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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대통령 인도·스위스서 세일즈 외교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5~22일 인도와 스위스를 차례로 국빈 방문한다. 스위스에서는 21일부터 이틀간 다보스에서 열리는 제44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 새해 첫 해외 순방으로 취임 이래 여섯 번째 순방길이다.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집권 2년차의 최우선 국정 화두로 ‘경제’를 내세운 만큼 이번 순방의 초점도 여기에 맞춰져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는 9일 “이번 순방에서 대통령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서 한국의 경제 투자환경을 적극 홍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우선 인도 정부의 초청으로 15일부터 18일까지 인도를 국빈으로 방문해 만모한 싱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외교·안보 분야 협력 강화와 교육 및 투자확대 등 실질협력 증진, 창조경제 핵심 분야인 과학기술 및 ICT 분야 협력기반 구축 등을 협의하고 한반도 및 지역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는 이번 순방의 첫 목적지인 인도 방문에 대해 “금년도 세계 신성장 경제권역에 대한 순방외교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도는 신흥 경제권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은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가운데 하나로 199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 기업들의 진출과 투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어 18일부터 21일까지 스위스를 국빈 방문, 부르크할터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교역·투자 확대 방안, 직업교육·과학기술 협력강화,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 공조,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논의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스위스를 국빈 방문하는 것은 1963년 수교 이래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스위스 국빈 방문을 마치고 2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다보스포럼의 전체 세션에서 ‘창조경제와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개막 기조연설을 한다.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제인 ‘세계의 재편: 정치, 기업, 사회에 대한 영향’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것은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4년 만이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손발 안 맞는 외교·안보라인… ‘대북 시그널’ 혼선

    정부 외교·안보라인 간 상충된 ‘대북 시그널’이 국내외 혼선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9일 “지난해까지 종북 담론을 앞세운 정부가 새해 들어 갑자기 통일 담론으로 바꿨다”며 “즉흥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며 한반도 통일 기반 구축을 국정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이산가족 상봉을 북한에 제안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 강화와 남북 간 동질성 회복도 화두로 제시했다. 그 직후인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과 회동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북한 급변 사태 등에 대비한 다자 협의를 강화한다는 뜻을 밝혔다.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고위 당국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이뤄진 윤 장관과 현지 특파원단의 간담회 내용을 종합하면 정부의 대북 기조는 북한의 불안정한 정세 대응과 적극적인 변화 유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간담회에서는 북한 정세를 다루는 협의체에 중국의 동참을 희망하는 내용부터 기존 북핵 6자회담의 틀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남북 관계 개선 분위기를 언급한 지난 1일 신년사에 대한 정부 메시지도 ‘엎치락뒤치락’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그다음 날 “무엇을 제의했다고 해석될 여지는 별로 없다”고 평가 절하했고, 통일부는 3일 “북한 신년사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흘 만에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통일 담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정부 기조와는 정반대의 메시지를 북한에 보냈다. 외교부도 윤 장관의 워싱턴 발언을 공식 부인했지만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관련국 간의 긴밀한 대북 협의는 필요하다. 그럼에도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내밀하게 다뤄져야 할 북한 체제에 대한 외교적 논의가 언론에 직접적으로 공개된 건 ‘자충수’라는 인식도 적지 않다. 전직 고위 안보관료는 “정부의 대북 시그널은 일관되고 분명해야 한다”며 “남재준 국정원장의 2015년 통일 발언,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외교부 장관 발언 등을 보면 혼란스럽다”고 평가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미 ‘北급변’ 본격 대비…중국 포함 협의채널 구축

    한국과 미국이 7일(현지시간) 북한 정권 붕괴 등의 급변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한·미 양국은 물론 중국 등을 포함한 다자 차원의 협의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과 회담을 한 뒤 한국 특파원들에게 “장성택 처형은 북한 리더십이 예측 불가하고 내부 정세가 유동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 조성을 위한 전략적 협력 토대 구축 차원에서 심도 있는 협의 채널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 같은 협의 채널 구축의 목적이 급변사태 대비용이냐는 질문에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해 사실상 시인했다. 그는 협의 채널의 형식과 관련해 “한·미 간에도 하면서 다른 나라, 특히 중국의 참여도 상정할 수 있고 6자회담에 참가하는 (북한을 제외한) 다른 5개국의 참여나 유엔 차원에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현재로서는 한국, 미국, 중국이 핵심이 되지 않겠느냐”면서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협의체를 언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 협의 채널은 북핵 문제에만 특화된 6자회담과는 별개”라면서 “미국과 앞으로 북한 문제를 다양한 채널과 레벨(급)을 가동해 더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협의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끝난 뒤 윤 장관은 취재진에게 “북한이 도발할 경우 한·미 양국은 견고한 연합 방위 태세를 토대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며 유엔 안보리도 즉각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국무장관도 “한반도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등에 대처하는 데 있어 한·미 양국은 한치의 빛도 들어올 틈 없이 단결돼 있다”면서 “미국은 박근혜 대통령의 확고하고 원칙적인 대북 접근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불확실성의 세계정세와 한국의 선택/유찬열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불확실성의 세계정세와 한국의 선택/유찬열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오늘날의 국제정치 구조는 세 가지 차원에서 논의될 수 있다. 첫째는 지구적 차원의 안보구조로 이것은 새뮤얼 헌팅턴이 ‘문명의 충돌’에서 설파한 바와 같이 “서방 대 나머지”로 특징지어진다. 이것은 국제정치의 한 축에 세계 패권국인 미국을 필두로 서유럽, 일본, 그리고 친서방 국가들이 존재하고 다른 한 축에는 기존 세계 질서의 변화를 추구하는 이란, 시리아를 포함하는 몇몇 이슬람 국가, 중국, 러시아, 또 북한이나 쿠바와 같은 반(反)서방 국가들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음을 의미한다. 알카에다와 같은 이슬람 테러 집단은 비(非)국가 행위자로 당연히 반 서방 쪽에 위치한다. 두 번째는 한반도가 위치하는 동북아의 지역적 안보 구조로 이것은 우리에게 더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역내 강대국 세력구조이다. 이것은 지구적 차원의 구조가 투영되고 지역적 특수성이 반영된 것으로 동북아 4강의 존재 중 특히 미·중 간의 강력한 대치로 규정된다. 세 번째는 북한의 대내외적 현실이다. 오늘날의 북한은 많은 체제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붕괴의 가능성을 속단할 수 없다. 외교적으로는 미국 국력의 상대적 약화, G2로 부상한 중국의 은밀한 보호, 러시아의 우호적 입장, 그리고 몇몇 제3세계 국가들과의 교류가 북한의 고립을 상대적으로 완화시킨다. 군사적으로는 핵무기와 다양한 사거리의 미사일 배치로 주변국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한국에 대해 치명적 강요 수단을 보유하게 됐다. 경제적으로는 200억~300억 달러 수준의 GDP, 식량, 에너지, 달러, 소비재 부족이 큰 약점으로 작용하지만 일단 유사시 중국의 물질적 지원이 그 생존을 가능케 한다. 정치적으로도 김정은 정권은 장성택 사건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은 그 체제에 반대할 군부나 주민 세력이 결집하기 어렵고 동시에 베이징이 평양의 불안정을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한국의 핵심 전략은 외부 위협에 비추어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우선적으로 강화하면서, 지정학적 관계를 고려하여 워싱턴의 의심을 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중 관계 증진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역사 문제로 인해 한·일 관계가 지나친 갈등으로 치닫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것은 미·중 간의 미래 세력균형, 한·중 협력의 미래 결과에 대해 확신할 수 없고, 또 예기치 않은 변수로 인해 한·일 간의 협력이 불가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년 전 민주당 집권 시절 일본이 (잔치슝 선장의) 중국 불법 어선을 나포했을 때, 도쿄가 아시아 중시 정책에도 불구하고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에서 처했던 난처한 입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북한에 대한 신뢰 외교, 한반도 프로세스의 제시는 합리적이다. 북한이 계속 핵을 개발하고 도발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정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균형적 국가 이익을 달성할 수 있도록 선별적 현실주의(eclectic realism), 또 외교의 전통적 형태인 견제와 협력의 병행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 미·중 양국이 서로를 의심하고 양국 관계의 미래 모습에 대한 확신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필요에 의해 많은 협력을 교환하는 것이 좋은 예다. 군사력의 경우 주변국에 뒤처지지 않도록 계속 무기 체계를 현대화해야 한다. 북한 및 주변국과의 군사력 균형 평가, 또 우리의 경제능력이 전력 발전의 수준을 결정할 것이다. 조기 경보기, 공중 급유기, 차세대 전투기 F35, 이지스함, 다연장로켓은 필수적이다. 미사일 방어체제는 한국형 미사일(KAMD), SM3, 고고도지역방어(THAAD) 등 몇몇 모델 중 우리의 작전요구, 경제능력, 국제적 필요를 감안해 최종 선택해야 할 것이다. 한·미 연합방위 체제와 관련해 미군기지 이전, 방위비 분담 관련 현안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은 연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수년 내 종료되는 한·미 원자력 협정의 대체에서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는 데는 많은 외교적 기술과 인내를 필요로 할 것이다.
  • [격동의 동북아-석학에게 길을 묻다] 송민순 前 외교통상부 장관·경남대 석좌교수

