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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결승 2국] 비씨카드배, 아마5인 본선진출

    [제10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결승 2국] 비씨카드배, 아마5인 본선진출

    제1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본선무대를 밟을 54명의 예선통과자가 가려졌다. 25일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통합예선 3회전을 마친 결과 한국 36명, 중국17명, 타이완 1명의 선수가 본선진출을 확정지었다. 특히 한국선수들 중에는 전준학, 정찬호, 홍석의, 김정현, 이지현 등 아마추어기사들이 5명이나 포함되었다. 그동안 아마기사가 통합예선전을 거쳐 세계기전 본선무대를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4명의 예선통과자 이외에 한국은 이세돌 9단, 이창호 9단, 강동윤 9단, 중국은 구리 9단, 창하오 9단, 일본은 조치훈 9단, 이야마 유타 8단, 타이완은 저우쥔신 9단이 각각 국가시드를, 조훈현 9단과 원성진 9단이 후원사 시드를 배정받았다. 최철한 9단이 먼저 1승을 거둔 가운데 맞이한 맥심커피배 결승2국. 흑이 하변을 살기전에 흑1, 3을 활용하려든 것이 결정적인 수읽기 착각으로, 백8의 치중 한방이 사실상 백의 승리를 결정지었다. 계속해서 흑이 <참고도1> 흑1로 잇는 것은 백이 4로 가만히 빠지는 것이 묘수로 양쪽의 대마가 동시에 걸린다. 흑이 5로 보강해 좌하귀를 살리면, 백이 6, 8로 돌려치는 순간 하변 대마가 잡히고 만다. 흑으로서는 <참고도1> 흑1 대신 <참고도2> 흑1로 버티는 수단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식으로 살아서는 역시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바둑을 승리로 이끈 최철한 9단은 4년만에 국내무대 정상에 복귀했다. (백6…백2의 곳 따냄)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이번 대국을 끝으로 바둑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성원해주신 독자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황사의 계절… 건강지켜줄 상품들

    황사의 계절… 건강지켜줄 상품들

    올봄 황사가 유독 심할 것이라는 예보가 나왔다. 황사 발원지인 중국 중북부 지방이 58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전조가 좋지 않다. 유통업체들이 27일 발빠르게 움직였다. 공기청정기 등의 출시를 앞당기고, 황사 피해를 줄이는 제품들을 묶어 함께 판매한다. 황사가 한 번 불면 개인의 건강 상태부터 야외활동까지 전반적인 영향이 미치는 탓에 상품들도 전방위적으로 쏟아졌다. ●공기청정기 출시 앞당겨 LG전자는 20만~70만원대 2009년형 공기청정기 10가지 모델을 선보였다. 지난해보다 보름 이상 출시를 앞당겼다. 휘센 공기청정기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을 제거하는 기능과 새집증후군 관련 물질을 5분 안에 98% 이상 없애는 탈취 필터 기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가정용 70㎡ 용량 제품을 하루 12시간씩 사용해도 월 전기료가 1000원(누진세 미적용) 정도다. 삼성전자도 다음달 초 하우젠 공기청정기를 대거 선보이기로 했다. DNA 이중나선 구조를 활용한 필터를 통해 미세 발암물질과 다이옥신 등 환경 호르몬을 효과적으로 없애도록 개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달 개인용 공기청정기 바이러스 닥터를 출시했다. 웅진코웨이는 디자인 기업인 아이데오와 공동 개발한 공기청정기 AP-1008을 추천했다. 황사제거와 살균 기능을 하나의 필터로 해결하는 멀티케어필터 시스템을 적용해 황사철에 제격이라는 설명이다. 구석구석 틈새 청소를 하는 데는 로봇청소기가 그만이다. 룸바 로봇청소기를 만드는 아이로봇사는 항균 세정제 데톨을 만드는 옥시와 손을 잡았다. 룸바 온라인 쇼핑몰 구매자에게 데톨 4종 세트를 주는 추첨행사를 기획했다. 한경희생활과학은 황사철에 더 심해지는 아토피 피부염을 예방하는 기능을 추가한 스팀청소기 한경희 아기사랑 아토스팀(13만 9000원)을 내놓았다. 헤드 부분이 1.95㎝로 얇아 침대 밑과 가구 틈새 등을 파고든 미세먼지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라고 자랑했다. 다음달 4일 오전 CJ홈쇼핑에서 첫 론칭 방송이 예정돼 있다. ●세균까지 씻는 제품들 세제와 항균제를 만드는 회사들은 조금 더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쓴 제품을 추천했다. CJ라이온은 황사철 바깥에서 빨래를 말리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 실내에서 말려도 세탁물에서 냄새가 나지 않도록 고안한 비트 실내건조(3.5㎏·1만8500원)와 숯을 사용해 유해물질 흡수력을 높인 주방세제 참그린 참숯(1㎏·7200원)을 내놓았다. LG생활건강은 죽염·쑥·고삼 성분 등이 들어간 한방항균 핸드워시(250g·4200원)를 내세웠다. 이 회사의 홈스타 세정살균티슈(50장·3500원대)는 뽑아쓰는 티슈 한 장으로 기름때를 제거하고 유해세균의 99.9%를 제거할 수 있게 편의성을 높인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디앤샵에서는 ‘환절기 건강케어’ 기획전을 열고 3M황사마스크(2개·9900원)·유한킴벌리 크린가드 청정마스크(10개·5500원) 등을 판매한다. ●삼겹살 특수 기대 외출할 때 쉽게 휴대할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도 쏟아졌다. 삼정인터내셔널의 코마스크인 노스크(2개·3000원)는 수영선수 박태환이 사용해 눈길을 끌었던 제품이다. 파코라반베이비는 먼지바람을 막아줄 유모차 커버(2만 5000원)를 내놓았다. 컴퓨터 USB포트에 꽂아 사용할 수 있는 이오니스의 휴대용 공기청정기(4만 4000원)도 이색 아이디어 상품이다. 목을 답답하게 하는 황사를 씻어내는 데 좋다는 돼지고기 삼겹살도 3월3일 ‘삼겹살데이’를 앞두고 인기몰이에 나설 태세다. 대한양돈협회와 농협중앙회는 다음달 3일 명동 밀리오레 행사장에서 ‘돼지고기 31선 시식회’를 연다. 신촌 그랜드백화점은 다음달 3일까지 삼겹살을 100g당 990원에, 상추와 깻잎을 1봉에 980원에 판다. 홈플러스는 다음달 4일까지 암퇘지 100g을 880원에 판매하는 ‘통돼지 타임세일’을 매일 오후 3·5시에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3일 하루 동안 삼겹살을 100g당 990원에 점별로 100㎏씩 한정판매한다. 이마트는 다음달 4일까지 삼겹살을 100g에 1170원에 판매하고, 돼지고기 행사상품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신세계 상품권 50만원어치 등을 내건 경품 행사를 진행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자치구 2009 핵심사업] 홍사립 동대문구청장

    [자치구 2009 핵심사업] 홍사립 동대문구청장

    “서울약령시를 국내 최대 한약재 시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적인 한방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습니다.” 홍사립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26일 “2005년 한방산업특구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한단계 도약한 약령시를 이제 세계적인 관광특구로 육성·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용두동과 제기동에 걸쳐 있는 서울약령시는 국내 한약재 유통량의 70%를 거래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한약재 시장이다. ●청량리 민자역사 동부권 랜드마크 서울약령시는 2005년 7월 한방산업특구로 지정된 뒤 지난해 말까지 한의약박물관 개관, 한방 테마거리 조성, 전통목조 일주문(상징문) 설치, 보제원 공원 조성 등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홍 구청장은 “올해부터는 한방 관광상품과 다양한 문화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서울약령시를 관광명소로 발전시키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서울약령시와 경희대·일반기업 등이 참여하는 산학연 산업클러스터를 구축하고, 한방 소재 건강식품과 기능성 생활용품 등 특화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동대문구는 청량리 민자역사를 비롯해 전농제7·답십리제16 재정비촉진사업과 이문·휘경 뉴타운사업도 빼놓을 수 없는 재개발사업이다. 홍 구청장은 “청량리 민자역사는 백화점·영화관·문화센터·광장 등을 겸비한 지역 최대 규모의 여행·쇼핑 복합시설”이라며 “현재 공정률 45%인 민자역사가 완공되면 서울 동부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문·휘경 뉴타운은 국내 처음으로 구릉지 경관보호를 위한 결합개발을 시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한국외국어대 정문에서 지하철 외대앞역에 이르는 구간은 국제문화거리로 조성돼 홍익대 주변이나 대학로에 버금가는 ‘청춘 특구’로 거듭날 전망이다. 환경분야 역시 홍 구청장이 열정을 쏟고 있는 시책이다. 구 청사 앞에 짓고 있는 환경자원센터는 그의 뚝심을 보여주는 대표적 성공 사례. 전형적 기피시설인 생활폐기물처리시설을 국내 처음으로 도심 공원 예정지 지하에 건립하면서 지역의 폐기물 처리비용을 최소화한 데다 ‘님비(집단이기주의)현상’을 일거에 해소했기 때문이다. 지하 2층에 연면적 1만 4838㎡(4488평) 규모의 환경자원센터는 9월부터 매일 음식물 98t, 재활용품 20t, 생활쓰레기압축물 270t, 대형 폐기물 20t 등을 처리하게 된다. ●어르신 전용 문화센터 15곳으로 확대 홍 구청장의 또 다른 관심은 노인복지다. 그는 “동대문은 다른 자치구에 비해 노인 인구가 많은 편인데, 그분들을 위한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노인복지시설을 최대한 확보해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10곳에 불과한 구립 경로당을 ‘어르신 전용문화센터’로 전환하는 동시에 15곳으로 확대해 요가·전통놀이·노래교실·수지침·건강찜질·발마사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방침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WBC 전력분석] 일본대표팀 내야 라인업 ‘수비+한방’

