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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전자 ‘장밋빛’… 조선·유화 ‘잿빛’

    반도체·전자 ‘장밋빛’… 조선·유화 ‘잿빛’

    올해 수출과 내수를 견인할 국내 산업계 5대 업종의 희비가 부문별로 엇갈릴 전망이다. 반도체와 전자는 글로벌 경기회복과 수요 증대로 호조가 예상되는 반면 조선과 석유화학은 전반적으로 우울하다. 특히 조선은 수출과 내수가 모두 부진해 구조조정 한파가 더욱 거셀 것으로 보인다. 서서히 활력을 찾아가는 자동차는 업그레이드된 유럽·일본업체와 진검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반도체수출 23% 증가할 듯 반도체의 수출 성과가 도드라질 전망이다. PC와 스마트폰 등 시스템시장이 지난해보다 4.1%(1조 2270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호적인 수출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메모리 시장도 전년(429억달러) 대비 18.6% 늘어난 509억달러로 예측된다. 올해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314억달러 예상)보다 22.9% 증가한 386억달러로 점쳐진다. 이 같은 수출 증가에는 메모리 단가 상승의 이유가 커보인다. 메모리는 외국업체와 기술 격차가 한층 뚜렷해지며, 세계 시장점유율 절반에 육박(48%)할 전망이다. 수출 예상액도 244억달러나 된다. 전자도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가전은 남아공 월드컵축구 특수와 한국 가전업체의 브랜드 제고, 중국의 성장세 지속 등에 힘입어 10%대의 수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휴대전화도 세계 휴대전화시장의 빠른 회복과 스마트폰 시장의 확대 등으로 15% 안팎의 수출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을 창출한 LED TV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고, 홈시어터와 모니터 등 글로벌 1등 제품의 지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車, 수출·내수 희비 엇갈릴 듯 자동차의 수출 환경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올 상반기에 일시적인 수요 침체가 예측되지만 미국 수출시장의 회복이 어느 정도 가시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JD파워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자동차의 수요는 전년 대비 0.5% 증가, 반전에 성공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한국-유럽연합(EU)과 한국-페루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자동차 수출에 날개를 달 전망이다. 올해 완성차 수출 전망치는 275억달러, 부품(125억달러)을 포함하면 400억달러 돌파가 유력하다. 지난해(340억달러 예상)보다 17.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내수는 불안하다. 지난해 38만대의 판매를 견인한 노후차 세제 혜택이 종료되면서 이를 메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경기회복과 소비심리 개선, 다양한 신차 출시 효과 등으로 어느 정도 상쇄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내수 시장이 전년 대비 1.4% 감소한 137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수가 좋은 상황이 아니어서 다소 걱정스럽다.”면서 “수출시장도 유럽과 일본업체의 거센 공격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 수주감소로 고전 예상 조선업종은 지난해에 이어 조금 비관적이다. 수주 잔량으로 ‘현상 유지’는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래의 먹을거리 확보가 여의치 않은 것이다. 올해 전 세계의 선박발주 예상량은 123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건조 능력(4900만CGT)의 4분의1에 그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수주경쟁 격화와 선박금융의 조건 악화 등으로 올해 최악의 경영환경에 처할 전망이다. 또 글로벌 해운선사들이 연쇄적인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면 선박 계약의 연기와 취소가 무더기로 나올 수도 있어 이래저래 험난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선박 수출은 수주 잔량에 힘입어 43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도 낙관적이지 않다. 중국과 중동의 신규설비 완공에 따른 공급 확대로 수출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료인 나프타 가격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올해는 공급 우위의 시장이 될 것이어서 영업이익을 지난해의 절반으로 잡을 정도로 보수적인 경영계획을 짰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산업부 종합 golders@seoul.co.kr
  • [점프 코리아 2010-G20시대를 열다]애플 스마트폰 출시계기 국내업체 경쟁 불붙

    [점프 코리아 2010-G20시대를 열다]애플 스마트폰 출시계기 국내업체 경쟁 불붙

    백화점에서 핸드백을 고르던 여성이 휴대전화를 꺼내 상품의 바코드에 슬쩍 갖다 댄다. 액정 화면엔 같은 핸드백을 파는 다른 매장 목록과 판매가격이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가격을 비교해 본 여성은 곧바로 휴대전화로 결제를 마치고 새 핸드백을 멘 채 유유히 백화점을 빠져나온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런 모습은 현재 미국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상황이다. 무선인터넷의 혁명이다. 정보기술(IT) 강국으로 꼽히고 있는 우리나라가 무선인터넷으로 새 도약을 주비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초고속인터넷 보급률과 인터넷 속도, 휴대전화 보급률 95%, 세계시장 점유율 2위와 3위의 휴대전화 제조사, 한해 25조원에 달하는 이동통신 시장을 앞세워 IT강국으로 불렸다. 하지만 유독 무선인터넷 등에서는 정부의 정책과 국내 대형 통신사들의 폐쇄적인 사업 전략 때문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우리가 주춤하고 있는 사이에 일본과 미국 등은 스마트폰 등 무선인터넷 시장을 공략했다. 국내 무선인터넷의 매출 비중 17.4%는 일본 41%, 미국 25.5%보다 훨씬 뒤처져 있다. 단순히 무선인터넷 매출이 적은 것만이 아니라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사업 등에서도 뒤처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 지난12월 애플사의 스마트폰 아이폰이 국내로 들어오면서부터다. ‘스타폰’이 출시되면서 무선인터넷 활성화의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출시 열흘 만에 가입자가 10만명에 이르면서 국내 포털업체들도 스마트폰 전용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인터넷쇼핑몰 G마켓은 지난해 11월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응용프로그램을 출시하고 나서 3일 만에 2000건이 넘는 다운로드(내려받기) 횟수를 기록했다. 포털사이트 다음과 네이버도 지도와 블로그 등 주요 서비스를 휴대전화 모바일 서비스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 통신업체들이 앞다퉈 무선인터넷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2009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억명에 육박하는 무선 통신 서비스 가입자와 함께 콘텐츠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누구나 사고팔 수 있는 오픈 마켓인 애플의 ‘앱스토어’는 2008년 7월 문을 연 뒤 불과 1년여만에 1만 6000개의 프로그램을 등록해 15억회 내려받기라는 기록을 세웠다. 애플은 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삼성전자나 노키아 등 대표적인 IT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할 때도 4·4분기에만 102억달러(약 15조원)라는 경이적인 매출을 올렸다. 무선 인터넷 시장이 이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면서 SK텔레콤, KT, LG텔레콤 등 국내 통신업체들도 앞다퉈 앱스토어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국내의 무선인터넷 시장은 여전히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에선 인터넷망의 개방으로 휴대전화 메신저를 이용한 채팅이나 이메일 전송, 모바일쇼핑이나 트위터 같은 최신서비스 이용이 유행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에선 비싼 무선인터넷 접속 요금 때문에 이용자들 대부분이 벨 소리나 게임 내려받기 같은 초보적 이용에만 머물고 있다. 또 통신회사들도 고화질 화면이나 카메라 같은 하드웨어를 발전시키는 데 집중하다 보니 무선데이터 통신에 맞는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소홀했다. 전문가들은 무선 인터넷 시장이 발전하려면 정부나 통신사들이 먼저 무선망을 개방해 소비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이에 걸맞은 콘텐츠 발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점프 코리아 2010-3대 스포츠이벤트]남아공월드컵 남북한 16강 동반진출 가상 시나리오

