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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집에서 청진기 대면 의사가 처방… 지역의료 공백 메우는 청년 [청년, 지역의 내일을 만들다]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집에서 청진기 대면 의사가 처방… 지역의료 공백 메우는 청년 [청년, 지역의 내일을 만들다]

    의료 사각 없애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소아과 부족한 지역의 ‘오픈런’ 해결가정 측정 데이터 기반해 영상 진료복지 사각 줄이는 ‘초단기 돌봄 서비스’노인·장애인 도움 필요시 바로 구인병원 동행 등 30분~1시간 돌봄 가능 의료 인력의 수도권 집중과 접근성 차이로 비수도권의 의료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정부가 지역의료 재건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현장의 체감은 여전히 낮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고자 비대면 진료 기술과 돌봄 플랫폼 등 혁신적 대안을 제시하는 청년들의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14일 경기연구원이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지역의료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응급상황 시 골든타임 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본 비율은 25.7%에 그쳤다. 그중에서도 비수도권은 15.5%로 수도권 35.3%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역 필수의료 신뢰도 역시 전체 30.6%에 그쳤고 비수도권은 17.9%에 머물렀다. 지역의료 전반 만족도도 비수도권은 19.5%에 불과했다. 격차의 배경에는 인력 불균형이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 결과 2024년 기준 인구 1000명당 필수의료 전문의 수는 수도권 1.86명, 비수도권 0.46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만 봐도 전국 6490명 중 서울·경기에 절반이 집중됐고 인구 1000명당 전문의 수 역시 서울 1.15명, 충남 0.56명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낮은 보상과 높은 업무 강도 등이 맞물리며 필수과 기피가 심화하고 인력이 수도권으로 쏠린 결과다. ‘단순 공급 확대만으로는 비수도권 의료 현실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 속 정부는 지역의사제 등 대책을 추진 중이다. 다만 아직 초기 단계여서 현장 공백은 여전하다. 이 틈을 메우는 것은 제도 밖의 움직임이다. 비대면 진료 스타트업과 청년 기획자들이 새로운 의료·돌봄 모델을 실험하며 해법을 찾고 있다. 경남·부산을 기반으로 삼아 2023년 첫발을 내디딘 스타트업 ㈜다다닥헬스케어가 예다. 회사는 소아과 의료 공백, 장시간 대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개발하고 올 하반기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단순 전화 상담 수준에 머물던 기존 원격진료와 달리 가정에서 직접 측정한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가 진료하는 구조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신광일(42) 다다닥헬스케어 대표는 창업 계기를 ‘현실 경험’에서 찾았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그는 “한 아이가 1년에 병원을 20번 정도 간다고 보면 되는데 상당수가 감기 같은 경증 질환”이라며 “문제는 ‘소아과 오픈런’이라 불리는 예약, 대기 시간이다. 아이가 아픈 상태로 2시간 이상 기다리는 건 부모 입장에서 매우 큰 부담”이라고 짚었다. 이어 “기존 비대면 진료는 전화로 증상을 설명하는 방식이라 환자 상태 전달에 한계가 있었고 ‘진짜 진료에 필요한 데이터를 가져오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같은 부모로서 병원·전문의 부족으로 진료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다다닥헬스케어는 체온·청진·구강·귀내시경 등 소아과 기본 진료 항목을 가정에서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기기를 개발했다. 모듈형 구조로 하나의 본체에 진료 부품을 교체해 사용하는 방식이며 측정 데이터는 스마트폰 앱으로 자동 전송된다. 보호자는 아이 상태와 증상을 입력해 진료를 신청하고 해당 정보는 병원으로 전달된다. 의사는 이를 바탕으로 영상 진료 후 처방 여부를 판단한다. 신 대표는 “초진은 대면 진료가 필요하지만 재진은 데이터 확인만으로 처방 등 조치가 가능하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귀띔했다. 인공지능(AI) 기술도 적용됐다. 측정 데이터 품질을 AI가 1차 점검해 불명확할 경우 재측정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인제대 기술지주 자회사인 다다닥헬스케어는 현재 병원 인프라를 활용해 기술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향후 성인·시니어 헬스케어로의 확장도 바라본다. 신 대표는 “5년 뒤에는 부모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서비스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청년의 아이디어와 기술은 공공 돌봄의 사각지대를 해결하는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최석현(36) 대표가 이끄는 부산 스타트업 ㈜불타는고구마가 부산북구장애인종합복지관과 협력해 개발한 ‘잠깐돌봄’이 대표 사례다. ‘잠깐돌봄’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병원 동행, 생필품 구매, 청소·설거지 등 30분~1시간 내외의 초단기 돌봄을 요청하면 인근 돌보미를 실시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기존 장기 요양·공공 돌봄 서비스가 대응하기 어려웠던 긴급·단기 돌봄 공백을 보완해 필요할 때 즉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잠깐돌봄은 현재 부산 북구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에 선정되어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일반 플랫폼과 달리 지역 복지기관이 직접 돌봄 운영과 돌보미 관리를 담당하는 구조다. AI 기반 매칭 기술을 통해 돌봄 요청 내용·거리·활동 이력 등을 분석, 최적의 돌보미를 추천하고 있고 울산·경기 등 전국 확장도 준비 중이다. 최 대표는 “잠깐돌봄은 지역사회 기반 공공 돌봄 안전망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어르신과 장애인 누구나 지역 안에서 공평하게 돌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하원뿐만 아니라 상원도 패배 우려...중동 전쟁 트럼프에 ‘독’ 되나[워싱턴 NOW]

    하원뿐만 아니라 상원도 패배 우려...중동 전쟁 트럼프에 ‘독’ 되나[워싱턴 NOW]

    공화당, 중간선거 앞두고 상원 수성도 불투명 유가 상승, 미군 피해 증가로 민심 이반 조짐 독자 여러분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하루 빨리 끝나기를 바랄 겁니다. 많은 미국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로이터통신이 최근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와 함께 미국 성인 12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보면 61%가 중동 전쟁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2기 집권 후 최저인 36%로 떨어졌습니다.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이런 분위기가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간선거는 한국에는 없는 제도라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요. 중간선거와 미국 정치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드려볼까 합니다. 미국 연방의회 상원의원 임기는 6년, 하원의원은 2년입니다. 따라서 2년마다 하원의원 선거가 열리고, 상원의원도 같은 주기로 3분의 1씩 새로 선출합니다. 대선이 있는 해에는 이들 선거가 모두 동시에 진행되고, 그렇지 않은 해에는 중간선거 형태로 별도로 치러집니다. 50개 주의 주지사도 상당수가 중간선거에서 선출됩니다. 이런 제도 덕분에 중간선거는 현직 대통령 임기 전반부를 평가하는 역할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2024년 대선 당시 여당인 공화당은 상·하원을 석권했습니다. 총 100석인 상원에선 53석으로 민주당(47석)에 우위를 점했습니다. 435석이 정원인 하원도 현재 220석으로 과반(218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214석을 갖고 있고, 3석은 공석 상태입니다. 현재 미국 내 분위기는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탈환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에 따르면 민주당이 중간선거를 계기로 다수당에 올라설 가능성이 84.2%에 달합니다. 상원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화당이 수성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 접전으로 변했습니다. 칼시의 전망에선 공화당의 승리 확률이 51.9%, 민주당은 48.1%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주목할만한 것은 중동 전쟁 이후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는 겁니다. 중동 전쟁 발발 전날인 지난달 27일엔 공화당(59.3%)의 상원 승리 확률이 민주당(48.7%)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았습니다. 최근 치러진 일부 지방선거 결과도 공화당에 경고장을 날리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플로리다주 하원의원 87선거구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이 지역은 공화당의 텃밭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지역입니다.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인 조지아주와 텍사스주 분위기도 심상치 않습니다.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하원은 물론 상원까지 민주당에 내준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조기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이 우려됩니다. 이런 민심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건 중동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미국에도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게 기름값입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미국 휘발유 평균 소매가는 갤런(3.79ℓ)당 3.97달러로 전쟁 발발 이후 33%나 올랐습니다.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곤 대중교통이 미흡한 미국은 자동차가 필수품입니다. 휘발유 가격 급등은 미국인들에게 큰 고통이 되고 있습니다. 미군 피해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13명이 전사했고 200여명이 부상당했습니다. 인명피해가 늘수록 종전 여론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출구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쟁 초기만 해도 이란이 ‘무조건 항복’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지만, 최근 협상안을 제시하며 테이블을 차렸습니다. 이란이 어느 정도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특유의 화술로 이번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전하고 군사작전을 종료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바탕으로 호락호락 협상안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전쟁 발발 이전으로 시곗바늘을 되돌리고 싶어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아이들 계정 지워야 하나…16세 미만 SNS 금지, 한국도 따라가나 [두 시선]

