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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문계’ 만드나

    ‘친문계’ 만드나

    “친문(친문재인)계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 시기가 더 빨라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이 부쩍 정치적 보폭을 넓히자 당내에서는 이 같은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대선 패배 뒤 한동안 침묵하던 문 의원은 최근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현안에 대해 의견을 밝히면서 부쩍 목소리를 높여왔다. 특히 여야가 강대강 충돌을 하고 있는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의혹 사건과 관련해 사실상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면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문 의원은 최근 출입기자들과 북한산 산행을 하면서 국정원 사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사건의 몸통으로 박근혜 선거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을 지낸 권영세 주중대사를 지목하면서도 현 정부의 정통성에 대해서는 공격하지 않는 것도 이런 가이드라인과 무관하지 않다. 앞서 문 의원은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가 있기 직전인 지난 4일에는 블로그에 ‘정치적 피해 당사자’라고 지칭하면서 장문의 글을 올렸다. 당사자인 문 의원이 입을 열고 이어 검찰의 중간수사결과가 발표되면서 국정원 사건은 다시 현안으로 떠올랐다. 문 의원은 글을 올리기에 앞서 박영선 의원과 당의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신경민 의원과 모여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친노(친 노무현)계의 좌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이해찬 의원과 한명숙 의원 등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서 있는 상황에서 국정원 사건을 겪으면서 문 의원이 자연스럽게 친노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20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소속 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국정원·경찰 규탄 및 국정조사 실시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갖기로 했다. 민주당이 ‘국정원 사건’으로 옥외집회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23일에는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24일에는 김한길 대표가 기자회견을 하는 등 지속적으로 국정원 사건을 쟁점화하기로 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결과] “종북세력 척결” 온라인 여론 조작… 원세훈, 매일 보고받고 지시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결과] “종북세력 척결” 온라인 여론 조작… 원세훈, 매일 보고받고 지시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장 지시로 국정원 직원들이 총선, 대선 등 각종 선거에서 야당 후보 낙선을 목적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작, 선동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국정원 전신인 중앙정보부나 국가안전기획부 시절 횡행했던 ‘공작 정치’가 부활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국정원 직원들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의 선거·정치 개입을 계속 수사하고 있어 선거 공정성을 훼손한 국정원의 불법 행태가 더욱 광범위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선거·정치 개입은 ‘원 전 원장→이종명 전 3차장→민모 전 심리정보국장→사이버 4개 팀 팀장→직원’ 순으로 이뤄졌다. 원 전 원장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심리정보국 산하 사이버 4개 팀을 동원해 선거와 정치에 개입했다. 원 전 원장은 2008년 전국을 들끓게 했던 ‘광우병 촛불 시위’가 종북좌파 세력들의 사이버상 선동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해 2009년 2월 국정원장에 취임한 이후 심리전단을 독립 부서로 만들고 사이버팀을 늘렸다.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는 4개 팀, 70여명으로 확대했다. 검찰은 “직원들은 각자 맡은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했다”면서 “여직원 김모씨와 김씨가 소속된 팀은 전원 소환 조사했고 나머지 직원들은 그들이 사용한 아이디를 기준으로 수사했다”고 설명했다. 원 전 원장은 대선 직전인 지난해 11월 23일에는 “종북세력들이 사이버상에서 국정 폄훼 활동을 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직원들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하는 등 매일 오전 브리핑과 회의, ‘지시·강조 말씀’ 등을 통해 심리정보국 전 직원에게 정치 관여, 선거 개입 사이버 활동을 지시하고 결과를 보고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리정보국 직원들은 원 전 원장 지시로 지방선거, 총선 등에도 조직적으로 개입해 여당 입장을 두둔하고 야당과 그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다. 검찰은 2010년 6월 지방선거 때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 뇌물수수 사건을 언급하며 공격하는 내용의 글 35건, 천안함·4대강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야당을 비판하는 글 등을 발견했다. 검찰은 “선거법 공소시효 완성으로 불법 정치관여죄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국정원 본부에 접속해 특정 후보를 지지, 비방한 게시글 60개를 추가로 파악해 심리정보국 직원인지 다른 부서 직원인지를 확인하고 있다. 서버가 외국에 있는 트위터는 국제 사법 공조를 요청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트위터 계정에 특정 대선 후보 지지·비방 글 320여개가 발견돼 확인하고 있고 국정원 직원으로 추정되는 게시글이나 트위터가 상당히 발견돼 조사하고 있다”면서 “향후 공소장 내용을 변경해 국정원 직원들의 불법 활동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 전 원장 사법 처리로 검찰 수사는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의혹은 남는다. 정치·선거 개입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원 전 원장의 ‘윗선’ 여부, 국정원 직원들이 동원한 보조요원(PA) 규모와 활동 등은 베일에 가려 있다. 검찰은 “청와대 지시, 보고 여부는 증거가 없고 보조요원은 수사하는 게 조심스럽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검찰은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등 국정원 기밀을 민주당에 유출한 전·현직 직원들을 국정원직원법 및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국정원 여직원 김씨 오피스텔 감금 사건은 민주당 당직자 정모씨 등 관련자가 소환에 불응함에 따라 추후 수사 뒤 사법 처리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원세훈의 국정원,대선·총선·지방선거까지 개입했다

