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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덜란드 항공사 ‘코로나19 인종차별 논란’…“재발 방지” 사과

    네덜란드 항공사 ‘코로나19 인종차별 논란’…“재발 방지” 사과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 항공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 관련해 한국인에게 차별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12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KL855 항공편에 탑승한 승객 김모씨는 화장실 문에 한글로 쓰인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는 안내문을 발견했다. 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 김씨가 종이 안내문의 사진을 찍고 승무원에게 “왜 영어 없이 한국어로만 문구가 적혀 있느냐”고 항의하자 부사무장은 도리어 김씨에게 사진 삭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항의에 당시 KLM 측은 “잠재 코로나 보균자 고객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결정된 사항”이라고 답하고 뒤늦게 영어 문구를 적어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비행기에 한국인 외에 외국인 승객도 탑승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명백한 인종 차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2차 감염 가능성이 높은 승무원의 안전을 위해 전용 화장실을 만드는 것은 예방책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왜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마련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한국어로만 고지했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LM 측에 공식 사과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KLM 측은 “기장과 사무장의 결정에 따라 때때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운영하고 있다. 승무원 전용 화장실에 대해 승객에게 정확한 안내가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안내문이 한국어로만 표기됐고, 승객의 통지가 있고 난 뒤에 뒤늦게 영문 안내가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차별 행위 느낀 것 매우 죄송” KLM 측은 “해당 승무원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승객들이 차별적인 행위로 느낀 것에 대해 매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해당 이슈에 대해 내부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하자 국토교통부는 차별적 조치를 취한 KLM 항공에 엄중히 경고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 우리 국민이 외항사의 항공기 내에서 차별적 조치를 당하는 등의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항공운송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단호하게 대처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썰렁한 식당, 꺼리는 관광, 잠자는 지갑… ‘코로나 쇼크’에 운다

    썰렁한 식당, 꺼리는 관광, 잠자는 지갑… ‘코로나 쇼크’에 운다

    주말 카드사용액, 코로나 전보다 10% 줄어 中관광객 15% 감소 땐 관광수입 2조원↓ ‘위기경영’ 제주항공, 경영진 임금 30% 반납 유통업계 “휴점 피해액 수백억원 달할 것”“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이러다 결국엔 문을 닫아야 하는 건 아닌지 정말 걱정입니다.” 서울 종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오모(46)씨는 12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손님이 뚝 끊겼다면서 이렇게 말했다.오씨는 “설 연휴를 지나고 나서는 주말에는 손님 보기가 힘들 정도”라면서 “회식으로 오는 손님만 간간이 있을 뿐 가족 단위로 오는 손님은 거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산업 현장 곳곳에서 ‘곡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확진환자가 지나간 자리는 황량한 폐허로 바뀌었고, 도심 번화가와 백화점, 대형마트, 음식점은 매출 하락에 허덕이고 있다. 관광 업계도 초비상 상태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내국인의 국내 여행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면서 “이미 지역축제를 취소한 곳도 적지 않아 사태가 길어지면 지방경제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관계자는 “국내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 경비(1887달러)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 1인의 지출 경비(1342달러)의 1.5배 수준인데, 중국인 관광객이 15%(약 100만명) 감소하면 관광 수입은 20억 달러(약 2조 4000억원)가량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확진환자가 다녀간 서울 성북구의 한 영화관 관람객 수는 평소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이마트 마포공덕점, 현대아울렛 송도점 등은 확진환자가 방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긴급 휴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휴점에 따른 매출 피해액은 대형마트는 수십억원, 백화점은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극도로 침체된 내수 소비 상황은 카드 사용액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설 연휴 직후 주말인 지난 1~2일 카드사 7곳의 국내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1조 8284억원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 주말인 지난달 18~19일 2조 358억원보다 10.2%나 줄었다. 특히 백화점, 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 이용액은 2705억 2000만원(16.7%) 급감했다. 반면 온라인 결제 이용액은 같은 기간 631억 7000만원(15.3%)이 늘었다. 항공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저비용 항공사(LCC)의 한 관계자는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작년엔 일본 하늘길이 끊기더니 이번엔 중국 하늘길마저…. 정말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이날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경영진은 임금의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승무원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무급휴가제도는 전 직원으로 확대 적용한다. 다른 항공사들도 비용 절감을 위해 ‘희망휴직’, ‘무급휴가’라는 눈물의 자구책을 내놨다.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정규직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희망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에어서울은 오는 5월까지 단기 휴직 신청을 받는다. 티웨이항공은 3월 한 달 내 임의로 휴직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알립니다 서울신문은 12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약칭을 ‘신종 코로나’ 대신 ‘코로나19’로 사용합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가 전날 발표한 공식 명칭인 ‘COVID19’(코비드19)에 대응하는 한글 표현을 ‘코로나19’로 명명한 데 따른 것입니다.
  • 정부 “신종코로나, 앞으로 ‘코로나19’로 부른다”

    정부 “신종코로나, 앞으로 ‘코로나19’로 부른다”

    “한글표현 ‘코로나19’로 별도로 정해”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앞으로 ‘코로나19’로 부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코로나의 정식 명칭을 ‘COVID19’로 결정한 데 따른 조처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부본부장은 “WHO가 신종코로나 이름을 ‘COVID19’로 결정해 발표했다”며 “영어로 명명할 때는 이 명칭을 따른다”고 말했다. 이어 “영어식 이름이 긴 편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한글 표현을 별도로 정하기로 했다”며 “질병관리본부 건의를 수용해 한글로는 ‘코로나19’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WHO는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공식 명칭을 ‘COVID19’로 정했다. ‘CO’는 코로나, ‘VI’ 바이러스, ‘D’는 질환, ‘19’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이 처음 보고된 2019년을 의미한다. 한편 중국 호흡기 질병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가 현 추세를 유지하면 2월 말 절정기를 지나 4월 전에 신종 코로나 사태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 원사는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확산세가 꺾이고 있다”면서 “이 추세가 이어져 2월 말 절정기를 지나 4월 전에 사태가 마무리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광둥과 저장은 신규 환자 증가 수치가 줄고 있다”며 “우한의 경우 초기 방역에 실패했고, 우한 정부와 보건당국은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 지하철 일주일 경험한 미국 기자 “뉴욕은 죽었다 깨어나도…”

    서울 지하철 일주일 경험한 미국 기자 “뉴욕은 죽었다 깨어나도…”