    [WBC 전력분석] 일본대표팀 내야 라인업 ‘수비+한방’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일본대표팀은 내야와 외야에서 독특한 특징이 있는 라인업이다. 외야라인이 정교한 타격과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로 구성됐다면 내야수들은 안정된 수비와 한방을 갖춘 선수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번 대회에 내야수로 출전할 선수는 총 6명. 그중 마츠나카 노부히코(소프트뱅크 호크스)의 탈락으로 지명타자가 유력시 되는 무라타 슈이치(요코하마 베이스타스)를 제외하면 5명의 내야수들로 구성됐다.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요미우리 자이언츠)- 1루수 출전 유력 4년연속 30홈런 이상을 때려낸 오가사와라는 자타가 공인하는 일본 최고의 내야수중 한명이다. 2006년-2007년 2년연속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으며 양리그에서 MVP를 연속해서 받은 2번째 선수이기도 하다. ’미스터 풀스윙’ 이란 닉네임처럼 빠른 배트 스피드가 일품인 선수다. 다소 타이밍이 늦었다 싶은 공도 특유의 손목힘으로 장타를 때려낼수 있는 능력이 있다. 소속팀 요미우리에서는 3루수로 출전하고 있고 있지만 니혼햄시절에는 1루가 원래 포지션이었다. 카타오카 야스유키(세이부 라이온스)- 2루수 출전 유력 세이부의 리드오프이자 작년시즌 퍼시픽리그 도루왕인 카타오카는 좌우 수비폭이 넓은 야수다. 마쓰이 카즈오의 미국진출 후 세이부의 7번을 물려받았을 정도로 전도유망한 선수중 한명이다. 삼진을 잘 당하지 않을만큼 적극적인 타격이 돋보이며 주루 플레이 역시 항상 도루를 노리는 적극적인 성향을 가졌다. 이번 WBC에서는 하위타순으로 나설 전망인데 상위타선과의 연결고리는 물론 1점차 승부에서 그의 발을 조심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와무라 아키노리(템파베이)가 2루수 주전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을만큼 유동적인 포지션이다. 나카지마 히로유키(세이부 라이온스)- 유격수 출전 유력 카와사키 무네노리(소프트뱅크)와 함께 주전 유격수 후보 중 하나다. 소속팀 세이부에서 ‘키스톤 콤비’로 손발을 맞춰왔던 카타오카가 주전 2루수로 나선다면 나카지마의 유격수 출전은 확실하다. 세이부의 미래인 나카지마는 정교함과 장타력을 동시에 갖춘 근래에 보기 드문 대형유격수다. 작년 베이징 올림픽에도 참가했었다. 나카지마는 3년연속 퍼시픽리그 실책 1위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잔실수가 많은 편인데 하라감독이 공격력에 초첨을 맞춘다면 나카지마, 수비력에 무게를 둔다면 카와사키가 한-일전에 선발로 출전할듯 보인다. 이와무라 아키노리(템파베이 레이스)- 3루수 출전 유력 일본 야쿠르트 시절에는 3년연속(2004-44개, 2005년-30개, 2006년-32개) 30홈런 이상을 때려낼 정도로 거포 내야수였지만 2007년 메이저리그 템파베이로 이적한 이후에는 홈런(2007년-7개,2008년-6개)이 한자리수로 급감했다. 하지만 2007년 빅리그 첫해에 전체 3루수중 가장 높은 수비율(.998)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감 있는 수비 실력을 선보였다. 무라타도 같은 3루수지만 수비력이 떨어지는 특성상 이와무라가 주전 3루수로 나설것으로 전망된다. 이와무라는 2루수비도 가능하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유동적인 수비포메이션의 중심 선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큰 선수다. 무라타 슈이치(요코하마 베이스타스)- 지명타자 유력 2년 연속 센트럴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무라타는 소속팀에서는 3루가 자신의 주 포지션이다. 당초 4번과 지명타자 자리가 확실했던 마츠나카의 탈락으로 대타요원으로 분리됐던 무라타지만 지명타자 자리는 그의 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라타의 장점은 어느 볼카운트에서든지 자신의 스윙을 가져가는 우직함이 돋보일 정도로 큰스윙을 하는 타자다. 특히 가운데에서 바깥쪽으로 흐르는 변화구나 공이 살짝만 가운데로 몰리면 여지없이 홈런으로 연결하는 배팅파워는 현역 일본선수중에는 최고라는 평가다. 작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일원으로 참가했다가 극도의 부진으로 비판의 중심에 섰던 선수다. 하지만 당시에는 감기몸살로 인해 최악의 컨디션이란 점을 감안할때 이번대회에서 한국 투수들은 어느 볼카운트에서든지 그의 한방을 조심해야 한다. 한편 최종엔트리가 발표된 직후부터 라쿠텐 골든 이글스의 노무라 카츠야 감독은 연일 하라 감독을 비판하고 있다. 하라 감독이 이나바 아츠노리(니혼햄 파이터스)를 4번타자로 생각하고 있는 것, 마츠나카와 호소카와 토오루(세이부 라이온스)를 대표팀에서 제외시킨 것에 따른 불만의 표시다.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마츠나카의 부재 그리고 뛰어난 투수리드를 인정받아온 호소카와의 탈락이 한-일전에서 어떠한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프로야구통신원 윤석구 rock7304@hanamil.net@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3國3色 WBC’ 벌써 후끈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할 한국 대표팀 28명의 최종 엔트리가 23일 확정됐다. 오른쪽 어깨 통증에 시달려 온 박진만(33·삼성)은 전격 제외됐다. 결국 수비에 구멍이 생긴 셈이다. ‘아시아 삼국지’로 불리는 타이완, 일본, 한국이 엔트리를 확정하면서 열흘 앞으로 다가온 WBC 아시아 예선전 분위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각국 엔트리를 보면 일본은 메이저리거를 축으로 대회 2연패를 향한 최강팀을 구성했다. 선수들의 ‘명함’이 일본의 자랑이라면 작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세계 정상에 오른 한국은 ‘패기’가 강력한 무기다. 해외파는 두 명에 불과하지만 ‘젊은 피’로 세대교체를 이룬 한국은 자신감이 넘친다. 타이완은 마이너리거 위주로 투수진을 구축, 한국과 일본의 ‘창’을 무력화시킨다는 복안이다. ●한국, 맞춤형 선발투수+기동력 이승엽(33·요미우리), 박찬호(36·필라델피아) 등 베테랑의 불참 탓에 ‘영건’들로 무장한 한국은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는 일본을 꺾을 맞수다. 좌완 류현진(한화)과 김광현(SK)을 ‘원투펀치’로 한 대표팀 마운드에는 맞춤형 선발이 오른다. 힘은 좋지만 세기가 떨어지는 타이완전에는 류현진,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킬러’임을 입증한 김광현은 일본전에 등판이 유력시된다. 득점은 이종욱·고영민(이상 두산)·이용규(KIA) 등 ‘준족’들이 상대 내야진을 유린한 뒤 이대호(롯데), 추신수(클리블랜드) 등 새 중심타선의 한 방으로 승부를 가를 태세다. ●일본, 올스타급 최강 진용 구축 메이저리그 보스턴의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 시애틀의 ‘천재타자’ 스즈키 이치로 등 해외파 5명이 합류한 일본은 최강의 진용을 구축했다. 메이저리거와 자국 톱랭커를 배합한 타선이 한국에 공포를 주기에 충분하다. 이치로가 3번, 이나바 아쓰노리가 4번에 포진한 일본은 지난 21·22일 요미우리와 평가전에서 연이틀 10점대 이상을 뽑는 펀치력을 과시했다. 일본은 초대 대회 때 팀 타율(0.311)과 팀 홈런(10개)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올해는 공격력이 더 나아졌다는 평가다. ●타이완, 간판 불참 여전히 ‘복병’ 천진펑, 린즈성(이상 라뉴) 등 간판 타자들의 불참으로 공격력이 약해진 타이완은 천웨인(주니치), 궈훙즈(LA 다저스) 등 기대를 건 해외파 투수들마저 빠지면서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지난해 타이완 리그에서 타율 .391에 8홈런, 60타점을 기록한 펑정민(슝디)과 타율 .332에 74타점을 쓸어담은 가워궈칭(퉁이) 등이 건재하다. 타이완 야구는 항상 뜻밖의 한 방으로 한국의 발목을 잡은 탓에 방심은 금물이다. ●벤치 파워는 한국이 묵직 초대 대회 사령탑을 경험한 김인식 감독은 단기전을 숱하게 치렀고 두 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백전노장. 용병술 등 빠른 판단이 절대적인 이번 대회에서 김 감독의 노련함이 예선라운드 1위 다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하라 다쓰노리 일본 감독은 WBC가 처음이다. 지난해 세이부와의 일본시리즈에서 보듯 단기전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이에 반해 이에즈시앤 타이완 감독은 1회 WBC에서 코치로 활약한 것이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내고장 이 맛!] 인제 황태구이

    [내고장 이 맛!] 인제 황태구이

    “한겨울 고소하고 담백한 황태구이 맛보고 가세요.” 강원 인제군 내설악 골짜기에는 요즘 황태가 한창 익어간다. 겨우내 설악의 한파에 황태는 청정 강원의 맛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그래서 진부령이나 한계령을 넘어 설악이나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들은 한번 유혹에 넘어가면 내설악 황태구이 맛을 평생 잊지 못한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황태는 씹으면 씹을수록 담백하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게다가 비린 맛이 전혀 없어 누구나 좋아한다. 황태구이는 우선 깨끗한 물로 마른 황태를 씻어 촉촉하게 만든 뒤 키위와 사과, 매실 등 과일류과 양파, 고추장 등 양념을 함께 넣어 하루동안 숙성시키는 게 맛의 관건이다. 냉동고에 보관하다 은은한 불에 구워 쪽파와 빨간고추를 다져 넣고 참기름을 살짝 뿌린 뒤 철판용기 위에 올려 손님상에 낸다. 대부분 프라이팬에 굽지만 숯불이나 석쇠를 쓰면 고소한 맛이 더하다. 특히 인제 용대리 일대 대부분의 음식점은 황태구이를 숙성할 때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과일을 사용하고 있다. 구수하면서 달콤하고 매콤한 맛이 어울려 오묘한 맛을 내는 여기만의 비결이다. 황태는 예부터 황태는 한방에서 해독제로 사용된 만큼 숙취 해소는 물론 간장해독, 혈압조절, 노폐물 제거에도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웰빙식품의 조건을 두루 갖췄다. 사계절 황태구이는 인기지만 요즘같이 황태가 덕장에서 익어가는 한겨울이 제철이다. 내설악을 찾아 영하의 날씨 속에 북풍 한설을 맞은 황태를 보면서 황태구이를 맛보는 것도 운치 있다. 인제읍에서 ‘하늘내린 황태구이’ 집을 운영하는 김해숙(57·여)씨는 “내설악에서 만들어진 황태구이는 자연의 맛이 더해져 도시인들에게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인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전국플러스] 제천한방엑스포 심벌마크 확정

    [전국플러스] 제천한방엑스포 심벌마크 확정

    ‘2010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의 심벌마크와 캐릭터가 19일 확정됐다. 심벌마크는 동양의 한방을 의미하는 한자 ‘약(藥)’자를 응용해 만들었다. 색상은 우리민족의 전통색인 오방색(황, 청, 백, 적, 흑)을 기본으로 했다.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는 내년 9월16일부터 10월5일까지 20일간 열린다. 제천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리듬체조 신수지 런던드림팀 뜬다

