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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다시 펄럭이는 새마을 깃발/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다시 펄럭이는 새마을 깃발/육철수 논설위원

    일전에 신문에 실린 사진 한 장을 보고 한바탕 웃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고향 포항에 갔다가 ‘아이스케키 통’을 어깨에 메고 있는 장면이었다. 세월이 흐르고 지체가 하늘만큼 높아졌는데도 아이스케키 통을 멘 자세가 어쩌면 그리도 잘 어울리던지…. 그래서 그만 웃음보를 터뜨리는 ‘결례’를 저지르고 말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울컥하면서 뭐가 올라왔다. 대통령의 감회어린 표정 뒤에 전쟁통에 유년·청년기를 보내면서 먹고살려고 발버둥쳤던 모습이 어른거려서였다. 가난했던 시절을 잊지 말라며 고향 주민들이 마련했다는 아이스케키 통은, 1970년대 온 나라가 새마을운동 열풍에 휩싸였던 때로 기억을 자연스레 옮겨 놓았다. 대통령과 시대의 역경을 함께한 또래들이 청·장년이 되어 새마을운동 현장의 중추 역할을 한 것도 가난을 어느 세대보다 뼛속 깊이 체험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새마을운동 초기에 유년기를 보낸 나도 적잖은 추억을 갖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작사·작곡했다는 ‘새마을 노래’를 입이 아프게 부르고 귀가 닳도록 들었다. 노래가 짧기나 한가. 4절까지 밤새 외워 다음날 선생님 앞에서 ‘씩씩하고 명랑하게’ 불러대느라 고생깨나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당시 ‘새벽종이 울렸네~’는 기상나팔이었다. 매일매일 한 집에 한 명씩 ‘작업병’을 불러내 삽이나 곡괭이, 싸리빗자루를 들고 나가 동네 환경작업에 동원됐다. 철없던 나이라 그저 동네 잡일을 하는 게 고역스러웠을 뿐, 그게 국가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엄청난 환경개선·정신계발 운동이란 걸 알 턱이 있었겠나. 새마을운동이 요즘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나라 안에서 재조명이 활발하고, 나라 밖에서는 그 인기가 폭발적이란다.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서는 아예 한글로 ‘새마을’ 글씨가 뚜렷이 새겨진 초록색 깃발을 마을 한가운데 신주처럼 모셔놓고 벤치마킹이 한창이다. 군사독재나 유신의 잔재로 여겨 내팽쳐 놓은 사이에 새마을운동은 개발도상국에서 환경개선과 정신개조, 빈곤퇴치 캠페인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 정보화를 숨막히게 이루며 달려오는 동안 우리는 정말 소중한 것 하나를 잃을 뻔했다. 새마을운동의 뿌리는 우리의 미풍양속인 ‘향약’이나 ‘계’에 있다. 전통적 공동체 정신을 박 전 대통령이 국민정신으로 계승·승화시킨 것이다. 개발과 압축성장 시대에 벌써 지금의 세계적 화두가 된 녹색환경시대까지 내다본 국가지도자의 안목이 참 놀랍다. 며칠전 박 전 대통령의 고향 경북 구미에서 ‘대한민국 새마을 박람회’가 열린 것은 그래서 의미가 남다르다. 경상북도는 박람회를 계기로 새마을운동을 지구촌 빈곤퇴치에 불을 지피는 명품 브랜드로 육성하겠단다. 때마침 농촌진흥청도 ‘푸른농촌 희망찾기’ 운동을 시작한다. 국민의식의 선진화를 최종 목표로 한 제2녹색 새마을운동이란다. 21세기의 농촌은 새로운 희망이다. 전원생활과 제2인생을 꿈꾸고 귀농하는 60~70대 ‘아이스케키 세대’와 젊은 도시 직장인들, 현지 농업인 등이 새로 공동체를 꾸려 살아가야 할 곳이다. 그래서 시대는 염치없이 또 아이스케키 세대의 지혜와 경험과 땀을 요구한다. 여기에 젊은 세대의 창의력,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체계적 지원을 잘만 보태면 새마을운동을 미래의 녹색환경운동으로 또 한번 세계의 자랑거리로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나를 비워 세상 담고 천년 깨워 만년 잇고

    나를 비워 세상 담고 천년 깨워 만년 잇고

    다완(茶碗)이라고 부르는 그릇의 정겨운 다른 이름은 찻사발(沙鉢)이다. 한국인에겐 다완보다 사발이 더 익숙하다. 우리나라 전통 도자기에는 아름다운 순수 한글 이름도 있다. 남자 밥그릇은 사발이라고 불렀지만 뚜껑이 달린 여자 밥그릇은 ‘옴파리’라고 불렀다. 김치를 담거나 찬그릇으로 사용하는 사발보다 조금 작은 그릇은 ‘보시기’라고 하고, 간장 등 장종류를 담는 그릇은 ‘종지’라고 한다. 목이 긴 호리병으로 못생긴 술병의 이름은 ‘멍텅구리’다. 생김새보다 술이나 물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기그릇의 깨진 조각은 ‘사금파리’. ●조선사발 선구자 故 신정희 선생 장남 사기장 신한균(49)은 이렇게 한국 도자기와 관련된 아름다운 이름들이 생명력을 잃고 사라져가고 있다고 한탄한다. 한국의 도자기가 과거의 영광을 찾지 못하고 사양길에 올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흔히 도자기 만드는 사람을 예술가라는 의미로, 격조를 높여 도예가라고 부르지만 신 사기장은 그런 명칭을 사양한다. 전통 조선사발의 선구자인 고(故) 신정희 선생의 장남인 그는 “나는 장인의 아들로 태어나 사기 장인으로 살아왔고, 죽을 때도 장인으로 죽을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한다. 신정희 선생은 전통의 맥이 끊어지고 있던 조선의 사발을 완전히 재현해 낸 최초의 사기장이다. 어려서 흙을 조물락거리고 15살에 물레질을 시작한 신 사기장은 젊어서는 명지대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연세대에서 MBA를 마친 뒤 28살부터 본격적으로 그릇을 만들기 시작했다. 신 사기장이 오는 10월6~18일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갤러리에서 ‘천년을 이어온 그릇’전을 연다. 우리 그릇의 원류를 복원·계승한 명품 다기와 사발을 전시한다. 한국인의 인식 속에 한국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도자기의 나라’다. 고려 때는 비색의 청자로, 조선시대 때는 순결한 백자로 이름을 날렸고 일본은 두 차례의 왜란을 통해 조선의 도공들을 납치해야 할 만큼, 지금으로 치면 반도체 기술만큼이나 중요한 세라믹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한다. 신 사기장이 거듭 강조하듯 16세기 이전에 섭씨 12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유약을 바른 표면이 매끄러운 자기를 만들어낸 나라는 중국과 한국이 거의 유일했다. 그러나 요즘 한국의 주부들은 생활 도자기나 명품 도자기로 서구의 브랜드인 포트메리온·로열덜튼(영국)이나 로열 코펜하겐(덴마크), 빌레로이앤보흐·마이센(독일), 리모지 하빌랜드(프랑스) 등을 사랑한다. 토기를 만들던 그들이 중국 본차이나에 자극을 받아 18세기에 이르러서야 자기를 굽는 법을 익혀 현재는 세계를 주름잡게 됐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알려진 일본의 노리야케의 탄생도, 막부에서 정책적으로 도자기를 국부의 원천으로 삼아 수출을 주도해 나가면서 일본 도자기가 한국 도자기를 추월해 나간 흔적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그러나 현재 한국 도자기의 현실은 신 사기장이 우려하고 걱정할 정도로 초라하지 않나 싶다. 국내 대기업에서 나오는 생활 도자기의 디자인은 독창적이고 한국적이라기보다는 어디서 본 듯한 디자인이 적지 않다. 반면 경기 이천과 광주 등 전통가마에서 나오는 전통 도자기는 현대적 해석 없이 답습한 경우가 적지 않다. 전통적인 도자기 기법을 복원한다는 차원에서 신 사기장도 답습이란 비판을 비껴가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는 청자의 비색을 재현하거나 조선의 달항아리를 베껴내는 데만 애쓰지는 않는다. 전통을 복원하는 가운데, 자신의 예술적 감성과 새로운 발견을 고스란히 작품으로 담아보려고 노력한다. 이번 전시에 나타나는 달항아리는 유약과 불의 사용을 통해 빚는 일반적인 달항아리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일본 국보급 도자기 원류는 모두 한국” 비오는 날 산에 가서 발자국을 남기고, 그 발자국이 또렷하게 남아 있는 흙을 파서 그릇을 만든다든지, 유약으로 억새풀 재를 발굴해 낸다든지, 그릇의 굽에 유약을 바르지 않고 굽는 함경도식 도자기 제작법을 발굴하는 등은 그의 몫이었다. 우리가 흔히 일본식 자기 제작기법이라고 평가하는, 유약을 흘러내리게 하는 방식도 조선 도공들이 흔히 쓰던 제작기법이라고 한다. 신 사기장은 “일본 국보 기자에몽 이도,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바쳤다는 일화가 있는 일본 중요 문화재 쓰쓰이쓰쓰 이도 등의 원산지가 모두 한국”이라면서 “그러나 한국에서 이도는 그저 막사발로 불리며 제대로 된 이름조차 없어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 ‘사발, 자신을 비워 세상을 담는다’(아우라 펴냄)는 책도 펴냈다. 이 책은 조선사발의 가치와 아름다움, 쓰임새, 종류, 일화를 담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이도다완을 ‘황도사발’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한다. 일본 다도문화학회장 다니 아키라가 함께 썼는데, 다니는 이 책에서 “일본에서 쓰이는 조선사발은 조선 사기장들이 만들었으나 일본 사기장들의 미의식이 덧대어진 결과물”이라는 평가도 했다. (02)310-1921 문소영 홍지민기자 symun@seoul.co.kr
  • 10월 풍성한 문화의 향기

