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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국방장관회담 이모저모

    25일 제주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분단 반세기만에 처음 열린남북 국방장관 회담은 차분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국방부 윤일영(尹日寧) 대변인은 “서로 절제된 표현을 쓰면서도 허심탄회하게 발언하고 상대 얘기를 경청했다”고 전했다. ■조성태(趙成台) 국방장관과 김일철(金鎰喆) 인민무력부장은 25일오전 10시쯤 함께 회담장에 들어섰다.자리를 잡은 뒤 김부장은 조 장관의 요청에 따라 웃으며 사진기자들을 위해 악수하는 자세를 취했다. “인민무력부장 선생이 오신 것이 남쪽 신문에 대서특필됐는데 보셨는지…”하고 조 장관이 묻자 김 부장은 “책임이 더 무겁다고 생각합니다.기대가 큰데…”라고 약간 부담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훈제연어 등으로 오찬을 함께 한 남북 대표단은 한라산 영실기암과항몽유적지, 분재예술원을 차례로 둘러봤다.삼별초가 몽고와 싸우다장렬히 최후를 맞은 항몽유적지인 북제주군 애월읍 고성리의 항파두성(缸坡頭城) 전시관에서는 그림을 찬찬히 살피는 등 관심을 보였다. 영실기암에서는 “백록담의 물깊이가 얼마나 되느냐,언제 화산 폭발이 있었느냐”라고 물었다.분재예술원에서는 육송,조선향나무,괴북나무 등을 둘러보면서 감탄을 거듭하며 안내를 맡은 성영범 원장에게“큰일 하셨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관광을 하는 동안 대표들은 짝을 지어 승용차에 탑승,26일 오전의마지막 회담에 앞서 막바지 절충을 계속했다.특히 조 장관과 김 부장은 24일에 이어 ‘승용차 밀담’을 계속해 회담의 성공 전망을 밝게했다. ■관광을 마친 양쪽 대표단은 모슬포 부근의 한 식당에서 제주도 특산물인 ‘다금바리’ 회와 ‘허벅술’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했다.조장관은 “민족의 장래를 위해 이번 회담을 꼭 성공시키자”면서 김부장에게 잔을 권했다.김 부장도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받들어좋은 결과를 이끌어내자”고 화답했다. 우근민 제주도지사 등도 함께 한 저녁식사는 첫날의 약간 긴장된 분위기와는 달리 참석자들이 일일이 일어나 축배를 제의하는 등 매우화기애애했다.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저녁식사 분위기로미뤄볼 때 26일 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면서 “한민족으로서 마음을 열고 진솔한 얘기를 주고 받았다”고 전했다. ■25일 오전 회담에 앞서 남북 대표단은 호텔 일·양식당에서 한식으로 아침식사를 하며 회담 막바지 점검을 했다.이날은 마침 조 장관의58회 생일이어서 남쪽 대표단은 생일케이크를 준비,간소한 생일축하행사를 가졌다. 제주 김상연 전영우기자 ywchun@
  • ‘6·15 남북공동선언’ 오늘로 100일

    ‘6 ·15 남북공동선언’발표후 22일로 100일째를 맞는다.남북한은그동안 후속회담과 접촉을 통해 정상회담의 합의를 담은 ‘6·15선언’의 실천에 주력해 왔다. 특히 당국간 대화통로를 복원하고 대화의 틀을 다진 것은 두드러진성과다.북측은 선언이전에는 ‘남측 당국을 배제한 민간경협 및 교류’만을 시도,당국차원의 현안협의가 불가능했다. ■활발한 당국간 대화 당국대화는 ‘장관급회담’을 축으로 각 분야별 실무회담으로 구체화되고 있다.정례화된 장관급회담이 양측 주요현안을 큰 틀에서 조율하고 경협 제도화·경의선복원·적십자회담 등분야별 실무회담에서 세부실천사항을 협의하고 있다. 서울·평양에서 각각 한차례씩 치러진 장관급회담에선 경의선복원·이산가족 상봉·임진강 수해방지 공동사업 추진 등의 성과를 일궈냈다. ■강화된 상호신뢰 후속조치의 실천을 통해 상호 이해를 넓히고 있는것도 공동선언후 얻어진 성과. 25일 제주도에서 예정된 국방장관회담도 진전된 관계를 보여준다.북측은 그동안 긴장완화와 평화구축을 위한 대화에는소극적인 자세였다.한반도 평화정착의 실천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김용순(金容淳)북한 노동당 대남비서의 방문도 진전된 남북관계속에서만 가능할 수 있었다.북측이 흡수통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대화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판문점 연락사무소를 복원했고 백두·한라산 방문단교환,공연예술단교류 등 민간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남북한의 국적기가 오고가게 된것도 변화를 상징한다. 두차례 장관급회담이나 김용순 비서의 방문때 양측 대표들은 모두상대방 국가원수를 만나 최고지도자간의 의사를 직접 전달·확인할수 있었던 것도 긴밀해진 남북관계의 한 예다. ■국민적 지지기반 확산 필요 당국간 대화의 성과에 비해 국민적 설득과 이해를 얻어내는 데는 부족한 감이 있었다는 평도 있다.특히 야당의 적극적 동의를 얻는데 실패한 것은 대북정책 추진의 걸림돌이되고 있다. 대북정책의 성과와 방향을 국민들에게 이해시키고 알리는 문제와 관련,해당 관료들의 자세와 발상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석우기자 swlee@
  • 北가는 백두산관광단 단장 김재기씨

    “이번 백두-한라산 교차관광은 남북한간에 이루어지는 첫번째 순수민간교류로서 한반도 화해기류에 가속도를 붙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재기(金在基) 한국관광협회 중앙회장을 단장으로, 한완상(韓完相)상지대 총장과 조홍규(趙洪奎) 관광공사 사장 등 관광·문화예술,체육,여성,경제계,정당,통일단체 대표 등 100여명으로 구성된 백두산관광단이 22일 오후1시 김포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향한다. 21일 오후 한국관광공사 14층 대강당에서 방북 사전교육을 받고 있는 김 회장을 만났다. 김 회장은 “이번에 평양에 가면 남북한간의 교차방문을 1년에 3∼4회로 정례화하는 방안과 관광상품·여행 패키지 공동개발을 북측과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북 관광단체끼리 직접적으로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채널 확보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소 들뜬 목소리의 그는 “이산가족 상봉 등 정치색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관광분야에서의 교류는 남북을 하나로 잇는 진정한 화해”라고 정의했다. 또“해외여행에 쏟아붓는 막대한 외화를 북한 돕기 등에쓸 수 있는점도 돌아볼 대목”이라고 밝힌 김 회장은 매력적인 북한 관광명소로삼지연 칠보산 묘향산 평양 을밀대 등을 꼽기도 했다. 한편 이번 방북단의 여행경비는 방문자 각자가 부담하기로 함에 따라 이날 방북 사전교육에 10여명이 불참하는 등 방문단원의 교체가불가피할 전망이다.관광단은 28일 오전 돌아온다. 임병선기자 bsnim@
  • 올 단풍 유난히 붉어진다

