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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기석의 외교 통일 수첩] 평양 비우고 군사행보 이어가는 김정은… 이유는

    [박기석의 외교 통일 수첩] 평양 비우고 군사행보 이어가는 김정은… 이유는

    올해 공개활동의 절반이 군사행보… 지난해보다 급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평양 내 활동, 경제행보 피해진정되면 경제행보 재개하나 도발 수위도 높일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사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이 10일 보도함에 따라 약 3주 만에 군사 행보를 이어갔다.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지난달 21일 전술지대지미사일 시험사격 지도 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올해 들어 14차례 공개 일정을 소화했는데 이중 7차례가 군사 행보였으며, 공개 활동의 대부분은 평양 밖에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평양 밖에서 군사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코로나19 사태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올해 군사 행보 비중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다. 김 위원장의 올해 1분기(1~3월) 공개 일정 13차례 중 군사 행보는 6차례로 약 46%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에는 공개 일정 26차례 중 군사 행보가 5차례로 약 19%였다. 특히 올해 경제 행보는 단 2차례로, 지난해 4분기 11차례였던 것에 비해 급감했다. 지난 1월 순천린비료공장 건설현장을 현지 지도하고, 3월 17일 코로나19에 대응해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연설한 것이 올해 경제 행보의 전부다. 반면 김 위원장은 지난해 4분기 군 항공 및 반항공군 경기대회와 훈련을 참관하고 초대형방사포 시험 사격을 현지 지도하면서도 삼지연군과 금강산관광지구,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등을 두루 시찰하며 경제 행보를 이어갔다. 김 위원장이 올해 군사 행보에 주력하다보니 동선도 동부·서부전선에 집중됐다. 김 위원장은 올해 첫 군사 행보로 지난 2월 28일 동부전선에서 군부대 합동타격훈련을 지도했다. 3월 2일과 9일 각각 강원도 원산과 함경남도 선덕에서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고, 13일 제7군단과 제9군단 관하 포병부대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참관했다. 제7군단은 함경남도 함흥, 제9군단은 함경북도 청진에 있으며 포사격대항경기는 동해안에서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3월 17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하고 서부전선으로 이동했다. 같은 달 20일 서부전선 대연합부대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지도했고, 21일 평안북도 선천 일대에서 전술지대지미사일 시험 사격을 참관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공개 행보를 하지 않다가 북한 매체가 10일 김 위원장이 군단별 박격포병구분대의 포사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하면서 약 3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포사격훈련의 일시와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하루 시차를 두고 보도하는 북한 매체의 특성 상 지난 9일 평양 밖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평양을 벗어나 군사 행보를 개시한 시점은 북한에서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시작하던 때와 겹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순천린비료공장 건설현장을 현지 지도한 후 같은 달 28일 북한이 코로나19 국가비상방역체계 전환을 선포하자 경제 행보를 멈췄다. 북한은 2월 1일부터 외교관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을 격리하고 평양 시내 호텔과 상점, 식당 등에서 외국인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했다. 같은 달 김 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 즈음 금수산태양궁전 방문,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 참석 등 평양에서 필수 일정만 챙긴 뒤 군사 행보를 개시했다. 이후 북한이 3월 초 평양에서 무증상 외국인에 대한 격리를 해제하자 김 위원장은 같은 달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했다. 이달 초 북한은 평양에서 외국인의 호텔과 상점, 식당 방문을 허용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지난 몇 달 간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높은 평양을 피해 민간인의 통제가 가능한 군부대 인근에서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군사 행보에 치중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경제 행보를 하면 많은 사람과 접촉하게 되지만 군 부대는 통제가 가능하다”며 “경제 행보에 따른 감염 위험이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북한이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건설을 할 여력이 없어 김 위원장의 경제 행보도 중단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경제 행보를 하려면 재원이 있어야 하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국과의 교류가 사실상 끊기고 장마당 활동도 위축돼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에 김 위원장은 군사 행보에 집중하고 김재룡 내각총리 등 관료가 경제 챙기기에 나서는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경제 행보를 재개하겠지만, 군사 행보의 수위도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당 중앙위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전략무기’를 보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올해 들어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방사포의 시험 발사 등 비교적 저강도 무력 시위만 이어가고 있다. 조성렬 자문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김 위원장이 경제 행보를 늘리겠지만 군사 행보에서도 변화를 줄 수 있다”며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된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돼 대규모로 진행되면 북한이 새로운 전략무기를 시험발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김여정 “훈련, 자위적 행동…겁 먹은 개, 청와대 저능한 사고 경악”

    김여정 “훈련, 자위적 행동…겁 먹은 개, 청와대 저능한 사고 경악”

    김여정 “靑 ‘강한 유감’ 발언, 남측 전체에 불신·증오·경멸 증폭” 김여정 명의 첫 담화…“적반하장의 극치…대통령 직접 입장표명 안해 다행”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실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3일 담화에서 최근 북한의 화력전투훈련을 자위적 차원이라고 주장하면서 청와대의 우려 표명을 ‘겁 먹은 개’에 비유하며 거칠게 비난했다. 2012년 김정은 위원장의 공식 집권과 함께 등장한 김여정 제1부부장이 본인 명의의 담화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제1부부장은 이날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지난 2일 인민군 전선장거리포병부대의 화력전투훈련에 대해 “나라의 방위를 위해 존재하는 군대에 있어서 훈련은 주업이고 자위적 행동”이라면서 “우리는 그 누구를 위협하고자 훈련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제1부부장은 그러면서 “남쪽 청와대에서 ‘강한 유감’이니, ‘중단 요구’니 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우리로서는 실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이며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비난했다.김 제1부부장은 특히 한국도 합동군사훈련을 자주하고 F-35 등 첨단 전투기를 들여온 것을 지적하며 “청와대의 비론리적이고 저능한 사고에 강한 유감을 표명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라면서 “청와대의 행태가 세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또 “자기들은 군사적으로 준비돼야 하고 우리는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는 소리”라면서 “청와대의 이러한 비논리적인 주장과 언동은 개별적인 누구를 떠나 남측 전체에 대한 우리의 불신과 증오, 경멸만을 더 증폭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여정 “하는 짓거리 완벽히 바보스러워…겁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어” 김 제1부부장은 이어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하는 짓거리 하나 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가”라면서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이라고 비꼬았다.다만 청와대의 이러한 반응이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김 제1부부장은 또 이달 초 열리려던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를 거론하면서 “남조선에 창궐하는 신형코로나비루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연기시킨 것이지 그 무슨 평화나 화해와 협력에 관심도 없는 청와대 주인들의 결심에 의한 것이 아닌 것은 세상이 다 안다”고 지적했다. 김 제1부부장은 또 “강도적이고 억지 부리기를 좋아하는 것은 꼭 미국을 빼닮은 꼴”이라면서 남한이 동족보다 동맹을 더 중히 여긴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문 대통령 내외와 함께 관람하기도 했던 김 여정은 2018년 2월 김 위원장의 특사로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하는 등 남북 정상회담의 견인차 역할을 해 주목을 받았다.그는 그동안 당 선전선동부에서 부부장에 이어 제1부부장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기점으로 권력의 정점인 조직지도부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업무를 담당하는 그가 남측을 향해 직접 비난 담화를 발표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오른팔로 정책 결정과 국정운영 전반을 관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신은 앞서 이날 김 위원장이 전날 전선 장거리포병부대의 방사포 발사 훈련을 직접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대만족’을 표시하면서 “사회주의위업의 승리는 강력한 군사력과 전쟁 억제력에 의해 담보된다”고 말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청와대는 전날 북한의 발사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주재로 긴급관계부처 장관 회의를 진행한 뒤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초래하는 행동을 취한 것은 한반도 군사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한 우려와 함께 발사 중단을 촉구했다.정부는 일단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시험 발사가 ‘9·19 군사합의’에 위반되지 않는 만큼 이번 무력시위가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3·1절 기념식 축사에서 코로나19 국면에서 북한과 보건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고 9·19 군사합의 등 남북의 기존 합의에 대한 이행을 강조했다. 또 올해 신년사에서는 ‘남북관계 운신의 폭을 넓혀나가겠다’고 강조하며 접경 협력, 개별관광, 철도연결, 스포츠 교류 등을 주요 남북협력사업으로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사업 추진 계획 발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순연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북한의 이번 무력시위가 문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에 대한 ‘답변’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일본 “북한 쏜 건 방사포 아닌 탄도미사일”…북에 “안보리 위반” 항의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북한이 지난 2일 발사한 2발의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규정, 주중 대사관 경로를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북한에 항의했다. NHK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은 이날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지난해 11월 28일 등에 발사한 것과 같은 계열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북한에 대해 “이번 미사일 발사는 일련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것으로 매우 유감”이라고 주중 대사관 경로를 통해 항의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낮 12시 37분쯤 강원도 원산 인근에서 동해 북동 방향으로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약 240㎞, 고도는 약 35㎞로 탐지됐다. 군 당국은 북한이 전날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를 ‘초대형 방사포(북한 명명)’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군 내 코로나19 확진자 25명…9990여명 격리 조처

    군 내 코로나19 확진자 25명…9990여명 격리 조처

    군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총 25명이라고 국방부는 27일 밝혔다. 이날 오후(5시 기준) 군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육군 15명, 해군 2명(해병 1명 포함), 공군 8명이다. 오전(9시30분)까지 확진자 수는 21명이었지만, 오후 들어 4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추가 확진자 4명은 대구 육군 군무원 1명, 대구 공군 간부 1명, 충북 청주 공군 간부 1명, 대구 공군 군무원 1명이다. 앞서 오전에는 경남 창원 육군 군무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군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장병·군무원 총 9990여명을 격리 조처했다. 확진자와 접촉했거나 발열·기침 등 이상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 기준에 따라 격리된 인원은 820여명이다. 당국이 자체적으로 강화한 기준에 의해 격리된 인원은 9170여명이다. 군은 이달 10일 이후 본인이나 가족이 대구와 경북 영천시·청도군을 방문한 장병이거나 군무원일 경우, 예방 차원에서 격리 조처하고 있다. 아울러 야외훈련을 중지하고, 장병 휴가와 외출·외박·면회 등을 통제하고 있다. 앞서 한미 군 당국은 국내 3월 초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연합훈련도 연기한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한미연합훈련 코로나19에 전격 연기…美 “같이 갑시다”

    한미연합훈련 코로나19에 전격 연기…美 “같이 갑시다”

    3월로 예정돼 있던 한미연합훈련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전격 연기됐다.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는 27일 3월 초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코로나19 위기 단계 격상 영향으로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합참·연합사 “별도 공지 있을 때까지 연기” 한미는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을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감염병이 한미연합훈련의 일정에 영향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과 리 피터스 한미연합사 미국 측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에서 공동 발표를 통해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함에 따라 기존 계획했던 한미 연합사령부의 전반기 연합지휘소 훈련을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합참과 연합사는 “한미 동맹에 대한 주한미군 사령부와 한국 합참의 의지는 여전히 철통같이 공고하며 연합훈련을 연기하는 결정은 가볍게 내린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확산 차단 노력과 한미 장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박한기 합참의장이 먼저 훈련을 연기할 것을 제안했다”며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 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이 현 코로나19 관련 상황에 대한 엄중함에 공감하고 연기로 합의해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은 이러한 연기 결정에도 불구하고 한미 동맹은 대한민국 방위를 위해 그 어떤 위협에 대해서도 높은 군사적 억제력을 제공하고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스 공보실장은 브리핑 말미에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고 덧붙였다. 전반기 한미연합훈련 사실상 취소될 듯 한미 군 당국은 훈련을 연기한다고 발표했지만, 코로나19 국내 확산 상황과 향후 일정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전반기 훈련을 취소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예측하기 어렵고, 이후 다른 훈련 일정 등을 고려하면 전반기에 지휘소 훈련 일정을 다시 정해 실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한국군과 주한미군에서 모두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한국군의 확진자는 육군 14명, 해군 2명(해병 1명 포함), 공군 5명 총 21명이다. 주한미군에서는 전날 경북 칠곡의 캠프 캐럴에 근무한 병사가 첫 확진자로 판정됐다. 대구 미군기지에도 많은 미군 장병과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어 미군 측은 기지 출입 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 등 사실상 ‘준폐쇄’ 상태에 돌입했다. 2018년 한미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으로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해 그해 4월에 실시한 바 있다. 2017년 3월 초에 시행된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이 2018년에는 4월로 미뤄진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훈련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속보] 한미연합훈련 코로나19로 연기…감염병 영향 첫 사례

    3월로 예정돼 있던 한미연합훈련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전격 연기됐다.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는 27일 3월 초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코로나19 위기 단계 격상 영향으로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미는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을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감염병이 한미연합훈련의 일정에 영향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北매체, 해외 한미연합훈련 비난… 국내 연합훈련 재개 사전경고?

    北매체, 해외 한미연합훈련 비난… 국내 연합훈련 재개 사전경고?