    아이들 계정 지워야 하나…16세 미만 SNS 금지, 한국도 따라가나 [두 시선]

    호주가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계정 보유를 제한한 데 이어 유럽연합(EU)도 미성년자 SNS 규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주요 플랫폼이 청소년의 수면과 정신건강, 학습 집중력을 흔든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국회에는 14세 미만 아동의 SNS 가입을 제한하거나 16세 미만 청소년의 이용 시간을 묶고, 미성년자 대상 추천 알고리즘을 규제하는 법안들이 발의돼 있다. 청소년 보호라는 명분에는 공감대가 있지만, 연령별 접속 제한이 실제 해법이 될지를 두고는 논쟁이 뜨겁다. 한쪽에서는 “중독적 설계로부터 아이들을 떼어내려면 강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다른 쪽에서는 “과거 게임 셧다운제처럼 실효성은 낮고 기본권 침해 논란만 키울 수 있다”고 맞선다. ◆ 호주 이어 EU도 규제 속도 호주는 2025년 12월 10일부터 16세 미만이 주요 SNS 계정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해당 제도는 청소년이나 부모에게 벌칙을 부과하지 않고 플랫폼에 책임을 묻는 방식이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스냅챗 등 청소년 이용자가 많은 주요 플랫폼이 대상이다. EU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최근 틱톡과 인스타그램·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 엑스(X·옛 트위터) 등 주요 플랫폼의 ‘중독적 설계’를 겨냥해 아동 보호 강화를 예고했다. EU는 청소년을 오래 붙잡아두는 조작적 설계와 해로운 기능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덴마크, 프랑스, 그리스, 폴란드, 스페인 등도 15세 또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 제한을 준비하고 있다. 미성년자 SNS 규제가 일부 국가의 실험을 넘어 국제 의제로 번지는 흐름이다. ◆ “중독 막아야” 보호론 규제 찬성론은 SNS가 이미 단순한 취미를 넘어 청소년의 일상과 정신건강을 흔든다고 본다. 짧은 영상과 무한 스크롤, 자동재생,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이 청소년의 자기조절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EU 집행위원장도 SNS 이용과 관련해 수면 부족, 불안, 자해, 사이버불링 우려를 언급했다. 문제는 개별 청소년의 의지 부족이 아니라 이용자를 오래 붙잡아두도록 설계된 플랫폼 구조라는 지적이다. 이 시각에서 보면 연령 제한은 과도한 규제가 아니라 최소한의 보호 장치다. 술과 담배, 성인 콘텐츠에 연령 제한을 두듯 청소년에게 해로운 디지털 환경도 일정 수준에서 차단해야 한다는 논리다. ◆ “또 셧다운제냐” 반론 반대론은 규제의 목표보다 수단을 문제 삼는다. 청소년 보호가 필요하더라도 나이만 기준으로 SNS 접속을 막는 방식은 과거 게임 셧다운제 논란을 되풀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쟁점은 실효성이다. 청소년은 부모 계정이나 허위 생년월일, VPN 등을 통해 규제를 우회할 수 있다. 연령 확인을 강화하면 신분증이나 생체정보, 휴대전화 인증 같은 개인정보 수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과거 한국의 게임 셧다운제도 청소년 수면권 보호를 내세웠지만 부모 명의 계정 이용과 실효성 논란 끝에 폐지됐다. SNS 규제도 플랫폼 구조를 바꾸지 않은 채 접속 시간만 막으면 같은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 금지냐 방치냐를 넘어 결국 쟁점은 “아이들에게 SNS를 쓰게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만 있지 않다. 청소년의 시간과 주의력을 돈으로 바꾸는 플랫폼 설계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무조건 막는 방식은 실효성과 기본권 논란을 부를 수 있다. 반대로 아무 조치도 하지 않으면 청소년 보호 책임을 가정과 학교에만 떠넘기게 된다. 따라서 한국의 논의도 단순한 연령 제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가입 제한과 이용시간 제한뿐 아니라 미성년자 대상 맞춤형 추천, 무한 스크롤, 야간 알림, 유해 콘텐츠 노출, 광고 수집 관행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 청소년 SNS 규제 논쟁의 결론은 금지냐 방치냐가 아니다. 아이들의 접속 시간을 부모에게만 맡길 것인지, 중독적 설계로 이익을 내는 플랫폼에 책임을 물을 것인지가 핵심이다.
  • 아동·청소년 3명 중 1명 ‘학업 번아웃’…27% “죽고 싶다는 생각 해봤다”

    아동·청소년 3명 중 1명 ‘학업 번아웃’…27% “죽고 싶다는 생각 해봤다”

    성인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번아웃’의 그림자가 이제는 성적표에 갇힌 아이들을 덮치고 있다. 치열한 생존 경쟁에 내몰린 직장인들처럼 아동·청소년 역시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심리적 소진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13일 발표한 ‘2025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는 이런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전국 초·중·고교생 8764명을 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꼴인 28.5%가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학교를 떠나고 싶은 이유는 거창한 게 아니었다. ‘공부하기 싫어서’(26.4%)와 ‘귀찮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25.9%)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연구진은 이를 단순한 학업 기피가 아니라 학업 스트레스 누적으로 인한 무기력과 번아웃 현상으로 해석했다. 벼랑에 선 아이들의 비명은 통계 곳곳에서 확인된다. 최근 1년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27.0%에 달했고 10명 중 1명(9.9%)은 실제 자해를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을 죽음의 문턱까지 밀어붙인 가장 큰 이유 역시 ‘학업 문제’(37.9%)였다. 특히 여학생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비율이 34.3%로 남학생(20.1%)의 1.7배 수준이었다. 현재 행복하지 않다고 답한 아동·청소년은 15.1%였는데, 가장 큰 이유 역시 ‘학업 문제’(46.9%)였다. 아이들의 불행 한가운데에 성적표가 놓여 있는 셈이다. 아이들을 지치게 하는 것은 공부만이 아니었다. 성적 때문에 차별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13.4%로 수년째 13%대를 유지했다. 외모와 신체 조건 때문에 차별받았다는 응답도 14.1%에 이르렀다. 성적과 외모가 또래 관계와 자존감까지 좌우하고 있다는 의미다.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이 범죄에 노출됐을 때조차 사회 안전망은 충분히 작동하지 않았다. 성적인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3.1%였는데, 이 가운데 33.9%는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특히 고등학생은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 비율이 55.9%로 절반을 넘었다. 피해를 입고도 방치되는 청소년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유민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아동·청소년의 심리·정서적 어려움이 초등학생 때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투표권이 없는 아동·청소년은 선거 과정에서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쉽다. 아동·청소년 관련 의제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격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대통령 자격 있나…트럼프 “국민들 경제 고통? 상관 없어” 발언 논란 [핫이슈]

    대통령 자격 있나…트럼프 “국민들 경제 고통? 상관 없어” 발언 논란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자국의 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고물가·고유가로 고통받는 국민의 경제적 형편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 힐의 1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로부터 ‘미국인의 경제적 형편이 이란과의 합의 동기가 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조금도 아니다. 이란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단 하나, 그들이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나는 미국인들의 재정 상황을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단 한 가지만 생각한다.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고유가와 이로 인한 물가 상승 압박으로 신음하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50달러 수준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최근 12개월 동안 3.8% 올랐고, 4월 한 달 동안에도 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합의가 이뤄지면 휘발유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란과의 종전 협상은 사실상 교착에 빠졌고 오히려 이란의 대응은 더욱 강경해지는 상황이다.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에너지 공급망 마비로 허덕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로지 자신의 출구전략만을 앞세워 자국민의 경제적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간선거에 악영향 미칠 이란 전쟁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이란 전쟁이 결국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그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지난 11일 공개된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자신이 사는 지역의 생활비를 끌어올렸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75%는 이란 전쟁이 자신의 재정 상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기름값과 물가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정책을 향한 피로감도 확산하는 흐름이다. 지난달 3일 이코노미스트 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순 지지율은 –21로 나타났다. 순 지지율은 지지 응답에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을 뺀 숫자다. 순 지지율 –21은 조 바이든 전임 대통령은 물론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보다도 낮은 수치다. 이와 관련해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비호감은 통계로 표현된 것보다 훨씬 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실제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훨씬 더 큰 격차로 패배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어 현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여론을 토대로 “현재 시점에서 모의 중간선거를 진행한다면 민주당이 하원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이 95%”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28일 로이터·입소스가 지난달 15~20일 성인 1269명을 대상으로 한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4%에 불과했다. 이는 2기 집권 들어 최저치다. 미·중 정상회담, 트럼프 돌파구 될까오는 14일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나 정상회담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약 8년 반 만이다. 다만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 약화를 초래한 문제들의 해결을 모색할 만한 ‘빅딜’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을 미국의 승리로 마무리한 뒤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중간선거에서 유리할 카드를 얻어 올 계획이었지만, 오히려 상황은 반대에 가깝다. 종전은 요원하고 지지율도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방문을 6주 연기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굴복시킬 것이라고 장담했다. 현재 시점이면 이란이 농축 우라늄 수백㎏을 전량 반출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기로 합의했을 것이라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폐쇄되어 있고 재개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앞에서 꺼낼 카드가 현저히 부족함을 의미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방문길에 오르면서 “시 주석과 논의할 것이 많다. 무엇보다 무역이 최우선 의제”라고 밝혔다. 또 이란 전쟁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도움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해 전쟁이 협상력을 약화하는 것을 경계했다.
  • 연평균 41명 아동학대 사망…박동균 교수 “엄벌만큼 사후 관리도 중요”

