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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핑 한국’으로의 초대

    ‘쇼핑 한국’으로의 초대

    외국인 대상의 쇼핑관광 이벤트인 ‘2020 코리아그랜드세일’이 16일 막을 올렸다. 지난 2011년부터 열린 이 행사는 올해 1100여개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2월 29일까지 45일간 계속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재)한국방문위원회는 이날 서울 동대문 두타몰 앞에 마련된 웰컴센터에서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한경아 한국방문위 사무국장, 정기윤 하나투어 상무, 외국인 체험단 등이 참가한 가운데 코리아그랜드세일 개막식을 열었다. 코리아그랜드세일은 항공, 숙박, 쇼핑 관련 민간기업들이 참여해 겨울철 외래 관광객들의 방한을 촉진하는 행사다. 올해는 ‘코리아그랜드세일로의 초대’라는 슬로건으로 한국 대중음악, 미용, 음식, 유산, 겨울 등 5개 주제로 펼쳐진다. 국내 8개 항공사의 100여개 한국행 노선이 최대 95%의 할인되고, 지방 여행상품 구매시 ‘1+1’ 혜택도 준다. 주요 관광지 입장권을 결합한 고속철도(KTX) 승차권도 최대 35% 할인되고, 전국 300여 개 호텔과 스키장 리조트도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GS25, 랄라블라 등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매장에서도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행안부 ‘OK’ 없더라도 부처 조직·인력 바꾼다

    장관 책임 아래 정원 내 자율 재배치 현안 긴급대응반도 자체적 설치 가능 행안부에 쏟아지는 ‘민원’ 완화 전망 실·국 전환·확충은 3개월 이내 협의 18개 정부부처 가운데 가장 ‘힘이 센’ 곳이 어디냐고 공무원들에게 물으면 십중팔구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를 꼽는다. 그중에서도 행안부는 정부조직 관련 주무부처다. 예산 주무부처인 기재부를 포함한 모든 정부부처는 인력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과 상관없이 조직 개편을 할 때는 행안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이런 행안부가 힘 있는 부처 소리를 듣는 원동력인 조직 관련 권한을 내려놓는 조치를 취했다. 행안부는 14일 ‘정부 조직 관리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혁신방안은 장기적인 환경변화와 긴급 현안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자율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각 부처에서 정원과 관계없는 조직 개편이나 인력 재배치는 행안부 협의를 거치지 않고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부처 권한과 기능 분담에 영향을 주는 실·국 단위 기능을 바꾸거나 기구·인력을 확충할 때는 지금처럼 행안부와 사전 협의를 해야 하지만 그 기간을 3개월 이내로 단축하도록 했다. 혁신방안은 진영 행안부 장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행안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무회의를 할 때마다 다른 장관들로부터 부서 신설이나 정원 부족 문제를 도와 달라는 ‘민원’을 받은 게 계기가 됐다. 이 관계자는 “국가정책을 논의해야 할 자리에서 정원 얘기만 하고, 그게 장관의 능력으로 평가받는 건 문제가 있다면서 각 부처에 조직관리 자율성을 부여하자는 게 진 장관 지시였다”고 말했다. 정부부처의 자율성을 위해 혁신방안은 정원을 늘리는 게 아니라면 국장급 조직의 소관 기능을 이동하는 기능을 조정하거나 과장급 조직을 통폐합하는 등 조직 개편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다. 긴급대응반도 모든 부처에서 자체적으로 설치할 수 있게 된다. 긴급 현안 대응을 위해 정부가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일본 수출규제 대응) 등 일부 부처에서 시범 운영했으며, 올해는 18개 부처를 거쳐 내년에는 전체 중앙행정기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외부 환경이 바뀌면 정부 기능도 바뀔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물가 관리다. 1970~80년대에는 당시 경제기획원 물가정책국이 핵심 부서였다. 하지만 김영삼 정부에서 재정경제원 국민생활국으로 축소됐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그마저 없어졌다. 지금은 기재부 물가정책과로 남아 있다. 자전거 정책 역시 행안부 자전거정책과가 2011년 생겼다가 2015년 생활공간정책과의 일부 업무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혁신방안은 기능 재점검도 자체적으로 발굴하도록 했다. 부처 자율성을 확대하는 대신 행안부는 부처별 수요를 파악하고 진단하는 기능을 강화해 기능 재배치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부처별로 줄어드는 기능을 매년 정원의 1% 수준으로 찾아내고 이를 새로운 기능으로 재배치하도록 했다. 이를 뒷받침할 전담 연구센터도 한국행정연구원에 설치한다. 신설된 기구나 인력에 대해서는 민간 전문가를 포함한 ‘신설기구·신규인력 성과 평가위원회’(가칭)를 만들어 성과를 진단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유커 5000명 ‘인천상륙잔치’… 사드 갈등 이후 최대 규모

    유커 5000명 ‘인천상륙잔치’… 사드 갈등 이후 최대 규모

    12일까지 관광도… 경제 효과 216억 전망 유커 2017년 416만→작년 500만명 회복 “시진핑 방한 뒤 한한령 완전 해제 기대”“유커가 돌아온다!” 중국 선양(瀋陽)에 본사를 둔 건강식품 판매기업 이융탕(溢涌堂) 임직원 5000여명이 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경영전략·신제품 발표회를 겸한 기업회의를 개최했다.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갈등 이후 한국을 찾은 중국 단체관광객(유커) 중 최대 규모다. 송도컨벤시아 행사장은 한류 공연장을 방불케 했다. 푸야오 이융탕 회장, 박남춘 인천시장, 한국관광공사 안영배 사장 등이 차례로 입장하자 임직원들은 환호성을 터뜨리며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박 시장은 “이번 대규모 기업행사 유치를 계기로 중국과의 마이스(회의·관광·전시·이벤트) 네트워크를 회복하고 한중 간 활발한 문화·경제 교류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푸야오 회장도 “그동안 인도네시아와 호주에서 했던 행사를 올해는 한국에서 한다. 한국은 피부관리와 화장품 분야에서 명성이 높아 다른 중국 기업들도 한국과 인천을 찾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융탕 임직원들은 월미도·인천차이나타운·경복궁·롯데월드 등 수도권 명소를 돌아본 뒤 오는 12일 귀국한다. 인천시는 유커들의 이번 한국 방문에 따른 경제 효과가 21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의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송도 트리플스트리트 유니온스퀘어가 ‘이융탕 거리’로 명명됐다.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인 ‘한한령’(한류 제한령)을 2018년 말부터 부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중국 기업들의 단체 포상관광이나 수학여행단이 다시 한국을 찾는 등 한국행 단체관광이 일부 재개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중국 광저우 안여옥(YOLOYAL) 의료과기 유한회사 임직원 3000여명이 인천을 찾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사드 배치 이전인 2016년 806만 7722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사드 배치가 이뤄진 2017년 416만 9353명으로 반 토막이 났다가 2018년 478만 9512명, 2019년 500만 8775명으로 점차 회복되고 있다. 크루즈 이용, 전세기 이용, 인터넷 광고 등은 여전히 금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 관계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일정에 맞춰 한한령이 완전히 풀리고 나아가 한중 교류가 과거 수준을 회복하는 것을 넘어 더욱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돌아온 안철수 “초심 지금도 변치 않았다”…다음 주 한국행

