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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블로그] “내년 2.8% 성장 어렵다” 못내 고백한 이주열 총재

    [경제 블로그] “내년 2.8% 성장 어렵다” 못내 고백한 이주열 총재

    트럼프 당선·최순실 사태 등 포함 “정부와 기싸움하느라 허송세월” 지난달 18일 서울 남대문 한국은행 본관. 이른 아침 이주열 한은 총재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등 9명의 시중은행장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통화정책 방향을 묻는 자리였죠. 이날 한 시중은행장은 이 총재에게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을 물었습니다. “내년도 사업계획을 짜야 하는데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2.8%)를 곧이곧대로 믿어도 되느냐”는 촌철살인의 질문이었죠. 이에 이 총재는 착잡한 표정으로 “내년 2.8%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은은 이미 지난 10월 내년도 경제 성장률을 2.8%로 수정해 발표했습니다. 연초 1월(3.2%)에 내놨던 내년도 전망치를 4월(3.0%), 7월(2.9%)에 이어 세 번째로 끌어내린 것이지요. 그런데 10월 전망치에는 오로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만 반영돼 있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었습니다. 10월 말 이후 ‘최순실 게이트’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등장 등 나라 안팎에서 대형 변수들이 연이어 터져 나왔죠. 설상가상으로 이달 들어서는 대통령 탄핵 국면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으로 내수침체와 가계부채 부실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 총재는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내년 1월 새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에선 한은이 2%대 중반의 전망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달 초 수정한 전망치는 2.4%였습니다. 어쩌면 정말 중요한 것은 숫자(전망치)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 총재가 16일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부랴부랴 회동하는 모습을 바라본 한 금융권 인사는 혀를 끌끌 찼습니다. “열두 번은 더 만났어도 모자란데 그동안 기(氣) 싸움 하느라 11개월 만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는 것이죠. 정부가 손발을 맞춰 백척간두에 선 우리 경제가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신뢰를 시장에 심어 주는 게 시급해 보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사설] 美 금리 인상, 1300조 가계빚 충격 최소화해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기준금리를 0.50~0.75%로 0.25% 포인트 인상하면서 내년 중 세 차례에 걸쳐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지난해 12월 0% 금리 시대를 마감한 이후 1년 만에 나온 추가 조치였다. 최근 고용시장 개선과 물가 상승 전망, 소비심리 개선 등 경제 성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 정치적 불확실성 등 산적한 악재에 직면한 한국 경제가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다. 한은은 어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당장 내년 통화정책의 운용 방향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예상보다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신정부 정책 변화도 지켜봐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당장 우리의 가계부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300조원에 육박한 가계 대출 가운데 700조∼800조원이 금리 변동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형으로 추정된다. 대출 금리가 1% 포인트 올라가면 가계가 새롭게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연간 7조∼8조원에 이른다는 의미다. 내수와 수출의 동반 하락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경기침체가 가시권에 들어선 것이다. 고령층·영세 자영업자·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제2금융권 대출은 더욱 심각하다. 한국은행 기준 금리가 인상돼도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 대출금리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도록 정책 당국의 다양한 노력이 절실하다. 내년이 더 큰 문제다. 미국이 경기 자신감을 토대로 내년 세 차례에 걸쳐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간다면 내년 말에는 미국 금리가 현재 우리의 1.25%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국내의 외국인 자본의 대규모 유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말 미국의 금리 인상 조치로 석 달 동안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간 돈이 50억 달러(약 6조원)에 이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으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3조 5100억 달러·약 4105조원) 중 상당 부분이 미국으로 이전될 것이다. 신흥국 경제 자체가 도미노 충격에 빠질 수 있다. 한국 경제는 미국, 중국 등과의 통상 마찰과 환율 문제로 수출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미 금리 인상의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면 작금의 저성장 기조가 일본식 장기 불황 구조로 바뀔지도 모른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단발성이 아닌 만큼 우리도 중·장기적인 정책 대안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가계부채를 관리하면서 내수와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정교한 경제 로드맵이 필요하다. 정치권은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정국 혼란을 하루빨리 종식해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 가계는 금리 인상에 대비해 스스로 부채를 줄이는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며 정부는 부실 기업을 과감하게 정리하면서 국가 경쟁력을 좀먹는 요인들을 시급하게 정비해야 한다.
  • 이주열 ‘우울’, 옐런 ‘장밋빛’ 경제전망…“재정지출 필요” vs “정부 돈 풀기 안 돼”

    이주열 ‘우울’, 옐런 ‘장밋빛’ 경제전망…“재정지출 필요” vs “정부 돈 풀기 안 돼”

    14일(현지시간) 이뤄진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전 세계가 숨죽이며 지켜보게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위원들은 앞으로 금리가 얼마나 오르고 내릴 것인지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표인 ‘점도표’를 통해 내년 1년간 3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날 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의 이주열 총재는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을 근거로 추가적 금리인하 요구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경제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미국이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경기 침체 국면에서 1300조원대의 가계부채 ‘폭탄’까지 안고 있는 한국의 통화정책의 여지가 좁아지는 모양새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이번 금리 인상은 당연히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고, 또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리의 판단에 대한 자신감의 반영으로 해석돼야 한다”면서 “(내년도 금리 인상은) 매우 완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옐런 의장은 또 “현 시점에서 완전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명백하게 재정정책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트럼프 정부가 구상 중인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미국이 이렇게 나오자 이 총재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의 지속적인 금리 인하 요구에 대해 “금융안정이 훼손되면 성장과 물가에 영향을 주는 만큼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으나 그 과정에서 금융안정에 한층 유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경제 상황이 어렵지만 가계부채 등의 압박 요인 때문에 금리를 인하할 수 없다는 뜻으로, 경기를 부양하고 싶다면 재정지출을 동원하라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이 총재는 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강화 우려,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 하방 리스크가 더 커 보인다”면서 현재 2.8%인 한은의 내년 경제성장 전망치를 더 낮출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서민정책자금의 안정적 공급 ▲채권시장안정펀드 재가동 준비 등의 방법으로 국내외 추가 금리 인상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투자·소비 겹주름… 자금유출 둑 터질 수도

    신흥국 침체… 수출 회복 찬물 주거비 부담 늘어 부동산 타격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가뜩이나 침체된 우리 경제에 또 하나의 악재가 더해졌다. 특히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말대로 내년 세 차례에 걸쳐 금리가 인상될 경우 가계부채와 소비, 수출, 금융시장 등에 미치는 후폭풍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수출을 포함한 실물경제에서는 악재에 가깝다. 달러화 강세에 따른 수출 제품의 가격경쟁력 상승보다 신흥국의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 부진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은 통상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로 이어지면서 수출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는 호재로 나타난다. 실제 15일 원·달러 환율은 8.8원 오른 1178.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역대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 우리 경제는 수출로 활로를 찾곤 했다. 그러나 잇단 금리 인상으로 환율의 변동성이 커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우리나라의 신흥국 수출 비중은 57.5%에 이른다. 국제금융시장 불안과 자본 유출로 신흥국 경기가 침체된다면 우리 수출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달 기저 효과와 늘어난 조업일수에 힘입어 겨우 반등했던 우리 수출이 다시 꺾이거나 회복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민우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과장은 “환율 효과보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기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신흥국의 자금 이탈과 수요 감소로 우리 수출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산업부는 매주 수출점검회의를 열고 업종별 영향 분석과 수출에 미칠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도 금리를 인상할 정도로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 장기적으로 대미 수출에 호재가 될 수 있지만 각국의 실물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키고 유가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경훈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달러화 강세로 원자재 가격 하락과 자본 유출로 중국, 중남미 등의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 신흥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는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금융 시장에서는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의 1년 국채금리가 0.25% 포인트 오르면 한국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3개월 후 3조원가량 유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3개월 동안 외국인 자금 6조 3340억원이 빠져나갔다. 채권 시장도 마찬가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보유의 채권잔액은 지난 13일 현재 89조원으로 지난해 6월(106조원) 이후 18개월 동안 17조원이 빠져나갔다. 이들의 채권잔액이 90조원을 밑돈 것은 2013년 초 이후 처음이다. 또 금리 인상은 그동안 빚으로 떠받치는 부동산 경기에 직격탄을 줄 수 있다. 주택수요 감소뿐 아니라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위기의 가계빚<상>] 금리 1%P 오르면 이자 연 8조 증가… 가계부채 이젠 ‘시한폭탄’

