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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진, 찾아가는 청소년 자원봉사

    서울 광진구는 지역의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청소년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구는 “여름·겨울방학에 하던 청소년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학교로 찾아가는 프로그램으로 재구성했다”고 전했다. 다음달 1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엔 구의·양진·구남초교, 양진·건대부중, 동대부여고 등 6개 학교 760여명이 참여한다. 청소년 자원봉사교육 강사단 32명이 이들 학교를 찾아 장애체험, 점자교육, 이면지노트 만들기 등을 지도한다. 구 관계자는 “눈을 가리고 흰 지팡이를 이용해 걷는 시각장애인 체험과 점자명함 만들기를 통해 시각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만든 이면지노트는 경로당 한글교실과 아동센터 등에 전달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역사교과서 시국선언 교사 230명 뒤늦게 포상

    박근혜 정부 때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자격을 갖추고도 포상받지 못했던 교원들이 뒤늦게 상을 받았다. 교육부는 15일 ‘제34회 스승의 날’ 기념식을 정부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고 우수 교원 3366명을 포상했다. 근정훈장은 다문화 학생들에게 한글 읽기와 쓰기를 지도하고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운 전영숙 경북 왜관초등학교 교사(홍조근정훈장) 등 17명이 받았다. 또 학교에서 어떤 내용을 가르쳐야 하는지 기준이 되는 ‘교육과정’의 수시 개정체계를 마련한 권영민 교육부 장학관과 지체장애에도 32년간 특수교사로 학생들을 돌본 권희자 한국선진학교 교사 등 15명은 근정포장을 받았다. 역사교과서 반대 시국선언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이전 포상에서 제외됐던 교원 230명도 포상자 명단에 올랐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초 국가인권위원회가 역사교과서 시국선언 관련자를 향후 포상 등에서 배제하지 말라고 권고했고 역사교과서국정화진상조사위원회도 같은 권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교육부는 2016년 스승의 날 포상에서 역사교과서 시국선언 참여자 300명을 제외해 논란이 일었다. 이 가운데 57명은 이듬해인 2017년 스승의 날에 포상을 받았고 13명은 퇴직교원 포상 등을 받았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전종서, 출국길 태도 논란→칸 영화제 인터뷰 불참..뜨거운 ‘버닝’

    전종서, 출국길 태도 논란→칸 영화제 인터뷰 불참..뜨거운 ‘버닝’

    영화 ‘버닝’이 기대만큼이나 뜨거운 논란으로 본격 칸 입성 전부터 몸살을 앓고 있다. 주연 배우 스티븐연의 욱일기 논란에 이어 또다른 주연이자 신예 전종서의 태도 논란까지 불거졌다.‘버닝’은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으로,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유일하게 진출한 한국 영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 15일 유아인, 전종서, 이창동 감독이 칸영화제 참석을 위해 칸 현지로 떠난 가운데 인천공항에서 전종서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취재진을 발견한 전종서는 옷으로 얼굴을 가리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러한 태도가 이슈가 되자 전종서 측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종서는 단편 영화나 연극 무대 등 그 어떤 활동도 하지 않은 진짜 신인이다. 갑자기 많은 취재진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많이 당황스러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스티븐연은 욱일기 논란에 휩싸였다. 스티븐연은 지인이 SNS에 올린 욱일기를 입은 소년의 사진에 ‘좋아요’를 표시하며 욱일기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스티븐연은 사과문을 올렸지만 대중의 공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스티븐연이 한글 사과문에는 “죄송하다”는 내용을 담은 반면, 영문 사과문에는 “인터넷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쉽다”는 전혀 다른 내용을 담았기 때문. 이후 스티븐연은 “제 무지함으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2차 사과문을 올렸다. 스티븐연과 전종서는 당초 유아인, 이창동 감독과 함께 한국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논란을 의식한 듯 불참을 선언했다. 한편 ‘버닝’은 16일 오후 6시 30분(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리는 공식 상영을 통해 전 세계 영화인들 앞에 처음으로 베일을 벗는다. 17일 국내 개봉.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용산구, 해방촌 도시재생 주민공모사업 시행 협약 체결

    용산구, 해방촌 도시재생 주민공모사업 시행 협약 체결

    서울 용산구는 지난 14일 구청 대회의실에서 ‘2018년 해방촌 도시재생 주민공모사업’ 참여자들과 사업 시행에 관한 협약을 맺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해방촌 도시재생 활성화계획’ 중 주민 역량강화 지원사업의 하나다. 올해 주민공모사업 중 계속사업은 해방촌은 꿀벌학교, 함께 동행하는 아띠 아띠, 그대 그리고 나 등 3건이 선정됐다. 신규사업으로는 해방촌의 행복한 가정 만들기, 우리 마음속의 고향 등 5건이 선정됐다. 구체적으로는 해방촌에서 4년째 꿀벌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해방촌 꿀벌모임(H.BEE.C)이 올해 어린이 꿀벌학교, 꿀벌 만들기 교실, 밀원식물 심기, 꿀 수확잔치 등을 벌인다. 교육사업으로 지역 아동들을 위한 한글, 영어, 수학, 코딩 교육도 있다. 구는 지난 2월 주민공모사업을 공고했다. 3월까지 17건의 제안서를 접수, 심사를 통해 지원 대상 8건을 정했다. 사업은 11월까지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버선발로 귀인 맞이하듯… 먼 길 온 외국손님 반겨주세요”

    “버선발로 귀인 맞이하듯… 먼 길 온 외국손님 반겨주세요”

