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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사업 광폭 행보’ 정기선 올해 사장되나

    ‘신사업 광폭 행보’ 정기선 올해 사장되나

    현대가(家) 오너 3세 정기선(39)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그룹 영역 확장을 위한 광폭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정 부사장은 최근 현대중공업그룹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와의 협력을 이끌어냈다. 수소,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것이다. 정유(현대오일뱅크)·조선(한국조선해양) 등 그룹 핵심 사업의 전방위 영역에서 체질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아람코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이다. 사우디 왕실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한 정 부사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프로젝트 성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주사 경영지원실장 직함을 달고 있는 정 부사장은 지난해 로봇, 인공지능(AI) 등 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발족한 ‘미래위원회’ 위원장도 겸임하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앞서 2018년부터는 계열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정비, 수리 등 선박 관련 서비스 회사)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당초 지난해 11월 그룹 정기인사 때 정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다는 관측이 많았다. 당시 승진이 되지 않은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지난해 업황이 나빠 사업 실적이 좋지 않았고, 여러 인수합병(M&A) 등 벌여놓은 사업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부터 조선업 수주 상황이 개선되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도 올해 안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정 부사장의 사장 승진도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실질적 오너인 정몽준(70) 아산재단 이사장의 2남 2녀 중 장남인 정 부사장은 유력한 차기 총수다.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후 현대중공업에 잠시 일한 뒤 동아일보,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을 거쳐 2013년 현대중공업에 재입사했다. 2015년 상무, 2016년 전무를 거쳐 2017년 부사장에 올랐다. 다른 형제들은 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그룹은 정 이사장의 최측근인 전문경영인 권오갑(70) 회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에그 머니’… 달걀값 50% 뛰어 한 판에 7600원

    ‘에그 머니’… 달걀값 50% 뛰어 한 판에 7600원

    3∼5월 달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7%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달걀 산지가격도 지난해보다 최대 68%가량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다소 주춤해졌지만, 공급이 줄면서 달걀 한 판(특란 30개)의 소비자가격은 7600원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 갔다. 1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3∼5월 산란계 평균 사육 마릿수는 6611만 마리로 지난해보다 8.7%, 평년보다 6.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달걀 생산에 중요한 6개월령 이상 사육 마릿수는 지난해보다 14.1%, 평년보다 13.3% 적은 4585만 마리로 추산됐다.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줄면서 3∼5월 하루 평균 달걀 생산량 역시 지난해보다 17.1%, 평년보다 11.7% 감소한 3760만개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특란 10개의 예상 산지 가격은 1600∼1800원이다. 지난해 대비 3월(2020년 3월 1158원)은 38.2∼55.4%, 4월(1136원)은 40.9∼58.5%, 5월(1069원)은 49.7∼68.4% 높은 수준이다. 평년 대비 3월(946원)은 69.1∼90.3%, 4월(1053원)은 52.0∼71.0%, 5월(973원)은 64.5∼85.0% 높다. 지난 12일 기준 달걀 한 판의 소비자가격은 7633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5일 7821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내려갔지만, 여전히 지난해보다 44.7%, 평년보다 49.8% 비싸다. 대형마트 4곳에서는 6950~7980원에 달걀 한 판을 판매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시장 15곳의 평균 가격은 7669원이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대구 수성의료지구, 코로나 이후 첫 외자 유치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대구 수성의료지구에 외국기업의 투자유치가 이뤄졌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수성의료지구 지식기반용지 내 인공지능(AI) 기반 교육 콘텐츠 개발연구개발 센터 설립에 대한 투자양해각서를 대만의 ㈜요시랜드로와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요시랜드의 투자금액은 120만 달러에 이른다. 요시랜드는 국내 기업인 ㈜디지엔터테인먼트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합작법인은 비대면 교육 콘텐츠 관련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전용 연구소를 올해 안에 착공해 내년 준공한다. 요시랜드의 중화권 및 영미권 판매망을 활용한 판로개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고용은 140여명으로 청년고용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엔터테인먼트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혼합한 교육 콘텐츠 등을 개발, 판매하는 대구지역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SW기업 경쟁력 대상’에서 대구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정보통신·네트워크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이번 투자유치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유치활동이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졌으며 대구경제자유구역에서는 첫 번째 외자 유치 성과이다. 코로나 시대에 맞는 새로운 투자유치 방식을 추진해 얻게 된 성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삼룡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은 “비대면 투자유치 활동 등 맞춤형 투자유치 활동을 한 결과 이번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면서 “앞으로도 외국인 직접투자 목표액 2200만 달러 달성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 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재계블로그]‘신사업 광폭행보’ 현대重 정기선, 올해 사장되나

    [재계블로그]‘신사업 광폭행보’ 현대重 정기선, 올해 사장되나

    현대가(家) 오너 3세 정기선(사진·39)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그룹 영역 확장을 위한 광폭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정 부사장은 최근 현대중공업그룹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와의 협력을 이끌어냈다. 수소,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것이다. 정유(현대오일뱅크)·조선(한국조선해양) 등 그룹 핵심 사업의 전방위 영역에서 체질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아람코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이다. 사우디 왕실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한 정 부사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프로젝트 성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주사 경영지원실장 직함을 달고 있는 정 부사장은 지난해 로봇, 인공지능(AI) 등 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발족한 ‘미래위원회’ 위원장도 겸임하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앞서 2018년부터는 계열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정비, 수리 등 선박 관련 서비스 회사)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당초 지난해 11월 그룹 정기인사 때 정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다는 관측이 많았다. 당시 승진이 되지 않은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지난해 업황이 나빠 사업 실적이 좋지 않았고, 여러 인수합병(M&A) 등 벌여놓은 사업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부터 조선업 수주 상황이 개선되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도 올해 안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정 부사장의 사장 승진도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실질적 오너인 정몽준(70) 아산재단 이사장의 2남 2녀 중 장남인 정 부사장은 유력한 차기 총수다.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후 현대중공업에 잠시 일한 뒤 동아일보,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을 거쳐 2013년 현대중공업에 재입사했다. 2015년 상무, 2016년 전무를 거쳐 2017년 부사장에 올랐다. 다른 형제들은 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그룹은 정 이사장의 최측근인 전문경영인 권오갑(70) 회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코로나 이후 수성의료지구 첫 외자유치

    코로나 이후 수성의료지구 첫 외자유치

    코로나사태 이후 처음으로 대구 수성의료지구에 외국기업의 투자유치가 이루어졌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수성의료지구 지식기반용지 내 AI 기반 교육 컨텐츠 개발연구개발 센터 설립에 대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기업은 대만의 (주)요시랜드로 금액은 120만달러에 이른다. 요시랜드는 국내 기업인 (주)디지엔터테인먼트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합작법인은 수성의료지구 지식기반산업부지에 비대면 교육 컨텐츠 관련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전용 연구소를 올해 안에 착공해 2022년 준공한다. 요시랜드의 중화권 및 영미권 판매망을 활용한 판로개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고용은 140여명으로 청년고용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요시랜드와 합작한 디지엔터테인먼트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혼합한 교육 컨텐츠 등을 개발, 판매하는 대구지역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SW기업 경쟁력 대상’에서 대구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정보통신·네트워크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번 투자유치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대면 유치활동이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이루어졌으며 대구 경제자유구역에서는 첫 번째 외자 유치 성과이다. 코로나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투자유치 방식을 추진해 얻게 된 성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삼룡 대경경자청장은 “비대면 투자유치 활동 등 맞춤형 투자유치 활동을 한 결과, 이번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면서 “앞으로도 외국인직접투자 목표액 2200만달러 달성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 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국산 전투기 ‘독자 개발’ 왜 필요할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국산 전투기 ‘독자 개발’ 왜 필요할까

