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한국 침체
    2026-04-01
    검색기록 지우기
  • 청와대 회담
    2026-04-01
    검색기록 지우기
  • 장바구니
    2026-04-01
    검색기록 지우기
  • 사이버수사대
    2026-04-01
    검색기록 지우기
  • 미국 민주당
    2026-04-0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963
  • M&A 카운트다운… 증권업계 지각변동

    M&A 카운트다운… 증권업계 지각변동

    경기 부진과 과당경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업계에 지각 변동이 현실화될 조짐이다. 대형 업체들이 인수합병(M&A)의 매물로 나왔거나 나올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한계에 다다른 기업들을 정리하기 위해 M&A 등에 대한 장려책을 내놓았다. 현재 국내 증권업계는 2008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계기로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 62개의 과포화 상태다. 하지만 거래량 감소 등으로 수익성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향후 관건은 지각 변동의 폭과 깊이다. 첫 신호탄은 우리투자증권으로부터 나온다. 우투증권은 16일 본입찰 접수를 마감한다. 현재 NH농협금융과 KB금융, 대체투자전문사인 파인스트리트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우투증권은 자산규모 기준으로 업계 1위다. NH농협금융과 KB금융은 각각 NH농협증권과 KB투자증권을 보유하고 있다. 어디가 됐든 인수와 동시에 업계 1위로 뛰어오른다. 새로운 메가톤급 매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은 자산규모 4위의 현대증권이다.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현대상선은 지난 12일 현대증권 지분(22.43%) 매각을 포함해 다양한 자구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KDB대우증권(자산규모 2위)도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통합하는 내년 7월 이후 대략적인 매각 시점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동양증권도 최근 법원이 조기 매각을 인가했다. 동양증권이 자산규모 기준 10위인 것을 감안하면 ‘톱10’ 증권사 4곳이 M&A의 실질적 혹은 잠재적 매물이 되는 셈이다. 이 외에 아이엠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 소형 증권사들이 매물로 나와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15일 ‘증권회사 M&A 촉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시행된다. 증권사를 인수하면 투자은행(IB) 지정의 자기자본 기준을 낮춰주는 등 혜택을 주는 대신 실적이 부진한 증권사는 적기시정조치 요건을 강화하는 등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겠다는 게 골자다. 금융위는 현재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일 경우에만 IB 지정이 가능했던 것을 앞으로는 M&A를 통해 자기자본이 5000억원 이상 증가하면 자기자본이 2조 5000억원만 돼도 IB 업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우투증권,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삼성증권 등 기존 5개사 외에 신한금융투자(2조 2000억원), 미래에셋증권(2조 1000억원), 대신증권(1조 6000억원), 하나대투증권(1조 6000억원) 등도 M&A를 통해 IB로 직행할 수 있다.하지만 증권사 M&A가 활발하게 추진돼 새 주인을 쉽게 찾을 수 있을지는 전망이 엇갈린다. 증권업계가 증시 침체와 거래 감소, 채권 손실 등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증권사를 인수하려는 매수자가 좀체 나서기 어려운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의 인센티브도 이런 사정을 알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의 가장 큰 수익원인 수수료 수입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익 악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서 섣불리 M&A를 추진하기란 어떤 증권사를 막론하고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M&A 카운트다운… 증권업계 지각변동

    M&A 카운트다운… 증권업계 지각변동

    경기 부진과 과당경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업계에 지각 변동이 현실화될 조짐이다. 대형 업체들이 인수합병(M&A)의 매물로 나왔거나 나올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한계에 다다른 증권자들을 정리하기 위해 M&A 등에 대한 장려책을 내놓았다. 현재 국내 증권업계는 2008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계기로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 62개가 난립해 있다. 하지만 거래량 감소 등으로 수익성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향후 관건은 지각 변동의 폭과 깊이다. 첫 신호탄은 우리투자증권으로부터 나온다. 우투증권은 16일 본입찰 접수를 마감한다. 현재 NH농협금융과 KB금융, 대체투자전문사인 파인스트리트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우투증권은 자산규모 기준으로 업계 1위다. NH농협금융과 KB금융은 각각 NH농협증권과 KB투자증권을 보유하고 있다. 어디가 됐든 인수와 동시에 업계 1위로 뛰어오른다. 새로운 메가톤급 매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은 자산규모 4위의 현대증권이다.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현대상선은 지난 12일 현대증권 지분(22.43%) 매각을 포함해 다양한 자구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KDB대우증권(자산규모 2위)도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통합하는 내년 7월 이후 대략적인 매각 시점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동양증권도 최근 법원이 조기 매각을 인가했다. 동양증권이 자산규모 기준 10위인 것을 감안하면 ‘톱10’ 증권사 4곳이 M&A의 실질적 혹은 잠재적 매물이 되는 셈이다. 이 외에 아이엠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 소형 증권사들도 매물로 나와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15일 ‘증권회사 M&A 촉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시행된다. 증권사를 인수하면 투자은행(IB) 지정의 자기자본 기준을 낮추는 등 혜택을 주는 대신 실적이 부진한 증권사는 적기시정조치 요건을 강화하는 등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겠다는 게 골자다. 금융위는 현재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일 경우에만 IB 지정이 가능했던 것을 앞으로는 M&A를 통해 자기자본이 5000억원 이상 증가하면 자기자본이 2조 5000억원만 돼도 IB 업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우투증권,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삼성증권 등 기존 5개사 외에 신한금융투자(2조 2000억원), 미래에셋증권(2조 1000억원), 대신증권(1조 6000억원), 하나대투증권(1조 6000억원) 등도 M&A를 통해 IB로 직행할 수 있다.하지만 증권사 M&A가 활발하게 추진돼 새 주인을 쉽게 찾을 수 있을지는 전망이 엇갈린다. 증권업계가 증시 침체와 거래 감소, 채권 손실 등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증권사를 인수하려는 매수자가 좀체 나서기 어려운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의 인센티브도 이런 사정을 알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의 가장 큰 수익원인 수수료 수입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익 악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서 섣불리 M&A를 추진하기란 어떤 증권사를 막론하고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긴~불황 탈출… 조선사 “응답하라 2007”

    긴~불황 탈출… 조선사 “응답하라 2007”