    [점프 코리아 2010-3대 스포츠이벤트]남아공월드컵 남북한 16강 동반진출 가상 시나리오

    새해는 스포츠가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동계올림픽과 월드컵축구, 아시안게임이라는 스포츠 3대 빅이벤트가 올 한 해에 몰려 있다. 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2010동계올림픽엔 ‘피겨퀸’ 김연아가 출전해 피겨사상 첫 금메달을 노린다. 현재 기량상태로 보아 무난하게 금을 따내 경기침체로 꽁꽁 언 국민의 가슴을 녹여줄 것이 확실시 된다. 한국의 전통적 메달밭 쇼트트랙에서도 금메달을 쏟아내기 위해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이규혁과 이강석 등이 금빛 전망을 높이고 있다.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국민의 흥분이 잦아들 즈음인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극전사들이 밴쿠버의 열기를 되살린다. 이번 남아공월드컵 본선엔 북한까지 진출했다. 사상 처음으로 남북한 선수들이 월드컵 본선에서 뛰는 모습은 뜨거운 감동을 자아낼 것이다. 11월12일부터는 중국 광저우에서 아시안게임이 펼쳐진다. 98년 방콕대회부터 2006년 도하대회까지 중국에 이어 2위를 지켜온 한국이 절치부심해온 일본의 2위 탈환 야망을 어떻게 저지할 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회다. 새해 국민의 최대 관심사가 될 3대 스포츠 이벤트를 전망해본다. 공은 둥글다. 그래서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리기도 한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북한이 8강에 오른 기적도 있었다. 대한민국은 월드컵 본선 사상 첫 원정 16강을 꿈꾼다. 때마침 역대 최상의 대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은 44년만의 드라마 재현을 꿈꾼다. 16개국이 나선 당시와 달리 32개국이 겨루는 리그 통과는 험난하다. 더욱이 최악의 조 편성이다. 하지만 물고 물리는 상황에서 기회를 맞을 수도 있다. 호랑이의 해, 한반도 형제가 나란히 조별 리그를 뚫고 16강에 오르는 가상 시나리오를 써본다. 6월23일 오전 5시25분(한국시간) ‘산소 탱크’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나이지리아 문전 오른쪽에서 공을 잡았다. 기성용(21·셀틱)이 미드필드를 넘어서자마자 왼쪽에서 띄운 크로스를 받은 것. 수비수 타예 타이우(24·마르세유)와 조셉 요보(29·에버턴)를 잇달아 제치고 강슛. 공은 몸을 날린 나이지리아 골키퍼 빈센트 엔예야마(27·텔아비브)의 손끝에 살짝 걸렸지만 워낙 강력해 오른쪽 골네트를 흔들었다. 그리고 5분 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길게 울려 퍼진다. “아~ 경기 끝났습니다. 대한민국이 나이지리아와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하며 16강에 진출합니다. 여기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스타디움입니다.” 날씨가 따뜻해진 이날 새벽,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 광장의 붉은 물결은 춤추듯 요동쳤다. 아나운서의 숨가쁜 목소리와 함께 전광판에는 ‘대한민국, 원정 첫 16강 진출’이란 글씨가 붉게 빛나고 있었다. 한국은 그렇게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새로 썼다. 전반 44분 나이지리아 골게터 미켈 존 오비(22·첼시)에게 먼저 골을 내주며 끌려가던 한국은 1-1로 비겼고, 결국 1승2무(승점 5)로 16강이 겨루는 토너먼트에 나섰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국(2득점 1실점)은 아르헨티나(3득점 1실점·이상 1승2무)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 득실에서 밀려 B조 2위를 기록했다. 12일 그리스와의 첫판에서 1-0으로 이겼지만, 17일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선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리아에 2-0 승리를 거뒀다. 따라서 마지막 한판에서 한국은 최소한 비겨야 하는, 안심할 수 없는 처지였다. 4년 전 독일 월드컵 때처럼 첫판에서 토고를 잡은 뒤 프랑스와는 극적인 무승부를 이루고도 스위스를 맞아 뼈아픈 패배로 발길을 되돌려야 했던 쓰라림을 자칫 되풀이할 수도 있었다. 한국이 나이지리아에 진다면, 이날 동시에 열린 그리스-아르헨티나 경기 결과로 경우의 수를 따져야만 했다. 아르헨티나는 그리스를 2-1로 눌렀다. B조에서는 아르헨티나(2승1무·승점 7)가 1위를 차지했고, 이어 한국(1승2무·승점 5)이 2위, 17일 나이지리아를 3-2로 꺾었던 그리스(1승2패·승점 3)와 꼴찌 나이지리아(1무2패·승점 1)는 탈락의 쓴맛을 봤다. 북한은 더 극적이었다. 16일 G조 첫판에서 최강 브라질에 0-2로 무릎을 꿇은 뒤 닷새 뒤 포르투갈과 맞서 2-0으로 승리를 거두는 사상 최대의 이변을 연출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본선에서 8강에 올라 3-5로 역전패했던 빚을 고스란히 되갚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고비가 남았다. 마지막 코트디부아르를 눌러야 자력으로 16강을 진출할 수 있었다. 북한은 전반 선제골로 앞서 갔지만 후반 통한의 동점 골을 내주며 1-1로 마쳤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북한에 미소를 보냈다. 포르투갈이 브라질과 역시 1-1 무승부를 기록한 것. 21일 코트디부아르를 2-1로 누른 브라질은 조 1위(2승1무·승점 7), 코트디부아르(1무2패·승점 1)는 4위를 확정했다. 15일 아프리카 복병 코트디부아르에 1-0으로 승리했던 포르투갈(1승1무1패)이 북한과 동률을 이뤘다. 결국 골 득실을 따진 끝에 북한 2위(3득점 3실점), 포르투갈(2득점 3실점)은 3위로 결정났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신년 파워인터뷰] 영화계 제2도약 이끌 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

    [신년 파워인터뷰] 영화계 제2도약 이끌 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

    “새해에도 영화계의 반등 기운이 느껴지지만 아직 샴페인을 터트릴 때는 아닙니다.” 한동안 침체기에 빠졌던 국내 영화계는 2009년에 들어서며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과속스캔들’, ‘해운대’, ‘국가대표’, ‘전우치’ 등 흥행 대작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연말연시 분위기도 좋다. ●“영화인들, 호황일 때 미래 준비해야” 30일 서울 홍릉길 영화진흥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조희문(53) 위원장은 “2010년 출발이 힘찬 것을 보면 개인적으로 운이 따르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나 이내 “외형은 좋아졌지만 여러 불안 요소가 있다.”며 “성공에 취해 해이해지거나 오만해지면 안 된다.”고 허리를 곧추세웠다. 호황일 때 영화계가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가 2009년 9월 취임했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상명대, 인하대 (연극영화과)교수 시절, 스크린 쿼터 축소를 주장했고 심지어 영진위 축소 또는 해체를 외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개인’과 ‘위원장’은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 영화 진흥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연구자 입장에서 제시할 수 있는 여러 방안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지금도 개인 의견이 있지만 다양한 입장을 조율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제 의견을 지나치게 반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10여년 동안 한국 영화는 산업적·문화적으로 확연하게 달라졌다. 이전에는 미래 산업이라는 막연한 기대감만 있었다면 이제는 경쟁력이 검증돼 사회를 이끌고 변화를 유도하는 문화의 중심으로 우뚝 선 것. 조 위원장은 “정치 환경 변화의 영향으로 영화계 안에 불신과 분열도 있었지만 이제는 이념과 변혁의 갈등을 떠나 문화산업 콘텐츠로서의 영화가 강조돼야 하는 시기”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런 흐름을 타면서 영진위는 시장 자율에 맡길 것은 맡기되 불합리한 것은 논의해 보완하는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더라도 넉 달 가까이 영진위를 이끌어 오면서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전임 위원장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영진위가 꼴찌를 기록한 데 책임을 지고 물러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부담보다 바람이 컸다.”고 돌이켰다. “영화계는 물론 문화계 전체, 정부에게까지 불신받고 신뢰가 무너진 상황을 복구하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영진위가) 제대로 일한다, 영화판을 제대로 돌아가게 한다, 이런 평가를 끌어내는 게 중요했죠. 생각보다 빨리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아 내심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영화인 서울사랑방, 영화인기금 만들 터” 그가 가장 주력했던 것은 조직 개편 등 영진위 ‘수술’과 영화현장과의 ‘소통’이었다. 그 결과 영진위는 최근 공공기관 개혁 성공사례로 꼽혔고, 영진위를 바라보는 영화계 현장의 시선도 조금 따뜻해졌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제작, 유통, 배급, 상업영화, 독립영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영화계는 상상 이상으로 복잡합니다. 같은 사안을 놓고 시각이 다르고, 이해 관계도 다르죠. 서로 다투기도 하지만 소통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처럼만의 호황 이면에 드리워진 그늘을 걷어내는 것도 그에게 주어진 중요한 새해 임무다. 국내 영화계의 고질병인 교차상영(한 스크린에 여러 영화를 교대로 내거는 방식)이나 열악한 스태프 처우 문제가 그것이다. “우리나라 영화 역사는 길지만 산업화를 이룬 것은 불과 10여년밖에 안 됐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이 수십년에 걸쳐 이룬 것을 단기간에 해내다 보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지요. 조급해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해결할 작정입니다.” 조정자, 조력자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그는 임기 안에 꼭 하고 싶은 세 가지가 있다고 했다. 우선 영진위가 정책기관으로서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다. 2012년까지 영진위의 부산 이전도 예정돼 있는 만큼 서울에 영화 기념공간도 만들 작정이다. 영화인들의 상징적 구심점으로 자리잡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마지막 한 가지는 공제회나 영화인 연금 형식의 영화인 노후 복지 시스템의 디딤돌을 쌓는 일이다. 아직은 구상단계라며 성급한 기대감을 경계했지만 말 속에 강한 의지가 전해져 왔다.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헌 페트병에 소망담아 탑 쌓아요”

    금천구가 주민들의 소원을 모은 페트병을 탑으로 만들어 전시한다.금천구는 올해 마지막날인 31일 밤 11시부터 구 종합청사 광장에서 새해맞이를 위한 ‘금천구민 희망 선포식’을 갖는다고 29일 밝혔다.세계적 경기침체 및 신종플루 대유행 등 다사다난한 한 해를 마무리짓고 새해인 경인(庚寅)년이 희망으로 가득 차기를 바라는 구민들의 소망을 기원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구는 설명했다.특히 이번 행사에는 2010년을 상징하는 금천구민 2010명의 희망메시지를 담은 대형 조형물의 점등행사가 열린다. 각자 버려진 페트병에 가족과 지역, 나라에 대한 바람과 새해소망 등을 적어 ‘희망캡슐’을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희망캡슐들을 쌓아 올려 ‘희망 상징탑’을 완성하게 된다.희망 상징탑은 가로 7m, 세로 3m, 높이 7m 규모의 대형 상징물이다. 한국설치예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김홍년 작가와 지역 문화예술인, 어린이, 학생, 영세상인, 공무원 등 각계각층이 함께 참여했으며, 설치된 상징 조형물은 내년 1월까지 구청 광장에 전시된다. 앞서 탑을 쌓아 올린 2010명 외에도 금천구민이라면 누구나 희망캡슐 쌓기에 참여할 수 있으며, 가까운 동주민센터나 금천구청 광장에 가지고 가면 동참할 수 있다. 밤에도 희망 상징탑을 볼 수 있도록 LED 조명 등을 이용해 다양한 효과를 낼 계획이다. 헌 페트병을 탑 재료로 사용해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로 삼겠다는 게 구의 생각이다.한인수 구청장은 “이번 행사는 새해를 맞아 구민들과 함께 금천구의 새출발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구민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불황형 흑자’ 뛰어넘은 실적

