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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단기간내 요동 없지만 탈상 끝나는 1년 뒤 위기”

    “北 단기간내 요동 없지만 탈상 끝나는 1년 뒤 위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 지도체제는 물론 남북관계, 동북아 정세도 격랑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장 요동치진 않겠지만 후임 김정은 체제 확립 때까지 잠재적인 혼돈기를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희·장성택 로열패밀리가 좌우 김정은 체제가 절대권력의 지지나 비호를 받을 만큼 약한 권력이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정일의 3남인 김정은은 등장한 지 1년밖에 안 됐지만 탄탄하다고 본다.”면서 “김정일 사망 48시간이 지난 뒤 사망 사실을 차분하게 발표한 점 등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이유로 북한 체제가 단기간 내에 혼돈에 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당분간 김정일 업적을 찬양하며 체제를 유지하되 문제는 김정일의 1년 탈상이 끝나는 내년 이맘때다. 김 교수는 “2013년부터 본격적인 김정은식 통치체제가 가동될 것”이라면서 “북한 체제의 동요·진동은 그때 확연히 드러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김정일의 여동생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매제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로열패밀리’가 권력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다. 북한은 움츠러드는 상황이므로 쓸데없는 도발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김 교수는 내다봤다. 그는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다면 일상적인 남북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중국의 역할, 그 어느 때보다 중요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우리로서는 북한이 어떤 상황에 있든 안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후계구도나 정치가 ‘김정일 사망’이라는 위기상황에서 벗어나 남북대화를 할 수 있는 단계에 올라설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북한의 권력구도가 안정되면 남북 구도가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김정은은 형식상 군사위원장의 대를 이어 통솔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면서 “김정은이 군권을 이어받고 당 총비서 자리를 추대 형식으로 확보하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경희·장성택이 후견그룹이 돼 당중앙군사위원회가 비상체제를 구성하면 중국 측에서 신속하게 군사적 안전보장과 경제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유 교수는 “중국의 역할이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이번 상황을 북한 붕괴로 간주하고 북에 대한 위협을 가한다면 중국이 (북한에) 더 많은 보장을 해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남북정상회담 어려워졌지만 조문사절단 검토를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단 정부가 추진해 온 남북정상회담이 어려워졌다.”면서 북한이 대남 강경책으로 나올 가능성에 대해선 “두고 봐야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말하기 어렵고 예단하면 안 된다.”며 신중한 태도를 주문했다. 정부가 이미 비상사태를 확인한 만큼 애도의 뜻을 표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문 교수는 “남북관계를 잘 이끌고 가고 싶다면 이희호, 권양숙 여사 등 정상회담 주체의 배우자들을 조문사절단으로 보내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조문사절단을 보내면 제일 좋겠지만 이뤄질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중국 등 주변국과의 공조는 한국 정부가 하기 나름이라고 문 교수는 진단했다. 그는 “제가 볼 때는 간단하다. 북한을 정상국가로 생각하면 된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그동안 김정은 체제 이양을 위해 준비를 많이 해온 만큼 김정은 외에 대안세력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문 교수는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김경희 경공업부장이 전진배치됐고 조선노동당도 정치국부터 시작해 당 기능을 재가동시켰다.”면서 “군의 충성은 쉽게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직계가족 내에서 내분이 생기지 않고 당과 군이 충성한다면 큰 변화는 생기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김일성 사망 때 국제정세를 선례로 김정일 장례식 이후 양상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만큼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우리는 당시 북한이 조문사절단을 문제삼았지만 미국 지미 카터 특사와 김 주석 간 대화를 틀로 해서 김정일 위원장이 제네바합의까지 간 사례가 있다.”고 상기시켰다. 현재 북·미 사이에 만들어진 대화의 틀을 이용해 북·미대화와 6자회담까지 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 교수는 “이를 통해 김정은 후계그룹은 자기들의 정통성을 제도화하는 쪽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내부적으로 어떤 식으로 어떤 방향으로 결정될지는 유동적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동안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과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 권력 중심에서 밀려나 있었던 만큼 북한 내부 정세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들어놨던 아들로의 3대 세습이 안착될지, 권력투쟁이 일어날지에 대해 장례시기 이후 상황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로서는 재정·위기관리를 철저히 하는 동시에 북한 내부 동향을 기민히 파악하며 안보 태세를 갖출 필요성이 제기된다. 주변국들과의 실시간 정보교환도 필수적이다. ●북한 반응 여유있게 기다려야 차두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대화를 닫을 수밖에 없다. 외부조문단을 안 받겠다고 하고 있지 않으냐.”면서 “내부의 입장정리가 덜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정부로서는 먼저 대화의사를 표명할 필요는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 내부 안정을 지원할 용의에 대해 의사표명을 할 필요도 있다.”고 제언했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으로 천안함 사건 등에 대한 사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졌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차 연구위원은 6자회담 등 외교 변수는 내년 초까지 보류 상태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 헌법상 국방위원장 유고와 권한대행에 대한 규정이 없다. 김정은 후계체제가 안착이 덜 됐는데 이는 불안정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라고 근거를 댔다. 이재연·허백윤기자 oscal@seoul.co.kr
  • “김정은 권력 승계 미완성 권력투쟁·대남도발 가능성”

