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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 1~2학년 원격수업 EBS로… 출석은 온라인방에서 확인

    초등 1~2학년 원격수업 EBS로… 출석은 온라인방에서 확인

    개학 전 학습꾸러미로 자료집 배달초등학교 1~2학년은 오는 20일 온라인 개학을 한 뒤 스마트기기가 아니라 EBS 방송과 가정학습 자료 위주로 원격수업을 듣게 된다. 교사와 학부모들이 별도 연락을 취하는 방식으로 출석도 인정된다. 5일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의 ‘초등학교 1·2학년 원격수업 방안’을 내놨다. 전국 학교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오는 9일 고3·중3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한다. 16일 고 1~2학년, 중 1~2학년, 초등 4~6학년에 이어 20일에는 초등학교 1~3학년이 원격수업을 시작한다. 초등학교 1~2학년의 경우 아이들이 교사 없이 컴퓨터 앞에서 40분간 집중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많았다. 이에 교육부는 초등 1~2학년은 EBS 방송과 가정학습 자료를 중심으로 한 원격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우선 초등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EBS 방송을 6일부터 ‘EBS 2TV’에서 방영한다. 국어·수학 등 교과 관련 방송과 더불어 ‘미술 탐험대’ 등 체험활동 프로그램까지 시청할 수 있다. 아이들은 20일 이후에도 EBS 방송을 중심으로 한 원격수업을 듣게 된다. 각 학교에서는 개학 전에 아이들이 집에서 공부할 수 있는 ‘학습꾸러미’를 가정으로 배송할 예정이다. 학습꾸러미에는 한글 따라 쓰기, 숫자 쓰기 등 자료가 들어간다. 출석은 담임교사가 학부모들과 개설해 둔 온라인 학급방에서 확인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동아 100주년 기념, 공공아트 ‘한국의 새’, ‘한국의 향’ 선보여

    동아 100주년 기념, 공공아트 ‘한국의 새’, ‘한국의 향’ 선보여

    동아일보는 2020년 창간 100주년을 기념해 진행하고 있는 3대 공공아트 프로젝트의 일환인 <한국의 새>와 <한국의 향> 프로젝트를 창간일을 맞아 공개했다. <한국의 새>와 <한국의 향>은 정확히 창간 100주년을 맞이하는 4월 1일부터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1 동아미디어센터 1층 로비에 위치한 <한국의 상(床) : ‘내일을 담는 100년의 상’> 위에서 공개됐다. 2020년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을 기념해 진행하는 공공아트 프로젝트는 앞서 2019년 창간 99주년을 기념해 프랑스 현대 미술가 다니엘 뷔렌(Daniel Buren, 1928~)과의 협업으로 동아미디어센터 외관을 8가지 색상과 다니엘 뷔렌 작품의 시그니처인 8.7cm 간격의 줄무늬로 장식한 <한국의 색, 인 시튀 작업(Les Couleurs au Matin Calme, travail in situ)>으로 시작했다. 창간 100주년을 맞은 2020년에는 현재와 과거, 미래에 대한 의미와 의의를 각각 담은 <한국의 상(床)>, <한국의 향>, <한국의 새> 3가지 프로젝트를 통해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을 모두와 함께 나누고 즐기는 공공의 이벤트로 확대하고자 한다.지난 1월 1일에는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 로비에 도예가 이헌정과 협업한 <한국의 상(床): 내일을 담는 100년의 상>이 공개됐다. 100년의 시간의 집적과 미래의 100년을 상징해 도자 소재로 제작된 작품은 동아일보의 가치를 담아내는 ‘브랜드 쇼룸’이자 상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 있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신진 아티스트 또는 독자들의 사연을 담은 물건 및 100주년 기념 오브제 등이 전시되고 있다. <한국의 새> 프로젝트는 미래 지향적인 희망과 행복의 메시지를 사회 곳곳에 전파하는 파랑새의 이미지에 ‘세상을 보는 맑은 창’을 표방하고 있는 동아일보의 콘셉트를 투영해 기획한 것이다. 핀란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이딸라’와 ‘한국의 새’를 주제로 한 ‘동아백년 파랑새’ 오브제를 한정수량 제작해 선보인다. ‘파랑새’는 새로운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기 위해 동아일보가 1960년대 도입한 취재 목적의 경비행기와 요트의 이름이기도 하다. 동아일보는 파랑새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개개인을 위한 ‘치유의 새’이자 ‘힐링의 새’로 해석해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우리 곁에 있다’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한다. ‘동아백년 파랑새’는 장인이 직접 한숨 한숨 불어 제작되는 이딸라의 전통적 생산방식으로 300개 한정수량 제작됐다. 오브제 아래에는 한글로 ‘동아백년’ 각인과 1번부터 300번까지의 번호가 새겨져 있다. 이 오브제들은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 1층 로비 <한국의 상(床) : ‘내일을 담는 100년의 상’>에 전시되어 있으며,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미술관, 박물관, 독립서점 등 젊은 세대가 여가 생활을 위해 즐겨 찾는 ‘힐링 맛집’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네덜란드의 유명 만화가 바바라 스톡이 ‘동아백년 파랑새’를 주제로 제작한 ‘당신의 오늘을 치유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라는 그래픽 노블을 통해 파랑새가 우리 사회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한국의 새 : 동아백년 파랑새>에 대한 더 많은 정보와 사진, 그래픽 노블은 한국의 새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3월 31일 공개된 <한국의 향> 프로젝트는 지난 100년간 동아일보가 활자를 통해 국민들과 함께한 기억을 향으로 표현해 우리 사회에 미래에 대한 깨끗한 꿈과 향을 전달한다는 취지를 담은 프로젝트다. 글로벌 화장품 ODM 1위 회사인 코스맥스와 협업하여 ‘1920℃’ 향수와 디퓨저를 탄생시켰다. ‘1920℃’라는 향의 이름은 1920년 창간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청년의 온도, 열정의 온도를 표현한 것이다. 고려시대부터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우리나라 전통 묵인 송연묵(소나무 그을음과 아교를 섞어 만든 한국 전통의 먹)을 재현해 특허 출원한 ‘한국의 묵향’으로, 100년의 향기와 지조 있는 선비 정신을 K-뷰티와 결합한 감각적인 제품이다. 탑노트로는 송연묵, 소나무, 컴포러스, 미들노트로는 백합, 자스민, 장미, 아이리스 향이 난다. 사향, 통카빈, 시더우드가 베이스 노트로 풍긴다. ‘1920℃’는 향수(50mL·오 드 퍼퓸)와 디퓨저(135mL)로 구성되었으며 단아한 느낌의 순백색 향수 캡과 디퓨저 용기는 한국도자기가 제작했다. <한국의 색>에 이어 <한국의 상>, <한국의 향>, <한국의 새>으로 이어지는 공공 아트 프로젝트의 자세한 내용은 동아일보 100주년 기념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녕” “헬로” “곤니치와”… 자막의 힘, 구독자 120배

