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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먼 사령관 “이라크·아프간 교훈 적용”

    국가 비상사태에 대비한 대규모 한·미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16일 시작됐다. 오는 26일까지 한미연합군사령부 주도로 실시되는 이번 훈련에는 우리 정부와 군뿐 아니라 미국 본토 및 해외주둔 미군 병력과 7개 유엔참전국 등에서 53만여명이 참가한다.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군사령관은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UFG 연습은 한국과 주변지역에 대한 모든 위협에 대처하도록 준비·예방·극복하는 데 중점을 둔 도전적이고 실전적인 훈련”이라면서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배운 교훈은 물론 북한의 도발에 대한 한·미 동맹의 최근 경험과 지난 연습을 통해 축적된 것들을 적용해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UFG 연습은 한·미 동맹의 전투준비태세를 강화하고 양국 군의 상호운용성과 유엔참전국 병력의 통합운용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어적인 성격의 연습”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도 “UFG 연습 동안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휘소연습을 실시하는 동시에 실제 비상 사태를 상정한 훈련으로 연습과 실제 사이의 차이점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추리소설 뺨치는 어산지의 폭로전

    ‘정보 메시아’인가, ‘사이버 테러리스트’인가. ‘위키리크스, 비밀의 종말’(북폴리오 펴냄)은 2010년 미국 정부의 외교전문 25만 건을 비롯해 100만건이 넘는 비밀문서 등을 폭로한 호주인 줄리언 어산지와 그가 2006년에 만든 폭로 전문 인터넷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다룬 책이다. 데이비드 리와 루크 하딩은 영국의 정론일간지 가디언의 중견 기자들. 가디언은 위키리크스 설립부터 어산지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어 온 사이다. 어산지가 입수한 거의 모든 문서들은 가디언을 통해 검토·분석된 뒤에 가디언의 지면을 통해 먼저 세상에 알려졌다. 그만큼 가디언은 비밀 폭로에 있어서 어산지의 조력자였고, 누구보다 위키리크스와 어산지에 대해 깊게 이해하고 있다. 이런 연유에서 저자들은 한편의 추리소설을 진행하듯 어산지와 위키리크스의 비밀 폭로행위를 기술했다. 첫 장면으로 변장을 한 어산지가 2010년 11월 영국 노포크 엘링엄 홀의 거처로 잠행하는 내용이 나온다. 처음에서 마지막 장까지 다큐멘터리를 기술하듯이 어산지와 위키리크스의 폭로 활동과 내용, 그리고 그들에게 비밀과 비밀문서를 넘긴 미군 병사 브래들리 매닝 등 제보자들의 심리상태와 행동 등이 상세하게 묘사돼 있다. 부록으로는 ‘케이블(전문) 게이트’로 불린 폭로 미 대사관 외교전문들이 요약본으로 실려 있다. 미국 대사 등 외교관들이 우방의 유력인사들과 나눈 이야기를 상세하게 담고 있어 미국과 관련자들을 곤란한 처지로 내몰았다. 당시 천영우 외교차관이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에게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입장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나와 논란이 됐다. 튀니지 주재 미국대사관이 보낸 외교 전문은 지배층의 부패와 월권이 적나라하게 나와 튀니지 혁명을 촉발시켰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 책은 미국의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화 판권을 구입해 앞으로 보게 될 영화의 원판이 될 듯싶다. 무명의 해커로 출발한 어산지가 익명의 정보 제공자가 제공하거나, 자체적으로 수집한 미공개 정보를 통해 어떻게 세계를 들었다 놓았다 하게 됐는지를 실감나게 그렸다. 위키리크스가 지난 몇 년동안 공개한 기밀문서의 숫자는 전 세계의 언론들이 지금까지 통틀어 공개한 것보다 많다. 특히 2010년 연속으로 폭로한 일련의 전쟁 기밀문서는 미국 정부와 전세계를 뒤집어놓았다. 그해 4월 공개된 ‘부수적 살인’이란 제목의 비디오 파일을 비롯해, 아프간 전쟁일지(6월), ‘이라크 전쟁기록’은 미국의 전쟁범죄와 행위들이 낱낱이 드러나 있다. 1만 6000원.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한미 FTA·무상급식 등 현안…洪 “여야대표 맞짱토론 하자” 孫 “대표 역할 따로 있다” 일축

    한미 FTA·무상급식 등 현안…洪 “여야대표 맞짱토론 하자” 孫 “대표 역할 따로 있다” 일축

    한나라당 홍준표(왼쪽) 대표가 8일 민주당 손학규(오른쪽) 대표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놓고 두 사람이 직접 ‘맞짱토론’을 해 보자는 것인데 손 대표는 일단 거부했다. 홍 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핵심현안으로 떠오른 무상급식과 한·미 FTA 등에 대해 여야 대표가 공개 토론을 통해 방송이든 어떤 자리에서든 토론해 볼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특히 “민주당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분이 미국 언론에 망국적으로 기고를 해서 문제가 더 커졌다.”며 지난 3일 미국 의회 전문지에 한·미 FTA를 반대하는 기고문을 썼던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을 비난했다. 이어 손 대표에 대해서도 “10여 차례 한·미 FTA를 찬성한 일이 있고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고서도 찬성했다.”고 비꼬았다. 최근 “야당의 한·미 FTA 반대 논리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힌 안희정 충남지사도 언급하며 민주당 내 이견을 들쑤시기도 했다. 홍 대표는 이어 “민주당에서 내놓은 ‘10+2 재재협상안’ 가운데 10가지는 노무현 정부 당시 자신들이 미국과 합의한 사항”이라면서 “국익이나 경제적 측면에서 한·미 FTA를 접근하는 것이 아니고 반미주의 이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손 대표 측에서는 홍 대표의 제안을 단번에 거절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홍 대표의 열정은 이해하지만 당 대표에게는 대표의 역할이 있고, 정책위의장에게는 정책위의장의 역할이 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미 당론이 정해진 만큼 정책현안을 놓고 당 대표가 직접 나서서 왈가왈부하기 적절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측 기류를 감안할 때 여야 대표 간 맞짱토론은 이번에도 공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과거 미디어법, 세종시 문제 등을 놓고 야당 대표가 먼저 맞짱토론을 제시한 적이 있으나 여당 대표의 거절로 번번이 무산됐다. 강주리·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재혼후 태어난 자녀 교육기회 덜 갖는다”

