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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노조 와해-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4가지가 닮았네!

    ① 불법 행위 문서에서 촉발 ② ‘NJ’·’승포판’ 등 약칭 사용 ③ 문건 실행 여부가 관건 ④ 책임 추궁 법리적 모호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15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 수사 협조 방침을 밝힌 뒤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 채비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은 애초 이 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에 배당했던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고발 사건들을 다른 부서에 배당할 예정이다. 공공형사수사부가 그동안 진행해 온 삼성그룹 노조 와해 사건 수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직접 내린 결정이라고 이 지검은 17일 밝혔다. 삼성 서초사옥 등을 압수수색한 자료를 토대로 지난 4월 수사가 본격화됐지만, 검찰은 11차례 구속영장 청구 끝에 한 차례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등 수사에 난항을 겪어 왔다. 용두사미로 수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검찰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다른 부서로 배당하면서 삼성전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등 윗선에 대한 수사 확대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법조계에선 삼성 노조 와해 사건과 대법원 법원행정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이 공교롭게도 매우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불법 행위 계획을 담은 방대한 분량의 문건에서 수사가 비롯됐고, 그 문건을 우리 시대 최고 엘리트 그룹으로 평가받는 이들이 작성했으며, 문건이 실제 실행됐는지가 수사의 관건이 됐고, 실제 문건 내용과 일치한 피해자 그룹이 있는 반면 그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지 여부는 법리적으로 모호한 상태라는 점에서 두 사건 사이에 ‘평행 이론’이 성립된다. 두 의혹은 공통적으로 세간을 경악시킨 문건에서 비롯됐다. 삼성 노조 와해 의혹 사건에서 검찰은 약 6000건의 노조 탄압 계획 문건을 확보했다. 노조 가입자 차별, 노조 탈퇴 설득 직원에 대한 포상금 지급, 위장폐업 등 현행 노동관계법을 무력화시킬 방안들이 담겼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역시 법관 사찰, 재판 거래 의혹이 명문화된 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400건 이상의 문건이 중요한 수사 단서가 되고 있다. 삼성 직원, 판사라는 한국 사회 최고 엘리트 직군이 조악한 약칭 은어를 사용하며 ‘그들만의 세계관’을 문서에 드러낸 점도 공통적인 특징이다. 삼성 노조 와해 문건에선 ‘노조’라는 한글을 영어 알파벳으로 그대로 옮겨서 줄인 ‘NJ’라고 표기했고, (노조에 가입한) ‘문제 인물’을 ‘MJ’라고 칭했다. 법원행정처 문건에도 대법원장을 ‘CJ’(Chief of Jurist)로 적고, ‘승포판’(승진을 포기한 판사) 같은 약칭이 많이 쓰였는데, 일선 판사들은 CJ나 승포판이란 용어를 처음 듣는다고 어리둥절해했다. ‘문건이 실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범죄 성립이 안 된다’는 논리는 노조 와해 수사에서 사측의 주요 방어 논리였다. 실무자가 실현 불가능한 의견까지 담아 문건을 작성, 실행되지 않은 다양한 검토 의견까지 문건에 포함됐다는 논리다. 비슷한 논쟁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서도 되풀이될 전망이다. 특히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해 현직 대법관들이 “재판 거래는 없다”고 선언했다. 노조 와해 여파로 노조원이 자살했고, 정권 협조 사례로 행정처 문건에 포함된 사건인 KTX 해직 승무원 복직 무효 대법원 선고 이후 승무원이 자살하는 등 극단적 피해가 있었다는 점도 사회적 무게감을 키우는 두 사건의 공통점이다. 김동현 기자 moese@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백악관,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 공개…문 대통령도 등장

    백악관,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 공개…문 대통령도 등장

    미국 백악관이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6·12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의 실물을 공식 공개했다. 13일(현지시간) 백악관 기념품 판매 사이트를 보면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열렸던 12일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 디자인을 공개했다. 기념주화의 앞면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입체적인 옆모습이 각각 성조기와 인공기를 배경으로 마주 보고 있다. 주화 테두리의 하단에는 ‘평화회담’이라는 한글과 영어 단어가 양각으로 새겨졌다. 뒷면은 확 바뀌었다. 백악관 전경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이 담겼던 애초 디자인이 변형됐다. 백악관 전경 위로 에어포스원 대신 올리브 가지를 물고 날아가는 비둘기 도안이 등장했다. 한국어와 영어를 함께 적어 ‘Historic 역사적인’이라는 문구도 넣었다. 바깥 테두리에는 ‘한국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4월 27일 평화 번영과 한반도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서명했다’는 문구가 적혔다. 안쪽 테두리에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세대, 새로운 희망, 새로운 리더십’이 영문으로 들어갔다. 백악관 기념품 판매점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최고지도자가 과거에서 미래를 응시함으로써, 우리는 세계 지도자의 새로운 세대의 부상을 목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주화는 첫 기념주화로, 두 번째와 세 번째 기념주화도 제작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주화의 지름은 약 5.7㎝, 가격은 49달러(약 5만 3000원)이다. 현재 선주문을 받고 있으며, 배송은 8월 1일 시작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반도 봄바람 불자… 유통업계 너도나도 ‘평화 마케팅’

    파파존스, 오늘까지 피자 할인 오비맥주, 홍보 영상 SNS 공개 최근 두 차례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유통업계도 저마다 ‘평화 마케팅’을 선보이고 나섰다. 롯데슈퍼는 오는 17일까지 ‘반갑다! 평화야!’를 테마로 특별 할인행사를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인기를 끌었던 평양냉면 등 다양한 가공식품 및 냉장생면을 20% 할인 판매한다. 롯데 프리미엄 푸드마켓을 포함한 전국의 롯데슈퍼 점포에서 진행된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새 출발 합의문을 발표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밝혔다. 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 파파존스도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6월을 파파존스가 함께합니다’라는 홍보 문구를 내걸고 12일부터 14일까지 3일 동안 피자 라지 사이즈 이상 모든 메뉴를 3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모바일 앱이나 홈페이지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주문할 경우 할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오비맥주의 대표 브랜드 카스는 북·미 정상회담이 있었던 12일 화합과 협력의 메시지를 담은 ‘프레시 스타트’ 홍보 영상을 제작해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영상은 헤어진 연인, 유튜버와 악성 누리꾼, 절교한 친구, 과거 동업자 등 모두 네 커플이 등장해 함께 카스를 마시며 대화를 통해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돈독한 사이로 거듭난다는 내용을 담았다. 글로벌 음료회사 코카콜라도 회담이 있었던 싱가포르 현지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기념한 한정 상품을 출시했다. 한정판 캔 용기에는 이례적으로 ‘Coca 콜라’라고 한글과 영어가 섞여 표기됐고 그 아래에는 ‘Here’s to peace, hope and understanding’(평화, 회망, 배려를 위하여)라는 영문과 한글이 적혀 있다. 앞서 코카콜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 보이는 두 인물이 코카콜라의 로고를 따라 걸어가 중간에서 만나 악수를 하는 이미지 영상을 만들어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내걸기도 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김수영, 동네서점서 만나다