    “태환 오빠, 연아 언니처럼 제게도 드림팀이 생겼어요.” 한국 리듬체조의 희망 신수지(18·세종대 입학예정)의 2012년 런던올림픽 ‘메달 프로젝트’가 발진했다. 신수지는 16일 척추전문병원인 자생한방병원(이하 병원)과 공식 후원 계약을 맺었다. 기간은 2013년 1월까지 4년간. 연간 5000만원의 지원금과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를 약속받았다. 병원은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구성해 양·한방 협진으로 신수지의 건강을 수시로 점검하고 리듬체조 선수를 위한 특별 체형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신수지의 몸매 유지도 돕는다. 국내는 물론 신수지가 출전하는 국제대회에까지 동행한다. 이로써 신수지는 수영의 박태환(20·단국대)과 피겨의 김연아(19·고려대 입학예정)처럼 자신을 위한 독자적인 지원팀을 갖게 됐다. 리듬체조 선수 가운데 현금을 포함한 공식 스폰서를 갖게 된 선수는 신수지가 처음. 코치 김지희(40)씨는 “수지가 워낙 유연성이 뛰어나지만 규정이 강화된 국제 룰에 맞추기 위해선 난이도 높은 기술 적용이 필수”라면서 “새 기술 훈련으로 자칫 망가질 수 있는 신체를 보호할 프로그램이 생겨 자신있게 올림픽 메달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고 기대했다. 신수지는 새달 28일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쳐 7월 여름유니버시아드, 9월 세계선수권 등에 나선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우물밖에 나왔는데 왜죽어

    우물밖에 나왔는데 왜죽어

    60살 노인이 10m깊이의 우물속에 완전 매몰되었다가 7시간만에 구출됐다. 살아난 것도 희한한 기적이었지만 입원치료 20일을 요한다는 의사 진단에 놀란 그는 입원 단 하루만에 병원에서 도망쳐 버렸다. 『우물 밖에 나왔는데 왜 죽어』 하며 일절 주사를 거부했다는 전주(全州) 구두쇠 노인의 강장담(强壯談) 26일 하오 5시께였다. 민영섭(閔永燮)노인(60·전주시 서노송동)은 그동안 쓰지 않고 있던 뒤뜰의 우물을 손보아 다시 사용하기 위해 우물 안으로 들어갔다. 깊이는 약 10m쯤. 우물 밖에서는 세가닥 줄을 잡고 아내 최귀순(崔貴順·52) 며느리(26) 딸(14)등 3명이 지켜보고 있었다. 민 노인은 우물바닥에 내려가자 폐수(廢水)가 된 물을 밖으로 퍼올리기 위해 큼지막한 양철통에 물을 퍼담아 밖으로 내보냈다. 약 5분쯤 되었을까, 민노인은 우물바닥에 대막대기가 가로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힘껏 잡아당겼다. 그 순간 와르르 소리가 나면서 흙과 돌더미가 그를 덮어 버리고 말았다. 밖에 있던 세여자들도 모두 정신을 잃었다. 한참뒤 깨어난 여자들은『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직장에 나간 아들(35·양화점 직원)과 친척들에게 사고를 알렸다. 집안에서는 사자밥을 차리기 위해 준비에 바빴고 객지에 나가 있는 친척들에게는 『부친 사망』의 전보를 쳤다. 부고장도 주문했다. 시체를 발굴하기 위해 몇몇의 인부들도 데려왔다. 그러나 이동안 민노인은 10m 우물 속에서 매몰된 채 끈질긴 싸움을 계속하고 있었다. 『돌무더기에 얻어맞고 얼이 빠지드랑께요. 그러나 절대로 정신을 잃어선 안된다고 악착같이 줄을 잡고 버티었지요. 다른 건 생각이 안나고 추워서 미치겠더구먼요. 따듯한 아랫목에서 잠이나 한숨 자고 싶은 생각 뿐이었지요』 다행이었던 것은 돌무더기가 덮쳤기 때문에 환기(換氣)가 가능했던 것. 호흡을 할 수 있게 되자 그는 『정례(貞禮)야! 사람 살려』딸의 이름을 부르며 구원을 청했다. 사고가 난 지 2시간쯤 지났을 무렵 인부들이 아침내 민노인의 비명소리를 듣게 됐다. 온 집안이 벌컥 뒤집히고, 몰려들었던 수백명 구경꾼들은 만세를 불렀다. 긴장된 작업이 계속됐다. 밤 11시 40분께, 드디어줄을 잡은 민노인의 한쪽손이 나타났다. 아직까지 그는 끈덕지게 버티고 있었다. 10분쯤 지나자 그의 까만 머리카락이 나타났다. 『왜 이렇게 일들이 더딘거여?』 목이 드러나자 처음으로 내던진 민노인의 말. 12시 25분께 민노인은 완전히 구출돼 병원으로 옮겨지게 됐다. 대한의원 의사 한방수(韓坊洙)씨(43)는 완치 1개월, 입원치료 20일의 진단을 내렸다. 그러나 입원 24시간도 안된 27일 하오 5시 30분, 민노인은 아래층 진찰실에서 치료를 받고 2층 입원실로 가는 체하다가 집으로 도망을 치고 말았다. 아무리 기다려도 올라오지 않자 가족들이 진찰실에 내려와 그를 찾았지만 아무도 그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이때 민노인은 집에 돌아가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있었던 것. 『지독한 분이에요. 입원할 때 의식이 없어서 「닝게르」주사만 맞았슴니다. 이튿날「X·레이」촬영도, 주사도 절대 안 맞겠다고 애를 먹이더군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주사 한대면 구두가 한켤레 래요. 죽으려면 우물 속에 파묻혔을 때 이미 죽었을 것인데 밖에 나와서야 죽을 리 있느냐고 우겨요』 의사 한방수씨의 말. 『제가 본시 건강하기 때문에 살았던 거지요. 지금도 쌀 1가마쯤은 문제없이 져나르지요. 젊었을 때는 장사 소리를 들었당께요』 두 눈이 온통 부어 시퍼렇게 멍이 든 그는 천우신조로 살았다며 가슴을 쓸었다. 병원에서 도망친 것은 『돈이 아까워서』였다는 것. 『늙은 주제에 벌지도 못하고 있는데 아들녀석 몇푼 벌어오는 돈을 무슨 염치로 내가 말아먹을 것이요. 그렇다고 우리가 호구지책이 어려울 만큼 곤란한 것은 아니라우. 집에서 치료 받아도 죽지 않는데 뭣할라고 병원에 죽치고 누워 있어요?』 어쩌면 이렇게 철저한 검약 정신이 10m 깊이의 우물 속에서 7시간 동안이나 버티게 해 준「스태미너」가 되었을 법하다. 『액땜을 단단히 했으니 장수복(長壽福)은 팔자로 타고난 모양인디, 짐스럽게 살아서 뭣할 것이요. 곱게 늙어 죽어야지라우』 <전주에서 박안식(朴安植)·송종호(宋鍾虎) 기자> [선데이서울 72년 5월 7일호 제5권 19호 통권 제 187호]
  • [대한민국 극&극] 용산구 이태원 고급주택가 사람들-울진군 쌍전리 농가마을 사람들