    “재혼후 태어난 자녀 교육기회 덜 갖는다”

    재혼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는 첫 번째 결혼을 통해 출생한 아이보다 교육 기회를 덜 갖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고려대 경제학과 김진영 교수의 ‘다시 결혼해야 하는가’(Should I marry again?)라는 논문에 따르면 자녀의 교육 기간과 모유를 먹는 시간은 어머니의 교육 정도, 재혼 여부, 거주 지역 등과 관련이 있다. 특히 어머니가 두 번 이상 결혼을 하는 것은 그 과정에 태어난 아이의 학업 기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혼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의 경우 ‘생물학적 친부모’와 살고 있음에도 투자를 덜 받게 되고 따라서 더 낮은 성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자녀 교육에 있어서 예비적 저축에 대한 동기가 재혼 가정보다는 초혼 가정에서 더 크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와 한미경제학회(KAEA)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국제화, 인적자본 그리고 불평등’ 국제 콘퍼런스에서 ‘재혼의 경제학적 문제’라는 주제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어머니 교육 기간이 길거나 도시에 사는 것은 자녀 교육 기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모유 수유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는데 이는 교육 정도와 사는 지역에 따라 모유 수유의 중요성에 대한 정보를 접하는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인 것으로 김 교수는 해석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한미 FTA 비준·등록금 인하·한진重 청문회·사개특위 부활…

    한미 FTA 비준·등록금 인하·한진重 청문회·사개특위 부활…

    8일부터 국회 상임위원회가 일제히 가동되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과 재계, 정치권과 검찰 간 ‘3각 대치’ 구도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단순한 힘겨루기 차원을 넘어 감정 대결 양상으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있다. ●현안 입장 차 커 감정싸움 가능성 8월 국회에서 정치권이 다뤄야 할 최대 쟁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 여부다. 우선 상정을 주장하는 한나라당과 여·야·정 협의체에서 ‘10+2 재재협상안’을 논의하자는 민주당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관련법을 놓고도 여야는 8월 국회에서 처리하자는 총론에는 공감하면서도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소득에 연계해 등록금 부담을 단계적으로 낮추는 대신 대학 구조조정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등록금 상한제 도입 등 당장 내년부터 반값 등록금 정책을 시행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또 처리 방식을 놓고 여야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는 북한인권법, 민주당이 당론으로 반대하는 분양권 상한제 폐지를 담은 부동산 관련법도 난항이 예상된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돌발 변수’ 예고 여기에 서울시가 추진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라는 ‘돌발 변수’도 있다. 여야가 투표 참여·거부 운동으로 양분된 상황에서 오는 24일 치러지는 투표 결과에 따라 정치권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 당장 29일, 31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과 재계 사이에서도 전운이 감돈다. 지난 6월 국회 당시 무산됐던 한진중공업 청문회를 오는 17일 다시 열기로 했다. 핵심은 6월 청문회 무산의 단초가 됐던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출석 여부다. ●재벌 총수 국회 출석 양보없는 일전 재벌 총수의 국회 출석은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드문 일이다. 지금까지는 국회 출석 요구에 불응하더라도 사실상 눈감아줬던 게 관행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재벌 길들이기’에 나선 정치권과 재벌 총수의 국회 출석이라는 ‘나쁜 선례’를 막으려는 재계와의 양보 없는 일전이 예상된다. 여야가 지난 6월 활동이 종료된 국회 사법개혁특위를 8월 국회에서 재구성하기로 합의한 것도 정·검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 이는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에 출석 거부한 검찰에 대한 ‘괘씸죄’가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특위에서는 검찰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등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사법개혁의 주인공은 국민”이라면서 “지난번 중단됐던 4개 쟁점을 포함해 어떻게 할지는 사개특위에 전적으로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구혜영·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19)송나라 대문장가 소식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19)송나라 대문장가 소식