    올 가을에는 여느해보다 붉게 물든 단풍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기상청은 20일 “태풍 등의 영향으로 9월 초순 평균기온이 낮았던데다 다음달 초순까지 일교차가 큰 맑은 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날씨의 영향으로 강원 산간지방은 지난해보다 1주일정도 일찍 단풍이 시작되고 보기도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그러나중부 이남 지방은 여느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늦은 다음달 중순쯤 단풍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강산은 24일 첫 단풍이 시작돼 다음달 12일쯤 절정에 이르겠다.설악산은 26일쯤 시작,다음달 15일쯤 만산홍엽(滿山紅葉)을 이룰 전망이다. 단풍이 가장 아름답다는 내장산은 다음 15일쯤 시작돼 11월1일쯤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속리산과 한라산은 각각 다음달 12일과 13일쯤 단풍이 들기 시작해 25일과 26일쯤 가장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있겠다. 지리산과 북한산은 각각 다음달 16일과 다음달 25일 단풍이절정을 이루겠다. 전영우기자 ywchun@
  • [발언대] 제주도 지도상 별도처리… 제위치 표시를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섬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이것은 아마 우문에불과할 것이다.초등학생도 제주도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제주도는 남북화해시대를 맞아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평화를 논의하는 주요 무대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제주도는 우리나라 지도에서전혀 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한반도 지도 구석에 조그맣게 그려져 국민들에게 은연 중 ‘왜소하다’는 느낌을 준다. 제주도는 지난 91년 한·소 정상회담을 비롯해 96년 한·미,한·일정상회담이 잇따라 개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평화의 섬’으로서이미지를 높이고 있다.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정부는 제주도개발 특별법에서는 제주도를 세계 평화의 섬으로 명문화해 놓고 있다. 제주도는 최근 남북 간의 화해무드가 고조되면서 더욱 각광을 받고있다.장관급 회담장소 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문지 등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이는 제주도의 ‘평화의 섬’의 이미지를 한층 높이고있다. 얼마전 북한 노동당의 김용순 비서 일행이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 그중 한 인사가 “백두산과 한라산을 하나의 마음으로 이어 놓으면 그것이 곧 통일”이라고 언급했듯이 제주도가 한반도의 평화의 시발점이 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지정학적으로 제주도는 한반도의 끝이 아니다.제주도는 한반도가 시작되는 곳이요,태평양을 향한 한반도의 출발지이다. 그럼에도 교과서나 각종 자료,TV 및 신문의 기상뉴스 등에서 제주도를 여전히 목포나 부산 앞바다쪽에 삽입도각의 형태로 표시하고 있는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제주시는 이를 고쳐줄 것을 지난 연초 각계에 건의했으나 전혀 달라지는 바가 없다. 제주도의 달라진 위상을 감안하면 지도상의 제주도 표시도 이제 달라져야 한다.제주도가 제 위치에 있어야 우리의 지도가 완성되고 통일도 평화도 완성될 수 있다. 오승익[제주시 기획감사 담당관]
  • 全공무원 비상근무령

    중앙재해대책본부는 14일 제14호 태풍 ‘사오마이’가 북상함에 따라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에게 비상근무를 지시하고 태풍피해에 대비,행락객과 등산객 1만6,000여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재해대책본부는 또 전국적으로 어선 6만1,400여척을 대피시키고 한라산,지리산등 10개 국립공원 등산로 43개소를 통제하는 한편 재해위험지구 7,300여곳을 점검했다. 홍성추기자 sch8@
  • 백두산관광단 제주도인사 7명 포함

    이달중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은 백두산 관광단 100명 가운데우근민 도지사,이길현 도 관광협회장,김문홍 제주대교수(식물학),한현섭 도의회 교육관광위원장,이영배 도 민속자연사박물관장,성범영제주분재예술원장,강문규 한라산 생태탐사단장 등 제주도 인사 7명이포함됐다고 제주도가 14일 밝혔다. 이중 이영배 관장은 12일 박물관을 방문했던 북한 김용순 비서의 적극적인 추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백두산 관광단 100명중 제주도 인사 7명이 포함된 것은 정부가 이번 교차관광의 의미를 충분히 고려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제주도의 평화적 이미지가 부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16)낯선 땅에서