    10월 풍성한 문화의 향기

    한가위와 함께 시작하는 10월, 서울시내 곳곳에서 보름달만큼 풍성한 문화예술 행사가 열린다. 서울시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 온 ‘서울디자인올림픽’이 10월9~29일 시민들을 찾아간다. 주행사장인 잠실종합운동장에선 디자이너와 기업, 바이어 등을 연결해 주는 ‘디자인 장터전’과 ‘2009 월드디자인마켓 서울’이 진행된다. 독서의 계절인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서울북페스티벌’도 같은 달 9~11일에 개최한다. 23~25일 선보일 한국의 대표음식축제인 ‘김치사랑축제’와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9~10일 개최 ‘서울국제재즈난장’도 기대해볼만 하다. 기념일이 많은 10월답게 역사적 의미를 지닌 행사들도 개막한다. 개천절인 3일엔 종로 사직공원에서 ‘개천절 대제 재현행사’가, 열린극장 창동에서는 온가족을 위한 ‘추석맞이 한가위 큰잔치’가 펼쳐진다. 또 9일 한글날에는 세종대왕의 한글창제 과정을 담은 ‘세종이야기’가 광화문 광장 지하에서 첫선을 보인다. 21일 창전동 공민왕사당에서 마을의 안녕을 비는 전통행사인 ‘공민왕 사당제’도 눈여겨 볼만하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국악·클래식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VI 29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세계적인 지휘자 주빈 메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소프라노 조수미의 만남. 브람스·하이든 교향곡, 오페라 아리아 등. 비타민 스테이션 야외무대서 생중계. 7만~35만원. 1577-5266. ●전진희의 춤 ‘기장지무(旣張之舞)’ 30일 오후 7시30분 남산국악당.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전진희 서울시무용단 수석단원의 춤사위. 010-4703-1490. ●레인보우 30일~10월1일 오후 8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참가작. 필리핀 7100개 섬 부족들의 전통의식, 춤, 음악을 다양한 빛깔로 선사. 2만~10만원. (02)2280-4115~6. ●6인의 작곡발표회 ‘오늘’ 30일 오후 8시 부암아트홀. 음악가들의 창작공간 시리즈. 작곡가 김승림·정성훈·배동진·김범기·박정규·임재의의 작품 소개. 1만원. (02)391-9631. ■연극·뮤지컬 ●웃음의 대학 10월2일~내년 1월31일 대학로문화공간이다. 전쟁으로 웃음을 잃은 비극의 시대, 웃음에 모든 것을 건 작가와 희극을 없애려는 검열관의 해프닝. 송영창, 안석환, 봉태규 출연. 2만 5000~4만원. (02)766-6007. ●누가 왕의 학사를 죽였나 10월1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한글 반포를 앞둔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의 혈투를 그린 역사드라마. 이정명의 ‘뿌리깊은 나무’가 원작. 2만~4만원. 1544-1555. ●당신도 울고 있나요 10월31일까지 대학로예술마당3관. 뮤지컬배우 김선경의 모노극. 라디오DJ역으로 다양한 사연을 소개하며 귀에 익은 가요들을 들려주는 주크박스 뮤지컬. 3만~4만원. (02)554-3357. ■미술·전시 ●차기율-세 개의 장소 10월30일까지 공간화랑. 작가 개인의 역사를 이루는 세 개의 장소인 태어난 곳, 성장한 곳, 살고 있는 곳 등을 선정해 고고학적 방법으로 발굴 프로젝트를 실행. (02)3670-3500. ●산수 유람기 31일까지 갤러리 잔다리. 김보민, 김윤재, 임선이, 조인호, 진현미 등 작가 5인이 그린 도심 풍경화. 도심 빌딩 사이로 보이는 산과 전철로 건너는 한강 등 무심하게 지나치는 일상 속 자연에 주목.(02)323-4155. ●‘낯선 지도’전 12월6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 3층. 부산과 후쿠오카 간의 교류 2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 소장품 교류전. 일본뿐 아니라 동남아 등의 문물들 전시.(051)744-2602. ■대중음악 ●수와진, 유심초 더블 듀오 콘서트 30일 오후 8시 구로아트밸리. 7000~1만원. (02)2029-1700~1. ●윤희정 앤드 프렌즈-93번째 재즈 이야기 29~30일 오후 7시30분. 문화일보홀. 5만원. (02)3701-5754. ●이미자 50주년 서울 앙코르 공연 10월3일 오후 7시·4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4만~15만원. 1566-2505.
  • [서울플러스] 구민 정보화교육 수강생 모집

    중구(구청장 정동일)29일까지 구민 정보화교육 수강생을 모집한다. 다음달 5~30일 전산교육장에서 열리는 정보화교육은 효과적 학습을 위해 초·중·고급 과정으로 나눠 운영된다. 교육과정은 ‘한글 워드프로세서’ 활용법 등으로 이뤄진다. 교육인원은 과정별 40명. 지역 주부나 55세 이상 노인,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우선 교육대상이다. 전산정보과 2260-1104.
  • 넋업샨 “이름 어렵다? 순수한글로…무당”