    우리에게 소식(蘇軾·1036~1101)은 대문장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문장가일 뿐만 아니라 정치가이자 화가, 시인, 서예가였다. 심지어 그는 요리에도 조예가 있는 팔방미인이었다. 다방면에 걸친 그의 재능은 자신의 문장을 자평할 때 말한 것처럼, “만 섬이나 되는 샘의 원천과 같아서, 땅을 가리지 않고 용솟음쳐 나올” 정도였다. “평지에서는 도도하게 콸콸 흘러 하루에 천리를 가기에도 어렵지 않다. 그것은 산의 돌멩이들과 어울려 꾸불꾸불 흐를 때에 사물에 따라 모양을 바꿔 나간다.”(‘자평문’) 자신의 문장에 대한 드높은 자부심과 거침없는 기개야말로 소식이라는 인간 그 자체이자 그의 문장의 특징이다. ●21살에 과거 급제… 정치 행보는 부침 거듭 21살, 소식은 과거에 급제했다. 당시 최고 문장가였던 구양수는 소식의 과거 시험지를 보고, “이 늙은이는 이제 이 사람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을 수 없소.”라며 감탄했다고 한다. 구양수의 예언대로 소식은 30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그를 대신해서 문단의 맹주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소식의 이름이 문장으로 널리 알려지는 것과는 달리 정치적 행보는 부침을 거듭했다. 신법당과 구법당의 정쟁의 소용돌이에서 소식은 지방으로 좌천되었으며, 두 차례나 유배를 당했다. 1069년, 신종은 왕안석의 신법을 채택하여 정치 개혁을 추진하고자 했다. 신법은 대지주와 호족들의 토지 겸병을 막고, 관료체제를 정비하고 중앙집권을 강화하고자 한 부국강병책이었다. 대지주와 호족지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구법당은 시행과정 상의 예상 문제점들을 들어 신법을 반대했다. 구법당은 사마광, 정이의 낙파(洛派)와 소씨 삼부자(소순, 소식, 소철)의 촉파(蜀派)로 나뉘어 서로 신법에 맞섰다. 북송 ‘신고문운동’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소식과 왕안석은 한데 묶일 수 있지만, 정치적인 견해에서는 서로 달랐다. 또한 신법에 대한 정견이 일치했을지는 모르나 유가의 도를 종주(宗主)로 삼는 낙파와 달리, 소식은 노장과 불교를 모두 포괄한 유학자였다. 소식은 신법에 반대하는 상소문을 세 차례나 올렸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 일로 신법당의 미움을 사 한미한 관직으로 지방을 떠돌아 다녔다. 그러나 이 시기부터 그의 문학적 활동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어 시, 사(詞), 기(記) 등 호방하고도 개성 넘치는 문체를 형성하게 된다. 소식을 좌천과 유배로 몬 것도 그의 문장이요, 자신에게 닥친 정치적 불운과 험난한 인생을 치고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준 것도 그의 문장이었던 것이다. ●“생각이 충만하면 글은 저절로 써진다” 소식은 “마음속 생각이 충만하면 글은 저절로 써진다.”고 봤다. “옛날에 글을 짓는 사람은 글에 능한 것을 ‘좋은 글’로 여긴 것이 아니라, 쓰지 않을 수 없어 쓴 글을 ‘좋은 글’로 생각했다. 산천의 구름과 안개, 초목의 꽃과 열매도 충만하고 울창하게 되어야 밖으로 드러나듯이.”(‘南行前集敍’) 작가가 생활 속으로 깊이 들어가 얻은 충실한 사상, 내용을 갖고 있으면 예술적 형식은 자연스럽게 얻게 된다. 이 문장론은 ‘흉유성죽론’(胸有成竹論)이라는 예술론으로 더 잘 알려졌다. 문인화론의 확립자로 알려진 소식은 사군자, 특히 문동의 대나무 그림에 주목했다. “대나무를 그릴 때에는 반드시 먼저 마음속에 대나무를 완성하고 나서 붓을 들고 자세히 바라보아야지 그리고자 하는 것이 보일 것이다. 그때 급히 서둘러 붓을 휘두른다.”(’文與可畵篔簹谷偃竹記’) ‘마음속의 대나무’를 들어 소식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예술과 인격의 관계였다. 일체의 객관 사물이란 모두 작가의 주관적인 색채로 그려지고, 이렇게 함으로써 의경(意境)이 조화를 이뤄 감상자에게 생동감을 줄 수 있다. 문동이 즐겨 그렸다는 ‘누워서 쳐다 본 대나무‘는 단지 몇 마디의 대나무를 그린 것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는 만 자가 넘는 화가의 기세가 담겨 있다. 세상의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권력에 아부하지 않으며, 자신의 절개를 지키며 살아가겠다는 문인의 기세. 요컨대 대나무라는 대상을 얼마만큼 잘 모사했느냐가 아니라, 대상을 통해서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화가의 고유한 감정과 정신세계를 얼마나 잘 드러냈느냐가 핵심이다. 이 같은 문인의 자부심이야말로 좌천과 유배와 같은 정치적 불운에도 굴하지 않게 만든 ’소식의 힘‘이었다. ●자신의 인연 받아들이고 ‘거사’ 자처 1079년(44세), 신법당과의 악연은 마침내 필화사건으로 터졌다. 오대시안(烏臺詩案)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은 소식이 썼던 시들에 임금과 정부를 모욕, 비방하는 내용이 있다는 신법당의 참소로 일어났다. 136일 동안 어둡고 좁은 감옥 안에서 그는 언제 사형 명령이 떨어질지 숨죽이며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 사형은 면했지만, 황주(호북성) 유배령이 떨어졌다. “본성이 말을 삼갈 줄 몰라서 남들과 친하건 친하지 않건 가릴 바 없이 마음속의 생각을 다 털어놓아야지 못다한 말이 있으면 마치 목구멍에 음식이 걸린 것 같아서 반드시 토해 내고야 마는” 소식의 성격을 잘 알고 있던 소철은 유배길을 떠나는 형에게 신신당부했다. 구설수에 오르지 않도록 글과 말에 조심하고 또 조심하라고. 호방한 성격의 소식이었지만 충정심이 나라에 죄를 얻은 상황이라, 폄적(貶謫·벼슬자리에서 내치고 귀양 보내다) 초기에 그는 글을 한 줄도 지을 수 없었다. 그는 “문을 닫고 외부와의 출입을 끊은 채 놀란 혼백을 가다듬고 물러나 엎드려 있었다.” 붓을 놓은 일은 외부와의 완전한 관계 단절을 의미했고, 또한 자기 존재의 의의까지 회의하게 만든 일이었다. 폄적은 그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가족을 부양하는 경제력의 원천인 관직을 잃자 소식의 가족들은 갑작스레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졌고, 설상가상으로 동생·친척과의 이산 및 지인의 죽음은 인생무상으로 엄습했다. 폄적은 소식으로 하여금 다른 경계로 자신을 밀어붙이는 어떤 문턱에 서게 만든 경험이었다. 소식은 불교 서적을 읽고, 근처 절을 찾아가 향을 피우고 고요히 앉아 묵상에 잠겼다. “깊이 성찰하여, 대상과 자아를 잊고 몸과 마음이 모두 텅 비는 경지에 이르기”까지, 안팎으로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워지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또 소식은 지인의 도움으로 황주성 동쪽 산비탈의 황무지를 사서, 그곳을 ‘동파’(東坡)라 이름하고, 자신을 ‘동파거사’(東坡居士)라고 불렀다. 우리에게 이름보다 더 유명한 ‘동파’라는 호가 탄생한 시점이다. 이 시기 소식의 두 벗은 ‘도연명집’(陶淵明集)과 ‘유종원집’(柳宗元集)이었고, 그는 스스로를 도연명에 비유하며 세속적인 욕심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그리고 이런 깨달음은 저절로 흘러넘쳐 글이 되었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황주성 밖의 적벽에서 뱃놀이를 하다가 지은 ‘적벽부’(赤壁賦)다. “손님도 저 강물과 달을 아는가? 흘러가는 것은 이와 같이 쉼 없이 흘러가나 아주 가버려 없어진 적은 없고, 달도 차고 이지러지는 것이 저와 같으나 결국 줄거나 늘어나지는 않았네. 변한다는 각도에서 보면 천지도 일순간을 멈추어 있지 못하지만, 불변한다는 각도에서 보면 만물과 내가 모두 무궁하다네. 그러니 또 무엇을 부러워하겠는가? (중략) 또한 천지간에는 만물에 각기 주인이 있어 만일 나의 소유가 아니라면 비록 터럭 하나라도 가져선 안 될 것이나, 오직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간의 밝은 달만은 귀로 들으면 음악이 되고 눈으로 보면 경치를 이루어 이를 가져도 막는 이 없고 써도 다 없어지지 않으니, 이는 조물주의 무한한 보배요, 나와 그대가 함께 즐겨야 할 것이라네.” 스무 살 무렵부터 ‘장자’를 애독하며 “이 책을 보고 마음을 얻었다.”던 그는, 이제 어떤 외물(外物)에도 얽매이지 않는 ‘거사’를 자처했다. 그리고 사물을 사물로 대하고 사물의 노예가 되지 않는 것을 “사물의 바깥에서 노닌다.”고 말하며, 초월적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하지만 ‘적벽부’에서도 보이듯, 말년의 소식은 변화와 불변의 경계조차 자유로이 가로지르면서 초월적 경지조차도 초월한 듯이 보인다. 그는 이제 억지로 세간과 출세간을 분별하려 하지 않았다. 자신을 둘러싼 인연의 오고 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연에 자신을 있는 그대로 편안히 내맡길 따름이었다. ‘궁이후공’(窮而後工)이라는 구양수의 표현대로, 소식의 문장은 궁함을 통해 하나의 궁극에 이르게 된 것이다. 최정옥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국방개혁안 서먼에 가로막혔다?

