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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지인과 송편 나누며 한국문화 전도사로

    이역만리 타국에 파병된 국군 장병들은 한가위를 맞아 한국의 고유 풍습을 세계에 전하는 ‘문화 전도사’ 임무도 수행할 예정이다. 9일 군 당국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레바논, 아이티, 아덴만 등에 파견된 해외 파병부대는 한가위 연휴 기간에도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며 각국의 이웃들과 민속놀이를 즐기고 전통 음식을 나누며 우의를 다질 계획이다. 아프간 지역 재건을 위해 파견된 오쉬노부대 장병들은 한가윗날 송편과 고기전·명태포·한과·과일 등으로 차례상을 차리고 곡주 대신 주스로 합동 차례를 지낸다. 또 13일에는 주둔 지역인 파르완주 소속 축구팀을 초청해 친선 시합을 가질 예정이다. 파르완주 IOC위원장 등 현지인 50여명과 함께 어울리고 태권무, 특공무술 시범도 펼칠 예정이다.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유엔평화유지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동명부대는 9일(현지시간) 부대 인근 압바시야 마을의 한글 교실에서 현지인들에게 윷놀이를 소개한다. 압바시야, 부르글리아, 디바 등 책임 지역 내 5개 마을의 지명을 말판의 주요 지점 이름으로 사용해 현지인들과의 유대감을 키울 예정이다. 아이티 레오간에서 지진 피해복구 및 국가 재건에 힘을 쏟고 있는 단비부대는 한가위를 맞아 지진 참사 때 부모를 잃은 아동 70여명이 생활하고 있는 ‘희망 고아원’에서 직접 만든 팥빙수와 과자 등을 전해 주고 함께 뜻깊은 명절을 보내기로 했다. 아랍에미리트(UAE)에 특수전 임무 수행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파견된 아크부대원들은 한가위 연휴 동안에도 UAE 군과 연합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만 명절의 의미를 살려 UAE 군과 송편을 나눠 먹으며 친목을 다지는 시간도 가질 계획이다. 소말리아 해역의 상선 보호를 위해 명절을 바다 위에서 보내게 된 청해부대 장병들은 문무대왕함 함상에서 북어와 통조림 나물 등으로 합동 차례를 지낸 뒤 윷놀이와 팔씨름, 함상 제기차기 등으로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로 했다. 청해부대장 정대만 대령은 “가족과 함께하는 차례에는 참석하지 못하지만 우리 선박과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국제 해양안보에 기여한다는 자부심과 보람으로 대원들의 사기가 충만하다.”며 “우리 8진도 아덴만의 신화를 이어 가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고시&취업 플러스]

    ●광주고등법원 속기사 채용 속기사(전문계약직공무원 마급) ○명. 속기 및 사무보조 업무. 18세 이상, 한글속기(컴퓨터) 3급 이상의 자격증 소지자. 워드프로세서, 컴퓨터 활용능력 자격증 소지자 우대. 응시원서는 16일까지 대법원 홈페이지(www.scourt.go.kr) 및 광주고등법원 홈페이지(gjgodung.scourt.go.kr)에서 내려받아 방문(광주광역시 동구 지산동 광주고등법원 5층 총무과) 접수. 서무계 (062)239-1165~7.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서울선관위 사이버선거부정감시단 모집 사이버선거부정감시단 10명. 사이버상의 선거법위반행위 예방 및 감시·단속활동 등 업무. 특정 정당·후보자와 이해관계가 없는 자. 응시원서는 9일까지 행정안전부 나라일터(gojobs.mopas.go.kr) 및 서울시선관위(su.election.go.kr)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아 방문(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120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과), 우편 및 인터넷접수 접수. 지도과 (02)744-1390.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연구생 모집 화장품연구팀 연구생 1명. 화학, 기기분석 또는 관련 분야 전공자. 19일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청 우수인재채용시스템(www. kfda.go.kr/employment) 채용공고(비정규직 원서접수)에서 원서 접수. 담당자 김현주 (043)719-4854. ●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 대체인력 채용 육아휴직자의 대체근로자 1명. 연구과제관리 등 업무. 전산 및 회계 관련 자격증 소지자 우대. 응시 원서는 14일 나라일터 및 부산대학교 산학렵력단 홈페이지(sanhak.pusan.ac.kr)에서 내려받아 방문(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 행정지원과 삼성산학협동관 1001호) 접수. 담당자 신효진 (051) 510-2742.
  • 공문서에 QR코드… 음성·영상 지원

    앞으로 정부기관 공문서와 주민등록등본 등 민원서류에도 QR코드 등을 삽입해 음성과 영상 정보 등을 지원한다. 또 전자정부 고도화와 세종시 이전 등 달라진 행정환경에 맞춰 종이 문서 중심의 사무관리·통제 규정이 전자문서 중심으로 일제히 정비된다. 행정안전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의 ‘사무관리규정 및 시행규칙 전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1991년 제정된 사무관리 규정이 20년 만에 모두 개정됨에 따라 우선 제명부터 ‘행정업무의 효율적 운영에 관한 규정’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 시작되는 중앙 부처의 세종시 이전에 대비해 부처 간 협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출장을 가지 않고 사이버 공간에서 원거리 기관 간 협의가 이뤄지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영상회의실 운영 및 관리체계 규정이 마련된다. 부처 간 자료 및 정보의 공유와 협업을 유도하기 위해 중앙, 시·도, 시·군·구의 시스템을 연계하는 정부통합 지식행정시스템(GKMC)과 각 부처의 정책연구 결과를 공동 활용하는 정책연구관리시스템(PRISM)에 대한 규정도 신설된다. 특히 공문서에 바코드(QR코드 포함)를 표기해 음성이나 영상으로 문서 확인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글을 잘 모르는 다문화 가족을 위해 외국어로 통·번역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이 밖에 종이문서가 전자화됨에 따라 전후관계 또는 사실·법률 관계의 증명 등에 사용된 기존의 ‘간인’(도장을 종잇장 사이마다 걸쳐서 찍는 방식)은 전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암호화 발급번호 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대체된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지자체 종이 없는 국제행사 2제] 초청장은 마우스패드로

    [지자체 종이 없는 국제행사 2제] 초청장은 마우스패드로

    국제행사 초청장이 마우스패드로 제작돼 눈길을 끌고 있다. ‘2011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오는 21일 청주문화산업단지에서 열릴 예정인 개막식의 초청장을 종이 대신 지속적으로 활용 가능한 마우스패드로 만들어 국내외 주요 기관과 단체 2000곳에 발송했다고 5일 밝혔다. 마우스패드 초청장은 행사 공식 포스터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앞면에, 한글과 영어로 적힌 초대 글과 개막 일정을 뒷면에 각각 담고 있다. 1개당 제작 단가는 1200원. 종이 초청장보다 3배 정도 비싸지만 종이 초청장이 한 번 보고 버려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값어치도 하고 자원 낭비도 막을 수 있다. 조직위가 그동안의 초청장 관행을 깬 것은 이번 행사의 주제가 ‘세상 만물은 제각기 쓰임새를 가진 채 존재한다.’는 ‘유용지물’(有用之物)이기 때문이다. 비엔날레 박지은 홍보담당은 “주제를 살릴 수 있는 개막 행사를 구상하던 중 직원들의 제안으로 이뤄졌다.”면서 “국제행사 초청장을 마우스패드로 만든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라고 말했다. 조직위는 ‘유용지물’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지난 7년 동안 폐허로 방치됐던 옛 청주연초제조창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전시 공간으로 사용한다. 국내 첫 아트팩토리형 국제공예비엔날레다. 7회째인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세계 65개국에서 3000여명의 작가가 참여해 다음 달 30일까지 펼쳐진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안철수株’ 나홀로 껑충