    원세훈의 국정원,대선·총선·지방선거까지 개입했다

    국가정보원이 2009년 2월 원세훈(62) 전 국정원장 취임 이후 대선 외에도 지방선거, 총선 등 각종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해 여당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용판(55) 전 서울경찰청장은 ‘국정원 댓글녀’ 사건 수사팀의 수사를 방해하고 수사 결과를 축소, 왜곡, 은폐하며 대선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14일 원 전 원장을 공직선거법 제85조(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 1항 및 국정원법 제9조(정치관여 금지)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김 전 서울청장도 공직선거법 및 경찰공무원법 위반, 형법상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국정원 심리정보국 직원들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원 전 원장 지시로 오늘의 유머, 일베저장소,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사이트 수십 곳에 수백 개의 아이디를 이용해 1970개의 불법 정치 관여 글을 올렸다. 이 중 대선과 관련된 게시글은 민주당 반대 37건, 통합진보당 반대 32건, 안철수 예비 후보 반대 4건 등 73건이다. 또 대선 기간 박근혜 후보 지지 글은 찬성하고 야당 후보 지지 글은 반대하는 ‘찬반 표시’ 1281회 등 선거, 정치와 관련된 게시글에 1711회의 찬반 표시를 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가기관이 일반 국민의 의견인 것처럼 가장해 사이버 공간에서 국민의 자유로운 여론 형성에 개입하는 행위는 어떤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헌법의 이념에 비춰 결코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심리정보국 직원들은 2010년 지방선거, 2011년 재·보궐 선거, 2012년 총선 등에도 조직적으로 관여해 여당 입장을 두둔하고 야당과 그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다. 검찰은 2010년 6월 지방선거 때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 뇌물수수 사건을 언급하며 공격하는 내용의 글 35건 등을 발견했다. 검찰 관계자는 “선거법 공소시효 완성으로 불법 정치 관여죄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종명 전 3차장, 민모 전 심리정보국장, 김모 심리정보국 직원 등 3명과 외부 조력자 이모씨 등 6명은 원 전 원장 지시에 따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상명하복 관계의 조직 특성 등을 감안해 전원 기소 유예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민주, 반쪽 워크숍

    민주, 반쪽 워크숍

    ‘당내 화합과 결속’을 화두로 경기 양평에서 지난달 31일부터 1박 2일간 치러진 민주당 워크숍이 ‘반쪽짜리’라는 사후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의원들 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는 평가 속에서도 일부 의원들로부터는 냉담한 반응도 나왔다. 무엇보다 워크숍의 하이라이트에 대한 참여도가 낮았기 때문이었다. ‘Who Am I?’(나는 누구인가) 프로그램은 워크숍에 참석한 107명의 의원 중 50여명만이 참석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 프로그램은 의원들이 3분씩 자기소개와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도록 했다. 계파갈등으로 상처가 난 당을 추스르며 힐링 타임을 갖자는 취지였다. 윤관석 의원은 영화 ‘레미제라블’의 일부 장면을 패러디해 “빵이 아닌 국민의 마음을 훔쳐 국회의원을 계속하겠다”고 소개했고, 김현 의원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애창곡 ‘상록수’를 배경음악으로 자기소개를 해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의원들 간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당 관계자는 “주로 초·재선 의원들만 참여했고, 정작 격렬하게 대립했던 당사자들은 워크숍에도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번 워크숍에는 소속 의원 127명 가운데 이해찬, 한명숙 의원 등 20명은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2월 122명이 참석한 워크숍 때보다 저조한 출석률이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 관계자는 “해외 일정 때문에 워크숍에 참석하지 못한 의원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의원 등 일부 중진들은 워크숍에 참석했지만 그나마 개인 일정을 이유로 일찍 자리를 떠났다. 둘째날까지 참석한 의원들은 70여명에 머물렀다 다만 이번 워크숍은 지난 2월 워크숍과는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당시 워크숍에서는 대선 패배와 관련된 ‘책임론’이 터져 나왔고, 문 의원 등을 겨냥해 국회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건호씨 “긴 호흡으로 세상 보는 역사의 눈 가져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도식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2시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거행된 추도식에는 부인 권양숙 여사와 장남 건호씨 등 유가족과 민주당 김한길 당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 문재인 의원,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홍지만 원내대변인,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 이해찬·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참여정부 시절 주요 인사와 시민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과 민주당 현역 의원 40여명, 노무현재단 이병완 이사장, 문성근 이사 등도 참석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등 야권 및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이 대거 집결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참석한 것은 2010년 1주기 당시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이후 3년 만이다. 추도식은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인 배우 명계남씨 사회로 애국가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고영구 전 국정원장의 추도사, 추모영상 상영, 유족 인사말, 노 전 대통령의 애창곡인 ‘상록수’ 합창, 묘역참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건호씨는 유족을 대표해 “고인은 역사의 진보를 의심치 않으셨다. 긴 호흡으로 세상 보는 역사의 눈을 가져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면서 “어렵고 답답한 시기라고 느끼는 분들이 많겠지만 4주기를 맞아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은 그야말로 을(乙)을 위한 대통령”이라며 “‘노무현 정신’은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최 원내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 강조한 국민참여 확대와 특권철폐 등 정치개혁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된다”고 밝혔다. 최 원내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때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부르지는 않았다. 이날 봉하마을에는 아침 일찍부터 추모객이 몰려 큰 혼잡이 빚어졌다. 노무현재단 측은 이날 하루 1만여명이 봉하마을을 찾았다고 밝혔다. 미처 추도식장에 입장하지 못한 사람들은 인근 산등성이 등에 올라 추도식을 지켜봤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김해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친노 핵심’ 문성근, 민주당 떠나는 이유가…

