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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미국發 금융한파 대응 서둘러라

    글로벌 경제가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한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쓰나미’다. 세계 최대 규모의 금융그룹인 미국의 씨티그룹이 지난해 하반기에만 170억달러(약 16조원)의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도 작년 4·4분기에만 98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미국의 부동산시장 침체에 경기 후퇴 조짐이 두드러지면서 올해 말까지 서브프라임 여파가 세계 경제를 뒤흔들 것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전망이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국내총생산(GDP)의 1%에 해당하는 1450억달러 규모의 세금 환급 등 경기부양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리 신통치 않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경제의 위기는 수출 의존도가 70%를 웃도는 우리 경제엔 치명적이다. 게다가 글로벌 물가 안정의 완충 구실을 해온 중국마저 생필품 가격을 통제해야 할 만큼 인플레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성장을 통해 경제 활력 회복을 모색하는 이명박 차기정부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대외 환경이 이처럼 악화되고 있음에도 우리 정부는 정권 교체와 정부조직 개편이 맞물려 우왕좌왕하는 느낌이다.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금융당국과 통화당국이 밥그릇 싸움에 골몰하다가 경보음 발동에 실패한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정부조직 개편이 마무리될 때까지 현 조직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팀’을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투자 활성화나 규제 개혁도 시급하지만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 한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 경제의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는 수출과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지금 시험대에 올라 있다.
  • [美 경기침체 어디까지] “서브프라임 손실 최대 370조원”

    [美 경기침체 어디까지] “서브프라임 손실 최대 370조원”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씨티그룹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무려 170억달러(약 16조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서브프라임 손실이 총 3000억달러(약 28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와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저성장 고물가라는 스태그플레이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서브프라임 위기 세계 금융시장으로 확산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대출 규모는 2006년 말 현재 약 1조 4000억달러(약 1300조원). 전체 모기지 대출의 13.5% 수준이다. 이는 미국 주식시가총액의 7.1%, 전체 개인신용의 11.0%에 이른다. 여기에 부실화 우려를 낳고 있는 서브프라임모기지 관련 유동화 증권 규모는 2006년 말 7600억달러로 전체 주택저당증권(MBS) 규모(6조 5000억달러)의 1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서브프라임 대출의 증권화 비중은 95년 말 28.0%에서 2006년 말에는 54.0%로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이는 1차 유동화 규모. 여기에 추가로 파생된 상품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문제가 불거진 것은 2006년 미국의 주택경기가 둔화되고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대출이 부실화되면서 지난해 3·4분기 말 연체율은 16.31%, 주택차압률은 6.89% 등으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이 바람에 대출을 기초로 MBS, 자산담보부증권 등을 발행한 금융기관들과 이에 투자한 헤지펀드, 투자은행 등의 부실로 이어지고, 이 충격은 세계 금융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른 것은 지난해 2월.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업체들의 파산이 증가하면서다.6월 월가의 대표적인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 소속 헤지펀드 등이 자산담보부증권 투자 손실로 파산 위기에 직면하고 코메르츠방크, 매쿼리 등 주요 금융기관들의 투자손실 발표와 BNP 파리바의 펀드 환매중단 조치 등이 잇따르면서 서브프라임 부실 여파가 세계 금융시장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에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유동성 공급을 늘리고, 미 연방준비은행(FRB)은 금리인하 조치를 취했지만 역부족이었다.10월 중순 씨티그룹 등이 서브프라임 투자관련 손실규모를 발표하면서 신용시장 불안이 재확산됐다. 더구나 11월 이후 주택관련 주요 지표들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제조업·고용관련 지표들도 하락하면서 미국 경제침체 우려가 크게 높아졌다. 씨티은행의 작년 하반기 손실 규모는 170억달러. 메릴린치는 4·4분기에만 98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OECD, 도이체방크 등 주요기관들은 서브프라임모기지 관련 세계 금융기관의 손실 규모를 2000억달러에서 많게는 4000억달러까지 추정하고 있다. ●씨티, 메릴린치의 ‘굴욕’ 지난해 11월 씨티은행은 75억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고 이를 모두 중동 오일머니의 대명사인 아부다비 투자청이 인수했다.CB의 연 표면금리는 11%. 이는 거의 정크본드(투자 부적격 등급 채권) 수준이다. 메릴린치 역시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최근 한국투자공사(KIC)로부터 20억달러를 투자받았다. 메릴린치 CB 표면금리도 9%에 이른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美 경기침체 어디까지] 한국 6% 성장에 ‘서브프라임 그림자’

    [美 경기침체 어디까지] 한국 6% 성장에 ‘서브프라임 그림자’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미국 경기의 침체 전망으로 국내 경제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과거보다는 줄었지만 미국 경제의 부진은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회복을 꿈꾸는 한국 경제에 장애물이 아닐 수 없다. 새 정부의 6% 성장 목표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세계경기의 냉각은 국내 소비 심리도 냉각시킬 수 있고 수출에도 타격을 주게 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국내 경제에 영향을 주는 과정은 이렇다. 모기지의 부실과 신용시장 경색은 미국내 주택경기와 소비심리를 위축시킨다. 따라서 경기가 침체에 빠진다. 주가도 하락한다. 미국 주가의 영향을 받는 국내 금융시장도 침체에 빠진다. 국내 주가가 떨어지면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성장 속도가 둔화된다. 미국 소비 시장의 침체는 우리나라의 수출 물량도 감소시키게 된다. 이렇게 해서 전체적으로 성장률이 떨어지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미국의 성장률이 1% 감소해서 세계 경제가 둔화되면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0.5%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연구원 출신의 한 연구원은 “국내 부동산 등 자산시장도 안전한 것은 아니다.”면서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이 원·달러 환율을 상승시키고, 시중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치면 부동산담보대출이자로 한계에 몰린 우리 가계도 연체율이 높아지는 등 위험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계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다면 지난해 봄부터 우려해온 ‘부동산발 금융위기’가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현대경제연구소 유병규 산업전략본부장은 “미국에서 경기침체가 시작되고 이에 영향을 받아 세계 경제성장률이 다시 하향조정된다면, 수출 의존도가 70%가 넘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판로를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렇게 되면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한국은행이 예측한 4.7%에도 못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은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가 올 연말까지 악화되다가 내년부터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과 정부는 모기지 부실이 본격화됐던 지난해 8월에는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상황을 좀더 나쁘게 보고 있다. 한은은 18일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금융기관들의 추가 상각이 불가피하고, 관련 금융기관의 투자손실 규모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금융시장의 불안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특히 미국 주택경기 침체가 과잉공급 등으로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단기간내 신용파생상품의 기초자산 질이 개선되고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 모기지은행협회(MBA)도 기존 및 신규 주택 판매 가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 하락한 뒤 내년에는 2% 내외 상승으로 돌아서고, 신규 주택 착공 건수는 올해 21.5% 감소한 뒤 내년에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美 소비·주택경기 20년만에 최악

    미국의 소비·고용·부동산 등 각종 경기지표들이 수년래, 심한 경우 20여년 만에 최악을 기록하면서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 여파로 17일(이하 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306.945포인트(2.46%) 하락, 지난해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7일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신규주택건설이 125만 3000채로 2006년보다 24.8%나 감소했다.1980년 26% 급감한 이후 연간 감소폭으로는 27년 만에 최대다. 지난해 12월 신규주택건설도 한달 전보다 14.2%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함께 발표된 미국 필라델피아 1월 제조업 경기지수도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며 6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 올해 제조업 경기전망을 어둡게 했다. 앞서 이번 주초 발표된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도 17년 만에 최고인 4.1%를 기록했고,12월 실업률은 5.0%로 2년 만에 최고였다.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미국 정부가 급기야 부양책을 꺼내들며 수습에 나섰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8일 1000억∼1500억달러 규모의 단기 경기부양책을 발표한다. 18일 국내 코스피 지수는 장중에 1700선이 붕괴됐다. 그러나 개인과 기관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줄인 뒤 상승 반전해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비해 11.17포인트(0.65%) 오른 1734.72로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56%)와 타이완 가권지수(1.02%) 등 아시아 증시가 오름세로 돌아서 투자심리를 회복한 덕분이다. 금융연구원 하준경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미국 경기침체가 국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증시·금리·환율 등 금융부문에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당국은 한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투자자들이 공포에 빠져 투매나 펀드런(환매사태) 등에 빠지지 않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균미 문소영 김재천기자 kmkim@seoul.co.kr
  • [한국의 대표기업] (9) KT