    미국 고용 부진 여파로 5일 주식시장이 또다시 급락했지만,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이 제기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관련주들은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안철수연구소는 가격 제한폭까지 올라 4만 5750원으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인 지난 2일보다 5950원(14.95%) 올랐다. 안철수연구소는 안 원장이 “서울시장 출마 고심”이라고 밝힌 2일에도 가격 제한폭까지 오른 데 이어 연일 상한가를 쳤다. 안철수연구소와 업무협약을 맺은 클루넷도 14.87% 올랐으며, 안 교수의 측근인 박경철씨가 사외이사로 있는 KT뮤직은 14.84% 상승했다. 이니텍과 한글과컴퓨터 등 소프트웨어 관련주들도 급락장에서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안 원장이 일부 언론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자 투자심리가 더욱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최병태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안 원장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는 1000개가 넘는 코스닥 상장법인 중 회사 이름에 최대주주 실명이 박힌 유일한 업체며, 안 원장은 올해 상반기 말 현재 연구소 주식 372만주(지분율 37.1%)를 보유했다. 안 원장의 주식가치는 이틀새 412억원 증가했다. 증권업계는 그러나 이번 급등세가 ‘테마주’의 일종인 만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규진 IBK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정치인 테마주는 장기적으로 모멘텀을 받기 어렵다.”면서 “안 원장 출마와 안철수연구소의 펀더멘털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만큼 ‘묻지마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SM타운’ K팝스타 日열도 달궜다

    ‘SM타운’ K팝스타 日열도 달궜다

    K팝 열풍이 일본 최대의 공연장인 도쿄돔을 강타했다. 소녀시대,슈퍼주니어, 동방신기, 샤이니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합동 공연인 ‘SM타운 라이브 인 도쿄 스페셜 에디션’이 열린 4일 오후 공연장 주변은 K팝 팬들로 가득 찼다. 특히 슈퍼주니어 등의 한글 이름이 적힌 명찰과 티셔츠를 착용하고 소녀시대 무대 의상을 똑같이 차려입은(코스프레) 10~20대 팬들이 공연 시작 2~3시간 전부터 몰려 들어 한류의 세대 교체를 실감케했다. 도쿄돔 공연은 2~4일 3일간 총 15만명을 동원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아티스트 중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로 일본 데뷔 10주년을 맞는 보아는 “도쿄돔 공연장에 서는 일은 좀처럼 쉬운일이 아니며, 가수들에게는 꿈과 같은 무대”라면서 “제가 처음 일본에 데뷔했을 때는 한류도 없었고 외롭고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음악을 추구하는 후배들이 부럽다.”고 말했다. 공연은 지난 15년간 국내 가요계에서 아이돌 문화를 주도해온 SM엔터테인먼트의 역량을 집약적으로 보여준 무대였다. 걸그룹 f(x)의 ‘라차타’로 본격 시작된 공연은 지난 6월 일본에서 데뷔한 그룹 샤이니가 히트곡 ‘누난 너무 예뻐’와 ‘줄리엣’ 등을 일본어 버전으로 부르자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어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가 각각 ‘런데빌 런’과 ‘미인아’를 일본어로 불러 높은 호응을 얻었다. T자형으로 15m가량 앞으로 돌출된 무대는 객석과의 밀착도를 높였다. 강한 리듬과 절도있는 군무를 특징으로 한 SM의 음악 장르인 SMP(SM Music Performance)가 이어지자 공연은 절정을 맞았다.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SMP는 일본에는 없는 장르로, 이런 음악 덕분에 일본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다.”면서 “우리는 공연을 보고 나면 가수가 뇌리에 남고, 스타를 빛나게 하는 시스템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36명의 가수가 4시간 동안 56곡의 노래를 선보인 이날 공연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동방신기였다. 동방신기가 와이어를 타고 85m를 날아서 무대에 등장하자 팬들은 동방신기 상징색인 빨간 야광봉을 흔들며 돔이 떠나갈듯 함성을 질렀다. 김 대표는 “SM 이름을 내건 브랜드 공연은 다양한 아티스트를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채널이자 미디어”라면서 “일본 일각의 혐한류 정서는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다른 문화에 대한 반작용은 당연한 사회현상”이라면서 “그런 기류에 신경 쓰기보다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M타운 공연은 오는 10월 23일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도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죄의식 없던 해적들… 한국 와서 잘못 깨달아”

    “죄의식 없던 해적들… 한국 와서 잘못 깨달아”

    지난 1월 너무나도 생소한 아프리카 범죄자 5명이 국내에 압송됐다.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다가 ‘아덴만의 여명’ 작전으로 소탕됐던 해적단 중에 살아남은 자들. 평생 교육이란 걸 받아본 적 없는 문맹(文盲)의 그들이 한국에 와서 비로소 자기나라 글을 깨치고 있다. 그들에게 ‘파르바쇼’(소말리아 글)를 가르쳐 주는 사람은 부산구치소의 박흥열(44) 교도관이다. ●8일 상고심 선고공판 단독통역으로 박 교도관이 처음 세간의 관심을 끈 것은 지난달 22일 부산고법에서 열린 석해균 선장 총격 용의자 마호메드 아라이(23)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였다. 통역사가 지각을 하는 바람에 졸지에 그가 나서게 됐다. 이날 활약으로 박 교도관은 오는 8일 열리는 나머지 해적들에 대한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단독통역으로 나선다. “해적들이 수감되기 전에는 소말리아가 아프리카 어디쯤에 있는 나라인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제가 구치소 내 해적 전담반이 됐어요. 최소한이라도 말이 통해야 해적들을 관리하고 인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올 2월부터 공부… 매일 4~5시간씩 대화 올 2월에 시작한 외국어 공부인데, 불과 7개월 만에 법정에서 통역하고 글을 가르칠 정도로까지 발전시켰다는 사실이 놀랍다. “해적들이 말은 되어도 글을 읽거나 쓸 줄을 전혀 모르니, 파르바쇼 공부 초기에 저한테 아무 도움이 안됐어요. 국내에 소말리아 관련학과는 물론이고 책 한권 나와 있는 것도 없고. 결국 해외 인터넷 서점을 이용해 교재를 구입했지요.” 어느 정도 기본적인 내용을 익히고 난 뒤에는 해적들과 대화를 통해 실력을 향상시켰다. 매일 4~5시간씩 대화를 했다. 그의 노력이 닿았을까, 해적들은 현재 구치소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엔 박 교도관에게 파르바쇼 외에 한글도 배우고 있다. “해적 중 한명이 저에게 ‘나중에 다른 교도소에 가게되면 선생님(해적들은 박 교도관을 그렇게 부른다)에게 꼭 편지를 써서 보내겠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박 교도관은 해적선에서 요리사로 일하던 압둘라 후세인 마하무드(20)가 재판 과정에서 화려한 언변으로 ‘입으로 요리하는 요리사’란 별명을 얻었던 것처럼 해적들 대부분 밝은 성격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가족들이 그립다는 말을 많이 하지요. 소말리아에 있는 엄마, 아빠, 동생이 보고 싶다고. 자기 나라가 내전 상태에 있어 언제 죽을지 몰라 너무나 불안했다는 말도 하고요. 최소한의 생활도 보장되지 않는 참담한 현실이 이 젊은 아이들을 흉악한 범죄로 내몬 주된 이유였음은 분명한 것 같아요.” 그는 “해적들이 과거에는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큰 죄의식이 없었지만 한국에 와서는 그것이 엄청난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그들이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기회를 얻게 됐으면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울산 울주군 암각화 낙서에 몸살