    ‘불황형 흑자’ 뛰어넘은 실적

    올 들어 11월까지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1998년(403억 7000만달러) 이후 처음으로 400억달러를 돌파했다. 사상 최대치다. 12월분까지 합하면 43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년동월 대비 수출입 증가율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서 ‘불황형 흑자’에서 탈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원화가치와 국제유가가 오르는 내년부터는 이 정도 흑자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09년 11월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42억 8000만달러 흑자였다. 11개월 누적 흑자도 사상 최대인 411억 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지난 2월 이후 10개월째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흑자 규모는 지난 8월 19억 1000만달러에서 9월 40억 5000만달러, 10월 47억 6000만달러로 늘었지만 지난달에는 소폭 감소했다. 서비스수지와 경상이전수지의 적자 규모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서비스 수지의 경우 여행수지와 기타서비스수지를 중심으로 적자 규모가 전월 13억 1000만달러에서 16억 6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지난달 경상수지가 전월보다 줄어든 것은 추세적 요인이 아니라 계절 요인 때문”이라면서 “12월 중 경상수지 흑자 폭이 약간 줄어들겠지만 흑자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43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기침체로 수출 감소폭이 수입 감소폭보다 적어서 얻어지는 흑자를 뜻하는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1월 수출과 수입은 전년동월에 비해 각각 18.0%와 2.4% 증가했다. 전년 동월대비 수출입은 지난해 11월부터 줄곧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했으며, 지난 2월부터는 수출 감소폭이 수입 감소폭보다 작았다. 사상 최대 흑자는 우리나라 주력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친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반도체 DRAM, 휴대전화, 자동차, 조선, 디스플레이 등 국내 5대 주력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높은 환율과 낮은 원자재 값 등 가격 요인이 수출을 뒤에서 밀어준 효과도 컸다. 일본계 경쟁기업이 부진했던 덕도 봤다. 이 때문에 내년에 환율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고 세계 경제의 회복이 본격화하면 흑자폭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은은 내년 경상 흑자가 170억달러로 줄어들고 2011년에는 90억달러까지 작아질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흑자폭을 150억달러로 예상했으며, 대다수 연구기관도 100억달러 후반대로 내다봤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전쟁영화·스릴러가 뜬다

    전쟁영화·스릴러가 뜬다

    한국영화계로서는 2009년이 대단히 선방한 한 해였다. 3년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탄생했고 11월 현재 흥행영화 톱10 가운데 7편이 한국 영화다. 지난해 불황의 여파로 어지간히 마음고생을 했던 한국영화가 모처럼 편히 웃었다. 그렇다면 새해는 어떨까. 1000만 관객을 끌어 모은 영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을 비롯해 올해 최고 성과를 낸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최준환 한국영화사업본부장, 차승재 한국영화제작가협회장, 임창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등 현장에서 호황을 이끈 파워엘리트들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2010년 한국 영화의 기상도를 알아봤다. 정지욱 영화평론가의 얘기도 곁들였다. ●오락·독립영화 두드러진 한 해 올해 초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영화산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들은 우선 ‘대체효과’(상대가격의 변화가 각 상품의 수요 변화에 미치는 효과)를 꼽았다. 불황으로 주머니 사정은 어려워졌지만 공연 등 다른 문화 활동에 견줘 비교적 저렴하다 보니 ‘대체재’인 영화에 사람들이 몰렸다는 것. 특히 한국영화가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이야기의 힘’이 강했기 때문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본부장은 “잘 만들어진 오락영화의 성공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과속스캔들, 7급 공무원 등이 대표적”이라고 평가했다. 윤 감독도 “그간 한국영화는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감독들이 수준 미달의 콘텐츠로는 관객을 불러모을 수 없다는 것을 처절하게 깨달았다.”면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독립 영화의 발전은 비약적이었다. ‘워낭소리’와 ‘똥파리’의 성공은 저예산 영화가 주류판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임 이사장은 “관객들이 독립 영화의 실험을 어느 때보다 잘 이해해줬던 한 해였다.”면서 “그간 축적된 독립 영화의 역량이 올해 정점을 이뤘다.”고 밝혔다. ●우려와 기대 교차되는 2010년 영화계 파워엘리트들이 보는 새해 한국 영화계의 기상도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우선 윤 감독은 낙관론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좋은 콘텐츠에 대한 영화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올해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특히 좋은 작품들이 여럿 나왔기 때문에 위축됐던 영화계 투자 시장도 조금씩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 평론가도 “새해 큰 영화가 기획되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아직 영화계가 불황을 맞을 조짐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 본부장은 “국내·외 경기 상황과 영화계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할 때 영화 경기가 좋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특히 수년간 시장 위축으로 작품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는데, 그 영향이 새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차 회장은 “올해 김지운, 봉준호, 윤제균 등 흥행성이 있는 감독들의 작품이 대거 개봉됐다. 보통 작품을 준비하는 데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새해 흥행감독 공백상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독립영화 기상도 또한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임 이사장은 “올해 독립영화 지원 예산이 감소하고 독립영화 전용관 확보가 어려워졌다.”면서 “소프트웨어는 발전하는 반면 하드웨어는 정체되고 있다. 무작정 낙관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라고 우려했다. 그렇다면 새해 한국 영화계의 주된 경향은 어떨까. 윤 감독은 ‘전쟁영화’와 ‘스릴러’가 새해 한국 영화계의 큰 조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윤 감독은 “6·25전쟁 발발 60주년인 만큼 대작 전쟁 영화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백운학 감독의 ‘연평대전’은 이미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특히 나홍진 감독의 ‘황해’는 한국형 스릴러를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평론가도 “‘백야행’ 등 올해 한국형 스릴러 영화가 크게 흥행하진 못했지만 무척 잘 만들어졌다.”면서 “새해 이보다 더 발전된 형태의 스릴러가 나올 수 있는 기반이 닦여진 셈이다. 관객은 한국형 스릴러의 진화에 주목하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독립영화는 새해에도 어려운 경제 상황과 맞물리는 주제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임 이사장은 “최근 경기 침체로 서민 경제가 어려워져 양극화에 대한 감독들의 접근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겨진 과제는 새해 남겨진 과제도 많다. 고질적인 스크린 독과점과 영화계 양극화 문제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윤 감독은 “올해 영화계가 호황을 맞았다고 자만해선 안 된다.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각오가 없다면 지난해와 같은 불황이 재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차 회장도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극복되지 않으면 제작자들이 영화를 안정적으로 만들 수 없다. 양극화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평론가는 다양성을 강조했다. 그는 “영화가 마케팅 위주로 제작되면 블록 버스터를 선호, 결국 소재가 식상해진다.”면서 “새해 다양한 영화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 이사장은 독립 영화의 저변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주문했다. 최 본부장은 부가판권 시장 활성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영화 매출은 80% 이상을 극장 수입에 의존하는 기형적 구조”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출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 ‘글로벌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2009 뜬별 진별] 시대의 거목 빈 자리에 희망의 얼굴들 떠오르고…