    넋업샨 “이름 어렵다? 순수한글로…무당”

    힙합그룹 소울 다이브(Soul Dive)의 리더 넋업샨(본명 배한준)이 힙합계에 가장 어려운 예명으로 알려져 있는 자신의 이름의 숨은 뜻을 공개했다. 넋업샨은 최근 서울신문NTN과의 인터뷰에서 “제 이름이 랩퍼들 중 가장 어려운 예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순수 한글”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신의 예명 ‘넋업샨’을 ‘넋을 등에 업고 사는 사람’으로 풀이하며 “무당을 순수 한글로 풀이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름을 짓게 된 연유에 대해 “음악은 넋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매개체다. 그 중 소울 음악을 워낙 좋아했고, 이러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예명을 찾다가 넋업샨이란 멋진 한글 이름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한편 2002년 결성된 인피니트 플로우(Infinite Flow) 출신인 넋업샨은 지토(zito), 디테오(D.Theo)와 함께 2년여 간의 음악 작업을 거쳐 지난 16일 ‘매드 사이언티스트 앤 스윗 먼스터스’(MAD SCIENTIST & SWEET MONSTERS)를 발표했다. 타이틀 곡은 ‘R&B의 요정’ 애즈원이 보컬로 참여한 경쾌한 힙합곡 ‘쿨 러닝’(Cool Running)으로 언더그라운드에서 10년이상 쌓은 탄탄한 랩 실력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주말 데이트] 기무사 옛터서 설치전 준비하는 현대미술 대표주자 최정화

    [주말 데이트] 기무사 옛터서 설치전 준비하는 현대미술 대표주자 최정화

    왁자지껄, 엉망진창, 아수라장, 싱싱생생, 팔팔활발 등등. 이런 말들은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주자로 알려진 최정화(48)의 작업들을 볼 때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단어다. 또한 이는 최 작가가 사랑하는 현재 동남아시아의 모습이자, 사라져 가고 있는 1960~70년대 한국의 모습이고, 그의 미술적 상상력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찬란한 촌스러움’에 세계가 환호 그도 그럴 것이 형광색 연두, 주황, 핑크색 소쿠리를 대규모로 쌓아올리는가 하면, 2008년엔 488대 트럭 분량(170만개)의 생수통·세제통 등 쓰레기 플라스틱을 줄줄이 꿰어 ‘쓰레기 플라스틱 주렴’을 만들어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을 다 두르기도 한다. 한글로 씌어진 형형색색 불법 현수막으로 덴마크 코펜하겐 왕립미술관의 외벽을 싸버리고, 오방색 플라스틱 천으로 농악대가 몸 치장하듯 미국 LA 라크마 미술관을 장식했다. 이른바 ‘찬란한 촌스러움’이다. ‘그게 무슨 작품이야?’라는 얘기도 종종 듣는다. 하지만 그는 이런 작업으로 2005년 제7회 일민예술상을 수상하고, 2006년 올해의 예술상을 받았다. 일본 중학교 미술교과서에 한국 작가로 드물게 이름 석자가 실렸고, 일본이나 유럽은 비엔날레나 개인전에 그를 초청하지 못해 안달이고, 그의 작업에 환호하고 열광한다. 그림 솜씨도 나쁘지도 않다. 그는 홍익대 미대 회화과 3학년이던 1986년 중앙일보가 주최한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없는 장려상을 받았고, 4학년이던 1987년 같은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오는 10월21일 서울 소격동 기무사 옛터(국립현대미술관 분소)에서의 전시를 위해 기무사 옛건물 옥상에서 형광색 소쿠리로 설치작업을 하고 있는 최 작가를 만났다. 머리를 박박 밀어 버리고, 굵은 뿔테 안경, 볕에 두 뺨이 검붉게 그을린 그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11월4일까지) 개막에 맞춰 ‘살림’ 설치작업을 마치고 서울로 막 돌아온 터였다. ‘살림’이라는 작업도 파리채, 부서지거나 현란한 색깔의 플라스틱 의자 등의 컬렉션, 제사용 ‘짝퉁’ 과자 쌓음, 낙엽갈퀴와 빗자루 등 1970~80년대 한국 가정 등에서 흔히 사용했던 물건들을 전시했다. 미술관과 박물관에 놓여 있는 이른바 ‘작품’에 길들여진 눈으로는 이런 전시를 어떻게 감상해야 할까 난감하고 곤혹스럽지만, 작가는 “내키는 대로, 마음대로”라고 말한다. ●“현대를 살지 않고 현대미술 한다는 건 어불성설” 최 작가는 “미술 전문가나 평론가들의 소리에 관심이 없다. 일반 사람들이 감동해 주길 바라고, 좋든 싫든 느끼는 대로가 나의 작품이다. 설명이 필요없다. 그래서 나는 ‘My art, Your Heart(내 예술은 너의 느낌)’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왜 일반적인 기준으로 아름답지 않은 소재(망가진 의자나 버려진 문짝, 잡초)나 색깔, 싸구려 소재인 비닐이나 플라스틱 등에 집착하는가. 그는 “현대를 살지 않으면서 현대 미술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즉 아시아(한국)에 살면서 아시아(한국)적인 요소에 주목하지 않고 아시아(한국) 현대미술을 한다고 주장하지 말라는 의미다. ‘현재, 여기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면서 어떻게 예술을 한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더 나아가면 백자와 청자, 수묵화만 예술이고, 양은 냄비나 길거리 낙서는 예술이 아니냐는 질문이다. 그는 “박물관에 보존돼 있는 것, 이미 대가 끊어진 것 등은 박제된 예술일 뿐 더이상 한국적인 것도 아니고, 예술도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내가 한 모든 작품·건축·인테리어는 뻥” 그는 현장성, 생명력, 에너지가 느껴지는 한국적인 요소와 더 나아가 동아시아적 요소로 그의 작품을 채우고자 한다. “나의 작업은 ‘현대판 민화’”라고도 주장한다. 조선시대 선비의 그림에 비해 천대받은 백성의 그림 민화를 21세기 한국에서 계승발전시킨 설치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못난 예술, 못난 역사도 껴안고 가자.”는 그는 ‘설치’는 예술이다라고 했는데, 아마도 ‘설치는 예술’이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먹고살기 위해 1989년 시작한 인테리어 회사 ‘가슴시각개발연구소’는 요즘엔 잘 나가는 인테리어 회사이자 건축회사로 바뀌고 있다. 그것은 최 작가가 미술가의 지위에서, 디자이너와 건축가의 영역까지 뛰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의 미술이나 디자인, 인테리어, 건축이 모두 현대예술이라는 그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다 이야기해 놓고도 그는 “내가 한 모든 작품과 건축, 인테리어는 ‘뻥’이다.”라고 스스로 말할 것이다. 열반에 들기 직전 부처님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듯.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문화마당] 톈안먼광장과 광화문광장/양세욱 한양대 중문학과 교수

