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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람보르니기-시내버스 접촉사고…견적은 얼마?

    람보르니기-시내버스 접촉사고…견적은 얼마?

    슈퍼카 람보르기니와 시내버스의 접촉사고 현장 사진이 공개돼 화제다. 5일 포털사이트 다음 게시판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람보르기니를 들이박은 시내버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아마도 빗길에 미끄러지셨나 봅니다. 람보르기니 상태가 무척 궁금하군요. 기사님 별 탈 없으셔야 할 텐데…”라며 사고 현장을 전했다. 사진은 람보르기니와 시내버스가 도로 한복판에 정차한 모습을 담고 있다. 람보르기니 운전자로 추정되는 한 여성은 시내버스 운전기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속 슈퍼카는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 560-4 스파이더 모델이다. 이 차는 최고출력 560마력, 최대토크는 55.06kg·m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정지상태에서 100km/h를 3.7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속도는 325km/h에 달한다. 가격은 약 3억 4000만원이며 고객의 주문 사양에 따라 달라진다.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시내버스 운전기사에 대해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으나,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수입원인 람보르기니 서울 관계자는 “뒤쪽 범퍼 부분이 살짝 벗겨지는 정도의 가벼운 추돌 사고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M&M 정치연 자동차전문기자 chiyeon@seoul.co.kr
  • [사설] 이 와중에 의원징계 철회 야합한 여야

    국회의원들이 이중성을 또 드러냈다.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의원 징계안을 슬그머니 백지화했다. 예산안 폭력사태에 연루된 한나라당 이은재·김성회,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물론 ‘자연산’ 발언으로 여성을 폄하한 안상수 의원 등 8명에 대한 징계안이 무더기 철회됐다. 안팎으로는 온통 이해 충돌을 빚으며 쌈박질을 해대면서 정작 자신들을 보호하는 본능에는 한통속임을 드러냈다. 이는 의회주의를 존중하는 대화와 타협도 아니며 후진적인 정치 야합이자 뒷거래일 뿐이다. 온 나라가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진 형국이다. 국회는 그 한복판에 서 있다. 검찰과는 날을 세우고, 재계와는 대립하고, 정부와는 포퓰리즘 논란을 벌이고 있다. 그 갈등은 여야 간은 물론 여야 내부 간에도 뒤엉키면서 더 꼬여만 가는 양상이다. 이런 판국에 의원 징계안 무산에는 여야가 잇속을 같이했다. 미국과 너무도 대비된다. 미국 연방의원들은 올 들어 세비를 삭감하거나 동결하는 법안을 18건이나 제출했다. 국민과 고통을 분담하려는 미국 의회가 부러울 뿐이다. 우리 국회는 어떤가. 국민 세금을 낭비하는 무위도식 위원회가 허다해도 또 늘리고, 시한을 연장하기 일쑤다. 물론 예산안 강행처리와 관련해서 박희태 국회의장, 정의화 국회부의장, 이주영 예결특위 위원장, 송광호 국토해양위원장 등에 대한 징계안 무산을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징계를 요구한 민주당이 철회할 게 아니다. 윤리특위가 심의해서 결론내려야 했다. 징계안 철회는 전임 여야 원내대표들이 합의할 사안이 아니다. 그들이 개입한 것 자체가 월권이다. 윤리특위에는 직무유기에 해당된다. 여야가 징계안을 철회하기 직전에도 국회 불법 사태는 벌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장을,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법제사법위 위원장석을 점거했다. 국회선진화법이 모처럼 여야 합의로 마련됐지만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다. 물리력 동원이나 불법 폭력 사태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징계안이 윤리특위에 자동 상정되더라도 ‘물 특위’ ‘여야 야합특위’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징계안 철회 금지는 물론 심의 의무화, 처벌 강화 등의 장치가 보강돼야 한다.
  • 시한부 인생 작가의 화해와 이별 연습

    죽음은 관념이 아니다. 실제다. 덜 여문 생각 혹은 막연한 두려움이 죽음을 관념 속에 머물게 할 뿐이다. 구체적인 삶 속에서 죽음의 시원(始源)을 좇는 것도, 공포스럽기만 한 죽음을 극복하거나 남은 이들을 치유하는 것도 모두 잔인할 만큼 지극히 현실 속의 일이다. 현길언(71)의 소설집 ‘유리벽’(문학과지성 펴냄)에 실린 여섯 편의 단편과 한 편의 중편은 한결같이 삶이 어떤 식으로든 결국 대면해야 할 죽음과의 관계, 죽음과의 공존법을 그려 내고 있다. 현길언은 자신의 삶 속에서 점점 횟수가 잦아지고 다양해지는 죽음의 형태들을 하나씩 꺼내 확인한다. 그리고 그냥 그곳에 머물지 않고 화해하고 치유를 권한다. 회사에서 소모품처럼 이용되다 배신당하고, 가장 가깝게 믿었던 이들에게조차 진심의 위로를 받지 못한 이에게 산에 올라가 줄에 목을 거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은 없었다(‘유리벽’). 6개월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노정객은 울분과 절망에 가득 찼지만 결국 자신은 물론 주변 이들과 화해하고 이별 연습을 한다(‘고향에서 보낸 마지막 며칠’). 어린 소년 현길언이 고향 제주 4·3 현장에서 목도하거나 전해 들은 숱한 죽음들은 아예 직접적으로 서술된다(‘죽음에 대한 몇 개의 삽화’). 여기에 한국전쟁 때 자행된 양민학살에 대한 작품(‘짧은 혀 긴 혀’)은 사관(史官)으로서의 소설가 역할을 상기시킨다. 노()작가는 그렇다고 부러 과장하거나 흥분하지 않는다. 죽음의 사례를 하나씩 끄집어내지만 이를 담담히 풀어내며 죽음의 의미를 스스로 물을 뿐이다. 그리고 평생에 걸쳐 종교(기독교)를 삶과 문학의 한 축으로 삼아 온 작가답게, 성찰의 언어와 화해의 문장 속에서 치유와 화해의 방법을 넌지시 건넬 뿐이다. 현길언은 ‘작가의 말’을 통해 “몇몇 작품은 오래전에 발표했던 것들인데 최근에 대폭 수정한 것들”이라면서 “작품을 추릴 때는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모아 놓고 보니 모두 죽음이나 떠남을 얘기하고 있어 나 자신도 놀랐다.”고 말했다. “십수 년 전 발표 당시부터 요즘에 이르기까지 이런 문제가 내 관심의 한복판에 있음을 알게 됐다.”고도 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광화문 불법시위 손 놓은 건 警 직무유기다

    그제 한낮 서울 한복판이 시위대에 불법 점거당했다. 사회단체와 대학생 등 6000여명이 기습적으로 세종로에 모여 2시간가량 12개 차선을 무단점거한 것이다. 시위대는 당초의 서울광장 집회 약속도 어기면서 시위를 벌였다. 수도 서울의 심장이 시위대에 점거당한 것은 2009년 6월 10일 ‘범국민대회’이후 2년 만이라고 한다. 도로를 무단점거하고 시민들의 통행에 불편을 주면서 시위를 벌이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시위대도 문제지만 불법시위를 방치·방관한 경찰의 안이한 대응은 더 큰 문제다. 시위대가 진로를 바꿔 세종로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쯤은 미리 알고 대응했어야 했다. 현장 대응능력이 그 정도라면 무능한 경찰이다. 게다가 경찰은 시위대 포위에만 신경썼지 불법시위 저지를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않아 시민들을 더욱 짜증나게 했다. 이 지구상 어디에도 이렇게 대낮에 도심을 불법점거하고도 경찰의 ‘보호’를 받는 시위대는 없을 것이다. 경찰은 지난 28일만 하더라도 도심 불법 시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금지가 통보된 지역에서 행진을 강행하거나, 가두시위를 하면 현장검거까지 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경찰이 한 일이라고는 법과 질서가 무너진 무법상황을 그저 바라보는 것뿐이었다.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법 질서를 바로 세우는 것은 경찰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 그런 만큼 불법시위 현장을 수수방관한 것은 직무를 유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말로만 공권력의 권위를 외친다면 공권력은 시위대의 조롱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공권력의 권위를 지키겠다는 확고한 의지와 헌신이 있어야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경찰이 될 수 있다. 군중의 위세에 기대어 아무렇지도 않게 법과 질서를 무너뜨리는 불법시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민주주의 기본을 경찰 스스로 저버린다면 경찰의 존재 이유는 없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 [글로벌 한극금융 해외서 길 찾다] ② 우리은행 모스크바 공략기