    KFX, 내년 7월 초도비행 준비공군도 국산 전투기 개발 적극 지지수입만 하다간 개량마저 불리한 계약과거 ‘F16 개량사업’ 등으로 확인돼국내 기술로 개발된 최초의 국산 전투기 ‘한국형 전투기’(KFX)가 지난 1일 언론을 통해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다음달 출고식을 마치면 일반인들도 전투기 형상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7월에는 시제기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도 볼 수 있게 됩니다. KFX는 길이 16.9m, 높이 4.7m, 폭 11.2m로 미국의 F16보다는 조금 크고 F18과 비슷한 크기입니다. 언뜻 보면 외형이 미 스텔스기 ‘F35A’를 닮았습니다. 당장 스텔스기로 개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스텔스 기능에 대한 연구를 염두에 두고 형상을 만든 것입니다. 전체 부품 수만 22만개에 이르며, 내년 상반기까지 시제기 6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시제기는 도색 작업만 이뤄지지 않았을 뿐 이미 기본적인 형상은 대부분 갖췄습니다. 14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방위산업청에 따르면 최대추력은 4만 4000lb(파운드), 최대 이륙중량 2만 5600㎏, 최대 탑재량 7700㎏이며, 최대 속도는 마하 1.81(시속 2200㎞), 항속거리는 2900㎞입니다. ●훈련기 개발 30년 만에 ‘국산 전투기’ 2001년 3월 김대중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국산 전투기 개발을 천명한 이래 20년이 소요됐습니다. 최초 독자 개발 군용 항공기인 ‘KT1’ 훈련기 시제기가 1991년 성공적으로 하늘을 난 이래 30년 만입니다. 우리는 이미 국내에서 개발·생산한 경공격기 ‘FA50’과 최초의 초음속기 ‘T50’을 갖췄지만, 엄밀히 따지면 레이더, 형상 등 기본 체계를 우리 독자 기술로 개발한 전투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KAI는 2016년 1월 체계개발에 착수한 이후 불과 5년 만에 이런 성과를 거뒀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합니다. 류광수 KAI 고정익사업부문장은 “연구개발 분야만이라도 주 52시간제를 풀어 주셨으면 한다”며 ‘주 52시간제’를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언론에 호소했습다. 과거 T50, FA50 개발 때도 연구원들은 ‘월화수목금금금’ 일했습니다. “동료가 더 힘들까봐 쉬질 못하겠다”는 각오로 일해 과로자가 속출했습니다. 개발 예정 기한을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생각하는 연구팀의 마음은 과거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이들의 노력을 폄훼하는 시각이 있습니다. 8조 8000억원의 막대한 사업비로 차라리 해외 고성능 스텔스기를 구입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합니다. ‘완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저렴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시각도 있습니다.●공군은 왜 전투기 자체 개발을 원할까 그러나 공군은 줄곧 전투기 독자 개발을 지지했습니다. 이는 ‘애국심’ 때문만은 아닙니다. 현실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전형적인 사례가 ‘F16’입니다. 공군은 1986~1988년 ‘피스 브릿지’라는 이름으로 미국의 F16 전투기 40대(복좌형 10대 포함)를 도입했습니다. 미국을 제외하고 F16을 도입한 국가는 한국이 처음이었습니다. 당시는 고성능 전투기에 대한 국민 열망이 뜨겁던 시기였습니다. 1990년대 초에는 공군 요구조건에 맞게 개량한 ‘KF16’ 100여대를 도입했습니다. 1995년 공군은 F16이 북한 전투기 미그29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고 북한과 비교해 전투기 수도 부족하다며 F16 30여대의 개량사업을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왔고, 공군은 해마다 성능 개량을 요구해왔지만 예산 부족으로 계속 미뤄졌습니다. 그러다 10년 만인 2005년 다시 함동참모회의에서 재추진 결정이 내려졌고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량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사업이 완료된 것은 2016년입니다.이 과정에 미국은 무기 판매와 마찬가지로 성능개량도 ‘대외군사판매’(FMS)를 요구했습니다. FMS는 미국이 동맹·우방국에 무기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주요 계약조건을 미 정부와 의회가 정합니다. ‘무기체계 성능개량의 발전전략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무기 개량사업 중 처음으로 F16 개량에 FMS가 적용됐습니다. 그래서 한국 공군은 F16의 각종 소프트웨어 개조 권한이 없습니다. 조종사들이 ‘비행 운용 프로그램’ 좌표 수정을 요구하려면 추가 비용이 필요했고, 일일이 제조사인 록히트마틴에 문의해야 했습니다. 여기에다 데이터링크 단말기를 제외한 레이더, 임무 컴퓨터, 컬러 영상 장치, 항법 장치, 피아 식별장치 등 대부분의 장비를 패키지로 묶어 제조사가 독점적으로 공급하게 했습니다. 호환 가능한 장비가 있어도 무조건 패키지 제품만 사야한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시제기 개발 주요 과정에 대한 책임은 한국 공군에 지웠습니다. 록히드마틴은 “시제기의 기술검증만 맡아야 한다”고 완강히 주장했습니다. ●“비행 좌표조차 마음대로 못 고쳐”전반적인 성능 개량이 이뤄졌지만 ‘레이더 경보수신기’(PWR), ‘교란물질 발사장치‘(CMDS) 등 일부 보호장비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도 생겼습니다. 굉장히 불리한 형태의 계약조건이었지만 무기 구매와 마찬가지로 FMS에 얽매인 한국이 사업을 변경할 여지는 적었습니다. 당시 정부는 “대등한 조건을 요구하다 사업비가 늘어 사업이 더 미뤄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과거 경험에 비춰 공군이 국산 전투기 개발을 응원하게 된 겁니다. 다른 미국산 수입무기도 FMS에 해당하면 똑같이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참고로 일본은 FMS가 아닌 ‘국외 상업구매’를 택했다고 합니다. 또 록히드마틴을 ‘하청업체’로 참여하게 해 사업을 자국 기술 개발에 유리한 쪽으로 진행했다고 합니다. 때에 따라 고성능 무기의 수입도 필요합니다. F35A와 같은 고성능 전투기 도입을 반대할 국민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해외 무기만 도입하다보면 미래엔 영원히 불리한 계약 조건을 거부할 수 없게 됩니다. 처음엔 ‘가성비’가 좋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발목이 잡히기 시작하면 끝이 없습니다. 그것이 국산 전투기 개발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매출 10억 뛴 완주 토마토 보라… 농사도 ‘과학’이다

    매출 10억 뛴 완주 토마토 보라… 농사도 ‘과학’이다

    “그동안 우리 농업인들은 ‘감’으로 농사를 지은 게 사실입니다. 토양의 성분을 미리 파악하고, 수십년간 축적된 기후 정보를 활용해 농사를 짓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생산성이 월등히 높아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런 ‘디지털 농업’이 바로 ‘퍼플오션’(레드오션에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가치의 시장을 만드는 경영전략)입니다.” 허태웅(56) 농촌진흥청장은 11일 전북 전주의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데이터 중심의 디지털 농업 구현이 농업을 미래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농업은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농사를 짓는 기술이다. 네덜란드와 미국, 일본 같은 농업 선진국에선 이미 디지털 농업이 광범위하게 자리잡았다. 농진청도 지난해 11월 ‘디지털 농업 추진단’을 발족하고, 빅데이터 수집·가공 등 기반 구축에 나섰다. 2019~2020년 전국 완주의 한 농가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토마토를 재배했다. 2018~2019년보다 생산량이 13.7%(3.3㎡당 94.9㎏→107.9㎏) 증가했다. 1㏊당 매출도 10억 900만원이나 늘었다. 허 청장은 “농진청은 전국의 모든 토양 정보를 갖고 있는 ‘데이터 보고’”라면서 “아날로그 형태로 저장된 갖가지 데이터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빅데이터 구축과 함께 2023년 농림위성이 발사되면 노지 농업 생산량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농진청장으로 부임하기 전 한국농수산대 총장으로 재임한 허 청장은 청년 농업인 육성에도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허 청장은 “2023년까지 ‘정예’ 청년 농업인 1만명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관계부처 등과 협력해 이들의 영농 정착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 단추는 기관별로 산재해 있는 창농 지원을 한군데로 모은 원스톱 종합정보제공 서비스 구축이다. 허 청장은 “농수산대에 있을 때 창농을 꿈꾸는 청년을 많이 만났는데, 이들이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도 모르는 게 가장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모든 창업이 그렇지만 창농도 초기 3년간 ‘죽음의 계곡’(데스밸리)을 넘어야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이 계곡을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다리’를 만들어 주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허 청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대부분 작물 생산기반이 취약하다”며 “기계화가 강화된 밭작물 품종 개발과 보급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수입산과의 차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주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멧돼지 번식기 코앞… 영월까지 내려온 ASF “남하 막아라”