    [대한민국 극&극] 용산구 이태원 고급주택가 사람들-울진군 쌍전리 농가마을 사람들

    국토해양부와 국세청은 매년 전국의 땅값과 집값을 공개한다. 이변이 없는 한 가장 비싼 곳과 가장 싼 곳의 순위는 변하지 않는다. 가장 비싼 값이 매겨지는 곳을 금싸라기땅으로, 대조적으로 값을 가장 적게 쳐주는 땅을 지푸라기땅으로 이름을 붙여봤다. 금싸라기땅은 이름 그대로 발 한짝 딛기에도 미안할 만큼 비싼 곳이었다. 과연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갑부들이 소유하고 있었다. 반면 지푸라기땅은 비록 값이 가장 싸고 홀대를 받는 땅이기는 했지만, 대궐같은 금싸라기땅에서도 볼 수 없는 자연이 품안으로 들어오는 곳이었다. 조금 초라하긴 해도 달 한간, 나 한간, 청풍 한간 맡겨두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곳이었다. ■ 이태원동 사람들 땅값이 가장 비싸다는 서울 명동. 소비의 중심이 강남으로 많이 옮겨갔다고 하지만 명동은 여전히 우리나라 패션의 중심지이자 금융 중심지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국민은행이 여의도로 이사를 가긴 했지만 원래 명동은 금융의 중심지였다.”면서 “명동에 나오면 모든 은행의 본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비싼 땅은 명동 충무로 1가 24-2로 3.3㎡당 2억 1100만원이다. 스타벅스가 비싼 임대료를 내지 않겠다며 나간 자리를 후발업체인 파스쿠찌가 이어 받았다. 충무로 명동 1~2가에는 의류, 신발, 화장품 매장이 빼곡히 들어와 있다. 많은 업체들이 브랜드를 론칭할 때 비싼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명동에 매장을 오픈하는 이유는 상징성 때문이다. 명동에 없는 브랜드는 유행을 선도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없다. 한창 경기가 좋을 때는 한달이 멀다 하고 명동의 겉모습이 바뀔 정도로 앞다투어 명동에 매장을 내려 했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30~40평 점포를 빌리는데 월 임대료만 3000만원을 줘야 한다. 보증금은 8억~10억원 정도다. 사람들의 움직임은 24시간 분주하다. 자주 부딪쳐도 인정이란 찾아보기 힘들고 경쟁은 치열하다. 실리를 따져 이로우면 내편, 그렇지 않으면 그저 남이다. 이곳 사람들의 머릿속은 비싼 땅에서 활동하는 만큼 시간당 매출을 많이 올리고 이익을 많이 남겨야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부자들이 좋아하는 동네는 따로 있다? 진짜 부자들은 강남에 살지 않는다. 국내 100위권내 주식 부호들 가운데 절반 이상인 54명이 서울 강북에 살고 있다. 그중 용산구가 26명으로 가장 많다. 특히 상위 10명은 대부분 이태원·한남동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고의 부자동네로 알려진 서울 용산구 이태원. 남산 자락을 타고 한강을 내려다보는 곳에 고급 단독주택들이 몰려있다. 풍수지리를 따질 때 길지(吉地)로 꼽힌다. 남산을 따라 강남과 양재동으로 이어지는 금맥(脈)이 지난다고 한다. 그래서 부자들이 많이 모여산다는 얘기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단독주택이 있는 용산구 이태원1길. 2006년 국토해양부가 단독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한 이래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단독주택이 있다. 지난해 공시가격이 95억 9000만원. 시가의 80%를 반영한다고 했을 때, 시세는 1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보유세만 해도 1억 8667만원을 냈다. 동네에 들어서면 높은 담에 굳게 닫힌 육중한 대문 때문에 위축감을 느낀다. 대지만 1000평을 넘는 집도 있다. 100m가까운 담벼락을 친 집은 마치 작은 성처럼 보인다. 골목 여기저기 방범용 CCTV가 설치돼 있고, 집집마다 보안장비가 달려 있어 일반인의 접근을 막고 있다. 이것도 부족해 경비초소까지 갖춘 집도 있다. 안마당은 잘 가꿔진 정원과 식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고급 정원수들이 가득하다. 마침 집수리를 하는 집이 있어 작업인부를 통해 어렵사리 집안 분위기를 들었다. “이런 집은 처음 구경합니다. 최고급 인테리어에 첨단 전자제품, 값 나갈 것으로 보이는 그림을 걸어놓고 비 한방울 맞지 않게 해 놓고 삽니다.” ●“졸부는 사절”… 그들만의 동네 이태원1길 주변 집을 구하려면 얼마나 필요할까.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에 따르면 이 일대의 집은 평당 최고 5000만원에 거래된 적이 있다고 한다. 외국 상사 주재원을 상대로 2~3년치 임대료를 한꺼번에 받고 빌려주기도 한다. 전망이 좋은 집은 월 700만~8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사업가·의사·변호사 같은 전문직업인과 국회의원·검사 등 공직자들도 집주인이다. 돈이 있다고 해서 다 들어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이 직업이나 학벌, 집안을 따져서 ‘아무나’ 들어오는 것을 꺼린다고 한다. 때문에 부동산중개업소보다는 아는 사람을 통해 소개를 받아 들어오는 경우가 더 많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상류층에 끼고 싶어서 들어오려는 사람이 줄을 서 있지만 물건을 내놓는 사람이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동네에는 편의점이 하나 있기는 하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주로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차를 타고 한남대교를 건너 강남으로 넘어간다. 그것도 대부분 가정부나 비서가 하기 때문에 사실상 집밖으로 나올 일은 별로 없다. 당연히 주민들간의 접촉도 없다. 한 주민은 “하얏트 호텔 헬스클럽이 주민들이 유일하게 만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쌍전리 사람들 경북 울진. 손꼽히는 오지다. 서울 동서울 터미널에서 버스로 4시간10분을 달렸다. 36번 국도를 타고 빙글빙글 고갯길을 넘는 것이 지겨워질 때쯤이면 울진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버스터미널은 시골의 여느 터미널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어둠침침한 대합실과 간혹 버스기사들끼리 목청높이 실랑이를 벌이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한 시간에 한두대밖에 들어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버스 시간이 가까워오면 한 구석의 분식집 아주머니의 손만 잠시 바빠질 뿐이다. 서울에 있는 아들, 딸에게 줄 음식거리를 보자기로 싸 양손에 쥐고 있는 할머니의 얼굴은 잔뜩 상기되어 있다. 터미널에서 10분쯤 걸어나오면 금방 읍내다. 울진군청과 울진군의회가 있어서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버스 정류장에는 아주머니들이 버스를 기다리며 수다를 떠는데, 외지인의 눈에는 마치 싸움이라도 벌이는 것처럼 보인다. 시골 읍내라고 해도 브랜드 옷 가게, PC방, 스포츠용품점, 패스트푸드점 등이 즐비하다. 재래시장에는 주민들이 고로쇠 수액, 배추, 고추 등 집에서 잘 기른 농산물들을 가지고 나와 판다. 하루 매출이라고 해봤자 3만~4만원도 안 된다. 울진은 대게, 송이버섯, 백암온천 등이 유명하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어 ‘친환경 농산물’이라는 이름으로 잘 팔린다. 올 7월에는 2회 세계친환경 농업엑스포가 열릴 만큼 이곳 사람들의 친환경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집 한채 32만원… 자연 풍경은 셀 수 없는 가치 경북 울진군 서면 쌍전리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싼 집이 있다. 가격은 32만 7000원. 2008년 국토해양부 개별주택가격 조사 결과 가장 저렴한 집이다. 가장 비싼 집 한 채 가격으로 무려 3만여채를 살 수 있다. “서면은 울진에서도 최고 오지지요. 저도 한달에 한번 주택조사나 영세민 조사할 때 아니고는 갈 일이 없습니다.”(서면 면사무소 직원) 비좁은 비포장 도로를 따라 들어가니 계곡물이 아직 하얗게 얼어 있다. 배추, 무는 올해 값이 폭락해 아예 거두지 않고 밭에서 자연스럽게 거름이 되어가고 있었다. 흑염소 떼가 길 한가운데를 가로막고 있다가, 차소리에 놀라 종종걸음으로 산으로 올라간다. 집은 파란 슬레이트 지붕에 본채, 별채, 외양간이 마치 한 채처럼 보였다. 여기저기 수리, 보수를 한 흔적 때문에 전통 가옥이라 하기에도, 개량주택이라 하기에도 어색한 모습이다. 토지 대장에는 11.2㎡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훨씬 큰 이유도 수시로 개·보수를 했기 때문이다. 쌍전리 주민들은 아직도 나무를 패서 장작을 땐다. 기름보일러를 쓰는 집도 간혹 있지만, 비상용으로 마련해 둔 것일 뿐 대부분은 장작을 지핀다.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곳에서 어떻게 기름 보일러를 씁니까. 나무 장작을 땐 온돌방이 최고로 따뜻합니다.” 별다른 불편함이 없어 보이는 이 집의 가장 큰 단점은 화장실이었다. 20m쯤 떨어진 곳에 슬레이트를 이어 붙여 만든 물체가 바로 화장실. 나무 판때기를 대충 얹어 재래식 화장실의 모양을 겨우 갖추고 있었다. ●모두가 이웃사촌 “도시보다 편해” 때마침 마을 주민들은 정월대보름을 맞아 경로당에 모여 소박한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잔치라고 해봐야 팥떡, 문어 수육, 과일에 소주 한잔씩 나누는 게 전부다. 쌍전2리의 이장님 장형진(69) 할아버지가 오랜만에 외지에서 찾아온 손님을 반갑게 맞았다. “제가 이 동네 막내입니다. 동네 심부름이라도 하려면 나이 어린 내가 이장을 해야지요.” 쌍전리 주민 대부분은 70·80대. 남자 18명, 여자 17명이 산다.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 이곳에서 농사 지어가며 마을을 지킬 젊은이들은 없는 것이다. 인터넷도 지난해야 겨우 개통됐다. 그래도 우체국 택배는 하루에 한번 들어온다. 해발 800m에서 키운 배추나 무 같은 고랭지 채소나 한약재, 야콘 등을 택배로 배달하면 서울까지 이틀이면 간다. 쌍전리에는 구멍가게 하나도 없고, 장을 보려면 40㎞밖에 있는 읍내로 나가야 한다. 집값보다 교통비가 더 들 수 있다. 마을주민 중 젊은 편에 속하는 사미라(43)씨는 딸 세희(11)양을 30분 거리의 학교에 매일 아침 차로 바래다 주고 있다. 사씨는 11년 전 부산에서 서면으로 이사를 왔다. 사씨는 배추 심고 소를 치는 지금의 생활이 더없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내 일을 자유롭게 하는 이 생활이 너무 좋습니다. 다시 도시로 나갈 생각요? 전혀 없어요.” 글 사진 울진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주사님은 1시간40분째 식사중 보험사건 부실변론 변호사의 굴욕 추락 여객기 지상피해 적었던 이유 ”여덟 쌍둥이 엄마 홍보 못 해먹겠다”
  • [부고]

    ●문정호(환경부 기획조정실장)씨 부친상 12일 삼성서울병원,발인 14일 오전 10시 (02)3410-6915 ●백승탁(전 충남교육감)승욱(전 풍한방직 사장)승수(충남농협 상무)씨 부친상 11일 대전 충남대병원,발인 14일 오전 8시 (042)257-1703 ●허정훈(휴먼앤어스)은석(르노삼성)씨 부친상 김장열(현대증권 리서치센터 테크팀장)씨 빙부상 12일 고대안암병원,발인 14일 오전 6시30분 011-9069-4648 ●오승호(서울여대 대학원 교학과장)인호(서흥캅셀연구소 부장)씨 모친상 11일 서울아산병원,발인 14일 오전 5시 (02)3010-2236 ●윤여훈(전 뉴코아 상무이사)씨 모친상 김홍직(오킴스피부과 대표원장·대한온천학회 회장)조현대(세미코리아 대표)정광덕(사업)씨 빙모상 11일 서울아산병원,발인 14일 오전 9시 (02)3010-2293 ●박석희(유디앤엘 전무)상희(미국 거주)순복(전 홍익대 교수)씨 모친상 윤용(전 고려대 교수)김재수(사업)씨 빙모상 12일 한양대병원,발인 14일 오전 8시30분 010-5334-7933 ●김기현(학생)씨 모친상 김기성(연합뉴스 국제뉴스부 기자)씨 빙모상 12일 서울대병원,발인 14일 오전 8시 (02)2072-2027 ●이상익(동신기술 부사장)상열(미국 거주)상범(유탑)상일(SK에너지 전무)상훈(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씨 모친상 12일 서울아산병원,발인 14일 오전 7시 (02)3010-2230 ●이기훈(전주대 경영학부 교수)기호(고등과학원 연구원)씨 부친상 12일 서울아산병원,발인 14일 오전 6시50분 (02)3010-2251
  • [2010 남아공월드컵] 성용 있어 ‘허무’ 없다

    한때 ‘허무호’로 불렸던 대한민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막내 덕분에 살아나고 있다. 바로 기성용(20·FC서울·185㎝)이다.이제 막 A매치 8번째를 치른 꽃미남 기성용은 지난 11일 이란 테헤란 원정에서 0-1로 뒤진 후반 36분 동점 골을 도와 애태우던 국민들의 가슴을 후련하게 했다. 아크 안에서 쏜 총알 프리킥은 상대 골키퍼 손끝에 걸렸지만 워낙 강력해 튀어나왔고, 이는 캡틴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헤딩골로 이어지며 분위기를 확 바꿨다. 미드필드 중앙에서 공을 낚아챈 뒤 거침없이 이란의 중원을 파고들다가 반칙을 끌어내며 금쪽 같은 기회를 만들었다. ‘허정무호’는 그의 오른발 덕분에 무패 기록도 18(8승10무)로 늘릴 수 있었다.지난해 9월5일 요르단전을 통해 A매치에 발을 들여놓은 기성용은 닷새 뒤 큰일을 해냈다. 무대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북한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그는 0-1로 끌려다니던 후반 23분 크로스를 받아 아크 정면에서 가슴 트래핑한 뒤 오른발 발리 슛으로 멋진 골을 뽑았다. 한달 뒤인 지난해 10월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경기에서 오른쪽 코너 부근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넘겨받아, 아크에서 왼발 발리 슛으로 골을 터트리며 3-0대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볼 다루는 재간은 K-리그에서 공인을 받았다. 지난해 정규리그 21경기에 나가 미드필더면서도 4골(1어시스트)을 낚았다. 하지만 점프가 약해 헤딩력은 떨어진다.허정무 감독은 “공격 본능을 지닌 플레이어”라며 그의 맹활약을 반기고 있다. 어린 나이에도 혹시나 생길 미드필더 공백을 훌륭하게 메울 수 있는 데다, 박지성에게 지나치게 치우친 의존도를 덜어낼 대안으로 떠오른 것. 기성용이 허 감독의 눈길을 붙잡은 것은 2007년 캐나다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수비수로 뛰면서 정확한 롱패스로 좌우 공간을 개척한 덕택이었다. 이후 중앙 미드필더로 조련돼 플레이 메이커 몫을 해냈다.프리미어리그 명문 리버풀의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28)를 좋아한다는 기성용의 말엔 당찬 포부가 담겼다. 이름만 올리려 할 게 아니라 꼭 필요할 때 ‘한방’을 해내는 필수요원이 되겠다는 얘기다. 허 감독이 월드컵 7회 연속 본선 진출을 위해 찾는 바로 그 자원이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할리우드 영화 속 실존인물, “누가 가장 잘 소화했을까?”