    [글로벌 한극금융 해외서 길 찾다] ② 우리은행 모스크바 공략기

    ‘러시아에서는 침대 밑이 은행이다. 그 돈을 다 모으면 300억~400억 달러는 나올 것이다.’ 러시아 사람들이 은행을 믿지 않고 저축을 선호하지 않는 현지 분위기를 대변하는 말이다. 1998년 국가가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한 뒤 여러 차례 은행에서 평생 모은 재산을 떼인 경험이 있는 러시아인은 은행 기피증을 갖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현지인을 상대로 소매금융 첫발을 내딛게 된 우리은행 모스크바 법인의 한 직원은 “저축이 안 된다면 대출을, 그것도 어렵다면 다른 서비스를 개발하면 된다.”고 말했다. 시베리아에서 냉장고도 팔겠다는 식의 호기가 느껴졌다. 우리은행 모스크바 법인은 2008년 시내 롯데플라자에서 개점했다. 옛 조흥은행이 1998년 지점을 설립했다가 외환위기로 인해 철수했던 곳이 모스크바다. 이후에도 진출했던 국내 은행들이 곧 철수한 곳이다. 현재 모스크바에는 기업은행 지점과 수출입은행 사무소가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개점 4년째인 현재 우리은행 모스크바 법인은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소매금융 취급 승인을 받았다. 지금까지는 법인만 거래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월급통장을 포함해 저축을 받고 개인대출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진출 4년만에 소매금융 승인받아 7월에는 러시아 제2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지점을 낸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점 역시 초기에는 현지 진출 기업인 현대차와 협력업체 13곳의 편의를 돕기 위한 영업을 시작하겠지만, 곧 직원들과 러시아 현지인을 직접 고객으로 맞을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우리은행은 러시아 중·소 도시에도 지점을 낼 계획을 갖고 있다. 모스크바 안에서도 새 지점을 내기 위해 물색 중이다. 러시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07년 8.1%, 2008년 5.6%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마이너스 7.8%로 주저앉았지만 지난해 4.0%대로 다시 플러스로 올라섰다. 풍부한 자원을 기반으로 올해 4.2%, 2012년 3.9%, 2013년 4.5%의 실질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러시아 정부는 전망했다. 러시아의 성장 잠재력을 보고 국내 기업들도 이미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지만, 은행산업에서는 유독 명암이 엇갈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러시아에 진출한 씨티그룹과 유니크레디트 등 외국계 은행이 선전하고 있는데 비해 올해 들어 바클레이스와 HSBC는 소매금융 철수를 결정했다. 최근 2~3년간 러시아 소매금융 시장에서 적자를 기록한 은행들이다. 러시아에는 2009년 현재 1087개의 은행이 있지만, 스베르방크·VTB·가즈프롬방크 등 3곳이 3대 대형은행으로 은행산업을 이끌고 있다. ●ATM 100개 설치 수수료 무료 유혹 굴지의 은행들도 고배를 마신 시장이지만, 우리은행은 한층 공격적인 방식으로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점 개설부터 소매금융 승인까지 총괄한 최기성 부장은 “러시아 중형 은행 한 곳과 제휴해 자동입출금기(ATM) 100개 정도를 모스크바 전역에서 수수료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그는 “금리에서 이득을 못 주더라도 고객 편의를 높이고 수수료나 환율 등에서 유리하게 하면 개인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스스로 카드 업무 처리를 위해 러시아 현지 은행을 찾았다가 40분을 기다린 뒤에나 창구에 앉고, 이후에도 4차례나 방문하는 번거로움을 겪은 뒤 국내 은행들이 러시아 현지에서 경쟁력을 찾을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했다. ●거래법인 중심으로 천천히 공략키로 대신 억지로 무리해서 속도를 내지는 않기로 했다. 최 부장은 “우선 우리은행이 입주한 롯데플라자에 있는 사무실 사람들, 우리와 거래하는 법인의 직원을 중심으로 천천히 소매금융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현지에 있는 대우인터내셔널·두산인프라코어·아시아나 항공·오리온·포스코·한국야쿠르트·한국타이어·현대중공업·현대차 판매법인 등 40여곳과 거래하고 있다. 러시아 현지 업체나 개인 86곳과도 거래를 텄다. 2008년 2월 자산 3500여만 달러였던 규모는 지난 5월 현재 자산 2억 1800만 달러로 성장했다. 러시아 은행 총자산 순위로도 250위권 안에 든다. ●급여통장 유치… 내년엔 신용카드도 기업에 융통해 줄 자금이 부족하면 런던 지점과 연결해 주는 등 모스크바 법인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솔선수범한 게 고객의 신뢰를 얻는 원동력이 됐다고 우리은행은 설명했다. 하지만 동일인 신용공여한도와 같은 은행 내부 기준은 해외법인이 극복하기 어려운 벽이다. 최 부장은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해 현지 기업에 금리 우대 대출을 하려고 해도 대출 규모 자체가 적기 때문에 매력이 떨어진다.”면서 “해외법인의 경우 현지에 적응할 수 있는 쪽으로 자금 운용에 다소 재량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래도 여신 취급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모스크바 법인이 활용할 수 있는 유인 카드는 늘어났다. 우리은행은 올해 직원 급여통장 유치를 목표로 삼고 있다. 2012년에는 신용카드와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2013년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투자, 자원부국인 러시아에 맞는 수익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글 사진 모스크바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종로 ‘골목길 해설사’ 모집

    서울 한복판인 종로구 안에서 일부 관광객들이 소음을 일으키거나 쓰레기 무단 투기 등으로 주민들의 불만을 사자 지역 안내를 겸해 관광 행동 양식을 알리기 위한 ‘골목길 해설사’들이 나선다. 종로구는 28일 골목길 구석구석에 산재한 역사·문화·관광 자원을 소개할 교육 대상자를 다음 달 8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구에 주민등록을 둔 만 20세 이상 65세 이하의 주민으로, 지역 역사·문화·관광에 대한 기본 소양만 갖추면 된다. 서류 전형과 면접시험을 통과한 최종 합격자는 7~9월 해설사 신규 양성교육을 받으며, 교육을 수료하면 실무 수습을 거쳐 골목길 해설사로 위촉된다. 이들은 600년 역사가 숨 쉬는 20개의 골목길 관광코스를 안내한다. 구에서 추진하는 공정여행 관광상품의 가이드로 일하며 일정 금액의 자원봉사 활동비를 보조받는다. 희망자는 지원 신청서 등을 구비해 관광산업과(731-1835)로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신청하면 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영국 BBC방송국 상공에 UFO 모선 출현

    영국 BBC방송국 상공에 UFO 모선 출현

    영국 수도, 런던 중심가 상공에서 미확인비행물체(UFO) 편대가 포착돼 관심을 끌고 있다. 27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최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게시된 런던 상공에서 포착된 UFO 편대 영상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영상은 런던 서부 그레이트포틀랜드스트리트의 BBC 라디오 1 방송국 건물 상공 위에서 포착됐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촬영자는 도로 한복판에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쪽으로 달려간다. 그들은 무언가에 홀린 듯 푸른 하늘을 주시하고 있다. 이어 카메라의 시선도 하늘을 바라본다. 고층건물 위 구름 사이로 비행 중인 하얀 빛을 발하는 UFO 편대가 발견됐다. 카메라에 포착된 UFO 3대가 삼각형 형태의 대형을 유지한 채 이내 구름 속으로 사라지며 이어 다른 UFO들도 그 뒤를 잇는다. 잠시 후 모선(Moter ship)으로 보이는 좀 더 큰 UFO가 구름 속에서 나타나 하늘 위를 머물다가 순식간에 구름 뒤로 사라진다. 이 영상을 올린 유튜브 사용자는 “UFO를 촬영하기 위해 한 주를 기다려야 했지만 마침내 맑은 날에 카메라로 이런 UFO 편대를 포착할 수 있었다.”면서 “그들이 나타났을 때 꽤 많은 군중이 관심을 보였다. 누군가 지구에 나타난 이런 불빛을 무엇이라 설명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촬영된 UFO 영상에 대한 진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사진·영상=유튜브(http://youtu.be/QDIF-ZwJbF0)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도심속 허파를 찾아서] (4)도시 숲 경연장 인천