    국내 ‘빅3’ 조선사가 올해 수주 목표액을 거뜬히 달성하며 긴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경쟁사들이 여전히 침체된 가운데 제각각 선종에 따라 독점적 수주 실적을 보이며 2007년 조선업계 황금기에 버금가는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3일 글로벌 해운그룹인 BW사로부터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1척과 석유제품운반선 2척을 각각 수주했다고 밝혔다. 수주액은 3억 달러(약 3159억원)에 이른다. 이로써 삼성중공업은 올해 LNG-FSRU 2척, LNG선 12척 등을 수주하며, 고부가가치를 지닌 LNG선 시장에서만 30억 달러가 넘는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발주된 LNG선 36척 중 3분의1 이상을 수주한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액 130억 달러의 97%인 126억 달러를 수주했다. 해양 플랜트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는 삼성중공업은 연말에 드릴십 1~2척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컨테이너선 36척, LNG 등 가스선 41척, 가스생산 플랫폼 1기 등을 수주해 목표액 238억 달러 중 98%인 233억 달러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전통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 캐나다로부터 12억 달러에 이르는 1만 4000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단위)급 컨테이너선 10척을 한꺼번에 수주했고, 중국으로부터는 1만 84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를 통해 세계 최대 상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목표액 130억 달러 가운데 92%인 120억 달러 수주를 넘어섰다. 특히 상선과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고르게 안정된 성적을 내는 동시에 특수선 부문에서 돋보이는 수출 실적을 내고 있다. 노르웨이의 군수지원함, 태국의 호위암, 인도네시아의 잠수함 등 군용선은 상선과 달리 꾸준히 정비 지원이 필요하고, 군사 작전상 계속 동일 체계의 함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대우로선 향후 지속적인 수주가 가능하다. 이들 3사의 올해 총수주액은 479억 달러로, 연말까지 각자 목표액을 초과 달성하면 6년 만에 500억 달러 수주 돌파도 가능하다. 특히 3사는 올해 세계에서 발주된 드릴십 13척을 싹쓸이한 만큼 내년에도 이어질 해양설비 부문의 호황에 거는 기대가 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사실 내년 세계 조선업계 전반의 경기는 여전히 침체 국면이지만, 올해처럼 유독 한국에 주문이 몰리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8) 중앙은행은 왜 가계부채·기업부채·부동산에 관심 갖나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8) 중앙은행은 왜 가계부채·기업부채·부동산에 관심 갖나

    2008년 미국의 투자은행(IB)인 리먼브러더스가 도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그로부터 5년이 넘게 지났지만 세계경제는 아직까지도 그때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미국, 유로 지역, 일본 등 3대 경제권의 중앙은행이 모두 사실상 ‘제로(0) 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의 징후는 뚜렷하지 않다. 금융 및 자본 거래가 전 세계에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상황에서 대형 금융기관이 도산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금융 안정의 중요성을 새로 깨닫게 해주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단순히 금융 안정의 중요성만 일깨운 것이 아니라 ‘금융 안정을 어떻게 달성해 나갈 것인가’에 관한 일반의 인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사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주요국의 금융감독 당국은 개별 금융기관의 경영 상황을 점검하는 미시 건전성을 중시해 자국 소재 대형 금융기관의 경영지표를 양호한 수준에서 유지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예를 들어 총자산수익률(ROA), 자기자본수익률(ROE) 등 수익성 지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등 자본적정성 지표, 유동성 비율 등 유동성 지표 등이 양호하다면 해당 금융기관의 경영 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판단했다. 더 나아가 이런 금융기관들로 구성되는 전체 금융시스템 역시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간주했다. 하지만 리먼브러더스의 경우 도산하기 직전까지도 각종 경영 건전성 지표는 양호했다. 위험으로 치닫고 있음이 경영 건전성 지표만으로는 설명이 안 됐던 것이다. 이런 사실은 ROA, BIS 비율 등으로 나타나는 미시 건전성을 중요시하는 금융감독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다. 리먼브러더스 파산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개별 금융기관이 금융시스템 내부에서 복잡하게 서로 얽혀(상호연계) 있다는 점을 새롭게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이를 통해 개별 금융기관의 건전성에만 초점을 맞춘 미시 건전성 금융감독만으로는 금융안정을 달성하기에 불충분하며, 금융시스템을 둘러싸고 있는 거시경제 여건도 상시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교훈도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 BIS 등 국제기구와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금융안정을 어떻게 달성해 나갈 것인가’라는 오래된 과제에 대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고 치열한 고민을 거쳐 ‘거시 건전성’이라는 새로운 개념에 주목하게 되었다. 거시 건전성이란 금융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주는 금융시스템 내의 취약 요인 또는 가계·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같은 거시경제 차원의 개념이다. 리먼브러더스의 도산은 미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함께 과도하게 이뤄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부동산 담보대출)로부터 촉발됐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과도한 경기순응적 대출(경기가 좋으면 대출을 늘리고 경기가 나쁘면 대출을 줄이는 것)이 대규모로 부실화하면서 주택 등 부동산의 가격 급락과 함께 금융 안정의 기반을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졌던 것이다. 더욱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저소득 가계의 주택 매입 수단으로 도입되었다. 이 사실은 거시경제의 주체인 가계의 재무 건전성이 주택시장을 경유해 결국에는 금융 안정 여부를 결정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리먼브러더스 도산이 전 세계적인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되었다는 사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각종 파생상품들이 여러 단계를 거쳐 대량으로 거래되는 과정에서 세계 금융이 서로 복잡하게 연계되어 있음을 실증적으로 증명하였다.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의 바탕에 깔려 있는 경기순응적인 금융기관의 영업 행태, 그리고 파생상품 등을 매개로 한 금융기관 간 또는 국가 간의 상호연계성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금융위기를 예방할 수 없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경기순응성과 상호연계성이 높아진 환경에서 거시 건전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 여부가 시간을 두고 금융 안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금융 안정을 달성해야 하는 중앙은행의 역할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전통적으로 중앙은행은 금융 안정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로서, 자금이 부족한 금융기관에 자금을 지원하는 ‘최종 대부자’(The Lender of Last Resort)의 역할을 해 왔다. 금융 불안이 발생한 후에는 돈을 찍어내는 발권력을 바탕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주된 역할로 인식되어온 측면도 있다. 그러나 거시 건전성이 금융 안정의 필수요건으로 인식된 이후에는 최종 대부자로서의 사후적인 역할 이외에 거시경제 여건 변화가 금융 안정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미리 포착해 금융 안정이 저해될 수 있는 소지를 방지해야 하는 사전적인 역할도 중앙은행의 중요한 기능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최근 들어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이런 새로운 역할, 즉 거시경제 여건 변화가 금융 안정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조기 경보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금융안정보고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가계와 기업 등 경제 주체의 재무 건전성과 함께 은행, 비은행금융기관 등 금융시스템을 구성하는 주요 금융기관들의 경영 건전성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특정 시점에 있어서의 잠재 위험 요인을 식별하고 그 영향을 분석·보고한다. 한국은행도 2003년부터 연 2회 금융안정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특히 2011년 개정된 한은법에서는 한은의 목적으로 기존의 ‘물가 안정’ 외에 ‘금융 안정’을 추가했다. 또 한은이 연 2회 이상 금융안정보고서를 작성해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인 국회에 제출·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쏙쏙 경제용어] ■국제결제은행(BIS·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중앙은행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1930년 스위스 바젤에 설립된 국제기구다. 통화정책, 금융감독, 지급결제 등에 관해 각국 중앙은행에 대한 지원 및 연구를 수행하고 국제적인 규제를 협의한다.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에서는 은행 건전성 강화를 위해 BIS 자기자본비율 등 규제를 제정했다. ■경기순응성(pro-cyclicality) 개별 금융기관들이 경기 동향에 편승해 대출 등을 할 때 한쪽 방향으로 쏠리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경기순응성은 경기의 변동폭을 확대시키고 심한 경우 주택가격 급등락 등 거시경제의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경기 상승기에는 은행 대출이 증가하고, 이는 다시 경기 상승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낳는다. 반대로 경기 하락기에는 은행 대출이 감소해 경기가 더욱 위축된다. 경기순응성으로 인해 부동산시장 거품이나 해외 자본의 급격한 유입이 발생할 경우 거시경제의 잠재적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 당국은 경기순응성을 완화시키기 위해 ‘경기대응 완충자본’ 적립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 이자 부담에 더 팍팍해진 저소득층