    연평균 41명 아동학대 사망…박동균 교수 “엄벌만큼 사후 관리도 중요”

    아동학대로 목숨을 잃는 아이들이 연평균 4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1일 대구경북경찰행정교수회 등에 따르면 최근 사단법인 대한지방자치학회와 한국행정학회 공공안전행정연구회와 ‘아동학대,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특별정책 세미나가 열렸다. 주제 발표에 나선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41명의 아동이 학대로 목숨을 잃었다”며 “가해자의 80% 이상이 부모이며 대부분 가정 내에서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정이라는 외부 시선이 닿지 않는 사적 공간에서 학대가 장기간 반복되거나 은폐될 위험이 크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박 교수는 또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병원 신생아실 등 아동 생활 공간 전반에 대한 예방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돌보미 검증 및 교육 강화 ▲폐쇄회로(CC)TV 활용 확대 ▲외부기관의 수시 점검 체계 구축 ▲보육 교사 업무 부담 완화를 위한 대체인력 운영 등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이웃을 비롯한 사회 공동체의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 교수는 “아이가 반복적으로 다치거나 특정 성인을 과도하게 두려워하는 등 학대 징후가 보이면 즉시 신고해야 한다”며 “학대 징후 발견 시 가해자와 아동을 즉각 분리하고, 안정적인 보호로 이어지는 토탈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엄벌주의 못지않게 상처받은 아이들이 치유를 거쳐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사후 관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날 세미나에서는 신성원 대구한의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대구·경북 지역 치안 전문가들과 함께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논의했다.
  • 한국서도 챗GPT 무료 버전·저가형 요금제 쓰면 광고 뜬다

    한국서도 챗GPT 무료 버전·저가형 요금제 쓰면 광고 뜬다

    한국에서도 오픈AI의 생성형 AI 서비스 챗GPT 무료 버전이나 저가형 요금제를 이용하면 화면에 광고가 표시될 수 있다. 오픈AI는 8일 현재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서 진행 중인 챗GPT 광고 파일럿(시범 운영)을 향후 몇 주 내 한국과 영국, 일본, 브라질, 멕시코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상은 챗GPT 무료 버전 이용자와 고(Go) 요금제를 쓰는 성인 이용자다. 플러스와 프로, 비즈니스, 엔터프라이즈, 에듀 요금제 이용자에게는 광고가 표시되지 않는다. 오픈AI는 광고가 챗GPT 답변과 명확히 구분되며 답변 내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광고주는 사용자 대화 내용이나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없고, 광고 조회 수와 클릭 수 등 집계된 성과 정보만 확인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광고는 스폰서 콘텐츠로 표시되며, 사용자는 광고를 숨기거나 피드백을 제공하고 광고 맞춤 설정도 관리할 수 있다. 광고 적용 대상 이용자에게는 제품 내에서 관련 안내가 제공된다. 오픈AI는 민감하거나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는 주제와 관련된 대화 맥락에서는 광고가 표시되지 않도록 설계하고 있으며, 미성년자로 확인되거나 예측되는 계정에는 광고를 표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데이브 듀건 오픈AI 글로벌 솔루션 총괄은 “오픈AI는 이용자 경험과 신뢰를 최우선으로 두고 각 지역에서 광고 경험을 신중하게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30세 돼도 경험 없다”…日 청년 10명 중 1명, 韓도 남 일 아닌 이유 [핫이슈]

    “30세 돼도 경험 없다”…日 청년 10명 중 1명, 韓도 남 일 아닌 이유 [핫이슈]

    일본 청년층의 성생활 감소를 보여주는 통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대 초반 일본인 절반 이상이 성경험이 없고 30세가 돼도 10명 중 1명 이상은 성경험이 없다는 분석이다. 겉으로는 일본 사회의 특수한 현상처럼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사생활 변화가 아니라 연애, 결혼, 출산이 함께 약해지는 구조적 신호로 본다. 한국도 남의 나라 얘기로만 넘기기 어렵다. 최근 결혼·출산 의향과 출생아 수는 반등했다. 하지만 청년층이 실제 연애와 결혼으로 들어서기까지의 장벽은 여전히 높다. 경제 부담, 장시간 노동, 관계 피로가 풀리지 않으면 저출생 반등도 일시적 흐름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BBC 사이언스 포커스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일본 젊은층의 성적 비활동 현상을 조명했다. BBC는 최근 연구와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일본 20∼24세 남성의 60%, 여성의 51%가 성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30세에 도달한 일본 성인 가운데 10명 중 1명 이상도 성경험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 20대 초반 절반 이상 “경험 없다”…일본만의 문제일까 BBC가 주목한 지점은 단순한 성경험 여부가 아니다. 낮은 출산율, 만혼, 비혼 증가, 장시간 노동, 경제적 불안, 연애와 결혼에 대한 압박 약화가 한꺼번에 맞물렸다는 점이다. 성생활 감소는 결과에 가깝다. 그 배경에는 청년층이 관계를 시작하고 유지하기 어려운 사회 구조가 놓여 있다. 일본 사회는 출산을 여전히 결혼 제도와 강하게 묶어 본다. 혼외 출산에는 사회적 부담이 크고, 결혼 전후의 성생활도 기존 가족 규범의 영향을 받는다. 연애와 결혼으로 들어서는 인구가 줄면 출산도 함께 줄어드는 구조다. 전문가들이 일본 청년층의 성적 비활동을 저출산 문제와 떼어 보지 않는 이유다. 한국이 이 통계를 남의 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 역시 출산을 결혼과 강하게 연결해 보는 사회다. 연애가 줄고 결혼이 늦어지면 출산율 회복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일본의 숫자가 자극적 통계를 넘어 한국 사회의 미래를 비추는 거울처럼 읽히는 이유다. ◆ 한국은 반등 신호…하지만 변수는 여전히 ‘관계 진입’ 물론 한국에는 최근 긍정적 신호도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7일 ‘제5차 결혼·출산·양육 및 정부 저출생 대책 인식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25∼49세 미혼남녀의 결혼 긍정 인식과 출산 의향은 지난해보다 개선됐다. 결혼과 출산을 바라보는 청년층의 인식이 조금씩 회복되는 흐름이다. 출생아 수도 반등 흐름을 보였다. 통계청 인구동향을 보면 최근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혼인 증가가 시차를 두고 출생아 수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 흐름이 장기 추세로 굳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출산율은 결혼과 관계 형성, 주거 안정, 고용 안정, 육아 부담 완화가 함께 움직여야 회복된다. 청년층이 연애와 결혼으로 들어서지 못하면 일시적인 출생아 수 증가는 구조적 반등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 “연애도 효율 따진다”…관계 피로 커진 한국 청년층 한국에서도 관계 자체를 부담으로 느끼는 흐름은 뚜렷하다.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진행한 2025년 인간관계·연애관 조사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더 많이 갖고 싶다는 응답은 2023년 56.4%에서 2025년 60.8%로 높아졌다.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피곤하다는 응답도 절반에 가까웠다. 연애도 예외가 아니다. 해당 조사에서는 감정 소모와 시간 투입을 줄이려는 경향이 인간관계뿐 아니라 연애관에도 영향을 미쳤다. 관계에 투자할 여유가 줄면서 연애마저 ‘잘 맞는 사람을 효율적으로 찾는 일’처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이 흐름은 일본 사례와 맞물린다. 일본 청년들이 성관계를 하지 않는 이유를 하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경제적 불안, 과로, 결혼 부담, 관계 회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은 한국과 겹친다. 성생활 감소라는 결과는 일본 통계로 드러났지만, 그 바탕에 깔린 청년층의 피로와 불안은 한국에서도 낯설지 않다. ◆ 돈·시간·감정 여력 없으면 저출생 반등도 흔들린다 전문가들은 저출생 문제를 출산 장려금이나 육아 지원만으로 풀기 어렵다고 본다. 출산은 결혼 뒤 갑자기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다. 연애, 결혼, 주거 안정, 일자리, 육아 부담 전망이 누적된 결과다. 청년층이 관계를 시작할 시간과 돈, 감정적 여유를 잃으면 출산율 회복도 한계에 부딪힌다. 그래서 일본 사례는 한국에도 경고음이 된다. 일본 청년층의 성경험 감소는 개인의 선택 변화이기도 하지만, 사회가 관계 형성을 어렵게 만든 결과일 수 있다. 한국도 결혼·출산 의향이 반등했다고 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실제 삶에서 연애와 결혼으로 이어질 조건을 만들지 못하면 의향은 숫자로만 남는다. 한국의 저출생 반등은 이제 막 시험대에 올랐다. 출생아 수와 출산 의향이 오르는 흐름은 분명 반가운 신호다. 그러나 일본의 통계는 청년들이 관계를 맺고 가족을 꾸릴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바뀌지 않으면 반등이 언제든 꺾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30세가 돼도 10명 중 1명은 경험이 없다”는 일본의 숫자가 한국에도 낯설게만 들리지 않는 이유다.
  • “한일 축구 격차 갈수록 벌어져… 장기 플랜 갖고 선수 육성해야”[스포츠 라운지]