    [도심속 허파를 찾아서] (4)도시 숲 경연장 인천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도심 속 나무 그늘 아래에는 여지없이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 녹색의 향연을 즐긴다. 숲의 존재감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크고 작음을 떠나 지친 현대인에게 휴식과 안정을 주는 시원한 샘물 같은 존재다. 숲은 그 자체만으로 도시 모습을 바꾸고 품격을 높여준다. 작은 나무가 자라 숲이 만들어지듯, 현재보다 미래의 가치가 훨씬 큰 보석 같은 존재다. 원석이 보석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인고의 과정이 필요하다. 숲도 사람의 관심과 애정이 더해져야 온전한 제 모습을 갖출 수 있다. 인천은 도시숲의 경연장을 방불케 한다. 숲의 형태와 조성 및 운영방식이 다양하다. 국내에서 처음 바다를 메운 매립지에 들어선 숲은 조성부터 성장과정이 역사적 기록이다. ●‘인천의 맨해튼’ 송도 해돋이공원 ‘인천의 맨해튼’을 표방한 송도의 거점숲이자 중앙공원인 해돋이공원은 2007년 6월 완공됐다. 총 면적 21㏊의 부지는 1차 염류를 제거한 준설토를 깔고 그 위에 흙을 덮은 다음 상부에 양설토를 올리는 3차 복토 과정을 거쳤다. 복토 높이만 2.5m, 사용된 흙이 53만 5000t으로 15t 트럭 4만 1100여대 분량에 달한다. 전액 시비(254억 8400만원)를 들여 현대적인 생활권 도시숲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해돋이공원은 개항지이자 최초 정보통신의 시작, 근대화 시발점으로 인천이 국제화 신도시로 떠오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친환경, 도심공원의 생태축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공원에서 사용하는 물은 ‘중수’를 재활용한다. 공원 내 인공동산으로 매립 전 송도의 모습을 표현한 높이 30m의 송도동산은 국내에서 처음 ‘펄’을 재활용해 조성했다. 폐기물로 버려지던 펄을 자원으로 재활용한 사례다. 특히 신송공원 등 송도 내 공원 및 녹지를 도보 또는 자전거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단절 없는, 순환형 체계를 실현했다. 녹지가 단절되지 않고 연계되면서 주거지와 학교가 마치 숲에 들어와 있는 듯한 모습이다. 공원 중앙에 조성한 잔디 아래로 블록이 깔려 있다. 비가 오면 흡수가 잘 되도록 설계한 것인데 매립지의 특수한 환경이 고려됐다. 해돋이공원은 2007년 생태조경·녹화대상과 2009년 지자체 녹색도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공원 조성부터 참여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정병록씨는 “관리 부담을 줄이는 방안으로 잔디 대신 야생초를 심고 있다.”면서 “매립지에 조성한 최고의 공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자체·주민 참여 모델 석남숲과 영종도에 위치한 세계평화의 숲은 주민들의 안식처로 소박한 모양새다. 석남산업단지와 주택단지 사이에 조성된 석남 도시숲은 완충녹지다. 지난해까지 총 면적 24.3㏊ 가운데 약 50%인 10.7㏊의 조성이 완료됐다. 폭 100m, 길이 1.1㎞의 녹색지대가 만들어졌다. 1975년 도시계획(완충녹지)을 30년 만에 이행하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 난립된 고물상·목재소 등을 헐어내고 숲을 조성하는 과정은 공사기간이 길뿐더러 비용도 엄청나게 소요됐다. 사업비 830억원 중 토지매입비로만 785억원이 들었다. 지하철 공사장의 흙을 옮겨와 깔고 나무은행을 설립해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나오는 나무를 이식했다. 석남숲 이용자는 석남동 주민과 공단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대부분이다. 인천 서구는 숲 조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나 사업비 확보가 불투명해 근심이 크다. 김석권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장은 “유럽의 울창한 숲도 시작은 이처럼 평범했다.”면서 “석남숲은 진전된 도시숲의 모델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평화의 숲은 흙길을 만들고 시설물을 최소화한 전형적인 모습이다. 녹색자금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조성 자금을 충당하고 시민들이 기금을 모아 관리하는 민관 파트너십을 통한 시민참여형 도시숲의 모델을 완성했다. 중앙의 유수지를 축으로 ‘부메랑’ 형태다. 총 면적 37.4㏊ 중 19㏊가 완료됐고 2016년까지 3단계로 나눠 연차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당초에는 인천국제공항과 모노레일로 연결, 외국인이 찾는 ‘한국형 정원’을 계획했으나 지역밀착형 숲으로 변신 중이다. 세계평화의 숲은 지역 주민들이 운영 주체다. 2009년 숲해설가 교육에 참여했던 주민들이 ‘세계평화의 숲 사람들’을 구성, 지킴이로 나섰다. 현재 15명이 참여해 나무심기와 숲가꾸기, 숲 체험 행사 등을 개최하고 있다. 기업들의 참여도 적극적이다. 서삼선(47·여) 회장은 “일상생활의 한 부분일 뿐 대단하거나 큰일이 아니다.”면서 “숲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숲은 조성보다 관리가 중요” 도시숲은 자연적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인공적으로 조림했기에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해돋이공원에 심어진 소나무 아래에는 솔방울이 널려 있다. 김석권 과장은 ‘상상임신’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한참 커야 하는 소나무가 활착이 안 돼 제대로 자라지 못하면서 위기감에 후손을 만드는데 “속은 비어 있다.”는 것이다. 늙은 가지에 새싹이 나오는 잠아(潛芽)도 나무상태가 좋지 않아 생기는 비정상적인 현상이다. 흙길 곳곳에서는 이끼도 목격됐다. 토질이 좋지 않고 배수가 안 됨을 방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땅이 기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비료를 주거나 자연 퇴비를 살포하는 등의 토양 관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 과장은 “봄의 상징인 벚나무의 열매는 새의 중요한 먹이”라면서 “도시의 산림습지는 크기는 작지만 기후 완화와 생물다양성 유지 등 생태적 기능이 크고 도시생태계의 건강성을 지탱할 수 있는 ‘중요한 장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숲은 조성보다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그 역할은 지역사회가 맡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인천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폭동현장 ‘격정의 키스’ 화제

    “괜찮아. 아무 일도 없을 거야.” 폭동 현장에서 격정의 키스를 나누는 사진이 유포돼 인터넷 등에서 화제를 모은 남녀의 신원이 확인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탠리컵 경기 직후 발생한 도심 폭동 현장에서 도로 한복판에 누운 채 뜨겁게 입을 맞춘 남녀는 호주 국적의 코미디언 겸 배우 스콧 존스와 그의 여자친구 알렉스 토머스로 밝혀졌다고 캐나다 CBC방송이 19일 전했다. 밴쿠버에서 6개월째 바텐더로 일해온 존스는 이날 여자 친구와 함께 아이스하키 경기를 보고 길거리로 나섰다. 이때 자국 팀인 캐넉스가 미국 보스턴의 브루인스에 패했다는 사실에 흥분한 관중들이 경찰과 무력 충돌을 벌이면서 폭동 속에 휘말렸다. 경찰이 군중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여자 친구가 경찰의 방패에 밀려 넘어지자 존스가 그녀 위로 몸을 덮쳤고, 성난 군중의 발걸음이 멀어지자 곧바로 뜨겁게 입을 맞췄다. 존스는 트위터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한 CBC와의 인터뷰에서 “여자 친구가 넘어지고 나서 너무 놀라고 흥분한 상태여서 귀엣말로 ‘괜찮아, 괜찮아’ 하고 달래며 친구를 진정시켰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13) 주자학자 퇴계 이황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13) 주자학자 퇴계 이황