    “김정은 권력 승계 미완성 권력투쟁·대남도발 가능성”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이 한반도와 주변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서울신문은 19일 미국과 중국,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들을 전화로 인터뷰해 김정일 사후의 북한 내부와 한반도, 주변국들의 정세 변화를 쟁점별로 진단했다. 고든 플레이크 미국 맨스필드 재단 소장,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 장롄구이 중국 중앙당교 교수, 이소자키 아쓰히토 일본 게이오대 조교수, 다케사다 히데시 전 일본 방위연구소 총괄연구관(현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 교수)이 인터뷰에 참여했다. ●한반도 정세 플레이크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위험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한반도에) 좋은 일이다. 한반도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다. 장기적으로 평화가 오려면 체제가 변화해야 하고 그러려면 김정일이 생존하고 있는 동안에는 변화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반도 통일을 위해 필요한 단계 하나가 지나갔다. 클링너 북한 내외 정세에 엄청난 불확실성이 생겼다.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될 것이다. 그동안 김정일의 2008년 여름 사망설에서 벗어나 승계를 공식화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급변사태에 대한 걱정을 덜던 참이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사망했으니 앞날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통일은) 아주 먼 얘기다. 일단 북한이 내부적으로 정리하는 국면이 될 것이다. 장롄구이 단기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김정일의 장례와 북한의 안정이 급선무인 만큼 북한의 지도자들은 한국 관련 정책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문제는 몇 개월 이후의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비교적 강경한 노선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김정은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군부 장악을 위해 선언적 의미에서라도 강경한 입장을 대내외에 공표할 수 있다. (통일 문제는)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가 채택할 정책이나 북한의 정세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북한의 내부 혼란이 심해진다면 한반도 통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반면에 김정은 또는 새로운 지도자 체제가 안정된다면 통일이 상당히 장기적인 과제로 늦춰질 것으로 본다. 아쓰히토 옛 소련의 붕괴나 아랍의 재스민 혁명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북한 내부에도) 큰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중단기적으로는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남 도발 플레이크 (도발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일단은 내부 문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의 상황을 아무도 예단할 수 없다. 클링너 내부적으로 김정은의 승계에 대한 저항이 강해진다면 김정은이 파워 과시를 위해 도발할 수도 있다. 히데시 북한 군부의 입김이 거세질 것으로 보여 지난 2년 동안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이 일어난 것처럼 강경파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거나 주한미군 철수 등을 요구하며 군사적 우위를 점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승계와 권력투쟁 플레이크 (내부 권력투쟁의) 가능성이 있다. 후계자가 김정은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확정되지 않은 것이다. 이제 승계과정이 시작된 것이다. 김정은과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김정은과 군부와의 관계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클링너 (권력 승계는) 불확실하다. 지금으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높지만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김정일이 살아 있어 승계를 마무리했다면 문제가 없지만 도중에 사망했기 때문에 (권력 투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단정할 수 없다. 김정일에 대한 북한 권력층의 충성심이 얼마나 컸는지에 달려 있다. 장롄구이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와 김정일이 사망한 지금 상황은 많이 다르다. 특히 후계구도 문제와 관련해선 김일성 사망 때 이미 김정일이 오랜 기간 후계수업을 받고 있던 상황이었던 반면 김정은은 고작 1년여에 불과하다. 김정일이 강력하게 김정은으로의 권력이양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시간이 너무 짧았다. 내부에 강력한 카리스마가 형성돼 있는지 의문이다. 아쓰히토 김정일 사망 직후 노동신문과 중앙통신 보도에서 이상한 느낌을 발견하지 못할 만큼 북한이 김정은 체제로 무리 없이 안정적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이 장성택과 이영호 총참모장을 중용한 상황에서 이들의 지지로 김정은 체제가 자리를 잡을 것이다. 특히 공산당 간부들은 기득권층이어서 김정은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히데시 김정일의 사망소식을 이틀 뒤에 밝히고 장례식 일정을 발표하는 상황을 볼 때 현 북한의 체제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집단체제가 아닌,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세우는 작업이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 ●북·미, 6자회담 영향 플레이크 회담이 연기될 것이다.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를 보면 지도자가 없어졌을 때 현안에 대한 결정과정이 느려졌다. 북한 내부의 결정과정 속도가 느려질 것이다. 클링너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상황이 생겼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상황을 파악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 장롄구이 6자회담 재개는 더 힘들어졌다. 특히 북·미 대화를 앞두고 김정일이 돌연 사망했기 때문에 북한의 새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6자회담 참가가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 ●김일성 사망과 비교 플레이크 김정일 사망이 (북한 체제에는) 더 충격적이다. 김일성 사망 때는 김정일이 20년 동안 후계를 준비했고 그의 승계를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승계가 애매한 상황이다. 클링너 김일성 사망이 훨씬 큰 충격을 줬다. 그는 북한을 건설한 사람이고, 김정일보다 더 존경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랬기 때문에 김정일은 권력 승계에 성공할 수 있었고 시스템이 생존할 수 있었던 반면, 김정일은 김일성보다 카리스마가 덜하기 때문에 김정일의 사망이 충격은 덜하지만 불확실성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대중, 대일 관계 장롄구이 중·조(북)관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 중국은 북한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정일이 죽었건, 생존해 있건 이건 중국의 대북 기본정책이다. 누가 후계자가 되든 중국은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한반도 안정을 추구하는 정책을 펼 것이다. 아쓰히토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나 납치문제는 김정은 체제가 공고해진 이후에야 생각할 수 있는 문제여서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워싱턴 김상연·도쿄 이종락·베이징 박홍환 특파원 carlos@seoul.co.kr
  • 북미·남북대화 올스톱… 극도의 긴장국면 지속될 듯

    북미·남북대화 올스톱… 극도의 긴장국면 지속될 듯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한반도 정세는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시계제로’의 상황으로 급속히 빠져들고 있다. 북한은 시스템보다는 김정일이라는 절대 권력자의 의중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체제라는 점에서, 절대권력의 공백은 각종 대내외 정책의 ‘올스톱’을 의미한다. 정책을 추진하려면 윗선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결재라인이 정돈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정책은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김정일이 20년 가까이 후계를 준비해 왔음에도 북한은 상당기간 대외문제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하물며 지금은 북한의 후계문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북한 권력층은 온 신경을 내부에 쏟아야 하는 처지다. 북한의 올스톱은 한반도 정세의 올스톱으로 이어지면서 극도로 불안한 긴장 국면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힘겹게 진전시켜 온 대북 현안은 졸지에 허공으로 산화할 운명에 처했다. 당장 이번 주 후반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것으로 전망됐던 제3차 북·미대화는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또 이를 계기로 수주내 북핵 6자회담이 재개되리라는 기대도 물거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대화도 진전이 어렵게 됐다. 우선 이명박 정부 임기 내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은 물건너갔다. 시간도 촉박한 상황에서 북한 권력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기 때문에 동력은 완전히 상실된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은 차치하고 기본적인 남북대화도 이명박 정부 임기 안에는 진전이 힘들 전망이다. 남측이 남북관계 복구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천안함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사과를 북한의 새로운 지도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김정일이라면 ‘통큰 사과’가 혹시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김정은 등 새로운 지도부는 김정일에 비해 카리스마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군부를 비롯한 강경파의 반발을 부를 사과를 ‘감행’하기는 매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오히려 한·미는 김정일의 후계자가 자신의 파워를 과시하기 위해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은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단기적으로는 김정일 시대보다 더 힘든 상황이 됐다고 할 수 있다. 북·중 간 관계는 당장 변화는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김정일 시대에 비해 느슨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권력층 내부적으로 6·25 전쟁의 혈맹세대가 갈수록 사라지는 데다 ‘3대 세습’의 정통성을 인정하는 시각도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반도 정세를 좀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북한은 앞으로 미·중이라는 두 거인이 충돌하는 세계의 ‘화약고’가 될 수도 있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면서 한국, 일본과의 동맹을 토대로 중국을 옥죄려 할 것이다. 이에 중국이 거칠게 대응할 경우 미·중 간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결국 관건은 북한 권력구도가 얼마나 조속한 시일 내에 안착하느냐에 달렸다. 북한의 새 지도부가 김정일 시대에 버금가는 내부 장악력을 발휘한다면 한반도 정국은 기존의 틀을 기반으로 재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새 지도부는 내년 4월 김일성의 100회 생일을 활용해 정권의 정통성을 공고히 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권력공백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후계다툼이 일어난다면, 또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민심 이반이 불거지면 북한은 패닉상태에 빠져들 개연성이 높다. 이런 시나리오가 남북한은 물론 미·중 등 한반도를 둘러싼 각 변수들에 가장 중대한 시험이 될 것이다. 특히 한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급변사태가 ‘벼락같은’ 통일로 이어질 가능성에 좀더 구체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경제 악영향 최소화… 동요 없길”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산업계는 국내 경제에 미칠 불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재계의 맏형격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성명을 내고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경계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상황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정부는 슬기롭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물론 우리 기업들도 이런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경영활동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도 “정부와 군은 안보태세를 더욱 확고히 해 북한의 어떠한 급변사태에도 철저히 대비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와 7000만 민족의 안전을 위해 미국·중국 등 주변국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김 위원장 사망이라는 급변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 처한 우리 사회가 혼란과 동요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정부는 예측 가능한 모든 사태에 만전을 기하고 정치권 역시 사회안정을 위해 정쟁을 지양하는 등 국가안보를 위해 한층 더 노력을 다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은 김 위원장이 단순히 병사(病死)한 것이라면 기업활동에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거시경제 환경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우려되고, 중장기적으로 실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몰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LG그룹 관계자는 “현재 어떤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민감하게 나타날 수 있는 외부상황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김 위원장 사망이 철강 수요시장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별로 대응방안을 마련해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외통위 긴급소집… 여야 국회정상화 논의

