렜다. ●불황에 대처하는 초절약형 휴가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채모(31)씨는 휴가 계획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불황기이지만 그 중에서도 건설 경기는 사상 최악이라 석 달째 월급이 밀렸다. 회사 측은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직원휴직을 강요하는 상황이다. 휴가원도 빨리 내주길 원하는 눈치다.  채씨는 “일주일동안 10만원만 쓰는 초절약형 휴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집과 동네를 벗어나지 않고 소소한 추억을 만들 생각이다. 첫째 날은 여자친구와 함께 가까운 대형마트에 가서 같이 일주일치 장을 보고,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을 계획이다. 분위기를 돋구워 줄 와인도 챙겼다.  최신 영화 7편을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놓고,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순정만화 책도 잔뜩 빌려 놓을 생각이다. 함께 매일 한 편씩 영화를 보고 싫증 나면 만화 속에 파묻힐 작정이다.  채씨는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낸 적이 거의 없었다. 매일 술에 찌들어 살면서도 정작 여자친구와 마주 앉아 오붓한 술자리를 가져본 적도 없다. 그 때문에 결별 직전까지 간 것도 수차례다. 채씨는 “비록 맛은 없더라도 인터넷에서 요리법을 찾아 근사한 음식을 만들어 줄 생각”이라면서 “분위기만 잘 만들면 프러포즈도 가능할 것 같다.”는 기대를 전했다.  박성국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K-리그] 이병 최성국 “차붐 열중쉬어”

    [K-리그] 이병 최성국 “차붐 열중쉬어”

    특급 ‘이병’이 최전방에서 화끈한 공격을 뽐냈고, 선임 ‘상병’은 보급로에서 그를 도왔다. ‘챔피언’은 물꼬를 트지 못하고 또 수렁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광주가 지난해 K-리그 챔프 수원까지 꺾었다. 광주는 10일 수원 원정경기에서 리틀 마라도나 최성국의 결승 골과 최원권의 페널티킥 골을 앞세워 2-0 승리를 거뒀다. 2007년 4월4일 컵 대회 원정(2-1 승) 이후 2년여 만에 맛본 승리였다. 광주는 6경기 연속 무패(5승1무)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최성국은 올 시즌 4득점째, 김명중은 지난달 26일 강원전(3-1 승) 2득점 이후 3개째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팀을 이끌었다. 광주는 승점 19(6승1무1패)로 선두 전북(승점 20·6승2무)을 바짝 쫓았다. 수원은 4연속 무승(2무2패) 속에 2007년 5월5일 이후 맞대결 5연속 무패(4승1무)도 끝내며 꼴찌(승점 6점·1승3무5패)로 주저앉았다. 차범근 수원 감독은 “사령탑을 맡다 보면 위기가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은 새로 도전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며 변화를 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기회는 수원에 먼저 찾아왔다. 0-0이던 전반 27분 삭발까지 하고 나선 송종국이 상대 송한복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었다. 하지만 이상호가 찬 공은 광주 문지기 김용대의 손끝에 걸리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광주로서는 위기 뒤 찬스가 왔다. 전반 42분 상병 김명중이 페널티 지역 왼쪽 깊숙이 치고 들어가 아크 왼쪽으로 달려들던 이병 최성국에게 짧게 찔렀다. 최성국은 왼발로 강력한 슈팅을 때렸고 공은 골대 위 아래쪽을 맞힌 뒤 네트 안으로 떨어졌다. 차범근 감독은 하프타임 때 김대의를 빼고 서동현, 후반 10분엔 최성환 대신 박현범, 27분 조용태 자리에 백지훈을 들여보내 반전을 꾀했으나 끝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특히 송종국은 프리킥을 도맡아 처리하는 등 투혼을 발휘했지만 빛을 잃었다. 후반 역시 수원 수비수들을 몰고 다니며 줄곧 누빈 최성국의 무대였다. 막판 상대 문전을 파고들던 최성국은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었고 최원권이 차분히 차넣어 마무리했다. 대구에서 전남은 전반 7분 이천수가 낚은 결승 골을 끝까지 지켜 2-1로 승리, 3연승을 내달렸다. 경남은 창원에서 후반 25분 송호영의 골로 강원FC를 1-0으로 꺾고 올 시즌 무승(6무5패)을 끝냈다. 울산 원정에 나선 인천은 후반 22분 ‘괴물 새내기’ 유병수의 헤딩 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유병수는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3골 2도움)로 신인왕 후보 0순위다운 면모를 자랑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마술같은 김치와 사랑에 빠졌죠”