    울산 울주군 암각화 낙서에 몸살

    세계적인 암각화 유적인 울산 울주군의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이 날카로운 돌로 새긴 듯한 낙서로 심하게 훼손돼 있다. 30일 울산시와 울주군에 따르면 두동면 천전리 각석에 최근 누군가가 돌로 새긴 것으로 보이는 낙서가 발견됐다. ‘이상’이라는 한글 낙서는 천전리 각석의 오른쪽 부위 기하학 무늬 아래쪽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낙서 글자 옆에는 잘 알아볼 수 없는 큰 글씨의 또 다른 한글도 적혀 있다. 중간 부위에는 작대기 두 개가 ‘11’ 형태로 새겨져 있다. 이 낙서는 1m가량 떨어진 곳에서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앞서 천전리 각석에서는 ‘1975’ ‘good time’ ‘○○청년회’ 등의 낙서도 곳곳에서 발견돼 암각화 유적 보전·관리의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천전리 각석에는 사람의 출입을 막기 위해 바리케이드 같은 시설물이 설치돼 있지만 높이가 낮은 데다 시설물의 구조도 촘촘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출입할 수 있다. 각석 옆에는 ‘폐쇄회로(CC)TV 녹화 중’이라는 경고판까지 붙어 있지만 실제로 CCTV는 없다. 천전리 각석은 울주군에서 국비를 지원받아 고용한 문화재 관리인이 관리하고 있지만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의 일과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대에는 사실상 관리가 어렵다. 울산시는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협의해 낙서를 지울지 결정할 예정이다. 또 인근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에도 한글로 된 낙서가 발견되는 등 세계적인 선사시대 문화 유적이 낙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울산대박물관 관계자는 “소중한 문화 유적지를 보호하려면 상주 인력과 CCTV를 통해 훼손을 방지하고, 야간에는 일반인의 출입을 완전히 통제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국보 남대문 화재 사건에서 확인했듯이 문화재의 가치를 깨닫고 스스로 보존하려는 시민의식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수상록’의 미셸 드 몽테뉴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수상록’의 미셸 드 몽테뉴

    1560년, 수년간 ‘진짜’ 마르탱 게르 행세를 한 ‘가짜’ 마르탱 게르에 대한 재판이 파리 고등법원에서 진행되었다. ‘마르탱 게르의 귀향’이라는 책과 영화로도 잘 알려진 이 희대의 사건은, 재판 말미에 진짜 마르탱 게르가 출현하는 대반전을 거쳐 가짜 마르탱 게르가 처형당하는 것으로 종결되었다. 당시 보르도 고등법원에서 근무하면서 이 사건을 전해들은 몽테뉴는, 이 사건의 진실을 법으로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가짜 마르탱 게르는 최선을 다해 진짜 마르탱 게르로 살았고, 진짜의 죽마고우도 아내도 모두 가짜 마르탱 게르를 진짜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진실은 대체 어디에 존재하는가. 법이 진실을 판단할 권리와 능력이 있는가. 몽테뉴가 보기에 마르탱 게르 사건은 법이나 지성으로 판단할 수 없는 인간의 모순성과 삶의 불가해함, 사실을 넘어선 진실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다. 가톨릭이냐 프로테스탄트냐, 루터파냐 칼뱅파냐를 기준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시대에 ‘가짜 마르탱 게르’처럼 온전히 자신의 행위와 말과 정신으로 자립(自立)하기를 갈망했던 자. 삶의 진실을 신에게 묻지 않고 자신의 걸음 속에 담고자 했던 자. 스스로 미친 자가 되어 길을 떠난 돈키호테보다 조금 앞서, 여기, 자신을 탐색함으로써 광기의 시대를 온전히 살아낸 자, 몽테뉴가 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다 “전도자가 말한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다.… 네가 어떤 일을 하든지, 네 힘을 다해서 하여라. 네가 장차 들어갈 무덤 속에는, 일도 없고 계획도 없고 지식도 없고 지혜도 없다.” 몽테뉴는 ‘전도서’의 구절을 12개나 발췌하여 서재 천장에 명문으로 새겨 놓았다고 한다. 몽테뉴가 인용한 유일한 성서 구절이다. 살벌한 ‘종교의 시대’에 몽테뉴는 대담하게도, 그리스도가 아니라 그리스 로마의 고전을 자신의 무기로 삼았다. 그는 고전 속에서 자기 시대와 인간을 읽었으며, 고전을 통해 전란의 늪에서 재생(Re-naissance)할 수 있었다. 흔히 르네상스를 찬란한 빛과 색의 시대로 상상하지만, 정작 16세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전쟁과 죽음이다. 1598년에 낭트칙령이 공포됨으로써 기나긴 종교전쟁이 막을 내리기 전까지, 가톨릭과 이에 ‘항의’하는 프로테스탄트, 종교를 내세운 왕과 귀족들의 대규모 살육경쟁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거기에 기근과 페스트까지, 16세기는 흡사 태피스트리처럼, 화려한 문예부흥의 뒷면에 상상할 수도 없는 상처와 모순을 깔고 있었다. 휴머니즘? 그런 건 헛되고 헛된 이상에 불과했고, ‘그리스도의 이름’은 살육에 필요한 명분일 뿐이었다. “기독교의 적개심만큼 격렬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 우리의 신앙심은 우리의 증오심, 잔혹함, 야심, 탐혹, 중상모략, 반역의 성향을 조장할 때는 참으로 놀랄 만한 힘을 발휘한다. 우리의 종교는 악덕을 근절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오히려 악덕을 감추고 키우고 부추기고 있다.” 전란의 한복판에서 몽테뉴는 그리스, 로마인들의 절제된 태도를 견지한 채 광신의 결과를 묵묵히 응시했다. 에라스무스의 자유주의 교육을 신봉하고, 칼 대신 펜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간파한 부친은 몽테뉴에게 두 살 때부터 라틴어를 교육시킨다. 우리로 치면, 모두가 한글을 쓰는 시대에 한문으로만 말하고 쓰게 하는, 기이한 조기교육을 실행한 셈이다. 몽테뉴가 어떤 종교나 정파와도 거리를 두며 보신(保身)할 수 있었던 데는 부친의 이런 ‘반시대적’ 조기교육이 공헌한 바가 크다. 청년기에 파리 왕립교수단에서 그리스 철학을 공부한 몽테뉴는 유학을 마치고 고향 보르도로 돌아온 1557년부터 고등법원에서 조세심의관으로 근무하게 된다. 어떤 절차로 법관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법관이 그의 적성에 맞지 않았던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법률이 신뢰를 얻는 것은 공정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법률이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법률이 가진 권위의 불가사의한 근거이고, 그 밖에는 아무 근거도 없다. 어쨌든 늘 공허하고 판단이 불안정한 인간이 법률을 만든다.” 몽테뉴의 ‘몽테뉴다움’이 여기 있다. 그는 한번도 자신이 서 있는 지반을 확신한 적이 없다. 법관으로 근무할 때는 법의 판단력을, 파리 궁정에서 왕의 시종무관으로 근무할 때는 국가와 군주권력의 토대를 의심했다. 가톨릭이었지만 프로테스탄트에 적대적이지 않았고, 또 한편으로는 ‘새것’을 만들려는 일체의 개혁주의에 진저리를 쳤다. 확신으로 움직이는 제도와 권력에 대한 주의 깊은 거리감 때문인지, 후대는 그를 비겁자로 평가하기도 한다. 몽테뉴는, 모든 종교의 자유가 허용되는 ‘유토피아’를 상상한 대가로 처형된 토머스 모어보다는, “우리 인간은 얻어맞거나 걷어차이면서도 왜 이처럼 참을성 있게 폭군의 굴레와 족쇄를 감수하고 있는가.”라고 질문했던 에티엔 드 라 보에시에 주목한다. 나는, 인간은 왜 이토록 무력한가. 인간이란 모순으로 가득 찬 존재고, “자신에 대해 절대적으로, 단순하게, 결정적으로, 혼란이나 혼동 없이, 단 한마디로 말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자신을 끔찍하게 미워했던 어머니와, 동생과 바람난 아내를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음경을 도려내는 듯한 통증을 동반한 신장결석증을 앓으면서도 병원 한번 찾지 않고 고통을 감내한 것도, 어떤 것도(그것이 심지어 병이나 죽음일지라도) 함부로 판단하거나 내쳐서는 안 된다는 자각 때문이었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라는 일생의 화두는 이런 자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13년간의 법관 생활을 마치고 마흔 살이 된 몽테뉴는 고향으로 내려가 이 문제에 대한 탐색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에세’, 전장에서의 산책 “무언가를 찾는 사람은 누구나 ‘찾아냈다’, ‘찾을 수 없다’, ‘아직 찾고 있다’ 가운데 어느 하나로 귀착한다.” 몽테뉴가 주목한 것은 ‘아직 찾고 있는 중’이었던 회의론자들이다. “확실한 것은 하나도 입증될 수 없다. 판단의 주체도, 판단의 대상도 끊임없는 변화와 동요 속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성을 필요로 하는 건, 결정하고 선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전제를 의심하기 위해서다. “회의론자는 온갖 의견들을 부드러운 눈길로 바라본다.… 반대되는 판단은 나를 분개시키지도 흥분시키지도 않고, 오히려 나를 눈뜨게 하고 단련할 뿐이다.” 이것이 몽테뉴 식의 회의였고, 때문에 그의 회의는 가볍고 명랑하다. 1572년부터 거의 죽기 직전까지 수정과 첨삭을 거듭하며 집필한 ‘에세’는 그의 명랑하고도 예리한 질문들로 가득하다. 흔히 ‘수상록’으로 번역되는 ‘에세’(Les Essais)는 몽테뉴 자신의 말을 빌리면 “정신의 잡동사니”이자 사유 시험(essai)이라고 할 수 있다. 몽테뉴는 “평화가 그 온전한 모습을 보여준 일이 전혀 없던” 전쟁의 한복판에서 자신의 즉흥적 사유를 기록하는 일에 몰두한다. “여기에 쓰고 있는 것은 오로지 내 타고난 능력의 시험(essai)일 뿐, 후천적으로 얻은 능력의 시험은 결코 아니다. 따라서 남들이 내 무지를 공격해도 별로 곤란할 건 없다. 무지의 자각이야말로 판단력을 갖추고 있다는 가장 아름답고 확실한 증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무리 흐트러진 걸음걸이라도 평소의 자연스러운 내 걸음걸이를 보여주고 싶다.” 문체에서 느껴지는 극도의 침착함과 단순함, 종종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는 명랑한 어조 때문에 ‘에세’를 읽으며 화약냄새와 총포 소리를 연상하기란 쉽지 않다. 몽테뉴는 평가하고 판단하기보다는, 판단을 중지한 채 의심하고 회의한다. 그는 신 앞에서 맹세의 언어를 남발하는 권력자보다는 시장의 언어로 삶의 지혜를 기록하는 은자(隱者)가 되길 꿈꿨다. 무도한 세상이 종종 그의 판단과 능력을 필요로 하기도 했지만, 그때도 그는 중심을 잃지 않고 나아갔다가 침착한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펜으로 걸었다”. “인생은 그 자체로는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다. 그대가 인생에 마련해 주는 자리의 좋고 나쁨에 따른다.” 자신으로부터 출발해서 인간과 자연과 이성을 사유한 몽테뉴가 터득한 지혜다. ●니체·푸코가 회의주의 본받아 세상을 편히 사는 법을 알아내라는 과제가 주어진다면 몽테뉴와 함께 그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던 니체는, 손을 떨게 하거나 눈물을 글썽거리게 하지 않는, 겸허하면서도 용기 있는 그의 사상을 예찬했다. 우리는 인간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만 말할 수 있을 뿐, 인간의 본질이라든가 의무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푸코 역시 몽테뉴의 회의주의를 한편에 늘 품고 있었다. 우리 자신의 최고 걸작품은 “떳떳하게 살아가는 일”이라며, 과(過)도 부족도 없이 “분수에 맞는 평이하고 건강한 지혜”를 최고의 지혜로 삼았던 몽테뉴. 이 죽음과 불안의 시대에, 나 역시 그의 가르침을 본받고 싶다. “나는 그날그날을 살고 있다. 그리고 실례인 줄 알면서도, 단지 나만을 위해 살고 있다. 내 목적은 그것뿐이다.” 채운 남산강학원
  • [기고] “한자 우리 글로 인정해야”-‘국어기본법 흔들지 말라’에 대한 반박/구창서 전국한자교육추진 총연합회 지도위원

