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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맨해튼 한복판에 ‘식기세척기’ 워터파크… LG전자의 이색 홍보전

    美 맨해튼 한복판에 ‘식기세척기’ 워터파크… LG전자의 이색 홍보전

    LG전자가 미국 뉴욕 맨해튼 거리에 식기세척기 모양의 물놀이장을 5일(현지시간) 개장했다고 6일 밝혔다.LG전자는 “뉴욕의 대표적인 여름 거리 축제 ‘시티 서머 스트리트’ 행사에 LG ‘쿼드워시 식기세척기’를 본뜬 워터파크를 만들어 무료 개방한다”고 밝혔다. 테니스장의 2배가 넘는 2066㎡ 크기의 워터파크에는 컵, 접시, 숟가락 등 식기 세척기안에 들어가는 식기 모양의 놀이기구를 설치했다. 이용객은 각각 놀이기구를 타면서 4개 방향의 노즐에서 뿜어 나오는 물줄기를 통해 신형 쿼드워시 식기세척기의 성능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실제 신형 식기세척기를 체험하는 공간과 휴식공간도 마련했다. 올해로 10회째인 ‘시티 서머 스트리트’는 8월 중 토요일(올해는 5·10·19일 오전)마다 뉴욕 맨해튼 거리에서 펼쳐지는 여름 이벤트다. 센트럴파크부터 소호를 거쳐 브루클린 다리까지 파크 에비뉴 거리 총 11㎞ 구간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들어 각종 거리잔치를 벌인다. 국내 기업 중 공식 후원사는 LG가 유일하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한예슬, 길거리를 런웨이로 만드는 힘 ‘어떤 드라마 촬영 중?’

    한예슬, 길거리를 런웨이로 만드는 힘 ‘어떤 드라마 촬영 중?’

    배우 한예슬이 길거리를 런웨이로 만들었다. 한예슬은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드라마 촬영 비하인드 사진을 올렸다. 한예슬은 화이트 컬러의 셔츠와 스커트를 입고 거리 한복판에 서서 환하게 웃고 있다. 특히 그의 군살 없는 각선미가 돋보였다. 한예슬은 MBC 새 월화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로 브라운관에 컴백한다. 극 중 안소니의 팬이자 아이돌 출신 연기자인 ‘사진진’을 맡았다. 이상우와 러브라인을 만들어 갈 예정이다. 한편 ‘20세기 소년소녀’는 감성 로맨스 극이다. 어린 시절 한동네에 자라온 친구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다. 오는 9월 첫 방송. 사진 = 한예슬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송중기 때문에 촬영 중단..무슨 일?

    송중기 때문에 촬영 중단..무슨 일?

    [서울신문en] 배우 송중기가 ‘연예가중계’에 출연했다. 4일 방송된 KBS2 ‘연예가중계’에서는 영화 ‘군함도’의 주연 배우 송중기와의 홍대 데이트가 공개됐다. 이날 MC 김태진과 송중기는 홍대 거리 한복판에서 만났다. 그러나 송중기를 보기 위해 몰린 인파 때문에 이동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 결국 촬영은 중단됐고 송중기와 김태진은 변경된 장소에서 다시 만났다. “다치지 않았냐”고 제작진을 걱정하던 송중기는 “항상 게릴라 데이트는 박진감 넘친다”고 여유롭게 상황을 받아들였다. 송중기는 현장에서 짧은 팬미팅 후 어묵을 먹으면서 게릴라 데이트를 즐겼다. 한편 이날 송중기는 또 연인 송혜교에게 프러포즈를 했냐는 질문에 “했다”면서 “되게 떨렸던 것만 기억난다”며 “많은 분들이 주목해주시는 배우지만 사랑하는 것은 일반 커플과 다를 바 없다. 특별할 것 없었지만 저희에겐 특별한 프러포즈였다”고 답했다. 송중기, 송혜교 커플은 오는 10월 31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7일의 왕비’ 연우진 종영 소감 “달콤한 꿈, 무거운 짐 내려놓은 듯”

    ‘7일의 왕비’ 연우진 종영 소감 “달콤한 꿈, 무거운 짐 내려놓은 듯”

    ‘7일의 왕비’가 종영한 가운데, 연우진의 활약이 마지막까지 빛났다. 배우 연우진은 KBS2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에서 뜨거운 사랑과 차디찬 권력이라는 두 개의 폭풍을 이끄는 ‘이역’으로 분해 열연을 펼쳐왔다. 전매특허 ‘멜로 장인’이라는 수식어에 꼭 맞는 멜로 연기는 물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와 날렵한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한계 없는 연기력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연우진은 사극 출연 경험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사극 말투와 무게감 있는 발성, 섬세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가 하면 다양한 한복 의상을 찰떡같이 소화하며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방송 내내 호평을 받았던 연우진의 깊이 있는 내면 연기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3일 방송분에서 연우진은 신채경(박민영 분)에게 애틋한 눈물을, 이융(이동건 분)에게 걱정스럽고 짠한 마음이 담긴 눈물을, 박원종(박원상 분)에게 분노에 가득 찬 핏빛 눈물을 보였다. 이처럼 마주한 인물에 따라 확연히 다른 눈물 연기로 안방극장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4일 연우진은 소속사 점프엔터테인먼트를 통해 ‘7일의 왕비’ 마지막 촬영 소감을 전했다. “촬영을 마치고 오랜만에 돌아온 집에서 달콤한 꿈을 꾸었다. 그 꿈은 정말 아름다워서 한동안 그 기분에 그 여운에 취해 있고 싶었다”라며 지난 4개월간의 촬영을 추억하며 운을 뗐다. 이어 “꿈에서 깨어나 다시 일상의 기지개를 펴보려고 했을 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양 굉장히 가볍고 상쾌했다. 아마 그 꿈을 함께한 모든 이들의 밝은 미소가 생각나서인 듯하다. 그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라고 함께 동고동락했던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또한 “그동안 ‘7일의 왕비’를 사랑해주시고 시청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린다”라며 시청자들에게도 한마디 덧붙였다. 한편 연우진은 오는 24일 영화 ‘더 테이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제공=점프엔터테인먼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한끼줍쇼’ 강호동 무릎 꿇린 이효리 “쥐고 흔드는 사람과 해봐야”

    ‘한끼줍쇼’ 강호동 무릎 꿇린 이효리 “쥐고 흔드는 사람과 해봐야”

    천하무적 이효리의 등장에 천하장사 강호동이 무릎을 꿇었다. 2일 방송되는 JTBC ‘한끼줍쇼’에 원조요정 핑클의 이효리와 S.E.S의 슈가 밥동무로 출연한다. 두 사람은 이경규, 강호동과 함께 김포시 운양동에서 한 끼에 도전한다. 최근 진행된 ‘한끼줍쇼’ 녹화에 이효리와 슈가 등장하자 규동형제는 어느 때 보다 밝은 모습으로 두 사람을 반겼다. 하지만 평소 과도한 소통으로 게스트를 지치게 했던 강호동은 이효리의 등장과 동시에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이경규 마저 당황하게 했다. 이에 이효리는 “톱스타 울렁증이 있는 것 같다. 강호동도 쥐고 흔드는 사람과 방송을 해봐야 한다”며 강호동의 뒷목을 잡고 흔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경규는 이를 막기는커녕 한 술 더 떠 강호동의 진행방식을 고발했고, 의기소침해진 강호동의 모습을 지켜보며 통쾌해했다는 후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효리는 이제껏 알려지지 않았던 강호동의 비밀폭로까지 예고해 길 한복판에 강호동을 무릎 꿇게 했다.천하장사 강호동의 무릎을 꿇게 만든 비밀은 오는 2일 수요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되는 JTBC ‘한끼줍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생각나눔] “외국인 관광객 유치” “수해 피해 심각한데”