    국회와 여야 정치권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19일 오후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를 소집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은 21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김 국방위원장 사망에 대한 긴급 현안 질의를 벌이기로 했다. 두 당은 이와 별도로 자체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국회차원 대응책 논의 박희태 국회의장은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한나라당 소속 황우여 국회 운영위원장에게 국회 외교통상통일위·국방위·정보위를 긴급 소집하라고 지시했다. 황 원내대표와 김진표 민주통합당(민주당) 원내대표는 오후 긴급 전화통화를 통해 해당 상임위 소집에 대한 의견을 나눈 데 이어 회동을 갖고 국회 차원의 대응책을 논의했다. 회동에서는 민주당의 국회 등원을 포함해 김 위원장의 사망에 따른 국회운영 대책과 국민의 불안감 확산 방지책이 중점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강행 처리 후 지금까지 국회 등원을 거부해 온 민주당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외통·국방·정보위 등 해당 상임위 등원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우선 주무 상임위인 외통위는 20일 오전 관계 장관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김 위원장 사망과 관련한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다.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한반도를 비롯, 동북아 정세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기 때문에 파장을 함부로 가늠하기 어렵다.”고 언급하고, “외교·안보·국방 등에서 국가의 역량을 총동원, 이번 사태가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며 국회도 신속하게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위와 정보위도 금명간 상임위 전체회의를 소집해 김 위원장 사망에 따른 후속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원유철 국방위원장은 “후계 체제가 불안정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우리 군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경계를 최대로 강화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경계태세를 확고히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권영세 정보위원장도 “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한 만큼 일단 상황을 지켜본 뒤 빠른 시일안에 상임위를 소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일 사태 대비 경계 태세 강화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여야 움직임도 긴박했다. 한나라당은 김 위원장 사망과 관련한 입장 발표에 신중을 기하면서 이날 전국위원회를 통해 당 운영의 전권을 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주재로 비상대책회의를 갖는 등 긴급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수락연설에서 김 위원장 사망과 관련, “이런 때일수록 모든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0.1%의 가능성까지 대비할 수 있는 물샐틈없는 대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국가안보 차원에서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김 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한 데 이어 국회 국방·외통·정보위 소속 의원들이 참석하는 연석회의를 열어 김 위원장의 사망이 미칠 파장과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어서 매우 충격적이다.”면서 “정부는 우선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안보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6·15공동선언의 막후 역할을 하면서 김 위원장을 수차례 만났던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우리 정부나 미국에서도 김 국방위원장이 앞으로 3∼5년 정도는 더 살 수 있는 것으로 보지 않았느냐.”면서 “매우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의원은 “김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만큼 정부는 미국, 중국과 공조해서 북한을 안정화시켜야 한다.”며 “만약 굉장히 큰 문제가 나오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사설] 김정일 사망, 철저한 위기관리 대책 세워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급병으로 사망함에 따라 한반도가 거대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직면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어제 특별방송을 통해 김 위원장이 17일 오전 8시 30분 급병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본격적으로 ‘김정일시대’를 연 지 13년 만에,후계자로 공식화된 지 37년 만에 철권통치가 막을 내림으로써 가뜩이나 불안정한 북한 상황은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남북관계를 비롯한 한반도 주변정세의 불확실성도 그만큼 커졌음은 불문가지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고, 전군이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에 들어간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정부는 북한의 거대한 권력 공백 발생에 따른 당면한 위기관리 외에도 중장기적인 한반도 급변사태 시나리오를 빈틈 없이 점검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반도 급변사태 시나리오 빈틈없이 점검해야 ‘김정일 유고’ 사태로 인해 북한체제는 중층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잖아도 북한은 ‘총체적 실패국가’로 자리매김된 지 오래다. 게다가 김정은 3세 후계구도도 아직 확실히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경제난과 권력 공백이 맞물려 주민들의 내부 동요가 비등점을 향해 치달으면서 대량 탈북 사태 등이 발생한다면 우리로서도 감당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동에서처럼 재스민 혁명이나 이를 막기 위한 친위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혼돈 속에 북한체제가 내부의 불만을 남쪽으로 투사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위기를 조성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혹여 그들이 내부 단합을 꾀할 목적으로 서해5도나 비무장지대(DMZ) 추가 국지도발 등 잘못된 선택을 감행할 개연성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오늘날 북한의 총체적 난국은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무엇보다도 북한체제를 설계한 김일성 주석이 첫 단추를 잘못 뀄다. 그는 세계문명사의 큰 흐름에 역행하는 주체사상과 폐쇄적인 ‘우리식 사회주의’ 경제를 선택했다. 권력 장악에는 성공했는지 몰라도 인민들을 결국 도탄으로 내몰았다. 후계자인 김정일 위원장은 개혁·개방이라는 글로벌 물결에 편승하지 못하고 시대착오적 선군주의를 고수하면서 북한체제의 중병은 더욱 깊어졌다. 2009년 말 화폐개혁 실패와 지난해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 도발로 남한의 지원이 끊기면서 북한주민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다. 근대 정치사에서 유례가 없는 ‘김씨 세습왕조’의 3대 후계자로 걸음마를 떼고 있는 김정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종말이 뻔한 군사적 모험주의에 기대어 체제 유지를 꾀하려 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김일성 출생 100주년인 내년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여는 해로 선언해 놓고 있다. 하지만 핵무기나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이 세습독재체제를 지키는 유일한 길인 양 착각해선 안 될 것이다. 핵무기가 부족해서 옛 소련이 무너진 게 아니지 않은가. 과도한 군비 증강과 폐쇄적 사회주의경제를 고집하느라 개혁·개방을 거부하는 바람에 내부에서부터 붕괴된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김정은 후계체제가 이런 노선을 답습한다면 체제 붕괴를 가속화시킬 뿐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강성대국 운운하는 북한 지도부의 주장은 국제사회의 한낱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고 있다. 북한주민들조차 이를 믿지 않는다는 것은 최근의 잇단 탈북행렬에서도 확인된다. 문제는 북한체제의 불안정성이 제3국의 입장에선 강 건너 불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겐 발등의 불이라는 사실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김정일 위원장이 사라진 지금 북한 내부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권력의 진공상태가 남북 구성원 모두에게 큰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우리는 당면한 한반도 위기상황에 즉각 대응 가능한 맞춤형 시나리오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더구나 내년은 우리나라를 비롯,중국·러시아 등 주변 강국의 권력이 모두 이동하는 급변기다. 북한의 핵·미사일·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유출, 북한의 권력투쟁, 군부 쿠데타 등에 따른 내전 가능성, 대규모 탈북사태 등 상황별 급변사태에 정밀하게 대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개념계획 5029’ 등 한·미 양국의 급변 대책을 다시 한번 자세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러시아 등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4강과의 외교적 협력체제도 강화해야 한다. 북한이 ‘내파’(內破)하면 중국군이 북에 진주할 것이란 일각의 경고가 실제상황이 되어선 안 된다. 현 시점에서 김정일의 사망이 북한 김씨 세습정권의 청산과정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는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 북의 세습정권 파산이 대한민국 중심의 흡수통일로 귀결될 것이라는 관측도 지난 1994년 김일성 사망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 일부의 희망사항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 따른 단계적 평화통일을 추구하는 한편 북한의 예기치 않은 와해로 인한 돌발상황에 대처할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때 북의 동맹국이었던 러시아 국책연구기관인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IMEMO)가 “북한 붕괴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 내린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IMEMO는 최근 보고서에서 “2030년대에는 남한의 완전한 관리로 가기 위한 전면적 준비를 위해 북한의 무장해제 및 북한사회 현대화를 추진할 수 있는 임시정부가 수립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남한 사회의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 경계를 긴 안목으로 보면 북한체제가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닐 수 있다. 무엇보다 북의 3대 세습왕조는 보편적인 인류 문명사의 흐름에 역류하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 그 근거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 사회 일각의 종북주의 세력도 이번 기회에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북한주민의 기본적 인권이나 북한의 핵무장에 대해서 입을 다물거나 비호하는 것은 북한정권의 오판을 부를 뿐이다. 김정일 유고 사태가 남한 사회의 갈등 요인으로 번지게 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김일성 사망 때의 조문파동처럼 우리 내부 분열상이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권은 여야를 떠나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야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반대를 위한 대여 공세에 전념하느라 미뤄왔던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해 즉시 등원하는 게 옳다. 비상시에는 정상적인 정국운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반도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판에 여야가 당리당략에 함몰돼 삿대질만 일삼는다면 역사에 죄를 짓게 될지도 모른다.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어제 코스피가 63포인트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26원 넘게 폭등했다. 하지만 정부가 발빠르게 위기대응 프로그램을 풀가동하면서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파는 예상보다 덜했다. 정부는 북한 사태가 시장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공세적으로 취해 나가기 바란다. 주요 동맹국 및 신용평가사 등과 경제협력 채널을 강화해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를 해소하는 한편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경제 쪽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실시간 단위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 시민들 정오의 충격… “남북관계 새로운 길 열렸으면”