    [격동의 동북아-석학에게 길을 묻다] 송민순 前 외교통상부 장관·경남대 석좌교수

    “동북아시아 외교, 안보를 관통하는 특징은 ‘대외 정책의 군사화’다. 중국과 북한 모두 군부의 발언권이 커지고, 일본은 군사대국화를 미국과 중국의 신형 대국 관계 극복을 위한 돌파구로 삼고 있다. 역내 집권 세력들이 외부 정세의 불안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건 매우 우려스럽다.” 경남대 석좌교수인 송민순(66)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북아 전후 질서의 균열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를 청산하지 않은’ 일본의 군사대국화는 동북아 역내 군비 경쟁을 촉발시키고, 한반도는 역내 충돌의 첫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송 전 장관은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전환하는 것은 더 이상 변수가 아닌 ‘상수’로 상정해 대응해야 한다”면서도 “다른 나라들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하니 우리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는 올바른 대응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외교는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면서 “일본과의 정상회담은 결코 서두를 문제가 아니며 자칫 일본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인정하는 듯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 전 장관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해 “정치적 안정성이 떨어지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서는 3대 세습의 한계점에 거의 도달했다고 진단하면서도 체제 붕괴 가능성은 신중하게 전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송 전 장관은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해 “현실에서는 이미 미·중 양쪽으로부터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이끌어 내면서 미·중이 한반도를 통해 화해, 타협할 수 있는 정치·외교적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게 한국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최상의 카드”라고 말했다. →동북아 정세의 유동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의 보통국가화, 즉 군사적 재무장으로 전후 질서의 변화가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의 힘은 정체되고 중국은 부상하고 일본은 미국의 공백을 메우려 나서며 군비 경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북한은 과거 어느 때보다 불안정 요인이 커지고 있으며 3대 세습 체제가 한계점에 도달한 상황이다. 미국은 앞으로 10년간 최소 5400억 달러의 국방비를 삭감할 계획이다. 군사력 증강에 가용할 돈이 없다고 봐야 한다. 일본이 미국 해병대와 같은 수륙기동단까지 창설하는 건 공격용 전력을 위해서다. 한국은 세계 2위, 3위의 경제력을 가진 중·일과 군비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 직면했다. 동북아 군사 충돌의 첫 희생양이 한반도가 될 수 있다. 한국이 동북아 질서 구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현상의 대응 및 관리를 넘어 상황을 개선하는 능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 핵 문제를 진전시키면 일본의 군사대국화 명분을 위축시킬 수 있다. →올해 동북아 정세의 특징을 꼽자면. -한마디로 말하면 ‘대외 정책의 군사화’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 후 10여년간 펼친 정책을 이제 동북아의 각 세력들이 하고 있다. 중국이 아무런 완충 행위 없이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건 군부의 입김으로 파악된다. 중국 외교부가 주도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북한도 장성택 제거 후 대외 영역에서 군의 발언권이 강해질 것이다. 외교에 대한 군부의 과도한 영향은 영토 분쟁과 민족주의를 결합시켜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 각국이 서로 국내 정치에 이를 활용하는 게 동북아의 불안 요인이 될 것이다. →아베 총리의 일본은 왜 군사대국화를 원하는가. -일본은 미국과 중국의 신형 대국 관계가 정립되면 일본이 왜소화될 수 있다는 ‘집단적 히스테리’를 갖고 있다.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추진하고 후텐마 기지 이전을 미국과 합의하는 건 미·일 동맹을 군사대국화 목적에 이용하는 것이다. 무슨 구실이나 명분을 대서든 일본은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향해 갈 것이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반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는 분명하게 반대를 표명해야 한다. 일본이 ‘침략의 과거’는 청산하지 않고 ‘평화의 미래’로 갈 수 있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미국은 미·일 동맹의 미래를 위해서도 일본이 과거사를 청산하도록 압박해야 한다. 미국 역시 태평양전쟁의 피해가 컸다고 하지만 36년간 일제에 짓밟힌 우리의 우려는 그 어느 국가보다 특별하다. 유럽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한다고 해서 그들 나라에 무슨 심각한 영향이 있겠는가. 과거를 청산하지 않은 일본의 군사 팽창은 인정할 수 없다. →다른 관점이 있는가. -유엔헌장 51조는 모든 국가에 개별적·집단적 자위권을 보장한다. 이어 52조는 집단적 자위권 발동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면서도 53조와 107조에서 2차대전 전범국인 일본과 독일에 대한 군사 조치는 안보리 결의 없이도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위 ‘적국 조항’인 이 부분이 사문화됐다는 주장도 있지만 2차대전의 침략 행위 자체를 인정하는 걸 거부하고 있다. 전범을 참배하는 일본이 거꾸로 타국에 대해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유엔헌장의 정신과 취지에 정반대되는 모순이다. →한·일 관계에서 과거사와 안보 협력을 분리 대응하자는 시각이 있는데. -과거사 문제를 떼어 놓고 한·일 관계를 발전시키자는 건 사상누각이다. 일본 야스쿠니 신사의 유슈칸 박물관을 가 보면 일본은 과거 침략이 아시아를 해방시킨 것이며 잘못된 게 있다면 태평양전쟁에서 패배한 일이라고 젊은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독일은 나치 부통령이자 1급 전범인 루돌프 헤스의 무덤을 극우 인사들이 순례하자 2011년 그 무덤을 파헤치고 화장해서 흔적 자체를 없앴다. 일본이 지금처럼 해서는 정치·안보 분야의 협력은 어렵다. →박근혜 정부의 대일 대응에 대한 평가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일 정상회담을 하라는 건 무책임하다. 외교는 내용 못지않게 형식이 중요하다. 야스쿠니 신사까지 참배한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는 건 아베 총리의 행동을 받아들인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아베 총리가 역사 인식에 대한 태도를 바꾼다는 신호가 있을 때만 정상회담은 가능하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안 하느니만 못한 회담이 되고 관계도 더 악화될 것이다. →미·중 외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우리 외교의 최대 과제라고 본다. 미·중 관계의 본질은 전략적 협력과 갈등의 교차에 있다. 균형 외교보다는 ‘협력 촉진자 외교’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문제가 돼서는 안 되고 선택을 강요받지 않도록 조화시켜야 한다. 미·중이 한반도 문제에 화해하고 타협할 수 있는 공간을 넓혀 나감으로써 그런 선택의 지점을 피해 가야 한다. 군사 동맹인 한·미 관계와 전략적 협력 동반자인 한·중 관계의 조화는 주한 미군의 존재와 기능에 대한 한·미·중 간 접근이 이뤄질 때 가능할 것으로 본다. →장성택 숙청 이후 북한의 체제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 체제가 오래갈 수 없다고 본다. 급변 사태에 대비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가능성에 치중해 정책을 펴는 건 오류를 낳을 수 있다. 북한 파워 엘리트는 ‘집단적 포위 심리’가 강하다. 적대적 세력에 포위된 일종의 운명 공동체이기 때문에 북한이라는 배가 뒤집히지 않도록 단결할 것이다. 장성택이 제거됐다고 해서 북·중 관계의 기본이 틀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이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를 숙청할 때 내세운 반당·부패 혐의를 북한이 장성택에게 그대로 적용한 것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평가는. -정부 초기의 단호한 원칙주의에서 실용적 원칙주의로 전환해야 한다. 지금처럼 현상 관리만 해서는 안 된다. 북한이 종국에는 경제 문제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한 발짝 움직이면 한국은 두세 발짝 더 갈 수 있는 한반도 주인의 자세로 남북 관계를 선순환시켜야 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송민순 前장관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까칠한 외교관’으로 유명했다. 절친한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사석에서 그를 “터프 가이”라고 불렀다. 2005년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그가 9·19 공동성명 담판 과정에서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을 몰아붙여 타결을 이끌어 낸 일화는 외교가에서도 유명하다. 외무고시 9회로, 외교부 북미국장과 차관보 등의 요직을 거쳤고 김대중 정부 때 외교비서관으로 ‘햇볕정책’ 입안에도 참여했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안보정책실장과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발탁됐고 2008년 민주당 소속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 [사설] ‘새로운 한반도’ 준비할 국가적 역량 갖출 때다