    돌아온 안철수 “초심 지금도 변치 않았다”…다음 주 한국행

    “과분한 사랑에 기대 미치지 못해 사과”“정치 그만둘 지 심각하게 고민했다”“한국 갈 방향에 진심·선의로 호소”“부조리하고 불공정한 사회 바꿔야”잠정 이달 중순 귀국…19일 이전 도착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이 8일 정계 진출 당시의 각오들을 언급하며 “그때의 진심과 선의 그리고 초심은 지금도 변치 않았다”고 밝혔다. 안 전 의원은 이날 바른미래당 당원들에게 보낸 새해 메시지에서 “이제 우리 대한민국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심과 선의로 호소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안 전 의원은 “제가 정치의 부름에 응했던 이유는 삶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희망을 잃어버린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라면서 “부조리하고 불공정한 사회를 바꿔야 우리가 함께 미래로 갈 수 있다고 믿었다”고 강조했다. 안 전 의원은 또 1년여간의 해외 체류에 대해 “제 삶과 지난 6년여간의 정치 여정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이 과분한 사랑과 큰 기대를 보내줬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이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영호남 화합과 국민통합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추진했던 바른미래당의 현 상황도 제 책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바른미래당은 안 전 의원의 국민의당과 유승민 의원의 바른정당 간 통합으로 만들어졌다. 안 전 의원은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이 먼저 손을 내밀어 역사의 물줄기를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려는 순수한 의도였지만, 과정에서 설득이 부족했고 결과는 왜곡되고 말았다”면서 “이 역시 모두 제가 부족했던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그동안 정치를 그만둘지 심각하게 고민했다”면서 “저를 불러주셨던 그때의 상황 속에서 시대 흐름에 얼마나 충실하게 부응했는지, 오류는 무엇이고 어떤 착오가 있었는지, 미래를 향해 질주해가는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고민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1년여 동안 과거를 돌아보는 동시에 정치가 아니더라도 어디선가는 귀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열심히 세계의 많은 전문가를 만났다”고 전했다.한편, 안 전 의원은 오는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권은희·이태규·김삼화 등 안철수계 의원들이 참여하는 ‘한국정치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 정치 혁신 의지를 담은 영상 메시지를 보낼 계획이다. 안 전 의원의 귀국 일정은 이달 중순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게 바른미래당과 안철수계 의원들의 전언이다. 바른미래당에 따르면 안 전 의원은 부친 생신인 19일 이전에 귀국한다는 얘기가 있었고 다음 주중 귀국을 위한 항공편을 알아본 것으로 전해졌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탈북민 강제북송 60일, 그들은 16명을 죽였나(하) [강주리 기자의 K파일]

    탈북민 강제북송 60일, 그들은 16명을 죽였나(하) [강주리 기자의 K파일]