    [한국의 대표기업] (9) KT

    영화 올드보이에는 층(層)과 층 사이에 숨겨진 사설감옥이 나온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KT광화문 사옥에도 1층과 2층 사이에 M1층이 있다. 하지만 영화와 달리 M1층에는 구리길이라는 ‘동도(銅道)’가 있다. 하나당 7200가닥의 전화선과 144가닥의 광케이블을 묶은 케이블이 가득찬 곳으로 전국에 거미줄처럼 깔려있는 통신망의 시작점이다. 통신회사로서의 KT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하지만 KT가 탈(脫)통신회사를 선언했다. 종합미디어·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1896년 10월 덕수궁에 처음으로 전화가 설치됐다. 이후 전화망은 계속 뻗어나갔고 경제가 발전하면서 1980년대에는 비약적인 전화수요가 생겼다. 이를 뒷받침할 대규모 통신시설의 확충과 효율적 관리를 위해 1981년 12월 만들어진 것이 현재 KT의 전신인 한국전기통신공사다. 한국전기통신공사는 전국의 전화망을 1조 9524억원에 인수했다. 한국전기통신공사는 2002년 민영화를 통해 KT가 됐다.1조 5610억원의 자본금으로 만들어진 KT는 2006년 12월 현재 자산 17조 9623억원, 매출 11조 7721억원의 공룡기업으로 변신했다.KT는 뉴욕과 런던증권거래소에도 상장되어 있다. KT의 경쟁력은 102년동안 축적된 통신망에서 나온다. 도시는 물론 전국의 산과 바다에 깔려 있는 유선전화망과 초고속인터넷망 등은 다른 사업자가 쉽게 넘볼 수 없는 자산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17일 “KT의 힘은 망(網)에서 나온다.”고 말할 정도다. 이같은 통신망을 바탕으로 KT는 성장을 했지만 더이상 통신회사로만 불리는 것을 거부한다. 남중수 KT 사장조차 지난해 10월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케이블·위성방송협회 총회에 참석해 “KT는 더 이상 통신업체가 아니다.”면서 “최고 수준의 초고속인터넷과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종합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의 자회사들을 보면 이같은 남 사장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자회사엔 이동통신사인 KTF와 디지털주파수공용통신 사업자인 KT파워텔 등도 있지만 싸이더스FnH와 올리브나인이라는 곳도 있다. 싸이더스는 국내 최대의 영화제작사로 지난해 12월 ‘용의주도 미스신’을 시작으로 배급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싸이더스를 내세워 KT가 영화배급사업에 손을 댄 셈이다. 특히 남 사장은 취임 한달만에 싸이더스를 인수했다.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남 사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올리브나인은 왕과 나, 주몽, 불멸의 이순신, 해신, 파리의 연인 등을 만든 잘나가는 드라마 외주 제작사 중 하나다.KT는 2005년엔 싸이더스를, 지난해엔 올리브나인을 손에 넣었다. 또 자회사인 KTF를 통해 도레미레코드의 지분을 지난해 인수했다. 전산장비와 컴퓨터 등 IT장비를 임대하던 KT렌탈은 의료장비와 건설용기계, 자동차 임대사업부문까지 영역을 넓혔다.KT렌탈의 리스금융과 할부금융이 독립해 KT캐피탈이라는 자회사를 만들었다. KT는 종합미디어·엔터테인먼트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유·무선 통합 등 네트워크 통합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등의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KT관계자는 “올해는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이에 따른 LG통신그룹의 공격적 경영활동 등 통신환경의 급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당장 유·무선 통합을 핵심사업의 첫번째로 꼽고 있다. 우선 유선시장에선 초고속인터넷인 메가패스를 중심으로 인터넷TV(IPTV)인 메가TV, 이동통신, 유선전화를 결합한다는 것이다. 무선시장에서도 휴대인터넷(와이브로)과 인터넷전화(VoIP), 근거리무선통신인 와이파이(Wi-Fi)와 3세대 이동통신도 합친다는 계획이다.KT의 다른 관계자는 “올해 KT의 중점 신성장사업은 메가TV, 와이브로,VoIP”라며 “메가TV는 150만, 와이브로는 40만,VoIP는 100만 가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매출 12조원의 벽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유선전화 명성찾기 ‘안간힘’ 통신업계의 공룡 KT에도 약점은 있다. 다름아닌 유선전화 사업이다.KT 영화(榮華)의 요체가 유선전화였다는 점에 비춰볼 때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사실 유선전화는 KT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효자’라고 해도 틀린말이 아니다. 민영화 초기인 2002년의 유선전화 매출 비중은 전체의 61%를 차지했다.2006년에는 50.7%, 지난해엔 48% 정도였다. 아직도 매출의 절반가량이 유선전화에서 나온다. 문제는 유선전화의 매출이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침체의 연속이다.98%에 달했던 시내전화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초 92%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0월엔 90.8%로 곤두박질했다. 후발업체들의 틈새공략이 먹혀들었다. 집전화뿐만 아니라 시내전화와 시외전화 통화량도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유선전화 매출이 줄어들면서 전체 매출도 정체상태다.5년째 11조원대다.‘마(魔)의 12조원’이란 말이 나온다. 유선전화 때문에 인터넷전화(VoIP) 사업에 소극적이었던 측면도 없지 않다. 인터넷전화 활성화는 곧 유선전화 매출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KT는 지난해까지 유선전화 지키기에 안간힘을 썼다. 문자메시지(SMS), 통화중 자동연결 등 다기능 집전화기 안폰을 전면에 내세웠다. 안폰은 가입자당 매출이 일반전화보다 3000원가량 높아 수익면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 또 시내·시외통화요금이 같은 전국단일요금제 등 3종의 할인요금제도 선보였다. 하지만 집전화보다는 이동전화가 대세라는 점을 KT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KT 내부에서조차 “집전화 감소를 감안하면 현재의 유선전화 매출은 오히려 마케팅을 잘한 ‘성과’”라고까지 해석한다.KT는 유선전화 가입자 2000만명을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있다. 다른 부문의 매출 비중을 높여간다고는 하지만 매출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유선전화 사업을 포기할 순 없다. 동시에 VoIP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유선전화와 VoIP의 조화와 균형이 KT의 약점을 보완해줄지 결과가 주목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KT호(號) 이끄는 남중수 사장 ‘넥타이를 왜 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장이 되니까 옷 스타일을 내 맘대로 할 수 있어서 좋다.”며 소탈하게 웃음짓는 사람.“최고경영자를 뜻하는 CEO의 E는 경영이 아닌 연예 E(엔터테인먼트)의 약자”라며 “CEO는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상큼함을 전하는 사람. 직원들을 위해 칵테일 쇼와 색소폰을 연주하는 사람.KT 남중수 사장이다. 3월이면 남중수 사장의 2기가 시작된다. 남 사장은 2005년부터 KT 사장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차기 사장후보에 추대됐다.3월 주총에서 통과되면 앞으로 3년간 KT를 이끌게 된다.5년 넘게 국내 최대 통신업체를 지휘하게 되는 셈이다. 남 사장은 온화한외모와 달리 냉철한 승부사 기질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2000년 IMT-2000사업을 총괄하는 KT IMT사업추진본부장으로 비동기식 사업권을 따냈다. 한국통신의 민영화 작업에도 견인차 역할을 했다.2001년 재무실장으로 있을 때다. 남 사장은 KT의 신성장동력인 휴대인터넷(와이브로)과 IPTV의 전 단계인 메가TV를 본궤도에 올려놓았다. 해외 인수·합병에도 수완을 발휘했다. 러시아 연해주를 거점으로 하고 있는 이동통신회사를 인수,1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시장점유율 1위의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부드러운 이미지는 그의 발언에서 쉽게 포착된다. 남 사장은 항상 역지사지(易地思之)를 강조한다.“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라. 그러면 이해와 배려가 싹트고 이는 신뢰로 연결된다.”고 말한다. 남 사장의 철학은 기업의 경영과 사회적 책임이란 축으로 묶인다. 그가 CEO에 올라 지켜온 철칙이 ‘상생’이다. 지난해 2월 IT 지식 나눔을 통한 소외계층 해소를 목표로 한 사회공헌 활동인 ‘IT서포터스’를 만드는 등 사회공헌활동에 앞장서 왔다. 상생의 전도사인 남 사장은 지난해 말 산업자원부가 주최하고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정책연구원이 공동으로 주관한 지속가능경영 대상에서 기업인 부문 최초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국내 통신업계 최초로 사회적 책임(CSR) 보고서를 발간해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IT 전문지식을 사회에 기부하는 활동을 추진한 것이 수상의 배경이 됐다. 화려함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남 사장에겐 ‘그늘’도 있다. 경영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 그가 심혈을 기울인 와이브로도 움이 트는 단계다. 메가TV의 가입자가 늘고 있지만 활짝 꽃을 피우려면 2∼3년은 필요하다. 이런 시선에 대해 남 사장은 “지금까지는 기초 다지기”라고 가볍게 받아넘긴다. 남 사장은 지난해 모죽(母竹)론을 들고 나왔다.“심은 지 5년이 지나야 쑥쑥 크는 모죽처럼 그동안의 기반을 바탕으로 KT가 올해는 새로운 성장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열린세상] 지금이 주식을 살 때(?)/조환익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

    [열린세상] 지금이 주식을 살 때(?)/조환익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

    새해 들어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그렇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면 초기 2년은 주식에 투자하고, 그 다음 2년은 부동산에 투자하고, 마지막 1년은 자금을 회수하고 관망하라는 말이 있다. 정권 출범 초기의 경기활성화 대책에 대한 기대감과 대선을 앞둔 정권말의 불확실성이 주된 논거다. 실제 참여정부 첫해인 2003년에 코스피 지수는 전년 대비 29.2% 상승했고 국민의 정부 취임 첫해에는 49.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우연인지 아니면 그렇게 몰아가서인지 모르지만, 새 정부 초기의 경제상황은 항상 좋지 않았다. 경제는 활력을 잃고 대선후보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민생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들고 나왔다. 어느 정부나 초기엔 “인위적인 경기 부양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지만, 시장의 기대감은 결국 새 정부가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한 가시적 노력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이는 새 정부 프리미엄과 경제 불확실성의 제거라는 호재와 더불어 주가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새 정부가 역점을 두는 산업분야에는 기관투자가가 가세하여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종국엔 아기 업은 엄마까지 증권객장으로 끌어들이게 된다. 더구나 1월 효과라는 것이 있어 전년 말에 빠졌던 주가는 1월에 상승하는 패턴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 직후 제일 먼저 재계와 회동을 가졌고,‘말이 통하지 않았던 10년’이었노라고 한탄하던 재계도 적극적인 투자계획을 내놓으며 화답하고 있다. 인수위가 지향하는 바도 투자의 걸림돌을 없애고 외국인 직접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것이다. 자본시장에서도 작년 한해 외국인들이 주식 팔아치우기를 하는 과정에서 매매차익을 꽤 실현하였으니 그들이 다시 돌아올 때도 되었다. 아직 신용경색 우려가 해소되지는 않았으나 우리나라는 500조원 이상의 구조적 과잉 유동성 상태에 있고, 세계적으로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후유증으로 진통을 겪고 있으나 100조달러 이상의 유동성 과잉상태다. 새 정부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었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와 사그라질 줄 모르는 투기세력을 감안하면 대폭적인 규제 완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자금이 흘러갈 곳은 증시밖에 없고,‘지금이 주식을 살 때’라는 주장도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국제 경제환경을 살펴보면 선뜻 동조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여파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어렵고, 주택가격의 하락과 소비 위축 등 실물경제의 급격한 냉각도 우려되고 있다. 중국도 물가 불안으로 긴축의 고삐를 바싹 죄고 있는 데다, 유럽과 일본의 경제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아시아·중동 등 일부 이머징 마켓만이 금년에도 밝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을 감안하면 장담하기 어렵다. 중국과 미국의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그 파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새해 벽두의 국내외 기상도는 이처럼 복합적인 요소들로 인해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새 정부가 제시한 잠재성장률 7% 확충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증시 활황을 통한 내수 진작과 투자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증시 직접 투자가 아니더라도 주식형 펀드 등 간접투자를 통해서라도 개미 군단이 들어와야 한다. 그러자면 자금의 증시 유입을 위한 정부의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 과거와 같은 인위적인 증시 부양을 하라는 뜻은 아니다. 새 정부가 기치로 내걸고 있는 기업·시장 친화적 정책을 중단 없이 실천하여 기업의 투자의욕을 북돋워주는 한편, 미래 투자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어야 한다. 주식 투자자가 단기적인 변동에 휘둘리지 않고 한국경제의 미래에 대한 신념으로 장기 투자 전략을 견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이 주식을 살 때’라는 말에 힘이 실리기를 기대한다. 조환익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
  • 1700선 붕괴 시간문제