    올해 한반도를 관통할 키워드는 단연 북한, 그중에서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라고 할 것이다. 지난해 말 자신의 고모부이자 실질적인 권력서열 2인자인 장성택을 처형한 김정은과 그의 북한 체제는 2014년의 한반도를 불가측(不可測)의 지대로 몰아가고 있다. 그만큼 한반도의 유동성을 크게 증폭시켜 가고 있는 것이다. 훗날 사가들이 평할 일이겠으나 광복 이후 7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우리의 분단사는 2013년 이전과 2014년 이후로 나뉘게 될 것이라는 게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지난해까지가 남북 분단체제의 고착화 시기였다면 올해는 통일 한반도를 향한 실질적 첫 걸음을 떼는 시기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우리 모두가 목도하는 바와 같이 지금 북한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그 어떤 시나리오도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 장성택 숙청이 내부 권력 간 이권싸움에서 비롯된 것이든, 집권 3년차를 맞는 김정은이 자신의 권력기반을 새롭게 다지려 벌인 일이든 간에 북한은 이제 상당기간 혼돈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그리고 오랜 외교적, 경제적 고립 속에서 벌어지는 북한 내부의 동요는 언제든 급변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당장 북의 무모한 무력도발이 김씨 세습정권의 몰락을 앞당기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하루아침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독일이 그러했듯, 부지불식간에 밀어닥칠 한반도 통일의 날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분단 체제의 안정적 관리’라는 대북정책의 기조 또한 ‘북한 체제의 급변과 이에 따른 통일을 대비’ 하는 쪽으로 전환해야 한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의 철저한 대비태세가 요구된다. 밖으로는 한반도의 급변사태에 외세가 끼어들어 한반도의 완전한 통일에 장애를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외교적 방비를 서둘러야 한다. 안으로는 북의 무력도발에 철저히 대비하는 한편 북한 급변사태에 대응할 ‘개념계획 5029’ 등을 정밀하게 다듬어 어떤 상황도 선제적이고, 주도적으로 대응할 태세를 갖춰야 한다. 김정은이 어제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고 하나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게 북한이고 보면 그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국민적 인식 전환도 요구된다. 몇몇 신년 여론조사에서 보듯 통일에 대한 국민 인식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염려된다. 통일을 새로운 기회로 보기보다는 지금의 안정을 해치는 걸림돌로 보는 인식이 젊은 세대일수록 강하다. 원하든 원치 않든 통일시대의 주역일 젊은 세대의 이 같은 인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통일 과정에서의 혼란을 담대하게 이겨낼 자신감을 키워야 한다. 비극의 분단사를 매듭지어야 할 기성세대의 역사적 책무다.
  • 김정은 “북남 관계개선 분위기 마련해야”

    김정은 “북남 관계개선 분위기 마련해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육성 신년사를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조부인 김일성 주석이 했던 방송을 통한 육성 신년사 발표를 올해도 이어 갔다.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는 지난해 말 고모부 장성택의 숙청 이후 대내외 상황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대외적으로 남북 관계 개선 분위기를 강조하고 직접적인 핵개발 표현도 자제하는 등 한반도 정세 관리에 방점을 찍었다. 대내적으로는 장성택 숙청을 직접 설명하고 인민 생활 향상을 강조하는 등 내부 동요 차단에 부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제1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북남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백해무익한 비방, 중상을 끝낼 때가 됐으며 화해와 단합에 저해되는 일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민족을 중시하고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그가 누구든 과거를 불문하고 함께 나갈 것이고 북남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통상 신년 초에 정부·정당·단체 연석회의를 통해 대남 노선을 결정하고 후속 조치를 취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대화 카드에 관심이 쏠린다. 북·미 관계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미국의 향후 태도를 주시하며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통일부는 북한이 표면적으로 남북 관계 개선 분위기 마련을 언급했지만 ‘핵재난 가능성’, 남측의 ‘종북 소동’ 등도 함께 거론해 태도 변화 여부는 주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자주권 수호 의지는 보다 강조했지만 핵 관련 언급 없이 기존 입장만 반복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이 ‘핵 억지력’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은 6자회담에 대한 대응 여지를 남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처형된 장성택을 ‘종파 오물’로 표현하며 당과 혁명대로를 다지기 위한 제거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신년사 앞부분에 종파 문제를 내세운 것은 김정은 유일 영도체제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법규범과 질서 확립을 강조하면서 주민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제1위원장이 경제 분야를 강조했지만 경공업 육성보다는 특히 농업에 대한 집중을 강조해 새로운 비전은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년사에 단골로 등장하는 ‘선군’(先軍)이라는 표현은 재작년 17회에서 지난해 6회, 올해는 3회로 절반 이상 줄어든 대신 ‘농업’은 지난해 2회에서 올해 6회로 늘었다. 북한의 식량 문제가 체제 안정의 관건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제1위원장은 이날 부친 김정일은 잘 쓰지 않았던 ‘인민 존중’ ‘인민 사랑의 정치’라는 감성적인 표현을 써 눈길을 끌었다. 그는 부인 리설주와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며 올해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적, 우리 능력 시험땐 멸망 자초”

    김관진 국방장관은 1일 “적이 우리의 능력과 태세를 시험하고자 한다면 멸망을 자초하는 길이 될 것”이라면서 북한이 도발하면 강경 대응하겠다는 군 당국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장관은 새해를 맞아 각급 부대 지휘관·참모들에게 하달한 ‘장관 서신 제19호’를 통해 “우리는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자유와 평화, 번영을 이룩했으며 이 소중한 가치들을 지켜낼 수 있는 충분한 능력과 태세를 갖췄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서 ‘절물동심 진력사적(切勿動心 盡力射賊)’, 즉 마음을 동요치 말고 힘을 다해 적을 쏘라고 했다”면서 “적이 도발하면 망설이지 말고 신속·정확·충분하게 응징하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또한 “2014년은 국가안보적인 면에서 대한민국의 국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해”라면서 “한반도 안보상황은 장성택 처형 등 공포정치로 1인 독재체제 강화를 시도하는 불안정한 북한 정세로 인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북한은 새해에도 내부결속을 위해, 혹은 군부의 충성경쟁 등으로 도발해 올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밝혔다. 한편 최윤희 합참의장도 이날 각급 부대에 하달한 신년사에서 “과거 북한이 국제적 비난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도발을 자행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단 한 번도 도발에 대해 강력하고 단호하게 응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가용한 모든 능력을 동원해 적의 도발을 억제하되 도발시에는 신속·정확·충분한 대응으로 처절하게 응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광장] 갑오년 새해, 어떤 원칙과 신뢰를 지킬 것인가/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갑오년 새해, 어떤 원칙과 신뢰를 지킬 것인가/문소영 논설위원