    정부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로 탈북한 남성 2명을 강제 북송한 지 두 달이 됐다. 2019년 11월에는 한국행을 시도하다 베트남에서 체포된 탈북민 10명이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중국으로 추방됐다. 그들은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유엔 총회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전원 합의로 채택됐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60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지만 한국은 한반도 사정을 이유로 빠졌다. 탈북민 사회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숨죽인 탈북민 사이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탈북민 정책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생존과 자유를 위해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민 수는 약 3만 5000명(추정치). 남한에 정착한 20~30대 탈북민 5명을 만나 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인터뷰한 탈북민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다.정부 “순수 귀순 의사 있다고 보기 어려워”탈북민 “5일 만에 북송…더 철저히 조사했어야” Q. ‘16명 살해’ 남성 2명 강제 북송한 것에 대한 탈북민 사회 반응은. 탈북민 사회에서는 16명 살해 남성 2명의 강제 북송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북송된 2명의 귀순 의사와 살인 혐의에 대해서도 더 철저하게 조사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2일 동료 선원을 살해한 혐의로 북한 남성 2명을 조사 5일 만인 같은 달 7일 판문점을 통해 강제 북송했다. 이들이 북에서 타고 온 15m 길이(17t)의 오징어잡이배에서 가혹 행위를 하는 선장을 죽인 뒤 처벌이 두려워 잠을 자던 16명을 2명씩 차례로 불러내 40분 간격으로 살해하고 도주했다고 자백해 추방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승철(2012년 탈북)씨는 “(살해 여부를 떠나 북송된 2명이 이번 탈북을) 정말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탈북) 해본 사람들은 얘기한다”고 주장했다. 김지은(2002년 탈북)씨도 “탈북민들은 북송된 2명이 타고온 선박에서 쌀 95㎏, 옥수수가루 10㎏, 마른 오징어 40㎏(포대 40여개) 등의 음식물이 나왔다”면서 “배로 귀순 시도를 했던 탈북민들 말로는 대개 오징어잡이배를 가지고 나왔다가 한국 군에 의도적으로 잡히기 위해 공해상에서 표류하는데 버티기 위한 식량이 필요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씨는 “배를 탔던 탈북민들 얘기로는 배를 세워 놓고 잠을 자는데 상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엔진 시동을 끄면 매우 고요한 해상에서 2명이 16명을 아무도 모르게 죽이기는 정말 어렵다고 본다”고 의문을 제기했다.김씨는 “(탈북 과정을 미뤄볼 때) 두 사람이 한국 정부의 조사 과정에서 살인했다고 하지 않았다면 배에 탔던 자들의 신원을 다 불어야 했을텐데 그러면 북에 남은 사람들이 다치게 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탈북민 사회에서는 정부가 조사과정에서 북송된 2명이 흉기를 이용해 살해했다면서도 혈흔 감식 등 정밀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배를 북한으로 돌려보낸 점도 살해 가능성이 낮은 이유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북한 주민 2명이 16명을 살해한 뒤 시신과 살인도구 등을 모두 바다에 버렸다고 발표했다. 살해 가담자 1명은 북한에 체포됐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검역당국에 따르면 북한 주민이 타고 온 배와 선원의 옷 등은 나포 당일인 지난해 11월 2일 국가정보원의 요청으로 그날 오후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의해 즉각 소독됐다.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소독 차원이라고 해명했지만 야당에서는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했다. 살인 증거와 관련해 김연철 통일부 장관(2019년 11월 7일)은 국회에서 “배에 여러 가지 흔적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이후 정부는 북의 증거 훼손 시비를 우려해 혈흔 감식 등 정밀조사를 하지 않은 채 8일 오후 배를 북한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김은한 부대변인도 “실체적 진실 규명에 한계가 있어 추방을 고려했다”며 증거 확보의 어려움을 밝혔다. 이에 따라 남겨진 진술 외에 진실을 확인할 수 있는 물증은 사라졌다.앞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북송 당일(2019년 11월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들은 우리 해군에 진압된 직후 귀순의사를 표명했으나 일관성이 없어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해 추방했다”고 밝혔다. 귀순의사의 진정성이 없었다는 것이다. 국정원도 이들이 나포 과정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넘나들며 도주해 해군이 나포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합동심문 조사 과정에서 범행 사실과 이동 경로, 북한 내 행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이들이 순수한 귀순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려워 보호 신청 대상 자체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30일 강제북송과 관련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연철 통일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형법상 살인방조죄, 불법체포·감금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언론은 이들 청년 2명이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살인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목선을 통해 탈출을 주선하던 탈북브로커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탈북민 “남한에서 법대로 처벌했어야”헌법학자 “헌법 3·4조 충돌 문제…통치행위 영역”  Q. 그렇다면 북송 대신에 어떻게 처벌했어야 한다고 보나. 탈북민 사회에서는 살해 여부를 떠나 귀순의사를 밝힌 만큼 헌법이 탈북민들을 한국 국민으로 규정하는 대로 법에 따라 처벌하면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하선우(2017년 탈북)씨는 “정말 죄를 지었다면 한국 감옥에 보내 영원히 수감시켰어도 됐는데 귀순하겠다며 한국에 온 탈북민을 다시 북한으로 돌려보냈다”면서 “북에서 한국 드라마만 봐도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는데 북으로 보낸 것은 가혹했다는 게 탈북민들의 대체적인 견해”라고 말했다. 하씨는 “탈북민들 중에 북한으로 조금이라도 다시 돌아갈 마음이 있다면 절대로 한국 귀순의사를 밝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탈북민의 북송은 곧 ‘죽음’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민준(2007년 탈북)씨는 “탈북민 가운데는 말을 못하거나 글을 못 쓰는 사람들도 있는데 통일부에서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다들 의문”이라고 답답해했다. 탈북민들은 탈북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북한군 등을 살해하고 온 경우들이 있었지만 과거에는 이런 것들에 대해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고 전했다.