    김수영, 동네서점서 만나다

    50주기 시집 ‘달나라의 장난’동네서점에서만 특별판 판매 중소 책방 3000세트 선주문‘시인들의 시인’으로 불리는 김수영(1921~1968) 시인의 유일한 시집 ‘달나라의 장난’이 동네서점에서만 살 수 있는 특별판으로 출간됐다. 출판사 민음사가 김수영 시인의 50주기를 기념하기 위해 발간한 이 시집은 시인이 1948~1959년에 발표했던 시를 모아 1959년 춘조사에서 출간한 동명의 시집을 리뉴얼한 것이다. ‘달나라의 장난’은 시인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지 14년 만에 출간한 시인의 첫 시집이자 생존 당시 출간한 유일한 시집이다. 이 시집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시인은 교정 교열, 목차, 디자인 등 출간의 전 과정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번에 복간된 시집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 방식과 세로쓰기를 그대로 따랐다. 시집에 대한 시인의 각별한 관심을 살리기 위해서다. 제목 서체도 그대로 살렸다. 박혜진 민음사 편집자는 “김수영 시인의 육필시고 전집을 보면 시인이 연 갈이, 연과 행의 형태 등 시의 시각적 형태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남아 있다”면서 “시인이 의도한 대로 시를 세로로 읽었을 때 시에 담긴 의미를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시인의 표기법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시에 사용된 한자는 독자들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한글로 바꾸거나 병기했다. 민음사는 이번 시집과 함께 수필가 피천득(1910~2007)의 ‘수필’, ‘오월’, ‘은전 한 닢’ 등 천진하고 소박한 문체로 일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산문 32편을 모은 선집 ‘인연’도 펴냈다. 이번 동네서점 특별판은 민음사가 지난해 선보인 김승옥의 ‘무진기행’,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에 이은 두 번째 출간이다. 인터넷 서점, 대형 서점에서는 살 수 없는 희소성 덕분에 4000세트(8000부)를 판매하는 등 독자와 동네서점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동네서점 특별판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 전국 90여개 동네서점이 3000세트를 선주문했다고 민음사는 전했다. 특히 이번 특별판의 표지는 디자인 전문 동네서점 ‘땡스북스’의 대표인 이기섭 디자이너가 맡아 협업의 취지를 살렸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KISDI,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 관련 국민 의견 접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및 제작 자율성 제고방송미래발전위원회 정책제안서 의견 모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김대희)은 방송미래발전위원회(이하 미발위, 위원장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가 마련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제작 자율성 제고를 위한 정책제안서’에 대한 국민 의견을 6월 8일부터 6월 18일까지 11일간 공개적으로 접수한다. 미발위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방송이 본연의 사회적 기능과 민주적 여론형성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작년 10월에 출범한 자문기구이다. 미발위는 사회 각 분야 단체로부터 추천받은 전문가 18인(방송·미디어, 법률, 경영회계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현재까지 전체 회의 3회, 분과별(1분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2분과 제작 자율성 제고) 회의 14회(각 7회), 워크숍 및 공개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번 국민 의견접수는 그간의 논의를 통해 마련한 미발위의 정책 제안서에 대해 보다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하고 검토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다. 국민 누구나 미발위 정책 제안서의 내용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으며, 의견수렴의 핵심 사안은 ①공영방송 이사회 구성 ②공영방송 사장 선임 ③방송사 편성위원회 구성 및 직무범위 ④기타의견 등이다. 미발위 정책 제안서의 세 가지 사안에 대한 의견참여를 원하는 국민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홈페이지(www.kisdi.re.kr) 공지사항에 게시된 질문지와 토론회 발제집을 참고해 첨부된 양식(아래한글 파일)과 절차에 의거하여 의견을 제출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선거 후 선거운동복 해외 기부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선거 후 선거운동복 해외 기부

    “한글도 알리고 자원 재활용도 하고 ...”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선거 후 선거운동복 및 선거물품을 해외에 기부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오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6·13 지방 선거 후 사용한 선거운동복 등 선거물품을 외국에 기증하는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7일 오후 6시 30분 선거사무실에서 자선단체인 ‘ (사)아름다운사람들’과 선거운동복 기부 협약식을 가졌다. 오 후보 선거대책위에 따르면 선거운동복은 선거법과 인쇄된 기호, 후보자 이름 등을 제거해야 하는 비용 등의 제약이 따라 고물상 등 재활용 수거 업체에서 수거, 폐기처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후보 측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아름다운 기부문화 정착과 자원재활용의 목적으로 선거운동복 해외 무상 기부 캠페인에 나서기로 했다. 해외기증은 기부문화 정착과 자원 재활용은 물론 한글을 알리는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선거운동복(야구모자포함 )은 한벌당 가격이 3만~4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 후보 측은 400여명의 선거운동원이 이 옷을 입고 활동하고 있는데 절반정도인 200여벌이 회수 될 것으로 추정했다. 수거된 옷과 모자를 깨끗하게 세탁한 뒤 기부할 예정이다. 박재호 의원은 “자원 재활용과 아름다운 기부 문화 정착을 위해 국내에서 활용이 불가능한 선거운동복을 수거해 의류 지원이 필요한 국가에 무상 기부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 후보 측은 별도의 비용을 들지도 않고, 쉬운 방법으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이번 선거운동복 기부 캠페인에 다른 후보들도 동참해 주기를 바랐다. 아름다운사람들은 해외봉사활동으로 네팔, 라오스 등지에 자선병원을 건립해 기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무료급식소 나눔의 집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문화마당] 사량도 마실/강의모 방송작가