    “관광은 볼거리, 먹거리,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이 가장 기본이죠.” 서울시는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관광 진흥 정책 기조로 ‘환대’(Hospitality)를 내세운다. ‘반갑게 맞아 정성껏 후하게 대접하다’를 뜻하는 환대는 관광 분야에서는 관광객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친절과 배려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다.관광의 품질을 높이고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최고의 기제라는 설명이다. 손님을 환대하는 정신은 성경에도 등장한다. 관광, 외식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환대를 중시하고 있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환대 정책을 도입한 것은 2007년 ‘호스피탤리티 아카데미’(환대교육)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여기에 2013년 관광불편처리센터를 보강한 데 이어 2014년부터는 환대주간 행사까지 함께 운영하면서 발전시키고 있다. 시가 지난해 서울여행 불만족자 6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소통 불편(30.0%)으로 나타났다. 이어 호객행위(8.1%), 불친절(4.3%), 바가지요금(4.1%) 등이 뒤를 이어 환대 의식 정착과 확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과 맞물려 올림픽 특별환대주간을 실시한 데 이어 이달 초에도 환대주간을 운영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5일까지가 봄 환대주간이었다. 일본의 골든 위크(4월 28일~5월 6일), 중국의 노동절 연휴(4월 29일~5월 1일) 등 관광 최대 성수기를 맞아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벌인 것이다.환대주간 당시 종로구 청계광장에는 대규모 스크린과 고정식 무대가 설치되고 각종 홍보부스가 운영됐다. 수지, 트와이스 등 걸그룹 전속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무대에 올라 화장 비법을 알려주고 직접 화장도 해 주는 ‘케이뷰티 메이크업 클래스’는 10~20대 외국인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민간기업의 참여도 눈길을 끌었다. 한류 스타는 물론 한국의 뷰티, 패션, 라이프스타일 등을 중국에 소개하는 잡지인 ‘한국풍향’에서는 한글 타투 스티커를 나눠 주고 한국전통음료, 전통주 시음 이벤트를 열었다. 관광스타트업인 ‘뮤직킹’은 녹음 부스를 청계광장으로 옮겨 놨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원하는 케이팝을 직접 녹음하고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이랜드크루즈’에서는 한국유람선 탑승권 룰렛 돌리기 이벤트 등을 열었다.청계광장 이외에 명동, 남산, 홍대, 강남 코엑스 등 주요 관광객 방문지에도 환대센터가 설치됐다. 센터에서는 관광안내와 함께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사진 틀을 활용해 사진을 찍어 주는 ‘포토이벤트’, 서울 풍경이 담긴 엽서에 메시지를 작성하면 해외로 발송해 주는 ‘엽서이벤트’, 한국 전통 이미지로 캐리어 네임태그와 한국이름 작명, 환대주간 스티커 등을 제공하는 ‘선물이벤트’, 서울을 기억할 수 있는 사진을 찍어 주는 ‘서울 인생샷’ 등이 인기를 끌었다. 또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는 첫 관문인 인천공항 입국장의 대형 멀티큐브(텔레비전 수상기 따위를 정육면체로 쌓아 올린 장치)와 김포공항 관광정보센터 멀티비전(여러 개의 화면에 하나의 영상을 만들어 내거나 각기 다른 영상을 만들어 내는 장치)에 영어,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로 환영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환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찾아가는 환대교육, 지역상인·관광사업자·시민 등과 함께하는 거리 캠페인을 진행하고 관광객 불편처리센터 운영과 피해보상제도 운영한다. 대학생으로 구성된 서울 환대 서포터스 역시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통해 환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9~10월 가을에도 환대주간을 운영할 계획이다. 환대의 핵심은 외국인 관광객이 현지인으로부터 환영의 느낌을 받았는지에 달렸다. 한희섭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관광의 두 축인 중국인과 무슬림 관광객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여전히 부정적이다”면서 “시민들이 마음을 열고 외국인 관광객을 대하도록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살이] 서울이 ‘수이’라고?

    [노주석의 서울살이] 서울이 ‘수이’라고?