    “한일 축구 격차 갈수록 벌어져… 장기 플랜 갖고 선수 육성해야”[스포츠 라운지]

    대학 축구 ‘유니브 프로’ 첫 사령탑 체계적인 선수 육성 프로그램 도입덴소컵서 전방 압박 전술 성과 확인 “중고교·대학 선수 수준 도약 절실 실력 우선하되 원팀 정신도 중요프로·아마 지도자도 선순환 필요 월드컵 출전 겸손하게 준비하길”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 축구 대표팀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일본은 최근 브라질(3-2 승)과 잉글랜드(1-0 승) 등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로 A매치 5연승을 달린 반면 한국은 코트디부아르(0-4 패), 오스트리아(0-1 패)에 거푸 무너지며 일본과 대비되고 있다. 오해종(60) 전 유니브 프로 감독 겸 중앙대 감독은 한일 축구 격차를 누구보다 절감하는 현장 지도자다. 지난 3월 한일 대학 대표팀이 맞붙은 덴소컵을 치렀던 그는 “일본은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발전시켜왔다면 우리는 일시적으로만 준비하면서 격차가 벌어졌다고 본다”면서 장기적인 안목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오 감독을 만나 한국 축구의 발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오 감독이 초대 감독을 지낸 유니브 프로는 한국대학축구연맹이 대학축구의 체질 개선을 위해 지난해 출범했다. 대학축구의 프로화를 핵심 가치로 삼아 경기력 향상뿐 아니라 전문화, 체계화를 기반으로 한 육성 시스템을 구축해 선수들의 프로 진출과 취업까지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스타 선수 출신 안정환을 테크니컬 디렉터로 선임하고 아마추어 축구 명장인 오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세워 덴소컵을 준비했다. 비록 경기는 1-2로 패하며 5년 연속 지긴 했지만 앞선 4번의 패배와 달리 확연히 달라진 경기력으로 대등하게 맞섰다고 평가받는다. 오 감독은 “일본은 1년씩 준비를 했지만 우리는 이전에 한달 전쯤 감독을 선임해 선수들과 10일 정도 훈련해서 경기에 나서곤 했다”면서 “이번에는 지난해 5월 감독으로 선임돼 원 없이 준비했고,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소극적으로 수비만 하다 지는 경기 대신 두려움 없이 전방 압박을 시도하는 전술을 택했고 그것이 달라진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브라질을 상대로 승리할 때 0-2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을 해서 역전했던 걸 참고해 과감한 선택을 했다. 이번 덴소컵은 한국 축구에도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축구가 다방면에서 한국을 앞서가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수비가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기 때문이다. 3백이 아직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홍명보호에도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일본의 3-4-3 전술은 압박 타이밍을 포착했을 때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을 시도해 성과를 낸다. 비록 지기는 했지만 오 감독의 결단으로 대학 대표팀이 성인 대표팀을 대신해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또한 이전의 임시방편 방식이 아닌 장기적인 계획 수립과 준비가 결국 한국 축구 발전의 해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경기이기도 했다. 오 감독은 “한국 축구가 더 발전하려면 국가대표팀과 프로팀 뿐 아니라 중고교와 대학이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준비한다면 충분히 일본을 넘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 감독은 여기에 지도자의 선순환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마추어에서 능력을 검증받은 지도자가 아마추어에만 갇히는 게 아니라 프로에 진출하고, 유명 선수 출신이라도 바로 프로에서 실패하기보다 아마추어에서 경력을 쌓으며 발전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좋은 선수와 좋은 지도자는 다른 영역인 만큼 그는 “지도자로서 충분한 경험이 돼야 성공할 수 있다. 한국 축구가 더 도약하기 위해 그런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년간 중앙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중대부고)를 이끌었고, 2022년 중앙대 감독에 부임한 그는 이듬해 추계대학축구연맹전 백두대간기 우승, U리그 1권역 우승, U리그 왕중왕전까지 3관왕에 오르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올해도 지난 1월 1·2학년 대학축구대회에서 상지대를 4-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등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오 감독은 “감독이기 이전에 교육자이기 때문에 모든 선수가 하나가 되어 원팀을 만드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학년에 구애받지 않고 능력대로 경쟁시키는 것이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타고난 기량만 믿고 잠깐 반짝하는 선수보다는 성실하게 오래 뛰는 선수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 중에는 골키퍼 조현우가 그의 제자다. 오 감독은 월드컵에 출전하는 후배 축구 선수들을 위한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잘 치렀으면 좋겠다”면서 “선수들이 국가대표를 몇 번 나갔으니 그냥 월드컵에 나간다고 생각하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 정신적으로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만이 들어가면 망한다.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국가대표로서 남은 기간 최상으로 준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씨줄날줄] “오빠(OPPA)” 논란

    [씨줄날줄] “오빠(OPPA)” 논란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빅토리아 시대인 1857년 국가적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실제 쓰이는 단어를 모으고 의미는 물론 어떻게 쓰였는지 역사적 변화까지 수록하자는 원칙에 따라 학자는 물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제작에 참여했다. 워낙 방대한 작업이어서 1884년에야 1권이 나오고, 총 12권 분량의 초판은 70년이 지난 1928년에야 완성됐다. 이 과정을 담은 책(‘교수와 광인’)이 나왔고 2019년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등재된 단어는 삭제되지 않는다. 2010년부터는 온라인판만 발행되고 있다. 3개월마다 새 단어가 업데이트되며 현재 50만개 넘는 단어가 등재돼 있다. 우리말로는 ‘김치’(kimchi)가 1976년 처음 등재됐다. 가끔 한두 단어가 등재되더니 2021년 26개가 한꺼번에 등재됐다. 한류 열풍으로 세계 각국에서 지속해 쓰이는 단어가 대폭 늘어나서다. ‘치맥’(chimaek), ‘먹방’(mukbang), ‘언니’(unni), ‘오빠’(oppa) 등이 이때 등재됐다. 특히 ‘오빠’에는 두 가지 설명이 붙었다. ‘소녀나 여성의 친오빠. 존댓말이나 애칭, 또는 나이 많은 남자친구와 연인을 지칭할 때’와 ‘매력적인 한국 남성, 특히 유명하거나 인기 있는 배우나 가수’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 3일 부산 선거운동에서 만난 초등생 여아에게 “(하)정우 오빠. 오빠 해 봐요”라는 말을 했다. 하 후보도 “오빠”라며 호응했다. 영상 공개 이후 논란이 커지자 두 사람은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돼 송구하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페이스북에 “아동 성희롱까지 끌어오는 대단한 상상력”이라며 ‘머릿속이 음란 마귀’라고 썼다. 논란이 다시 이어지자 이 글은 삭제됐다. 이번 논란 속에 분명해진 한 가지 사실. ‘오빠’는 자발적으로 불러 줘야 뒤탈이 없는 단어다. 강요하는 순간, ‘오빠’는 오빠가 아니게 된다. 원하지 않는 친밀함을 강요하는 것은 언어 폭력일 수 있다. 성인지 감수성이야말로 정치인의 필수 덕목 중 하나다.
  • [사설] 촉법소년 연령 그대로… 저연령 범죄 예방 대책 더 치밀히