    [생각나눔] “외국인 관광객 유치” “수해 피해 심각한데”

    “수익금 수해지역 기부 검토” 스피커 소리에 소음 민원도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물총 싸움’이 한판 벌어졌다. 수만명의 인파가 플라스틱으로 된 물총을 들고 여기저기 ‘난사’를 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올해로 5회를 맞은 신촌물총축제 현장 모습이다. 서로에게 물총을 쏘며 즐긴 도심 속 피서에 섭씨 30도가 넘는 찜통더위는 발을 들이지 못했다. 축제 참가자 중에는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온 외국인의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히잡을 쓴 중동인도 삼삼오오 모여 축제를 즐겼다. 일본인 나카무라 요헤이(34)와 야마시키 겐쇼(33)는 “물총축제에 참여하러 때를 맞춰 한국에 왔다”면서 “색다른 경험”이라며 즐거워했다. 대학생 정모(21)씨는 “매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토마토 축제’처럼 ‘물총축제’도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한 기획업체 ‘무언가’ 측은 “지난 29일부터 이날까지 약 5만명이 참여했고, 지난해 10% 수준이었던 외국인 참가자 비율은 올해 20%(약 1만명)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물총축제’에 대한 시민들의 불편한 시선도 보인다. 대형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소리에 일부 시민은 귀를 막고 눈살을 찌푸리며 지나기도 했다. 신촌지구대 관계자는 “전날부터 소음 관련 민원이 적지 않게 들어왔다”고 말했다. 특히 극심한 가뭄에 이어 일부 지역이 큰 수해를 입은 상황에서 물축제가 마뜩잖은 이들도 있다. 정형석(38)씨는 “물총축제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복구에 땀을 흘리고 있을 이재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마음이 쓰인다”고 말했다. 현재 충북 청주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피해 복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허채원(20)씨는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청주에서 사 온 수박으로 화채를 만들어 대접하며 지역경제에 작은 보탬이 됐듯이, 물총축제 수익금 일부를 피해 지역에 전달하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현경 ‘무언가’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축제 참가비는 무료이지만 현장에서 판매한 물총과 우비 판매금 전액은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에게 기부하고 있다”며 “올해는 수해나 가뭄 피해 지역에 전달하는 방안을 서대문구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서울포토] ‘한복에 히잡’… 광화문 찾은 여행객들

    [서울포토] ‘한복에 히잡’… 광화문 찾은 여행객들

    올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일본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난 가운데 30일 오전 동남아인들이 서울 광화문에서 관광을 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불안은 운명의 길을 들여다보는 거울

    불안은 운명의 길을 들여다보는 거울

    다리를 건너다/요시다 슈이치/이영미 옮김/은행나무/548쪽/1만 5000원파랑새의 밤/마루야마 겐지/송태욱 옮김/바다출판사/528쪽/1만 6500원 인간은 불안한 존재다. 지극히 평범한 인물들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불안의 씨앗은 자란다. 우리를 암울한 현실의 끝자락까지 내몰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미처 깨닫지 못한 삶의 방향을 일러 주기도 하는 그것. 인간 내면에 자리잡은 불안은 그래서 운명의 길을 들여다보는 거울 같다. 일본 문학계를 대표하는 두 작가 역시 존재의 불안감과 불확실한 삶에서 비롯된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에 주목했다.올해로 데뷔 20년을 맞은 요시다 슈이치(왼쪽)의 ‘다리를 건너다’와 기성세대와 기득권에 저항하는 에세이로 유명한 마루야마 겐지(오른쪽)의 ‘파랑새의 밤’이다. 작가들은 작품 속에서 일상이 뒤흔들린 보통의 사람들이 삶의 한복판에서 길을 헤매는 순간을 포착하고, 온갖 우연과 작은 결단들이 모여 이루는 반전들을 펼쳐냈다.요시다의 ‘다리를 건너다’는 아키라, 아쓰코, 겐이치로 세 인물을 통해 오늘의 선택이 어떤 미래로 이어지는지 그린다. 맥주회사 영업과장 아키라는 미술관 큐레이터인 아내 아유미, 고등학생 처조카와 함께 살며 평탄한 듯 보이지만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뺏기고 지나버린 젊은 날에 마음이 괴롭다. 도의회 의원인 남편을 둔 아쓰코는 남편과 아들을 돌보며 정갈한 삶을 살고 있지만, 의회에서 발생한 성희롱 발언 사건이 혹시 남편이 저지른 건 아닌지 의심하느라 정신이 없다. 다큐멘터리 감독 겐이치로는 홍콩 우산혁명을 취재하며 자긍심을 느끼지만 곧 결혼할 여자친구와 거리감을 느낀다. 서로 무관해 보이는 세 사람과 주변 인물들이 70년 후 미래 세계에서 만나며 연결고리를 드러내는 순간,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가 지금 이 순간과 무관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그때 바꿨으면 좋았을 거라고 누구나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바꾸려 하지는 않는다”는 작중 인물의 말은 당장 눈앞의 이해관계나 자기합리화에 집착하기보다 조금 더 넓은 시선으로 미래를 바라볼 것을 조언하는 작가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파랑새의 밤’은 마루야마가 2000년도에 쓴 동명의 초고를 14년 만에 퇴고를 거쳐 완성본으로 다시 내놓은 작품으로, 오랫동안 세상의 규칙에 따라 살아온 50대 남자가 자신의 운명과 대결하는 이야기다. 쉰다섯 살의 주인공은 성인이 된 이후 등졌던 고향을 방문한다. 출세를 위해 자신을 거의 내버리다시피 한 주인공은 괴한에게 무참히 살해된 여동생, 그 사건에 대한 복수심으로 엉뚱한 사람을 실수로 죽이고 행방불명된 남동생, 잇따른 비극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어머니 등 극단적으로 엉킨 가족사로 인해 회사와 아내로부터 버림받는다. 당뇨성 망막증이라는 실명 위기까지 선고받은 그는 완전히 실명에 이르면 미련없이 목숨을 끊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고향을 찾는다. 고향 사람들의 눈을 피하고자 숲속에서 밤을 지새우던 그는 온갖 자연과 우연, 이름 모를 ‘녀석’과의 조우로 인생 막바지에 생각지 못한 반전을 마주한다. 가족에 얽매이지 말고 기존 관습이 만들어 낸 사상에 붙들리지 말라는 신조를 강조해 온 작가는 특유의 솔직하고 시니컬한 묘사로 한 남자의 운명을 조명한다. “살다가 평범한 불행은 각오했지만 이렇게까지 박살 날 줄은 몰랐다”고 생각하는 남자에게 고향을 무덤과 같은 땅이 아니라 나락으로 떨어지는 운명과 대결하는 땅으로 제시하는 작가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밤잠 설쳐 만든 구두로 대통령 방미…뭉클했죠”

    “밤잠 설쳐 만든 구두로 대통령 방미…뭉클했죠”

