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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속도로 사망 여배우’ 한지성 차량 동승자 “음주 인정”[종합]

    ‘고속도로 사망 여배우’ 한지성 차량 동승자 “음주 인정”[종합]

    고속도로 사고로 사망한 여배우 한지성 차량 동승자 A씨가 “술을 마셨다”고 진술해 눈길을 끈다. 9일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한지성과 차량에 함께 탄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일 영종도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셨다”고 밝혔다. 한지성이 술을 마셨는지에 대해서는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사고 전 이들 부부가 어디서 누구와 술을 마셨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카드 사용 내역과 술자리의 동석자 등을 확인하고 있다. 또 일부 방송사를 통해 공개된 사고 당시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한지성이 2차로에 차를 세운 뒤 트렁크 뒤쪽으로 이동해 구토를 하는 것처럼 허리를 숙이는 장면이 나오지만 사고 현장에서 구토 흔적은 없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는 한지성이 고속도로 한복판에 갑자기 차량을 세운 이유에 대해 “소변이 급해 차량을 세우게 됐고 인근 화단에서 볼일을 본 뒤 돌아와 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는 차량을 고속도로 갓길이나 3차로가 아닌 2차로에 세운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을 통해 한지성의 정확한 사망 원인과 당시 몸 상태가 확인이 되면 A씨를 불러 다시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부검 결과는 2주 정도 뒤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한씨에 대한 1차 구두소견으로 “온몸에서 다발성 손상이 보인다”고 경찰에 전달했다. 한지성은 지난 6일 오전 3시 52분쯤 김포시 고촌읍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서울 방향 김포공항IC 인근 도로 위에서 택시와 올란도 승용차에 연이어 치여 사망했다. 한지성은 사고 당시 고속도로 편도 3차로 중 2차로에 자신의 벤츠 C200 승용차를 세운 뒤 밖으로 나왔다가 처음 택시에 치였고, 이후 올란도 차량에 부딪혔다. 경찰은 한지성이 왜 차량을 2차로에 세웠는지, 또 왜 차량 밖으로 나왔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한지성을 들이받은 택시기사 B(56)씨와 올란도 승용차 운전자 C(73)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한편 한지성은 2010년 여성 4인조 그룹 비돌스(B.Dolls)로 데뷔한 뒤 배우로 전향해 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 ‘해피시스터즈’, 영화 ‘원펀치’ 등에 출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길섶에서] 상실의 시대/이종락 논설위원

    추억은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과거를 되살려 준다. 늘 쫓기는 삶을 사는 현대인들은 추억을 떠올리며 고달픈 일상을 잠시 잊곤 한다. 글로 사진으로 흔적을 남기며 추억을 공유한다. 몇 년 전 내가 졸업한 강원도 산골의 초등학교를 찾았다. 놀랍게도 운동장 한복판에 공공시설이 떡하니 들어서 있었다. 42~47년 전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학교의 모습은 갈기갈기 찢겨져 있었다. 친구들과 땀 흘린 흔적의 축구 골대, 더위를 식혀 준 미루나무, 들기름을 듬뿍 발라 걸레질하던 목조 건물도 찾을 수 없었다.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도 마찬가지다. 졸업한 해에 학교를 다른 곳으로 옮겨 추억의 마당은 생경하다. 운동장에는 러시아 대사관과 한 글로벌 투자은행이 둥지를 틀고 있다. 추억의 장소를 가고 싶어도 ‘외부인 출입금지’라는 푯말이 버티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의 또 다른 제목인 ‘상실의 시대’를 극화한 영화의 마지막 대사는 이렇다. ‘기즈키는 아직도 17살이다. 나오코는 21살’. 영원히 청춘으로 남아 있을 친구들을 기억하는 대사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것을 상실한다는 다른 뜻이라고 한다. 하지만 잃고 싶은 것이 있고 잃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 뛰놀고, 배우고, 꿈을 키워 온 모교는 영원히 잃기 싫은 추억이다. jrlee@seoul.co.kr
  • 중국 쇼핑몰서 태권도장 vs 무술학원 난투극…승자는?

    중국 쇼핑몰서 태권도장 vs 무술학원 난투극…승자는?

    중국의 대형 쇼핑몰 한복판에서 태권도장 직원들과 다른 무술도장 직원들이 집단 난투극을 벌여 공안이 출동했다. 4일 중국 장쑤성 공안에 따르면 지난 2일 창수시에 있는 쇼핑몰 완다광창에서 태권도장과 다른 무술도장 직원들이 서로 뒤엉켜 싸우는 난투극이 벌어졌다. 공안은 이 쇼핑몰에서 영업 중인 태권도장과 무술도장 직원들이 홍보 광고물을 뿌리는 과정에서 말다툼이 벌어진 끝에 난투극이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안은 현장에서 15명을 붙잡아 ‘공공질서 소란죄’로 형사구류 조치했다. 주 상하이총영사관 관계자는 “현지 공안 측에 직접 문의한 결과 형사구류된 이들 중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일부 누리꾼들이 싸움 장면을 촬영해 웨이보에 올리면서 이번 난투극은 중국 온라인 상에서도 화제가 됐다. 특히 이 동영상들에는 흰 도복을 입은 태권도장 직원들이 난투극 상대에게 맞고 바닥에 쓰러진 장면이 나와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태권도가 실전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무술이라는 비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윙” 도시 꿀벌 신나는 소리…도시 농부 꿈꾸는 소리

    “윙” 도시 꿀벌 신나는 소리…도시 농부 꿈꾸는 소리

    꿀을 채취하는 양봉은 숲이 우거진 산이나 시골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서울을 비롯한 도시 한복판에서 꿀을 채취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도시양봉가다. 자동차 매연이 가득한 도시에서 어떻게 양봉이 가능할지 의아해할 수 있지만 양봉가들은 한결같이 시골의 농약에서 자유로운 도시양봉이 중금속 및 성분 분석 결과가 훨씬 좋게 나온다고 입을 모은다.도시양봉으로 꿀벌의 가치를 알리고 새로운 도시 문화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는 박진 어반비즈서울 대표(38)는 “시중에 파는 꿀은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채밀해서 열처리로 수분을 증발시켜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꿀의 영양분과 원소들이 파괴되지만 도시양봉은 꿀벌의 날갯짓으로 자연스럽게 수분을 증발시켜 꿀의 영양소를 그대로 섭취할 수가 있다” 며 도시양봉으로 생산된 꿀의 우수성을 이야기한다. 또한 사람이 먼저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 않으면 벌은 쏘지 않는다며 위험성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박 대표가 약 7년 전 도시양봉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고충도 많았다. 말벌의 여왕벌이 알을 낳기 시작하면 영양 보충을 위해 벌통 속에 애벌레, 꿀들을 모두 가져가 텅 빈 벌통을 보며 허탈해하기도 했고 나방이 벌집에 알을 낳아 나방 애벌레가 벌통을 다 먹어치운 적도 있는가 하면 여왕벌이 일벌들을 데리고 분봉(따로 독립해 벌집을 만드는 일)을 했는데 어디에 집을 지었는지 알 수가 없어 난감한 적도 있었다. 지금은 벌집 제거 등의 신고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소방관들을 위해 벌집 제거를 위탁받아 시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소외계층에 대상으로 전업 도시양봉가를 양성 과정도 확대할 계획이다.점차 환경에 대한 관심도 갖게 된 박 대표는 “꿀벌은 인간들과 동떨어져 보이지만 사실은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지구에서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이내에 인간도 사라진다는 말을 했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꿀벌이 사라지면 과일, 채소, 견과류의 생산량이 줄어들어 매년 142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며 꿀벌의 수분 활동의 소중함을 역설한다. 꿀벌은 고온 건조한 기온을 좋아하는데 바로 도시가 벌꿀이 좋아하는 환경이다. 꿀벌의 활동은 도시에 꽃들이 많아지게 하고 곤충과 소형 새들의 유입으로 도시 생태계를 복원하는 역할도 한다.서울시도 2012년 시청 옥상에서 5개의 벌통으로 시작한 도시양봉은 6년이 지난 현재 32개소에 285통으로 늘어났다. 도시양봉 민간단체에 벌꿀 규격검사 및 안전성 검사를 지원하고 있으며 시 소유의 홍보 콘텐츠를 활용해 양봉 제품의 홍보 및 판로를 지원하고 있다. 도시양봉이 소중한 이유는 단순한 수익을 위해서만이 아니다. 인간이 점령한 자연에 일부를 돌려주는 과정이기도 하다. 벌꿀을 비롯한 많은 동식물들이 인간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도시야말로 경제적인 국민소득의 지표를 넘어서는 삶의 수준이 높아지는 도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車·車·車] ‘진짜 SUV’… 지프 ‘올 뉴 랭글러’ 풀라인업 첫 공개