    태양은 강렬하게 빛을 발하지만 결국은 지고 만다. 올해도 태양처럼 떠올라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킨 스타가 적지 않았다. 반면 그림자만 남긴 채 사라져간 별도 어느 해보다 많았다. 2009년 한 해, 뉴스의 초점으로 새롭게 떠오른 인물과 역사의 뒤안길로 자취를 감춘 인물을 국내와 국제 부문으로 나누어 돌아본다. ■국내·외 떠오르는 얼굴들 올해는 유난히 문화·체육 분야에서 뜬 별이 많았다. 혼돈스러운 정치와 스산한 경제, 아픔이 많았던 사회상의 또 다른 단면으로 풀이된다. 대중성만 놓고 보면 최고로 뜬 별은 ‘미실’ 고현정이다. TV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 역을 맡아 ‘미실어록’, ‘고현정의 재발견’, ‘도자기녀’(도자기처럼 피부가 매끈하다고 해서) 등의 말을 만들어내며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국민요정’ 김연아와 ‘바람의 아들’ 양용은, ‘추추 트레인’의 추신수는 개인적으로도 최고의 한 해를 보냈을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준 ‘트리오 별’로 꼽힌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는 역대 세계 기록을 두 차례나 경신하며 새해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을 한껏 키웠다. 프로골퍼 양용은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에게 역전승을 거두며 올해 세계 스포츠사의 최대 이변을 만들어냈고, 미국 프로야구 선수 추신수는 아시아선수로는 처음 ‘20(홈런)-20(도루)’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여자프로골프대회에서 다승왕, 신인왕, 상금왕에 오른 신지애도 빼놓을 수 없다. 홈런왕, 타점왕, 최우수선수(MVP)상을 휩쓸며 국내 프로야구 열기를 더욱 끌어올린 ‘해결사’ 김상현(기아타이거즈)과 한국인 선수로는 가장 어린 나이(21세)에 영국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블루 드래곤’ 이청용(볼턴 원더러스)도 있다. 경제 쪽에서는 ‘황태자’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8월 그룹 주력사인 현대차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한 것을 시작으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정용진 부회장이 15년 간의 경영수업 끝에 11월 말 신세계 총괄 대표이사로 올라섰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해(年)가 바뀌기 직전에 부사장 승진과 함께 모든 직장인들의 꿈인 C급(COO·최고운영책임자) 경영진 반열에 올랐다. 정·관계에서는 서울대 총장에 이어 국무총리로 전격 발탁된 정운찬 총리와 한나라당에 입당한 지 21개월 만에 집권여당 대표직을 맡은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국세청 개혁을 소리없이 주도해 일각의 비(非)전문가 우려를 깨끗이 불식시킨 백용호 국세청장 등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엄마를 부탁해’로 침체된 출판계에 밀리언셀러 희망을 다시 불어넣은 소설가 신경숙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경원 강병철기자 leekw@seoul.co.kr 올 한해 국제무대에서 가장 뜬 별은 단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다. 지난 1월20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흑인으로서는 처음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오바마는 임기 초반에 자신의 주요 대선 공약이었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지 방침을 확정 발표하고, 건강보험법 개혁안을 강력히 추진하는 한편 중동평화를 위한 국제 외교를 강화해 나갔다. 지난 10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취임 1년도 되지 않은 현직 대통령에게 노벨 평화상 수여를 결정한 것도 오바마 대통령의 국제적 입지와 영향력을 반영한 사례다. 국제 정치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급부상했다면 경제에서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활약이 돋보였다. 버냉키 의장은 2008년 미국 부동산 시장 붕괴로 시작된 국제 경기 침체가 경제 대공황 사태와 유사한 상황까지 악화됐지만 시장에 돈을 풀고 은행 파산을 막는 등 경제 회복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러한 이유로 시사주간 타임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다. 일본에서 8월 실시된 총선에서는 하토야마 유키오 현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이 54년간 장기 집권했던 자민당을 대파하며 첫 정권 교체를 이뤘다. 70%가 넘는 압도적인 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9월 공식 취임한 하토야마 총리는 정치개혁은 물론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와 외교를 중시하며 자민당 시절 일본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문제와 위장 헌금 문제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국제 정치무대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헤르만 판 롬파위 전 벨기에 총리는 지난달 19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의 경쟁에서 승리하며 유럽연합(EU) 초대 정상회의 상임의장으로 선출됐다. ‘EU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판롬파위 의장은 2년 6개월 동안 회원국 정상들의 회의를 주재하고 국제무대에서 EU를 대표해 외교활동을 하게 된다. 애플의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잡스는 ‘잡스를 보면 IT 산업의 미래가 보인다’는 업계의 평가를 증명하는 한 해를 보냈다. 췌장암 치료를 위해 지난 1월 회사를 떠났다 수술을 마치고 6월 업무에 복귀한 잡스는 아이폰 한국 출시와 함께 세계 IT 산업계에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잡스는 지난 18일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발행하는 경영전문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가 선정한 세계 최고 경영자 100명 중 1위에 올랐고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선정한 2010년 가장 중요한 인물 10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국내·외 저물어간 얼굴들 한 인간은 하나의 세계다. 그의 세계가 클수록 죽음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도 크다. 그러나 죽음은 모든 이에게 평등하기에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올해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김수환 추기경이 세상을 떠났다. 생전의 영향력만큼 그들의 죽음은 많은 의미와 과제를 사회에 남겼다. 투병기로 오히려 세상을 위로했던 장영희 서강대 교수는 “엄마 미안해…그래도 난 엄마 딸이라서 참 좋았어…엄마는 이 아름다운 세상 더 보고 오래오래 더 기다리면서 나중에 다시 만나.”라는 100자짜리 짧은 편지로 긴 여운을 남겼다. 한국 수영의 선진화를 이끈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씨는 2010년 다시 대한해협을 건너겠다는 약속을 뒤로한 채 떠났다. 1969년 전국 체전부터 두각을 나타낸 조씨는 종목을 가리지 않고 50차례 한국 기록을 갈아치웠고 현역에서 물러난 뒤인 1980년에는 최초로 대한해협을 13시간16분 만에 횡단했다. 인간의 한계에 끊임없이 도전하던 산악인 고미영씨는 지난 7월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 등정에 성공한 뒤 하산하다 실족사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고씨는 여성 산악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봉 등정에 도전했고 낭가파르바트는 11번째 고지였다. 2005년 동생과의 경영권 다툼으로 상처를 입은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11월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자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형제의 난’ 당시 그는 동생인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과 박용만 현 ㈜두산 회장이 불법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진정서를 제출했고 1년 7개월 이어진 법정 다툼 끝에 그룹에서 퇴출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은 노환으로 별세했다. 그는 중앙정보부장으로 재임 중이던 1972년 5월 대북밀사로 평양을 방문, 김일성 전 북한 주석과 사상 첫 남북비밀회담을 갖고 ‘7·4 남북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묵직한 저음으로 가곡 ‘명태’를 부르고 한국 가곡만으로 독창회를 열기도 했던 성악가 오현명씨, ‘오발탄’ ‘아낌없이 주련다’ 등 40여편의 영화로 한국 영화계를 풍미했던 전후 1세대 감독 유현목씨 등은 올여름 유명을 달리했다. 위암 투병 중 지난 9월 사망한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장진영씨는 사망 나흘 전 혼인신고를 하는 등 남편과의 러브 스토리로 더욱 애잔함을 남겼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팝의 황제’였던 마이클 잭슨이 6월25일 갑자기 숨져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사인은 마취제와 진정제 과다투약에 따른 것으로 잠정 결론지어졌다. 1969년 형제들과 결성한 ‘잭슨 파이브’의 리드싱어로 데뷔, 이후 ‘빌리 진’, ‘비트 잇’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그는 팝계의 전설로 남았다. 특히 전 세계에서 1억 400만장 이상 팔린 ‘스릴러’ 앨범은 ‘역대 가장 많이 팔린 앨범’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국제 정치·경제계 거물들의 죽음도 이어졌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막내동생이었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이 8월25일 뇌종양으로 숨졌다. 그는 미국의 정치 명문 케네디가(家)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1세대 정치인이었다. 그는 1962년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자유주의 성향의 정치인을 대표한, 미 의회사의 산 증인이었다. ‘필리핀 민주화의 꽃’으로 불렸던 코라손 아키노 전 필리핀 대통령도 16개월의 투병 끝에 8월1일 결장암으로 타계했다. 남편 베니그노 니노이 아키노가 마닐라공항에서 독재정권의 비밀요원에게 암살된 뒤 가정주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 ‘피플 파워’ 민주화 운동에 의해 대통령이 됐다 미국인 최초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새뮤얼슨 MIT대 교수가 12월13일 사망했다. 그는 오랫동안 학계에서 복잡하게 다뤄져 왔던 경제이론을 수식이나 통계를 활용해 간결한 모델로 만든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경제학 교과서 ‘이코노믹스(경제원론)’는 1948년 첫 출간 이후 지금까지 19개정판이 나올 정도로 장수 교과서가 됐다. 전 세계 27개 국어로 출간돼 약 400만부가 팔렸다. 유럽연합(EU)의 초대 대통령으로 유력시됐던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국제정치계에서 낙마했다. EU 소국들이 집권 당시 이라크 전쟁을 강력 지지했던 블레어에게 반감을 가진 데다 ‘빅3’ 가운데 독일·프랑스가 영국의 위상 강화를 우려하며 반대했다. 1996년 프로 골프에 입문한 이후 세계 골프계를 10여년이나 쥐락펴락했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4)는 ‘여화(女禍)’ 때문에 인생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플로리다주 자택 앞에서 11월27일 발생한 교통사고를 계기로 10여명의 여성이 불륜 상대로 떠올라 ‘바람난 타이거’라는 비아냥을 받았다. 처음에 “악의적인 소문”이라고 부인했던 우즈는 결국 14일 만에 “골프를 무기한 중단한다.”는 선언과 함께 지금까지 칩거 중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지방시대] 전북도립국악원의 거듭남을 위하여/이종민 전북대 영문과 교수

    [지방시대] 전북도립국악원의 거듭남을 위하여/이종민 전북대 영문과 교수

    한때 폐지론까지 내몰렸던 전북도립국악원이 차분하게 제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아 반갑다.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장에서도 축하보다는 염려와 각성을 촉구하는 소리가 더 높았는데, 송년음악회까지 다양하고 알차게 꾸려내는 모습을 보니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난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동안 꾸준한 한국음악 교육활동과 탁월한 역량을 갖춘 관현악단의 열정적인 연주회 등을 통해 한국음악의 저변확대에 큰 기여를 해왔는데 왜 이런 위기의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까? 사실 위기론은 과장된 부분이 없지 않다. 도의회의 갑작스러운 예산삭감으로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불거진 입소문이 계기가 되었다. 예산으로 문화예술인들을 길들이려는 바람직스럽지 못한 관행이 빚어낸 부분이 적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도립국악원 자체가 도의회에 그 빌미를 제공해준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노동조합의 요구사항이 너무 지나쳐 이에 대한 견제의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제기되면서 예산삭감이라는 극단적인 처방에까지 이르게 되었고, 이것이 위기론으로 확산된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조금은 조장되었다고 볼 수 있는 위기론이 여전히 언제라도 다시 세를 얻을 수 있으며, 이것이 국악원 위상은 물론 그 구체적인 활동에 상당히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심기일전의 자구적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지속성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공립예술기관의 실질적 발전을 위해 민간전문가 운영체계는 반드시 담보해야 할 요건이다. 전라북도의 입장에서야 인사적체 문제 해결과 효과적인 통제를 위해 양보하고 싶지 않은 사항일 것이니 내부 구성원들의 강력한 요구가 있어야만 관철될 수 있는 일이다. 이와 관련, 노동조합에서 민간전문가 운영체제를 반대하고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전문성이 부족하고 분규 없이 금방 떠나고 싶어하는 공무원이 수장으로 있어야 자기들 요구사항 관철이 좀 더 용이하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노동조합의 도를 넘어선 요구조건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관행화한 데에는 공무원 원장의 이런 ‘무사안일주의’가 크게 작용했을 수 있다. 또 하나, 한국음악전문예술인들의 수급문제에 전략적으로 대처하라는 주문도 하고 싶다. 이번 위기론이 세를 더한 데에는 국악원에 대한 전문 예술인 집단의 시기심이 상당부분 작용을 했다. ‘철밥통’ 직장에 대한 부러움이 질투를 넘어 분노로 이어진 것이다. 예술영역에서 신진 전문가의 충원이 없으면 조직의 활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결국 그 영역 전체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일정한 역량을 갖춘 선배들이 치열한 준비를 통해 프리랜서로 독립하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어 수급의 숨통이 트여야만 한국음악 전체가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류와 연대를 확대해 나가는 것 또한 긴박한 일이다. 해외교류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지역 내 문화예술단체 및 기업체 등과의 연대, 그리고 서울 및 각 지역 연주단과 예술단체와의 교류 연주 등을 강조하고 싶다. 이를 통해 국악원 위상을 확실하게 다지고 예산 절감의 효과도 더불어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축한 우호적 네트워크가 다시 찾아올 수도 있는 위기상황에서 우군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했으면 좋겠다. 위기는 슬기롭게 대처하면 기회가 될 수 있다. 아무쪼록 한 해를 마감하며 도립국악원이 진지한 자기반성과 전향적 태도변화를 통해 한국음악의 진정한 중심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시중자금 단기화’ 금융시장 최대 위협