    [기고] “한자 우리 글로 인정해야”-‘국어기본법 흔들지 말라’에 대한 반박/구창서 전국한자교육추진 총연합회 지도위원

    국어기본법 제14조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괄호 안에 한자 또는 다른 외국 글자로 쓸 수 있다.’라는 조문에서 ‘…한자 또는 다른 외국 글자로 쓸 수 있다.’는 조문대로라면 한자가 외국 글자인가. 국어기본법은 한자를 국자로 인정하지 않는 원천적 모순을 갖고 있다. 영어나 중국어 등이 외국 글자이지 한자는 2000년 이상 사용해온 우리 글이다. 서울신문 8월 12일 자 30면 기고란에 실린 구법회 전 연수중 교장의 기고문 중 첫째,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한자어는 이미 한글화되어 한자로 쓰지 않아도 그 뜻을 알 수 있고 더 어려운 한자어는 국어사전을 찾는 것이 빠르며 배우기가 어려워 시간과 경제성에서 이득이 없다는 말은 참으로 답답하다 못해 한심하기 짝이 없는 무책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경제·검찰·문화·철학·학문 같은 한자어는 한글로 표기해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한글 전용을 해도 충분히 이해가 가능한 국자가 많이 있는 것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자를 알면서 한글로 쓰인 한자어를 읽어 보면 금방 이해가 되지만 한자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한글로 쓰인 뜻을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려운 한자어를 국어사전에서 찾는 것이 빠르다고 하였는데, 물론 공부하는 학생들은 국어사전을 찾아 보고 그 뜻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일반 국민이 평소 국어사전을 거의 소지하고 있지 않은 현실에서 그 뜻을 어떻게 국어사전을 찾아 보고 알 수 있을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한자는 배우기가 어려워 시간과 경제성에서 이득이 없다는 것은 한자에 대한 무지 때문으로 궤변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 어린아이의 나이가 12세 전인 초등학교나, 초등학교보다 유치원·유아원에서 한자를 가르치면 소리글자인 한글이나 영어보다 뜻글자인 한자를 그림으로 인식하여 더 쉽게 배우고 오래 기억할 수 있으니 성인이 되어 모르는 한자어를 일일이 국어사전을 찾아 보는 우(愚)를 범하는 것보다 얼마나 경제적인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셋째, 한자어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동음이의어가 구별이 안 되면 말과 글에서 앞뒤의 문맥을 보아 구별할 수 있다는 주장은 신속성이라는 경쟁력이 절대로 요구되는 현대를 살아가는 지성인으로서의 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넷째, 중국의 임어당 박사가 한자를 동이족이 만들었다는 주장을 믿고 한자는 국자이니 의무교육과정에서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초등학생에게 한자의 짐을 지우는 것은 가혹한 일로서 한자 사교육을 부추기는 부작용이 커서 중·고교에서 가르치는 상용한자 1800자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국어생활의 가장 근간이 되는 국어기본법이 개정되는 것은 당연하다. 즉, 김광림 의원 대표(총 111명 의원)발의안인 국어기본법 제14조 ‘공공기관 등이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되 한자어의 경우에는 한자를 쓸 수 있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외국어를 쓸 수 있다.’라는 조문으로 차제에 반드시 개정되어야 한다.
  • [열린세상] 다문화 지역 위한 사회통합 대책 필요하다/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역발전연구실장