    [車·車·車] ‘진짜 SUV’… 지프 ‘올 뉴 랭글러’ 풀라인업 첫 공개

    미국의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업체인 지프(Jeep)가 ‘진짜 SUV’라고 불리는 ‘올 뉴 랭글러’의 모든 라인업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프는 지난달 17일부터 20일까지 도심 한복판인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뜨락 광장에서 ‘올 뉴 랭글러’를 전시하고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라인업은 ‘2도어’ 모델인 스포츠와 루비콘, ‘4도어’ 모델인 스포츠, 루비콘, 루비콘 파워탑, 오버랜드까지 모두 6종이다. 시승 코스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경기 양주의 한 카페까지 편도 55㎞ 구간이었다. 최상위 모델인 ‘오버랜드 4도어’는 우람한 체격을 자랑했다. 공차 중량만 2010㎏에 달했다. 같은 휘발유를 연료로 하는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가솔린 3.8 모델(1870㎏)보다 140㎏이 더 무거웠다. 하지만 도로 위에서는 폭발적인 힘을 자랑했다. 제원상 최고출력은 272마력, 최대토크는 40.8㎏·m였지만, 숫자가 더 큰 다른 차량보다 가속력이 월등한 느낌이었다. 또 평탄한 온로드(포장도로) 주행보다 울퉁불퉁 오프로드 주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랭글러의 마니아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오버랜드 모델의 복합연비는 9.0㎞/ℓ, 가격은 6140만원.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여긴 어디?”…난데없이 고속도로에 나타난 아기 바다사자

    “여긴 어디?”…난데없이 고속도로에 나타난 아기 바다사자

    귀여운 외모의 아기 바다사자가 난데없이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구조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LA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CHP)가 사우스 샌프란시스코 출구 근처를 배회하던 아기 바다사자를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달 30일 오전 8시 30분 경 경찰에 황당한 신고전화가 걸려오면서 시작됐다. 출근시간으로 고속도로가 북새통을 이루던 상황에서 바다사자가 도로 위를 거닐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 이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실제로 고속도로를 배회하던 바다사자를 발견해 신속히 구조하는데 성공했다.CHP 측은 "처음 신고전화를 받았을 때 사실 바다사자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믿지못했다"면서 "사건 현장에 출동했을 때 몇몇 운전자들이 차에서 내려 바다사자를 안전하게 갓길로 유도했다"고 밝혔다. 특히 CHP가 바다사자를 구조하는 과정도 웃음을 던졌다. CHP는 "순찰대원이 순찰차의 뒷문을 열자 바다사자가 냅다 뛰어올라 뒷좌석에 앉았다"면서 "어떻게 바다사자가 고속도로에 나타났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현재 인근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에 있다"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나라·고향 지킨다는 일념 하나로 뭉쳐… 전사한 후배 생각하면 눈물”

    “나라·고향 지킨다는 일념 하나로 뭉쳐… 전사한 후배 생각하면 눈물”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창립과 활동 6·25 한국전쟁 당시 6년제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생이었던 이경종(85) 씨는 6·25 전쟁에 자원입대하기 위해 1950년 12월 18일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500㎞를 매일 25㎞씩 20일간 걸어갔다. 1951년 1월 10일 부산육군 제2 훈련소(부산진국민학교)에 도착했으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입대가 불허됐다. 결국 실종 군인의 군번을 부여받아 편법으로 입대했고 4년 동안 참전한 후 1954년 12월 5일 만기 제대했다. 1996년 7월 15일 이경종 씨는 큰아들 이규원 치과 원장과 함께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이하 6·25 편찬위)를 창립해 199명의 참전 학생과 참전 스승(신봉순 대위)의 육성을 녹음하고, 흑백 참전 사진과 참전 관련 공문 등을 수집했다. 20년간 노력해 마침내 이규원 치과 원장(이경종 큰아들)은 인천 중구 용동에 ‘인천학생 6·25 참전관’(오른쪽 사진)을 세웠다. 6·25 편찬위(위원장 이규원 치과 원장)는 부산까지 걸어가서 자원입대한 인천 학생 약 2500명과 참전 스승의 애국심을 기억하고, 전사한 인천 학생 208명과 스승 1명(심선택·1926년 10월 25일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하고 해병 소위로 참전하여 1950년 11월 12일 24세 때 전사)을 추모하기 위해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를 시리즈로 본지에 기고한다. 편집자 주안두영 인터뷰 일시 1997년 8월 18일 장소 인천학생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사무실(이규원치과 3층) 대담 안두영(인천학도의용대 내동분대원) 이경종(6·25 참전사 편찬위원) 이규원 치과원장(이경종 큰아들) 다음은 이규원 6·26 참전사 편찬위원장이 묻고 안두영이 답하다. →안녕하십니까, 안두영 님. 6·25 당시 인천학도의용대의 행적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었는데도 기록이 없습니다. 저의 아버지께서도 “어린 학생들을 데리고 간 대학생 간부 형들이 그때의 활동과 업적을 기록해놨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하나도 없어”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습니다. 이제는 당시 주인공들의 나이가 60 중반이나 70의 고령들입니다. 지금 기록하지 않으면 영원히 파묻혀 버리게 됩니다. 먼저 6·25 발발 당시 상황은 어땠나요. -625 당시 우리 집은 인천축현국민학교 정문 앞 수일구 한의원이었으며 아버지께서는 한의사를 하셨습니다. 6월 25일은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집에 있었습니다. 6월 26일은 월요일이라 학교로 가서 오전에는 정상적인 수업을 받았습니다. 6월 27일은 이미 상황이 악화돼 학교에는 갈 수 없어 못 갔습니다. 7월 4일 갑자기 쇠바퀴 돌아가는 요란한 소리가 아침에 들려왔습니다. 우리 가족은 경기도 화성군 송산면 사강리 외삼촌 댁으로 피란을 갔습니다.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면서 우리 가족도 다시 인천 집으로 오게 되었습니다.→9·15 수복 후 인천학도의용대가 창설되었는데, 어느 분대에 소속되셨고,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나는 인천학도의용대 제1대대 내동분대에 가입해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학도의용대에 들어갈 당시 대원들은 어린 중학생들부터였으며 대학생들도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들은 치안을 돌보았고 중요 건물에 대한 경비도 하였으며 아직까지도 학도의용대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을 방문하면서 참여를 권유하기도 하였습니다. →1950년 12월 18일 인천축현국민학교를 출발하여 남하하셨는데, 그 힘들었던 남하 과정을 생각나시는 데로 말씀해 주십시오. -1950년 12월 18일 축현국민학교에는 학도의용대원들이 참 많이 모였습니다. 12월 19일 새벽 안양에 도착했습니다. 안양에서 새벽잠을 자고, 수원에 도착하니까 대구에 모이라는 연락받고 거기서부터는 각자 행동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12월 24일 대구에 도착했습니다. 대구에서 2~3일 있으려니까 다시 목적지는 마산이라 해서 삼랑진을 거쳐 마산으로 갔습니다. 12월 29일 마산에 도착했습니다. →남하할 때 이동 방법은 어떠셨나요. -안양에서부터는 각자 남하했으며, 다음 장소를 정하여 어디로 모이라고 하는 전언(傳言)이나 연락을 받으면 그곳으로 이동하는 식이었습니다. →부산 육군통신학교에 입교하셨는데 통신학교에서의 훈련을 말씀해주시지요. -우리들은 부산 동대신동에 있었던 육군통신학교에 가서 군복을 정식으로 지급받게 되었습니다. 지급품은 작업복 2벌, 정복 1벌, 방한복 1벌, 팬티 2장, 런닝 1장, 담요 1장, 양말 2켤레, 맞지도 않는 군화 1켤레 이것들이 통신학교에서 처음으로 받은 보급품이었습니다. 나는 유선교육대에서 유선 가설 교육을 4주 받았습니다.→인천지역 중학생들로만 편성이 되어 창설된 통신부대가 있었다는데, 말씀해주시지요. -1951년 2월 28일 부산육군통신학교를 졸업하고, 인천학생 110명이 창설된 통신부대 화랑중대에 배속되었습니다. 화랑통신부대는 71 통신 가설대대(571부대)의 신설 중대였습니다. 대대본부 기간 요원으로 인천학도의용대 출신의 학생들이 기억납니다.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문칠웅(인천상업중학교 6학년) 서민석(공립인천중학교 6학년) 안두영(서울중학교 6학년) 김태정(인천상업중학교 5학년) 한양배(인천상업중학교 5학년) 김진오(강화중학교 5학년) 고종순(인천중학교 4학년) 이응도(서울사범학교 4학년) 이종린(인천상업중학교 4학년) 이성진(인천상업중학교 4학년) 김태식(인천상업중학교 3학년) →6·25 국가위난(國歌危難) 속에서 인솔했던 형들은 나름 최선을 다했고, 끝까지 형들을 믿고 따랐던 학생들은 “형들을 따라가는 것이 이 시대에 사는 우리가 할 일이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끝까지 형들을 따랐을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안두영 님은 어떤 생각으로 참전하셨는지, 그리고 전사한 인천학생들에 대한 마음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때의 인천학도의용대원들은 동지애(同志愛)로 뭉쳐 나라를 구하고 고향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전쟁터에 간 것입니다. 살아서 돌아온 우리들이 힘을 모아 위령탑을 세워 전사 인천학생들 이름이라도 새겨 주었으면 하는 생각은 살아 돌아온 우리들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또한 ‘인천시에도 6·25 참전 인천학생들의 참전역사는 기록되어야 한다’고 늘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마침 반갑게도 인천학생들의 625 참전역사 편찬사업이 시작됐다는 소식에 기쁨과 기대에 벅차 있음을 말하고 싶습니다. 또한 인천학도의용대 내동분대원으로 같이 활동하다가 부산까지 같이 걸어가서 함께 자원입대하여 통신병으로 참전하여 전사한 동네 후배 김태식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고 슬픕니다.→끝으로 인천사람들과 후대(後代)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해 주십시오. -6·25에 참전한 우리들은 일본강점기에 태어났고, 교육은 일본어로 시작해 국민학교 3~6학년 때 해방이 되어 우리나라 글을 처음 배웠고, 그 후 중학교 들어가서 좀 배우려 하니까 625가 터져,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한창 공부할 나이에 입대하여 5~6년씩 군대 생활을 하고 제대했지만,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 공부는 더할 수도 없게 됐고, 먹고 살기에 바빠 세월이 어느덧 흘러 이 나이가 됐지만, 그래도 그때 내 고향을 지키겠다는 정신은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인천학생들의 625 참전 역사는 인천을 위해서는 아주 큰 의미가 담겼다고 생각되며, 앞으로도 인천에서 살아가는 인천사람들에게 교훈과 자부심을 같이 일깨워질 수 있도록 참전 역사를 잘 기록해 주시기 바랍니다. 글 사진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안두영 ▲인천학도의용대 내동분대 대원 1933년 1월 26일 인천 중구 경동 출생 1950년 9월 30일 인천학도의용대 내동분대 1951년 1월 10일 육군 통신병 입대(군번 0241016) 1954년 5월 1일 만기 제대
  • 판문점선언 1년… 뉴욕 한복판 남과 북 이은 인간띠