    국방개혁안 서먼에 가로막혔다?

    국방부가 오는 16일부터 시작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때 국방개혁안에 포함된 상부 지휘구조 개편 모델을 시범 적용하기로 했지만 미군이 제동을 걸고 나선 사실이 5일 뒤늦게 알려졌다. 국방부는 지난 2일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에게 국방개혁안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번 UFG 연습 때 상부 지휘구조 개편안에 따른 훈련을 진행하고 싶다.’고 의사를 타진했지만 서먼 사령관이 난색을 표명했다고 군의 한 소식통이 전했다. 서먼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달 14일 취임한 이후 처음 이뤄지는 대규모 연합 훈련을 통해 한·미 작전계획이 제대로 실현되는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그는 특히 국회에서 국방개혁안 심의가 지지부진한 실정 등도 함께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UFG 연습은 한미연합사가 주관하며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한국 방위를 위한 동원 계획 및 작전 계획 수행 절차 숙달을 목적으로 실시하는 정부·군사 분야 종합 지휘소 연습이다. 국방부는 당초 국방개혁 관련 5개 법안에 대한 국회 심의가 진척을 보이지 않자 국방장관 출신인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 등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 6월 한국군 단독으로 시행한 태극 연습에 이어 한·미 연합훈련인 UFG 기간에 상부 지휘구조 개편 형식을 시범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국방부는 북한의 도발을 상정한 훈련에서 연합사령관의 지휘에 따라 각 군 참모총장이 작전사령관 역할을 맡는 지휘구조 개편안을 적용한 훈련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 관련 법안 처리를 독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훈련의 작전지휘권을 갖는 서먼 사령관의 반대에 따라 국방부의 국방개혁 일정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군 소식통은 “서먼 사령관의 반대로 차질이 생겼다.”면서 “한·미 연합훈련 형식은 유지하면서 한국군 내 지휘계통은 국방개혁안에 맞춰 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서먼 사령관이 국방개혁안 자체나 UFG 훈련에 상부 지휘구조 개편안을 시범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면서 “전임 샤프 사령관 때부터 미국 정부는 일관되게 국방개혁안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며 이에 따라 당초 예정대로 이번 훈련에서 상부 지휘구조 개편안을 시범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설] 발암물질 나온 캠프 캐럴 조사범위 넓혀야

    경북 칠곡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 지하수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트리클로로에틸렌(TCE)이 검출됐다. 한·미 공동조사단은 어제 이 같은 내용을 비롯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공동조사단은 캠프 캐럴 내에 고엽제 드럼통을 매립했다는 증언이 나오자, 지난 6월 2일부터 영내를 조사해 왔다. 6개 지하수 관정에서 시료를 채취해 정밀 조사한 결과 5개 관정에서 먹는 물 기준치를 초과하는 TCE가 검출됐다. TCE는 자연상태에서는 발생되지 않고 인공적으로 생성되는 물질이다. TCE가 검출됐다는 점에서 유독화학물질이 캐럴 기지 땅속에 묻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매우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공동조사단은 다이옥신도 미량이지만 검출됐다고 밝혔다. 캐럴 기지 내 헬기장 잔여지역(B구역)과 D구역 등에 대한 지구물리 탐사결과 10여곳에서 고엽제 매립 흔적을 추정할 수 있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번 조사내용은 나름대로 의미도 있지만 칠곡 주민은 물론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는 데에는 미흡하다. 미국 언론에 처음으로 고엽제 드럼통을 매립했다고 밝혔던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는 지난달 말 현장을 방문해 “고엽제 드럼통을 매립한 지점은 한·미 공동조사단이 조사하는 지역 밖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공동조사단은 조속한 시일 내에 하우스가 지적한 곳을 반드시 조사하는 등 조사대상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의혹을 없애기 위해서는 시간은 다소 걸리더라도 땅을 직접 파서 조사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그래야 불필요한 의혹이 줄어들 수 있다. 또 30여년 전에 매립했다는 고엽제 드럼통을 발굴해 어디로 가져갔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혀야 한다. 현재도 남아 있는 것인지, 어디로 옮긴 것인지 공개해야 의혹이 풀릴 수 있다. 특히 오염 원인 제공자인 미군 측은 사실을 제대로 밝히는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 美 상원, 한·미 FTA ‘9월 처리’ 합의

    미국 상원의 여야 지도부가 3일(현지시간) 한국 등 3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다음 달에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넬 공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리드 대표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의회 휴회(9월 6일까지)가 끝난 직후 무역조정지원(TAA) 제도 연장안을 처리한 뒤 3개 FTA 이행법안을 처리하는 ‘추진계획’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성명에서 리드 대표는 “나는 TAA가 처리될 때까지는 FTA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혀 TAA 처리를 전제로 FTA 처리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매코넬 대표는 “나는 TAA를 지지하지는 않으나 이에 대한 초당적인 지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혀 TAA를 처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성명을 통해 “상원에서 추진계획이 합의된 것은 큰 장애물이 사라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미 FTA 상임위인 하원 세입위의 공화당 소속 데이비드 캠프 위원장도 성명에서 “상원의 합의로 오랜 현안이었던 3개 FTA 비준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며 “상원과 백악관은 발표한 추진계획을 9월에 실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행정부는 9월 이행법안 처리를 위해 상·하원 지도자들과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미 의회의 한미 FTA 비준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러나 올초에도 여야가 한미 FTA의 조속한 처리를 공언했지만, 서로 추가적인 전제조건을 내세우면서 무산된 만큼 9월 비준을 장담하기는 이르다는 관측도 있다. 내년 대선 일정 등 정국 흐름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오늘의 경기]