    갑오(甲午)년이 밝았다. ‘갑오’에서 사람들은 120년 전 한반도를 떠들썩하게 했던 1894년 2월 갑오농민운동을 떠올리기도 하고, 같은 해 7월 시작된 갑오경장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해에 일어난 중요한 사건이 하나가 더 있다. 6월에 발발한 청일전쟁이다. 세 개의 역사적 사건은 개별적으로 보이지만, 한 타래의 실처럼 연결되어 있다. 갑오년에 긴장하는 사람이 있는 연유는 2주갑을 맞는 120년 전 갑오년이 이후 조선의 운명을 뒤흔든 중요한 계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1894년 2월 전라도 고부군수 조병갑의 가렴주구에 지친 농민들은 분노해 1차 민란을 일으켰다. 고종은 민란의 원인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해결하지 못했다. 농민들은 4월 2차 봉기했다. 외세배격과 탐관오리 응징, 대원군 복귀, 잡세 철회 등 12개의 폐정개혁안을 요구했으나 조정은 토벌하기로 마음 먹고 청나라에 파병을 요청했다. 조선왕조실록에 고종은 영의정 심순택 등의 반대에도 청군을 요청하는 것이 무슨 대수냐는 태도를 취한 것으로 나온다. 당시 고종은 갑신정변 이후 청과 일본이 서로 충돌을 막고자 1885년 톈진(天津)조약을 맺어 어느 한 나라에서 조선에 파병하면 다른 한 나라도 자동으로 파병할 빌미를 준다는 점을 간과했다. 청일전쟁으로 한반도는 전쟁터가 되고, 일본이 압승했다. 이에 일본은 1차 김홍집 내각을 세우고 과거제 폐지, 단발령 등 개혁을 강요했다. 그것이 갑오경장이다. 같은 시기에 첨단 무기로 무장한 일본군은 죽창을 든 농민들을 섬멸했다. 당시 삼남지역의 선비와 양반도 수성대, 민포군 등을 구성해 농민 토벌에 힘을 합쳤다. 120년 전 갑오년이 주는 첫째 교훈은 정부의 결정이 항상 옳지도, 전지전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근대 국가가 정부의 오류 가능성을 직시하고 국회와 법원을 두어 시스템으로 삼권 분립을 해놓은 이유다. 둘째 정부가 백성의 삶의 질과 부정부패를 개선하지 못하면 민심 이반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셋째 스스로 해결해야 할 내부의 갈등을 외세의 개입을 통해 해결하려고 할 때 심각한 부작용에 직면하게 된다. 넷째 자국을 둘러싼 국제 정세를 정확하게 읽고 예민하게 반응하지 못하면 국가적 위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120년 전의 경장은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꼭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성공하는 경장의 미래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120년 전 왜 실패했을까. 당시 개혁 드라이브는 단발령에 걸려 민심을 얻지 못한 탓이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행복시대’와 ‘100% 대한민국’을 약속했다.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도 그 진정성을 믿고자 했다. 그러나 ‘내가 대통령이 돼 다 해결하려는 것 아니냐’며 후보시절 약속했던 주요 공약들이 1년 만에 벽에 부딪히거나 무산됐다. 국가재정이 감당할 수 없는 공약을 강행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돼 지니계수가 커지고 있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5년째 양극화가 진행돼 근로자의 48.8%가 연간 2000만원 미만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 해결책을 제시해 달라는 것이다. 대기업을 키워도 낙수 효과(trickle down effect)가 사라졌다. 삼성전자가 연간 40조원의 영업이익을 내지만, 그 혜택은 5만여명이 나누고 끝난다. 철도원의 연봉 7000만원이 질시와 분노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좋은 일자리가 늘어야 한다. 또한, 국정운영에서 헌법 1조 1항과 2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여론형성의 메커니즘을 설명한 ‘침묵의 나선이론’에 따르면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면 사람들은 침묵하겠지만, 그 침묵이 정부에 찬성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런 사람들까지 다 헤아려 정책을 펴는 100%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 symun@seoul.co.kr
  • [격동의 동북아 석학에게 길을 묻다] 조지프 나이 美 하버드대 석좌교수

    [격동의 동북아 석학에게 길을 묻다] 조지프 나이 美 하버드대 석좌교수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일방 선포와 북한 김정은 정권의 장성택 처형,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와 아베 신조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이 숨가쁘게 이어지면서 세밑 동북아시아는 격랑에 휩싸인 형국이었다. 2014년에도 중국의 패권주의와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이 충돌하고, 여기에 일본의 우경화와 북한의 도발 우려가 어지럽게 얽히면서 동북아 정세는 살얼음판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석학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새해 동북아 정세를 심층 진단·전망해 본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갖더라도 안보적 측면에서는 동맹인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게 이익일 것이다.” 조지프 나이(76)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중 사이에서 위치 설정에 고민하는 한국을 향해 이렇게 충고했다. 그는 또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양국이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이 교수는 인터뷰에서 중국의 힘이 커지고 있지만 미국을 추월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면서 미·중 간 ‘신(新)냉전’이 도래할 것이라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북한 김정은 정권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에 동조하는 등 북한 정권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또 북한에 대한 압박을 꺼리는 중국의 대북 정책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국력신장에 따른 패권주의와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이 충돌하면서 신냉전이 도래했다는 시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미·중이 신냉전에 진입했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두 나라는 그런 단계까지 가지 않도록 상황을 잘 관리해 나갈 것이다. 지금의 중국은 과거의 소련과 다르고, 지금의 미·중 관계는 과거 미·소 관계보다 훨씬 더 복잡다양하게 얽혀 있다. →장래에 중국이 경제적·군사적 측면에서 미국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하나. -앞지르지 못할 것이다. 국민총생산(GNP) 면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앞지를 수도 있지만 국가의 수준을 가장 정확히 나타내는 척도인 1인당 GNP 면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기 힘들 것이다. 군사력 면에서도 향후 수십년 안에 중국은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 한국은 전통적 동맹인 미국과 국력이 급신장하는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한국에 조언을 한다면. -한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두 나라와 모두 좋은 관계를 가져야 한다. 다만 중국과는 경제적 기회를 위해 좋은 관계를 갖더라도 안보에 관한 한 동맹인 미국과 관계를 갖는 게 더 이익일 것이다. →지난 10월 중국이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을 일방적으로 선포해 파문이 일었는데, 중국의 의도는 무엇일까. -중국의 의도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일본을 압박하고 해당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문제는 중국이 관련국들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CADIZ를 발표한 것이다. →중국의 일방적 CADIZ 선포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은 적절했다고 보나. -중국이 CADIZ로 선포한 해당 상공은 여러 나라에 의해 공유되는 곳이라는 미국 정부의 주장은 타당했다. 또 미군의 B52 전략 폭격기가 중국에 통보하지 않고 즉각 해당 지역을 비행한 것은 적절했다고 본다. →아베 신조 정권 들어 일본 정부의 우경화와 군사대국화 추구에 대한 한국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지지하고 있는데.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권한을 갖고 있다. 그것은 중국의 군사적 팽창과 민족주의 분출에 대응한 미·일 동맹 협력의 측면에서 필요하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이 미국의 승인 아래 행사된다면 한국은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간 한국은 일본과의 정상회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가 과거사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우경화로 치닫기 때문이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 -가장 좋은 해결책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과거에 집착하는 것은 양국 간 관계 개선을 위해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나. -적어도 김정은 정권 아래서는 핵을 포기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본다. 더욱이 그동안 6자회담 당사국이 합의했던 북핵 포기 방안은 제대로 된 게 아니었다. →그렇다면 ‘북한의 진정한 비핵화 행동 없이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이른바 ‘전략적 인내’ 정책이 적절하다고 보나. -그렇다고 본다. →최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했는데 이번 사건이 북한 정권의 붕괴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까. -북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제대로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다. 장성택에 대한 사형이 김정은의 권력 장악을 강화해 줄 것이라는 분석과 궁극적으로 김정은의 권력을 감소시켜 개혁을 촉발시키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엇갈리는 만큼 섣부른 추측을 삼가고 싶다. →만약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경우 미·중은 협력할까, 충돌할까. -이 문제는 미국과 중국은 물론 한국에도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다. 따라서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관련국이 심도 있게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 →남북 통일은 언제쯤으로 예상하나. -곧 통일이 되길 희망한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 아래서는 힘들 것이다. →일각에서는 사전 통보 없이 핵실험을 일삼는 등 말을 듣지 않는 북한에 대해 중국이 넌덜머리가 났고, 이에 따라 중국의 대북 정책이 변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실제 지난해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 유엔의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중국의 대북 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하기는 힘들다는 관측도 맞서는데. -중국은 늘 대북 정책에서 두 가지 목표를 견지해 왔다. 첫째는 한반도 비핵화이고 둘째는 갑작스런 북한 정권의 붕괴에 따른 북·중 국경의 혼란을 예방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두 번째 목표가 첫 번째 목표를 압도해 왔다. 나의 저서 ‘권력의 미래’(The Future of Power)에서 나는 이런 중국의 딜레마가 북한에 미약한 압박으로 작용한다고 썼다. 즉 북한이 붕괴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중국이 북한에 제재와 압박을 가하는 데 한계로 작용한다. 물론 최근 북한이 지역 충돌, 즉 핵실험, 미사일 발사, 대남 도발 등에 중국이 개입하도록 위협하는 리스크를 불사하면서 중국 지도부는 넌덜머리를 냈고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가중시키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6월 캘리포니아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중국의 근본적인 딜레마가 아직 변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따라서 나는 중국이 북한에 가하는 압력에 여전히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중국의 비정상적인 이중적 시스템, 즉 일당독재의 정치 시스템과 자본주의적 경제 시스템의 양립이 얼마나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나. -나는 중국의 시스템이 붕괴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이 어려운 상황에 봉착할 것이라고는 말할 수 있다.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국민들의 정치참여 확대 욕구가 커질 텐데 이런 기류에 중국 지도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의 문제다. 연간 1인당 GNP가 1만 달러에 가까워지고 중산층이 커짐에 따라 정치 참여 욕구는 더 커지고 전체주의적 통치는 더욱 어려워지게 마련이다. 단적인 예가 한국이다. 한국은 이와 관련해 위대한 성공 스토리를 갖고 있다. 한국은 경제적 번영을 달성했을 뿐 아니라 정치적 발전, 즉 선거를 통해 정부를 바꿀 수 있는 민주주의를 성취했다. 타이완도 비슷하다. 한국이나 타이완보다 훨씬 덩치가 큰 중국에 어떤 정치적 변화가 도래할지 정확히 예측하긴 힘들다. 다만 나는 중국 지도부가 더 많은 국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법을 고안해 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조지프 나이는 누구 미국 뉴저지주 출신으로 명문 프린스턴대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석사, 하버드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가정보위원회(NIC) 의장과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 등을 역임했다. 국제정치학계의 대표적인 진보주의 이론가로, 정통 보수주의 학자인 ‘문명의 충돌’의 저자 새뮤얼 헌팅턴 하버드대 교수와 대비되기도 한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학장을 지낸 조지프 나이는 요즘 많이 통용되는 ‘소프트 파워 국가론’의 주창자이기도 하다. 소프트 파워는 군사력·경제력 등 하드 파워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강제력보다는 매력과 자발적 동의에 의해 얻어지는 국력을 말한다. 조지프 나이는 2011년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선정한 ‘세계 100대 사상가’에 꼽히기도 했다. 포린폴리시는 “미국의 외교 정책을 이해하는 모든 길은 조지프 나이로 통한다”고 평했다.
  • [사설] 국민통합 디딤돌 삼아 미래를 열자