    할리우드 영화 속 실존인물, “누가 가장 잘 소화했을까?”

    배우는 다양한 삶을 산다. 영화 속에선 어떤 배역, 어떤 직업이 주어져도 변신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실존 인물을 소재로 삼은 영화에선 ‘배우가 역할을 얼마나 소화했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할리우드는 흥미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존 인물을 소재로 삼은 영화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그레이 가든’, ‘공공의 적’, ‘아멜리아’, ‘줄리&줄리아’ 등 아직 한국엔 미개봉인 작품들이다. 이 영화들은 실존 인물의 이야기 인만큼 주인공 캐스팅에도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엿보인다. 실제 주인공과 연기하는 배우가 얼마나 일치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영화를 보는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다. 또 이 영화들에는 한국에서 인기가 좋은 할리우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더욱 눈길을 끈다. ‘그레이 가든’의 드류 베리모어와 ‘공공의 적’의 조니 뎁. ‘아멜리아’의 힐러리 스웽크와 ‘줄리&줄리아’의 메릴 스트립까지. 영화 속 이들은 얼마나 실존 인물에 근접했을지 살펴봤다. ◆ 드류 베리모어 드류 베리모어의 2007년작 ‘그레이 가든’. 이 영화는 1975년 다큐멘터리 그레이 가든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미국의 로열 패밀리 에디스 부비에 빌과 에디스 빌 모녀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 베리모어는 퇴락한 부자 에디스의 삶을 연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특히 28개짜리 호화 저택이 온갖 오물로 뒤덮일 때까지 그 곳에 살아야만 했던 에디스의 심정을 이해하는 것에 역점을 두었다. 그 결과 베리모어는 “최상위층에서 나락으로 떨어져 비참해진 부자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베리모어의 대고모는 그의 연기를 보고 “작은 에디 같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극찬에 힘입은 베리모어 역시 “나 역시 연기에 만족스럽다. 내가 뜻한대로 됐다”고 높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 조니 뎁 마이클 만 감독이 연출을 맡고 뎁과 크리스찬 베일이 주연한 영화 ‘공공의 적’은 로빈 훗이라 불렸던 1930년대 전설의 은행 강도 딜링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뎁은 딜링거를 100% 재현하기 위해 이마가 드러나게 머리를 둥글게 세우고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비열한 표정까지 연습했다. ”존 딜링거는 내가 어린 시절 동경하던 남성 중 한명이다.” 영화 ‘공공의 적’ 주인공으로 나선 조니 뎁은 이런 말을 할 정도로 딜링거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소망만큼 딜링거를 완벽 재현하는 것엔 실패했다. 여성들을 한방에 쓰러뜨릴 치명적인 매력은 어느정도 소화했지만 아쉽게도 전설적 은행 강도의 우울한 분위기는 전혀 느낄수 없다는 혹평을 받았다. ◆ 힐러리 스웽크 여류비행사 아멜리아 에어하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아멜리아’. 주인공은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유명한 힐러리 스웽크가 맡았다. 스웽크는 에어하트를 연기하기 위해 그와 같은 짧은 컷트 머리를 선택했다. 또 당시 의상까지 완벽하게 갖춰 연기에 임하는 등 에어하트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그 결과 영화 스틸컷 속 스웽크는 에어하트와 매우 흡사한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강인한 눈매부터 시원한 입까지 마치 에어하트를 그대로 영화 속에 살려놓은 느낌이다. 스웽크는 “에어하트와 최대한 비슷하게 보이는 것에 가장 중점을 뒀다”며 “스스로 내가 아닌 것처럼 느껴질 정도”라고 자평했다. ◆ 메릴 스트립 연기파 배우 메릴 스트립은 영화 ‘줄리&줄리아’에서 요리 강좌의 대모로 변신했다. 이미 타계한 TV요리강좌 강사인 줄리아 차일드가 바로 그 주인공. 스트립은 차일드를 재현하기 위해 머리를 짧게 자르고 뽀글거리는 파마까지 감행했다. 또 차일드의 독특한 어투까지 그대로 살리기 위해 차일드의 방송을 보며 수없이 연습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스트립은 영화 속에서 차일드를 다시 살려냈다. 심혈을 기울였던 헤어 스타일은 완벽했고 어투 역시 말 그대로 ‘퍼펙트’했다. 그러나 최고의 극찬에도 스트립은 “차일드는 굉장한 요리사였다. 하지만 난 그렇게 대단한 요리사는 아니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인터치 위클리> 기사제휴/스포츠서울닷컴@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플러스] 자격과정 아카데미 수강생 모집

    용산구(구청장 박장규)‘제1기 용산 자격과정 아카데미’의 수강생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아카데미는 3~6월 4개월 과정으로 숙명여대 사회교육관에서 진행된다. 수강료는 강좌별로 구에서 60% 지원한다. 본인 부담은 40%. 과목은 ▲베이비 에듀시터(30명) ▲천연한방비누와 화장품(30명) ▲네일아트(20명) ▲커피 바리스타(30명) 등이다. 교육지원과 710-3915.
  • [뉴스 다큐 시선] ‘40년 사랑방’ 동네목욕탕