    “안녕” “헬로” “곤니치와”… 자막의 힘, 구독자 120배

    120만명이 넘는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음식 브이로그 ‘해그린달’의 구독자 수는 외국어 자막을 단 뒤 급상승했다. 자막을 단 지 석 달여 만에 구독자 수가 5000명에서 60만명으로 늘었는데 이 가운데 한국인은 25%였다. 베트남(30%), 러시아(16%) 등에서 유입된 숫자가 많았다. 해그린달의 자막은 유튜브 외국어·한국어 자막을 만드는 스타트업 ‘자메이크’와의 협력에서 비롯됐다. ‘자메이크’는 대학 시절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청각장애인에게 자막으로 강의를 전달하는 ‘보이스루’ 이상헌 대표와 동아리 활동을 통해 청각장애인에게 자막으로 뮤지컬 공연을 보여 주던 왕경업 영업팀장 등이 만든 서비스다.한국말을 하는 유명 인플루언서의 구독자 수는 몇십만~몇천만명인 데 비해 영어권·스페인어권의 인플루언서에겐 몇억~몇십억의 구독자 수 기회가 차별적으로 주어지는 현상을 보고, 언어로 인한 ‘유리장벽’을 깨야겠다는 사업 구상이 적중했다. 2018년 본격 창업 뒤 유튜브 바람과 함께 순풍을 탄 자메이크는 현재 크라우드소싱 방식으로 외국어 자막에 참여할 수 있는 통번역가 1500명을 보유했고, 일본에 작은 지사를 설립했으며, 최근 월매출 1억원 이상을 달성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 구글 AI도 자막의 벽을 넘지 못했다. 중첩된 대화 내용을 말하는 사람별로 분리하는 기술, 음절뿐 아니라 높낮이와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 말의 뉘앙스를 알아채는 판별력, 음절 하나로 말의 내용이 정반대로 바뀌는 통번역 특유의 특성까지 겹친 영역이기 때문이다. 자메이크는 이 한계를 인정, AI 엔진과 기존 통번역 작업을 결합시켰다. 대신 자메이크는 빠르고 값싸게 외국어 자막을 생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자메이크의 AI 엔진이 동영상 스크립트를 한글로 생성하면 이를 사람이 검수한 뒤 통번역가가 해외 자막을 만들어 유튜버에게 제공한다. 당일 요청한 작업을 당일 24시간 이내 완료하고, 연중 무휴로 작업하며, 업계 최저가로 자막을 생성한다. 왕경업 팀장은 “초반에 유입된 해외 시청자가 많을수록 글로벌 노출 효과가 커지는 점을 감안하면 업로드 이후 24시간 이내 자막을 올리는 게 효과적”이라고 자메이크가 이 같은 정책을 세운 이유를 설명했다. 영상 시간에 관계없이 24시간 이내 자막 완료가 가능할 수 있었던 데에는 통번역사의 노동을 플랫폼화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자막 작업이 필요한 영상을 5분 단위로 쪼개 통번역사에게 제공하고 작업된 분량을 다시 모아 전체 맥락을 감수하는 식으로 한 편의 외국어 자막 작업이 이뤄진다. 이상헌 대표는 “외국 유학생 등 한국에서 해외 언어를 모국어로 쓰는 인구가 매우 많아진 환경, 프리랜서와 비슷해 자막 작업을 할 틈새 시간을 낼 수 있는 통번역사의 직업 특성 덕분에 가능했던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미 형성된 시장인 문서·행사 번역 등의 업무에 절대 진출하지 않고 최근에 만들어지는 중인 유튜브·동영상 자막 번역에 자메이크 사업을 특화한 점 역시 통번역사 산업 생태계를 고려한 포석이다. 유튜브 외국어 자막 사업을 처음 시작한 것은 자메이크이지만, 유튜브의 성장세를 봤을 때 곧 비슷한 회사가 생길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자메이크는 어디에서 강점을 찾게 될까. 왕 팀장은 “자메이크가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유튜브에 외국어 자막을 왜 달아야 하는지’ 설득해야 했다면, 18개월여가 지난 지금은 번역 자막을 달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누구나 공감할 정도로 동영상 자막에 대한 인식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그렇다면 다음 경쟁은 번역 자막 시간을 줄이는 것,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자막을 입히는 것 등이 될 텐데 자메이크는 항상 변화의 제일 첫 지점을 직접 경험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 대표는 “그저 한국이라서 좋고, 한국이라서 더 알고 싶은 외국인들에게 한국 콘텐츠가 많이 수용되면 좋겠다”면서 “한국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즉시 글로벌화가 진행되는 효율적인 체계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경기도, 해외입국 도민에 AI콜센터·전용 공항버스 서비스 제공

    경기도, 해외입국 도민에 AI콜센터·전용 공항버스 서비스 제공

    경기도가 해외에서 입국하는 도민들의 코로나19 관리를 위해 음성로봇을 통한 전화상담서비스인 AI 콜센터와 전용 공항버스 서비스를 도입한다. 임승관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은 30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해외유입 확진자의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기도가 4월 초 도입 예정인 AI콜센터는 한글과컴퓨터가 개발해 현재 대구시에서 사용하고 있다. 사람이 아닌 AI음성로봇이 관리대상자에게 1일 1회 자동으로 전화해 미리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관리대상자의 발열, 호흡기 증상 등 건강상태 등을 확인하는 기능을 한다. 도는 AI콜센터 서비스를 통해 자동으로 관리대상 해외 입국자에게 전화를 걸어 3일 이내 검진을 받도록 독려하고, 자가격리자 앱 설치를 안내할 예정이다. 또 자가격리 기간인 14일이 지난 후에도 1주일 동안 추가로 전화를 걸어 이들의 이상 유무를 확인할 방침이다. 관리대상자가 이상이 있다고 답변할 경우에는 대상자 거주시 보건소 및 연락처를 안내하고, 다음날 해당 보건소에 이상자 명단을 통보하게 된다.이와 함께 도는 해외입국자의 대중교통 이용으로 인한 2차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30일부터 미국·유럽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전용 공항버스를 운행한다. 전용 공항버스는 10개 노선으로 인천공항 탑승자를 도내 15개 거점 정류소로 이송한다. 거점 정류소에서 하차한 이용자는 시군이 제공한 관용차, 콜밴 등 연계 교통수단 85대를 활용해 귀가하게 된다. 도는 이용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후, 배치시간 및 노선을 보완할 계획이다. 임 단장은 “해외에서 입국하시는 분들은 검역을 충실히 받아주시기 바라며, 자가격리 대상자들은 반드시 바로 집으로 귀가해 자가격리 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30일 0시 기준, 경기도 확진자수는 전일 0시 대비 11명이 증가한 466명이다.(전국 9661명) 인구100만 명 당 확진자 발생수는 33.8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7번째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울산 관광 한눈에 ‘e-길잡이’ 제작