    [열린세상] 다문화 지역 위한 사회통합 대책 필요하다/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역발전연구실장

    우리나라 체류 외국인이 14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인구의 2.7%가량 된다. 중소 제조업체는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존립이 힘들 정도이며, 국제결혼도 전체의 10%를 넘을 만큼 ‘다문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저임금 단순 노동자의 국내 이주, 저소득층 남성의 결혼난, 혼인 감소와 저출산 등이 그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문화 현상이 우리사회의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면, 그 대응 여부에 따라 그것은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적절하게 대응했을 때는 저출산·고령화의 돌파구뿐 아니라, 우리사회의 경제적 활력과 문화적 다양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는 소외계층을 형성하고 갈등을 유발해 사회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예삿일이 아니다. 우리는 2006년부터 다문화 현상에 국가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그해 ‘여성 결혼 이민자 가족의 사회통합지원’을 마련했고, 2008년 ‘다문화가족지원법’을 제정했다. 2011년 6월에는 ‘다문화 가족 지원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이런 정책을 통해 이민자의 생활안정과 사회통합에 적지 않은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책의 조명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다문화 공간’인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이다.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은 서울, 부산, 대구, 인천, 안산, 천안, 영암, 양산, 창원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외국인이 5% 이상인 지자체가 15개이고, 1만명 이상인 지역도 34개에 이르고 있다. ‘다문화 1번지’라고 불리는 안산시 원곡동은 주민의 32.3%가 50여개 국적의 외국인이다. 심지어 중국인 대상의 전문은행도 있다. 서울의 대림3동 등 다른 지자체의 사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서구에 비해 우리의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은 역사가 비교적 짧다. 역사가 짧다는 것은 이들 공간이 계속 형성·분화되고 있다는 것으로 정책대응의 적확(的確)함을 요한다. 문제점도 더러 있다. 외국인 밀집 거주지에 대한 정책기조가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으며, 현장과 멀리 떨어진 중앙이 정책을 주도하고, 외국인 저임 노동자 밀집 거주공간이 새로운 빈곤지역으로 변모할 소지도 있다. 일자리를 두고 외국인과 지역주민이 갈등을 빚는 지역도 있다. 사회통합을 위한 정책이 정작 외국인이나 지역주민의 의견을 도외시한 채 시행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다문화 공간을 건강한 공동체로 진화시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지역사회의 통합과 공생발전’에 의한 접근이 필요하다. 문화, 인종에 따른 차별과 같은 구시대적 편견을 뛰어넘어 다양성과 개방성이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고, 건강한 공동체를 통해 지역의 경쟁력에 기여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은 ‘억압과 희석’에 의한 일방주의가 아니라 ‘포용과 이해’에 의한 화합주의의 방향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지역사회의 신뢰 구축, 상호 문화에 대한 학습과 공유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는 정부 혼자 할 일은 아니다. 자선단체 등 민간을 포함한 지역주민, 지자체, 중앙정부가 함께 하는 ‘협력의 추진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중앙부처는 협력에 의해 제도 및 재원 지원과 인프라 제공을 담당하고, 지자체는 현장 밀착적인 지원을 주도해야 한다. ‘정책의 지방화’가 특히 필요한 이유는 공단 근로자, 도시 일용 노동자, 전문직 종사자 중심 등으로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이 차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환경 정비, 취업정보 제공, 자녀교육, 한글교육 등 지역수요에 맞는 전문화된 시책을 추진해야 한다. 정책추진에서는 가급적 이주민뿐 아니라 지역주민, 민간의 참여를 폭넓게 해야 한다. 시책 추진이 탄력을 받기 때문이다.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이민자 이해에 대한 교육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외국인 밀집 거주지 형성은 향후에도 증가할 것이고, 한국의 지역사회는 여기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 지역의 특성에 바탕을 둔 정책의 구비 여부에 따라 지역사회가 안정화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사회통합 강화를 위한 외국인 밀집 거주지 중장기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때다.
  • [옴부즈맨 칼럼] 한진중공업 관련 보도를 보면서/강청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4년

    [옴부즈맨 칼럼] 한진중공업 관련 보도를 보면서/강청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4년

    지난달 초 유튜브를 통해 한진중공업 사태를 처음 접했다. 장장 20여분 동안 사건의 맥락과 배경을 자세히 짚은 TV보도는 우리말로 된 것이 아니었다. 자막도 한글이 아니라 해독 불가한 꼬부랑글자였다. 알고 보니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 방송에서 다룬 보도 관련 프로그램이었다. 국내 언론사의 자세한 보도는 찾아보기 어려워 답답했다. 서울신문이 보도한 ‘한진重 190일 만에 총파업 철회’기사(6월 28일 자 9면) 첫 줄에서는 “사태가 해결되었다.”라고 전하고 있었다. 국내 언론의 노사 관련 보도에 대한 무관심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지상파 방송 3사의 경우 거의 외면에 가까운 보도행태를 보였다. 국내 언론은 외면한 사건을 국외, 그것도 저 먼 중동의 TV방송을 통해 접한 대중이 “알자지라에 수신료 내야겠다.”라며 실소를 짓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서울신문도 그로부터 약 2주 후 희망버스 관련 뉴스로 보도를 재개했다. 주로 희망버스와 관련한 단순 전달식 보도나 사태에 대한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한 것이다. 사설을 통해 여러 차례 적극적인 논평을 내고 있긴 하지만 기사내용 그 자체로는 사태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사태가 220여일이 넘게 진행되는 동안 그 경과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하거나 양측 입장을 정리해주는 기사가 아쉬웠다. 관련 보도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사태의 파행을 불러일으킨 사측의 도덕적 해이라든지 그 배경에 대해서 사설이나 조남호 회장 국회청문회 기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언급하긴 했다. 하지만, 사태가 갖는 반향과 그 무게를 고려한다면 턱없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현장에 대한 얘기 없이 현장의 ‘주변’인, 희망버스 이야기만이 거의 유일한 관련보도로 나오는 점은 아쉽다. 비록 희망버스가 사건의 확대와 양상 변화에 큰 영향을 주었다 해도 말이다. 마무리되었다던 사태가 왜 다시 양상의 변화를 불러일으키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는 점 또한 어리둥절했다. 보도의 질적인 면에서도 될 수 있으면 의미가 편향된 단어 선택을 자제하고 최대한 기계적인 중립과 공정을 지키려는 시도가 엿보이지만, 여전히 노조 측 취재원의 인용 횟수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것이 사실이다. 사측의 직장 폐쇄, 정리 해고 관련 보도에서는 사측 관계자의 “불법행위 방지”라는 주장이 그대로 전해진다. 특히 지난 7월 30일 자의 ‘수해복구 경관 절반 희망버스 막으러’(9면)는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제목 선정이다. 왜 서울 기동대 병력을 부산까지 차출했는지 그 배경에 대한 궁금함은 뒤로하고라도 이러한 보도는 편파와 왜곡으로 흐를 우려가 있다. 구조조정이란 단어와 대기업의 대규모 정리해고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낯설지 않은 중요한 이슈로 자리 잡았다. 시간을 두고 반복되는 대규모 정리해고는 더는 남의 얘기 같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따라서 관련 문제를 이제는 한 기업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 사태의 해결을 노사에게 맡겨두자는 서울신문의 논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애당초 이번 사태를 당사자들만의 문제로 남겨두었다면 그나마 지금만큼의 진전을 볼 수 있었을까. 국회 출석도 거부한 채 국외로 날아갔던 조남호 회장을 청문회장으로 끌어내 앉힐 수 있었던 것은 국민적 관심과 압력이 한몫했다고 본다. 쌍용차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쌍용차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로 지난 1년 동안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에도 언론의 보도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과정과 양상이 비슷하게 흘러간다. 이번 사태를 단순히 기업 내부의 문제로만 볼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언론이 모든 보도에 자유로운 것은 아니며 게이트키핑은 신문사 고유의 영역이지만 사회의 주요 이슈에 대해서는 충실히 사실관계를 전달했으면 한다. 그것이 약자에 대한 것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당사자들의 문제로 봉합하기에는 국민적 관심이 이를 넘어섰다.
  • 문화예산 50% ↑