    1700선 붕괴 시간문제

    코스피지수가 16일 가까스로 1700대를 지켰지만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주가는 계속 떨어지고 외국인들이 계속 팔고 있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 한해에만 3조 732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1700선 붕괴도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미국, 경기 침체의 시작”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분석부장은 “미국 소비경기의 본격적 침체국면이 이제 시작됐으며 올 하반기 중반까지 현 침체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1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12월 소매판매가 예상을 깨고 6개월만에 처음 감소,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감을 키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내린다 해도 금리인하 효과가 가시화되는 것은 하반기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이날 하락의 결정적 원인은 씨티그룹의 실적 발표다. 씨티그룹은 지난해 4·4분기에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과 관련해 181억달러의 자산을 상각,98억 3000만달러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의 196년 역사상 최대 분기 손실이다. ●원인은 미국, 여파는 전세계 교보증권 이종우 상무는 “소비가 중심인 미국의 경기가 부진하면 생산공장으로의 역할을 해왔던 중국 등 아시아 전반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미국 주식시장은 집값 하락에 의한 자산의 감소를 일정 부분 상쇄해 왔다. 주가 하락으로 그동안의 상쇄효과가 사라지면 자산이 더 많이 줄어들고 소비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경제의 3분의2를 소비가 지탱한다. 미국의 소비가 침체되면 미국 시장의 생산공장 역할을 해왔던 아시아 시장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미국의 주가 하락에도 상승세를 보여왔던 인도, 브라질 등의 주가도 15일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증권 조완제 연구위원은 “미국 경제가 침체될 경우 이머징(신흥시장)의 하락폭은 훨씬 더 커질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16일(현지시간)에는 JP모건,17일에는 한국투자공사(KIC)가 투자를 발표한 메릴린치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효진 연구위원은 “미국 금융회사들의 실적 발표가 끝나는 이번 주 후반이 되어서야 불안감이 누그러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등 시점은 동부증권 신성호 상무는 “늦어도 2월까지는 조정이 끝나고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들의 매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부진한 실적을 일부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그동안 거둔 이익을 현금화해야 한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기관투자가들이 꾸준히 주식을 매입하고 있어 현금화하기가 쉽다. 주가는 좀 더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박 연구위원은 “현 상황은 상승 동력의 부재와 대안 부재의 상황”이라고 지적하면서 다음 지지선으로 1640대를 제시했다. 지난해 8월에 기록한 저점 수준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세계체제 대응력에 달렸다

    세계체제 대응력에 달렸다

    세계적인 석학 이매뉴얼 월러스틴(미국 예일대 교수)이 한국에서 대학교육과 인문학의 현실을 해부한다. 성균관대 부설 대동문화연구원이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17,18일 개최하는 ‘인문학의 혁신방향과 대학의 역할’ 학술대회에서다. 월러스틴은 18일 ‘21세기 세계체제의 전환과 학문설계’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월러스틴의 인문학 진단은 물론 자신의 핵심 이론인 ‘세계체제론’의 시각을 빌렸다. 월러스틴은 세계체제론으로 근대 자본주의 분석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체제론은 기존의 선·후진국 개념에서 벗어나 세계 자본주의를 주변부와 반주변부 및 중심부로 나눠 설명하는 한편, 제3세계 국가의 국제적 계층 이동가능성까지 시사한다.9·11사태, 이라크 전쟁 등을 혹독하게 비판해온 그는 최근 미국 중심의 세계체제 종말을 예견하는 글을 많이 발표하고 있다. 세계체제론을 통해 북핵 및 동아시아 문제를 분석하는 한국 학자들이 늘어나는 등 국내에서도 그의 학문적 영향력은 상당하다. ●대학의 팽창은 냉전·기술발달과 보조맞춰 인문학의 위기 또한 월러스틴의 오랜 관심사 중 하나다.▲인문학과 자연과학의 단절 ▲분과학문간 소통부재 ▲사회과학의 양쪽 중개 가능성 등으로 요약되는 그의 ‘인문학론’은 이번 학술대회 발제문에서도 논지의 주요 뼈대를 이루고 있다. 월러스틴은 인문학과 대학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본질을 세계체제 전환기라는 현 시대사적 상황에 맞물려 분석한다. 월러스틴에 따르면 ‘근대 세계체제를 지탱하는 핵심 기관’인 대학은 자본주의 시스템과 동반 발전했다. 교회의 권위로부터 이탈하면서 분리되기 시작한 인문학과 과학간 인식의 간극은 어느덧 영영 만날 수 없는 ‘두 문화’로 결별했고, 과학은 자본주의 경제를 떠받치는 기술력을 제공하며 인문학을 누르고 승리를 차지했다. 이런 현상이 대학 구조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것이다. 월러스틴은 특히 1945년 이후 시기에 주목한다.1945년 직후,1945∼1970년,1970년 이후를 각각 ‘대학의 폭발적 증가’,‘대학 규모의 광범위한 발전’,‘대학의 구조 위기’ 시기로 구분하는 월러스틴의 시각은 그가 자본주의 이행경로 분석에 사용하는 시기구분과도 일치한다.“한국 대학도 대부분 45년 이후 설립됐다.”는 그의 지적은 한국 자본주의와 대학 역시 세계체제의 한 부분이란 함의를 담고 있다. 월러스틴은 “대학의 팽창은 냉전 및 (냉전이 필요로 하는) 기술발달과 보조를 맞춰 왔다.”면서 “정부와 기업이 지원하는 돈은 대학의 과학 분야로 집중됐다.”고 말한다.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과 대학은 서로를 밀고 당기며 근대 세계체제를 강고하게 구축해 냈다는 게 월러스틴의 분석이다. ●대학이 자발적 상업화로 ‘고등학교화´ ‘잘 나가던’ 대학의 위기는 상호 ‘공모관계’에 있던 세계체제가 지구적 신자유주의로의 전환기에 들어서면서부터 가시화되기 시작했다.1970년 이후 세계화의 습격에 대학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월러스틴은 장기간 경기침체는 대학에 지원하던 예산을 삭감하게 만들었고, 대학은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자발적 상업화의 길을 걷고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더 많은 돈을 원하는 교수들은 기업과 민간 싱크 탱크로 옮겨가고, 공백이 된 업무를 비정규직 교수들이 메우면서 대학의 ‘고등학교화’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인문학에 가해지는 압박 또한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지점에서 월러스틴은 묻는다. 그의 질문은 하나의 화살이 돼 오늘의 대학들에 날아가 꽂힌다.‘대학은 현 시기 세계체제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 위기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인가?’ 그는 단언한다.“대응에 성공하면 대안창출의 중심센터가 돼 쪼개진 인문학과 과학의 재통합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나, 실패하면 취직에 필요한 자격증 취득 기관으로 영영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100엔=885.80원

    100엔=885.80원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1조원대 순매도를 한 16일 환율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4.40원 오른 940.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엔·달러 환율은 1.66엔 떨어진 106.13엔이었다. 따라서 원·엔 환율은 100엔당 17.96원이 올라 885.80원을 기록했다.2년 2개월만에 880원대로 진입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환율의 급등은 코스피가 4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여파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미국 씨티그룹의 신용등급 하향을 가져온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의 확산에 따른 미국경기 침체,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 등이 원인이다. 특히 엔화 강세는 달러 약세에 따른 것이다. 한은 외환시장팀은 “시장에서 이달 30일 FRB가 정책금리를 0.75%포인트까지 내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달러가 국제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중에 엔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원·엔 환율이 지난해 12월부터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엔화 강세는 2006년 하반기부터 엔화 대출로 국내 부동산 등에 투자한 투자자를 괴롭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은 “엔화 대출이 800원대 후반에서 많이 일어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근 같은 속도로 엔화가치가 상승하면 조만간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당시에는 환헤지를 거의 하지 않았다. 문제는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에 의한 미국 금융기관의 부실 규모가 확인되지 않는 상태에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연구원은 “한국 등 신흥시장에서 미국시장과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었지만, 그렇지 않다는 점을 주식시장과 환율시장이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면서 “올 상반기에 원·달러 환율이 급속도로 상승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달러 약세에 따른 엔화 강세로 원·엔 환율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진단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재테크 칼럼] 멀리 내다 봐야 성공한다

    지난해 코스피 2085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주식시장은 올들어 1800대에 머물고 있다.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미국발 악재는 고용 둔화, 소비 둔화, 경기 둔화로 이어지면서 세계경제 전망을 암울하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 증권시장은 기업 실적 둔화와 대규모 차익 거래 잔고의 벽에 부딪혀 하락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2008년을 맞이하면서 낙관적 전망을 제시하던 전략가들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주가상승에 편승해 가입했던 주식형 수익증권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만 간다.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인가. 단기적 관점에서 주식시장을 바라보면 당분간 주가가 오를 가능성보다는 내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투자자들의 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만드는 것은 미국 경제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고, 유가와 곡물값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살림살이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때는 멀리 내다보는 것이 정답이 될 수 있다. 길게 보면 2008년 말, 더 길게 보면 2010년까지 큰 그림을 그려 보면 현재 당면한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지금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부딪힌 문제는 단기적 관점에서는 위기로 보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해결될 수밖에 없다. 과거에 이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공동 보조를 맞추면서 공동 해결에 나섰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었다.1986년 대부조합사태,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 등의 위기 상황이 있었다. 미국 정부의 금리인하 조치를 비롯한 각국의 공동 노력으로 해결됐고 주식시장도 회복세를 나타냈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해결을 위해 미국은 3차례 정책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1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추가 인하가 예상된다. 단기적 관점에서 보면 투자자들의 손실이 발생한 상황이고, 주변 경제지표도 나빠지고 있어 불안하다. 하지만 위기 상황 이후에 나타나는 기회를 기다리면서 인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미국의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인도·브라질·러시아, 이른바 브릭스 증시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 정부는 경제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기업들의 투자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한국 경제는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어서 3만달러 시대를 향해 달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 시장의 호황으로 수혜도 있을 전망이다. 멀리 보면 희망이 보인다. 주식투자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단기투자가가 아니라 장기투자자였다. 단기적 상황에 주목한 사람이 아니라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한 사람들이다. 결국 이들의 장기적 전망이 투자의 성공을 가져왔다. 장기투자는 단기투자처럼 화려함과 발빠른 속도의 변화는 없다. 하지만 장기적 전망에 대한 믿음과 인내가 커다란 수익을 가져다 주었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오성진 현대증권 포트폴리오분석부장
  • 인수위 “신문법 대체법안 마련”

    인수위 “신문법 대체법안 마련”