    “일주일 동안 서울 지하철을 타봤는데요, 제가 7년 동안 경험한 미국 뉴욕 지하철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나더군요.” 이 미국인 여기자가 왜 이렇게 열심히 한국과 서울을 연이어 칭찬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인터넷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케이트 테일러 기자가 7일 서울 지하철이 가격, 청결도, 편리함, 정확도 등 본인이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저 간단히 언급한 것이 아니라 200자 원고지 50장 안팎에 본인 사진 두 장, 20장의 사진과 함께 상세히 소개했다. 사실 그녀는 뉴욕을 출발해 인천 국제공항에 내릴 때까지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한 뒤 승무원들의 응대, 기내식 등에 대해 엄청난 찬사를 늘어놓았다. 케이트 테일러 서울에 오기까지 케이트 테일러 서울 지하철 체험 테일러 기자는 7년 동안 뉴욕 지하철에 적응하려 애를 썼지만 자신의 삶을 파괴하려는 음모를 갖고 설계된 것이 아닌가 싶었다고 털어놓는 것으로 글을 시작했다. 툭하면 이유를 알리지 않고 정차해 약속에 늦게 하는 일이 다반사였고, 새벽 2시에 90분 동안이나 옴짝달싹 못하고 갇힌 적도 있었다고 했다. 우리 말을 할줄 몰라 “Hello”, “Thank You”만 연발하고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으며 어묵 꼬치로 컵에 구멍을 내는 바람에 손을 데이는 등의 실수를 했다고 털어놓은 그녀는 서울 지하철 안에 들어가 언어를 몰라도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게 만든 데 깜짝 놀랐다고 했다. 테일러 기자는 ‘길치’라 늘 JFK 국제공항으로 가는 열차편을 반대 방향으로 잘못 탄다거나 사무실로 향하는 열차를 놓치기 일쑤였다고 고백했다. 일주일 머무르며 서울 지하철을 이용해본 결과 이용하기 편한 것뿐만 아니라 빠르고 깨끗하며 비싸지도 않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했다. 구글 맵과 카카오 지도, 지하철 애플리케이션을 번갈아 사용하면 쉽게 갈아탈 역과 노선을 파악할 수 있었다.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도 승차권을 구입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돼 있었고, 1달러에 해당하는 1250원의 기본요금도 저렴했으며 무엇보다 어느 역에서나 간편하게 교통카드 등을 적립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을 그녀는 높게 쳤다.또 역 공간이 널찍하고 쇼핑센터 등이 들어서 의류부터 음식, 케이팝 스타들의 캐릭터 상품들까지 편리하게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았다. 열차를 기다리면서 자동판매기에서 음료를 사먹을 수도 있었다고 했다. 플랫폼에 열차가 정차한 뒤 비로소 스크린도어가 열려 승객들이 승하차하는 것도 마냥 신기했다고 털어놓았다. 열차 문이 스르르 열리고 닫혀 귀가 먹먹할 정도인 뉴욕과 비교됐다. 다음 열차가 언제 들어오는지 알려주는 것도 신기해 했다. 승객들이 똑바로는 아니지만 질서 정연하게 줄지어 열차를 기다리는 모습도 매일 아침 브루클린에서 승하차 전쟁을 겪은 테일러 기자 눈에는 꽤 신기했던 모양이다. 좌석이 깨끗하게 청소돼 있고 경로우대석, 장애인 보호석, 임산부 보호석 같은 배려도 눈에 띄었다. 섭씨 영하 6도까지 수은주가 내려간 날, 좌석에 열선이 깔려 따듯하자 감동이 밀려왔다고 했다. 여기에 와이파이가 잘 터지고 어느 역, 어느 구간이나 데이터 모바일을 연결하면 휴대전화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었다.끝으로 열차에서 내려 역 바깥으로 나가려 할 때 출입구 지도가 늘 안내돼 편리했다고 했다. 3호선 경복궁역에서 하차한 뒤 곧바로 궁 안으로 진입할 수 있어 입이 떡 벌어졌다고 했다. 버스로 갈아 탈 때 같은 교통카드로 단말기 스크린에 갖다대기만 하는 것도 좋았고 다음 버스가 오기까지 기다려야 할 시간도 안내돼 있었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은, 뉴욕은 밤새 운행하는데 견줘 서울 지하철은 새벽 1시쯤 운행이 중단됐다가 새벽 5시 30분을 전후해 운행이 재개된다는 점인데 다른 모든 점이 뉴욕 지하철을 압도해 자신은 그만 서울 지하철 사랑에 푹 빠졌다고 테일러 기자는 끝맺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벨기에 출신 배하준입니다…소통하려 한글이름 지었죠”

    “제 이름은 ‘배하준’입니다.” 벨기에 출신의 벤 베르하르트 오비맥주 신임 사장이 한글이름을 ‘배하준’으로 짓고 현장 소통을 강화한다고 회사 측이 5일 밝혔다. 본명인 ‘베르하르트’의 발음을 살려 지은 이 이름은 성씨 배(裵), 물 하(河), 높을 준(峻)을 써 ‘물이 높은 곳에서 아래로 흐르듯 바다처럼 무한한 가능성으로 이끄는 리더십’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배하준 사장의 한글 이름은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고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파트너들에게 한층 더 친화적인 방법으로 소통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진정성 있는 ‘소통 경영’을 통해 이름이 뜻하는 것처럼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 사장은 글로벌 맥주 비즈니스에서만 20년 경력을 쌓아온 맥주 전문가다. 2001년 안호이저부시(AB)인베브에 입사한 후 벨기에 영업 임원, 룩셈부르크 사장, 남유럽 지역 총괄 사장 등 영업과 물류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7년부터 남아시아 지역 사장을 역임했으며 2020년 1월 1일부로 오비맥주의 새 수장으로 임명됐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건강이 허락하는 한 100세까지 봉사하고 싶습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100세까지 봉사하고 싶습니다”

    1998년 등록 후 누적 봉사 3만 시간 돌파 복지회관 노인 600여명 점심·목욕 도와“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하면 건강에 좋아”“남을 위해 애쓰고 희생하는 봉사는 결국 나를 위한 일입니다. 90세 넘게 건강한 건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했기 때문입니다.” 21년째 경기 안양시 만안노인복지회관에서 자원봉사하는 신봉섭(91)씨는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신씨는 1998년 1월 자원봉사자로 등록한 이후 꾸준하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내 최고령 자원봉사자로 지난해 누적 봉사시간 3만 시간을 돌파했다. 지난달 20일 현재 총 3만 500시간으로 경기도에서 누적 봉사시간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고 한다. 학도병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신씨는 17년간 군 생활을 마치고 대위로 전역했다. 1998년 무릎 치료를 받기 위해 복지회관을 찾은 게 봉사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신씨는 “노인들이 먼저 치료를 받기 위해 2층 진료실로 뛰어 올라가는 위태로운 모습을 보고 직접 질서유지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신씨는 오전 8시부터 주 5일 하루 8시간씩 봉사활동을 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교회 행사 때문에 빠진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씨의 봉사활동은 점심과 목욕, 머리손질, 교육 등을 위해 복지회관을 찾는 노인 600여명을 안내하고 도움을 주는 것이다. 신씨는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한 끼 1000원 하는 점심이 인기 있다”며 “식사하려고 오는 300여분을 안내하느라 오전에는 정신이 없다”고 했다.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안내한 뒤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그는 “오랜 봉사로 차밍댄스, 웰빙댄스, 요가 등 건강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한글, 교양한문 등 교육과정 학습 내용을 모두 꿰뚫고 있다”고 넌지시 자랑했다. 신씨는 처음 복지회관을 찾는 노인에게 편안하고 자상한 안내자이자 복지회관에서 발생하는 다툼을 해결하는 중재자이기도 하다. 공무원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항의하는 노인들을 달랜다.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오랫동안 계속해 온 일이라 몸에 배 괜찮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처럼 신씨가 오랜 세월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은 건강 덕분이다. 신씨의 건강관리법은 규칙적인 생활과 감사하는 마음이다. 새벽 3시 30분 일어나 한 시간 동안 체조하고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푼다. 주 5일 15분 걸어서 복지회관으로 출근한다. 걸어서 퇴근한 뒤 음악을 틀어 놓고 한국무용 등을 추며 건강을 관리한다. 가장 큰 건강 비결로 신씨는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봉사하며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라며 “스트레스가 쌓이면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섯 자녀를 둔 신씨는 장애 3급의 두 살 연하인 아내와 산다. 자녀들은 건강을 우려해 봉사활동을 만류하지만 신씨는 “나태해질 수 있어 봉사를 그만둘 생각이 없다”고 한다. 그의 새해 소망도 ‘봉사하기’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100세까지 봉사하고 싶습니다.” 글 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90대 자원봉사자 신봉섭 씨, 누적 봉사 3만시간 돌파…경기도 내 최고령