    멧돼지 번식기 코앞… 영월까지 내려온 ASF “남하 막아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세가 심상찮다. 4~5월 야생 멧돼지 번식기를 앞두고 방역 저지선인 강원, 경기 지역의 광역 울타리와 1, 2차 울타리 밖에서 감염된 야생 멧돼지 사체 발견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강원 춘천 기점 울타리에서 82㎞ 떨어진 강원 최남단 영월 지역에서까지 감염 멧돼지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방역 당국을 더 긴장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야생 멧돼지를 통해 험준한 설악산국립공원지대와 백두대간이 뚫리고, 전국 확산의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걱정한다.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멧돼지 번식철이 지나면 개체수는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바이러스 확산 방지책은 모두 속수무책이 될 공산이 크다. 자칫 국내 최대 1차산업인 양돈산업의 붕괴 우려까지 낳고 있다. ASF의 국내 확산은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를 원인으로 꼽는다. 광역울타리 조성에 치중하며 야생 멧돼지 보호정책을 주장해 온 환경부와 멧돼지 포획 등 동물방역을 우선 주장한 농림축산식품부 간의 이견 등이 초기 방역 실패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11일 동물방역 전문가들을 만나 빠르게 번지는 ASF의 실태와 국내 양돈 농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짚어 봤다.●4월 이후는 숲 우거져 사체 발견 어려워 ‘백신도 치료약도 없는 ASF의 확산 방지에 총력전을 펼치자.’ 강원·경기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번지던 ASF가 울창한 삼림지역인 백두대간을 타고 빠르게 남하하면서 동물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환경부와 농식품부는 물론 지자체들까지 나서 확산 방지에 안간힘을 쏟지만 역부족이다. 2019년 9월 경기 파주에서 ASF 감염 야생 멧돼지 사체가 처음 발견된 이후 1년여 만인 지난해 말에는 강원 고성과 강릉을 거쳐 영월 지역까지 전파됐다. 그동안 경기 파주·연천을 지나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까지 접경지를 따라 동진하다 양양과 강릉을 지나 영월까지 번진 것이다. 영월 지역에는 최근까지 10건의 야생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됐다.이는 그동안 환경부가 중심이 돼 설치한 광역 울타리와 지자체가 나선 1, 2차 울타리 등의 저지선을 뚫고 춘천 울타리 기점에서 82㎞ 이상 떨어진 먼 곳까지 바이러스가 남하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방역 당국을 당혹스럽게 한다. 최원종 강원도 동물방역과 가축질병 담당은 “영월 지역 ASF 발생은 백두대간을 따라 멧돼지가 이동하며 옮긴 것인지, 다른 이동수단이나 엽사들에 의해 바이러스가 옮겨져 번진 것인지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더이상의 남하를 막기 위해 영월 발생 지역 주변에 울타리로 저지선을 만들어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접 충북과 경북 지역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영월 저지선이 뚫리면 충북과 경북으로 번지며 백두대간 남단과 지리산을 거쳐 남부 지역까지 확산될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더구나 다음달 이후에는 숲이 우거지면서 멧돼지 사체 찾기가 어려워지고, 번식기를 맞아 멧돼지 개체가 늘면서 이동도 빨라져 ASF 저지 대책이 아무런 소용이 없어질 것을 우려한다. ●환경부 광역 울타리 사실상 무용지물 경기 남부지역 확산도 문제다. 강원 서부지역 울타리가 뚫려 가평·양평 방면으로 확산되고 경기 북부 저지선이 무너져 중·남부로 이어질 공산도 크다. 이렇게 되면 자칫 국내 최대 양돈단지가 있는 경기 중·남부와 충남 홍성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홍성 지역은 강원도 전체 양돈 규모와 맞먹는 50만 마리 이상의 돼지를 사육한다. 야생 멧돼지들의 이동 경로를 따라 ASF 바이러스가 확산하며 국내 양돈산업의 기반을 위협하는 것이다. ASF가 발병하면 바이러스에 강한 일부 소수의 야생 멧돼지를 제외하고 대부분 폐사한다. 사육 돼지는 발병하면 100% 죽는다. 사람에게는 전염이 안 되지만 돼지의 경우 고열과 혈관 파열로 인해 빠른 시간 내 죽는 무서운 병이다. 1921년 아프리카 케냐 야생 아프리카멧돼지에서 사육 돼지로 전파되면서 퍼지기 시작한 ASF는 유럽을 거쳐 러시아와 중국, 동남아, 북한, 한국까지 왔다. 워낙 바이러스 구조가 복잡하고 숙주의 면역체계를 효과적으로 이용, ASF에 대응하는 백신과 치료약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 ASF가 국내에 확산되면 당장 양돈산업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국내 양돈산업은 2년 전부터 쌀을 넘어서 1차산업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양돈산업에 적신호가 켜지면 사료와 곡물시장 교란은 물론 육류 수급과 가공산업, 요식업계 등 식생활 전반에 걸쳐 큰 혼란을 겪게 된다. 앞서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ASF 확산으로 양돈산업이 위기를 맞으며 곤욕을 치렀다. 이에 따라 ASF 국내 확산에 따른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정부 부처 간 이견으로 초기 대응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동물보호를 우선해 야생 멧돼지 포획에 반대하고 광역 울타리 건설에만 나섰던 환경부와 멧돼지 포획과 제거작업을 주장했던 농식품부 간의 이견이 초기 방역 실패의 한 원인이라고 방역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방역 전문가들은 “중국을 거쳐 휴전선과 인접한 북한으로부터 유입된 ASF 바이러스는 초기 대응을 잘했으면 지금보다 더 효율적으로 확산을 저지할 수 있었다”며 “환경부와 농식품부의 손발이 맞지 않는 정책과 탁상행정으로 예산만 낭비하고 바이러스 확산도 막지 못했다”고 주장한다.●엽사·사냥개·야생 조류 전파도 속수무책 다른 한편에서는 울타리 조성으로 인한 2차 피해를 걱정한다. 산림 전문가들은 “야생 멧돼지 이동을 저지하기 위해 국토를 가로질러 막대한 예산으로 만들어 놓은 울타리는 다른 야생 동물들의 생태통로를 막는 것은 물론이고 홍수기 나뭇가지 등이 울타리에 막혀 산사태 등 2차 피해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사전에 관련 부처 간 충분한 논의가 있었으면 부작용을 줄이는 대책이 나왔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반면 환경전문가들은 “그나마 울타리를 치면서 확산 속도를 상당히 늦추는 효과를 봤다”고 반박,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다. 야생 멧돼지 포획에 나선 엽사와 사냥개들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도 간과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야생 멧돼지들을 잡는 과정에서 엽사들과 사냥개 혹은 이동차량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었지만 꼼꼼하게 단속하지 못해 국지 오염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보상금을 받기 위해 바이러스에 오염된 멧돼지 사체를 차량에 싣고 옮겨 다니기도 했다. ●확산 땐 사료·육류가공·요식업까지 대혼란 독수리, 까마귀 등 야생 조류에 의한 전파도 우려되지만 어쩔 방법이 없다. 멧돼지 사체를 먹는 일부 조류들이 이곳저곳으로 날아다니며 ASF를 확산시키는 숙주 역할을 하고 있으나 대책이 없다. 양돈 농가의 오염을 막기 위해 사육장 주변에 그물을 쳐 조류 접근을 막으라고 당부하고 있을 뿐이다. 방역요원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당장 현장에 투입돼 시료를 채취하고 임상예찰을 해야 할 전문 수의사 인력이 부족하다. 야생 멧돼지 포획과 사체 발견이 폭증한 데다 겨울철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급증하기 때문이다. 서종억 도 동물방역과장은 “업무량이 폭증하고 갈수록 어려워지는 방역업무에 전문 수의직 공무원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경수 강원도 동물방역정책관은 “양돈산업은 6개월 주기로 다시 살릴 수 있지만 바이러스가 번져 살처분된 곳은 1년 이상 새로운 돼지 입식이 안 되고 있어 어려움이 크다”며 “봄철 멧돼지 번식기를 앞두고 ASF 저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관료·법조인 말고 IT·환경 전문가… 사외이사 스펙이 달라졌어요

    관료·법조인 말고 IT·환경 전문가… 사외이사 스펙이 달라졌어요

    재계 주주총회 시즌이 막 오른 가운데 신임 사외이사 자리에 벤처·정보기술(IT) 업계 ‘젊은 피’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력을 가진 이들이 선임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퇴직 경제부처 관료나 법조계 인맥들이 독차지하던 기업 이사회 구성에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서울상의 부회장단 합류 등 일거수일투족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는 IT 업계 스타 기업인들이 주총 시즌을 맞아 또다시 러브콜을 받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그룹 방탄소년단을 낳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전날 네이버 게임개발자 출신인 박영호(왼쪽·42) 조이시티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박 CIO는 게임업체 조이시티를 창업해 성공을 이끌었으며 카카오 초기 50억원을 투자해 820억원을 회수하는 등 투자의 귀재로도 알려진 인물이다. 빅히트가 IT 업계 청년 기업인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은 향후 사업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빅히트는 이번 주총에서 ‘하이브’로 사명을 변경하는 안건도 올린 상태다. 같은 날 한화솔루션 사외이사로 추천된 이한주(49) 베스핀글로벌 대표이사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웹 호스팅 업체 호스트웨이를 창업해 IT 업계에 발을 들인 1세대 벤처 창업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한화솔루션은 “이 대표이사는 다양한 창업과 스타트업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의 IT 기반 에너지 신사업에 대해 조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여성 사외이사 잇단 선임 이 같은 모습은 지난해 카카오가 30대인 박새롬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조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파격을 보인 데 이어 이사회 구성을 더 젊게 만들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앞서 현대차와 현대글로비스도 1970년대생인 이지윤(47)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와 같은 학교 윤윤진(49) 교수를 각각 신임 사외이사 명단에 올린 바 있다. 이들은 현대차그룹이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시행을 앞두고 선임한 첫 여성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LG 계열사 ESG 관련 인물들 잇단 선임 더불어 기업들이 최근 경제계 화두로 떠오른 ESG 이슈와 연관된 인물들을 속속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있는 모습도 주목된다. 최근 LG그룹 계열사들이 여성 사외이사를 대거 영입한 가운데 ㈜LG는 이수영(가운데·53)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 집행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 집행임원은 환경 서비스 회사인 코오롱에코원㈜의 대표이사를 지낸 환경 분야 전문가이고, 현재 대표자로 있는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 역시 자원순환 관련 사업과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LG 측은 “환경 분야 경영 자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달 중순 이사회 산하 전문위원회에 ESG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한 포스코는 이 같은 개편에 발맞춰 유영숙(오른쪽·65) 전 환경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기업들이 선호하는 관료 출신 이사들이 대체로 경제·산업 부처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포스코의 사외이사 추천은 차별화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환경 변화가 이사회 구성에 영향”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외이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기업 가치 제고와 주주 이해관계 반영인 만큼 기업들은 (이사회 구성 시) 시장환경 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경제계 변화와 ESG에 대한 높은 관심이 이사회 구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지엘피앤피, 프리미엄 바이주 ‘길몽(吉夢)’… 미국 시장 진출

    ㈜지엘피앤피, 프리미엄 바이주 ‘길몽(吉夢)’… 미국 시장 진출

    ㈜지엘피앤피는 인지심리학적 ‘스마트 텅(Smart Tongue)’ 기술을 적용한 프리미엄 바이주(백주) ‘길몽’이 미국 조지아 시장에 진출한다고 11일 밝혔다. 한국인에 의해 개발된 길몽은 흑룡강성(헤이룽장성)의 송넨 평야에서 재배된 유기농 귀리와 송화강의 청정수로 양조해 만들었다. 유기농 귀리를 천천히 발효해 오랜 시간 증류했으며, 백두산 천지에서 발원해 북서쪽으로 흘러 내려가는 중국 송화강의 청정수를 사용했다. 특히 스마트 텅과 같은 인공지능(AI) 기술과 뉴로 마케팅(Neuro Marketing)으로 일컬어지는 뇌과학 기법을 적용해 개발했다는 게 지엘피앤피 측의 설명이다. 지엘피앤피 관계자는 “길몽은 보수적인 미국 주류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미국 현지 리테일 채널 확장과 미국 내 매출 증가를 위해 현지 생산 판매 등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용량은 750mL와 200mL가 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판검사·관료만 사외이사 하나...이사회 물들이는 청년·ESG 바람