    판문점선언 1년… 뉴욕 한복판 남과 북 이은 인간띠

    미국 뉴욕 맨해튼 도심에서 27일(현지시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들이 주유엔 한국대표부와 북한대표부를 연결하는 ‘인간띠 잇기 행사’를 열었다. 이는 남북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을 맞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행사였다. ‘4·27 민(民)+평화손잡기’ 뉴욕추진위원회가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뉴욕 주민 등 200여명이 참여해 맨해튼 1~2번 애비뉴 45번가의 한국대표부에서 500여m 떨어진 44번가의 북한대표부까지 인간띠로 연결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추진위 관계자들은 유엔본부 앞 다그 함마르셸드광장에서 연 사전행사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의 조속한 실현을 결연하게 외친다. 한반도에서 핵뿐만 아니라 모든 위협이 사라지기를 원한다. 오직 평화의 정신으로 한반도에 화합의 새날이 오길 원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민(民)들의 외침’을 낭독했다. 주최 측은 인간띠를 연결한 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염원을 적은 한반도기와 꽃다발을 한국대표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북한대표부에서 북측 관계자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이를 직접 전달하지 못하자 북한대표부가 입주한 건물 현관 유리에 꽃다발을 꽂는 방식으로 한반도 평화의 염원을 전달했다.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도 이날 ‘세계를 위한 한반도 평화통일 인간띠 잇기’ 행사가 열려 교민과 독일인 300여명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기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배틀트립’ 도경완 “장윤정, 하루에 200보 이상 못 걸어”

    ‘배틀트립’ 도경완 “장윤정, 하루에 200보 이상 못 걸어”

    ‘배틀트립’ 도경완이 ‘도보여행 부적격자’ 장윤정을 위해 수륙양용차 투어를 펼친다. 원조 여행 설계 예능 KBS 2TV ‘배틀트립’이 ‘부부 여행 특집’을 선보이는 가운데 장윤정-도경완 부부와 김소현-손준호 부부가 각각 싱가포르와 마카오 여행을 설계한다. 오늘(27일) 방송에서는 장윤정-도경완의 싱가포르 ‘와니투어’가 공개될 예정.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도경완은 장윤정의 생활습관을 디스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장윤정이 평소에 걷는 것을 싫어한다면서 “하루에 200보 이상 걸으면 짜증을 낸다”며 투덜거린 것. 그러나 정작 실제 여행에서는 ‘장윤정의, 장윤정에 의한, 장윤정을 위한’ 힐링 여행을 설계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도경완은 장윤정이 싱가포르의 수많은 명소들을 편하고 수월하게 관광할 수 있는 ‘신의 한수’를 들고 나왔다. 바로 육지와 물 위를 모두 다닐 수 있는 ‘수륙양용차 투어’를 선택한 것. 수륙양용차를 타고 싱가포르 도심 한복판을 가르던 장윤정은 “경운기를 타는 기분”이라며 뜻밖에 구수한(?) 승차감을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장윤정-도경완은 육지와 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짜릿한 스릴을 즐기는가 하면,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제대로 된 힐링까지 챙겼다는 후문. 뿐만 아니라 도경완은 연우-하영 남매의 사진을 토퍼로 만들어오는 깨알 이벤트로 장윤정을 감동케 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관광과 스릴, 힐링을 한방에 잡으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와니투어’에 기대감이 증폭된다. 원조 여행 설계 예능 프로그램 KBS 2TV ‘배틀트립’은 오늘(27일) 밤 9시 15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해투4’ 이수지 “신혼 생활 끝났다”

    ‘해투4’ 이수지 “신혼 생활 끝났다”

    ‘해투4’ 이수지가 결혼 후 첫 명절 에피소드를 털어놓는다. 25일 방송되는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4’(이하 ‘해투4’)는 ‘위기의 주부들’ 특집으로 꾸며진다. 이날 방송에서는 거침 없는 입담의 주부들 팽현숙-김지우-홍현희-이수지-율희가 출연해 파란만장한 결혼 스토리로 꿀잼을 선사할 예정이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이수지가 아찔했던 지난 설 명절을 공개해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이수지는 “시아버지 앞에서 술주정을 부렸다”고 밝히는가 하면 심지어 “시어머니께 설거지도 시켰다”며 초보 며느리의 역대급 실수를 밝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어 그는 “명절 이후 업로드한 SNS에서 댓글 전쟁이 일어났다. 분쟁을 일으키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덧붙이며 첫 명절의 아찔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이에 이수지가 전할 4개월차 초보 며느리 스토리에 궁금증이 모아진다. 이어 이수지는 한복 입은 자신을 부축하는 남편의 모습이 담긴 사진에 대해서 “산이 가파른 데다가 치마도 길어 힘들었다. 겨우 올라갔더니 남편이 ‘우리 산이야’라고 하더라. 힘이 절로 났다”며 빛보다 빨랐던 태세 전환을 고백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날 결혼 4개월차 이수지는 “신혼 생활은 끝났다”고 선언해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수지는 “남편은 방귀를 진작에 텄는데 나는 못 텄다. 그런데 남편이 내 특유의 방귀 소리를 잘 알고 있었다”며 방귀 미스터리를 공개해 웃음을 폭발시켰다. 이에 유재석 또한 “방귀 때문에 나경은을 혼자 둔 채 나홀로 드라이브를 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는 후문이어서 그 배경에 궁금증이 수직 상승한다. 한편, KBS2 ‘해투4’는 25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문화마당] 대만 2·28과 한국의 4·3, 4·16, 5·18/박조원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

    [문화마당] 대만 2·28과 한국의 4·3, 4·16, 5·18/박조원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