    얼마 전 시내 대로변에서 ‘首?食堂’(수이식당)이라고 돋보이게 표기된 간판을 목격했다. ‘서울식당’이라는 한글 상호를 한자 상호와 병기하고 있었다. 유커를 주요 고객으로 하는 업주가 홍보 효과와 매출 신장을 노리고 일석이조의 아이디어를 낸 듯했다. 기우에 그치면 좋으련만,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호칭이 또 하나 생성되는 과정처럼 여겨졌다. 이 음식점 간판에 쓰인 ‘首?’는 ‘首爾’라는 한자의 약자(간체자)이고, 중국 사람은 이를 ‘셔우얼’이라고 읽는다. 관광 편의 제공 용도였다. 문제는 한국인은 물론이고 일본, 타이완, 홍콩 등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한자문화권 사람은 이 간판을 보고 모두 ‘수이’라고 읽는다는 데 있다. 중국에서만 쓰이는 약자는 아예 알지도 못한다. ‘서울’식당을 ‘首?’식당이라고 옮긴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중국인의 서울 발음을 표기한 용어가 서울을 가리키는 한자어로 대체 사용돼서다. 한자로는 쓸 수 없는 고유어 서울의 한자가 ‘首爾’ 혹은 ‘首?’라고 오해할 수 있고, 나아가 또 다른 지명으로 굳어질 우려마저 있기 때문이다. 2005년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생각이 짧은’ 시장과 시청 공무원의 합작품이다. 서울이라는 깊고 오래된 도시의 지명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무시한 채 ‘억지춘향’식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중국에 앞으로 ‘서울’을 ‘수이’로 표기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서울시가 만든 이 용어는 서울의 공공 영역에 먼저 안착했다. 서울시내 도로 표지판이나 지하철역 안내판, 홍보자료에 버젓이 등장했다. 서울역은 ‘首?驛’, 서울교육대학교는 ‘首爾敎育大學校’식이다. 급기야 민간이 얼빠진 공공 영역을 따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중국은 14세기부터 서울을 한성(漢城)이라고 쓰고, ‘한청’이라고 읽었다. 조선의 수도 명칭이 한성이어서다. 그러나 600년도 더 지나 갑자기 ‘한청’이 ‘서울’이라는 발음과 달라서 다른 도시처럼 여겨지고 불편하다며 신조어를 급조했다. 멋쩍은 일이다. 서울의 영문 표기 ‘SEOUL’을 읽지 못하는 유커가 얼마나 되며, ‘수이’라는 신조어가 정말 편의를 제공했는지 궁금하다. ‘수이’ 표기를 없애면 서울에 오지 않을 것인지도 알고 싶다. 덧붙이자면 뉴욕이나 런던, 파리, 도쿄에 중국어 전용 발음 표기가 있다는 말을 들어 보지 못했다. 서울의 정체성을 파먹는 대차대조표를 따져 보자는 얘기다. 서울은 왜 서울인가. 사람에게 이름(姓名)이 역사이듯 땅에는 지명이 역사다. 서울은 한자로 대체할 수 없는 토박이 지명이다. 8세기 신라 경덕왕 때 우리말 땅이름을 모조리 한자 지명으로 바꾼 ‘창지개명’(創地改名)에서도 살아남은 유일한 고유어 땅이름이다. 최초의 민간신문 독립신문이 1896년 4월 7일자 창간호에서 발행처를 ‘서울, SEOUL’이라고 인쇄하면서 지명으로 굳어졌다. 본래 서울은 땅이름을 나타내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수도를 뜻하는 보통명사였다. 해방 직후 미 군정청이 왕조와 식민 잔재를 없애려고 무리해서 고유명사화한 것이다. 서울을 한자로 표기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 수 있다. 올림픽과 월드컵을 거친 서울은 지구촌에 ‘코리아=서울’의 이미지를 심었다. 서울은 대한민국 최고의 히트상품이자 브랜드다. 지명은 한 번 붙으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시대착오적이고 과유불급인 ‘首爾’ 혹은 ‘首?’는 쓰레기통으로 보내야 한다. 서울 곳곳 표지판과 안내판에 남은 얼룩과 흉터를 정화해 주기 바란다.
  • 산음골에는 시인들이 산다