    2014년 새 아침이다. 새해는 밝았지만 나라 안팎의 정세는 거친 파도를 만나 험난하다. 구한말인 120년 전 갑오(甲午)년 그해처럼 주변 강대국들의 각축이 한반도로 밀려들고 있다. 안으로는 성장동력은 약화된 반면 복지수요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증대되면서 사회 구성원들 간 갈등은 확산일로다. 게다가 우리는 시한폭탄 같은 북한 김정은 세습정권까지 머리에 이고 있다. 대한민국 호(號)에 탄 우리 모두가 손을 굳게 맞잡고 격랑의 바다를 함께 헤쳐나가야 할 때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 한 해를 과거에 발목이 잡혀 허송했다. 여야는 국가정보원 댓글 선거개입 논란과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을 놓고 1년 넘게 삿대질을 주고받았다. 그러는 사이 종교계와 여타 사회 집단들까지 진영 싸움에 가세해 이전투구를 벌였다. 얼마 전에도 정의사회구현사제단 소속 신부가 박 대통령 사퇴 주장을 펼치자 천주교 일부 평신도를 포함한 보수단체 인사들이 종북(從北)세력 척결로 맞불을 놓지 않았던가. 이 바람에 경제회복과 민생 돌보기, 나아가 복지 확대 등 우리 사회의 공동선을 구현하는 실질적 접근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논란과 이에 따른 대선 불복 조짐 등 진영 간 무한 대치로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다짐은 공수표가 됐다. 올 한 해마저 내부 분열로 소진한다면 그 후유증은 다음 세대로까지 짙은 그늘을 드리우게 될 것이다. 서울신문이 국민통합을 연중 캠페인의 화두로 삼으려는 이유다. 집권 2년차 대탕평 인사를 박근혜 정부는 국민 대통합 행보를 과감히 펼쳐야 한다. 지난해 국정 기반을 닦느라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약속은 미뤄뒀던 것이라고 치자. 집권 2년차인 올해 대탕평 인사로 새바람을 일으킬 필요성은 차고 넘친다. 무엇보다 ‘불통 대통령’이라는 낙인을 지우려면 비판 세력에 다가가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소통의 채널을 넓혀 정파와 지역, 세대를 넘어서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 민주당 등 야권도 국민통합이 시대정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정세는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뉘어 서로 손가락질을 해대도 좋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 일본에 이어 중국까지 일방적으로 우리 이어도 해역 위로 방공식별구역을 그으면서 동북아에서 미·중·일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하지 않았는가. 더구나 고모부인 장성택까지 잔혹하게 처형한 김정은 체제의 불가측성도 문제다. 김정은은 “전쟁은 광고 없이 일어난다”고 위협했다. 안보 문제에는 여야가 초당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하지만 걱정이 앞선다. 무엇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 극한 대치가 우려된다. 선거에서 이기려고 싸우는 정당들을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펄밭에서 드잡이하면서 함께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야당이 국가기관의 댓글 사건을 선거패배의 주원인인 양 오독하며 1년 내내 ‘노숙투쟁’과 국회 태업을 벌였지만 그 결과가 뭔가. 민주당 지지율은 여당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에조차 한참 뒤지고 있다. 여야는 무한 정쟁이라는 낡은 정치 대신 합리적 토론과 대안 제시로 국민의 지지를 선점하는 경쟁을 벌여야 한다. 여야, 생산적 경쟁해야 정부는 올해 3.9% 성장률과 45만명 고용증대라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근년의 고용 없는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도 즐비하다. 이를 넘어서려면 막연한 구호뿐인 창조경제의 콘텐츠를 제대로 채워야 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우리의 제일 수출시장인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 대외 변수는 그렇다 치자. 우리 스스로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아서야 되겠는가. 지난해처럼 여야가 복지와 경제민주화의 방향을 놓고 이념적 대치만 벌이면서 민생 및 경제 살리기 법안 처리를 미뤄 기업의 투자의욕을 꺾어서는 안 된다. 통상임금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 이후 임금체계 개편도 발등의 불이다. 업계와 노동계가 한 발짝씩 양보해 윈윈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난해 우리는 밀양 송전탑 사태와 철도노조 파업으로 우리 사회의 극심한 균열상을 목도했다. 아울러 범사회적 갈등을 관리해 나갈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도 절실히 느꼈다. 올 한 해에는 국민대통합위원회나 노사정위원회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여야 정치권과 각계 전문가, 그리고 이해집단 대표를 망라하는 사안별 ‘사회적 협의기구’를 만들어 운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고 본다. 물론 한정된 자원과 경제적 과실의 공정한 배분은 국민통합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닐 것이다. 지역·계층·세대별로 갈라진 국민 정서를 화해시키는 데는 소프트 파워가 큰 구실을 할 수도 있다. 올 5월의 ‘아리랑 대축제’나 6월의 브라질 월드컵, 그리고 9∼10월의 인천 아시안게임을 통해 다시 한 번 온 국민의 신명을 지펴야겠다. 헐벗은 신생국이었던 대한민국은 이제 민주화·산업화를 함께 일군 나라로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보수든 진보든, 우리 사회 어느 진영이든 피 튀기는 레드오션에서의 소모적 싸움은 이쯤에서 멈춰야 한다. 올해는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청마(靑馬)의 해가 아닌가. 설혹 다투더라도 저만치 보이는 블루오션으로 먼저 힘차게 달려가는 생산적 경쟁을 벌여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간절한 소망대로 선진복지국가로 우뚝 서는 길이다.
  • 北김정은 “남북관계 개선 위해 노력할 것”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일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를 강조하고 남한 당국의 호응을 촉구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육성으로 발표한 신년사에서 “북남사이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백해무익한 비방중상을 끝낼 데가 되었으며 화해와 단합에 저해를 주는 일을 더 이상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민족을 중시하고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그가 누구든 과거를 불문하고 함께 나갈 것이고 북남관계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은 북남관계 개선으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제1위원장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힘에 따라 북한은 정부·정당·단체 연석회의 등을 열어 올해 대남정책을 결정하고 연초부터 적극적으로 대남대화 제의를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는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미국과 남조선 호전광들은 북침핵전쟁연습을 광란적으로 벌여 사소한 우발적 군사적 충돌도 전면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위험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며 “이 땅에서 전쟁이 다시 일어난다면 그것은 엄청난 핵재난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이뤄진 장성택 숙청에 대해 “당안에 배겨있던 종파오물을 제거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며 “우리 당이 적중한 시기에 정확한 결심으로 반당 반혁명 종파일당을 적발 숙청함으로써 당과 혁명대오가 굳건히 다져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 안에 유일적 영도체계를 철저히 세우고 일꾼과 당원과 근로자 속에서 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해 당의 사상과 의도대로만 사고하고 행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 앞으로 북한 사회에 사상교양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경제문제와 관련해 “올해 경제건설과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농업을 주타격 방향으로 틀어쥐고 농사에 모든 힘을 총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건설과 과학기술 발전을 올해 중요 과제로 꼽았다. 또 “절약은 곧 생산이며 애국심의 발현”이라며 “전사회적으로 절약투쟁을 강화하여 한 와트의 전기, 한 그램의 석탄, 한 방울의 물도 극력 아껴쓰도록 해 나라 살림살이를 깐지게 해나가는 기풍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韓中, 23일 베이징서 첫 외교·안보대화 개최