    신문발전위원회, 한국언론재단,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신문유통원 등 4개 언론 기구에 대한 통폐합이 확실시되고 있다. 신문법 주무 부처인 문화관광부는 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현 정부에서 제정된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 보장에 관한 법률(신문법)’을 폐지하고 대체입법을 추진하는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신문발전위, 지역신문발전위, 언론재단 등 신문지원기관들에 대한 통합방안을 모색하고, 신문유통원에 대해서도 신문사 자율의 유통협력기구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인수위 관계자는 7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당초 공약대로 신문법을 폐지하고 올해 내로 대체 법안을 마련하는 것이 옳다고 보고 있다.”면서 “8일 업무보고에서 관련 후속조치나 보완대책 보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문법의 법정기구인 신문발전위와 신문유통원은 없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업무중복과 예산낭비 논란을 빚었던 신문발전위와 언론재단은 통합·정비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신문발전위도 2010년까지 한시 적용되는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으로 별도 규정돼 있지만, 신문발전위와 성격이 겹친다는 지적에 따라 신문법 폐지와 함께 병행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해당 기관들의 입장 차이가 적지 않아 추진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언론재단 관계자는 “언론재단은 각종 미디어 매체를 종합적으로 관장하는 만큼, 뉴미디어 매체가 발전하는 시대적 추세에 따라 미디어종합진흥기구로 법정기구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문발전위 관계자는 “만약 중복되는 기능이 있다면 기관끼리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논의하면 된다.”면서 “신문발전위원회는 오히려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 위원장을 상임화하고 사무국 규모를 확대하는 등 주어진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관계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역신문발전위 조성호 위원장은 “지역신문이 경영상태나 유통구조 등 여러면에서 열악한 상태에 있는 만큼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면서 “현재 국회에 법안이 올라 있는 대로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의 유효기간을 연장하거나 일반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신문유통원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유통원의 개편을 논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신문들이 배달 수수료를 내고 이용하는 공동배달망은 조중동 등 이른바 대형 신문사들의 참여가 적을 뿐 사실은 모든 신문에 개방된 공공사업”이라고 밝혔다. 또 “국민의 폭넓은 매체 선택권 보장과 침체된 신문산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한 유통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학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는 “각 지원기관 간에 업무가 중복돼서 불필요하게 소요되는 비용 부담은 사실상 모두 국민에게 돌아오는 것 아니냐.”면서 “그런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언론기구를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신문법은 정치적인 목적에서가 아니라 신문 매체의 공공성·여론의 다양성 등을 위한 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생긴 법”이라면서 “단순히 효율성 측면에서 접근해 기구를 통폐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언론이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켜주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스턴트맨 출신 영화감독 원신연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스턴트맨 출신 영화감독 원신연

    흔히 ‘스턴트맨’으로 불린다. 온몸을 던져 각종 위험한 연기와 묘기를 직접 실연한다.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결코 드러내지 않는다. 말 그대로 ‘대역 인생’이기 때문. 그래서 목숨 걸고 열연을 해도 빛을 보지 못한 채 그저 그렇게 영화계를 떠나간다. 하지만 여기 예외가 있다. 스턴트맨 출신 영화감독 원신연(40)씨가 바로 주인공. 그는 한국영화가 한참 침체 속에 빠져 있을 지난해 11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븐데이즈’라는 영화를 불쑥 내놓았다. 결과는 전혀 예상 밖이었다. 개봉 한 달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원신연’이라는 이름 석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세븐데이즈 관객 200만 대박 그럴 것이 최근 네티즌들이 2007년 최고의 작품을 뽑은 결과 ‘화려한 휴가’(18.0%),‘디워’(12.2%),‘밀양’(10.2%)에 이어 ‘세븐데이즈’(8.3%)를 4위에 올려놓았다. 또 기대를 안 했으나 뜻밖에 재미있었던 영화로 ‘세븐데이즈’(5.9%)를 1위로 꼽았다. 아울러 2007년 말 시나리오작가들에 의해 ‘올해의 시나리오’에 뽑혀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새삼 부각시켰다. 평론가들은 ‘세븐데이즈’가 영화적 재미와 작품성을 동시에 절묘하게 배합하는 데 성공했으며 한국 스릴러 장르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탄탄한 시나리오와 함께 침체일로의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작품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작 관심을 끄는 것은 야간 고등학교를 겨우 나온 스턴트맨 출신이 온갖 역경과 좌절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점. 해외 유학파들조차 여전히 감독 데뷔를 못하고 있을 정도로 고학력 인재들이 많은 충무로 바닥에서 촉망받는 감독으로 어엿하게 자리매김한 것이다. ●고졸출신이 해외파 제치고 충무로 우뚝 원 감독은 이에 대해 “그저 하고 싶었던 일이고, 단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한다.‘세븐데이즈’는 그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갈고 닦은 내공을 응집해 ‘발사대’를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이를 바탕으로 희망을 쏘아올리는 새로운 길, 즉 나이 마흔에 영화인생 제2막을 시작할 것이라고 새해 포부를 곁들인다.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지난 12월부터 강화도 마니산 자락에 마련한 작업실에서 두문불출, 시나리오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스턴트맨 생활을 해서인지 얼핏 보아도 단단한 몸매임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우선 새해를 맞는 소감이 어떤지 물었다. 새로 준비하는 작품이 간단치 않다는 소문을 들어서였다. 그랬더니 “새해 첫날 마니산 정상에 올라 ‘삼고’를 목놓아 외쳤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니 무슨 삼고? ‘목숨 걸고’‘(시나리오)쓰고’‘(영화를)만들고’ 등 세 가지란다. 준비 중인 영화는 어떤 것이냐고 하자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못지 않다. 한국적인 정서가 충분히 녹아 있는 그런 영화가 될 것”이라면서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아직 내용을 밝힐 단계는 아니며 예산도 많이 투입되고 또 한국영화의 새로운 위상을 보여줄 것이라고만 했다. 아울러 올 여름에 크랭크인된다는 귀띔이다. ●“올여름 크랭크인… 한국영화 위상 보여줄 것” “관객들의 시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아져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는 관객들에게 시각적·청각적으로 즐거움과 또 뭔가를 남겨줘야 합니다. 한국영화는 그동안 어떤 틀이나 공식에 얽매여 있다고나 할까요? 예를 들어 코미디 영화인 경우, 처음에는 웃기다가 나중에 감동을 주는 식이지요. 이제는 좀더 자유로운 의식으로, 자유로운 영화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우리 영화계의 현실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그는 “별로 공들이지 않은 영화들이 400만∼500만 관객이 드는 것을 보고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그러다보니 창의적인 텃밭과 그 밑거름이 무너져 우리 영화계가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 되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관객들이 보고 싶어하는 시나리오를 만들고 또 여기에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제작자들도 이런 것에 익숙지 않다는 것. 결국 새로움을 추구하는 창의성이 고갈되면서 홍콩영화처럼 아류작을 양산하다보니 우리 영화가 스스로 몰락하는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다. 관객들이 변하는 것처럼 감독이나 제작자들도 변해야 한국영화가 살아나갈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화제를 돌렸다. 왜 스턴트맨 생활을 했는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경기도 여주에서 다섯 형제 중 넷째로 태어난 그는 1976년 부모를 따라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집이 워낙 가난해 서울에 가면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딱히 갈 곳도 없던 식구들은 서울 중랑천 인근에 ‘방공 방첩’이라고 씌여진 빈 초소 등을 떠돌며 살았다. 이런 생활 때문인지 원신연은 초등학생 때 또래 아이들에게 놀림을 자주받았다. 하지만 원신연은 평소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서 이겨냈다. 도봉중학에 진학하면서 그는 기계체조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 무렵 88서울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따면 포상이 푸짐하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즉, 배고픔을 벗어나겠다는 일념으로 기계체조를 하게 됐던 것. 하지만 제대로 된 코치한테서 정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책 보고 응용하면서 철봉과 평행봉 등을 접했다. 마루운동 연습은 아스팔트나 땅바닥이었다. 넘어지고 깨어지는 것이 부지기수였다. 나중에 도봉중학의 대표선수에 뽑히기는 했지만 시합에는 나가지 못했다. 보성고교 야간에 입학하면서 체육관에 다니던 선배들한테 쿵후와 종합무술 등을 익혔다. 그러던 어느날 한 선배의 권유로 스턴트맨 역할을 하게 된다. 때마침 아르바이트 일을 구하던 참이었다. 이때부터 낮에는 영화 촬영장에서, 밤에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생활이 연속됐다. 시간이 지나자 공부하기가 싫어 결석하는 날도 많아졌다. 어쩌다가 학교에 가면 담임선생한테 호된 야단과 함께 매맞기 일쑤였다. 한때는 아예 가출까지 해버렸다. 공부도 싫고 충무로에서 스턴트맨 생활이 그저 좋았다. 주위 설득으로 3개월만에 퇴학을 각오하고 다시 학교에 갔지만 다행히 담임 선생의 배려 덕분에 ‘없었던 일’로 됐다. 원신연의 솔직한 대답과 어려운 생활환경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달려오는 자동차에 몸을 던지고 높은 다리에서 떨어졌을 때 다들 박수를 쳤지만 촬영이 끝나 뒤돌아섰을 때 밀려오는 허무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지요.” ●시나리오도 독학…100여편 탈고 그래서 마음 먹은 것이 시나리오를 쓰는 일이었다. 독학으로 시나리오 작법을 터득하면서 낮에는 촬영현장에서 몸을 굴리고 밤에는 시나리오 작업에 미친 듯이 매달렸다. 그러는 한편, 스턴트맨 일당으로 필름을 사고 카메라를 빌려가며 단편 영화를 만들었다. 그야말로 고층빌딩에서 뛰어내려 번 돈으로 필름 사고, 돈 떨어지면 다시 뛰어내려 영화를 찍고 또 찍었던 것. 이런 열정으로 각종 단편영화·독립영화 공모전에서 수상하는 등 호평을 받았다. “어려서부터 소외계층에서 자랐다고나 할까요. 가난과 질시, 여러 고난이 생길 때마다 제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해 감자 몇개 들고 도봉산으로 들어가 며칠 밤낮을 견디곤 했지요.” 2003년에 각본 쓰고 감독했던 영화 ‘빵과 우유’가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소외계층을 다룬 작품이다. 원 감독은 감성이 여린 편이다. 어려서부터 소외되다보니 희로애락을 잘 흡수하게 됐으며 오히려 영화를 만드는 데 장점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 지금까지 100여편의 시나리오를 직접 쓰게 된 까닭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2008년 ‘삼고’의 결과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글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68년 경기도 여주 출생 ▲89년 보성고 졸업 ▲87∼98년 ‘49일의 남자’‘여고괴담’ 등 100여편의 영화에 스턴트 출연 ▲90년 ‘꼭지딴’ 단역출연 ▲91년 ‘밥풀데기 형사와 전봇대 형사’ 조연 출연 ▲97년 ‘넘버3’ 무술지도 ▲99년 ‘카라’ 무술감독 ▲2001년 ‘적’‘세탁기’ 감독 ▲02년 ‘자장가’ 감독 ▲03년 ‘빵과 우유’ 감독 각본 ▲05년 ‘가발’ 감독 각본 ▲06년 ‘구타유발자’ 감독 각본 ▲07년 ‘세븐데이즈’ 감독 각색 # 주요 수상 제29회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상, 제2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단편영화상,2004년 영화 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 최우수작품 ‘구타유발자’
  • [추락하는 만화산업] 일본만화에 밀려 침몰 위기 국내출판 단행본 70% 잠식