    [사설] 촉법소년 연령 그대로… 저연령 범죄 예방 대책 더 치밀히

    정부가 형사미성년자, 이른바 촉법소년의 연령 기준을 현행 만 14세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사회적대화협의체가 두 달 동안의 치열한 논의를 거쳐 이끌어 낸 결과다.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는다. 살인을 해도 최대 형량이 2년 이내 소년원 송치에 그쳐 처벌 연령 하향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았다. 그럼에도 협의체는 촉법소년 범행의 실태와 구조를 더 깊이 들여다본 국내 법조계·학계와 국제기구의 의견을 존중했다. 공론화 과정에서 법학자 205명은 처벌 연령을 낮추는 게 오히려 낙인 효과와 재범 위험을 높일 우려가 크다고 공동 성명을 통해 지적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도 응보적 형사처벌보다 교육과 치료를 병행하는 보호처분이 바람직하다며 관련 논의가 불거질 때마다 신중 검토 의견을 내 왔다. 소피 킬라제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위원장 역시 아동 범죄의 근본 원인을 들여다봐야 한다며 형사책임 최저 연령 유지를 권고했다. 이번 결정은 촉법소년 범죄 예방 논의의 종지부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우선 촉법소년을 범죄에 가담시킨 성인을 더 세게 처벌하는 형사법제 개편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성인들이 촉법소년을 마약·사이버 범죄로 끌어들이는 사례가 국내외에서 늘고 있어서다. 미국 연방법은 미성년자에게 마약 범행을 시킨 성인의 형량을 2배로 가중하도록 명시했는데, 한국도 이를 참고할 만하다. 현행 제도 정비도 미룰 수 없다. 경찰과 법원으로 분산된 촉법소년 관련 통계와 관리 체계를 일원화하고 학교·가정·지역사회가 연계된 조기 개입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소년원 교화 기능도 손봐야 한다. 출소 후 사회 복귀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심리치료·멘토링 등 교육·치료 프로그램을 내실화해야 할 것이다. 촉법소년에게 예방과 회복의 길을 넓혀 주는 노력은 우리 사회의 범죄 총량을 줄이는 공익으로 돌아온다.
  • 평양 연고 ‘기업형 구단’… 국대 즐비한 여자축구 신흥 강자

    소비재 기업 ‘내고향’이 구단 후원 AWCL 3경기서 23골 무실점 전승공격수 김경용·중원 김혜용 주목북한 성인 클럽팀으로는 처음으로 남한을 방문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북한 여자 축구를 대표하는 신흥 강자로 평가받는다. 2025~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예선 리그 3경기에서 23골을 퍼붓는 동안 무실점 전승을 기록하는 등 아시아 무대에서는 적수가 없는 강팀이다. 내고향은 2012년 평양을 연고로 창단했다. 4·25선수단, 압록강 체육단 등 군이나 국가기관이 운영하는 북한의 전통적 축구단과 달리 식품과 주류, 스포츠용품 등을 생산하는 소비재 기업 ‘내고향’의 후원을 받는 기업형 축구단이라는 점은 이 구단의 가장 큰 특징이다. 리유일 전 북한 여자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아시아 여자 축구 최고 클럽에 도전할 정도의 강팀으로 이끌었다. 이번 대회에는 2023~24시즌 북한 1부 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출전했다. 총 27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에는 북한 성인 대표팀 ‘득점 기계’로 꼽히는 김경용을 비롯해 중원 핵심 자원 김혜용, 세트피스 전담 키커 리명검 등 국가대표팀 소속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지난 3월 28일 라오스에서 열렸던 호찌민시티(베트남)와의 이번 대회 8강전에서는 리명검의 크로스를 받은 김혜용이 머리로 받아 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고, 김경용이 쐐기골로 3-0 승리를 결정짓는 등 대표팀 득점 공식을 클럽 대항전에서도 그대로 이어 갔다. 내고향은 오는 20일 4강에서 맞붙는 수원FC 위민을 상대로는 앞선 예선에서 3-0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한국 여자 축구 간판 공격수 지소연을 비롯해 김혜리, 최유리 등이 뛰는 수원FC 위민은 안방인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북한 여자 축구는 4일 기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세계 11위로 아시아권에선 일본(5위)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FIFA U-20 여자 월드컵에서 2006, 2016, 2024년 세 차례 우승하며 독일, 미국과 함께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FIFA U-17 여자 월드컵에선 역대 최다인 4차례 우승했다.
  • [단독] “쉬워서” “연애라니까”… 뻔뻔한 그놈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단독] “쉬워서” “연애라니까”… 뻔뻔한 그놈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평범한 얼굴의 가해자들채팅 앱 5~6개 돌려 가면서 사용“편하게 해주고 상담해준 게 전부신고할 것 같으면 그냥 돌려보내”범행 당시의 용이함 거듭 강조해선택권 빼앗는 그루밍 6단계“취미 공유하자”… 또래처럼 행동신상정보를 협박 수단으로 활용고립·단절·착취까지 단계적 유인동의한 것처럼 만들어 범죄 희석서로의 범죄 수법 공유가해자 중엔 교사·경찰까지 있어일부는 끝까지 ‘연애했다’고 주장인증 필요한 SNS 비밀방 만들어수법 퍼뜨리며 유사 범죄 양산도 가해자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지난 석 달, 수감 중인 성착취 가해자 여러 명에게 접견을 신청했다. 거절이 거듭됐다. 실제 면담이 성사된 것은 두 명뿐이었다. 각각 세 차례, 두 차례. 하루 한 번, 허락된 시간은 10분이었다. “쉬워서요.” 미성년자 의제강간 등 혐의로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김모(51)씨는 아이들을 성착취한 이유를 한 문장으로 답했다. 교정시설 접견실, 그는 그 말을 하면서 한 차례도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2024년 1월, 김씨는 익명 채팅앱에서 14세 A양을 처음 만났다. 또래처럼 말을 걸었고, 고민을 들어줬다. 만날 때마다 현금 5만원과 담배를 손에 쥐여줬다. 그렇게 7개월이 흘렀다. A양을 포함한 10대 소녀 3명이 차례로 성추행과 강간의 피해자가 됐다. 그 사이 김씨가 온라인에서 만나 직접 대면했지만 “신고할 것 같다”고 판단해 조용히 돌려보낸 아이만 5명이었다. 그는 이 사실을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특별한 방법은 없었습니다 지난 3월, 교정시설에서 마주한 김씨는 평범했다. 짧은 머리, 170㎝ 안팎의 키. 수감 생활에 지친 듯한 표정 외엔 이렇다 할 특징조차 찾아내기 어려운 인상이었다. 세 차례 접견에서 그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야기 들어주고, 고민 상담해주고, 편하게 대해준 게 전부”라는 것이다. 채팅앱 선택 기준을 묻자 “인기 상위 앱 5~6개를 깔아두고 틈날 때마다 둘러보면 아이들을 손쉽게 만날 수 있었다”고 했다. 처벌이 두렵지 않았냐는 질문엔 “걸리지 않으려고 연락처를 한 번도 주고받지 않았다. 앱으로만 대화했다”고 답했다. 세 번의 접견 내내 그가 강조한 것은 두 가지였다. 힘을 쓰거나 강압적인 수단을 동원한 적이 없다는 것. 특별히 더 유용한 채팅앱을 고를 필요조차 없었다는 것. 범행의 용이함을 거듭 설명하는 그의 태도는 접견이 끝난 뒤에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6단계, 빠져나갈 틈이 없다 온라인 그루밍은 통상 6단계를 거친다. 2003년 영국 라일리 오코넬 박사가 제시해 영국·한국 수사기관이 받아 쓰는 분류다. 친밀감 형성, 신뢰 구축, 정보 수집, 고립, 성적 접근, 성착취 후 관계 종료. 김씨의 진술은 이 6단계와 거의 정확하게 일치했다. 각 단계는 앞 단계가 다음 단계의 토대가 되는 방식으로 맞물려 있다. 아이들이 빠져나갈 틈은 단계가 깊어질수록 좁아진다. 1단계는 속도전이다. 가해자들은 첫 접촉부터 의도적으로 대화 속도를 높인다. “몇 살이야”, “어디 살아”, “지금 부모님이랑 있어”, “폰 검사 하냐”. 질문이 쉼 없이 쏟아진다. 아이가 멈춰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 목적이다. 부모 등 제3자가 개입할 가능성도 이 단계에서 미리 차단한다. 성유리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가해자들은 첫 접근 때 의도적으로 답변을 재촉하고 대화 속도를 빠르게 가져간다”며 “대부분 1시간 내외의 대화로 그루밍을 이어갈지 여부를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판단이 서지 않으면 미련 없이 다른 아이를 찾아 나선다. 이 과정이 반복된다. 2단계에선 친구가 된다. “취미를 공유하자”, “고민을 들어주겠다”며 또래처럼 다가온다. 학교폭력으로 힘들다는 아이에겐 “나도 그런 적 있다”고 공감대를 만들고, 마라탕을 좋아한다는 아이에겐 배달앱 쿠폰을 보낸다. 게임 아이템과 현금도 우정의 증표로 건네진다. 무조건적인 지지와 세심한 관심은 본격적인 성착취 직전까지 이어진다. 이명화 서울시립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정서적 지지와 물질적 보상으로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환상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단계에선 정보를 캔다. 집 주소, 학교명, 관심사, 고민거리, 부모의 귀가 시간. 아이를 종속시키는 데 쓸 수 있는 정보라면 무엇이든 수집한다. “○○동에 있는 XX초등학교 맞지?”, “학교 몇 시에 끝나?”, “부모님은 언제 집에 오셔?” 같은 질문이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 섞여 들어온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사진 한 장도 놓치지 않는다. 사는 곳, 학교, 친한 친구의 얼굴까지 확인한다. 4단계에선 고립시킨다. “우리만의 비밀이야”, “엄마한테는 절대 말하지 마”라는 말이 반복된다. 아이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통로를 하나씩 막는 단계다. 동시에 대화 창구를 텔레그램·라인 같은 추적이 어려운 메신저로 옮긴다. 기록이 남지 않고, 발각되더라도 증거를 지우기 쉬운 환경으로 아이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5단계에서 본색이 드러난다. 심리적 지배가 완성됐다고 판단한 순간, 가해자들은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말들을 쏟아낸다. “뭐 입고 있는지 물어봐도 돼?”, “속옷 무슨 색이야?” 착취가 반복되면서 수위는 점점 높아진다. 벗어나려는 아이에겐 미리 확보해둔 신상 정보와 강압적으로 얻어낸 성착취물이 협박 수단으로 돌변한다. “신고할 거면 해봐. 내가 너희 집 찾아가줄게.” “내일 너희 학교 찾아갈 거니까 신고하든지 도망가든지 알아서 해봐.” 3단계에서 캐낸 정보가 이 순간을 위해 쓰인다. 6단계에서 관계를 끊는 것도 가해자의 몫이다. 착취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판단하면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는다. 반대로 피해자가 벗어나려 하면 협박으로 옭아맨다. 관계의 시작도, 끝도 가해자가 결정한다. 피해자에게 선택권은 처음부터 없었다. #연애였습니다 일부 가해자들은 자신의 범행을 끝까지 ‘연애’라고 부른다.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이모(51)씨는 “그 아이와 연애를 했다”며 “성매매 업소 여성과의 금전적 관계와는 전혀 달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온라인 방송 플랫폼에서 17세 B양을 만나 7개월간 길들인 뒤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강간했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가해자들은 강제성이 없었다거나 상대방이 동의했다는 주장으로 죄를 희석하려 한다”며 “그루밍 자체가 동의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가해자 중엔 교사도 있었고 경찰도 있었다. 아이들을 보호하고 교육해야 할 자리에 있던 이들이, 그 신분을 위장한 채 미성년자를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다. #지금도 공유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 범죄가 학습되고, 공유되고, 확산된다는 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즘 초등학생들은 먹을 것만으로 꼬실 수 있다”는 글이 수십 건씩 올라와 있다. 아이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 목록과 유혹 수단을 정리한 이른바 ‘성착취 가이드’, 피해 아동의 사진과 신상이 담긴 ‘리스트’도 나돈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그 리스트에 올라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디스코드, 텔레그램 비밀방. 고강도 인증을 거쳐야 들어갈 수 있는 그 공간에서 가해자들은 서로의 수법을 나누고, 피해자 정보를 교환하며, 유사 범죄를 만들어내고 있다. 접견이 끝날 무렵 김씨가 말했다. “뭐, 특별한 수법이랄 건 없었어요.”
  • 남한 찾는 ‘내고향’은 미니 북한대표팀…예선 23골 무실점 막강 화력