    판검사·관료만 사외이사 하나...이사회 물들이는 청년·ESG 바람

    재계 주주총회 시즌이 막 오른 가운데 신임 사외이사 자리에 벤처·정보기술(IT) 업계 ‘젊은 피’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력을 가진 이들이 선임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퇴직 경제부처 관료나 법조계 인맥들이 독차지하던 기업 이사회 구성에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서울상의 부회장단 합류 등 일거수일투족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는 IT 업계 스타 기업인들이 주총 시즌을 맞아 또다시 러브콜을 받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그룹 방탄소년단을 낳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전날 네이버 게임개발자 출신인 박영호(42) 조이시티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박 CIO는 게임업체 조이시티를 창업해 성공을 이끌었으며 카카오 초기 50억원을 투자해 820억원을 회수하는 등 투자의 귀재로도 알려진 인물이다. 빅히트가 IT 업계 청년 기업인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은 향후 사업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빅히트는 이번 주총에서 ‘하이브’로 사명을 변경하는 안건도 올린 상태다. 같은 날 한화솔루션 사외이사로 추천된 이한주(49) 베스핀글로벌 대표이사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웹 호스팅 업체 호스트웨이를 창업해 IT 업계에 발을 들인 1세대 벤처 창업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한화솔루션은 “이 대표이사는 다양한 창업과 스타트업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의 IT 기반 에너지 신사업에 대해 조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이 같은 모습은 지난해 카카오가 30대인 박새롬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조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파격을 보인 데 이어 이사회 구성을 더 젊게 만들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앞서 현대차와 현대글로비스도 1970년대생인 이지윤(47)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와 같은 학교 윤윤진(49) 교수를 각각 신임 사외이사 명단에 올린 바 있다. 이들은 현대차그룹이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시행을 앞두고 선임한 첫 여성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더불어 기업들이 최근 경제계 화두로 떠오른 ESG 이슈와 연관된 인물들을 속속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있는 모습도 주목된다.최근 LG그룹 계열사들이 여성 사외이사를 대거 영입한 가운데 ㈜LG는 이수영(53)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 집행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 집행임원은 환경 서비스 회사인 코오롱에코원㈜의 대표이사를 지낸 환경 분야 전문가이고, 현재 대표자로 있는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 역시 자원순환 관련 사업과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LG 측은 “환경 분야 경영 자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달 중순 이사회 산하 전문위원회에 ESG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한 포스코는 이 같은 개편에 발맞춰 유영숙(65) 전 환경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기업들이 선호하는 관료 출신 이사들이 대체로 경제·산업 부처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포스코의 사외이사 추천은 차별화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외이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기업 가치 제고와 주주 이해관계 반영인 만큼 기업들은 (이사회 구성 시) 시장환경 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경제계 변화와 ESG에 대한 높은 관심이 이사회 구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상훈 서울시의원, ‘전인적 교육모델로서 시민명상교육의 필요성’ 입법 정책 토론회 개최

    이상훈 서울시의원, ‘전인적 교육모델로서 시민명상교육의 필요성’ 입법 정책 토론회 개최

    서울특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이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2)은 9일 서울시의회 2대회의실에서 “전인적 교육모델로서 시민명상교육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입법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코로나 19 확산세가 엄중한 상황을 감안해 전면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으며, 서울시의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됐다. 서울특별시의회 이현찬 행정자치위원장은 “서울시민이 삶 속에서 겪는 문제를 명상교육으로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는 의견수렴과 토론, 많은 연구를 거쳐 이 자리가 만들어졌으며, 서울시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시작이 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을 믿으며 서울시의회가 함께 하겠다“는 축사를 시작으로, 토론회가 시작됐다. 발제자로 나선 안선덕 위원은 「국내·외 시민명상 교육 연구 동향」, 왕인순 소장은 「국내 시민명상 교육기관 현황」, 류지명 위원은 「국외 시민명상 교육기관 현황」, 박서현 교수는 「국내·외 공공부문 명상 현황과 정책 제언」 순으로 발제가 진행됐다. ▶ 안선덕 위원(행복수업협동조합 교육위원)은 최근 5년 간 국내·외 연구를 분석한 결과 명상은 개인의 심리적, 신체적 증상 개선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인지적 기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침으로써 교육과 조직, 사회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근거기반의 국내외 연구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으며, 특히 서구에서 다양한 계층과 광범위한 증상과 질병에 명상을 적용하고 그 효과에 대한 임상적 연구를 축적한 근거기반의 명상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비해 국내는 엄격한 연구방법론이 적용된 임상연구들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까지 축적된 국내연구결과만으로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명상의 다양한 효과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비용은 적게 들고 안전하며 효과는 탁월한 명상의 혜택을 보다 많은 시민들이 누릴 수 있도록 명상의 활성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왕인순 소장(요가이완연구소)은 국내에선 최근 20년간 명상단체 및 학계에서 활발하게 명상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 8월, 한국 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된 명상관련 학회와 대학부설 명상연구소 운영을 통해 명상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연구, 민간지도자 자격은 176건으로 시민을 위한 명상교육의 상당부분이 민간단체들이 주도했음을 알 수 있다. 국내에서 명상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에서 체계적인 명상교육의 확대가 요구되고 있으며, 성인 중심의 명상교육에서 보다 다양한 연령대, 계층으로 명상이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류지명 위원(행복수업협동조합 교육위원)은 해외는 근거기반의 체계적이고 세분화된 명상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에서는 학술, 의료, 교육 등의 분야에서 명상 교육 및 연구, 네트워크가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다. 미국의 경우 임상적 적용이 활발하고 연구물의 축적으로 마음챙김, 자기자비, 자비 기반회복탄력성 훈련 등 명상과 심리치료를 통합한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영국은 국가차원에서 마음챙김 교육을 국공립학교에 도입하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마음챙김 교사훈련과 기관 네트워크와 연계된 단체들이 교육의 전문화 및 표준화를 꾀하고 있다고 한다. 교사와 학생들에게 명상교육이 활발하게 보급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명상의 대중화, 명상교육의 확대, 근거에 기반한 체계적 교육과 적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서현 교수(한국간호연구학괴 부회장)는 국내·외 명상 연구는 최근 양적확대와 질적 성장을 동시에 축적해가고 있으며, 다양한 명상법이 심리적, 신체적, 인지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되었다. 국내의 경우 정부 차원의 재정지원 시스템에 의해 학생의 인성교육과 지역주민 대상의 질병예방과 건강증진, 직무강화 명상교육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미국은 인성교육, 웰빙, 공동체사회 평화구현의 일환으로, 영국은 국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명상을 정치와 공공정책에 적용되도록 하고 있다. 정책-연구-교육의 유기적인 연계 시스템에 의거 근거기반의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연방정부에서 지역사회까지 체계적으로 명상교육이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하 위원 「창조적 지식재산, 명상에서 시작해야」, 전민주 센터장은 「마을공동체 행복과 시민성 증진을 위한 생활명상 활용 방안 모색」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토론자로 나섰다. ▶박진하 위원(KAIST지식전략 최고위과정 운영위원)은 무형의 지적재산의 흐름에 있어 명상은 4차산업의 중요한 키워드인 ‘창의성’을 실현하는 실제적인 방법론이고 뿌리가 된다. 현시점에 명상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시의적절하고 모범이 될 만한 일이며. 국가경제전략과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혜안으로 본다고 전했다. ▶전민주 센터장(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장)은 전세계가 팬더믹으로 이웃과 단절되고 고독감의 ‘코로나 블루’를 겪는 중이다. 사회구성원이 상호작용 중 생기는 긴장과 갈등은 개인과 개별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사회의제)이며, 명상교육이 모든 시민에게 적용되는 사회정책으로 다뤄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번 토론회는 서울시민의 마음 건강과 지역사회 행복 증진을 위한 교육모델로서 지자체에서 생활밀착형 명상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의원연구단체 [사구뭉치연구회]에서 실시했던 “전인적 교육모델로서 시민명상교육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초 조사연구를 토대로, 전인적 교육환경 조성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과 대안을 제시하고자 마련됐다. 이상훈 의원은 토론회에서 “제안해주신 정책제언처럼 시민명상교육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하여 법적, 제도적 기반 마련과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으며, 서울시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모두를 위한 명상이 될 수 있도록 항상 시민의 마음을 돌보는 의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토론회의 소회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쿠데타에 맞서 싸우는 미얀마인들을 돕고 싶은 분들에게