    시장표 양말 신은 서민적 대통령…국민된 도리로 내외분 구두 할인“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때 김정숙 여사께서 신은 ‘버선코 구두’의 코신이 텔레비전에 클로즈업돼 나오는데 정말 가슴 뭉클했습니다. 그때 그 기분은 아무도 모를 겁니다. 한국 고유의 미가 담긴 우리의 신발이 전 세계에 알려져 적으나마 애국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의 수제화를 만든 유홍식(69) 명장과 전태수(63) 장인은 아직도 그날의 감격을 잊지 못했다. 정부의 홀대로 힘겹게 수제화 명맥을 유지해 온 그동안의 노력이 국내외적으로 인정받는 듯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은 27일 서울 성동구 성동지역경제혁신센터 1층 수다카페에서 유 명장과 전 장인을 만났다. 퇴락했던 성수동 수제화 산업을 되살린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동석했다.유 명장은 지난 5월 17일 청와대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대통령 구두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었다. 문 대통령 발 치수를 직접 측정했다. “청와대의 한 비서관이 인터넷 검색에서 제가 수제화 명장1호라는 걸 알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 발 치수를 재러 청와대에 갔는데 대통령이 신고 있는 구두가 10만원 정도의 싼 신발인데다 너무 오래되고 낡아 깜짝 놀랐다. 텔레비전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서민적이었다. 제가 신은 양말보다 더 싼 ‘시장표’ 양말을 신고 있었다. 구두 제작에 13일 걸렸다. 제가 만든 신발을 신고 미국에 가셨다. 제 생애 가장 큰 기쁨이다.” 전 장인은 유 명장 소개로 김 여사 구두를 만들게 됐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때 화제가 된 비취색 장옷에 어울리는 버선코 모양의 구두(일명 버선코 구두)가 그의 작품이다. 유 명장은 “성수동에서 한복에 어울리는 ‘코신’을 만들 수 있는 장인은 전 장인밖에 없다”며 “김 여사께서 한복을 입는다고 해 순간적으로 코신이 떠올라 전 장인을 추전했다”고 했다. 전 장인은 “청와대에서 김 여사 발 치수를 재는데, 지난 대선 때 얼마나 돌아다니셨는지 발바닥에 굳은살이 박이셨더라”며 “여사님께서 편한 신발을 만들어 달라고 하셨다”고 했다. 전 장인은 며칠 뒤 가봉된 구두를 들고 청와대를 다시 찾았다. 그는 “불편하면 안 되니까 김 여사께 신고 걸어 보라고 했다. 걷고 난 뒤 쿠션이 더 있으면 좋겠고, 뒤쪽이 조금 큰 것 같다고 해 완벽하게 보완해 만들었다”고 했다. 미국 출국 5일 전인 지난달 23일 김 여사가 불시에 전 장인의 성수동 공방을 찾았다. 코신의 굽이 3㎝인데 한복 입을 때 낮다며 굽 높이를 높여 달라고 했다. 전 장인은 굽 높이 5㎝와 8㎝, 검은색과 흰색 두 켤레를 제작했다. 유 명장은 이탈리아제 창을 사용해 문 대통령 구두를 여섯 켤레 만들었다. 켤레당 30만원을 받았다. 집무실에서 신는 슬리퍼와 대통령 내외 등산화도 추가로 제작했다. 전 장인은 버선코 구두를 켤레당 25만원 받았다. 둘은 “국민 된 도리로 할인해서 만들어 줬다”며 “문 대통령은 성격상 구두 여섯 켤레면 돌아가실 때까지 신을 것”이라고 했다. 둘은 대통령 내외의 주문을 받고 밤잠을 설쳤다고 했다. 유 명장은 “대통령 내외분의 신발 제작을 맡았다는 중압감이 엄청 컸다”며 “납품이 끝나야 발 뻗고 자겠더라. 대통령께서 흡족하신지는 듣지 못했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그동안 성수동 수제화 활성화를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는데 이번에 대통령 내외께서 성수동 수제화를 사실상 공인시켜 준 것과 다름없다”며 “수제화 하면 성수동을 떠올리게 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아 가슴 뿌듯하다”고 했다. 2014년 정 구청장 취임 이후 성수동 수제화 거리는 확 바뀌었다. 둘은 “수십년간 구두를 만들었는데, 공직사회에서 수제화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 준 건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원오 구청장이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 명장은 1960년대 13살 때 명동에서 구두 제작에 뛰어들었다. 고향인 전남 광주에서 구두 가게를 하다 2000년 성수동으로 들어왔다. 2013년 성동구 수제화 명장 제1호로 선정됐다. 수제화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한다. 전 장인은 1968년부터 영등포, 염천교, 퇴계로 등지에서 구두를 만들다 70년대 성수동에 둥지를 틀었다. 둘은 박원순 서울시장 내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수제화도 제작했다. 전 장인은 “유명한 장인이 없는 게 아쉽다”며 “김 여사께서 수제화 업계에 왜 ‘지미 추’ 같은 유명인이 없느냐고 하더라. 앞으로 그런 사람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찜통 부스 싫어” 밖으로 나온 흡연자들

    “찜통 부스 싫어” 밖으로 나온 흡연자들

    금연구역 아닌 서울역 광장 등 주변 공공장소 담배연기 ‘자욱’ “찜통더위에 냉방도 안 되는 너구리굴(흡연부스)에서 담배를 피우란 말입니까.”(흡연자) “흡연부스 밖에서 담배를 피우면 어쩌자는 겁니까. 너무 불쾌합니다.”(비흡연자) 흡연자들을 위해 설치된 ‘흡연부스’가 ‘계륵’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 없애면 흡연이 난무할 게 뻔하고 있어도 큰 효용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로 진입하면서 흡연부스는 푹푹 찌는 더위와 꽉 찬 담배 연기로 마치 ‘화생방실습장’이 돼 버린 모양새다. 27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흡연부스 주변에 20여명의 흡연자가 옹기종기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부스 안에서도 20여명의 흡연자가 입에 담배를 물고 있었다. 흡연부스와 서울역 출입구 간 거리는 20m에 불과했다. 서울역을 드나드는 일반 시민들은 입을 막고 종종걸음으로 그곳을 지나치고 있었다. 서울역 청소 용역 직원이 “밖에서 피우면 안 된다”고 소리치며 흡연자들을 부스 안으로 몰아넣어도 효과는 잠시뿐이었다. 서울시 간접흡연 피해방지조례에 따르면 ‘지하철역 출입구로부터 10m 이내’까지는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게다가 서울역 광장은 광화문광장·서울광장·청계광장과는 달리 시나 구의 조례에 명시된 ‘공식 금연구역’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흡연자가 광장 한복판에서 담배를 피워도 공식적으로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는 의미다. 현장의 흡연부스 밖이 ‘흡연구역’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금연구역’도 아닌 셈이다. 이 때문인지 서울역 광장과 구 서울역사 건물 주변에서 흡연자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서대문구 충정로 국민연금공단 앞에 설치된 흡연부스 역시 부스 안보다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더 많았다. 이곳 역시 금연구역은 아니었다. 서울역 광장을 관리하는 용산구와 중구 관계자는 “구의회 조례를 개정해 서울역 광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해야 하는데 흡연자들과 비흡연자들의 민원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현실적으로 지정이 어렵다”면서 “서울시와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역 광장 흡연부스를 관리하는 코레일 관계자는 “현 위치의 흡연부스를 올 하반기 개방형 부스로 시설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곳곳에 모두 43개의 흡연부스가 설치돼 있다. 그런데 구청이 관리하는 부스와 민간 업체가 관리하는 부스가 혼재돼 있어 관리 실태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는 ‘흡연부스 설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올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지만 의무 조항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규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는 “폐쇄형 흡연부스를 개방형으로 바꾸고 공공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위치에 설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송중기 ‘어느 분’과 지난해 뉴스 같이 나오면서 “좀 씁쓸했다”

    송중기 ‘어느 분’과 지난해 뉴스 같이 나오면서 “좀 씁쓸했다”