    ‘친노 핵심’ 문성근, 민주당 떠나는 이유가…

    민주통합당내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핵심인사인 문성근 전 대표권한대행이 3일 탈당을 선언했다. 지난달 10일 영화배우 명계남씨가 민주당을 떠난 데 이어 당내 친노 핵심인사로는 두번째다. 문 전 대행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저 문성근은 민주통합당을 떠납니다. 그 동안 정치인 문성근을 이끌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께 미리 말씀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썼다. 이어 “그러나 ‘온오프결합 네트워크정당’이 문재인 후보의 대선공약에 포함됨으로써 의제화를 넘어 우리 민주진영의 과제가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행복을 기원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언론을 통해 “민주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탈당 입장을 재차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 19대 총선에서 낙선한데 이어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전 후보가 패배하는 등 악재가 이어진 데다 최근 대선 패배의 책임을 친노 핵심 인사들에게 돌린 것 등이 탈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문 전 대행은 19대 총선에서 부산 북구강서을에 출마했지만 김도읍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배한 뒤 휴식기를 가지다 18대 대선을 앞두고 돌아와 시민캠프 공동대표 자격으로 전국 유세현장을 돌며 문 후보 지지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문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하고 지난달 9일 민주당 대선평가위원회는 패배의 주요 책임자로 문 전 대행을 지목했다. 위원회가 수치화해 발표한 대선 패배 주요 책임자 가운데 1위는 한명숙 전 대표(76.3점)이었고 문 전 대행은 64.6점으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보고서가 발표된 뒤 트위터 등을 통해 “영광입니다”라며 비꼬는 글을 올렸고, 함께 선거운동에 나섰던 명계남씨는 “중앙에서 느들(너희들)이 후보 옆에서 폼 잡고 철수 쪽 는치(눈치)보고 우왕좌왕할 때, 문성근 시민캠브(캠프)트럭 만들어 전국을 돌았다. XXX들아! 보고서 쓴 놈 나와!”라고 격렬하게 반발하며 탈당했다. 지난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에 큰 역할을 했던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출신 배우였던 명씨와 문 전 대행의 탈당으로 남은 ‘원조 친노’ 세력의 행보에 이목이 몰리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찰 “한만호 증언 신빙성 있다” 한명숙측 “증거 부족… 무죄 당연”

    검찰 “한만호 증언 신빙성 있다” 한명숙측 “증거 부족… 무죄 당연”

    한명숙(69)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심리하는 항소심 공판이 1심 무죄 이후 1년 6개월 만에 재개됐다. 곽영욱(73)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인사 청탁 대가로 5만 달러(당시 약 5000만원)를 받은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해서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직후여서 항소심 결과가 주목된다. 15일 서울고법 형사 6부(부장 정형식)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은 1심의 판결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한 전 총리 측을 압박했다. 검찰은 “원심은 증거 판단 방식에 오류가 있고 주요 증거도 누락했다”며 한만호(52) 전 한신건영 대표가 구치소 수감 이후 모친 및 지인들과 나눈 대화 내용, 편지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검찰은 “한 전 대표가 모친 등에게 ‘(한 전 총리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는데 구속 뒤 1년이 다 되도록 면회도 오지 않았다. 가족들을 뒷바라지해 주지도 않았다. 이제 솔직히 다 털어놓고 풀어 버리려 한다’고 말했다”며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아들이 알게 되더라도 맥없고 비겁한 아버지가 아니었음을 알아 달라’고 하는 등 한 전 대표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 측은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인한 수사 미진과 입증 부족 책임을 원심 재판부에 전가하고 있다”며 “공소 제기한 사실에 대해 합리적이고 타당성 있는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원심이 무죄를 선고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한 전 대표는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크며 원심의 판단 유탈을 전제로 한 검찰의 주장도 항소심에서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 전 총리는 2007년 3월 한 전 대표에게 대통령 후보 경선 지원 명목으로 9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은 한 전 대표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민주 “대선 패배는 문재인 등 지도부 책임”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는 지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과 한명숙·이해찬 전 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대선 당시 지도부가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다고 공식 보고서에 기술하기로 한 것으로 8일 전해졌다. 대선평가위는 이런 내용을 담은 대선 최종 평가보고서를 9일 비대위에 보고하고, 브리핑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친노(친노무현)·주류-비주류 간 대선 패배 책임 공방이 큰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선평가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대선 패배 당시 지도부에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대선평가보고서에 명기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보고서 내용을 어느 정도 수위까지 공개할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특히 대선 과정에서 ‘용광로 선대위’ 구성에 실패하고, 의원직을 유지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와 박 전 원내대표는 이-박 담합 논란이 문제로 지적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4·11 총선 당시 공천 실패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평가위는 당초 지난달 말까지 보고서를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대선 패배 책임에 대한 표현 수위를 놓고 당 외부인사와 내부인사 간에 논란이 첨예하게 대립, 발표를 늦춰 왔다. 당 내에서는 “대선이 끝난 지 4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책임론을 놓고 공방만 벌이는 등 진정한 반성이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따라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노·주류와 비주류 간의 ‘대선 패배 책임’ 공방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 측은 대선 패배 책임을 거론하며 친노·주류 측을 더욱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친노·주류 측은 대선 패배는 당 전체의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혁신론’으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친노·주류는 점차 전면에 나서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선후보 캠프에서 전략기획실장을 맡았던 재선의 윤호중 의원이 이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것이 신호탄이다. 윤 의원은 친노 핵심인사로 분류돼 왔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에 친노 아닌 사람이 어디 있나. 다 친김대중이고, 친노무현이다”라며 이런 시각을 경계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김한길 대세론’ 신계륜 출마로 빨간불 켜지나

    ‘김한길 대세론’ 신계륜 출마로 빨간불 켜지나

    민주통합당의 새 대표 선출을 위한 5·4 전당대회가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김한길(왼쪽) 대세론’에 맞서 주류 측이 반격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최종적으로 1대1 구도가 되면 김한길 의원의 대세론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486의 맏형’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신계륜(오른쪽) 민주당 의원이 7일 5·4 전대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신 의원은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당대표가 되면 일체의 계파활동을 타파하고 결과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지는 리더십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신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민주당 전대는 김한길·강기정·이용섭 의원을 포함한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현재까지는 김 의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며 독주 체제를 굳혀 가고 있다. 하지만 오는 12일로 예정된 예비경선에서 컷오프를 통해 한 명의 후보가 탈락되면 이런 구도가 깨질 가능성이 있다. 당 내에서는 ‘김한길 대세론’에 맞설 후보로 신 의원이 떠오른다. 우선 신 의원은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계의 민주평화연대 대표 자격으로 출마한다. 역시 출마를 저울질하던 이목희 의원은 신 의원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기로 했다. 대선 패배 책임론을 의식해 후보를 내지 않은 친노(친노무현) 측에서도 결국은 특정 후보를 지원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6일 신 의원이 초대 회장을 맡은 노동 분야 정책대안 연구 싱크탱크인 ‘신노동비전’의 창립식에 한명숙·전순옥·은수미 의원 등 친노·범주류 인사가 참석해 주목된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김 의원은 “친노니, 비노(비노무현)니, 주류니, 비주류니 하는 명찰들은 다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오직 ‘민주당’이라고 쓰인 하나의 명찰을 다 같이 달자”며 대탕평론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주류·비주류 구도를 일부러 만들었다는 비판에 대해 “저는 정치하면서 세력을 만들지 않았다. 세력을 만들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구도를 만드나”라고 반문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檢, 상고심까지 완패… ‘정치검찰’ 꼬리표만