    쿠데타에 맞서 싸우는 미얀마인들을 돕고 싶은 분들에게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저지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 미얀마인들을 돕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발을 구르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글로벌 프랜드의 최규택 대표가 11일 카카오톡 메시지로 ‘미얀마를 직접 돕고 싶은 분들을 위한 후원 기관 안내’를 보내와 소개 드린다. 연대의 마음을 표현하거나 해시태그 #미얀마기부를 붙여 많이 공유했으면 한다. 참고로 기자는 글로벌 프랜드의 베트남 지부장이 미얀마 한 스님이 운영하는 고아원의 쌀이 떨어져 힘들어 한다는 소식을 듣고 대학 선후배들이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56만원을 모아 일부는 전달했다. 이 중 얼마는 아래 따비에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최 대표는 알려왔다. 따비에 : 따비에 운영자 마웅저 씨는 한국에 왔던 정치적 망명자 신분으로 14년간 미등록 이주민 신분이었다가 난민 인정을 받았음. 그러다 난민인정 지위를 포기하고 고국의 민주화를 위해 다시 돌아가 난민촌 어린이 교육지원사업을 하고 있음. - 마웅저 씨에 관한 내용 https://www.kdemo.or.kr/blog/road/post/883 (난민 마웅저가 꿈꾸는 희망) - 관련 도서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24729812 (미얀마, 마웅저 아저씨의 편지) - 지원영역 : 마웅저는 버마어린이교육지원단체 ‘따비에‘를 통해 시민불복종(CDM) 시위 중 사망한 이들의 유족을 지원하고, 부상자 치료 등 필요한 음식과 물품 지원 - 후원계좌 : 우리은행 1005-802-499757 따비에 - 보내주신 후원금은 현지 버마(미얀마) 따비에가 집행하고 그 내역을 보고. 보내주신 후원에 대한 기부금영수증 발행. - 홈페이지 http://thabyae.net 문의 thabyaekorea@gmail.com (070-7642-9319) 해외주민운동연대 KOCO : 아시아의 반빈곤운동, 주민조직운동을 실천하는 조직. 1995년 LOCOA를 계승해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기 위해 2012년 새로 출범한 한국기반 시민조직 (대표가 미얀마전문활동가) - 원래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사례 하나) http://www.snpo.kr/bbs/board.php?bo_table=bbs_npo&wr_id=4930&sca=%ED%96%89%EC%82%AC&page=6 - 지원영역 : 시위물품 구입비, 주민병원비, 인터넷 유심칩 구입비 - 유심칩 : 인터넷을 차단하는 군부에 맞서 옆 나라 태국의 유심칩을 구입해 온라인으로 전세계에 미얀마 상황을 전하는 시민운동의 핵심 - 후원계좌 : 국민은행 488401-01-224956 해외이주연대 * 입금할 때 ‘미얀마+기부자 이름’으로 해야 함 - 홈페이지 : http://koco.asia/ - 문의 : koco2co@gmail.com - 엄은희 교수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eunhhui.eom/posts/4138604102840543) 사람예술학교 : 사단법인 사람예술학교는 2013년부터 태국 메솟 버마 난민지역을 방문하여 6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버마난민 음악학교 GOOD VOICE’(이하 GOOD VOICE)로부터 시작된 단체이다. GOOD VOICE는 10일간 난민학교에 머물며 기초음악교육, 화음 만들기, 음악 공연, 단체 댄스 등을 가르쳐 다른 지역 난민과 교감하고 예술가로서 꿈을 찾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왔으며 태국의 메솟, 미얀마 소수민족 까친 스테이트, 양곤, 사가잉 디비전에서 난민아이들을 위한 음악캠프를 진행해왔다. 출처 : 데일리시큐(https://www.dailysecu.com) -대표: 권태훈 (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63789952915 ) - 지원영역 : 부상자 도울 클리닉센터 운영 비용과 식량 - 방법 : 맹글라바 커피 1000개 판매대금 전액 기부 - 대표 페북 메신저나 카톡ID(saramdaum123)로 수량, 주소, 전화번호를 보내면 됩니다. 기본 3개 구매(홀빈, 각 200g) 3만 3000원+택배비 3000원 - 입금계좌 : 신한은행 100-033-087780 (사)사람예술학교 - 홈페이지 : https://www.has.or.kr/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미술품 물납제 당연히 필요… 감정·세금문제 해결돼야”

    “미술품 물납제 당연히 필요… 감정·세금문제 해결돼야”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희근 벽산엔지니어링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술품 상속세 물납에 대해 “당연히 해야 한다”면서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 시기와 방법이 문제”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도 공시지가로 물납이 가능한데 왜 미술품은 안 되는가”라면서 “세금 납부를 위해 미술품이 해외로 반출되면 그것대로 또 뭇매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물납제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최근 문화예술계에선 지난해 타계한 이건희 삼성 회장이 남긴 문화재와 미술품을 상속세 일부로 납부할 수 있도록 미술품 물납제를 도입하자는 요구가 다시 떠올랐다. 미술계에서 컬렉터로도 유명한 김 회장은 이 문제에 대해 “물납제를 도입하더라도 감정 및 세금 문제를 어떻게 정리할지 등 기술적인 문제들이 해결돼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김 회장은 미술 외에도 음악, 연극 등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를 지원해 왔다. 현악 합주단체인 세종솔로이스츠를 창단해 명예이사장으로 후원하고 있고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이사장, 광주비엔날레·예술의전당 후원회 이사 등을 지냈다. 지난 3일 11대 메세나협회 회장이 된 그는 “코로나19로 기업 경영 환경이 힘들어지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소득 3만 달러 시대에 걸맞은 문화예술 소양을 갖추는 것이 절실하다”면서 “기존 패러다임을 탈피한 새로운 문화공헌 유형을 찾아 메세나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메세나 전국 네트워크를 재구축해 서울, 경남, 대구, 세종에 이어 부산, 광주에서도 메세나 단체를 설립해 문화예술의 지역 편중을 해소하겠다는 계획 등을 밝혔다. 한국메세나협회는 경제와 예술의 균형 발전을 목표로 1994년 설립됐다. 이달 기준 문화예술 분야 활동을 지원하는 229개 기업이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죽음을 사색하다… 삶을 사유하다