    *제주 똥돼지치기 자연순환 따른 '유기사육법'. 변소에 들어가니 판자를 얹은 변기 구멍 위로 막대기 하나가 비죽히올라와 있다.이건 뭣에 쓰는 막대기인고.급한대로 주저앉는데 갑자기밑에서 꾸울,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돼지 대가리가 널판자 아래로 쑥들어온다. 내려다보니 돼지우리쪽에서 변소의 밑으로 통하는 개구멍같은 통로가 있고 그리로 돼지가 상체를 들이민 것이다.나는 혼비백산하여 얼른 바지를 추스르고 일어나 변소 밖으로 뛰어 나와 버렸다. 대번에 어떤 광경을 머리 속에서 떠올렸기 때문이다.일을 보는 중에오물이 밑에 있는 돼지의 귀에라도 떨어지고 그것이 머리를 흔들며털어댄다면 나의 아랫도리는 그야말로 초토화 될 게 아닌가. 밖으로 나와서 어쩔줄 모르고 발을 구르며 서성대다가 하여튼 일이급하여 다시 들어가서 조심스럽게 주저앉는데 또 꾸울,한다.그제서야 나는 구멍 위로 비죽히 솟아 있는 막대기의 쓰임새를 알아차렸다.막대기를 잡아 이곳 저곳 찌르면서 머리를 들이밀려는 동물을 쫓으면서 일을 치뤘다.아래에 신경을 쓰느라고일도 제대로 끝내지 못하고 대충 하고서 얼른 나온다.나오면서 뒤를 돌아보니 돼지가 다시 울타리판자 사이로 그 영리한 눈을 반짝이며 나를 본다.나는 뒤늦게야 돼지의 눈빛이 어째서 그렇게 영리해 보이는지를 짐작했다.그가 나를 보는 눈빛은 이를테면 “야,밥 온다!” 하는 느낌의 표정 그대로였기때문일 것이다.괘씸한 놈 같으니. 자연보호 좋아하는 이들 말로는 변소를 돼지 식당으로 삼는 제주도의전통식 돼지치기야말로 자연의 순환 법칙에 따른 지혜로운 사육 방법이라고 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럴듯한 말이다. 사람 거시기 먹고 싼 돼지거름은 밭으로 가고 푸성귀는 그걸 먹고 자라나 사람이 다시먹게 된다.그럴듯하기는 해도 어쩐지 먹는 얘기 하다가 싸는 얘기 하려니 께름직하다. 제주의 돼지는 전통적인 사육 방법 때문에 지금은현대식 돈사로 모두 바뀌었지만 옛날 이름 그대로 ‘돋통시(똥돼지)’라는 정답지만 치열한 이름을 그대로 달고 있다. 그러나 조상이 그렇게 자라나 그런지 제주 토종돼지의 맛은 전국에서 알아준다.우선 기름기가 적고연하고 부드러우며 살이 찰지다고 한다.맛있기로는 제주도의 산야에 즐비한 구멍이 촘촘한 화산석을 달구어 그 위에서 소금뿌려 구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기름기를 돌이 흡수해 버린다.적당히구워 먹다가 새것으로 바꾸면 된다. 이런 얘기를 하면 나더러 야만인이라고 하겠지만,세계 어디에서나 민속 음식치고 약간은 야만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가령 ‘새끼회’ 같은 것은 여자들은 대부분 먹지 못하고 남자들 사이에서도 비위 좋은총각 녀석들이 키들대며 서로 격려하며 먹을만한 음식이다.이것은 새끼를 밴 돼지를 잡아 태 속에서 그야말로 태어나기 직전의 돼지새끼를 꺼내어 깨끗이 손질하여 칼로 조아서 갖은 양념한 날 것이다.대접에 담아 내온 것을 보면 거의 물회처럼 보이기도 하고 죽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처음 먹는 사람은 이런 물기가 어디서 나온 것인가 의문을가져서는 절대로 먹을 수가 없다. 실은 애기보를 함께 존 것이라 양수가 고기와 함께 섞인 것이다.독한 소주와 물회를 함께 먹으면서 찬으로 곁들여서 밥도 먹는다.나는 체험에 대한 욕구가강한 편이고 호기심이 많아서 몇번 먹어보고 나서 즐기지는 않지만 가끔씩은 마다하지 않게 되었다. 어느 해인가 팔십년대에 일본에 갔다가 제주도 출신 재일동포 작가인김석범 선생과 만났는데 그가 나를 우에노 야시장 부근에 있는 조선음식점 거리로 데려갔다. 그는 아마도 나를 은근히 떠보려고 했는지도 모른다.자리가 네 다섯 밖에 없는 작은 주점으로 데려가서는 김선생이 새끼회를 시켰다.나는 하나도 놀라지 않고 아주 맛있게 그것을 먹어 치웠고 노인은 매우 놀란 듯 했다.이쯤 하면 아마도 두 손을들줄 알았던 모양이다. 나는 이런 엽기적 만찬에 한국에서 온 손님을초대하고 자신도 즐거워하는 고향 잃은 노작가를 열심히 먹어 주는행동으로 위무해 드렸다. 독일 망명 시절에 윤이상 선생도 가끔씩은 추억 속에서 ‘개장’을떠올렸는데 일본에 갔더니 어느 교포가 몰래 하는 보신탕 집이 있다며 초대를 하더라는 것이다.너무도 신이나서 허리띠 끌러 두고 입맛을 다시며 호텔을 나서려다가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고 했다.혹시라도누군가 기자가 알고 신문에라도 쓰고 그것이 독일 사회에 알려지면저명한 작곡가인 그의 삶과 예술은 그날로 끝장이라는 것이다.실제로독일에서는 그 무렵에 자르 탄광지대에 있던 한국인 광부 몇이서 놀러 갔다가 동네에서 어슬렁거리는 개를 한 마리 잡아 먹고 들통이나서 온 독일의 신문에서 떠들썩했던 일이 있었다.이것은 서구에서는우리 사회에서 토막살인 정도의 엽기적인 사건이 된다.그들 광부들은 막대한 벌금을 물고나서 국외 추방을 당했다.그러나 한편 생각해 보면 타관 객지에서 그런 강렬한 토속 음식은 알지못하게 시달렸던 다른 종족으로서의 정체성을 달래주는 것이 되기도 한다. 돼지고기 이야기가 좀 길어졌지만 육개장도 빼놓을 수가 없다.제주의한라산고사리는 먹고사리라고 하여 연하고 맛이 좋은데 돼지 살코기와 함께 찢어서 양념하여 육개장을 끓이면 얼큰하고 구수하다.간을맞출 때에 밀가루나 메밀가루 갠 것을 훌훌 뿌리면 국물이 꺼룩하고진득해진다. 선선한 가을이 되면 꿩이 살이 오르고 한창 먹을만 해지는데 ‘메밀저배기’는 꿩 고기 음식으로 가장 알려진것이다.메밀을 반죽하여밀어서 칼국수처럼 썰어 두고 꿩은 살을 발라내고 뼈를 칼등으로 두드려서 생강 마늘을 두어 푹 우려낸다.국물에 간을 하고 채 썬 무를넣고 다시 끓이다가 메밀국수와 파를 넣고 끓여낸다. 메밀로 하는 음식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빙떡’도 그중의 하나다.메밀 가루를 풀어서 돼지 기름으로 번철에 넙적하니 지진다.그 위에 고명을 얹는데 전통적으로는 고사리와 무를 채 썰어서 넣지만 요새는 표고 돼지고기 당근 파 등속을 쓰기도 한다.조금 더 고급으로하려면 무채와 다진 꿩 고기를 넣기도 한다. 익어가는대로 끝에서부터 돌돌 말아서 지져낸다.이런 빙떡을 칼로 썰지 않고 길다란 채 그대로 손에 들고 먹어야 맛이 좋다.꿩고기 샤부샤부 같은 것은 꿩 사육장이 많아진 뒤에 나온 관광식당의 품목이다. 차조로 하는 것으로는 평안도의 노티처럼 ‘오매기 떡’이라는 게 있다.차조를 불려 방아에 찧어 가루로 만든 다음 동그랗게 빚어서 끓는 물에 삶아서 꿀이나 묽게 만든 설탕에 갠다.여기에 콩고물이나 팥고물을 묻히기도 한다.고구마를 말려서 가루를 내어 생고구마를 얇게저며서 켜로 깔고 시루에 쪄내는 ‘감제떡’도 맛이 있다. 이런 여러 먹을거리 외에도 나는 뭐니 뭐니 하여도,더운 여름날 찬밥에 세닢짜리 콩잎을 따다가 깨끗이 씻어서 멜첫(멸치젓) 한 마리 얹어서 앞니 끝으로 꼬리 지느러미 잘라 뱉어내고 싸먹는 콩잎쌈 맛을잊지 못한다.젓갈이라면 그밖에도 ‘게우젓’과 ‘자리젓’이 밥맛을돋군다.자리젓은 제주도 발음으로 ‘자리젯’이라고 해야 입 안에 침이 고이는데 위에 나온 자리돔을 소금에 절여 삭힌 것이다.통째로 담근 것을 잘 다져서 풋고추와 다진 마늘 고춧가루로 양념하여 밥 반찬으로 먹는다.게우젓은 일테면 전복의 내장으로 담근 젓인데 요즈음은너무 비싸서 발발 떨며 먹어야 한다.단골 회집이 있다면 서너번 가서호기있게 팔아 주어야 한번쯤 작은 종지에 내다줄 정도다. 전복내장을 사다가 집에서 소금에 절여 푹 삭이고나서 묵혔다가 조금씩 내어갖은 양념하여 먹는데 잘 묵힌 게우젓은 오래된 고추장처럼 되직하고짙은 암갈색이 된다. 이것을 젓가락 끝으로집어다 뜨거운 밥위에 살살 비비면 쌉쌀하고 비릿비릿하고 고소한 맛이 입 안에 가득찬다. 황석영
  • 北 金비서 방문지 선택 의미