    이자 부담에 더 팍팍해진 저소득층

    저소득층의 금융이자 부담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 중 1분위(소득 최하위 20%)에 해당하는 계층의 이자상환비율은 3.52%를 나타냈다. 2분기와 같은 수치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2개 분기 연속 기록한 것이다. 이자상환비율은 가처분소득에서 이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3분기 우리나라 2인 이상 가구 전체의 이자상환비율은 2.69%였다. 2분위(소득 20~40%)는 2.84%, 3분위(소득 40~60%) 2.74%, 4분위(소득 60~80%) 2.81%, 5분위(최상위 20%) 2.40% 등이었다. 1분위 계층의 이자상환비율은 2008년 3분기 1.79%에 불과했지만 2009~2010년 2%대를 기록한 후 2011년 이후 3%대로 올라섰다. 경기침체로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생계 유지를 위해 대출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 3분기와 2008년 3분기를 비교할 때 지난 5년간 1분위 계층의 이자상환비율은 1.73% 포인트 증가하며 전체 평균 증가폭인 0.39% 포인트의 4.4배를 기록했다. 이자 부담의 증가 등으로 1분위 계층은 올 3분기에 월평균 21만 7900원의 가계적자를 기록했다. 다른 분위에서 모두 흑자가 난 것과 대조된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이자상환비율이 2.51%를 넘으면 가계가 소비지출을 줄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돼 시중금리가 상승하면 취약계층의 체감 이자 부담은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은 대부업체 등의 고금리 대출을 많이 쓰기 때문에 빚의 절대 규모는 적다 하더라도 원리금 상환의 부담은 훨씬 크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초점]‘본좌’에서 ‘마주작’으로…왜 마재윤에게 돌을 던지나

    [초점]‘본좌’에서 ‘마주작’으로…왜 마재윤에게 돌을 던지나

    1일 중국 SCNTV에서 주최한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스타1) 대회에 출전, 팀플레이 종목 우승을 차지한 전직 프로게이머 마재윤은 지난 2010년 e스포츠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고 한국e스포츠협회로부터 영구제명을 당하는 등 ‘한국 e스포츠계의 공적’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임요환, 홍진호, 박정석, 이윤열, 최연성 등 스타 프로게이머를 줄줄이 배출하고 각종 세계대회를 휩쓰는 등 한국 스타1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 혜성같이 등장한 마재윤은 이른바 ‘3해처리 빌드’를 통한 안정적인 운영으로 저그 종족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다.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주최하는 스타1 개인 대회를 휩쓴 마재윤은 이른바 ‘본좌’라고 불리며 수많은 프로게이머 사이에서 정점에 섰었다. 또 반듯한 외모와 압도적인 게임 실력으로 게임팬들 사이에서는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의 뒤를 잇는 최고의 프로게이머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 그랬던 마재윤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것은 지난 2010년 5월 e스포츠계 최악의 스캔들로 불리는 승부조작 사건에 깊숙히 관련되면서부터다. 프로게이머를 매수해 불법 e스포츠 베팅 사이트에서 승부를 조작해 배당금을 챙긴 이 사건에서 마재윤은 넓은 인맥을 이용, 승부조작할 게이머를 소개하고 200만원을 중간에서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특히 다른 프로게이머들은 게임에만 관여한 것에 비해 마재윤은 다른 프로게이머 원종서와 함께 브로커 역할을 했기 때문에 게임팬들 사이에서는 배신자로 낙인이 찍혔다. 팬들 사이에서 ‘마모씨’(혐의 사실이 공표될 당시 실명 대신 ‘마모씨’로 보도된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름조차 부르기 싫다는 의미), ‘마주작’(조작 대신 사용된 표현)등 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마재윤은 징역 1년에 집형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는가 하면 협회로부터 영구제명을 당해 한국에서 더 이상 프로게이머로 활동할 수 없게 됐다. ‘본좌’의 처참한 추락이었다. 추락은 마재윤 개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프로게이머 개인 팬클럽까지 만들어지는 등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e스포츠는 승부조작 사건 이후 급속히 위축되기 시작했다. 이미지 하락을 우려한 대기업 등 스폰서들이 투자를 망설이는가하면 게임팬들의 시선도 싸늘해졌다. 이른바 ‘양대 리그’를 운영하던 방송사 MBC게임이 문을 닫기도 했다. 이후‘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를 통해 부활할때 까지 e스포츠는 침체기를 겪었다. 이 모든 것이 마재윤 한 명의 책임은 아니었지만 큰 원인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었다. 갈 곳을 잃은 마재윤은 이후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 2011년 6월 인터넷 방송 사이트 ‘아프리카 TV’에서 개인방송을 시작했다. 개인방송을 통해 시청자로부터 제공받은 ‘별풍선’을 현찰로 바꾸는 등 영리활동이 가능한 아프리카 TV활동에 게임팬들은 또 다시 분노했다. 자숙이 필요한 집행유예 기간에 벌어진 일이다. 지난 8월 “꼭 한 번 게임팬들에게 사죄를 하고 싶었다”면서 3년만에 게임 전문지에 인터뷰를 자처한 전직 프로게이머 진영수와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두 번의 승부조작을 한 진영수는 추징금 600만원과 벌금 600만원을 선고받은 뒤 군에 입대, 현재는 게임과 상관이 없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팬들은 마재윤의 방송에 찾아가 “부끄럽지도 않느냐”는 식의 댓글을 잇달아 올렸다. 하지만 마재윤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댓글 차단’, ‘강제 퇴장’으로 맞대응했다. 물론 마재윤에 대한 인신공격성 댓글도 줄을 이었다. 마재윤은 이 역시 ‘고소’로 맞받아쳤다. 이후에도 인터넷 방송 BJ(방송자키)와 삭발을 내기로 한 게임 방송을 진행하는 등 화제를 불러일으키던 마재윤은 지난달 28일 결국 협회의 입김이 닿지 않는 중국 대회에 출전하기까지 했다. 한 게임 전문지는 현지에서 경기를 지켜본 제보자의 말을 빌어 “마재윤은 한국에서 자신의 출전 사실이 알려진 것과 관련해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후 중국 대회 출전 여부에 대해 궁금해 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후에도 중국 대회에 출전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볼 때 이번 대회 참가가 일회성은 아니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중국의 게임실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마재윤의 입지는 더 넓어질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협회 측이 마재윤의 해외진출에 대한 제재에 나서겠다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협회 측은 스타1 대회를 주관하는 제작사 블라지드와 협의를 거쳐 마재윤의 대회 출전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향후 어떤 대회든 프로게이머 명예를 땅으로 떨어트린 선수가 리그에 참가하는 것은 최대한 막을 것”이라면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락으로 떨어진 ‘본좌’가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인가, 마재윤의 행보와 협회의 움직임에 게임 팬들의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직업소개소 늘어도 좋은 일자리 안 늘어