    [문화마당] 톈안먼광장과 광화문광장/양세욱 한양대 중문학과 교수

    오는 10월1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60주년 기념식이 진행될 톈안먼광장은 행사 준비로 분주하다. 광장 둘레로 중국 56개 민족을 상징하는 거대한 기둥들이 세워지고, 광장 안에는 건국 60주년을 테마로 기념 화단이 들어섰다. 1949년 10월1일 톈안먼 위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립이 선포되던 무렵, 톈안먼 일대는 날씨에 따라 먼지가 흩날리기도, 진창이 되기도 하는 길 위로 인력거가 끙끙대며 지나다니는 황량한 공간에 지나지 않았다.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립과 함께 베이징이 수도로 결정되었을 때, 이 낡은 도시를 어떻게 신중국의 수도로 변모시킬지를 놓고 뜨거운 논쟁이 시작되었다. 량쓰청(梁思成) 등 보수 진영의 건축가들은 역사적인 도시를 보존하고 구시가지 서쪽에 행정센터를 신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반면 좌익 진영의 건축가들과 서양에서 훈련받은 도시설계자들은 베이징의 전통적인 시가지 위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마오쩌둥이 후자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논쟁은 일단락되었다. 지난달 새롭게 단장을 마친 광화문광장이 시민들에게 개방되면서 의도와 무관하게 광화문광장은 톈안먼광장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톈안먼광장이 800년 고도 베이징의 황궁 자금성의 남쪽에 자리하고 있고 그 남문을 이름으로 삼았듯, 광화문광장 역시 600년 고도 서울의 왕궁 경복궁의 남쪽에 자리하고 있고 그 남문을 이름으로 취했다. 톈안먼광장이 들어선 자리가 남북으로 자금성을 잇는 상징축을 따라 육부를 비롯한 관가가 조성되었던 거리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광화문광장이 들어선 자리 역시 삼각산에서 경복궁을 거쳐 관악산으로 이어지는 상징축을 따라 육조거리가 조성되었던 공간이다. 정책입안자들의 주도로 조성된 ‘위로부터의 광장’이라는 점에서도 두 광장은 닮아 있다. 이런 유사성을 걸러내고 나면 이내 두 광장의 차이가 시야에 들어온다. 동서 500m, 남북 880m로 총면적 44만㎡인 세계 최대 규모의 톈안먼광장과 동서 34m, 남북 557m로 총면적 1만 8000㎡인 광화문광장의 크기 차이는 불가피하다. 현실적 공간의 제약 이외에 상상력의 제약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자금성을 이어 베이징, 나아가 신중국의 새로운 중심점이 되면서 톈안먼광장은 고립된 황실 공간에서 열린 공간으로 모습을 바꾸었다. 베이징이 세계적인 대도시로 발전하고 있는 오늘날까지도 중요한 도시 계획들은 이때 내려진 결정을 기초로 진행되었다. 동쪽의 국가박물관, 남쪽의 마오주석기념당, 서쪽의 인민대회당, 북쪽의 자금성 등 정치적 위엄으로 압도하는 건축물들이 이 중심점을 둘러싸고 있으며, 베이징 시가지의 주요 방사선도로와 순환도로들은 이 소실점을 기준으로 확장되었다. 광장 중앙에서 일출과 일몰에 맞춰 엄숙하게 거행되는 국기게양식과 하강식에서는 세계의 중심을 향한 열망마저 읽힌다. 개장 두 달째를 맞는 광화문광장에서 이런 상징성을 기대할 수는 없으며, 사실 그럴 필요도 없다. 시민들의 일상적 휴식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면 충분하다. 그러나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을 전시 위주의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플라워 카펫과 분수, 각종 전시물들이 광장에 빼곡히 들어서 있다. 한글날에는 세종대왕동상과 관련 전시공간이 새로 조성될 계획이라고 한다. 광화문광장은 휴식을 위한 공간이기보다는 체험학습을 위한 공간에 가깝다. 어번 보이드(urban void). 광장의 본질은 비어 있음이 아닌가. 학습을 위한 광장은 어색하고 불편하다. 그래서 걱정이 앞선다. ‘세계 최대의 중앙분리대’라는 오명 위에 ‘세계 유일의 학습을 위한 광장’이라는 다른 이름이 더해지지 않을까. 양세욱 한양대 중문학과 교수
  • 대마도 방문 한국인에 폭언 日극우단체 동영상 논란

    일본 극우단체가 대마도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에게 폭언을 하며 추방시위를 벌이는 동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최근 인터넷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는 ‘대마도 한국 관광객에게 소리 지르는 일본인 인종차별주의자’란 제목의 3분54초짜리 동영상이 올라와 누리꾼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동영상에는 일장기를 두른 일본 극우단체 회원들이 한국 관광객을 향해 “조센진은 돌아가라.”, ”기무치(김치)는 돌아가라.”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찍혀 있다. 영상 중간에는 계속되는 야유에 한국인 관광객이 화를 내며 항의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이 동영상은 일본의 극우단체 ‘주권회복을 목표로 하는 모임’이 제작한 ‘쓰시마 원정 특집’의 일부다. 편집자는 ‘xegnojw’란 아이디의 일본 누리꾼이다. 동영상에는 한글로 “일본의 인종차별이 한국 관광객을 공격한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xegnojw’는 한국인들이 항의하는 대목에선 ‘여전히 폭력적인 조선인’이라는 자막을 달았다. 문제의 단체는 니시무라 슈헤이라는 우익 인사가 대표를 맡고 있으며 평소 자신들의 집회 장면을 찍어 꾸준히 인터넷에 올려왔다.누리꾼들은 “불행한 것은 그들이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에게 비웃음 당하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헤일로3: ODST’ 정식 발매, 대작 경쟁 성큼

    ‘헤일로3: ODST’ 정식 발매, 대작 경쟁 성큼

    ‘헤일로3: ODST’가 정식 발매되면서 비디오게임 분야에 대작 경쟁 바람이 일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하반기 ‘Xbox 360’ 최고 기대작 ‘헤일로3: ODST’를 한글화해 22일 국내 정식 발매했다. ‘헤일로’ 시리즈는 지금까지 총 3편의 시리즈로 전세계 2,70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비디오게임기 활성화에 일조한 대표 타이틀이다. 최신작인 ‘헤일로3: ODST’는 ‘헤일로’ 시리즈의 새로운 후속작으로 일종의 특수부대인 고공 궤도 낙하 부대(ODST)의 시각에 초점을 맞춘 점이 특징이다. 새로운 방식의 멀티 플레이모드인 ‘사생결단’ 모드를 도입했으며 향후 발매될 ‘헤일로3: 리치’의 엑스박스 라이브용 멀티 플레이 모드를 체험할 수 있는 베타 버전 이용권도 포함했다. 이와 관련,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헤일로3: ODST’의 발매를 기념해 다음달 10일부터 국내 게임 이용자들과 주한 미군 사이의 경쟁구도로 ‘헤일로3: ODST’ 리그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반면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플레이스테이션3’용 게임 타이틀인 ‘언차티드2: 황금도와 사라진 함대’를 다음달쯤 선을 보이고 세 확산에 나선다. ‘언차티드2: 황금도와 사라진 함대’는 ‘크래쉬 밴디쿳’과 ‘잭앤덱스터’로 명성을 쌓은 너티 독의 최신작으로 영화를 방불케 하는 스토리와 게임 전개가 특징이다. 한편 올해 가을을 기점으로 불붙은 비디오게임 경쟁은 대작 게임 타이틀 외에 번들 패키지로도 옮겨갈 전망이다. 최근 해외에 알려진 소식에 의하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는 각각 ‘Xbox 360 엘리트’와 슬림형 ‘플레이스테이션3’를 이용한 번들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사진제공 =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서울신문NTN 최승진 기자 shai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글로벌 시대]애니깽 단상/조환복 주 멕시코대사