    죽음을 사색하다… 삶을 사유하다

    독일 유명 예술가 잠든 도로텐슈타트 묘지제임스 터렐의 작품 있는 작은 예배당 북적 한적한 묘지뷰 선호…가족·연인들 쉬어가 “어느 공원으로 갈까?” 카페나 밥집은 아직도(!) 갈 수가 없으니 매번 가는 곳은 공원이다. 집 앞 언덕 위 작은 공원으로 가거나 판코에 있는 뷔거 공원을 가거나, 날이 정말 좋으면 집에서 먼 샤를로텐부르크의 슐로스 파크까지 간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간 곳 역시 공원이었다. 사람들도 다 공원으로 모인다. 잘 알려진 공원일수록 사람도 많다. 다닥다닥 앉을 일은 없지만, 가끔 인적 드문 곳으로 가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럴 땐 공원 대신 ‘공동묘지’로 간다. 섬뜩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베를린에선 놀이터 만큼이나 친근한 곳이다. 베를린 도심 안에 꽤 많은 공동묘지가 있다. 그래서 어떤 날은 이렇게 묻는 것이다. “이번엔 어느 묘지로 갈까?”●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 도로텐슈타트 유럽의 큰 도시 안에서는 관광 명소를 가듯 묘지를 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걸 14년 전 파리에 처음 갔을 때 알았다. 베를린에서 열흘을 보낸 뒤 파리로 갔는데, 친구가 많았던 베를린과 달리 파리에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외롭고 심심했다. 몽마르트르 언덕에는 화이트 와인을 병째 나눠 마시는 사람들이 있었고 센 강변엔 키스하는 연인들 천지였다. 처음 간 파리는 로맨틱한 도시였지만, 홀로 여행하는 자에겐 끔찍이 외로운 도시였다. “파리는 이제 절대 혼자 오지 않겠어.” 나는 어금니를 깨물며 중얼거렸다. 그때 머물던 민박집에서 가까운 곳에 ‘페르 라셰즈’란 공동묘지가 있었다. 파리에서 가장 큰 묘지이자 쇼팽, 오스카 와일드, 에디트 피아프, 짐 모리슨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잠든 곳이다. 시내 중심가로 나가기 전 잠깐 들르려고 갔다가 그곳에서 아침나절을 모두 보냈다. 외롭고 기가 죽어 있던 나는 조용하고, 사람도 없고, 아름다운 정원 묘지에서 평온함을 느꼈다. 나 빼고 다 행복해 보이는 파리에서 왠지 조금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그때부터 유럽의 묘지를 가게 되었다. 으스스한 기분이나 두려움은 들지 않았다. 유명한 공원을 찾아가는 기분으로 갔고, 묘지의 대부분은 실제 잘 가꿔진 공원이기도 했다. ‘페르 라셰즈’ 묘지 안에 있는 길이며 이정표, 나무들, 묘비들이 지금도 떠오른다. 모두 속삭이듯 아름답고 평화로운 광경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베를린의 묘지도 그렇다.베를린에서 가장 먼저 가 본 묘지는 ‘도로텐슈타트’ 공동묘지였다. 당시 머물던 호텔에서 5분 거리에 있어 산책하듯 가볍게 갔다. 1763년에 만들어진 이곳은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다. 18~19세기 독일 당대의 유명 예술가와 학자들이 많이 잠들어 있다. 철학자 헤겔부터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 작가 하인리히 만, 건축가 카를 프리드리히 신켈 등의 묘비를 찾을 수 있다. 유명 인사들의 묘비 앞에는 베를린시에서 수여한 붉은 명예 석판도 박혀 있다. 베를린에서 태어났거나 활동하고 사망한 유명인사들이 이곳에 잠든 것을 영광으로 기린다는 표식이다. 메인 입구의 안내판에는 유명인들의 묘지를 표시한 지도도 있다. 지도에 표시된 25개의 숫자를 보며 유명인들의 묘비를 찾아다닐 수도 있다.각각의 묘비 장식도 아름답다. 고대 로마 스타일의 석관처럼 만들어진 묘부터 대리석이나 화강암에 얼굴 부조를 넣은 묘비, 단단한 오벨리스크, 네오 고딕 양식의 주철로 된 십자가, 소박한 비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근에 세워진 묘비들은 새하얀 대리석에 모던한 사각형으로, 마치 현대 조각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사람들이 묘비 위에 놓고 간 작은 돌들을 보면 얼마나 존경받고 사랑받는 인물이었는지 가늠이 된다. 도로텐슈타트 묘지는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높은 벽 너머의 다른 부지에는 작은 예배당이 있다. 독일어의 ‘독’자도 못 알아들으면서 몇 년 전 이곳 예배당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다. 참석을 원하는 사람은 온라인 예약을 해야 했는데, 이유는 예배당 안에 설치된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보기 위해서였다. ‘빛과 공간의 마술사’라 불리는 그는 당시 새로 보수를 마친 작은 예배당 안을 경건하고 신비로운 빛으로 장식해 놓았다. 이를 보기 위한 사람들의 줄도 길었다. 예배 내용은 하나도 못 알아들었지만, 그림자가 전혀 드리워지지 않는 빛의 구도와 끊임없이 변하는 색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작품은 지금도 설치돼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예배당은 운영을 중단한 상태이지만, 터렐 특유의 빛과 색을 다시 마주할 날이 오면 좋겠다.●베를린 동네마다 있는 다양한 묘지공원 베를린의 묘지를 다니며 느낀 건, 이 도시에선 죽음의 공간이 매우 일상적이란 사실이었다. 동네마다 크고 작은 묘지들이 가까이 있기도 하거니와, 새로 지어진 고급 아파트의 전망이 ‘묘지 뷰’인 곳도 많다. 그렇다고 집값이 떨어지는 일도 없다. 오히려 ‘묘지 전망’의 집이 더 비싸게 팔린다. 앞을 가리는 건물이 전혀 없고 탁 트인 녹음이 내다보이는 전망을 누구나 원하기 때문이다. 수세기를 지나는 동안 베를린의 묘지는 마구 자란 나무들이 울창하고, 작은 숲을 이루는 또 다른 공원이자 유적이 됐다. 사람들은 유모차를 끌고 묘지 안을 산책한다. 점심시간엔 샌드위치를 사 들고 와서 먹는다. 아이들을 풀어놓고 놀게 하고, 10대들은 묘지에 모여 앉아 수다를 떤다. 사랑하는 사람의 묘비 앞에 백합을 놔두는 등 잘 관리되기도 하지만, 더이상 운영되지 않아 공원으로 변한 묘지도 많다. 남자친구와 자주 가는 라이제파크도 딱 그런 곳인데, 우리는 어쩌면 누군가의 잊혀진 무덤 위에 매번 누워 있었는지도 모른다. 도심 한복판에는 여전히 연고도 없이 죽은 군인이나 장교들이 묻힌 묘지가 있는가 하면,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로는 더이상 무덤을 만들지 않고 추모의 공간으로 유지하는 곳도 있다.가 본 곳 중엔 베딩에 있는 세인트 엘리자베스 묘지도 특별했다. 터키 이민자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동네답게 이 묘지 주변에는 터키인들의 주택이 많았다. 집에서 크게 틀어놓은 흥겨운 터키 음악이 묘지 안까지 쩌렁쩌렁 울렸다. 묘지 안에서는 동그란 안테나가 집집마다 달려 있는 공공주택이 바로 보였다. 걸어 놓은 빨래가 펄럭이고, 터키 아저씨의 고함소리가 들리고, 노란 차양의 발코니가 귀여운 아파트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여름이면 이 묘지에 누워 있는 주인들은 활짝 열린 창 너머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와 주민들의 소음에 분주한 기분이 들 것 같았다. 묘지 안을 한참 걷다가 빗물을 담아 놓는 커다란 돌 항아리를 보았다. 물 안에 커다란 나무토막이 들어 있었는데 “누가 여기에 나무토막을 빠뜨려 놨지?” 하고 얼른 빼내야 할 것 같은 모양새였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항아리엔 작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물 항아리 안에 새들이 자주 빠집니다. 새들이 쉽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넣어둔 나무이니 빼지 마세요.” 묘지 안 벤치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작은 딱따구리의 딱딱딱 소리와 뾰로롱 하는 방울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그 새소리를 들으려 숨죽여 있으면 사위는 조용해지고, 어느새 묘지를 감싸고 있는 고요함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가 보고 싶은 묘지 중엔 베를린 서남쪽에 위치한 그루네발트 묘지가 있다. 그루네발트 숲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나오는 이곳은 베를린에서 오랫동안 ‘자살 묘지’로 불렸다. 처음엔(18세기 말) 하벨강에서 떠내려오는 시신들을 묻는 곳으로 쓰이다 점점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의 시신도 알게 모르게 묻혔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은 일반 묘지에 묻힐 수 없었다. 어디에서도 이들의 시신을 받아 주지 않았다. 그러다 그루네발트 묘지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의 시신도 받게 되자 스스로 삶을 정리하려는 사람들이 더 많이 이 근처로 찾아왔다고 한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미국의 전위적인 록 그룹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1집 앨범에 여성 객원 보컬로 참여했던 ‘니코’도 이곳에 묻혀 있다. 그는 이른 나이에 자전거 사고로 죽었지만, 극단적 선택을 해 이곳에 묻힌 엄마의 곁에 있기 위해 이곳에 함께 잠들었다.●죽음 때문에 더 빛나는 인생 오랜만에 도로텐슈타트 묘지에 들렀다. 운 좋게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날이었다. 묘지 안의 하얀 자작나무 길을 걸어 묘비 사이로 들어가니 연보라색 크로커스가 한가득 피어 있었다. 낮게 핀 꽃들 속에는 벌써 많은 벌들이 찾아와 윙윙 거렸다. 묘지의 한가운데에서 봄의 생기가 치솟는 순간이었다. 해가 잘 드는 나무 벤치에 앉아 정면에 있는 봉안당을 바라봤다. “나는 죽으면 어디에 묻히게 될까.” 문득 의문이 들었다. 지금은 베를린에서 살고 있지만, 이 도시에서 죽을 거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나중에 나이가 많이 들어, 혹시라도 남자친구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서울로 돌아갈 것 같았다. 막연히 한국 어딘가에 묻힐 거라 생각하며 지금껏 살아왔으니까. 혼잣말 같은 내 질문에 남자친구는 대답했다.“아니, 돌아가지 않을걸. 그때는 여기에 너의 삶이 있을 테니까. 한국에 돌아가도 부모님은 더이상 계실 수 없을 거고…, 형제자매가 있어도 같이 살진 않을 텐데. 물론 친구들이 있지만 누가 남아 있을지 모르고. 무엇보다 그동안 이곳에서 깊어진 인연들이 있겠지. 이곳 친구들과 가까워지고, 생각지 못한 인연도 생기고 말이야.” 다 늙어서 돌아갔을 때, 반겨줄 이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어쩌면 당연한 일일 텐데도 가슴 한켠이 서늘하게 내려앉았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반대로 살아왔다. 서울에 있을 땐 외국에서 살고 싶고, 외국에선 서울을 그리워하고. 가족과 살 때는 독립이 하고 싶고, 혼자 살 때는 엄마 밥을 먹고 싶어 하고. 회사를 다닐 땐 때려치우고 싶고, 그만두고 나면 ‘그래도 그때가 편했지’ 생각하고 등등등. 로마의 철학자 루크레티우스의 말처럼 “우리는 늘 없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은 무시하고” 산다. “그렇게 삶을 소진하다가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는” 것이다. 이곳의 삶에 좀더 정성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청개구리 삶은 그만 살고, 지금 내가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면서 하루하루를 후회없이 살아야겠다고. 그러면 내가 묻히고 싶은 곳을 그때는 알게 되지 않을까. 이동미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루시 그레코와의 대화, LG에 보내는 공개편지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루시 그레코와의 대화, LG에 보내는 공개편지