    직업소개소 늘어도 좋은 일자리 안 늘어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민간고용서비스(일자리 알선)는 전혀 개선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직업소개소는 12년간 거의 3배로 늘었지만 70%가 일용직 직업 소개에 치중하고 있다. 특히 건설인력 등 일용직에게 직업 소개에 따른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국제노동기구(ILO) 조약 위반도 나타나고 있다. 지속가능한 취업 확대를 위해 민간고용 서비스의 선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일자리를 늘려도 인력을 제대로 연결시키지 못하면 이직이 심해지고 빈 일자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27일 한국노동연구원의 ‘민간고용 서비스 선진화를 위한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민간고용 서비스 기관은 2000년 4903개에서 지난해 1만 3472개로 증가했다. 이 중 무료업체나 해외 직업소개 업체를 제외한 국내 직업 유료소개기관은 3168개에서 9188개로 3배가 됐다. 지난 3월 통계청의 경제활동 인구조사에 따르면 민간 직업알선 기관을 이용해 구직 활동을 한 실업자는 17만 9000명으로 공공 직업알선 기관을 이용하는 사람(15만 4000명)보다 많았다. 하지만 민간 직업소개 기관은 갈수록 영세해지고 있다. 1인 소개 기관은 1999년 39.1%였지만 2008년 45.4%로 늘었다. 지난해 전국고용서비스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유료 직업소개 기관 중 70%가 건설인력·파출부·간병인·베이비시터 등 일용직을 소개하는 곳이었다. 상용직을 소개하는 곳은 8.4%에 불과했고 헤드헌팅 업체는 5.1%였다. 민간 소개기관이 일용직 소개에 매달리는 이유는 성사 때마다 소개 수수료를 받는 구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오래 일하는 정규직은 소개를 해도 이득이 될 게 없다. 건설일용직은 업체와 구직자에게 각각 임금의 10%를 수수료로 떼어 준다. 파출부나 간병인은 업체와 구직자가 월 회비를 민간 소개기관에 내는데 고용부가 정한 월 한도액은 3만 5000원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간병인의 월 회비는 6만~7만원이고, 파출부는 3만~5만원 선이다. 그러나 취약층 구직자에게 소개 비용을 징수하는 것은 ILO 협약 7조 위반이다. 최근 장기침체로 정부는 직접 일자리 만들기에 나설 뿐만 아니라 고용서비스도 공공기관 등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 패키지 사업 대상 규모는 2009년 1만명에서 올해 22만명으로 늘었다. 보건복지부의 희망리본 프로젝트는 지난해 4000명에서 올해 1만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세금을 이용하는 지원책은 장기간 지속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신철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상임위원은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엄격한 업무 분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공부문은 실업 인정, 부정수급 적발 등 판정 및 제재를 하는 기능과 기초수급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취업지원 서비스를 맡고, 민간부문은 직업훈련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이나 일용직 직업소개, 장기실업자 취업 등 공공부문이 하기 힘든 업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실효성 있는 범국가적 저출산 대책 찾아야

    올해 출생아 수가 통계를 작성한 이래로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00년 이래 최저 수준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올 1~9월까지 신생아 누적 수치는 37만 2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가 줄어들었다. 이는 올해 들어 신생아 수가 9개월 연속 감소한 탓으로, 특히 9월에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신생아가 10.8%나 줄었다. 신생아 감소 폭이 9월처럼 10% 이하가 될 경우 올해 출생아 수가 43만 3000명에 이를 것으로 통계청은 추산했다. 이는 여성 1인이 평생 낳은 자녀의 수(합계출산율)가 1.08명으로 추락해 연간 최저 출생아 수를 기록한 2005년 43만 5000명을 밑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초저출산의 해가 될 가능성이 커진 원인으로 경기침체로 인한 낮은 경제성장률과 전셋값 폭등 등을 손꼽는다. 경기와 출산율 사이에 깊은 상관관계를 맺는 한국에서 결혼 적령기의 남녀가 혼인을 기피하거나 미루고, 자녀 출산을 유보하는 탓이다. 취업을 못했거나, 취업을 했더라도 현재의 수입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부양가족을 만든다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제침체가 저출산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이 지적했듯이 저출산이 지속되면 잠재성장률을 갉아먹어 경기 하락을 부추기는 등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부가 약속한 0~5세까지 무상보육뿐만 아니라, 신혼부부에게 초저리로 주택을 최우선 공급하고, 파격적 수준으로 출산장려금을 늘리는 혜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자식이 노후보장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무자녀 혼인 가구도 늘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해 민·관 부문에서 충분한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일과 가정을 양립시킬 수 있는 시간제 정규직 일자리 공약에 대한 기대도 크다. 여성이 경력 단절의 고통을 겪지 않도록 이 약속이 지켜져 저임금과 고용불안을 해소한다면 출산율 상승에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출산 장려 정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낳아 놓았더니 국가가 다 키워줬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가 돼야 한다.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미국 양적완화 축소 여부에 울고웃는 지구촌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미국 양적완화 축소 여부에 울고웃는 지구촌