    [글로벌 시대]애니깽 단상/조환복 주 멕시코대사

    지난달 멕시코 동남부에 위치한 유카탄 반도 메리다시에 한국 명예영사관을 설립했다. 메리다는 세계의 많은 관광객들이 마야 문명 유적지를 보려고 다녀가는 유명한 관광지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이곳은 1905년 대한제국시절 1033명의 한국인이 일본 이민알선회사에 속아 이주 아닌 이주를 한 지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에는 이들의 삶이 영화 ‘애니깽’으로 널리 알려졌다. 한국에서 용설란으로 불리는 애니깽은 멕시코 특유의 술 테킬라와 밧줄 등을 만드는 원료로 쓰인다. 이들은 애니깽 농장서 노예와 같은 중노동을 했다. 이들이 도착한 5월은 일년 중 날씨가 가장 견디기 힘든 철이다. 섭씨 40도가 훨씬 넘는 기온에 기후마저 건조해 햇볕 아래 오래 있으면 화상을 입을 정도이다. 멕시코의 기후, 근로조건 등이 한국보다 월등히 좋을 것으로 기대하며 그 먼 길을 마다않고 찾은 이들이 메리다에 도착해 느꼈을 실망과 허탈감, 분노를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이들은 4년간의 계약기간이 끝나면 한결같이 귀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얼마 안 돼 한국이 주권을 잃게 되자 돌아갈 조국조차 없어져 버렸다. 한국 강제병합에 앞서 일본 관리가 찾아오자 이들은 어떠한 보호도 일본에 요구할 것이 없으며 다시 찾아오면 죽일 것이라며 쫓아냈단다. 메리다 시내 중심에 ‘제물포’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당시 어느 한국인 노동자가 일만 끝나면 술집에 와서 “제물포, 제물포”라 외치며 술을 마셨다고 한다. 술집 주인이 연유를 묻자 마지막으로 한국을 떠나왔던 지역이 제물포라며 돌아갈 수 없는 조국을 그리워했단다. 이 말에 깊은 인상을 받은 주인이 술집이름을 제물포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아무도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없고 기억하지도 않는 이역만리에서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한글학교를 세우고 독립 운동에 참여했다. 숭무학교라는 군사학교를 세워 조국 광복활동에 참여할 군인을 양성하고 독립자금을 모금했다. 그 어려운 환경에서 모금한 독립자금이 당시 돈으로 수천달러에 달했다니 이들의 조국애에 그저 가슴이 저민다. 이들은 그 후 멕시코 전국 각지로 흩어져 일부는 판초 빌라가 활약한 멕시코 혁명에 참가하고 일부는 쿠바로 건너가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혁명의 성공에도 일조한다. 이들 초기 이민자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2005년 한인이주 100주년을 맞아 메리다 시내에 한인이주 기념탑이 세워졌다. 메리다에는 상당수의 한인 후손이 거주하고 있다. 대부분 3~4세대지만 5세대, 심지어 6세대까지 있다. 이들은 자신이 한인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지금도 메리다 시내에 있는 한인이주 박물관에는 하루 몇 명 오지 않는 방문객에게 이곳의 한인 이주역사를 설명해 주기 위해 한인 후손 청년 한 명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선 또 다른 한인 후손 한 사람이 짧은 한국어 실력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현지인을 상대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또 다른 한인 후손은 메리다 인근 ‘존카우이츠’라는 조그만 시의 시장이 되었다. 선대가 채찍을 맞으며 중노동을 했던 그 지역에서 후손이 최고 행정책임자가 된 것이다. 멕시코내 최고의 마야 유적지이자 최대 방문객이 다녀가는 ‘치첸이사’ 관리소장도 한인 후손이다. 유카탄주와 인접한 킨타나루주에는 한인 후손이 주대법원장을 하고 있다. 한인 후손들이 각계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한인은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 메리다 대한민국 명예영사관 개관식에 유카탄 주지사, 메리다 시장 등 각계 주요인사가 참가했다.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명예영사관 경내에서 한인 후손들과 함께 애국가를 부르고 태극기를 게양하면서 다른 곳에서는 느끼지 못한 감회를 느꼈다. 조환복 주 멕시코대사
  • [19일 TV 하이라이트]

    ●한밤의 문화산책(KBS1 밤 12시) 세계가 주목한 환상적인 퍼포먼스가 눈앞에 펼쳐진다. 길거리 공연의 즉흥성과 팬터마임까지 더해 웃음의 절정을 만든 이들은 사일런트 코미디 듀오, 가말초바. 기발한 상상과 곡예처럼 자유로운 몸동작은 관객을 공연 내내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몸으로 세계를 웃기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30분 다큐(KBS2 오후 8시30분) 미국의 대도시 LA, 세계 여러 문화가 혼재하고, 미국 최대의 한국인 거주지역이 있는 곳 LA엔 한국인의 색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을 떠나온 지 짧게는 몇 년부터 수 십 년에 이르고, 한국 땅은 밟아보지도 못했다는 그들. 무엇이 그들을 한국인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일까? ●희망특강 파랑새(MBC 오후 6시50분) 패션을 넘어 한국적인 것을 대변하는 문화적 아이콘이자 세계 패션계에 한류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디자이너 이상봉. 한글을 모티브로 한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해외 패션계를 술렁이게 만들며 독창적이고 새로운 오리엔탈리즘이란 찬사를 받았다. 그의 디자인 철학에서 발견한 희망 메시지를 들어본다. ●스타부부쇼 자기야(SBS 오후 11시5분) 스타부부들과 함께 ‘부부로 함께 생활하며 어떤 항목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에 대해 점수를 매겨보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주에 이어 줌마테이너 홍지민은 꽃같은 외모를 소유한 남편 도성수씨와 함께 출연, ‘배우자가 다른 이성에 눈 돌릴까 받는 스트레스가 있다.’는 문항에 꽤 높은 점수를 매겼다. ●명의(EBS 오후 9시50분) 영화 속 단골소재 뇌종양, 정말 불치병인가? 홍용길 교수는 뇌종양 판정을 받은 이후라도 실망하여 치료를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 뇌종양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전문의와 의논해서 치료를 받는다면 완치할 수 있는 뇌종양이 많기 때문이다. 숨은 뇌종양과 맞서는 신경외과 전문의 홍용길 교수와 함께한다. ●YTN 초대석(YTN 낮 12시35분) 1969년 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한 이화여대 이배용 총장. 이 총장은 ‘시대가 준 역할에 충실한 리더십’에 주목하며 우리 역사 속의 뛰어난 리더십을 거울삼아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 낼 것을 제안한다. 한국 여성 리더의 산파 이배용 총장과 함께 우리나라 여성이 나갈 길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 불암공원서 김시습·천상병 만난다