    시민들 정오의 충격… “남북관계 새로운 길 열렸으면”

    19일 점심시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급작스럽게 전해지자 시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밤 늦도록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향후 남북관계 변화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도 하루종일 술렁였다. 실향민, 새터민, 탈북자 단체들은 놀라움을 표시하면서도 한반도 정세가 긍정적으로 바뀌길 기대했다. 진보 시민단체들은 ‘조문’의 뜻을, 보수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조성헌(60)씨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 시민들이 자기 자리를 지키며 동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김모(28·여·마포구 공덕동)씨는 “지인이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있는데 별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우려했다. 서울 모 대학 4학년 전경석(25)씨는 “대북 강경책을 써온 정부와 충돌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우호적인 남북관계를 위해 정부가 조문사절단을 파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택시 영업을 하는 안병국(70)씨는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인생무상”이라고 말했다. 2004년 북한을 이탈한 한 여성은 “북한 주민을 억압하던 김정일이 사망해 속이 시원하다.”며 “북한 정권에 변화가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향민들은 행여나 통일이 앞당겨질 징조가 될 수 있을까 하는 바람에 들뜬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60대 실향민 홍모씨는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길이 모색되지 않을까 희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자 단체들은 대체로 긍정적 변화를 점쳤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북한의 강경세가 꺾일 것으로 보여 희망적”이라고 분석했다. 김영남 탈북예술인총연합회 회장은 “김정은이 개방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어 희망적인 변수”라고 진단했다.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는 “사망 이틀 뒤 발표한 것은 이미 준비를 다 했다는 의미”라면서 “당장 북한 체제 내부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민단체들은 이념성향에 따라 반응이 엇갈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논평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정부가 의전상으로라도 공식적으로 애도의 뜻을 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반면, 보수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은 서울 광화문 KT본사 앞에서 ‘김정일 사망 축하 기자회견’을 열고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북한 내부 권력 다툼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후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장성택 노동당 부장의 행보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며 경계했다. 누리꾼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발빠르게 전달했다. 충격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우려 섞인 의견과 향후 한반도 정세를 예측하는 견해가 줄을 이었다. 트위터 이용자 ‘emday****’는 “쿠데타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죽지 않았기를….”이라며 걱정했다. ‘디도스 공격 사건’, ‘한·미 FTA 비준’ 등 국내의 중요 이슈가 김 위원장 사망 소식으로 묻힐 것을 우려하는 누리꾼도 많았다. 신진호·김소라기자 sayho@seoul.co.kr
  • “美 식량지원-北 핵농축 중단 합의”

    미국이 이번 주 안에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방침을 발표하고 북한도 수일 내에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사실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 지난 수년간 정체 내지 악화돼 온 한반도 정세가 급진전되는 양상이다. AP는 또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실험 중단, 2009년 추방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재입국 허용 등에 합의했다고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의 식량지원 품목은 한 달에 2만t씩, 1년간 24만t의 고단백 비스켓과 비타민 등을 제공하는 것이며, 쌀은 지원하지 않는다. AP는 미국 정부가 이르면 19일(현지시간) 이 같은 북미 합의 내용을 발표할 것이며 오는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3차 북미대화가 열릴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3차 북미대화가 3년 전 중단된 북핵 6자회담이 수주 내 재개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외교정책의 쿠데타”라고 평가했다. AP는 “북한의 대화 재개는 내년 3월 김일성 탄생 100주년과 김정은으로의 권력 이양을 앞두고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한국외교 국가적 전략이 필요한 때다

    한국 외교가 또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최근들어 우리의 외교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중국, 일본과의 관계에서 새로운 도전적 상황들이 나타나고 있다.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은 우리나라가 이란과의 경제관계를 단절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란의 핵 개발 의혹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동참하라는 것이다. 우리가 수입하는 원유의 10%는 이란에서 오기 때문에 미측의 요구를 전폭 수용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과정에서 주한 미 대사관 측이 이란과 거래관계가 있는 한국 기업들을 ‘압박’했던 것으로 비쳐진 것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다. 중국과의 관계는 더욱 심각하다. 중국 어선 선장의 우리 해경 특공대원 살해 사건을 계기로 양국 관계의 고질화된 문제점들이 한꺼번에 불거지고 있다. 외교부 내부에서도 20년 전 중국과의 수교 당시부터 관계 설정을 잘못해 왔다는 반성이 나오고 있다. 동등한 국가 대 국가의 관계가 아니라 수천년 내려온 중국식 중화론에 입각한 관계 수립을 하는 것처럼 중국이 오해하도록 방치해 왔다는 것이다. 또 현 정부 들어 한·미관계를 강화한 데 대한 반작용으로 한·중관계가 멀어지게 됐지만, 이를 완화하려는 외교적 노력이 부족했다는 반성도 있다. 일본과의 관계도 일본군 위안부 청구권 문제로 또다시 갈등 상황에 접어들었다. 정부는 위안부 청구권 문제와 관련한 양자협의를 일본 정부에 제안했으나 일본 측은 석달이 넘도록 묵묵부답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모든 국가는 외교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재 한국 외교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장기적인 국가적 전략이 없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흔들리고 때로는 뒤죽박죽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의 ‘햇볕정책’을 사실상 폐기했지만 이를 대체할 만한 뚜렷한 대외정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한반도 주변에서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냉전적 구조가 강화되는 상황이 됐다. 2012년에 우리는 더욱 큰 외교적 도전들에 직면하게 된다.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러시아의 정권 교체가 예고돼 있고 일본의 정국도 유동적이다. 한반도 정세가 크게 요동치는 상황에서 이념이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흔들리지 않는 국가적인 외교 전략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된다.
  • 北 반발에도 전방 2곳 ‘성탄 등탑’

    北 반발에도 전방 2곳 ‘성탄 등탑’

    정부가 서부전선 애기봉에 이어 최전방 지역 2곳에 성탄 트리 등탑을 추가로 세워 불을 밝히기로 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종교단체 요청에 따른 것이지만 대북 심리전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정부 소식통은 11일 “애기봉에 이어 중부전선 평화전망대와 동부전선 통일전망대에 성탄 트리 모양의 등탑을 1개씩 세우기로 했다.”며 “등탑은 북한지역에서 잘 보이는 곳에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지난해 12월 7년 만에 애기봉 등탑을 밝혔으며, 이번에 추가되는 등탑 2개는 2004년 6월 군사분계선(MDL) 인접지역에서 선전활동을 중지하고 선전수단을 없애기로 한 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 이후 처음 세워지는 것이다. 오색 전구를 달아 만든 이들 성탄 트리 등탑은 오는 23일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보름 동안 켜질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기독교단체 측에서 10여곳의 점등을 요청했으나 고민 끝에 중부·동부전선에 하나씩만 추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성탄절을 맞아 한반도 평화를 갈망하는 염원이 북한에 전파되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전했다. 군 당국은 점등식에 앞서 북한군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방호벽을 설치하는 등 경계태세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북한은 이날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애기봉 등탑 점등 계획을 거론하면서 “지금 북남 간 정세가 첨예한 조건에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군은 지난 2월에도 남측의 심리전 수단과 원점을 ‘조준 격파사격’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이 매체는 또 “보수패당이 또다시 대결적인 등탑불 켜는 놀음을 통해 우리를 자극하고 반공화국 심리모략전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라며 “불켜기 놀음으로 예상치 못한 결과가 초래되면 그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남북, 북·미 3라운드 대화가 최근 상황을 고려할 때 이달 중 어려울 것 같다.”며 “그러나 시간이 많지 않아 1월 중에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미래 중국으로의 초대