    퇴계(退溪) 이황(李滉·1501~1570)은 생후 7개월 만에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그는 엄격한 숙부 밑에서 수학했으며 기묘사화 등을 경험하면서 사림의 처세에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시대를 살았다. 경(敬)의 실천으로 요약되는 그의 일생은 이와 같은 내적·외적 이력의 결과였다. 하지만 퇴계는 이 모든 사실을 훌쩍 뛰어넘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의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퇴계는 한 인간이 의지와 노력으로 성취할 수 있는 높고 깊은 인격의 다른 이름이었다. 얼핏 보면 퇴계의 삶은 건조하고 답답하다. 매우 진지하고 실수가 없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공부만 해도 그렇다. 더우면 더워서, 추우면 추워서 공부를 못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우리로서는, 퇴계의 공부 사랑은 결코 이해가 쉽지 않다. 하지만 퇴계에게 공부는 일상이었다. 그는 밥 먹듯이 공부했던 사람이 아니라 앉거나 서거나 걷는 것처럼 공부하는 사람이었다. 공부가 생활이고 놀이이자. 단순히 배움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자. 퇴계는 실제로 그런 인물이었다. 퇴계가 정확히 언제부터 주자학에 몰두하게 되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주자를 만나면서 퇴계는 인생의 분명한 비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주자전서’의 글자가 희미해질 정도로 주자를 읽었다. 그에게 책을 읽는다는 것은 “반드시 성현의 말과 행동을 마음에 본받아서, 조용히 찾고 가만히 익히는 것” 이었다. 요컨대 공부는 삶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그가 보기엔 “바쁘게 말하여 넘기고 그저 예시로 외우기만 하는 것”은 가장 나쁜 독서다. 성현의 말씀과 내 생각이 다르다면 일단 나에게서 문제를 찾는다. 그럴 땐 “성현의 말을 더욱 믿어서 딴 생각이 없도록 간절히 찾아야” 한다. 이 간절함이 퇴계 공부의 요체다. 간절했기에, 퇴계에게 책 속의 글자들은 일상으로 들어와 이리저리 출렁이며 되살아나야 했다. 퇴계는 책과의 치열한 싸움만큼, 일상의 유연함 속에서 배움을 일궜다. 그렇기에 그의 노력에 엄숙함이나 비장함을 떠올리는 건 사실상 오늘날의 우리가 공부에 대해 갖는 편견의 결과일 뿐이다. 퇴계는 천재라기보단 노력파였다. 천지가 배움으로 가득차 있어 끝없이 질문하는 것에 머물고 싶었던 진솔함. 배움 앞에선 자신을 잊어버리면서까지 까마득히 몰입해 들어가고 또 무얼 배웠는지 따져보지 않으면서도 어느 순간 배움을 이루어내는 성실함. 퇴계는 배움을 ‘즐기는’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고 도달할 수 있는 한 경지를 인상 깊게 보여준다. ●책과 치열한 싸움·일상의 유연함으로 배움실천 퇴계는 34세의 비교적 늦은 나이에 출사했다. 홀어머니를 생각하라는 주위의 충고가 없었다면 아예 벼슬할 생각조차 접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초 벼슬에 뜻이 없었던 까닭에, 그는 곧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다. 사대부로서 출사하는 일 자체가 무용하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곳은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니었다. 그는 좀 더 자유롭고 유연하고 큰 공부를 원했다. 이후 공직(公職)에서 물러나기 위해 그가 벌인 노력은 처절하리만치 눈물겹다. 번번이 사표는 반려되었고, 사양할수록 더욱 높은 품계와 작위가 되돌아 왔다. 한번 잘못 발을 내디딘 세계는 그렇게 늪처럼 퇴계를 붙잡았다. 완전한 물러남! 퇴로를 찾을 때까진 어떠한 틈도 보이지 말아야 했다. 명종의 눈물겨운 구애에도 불구하고, 퇴계는 마치 자동응답 기계처럼 사퇴의 이유들을 되풀이했다. 아픕니다, 능력이 부족합니다, 관례에 어긋납니다, 시기가 적절치 않습니다, 집안에 상이 있습니다. 또 아픕니다…. 줄기찬 줄다리기. 급기야 몸이 단 임금의 친필까지 등장했지만, 퇴계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어리석음을 숨기면서 벼슬하는 것은 도둑질입니다!” 이쯤 되면 우리가 종종 보게 되는 인사청문회는 퇴계 인사 풍경의 네거티브 버전이라 할 만하다. 퇴계를 향한 구애는 명종에서 선조로 이어졌다. 68세의 퇴계는 5개월간 7차례나 관직을 제수하는 선조의 공세에 대해 바른 군주의 몸가짐을 충고하는 여섯 조목(‘무진육조소’)과 주자학의 핵심을 간추린 열 장의 그림(‘성학십도’)을 올리며 버텼다. ‘제발 성학(聖學)으로 정치의 근본을 삼고, 도덕과 학술로 인심을 밝히시길’(‘무진육조소’), ‘길(道)은 형상이 없고, 하늘은 말이 없는 법!’(‘성학십도’) 요컨대 답은 이미 자신에게 있으니, ‘부디 나를 찾지 말고, 스스로 답을 구하시라!’ 퇴계에게 공부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스스로의 길을 찾아 삶을 완성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치란 어떤 것인가. 그것은 항상 다른 사람의 시선 앞에 나를 세울 것을 요구한다. 시선들을 계산하고 챙기느라 바쁜 곳, 그것이 관직의 세계다. 한 마디로 나를 위한 공부(위기지학)의 장이 아니라는 것! 이것이 퇴계가 140여회나 계속되는 군주의 청을 거절한 이유였다. 1558년 겨울, 성균관 대사성이었던 퇴계는 이제 막 과거에 급제한 고봉(高峰) 기대승(奇大昇)의 방문을 받았다. 젊은 고봉은 퇴계의 학설을 비롯해 성리학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졌다. 그리고 몇 달 후,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논박을 듣고 나서 (나의 생각이) 더욱 잘못되었음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고쳐 보았습니다.” 얼핏 보면 이 문장은 마치 선배에게 가르침을 받은 후배의 문장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편지를 쓴 것은 퇴계였다. 이에 대한 기대승의 답장. “그렇게 고친다면 비록 지난번의 설보다는 나은 것 같지만, 제 의견으로는 그래도 불만스럽습니다.” ●유명한 기대승과 서신 논쟁도 퇴계-고봉의 서신 논쟁이 시작되었다. 고봉은 주자의 글을 배경삼아 따졌고, 퇴계는 주자의 마음을 가지고 응수했다. 논쟁의 핵심은 순수 도덕 감정인 사단(四端)(측은, 수오, 사양, 시비)과 비도덕 감정인 칠정(七情)을 어떻게 볼 것인가였다. 퇴계는 사단과 칠정을 각각 리(理)와 기(氣)에 속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리에 해당하는 사단이 기와 상관없이 존재해야 했다. 하지만 주자의 기본 구도에 따르면 이치는 결코 기를 떠나 존재할 수 없었다. 8년에 걸친 논쟁의 결론은 파격적이었다. 퇴계는 결국 ‘이치도 (스스로) 움직인다.’고 주장했던 것. 퇴계와 고봉의 논쟁은 표면상 ‘고봉의 승리’처럼 보인다. 퇴계가 주자(학)를 이탈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퇴계에게 주자는 세계(우주)였다. 그에게 그 세계 밖은 상상의 외부였다. 그러했기에 퇴계는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언설들이 주자의 구도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논쟁의 한복판에서, 기대승의 날카로운 비판에 직면한 퇴계가 두 차례나 자신의 논지를 수정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었다. 고봉이 주자의 논리에 근거했다면, 퇴계에게 중요한 건 주자의 ‘뜻’에 서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종종 성인의 길을 묻는다. 주자는 그 길을 보여주었다. 그러면 사람들은 다시 묻는다. 그런 길을 정말 우리가 갈 수 있느냐고. 불가능하다고, 너무 이상적이라고. 그런데 퇴계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 길을 정말 걸어가고 있었다. 길을 바라보는 자가 아니라 길 위에 서서 걷는 자! 하지만 그 길은 이전의 길이 끝난 길이었고 새로운 길이 시작되는 자리였다. 그렇게 퇴계는 주자를 넘어서 버렸다. 주자의 삶을 살고자 한 자, 그래서 주자가 다다르지 못한 길마저 개척한 자. 그럼으로써 주자마저도 새롭게 만든 자. 퇴계는 주자학의 내부에서 주자를 넘어가 버린 유일한 주자학자였다. 문성환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그가 공직임명을 140차례나 거부한 이유는?