    정부와 한나라당은 22일 당정회의를 갖고 문화·예술분야 내년 예산을 50% 확대해 전체 예산의 1.5%인 5조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주영 당 정책위의장과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당정은 정부 공약인 문화재정 2% 달성을 위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임해규 정책위 부의장이 밝혔다. 당정은 늘어난 예산을 바탕으로 문화콘텐츠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 아래 ▲3D 등 차세대 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 투자 확대 ▲글로벌 콘텐츠펀드 조성 등 투자환경 개선 ▲고부가가치 산업인 만화·애니메이션·게임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신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점을 감안해 한국 이미지 개선을 적극 지원키로 하고 한글학교 활성화, 한글강사 파견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전통문화를 활용한 지역별 신관광자원 개발을 유도해 내·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나설 방침이다. 당정은 이 밖에 고용창출 효과가 큰 문화 콘텐츠, 여가문화 분야 일자리 창출 사업을 지속 지원하는 한편 문화예술인 복지지원 강화, 문화·체육·관광 바우처의 저소득층 지원도 추진키로 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16) 행정용어 순화 어디까지 왔나

    [테마로 본 공직사회] (16) 행정용어 순화 어디까지 왔나

    국어학자들은 우리말 사용의 본보기가 돼야 할 행정용어가 잘못 사용돼 오히려 우리 말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어법에 맞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연석’(경계석), ‘용이하다’(쉽다) 같은 일본식 표현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법령에는 일반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든 귀책사유(歸責事由), 분장(分掌) 등과 같은 한자어도 숱하다. 특히 최근에는 ‘바우처’, ‘테마파크’ 등 외래어 사용이 크게 늘고 있으며, ‘중소氣UP’ ‘중랑천愛놀자’ 등과 같이 정체 모를 ‘외계어’까지 등장해 흔하게 쓰이고 있다. 200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국어기본법’에 따라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춰 한글로 작성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표현들은 모두 규정 위반이다. 정부가 행정 용어 순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광복 이후부터 지금까지 ‘행정용어 순화정책’을 변함없이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행정용어 순화정책’ 변천과정과 향후 과제 등을 진단해 본다. ●광복~1960년대 국·한문 혼용기 1948년 ‘한글전용법’이 제정됐고 민간인을 중심으로 사회 곳곳에서 일본 잔재 털어 내기 운동이 일어났다. 1946년 6월 군정청 편수국에서도 ‘우리말 도로 찾기 운동’을 벌였고 1948년에는 국어정화위원회를 통해 선정한 938개의 안을 심의해 통과시키기도 했다. 당시 바뀐 말이 벤토(도시락), 혼다데(책꽂이), 하코(상자), 간스메(통조림), 가리누이(시침바느질), 요비링(초인종), 엔소쿠(소풍) 등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행정용어에서는 국·한문이 혼용되고 일본식 용어까지 버젓이 남아 있었다. 1970~1990년대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행정용어를 순화한 시기다. 1976년 박정희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간판·방송용어·축구 중계 해설에서 외국어가 9할”이라면서 국어정화운동을 벌이라고 지시, 같은 해 7월 치안본부(현 경찰청)는 관광지·고속도로의 외국어 간판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1978년에는 경찰이 서울 중심부인 충무로와 명동 등지에서 외국문자간판 강제 제재 권한을 발동했다. 문교부 국어심의회에 국어순화분과위원회가 설치됐고 1977년에는 국어순화 자료집이 발간됐다. 1979년에는 9년 동안 검토한 끝에 어문규범 개정안이 마련됐다. 황용주 국립국어원 연구사는 “1970년부터 1997년까지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행정용어 순화를 강력하게 추진했던 시기였다.”면서 “용어나 구성 자체가 굉장히 권위적이었던 일본어·한자표현의 행정용어를 바꾸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권위적이었다.”고 평가했다. ●1970~1990년대 정부주도 순화기 정부가 주도한 행정용어 순화운동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어진다. 1981~1984년 4차례에 걸쳐 ‘행정용어 순화편람’이 발간됐다. 이 편람에서 객담은 ‘가래’로 , ‘누가기록하다’는 ‘보태 적다’로, 박피율은 ‘깐밤’으로, ‘신병인수’는 ‘사람 넘겨받음’으로 순화했다. 1998년부터는 이전처럼 정부가 주도적으로 각 부처나 기관으로 순화대상 용어를 모으는 일은 없어졌다. 2000년에는 총리훈령도 폐지됐다. ‘그간 추진된 성과로 행정용어 순화가 정착됐다.’는 이유에서다. 이 시기 형식적으로는 법제처가 법령을 심사하고,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행정용어 순화 업무를 맡았지만, 행정용어 순화는 대체로 부처마다 자율적으로 이뤄진다. ●2000년~현재 ‘방임기’ 남영신 국어문화운동대표는 이 시기에 어려운 한자말이나 일본어 잔재는 행정용어 순화정책의 효과로 힘을 잃었지만, 국제교류 확대로 영어 등 외래어가 물밀듯이 들어왔다.”면서 “공무원들이 외국에서 배운 영어를 그대로 써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었던 시기였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부의 행정용어 순화정책도 추진력을 잃어 외래어 유입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면서 “지금의 행정 언어의 문제는 한자가 아니라, 영어 등 외국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는 정보통신기술(IT)을 접목한 행정용어 순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각 부처는 물론 광역자치단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결재 프로그램 ‘온나라’에 부적절한 행정용어를 자동으로 전환해 바로잡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인데 이르면 올 연말부터 실제로 활용된다. ●부처 총괄기구 만들어야 전문가들은 상위 기구에서 행정용어 순화 정책을 맡아, 각 부처 용어 사용에 대한 평가점수 반영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남영신 대표는 “국민의 국가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소통을 강화하려면, 각 부처의 행정용어 순화를 총괄할 수 있는 기구를 미국 등 선진국처럼 대통령이나 국무총리실과 같은 보다 상위기관에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세중 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장도 “각 부처마다 국어책임관을 두고 자율적으로 행정용어를 순화하도록 했지만 제대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면서 “행정용어 사용에 대해 평가점수를 반영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기고] 국어기본법 흔들지 말라/구법회 한글학회 정회원·전 연수중 교장