    [문화마당] 사량도 마실/강의모 방송작가

    바다가 닿지 않는 충북에서 태어나 자랐다. 중·고교 때 수학여행으로 바다를 만났고, 생선회라는 음식은 20대에 처음 먹어 봤다. 수영도 아직 배우지 못했다. 그러니 내게 바다는 늘 막막한 거리를 두고 존재했다. 작년 11월 ‘바라봄 사진관’ 출장에 따라붙어 통영에서 2박3일을 지냈다. 현지 출신 동행의 살뜰한 안내로 오밀조밀 동네를 훑으니 눈코입이 내내 즐거웠다. 짧아서 더욱 꿈같았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며 가장 눈에 밟힌 건 가까이 떠 있는 섬들이었다. 그리고 몇 달 후, 통영에서 또 다른 촬영 일정이 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다. 더구나 사량도라는, 이름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섬에서. 이게 어디 쉽게 오는 기회인가. 우여곡절 끝에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사량도 면사무소, 행사는 ‘우리섬 배움마실, 사량도 돈지마을 한글학교 졸업식’이었다. 통영의 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이 주관하는 사업으로 6기째라 했다. 통영항에서 배를 타고 잔잔한 바다를 건너 선착장에 닿았다. 축하 플래카드가 걸린 사무실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 일곱 분이 기다리고 계셨다. 졸업 가운과 학사모를 입히고, 산뜻하게 립스틱도 발라 드리고, 한 분 한 분 졸업사진을 찍었다. 프린터도 준비해 거친 주름살 살짝 숨긴 사진을 바로 뽑아 액자에 담아 드렸다. ‘내 평생에 이런 옷을 입고 사진을 찍게 될 줄이야’ 하시는 할머니의 함박웃음이 꽃처럼 예뻤다. 영정사진으로 써야겠다는 할머니를 꼭 안아 보았다. 더운 날씨에도 따뜻한 품이 참 좋았다. 통로 한쪽에선 전시회가 열렸다. 3년 동안 어렵게 공부한 과정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가나다라로 시작해 받아쓰기를 하고, 한문 이름과 숫자 셈을 연습한 공책들, 일기와 편지와 시 작품까지 오랜 노력의 과정들이었다. 박막례 어르신은 ‘무겁고 힘든 호미보다 내 서러움 그려 주는 연필 잡는 게 백 번 만 번 좋았다’고 일기에 적었다. 행복에 겨운 글씨가 춤을 추는 듯했다. 신덕선 어르신은 ‘고마운 당신’이라는 제목으로 남편에게 편지를 썼다. ‘상호 아부지께/나 당신 마누라요./당신 덕분에 내 이름 석 자도 쓰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글자도 더듬거리며 읽기도 하요./말을 안 해서 그렇지 상호 아부지께 많이 고마워하요./내가 글 배운다고 할 때 다른 사람은 흉보는데/아픈 나를 니야까(리어카)에 태워 바래다주고 너무 욕보요./나 한 자 한 자 열심히 할게요./우리 오래오래 삽시다. 사랑하요./애미는(애먹이는) 할머니’ 욕보는 남편, 애먹이는 아내의 이런 사랑이라니…. 짧은 편지 한 장이 곧 영화 한 편이었다. 박종이 어르신은 ‘밭에 올라’라는 시를 지었다. 소리 내어 읽어 보았다. ‘밭에 올라 누렁이 밥 주고/ 깨밭 약치고/ 집에 와서 빨래하고/ 내 인생 칠십 다 갔네.’ 살아 보니 뭔 긴 말이 필요하던가. 그리 고단했던 생도 단 네 줄이면 족한 것을. 바쇼의 하이쿠가 무색했다. 울컥 눈물이 났다. ‘노인 한 명이 죽는 것은 도서관이 하나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아프리카 격언이 있다. 사량도 돈지마을에서 평생 살아온 할머니들의 글이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노트를 뒤적이며 어르신들의 글을 모두 사진에 담았다. 앞으론 생각이 잘 안 풀릴 때 책들을 뒤적이는 대신 할머니의 사랑과 인생을 펼쳐 보리라. 행사를 마무리하며 다음 7기 계획을 물었다. 예산이 없어 미정이라 했다. 슬픈 답이긴 했으나 내일 일을 지금 알 순 없으니 순조롭게 풀릴 거라 믿기로 한다. 멀고도 가까운 또 다른 섬으로 마실가는 그날을 그리면서.
  • ‘라디오쇼’ 정재환 “방송과 멀어진 이유?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라디오쇼’ 정재환 “방송과 멀어진 이유?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개그맨에서 교수가 된 정재환의 근황이 공개돼 화제다. 정재환은 4일 오전 방송된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정재환은 지난 1983년 MBC ‘영11’으로 데뷔해 개그맨으로 활동했다. 이후 ‘웃으면 좋아요’, ‘코미디전망대’ 등에 출연했다. 이후에는 SBS ‘백만불 미스터리’, EBS1 ‘얼쑤! 한국어쇼’ YTN ‘재미있는 낱말풀이’ 등에서 진행을 맡았다. 지난 2000년부터 성균관대에서 사학 공부를 시작한 정재환은 사학 박사 과정을 밟은 뒤 현재 성균관대 초빙 교수로 있다. 이날 DJ 박명수는 정재환에게 “어느 순간 방송계를 떠났는데, 개그맨을 하다가 교수가 된 이유가 있냐”고 물었다. 이에 정재환은 “방송을 열심히 하다가 공부를 하고 싶어서 성균관대학교 사학과에 들어갔다. 국어, 한글의 역사를 공부하고 싶었다. 석사와 박사 때 계속 연구를 했고, 그렇게 공부를 하다보니 개그계와 멀어졌다. ‘나 방송 안 할 거야’ 그런 생각은 한 적 없다”고 답했다. 박명수가 “지금이라도 방송 많이 들어오면 할 거냐”고 묻자 정재환은 “할 것”이라고 답하며 웃었다. 사진=KBS 쿨MF ‘박명수의 라디오쇼’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응교 교수-작가의 탄생] 더 낮은 곳으로… 순례하는 여행자, ‘손’보다 ‘발’로 먼저 쓴 서울 이야기