     퇴계(退溪) 이황(李滉·1501~1570)은 생후 7개월 만에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그는 엄격한 숙부 밑에서 수학했으며 기묘사화 등을 경험하면서 사림의 처세에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시대를 살았다. 경(敬)의 실천으로 요약되는 그의 일생은 이와 같은 내적·외적 이력의 결과였다. 하지만 퇴계는 이 모든 사실을 훌쩍 뛰어넘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의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퇴계는 한 인간이 의지와 노력으로 성취할 수 있는 높고 깊은 인격의 다른 이름이었다.   주자학을 꿰뚫었던 ‘공부의 신’ 선생(퇴계)은 일찍이 서울에서 ‘주자전서’를 구하여 문을 닫고 들어앉아서 조용히 읽기를 시작하여 한 여름내 그치지 않았다. 그래서, 혹 누가 더위로 몸이 상하지 않을까 경계하면, 선생은 “이 글을 읽으면 가슴 속에서 문득 시원한 기운이 생기는 것을 깨닫게 되어 저절로 더위를 모르게 되는데, 무슨 병이 생기겠는가?”하였다.(‘언행록’)    얼핏 보면 퇴계의 삶은 건조하고 답답하다. 매우 진지하고 실수가 없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공부만 해도 그렇다. 더우면 더워서, 추우면 추워서 공부를 못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우리로서는, 퇴계의 공부 사랑은 결코 이해가 쉽지 않다.  하지만 퇴계에게 공부는 일상이었다. 그는 밥 먹듯이 공부했던 사람이 아니라 앉거나 서거나 걷는 것처럼 공부하는 사람이었다. 공부가 생활이고 놀이인 자. 단순히 배움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자. 퇴계는 실제로 그런 인물이었다.  퇴계가 정확히 언제부터 주자학에 몰두하게 되었는 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주자를 만나면서 퇴계는 인생의 분명한 비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주자전서’의 글자가 희미해질 정도로 주자를 읽었다. 그에게 책을 읽는다는 것은 “반드시 성현의 말과 행동을 마음에 본받아서, 조용히 찾고 가만히 익히”는 것이었다. 요컨대 공부는 삶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그가 보기엔 “바쁘게 말하여 넘기고 그저 예시로 외우기만 하는 것”은 가장 나쁜 독서다. 성현의 말씀과 내 생각이 다르다면 일단 나에게서 문제를 찾는다. 그럴 땐 “성현의 말을 더욱 믿어서 딴 생각이 없도록 간절히 찾”아야 한다.  이 간절함이 퇴계 공부의 요체다. 간절했기에, 퇴계에게 책 속의 글자들은 일상으로 들어와 이리저리 출렁이며 되살아나야 했다. 퇴계는 책과의 치열한 싸움만큼, 일상의 유연함 속에서 배움을 일궜다. 그렇기에 그의 노력에 엄숙함이나 비장함을 떠올리는 건 사실상 오늘날의 우리가 공부에 대해 갖는 편견의 결과일 뿐이다.  퇴계는 천재라기보단 노력파였다. 천지가 배움으로 가득차 있어 끝없이 질문하는 것에 머물고 싶었던 진솔함. 배움 앞에선 자신을 잊어버리면서까지 까마득히 몰입해 들어가고 또 무얼 배웠는지 따져보지 않으면서도 어느 순간 배움을 이루어내는 성실함. 퇴계는 배움을 ‘즐기는’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고 도달할 수 있는 한 경지를 인상 깊게 보여준다.   군주의 100여차례 관직 요청을 퇴짜놓다  퇴계는 34세의 비교적 늦은 나이에 출사했다. 홀어머니를 생각하라는 주위의 충고가 없었다면 아예 벼슬할 생각조차 접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초 벼슬에 뜻이 없었던 까닭에, 그는 곧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다. 사대부로서 출사하는 일 자체가 무용하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곳은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니었다. 그는 좀 더 자유롭고 유연하고 큰 공부를 원했다.  이후 공직(公職)에서 물러나기 위해 그가 벌인 노력은 처절하리만치 눈물겹다. 번번이 사표는 반려되었고, 사양할수록 더욱 높은 품계와 작위가 되돌아 왔다. 한 번 잘못 발을 내디딘 세계는 그렇게 늪처럼 퇴계를 붙잡았다.  완전한 물러남! 퇴로를 찾을 때까진 어떠한 틈도 보이지 말아야 했다. 명종의 눈물겨운 구애에도 불구하고, 퇴계는 마치 자동응답 기계처럼 사퇴의 이유들을 되풀이했다. 아픕니다, 능력이 부족합니다, 관례에 어긋납니다, 시기가 적절치 않습니다, 집안에 상이 있습니다. 또 아픕니다. 줄기찬 줄다리기.  급기야 몸이 단 임금의 친필까지 등장했지만, 퇴계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어리석음을 숨기면서 벼슬하는 것은 도둑질입니다!” 이쯤되면 우리가 종종 보게 되는 인사청문회는 퇴계 인사 풍경의 네가티브 버전이라 할 만하다.  퇴계를 향한 구애는 명종에서 선조로 이어졌다. 68세의 퇴계는 5개월간 7차례나 관직을 제수하는 선조의 공세에 대해 바른 군주의 몸가짐을 충고하는 여섯 조목(‘무진육조소’)과 주자학의 핵심을 간추린 열 장의 그림(‘성학십도’)을 올리며 버텼다.  ‘제발 성학(聖學)으로 정치의 근본을 삼고, 도덕과 학술로 인심을 밝히시길’(‘무진육조소’), ‘길(道)은 형상이 없고, 하늘은 말이 없는 법!’(‘성학십도’) 요컨대 답은 이미 자신에게 있으니, ‘부디 나를 찾지 말고, 스스로 답을 구하시라!’  퇴계에게 공부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스스로의 길을 찾아 삶을 완성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치란 어떤 것인가. 그것은 항상 다른 사람의 시선 앞에 나를 세울 것을 요구한다. 시선들을 계산하고 챙기느라 바쁜 곳, 그것이 관직의 세계다. 한 마디로 나를 위한 공부(위기지학)의 장이 아니라는 것! 이것이 퇴계가 140여회나 계속되는 군주의 청을 거절한 이유였다.   저 유명한 기대승과의 서신 논쟁  1558년 겨울, 성균관 대사성이었던 퇴계는 이제 막 과거에 급제한 고봉(高峰) 기대승(奇大昇)의 방문을 받았다. 젊은 고봉은 퇴계의 학설을 비롯해 성리학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졌다. 그리고 몇 달 후,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논박을 듣고 나서 (나의 생각이) 더욱 잘못되었음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고쳐 보았습니다.” 얼핏 보면 이 문장은 마치 선배에게 가르침을 받은 후배의 문장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편지를 쓴 것은 퇴계였다. 이에 대한 기대승의 답장. “그렇게 고친다면 비록 지난번의 설보다는 나은 것 같지만, 제 의견으로는 그래도 불만스럽습니다.”  퇴계-고봉의 서신 논쟁이 시작되었다. 고봉은 주자의 글을 배경삼아 따졌고, 퇴계는 주자의 마음을 가지고 응수했다. 논쟁의 핵심은 순수 도덕 감정인 사단(四端)(측은, 수오, 사양, 시비)과 비도덕 감정인 칠정(七情)을 어떻게 볼 것인가였다.  퇴계는 사단과 칠정을 각각 리(理)와 기(氣)에 속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리에 해당하는 사단이 기와 상관없이 존재해야 했다. 하지만 주자의 기본 구도에 따르면 이치는 결코 기를 떠나 존재할 수 없었다.  8년에 걸친 논쟁의 결론은 파격적이었다. 퇴계는 결국 ‘이치도 (스스로) 움직인다’고 주장했던 것. 퇴계와 고봉의 논쟁은 표면상 ‘고봉의 승리’처럼 보인다. 퇴계가 주자(학)를 이탈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퇴계에게 주자는 세계(우주)였다. 그에게 그 세계 밖은 상상의 외부였다. 그러했기에 퇴계는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언설들이 주자의 구도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논쟁의 한복판에서, 기대승의 날카로운 비판에 직면한 퇴계가 두 차례나 자신의 논지를 수정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었다. 고봉이 주자의 논리에 근거했다면, 퇴계에게 중요한 건 주자의 ‘뜻’에 서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종종 성인의 길을 묻는다. 주자는 그 길을 보여주었다. 그러면 사람들은 다시 묻는다. 그런 길을 정말 우리가 갈 수 있느냐고. 불가능하다고, 너무 이상적이라고. 그런데 퇴계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 길을 정말 걸어가고 있었다.  길을 바라보는 자가 아니라 길 위에 서서 걷는 자! 하지만 그 길은 이전의 길이 끝난 길이었고 새로운 길이 시작되는 자리였다. 그렇게 퇴계는 주자를 넘어서버렸다. 주자의 삶을 살고자 한 자, 그래서 주자가 다다르지 못한 길마저 개척한자. 그럼으로써 주자마저도 새롭게 만든 자. 퇴계는 주자학의 내부에서 주자를 넘어가 버린 유일한 주자학자였다.  문성환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지역 일자리 우리 힘으로] (4) 장흥 ‘아토-제로 타운’

    [지역 일자리 우리 힘으로] (4) 장흥 ‘아토-제로 타운’