    북한 선전매체가 17일 해외에서 진행되는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하고 나섰다. 다음 달 예정된 한반도에서의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사전 경고하는 동시에 훈련 진행 시 강도 높은 비난이나 군사 도발을 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혹독한 대가를 초래할 해외연합훈련계획’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남한) 군부 호전광들이 미국의 주도로 미국 본토, 오스트레일리아, 필리핀, 태국, 몽골 등에서 벌어지는 올해 연합군사훈련에는 물론 2021년과 2022년에도 해외 지역에서 진행되는 연합군사훈련들에 적극 참가하려고 획책하고있다”고 했다. 매체는 지난 3일 공개된 국방부의 2020 작전상황연습예산안과 2020 해외연합훈련계획을 인용해 지난해에 비해 올해 해외에서의 연합훈련 횟수와 비용, 병력이 크게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이 지금까지 떠들어댄 ‘대화’와 ‘평화’ 타령이 얼마나 기만에 찬 궤변이었으며 북남(남북) 관계와 조선반도(한반도) 평화과정이 누구에 의해 파탄지경에 빠져들게 되였는가를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적대 행위에 광분하다 못해 침략의 본거지인 미국 본토를 비롯한 해외에까지 나가 한사코 호전적 광기를 부리겠다고 하는 것을 보면 불장난 악습을 떼기가 무척 힘든 모양”이라며 “눈 감고 아웅 하는 식으로 우리의 눈을 피해가며 전쟁연습을 벌인다고 하여 동족을 표적으로 하는 군사적 대결 망동에 평화의 ‘면사포’를 씌울 수는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또 다른 매체 조선의 오늘은 ‘변함없는 흉심의 발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7일 박한기 합참의장이 방한한 제임스 맥콘빌 미국 육군참모총장을 접견한 사실을 전하며 “우리를 겨냥한 군사적 공모 결탁을 운운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조선반도에서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공고한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려면 외세와 야합하여 벌리는 온갖 무모한 군사적 대결 행위를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는 것이 온 겨레의 한결같은 요구”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남조선 군부는 새해 벽두부터 ‘한미동맹’을 부르짖으며 외부로부터 우리 공화국을 선제공격하기 위한 위험천만한 첨단무기들을 계속 끌어들일 것을 획책하고 연합훈련계획들을 노골적으로 추진하면서 동족을 해치기 위한 침략전쟁 준비에 더욱 미쳐 돌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곽병찬의 역사앞에서 묻다] 초강대국 틈에 끼여 있는 한반도… 선택지는 ‘화친’뿐, ‘척화’란 없다

    [곽병찬의 역사앞에서 묻다] 초강대국 틈에 끼여 있는 한반도… 선택지는 ‘화친’뿐, ‘척화’란 없다

    오늘은 음력 1월 17일이다. 1637년 오늘 청태종은 이런 조서를 보냈다. 엿새 전 조선의 인조가 보낸 상서에 대한 답이었다. “운명이 아침저녁에 달려 있는데도 오히려 부끄러운 줄을 모르고 헛소리만 하니 무엇이 유익하겠는가.” “이제 네가 살고자 하느냐. 마땅히 빨리 성에서 나와 항복하라. 아니면 싸우고자 하느냐. 그러면 빨리 나와서 한 번 싸워 보자.” 이 치욕적인 내용 앞에서 인조는 그저 안절부절, 목숨 부지에 골몰했다. “(너희는) 왕왕 우리 군사를 오랑캐 도적이라 하지 않았느냐. …어찌하여 나를 잡지 아니하고, 내버려두느냐.” “양의 바탕에 호랑이 껍질이라는 속담이 참으로 너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더냐.” 청태종의 지적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청을 오랑캐라고 욕하고, 정묘조약을 파기하고, 오랑캐 정벌을 공언한 것도 척화파가 장악한 조정이었고 인조였다. 이튿날(음력 1월 18일) 인조는 항복의 뜻을 밝히되 다만 ‘출성 요구를 거두어 달라’고 애걸하는 내용의 국서를 쓰도록 했다. 출성은 곧 포로라고 여긴 인조는 두려웠다. 이조판서 최명길이 국서를 쓰자, 예조판서 김상헌이 찢었고, 최명길은 다시 붙였다. 그 모습을 본 병조판서 이성구는 분노했다. “화의를 배척하여 나랏일을 이 지경에 이르게 했으니 대감이 적에게 가시오.” 김상헌은 울면서 뛰쳐나갔다. 그해 2월(음력 1월)은 조선 역사상 가장 참혹했다. 남한산성에선 병사와 백성은 추위와 굶주림에 죽어갔고 성 밖에선 수십만 백성이 죽임을 당하거나 노예로 끌려갔다. 조선은 삶은 닭 털 뽑히듯 산 채로 벗겨지고 있었다. 1637년 2월 24일(음력 1월 30일·산성 도피 47일째) 인조가 땅바닥에 엎드려 항복의식을 한 뒤 도성으로 갈 때였다. 포로가 된 1만여 백성이 울부짖었다. “임금이시여, 우리를 버리고 가십니까?” 절규를 외면한 채 돌아온 한양 도성은 “시체가 길거리에 이리저리 널려 있”(인조실록 음력 1637년 2월 1일 자)는 거대한 무덤이었다.“경성에 사는 백성이 가장 혹독하게 화를 당해 남아 있는 자라고는 단지 10세 미만의 어린이와 나이 70이 넘은 사람들뿐인데, 대부분 굶주리고 얼어서 거의 죽게 되었습니다.” 2월 3일 호조의 보고였다. 한성부는 이렇게 요청했다. “백골(白骨)을 묻어 주는 일이야말로 왕정(王政)의 급선무입니다. 적에게 죽은 도성 백성들이 길가에 버려져 있는데, 참혹해서 차마 볼 수가 없습니다. …남정(男丁)을 징발해서 시체를 매장하게 하소서.” 병자호란의 참화는 미물조차 일찍이 예감했던 것이었다. 2월 인조 비인 인열왕후 상에 조문 사절로 찾아온 청의 사신을 사실상 내쫓고, 오랑캐 토벌을 공식화한 뒤였다. 당시 사헌부 장령 홍익한은 “황제를 참칭한 청의 사신을 참수하고 문서를 불살라 버리라”고 요구하고, 청과의 화친을 주장한 “최명길 등의 목을 베라”고 상소했다. 그 서슬에 마부태와 용골대 등 청 사신은 말을 훔쳐 타고 야반도주했다. 청은 이를 갈았다. “…부평 안산의 돌이 옮겨져 놓이고, 영남과 관서지방에서는 물오리가 서로 싸우고, 대구에서는 황새가 진을 치고, 죽령에서는 두꺼비가 행렬을 지어 나가고, 예안의 강물이 끊어졌다. 능에 벼락이 떨어지고, 서울의 땅이 붉게 변했으며, 하루 스물일곱 곳이 벼락을 맞았고, 큰물이 들이닥쳐 동대문이 막혔다. 무지개가 해를 꿰뚫고, 별이 변괴를 일으켰다.” 인조는 불안했다. 그래도 ‘전쟁 불사’를 외치던 자존심은 남아, 직급 낮은 역관을 청에 보내 분위기를 탐색했다. 청태종이 그를 통해 보내온 것은 최후통첩. “지금 척화를 주장하는 자들은 모두 유학자들인데 그들의 붓끝이 어찌 나의 군사를 막을 수 있다는 말인가.” “11월 25일(음력)까지 왕자와 대신을 보내 화의를 요청하지 않으면 조선을 칠 것이다.”청태종은 병자년 11월 말 환구단에 고한 뒤 군사를 이끌고 남진했다. 마부태가 이끄는 선발대가 압록강을 건넌 것은 12월 9일(양력 1637년 1월 4일)이었다. 불과 나흘 뒤 선발대는 한양 초입인 홍제원까지 밀고 내려왔다. 조선 조정은 14일(양력 1637년 1월 9일) 강화도로 피하려다 길이 차단된 걸 알고 허겁지겁 남한산성으로 도주했다. 산성에 갇혀서도 ‘척화파’는 연일 ‘화친’을 죽이려 했다. 남한산성 도피 5일째였다. “한 사람의 목을 베어 화의를 끊고, 백성에게 사과를 해야 합니다.”(심광길) “그게 누구냐.”(인조) “최명길입니다.” 21일째 인조실록은 이렇게 시작한다. “오늘도 김상헌은 화친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김상헌을 따르는 사간 이명웅, 교리 윤집, 정언 김중일, 수찬 이상형 등이 상소했다. “최명길의 죄를 다스려 군사들의 마음을 진정시키소서.” 윤집은 “최명길이 화친을 주장하여 나라를 그르친 죄는 머리털을 뽑아 세어도 속죄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남한산성의 조정은 독 안에 든 쥐였다. 11일째 겨울비가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져 병사들이 얼어 죽었다. 왕은 대전 뜰에서 헤픈 눈물을 뿌렸다. “죄를 주려거든 병사들이 아니라 저에게 주십시오.” 17일째였다. 왕의 수라상에 닭다리 하나가 올라왔다. “처음 산성엔 새벽닭 우는 소리가 제법 들렸는데, 요즘 닭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더니 이게 마지막인가.” 정약용은 훗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먹을 것도 땔감도 떨어져 곤궁하기 이를 데 없다. 남은 소와 말도 굶주림이 심해 서로 꼬리를 물어뜯어 먹을 지경이었다.” “장수와 군사들이 추위에 얼어붙어 얼굴빛이 푸르고 검어 사람 같지가 않았다. 살갗이 찢어지고 동상에 걸린 손가락이 떨어져 나가 그 참혹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당시 조정은 식량 배급량을 병졸 하루 3홉으로 줄였다. 맥주컵 한 잔 분량이다. 입으로만 결사항전을 하던 대신들에게는 5홉이 배급됐다.35일째 사실상 항복을 결정하고도 청이 요구한 척화 주동자 압송 문제로 조정은 뭉그적거렸다. 40일째 참다못한 병사들이 무장한 채 행궁 앞에서 시위했다. 그래도 주저하자 43일째 대전 앞까지 밀고 들어왔다. 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했던 자들은 등골이 서늘했다. 서둘러 ‘주동자의 자수’를 받았다. 김상헌·정온 등 우두머리는 빠지고 자청한 윤집(36), 오달제(28)가 선택됐다. 47일째(양력 1637년 2월 24일) 인조는 곤룡포를 벗고 신하의 복장인 남색 옷을 입고, 죄인이 드나드는 서문을 빠져나와 삼전도의 수항단으로 향했다. 인조는 훗날 김상헌과 척화파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세상을 속이고 명예를 훔치기란 쉽다.” 그러나 오늘의 사서는 그들의 충절을 한결같이 칭송한다. 불과 40여년 전 임진왜란의 참화도 망각하고, 9년 전 정묘호란의 치욕도 잊고, 대책은 없이 대륙의 패자에 대한 정벌을 부르짖다가 사직의 유린을 자초했다. 참극은 예견됐고, 피해자는 백성이었다. 호란 이후 그들은 ‘숭명’(존주대의)과 ‘복수설치’를 이념화했다. 자신의 무능과 죄과를 숨기고 권력을 유지하며, 착취구조를 온존하려는 것이었다. 승객을 죽인 만취운전자의 만용과 무지를 용기요 절의라 칭송할 순 없는 일이다. 통상 2월이면 한반도는 긴장 속으로 빠진다. 2월 말부터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면서, 북한은 미사일과 핵실험으로 맞섰다. 북미와 남북은 경쟁적으로 비난하며 군사적 대치를 강화했다. 이런 악순환은 불과 2년 전에야 잠복했다. 통일연구원은 그런 한반도 리스크가 올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북핵 문제를 순전히 선거용으로 이용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대선 판세에 따라 어떤 돌출 카드를 내밀지 알 수 없다. 국내에서도 4월 총선을 앞두고 다시 ‘척화’의 목소리가 기승을 부린다. 심지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기대, ‘친북’의 외연을 ‘친중’으로 확대하고 여론을 ‘친미인가, 친중인가’의 택일로 끌고 가려 한다. 오로지 선거 승리를 위해 곤경에 처한 이웃을 조롱하고 배척하는 부도덕과 파렴치가 놀랍다. 저 참혹했던 ‘겨울 전쟁’의 기억까지 지우는 만용은 더 놀랍다. 경쟁하는 초강대국 틈에 끼여 있는 우리에게 선택지란 없다. ‘화친’뿐이다. ‘척화’란 없다. 미국과도 중국과도, 북한과도 러시아, 일본과도 화친해야 한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주한미군의 대량살상무기 제거 및 호송 부대 ‘501중대’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주한미군의 대량살상무기 제거 및 호송 부대 ‘501중대’

    주한미군의 대량살상무기 제거 부대가 지난해 말 우리 육군과 함께 연합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최근 확인되었다. 그동안 한미연합훈련을 비공개로 실시했던 것과 달리, 이례적으로 훈련 사진을 SNS 즉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개했다. 이 훈련에 참가한 주한미군의 501중대는 주한미군 제23화학대대 예하부대로 정확한 명칭은 '501 CBRNE 기술호송중대'로 알려져 있다.501 CBRNE 기술호송중대의 'CBRNE'는 Chemical(화학무기), Biological(생물무기), Radiological(방사능), Nuclear(핵무기), and Explosive(폭발물)의 약자가 조합된 영어단어이다. 여기에 더해 기술호송이란 화학, 생물, 방사능, 핵, 폭발물 등의 대량살상무기들을 무력화시키거나 이를 안전하게 이송시킨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501중대 요원들은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해체, 견본분석, 해독 및 무기를 식별하는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중대급 부대임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의 화학부대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501중대는 유사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무력화시키고 접수하는데 빠져서는 안 될 필수적인 부대다.북한은 지난 1960년대부터 생화학무기의 개발 및 생산에 주력해왔다. 자강도와 함경남도에 화학무기 개발 및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평양, 평안남도, 황해북도 등지에 저장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학무기는 17종 2500~5000여t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생물무기는 콜레라, 탄저균, 천연두 등의 자체 배양 능력을 보유하고, 정주와 문천 지역에 생물무기 생산시설을 가동 하고 있는 것으로 정부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암살할 때도 화학무기인 'VX'를 사용했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가 고도화 되면서 지난 2012년 미 육군의 제23화학대대가 주한미군에 재배치되었으며, 이때 501중대도 같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501중대는 아주 극소량으로도 치명적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대량살상무기를 다루기 때문에 방독면과 특수보호의를 입고 대부분의 훈련을 실시한다. 특수보호의란 화생방전하에서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몸에 착용하는 옷이다. 이밖에 대량살상무기를 탐지 및 식별할 수 있는 특수장비들도 보유하고 있다. 공개된 훈련 사진을 보면 한미양국군은 이번 훈련에서 각각 정예 요원을 편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제조 시설에 공동으로 침투해 시설을 접수한 뒤 무기를 회수 및 무력화하는 시나리오를 집중 훈련한 것으로 보여진다. 북한의 지하시설과 유사한 곳에서 훈련을 실시했으며, 훈련 내용에는 북한군과 교전 후 적의 핵심 요원을 생포하는 시나리오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된다. 우리 군에도 501 CBRNE 기술호송중대와 유사한 부대가 있다.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에는 화생방특수임무대대가 있으며 주한미군의 501중대와 다양한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글로벌 In&Out] 북한을 바라보는 워싱턴의 희망과 우려/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북한을 바라보는 워싱턴의 희망과 우려/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지난주 미국 워싱턴에 다녀왔다. 워싱턴의 분위기와 북한 전문가들에게 들었던 바를 전하려고 한다. 성탄절 선물과 연말 시한부로 협박했던 북한은 결국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하면서 시한부 위협을 일시적으로나마 철회했다. 이를 놓고 여러 분석이 가능한데 북한 당국은 물러섰는가? 또 물러섰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에 따라 앞으로의 북미 관계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 간의 이견의 뿌리가 거기에 있다. 어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이번에 던진 시한부 압박을 해제시켰다고 보고 있는데 이는 다시 협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기보다 미국 대선인 올해 11월까지 기다리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국 미국의 정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해 말에 중국이 원조와 무역 카드를 꺼내 북한 당국을 압박하면서 시한부 위협을 해제시키는 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이런 분석과 비슷하게 외무상이었던 리영호의 교체로 북측의 대미 협상이 준비되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곧 다시 시작할 것으로 분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물론 양측이 협상에 다시 들어갈 수도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제재 완화와 핵 동결과 단축으로 나아갈지는 의심이 많다. 특히 한반도를 전쟁의 위협에서 구했다고 자랑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핵 동결·단축 합의를 도출할 인내심이 있을지에 대한 의심이 적지 않다. 재협상을 하든 대선까지 지켜보든 간에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없었다. 북미 관계가 ‘하노이 노딜’ 여파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 모두가 동의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재협상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개척’했던 ‘협상의 길’로 갈 것인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했던 ‘전략적 인내심’, 즉 협상보다 현상 유지로 가게 될지 확신하기 어렵다. 다만 소수 전문가는 협상의 성공을 의심하고 곧바로 도발로 변질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백두산에 갔고 중앙군사위원회를 소집한 데 이어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해 연설을 했다. 사실 중앙군사위원회와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결정이나 토론 내용은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7시간이나 연설을 했다고 하는데 매우 작은 일부만 나왔다. 북한 언론에서 공개된 내용으로만 알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다. 그러나 백두산의 승마와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전원회의에 앞섰다는 것에서 추가 도발과 특히 장거리탄도미사일을 재발사해 미국 본토까지 쏠 수 있는지 여부, 그리고 재돌입체 등 중요 기술이 확보됐는지 여부 등을 증명하도록 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올봄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면 북한 당국의 도발이 이어질 수도 있고 혹은 대선을 앞두고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어떤 길을 택할지 아직 알 수 없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도발한다면 매우 위험한 대미 적대행위이기 때문에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북한이 도발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란 사태처럼 대응할지는 모호하다. 또 중국은 2017년 5~11월처럼 대북 석유무역과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 이는 북한 경제에 매우 큰 타격을 가할 수 있다. 하지만 협상은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고 도발도 위험하기 때문에 대선까지 지켜보게 되면 중국에 계속 의존하는 상황을 유지하면서 언젠가 협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의회는 대북 협상을 급하게 바라보고 있지 않는데 북한 핵무기는 양적인 측면에서 갈수록 많아지고 질적으로 제고되고 있다. 외부에서 볼 때 북미 관계는 조용하지만, 미래는 잘 보이지 않는다.
  • [포토] 주한미군, 북한 WMD 제거 한미연합훈련

