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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또 꺼낸 종전선언… 성과 무리수냐, 대화 승부수냐

    文 또 꺼낸 종전선언… 성과 무리수냐, 대화 승부수냐

    “북한, 핵 포기 땐 한국전 종전선언.” 2006년 11월 20일자 국내 신문들은 일제히 미국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을 집중 조명했다. 당시 토니 스노 대변인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제공할 수 있는 유인책에 ‘한국전의 공식 종료 선언’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종전선언’ 표현을 쓴 건 처음이었다. 종전선언이라는 정치적 용어는 2007년 남북 정상이 합의한 ‘10·4 선언’과 2018년 ‘4·27 판문점선언’에 박제됐다. 종전선언의 물리적 공간을 한반도로 특정한 게 10·4 선언이었다면, 4·27 선언은 “올해(2018년) 종전을 선언한다”며 시기를 못박은 게 특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다시 화두로 던졌지만 여전히 ‘못 이룬 꿈’으로 남았다. 정전협정을 체결한 지 68년이지만 “전쟁이 끝났다”는 확인조차 여전히 쉽지 않은 현실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종전선언을 ‘유산’으로 남기기 위해 무리수를 둔다고 지적하지만, 오래된 의제인 종전선언을 남북·북미 대화 재개의 불쏘시개로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종전선언을 통해 긴장 조성 명분을 약화시킨다”, “종전선언 왜 해야 하나” 찬반 논의가 나뉘는 것도 결국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서로 다른 지향점의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 ‘뜨거운 감자’가 된 종전선언을 알아봤다. ●종전선언 불씨 살린 文 , 북미 대화 재개 불쏘시개로 ‘정전협정→종전선언→평화협정.’ 1953년 7월 체결된 정전협정은 평화협정으로 대체되기 전까지 효력을 발휘하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당시 정치회의를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무산되면서 수명이 계속 연장됐다. 지금은 ‘사실상 평화’ 상태이지만 전쟁이 공식적으로 종료되지 않은 어중간한 상황이다. 북한 비핵화와 맞물려 평화협정 체결까지는 갈 길이 멀고, 그렇다고 불신의 벽을 깨뜨리지 않으면 대화를 할 수 없으니 대안으로 종전선언이 떠올랐다. 일반적으로 평화협정 1조를 통해 종전을 법적으로 선언하지만 어렵다면 일단 정치적으로 전쟁 종료를 선언해 신뢰를 구축하자는 구상이다.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종전선언이 활용되는 셈이다. 종전선언이 정치적 선언이라는 의미는 선언 불이행에 따른 국제법적 책임을 지우지 않겠다는 뜻으로, 선언 주체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측면도 있다. 정치적 선언은 지키지 않았을 때 정치적 비난 외에 감수해야 할 위험 부담이 없기 때문에 법·제도적 조치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기범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7일 통화에서 “정치적 합의는 제도적 틀을 구축하기 위한 전 단계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그 자체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변곡점은 될 수 있지만 평화체제를 만들어 낼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이혜정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지난 4일 통일연구원 주최 학술회의에서 “정부가 부담을 줄인다는 의미에서 상징적, 정치적 선언이라 이야기하는데 한편으로는 이게 비핵화, 평화 체제, 새로운 관계 수립으로 갈 수 있다고 한다”며 “(종전선언을) 가볍게 할 수 있는데 (대북 관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두 가지 메시지가 충돌한다”고 지적했다.●평화체제 구축 핵심은 종전의 ‘제도화’ 종전선언이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생명력을 유지하려면 선언문 내용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종전선언을 단순히 전쟁 종료를 확인하는 차원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평화체제 구축의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위원회 구성 등을 선언문에 적시하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다.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은 “2015년 9·19 공동성명에도 있듯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과 전쟁 없는 동북아를 위해 다자안보협의체를 둬 대화를 이어 나갈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해 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 조치인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로 이어지면 좋겠지만 정치적 상징성이 부담이 된다면 인도적 차원에서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평양 사무소 개설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최철영 대구대 법학부 교수는 “종전선언 이후 종전을 제도화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는 정치적 약속을 담고, 종전 이전의 냉전적 상황을 전제로 만든 법률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약속 이행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앞으로 “뭘 해도 소용없다”는 무력감에 빠질 수 있고, 오히려 남북 관계 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북한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 조치가 교환되는 협상이 진행됐던 2018년과 달리 지금은 북한이 신무기 체계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종전선언 접근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종전선언에 북한의 무기개발을 동결시키는 조건이 들어가야 할 텐데 과연 북한이 이를 찬성하겠는가의 문제가 있다”면서 “변화된 북한의 전략적 상황을 이해하고 우리도 종전선언 가치를 재조정하는 등 전략을 바꾸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종전선언을 여전히 신뢰 구축의 시작점으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북미 협상이 진행돼 제재, 한미 훈련 등이 일정 부분 논의된 다음에 꺼내 들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정확한 순서, 시기, 조건에 관해 (한미 간) 다른 관점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다만 우리 정부는 “근본적으로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에 더 방점이 찍혀 있다고 본다.●G2 갈등 사이 ‘정전협정 당사국’ 중국 참여 변수로 중국은 종전선언 문제와 관련해 건설적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일 한중 북핵수석대표 화상 협의에서 이 같은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재차 제안한 후 한미 외교·안보라인이 계속 만남을 갖고 논의를 이어 가자 중국도 정전협정 당사국의 지위를 내세우며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도 선언 주체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를 언급하며 중국 참여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그러나 중국은 정전협정 당사국으로 반드시 종전선언에 참여해야 되는지에 대한 이견이 존재한다. 종전선언은 정전협정의 논리적 연장선상에 있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정전협정 당사국과 종전선언 주체를 일치시킬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는 국제법 학자도 있다. 정전협정과 평화협정도 서명 주체가 다른 경우(1차 세계대전)가 있는데, 이례적으로 추진하는 정치적 선언인 종전선언은 참여국들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반면 남북미 3자만 하게 되면 반쪽짜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을 참여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반도 문제를 푸는 열쇠를 쥔 중국의 위상을 간과할 수 없고, 미중 전략경쟁이 점점 더 첨예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을 배제하면 이 선언의 효과를 인정하지 않으려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최철영 교수는 “당사자 일방이 빠진다는 것은 결국 종전선언의 의미를 또 다른 측면에서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당사국 간 합의 이행 과정에서도 힘을 못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예측 어려운 종전선언 파급력… 정전체제 흔들까 정부는 종전선언이 유엔군사령부(유엔사) 지위를 비롯해 현 정전체제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종전선언이 이뤄진다 해도 남북 관계를 규율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문서는 여전히 1953년 정전협정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정전협정 준수 및 이행 책임이 있는 유엔사는 1950년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84호에 의해 설립된 만큼 종전선언과는 무관하다는 정부 주장은 일견 맞는 얘기다. 유엔사를 해체하려면 안보리의 새로운 결의 등이 필요하다. 다만 종전선언 이후 ‘전쟁이 끝났으니 유엔사도 없어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는 보다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주한미군, 한미 동맹 조정 등 근본적 문제 제기도 본격화할 수 있다. 유엔사 해체를 줄기차게 촉구하는 북한에 이어 중국도 이에 편승해 외교적 이슈로 거론할 수 있다. 정치적 선언에 의한 정치적 주장으로 법적 근거는 없다고 할 수 있지만 미국으로서는 지속적으로 입장을 요구받을 수밖에 없어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되는 셈이다. 종전선언의 파급력이 그렇게 가볍다고 볼 수 없는 부분이다. 일본도 지난달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회의에서 종전선언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대진 센터장은 “종전선언은 전시법 체제에서 전후법 체제로 들어서는 입구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당장 내년 3월 한미 연합훈련이 문제가 될 텐데 남북한 안전보장 등 근본 문제는 상호 이해하고 추가로 검토한다는 물밑 교감이 있어야 북미 대화를 위한 기능적 역할로서 종전선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靑 “김정은 첫 종전선언 언급, 의미 작지 않다”