    ■프로야구 ●두산-KIA(잠실)●SK-LG(문학)●한화-롯데(대전)●삼성-넥센(대구 이상 오후 6시 30분) ■펜싱 한미 엘리트 초청대회(오전 9시 부산) ■카누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대회(오전 9시 부여 백제호) ■농구 남녀종별선수권대회(오전 10시 대전한밭체 등)
  • 경기 국비예산 반토막… 현안 사업 차질

    경기 국비예산 반토막… 현안 사업 차질

    내년 경기도의 주요 현안 사업이 예산 삭감으로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1일 도에 따르면 도는 정부 각 부처에 75개 사업 3조 6838억 4600만원의 예산안을 요청했으나 반영된 예산은 전체 58%에 불과한 2조 1508억 3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업가운데 73개 사업이 삭감됐으며, 예산이 늘어난 사업은 국도 대체 우회도로(방산~하중), 평택항 항만배후단지 2단계 조성사업 등 단 2개뿐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가 지연, 포기되는 등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사업에는 특히 평택 주한미군 공여구역 지원사업과 가축매몰지 상수도보급사업 등 시급한 현안이 포함돼 있는 터라 경기도는 예산확보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군 사업의 경우 무려 95.1%가 삭감됐다. 고작 87억 9000만원으로 미군기지 이전사업 등을 추진하게 돼 사업 지연에 따른 주민 반발이 예상된다. 또 구제역 매몰지 관련 예산도 44%인 584억 6200만원만 반영돼 여름철 오염 차단에 비상이 걸렸다. 또 서해안을 해양관광지로 개발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화성 제부항 마리나 사업도 전체 예산 112억원중 47억원밖에 반영되지 않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로및 철도 개설 사업 예산도 줄줄이 삭감됐다. 동탄~기흥 간 도로 확·포장 사업 등 국가지원 지방도 7개 사업 예산은 국토해양부 심의 과정에서 1399억원에서 729억원으로 47.8%가 삭감됐으며, 여주~양평 간 중부내륙 고속도로 개설 사업 등 광역도로 5개 사업 예산도 1048억원에서 484억원으로 53.8%나 삭감됐다. 분당선 연장(오리~수원) 복선전철사업, 신안산선(여의도~시흥시청) 복선전철 등 일반·광역철도 16개 사업은 도가 신청한 1조 3741억원에서 9394억원으로 31.6%가 잘려나갔다. 무려 절반 가까운 예산이 삭감되자 경기도가 ‘아니면 말고’식으로 무리하게 예산을 신청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실련 경기도협의회 박완기 사무처장은 “중앙정부의 감세정책과 4대강 사업 등으로 지방에 대한 전체적인 지원 폭이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자체도 이런 부분들은 고려해서 사업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한 후 예산을 신청해야 한다. 합리성이 결여된 국비 신청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수마 휩쓴 뒤… ‘쓰레기 쓰나미’ 공포

    수마 휩쓴 뒤… ‘쓰레기 쓰나미’ 공포

    사상 최대의 장마와 ‘100년 단위’의 물난리가 전국을 ‘쓰레기와의 전쟁’ 현장으로 몰아넣었다. 수마가 휩쓸고 간 서울 도심과 경기 북부, 인천 해안, 강원 산간 등 곳곳에 거대한 쓰레기장이 생겼다. 해당 자치단체 공무원과 군 장병, 주민 자원봉사자가 모두 나서 악취 나는 쓰레기를 치우고 검은흙 찌꺼기를 물로 닦았다. 그러나 한강과 임진강을 통해 인천·강화의 서해안으로 떠내려온 폐기 부유물은 서둘러 치우지 않으면 연근해를 심각하게 오염시킬 것으로 보인다. 31일 인천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 앞바다에서는 기중기 3~4대가 서해의 쓰레기를 연신 퍼올렸다. 주변에는 쓰레기가 먼바다로 나가지 못하도록 가림막을 설치했지만, 쓰레기 더미는 가림막을 따돌린 채 둥둥 바다 위를 떠다녔다. 쓰레기 수거 속도보다 흘러나가는 양이 더 많은 탓에 기중기들은 쉴 틈도 없이 물과 트럭 사이를 바쁘게 오갔다. 인천시는 수도권에서 떠내려온 각종 쓰레기양을 1만여t으로 추산했다. 장마 직후 하루에 85t을 처리했고 이번 집중호우 때에는 사흘 동안 250t을 건져 올렸다. 청소량이 쓰레기 발생량보다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경기 동두천 일대에서는 주한미군을 포함한 2000여명이 건물과 골목의 쓰레기를 치웠다. 젖은 가재도구와 어디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는 쓰레기 더미가 뒤엉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 주택가 등지에서도 쓰레기 청소가 3일째 계속됐다. 서초구는 총 3800t을 수거했다. 군 장병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인지 많이 정리된 것으로 보였다. 강원 일대의 댐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저수지 부유물에 대한 처리 작업에 나섰다. 인천시는 서울시, 경기도와 함께 해양 쓰레기 처리비용으로 연간 55억원을 확보했지만, 이미 처리 비용은 15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올해 댐과 하천·하구 쓰레기 정화에 국비 76억원을 포함해 총 250여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수해 때 발생한 쓰레기는 쉽게 부패하기 때문에 수일 안에 처리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방역 작업이라도 철저히 해야 수질 오염, 전염병 발생 등 제2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학준·신진호기자 kimhj@seoul.co.kr
  • “北, 아이패드 시범서비스 내년초 평양서 사용 가능”

    “北, 아이패드 시범서비스 내년초 평양서 사용 가능”