    “마술같은 김치와 사랑에 빠졌죠”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 김치 예찬론을 펴 화제다. 파월 전 장관은 7일(현지시간) 저녁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임성준)이 워싱턴 시내 윌라드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주최한 ‘한국음식의 밤’ 행사에 참석, 축하연설에서 한국 김치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들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파월 전 장관은 “36년 전 한국에 근무하면서 한국 음식을 처음 맛보았는데 잊지 못할 경험”이라고 운을 뗀 뒤 “이때의 경험은 나중에 펴낸 자서전에서 한 챕터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인과 한국음식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한국의 김치는 마술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음식으로 한국 문화의 핵심이라고 썼다.”고 소개했다. 미국인들이 사진을 찍을 때 치즈를 연발하듯 한국인들은 김치라고 말하고, 첫 한국인 우주인이 우주에 가지고 간 음식도 바로 김치였다며 한국인과 김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덧붙였다. 파월 전 장관은 이어 “주한 미군도 김치를 좋아하지만 한국인들과는 다른 의미로 김치라는 단어를 쓴다.”면서 “주한 미군들 사이에서는 골칫거리가 생겼다고 할 때 문제라는 표현 대신 김치를 쓴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한국의 살을 에는 1월 추위를 잊을 수 없다면서 추위와 김치에 대한 일화도 소개했다. 미군은 방한복에 장갑, 군화 등을 껴입고 나서도 춥다고 하는데 한국인들은 잠바와 야구모자에 운동화 차림으로도 아무렇지도 않게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비결을 물어 보니 “김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면서 “김치 때문에 한국인들은 추위도 모르는 것 같다.”며 끝없는 김치 예찬론을 이어갔다. 이날 한국 음식의 날 행사에는 파월 전 국무장관 이외에 로린 마젤 뉴욕필하모닉 지휘자, 찰스 랭글(민주·뉴욕) 하원 세출위원회 위원장, 댄 버튼(공화·인디애나) 하원의원,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의원, 에번스 리비어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돈 오버도퍼 존스 홉킨스대학 부설 한미연구소 소장,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대사 등 미 각계 유명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kmkim@seoul.co.kr
  • [서울광장] 청계천 하늘의 치마 저고리/김종면 논설위원