    90대 자원봉사자 신봉섭 씨, 누적 봉사 3만시간 돌파…경기도 내 최고령

    “남을 위해 애쓰고 희생하는 봉사는 결국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여태껏 내가 건강을 유지해 온 건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했기 때문입니다.” 21년째 경기도 안양시 만안노인복지회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91세 신봉섭 씨는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1930년생인 신 씨는 1998년 1월 자원봉사자로 등록한 이후 21년째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경기도 내 최고령 자원봉사자로 지난해 말 누적 봉사 3만 시간을 돌파했다. 2015년 경기도 자원봉사센터로부터 누적봉사 2만 시간 이상의 봉사자에게 주어지는 도자봉 인증패를 받은 지 6년 만이다. 지난 20일 기준 총 3만 500시간을 기록, 경기도 내에서 다섯 손가란 안에 든다. 90대 초반 고령에도 정정한 신 씨는 매일 이른 아침이면 걸어서 15분 거리의 노인복지회관으로 향한다. 주말을 제외하고 주 닷새 동안 하루 8시간 봉사활동을 20년째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교회 행사 때문에 빠진 것을 제외하곤 하루도 봉사활동을 거른 적이 없다”고 말했다. 7시 40분경 복지회관에 도착하면 잠시 숨을 고르고 8시부터 하루 봉사를 시작한다. 점심과 목욕, 머리손질, 교육 등을 위해 복지회관을 찾는 노인 600여명의 편의를 돕고 질서유지와 안내를 맡고 있다. 신 씨는 “주변에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한 끼 1000원하는 점심은 음식도 좋아 인기가 높다”며 “매일 식사를 하려고 방문하는 300여분을 안내하느라 오전엔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는 올해부터 유료화한 목욕탕 입장권을 나눠주기도 했다. 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수강하려는 노인들에게 교육 안내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오랜 봉사로 차밍댄스, 웰빙댄스, 요가 등 건강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한글, 교양한문 등 교육과정 학습 내용을 모두 꿰뚫고 있다”고 넌지시 자랑한다. 처음 이곳을 찾는 노인에겐 신씨는 매우 편안하고 자상한 안내자이다. 또 복지회관에서 발생하는 온갖 다툼을 해결하는 중재자이기도 하다. 복지관 업무에 불만이 있어 공무원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항의하는 노인을 달래고 누그러뜨려 일을 원만히 처리하는 역할도 한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20여년 넘게 계속해온 일이라 몸에 배 괜찮다”며 환하게 웃는다.이처럼 신씨가 오랜 세월 하루 꼬박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건강 덕분이다. 그는 먼 거리는 아니지만 매일 왕복 30여분을 걸어서 출퇴근하고 있다. 새벽 3시 30분 기상, 1시간 동안 체조로 몸을 풀고 가벼운 운동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퇴근 후에도 음악을 틀어놓고 홀로 댄스스포츠와 한국무용을 하며 규칙적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봉사하며 노인들과 교류하는 것이 가장 큰 건강비결”이라고 소개하며 “스트레스가 쌓이면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져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20여년전 퇴직 후 무릎이 아파 복지회관을 찾은 게 신 씨가 자원봉사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그는 “복지관을 찾은 노인들이 먼저 치료를 받기 위해 다투어 2층 진료실로 뛰어올라가는 모습이 위태로워 보였다”며 “관계자에게 이를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상황이 바뀌지 않아 직접 질서유지에 나서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처럼 그가 모든 일을 그냥 보아 넘기지 않은 것은 오랜 군생활에서 얻은 올곧은 생활태도와 적극적인 성격 때문이다. 당시 중학교 5학년(현 고등학교 2학년)때 학도병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던 그는 장교시험을 거쳐 소위로 임관, 17년간 군생활을 마치고 대위로 전역한 참전용사다. 신씨는 자원봉사를 하면서 수많은 표창을 받았다. 국무총리 표창(2011년)을 비롯 도지사 표장(2003년), 안양시 자원봉사왕(2007년), 경기도 금자봉(2011년) 등을 수상했다. 게다가 억대 기부자로 안양시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안양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부의 날을 제정해 해마다 행사를 개최한다. 신씨는 2014년 11월 3일 첫 안양시 기부의 날 행사에서 그동안 자원봉사한 공을 인정받아 억대 기부자로 감사패를 받았다. 당시 신 씨의 자원봉사 누적시간은 2만 756시간(2014년 9월 30일 기준)으로 최저임금(5210원)으로 환산하며 억대가 넘는 기부를 한 셈이다. 보람과 사명감이 있는 신 씨는 계속 자원봉사를 하려고 하지만 자녀들 걱정은 크다. 다섯 자녀를 둔 신씨는 장애 3급 판정을 받은 두 살 연하의 아내와 단둘이 살고 있다. 자식들은 아버지의 건강이 걱정돼,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보살피라며 자원봉사를 만류하고 있다, 하지만 신 씨는 “일을 그만두면 나도 아내도 나태해지고 게을러 질 수 있어 봉사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가관이 남다른 참전용사 신 씨는 “60대부터는 나눠주고 90대부터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라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100세까지 봉사를 이어가고 싶다”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글·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박근혜 전 대통령 생가터 표지판 2개 중 1개 훼손돼 철거