    ‘시중자금 단기화’ 금융시장 최대 위협

    내년에 가계와 금융회사의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 한 해 우리나라의 경기 회복을 주도했던 대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0 금융리스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도 금융시장을 위협할 국내외 요인 14가지 중 시중자금 단기화 현상이 첫손에 꼽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중 통화량을 보여주는 광의통화(M2)에서 단기성 자금인 협의통화(M1)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월 22%에서 12월 22.5%, 올해 3월 23.3%, 10월 23.9% 등으로 상승했다. 단기성 자금이 주식·부동산시장으로 쏠려 자산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나아가 출구전략(금리 인상 등 경기침체기에 썼던 비정상적 조치들을 회수하는 것)이 시행되면 단기 유동성이 급격히 빠져나가 금융회사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현재 시중 자금이 기업의 생산성 향상이 아닌 자산시장에 몰리고 있어 거품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시장으로 유입된 ‘달러 캐리트레이드’(저금리 달러화를 빌려 고수익이 예상되는 다른 국가에 투자하는 것) 자금의 움직임도 관심 대상이다. 미국에서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 이 자금이 빠르게 유출돼 주가 급락이나 펀드 런(대량환매)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서민과 중소기업 등의 잠재 부실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대출 금리 상승, 기업 채산성을 떨어뜨리는 원화 강세 현상 등도 대내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송준혁 KDI 연구위원은 “가계 부채가 700조원이 넘는 상황에서 금리를 1%만 올려도 상당한 규모의 가계 부담으로 이어진다.”면서 “전체 고용의 80% 이상을 책임진 중소기업들도 내년 상반기에 신용보증 만기연장 등의 조치가 끝나면 퇴출 위험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LG경제연구원은 이날 ‘2010 국내외 금융리스크’ 보고서를 통해 기업 부문, 특히 대기업집단(주채무계열)의 부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연구원에 따르면 상장기업 1341개사 중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율은 3·4분기 현재 34.5%로 지난해 4분기 43.0%보다 8.5%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41개 대기업집단 중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은 12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곳에 비해 5곳이 증가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을 나눈 것으로,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보여준다. 이자보상비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돈을 벌어 빚을 갚기에도 벅찬 상태라는 의미다. 연구원은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들은 지분 관계를 통해 서로 연결돼 있어 한 기업의 부실이 다른 기업의 동반 부실로 파급될 수 있다.”면서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대외적인 위험 요인으로 금감원은 세계경제의 회복 지연이나 재침체 가능성을, LG경제연구원은 선진국 국채시장의 불안정성을 각각 가장 먼저 꼽았다. 세계 경제의 더딘 회복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치명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국채시장이 불안해지면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돼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연구원은 “경기부양을 위한 선진국의 국채 발행이 늘어난 상황에서 투자자 신뢰가 떨어지면 신규 발행이나 연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내년에 일부 선진국의 신용등급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장세훈 김민희기자 shjang@seoul.co.kr
  • [한국형 원전 첫 수출] 한국형 원전 특징과 장점

    [한국형 원전 첫 수출] 한국형 원전 특징과 장점

    국제 원자력 기술을 도입한 지 반세기 만에 한국이 수출국 대열에 진입, 우리 원자력발전 기술력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2012년까지 한국 신형 원전인 ‘APR 1400’의 설계코드 등 원천기술을 확보하면 완전한 ‘기술 독립국’으로, 1200조원 규모의 세계 원전시장에서 주목받는 강자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 1959년 미국 연구용 원자로를 들여와 기술 연마를 시작했다. 20년 만인 1978년 국내 첫 원자력발전소 고리 1호기를 가동했다. 이로써 상업발전을 시작한 지 불과 31년 만에 원전 수출국이 된 것이다. 한국표준형 원전인 ‘OPR 1000’을 토대로 개발한 3세대 원전 ‘APR 1400’은 안전성과 경제성이 더 높아진 첨단 모델로 평가받는다. ●작년 원전 이용률 93%… 세계 1위 한국형 원전의 국제경쟁력은 풍부한 건설 경험과 최고 수준의 운영 기술로 집약된다. 우리 원전 이용률은 지난해 기준 93.3%로 세계 평균(79.4%)보다 13.9% 포인트나 높다. 경쟁국인 미국보다 2.4% 포인트, 프랑스보다는 17.2% 포인트, 일본과 비교하면 34.1% 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우리 원전 이용률은 6기 이상 원전보유국 16개국 중 단연 1위에 올라 있다. 고장정지율(건수로 환산)도 원전 1기당 평균 0.5건으로 미국(0.8건)과 프랑스(1.8건)보다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가 원전사고 발생국인 데 반해 한국은 고리 1호기 가동 이후 단 1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국가다. ●원전 설계-건설-운영 독자기술 구축 원전 건설의 기술자립도는 97%에 이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1979년 미 스리마일아일앤드(TMI) 사고와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사고를 계기로 원전 건설을 중단, 기술 발전의 침체기를 겪었다. 반면 한국은 이 기간에 지속적으로 원전 건설 경험을 축적함으로써 설계부터 건설, 운영 등 전 부문에서 고유기술을 확보했다. 그 결과 1998년 OPR 1000(울진 3호기)을 완성했고, 2002년에는 신형 APR 1400의 개발도 완료했다. 2013년 이후에는 1500㎿급 이상의 대형 원자로 ‘APR+’가 수출 전략형 모델이 될 전망이다. 지식경제부는 ‘APR+’ 모델 2기의 수출입 대체 효과는 6조원 안팎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원전 시공 기간은 한국이 세계 최고기록을 보유하는 부문이다. 미국 57개월, 프랑스 60개월, 러시아 83개월보다 1년 이상 단축해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설계 표준화와 신공법이 적용돼 OPR 1000은 52개월, APR 1400은 콘크리트 타설부터 상업운전까지 55개월을 기록하고 있다. 1000㎿는 48개월 이내로 단축됐다. 단축된 공기만큼 경제성은 높아졌다. APR 1400 기준으로 건설단가는 ㎾당 2300달러로 경쟁국보다 20% 이상 저렴하다. ●전 단계 공급 체인화 원전 수출에서 우리나라는 설계→제작→건설→연료→운영 및 유지보수까지 전 과정(Nuclear Life Cycle)에서 뛰어난 ‘공급 체인’을 보유하고 있다. 설계(한전기술), 기기제작(두산중공업), 건설(현대건설, 삼성물산), 핵연료(한전연료), 운영(한국수력원자력), 유지보수(한전KPS) 등 하나의 망을 구축하고 있다. 기술인력은 총 2만여명으로 충분한 규모를 자랑한다. 기술력과 경제성으로 따지면 한국 신형 원전의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2005년 원전 건설 지원을 밝힌 데 이어 프랑스, 일본, 러시아가 원전시장 선점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총체적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이은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원전 기술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는 이미 세계적 수준에 진입했다.”면서 “바이어 확보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정책·외교적 지원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서울신문 선정 2009년 국내외 10대뉴스