    ‘세계의 운명을 바꿀 중국의 10년’은 중국의 어제와 오늘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내일의 중국이 우리와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탐색했다. 서울신문 베이징특파원을 지내고 경제부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필자는 정치·경제, 사회·문화 등 다양하고 생생한 현장취재를 통해 ‘살아있는 중국’을 재현해 냈다. 필자는 이 책을 통해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틀을 만들려고 했고, 현장경험을 토대로 중국 특유의 복잡하고 애매한 메커니즘과 중국사회의 현안과 현상을 분석하면서 미래의 중국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이 책은 몇 가지 주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공자의 부활, 색정에 빠진 대륙, 고속전철을 둘러싼 정치적·경제적 갈등과 막후 움직임, 중국 파벌정치의 소재를 통해 중국의 현재를 드러내 보이려고 했다. 바둑으로 보는 외교전략, 적응력을 위해 변신을 거듭하는 중국공산당, 중국경제 등을 통해서는 중국의 의도와 실력,그리고 가능성을 짚어 보면서 예측 가능한 미래를 그려냈다. 이 책은 하나의 결론을 제시하기보다는 다양한 현상과 모습을 설명하고 전개하면서 독자 스스로 결론에 다가서도록 이끈다. 얽히고설킨 중국의 정치·경제메커니즘을 알기 쉽게 분석하고, 복잡한 중국의 정치권력 투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내용은 중국을 이해하는 개괄서 역할을 한다. 외교안보 취재경험을 바탕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안보정세를 집중 분석했고, 한·중·일 3국 간 물고 물리는 손익계산법을 국제적인 시각에서 바라봤다. 1949년 신중국 성립 이후 중국과 북한의 미묘한 동반자 관계를 해부하면서 앞으로 10년동안의 북·중관계 추이를 그려 본 것도 중국의 한반도 전략을 새롭게 살피는 계기를 제공했다. 첫째장인 ‘중국 젊은이, 현대중국의 상징’에서는 베이징 특파원 시절(2002~2005년)부터 최근까지 중국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을 소개, 중국사회를 이해하는 나침반 역할을 기대했다. 중국 젊은이들의 의식과 최근 사회 흐름을 짚을 때 현대 중국의 단면이 한눈에 들어올 수 있다는 뜻에서다. 1990년 이전까지만 해도 봉건체제의 상징인 공자를 왜 신중국을 건설했다는 중국 공산당이 자신들의 문화적 코드로 삼았을까. 필자는 “‘공자 여행’을 통해 그 변화의 뿌리를 이해한다면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이 타도를 외치며 경멸했던 공자를 끄집어내서 체제수호의 사자로 격상시킨 과정은 21세기 집권 공산당의 고민과 체제 모순을 상징한다. 마지막 장에서 권력층의 파벌과 권력 분배과정을 현장에서 느끼고 얻은 정보와 사례들을 통해 풀어냈다. 앞으로 10년 이상 중국 핵심 권력에 오를 10명에 대한 분석도 중국의 미래를 엿보게 한다. 1만 5000원.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남북 ‘갬’ 한미 ‘맑음’

    남북 ‘갬’ 한미 ‘맑음’

    최근 한·미 정상회담 등의 영향으로 한반도 안보상황이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1일 삼성경제연구소가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5개국 한반도 전문가 40여명을 설문조사해 분석한 ‘한반도 정세보고서’에 따르면 4분기 한반도안보지수(KPSI)는 53.37로 기준선인 50을 3개월 만에 회복했다. KPSI는 삼성연이 한반도 안보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조사 결과를 계량화해 산출하는 지수다. 50 이상은 상황 호전, 이하는 악화를 뜻한다. KPSI 상승은 지난해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형성된 한·미 대 북·중 갈등 구도가 점차 해소되고, 북한의 사회적·외교적 안정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남북한 교류·경제협력 추세 부문은 3분기 45.56에서 4분기 54.76으로, 남북한 당국 간 관계는 41.11에서 47.02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북한 변수 평가(51.79)도 남북, 북·러 관계 개선의 영향으로 2년 만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아섰다. 북·미관계 진전 정도도 61.90으로 양호했다. 한·미 관계는 77.38로 조사 항목 가운데 최고치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FTA비준 이후] 국제통상 전문가 2인 긴급 좌담