    전라남도 장흥군 한복판에 자리잡은 억불산에는 아토피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진 편백나무 숲이 90만㎡(약 30만평)가량 펼쳐져 있다. 숲 입구에는 편백나무를 이용한 ‘전라남도 목공예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7일 센터 2층 실습실에 들어서니, 세살 무렵 소아마비로 1급 지체장애 판정을 받은 황영일(50)씨가 휠체어에 탄 채 목공예 조각 실습에 열중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손재주가 뛰어났던 황씨는 전남 장흥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뒤 세공기술을 배웠고, 20대 초반 금은방을 차렸다. 그 뒤 수년에 걸쳐 이런저런 사업을 벌였으나 실패, 5000만원 가까이 되는 빚만 졌다. 이후 그는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돼 정부 보조로 생계를 유지했으나 1995년부터 시작한 장애인협회 활동이 삶에 활력을 주었다. 실의에서 벗어나 인력소개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빚도 조금씩 갚고 있고, 장애인들과 함께 사업을 하고 싶다는 포부도 가지게 됐다. 이때 목공예센터에서 목공예기능인 양성사업을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오는 11월, 8개월 과정을 마치면 센터에 취업하거나 공방(목공예상점)을 차릴 수 있다. 취업할 경우 최대 월 120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황씨는 8월부터 동료 장애인들과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군청과 협의 끝에 3000만원을 지원받아 목공예 장비까지 사들였다. 장흥군은 올 4월부터 목공예기능인 양성사업, 편백 숲의 생약초를 가공하는 인력을 키우는 편백 생약초기능인 양성사업, 산림치유 강사를 양성하는 아토메디컬 트레이너사업, 전통차예절지도사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으로 수강생 150명 중 88%(132명)가 취업이나 창업을 계획하고 있다. 장흥군은 올해 말 수강생을 대상으로 취업박람회를 열 예정이다. 이들은 편백숲 치유·휴양 공간인 ‘우드랜드’, 소금을 통해 아토피 치유를 돕는 ‘편백 소금집’, 음이온폭포·건강증진센터·온욕장 등이 설치된 ‘치유의 숲’, 목공예센터 등으로 구성된 ‘아토-제로 타운(ATO-ZERO TOWN)’에 우선 취업할 수 있다. 이 사업에는 올해에만 국비 4억원, 군비 3000만원이 투입됐다. 장흥군은 올해부터 2014년까지 매년 132개 일자리를 창출해 4년간 총 528개 일자리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흥군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7.9%인 초고령사회(노인인구 비중 20% 이상)다. 인구가 계속 줄어들어 2010년 현재 4만 1579명에 불과하고 현재 속도가 유지될 경우 2014년에는 4만명 미만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인구 감소로 지역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단순 일자리라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야 하는 절박한 상태다. 장흥군은 2009년 7월 편백숲에 우드랜드(정직원 6명, 임시직 30명), 올 4월 말에 편백소금집(정직원 8명)을 열었다. ‘한우삼합’(한우·키조개·표고버섯)으로 유명한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과 연계된 관광산업이 꾸준한 효과를 발휘, 우드랜드 개장 1년만에 20만명이 방문했고 누적매출액도 3억원이다. 장흥군 관계자는 “지역 주민을 친환경생명 전문인력으로 양성해 신규 서비스 산업의 일자리를 창출함과 동시에 체험형 관광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장흥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5)안전 우려되는 한국의 단기선교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5)안전 우려되는 한국의 단기선교

    지난달 이집트에서 무슬림과 기독교인 간 충돌이 발생하자 일각에선 민주화 혁명이 종교 갈등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기독교의 한 분파인 콥트교를 믿는 압둘라 만수르(32)는 카이로에서 기자와 만나 “갈등이 없다고 할 순 없지만 그건 일부 이성적이지 못한 사람들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무슬림과 기독교가 서로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싸울 일도, 오해가 생길 일도 없다.”고 말했다. ●대형교회 일방적 선교 활동 역풍 우려 오히려 중동 현지에서 활동하는 목사와 선교사들 사이에서는 우리나라 일부 대형 개신교회의 자극적인 단기 선교 활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중동 각국의 정정이 불안한 상황에서 일방적인 선교 활동이 안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칫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중동의 유서 깊은 모스크를 방문해 그 주변을 돌면서 모스크가 무너지기를 기도하는 이른바 ‘땅 밟기’ 선교 활동이 거센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약성경 여호수아기에는 땅 밟기를 통해 요르단강 서안 예리코 성을 함락시켰다는 얘기가 나온다. 기본적으로 상대를 멸망시키겠다는 관념을 바탕에 깔고 있는 셈이다. ●시내 한복판 ‘통성기도’에 현지인 기겁 현지 목사와 선교사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단기 선교팀들은 주로 대학생 등 청년부가 주축을 이루며 역사가 오래된 모스크를 찾아 주변을 돌면서 우상이 무너지길 기도한다. 랜드마크로 유명하고 일반 관광객에게도 개방되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수도 아부다비에 있는 ‘그랜드 모스크’가 대표적 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슬림들이 이 같은 의도를 알면 분위기가 험악해질 수 있어 보통 두세명씩 조심스럽게 ‘땅 밟기’를 한다는 것이다. 일부 단기 선교단은 시내 한복판에서 무리지어 ‘통성 기도’를 해 현지인들이 기겁을 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올여름도 수백명 중동 찾을 것” 중동에서 목회 활동을 하는 한 목사는 “영적으로 강한 곳, 주로 역사가 오래된 모스크에 가서 회랑을 밟고 지나가면서 우상이 무너지라고 ‘기도 사역’을 한다.”면서 “보통 대학생들로 구성된 교회 청년부가 단기 선교의 주축이다 보니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땅 밟기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여름에도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이 중동을 찾을 것이라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현지 무슬림들은 선교를 하는 이유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카이로의 한 시민은 “선한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준다면 주변에서 그가 믿는 종교에 호감을 갖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동 전문가인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학대학원 교수는 “중동에서 이슬람은 단순히 개인의 믿음이면서 동시에 과거 한국에서 유교가 그랬던 것처럼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공식적·비공식적 제도라고 할 수 있다.”면서 “그들이 한국 선교사를 경계하는 것은 한국 선교사들이 자신들의 사회 시스템을 적대시하고 해악을 끼치는 것으로 비치게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교사는 “현지에서 어렵게 만들어놓은 우호적 분위기가 단기 선교 한 번이면 물거품이 된다.”면서 “현지와 협의 없이 보여주기식으로 보내지는 단기 선교단은 오지 말아 달라고 권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글 사진 아부다비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야한 옷 입을 권리”… ‘슬럿워크’ 런던 강타

    캐나다에서 시작된 ‘슬럿워크’(SlutWalk)가 미국에 이어 지난 11일(현지시간) 런던 한복판을 강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슬럿워크(SlutWalk)란 야한 옷차림을 하고 거리에 나서는 시위를 의미한다. 지난 1월 캐나다 경찰 마이크 생귀네티가 “성폭행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여성은 매춘부 같은 야한 옷차림을 피해야 한다.” 는 발언이 이 캠페인의 발단이 됐다. 이 발언은 성폭행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해석돼 여성계의 분노를 샀다. 슬럿워크는 지난 4월 3일 캐나다 토론토를 시작으로 미국,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등 30여 곳에서 진행됐고 지난 11일에는 런던에서 5천여명의 여성이 참가하는 대성황을 이뤘다. 시위자들은 “내가 뭘 입든 상관 말라.” “비난받을 사람은 성폭행범” 과 같은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야한 옷차림으로 거리를 누볐다. 런던 행사를 기획한 아나타시아 리차드슨(17)은 “이렇게 많은 여성이 모여 함께 싸운다니 놀랍다.” 며 “여성에게는 어떤 옷이든 안전하게 입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물 한병 약 14만원…中 ‘명품슈퍼’ 논란

    물 한병 약 14만원…中 ‘명품슈퍼’ 논란

    최근 중국 시내 한복판에 고가의 생활용품과 식재료를 파는 일명 ‘명품슈퍼’가 등장해 사회적인 논란이 되고 있다고 중국청년보 등 현지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랴오닝성 선양시에 있는 이 슈퍼마켓은 생수, 소고기, 치즈, 우유 등 일반 대형마켓이나 슈퍼에서 살 수 있는 물품들을 판매하지만 가격만큼은 천지차이다. 이 명품슈퍼에서 파는 생수의 가격은 무려 800위안(약 13만 5000원). 현지에서 주로 판매되는 생수의 가격이 2~5위안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계산하기 어려울 만큼 높은 액수다. 쇠고기는 600g에 1700위안(약 28만 5000원), 애완견 목줄은 1만8000위안(약 300만원)에 팔고 있으며, 한켠에서는 30만 위안(약 5000만원)에 달하는 커피머신으로 내린 아메리카노가 소비자들을 기다린다. 명품슈퍼 측의 설명에 따르면, 쇠고기는 호주에서 사료로 유기농 옥수수만 사용하고 음악을 틀어주며 키운 30개월 이내의 소이기 때문에 원가가 높아 고가에 판매된다, 애완견 목줄은 각종 ‘진짜’ 보석으로 치장했고, 생수는 미국 청정산지에서 제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러한 고가의 생활용품과 식재료 등이 수 십배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일반 물품들과 나란히 판매돼 소비자들의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대부분 “구경 한번 하려고 들렀다.”면서 “같은 공간에서 돈 많은 사람은 비싼 쇠고기에 커피를 마시고, 일반 시민들은 옆 판매대에서 현저히 싸게 파는 고기를 사야 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시민은 “애완견 목줄이 이렇게 비싸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결국 돈 없는 사람들에게 상처만 주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명품슈퍼 측은 “소비자 계층이 다양해지면서 높은 퀄리티의 일상생활을 누리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 “물 한 병을 사먹더라도 믿고 마실 수 있다면 많은 돈을 낼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에 명품슈퍼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중국 전역에서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먹거리 사태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반발하는 시민들과 ‘명품 생활을 누리고자 하는 사람들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명품슈퍼 측의 입장이 대립되는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은 “판매량 추이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사치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사진=위는 중국 ‘명품슈퍼’에서 파는 고가의 생수, 아래는 쇠고기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여도 야도 ‘반값등록금 정책’ 눈치보기] 국민은 속타는데… 개점휴업 與