    한·중 양국의 외교부와 국방부가 참여하는 ‘제1차 한·중 외교·안보대화’가 23일 베이징에서 개최된다고 외교부가 22일 밝혔다. 양국 외교·국방 라인의 국장급 인사가 대표를 맡는 이번 대화에서는 지역·국제 정세와 한반도 문제, 양국 외교·안보 협력 등 상호 관심사가 논의된다. 특히 장성택 숙청 이후 북한 상황을 비롯한 한반도 정세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따른 동북아시아 긴장 고조 문제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화는 지난 6월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전략대화를 포괄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대화 채널을 만들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외교부는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 방중을 계기로 채택된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에 명시된 4개의 신설 대화채널 중 3개가 올해 안에 개최되는 것”이라면서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관계 내실화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NSC 상임위·사무처 설치…주1회 현안 조율 靑 보고

    NSC 상임위·사무처 설치…주1회 현안 조율 靑 보고

    청와대는 신설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에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을 임명했다. 또 국가안보실에 1차장직을 신설하고 NSC 사무처장을 겸직하도록 했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0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NSC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주 수석은 “북한의 ‘장성택 처형’ 이후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등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외교안보 정책의 컨트롤타워로서 NSC 상임위원회 및 실무기구인 사무처 설치 등 NSC 활성화 및 국가안보실 기능·조직 강화 방안을 수립해 박근혜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 운용됐던 NSC를 안보 문제를 총괄하는 상설 기구로 만들고 이를 뒷받침하는 사무처를 두도록 제도를 개편한 것이다. NSC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법을 개정해 NSC 상임위원회 및 NSC 사무처를 신설한다. NSC 상임위는 국가안보실장이 위원장을 맡아 외교안보 정책을 매주 한 차례 조율하고 관련 대책을 수립해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기능을 맡게 된다. NSC 사무처는 국가안전보장회의와 NSC 상임위원회 실무 조정회의 등의 준비와 운용을 지원하고, 회의 결과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청와대는 국가안보실 1차장 겸 NSC 사무처장을 조만간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 국가안보실 직속의 국제협력비서관실은 정책조정 역할이 강화된 정책조정비서관실로 개편하고 중장기 전략 수립을 담당하는 안보전략비서관실을 신설하기로 했다. 국가안보실 2차장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겸직하고 정책조정비서관은 NSC 사무차장 역할도 맡게 된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슈퍼 파워’ 김장수

    ‘슈퍼 파워’ 김장수

    20일 공개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직 개편안은 한마디로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여기에 힘을 싣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NSC 상임위원회와 상설 사무조직인 사무처를 신설해 급변하는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에 효율적,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미다. 북한의 ‘장성택 처형’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 등 한반도 주변의 안보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안보 라인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판단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북한은 무차별 타격을 경고하고 나서는 등 위협 공세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번 개편을 통해 무엇보다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의 ‘파워’가 막강해졌다. 김 실장은 NSC 상임위원장을 맡아 매주 한 차례 국가정보원과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등 외교안보 부처와 기관을 사실상 지휘, 통제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안보실 조직 개편을 통해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더욱 중시된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 밑에 국가안보실 1, 2차장이 신설됐고 2차장을 주 수석이 겸임하면서 예전처럼 외교·통일·국방비서관실을 지휘한다. NSC 사무처장을 겸임하는 1차장은 정무직 차관급으로 외교안보 부처·기관의 차관급이 참여하는 NSC 실무조정회의를 주재하게 된다. 1차장이 관장하는 국가안보실 비서관실은 현행 3개에서 4개로 확대된다. 실무를 총괄하며 정책을 조율하게 될 NSC 사무처장 겸 국가안보실 1차장은 군 출신인 김 실장을 보완하는 의미에서 베테랑 외교 관료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의 김규현 제1차관과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국제협력비서관실이 정책조정비서관실로 명패를 바꿔 달아 외교안보정책 조정 기능을 담당하게 됐다. 정책조정비서관은 NSC 사무차장을 겸임한다. 중장기 외교안보 전략 수립, 주변국 안보 전략 분석 및 대응 전략 수립 등의 기능은 신설되는 안보전략비서관실이 맡게 된다. 이번 개편안은 국가안전보장회의법 개정을 수반하는 만큼 국회의 심의, 의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여야 안보협의체 가동 빈말 그쳐선 안 돼

    한반도를 위시한 작금의 동북아 정세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불확실성의 팽창이라고 할 것이다. 한반도만 놓고 보면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어디로 향할지 점치기 어렵다. 당장 피의 숙청에 따른 동요와 체제 불만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대남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내년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사이에 북이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도발의 형태가 4차 핵실험일지, 장거리 미사일 발사일지, 아니면 연평도 포격처럼 직접 공격하거나 주요 기간시설을 타격하는 형태가 될지 알 길이 없다. 대남 도발의 가능성과 별개로 북한 체제가 급속히 흔들리는 상황도 예상할 수 있다. 당장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지만 북한 체제의 취약성을 감안하면 이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시나리오의 하나로 둬야 할 것이다. 동북아를 지구촌의 새로운 화약고로 만들어가는 미국과 중국·일본의 패권 경쟁도 진작 역내 평화와 한반도의 안위를 위협하는 요소가 됐다. 중국의 일방적 방위식별구역 선포와 이에 따른 미·일의 반발은 이달 초 남중국해에서 미·중 양국 군함이 충돌할 뻔했던 데서 보듯 일촉즉발의 아슬아슬한 국면을 연출하고 있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영토 분쟁도 언제든 무력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 한반도 안팎의 상황이 100여년 전 대한제국의 패망을 낳은 구한말과 흡사하다는 주장이 과장됐을지는 모르나 틀렸다고 하기도 힘들다. 밖에선 중국(청나라), 일본, 러시아, 미국이 동북아의 패권을 놓고 격돌했고 안에선 살육을 불사한 개화파와 척화파의 대립이 국론을 가르고 끝내 나라를 빼앗기는 치욕을 부른 게 100여년 전 우리의 비극적 초상이다. 어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여야 안보협의체 구성을 민주당에 제의했다. 마땅히 구성돼야 하며 민주당도 응할 것으로 기대한다. 중요한 것은 협의체의 역할이다. 그저 야당에 무조건의 이해와 동의만 요구하는 협의체여선 안 된다. 실질적인 대북 정보를 정부와 공유하면서 여야가 정책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그래야 협의체의 지속성이 담보되고 유사시 안보당국의 신속 대응을 정치권이 받쳐주면서 소모적 갈등을 막을 수 있다. 모든 위기상황에 대비할 기본조건은 결집된 국론이다. 당리를 셈할 시국이 아니다. 여야는 정치의 존재 의미를 국민들에게 증명해 보이기 바란다.
  • 경제부흥·한반도 평화 ‘초석 다지기’… 여야 극한대립·국민통합 부진 ‘부담’