    왜 제주도와 포항제철인가. 김용순 노동당 비서가 남한 방문 기간중 서울외에 제주도와 포철 등지를 방문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제주도는 선망의 관광지? 김 비서의 12일 제주 방문은 우선 김정일국방위원장의 남한 방문때 제주도가 포함될 경우를 대비한 사전답사의 성격이란 분석이 있다.사실 남북 당국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의 제주도 방문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한라산-백두산교차관광의 정례화 타진의 일환일 가능성도 크다.김 비서는 11일 “(이달말∼다음달초) 백두산과 한라산 교차관광을 해보고 좋으면 (내년) 봄에도 하고 여름에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에선 외국 방문의 기회가 적은 북한 고위 인사들이 제주도,특히한라산의 이국적 풍취를 매우 동경하고 있다는 관측이 그럴 듯하다. 실제 김 비서 일행은 12일 갑자기 “한라산이 보고 싶다”며 일정에도 없는 한라산 등반을 요구했으며,태풍의 영향으로 등산이 불가능해지자 등산로 입구에서 유난히 사진촬영에 열을 올렸다. ■경협에 심혈? 조만간 북한 경제시찰단의 남한 방문이 예정돼 있는상황에서 13일 북한 대남정책의 총수격인 김 비서가 먼저 포철을 방문한 것은,경협에 대한 북측의 계획이 예상보다 치밀하다는 인상을준다. 지난 7월말 1차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대표로 서울에 온 전금진 단장이 첨단산업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둘러본 데 이어 이번에 김 비서가 중후장대형 산업인 포철을 시찰함으로써 북 수뇌부가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제발전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연기자 carlos@
  • 통일 한국의 國旗는 어떤 모습일까

    통일 한국의 국기는 어떤 모습일까. 성균관대(총장 沈允宗) 예술학부가 서울 명륜동캠퍼스 경영관 1층아트갤러리에서 열고 있는 ‘통일조국 국기전’이라는 이색 전시회는이같은 물음에 답을 던져주고 있다. 전시 작품은 예술학부 백금남 교수(55·시각디자인 전공)가 지난 1학기 학부 및 대학원생들로부터 과제물로 제출받은 것 가운데 골라낸 49점이다. 오는 16일까지 열리는 전시회에는 태극기의 4괘와 인공기의 별을 적절히 혼합한 작품(박찬용 작),번영을 뜻하는 노란색으로 독도를 포함한 한반도지도를 표현한 작품(김기범 작)을 비롯,민족의 양대 봉우리인 백두산과 한라산을 표현한 작품(오택진 작)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백 교수는 “6·15 남북공동선언을 계기로 멀게만 느껴지던 통일의날이 현실로 바짝 다가온 느낌”이라면서 “이제 통일시대에 대비,나라의 표상인 국기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가 필요한 때라는 생각에서전시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평양 관광길 열린다

    남한 사람들의 평양 관광길이 열릴 전망이다. 남북 양측이 지난 1일2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합의한 ‘9월중순∼10월초 백두산∼한라산교차관광’ 코스에는 평양과 서울도 포함되는 것으로 8일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9월중순으로 예정된 남측 관광객 100명의 6박7일간 백두산 관광 코스에는 3박4일 정도의 평양 관광 일정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
  • 적십자·경의선복원 접촉 침묵

    남북간 주요 현안 협의가 추석을 쇤 이후 한꺼번에 몰릴 전망이다. 북한은 7일까지 적십자회담과 경의선 철도복원 실무접촉을 이번 주갖자는 우리측 제의에 호응하지 않고 있어 추석 연휴 이후로 연기가불가피하다. ◆예상 일정=접촉재개는 9월 넷째주가 가장 유력하다.27일부터는 제주 3차 장관급회담이 열린다.일정의 촉박함을 고려할때 적십자,경의선 및 경협 제도화,군 당국 접촉이 한꺼번에 시도될 가능성도 있다. ‘경의선·경협 제도화’ 협의개최는 2차 장관급회담의 합의사항이고 적십자회담은 지난 6월 ‘비전향장기수 송환직후’라고 남북간에시기를 못박았기 때문이다.군 당국간 접촉도 ‘경협-이산가족 교류-긴장완화 등 군 당국간 협력’이란 남북협력의 3대 축인 점을 고려할 때 일괄접촉이 유력시된다. 백두·한라산 관광단 교환도 이뤄질 전망이다.9월 마지막주에는 사실상 백두산 관광이 어렵다.정부도 이같은 일정을 감안,이번 주에는국가안전보장회의(NSC)상임위원회를 열지 않고 15일쯤 개최할 계획이다. ◆쟁점= 식량 차관 지원여부가 다른 부문의 협력진전에 어떤 영향을줄 것인 지가 예민한 관심사항.보수진영에선 ‘선(先)경협제도화 협의 후(後ㅬ)적십자회담 및 군당국자 접촉’이란 시나리오를 주장한다.“북측이 식량지원에 대한 확약을 받은 뒤에야 다른 문제의 협력에응할 것”이란 가설이 깔려 있다.북측이 적십자 및 경의선관련 접촉에 응하지 않은 것도 ‘남측 다루기’의 일환이라고 본다. 반면 정부 당국자들은 5일과 7일의 회담 제의가 잇달아 묵살된 것은 북측 내부의 의견 조율에 시간이 걸리고 시기적으로도 급하다는 점을 꼽고 있둔다.게다가 5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재추대 2주년이었고 9일은 북한 정권창건 52주년이었다는 설명이다. 한 북한전문가는 “경제 실리,대화 정례화,인도적 사안의 해결 폭 확대 등을 둘러싼 남북간의 주고받기식 협의가 추석이후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석우기자 swlee@. *국방부 경의선복원 대책. 국방부가 7일 발표한 비무장지대(DMZ) 경의선 철도 복원과 도로개설 공사 종합대책은 공사에 투입되는 군 장병의 안전사고 예방에역점을 두고 있다. ◆장병 안전대책=경작지→미확인 지뢰지대→확인 지뢰지대 순으로 지뢰를 제거한다. 육군본부 이상태(李商泰) 정보작전참모부장(소장)은 “지뢰제거 작업중 단 한명의 피해자도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지뢰가 완전히 제거됐더라도 안전여부가 최종 확인될 때까지는 장병들이 아예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공사참가자 전원을 상해보험에 가입시킬 방침이다. ◆소요기간과 경비=경의선의 경우 지뢰제거에 3개월,철로 노반공사에 5개월 등 8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도로는 지뢰제거 5개월,노반공사 6개월 등 11개월이 걸린다.따라서 내년 9월이면 완료된다. 장비 구입비 104억원을 포함,공사비는 325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우발사태 발생시 대비책=북한과의 전면전 또는 북한군의 국지도발에 대비,도로·철로 통제 대책과 경계수단 등을 마련했다. 군 고위관계자는 “개설되는 도로와 철도의 주요 지점 하부에 액체폭탄을 설치하거나 유사시 헬기 및 야포를 이용해 지뢰를 살포하는 방안 등이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뢰제거=폭 경의선 복구 구간 24만㎡,도로개설 32만㎡ 등 모두 56만㎡(17만평).복원되는 철로와 신설되는 도로를 포함해 각각 45m,90m 안의 지뢰를 집중 제거한다. 문산∼장단간 12㎞ 구간에 단선으로 건설되는 철도는 복선화될 것에 대비,지뢰제거 폭을 25m가량 더 확대한다.통일촌 우측 입구∼군사분계선 장단간 5.1㎞ 구간으로 개설되는 도로 역시 8차선으로 확장될 것에 대비,지뢰제거폭을 넓힌다. ◆지뢰 제거방안=남방한계선 이남지역은 93년 통일대교 북단지역의지뢰를 제거한 경험을 바탕으로 마련한 ‘통로개척식’ 방법을 활용하며,DMZ지역은 독일제 리노,카일러,마인 브레이커와 영국제 MK4 등첨단 제거장비 6대를 투입한다. 노주석기자 joo@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15)낯선 땅에서