하씨는 “북에서는 살기가 어려워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도 많고, 탈북 과정에서 살기 위해 북한군을 죽인 사람들도 있다”면서 “제가 탈북했을 때는 범죄 유무를 물어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씨도 “설령 사람을 죽인 흉악범이라도 한국에서 재판 받고 감옥에서 교화 과정을 거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씨는 “2012년 10월에도 북한군 2명을 죽이고 온 탈북민을 한국군이 전투태세를 갖춰 대응하며 받아줬는데 이번과는 정말 상반된다”고 전했다. 이번 강제 북송과 관련해 헌법 학자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강제 북송에 대해 “헌법 3조와 4조가 충돌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헌법은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보기 때문에 고전적으로는 헌법 3조에 우선해 탈북민들이 한국 헌법의 적용대상이며 북한 주민도 한국의 국적을 가진다고 본다”고 전제했다. 헌법 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헌법 4조는 ‘한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추진한다’고 돼 있다. 한 교수는 “정부가 변명할 법리가 공허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법적 고려보다 정치적 고려를 우선한 통치행위 영역에 가깝다”고 판단했다.다만 한 교수는 한국의 국적법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 교수는 “현재는 시대가 바뀜에 따라 3조의 영토조항과 4조의 평화통일 조항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논란이 있다”면서 “대법원은 지금까지 관행상 북한이 한국의 영토라고 해석해왔지만 헌법재판소는 북한에 대해 반국가단체인 반면 교류협력의 대상이라고 규정해 북한의 국가 지위를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헌재에 의하면 체제유지를 위한 북한은 부정의 대상이지만 북한 내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영역은 존중해줘야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북한 주민의 생활은 우리가 보호해야할 대상이라고 보기 때문”이라면서 “탈북민이 북한 주민의 생활상 안전을 침해한 사범이냐 아니냐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부가 탈북민에 대해 충분한 조사를 했는지 안했는지 여부는 법적인 영역에서 유무죄를 가리기는 어렵다는게 학계의 판단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헌법학자는 “헌법을 제정할 때 대한민국은 대한제국과 그 이전에 한국을 계승한 것으로 돼 있다”면서 “현 정부가 건국 100주년을 강조하는 상해 임시정부 때부터 현재의 헌법을 계승한다는 점에서 당연히 그때의 한반도 국민과 영토는 다 한국의 것이라고 헌법 3조는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주민이 중국에서 망명을 원한다고 말할 때 헌법에 의한다면 어디까지나 한국 국민인 만큼 우리나라에서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다”면서 “헌법에 따르면 한국의 주권은 부속도서뿐 아니라 한반도의 북한 주민들에게도 적용하기 때문에 만약 그들이 살인을 저질렀다면 한국에서 처벌할 수 있고 한국 법률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북한이탈주민법 9조에 집단살해 등 국제형사범죄자나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에 대해서는 보호대상자로 결정하지 않는다고 보는 규정을 북송 근거의 하나로 내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 헌법학자들은 하위 법령이 상위 법령인 헌법과 상충될 경우에는 통상 상위 법령을 더 존중하는 관례가 있다고 설명했다.탈북민 “강제 북송으로 탈북민 수 줄어 들 것”美 인권단체 “유엔 고문방지협약 묵살한 것” Q. 정부의 탈북민 정책이 변화했다고 보는가. 탈북민 사회는 대북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탈북민들을 한국 정부가 강제 북송하거나 외면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탈북민들은 북과의 대화와 인권 문제는 별개로 다뤄줄 것을 희망했다. 탈북민들은 한국 사회 정착을 위해 통일부 소속기관인 하나원에서 한국의 법과 제도 등 여러 가지 교육을 받는다. 하나원과 국정원에서는 그들에게 “헌법에 따라 한국땅을 밟으면 한국 사람이 된다”고 가르쳤다고 전했다.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북한이탈주민법) 3조에는 한국의 보호를 받으려는 의사를 표시한 북한이탈주민을 적용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탈북자들은 이 법에 의해 신속히 한국 생활에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보호와 지원을 받는다. 해당 법 4조 기본원칙에는 보호대상자(탈북민)를 인도주의에 입각해 특별히 보호하고 한국의 자유민주적 법 질서에 적응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김씨는 “탈북민 사회에서는 이번 일로 한국으로 오는 탈북민 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우리도 평범한 국민으로 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내비췄다. 김씨는 “고문과 처벌의 위협이 있을 때 강제로 본국에 보내지 않는 강제송환금지 조항이 있다”면서 “강제 북송을 막을 수 있는 특별법이 만들어지기를 다들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14일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도착한 북한 주민은 한국 국민이 될 수 있는 헌법적 권리가 있다”면서 “범죄 혐의가 있는 사람들과 인도 요청 대상자들에 대한 보호 조치 없이 추방이 이뤄졌다”고 한국 정부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커비 전 위원장은 “한국과 북한 사이에는 신병 인도 문제를 관장하는 법률이나 조약 의무가 없다”면서도 “관련 조약이나 법조인의 도움 없이 추방 조치가 이뤄졌다”며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미국의 인권감시기구 휴먼라이트워치(HRW)도 같은 달 12일 성명을 통해 ‘한국 정부 조치에 불법적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필 로버트슨 HRW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해당 성명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 선원 두 명을 고문 위험 국가인 북한으로 추방한 것은 국제법상 불법”이라면서 “(한국 정부의) 빠른 북송 조치는 유엔 국제고문방지 협약을 묵살(disregard)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HRW이 지적한 ‘유엔협약’은 고문 위험 국가로의 추방·송환·인도를 금지한 ‘유엔 고문방지협약 제3조’를 뜻한다. 미국 대북 제재 및 인권전문가로 알려진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 역시 “북한 주민들을 유엔 고문방지협약에 따라 처우하고 한국 법원에서 재판했어야 했다”면서 “이번 사건은 확인되지 않은 북한의 일방적 주장에 따라 탈북민을 강제로 북송할 가능성을 열었다. 매우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같은 달 북한 선원의 강제송환에 대해 “범죄 행위가 있다고 해서 개인의 난민 지위가 자동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북한 주민) 두 사람의 범죄 행위가 확인도 되기 전에 범죄자로 낙인찍어 북한으로 송환한 것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위반한 것이며 비인도적인 국제인권 규범 위반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한성대, 제10대 총장으로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선임