    경제부흥·한반도 평화 ‘초석 다지기’… 여야 극한대립·국민통합 부진 ‘부담’

    박근혜 대통령이 19일로 당선된 지 꼭 1년이 됐다. 1년 전 18대 대선에서 국민대통합과 경제민주화, 전면적 복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박 대통령은 51.6%의 득표율로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당선됐다. 청와대는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한반도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 등 4대 국정기조를 축으로 140개 국정과제를 설정하는 등 초석 다지기에 분주한 1년을 보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역대 정부와 비교해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크게 변화시킨 것은 분명하며 국민 행복 중심의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온 것이 집권 첫해의 주요 성과”라고 자평했다. 그럼에도 대선 직전에 터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이 지금도 뇌관으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치 실종’을 방불케 하는 여야의 극한 대립과 국민통합 부진 및 복지공약 후퇴 논란 등의 후폭풍은 박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취임식(2월 25일)을 전후로 북한의 3차 핵실험(2월 12일)과 개성공단 일방적 가동 중단(4월 9일) 등 연이어 터진 북한발(發) 이슈로 외교·안보 리더십이 중대한 시험대 위에 올랐다. 박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축으로 하는 강력한 대북 억지정책과 북한의 개혁개방을 돕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정책을 자신의 양대 대북정책으로 삼아 국제적 공인을 얻는 데 주력하며 한반도 정세 안정화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경제부흥 측면에서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국민행복 측면에서는 복지 확대를 중점적으로 각각 추진해 왔다고 청와대는 강조한다. 지표상으로 고용률(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60.4%로 1년 전보다 0.7% 포인트 상승했고, 20대 취업자도 11년 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어났지만 국민들의 체감 수준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 중 한 요인으로 꼽혀 온 경제민주화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우선순위를 내주면서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국민대통합 역시 순탄하지 못했다. 지난 1년간 이뤄진 각종 인사에서 박 대통령이 공약한 ‘대탕평’의 정신을 찾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만만찮다. 능력 위주의 발탁임을 강조했지만 청와대 비서실장과 감사원장, 검찰총장 등 이른바 사정 라인을 PK(부산·경남) 출신들이 독식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징수나 고질적 원전 비리의 대대적 손질 등을 앞세운 ‘비정상적 관행의 정상화’라는 ‘박근혜표 개혁’은 사회 전방위에 걸친 쇄신을 예고하며 나름대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9~12일 전국 성인 1204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8% 포인트)에 따르면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54%였고, 부정적 평가는 35%였다. 긍정평가 요인은 외교·국제관계(17%), 주관·소신 있음(14%), 열심히 노력한다(11%), 대북·안보정책(8%) 등 순이었다. 반면 부정평가 요인은 소통 미흡·투명하지 않다(18%), 공약실천 미흡·공약에 대한 입장 바뀜(13%),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11%), 독선·독단적·자기중심(8%) 등의 순이었다. 지난 1년간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지난 9월 11일 72.7%로 정점을 찍었고, 정권 출범 초기 ‘불통 인사’ 논란이 불거졌을 때는 40% 초반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김대중정부 시절 남북정상회담 주도적 추진 박재규 前 통일장관에게 들어본 ‘김정은 체제 2년’

    [김문이 만난사람] 김대중정부 시절 남북정상회담 주도적 추진 박재규 前 통일장관에게 들어본 ‘김정은 체제 2년’