    [포토] 주한미군, 북한 WMD 제거 한미연합훈련

    주한미군 23화학대대 소속 501 중대와 한국 수도기계화사단 소속 장병들이 지난해 12월19일 경기 의정부시 소재 미군기지 캠프 스탠리 지하시설에서 수도기계화사단과 함께 북한 생화학무기 기지에 침투해 시설을 접수하는 모의 훈련을 실시했다. 주한미군 페이스북 캡처=뉴스1
  • [열린세상] 묘수와 정수/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열린세상] 묘수와 정수/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아주 어릴 적 할아버지로부터 바둑을 배웠다. 처음엔 먼저 흑돌을 무수히 깔아 놓고 내가 이길 때마다 한 개씩 빼 주셨다. 흑돌 두 점 남기는 데 10년이나 걸린 걸 보면, 바둑엔 그다지 소질이 없었던 것 같다. 군 생활 중 휴가를 받아 할아버지를 뵙고 바둑 한 수를 청했다. 접바둑이 아닌 맞바둑이었지만 결과는 완패였다. 할아버지께서는 바둑이 늘었다고 칭찬하시면서 “기교보다 기본을 더 익히라”고 조언하셨다. 그것이 할아버지와 둔 마지막 바둑이었다. 바둑에서 세가 불리할 때 단번에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숨은 수를 묘수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자신들이 처한 불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묘수를 찾는다. 그만큼 위험을 감수하고 두어야 한다. 생각해 보면 할아버지와의 바둑에서 궁지에 몰리면 늘 이리저리 빠져나갈 궁리만 했다. 고민 끝에 두었지만 묘수가 아니라 오히려 패착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묘수는 임시방편으로 부분적인 문제는 해결할지 몰라도 오히려 판 전체를 망칠 수도 있다. 그래서 장고 끝에 악수 난다는 속담이 있는가 보다. 바둑에서 묘수를 세 번 두면 진다는 격언이 있다. 묘수를 세 번씩이나 고민한다는 것은 그 바둑의 판세가 그만큼 불리하다는 뜻이다. 뻔한 수라면 자칫 상대에게 꼼수를 쓰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지금 남북관계에도 묘수가 필요하다고들 한다. 바둑에서처럼 남북관계를 타개할 묘수를 찾는다는 것은 그만큼 현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고 지금까지 제대로 된 대북정책의 수를 두지 못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은퇴한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의 허를 찌르는 묘수로 인공지능을 이겼다. 그러나 이제 더이상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길 수는 없다고들 한다. 인공지능이 이제는 묘수마저 정수로 기억하고 계산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남북관계에 묘수가 남아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까지 제안된 것만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남북관계를 만들 묘수들은 넘쳐난다. 그럼에도 지금껏 남북관계가 제자리걸음인 이유는 상상력의 부족에서가 아니라 의지와 용기의 부족 때문이다. 인생도 바둑도 타이밍이다. 남북관계도 마찬가지다. 2년 넘게 금강산 관광 재개라는 정수를 두지 않았다. 북한이 조건 없이 재개하자고 했음에도 미국 훈수에 용기를 내지 못했다. 이제 그 수는 더이상 둘 수 없게 되었다. 여태껏 금강산 관광 재개를 못하고 방 빼라고 하니 이제 와서 기다려 달라고 한다. 그러다가 안 되니 미국 탓하며 개별관광이라는 수를 꺼내 들었다. 나름 묘수라고 생각하는가 보지만 이미 다 아는 수니 묘수라기 쑥스럽다. 개별관광이 가져올 또 다른 문제를 얼마나 예측하고 고민했는지에 따라 국면전환의 한 수가 될 수도 있고 오히려 악수가 될 수도 있다. 바둑판에 덩그러니 돌 한 개 올려놓고 묘수라고 할 수는 없다. 개별관광이 현 남북관계를 타개할 진정한 한 수가 되기 위해선 이와 연결시킬 다른 돌들도 제 위치에 있어야 한다. 개별관광을 하자면서 여전히 미국 눈치 보며 호르무즈 파병을 결정하고 한미연합훈련 계속하며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절절매는 남한 정부를 보면서 북한은 어떻게 생각할까? 과연 개별관광이 실행하고자 하는 진정성 있는 제안인지 아니면 진정성 없는 꼼수로 볼지 궁금하다. 긴 호흡으로 가야 할 남북관계에 묘수란 없다. 당장 남북관계에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는 단말마(斷末魔)적 대책은 오히려 판 전체를 망칠수도 있다. 예기치 못한 어려움도 있고 오해도 있고 방해도 있을 것이다. 그럴수록 묘수가 아니라 정직하고 당당한 수를 두어야 한다. 한 수 한 수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는 없다. 어떤 경우이건 판세를 잘 읽고 정수가 뭔지 알고 둘 수만 있다면 질 일이 없다. 북한은 정면돌파전이란 정수를 두고 있다. 이제 남북관계와 한미관계의 연결고리를 우리 스스로 과감하게 끊고 남북관계에 ‘정면돌파전’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기교가 아니라 기본으로 돌아가 북미관계에 연동되어 있고 상호주의에 갇힌 현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남북관계 타개를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묘수를 만들어 낼 상상력보다 정수를 둘 진정성 있는 용기가 아닐까?
  •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해리스 대사, 호르무즈파병 압박 등으로 ‘총독’ 비난받아역대 23명 대사 중 유일 직업군인 출신, 국민에게 낯설어결례 논란 전임 대사도 자유롭지 않아…현대사에 영향력미국대사 과거 막후 외교관이었지만 지금은 공공 외교관변화된 역할 조정 과정서 시행착오 겪으며 논란 불거져 ●한국민에게 낯선 미국대사, 해리스 “해리스 대사는 한국 총독처럼 행세하지 않느냐. 자기가 무슨 총독인 줄 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7일 공개된 재단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해리스 대사가 지난 7일 KBS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그곳에(호르무즈해협)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며 정부에 파병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총독 행세’라고 비판한 것이다.해리스 대사가 16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 날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하면서 당정청은 일제히 반발했다. 다음 날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 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통일부 이상민 대변인),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청와대 관계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남북 협력 사업뿐만 아니라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과 관련 미국 정부의 입장을 직설적으로 표명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1월 당시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을 관저로 불러 방위비분담금을 50억 달러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 반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적 결례라는 비난을 받았다. 해리스 대사는 같은 달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한국이 한일 과거사 문제를 안보 영역으로 확대한 데 대해 실망했다”며 종료 결정을 번복할 것을 압박했다.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우선 대사의 개인적 성향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해리스 대사는 첫 직업군인 출신 주한 미국대사다. 1949년 부임한 1대 존 무초 대사부터 해리스 대사까지 23명 대사 중 6명을 제외하면 모두 직업 외교관 출신이다. 비외교관 출신 6명 중 해리스 대사를 제외하고는 외교를 전공한 교수이거나 한국과 인연이 깊은 목사, 외교에 익숙한 중앙정보부(CIA) 출신 요원, 국회와 국방부에서 외교를 담당한 정치인이었다. 군인 출신으로 외교적 수사보다 직설 화법에 익숙한 해리스 대사가 한국민에겐 ‘낯선 대사’라는 것이다.외교 소식통은 “한국어에 능숙한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와 한국민과 스킨십을 즐겼던 마크 리퍼트 대사에 익숙했던 한국민에게 4성 장군으로 태평양사령관을 역임한 해리스 대사의 야전군 사령관 스타일이 낯설어 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주한 미국대사의 행보와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승만 정권 당시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한미 관계 현안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표출하는 등 거만한 태도를 보여 이 대통령의 반감을 샀다. 박정희 정권에 베트남 파병을 압박했던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카운터파트인 이동원 외무부 장관을 ‘패싱’하고 정일권 국무총리, 박정희 대통령과 직접 담판을 짓는 오만함을 보이기도 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진보적인 노무현 정부와 보수적인 조지 W 부시 정부가 마찰을 빚던 당시 노무현 정부의 남북 화해협력 정책과 어긋나는 발언을 해 정부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의 총독’이라는 논란은 한국 현대사에서 미국 정부와 그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한 미국대사가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불거졌다는 해석이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의 분기점마다 주·조연으로 등장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와 한국 정치에서 한복판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국가원수급 대우 받은 초대 미국대사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첫 주한 미국대사는 존 무초 대사다. 무초 대사는 1948년 8월 13일 주한 최고대표로 임명돼 사흘 후 부임했다. 미국은 이듬해 1월 1일 한국을 정부로 승인하고 4월 7일 무초 최고대표를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했다.1년 전 남북에 각각 단독정부가 수립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지원이 절실했던 이승만 대통령은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을 ‘장엄하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1949년 4월 20일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에는 이 대통령과 이시영 부통령, 이범석 국무총리, 신익희 국회의장, 김병로 대법원장 등 삼부 요인이 모두 참석했고, 무초 대사는 중앙청에 육해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입장했다. 국가원수급 대우를 받은 무초 대사는 1950년 이 대통령과 6·25 전쟁 첫 2년을 함께 겪었다. 무초 대사는 전쟁 발발 직전인 6월 초 미국 의회에 북한의 침공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전쟁 당일인 25일 워싱턴 국무부에 “북한군의 전면 공격이 시작됐다”고 보고했고 이 대통령의 관저인 경무대로 들어갔다. 무초 대사는 피난가겠다는 이 대통령을 말렸지만, 이 대통령은 무초 대사에게 알리지 않고 27일 서울을 떠나 수원으로 갔다. 무초 대사는 이 대통령의 행동에 분노했지만 이후 한국 정부를 따라 수원·대전·대구·부산으로 피난가던 도중 이 대통령을 자신의 차에 태워 피신시키기도 했다. ●이승만 하야 작전의 선봉장?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독립운동을 한 친미주의자였지만, 집권기에는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이 대통령은 6·25 전쟁 기간 휴전 반대, 반공포로 석방 등으로 휴전을 원하던 미국과 틀어지기 시작했다. 전쟁 후에 미국은 냉전 전략의 일환으로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뿌리쳤고, 미국의 우려에도 독재의 길을 걸어가면서 양측의 갈등은 악화됐다. 미국 정부는 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각에서는 미국대사들이 야당 인사들과 접촉하며 최전선에서 하야 계획을 수행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당연히 미국대사와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 1955년 5월 취임한 3대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재한 미국인 상사에 세금을 물리는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정부와 충돌하자 이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반감을 느껴 이례적으로 미국 정부에 대사 교체를 요청했고, 취임 다섯 달 만에 레이시 대사는 사임했다. 후임인 4대 월터 다울링 대사는 진보당 사건, 보안법 파동 등 이승만 정권의 정치 탄압을 두고 이 대통령과 부딪쳤다. 다울링 대사는 이승만 정권이 1958년 야당 진보당의 조봉암 당수 등을 간첩 혐의로 체포해 사형을 구형하자 정권 2인자인 이기붕 국회의장을 두 차례 만나 조봉암을 구명하려 했으나 조봉암은 1년 후 사형당한다. 1958년 12월에는 이승만 정권이 야당과 언론을 탄압하기 위한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일방 통과시키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다울링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며 항의의 뜻을 표했다.1959년 12월 부임한 5대 월터 매카너기 대사는 이승만 정권의 종말에 일조했다. 매카너기 대사는 1960년 4·19 혁명 당일 “시위자들과 당국이 폭력을 자제하고 법과 질서를 되찾아 정당한 불만이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시위대에 우호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19일과 21일 경무대에 이 대통령을 찾아가 미국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 26일 서울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리자 매카너기 대사는 “전국적으로 퍼진 정당한 국민의 불만 표시에 한국 정부는 즉각적인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미봉책을 취할 시기가 아니다”며 이 대통령의 하야 요구를 시사하는 성명을 냈다. 직후 경무대로 가 이 대통령으로부터 하야 의사를 전달 받았다. 경무대 앞에 있던 시위대는 매카너기 대사의 차가 경무대에서 나오자 그가 이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냈다고 생각하며 ‘매카너기 만세’, ‘미국 만세’를 외쳤다고 한다. ●박정희 인정하되 미국 요구 관철시킨 대사들 박정희·전두환 독재 정권 하에서 미국대사들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반공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들을 돕기도 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이들을 견제하기도 했으며, 국익과 가치의 딜레마에서 이들의 독재를 방관하기도 했다. 1961년 5·16 쿠데타가 발발하고 한 달여 후 취임한 6대 새뮤얼 버거 대사는 박정희의 쿠데타 세력을 사실상 인정하되 미국의 정책을 따르도록 설득하는 전략을 취했다. 쿠데타 발발 당일 마셜 그린 주한 미국대사대리와 카터 매그루더 주한미군사령관이 쿠데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을 뒤집은 것이다. 버거 대사는 박정희에게 민정 이양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고 한일 국교정상화를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박정희는 전역하고 1963년 10월 대선에서 승리했으며, 2년 후 한일 국교정상화를 위한 한일기본조약 등을 체결했다.7대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박정희 정권에 미국이 수행하던 베트남전 참전을 압박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4년 미국이 베트남전에 본격 개입하자 그 해 9월 베트남에 의무 요원과 태권도 교관을 파견했는데, 브라운 대사는 12월 박정희 대통령에게 증파를 요청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5년 10월부터 전투부대를 파병하기 시작했고, 브라운 대사는 이듬해 3월 한국의 추가 파병에 대한 미국의 보상을 담은 ‘브라운 각서’를 전달했다. 브라운 각서와 월남 특수로 한국은 경제·군사적 성장을 이루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국군 장병의 피를 돈을 받고 팔았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유신 정권과 대립했던 대사들 1970년대 미국에 닉슨·포드·카터 정부가 차례로 들어서고, 박정희 정권이 1972년 유신헌법 개정으로 독재의 길을 걸으며 양국은 충돌하기 시작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69년 냉전 완화(데탕트)를 이유로 아시아에서의 개입을 줄이고 아시아 국가들의 자력 방위를 요구하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했다. 닉슨 독트린에 따라 8대 윌리엄 포터 대사는 1970년 박 대통령에게 주한미군을 6만 명에서 4만 명으로 감축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박 대통령이 감축에 불만을 갖고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지원 요구를 거부하자 포터 대사는 “(박 대통령은) 엉클 샘(미국)의 큰 젖통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으려 한다”며 독설을 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동맹국이 미국을 벗겨 먹는다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주한미군 감축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 셈이다.1971년 10월 취임한 9대 필립 하비브 대사는 ‘미국 당대의 가장 걸출한 전문 외교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내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을 구명한 인물로 유명하다. 하비브 대사는 1973년 8월 박정희 정권이 야권 정치인 김대중을 납치하자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했다. 하비브 대사는 박 대통령에게 “김대중 납치 사실을 알고 있으며 김대중이 죽는다면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끝장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 서울지부장이자 후일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는 도널드 그레그가 회고했다. 김대중은 납치 닷새 후 서울 자택에서 풀려났다. 