    [김응교 교수-작가의 탄생] 더 낮은 곳으로… 순례하는 여행자, ‘손’보다 ‘발’로 먼저 쓴 서울 이야기

    정말 칠십대 노인일까. 너무 젊게 보이는 그가 다가왔다. 낮게 웃는 편한 얼굴을 대하자 190㎝ 정도의 큰 키가 주는 위압감은 금세 사라졌다. 2013년 10월 12일, 동국대 정각원에서 그와 대담하기로 한 날이었다.“김 선생 작품 중 영어로 출판된 책이 있어요? 읽고 싶어요.” 만나자마자 상대의 책을 읽고 싶다고 묻는 외국 작가는 처음이었다. 후에 알았는데 그는 만나기로 한 작가가 있으면, 되도록 그의 작품을 읽고 만난다고 한다. 상대의 책을 읽고 만나려는 예의를 느낄 수 있었다. 이날 몇 가지 질문을 했는데 모두 겸손하게 받아줬다. ●“서울은 아름답게 반짝이는 깨진 유리 간직”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78)는 1940년에 프랑스 니스에서 영국계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소개할 때 그는 프랑스혁명 때 공포정치를 피해 모리셔스 섬에 정착한 이민자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말하곤 한다. 태어나자마자 독일군이 점령한 프랑스에서 빈궁한 생활을 경험했고, 어린 시절을 아프리카에서 지냈던 체험은 그의 소설 곳곳에 나온다. 오랫동안, 나는 어머니가 흑인이기를 꿈꿔 왔다. 아프리카에서 이 나라, 이 도시로 돌아왔을 때, 나는 아무도 알지 못했고, 이방인이 되어 있었다. 그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난 어떤 이야기를, 어떤 과거를 혼자 지어냈던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가 은퇴할 나이가 되어 우리와 함께 살기 위해 프랑스로 돌아왔을 때, 나는 아프리카인은 바로 그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나는 과거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이해해 봐야만 했다. 그리고 그 추억을 담아 이 작은 책을 썼다. (르 클레지오, ‘아프리카인’, 문학동네, 2005, 7~8쪽) 1960년 젊은 시절, 알제리 민족해방운동에 대항하는 프랑스군에 참전해야 할지 고민하기도 했다는 그는 태국에서 지내며 유교, 도교, 불교적 가치를 익히기도 했다. 그는 늘 순례하는 여행자였다. 그의 노마드적 삶은 고독한 구도자의 순례길이었다. 그가 살아온 이력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한 인물이 성숙해 가는 과정을 보여 준다. 이런 과정을 거쳐 소외된 사람들, 제3세계의 시각에서 그는 글을 써 왔다. 단순한 이국인의 눈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소설 속에 들어가 그늘진 등장인물의 말을 대신해 주려고 한다. 작중인물에 작가가 거의 빙의(憑依)된 상태라고나 할까. 어릴 때 아버지가 보는 잡지에서 한국전쟁 사진을 처음 봤던 그는 2001년에 한국을 방문하고 독학으로 한글을 공부한다. 2007년부터 1년간 이화여대 석좌교수를 지내며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긴다. “김소월 시 ‘진달래꽃’, 윤동주 시 ‘별헤는 밤’, 황석영 소설 ‘삼포 가는 길’, 이청준 소설 ‘예언자’를 좋아합니다.” 그가 좋아하는 한국문학 작품도 대부분 여행이나 디아스포라의 여정을 담은 작품들이다. 지난해에 낸 중편소설 ‘빛나’를 읽으면 그가 서울을 샅샅이 몸으로 체험하며 썼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지하철에서는 유리창에 비친 사람들 모습을 볼 수 있지만 그 영상은 흐릿하기 일쑤다. 게다가 내가 관찰하고 있다는 사실도 금방 들킨다. 모든 사람이 유리창을 향해 있기에, 그들에게도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이 잘 보인다. 그런 면에서 버스가 훨씬 쉽고 편하다. 낮에는 창문으로 거리의 사람들을 마음껏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르 클레지오, ‘빛나’, 서울셀렉션, 2017, 14쪽) 그는 손으로 쓰기 전에 발로 쓴다. 몸으로 세포로 체험해 보고 쓴 글이다. 이 소설에는 어떤 길이 있을까. “흥미로운 서울을 저는 ‘깨진 거울’로 생각합니다. 전체보다는 깨진 조각으로 빛나고 있는 유리 같아요. 그래서 서울은 다양한 인상을 줘요. 판타지가 넘치고, 다양한 상상력이나 감성이 충만합니다. 아름답게 반짝이는 깨진 유리를 서울은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에는 깨진 유리처럼 조각조각 이야기들이 나온다. 주인공 ‘빛나’는 전신이 마비된 다른 여성에게 서울에서 본 다섯 가지 이야기를 해 준다. 이야기들은 전혀 관계가 없으면서도 각기 나름의 빛을 반사한다. 처음엔 집중해서 읽기가 어렵다. 너무도 어려운 퍼즐 맞추기와 비슷하다. 각각의 이야기는 서로서로 연결된다. 지하철 같은 칸에 탔던 사람들이 언젠가는 서울이라는 대도시 어디에선가 다시 만날 운명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빛나’, 190쪽)조금 맞추기 시작하면 조각난 이야기끼리 연결되면서 헤어나기 힘들 정도의 흡인력으로 독자를 빨아들인다. 첫째, 열아홉 살 주인공 ‘빛나’는 전라도에서 자라다 서울로 왔다. 반지하방에서 쥐와 고군분투하던 빛나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여인 살로메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알바를 맡는다. 고단하게 살아가는 ‘빛나’는 청년실업시대의 청년이다. ‘빛나’는 얼굴 없는 스토커를 통해 대도시의 공포를 체험하기도 한다. 딸이 둘 있는 르 클레지오는 여성을 소설 주인공으로 쓰길 좋아하는데 이 소설 역시 여성이 주인공이다. 둘째, 희귀한 병에 걸려 전신마비가 된 채 죽어가는 40대 환자 살로메와의 만남이다. 대도시 서울에 사는 몸과 마음이 병든 ‘부서진 주체’의 모습이다. 병든 그녀는 더 재밌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빛나’를 따라다니는 스토커를 고용하기도 한다. 셋째, 비둘기를 키우는 조한수씨 부부 이야기다. 38선을 넘어오던 어릴 때, 조씨 어머니는 비둘기 한 쌍을 데려왔다. 나이가 든 조씨는 비둘기에게 북녘 고향땅으로 편지 나르는 훈련을 시킨다. 북쪽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며 분단국가에서 살아가는 슬픈 실향민의 모습이다. 넷째, 미용실에 홀연히 나타난 키티라는 고양이 이야기다. 키티 목에 걸린 작은 가방에 쪽지를 넣으면서 주민들은 대화를 한다. 키티가 전해주는 신비한 이야기를 미용실 원장은 기다린다. 메신저 고양이의 역할에 어두운 동네에 작은 빛이 드리운다. 아파트에 고립된 사람들을 따뜻하게 이어 주던 키티는 어느 날 조용히 사라진다. 다섯째, 나비라는 아이돌 가수의 길이다. 교회에서 찬양하면서 행복했던 나비는 목사에게 성추행을 당한다. 아픔을 이겨내고 가수의 길을 걷던 나비는 마침내 탐욕스러운 사내의 희생양이 되어 모든 걸 빼앗기고 목숨을 끊는다. 아이돌 스타의 성공과 슬픔, 그 그늘진 뒷골목이다. 여섯째, 부모에게서 버림받는 아이와 몰래 그 아이를 키우는 간호사 이야기다. 보육원에서 양부모를 기다리는 아기들과 달리 자란 나오미는 성장하면서 이상한 능력을 보인다. 일반인에게는 보이지 않는 영혼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젊은이, 영혼이 병든 환자들, 분단으로 고통받는 실향민, 소비사회에서 소비되는 아이돌,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 등 작가가 조명하는 여섯 가지 순례길은 외면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주변인 곁으로 다가가는 그의 관심은 제주도 해녀를 담은 소설 ‘폭풍우’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2011년 명예 제주도민이 됐다. 작가는 방배동 서래마을, 신촌, 당산동, 오류동 등 서울 곳곳을 조명한다. “서울에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살아요. 다채로운 이야기와 신화가 창조되는 서울은 ‘다층성’이 두드러지는 공간이지요. 풍부한 상상이 가능한 공간입니다. ”서울의 다층성을 강조하는 그의 말대로, 이 작품에는 다양한 계층의 인물이 등장한다. 대도시의 풍광, 분단 문제, 종교 문제, 대중문화의 문제 등 다양한 주제들이 녹아 있다. 상황 설정이나 섬세한 묘사가 자연스러워 읽다가, 가끔 한국인이 쓴 소설로 착각하기도 했다. 그의 소설은 절망에 빠지지 않는다. ‘황금물고기’ ‘라가’ ‘빛나’에는 비극적인 운명에 견디며 맞서는 인물들이 나온다. 이 모든 이야기를 나누던 살로메가 세상을 등지고 ‘빛나’는 단독자로서 살아갈 것을 다짐하면서 소설은 끝난다. 강남에는 비가 내리고, 인천 쪽에는 태양이 빛난다. 비를 뚫고 북한산이 북쪽에서 거인처럼 떠오른다. 이 도시에서 나는 혼자다. 내 삶은 이제부터 시작될 것이다. (‘빛나’, 237쪽) ‘빛나’라는 이름은 ‘빛나다’에서 만든 이름이다. 화려한 도시 이면에 울적한 어둠을 담아낸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빛나’라는 제목처럼 빛나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상처받은 사람들 곁으로 처음 만났던 6년 전 그날, 그는 넘어져 팔을 크게 다쳐 병원에 들러 일곱 바늘을 꿰매고 왔다. 오랜 강연과 대담을 마치고 사람들이 그 곁으로 와서 사진 찍으려 했다. 붕대를 감은 오른손 대신 왼손으로 계속 사인해줬다. 사진 찍기를 바라는 분들을 외면치 않고 나직하게 웃으며 받아주셨다. 사진 찍다가 옆에 앉은 나에게 또 “김 선생의 비평이든 작품을 읽고 싶다”고 또 말했다. 나는 선생님 귀에 가까이 대고 소곤대듯 말씀드렸다. “선생님 저는 수준이 낮은 작가예요.” 그러자 그는 갑자기 내 오른쪽 어깨에 손을 올렸다. 힘내라는 뜻일까. 그 미소와 큰 손길이 고마웠다.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 가다가 광화문에서 시위대를 만났다. 그는 저 시위는 어떤 목적으로 하는 것인지 세세히 물었다. 그날, 왜 그가 모리셔스 섬을 점령한 영국을 부당하게 생각하여 아버지의 모국어인 영어가 아닌 프랑스어를 ‘작가 언어’로 택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날, “이민자들은 사회를 위협하는 적이 아니라 문화를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존재”라고 했던 그의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촛불혁명을 세계사의 중요한 순간으로 평가하는 르 클레지오는 소설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모든 사람, 특히 낮고 상처받은 사람들 곁으로 다가가는 문사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유엔군-공산군 측 정전협상 본회담 159차례, 국지전·포로 송환 등 대립… 2년여 만에 타결