    오는 10월 배우 송혜교씨와 결혼을 앞두고 있는 배우 송중기씨가 27일 JTBC ‘뉴스룸’에 출연했다. 송중기씨는 최근 개봉한 영화 ‘군함도’의 주연 배우이기도 하다. 군함도는 개봉 첫날부터 관객 97만여명을 모아 화제가 되고 있다.손석희 앵커는 송중기씨에게 ‘군함도를 촬영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물었다. 송중기씨는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어서 좋은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송중기씨는 다음과 같이 말을 이어갔다. “변화라고 말한다면, 아무래도 저희가 영화 ‘군함도’를 촬영하는 시점이 지난해 한창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이 우울했던 그 시점인데, 저 역시 많이 우울했던 한 명이었고요. 예전에는 제 분야, 연예계 소식에만 집중했었다면, 영화 촬영 시기가 그 시기여서 그런지 이 작품이 더 의미가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다른 분야(정치·사회)에 더 관심이 가기 시작했던 시기인 것 같습니다.” 송중기씨는 손 앵커에게 “지난해에는 (뉴스룸을) 거의 매일 챙겨봤다”고도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손 앵커는 다음 질문을 던졌다. “지난해에 이 영화 찍을 때 (송중기씨가) ‘어두운 시기’였다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격동의 시기’였다고도 봅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본의 아니게 송중기씨 이름도 뉴스에 어느 분과 연관지어서 얘기가 나오곤 했습니다.” 비록 손 앵커가 돌려서 말하긴 했지만 여기에서 ‘어느 분’이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송중기씨가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당시 차은택(구속)씨가 지난해 서울 한복판에 꾸린 한류 체험장에 송중기씨의 입간판을 세우고 송씨의 영상을 만들 것을 구체적으로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중기씨는 “저도 뉴스를 보고 있는데 제 이름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자 손 앵커는 ‘당사자인 배우로서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를 물었다. 그러면서 “사실 답변하기 어려운 부분일 수도 있겠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송중기씨는 “아니다. 답변하기 어려운 일은 아니다. 실제로 있었던 팩트니까요”라면서 짧은 한마디를 던졌다. “저는 좀 씁쓸했습니다.” 손 앵커는 “씁쓸하다는 것은 저희가 알아서 해석할까요 아니면 한 번 더 질문할까요”라고 짓궂게 질문을 던졌다. 송중기씨는 웃으면서 “살려주십시오”라고 맞받아쳤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문 대통령 10만원짜리 싸구려 구두 보고 놀랐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때 김정숙 여사께서 신은 ‘버선코 구두’의 코신이 텔레비전에 클로즈업돼 나오는데 정말 가슴 뭉클했습니다. 그때 그 기분은 아무도 모를 겁니다. 한국 고유의 미가 담긴 우리의 신발이 전 세계에 알려져 적으나마 애국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 여사의 수제화를 만든 유홍식(69) 명장과 전태수(63) 장인은 아직도 그날의 감격을 잊지 못했다. 정부의 홀대로 힘겹게 수제화 명맥을 유지해 온 그동안의 노력이 국내외적으로 인정받는 듯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은 27일 서울 성동구 성동지역경제혁신센터 1층 수다카페에서 유 명장과 전 장인을 만났다. 퇴락했던 성수동 수제화 산업을 되살린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동석했다. 유 명장은 지난 5월 17일 청와대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대통령 구두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었다. 문 대통령 발 치수를 직접 측정했다. “청와대의 한 비서관이 인터넷 검색에서 제가 수제화 명장1호라는 걸 알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 발 치수를 재러 청와대에 갔는데 대통령이 신고 있는 구두가 10만원 정도의 싼 신발인데다 너무 오래되고 낡아 깜짝 놀랐다. 텔레비전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서민적이었다. 제가 신은 양발보다 더 싼 ‘시장표’ 양발을 신고 있었다. 구두 제작에 13일 걸렸다. 제가 만든 신발을 신고 미국에 가셨다. 제 생애 가장 큰 기쁨이다.” 전 장인은 유 명장 소개로 김 여사 구두를 만들게 됐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때 화제가 된 비취색 장옷에 어울리는 버선코 모양의 구두(일명 버선코 구두)가 그의 작품이다. 유 명장은 “성수동에서 한복에 어울리는 ‘코신’을 만들 수 있는 장인은 전 장인밖에 없다”며 “김 여사께서 한복을 입는다고 해 순간적으로 코신이 떠올라 전 장인을 추전했다”고 했다. 전 장인은 “청와대에서 김 여사 발 치수를 재는데, 지난 대선 때 얼마나 돌아다니셨는지 발바닥에 굳은살이 박이셨더라”며 “여사님께서 편한 신발을 만들어 달라고 하셨다”고 했다. 전 장인은 며칠 뒤 가봉된 구두를 들고 청와대를 다시 찾았다. 그는 “불편하면 안 되니까 김 여사께 신고 걸어 보라고 했다. 걷고 난 뒤 쿠션이 더 있으면 좋겠고, 뒤쪽이 조금 큰 것 같다고 해 완벽하게 보완해 만들었다”고 했다. 미국 출국 5일 전인 지난달 23일 김 여사가 불시에 전 장인의 성수동 공방을 찾았다. 코신의 굽이 3㎝인데 한복 입을 때 낮다며 굽 높이를 높여 달라고 했다. 전 장인은 굽 높이 5㎝와 8㎝, 검은색과 흰색 두 켤레를 제작했다. 전 장인은 “연락도 하지 않고 갑자기 찾아와 사인도 받지 못했다”며 “나중에 보좌관을 통해 신발이 편해서 좋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유 명장은 이탈리아제 창을 사용해 문 대통령 구두를 여섯 켤레 만들었다. 켤레당 30만원을 받았다. 집무실에서 신는 슬리퍼와 대통령 내외 등산화도 추가로 제작했다. 전 장인은 버선코 구두를 켤레당 25만원 받았다. 둘은 “국민 된 도리로 할인해서 만들어 줬다”며 “문 대통령은 성격상 구두 여러 켤레면 돌아가실 때까지 신을 것”이라고 했다. 둘은 대통령 내외의 주문을 받고 밤잠을 설쳤다고 했다. 유 명장은 “대통령 내외분의 신발 제작을 맡았다는 중압감이 엄청 컸다”며 “납품이 끝나야 발 뻗고 자겠더라. 대통령께서 흡족하신지는 듣지 못했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그동안 성수동 수제화 활성화를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는데 이번에 대통령 내외께서 성수동 수제화를 사실상 공인시켜 준 것과 다름없다”며 “수제화 하면 성수동을 떠올리게 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아 가슴 뿌듯하다”고 했다. 2014년 정 구청장 취임 이후 성수동 수제화 거리는 확 바뀌었다. 둘은 “수십년간 구두를 만들었는데, 공직사회에서 수제화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 준 건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원오 구청장이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 명장은 1960년대 13살 때 명동에서 구두 제작에 뛰어들었다. 고향인 전남 광주에서 구두 가게를 하다 2000년 성수동으로 들어왔다. 2013년 성동구 수제화 명장 제1호로 선정됐다. 수제화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한다. 전 장인은 1968년부터 영등포, 염천교, 퇴계로 등지에서 구두를 만들다 70년대 성수동에 둥지를 틀었다. 둘은 박 시장 내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수제화도 제작했다. 최불암, 고두심, 싸이 등 유명 연예인의 수제화도 만들었다. 유 명장은 “우리나라는 구두 제작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는데 구두만 국가명장이 없다”며 “국가명장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전 장인은 “유명한 장인이 없는 게 아쉽다”며 “김 여사께서 수제화 업계에 왜 ‘지미 추’ 같은 유명인이 없느냐고 하더라. 앞으로 그런 사람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문 대통령 10만원짜리 싸구려 구두 보고 놀랐다”