    靑 “김정은 첫 종전선언 언급, 의미 작지 않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언급한 것을 두고 청와대가 “의미가 작지 않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일(현지시간) 유럽 순방 마지막 방문지인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김 위원장이 대외적으로 종전선언을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북한 리더십 차원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관심을 대외적으로 표명한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가 김 위원장의 언급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발언(시정연설)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 위원장은 “남조선이 제안한 종전선언 문제를 논한다면, 북남 사이 불신과 대결의 불씨들을 그대로 두고서는 종전을 선언한다 해도 적대적 행위들이 계속될 것이고 충돌이 재발될 수 있다”면서 “종전선언에 앞서 편견적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종전선언에 관해 한미 간 문안이라든지 협상 전략이라든지 계속 협의한 기초 위에서 북한과 협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찾아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순방 중 한일 정상의 만남이 불발된 것을 두고는 “정상회담을 포함해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참석이 최종 단계에서 결정됐고 체류 시간도 짧았던 것으로 안다”며 “동선이 겹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4일 비세그라드 그룹(V4·폴란드,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총리들과 정상회의를 가졌다. V4는 공동성명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달성을 이루기 위한 한국의 지속적인 대북 관여 노력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하고,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선언 등 남북·북미 간 기존 합의 이행을 통해 대화를 재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슬로바키아, 폴란드, 체코와 개별 정상회담을 끝으로 7박9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 靑 “김정은 첫 종전선언 언급은 리더십 차원 관심”

    靑 “김정은 첫 종전선언 언급은 리더십 차원 관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언급한 것을 두고 청와대가 “의미가 작지 않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3일(현지시간) 유럽 순방 마지막 방문지인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대외적으로 종전선언을 언급한 것이 처음으로, 북한 리더십 차원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관심을 대외적으로 표명한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의 언급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발언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 위원장은 “얼마전 남조선이 제안한 종전선언 문제를 론한다면 북남 사이 불신과 대결의 불씨들을 그대로 두고서는 종전을 선언한다 해도 적대적 행위들이 계속될 것이고, 예상치 않았던 충돌이 재발될 수 있다”면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는 것이 불변한 요구이며 선결돼야 할 중대과제”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종전선언에 관한 한미 간의 문안이라든지 협상 전략이라든지 계속 협의한 기초 위에서 북한과 협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찾아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유럽 순방 기간 한일 정상 조우가 불발된 것을 두고는 “정상회담을 포함해 (일본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첫 대면 접촉을 할지 관심이 쏠렸지만,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영국 일정을 마치고 헝가리로 떠나기 불과 몇 시간 전 기시다 총리가 도착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의 COP26 정상회의 참석이 최종 단계에 결정됐고 글래스고 체류 시간도 매우 짧았던 것으로 안다”며 “10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에서 두 정상의 동선이 겹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 취임 때 축하 전화에서도 밝혔듯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고자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헝가리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한·V4(비세그라드 그룹: 폴란드·체코·헝가리·슬로바키아) 비즈니스 포럼’에서 “600개가 넘는 한국 기업이 진출했고, 누적 투자액이 100억 달러를 넘어 V4는 EU(유럽연합) 내 한국의 최대 투자처가 됐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유럽에서 가장 역동적인 V4와 함께 성장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 [씨줄날줄] 민간 방북과 한반도 평화/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민간 방북과 한반도 평화/박록삼 논설위원

    1994년 6월 한반도는 전쟁을 코앞에 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1988년 미국의 정찰위성이 북한 영변 원자로 부근에서 핵 재처리 시설을 확인한 뒤 북핵 문제는 시작됐다. 북한은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체결을 전후해 3년 동안 핵 재처리를 중단했고, 핵 원료량과 핵시설 리스트 등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 이상으로 충실히 제출했다. 심지어 통일 후에도 주한미군을 인정한다는 입장까지 내놓았다. 북미 대화는 시작됐지만 상호 신뢰는 없었다. 미국은 IAEA의 특별사찰 수용을 추가 요구했다.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으로 맞섰고, 1994년 5월 영변에서 핵연료봉 반출을 시도했다. 그러자 다음달 미국은 영변을 정밀 타격하는 외과수술식 공격(Surgical attack)을 계획했다. ‘한반도 1차 핵위기’였다. 이때 지미 카터(97) 미국 전 대통령이 평양을 전격 방문한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 회고록에 따르면 카터가 6월 1일 먼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방북 의사를 밝혔다. ‘밑져야 본전’으로 여긴 클린턴의 재가 속에 카터는 김일성 당시 북한 주석을 만났다. 대동강에서 함께 뱃놀이를 하면서 핵 재처리 문제를 협상하고 핵 폐기 수순도 밟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나아가 그해 7월 25~27일 김영삼 당시 한국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남북 정상회담을 갖는다는 결과까지 만들어 냈다. 북핵 타격 불과 몇 시간 전에 벌어진 일이었다. 또 다른 방북이 있었다. 1998년 6월 16일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은 소떼를 몰고 판문점을 넘었다. 같은 해 10월 다시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금강산 관광개발 사업, 서해안 공단 사업 등에 합의했다. 1001마리 소떼를 몰고 간 정 회장의 모습을 두고 프랑스 철학자 기 소르망은 ‘20세기 마지막 전위예술’이라고 평했다. 2년 뒤 남북교류협력의 마그나 카르타(대헌장)와 같은 2000년 ‘6·15 공동선언’이 나왔다. 20년이 넘도록 여전히 결과물 없이 위태롭게 이어지는 한반도 평화는 이렇듯 민간의 염원과 헌신을 주춧돌로 다져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현지시간 지난달 29일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체스코 교황을 만나 “북한을 방문해 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요청했다. 교황 역시 “초청장을 보내 주면 평화를 위해 기꺼이 가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을 만난 바이든 미 대통령 역시 “좋은 제안”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문 대통령과 프란체스코 교황은 2018년에도 같은 요청과 같은 답을 했다. 이제 남은 것은 북한의 화답이다. 부디 북한이 여러 고려를 뛰어넘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담대한 결정을 내리길 바랄 따름이다.
  • 文 “교황에 방북 제안했다”…바이든 “진전 이룬 것” 치켜세워

    文 “교황에 방북 제안했다”…바이든 “진전 이룬 것” 치켜세워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을 제안한 소식을 전달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G20 공식환영식에 바이든 대통령과 회동했다”며 양 정상이 이 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G20 공식 환영식에 앞서 기념촬영을 위해 라운지에서 대기하던 중 바이든 대통령과 2~3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어제 (바이든 대통령이) 교황님을 뵌 것으로 들었다”며 “나도 어제 (교황님을) 뵀다. 교황님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축원해 주셨고 초청을 받으면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하셨다”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문 대통령을 향해 “(한반도 문제 해결에) 진전을 이루고 계신 것”이라고 화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문 대통령이 왔으니, G20 회의도 다 잘 될 것”이라고 공을 치켜세웠다고 박 대변인이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만난 것은 지난 6월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이후 4개월여 만이다. 두 정상 모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해 ‘노마스크’ 상태로 대화했다. 앞서 9월 유엔총회 땐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모두 참석했지만, 만남은 불발됐다. 이날 조우는 공식적인 정상회담은 아니었다. 다만 이번 G20에 이어 COP26(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정상회의에도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모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를 계기로 조만간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전날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각각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약 20분간 이뤄진 교황과의 면담 자리에서 “교황님께서 기회가 돼 북한을 방문해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다. 한국인들이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북한과의 대화 노력이 계속되기를 바란다”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며 항상 기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북한에서 초청장이 오면 평화를 위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기꺼이 갈 수 있다”고 약속했다.
  • 한미 ‘종전선언’ 시각차...정부 “외교적 협의 통해 풀어갈 사안”

    한미 ‘종전선언’ 시각차...정부 “외교적 협의 통해 풀어갈 사안”

    설리번 보좌관의 ‘다른 관점’ 언급 후폭풍에외교부 당국자 “진지하고 속도감 있게 협의”한미간 대북 인도적 협력 협의 마무리 단계백신 지원 관련해선 “구체적 논의 진행 안해”G20 정상회의 계기에 한미정상회담 가능성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에 대해 미국 정부가 “다른 관점”을 언급하면서 한미간 시각차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제기됐지만, 외교부는 양국간 협의가 “진지하고 속도감 있게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8일 “한미간 각급에서 긴밀한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외교는 양국 간 입장 차이를 좁혀나가고 공동인식, 공통점을 확대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현재까지 종전선언을 놓고 한미가 완전히 의견이 일치되지는 않지만 이 부분을 협의를 통해 속도감 있게 좁혀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당국자는 “한미 협의 역시 이러한 방향으로 소기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우리는 각각의 조치를 위한 정확한 순서 또는 시기, 조건에 관해 다소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재차 제안한 이후 사실상 첫 공식 언급이 “다른 관점”이어서 한미간 시각차가 드러났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대해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시각차에 관한 부분은 외교적 협의를 통해 풀어나갈 수 있는 사안”이라며 “구체적 사안에 대한 한미 간 협의는 현재 진지하고 심도 있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설리번 보좌관이 “주요 전략적 제안에 대해서는 한미 간 근본적으로 입장이 일치돼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한 점을 거론하며 “해당 발언을 전체적으로 균형 있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대북 인도적 협력에 대해서는 한미 간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백신 지원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안 부대변인은 “한미 간 대북 백신 지원 관련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정부는 대북 코로나19 백신 지원의 경우 국내 백신 수급 상황과 국민적 공감대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30일부터 31일까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한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묻는 말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G20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고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런 것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조율하고 협의해나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 중미 7개국 차관, 한국 온다...“협력 동반자 인식 기대”