    산음골에는 시인들이 산다

    보건진료소에 근무한지가 30년이 넘은 이 시점에서 어느 날 갑자기 지나온 나의 발자국을 조용히 되돌아 보았다. 대학 갓 졸업하고 20대에 첫발을 들여 놓았는데 어느새 세월이 이렇게나 많이 흘러 버렸는지 실감이 안 난다. 햇살 좋은 어느 날 툇마루에서 낮잠 한번 자고 일어난듯 한데 어느새 희끗희끗 변한 머리칼과 훈장 같은 주름살이 세월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래서 인생 일장춘몽이란 말이 나왔나 보다 한바탕 꿈을 꾸고 난 듯한 이 기분........ 그러나 울고 웃으며 내 인생 전부가 되어버린 진료소의 직장 생활은 내 삶의 보석이 되어 빛나고 있었다. “다시 태어나도 나는 이 길을 걸어가리라” 다짐하며 최근에 출렁이던 작은 감동의 물결을 소중한 추억의 서랍장에서 조심히 꺼내어 본다.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 그래서일까 낮에는 맑고 상큼한 공기와 밝은 햇살이 하늘만 바라보이는 이 산골의 한가운데서 에너지를 뿜어 내주고 밤에는 지나던 달빛조차 잠시 쉬어 가고 반짝거리던 별도 숨죽여 산음골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다. 산길을 굽이굽이 돌고 돌아가면 세상 시름 모두 던져 버리고 자연 속에서 푹 파묻히고 싶은 산음휴양림을 간직한 아담하고 예쁜 동네 이곳, 산음 골에는 세월의 훈장을 이마에 가득 달고 있는 멋진 시인들이 살고 있다. 농한기에는 구부러진 허리를 지팡이와 유모차에 의지해 노인정으로 삼삼오오 모여들어 화투를 치고 간간이 산음휴양림으로 올라가던 차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시던 70~80대의 어르신들이셨다. 문맹인 분도 계시고 더러는 한글을 배우지는 못하셨어도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분도 계셨다. 주로 어촌이나 농촌 등 산간 벽오지에 있는 보건진료소는 진료외에도 농번기에도 건강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농한기인 11월은 이듬해 3월까지 통합건강증진사업의 하나로 경로당 중심의 각 지역에 맞는 특수사업을 집중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동안에 안 해본 게 없을 정도로 체조나 운동, 보건교육, 그리기, 만들기, 노래교실, 등산, 걷기, EM 교육 등 매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었다.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는 계속적인 사업을 연구하던 중 이제는 좀더 특별한 사업을 하고 싶었고 농한기뿐 아니라 일 년 내내 개인적으로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2016년 겨울부터 우울증 및 치매 예방사업으로 ‘나만의 시 짓기’ 교실을 열었다. 글도 제대로 쓸 줄 모르는데 무슨 시를 짓느냐고 도리질 치는 어르신들께 92세부터 시를 쓰기 시작하여 98세 때 시집을 낸 일본의 최고령 시인 시바타 도요를 소개해 주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 드렸다. 관할구역인 산음리 석산리 4개리 노인정을 직접 다니면서 심폐소생술 교육을 시키고 인형으로 직접 실습도 하게 했다.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한 후 시 공부를 그 자리에서 시작했는데 일단 시란 무엇인가 알려 준 뒤 행과 연 나누는 법등 가장 기초부터 알려드렸다. 어르신들의 숨겨진 감성을 톡톡 건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어요 시라는 게 특정인이 쓰는 게 아니랍니다 본인의 생각을 함축해서 쓰시면 됩니다. 과거 내가 살아온 이야기도 좋고 현재의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 내 주변 분들의 이야기도 좋고 꽃이나 새, 또는 자연을 보고 느끼는 점도 모두 시의 소재가 될 수 있답니다 창밖을 보세요. 지나는 바람의 이야기, 오후의 느린 햇살 이야기 지나는 자동차들의 이야기가 들려오지 않나요? 저 이야기를 가슴에 담아 보세요 나만의 소중한 것으로 만들어 보세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삶이 풍요로워집니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되니까 치매도 예방됩니다. 공통점이 생겨서 이웃 간의 대화도 풍부해질거예요 일단 생각해 보시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직접 써보세요. 시작은 어렵지만 시라는 강물에 푹 빠지면 아마 깃털같이 가벼운 날들이 행복으로 다가올 겁니다. 그동안 걸어 보지 못했던 신기한 세상으로 한발씩 걸어 보세요. 한 달간 교육을 마친 후 처음 접해보는 “시”라는 것에 호기심 반 두려움 반인 어르신들께 A4용지를 나누어 드리고 시도 좋고 아무 글이나 한편씩 써서 진료소로 갖고 오시라고 숙제를 내드렸다. 그렇게 열변을 토하던 내 모습과는 다르게 어쩌면 빈 들판의 바람소리처럼 아무도 모르게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염려되어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던 어느 날, 내 앞에서 강한 부정을 하며 시를 어찌 쓰냐고 말씀하시던 할머니께서 수줍은 표정으로 진료소에 오셨다 쭈빗거리시며 주머니에서 구겨진 종이를 보여주셨다 시가 무엇인지도 모르게 난생처음 써 보는 거라 창피하기만 한데 숙제를 내서 일단 써왔다며 부끄러워하셨다 참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아! 이렇게 첩첩산골 산음리에서 시인 한 분이 탄생하겠구나 기대를 걸고 종이를 펼쳐서 읽어보니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글자가 많았다. “할머니 이게 무슨 글자예요?” 하나하나 일일이 여쭙다 보니 후반부에 가서는 대충 읽을 수가 있었다. 대부분 소리 나는 대로 쓰셨고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히 배어 나와 눈물까지 흘릴뻔했다. 한 행 한 행 어르신께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여쭈어 가며 둘이 머리를 맞대고 탄생시킨 시가 바로 /중매쟁이 말만 믿고/ 산음리로 시집 보내놓고/ 화병에 일찍 돌아가신 어머님/ 중략 / 딸네 집도 못 와보고 따스한 밥 한 끼 못해드리고 보내드려서 가슴 아파하며 그리워하는 마음을 시로 지은 ‘그리운 어머니’였다. 며칠 뒤에는 A4용지 잃어버렸다며 달력 뒷장을 찢어서 숙제를 해오신 분이 계셨는데 그대로 하나의 시가 되었다 감성이 풍부하신 분이셨고 평상시에 책을 좋아하시는 분답게 퇴고를 굳이 하지 않고도 연을 나누는 것만 도와 주었는데 봄의 느낌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봄이 오는 소리”시가 탄생하였다. 또 한 분은 그동안 써오셨다며 20여 편 정도를 갖고 오셨는데 초보라고 하기엔 참 잘 쓴 글이었다. 서울에서 살다가 몸이 안 좋아 시골에서 요양하면서 쓰신 터라 고뇌를 많이 한 흔적이 있는 깊이 있는 글이었다. 그러나 거의 수필인지 시인지 모를 정도의 길고 긴 시였다 너무 잘 쓰셨다고 칭찬해 드리고 조금씩 퇴고하는 것을 알려드렸다. 그리고 시간 날 때 개인적으로 공부 좀 하자고 권유하고 한 달 정도 진료소에 오셔서 시에 대하여 공부를 하였다. 그뒤로 지은시는 시집 한 권 내셔도 좋을 정도로 이쁜시를 많이 지으셨다. 이렇게 여러편이 모이자 시화로 제작해서 2017년도에는 진료소 출입구에 전시해 두었더니 오가시던 분들이 시에 대해서 관심을 더 많이 갖기 시작하고 한두 분씩 시를 화두로 삼기 시작하였다. 나비효과란 말이 있듯이 어느 날인가 이 작은 물결이 산음리 석산리에 시로 물들어 주기를 더 절실하게 기다리며 2018년 1월 나 혼자서는 너무 벅차서 전문가 선생님을 모시고 한 달 동안 시 공부를 다시 한 번 더 하게 했다. 그 노력의 결과로 2018년 3월 17-18일 제19회 단월 고로쇠 축제 때는 44편의 시를 축제장에 전시할 수 있게 되었다. 축제장을 찾은 많은 분들이 차별화된 축제장에서 인생을 한편의 시로 표현한 진솔한 시에 공감하며 눈물 흘리고 감동을 많이 받으셨다. 이어서 가정의 달인 5월에는 어버이날 전후해서 양평역에 전시할 예정이다 비록 세련되거나 완전하진 못해도 삶의 진솔함이 묻어나 있어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 우리가 걸어가야 할 그 길을 먼저 걸으신 어르신들의 시를 읽음으로써 그분들이 힘들게 살아온 삶을 응원해 드리고 孝사상을 고취시키며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함이다. 산음골에는 멋진 시인들이 산다 삶 자체가 시다 그래서 우리는 더 건강하고 더욱더 행복하다. 이제부터 우리 시인 어르신들은 꽃길만 걷게 될것이다.
  • 새 車번호판 숫자 추가 유력… 공청회 등 거쳐 하반기 확정