    최근 들어 우리나라 주가 또는 환율의 움직임을 설명할 때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테이퍼링) 또는 ‘미국 양적 완화 축소 우려 완화’ 등의 표현이 자주 나온다. 과연 ‘양적 완화’(量的緩和·Quantitative Easing)란 무엇이며 미국은 왜 이것을 줄이려 할까. 미국 경제가 좋아지면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이 늘어나는 등 우리 경제에는 도움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터인가 미국 경제성장률이 높아졌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은 주가 하락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유를 알아보자.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진원지인 미국에서는 경제성장률이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실업률이 급등하는 등 실물경제 활동이 빠르게 위축됐다. 금융위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연방기금금리 목표를 큰 폭으로 내리는 한편 신용경색 해소를 위해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충분히 지원하는 등 위기에 적극 대응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되지 않고 실물경기도 계속 침체되자 연준은 같은 해 11월 장기국채 및 주택저당증권(MBS)을 시장에서 사들여 금융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크게 늘리는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정책금리가 제로(0) 수준까지 낮아져서 금리정책으로는 더 이상의 금융 완화가 곤란해졌을 때, 중앙은행이 채권 매입 등을 통해 유동성 공급을 늘려 통화정책 기조를 더욱 완화하는 것을 양적 완화라고 한다.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2001~2006년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 처음으로 양적 완화 정책을 도입한 바 있다. 미 연준은 현재 매월 400억 달러 규모의 MBS와 450억 달러 규모의 장기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계속되면서 일본은행도 2010년 10월부터 장기국채 및 금융기관 보유주식을 매입하는 본격적인 양적 완화 조치를 부활시켰다. 영란은행(영국의 중앙은행)도 국채와 회사채를 직접 사들이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ECB)은 역내 은행에 대규모 장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금리 이외의 통화정책 수단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이 실시해 온 양적 완화는 해당국의 금융 불안 진정은 물론 국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미 연준이 양적 완화를 실시한 기간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선진국과 신흥시장국 모두 금융위기로 떨어졌던 주가가 빠르게 회복됐고, 급등하던 시장금리도 추가 상승이 제한됐다. 그러나 양적 완화가 상당기간 지속된 이후까지도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가계와 기업의 부채 축소 노력 지속, 미국과 유럽 각국의 재정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으로 경제주체의 심리회복에 시간이 걸리는 데다 건전성을 높여야 하는 금융기관의 자금중개 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재정 건전화 노력도 양적 완화에 의한 경기부양 효과를 상쇄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자 미 연준 등은 2012년 하반기 이후 기존의 양적 완화 규모를 늘리는 한편 양적 완화의 지속기간을 고용 및 물가 상황(미 연준), 물가상승률(일본은행) 등에 직접 연계시켜 그 목적이 경기 부양에 있음을 보다 분명히 했다. 이런 노력 등에 힘입어 미국에서는 주택가격, 주가 등 자산가치가 오르고 고용상황도 개선됐다. 일본에서는 엔화가치 하락이 가시화되면서 수출이 늘어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장기간의 마이너스 상태에서 벗어나고 있다. 그런데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점차 뚜렷해지자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조만간 국채 및 MBS의 매입 규모를 줄여나가기 시작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다. 중앙은행으로서는 양적 완화를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우선 중앙은행은 양적 완화로 엄청난 규모의 채권을 갖게 됐다. 특히 미 연준이 사들여온 MBS는 부도 위험 등을 이유로 과거에는 중앙은행이 보유하지 않았던 자산으로 자칫 연준에 치명적인 신뢰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 또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시기에 실물경제 활동에 비해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가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게 된다. 양적 완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이를 수습하기가 훨씬 어려워진다. 지난 5월을 전후해 미 연준의 양적 완화 조기 축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동안 신흥시장국 금융시장은 선진국보다 훨씬 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양적 완화 축소로 연준의 유동성 공급 증가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미국 금리가 오르자 그동안 미국에서 초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은 신흥시장국에 투자했던 외국인들이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특히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등 기초 경제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가들에는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금리 상승이 큰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외국자본이 급격히 유출됐다. 이에 따라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금융 불안이 확대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시장국에 비해 외환 및 금융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위기상황이 다른 나라로 무차별적으로 전염되었던 것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었다. 우리나라의 금융·외환시장이 안정을 유지한 것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와 양호한 재정건전성 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 유로지역과 일본의 경제지표 개선 등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세 회복에 대한 기대가 확대된 점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형성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미국의 예산 및 부채한도 증액 관련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일부 경제지표의 호전이 다소 둔화되는 등 미국 경제의 회복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다. 따라서 미 연준이 당장 양적 완화 규모의 축소를 결정할 것이라는 우려는 몇 개월 전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한 언젠가 양적 완화 규모가 줄어들고 종료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세계 경제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가운데서도 우리나라는 기초 경제여건(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다른 신흥시장국에 비해서는 부정적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국제 금융시장의 전개상황에 따라 그 충격이 커지고 확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정부와 한국은행의 대응이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 [쏙쏙 경제용어]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 미국의 통화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중앙은행을 가리키며 1913년에 설립됐다. 7명의 상임이사로 구성된 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와 12개 지역별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s)이 연방준비제도를 이루고 있다.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s rate) 미국 예금기관들이 연준에 예치된 자신들의 예치금 잔액(federal funds)을 서로 거래할 때 적용하는 이자율로, 금융기관의 자금 과부족(過不足) 상태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다. 연준은 특정 연방기금금리 수준을 운용목표로 삼아 이 금리가 목표 수준에 수렴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영한다. 우리나라에서 금융기관 간 자금거래 시 적용되는 초단기 금리인 콜금리와 유사하다. ■주택저당증권(MBS·mortgage-backed securities) 금융기관이 주택담보대출로 보유하게 된 주택저당채권을 일정한 조건별로 모아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유동화)한 증권을 말한다. 이를 통해 금융기관은 대출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지 않더라도 채무 불이행의 위험 없이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금자리론의 유동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 [사설] 경제정책 무한 신뢰 줘야 중산층 지갑 열린다

    꽁꽁 얼어붙은 가계의 소비심리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3분기 가구당 월평균소득이 전년 동기보다 늘었지만 소비 지출은 오히려 줄었다고 한다. 소득에 대비한 실질소비지출은 5분기 연속 마이너스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른바 ‘불황형 흑자’다. 가계의 닫힌 지갑이 언제쯤 열릴지 기약도 할 수 없어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정책의 혼선과 정치적 혼란이 경제에 대한 불안 요인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최근 내놓은 ‘올해 3분기 가계 동향’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소득 425만 9900원에 평균가계지출은 330만 1200원으로 흑자액이 95만 8700원에 달했다. 이는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최대치다. 소득은 전년 동기보다 2.9% 증가했지만, 소비는 그 절반에 못 미친 1.3%만 늘었다. 소비 증가율은 2011년 2분기 이후 9분기째 소득 증가율을 밑돌고 있다. 대부분 음식과 주거, 교통 등 꼭 써야 할 곳에만 지출했다. 가계가 소비할 여력은 있지만 지갑을 닫은 것이다. 가계의 소비심리 위축은 경기 침체가 주 요인이겠지만 정책의 혼선에 따른 불안감이 영향을 준 측면도 적지 않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경제 정책에 대한 다른 견해로 시장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상반기 때부터 경기 진단을 놓고 기준금리 조정에 이견을 드러내는 등 경기 인식차는 아직껏 줄어들지 않고 있다. 또한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우리 경제가 벼랑 끝에 몰린 버스와 같다”고 우려하더니 며칠 뒤 국감장에선 “경제지표 호조 등을 감안하면 내년 3.9%의 성장률이 가능하다”고 낙관론을 폈다. 경기가 변곡점에 있을 때의 정책 혼선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정치권의 책임도 크다. 국회에는 NLL, 국정원 댓글사건 등으로 인한 대치 정국으로 100개가 넘는 경제활성화 법안이 처리되지 못한 채 계류돼 있다. 투자 활성화 대책, 창조경제 법안, 주택시장 정상화 법안 등 어느 하나 시급하지 않은 게 없다. 국회는 이번 주부터 상임위별로 각종 입법을 심의한다고 한다. 서민생활에 밀접한 법안 처리는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 이들 법안을 내년도 예산안 심의와 연계해서도 안 된다. 가계가 돈은 있는 데도 쓰지 않는다는 것은 경제정책을 믿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경제정책 당국과 정치권은 가계에 불확실성을 줄이는 강력한 시그널을 시장에 주어야 한다. 그래야 가계는 비로소 지갑을 열게 될 것이다.
  • KDI “정치논리에 SOC사업 세금 낭비”

    KDI “정치논리에 SOC사업 세금 낭비”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정부 예산이 정치적 논리에 휘둘려 꼭 필요한 곳에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구를 챙기기 위한 정당과 국회의원들의 입김이 작용해 불필요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나랏돈이 낭비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임원혁 KDI 경제정책본부장은 19일 대전 유성 인터시티 호텔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출입기자단 정책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의 ‘기로에 선 한국 경제’라는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임 본부장은 “한국은 자원이 갈수록 정치적으로 배분돼 경제의 역동성을 해치는 위기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국토면적당 도로, 철도 시설이 주요 20개국(G20) 중 최상위권에 속하고 교통량도 2003년에 비해 감소했지만 여전히 정부 예산은 SOC 투자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임 본부장은 경제성을 뒤로 한 채 정치 논리에 따라 자원이 배분되면 비효율적인 재정 지출로 인한 디플레이션과 내수 침체로 대표되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한국 경제에도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은 이미 1991년에 도로, 항만, 공항 등 사회기반 시설이 포화상태였지만 건설업계의 정치권 로비로 공공투자가 집중됐고 이로 인해 국가부채가 급증한 바 있다. 그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보면 자산가격이 폭락하면서 디플레이션과 내수 침체가 왔지만 구조개혁을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다”면서 “경기회복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렸지만 경제 논리보다는 정치 논리로 비효율적 지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계량화된 정책 목표를 세우고 재정 지출의 효과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의정 포커스] 은평구 성흠제 운영위원장