    2009년 12월 서울중앙지검이 전 정권의 국무총리였던 한명숙(69)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자 민주당 등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는 이명박 정부의 전형적인 표적수사라며 반발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곽영욱(73) 전 대한통운 사장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하고, 한 전 총리는 돈 봉투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맞서면서 “돈을 받은 의자를 기소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1·2심 법원 판결 때까지 유죄 입증을 자신했지만 결국 모두 완패해 ‘정치검찰’ 소리를 듣는 역풍을 맞았다. 재판의 쟁점은 곽 전 사장에 대한 강압 수사 여부와 진술의 진위에 집중됐다. 사건 수사에서 피의자의 자백을 결정적 근거로 삼는 검찰은 자신이 한 전 총장에게 돈을 줬다는 곽 전 사장의 자백을 근거로 한 전 총리의 유죄를 자신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곽 전 사장이 검찰의 강압 수사 탓에 거짓 진술을 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곽 전 사장의 진술이 “자유스러운 상태에서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검사는 곽 전 사장을 압박해 생사의 기로에 섰다는 느낌을 갖도록 했다”고도 지적했다. 뇌물 공여에 대한 진술을 번복해 온 곽 전 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뇌물 공여를 부인할 때에는 밤늦게까지 진행되고, 일시적으로 뇌물 공여를 인정한 날에는 조사가 일찍 끝난 점도 재판부는 강압수사의 근거로 들었다. 곽 전 사장 진술의 신빙성 부족은 한 전 총리의 승소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1심 재판부는 곽 전 사장의 진술에 대해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는지 여부와 액수에 관한 진술이 계속 바뀌고 일관되지 못해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판시했다. 당시 김준규 검찰총장은 1심 판결 직후 대검찰청 간부회의를 소집해 “거짓과 가식으로 진실을 흔들 수는 있어도 진실을 없앨 수는 없다”고 반박했고, 검찰은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도 1심과 같았다. 검찰은 대법원 상고심에 마지막 자존심을 걸었지만 판결은 뒤집히지 않았다. 이날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한 전 총리는 보도자료를 내고 “정치탄압으로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더 없기를 바란다”면서 “검찰개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새 정부에서는 국민 앞에 당당히 설 수 있고 신뢰받는 검찰이 되기를 국민과 함께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검찰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대검 관계자는 “당시 증거와 진술 등을 토대로 기소했지만 사법부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내린 이상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으냐”면서 “현재 서울고법 형사6부에서 진행 중인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느냐가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에게서 9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2011년 10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이에 검찰이 항소를 한 상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한명숙 前총리 5만弗 수수 혐의 ‘무죄’ 확정

    한명숙 前총리 5만弗 수수 혐의 ‘무죄’ 확정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69) 전 국무총리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이로써 검찰이 전직 총리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총리 공관에서 현장검증까지 실시했던 이번 사건은 수사 시작 3년 3개월여 만에 종결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14일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미화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 대한 상고심에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한 전 총리와 곽 전 사장이 총리 공관 오찬장에서 동석자나 수행원의 눈을 피해 현금 5만 달러를 담은 봉투 2개를 주고받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 든다는 점에서 곽 전 사장의 진술에 합리성·객관성이 떨어진다고 봤다”면서 “곽 전 사장이 수사협조에 따른 선처를 기대하고 허위 진술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한 원심 판결은 위법이 없다”고 밝혔다. 뇌물공여와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사장은 상고가 기각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확정됐다. 한 전 총리는 총리 재임 시절인 2006년 12월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곽 전 사장으로부터 공기업 사장직 인사 청탁과 함께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2009년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절반의 교훈