    [FTA비준 이후] 국제통상 전문가 2인 긴급 좌담

    조만간 닥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대는 우리에게 엄청난 충격파로 다가온다. 두 나라의 관세장벽이 허물어진 상태에서 우리 경제력의 10배에 달하는 미국의 거대자본과 고기술 상품들이 한국으로 봇물처럼 밀려들 것이란 두려움도 적지 않다. 한·미 FTA로 기대한 성과를 거두고 무역강국으로서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가계 등 모든 경제주체들의 치밀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정인교(50·경제학) 인하대교수와 허윤(48·국제 대학원) 서강대 교수의 긴급 좌담회를 통해 향후 한·미 FTA 시대를 어떻게 맞아야 할지를 짚어봤다. →한·미 FTA 비준안 통과의 의미는. -정인교 교수 FTA 상대국으로서 미국이 가진 장점도 있지만 상대국에 주는 부담도 있다. 그러나 거대 선진경제시장이라는 점에서 탁월한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한·미 FTA가 타결되면서 다른 국가와의 FTA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세계경제가 어려운 시기지만, 경제 통상학적 측면에서는 지금이 가장 FTA가 필요한 시기다. -허윤 교수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10월 한·미 FTA 로드맵이 나오고 8년 1개월이 지나 비준됐다. 한·미 FTA 비준으로 한국은 왼쪽으로 유럽연합(EU), 오른쪽으로 미국, 뒤쪽으로 아세안이라는 삼각 무역편대를 구축했다. 독수리처럼 웅비하는 동북아의 명실상부한 허브 국가가 된 것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다른 FTA 사례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FTA가 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허 교수 정부는 한·미 FTA로 인한 농업 분야 대책으로 22조 1000억원+알파(α)를 제시했다. 그러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김영삼 정부 때부터 우루과이라운드(UR) 대책으로 농가에 쏟아부은 돈은 엄청나다. 2013년까지 206조원이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을 들였음에도 농업과 축산업에서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금 정부의 방식을 계속하면 농업은 경쟁력이 취약한 상태로 남을 수밖에 없다. 비교열세에 있는 분야를 혈세로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가능성 높은 농가와 업체를 발굴해 인센티브 제공 중심으로 가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는 보상에만 몰두하다 보니, 우리 농가의 정부 의존적 경향이 심화됐다. 또 정부의 지원 대부분이 도로개설 등 토목사업에 그친 것도 문제였다. 예산을 얼마만큼 배정한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낭비없이 내실있게 쓰였는지 점검하고 실제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 -정 교수 한·미 FTA 비준으로 우리 경제는 전면 개방체제에서 작동하는 구도가 됐다. 이에 따른 기업과 국민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동반성장 등 중소기업을 배려하는 부분은 계속 필요하겠지만, 경쟁의 미덕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 경쟁 없이 발전이 있을 수 없다. 개방에 따른 경쟁이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등급을 한 단계씩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부는 불필요한 규제와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을 제고하는 데 더 노력해야 하고, 민간도 마찬가지다. 국내 소비 부분의 합리성이 경제 수준에 비해 높지 않다는 평가가 일반적인 만큼, 루머에 휩쓸려 소비구조가 왜곡되거나 불필요하게 치우치는 모습은 개선해야 한다. →피해가 우려되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책은. -정 교수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 살아남기 위해 고부가가치와 차별화된 제품을 찾아야 한다. 뒤처지는 기업이 문제인데, 경제수준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구조조정을 꼭 나쁘게만 봐서는 안 된다. 구조조정의 정확한 의미는 상황에 따라 맞춰 나가는 것이다. 정부가 시행 중인 무역조정지원제도(TAA)는 미국과 한국 정도만 실시하고 있는 제도다. 그러나 TAA는 자칫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와 예산낭비를 부를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다. 부도난 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TAA는 살아있는 기업에 적용하는 제도다. 지금까지 TAA 혜택을 받은 기업이 많지 않은 것은 FTA로 인한 기업들의 피해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내년부터는 환경이 달라진다. 기업들은 지금까지 쌓은 경험을 현실에 접목시켜야 한다. 코트라 역시 FTA관련 사업에 많은 지원을 하고, 중소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잘 파악할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한다. -허 교수 미국은 TAA 예산 대부분을 근로자에 대한 사회안전망 유지에 쓰고 있다. 의료보험 지원을 실시하고, 50세 이상 근로자가 재취업했을 경우 전 직장과의 월급 차액을 일정부분 지원한다. 반면 한국은 TAA가 중소기업 지원 위주로 활용하고 있다. 한계기업에 설비자금과 운영자금을 저리로 융자하고 있는데, 한계기업의 자생을 유도한다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 대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 피해 기업에 대한 지원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개방의 최종 피해자, 즉 실직 근로자와 소득이 줄어든 농어민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충에 힘써야 한다. 혈세가 새는 각종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유망한 농가나 영농기업에 물류 기반을 강화하는 등의 정책을 펼쳐야 한다. 또 중소기업을 위한 시장조사를 실시하고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마케팅 기술을 전수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만으로는 역량의 한계가 있는 만큼 범정부 차원의 전담기구를 둬야 한다. 중소기업들은 한·미 FTA로 인해 활동 반경이 넓어졌다. 앞으로는 국내 대기업 위주, 직수출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유통경로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확대일로에 있는 온라인 유통시장과 미국의 저가 유통매장 등을 공략해야 한다. 한국은 EU 및 아세안과도 FTA를 맺고 있는 만큼, 생산 네트워크 구축도 새롭게 찾아야 한다. →한·미 FTA로 인한 국제 무역 환경 변화는. -허 교수 미국은 국제 무역에서 자국 경제가 좋을 때는 역내 균형전략을 썼다. 직접 나서서 세계 균형을 잡았다. 지금처럼 불황일 때는 역외 균형전략을 취한다. 미국은 중국 경제가 확대되고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은 FTA를 체결할 때 경제적인 측면도 중시하지만, 외교 전략적 요소를 더 고려한다. 미국의 첫 FTA 국가가 이스라엘이었고, 9·11 이후 중동 국가와 FTA를 체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아시아에서도 ‘모범적’ 국가와만 FTA를 맺는다. 한·미 FTA 체결도 중국의 진격을 견제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실제로 미국 문서를 보면 FTA 국가 선정 기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교적 양립가능성이다. 체결국이 국제사회에서 얼마만큼 미국을 지지하는지가 중요한 요소다. 미국은 중국과 FTA를 맺을 가능성은 없다. FTA 체결 의미는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 한국은 미국 및 EU와 FTA를 맺었기 때문에 향후 다자간 무역에서도 여유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만간 타결이 예상되는 호주, 콜롬비아, 중국 등과의 FTA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 세계 경제는 통합의 길로 갈 것이다. 통합의 속도는 과거 10~15년만큼 빠르진 않겠지만 결국 이뤄질 것이다. 경제 통합과 관련한 세계 지도에서 대격동이 일어날 지역은 동아시아다. 이미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정치·경제·군사적 리더십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의지가 여러모로 보인다. 위성을 발사하고 우주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간 일본은 이를 알면서도 적극 나서기가 어려웠으나,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동아시아에서 리더십과 영향력이 점진적으로 위축됐는데, 일본과 미국의 처지가 맞물릴 것이다. 우리는 정부 차원에서 이 같은 국제 정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과거에는 일본과 중국, 미국 사이에서 우리는 ‘숟가락’만 올리기만 하면 됐으나, 한국도 몸집이 많이 커지면서 ‘플레이어’가 됐다. 외교와 통상, 국방, 인적자원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현안으로 떠오른 한·중 FTA 전망은. -허 교수 한·중 FTA에 대해 의견이 갈린다. 한·중 FTA를 통해 경제적으로 과연 우리가 무엇을 얻을까 의문이 나오고 있다. 우리가 경쟁력 있는 부분은 서비스, 지적재산권 등인데 중국의 제도 및 법률이 복잡하다. 중국의 제도적 변화를 우리가 유도해야 하는데, 중국 정부가 얼마만큼 약속하고 이행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또 경제 외적인 요인인 외교와 안보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일본과 러시아, 북한이라는 변수가 있다. 우리가 동북아시아에서 어떤 위상을 적립해야 하는지 국민적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 정리 오달란·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한양대 경제학과 ▲미국 미시간주립대 경제학 박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동아시아비전그룹(EVAG) 사무국장 ▲한국통상학회 회장 ▲DDA FTA 농업통상포럼 위원 ▲대한상공회의소 국제위원회 위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제학 박사 ▲세계은행 정책연구부 컨설턴트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 ▲FTA 교수연구회 이사 ▲한국국제통상학회 이사 ▲고등교육지원 아시아네트워크 대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국제지역연구소장)
  • [前·現정권 통일연구원장 인터뷰] 이봉조 前원장 “남북 대화채널 확보해야 北 추가도발 막을 수 있어”

    지난해 11월 23일 발발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은 남북관계 등 한반도 정세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천안함 폭침 사태와 달리 연평도 도발은 ‘남남갈등’을 해소했다는 평가도 받지만 배경과 해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 차관을 지냈던 이봉조 전 통일연구원장과 이명박 정부 들어 지난 8월까지 통일연구원장을 지냈던 서재진 전 원장으로부터 연평도 도발 배경과 남북관계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연평도 사태 발생 배경은. -북한은 연평도 포격 도발을 통해 그들에게 유리한 협상국면을 조성하려 했던 것으로 본다. 남북관계는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이미 5·24조치가 취해지고 있었기 때문에 더 잃을 것도, 더 나빠질 것도 없는 상황이었다. 연평도 도발은 남북관계를 겨냥했다기보다 미국과 중국 양국에 한반도 상황의 안정화 필요성을 다시 확인시키려는 의도로 봐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막 출범한 김정일 후계체제에 대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대담한 조치를 취할 필요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는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우리 정부는 5·24조치를 풀기 위해서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북한이 그런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남북 간 고위급회담을 개최하거나, 6자회담 진전 과정에서 북한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정부는 북한의 선(先)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과 향후 남북관계 전망은. -시간은 북한 편이 아니라는 것을 북한도 잘 알고 있다. 북한이 협상국면 조성을 위해 유연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성과 없이 시간만 허비한다고 판단하면 다시 도발 카드를 꺼내들 것이다. 내년에는 더욱 면밀히 북한 내부 상황을 지켜보되 사전 대비 차원에서라도 남북 대화채널 확보가 요구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前·現정권 통일연구원장 인터뷰] 서재진 前원장 “핵포기 때까지 냉정 대처…먼저 유화적 제스처 안돼”

    →연평도 포격 도발의 배경과 영향은. -천안함 폭침 이후 남한 사회는 ‘전쟁이냐 평화냐.’의 논란으로 남남갈등이 심해졌다. 북한이 이에 반색하며 한 번만 더 공격하면 이명박 정부가 무너질 수도 있겠구나 싶어 연평도 포격이라는 결정적인 카드를 사용했는데 오히려 역효과가 난 것이다. 국민들은 북한이 잇따라 도발했다고 확신하게 됐고 분열됐던 여론이 통일됐다. →연평도 이후 한반도 정세는. -중국이 북한 편을 들면서 국제사회에서 입장이 난처해졌다. 한·미 공조가 강화되자 중국은 지난 1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방미를 통해 북한에 대한 억지력 조치에 합의했고, 이는 북한의 추가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가 됐다. 대중 의존성이 커진 북한의 대남 도발에 대한 제약성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입지가 좁아졌고 5·24조치를 연장시키고 대북 제재가 강화되는 역할을 했다고 본다. 연평도 도발 이후 우리가 서북도서방위사령부 등 시스템을 갖춘 만큼 북한의 대남 도발은 앞으로 어려울 것이다. →북한의 잇단 도발로 남북관계가 막혀 있다. 해법은. -현재는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이다.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나오면 모르겠지만 우리가 상황을 바꾸기 위해 먼저 나설 필요는 없다고 본다. 북한의 군사 공격 등을 우려해 유화적 제스처를 보일 필요도 없다. 오히려 침착하고 냉정하게 대응하면서 북한이 달라지도록 기다려야 한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풀어줄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과와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연평도 포격 1년 그날의 교훈 잊지 말자