    남한 찾는 ‘내고향’은 미니 북한대표팀…예선 23골 무실점 막강 화력

    북한 성인 클럽팀으로는 처음 남한을 방문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북한 여자 축구에서도 신흥 강자로 평가받는다. 2025~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예선 리그 3경기에서 23골을 퍼붓는 동안 무실점 전승을 기록하는 등 아시아 무대에서는 적수가 없는 강팀이다. 내고향은 2012년 평양을 연고로 창단했다. 4·25선수단, 압록강 체육단 등 군이나 국가기관이 운영하는 북한의 전통적 축구단과 달리 식품과 주류, 스포츠용품 등을 생산하는 소비재 기업 ‘내고향’의 후원을 받는 기업형 축구단이라는 점은 이 구단의 가장 큰 특징이다. 리유일 전 북한 여자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아시아 여자 축구 최고 클럽에 도전할 정도의 강팀으로 이끌었다. 이번 대회에는 2023~24시즌 북한 1부 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출전했다. 총 27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에는 북한 성인 대표팀 ‘득점 기계’로 꼽히는 김경용을 비롯해 중원 핵심 자원 김혜용, 세트피스 전담 키커 리명검 등 국가대표팀 소속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지난 3월 28일 라오스에서 열렸던 호찌민시티(베트남)와 이번 대회 8강전에서는 리명검의 크로스를 받은 김혜용이 머리로 받아 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고, 김경용이 쐐기골로 3-0 승리를 결정짓는 등 대표팀 득점 공식을 클럽 대항전에서도 그대로 이어갔다. 내고향은 오는 20일 4강에서 맞붙는 수원 FC 위민을 상대로는 앞선 예선에서 3-0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한국 여자 축구 간판 공격수 지소연을 비롯해 김혜리, 최유리 등이 뛰는 수원 FC 위민은 안방인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북한 여자 축구는 4일 기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세계 11위로 아시아권에선 일본(5위)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FIFA U-20 여자 월드컵에서 2006, 2016, 2024년 세 차례 우승하며 독일, 미국과 함께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FIFA U-17 여자 월드컵에선 역대 최다인 4차례 우승했다.
  • [단독]“쉬워서요”, “연애였어요” 미성년자 성착취범은 말했다[소녀에게]

    [단독]“쉬워서요”, “연애였어요” 미성년자 성착취범은 말했다[소녀에게]