    한국 대표 당시 협정서 서명 안 해 평화협정 당사자 문제 계속 야기 6·25 전쟁의 정전협상은 전쟁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1951년 7월 개성에서 시작됐다. 전쟁이 유엔군과 중공군의 개입으로 국제전으로 번진 뒤 전선이 고착화하며 지구전 양상으로 접어든 때였다. 정전협상에선 군사분계선의 설정과 포로 송환 방식 등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159회의 본회담과 765회의 각종 회담을 거쳤고 협상이 여러 차례 중단되기도 했다. 유엔군 측은 당시 양측 군이 대치한 접촉선을 분계선으로, 공산군 측은 북위 38선을 분계선으로 고집했다. 결국 유엔군 안이 받아들여졌지만 지금의 분계선이 확정되기까지 양측은 국지전 형태의 고지 쟁탈전을 벌여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양측은 반공 포로의 송환 문제를 놓고도 대립했다. 1952년 이 문제로 무기한 휴회로 들어간 협상은 1953년 소련의 스탈린이 사망하자 그해 4월 재개됐다. 두 달 뒤 정전협정에 반대하며 북진통일을 주장하던 이승만 대통령이 2만 7000명의 반공 포로를 미국과 합의 없이 전격적으로 석방시키면서 마무리를 앞두고 있던 휴전협상이 또다시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회담 장소는 초기 개성에서 1952년 지금의 판문점으로 이동했다. 결국 협상을 시작한 지 2년여 만인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됐고 이날 오후 10시를 기준으로 3년 넘게 이어졌던 6·25 전쟁이 중단됐다. 정전협정서에는 유엔군 수석대표 해리슨 중장과 공산군 측 대표 남일,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 김일성 북한군 총사령관, 펑더화이 중공군 총사령관이 서명했다. 대한민국 대표는 정전협정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대한민국이 최후까지 휴전에 반대한다는 의미에서 거부했다는 해석과 대한민국 군대가 유엔군에 이미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엇갈린다. 한국이 정전협정에서 빠진 사실은 이후 평화협정의 당사자 문제를 계속 야기했다. 협정은 한글·영문·한문으로 작성됐고 내용은 서언과 전문 5조 63항, 부록 11조 26항으로 이뤄졌다. 서언은 협정의 체결 목적·성격·적용, 1조는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DMZ), 2조는 정화(停火) 및 정전의 구체적 조치, 3조는 전쟁 포로에 관한 조치, 4조는 쌍방 관계 정부들에 대한 건의, 5조는 부칙, 부록은 중립국 송환위원회 직권의 범위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이 협정에 따라 남북은 휴전 상태에 들어갔고, 남북한 사이에는 비무장지대와 군사분계선이 설치됐다. 또 국제연합군과 공산군 장교로 구성되는 군사정전위원회 본부가 판문점에 설치되고, 스위스·스웨덴·체코슬로바키아·폴란드로 구성된 중립국감시위원단이 설치됐다. 그러나 1991년 3월 한국군 장성이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로 임명되고, 이듬해 4월과 12월에 북한과 중국이 각각 군사정전위원회에서 철수하면서 협정 조항은 거의 유명무실해졌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그대, 겨레의 별이 되었고야! - 서울국립현충원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그대, 겨레의 별이 되었고야! - 서울국립현충원

    “여기는 민족의 얼이 서린 곳/조국과 함께 영원히 가는 이들/해와 달이 이 언덕을 보호하리라” <현충원 현충탑 글귀 중에서> 서울특별시 동작구 현충로 210. 동작동이다. 지명 하나만으로도 마음 한 켠이 차분해진다. 바로 서울 국립현충원이 자리 잡은 곳이다. 매년 해가 바뀌고 달이 지날수록 현충원 묘역 주변의 녹음은 푸르러지고 햇살 내음도 6월을 맞아 더욱 더 향긋하다. 6월의 현충원 풍경은 역설적이게도 살아 있다. 고사리보다 더 고운 손길로 할아버지 이름 크게 새겨진 비석 주변을 맴도는 아이들, 눈물마저 말라버려 야윈 손길로 하염없이 빈 손짓으로 아들의 묘역을 어루만지는 늙은 모성과 아버지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한 채 늙어버린 쉰 살 훌쩍 넘은 아들의 경건함이 가득 한 곳. 서울국립현충원이다. 서울국립현충원은 1954년 3월 1일 묘역 정비 공사를 착공한 이래 3년에 걸쳐 묘역 238.017㎡을 조성하고, 그 후 연차적으로 1968년 말까지 광장 99.174㎡, 임야 912.400㎡ 및 공원행정지역 178.513㎡을 조성하였다. 말 그대로 서울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한 최대 수준의 공공 묘역이자, 시민 추모 공원이다. 현재 이곳에는 군인이나 경찰 신분의 순국 전몰장병을 비롯하여 국가원수, 애국지사, 순국 선열 뿐만 아니라 국가의 발전을 위해 명예로운 일들을 한 사람들 또한 기리고 있다. 이에 2013년에는 서울의 근ㆍ현대 유산 가운데 미래 세대에게 전달할 가치가 있는 유ㆍ무형의 유산에 대해 서울시가 현황 조사를 실시한 후 ‘서울 미래유산’으로 등재된 곳이기도 하다. 우선 현충원의 주요 묘역 및 시설물을 살펴보자면, 1985년 묘역이 만장됨에 따라 서울에 고인을 모시기를 희망하는 유족들을 위해 3층 건물, 연건평 4,791.6㎡ 규모의 충혼당이 있다. 또한 현충탑 내부에는 높이 4.1m 의 구조로 된 무영용사 봉안실이 있으며, 하루 2회(14시, 16시) 합동봉안식을 거행하는 봉안식장이 있다. 또한 묘역은 크게 국가원수 묘역, 임시정부요인묘역, 애국지사묘역, 무후선열제단, 국가유공자묘역, 장군묘역, 장병묘역, 경찰묘역, 외국인묘역 등으로 나누어진다. 현재 서울국립현충원에는 총 179,891명의 순국선열 및 애국지사들의 유해 및 위패가 봉안 되어 있어기에 규모면에서는 일반인들의 가늠을 압도할 만한 정도의 규모다. 이 외에도 서울 국립 현충원 내에는 유족들의 쉼터로도 활용하고, 국립 묘역에도 걸맞는 쾌적한 환경을 위하여 다양한 편의 시설들도 마련되어 있다. 만남의 집을 비롯하여 육각정, 호국종, 공작지, 현충지 등 도심 어떤 공간에서도 만날 수 없는 수준의 안전하고 조용한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말 그대로 아는 사람만 안다는 서울 최고의 녹지 공원인 셈이다. 지금도 여전히 안장자격 논란의 대상이 되는 일부 묘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는 겨레를 위해 목숨을 바친 무명(無名)의 애국지사 및 순국선열들이었음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이 서울국립현충원이다. 6월, 동작동 나들이는 어떨까? <국립서울현충원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장소야? - 한국인이라면 시간을 내어 한 번쯤은. 2. 누구와 함께? - 가족들과 함께 3. 가는 방법은? - 4호선“동작역”하차 2, 4번 출구 / 9호선“동작(현충원)역”하차 8번 출구 - 정문·동문·통문(5개소) : 06:00 ~ 18:00 4. 감탄하는 점은? - 각종 유물을 모아놓은 유물전시관, 전직 대통령들의 유물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일반인 참배객은 드물다. 늘상 조용한 편. 6. 꼭 봐야할 장소는? - 유물전시관, 현충탑 7. 소요시간은 ? - 생각보다 훨씬 넓고, 크다. 천천히 둘러보려면 반나절은 걸린다.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snmb.mil.kr/mbshome/mbs/snmb/index.jsp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이태원 거리, 경리단 거리, 전쟁박물관, 한글박물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추모 공원으로는 최고 수준임. 서울 도심 한 가운데 유일하게 정비가 잘 된 최고의 녹지 공간이자 안전한 공간. 아이들과 한껏 다닐 수 있는 서울 시내 몇 안 되는 공간임.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한문고전 2만3000여종 첫 집계… 번역·DB화로 숨은 작품 찾는다