    서해의 평화로운 섬 연평도가 북한군의 무차별 포격으로 쑥대밭이 된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연평도 포격은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토가 북한군의 직접 공격으로 유린당한 사건이었기에 우리의 안보와 정치, 외교는 물론 경제,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을 끼쳤다. 미래를 위해서도 이 사건이 준 충격과 전개 과정 그리고 수습 과정에서 깨달은 교훈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은 제2, 제3의 도발을 자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며칠 전 일선부대에 내린 지휘서신에서 “적은 그들이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기습적인 도발을 획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최근 황해도 강령군 해안가에 해안포 진지 수십 곳을 새로 구축하는 등 긴장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이 또 다른 도발을 자행할 때에는 우리 군의 전력을 총동원해 보복하라는 것이 국민 절대 다수의 뜻이라는 사실을 북한군과 당국은 분명히 명심해야 할 것이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이후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 변화를 가져오려는 남북 당국 간의 움직임이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만한 양측의 고위 인사들이 교체되면서 당국 간의 대화채널이 복구될지도 주목된다. 그 과정에서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북한 당국이 연평도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지 않으면 남북 간의 의미 있는 관계 개선은 어렵다는 사실이다. 연평도 포격은 한반도 정세가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도 일깨워줬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며 각종 제재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중국이 어떤 경우에도 북한 제재에는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는다는 현실에 우리 국민은 넘을 수 없는 벽을 실감해야 했다. 한편으로는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를 새삼 되돌아보게 만든 것은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깨운 교훈 중 하나다.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에도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시각 차이와 이로 인한 논쟁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안보 문제 앞에서는 국민 전체가 하나로 뭉쳐야 외부 세력이 감히 넘보지 못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특파원 칼럼] 미국이 돌아온다는데/박홍환 베이징특파원

    [특파원 칼럼] 미국이 돌아온다는데/박홍환 베이징특파원

    미국이 거세게 중국을 몰아붙이고 있다. 올 초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극진하게 대접하며 양국 간의 갈등을 해소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웃는 얼굴은 이미 사라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에 “게임의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윽박지르는가 하면 “인권을 존중하라.”고 힐난하고 있다. 중국 포위 전략도 구체화했다. 베트남전 이후 처음으로 호주의 태평양 연안 군사기지에 미 해군을 주둔시키기로 했고, 아시아에서 국방비 삭감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국, 일본과의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인도, 필리핀 등에 군사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몽골, 베트남 등과의 군사 협력도 본격화했다. 경제적으로는 또 어떤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해 중국의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아·태 FTA) 구상을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 “아·태지역을 미국 안보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며 ‘아시아 복귀’를 선언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비장한 얼굴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중무장한 아널드 슈워제네거를 연상시킨다. 이쯤 되면 중국도 한바탕 퍼부을 만하지만 예상외로 조용하다. 피해 가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변 지역에 대한 미국의 촉수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던 중국이다. 그 사이 도대체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미국의 ‘아시아 복귀’와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를 평가하는 중국 내 시각을 한번 엿보자. “지금 미국은 전술적으로 ‘공격’하고 있지만 이는 그만큼 전략적으로 ‘열세’라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지금 내리막길인 반면 중국은 상승 국면에 있다. 경제학적으로 설명하자면 미국은 지금 갖고 있는 게 매우 많지만 중국은 매우 좋은 방향으로 갖고 있는 게 늘어나고 있다.”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진찬룽(金燦榮) 부원장의 말이다. 미국이 기세 좋게 아시아 복귀를 선언했지만 이빨 빠진 호랑이의 허장성세라는 얘기다. 시간이 갈수록 호랑이의 힘은 빠질 테고, 내버려 둬도 호랑이는 굶어죽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맞대응해 중국의 자원을 분산시키려는 미국의 노림수에 말려들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국은 미국의 남중국해 개입에 대해서도 나름의 ‘필살기’를 갖고 있는 듯 속으론 여유 있는 표정이다. ‘아시아 복귀’를 선언한 미국이 이번에 동아시아정상회의에 처음 참석했지만 중국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20년 외교관계를 자랑하고 있다. 미국이 아세안 국가들을 흔들어 놓을 순 있겠지만 이미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차이나 머니’의 단맛을 알아버린 이들이 쉽게 미국의 의도대로 끌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국의 생각이다. 게다가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미국 입장에서 남중국해 문제는 ‘중요이익’일 뿐 ‘핵심이익’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면서까지 주변국들을 대신해 ‘칼침’을 맞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의 쇠퇴와 이에 확연히 대비되는 아시아의 중흥은 미국의 아시아 복귀, 중국의 아시아 공략 현상을 불러왔다. 아시아를 놓고 벌이는 미·중 간의 각축은 20세기 중반 미국과 옛 소련이 연출한 ‘냉전 드라마’의 21세기판인 셈이다. 시간은 흘렀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드라마의 중심무대 가운데 하나다. 20세기에 우리는 억지로 이끌려 조연으로 참여했던 아픈 과거가 있다. 그렇게 분단이 됐다. 그땐 선택의 기회조차 없었지만 이번엔 다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대상국이다. 우리의 중국경제 의존도는 25%를 상회하고,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대에 이른다. 북한의 핵위협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안보동맹은 여전히 한반도 안정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쉽게 버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지금 펼쳐지는 드라마가 ‘전부 아니면 전무’였던 전편의 복사판이 아니라는 점이다. 냉철하고도 정확한 정세 판단과 실용적 외교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젠 ‘어어’ 하다가 질곡으로 끌려들어간 아픈 과거를 재연해선 안 된다. stinger@seoul.co.kr
  • MB ‘아세안+3’ 참석·필리핀 국빈 방문

    이명박 대통령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 참석과 필리핀 국빈 방문을 위해 17일 오전 출국한다. 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18일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19일은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해 동아시아 지역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한다. 아세안+3 회원국이 주축이 된 EAS에는 지난해부터 미국과 러시아가 가입했으며, 올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참석한다. 아세안+3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별도의 3국 정상회담을 열고 한반도 정세와 유로존 재정위기를 포함한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7일에는 아세안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고, 이번 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열리는 ‘아세안 비즈니스 투자서밋’에도 참석해 유도요노 대통령과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서울광장] 2012년 대한민국 유권자의 선택기준/이도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2012년 대한민국 유권자의 선택기준/이도운 논설위원