    [뉴스 다큐 시선] ‘40년 사랑방’ 동네목욕탕

    겨울이 다 지나도록 세상은 너무 춥다. 철거민 참사, 연쇄살인…. 온몸이 시리도록 각박해진 세상풍경이 서글프다. 절절 끓는 온돌 바닥과 따뜻한 얘기가 있는 사랑방이 더욱 그리울 때다. 하지만 우리 곁 사랑방이던 동네 목욕탕은 대부분 사라졌다. 푹푹 찌는 한증막 안에서 듣던 옆집 아들 결혼 소식도, 온몸이 녹아내리는 열탕 속에서 주고받던 아낙들의 안부인사도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24시간 사우나, 불가마 찜질방이 들어서면서 동네 목욕탕은 외면당한 지 오래다. 팍팍한 세상, 사우나와 찜질방 열기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람의 체온이 더해져 더 훈훈한 동네 목욕탕, 그 역사 깊은 사랑방을 찾아가 시린 몸을 녹여 봤다. 글ㆍ사진·동영상 강병철 조은지기자 bckang@seoul.co.kr ‘목욕합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시간, 40년 넘게 서울 종로구 계동을 지켜온 ‘중앙탕’ 낡은 간판에 불이 켜졌다. 새벽 5시20분. 이발사이자 종업원인 박희원(59)씨가 1층 현관을 열고 부지런히 비질을 하며 영업준비를 시작한다. 1층 여탕과 2층 남탕을 오가며 탕에 물을 튼다. “남탕이나 여탕이나 다를 게 없어요.” 박씨는 자연스럽게 여탕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닌다. 낡은 파이프에서 콸콸콸 힘차게 물이 쏟아져 나온다. 뜨거운 기운이 금세 탕 안에 가득차며 목욕탕 특유의 냄새가 확 피어오른다. 박씨는 텅 빈 여탕을 가로지르더니 물 온도를 잰다. 그의 손이 온도계였다. 물을 휘휘 몇 번 젓던 박씨는 온수 수도꼭지를 더 돌린다. 28년간 이 일을 해온 그의 손은 손님들이 좋아하는 온도를 기억하고 있다. 탈의실 바닥은 뜨끈뜨끈하다. 어젯밤 깨끗이 빨아놓은 주황색 수건들은 뽀송뽀송 말랐다. 박씨는 방바닥에서 바싹 마른 수건들을 걷어 욕탕 입구에 올려놓는다. 손님 맞을 채비를 마쳤다. ●서울 종로 ‘중앙탕’ 1968년 개업 모습 그대로 새벽 5시40분. 첫 손님이 왔다. 눈 뜨자마자 목욕바구니를 들고 나온 동네 할머니다. 박씨는 “매일 이 시간에 오시는 분이에요. 수십년 한결같은 아침 단골들이 계시니 빨리 문을 열어야죠.”라고 한다. 목욕비는 4000원, 손님들은 꼬깃꼬깃 접은 지폐를 툭 던지고 들어간다. 외상손님도 있다. 한 아주머니가 집에 지갑을 놓고 왔단다. “아이고, 이따가 드릴게.”라는 한마디에 무사통과다. 서로 집에 있는 숟가락 숫자까지 아는 사이라 돈 떼먹을 리는 만무하다. 6시쯤 문을 밀고 들어선 한 손님이 박씨에게 슬그머니 2000원짜리 김밥을 건넨다. “운동 갔다 오는 길에 샀는데 잡숴보셔.” 하지만 한 줄 김밥 중 박씨 입으로 들어가는 건 반도 안 된다. 하나 둘 오는 손님마다 박씨는 김밥 한 알씩을 권한다. 눈인사만 던지고선 탈의실로 급히 들어가는 손님도 있었다. ‘월간 이용권’을 끊어서 다니는 손님이다. “한 달 동안 목욕탕을 마음대로 쓰는 건데, 매번 계산하는 것보다 1000원이 싸다.”고 박씨는 귀띔한다. 이 목욕탕 손님 중 10여명이 자기집 목욕탕처럼 쓰고 있다. 정액권 손님들은 목욕탕표나 신분증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아침 8시. 날이 밝을 때까지 이렇게 왔다 간 손님은 10여명이었다. ●가족 같은 손님이 모이는 사랑방 최위희(94) 할머니를 모시고 온 손녀 홍영주(26)씨가 먼저 들어간 엄마 목욕비라며 한 명분을 더 계산하고 들어갔다. 최씨 할머니 3대는 김이 그득한 탕 속에 나란히 몸을 담갔다. 할머니와 손녀는 벌써 20년 넘게 이곳을 찾고 있다. 홍씨는 걸음마를 배울 때부터 이곳으로 목욕을 다닌 터라 찜질방은 오히려 불편하다고 했다. 귀가 어두운 할머니는 자신이 손녀인 양 홍씨에게 목욕을 맡긴다. 멋모르고 여탕을 뛰어다니던 손녀는 어느새 할머니 등을 밀어줄 만큼 든든하게 자랐다. 최신식 시설을 갖춘 사우나나 찜질방도 많지만 홍씨는 이 목욕탕을 최고로 친다. 다른 목욕탕은 불편하고 여기 와야 내 집처럼 편안하단다. “할머니랑 엄마랑 이곳에서 사춘기를 보냈고 성격도 둥글둥글해졌어요. 여기가 우리집 여자들의 사랑방인 셈이죠.” 오전 11시. 5년간 폐암으로 병원생활을 하던 남편이 3일 전 세상을 떴다며 지친 기색이 역력한 한 아주머니가 들어섰다. 어제 삼일장이 끝났다고, 그동안 씻지도 못했다고 먼저 말을 텄다. 탈의실에 앉아 있던 아낙들은 “살리려고 그렇게 애쓰더니 안됐네. 약한 사람이 고생 많았어.”라며 저마다 한마디씩 거들며 위로를 보탠다. 낮 12시10분. 사우나에서 수다 떨던 아주머니 셋이 탈의실 평상에 벌거벗은 채로 모여 앉았다. 냉장고에 음료수가 가득 차 있지만 따로 냉커피를 타 마신다. 공짜 커피를 곁들여서 수다를 떨기 시작한다. 김정미(45)씨는 “매일 오다시피 해요. 낮에 시간 보내기도 좋고. 탕 안에서 둘이 얘기하는데 거들면서 끼어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니까요. 찜질방에선 어디 그러기 쉬운가.” 손님들끼리 어울려 밥솥에 점심을 지어먹기도 한다. ●“단골손님들 때문에 문 못닫아요” “지난해 12월부터 이곳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적잖이 놀랐어요.” 목욕관리사(때밀이) 이정단(55·여)씨의 말이다. “서울 시내에 아직까지 이렇게 오래된 목욕탕이 있다니…. 손님들이 변치 않고 찾는 걸 보고 또 한 번 놀랐죠. 손님이나 있을까 싶었는데 평일엔 20~30명쯤, 주말에는 50명 정도 오세요. 여긴 모녀끼리 오는 손님들이 많아요. 때밀이 값요? 때만 밀면 1만 5000원, 전신마사지하면 4만원, 할머니들이 한 번 밀어보고 나면 손맛이 있다면서 계속 찾으시네요.” 목욕탕 사장 담란향(66·여)씨는 “이사 가도 목욕은 이곳으로 오는 손님이 꽤 된다.”고 했다. 한때 장사가 잘 안 돼서 접을까도 생각했지만 손님 중 열에 여섯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해 계속 운영하고 있다. 어떤 손님은 목욕비로 1만원을 받아도 좋으니 절대로 없애지 말아 달라고 했단다. 목욕탕을 찾은 소병룡(77)씨는 “예전엔 욕조 갖춰 놓은 집이 어디 있었나. 지금이야 집마다 샤워 시설이 있지만 더운 물에 몸을 푹 담가야 몸도 풀리고 제대로 ‘목간’했다는 기분이 들지.”라고 말했다. “개업했을 때부터 계속 다녔지. 찜질방에서 가끔 아는 이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동네 목욕탕처럼 재밌지는 않지. 누가 죽었다더라는 소식도 듣고, 이런저런 사연 듣는 재미에 다니는 거라네.” 40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목욕탕은 주인만의 공간이 아니었다. ●“유지비, 매출액 안따지고 장사한 지 오래” 한때 목욕탕 운영은 ‘동네 재벌’의 상징이었다. “한창 손님이 몰릴 땐 옷장이 부족해서 바구니에 옷을 담아놓고 손님을 받았어요.” 담 사장은 그때가 눈앞에 생생하다. 20대 젊은 나이에 목욕탕을 시작해 서른 여덟에 남편과 사별, ‘때 돈’을 벌어 아들 셋, 딸 둘을 혼자 키웠다. 그때 두 살배기였던 딸이 지금은 마흔이 넘은 아줌마가 됐다. 1970년대만 해도 중앙탕 반경 500m 주변에 목욕탕 6곳이 더 있었다. 그러던 것이 24시 사우나, 대형 찜질방에 밀려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해 결국 이곳 하나만 남았다. 한때 일요일엔 400명 넘게 손님이 몰리곤 했지만 이젠 휴일에도 많아야 50여명 선이다. “낙원상가 쪽으로 대형 찜질방들도 생겼고, 서울 외곽으로 목욕 원정 가는 손님들도 생겼어요.” 동네 터줏대감 자리를 찜질방에 넘겨주는 속내가 편하지만은 않다. 동네 목욕탕 장사로 목돈을 만지는 시대도 지났다. 400환으로 시작했던 목욕비는 지난해에야 35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랐다. 더 올리라는 손님도 있지만 그러면 찜질방과 다를 게 뭐가 있느냐는 논리 때문에 차마 올리지 못한다. 낡은 수도꼭지, 깨진 타일 그대로의 시설이지만 손님들이 개의치 않기에 믿는 구석도 있다. “물세는 한달에 40만~50만원, 기름은 난방유를 때는데 한 드럼에 15만원 정도 하나? 사실 한 달에 몇 드럼 들어가는지도 잘 몰라요. 그런 거 따지지 않고 운영한 지 오래 됐어요. 한 달 매출액도 따지지 않고 장사하는데요 뭐. 어쨌든 마지막 손님이 끊길 때까지 이 사랑방을 지킬 거예요.” 동네 목욕탕은 오늘도 정과 인심의 김을 모락모락 피운다. ■ 목욕탕 변천사 사람은 씻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지만 씻는 방법은 늘 변해 왔다. 1970년대는 동네 목욕탕의 전성기였다. 온수 샤워 시설을 갖춘 집이 드물었고 목욕탕을 가는 건 빼먹지 말아야 할 ‘주기적’ 행사였다. XX탕, OO탕, 단출한 이름으로 동네마다 몇 개씩 있는 목욕탕은 일요일 아침이면 손님들로 북적였다. 목욕탕을 나서는 아이들 손에는 빨대 꽂힌 요구르트가 들려 있고, 입구에서 여탕으로 들어간 아내와 엄마를 기다리는 풍경도 익숙했다. 80년대 들어 시내 중심가를 필두로 ‘사우나’ 간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핀란드 사우나라 불리는 건식사우나를 비롯해 습식사우나, 폭포식 냉탕 등의 시설을 갖춘 고급 목욕탕이 들어섰다. 동네 목욕탕도 하나둘 시설을 보강하기 시작했다. 회사원들은 피로를 푼답시고 점심시간을 이용, 사우나에 드나들며 땀을 뺐고 벌건 얼굴로 오후 근무를 시작하곤 했다. 90년대, 목욕탕은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다. 이때부터 목욕탕은 갖가지 모습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맥반석, 옥사우나는 물론 참숯, 한방쑥, 황토, 녹차를 이용한 시설이 등장했다. 서비스도 보강하면서 정부의 1회용품 사용규제가 있기 전까지 비누, 수건은 물론 칫솔, 샴푸 등도 무상 제공됐다. 수면실, 헬스실을 갖춰 덩치를 키웠고 24시간 영업은 기본이 됐다. 2000년대엔 찜질방 시대가 열렸다. 남녀가 버젓이 함께 모여 땀을 빼는 찜질방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황토방, 보석방, 얼음방은 물론 노래방, PC방, 헬스방, 마사지방까지 더해진 대형 찜질방은 기업 형태가 됐다. 고작해야 2층 건물이던 동네 목욕탕은 ‘종합오락 찜질방 빌딩’에 상대가 될 수 없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용산사망자 아들 “아버지가 테러범?” 공개된 정조의 ‘299통 편지’ 비밀은 9급 공채에 30대가 몰린다 현인택 ‘동문서답’ 청문회 화왕산 억새 태우다 4명 사망 고3 시기별 수능 전략 제주女교사,1~2일전 살아있었다
  • [뉴스 다큐 시선] ‘40년 사랑방’ 동네목욕탕