    *제주도 '톨냉국'은 차디찬 바다 마시는 느낌. 고등학교 적에 무전여행 길로 제주도를 처음 갔는데,목포에서 연락선을 타고 밤새껏 멀미에 시달리면서 제주해협을 건너 새벽녘에야 먼바다 저편에 섬이 나타나던 것이 생각난다.물 위에 떠 있는 삿갓 같은 땅이라던 말을 들은 게 틀리지 않아 보였다.섬 전체가 한라산이라 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수평선을 기준으로 바라보면 세모꼴의산만 보인다.정상에서부터 비탈을 따라 바닷가에 이르기까지 목초지와 중산간 마을과 경작지와 읍내와 맨 아랫쪽에 해변 어촌이 있는 셈이다.섬 전체가 화산이라 바위와 돌과 흙과 나무며 풀이며 꽃이며가육지와 전혀 달라서 다른 나라에 온 것만 같다. 나는 그 뒤로 아마도 전라도로 내려가 있던 칠십년대 무렵부터 그곳젊은이들과 인연이 생겨서 한 해에 한 두차례씩은 드나들었다.어느해에는 몸이 좋지 않아서 겨울 한철을 요양하며 보낸 적도 있었고,팔십년에 광주에서 참사가 벌어진 뒤에는 일년 반쯤을 제주도에서 ‘귀양살이’를 했다.가족과 떨어져 나 혼자 장 보고 취사하고 아니면 이곳 저곳 먹을 만한 것들을 찾아서 골목과 시장 어귀를 드나들었으니이 고장의 맛에 대하여는 고향처럼 잘 아는 사람이 되었다.그뿐만 아니라 여기서 문화패와 소극장을 만들고 민란을 중심으로한 향토사나무속이나 민요를 조사하는 연구소를 구성하고 하는 동안에 가까운 후배들이 많이 생겼다.그래서는 관광객들이 다니지 않는 작은 본바닥술집이나 기이한 음식점들을 알게 되고 명절 때면 그들의 집에 놀러가서 낯선 음식도 먹어보게 되었다.그들은 이제 제주 사회의 중추가되어 있다. 술꾼들에게는 아침 속풀이 음식이 우선이니 먼저 국 이야기를 해야겠다.여기서는 해물이며 푸성귀며가 모두 집 주위에서 얻은 싱싱한 것들이라 양념이 귀하기도 했겠지만 별다른 맛을 내려고 애달캐달 하지 않아도 원초적인 맛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육지에서처럼 고기나멸치로 다시를 내어 국을 끓이는 법이 없고 싱싱한 해물을 무나 채소와 함께 끓여서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할 뿐이다.처음에 갈치로 끓인 미역국을 보고 속으로 조금 놀란적이 있었지만 나중에는 맛을 들이게 되었다.갈치와 단호박을 넣어 국을 끓이기도 하고 무를 넣기도한다. 제주도를 다녀간 신혼부부들이 거의 다 아침거리로 먹게 되는 ‘해물 뚝배기’는 사실은 해물을 넣고 된장에 끓이는 제주도의 몇가지 아침 속풀이가 합쳐진 것이다.보말(고동의 일종),구쟁기(소라),오분재기(작은 전복의 일종),조개,성게알 등속의 어패류로 각기 시원한 된장국을 끓이는데 이를 종합하여 개발해낸 것이 해물 뚝배기라고 할수 있다. 내가 맛을 들인 속풀이로는 ‘몸’ 국이 있다.몸은 파래,톳,감태 따위처럼 해초인데 비교하자면 전라도 남해안의 매생이처럼 가늘고 여린 해초다.제주에서는 예로부터 형편상 쌀 대신에 잡곡이 주식이었다.보리나 조팝을 주로 먹었고 이밥은 일년에 한 두 번 명절이나 제사때에 먹어서 지금도 쌀밥을 고운 밥이라 하여 ‘곤밥’이라고 부를정도다.고기도 쇠고기는 드물고 돼지고기를 위주로 경조사에 쓴다.돼지고기 음식이 많기도 하지만 먼저 몸국은 돼지의 ‘족잡뼈’라고 하는 갈비 옆의 가느다란 뼈를 오랫동안 푹 끓여서 국물을낸다. 흔히 여기 식의 순대를 만들 때에 몸국도 끓이게 되는데 순대도 육지와는 달라서 속에 돼지 피와 보릿가루를 넣는다.몸국은 돼지의 작은창자와 막장을 썰어 넣고 돼지뼈 우려낸 국물에 해초인 몸을 넣고 끓이는데 술국으로 그만이다. 옥돔으로 끓이는 ‘오토미 국’이 있다.몸이 붉으스레 하고 머리가둥글게 혹이 튀어나온 듯한 옥도미를 귀하게 여겨 제주 사람들은 이것만을 생선이라고 부르고 다른 것들은 제 이름을 부른다.따라서 오토미국은 그저 생선국으로 불려지기도 한다.옥돔을 간하여 말린 것이 관광객들에게 팔려 나가기 시작하면서 육지에서는 영광굴비에 버금가는 비싼 생선이 되어 있다.옥도미를 굽고 지지고 튀겨 먹기도 하지만,미역국에 넣거나 무를 넣어 담백하게 끓이기도 한다.심지어는 싱싱한 고등어를 토막 쳐서 어린 배추를 넣어 국도 끓인다. 여름철 ‘톨냉국’은 맑고 차디찬 바다 그 자체를 마시는 듯한 느낌이 든다.톨은 육지에서 톳이라고 부르는 해초를 말한다.톳을 물에 담가 불려서 풋고추며 부추와 가늘게 썬 오징어를 갖은 양념하여 버무린 뒤에 찬 생수를 부어 낸다. 제주 사람들이 즐겨 먹는 것으로 돼지고기와 함께 ‘자리’를 빼놓을 수가 없다.자리는 오분재기처럼 이 고장 특산의 이름이라 타관 사람들이 알아듣기 쉽게 도미 새끼의 일종이라고 설명을 하지만,자리나오분재기는 도미와 전복과는 생김새가 비슷할 뿐 전혀 다른 종족이다. 그렇기는 하여도 어른 손바닥 반 만한 크기의 자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영락없는 도미의 생김새다.그래서 육지 사람들을 위해서도 ‘자리돔’이라는 다른 이름이 있을 정도다.자리는 비늘을 긁어내고 어슷어슷 썰어서 된장과 깻잎에 싸서 먹고 초장에 찍어 강회로 먹기도 하지만,머리와 꼬리를 자르고 칼로 다져서 부추,미나리,깻잎,풋고추,오이,등속에 된장 고추장과 갖은 양념을 하여 생수를 부어 얼음을 띄운 ‘자리 물회’를 만들어 먹는다.토속대로 하자면 머리와 꼬리도 자르지 않고 간간히 뼈가 씹힐 정도로 칼로 난도질을 쳐서 산초 잎을넣어야 한다.제주에서는 모든 어패류가 싱싱한 횟감이라서 일일이 거들 수가 없지만 전라도나 충청도 지방의 홍어 무침이나 찜처럼 가오리를 양념에 버무려 경조사에 낸다. 덥고 습한 지방이라 요새처럼 냉동이 안되던 시절부터 제주의 음식은 끓이고 조리지 않으면 소금으로 짜게 절여 두었다.바람이 거세지고추워져서 바다에 나갈 수 없는 겨울철에는 ‘촐레’가 맞춤한 밑반찬이 되었다.보리밥과 조밥이 꺽꺽해서 잘 넘어가지 않을 적에 비리고간간한 반찬으로 ‘촐레’를 해먹는다.소금에 절인 자리젓을 뚝배기에 오랫동안 졸여서 국물이 된 것이 촐레인데 채소와 곁들여서 먹는다.고등어를 소금에 진하게 간하여 독에 두었다가 겨울철에 꺼내어물에 담가 소금기를 빼고 나서 뚝배기에다 무를 넣고 오래 조려서 먹기도 한다.이런 건건이들이 모두 거친 잡곡을 먹는데 입맛을 돋우기때문이란다. 제주의 돼지를 말하자면 꼭 떠오르는 일이 있다.칠십년대 말인가 민속조사를 하던 학생들 몇 사람과 아직은 민속촌이 되기 전이던 성읍마을에서 민박을 한 적이 있었다.지금은 관광객들의 볼거리로 변하여 모두 사라져버렸지만 그때만 하여도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받아 물을모으는 독이며 뒷간이 예전 그대로였다.아침에 뒷간이 어디냐고물으니 주인 아줌마는 빙그레 웃을 듯 말 듯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집 뒤꼍으로 돌아가 보라고 손짓해 준다.그래서 집 모퉁이를 돌아가보니 앞에 판자를 얼기설기 가로지른 돼지우리가 보인다.그때 내가무엇과 마주쳤겠는가.울타리 사이로 하얀 털이 숭숭한 주둥이와 함께 영리하게 반짝이는 돼지의 눈과 마주쳤다.어쩐지 이건 돼지가 아니라 무슨 유인원이나 개처럼 영리하게 보이는 귀염성 있는 돼지의 눈이었다.제주도 토종 돼지는 그 지방 특산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육지에서 우리의 토종돼지가 수입종 때문에 거의 멸종하는 동안에 그나마 벽지라서 종을 보존한 그것이다.몸집이 다른 돼지들 보다 조금 자그마하고 멧돼지 같이 검은 털이 부스스하며 주둥이가 조금 흰 편이다. 제주에서는 이것을 ‘돋통시’(똥돼지)라고 부른다.그것 참 인상이영리한 돼지도 있다고만 여기고 아무 생각없이 울타리 옆에 붙은 변소로 들어갔다. 황석영.
  • 남북장관급회담 후속조치