    [여도 야도 ‘반값등록금 정책’ 눈치보기] 국민은 속타는데… 개점휴업 與

    한나라당이 ‘반값 등록금’ 논의에 주춤하는 모양새다.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논의를 집중하겠다더니, 그 팀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팀장인 임해규 의원이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해외에 체류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팀내 일각에서는 “사회·정치적으로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돌아가는 만큼 논의의 장을 국회 상임위로 옮겨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7일 당의 한 관계자는 “반값 등록금이 정쟁의 한복판에서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여야가 등록금을 놓고 주도권 싸움이나 벌이고 있을 때는 넘어섰다.”면서 “더 크게 갈등을 키우기 전에 논점을 모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는 것도 한나라당을 주춤하게 만들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교과위 위원들은 지난 주말 광화문 촛불시위 현장을 방문하려 했으나 “‘등록금 반값’을 확정지어 오라.”는 요구에 막혀 계획을 접었다. 반값 등록금 논의에 불을 지핀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도 딱지를 맞았다. 시위에 참여 중인 학생들과의 면담을 추진하려다 “‘등록금 반값’을 약속하기 전에는 만나지 않겠다.”는 답을 들었다. 한나라당은 정부와도 한바탕 줄다리기를 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정부가 협조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쯤 되면 자발적으로 나서야 할 교육과학기술부가 예산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의 한 인사는 “개인별 소득분위를 계산하고 시뮬레이션 작업이라도 시작하면서 정부 내부에서 협의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는 게 이 문제를 둘러싼 정부의 분위기를 반영한다.”면서 앞으로 당·정 논의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소득분위 및 학점 기준 원칙은 폐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대학생의 75%가 B학점 이상을 받고 있고 학자금 융자도 이런 기준에서 이뤄지고 있어, 등록금이 ‘무조건 반값’이 아닌 한 일정한 ‘기준’은 필요하다는 논리에서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돈으로 인해 왜곡된 인간관계의 모습

    돈으로 인해 왜곡된 인간관계의 모습

    9일 오후 11시 5분에 방영되는 MBC 50주년 특별기획 다큐 ‘타임’ 제2편 ‘돈’은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 ‘스카우트’, ‘광식이 동생 광태’, ‘YMCA 야구단’의 김현석 감독이 지상파 방송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진짜 같은 허구)이다. 페이크 다큐멘터리 ‘돈’은 자신의 전 재산을 건물 옥상에서 뿌리려 하는 가상의 인물 장세춘(66)씨의 사연을 추적하면서, 돈으로 인해 왜곡된 인간관계의 모습, 더 나아가 돈과 우리 사회의 문제를 그려 본다. 제작진은 장씨가 자신의 전 재산을 건물 옥상에서 뿌리려 한다는 제보를 받고 그를 찾아간다. 제보자는 다름 아닌 장씨의 큰아들. 방송에 알려 아버지의 기행을 막아 보겠다는 심산이다. 굳게 잠근 방 안에서 발견한 여러 개의 사과 상자, 그 안에는 수십억원어치의 만원권 돈다발이 들어 있다. 장씨는 그 돈을 거리에 뿌리려고 한다.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우여곡절 끝에 전 재산이 아닌 2억원을 서울 여의도 한복판 건물 옥상에서 뿌리겠다고 최종 결정한 장씨. 길거리에 뿌려진 돈을 줍고 나서 돌려준 사람들에게 주운 돈의 10배를 보상해 주겠다고 자식들에게 공언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의 양심을 시험하기 위해서다. 장씨가 이러한 시험을 강행하게 된 이유는 아내의 비참한 죽음 때문이다. 장씨의 아내는 교통사고로 숨졌다. 그녀가 교통사고를 당해 죽어 가고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은 그녀의 가방에서 빠져나와 흩어진 돈을 줍느라 다친 그녀를 외면했다. 이 사건을 잊을 수 없다는 장씨. 그래서 돈을 뿌려 사람들이 얼마나 돌려주는지, 사람들의 양심을 한번 시험해 보고 싶단다. 김 감독이 만든 페이크 다큐의 결론은 “돈은 비료와 같아서 뿌리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장씨의 사연 중간마다 돈을 둘러싼 금융권과 정치권의 문제점이 슬쩍슬쩍 드러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돈이 가장 집중적으로 모이는 곳 가운데 하나인 여의도 금융가 한복판에서 수억원을 뿌리는 행위는 그야말로 여러 개의 의미가 중첩된 상징적 행위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정치이슈 Q&A] 6일 출범 선진통일연합… 가능성과 한계

    [정치이슈 Q&A] 6일 출범 선진통일연합… 가능성과 한계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주도하는 ‘선진통일연합’(선통련)이 6일 출범한다. 국내 300개 지부, 해외 30개 지부를 목표로 발기인만 1만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조직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통련은 ‘선진’과 ‘통일’이라는 시대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국민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시점에 떠오르는 전국적인 조직이어서 한나라당 등 정치 지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선통련의 성격과 활동 방향을 둘러싼 정치권 안팎에서의 논란을 Q&A로 정리한다. Q 정치단체인가, 시민운동 단체인가. A 시민운동을 표방한 정치단체 선통련은 스스로를 ‘선진과 통일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국민운동 단체’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선통련에 참여하는 의원들은 선통련이 필요할 경우 정치조직으로 변환할 수 있으며, 내년 총선에서 후보를 낼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일부 의원은 선통련이 한나라당, 자유선진당과 통합할 가능성도 부인하지 않는다. 선통련 자체적으로도 국민운동으로 확산된 요구를 정치현실에 담아내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정치 참여 자체에 대해선 부정하지 않고 있다. 박세일 이사장과 선통련 관계자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있지만, 선통련은 이미 정치적인 조직이 되어가고 있다. Q 뉴라이트 운동과 다른점은. A 뉴라이트보다 대중적인 조직과 운동 기존 정치 세력에 대한 반감, 자기 혁신이라는 출발점은 같다. 박세일 이사장이 이론적 토대를 만들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그러나 뉴라이트 운동이 소수 전문가 그룹별로 차별화 전략을 통해 전개됐다면, 선통련은 범국민이 참여하는 상향식 개혁을 모색한다. 뉴라이트보다 외연을 넓혔다고 볼 수 있다. Q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 A 정치이슈 선점과 전국 조직화 정치 이슈화와 조직 확대를 병행해 갈 계획이다. 기존 정치권에서 내년 총선·대선의 최대 이슈로 복지를 꼽고 있지만, 선통련은 더 큰 가치로 선진과 통일이라는 화두를 내걸었다. 새로운 정치이슈 선점과 함께 차별화를 통한 중도진영 껴안기라는 측면도 포함돼 있다. 앞으로 정치제도 개편, 정치지도자 교육·양성 운동도 벌일 계획이다. Q 자금은 어디서 나오는가. A 십시일반? 선통련은 국민운동에 맞게 자력갱생 원칙을 세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발기인 대회는 박 이사장의 개인 재산 출연과 발기인들의 모금으로 치렀다. 발기인에 참여한 1만여명의 회원들이 형편 껏 회비를 낸 자금으로 운영해 간다는 방침이다. 회원별로 월 1000원, 5000원, 1만원 단위로 회비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지역별 조직들도 지역 내에서 모금된 회비를 가지고 독립채산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방대한 국내외 조직을 운영하는 데 회비 납부만으로는 어렵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선통련의 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이 정치권 일부에서 계속 나오며, 이 부분을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 선통련이 안착하는 데 중요한 요건이 될 수 있다. Q 한나라당과의 관계는. A 관계없다 vs 예비군 or 보완재 박 이사장은 올해 초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과 통합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선통련을 한나라당의 대체재 또는 보수연합을 위한 매개체로 여기는 경향이 크다. 일각에선 선통련이 전국조직으로서 본궤도에 오를 경우 독자 정당화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선통련 핵심 관계자는 이런 정치권의 시각이 하나의 ‘바람’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Q 친박계가 바라보는 선통련은. A 친이계에 가까운 조직? 친박계는 선통련이 기본적으로 내년 대선을 겨냥한 친이계 성향의 조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선통련을 이끄는 박세일 이사장이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로 부상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선통력의 파급력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한다. 이미 ‘박근혜 대세론’을 꺾기에는 시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대권 경쟁 과정에서 의외의 변수가 될 가능성은 있기 때문에 경계의 끈을 늦추지는 않는 분위기다. Q 친이계가 바라보는 선통련은. A 마지막 변수 박근혜 전 대표 및 친박계의 독주를 달가워하지 않는 친이계 측에서는 선통련이 ‘박근혜 대세론’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마지막 변수로 인식하고 있다. 친이계 측도 이미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박근혜 전 대표가 내년에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선통련이 규모와 참가자 면면으로 볼 때 박 전 대표의 전국 조직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범여권 측 조직이기 때문에 친이계의 새로운 후보가 등장하는 등 변수가 생길 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Q 박세일 이사장은 정치적 야망이 있나? A 본인은 ‘없다’… 외부선 ‘있는 것 같다’ 박 이사장은 선통련의 활동이 통일을 위한 순수한 국민 운동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통일 자체가 한국에서는 ‘큰 정치’를 상징한다. 따라서 박 이사장의 개인적인 뜻과는 무관하게 이미 정치의 한복판에 들어오게 된 셈이다. 선통련 관계자들은 박 이사장이 보수진영의 ‘이론가’에서 ‘활동가’로 변모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내 정치를 말한다] 박선숙 민주당 의원