    중미 7개국 차관, 한국 온다...“협력 동반자 인식 기대”

    美 부통령실 중미특별보좌관 방한최종건 1차관 주재로 첫 삼각 대화한국과 중미, 미국 등 3자가 참여하는 첫 다자대화 플랫폼인 ‘한·중미 특별 라운드테이블’이 28일 서울에서 열린다. 외교부는 최종건 1차관 주재로 열리는 이번 라운드테이블에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벨리즈 외교차관 및 파나마 통상차관이 참석한다고 26일 밝혔다. 미국에서도 마진 알파키흐 부통령실 중미특별보좌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방한한다. 한미는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 중미 북부 3개국(엘살바도르·과테말라·온두라스) 이주민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주한스페인대사도 참석해 우리의 대(對) 중미 협력에 대한 스페인 측의 공조 방안도 논의한다. 외교부는 이번 라운드테이블이 미국 및 중미 국가들에게 협력의 진정한 동반자라는 인식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을 통한 협력 등 교역 투자 활성화, 디지털 전환, 친환경 기반시설 구축, 농업현대화, 보건협력, 개발협력 등 분야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2021년도 중남미지역 개발협력담당관 회의’를 화상 개최했다.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17개 협력국에 주재하는 개발협력담당관이 참석했다. 중남미 지역에 대한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는 약 1억 9200만 달러로, 전체 ODA의 10.6%다. 다른 선진 공여국(6.7%)과 비교해 작지 않은 규모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 “보통 사람” 노태우 별세…‘1노 3김’ 시대 저물다

    “보통 사람” 노태우 별세…‘1노 3김’ 시대 저물다

    “나 이 사람 보통 사람 믿어주세요.”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향년 89세로 26일 별세했다. 이날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일이기도 하다. 지병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해온 노 전 대통령을 최근 병세 악화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의료진의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의 별세로 김대중 전 대통령(2009년), 김영삼 전 대통령(2015년), 김종필 전 국무총리(2018년)와 함께 1980년 한국 정치를 상징하던 ‘1노 3김’ 시대도 저물게 됐다. 고인은 제4공화국 당시 전두환과 함께 군 내 불법 사조직인 하나회를 결성, 12.12 군사반란을 주도하였고, 전두환 집권 뒤 정치인으로 전향했다.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전국 득표율 36%로 김영삼과 김대중 그리고 김종필을 물리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제6공화국 출범 이래 직선제로 선출된 최초의 대통령이었고, 취임 당시 만 55세로 최연소 대통령이었다.노 전 대통령은 선거 유세에서 “보통 사람의 위대한 시대”라는 슬로건을 내세웠고, 이후에도 취임식이나 각종 연설이 있을 때마다 ‘보통 사람들’이라는 단어를 유독 많이 사용했다. 대통령 퇴임 후 내란 혐의로 1995년 전두환과 함께 구속 기소됐고, 1997년 4월 17일 대법원의 반란수괴 등에 관한 판결로 징역 17년을 선고받으면서 헌정사상 첫 번째로 구속된 대통령이 되었으나 같은 해 12월에 김영삼 대통령에 의해 사면됐다. 2002년 전립선암 수술 이후 건강악화로 인해 연희동 자택과 병원을 오가며 칩거생활을 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을 마지막으로 20년 가까이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전두환과 달리 5.18 민주화운동의 가해 책임자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반성과 사죄를 표현했다. 2020년 5월 18일 아들 노재헌씨가 노태우 전 대통령을 대신해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40년만에 조화를 헌화했다. 노재헌씨는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이제 됐다’고 말씀하실 때까지 무릎을 꿇을 것이라고 말했고, 3년째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故 노태우 전 대통령(1932~2021) 연보 1932년 8월 17일(음력 7월 16일). 대구 출생 1951년 7월. 경북고 졸업 1955년 9월. 육군사관학교 졸업(11기), 육군 소위 임관 1968년 6월. 육군대학 정규과정 졸업(중령) 1971년 11월. 보병 제21연대장(대령) 1974년 10월. 제9공수특전여단장(준장) 1979년 1월. 보병 제9사단장(소장) 1979년 12월. 수도경비사령관(소장) 1980년 8월. 국군보안사령관(중장) 1981년 7월. 전역(육군대장), 정무 제2장관 1982년 3월∼1986년 5월. 체육부장관, 내무부장관,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 대한체육회장 1985년 2월. 제12대 국회의원, 민주정의당 대표위원 1987년 6월 29일. 6·29 선언 1987년 8월 민주정의당 총재 취임 1988년 2월. 제 13대 대통령 취임 1988년 9월. 서울올림픽 개회선언 1988년 10월. 미국 방문,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1989년 2월. 조지 H.W. 부시 미국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1990년 5월. 민주자유당 총재 취임 1990년 12월. 소련 방문,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한소 정상회담 1991년 9월.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1993년 2월. 대통령 퇴임 1995년 11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뇌물수수) 위반 혐의 구속수감 1997년 4월. 대법원 징역 17년 확정 판결 1997년 12월. 특별사면·출감 2006년 3월. 을지무공훈장 등 11개 서훈 취소 2021년 10월26일 별세
  • 故 노태우 전 대통령(1932~2021) 연보

    故 노태우 전 대통령(1932~2021) 연보

    1932년 8월 17일(음력 7월 16일). 대구 출생 1951년 7월. 경북고 졸업 1955년 9월. 육군사관학교 졸업(11기), 육군 소위 임관 1968년 6월. 육군대학 정규과정 졸업(중령) 1971년 11월. 보병 제21연대장(대령) 1974년 10월. 제9공수특전여단장(준장) 1979년 1월. 보병 제9사단장(소장) 1979년 12월. 수도경비사령관(소장) 1980년 8월. 국군보안사령관(중장) 1981년 7월. 전역(육군대장), 정무 제2장관 1982년 3월∼1986년 5월. 체육부장관, 내무부장관,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 대한체육회장 1985년 2월. 제12대 국회의원, 민주정의당 대표위원 1987년 6월 29일. 6·29 선언 1987년 8월 민주정의당 총재 취임 1988년 2월. 제 13대 대통령 취임 1988년 9월. 서울올림픽 개회선언 1988년 10월. 미국 방문,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1989년 2월. 조지 H.W. 부시 미국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1990년 5월. 민주자유당 총재 취임 1990년 12월. 소련 방문,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한소 정상회담 1991년 9월.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1993년 2월. 대통령 퇴임 1995년 11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뇌물수수) 위반 혐의 구속수감 1997년 4월. 대법원 징역 17년 확정 판결 1997년 12월. 특별사면·출감 2006년 3월. 을지무공훈장 등 11개 서훈 취소 2021년 10월26일 별세
  • 靑 “문 대통령, 어떤 형태로든 바이든과 만남 예상”

    靑 “문 대통령, 어떤 형태로든 바이든과 만남 예상”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8일부터 11월 5일로 예정된 유럽 순방 기간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한 뒤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헝가리 국빈방문 등의 일정을 차례로 소화한다. 25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순방 기간 한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G20이나 COP26 등에서 어떤 형태로든 만날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만남 일정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한미정상회담도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한일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한일 정상 통화에서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한일 간 의사소통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고만 언급했다. 그러면서 “양자회담을 갖자고 요청한 나라가 상당수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순방 일정을 소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오전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면담한 뒤 30일 오전부터 이틀간 G20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한다. 11월 1일부터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초청으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COP26 행사에 참석한다. 여기에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 100개국 이상의 국가 정상이 기조연설을 한다. 문 대통령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발표한다. 11월 2일 오후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이동해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3일에는 공식 환영식 및 오르반 빅토르 총리와의 회담이 예정돼 있다. 비셰그라드 그룹(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 4개국 참여하는 V4 정상회의, 한-V4 비지니스 포럼 등도 찾을 계획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을 떠나기 전인 26일에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27일에는 아세안 국가들과 한국·중국·일본 3개국이 참여하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 [전문] 문재인 대통령 내년도 예산안 제출 시정연설문