후임 10대 리처드 스나이더 대사는 박정희 정권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사실을 알아채고 박정희 정권에 경고해 핵무기 개발 계획을 무마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독재 정권의 견제자인가 방관자인가 11대 윌리엄 글라이스틴 대사는 1978년 7월 취임, 이듬해 10·26 사태와 12·12 쿠데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사의 주요 변곡점을 겪은 인물이다. 1977년 출범한 카터 정부는 도덕주의 외교 노선을 앞세우며 박정희 정권의 독재 정치를 비판하고 주한미군 철군을 추진함에 따라 한미 관계가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글라이스틴 대사는 카터 대통령을 설득해 주한미군 철군 계획을 철회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정희 정권이 1979년 10월 국회에서 여당 공화당과 유신정우회를 동원해 야당 신민당의 김영삼 총재를 의원직에서 제명하자 카터 정부는 항의의 뜻으로 글라이스틴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도 했다.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1979년 12·12 쿠데타를 일으키고 이듬해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탄압할 당시 글라이스틴 대사와 미국 정부는 이를 묵인하거나 최소 방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전두환과 그의 참모들을 만나 광주에서의 군사 작전을 항의하기도 했으나,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이 전남도청 진압작전을 수행하기 하루 전 글라이스틴 대사는 ‘(신군부에) 군사작전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백악관에 보고한 것으로 기밀해제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신군부의 진압작전을 묵인했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1999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신군부의 행동에 미국이 공모자는 아니었으나 무력했던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12대 리처드 워커 대사는 1981년 8월부터 1989년 1월까지 약 7년 5개월간 재임해 현재까지 최장수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1대 무초 대사부터 11대 글라이스틴 대사까지 모두 직업 외교관이었으나, 워커 대사는 학자로서 첫 비외교관 출신 주한 미국대사이기도 하다. 워커 대사는 1980년 7월 내란음모죄로 사형 선고를 받은 김대중을 석방시키는 데 역할을 했지만, 김대중 석방 대가로 전두환 대통령의 조기 방미를 성사시켜 12·12 쿠데타와 광주 학살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민주화 이행기의 CIA 출신 대사들 13대 제임스 릴리 대사와 14대 도널드 그레그 대사는 CIA 요원 출신으로, 1987년 6·10 항쟁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 1993년 문민정부 출범까지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목격했으며 민주화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방조 의혹으로 반미 정서가 고조됐던 1980년대 말 부임했던 릴리 대사와 그레그 대사는 한국민의 거센 반감에 직면해야 했다. 릴리 대사는 반미 시위대로부터 수차례 인형 화형식을 당했으며, 그레그 대사는 시위대의 관저 침입을 겪기도 했다. 특히 릴리 대사의 후임으로 연이어 CIA 출신인 그레그 대사가 미국대사로 임명되자 야당과 언론은 ‘미국이 한국을 외교 대상이 아닌 정보·공작 대상으로 본다’며 반발하기도 했다.하지만 1987년 6·10 항쟁 당시 전두환 정권이 명동성당에 강제 진입해 학생들을 연행하려 하자 릴리 대사는 13일 최광수 외무부 장관을 만나 “전 세계가 떠들썩해질 것”이라며 진입을 저지했다. 그는 전두환 정권이 계엄령을 검토하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시위를 평화롭게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요청해 받았다. 릴리 대사는 전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으나 청와대는 18일 거절 의사를 밝혔다. 릴리 대사는 결국 다음 날 전 대통령을 찾아가 친서를 전달하고 “무력을 절대 사용하지 마라”고 경고했으며 전두환 정권은 계엄령 선포 계획을 백지화했다. 그레그 대사는 취임 약 4개월 후인 1990년 1월 광주를 찾아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책임을 묻는광주민주화운동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이 전 대통령을 취임 후 첫 외국 정상으로 초청한 것은 김대중을 사형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기 때문”이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레그 대사는 노태우 정권의 남북화해정책과 북방정책을 지지했으며 미군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철수를 추진하며 1992년 남북 한반도비핵화선언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레그 대사는 1992년 남북화해를 위해 한미연합훈련인 팀스피리트 훈련을 취소하도록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한미 정부는 그레그 대사와 상의 없이 훈련을 재개하면서 북한은 준선시상태를 선언했고 핵확산방지조약(NPT)에서 탈퇴했다. 그레그 대사는 2015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내가 대사로 봉직하던 기간 중에 미국이 결정한 유일한 최악의 실수”라고 했다. ●북핵 전문 외교관 전성시대 1993년 북한의 NPT 탈퇴로 1차 북핵 위기가 촉발되자 미국의 대한국 외교는 물론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북핵 문제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1993년 11월 취임한 15대 제임스 레이니 대사는 목사 출신으로 직업 외교관은 아니었으나, 1947~1950년 서울에서 정보장교로 근무했고 1959~1964년 연세대에서 신학을 가르친 ‘지한파’였다. 레이니 대사는 1994년 북한이 영변의 핵연료봉 추출을 강행하고 미국은 영변 핵시설 정밀 타격을 시행하려 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오르자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 대북 특사로 방북해 중재할 것을 요청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그 해 6월 김일성 주석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냈으나, 7월 김 주석이 사망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은 무산됐다. 하지만 북미는 9월 제네바합의를 타결하며 1차 북핵 위기를 종식시켰다.레이니 대사의 후임인 16대 스티븐 보즈워스 대사, 17대 토머스 허버드 대사, 18대 크리스토퍼 힐 대사는 모두 북핵 전문 외교관이다. 보즈워스 대사는 1995~1997년 제네바합의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하는 역할을 맡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보즈워스 대사는 2001년 주한 미국대사에서 퇴임한 이후에도 2009~2011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대북특별대표를 맡아 북미 협상을 총괄했다. 그는 미국 대북 협상파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허버드 대사 역시 1994년 북미 제네바협상에 실무급으로 참여한 대북 협상 전문가다. 2001년 9월 취임한 허버드 대사는 이듬해 2차 북핵 위기를 맞게 된다. 아울러 2002년 6월 주한미군 장갑차의 여중생 압사 사건, 이듬해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 2004년 주한미군 기지 평택 이전 반대 시위 등으로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한미 동맹의 균열 우려가 심화되자 이를 해결하는 데 임기를 보냈다.후임인 힐 대사는 2004년 9월 취임해 이듬해 2월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로 지명됐으며, 두 달 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에 취임하면서 대사직을 내려놓았다. 힐 대사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반미 감정을 누그러트리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힐 대사는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이정표로 평가받는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리코드 브레이커’ 대사들의 명과 암 19대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부터 23대 해리 해리스 대사까지 다섯 명의 대사는 주한 미국대사 역사의 ‘신기록 보유자’들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직전에 주러시아 미국대사를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 중 역대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는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한국어 구사 대사, 성 김 대사는 최초의 한국계 대사였으며 마크 리퍼트 대사는 현재까지 최연소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해리스 대사도 최초의 직업군인 출신 대사 기록을 세웠다. 2005년 10월 취임한 버시바우 대사는 역대 주한 미국대사 중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버시바우 대사는 부임 초기 북한의 인권과 위조지폐 문제를 거론하고 김정일 정권을 ‘범죄 정권’이라고 칭하며 대북 강경 기조를 보였고 당시 노무현 정부는 버시바우 대사에게 북한 비난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버시바우 대사는 2008년 5월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가 한창이던 때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실망스럽다”고 해 외교적 결례 논란을 빚었다. 버시바우 대사는 손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주장한 데 대해 “과학적 근거도 없이 불안을 야기한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했으며, 민주당 측은 이를 공개하며 반발했다. 다만 버시바우 대사는 힐 대사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을 상대로 한 공공 외교를 이어나갔다. 스티븐스 대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국민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공공 외교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대사로 평가받는다. 스티븐스 대사는 미국 평화봉사단에 들어가 한국 복무를 자원, 1975~1977년 충남 예산군 예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었다. 그는 1978년 국무부에 입부한 후 1983~1989년 한국에 다시 와 서울 대사관과 부산 영사관에서 근무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2008년 10월 취임하자마자 33년 전 봉사한 예산중학교를 방문, “예산은 내가 외교관으로 필요한 자질을 배웠던 곳”이라며 한국 국민의 마음을 샀으며, 블로그도 개설해 글을 연재하며 ‘파워 블로거’로서의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후임 성 김 대사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6자회담 특별대표를 역임하다 그 해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김 대사는 2017년 주필리핀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으나 이듬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에서 최선희 당시 외무성 부상과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실무협상을 했다. ●‘같이 갑시다’ 한미 동맹 캐치프레이즈 만든 리퍼트 리퍼트 대사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보좌관을 지내다 2008년 오바마 정부 인수팀에 합류했다. 정부 출범 후 국방장관 수석보좌관,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2014년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이전 직업 외교관 출신 대사들이 ‘늘공’(늘 공무원)이었다면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참모로서 관직을 맡은 ‘어공’(어쩌다 공무원)인 셈이었다.리퍼트 대사는 2015년 3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김기종 씨에 의해 습격을 당했을 때 의연하게 대처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미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나아가 한미 동맹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습격 소식이 전해지자 리퍼트 대사의 수술은 물론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의 여론이 높아졌다. 리퍼트 대사는 사건 당일 수술을 마치고 트위터에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복귀합시다. 같이 갑시다!”라고 올리며 우려의 여론을 신속히 잠재울 수 있었다. 이후 ‘같이 갑시다’(Go together)는 한미 동맹의 캐치프레이즈가 돼 한미 동맹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인사말이나 건배사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가 됐다. 리퍼트 대사는 대사 부임 전 한국과 인연이 별로 없었지만, 부임 후 빠르게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익히며 한국민과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 부임 후 갖게 된 첫째 아들에게 ‘세준’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미들 네임으로 줬고, 딸에게도 ‘세희’라는 미들 네임을 붙였다. 야구팀 두산 베어스의 팬으로 유명한 리퍼트 대사는 대사 재임 기간은 물론 퇴임 후에도 야구장을 찾아 두산을 응원하면서 ‘야구 외교’를 선보이고 있다. ●막후 외교서 공공 외교로 대사의 역할 변화했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2월 주호주 미국대사로 지명됐다가 세 달 후 주한 미국대사로 재지명된 뒤 7월 취임했다. 전임 리퍼트 대사가 퇴임하고 1년 6개월여 만에 공석을 메운 터라 기대도 높았던 반면, 그가 대북·대중 강경파라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교차했다. 하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6월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제 협상에 진지한지 가늠하는 차원에서 주요 (한미연합)훈련을 일시 중단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대북 협상 기조에 보조를 맞췄다. 해리스 대사가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우려를 표하고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사업 추진에 한미 협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개인의 신념이라기보다 트럼프 정부의 기조를 대변한 것이다. 해리스 대사뿐만 아니라 전임 대사들도 한국 정부와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항상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버시바우 대사도 재임 기간 당시 조지 W 부시 정부의 기조대로 ‘남북 경제협력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해 해리스 대사처럼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을 받았다. 스티븐스 대사도 2010년 한미의 핵심 현안이자 2000년대 한국 내 반미 정서의 주요인이었던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한국의)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기를 바라지만 이 사안의 민감성을 잘 알고 있다”며 비록 정제된 톤이었지만 미국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그럼에도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트럼프 정부가 방위비분담협상 등 한미 관계의 현안에 대해 한국 정부를 전례 없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교롭게 한일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중에 해리스 대사가 부임하고, 그의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계속해서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해리스 대사에게는 ‘고압적인 미국 외교관’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미 관계가 과도기를 겪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모두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을 변화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같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냉전 구도가 해체되고 한국의 국력이 급성장하면서 한미 관계가 상호 호혜적 관계로 재조정되는 가운데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대국민 공공 외교를 통해 한미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으로 변화할 필요가 생겼다. 하지만 과거 미국대사의 한 마디에 한국 정부의 기조가 흔들렸던 경험을 겪었던 한국민은 미국대사의 발언을 정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간주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다. 미국대사들도 한국과 미국이 불평등한 관계에 있었던 역사와 한국민의 의심을 고려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발언함으로써 오해를 자초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1990년대 초반까지 주한 미국대사는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었지만, 냉전 이후 한국의 국력이 강화되면서 미국대사는 한미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역할로 변화했다”고 했다. 이어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대사 개인의 성향에 기인한 것도 있겠지만, 한미 정부가 변화된 양자 관계 속에서 이견을 조율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제된 톤으로 발표하는 데 서툰 모습을 보이는 탓도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전문] 문재인 대통령 신년회견 중계