    [의정 포커스] 은평구 성흠제 운영위원장

    “사람 냄새 나는 마을, 지역을 만들고 싶습니다. 사람 사는 동네, 정이 있는 동네를 만들고자 오늘도 열심히 뛰어다니죠.” 서울 은평구의회 성흠제 운영위원장은 의정활동 1순위로 ‘민생’을 꼽았다. 지역의 대표 재래시장인 대림시장과 신응암시장 현대화 사업 과정에서 그는 한때 시장을 열심히 누볐다. 성 위원장은 “침체된 우리 지역의 상인 경제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쁜 마음에 힘든 줄 몰랐다”며 “재래시장이 활성화되면 지역 주민들도 재래시장에서 상인들과 정을 나누며 사람 사는 맛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화 작업을 마무리했지만 사업 초창기만 해도 상당수 상인의 반대에 부딪혔다. 익숙지 않고, 까딱하면 망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상인들 사이에 퍼져 있었다. 성 위원장은 “소통이 가장 중요했다. 20~30년 장사하신 분들 사이에서 반대 의견이 도출됐다”며 “상인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해야겠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꼈고, 상인들의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뛴 결과 시장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현대화 사업이 필요하다는 합의를 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 위원장은 “워낙 아이를 좋아해 넷이나 낳은 다둥이 아빠가 됐다. 자연스럽게 청소년 복지, 문화 등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며 “청소년들이 지역에서 문화생활을 즐기며 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 집 외에는 사실상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취미 생활을 즐길 문화적 공간이 협소한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성 위원장은 옛 신양극장 자리에 청소년 문화센터를 유치하고자 서울시를 상대로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모자라는 예산을 걱정한 서울시가 싼 값에 낙찰받기를 기다리며 부지매입 시기를 저울질하다 네 차례 유찰 끝에 민간에 넘어가고 말았다. 성 위원장은 “청소년들에게 건전하게 놀고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이것이 의정 활동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성 위원장은 “약속을 잘 지키는 정치인이 되기 위해 늘 노력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주최 ‘2010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의정활동계획서 부문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문화 In&Out] 현대미술관 개관식엔 초대장도 못 받고 정부 지원금은 줄고 속만 타는 미술협회

    지난 1월 취임한 조강훈(52·서양화가)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은 요즘 속이 타들어 간다. 대한미국 미술대전에 대한 세간의 끊임없는 의혹 제기,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침체한 미술시장이 협회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7년 이후 정부의 미협에 대한 지원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행사에 조 이사장은 초대조차 받지 못했다. 미술인들의 오랜 염원인 서울관 건립을 위해 발벗고 나섰지만 냉대만 받은 꼴이다. 조 이사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이런 행태에 대해 협회뿐 아니라 미술계도 잔뜩 화가 난 상태”라며 넋두리했다. 미협이 이렇게 냉대를 받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어 보인다. 현재 전국의 미술인은 50만명으로 추산되지만, 이 가운데 미협에 등록된 회원은 3만 5000명 안팎에 그친다. 회원들이 내는 연간 2만 5000~3만 5000원의 회비와 3000만원의 정부 지원으로는 늘 살림이 허덕일 수밖에 없다. 조 이사장이 당선되면서 내건 공약들도 빈 수레가 되어가고 있다. 회원 전용 노인병원과 미술관 건립 등은 요원한 상태다. 미술인 관련 예술인 복지법 개정, 작품담보 미술은행제 도입 등의 당면과제도 쌓여 있다. 그는 “안타깝지만 해결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실천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5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제7회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 행사가 열린다. 이날 행사에는 1000여명의 미술인들이 참석해 회화·서예·조각·디자인 등 7개 부문에 걸쳐 9명에게 본상이 수여되는 등 잔치 분위기가 될 전망이다. 미술인들의 숙원으로 꼽혀 온 미술인 전용카드 발급도 가시화된다. 작품을 보고 싶어도 돈이 없어 미술관을 찾지 못하던 예술인에게는 무료입장의 혜택을 담은 카드가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다. 궁핍하고 서러운 겨울나기이지만, 미협은 이번 기회를 통해 뼈를 깎는 거듭나기에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아랫목의 훈훈한 온기가 되돌아올 것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글로벌 경제] 美 “엔저 업고 달리는 일본산 자동차 멈추시오”

    [글로벌 경제] 美 “엔저 업고 달리는 일본산 자동차 멈추시오”

    일본산 자동차가 미국과 일본 간 자유무역협상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안 그래도 엔저로 값이 많이 떨어진 일본차에 관세 혜택까지 주게 되면 미국 자동차 산업이 붕괴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동안 잠잠하던 두 나라 간 ‘자동차 전쟁’이 재연될 가능성도 나타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의 경기 부양책인 ‘아베노믹스’로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미국에 수입되는 일본차 가격이 기록적으로 하락해 두 나라가 추진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미 노동부 집계를 인용해 지난달 말까지 1년 동안 미국의 일본 수입 물가가 3.2% 낮아져 지난 10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본차 수입 가격도 1.4% 하락해 수입차 가격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고 덧붙였다. 미 자동차업계는 올 초부터 일본 측에 환율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례적으로 경고해 왔다. 미 자동차 ‘빅 3’(제네럴모터스, 포드, 크라이슬러)가 오랜 침체를 거치고 이제야 약간의 이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 할 수 있는 2.5%의 승용차 관세와 25%의 트럭 관세까지 없애면 미 자동차 산업은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전미자동차정책위원회(AAPC)의 맷 블런트 회장은 “우리가 우려해 온 것이 명백하게 입증됐다”면서 “엔저는 일본 자동차 업계에 대한 공짜 보조금”이라고 경고했다. 한국과 중국, 타이완 등에 밀려 제조업 경쟁력을 급속히 잃어 가는 일본에 자동차는 반도체, 철강 등과 함께 일본 경제 부활을 이끌 몇 안 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일 도요타자동차는 올해 상반기(3~9월) 순이익이 1조엔(약 10조 6000억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2.5%나 증가했다. 두말할 것 없이 엔저 덕분이다. 일본으로서는 자신들의 명운이 걸린 자동차 산업을 결코 양보할 수 없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JAMA) 측은 일본이 미국 여러 곳에 자동차 공장을 갖고 있어 엔저로 인한 수출 증대가 미국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내 여론을 최대한 우호적으로 돌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미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TPP에 환율 조항을 포함해 줄 것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행정부에 요청하고 있어 일본에 우호적인 결론이 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미래 먹거리’ 찾는 금융권 해외진출 진퇴양난