    [전문] 문재인 대통령 내년도 예산안 제출 시정연설문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국회에서 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위기극복 정부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항상 정부를 믿고 힘을 모아주신 국민 여러분께 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라며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사명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시정연설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박병석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임기 6개월을 남기고 마지막 시정연설을 하게 되어 감회가 깊습니다. 임기 내내 국가적으로 위기의 연속이었습니다. 정부 출범 초기부터 일촉즉발의 전쟁위기 상황을 극복해야 했습니다. 일본의 일방적 수출규제, 보호무역주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국제 무역질서에 대응해야 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세계적인 코로나 대유행에 맞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경제와 민생을 지키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까지 위기극복에 전념하여 완전한 일상회복과 경제회복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편으로 우리는, 인류문명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대전환의 시대를 마주했습니다. 코로나 위기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기후위기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며 탄소중립이 전 지구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우리에게도 국가의 명운이 걸린 중대한 도전입니다. 정부는 대전환의 시대를 담대하게 헤쳐 나가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우리 국민의 위대한 저력을 믿습니다. 윈스턴 처칠은 “낙관주의자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보고, 비관주의자는 기회 속에서 위기를 본다”고 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언제나 할 수 있다는 낙관과 긍정의 힘으로 위기를 헤쳐 왔고,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었습니다. ‘판을 바꾸는 대담한 사고’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며 더 큰 도약을 이뤄냈습니다. 북핵 위기는 평화의 문을 여는 반전의 계기로 삼았습니다.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역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내며 평화의 물꼬를 텄습니다. 아직 대화는 미완성입니다.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도록 끝까지 노력하겠습니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우리 소재·부품·장비 산업이 자립하는 역전의 기회로 바꾸었습니다. 국민이 응원하고, 정부와 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손을 맞잡아 대응했습니다. 그 결과 100대 핵심품목에 대한 대일 의존도를 줄이고, 수입선 다변화 등 공급망을 안정시키면서 일본을 넘어 세계로, 소재·부품·장비 강국의 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코로나 위기 속에서 K-방역은 국제표준이 되었으며 대한민국이 방역 모범국가로서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선진적인 방역전략과 의료체계, 의료진의 헌신과 성숙한 공동체 의식이 만들어낸 성과입니다. 세계가 함께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우리의 역량을 재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백신 접종은 늦게 시작했지만 국민의 적극적 참여로 먼저 시작한 나라들을 추월했습니다. 전체 인구 대비 1차 접종률 80%, 접종 완료율 70%를 넘어서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접종률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방역과 높은 백신 접종률을 바탕으로 우리는 이제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합니다. 11월부터 본격 시행하게 될 것입니다. 국민의 평범한 일상이 회복되고 위축되었던 국민의 삶에 활력을 되찾을 것입니다. 특히 방역 조치로 어려움이 컸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영업이 점차 살아나고 등교 수업도 정상화될 것입니다.복지시설들도 정상 운영되며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돌봄 문제도 해소될 것입니다. 치유와 회복, 포용의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단계적 일상회복은 코로나와 공존을 전제로 방역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일상회복을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마스크 쓰기 등 기본적인 방역지침은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방역·의료대응체계로 전환해 나갈 것입니다. 이제 희망의 문턱에 섰습니다. 정부는 국민과 함께 일상회복에서도 성공적 모델을 창출하여 K-방역을 완성해 내겠습니다. 코로나 위기로 인해 크게 걱정했던 것이 경제였습니다.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에 모든 역량을 쏟았습니다. 비상경제체제로 신속하게 전환하여 과감하게 대응했습니다. 국회와 협력하여 여섯 차례 추경을 편성하는 등 전례 없는 확장재정을 통해 국민의 삶과 민생을 지키는 버팀목 역할을 하였고,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을 이끌었습니다. 그 결과 주요 선진국 중 코로나 위기 이전 수준을 가장 빨리 회복했고, 지난해와 올해 2년간 평균 성장률이 가장 높을 전망입니다. 수출은 올해 매달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여 무역 1조 달러를 이달 안으로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역대 최고의 실적입니다. 소비와 투자도 활력을 되찾고 있고 가장 회복이 늦은 고용에서도 지난달, 위기 이전 수준의 99.8%까지 회복됐습니다. 최근 세계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 경제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국가신용등급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사상 최저 가산금리로 외평채가 발행되는 등 대외신뢰도 또한 굳건합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경제위기 국면에서 정부는 무엇보다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것을 첫 번째 사명으로 여겼습니다. 적극적 재정지출을 통해 피해 업종과 계층에 폭넓고 두텁게 지원하는 노력과 함께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과 고용안전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코로나 장기화로 큰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 지원을 집중했습니다. 네 차례에 걸쳐 18조3천억 원 수준의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고, 금융과 세제지원 등 다방면의 지원책을 더해 어려움을 덜어드리려 노력했습니다. 모레부터는 손실보상법에 따라 영업제한 조치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대해 보상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법을 통한 손실보상은 세계적으로 처음이어서 제도적으로 큰 진전입니다. 조금이라도 격려가 되고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손실보상법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피해 업종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함께 어려움을 나누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국회가 예산 심의 과정에서 지혜를 모아주시면 정부도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고용유지 지원금을 확대하여 기업의 고용유지 노력을 뒷받침하고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등 취약계층에게 네 차례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했습니다. 공공일자리도 대폭 확대했습니다. 고용안전망 확충을 위한 노력도 지속했습니다. 전 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을 마련하여 고용보험 대상자를 늘리고, 예술인, 특수고용노동자들에게 신규로 고용보험 혜택을 드렸습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하여 취약계층의 취업과 생활안정을 도왔습니다. 코로나 위기를 이겨내는데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한 포용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격차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복지·노동 분야 예산을 계속 늘려 출범 초기 130조 원에서 내년 217조 원 수준이 되었습니다. 특별히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 확대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했고, 이번 달부터 완전 폐지했습니다. 제도 도입 60년 만의 일입니다.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을 월 30만 원으로 조기 인상하고 저소득 근로계층에 대한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을 크게 확대했습니다. 보호종료아동 자립수당을 신설하고, 한부모가족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습니다. 농어민들을 위한 공익직불제도 도입했습니다. 한편으로, 보편적 아동수당을 최초로 도입하여 지급 연령을 확대하고 있고, 2019년부터 시작한 고교 무상교육을 올해 모든 학년에 시행함으로써 초·중·고 전체 무상교육 시대를 열었습니다.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도 꾸준히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연간 노동시간이 2016년 2천52시간에서 지난해 1천952시간으로 크게 줄었고,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5년 만에 23.5%에서 16%로 대폭 감소했습니다. 특히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상당히 낮추었습니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여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 문제를 해소하고 본인 부담금을 대폭 줄였습니다. 치매국가책임제를 시행하여 치매 의료비와 가족의 돌봄 부담을 크게 완화했습니다. 완전한 경제회복은 포용적 회복으로 달성됩니다. 아직 경제회복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부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 회복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우리 경제는 위기 속에서도 혁신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삼아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했습니다. 그 방안으로 ‘한국판 뉴딜’을 강력히 추진했습니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에 이어 지역균형 뉴딜, 휴먼 뉴딜로 확장했고, 투자 규모도 5년간 총 160조 원에서 220조 원으로 확대했습니다. 우리가 먼저 걷기 시작한 한국판 뉴딜은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세계가 함께 가는 길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역량은 선도형 경제로 나아가는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강한 디지털 역량과 우수한 기술을 바탕으로 정보통신기술 주력품목이 수출을 주도하고 경제회복을 넘어 도약을 이끌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수출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더욱 긍정적입니다. 신산업이 경제 반등과 도약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에 더해 시스템반도체도 크게 성장하면서 종합반도체 강국을 향해 힘있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전기차와 수소차 등 미래차도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미래차의 심장, 배터리는 기술 우위를 앞세운 차별화된 전략으로 중국 외의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헬스 분야도 10대 수출품목으로 진입하여 차세대 성장동력이 되고 있고, 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과 국내 백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위기에 처해 있던 기존 주력 산업도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혁신을 무기로 힘차게 재도약했습니다. 조선업은 세계 1위 수주 행진을 이어가며 완전히 부활했고 전 세계 고부가가치 선박과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석권하며 K-조선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운업도 정부가 재건에 시동을 건 지 3년 만에 기적같이 살아났습니다. 첨단산업 경쟁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열 번째로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약정’에 가입했고, 독자 기술로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자체 발사체로 1톤 이상의 물체를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일곱 번째 나라가 되었습니다. 위성을 목표 궤도에 정확하게 진입시키는 마지막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우리의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게 되고 기술 이전을 통해 민간 우주 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혁신벤처와 스타트업은 선도형 경제의 주역이 되고 있습니다. 제2벤처붐이 확산되며 우리 경제를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유니콘 기업 수가 우리 정부 출범 당시 세 개에서 열다섯 개로 늘었고, 벤처투자액은 올해 8월에 이미 사상 최대치를 돌파하여 연말에는 6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문화콘텐츠 산업은 우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했습니다. K-팝과 드라마, 영화, 게임, 웹툰 등 우리 문화가 세계를 매료시키며 지난해 처음으로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했고 흑자 폭이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K-푸드, K-뷰티 등 연관산업으로 파급되며 농식품과 화장품 수출도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장밋빛만은 아닙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고, 첨단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전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또한 탄소중립 시대로 나아가며 세계 경제 질서와 산업지도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 중대한 도전을 또 다른 기회로 만드는 것이 국가적 과제입니다. 공급망 재편을 우리 기업의 시장진출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고 탄소중립을 신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산업인 수소경제를 국가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하여 수소 선도국가, 에너지 강국의 꿈을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정부는 K-반도체, K-배터리, K-바이오, K-수소, K-조선 등 주요 산업별 지원전략으로 강력히 뒷받침하겠습니다. 기업들도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산업별 ‘K-동맹’을 구축하여 어느 때보다 강고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범국가적 역량을 모아 대응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도전을 이겨내며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이제 대한민국은 과거의 대한민국이 아닙니다. 방역과 경제회복에서 세계의 모범이 되었고, 세계 10위 경제 대국, 수출 6위 무역 강국으로 성장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도 처음으로 G7을 추월했습니다. 군사력도 강해져 종합군사력 세계 6위 국방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신남방·신북방 정책 등 외교의 지평이 크게 넓어졌고 G7정상회의에 2년 연속 초대될 만큼 국제적 위상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한국의 문화가 세계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위상도 자랑할 만합니다. 대한민국은 경제력과 군사력뿐 아니라 민주주의, 보건의료, 문화, 외교 등 다방면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소프트 파워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유엔무역개발회의가 만장일치로 결정했듯이 우리나라가 명실공히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이 된 것입니다. 우리 국민이 만들어 낸 대단한 국가적 성취입니다. 위기 속에서 만들어낸 성취이기에 더 대단합니다. 우리 국민은 위기 때마다 놀라운 역량을 보여주었습니다.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내고 더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우리 국민은 단결하고 협력했습니다. 방역의 주체로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고, 모든 경제주체들이 경제회복과 도약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위대한 국민 여러분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선진국은 우리에게 큰 자부심입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 또한 커졌습니다. 지금 세계가 공동으로 풀어야 할 핵심과제는 기후위기 대응입니다. 우리 정부는 ‘2050 탄소중립’에 동참했습니다. 또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에도 동참하여 2018년 대비 기존 26.3%에서 40%로 상향하기로 했습니다. 보다 일찍 온실가스 배출정점에 도달하여 온실가스를 줄여온 기후 선진국에 비하면 2018년에 배출정점에 도달한 우리나라로서는 단기간에 가파른 속도로 감축을 해야 하는 매우 도전적인 목표입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30% 이상 줄이자는 ‘국제메탄서약’에도 가입하여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함께 하겠습니다. 2050 탄소중립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하며 에너지구조를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목표라는 산업계의 목소리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 혼자서 어려움을 부담하도록 두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가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기업도 스스로 생존과 미래경쟁력을 위해서 과감히 나서고 있습니다. 국민도 행동으로 나설 때입니다. 탄소중립을 위한 국민실천운동이 필요합니다. 일상에서 작은 실천들이 모일 때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절약과 재활용을 습관화하고 대중교통 이용,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줄이기, 나무 심기, 재생에너지 사용 등 국민 누구나 탄소중립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지금 바로 시작합시다. 정부도 국민의 행동과 실천을 지원하며 함께하겠습니다. 한국은 다른 글로벌 이슈에서도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글로벌 백신 협력을 강화하면서 개도국 백신 공급을 위한 코백스 2억 달러를 차질없이 지원하겠습니다. 여유가 생긴 백신을 백신 부족 국가에 지원하는 협력도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형편에 맞게 국제사회에 기여하면서 글로벌 현안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겠습니다. 민주주의, 인권, 평화 등 인류 보편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더욱 앞장서겠습니다.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도 계속 채워 나가야 합니다. 지금까지 초고속 성장해 온 이면에 그늘도 많습니다. 세계에서 저출산이 가장 심각한 나라이며 노인 빈곤율, 자살률, 산재 사망률은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자화상입니다. 부동산 문제는 여전히 최고의 민생문제이면서 개혁과제입니다. 더욱 강한 블랙홀이 되고 있는 수도권 집중현상과 지역 불균형도 풀지 못한 숙제입니다. 불공정과 차별과 배제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가로막는 걸림돌입니다. 미래 세대들이 희망을 갖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들입니다. 정부는 마지막까지 미해결 과제들을 진전시키는데 전력을 다하고 다음 정부로 노력이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국회도 함께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정부는 ‘완전한 회복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내년도 예산을 604조 4천억 원 규모로 확장 편성했습니다. 올해 본 예산과 추경을 감안하여 확장적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코로나 위기 국면에서 확장재정은 경제와 고용의 회복을 선도하고 세수 확대로 이어져 재정 건전성에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 효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완전한 회복을 위해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선도형 경제로 전환하는 적기를 놓쳐서도 안 될 것입니다. 내년에도 재정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한편으로 재정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지금까지 위기극복을 위해 재정의 여력을 활용하면서도 재정건전성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고심했고, 그 정신은 내년도 예산안에도 반영되었습니다. 올해 세수 규모는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당시 예상보다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결과적으로 세수 예측이 빗나간 점은 비판받을 소지가 있지만 그만큼 예상보다 강한 경제 회복세를 보여주는 것으로서 전체 국가 경제로는 좋은 일입니다. 정부는 추가 확보된 세수를 활용하여 국민들의 어려움을 추가로 덜어드리면서 일부를 국가채무 상환에 활용함으로써 재정 건전성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내년도 예산은 코로나 위기로부터 일상과 민생을 완전히 회복하기 위한 예산입니다. 탄소중립과 한국판 뉴딜, 전략적 기술개발 등 국가의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강한 안보와 국민 안전, 저출산 해결의 의지도 담았습니다. 첫째, 코로나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피해 계층을 두텁게 보호하는 데 최우선을 두겠습니다. 코로나 백신 9천만 회분을 신규 구매하여 총 1억7천만 회분의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일상회복을 위해 충분한 병상 확보와 함께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도 확충해나가겠습니다. 특히 손실보상법에 따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두텁게 보상받을 수 있는 예산을 담았습니다. 제도적 지원 범위 밖에 있는 분들에게도 긴급자금을 확대하고 금융절벽을 해소하며 소상공인들의 재기와 재창업 지원도 확대하겠습니다. 둘째, 코로나 격차와 불평등을 줄이면서 회복의 온기를 모두가 느낄 수 있는 포용적 회복을 이루겠습니다. 내년에는 기준중위소득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인상되어 7대 급여의 보장수준이 큰 폭으로 높아집니다.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로 5만3천여 가구가 추가로 혜택을 받게 될 것입니다. 263만 명을 대상으로 한국형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실시하여 ‘아프면 쉴 수 있는 나라’의 첫걸음을 내딛겠습니다. 또한 대리운전, 퀵서비스 기사 등 플랫폼 종사자들이 신규로 고용보험 혜택을 받게 될 것입니다. 국가유공자에 대해서는 기본보상금을 인상하고 생계지원금도 신규 지급할 것입니다. 특별히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일자리, 자산형성, 주거, 교육 등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청년 일자리 지원 예산을 확대하고 청년내일 저축계좌, 청년희망적금 등을 신설하여 청년의 자산형성을 도울 것입니다. 주거 부담 경감을 위해 저소득 청년들에게 월세 지원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하고 대학 국가장학금 지원을 대폭 확대하여 전체적으로는 물론 개인별로도 중산층까지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겠습니다. 지역 간 격차 해소에도 중점을 두었습니다. 2단계 재정 분권에 따라 지방 재원이 크게 확충될 것입니다. 스물세 개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되고 생활SOC 3개년 계획도 완성될 것입니다. 부울경 초광역 협력이 성공적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여 다른 권역으로 확산시키고, 새로운 국가균형발전 시대를 여는 열쇠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미래형 경제구조로 전환하는데 과감히 투자하겠습니다. 2022년은 탄소중립 이행의 원년으로 12조 원 수준의 재정을 과감하게 투입할 것입니다. 친환경차를 올해보다 두 배 이상 확대 보급하여 누적 50만 대 보급 목표를 달성하겠습니다. 재생에너지 보급을 더욱 확산하고 도시숲도 크게 늘려나가겠습니다. 2조5천억 원 규모의 기후대응기금을 신설하고 온실가스감축 인지 예산제도도 시범 도입하겠습니다. 진화된 ‘한국판 뉴딜 2.0’을 더욱 힘차게 추진하는데 33조7천억 원을 배정했습니다. R&D 예산은 30조 원 규모로 정부 출범 당시보다 50% 이상 확대했습니다. GDP 대비 R&D 투자 세계 1위의 연구개발 강국으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투자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정부는 국방예산을 55조2천억 원으로 확대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연평균 6.5%의 높은 국방예산 증가율을 기록하게 됩니다. 군 장병 봉급과 급식비를 크게 인상하는 등 장병 복지를 강화하고, 첨단 전력 확보와 기술개발에 중점 투자할 것입니다. 한미동맹 강화와 주변국 협력 증진에 더하여 다자외교와 중견국 외교를 강화하고, 그린·디지털·보건 부문을 중심으로 ODA 예산도 크게 늘렸습니다. 자연재해 예방, 국민생명 보호, 생활환경 개선 등 3대 재난 안전을 위해 20조 원 이상을 과감하게 투자하겠습니다. 아동수당 지원 대상을 8세 미만으로 확대하고, 처음으로 영아수당과 첫만남이용권을 신설하여 지원하겠습니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더욱 확충하여 공보육 이용률을 높이는 등 가족과 육아에 더 친화적인 사회 기반을 조성하겠습니다. 내년 예산은 우리 정부의 마지막 예산이면서 다음 정부가 사용해야 할 첫 예산이기도 합니다. 여야를 넘어 초당적으로 논의하고 협력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우리 정부가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데 국회가 많은 힘을 모아주셨습니다. 매년 예산안을 원만히 처리하고 여섯 번의 추경을 신속히 통과시켜 주셨습니다.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민생법안들도 적잖이 통과되었습니다.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입법 성과에 대해 국회의원 여러분 모두에게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항상 정부를 믿고 힘을 모아주신 국민 여러분께 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위기극복 정부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소명 또한 마지막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사명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사설] 북한, ‘담화정치‘ 대신 종전선언 대화 조건 내놔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한반도 종전선언 논의에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어제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서울에서 협의를 가진 뒤 기자들에게 “노 본부장과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을 포함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이니셔티브를 모색해 나가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며 “북한을 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는 만큼 북한이 긍정적으로 응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가운데 이날 김 대표가 종전선언 논의에 긍정적 입장을 밝힘에 따라 북미 대화 재개 시 종전선언이 주요 의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미 양국이 이미 종전선언 문안을 협의 중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북한도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 직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를 통해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만큼 논의가 급진전될 가능성이 다분한 상황이다. 원래 종전선언은 미국에 비해 군사력이 열세인 북한이 적극적이었고 미국은 우선순위로 여기지 않았다. 그러던 중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협상에 전향적으로 나서면서 타결 직전까지 갔다가 2019년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하노이 노딜’로 무산된 바 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노딜로 큰 수모를 당한 이후 미국의 제안에 불신을 드러내며 보다 확실한 ‘반대 급부’를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재 완화가 그중 하나일 것이다. 북한이 원하는 바가 무엇이든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일단 만나서 대화해야 한다. 이미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전 민주당 행정부와는 다른 대북 접근법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대북 적대시”, “이중 기준” 운운하며 한미가 제안한 대화의 장에 선뜻 발을 들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종전선언을 위한 대화에 나서려면 어떤 조건이 있어야 하는지 제시할 필요가 있다. ‘담화 정치’로 치고 빠지기만 해서야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다. 대화 타이밍을 놓치면 북한한테도 이로울 게 없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 [뉴스분석]바티칸서 평화프로세스 ‘숨’ 불어넣으려는 文대통령