    [위기의 가계빚<상>] 금리 1%P 오르면 이자 연 8조 증가… 가계부채 이젠 ‘시한폭탄’

    빚은 느는데 실질 소득은 제자리 “은행들 가산금리 올려 수익 보전1~2월 금리 쇼크 현실화 가능성” 집값까지 하락 땐 최악 상황 우려 대기업 과장인 김현수(41·가명)씨는 지난해 5월 서울의 시세 7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면서 은행에서 4억원(LTV 57%)을 빌렸다. 당시 “기준금리가 더 내려갈 것”이라는 은행 창구 직원의 조언에 따라 연 2.7% 변동금리로 당장 이자만 내는 대출 상품을 선택했다. 이자 비용은 매월 90만원. 그런데 최근 김씨가 적용받는 금리는 3.22%로 0.52% 포인트나 뛰었다. 매월 내야 하는 이자도 107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월급 500만원(세후)에서 두 자녀 양육비와 생활비, 각종 공과금과 보험금 등 고정지출을 빼고 나면 언제나 계좌 잔고는 ‘0원’에 가깝다. 게다가 최근 두 달 새 집값이 2000만원가량 빠졌다. 김씨는 15일 “회사 실적이 나빠 내년엔 월급이 오르지 않을 것 같은데 대출이자는 계속 늘어 불안하다”고 털어놓았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1300조원을 넘어선 우리 가계부채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 9월 말 현재 가계부채는 1295조 7531억원이다. 10~11월에 은행권에서만 16조 3000억원 증가했으니 잔액은 이미 1300조원을 훌쩍 넘었다. 불과 1년 새 100조원 이상 불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금리 상승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변동금리 대출금은 700조∼800조원이다. 금리가 1% 포인트만 올라도 추가 이자 부담이 연간 7조~8조원 생기는 셈이다. 이렇듯 빚 부담은 늘어나는데 소득은 제자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실질 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이후 계속 0%다. 2012년(159.4%)까지만 해도 160%를 밑돌던 가계의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올 6월 말 기준 174%로 껑충 뛰었다. 빚 갚을 능력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의미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 교수는 “경기 침체와 부실 우려 등으로 은행들도 내년에 대출자산을 선뜻 늘릴 수 없는 처지라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보전하려 할 것”이라면서 “가계가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금리 충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 초빙교수는 “이달 미국 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국내 시장에 선반영됐다”면서 “미국이 일각의 예상대로 이르면 내년 3월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그보다 한두 달 앞서 우리 가계부채의 금리 쇼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는 금리 쇼크와 집값 하락이 같이 오는 경우다. 전체 가계부채 중 주택담보대출은 약 42%(544조 3000억원)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가뜩이나 잇단 대출 규제와 입주물량 증가, 정국 혼란 등으로 주택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는데 금리 인상 악재까지 터지면 주택 거래 감소, 집값 하락 등의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집값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 이하로 내려가면 대출자는 대출 원금 중 일부를 토해내야 한다. ‘풍선효과’(은행 대출 억제에 따른 수요 이동)로 부풀어오른 2금융권 대출도 걱정거리다. 올 9월 말 농·수·신협 및 저축은행 등의 가계대출 잔액은 277조 7000억원이다. 석 달 전보다 11조원이나 급증했다. 정부가 부랴부랴 꺼내든 가계부채 대책(고정금리+원리금 분할상환 유도)은 2금융권의 경우 새해부터나 적용된다. 2금융권에는 신용도가 낮은 고령층이나 영세 자영업자, 저소득층, 다중채무자 등 금융취약계층이 다수 포진해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가계부채를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해 온 탓에 정부의 대책도 주택담보대출에만 방점이 찍혀 있었다”며 “정부가 당장 대출을 틀어쥐는 것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가계부채 중 가장 부실 위험이 높은 취약계층에 만기 연장 및 이자 유예, 전환대출 확대 등의 적극적인 처방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박창균 중앙대 경제학 교수는 “당장 눈앞의 불(부실 위험)을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실 발생 이후 시장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사후대책도 미리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소비 진작이 최우선… 공공 사업·저소득층 지원금 조기 지급 서둘러야”

    정부가 오는 28일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내놓기로 했다. 나라 안팎의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과 가계의 투자·소비 심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이번 경제정책 방향은 대통령 탄핵소추 및 이로 인한 조기 대선 가능성 때문에 역대 가장 단명(短命)할 공산이 크다. 전직 고위 경제관료들은 1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소비심리를 끌어올려 경기 위축을 최대한 방어하는 것이 ‘시한부’ 경제정책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소비심리는 얼어붙어 있고 금리는 올라갈 가능성이 큰 지금 정부가 당장 할 일은 무엇보다도 소비를 늘리는 것”이라면서 “특별소비세를 한시적으로 낮추고, 소비 위축에 영향을 주는 청탁금지법의 예외 범위를 한시적으로 두는 방안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와 함께 “저소득층의 소득 보전을 위한 지원금을 조기에 지급하고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의 사업 발주를 앞당기거나 정부 조달 품목을 미리 사들이는 등 경제에 온기가 돌 수 있는 아이디어를 최대한 짜내 내년 경제정책에 담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 추세를 반등시키려면 재정을 충분히 쏟아부어야 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전 국무총리실장)은 “경제를 활성화시켜 일자리를 만들려면 내수 소비를 먼저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상반기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거나 내년 본예산을 최대한 당겨 써서 경제 주체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재정을 충분히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한 초석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은 “투자와 소비, 수출의 지속적인 감소로 경기가 많이 침체돼 있어 서민들의 삶을 위한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위”라면서도 “본질적인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개혁 역시 중요하기 때문에 두 가지 방향을 적절히 조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전 장관은 “지금의 과도 정부가 구조조정 밑그림을 확실히 그려서 다음 정부가 곧바로 실행에 돌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도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추진 동력에 대해선 다소 의문이 있지만 그래도 긴 호흡으로 경제 체력 회복을 위한 중장기 구조개혁을 지금 고민할 필요가 있다”면서 “야당도 경제 운영의 책임이 있기 때문에 정부와 중장기 경제 정책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경제살리기 충력전 펼쳐라] “재정적자 두려워 말고 돈 풀어 경기부양 시그널 보내야”