    한성대, 제10대 총장으로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선임

    학교법인 한성학원 이사회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한성대학교 제10대 총장으로 이창원 행정학과 교수를 만장일치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창원 신임 총장은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하고 럭키금성그룹(현 LG그룹) 기획조정실에 근무하면서 연세대학교 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후, 도미(渡美)하여 뉴욕주립대(Albany)에서 조직학 박사를 받았다. 이 총장은 1992년부터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교무처장, 기획협력처장, 산학협력단장 등 대학 본부의 주요 보직을 맡아 활동했다. 대외적으로는 학교법인 창성학원 이사장(관선), (재)미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부 이사장, (사)한국조직학회장, (사)한국정책과학학회장, (사)한국행정개혁학회장, 국가보훈처 자체평가위원장, 해양경찰청 정책자문위원장,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 등을 역임했고 정부로부터 녹조근정훈장, 근정포장, 대통령 표창 등을 받았다. 한성학원 이사회는 대학본부의 주요 보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대외적으로도 능력을 인정받은 이창원 총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의 요람이 될 한성대를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 총장은 “앞으로 한성대를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상상력 인재’를 양성하는 요람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의 임기는 2020년 2월 1일부터 4년간이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행정학 원로 김광웅 前서울대 교수 별세

    행정학 원로 김광웅 前서울대 교수 별세

    행정학계 원로이자 김대중 정부 초대 중앙인사위원장을 지낸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가 미국 하와이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간) 별세했다. 78세. 김 교수는 서울대 행정대학원장과 한국행정학회 회장, 명지전문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중앙인사위원장을 지냈고, 2004년 총선 때는 열린우리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다. ‘한국인의 민주정치의식을 비롯해 20여권을 집필하는 등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쳤다. 유족으로는 부인 유정희(77)씨와 1남 1녀가 있다.
  • 양준일 눈물 쏟게 한 ‘뉴스룸’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양준일 눈물 쏟게 한 ‘뉴스룸’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한국 정착하고파” 가수 양준일이 자신을 언급한 손석희의 앵커브리핑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밝혔다. 양준일은 25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문화초대석에 출연했다. 1991년에 데뷔해 여러 히트곡을 남긴 양준일은 최근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이하 ‘슈가맨3)를 통해 재조명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간 미국의 한 식당에서 서빙일을 해왔던 그는 오는 31일 팬미팅을 앞두고 지난 20일 귀국했다. 양준일은 ’슈가맨3‘ 방송 당시에도 미국에 있었다면서 “여전히 서빙 중이었다. 같은 손님들을 서빙하는데 나를 바라보는 눈빛과 태도가 달라졌더라. 그런 가수인지 몰랐다면서 내가 서빙하는 자체를 영광이라고 표현해주셔서 조금 어색했다”고 전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많은 사람들이 알아봤다고. 그는 “사실 놀랐다. 몇 분이 아는 게 아니라 거의 모든 분들이 알아보더라.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분이 계속 거울을 보시길래 인사했다. ’슈가맨3‘에 나온 양준일이 맞다고 하니 그 영상을 틀어주시면서 매일 보고 있다고 하더라. 택시에서 내려서 사진도 찍었다”며 웃었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의 기분을 묻자 “맨날 꿈 같다”고 답했다. 양준일은 “비행기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고 방송이 나왔을 때 너무 기뻐서 부인과 같이 박수를 쳤다”고 말했다. 양준일은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서 정착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뉴스룸‘ 출연을 원했다면서 “사실 사장님을 뵙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온 대한민국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대표로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이라며 손석희 사장이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양준일을 언급했던 것을 떠올렸다. 앞서 손석희 앵커는 지난 9일 ‘뉴스룸’에서 ‘양준일…나의 사랑 리베카’라는 제목의 앵커 브리핑을 진행했다. 손 앵커는 “세상은 30년 전의 그 대중 스타에게 ‘미안하다’며 사과했지만… 그 고단한 시절 온몸으로 겪어낸 뒤에 지금 또한 월세와 일거리를 걱정하며 한국행을 망설였다는 오래된 가수는… 그러나 아빠이자 남편으로 하루하루 겸손하게 살아가고 싶다고 말하면서 소박한 여운을 남겼다. 저마다 복잡한 마음을 품은 채 그 장면을 바라보았던 것도 잠시… 다시 우리가 마주하게 된 2019년 말의 한국 사회는 그때와 조금은 달라졌을까”라고 앵커 브리핑을 했다. 양준일은 “그때 앵커 브리핑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슈가맨3‘에 나가서 내 이야기를 하는 건 현실이라 슬프지 않았다. 근데 앵커브리핑은 손석희 사장님의 눈에 내가 보이는 느낌이라 눈물이 났다. 투명인간이 됐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내 존재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이를 사장님이 녹여주셨다”고 고백했다. 이어 “모든 대한민국이 저를 받아주는 따뜻함이 내 마음을 녹여서, 더이상 과거가 저를 괴롭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강제북송 50일, 이민 가방 싸는 탈북민의 눈물(중) [강주리 기자의 K파일]

    강제북송 50일, 이민 가방 싸는 탈북민의 눈물(중) [강주리 기자의 K파일]