    매월당 김시습, 천재 시인 천상병, 가수 황금심·고복수 등 서울 노원구를 대표하는 역사의 인물들이 조형물로 부활한다. 노원구는 역사적 전통을 되살리고 청소년들의 역사 의식을 높이기 위해 노원과 연고가 있는 ‘역사의 인물 10인’을 선정,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당현천 불암공원 일대에 조형물을 건립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총 4억 20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조형물은 다음달 당현천 통수식에 맞춰 제막식과 함께 일반에 공개된다. 구는 역사의 인물 10인에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에 반발한 생육신으로 수락산 중턱 수락정사에 은거했던 김시습, 훈민정음 창제 이후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비석으로 일컬어지는 하계동 소재 ‘이윤탁 한글영비’를 만든 이문건 등을 선정했다. 또 월계동 이명 신도비의 주인공이며 청백리였던 이명, 임진왜란 때 노원평 전투를 승리로 이끈 양주목사 고언백, 병자호란 당시 자결로서 충절을 드높인 이상길, 조선후기 개혁가로 수락산 중턱에 묘가 있는 서계 박세당, 일제시대 사재를 털어 교육 사업을 한 상계동 우우당의 주인 이병직, 고종의 동서이며 항일 의병대장으로 활약한 유세열 등도 포함됐다. 이 밖에도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으며 대중음악 발전에 기여한 가수 황금심과 고복수, 천재 시인이자 기인이었던 천상병 등 문화계 인사도 노원을 대표하는 역사의 인물로 꼽혔다. 이노근 구청장은 “조형물은 단순한 동상이 아닌 환조나 부조 형식이며, 사료를 통해 개별 인물의 성향을 이미지화하고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해 묘사할 것”이라며 “구민들에겐 역사 교육과 문화 쉼터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김시습의 ‘십현담요해’ 언해본 해인사 성철스님 서고서 발견돼

    김시습의 ‘십현담요해’ 언해본 해인사 성철스님 서고서 발견돼

    매월당 김시습(1435~93)은 세조의 왕위 찬탈 이후 책을 태워버리고 방랑하며 스님 행세를 했다. 교학에도 조예가 깊었던 그가 당시 쓴 대표적인 불교 서적 중 하나가 ‘십현담요해(十玄談要解)’. 당나라 동안상찰(同安常察, ?~961) 선사의 게송을 담은 ‘십현담’에 매월당이 직접 주석을 붙인 한문서적이다. ●문화재 목록에 없는 희귀본 자료 그 ‘십현담요해’의 언해본, 즉 한글 번역본이 경남 합천 해인사 백련암에 위치한 성철(1912~93) 스님의 장경각 서고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성철 스님의 상좌였던 백련암 원택 스님은 15일 서울 조계종 총무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4월 성철 스님의 장경각 서고를 정리하던 중 이 책을 발견했다.”면서 “기존 문화재 목록이나 국립도서관 서지목록에도 없는 희귀본 자료로 보인다.”고 밝혔다. 스님에 따르면 이 책은 장경각 서고를 대대적으로 정리했던 지난 4월 오랜 만에 햇빛을 봤다. 성철 스님은 평소 제자들에게 “책 보지 마라.”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당신은 때에 맞춰 폭서(曝書·책을 볕에 말리는 것)를 할 정도로 책을 가까이 했다. 이번 서고에서 나온 책만도 1만권에 달하는데, 스님은 일일이 읽은 책의 리스트까지 작성해 놓았다고 한다. ●4월에 정리하다 햇빛… 전문가 자문받아 하지만 스님의 입적 이후 서고 관리는 자연스럽게 ‘보존’쪽으로 방향이 맞춰졌다. 그러다가 올해 초 원택 스님이 서책 관리를 위해 장경각의 책을 모두 꺼내 정리했다. 스님은 이 중 일부를 모아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받았고, 그 결과 이 책이 지금껏 전해지지 않은 희귀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번에 발견된 언해본은 1548년(명종 2년) 강화도 정수사에서 판각된 것으로 매월당의 한문본 출간(1475년·성종6년) 이후 73년이 지난 뒤 나왔다. 현재 언해의 주체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 하지만 국가적인 불경 언해 사업을 폈던 ‘간경도감’(刊經都監)이 사라진 직후인 16세기에 개 사찰 차원에서 제작한 언해본이라 그 희소가치가 높다. 특히 이 책은 지금은 쓰이지 않는 반치음(ㅿ)과 꼭지이응(ㆁ)도 사용하고 있어 16세기 중반 국어학 및 서지학 연구자료로서의 가치도 크다. 성철 스님의 서고에서는 ‘십현담언해본’ 외에 각수(刻手)의 이름이 새겨진 간경도감판 ‘법화경’ 등 여러 고서가 함께 발견됐다. 원택 스님은 “이 고서들은 현재 서지학자 등에게 자문을 구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검토결과에 따라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영인본을 제작해 연구자료로 활용토록 할 것”이라고 했다. ●서고서 성철스님 책 만권도 나와 한편 ‘십현담’은 성철 스님이 처음 대중 법문을 했던 1965년 경북 문경 김룡사 법문에서 인용했던 책으로 알려졌다. 이에 원택 스님은 “성철 스님의 ‘책 보지 마라.’는 말씀은 수행 중인 수좌들에게 하신 격려의 말이지 일반 대중들까지 책을 멀리 하라는 말이 아니었다.”면서 “당신은 열심히 책을 보셨기에 100일 법문 등도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견된 자료는 새달 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리는 성철 스님 추모학술대회에서 연구발표와 함께 그 가치를 논의할 전망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전국 첫 영어식 행정동 이름 나올까

    국내 처음으로 영어식 행정동(洞) 이름이 탄생하나. 대전 유성구가 구즉동을 나누면서 생기는 새 행정동 이름을 ‘테크노동’으로 짓기로 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전국 3487개 읍·면·동은 대부분 한자식 표현을 따르고 있다. 영어식 행정명은 단 한 곳도 없다. 유성구는 구즉동과 나눠지는 새 행정동 이름을 ‘테크노동’으로 결정, 추진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달 20~25일 관평·용산·탑립동 주민 137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52%인 719명이 “테크노동이 좋다.”고 응답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에게는 테크노동 외에 관평동, 용산동, 태극동 등 4개의 새 행정동 이름이 제시됐다. 새 주민센터는 내년 3월 완공돼 관평·용산·탑립동 8300가구를 관할한다. 주민은 2만 8000여명이다. 지금은 구즉동 주민자치센터에서 관할하고 있다. 구는 주민센터 완공 전에 조례를 제정, ‘테크노동’을 정식 행정동으로 등록할 계획이다. 고유의 마을이름인 법정동은 행정안전부 승인이 필요하지만 행정동은 자치단체의 조례로 변경할 수 있다. 구즉동 주민자치센터 관할 지역은 지난해 3월 인구 5만명이 넘어 분동 조건을 갖췄다. 2001년부터 관평·용산·탑립동에 대규모 산업단지인 대덕테크노밸리가 조성돼 1만여가구의 아파트가 새로 건립되면서다. 대덕테크노밸리는 올해 사업이 마무리된다. 문제는 영어식 이름이 행정동으로 등록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또 영어로 표기할 때 ‘TECHNO(테크노)’라고 써야 할지도 의문이다. 현재로서는 법정동이든, 행정동이든 ‘영어식 표현은 안 된다.’는 규정이 없다. 행정안전부 자치제도과 관계자는 “요즘도 동사무소를 ‘주민자치센터’라는 영어 표기를 끼워넣어 바꿨다고 한글단체들로부터 시달리고 있다.”면서 “처음으로 영어식 행정동 이름이 지어지면 다른 법정·행정동도 잇따라 영어식 이름을 지을 가능성이 있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현장 행정] 중구 외국인 한국어강좌 “한글 알고나니 한국이 보여요”

    [현장 행정] 중구 외국인 한국어강좌 “한글 알고나니 한국이 보여요”