    [경제살리기 충력전 펼쳐라] “재정적자 두려워 말고 돈 풀어 경기부양 시그널 보내야”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 전문가들이 재정 지출에 소극적인 정부의 태도 전환을 한목소리로 내고 있다. 재정 지출 규모를 키워 수출 감소로 인한 기업실적 악화, 이에 따른 투자와 고용 침체, 가계소득의 감소와 소비 부진으로 이어지는 경기의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예산을 짜면서 3.0% 성장률을 전제로 통합재정수지 13조 8000억원 흑자, 관리재정수지 28조 1000억원 적자를 목표로 설정했다. 각각 추가경정예산까지 반영해 2조 4000억원 흑자, 39조 1000억원 적자로 예상한 올해보다 수입은 더 늘지만, 지출은 그만큼 늘려 잡지 않았다는 뜻이다. 정부는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재정건전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OECD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6%로 대폭 낮췄다. 하지만 우리와 다르게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2%에서 3.3%로 올렸고, 미국(2.2%→2.3%)과 일본(0.4%→1.0%), 중국(6.2%→6.4%) 등 주요국들의 성장률 전망치도 높여 잡았다. OECD가 유독 한국에 대해서만 비관적 전망을 내놓은 가장 큰 이유는 재정 지출 증가세 둔화 때문이다. 미국, 일본, 중국 등의 경기 개선을 전망한 배경에는 재정 확대가 자리잡고 있다. 대외 환경이 악화되고,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가 위축되는 것은 어느 나라에나 똑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를 보여주는 척도인 재정정책에서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KDI조차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당초 2.7%에서 2.4%로 전망치를 낮췄다. 여기에는 ‘탄핵 정국’의 정치적 리스크(하방요인)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를 반영하면 2.0% 성장도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론이 흘러나온다. 따라서 내년 우리 경제의 3.0% 성장을 전제로 짠 예산의 재정 지출로는 경기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KDI도 “재정 확장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재정 지출 여력은 충분히 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9.3%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OECD와 IMF가 끈질기게 한국에 재정 확대를 요구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실제 일본은 지난해 말 기준 정부 부채가 GDP의 229.2%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경기부양을 위해 28조엔 규모의 재정 확대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내년 예산을 GDP 대비 0.5%(한국은 8조원) 더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 OECD는 “일반적으로 재정 지출 규모를 매년 0.5%씩 늘리면 성장률은 당해 평균 0.4~0.6%, 중장기적으로는 2.0%까지 높아지고, 국가채무비율은 3~4년 안에 안정된다”면서 “한국의 국가채무비율 안정은 1년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2.5%로 예측한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도 “한국 정부의 재정능력은 상당히 양호하다”면서 “리더십 공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재정 여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 부진 속에 내수기반 확충을 위해서라도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며 “청년층에 대한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될 경우 사회서비스를 중심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적극적인 고용자 입장의 정부 역할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만약 경제 상황이 지금보다 더 빠르게 악화되는 경우, 경기 안정화를 위한 정책 대응이 제때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불황이 더 고착화되기 전에 그 경로를 차단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각자도생 시대, 분노·연대를 공유하다

    각자도생 시대, 분노·연대를 공유하다

    올 한 해 출판계는 세상을 해석하고자 하는 독자들의 요구에 부단히 응답했다. 13일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등 온·오프라인 서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과 탄핵소추는 정치·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책들을 부상하게 했고,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여성 혐오’ 현상은 페미니즘 도서들을 재주목하게 만들었다. 두 현상에 깔린 공통된 정서는 ‘분노의 공유와 해소’였고, 사회적으로는 ‘연대’와 ‘각자도생’의 간극을 확인하고 좁히는 계기가 됐다. 대통령과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이 사실로 드러나고, 거대한 촛불집회가 사회적 현상이 되면서 정치 관련 서적은 역동성이 커졌다. 지난 10월 이후 예스24에서 정치 서적은 사회 분야 전체 도서 판매량의 20.5%를 차지했다. 강원국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쓴 ‘대통령의 글쓰기’,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의 ‘대통령의 말하기’부터 주진우·함세웅의 ‘악마기자, 정의사제’도 주목을 받았다. 헌법에 담긴 사회적 정의와 가치를 알려 주는 시민을 위한 헌법 해설서 ‘지금 다시, 헌법’이 베스트셀러 20위권에 진입한 데 이어 사회학자 김덕영의 ‘국가 이성 비판’과 ‘대통령은 없다’, 엄기호의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 등도 호평을 받았다. 교보문고에서는 부의 불평등 문제를 다룬 장하성의 ‘왜 분노해야 하는가’가 정치·사회 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 5월 일어난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으로 촉발된 여성 혐오 논란은 페미니즘으로 이어지며 출판계의 화두가 됐다. 올해 출간된 페미니즘 관련 도서는 28종으로 지난해 4종에 그친 것과 비교해 7배나 늘었다. 예스24에 따르면 페미니즘 도서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2.6%로 두 배 이상 늘었고, 20대 여성의 구매 비중이 지난해 10.7%에서 올해 26.0%로 상승했다.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이민경·봄알람)라는 페미니즘 입문서부터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우에노 지즈코·은행나무), ‘나쁜 페미니스트’(록산 게이·사이행성),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창비) 등이 상위 순위에 올랐다. 지난해 침체했던 한국 문학은 확연한 르네상스기를 맞았다. ‘채식주의자’ 작가 한강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은 한국 문학을 재발견하고, 문학을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는 견인차가 됐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한국 소설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46.0% 뛰어올랐고, 지난해 22.2%가 감소했던 한국 시집 판매량은 올해 505.7%나 급증했다. 한강의 작품은 종합 베트스셀러 1위에 오른 ‘채식주의자’뿐 아니라 ‘소년이 온다’, ‘흰’ 등이 큰 관심을 받았다. 정유정의 ‘종의 기원’, 조정래의 ‘풀꽃도 꽃이다’도 한국 소설의 부활에 힘을 보탰고, 민주화 운동의 시대정신을 담은 김숨의 ‘L의 운동화’, 세월호 참사의 민간인 잠수사 이야기를 다룬 김탁환의 ‘거짓말이다’도 시선을 모았다. 시집은 연초부터 불어닥친 ‘초판본’ 열풍이 동력이 됐다. 윤동주 시인의 기일에 맞춰 복간된 증보판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가 신호탄이 됐고, 김소월의 ‘진달래꽃’, 백석의 ‘사슴’ 등이 소장 욕구를 자극했다. 하상욱의 ‘서울시’, ‘시 읽는 밤’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의 유행과 함께 나태주 시인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 등 서정시도 입소문을 탔다. 올해 출판 키워드로, 교보문고는 어지러운 시국 상황을 반영한 ‘뜻밖에’를, 예스24는 ‘셀프(SELF)-각자도생의 시대’를 제시했다. ‘셀프’는 각각 Single(혼자), Encourage(북돋다), Liberal(자유·민주주의), Feminism(페미니즘)에서 따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올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 약 40조원···신발 비중 증가 추세