    박근혜 전 대통령 생가터 표지판 2개 중 1개 훼손돼 철거

    지난해 10월 재설치된 박근혜 전 대통령 생가터(대구 삼덕동) 표지판 2개 중 하나가 훼손돼 철거됐다. 2일 대구 중구청 등에 따르면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생가터’라는 문구를 넣은 표지판 1개가 최근 고정 나사가 빠지는 등 훼손돼 철거했다. 표지판은 A4용지 2장을 세로로 붙인 크기에 한글과 영문으로 표기한 것으로 당초 2013년 2월 박 전 대통령 취임을 기념해 주민들이 처음 세웠다. 가로 70㎝·세로 240㎝ 크기로, 박 전 대통령이 꽃다발을 들고 웃으며 손을 흔드는 사진과 생가터 이력을 소개하는 글을 담았다. 그러나 국정농단사태가 불거진 2016년 11월 붉은색 스프레이에 훼손되면서 한 차례 철거됐다. 이후 지난해 10월 표지판을 설치하라는 보수단체 민원과 1인 시위 등의 영향으로 3년 만에 다시 설치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표지판을 철거하라는 민원이 구청에 많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청 관계자는 “철거된 표지판을 또다시 설치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고양 창릉 명칭 최우수작 ‘온새밀 신도시’

    ‘온새밀 신도시’, ‘대장 플로우 시티’, ‘왕숙 늘빛도시’ 대한주택공사(LH)와 인천·경기·서울도시공사가 ‘3기 신도시 이름짓기 공모전’의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1일 인천도시공사에 따르면 이번 공모전은 정부가 수도권 30만호 주택공급계획의 비전과 가치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추진했다. 공모전은 ‘당신이 부르는 이름이 새로운 도시가 됩니다’라는 주제로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하남 교산 등 330만㎡ 이상 신도시급 5곳과 과천 서울의료원, 서울 사당역 복합환승센터 등 2곳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26일 동안 진행한 공모전에 7만 8496건의 이름이 응모됐다. 국토교통부, 관련 지방자치단체, 사업시행사, 외부 전문가들의 심사결과 최우수 수상작은 남양주 왕숙(왕숙 늘빛도시), 고양 창릉(온새밀 신도시), 부천 대장(대장 플로우 시티), 사당역 복합환승센터(여온) 등 4곳에서 만 선정됐다. 우수작은 하남 교산(고운 신도시), 과천(온온), 고양 창릉(새담), 부천 대장(다빛), 서울의료원 주차장(나라찬), 사당역 복합환승센터(사당역 플랫베이) 등 6건이 선정됐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한글 이름이 주를 이룬 가운데 지역의 특성과 역사를 반영하거나 미래 희망을 기대한 수작이 많이 응모됐다”고 말했다. 이번 공모전의 당선작은 지구계획 등을 통해 도시별 특징이 구체화되면 관할 지자체 주도로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군포 수리산상상마을, 성인문해교육 느티나무학교 운영

    경기도 군포문화재단 수리산상상마을은 성인문해교육 느티나무학교를 운영한다고 31일 밝혔다. 초등학력 취득 기회를 놓친 비문해 성인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운영되는 문해교육과정이다. 느티나무학교는 군포의왕교육지원청으로부터 학력인정문해교육기관으로 지정됐다. 총 5단계 과정 중 3단계 과정을 이수하면 초등학력 인정서를 받을 수 있다. 개교 5년차인 올해 느티나무학교 교육과정은 기초문화교육과정(1, 2단계), 초등학력인정과정(3단계), 예비중학과정(4, 5단계)으로 나눠 운영한다. 1단계는 한글을 읽고 쓰는 능력을 습득하는 과정이다. 2단계는 생활과 언어가 밀접하게 연계될 수 있도록 이해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과정이다. 실제 초등학교 졸업장과 같은 초등학력 인정서를 받을 수 있는 3단계에서는 국어, 사회, 수학 등 교과 수업과 창의적 체험활동 등으로 이뤄졌다. 4~5단계는 초등학교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들이 중학교 학력 취득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재단은 다음달 3일부터 28일까지 총 116명의 수강생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뒤늦게 글 배운 군산 할머니들의 시집 화제

    뒤늦게 글 배운 군산 할머니들의 시집 화제

    느지막이 글을 배운 시골 할머니들이 시집을 출간해 화제다. 주인공은 전북 군산시가 운영하는 늘푸른학교에서 한글을 배운 평균 나이 75세의 할머니들이다. 배우고 싶었지만 어려운 환경으로 배움의 뜻을 접어야 했던 할머니들은 최근 ‘할매, 시작(詩作)하다’라는 제목의 시집을 출간했다. 시집에는 뒤늦게 문해 교육을 받은 할머니들이 쓴 시 90여편이 담겼다.‘내가 공부해서/가장 보람 있을 때는/몸이 아파 병원에 갈 때다//내과, 산부인과, 치과…/눈으로 병원 이름을 읽고/찾아갈 수 있는/이 편한 세상이 참 좋다’(76세 차길자 할머니의 시 ‘이 편한 세상’) ‘공부한다고 하네/공부한다고 하네/나혼자 설레이고 너무 좋았네/더 많이 배울거라서/기분이 좋네’(78세 문홍례 할머니의 시)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 시에는 한글을 눈앞에 두고도 읽지도 못하고 까막눈으로 살아야 했던 서러움과 아픔, 칠십줄이 넘어 글을 배우게 된 설렘과 기쁨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삐뚤빼뚤한 글씨, 군데군데 틀린 맞춤법. 서툰 구석이 많은 시지만, 오히려 그래서 시들은 더 빛난다. 그 자체가 할머니들의 굴곡진 삶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90세에 늘푸른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이정순 할머니(93)는 “(배운 내용을) 들으면 잊어버리지만, 선생님과 친구가 있다는 것에 외로움도 잠시 잊고 공부에 취해 하루하루 새로운 기쁨을 느끼고 있다”며 “학교가 낙원”이라고 했다.강임준 군산시장은 “평생 배움에 대한 열망을 가슴에 품고 읽고 쓰지 못하는 아픈 시간을 견딘 600여명이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그 열망에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늘푸른학교는 2008년 ‘비문해 제로(Zero) 학습도시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해 군산시 42개 읍면동에서 진행 중이다. 한글 교육 외에도 음악, 수학, 영어, 미술 등 다양한 수업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평등없는 존대법, 두 얼굴의 한국어