    서울신문 선정 2009년 국내외 10대뉴스

    2009년은 벽두에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데 이어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는 등 유난히 충격파를 던진 죽음이 많은 한 해였다. 강호순 사건 같은 강력사건과 연예계 성상납 같은 추문도 있었지만 남북이 2010 남아공 월드컵에 공동 진출하고, 한국이 2010년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는 등 한반도에 희망의 기운이 감돈 한 해이기도 했다. 국제적으로는 중국과 일본, 미국 등 한반도를 둘러싼 나라들이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고, 비록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지구가 겪고 있는 온난화라는 공통의 위기를 앞에 놓고 세계 각국이 머리를 맞대고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올해 10대뉴스를 국내와 국제 부문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국 내 김대중·노무현 前대통령 역사 뒤안길로 검찰수사를 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5월 고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한국 사회는 전에 없던 감정의 극한을 경험했다. 충격, 당혹, 참담, 분노, 연민…. 저마다 다르되, 복합적이었다. 8월에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영결식이 국장으로 치러졌다. 한국 현대사와 민주주의에서 그의 존재감이 어떠했는지…. 상실의 한 해였다. 미사일 발사·핵실험… 잇단 북한발 충격파 북한은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5월 2차 핵실험, 11월 대청해전을 유발하며 1년 내내 남한을 자극했다. 8월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12월에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이 이어졌다. 표면에 드러난 남북관계는 냉랭했지만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남북 비밀접촉설도 심심찮게 나돌았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17년만의 화폐개혁이 단행됐다. 용산재개발 철거민 참사… 보상문제 난항 1월20일 서울 용산 재개발지역 4층짜리 남일당 건물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졌다. 경찰이 철거민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옥상 망루에 불이 붙었고, 화재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경찰특공대를 투입한 것은 과도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용산 참사가 발생한 지 11개월이 지났지만 화재 원인, 강제 철거, 과잉 진압, 유족 보상 등을 둘러싼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세종시 원안수정 논란… 국론분열 양상 정운찬 국무총리가 9월 초 내정과 동시에 꺼낸 세종시 원안 수정 입장은 올 하반기 최대 뉴스로 떠올라 지금도 활화산이다. 충청권과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까지 수정 반대에 가세하면서 국론분열 양상으로 치달았고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 ‘대통령과의 대화’를 갖기에 이르렀다. 수정안 최종본이 발표되는 내년 1월11일 이후에도 메가톤급 뉴스로 위력이 계속될 전망이다. 내년 G20정상회의 서울유치 ‘국격 우뚝’ 내년 11월 세계인의 눈과 귀가 서울에 집중된다. 지구촌 최고의 20개 부자나라(G20) 정상들이 대한민국에 모두 모인다. ‘아시아의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서는, ‘경제올림픽’이 열리는 셈이다. 한국 외교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일대 사건이다. 지구촌 경제정책을 주도하고, 국격(國格)을 한 단계 끌어올릴 호기이기도 하다. 미디어법 등 입법전쟁… 난장판 국회 오욕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는 미디어법은 7월 여름 국회를 끝없는 파행으로 밀어 넣었다. 직권상정, 회의장 점거, 국회 경호권 발동, 의원직 사퇴, 재투표·대리투표 논란 등 입법부 파행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여야의 불신은 연말 예산안 심의로 이어졌다. 새해 예산안이 연내에 처리되지 못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준(準) 예산을 편성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나로호 궤도진입 실패… 절반의 성공 2009년 8월25일 오후 5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I)가 전 국민적 관심속에 우주를 향해 발사됐다. 자국 땅에서 자국의 로켓을 쏘아 올렸다는 데 의의를 가지며 우리나라 우주개발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하지만 한쪽 페어링(위성덮개) 미분리로 과학기술위성2호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데 실패함으로써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말았다. 인면수심 강호순·조두순 반인륜범죄 경악 올해도 반인륜적 강력 범죄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지난 1월 군포 여대생 피살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강호순은 미궁 속에 빠졌던 경기서남부지역 부녀자 연쇄살해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졌다. 2008년 12월 8세 여자 아이를 성폭행한 조두순은 징역 12년의 대법원 판결을 받았다. 국민들은 지나치게 낮은 형량에 분노했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을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 남아공월드컵축구 사상 첫 남북 동반진출 태극전사들은 1986년부터 월드컵 축구 본선 7회 연속 진출이라는 꿈을 일구며 국민들을 들뜨게 했다. 아시아예선을 무패(7승7무)로 마쳤다. 북한도 44년만에 본선에 올라 사상 처음으로 남북이 동반 진출하는 역사를 쓰게 됐다. 한국의 7연속 본선행은 브라질 등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번째 기록. 본선에서 한국은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와 B조에 편성됐다. 연예계 성상납 파문·잇단 자살 충격 지난 3월, 탤런트 장자연의 자살은 연예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충격을 던졌다. 신인 배우 장자연의 자살이 화제를 몰고 온 것은 자살에 이르게 한 원인이 연예계의 고질적인 성(性)상납과 매니저의 폭력 때문이었다는 유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4월과 11월에는 신인 배우 우승연과 모델 김다울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연예계가 깊은 슬픔에 빠지기도 했다. ■국 제 미국 첫 흑인 대통령 ‘오바마 시대’ 개막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이 취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월20일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이라크 주둔군 철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지시하는 등 의욕적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러시아, 유럽과 관계를 재정립하고 중동과 평화의 외교시대를 열었으며 이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글로벌 경제 회복… 두바이 사태 새 변수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앞다퉈 내놓은 경기부양책의 효과로 세계 경제는 지난 2년의 경기침체를 탈출해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세계 증시는 지난 3월 바닥을 찍은 뒤 상승랠리를 시작했다. 그러나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 정부가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을 6개월 유예해 달라며 채무상환 유예를 선언하면서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신종플루 대재앙… 208개국서 1만명 사망 지난 4월 멕시코의 작은 마을에서 처음 발생한 신종플루는 빠른 속도로 확산, 전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다. 현재까지 208개국이 넘는 국가에서 사망자수가 1만명을 넘었다. 빠른 확산속도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6월 신종플루에 대한 경보 단계를 최고수준인 ‘대유행’으로 격상했다. 각국은 치료제와 백신 비축에 나서는 등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GM·크라이슬러 등 美 자동차제국 몰락 세계 금융위기는 미국의 자동차 산업에도 큰 파장을 몰고 왔다. 미국 업계 1위인 제너럴모터스(GM)와 3위 크라이슬러가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잇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 세계는 자동차 제국의 몰락을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이후 GM은 파산법원의 주도로 감원과 채무 조정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착수해 ‘뉴 GM’을 출범시켰다. 리스본조약 발효… EU 27개국 정치 통합 27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연합(EU)의 미니 헌법인 리스본조약이 12월1일 발효했다. 이로써 경제통합에 이어 정치적 통합을 본격화한 ‘유럽 합중국’이 탄생했다. 회원국 만장일치제였던 의사결정 구도를 다수결로 변경, 정책결정의 효율성을 높였다. ‘EU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는 헤르만 판 롬파위 벨기에 총리가 당선됐다. 日 하토야마 집권… 54년만에 정권교체 ‘8·30 중의원 선거’로 1955년 이후 계속돼온 자민당 체제가 무너지고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다. 고이즈미 정권 시절 심화된 민심 이반은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자민당은 지난 2007년 7월 참의원에 이어 중의원까지 민주당에 내줬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새로운 일본’을 기치로 각종 개혁 정책을 추진, 의원 친족의 국회의원 입후보 제한 등 7가지 공약을 지켰다. 코펜하겐 기후회의 선진·개도국간 온도차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지난 7일부터 19일까지 열렸다. ‘선진국 책임론’을 내세우는 개발도상국과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선진국의 이견은 결국 제대로 된 정치적 합의조차 이루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194개 회원국 중 28개국만이 동의한 ‘코펜하겐 협정’은 내용면에서뿐만 아니라 절차상 문제를 갖고 있다. 中 신장위구르 유혈 충돌… 197명 사망 지난 7월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 수도인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발생한 대규모 유혈시위로 197명이 죽고 1700여명이 다쳤다. 수백년간 곪아온 중국 내 소수 민족의 분리 운동과 자본주의 도입 이후 이 지역 GDP가 2배 이상 늘었음에도 대부분의 부를 한족이 차지하는 현실이 맞물린 결과였다. 중국 정부는 지역 투자를 늘리는 등 ‘위구르 달래기’에 나섰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하늘나라로 마이클 잭슨이 지난 6월25일 자택에서 심장 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각종 추문과 건강에 대한 억측을 불식시킬 것으로 기대됐던 영국 런던에서의 컴백 공연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었다. 연예계 최대 뉴스메이커였던 만큼 사망소식은 각종 인터넷 검색 순위 1위를 장식했고, 사후에만 저작권료 등으로 100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이란대선 부정 의혹… 혁명이후 최대 시위 6월13일 실시된 제10대 이란 대선은 당선자가 발표되자 예상치 못한 후폭풍에 휩싸였다. 강경 보수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개혁파 미르 호세인 무사비 후보 간의 박빙이 예상됐지만 아마디네자드가 압승하자 무사비 지지자들은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개혁 진영의 결집으로 이어졌고 각지에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일어났다.
  • “올 미국시장 승자 현대車…내년 큰 도전에 직면할 것”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의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잇따라 한국 수출산업의 근간이 되고 있는 조선과 자동차 등 주요 업종의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도해 관심을 모은다. WSJ은 24일(현지시간)자에서 현대자동차가 올해 미국시장에서 판매를 늘리고 시장점유율을 높이며 승자로 떠올랐지만 내년에는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올 11월까지 미국에서 자동차 판매대수는 지난해보다 24%나 줄었지만 같은 기간 현대차의 판매대수는 40만 1267대로 지난해보다 6.2% 늘었다고 전했다.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도 4.3%로 1년전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WSJ는 이같은 현대차의 올해 선전은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업체들의 파산보호 신청에 따른 반사이익과 경기침체로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자동차를 찾는 알뜰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등 몇가지 일회성 요인들 덕이 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GM과 크라이슬러 등이 구조조정을 거쳐 안정되면서 잃었던 시장을 회복하려 나서고, 중고차 현금보상제의 종료와 경기가 서서히 나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밖에 현대차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으로 일본 등 다른 아시아 경쟁업체들에 비해 떨어지는 중고차 시세를 들었다. 오토모터스 리스 가이드에 따르면 2010년형 현대차의 3년뒤 중고차 시세는 신차의 43.2%로 혼다의 52.3%,닛산의 49.5%,도요타의 49.4%에 못미친다. WSJ는 현대차의 중고차 시세가 떨어지는 이유로 렌터카 업체나 대형 고객들에게 대량으로 차를 판매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신문은 현대차는 10년 또는 10만마일 보장이라는 마케팅전략과 경쟁차종에 비해 가격 대비 고급 사양이 그동안 통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가 올해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앞으로 2년간 에쿠스 등 7개의 신차를 미국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며 제네시스가 올 1월 북미 최고 차에 ‘깜짝’ 선정된 것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22일자에서는 세계 10대 조선소 중‘ 7개곳이 있는 한국 조선업계가 세계적인 선박 발주 급감으로 향후 몇년간 고용감소와 재정난을 피할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내 조선업계는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으며 내년 하반기부터 발주가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이라며 반박했다. 경제계에 영향력이 큰 WSJ가 한국 주요 산업과 관련해 다소 편향적이라는 인상을 주는 비관적인 기사를 잇따라 내보내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kmkim@seoul.co.kr
  • [키워드로 본 2009 문화] (6) 클래식 - 꽃미남 열풍

    [키워드로 본 2009 문화] (6) 클래식 - 꽃미남 열풍

    클래식 음악계의 ‘꽃미남 열풍’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됐다. 2009년 전체적인 공연계 불황에도 불구, 젊고 잘생긴 남성 연주자에 대한 관객들의 로망은 최고조에 달했다. 지난 3월 김선욱이 협연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정기 연주회, 4월 임동혁과 노던 신포니아의 공연 등은 마치 아이돌 가수의 공연장을 방불케 할 만큼 열기가 대단했다. 특히 6월 젊은 남성 연주자들로 구성된 디토 앙상블의 음악 축제 ‘디토 카니발’은 정점을 찍었다. 한국계 비올리스트 용재 오닐, 수필가 고(故) 피천득의 손자로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재키브, 일본 바이올린의 자존심 고토 미도리의 동생 고토 류 등은 실력만큼이나 출중한 외모로 여심을 자극했다. 그들의 매력은 클래식 문외한들마저 공연장으로 불러 모았을 정도였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이들의 사인을 받으려는 ‘오빠 부대’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물론 이같은 클래식계 꽃미남 열풍이 대중과 클래식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외모보다 내면적 깊이에 치중해야 할 클래식의 진정성이 퇴색될 수 있다는 ‘쓴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엄숙한 클래식 공연장이 다소 번잡해질 수 있다는 비아냥도 있었다. 이같은 꽃미남 열풍에도 불구, 클래식 공연시장은 다소 주춤했다. 상반기 경기 불황이 가장 큰 이유였다. 정명훈이 지휘할 예정이었던 프랑스 라디오 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미국 신시내티 심포니,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이 비용 문제로 줄줄이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또 하반기에는 신종플루가 확산, 밀폐된 공간에 대한 관객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관객 수가 크게 줄어들기도 했다. 반면 비용 문제에 대한 부담이 덜한 중소 공연은 상대적인 호황을 누렸다. 리처드 용재 오닐의 독주회(1월), 첼리스트 양성원 리사이틀(9월), 사라 장 리사이틀(12월), 스테판 재키브 독주회(12월) 등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가득 찼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국내기업 체격 ‘쑥’ 체력은 ‘뚝’