    [뉴스분석]바티칸서 평화프로세스 ‘숨’ 불어넣으려는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9일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달 유엔총회 종전선언 제안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심폐소생’에 극적으로 성공했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에서 다시 ‘숨’을 불어넣으려는 시도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교황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하실 것이며 그간 교황이 방북 의사를 수차례 말씀하신 바 있기 때문에 관련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있어서 교황의 역할에 주목했다. 2017년 5월 미중일러와 EU에 특사를 파견하기로 한 지 이틀만에 교황청 특사 파견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만 해도 북한의 고강도 무력시위가 잇따르던 상황이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10월에는 교황을 직접 만나 “북한의 공식초청장이 오면 갈수 있다”는 확답을 받았고,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는 같은해 9월 “교황이 오시면 열렬이 환영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끌어낸 바 있다.  물론, 2018년 상황과 달리 남북 관계에 온기가 사라졌고 코로나19 유입을 극도로 우려하는 북측이 교황의 방북을 선뜻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남반구 아르헨티나 출신인데다 고령인 교황은 겨울에 바티칸 밖 일정을 잡지 않는 만큼 방북이 추진되더라도 어차피 내년 봄 이후다. 종전선언과 맞물린 남북, 북미대화가 본격 재개된다면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이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빅이벤트’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남측 대선이 끝난 뒤라면 국내 정치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활용하려 한다는 야권 공세에서도 자유롭다.  무엇보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실험 파장에서 보듯 돌발변수에 지극히 취약한 현재 한반도 상황을 감안하면 중요한 것은 방북 의지를 재확인하는 교황의 메시지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을 제외한 정상외교에 문 대통령을 수행하는 점도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의 이번 교황 면담이 오롯이 방북 문제 등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의미다.   같은 날 교황을 만날 예정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교황청 방문을 계기로 회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는 30~31일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정상 중 교황을 면담하는 기회를 준 것은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뿐이고, 공교롭게도 같은 날이다. 정식 정상회담이 아니라고 해도 두 정상이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5개월여 만에 재회한다면 자연스럽게 북에 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정상간의 만남 시점과 형식 등을 계속 조율중이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하고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찾는 등 2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7박9일 일정으로 유럽 3개국을 방문한다.
  • [통일 기사 경진대회 수상작] 최우수상 김채원(숭실대)