    “문 대통령 10만원짜리 싸구려 구두 보고 놀랐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때 김정숙 여사께서 신은 ‘버선코 구두’의 코신이 텔레비전에 클로즈업돼 나오는데 정말 가슴 뭉클했습니다. 그때 그 기분은 아무도 모를 겁니다. 한국 고유의 미가 담긴 우리의 신발이 전 세계에 알려져 적으나마 애국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 여사의 수제화를 만든 유홍식(69) 명장과 전태수(63) 장인은 아직도 그날의 감격을 잊지 못했다. 정부의 홀대로 힘겹게 수제화 명맥을 유지해 온 그동안의 노력이 국내외적으로 인정받는 듯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은 27일 서울 성동구 성동지역경제혁신센터 1층 수다카페에서 유 명장과 전 장인을 만났다. 퇴락했던 성수동 수제화 산업을 되살린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동석했다. 유 명장은 지난 5월 17일 청와대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대통령 구두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었다. 문 대통령 발 치수를 직접 측정했다. “청와대의 한 비서관이 인터넷 검색에서 제가 수제화 명장1호라는 걸 알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 발 치수를 재러 청와대에 갔는데 대통령이 신고 있는 구두가 10만원 정도의 싼 신발인데다 너무 오래되고 낡아 깜짝 놀랐다. 텔레비전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서민적이었다. 제가 신은 양발보다 더 싼 ‘시장표’ 양발을 신고 있었다. 구두 제작에 13일 걸렸다. 제가 만든 신발을 신고 미국에 가셨다. 제 생애 가장 큰 기쁨이다.” 전 장인은 유 명장 소개로 김 여사 구두를 만들게 됐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때 화제가 된 비취색 장옷에 어울리는 버선코 모양의 구두(일명 버선코 구두)가 그의 작품이다. 유 명장은 “성수동에서 한복에 어울리는 ‘코신’을 만들 수 있는 장인은 전 장인밖에 없다”며 “김 여사께서 한복을 입는다고 해 순간적으로 코신이 떠올라 전 장인을 추전했다”고 했다. 전 장인은 “청와대에서 김 여사 발 치수를 재는데, 지난 대선 때 얼마나 돌아다니셨는지 발바닥에 굳은살이 박이셨더라”며 “여사님께서 편한 신발을 만들어 달라고 하셨다”고 했다. 전 장인은 며칠 뒤 가봉된 구두를 들고 청와대를 다시 찾았다. 그는 “불편하면 안 되니까 김 여사께 신고 걸어 보라고 했다. 걷고 난 뒤 쿠션이 더 있으면 좋겠고, 뒤쪽이 조금 큰 것 같다고 해 완벽하게 보완해 만들었다”고 했다. 미국 출국 5일 전인 지난달 23일 김 여사가 불시에 전 장인의 성수동 공방을 찾았다. 코신의 굽이 3㎝인데 한복 입을 때 낮다며 굽 높이를 높여 달라고 했다. 전 장인은 굽 높이 5㎝와 8㎝, 검은색과 흰색 두 켤레를 제작했다. 전 장인은 “연락도 하지 않고 갑자기 찾아와 사인도 받지 못했다”며 “나중에 보좌관을 통해 신발이 편해서 좋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유 명장은 이탈리아제 창을 사용해 문 대통령 구두를 여섯 켤레 만들었다. 켤레당 30만원을 받았다. 집무실에서 신는 슬리퍼와 대통령 내외 등산화도 추가로 제작했다. 전 장인은 버선코 구두를 켤레당 25만원 받았다. 둘은 “국민 된 도리로 할인해서 만들어 줬다”며 “문 대통령은 성격상 구두 여러 켤레면 돌아가실 때까지 신을 것”이라고 했다. 둘은 대통령 내외의 주문을 받고 밤잠을 설쳤다고 했다. 유 명장은 “대통령 내외분의 신발 제작을 맡았다는 중압감이 엄청 컸다”며 “납품이 끝나야 발 뻗고 자겠더라. 대통령께서 흡족하신지는 듣지 못했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그동안 성수동 수제화 활성화를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는데 이번에 대통령 내외께서 성수동 수제화를 사실상 공인시켜 준 것과 다름없다”며 “수제화 하면 성수동을 떠올리게 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아 가슴 뿌듯하다”고 했다. 2014년 정 구청장 취임 이후 성수동 수제화 거리는 확 바뀌었다. 둘은 “수십년간 구두를 만들었는데, 공직사회에서 수제화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 준 건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원오 구청장이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 명장은 1960년대 13살 때 명동에서 구두 제작에 뛰어들었다. 고향인 전남 광주에서 구두 가게를 하다 2000년 성수동으로 들어왔다. 2013년 성동구 수제화 명장 제1호로 선정됐다. 수제화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한다. 전 장인은 1968년부터 영등포, 염천교, 퇴계로 등지에서 구두를 만들다 70년대 성수동에 둥지를 틀었다. 둘은 박 시장 내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수제화도 제작했다. 최불암, 고두심, 싸이 등 유명 연예인의 수제화도 만들었다. 유 명장은 “우리나라는 구두 제작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는데 구두만 국가명장이 없다”며 “국가명장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전 장인은 “유명한 장인이 없는 게 아쉽다”며 “김 여사께서 수제화 업계에 왜 ‘지미 추’ 같은 유명인이 없느냐고 하더라. 앞으로 그런 사람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새만금 남북도로 착공…투자 유치 활성화에 기여

    새만금지구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간선도로 공사가 첫 삽을 떴다. 새만금개발청은 26일 군산시 새만금 컨벤션센터에서 ‘남북도로 건설 공사 기공식’을 했다. 기공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오종남 새만금위원회 위원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송하진 전북도지사, 주민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남북도로는 1호 방조제 쪽인 부안 하서면 백련리와 5호 방조제 쪽인 군산 오식도동을 잇는 새만금개발 축이다. 총연장 26.7㎞인 이 도로는 2단계로 나눠 건설된다. 총사업비는 9095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에 착공한 1단계 공사는 2022년까지 5440억원을 투입해 총연장 12.7㎞ 구간을 6∼8차선으로 건설하는 것이다. 2단계 사업은 3655억원을 투입해 내년부터 시작한다. 남북도로는 2020년 준공될 동서도로(신항만∼김제 진봉면 심포)와 함께 새만금 한복판을 동서남북 십자형으로 연결할 중심도로로 활용된다. 이철우 새만금개발청장은 “동서도로와 연계한 남북도로가 완공되면 새만금 산업연구·국제협력·관광·레저 용지의 진입로가 열리게 돼 내부용지 개발 촉진은 물론 투자 유치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박중화 시의원,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개정 건의안’ 대표발의

    박중화 시의원,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개정 건의안’ 대표발의

    서울특별시의회 박중화 시의원(자유한국당, 성동1)은 25일(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개정 건의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박중화 의원에 따르면 “최근 창업자와 소상공인들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처럼 불량 생활용품 재발 방지를 위해 만들어진「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으로 인해 큰 비용부담을 강요받고 있어 폐업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의 안전을 내세워 의류와 같은 일상생활 제품에 대해 화재 등 인명사고로 직결되는 전기용품과 동일한 정도의 인증 의무를 갖도록 규제할 이유가 있나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고 밝혔다. 박중화 의원은 “전기용품과 살균제 등 국민안전과 직결되는 공산품에 대해서는 안전관리와 배상 및 보상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하지만, 의류만을 예로 들더라도 국가통합인증을 받으려면 건당 20만∼30만 원 가량이 소요되는 이 법은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중화 의원은 “이번 건의안은 의류, 시계, 한복과 공예품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제품에 대해서 자율관리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으로「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의 시행을 3년간 유예해 줄 것과 궁극적으로는 동 법을 개정해 줄 것”을 촉구했다. 박중화 의원은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 틀림없다”고 강조하면서도 그에 못지않게 “창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생존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법과 조례 개정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中베이징 한복판 6만명 시위… ‘파룬궁 시위’ 이후 최대 규모