    겨울이 다 지나도록 세상은 너무 춥다. 철거민 참사, 연쇄살인…. 온몸이 시리도록 각박해진 세상풍경이 서글프다. 절절 끓는 온돌 바닥과 따뜻한 얘기가 있는 사랑방이 더욱 그리울 때다. 하지만 우리 곁 사랑방이던 동네 목욕탕은 대부분 사라졌다. 푹푹 찌는 한증막 안에서 듣던 옆집 아들 결혼 소식도, 온몸이 녹아내리는 열탕 속에서 주고받던 아낙들의 안부인사도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24시간 사우나, 불가마 찜질방이 들어서면서 동네 목욕탕은 외면당한 지 오래다. 팍팍한 세상, 사우나와 찜질방 열기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람의 체온이 더해져 더 훈훈한 동네 목욕탕, 그 역사 깊은 사랑방을 찾아가 시린 몸을 녹여 봤다. 강병철 조은지기자 bckang@seoul.co.kr ‘목욕합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시간, 40년 넘게 서울 종로구 계동을 지켜온 ‘중앙탕’ 낡은 간판에 불이 켜졌다. 새벽 5시20분. 이발사이자 종업원인 박희원(59)씨가 1층 현관을 열고 부지런히 비질을 하며 영업준비를 시작한다. 1층 여탕과 2층 남탕을 오가며 탕에 물을 튼다. “남탕이나 여탕이나 다를 게 없어요.” 박씨는 자연스럽게 여탕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닌다. 낡은 파이프에서 콸콸콸 힘차게 물이 쏟아져 나온다. 뜨거운 기운이 금세 탕 안에 가득차며 목욕탕 특유의 냄새가 확 피어오른다. 박씨는 텅 빈 여탕을 가로지르더니 물 온도를 잰다. 그의 손이 온도계였다. 물을 휘휘 몇 번 젓던 박씨는 온수 수도꼭지를 더 돌린다. 28년간 이 일을 해온 그의 손은 손님들이 좋아하는 온도를 기억하고 있다. 탈의실 바닥은 뜨끈뜨끈하다. 어젯밤 깨끗이 빨아놓은 주황색 수건들은 뽀송뽀송 말랐다. 박씨는 방바닥에서 바싹 마른 수건들을 걷어 욕탕 입구에 올려놓는다. 손님 맞을 채비를 마쳤다. ●서울 종로 ‘중앙탕’ 1968년 개업 모습 그대로 새벽 5시40분. 첫 손님이 왔다. 눈 뜨자마자 목욕바구니를 들고 나온 동네 할머니다. 박씨는 “매일 이 시간에 오시는 분이에요. 수십년 한결같은 아침 단골들이 계시니 빨리 문을 열어야죠.”라고 한다. 목욕비는 4000원, 손님들은 꼬깃꼬깃 접은 지폐를 툭 던지고 들어간다. 외상손님도 있다. 한 아주머니가 집에 지갑을 놓고 왔단다. “아이고, 이따가 드릴게.”라는 한마디에 무사통과다. 서로 집에 있는 숟가락 숫자까지 아는 사이라 돈 떼먹을 리는 만무하다. 6시쯤 문을 밀고 들어선 한 손님이 박씨에게 슬그머니 2000원짜리 김밥을 건넨다. “운동 갔다 오는 길에 샀는데 잡숴보셔.” 하지만 한 줄 김밥 중 박씨 입으로 들어가는 건 반도 안 된다. 하나 둘 오는 손님마다 박씨는 김밥 한 알씩을 권한다. 눈인사만 던지고선 탈의실로 급히 들어가는 손님도 있었다. ‘월간 이용권’을 끊어서 다니는 손님이다. “한 달 동안 목욕탕을 마음대로 쓰는 건데, 매번 계산하는 것보다 1000원이 싸다.”고 박씨는 귀띔한다. 이 목욕탕 손님 중 10여명이 자기집 목욕탕처럼 쓰고 있다. 정액권 손님들은 목욕탕표나 신분증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아침 8시. 날이 밝을 때까지 이렇게 왔다 간 손님은 10여명이었다. ●가족 같은 손님이 모이는 사랑방 최위희(94) 할머니를 모시고 온 손녀 홍영주(26)씨가 먼저 들어간 엄마 목욕비라며 한 명분을 더 계산하고 들어갔다. 최씨 할머니 3대는 김이 그득한 탕 속에 나란히 몸을 담갔다. 할머니와 손녀는 벌써 20년 넘게 이곳을 찾고 있다. 홍씨는 걸음마를 배울 때부터 이곳으로 목욕을 다닌 터라 찜질방은 오히려 불편하다고 했다. 귀가 어두운 할머니는 자신이 손녀인 양 홍씨에게 목욕을 맡긴다. 멋모르고 여탕을 뛰어다니던 손녀는 어느새 할머니 등을 밀어줄 만큼 든든하게 자랐다. 최신식 시설을 갖춘 사우나나 찜질방도 많지만 홍씨는 이 목욕탕을 최고로 친다. 다른 목욕탕은 불편하고 여기 와야 내 집처럼 편안하단다. “할머니랑 엄마랑 이곳에서 사춘기를 보냈고 성격도 둥글둥글해졌어요. 여기가 우리집 여자들의 사랑방인 셈이죠.” 오전 11시. 5년간 폐암으로 병원생활을 하던 남편이 3일 전 세상을 떴다며 지친 기색이 역력한 한 아주머니가 들어섰다. 어제 삼일장이 끝났다고, 그동안 씻지도 못했다고 먼저 말을 텄다. 탈의실에 앉아 있던 아낙들은 “살리려고 그렇게 애쓰더니 안됐네. 약한 사람이 고생 많았어.”라며 저마다 한마디씩 거들며 위로를 보탠다. 낮 12시10분. 사우나에서 수다 떨던 아주머니 셋이 탈의실 평상에 벌거벗은 채로 모여 앉았다. 냉장고에 음료수가 가득 차 있지만 따로 냉커피를 타 마신다. 공짜 커피를 곁들여서 수다를 떨기 시작한다. 김정미(45)씨는 “매일 오다시피 해요. 낮에 시간 보내기도 좋고. 탕 안에서 둘이 얘기하는데 거들면서 끼어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니까요. 찜질방에선 어디 그러기 쉬운가.” 손님들끼리 어울려 밥솥에 점심을 지어먹기도 한다. ●“단골손님들 때문에 문 못닫아요” “지난해 12월부터 이곳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적잖이 놀랐어요.” 목욕관리사(때밀이) 이정단(55·여)씨의 말이다. “서울 시내에 아직까지 이렇게 오래된 목욕탕이 있다니…. 손님들이 변치 않고 찾는 걸 보고 또 한 번 놀랐죠. 손님이나 있을까 싶었는데 평일엔 20~30명쯤, 주말에는 50명 정도 오세요. 여긴 모녀끼리 오는 손님들이 많아요. 때밀이 값요? 때만 밀면 1만 5000원, 전신마사지하면 4만원, 할머니들이 한 번 밀어보고 나면 손맛이 있다면서 계속 찾으시네요.” 목욕탕 사장 담란향(66·여)씨는 “이사 가도 목욕은 이곳으로 오는 손님이 꽤 된다.”고 했다. 한때 장사가 잘 안 돼서 접을까도 생각했지만 손님 중 열에 여섯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해 계속 운영하고 있다. 어떤 손님은 목욕비로 1만원을 받아도 좋으니 절대로 없애지 말아 달라고 했단다. 목욕탕을 찾은 소병룡(77)씨는 “예전엔 욕조 갖춰 놓은 집이 어디 있었나. 지금이야 집마다 샤워 시설이 있지만 더운 물에 몸을 푹 담가야 몸도 풀리고 제대로 ‘목간’했다는 기분이 들지.”라고 말했다. “개업했을 때부터 계속 다녔지. 찜질방에서 가끔 아는 이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동네 목욕탕처럼 재밌지는 않지. 누가 죽었다더라는 소식도 듣고, 이런저런 사연 듣는 재미에 다니는 거라네.” 40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목욕탕은 주인만의 공간이 아니었다. ●“유지비, 매출액 안따지고 장사한 지 오래” 한때 목욕탕 운영은 ‘동네 재벌’의 상징이었다. “한창 손님이 몰릴 땐 옷장이 부족해서 바구니에 옷을 담아놓고 손님을 받았어요.” 담 사장은 그때가 눈앞에 생생하다. 20대 젊은 나이에 목욕탕을 시작해 서른 여덟에 남편과 사별, ‘때 돈’을 벌어 아들 셋, 딸 둘을 혼자 키웠다. 그때 두 살배기였던 딸이 지금은 마흔이 넘은 아줌마가 됐다. 1970년대만 해도 중앙탕 반경 500m 주변에 목욕탕 6곳이 더 있었다. 그러던 것이 24시 사우나, 대형 찜질방에 밀려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해 결국 이곳 하나만 남았다. 한때 일요일엔 400명 넘게 손님이 몰리곤 했지만 이젠 휴일에도 많아야 50여명 선이다. “낙원상가 쪽으로 대형 찜질방들도 생겼고, 서울 외곽으로 목욕 원정 가는 손님들도 생겼어요.” 동네 터줏대감 자리를 찜질방에 넘겨주는 속내가 편하지만은 않다. 동네 목욕탕 장사로 목돈을 만지는 시대도 지났다. 400환으로 시작했던 목욕비는 지난해에야 35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랐다. 더 올리라는 손님도 있지만 그러면 찜질방과 다를 게 뭐가 있느냐는 논리 때문에 차마 올리지 못한다. 낡은 수도꼭지, 깨진 타일 그대로의 시설이지만 손님들이 개의치 않기에 믿는 구석도 있다. “물세는 한달에 40만~50만원, 기름은 난방유를 때는데 한 드럼에 15만원 정도 하나? 사실 한 달에 몇 드럼 들어가는지도 잘 몰라요. 그런 거 따지지 않고 운영한 지 오래 됐어요. 한 달 매출액도 따지지 않고 장사하는데요 뭐. 어쨌든 마지막 손님이 끊길 때까지 이 사랑방을 지킬 거예요.” 동네 목욕탕은 오늘도 정과 인심의 김을 모락모락 피운다. 사람은 씻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지만 씻는 방법은 늘 변해 왔다. 1970년대는 동네 목욕탕의 전성기였다. 온수 샤워 시설을 갖춘 집이 드물었고 목욕탕을 가는 건 빼먹지 말아야 할 ‘주기적’ 행사였다. XX탕, OO탕, 단출한 이름으로 동네마다 몇 개씩 있는 목욕탕은 일요일 아침이면 손님들로 북적였다. 목욕탕을 나서는 아이들 손에는 빨대 꽂힌 요구르트가 들려 있고, 입구에서 여탕으로 들어간 아내와 엄마를 기다리는 풍경도 익숙했다. 80년대 들어 시내 중심가를 필두로 ‘사우나’ 간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핀란드 사우나라 불리는 건식사우나를 비롯해 습식사우나, 폭포식 냉탕 등의 시설을 갖춘 고급 목욕탕이 들어섰다. 동네 목욕탕도 하나둘 시설을 보강하기 시작했다. 회사원들은 피로를 푼답시고 점심시간을 이용, 사우나에 드나들며 땀을 뺐고 벌건 얼굴로 오후 근무를 시작하곤 했다. 90년대, 목욕탕은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다. 이때부터 목욕탕은 갖가지 모습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맥반석, 옥사우나는 물론 참숯, 한방쑥, 황토, 녹차를 이용한 시설이 등장했다. 서비스도 보강하면서 정부의 1회용품 사용규제가 있기 전까지 비누, 수건은 물론 칫솔, 샴푸 등도 무상 제공됐다. 수면실, 헬스실을 갖춰 덩치를 키웠고 24시간 영업은 기본이 됐다. 2000년대엔 찜질방 시대가 열렸다. 남녀가 버젓이 함께 모여 땀을 빼는 찜질방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황토방, 보석방, 얼음방은 물론 노래방, PC방, 헬스방, 마사지방까지 더해진 대형 찜질방은 기업 형태가 됐다. 고작해야 2층 건물이던 동네 목욕탕은 ‘종합오락 찜질방 빌딩’에 상대가 될 수 없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박희순,주식 영화 ‘작전’서 대한민국 1% 꿈꾸는 조폭출신 CEO로