    지난 1월, 짧은 영상 하나가 미국의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2분이 채 되지 않는 이 영상은 시각 장애를 가진 루시 그레코라는 여성이 올린 것이었다. 이 영상에서 그레코는 최근 신형 LG 세탁기를 샀는데 이 제품이 왜 자신과 같은 시각 장애인에게는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한 제품인지를 설명한다.(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이 영상을 꼭 한 번 보시기를 권한다. 유튜브에서 ‘Lucy Greco’를 검색하면 제일 위에 뜬다.)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그레코가 겪는 어려움은 이 제품이 최신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대표적인 것이 세탁기 상단에 있는 다이얼이다. 과거에 이런 다이얼은 시작과 끝이 분명했다. 따라서 그런 구형 아날로그 다이얼을 가진 제품들은 시각장애인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다이얼을 돌리면서 클릭 수를 세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기기의 다이얼은 디지털 기술이 도입되면서 시작과 끝이 없이 계속 돌아가는 ‘무한 다이얼’로 변했다. 가령 다이얼이 10개의 단계를 가지고 있으면 1단계부터 시작해서 10단계까지 간 후에는 다시 1번부터 시작하는 식이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다이얼을 돌릴 때 디지털 화면에 선택한 메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레코처럼 앞을 볼 수 없는 사람에게는 다이얼을 아무리 돌려도 자신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 다이얼 대신 오른쪽에 있는 디지털 버튼을 누르는 방법이 있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이 역시 쓸모가 없다. 과거 기계식 버튼과 달리 매끈한 투명창에 있는 버튼들은 눈으로 보지 않는 한 어디를 눌러야 어떤 기능이 선택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레코는 왜 굳이 이런 제품을 구입했을까? 사기 전엔 몰랐을까? ●테크기업의 실력 차이 그레코는 LG 세탁기가 스마트폰 앱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구입을 결정했다고 한다.(여기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좀더 설명하겠지만, 많은 장애인에게 스마트폰은 세상과 연결해 주는 유용한 도구다.) 하지만 정작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고 조작하려 했더니 세탁기의 전원을 먼저 켠 후에 특정 버튼을 눌러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실망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어느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 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 영상이 올라가자 많은 사람이 댓글을 달고 그레코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렇게 자주 받은 질문 중 하나가 “그럼 아날로그 버튼이 달린 구형 세탁기를 사는 게 낫지 않으냐”는 것이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두 개의 답을 할 수 있다. 우선 그레코는 두 번째 영상에서 이렇게 답한다. “LG 세탁기는 사용자 평이 좋았다. 기능이 좋고 세탁을 잘한다고 해서 샀다. 시각장애인은 좋은 제품을 사면 안 되나? 우리는 2등 시민인가?” 그레코의 이 말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더 중요한 것은 ‘디지털 기술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장애인에게 불편한 것’이라는 인식이다. 그렇지 않다. 앞서 말한 무한 다이얼이나 매끈한 스크린에 붙은 버튼은 디지털 기술이지만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됐기 때문에 불편할 뿐이다. 디지털 터치 스크린을 한 번 생각해 보자. 터치 스크린은 거의 예외 없이 소프트 키라는 기술을 사용한다. 소프트 키는 하나 이상의 기능을 수행하는 버튼을 말한다. 가령 현금입출금기의 화면 속 버튼들은 같은 위치에 있는 버튼이라도 메뉴가 변하면서 다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따라서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내가 누르는 버튼이 무슨 기능을 수행하는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이런 기술은 시각 장애인에게는 재앙일 수 있다. 특히 물리적인 버튼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스마트폰은 화면 속의 모든 버튼이 소프트 키인 셈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스마트폰은 이제는 장애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가 됐다. 이걸 가능하게 한 것은 스마트폰의 인터페이스를 설계하면서 장애인들의 접근성(accessibility)을 연구하고 설계, 반영한 애플이나 구글 같은 기업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레코는 여기에 더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해 장애인들의 접근성을 돕는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스마트폰처럼 장애인의 접근이 힘들어 보이는 디지털 제품은 기업들의 노력으로 접근이 가능해진 반면 세탁기처럼 접근성에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 제품은 디지털화되면서 오히려 장애인들이 넘을 수 없는 문턱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 바람에 그레코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세탁기를 조작하려고 했지만 LG는 그것조차 힘들게 만들었다. 결국 장애인들에게 장벽이 되는 것은 디지털이라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업의 무관심’이다.●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그레코의 유튜브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면서 많은 사람이 “LG에서 연락할 것 같다”, “세탁기를 바꿔 주지 않을까?” “루시 그레코라는 이름의 약자가 LG이니 LG가 협업을 하고 싶어 하지 않을까?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고객들의 목소리, 특히 온라인에서 오가는 대화를 세심하게 모니터링하고 혹시 모를 PR 문제에 대비하는 미국 기업들에 익숙한 사람들의 기대였던 것 같다. 이들 기업은 이런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연락해서 개선을 약속하는 등의 발 빠른 조치를 취한다. 나는 이 글을 준비하면서 그레코에게 이메일을 보내 혹시 LG에서 연락이 왔느냐고 물었다. 그레코의 영상을 내 페이스북에 공유한 후 몇몇 지인들이 LG 담당자에게 전달했다고 했기 때문에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레코는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앞에서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사실 그레코는 장애인 접근성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전문가이고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에서 웹(Web) 접근성을 개선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LG에서 자신들의 제품이 가진 접근성 문제를 개선할 마음이 있다면 제일 먼저 대화를 나눠야 할 사람이다. 그런데 왜 LG는 제품의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의 이미지를 대대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썩히고 있을까? 사실 이건 LG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기업들은 장애인 접근성의 문제에 전반적으로 둔감하다. 예전 같으면 눈에 띄지 않았을 문제가 근래 들어 이렇게 부각되는 이유는 국내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LG나 삼성 같은 기업의 가전제품은 이제 미국 내 전자제품 매장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진 최고가의 제품으로 팔리고 있다. 이름 없는 브랜드의 싸구려 제품이었다면 무시하고 말았을지 모르지만 최고의 제품이 되니 접근성의 문제가 눈에 띄기 시작한 거다. 한국 기업들이 이렇듯 세계시장에서 잘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조직의 다양성이다. 생각해 보라. 이 세탁기의 개발 과정에서 조직 내에 장애를 가진 직원이 있었으면 이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을까? 내가 사용하는 전기밥솥은 중소기업 제품이지만 메뉴가 바뀔 때마다 ‘백미’, ‘현미’, ‘취사를 시작합니다’ 같은 메뉴를 일일이 말로 해 준다. LG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그 정도의 기능을 넣을 능력이 없을까? 얼마든지 해결할 능력이 있지만 그들 눈에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기업들은 “실력(=점수)만으로 뽑다 보니 장애인들을 고용하지 못한다”는 핑계를 대기도 한다. 외고와 같은 명문학교들에 경사로나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은 나라에서 장애인들에게 우수한 교육에 접근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현실은 차치하고라도, 이건 더이상 핑곗거리가 되지 못한다. 유리창이 철판처럼 강하지 않다고 창문 없는 자동차를 만드는 자동차 회사는 없다. 조직의 다양성이 기업의 실력이다. 애플의 발표를 보면 전동 휠체어를 탄 여성 임원이 나와서 대수롭지 않게 서비스 발표를 한다. 애플과 한국 기업의 실력 차이는 이런 데 있다. 이제 이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조직의 다양성이라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글은 LG에 보내는 공개편지다. LG는 해외에서 기업명(LG)을 이용해 ‘Life is Good’(삶이 좋다)이라는 홍보문구를 사용해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 좋은 삶이 누구의 삶인지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앞을 볼 수 있고 신체에 불편한 곳이 하나도 없는 사람들의 삶만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의 삶이 좋은 것인지 말이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 탱고와 클래식, 경계선에서 아슬아슬… 열정의 바이올린

    탱고와 클래식, 경계선에서 아슬아슬… 열정의 바이올린

    아스토르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 기념11일 서울·13일 광주·14일 여수 공연 클래식 정수 공부 중 몰래 듣던 음악“25분 신나게 놀다보면 무대 끝나”오는 1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100번째 생일잔치에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이 ‘사계’를 연주한다. 이미 세계 무대에서도 뜨거운 호응을 얻은 조합이고, 윤소영이 지나온 길에 ‘사계’는 몇 번이고 반복되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공연을 앞두고 귀국해 자가격리 중인 윤소영과 지난 4일 전화로 만나 그에 대한 애정을 물었더니 주저 없이 말했다. “저는 ‘사계’와 함께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2000년 당시 서울예고 1학년이던 윤소영의 이어폰에서는 아르헨티나 출신 탱고 거장이자 반도네온 명인 피아졸라의 ‘사계’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한창 베토벤이나 시벨리우스, 차이콥스키 등 클래식 정수를 배우던 때 이 곡은 스트레스를 날려 주고 숨통을 틔워 주는 돌파구 같았다. “공부해야 하는데 이상한 거 듣는다고 할까 봐 얘기도 못 했다”는 건 이제는 말할 수 있는 비밀이다. 20대에 잠시 흐려졌던 ‘사계’의 기억은 2010년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김민 음악감독에게 협연 제안을 받고서 다시 또렷해졌다. 한 번도 직접 연주는 안 해 봤지만 악보를 따로 외울 필요도 없이 몸과 마음에 녹아든 기억이 되살아났다. 다만 너무 좋아하는 곡이라 과연 욕심만큼 연주도 잘해낼 수 있을지 의구심도 들었다.‘사계’는 연주하기 무척 까다로운 곡으로 꼽힌다. 피아졸라 특유의 탱고 선율과 엇박자가 반복되고, 비발디 ‘사계’의 서정적인 멜로디와 피아졸라 ‘아디오스 노니노’의 강한 색채가 서로 엉키듯 튀어나온다. 클래식과 탱고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변화무쌍한 곡이다. 다행히 이미 그를 몇 번이고 관통했던 터라 첫 연주부터 퍽 마음에 들었고 이후 협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계’를 연주했다.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와 베를린, 뉴욕 등에서 호흡을 맞춘 무대가 특히 손꼽히는 명연주로 회자된다. 13일 광주와 14일 전남 여수에서 내셔널 솔리스텐 앙상블과도 이 곡을 연주한다. 스위스 바젤심포니오케스트라 악장을 지내고 유럽 무대에서 솔리스트로 활약하며 폭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했지만 그는 피아졸라 전문 연주자로 사랑받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클래식 연주자로 좀더 유연하고 자유분방한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것 같아 감사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곡은 무대가 열리자마자 25분 신나게 한바탕 놀다 들어오면 끝난다”는 것도 그간 에너지 가득한 무대로 관객들과 호흡을 쌓은 결과다. 윤소영은 본격적으로 피아졸라에 대한 애정을 다져간다. 유럽에서 만난 클래식 기타, 피아노, 더블베이스, 반도네온 연주자들과 앙상블을 꾸려 피아졸라 작품 11곡을 직접 편곡해 ‘세상에 없던 피아졸라’를 앨범에 담기로 했다. “가을에 한국 투어로 탄생 100주년을 더 특별하게 꾸미고 싶다”는 목소리에 간절함이 담겼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전통치마 밑 지나면 불행… 미얀마 군부 막는 ‘타메인 시위’