    외무성·선전매체 통해 비난 지속하고 있지만 공식 입장은 내지 않고 있어 아프간 사태로 셈법 복잡해진 듯... 미국과의 협상 여지도 존재 북한이 아프가니스탄 사태 이후 미국에 날선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예고했던 도발 대신 침묵을 지켰고, 9일 열린 열병식에서 전략무기나 대미 메시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두고 북한이 행동의 수위를 조절 하며 미국과의 협상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20일 북한 외무성은 홈페이지에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은 미국이야말로 세계 평화의 교란자, 파괴자이며 저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서슴지 않는 파렴치한 국가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라며 미국을 비판하는 글을 게시하였다. 이어 24일에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과 쿠바, 시리아, 이란 외교장관의 미국 규탄 발언들을 소개하면서 북한도 같은 입장임을 시사했다. 9월에도 비난은 이어졌다. 선전매체 ‘메아리’는 1일 “미국의 패배, 미군의 도주 역사가 또 한 페이지 진하게 쓰이고 있다”라며 미국을 조롱했고, 외무성은 5일 “미국은 저들의 인권 타령에 귀를 기울일 나라가 더는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나라들에 대한 내정간섭행위를 당장 걷어치워야 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수위 높은 비난이 연이어 제기됨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당국 차원의 담화나 논평 같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으며, 다른 국가들의 비난 메시지를 인용하는 등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일 굿모닝MBN에서 “공개적으로 미국을 비난하지 않는 것은 한편으로는 미국을 압박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비핵화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한미연합훈련 기간이었던 21일, 김정은 위원장이 도발이 아닌 민생행보를 보였던 것에 대해서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난 28일 을 통해 “북한이 도발할 경우, 미국이 아프간 사태로 발생한 우방국의 우려를 지우기 위해 강경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하며 북한의 도발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지난 27일에는 IAEA가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 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북한이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쏠린 미국에 존재감을 과시하고, 영변을 또 다시 북미 협상 카드로 사용하려는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시적인 핵 활동을 과시하면서 미국과의 판을 깨거나 협상 교착으로 가겠다는 의도보다는, 오히려 영변을 중심으로 한 협상, 이미 트럼프 때 결렬됐던 그 안을 복원시키려는 의도가 크다고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9·9절 ‘소규모’ 열병식도 미국을 자극하는 대신 내부 결속에 집중하면서 그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10일 VOA에 따르면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에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CNA 적성국 분석국장은 “도발 요인을 낮은 수준에 두는 것이고, 향후 미국의 관여의 여지를 남겨놓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진무 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 역시 열병식 이후 “북한이 국경 봉쇄 장기화로 경제난이 악화되는 가운데 미국과의 관계 개선 카드를 버리기 쉽지 않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도발을 통해서 미국을 장악하기 보다는 문재인 정부와 중국이라는 두 중재자를 통해서 미국에 의견을 전달하고 미국은 나름대로 협상전략을 갖고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완전히 대화모드로 전환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또 다른 분석이다. 한편, 31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언론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미국의 접촉 등에 관한 질문에 “우리는 문을 열어두고 있고 분명히 우리 채널을 통해 (북한에) 접촉했다.”며 “언제 어디서든 전제조건 없이 만나겠다.”고 말해 미국의 ‘조건 없는 대화‘의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 [통일 기사 경진대회 수상작] 장려상 윤주해(서울대)