    강제 북송 이후, 신변 불안에 떠는 탈북민 그들의 선택은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은 정부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로 탈북한 남성 2명을 강제 북송한 지 50일째 되는 날이다. 지난달 29일 한국행을 시도하다 베트남에서 체포된 탈북민 10명은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중국으로 추방됐다. 그들은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유엔 총회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전원 합의로 채택됐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60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지만 한국은 한반도 사정을 이유로 빠졌다. 탈북민 사회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숨죽인 탈북민 사이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탈북민 정책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생존과 자유를 위해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민 수는 약 3만 5000명(추정치). 남한에 정착한 20~30대 탈북민 5명을 만나 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인터뷰한 탈북민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다. Q. 북송 이후 탈북민 사회가 불안해한다는데 북한 주민 2명에 대한 초유의 강제 북송 사건은 탈북민 사회를 크게 동요시켰다. 이 사건은 북한 주민 2명이 추방되던 당일 국회에서 판문점공동경비구역(JSA) 대대장이 청와대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우연히 언론 카메라에 잡혀 보도되면서 처음 알려졌다. 탈북민들은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채 이런 방식의 강제 북송이 이전에도 있지 않았겠느냐는 우려와 함께 앞으로도 탈북민들이 강제 북송될 수 있다는 불안과 두려움을 토로했다.●“설마 우리도…” 북송 불안에 떠는 탈북민들 조민준(2007년 탈북)씨는 “현 정부가 북한과 관계개선 노력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터지면서 과거에도 이런 사례가 있지 않았을까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선우(2017년 탈북)씨 역시 “북한이 반드시 잡아야 할 탈북민이 있다면 이번처럼 사실 확인도 충분히 해보지 않고 ‘살인자’라는 이유로 한국 정부가 보낼 수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북한에 살기 어려워 탈북 과정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들이 있지만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면 정부가 앞으로도 탈북민들을 북한으로 몰래 보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탈북민들은 이번에 북송된 북한 주민들이 5일간의 조사를 받았다고 했지만 자신들의 탈북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받은 경험으로 추정해보건대 식사·수면 시간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이틀 남짓 정도의 조사를 받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2017년 가까스로 탈북한 하씨는 “당국자들도 밥 먹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20~40시간 정도 조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무려 16명을 살해했는데 조사 기간 5일은 정말 짧은 시간”이라면서 “언론에 찍힌 문자 메시지로 우연히 알려졌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이전에도 모르게 북송되지는 않았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16명 살해했는데 조사 기간 5일? 너무 짧아”탈북민 “경험상 5일 조사면 실조사 이틀 남짓”“北 원하면 한국 정부 또 몰래 보내지 않을까”“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더라면… 과거도 의심” “눈 가려진 채 판문점서 북한군 만났을 순간상상만 해도 다리 힘 풀리고 생명 위협 느껴져” 이승철(2012년 탈북)씨는 “원래는(한국 정부가) 북한으로 다시 가겠다는 사람들도 그냥 안 보냈다”면서 “집도 주고, 돈도 주겠다며 엄청나게 회유하고 그래도 가겠다고 할 때 보낸다”며 북한에서 2000년대 초에 나온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두 병사’ 얘기를 꺼냈다. 이 영화에는 북한 군인이 배에서 표류하다 한국으로 갔는데 돈, 여자, 해외여행 등 갖은 회유를 다 뿌리치고 북한에 돌아와 영웅이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이씨는 말했다. 그는 “나는 이 영화를 보고 ‘한국에 가면 저렇게 해주는구나’ 생각하고 탈북을 결심했고 주변에 이런 기대를 안고 목숨 건 탈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그런데 그런 것은 고사하고 다시 강제 북송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 생긴 것이었다”고 말했다. 2002년 북한을 어렵게 탈출한 김지은씨는 “귀순 의향을 밝혔던 북한 선원이 눈이 가려진 채 도착한 판문점에서 북한 군을 다시 만났을 때 털썩 주저 앉았다고 전해 들었는데 그 순간을 상상만 해도 내 다리에 힘이 풀리고 생명에 위협이 느껴진다”면서 “북한이 탈북민인 다른 누군가의 신변을 요구할 때 우리도 보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한국사람 되던 날 눈물 쏟았는데 걱정이 크다” 김씨의 가족은 탈북 과정에서 붙잡혀 숨졌다. 중국에서 모진 고생 끝에 한국에 들어온 김씨는 탈북민인 남편과 가정을 이뤘다. 김씨는 “그토록 원했던 한국이었지만 이제는 한국을 떠나고 싶다”면서 “이런 위험한 상황이 내 아이들에게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남편에게 외국에 나가 살자고 했다”고 말했다. 하씨는 “하나원에서 법률 교육을 받는데 한반도에서 태어나 한국땅을 밟으면 대한민국 국민이 된다고 하더라”면서 “처음 한국에 들어와서 국가정보원 직원이 ‘대한민국 국민이 된 걸 축하한다’고 했을 때 정말 많이 울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그런데 며칠 전 강제북송을 보면서 탈북민들은 한국 국민이 정말 맞는 것인가 의문이 들었다. (강제 북송을 했다는게) 믿어지지 않았다”면서 “목숨을 걸고 넘어왔는데 신변이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이민을 가야하는 건지 고민이 된다”고 고개를 떨궜다.“하나원서 ‘한국땅 밟으면 한국인’ 교육탈북민은 정말 한국 국민이 맞는 것인가”헌법 3조, 한국 영토는 北 포함 한반도 북한이탈주민법 “인도주의 입각 특별보호” 하씨가 언급한 하나원은 통일부 소속기관으로 탈북민들의 사회정착 지원을 위해 설치된 곳이다. 탈북민들은 이곳에서 한국 생활에 필요한 한국의 법과 제도 등 여러 가지 교육을 받는다. 탈북민 사회가 주목하는 조항은 헌법 3조다. 헌법 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정부는 현재 북한 정권이 점유한 한반도 이북은 대한민국의 ‘미수복 영토’이고, 해당 지역을 ‘대한민국의 북반부’란 의미로 ‘북한’이라고 불러 왔다. 탈북민들은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북한이탈주민법)에 의해 신속히 한국 생활에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보호와 지원을 받는다. 해당 법 4조 기본원칙에는 보호대상자(탈북민)를 인도주의에 입각해 특별히 보호하고 한국의 자유민주적 법 질서에 적응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Q. 탈북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어떤가 탈북민들은 두 차례 연평해전(1999년, 2002년)에 이어 46명의 장병이 목숨을 잃은 천안함 침몰사건(2010년) 등을 거치면서 북한 정부와 동일시되는 차가운 시선에 마주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조씨는 “중학교에 다닐 때 천안함 사건이 터졌는데 그때 정말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면서 “그러면서도 당시 저를 바라보는 친구들의 경멸과 원망이 가득한 차갑게 쏘아보는 눈빛들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자신을 원숭이 보듯이 몰려와 쳐다보는 친구들을 선생님이 쫓아내는게 일이었다는 말을 전하며 “이름을 써보라”라고 한 뒤 “우리말을 쓴다”고 놀리는 말에 씁쓸한 감정을 느꼈다고 전했다.  천안함 당시 북한 정부와 탈북민 동일시“천안함 사건 때 정말 미안한 감정 들어…같은 반 친구, 경멸의 눈빛 잊을 수 없어”中 거쳐 온 탈북 아이에게 “짱깨 냄새 나”탈북민 부모들, 아이들 상처에 가슴앓이 탈북민들은 유튜브나 TV 등 언론 매체에서 북한 사람들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거나 비하하고 북한에서 쓰지도 않는 표현들을 ‘북한말’이라고 사용하면서 부정적인 학습 효과를 낳는 데 우려를 표시했다. 강지성(2016년 탈북)씨는 “친구들한테서 ‘북한 사람 같아’라는 외모 표현을 들은 한국 친구가 불쾌해하는 걸 봤다”면서 “촌스럽고, 못 살고, 세련되지 못했을 때 그런 표현을 쓰는 것 같더라”고 속상해했다.김씨는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온 탈북민들을 겨냥해 중국인들과 동일시하며 비하 발언들을 쏟아내는 한국인들을 보고 아이가 상처를 받았다고 전했다. 김씨는 “사춘기인 아이가 학교에서 중국을 거쳐오니 반 친구들이 ‘짱깨(짱개), 짱깨 냄새난다’라면서 놀려 너무 슬퍼하더라. 상처를 털어놓는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짱깨는 중국어로 타이완계 화교 가게 종사자를 의미하는 말인 ‘장궤(掌櫃)’에서 유래했다. 짜장면과 발음이 비슷해 한국인들 사이에서 중국인들을 짱깨라고도 낮춰 불러 사회적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유튜브·TV서 북한사람 우스꽝스럽게 묘사北서 잘 쓰지도 않은 표현 ‘북한말’로 소개“젊은 세대에게 부정적 학습 효과 낳아” 조씨는 “TV에서 북한 사람들을 불쌍하게만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 언론에서 만드는 그런 이미지 프레임이 북한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를 왜곡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씨 역시 “‘~네다’, ‘꼬부랑국수’(라면), ‘구멍국수’(스파게티), ‘서양쓴물’(커피) 등 잘 쓰지 않는 희한한 표현들을 북한식 사투리라고 내보낸다”고 지적했다. 그는 “젊은 세대들은 유튜브가 인기인데 조회수가 300만이 넘는 탈북민 몰카(몰래카메라)나 바보 같이 머리를 깎고 ‘인민랩’ 등을 패러디하는 걸 보면 이미지를 과장하거나 왜곡하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탈북민들은 연대의식을 느낀다고 했다. 한명의 탈북민이 잘못되면 모든 탈북민들이 책임감을 느낀다는 것이다.통일에 대해 물었다. 하씨는 “북한은 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하지만 거기서 살아보니 강대국들 사이에서 진정한 남북통일을 바라는 것 같지 않았다”면서 “탈북민들 중에는 그런 북한과 합쳐지는 것을 꺼려해 통일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남한이 주도하는 통일이 돼야 한다는 의견들이 다수를 이룬다”고 전했다. 의견 분분한 통일 생각 “남한 주도 통일 다수”“南친구, 통일 비용 때문에 통일 안 원해 충격” “통일보다 무비자로 오갈 수만 있어도 좋아…경쟁력 떨어지는 北주민 ‘2류 국민’ 전락 우려” 강씨는 “남한 친구들이 통일 비용을 우려해 통일을 원치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북한은 어쩌면 통일보다는 무비자로 오갈 수 있는 나라 정도로 남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유를 물었다. 그는 “통일이 되면 교육수준이 낮고 한국 국민들과 비교해 취업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북한 주민들을 ‘2류 국민’으로 분류해 차별받을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탈북민 문제는 어느 정권에서건 끊임없이 되풀이될 이슈다. 정부가 국제법을 준수하면서 북한과의 평화를 양립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은 반으로 갈라진 한반도를 안고 가는 정부의 숙명이자 필수과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탈북민 강제북송 50일, 그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상) [강주리 기자의 K파일]