    국내기업 체격 ‘쑥’ 체력은 ‘뚝’

    국내 기업들이 꾸준한 매출 증가에도 불구, 고용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를 꺼린 채 은행에 장기예금 등을 쌓아둬 향후 성장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20일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 546개사의 직원 수는 지난 3분기 말 현재 83만 1731명이다. 이는 지난해 말 83만 3336명보다 0.2%, 5년 전인 2005년의 84만 8623명에 비해서는 2% 줄어든 것이다. 반면 이들 기업의 매출은 20 05년 603조 4663억원에서 지난해 796조 6955억원으로 24% 증가했다. 매출과 고용이 엇박자를 나타내는 가장 큰 원인은 생산성 향상을 추구하는 기업의 경영전략 등 구조적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삼성전자 등 국내 주력 기업 상당수가 고용 유발계수가 낮아 매출이 늘어도 고용은 좀처럼 증가하지 않는 정보기술(IT) 관련 업체다. 고용 유발 효과가 큰 건설·금융·서비스업은 금융위기 이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대기업들이 해외 현지공장을 늘리는 것도 고용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내년에도 기업 자체 실적은 증가해도 고용 증가는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한국은행에 따르면 민간 기업들의 예치기간 1년 이상 장기 저축성 예금은 9월 말 현재 103조 76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78조 9233억원보다 무려 31.5% 급증했다. 예금 규모와 증가율 모두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기업들은 지난해 9월 이후 1년간 회사채 발행 및 은행 대출 증가액만 67조 753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올 들어 9월까지 명목 설비투자액은 68조 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1조 1428억원보다 4.4% 줄었다. 이 같은 감소율은 2001년(-8.5%) 이후 최대다. 기업들이 조달 자금을 투자 등에 적극 투입하지 않고 쌓아둔다는 얘기다. 이는 기업 및 제품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융위기로 자금 사정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해 대기업 위주로 여유 자금을 미리 확보한 것 같다.”면서 “기업 투자가 고용으로 연결돼 성장·투자·소비의 연관관계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CEO 칼럼] 한국의 여풍(女風)과 미래/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CEO 칼럼] 한국의 여풍(女風)과 미래/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검찰에 부는 ‘여풍(女風)’이 검사에 이어 수사관까지도 확대되어 올해 채용된 검찰 수사관 중 40%가 여성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사법시험·행정고시 여성합격률은 거의 절반에 육박하고, 외무고시 합격률은 65%에 이른다고 하니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세계 피겨스케이팅의 여왕 김연아, 미국 여자프로골프의 새로운 여제 신지애, 신궁에 가까운 올림픽 여자 양궁팀 등 세계 스포츠계뿐만 아니라 키 크는 유전자의 비밀을 풀어내 노벨과학상 수상에 근접한 김빛내리 교수 등 세계 과학계에 불고 있는 한국의 여풍도 이제 그리 새삼스럽지만은 않다. 하지만 아직 한국사회 전반에서, 특히 경제에 있어서의 여성의 역할과 리더십 발현은 그리 활발하지 못한 것 같다. 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경제활동참여율은 남성이 70%대인 데 비해 여성은 40%대여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고, 1000명 이상 대기업의 경우 여성 관리자직의 비율은 약 11%, 여성임원 비율은 약 3%대에 불과하다고 한다. 세계 경제흐름에서 우리나라가 미래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경제 전반에서 여성들의 역할과 리더십 발현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우수한 양질의 인력자원 측면에서 여성 인력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거의 세계 최저인 출산율과 함께 매우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이제 막 시작돼 2011년에는 우리 인구의 15%인 약 700만명이, 2021년에는 30%인 약 1600만명이 정년퇴직 예정이라고 한다. 인력 수급상 출산율이 상승한다 하더라도 경제에 필요한 인력이 바로 보충되지는 않을 것이며, 가까운 일본의 예처럼 심각한 경제침체 시기가 도래하는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때 양질의 여성인력은 한국의 경제를 짊어지는 주인공이자 주춧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번째로는 훌륭한 여성 지도자 배출과 여성적 리더십 발현도 중요하다. 지금은 디지털이 세계를 지배하고, 강력함보다는 유연성, 획일성보다는 다양성, 부드러움, 섬세함, 감성,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대이다. 이것이 바로 포용, 섬김, 배려 등의 여성적 감성을 강조하는 ‘여성 리더십, 핑크 리더십’이 주목받는 이유라고 한다. 미국의 한 흥미로운 데이터에 따르면 포천 500대 기업 중 여성임원이 있는 3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 임원이 많은 기업군이 적은 기업군보다 자기자본이익률과 총수익률이 5%, 30% 높게 나왔고 경기 침체기에 실적도 상대적으로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여성 인력 활용이 부진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기업과 국가가 앞으로 발전할 여지가 많다는 기회요인으로 볼 수 있다. 얼마 전 국내 한 여대에서 특강을 요청받아 한창 젊음을 만끽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여대생들을 만나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날 학생들에게 시대적 흐름에 따른 여성리더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창의적 사고와 호기심을 갖고 끊임없이 지식을 탐구해 미래 한국의 여성 리더, 나아가 세계적 변화의 흐름인 동북아 중심 세계 경제의 주역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이날 참석한 여러 젊은 여학생들의 당차고 밝은 모습을 보면서 한국의 밝은 미래를 함께 보는 것 같아 참 기쁜 마음이 들었다. 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 [열린세상]一防 一廣 一創 /오영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열린세상]一防 一廣 一創 /오영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무거운 마음으로 시작한 2009년도 거의 저물고 곧 2010년을 비출 태양이 떠오를 참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대로를 달리는 자동차와 종종걸음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새해를 향한 질주가 벌써 시작된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되돌아보면 올 한 해 우리는 꽤나 긴 침체의 터널을 지나왔다. 작년 9월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번지기 시작하면서 성장률은 뒷걸음질쳤고 무역규모는 축소됐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어둠의 통로에는 아직 확실한 빛이 비쳐들지 않고 있다.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어둠 속에서 우리 경제의 앞길을 비춘 것은 수출이었다. 수출은 지난 11개월간 3275억 달러를 기록, 작년 이맘때보다 17.1%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감소율이 커 보이지만 일본·타이완 등 경쟁국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고, 감소세도 시간이 흐를수록 완화되고 있다. 미국의 세계적인 경제분석 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는 오히려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사상 최초로 3%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할 정도다. 문제는 내년이다. 많은 경제기관들은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2010년 세계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를 점치면서도 여전히 더블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수출 부문 역시 원화가치, 국제유가, 금리가 오르는 ‘3고(高)’로 인해 우리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해외수요가 회복되더라도 중국·인도 등 브릭스(BRICs)와 동남아·카자흐스탄 등으로 대표되는 포스트-브릭스가 급성장하면서 시장확보 경쟁도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그래도 믿을 것은 수출뿐이다. 우리는 지난 1964년 수출 1억 달러를 돌파한 지 불과 42년 만에 2000억 달러, 다시 2년 뒤 3000억 달러 고지에 올라섰다. 2000억 달러에서 3000억 달러까지 미국·독일 등 선진국이 6년, 일본이 12년이 걸렸던 것을 불과 2년 만에 해냈다. 2010년에는 수출이 41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고, 이런 추세라면 ‘교역액 1조 달러 시대’도 멀지 않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회복하고 경제성장률이 4%를 넘으려면 절대적으로 수출의 힘을 빌려야 한다. 경인년 새해는 굳히고(防), 넓히고(廣), 만드는(創) 한 해가 되어야 한다. 첫째, 굳혀야 한다. 수출 저변을 확대하고 수출 인프라를 강화함으로써 세계 수출 10강,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3%, 중소기업 수출비중 40%를 굳건히 지켜야 한다. 둘째, 넓혀야 한다. 지난 상반기, 중국 내수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한 여세를 몰아 앞으로는 자유무역협정 체결국인 인도와 아세안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 남아공 월드컵, 상하이 엑스포, 광저우 아시안 게임 등 지구촌 이벤트를 십분 활용하고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개최에 따른 ‘코리아 프리미엄’을 경쟁력 제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셋째, 만들어야 한다. 정보기술(IT)·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 더해 전기차·비휘발성 메모리·원전·항공 등 차세대 산업을 육성하고 바이오·LED·로봇 등 신성장동력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특히 지구온난화, 포스트 교토 체제, 고유가에 대비해 녹색산업을 새로운 경쟁 패러다임으로 설정해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의료·관광, 한류·IT 등 융·복합 서비스 산업과 제품·서비스가 결합된 복합시스템 서비스산업의 수출길을 닦아야 한다. 원고를 마무리하는 이 시간,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바라보는 2009년의 밤은 도로를 밝히는 가로등과 자동차 불빛, 그리고 도시를 점령한 어둠의 힘겨루기 속에 점점 깊어만 간다. 문득, 환하게 제 몸을 밝힌 남산 타워가 눈에 들어온다. 부디 내년에는 수출이 굳히기·넓히기·만들기에 성공해 우리 경제가 저 남산 타워처럼 세계 속에 우뚝 서기를 소망한다. 오영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 2009 영화계,’자신감’ 회복 ‘고질병’ 여전