    정부가 5일 경의선 연결을 위한 실무접촉을 북측에 제의하는 등 2차장관급회담의 후속조치에 들어갔다. 대북 식량지원을 경협 제도화 차원에서 논의하고 경의선 연결 협의및 이산가족 등 실천가능한 사항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갈 것임을확인했다.또 군 당국자 회의는 장관급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산가족 모든 이산가족을 대상으로 생사확인과 서신교환을 추진한다.납북자·국군포로도 대상에 포함시킨다.우선 8·15 상봉자들은 면회소 설치 전에 판문점 연락사무소를 통해 서신교환을 시작한다는 방침.2,3차 방문단 교환은 10,11월 있게 된다. ■경의선 복원·도로개설 이달 15일 전후로 경의선 철도복원 착공식을 갖는다.오는 7일 남북이 실무협의를 갖고 착공식 개최 시기와 지뢰제거 등을 협의한다.건설에 필요한 지뢰제거 협의도 군 당국간에진행한다. ■군 당국자 회담 정부는 장관급 회담의 가능성을 낙관하면서 비중을두고 있다. 북한의 군제(軍制) 차이로 인민무력상보다는 군사위원회부위원장급이 참석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군사 직통전화설치와 군사훈련 및 군병력 이동시 사전 통보 등이 주 의제로 논의된다.군사부문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자는 것이다.한반도 냉전해체와 긴장완화의 첫 조치란 점에서 주목된다. ■경협 제도화 남측이 장관급회담에서 투자보장·이중과세방지·청산결제·분쟁조정절차 등에 대한 합의서 안(案)을 제시한 상태.북측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차관급 회의가 9월중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이채널은 식량차관 제공 문제도 함께 논의하는 장으로도 이용된다. ■기타 사안 임진강 공동 수해방지사업은 기상정보 자료 교환을 시작으로 쉬운 일부터 시작하고 10월 이후 실무협의를 통해 본격 사업에착수한다.백두·한라산 교차관광은 민간 참여 행사로 정착시켜 나간다는 입장.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이 지난 1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합의한 경제사절단 방문은 이달 중 방문이 가능할 수 있도록 경제단체와 일정을 협의해 북측이 통보할 계획이다. 이석우기자
  • 백두·한라산 교차관광 준비

    제주도가 바쁘다.오는 27∼30일제3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제주도에서 열리기로 확정된데다 비슷한 시기에 백두산·한라산 교차관광이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최근 발족한 남북교차관광지원기획단과 지원위원회를 확대,개편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있다. 도는 이들 기구를 통해 두개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는 물론 감귤보내기 등 대북교류사업 확대,나아가 남북정상회담 제주개최 가능성에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장관급회담 장소로 한·소,한·미,한·일 정상회담이 열렸던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가 유력하다고 보고 제주공항∼중문단지 사이도로를 정비하고 단지내 각종 시설물을 점검하는 등 철저히 대비하고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남북장관급회담 후속조치 어떻게