    287명.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온라인 그루밍을 통해 성착취를 당한 아동·청소년의 수다. 교묘하게 꾀어내는 방식의 ‘그루밍’은 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들을 노린다. 서울신문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착취 실태를 담은 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미성년자 성착취범 2人 인터뷰“쉬워서 만난 아이들”, “연애했을 뿐”‘친밀감 쌓고 성착취’ 그루밍 6단계가해자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지난 석 달, 수감 중인 성착취 가해자 여러 명에게 접견을 신청했다. 거절이 거듭됐다. 실제 면담이 성사된 것은 두 명뿐이었다. 각각 세 차례, 두 차례. 하루 한 번, 허락된 시간은 10분이었다. “쉬워서요.” 미성년자 의제강간 등 혐의로 지난 2월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김모(51)씨는 아이들을 성착취한 이유를 한 문장으로 답했다. 교정시설 접견실, 그는 그 말을 하면서 한 차례도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2024년 1월, 김씨는 익명 채팅앱에서 14세 A양을 처음 만났다. 또래처럼 말을 걸었고, 고민을 들어줬다. 만날 때마다 현금 5만원과 담배를 손에 쥐여줬다. 그렇게 7개월이 흘렀다. A양을 포함한 10대 소녀 3명이 차례로 성추행과 강간의 피해자가 됐다. 그사이 김씨가 온라인에서 만나 직접 대면했지만 “신고할 것 같다”고 판단해 조용히 돌려보낸 아이만 5명이었다. 그는 이 사실을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특별한 방법은 없었습니다” 지난 3월, 교정시설에서 마주한 김씨는 평범했다. 짧은 머리, 170㎝ 안팎의 키. 수감 생활에 지친 듯한 표정 외엔 이렇다 할 특징조차 찾아내기 어려운 인상이었다. 세 차례에 걸친 접견에서 그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야기 들어주고, 고민 상담해주고, 편하게 대해준 게 전부”라는 것이다. 익명 채팅앱 선택 기준을 묻자 “인기 상위 앱 5~6개를 깔아두고 틈날 때마다 둘러보면 아이들을 손쉽게 만날 수 있었다”고 했다. 처벌이 두렵지 않았냐는 질문엔 “연락처를 한 번도 주고받지 않았다. 앱으로만 대화했다”고 답했다. 세 번의 접견 내내 그가 강조한 것은 두 가지였다. 힘을 쓰거나 강압적인 수단을 동원한 적이 없다는 것, 그리고 특별히 더 유용한 채팅앱을 고를 필요조차 없었다는 것. 범행의 용이함을 거듭 설명하는 그의 태도는 접견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6단계, 빠져나갈 틈이 없다 온라인 그루밍은 통상 6단계를 거친다. 2003년 영국 라일리 오코넬 박사가 제시해 영국·한국 수사기관이 받아 쓰는 분류다. ▲친밀감 형성 ▲신뢰 구축 ▲정보 수집 ▲고립 ▲성적 접근 ▲성착취 후 관계 종료. 김씨의 진술은 이 6단계와 거의 정확하게 일치했다. 각 단계는 앞 단계가 다음 단계의 토대가 되는 방식으로 맞물려 있다. 아이들이 빠져나갈 틈은 단계가 깊어질수록 좁아진다. 1단계는 속도전이다. 가해자들은 첫 접촉부터 의도적으로 대화 속도를 높인다. “몇 살이야”, “어디 살아”, “지금 부모님이랑 있어”, “폰 검사 하냐”. 질문이 쉼 없이 쏟아진다. 아이가 멈춰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 목적이다. 부모 등 제3자가 개입할 가능성도 이 단계에서 미리 차단한다. 성유리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가해자들은 첫 접근 때 의도적으로 답변을 재촉하고 대화 속도를 빠르게 가져간다”며 “대부분 1시간 내외의 대화로 그루밍을 이어갈지 여부를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판단이 서지 않으면 미련 없이 다른 아이를 찾아 나선다. 이 과정이 반복된다. 2단계에선 친구가 된다. “취미를 공유하자”, “고민을 들어주겠다”며 또래처럼 다가온다. 학교폭력으로 힘들다는 아이에겐 “나도 그런 적 있다”고 공감대를 만들고, 마라탕을 좋아한다는 아이에겐 배달앱 쿠폰을 보낸다. 게임 아이템, 현금도 우정의 증표로 건네진다. 무조건적인 지지와 세심한 관심은 이후 본격적인 성착취 직전까지 지속된다. 이명화 서울시립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정서적 지지와 물질적 보상으로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환상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단계에선 정보를 캔다. 집 주소, 학교명, 관심사, 고민거리, 부모의 귀가 시간. 아이를 종속시키는 데 쓸 수 있는 정보라면 무엇이든 수집한다. “OO동에 있는 XX초등학교 맞지?”, “학교 몇 시에 끝나?”, “부모님은 언제 집에 오셔?” 같은 질문들이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 섞여 들어온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사진 한 장도 놓치지 않는다. 사는 곳, 학교, 친한 친구의 얼굴까지 확인한다. 4단계에선 피해자를 고립시킨다. “우리만의 비밀이야”, “엄마한테는 절대 말하지 마”라는 말이 반복된다. 아이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통로를 하나씩 막는 단계다. 동시에 대화 창구를 텔레그램·라인 같은 추적이 어려운 메신저로 옮긴다. 기록이 남지 않고, 설령 발각되더라도 증거를 지우기 쉬운 환경으로 아이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5단계에서 본색이 드러난다. 심리적 지배가 완성됐다고 판단한 순간, 가해자들은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말들을 쏟아낸다. “뭐 입고 있는지 물어봐도 돼?”, “속옷 무슨 색이야?” 착취가 반복되면서 수위는 점점 높아진다. 그루밍에서 벗어나려는 아이에겐 미리 확보해둔 신상 정보와 강압적으로 얻어낸 성착취물이 협박 수단으로 돌변한다. “신고할 거면 해봐. 내가 너희 집 찾아가 줄게.” “내일 너희 학교 찾아갈 거니까 신고하든지 도망가든지 알아서 해봐.” 3단계에서 캐낸 정보가 이 순간을 위해 쓰인다. 6단계에서 관계를 끊는 것도 가해자의 몫이다. 착취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판단한 가해자들은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거나, 반대로 피해자가 벗어나려 하면 협박으로 옭아맨다. 관계의 시작도, 끝도 가해자가 결정한다. 피해자에게 선택권은 처음부터 없었다. ■가해자의 궤변 “연애였습니다” 일부 가해자들은 자신의 범행을 끝까지 ‘연애’라고 부른다.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이모(51)씨는 “그 아이와 연애를 했다”며 “성매매 업소 여성과의 금전적 관계와는 전혀 달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온라인 방송 플랫폼에서 17세 B양을 만나 7개월간 길들인 뒤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강간했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가해자들은 강제성이 없었다거나 상대방이 동의했다는 주장으로 죄를 희석하려 한다”며 “그루밍 자체가 동의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가해자 중엔 교사도 있었고, 경찰도 있었다. 아이들을 보호하고 교육해야 할 자리에 있던 이들이, 그 신분을 위장한 채 미성년자를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다. 더 심각한 것은 이 범죄가 학습되고, 공유되고, 확산된다는 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즘 초등학생들은 먹을 것만으로 꼬실 수 있다”는 글이 수십 건씩 올라와 있다. 아이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 목록과 유혹 수단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이른바 ‘성착취 가이드’, 피해 아동의 사진과 신상이 담긴 ‘리스트’도 나돈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그 리스트에 올라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디스코드, 텔레그램 비밀방. 고강도 인증을 거쳐야만 들어갈 수 있는 그 공간에서 가해자들은 서로의 수법을 나누고, 피해자 정보를 교환하며, 유사 범죄를 만들어내고 있다. 접견이 끝날 무렵 김씨가 말했다. “뭐, 특별한 수법이랄 건 없었어요.” 우리 아이를 지키세요서울신문은 시리즈와 함께 온라인 성착취 징후와 대응법을 담은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아래 링크 및 QR코드를 통해 각각 10대 자녀를 둔 부모용, 청소년 당사자용 가이드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용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 청소년용 https://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teen/
  • 민간 독자개발 ‘K위성’ 날아올랐다

    민간 독자개발 ‘K위성’ 날아올랐다

    KAI, 러 전쟁으로 발사 4년 연기 지상의 50㎝ 물체 정밀 관측 가능하반기부터 재난 관리 임무 수행성능 검증되면 중동 등 수출 전망 우리나라가 개발한 정밀지상관측용 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2호’가 무사히 우주로 발사된 데 이어 지상 교신까지 성공했다. 차세대중형위성 2호는 올해 하반기부터 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우주항공청은 차세대중형위성 2호가 3일 오후 4시(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 팰컨9에 탑재돼 발사됐다고 밝혔다. 차세대중형위성 2호는 발사 약 60분 뒤인 오후 5시쯤 발사체에서 분리돼 고도 약 498㎞의 태양동기 궤도에 정상 투입됐다. 이어 약 15분 뒤인 오후 5시 15분 노르웨이 스발바르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해 본체 시스템 등 상태가 양호함을 확인했다. 차세대중형위성 2호는 고도 약 498㎞의 궤도에서 약 4개월 동안 초기 운영 과정을 거쳐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임무를 수행한다. 향후 국토 자원관리, 재해재난 대응 등 공공부문 수요에 대응하고, 국가공간정보활용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정밀지상관측 영상을 제공한다. 차세대중형위성 2호의 무게는 534㎏이며 흑백 0.5m 크기, 컬러 2m 크기 물체를 구분하는 지상관측 성능을 지녔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개발한 뒤 2022년 하반기에 러시아 로켓에 실어 발사할 예정이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사가 4년 가량 연기됐다. 이후 러시아와 계약을 해지하고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9으로 발사하게 됐다. 차세대중형위성 2호는 민간 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주관해 독자 개발한 첫 위성이다. KAI는 2015년 차세대중형위성 1호 개발사업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공동 참여해 기술을 이전 받았고 2018년부터 총괄주관기관이 됐다. 이번에 위성 성능이 검증되면 차세대중형위성 표준 플랫폼을 기반으로 중동, 남미 국가 등 수출 사업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차세대중형위성 2호의 성공적인 발사는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 시대를 여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500㎏급 표준 플랫폼에 고해상도 흑백·컬러 광학 카메라를 탑재해 한반도 국토·재난 관리에 필요한 초정밀 영상을 독자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우리나라 위성산업의 기술 내재화와 경쟁력을 크게 강화했다”고 말했다.
  • ‘이 증상’ 무심코 지나치다 ‘말기 췌장암’ 충격…40대男 진단 8개월 만에 사망