    절반의 교훈

    국회의원들이 지난해 거둬들인 후원금이 1인당 평균 1억 507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모금 한도인 3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총선과 대선이라는 ‘선거 특수’를 누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치 불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4일 공개한 ‘2012년도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액’ 현황에 따르면 제19대 의원 298명의 모금 총액은 449억 1466만원이었다. 2011년 모금액 310억 3900만원에서 44.7% 늘었다. 의원들의 연간 모금 한도는 1억 5000만원이지만 지난해처럼 총선이나 대선 등 전국 단위 선거가 있는 해에는 2배인 3억원(재선 이상은 4억 5000만원)까지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8대 총선이 있었던 2008년 모금액 634억 429만원에 비해서는 29.2% 감소했다. 정당이나 의원에 따른 ‘쏠림 현상’도 두드러졌다. 새누리당 의원 153명의 모금액은 1인당 평균 1억 6334만원(총 249억 9158만원)으로, 민주통합당 의원 126명의 평균 모금액 1억 4595만원(총 183억 9058만원)보다 1739만원(11.9%) 많았다. 진보정의당 의원 7명과 통합진보당 의원 6명의 평균 모금액은 각각 1억 148만원(총 7억 1040만원), 6997만원(총 4억 1985만원)으로 집계됐다. 통합진보당의 경우 지난해 불거진 ‘종북 논란’이 후원금 모집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모금 한도인 3억원을 채운 의원은 전체의 7.7%인 23명이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3억 1773만원으로 1위에 올랐다. 모금액 상위 20위에는 새누리당 13명, 민주당 7명으로 ‘여대야소’ 형국을 보였다. 앞서 2011년에는 민주당 11명, 새누리당 7명으로 ‘여소야대’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모금액이 1억원을 밑도는 의원도 전체의 43.3%인 129명에 달했다. 실적이 저조한 하위 20위에는 재력가인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1693만원), 노무현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민주당 이해찬 의원(500만원)과 한명숙 의원(2390만원) 등도 포함됐다. 무소속 현영희 의원의 후원금은 유일하게 ‘0원’이었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놓은 박근혜 대통령은 1억 7554만원(상위 112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은 1억 7479만원(상위 116위)으로 ‘평균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국회 상임위원회나 지역구 활동과 관련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개인이나 기업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의원들도 상당수다. 새누리당 김영우·김도읍·김근태·정수성 의원, 민주당 신계륜·추미애·이인영 의원, 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은 같은 당 소속 지역구 지방 의원들로부터 300만원 이상 고액 후원을 받았다. 새누리당 류지영·강석호 의원은 각각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500만원),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500만원)에게서 후원금을 받았다. 민주당 김성곤·원혜영 의원도 각각 홍석조 보광훼미리마트 회장, 이규석 풀무원생활건강 사장에게 500만원씩 받았다. ‘묻지 마 기부’ 관행도 여전했다.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의 경우 인적 사항을 기재해야 하나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도 상당했다. 300만원 초과 기부 총 3296건 중 5.5%인 182건은 직업이나 생년월일, 주소 등을 기재하지 않았다. 회사원이나 자영업 등 구체적인 직업을 알 수 없도록 기재한 경우도 1617건(49.1%)에 이르렀다. 한편 전체 의원 300명 중 새누리당과 민주당 비례대표인 김영주, 최민희 의원은 별도 후원회를 두지 않아 명단에서 빠졌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씨줄날줄] ‘혀끝 부패’/최광숙 논설위원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은 2010년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 로레알로부터 15만 유로에 달하는 불법 대선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자 한 방송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로레알의 대주주인 릴리앙 베탕쿠르의 별장에 갔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생각해 봐라. 저녁 식사 자리에서 다른 손님들 앞에서 돈을 받았다는 거냐”고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자금이 오가는 무대로 자주 등장하는 곳이 바로 식사 자리다. 3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아 명예를 회복한 한명숙 전 총리 역시 한 기업인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지목됐던 곳이 삼청동 총리 공관의 오찬 자리였다. 한국 정치사를 보면 3김(金)들이 막후 정치를 펼친 무대는 다름 아닌 고급 한정식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밥 자리에서의 장외정치가 없었더라면 YS(김영삼)·DJ(김대중)는 대통령이 되지도, JP(김종필)는 정권의 2인자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정치 세계에서 실세들 간에 물밑 파워게임이 벌어지는 곳도 바로 식사 자리다. 종종 검은 거래의 창구로 활용되는 곳 또한 밥 자리다. 화기애애한 식탁에서 민원과 청탁은 요리 다음의 코스다. 곧이어 돈 봉투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YS 시절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던 장학로씨가 하루에 두 번, 세 번이나 점심을 먹으며 기업인들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공직사회도 마찬가지이다. 공직 감찰 활동이 벌어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이 고급 음식점과 골프장이다.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민원인들의 식사 접대와 골프 접대가 눈에 띄게 줄 수밖에 없다. 실제로 감찰 결과 뇌물·비리로 적발된 공무원들의 대다수는 음식점에서 현금과 상품권 등을 받다가 걸렸다고 한다. 최근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혀끝의 부패’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다. 정협 위원인 차이다펑 푸단대 교수는 “부패는 식사 접대에서 시작되는 만큼 혀끝의 부패를 뿌리 뽑지 않으면 사회 부패 고리를 끊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투젠화 충칭시 공상연맹 부주석도 “혀끝의 부패는 반드시 사치와 낭비로 직결된다”며 공직자들의 공금 사용내역 공개 법안 마련을 촉구했다. 얼마 전 구로구에서 민원인과 공무원이 구내식당에서 함께 식사할 수 있는 2000원짜리 ‘청렴식권’이 등장한 바 있다. 민원인의 접대를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이 청렴식권이 머지않아 중국에도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심상정 “4대강 수질개선 가능하나” 묻자, 윤성규 “낙동강 인 농도 높아서 쉽지 않다”

    심상정 “4대강 수질개선 가능하나” 묻자, 윤성규 “낙동강 인 농도 높아서 쉽지 않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27일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수질개선이 쉽지 않다”면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엄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회 환경노동위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윤 후보자는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이 “4대강 수질 개선이 가능하느냐”고 묻자 “문제는 인(P)인데 쉽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이명박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였던 4대강 사업에 대한 윤 후보자의 견해를 날카롭게 캐물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와 관련해 윤 후보자는 “낙동강 같은 곳은 인 농도가 너무 높아서 앞으로도 조건만 형성되면 녹조가 발생할 소지가 높다”면서 “감사원이 그런 점을 잘 지적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는 4대강 사업에 점검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4대강 사업 논란의 꼬리를 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자는 “4대강 사업 때문에 지난 정부에서 환경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문제가 있었다”는 한명숙 민주통합당 의원 지적에 “동감한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윤 후보자의 논문 표절, 증여세 탈루, 아들 병역 기피 의혹에 대한 추궁도 이어갔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현대건설 김모 연구원이 발표해 지난해 5월 유기성자원학회 논문집에 실린 논문과 윤 내정자의 박사 학위 논문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장비, 같은 방법으로 연구해 같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후보자가 논문 전체, 주요 데이터를 상납받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자는 현대건설에서 데이터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똑같은 시설과 데이터를 가지고 해석을 달리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같은 당 한정애 의원은 “지난해 장남에게 3000만원을 증여하고 장관 내정 바로 전날에야 증여 관련 신고를 했다”며 증여세 탈루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윤 후보자는 “증여 의사가 전혀 없었다”면서 “올해부터 상속세법이 개정돼 조치한 것이고 다시 저와 집사람 명의로 예금했다”고 설명했다 한 의원은 큰 아들의 병역 기피 의혹도 제기했지만 윤 후보자는 “(장남이) 8월에 석사 학위를 받는 게 목표인데 9월에는 현행법상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면서 “(군대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환노위는 다음 달 5일 전체회의에서 윤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안철수 연대-박원순 관계설정 변수로