    아프간 사태로 자신감 얻은 북한, 반미 전선 규합에 나설듯 북한은 외무성 통해 반미 국가들의 미국 비난에 동참해 도리어 아프간 철수로 미국에 인권 문제를 지적하고 있어 북한 문제가 뒤로 밀림에 따라 대남 군사도발을 감행할 가능성 현지시간 2021년 8월 31일, 카불에 위치한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에 미군의 마지막 수송기(C-17)가 이륙함에 따라 아프간으로부터 미군의 완전 철군이 이행되었다. 민간인 사망자 47,000여명을 포함해 총 210,0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던 미국-아프가니스탄의 전쟁이 사실상 미국의 패전, 탈레반의 승리로 끝남에 따라 이가 미국의 적대관계 놓인 북한에 주는 영향도 여러 방면에 걸쳐 클 것으로 판단된다. 당장, 아프간 사태는 북한에 외교적 자신감을 주어 대미 공세를 강화하는데 주요한 명분을 주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8월 24일,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라는 발언과 함께 “아프간 사태를 놓고 국제사회의 대미 비난이 날로 고조되고 있으며 많은 나라들이 외세에 대한 의존은 망국의 길이라는 교훈을 새기고 있다“라는 주장을 하였다. 위의 발언들만 보면, 북한이 언제나 미국에 자행하는 대미 공세처럼 보이나, 결정적으로 아프간 사태는 반미 국가들의 전선을 규합하는데 또한 영향을 주었다. 특히, 외무성은 북한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미국과 적대관계에 놓인 이란, 시리아, 쿠바 외교장관들의 대미 규탄발언들을 소개함과 동시에, 결정적으로 “아프간 정세에서 발생한 중대 변화는 외부의 민주주의 강요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준다.”라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하였다. 이는 곧, 아프간 사태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시기 주춤했던 북한과 타 반미 국가들 사이의 협력 전선을 강화해주었음을 나타낸다. 다음으로, 북한은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미국에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행보를 보였다. 사실, 북한이 미국에 인권을 고리 삼아 공격하기 이전에 미국은 지속적으로 북한 내 인권 문제에 우려를 제기해왔던 바 있다. 실제, 미국은 2004년 10월에 ‘북한인권법(North Korean Human Rights Act of 2004)’을 제정하였으며, 전 세계적으로 북한의 민주주의 및 인권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동시에 국무부 내 북한 인권을 담당할 특사를 임명해온 것이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북미관계에서 인권 문제를 지적하던 주체는 미국에 해당했으나, 아프간 사태는 이를 반전시켜 북한 외무성이 공식적으로 미국에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양상을 만들었다. 구체적으로, 외무성은 8월 27일에 미국과 서방의 인권을 비판하는 글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저들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진정한 인권과 ‘인도주의 수호자’들이라고 귀가 아플 정도로 선전하면서 미국식·서방식 인권과 인도주의를 잣대로 다른 나라들의 내정에 횡포무도하게 간섭해왔다“라고 직접적인 비난을 하였다. 이렇듯, 아프간 사태를 통해 북한의 대미 혹은 대서방 외교에서 북한이 주도하는 인권 문제 관련 맥락이 등장하게 되었다. 끝으로, 아프간 사태는 반미 전선 내에서의 북한의 활발한 규합 움직임과는 대비되게 국제사회 전반에서는 북한의 존재감이 위축되는 결과를 낳았다. 북한은 지속적으로 발사체 발사, 핵개발, 대남 도발 등으로 미국과 한국과 같은 서방 진영에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였고, 이를 협상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지금 세간의 이목이 아프가니스탄에 쏠림에 따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 특히 서방 진영에서 북한문제에 대한 우선순위는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미 북한은 미국과 각각 2018년 6월과 2019년 2월에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특별한 성과 없이 이벤트성 만남에 그친 바 있다. 따라서 이미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에서 실패한 부분도 있고 미국이 당분간 아프간 사태를 처리하는데 전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대남 군사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지난 8월부터 북한이 연일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함에 따라 북한의 저강도 대남 도발 가능성 역시 높아지고 있다. 이를 토대로 볼 때, 아프간 사태로 인한 존재감 상실을 만회할 북한의 도발 가능성의 증가와 남북한 간 군사적 불안 가중이 예상되는 바이다.
  • 美정부 ‘삼성전자 자료’ 요구에 北매체 “날강도짓”

    美정부 ‘삼성전자 자료’ 요구에 北매체 “날강도짓”

    북한 대외선전매체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삼성전자 자료 제출 압박에 대해 ‘날강도짓’이라며 거들고 나섰다. 삼성전자를 편들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한미동맹을 비난하기 위한 소재로 삼은 것이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20일 ‘제 대접은 제가 받는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미 행정부가 지난달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업계와 화상회에서 45일 이내에 반도체 재고와 주문, 판매 등 공급망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사실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매체는 “백주에 생눈 알 뽑겠다는 격의 날강도짓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 “미국이 지금껏 ‘핵심축’이니 뭐니 하며 떠들어오던 ‘한미동맹’의 실체, 미국의 ‘동맹관’”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남이야 어떻게 되든 강권과 전횡으로 저들의 잇속부터 차리는 것이 미국의 체질화된 본성”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특히 “미국이 날이 갈수록 저들의 동맹에까지 더더욱 포악하게 놀아대고 있는 것은 그들(한국)이 깡패국(미국)의 요구에 지금껏 아부 굴종해왔기 때문”이라며 한국을 ‘대미 굴종·종속의 표본’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남조선은 지금까지 미국의 요구라면 할 짓, 못할 짓 가리지 않고 무엇이나 다 따라주었다”며 “하내비(할아버지)처럼 섬겨온 미국에서 오늘 남조선이 당하고 있는 수치는 다름아닌 친미 사대에 미쳐 돌아간 저들 자신이 불러온 자업자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날강도 앞에서 한 번의 양보는 두 번, 세 번의 양보로 이어지고 종당에는 파멸로 이어진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한미동맹을 굴욕적인 종속관계로 규정하고 비난해 왔다. 특히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세 차례 공식 정상회담에도 워킹그룹 같은 한미 간 협력으로 남북관계가 진전하지 못하자 남측 정부가 대미 예속적 태도를 보인다며 대화를 외면한 채 대결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 문대통령 “얀센 접종자 부스터샷 계획 조속히 수립하라” 지시(종합)