    [기고] 국어기본법 흔들지 말라/구법회 한글학회 정회원·전 연수중 교장

    공문서에 한자를 혼용하자는 내용의 국어기본법 일부 개정안이 비슷한 내용으로 국회에 두 건이나 발의되어, 지난 제헌절을 맞아 한글단체들이 성명을 냈다. 현행 국어기본법 14조는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괄호 안에 한자 또는 다른 외국 글자를 쓸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이것을 김광림 의원 대표 발의안(111명)에는 ‘……한글로 작성하되 한자어의 경우에는 한자를 쓸 수 있다.’라고 했고, 이강래 의원 등의 발의안(22명)은 ‘한자를 오른쪽 괄호 속에 병기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하여 한자어에 한자를 함께 적도록 하는 강제성을 띠고 있다. 이 두 법안의 공통 핵심은 공문서에 한글과 한자를 혼용 또는 함께 적자는 것이다. 이 두 개정안은 온 국민이 오랜 세월 동안 함께 쓰고 지키고 가꾸어 온 우리 말글을 뿌리째 흔들겠다는 심각한 사안이다. 이들 개정안의 제안 이유를 보면 우리말의 70%가 한자어로 되어 있고, 그중 동음이의어가 90% 이상이어서 한자로 쓰지 않으면 의미 구별이 안 되며, 한자는 국자(우리나라 글자)이므로 의무교육과정에서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 등이다. 우리말의 70%가 한자어로 되어 있다는 말은 일제강점기 때 국어말살정책에 따라 만든 ‘조선어사전’(1920)에 바탕을 둔 것이고, ‘표준국어대사전’(1999)에는 한자어가 57.3%를 차지하고 있다. 사전의 올림말에 한자어의 비율이나 수효가 많은 것은 이제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한자어는 이미 한글화되어 한자로 쓰지 않아도 그 뜻을 알기 때문이다. ‘학교’를 한글로 써도 한글을 깨우친 어린이라면 그 뜻을 알게 되며, ‘경제, 검찰, 문화, 철학, 학문 …’ 따위의 한자어를 한자로 쓴다고 해서 그 뜻을 빨리 알아차리는 것도 아니다. 더 어려운 한자어는 국어사전을 찾는 것이 빠르며, 배우기가 어려워 시간과 경제성에서 이득이 없다. 한자어 중 동음이의어가 90% 이상이어서 한자로 쓰지 않으면 구별이 되지 않는다는 말도 궤변이다. ‘정당(政黨)과 정당(正當)’, ‘공기(工期)와 공기(空器), 공기(空氣)’, ‘하수(下水)와 하수(下手)’ 등 일상생활에서 쓰는 동음이의어들은 말과 글에서 앞뒤의 문맥을 보고 구별할 수 있다. 한자가 국자이니 의무교육과정에서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에 불과하다. 이것도 국한혼용론자들이 주장하는 내용과 똑같은 말인데, 한자가 국자라고 하는 것은 중국의 임어당이 한자를 동이족(동쪽 오랑캐)이 만들었다고 말했다는 것을 믿고 하는 말이다. 의무교육과정에서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은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한자의 짐을 지우는 가혹한 일이다. 현재 상용한자는 중·고교에서 가르치는 1800자로 충분하며 초등학교부터 한자를 가르치면 한자 사교육을 부추기는 부작용이 더 클 것이다. 공교육에서 한자교육은 현재 상태로 충분하다. 공문서에 한자를 섞어 쓰도록 하겠다는 위 두 개정안은 국민의 알 권리를 제한하고 공무원의 업무를 과중시키는 개악 안이다. ‘국어기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은 모두 철회해야 마땅하다.
  • 인천 쇼핑단지·시장 중국 관광객 모시기

    대중국 관문인 인천의 쇼핑단지와 전통시장 등이 적극적인 중국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이 인천에 머물지 않고 서울 등지로 빠져나가는 건 중국인을 위한 관광 인프라가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인천 최대 쇼핑단지로 떠오른 부평지하상가는 최근 상가 중심에 있는 홍보관 및 안내센터 주변에 있는 안내 표지판을 교체했다. 종전 한글로만 표시됐던 안내판에 중문과 영문을 추가했으며 내년 초까지 전체 지하상가의 안내 표지판과 간판, 방향표지 등을 모두 바꾼다는 계획이다. 또 중문과 영문으로 제작한 안내 책자에는 상가 전체 지도와 출입구 등을 표시하고 간단한 회화문을 넣어 쇼핑 편의를 도왔다. 신포국제시장지원센터는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포시장은 중국 보따리상뿐만 아니라 홍삼, 인삼거리가 형성된 곳을 중심으로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중국 관광객을 위해 지원센터 내에 라커룸과 인터넷·팩스·전화 등을 설치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한옥마을 사업서 ‘은평의 미래’ 찾는다

    한옥마을 사업서 ‘은평의 미래’ 찾는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북한산 자락에 천 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품은 진관사를 부쩍 자주 찾는다. 최근 서울시에서 진관사 일대의 뉴타운에 미래형 한옥마을 100여채를 지어 분양하겠다고 발표한 뒤 더 둘러보게 됐다. 이곳에서 은평의 미래가 싹트고 있기 때문이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지난 4일 오전 9시 김 구청장은 진관사에 갔다. 계호 주지 스님에게 감사 인사차 방문한 것이다. 김 구청장은 이날 “원래 한옥마을의 저작권은 진관사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진관사에서 일대를 문화역사공간으로 만들자고 했다.”며 “원래 이재오 장관이 재·보궐선거에서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잘 살펴보니 꼭 필요한 것 같아서, 내 공약사항이 아닌데도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서울시를 설득하는 작업을 김 구청장과 이 장관, 진관사가 합동으로 했다. 김 구청장은 이렇게 정책 결정권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을 설득했다. “사대문 안에만 한옥마을을 조성해서 관광 서울을 이룰 수 있겠나. 서울의 역사성을 생각할 때 너무 협소하다. 이것을 확장해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관문인 은평에 한옥마을을 만들자. 수색역이 호텔과 쇼핑몰 등을 갖춘 복합환승센터로 개발되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서울도 혜택을 입을 수 있다. 서울과 평창이 고속철도(KTX)로 1시간 만에 연결되면, 경기를 관람하고 1시간 만에 서울로 돌아와 한옥이나 호텔에서 묵으면서 한식을 체험하고, 북한산도 둘러볼 수 있다.” ●평창 올림픽때 관광객 증가 기대 특히 진관사는 한류의 본산이라고 김 구청장은 주장했다. 한옥과 한식, 한복, 한악, 한지, 한글이 있는 곳이다. 천 년 고찰에 한복, 수제천과 같은 전통음악, 집현전 학자들을 위한 비밀 공부방에, 독립운동을 한 전통까지 중세에서 근대까지의 역사도 진관사에 깃들어 있다는 것이다. ●진관사, 4년전 한옥마을 밑그림 그려 진관사 법해(47) 총무 스님은 “진관사 일대에 한옥마을을 조성하자는 계획은 4년 전부터 시작됐다. 한국 스타일이 세계화하는 데 우리 진관사를 다 내주겠다고 했다. 3년 전에는 오 시장과 이 장관에게 설명했고, 지난해 당선 인사차 온 김 구청장에게도 설명했다. 흩어져 있는 옥을 한데 모아서 목걸이를 만든 공은 김 구청장에게 있다.”고 말했다. 된장처럼 묵혀 놓은 계획이 김 구청장 취임 이후에 술술 풀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진관사를 방문한 데 이어 최근 주한 외국 공관장 부인들과 경제인 모임인 ‘가든 클럽’ 관련 행사도 치르면서 진관사가 세계적인 수준의 행사를 치러낸 유경험자가 된 것도 커다란 소득이다. ●김 구청장 “내 공약인 듯 뛸 것” 김 구청장은 얼른 구청예산에서 ‘템플스테이’ 용도로 진관사를 지원했다. 얼마 전에는 미국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가 방문해 화제를 모으기도 됐다. 리처드 기어는 ‘반드시 몰래 다시 한번 진관사를 찾아오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진관사는 명실상부하게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게 김 구청장의 판단이다. 진관사 큰스님의 말씀도 발길을 이끄는 또 다른 매력이다. 16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두고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방문을 했을 때 진관(82) 큰스님은 “염려마시오. 돼요.”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지난 4월 이재오 장관에게도 “왜 이렇게 기가 다 빠졌느냐. 어깨를 펴고 다녀라.”고 말했다. 최근 진관사를 방문한 오 시장에게는 “모든 일은 될 만큼 되니 너무 애쓰지 마라.”고 말해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마를 드러내놓고 다녀라.”는 말을 들은 김 구청장도 실천 중이다. 김 구청장은 “진관사 일대에 조성될 한옥마을은 명품이 될 것이고, 또 이런 일을 추진하는 데 힘을 보태준 진관사는 여야 정치갈등의 용광로로 큰 힘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어린이집 ‘특별활동비’ 지역 따라 최대 8배差