    올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 약 40조원···신발 비중 증가 추세

    올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가 40조 4696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7월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발표한 ‘한국 패션시장의 2016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에 따르면 올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40조 4696억원으로 예측됐다. 이는 지난해 규모(40조 5296억원)보다 0.1% 감소한 수치다. 이는 경기 침체로 인해 각 패션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런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소비자의 잠재 수요는 점차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유순 패션인트렌드 이사는 <한국섬유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반적으로 침체된 패션 시장이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동기 부여와 계기를 만들기 위해 브랜드 가치 정립과 효과적인 마케팅의 중요성이 지속 강조된다. 반등의 기회를 잡기 위해 새로운 전략 방향을 세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패션시장에서 신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해외 브랜드의 신발을 국내에서 판매하는 매장이 문을 열고 있다. 유럽 트렌드 SPA 슈즈브랜드 ‘스티유’가 그 예에 속한다. 스티유는 오는 15일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6층에 신규 매장을 연다. 정식 개점에 앞서 13일 프리오픈을 하고 입점 브랜드를 공개했다. 스티유 신세계 대구점은 개점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스티유 전속모델 오연서가 신은 슈퍼히어로 글리터 스니커즈를 60% 할인된 가격으로, 베이직 워커는 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했다. 또 전품목 10%할인 이벤트(일부품목, 세일상품 제외)가 오는 21일까지 이어진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美 금리 인상 후폭풍 대비되어 있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같다. 금리 선물시장에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3~14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95%로 내다보고 있다. 0.25~0.5%로 유지돼 온 초저금리 시대 마감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가뜩이나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우리 경제가 금융시장 불안까지 겹쳐 직격탄을 맞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염려되는 점은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갈 가능성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이번뿐만 아니라 내년에 세 차례 정도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점치고 있다. 우리의 기준금리(1.25%)를 따라잡을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내외 금리 차가 사라지면서 외국 자본이 급속히 빠져나갈 수 있다. 지난해 초 연준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0.25% 포인트 금리를 인상하자 석 달 동안 약 6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었다. 자금 유출을 막으려면 우리도 기준금리를 현실화해야 한다. 문제는 우리 경제는 그럴 처지가 못 된다는 점이다.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생산과 소비가 위축된 마당에 섣불리 금리 인상 카드를 썼다간 더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규모가 1300조원까지 늘어난 데다 중소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앞서 침체된 경제를 고려해 오히려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고 권유하기도 했다. 당장 15일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한국은행이 딜레마에 빠져 있는 이유다. 현재로선 정부와 한은이 금리 인상의 충격파를 최소화하면서도 경기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방안을 짜낼 수밖에 없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어제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 상품의 목표 비중을 45%로 올려 잡겠다고 한 것은 그런 점에서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정부는 최근 가산금리를 너무 높게 설정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은행들의 횡포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한은도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 경기가 더 얼어붙지 않도록 최대한 인상을 억제하고, 불가피할 경우 인상폭이 최소한에 그치도록 해야 한다. 금융시장 안정을 이유로 쉽게 금리 인상 카드를 쓰면 경제 회생의 불씨마저 꺼뜨릴 위험이 있다. 무엇보다 두 달 가까이 방치된 경제부총리 문제를 매듭지어 위기대응 능력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 [열린세상] 저성장 탈출 위해 政·官 협력 절실하다/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

    [열린세상] 저성장 탈출 위해 政·官 협력 절실하다/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

    경제는 생물 같아서 간혹 주사나 수술 같은 부양책이나 구조조정의 도움을 받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부진을 극복하고 회복하는 ‘자기 회복 기능’이 있다. 경제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경제가 ‘장기적인 평균 수준으로 수렴’하는 성향으로 설명한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경제는 평균적으로 3.1% 성장했다. 2015년에는 2.6%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올해 2016년은 전년과 유사한 2.7% 내외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처럼 두 해 연속 2%대의 성장을 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과 2013년에도 2.3%와 2.9%의 2%대의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4년에는 3.3%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이번에도 두 해 동안 장기적인 평균 수준을 밑도는 성장세를 보였다면, 2017년에는 경제성장률이 반등하는 모습을 기대할 만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를 접어야 할 것 같다. 한국 경제는 세 해 연속 2% 성장이라는 새 기록을 다시 써야 하는, 그리고 그 세 번째 해인 2017년에는 성장률이 2.4%로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의 선행지표 역할을 해 왔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세계 경제가 침체 후 회복의 조짐을 보일 경우 그것을 포착할 수 있는 몇 개 되지 않는 모니터링 지표 중 하나가 코스피지수라고 평가했다. 국내총생산의 87%나 되는 한국의 높은 대외의존도 때문일 것이다. 2017년의 세계 경제는 2.7% 성장해 전년의 2.5%보다는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러시아, 브라질 등 몇몇 신흥시장 국가들이 그간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고 일부 선진국의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의 세계 경제에 대한 선행성이 작동했다면, 적어도 2016년 하반기에는 전반적인 수출 경기나 주식시장에 어느 정도의 가시적인 회복이 있어야 했다. 또한 2017년의 한국 경제도 2016년보다 개선돼야 할 것이다. 수출은 11월에 전년 같은 달 대비 증가세로 전환했으나 아직 본격적인 회복을 단정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대통령 선거 이후에 나타난 국제금리의 상승과 달러 강세는 신흥시장 국가들로부터 자본 유출을 유발하기도 했다. 한국의 금융시장도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여기에 국회의 대통령 탄핵 결정과 그로 말미암은 정치적 불확실성은 2004년 탄핵 사태 당시처럼 경제심리 악화와 소비와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한국 경제는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자기 회복 기능과 세계 경제에 대한 선행성이 크게 훼손된 경제체질 때문이다. 2017년은 2%대의 성장이 3년 연속 지속되며 장기적으로 2%대의 저성장이 고착되는 한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이 새로 발표한 추계인구에 따르면, 15세에서 64세의 생산가능 인구가 올해 정점을 찍고 내년부터 감소세로 전환한다. 고령화로 인한 이 같은 인구 구조의 변화는 저성장 국면을 더욱 고착시킬 것이다. 경제성장의 둔화는 궁극적으로 국민소득 증가세의 둔화로 귀결된다. 발표할 때마다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가계부채는 지난 2년 동안 소득의 증가세를 크게 상회했다. 내년에도 가계부채의 이러한 증가세는 지속돼 가계의 부채 부담은 계속될 전망이다. 조선, 휴대전화 등 일부 주력 수출 부문은 경쟁력 약화로 부진을 지속하고 있으며 자동차, 철강 등은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 등으로 적신호가 켜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실로 기대하는 것은 하나다. 정치권과 행정부가 힘을 합쳐 경제가 더 빠르게 저성장 국면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처방은 그 어느 때보다도 과감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재정적 여력이 충분한 만큼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단기적인 부양뿐만 아니라 경제의 생산 능력에 기여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지적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 여력이 있는 만큼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통해 정부의 재정정책과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의 무분별한 증가로 연결되지 않도록 금융 당국의 적절한 감독과 규제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 사라진 당·청 보호막, 임박한 美금리 인상…부담 커진 유일호