    새 車번호판 숫자 추가 유력… 공청회 등 거쳐 하반기 확정

    내년 하반기부터 신규 등록하는 자동차 번호판의 맨 앞자리에 숫자 하나가 추가될 전망이다.국토교통부는 올해 하반기 중 이러한 내용의 번호판 등록체계 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새로운 번호 체계는 내년 하반기 중 신규로 등록하는 승용차부터 적용된다. 앞서 국토부는 현재의 ‘11가2222’ 번호체계에서 앞 숫자 한 자리를 더한 ‘111가2222’나 한글에 받침을 더한 ‘11각2222’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홈페이지 등을 통해 국민 여론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결과 숫자 추가 방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응답자 3만 6103명의 78.1%, 오프라인 응답자(유효표본 600명)의 62.1%가 숫자 추가 방식을 선호했다. 경찰청과 지자체 등 관계기관도 이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번호판 디자인과 서체를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번호판 등록체계 개편은 현재 사용 중인 승용차 등록번호가 고갈됨에 따라 용량을 늘리고자 추진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청회 및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文대통령, 아베 총리로부터 취임 1주년 ‘깜짝 케이크 선물’

    文대통령, 아베 총리로부터 취임 1주년 ‘깜짝 케이크 선물’

    일본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로부터 취임 1주년을 기념한 케이크를 ‘깜짝 선물’로 받았다.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진행된 양국 정상의 오찬 자리에서다.이날 식사 말미에 등장한 이 케이크에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축하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한글로 적혀 있었다. 예상치 못한 케이크의 등장에 참석자들은 탄성과 함께 박수를 보냈고,문 대통령 역시 환하게 웃으면서 아베 총리와 악수하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장하성 정책실장, 조한기 의전비서관 등 오찬 참석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이 광경을 ‘인증샷’ 사진을 찍는 모습이 포착됐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박수를 쳤다. 케이크 외에도 오찬에는 회와 해산물 구이 등 일식이 준비됐으며, 테이블 중앙에는 ‘태극기’ 모양의 꽃장식이 놓여 있었다. 이날 56분간 진행된 오찬에서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양국의 우애를 더욱 돈독히 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겨울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아베 총리가 직접 참석했고, 오늘 제가 일본을 방문해 양국간 셔틀외교가 본격적으로 가동됐다”며 “저도 적절한 시기에 일본을 다시 방문하겠다. 아베 총리도 한국을 다시 방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아베 총리는 “대통령 취임 1주년이 되는 날에 방한해 준 문 대통령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도 양국 관계의 발전을 위해,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의사소통을 잘 하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오전에 진행된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도 3국 정상들의 ‘공조 의지’를 보여주는 듯한 장면이 잇따라 등장했다. 도쿄 내각부 영빈관에 마련된 회의장의 테이블이 삼각형으로 배치돼, 3국의 ‘삼각 공조’를 상징하는 듯 했다. 이날 공교롭게도 문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아베 총리 모두 푸른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만 세 정상이 사전에 색깔을 맞춘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허백윤 기자의 남과 如] 안경 쓴 공주가 왕자를 구할 때까지

    [허백윤 기자의 남과 如] 안경 쓴 공주가 왕자를 구할 때까지

    올해 다섯 살인 딸의 엄마가 되고부터 아이가 어떤 종류든 ‘한계’에 부딪히는 경험을 최대한 늦출 수 있길 바라고 있다. 특히 자신의 능력과는 전혀 상관없는 성별이라는 벽에 잠재력을 잃지 않도록 애쓰고 싶다. 돌이켜 보면 내가 “넌 여자라서 안 돼”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 것이 아닌데도, 기억할 수조차 없이 수많은 새김들이 내 안에 있기에 일부러라도 아이에게 유난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게 할 수 있는 건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주는 것이었다. 여전히 아이가 접하는 많은 시선에 아빠는 나가서 돈을 벌어 오는 사람이고 엄마는 집안일하며 기다리는 사람이라, 생각보다 내가 할 수 있는 노력도 많아 보였다. 한두 살 때, 우는 아이도 뚝 그치게 만드는 고마운 뽀로로에서부터 은근한 불쾌함을 느꼈지만 아이가 말귀를 못 알아들으니 그냥 두었다. 여성 캐릭터인 분홍색 루피는 요리를 즐겨 하며 친구들에게 상냥하게 간식을 만들어 준다. 그러면서도 자주 삐치는데, 특히 새로운 꽃 모양 머리핀을 친구들이 알아봐 주지 않자 하루 종일 잔뜩 골이 난 장면에선 아이의 울음을 각오하고도 TV를 꺼버리고 싶었다. 서너 살 때 즐겨 보던 만화에서는 엄마가 워킹맘으로 등장했지만, 프리랜서인지, 유연근무제 혜택을 받는지 주로 집에서 전화로 일을 했고 일을 하면서도 둘째를 보느라 종종거렸다. 주인공인 첫째 딸에겐 “엄마 일해야 하니까 저리 가 있어”라며 매몰찼다. 그 집 아빠는 가끔씩 큰맘 먹고 어렵게 시간을 내 놀아 주는데 그마저도 일이 생기면 다시 일터로 달려갔다. 가만히 누워 왕자님의 키스를 기다리는 수많은 공주님들의 이야기는 거의 범죄 수준이라 아직 한글을 모르는 아이에게 조금씩 각색을 해 준다. “마녀같이 낯선 사람이 주는 사과는 절대 먹으면 안 돼.” “모르는 남자가 뽀뽀를 하면 안 되는 거야.” 동화인데 뭘 그렇게까지 하냐 싶겠지만 백설공주와 신데렐라가 머릿속 한 공간을 평생 차지하고 있는 것을 떠올리면 더더욱 슬기로운 결말을 주고 싶다. 딸이 뽀로로와 에디처럼 호기심 가득하고 모험을 즐기며 창의적이길 바라고, 어려움을 씩씩하게 이겨 내고 오히려 쓰러져 도움을 청하는 왕자를 구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본능인가 싶을 만큼 정작 딸은 공주 인형들의 아름다움이 자신의 것이길 꿈꾸며 분홍색과 레이스 치마에 사족을 못 쓰지만 그것이 꼭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게 아니면 된다. 최근 한 여성 아나운서가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해 큰 화제를 모았다. 곧 한 항공사 승무원들도 안경을 쓰기로 했다. ‘그동안 안경을 안 썼나?’라는 새삼스러움이 많은 이들에게 일종의 충격을 준 것 같았다. 고정관념은 마주할수록 오히려 어색한 것이다. 이제서야 안경 한 짝을 허용한 뉴스도 아직 대부분은 정치, 사회 분야 톱뉴스는 중년의 남성 앵커가 먼저 보도한 뒤 후순위 뉴스들을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 앵커가 전달하고 있지 않나. 둘러보면 중요한 순서대로 남성들의 것인 게 여전히 많고, 여성들은 얼굴에서 아직도 자유롭지 못하다. 공주들이 안경을 쓰고 바지를 입고 용감하게 왕자를 구해 주는 날이 오기까지 할 일이 많다. baikyoon@seoul.c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Q.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가족이 대신 작성할 수 있나. A. 19세 이상인 사람이 연명의료중단 결정을 내리거나 호스피스에 관한 의사를 문서로 작성한 것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본인의 자발적 의사에 따라 반드시 본인이 작성해야 한다. 다만 한글을 모르거나 신체가 불편해 글씨를 쓸 수 없는 경우에는 녹화나 녹취 등으로 본인 뜻임을 확인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한 뒤 타인이 대신 작성할 수 있다.
  • ‘백년손님’ 배성재 “형 배성우 언니라 불렀다” 왜?