    中베이징 한복판 6만명 시위… ‘파룬궁 시위’ 이후 최대 규모

    중국의 수도 베이징 한복판에서 6만명이 시위를 벌였다. 환경 문제나 노동쟁의, 당국의 부당한 처사를 중앙정부에 알리기 위한 항의 시위인 ‘상팡’(上訪)이 베이징에서 종종 열리기는 하지만 이처럼 큰 규모의 시위는 이례적이다. 특히 중국은 가을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사회 안정을 최고 목표로 삼고 있다.25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의 다훙먼 국제회의센터 부근에 전국 각지에서 모인 다단계 금융회사 투자자 6만여명이 모여 당국이 회사 대표를 체포한 것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문제의 회사는 선전에 있는 ‘산신후이 문화전파유한공사’로, 빈곤층이 3000위안(약 48만원)을 투자하면 2주 뒤에 3900위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선전하며 투자자를 모았다. 산신후이는 자선기구임을 자처하며 ‘자본유통’으로 모두가 잘사는 사회, 이상적 사회주의 경제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공안 당국은 최근 산신후이 대표 장톈밍을 금융사기 혐의로 체포했다. 이 회사에 돈을 낸 사람은 550만명에 이른다. 다훙먼 주변 곳곳에서 시위를 벌인 투자자들은 “당국은 박해를 중단하라. 우리는 진정으로 빈민구제를 원하고 있다. 당 중앙은 법치와 정의를 바로 세우라”고 주장했다. 반정부 시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공산당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시위대 일부는 톈안먼 광장에서 집회를 열려고 했으나 공안에게 저지당했다. 베이징 공안은 시위 인파가 늘어나자 다훙먼 지하철역을 봉쇄하고 시위대 일부를 연행했다. 공안은 또 시위 현장에서 영상과 뉴스가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파방해차량을 배치했다. 이날 시위는 1999년 4월 25일 발생한 파룬궁(法輪功)의 ‘4·25 상팡’ 이후 최대 인파였다. 당시 파룬궁 수련자 1만여명은 고위층 집단거주지인 중난하이를 포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후 중국은 대대적 파룬궁 단속에 나섰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런웨이 조선] 쪽빛부터 학·호랑이 장식까지… 色 입고 美 더한 ‘신분의 상징’

    [런웨이 조선] 쪽빛부터 학·호랑이 장식까지… 色 입고 美 더한 ‘신분의 상징’

    지금처럼 한복을 가깝게 느꼈던 때가 또 있을까. 결혼식이나 집안 행사에서 겨우 입었던 한복은 이제 다양한 해석과 더불어 즐겁게 사용되고 있다. 경복궁이나 인사동, 전주의 한옥마을 등에는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까지 한복 체험이 필수 코스다. 또한 거의 매일 방송되는 사극 드라마에서는 아이돌 연기자가 평소 요란한 옷차림을 내려놓고 곱게 차려입은 한복으로 시청자들에게 한복의 아름다움을 각인시키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예쁘기만 한 옷으로 보기에는 한복에 담긴 의미가 깊다.조선은 엄격한 신분제 사회였다. 이 중요한 신분을 가장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도구가 복식이었다. 흔히 볼 수 있는 옛 사람들의 복식에는 그 사람의 신분이 드러나는 여러 가지 장치가 담겨 있다. 옷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것은 소재다. 그러니 높은 신분일수록 고급의 직물로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비단으로 만든 옷인지 무명으로 만든 옷인지는 가까이 다가가 보거나 만져 보지 않으면 쉽게 판별이 어렵다. 어느 정도 옷감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분별이 가능한 것이다. 소재보다 조금 더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색상이다. 조선시대 대부분의 사람이 즐겨 입은 색은 염색하지 않은 기본적인 색, 소색(素色)이다. 여기에 잦은 세탁이 더해지면서 소색은 점차 흰색으로 바뀌어 너도 나도 흰색 옷을 입게 되었다.왕실을 비롯해 권세가 있는 사대부가에서는 쪽빛을 비롯해 붉은색까지 다양한 색상을 즐겼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청색을 길색(吉色)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쪽염을 좋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쪽은 가성비에 있어서 문제가 되었다. 벼를 심어 쌀을 생산하는 것보다 훨씬 소출이 적을 뿐 아니라 점점 진한 색을 좋아하다 보니 쪽은 더 많이 필요했고, 염색을 하는 데 드는 공력 또한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다. 결국 쪽물을 들인 청색 옷이 좋다 해도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소색을 입을 수밖에 없다. 붉은색은 또 어떤가? 사대부는 물론 심지어 천례(賤隷)에 이르기까지 좋아했던 색이 자색이라고 한다. 자색 역시 한번 염색으로 얻을 수 있는 색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번 염색을 해야 하는데, 이것은 결과적으로 사치와 맞닿을 수밖에 없다. 통치자 입장에서 염색을 금해야 하는 이유이다. 염색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바로 구별 짓기의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색상 외에 또 다른 방법은 문식(文飾)이다. 문식은 아름답게 꾸며 장식하는 것인데 가슴과 등에 무늬를 넣어 표식하는 것으로 흉배(胸背)가 대표적이다. 흉배는 문무백관의 집무복에 붙이는 장식물로 그 무늬에 따라 문관과 무관을 구분하고 품급까지 구분한다. 그러나 조선 초부터 관리들의 의복에 흉배를 달았던 것은 아니다. 1446년(세종 28) 우의정 하연과 우참찬 정인지 등이 평상시 의복은 화려한 것이 필요하지 않지만 조정의 관복은 등차(等差)를 분명하게 하고 존비(尊卑)를 분별하는 것이니 예법에 따라 흉배를 달자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흉배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영의정 황희는 흉배를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그것은 정치가가 가장 먼저 힘써야 하는 것이 검소를 숭상하고 사치를 억제하는 일인데 “단자(段子)와 사라(紗羅) 같은 비단이 우리 땅에서는 생산되지 않을 뿐 아니라 흉배를 준비하는 것도 어렵다”는 이유였다. 또 “존비하는 등차를 두기 위한 것이라면 이미 금대(帶)·은대(銀帶)·각대(角帶)를 사용해 구분하고 있으므로 굳이 흉배를 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여기에 임금까지 황희의 손을 들어 흉배를 달자는 논의는 일단락되었다. 다시 흉배제도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것은 1454년(단종 2) 검토관 양성지가 흉배 이야기를 꺼내면서부터이다. 그는 경연자리에서 “풍속을 금하는 법령이 다 없어져 상하의 차등이 없어질까 두려우니 흉배를 입어서 조정의 의식과 법식을 엄하게 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시험 삼아 종친에게 먼저 흉배단령을 착용하도록 했다. 그리고 뒤이어 문무관의 상복에도 문장을 정해 신분을 구분하였다. 이에 따라 대군은 기린, 도통사는 사자, 제군은 백택으로 하고 문관 1품은 공작, 2품은 운안, 3품은 백한으로 정했으며 무관 1품과 2품은 호표, 3품은 웅비, 대사헌은 해치로 정했다. 이때 문신은 날짐승, 무신은 길짐승으로 기준을 정했다.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제도는 점점 문란해져 무신이 간혹 날짐승인 학 흉배를 착용하자 영조(英祖)는 법식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흉배제도의 문란을 단단히 타일러서 경계하라는 하교를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흉배제도가 정비되지 못하다가 1873년(고종 10년) 조신의 흉배제도를 학과 호랑이로 구분하고 당상관은 두 마리, 당하관은 한 마리만을 수놓게 했다. 근검절약보다는 문무백관의 품식(品式)과 절문(節文)을 우선시하여 예법에 맞추고자 했던 흉배는 아름다움은 물론 간편함까지 챙겼으니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셈이었다. 이민주 한국학중앙연구원선임연구원
  • 물폭탄 맞은 디지털시대…원시시대 같은 불편함