    한문고전 2만3000여종 첫 집계… 번역·DB화로 숨은 작품 찾는다

    우리 조상들이 한문으로 남긴 문헌이 모두 2만 3000여종, 5만 9000여권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문 고전의 전체 규모가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중요 자료의 번역, 해제, 자료화(DB)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관련 연구도 전기를 맞게 됐다.교육부 산하 기관인 한국고전번역원(고전번역원) 신승운 원장은 3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100여곳에 이르는 정부 기관과 도서관, 외국 소장처 등이 보유한 한문 고전의 낱자료 정보 43만여건을 우선 정리한 결과 모두 2만 3000여종으로 집계됐다”면서 “중요 문헌을 올해 말까지 추린 뒤 번역하거나 자료화하는 ‘한국고전총간’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라 말부터 조선까지 현존하는 한문 고전은 전체 문헌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글 창제 이후에도 대부분 한문으로 글을 썼기 때문이다. 한문 고전은 글의 주제에 따라 경부(經部), 사부(史部), 자부(子部), 집부(集部)로 나뉜다. ‘경부’는 유가의 경전을 뜻하는 경학과 관련한 글, ‘사부’는 역사, ‘집부’는 문학 작품을 일컫는다. ‘자부’는 유가 이외의 제자백가 사상 연구나 법학, 기술, 과학 등 나머지를 총칭한다. 번역은 주로 집부에 집중됐다. 앞서 고전번역원 전신인 민족문화추진회는 1909년 이전 개인이 쓴 문집을 가리키는 ‘별집’ 5000여종을 조사하고, 이 가운데 중요 문집 1259종을 선별해 1986년부터 2012년까지 500권의 단행본으로 편찬했다.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와 같은 국가 기록 문헌을 비롯해 ‘한국경학자료집성’, ‘법제자료총서’, ‘한국과학기술사자료대계’와 같은 자료 정리 사업도 있었다. 고전번역원과 국립중앙도서관,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등에서도 소장 자료를 일부 정리했다. 그러나 일부 고전만 번역됐을 뿐 그동안 한문 고전이 얼마나 있는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전체 규모는 알 수 없었다. 양이 워낙 많은 데다 각종 정부 기관과 도서관, 외국, 개인 등에게 흩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황의 퇴계집은 18세기 판본과 19세기 판본이 있으며 내용이 다른 데도 소장 기관마다 개별 종으로 치는 등 주먹구구로 관리하기도 했다. 고전번역원은 ‘한국고전총간 편찬사업’에 따라 올해 말까지 한문 고전 전체 목록을 만들고 2000~3000종을 확정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번역, 해제 작업 등을 벌인다. 김재훈 고전번역원 원전정리실장은 “소장 기관별로 정리 사업을 하다 보니 작업이 체계적으로 수행되지 못한 사례가 다소 있었다”면서 “차후 상세한 조사를 거치면 2만 3000여종의 규모가 다소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앞서 한국문집총간 작업을 비춰 볼 때 정리 작업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 원장은 “전체 번역 작업은 적어도 30년 이상이 예상된다”며 “이 과정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고전이 새로이 주목받는 등 연구도 활력을 띨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인사]

    ■행정안전부 ◇부이사관 승진△행정한류담당관 김헌준△운영지원과장 안정태△지역공동체과장 윤동욱△지역균형발전과장 박천수△상황총괄담당관 김영훈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 언어정보과장 이승재△국립민속국악원장 왕기석△국립한글박물관 연구교육과장 김선철 ■한국광해관리공단 △경영지원처장 강철준△충청지사장 직무대행 박성빈
  • “온 몸에 털 나고 이마에 뿔 돋아” 파격의 시조시인 오현 스님 입적

    “온 몸에 털 나고 이마에 뿔 돋아” 파격의 시조시인 오현 스님 입적

    “천방지축(天方地軸) 기고만장(氣高萬丈)/허장성세(虛張聲勢)로 살다보니/온 몸에 털이 나고/이마에 뿔이 돋는구나/억!” 조계종 원로의원이자 한국 불교의 선맥이 태동한 설악산 자락의 신흥사 조실인 설악무산대종사 오현 스님이 지난 26일 신흥사에서 신비로운 열반송을 남기고 입적했다. 세수 87세. 승납 60세.오현 스님은 1932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1939년 출가했다. 무산대종사인 스님의 속명이자 필명이 조오현이다. 스님이 입적 전 남긴 마지막 언어는 바로 시(詩)였다. 평소 틀에 갇히지 않는 파격적인 법문과 선시(禪詩)를 잘 짓던 스님의 모습이 열반송에서도 오묘하게 전해진다. 1968년 등단한 오현 스님은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시조시인이자 한글 선시의 개척자로 꼽힌다. 시조집 ‘심우도’, ‘아득한 성자’, ‘적멸을 위하여’ 등을 펴냈고, 가람시조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현대시조문학상, 고산문학대상 등을 수상하며 해외에도 작품이 알려졌다. 불교신문 주필을 지낸 스님은 1998년 만해사상실천선양회를 설립한 데 이어 만해대상과 만해축전을 시작했다. 종단 최고 법계인 대종사를 품수하며 최고 원로로 후학을 지도해 왔다. 스님은 2012년 신흥사 동안거(冬安居) 해제 법회에서 “나는 여든까지 살았지만 아직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건지 잘 모른다”며 “그것을 알기 위해 참선이라는 이름으로 수행하고 안거하는 것 아니냐. 콧구멍만 한 방에 들어앉아서 구멍으로 들어오는 밥을 먹으며 3개월 동안 징역살이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오현 스님과의 인연을 거론하며 “스님의 입적 소식에 아뿔싸! 탄식이 절로 나왔다”고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제야 털어놓자면 스님께선 서울 나들이 때 저를 한번씩 불러 막걸리잔을 건네주시기도 하고 시자 몰래 슬쩍슬쩍 주머니에 용돈을 찔러주시기도 했다. 물론 묵직한 ‘화두’도 하나씩 주셨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언제 청와대 구경도 시켜드리고, 이제는 제가 막걸리도 드리고 용돈도 한번 드려야지 했는데 그럴 수가 없게 됐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오현 스님의 빈소는 신흥사이고, 장례는 조계종 원로회의장으로 엄수된다. 영결식과 다비식은 오는 30일 오전 10시 신흥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기고] 국민이 법령을 쉽게 이해하는 날까지/김외숙 법제처장