    울산 관광 한눈에 ‘e-길잡이’ 제작

    ‘한눈에 들어오는 울산 관광 이(e)-길잡이’가 제작됐다. 울산시는 지역의 관광명소와 축제 등을 집약한 ‘e-길잡이’를 제작해 배포한다고 30일 밝혔다. e-길잡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침체한 울산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제작했다. 관광지와 숙박시설, 단체식당, 쇼핑, 체험 관광, 축제 등 세부 정보를 축적해 놓은 울산 관광의 종합 콘텐츠 전자책(e-book)이다. 시는 울산전담여행사, 관광호텔 등 울산 관광 상품을 개발하려는 사업체에 제공할 예정이다. e-길잡이는 6개월 동안 자료조사, 편집, 수정·보완 과정을 거쳐 완성했다. 목차에서 해당 정보로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전자책(e-book) 특성을 살렸다. 특히 직접 촬영한 사진을 넣어 저작권 걱정 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글판 외에 영어, 일어, 중국어(번체, 간체) 번역본을 제작해 필요할 때 지원한다. 또 최신 정보를 활용해 여행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 변동 사항을 수시 업데이트해 제공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관광 수요는 이전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e-길잡이로 침체한 관광업계가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그림인 듯 글씨인 듯… ‘서예의 진화’ 90분 영상에 담다

    그림인 듯 글씨인 듯… ‘서예의 진화’ 90분 영상에 담다

    국립현대미술관 첫 서예전격동기 거친 1세대 12인부터캘리그래피 등 현대서예까지한국서예가 걸어온 길 한눈에‘글씨와 그림은 뿌리가 같다’는 서화동원(書畵同原)은 동아시아 전통회화의 근간이었다. ‘서’를 중국은 서법(書法), 일본은 서도(書道), 한국은 서예(書藝)라 부른다. 서예란 말은 해방 이후 등장했다. 20세기 한국 서단의 거목인 소전 손재형(1903~1981)이 일제강점기에 쓰였던 서도 대신 서예를 주창하면서 대중화됐다.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문자예술로서 서예의 위상과 정체성 변화를 다각적으로 재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 51년 만에 처음 여는 서예 단독 기획전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이다. 미술관이 지난 1년간 야심차게 준비한 기획전이지만 당분간 현장에서 직접 관람하긴 어렵다. 30일 오후 4시 미술관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youtube.com/MMCA Korea)에서 영상으로 먼저 공개된다. 전시를 준비한 배원정 학예연구사가 전시장을 이동하며 주요 작품을 설명하는 90분 분량 영상이다. 원래 덕수궁관에서 이달 12일부터 6월 말까지 전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미술관 잠정 휴관이 길어지면서 대안으로 온라인 선공개를 택했다. 전시는 근현대 시기 한국 서예가 걸어온 길을 한눈에 보도록 짰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등 격동기를 거치며 전통서예와는 다른 서예의 변화를 이끌어온 1세대 서예가 12인을 집중 조명하고, 이들의 뒤를 이은 2세대 서예가들의 장르 융합적 실험에 주목하는 한편 캘리그래피 등 디자인적인 측면이 강조된 21세기 서예문화까지 두루 훑는다. 서예와 전각뿐 아니라 회화, 조각, 도자, 미디어아트, 인쇄 매체 등 300여 작품과 자료 70여점을 선보인다.전시는 4부로 구성됐다. 1부 ‘서예를 그리다 그림을 쓰다’에선 현대미술과 서예가 어떤 연관성을 갖고, 서로 영향을 미치며 발전해 왔는지 조명한다. “미술관에서 왜 서예전을 할까”라는 의문에 답하는 프롤로그 격이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이자 현대적 문인화에 관심이 많았던 김환기의 시화 작품 ‘항아리와 시’(1954), 서체를 추상회화의 요소로 활용한 남관의 ‘흑과 백의 율동’(1981), 서체추상에 기반한 김종영과 최만린의 조각 작품 등이 전시됐다. 2부 ‘글씨가 그 사람이다’는 소전 손재형을 비롯한 근현대 1세대 서예가들의 작품을 모았다. 다양한 조형실험을 통해 ‘소전체’를 탄생시킨 손재형은 일본인 소장자를 설득해 추사 김정희의 걸작 ‘세한도’를 국내에 들여온 일화로도 유명하다. 서예의 회화성을 중시한 검여 유희강, 한글서예교본을 쓴 갈물 이철경, 고전미와 현대미가 어우러진 한글 서풍을 창출한 평보 서희환의 작품 10여점은 처음으로 공개됐다. 3부 ‘다시, 서예: 현대서예의 실험과 파격’에선 국전 1세대에게 교육을 받았던 2세대 서예가들 사이에 일어난 새로운 흐름을 소개한다. 붓과 먹의 역동성을 살린 황석봉의 ‘선상에서 1, 2’(2018), 고대 금문을 현대적인 조형으로 재해석한 박원규의 ‘공정’(2020) 등 문자의 가독성보다 이미지에 집중해 ‘읽는 서예’에서 ‘보는 서예’로 변화를 모색한 결과가 흥미롭다. 4부 ‘디자인을 입다 일상을 품다’는 2000년대 이후 상업 광고 등을 통해 급부상한 캘리그래피와 타이포그래피 등으로 영역을 확장한 현대 서예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 준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코로나19로 미술관 직접 방문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온라인 중계로 만나는 서예전이 새로운 희망과 위로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술관 휴관은 다음달 5일까지이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재개관 일정은 유동적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영진전문대 비대면수업 노트북 지원

    영진전문대 비대면수업 노트북 지원

    영진전문대가 비대면 수업을 하는 학생들을 위해 27일부터 3일간 ‘찾아가는 노트북 대여’에 나섰다. 영진전문대는 코로나19로 강의실 대신 재택수업에 참여 학생들 중 일부가 컴퓨터 확보가 여의치 않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긴급하게 노트북 확보에 나섰다고 29일 밝혔다. 대학은 외부 대여 업체를 물색했지만, 재택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많아 시중의 대여 노트북이 동이 난 상태였다. 결국 교내서 활용 중인 노트북을 수배해 70대를 확보했다. 대학 측은 확보한 노트북을 포맷 후 윈도우10을 새로 깔고, 수업에 필요한 MS오피스, 한글 등 학습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노트북은 한시라도 빨리 전달하고, 파손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교수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학과별 교수와 본부 보직 교수 등 10여 명은 27일부터 대구 인근인 칠곡?구미?성주와 경산?청도?창녕은 물론 포항?경주?울산, 밀양과 김해에 이어 원거리 지역인 광양?순천도 마다치 않고 달려갔다. 경기도와 강원도 일부 지역은 택배로 발송했고 대구지역 학생 20여 명은 대학서 직접 받았다. 27일 오후 경남 창녕을 찾은 사회복지과 정무원 교수는 이 지역 산업체위탁반 제자 3명(2학년)을 만나 노트북을 전했다. 그는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제자들 얼굴을 대하니 비대면 강의에 더더욱 정성을 쏟아야겠다”고 했다. 전남 광양에서 노트북을 받아 든 조민석(신재생에너지전기계열, 1년)씨는 “교수님이 직접 찾아오실 줄은 꿈에도 예상 못 했다”면서 “그동안 PC방을 찾아가기도 뭣했는데 이제 편하게 강의를 듣게 돼 너무나 좋다”고 반겼다. 노트북을 전달과 함께 마스크 2장과 코로나19 극복을 기원하자는 편지도 전했다. 정석재 학생복지취업처장(부사관계열 교수)은 “비록 비대면 수업이라도 강의 품질을 높이고, 교육서비스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하고 있다”면서 “학업은 물론 건강도 잘 관리해 코로나19를 이겨내자”고 편지로 학생들을 응원했다. 한편 영진전문대학교는 코로나19에 대응해 오는 4월 11일까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文 “한국의 코로나 대응모델, 국제사회와 공유”