    물폭탄 맞은 디지털시대…원시시대 같은 불편함

    집은 찜통·15층 계단 오르내려편리함 익숙해져 체감 불편 커 일부 주민들 인근 모텔로 피난 이재민 분류 안 돼 지원금 못받아 “폭우가 오면 농경지나 저지대 단독주택이 침수될 줄 알았지, 15층 아파트가 이런 피해를 입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지옥을 경험하는 것 같습니다.”전체 가구수가 452가구인 청주시 흥덕구 G아파트에 사는 박모(40)씨에게 지난 16일은 ‘지옥의 문’이 열린 날이었다. 22년 만의 폭우가 강타한 이날 아침, 아파트 지하 주차장과 변전실이 침수되면서 전기와 수돗물이 모두 끊기고 엘리베이터마저 멈춰 섰기 때문이다. 냉장고 안에 있던 얼음과 아이스크림들이 녹아내리기 시작했고, 에어컨은커녕 선풍기조차 틀 수 없자 아파트 안은 거대한 찜통이 돼버렸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물을 내리지 못해 악취까지 진동했다. 완전 복구에는 1주일 이상 걸린다는 비보가 들려왔다. 청주시가 아파트 단지 내에 간이화장실 6개를 설치하고 생수 공급에 나섰다. 그러나 수세식 화장실에 익숙해진 몸으로 재래식 간이화장실을 사용하려니 불편하고 찝찝해서 한참을 걸어 한 교회의 화장실을 이용했다. 비 오듯 땀을 흘리며 생수를 들고 15층 계단을 걸어 올라오니 하늘이 노랗게 보였다. 박씨는 생수를 가져다 간단한 세수를 한 뒤 그 물을 버리지 않고 변기에 사용했다. 끼니는 편의점에서 사온 인스턴트식품으로 때웠다. 폭우소식이 전국적으로 뉴스를 타면서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안부전화를 받다 보니 휴대전화 배터리가 금방 바닥이 났다. 멈춰 선 엘리베이터에 휴대전화까지 꺼지자 세상과 단절된 생각까지 들어 불안감이 몰려왔다. 박씨는 집에서 돌아다니던 휴대전화 보조 배터리를 모두 찾아 회사로 달려가 충전을 하고 돌아왔다. 밤이 되자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집안에서는 촛불을 켜고 겨우 움직였지만 칠흑같이 컴컴한 계단은 내려갈 엄두가 안 났다. 24일 서울신문 기자와 만난 박씨는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고층 아파트가 무인도처럼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첨단 디지털 시대에 온갖 편리함을 갖춘 현대인의 생활이지만 자연재해라는 ‘핵폭탄’이 떨어지면 순식간에 원시시대급 불편함으로 추락하게 된다는 점을 새삼 느꼈다고 이번 충북 폭우 이재민들은 입을 모았다. 편리함에 익숙해져 있는 만큼 불편함은 인내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몸이 불편한 환자나 노인이 있는 가정의 고통에 비하면 박씨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7층에 사는 한 주민은 몸이 불편한 아들을 통학시키기 위해 휠체어를 1층에 놔둔 채 아들을 안고 7층을 오르내리고 있다. 엘리베이터가 없어 배달하기 힘들어 하는 택배기사를 위해 10층 이상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택배기사와 중간층쯤에서 만난다고 한다. 이런 생활이 너무 힘들어 아예 피난을 간 경우도 많다. 이 아파트 12층에 사는 조모(46)씨 가족은 폭우 다음날 봉명동에 있는 처갓집으로 피신했다. 하지만 도둑이 들 것도 같고 불안해서 아파트를 계속 비워 둘 수는 없었다. 이틀 후 집에 들러보니 냉장고 안에 있던 음식은 도저히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상해 전부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 조씨는 “아파트 주민의 3분의2 이상이 피난을 갔다”며 “이 때문에 인근 호텔이 방이 모자랄 정도라고 한다”고 말했다. 폭우 1주일이 지난 이날 현재 이 아파트는 물만 정상적으로 나올 뿐 아직도 임시 전기만 공급돼 전기제품은 틀 수 없고 엘리베이터는 그대로 서 있다. 아파트 주민은 직접 침수된 주거시설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재민으로 분류되지 않고 재해 지원금도 못 받는다. 이에 따라 10억원이 넘는 지하 변전시설 복구비도 주민들이 나눠 내야 할 처지에 몰렸다. 주민들은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아파트 지하 주차장으로 흘러들어와 피해를 봤다며 청주시에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팝영상] 브라질 도로 한복판에 세워져 있는 전신주

    [팝영상] 브라질 도로 한복판에 세워져 있는 전신주

    도로 한가운데 세워진 전신주가 있어 화제네요. 최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Liveleak.com)에는 브라질 세아라주를 여행하던 한 관광객이 촬영한 영상 한편을 소개했습니다. 영상에는 놀랍게도 한적한 시골 도로 한가운데 서 있는 전신주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남성은 도로 한가운데에 세워져 있는 전신주의 존재에 의아해하며 “‘주의: 100m 앞 전신주가 있습니다’는 도로표지판을 봤다”면서 “내가 본 것 중 가장 이상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전신주가 도로 한가운데 서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신기한 모습이네요”, “너무 위험하겠네요” 등 신기하다는 댓글을 달았네요. 사진·영상= Liveleak.com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나치 금서 불태운 땅 위에… 지혜와 자유의 상징 세우다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나치 금서 불태운 땅 위에… 지혜와 자유의 상징 세우다