    ‘백년손님’ 배성재 “형 배성우 언니라 불렀다” 왜?

    ‘백년손님’ 배성재가 형인 배우 배성우를 ‘언니’라 부른 사연을 공개했다.5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백년손님’에서는 배성재 아나운서가 게스트로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배성재는 “어머니가 예전부터 한글을 좋아하셨다. 순우리말인 언니가 남녀 상관없이 손윗사람을 부르는 말이라고 하셨다”며 형인 배우 배성재를 ‘언니’라고 불렀다고 언급했다. 배성재는 이어 “실제로 우리 나라에서 그렇게 쓰는 남자 형제들이 거의 없으니까. 형이라고 부르기에는 입에 안 붙고 다른 사람이 볼 때 언니라고 하면 좀 그러니까 ‘어이’라고 한다. 정말 불러야 되는 일 있으면 문자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SBS ‘백년손님’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길섶에서] 불고기/서동철 논설위원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의 ‘유경식보’(柳京食譜)를 읽다가 흥미로운 대목을 발견했다. 요즘 뜨는 평양냉면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불고기 대목에 눈길이 머문 것이다. 유경은 버드나무가 많은 평양의 다른 이름이다. 이효석이 이 글을 쓴 것은 1936년이다. 그런데 ‘불고기’는 보이지 않고 일본말 그대로 ‘야키니쿠’(燒肉)라 했다. 작가도 이것이 마땅치 않았던 듯 ‘평양 사람의 기질을 그대로 반영시킨 음식’이라고 이 먹거리를 칭찬하면서도 ‘다만 야키니쿠라는 이름이 초라하고 속되어서 늘 마음에 걸린다’고 적었다. 그런데 국어학자인 이기문 서울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불고기’는 뜻밖에 중세어, 근대어의 어느 문헌에서도 찾을 수 없고, 1938년 간행된 문세영의 ‘조선어사전’에서도 볼 수가 없다고 한다. ‘불고기’라는 단어가 표제어로 제시된 첫 사전은 1950년 간행된 한글학회의 ‘큰사전’이라는 것이다. 이효석은 ‘야키니쿠’를 ‘적당한 명사로 고쳐서 보편화시키는 것이 이 고장 사람들의 의무’라고 했다. 결국 ‘불고기’라는 ‘새로운 명사’는 그의 바람이 현실화한 것이라고 해도 좋겠다. dcsuh@seoul.co.kr
  • 세계 정상들 ‘남북 판문점 정상회담’ 축하메시지

    세계 정상들 ‘남북 판문점 정상회담’ 축하메시지

    판문점 정상회담에 대해 각국 정상들이 축하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①국빈방문을 앞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트위터에 한글로 “5월 2일에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②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트위터에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모든 한국 국민들에게 축하한다”며 “한반도의 번영과 지역 안정을 위해 몇 달 안에 구체적인 결과를 기대한다”고 올렸다. ③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환영한다”, “회담의 결과로 한반도의 지속적 평화를 위한 강한 기초를 두길 기대한다”고 했다. 청와대 페이스북
  • 미스춘향출신 모델 세계 37개국 평화지도 한복입고 무대에 오른다