    사라진 당·청 보호막, 임박한 美금리 인상…부담 커진 유일호

    美보호무역·中사드 경제 보복 등 정국 혼돈 속 ‘외적 악재’ 가시화 제1과제는 불확실성 확산 차단 “靑 빠진 지금, 경제 사령탑 기회” 12일 유임이 확정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남은 시간은 최장 8개월이다. 유임의 명분은 ‘정책 연속성’이다. 하지만 유일호 경제팀에게는 지워진 부담은 몇 배나 커졌다.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함께 그리고, 책임을 나눠왔던 조력자이자 보호막인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사실상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예고됐던 미국의 금리 인상과 트럼프 정부의 출범에 따른 보호주의 강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과의 무역 마찰 등 우리 경제의 외적 악재가 가시화되고 있다. 게다가 혼돈의 정국 속에 기업투자와 가계소비도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최소한 ‘현상유지’를 위해서라도 유 부총리가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진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때가 온 것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청와대 기능이 상실된 지금은 기획재정부 등 정부 관료에 오롯이 경제정책의 권한과 책임을 줄 수 있는 때”라고 말했다. 유일호 경제팀이 당장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불확실성’의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다. 지난달 2일 퇴진 여론의 압박을 받고 있던 박근혜 대통령이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경제부총리 후보로 지명했고, 정국 혼란 속에 유 부총리와 임 위원장의 ‘어색한 동거’가 40일 넘게 이어졌다. 유일호 경제팀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 분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해 국가나 우리 기업의 대외 신뢰도가 떨어지거나, 금융·외환시장의 혼란이 발생하거나, 소비와 투자가 줄어들어 경기가 더 침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사드 배치 이후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로부터 시작된 중국의 경제 보복 역시 유 부총리가 챙겨야 할 과제다. 최대 규모의 무역 상대국인 중국의 한국 연예인 출연 제한, 관광객 감소 등의 상황을 당장 피해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방치하면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한국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유일호 경제팀은 내년 1월 말 미국 트럼프 정부의 출범으로 한층 거세질 보호주의 흐름의 대응책도 세워야 한다. 이달 말 내놓을 예정인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에서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내수를 활성화시킬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전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는 “지금은 경제 수장이 누가 되든 큰 정책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우리 경제를 다음 정부에 안정적으로 연결시키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당장 예고된 미국 금리 인상으로 우리 외환·금융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유 부총리의 유임이 확정돼 시장에 번져 가던 경제 리더십에 대한 ‘불확실성’을 차단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지금은 기존 경제팀이 하던 업무를 마무리하는 것이 더 좋다고 본다”며 “경제부총리가 이번에 교체돼 몇 달 일하고 물러나는 것보다는 향후 출범할 새 정부에서 임명된 부총리가 추진력 있게 일을 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스마트시티 기업들 ‘산타크루즈 신도시’ 수주 총력전

    국토부, 오늘 투자·수주 설명회 중남미 시장 진출 교두보 공략 볼리비아 산타크루즈 신도시에 건설업체 등 스마트시티 관련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열리는 산타크루즈 신도시 투자·수주 사업설명회에는 국내 대형 건설업체 등 100여개 기업이 참석할 계획이다. 사업설명회에서는 볼리비아 정부와 시행사(GEL)가 현지 금융제도, 분양·수익 창출 조건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산타크루즈 스마트시티는 58㎢(분당 신도시의 3배)에 주택 12만채(43만명 수용)를 짓는 도시개발사업으로 32억 달러가 투자된다. 2035년까지 3개 지구로 나눠 개발되며 현재 1지구는 단지 조성 실시 설계를 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초 착공된다. 해외건설에 참여하는 국내 대형 건설사는 대부분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이곳을 멕시코, 콜롬비아 등 중남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침체된 시장에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전자·통신·환경·방재시스템·금융 등 관련 업계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단순 주택 건설공사에 그치지 않고 첨단 도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연관 업종의 진출도 기대된다. 국내 스마트시티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설치 경험이 많은 한 업체 관계자는 “국내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타크루즈 신도시가 국가 차원에서 미는 프로젝트라는 점도 건설업계의 관심을 사고 있다. 건설사들이 각개전투식으로 수주한 사업과 달리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원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해외도시개발지원센터(LH 위탁경영)가 자문형 컨설팅을 해 주고 있으며 LH는 자문단을 파견했다. 도시의 기본 구상부터 기본설계, 실시설계를 LH와 국내 설계업체가 맡았다. 김형렬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은 “우리 기업이 신도시 개발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조언을 해 주고 있어 본 공사 참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여성고용률 4년째 답보… 올해 평균 50.2% 그쳐

    여성고용률 4년째 답보… 올해 평균 50.2% 그쳐

    올해 여성 고용률이 50%선에 턱걸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013년 ‘고용률 70% 로드맵’을 통해 “여성 고용률을 62%로 높이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여성 고용률은 4년째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노동연구원의 ‘2016년 여성 노동시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10월 여성 평균 고용률은 50.2%에 그쳤다. 여성 고용률은 2012년 48.4%, 2013년 48.8%, 2014년 49.5%, 지난해 49.9%로 올해까지 6년 동안 상승폭이 2% 포인트에도 못 미쳤다. 남성 고용률은 올해 1~10월 71.0%로 여성 고용률보다 20% 포인트 이상 높았다. 노동시장 침체로 여성 실업률은 꾸준히 증가했다. 여성 실업률은 2012년 3.0%에서 2013년 2.9%로 소폭 감소한 뒤 2014년 3.5%, 지난해 3.6%, 올해 1~10월 3.7%를 기록했다. 특히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본격적으로 직장 생활을 해야 할 30대 초반 여성의 취업자 수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30~34세 여성 취업자 수 증가율은 2013년 4.8%에서 2014년 0.2%로 줄었고 지난해는 -0.2%를 기록했다. 올해는 10월까지 -4.3%로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취업자 수 증가율이 가장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냈다. 다만 35~39세 여성은 미혼자와 기혼자 모두 취업자 수가 늘어 올해 1~10월 취업자 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6.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자영 충남대 경제학과 조교수는 “출산·육아기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과 고용률 제고, 청년여성 일자리의 질, 산업구조적인 측면에서 여성 인력의 잠재적 수요 확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제7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컨트롤타워 없는 정치·경제… ‘한국식 성장모델’ 절실하다

    [제7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컨트롤타워 없는 정치·경제… ‘한국식 성장모델’ 절실하다