    지난 1일 평양에서 끝난 2차 장관급회담의 성과로 이산상봉,군사부문에서부터 식량지원·경협·관광 등 남북관계에서 전방위 후속조치가기대된다.후속조치 등 관련사항을 살펴본다. *서신교환. 이달 초 2차 남북적십자회담에서는 이산가족 연내 추가 교환방문,서신교환,면회소 설치 등과 관련한 내용이 집중 논의된다.비전향 장기수 63명 송환 직후의 회담이라는 점에서 북측의 전향적인 자세가 기대된다. 추가 교환방문 연내 2차례 교환방문의 시기와 방문단 규모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이르면 9월 말로 예상되는 1차 추가 방문단에는 지난 8·15 때 생사확인을 했으나 방문단에서 제외됐던 122명(남측 26명,북측 96명)이 우선적으로 포함될 전망이다. ◆서신교환= 이미 생사확인된 사람부터 서신교환을 시작하는 방향이될 것같다.8·15 때 생사확인된 322명(남측 126명,북측 196명)이 우선 대상자가 될 것으로 보이며,85년 교환방문 때 생사확인된 사람들도 포함될 전망이다.새롭게 생사확인하는 규모와 시기 등도 논의될것으로 보인다. ◆면회소 설치=6월 말 1차적십자회담에서 남북은 ‘비전향장기수 송환 즉시 적십자회담을 열어 면회소 설치를 논의한다’고 합의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설치 시기와 장소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연내에 당장 추가 교환방문과 서신교환 등 일거리가 산적해 있기 때문에 설치 시기가 상당기간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적십자 회담 장소 및 시기=우리측은 일단 5일로 제안해놓고 있지만 북측에서 회신이 없다.북측이 1차회담 합의를 존중한다면 금주 안에는 열릴 것으로 보인다.다음주는 추석연휴가 끼어있어 힘들다.회담장은 우리측이 판문점을 제안했으나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설악산이 거론되기도 한다. 김상연기자 carlos@. *제주회담. 남북 교류 및 회담에 있어 ‘장소’ 문제가 갈수록 비중있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단순히 ‘어디에서…’에 그치지 않고 뭔가 배경이 깔려있는 수준까지 발전했다.특히 이달 말 열릴 3차 남북장관급회담 장소로 한라산이 정해짐으로써 장소 문제는 더욱 관심을 끌게 됐다. 과거엔 판문점을 접촉경로로 이용하는 데 남북간 이견이 거의 없었다.양측의 ‘신경전’은 북측이 지난 6월 중순 남북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판문점을 기피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촉발됐다. 북측은 정상회담 때 왕복 교통편을 판문점을 통한 육로가 아닌 항공편을 제의했었다.6월 말 남북적십자회담 역시 금강산에서 갖자고 주장했다.이달 초 열릴 2차 남북적십자회담도 우리측은 판문점을 제안해놓고 있지만 북측이 받아들일지는 장담할 수 없다. 북측의 판문점 기피 배경에 대해 일각에서는 ‘외세’가 관할하는지역이기 때문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그러나 북측은 지난 2일 비전향장기수 송환 경로로 판문점을 수용,이같은 해석도 근거가 약해졌다.따라서 지금으로선 북측이 향후 이산가족 면회소를 자기측 지역인금강산에 설치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란 해석이 유력하다. 사실 3차 장관급회담 장소 역시 북측은 당초 금강산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한편에선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남한 답방 장소를 제주도로 하기 위한 사전 분위기 조성 작업이란 분석도 있다.서울답방은 보수세력의반대 시위 등 경호상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김상연기자. *쌀 차관. 북측이 평양 장관급회담을 통해 남측에 식량 지원을 공식요청함에따라 정부는 통일부와 농림부를 중심으로 대북 지원에 관한 구체적인 대책마련에 착수했다.어느 규모로 어떻게 언제 지원할지가 관심거리다. ◆지원 규모 및 시기=북측이 요구한 식량(쌀) 지원 규모는 알려지지않고 있으나 대략 한해 20만t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남측의 대북 쌀지원 최대규모는 95년의 15만t(1,850억원)이었다.지원규모는 국민 여론을 봐가며 신중하게 결정한다는 방침인데 북한 요구를 가급적 수용하되,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옥수수도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차관공여 형태는 국제기구나 일본 정부가 대북 쌀 지원 때 쓰는 ‘10년 거치·30년 상환’ 방식이 참고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북측은 올해분을 10월 말까지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절차상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안으로는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쌀로 지원할까=농림부가 보유한 쌀 재고량은 740만섬(106만t).우리 국민들의 3개월 소비량인 600만섬의 전략 분량을 제외하면 빠듯하다.올해 쌀 수확 목표량 3,530만섬을 무난히 달성하면 1년 쌀 소비량인 3,300만섬을 제외하고 250만섬(36만t) 정도는 대북 지원에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그러나 농림부는 국내 생산물보다는 수입해서 북한에 지원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외화가 부족한 북한을 대신해우리가 쌀을 사서 북한에 차관지원하는 방식이다. 김성수기자 skim@. *기타 3개분야. 제2차 장관급회담 후 남북간 경협제도화,군당국간 회담,임진강 수방대책 등의 후속조치도 활발히 진행될 예정이다. ◆경협 제도화=투자보장·이중과세방지·분쟁해결 절차·청산결제 등 4대 과제의 문서화 방안 논의가 주 의제로 논의된다.‘쌍방 전문가들의 9월 중 실무접촉’을 명시,대표단은 정부와 국책연구소,민간대표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정부는 경제부처의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협의에 힘을 실어보겠다는 생각이지만 북측의 대응은 보다 실무적인 차원에서 머물 것으로 보인다. 경의선 복원과 문산∼개성 사이의 도로개설을 위한 9월 중 실무접촉도 명문화돼 있다.건설교통부·통일부 국·실장급 등이 대표로 참여,구체적이고 실무적인 문제를 협의할 예정.내부적으론 경제부처와 통일부 등 관련부처 장관급 협의체인 경제협력추진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추진방향과 입장에 대한 조율을 벌이고 있다. ◆군 당국자간 회담=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실제적인 조치란 점에서 의의가 있다.김종환(金鍾煥)국방부 정책보좌관이 장관급 회담대표로 참가한 만큼 김보좌관을 대표로 한 장성급 회담으로 출발할가능성도 높다.당초 정부는 국방장관급 회담을 갖자는 입장이었다.남북관계의 진전과 발맞춰 회담의 급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 회담에선 군당국간 직통전화 설치가 우선 논의된다.신뢰회복과 군사부문의 투명성·예측성 제고를 위해 군사훈련 및 군병력 이동에 대한 사전통보 및 참관,군사회담의 정례화 등도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 ◆임진강 수해방지 공동추진=임진강의 공동 개발과 활용을 전제로 하는 사업이다.용수,전력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해 나가겠다는 것이 정부 복안.임진강 지역은 남북한의 군사력이 첨예하게대치하고 있는 등 군당국간의 협의도 필요하다.건설교통부,통일부,국방부간의 협의가 진행돼 왔다.남북간 구체적인 협의 시기를 못박지않았기 때문에 우선 실무 전문가들의 접촉이 있은 뒤 남북한이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해 나가는 방향을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석우기자 swlee@
  • 2차 남북장관급회담 뒷얘기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2차 남북 장관급회담은 남측 박재규(朴在圭)수석대표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을 독대하면서 직접 결정을 받아내는 등 숨가쁘게 전개된 한편의 드라마였다. 회담에서 오고간 뒷얘기들을 부문별로 소개한다. ◆3차 장관급회담 장소=남측은 서울에서 북측은 금강산에서 하자고제안했다.심각한 쟁점은 아니었지만 회담 막판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결국 남측은 3차 회담은 반드시 남쪽 지역에서 해야 한다는 점에서한라산을 제안하고,박재규장관이 김국방위원장을 면담하는 자리에서이를 확인받아 공동보도문에 한라산으로 명기했다. ◆식량지원=북측은 지난달 30일 평양회담 첫 회의서 식량지원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북측은 식량지원을 보다 분명하게 하기 위해 ‘보장한다’ ‘실천한다’는 문구를 고집했으나,남측은 ‘검토해 추진한다’는 유보적 표현으로 맞섰다.이 문구로 남북 양측은 1일 저녁 마지막까지 합의에 애를 먹었으나,결국 남측의 주장대로 합의문에 포함됐다. ◆군사당국자 회담=남측은 출발할 때부터 군사직통전화 및 군사당국자회담을 합의하자는 의도를 갖고 있었고,북측은 이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양측은 ‘군사적 신뢰구축과 긴장완화와 평화정착 문제를 협의하기로 한다’는 선에서 1차 매듭을 지었으나 이후 박수석대표가 김위원장과 면담하고 돌아와 군사당국자회담을 보도문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보도문안도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다.이와 관련해 쌍방 군사당국자들이 회담을 조속한 시일 내가지도록 협의한다’고 바뀌었다. ◆박-김 면담에서 확정된 사안=박수석대표와 김위원장간 면담 이후▲군사당국자회담 ▲임진강 수해방지를 위한 공동사업추진 ▲3차회담 장소-한라산 ▲대표단 규모를 편리한 대로 한다는 등의 문구가 삽입됐다. ◆박-김 면담 상황=박수석대표는 김위원장을 만나는 자리에서 남측의 제안들을 담은 문건을 직접 펼쳐놓고 매 항목을 하나씩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에 김위원장은 대부분 박장관의 설명에 동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우기자
  • [사설] 교류협력 제도화 정착을