    평등없는 존대법, 두 얼굴의 한국어

    두 얼굴의 한국어 존대법/김미경 지음/소명출판/241쪽/1만 5000원구약성서의 원문은 히브리어, 신약성서는 그리스어다. 두 언어는 존대법이 없다. 그러니 2000여년 전 예수는 최소한 언어에서만큼은 성경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과 평등하게 대화를 나누며 복음을 전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어는 다르다. 존대법이 엄정하다. 그래서 한글 성서와 원문 성서가 다르다는 지적이 종종 나온다. 존대법이 없는(최소한 한국어보다는 덜한) 영어 성경과 한국어 성경을 비교해 보면 차이를 금방 알 수 있다. ‘Come with me, and I will teach you to catch men.’ 마태복음 4장 19절을 1971년 공동번역 신약성서는 ‘나를 따라오시오. 내가 당신들을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소’로 해석했다. 2005년 개정판은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였다. 전자가 권유하는 ‘하시오’체였다면, 후자는 명령의 느낌이 드는 ‘해라’체다. 상당수의 성경 대목에서 이런 번역의 불일치가 보인다.‘두 얼굴의 한국어 존대법’은 영어학자인 저자가 한국어 존대법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책이다. 한국어 성경은 한 예일 뿐, 저자는 책을 통해 다양한 사회 분야에서 발견되는 문제들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어는 존대법이 가장 발달한 동시에 하대법도 갖고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7000여개 언어 중에 한국어처럼 상대방을 낮추는 말을 문법으로까지 갖춘 언어는 찾기 힘들다. 쉽게 말해 한국어 존대법은 두 얼굴의 문법이라는 거다. 문제는 두 얼굴의 어법이 단순히 글자 속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존대법이 한국인의 의식 전체를 지배하는 동인이자 한국 사회를 돌아가게 만드는 회전력”이라며 “존대법으로부터의 해방은 단지 문법의 문제를 넘어 인권 문제이며 국제사회에서 미래 한국의 생존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존대법으로 인해 사회 구성원들이 논리보다 윗사람에 대한 태도를 먼저 생각하게 되고, 윗사람과 평등한 관계에서 생각하고 대화하는 정신을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1997년 대한항공 여객기 괌 추락사고, 2013년 아시아나 여객기 샌프란시스코 불시착 사고 등이 현실 속에서 드러난 존대법 문제의 전형적인 예라고 판단한다. 당시 CNN 등 해외 매체들은 ‘언어가 비행기를 추락시킬 수 있을까´를 주제로 한국 항공사의 상명하복식 조종석 문화를 짚었다. 저자는 “서열 문화는 위기 상황에서 여러 사람의 판단력과 협력이 필요할 때 각자의 정보와 판단을 교환해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것을 방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2010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 때 수많은 한국 기자들이 오바마의 거듭된 질문 기회 부여에도 질문 하나 못하며 국제적 망신을 산 것이나, ‘평소 후배가 반말을 한 것에 앙심을 품고 흉기로 찔러 살해’ 같은 뉴스를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것도 결국 ‘평등한 언어’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해라체’로 통일하는 것 등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그런데 의구심이 든다. 다소 극단적인 예일 수 있겠으나, 자신의 부모를 ‘당신’이라고 부르는 것이 수세대에 걸쳐 정착이 되면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일류국가로 비상하게 되는 걸까. 저자의 문제제기는 매우 신선했다. 저자의 지적 역시 대부분 우리 사회가 적극 수용할 만하다. 다만 결론만큼은 동의할 이들이 많지 않아 보인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다문화주민도 쉽게 들을 수 있는 ‘강서까치뉴스’

    서울 강서구는 구정 소식지 ‘강서까치뉴스’ 2월호부터 ‘보이스아이 코드’를 삽입해 발간한다고 22일 밝혔다. 강서구는 “어르신, 시각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글씨를 읽는 게 불편한 주민들에게 구정 소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도입했다”고 전했다. 보이스아이 코드는 시각장애인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해 개발된 음성변환 기술로, 인쇄물에 부착된 바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소리로 정보를 들을 수 있다. 등·초본 같은 민원서류나 수도요금 고지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마트폰에 ‘보이스아이’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한 뒤 소식지 각 페이지 오른쪽 위에 있는 바코드를 찍으면 해당 면의 내용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번역 기능도 제공된다. 구글 번역기와 연계해 한글을 영어·일본어·중국어·베트남어 등 58개 언어로 번역, 한국어가 익숙지 않은 결혼이주민들도 구정 소식을 쉽게 전달받을 수 있다. 강서까치뉴스는 1996년 창간된 강서구 대표 종합정보지로, 매달 19만 2000부가 발행된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분야에서 정보기술(IT)을 적극 도입해 주민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며 “ 모든 주민들이 양질의 구정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美 “한국 독자 파병 환영하고 고맙다” 이란 “페르시아만 명칭도 잘 모르나”

    美 “한국 독자 파병 환영하고 고맙다” 이란 “페르시아만 명칭도 잘 모르나”

    이란, 직접 반발은 자제하며 수위조절 韓국방부 아라비아 명칭 사용에 불쾌감미국 정부가 한국의 호르무즈해협 독자 파병에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반면 이란 정부는 파병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직접적인 반발은 자제했다. 데이비드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논평을 통해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을 지원함으로써 중동에서 항행의 자유 보장을 돕는 동맹 한국을 환영한다”고 했다. 한국이 미국 주도의 IMSC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 파병을 결정했지만 존중하고 환영한다는 의미다. 국무부 관계자도 “한국의 결정을 환영하고 고맙게 여긴다”고 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22일 박한기 합참의장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결정에 사의를 표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반면 세예드 아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1일 트위터에 “한국 국방부는 ‘페르시아만’의 역사적 명칭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무슨 지식과 정당성으로 이 해역에 군대를 보낸다는 것인가”라며 “사실에 대한 상호 존중과 수용이 문명국가 간 관계의 기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글로 ‘페르시아만’이라고 표기된 중동 지역 지도를 게재했다. 무사비 대변인의 발언은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파병 결정을 발표하면서 “청해부대 파견지역은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 ‘아라비아 페르시아만’ 일대까지 확대된다”고 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과 아라비아반도 사이는 국제적으로 ‘페르시아만’이라고 불리지만, 이란에 적대적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등은 ‘아라비아만’이라고 부른다. 다만 이란은 ‘우려’의 뜻을 표명하는 정도로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22일 KBS 라디오에서 “반발 강도는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독자 파병으로 이란에도 명분을 주고 우리도 명분을 갖고, 설득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文대통령이 선택한 13편 영화에 담긴 뜻은?