    우리 경제가 새로운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또 다른 차원의 거대한 파도다. 보호무역주의 대두, 4차 산업혁명 도래,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하고 있는데 정치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경제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국정 농단으로 성난 촛불 민심은 낡고 부패한 정치·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제경제 전환기, 우리 경제가 나아가 길’을 주제로 제7회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은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김영철 KBS PD 등 4명의 토론 형태로 진행됐다. 사회는 김태균 서울신문 경제정책부장이 맡았다. 1. 우리 경제는 어디에 와 있나 정경유착·부패에 발목… 외환위기 때보다 최악의 상황 사회 우리 경제가 나아갈 길을 논의하기에 앞서 현 상황에 대한 진단을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1997년 이른바 ‘IMF 사태’ 등 앞선 위기들과 비교할 때 지금은 어느 정도인가. 권태신 원장 외환위기를 전후로 재정경제원 국제금융심의관과 임창열 당시 경제부총리의 비서실장을 맡았다. 외환위기는 한국전쟁 이후 최대 환란이었다. 그럼에도 다행이었던 것은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김대중·이회창·이인제 등 유력 대선 후보, 국회가 한마음으로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를 적극 지원했다는 것이다. 또 350만 가구가 ‘금 모으기 운동’에 참여해 30억 달러를 모았다. 전 세계가 놀랄 정도로 단합이 잘됐다. 국제사회가 한국의 저력을 높이 평가했고 한국 국채를 앞다퉈 사들였다. 지금은 그때와 비교해 상황이 훨씬 나쁘다. 국정 컨트롤타워가 없고 여야뿐 아니라 여당도 쪼개져 있다. 2008년 이후 저성장이 고착화된 ‘뉴노멀’ 시대로 접어들면서 경제 회복이 안 되고 있다. 우리 경제는 일본식 장기 침체 우려마저 나온다. 신관호 교수 한국 경제는 1980년대 말부터 성장이 둔화하기 시작했다. 연간 10%씩 성장하던 때라 정부와 기업은 그런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당시 정부는 성장 둔화를 만회하려고 무리한 정책을 많이 폈다. 소위 관치금융이 대표적이다. 금융권을 부실화시키면서 재벌 기업에 자금을 몰아줬다. 더 나아가 국외 자본까지 자유화하면서 외자가 밀려 들어왔다. 그 결과가 외환위기로 나타났다. 상당한 경제적 위기였지만 많은 제도적 개선을 이뤘다. 그렇지만 그 이후 구조 개혁이 미뤄지면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다. 최병일 교수 저는 좀 생각이 다르다. 우리 경제는 경제 규모나 국제화 수준이 총량적으로는 이미 선진국 초입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개개인의 삶도 상당히 풍요해졌다. 문제는 이게 지속 가능하냐는 것이다. 젊은 세대를 위한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실업률이 치솟고 있다.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연 2~3%의 성장으로는 복지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진보정권 10년, 보수정권 9년 동안 이 문제를 풀지 못해 미래가 암울해졌다. 김영철 PD 2004~2005년 국민소득 2만 달러에 도달한 뒤 3만 달러의 벽을 왜 뚫지 못했을까. 그 의문이 최근 풀린 것 같다. 현재 드러난 국가 리더십 실종, 정경유착과 부패 등 후진적인 행태가 아직 남아 있어서 그렇다.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11위인 우리 경제 체급에 맞지 않는 불합리하고 진작 떨쳐 버렸어야 했던 구태가 우리 발목을 잡았다고 생각한다. 1997년과 2008년 위기보다 지금의 위기가 더 심각한 것은 보호무역을 내세운 미국 리더십이 등장하고 미국과 중국의 통상 다툼이 시작되는 등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 사령탑이 없고 국제적인 국가 이미지, 기업 신인도가 한순간에 20~30년 전으로 후퇴해 버렸다. 총체적인 위기가 아닌가 싶다. 2.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국민공감 있어야 개혁 가능… 기득권 나서 고통 분담을 사회 정부는 수십년째 서비스 산업 활성화 대책, 내수 활성화 대책,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등 패키지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과제가 무엇인지 알고 지속적으로 정책을 개발하는데도 우리 경제는 늘 어렵고 위기가 반복되고 있다. 권 원장 개혁의 필요성은 다 안다. 개혁을 어떻게 추진하고 집행하느냐의 문제다. 사회가 어느 정도 정착되면 자기 기득권만 주장한다. 적절한 타협과 조정의 기제가 작동해야 한다. 우리는 조정 시스템이 제 기능을 못 한다. 그래서 매번 똑같은 서비스 산업 활성화, 신성장 동력 대책이 나오고 진전이 없다. 결국 개혁 추진 의지와 동력을 넘어 시스템의 문제라고 봐야 한다.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사회 저항을 무릅쓰고 노동개혁을 이끌어 냈다. 독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는 사회민주당 소속 좌파 총리였음에도 ‘하르츠 개혁’, ‘어젠다 2010’을 수립해 독일 경제를 일으켰다. 우리도 기득권이 각자 양보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힘들더라도 고통을 나눠야 한다. 노동시장이 개혁되지 않으면 비정규직이 늘고 외국 기업이 들어오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국내 기업이 해외에 만든 일자리가 100만개 이상이다. 신 교수 정부 관료들 똑똑하고 좋은 정책을 많이 내놓지만 실현이 안 되는 게 문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 지지를 받으며 개혁할 수밖에 없다. 외환위기 때에는 체제 개혁의 필요성을 국민들이 뼈저리게 느꼈다. 그러나 평상시에는 광범위한 지지를 받기 어렵다. 규제 철폐를 예로 들어 보자. 규제가 없어지면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보지만 규제 보호를 받던 이익집단은 피해를 본다. 이들이 반대하고 나서면 규제를 없애기가 어려워진다. 국민 공감이 있어야 개혁할 수 있다. 최 교수 서비스, 문화, 신성장 동력 등이 정부가 정책 드라이브를 거는 분야다. 이 분야의 정책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기존 정책을 정치권이 수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 50% 이상의 지지를 받는 국가 미래 비전이 없다. 그렇다 보니 각자 자기 몫 챙기기에 바쁘다. 특히 노동 분야의 갈등이 심하다. 노사가 서로 비난만 해선 안 된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미덕을 발휘하고 노조 역시 공생할 수 있는 비전을 만드는 데 협조해야 한다. 김 PD 저는 좀 다른 관점이다. 5년 단임제 대통령 제도의 한계에서 비롯된 문제다. 같은 당이 집권해도 5년마다 경제의 기치가 바뀐다. 이를테면 ‘녹색성장’에서 ‘창조경제’로 말이다. 정치가 인기 영합주의로 흐르면서 우리 경제를 체질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정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북유럽은 집권 정당이 바뀌어도 경제정책의 연속성이 보장된다. 단기적으로 무슨 정책을 내놓더라도 국민 피부에 안 와 닿는다. 차라리 10개년 경제계획을 세우는 것도 방법이다. 정권을 떠나 꾸준히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장기 로드맵이 필요하다. 3.국민소득 3만弗 시대, 적합한 모델은 우리 체질·문화에 맞는 지속가능한 모델부터 찾아야 최 교수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산업화와 선진화를 이룬 나라에서는 갈등 조절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우리는 선진국이 아니다. 타협이 안 되는 갈등을 상수로 생각하고 이대로 계속 살 것인지, 아니면 우리 기질에 적합한 한국식 정치경제 시스템을 만들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 독일과 일본은 기질적으로 우리와 다르다. 그들은 화가 나도 감정을 삭이고 법대로 하자는 사람들이고 우리는 일단 화가 나면 풀어야 하지 않나. 경제 주체가 노력을 기울였을 때 합당한 보상이 돌아오는 시스템이 돌아갈 때 구조 개혁이 성공할 수 있다. 공정한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다소간 고통이 따르더라도 국민들이 정부 개혁을 지지할 수 있다. 사회 한국식 성장 모델을 찾으려는 노력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우리가 참고할 만한 나라가 과연 있을지 의문이다. 김 PD 싱가포르 모델을 생각해 볼 만하다. 싱가포르는 리콴유 전 총리가 부정부패 척결, 토지 국유화, 분배 정의를 실현하면서 국민소득 5만 달러가 넘는 선진국으로 거듭났다. 지금 우리도 한국 경제정치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 고민할 시점이다. 최근 국정 농단과 관련해 개헌 논의가 있지만 정치상황이 아니더라도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는 시점에 적합한 정치제도는 무엇인지, 국민적 합의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경제·복지 국가 모델이 무엇인지 논의해 봐야 한다. 우리의 가치관을 버리지 않으면서 분배가 가능한 모델을 찾는 것이 정부 역할이다. 정치가 혼란할 때 잃는 것도 있지만 사회를 확 바꿀 수 있는 새 의견이 모이는 장이 마련될 수도 있다. 최 교수 우리는 1997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구조조정을 하면서 기업 부채가 줄었고 그 덕에 2008년 금융위기를 어느 나라보다 빨리 극복했다. 반면 이 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약화됐다는 반론도 있다. 일자리와 복지에서 지속 가능한 국민소득 3만 달러 모델을 만들지 못했다. 지구상 어느 성장 모델도 우리에게 맞지 않는다. 북유럽 복지 모델의 근본은 기업의 국제경쟁력이다. 좀비기업을 시장에서 쫓아낸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그게 가능할까? 싱가포르는 분배가 가장 악화된 나라다. 싱가포르처럼 하려면 관료 월급을 5배 늘리고 공무원 숫자를 반으로 줄여야 한다. 우리 정서에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 체질과 문화에 맞는 성장 모델이 무엇인지 진작부터 고민했어야 한다. 이는 지식인의 책임, 담론의 실패다. 정치 경제의 지속 가능한 모델, 선진국으로 뿌리내릴 수 있고 개인이 행복한 사회를 향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4.우리 경제에 희망이 있다면… 우수 인적자본·4차산업 혁명·정치 리더십 ‘3박자’ 갖춰라 사회 우리가 가진 경쟁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는 것 아닌가. 신 교수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나라와 비교하면 연간 성장률이 항상 상위권에 들었다. 그만큼 저력이 있는 나라다. 한국의 인적 자본은 상당히 우수하다. 교육 수준이 높고 인재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해 왔다. 최근 경향을 보면 기술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면서 경제적 가치로 연결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아프리카에도 인터넷이 보급됐는데 활성화되지 않는 것은 이를 이용할 지식이 축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의미에서 새 기술이 들어왔을 때 감당할 인적 자본이 갖춰져 있다. 권 원장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아르헨티나, 그리스처럼 후진국으로 떨어질 우려가 있다. 우리가 잘할 수 있고 자본을 투입해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4차산업이다. 애플, 페이스북을 보면 특별한 기술보다는 아이디어를 모아 사업을 펼쳤다.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와 같은 창의적 인재가 있기에 가능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기업인이 나오려면 하향 평준화된 획일적인 교육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김 PD 해외 언론 동향을 보면 한국과 그리스의 정권 규탄 시위를 많이 비교한다. 우리는 100만명이 넘게 거리에 나와도 평화롭지만 그리스는 폭력적이기가 전쟁에 버금간다고 한다. ‘시민은 깨어 있다’는 게 하나의 위안거리다. 우리는 정보기술(IT)에 강점이 있다. 기술 습득력이 빠르다. 개인의 인터넷 정보 활용 능력은 세계 최고다. 앞으로 전자기기와 통신이 기존 농업, 제조업과 만나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IT 융합 산업이 주류를 이룰 것이다. 이런 4차산업 분야에 정치 리더십만 잘 갖춰지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최 교수 IT 기반에 도취돼선 안 된다. 정보화를 이뤘지만 IT를 기반으로 10년간 이룬 성과가 없다. 일례로 4차산업을 이끄는 기업 중 한국 기업이 없지 않은가. 한국어에 기반을 둔 IT 서비스는 성장하기 어렵다. 네이버처럼 처음부터 글로벌 기반으로 시작한 기업은 성공 가능성이 보인다. 이 분야는 정부가 손댈수록 시장이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기업이 잘 뛸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10대 유망 산업을 발굴하는 식의 정부 정책은 한물갔다. 적절한 맨파워를 기르고 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정리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송중기 1위 ‘소비자가 뽑은 최고의 광고모델’ 설현-김연아 제쳤다