    [전문] 문재인 대통령 신년회견 중계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내외신 출입 기자들과의 문답을 통해 새해 국정구상을 공개했다. ‘확실한 변화, 대한민국 2020’이라는 부제로 열린 이번 회견은 오전 10시부터 진행됐고 TV로도 생중계됐다. 청와대 출입 기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치·사회, 민생·경제, 외교·안보 등 세 가지 주제로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다음은 문 대통령과의 일문일답. Q.문재인 대통령의 신뢰에 대해서 묻겠다. 먼저 남북관계 관련한 신뢰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답방 여건의 마련을 위해 남북이 같이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북한은 사실상 거부했고 미국에서도 제재 완화와 관련해 앞서가지 말란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 그리고 김 위원장 답방에 대해 여전히 신뢰하나. 아울러 검찰과 관련된 신뢰에 대해 묻겠다.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며 국민의 신뢰를 받고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수 있는 분이라 격려했다. 하지만 이후 항명 논란이 있었다. 여전히 대통령은 윤 총장을 신뢰하나. -두 가지 다 참 답하기 어려운 문제다. 지금 남북 간 그리고 북미 간 대화 모두 현재 지금 낙관할 수도 없지만, 비관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께서 김 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한 과정 때문에 논란이 좀 있었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한미일 3국 안보당국자 간 회의를 위해 방미 했을 때 사전 예정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집무실로 불러서 김 위원장에게 생일축하의 메시지를 꼭 좀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물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생각했는지 별도로 친서를 똑같은 내용으로 북측에 보냈다. 저는 그 사실이 아주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많은 분들은 ‘뭔가 도발적 행위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염려까지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생일을 기억하고 축하메시지를 보내면서 대화 메시지를 여전히 강조한 것은 대단히 좋은 아이디어였고, 높이 평가를 하고 싶다. 북한도 그 친서를 수령했고 또 그에 대한 반응을 즉각 내놨다. 두 정상 간 친분관계도 다시 한번 더 강조를 했고 북한의 요구가 수긍돼야만 대화할 수 있단 대화의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지금 북미 간 대화가 활발한 상태는 아니지만 여전히 대화를 이뤄가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양 정상 간 신뢰는 계속되고 있고 그런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대단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남북 간도 마찬가지다. 남북 간도 외교란 것은 눈에 보이는 부분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들이 더 많이 있다. 북미관계 대화의 교착 상태와 맞물리면서 남북관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러나 대화를 통해 협력을 늘려나가려는 노력들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고 충분히 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면서 추진해 나가고 있다. 윤석열 총장의 검찰은 어제부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만 아니라 검경수사권 조정이라는 제도적인 개혁작업이 끝났다. 검찰의 권한이 과거보다 줄긴 했지만 검찰은 여전히 주요 사건들의 직접 수사권을 갖고 있고, 경찰이 직접 수사권 갖는 사건에 대해서도 영장청구권을 갖고 있으면서 여러 가지 수사를 지휘 통제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검찰 권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기소권도 공수처에서 판검사 기소권만 갖게 되고 나머지 기소권은 여전히 검찰의 손에 있기 때문에 검찰의 기소독점도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간 기소되는 판검사 수가 몇 명이나 되겠나. 거의 대부분 국민들은 여전히 검찰의 기소독점상태에 있다. 그래서 개혁 이 부분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리고 검찰의 개혁은 검찰 스스로 우리가 주체라는 그런 인식을 가져줘야만 가능하고 또 검찰총장이 가장 앞장서 줘야만 수사 관행 뿐 아니라 조정문화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검찰의 수사와 검찰의 개혁이란 여러 가지 과정들이 청와대에 대한 수사와 맞물리면서 그것이 조금 무슨 권력투쟁 비슷하게 다뤄지는 경향이 있는데 아시다시피 검찰개혁은 그 이전부터, 정부 출범 이후부터 꾸준히 진행해온 작업이고 청와대 수사는 오히려 그 이후에 끼어든 그런 과정에 불과하다. 두 가지를 결부시켜서 생각해주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고, 검찰뿐 아니다. 우리 청와대, 검찰, 국정원, 국세청, 경찰 이런 모든 개혁기관들은 끊임없이 개혁 요구를 받고 있다. 그것은 자칫 잘못하면 이런 기관들이 원래 가진 법적 권한을 뛰어넘는 초법적인 권력이나 권한 지위를 누리기가 쉽기 때문에 그런 것을 내려놓으란 것이 권력기관 개혁요구의 본질이다. 검찰로선 아마도 사회정의 구현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자꾸 검찰을 보고 나무라느냐란 점에 대해서 억울한 점을, 그런 생각을 가질지 모르겠다. 검찰의 엄정수사 위해선 누구나 국민들이 박수갈채를 보내는 바이고, 그런 과정에서 수사권이 절제되지 못한다거나 피의사실공표가 이뤄져서 여론몰이를 한다거나 초법적 권력 권한이 행사된다고 국민이 느끼기 때문에 검찰이 정의론 대한민국 위해 앞장서서 가장 많은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 점을 검찰이 겸허히 인식한다면 검찰개혁을 빠르게 이뤄나가는데 훨씬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 평가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나. -검찰의 수사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나 또는 과거의 권력에 대해서나 또는 검찰 자신이 관계되는 사건에 대해서나 항상 엄정하게 수사돼야 한다. 어떤 사건에 대해 선택적으로 열심히 수사하고 어떤 사건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수사의 공정성에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요즘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들은 검찰 스스로가 성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고 믿는다. 어쨌든 윤석열 총장은 이른바 엄정한 수사, 권력에도 굴하지 않는 수사 이런 면에서는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저는 그 점에 대해서 검찰도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조금 더 분명히 인식하면서 국민들로부터 비판받고 있는 검찰 조직문화라든지 수사 관행 이런 부분을 고쳐 나가는 부분까지 윤 총장이 앞장서 준다면 국민들로부터 훨씬 더 많은 신뢰를 받게 되리라고 믿는다.Q.검찰 고위간부직 인사가 있었다. 결론적으로 윤 총장의 손발을 잘라내는 인사가 아니었느냐는 시각도 있다. 이 충돌을 문 대통령은 어떤 시각에서 보고 있는지. -법무부 장관이 검찰 사무의 최종 감독자라는 것은 제가 말한 게 아니라 검찰청법에 규정된 것이고, 저는 그 규정을 말한 것이다.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은 항시 계속되는 것이지만, 그런 수사나 재판하고는 별개로 정기 인사는 항상 이뤄져 왔다. 이 부분을 분명히 해야 할 것 같다. 수사권은 검찰에 있다. 그러나 인사권은 장관과 대통령에게 있다. 검찰 수사권이 존중돼야 하듯이 장관과 대통령의 인사권도 존중돼야 하는 것이다. 검찰청법에도 검사의 보직에 관한 인사는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제청하게 돼 있고 법무부 장관은 그 제청에 있어 검찰총장 의견을 듣는 것으로 그렇게 규정돼있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에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그럼 총장은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인사의 어떤 큰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검찰 수사가 특수부로 너무 편중돼 있어서 형사부나 공판 여러 직역의 공평한 발탁이 필요하다는 말을 대통령이 여러 번 강조한 바 있기에 그런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야기할 수도 있다. 이번 인사가 고검장과 지검장 승진인사였기 때문에, 어느 기수까지 승진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 이런 의견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나아가선 인사대상자가 될 만한 사람들에 대한 인사평가 자료를 전달해 참고하게끔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사 때문에 특별한 문제 있다면 특별히 고려할 사안에 대한 의견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법무부 장관이 그 의견을 들어 인사안을 확정하고 그를 대통령에 제청하는 것이다. 그런데 거꾸로 보도에 의하면 법무부 장관이 먼저 인사안을 만들어 보여줘야만 그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인데, 그것은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 인사에 관해 의견을 말해야 할 총장이 법무부 장관이 와서 말해달라 그러면 그것도 얼마든지 따라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제3의 장소에서 명단을 가져와야만 할 수 있겠다라고 한다면, 그것도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만약에 그런 일이 있었다면 그야말로 아까 제가 말씀드린 초법적 권한, 또는 권력을 누린 것이다. 아마도 과거에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이 검찰 선후배였던 시기에 그때는 서로 편하게 또는 밀실에서 그런 의견교환이 이뤄졌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진 세상인 만큼 내용은 공개되지 않더라도 총장의 인사개진, 법무부 장관의 제청 이런 절차는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한건으로 저는 윤석열 총장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 인사위에서 제청을 하게 돼 있을 때 그 제청의 방식, 또는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돼 있을 때 말하는 방식이 정형화돼 있지 않다. 그리고 제청이나 의견을 말하는 게 어느 정도의 인사에서 비중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라는 점에서도 정립돼 있지 않고 애매모호한 점들이 많다. 그래서 이번 일은 그런 의견을 말하고 제청하고 하는 그런 식의 방식이나 절차가 아주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났던 일이라고 일단 판단하고, 이번을 계기로 의견을 말하고 제청하는 절차가 투명하게 국민이 다 알 수 있도록 분명하게 정립돼나가기를 바란다. Q.하명 수사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 울산과 청와대, 검찰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울산 공공병원 등 각종 사업들이 검찰 수사와 맞물려 유관 부처에서 소극적으로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공공병원이라는 것은 산재모병원이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보다 융통성 있는 표현으로 공공병원이라는 표현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2012년 대선 때 공약했고, 2017년 대선 때 다시 한번 공약했고 실제로 지역에서 논의는 참여정부, 또는 훨씬 이전부터 논의돼왔다. 그 이유는 울산이 광역시인데 유일하게 광역시도 가운데 공공병원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병원이 타당성 평가라는 벽을 넘지 못했기에 오랫동안 이뤄지지 못하다가 국가균형발전사업 차원에서 각 지자체로부터 의견을 들어서 지자체당 평균 1조원 정도 규모의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을 허용했는데, 그 가운데 산재모병원이 포함돼 가능하게 된 것이다. 사업 취지는 검찰 수사와 무관하게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다. 아마 검찰 수사는 그 과정에서 뭔가 위법한 일이 있지 않았냐 하는 부분을 수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검찰 수사는 엄정하게 되어야 할 것이다. 관계없이 산재모병원이라는 사업의 추진은 아무런 변동 없이 계속될 것이라는 약속을 드린다. Q.정세균 신임 총리가 협치내각 구성을 대통령에게 제안하겠다고 했는데 수용하실 의사가 있으신지 궁금하다. 또 취임 초반에 강력하게 드라이브 걸었던 개헌이 수면 아래로 내려간 것 같다. 여전히 의지를 갖고 계시는지 말씀해달라. -협치야말로 우리 정치에서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정세균 총리를 후보자로 지명할 때 저도 정 총리도 함께 고심을 많이 했는데 그 이유는 아시다시피 국회의장을 했기 때문에 삼권분립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당연히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분을 발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분이 국회의장을 하셨고 늘 대화하고 협력하는 데 역할을 많이 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정부와 국회 사이에서 협치의 정치를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당연히 다음 총선 지나고 나면 야당 인사 가운데서도 내각에 함께 할 수 있을만 한 분이 있다면 함께하는 그런 노력을 해나가겠다. 내각제에서 하는 연정과는 다르기 때문에 정당별로, 일률적으로 배정되거나 특정 정당에게 몇석을 배정한다거나 하는 이런 식은 어려우리라고 본다. 그러나 전체 국정철학에 공감하지 않더라도 해당 부처의 정책 목표에 공감한다면 함께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협치가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방금 말씀드린 노력은 이미 제가 전반기에 여러 차례 했었다. 언론에 보도도 있었지만 야당 인사에 입각 제안했었고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지만, 그보다 더 비중 있는 통합의 정치, 협치의 상징이 될만한 분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모두가 협치나 통합의 정치라는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아무도 수락하지 않았다. 그것은 지금 우리의 정치 풍토, 우리의 정치 문화 속에서는 저는 그분들이 당적을 버리지 않고 기존 당적을 그대로 가지고 기존의 정치적 정체성 유지하면서 함께 해도 좋다고 제안했지만 그럼에도 우리 정부 내각에 합류하게 되면 자신이 속한 기반 속에서는 배신자처럼 평가받는 것을 극복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그 부분을 공개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그것은 바로 야당 파괴, 야당 분열 공작으로 공격받는 게 우리 정치 현실이다. 당연히 다음 총선 이후에 대통령이 그런 방식을 통한 협치에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총선 통해서 우리 정치 문화도 달라져야 한다. 책임총리라는 이런 카테고리와 별개로 예를 들어 외교조차도 대통령의 외교를 분담해서 할 수 있도록 그런 여러 번의 순방의 기회를 드리기도 하고 순방 때 대통령 전용기를 내어드리기도 하고 매주 국회의장을 만나면서 함께 국무총리를 만나면서 함께 국정 논의하는 노력을 해왔다. 그런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Q.검찰개혁 입법이 국회에서 완료됐는데, 검찰개혁의 불쏘시개라 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여쭙고 싶다. 대통령께서 본 조국 전 장관은 어떤 사람이었나. 정치는 다수의 지지라 생각하는데, 대통령께서 끝까지 밀어붙인 배경을 허심탄회하게 말씀해달라. -공수처법과 검찰개혁,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의 국회 통과에 이르기까지 조국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 장관으로서 했던 기여는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 그분의 유무죄는 수사나 재판 과정을 통해서 밝혀질 일이지만, 그 결과와 무관하게 이미 조국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 그것만으로도 저는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 국민들께도 호소하고 싶다. 조국 장관의 법무부 장관 임명으로 인해서 국민들 간 많은 갈등과 분열이 생겨났고, 그 갈등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 참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는 검경수사권 조정법안까지 다 통과됐으니 이젠 조국 장관은 좀 놓아주고, 그분을 지지하는 분이든 반대하는 분이든 앞으로 유무죄는 그냥 재판 결과에 맡기면 좋겠다. 이제 그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끝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국민들께 드리고 싶다. Q.변화의 핵심, 정점은 개헌이다. 남은 임기 동안 개헌 추진 계획이 있는지, 권력 구조가 어떻게 가야 한다고 보는지. -개헌은 정말 우리 정치 구조, 또 우리 사회를 근원적으로 바꿔내려는 저나 우리 정부의 어떤 철학 같은 것이 다 담긴 것이었고, 지방선거 때 함께 개헌하는 것이 정말 두 번 다시 없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무산된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 그렇게 됐기 때문에 개헌에 대해서 대통령이 다시 추진 동력을 가지긴 어렵다 본다. 개헌이 필요하다면 개헌 추진 동력을 되살리는 것은 이제 국회의 몫이 됐다고 본다. 지금 국회에선 어렵겠지만 다음 국회에서라도 총선 시기 공약 등을 통해 개헌이 지지를 받는다면, 그다음 시기에 그다음 국회에서 개헌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고, 당연히 대통령은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인지 여부를 검토해서 대통령도 그에 대한 입장을 정하게 될 것이다. Q.대통령이 느끼는 국민들이 준 가장 큰 소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국회에서 굉장히 극한 대결이 펼쳐졌는데 이 부분을 협치의 방향으로 돌리기 위해 여야정협의체를 다시 활성화할 계획이 있는가. -우리 정부의 소명은 촛불 정신이 정해줬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고, 한편으로는 더 혁신적이고 또 포용적이고 공정한 경제를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 남북 간에도 이제는 대결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의 시대 만들자는 것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시대와 국민이 부여한 소명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여야 협의 부분은 정말, 이번 국회를 보면서 절실하게 느끼는 과제다. 국회가 지금처럼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민생경제가 어렵다고 다 이야기를 한다. 민생경제가 어려우면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함께 손을 잡고 머리를 맞대야 하는데, 말로는 민생 경제가 어렵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정부가 성공하지 못하기를 바라는 듯한, 이렇게 제대로 일하지 않는 것은 안된다고 본다. 국회와 정부가 (힘을) 합쳐서 국민을 통합의 방향으로 가도록 노력해야지, 오히려 정치권이 앞장서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다음 총선을 통해 그런 정치 문화가 달라지기를 바란다. 누차 강조하지만 손뼉을 치고 싶어도 한손으로는 칠 수 없다. 기억할지 모르지만 저는 (2017년) 5월 10일에 그냥 아무런 인수위원회 등의 과정 없이 약식 취임식을 했다. 그 전에 가장 먼저 한 일이 야당 당사들을 다 방문한 것이었다.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많은 야당 대표와 야당 원내대표를 만났을 것이다. 야당은 끊임없이 변했다. 분당을 하고 합쳐지기도 해 대화 상대를 특정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 속에도 가능하면 하고자 했다. 분위기가 좋으면 만나고, 안좋으면 안 만나지 않도록 아예 3개월에 한번씩 분위기가 좋든 나쁘든 무조건 만나자는 식으로 여야정 협의체에 합의했다. 그러나 합의조차도 지켜지지 않았다. 그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다. 그에 대해서 대통령은 잘했는가, 책임을 다 한 것이냐고 말한다면 참 송구스럽기 짝이 없지만 어찌 되었든 협치의 어떤 의지를 갖고 있기에 국회에서 조금만 마주 손을 잡아 준다면, 또는 마주 손뼉을 쳐준다면 국민에게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어려운 경제와 어려운 여건을 헤쳐나가는 길이고 하다. 현실적으로 지금 국회에서 되기는 쉽지는 않겠지만 남아있는 입법과제가 많은 만큼 최대한 유종의 미를 거둬주길 바란다. 다음 국회에서 거듭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Q.대통령은 지난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했다. 국민들은 정부가 역량과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가진 듯하다. 현상 수준 유지인지, 취임 초 수준인지 부동산 안정화 정책의 목표를 말해달라. 이번 부동산대책 약효가 떨어질 때 보유세 강화로 나아가야 하는 것 아닌지. -부동산 투기를 잡고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지난번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시장은 상당히 안정되는 것 같다. 단순히 더이상 가격이 인상되지 않도록 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일부 지역은 정말 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만큼, 위화감을 느낄 만큼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는데 가격 상승은 원상회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될 때까지 노력을 기울이겠다. 지난번 부동산 대책으로 모든 대책이 다 갖춰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번 9억원 이상 고가 주택, 다주택에 대해 초점을 줘서 지금은 9억원 이하 주택 가격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생긴다거나 또는 부동산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바뀌며 전세가가 또 오르는 식으로 정책에서 기대하는 것 이외의 효과가 생길 수 있어 그런 부분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언제든 보완대책을 강구해나갈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 대책이 오랜 세월 동안 그대로 효과가 계속 간다고 볼 수 없다.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워낙 과잉상태고 저금리 상태기 때문에 말하자면 갈 곳 없는 투기자본이 부동산 투기로 모이고 있고, 그래서 세계 곳곳에 우리보다 훨씬 더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나라들이 많이 있다. 우리나라도 똑같은 양상을 보여서 대책을 내놓으면 상당 기간은 효과가 먹히다가도 결국에는 다른 우회적인 투자수단을 찾아내고 하는 것이 투기자본의 생리이기 때문에 정부는 지금의 대책이 뭔가 조금 시효를 다했다고 판단되면 또 보다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을 것이다. 어쨌든 부동산만큼은 확실히 잡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보이고, 그 점에서는 언론도 협조를 바란다. 정부의 대책이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언론에서도 그 대책이 효과를 볼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봐주시면 효과가 먹힌다. 발표하자마자 언론에서 ‘안 될 것이다’라고 하면 그 대책이 제대로 먹힐 리가 없다. 언론에서도 서민 주거를 좀 더 보호하자는 점에 대해서는 크게 좀 함께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크게 보면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추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 보유세는 실제로 강화되고 있다. 고가 주택과 다주택에 대한 종부세를 좀 더 인상하기로 했었고, 그 외 주택 보유세도 공시가격이 현실화하면서 사실상의 보유세 인상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거래세 완화 부분은 길게 보면 맞는 방향이지만 당장은 취득세, 등록세가 지방재정, 지방정부의 재원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당장 낮추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양도소득세의 경우에는 부동산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양도차익, 불로소득 과세이기 때문에 그걸 낮추는 것은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 부분도 앞으로 부동산 가격의 동정을 보아가면서 신중하게 검토해 나가겠다. Q.행정안전부가 제공하는 인구통계를 보면 수도권 인구가 전체 인구의 50% 넘는다. 이는 역사적으로 처음이다. 연방제에 준하는 국가, 지방 잘사는 나라를 공언했는데 수도권 집중을 막지 못했다. 지역균형발전 평가와 공공기관 추가 지방 이전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지난 연말 주민등록상으로 수도권 인구가 50%를 넘었다. 주민등록인구가 실인구와 꼭 같지는 않다. 해외거주자도 있고, 실제 거주자는 50%를 조금 못 넘었을 것이라고 보는데, 그게 중요하진 않고 이러건 저러건 50%에 와있는 것이다. 그런데 과거 참여정부 때 이미 49.5%까지 오른 바가 있다. 그 이후 참여정부가 시행한 국가균형발전이 제대로 될 때는 수도권 인구증가가 상당히 둔화했다가 그것이 약해졌을 때는 다시 속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지금 드디어 50%를 넘어섰고 이런 식으로 편중되어가다가는 지방은 다 도산하겠다는 것이 단순한 수사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균형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혁신도시를 발전시키고 공공기관을 이전하는 그 자체는 다 완료됐다. 이제는 과거 균형발전 사업 연장선상에서 민간기업이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노력을 해나갈 것이다. 우리 정부는 2단계 국가균형발전 사업으로 전체적으로 23개 사업에 25조원을 배정해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고 국가균형을 도모하는 사업을 지방에서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방 사회기반시설(SOC) 건설 사업도 올해 예산에 10조원 넘게 배정했다. 또한 올해 지방소비세율이 과거 부가가치세의 11%였던 것이 21%로 10%포인트 높아지게 된다. 상당히 획기적 변화다. 지방분권의 핵심이 재정 분권에 있다고 보면 국세 지방세의 비중이 8 대 2에서 75 대 25로 높아질 것이고, 우리 정부 말에는 7 대 3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정부에도 계속해서 지방세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공기관 이전 이후에 새롭게 생겨난 공공기관 이전이라든지 충남, 대전 지역에서 나오는 혁신도시 추가 지정 요구 등은 총선을 거치면서 검토해나가겠다. Q.