    文대통령이 선택한 13편 영화에 담긴 뜻은?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카트’ ‘변호인’ ‘국제시장(2014)’ ‘암살’ ‘연평해전(2015)’ ‘판도라(2016)’ ‘재심’ ‘택시운전사’ ‘미씽: 사라진 여자(2017)’ ‘1987(2018)’ ‘기생충(2019)’ ‘천문(2020)…. 대통령의 영화 관람은 그 자체가 메시지다. ‘킬링타임용 영화’란 없다. 누구와 어떤 영화를 볼지,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담아낼 지까지 정교하게 기획된다. 2012년말 대선캠페인 당시 문재인 후보가 ‘광해(추창민 감독)’를 보고 눈물을 닦는 모습을 담은 한 장의 사진은 지금도 회자된다. 영화가 끝난 뒤 5분 넘게 일어나지 못했던 문 후보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오늘은 말 못 하겠다. 감명 깊게 봤는데 눈물이 많아져 갖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후 페이스북에 “목례를 올리며 예를 취하는 허균에게 떠나는 배에서 손 흔들며 웃던 하선. 아마도 그 장면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얼굴이 저절로 떠올랐던 모양입니다. 남들 보는 앞에서 수습 못 할 정도로 이렇게 울어본 적은 처음이네요”라고 평을 남겼다. 그렇게 광해는 ‘문재인의 영화’로 각인됐다.●‘문재인=세종, 장영실=조국’? 설연휴 직전 주말인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천문: 하늘에 묻는다(허준호 감독)’를 관람했다. ‘천문’은 표면적으로는 세종대왕(한석규)과 신분사회의 벽을 넘어 관노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종3품까지 오른 천재 과학자 장영실(최민식)을 다뤘다. 청와대는 ‘천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실력 있는 인재가 능력에 따라 공정하게 인정·대우받는 사회가 중요하다는 의미를 알리고, 한국적 소재를 영화화해 새해 첫 100만 관객을 돌파한 우수한 작품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명나라와 명을 추종하며 기득권을 지키려는 사대부 세력과 각을 세우며 개혁 드라이브를 거는 세종대왕을 문 대통령으로, 개혁에 저항하는 사대부에 의해 끝내 희생되는 것으로 묘사된 장영실을 조국 전 장관에 빗대어 해석한 비평이 영화 개봉 이후 SNS(소셜네트워크) 등에서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천문’ 관람에 대한 다른 해석도 나온다. 장편영화를 기획하고 시나리오 작업을 거쳐 촬영을 마치기까지 적어도 1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국 정국’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노릇. 하지만 사대부를 대표하는 영의정(신구)이 세종을 압박하면서 “(사대부에게 위협이 되는)한글 창제를 포기하면 장영실을 살려드리겠다”는 영화 대사에서 조 전 장관의 지지자 등은 그런 컨텍스트를 읽어낸 셈이다. 실제 ‘천문’을 본 문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신년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해 ‘마음의 빚’을 토로한 점에서 미뤄 추측이 가능할 뿐이다. ●2014년 이후 1년에 두편 꼴… 키워드는 메시지·눈물 과거 대선 유세를 하면서 “매달 한 번씩 영화나 연극 등을 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던 문 대통령은 정치인으로 입문한 뒤 관람이 확인된 영화만 13편에 이른다. 2014년 이후로 국한시키면 1년에 두 편꼴이다. 2014년 1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를 맡았던 부림사건을 다룬 ‘변호인’을 관람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들어서 역사가 거꾸로 가고 있다. 국민들이 피와 땀으로 이룩했던 민주주의가 다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같은 해 11월, 참여정부 당시 이랜드 파업 사태를 다룬 ‘카트’(부지영 감독)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에는 잊을 수 없는 상처”라며 “정말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이어 “참여정부 때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촉진하고자 비정규직 보호법을 만들었는데, 막상 사용자들이 사내 하청 등을 이용해 빠져나가는 것을 막지 못해 비정규직 양산법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서민의 삶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뼈아픈 비판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2016년 12월 원전 재난을 다룬 ‘판도라(박정우 감독)’를 봤다.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며 눈물을 정말 많이 흘렸다”면서 “탈핵·탈원전 국가로 만들어나가자”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 등은 “영화 하나 보고 탈원전 정책을 폈다”며 두고두고 공격 소재로 삼았다. 사실 관계는 다르다. 문 대통령은 18대 대선 때도 ▲신규원전 백지화 ▲수명종료 원전 가동 중단 등 탈원전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20대 대선을 앞둔 2017년 2월에는 살인 누명을 쓴 사법 피해자들을 다룬 ‘재심(김태윤 감독)’을 봤다. 무대에 올라 간 문 대통령은 “과거 변호사를 할 때도 억울한 이들의 사연을 제대로 들어주려고 노력했다. 약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졌다”고 했다. 인혁당 유족들이 함께 했다. ●‘국뽕’ ‘보수색채’ 영화도 관람 꼭 진보진영이나 지지자들이 공감할 만한 영화만 본 것은 아니다. ‘국제시장’이나 ‘연평해전’ 같은 의외의 선택도 있었다.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화 속 국기에 대한 경례 장면을 언급하며 애국심을 강조했던 ‘국제시장’(윤제균 감독)을 관람한 문 대통령은 “영화가 제 개인사(6·25때 흥남 철수작전으로 월남한 실향민·부산 등)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며 “보수적인 영화라든지 그런 해석은 당치 않은 것 같다. 애국주의를 강조하는 것 같은 장면이 있지만 그건 시대상이었다”고 했다. 이듬해 ‘연평해전(김학순 감독)’을 관람한 뒤에는 “장병들의 숭고한 목숨과 피로 우리 영토가 지켜졌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희생 없이 안보와 평화를 지키는 세상을 만드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보수와 중도층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2017년 8월 취임 후 첫 영화로는 5·18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전세계에 알린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와 함께 ‘택시운전사’를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광주민주화운동이 늘 광주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 국민 속으로 확산되는 것 같다”며 “아직까지 광주의 진실이 다 규명되지 못했으며 우리에게 남은 과제”라고 강조했다. 같은 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미씽: 사라진 여자(이언희 감독)’를 봤다. 문 대통령은 “‘사라진 여자’라는 제목도 이중적인 뜻이 있다고 느꼈는데, 실제적으론 (극중) 한매가 사라진 것인데, 의미적으로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아주 소외되고 있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의미도 담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2018년 1월에는 6월 민주항쟁을 다룬 ‘1987(장준환 감독)’을 보고 또한번 눈물을 흘렸다. 문 대통령은 “가장 마음에 울림이 컸던 대사가 엄혹했던 민주화 투쟁 시기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했던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 였다”면서 “이 영화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 고 박종철 열사의 형인 박종부 씨 등이 함께했다.●역대 대통령의 영화 역대 대통령이 ‘직관’한 영화와 감상평을 보면 그의 성향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1993년 5월 청와대 춘추관으로 임권택 감독과 배우 김명곤·오정해 씨를 초청해 ‘서편제’를 봤다. 그때만 해도 대통령의 극장행은 상상하기 어렵던 시절. YS는 영화를 본 뒤 “이 정도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되겠다. 문화대국으로 가는 것도 신한국건설의 하나”라고 했다. 대선 패배 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영국으로 떠났다가 돌아온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YS가 서편제를 본 두 달 뒤쯤 임 감독과 오씨, 박지원 당시 대변인 등과 함께 극장을 찾았다. DJ는 “서편제가 나타내고자 하는 우리 민족의 한은 원한이나 절망이 아니라 무언가를 이루어내려는 몸부림이다. 오랜 역사를 통해서도 중국화되지 않았던 것은 바로 이 한 때문이었다”며 차별화된 관점을 드러냈다. 재임 중 일반상영관을 찾은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서민적 캐릭터만큼이나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화를 봤고, 메시지 있는 영화만 고집하지도 않았다. ‘왕의 남자’, ‘맨발의 기봉이’ ‘길’ ‘밀양’ ‘괴물’ 등을 선택했다. 특히 2007년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화려한 휴가’를 관람한 뒤 “가슴이 꽉 막혀서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 독립영화로는 드물게 흥행신화를 쓴 ‘워낭 소리’ 등을 봤다. ‘우생순’에 보고서는 “메달 색깔이 문제가 아니라 도전 정신을 갖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다운 평을 내놓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 ‘뽀로로 극장판’을 비롯해 ‘명량(2014년)’과 ‘국제시장(2015)’ 등을 관람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금난새, 가족관계부상 성씨 ‘김’→‘금’ 고칠 수 있게 됐다