    ‘미래 먹거리’ 찾는 금융권 해외진출 진퇴양난

    거액의 비자금 조성과 막대한 투자 손실 등 국내 금융권의 해외 사업이 곳곳에서 말썽을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기관 해외영업의 수익성은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국내 성장성의 한계 때문에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지만 현지 정착이 쉽지 않아 금융권은 진퇴양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9월 말 현재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회사들은 해외에 374개 현지 사무소와 법인, 지점 등을 갖추고 있다. 은행과 보험사의 해외 진출은 해마다 늘고 있다. 은행의 경우 현지 사무소 등 설립이 2011년 134개에서 올 9월 말 148개로 10% 증가했다. 보험사는 2011년 74개에서 올 9월 80개로 7% 늘었다. 은행의 경우 중국(17개), 베트남(16개), 홍콩(12개) 등 전체의 67.6%(100개)가 아시아 지역에 몰려 있다. 금융권이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것은 과열 경쟁과 장기 저금리 기조로 국내 성장에 한계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국내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1.81%로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을 받던 2009년 2분기 1.72%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국내은행 해외 영업점(지점·현지법인)의 당기순이익은 2억 83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5% 감소하는 등 수익성 악화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금융권의 해외 영업이 쉽지 않은 것은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해외 진출국 금융당국이 자국 금융회사 보호를 위해 현지법인 설립 허가를 지연시키는 등 강력한 규제를 하는 경우가 많다. 단기 실적을 위해 영업하기 어려운 현지인보다는 해당 국가 진출 기업이나 유학생, 교민들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등 국내 금융회사들의 문제도 있다. 보수적인 영업 행태의 한계도 있다. 해외 지점에 근무했던 은행권 관계자는 “현지 금융당국과 국내 금감원 및 본사 등 3단계의 감독을 받는데 충당금 설정이나 BIS 비율 등 저마다 보는 기준이 제각각이라 이를 맞추는 데 어려움이 커 최대한 보수적으로 영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발달된 예금보호제도 등을 밴치마킹 하기 원하고 국내 기업 진출이 활발한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진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금융은 신뢰의 문제인데 외국계 은행이 우리나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처럼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이 수익성을 찾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현재 국내 금융사들은 해외 진출에 자신이 없는 상태로 금융당국이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다그칠 것이 아니라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사의 경우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비해 자본력이나 유명세가 낮아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글로벌 IB가 약한 부문, 예를 들어 온라인 거래 등의 강점을 키우는 전략 등을 먼저 설정한 후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서승환 “주택기금, 공공임대·도시재생에 지원돼야”

    서승환 “주택기금, 공공임대·도시재생에 지원돼야”

    국민주택기금 운영이 개편될 전망이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회 국제주택금융포럼에서 “주택기금이 공공임대주택 건설과 도시재생사업에 적극 지원돼야 한다”며 기금 운용 개편의 필요성을 밝혔다. 서 장관은 “지금까지는 눈부신 경제성장 덕분에 재정 부담 없이 개발이익으로 공공임대 공급이 가능했고 집값 상승 기대감으로 민간에서도 값싼 전세주택 공급이 가능했지만 이러한 메커니즘은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려워졌다”며 “재정과 주택기금 등 공공부문의 선도적 역할을 통한 새로운 메커니즘이 가동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 장관은 “그동안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개발이익 축소와 막대한 부채로 역할이 위축됐지만 재정 지원은 한계에 봉착했다”며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과 LH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필요하면 주택기금이 리츠에 선도적으로 출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택시장 침체로 민간 자금에 의한 재개발·재건축이 위축되면서 상당수 지역에서 도시환경 쇠퇴가 진행되고 있다”며 “국민주택기금이 재정 부담을 낮추기 위해 메자닌 금융(출자와 대출의 중간형태)을 제공, 민자유치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 장관은 이어 “국민주택기금이 기존과 같은 단순 저리 융자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기금 자산규모 100조원 시대를 맞아 공적 보증·보험 등을 통해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주거복지와 도시재생, 취약계층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근로자들 ‘실리없는 파업’ 부담 상반기 17건… 통계작성후 최저

    근로자들 ‘실리없는 파업’ 부담 상반기 17건… 통계작성후 최저

    올해 노동계는 해마다 휘몰아쳤던 ‘하투’(夏鬪)가 미풍으로 끝나는 등 이렇다 할 대규모 노사분규가 없었다. 현대자동차의 파업도 10일 동안 이어지는 데 그쳤다. 상반기 파업 건수는 지난해의 딱 절반 수준이었다. 정부는 오랜 경기 침체로 현장의 근로자들이 실리 없는 투쟁 일변도의 쟁의를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된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복수노조 등 노사 관계 제도의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노사분규(1일 근로시간인 8시간 이상 작업 중단·정치파업 제외)는 17건으로 지난해 34건의 절반으로 감소하며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6년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근로손실일수(파업기간 중 파업참가자수×파업시간÷8시간)도 3만 4500일로 역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장기 침체가 큰 이유로 꼽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파업 건수는 지난해를 제외하면 매년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왔다. 지난해의 경우 연말 기준 근로손실일수가 93만 3627일로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4월 국회의원 선거와 12월 대통령 선거 등이 맞물리면서 다양한 노사 갈등이 분출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화의료원의 28일 장기파업, SJM의 3개월에 걸친 직장폐쇄 등의 분규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올해는 민주노총 차원의 총파업 투쟁이 없었다. 민주노총 내 대표적 강성 노조인 금속노조도 총파업을 하지 않았다. 큰 틀에서 노동계의 하투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고용부 관계자는 “경기 침체의 영향에 더해 투쟁 중심의 노동운동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현장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파업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노사분규는 근로자가 이익을 볼 게 있어야 발생하는데 지난해와 올해는 경제성장률이 2%대에 불과한 상황”이라면서 “일부 노조는 기업 입장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이고, 일부 노조는 파업을 한다고 해도 얻어 낼 열매가 없을 것이라고 해석했을 것”이라고 했다. 2010년 시행된 사업장 복수노조도 파업을 줄이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 배규식 노동연구원 노사·사회정책 연구본부장은 “그동안은 새로운 노조를 건설하기보다 기존 노조를 분할하는 형태가 많았다”면서 “투쟁적인 노조 사업장에서 사용자 친화적인 노조가 생기는 경우가 친사용자 노조에 대항하기 위해 투쟁적인 노조가 생기는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고 전했다. 2010년 도입한 노조 전임자에 대한 근로시간면제제도(조합원 수에 따라 전임자의 근로면제시간의 상한선을 정하는 제도)로 종일제 노조 전임자가 줄어드는 것도 파업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노사분규의 불씨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15일부터 조리실무사와 영양사, 행정실무사 등 학교 비정규직(69개교 176명)이 처우 개선을 주장하며 경고 파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철도공사 민영화, 한국공항공사 청주공항 민영화 문제를 두고 해당 노조들도 반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는 한 해 분규 건수가 200건을 넘었던 2000~2005년 수준의 극심한 노사갈등은 다시 나타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유선 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노조의 힘이 약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노조원의 고령화 때문”이라면서 “현대자동차 노조만 해도 25년이 됐고, 설립을 주도했던 20~30대가 이제 50대가 됐으며 노동환경도 과거에 비해 개선되면서 노조 결속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부동산 중개업소 생존권 지키려는 ‘한국공인중개사협동조합’