    [기고] 국민이 법령을 쉽게 이해하는 날까지/김외숙 법제처장

    ‘나랏말싸미 듕귁(中國)에 달아’로 시작하는 훈민정음 서문은 한글을 창제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배경으로 사용돼 큰 화제가 됐다. 훈민정음 서문에서 설명하는 한글 창제 이유는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뜻을 쉽게 펼치고, 편안하게 글을 쓰도록 하기 위함이다. 훈민정음이 반포되기 전에도 세종대왕은 “법률을 알아야 죄의 경중을 알게 되거늘 백성들이 법을 다 알게 할 수는 없지만 큰 죄의 조항만이라도 이두로 번역해 범죄를 피할 줄 알게 하라”고 신하들에게 지시해 백성들이 법을 알 수 있도록 애를 쓰셨다. 훈민정음이 반포된 지 572년이 지난 오늘날 ‘과연 우리 국민들은 법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그 누구도 확답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랜 기간 동안 우리의 법령은 어려운 용어와 길고 복잡한 문장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웠고, 일상 언어생활과 거리가 멀었다. 국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법을 전공하는 사람들도 법령을 읽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법제처는 지난 10여년 동안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을 통해 국민이 이해하기 쉽게 법령이 쓰여 있는지를 검토하고 고치는 작업을 해 왔다. 한자 법률은 한글로 표기를 바꿨다. 어려운 한자어와 일본식 한자어는 쉬운 우리말이나 익숙한 한자어로 교체했다. ‘사력(砂礫)의 채취’는 ‘자갈의 채취’로, ‘안검’(眼瞼)은 ‘눈꺼풀’로 바꿨다. 이런 노력으로 1100여건의 법률과 3300여건의 하위 법령이 좀더 쉽게 바뀌었다. 민법과 형법 등 국민이 가장 자주 접하면서 법체계의 기본이 되는 법을 새로 쓰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법제처는 민법 등을 알기 쉽게 풀어 쓴 정비안을 법무부에 보내 개정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민법상 ‘상대방(相對方)과 통정(通情)한 허위(虛僞)의 의사표시(意思表示)’가 ‘상대방과 짜고 거짓으로 한 의사표시’로, ‘몽리자’(蒙利者)가 ‘이용자’로 바뀐다면 국민들은 법령이 쉽게 바뀌고 있다고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민들은 법이 멀고 어렵게만 느껴진다고 한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2.5%가 법령이 어렵고 이해하기 곤란했다고 한다. 공무원의 72.6%, 법률 관련 종사자의 54.7%도 전문용어, 외국어 또는 어려운 한자어 등이 법령의 이해를 어렵게 만든다고 답했다. 한 해 평균 2000여건의 법령이 개정되고 100여건의 새로운 법령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산업, 융합기술 등 그 분야 전문가에게는 익숙하지만 국민들에게는 생소한 전문용어와 외국어가 법령에 들어오고 있다. 이에 법제처는 올해부터 법령이 새로 만들어지거나 개정될 때 입법 절차의 초기 단계부터 관계 부처와 협의해 어려운 용어가 법령에 들어올 수 없도록 차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법령에 대해서는 내년까지 모든 법령을 단계적으로 검토해 정비할 계획이다. 법제처와 관계 부처가 의지를 갖고 머리를 맞대 노력해야만 대한민국 법령이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날이 올 것이다.
  • 부산 유명 ‘맛집’ 맞나 쥐 똥 행주에 쓰레기옹서 해동

    부산 유명 ‘맛집’ 맞나 쥐 똥 행주에 쓰레기옹서 해동

    ‘쥐똥이 잔뜩 묻은 행주, 쓰레기통에서 주꾸미 해동….‘ 국내외 관광객에게 ‘맛집’으로 이름난 부산관광특구의 일부 유명 음식점들이 조리시설 위생불량, 유통기한 지난 식품 보관, 원산지 허위표시 등으로 무더기 적발됐다. 적발된 업체들은 TV 프로그램에 소개돼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높은 맛집이 많았다. 부산 관광경찰대는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조사팀과 함께 부산 해운대구와 중구 등 지역 관광특구 내 맛집 35곳을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6일까지 합동 점검해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25개 업소를 적발했다고 24일 밝혔다. 해운대구 A 갈비 업주 B모(58)씨 등 23개 업소 대표를 식품위생법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위생상태가 불량한 중구 C 중식당 등 2곳은 담당 구청에 행정 조치토록 통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통기한이 2년 지난 식용유를 사용하는 등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보관하다가 적발된 곳은 12곳, 중국산 고춧가루를 국내산으로 둔갑시키는 등 원산지를 허위 표시한 곳은 5곳이었다. 유통기한 표시 등 한글 표시사항이 미기재된 식재료를 생산하거나 이들 업체로부터 식재료를 공급받아 쓴 곳도 3곳으로 조사됐다. 냉동식품을 상온에서 보관하는 등 식재료 유통기준을 위반한 업소도 5곳으로 확인됐다. A 갈비집은 냉동보관해야 하는 감자 사리를 냉장보관했다가 적발됐다. D 한정식당 등 일부 업소는 기름때가 낀 환풍기 바로 밑에서 음식을 조리하거나 음식물 쓰레기통 옆에 개봉된 당면을 방지해 놨다. E 중식당은 주방에서 쥐똥이 잔뜩 묻은 행주가 발견됐고, F 식당에서는 쓰레기통에서 주꾸미를 해동하다 단속에 걸렸다. 경찰은 이 갈비집을 비롯해 일본인 관광객에게 유명한 한정식집, 고급 호텔의 레스토랑에서도 위반사항이 적발됐으며 이들 식당은 일본 골든위크(4월 28일~5월 6일) 기간 일본 관광객들이 맛집 투어를 하러 올 만큼 유명한 곳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윤영희 관광경찰대장은 “여름 휴가철 등 관광성수기를 앞두고 많은 관광객들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맛집 음식점에 대해 지속적인 점검과 단속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부산 유명 맛집 행주에 쥐똥…쓰레기통에 주꾸미 해동까지

    부산 유명 맛집 행주에 쥐똥…쓰레기통에 주꾸미 해동까지

    ‘맛집’으로 소문난 부산 유명 음식점들이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보관하거나,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하고 위생상태가 엉망인 주방에서 조리하다가 무더기로 덜미를 잡혔다. 일부 식당에서는 쥐똥이 잔뜩 묻은 행주가 발견됐고 쓰레기통에서 주꾸미를 해동시키는 모습도 포착됐다. 부산지방경찰청 관광경찰대는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조사팀과 지역 관광특구 내 유명 맛집을 대상으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모두 25개 업소를 적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유통기한이 2년 지난 식용유를 사용하는 등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보관하다가 적발된 곳이 12곳이라고 밝혔다. 중국산 식재료를 국내산으로 허위표시하는 등 원산지를 허위표시한 곳은 5곳이 적발됐다. 유통기한 표시 등 한글 표시사항이 미기재된 식재료를 생산하거나 이런 식재룔 공급받아 쓴 곳도 3곳으로 조사됐다. 냉동식품을 상온에서 보관하는 등 식재료 유통기준을 위반한 업소도 5곳으로 확인됐다. 적발된 업체들은 유명 TV 프로그램에 소개돼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높은 ‘맛집’이 대다수였다. 위생상태가 불량한 업소도 적발됐다. 기름때가 낀 환풍기 바로 밑에서 음식을 조리하거나 음식물 쓰레기통 옆에 개봉된 당면이 방치된 곳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쥐똥이 잔뜩 묻어있는 행주와 쓰레기통에서 주꾸미를 해동 중인 모습도 단속팀 카메라에 모두 포착됐다. 경찰은 “유명 ‘맛집’의 주방 시설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웠다”면서 “적발된 25곳 중 23곳에 대해서는 업주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위생 불량 업소에 대해서는 담당 기관에 행정통보 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힘들었지?”… 다문화 엄마에게 손 내민 ‘큰엄마 선생님’