    금난새, 가족관계부상 성씨 ‘김’→‘금’ 고칠 수 있게 됐다

    금씨 선친, 광복 후 소리대로 읽으려고 변경전산 착오로 가족관계부만 ‘김’씨…상속 차질지휘자 금난새(73)씨가 가족관계등록부에 김씨로 돼 있던 성씨를 금씨로 변경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금난새씨가 “가족관계등록부상 ‘김’으로 기재된 성을 ‘금’으로 바꿔 달라”며 낸 등록부 정정 신청 사건에서 불허를 결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금난새씨의 아버지인 고 금수현 작곡가는 1945년 광복이 되자 성을 김에서 금으로 바꾸고, 자녀의 성도 금으로 지었다. 한자인 쇠 금(金)을 한글 그대로 읽은 음으로 이름에 쓰기 위해서였다. 금난새씨는 과거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이름이 ‘하늘을 나는 새’라는 뜻이라며 “우리나라 최초의 순한글 이름”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금난새씨는 주민등록증과 여권, 운전면허증 등 다른 공문서에는 성이 금으로 돼 있지만 가족관계등록부엔 여전히 김씨로 적혀 있어 금씨 성을 지닌 부친으로부터 상속을 받을 수 없었다. 1999년부터 진행된 호적부 전산화 과정에서 성명을 한자와 한글로 병기하며 생긴 착오로 알려졌다. 이에 금난새씨는 가족관계등록부의 성을 ‘금’으로 바꿔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1, 2심은 한글 표기상 성이 ‘김’으로 기재돼 있는 것은 가족관계등록법상 정정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신청을 불허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대법원은 “어떠한 신분에 관한 내용이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됐어도 그 사항이 사실에 부합하지 않음이 분명한 경우, 그 내용을 수정해 진정한 신분관계를 공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공적 장부들의 기재 불일치로 인해 상속등기 등 권리 실현에 장애가 발생했다”면서 “신청인이 유년 시절부터 한자 성 ‘김’을 한글 성 ‘금’으로 사용하며 오랜 기간 공·사적 생활 영역을 형성해왔다면 성을 ‘금’으로 변경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밴드 혁오, 2년 만의 컴백…30일 새 정규 앨범 발표

    밴드 혁오, 2년 만의 컴백…30일 새 정규 앨범 발표

    밴드 혁오가 앨범 발매일과 트랙리스트를 공개했다.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측은 17일 “혁오의 새로운 정규 앨범 ‘사랑으로(through love)’가 오는 30일 오후 6시 전세계 온라인 음원사이트에 동시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8년 발매된 EP ‘24 : How to find true love and happiness’ 이후 약 2년만에 컴백하는 혁오의 새 정규 앨범 ‘사랑으로’는 혁오의 사유가 집약된 야심찬 결과물로,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우선 데뷔 이래 숫자로 유지되던 앨범 명이 한글로 바뀌었고 앨범 커버 역시 일러스트가 아닌 사진을 사용, 세계적인 작가 볼프강 틸만스(Wolfgang Tillmans)와 협업했다. 이번 앨범에는 ‘Help(헬프)’, ‘Hey Sun(헤이선)’ 등 총 6개의 트랙이 실린다. ‘New born(뉴본)’이라는 마지막 트랙에는 혁오가 앞으로 기존과 또 다른 음악을 선보일 것이라는 예고가 담긴다. 이제까지 청춘의 단면을 가장 혁오스러운 방식으로 표현하며 동시대 청춘들의 열광을 이끌어 냈던 만큼, 이번 새 앨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지난 15일 갑자기 진행된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도 화제를 모았다. 아무런 소리 없이 동일한 영상이 반복 재생돼 혁오 멤버들의 라이브 참여를 기대한 팬들의 궁금증을 높인 것. 그간 유럽 투어를 비롯해 다양한 국가에서 공연을 진행하며 영향력 있는 ‘K-밴드’로 활동해온 혁오는 ‘글로벌 밴드’로서의 인기를 증명하듯 전세계 팬들의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한편 혁오는 새 앨범 ‘사랑으로(through love)’는 오는 30일 오후 6시 발매한다. 또한 2020 월드투어 사랑으로(HYUKOH 2020 WORLD TOUR through love)’는 오는 2월 8일, 9일 양일간 서울 블루스퀘어 아이마켓 홀에서 개최되며 이를 시작으로 6월 북미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제3회 대한민국 글로벌파워브랜드 대상] 무인결제기 시장 급성장 속 특허 기술 ‘눈길’

    [제3회 대한민국 글로벌파워브랜드 대상] 무인결제기 시장 급성장 속 특허 기술 ‘눈길’