    미스춘향출신 모델 세계 37개국 평화지도 한복입고 무대에 오른다

    경기 김포시 홍보대사이며 세계평화작가로 유명한 한한국 연변대학 석좌교수가 다음달 26일 서울 서초구 더 리버사이드호텔 콘서트홀에서 ‘세계평화작가 한한국, 2018세계평화지도패션쇼with춘향’ 행사를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세계평화사랑연맹과 춘향회가 주최하고 희망대한민국운동본부가 주관한다. 한 작가가 세계평화와 한반도 평화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2008년 유엔본부 22개국에 한글 세계평화지도 작품들을 기증했고, 같은 해 한반도평화지도(우리는 하나) 작품을 북한에 기증한 지 10주년이 됐다. 이를 기념해 ‘한국, 평화의 꽃이 되다!’라는 주제로 2018 세계평화지도패션쇼를 특별 기획한 행사다.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이번 평화패션쇼는 한 작가가 24년에 걸쳐 200만자 한글로 구성된 유엔 22개국 세계평화지도와 희망대한민국, 한반도평화지도, 세계37개국 평화지도 작품들이 무대 위에 오른다. 또 전국춘향선발대회에서 미스춘향으로 선발된 모델 15~20명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의상은 한복 전문가인 김태기 원장이 맡았다. 이번 행사에 각국 주한 대사와 각계 저명인사들을 초청해 한글과 세계평화지도, 한복이 만나 국제사회에 평화 메시지와 감동 무대를 선보인다. 특히, 한 작가의 3대 대표작품으로 손꼽히는 ‘우리는 하나’ 한반도평화지도작품이 화려한 전통의상과 만나 무대에 올려진다. 희망대한민국 작품은 미스춘향선발대회 출신인 인기 배우 지안씨가 특별 제작된 희망대한민국 한복의상을 입을 예정이다. 김포시 홍보대사인 한한국 작가는 자신이 개발한 6종의 서체로 한글·서예·미술·지도·측량을 융합 디자인한 한글로 37개 국가, 세계평화지도를 세계 최초로 완성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 등과 함께 국내외 수차례 단독 평화특별전을 개최했고, 60여 차례 이상 굵직한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행사는 범국민 평화행사로 진행되며, 6월 26 오후 6시부터 공식패션쇼 행사공연이 시작된다. 누구나 무료로 선착순 신청하면 행사를 관람할 수 있다(070-8175-8990).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바른 말글] 피마길/손성진 논설주간

    “종로 일대의 개발로 옛 모습을 찾기 어려운 과거 ‘피마길’이었던 이곳은 오래된 것의 가치와 추억을 간직한 채….” 어느 신문의 기사인데 ‘피마길’일까 사이시옷이 들어가는 ‘피맛길’일까. ‘피맛길’이 맞다. 사이시옷의 용법은 국어학자들도 틀릴 때가 있다고 할 정도로 어렵다. 한글 맞춤법 제30항은 “한자어와 순우리말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이고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것은 사이시옷을 받쳐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마(避馬)와 길이 합쳐졌으니 피맛길이 맞는 것이다. 서울 종로1가 ‘피맛골’에 가면 ‘피맛골’로 표기된 간판이 있는데 바르게 쓴 간판이다. 같은 원리로 ‘맥주집’은 틀리고 ‘맥줏집’이 맞으며(맥주가 한자이므로), ‘호프집’(발음도 호프집)은 ‘호픗집’이라고 쓰면 틀린다. sonsj@seoul.co.kr
  • [현장 행정] 용‘산’비어천가

    [현장 행정] 용‘산’비어천가

    “이봉창 의사는 용산 사람이에요. 일본 천왕을 죽이려다가 폭탄이 터지지 않아 실패하고 일본군에게 잡혀 죽임을 당했어요.”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에서 진행하는 문화탐방프로그램 ‘용의 산을 찾아서’ 일일교사로 나서 이봉창 의사의 생애와 업적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문화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한 신용산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효창공원 이봉창 의사 동상 앞에서 호기심 어린 눈길로 성 구청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성 구청장은 “이봉창 의사는 효창동에서 나고 자라 지금은 효창공원에 묻혀 있다”면서 “여러분도 나라를 위해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는 지난달부터 문화탐방 프로그램인 ‘용의 산을 찾아서’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11월까지 50회에 걸쳐 지역 문화유적지 답사를 할 예정이다. 주민과 학생들에게 지역사를 제대로 알린다는 취지다. 연중 수시로 참가자를 모집하며 학생과 성인반으로 나눠 답사 일정을 맞춘다. 학급·모임별 단체 신청도 받는다. 탐방 코스는 이태원 부군당 역사공원, 유관순 열사 추모비, 경찰청 인권보호센터, 효창공원 의열사, 백범 김구 기념관, 이슬람 중앙사원, 남산성곽길 등이다. 코스는 참가 대상에 맞게 늘리거나 줄인다. 전문 해설사 설명을 들으며 장소의 역사적 의미와 맥락을 깨칠 수 있다. 올해 참가인원은 약 1000명으로 예상된다. 성 구청장은 “용산을 빼고서는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 “용산 곳곳이 유적지고, 문화유산들이 있는데 이를 잘 발굴하고 갈무리해서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고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성 구청장은 민선 5기 시절인 2010년부터 ‘역사 바로 세우기’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2013년에는 이태원 부군당 역사공원을 조성하고, 2015년에는 이곳에 유관순 열사 추모비를 건립했다. 2016년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 김구 등 애국선열들의 영정을 모신 효창공원 의열사를 26년 만에 상시 개방했다. 구는 내년 이봉창 의사의 옛집이 있던 효창동 118 부근에 이봉창 의사 기념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또 내후년에는 용산역 인근에 향토사 박물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성 구청장은 “용산에는 박물관만 11개이다. 앞으로 더 많은 박물관이 용산에 들어올 것”이라면서 “국립중앙박물관·한글박물관과 연계해 용산을 ‘박물관 특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금천 “호압사에 마당놀이 보러 오세요”

    금천 “호압사에 마당놀이 보러 오세요”

    서울 금천구는 호암산에 있는 전통사찰 호압사에서 전통 마당놀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30일 밝혔다.호압사는 조선시대 한양을 위협하는 호암산의 불호랑이 기운을 누르고자 태조 이성계가 창건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석불좌상 등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호압사 석불약사여래좌상은 서울시 문화재 제8호로 지정돼 있다. 호압사 창건의 역사와 전설을 담은 전통 마당놀이인 ‘약사부처님 호랑이몰이’는 오는 5일 어린이날, 10월 9일 한글날에 약 1시간씩 펼쳐진다. 호압사 대표 문화재인 석불약사여래좌상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은 다음달 3차례 진행된다. 호압사에서 석양을 즐기는 ‘호암공감’ 프로그램은 5일 시작해 10월까지 4차례 운영된다. 참여 신청은 코리아헤리티지센터 운영카페(cafe.naver.com/koreasharer)에서 할 수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문재인-김정은, 공동 기념식수…‘평화와 번영을 심다’