    얼마 전 대만 타이베이에 있는 2ㆍ28평화기념공원에 다녀왔다. 2ㆍ28평화기념공원은 타이베이 한복판에 있는데도 그 많은 여행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것을 본 기억이 없다. 이 공원은 대만 현대사의 가장 큰 상처인 2ㆍ28대학살, ‘2ㆍ28참안(慘案)’이라고도 불리는 2ㆍ28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간이다. 여기서 우리의 4ㆍ3, 4ㆍ16, 5ㆍ18을 떠올리면서 가슴에 응어리가 진 것처럼 마음이 아팠다. 2ㆍ28사건은 비통한 대만 현대사의 상징이다. 대만은 청의 청일전쟁 패전으로 1895년 시모노세키조약을 통해 일본에 할양된다. 일본의 대만 식민 지배는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전으로 종식되며, 1945년 대만은 당시 중화민국으로 반환된다. 그러나 광복의 기쁨은 잠시뿐이었다. 대만 통치를 위해 본토에서 파견된 무능하고 부패한 국민당 세력의 수탈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던 1947년 2월 27일 40세 과부 린장마이(林江邁)가 무허가 담배를 판매한다는 이유로 전매청 직원이 담배를 압수하고 권총으로 머리를 가격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은 이에 항의하던 군중을 향해 발포하고 사망자가 생긴다. 이튿날부터는 시위가 격화되고 수많은 인명이 희생된다. 본성인 중심 시민사회단체의 중재로 시위가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기도 했으나 장제스(蔣介石)는 국공내전의 와중에도 1만명이 넘는 병력을 전선에서 빼내 대만으로 보내며 대대적인 유혈 진압을 벌인다. 이로 인해 학살된 인원은 최대 3만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한다. 대만의 2ㆍ28은 여러 면에서 우리의 4ㆍ3이나 5ㆍ18과 판박이처럼 닮아 보인다. 4ㆍ3이나 5ㆍ18이 그랬듯이 2ㆍ28은 대만에서 계엄령이 해제된 1987년까지는 물론이고 그 후에도 수년간 언급 자체가 금기였으며, 정부의 강력한 사전 검열 대상이었다. 2ㆍ28을 입에 올리는 사람은 공산주의자로 몰리기도 했다. 교과서에서도 언급되지 않았다. 국민당 입장에서는 잊혀져야 할 사건이었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4ㆍ3이나 5ㆍ18과 너무나 비슷하지 않은가. 그러나 2ㆍ28은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대만 민주시민단체의 끈질긴 노력에 힘입어 공론화되기 시작하며 끝내는 진상 규명과 가해자인 국민당의 사죄까지 이끌어 낸다. 1992년 대만 행정원이 사건보고서를 발간해 정부 차원에서 진상 규명이 이루어졌다. 1995년에는 국민당 출신의 리덩후이(李登輝) 총통이 정부를 대신해 사죄하는 한편 2월 28일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하기에 이른다. 이 점에서 2ㆍ28은 우리의 4ㆍ3이나 5ㆍ18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2ㆍ28은 오랜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가해 세력인 국민당이 진상을 밝히고 사죄한 반면 4ㆍ3과 5ㆍ18은 가해 세력 혹은 그 세력의 뒤를 잇는다는 이른바 보수 진영이 아직도 제대로 반성하거나 사죄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진상 규명조차 방해하고 있지 않은가. 군과 경찰도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4ㆍ3에 대해 국방부가 공식 사과를 한다고 발표했는데, 사과라는 단어는 적절하지 않다. 사죄라고 해야 한다. 경찰청은 반성적으로 성찰한다고 했는데, 이 무슨 해괴한 말장난인가. 국가가 국민 생명 보호의 의무를 방기해 29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된 세월호 참사는 지난주에 5주년을 맞았다. 국가가 국민에게 총구를 겨눈 5ㆍ18광주민주항쟁은 3주 정도 후면 39주년을 맞이한다. 치유될 수 없는 깊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 줄 수 있도록 진상이 규명되고 가해자들의 진정한 사죄가 있을 때 봄이 우리에게 한발 더 다가올 것이다.
  •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 여의도샛강 생태거점 조성 공사 현장 방문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 여의도샛강 생태거점 조성 공사 현장 방문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위원장 김태수·중랑2)는 지난 23일 여의도샛강 일대에서 공사 중인 생태거점 조성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한강사업본부로 부터 사업 추진 상황을 보고받았다. 이날 현장방문은 서울시(한강사업본부)에서 추진 중인 한강자연성회복 사업의 일환으로 생태적으로 가치가 높은 여의도샛강 분류부 지역을 생태거점으로 조성 중인 사업 진행 현황과 샛강 생태공원 주변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여의도샛강 생태거점 조성 사업은 샛강 분류부 일대를 생태거점 지역으로 거듭나고자 총 사업비 54억 1천 500만원을 들여 올해 말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현재 공정률은 60%로 수목식재와 수변데크 조성 등의 공사가 진행 중이다. 김태수 위원장은 “여의도샛강에는 전세계 어느 대도시에도 찾아보기 힘든 도심 한복판에 생태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본 사업을 통해서 샛강의 생태적 가치향상과 한강의 자연성회복을 기대한다”라고 격려하면서도 앞으로도 한강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안전하게 공사가 완료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밖에 위원들은 “이 곳 여의도한강공원에서 개최되는 봄꽃축제, 몽땅축제때 많은 시민들이 찾아 주시는 것은 환영하지만 공원내 무질서 행위, 교통혼잡과 매년 엄청난 쓰레기 발생량으로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라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쾌적한 한강공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질서유지에 만전을 기대달라고 주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호준의 시간여행] 추억 속의 이름, 나룻배

    [이호준의 시간여행] 추억 속의 이름, 나룻배

    중국 땅을 돌고 돌아 두만강 앞에 섰을 때, 시선은 의지를 앞질러 강변을 훑고 있었다. 혹시 노 젓는 나룻배라도 보일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애당초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이었다. 북한 땅은 손에 닿을 듯 가까웠지만, 나룻배로 강을 건너던 시절은 아득히 흘러가 버린 과거일 뿐이었다. ‘두만강 푸른 물에 노 젓는 뱃사공/흘러간 그 옛날에 내 님을 싣고/떠나간 그 배는 어디로 갔소/그리운 내 님이여 그리운 내 님이여~’ 김용호 작사, 이시우 작곡, 김정구의 노래로 1938년 발표된 대중가요 ‘눈물 젖은 두만강’ 가사 중 일부다. 이 노래의 탄생 배경을 두고는 다양한 설이 전해진다. 가사에 나오는 ‘님’은 조국을 위해 싸우다 스러진 독립투사를 상징한다고도 하고, 남로당 지도자 박헌영이라는 설도 있다. 또 항일투쟁을 하던 남편이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고 물어물어 찾아갔으나 싸늘한 주검을 만나야 했던 한 여인의 애끓는 통곡이 담겨져 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사실이야 어떻든 이 노래처럼 이별이나 한을 깔고 있는 시와 노래에는 나룻배가 곧잘 등장한다. 나룻배 자체가 떠남을 전제로 하니 숙명적으로 이별의 정한을 담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버드나무가 가지를 늘어뜨린 강변에서 하얀 손수건을 흔드는 여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에 조그만 나룻배가 있다. 노를 젓는 늙은 사공과 차마 이쪽을 바라보지 못하는 사내. 그림에나 나올 법한 그 정경은 짙은 슬픔을 깔고 있지만 가슴 저릴 만큼 아름답기도 하다.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군인 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큰애기 사공이면 누가 뭐라나/늙으신 부모님을 내가 모시고~’ 윤부길 작사, 한복남 작곡, 황정자의 노래로 1959년 발표된 ‘처녀 뱃사공’의 가사다. 이 노래에는 이별의 정한 대신 부모님을 모시면서 나룻배의 노를 젓는 처녀 뱃사공의 꿋꿋한 삶이 담겨 있다. 윤부길은 낙동강이 아닌 악양 나루터에서 “군에 입대한 뒤 소식이 끊어진 오빠를 기다린다”는 처녀 사공을 만났다고 전해진다. 곳곳에 나룻배가 남아 있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국토를 적시며 흐르는 강이나 조금 큰 내에는 대개 나룻배가 있었다. 삿대나 노를 쓰는 작은 배가 대부분이었다. 넓은 강에나 가야 돛단배가 오갔다. 19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배는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다. 지금도 곳곳에 있는 진(津)이나 포(浦) 같은 지명은 그곳이 배가 드나드는 나루터였음을 말해 준다. 전에는 다리가 그리 많지 않았거니와 어지간한 다리는 홍수 한 번이면 흔적도 없이 떠내려가기 일쑤였다. 그래서 강을 끼고 사는 동네는 나들이를 위해 나룻배가 꼭 있어야 했다. 뱃사공은 대개 나루터 근처의 작은 움막에서 살았다. 강 저쪽에서 어이~ 어이~ 사공~ 하고 부르면 한밤중이라도 삐그덕 삐그덕 노를 저어 가 강을 건너 줬다. 마을 사람들은 추수 때가 되면 선임(船賃)을 곡식으로 치렀다. 요즘도 나룻배가 모두 사라진 건 아니다. 은어가 물길을 거슬러 오르는 섬진강이나, 우렁이가 지천인 우포늪으로 가면 가끔 노를 저어 물길을 가르는 작은 배들을 볼 수 있다. 안동 하회 마을에도 부용대까지 오가는 배가 있다. 하지만 그 옛날 나룻배가 품었던 정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관광 상품으로 전락했거나 교통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잃은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나룻배들이 사라진 강은 견고한 시멘트 다리가 지키고 있다. 하지만 ‘시대 부적응자’들은 여전히 강가에서 흔드는 하얀 손수건을 그리워한다. 강과 나룻배는 그리움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에.
  • 현지 마케팅으로 국제회의 322건 결실… “서울은 최고 마이스 시티”

    현지 마케팅으로 국제회의 322건 결실… “서울은 최고 마이스 시티”