    文 “한국의 코로나 대응모델, 국제사회와 공유”

    특별입국절차·132조원 확장정책 등 소개 정상들, 필수의료품·농산물 무역보장 약속 ‘치료제 개발·공급 가속’ 공조 플랫폼 설립 靑, 75인치 대형 모니터 2대로 회의 진행 26일 밤 열린 주요 20개국(G20) 특별화상정상회의는 코로나19 대응은 물론, 세계경제와 국제무역 붕괴를 막기 위한 연대와 공조에 초점이 맞춰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처음 제안한지 13일만에 열렸음에도 코로나19로 상호연계성과 취약성을 절감한 각국은 4900여자(한글 기준) 분량의 긴 공동성명문을 도출해냈다.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지난 두 달간 한국은 코로나19 도전의 중심에 있었다”며 “아직 안심할 수는 없지만, 선제적이고 투명한 방역조치와 국민의 자발적이고 민주적 방역 동참으로 점차 안정화돼 가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사람·물자의 국경 간 이동 제한을 최소화한 특별입국절차와 총 1000억달러(132조원) 규모의 확장 거시정책과 금융안정정책 등 정책적 대응을 소개한 뒤 “우리의 성공적 대응모델을 국제사회와 공유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회원국들은 방역 경험과 임상 데이터를 공유하고,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하며 보건의료 취약국가 지원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며 “한국은 국제사회의 코로나 백신 개발 노력과 보건분야 개발 협력 및 개도국의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 노력에도 적극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G20은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확장적 거시 정책을 펴야하며 글로벌 금융 안전망을 강화하고 저개발·빈곤국의 경제 안정을 위해서도 협력해야 한다”며 G20 차원의 액션플랜(행동계획)을 지지했다. 공동성명문은 ▲세계적 대유행 대응 공조 ▲세계경제 보호 ▲국제무역 붕괴에 대한 대응 ▲국제협력 증진 등 4개 분야로 이뤄졌다. G20 정상들은 각국 보건장관들에게 코로나19 대응 모범사례를 공유하고, 4월 장관회의에서 G20 차원의 공동 긴급조치를 마련하도록 했다. 또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한 긴급 단기조치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전략적 대응 계획’에 대한 즉각적 재원 제공을 약속했다. 정상들은 WHO가 세계적 대유행의 대응·대비를 위한 ‘국제 이니셔티브’ 설립을 목적으로, 대규모 감염병 사태에 대한 대비의 부족 현황을 평가하고 G20재무·보건장관 연석회의에 보고하도록 했다. 이니셔티브를 통해 백신과 진단도구 및 치료제 개발과 공급을 가속화하기 위한 재정지원과 플랫폼 역할을 하도록 했다. 이어 회원국 재무장관·중앙은행장에게 코로나19 대응 공동 행동계획(액션플랜)을 마련하도록 하고, 국제무역 붕괴에 대응하기 위해 필수 의료품, 주요 농산물, 국경을 넘나드는 상품·서비스의 흐름을 보장키로 했다. 끝으로 국제통화기금(IMF) 등과 신속한 금융 패키지를 공급하기로 했다.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동시통역으로 진행된 회의 동안 문 대통령은 앞에 놓인 75인치 대형 모니터 2대를 번갈아 주시했다. 왼쪽 분할화면에는 각국 정상들이, 오른쪽에는 발언자가 클로즈업됐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김금숙의 만화경] 코로나19 속 일본 출간기념회

    [김금숙의 만화경] 코로나19 속 일본 출간기념회

    “미쳤군, 미쳤어! 당장 취소해.” ‘풀’의 일본 출간을 기념한 강연과 사인회로 일본에 간다고 했더니 우리 가족은 난리가 났다. “지금 도쿄가 제일 위험해. 가지 마.” 나는 조심하겠노라고 안심을 시켰지만 막상 떠나기 전날 밤에는 작업하느라고 잊었던 불안이 몰려왔다. #2월 20일(목) 코로나19 때문인가? 이렇게 한산한 김포공항 국제선을 보기는 처음이다. 오후 6시 35분쯤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짐을 찾아 나가니 이케다(Women’s Active Museum on War and Peace : WAM의 전 관장), 오카하라(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히로시마 네트워크 사무국장) 고로카라 출판사의 대표 기세, 그리고 ‘풀’을 일어로 번역한 스미에, 이령경씨가 나를 열렬히 환영해 주었다. 다음날 오전 나는 이케다, 오카하라, 스미에와 간다 고서가에 들렀다. 그곳에서 우연찮게 1971년에 발간된 일본만화잡지 ‘가로’를 두 권이나 구했다. 내가 좋아하는 요시히로 다쓰미의 작품이 실려 있었다. 오후 2시, 신주쿠 니시와세다 아바코(AVACO) 빌딩에서 이케다의 사회로 행사가 시작됐고 스미에가 ‘풀’의 일본 출간 동기와 과정을 설명했다. 솔직히 나도 궁금했다. 스미에가 설명한 동기 중 하나를 인용해 본다. “나라나 지역은 달라도 누군가의 폭력에 겁먹지 않고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찾은 것은 인류 보편의 것이다.” 사인회가 끝난 후 WAM을 견학했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빈틈없이 가득 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자료들과 꼼꼼한 분류, 치밀한 전시에 놀랐다. 망자의 사진 앞에는 하얀 꽃이 있었다.#2월 22일(토) 오사카 쓰르하시에 도착했을 때엔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역을 나와 걷는 길에는 한글로 된 상점들과 음식점들이 즐비했다. 코리아타운인가? 행사장은 예상보다 많은 사람으로 실내가 꽉 찼다. 령경씨가 관부재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재일조선인들과 일본인들이 모였다. 뒤풀이 때 나이 든 일본인 할아버지도 왔다. 그는 당시 차별받던 조선인들을 평생 본인의 회사에 고용해 가족처럼 챙겼다고 한다. 나는 일본인들에게 물었다. “당신들 같은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이 몇 프로나 됩니까?” “아마도 1%?” 잠자리에서 1%라는 숫자가 머릿속을 맴맴 돌았다. #2월 23일(일) 히로시마의 남녀공동참획추진센터에서는 조선학교 고등학생이 사회를 봤다. 위아래 까만 치마저고리를 입었는데 교복이라고 했다. 행사를 마치고 일본의 작은 음식점에 갔다. 사회를 본 학생이 내 옆에 앉았다. 음식을 먹는 중 열띤 토론이 있었다. 그 자리에 있던 한 한국인이 일본의 현재 우익화는 절망적이라고 했다. 일본인들이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자 일본인 한 명이 무상교육에서 유일하게 일본에서 차별받는 조선학교에 대해 한국에 알려서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한국인은 그것을 왜 한국이 지원하느냐, 일본 내의 문제이니 일본에서 먼저 해결해야 한다. 일본인들이 더 집회도 열고 운동도 해서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학생의 생각을 물었다. 그녀는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이 일본 내에서 사라지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해결될 거라고 대답했다. 꿈이 뭐냐고 물으니까, 조선학교 선생이 되고 싶다고 한다. 그녀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다음날엔 후쿠야마 시민참획센터에서 강연을 했다. 4일간의 행사에 총 280명이 왔다. 강연하는 동안 단 한 사람도 조는 사람이 없었다. 돌아와서 책꽂이에 꽂힌 ‘풀’을 꺼내 본다. 나라마다 표지, 제목, 구성이 조금씩 다르다. 국내 한 출판 관계자에 따르면 “해외출판의 경우 현지의 책 버전과 다를 수 있다. 그 나라 시장에 맞게 세일즈 포인트를 정한다. 기대작일 경우 표지와 제목 등에 더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풀’은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이옥선들’처럼 굳세게 살아남고 있다. 일본에서 돌아온 다음날부터 기침이 나고 목이 아팠다. 팔다리도 쑤셨다. 코로나19는 아니었다. 14일간의 자가 격리를 마쳤다. 나는 다시 붓을 든다.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갈 날을 꿈꾸며.
  • ‘QR코드’가 뭐죠?… 노년층 외국어 신문맹 심각