    전통치마 밑 지나면 불행… 미얀마 군부 막는 ‘타메인 시위’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지 38일째인 8일까지 군경에 의해 50여명이 희생된 가운데 양곤의 시위 현장 곳곳에 미얀마 여성들의 전통 통치마인 ‘타메인’(Htamain)이 높게 맨 빨랫줄에 걸렸다. 세계 여성의 날이기도 한 이날 시위대는 타메인과 관련된 미얀마 고유의 ‘여성 비하적 미신’을 저항 수단으로 적극 채택했다. 미신에 따르면 타메인을 걸어 놓은 빨랫줄 아래를 통과하는 남성은 ‘분’(Bhun)을 잃는다. 미얀마어로 분이란 행운, 영향력, 권력, 영광 등을 뜻한다. 시위대가 마을 어귀에 쳐둔 타메인 앞에서 미신을 믿는 군경이 불행해질까 두려워 진입을 주저하면, 타메인을 치우는 시간만큼 군경 진입 시간이 지연된다. 이처럼 군경의 폭력진압 강도가 세지는 가운데 미얀마 여성들이 짜낸 묘책이 시위대 보호 역할을 해내고 있다. 국가권력을 장악한 군부에 대항해 파업하는 즉시 국가에서 받던 월급이 끊기는 공무원들도 국내외 도움에 힘입어 시민불복종 운동(CDM) 동력을 유지하고 있다. 군부가 복직 서약서에 서명한 공무원들에게만 월급을 지급하겠다고 압박을 가하자, 파업 중인 공무원들의 CDM을 응원하는 지원이 답지했다. 미얀마의 ‘영웅을 지원한다’라는 이름의 시민단체는 파업 중인 공무원들에게 음식과 쉼터를 지원하고 있다. 해외 거주 미얀마인들은 후원 단체를 만들어 모금한 외화를 미얀마 주재 사기업을 통해 우회적으로 전달 중이다. 한국 거주 미얀마인들은 6600만원가량을 모금했고 일본에서도 8000만원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6700만원을 모금했다. 한편 미얀마 군부의 시위 진압은 날로 강경해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북부 카친주 미치나시에서 시위 참여자 2명이 군경의 총격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는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수만명이 시위에 참여했고 군경의 과격한 진압으로 최소 6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중 10대 한 명을 포함한 2명은 중상으로 전해졌다. 또 군경은 심야에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관계자들을 체포하면서 주택가에서도 총기를 발포해 시민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한국 연극의 인큐베이터’ 30주년 맞은 신춘문예 단막극전

    ‘한국 연극의 인큐베이터’ 30주년 맞은 신춘문예 단막극전

    사단법인 한국연출가협회는 17일부터 28일까지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신춘문예 단막극전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지난 1월 신문사들이 발표한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 총 8개 작품이 두 작품당 한 편으로 엮어 공연된다. 서울신문을 비롯해 경상일보, 동아일보, 부산일보, 매일신문, 조선일보, 한국일보와 사단법인 한국극작가협회에서 당선된 희곡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17~18일 ‘다이브’와 ‘상자소년’, 20~21일 ‘노을이 너무 예뻐서’와 ‘사탄동맹’, 24~25일 ‘한낮의 유령’과 ‘블랙(about the dark)’, 27~28일 ‘삼대’와 ‘어쩔 수 없이’가 각각 관객들과 만난다. 올해로 30회를 맞는 신춘문예 단막극전은 지난 1990년 연출가들이 관객들에게 좋은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신춘문예 당선 희곡들을 모아 작품을 완성하며 공연이 이뤄졌다. 극작가들의 데뷔 무대이자 연출가들과 함께 연결되는 무대이자 이 공연을 계기로 연극계에서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는 중견 작가나 연출가들이 많아 한국 연극계 인큐베이터로 톡톡히 역할을 해왔다. 다른 공연예술제보다 앞선 매년 3월 단막극전을 개최해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축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번 8개 작품에는 최용훈, 박정석, 박혜선, 손대원, 이광복 등 중견 연출가들이 참여해 노하우를 쏟아냈고, 재치 있는 작품으로 사랑받은 김윤주, 박연주, 양종윤 등 젊은 연출가들도 활약한다. 이들은 올 초 당선작들을 읽으며 만들어보고 싶은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서를 써서 연출로 지원했고 심사를 통해 선발됐다. 각 작품은 공연과 이론을 위한 모임(공이모) 협조로 작품별로 드라마트루그도 참여해 작품 해석과 표현방식을 더했다. 많은 배우들도 작은 출연료에도 불구하고 신춘문예 단막극전 취지에 동참해 열의를 보였다. 3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도 열린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아쉽게 취소된 신춘문예 단막극전에 오르지 못한 세 작품을 기획초청작으로 30~31일 낭독 공연을 갖는다. 또 1990년 신춘문예 당선작인 ‘강신무’를 재공연한다. 초연 당시 호흡을 맞췄던 장일홍 작가와 심재찬 연출이 다시 작업해 30주년의 뜻을 밝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피아졸라 생일날 ‘사계’ 연주…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 “함께 자란 음악, 정말 특별하죠”

    피아졸라 생일날 ‘사계’ 연주…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 “함께 자란 음악, 정말 특별하죠”

    오는 1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피아졸라의 100번째 생일잔치에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이 ‘사계’를 연주한다. 이미 세계 무대에서도 뜨거운 호응을 얻은 조합이고, 윤소영이 지나온 길에 ‘사계’는 몇 번이고 반복되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공연을 앞두고 귀국해 자가격리 중인 윤소영과 지난 4일 전화로 만나 그에 대한 애정을 물었더니 주저 없이 말했다. “저는 ‘사계’와 함께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2000년 당시 서울예고 1학년이던 윤소영의 이어폰에서는 아르헨티나 출신 탱고 거장이자 반도네온 명인 피아졸라의 ‘사계’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한창 베토벤이나 시벨리우스, 차이콥스키 등 클래식 정수를 배우던 때 이 곡은 스트레스를 날려 주고 숨통을 틔워 주는 돌파구 같았다. “학교 끝나고 레슨 가는 길에 듣고, 잘 때도 듣고 쉴 새 없이 들었지만 그 땐 공부해야 하는데 이상한 거 듣는다고 할까 봐 얘기도 못 했다”는 건 이제는 말할 수 있는 비밀이다. 20대에 잠시 흐려졌던 ‘사계’의 기억은 2010년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김민 음악감독에게 협연 제안을 받고서 다시 또렷해졌다. 한 번도 직접 연주는 안 해 봤지만 악보를 따로 외울 필요도 없이 몸과 마음에 녹아든 기억이 되살아났다. 다만 너무 좋아하는 곡이라 과연 욕심만큼 연주도 잘해낼 수 있을지 의구심도 들었다. “연주자들은 좋아하는 곡일수록 연주하기 더 어려울 때가 있어요. 잘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죠. 이토록 리듬감 넘치는 곡을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사계’는 연주하기 무척 까다로운 곡으로 꼽힌다. 피아졸라 특유의 탱고 선율과 엇박자가 반복되고, 비발디 ‘사계’의 서정적인 멜로디와 피아졸라 ‘아디오스 노니노’의 강한 색채가 서로 엉키듯 튀어나온다. 클래식과 탱고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변화무쌍한 곡이다. 다행히 이미 그를 몇 번이고 관통했던 터라 첫 연주부터 퍽 마음에 들었고 이후 협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계’를 연주했다.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와 베를린, 뉴욕 등에서 호흡을 맞춘 무대가 특히 손꼽히는 명연주로 회자된다. 13일 광주와 14일 전남 여수에서 내셔널 솔리스텐 앙상블과도 이 곡을 연주한다. 이렇게 그와 오랜시간 함께 한 피아졸라의 100번째 생일 무대를 장식하게 됐으니 “정말 특별하다”며 들뜰 수밖에 없다. “처음 연주 일정을 들었을 땐 피아졸라 생일인 줄 몰랐는데, 뒤늦게 보니 마침 딱 100번째 생일이더라고요. 영광이에요.”스위스 바젤심포니오케스트라 악장을 지내고 유럽 무대에서 솔리스트로 활약하며 폭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했지만 그는 피아졸라 전문 연주자로 사랑받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멘델스존, 시벨리우스도 많이 연주했지만 특히 국내 관객들은 피아졸라를 좋아해주셨다”면서 “클래식 연주자로 좀더 유연하고 자유분방한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곡들은 무대에 나갈 때 약간의 긴장이 있지만 이 곡은 무대가 열리자마자 25분 신나게 한바탕 놀다 들어오면 끝난다”는 것도 그간 에너지 가득한 무대로 관객들과 호흡을 쌓은 결과다. 윤소영은 본격적으로 피아졸라에 대한 애정을 다져간다. 유럽에서 만난 클래식 기타, 피아노, 더블베이스, 반도네온 연주자들과 앙상블을 꾸려 피아졸라 작품 11곡을 직접 편곡해 ‘세상에 없던 피아졸라’를 앨범에 담기로 했다. “앨범이 나오면 올 가을에 한국 투어를 갖고 탄생 100주년을 더 특별하게 꾸미고 싶다”는 그의 목소리에 간절함이 담겼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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