    송중기 1위 ‘소비자가 뽑은 최고의 광고모델’ 설현-김연아 제쳤다

    배우 송중기가 2016년 소비자가 뽑은 광고모델 1위에 선정됐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는 TV, 신문, 잡지, 라디오, 인터넷, 스마트 기기 등 10개 매체에 대한 이용행태와 트렌드를 대표하는 약 80개 업종을 조사한 ‘2016 소비자행태조사’(MCR, Media&Consumer Research)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송중기는 2016년 안방을 뜨겁게 달군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후광으로 맥주, 이동통신사, 아웃도어 등 각종 CF를 촬영하며 주가를 올려 1위에 올랐다. 2위는 10~30대 젊은 남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설현(6%)이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5%)는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전년도 4위에서 3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전년도의 경우 1위(전지현)과 2위(수지)의 격차가 근소했으나, 올해는 1위(송중기)와 2위(설현)가 10%p로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특징을 보였다. 코바코는 오는 2017년에는 불황으로 소비가 침체되며, 3049세대 고소득 프리미어 소비자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2016 소비자행태조사’(MCR)는 전국 만 13~64세 5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6~7월에 걸쳐 일대일 면접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4%포인트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내년 물가상승률 1%대 초반… 통화 완화 유지해 끌어올려야”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물가 상승률이 1%대 초반에 그칠 것이라면서 완화된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KDI가 6일 공개한 ‘대내외 여건 변화가 국내 소비자 물가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국내 소비자 물가는 전년 대비 1.1~1.4%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인 2.0%를 밑도는 경향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2년간 물가 상승률이 낮았던 이유는 국제 유가가 지난해와 올해 각각 50%, 20% 정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천소라 KDI 연구위원은 “국제 유가 하락이 2년간 물가 상승률을 1% 포인트 끌어내렸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기가 위축돼 소비·지출이 부진했던 것도 물가 상승률을 0.5% 포인트 낮췄다”고 분석했다. 국제 유가는 점차 상승하겠지만 국내 경기 둔화와 글로벌 수요 침체 등이 겹치면서 물가 상승세를 제약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에 따라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경기 상황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연구위원은 “장기 금리가 오르는 만큼 물가가 오르지 않으면 실질 금리가 상승해 경기 전반이 위축될 수 있어 통화정책을 보다 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물가 상승률이 2%에 안착하면 자산가격 하락을 어느 정도 완충해 부동산 경기 연착륙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미래 먹거리 VR에도 최순실게이트 불똥

    미래 먹거리 VR에도 최순실게이트 불똥

    崔 ‘황제계’ 연루된 이영복 아들, 과학창의재단委 선임위원 위촉 운영 회사는 朴정부 사업에 선정고든미디어 대표, 차은택과 연루 업계 인사 국정농단 연루 의혹에 VR산업 지원 내년 예산 ‘반토막’ 국정 농단 파문의 불똥이 가상현실(VR) 산업으로 튀고 있다. 국내 VR 업계에서 이름을 알려 온 업체 대표들이 잇달아 최순실씨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VR 업계 전체가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VR 관련 스타트업들은 투자 위축과 VR 산업의 침체를 우려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6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최씨의 ‘황제계’와 연루된 이영복 엘시티 회장의 아들인 이창환 전 FX기어 대표가 현 정권 들어 다양한 사업에 선정된 것을 두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FX기어는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VR 업계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기업이다. 지난 10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에서 열린 ‘코리아 VR 페스티벌’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FX기어의 부스를 방문하고 사진 촬영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전 대표는 2013년 11월 한국과학창의재단 위원회 선임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FX기어가 2015년 론칭한 가상피팅 솔루션 ‘에프엑스 미러’는 미래창조과학부 등 각종 정부 주관 행사에 초청되고 대형 백화점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이미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2013년에 발표한 제품과 거의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FX기어 측은 “론칭이 2015년일 뿐 매직미러라는 제품으로 2009년부터 연구를 시작했다”며 “정부 사업 선정 등은 임직원들의 헌신과 피나는 노력으로 이루어진 기술력과 경쟁력의 결과물이지 특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내 VR 업계는 마해왕 고든미디어 대표가 국정 농단 사태와 연관됐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한 차례 움츠러들었다. 한국VR콘텐츠협회장을 맡고 있는 마 대표는 최씨와 차은택씨가 지분을 절반씩 소유한 ‘존앤룩C&C’의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마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촬영을 담당한 것을 시작으로 현 정부 들어 VR 분야 선두 기업으로 떠올랐다. 지난 3월 경기 성남시에서 열린 스타트업 캠퍼스 개소식에서 박 대통령에게 직접 VR 콘텐츠에 대해 설명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마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캠프 관계자의 요청으로 빌려준 명의가 존앤룩C&C 설립에 사용됐다”면서 “각종 사업 선정에서 특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VR 업계 관계자들이 국정 농단 파문에 줄줄이 연루되면서 정부의 VR 산업 지원 정책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정부는 VR 산업을 9대 성장동력 프로젝트 중 하나로 선정하고 5년간 405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의 VR 관련 예산은 ‘최순실 예산’이라는 오명과 함께 내년도 예산안에서 절반에 가까운 81억원이 삭감됐다. 한 VR 스타트업 관계자는 “그동안 VR과 스타트업 관련 각종 행사에 적극 참여하면서 회사를 알려 왔는데, 이제는 ‘창조경제’나 정부와 관련한 어떤 일에도 이름을 올리고 싶지 않다”면서 “벤처기업들과 스타트업들이 일궈온 VR 산업이 한순간에 침체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김동수 민생프리즘] 트럼프노믹스, 어떻게 볼 것인가