    ‘QR코드’가 뭐죠?… 노년층 외국어 신문맹 심각

    70세 가운데 10% 정도만이 ‘루저’, ‘스트리밍’, ‘리스펙트’, ‘메디컬’, ‘3D’와 같은 외국어 표현을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외국어 표현조차 세대 간 이해도 격차가 심했다. 외국어로 인한 ‘신문맹’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는 연령별 외국어 표현 이해 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전국 국민 1만 1074명을 대상으로 일상에서 사용하는 외국어 3500개에 관한 이해도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연령, 성별, 학력을 고려해 300명 내외로 35개 그룹을 구성한 뒤 온라인과 개별 면접으로 그룹당 100개 단어를 주고 이해하는지를 5점 척도로 물었다. 조사 결과 외국어 표현 3500개에 관한 이해도 전체 평균점은 100점 만점에 61.8점이었다. 60대 이하까지는 66.9점이었지만, 70세 이상은 28.4점으로 하락했다. 3500개 외국어 표현 가운데 응답자 60% 이상이 이해하는 단어는 1080개(30.8%)에 불과했다. 세대별로는 60대 이하에서 60% 이상이 이해하는 단어가 1378개(39.4%)였지만, 70세 이상 응답자 60% 이상이 이해하는 단어는 242개(6.9%)뿐이었다. 이해도 차이는 정보통신 관련 단어에서 두드러졌다. QR코드, 팝업창, 키워드, 모바일앱, 패스워드, 스쿨존, 노키즈존 등 346개 표현에 관해 이해하기 쉽다고 응답한 비율은 60대 이하와 70세 이상이 단어마다 50% 이상 차이가 났다. 전체 국민의 74%가 일상에서 외국어나 외국 문자 등 외국어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상에서 외국어 표현을 사용하는 일에 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36.1%에 그쳤다. 특히 연령대가 높을수록 외국어 표현 사용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문체부는 “외국어 표현에 대한 일반 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나 지자체의 보도자료, 보고서 등에 어려운 외국어 사용을 줄여 나가도록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경우의 언파만파] 한글맞춤법을 폐지하자는 주장

    [이경우의 언파만파] 한글맞춤법을 폐지하자는 주장

    한글맞춤법이라는 ‘규정’을 버리자는 주장은 여전히 힘이 있다. 맞춤법을 어겨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규정을 찾지 않아도 맞춤법에 맞춰 언어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다는 뜻이다. 규정은 오히려 현실에 맞는 언어생활을 방해하기도 한다. 누구도 한글맞춤법을 보고 ‘오빠’라고 적지 않는다. 학교에서 배웠거나 국어사전을 참고했을 것이다. 혹시라도 ‘옵바’가 아닌지 헷갈리는 사람이 있다면 국어사전을 찾게 된다.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 나는 된소리는 다음 음절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적는다’는 맞춤법 규정을 뒤적이지 않는다. 단어의 형태를 알려고 규정까지 찾을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필요하면 국어사전을 보고 ‘깍두기’인지, ‘깎두기’인지 확인한다. ‘추스르다’는 ‘추스려’가 아니라 ‘추슬러’로 활용된다는 사실도 국어사전을 통해 안다. 띄어쓰기 관련 정보도 국어사전에서 찾는다. 국어사전은 사이시옷을 붙이는 단어들도 친절하게 안내한다. ‘나룻배, 냇가, 냇물, 아랫니, 잇몸…’으로 적으라고 알려 준다. 한데 ‘장맛비, 등굣길, 만홧가게, 북엇국, 막냇동생, 최댓값…’으로 가면 불만이 커지고 목소리가 높아진다. 사이시옷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본래 형태를 일그러뜨린 것에 대한 거부감이다. 사이시옷은 두 단어가 합해져 한 단어가 됐을 때 들어가는데, 규정을 보면 두 개의 단어 가운데 하나는 반드시 고유어여야 한다. 이때 원래 없었던 된소리가 나거나 ‘ㄴ’ 소리가 덧나면 사이시옷을 붙이라고 돼 있다. 국어사전은 성문화된 이 규정을 철저히 따르게 된다. 그러다 보면 현실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만다. 그해에 난 콩은 ‘햇콩’이 아니라 ‘해콩’으로 적는 게 규정에 맞는다. 마찬가지로 ‘햇쑥’이나 ‘햇포도’는 ‘해쑥’, ‘해포도’가 바른 표기가 된다. 규정이라는 사실에 놀라는 이들이 적잖다. 1933년 ‘한글맞춤법통일안’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한글맞춤법은 국어사전을 만들기 위한 지침 같은 것이었다. 다양한 형태의 표기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정확하고 통일된 한글 표기 원칙이 필요했다. 이 원칙을 바탕으로 조선어학회는 1947년 ‘조선말큰사전’을 내놓을 수 있었다. 1989년에는 개정된 맞춤법에 따라 국가가 ‘표준국어대사전’을 편찬했다. 여기에 맞춤법이 다 들어 있다. 맞춤법에 맞추기 위해 한글맞춤법 규정을 찾는 일은 거의 없다. 전문가들과 사전, 출판과 관계된 이들이 주로 찾는다. 내부 규정처럼 됐다. 이런 용도면 족해 보인다.
  • 부천시, 종량제봉투 디자인 시각적·직관적으로 바꾼다