    문대통령 “얀센 접종자 부스터샷 계획 조속히 수립하라” 지시(종합)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미국 제약사 얀센의 코로나19 백신 국내 접종자에 대한 추가접종(부스터샷) 계획을 조속히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얀센 백신의 효과가 시간이 흐르면서 급격히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와 관련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고려한 조치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이 참모회의에서 이러한 지시를 했다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얀센 백신 효과 5개월만에 88%→3% 급감”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자문기구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얀센 백신의 예방효과가 수개월 뒤 크게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얀센 접종자에 대한 부스터샷을 승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미국 의학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공개된 한 연구에서 얀센 백신을 맞은 제대 군인 62만명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예방효과가 올해 3월 88%에서 5개월이 지난 8월에 3%로 크게 낮아졌다. 같은 기간 모더나 백신은 92%에서 64%로, 화이자 백신은 91%에서 50%로 낮아졌다. 연구진들은 얀센 백신의 경우 1회 접종 방식으로 항체에 한번만 노출되기 때문에 강력한 면역이 형성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애시시 자 브라운대 공중보건학장은 “얀센은 매우 좋은 백신이지만 2회 접종해야 효과가 높다”면서 “이미 얀센 백신을 접종한 이들의 면역 효과가 크게 떨어졌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추가접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지난 15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 전문가들은 만장일치로 얀센 백신을 추가접종에 쓸 수 있도록 승인하라고 FDA에 권고했다. 얀센 백신 추가접종 대상자는 18세 이상 얀센 백신 접종자 전원이다.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경우 65세 이상 고령층, 기저질환자와 면역저하자 등 감염 취약계층과 18~64세 중 의료종사자 등 코로나19에 노출되기 쉬운 직업군 등에만 추가접종이 권고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얀센 백신 접종자의 경우 접종 뒤 최소 2개월이 지나면 추가접종을 하도록 권고됐다. 일부 자문위 위원은 얀센 백신의 경우 약 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도록 했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전염병 연구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 역시 방송뉴스에 출연해 “얀센 백신도 처음부터 2회 접종해야 했다”고 말했다. “얀센 접종자, 모더나 추가접종 때 효과 가장 좋아”우리나라에서는 16일(한국시간)까지 약 146만 8721명이 얀센 백신을 접종받았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27일 ‘코로나19 예방접종 4분기 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얀센 접종자에 대해 12월 이전 추가접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얀센 접종자에 대한 추가접종 계획 발표 및 시행이 좀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시 질병청은 얀센 접종자들에 대한 추가접종 시 화이자·모더나 등 mRNA 계열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3일 메드아카이브에 실린 임상시험 연구 결과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 국립보건원(NIH)이 주도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얀센 백신 접종자가 모더나 백신으로 추가접종 했을 때 중화항체 수치가 15일 이내 76배까지 증가했다. 화이자 백신도 35배까지 항체 수준이 올라갔으나, 얀센 백신을 추가접종 백신으로 맞았을 때엔 항체 수준이 4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얀센 백신 접종자의 교차접종 부작용에 대해선 좀 더 면밀한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얀센 백신이 도입됐다. 당시 도입된 얀센 백신은 주로 30세 이상 60세 미만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 국방·외교 관련자 중 사전예약한 89만여명에게 6월 중 접종됐다. 미국의 최근 연구 결과대로라면 당시 얀센 백신을 접종받은 이들의 코로나19 면역력은 10월 현재 상당히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 한일 정상 첫 통화서 文 “위안부 문제 시간 많지 않다”

    한일 정상 첫 통화서 文 “위안부 문제 시간 많지 않다”

    문대통령, 기시다 총리 취임 축하“강제징용 외교적 해법 모색 바람직”한일 청구권협정 법적해석 차이 언급日 “기시다, 한국에 적절한 대응 요구”양국 선거 국면, 정상회담 요원할 듯문재인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15일 첫 정상 통화를 하고 기시다 총리의 취임을 축하했다. 양 정상은 강제징용·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현안과 함께 북한 핵 문제, 일본인 납치자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40분부터 약 30분 동안 진행된 기시다 총리와의 통화에서 “(일본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라면서 “동북아 지역을 넘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야 할 동반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기시다 총리의 취임 당일 축하 서한에서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당부했던 것과 같은 연장선에서 관계 개선의 제스처를 재차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대통령 “일본은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 문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 문제 이외에도 코로나 위기와 기후변화 대응,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 새로운 도전과제에 맞서 양국이 함께 대응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희망이 있는 미래로 열어가기 위해서는 양국 간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도 “따뜻한 축하 말씀에 감사드린다. 엄중한 안보 상황 하에 한일,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면서 “한일 양국을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시키자는 문 대통령의 말씀에 공감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몇몇 현안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의지를 갖고 서로 노력하면 함께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의 적용 범위에 대한 법적 해석에 차이가 있는 문제”라며 “양국 간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며, 외교당국 간 협의와 소통을 가속화하자”고 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피해자 분들이 납득하면서도 외교 관계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생존해 있는 피해자 할머니가 열세 분이므로 양국이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위안부 피해자 납득하면서도 해결책 모색 중요” 기시다 총리는 강제징용·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설명했고, 양국 정상의 솔직한 의견 교환을 평가하면서 외교당국 간 소통과 협의 가속화를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징용공(한국에서는 징용 피해자) 문제, 위안부 문제 등 한일 관계가 계속 굉장히 엄중한 상태에 있다”고 말하며 일본은 일관된 입장에 근거하므로 한국이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전히 한국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한일 양국 간 큰 이견이 없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증강을 막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와 외교를 빨리 재개할 필요가 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과 조건 없이 직접 마주하겠다는 기시다 총리의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이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하면서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고 북미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동시에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과 지역의 억지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대화 복귀 시 대북 제재 완화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일본, 안보리 결의 완전한 이행 강조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계속 관심을 갖고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외무성은 기시다 총리가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대해 “(한국의) 지지와 협력을 요구한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이 “납치 문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양국 국민들 간의 긴밀한 교류는 한일관계 발전의 기반이자 든든한 버팀목임을 강조하고 특별입국절차 재개 등 가능한 조치를 조속히 마련하자고 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코로나 대응 및 한일 간 왕래 회복 등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 문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자주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고, 기시다 총리도 양국 정상간 허심탄회한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한일 관계가 꽉 막혀 있는 상황에서 양 정상의 첫 통화가 물꼬를 틀 지 주목된다. 다만 양국 모두 선거 국면이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정상회담이 열릴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해 9월 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통화했을 때, 스가 전 총리는 “한일 양국은 서로에게 있어 대단히 중요한 이웃 국가”라고 했지만 기시다 총리는 이러한 말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日기시다 “한국에 징용·위안부 소송 적절한 대응 요구했다”

    日기시다 “한국에 징용·위안부 소송 적절한 대응 요구했다”

    로이터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 계획은 없어”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5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일제 강점기 징용 및 일본군 위안부 문제 소송에 관해 한국 측의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일 관계가 징용 및 위안부 문제로 인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거론한 후 이같이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이렇게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 문제와 관련한 대응에서 한일, 한미일 3국이 한층 협력하기로 문 대통령과 의견 일치를 이뤘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이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문 대통령이 이와 관련한 일본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현재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일 양국 정상이 대화를 나눈 것은 올해 6월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당시 일본 총리가 인사한 후 약 4개월 만이다. 기시다 총리가 취임 후 문 대통령과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하와이서 열린 한미 국장급 회의...신남방·인도태평양 연계협력 논의

    하와이서 열린 한미 국장급 회의...신남방·인도태평양 연계협력 논의

    한미 2+2 회의 이후 3차 정책대화정상회담 이행 점검 등 현안 논의한국과 미국 외교당국이 국장급 협의를 통해 양국의 포괄적 현안을 논의했다.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의 연계 협력 부문이 다뤄진 점이 눈에 띈다.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고윤주 북미국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호놀룰루 아태안보연구소에서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동아태부차관보와 제3차 양자정책대화 회의를 갖고 한미간 고위급 교류와 동맹 현안을 포함한 주요 양자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양측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정무, 경제, 보건, 과학기술 등 제반 분야 협력의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공급망 및 코로나19를 포함한 보건 분야 협력 진전을 평가했다. 또 신남방정책과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구상 간 연계 협력을 비롯해 대(對) 중남미 협력, 기후변화 등 다양한 지역·국제 현안과 관련해서도 논의했다. 앞서 한미 국방부는 지난달 열린 제20차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 때 신남방정책과 인도태평양전략의 국방 부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워킹그룹(실무협의체)을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양자정책대화는 지난 3월 ‘한미 외교·국방장관 2+2’ 회의를 계기로 출범했다. 국장급에서 다양한 외교·안보 현안을 체계적이고 속도감 있게 다루자는 취지다. 지난 3월 19일과 6월 29일 각각 1, 2차 회의가 열렸고, 차기 회의는 한국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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