    “북한이 아이패드 등을 활용하기 위해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시범 시행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지난달 8~15일 미국학자 5명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한반도 전문가 에이브러햄 김(41) 한미경제연구소(KEI) 부원장을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KEI 사무실에서 만나 대북 제재강화 이후 북한 경제 상황 및 통신시설 변화 등에 대해 들어봤다. →북한 경제상황은. -생각보다 활성화돼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경제제재 때문에 투자에 어려움은 없는지 물었는데 한 외국인 사업가는 “북한에서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구할 수 있다. 다만, 경제제재 때문에 가격이 조금 비쌀 뿐이다.”라면서 웃더라. 특히, (북한에서 독점적으로 휴대전화 사업을 하는) 이집트 오라스콤사 측과 접촉했는데 북한 내 휴대전화 가입자가 올해 60만명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방문객을 위해 ‘방문객 휴대전화 서비스’를 한다고 했다. 더 재밌는 건 오라스콤 관계자가 아이패드로 인터넷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인터넷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나. -오라스콤에 따르면 지금 (이동식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베타 테스트(정식 서비스 전에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심칩을 개발 중인데 이것을 (기기에) 넣으면 평양에서 아이패드를 쓸 수 있다고 했다. 내년 초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더라. →북한 정권이 통신기기를 기반으로 한 ‘재스민 혁명’식의 움직임을 경계할 텐데. -(북한 내에서) 인터넷은 외국 사람이나 고위층만 쓸 수 있을 것 같다. 북한 정권의 반응이 궁금해 “아이패드를 들고 평양사람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인터넷을) 확인할 수 있으면 북한 정부에서 걱정을 안 하느냐.”고 물어봤더니 (오라스콤 관계자는) “오히려 북한 정부가 (인터넷 서비스 개발을 위해) 계속 지원하고 있다.”고 하더라. 다만, 가입자가 얼마나 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북한 식량난을 직접 확인했나. -평안남·북도의 농촌지역을 둘러볼 수 있었는데, 식량난이나 기근 등의 징후는 목격하지 못했다. 하지만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함경도 지역을 둘러보지 못해 북한 전역의 식량 사정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 징후들이 있던가. -평양에는 역시 중국 사람들이 많았다. 호텔에서 파는 물건의 가격 표시는 유로화로 돼 있지만 잔돈을 거슬러 줄 때 주로 중국돈으로 줬다. 중국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 중국돈만 도는 것 같았다. 워싱턴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6자 - 북·미 대화하자며… 北, 27일 대규모 군사훈련 왜

    북한이 서해에서 대규모 육·해·공 합동 훈련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26일 “북한 평안남도 남포 해군 기지와 온천 공군 기지에 지난 주부터 북한군 함정과 전투기, 병력이 대거 집결해 군사훈련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면서 “정전협정 58주년인 27일쯤 상륙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서해 남포 갑문 주변에 상륙함정과 공기부양정, 전투함 등 20여척을 대기시키고, 강원도 원산기지에 있는 미그21 전투기를 온천 비행장으로 옮기는 한편 우리의 해병대에 해당하는 해상저격여단과 육군 부대 병력들을 대거 집결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7월 27일을 전승기념일로 부른다. 그러나 기념일을 전후해 대규모 합동훈련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소식통은 “북한군이 통상 하계훈련을 하지만 정전협정 체결일에 즈음해 합동훈련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우리 군이 지난달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창설한 것에 대한 맞대응 성격도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7월 말이면 하계훈련 성격으로 지상군은 기계화부대의 소규모 전술훈련을, 해군은 함정 기동 및 전술훈련을, 공군은 지원기 위주의 저조한 비행훈련을 따로따로 실시해 왔다. 이례적인 대규모 합동훈련을 두고 군사전문가들은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과 다음달 16일부터 진행되는 한미연합군사령부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지난 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남한과의 첫 비핵화 회담에 이어 북·미 대화를 시도하는 북한이 강온 양면책을 구사하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와 함께 내부적으로 주민들의 경각심을 상기시켜 체제 결속으로 연결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북한은 최근 주민들에게 군량미 지원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경고, 내부 결속, 군부에 대한 장악력 등을 제고한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으로 볼 수 있다.”면서 “다만 6자 회담 재개 움직임, 북·미 대화를 앞두고 무모한 군사도발을 벌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도 북한군의 대규모 이동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붕우 합참 공보실장은 “북한군의 구체적인 동향을 확인해줄 수는 없다.”면서도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북한에서도 아이패드 시범사용중” 에이브러햄 김 한미경제연구소 부원장

    “북한에서도 아이패드 시범사용중” 에이브러햄 김 한미경제연구소 부원장

     “북한이 아이패드 등을 활용하기 위해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시범 시행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지난달 8~15일 미국학자 5명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한반도 전문가 에이브러햄 김(41) 한미경제연구소(KEI) 부원장을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KEI 사무실에서 만나 대북 제재강화 이후 북한 경제 상황 및 통신시설 변화, 외국인 사업가 반응 등에 대해 들어봤다.    북한 경제상황은.  -생각보다 활성화돼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경제제재 때문에 투자에 어려움을 없는지 물었는데 한 말레이시아 사업가는 “북한에서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구할 수 있다. 다만, 경제제재 때문에 가격이 조금 비쌀 뿐이다.”라면서 웃더라. 특히, (북한에서 독점적으로 휴대전화 사업을 하는) 이집트 오라스콤사 측과 접촉했는데 북한 내 휴대전화 가입자가 올해 60만명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방문객을 위해 ‘방문객 휴대전화 서비스’를 한다고 했다. 더 재밌는 건 오라스콤 관계자가 아이패드로 인터넷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인터넷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나.  -오라스콤에 따르면 지금 (이동식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베타 테스트(정식 서비스 전에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심칩을 개발 중인데 이것을 (기기에) 넣으면 평양에서 아이패드를 쓸 수 있다고 했다. 내년 초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더라.    북한 정권이 통신기기를 기반으로 한 ‘재스민 혁명’식의 움직임을 경계할텐데.  -(북한 내에서) 인터넷은 외국 사람이나 고위층만 쓸 수 있을 것 같다. 북한 정권의 반응이 궁금해 “아이패드를 들고 평양사람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인터넷을) 확인할 수 있으면 북한 정부에서 걱정을 안 하느냐.”고 물어봤더니 (오라스콤 관계자는) “오히려 북한 정부가 (인터넷 서비스 개발을 위해) 계속 지원하고 있다.”고 하더라. 다만, 가입자가 얼마나 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북한 식량난을 직접 확인할 기회가 있었나.  -평안남·북도의 농촌지역을 둘러볼 수 있었는데, 식량난이나 기근 등의 징후는 목격하지 못했다. 하지만,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함경도 지역을 둘러보지 못해 북한 전역의 식량 사정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 징후들이 있던가.  -평양에는 역시 중국 사람들이 많았다. 호텔에서 파는 물건의 가격 표시는 유로화로 돼 있지만 잔돈을 거슬러 줄 때 주로 런민비(중국돈)로 줬다. 중국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 중국돈만 도는 것 같았다. 워싱턴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고엽제 폭로’ 퇴역 미군 “광탄면 일대 살포” 증언