    최근 국내 키오스크 시장이 커지고 있다. 무인 결제부터 예약 서비스는 물론 인건비 감소와 고객 마찰 감소 등의 장점을 타고 전 산업 분야로 도입이 늘고 있다. 키오스크 제조·유통기업인 솔티어는 가격·디자인·품질·서비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키오스크 관련 5개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인증 및 KC 인증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키오스크를 개발하고 있다. 곡선형의 디자인으로 설계된 ‘솔티어키오스크’는 매출·매입 정산이 이뤄지는 회계 시스템을 갖췄다. 포인트 적립·결제는 물론 신용카드, 간편 결제 등 다양한 결제 수단으로 손쉽게 결제할 수 있다. 업계 처음으로 32인치 터치스크린도 선보였다. 박영광 솔티어 대표는 “장애인이나 고령층이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를 비롯해 한글, 영어, 중국어, 일어 등 다국어 언어 교환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다”며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키오스크 유통은 물론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시아 공항에 키오스크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문화마당] 시민 출판의 시대로/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시민 출판의 시대로/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오늘날 우리는 누구나 자기 삶을 스스로 기록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사람과 공유하며, 아카이브해서 후대에 남길 수 있다. 아카이브 방법은 점점 간단해져 블로그 등 디지털 콘텐츠만이 아니라 종이책이나 전자책 같은 형태로 출판하는 것도 이제는 별로 어렵지 않다. 도서관 등에서 이용자들을 상대로 책 쓰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전문 저자가 아닌 일반 시민들이 출판하려 할 때 독자들이 후원 등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소셜 펀딩 시스템이 이러한 흐름을 거세게 하는 중이다. 2018년 텀블벅 한 군데에서만 700여권의 신간이 탄생했다. 작년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꽤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가 쓴 책 콘텐츠를 소비만 하는 출판 객체에 일반 시민들이 머무르지 않고, 자신이 가치 있다 생각하는 일상의 어떤 것이든 기록해서 책으로 펴내는 출판 주체가 되는 것을 ‘출판의 민주화’라 한다. 최근 출판계에서는 어르신들의 진솔한 자기 기록이 책으로 나와 화제가 되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출판 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점에서, 또 고령 사회를 맞이해 미래 가치가 높은 ‘시니어 출판’ 영역의 확산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를 쓴 전남 순천 할머니들은 순천 그림책 도서관에서 글과 그림을 배운 후 쓰고 그린 인생 기록을 한데 모아 책을 펴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이 압축적으로 담긴 이 감동적인 책은 출간 직후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요리는 감이여’를 함께 쓴 충청도 할매들 역시 충남 지역 도서관과 평생학습관에서 한글 문해 교육을 받고는, 평생 처음 글을 읽고 쓸 줄 알게 됐다. 사서와 편집자 등의 도움을 받아 기록한 이들의 인생 요리 책은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흔일곱 살 이옥남 할머니의 30년 일기에서 가려 뽑은 글을 엮은 ‘아흔일곱 번의 봄여름가을겨울’은 소박한 어조로 인생을 긍정하는 내용이 독자들 마음을 파고들었다.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는 70대에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된 박막례 할머니의 인생 역정을 유쾌한 필치로 그려내 많은 호응을 받았다. 이 밖에 전국 한글학교에서 뒤늦게 한글을 배운 어르신들의 시와 산문을 모은 ‘보고 시픈 당신에게’ 등 시니어 출판의 한 갈래가 자리잡아 가는 느낌이다. 일기, 회고, 에세이, 자서전 등으로 표출되는, 특히 여성 어르신의 자기 기록은 여러 의미가 있다. 평생 자기표현이 억눌렸던 이들의 인생 기록은 남성 중심의 기울어진 역사를 바로잡고, 공공 기록이 빠뜨리곤 하는 시민들의 일상을 복원하며, 다채로운 지역 문화를 원형 그대로 보존한다. 또한 자기 삶의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는 과정은 동시에 한 평범한 시민이 자기 삶의 의미를 깊게 성찰하고, 인생에서 받은 온갖 상처를 치유하며,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몽테뉴에 따르면 세상 사람은 ‘눈앞에 있는 것만 바라보는 사람’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사람’으로 나뉜다.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은 독단의 돌부리에 걸려 언젠가는 돌이킬 수 없는 후회 속으로 넘어진다. 눈을 안으로 돌려 자기 경험을 객관화하는 과정 없이 인간은 성숙할 수 없고, 더 나은 삶에 도달하지 못한다. 몽테뉴가 ‘에세’를 쓰면서 더 나은 인간이 되기를 한없이 시도했듯, 자기 기록은 한 시민이 지나온 인생의 의미를 따져 보고 앞으로의 삶을 새롭게 만드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의 알을 품은 시민들이 많아지면 자신을 배려하고 타인을 관용하는 이들도 늘어나면서 공동체도 함께 부화한다. 좋은 사례들이 생겨난 만큼 도서관에서 시민들의 자기 기록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보존함으로써 미래의 자산으로 삼았으면 한다.
  • [이의진의 교실 풍경] 텍스트가 죽은 시대라구요

    [이의진의 교실 풍경] 텍스트가 죽은 시대라구요

    텍스트가 죽은 시대라고 합니다. 정확히 글이라는 ‘문자텍스트’가 죽었다는 거지요. 요즘 누가 ‘글’을 읽느냐고 되묻습니다. 포스트 문자텍스트 시대가 온 지는 한참, 영상으로 대체되다 이미지의 시대로 넘어간 지 오래라고 합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초등학생부터 어르신들까지 유튜브로 감성과 지식을 얻는 게 대세입니다. 책은 안 팔리고, 긴 글은 읽지 않는 시대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국민 독서실태 조사(2018)에 따르면 성인의 25%는 책을 1년에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네요. 연간 독서율은 2015년에 비해 성인 5.4% 포인트, 학생 3.2% 포인트가 감소했구요. 독서시간은 점점 줄어드는데 유튜브 이용시간은 점점 늘어납니다. 이런 상황에 기름을 들이붓듯 지난해 11월 28일 교육부는 ‘대입공정성개선안’을 발표하면서 대입에서 독서활동을 반영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부모 배경 등 외부요인을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아, 물론 어떤 형태로든 독서교육은 이루어질 거고 문해력을 기르기 위한 학교 현장의 노력은 계속되겠지요. 하지만 대입에서 나름 가산점처럼 작동했던 독서활동을 반영하지 않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독서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고등학생들의 독서활동은 분명히 줄어들 겁니다. 이에 더해 꽤 긴 시간에 걸쳐 학교 현장에서 확산됐던 읽기, 쓰기 관련 수업들마저 상당 부분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래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문맹률이 현저히 낮은 편에 속하지 않느냐고요? 한글이 쉽다 보니 문맹률은 낮지요. 대신에 글을 제대로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좀 심각합니다. 아예 일 년에 책 한 권조차 안 읽는 사람도 많지만, 글이 좀 길어지면 바로 읽는 걸 포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기껏 글을 읽고 나서도 엉뚱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있구요. 잘못 읽은 거지요. 온라인 이용이 활발한 한국의 문해력 수준이 심각하다는 건 이미 2013년 실시한 OECD 국제 성인역량 조사(PIAAC)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16~65세의 언어능력 수준은 평균(3수준 276~325점, 500점 만점) 이하가 91.5%로 나타났습니다. PIAAC(2013)에서 드러난 한국의 성인 문해력은 더 심각합니다. 25세를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타서 35~44세 이후 평균 아래로 내려가고, 45세 이후부터는 하위권으로 떨어집니다. 결국 이런 문해력 부족은 학교뿐 아니라 직장에서의 의사소통 문제까지 발생시킵니다. 실제로 성인 중 상당수가 문서 파악뿐 아니라 기본 독해능력이 떨어져 문서를 오독하거나 분석을 잘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문해력 저하로 인한 실수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문자텍스트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맛집을 찾아 인터넷을 헤매던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음식 사진을 보고도 굳이 문자로 된 후기까지 찾아 읽고 나서야 예약을 합니다. 제품 사용설명서, 약관도 문자텍스트입니다. 이미지와 동영상이 대세라고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문자를 놓지 않습니다. 또한 문자텍스트를 제대로 읽어내는 훈련이 돼 있어야만 영상 텍스트를 비롯한 확장된 텍스트들을 읽어 내는 힘이 생깁니다. 문제는 문해력이라는 게 성인이 되고 나서는 독서 등을 통해 교육하고 훈련해도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많은 전문가가 학교 정상화의 조건으로 독서 중심 교육을 주장하는 이유는 수능 때문이 아니라 문해력이야말로 현대인에게 요구되는 필수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일정 시기의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 강제적으로 이루어지는 독서교육, 특히 공교육 내에서 이루어지는 독서교육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아무리 부모의 영향력을 배제하려는 의도라고 해도 독서활동을 대입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교육부의 조처에 우려를 거둘 수가 없는 건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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