    선거의 계절은 이미 시작됐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이합집산을 시작했고, 정치인과 예비 후보들은 득표 경쟁에 들어갔다. 2012년은 한반도 주변정세가 크게 흔들리는 해이다. 유권자의 선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내년의 국내외 정세를 감안해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 지도자의 덕목을 미리 정리해봤다. 첫째, 본인과 아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한 후보다. 군대 없이는 나라가 유지될 수 없다. 현재 국군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고,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국가 요직에 군 미필자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군 미필자 가운데도 훌륭한 인재가 있겠지만, 군필자 가운데 훨씬 많다. 특히 내년에는 우리나라는 물론 주변국들이 모두 정권교체기에 들어가는 등 안보 상황이 불안정하다. 물론 여성 후보에게까지 이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다. 둘째, 탈세 전력이 없는 후보다. 탈세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 공익을 가로채는 행위다. 단순한 실수로 인한 소액의 탈루가 아니라 고의적으로 고액의 탈세를 저지른 인물은 지도자가 아니라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자격도 없다. 내년에는 경제 상황과 복지 정책 등으로 인해 증세가 불가피할지도 모른다. 탈세범들이 나서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셋째, 파렴치한 전과가 없는 후보다. 민주화 운동이나 기업 경영 등 때문에 불가피하게 범법자가 된 사람도 있다. 그러나 사기와 같은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역시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고 본다. 이미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도덕성이 꼽히고 있다. 넷째, 재산은 너무 많거나 너무 적지 않으면 좋을 것 같다. 18대 국회에 재산이 100억원이 넘는다고 신고한 의원은 8명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산 많은 것이 흠이 될 수 없다. 그러나 향후 몇년간은 서민들과 고통을 나눌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 시기다. 부자들은 정치 지도자가 되지 않아도 얼마든지 국가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다. 다섯째, 어느 나라든 해외에서 1년 이상 체류한 경험이 있다면 가산점을 주고 싶다. 어학연수든, 유학이든, 회사 주재원이든, 외교관 등 공직이든 해외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기회를 갖게 되면 문화적 상대성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또 남북관계나 한·미, 한·중 관계 등을 국내에서보다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지정학적, 경제적 상황 때문에 우리의 정치지도자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국제적 안목이 필요하다. 여섯째, 자기 손으로 전문 분야의 책을 저술한 후보도 우대하고 싶다. 정치의 계절을 맞아 날마다 출판기념회를 알리는 우편물과 문자 메시지가 쏟아진다. 대부분은 선거에 나설 예비후보들을 홍보하는 책들이다. 앞으로 지도자가 되려면 적어도 한 가지 분야에서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통일, 경제, 금융, 복지와 같은 분야의 전문가들과 막힘 없이 토론할 정도의 식견을 갖춰야 한다. 일곱번째, 기초의회와 기초단체장, 광역의회와 광역단체장 등 지방자치를 경험한 인물도 필요하다. 정치라는 것은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요체다. 작은 이익을 조정할 줄 알아야 큰 이익도 조정할 수 있다. 글로벌 시대는 곧 지방시대이기도 하다. 지역에서부터 뿌리를 내린 정치인들이 선거를 통해 중앙으로 진출하는 것도 권장할 만하다. 여덟번째, 적어도 ‘나는 가수다’에 나온 가수 다섯 명, ‘소녀시대’나 ‘원더걸스’의 멤버 가운데 한두 명 정도의 이름은 아는 인물이 좋을 것 같다. 그것은 젊은 세대와의 소통일 수도 있고, 대중문화나 한류의 파워에 대한 이해일 수도 있다. 유권자마다 제시하는 조건이 다를 것이고, 그런 조건들을 모두 만족하는 후보는 많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가급적 많은 조건을 충족하는 정치 지도자들이 내년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를 기대한다. dawn@seoul.co.kr
  • “5개국 구원투수, 北에 한구질 공만 던졌다 치고 안치고는 전적으로 그들만의 숙제다”

    “5개국 구원투수, 北에 한구질 공만 던졌다 치고 안치고는 전적으로 그들만의 숙제다”

    우리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53)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의) 사전조치를 통해 올바른 분위기가 조성되면 6자회담이 상당히 빠른 시일 내 재개될 수 있다.”며 “북한은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고, 우리가 준 숙제를 해 오면 6자회담 재개를 통해 포괄적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임 본부장은 취임 1개월여 만인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본부장실에서 서울신문과 1시간가량 첫 단독 인터뷰를 갖고 “2차례 남북, 미·북 대화를 통해 의미 있는 기초가 마련됐으니 3라운드 대화가 진행되면 더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야 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남북, 미·북 3라운드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 과정을 통해 진전되면 6자회담도 조기에 재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주목된다. 임 본부장은 “14~15일 오스트리아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방문, 미국 측 신임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주IAEA 대사와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을 만나 북핵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남북 및 북·미 대화 2라운드 이후 탐색전 중인데, 3라운드 대화 및 6자회담 전망은. -이미 제시된 사전조치와, 북한이 잃어 버린 신뢰를 회복한 상태에서 6자회담이 재개될 것이고 3라운드 대화에서 그런 노력이 계속될 것이다. 3라운드 대화의 순서를 정해 놓은 것은 아니지만, (지난 2라운드까지 과정처럼) 남북이 먼저 하면 자연스럽게 보일 것 같다. 미국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비공식적으로 받았다. 대화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참가국들과 더 의미 있는 진전을 만들어야겠다는 목적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17일 오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4개월여 만에 한·미·일 고위급 협의도 갖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 기초가 마련되면 6자회담 재개를 통해 북핵문제를 좀 더 본격적, 포괄적으로 다뤄야겠다는 인식도 공유돼 있다. 6자회담이 재개되면 보다 큰 그림을 그려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그랜드 바겐’ 구상 등을 바탕으로 진행될 것이다. →‘그랜드 바겐’(일괄타결) 구상이 구체적이지 않고, 9·19공동성명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6자회담이 재개되면 그랜드 바겐을 구체적으로 협의하게 될 것이다. 9·19공동성명은 여러 가지 내용을 포괄적으로, 광범위하게 담고 있지만 어떻게 하면 더 실행력을 갖게 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추진할 것이다. →IAEA 방문에서는 어떤 협의가 이뤄지나. -IAEA가 그동안 북핵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한·미 수석대표 협의뿐 아니라 IAEA 측과 협의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IAEA가 17~18일 이사회를 앞두고 있어, 그에 앞서 IAEA 측으로부터 북핵문제 관련 입장을 들을 것이다. 실무자들도 가기 때문에 최근 IAEA가 밝힌 이란 핵문제나, 사전조치 중 하나인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및 IAEA 영변 복귀 문제 등도 구체적으로 협의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UEP 중단 등 사전조치 수용에 대한 반응이 없는데 지렛대는. -지금은 북한이 사전조치를 안 받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을 생각할 때는 아니라고 본다. 협상은 낙관을 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2차례 남북, 북·미 대화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진전 중 하나는, 문제가 무엇이라는 점에 대한 북한의 인식이 분명해졌고,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 무엇이라는 것도 북한이 분명히 알았기 때문에 결국은 그런 숙제를 북한이 가지고 갔다고 보고, 북한 스스로 숙제를 해와야 하는 것이다. 북한(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제네바 북·미 2차 대화 후) 평양으로 돌아간 지 10일쯤 됐으니 나름대로 결과를 소화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본다. 5개 참가국들이 함께 북측에 동일한 메시지를 보냈고 공을 계속 북한에 던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측이 내부 문제 등으로 북핵은 상황관리만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관리를 해야 한다. 관리가 안 되면 해결이 어렵다는 측면에서 어떻게 보면 올바른 수순이라고 본다. 다만 우리로서는 관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의미 있는 진전을 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미국보다) 더 역할을 하고 기여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부상으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미·중 간 이해관계가 복잡한데. -우리가 반도국가라서 대륙·해양세력의 압력을 받아왔다는 부정적 인식이 있는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반도국가이기 때문에 대륙(중국)도, 해양(미국)도 우리의 날개가 될 수 있다. 한국이 2개의 날개를 달고 더 비상할 수 있다는, ‘반도 운명론’이 아니라 ‘날개론’인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미·중 관계를 우리에게 좀 더 유리한 방향으로, 긍정적으로 활용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북한문제도 동맹국인 미국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최대 교역 상대국이자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인 중국과도 더 자주 만나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 →북핵문제는 남북관계와 시너지를 내야 하는데, 복안은. -6자회담 및 비핵화 차원의 남북대화와 통일부가 추진하는 남북 당국 간 대화는 2개의 수레바퀴처럼 상호 추동해서 가야 한다는 데 대해 관계부처 간에 완벽한 인식의 일치가 있다. 비핵화 관련 남북대화가 이제 첫발을 내디뎠는데 이것이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양자대화로 이어지지 않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기에는 때가 이르다. 북한도 비핵화 대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남북대화가 같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분명히 인식할 것이다. 남북관계를 추동할 수단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것은 우리(남한)라는 것을 북한이 알고 있기 때문에 결국 남북대화에 나올 것으로 본다. 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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