임기 반환점을 돌아서 후반기로 돌아가고 있다. 여러 가지 일들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국민들은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좋지 않은 뒷모습을 보아야 했고 그것이 상처로 남는 경우가 많았다. 문 대통령께서 임기가 끝난 후 어떤 대통령으로 남고 싶은가. 또 어떤 대통령으로 남기 위해 노력해왔나. -저는 대통령 이후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대통령으로 끝나고 싶다. 대통령 임기 이후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이라든지, 현실정치와 연관을 계속 갖는다든지, 그런 것은 일체 하고 싶지 않다. 일단 대통령 하는 동안 전력을 다하고, 대통령 임기 후에는 그냥 잊힌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 솔직히 구체적인 생각은 별로 안 해봤다. 임기 끝난 이후 좋지 않은 모습은 아마 없을 것이다. Q.올해 경제 성장률, 물가 실업률 등과 관련한 계획과 목표를 말해달라. 또한 ‘타다’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가 있다. 이해관계 충돌을 푸는 방법 마련하겠다 했지만 쉽지 않다. 복안과 구상을 말해달라. -제가 지난번 신년사에서도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많이 말씀드렸다. 제가 경제에 대해서 조금 긍정적인 말씀을 드리면 ‘우리 현실경제의 어려움을 모르고 안이하게 인식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경제지표는 늘 긍정적 지표, 부정적 지표가 혼재한다. 제가 지난번 신년사 때, 신년사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지표를 보다 많이 말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제가 말한 내용은 전부 사실이다. 부정적 지표를 말하지 않았을 수 있지만 제가 말한 내용에 대해선 전부 사실이다. 그 점에 대해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있다면 지적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경제의 부정적인 지표는 점점 적어지고 긍정적인 지표는 점점 늘어난다는 것은 분명하다.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전망도 국내외적으로 일치하다. 아마 이달 하반기쯤 되면 추정치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 정도 될 것이라고 정부는 판단한다. 과거 지난 우리 경제성장에 비하면 성장률이 많이 낮아진 것이지만, 전체 세계를 놓고 보면 비슷한 3050클럽, 국민 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천만 이상 정도의 규모를 갖춘 국가들 가운데서는 미국 다음으로 2위를 기록한 결과다. 아주 어려움 속에서 선방했다 생각한다. 신년에는 그보다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국제경제기구나 우리나라의 한국은행을 비롯한 경제연구소의 분석이 일치한다 실제로 작년 12월 정도 기점으로 수출이 좋아지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달도 1월 1일부터 1월 10일까지의 수출은 모처럼 5.3% 증가했다. 물론 1월 설 연휴가 있기 때문에 월간 기록이 늘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일별 평균 수출액은 분명 늘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도 연초에 기분 좋게 출발하고 있다. 주가가 많이 오른다는 것은 결국 주가는 기업의 미래 가치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의 미래 전망을 외국 투자가나 국내 투자가들이 밝게 본다는 뜻이다. 거시경제가 좋아진다고 해서 국민들 개개인의 삶에서 체감하는 경제가 곧바로 좋아진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거시경제가 좋아지는 이 계기에 실질적인 삶의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타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규제 혁신을 위해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규제혁신에서 속도 내고 있다. 실제로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타다 문제처럼 신구산업 간의 사회적 갈등이 생기는 문제를 아직 풀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런 문제 논의하는 사회적 타협기구들이 건별로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을 통해 기존의 혁신하는 분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타다 같은 보다 혁신적인 사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임명에 대해 노조와 시민단체가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 기업은행장 인사에 대해 당시 민주당은 관치금융의 폐해라고 지적해 인사가 무산된 바 있다. 그때는 반대하고 지금은 왜 낙하산 인사를 하는지에 비판이 있는데. -과거에는 민간 금융기관과 민간 은행장들까지 인사에 대해 정부가 사실상 개입을 했었다. 그래서 관치금융이니 낙하산 인사니 하는 평을 들었다. 기업은행은 정부가 투자한 국책은행이고 정책금융기관이다. 일종의 공공기관과 같다. 인사권이 정부에 있다. 변화가 필요하면 외부에서 수혈하고 안정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발탁한다. 윤 행장은 자격이 미달하는 인사라면 모르겠지만, 경제금융 분야에 종사해왔고 과거 정부 때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도 했다. 우리 정부에서는 청와대 경제수석을 했다. IMF(국제통화기금) 상임이사도 역임했다. 경력 면에서 전혀 미달 되는 바가 없다. 그냥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토’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내부 발탁 기회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기업은행의 발전과 기업은행이 해야 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과 역할을 얼마나 더 활발히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점에서 인사를 봐달라고 노조에 부탁하고 싶다. Q.지난 한 해 인구 증가 수가 2만 3802명이다. 인구절벽은 국가소멸 문제와 맞닿아 있다. 저출산·고령화 정책에 많은 열정 보였는데,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저출산·고령화 문제, 인구의 수도권 집중 문제를 재점검하고 재설계할 의향은 없는지. -실제로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는 것은 단순히 사람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돈, 기업 등 경제력이 다 집중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방은 그만큼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지방이 어렵다는 것이 그냥 말로만의 어려움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지방의 기초자치단체들은 지역 인구가 줄어나가면서 기초자치단체로서의 인구요건에 미달되는,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돼야 하는 그런 상황에 처한 기초자치단체들이 많다. 심각한 문제다. 지역이 수도권보다 출산율이 높다. 그래서 출산율이 낮아서 인구가 주는 것은 전혀 아니고, 지역의 출산율이 높지만, 젊은이가 희망 가질 수 있는 일자리가 적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서울로, 서울로 유출되면서 지방 인구가 줄어든다. 이 흐름을 반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국가비상사태를 말했는데 꼭 그렇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런 마음으로, 자세로 하자는 뜻으로 이해하겠다. 그렇게 노력해나가겠다. Q.북한은 그간 리비아, 이라크 등 여러 국가 사례를 자신들의 핵 보유 정당화를 위해 사용해왔다. 현재 이란 사태를 북한이 주시하고 있다. 미국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사살한 이후 미국이 북한 핵을 포기하게끔 어떻게 설득할 수 있고 북한과 맺게 될 합의가 변경되지 않는다고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 제가 높은 평가를 한다고 한 것과 같은 의미가 있다. 당시 미국은 국내적 상황도 있지만 이란 문제도 있고 여러 복잡한 일들이 많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생일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은 그런 상황에서도 미국이 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여전히 가장 중요한 외교 상대방으로 여기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정상 간 친분을 유지하며 대화를 계속해 나가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한다. 북한이 연말이라는 시한을 설정한 바가 있어서 그 시한을 넘어가면 북미 간 대화 관계가 파탄 나지 않을까 걱정을 하는 분이 많았지만, 북한은 그 시한이 넘어서도 여전히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 물론 ‘북한의 요구 조건을 미국이 수긍해야만 대화할 수 있다’는 대화 조건을 강조하긴 했지만, 그건 북한의 종전 주장과 달라진 바 없다. 북한 역시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고 대화를 하고 싶다는 뜻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 문제는 미국이 국내적으로도 대선이 본격적 국면에 들어서게 되면 이젠 북미 대화를 위해서 시간 자체를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북미 간 많은 시간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화가 단절된 것은 아니지만 대화가 여전히 진전되지 못하고 있고 교착상태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대화 교착이 오래된다는 것은 결국은 상황을 후퇴시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하다. 북미 간 최대한 빨리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우리 정부는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년사에서 밝힌 것은 이제 북미 대화만 바라보고 있을 게 아니라 교착상태에 놓인 만큼 남북 간에서도 이 시점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여러 현실적 방안을 찾아서 남북관계를 최대한 발전 시켜 나간다면 그 자체로도 좋은 일일 뿐만 아니라, 북미 대화에 좋은 효과를 미치는 선순환적 관계를 맺게 될 것이란 뜻을 말씀드렸던 것이다. 아직은 북미 대화의 성공 가능성에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싶다. Q.북한과의 관계를 더욱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하셨는데, 유엔을 필두로 한 대북 제재가 지속되고 있다. 제재 완화에 조건이 부과될 수 있는지, 북한과의 관계를 증진하기 위해서 제재 일부를 완화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대북제재는 대북제재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 대북제재를 통해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것에 제재의 목표가 있다. 그래서 북한이 비핵화에 있어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당연히 미국이나 국제사회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하고, 그 조치 속에는 대북제재 완화도 포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어떤 조치를 취할 때 어떤 정도의 대북제재를 완화할 수 있을지 또는 대북제재 완화의 조건으로 북한이 어디까지 비핵화 조치를 취할 지라는 서로 간의 상응 조치를, 어떻게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지라는 것이 지금 북미 대화의 과제다. 북미 간에 이 필요성, ‘북한의 비핵화와 상응조치’라는 원론에 대해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대화가 교착상태에 있는 것이다. 교착상태를 돌파하기 위해서 미국도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나가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누차 말씀드린 바와 같이 북미 대화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남북 관계에서도 할 수 있는 최대한 협력 관계를 넓혀나간다면 북미 대화를 촉진할 뿐 아니라 필요한 경우에 북한에 대한 제재에 대해서 일부 면제나 예외조치를 인정하는 데 대한 국제적 지지를 넓힐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본다. Q.얼마 전 대통령께서 중국을 방문했고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방한 예정이라고 말씀하셨다. 올해 한중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시는가. 또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겠는가. -올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예정돼 있다.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열리게 되는데, 그때는 리커창 총리께서 오시기로 예정돼 있다. 중국의 두 분 국가지도자들의 방한은 한중관계를 획기적으로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또 한국과 중국은 2022년 수교 30주년을 맞게 된다. 이를 계기로 한중관계를 한 단계 더 크게 도약시켜나가자는데 양국 지도자들의 생각이 일치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2021년과 2022년을 ‘한중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해 보다 활발한 문화 교류와 인적교류가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일대일로 사업과 한국 정부가 역점을 두는 신남방정책·신북방정책의 접점을 찾아 함께해나가는 데도 속도를 낼 것이다.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실제로 중국은 지금까지 굉장히 많은 도움을 줬다. 거기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이 하루아침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 오랜 적대 관계에서 신뢰를 구축하고 평화를 찾아 나가는 여정은 긴 여정이라서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할 때까지 중국이 끊임없이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저희가 함께 협력해 나갈 것이다. Q.대통령께서는 평창올림픽 당시 한미군사훈련 중단 가능성을 말씀했다.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많이 변했다. 미국 쪽에서 한미군사훈련이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서 재검토·재협의를 하자는 제안이 들어왔을 때 한국 정부는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우선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한미동맹은 어느 때보다 공고하다. 또 한미 간에 긴말한 소통과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 한미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가 현재의 남북관계 발전 그리고 북미 대화를 이끌어낸 것이다. 되돌아보면 2017년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을 통해 한반도가 완전히 위기상황이었을 때 저는 2017년 한 해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과 3차례 정상회담을 갖고 7차례 통화를 하면서 평창올림픽에의 북한 참가를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유예할 수 있다는 결정을 이끌어냈다. 그것을 통해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간 대화가 봇물 터지듯 터진 것이고 남북 간 대화는 곧바로 북미 간 대화로 이어졌다. 북미 간 대화가 본격화하고 난 이후에는 남이나 북 모두 북미 대화의 진전을 지켜봤다. 왜냐하면 북미 대화가 타결되면 남북 협력의 문이 더 활짝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들어가서 한편으로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되살리는 한편 남북 간에도 북미 대화만 쳐다보는 게 아니라 남북 간 할 수 있는 최대한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한국과 미국 사이에는 이견이 없으며, 앞으로도 필요한 조치에 대해 충분히 협력할 것이다. 구체적 문제에 대해 답변 드리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Q.작년 말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고 대화를 통해 현안을 해결해 나가자고 한 것은 정말 다행이다. 하지만 양국 간 갈등 문제가 놓여 있다.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어떤 해법을 구상하고 있는지. 또 대통령은 임기 안에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의 관계 개선을 낙관하는지.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고 아베 총리와 만날 생각이 있는지. -일단 한일 간에 강제징용 판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의 문제가 있고, 그 문제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문제가 생겨났고, 그 때문에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로 연결됐다. 크게는 세 가지 문제이다. 그 문제들 외에 한일관계는 대단히 건강하고 좋은 관계라고 말씀드린다. 한일관계를 더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야겠다는 의지, 한국이 일본을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로 여기고 있다는 자세들은 확고하다고 말씀드린다. 지금 국제경기가 어렵다. 그래서 양국이 오히려 힘을 합쳐 어려운 국제경기에 대응해 나가야 할 시기인데, 이런 어려운 문제들, 특히 수출규제를 통해서 한국기업뿐 아니라 일본기업에도 어려움을 주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게 생각된다. 우선 일본의 수출규제, 지소미아 문제 등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빨리 해결한다면 양국 간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강제징용 판결도 한국 정부는 이미 여러 차례 해법을 제시했다. 한국 입법부도 법안을 발의하는 등 입법부 차원에서 노력했다. 원고 대리인단이었던 한일 변호사들, 한일 시민사회들도 공동협의체 구성 등의 해법을 제시했다. 한국 정부는 그 협의체에도 참여할 의향 있다. 어쨌든 일본도 그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면서 한국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본다. 한국 측이 제시한 해법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의 수정 의견이 있다면 수정 의견을 내놓고 한국이 제시한 방안과 일본이 수정 제시한 방안들을 함께 놓고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나간다면 충분히 해결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그 해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피해자들의 동의를 얻는 해법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피해자들의 동의 없인 한일 간 정부가 아무리 합의해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위안부 합의 때 아주 절실히 경험한 바 있다.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이라는 점에 좀 충분히 염두에 두면서 방안을 마련하면 양국 간에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다고 보고 있고, 지금 강제집행 절차에 의해서 강제 매각을 통한 현금화가 이뤄지는데, 많은 시간의 여유가 있지 않기 때문에 한일 간 대화가 더 속도있게 촉진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도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선 한국 정부가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도쿄올림픽은 남북 간에 있어서도 일부 단일팀 구성이 합의돼 있고 공동입장 등의 방식으로 한반도를 위한 평화 촉진의 장으로 만들어 갈 수도 있다. 한일관계 개선과 교류를 촉진하는 그런 기회로도 삼을 수 있다. 평창올림픽 때 아베 총리가 개막식에 참석했듯 도쿄올림픽에도 한국에서 고위급 대표가 참석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역시 한일관계 문제를 근본적으로 푸는 좋은 계기가 되기 바란다. Q.신년사에서 남북관계 증진을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북한은 지금도 남한 불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남북관계 증진을 위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안이 있나. 또한 미국이 압박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방위비분담금 협상 문제에 대한 견해는. -외교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훨씬 많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외교는 당장 내일의 성과만을 바라보고 하는 것은 아니다. 1년 후, 2년 후, 긴 미래를 바라보면서 하는 것이다. 북한의 메시지를 잘 보더라도 비핵화 대화는 북미 간의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고, 남북관계의 발전이나 남북 협력을 위한 남북 대화를 거부하는 메시지는 아직 전혀 없는 상태다. 남북 간에도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않고 남북 협력을 조금 증진하면서 북미 대화를 촉진해나갈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국제 제재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남북이 할 수 있는 협력에 있어서 여러 가지 제한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제한된 범위 안에서 남북 간에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우선 접경지역 협력을 할 수 있다. 또한 관광, 개별 관광 같은 것은 국제 제재에 저촉되지 않아 충분히 모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스포츠 교류도 있다. 도쿄올림픽 공동 입장, 단일팀 구성뿐 아니라 나아가 2032년 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도 이미 합의한 사항이다. 그 부분을 추진할 구체적인 협의도 필요하다. 남북관계에 대해 협력해 나가는 데 있어 유엔 제재로부터 예외적인 승인이 필요하다면 그 점에 대해서 노력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 되었든 남북 관계는 우리 문제라서 우리가 조금 더 주체적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호르무즈 파병 문제는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다. 우리가 가장 중요히 여길 것은 현지 진출한 우리 기업과 교민의 안전 문제일 것이다. 또한 원유 수급이나 에너지 수송 문제도 관심을 가질 대상이다. 한미동맹도 고려해야 하고 이란과도 외교관계가 있어서 그 전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진전이 있다. 그러나 아직도 거리가 많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한국으로서는 기존의 방위비 분담 협상의 틀 속에서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다. 또 방위비 분담 협상안은 국회 동의받아야 하는 데 국회의 동의도 그 선을 지켜야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어쨌든 미국과 점점 서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있고 서로의 간격도 좁혀지고 있어 빠른 시일 내 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혁신도시 추가 지정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 관련해서 총선을 거치며 검토하겠다고 했다. 검토 방식을 말하는 것인지 시기를 말하는 것인지. -원래 혁신도시는 국가균형발전의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혁신도시를 지정하며 수도권은 제외했다. 수도권은 혁신도시라는 추가적 발전 방안이 필요하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경기도 쪽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 혁신도시가 지정됐지만 충남·대전 쪽은 제외됐다. 그 이유는 그 당시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이전한다는 개념이 있었기에 충청·대전은 신수도권 지역이 될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정수도는 실현되지 않았다. 더 현실적으로는 세종시가 커지면서 세종시 쪽으로 인구 등이 흡입되는 것이 충남과 대전 경제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들이 있다. 그래서 충남과 대전에서는 추가로 혁신도시를 지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오래전부터 해왔고, 그를 위한 법안도 국회에 계류돼있다. 그 법안이 통과되면 그에 따라서 최대한 지역에 도움 되는 방향을 찾아 나가려 한다. Q.부동산과 관련해 ‘가격 상승은 원상 회복돼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 기준이 언제라고 생각하시는 건지. 대통령이 원상 회복하시겠다고 하면 집 없는 서민들은 집을 안 사고 마음 놓고 기다려도 되는 것인가. -대답이 불가능한 질문이다. 그런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라고 생각해달라. 서울의 일부 특정지역, 일부 고가주택의 문제라고 하더라도 지나치게 높은 주택 가격은 정말 많은 국민에게 상실감을 준다. 그런 문제를 반드시 잡겠다는 것이다. 너무 이례적으로 가격이 오른 지역, 아파트에 대해서 가격을 안정화하는 정도로 만족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이해해달라. 궁금증이 충분히 해소됐는지 모르겠다. 늘 이렇게 짧다. 지난해와는 다르게 신년사와 별도로 기자회견을 구분해서 진행했는데, 신년사에 더해서 국민들의 궁금증을 많이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국민과의 소통을 더욱더 늘리려는 의지로 봐주기 바란다. 아까 협치에 대한 질문도 나왔지만, 사실 우리 정치를 보면 우리의 현실이 어려운 만큼 소통과 협치, 통합과 같은 것이 참으로 절실한데 우리의 현실은 너무나 거꾸로 가고 있다. 정말 대통령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물론 그 가운데 상당한 부분은 대통령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을 다 미루려는 뜻은 없다. 어쨌든 대통령으로서도 더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만, 그중 한 방향은 우선 국민과 더 많은 소통을 해야겠다는 것이다. 다음에 새로운 국회가 구성되면 새로운 국회와도 더 많은 소통을 통해 협치의 노력을 해나가고, 이를 통해 우리 경제를 살려 나가는 더 강력한 힘을 얻어내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 주시기 바란다. 오늘 좋은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쨌든 늘 다짐하는 바지만 이렇게 기자들과도 소통하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 감사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美와 대화 문 열어놓고, 핵 만지작… 김정은 ‘장기전’ 채비