    “힘들었지?”… 다문화 엄마에게 손 내민 ‘큰엄마 선생님’

    “다문화 가정에 방문해 부모를 상담할 땐 길게 말 안 해요. 그냥 손잡고 ‘엄마, 너무 힘들었지? 얼마나 힘들었겠어’라고 하면 펑펑 울고, 많은 문제가 해결되죠.”36년차 베테랑인 전영숙(58·여) 경북 왜관초 교사는 칠곡군 지역 830여 다문화 가정의 ‘큰엄마’로 통한다. 각 가정에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달려가서 해결해 주는 현장 반장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전 교사는 지난해까지 7년간 왜관 중앙초에서 근무하며 전교생(400명) 중 30명 남짓 되는 다문화·외국인 학생들을 담당했다. 베트남, 중국에서 온 어머니를 둔 아이부터 내전으로 폐허가 된 시리아나 우간다 난민 자녀까지 출신국이 다양했다. 전씨의 눈에는 모두 귀엽고, 잠재력이 큰 제자들이었다. 다만 우리말에 서툴러 수업을 제대로 못 따라오는 게 안타까웠다. 다문화 가정은 이혼율이 높아 자녀를 혼자 키우는 이주 여성들이 많다 보니 아이들이 집에 가도 우리말로 대화할 상대가 없었다. 전 교사는 “다문화·외국인 학생 중 70%가 학업부진 아동이었다”면서 “국어가 안 되면 수학, 사회 등 다른 과목도 제대로 진도를 따라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 교사는 다문화 학생들을 따로 가르치는 공부방인 ‘다솜이 사랑방’ 운영을 맡아 기초 학력 수준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게 한글 공부 등을 시켰다. 또 한국장학재단의 대학생 멘토링제를 활용해 방학 때 아이들이 1대1 지도를 받도록 도왔다.전 교사는 다문화 가정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오지랖이 넓다. 학생뿐 아니라 부모 교육도 챙긴다. 누가 시킨 건 아니다. ‘부모의 심리 상태가 안정적이지 못하면 아이도 건강하게 자라기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베트남 출신 결혼 이주 여성이 손맛이 남다른 점을 눈여겨봤다가 평소 알던 베트남 쌀국수집에 취업시켜 주기도 했다. 또 공부 욕심이 있는 이주 여성에게 수학을 가르쳐 줘 방송통신고에 진학하도록 도왔다. 전기 요금 등 공과금 내는 법, 주택 부금 넣는 법 등 다문화 가정 부모가 생활 속에서 부딪치는 소소한 어려움도 곧잘 해결해 준다. 스트레스 해소를 돕기 위해 노래교실도 직접 운영했다. 이주 여성들은 그런 전 교사를 “친정 엄마”라고 부른다. 전 교사는 “다문화 가정 부모나 아이들도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배려심을 가지고 조언해야 한다”면서 “이들은 대부분 이중 언어를 할 수 있어서 한국과 다른 나라 간 가교 역할을 할 미래 인재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전 교사는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23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리는 ‘제7회 대한민국 스승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는다. 전 교사 외에도 김인묵 샘모루초 교사 등 9명이 특수·초등·중등·대학교육 부문 수상자로 각각 선정됐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현장에서 헌신하는 모든 선생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스승을 존경하는 풍토를 만들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고독한 미식가’ 한국 출장편, 6월 1일 방송 ‘서울 강남+용산+전주 먹방’

    ‘고독한 미식가’ 한국 출장편, 6월 1일 방송 ‘서울 강남+용산+전주 먹방’

    ‘고독한 미식가’ 한국 출장 편이 베일을 벗었다.이달 초 서울 용산구 한 갈비집에서 일본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포착돼 화제를 모았다. 마츠시게 유타카는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서 고로 역을 맡은 배우다. 당시 그가 한국 식당 앞에서 배회하는 모습을 본 네티즌은 ‘고독한 미식가’ 촬영 목격담을 SNS로 공유하며 “한국 특집으로 촬영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22일 마침내 ‘고독한 미식가’ 한국 편 방송 일정이 공개됐다. ‘고독한 미식가 시즌7’ 공식 독점 배급사인 도라마코리아 측은 이날 “한국 편이 오는 6월 1일, 8일 한일 양국에서 동시 방송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에피소드는 서울 강남과 용산, 전주 등에서 촬영 됐다“며 ”일본에서 방송이 시작되고 30분 뒤부터 한글자막 처리가 된 VOD로 동시 서비스된다. 다만 한국 출장 에피소드는 원저작권자인 TV 도쿄에서 중계하는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와의 편성이 겹치는 관계로 방송 일정, 시간 등이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배급사 측은 이날 마츠시게 유타카와 한국 성시경, 박정아가 함께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성시경, 박정아는 이번 한국 편에 깜짝 출연한다. 사진 속에는 길거리에 서서 환하게 웃고 있는 박정아와 마츠시게 유타카와 나란히 앉아있는 성시경 모습이 담겼다. 과연 한국 편에서는 어떤 내용이 그려질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고독한 미식가’는 일본에서 방영 중인 인기 드라마로, 심야시간에 방영됨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시즌 7으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드라마는 주인공 고로 상이 혼자서 맛집을 찾아 다니며 음식을 즐기고 일상에 지친 자신을 위로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진=도라마코리아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 만든 미국···트럼프·김정은 같은 눈높이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 만든 미국···트럼프·김정은 같은 눈높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북한 사이에 미묘한 ‘밀당’ 기류가 형성되는 가운데 미국 당국이 이미 기념주화까지 제작해 둔 것으로 나타났다. 백악관통신국(WHCA)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군사실(WHMO)이 제작한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를 공개했다고 뉴스위크 등이 보도했다.공개된 주화의 앞면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옆모습 흉상이 가운데에 배치됐다. 두 정상은 자국 국기를 배경으로 같은 눈높이에서 서로를 응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쪽에는 ‘대통령 도널드 J.트럼프’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최고 지도자’(Supreme Leader)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주화 위쪽 가운데에는 한글로 ‘평화회담’이 새겨졌다. 뒷면에는 백악관 전경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의 그림이 담겼다. 주화 위에는 ‘대통령의 방문’(visit of the president), 아래에는 ‘도널드 J.트럼프’라는 글이 들어갔다. 이 기념주화의 액면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백악관은 과거에도 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이 같은 주화를 제작한 바 있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과 관련해 기념주화를 만들었다고 뉴스위크는 설명했다.그러나 일부 미국 언론은 기념주화 발행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어느 때보다 민감한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회담이 성사되기도 전에 주화부터 공개됐다는 점에서다. 인터넷 매체 복스는 우선 주화의 디자인을 문제 삼았다. 복스는 북한이 적어도 12만 명을 정치범 수용소에 감금하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김정은 위원장을 ‘최고 지도자’로 지칭한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복스는 “무엇보다 북미정상회담은 아직 열리지도 않았다”며 “트럼프는 북미회담을 자신의 큰 업적으로 여기며 미리 축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로 인해 만약 북한이 기대만큼 협조적이지 않다고 하더라도 트럼프가 회담장에서 떠나거나 회담 결과를 실패라고 선언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을 붙였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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