    고엽제 매립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방한 중인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와 필 스튜어트가 26일 경기 파주시 광탄면에 위치했던 캠프 피터슨과 캠프 이선 앨런 등 미군기지 터 2곳을 방문해 고엽제 살포설을 거듭 제기했다. 공병대대 장교 출신인 스튜어트는 광탄면에 도착해 지난 1968년 자신이 근무했던 캠프 피터슨의 위치를 가리키며 “42년 만에 처음 방문하니 많은 게 달라져 상세한 지형 파악은 어렵다.”면서 캠프 피터슨이 있었던 광탄면 일대 사진을 제시했다. 또 “캠프 피터슨 위쪽 산에는 헬리콥터로 고엽제를 뿌렸고, 부대 부근 수풀이 우거진 울타리에는 병사들이 직접 살포했다.”고 증언했다. 스튜어트는 “장교였던 만큼 직접 뿌리지는 않고 감독만 했다.”면서 “고엽제가 이렇게 해로운지 알았다면 미군이나 한국군에게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부대 수송부에는 55갤런짜리 드럼통 200~300개가 있었다.”면서 “최소 한 달에 한 번꼴로 살포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장 방문에는 시민단체 ‘고엽제 대책회의’ 이광실 대표와 민노당 홍희덕 국회의원 등 10여명이 동행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선거법에 가로막힌 병영학습 지원

    장병들이 온라인으로 대학강의를 들으면, 경기도가 학점을 인정해주는 방안이 선거법에 가로막혔다. 이는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병영문화를 혁신하자는 움직임에 반한 것이어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반면 주한미군은 장병들에 대한 온라인 학위과정 운영 등을 강화함으로써 범죄율이 감소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군 장병들의 자기계발을 돕기 위해 지난해 10월 육군 3군사령부와 용인대, 한국폴리텍대학 등과 협약을 체결하고 ‘행복학습 희망병영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희망병영사업은 대학생 장병이 군복무 기간에도 대학 학점을 취득할 수 있도록 원격강의 수업료를 지원하는 사업과 상근 예비역의 취업연계 직업교육, 군부대의 인문학 교양강좌 등 3개 분야로 이뤄져 있다. 경기도와 용인대는 해당 학생이 3군사령부 예하부대인 51사단과 55사단에 근무할 경우 사이버지식정보망을 활용한 원격강좌 수강과 군 자체 병과 교육을 이수하면 2년에 최대 12학점을 인정해 주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도는 원격강좌를 듣는 군 장병에게 수강료의 30%를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학생 군인에게 수강료를 지원하는 방안이 현행 공직선거법에 저촉되는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경기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자체가 원격강의 수강료를 직접 지원하는 것은 결국 개인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직선거법 제112조의 기부행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용인대에 원격강의 사업비를 지원해 수업료 인하를 유도하는 간접지원 방식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반면 의정부·동두천·평택시 등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 미 2사단은 장병들에 대한 ‘REAL(Responsible, Educated and Alcohol Limiting) 프로그램’을 운영해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REAL 프로그램은 미국 정부의 학비 지원을 받아 부대 안의 교육시설에서 학·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한 장병 교육과정으로, 장병들은 언제 어디서든 온라인으로 학위과정의 강좌를 들을 수 있다. 미 2사단은 이 프로그램 도입 이후 각종 범죄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4월∼올해 3월 1년 동안 폭행 등 대인범죄는 325건으로 앞서 1년 동안(2009년 4월∼2010년 3월)의 936건보다 65% 줄었으며 성범죄와 음주운전도 각각 95건에서 35건으로, 41건에서 19건으로 줄었다. 현재 5000여명의 주한 미군 장병들이 온라인 학위과정을 밟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군복무 대학생들에게 교육기회를 주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지만 지원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뒤늦게 알았다.”면서 “곧 보완책을 마련하겠지만, 현실을 떠난 현행법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고엽제 매립 폭로’ 前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 국회 증언

    ‘고엽제 매립 폭로’ 前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 국회 증언

    경북 왜관의 캠프 캐럴 주한 미군기지에 고엽제 매립 의혹을 처음 제기한 전 주한미군 출신 스티브 하우스(55)는 25일 “매립 위치에 대한 의혹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 주한 미군 고엽제피해자 국회 증언대회’에 참석, “진실규명을 위한 신속한 조사를 돕기 위해서”라며 복무 당시 고엽제 매립 상황을 힘겹게 털어놓았다. 증언대회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고엽제대책회가 주최했다. ●“배수로에 고엽제 정기적 살포” 그는 고엽제 영향 탓에 “건강상태가 매우 안 좋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캠프 캐럴에서 건설 중장비 기사로 근무하면서 1978년 2월부터 6개월 동안 일주일에 2~3차례 헬기장 뒤 D구역에 참호를 파고 외부에서 들어온 55갤런짜리 드럼통 수백개를 매립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드럼통에는 오렌지색 줄과 노란색 글씨로 ‘화학물질, 형태: 오렌지’, ‘1967년’, ‘베트남’이라고 써 있었다고도 했다. 이어 “드럼통은 녹슬거나 새고 있었고 매립 기간 동안 나와 동료들은 피부발진을 일으켰고 심하게 기침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매립이 끝나고 6개월 뒤 현장을 방문했을 때 주변 산등성이 채소들이 모두 말라 죽었고 새와 토끼도 떼로 죽어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7일간 24시간 인슐린을 맞아야 한다. 녹내장, 피부발진 등을 앓고 있다.”고 덧붙였다. 1968년부터 1969년까지 한국에서 근무했던 필 스튜어트(63) 전 미군 대위는 “고엽제가 든 드럼통들이 중대 트럭에 실려 캠프 피터슨 밖으로 나가는 것을 여러 차례 봤다. 부하들은 도로변 배수로 등에 정기적으로 고엽제를 살포했다. 고엽제가 살포된 배수로 물이 근처 개울로 흘러들어가 마을 주민들에게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스튜어트 역시 고엽제에 노출된 까닭에 백내장, 당뇨병 등 갖가지 질환을 앓고 있다. ●“동료 6명 증언 의사 있다” 하우스는 질의응답에서 고엽제가 담긴 드럼통을 묻은 곳을 찾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묻은 방향을 찾느라 조금 헤맬 수 있겠지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자신과 스튜어트 외에도 고엽제로 고통받는 당시 동료들이 6명이나 된다고 주장하며 “그들 모두 한국에 와서 증언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친분 없는데 합의하에 성관계 주장 납득 안돼” 1심 유죄→ 2심 무죄→ 대법, 원심파기 유죄