    부동산 시장의 경기침체로 부동산 중개업소가 경영난을 앓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에서 20여 년간 부동산중개업을 해온 신 모씨(56·공인중개사)는 “생존권마저 위협받는 현실 탓에 얼마 전부터는 대리운전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 씨 말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의 부동산 중개업소가 장기불황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북구 뉴타운 지역에서 중개업소를 꾸려나가고 있는 윤 모씨(45·공인중개사)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우수 중개인으로 TV에 여러 차례 소개된 적 있는 윤 씨이지만, 휘청거리는 부동산 경기를 당해낼 방도가 없다. 윤 씨는 중개업소들의 고사(枯死) 원인을 “장기적인 거래 침체와 거대자본으로부터의 압박”이라 말한다. 실제로 작년 전국 주택 매매 건수는 총 30만 건을 넘어서지 못 했다. 해마다 약 20%씩 거래량이 줄어들며 올해 역시 매매 및 전월세 거래가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소의 주 수입원이 중개 수수료인 것을 감안한다면 이로 인해 중개업자들이 볼 피해가 상당히 클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여기에 거대자본들의 부동산 시장 유입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해 논란이 됐던 한 은행의 부동산 매물정보 서비스나, 여전히 진행 중인 포털의 부동산 광고 등이 비싼 광고비와 ‘손님 빼앗기’ 관행 등을 통해 중소업체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중소 중개업소를 살리는 일이 급선무로 여겨진다. 이에 한국공인중개사협동조합이 전국의 공인중개사들을 한 자리로 모으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동조합은 조합원 모두가 조합의 주인이자 자발적인 사업주체로서 전국적인 조직망을 결성해나간다. 한국공인중개사협동조합 박병철 이사장은 “조합원이 될 경우 혼자서는 하지 못 했던 일들을 해낼 수 있다”며 “한국공인중개사협동조합에서는 조합원 중개업소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창출을 위한 대국민 광고홍보 등의 영업지원 사업과 조합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복리후생 사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중소 공인중개사들은 이 같은 조합의 결성을 반기고 나섰다. 지난 달 이 조합에 가입한 임 모씨(40·공인중개사)는 “얼마 전 퀵서비스 업계도 협동조합을 꾸리면서 업체에 지불하던 건당 수수료를 반값으로 줄인 사례가 있다”며 “공인중개사법과 정부의 보호를 받지 못 하는 부동산업이야말로 거대 자본의 횡포를 막을 만한 협동조합이 반드시 필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공인중개사협동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조합은 미국썬키스트, AP통신, 스테인의 몬드라곤, FC바르셀로나 등 세계적인 협동조합을 모델로 삼아 고객과 조합원간의 상생을 목표로, 전국 2만여 우수중개사업자들의 자발적인 참여 하에 설립, 운영될 예정이다. 조합원 1인당 출자금 100만원과 월 회비 5만 원으로 조합을 운영하게 된다. 일반기업체와 달리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사주(社主)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비용만으로도 조합 운영이 가능한 까닭이다. 이렇게 모아진 자금은 대부분 조합원 업소의 매출 증대를 위한 광고 및 홍보 비용으로 사용될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부동산 중개업소들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중소 중개업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한국공인중개사협동조합이 공인중개사들의 생존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조합 정보 및 조합원 가입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http://coopkr.hubweb.net)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이 키우는데 우호적 환경 조성… 무상보육 등 외국사례 참고”

    “아이 키우는데 우호적 환경 조성… 무상보육 등 외국사례 참고”

    지난달 25일 홍콩 타마르 중앙정부청사 사무실에서 만난 도리스 호 정무부총리실 정책총괄처장은 홍콩 정부가 전날 캐리 람 부총리 주재 기자회견에서 저출산·고령화 등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인구정책 관련 발표를 마친 뒤 한숨 돌린 모습이었다. 그는 “홍콩과 한국이 저출산 문제에 있어 크게 다르지 않다”며 1시간여에 걸쳐 홍콩의 고민과 나아갈 방향 등을 자세히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홍콩 출산율이 꼴찌 수준이고 여성의 취업률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왜 그런가. -저출산 원인은 다른 아시아 나라들과 비슷하다고 본다. 그런데 여성 취업률은 10년 전 48%에서 지난해 49%로 겨우 1%포인트 올랐다. 집에서 ‘가사 도우미’를 쓰고 있지만 아이를 출산하면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 회사를 관두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출산율 제고와 함께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도 더욱 독려할 계획이다. →홍콩 정부가 뒤늦게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무엇인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데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 사회 안정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가족은 가장 중요한 커뮤니티 구성 요소다. 가정이 안정적이어야 경제, 사회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의 균형을 추구하고, 노동인력 감소에 따른 해외 노동력 유입 등도 함께 다뤄져야 할 문제다. →홍콩 출산율이 2003년 최저였다가 최근 몇년 새 조금씩 회복한 배경은. -2003년에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으로 인한 경제 침체가 출산율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별한 정책이 없었는데도 출산율이 그 뒤로 조금씩 올라간 것은 경제가 나아져 수입이 늘자 출산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30년 전에 비하면 출산율은 여전히 낮다. 이 때문에 더 늦기 전에 효과적인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가 여론 수렴에 나섰는 데 앞으로 정책 추진 방향은. -그동안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타깃 정책은 없었다. 다른 나라들의 저출산 정책을 살펴보니 현금 지원이나 무상보육 등 관대한 정책이 많은 데 어떤 정책이 홍콩에서 가장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검토하게 될 것이다. 홍콩은 세금이 낮아 북유럽처럼 복지만 앞세울 수 없다. 따라서 가족과 정부, 기업 등이 어떻게 책임을 나눠 협력해 나갈 것인지 전체 커뮤니티 차원에서 협의할 것이다. 이후 구체적으로 실행 가능한 정책을 내놓을 것이다. →기업 및 커뮤니티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저출산으로 노동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기업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 기업이 유연·재택근무제 등을 적극 도입해 비용은 덜 들이면서도 일과 가족의 균형을 지키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 저출산 해소를 위한 젊은 층 지원과 함께 고령화에 따른 노년층 지원도 재정 상황에 맞게 커뮤니티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글 사진 홍콩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지갑 내년 더 춥다… 한숨 쉬는 월급쟁이

    지갑 내년 더 춥다… 한숨 쉬는 월급쟁이

    노사 합의에 의한 국내 기업의 내년도 평균 임금 인상률이 3%대로 내려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의 경제사정은 내년에도 크게 나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7일 고용노동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노사 합의에 의한 협약임금 인상률은 평균 3.5%로 집계됐다. 정부의 표본조사 대상 9580개 사업장 중 10월까지 임금 협약을 마친 5403개(56%) 기업의 평균치다. 이는 지난해 이맘때까지의 평균 인상률 4.9%에 비해 1.4% 포인트 낮은 것이다. 1998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외환위기 와중인 1998년(-2.7%)과 1999년(1.9%),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9년(1.9%)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치다. 협약임금 인상률은 노조와 사측이 임금협약에서 타결한 총임금(본봉 및 성과급 등)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대부분 협상 타결 시점부터 1년간 적용하기 때문에 내년 임금 수준까지 결정한다. 임금 인상률이 크게 낮아진 것은 경기 침체 때문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도 올해 협약임금 인상률 목표를 8%대로 예년보다 낮게 정했다”면서 “양대 노총에서까지 인상률 하락의 불가피성을 인정했을 만큼 올해 경기가 좋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연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임금 상승폭이 낮아지면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가 줄기 때문에 투자 여력이 커질 수 있는 장점이 있겠으나 가계의 소비 능력이 약화돼 경기 활성화에 필수적인 내수 확대에 장애가 된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는 임금뿐 아니라 노사 관계에도 깊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전국에서 발생한 노사분규(8시간 이상 작업 중단)는 총 17건으로 지난해 상반기(34건)의 절반에 그치며 1996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