    #1. 지난 11일 저녁 서울 반포동 세빛섬은 환호와 박수로 떠들썩했다. 포상관광으로 3박 4일간 서울을 방문한 인도네시아 보험회사 마누라이프 직원 270여명의 뜨거운 반응이었다. 관광 3일째인 이날 만찬을 즐기며 ‘더 페인터스 히어로’ 공연을 보러 세빛섬을 찾은 이들은 배우들이 춤을 추며 그림을 완성하는 공연에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했다. 공연의 절정에서 회사 로고를 두 차례 극적으로 연출해내는 장면에서는 함성과 갈채가 터져 나왔다. 노비타 룸앙군 마누라이프 마케팅 총괄 이사는 “지금껏 직원들과 전 세계에 100차례 넘는 포상관광을 다녀왔지만 이렇게 반응이 뜨거웠던 건 처음”이라며 “서울의 매력에 더해 시에서 제공한 다양한 지원 덕분에 직원들이 활기를 얻었다”며 기뻐했다.#2. 2016년 5월 한강반포공원에는 중국인 4000여명이 삼계탕 파티를 즐기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중국 건강보조식품 유통 판매업체 중마이 직원 8000여명이 1, 2차에 걸쳐 서울로 포상관광을 오며 빚어진 광경이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외국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자 그해 여름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국을 방문해 “서울로 놀러 오면 식사 한 그릇씩 대접하겠다”고 약속한 게 현실로 이뤄진 자리였다. 당시 4박 5일 일정으로 서울을 휩쓸고 간 중마이 임직원들은 국내에 500억여원에 가까운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낳았다. 선진국, 개발도상국을 막론하고 요즘 전 세계는 ‘마이스 산업(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국제회의, 전시회의 영문 앞글자를 딴 말로 국제행사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산업)’에 공을 들이며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굴뚝 없는 황금 산업’으로 불릴 만큼 막대한 경제·사회·문화·정치적 파급 효과에 더해 도시, 더 나아가 국가 브랜드 홍보 효과까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시가 세계 각국의 대형 마이스 행사를 잇따라 서울로 끌어오고 있다. 마이스 산업 유치는 서울시가 단기간에 큰 성과를 이룬 시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서울은 2016년부터 3년 연속 국제협회연합(UIA)에서 선정한 국제회의 개최 도시 3위를 꿰찼다. 2015년부터 4년 연속 미국 비즈니스 관광 전문지 ‘글로벌 트래벌러’가 선정한 ‘베스트 마이스 시티’이기도 하다. 김신 서울시 마이스정책팀장은 23일 “서울은 20개국(G20) 정상회의, 핵안보정상회의 등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열어 마이스 도시로 신뢰를 얻었다. 편리한 대중교통과 도심 한복판의 전시컨벤션센터, 호텔, 쇼핑센터 등 제반 시설도 갖춰 마이스 명소로 떠올랐다”고 말했다.올해 서울시의 ‘마이스 유치’는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앞두고 있다. 최근 향후 수년간 이뤄질 대규모 국제회의, 포상관광 등을 서울로 대거 유치했기 때문이다. 국제회의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322건(전체 참가자수 29만 1129명)이 열린다. 오는 9월에는 전 세계 7000여명이 참가하는 ‘법조인들의 올림픽’인 세계변호사협회(IBA) 총회가 열린다. 참가자 7000여명의 지출액은 199억원, 총 경제적 파급 효과는 563억원에 이를 것으로 시는 추산했다. 내년에는 5000여명이 참가하는 ‘세계이식학회 학술대회’, 2021년에는 1만명이 모이는 ‘세계산림대회’, 2023년에는 1만명이 오는 ‘국제치위생심포지엄’ 등이 서울에서 열린다. 대규모 국제회의뿐 아니라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일본, 홍콩 등 해외 기업 직원들의 단체 포상관광도 많다. 1000명 이상의 초대형 기업 포상관광 단체는 올 상반기에만 4개 단체, 7000여명으로 지난해 동기(3건, 4000여명) 대비 75% 늘어났다. 최근 잇단 국제행사 유치 성과는 수년간 서울시가 해외 곳곳에서 공격적으로 펼쳐온 현지 마케팅에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2011년부터 시정을 이끌어온 박 시장은 임기 초부터 ‘마이스 잡기’에 공을 들여 왔다. 매킨지컨설팅으로부터 서울의 미래 먹거리로 “마이스 산업에 주력하라”는 비공개 자문을 받은 뒤 2013년 ‘마이스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국제행사 유치에 전력투구해왔다. 세계 주요 도시들이 마이스 잡기에 혈안이 된 이유는 경제적 파급 효과 때문이다. 2016년 기준 국내 마이스 산업은 23조 3240억원의 경제 효과를 낳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스 행사 참가자들은 일반 관광객보다 지출액이 1.9~2.5배 더 많고 체류 기간도 1.19배 더 길다. 고용 창출 효과도 크다. 1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을 때 고용되는 인원이 12.9명으로 제조업 평균(6.15명)의 2.1배, 전 산업 평균(9.779명)의 1.38배 높다. 마이스 행사와 관련된 산업의 성장, 네트워크 확대, 국가 영향력 증대 등 수치로 계산하기 어려운 사회·정치·외교적 파급 효과도 막대하다. 김철원 경희대 컨벤션경영학과 교수는 “대형 전시장 확충, 유니크베뉴(고유의 문화, 특색 있는 장소) 개발, 그리고 미국의 소비자가전쇼(CES), 파리의 에어쇼 등과 같은 자생적인 마이스 행사 발굴 및 활성화로 마이스 경쟁력을 더욱 높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언주, 바른미래 탈당 “야수 심정으로 ‘신보수의 길’ 개척”

    이언주, 바른미래 탈당 “야수 심정으로 ‘신보수의 길’ 개척”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23일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안,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합의안이 의총에서 추인되자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당의 2중대, 3중대가 작당해 선거법을 통과 처리한다는 것은 의회 폭거에 다름 아니다”라며 “선거법은 정당 상호 간에도 완전 합의를 중시하는데 당 내부에 이견이 있는데도 의총에서 상정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행태”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제왕적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대통령의 권한은 막강한데 이를 견제할 야당을 사분오열로 만드는 비례대표 확대는 대통령의 전횡과 집권당의 폭주만을 가속시킨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우리 정치 상황에서 제도적 정합성이 맞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공수처 법안은 세계 유례가 없는 법으로서 반대파 숙청법에 다름 아니다”라며 “공수처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않는다면 공수처를 수사할 공수처 특검법을 만들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현 정부 들어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궤변 속에 시장경제는 지령경제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며 “또 민주노총이 무소불위 폭거를 자행하고 종북단체들이 광화문 한복판에서 김정은을 찬양해도 공권력은 꼼짝 못 하는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바른미래당은 창당된 지 1년이 지나도 자신들이 보수인지, 진보인지 밝히지 못해 단기필마로나마 신보수의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며 “광야에 선 한 마리 야수와 같은 심정으로 보수대통합과 보수혁신이라는 국민의 절대적 명령을 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에 합류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제가 한국당 입당한다는 말을 제 입으로 한 적이 없다”면서도 “다만 한국당이 변하고 언젠가는 통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의총에서 패스트트랙 합의안을 두 차례 표결에 부쳐 찬성12, 반대 11로 단 1표차로 추인했다. 이 의원의 탈당에 따라 다른 의원의 탈당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앞서 당내 바른정당계를 이끌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 합의안이 추인된데 대해 “당의 현실에 자괴감이 들고 앞으로 당의 진로에 대해서 동지들과 심각히 고민하겠다”고 말해 탈당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엄마도 스마트폰 쓰지마” 초딩과의 전쟁