    [내 정치를 말한다] 박선숙 민주당 의원

    나의 정치는 ‘약자에 대한 연민’으로부터 출발했다. 국회의원이 된 뒤 세 번째 해를 넘겼다. 학생운동, 민주화운동을 하던 시절이나 정치의 한복판에 있는 지금도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진짜 약자 편에 서 있는지, 약한 사람들의 편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지. 내 고향 경기도 포천은 마른 바람이 자주 불었다. 미군부대가 철수한 자리마다 곧바로 개발이 시작됐지만, 하나둘 늘어가는 빈 집을 보며 스산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터전을 잃고 가슴 먹먹했을, 약자에 대한 내 유년의 연민일 것이다. 대학에서 야학을 했다. 두려웠던 ‘1980년 광주’를 안고 졸업한 뒤 구로 봉제공장에 취직했지만 옴을 얻어 석달 만에 그만뒀다. 한 선배가 “넌 귀부인이 되겠다.”고 했다. 비수처럼 꽂혔다. 그 칼을 마음에서 거둬내는 데 십년이 걸렸다. 무슨 일을 해도 목숨 걸고 하는 습관은 그때부터 생겼던 것 같다. 광주에 대한 죄책감은 나를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으로 이끌었다. 1987년 6월항쟁 때는 임신한 몸을 이끌고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외쳤다. 암흑 같던 시절, 우리는 버티고 또 견뎌 냈다. 시대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했던, 이 역시 약자에 대한 내 청춘의 연민이었다. 1995년 김근태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의 권유로 지방선거대책위 부대변인을 맡으며 정치권과 인연을 맺었다. 꼬박 3년 반을 한 뒤 청와대 첫 여성 대변인이 됐다. 8년 반을 대변인·부대변인으로 지냈다. 여성 1호, 화려해 보이지만 정말 힘든 자리였다. 언젠가 이 자리에 올 후배들을 생각하며 사력을 다했다. 그런 나를 김대중 전 대통령은 “겉은 부드러운 버드나무 같지만 속에는 철심이 있다.”고 평가했다. 지금까지도 이 ‘철심론’은 든든한 울타리다. 청와대와 정부(환경부차관)를 거쳐 민주당 비례대표가 됐다. 억울해도 목소리를 못 내는, 조직돼 있지 않는 다수를 돕는 것이 정치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정무위 활동을 하면서 이미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이들의 편에 선 정부와 많이 다퉜다. 보이스피싱 피해 구제, 카드수수료 인하, 채권추심법 개정 등 금융소비자의 권리를 찾는 데 노력했다. 나를 정치인 같지 않은 정치인, 권력의지가 없는 정치인이라고들 한다. 사실 ‘내 정치’를 꿈꾸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권에 들어왔다. 무엇이 되겠다는 것보다 얼마나 쓸모있는 일을 하고 있는지가 내 정치의 시작과 끝이라고 여겼다. 그러고 보면 정치는 노력이 아니라 숙명 같은 일이 아닐까 싶다. “여기 ‘국민’에선 저는 빼 주세요.” 15년 전 한 기자가 내게 한 말이다. 무심코 ‘국민’을 넣은 나의 논평을 들고 와서 말이다. 함부로 국민을 논하지 말라는 점잖은 충고에 어찌나 부끄러웠던지. 땀 흘려 일하면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세상, 사람이 사람 대접을 받는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고 믿었던 스무살 나의 바람은 쉰이 넘은 지금까지 계속된다. 가던 길을 끝까지 가 보자고 마음을 다잡는다. 그래야 새 길도 보이지 않겠는가. ■닮고 싶은 어머니… 어머니는 홀로 두 자매를 키웠습니다. 쉽지 않은 삶이었지만 “책임지지 못할 일은 하지 말라.”며 질책할 만큼 당찬 분이었습니다. 새정치국민회의 부대변인 시절, 매일 새벽, 김대중 총재의 집이 있는 경기 일산을 향할 때면 곤히 잠든 초등학생 아들이 맘에 걸렸습니다. 말 없이 등을 두드려 주던 어머니. 아들 녀석이 올해 육군 병장으로 제대했습니다. 2002년 돌아가신 어머니는 지금도 세 살 터울 언니의 꿈에 나타나 “선숙이 밥 먹었냐.”라고 물으신답니다.
  • [씨줄날줄] SOFA/박홍기 논설위원

    2000년 2월 9일 미군이 독극물을 한강에 무단 방류한 이른바 ‘맥팔랜드 사건’이 터졌다. 서울 한복판인 용산 미8군기지의 영안실 부소장 앨버트 맥팔랜드가 한국인 군무원을 시켜 주검 방부처리용 독극물 포르말린 475㎖짜리 480병을 싱크대에 버린 사건이다. 독극물은 한강으로 흘러들어갔다. 맥팔랜드는 2003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주한미군의 환경오염에 따른 첫 처벌로 기록됐다. 이 사건은 2006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의 소재가 됐다. 2002년 6월 13일 오전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56번 지방도로에서 ‘미선·효순 사건’이 발생했다. 미2사단 공병대 장갑차가 친구 생일에 가던 중2년생 심미선과 신효순양을 치어 숨지게 한 것이다. 가해자 미군 2명은 미군 법정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미군의 오만한 자세는 ‘촛불 집회’의 도화선이 됐다. 두 사건은 2000년대 들어 국민들에게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Status of Forces Agreement)에 대한 인식을 크게 일깨워준 대표적인 사례다. SOFA는 1966년 7월 9일 한국 외무장관과 미국 국무장관 간의 조인에 따라 이듬해 2월 9일 발효됐다. 6·25전쟁 당시 대전에서 체결한 ‘주한 미군의 관할권에 관한 한·미 협정’의 대체 협정이다. SOFA는 1991년과 2001년 두 차례의 개정을 거쳐 미군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불평등한 독소조항이 다소 수정됐다. 이에 따라 올 4월엔 노부부를 마구 때리고 부인을 성폭행하려 한 미군을 인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정부지법이 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계속 구금권’을 행사한 두번째 사례다. 미군이 주둔하는 80여개국과 미국 사이에 맺은 SOFA는 주둔군의 성격이나 당사국 간의 관계에 따라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요즘 SOFA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주한 미군이 1978년 캠프 캐럴 안에 인체와 환경에 치명적인 독극물인 고엽제를 대량 매립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부터다. 1991년 이후 20년 동안 주한미군은 기름 유출, 불법매립 등 47건의 환경 범죄를 저지르고도 피해 복구 및 보상에 소극적이다. ‘건강에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에만 오염 정화 책임이 있다는 SOFA 규정에 근거해서다. 때문에 추상적인 내용을 구체적이고 실효성있게 고쳐 주한미군 스스로 오염을 방지하고 제거하도록 강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SOFA 개정 목소리는 반미 정서가 아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에서 출발하고 있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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