    민주통합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5·4전당대회 당권 경쟁이 난해한 고차방정식이 돼 가고 있다. 임기 2년의 차기 당 대표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하에서 권한이 대폭 강화된다. 게다가 지방선거 공천권까지 갖는다. 자연스레 임시 전당대회일 경우 출마를 생각하지 않았던 인사들도 속속 당권 경쟁 참여를 저울질하면서 계파별 수싸움도 더욱 복잡해졌다. 당 밖에서 여전히 차기 우량주로 꼽히는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와의 연대 문제도 중요 변수다.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관계 설정도 당권 주자들이 고려해야 할 요인으로 지목된다. 문재인 전 대선 후보를 제외한 야권 차기지도자 여론조사에서 박 시장이 다른 주요 주자들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이런 요인들도 당권 게임을 한층 복잡하게 하고 있다. 24일 현재 비주류 좌장격인 김한길 의원의 출마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그가 출마 시 대선 패배 책임론으로 친노(친노무현)·주류 그룹과 각을 세우며 변화와 쇄신을 위한 주도세력 교체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이종걸 의원도 비주류 가운데 출마를 검토 중이다. 탈계파와 혁신을 외치는 이용섭 의원은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정책역량에 성공신화와 돌파력까지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주류 측에선 이해찬·한명숙 전 대표 등이 이미 당 대표를 역임, 계파 내에 중량감 있는 대표 주자가 마땅치 않아 대리인을 내세워 공간 확보를 도모 중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3선 출신으로 당의 취약지인 대구·경북(TK) 출신의 김부겸 전 의원이 주류 측이 연대를 염두에 두고 있는 후보로 거론된다. 4선의 신계륜 의원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 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4선의 추미애 의원도 지난해 대통령 후보 경선 기획단장을 맡은 이후 주류 측과 거리를 좁혀 대안으로 거론된다. 범주류 정세균 상임고문은 불출마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주위에서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3선의 강기정 의원도 세대 교체론을 내세워 대표 도전을 검토 중이다. 우원식·이목희 의원 등의 당 대표 출마 가능성도 회자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문재인 정계은퇴 요구는 부관참시 하는 것… 아까운 인재 죽일거냐”

    “문재인 정계은퇴 요구는 부관참시 하는 것… 아까운 인재 죽일거냐”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선 패배 뒤 여전히 표류하고 있는 당을 재생시켜야 할 의무를 ‘무한대로’ 지고 있다. 그러나 권한은 거의 없는 상태다. 성과를 내기에는 근본적으로 어려운 구조다. 문 위원장은 계파 간 알력을 조정하면서 당 재생을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지난달 9일 당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 취임 한 달을 앞둔 그는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나는 희망을 봤다”고 투지를 드러냈다. 당 분란의 핵심인 문재인 전 대선 후보가 정계은퇴 등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당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과오에 대한 고백은 수없이 했다. 왈가왈부해서 물러나라는 것은 부관참시”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비대위원장 취임 한 달을 맞은 소회는. -힘껏 노력해도 ‘뭐 하고 있냐, 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혁신을 하지 않으면 신뢰를 잃는다는 각오로 했다. 100일 뒤에 지금의 비대위는 혁신위원회였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처음은 미약했으나 혁신에 관해서는 창대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나는 욕망이 없는 비대위원장이다. 마음을 비우면 세진다. →민주당 워크숍(1~2일 충남 보령)을 보고 느낀 점은. -큰 희망을 봤다. 127명 중 122명이 참석했고 발언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두 발언했다. 말을 하기 시작하면 반드시 해법이 있다. 워크숍은 문제 해법의 시작이었다. →문재인·이해찬·한명숙 의원 등은 워크숍에 불참했는데. -중요한 것은 거꾸로다. 세 사람이 안 왔다는 게 아니라 나머지는 다 왔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우리는 위기에 강하다. 세 사람이 못 온 것은 면목이 없어서다. 그것이야말로 책임의식이 있다는 것 아닌가. 안 왔다고 책임의식이 없다는 것은 당파적 발상이다. →문 전 후보는 어떤 과오를 어떻게 고백해야 한다고 보나. -과오 고백은 수도 없이 했고, 워크숍에 못 나온 것도 과오 고백이다. 이번에 ‘워크숍에 오십시오’ 했더니 문 전 후보가 “무슨 면목으로 갑니까”라고 하더라. →문 전 후보가 의원직 사퇴, 정계은퇴 등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그런 결정을 왜 우리들이 하나. ‘과오 고백+알파(α)’라는 것은 본인의 의지다. 왈가왈부해서 물러나라고 할 일이 아니다. 부관참시와 다를 바 없다. 속은 시원할지언정 아까운 인재를 죽이는 것이다. 물론 후보이기 때문에 무한 책임은 있다. 그러나 자기 나름대로 이미 심판을 받고 있다. 책임을 지우겠다면 선거에 참여한 모두가 책임져야 한다.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박영선·이인영 의원은 후보보다 더 열심히 선거를 치렀는데 다 책임져야지. 선거를 주도적으로 이끈 사람들은 다음에 나오지 말라는 것이다. 그것이 정치인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문 전 후보가 역할을 해야 할 시기는. -지금은 자숙 기간이라 안 된다. 국민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다.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지원 유세 요청이 많을 것이다. 그때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안철수 전 교수도 그때가 적절하다. 지금 신당을 만들고 후보를 낸다면 야당 분열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깊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런(신당 창당)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워크숍에서도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나오지 않았는데. -근본적으로 정치인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임 질 사람은 져야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은 뒤집으면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말이다. 친노가 됐든 비노가 됐든 상관이 없다. 둘 다 주도적으로 선거를 치렀다면 둘 다 책임져야 한다. 후보는 무한 책임이다. 문 전 후보가 주연을 했다면 안 전 교수는 공동 주연 내지는 조연을 했다. 그쪽에서 이쪽 탓을 하고 이쪽에서 그쪽 탓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동의 탓이다. →민주당이 중도층 마음 얻기에만 집중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분법적인 논리다. 진보 아니면 보수라는 이분법에 매달리는 것은 20세기 논리다.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이념적 싸움이다. 배고픈 사람 배부르게 해주고, 억울한 사람 눈물 닦아주는 게 기본 민생이다. 이데올로기에 갇혀 좌냐 우냐 하면 안 된다. →전당대회 모바일 투표의 존폐와 시기는. -절충을 하더라도 비대위나 비대위원장이 하면 안 된다. 전대 준비위에서 해야 한다. 독립성, 자율성을 보장하고 여기에 토 달지 않고 집행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다. 만약 전당대회 시기를 못 정하면 표결로 가야 하고, 표결로도 안 되면 현 당헌대로 가야 한다. 현 당헌은 (대표의 임기가 내년 1월까지인) 임시전당대회다. 모바일도 합의가 안 되면 안 하면 되는 것이다. →안철수 신당을 고려해 새 지도부 임기를 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객관적으로 상황을 인식한 것이라고 본다. 틀린 말은 아니다. →안철수 신당 창당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내가 안철수라면 만들지 않는다. 학습 효과에 의해 우리 의원들 절대 (신당으로)안 간다. 갔다면 대선 때 왕창 갔을 것이다. 만약 간다면 공천 탈락자 내지 불평하는 B급 정치인이 갈 것이다. 그런 집안 치고 잘되는 집안 못 봤다. 망하는 길이다. 안철수 현상까지 죽이게 된다. 새 정치가 아니라 전형적인 헌 정치다. 민주당이 망하기를 기다렸다가 득이나 보려 하는 것도 전형적인 구태 정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율이 52%로 떨어졌는데. -우려될 만한 사태다. YS(김영삼 전 대통령)는 1년 안에 안가 허물고 하나회 숙청, 공무원 재산공개를 해서 85%로 갔는데도 막판에 힘을 잃었다. 불통 반복하면 큰일난다. 상호 보완적 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을 빨리 임명해야 한다. 삐죽한 수석(壽石)을 받치려면 받침대는 둥글어야 한다. 진짜 유능한 사람을 앉혀 궁합을 맞춰야 한다. 대통령의 실패는 나라의 실패다. →국민께 드리고 싶은 말은. -야당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 민생, 생활, 현장에서 정책 정당을 하겠다. 아픔과 설움을 정책적으로 대변하겠다. 야당을 키워 달라. 힘이 빠져 아무것도 안 되는 야당이 되면 여당과 정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독선에 빠지고 그대로 망해버린다. 사즉생의 각오로 거듭나려는데 그나마 싹을 잘라 버리면 안 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945년 3월 3일 경기 의정부 출생 ▲경복고, 서울대 법학과 ▲14, 16~19대 국회의원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 ▲김대중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 ▲국정원 기조실장 ▲열린우리당 의장 ▲국회 부의장(18대 국회)
  • “우리는 아직 해방되지 않아… 남은 시간 얼마 없는데”