    [우리둘은1학년]“엄마도 스마트폰 쓰지마” 초딩과의 전쟁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이 학부모가 되면서 겪은 우여곡절을 연재합니다. 아는 동네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딸이 나를 노려본다. 길 한복판에 갑자기 우뚝 서더니 저런다. 질세라 나도 그 버릇없는 시선을 냉랭하게 받아친다. 행인들이 우리 모녀를 힐끔거린다. 또 시작이다. ‘스마트폰 사줘’ 전쟁. 씩씩거리며 앞질러 걷던 딸은 집에 들어가자마자 온갖 신경질을 부리기 시작했다. 말끝마다 “짜증나”가 붙었다. ‘쯧쯧. 저 성질머리, 누굴 닮은 거야?’ 투정을 온화하게 받아줄 생각은 없었다. 딸의 행동을 모른척하며 방에 들어가 책을 읽었다. 아이 스스로 흥분을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했다. 30분쯤 지났을까. 딸이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제야 이성적인 대화가 시작됐다. 딸: 지훈이(가명)가 학교에 스마트폰을 들고 왔어. 엄마가 사줬대. 나도 사주면 안 돼요? 나도 갖고 싶단 말예요. 네? 네?(딸은 필요할 때만 존댓말을 쓴다.)나: 반에 스마트폰 있는 친구가 몇 명이야? 24명 중에서 20명이 사면 너도 사줄게.딸: 왜 친구들 살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딸은 내 제안을 단박에 거절하곤 방을 나가버렸다. 첫 번째 협상이 결렬됐다. ●“반 친구 절반이 사면 너도 사줄게” 10여 분 뒤 딸은 쭈뼛거리며 방으로 들어왔다. “죄송합니다.” 소리는 참 잘한다. 두 번째 협상이다. 먼저 사과했으니 엄마로서 성의는 보여야겠지.나: 엄마는 솔직히 스마트폰 안 사주고 싶어. 사주면 매일 그것만 들여다볼 것 아냐. 그렇지만 반 친구들이 스마트폰을 다 갖고 있어서 그걸로 연락하고 친하게 지내는데, 너만 스마트폰이 없어서 소외된다면 엄마도 속상할 것 같아. 그러니까 네 반 친구 15명이 스마트폰을 산다면, 엄마도 사줄게.딸: 그건 너무 많잖아. 언제까지 기다려.나: 엄마도 양보했는데, 너도 양보해야지.딸: 아 몰라! 안 해! 또다시 결렬. 세 번째 협상은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시작됐다. 나는 모질지 못한 엄마다. 스마트폰 구입 조건을 ‘반 친구 12명이 샀을 때’로 다시 낮춰 제시했다. 대신 단서를 붙였다. 나: 엄마, 아빠가 생각하기에 네게 스마트폰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전이라도 사줄 수 있어. 그렇지만 엄마, 아빠가 보기에 너무 이르다 싶으면 사주지 않을 수도 있어. 이미 딸의 귀에는 내 말이 들리지 않는 듯했다. 아이는 스마트폰이 있는 반 친구를 손에 꼽아보곤 “이제 9명만 모으면 되겠다”며 기뻐했다. 그러면서 해맑게 말한다. “엄마, 간식 주세요.” 이번 전투는 1시간으로 끝났다. 하지만 종전이 아니라 불안한 휴전이란 건 나도 알고 딸도 안다. 딸은 지난해부터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유치원 친구들이 키즈폰을 목에 걸거나 손목에 차고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떼를 쓰며 성화를 부렸다.●‘스마트폰 중독자’ 엄마 닮으면 어쩌나 중학교 2학년 때 삐삐를 사고, 수능 끝난 고3 겨울방학에 플립을 열면 안테나가 자동으로 스윽 올라가는 핸드폰을 처음 산 나는 그로부터 20여년 뒤 스마트폰 중독자가 됐다. 1년 4개월 전 온라인뉴스부로 소속을 옮긴 뒤 중독 증세는 날로 심해졌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수시로 들락거리고, 인터넷 기사 댓글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단체대화방과 인스타그램도 ‘분’ 단위로 확인한다. 유튜브 중독도 중증이다. 샤워도 동영상을 자동 재생시켜놓고 할 정도니 말 다 했지.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에는 최대한 신경 써서 자제한다고 하지만 딸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엄마를 자주 봤을 것이다. 아이는 이런 나의 약점을 어김없이 파고든다. 딸이 “엄마도 스마트폰 만날 하잖아. 나 안 사줄 거면 엄마도 하지마!”라고 소리치면 반박할 말이 없다. 나의 심각한 스마트폰 중독증은 역으로 딸에게 절대 스마트폰을 사주면 안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든다. 나랑 똑 닮은 녀석인데, 스마트폰을 사주면 ‘백이면 백’ 나처럼 중독될 게 분명하다. 자녀와 이런 전쟁을 벌이는 부모가 적지 않을 것 같다. 초등생은 물론이고 유아와 영아들까지 스마트폰 노출이 심각하다는 통계와 연구, 기사들이 넘쳐나는 걸 보면. ●초등 저학년 스마트폰 보유율 37.2% 휴대전화를 쓰는 초등학교 저학년(1~3년)은 해마다 늘고 있다.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0월 펴낸 ‘어린이와 청소년의 휴대폰 보유 및 이용행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 저학년생의 휴대전화 보유율은 2015년 40.8%에서 2017년 52.4%로 늘었다. 일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학생은 줄었는데 스마트폰 사용자는 2015년 25.5%에서 2017년 37.2%로 빠르게 늘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게임(30.2%), 동영상(22.8%), 카카오톡 등 인스턴트메신저(20.7%) 순이다. 초등 고학년(4~6년)으로 올라가면 게임 이용률(36.5%)이 압도적이다. 특히 초등 고학년의 스마트폰 게임 이용률은 중학생(30.8%), 고등학생(14.2%)보다 높고 전체 스마트폰 사용자(9.9%)의 3.6배에 이른다. 이런 통계를 보면 역시 스마트폰을 사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 굳어진다. ●성적 오른 보상으로 사주면 안돼 주변만 봐도 적지 않은 집이 스마트폰 때문에 아이와 갈등을 겪는다. 3년 전 만난 한 취재원은 자녀가 다섯 명이었다. 아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인데 아직 스마트폰이 없다고 했다. 아이는 몹시 원하지만 절대 사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 나이 때에는 ‘책’이 최고라는 게 그의 확고한 지론이었다.전문가들도 아이에게 최대한 늦게 스마트폰을 쥐여주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다. 2015년 12월 24일 보도된 EBS 뉴스에 따르면 너무 어린 나이에 스마트폰에 빠지면 뇌가 균형적으로 발달하지 않고 정보를 통합하는 사고력이 떨어져 주의력 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특히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저학년 어린이는 스마트폰 중독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스마트폰을 사줄 때에도 잘 사줘야 한다고 뉴스는 전했다. 성적을 조건으로 걸고 보상으로 스마트폰을 사주면 아이가 부모의 사용 통제를 부당한 간섭으로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와 대화를 통해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하게 하고 지키도록 유도하라는 조언이 뒤따랐다.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둔 고등학교 동창의 얘기는 좀 달랐다. 친구는 올해 초 딸에게 스마트폰을 사줬다. 아이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학원 스케줄을 알려주는 용도라고 했다. 반 친구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는 것도 이유였다. 그렇지만 아이가 스마트폰에 매달리는 일이 좀체 없다고 한다. 카카오톡을 쓰지만 친구들의 메시지를 읽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읽어도 답장을 안 하고 관심도 별로 없다는 것이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남편의 후배 부부는 우리처럼 1학년인 첫째 딸을 두고 있다. 그 집도 스마트폰을 사달라는 딸의 투쟁을 힘겹게 막아내고 있다. ●‘1633 콜렉트콜’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을까 그 집 부부는 딸 아이 반 친구의 3분의 2 이상이 스마트폰을 샀을 때, 딸에게 스마트폰을 사주겠다고 했다. 우리 부부의 생각과 비슷하다.남편과 나는 스마트폰을 필요악으로 보고 있다. 최대한 늦게 사주겠다는 목표이지만 오는 6월 내가 육아휴직을 마치고 직장에 복귀하면 안전관리 차원에서 휴대전화가 필요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 부모가 퇴근하기 전까지 학교 돌봄교실과 학원을 아이 혼자 오가야 한다. 아이가 뜻밖의 상황에 부닥쳤을 때 스마트폰으로 즉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의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기엔 스마트폰만큼 효과적인 수단이 없다. 그래서 남편은 구형 스마트폰을 아이에게 주고 전화와 문자만 쓰게 하자는 구체적인 제안을 하기도 했다. 역시나 이번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일단 복직하고 나서 상황을 보자”며 최종 결정을 미뤄뒀다. 딸은 스마트폰, 키즈폰이 없어도 나에게 수시로 연락을 한다. 학교 공중전화로 콜렉트콜(수신자 부담전화)을 거는 것이다. 휴대전화에 1633번으로 전화가 걸려와서 스팸 전화인 줄 알았더니 딸이 “엄마 나야” 소리쳐서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각 초등학교에는 비상시에 대비해 콜렉트콜 전화기가 복도에 마련돼 있다고 한다.딸은 그 뒤로 하교 시간과 장소를 확인한다는 목적으로 매일 전화를 한다. 한번은 부재중 전화가 4번 찍혀 소스라치게 놀란 적이 있다. ‘무슨 일이 있나. 담임 선생님께 전화해볼까’라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는데 5번째 전화가 걸려왔다. 딸: 엄마, 나 오늘 진영(가명)이랑 놀이터에서 놀다갈게.나: 안돼. 집에 와야지. 후문에서 5시에 만나.딸: 알았어. 끊어, 엄마. 딸과의 통화는 대개 이런 식이다. 군대 간 남자친구도 아니고 콜렉트콜이라니…. 게다가 90초당 265원, 통화료도 만만치 않다. 그래도 스마트폰 사달라고 조르는 것보다는 한결 낫지 싶다. 이놈의 스마트폰 전쟁은 또 언제 터질까. 딸의 콜렉트콜을 기다리며 생각해본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주 주제는 “슬기로운 급식생활”입니다.
  • ‘미우새’ 배정남, 뉴욕 러브스토리 공개 “심장 멈출 뻔”

    ‘미우새’ 배정남, 뉴욕 러브스토리 공개 “심장 멈출 뻔”

    ‘미우새’ 배정남이 ‘로맨티시스트’ 면모로 반전 매력을 선보인다. 오는 21일 방송되는 SBS ‘미운우리새끼’(이하 ‘미우새’)에서는 절친 ‘센 누이들’과 두바이 사막의 일몰을 보러 간 배정남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이날, 정남은 사막의 아름다운 일몰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평화로운 분위기도 잠시, 정남은 “외롭지 않냐” 는 누이들의 기습 질문에 사막 한복판에서 “난 안 외롭데이~” 라고 외쳐 녹화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나 사실 정남에겐 누이들도 모르는 ‘뉴욕’에서의 러브스토리가 있었다. 정남이 뉴욕 유학 시절 “심장이 멈출 뻔했다”는 잊지 못할 러브스토리를 공개하자 이를 듣던 누이들은 “너무 슬퍼서 더 이상 못 듣겠다”며 안타까워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정남은 절친 누이들을 위해 사막에서 특별한 하룻밤을 계획해 누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여기에 사막에서의 밤을 더 로맨틱하게 만들어줄 ‘특급 선물’까지 준비해 누이들을 폭풍 감동케 했다. 상남자 정남을 한순간에 로맨티시스트로 만든 반전 선물은 무엇이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편, SBS ‘미우새’는 오는 21일 오후 9시 5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데스크 시각] 외신기자 논란의 불편한 진실/김상연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외신기자 논란의 불편한 진실/김상연 정치부장