    부천시, 종량제봉투 디자인 시각적·직관적으로 바꾼다

    경기 부천시가 3월부터 일반용·재사용·음식물 종량제 봉투 디자인을 시각적·직관적으로 개선한다고 16일 밝혔다. 또 영어와 중국어로도 함께 병기한다. 기존 종량제봉투는 텍스트 중심으로 돼 있어 신속하게 정보를 전달하기 어려웠다. 한글로만 쓰여 있어 외국인 거주자가 종량제봉투의 사용 방법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번에 개선된 디자인은 종량제봉투에 넣지 않고 재활용해야 하는 물품을 픽토그램을 활용, 시각적으로 표현해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인지하도록 만들었다. 영어와 중국어도 함께 표기해 외국인 거주자들도 쉽게 종량제봉투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우종선 자원순환과장은 “종량제봉투 디자인 개선을 통해 시민들이 재활용품을 올바르게 분리·배출하고 다문화가정의 종량제봉투 이용 편의성을 높여 우리 시에서 무단투기가 사라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둔기로 20대 딸 때려 숨지게 한 40대 비정한 엄마

    둔기로 20대 딸 때려 숨지게 한 40대 비정한 엄마

    전남 장흥경찰서는 딸을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A(44·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16일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딸의 한글 공부를 가르치던 중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4일 오후 3시 30분쯤 A씨는 장흥군 소재 자택에서 딸 B(22)씨를 둔기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딸이 지적장애인이다. 교육에 잘 따르지 않아 체벌한 것이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과거에도 B씨를 학대한 정황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A씨의 다른 자녀(2남 2녀)에 대해서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상담 조사를 의뢰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캘리포니아주 태권도의날 제정한 ‘친한파’ 섀런 쿼크-실바 하원의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제정하는데 앞장 선 섀런 쿼크-실바 하원의원(민주당)이 매년 9월 4일을 ‘태권도의 날’로 기념하는 제정안(ACR 185)을 발의했다. 앞서 쿼크-실바 의원은 ‘한인의 날’, ‘아리랑의 날’, ‘도산 안창호의 날’ 결의안을 발의했고, 고 김영옥 대령 기념 고속도로 표지판을 만드는 등 한국 문화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친한파’ 의원이다. 박동우 쿼크-실바 의원 보좌관은 “ACR 185는 주 상·하원 합동 결의안이므로 하원과 상원에서 각각 만장일치로 가결되면 주지사 서명을 거치지 않고 즉시 발효되며 매년 9월 4일을 태권도의 날로 기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9월 4일은 세계태권도연맹이 정한 태권도의 날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1994년 9월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03차 총회에서 태권도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한 날을 기념일로 정했다. 쿼크-실바 의원은 제정안에서 “태권도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고 널리 알려진 무술 중 하나이며 한국의 유구한 문화와 전통을 담고 있다”며 “태권도 수련으로 심신을 단련할 수 있고 예절, 존중, 절제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정세균 “중국서 마스크 수입 중…해외서 필터 수입 노력”

    정세균 “중국서 마스크 수입 중…해외서 필터 수입 노력”

    정 총리 “미국서 필터 소량 수입… 독일과도 상담 중”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국 확산으로 인한 마스크 부족 사태와 관련해 “마스크 완제품에 대해 중국으로부터 구매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조만간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국내 생산량을 늘리려고 노력하는 한편 해외에서 원자재인 필터 또는 완제품 마스크를 수입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총리는 “1월부터 노력해서 소량이지만 미국에서 필터가 수입되고 있고 독일과도 상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이학재 미래통합당 의원이 대만의 사례를 들어 마스크 부족 사태를 질책하자 “대만은 상당히 빠른 시간에 아주 전격적인 조치를 취했다”면서 “우리의 경우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것은 제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에서 KF94 마스크는 일일 1000만~1100만개 정도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총리, ‘줄 서도 마스크 못 산다’ 지적에 “좀 과장… 다 팔리려면 평균 5시간 16분 걸려” 반박 정 총리 “민간서도 20% 공급하고 면 마스크 쓰는 사람도 있다” 이 의원이 ‘마스크 5부제’와 관련해 “오전 9시에 (약국이) 여는데 6시부터 나와서 줄 선다. 그런데도 못 사는 사람이 있다”고 지적하자 정 총리는 “오전 6시부터 줄을 섰는데 못 사신단 말인가. 그건 좀 과장 아니냐”고 적극 반박했다. 이에 이 의원이 “그분이 못 산다는 말은 아니다”라고 지적하자 정 총리는 “오전 6시부터 줄을 섰는데 못 사는 것처럼 들리지 않나”라면서 “제가 확인을 해보니 약국이 250매를 받으면 평균적으로 (모두 판매될 때까지의) 지속시간이 5시간 16분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적 마스크뿐 아니라 민간을 통해 공급되는 20%의 물량도 있고, 또 저같이 면 마스크를 사서 쓰는 사람도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공급을 최대한 늘려서 필요하신 분이 (공적 마스크) 2장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싱하이밍 주중대사 “한국에만 마스크 등 방역물자 수출 용의”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이날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에서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중국은 한국 측에 마스크 등 방역 물자를 지원하고 수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싱 대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이는 다른 나라에는 하지 않는 조치”라며 이렇게 말했다. 싱 대사는 “중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 한국 정부·정당 등 각계가 많은 도움을 줬다”면서 “알다시피 중국 국내 인구가 많기 때문에 마스크 등 방역 물자가 아직도 부족한 상태지만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적극적으로 도울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싱 대사는 윤 위원장이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2주간, 사전 예고없이 격리한 것은 과도한 조치”라며 유감을 나타내자 “방역 조치일뿐 한국 국민을 차별하는 조치가 아니다”라며 양해를 구했다.中 마윈, 일본 홋카이도 지원 마스크에 한국산 추정 마스크 지원 논란 이런 가운데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 전 회장이 일본 홋카이도에 지원한 마스크가 한국산으로 추정돼 논란이 일었다. 지난 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의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씨 홋카이도에 마스크 1만장’이라는 제목의 온라인 기사에 첨부된 동영상을 보면 기부된 마스크는 한국산으로 추정된다. 니혼게이자이는 해당 기사에서 “코로나19 확산에 고민하는 홋카이도에 선물이 도착했다”며 마윈 전 회장의 마스크 기증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마윈 전 회장이 지원한 마스크 박스가 등장하는 동영상에는 해당 박스에 한국에서 생산되는 ‘퓨어돔 보건용 마스크’라는 한글이 적혀 있다. 이에 대해 국내에서는 한국 업체 ‘락앤락’에서 판매하는 마스크 제품이 중국을 건너 일본에 지원된 경위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알리바바 마윈이 일본에 보낸 마스크는 한국산?

    알리바바 마윈이 일본에 보낸 마스크는 한국산?