    ‘이 증상’ 무심코 지나치다 ‘말기 췌장암’ 충격…40대男 진단 8개월 만에 사망

    영국에서 복통을 단순 담석으로 여겼던 40대 남성이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8개월 만에 숨졌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췌장암은 증상이 늦게 나타나 발견 당시 이미 온몸으로 퍼진 상태였다. 1일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노팅엄셔에 사는 마이클 아미쇼(43)는 지난해 9월 복통과 속쓰림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가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마이클은 처음에는 담낭 문제라고 생각했다. 담석이 담관을 막아 생기는 흔한 질환으로 여긴 것이다. 몇 주가 지나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응급실을 찾은 마이클은 검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진통제나 항생제를 처방받고 귀가할 줄 알았지만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그것도 암이 원래 발생 부위에서 멀리 떨어진 장기와 조직까지 퍼져버린 4기였다. 의료진은 여명을 12개월로 예측했다. 췌장암은 대개 뚜렷한 증상 없이 조용히 진행된다. 발견됐을 때는 이미 다른 조직으로 암이 퍼진 경우가 많다. 설상가상으로 마이클은 1년 전 폐암으로 아버지를 잃은 상태였다. 마이클은 6차례에 걸쳐 항암 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그의 몸은 치료에 반응하지 않았고, 암은 간과 림프절로 번졌다. 지난해 11월에는 뇌까지 전이돼 예후가 매우 나빠졌다. 지난 4월 18일 마이클은 발작을 일으켰다. 침대에 누운 채 말도 할 수 없게 됐다. 그는 일주일 뒤인 4월 26일 병원에서 가족들에 둘러싸여 숨을 거뒀다. 췌장암은 한국에서도 전체 암 발생의 약 3.2%를 차지한다. 전체 암 중에서 발생 순위로 8위에 해당한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췌장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17.0%에 그친다. 특히 최근에는 50대 미만 성인층에서 발병률이 빠르게 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췌장암 주요 증상으로는 황달, 식욕 부진,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 피로감, 고열, 등이 있다. 춥거나 더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외에도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나 변비가 나타날 수 있다. 상복부와 등에 통증을 느끼거나 소화불량으로 속이 더부룩한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 [열린세상] 사교육과 공교육의 조화로운 발전

    [열린세상] 사교육과 공교육의 조화로운 발전

    평일 저녁이나 주말, ‘사교육 1번지’ 강남 학원가 교차로를 지나다 보면 수많은 초중고교생들이 국영수 학원으로 분주히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을 보게 된다. 거대한 학원 버스 행렬과 교통 체증에 불편함을 느끼는 시민들도 있겠으나, 치열한 입시 경쟁을 경험한 학부모들에게는 당연하고 낯설지 않은 일상의 풍경이다. 선거철마다 교육감 후보들은 앞다투어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 철폐’를 공약으로 내걸지만, 선거 때만 반짝 등장하는 구호가 학부모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기는 어렵다. 오히려 불안을 먹고 자라는 사교육 시장은 정책의 빈틈을 파고들며 더욱 견고해질 뿐이다. 사교육의 부작용이 가장 극명한 영역은 수학이다. 의대 진학을 목표로 초등학생이 고교 수학을 선행 학습하는 기현상 속에 우리 학생들의 문제 풀이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입시만을 위해 사교육 현장에서 갈고닦은 최고급 문제 풀이 기술은 명문대 진학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순간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지적 호기심이 아닌 강압과 훈련으로 만들어진 실력이기에 대학 입학 직후 심각한 학습 번아웃에 빠지는 것이다. 반면 해외 학생들은 정규 과정을 거북이걸음처럼 천천히 밟아 가며 수학적 원리를 탐구한다. 이들은 대학과 대학원에 진학해서야 비로소 고등수학과 물리학 등 기초 학문을 깊이 있게 연구해 우주항공 분야나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핵심 인재로 성장하곤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선행 학습을 거친 우리의 많은 영재들이 정작 성인이 된 후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현실은 우리 교육의 뼈아픈 미스터리다. 국어 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수험생들은 경제, 법률, 과학 등 전문 지식을 요구하는 고난도 지문을 풀어내야 한다. 과거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요구하는 국제결제은행의 자기자본 산정식이 출제된 사례도 있다. 빠른 시간 안에 방대한 정보처리 능력을 기르기 위해 고액의 일타 강사에 의존하게 되면서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점수를 좌우하는 교육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언어의 본질이 사회 속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위한 도구임을 감안할 때, 기계적인 독해 스킬만을 요구하는 입시용 국어 사교육이 과연 국가 전체적으로 바람직한지 되돌아봐야 한다. 복잡한 사고를 쉽게 풀어내는 어휘력과 문장력을 기르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압축 성장을 이뤄낸 우리 사교육 시스템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무조건 폄하할 수는 없다. 해외 유학생들이 방학마다 귀국해 듣는 맞춤형 수업이라든가 미국 대도시에서 성행하는 한국식 선행 학습 학원은 ‘K에듀케이션’의 체계성과 위력을 증명한다. 그러나 초등학교 때부터 막대한 자금과 에너지를 쏟아부은 결과가 오직 ‘명문대 간판 획득’으로 그친다면,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 엄청난 자원 낭비이자 두뇌 유출이다. 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 및 사교육의 폭발성을 인정하더라도 공교육 패러다임은 사교육과 달라야 한다. 고교 졸업과 함께 끝나는 단편적인 과정에서 벗어나 ‘평생교육’으로 확장돼야 한다. 공교육마저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한 줄 세우기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암기와 반복 풀이가 아닌 실생활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하고 응용하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수학 교육, 자신의 고유한 철학을 어휘력과 문장력으로 매끄럽게 표현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국어 교육, 인공지능(AI) 및 급변하는 기술 생태계 속에서 두려움 없이 새로운 도구를 학습하고 거기에 적응할 수 있는 과학·기술 교육, 그리고 실패를 딛고 목표를 쫓으며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체육 교육 등을 포괄해야 한다. 배움이 대학 문턱을 넘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소통과 생각의 근육’으로 작용할 때, 비로소 국가 경쟁력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용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들켰네요, 당신 안의 ‘악의 얼굴’

    들켰네요, 당신 안의 ‘악의 얼굴’

    독일 심리학 연구자 3명이 10년 이상 현장에서 250만명의 데이터로 완성한 악에 대한 연구 결과를 책으로 묶었다.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단순한 도덕적 문제로 환원하지 않고 실증적 데이터에 기반해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악의적 성향을 단 하나의 성격 특성인 다크 팩터(D-인자)로 명명한다. D-인자는 “타인의 희생을 통해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고, 우월한 자신에게 그러한 권리가 있음을 정당화하려는 신념을 갖는 것”이다. ●우월감·불신·위계의식으로 정당화 여기서 핵심은 타인에게 피해를 초래하는 행위에 있다. D-인자가 높은 사람들은 자기 이익을 남보다 우위에 두기 때문에 타인의 고통은 부차적이거나 무의미한 것으로 취급한다. 이러한 성향은 내가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우월감’, 세상은 위험한 곳이라 믿는 ‘불신’, 생존을 둘러싼 경쟁에서 남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위계의식’ 등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신념으로 발현된다. D-인자는 이기주의, 악의, 탐욕, 자기중심성, 가학성, 특권의식, 자기애, 도덕적 해이, 마키아벨리즘 등 성격 특징 사이의 공통된 특성으로 측정된다. 연구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D-인자 수치가 높았으며, 나이가 들수록 D-인자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교육이나 소득 수준과는 큰 상관관계가 없으며 유전보다는 환경적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악한 행동, 삶의 만족도는 낮아 악한 행동이 본질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악할수록 삶 전반에서 높은 만족도를 경험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저자들은 밝힌다. D-인자가 높은 사람들은 간절히 원하는 것을 실제로는 이루지 못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 희망을 품기 어려운 세계관을 지닌 탓에 삶에 덜 만족한다는 설명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자기 자신과 자신의 신념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수 있고 D-인자를 지닌 사람을 어떻게 알아보고 피할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한국어 설문조사도 가능하니 자신의 D-인자를 확인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 [사설] 트럼프 “주독미군 감축”… 주한미군 변동성 철저 대비를

    [사설] 트럼프 “주독미군 감축”… 주한미군 변동성 철저 대비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 소셜미디어에서 독일 주둔 미군의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독미군 감축을 입 밖에 내 말한 것은 처음이다. 주독미군은 3만 6000명 정도로 유럽 내 최대 규모다. 이번 발언은 이란 전쟁에서 미국을 돕지 않았던 독일에 대한 보복성인 것으로 여겨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지원 요청에 응하지 않았던 우방국들에 수차례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감축이 현실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축 엄포가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1기 때인 2020년 7월에도 미 국방부는 주독미군 중 1만 2000명가량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의회 반대에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 패배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감축을 결정하더라도 의회의 반대에 부닥칠 수 있다. 어떻게 진행되든 한국으로서는 민감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주독미군 감축이 물론 주한미군 감축과 직결될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한국은 미국의 최우선 안보 정책인 ‘중국 봉쇄’의 전초기지로서 효용성이 높다. 국방부도 어제 한미 간 주한미군 감축 논의는 전혀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주독미군 감축에 따른 미군 재배치가 현실화된다면 어떤 식으로든 주한미군에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해부터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역량”이라면서 주한미군의 변화를 언급해 왔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기조를 누차 확인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에 한국이 응하지 않았던 데 대해 여러 차례 노골적 불만을 표시했다. 돌발성 청구서가 언제 날아와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다. 우리 안보 당국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은 미국과의 소통의 고삐를 더욱 단단히 잡는 것이다. 대북 정보 유출 논란 등 한미 간 불협화음부터 해소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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