    탈북민 강제북송 50일, 그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상) [강주리 기자의 K파일]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은 정부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로 탈북한 남성 2명을 강제 북송한 지 50일째 되는 날이다. 지난달 29일 한국행을 시도하다 베트남에서 체포된 탈북민 10명은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중국으로 추방됐다. 그들은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유엔 총회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전원 합의로 채택됐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60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지만 한국은 한반도 사정을 이유로 빠졌다. 탈북민 사회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숨죽인 탈북민 사이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탈북민 정책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생존과 자유를 위해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민 수는 약 3만 5000명(추정치). 남한에 정착한 20~30대 탈북민 5명을 만나 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인터뷰한 탈북민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다. Q. 탈북 시도하다 북송된 사람들 어떻게 되나 “100% 죽었을 것… 한국행 단어 나오면 끝”탈출 못하게 탈북민 손바닥 쇠줄로 뚫어 북송중국인들 잔인함에 질색…이후 철족쇄로 변경탈북민들은 북한에서 탈출하다가 붙잡혀 북송될 경우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거나 사형을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행으로 추정되거나 한국에 귀순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들이 강제 북송될 경우에는 “100%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지성(2016년 탈북)씨는 “한국에 왔다가 돌아가는 건 북한 헌법상 조국반역죄로 사형된다. 본인뿐 아니라 연좌제가 적용돼 다른 가족들이 다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이승철(2012년 탈북)씨도 “북송됐다가 탈출한 사람들 말로는 구치소나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는데 엄청 많이 맞았다고 한다”면서 “가부좌를 틀게 한 뒤 움직이지 못하게 해 복사뼈가 다 썩었더라”고 전했다. 김지은(2002년 탈북)씨는 “중국에 돈 벌러 나왔다가 탈북민들이 북송되는 것을 봤다”면서 “북송되는 중간에 탈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5명의 손바닥 중간을 쇠줄로 뚫어서 꽂은 채 묶여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그것을 본 중국인들이 너무 끔찍해서 ‘여기서 이러지 말고 자국에 데려가서 하라’고 할 정도였다”면서 “2010년 이후로는 발목에 무거운 철족쇄를 채우는 걸로 바뀌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국 귀순 확인되면 가족 트럭에 실려갈 것”베트남 등 동남아, 내몽골 한국 기도 분류“한국서 북송은 재판 없이 즉결 처형될 듯”이들은 모두 목숨을 걸고 한국으로 왔다. 2년 전 탈북한 하선우(2017년 탈북)씨는 “한국에서 귀순의사를 밝혔던 탈북민들은 다 죽게 될 것이라고 탈북민 사회는 보고 있다. 가족들도 트럭에 다 실려갈 것”이라고 추측했다. 탈북민들은 탈북 과정에서 ‘한국’, ‘남조선’이라는 단어는 절대 나와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하씨는 “북한에서는 한국행(남조선)이라고 하면 적과 내통했다는 ‘적선’이라고 해 무조건 정치범이라고 보고 정치범수용소로 보낸다. 가면 살아서 못 나온다고 했다”고 우려했다. 그는 “탈북 당시 절대 ‘한국행’이란 말을 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한국과 관련된 자료는 다 불태우고 혹시라도 잡히면 고문 받기 전에 죽을 생각으로 면도칼을 입에 물고 내려왔다”고 비장했던 탈북 당시를 회상했다. 탈북 경로에 따라 북한 당국은 한국이라고 자의적으로 판단될 경우 극단적 처벌까지 서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내몽골이나 동남아(베트남, 태국 등)에서 잡히면 한국 기도로 분류돼 엄하게 처벌받는다”면서 “북한은 즉결 처형제가 가능하다. 한국에서 북송됐기 때문에 재판조차 받기 어렵고 재판 없이 사형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김정은 정권 들어 더욱 살벌해진 감시강 철조망에 감전용 전기선 설치 특히 김정은 정권이 북한에 들어서면서 탈북민 감시가 더욱 삼엄해졌다고 탈북민들은 전했다. 탈북민들에 따르면 탈북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중국 등 국경에 접한 강 주변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철조망에 전기 감전을 일으키는 장비가 설치됐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북한군에게 탈북민들이 돈을 주면 돈은 챙기고 신병을 넘기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함흥에서 아이를 유괴했다가 풀어줬다는 이유로 부부와 자녀 등 일가족 3명이 공개 처형(총살)되는 것을 목격한 강씨는 “이번에 강제북송된 두명은 스스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고 밝힌데다 한국으로 귀순의사까지 밝혔기 때문에 국가에 대한 반역죄에 해당돼 재판 자격도 없다”면서 “내가 북한에 있을 때도 그랬다”고 말했다. 탈북민들은 “북한에도 변호사가 있지만 검사의 형량에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역할을 할 뿐 전혀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전했다. 사형되기까지가 ‘지옥’ “인권유린 참혹”“北사형수, 죽기 직전까지 고문 자행…밥 안줘”“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 없다…변호사? 검사편”탈북민들은 사형 과정 자체가 ‘인권유린’이라는 전했다. 북한 수용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탈북민은 “한국은 사형수에게도 인권이 있지만 북한은 어차피 죽일 자라 밥은커녕 두들겨 패서 말도 못할 정도로 초죽음을 만들어 놓은 뒤 확인 사살시키는 정도의 사형을 진행한다”고 잔혹함을 설명했다. 통일연구원의 ‘2019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단순히 한국 녹화물을 시청·유포하거나 한국행을 알선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최고형인 총살에 처해지고 있다. 한 탈북민은 2014년 모녀가 한국행을 기도하다 붙잡히자 모녀를 포함한 일가족이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다고 증언했다. 북한은 국제연합총회가 1976년 발효한 개인의 시민적·정치적 권리를 국제적으로 보장하는 국제조약인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대한 국제규약’(이하 자유권)에 가입돼 있다. 자유권규약(12조 2항)에는 “모든 사람은 자국을 포함에 어떠한 나라로부터 자유로이 퇴거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르다는 게 탈북민들의 일관된 증언이다.북한 형법은 탈북 행위를 비법국경출입죄와 조국반역죄로 구분해 처벌하고 있다. 한국행으로 발각돼 북송된 탈북민들에게 적용되는 조국반역죄는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되는 비법국경출입죄와 달리 ‘조국을 배반하고 다른 나라로 도망쳤거나 투항, 변절, 비밀을 한 조국반역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최소 5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서 최대 사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은 주민들이 탈북을 위해 국경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민보안단속법, 행정처벌법을 통해서도 무보수노동 등으로 탈북민을 처벌하고 있다. 北도 가입한 ‘자유권 규약’에는고문 금지·이동의 자유 명시…현실은 반대김정은, 탈북민 자발적 귀환도 강하게 처벌 백서는 “김정은 집권 이후 탈북민에 대한 처벌이 크게 강화돼 2014년 이후부터는 탈북 횟수에 관계 없이 노동교화형이 부과되고 자발적 귀환도 강하게 처벌하고 있다”며 두 차례 탈북했다 처벌을 받은 탈북민 증언을 인용해 설명했다.백서에 따르면 갈수록 탈북민 수가 늘면서 탈북민 가족들에 대한 북한 내 수용소가 부족해지자 김정은 정권은 탈북민 가족들에 대한 감시와 제재를 다각도로 강화했다. 2016년 탈북민은 하루에 두세 번씩 전화를 걸어 집에 있는지 확인하고 추궁한다고 증언했고 이러한 박해를 견디다 못해 탈북을 결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백서는 전했다. 통일연구원은 북한인권백서에서 “탈북민 강제송환은 송환 이후 집결소, 구류장, 노동단련대, 교화소에서 조사·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고문 및 비인도적 처우를 받지 않을 권리(자유권 규약 7조)와 피구금자의 권리(자유권규약 10조)를 심각하게 침해받는다”면서 “특히 중국 등에서의 한국행 기도나 기독교 접촉은 공개처형되거나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되는데 이는 생명권(자유권규약 6조)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자유권 규약 14조)를 침해한다”고 명시했다. 강제송환 여성에 알몸수색·자궁검사임신한 여성 배 구타 강제낙태·영아살해유엔인권위, 국제형사재판소 北회부 권고 특히 중국에서 임신한 탈북 여성에 대한 강제낙태와 북한 여성의 인신매매 행위 역시 비인도적 취급을 받지 않을 권리(자유권규약 7조)와 신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리(자유권규약 9조) 침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강제송환된 사람들은 다른 수감자들 앞에서 옷을 벗고 알몸 운동과 내부 수색을 받는다. 이는 송환된 사람들이 숨기고 있을지 모를 돈을 몰수하려는 의도라고 한다. 북한은 함경북도 온성군, 평안북도 신의주시, 양강도 혜강시의 국가보위성 구류장에서 알몸수색, 소지품 검사, 에이즈 검사(위생 검사)를 거친 후 수용된다. 북한의 여성권리보장법 제37조는 여성에 대한 신체 수색을 금지하고 있지만 강제송환된 탈북 여성의 경우 알몸수색과 동일 장갑을 이용한 비위생적인 자궁 검사, 발가벗긴 채 앉았다 일어섰다(‘뽐뿌질’)를 100회 이상 반복하는 등 고의적으로 모멸감을 주고 수치스러운 조사를 반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강제송환된 임신한 여성은 배를 구타하거나 약물을 주입해 강제낙태시키고 출생 직후 영아를 산모가 보는 앞에서 죽이는 영아 살해 증언들도 수두룩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보고서에서는 이런 수많은 증언들이 기록돼 있다. COI는 “정치범수용소에서 탈북민 등에 대해 고문, 구금, 강제낙태, 성폭력 등 반인도적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유엔이 북한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것을 권고한다”고 명시했다.유엔총회 올해 北인권결의안 채택한국, 60여 공동제안국서 빠져 유엔총회는 지난 18일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안에서 “북한은 오랜 기간에 걸쳐 현재까지도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결의안에는 북송된 탈북민 등에 대한 강제수용소 운영, 강간, 공개처형, 비사법적·자의적 구금·처형, 연좌제 적용, 강제노동 등 각종 인권침해 행위가 나열됐다. 2005년 결의안 채택 이후 15년째로 표결 없이 전원 합의한 것은 2012~2013년, 2016~2018년에 이어 올해로 6번째다. 미국, 일본, EU 등 60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참여했지만 한국은 빠졌다.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이번에는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유엔의 결의안 채택에 반발하며 인권침해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반(反)북한 적대세력에 의한 정치적 조작물”이라면서 “결의안에 언급된 모든 인권침해 사례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한국, 행정학 수입국서 수출국 도약할 때”