    글을 시작하기 전에 분명히 해둘 게 있다. 언론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는 점, 그리고 외신이든 내신이든 동등하게 언론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일부러 명예를 훼손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아닌 한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으로 지칭했다고 해서 그 외신기자를 불손하다고 비난하는 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다. 그런데 블룸버그 외신기자 논란의 본질은 언론의 자유 문제가 아니다. 외신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정쟁의 도구로 삼는 이 나라 특유의 정치문화가 논란의 본질이다. 제1야당 원내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칭한 뒤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자 “민주당 의원님들, 이거 외신 보도 내용입니다”라고 말한 순간 그 외신은 이미 정쟁의 한복판으로 끌려들어 왔다는 얘기다. 한국 사회에서 ‘외신’이란 단어는 단순히 ‘외국언론’을 뜻하는 게 아니다. 알량한 정치권력을 손에 쥐기 위해 좁은 땅덩어리에서 동서남북으로 갈려 목숨 걸고 싸우는 이 나라에서 외신이란 단어는 심판자의 권능을 갖고 있다. 우리끼리 멱살을 잡고 싸우다가도 “외신에서도 당신이 잘못했다잖아”라고 들이대면 오프사이드 반칙을 범한 축구선수처럼 고개를 떨군다. 심판은 가급적 선수와 연관성이 적어야 한다. 거리상으로도 멀고 국적상으로도 멀어야 더욱 공정하게 보일 것이다. 블룸버그 기사라고 하면 태평양 건너 뉴욕 맨해튼의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미국인 기자가 쓴 것이라는 편견을 대부분의 한국인이 갖고 있다. 그런데 서울에 사는 한국인 특파원이 문제의 기사를 쓴 사실을 민주당이 알게 됐고, 그 당의 대변인은 “검은 머리 외신이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고 거칠게 논평했다. 그 대변인은 아마도 ‘알고 보니 그 외신은 우리랑 똑같은 선수인데 심판행세를 한 거라고요’라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기존의 편견을 기준으로 보면 그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는 ‘외신=심판’이라는 잘못된 프레임에 걸려들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비판을 샀다. 해법은 무엇일까. 우선 ‘외신’이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한다. 그냥 ‘블룸버그’라고 하면 된다. 미국에서는 굳이 공식적으로 내신, 외신을 구분하며 차별하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라고 하지 ‘내외신 합동기자회견’이라는 이상한 말을 쓰지 않는다. 심지어 외국언론사 기자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백악관 풀취재 기자단에 들어갈 수 있다. 한국에서 외신기자가 청와대 풀취재 기자단에 들어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정치권은 물론 언론이 외신 보도를 무분별하게 인용하는 행태도 무덤으로 보내야 한다. 한국의 언론들은 내신 보도 인용엔 인색하면서 외신 보도는 심판 대접을 하며 애용한다. 물론 대부분 그 언론사의 이념(또는 이익)에 맞는 것만 취사선택해 보도한다. 따라서 외신을 정치적으로 악용한다는 의심을 사기싫으면 팩트(예컨대 ‘북미 정상회담 다음달 개최’) 인용은 몰라도 주장이나 관점(예컨대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수석대변인’) 인용은 삼가야 한다. 사실 이번 외신기자 논란은 우리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자꾸만 남의 시선과 평가에 연연하는 자화상을 드러냈다. 오랜 세월 중국이라는 큰 나라 옆에 살면서 얻은 지정학적 열등감이 우리의 DNA에 녹아 있는 것일까.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와 음식에 감탄하는 프로그램이 TV 채널 여기저기에 범람하는 것을 보면 왜 ‘외신’이 아직도 정치판에서 대접을 받는지 알 수 있다. carlos@seoul.co.kr
  • 승효상 “재개발식 도시재생은 위험…설계 절차 혁명적으로 바꿔야”

    승효상 “재개발식 도시재생은 위험…설계 절차 혁명적으로 바꿔야”

    “도시는 생물체와 같아서 늘 변한다. 따라서 늘 재생해야 한다.” 국가 건축정책을 총괄하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승효상 위원장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이로재 건축사무소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목표를 두고 추진하는 도시재생은 재개발 방식과 다를 바가 없어 굉장히 위험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승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부터 서울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까지 각종 국가 건축정책에 사령탑 역할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18일 발표한 공공건축 디자인 개선방안도 주도했다. 승 위원장은 “하급의 저질 건축으로 생산됐던 제도를 이제는 고칠 때가 됐다”며 “설계업무 절차를 혁명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새 광화문광장 조성 공사를 위해 이순신장군·세종대왕상의 이전을 검토하는 데 대해서는 “이순신장군상은 수십년 동안 있었고 광화문 광장의 남단에 위치해 광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세종대왕상은 세종문화회관 옆 쪽으로 옮겼으면 좋겠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공공건축 디자인을 개선해야 하는가. “건축은 우리 삶의 방식과 깊은 연관이 있다. 단순히 예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 삶이 진보되기 위해선 반드시 바꿔야 하는 일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경제 대국이다. 그런데 행복지수로 따지면 아직 선진국에 못 미친다. 국제연합(UN)에서 행복지수에 관한 통계를 낸다. 기준이 10가지 정도인데 반 이상이 건축이나 도시환경과 관련됐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건축도시 환경이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어떤 건축들을, 어떻게 바꿔야 하나. “우리 삶은 한 나라, 또는 한 도시의 랜드마크 또는 기념비와는 별로 관계가 없다. 살면서 남산서울타워를 한 번 밖에 가본적이 없으니까 내 삶과 관계가 없는 것이다. 집을 나가면 만나는 골목길처럼 아주 익숙한 환경들은 우리 삶과 관련이 있다. 매일 우리 기분을 좌우한다. 이런 것들을 일상적인 건축이라고 한다. 동사무소, 유치원, 파출소 등이 공공건축의 중요한 요소지만, 작기 때문에 무시돼 왔다. 좋은 건물은 좋은 건축가가 설계하는게 마땅하다. 그동안 조달청이 발주하면 설계비를 가장 싸게 써내는 사람에게 돌아갔다. 설계를 싸게 낸 사람은 좋은 건축을 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하급 건축, 저질의 건축으로 생산됐다. 이제는 고칠 때가 됐다.” -굵직한 대형 사회간접자본(SOC)에서 생활SOC 중심으로 바뀌는 흐름에 동의하는가. “지난 수십년간 국가 건설산업은 토목, 혹은 굵직한 인프라 투자를 많이 해왔다. 지금은 충분할 정도다. 외형으로 보더라도 토목 인프라는 어지간히 갖춰진 형편이다. 이제는 발주 물량을 보더라도 건축 물량이 많아졌다.” -초대 서울시 총괄건축가를 역임했다. 가장 불편했던 점은 무엇인가. “관습이 제일 불편했다. 토건 위주의 행정 체제가 아주 강건하다. 그게 아니라고 설득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 대형이 아닌 작은 사업들에 더 많은 관심을 쏟으니 그러한 사업들으로 인해 이익을 보던 업체들과의 관계가 악화됐다. 예를들어 개발업자나 건설업자 등이다. 이들과 전부 ‘적’이 되는 것이다. 당연히 넘어가야 할 장애였고 심정적으로는 개의치 않았다.” -공공건축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가. “건축설계 사업으로 창출되는 일자리가 많다. 종래의 큰 사업은 대기업들이 가져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공건축은 소상공인이 가져가는 것이니까 훨씬 더 생활밀착형 이익을 가져가는 셈이다.” -현재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평가하자면. “도시재생을 재개발하듯 하면 결과는 망할 것이 뻔하다. 그런식으로 하면 안된다고 원론적으로 이야기를 해왔다. 지금도 우려되는 바가 없는 게 아니다. 우선 시한을 두면 안된다. ‘몇 년안에 끝내자’라는 방식은 실패로 가는 첩경이다. 지금의 방식은 굉장히 위험하다. 도시는 생물체 같아 늘 변한다. 그렇기 때문에 늘 재생을 해야 한다. 어느 한 기간 동안만 재생하고 그다음에 재생을 하지 않으면 도시를 죽이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도시는 하드웨어만 있는 게 아니라 사는 사람들이 있다. 주민들이 어떻게 변화되는 지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그러면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대처를 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시간이 굉장이 많이 걸린다. 이번에 (사업이) 끝나면 이제는 도시재생이 없다는 식의 목표 설정은 굉장히 위험하다. 재생의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전주 한옥마을은 상업화, 대형화로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옥마을에서 개인에게 직접적인 비용을 지원했는데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했다. 한옥을 지으면 돈을 보수해주는 방식은 타락시킬 염려가 굉장히 크다. 공공시설이 부족하거나 길이 낙후된 곳을 조정해주면 스스로 (주민들이) 따라오게 해야 한다. 자율적으로 환경을 스스로 바꾸게 해야한다. 그래야 자기 것에 애착이 가고 공공과 긴밀하게 소통하려고 한다. 개인에게 돈을 지원해주면 도덕적 타락이 금방 따른다. 그것은 마약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는. “콜롬비아의 메데인이다. 원래 범죄율이 90%로 치솟던 곳이다. 마약으로 유명했다. 이 험악한 도시에 도시재생이란 방법을 꺼냈다. 빈민 마을에 작은 공공시설을 하나씩 지어줬다. 도서관, 어린이 놀이터 등을 지었더니 처음에 주민들이 뜨악하더니 곧 아이들이 놀기 시작했다. 범죄율이 10년 사이에 20% 이하로 떨어졌다. 어마어마한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다. 이런 방법을 도시 침술이라고 부른다. 자극을 줘서 주변이 되살아나고 생기가 돌게 하는 것이다. 우리 도시재생도 그 방법을 써야 한다.” -도시재생에는 젠트리피케이션(둥지내몰림) 우려가 잇따른다. “공공에서 아주 전략적으로 개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공공에서 개인 영역이 아닌 공공 역역만 건드려야 한다. 광장, 길, 도로 등이 대한 디자인의 질을 높여주고 동시에 시설물을 공공화를 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 개인에 대해 직접적으로 지원하면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경제에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 임대료만 부추긴다. 따라서 세입자로 살고 있던 사람들을 위한 장치를 공공에서 만들어줘야 한다.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짓거나 공공시설을 중간 중간 포섭해서 전체적인 지가나 건물 임대료를 낮출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건축을 위해서 어떤 예산을 늘려야 하는가. “건축에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 발주와 설계, 허가, 짓는 단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세 단계 다 후진적 수준이다. 발주는 싸게 써내는 사람에게 준다. 건축사 면허라는 것은 허가를 면해주는 것이다. 국가에서 자격증(라이센스)를 주면 알아서 설계하라는 것이다. 의사자격증과 같은 성격인데 의사는 수술을 할때마다 허가를 받는 게 아니지 않는가. 건축사는 설계할 때마다 허가를 받아야 한다. 책임을 지기 싫어하는 공무원은 심의제도를 만들었다. 어떤 건물을 허가받으려면 최소한 35개의 심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심의를 담당하는 이들은 대부분 실무를 잘 모르고 책임도 없다. 그 과정에서 설계가 폄훼당하고 오독되고 왜곡되기 마련이다. 또 설계와 감리를 분리한다. 아기를 낳은 어머니가 아기를 기르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런 후진적인 건축에서 좋은 건축이 나오기가 만무하다. 세 단계를 정말 혁명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떻게 고쳐야 하나. “우리나라 공공건축의 설계 발주는 대부분의 지자체가 조달청에 발주한다. 심사를 익명으로 하면 부정부패가 반드시 개입되기 마련이다. 서양에서는 심사위원이 누구라고 공고할 때 발표한다. 그러면 이 심사위원의 성향을 생각하면서 사람들이 응모한다. 공개돼 있으니까 절대 부정을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익명성 뒤에 숨어서 비리 부정이 횡횡하고 있다. 이처럼 서양의 선진국의 모범 사례를 따라만 하면 된다. -용산 미군기지 건축물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 전체 975동 중 81동은 존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역사적 가치 때문인가. “우리 설계팀에서는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생태 복원, 역사보존, 도시 복원 등이다. 975개 건물 중 아주 소중한 것도 있지만, 정말 형편없는 게 대부분이다. 난개발이 돼 있다. 그런 것을 두고 생태를 복원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건물을 보존해야 한다. 사라지는 건물도 그 건물이 있었다고 하는 사실을 기억하게 만드는 장치를 둬야 한다. 용산 미군기지는 대단한 땅이다. 옛날에는 서울의 변두리였지만 지금은 서울의 중앙에 있다. 저는 국방부가 거기 있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국방부도 옮겨야 한다. 세계 어느나라 도시 한복판에 국방부가 있는 도시가 없다.” -청와대 관저 이전을 주장한다. “집무실은 광화문으로 안 나오겠다고 청와대에서 이야기를 했고, 관저는 이전을 해야 한다. 관저에 한번 가봤는데 사람이 살 곳이 못된다. 건축 구조가 그렇다. 빛도 잘 안통하고, 환기도 잘 안 된다. 오래 살면 정신·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결단코 좋아질 까닭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의 건강을 위해서도 관저는 옮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무실은 옮기고 안 옮기고 가 중요한 게 아니다. 청와대 본관이 있는 북악산 기슭이 역사 이래로 국민에게 내줘본 적이 없다. 전부 권력자가 잡았던 공간이다. 우리가 광화문에서 대모를 하면 그쪽을 보고 한다. 방향성이 있다. 중요하는 것은 국민에게 내어주라는 것이다. 서울의 축이고 대한민국의 상징 축이다. 이런 주축을 권력과 비권력,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를 떠나서 온전히 국민의 축으로 만들자는 게 제 주장이다.” -우리는 왜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같은 자산을 갖지 못했나. “그동안의 공공건축 등은 그동안 턴키방식(일괄수주계약)를 해왔다. 건설회사와 시공 회사와 설계 회사가 한 팀이 돼서 들어오라는 것이다. 이건 마치 변호사와 검사가 한팀으로 법정에 들어오라는 것과 같다. 검사와 변호사가 서로 견제를 해야지 한 팀이 돼면 어떻게 되겠나. 많은 부정부패가 있을 수밖에 없다. 건축설계사무소는 돈이 없다. 시공회사가 돈이 많으니까 시공사가 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 제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건축가라고 하는데 공공시설을 설계해본 적이 없다. 불륜의 장소라고 생각해 근처에 가지도 않았다.” -서울의 특징을 어떻게 살려야 하나. “서울은 다른 나라의 도시들과 달리 독특한 성질이 있다. 서울시 총괄건축가를 하며 서울에 5가지 요소가 있다고 했다. 1000년 이상 존재했고, 600년 이상 한나라의 수도로 역사가 있다. 산수가 있는 도시다. 유라시아 대륙의 동단에 위치한 중요 도시며, 1000만 인구가 산다. 이 도시를 합한 것은 서울밖에 없다. 서울의 정체성이다. 다른 도시는 대부분 평지다. 서울은 산이 있어 지형마다 다 다르다. 파리나 뉴욕은 도시 설계의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데 서울은 다 다른 원칙을 적용해야한다. 사대문 안은 전혀 다른 풍경을 갖고 있다. ‘메가 시티’(megacity)가 아닌 ‘메타 시티’(metacity)적 방법으로 불린다. 서울은 더 이상 확장이 필요한 게 아니라 서로의 커뮤니티 내에서 연결이 필요하다. 잠실은 산도 없고 이미 롯데월드타워가 들어서 있어 마천루의 도시처럼 만들어도 된다. 하지만 서대문 안은 건물을 지어선 안 된다. 지금이라도 건물을 지으면 안 된다. 세계에서 엄청나게 많은 도시 가봤는데 서울만큼 잠재력이 많은 도시가 없다.” -광화문광장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중요한 공간인데 세계 최대의 중앙 분리대처럼 돼있다. 누구나 쉽게 가야 하는데 지금 광장은 목숨 걸고 건너가야 한다. 기념비적 광장이지 일상적 광장이 아니다. 기념비적 광장에서 일상의 광장으로 바꾸자는 게 서울시에서 하는 것이고 제가 적극 찬성하고 도와주고 있다.” -광화문 광장 동상 논란이 있다. “현상 공모에서 좋은 안을 만들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은 수십년동안 있었고 광화문 광장의 남단에 위치해 광장에 영향을 안 준다. 세종대왕 동상은 한 가운데 있고 너무 주변을 압도할 듯이 서 있다. 장소를 옮기면 좋겠다고 하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다. 만들 때부터 문제가 많았다 세종문화회관 옆 쪽으로 옮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교통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교통은 늘 무책이 상책이다. 광화문 광장은 차도나 보도를 전부 같은 자료를 써서 필요할 때 차를 다니게 하면 된다. 서양의 보행전용도로는 대부분 아침엔 차가 다니도록 한다. 오후엔 사람만 다니게 한다. 일부분 한두개 차선은 열어둘 수도 있다. 그런식으로 운영하면 된다.” -을지면옥 철거 논란이 있었다. “을지로 일대가 고통받는 것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만들어진 개발계획 때문이다. 세운상가 주변에 엄청난 개발계획을 세우고 법제화를 시켜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넘겼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도시재생의 방법으로 추진할 것이다.” -세종시에 대한 평가는. “세종시는 맨 처음에 만들 때 추진위원회 위원이었다. 처음엔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다. 가운데를 비우고 환상형으로 평등한 도시 구조다. 작년에 처음 가봤는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새로운 도시를 계획했는데 흔히 보던 도시다. 주된 원인은 옛날 방식 그대로인 아파트 때문이었다. 도시는 아파트가 풍경을 좌지우지한다. 3기 신도시를 만든다고 하는데 옛날 방식대로 하면 큰일난다. 전반적으로 방법을 바꿔야 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남북이 원하는 것은?” 퀴즈 내는 김정숙 여사