    국내 만화 산업의 상황은 침체를 넘어 사실상 ‘침몰’이라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다. 일본 만화의 시장 잠식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만화업계의 근간을 이뤘던 출판만화 산업은 생존 기반을 송두리째 빼앗겼다. 문제의 심각성은 통계 수치로도 잘 나타난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발행한 ‘만화산업통계연감 2006’에 따르면 출판만화의 근간이 되는 국내 만화작가의 단행본 발행종수는 2001년 2342종에서 2005년 1383종으로 5년 사이에 절반이 감소했다.2005년 국내 단행본 만화의 시장 점유율은 30%에 불과했다. 반면 일본 만화는 2001년 4270종에서 2005년 3175종으로 발행종수가 1000종 이상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은 60%에서 69%로 오히려 급상승했다. 국내에서 출판되는 단행본 만화 10권 가운데 7권이 일본 만화라는 얘기다. 만화 잡지(코믹스)는 2∼3종이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10여년간 이어진 출판업계 불황의 여파는 만화방(대본소), 만화대여점 등 만화 임대업계에 그대로 이어졌다. 만화 임대업 규모는 2004년 1558억원에서 2005년 1096억원으로, 불과 1년 만에 500억원이 줄어들었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만화방은 ‘추억의 공간’으로 기억 뒤편에서나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화 업계에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온라인 만화의 시장 점유율은 국내 만화가 90%, 일본 만화는 6%로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 온라인 만화 유통을 담당하는 기업의 매출도 2001년 137억원에서 지난해는 2배 이상 증가한 319억원에 달했다. 이는 내수 시장의 무게 중심이 온라인 만화 쪽으로 재편되는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만화 콘텐츠 수출액도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만화가협회 유광남(49) 이사는 “우리의 강점인 온라인 콘텐츠에 투자 여건만 확대된다면 일본 만화를 따라잡지 못하리라는 법은 없다.”며 “정부와 만화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성장전략을 마련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추락하는 만화산업] 만화가 상상력에 투자해야 활로 열린다

    [추락하는 만화산업] 만화가 상상력에 투자해야 활로 열린다

    지난해 하반기에 유일하게 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식객’을 비롯해 방송드라마 ‘궁’(2006년),‘풀하우스’ (2004년),‘다모’(2003년)까지 매년 등장하는 히트작들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국내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듯 영화와 방송 등 문화계 주류로 불리는 숱한 장르들이 만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정작 추락하는 만화산업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자년(戊子年) 새해를 맞아 소외된 우리 만화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짚어봤다. 현재 우리 만화산업은 동력을 잃어버린 돛단배와 같은 처지이다. 물밀듯이 밀려오는 일본 만화(망가)에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는 신세다. 일본 만화는 97년 만화 전면 개방에 따라 국내 출판 만화산업을 70∼80% 이상 흡수해 버렸다. ●가격 경쟁력 앞선 日 만화가 ‘점령´ 일본 만화가 우리 시장에 깊숙이 침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가격 경쟁력에 있다. 국내 만화가 일반적으로 10%의 인세를 붙이는 반면 대량으로 수입되는 일본 만화는 이미 시장에서 검증받은 유명 만화의 경우도 작품의 인세가 8%를 밑돈다. 또 일본 만화는 만화가에게 추가로 고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면에서 국내 만화는 점점 더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일본 만화와 대등하게 경쟁하면서 우리 만화산업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만화계에서는 영화 시장의 쿼터제처럼 일정 부분의 쿼터를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지만 일단 전면 개방한 시장을 다시 묶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그 대신 주먹구구식으로 시행되는 만화계 지원사업의 구조를 바꿔 ‘기초 체력’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만화평론가 박석환(35)씨는 “일단 만화가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을 통해 창작 여건을 만들고 내수시장도 안정화시킨 다음 해외시장 진출사업을 연계한다면 승부를 겨룰 만하다.”며 “지금과 같이 만화 지원 사업이 단순히 외형적인 인프라 구축에만 집중된다면 승산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만화계 지원 예산 한 해 20억원 불과 문화관광부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문화계 예산안 중에 만화 부문의 지원 규모는 20억원에 그쳤다. 영화산업의 35분의1 수준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마저도 ‘합목적적’으로 적절히 쓰일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만화계를 지원하는 중추 기관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올해 추진 사업만 살펴봐도 ‘문화산업홍보관 구축’‘문화콘텐츠 전문인력 양성’ 등 구호만 요란했지 만화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까지 문화관광부가 추진한 ‘만화산업진흥 5개년 계획’도 그 성과를 구체적으로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미 학습만화시장 등 공략해야 향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적되는 수출 분야도 전략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틈새 전략의 하나로 학습만화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서구 만화시장의 경우 우리의 학습만화는 독창적인 사업 아이템으로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장르만화를 수출해 쏠쏠한 재미를 봤지만 이제 더 이상 신간이 나오지 않는 현실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이 같은 큰 그림을 그릴 만한 자본과 두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만화평론가인 박인하(38)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창작학과 교수는 “우리가 갖고 있는 학습만화의 경쟁력을 잘 살리면 수출을 크게 일으킬 수 있다.”며 “정부와 만화계가 적극적으로 나서 홍보와 기획, 자본의 3박자를 맞추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다양성 고민할 때 온라인 만화시장에 대한 담론도 활성화돼야 한다. 다행히 온라인 만화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무료화 모델’의 경우 자칫 만화의 구매 가치를 떨어뜨려 일반 장르만화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다. 그런 만큼 다양한 ‘유료화 모델’을 개발하고 단순함을 추구하는 온라인 만화의 질을 높이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박 교수는 “속도감 있는 온라인 만화는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만화 위주로 업계가 끌려 간다면 일본 만화와의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자승자박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만화산업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만화가 스스로의 분발도 요구된다. 한국 만화를 ‘제2의 망가’라며 비하하는 자조적인 말은 더이상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우리만화연대 신성식(41) 사무국장은 “우리나라 만화는 콘텐츠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밀도 있는 서사 만화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우리가 수출하는 것은 망가가 아닌 독창적인 ‘우리식’ 만화인 만큼 어느 때보다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복싱 앞날 캄캄

    서울 성내동 한 허름한 상가 건물에 세들어 있는 ‘문성길 복싱클럽’의 벽 한편엔 ‘추억이 아름다운 건 그것이 다시 재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라는 글귀가 까만 매직으로 갈겨져 있다. 이 클럽의 회원 수는 70명 남짓. 그러나 정작 링에 오르기 위해 찾는 이들은 없다. 살을 빼는 등 몸관리를 위해 링 밖에서 줄넘기와 섀도복싱을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한국 복싱은 아마추어와 프로를 막론하고 70∼80년대 한창 인기를 누린 스포츠였다. 그러나 지금은 먼 옛날의 ‘추억’만 더듬을 뿐이다.‘최요삼 사태’로 짚어본 한국 프로복싱은 어떤 모습일까. 한국 복싱이 침체되어 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마땅한 묘책을 내는 사람도 없다. 흔히 “3D 스포츠이기 때문”이라고, 또 “젊은 세대의 트렌드가 바뀌었다.”고 이유를 들이대지만 진짜 원인은 ‘돈’이 없기 때문이다. 프로는 돈을 먹고 산다. 시장이 없으면 돈도 없다. 돈 될 일이 없으니 권투 글러브를 끼는 선수도 없다. 스타가 없으면 시장도 죽기 마련이다. 먹이사슬 같은 일련의 과정이 되풀이되면서 한국 복싱은 지금 고사 직전이다. ‘3D 스포츠’니,‘새로운 트렌드’니 운운하는 것도 현재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미국시장을 보면 딱히 전폭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들에겐 돈이 있고, 쟁쟁한 프로모터들이 줄지어 있다. 그나마 ‘제법 하는’ 선수들이 K-1 등 격투기로 빠져나간 것도 더 이상 복싱판에선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세계복싱평의회(WBC) 세계타이틀을 보유했을 당시에도 최요삼은 “타이틀 스폰서가 없어 방어전을 치르기도 힘든데 챔피언 벨트가 무슨 소용이냐.”고 한탄했었다. 먼 옛날 일이긴 하지만 지난 1968년 김기수가 WBA 3차 방어전 당시 받은 파이트머니는 5만 5000달러(당시 환율로 약 1500만원)였다. 당시 서울의 집 한 채 값은 100만원 정도.25일 최요삼이 벌인 타이틀전의 대전료는 당시보다 물가가 수십배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300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몸값’이 쥐꼬리인 마당에 스타 탄생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프로의 산실인 아마추어판도 갈수록 선수 기근에 시달린다. 김기수를 비롯해 박찬희 문성길 변정일 김광선 등 우리가 기억하는 ‘스타 복서’들은 죄다 아마추어 링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었다. 그러다보니 선수들의 고령화도 당연시된다. 최근 신인왕전에서 30대 이상의 선수를 찾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국내 프로복싱을 관장하는 한국권투위원회(KBC)의 체질개선은 가장 시급한 문제다. 선수들이 건강보호를 위해 파이트머니의 1%를 적립하고 있는 건보 재원은 지난 7월 감쪽같이 증발해 버렸다. 한편 최요삼은 뇌수술 이틀째인 26일에도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사경을 헤매고 있다.“심각한 뇌 손상으로 회복 가능성은 10% 미만”이라는 병원 측의 비관적인 전망도 전해졌다. 다만 그의 미니홈페이지에 쇄도하고 있는 누리꾼들의 격려 문구, 그리고 생사의 기로에 선 한국복싱과 최요삼의 부활을 바라는 팬들의 염원만이 유일한 희망으로 작용하고 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007 한국경제 속빈강정”