    지난 12일 북한의 사실상 2인자였던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세계의 이목이 북한으로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젊은 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거침없는 행보를 지켜보며 앞으로의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도 장성택의 처형이 북한을 새로운 불확실성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데 동의하면서 북한에서 대규모 숙청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북한에서 일어날 후폭풍과 남북 관계, 나아가 북·중 관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지 2년을 맞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최근 인민군 설계연구소와 마식령 스키장 등 각종 위락시설을 돌아보며 장성택 처형이라는 ‘큰 사건’을 마무리하고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했듯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 대한 실적 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평양발 소식은 북한이라는 특수체제로 인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혼돈’과 ‘혼란’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김정은 체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이고 그에 따른 남북 관계는 향후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박재규(경남대 총장) 전 통일부장관을 만났다. 박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 때 남북정상회담을 주도적으로 추진했고 남북장관급회담 남측수석대표, 대통령자문 통일고문 등을 지낸 바 있어 누구보다도 북한 권력층의 내부 사정과 한반도 주변 정세에 밝은 인물로 꼽힌다. 먼저 장성택 처형과 관련된 얘기부터 나왔다. →북한은 지난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통해 장성택을 실각시킨 지 4일 만인 12일 장성택을 신속히 처형했습니다. 배경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영도체계 확립’을 부각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장성택 관련 당·정·군 인맥은 물론이고 전반적으로 정풍과 인사쇄신의 숙청작업이 대대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정은 체제에서의 ‘유일영도’를 거부하는 자는 처벌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 것이지요. 다시 말해 최고 영도자에 대한 도전은 반드시 처벌된다는 것을 신속한 진행으로 대내외에 알림으로써 처형에 대한 정당성 확보 및 1인 절대 지배체제의 확립을 도모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장성택의 죄목을 보면 ‘국가전복’ 혐의가 있습니다. 이는 장성택이 쿠데타 등 정변을 일으키려 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12월 8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지목한 ‘반당·반혁명 종파행위’보다 더 무거운 ‘국가전복 음모’로 최고 권력 찬탈을 기도했다는 것이 국가안전보위부 특별 군사재판 판결 내용입니다. 즉 국가전복 음모를 위해 ‘불순 이색분자’ 등을 주요 직책으로 끌어들여 무리를 규합했으며, 장성택의 우상화를 꾀했고 당의 방침보다 장성택의 말을 더 중시해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불복하는 행위를 저질렀다고 하고 있지요. 이렇게 구체적 죄목으로 볼 때 이는 1인 영도체제에 반하는 것으로 북한의 정치체제 현실에서는 수용되기 어려운 것입니다. →장성택 처형이 북한 내부 정치체제의 안정과 경제개발 추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며, 대남 및 대외 관계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장성택 제거 이후 그동안 경제개발의 여러 부문에서 추진해 오던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추진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핵 문제 등의 걸림돌로 외자유치 및 대외 경제협력이 순조롭지 못한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정치적 숙청의 회오리는 경제개발 추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입니다. 대외관계 또한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정치적 문제 해결에 주력할 것이며 내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되면 대외적인 상황과 연계해 출로를 마련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내부 정치적 변화와 무관하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대외·대남 관계에서 의외로 유연한 자세와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장성택 처형이 부인 김경희 비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지요. -장성택의 숙청에도 불구하고 김경희는 ‘백두혈통’인 김일성의 딸이라는 점에서 위상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김 비서는 최근 건강도 좋지 않아 조용히 지낼 것으로 보입니다. 김경희와 장성택 사이에 외동딸이 있었으나 프랑스 유학 도중이던 2006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총장은 아마 유일한 혈육인 딸이 살아 있었다면 장성택과 김경희 사이가 멀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장은 또 장성택과는 몇 차례 만난 인연도 있다. 이와 관련, 2005년 남북정상회담 5주기 행사차 방북했을 때 박 총장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장성택 선생은 잘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웃으면서 “(2002년 경제시찰단 당시) 남쪽에 내려갔을 때 폭탄주를 많이 마셔서 건강이 안 좋아 휴양차 보냈다. 건강이 회복되고 있으니 곧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몇 개월 후 장성택은 다시 당으로 복귀했다. →김 제1위원장이 권력을 세습한 지 2년이 됩니다. 그동안 북한에서 진행된 ‘김정은 체제’ 구축 과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김정일에 비해 짧은 후계 구축 기간과 준비 기간을 감안하면 2년 만에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가 비교적 순탄하게 자리를 잡았다고 판단됩니다. 후계 권력체제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데에는 중국의 협력과 김정은 후견 세력(김경희, 장성택, 최룡해 등)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미 아버지 김정일이 2009년부터 차분하게 권력세습과 관련한 갖가지 준비를 철저히 했고 아버지 사망 이후 신속하게 최고 영도자로서 모든 권력의 지위를 승계했지요. 장성택 숙청을 계기로 이제 당·정·군에 대한 ‘김정은 리더십’의 홀로서기가 가능해졌습니다. 앞으로 수령의 권위에 대한 도전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엘리트들의 수직적 균열 가능성은 낮지만 급격한 권력 엘리트의 부침으로 인한 엘리트 집단 간 수평적 균열 가능성은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김 제1위원장의 최우선 관심사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한마디로 말해 ‘유일영도체계’ 구축과 경제건설입니다. 이는 절대권력을 유지하고 군사적 대결 태세와 함께 경제강국을 통해 체제의 생존을 보장받겠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한 해 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경제재건 및 인민경제 향상에 주력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단기적인 체제의 안정과 장기 집권의 토대를 구축하고 경제난 해결을 위해 경제 분야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각종 위락시설 및 마식령 스키장, 세포등판 건설 등이 북한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를 하는지요. -북한이 처한 현실, 즉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외자유치의 한계, 단기적으로 주민생활 향상 효과를 보여줘야 하는 현실적 조건 등을 고려한 조치로 생각됩니다. 새로운 지도자의 등장을 통해 뭔가 달라졌다는 변화를 구체적·체험적으로 느끼게 해준다는 차원에서 각종 위락시설을 건설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일 시대에 비해 김정은 시대 들어 경제적·정치적 측면에서 북한의 대(對)중국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김정은 체제의 안정과 국제사회 고립에서의 탈출, 경제난 해소 등을 위해서는 중국의 지원이 필수적인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국제사회의 제재와 남북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북·중 협력관계를 통해 각 분야에서 출로를 모색하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요. →미국이 북한의 선행조치를 강조하는 등 6자회담 재개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앞으로 북핵 문제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는지요.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국가 기본전략으로 채택해 ‘핵·경제 건설 병진 노선’에 따라 핵 개발을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는 한편 체제안정 보장 및 경제지원을 위해 미국 등을 향해 협상을 꾸준히 요구하겠지요. 핵 보유를 선언한 북한과의 대화는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우선돼야 합니다. 6자 회담 재개를 놓고 남·북·미·중 간 각축이 심할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내부 정세도 중요한 변화의 요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로운 한 해가 밝아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 및 발전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남북 상호간의 신뢰 형성은 ‘과정’이 필요한 것이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책의 일관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북아 안보 구도 및 환경의 변화로 주변국들 간 이해와 대립 경쟁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볼 때 남북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요. 박근혜 정부는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긴 안목을 갖고 원칙을 유지하면서 유연한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인도적 사업, 민간차원의 교류활동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김정은 정권은 핵개발에만 의존해 경제문제를 풀려고 하지 말고 비핵화의 방향에서 체제안정 및 경제회복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관련국들의 협력 없이 ‘핵·경제 건설 병진 노선’은 성공할 수 없거든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요즘 근황을 물었더니 “김 제1위원장이 ‘큰일’을 저질러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습니다. 여러 군데 특강을 가야 하고 간담회에 참석하는 일이 많아졌네요”라며 웃는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박재규 前 장관은 1944년 경남 창원에서 태어났다. 미국 페어레이디킨슨대 정치학과 졸업(1967년), 미국 뉴욕시립대 대학원 졸업(1969년), 경희대 정치학박사(1974년) 등을 거쳤다. 이후 경남대 교수(1973∼1985년), 경남대 총장(1986~1999년), 한국대학총장협회장(1997~1999년), 통일부 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1999~2001년),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장(2000년), 남북장관급 남측수석대표(2000~2001년), 대통령자문 통일고문(2006, 2008, 2011~2013년), 윤이상평화재단 이사장(2005~2009년), 동북아대학총장협회 이사장(2003~2010년) 등을 역임한 뒤 현재 경남대 총장을 비롯해 대통령 소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 육군사관학교 자문위원, 주한 미군사령관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상훈으로는 미국 뉴욕 언론연구위원회 공로상(1980년), 미국 클린턴 대통령 세계 체육지도자상(1996년), 제1회 한반도평화상(2004년), 아름다운얼굴 교육인상(2004년), 대한민국 녹색 경영인 대상(2010년, 교육부문) 등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는 북한사회의 구조적 분석(1972년), 북한평론(1975년), 북한정치론(1984년), 북한의 신외교와 생존전략(1997년), 북한의 딜레마와 미래(2011년) 등이 있다.
  • 中, 美와 ‘장성택 사태’ 이례적 논의

    중국이 장성택 처형 사건 이후 북한 정권의 불안정성을 우려해 주요 국가들과 한반도 상황 관리를 위한 북한 문제 협의 채널을 가동하고 나섰다. 특히 미국과 이례적으로 북한 내부 문제를 논의하고 있어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 부장(장관)은 16일 베이징 둥청(東城)구 인민대외우호협회에서 열린 ‘중국과 세계’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정세에 최근 확실히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적시한 뒤 “그러나 우리는 현재 북한의 내외정책(변화 여부)에 대해 진일보한 관찰을 하고 있으며 큰 변화가 없기를 믿고 또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미국과 러시아 외교 수장들과 통화하며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존 케리 국무장관과는 지난 15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는 지난 13일 각각 통화해 북한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케리 국무장관은 미국 언론을 통해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보다 협력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왕 부장과의 북한 문제 협의 사실을 소개했다. 중국이 미국과 북핵 문제 이외에 북한의 리더십과 내부 상황을 포괄하는 ‘북한 문제’를 놓고 협의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중국도 대북 정보가 충분치 않고 김정은 정권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상황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도 북한이 4차 핵실험을 비롯한 도발행위에 나설 경우 한반도 상황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란 위기의식 속에서 일정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워싱턴 외교가와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는 중국이 장성택 사건을 계기로 대북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진보센터 로런스 콥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이번 사건을 보도 이전에 알지 못했고, 김정은이 뭘 하려는지도 몰라 북한 문제에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중국의 대북 정책 변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면 중국 전문가들은 신중한 반응이다. 중국은 장성택 문제와 북·중 관계는 분리 처리한다는 원칙이며, 김정은 지배를 인정하는 선에서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려 하기 때문에 장성택 사건 이후에도 대북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란 평이 대체적이다. 칭화(淸華)대 추수룽(楚樹龍) 국제전략발전연구소 부소장은 “중국은 북의 단일 영도 체제를 인정하고 그 체제와 협의하는 것이어서 아랫사람이 바뀌더라도 단일 영도 체제를 인정하고 그 체제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한·미 ‘장성택 처형’ 이후 논의

    한국과 미국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차관급 전략 대화를 갖고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내부 동향을 비롯한 한반도 현안, 국제정세 등에 대해 협의한다. 이를 위해 김규현 외교부 제1차관이 15일 워싱턴에 도착했다. 김 차관과 윌리엄 번스 미 국무부 부장관이 각각 수석대표로 나서는 이번 전략대회에서 양국은 장성택 처형이 초래할 북한 권력 내부 동향의 흐름과 비핵화 추진 등 핵심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과 협의를 강화하는 내용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또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에 대해 평가하는 한편 전시작권통제권 전환 등 양국 동맹 현안들에 대해서도 조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중국의 일방적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 사태와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 조치 이후의 동북아 정세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차관급 전략대화는 단순한 현안 협의를 넘어 지역 및 범세계적인 이슈에 대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포괄적으로 협의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2006년 출범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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