    美와 대화 문 열어놓고, 핵 만지작… 김정은 ‘장기전’ 채비

    “美 강도적 행위들로 北 달라진 것 없어” 핵·ICBM 직접 언급 없이 에둘러 표현 무력시위 수위·美 입장 변화 연계하며 한반도 정세 등 관망… 상황관리 의지 대화 판 먼저 깬다는 책임 회피 의도도지난달 31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발언을 놓고 대미 강경 노선과 북미 협상 유지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북미 협상의 중단’이나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재개’ 가능성을 드러내면서도 명시적 표현은 피했다. 미국이 레드라인으로 설정한 핵·ICBM을 직접 언급하는 대신 ‘전략무기’라고 에둘러 표현했으며, 핵·ICBM 실험 모라토리엄(중단)과 관련해서도 “공약에 우리가 더이상 일방적으로 매여 있을 근거가 없어졌다”고 했을 뿐 ‘실험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하지는 않았다. 전략무기 개발·강화 등 무력시위 수위와 미국의 입장 변화를 연계시키면서 대화의 여지를 남긴 것이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미국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조미(북미)관계의 결산을 주저하면 할수록 예측할 수 없이 강대해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미국의 강도적 행위들로 하여 우리의 외부환경이 (핵·경제) 병진의 길을 걸을 때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기 위한 투쟁을 벌리고 있는 지금이나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며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핵·경제 병진 노선으로의 회귀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협상 중단을 공식화하지 않은 배경에는 미국이 군사 대응을 경고하고 중러가 북미 대화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판을 먼저 깼다는 책임을 피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반도 정세와 미국 대선 등을 관망하며 협상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기 전까지 상황 관리에 나서겠다는 뜻도 읽힌다. 북한이 저강도 군사도발에 나서면서도 협상의 판을 깰 ICBM 발사는 자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미국이 북한의 ‘선(先)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낮아 협상은 장기 공전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장기적 대립을 예고한다”고 한 점도 장기전에 대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경우 미국이 강력 반발하고 중러도 대북 제재를 완화할 명분을 잃게 된다”며 “지난해 5월부터 시험발사한 신형무기를 발사하는 수준에서 군사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이 전통적으로 미국 행정부 마지막 해에는 협상을 하지 않았기에 11월 미국 대선 이후를 바라보고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북한이 미국의 입장 변화를 압박하다 레드라인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되는 3월 도발 수위가 결정될 수 있다”며 “연합훈련을 핑계로 ICBM을 발사하면 중국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사설] 北 ‘새로운 길’ 외통수 안 되게 제재·안전 묘안 찾아야

    북한이 예고했던 ‘크리스마스 선물’ 없이 성탄절이 지나갔다. 북한이 군사행동을 자제했다고 도처에서 안도하는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 시한을 연말까지로 설정했으며, 연말을 어떻게 보낼지는 미국에 달려 있다고 공언해 놓은 상태이다. 아직도 연말까지는 닷새가 남았다. 문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월 1일에 발표할 신년사의 내용에 달려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비핵화 협상이 제대로 진전되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선언하고,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대미 협상 시한을 연말까지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길’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대내외에 제시할 것으로 보이며, 조만간 열리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그 윤곽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북한의 ‘새로운 길’에 대해서는 핵 보유국 선언과 동시에 핵실험·미사일 발사 중단(모라토리엄) 해제, 북미 및 남북 관계의 중단, 자력갱생, 옛 사회주의권 국가와의 연대 강화 등 여러 갈래의 가능성이 거론된다. 뭐 하나 우려스럽지 않은 게 없지만 2년간 중단했던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 발사 재개를 비롯해 군사력 강화를 드러낼 다양한 수준의 행동으로 한반도 긴장이 재현될 것이 가장 걱정스럽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 중에도 지난 5월 이후 북한판 이스칸데르 등 신형 4종 무기 외에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쏘아 올렸다. 얼마 전에는 동창리에서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 강화’라고 표현한 신형 미사일 엔진 시험을 했기 때문에 내년 초 정찰용 위성 로켓 발사, ICBM 시험발사를 통한 성능 확인과 대외 과시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다. 위성이든 ICBM이든 레드라인을 넘는 행동이어서 국제사회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일관되게 주장한 체제안전 보장과 제재 완화, 대북 적대시 정책 폐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핵화 실천에 맞게 북한이 바라는 조치들이 이뤄져야 했지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선제적 행동에 비해 미국의 상응조치는 미흡했다. 김 위원장의 ‘새로운 길’이 외통수로 빠지지 않도록 한미가 묘안을 찾아야 한다. 안전보장과 관련해서는 내년 상반기 혹은 하반기까지 한미연합훈련의 완전한 중단을 포함해 북한이 받지 않을 수 없는 구체적인 안을 제시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동북아철도공동체’와 더불어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제재 완화 결의안도 미국은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이 평화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대화에 복귀할지 여부는 미국 하기 나름이다.
  • ‘2017 로드맵’도 꺼낸 중러, 북핵문제 적극 나서나