    ‘속빈 강정´. 삼성경제연구소가 진단한 올해 우리 경제 결산 성적표다.12년만의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 종합주가지수 2000 돌파, 시가총액 1000조원 시대 개막 등 외형은 화려하지만 실속이 없다는 평가다. ●‘마(魔)의 2만달러’ 벽은 넘었지만… 연구소는 26일 낸 ‘2007 한국경제 회고와 새로운 출발’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6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처음 넘은 것은 1995년이다. 그러나 외환위기로 1만달러를 밑돌았다가 2000년 다시 진입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올라서는 데 12년이 걸린 셈이다. 선진국 평균(9.2년)보다 훨씬 더 걸렸다. 그나마 환율(원화가치 상승) 덕에 얻은 불로소득 성격이 짙다는 게 연구소측의 분석이다. 연구소는 “실질소득과 물가, 환율 등 요소별 기여도를 보면 2001년 이후 원화 절상효과가 약 3분의1을 차지한다.”고 풀이했다. 게다가 비록 ‘마(魔)의 2만달러’ 벽은 넘었지만 여전히 1인당 소득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절반에 불과하다. 세계 순위(국제통화기금 기준)도 35위에 머물러 있다.1995년에도 35등이었다. 주가지수 2000포인트 돌파와 시가총액 1000조원 시대 개막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 정보기술(IT) 업종의 과잉투자와 단가하락 등으로 빛이 바랬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시장도 가격은 잡혔지만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는 등 주택시장 위축으로 이어졌다고 환기시켰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의 확대적용 등 일련의 정책 부작용도 꼬집었다. 연구소는 내년에 세계경제가 저성장·저물가 시대로 진입하고,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자산가격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에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저축은행권에서 시중은행권으로 확산되는 등 한국판 서브프라임 사태를 걱정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새 정부, 경제 턴어라운드 성공하려면 따라서 ‘이명박 정부’가 내년에 경제 전환점을 마련하려면 세금을 깎아 국민들의 소비여력을 늘려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근로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조세는 물론 각종 준조세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규제완화는 말할 것도 없고 기업들의 신(新)성장동력 발굴을 지원해 투자를 유도하고 취약부문인 중소기업의 자생력 강화에도 눈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경제 침체, 유가 급등, 가계부채 등 각종 리스크 관리 및 경보 체제도 조기 가동해야 한다는 충고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2007 부처별 정책평가] 정보통신부·과학기술부

    [2007 부처별 정책평가] 정보통신부·과학기술부

    ■ 정보통신부 올해 정보통신부는 ‘통신시장 로드맵’을 통해 소매규제에서 도매규제로의 전환이라는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 정통부가 지난 3월 밝힌 ‘통신시장 로드맵’은 시장에 큰 영향을 줬다. 그동안 통신요금을 일일이 규제하던 소매규제를,3년 뒤 요금을 자율화하는 도매규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사의 망(網)을 빌려 사업하는 가상망 이동통신사업자(MVNO)와 통신상품의 결합 서비스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이 로드맵은 가격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당장 통신사업자들의 결합상품 출시 경쟁이 벌어졌다. 여러 통신상품을 묶어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는 결합상품은 통신비용 절감에도 도움을 줬다. 각 통신사들은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 등 다양한 결합상품을 출시했다. 또 이통사들은 가입자간 통화요금을 할인해주는 ‘망내할인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요금인하 경쟁이 촉발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전체 통화료는 떨어졌다. 내년부터는 1건에 30원이던 문자메시지(SMS) 요금도 20원으로 내린다. 또 방송과 통신의 극심한 이해충돌로 수년간 미뤄져오던 인터넷TV(IPTV) 법안인 ‘인터넷 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은 지난 11월 말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의 통과가 남았지만 차세대 미디어의 탄생이 멀지 않은 셈이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토종기술인 무선인터넷(와이브로)과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은 세계표준 채택이라는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와이브로는 지난 10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파통신 총회에서 3세대(3G) 이동통신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11월엔 와이브로 주파수대가 4세대(G) 세계 공통주파수에 선정됐다. 또 지난 15일엔 지상파 DMB도 ITU에서 국제표준으로 선정됐다. 우리 기술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이런 결과들은 ‘절반의 성과’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통신요금 수준은 국민들의 요구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통신사들의 결합상품은 생색내기용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망내할인 상품도 가격하락을 통한 요금경쟁보다는 기존 가입자들을 고착화시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IPTV 법안도 정작 정부의 조직개편안은 마무리되지 못했다. 조직개편 논란에 휩싸인다면 4년여를 끌어온 IPTV 법제화는 또다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국제표준이 됐지만 와이브로와 지상파 DMB의 국내 실적은 초라하다. 와이브로는 상용화 1년 반이 넘었지만 가입자는 걸음마 수준이다. 유영환 정통부 장관조차 “와이브로 사업권을 3세대 이동통신사업권을 가진 기존 사업자에 준 것은 문제였다.”고 시인할 정도다. 이와는 반대로 지상파 DMB 단말기는 800만대 이상 보급됐지만 DMB 사업자들은 대부분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는 자본잠식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무료 방송인 지상파 DMB의 핵심 매출원인 광고수익이 월 1억원에도 못 미치는데다 방송법 등의 규제로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통부가 올 한해 통신정책과 산업부흥·육성이라는 적지 않은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같은 정책이 국민에게 얼마나 큰 효과를 줬는지는 곰곰이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과학기술부 올해 과학기술부는 중장기적인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각종 로드맵을 완성하는 데 전력투구했다. 또 국가 연구개발(R&D) 투자 배분에 있어서 부처별 입장을 고려해 균형 잡힌 조율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내년 국가 R&D 예산이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참여정부 출범 이전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예산 증가를 이끌어냈다. 과기부가 올해 완성한 로드맵으로는 ‘지식재산 전략체계 구축계획’,‘이공계인력 육성 및 지원 기본계획’,‘여성과기인 육성 및 지원 시행계획’,‘국가R&D사업 중점투자방향’,‘미래 원자력 종합로드맵’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올해 초 공청회를 시작으로 1년에 걸쳐 완성된 원자력 로드맵은 ‘파이로핵연료’,‘중소형 원전’ 등 원자력 업계에서 가능성만 제기되던 기술을 대거 포함시켜 눈길을 끌었다. ‘받는 사람만 있고 감독하는 사람은 없다.’는 비판을 받았던 국가 R&D 사업의 평가와 관련된 체계도 확립됐다. 특정평가와 자체평가로 구분되는 평가 체계는 사업별 사전분석을 강화해 문제 소지를 원천적으로 없애는 데 중점을 뒀으며, 결과의 객관화 및 내실화를 도모하기 위해 외부 평가제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각 사업단 중 최우수 2개 분야에는 내년 5% 예산이 증액되며,6개 분야는 동결, 미흡한 2개 분야는 최대 20% 감액이 이뤄졌다. 올해 과학 기술 분야의 주목할만한 성과로 ‘핵융합 실험로 KSTAR 본격 가동’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올해 국내 최고의 과학뉴스로 이를 꼽았다.‘KSTAR 본격 가동’은 과총이 과학기술인과 네티즌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투표 등에서 전체의 77%의 표를 얻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핵융합 연구장치 개발·제작의 핵심기술을 획득했음은 물론 핵융합 에너지 시대의 연구 기반을 마련했다.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지원대책도 대거 마련됐다. 지난해 진행된 ‘이공계 인력 육성, 활용과 처우 등에 관한 실태조사’를 근거로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했으며 연구원 복지지원 및 퇴직시 특별 공로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응용연구에 비해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기초연구 분야의 예산을 25%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황우석 사태 이후 침체기를 겪었던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생명윤리법’ 개정을 마무리지으며 연구윤리와 연구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과학기술문화의 대중화를 위한 시도도 눈에 띈다. 스타 과학자를 선정해 각종 강연회를 개최했고, 국민과학지식 데이터베이스와 홍보영상 콘텐츠도 다양하게 제작했다. 사이언스TV 개국과 대한민국과학축전 등 민간단체의 과학문화활동에도 과감히 지원했다. 반면 대덕연구단지의 편향성 논란을 비롯한 지역 균형 발전과 국가 R&D 성과의 확산 및 활용 문제는 당초 계획에 비해 미흡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고리방사능방재센터 부지 확보가 해결되지 않아 원자력 방호체계 구축이 지연되고 있고, 우주기초원천기술개발 예산이 60억원 규모에서 37억원으로 축소된 점도 아쉬움을 사고 있다. 이 밖에 원자력연구소의 관리부실로 인한 우라늄 유출 사건과 일부 산하기관의 국정감사 의원 접대 관행은 올해 과학기술부의 오점으로 남게 됐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이명박 시대-정책 과제] ‘중임제’ 신중…북핵등 숙제