    [서울광장] 청계천 하늘의 치마 저고리/김종면 논설위원

    “자기만 알아먹는 예술이 무슨 예술이야. 그런 거 자기만 보면 되지 왜 많은 사람들이 강제로 보게 만드는 거야.” 청계천 길섶을 함께 걷던 동료가 느닷없이 내게 따지듯 물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치마 저고리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지 않은가. 이 공공의 장소에서 야마리 없이 빨래를 말리고 있는 것은 아닐 터. 그러면 누가 어떤 컨셉트로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필경 설치미술이라는 것이리라. 바람에 날리는 여인의 옷가지에서 상큼한 물빨래 냄새가 나지 않느냐고 농도 던졌지만 그는 시종 진지했다. 혹시 예술을 저주하는 건 아니었을까. 현대미술을 감상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고역인지 모른다. 쓴 사람도 읽는 사람도 모르는 지독한 해체시와도 같은 현대미술. 그것을 이해하는 건 예술작품을 창조하는 것만큼이나 고통스럽다. 마르셀 뒤샹이 ‘샘’이란 작품을 선보이면서 변기도 예술이 됐다. 앤디 워홀의 ‘브릴로 박스’는 한갓 슈퍼마켓의 비누상자를 당당한 예술작품 반열에 올렸다. 심지어 안드레 세라노의 ‘오줌 예수’ 같은 충격적인 작품조차 예술이란 이름으로 통용된다. 적절한 상황과 논리만 주어지면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음을 이들은 유감없이 보여줬다. 이런 판에 새삼스레 현대미술의 불가해함을 들먹이는 것은 생뚱맞다. 다만, 가장 편안해야 할 청계천이라는 만인의 휴식공간에 ‘불편한’ 작품들이 널려 있어 하는 얘기다. 돌이켜 보면 2006년 미국의 팝아트 작가 클래스 올덴버그의 설치작품 ‘스프링’이 청계천 입구에 들어설 때 얼마나 말이 많았나.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느니 외국작가가 맡는 건 문화사대주의니 말들 했지만 요는 이 거대한 다슬기 조형물이 과연 청계천의 상징이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작가는 도자기와 한복, 보름달에서 착안했다며 한국적 정서를 강조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 옛 청계천을 추억할 수 있는 좀더 애틋한 정서와 혼이 깃든 ‘우리식’ 조형물을 주문했다. 예술에 국경은 없지만 생경한 박래품이 주는 거리감이랄까 팝아트 특유의 장난스러움 같은 것이 싫었던 것이다. 이제 세월이 흘렀다. 사람들은 장승처럼 서 있는 저 무정한 다슬기에 정을 붙였을까. 청계천의 버들치는 뭍에 오른 다슬기와 한 식구가 되었을까. 오늘도 청계천에서는 새로운 작품이 전시되고 온갖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사방팔방 열린 공간에서 펼쳐지는 것이니 공공의 미술이다. 그러면 공공미술다워야 한다. 실험적인 전위예술도 대중적인 팝아트도 좋지만 우리의 보편적 정서와 한 가닥 맥은 닿아 있어야 한다. 실험을 위한 실험 예술은 대안공간에서나 할 일이다. 언제부터 청계천이 하위문화의 배출구가 되었나. 벼와 피를 엄격히 가려내야 한다. 청계천은 있는 것 없는 것 다 내다 파는 만물상이 아니다. 청계천을 왜 다시 살려냈나. 그 복원의 의미를 살펴보면 청계천 미술이 지향할 바를 알 수 있다. 지금 청계천은 너무 뒤숭숭하다. 미술마저 거기에 가세하는 꼴이다. 청계천 미술은 좀더 자연스럽고 차분한 절제의 미학을 보여줘야 한다. 어수선한 난장을 거두고 쉴 만한 물가로 만들어야 한다. 혼돈 속에서도 질서를 잃지 않는 카오스모스의 예술이 청계천에 어울리는 이름 아닐까. 청계천을 걷는 선남선녀에게 미술이 위안을 주진 못할망정 짜증을 안겨줘서야 되겠는가. 지나가는 이마다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성숙한 청계천 미술을 기대해 본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가슴속 아픔 보듬은 ‘특별한 어버이날’

    가슴속 아픔 보듬은 ‘특별한 어버이날’

    “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8일 경기 평택 ‘햇살복지회’의 담장 너머로 ‘어버이 은혜’ 노래가 울려 퍼진다. 왼쪽 가슴에 카네이션을 단 할머니 35명의 얼굴에 쓸쓸한 미소가 스쳐갔다. 이날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쉼터에 거주하는 할머니 10여명과 ‘햇살복지회’와 함께하는 평택 기지촌 할머니 25명이 함께 어버이날을 보냈다.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할머니들은 만나자마자 금세 언니 동생이 됐다. 이날 행사는 정대협, 한소리회, 민변 여성위원회 등 여성단체들의 연대체인 ‘기지촌 여성들과 함께하는 여성연대’가 주최했다.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 위안부·기지촌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열어드린 잔치 마당이다. 오전 11시30분쯤, 팽성 시립 남산어린이집에서 온 어린이 20여명이 복지회 마당에 들어섰다. 아이들은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할머니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드렸다. “할머니 오래 사세요.”라며 고사리 손으로 핀을 꽂더니 한약과 양말이 담긴 선물도 할머니들에게 하나씩 건넸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할머니들의 얼굴이 환하게 빛난다. 곧이어 아이들은 가수 박현빈씨의 ‘샤방샤방’을 부르며 재롱을 떨었다. 할머니들은 “쟤네들도 다 내 손자야. 세상 아들 딸이 다 내 아들 딸이거든.”이라며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픈 세월을 겪었던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동병상련 때문일까. 할머니들은 단 하루 곁에 있었을 뿐인데 서로의 상처를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듯했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같은 아픔을 나누는 분들이라 그런지 금방 친해졌다.”며 기뻐했다. 아이들 재롱 속에 할머니들은 흥겨워했지만 그렇다고 가슴 한 편에 묻어둔 아픔까진 지우지 못한 듯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82) 할머니는 “괴롭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 고통을 당하고 살았나 생각하니까….쓸쓸한 마음이야.”라며 고개를 떨궜다. 햇살복지회 우순덕 회장은 “올해 처음으로 함께 모였는데, 어버이날뿐 아니라 할머니들 주거 문제나 진상 규명을 위해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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