    독일 중부에 위치한 인구 20만의 도시 카셀은 5년마다 전 세계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가늠하는 카셀 도쿠멘타가 열리기 때문이다. 도쿠멘타의 해가 되면 6월 초부터 9월 말까지 카셀 시내 전체는 ‘100일간의 미술관’으로 변한다. 그랜드투어의 해인 2017년 14회째를 맞은 도쿠멘타가 열리는 카셀은 여러 방향으로 뻗어가는 화살표를 바탕에 깐 포스터와 배너, 입간판들이 곳곳을 장식하며 도시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주 전시장인 시내 한복판의 프리데리치아눔 건물 꼭대기에서 피어오르는 흰 연기는 축제 분위기를 한 층 고조시켰다. 간편한 복장에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지도를 들고서 전시장을 찾아다니는 방문객들 사이에서 현지인들이 오히려 머쓱해질 정도였다. 2012년 열린 ‘도쿠멘타 13’의 유료 관람객이 90만명을 육박했다는데 뮌스터 조각프로젝트, 베니스 비엔날레가 겹치는 이번 ‘도쿠멘타 14’에는 적어도 100만명이 미술관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9월까지 전시… 올해 100만명 찾을 듯 도쿠멘타의 실험성과 주제의식은 예술 감독의 성향에 따라 전적으로 결정되게 마련이다. 올해 도쿠멘타의 예술감독은 폴란드 출신의 큐레이터 아담 심칙이 맡았다. 바젤 쿤스트할레 관장을 지냈고 베를린 비엔날레 공동 감독을 맡았던 그는 실험정신과 리서치, 작가들과의 협업을 중시하는 기획자로 알려져 있다. 심칙은 처음으로 그리스 아테네와 독일 카셀 두 도시에서 도쿠멘타를 여는 모험을 감행했다. 전시 주제는 ‘아테네로부터 배우기’다. 아테네에서는 지난 4월 8일 시작해 이달 16일까지 열렸다. 6월 10일 공식 오프닝을 가진 카셀에선 오는 9월 17일까지 160명의 예술가들이 프리데리치아눔 외에 프리드리히광장, 도쿠멘타홀, 옛 기차역 등 30여 곳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도쿠멘타는 아테네라는 특정 도시를 주제로 하고 있어 접근방식에서 확연히 차별성을 띨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서 그리 알려지지 않은 그리스 작가들이 많이 포함돼 있어 생경했고 주제의 전개 면에서도 식상하다는 평가가 대세였다. 아테네국립현대미술관(EMST)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프리데리치아눔의 전시는 과연 지금 이 순간 독일이라는 나라에서 그리스 현대미술을 보여주는 게 무슨 의미인지 잘 와 닿지 않았다. 이미 국가 간의 경계가 없어진 현대미술에서 서구문명의 출발점인 아테네에서 배우자는 구호가 비서구권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전쟁과 난민문제를 거론하고 학살이나 탄압, 차별, 침략을 고발하는 기록, 사진, 회화, 오브제, 영상 등을 나열한 전시는 지금 이 세계의 문제에 주목했다고 하지만 진부한 느낌이었다.그럼에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카셀까지 찾아온 보람은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특히 도쿠멘타 14의 대표작품으로 프리데리치아눔 앞 프리드리히 광장에 설치된 마르타 미누힌의 ‘책의 파르테논’은 다른 모든 작품들의 존재가 무의미하게 여겨질 정도로 강렬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개념미술가인 미누힌은 1983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와 비슷한 작품을 선보였지만 이번에는 한 층 더 진전된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금서 약 10만권으로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 모양의 구조물을 채우고 전시가 끝나면 시민들에 다시 나눠주는 것이다. 기증받은 책을 비닐에 넣어 밀봉한 뒤 전시 구조물에 부착하는데 전시 기간 중에도 시민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기증을 받아 매일 사다리차가 책을 설치하고 있다. ‘책의 판테온’이 더욱 상징성을 갖는 이유는 바로 이 장소에서 1933년 5월 19일 나치가 ‘독일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내세워 약 2000권의 금서를 불태웠던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나치의 만행을 상기시키면서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금서’들을 지혜의 사원에 되돌려 주려는 의도를 작품에 담았다. 신전 앞에는 책을 기증받는 상자가 설치돼 있다. 자전거를 타고 책을 가져 온 헤스타씨는 “알제리 작가의 책 두 권을 상자에 넣었다”며 “오늘날 만연한 폭력과 어딘가에서 계속되는 검열 등 온갖 종류의 편협함에 항거하는 작가의 정신에 공감하기 때문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시민 기증 책 10만권으로 신전 쌓아 미누힌은 사회참여적인 이 작품을 통해 집안에 꽂혀 있던 책으로 미술작품을 만들고, 미술작품이 됐던 책을 다시 일상으로 돌려보내는 순환을 시도했다. 미술 작품이 지니는 신비감을 무너뜨리는 동시에 우리가 처한 현실적 문제와 미술이 직접 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미대 서양화과 윤동천 교수는 이 작품에 대해 “미누힌의 기념비적인 작품은 예술이 더이상 엄숙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지난번 도쿠멘타에 비해 규모가 좀 줄어들고 주제전에도 스펙터클한 작품이 적었지만 현대미술이 점차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아지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현상”이라고 평했다. 유한회사인 카셀도쿠멘타가 헤센주와 카셀시의 지원을 받아 주관하는 도쿠멘타는 전위적인 실험미술의 산실로 현대 미술의 흐름을 읽는 데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초대형 미술행사다. 도쿠멘타에 초대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국제무대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중요한 행사가 왜 하필 카셀에서 열리고, 전시회를 의미하는 단어들 대신 독일어로 교훈, 기록, 문서를 의미하는 ‘도쿠멘타’라는 단어를 썼을까. 카셀에는 나치 독일의 제9관구 국군사령부가 있었고 독일 최대의 군수회사 헨셸의 공장도 있었다. 1830년 설립된 헨셸은 연합군을 공포에 떨게 했던 대전차부터 항공기, 탱크 등 무기와 운송장비를 생산해 2차대전 당시 연합군의 주요 타깃이 됐다. 1941년 9월 영국공군은 카셀에 폭탄 70여개를 투하했다. 이어지는 폭격으로 도시는 폐허가 됐다. 도시의 90%가 파괴되고 최소 1만명이 목숨을 일었으며 15만명이 집을 잃었다. 전쟁 후 동서독으로 나뉠 때 동독과의 경계를 불과 30㎞ 거리에 둔 카셀은 서독에 속하게 된다.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도시는 미국의 마셜플랜에 힘입어 급속도로 재건됐다. 전쟁이 끝난 지 10년 만인 1955년 전쟁의 상처를 예술로 치유한다는 명목으로 기획된 것이 첫 번째 도쿠멘타였다. ‘반성과 자각의 토대 위에 새로운 예술의 역사를 쓰자’고 제안한 사람은 카셀 국립대학 회화과 교수인 아놀드 보데(1990~1977)였다. 국제정원박람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첫 번째 도쿠멘타는 나치에게 ‘퇴폐미술가’로 낙인찍혀 핍박받았던 예술가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회고전 형식으로 진행됐다. 보데는 자기성찰과 반성의 토대 위에 새로운 현대미술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의미로 도쿠멘타라는 단어를 채택했다. 도쿠멘타는 4회부터 유럽 작가들을 수용하면서 현대의 미술 담론을 제시하는 중요한 미술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전위적인 실험성을 띠기 시작한 것은 하랄트 제만이 예술감독을 맡았던 5회(1972년)부터이다. ‘도쿠멘타 5’는 68혁명 이후 유럽에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정치적 메시지와 실험성 강한 전시로 국제 미술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플럭서스 그룹, 아르테 포베라, 개념미술에 참여하는 최전선의 예술가들이 도쿠멘타로 몰려들었다.●떡갈나무 7000그루, 계속되는 프로젝트 독일 전위예술가 요제프 보이스는 그해 100일 동안 매일 시민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며 ‘사회적 조각’을 스스로 실천함으로써 카셀 도쿠멘타를 국제 미술계에 각인시킨 일등공신이다. 실천하는 예술을 주장했던 보이스는 1982년 열린 ‘도쿠멘타 7’에서 긴급히 복원된 도시 카셀에 7000그루의 떡갈나무를 현무암 기둥과 한쌍으로 심는 거대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예술의 행위로 카셀에 역사와 자연을 심는 이 프로젝트는 보이스가 사망하고 1년 뒤 열린 1987년 도쿠멘타에서 그의 아들이 7000번째 나무를 심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보이스의 작품은 2012년 ‘도쿠멘타 13’에서 발표한 주세페 페노네의 작품 ‘돌의 아이디어’에 모티프를 제공했다. 청동과 강철로 된 나무가 돌을 떠안고 있고 주변에 묘목을 심은 작품으로 카를스아우에 공원에 설치돼 방문객들을 반기고 있다. 나치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예술가들에게 저지른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반성과 자각에서 출발한 카셀 도쿠멘타는 하나의 종결된 미술을 보여주기보다는 지속적이고 변화하는 미술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조명하고 실험하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한다. 도쿠멘타의 정신을 오롯이 살린 ‘책의 판테온’, 광장에 서 있는 보이스의 떡갈나무들은 도쿠멘타가 가꿔 가는 현대미술의 살아 있는 역사가 되고 있다. 치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역사를 만들어가는 도쿠멘타, 5년 뒤를 기다리게 되는 이유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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