    “우리는 아직 해방되지 않아… 남은 시간 얼마 없는데”

    “해방된 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해방되지 않았어.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없는데….” 김복동(왼쪽·88) 할머니는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단상에 섰다. 여성신문이 ‘2012 올해의 인물’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뽑았고 김 할머니가 대표로 시상식에 참석했다. 따뜻한 털 코트에 고운 꽃까지 단 그는 어쩐지 무대에 올라서도 얼굴 한구석이 어두웠다. 김 할머니는 “다시는 우리 같은 비극이 생기지 않도록, 다음 겨울에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우성치지 않도록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눈가가 촉촉했다. 함께 자리한 길원옥(오른쪽·86) 할머니도 “상 받는 건 좋은 건데 이상하게 부끄러움만 남는 것 같다”면서 “매번 이야기를 해도 정작 신문에는 나오지 않던데 제발 올해는 위안부 문제가 해결돼 대사관 앞에 안 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여성신문이 뽑은 ‘올해의 인물’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에리사 태릉선수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었다. 특정 인물이 아니라 단체가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최 측은 “20여년간 수요 집회를 주도하며 국내외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린 공로가 인정된다”면서 “특히 2012년에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개관하고 나비기금을 조성하는 등 전 세계 전쟁 피해자를 지원하고 평화 확산 운동을 펼치는 기틀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은 1991년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고백을 시작으로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이듬해 1월 8일부터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 집회를 시작해 지난해 12월 14일에는 시위 1000회를 꽉 채웠다. 1992년 유엔인권위원회에 위안부 문제를 상정해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연대를 확산시키기도 했다. 일본 정부의 책임 이행을 권고하는 보고서가 만들어지는 데 한몫했다. 그러나 지난달 황금주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6명 중 생존자는 이제 58명뿐이다. “여성 대통령이니까 우리들 사정을 잘 알겠지. 새 정부가 들어섰으니 하루빨리 화합해서 일 해결에 나섰으면 좋겠구먼.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 할머니들의 마지막 목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글 사진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문희상 ‘문재인 역할론’ 긍정적… 계파갈등 재연 소지

    민주통합당이 비상대책위원회의 진용을 갖추고 당 쇄신과 변화 행보에 본격 나선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문재인 역할론’에 대해 비대위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비대위는 14일부터 대선 패배를 사과하는 의미의 전국 민생 버스투어에 나서기로 했다. 문재인 전 대선 후보도 본인이 원하면 함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13일 비대위원단과의 기자간담회에서 “(버스투어는) 주로 비대위원들이 가는 것이지만, 원하는 사람은 다 태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문 전 후보가 전국을 돌며 지지자들에게 사과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오보라며 진화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문재인 역할론’에는 긍정적이다. 문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안철수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치의 기대감들이 농축돼 있다”면서 “긍정적 에너지를 배제하고 가는 것은 아쉽고 아까운 일이며, 그것을 이용할 일이 있으면 꼭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문 전 후보와 연락도 자주 하고 있다. 그는 “문 전 후보가 내일(14일) 현충원 참배에 왔으면 했다”면서 “전화로 정중히 요청했는데 지방에 내려가 있고, 자숙할 때라서 아직 생각이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문제는 ‘문재인 역할론’이 꾸준히 제기되면 수면 아래로 잠복했던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대선 패배의 원인과 책임 규명이 시급하지만, 차기 당권을 위한 계파 간 권력다툼에 가려 대선평가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비대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비대위원은 “(문 전 후보가) 국민들과 만나면서 사과도 하고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비대위 관계자는 “선거 책임은 무조건 후보가 지는 것”이라면서 “당과 후보는 따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새 대표의 임기 문제도 새로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내년 1월까지였던 한명숙 전 대표의 잔여 임기를 채우느냐 아니면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새 임기 2년을 보장해 주느냐의 문제다. 이는 당의 안정적인 혁신과도 맞물려 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전대에서 뽑히는 새 대표의 임기는 한 전 대표의 임기를 채우는 것이 낫다고 본다”면서도 “비대위에서 논의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민주 ‘창당 준하는 쇄신’ 가속도 예고