    문재인-김정은, 공동 기념식수…‘평화와 번영을 심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 위에 평화와 번영을 염원하는 소나무를 함께 심었다.두 정상은 이날 오전에 첫번째 정상회담을 하고 별도 오찬과 휴식시간을 가진 뒤 오후 4시 27분쯤 공동 기념식수로 일정을 재개했다. 기념식수에 쓰인 나무는 우리 민족에게 가장 친근한 나무인 소나무로,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생 나무다. 남북한 정전 체제를 넘어 냉전을 허물고 평화의 새 시대를 열자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이 소나무는 정부대전청사 서현관 정원에 있던 ‘반송’ 품종으로 크기는 약 2m 내외다. 나무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지난 1998년 소떼를 몰고 고향을 방북했던 군사분계선 인근 ‘소떼길’ 옆에 심어졌다. 당시 정주영 명예회장 일행은 판문점 북측 경비병 휴게소 오른쪽 공터를 통해 북한으로 들어갔다. 양 정상은 ‘합토합수’, 즉 함께 흙을 뿌리고 물을 주면서 남북 평화와 화합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식수에 쓰인 흙은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섞어 사용했다. 흙을 뿌린 후에는 김정은 위원장은 한강물을, 문재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뿌렸다. 흙을 퍼서 뿌리는 데 쓰인 삽도 삽자루는 북한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침엽수, 삽날은 남한의 철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식수 표지석에는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문구와 함께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이라는 두 정상의 서명이 새겨졌다. 글귀는 문재인 대통령이 정했으며, 표지석 글씨는 한글 서예 대가인 효봉 여태명 선생이 썼다. 표지석의 돌은 파주 화강암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식수는 우리 측이 제안했고 북측이 수종과 표지석 문구 등을 모두 수락해 성사됐다. 식수 행사 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산책과 함께 도보다리 위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친교 다질 ‘도보다리’가 온통 파란색인 이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친교 다질 ‘도보다리’가 온통 파란색인 이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남북 정상회담장인 판문점에서 신뢰를 다질 친교산책을 할 때 갈 ‘도보 다리’는 널리 알려지지는 않은 시설이다. 이에 따라 도보다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6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 차려진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MPC) 브리핑에서 “(남북 정상이) 공동 식수를 마치고 나면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 다리까지 친교산책을 하면서 담소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책하는 동안 수행원들이 따라붙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두 정상이 속마음을 서로 털어놓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보 다리는 판문점 우리쪽에서 봐서는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 공동경비구역(JSA)을 가로지르는 군사분계선(MDL) 위에 지어진 T1∼T3 건물과 그 동쪽에 떨어져 있는 중립국감독위원회(중감위) 캠프(사무실) 사이에 놓인 길이 50m쯤 되는 작은 다리다. 보통 중감위 요원들이 판문점 회담장으로 이동할 때 도보 다리를 지나간다.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당시 다리가 만들어질 때는 실개천이 흘렀지만, 지금은 다리 아래로 물은 흐르지는 않고 습지가 형성돼 있다.JSA 남쪽 구역을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에서 ‘풋 브리지’(Foot Bridge)로 부르던 것을 우리 말로 그대로 옮기면서 ‘도보 다리’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도보 다리는 파란색 페인트칠을 했다. 유엔군사령부가 관리하는 시설은 모두 파란색으로 칠했기 때문이다. 유엔사 관계자들이 도보 다리를 ‘블루 브리지’(Blue Bridge)라고도 부른 이유는 이 때문이다. 반면 중립국감독위는 파란 색이 유엔색이기도 하지만 한반도기색이라고도 한다. 도보 다리가 놓인 곳은 1998년 2월 판문점 경비를 담당하던 북한군 부대 소속 장교인 변용관 상위(당시 계급·우리 군 중위~대위)가 귀순한 루트이기도 하다. 과거 북한군 탈북통로가 이제 남북 평화를 상징하는 역사적인 장소로 변모하게 됐다. 임 실장은 브리핑에서 “이제부터 도보 다리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슬로건인 ‘평화, 새로운 시작’ 그 자체를 상징하는 역사의 현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보 다리는 폭이 좁아 두 사람이 나란히 지나가기도 어려웠으나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확장공사를 해 성인 세 명이 나란히 걷기에도 충분할 정도가 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 해인 1953년생 소나무 공동 식수를 하는 장소는 1998년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소 떼 방북’ 루트인 ‘소 떼 길’로, 이 또한 T1∼T3 건물 동쪽에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소 떼 길에서 공동 식수를 하고 도보 다리까지 자연스럽게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도보 다리 인근에는 다리에서 맨눈으로 보일 정도의 거리에 MDL 표식물이 있다. 높이 1m 크기의 나무 말뚝인 이 표식물은 겉면에 노란색이 칠해졌다. 남쪽에서는 ‘군사분계선’이란 한글과 ‘MDL’이란 영어 글씨가 보인다. 북한 쪽에서는 한자와 한글로 쓴 군사분계선이란 글씨가 보인다. 155마일 MDL에는 이런 말뚝 1292개가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져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도보 다리까지 친교산책을 한 다음, 평화의 집으로 돌아가 오후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와는 달리 JSA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와 ‘72시간 다리’는 제법 많이 알려졌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는 정전협정 직후 포로 교환을 했던 곳으로, 분단의 상징으로 통한다. JSA 북쪽 구역에 있는 72시간 다리는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이후 ‘돌아오지 않는 다리’가 폐쇄되자 북한이 72시간 만에 건설한 다리를 말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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