    “친분 없는데 합의하에 성관계 주장 납득 안돼” 1심 유죄→ 2심 무죄→ 대법, 원심파기 유죄

    대법원 제3부(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25일 이웃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한미연합사 소속 최모(41) 소령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새벽 별다른 친분이 없는 여성의 집에 들어가 거부감 없이 성관계를 맺었다는 피고(최 소령)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1심서 유죄, 2심서 무죄를 선고한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이다. 최 소령은 지난 2008년 6월 새벽 남자친구와 말다툼한 뒤 혼자 남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1심은 유죄를, 2심은 무죄를 각각 선고받았다. 성폭행 혐의에 대해 최 소령은 “피해 여성이 남자친구와 심하게 다툰 뒤 아무런 인기척이 없어 걱정이 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다 합의에 의해 성관계를 맺었다.”고 반박했다. 1심은 “최 소령이 자신의 입을 막고 ‘소리지르지 말고 엎드려’라고 협박한 뒤 성폭행을 했다.”는 피해 여성의 진술을 토대로 유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한 피해 여성의 진술이 바뀌었다는 점 등을 들어 무죄 판결을 했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재판에서 증언이 사건 발생 이후 6~10개월 이후 이뤄져 피해 여성이 당시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美·中·日 한반도 전문가 긴급진단

    美·中·日 한반도 전문가 긴급진단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남북한 비핵화 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 해빙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발리 남북 접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향후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서는 신중했다. 중국 전문가들이 “동력이 생겼다.”며 의미를 부여했지만, 미국과 일본 전문가들은 6자회담 재개까지 이어질지는 시기상조라며 온도 차를 보였다.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소장 →6자회담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번 만남은 3단계 6자회담 재개 방안의 첫 단계를 의미한다. 이것이 3단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전보다는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았나. -낙관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북한은 6자회담보다는 미국과의 1대1 협상을 선호해 왔다. 6자회담을 통해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는 정치적 조건들이 현재는 성숙돼 있지 않다. →남북 수석대표가 2년 7개월 만에 만난 동기는. -양측이 긴장이 더이상 고조돼서는 안 된다는 압력을 국제사회로부터 받았기 때문이다. →남북이 두어 차례 더 만난 뒤 바로 북·미 대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런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6자회담 재개 위한 장애물은. -아직 공통 의제조차 도출하지 못한 것이다. →대화 무드를 타고 이명박 정부 임기 안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나. -회의적이다. →미국이 대북 식량을 지원할까. -그럴 것이다. ●브루스 벡톨 미 안젤로 주립대 교수 →6자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해결돼야 할 사안들이 있다. 분명하게 비핵화 과정에 들어서야 하고 천안함 사건 등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미국이 북한에 많은 양보를 하지 않는 한 6자회담이 곧 열릴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 →남북 대표가 만난 동기는. -아마도 북한이 일시적으로 도발보다는 외교를 택한 것 같다. →남북이 두어 차례 더 만난 뒤 북·미 대화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와 도발 중단 의지를 보여 주지 않는다면 북·미 간 고위급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다. →한·미가 6자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핵사찰 수용과 핵실험 중단 등을 북한이 수용할까. -수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례를 보면 북한은 핵시설을 완전하고 투명하게 공개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명박 정부 임기 안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까. -가능하다. 북한은 많은 경제적·정치적 양보를 기대할 것이다. ●진징이 베이징대 교수 →6자회담이 곧 재개될까.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동력이 생겼으니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공전돼 당사국들의 재개 욕구가 크다는 점에서 이번 접촉으로 변화의 기운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6자회담이 재개되면 일단 대화가 단절되지 않도록 하는 각국의 자제와 노력이 필요하다. →중국의 역할은. -지금까지도 중국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의장국으로서 각 국을 상대로 재개조건 마련을 위해 노력하자고 주장해 왔다. 이번 남북 접촉을 계기로 중국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북·미 대화 가능성은. -일단 남북 대화가 시작됐으니 조만간 움직임이 있지 않겠는가. 북·미 대화는 북한이 더 적극적인 만큼 미국이 수용하면 곧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관건은 한국 정부의 입장인데 한국으로서도 일단 남북 대화가 시작돼 순차적 대화 명분을 살린 만큼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장롄구이 중국 중앙당교 교수 →6자회담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6자회담 재개는 중요하지 않다. 북한의 목적은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에 대화가 재개돼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 6자회담 재개 이후의 성과가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재개했을 때의 안건이 관건이 될 것이다. 북한의 행태로 봤을 때 북한의 비핵화가 과연 안건으로 채택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북한이 이미 6자회담 재개에 동의했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의 합의에 따라서는 곧 재개 수순에 돌입할 수도 있다. →북한은 아직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을 사과하지 않았는데. -북한은 끝까지 사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결국 한국이 전제조건을 포기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한국 정부 역시 부담 때문에 거둬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고집을 받아들일지 고민에 빠져 있을 것이다. →북·미 대화 전망은. -북한은 핵무기 보유를 전제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이를 받아들이겠는가. 미국의 결단이 중요하다.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양측의 불신이 너무 깊기 때문이다.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 →6자회담 재개 전망은. -남북 대화와 6자회담은 내년 2~4월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북한은 내년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맞아 강성대국 대문을 여는 해를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6자회담을 재개하려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3월 핵안보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런 큰 행사만으로도 볼 때 내년에는 남북 간에 대화 국면이 전개될 것이 분명하다. →6자회담 재개하는 데 걸림돌은. -남북한은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을 계기로 수면하에서 논의를 본격화할 것이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 여부가 걸림돌이 될 것이지만 오히려 이런 과제가 놓여 있어 남북한이 정치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명분이 된다.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은. -남북한의 대화 국면이 지속되면 이명박 정권에서 남북 정상회담도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북·일 관계는 어떻게 될까. -북·일 관계는 납치 문제로 인해 당분간 답보 상태에 빠질 것이다. 일본 정부가 먼저 나서서 북한에 대화를 제기하기에는 힘들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6자회담과 남북회담에서 커다란 진전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일본과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베이징 박홍환·도쿄 이종락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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