    2009 영화계,’자신감’ 회복 ‘고질병’ 여전

    2009년 한국영화는 경기침체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빛났지만 그 이면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로 몸살을 앓았다. 천만관객을 동원한 ‘해운대’와 독립영화 붐을 일으킨 ‘워낭소리’ 그리고 한국영화들이 전반적으로 고른 흥행을 거두며 뜻 깊은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해운대’는 천만 관객의 영광 뒤에 불법유출과 불법다운로드에 시달렸고 ‘집행자’는 교차상영에 설 곳을 잃었다. 올 한 해 한국영화가 거둔 성과와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을 짚어봤다. ◆ 한국영화, 자신감 회복 올 한해 영화계의 가장 큰 이슈는 천만 영화의 재탄생이다. ‘해운대’는 국내 최초의 재난영화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을 뿐만 아니라 흥행에서도 1000만 관객을 넘어서며 대박을 터뜨렸다. ‘해운대’ 외에도 비인기 스포츠종목인 스키점프를 재조명하며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킨 ‘국가대표’가 850만 관객을 동원하며 작품성과 흥행 두 마리 토기를 잡았다. 또 참신한 소재의 코미디 ‘과속스캔들’도 8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코미디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 주목할 것은 두세 편만이 대박을 거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고른 활약을 펼쳤다는 점이다. 올 한 해 100만을 넘긴 영화가 20여 편에 달하고 이중 300만을 넘어선 영화도 8편에 달한다. 장르도 코믹, 다큐멘터리,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등 다양했다. 영화평론가 심영섭 씨는 “최근 2~3년간 침체기를 겪었던 한국영화가 자신감을 회복한 한 해였다.”며 “관객의 취향이 다변화되면서 독립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제작됐고 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특히 다큐멘터리 ‘워낭소리’는 300만 관객을 넘어서며 독립영화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똥파리’는 각종 해외영화제에서 20관왕을 달성하는 등 한국영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인디스토리의 곽용수 대표는 “‘워낭소리’와 ‘똥파리’를 통해 독립영화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작은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과거에 비해 제작이 유연해졌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 불법과 교차상영으로 얼룩진 한 해 이렇듯 연일 기분 좋은 소식이 들려왔지만 종종 터지는 안타까운 사건들이 여전히 한국영화계의 골칫거리로 남아있다. ‘해운대’는 영상이 불법 유출돼 해외시장에서 큰 타격을 입었고 ‘박쥐’ 역시 북미에 DVD출시를 며칠 앞두고 영상이 유출됐다. 이에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지난달 11일 불법다운로드 근절을 위해 저작권 보호 기술인 DNA 필터링기술 채택을 의무화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불법다운로드 및 영상유출은 영화계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구체적인 대응방안이 나오고 있지만 극장 교차상영 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새로운 짐이 더해졌다. ‘하늘과 바다’는 교차상영 문제로 작품을 극장에서 회수했고 ‘집행자’ 역시 꾸준한 흥행에도 교차상영의 설움을 겪으며 제작사 대표와 감독이 삭발투쟁을 벌였다. 반대로 할리우드 대작 ‘2012’는 전체의 50%에 육박하는 900여개까지 상영관을 확보하며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렇다보니 극장과 연계된 대형배급사가 흥행을 좌지우지 한다는 소리가 나올 만도 하다. 영화 평론가 강유정 씨는 “몇 년 전만해도 단관개봉은 있었어도 교차상영이 이렇게까지 만연하진 않았다.”며 “교차상영은 관객들의 볼 권리를 빼앗는다. 개봉관이 적더라도 교차상영을 하지 않고 상영기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웰메이드 상업영화가 자리 잡았고 걸출한 신인감독의 등장과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고른 성적을 거두는 등 한국영화가 고르게 균형을 잡아간 한 해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불법다운로드나 배급사의 파워 그리고 할리우드 대작 몇 편에 한 해 영화계가 좌지우지되기도 하는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점은 남아 있다.”고 한 해를 돌아봤다. 사진 = 각 영화 포스터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신용카드 포인트 기부족 늘어난다

    신용카드 포인트 기부족 늘어난다

    회사원 김지영(34)씨는 한해 동안 쌓인 신용카드 포인트 중 6만원을 떼어 한 영아원에 기부했다. 포인트 기부는 벌써 3년째.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금액도 차츰차츰 늘었다. 김씨는 “커피 살 때 할인 받는 것을 몇 번 포기하면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친구 권유에 시작했는데 매년 하게 된다.”면서 “솔직히 현금을 내는 것보다는 덜 부담스럽지만 좋은 소비를 했다는 자부심은 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용카드를 쓰면서 생기는 포인트를 아름답게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시나브로 늘어난 포인트를 남을 돕는 데 쓰는 ‘포인트 기부족’이다. 2001년부터 각 카드사가 시작한 포인트 기부를 통해 올해까지 모은 금액은 총 57억원. 해가 갈수록 현명한 기부도 늘어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2005년 6월에 만든 기부포털사이트 ‘아름인(www.arumin.co.kr)’을 통해 고객들이 기부한 포인트가 지난 15일 30억원을 돌파했다. ‘아름인’은 포인트 기부를 원하는 회원과 기부받기를 원하는 400여개의 단체를 연결해 주는 사이트다. 자선·사회참여·정치후원 등 기부의 방법도 다양하다. 신한카드 측은 “한번 기부한 사람은 다음해 비록 적은 액수라도 계속 기부하는 게 특징”이라고 밝혔다. 국내 포인트 기부제도는 2000년에 등장했다. 하나카드가 2000년, 외환카드가 2001년 시작했다. 하나카드는 굿네이버스 등 자선단체에 직접 기부하는 방식을 택했다. 외환카드는 ‘사랑의 물주기 행사’라는 이름을 붙여 심장병 어린이들의 수술비를 지원했다. 삼성카드도 2003년부터 ‘사랑의 펀드’라는 이름으로 백혈병 어린이 돕기와 다문화가족, 저소득층 어린이 후원사업 등을 펼쳤다. 하지만 2004년 카드 대란을 겪으면서 줄어든 카드 수만큼 카드포인트 기부도 침체기를 맞았었다. 다행히도 최근 들어 경기 하락에도 불구하고 카드 포인트 기부는 더 힘을 받는 분위기다. 비씨카드는 이달 초 역대 최고액인 8000만원의 포인트 기부금을 모았다. 홈페이지를 통해 일년 내내 포인트를 모았기 때문이다. 지난 4년간 모은 금액을 합치면 3억 7900만원에 이른다. KB카드도 국민은행 홈페이지 ‘포인트리 빌리지’에서 포인트 상시기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유니세프, 사랑의열매 등 고객이 희망하는 단체에 포인트를 기부할 수도 있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도 각각 17일과 23일 포인트 기부에 뛰어든다. 현대카드는 고객들이 모아준 포인트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롯데카드도 난치병 어린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등에 포인트를 기부할 예정이다. 실제로 카드 소유자가 모르는 사이 한해에 사라지는 카드 포인트는 적지 않다. 지난해 말 국내 카드 소유자들이 보유 중인 카드포인트를 돈으로 환산하면 1조 5540억원. 이중 62.7%인 9751억원 규모의 포인트는 가맹점에서 할인이나 쇼핑 등의 용도로 재사용된다. 하지만 전체의 8.9%인 1380억원어치의 포인트는 자동 소멸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5년이 지나면 카드포인트가 소멸된다.”면서 “없어질 포인트라면 기부에 사용하는 것도 지혜로운 소비”라고 말했다. 기부에 사용한 포인트는 연말정산 대상이다. 유영규 김민희기자 whoami@seoul.co.kr
  • 구로디지털단지 미국에 수출된다

    구로디지털단지 미국에 수출된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서울디지털산업단지(구로 디지털단지)가 미국 네바다주 헨더슨시에 수출된다. 국내 산업단지를 모델로 한 산업단지가 구미 시장에 둥지를 트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구로구에 따르면 구로 디지털단지가 국내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 입주 정보통신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수출실적을 올리더니 최근에는 구로 디지털단지를 모델로 한 ‘K-디지털밸리’를 미국 네바다주의 헨더슨시에 조성하는 내용의 경제합의서가 체결됐다. ●네바다주 남부에 수출 전진기지 구축 지난 10일 구로구는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헨더슨시와 구로 디지털단지의 미국 진출을 위한 전략적 경제합의서를 체결했다. 합의서는 합작투자계약 이전 단계로 상호양해각서(MOU)와 비슷한 구속력을 갖는다. 구는 합작투자계약이 성사될 때까지 관내 기업을 대신해 헨더슨시와 협상을 벌이게 된다. 아울러 헨더슨시 청사 내에 공식사무실을 마련해 관내 기업의 미국 진출을 돕게 된다. 합의서에는 구로 디지털단지 내 업체가 입주 가능하도록 헨더슨시에 K-디지털밸리를 조성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미국에 진출하는 구로 디지털단지 내 기업에 세금 면제와 무료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 밖에 통합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 설치, 핸더슨시와 연계한 미국 현지 영어교육프로그램 실시 등의 내용이 열거됐다. 계획대로라면 두 도시는 앞으로 실무 교섭팀을 꾸려 K-디지털밸리의 위치, 규모, 진출 기업 등에 대해 세부협의를 진행하게 된다. 외국기업 유치를 희망하는 헨더슨시와 지역 업체들의 해외진출을 원하는 구로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K-디지털밸리가 조성되면 구로 디지털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은 해외 진출의 전진 기지를 얻게 된다. 이는 미국시장 진출을 염원하는 입주 업체들에 달콤한 수출 촉매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헨더슨시는 IT분야 성장 전망 높아 헨더슨시는 미국 서남부 네바다주에서 라스베이거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다. 면적은 286㎢에 불과하지만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도시 중 하나다. 또 친환경에너지사업인 태양광·열에너지사업과 IT분야에서 성장전망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매년 6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교통 요충지이기도 하다. 헨더슨시에선 이번 합의서 체결을 위해 앤디 하펜 시장과 밥 쿠퍼 경제개발 최고 책임자 등이 한국을 찾았다. 하펜 시장은 “관내에 123㎡ 규모의 산업단지 개발계획을 갖고 있다.”며 “북서쪽에 매캐런 국제공항이 위치하고 지역 평균소득이 6만달러를 넘는 등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상호합의서의 내용이 아직 법적 계약의 효력을 갖지 못해 추후 합작투자 계약 등이 필요한 상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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