    [이명박 시대-정책 과제] ‘중임제’ 신중…북핵등 숙제

    이명박 제17대 대통령 당선자에게는 승리의 환희를 충분히 맛보기도 전에 무겁게 누르는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정치 분야를 비롯, 외교·통일, 경제·산업, 교육·노동, 환경·복지, 문화·체육 등 분야별로 5년간 새 대통령이 추진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고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 본다. ■ 정치 이명박 당선자는 정치 개혁과 관련해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대선 기간 대부분의 후보들이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비롯한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운 점을 감안할 때 이 부분에 대한 입장 정리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당장 4개월 뒤에 17대 총선이 예정돼 있어 정권 초기 정치 부문의 비효율을 없애는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야 안정적인 의석수를 확보할 수도 있다. 참여정부에서 방만하게 팽창한 정부조직에 대해 손을 봐야 하는 문제도 이 당선자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 당선자는 정치 개혁과 관련해 현행 제도를 마구잡이식으로 손대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도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의 시기 조정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자세다.4년 중임 정·부통령제,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 등 다양한 형태의 권력구조에 대한 논의를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시작할 수도 있지만 결정은 신중하게 내리겠다는 의도다. 국회의원 선거구제와 의원 정수, 비례대표 의원 비율 등은 현 수준에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의원 수는 정치적 합의가 가능하다면 소폭 줄일 수 있다는 견해다. 중·대선거구제는 정당 간 정책대결을 희석시킨다는 점에서 반대한다. 이 당선자는 청와대 업무 개편에 대해서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청와대는 국가 전체 경영에 대한 방향 설정과 기획 업무만 담당하고 국무총리와 행정부에 조정·집행 기능을 맡긴다는 구상이다. 중앙행정기관을 ‘대부처(大部處) 대국(大局)체제’로 개편하는 등 대대적인 부처 통폐합을 실시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하고 있다. 현재 56개인 중앙행정기관(18부,4처,17청, 기타 17개)을 12∼13개로 통폐합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현재 416개에 달하는 각종 위원회도 대폭 정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외교·안보 제17대 새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는 2008년 2월25일 즈음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평화 정착이라는 당면 과제가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북핵 6자회담과 남북정상회담 등에 따른 후속조치를 이어감으로써 비핵화 실현과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우선 6자회담을 통한 북한의 핵폐기 유도는 이명박 당선자 앞에 놓인 최대 숙제다. 특히 비핵화 2단계인 핵프로그램 신고가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앞으로 닥칠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도록 국제적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 지난 10월 7년 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려 남북간 신뢰를 회복하고 경협 확대의 길을 열었으나 남북관계가 6자회담과 선순환적으로 돌아감으로써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퍼주기식’ 경협이 아니라 비핵화와 속도를 맞춰나가는 동시에 유연한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이 당선자가 고려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비핵화 이행과 남북관계 발전이 담보돼야 남북정상회담 이후 논란을 빚었던 4자 정상회담 등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가능하다. 핵 불능화·신고를 넘어 핵폐기 단계에 들어갈 때 종전선언을 포함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핵폐기가 완료될 때 실질적인 평화체제 시대를 맞이하도록 준비해야 한다. 참여정부에서 상당한 불협화음을 보였던 한·미동맹 문제도 새 정부가 더욱 실리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이 당선자는 “남북간 최대 과제는 6자회담을 통한 핵폐기이며, 대북 지원은 유연하게 풀 것”이라며 “한·미동맹은 21세기 새로운 전략환경에 걸맞은 동맹관계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경제·산업 당선자 측은 경제문제 해결의 방점을 성장에 찍었다.7% 성장과 소득 4만달러 달성, 세계 7대 경제강국 진입이라는 ‘747’ 공약을 내세웠다. 출자총액제도 등 규제를 풀고 법인세 등 세금을 낮추는 한편 강경한 노사관계를 유연하게 바꾸겠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수 보전대책이나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을 도외시해선 곤란하다고 말한다. 경기를 부양하면 성장률을 높일 수 있을지 모르나 자원 배분을 왜곡시켜 장기적으로는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것. 금융연구원의 하준경 연구위원은 “가시적 성과에만 집착해 경제 정책에 무리수를 두면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부동산 정책기조의 변화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규제를 풀어 공급을 늘린다고 하자 시장은 벌써 들썩인다. 공약의 이행에 집착,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소득세를 완화하려 하면 대립과 반목에 빠지고 투기심리는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내년 경제가 하락할 가능성 때문에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재정 투자를 늘릴 수가 있는데 이는 부동산·건설의 버블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경색과 중국의 버블붕괴 가능성은 시한폭탄과 다를 바 없다. 자칫 국내 금융시장의 경색으로 번지면 버블이 터지고 금융 부실과 소비 위축으로 ‘저성장 속의 인플레이션’을 맞을 수 있다. 금융권의 자생력을 높이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시장 친화적 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아 투자심리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지급준비율이나 콜금리를 낮추는 정책을 편다면 혼란에 휩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백문일 문소영기자 mip@seoul.co.kr ■ 교육·노동 새 정부에서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교육이다. 사교육비 경감과 대학 입시 등 국민적 관심이 가장 많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입시는 어떤 형식으로든 개선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대학에 학생 선발의 자율권을 주는 등 관치를 철폐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문민정부 시절인 1995년 5·31 교육개혁 이후 10년 넘게 유지되어 온 ‘3불(不)’ 정책이 단계적으로 폐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 본고사를 시작으로 고교등급제와 기여입학제도 사실상 허용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수능 등급제도 어떻게든 손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의 역할과 기구 축소 논의도 예상된다. 공교육 시스템에 대한 수술도 점쳐진다. 이 당선자의 공약대로 현재 자립형사립고에 해당하는 자율형 사립고 100곳을 설립하고, 낙후 지역에 기숙형 공립고 150곳을 세우면 30년 이상 유지되어 온 평준화 제도의 대수술도 불가피해 보인다. 노동분야는 참여정부와 마찬가지로 비정규직 문제를 둘러싼 갈등 해소에 행정력을 모아야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1일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된 후 분야별로 정규직 전환이 진행되고 있으나 마찰음 또한 만만찮다. 특히 경영계의 협조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민간분야의 비정규직 차별시정은 더딜 수밖에 없어 노동시장의 불안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새 정부 들어 직권중재제도 대신 필수공익사업장에 대한 필수유지업무제도의 연착륙과 특수고용형태근로종사자의 노동자성 인정문제의 입법화 여부가 중요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구 김재천기자 yidonggu@seoul.co.kr ■ 환경·복지 대표 공약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파고가 너무 높다. 쏟아낸 공약 가운데 환경론자의 반대에 부딪치는 사업이 많다. 대운하건설 공약은 경제성을 따져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공약을 실천에 옮기기에 앞서 환경과 개발의 조화를 꾀하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대규모 개발사업은 섣부른 강행보다 환경·시민단체를 먼저 끌어안고 지역 주민의 참여와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해묵은 과제인 물관리·산림관리 일원화 등 정치적 성격의 과제는 쉽게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 적응 노력 및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복지분야에서는 성장과 분배의 적절한 조화가 요구된다. 서민 건강을 위해 의료 사각지대를 없애고 의료기관 이용 문턱을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다. 불안하게 덜컹대고 있는 국민연금제도를 조기에 안정시키고 비전을 제시해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우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어린이 건강을 책임지고 안전한 먹거리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꼼꼼한 정책도 내놔야 한다. 저출산·고령화사회에 대비한 장기 비전과 재원 마련 방안은 집권 초기부터 강력하게 추진해야 임기 동안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서민 복지 확충을 위한 국고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문화 세계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를 바탕으로 IT활용도를 높이고, 문화 콘텐츠를 ‘창조산업’으로 연결시켜 영상, 게임, 음악, 방송 등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예산과 행정지원을 강화한다는 게 주요 공약내용. 그러나 현재로선 핵심공약들이 선언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서울시장 재임시절 한강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립 무산의 전례가 있듯 ‘밀어붙이기식’ 가시적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문화정책의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는 게 문화계의 바람이다. 기초 순수예술에 대한 지원 노력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체육 이명박 당선자는 현행 학교운동부를 스포츠클럽으로 단계적으로 전환, 체육특기자제도를 점진적으로 폐지하는 대신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과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종자돈 삼아 국가 차원의 스포츠펀드 조성 및 스포츠마케팅회사 설립 방안을 체육분야의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엘리트 위주의 체육정책이 생활체육으로 전환돼야 하겠지만 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체육특기자제도를 폐지할 경우 상당한 혼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국가 차원의 스포츠펀드와 스포츠마케팅회사를 설립할 경우, 기존 국민체육진흥공단과의 관계 설정이 또 다른 해결과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 당선자에게 바란다 ●손경식(68·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경제성장률을 더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특히 성장의 원동력인 투자가 활발해질 수 있도록 규제완화와 노사관계의 안정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바란다. 우리 경제가 투자부진과 새로운 성장동력의 부재, 중소기업과 지방경제의 위축 장기화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을 직시해 취임과 동시에 투자확대와 경제활력 진작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를 희망한다. ●심재명(44·MK픽쳐스 대표이사) 2007년은 유독 스크린 쿼터 축소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 등 한국영화의 위기론이 크게 대두된 한 해였다. 이런 산재된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한다고 무리하게 제도를 고치거나 지원을 하는 등 급격한 변화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문화 콘텐츠에 대해 경제적 잣대나 산업논리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있었다. 당선자는 과욕을 부리기보다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 내실을 다졌으면 한다. ●이응주(32·건설노동자) 공약에 내세운 것처럼 침체된 경제를 살려서 내가 할 일거리도 늘어나고 다른 일자리도 많아지도록 해달라. 수치상으로 경제가 좋아진다고 해도, 서민들에게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일거리가 많아지는 게 경제가 좋아지는 것이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다친 분들에 대한 산재보상처리 등 노동자의 복지가 부족한 것 같다. 땀 흘려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대우받고,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새 대통령이 할 몫이다. ●이겸(19·명지전문대 실용음악과) 비정상적으로 높게 책정돼 있는 대학 등록금을 낮출 수 있는 구체적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세금을 내지 않는 종교단체에 적정한 세금을 부과해 재원을 마련하면 될 것 같다. 광주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혼자 살다 보니 아르바이트를 할 때가 많은데 업주들이 최저임금도 주지 않고, 그것마저 체불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불쌍한 아르바이트생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제도적 대책을 수립해 달라. ●선한승(55·한국노동교육원장) 참여정부가 사회통합적 노사정책을 추구했다면 새 정부는 친기업적인 노사정책으로 변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급격한 변화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노동계의 목소리는 많이 높아졌다. 비정규직보호법을 비롯한 노동계의 숙원들이 많이 해소됐다. 또 공공부문의 갈등도 예측 된다. 새 정부는 노사안정을 중요시하면서 연착륙할 수 있는 노동정책의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박해란(43·주부) 내 아들은 이른바 ‘저주받은 89년생’이다. 새 대통령이 현실성 없는 교육개혁을 떠들기보다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했으면 한다. 새 대통령은 서민들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고, 정치권을 싫어하게 된 이유가 뭔지를 알아야 한다. 지방(경남 김해)에 사는 입장에서 서울로 가지 않으면 먹고 살 길이 없다고 젊은이들은 느끼고 있다. 지역 간 격차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구본무(62·LG그룹 회장) 우리 경제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성장 활력을 높여야 한다는 측면에서 당선자께서는 안팎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과 비전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기를 바란다. 면밀한 정책대응을 통해 안정적 경제 운영을 기대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새국가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규제 개혁, 투자환경 개선 등 혁신을 촉진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해 앞으로 5년이 선진국 도약의 결정적인 전기(轉機)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황병무 (68·국방대 명예교수) 평화정착과 국방력 발전이 선순환 구조를 갖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안보정책은 여러 정부에서 기초를 다지고 레일을 깔았다.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특히 대북·대미정책에서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조속히 부처간 조율을 마쳐 참여정부에서와 같은 불협화음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종전선언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를 것이다.
  • [2007 부처별 정책평가] 일자리,반값아파트는 ‘빈말’

    [2007 부처별 정책평가] 일자리,반값아파트는 ‘빈말’