    민주통합당의 주류로서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당을 장악해 온 친노 세력의 후퇴가 시작됐다. 대선 패배 이후 ‘책임론’에 직면한 주류는 범친노 성향의 신계륜 의원을 원내대표 경선에 후보로 내세워 당권 재장악을 시도했지만 계파색이 옅은 중도 성향의 박기춘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박 신임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실시된 경선에서 결선투표 끝에 다섯 표 차이로 신 의원을 누르고 새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 애초 경선에 들어가기 전에는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열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출신이자 당내 486의원들과 주류 그룹의 지원을 받은 신 의원의 당선이 유력시됐지만, 1차 투표에서 박 의원과 각각 47표로 공동 1위를 하면서 전세가 박 의원 쪽으로 기울었다. 쇄신모임 등 비주류는 대표주자로 내세운 김동철 의원이 29표에 그쳐 1차 투표에서 탈락하자 결선에서 박 의원에게 표를 몰아 줬다. 당초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는 자리였으나, 비대위원장을 따로 선출하자는 박 원내대표의 제안에 따라 비대위원장 선임 권한을 ‘당무위-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위임했다. 다음 달 초 비대위원장이 선출되기 전까지 박 원내대표는 임시 비대위원장직을 겸임하게 된다. 대선 이후 주류와 비주류 간 첫 대결이나 다름없었던 이번 경선에서 주류가 고배를 마시고 비주류가 지분과 힘을 획득하면서 친노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친노는 올해 들어 한명숙·이해찬 대표, 문재인 대선 후보를 배출하며 폭발적으로 세를 늘려 왔다. 비주류 측이 구상한 ‘창당에 준하는 쇄신’ 작업에도 속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류 측은 ‘국민연대’의 이름으로 대선에 참여했던 진보정의당과 재야 시민사회를 묶어 당을 확대 개편하는 방향을 제시한 반면, 비주류 측은 친노 2선 후퇴와 안철수 전 후보를 중심으로 당을 재편하는 ‘새판 짜기’를 주장해 왔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민주당은 뼛속까지 거듭나야 한다. 새 당을 만드는 마음으로 환골탈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철저한 반성과 처절한 혁신, 갈등과 계파 없는 민주당”을 약속했다. 비주류의 친노 후방 배치 계획은 일단 성공한 듯 보이지만, 갈등은 여전히 잠재돼 있어 당 재정비 작업에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중진 의원들은 전날 밤늦게까지 경선 주자들을 상대로 김한길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자고 설득했지만 신 의원이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날 경선은 당의 ‘화합’이 아닌 계파 간 권력대결 양상으로 치러졌다. 친노 성향의 한 의원은 ‘선거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불난 집에 부채질도 아니고, 그런 질문이 어딨냐.”며 노골적으로 불괘감을 표시했다. 친노도 비노도 아닌 중도 성향의 박 원내대표 선출도 분열의 골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박 원내대표는 대선에서 약속한 정치·검찰·재벌 개혁의 불씨를 살리는 한편 당을 개혁하고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제1야당의 대여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r@seoul.co.kr
  • 새누리 “민생정부 거듭 약속” 민주 “모두 행복한 나라 노력”

    정치권은 성탄절인 25일 축하 논평을 내고 어려운 이웃에게 축복과 은총이 가득하길 기원했다. 다만 대선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만큼 여야 분위기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새누리당은 새 정부에 대한 각오를 다지는 한편 야권은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며 조용한 분위기 속에 성탄절을 보냈다. 박근혜 당선인은 전날 저소득층 가정을 방문해 도시락 배달을 한 데 이어 이날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경로당을 찾아가 쪽방촌에 사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도시락을 만들었다. 이 자리에는 당선인 비서실장과 대변인으로 각각 임명을 받은 유일호 의원, 조윤선 대변인이 동행했다. 박 당선인 측은 인수위 막바지 정리작업에 들어가는 등 새 정부 준비를 위해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성탄절 축하 논평을 통해 “우리의 공동체에 지역, 세대, 계층을 뛰어넘는 참된 사랑의 정신이 충만하면 좋겠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모든 상처가 치유되고 모든 분열과 갈등이 해소되는 진정한 국민 대통합의 길이 열리면 좋겠다.”며 대선 이후 갈라진 민심을 수습하는 데 중점을 뒀다. 민주당은 패배의 아픔을 추스르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경남 양산 자택에 머무르고 있는 문재인 전 후보는 전날 밤 집 근처 덕계성당에서 치러진 성탄절 미사에 다녀왔다. 이후 문 전 후보는 자신의 트위터에 “(1년 전)시골성당의 성탄 밤미사 후 정경을 올린 것이 저의 첫 트위트였다.”며 “일년 만에 돌아온 제 자리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문 전 후보는 이어 “성탄과 새해를 맞아 희망과 기대로 마음을 가득 채워 주십시오.”라고 적었다. 한명숙 전 대표는 트위터에 “힘내서 다시 시작합시다.”라고 했고, 정성호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모두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나라,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희망하며 더욱 분발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은 “이번 성탄절이 대선에서의 정권교체 실패로 상처받은 국민들의 마음이 잠시나마 치유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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