    ‘산수지린 풍우상제(山水之隣 風雨相濟·산과 물로 이어진 땅의 벗 그 비와 바람을 함께 합니다)’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이 보낸 ‘가까운 이웃끼리 도와 어려운 시기를 이겨낸다’란 뜻의 응원 글귀가 적힌 마스크 100만장이 한국에 도착해 12일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와 의료진, 취약계층 등에 전달된다. 대한적십자사는 10일 “마윈 전 회장이 설립한 마윈공익기금회와 알리바바공익기금회가 한국에 기증한 마스크 100만 장이 지난 8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며 “12일 오전 통관 절차가 끝나는 대로 전국 15개 적십자 지사에 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윈 전 회장이 지원한 마스크는 한국의 KF94 급과 유사하거나 더 높은 수준의 국제규격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들이라고 적십자사는 설명했다.한편 마윈 전 회장은 일본에도 마스크를 100만장 기증했는데 마스크 상자에 한글이 적혀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확진자 숫자가 많은 지방인 홋카이도에 도착한 마스크 상자에는 ‘락앤락 퓨어돔 보건용 마스크 KF94’라고 씌어 있다. 락앤락은 이 마스크를 한국에서 제조했다고 표기하고 있다. 마윈 전 회장은 지난 5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계정을 통해 한국에 마스크 100만장을 기증한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똑똑 우리말] 감염률과 치사율/오명숙 어문부장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확진환자의 80%는 의학적 처치가 필요 없는 경증이라든가 메르스에 비해 감염률은 높지만 치사율은 낮다는 설명에도 감염에 대한 공포가 일상을 마비시켰다. 전염병의 위력을 나타내는 감염률(感染率)과 치사율(致死率). 그런데 같은 한자인 ‘률’(率)은 왜 두 단어에서 ‘률’과 ‘율’로 다르게 표기되는 것일까. 한글맞춤법 두음법칙은 ‘녀자’(女子)는 ‘여자’로, ‘량심’(良心)은 ‘양심’으로, ‘래일’(來日)은 ‘내일’로 적는 것처럼 ‘ㄴ’과 ‘ㄹ’이 단어의 첫머리에서 발음되는 것을 꺼려 ‘ㄴ’과 ‘ㄹ’이 사라지거나 ‘ㄹ’이 ‘ㄴ’으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단어의 첫소리에만 적용되는 두음법칙에도 예외 조항은 있다. ‘모음’이나 ‘ㄴ’ 받침 뒤에 이어지는 ‘렬, 률’은 ‘열, 율’로 적는다는 것이다. ‘치사율’은 이 조항이 적용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치사율’의 경우 ‘률’이 받침이 없는 ‘사’의 모음 ‘ㅏ’ 뒤에 이어지므로 ‘ㄹ’이 사라져 ‘율’로 적는 것이고 ‘분열’(分裂), ‘환율’(換率)의 경우는 ‘ㄴ’ 받침 뒤에 ‘렬, 률’이 왔기 때문에 역시 ‘ㄹ’이 사라져 ‘열, 율’로 적는 것이다. ‘감염률’의 경우는 ‘ㄴ’ 받침이 아닌 ‘ㅁ’ 받침 뒤에 ‘률’이 왔기 때문에 한자음 그대로 ‘률’이라고 적는다. ‘합격률’, ‘자살률’, ‘시청률’, ‘실업률’ 역시 ‘ㄴ’ 받침이 아닌 ‘ㄱ’, ‘ㄹ’, ‘ㅇ’, ‘ㅂ’ 받침 뒤에 ‘률’이 왔기 때문에 한자음 그대로 적는 것이다. oms30@seoul.co.kr
  • 소비자 편익·세계 흐름 역주행… 이재웅 “정부·국회 죽었다”

    소비자 편익·세계 흐름 역주행… 이재웅 “정부·국회 죽었다”

    택시 제도권 편입… 운송사업자로 분류 차량 수 따라 기여금 내면 수익성 약화 이찬진 “국민 서비스 선택권 박탈한 셈”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은 이른바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특별한 변수 없이 5일 국회 본회의마저 통과하면 국내 모빌리티 산업은 기존 택시 제도안에 편입된다. 다만 타다 측에서 강하게 반발하면서 서비스 철수를 선언했기 때문에 현재 1500여대가 운영 중인 타다를 앞으로 볼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객운수법 개정안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새롭게 등장한 모빌리티 사업과 기존 택시 업계를 어떻게 교통정리할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모빌리티 업계를 운송·가맹·중개 세 가지로 나눈 뒤 유형별로 운영 방식을 각기 다르게 정리했다. 운송플랫폼을 통해 승객을 실어 나르는 ‘타다’ 같은 서비스는 운송사업자로 분류된다. 택시법인이나 개인택시를 모집해 하나의 브랜드로 묶어 운수업을 하는 KST모빌리티의 ‘마카롱택시’나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블루’는 가맹사업자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택시를 부를 수 있도록 한 ‘카카오T 택시·블랙’이나 SK텔레콤의 ‘T맵 택시’ 등은 중개사업이 된다. 여객운수법 개정안은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업체가 모여 논의한 상생안이 반영된 법안이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는 택시업계의 손을 들어 줘 모빌리티 업체들을 택시 체계 안에 편입시켰다. ‘불법 택시’라는 비판을 받는 일부 업체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 택시와의 상생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여객운수법 개정안은 타다 서비스의 상당 부분을 불법으로 만들었다. 타다는 현행 여객운수법 시행령 18조에 기반해 11인승 승합차를 빌린 이에게 운전자를 알선하는 ‘기사 포함 초단기 렌터카’로 운영 중이었는데 이러한 법적 근거를 없앴다. 운송 면허 없이 렌터카로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대여 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반납 장소를 공항이나 항만일 때’로 제한했다.타다 측의 반발이 계속되자 국토부는 수정 의견을 내서 운송사업자 유형으로 편입되면 렌터카로도 운행할 수 있도록 개정안 49조를 수정했다. 하지만 타다의 모회사인 쏘카의 이재웅 대표는 법안 통과 직후 “혁신을 금지한 정부와 국회는 죽었다”고 비판했다. 운송사업자는 차량 대수에 비례해 일정 기여금을 내야 하고, 운행 대수도 정부가 통제하기 때문에 현재 차량 규모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 이와 관련해 한글과컴퓨터 창업자인 이찬진 포티스 대표는 “타다가 혁신사업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지만 사업을 접게 되면 고급서비스를 누렸던 국민들의 선택권이 박탈되는 문제점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팀장은 “타다도 문을 닫을 정도로 1유형(운송사업자)이 불안하기 때문에 법안이 시행되더라도 새로 시작할 스타트업이 있을지 불투명하다”면서 “향후 정부가 (차량 운행대수) 총량 제한과 기여금에 대해 현실성 있는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1유형은 거대 자본에 잠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미 자체적으로 택시 체계에 편입해 가맹사업을 하고 있던 KST모빌리티를 비롯한 6개 모빌리티 업체는 공동 성명을 발표해 “업계를 둘러싼 안팎의 불안 요인이 사라졌다”며 법안 통과를 환영했다. 이들 업체는 향후 국토부가 관련 시행령을 개정할 때 탄력 요금제, 합승허용, 사업구역 광역화 등을 관철하려 노력할 계획이다. 시행령에 어떤 내용이 담기는지가 향후 모빌리티 혁신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출판사의 팩트체커들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출판사의 팩트체커들