    박희순,주식 영화 ‘작전’서 대한민국 1% 꿈꾸는 조폭출신 CEO로

    “누구나 돈·권력·명예에 대한 욕망이 있잖아요? 그것도 한탕·한방으로 대박의 꿈을 이루고 싶은 욕망…. 이 영화는 이런 유혹 자체가 허무하다는 것을 낄낄대고 웃으면서 느낄 수 있는 영화예요.” ●‘있는 척 아는 척 잘난 척’하는 조폭 CEO 인터뷰 ‘작전’이라도 짜온 걸까. 자신이 주연한 영화 ‘작전’(감독 이호재·제작 영화사 비단길, 12일 개봉)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고 하자, 배우 박희순(39)의 입에서는 이내 유수 같은 답변이 흘러 나온다. “단지 조폭만이 아니라, 척 하고 사는 게 몸에 배어 있는 부류, 특권층으로 가려는 욕망이 큰 사람들을 공통적으로 풍자한다고 보면 돼요.” 작전이든 아니든, 영화를 보고서도 약간 미심쩍었던 부분들이 단번에 해소되는 기분이다. “처음 대본을 받고는 너무 전문적이거나 고리타분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읽었어요. 하지만, 주식을 전혀 모르는 저도 재미있을 정도로 이야기를 쉽게 풀어 놨더라고요. 그래서 ‘관객들도 내가 처음 접한 것처럼 받아들이겠구나.’ 싶어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어요.” ‘보스상륙작전’, ‘가족’ 등에서 이미 조폭 연기를 해본 터라 다시 조폭 역할을 맡기 망설여졌던 것도 사실이라는 박희순. 하지만, 이번에 맡은 조폭 출신 CEO 황종구는 그저 과격하고 무식하기만한 조폭이 아니었다. 그의 의견을 반영해 좀더 야망 큰 인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편법과 반칙이 난무하는 세상을 겪었기 때문에 대한민국 상위 1%가 되어야겠다는 욕망을 강하게 가진 캐릭터예요. ‘있는 척 아는 척 잘난 척’ 하는 모토는 제가 스스로 정했죠.” 영어 콤플렉스가 있는 황종구가 “오케이, 거기까지!”를 남발하는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어떻게 이런 절묘한 애드리브를 생각해 냈을까. “원래 대본에는 딱 한번 나오는 대사였어요. 캐릭터 구축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계속 쓰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죠.” 주식 관련 영화인데, 혹시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되진 않았을까. 하지만, ‘작전’ 이전에도 이후에도 주식에는 전혀 손댄 적이 없단다. “재테크할 만한 여윳돈도 없는 데다, 통장에 들어온 돈 그대로 내버려 두는 방임형 인간이라서….”(웃음)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 매겨졌다. “15세는 무난할 거라 봤는데 의외였어요. 모방범죄가 걱정된다는 논리라면 오히려 18세 이상을 못 보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런 안타까움도 감추지 못했다. “우리나라 영화 중에 시사성을 가진 영화가 참 드물어요. 현재의 경제·정치 상황에 대해 가장 자유롭게 풍자할 수 있는 분야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시도가 거의 없죠. 어쩌다 있을라치면 검열에 걸려 버리고. 너무 제한이 많은 것 같아요.” 또 한 사람의 주연 박용하는 극중에서 주식 작전에 뛰어 들며 박희순과 살기등등하게 대립한다. 하지만 실제 현실 속 박희순과 박용하는 이 영화를 통해 친해진 훈훈한 사이다. 박용하는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박희순에 대해 ‘자기만 알고 지내고 싶은 형’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늘 새롭게 재발견되는 배우 되고 싶어요” 박희순은 “그건 박용하가 맑은 심성을 가졌기 때문”이라며 되레 칭찬을 늘어 놓는다. “주변을 두루두루 잘 살피는 친구예요. 촬영 중간에 스태프 한 분이 모친상을 당했는데, 아무도 모르고 있었어요. 혹시 방해될까봐 일부러 알리지 않은 거죠. 그런데 박용하가 어떻게 알아 가지고선 연락을 다 돌렸어요. 감독님은 물론 배우들이 다 함께 조문을 갔죠. 쉽지 않은 일인데, 참 가슴 뭉클했어요.” ‘작전’으로 연기파 배우로서의 입지를 한층 공고히 다진 듯 보이는 그. 어떤 배우라는 얘기가 가장 기분이 좋을까. “재작년 ‘세븐데이즈’ 때 ‘재발견된 배우’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때는 ‘발견은 그만 좀 하고 활용을 좀 해.’라고 농담조로 얘기했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굉장히 좋은 얘기였어요. 새로운 걸 찾아서 모험하고 있다는 말이 되니까. 늘 새롭게 재발견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스타의연인’ 유지태, 눈물로 여심 사로잡아

    ‘스타의연인’ 유지태, 눈물로 여심 사로잡아

    SBS 수목드라마 ‘스타의 연인’의 주인공 유지태가 눈물 한방울로 안방극장 여심을 사로잡았다. 지난 4일 방송분에서는 극중 톱스타 이마리(최지우 분)를 목숨처럼 사랑했던 철수(유지태 분)가 그녀와 결별한 후 1년부터 스토리가 전개됐다. 우연히 영화 시나리오 문제로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그러나 쉽사리 예전의 감정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철수가 결혼한 것으로 오해한 마리는 슬픈 마음에 소주로 병나발을 불며 괴로워했고 철수 역시 고통의 상처를 감추기 위해 특유의 까칠함으로 마리를 외면했다. 영화 제작진과 단체로 스키장에서 수련회를 갖던 날, 눈밭에서 마주한 두 사람은 그동안 서로에게 품고 있었던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힘들게 버텨왔던 그리움을 눈물 한 방울로 쏟아내며 마리에게 재회의 키스를 하던 철수의 모습은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 제17회 엔딩신이었던 이 장면은 지난 2일 경기도 용인의 스키리조트에서 촬영됐다. 유지태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찬바람이 몰아치는 스키장 슬로프의 한쪽 구석에 홀로 서서 슬픈 감정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줘 제작진으로부터 “역시 지태”라는 칭찬을 들었다. 설원의 키스가 방송된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유지태의 매력적인 모습에 반한 시청자들이 많은 글을 올렸다. ‘다시 태어나면 유지태의 애인이 되고 싶다’, ‘ 유지태 바이러스로 내 마음이 감염됐다’,’내 생애 최고의 키스 장면’, ’막장 드라마 홍수 속의 첫눈같은 명품’ 등 호평이 쏟아졌다. 유지태의 매력뿐만 아니라 연기력에 대한 칭찬도 줄을 이었다. ‘이 드라마를 지탱해주는 일등공신’, ‘유지태의 눈빛에 심장이 오그라든다’, ‘섬세한 감성연기에 진정성이 살아있는 최고의 배우’라는 내용이었다. 한편 종영까지 3회분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후반부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철수와 마리 커플의 앞날에 대해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최재성 고별브리핑 “강부자씨에 가장 미안”

    최재성 고별브리핑 “강부자씨에 가장 미안”

     ”대변인 생활하면서 탤런트 강부자씨에게 가장 미안했다.”  지난 2007년부터 열린우리당과 대통합민주신당·통합민주당을 거쳐 민주당의 ‘입’을 맡았던 최재성 대변인이 3일 고별 브리핑을 끝으로 공식 사임했다.최 대변인은 달변이 아니지만 뚝배기 같은 용모에 가끔 날리는 시국 멘트는 서민들의 가슴을 한방에 녹이는 것으로 유명했다.  최 대변인은 이날 “처음 대변인을 맡았을 때 역대 대변인 중 가장 큰 얼굴로 국민들을 놀라게 했다.”는 농담을 시작으로 소회를 밝혔다.  그는 “더 강하게 논평하라는 지지자들과 너무 세다는 중도자들 사이에서 어려웠다.”는 고충을 밝히면서 “논평에서 희망과 기쁨을 찾는 것은 현 정치구조에서는 어렵다.대변인에 대한 국민적 착시현상은 벗어던져야 한다.”며 정당 대변인의 한계를 밝혔다.  대변인의 역할에 대해 “국민적 판단을 구하는 것”이라고 정의한 최 대변인은 “대변인의 입을 통해 당의 전략과 가치·노선이 건조하게 정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이어 “열린우리당 시절 통합 과정에서 원내 대변인을 하면서 전략을 이끌었지만 민주당에서는 그런 논평이 줄었다.정상적인 정당의 모습을 갖춰가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자유롭게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싶다.”는 희망을 말한 뒤 “진지하게 민심의 바다로 뛰어들어가 민심의 실체를 현상 그대로 읽어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대변인은 “대변인 23개월 동안 가장 미안한 것은 탤런트 강부자씨”라면서 “(강씨를)어떤 자리에서 만났더니 이름쓰지 말아 달라고 해서 그 이후로 3개월 동안 ‘강부자 정부’ ‘강부자 내각’이란 말은 쓰지 않았다.”는 뒷이야기도 밝혔다.최 대변인은 현 정부 출범 이후 ‘강남·부동산·부자’를 의미하는 ‘강부자’란 신조어로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었다.  최 대변인은 “긴 기간 대변인을 하면서 마음에 상처를 받은 분이 있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나도 그런 말을 하면서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마지막 브리핑을 마무리했다.   한편 대변인 바통을 넘겨받은 노영민 신임 대변인은 이날 “대안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경제 분야에 대한 논평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아토피 피부염 韓方효과 입증

    아토피 피부염 韓方효과 입증

    아토피 피부염의 한방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 안이비인후피부과 최인화 교수는 ‘청열이습탕(淸熱利濕湯)’과 ‘황백(黃柏) 외용습포제’를 이용해 치료한 결과 습열형(濕熱型) 아토피 피부염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고 최근 밝혔다. 습열형 아토피 피부염이란 피부가 빨갛게 부풀어 오르면서 가렵고 진물이 나는 유형으로, 습하고 더운 여름에 증상이 심해지는 특성을 보인다. 이런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치료·관리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문제는 반복되는 홍반·부종·고름·진물·가려움증 등의 관리. 최 교수는 습열형 아토피 피부염으로 진단된 1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4주간 청열이습탕을 투여하고 항균·소염 효과를 가진 한약재인 황백 외용습포제를 처방했다. 의료진은 치료의 유효성을 파악하기 위해 치료 시작 전과 치료 후 1·2·4주에 걸쳐 아토피의 임상적 중증도를 뜻하는 스코래드(SCORAD)와 증상 평가점수를 부여했다. 이와 함께 환부를 촬영하고, 혈액검사를 통해 간 수치(AST·ALT)와 혈중 요소질소 수치,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의 변화를 관찰해 안전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환자들은 치료 기간 중 부신피질호르몬 연고제나 항히스타민제 등의 약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4주 후 스코래드 점수와 아토피 피부염 증상 점수가 유의하게 감소했다고 의료진은 밝혔다. 안전성에서도 치료 전후의 혈액검사상 간·요소질소 수치와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에서 주목할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아토피 피부염은 아직까지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임상적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없어 많은 환자들이 호르몬 제제를 사용하는 등 대증요법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치료받을 때만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됐다가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재발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치료상의 문제 때문에 최근 한방치료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한약 복약 및 한의학 이론을 근간으로 한 치료법이 제시되고 있으나 한방의 특성상 같은 질환이라도 치료법이 의사마다 달라 국제적 수준의 임상연구가 이뤄지지 못했으며, 기존 한방치료법에 대한 객관적 검증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한의학적 진단에 따른 아토피 피부염 치료의 효용성과 안전성을 확인함으로써 난치성 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의 한방 치료 근거를 과학적으로 규명한 것이 큰 의의”라며 “이를 근거로 정형화된 한방치료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이후의 과제”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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