    “나마스테(안녕하세요)~!” 지난 8일 오전 중구 인제대 한국어문화교육원. 네팔어로 “나마스테!”라며 인사를 주고받은 10여명이 이내 한국어강좌에 빠져들었다.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엮어 글씨를 비뚤비뚤 쓰더니 다시 글자를 더듬더듬 읽어 내려갔다. 강사 이슬비(25)씨는 “네팔, 베트남, 태국 사람들로 이뤄진 중급반을 가르치는데 대부분이 네팔 출신”이라며 “적극적으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아가려는 태도가 무척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 중구가 인제대 한국어문화교육원과 손잡고 시작한 한국어강좌가 호평받고 있다. 15일 중구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처음 시작한 1기 한국어강좌가 8일 마지막 수업을 열고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수강생들은 “이곳에서 공부하면서 한국에 대한 인상이 무척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입을 모았다. 중구는 22일 1기 수강생을 대상으로 8주 과정의 2차 심화강좌를 시작한다. ●‘안녕하세요!’도 못했던 사람들 “저는 빔센이고, 네팔 사람입니다. 8주 간 공부했어요. 한국어 말하기와 쓰기는 정말 어려웠어요. 공부해서 지금은 많이 알아요. 요즘에는 한국 친구도 많고 한국어도 많이 알아요. 다른 네팔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고 싶어요.” 지난 8일 백병원 별관 인당홀에서 열린 수료식에선 네팔인 빔센 카바(21)가 자신이 쓴 편지를 낭독했다. 33명의 수료생 중 일부는 손등으로 눈가를 훔쳤다. 네팔 대사관 요리사로 근무하는 카바의 편지가 왜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을까. 인제대 한국어 강사인 조수현(42)씨는 “그들은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 수년간 살면서도 그들만의 영역을 형성해 살아왔다.”며 “‘안녕하세요’라는 말조차 모른 채 철저히 고립된 생활을 해온 이유는 바빠서라기보다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였다.”고 전했다. 이들은 흔한 한국 영화나 드라마의 이름도 모르고 아는 한국 노래조차 한 곡 없는 사람들이었다. 덕분에 조씨는 그들과의 첫 만남 이후 강의계획서와 교재를 다시 만들어야 했다. 대중문화에 관심을 갖거나 취업·진학을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과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여느 수업과 다름없이 자음과 모음을 기초로 시작한 수업에는 틈틈이 사물놀이 등 문화체험이 곁들여졌다. 교육이 진행되는 동안 학습자들의 표정은 조금씩 밝아지더니 학습태도가 능동적으로 변했다. 조씨는 “고립된 한국생활의 원인인 언어의 장벽을 조금씩 넘어서는 그들에게 아침 강의시간은 희망이었다.”며 “외국인들이 더 이상 이방인으로 살아가지 않기 위해선 다양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역단체와 기초단체의 합작품 이번 프로그램은 서울시가 신소외계층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공모사업에서 시작됐다. 인제대 한국어문화교육원과 중구는 공모사업에 ‘실용 한국어 및 문화교육’을 제출해 당선됐다. 교육원 측은 지난해 11월 개설한 강좌의 내용을 보강해 커리큘럼을 촘촘하게 다시 짰다. 비용은 서울시와 중구가 반반씩 부담한다. 정동일 구청장은 “이번 교육이 외국인 근로자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유대감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日하토야마 “정조처럼 개혁정치할 것”

    │도쿄 박홍기특파원│“앞으로 정조처럼 정치를 하겠다.”일본의 차기 총리인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는 14일 낮 도쿄 지요다구의 개인사무실에서 드라마 ‘이산’에서 정조 역을 맡았던 탤런트 이서진씨를 만나 자신의 정치개혁 의지를 정조(재위 1776~1800)에 비유했다. 한류팬으로 이름난 하토야마 대표의 부인 미유키 여사도 자리를 같이했다. 면담은 20분간 이뤄졌다.NHK위성채널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이산’을 홍보하기 위해 일본에 온 이씨는 홍보회사인 ‘컬러핑크 재팬’ 전영선 대표의 주선으로 하토야마 대표를 예방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이씨가 “이산도 방송되고 해서 일본에 오게 됐다.”고 인사하자 “앞으로 정조처럼 정치를 하겠다.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 드라마를 보면서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조가 정치하는 것을 보고 배워야겠다. 공부해야겠다.”고도 했다. 조선 22대 임금인 정조는 탕평책 등 개혁정책을 펼쳤다.하토야마 대표는 드라마 ‘이산’에 대해 관심이 많은 미유키 여사 덕택에 자연스럽게 정조를 알게 된 것 같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특히 하토야마 대표는 이씨가 “54년 만의 정권교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셨다.”고 축하하자 “꼭 바꿔 놓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까운 시일 내에 반드시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다.미유키 여사는 이씨에게 “한류 드라마를 즐겨 본다. 이서진씨의 드라마도 봤다.”고 말을 건넸다. 또 도자기 세트와 DVD 세트를 선물로 받자 “이것으로 요리를 해야겠다.”, “DVD에 한글 자막이 있느냐. 이것을 보면서 한국어 공부를 해야겠다.”고 말하는 등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미유키 여사와의 대화는 영어로 이뤄졌다. 이씨는 한나라당 정몽준 신임 대표가 전날 자신에게 전화로 “(하토야마 대표에게) 축하의 말을 전해주고, 괜찮다면 만나 뵐 수 있도록 얘기를 해 달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잘 알겠다고 전해달라.”면서 “정 대표는 2002년 월드컵 때 고생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hkpark@seoul.co.kr
  • [지방시대]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의 지역문화 인식/임재해 안동대 민속학과 교수