    평양에서 열린 제2차 장관급회담이 당초보다 일정을 하루 연장하는등 진통 끝에 1일 끝났다.우리는 이번 회담 결과에 안도감과 아쉬움을 함께 느낀다.우선 남북이 6·15공동선언에서 합의한 화해협력 기조를 재확인하는 몇가지 실천적 조치를 도출한 점은 퍽 다행스러운일이다.연내에 두 차례 더 이산가족 교환방문을 실시하고,경의선 연결을 위한 실무회담 개최에 합의한 사실 등은 한반도에 사는 민족 구성원 모두가 환영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미 불이 지펴진 교류 협력 기운이 더욱 무르익을 분위기가 조성된 점도 반길 만하다.남북이 9월 중순과 하순에 걸쳐 백두산·한라산교차 관광단을 교환하기로 한 대목이 그렇다.특히 무엇보다 이중과세 방지협정 등 남북 경협에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실무위원회를 이달 중 열기로 한 것은 크게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남북 교류협력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논의의 틀을 마련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당초 기대와는 달리 군사·경제·사회문화 공동위원회나 분과위원회 구성에 합의하지 못하고 추후 과제로 돌렸기 때문이다.남북이 화해와 협력을 증진하려는 선의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안정적으로 진행하려면 각종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이제는 남북 교류협력이 김정일(金正日)위원장이든,누구든 어느 한쪽의 결단에 의해 간헐적·단속(斷續)적으로 확대되기보다는 제도적 틀을 통해 안정성과 지속성이 담보돼야 할 때다. 그런 차원에서 인도적 사안인 이산가족 교류는 이벤트 상봉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정례적 상봉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남북이 오는 5일 열리는 적십자회담에서는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등에 합의,그러한 이산가족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디딤돌을 놓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경협과 사회·문화 등 각 분야 교류협력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군사부분의 신뢰구축이 절대적 필요조건임을 지적하고자 한다.한 차례 전쟁과 반세기에 걸친 냉전적 이념 대결의 후유증으로 남북관계에는 불가측적 속성이 엄연히 실존한다. 이는 작은 군사적 충돌로 제반 교류·협력을 위한 합의가 한 순간에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음을 뜻한다.군사적 신뢰 없이 무작정 교류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활주로 없이 곡예비행에 나서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남북은 여타 분야의 교류협력 속도에 발맞춰 군사부문에서도 돌발사태를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차기 3차회담에서는 군사공동위 구성이나 군당국자 회담,군사 핫라인 설치 등에 합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제2차 남북 장관급회담 공동보도문

    제2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2000년 8월29일부터 9월1일까지 평양에서진행됐다.회담에서 쌍방은 6·15 남북 공동선언의 중대한 의의를 다시금 강조하고,그것이 훌륭한 결실을 가져오고 있는 데 대해 평가했다. 회담에서 쌍방은 남북 공동선언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재확인하고,다음과 같은 실천사항들에 합의했다. 1.남과 북은 올해 안에 흩어진 가족,친척 방문단 교환사업을 두 차례 더 진행한다.이와 관련한 실무적 문제는 남북 적십자 단체들이 곧 토의하며 이와 함께 흩어진 가족,친척들의 서신교환을 추진하는 등의 문제들을 협의한다. 2.남과 북은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보장하기 위하여 노력한다.쌍방 군사 당국자들이 회담을 조속한 시일 내에 가지도록 협의한다. 3.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확대·발전시키기 위해 투자보장,이중과세방지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쌍방 전문가들이 실무접촉을 9월 중에 가진다.남측은 북측이 연이어 자연재해를 겪고 있는 실정에서 상부상조의 원칙에 따라 북측에 식량을 차관으로 제공하는 문제를 검토해 추진한다. 4.남과 북은 서울~신의주 사이의 철도를 연결하며 문산~개성 사이의 도로를 개설하기 위한 실무접촉을 9월중에 가지고 착공식 문제 등을 협의한다. 5.남과 북은 조속한 시일 내에 임진강 수해방지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6.남과 북은 백두산·한라산 관광단을 각기 100명 정도의 규모로 해 9월 중순부터 10월초까지 사이에 상대측 지역에 보낸다. 7.남과 북은 제3차 남북 장관급회담을 2000년 9월27일부터 30일까지 한라산에서 개최한다.장관급 회담 대표단의 규모는 각기 편리한대로 한다. 2000년 9월 1일 평양
  • 2차 남북 장관급회담 의미·전망

    1일 평양서 3박4일간의 일정을 마친 2차 남북 장관급회담은 경협 제도화와 군사적 신뢰구축의 실천을 위한 해법 등 각종 후속조치들을마련했다.장관급회담이 남북간 현안해결의 제도적 통로로 자리잡았음을 뜻한다. ◆다양한 분야의 신뢰구축 남북한은 포괄적인 현안을 협의,쌍방의 공감대와 대화 범위를 넓힐 수 있었다.대북관계 주무장관인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이 1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을 만나 주요 현안을 협의할 수 있었던 것도 대표적인 예.식량차관 제공 검토,임진강수해방지 사업 등도 협력의 지평을 넓혔다. 긴장완화 등 군사부문의 문제는 빠른 시일안에 군당국자 회담을 연다는 선에서 약속됐다.‘긴장완화와 평화보장’문구와 ‘군당국자간의 회담을 위한 협의’가 보장된 것은 큰 진전이다.남북관계 개선의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양측이 군사부문에서 구체적인 노력을 약속한 것은 처음이다.당국간 틀 안에서군사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게 됐다. 이는 북한 당국이 긴장완화를 위해 군사 현안을 풀어나가는데남측을 대화 상대로 인정했음을 뜻한다.그동안 북한은 군사문제에 대해정전협정 대상인 미국과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선(先)미국 협상’을 주장해 왔다. 이로써 냉전해체와 긴장상태 해소를 위한 핵심 사항인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들이 가시화됐다.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군사직통전화 및 당국자 회담 등을 제의,이달 27일로 예정된 3차 회의에서 보다 심도있는 논의를 이어나가게 됐다. ◆활발해질 교류협력 9월중 경협 실무협의 등으로 각종 교류협력의제도화 마련에도 더 한발 다가서게 됐다.이산가족 방문단 후속교환등 바로 실천가능한 현안에 대한 성과도 이뤄내 화해협력과 신뢰 분위기를 높였다. 경협의 제도적 장치마련·경의선 복원과 관련한 9월중 실무회담 개최합의,백두·한라산 교차방문 확정 등으로 남북교류협력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교류협력과 군사적 현안 해결 등이 나란히 진전될 수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각도에서도 이번 회담은 의미를 지닌다. 이석우기자 s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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