    [김동수 민생프리즘] 트럼프노믹스, 어떻게 볼 것인가

    도널드 트럼프가 다수의 예상을 뒤엎고 미국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기성 정치인이 아닌 아웃사이더 출신이기에 충격파는 실로 간단치 않았다. 그래서인지 내로라하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다양한 분석과 예측이 줄을 잇고 있다. 그중에서도 트럼프노믹스로 불리는 경제정책이 향후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과 대응 방안에 국한해 논의해 보려고 한다. 트럼프의 경제 공약을 요약하면 감세, 대규모 인프라 투자,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이 핵심이다. 이를 토대로 제조업 명가로서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것이 트럼프노믹스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다. 이것만 놓고 보면 트럼프는 중앙은행보다는 정부 재정의 역할을 경제운용의 우선순위에 둔 듯하다. 알다시피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을 중심으로 하는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경제라는 열차의 기관사 역할을 해 왔다. 양적완화라는 변형된 통화정책을 내세워 경제 내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는 데 중앙은행이 앞장섰다. 트럼프 시대, 미국 경제는 정부가 기관사로의 바통을 다시 이어받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그런데 감세와 함께 추진되는 재정지출 확대는 단기적으로 대규모 재정적자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인지 최근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법인세 인하와 금융규제 완화로 대표되는 기업 중심의 경기활성화가 예견되면서 달러화 강세도 빠르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트럼프노믹스의 방향성에 발맞춰 이미 나름의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한편 오바마 행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신고립주의 앞에서 폐기될 운명에 처했다. 동시에 총성 없는 통상 전쟁의 기운도 감돌고 있다. 특히 자국 내 제조업과 일자리 보호라는 명분하에 미국과 중국 간 통상마찰은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달러화 강세는 미국 내 산업 전반의 수출경쟁력 약화를 야기할 것이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반덤핑이나 상계관세와 같은 수입 규제 조치로 대처할 가능성이 크다. 그 과정에서 중국을 포함해 우리나라까지도 환율 조작국으로 몰아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 나가야 할까. 전문가들은 트럼프노믹스가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상당한 위협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공약에 비춰 보건대 분명 통상압력이 증대될 것이다. 행여 우리의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을 상대로 미국이 무역분쟁을 행동으로 옮기는 날에는 피해가 고스란히 한국에 전이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러니 우리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위협 요인을 충분히 분석하고 대비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우선 정부 차원에서 전방위적인 대미 통상외교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한·미 FTA가 양국 경제에 득이 되고 있다는 점을 설득하는 동시에 TPP를 대신할 수 있는 다른 역내 무역협정 참여도 고려해야 한다. 또 다른 나라들과의 협력을 통해 미래 통상 마찰에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혹시 모를 부정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선제적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최근의 금리 상승이 사상 최대로 늘어난 가계부채발 경제 위기의 도화선이 되지 않도록 강력히 관리해야 한다. 기업들도 현지화나 미국 내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무역 분쟁 가능성을 미리 차단해야 한다. 한편 트럼프노믹스가 위기와 동시에 기회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1조 달러 인프라 투자나 화석연료 규제 완화와 같은 공약들이 예고하고 있는 경기 부양책은 우리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노믹스라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은 총체적 리더십 실종 사태를 목도하고 있다. 작금의 심각한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정치권은 경제사령탑인 경제부총리 인선을 당장 매듭짓고, 모든 공직자들은 국민의 공복으로서 중심을 잡고 불확실성의 엄청난 파고를 관리하고 헤쳐 나가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 주기를 간절히 고대한다.
  • 파격 꽃무늬 입고 다시 꽃피는 구찌

    파격 꽃무늬 입고 다시 꽃피는 구찌

    중국의 전통시장에서나 볼 법한 화려한 꽃무늬가 자수로 새겨 있는 가방에 익숙한 금색의 ‘GG로고’가 큼직하게 붙어 있다.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구찌가 2017년 S/S(봄·여름) 시즌 컬렉션으로 내놓은 옷과 액세서리들은 ‘파격’ 그 자체다. ●동식물·오리엔탈리즘 모티브 디자인 눈길 구찌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모스스튜디오에서 ‘2017 S/S 컬렉션 프리뷰’를 열었다. 전체가 빨간색으로 둘러싸인 스튜디오 내부에는 언뜻 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난해한 옷들과 가방, 신발 등으로 가득했다. 중국 전통 변발을 한 어린이들과 미국 디즈니의 인기 캐릭터 도널드덕이 함께 놀고 있는 모습이 자수돼 있는 트렌치코트나, 머리가 일곱개 달린 상상 속의 동물이 등판에 자수된 재킷도 있다. 사자와 고양이 얼굴을 커다랗게 수 놓은 드레스도 눈에 띄었다.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 것도 특징이다.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점프슈트(반바지와 셔츠가 결합된 형태의 원피스)의 남성용 디자인도 내놨다. 동식물과 오리엔탈리즘을 중심으로 한 파격적 디자인의 주인공은 2015년 초 구찌의 전체 디자인을 책임지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임명된 알렉산드로 미켈레(42)다. 2002년부터 12년 넘게 구찌에서 일했지만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던 이 디자이너는 퇴물 취급받던 ‘한물간’ 브랜드를 2년 만에 가장 ‘핫’한 패션 브랜드로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기존 구찌 전통의 패턴과 디자인 위에 동식물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덧입힌 지난해부터 구찌는 단숨에 트렌디한 브랜드로 떠올랐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 작년 매출 11% ↑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구찌는 매출 38억 9800만 유로(약 5조 1460억원)를 기록하면서 전년(34억 9720만 유로·약 4조 6174억원) 대비 11.5% 매출이 상승했다. 국내에서도 구찌는 가장 뜨거운 브랜드가 됐다. 패션에 관심이 남다른 ‘패션피플’들은 “구찌가 미쳤다”고 할 정도다. 국내 구찌 매출은 구찌의 세계 매출 신장률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찌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의 패션시장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새로운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른 곳”이라면서 “이탈리아 본사에서도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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