    어린이집에서 보육료 외에 추가로 징수하는 ‘특별활동비’가 지역에 따라 최대 8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지정한 특별활동비 상한액 기준도 부유층이 밀집한 서울 강남구가 가장 높았다. 어린이집도 사교육과 마찬가지로 지역에 따라 학부모 부담액의 격차가 크다는 의미다. 보건복지부는 서민·중산층 물가안정 방안의 하나로 전국 지자체별 어린이집 특별활동비 상한액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8일 밝혔다. 특별활동 프로그램은 보육 외에 한글·수학·과학·외국어·예체능 등 어린이 지능발달 및 선행학습을 위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종류만 100여종에 이르며 이 때문에 학부모의 양육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한액이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 곳을 비교하면 8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복지부는 조사 결과를 홈페이지(www.mw.go.kr) 등을 통해 공표해 어린이집의 상한액 준수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대구육상선수권대회 D-21] 달구벌 ‘작은 지구촌’으로 변신하다

    [대구육상선수권대회 D-21] 달구벌 ‘작은 지구촌’으로 변신하다

    대구 대회를 위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사상 최초로 건립된 선수촌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5일 2011 대구세계육상조직위원회가 공개한 동구 율하동의 선수촌을 둘러봤다. 선수촌은 여느 신축 아파트 단지와 다를 것이 없었다. 살비센터(지원동)는 학교 건물이었다. 선수들이 생활하게 될 아파트는 대구 시민에게 분양이 끝난 상태고, 살비센터도 대회가 끝나면 초등학교로 변신하게 된다. 대구시와 조직위가 대회만 요란하게 개최하고 쫄딱 망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고심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율하역에서 선수촌까지 태워준 택시기사는 “신도시라지만 도심에서 떨어진 곳이라 선수촌 단지만 분양이 끝났고, 옆 단지는 미분양이 수두룩하다.”면서도 “대부분의 지방이 비슷하겠지만, 육상 대회에 손님이라도 많이 와서 시끌벅적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대구 경기도 조금은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9개동 528가구 규모… 최신시설 구비 숙소에 들어가 보니 분양이 잘된 이유를 단박에 알 수 있었다. 9개동 528가구 규모의 선수촌은 대회 기간 열흘 넘게 생활할 선수들에게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모든 게 구비돼 있었다. 널찍한 공간에, 한지로 포인트를 준 인테리어는 정갈했다. 모기 등 해충을 막기 위한 전기 퇴치기까지 준비돼 있는 등 세심한 배려도 돋보였다. 선수촌 단지 바로 옆으로는 금호강이 흐른다. 도로 하나만 건너면 원반 던지기, 포환 던지기, 해머 던지기 등의 투척 연습장으로 갈 수 있고, 두 개의 트랙 연습장과 마라톤 연습장도 갖췄다. 대회 이후 상가로 사용할 선수촌 단지 중앙의 챔피언스플라자에는 은행, 세탁소, 전시실, 선수단 바, 체력단련실과 식당 등 생활편의시설이 손님 맞을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정자와 안개 분수대, 실개천이 잘 어우러져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대회 기간 솟대 만들기·가야금 연주 등 풍성한 행사 다만 낮 최고 기온 35도가 넘는 폭염이 대구를 강타한 이날 정자 아래서 기자단을 맞아 두꺼운 대회 마스코트 살비 복장을 하고 손을 흔드는 두 자원봉사자의 모습은 주최 측의 의도와 달리 위태롭고 애처로워 보였다. 숙소는 선수 및 임원들의 편의를 위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과 협의해 언어권별, 지역별로 배정할 예정이다. 1500석 규모의 식당에는 동양식, 서양식, 이슬람식 등의 다양한 식사 메뉴가 뷔페식으로 제공됐다. 공개 행사에서는 2개의 배식대만 사용됐지만 10개가 넘는 배식대가 동시에 사용되면 줄 서서 기다릴 필요도 없어 보였다. 이 밖에 미디어촌과 숙소동 사이에 있는 살비센터에는 선수촌 도핑시설과 DVD 상영룸, 진료실, 기도실 등의 기능실이 있다. 살비센터 뒤편에는 대형 발전기가 설치돼 정전 사태를 대비했다. 이와 함께 조직위는 대회 기간 선수촌 중앙광장 주변에서 한국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전통혼례시연, 가야금연주, 퓨전 사물놀이 등의 볼거리와 솟대 만들기, 한글체험, 한복체험 등의 문화 체험 행사도 다양하게 마련했다고 전했다. 선수촌은 선수단이 입촌하는 오는 10일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대구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경북도, 여수시장에 감사패…독도 심포지엄 개최 등 평가

    경북도, 여수시장에 감사패…독도 심포지엄 개최 등 평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침탈 야욕이 노골화되고 있는 가운데 김충석 전남 여수시장의 남다른 독도 사랑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독도를 관할하는 경북도는 독도 영유권 강화와 홍보 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김 시장에게 곧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감사패를 전달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김 시장은 6월 21일 여수시 디오션리조트에서 독도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라도 지역민들의 울릉도(독도) 도항(渡港)과 독도 명칭의 유래’ 심포지엄을 개최해 우리 땅 울릉도·독도 바로 알리기에 기여했다. 김 시장은 또 지난달 17일 ‘2012 여수세계박람회’ 개막 D-300일을 맞아 엑스포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고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 표석을 독도 해저에 설치토록 했다. 독도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고문헌·고지도 등에서 독도가 대한민국 땅이라는 사실을 입증한 자료를 직접 수집해 편찬한 ‘독도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할까’라는 한글 자료집 2만부를 발간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 배부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자료집을 일본어로 번역해 일본 각급 관공서와 재일교포 등에게 나눠 줄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국내 독도 관련 아카데미에서 여러 차례 특강했고, 신문 칼럼 등을 통해 독도 바로 알리기에 힘썼다. 김종학 경북도 독도수호과장은 “김 시장의 뜨거운 독도 사랑 정신과 운동에 대해 300만 경북도민의 이름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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