    ■ 재경부 재정경제부가 올해 방점을 찍었던 서민금융 관련 주요대책들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4만명 창출하겠다는 다짐은 ‘빈말’이 됐고 반값 아파트나 비축형 장기임대주택 추진은 정부의 의욕만큼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먼저 영세 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까지 가세했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는 논란 끝에 당초 2.61∼4.50%에서 2.60∼3.29%로 조정됐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97%에 이르는 변동금리체계를 고정금리로 유도하겠다는 정부 방침은 미미한 성과에 그쳐,11월 말 현재 변동금리대출 비중은 93.6%로 떨어졌다. 선진국의 30∼50%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재경부는 연초 올해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하면서 “변동금리대출의 비중이 높으면 집값 하락이나 이자율 상승시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고정금리로 운영되는 모기지 대출이 활성화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정부의 위기 대처능력이 미흡했다는 비판을 면키는 어려워 보인다. 사금융업체의 폐해를 막기 위해 대부업법상 이자율 상한선을 66%에서 49%로 낮춘 데에는 시민단체 등의 공로가 컸다. 고용시장과 관련, 재경부는 30만명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특히 가사간병 도우미와 방과후 학교교사, 문화관광 해설사 등 사회서비스를 통한 일자리 4만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은 목표의 3분의1에도 안 되는 1만 1200명에 그치고 있다. 엔·원 거래시장 개설 방안은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 백지화했다. 신중한 검토 없이 백화점식으로 정책을 발표했다가 ‘용두사미’가 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농지를 출자해 골프장 이용요금을 10만원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이른바 ‘반값 골프장’ 건설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관리공단과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사업자로 나서 수도권 1∼2곳을 찾고 있지만 선뜻 나서는 농민이 많지 않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강화를 골자로 한 부동산 세제는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으나 공급 측면에선 미분양 사태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뒤늦게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를 비축형 장기임대로 전환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냈으나 “도심에 활용되지 않는 땅들을 이용하겠다.”는 당초 비축형 임대아파트의 취지와는 다르다. 비축형 장기임대아파트는 임대주택펀드 5000억원을 조성, 수도권 4개 지구에 5000가구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착공은 연내에서 내년 상반기로 늦어질 전망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농림부 농림부에 2007년은 숨가쁜 한 해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 개방화 파고가 최고조에 달했고, 농업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 보완책을 추진했다. 알찬 수확을 거뒀지만, 미흡한 점도 없지 않았다. ‘숙원사업’이었던 식품산업을 농림부 업무 영역으로 꿰찬 것은 큰 소득이다. 지난달 ‘식품산업기본법’과 ‘식품산업진흥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고 농림부내 농산물유통국을 ‘농산물유통식품산업국’으로 확대·개편했다. 농식품 수출전담 부서인 식품진흥과도 신설했다. 농림부는 외식산업과 식자재 산업, 전통주 육성, 학교 급식 농식품 원자재 등 식품산업 육성에 매진한다는 복안이다. ‘한국 식문화 세계화’ 등 식품산업 육성 방안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올 초 목표한 대로 우리 전통식품 100종에 대한 표준조리법도 개발했다. 게다가 외교통상부와 ‘우리 농식품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해 세계 147개 해외공관을 농식품 수출의 전초기지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주 5일제 근무 등으로 크게 활성화된 농어촌 체험관광과 1사1촌 운동 등을 뒷받침하기 위한 ‘도시와 농어촌간의 교류촉진에 관한 법률’이 2년여 준비 끝에 통과된 것도 주요 성과다. 개방화에 대비한 ‘맞춤형 농정’의 근간이 되는 ‘농가등록제’도 2009년 시행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농가등록제 시범사업 실시 결과,295마을 7700농가에서 모두 7061농가가 등록을 해 91.7%의 높은 등록률을 보였다. 농림분야의 연구개발(R&D) 예산을 전체 농림예산의 5%까지 확대해 나가는 등 R&D 활성화 방안 마련도 눈에 띈다. 반면 쌀·과실·채소 등 고품질원예브랜드 육성 추진 대책은 다소 잰걸음이다. 내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인 음식점에서의 쌀 원산지표시제는 6월 이후로 미뤄졌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과정에서 광우병위험물질(SRM)인 ‘등뼈’ 등 검출 등에 대한 제재 조치를 둘러싸고 지나치게 미국의 눈치를 봤다는 비난 여론을 받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산자부 올해 산업자원부는 자유무역협정(FTA)과 해외 자원개발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하지만 연초에 약속한 ‘질좋은 일자리’ 창출과 ‘세일즈 외교’쪽은 다소 미흡했다는 평가다. 유류세 등 핵심현안에 대해서도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산자부가 올해 업무계획 발표 때 중점을 둔 사안은 한·미 FTA 체결, 일자리 창출, 석유·가스 확보 매장량 확대 등이다. 산업계는 물론 산자부 스스로도 가장 후한 점수를 주는 분야는 FTA이다. 아직 비준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한·미 FTA 협상을 무난히 타결지었다. 한·유럽연합 FTA 협상도 중반전을 넘어섰다. 산자부측은 18일 “FTA 체결에 따른 보완 대책 등 (새 정부 출범 뒤에도)차질없는 후속조치 마련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겉으로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연구개발(R&D) 시스템 혁신도 ‘잘한 일’로 꼽힌다. 올초 취임한 김영주 장관이 직접 챙긴 분야다.‘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통념을 깨고 중장기 R&D 사업과제에 비교평가를 도입, 이 가운데 20%를 구조조정했다. 법정계량단위의 필요성에 대해 대 국민 홍보에 나서는 등 ‘생활 속의 산자부’로 변신하려는 노력도 엿보였다. 지식서비스산업 육성 토대를 마련했다는 자체 평가와 달리 ‘질 좋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이공계 처우 개선 등은 산자부 스스로도 미진했다고 시인하는 대목이다 유류세 논란 때도 재정경제부 등 관련 부처의 눈치를 살피느라 원론적인 주장만 되풀이해 눈총을 사기도 했다. 경제단체의 한 고위인사는 “실권이 없는 부처의 한계 탓도 있어 보인다.”면서 “역대 장관과 비교하면 그래도 김 장관이 요란하지 않게 산업계 현안을 비교적 잘 챙긴 편”이라고 평가했다. 한 차례 홍역을 치렀지만 경주 방폐장을 타결지은 것도 눈에 띈다. 20조원이나 되는 국민연금 실탄을 끌어들이는 데도 성공했다. 동해에서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30년간 쓸 수 있는 ‘불타는 얼음’(가스 하이드레이트)층을 발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카자흐스탄 우라늄 개발사업 불발 등은 뼈아픈 실패로 거론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건교부 건설교통부는 ‘선진 주거복지 구현 및 집값 안정’을 올해 7대 정책과제의 첫머리에 올렸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계속돼 온 집값 폭등세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대표적인 조치가 재정경제부 등과 함께 마련한 ‘1·11 부동산 종합대책’이었다. 분양가상한제·청약가점제 도입, 분양원가 공개,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 대책은 집값을 빠르게 안정시켰다. 서울 등 수도권의 올 10월 현재 매매가와 전셋값은 연초보다 각각 1.4% 오르는 데 그쳐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의 매매가와 전셋값 상승률은 17.8%와 6.8%였다. 하지만 참여정부 출범 이후 12차례에 걸쳐 이뤄진 부동산대책의 약효가 일시에 누적돼 나타나면서 부동산시장은 ‘안정’ 수준을 넘어서 ‘침체’의 늪에 빠졌다. 국민은행연구소 집계로 올 들어 3·4분기까지 전국의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대비 14.0% 줄었다. 집값 안정은 정상적인 시장기능의 상실과 맞바꿔 얻어진 ‘반쪽의 성과’였던 셈이다. 세제(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등)·금융(총부채상환비율 강화 등) 규제 속에 분양가상한제 실시 등에 대한 기대심리 등이 맞물리면서 미분양 아파트도 대량으로 쏟아져 나왔다. 올 10월 말 현재 전국 미분양 주택은 10만 887채로 외환위기 때 수준이다. 특히 민간 미분양 주택(9만 9964가구)은 1995년 9월 이후 가장 많다. 올 들어 11월까지 107개의 일반건설업체가 도산하는 등 업계도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혁신도시·기업도시 등 지역 균형발전 정책의 구체화도 올해 건교부의 핵심과제였다. 세종시가 7월, 관광레저형 태안 기업도시가 10월에 각각 착공됐다. 그러나 혁신도시·기업도시 건설 예정지역의 공시지가가 지난 4년간 50조원이나 치솟고 천문학적인 토지보상비가 투기 열풍을 조장하는 등 부작용도 적잖이 나타났다. 신도시 건설에 따른 기존 도심권의 쇠퇴도 일부지역에서 현실화됐다. 교통 분야에서의 중점 추진업무는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과 서비스 개선으로 요약된다. 철도·도로·공항 등을 준공 위주로 추진, 당초 개통 목표 일정을 넘기지는 않았다. 무안공항을 개항시켰고 연말까지 전국 고속도로 요금소에 하이패스를 설치하기로 한 약속도 지켰다. 인천국제공항이 운영 서비스면에서 세계적인 공항으로 평가받은 것도 성과였다. 다만 안전과 서비스 개선은 미진한 점이 많았다. 사고를 확 줄인다는 정책 목표와는 달리 고속도로 대형사고는 여전했다. 고속철도(KTX) 사고 또한 빈번해 여러 차례 대형사고의 위기를 맞았다. 류찬희 김태균기자 chani@seoul.co.kr
  • ‘정치논리’ 부양책 경제 발목 잡을라

    ‘정치논리’ 부양책 경제 발목 잡을라

    내년에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부양책이 고개를 들 수 있는 이유로 대선 후보들이 6∼7%대의 높은 성장률과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는 등 대선 이슈가 경제 살리기인데다 총선이 있는 점을 든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는 등 국내 부동산경기 침체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고유가, 중국의 긴축정책,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 등 나라 안팎의 여건이 좋지 않은 점도 변수로 든다. ●국내외 여건 좋지 않아 전문가들은 그러나 건설경기 부양이나 금리 인하, 세금 감면, 설비투자 촉진 등 단기 처방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시적인 ‘마약 효과’를 얻을지는 모르지만 물가를 오르게 하고, 중·장기적으로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등의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이다. 금융계의 한 임원은 16일 “내년에 김영삼 정부 당시 ‘신경제 구상’ 같은 것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특히 내년엔 총선이 있고, 지역 유지들은 건설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건설경기 부양책을 쓸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이어 “올해 경제 성장률이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가 높은 ‘상저하고(上低下高)’인 반면 내년엔 하반기 성장률이 둔화되는 ‘상고하저(上高下低)’가 예상되고 있는 점도 체감 경기의 부담 요인”이라면서 “5%대의 안정적인 성장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상반기 4.9%에서 하반기에는 4.4%로 낮아져 연간 평균 4.7%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은행 김재천 조사국장은 “대선 주자들이 성장률 목표를 높게 제시하면서 건설경기나 설비 투자 쪽의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면 몰라도 그렇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급한 마음으로 단기간에 성장률을 끌어올리려고 하다간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고 성장률이 다시 떨어지는 후유증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장률이 고용 증대에 미치는 효과도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다.”면서 “중기적으로 투자 및 자본의 효율성과 인력의 질을 높이는 등 공급 측면의 정책이 바람직하고, 특히 서비스쪽의 규제를 완화하면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 위화감을 감안해 규제하고 있는 것이 많은데 관광, 의료 등 서비스 부문에서 시장원리를 차단하고 있는 것을 풀어 기업들이 정말 투자하고 싶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장기 성장률 저해 등 부작용 우려” 서강대 김광두(경제학) 교수는 “정치인들이 총선을 의식해서 경기부양책을 쓸 가능성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시대에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일시적인 마약 효과를 노리는 단기 정책은 세계화 시대의 핵심인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등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금리 인하 등의 부양책은 안 되며, 기술과 인력 중심의 고부가가치산업 활성화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파트 미분양 사태와 관련해서는 업계가 너무 많이 지어 자초한 것으로,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시각은 옳지 않다고 했다. 다만 양도소득세가 너무 무거워 거래가 위축되는 등 시장을 경직되게 하는 장애 요인은 제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내년에 경제 때문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호 경제전문기자 os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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