    ‘62학번, 기계공학과 졸업, 컴퓨터 프로그래머 경력, 영어·중국어 수준급’. 올해 77세인 우리 출판사 팩트체커의 이력이다. 역사적 사실이 많이 담긴 책은 인쇄 2~3주 전 그가 모든 사실관계를 최종 점검한다. 논조는 상관 않는다, 저자의 몫이므로. 문체도 괘념치 않는다, 미학은 그의 영역이 아니므로. 정치적 입장은 있지만 함구한다, 젊은 편집자와 부딪칠 수 있으므로. 그가 오로지 집중하는 건 오류를 골라내는 일이다. 작업은 어떤 식으로 하는가. 우선 모든 역사적 사실과 인명, 지명, 숫자 등을 재검토한다. 조선왕조실록, 한국역대인물 종합정보시스템, 국립국어원 등 인터넷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더블 체크가 기본이다. 실록은 국사편찬위 사이트의 한글 번역본과 영인본을 대조해 잘못 입력된 한자·숫자를 고쳐 노트를 따로 만들었다. 인물 정보는 지방지와 실기(實記), 자전(自傳) 등을 확보해 교차 점검 후 확정본을 마련한다. 세계의 모든 지도를 확보해 지리와 지명의 방향과 거리 정보가 맞는지 점검한다. 몇몇 신문을 구독하며 어제 죽은 유명 인사를 메모해 놓는다. 그럼으로써 인쇄 직전의 책에 등장하는 누군가를 생존인물에서 고인으로 바꿔 표기한 적도 있다. 일단 모든 숫자는 의심하고, 번역물은 원서를 꼼꼼히 대조하는 가운데 원서조차 의심의 눈초리로 본다. 원서에 오류가 많으면 해외 출판사에 이메일을 쓴다. 잘못을 바로잡아 달라고.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이 많을까. 주위를 돌아보건대 거의 없다. 출판사 편집자들이 교정 교열 과정에서 팩트체커 역할을 맡지만, 까막눈이거나 혹은 사실관계를 끝까지 확인할 의지력이 박약한 경우가 많다. 하루 종일 검토해서 오류 한두 개 잡아내는 일에 희열을 느낄 사람은 많지 않다. 게다가 갖춰야 할 실력은 만만찮은데, 그런 전인적 지식인이 우리 사회엔 드물다. 참고로 미국 ‘뉴요커’의 팩트체커 지원자 자격을 보자.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를 말할 수 있고 고전 그리스어를 읽을 수 있으며… 오만의 술탄과 카타르의 에미르는 누구인지 곧바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고전학자 메리 비어드는 앤서니 애버릿의 ‘키케로’ 서평을 쓰면서 그 책의 편집자를 비판했다. “라틴어에 일부 황당한 오역이 있다. 편집자는 라틴어도 제대로 모르면서 왜 손을 댔는가.” 로마 관련 책을 내려면 편집자는 고전 그리스어와 라틴어쯤은 알아야 한다는 게 서평자의 주문으로, 저자의 오류는 최종적으로 편집자의 오류로 귀착된다. 이런 능력은 어떻게 갖춰지는가. 거의 광적인 결벽증, 효율성과는 담을 쌓고, 원고를 음미하면서 자기 감상을 끼적거릴 여유가 없다. 가장 근원이 되는 자료를 찾아 연어처럼 헤엄쳐야 하고, 내가 틀렸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24시간 마음속에 담아 둬야 한다(혹은 나만큼 정확한 사람은 없다는 자부심까지). 외국어 회화 실력이 꽝이라도 전 세계 외래어 표기법엔 달인이어야 한다. 가령 1400쪽짜리 ‘저먼 지니어스’를 편집하면서 담당 팩트체커는 “이 책이 서양의 저명인사를 국립국어원 자료보다 더 많이 아우르니 향후 교정의 전범으로 삼을 만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뉴요커’의 편집자 세라 리핀콧은 한 번의 오류가 낳는 어마어마한 악영향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일단 지면에 실린 오류는 도서관에서 계속 살아가며 정성스레 목록화되고, 연구자들은 최초의 오류에 의지해 새로운 오류를 거듭 생산한다.” 송곳으로, 펜으로 이것들을 도려내야 하는 게 팩트체커의 임무다. 지성, 전문성, 근면성, 인내심을 갖춘 팩트체커들은 실제 만나면 얼음처럼 차가울 것 같지만 오히려 유연하고 이해심이 많아 더욱 놀랍다. 왜 그럴까. 타인의 오류를 지적할 때 상대가 다치지 않게 부드러워야 하며, 또 인간이라면 언제나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오만할 수 없다. 오류를 인정하는 것과 외면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우리는 오늘도 그 일을 배우고 있다.
  • 박근혜 靑인사들 “이만희 ‘청와대 시계’는 100% 가짜”

    박근혜 靑인사들 “이만희 ‘청와대 시계’는 100% 가짜”

    “‘은색시계’ 단 1종류로 제작…금장시계 없어”“시계판에 날짜 판도 없어…박근혜 시계 가짜”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2일 기자회견에 차고 나온 ‘박근혜 시계’는 가품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 부속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한 미래통합당 이건용 조직국 조직팀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대통령 취임 초기 대통령 시계 제작과 관련해 보고가 있었고 ‘은색시계’ 단 하나의 종류로 제작을 지시했다”며 “이후 탁상시계, 벽시계 등 다양한 기념품이 제작됐으나 ‘금장시계’는 제작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알기로는 청와대 봉황 마크 및 대통령 서명을 위조해 사용할 경우 사법 처리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별것이 논란이 되는 걸 보니 정말 신천지”라고 했다. 당시 총무비서관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한 한 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논란이 있어서 당시 시계 제작 담당자인 조달청 공무원 등에게 모두 확인해보니 시계와 시곗줄까지 모두 은장으로 된 한 가지 디자인 제품만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만희 총회장이 차고 있던 시계는 100% 가품”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도 통화에서 “‘금장시계’는 없었고 시계 판에 날짜 판도 없었다. 이만희 총회장의 시계는 가짜”라고 밝혔다.지난달 19일 중고물품 거래 커뮤니티인 중고나라에는 이 총회장이 찬 시계와 유사한 시계가 49만원에 판매 등록돼 거래되기도 했다. 판매자는 “금도금입니다. 국회제작 의원용 새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이 총회장은 신천지 연수원인 경기 가평군 ‘평화의 궁전’ 문 앞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정말 죄송하다. 뭐라고 사죄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바닥에 엎드려 사죄를 구하는 큰 절을 두 차례 했다. 이때 이 총회장을 향한 수많은 카메라 일부에 그의 손목에서 빛나는 금장 시계가 포착됐다. 사진으로 대조한 결과 이 시계는 박 전 대통령이 2013년 대통령에 취임한 후 제작해 유공자와 귀빈들에게 선물한 일명 ‘박근혜 시계’와 흡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관련 사실이 빠르게 확산했다. 이 손목시계는 동그란 모양에 심플한 디자인으로 흰색 바탕 상단에는 무궁화 한 송이를 중심으로 봉황 두 마리가 그려진 대통령 상징 문양이 새겨져 있고 하단에는 박 대통령 한글 서명이 들어가 있다. 이 총회장이 신천지와 관련한 중대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온 배경을 놓고 인터넷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천지 측은 “박근혜 시계는 5년 전에 한 장로가 줘서 받은 것인데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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