    ‘2017 로드맵’도 꺼낸 중러, 북핵문제 적극 나서나

    중국·러시아 외교 고위급 오늘 전화 통화17년 공동 발표 ‘중러 한반도 로드맵’ 언급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완화안 초안에 이어북핵 문제에 적극 참여하려는 의도 있는 듯북미 교착에 새 돌파구 만들 가능성 있지만남북미·북중러 대치구도 형성 부정적 전망도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제재 완화를 담은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에는 외교적 수단으로 북핵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며 ‘중러 한반도 로드맵’을 언급했다. 2017년 양측이 공동 발표했던 방안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중러가 북미 교착 상태의 장기화에 따라 자신들의 로드맵을 제시하며 북핵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러시아 외무부는 26일 성명을 내고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과 뤄자오후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전화 통화를 통해 한반도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성명에서 “양측은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모든 관련 당사자들이 자제력을 보여주고, ‘러시아와 중국의 로드맵’에 명시된 대로 정치외교적 수단에 의해 지역 이슈를 해결한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러 양측 정부가 한반도 현안에 대해 긴밀한 공조를 추구할 것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날 통화는 중국 측이 최근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주변국들과 논의한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 문제를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 19일 방중해 뤄자오후이 부부장을 만나 협의했고, 24일 열린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서도 러자오후이 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 주석의 양자회담 자리에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중러가 대북제재 국제공조에서 이탈하지 않기를 원하는 미국의 입장을 전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로 인한 ‘강대강 구도’보다 외교적 접근이 우선돼야 한다는 한중일의 공감대를 러시아측과 공유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특징적인 것은 2017년 7월 4일에 중러가 공동성명으로 내놓은 ‘러시아와 중국의 로드맵’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이는 4단계 로드맵이다. 1단계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통해 대화 여건을 조성한다. 2단계에서 이해대상국들은 협상을 열어 무력불사용, 불가침, 평화공존, 한반도 비핵화 목표 실현 등 전제 원칙을 확정하고 핵문제를 포함한 ‘일괄타결’을 추진한다. 3단계에서 협상이 진전되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보체제를 수립할 방식을 논의하고 4단계에서 최종적으로 관련국 간에 관계 정상화를 실현하는 내용이다. 최근 중러가 유엔에 제출한 결의안 초안에 ‘6자회담 부활’이 담겨 있었다는 점에서, 자신들의 과거 로드맵을 바탕으로 보다 적극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해당 로드맵은 관련국의 관계 정상화가 4단계에 배치됐다는 점에서 수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관계 정상화 없는 평화협정이 구속력을 갖기는 쉽지 않아서다. 향후 중러의 참여가 가속화 될 경우 촉진자가 증가한다는 점에서 북미 교착 구도를 바꿀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반면 북중러 대 한미일의 교착 구도가 형성되거나, 참여자의 증가로 비핵화 논의 속도가 크게 더뎌질 수도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미국, ‘연말 시한’ 넘기면 어떤 대책 있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그제 북한에 회동을 제안했으나 알맹이가 없어서인지 북미 접촉은 무산됐고 방한 일정을 마친 비건은 일본으로 갔다. 하지만 미국의 협상 제의는 살아 있는 만큼 연말까지 기대를 걸어 본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냈다. 미 국무부가 즉각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지만, 미국은 중러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중러가 안보리에 요구한 건 북한의 해산물과 섬유 수출 금지 해제, 22일로 다가온 해외 북한 근로자의 송환 시한 완화,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의 제재 대상 면제 등 4가지다. 결의안은 인도주의 차원에서 북한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숨통을 틔워 줌으로써 비핵화 협상의 물꼬를 트자는 데 있다. 특히 중러가 한국 정부는 미국에 말도 못하는 남북 철도·도로 프로젝트의 정상화를 제안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북한은 핵실험장 폐기, 핵실험·미사일 발사 중단은 물론 싱가포르 합의에 따라 미군 유해를 송환했으나 미국은 한미연합훈련 중단 외에 어떠한 상응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미국은 제재를 강화하면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과 10월 스톡홀름 실무협상에 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분이 두텁다지만 북미의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중러의 결의안은 미국 반대로 통과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일사불란했던 대북 제재에 균열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 국무부는 결의안에 부정적인 이유로 북한의 위협 등을 들고 있으나 그 위협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모른다는 투로 얘기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크리스마스 도발’을 예고하고 있다. 북한의 군사행위를 막고 협상 동력을 찾으려면 미국이 사고를 전환해야 하지만 눈과 귀를 모두 막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할 뿐이다.
  • [데스크 시각] 문재인의 평양메시지: ‘읽지 않음’과 ‘수신거부’ 사이/임일영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문재인의 평양메시지: ‘읽지 않음’과 ‘수신거부’ 사이/임일영 정치부 차장

    #1. 지난 14일(현지시간) 유엔은 올해도 북한 인권 침해 결의안을 채택했다. 15년 연속이다. 결의안은 북한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즉각적 개선을 촉구했다. 미국 등 40여개 회원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지만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함께했던 한국은 11년 만에 처음으로 빠졌다. #2. 지난 17일 정경두 장관과 마크 에스퍼 장관은 태국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열고 한미연합공중훈련 연기를 결정했다. 앞서 한미가 ‘비질런트 에이스’를 대체해 대대급 이하 연합훈련 계획을 수립하자 북한은 “우리 공화국을 과녁으로 삼고 연합공중훈련까지 강행하며 사태발전을 악화일로로 몰아넣은 분별없는 행태에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유엔 인권결의안과 한미연합훈련은 북한 심기를 가장 불편하게 만드는 두 가지다. 모두 체제 위협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또 북한 입장에서 인권결의안은 내정간섭이며, 한미연합훈련이 실시되면 민관군 모두 전시에 준하는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하기에 피로도가 극심하다.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인권결의안 불참과 연합훈련 연기 결정은 보수 진영의 공세가 불 보듯 훤한 탓에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나흘 새 두 가지 결단을 내놓은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명확한 메시지였다. 앞서 지난 5일 부산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을 초청하는 친서를 보낸 것의 연장선이다. 남북 관계에 정통한 여권 핵심관계자는 “인권결의안 불참과 연합훈련 연기 결정은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분명한 메시지였는데 읽어내지 못했든, 읽으려 하지 않았든지 했던 것 같다”며 “(15일) 대통령이 에스퍼 장관을 만나 북측이 강한 거부감을 느낀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를 종료하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비핵화 협상이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동맹 현안을 고려해 미국과 보폭을 맞추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 북한과 함께 1~3차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와 9·19 군사합의를 지속적으로 이어 가겠다는 뜻이었을 터. “남북 관계만 생각한다면 우린 훨씬 더 속도를 낼 수 있지만 동맹인 미국과 보조를 맞춰야 되는 문제가 있다”는 지난 19일 ‘국민과의 대화’ 발언은 대통령의 솔직한 심경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청와대발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읽지 않았거나 수신을 거부한 것처럼 보인다. 정상 간 친서는 사전 협의 없이 공개하지 않는 게 ‘정상국가’의 외교관례임에도 청와대가 친서를 보내 온 사실과 내용까지 지난 2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낱낱이 공개했다. 이 관계자는 “친서를 조중통을 통해 공개한 것은 북한 수뇌부의 기류와 현주소”라고 했다. 남북 경색 국면에서도 정상 간 신뢰는 최후의 보루로 남아야 하지만, 믿음의 실타래가 풀리고 있다는 방증으로도 읽힌다. 북한 사정에 밝은 전문가들은 북중 접경 무역만으로도 북한은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으며 ‘연내 협상시한’ 내 미국의 제대로 된 양보를 얻어 내지 못하면 협상테이블을 걷어 버리고 다음을 기약할 것이라고 본다. 결국 한반도 시계를 2018년 이전으로 되돌리지 않으려면 연말까지 북미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 북으로부터 ‘읽은 메시지’란 답이 오지 않든, 수신거부로 튕겨 나오든 인내심을 가지고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 물론 북한도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정상국가로 인정받고 싶다면, 파트너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 argus@seoul.co.kr
  • [사설]북한의 ‘금강산 최후통첩’, 남북 합의 없는 강제 철거 안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어제 ‘금강산은 북과 남의 공유물이 아니다’라는 논평에서 “우리는 11월 11일 남조선 당국이 부질없는 주장을 계속 고집한다면 시설철거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단행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밝혔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3일 금강산을 현지지도하며 남측 시설물 철거를 지시한 지 이틀 뒤 대남 통지문을 보내 “당국과 민간기업이 설치한 시설을 철거해 가라”고 공식 통보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28일과 이달 5일 각각 금강산 실무회담과 남측 공동점검단 방북을 제안하는 통지문을 발송했으나 북한은 즉각 거부한 채 문서교환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가 국제 제재를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창의적 해법’ 마련에 노심초사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최후통첩’, ‘일방적 철거 단행’ 등 험악한 표현으로 압박의 강도를 높인 것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그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나 금강산 관광 문제를 협의했고, 오는 17~23일 예정된 방미 기간에 주요 인사들을 만나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대북 제재 해제 등을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이 독자적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추진하기 어려운 현실을 뻔히 알고 있는 북한이 그런데도 “금강산 개발에 남조선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는 식으로 협박과 으름장을 놓는 행태는 남북 신뢰 회복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어떤 경우라도 북한이 남북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금강산 남측 시설물을 강제 철거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한미연합훈련 조정 가능’ 발언에 북한의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와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위원장이 잇달아 협상 의사를 밝히면서 북미 대화가 다시 접점 찾기에 들어간 듯 보인다. 협상 시한으로 정한 연말을 앞두고, 북미가 대화의 불씨 되살리기에 나선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북한이 대미 대화에는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남북 대화는 외면하고, 무시하는 이중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진정성 있는 협상 자세라고 볼 수 없다. 비핵화 협상과 남북관계 발전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이끄는 두 개의 바퀴이며, 남북미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원칙은 변함없이 지켜져야 한다.
  • 한 대북 전문가 “10년 동안 꿈쩍도 안한 남쪽, 금강산을 버려야 산다”

    한 대북 전문가 “10년 동안 꿈쩍도 안한 남쪽, 금강산을 버려야 산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북 전문가가 15일 아침 답답한 속내를 전해왔다. 얼마나 갑갑했을까 능히 짐작되는 글이었다. 한참을 망설이다 독자들과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14일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담화를 통해 “미국이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자체를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리해하고싶다. 이러한 결심을 남조선당국과 사전에 합의하고 내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남조선정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이런 현명한 용단을 내릴 인물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15일 조선중앙통신은 ”금강산은 북과 남의 공유물이 아니다’는 제목으로 “미국이 무서워 10여년 동안이나 금강산관광시설들을 방치해두고 나앉아있던 남조선당국”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이 담화와 기사를 보고 느낀 소회를 털어놓았다. 안팎으로 어려운 정부 처지를 누구보다 먼저 걱정하고 참고 견뎌왔던 분이란 점을 밝혀둔다. 문장은 최소한만 다듬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정말 굴욕적이지만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 얼마 전 모 언론의 김정은 위원장 금강산관광지구 현지지도 행보 의도 평가와 대처 방향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금강산 결정은 남쪽에 대한 불만과 서운함, 압박의 차원도 있겠지만 오히려 내부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원산-금강산 관광 특구 개발이라는 계획된 경제정책 추진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어쩌면 북한은 다른 곳 개발 다하면서 금강산만큼은 기다릴만큼 기다려 준 것이다. 그런데 우린 미국 눈치 보느라 꼼짝도 안했다. 북한이 이렇게 나오리라고 예상도 못했을 거다. 북한 측에 최소한 재개하려는 노력, 모습이라도 보였는지 궁금하다. 그렇게라도 했으면 이 지경까지는 안 갔을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남쪽과 협의하라고 한 것은 시설 철거의 가부를 협의해서 하라는 것이 아니라 시설 철거에 따른 재산권 문제 등 법적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로 이해해야 한다. 이미 결정 난 것이고 번복할 수 없다. 이는 어쩌면 깔끔한 마무리로 향후 남쪽이 금강산 관광사업에 재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기 위한 나름 배려의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역설적으로 지금 금강산을 버려야 다시 시작할 수 있고 창의적 해법이 나온다. 나는 욕 먹더라도 지금은 금강산 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국민적 정서니 감정이니, 금강산 사업의 의미니 감정에 호소한다고 뭐가 달라질것인가? 결국 그 역시 정치적인 것이고 국민들에게, 현대에게 욕 먹기 싫은 것이고, 총선 앞두고 눈치보는 것이다. 지금 와서 매달려봐야 되지도 않고 이제 와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그럴 것이면 진작에 하지 왜 안했는가? 누가 아이디어라고하면서 낸다는 것이 현재 시설을 폐기하고 북한이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데 참여하자고 하던데 그건 제재 국면에서 더더욱 불가능하다. 있는 것도 재개 못하면서 제재 속에서 재개발에 참여하자는 것은 생각이 없는 발상이라고 본다. 이제는 금강산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다른 영역으로 접근하는 것이 창의적인 해법을 만드는 것이며 남북관계의 새판 짜기를 시작하는 길이다. 재산권 문제를 얼마나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결국 현대 측에서 이를 얼마나 수긍하고 자발적으로 나올 것인지 이를 긍정적으로 유도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다. 나에게 돌을 던지든 욕을 하시든 이게 현실이다.” 그리고 스톡홀름 북미 실무회담 이후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는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하노이에서 미국이 영변+α를 요구했다면 스톡홀름에서 북한은 싱가포르+α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α 싸움”이다. 북한이 요구하는 새로운 계산법은 안전과 발전을 위협한 장치의 제거를 위한 +α다. 이미 합의한 싱가포르 선언 1조와 2조의 연락사무소나 종전선언이 아니다. 그건 당연한 것이고 김명길 대표의 발언을 보면 +α는 결국 제재와 한미연합훈련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약속을 말이 아니라 서면으로 해달라고 한 것이다. 미국에 대해 더 많은 상응조치를 요구한다기보다 명시적이고 확실한 것을 요구하고 있을 것이다. 과연 미국이 해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모 부처에 이런 제언도 했습니다. 듣거나 말거나 ①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라. 그리고 북한에 대한 근거 없는 낙관론을 버려라. 북한의 의도를 보다 냉정하게 보라. ② 창의력과 상상력의 부재라기보다 용기의 부재다. 남북관계로 인해 생기는 한미관계의 불편함과 남남갈등을 감내할 용기를 다시 가져야 한다. 한미관계와 남남갈등엔 최소의 제한적 손상(limited damage)이 나타나도록 남북관계를 유도하면서 빠른 복원력(resilience)을 보일 수 있는 갈등 관리가 필요하다. ③ 그런데 그 일을 해야 할 외교통일국방분야 국가안보전략을 종합적으로 조율하고 지휘할 컨트롤 타워, 지휘자가 부재하다. ④ 듣기 싫은 소리를 멀리하는 자세를 버려라. 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미국을 극복하라. 이미 지나간 이야기를 하고 나니 더 답답하고 우울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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