    “남북이 원하는 것은?” 퀴즈 내는 김정숙 여사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투르크메니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는 17일(현지시간) 투르크멘 국립 세계언어대학을 방문, 한국어를 전공하는 학생들을 만나 격려했다. 김 여사가 조애선 주투르크메니스탄 대사 부인, 신지연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과 학교에 들어서자 학생들은 한글로 ‘투르크메니스탄과 한국의 영원한 우정’이라고 쓰인 대형 플래카드를 들고 환영했다. 김 여사는 감사의 뜻을 표한 뒤 한국어 수업이 진행 중인 강의실로 향했다. 김 여사가 모습을 보이자 믈라임 후다이나자로바 교수와 학생들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했다. 한 학생이 한국어 단어의 의미를 설명하면 다른 학생이 그 단어를 맞히는 게임을 같이해 달라는 교수의 요청에 김 여사는 흔쾌히 응했다. ‘한복과 관련한 전통 옷’이라는 문제를 좀처럼 학생들이 맞히지 못하자 김 여사는 “저고리”라고 정답을 말했고 학생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한 학생이 ‘송편’을 ‘설날에 먹는 음식’이라고 잘못 설명했는데도 이를 맞히는 학생이 나오자 교실에는 웃음이 터졌다. 김 여사는 교수의 부탁을 받고 직접 문제를 내보기도 했다. 김 여사는 “우리나라의 남쪽과 북쪽이 원하는 것으로, 전쟁과 분쟁이 있는 지역에서 원하는 것은”이라고 설명했다. ‘우정’, ‘화목’ 같은 ‘오답’이 이어지자 김 여사는 “우정도 좋고 화목도 좋은데 (정답은) 평화”라고 말하고 종이에 ‘평화’를 써서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김 여사는 게임을 마치고 한 인사말에서 “처음 방문하는 낯선 투르크메니스탄에서 한국말로 여러분과 이야기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말을 한다는 것은 한국의 문화를 안다는 것이고, 그것은 두 나라를 모두 아는 것이자 미래를 함께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곳에서) 한국어를 구사하는 인재가 배출돼 한국과 투르크메니스탄의 미래를 이끌 리더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덕담했다. 김 여사는 ‘팔 힘이 센 사람은 열 명을 이기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1000명을 이긴다’는 현지 속담을 언급하며 “지금 미래의 희망을 위해 노력하기에 여러분은 1000명을 넘는 사람을 구하는 지혜를 쌓을 것”이라고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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