    지방자치단체들은 저마다 자기 지역을 홍보하기 위하여 일정한 구호를 표방한다. ‘하이 서울’은 뭔가 있어 보인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가벼워서 격이 떨어진다. ‘컬러풀 대구’는 선정적일 뿐 알맹이가 없고, ‘다이내믹 부산’은 목표의식이 불분명하다. 모두 영어인 것도 세종의 한글창제 뜻을 거스르고 있다. 부제를 덧붙여서 서울은 ‘세계 일류도시’, 대구는 ‘희망의 도시’, 부산은 ‘미래도시’를 내걸었다. 일류, 희망, 미래는 한결같이 상투적이고 진부한 구호다. 더 큰 문제는 도시의 구체적 실상이나 문화적 정체성과 전혀 맞지 않다는 점이다. 세계 일류도시 하면 서울이 떠오르는가. 희망의 도시가 대구라 생각되는가. 미래의 도시는 부산이 맞는가. 도시의 실상과 관계없는 빈말일 뿐이다. 이와 달리, 아름다운 우리말로 자기 고장의 자연과 문화의 실상을 개성 있게 드러낸 자치단체도 적지 않다. 강릉시의 ‘솔향 강릉’, 구례군의 ‘자연으로 가는 길’, 고흥군의 ‘지붕 없는 미술관’,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 등이 좋은 보기이다. 세계 최고나 세계 일류, 무슨 수도(首都)와 같이 과장된 겉치레를 지양하며, 소박한 우리말로 자기 고장의 개성을 정직하고 알뜰하게 나타냈다. 그 속에 자기 고장의 정확한 이해와 독창적 가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런 가운데도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가 단연 으뜸이다. 한마디로 삼국유사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소중하게 여기는 군위의 지역의식이 놀랍다. 일연 선사가 삼국유사를 집필한 인각사가 군위에 있어 군위는 삼국유사를 생산한 산실로서 삼국유사의 고장으로 표방할 만하다. 나는 삼국유사가 없었으면 고조선도 없다고 보기 때문에 삼국유사를 민족사의 가장 소중한 고전이라고 여기며, 우리 시대의 삼국유사를 남기려고 애쓴다. 군위는 인각사에 상인 스님이 부임한 이래 일연학연구원을 꾸리고 삼국유사 축제와 학술대회, 발굴작업, 복원사업 등을 꾸준히 해 왔다. 최근 정호완 교수를 중심으로 ‘삼국유사 가온누리’ 연구를 수행해 경북도의 3대문화권 조성사업 최우수상을 받고 정부의 관련 정책 기본계획 사업에도 포함되었다. 군위군청도 직제를 개편해 삼국유사 담당 직원을 새로 두었으며 학술·종교·문화·언론 등 각계 전문가들로 삼국유사 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삼국유사박물관을 비롯하여 신화체험마을, 향가문예마을, 민속문화체험마을, 삼국유사 이야기학교, 삼국유사학회, 삼국유사연구원 설립 등 그 추진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갓 겉치레에 그치지 않고 실속 있는 구상이 뒷받침되고 있다. 인구 2만 5000명의 군위가 삼국유사를 근거로 민족문화의 중심지를 넘어서 세계를 겨냥한 문화콘텐츠 개발을 꿈꾸는 데에는 그만한 연구와 오랜 노력이 뒤따른 결과이다.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처럼 구호는 소박하되 내용은 알차야 한다. 한갓 눈가림으로 자기 지역 자랑을 과대포장하는 거창한 구호는 구두선일 뿐이다. 우선 눈에 띄는 볼거리 사업의 전시행정에 치중하느라, 자기 고장의 진정한 문화 정체성을 찾아내고 장기적으로 연구하는 실천활동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자기 지역에 문화적 보배가 있는 줄 모르고 바깥세상만 넘겨본다. 그러므로 나는 문화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우물 안을 잘 아는 개구리’가 되자고 주장한다. 우물 안을 잘 알아야 바깥 세계도 잘 알 수 있다. 군위는 우물 안인 자기 지역문화를 제대로 포착했다. 우물 바깥을 아무리 잘 알아도 자기가 사는 우물 안을 알지 못하면 결국 자기 세계를 잃어버리는 격이다. 임재해 안동대 민속학과 교수
  • ‘룬즈오브매직’ 성인게임 대열 합류

    ‘룬즈오브매직’ 성인게임 대열 합류

    온라인게임 ‘룬즈오브매직’이 성인게임 대열에 새롭게 합류했다. 게임업체 써니파크는 MMORPG(온라인모험성장게임) ‘룬즈오브매직’이 게임물등급위원회로부터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이번 판정은 다른 게임 이용자들을 죽일 수 있는 PK시스템과 함께 성인 지향적인 전투 콘텐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써니파크는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이번 판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단 게임 이용자들의 요구에 맞춰 이러한 요소를 순화시킨 15세 이용가 서버도 준비할 방침이다. ‘룬즈오브매직’은 최근 한글화 작업을 완료하고 공개 서비스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앞서 2차 비공개 시범 서비스는 이달 말경 실시될 예정이다. 즐길거리를 확대 차원에서 다양한 신규 게임 콘텐츠의 개발도 논의 중이다. 이중 공성전, 통합전장, 미니게임 등은 유력하게 검토 중인 신규 게임 콘텐츠다. 이와 관련, ‘룬즈오브매직’의 국내 서비스를 총괄 중인 김광회 사업본부장은 “이번 심의 결과로 제한적 고객들에게만 서비스할 수 있게 됐지만 향후 게임 이용자들의 요구에 따라 15세 이용가 서버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 = 써니파크 서울신문NTN 최승진 기자 shai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하루 9시간 일주일동안 EBS에 빠져볼까

    하루 9시간 일주일동안 EBS에 빠져볼까

    EBS 국제다큐영화제(EIDF)가 21일부터 일주일 동안 EBS TV와 서울 도곡동 EBS 스페이스, 서울 신촌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펼쳐진다. 올해 6회째인 이 행사는 기존 한글 명칭이 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이었으나, 정통 다큐멘터리를 뛰어넘어 보다 다양한 작품을 소개한다는 취지로 이름을 바꿨다. 또 처음으로 국내 다큐멘터리 사전제작 지원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국내 다큐멘터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마스터 클래스’, ‘디렉터 클래스’에 이어 세계적인 다큐 페스티벌 수상자를 초청해 이야기를 듣는 ‘스페셜 클래스’를 추가했다. 올해 테마는 ‘지구, 더불어 사는 곳’이다. 서로 다른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환경을 뛰어넘어 더 나은 지구 공동체를 꿈꾸는 작품들이 모였다. 57개국 350편이 출품됐고, 경쟁부문인 페스티벌 초이스(총상금 2500만원)에 12편이 올랐다. 개막작은 지피 브랜드 프랭크 감독의 ‘구글 베이비’(2009년·이스라엘·미국·인도). 인터넷을 통해 정자와 난자를 사고, 대리모를 통해 원하는 머리색과 피부색을 지닌 맞춤형 아이를 받아볼 수 있게 된 현실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2차 대전 뒤 미국 제국을 건설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경제 시장에서 작전을 펼쳤던 사람 가운데 한 명의 고백을 담은 스테리오스 코울 감독의 ‘나는 경제 저격수였다’(2008년·그리스)도 눈에 띈다. 나티 바라츠 감독의 ‘환생을 찾아서’(2008년·이스라엘)는 4년 동안의 여정 끝에 스승의 환생으로 여겨지는 아이를 찾아낸 텐진 조파의 이야기를 담으며 철학적 성찰을 유도한다. 오랜 전쟁과 탈레반 통치가 끝난 뒤 팝 문화 열풍이 일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모습을 담은 하바나 마킹 감독의 ‘아프간 스타’(2009년·영국·아프가니스탄)도 주목된다. 세계 톱클래스 다큐멘터리 영화제 수상작을 보여주는 ‘해외수상작 특별전’도 세계 다큐멘터리의 흐름을 살펴볼 좋은 기회다. 올해 ‘거장의 눈’은 독일의 베르너 헤어조크 회고전으로 꾸려진다. 대표작인 ‘아귀레, 신의 분노’(1972년), 곰과 생활하던 동물애호가가 곰에게 죽게 되는 장면을 포착해 화제가 된 ‘그리즐리 맨’(2005년) 등 5편이 준비됐다. 이 밖에 음악과 무용 등 예술과 다큐멘터리의 만남을 소개하는 ‘다큐, 예술을 열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무하마드 알리 전 세계 헤비급 권투 챔피언, 칠레 출신 세계적 작가인 아리엘 도르프만의 개인사를 조명한 ‘카터, 알리 그리고 도르프만’, 지난해 EIDF에서 큰 호응을 얻은 작품을 담은 ‘다시 보는 EDIF’ 등의 섹션도 마련됐다. 사전제작 지원 프로젝트에서는 기획안이 접수된 21편 가운데 5편을 압축했고, 22일 공개 심사를 통해 1편을 뽑아 3000만원을 지원하게 된다. 행사 기간 동안 EBS를 통해 지난해보다 1시간가량 늘어난 하루 평균 9시간씩 20여개국 50여편이 방송된다. 스페이스에서는 무료, 아트하우스 모모에서는 유료(2000원) 상영회가 열린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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