    “한국, 행정학 수입국서 수출국 도약할 때”

    “정부의 행정 위상과 문화, 방식이 모두 급변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를 제대로 해석하고 분석하는 바탕 위에서 우리의 경험을 저개발국에 알리는 데 중심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55대 한국행정학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이원희(57) 한경대 행정학과 교수는 오랫동안 재무행정과 시민참여 등을 연구해 온 학자다. 그는 19일 인터뷰에서 “행정학 위기론이라는 말조차 식상해진 게 냉정한 현실”이라면서 “치밀한 방법론은 약하고 비판적인 시각은 무뎌져 있지 않은지 되돌아보는 자기반성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산문제를 비롯해 낙하산 문제, 내부고발자 보호 문제 등 첨예한 현안에 천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내년도 핵심 연구 주제를 ‘포용사회, 지속가능발전, 행정책임’으로 정했다”면서 “행정학회를 “행정현장, 행정학계, 미래 공무원을 꿈꾸는 학생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토론할 수 있는 ‘놀이터’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일반 시민들 눈높이에 맞춘 유튜브 방송도 고민 중”이라면서 “다양한 행정 현안에 대해 시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1956년에 설립된 행정학회는 명실상부 한국 행정학계에서 가장 큰 권위를 갖는 곳이다. 이 회장은 “행정학회를 처음 만든 취지는 당시 저개발국이었던 한국을 발전시키기 위해 선진국 행정체계를 신속히 수입하도록 돕자는 것이었다”면서 “이제는 수입하는 행정학에서 수출하는 행정학으로, 우리의 경험과 지식을 외국에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행정보다 정치가 우위에 있는 시대로 변했다. 그런데도 행정학은 바뀐 현실을 제대로 해석하지도 분석하지도 못했다”면서 “한때 200개가 넘던 전국 행정학과가 지금은 50여개까지 감소한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文정부 위탁 노동자 정규직화 포기”… 공공서비스 질 나빠져요

    “文정부 위탁 노동자 정규직화 포기”… 공공서비스 질 나빠져요

    정부가 지난 5일 민간위탁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을 위한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자 노동계가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사실상 현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을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는 것이었다. 노무비 전용계좌 신설 등 그간 노동계가 주장해 온 내용이 담겼는데도 이 가이드라인은 왜 외면받았을까. ●공공서비스 질 어떻게 올릴 것인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가이드라인을 ‘정규직화 포기 선언’으로 규정한 것은 민간위탁 부분의 정규직 전환(직영화)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직영화 회피를 합리화하는 용도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이드라인은 위탁기관이 수탁기관을 정할 때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관련 확약서’를 제출받고, 만약 수탁기관이 확약서를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확약서에 따라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사전 승인 없이 재위탁에 나서고,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령을 준수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게 된다. 또 계약서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을 유지한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수탁업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탁 기간이 끝날 때까지 근로계약을 유지해야 한다. 10명 이내의 내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간위탁 관리위원회’를 설치해 민간위탁 노동자의 노동조건 전반을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위탁 노동자의 정규직화에 대한 방향 제시와 상세 방침은 이 가이드라인에서 빠졌다. 우문숙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8일 “중앙정부가 중심을 잡고 직영화에 대한 명확한 방향 제시를 해야 하며, 이를 통해 국민에게 전달되는 공공서비스의 질을 어떻게 향상시킬지 등 핵심 가치를 담아야 하는데, 이런 내용은 온데간데없다”고 지적했다. 민간위탁 노동자를 비롯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은 현 정부의 대표적인 고용 정책이다.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이후 정부는 같은 해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단계적 추진에 들어갔다.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등 1단계 기관 기간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은 거의 완료됐고, 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등 2단계 기관과 3단계 민간위탁은 현재도 전환을 추진 중이다. 다만 정부는 민간위탁의 경우 개별 기관이 직접 민간위탁 사무의 타당성을 점검해 직접 고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즉 개별 기관이 알아서 판단하라는 것인데, 중앙정부가 컨트롤하지 않다 보니 위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속도가 더디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중앙행정기관·공공기관 등 1099개 기관을 대상으로 정보공개 청구를 해 민간위탁 사무 직영 전환 여부를 살펴본 결과 2010년 1월 1일부터 올 5월까지 민간에 위탁했던 사무를 직영으로 전환한 사례가 있다고 응답한 기관은 76개에 불과했다. 전환한 민간위탁 사무는 216건, 민간의 수탁기업 소속이었다가 직영, 공공기업 등의 공공단체로 소속이 전환된 노동자는 2415명이다.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민간위탁 사무는 모두 1만 99개로, 이 중 216개가 직영으로 전환됐으니 여전히 9000개 이상의 사무가 민간위탁되고 있다는 의미다. 민간위탁은 지자체 공공기관의 사무 일부를 민간 영리 기업에 맡기는 것으로, 작은 정부를 주창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의 산물이다. 고용부가 지난해 7~11월 실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공공기관의 민간위탁 업무는 모두 1만 99개로, 예산 규모는 7조 9613억원에 달한다. 수탁 업체는 2만 2743곳이고 소속 노동자는 19만 5736명이다. 민간의 ‘작은 정부’라고 불릴 정도로 규모가 크고 맡은 업무도 방대하지만 그간 종사자의 고용 안정, 처우 개선에 대한 관심은 낮았다.●민간사업자, 공공성보다 수익성 초점 이런 이유로 위탁 노동자는 근로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고용 불안, 임금 체납 등에 시달려 왔다. 민간위탁 제도는 공공부문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외주화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돼 왔다. 수탁 업체가 이윤을 과도하게 추구하려고 횡령 등 비리를 저지른 사례도 적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민간위탁의 고질적 문제가 결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공서비스 질의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게 세월호 사건이다. 국가 사무인 선박 검사를 위탁받은 민간기관의 부실한 업무 수행이 세월호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감사원은 2015년 ‘국가 사무의 민간위탁 업무 관리 실태’ 감사 결과에서 국가는 사무를 민간 업체에 무분별하게 위탁하고, 민간은 국가에 유착해 이권을 따내며 위험과 부담, 피해는 국민에게 전가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번 민간위탁된 업무에는 정부가 더는 관심을 두지 않아 시간이 흐르면 해당 부분에 대한 정부의 역량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한국행정연구원은 2016년에 발표한 ‘민간위탁 제도의 운영 효율화 방안’ 보고서에서 “민간위탁 사무는 원래 공공부문에서 수행하던 업무이기 때문에 보편적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져야 하는데도 이익을 추구하는 민간사업자는 공공성보다는 수익성이나 업무 처리의 용이성 등의 가치를 더 중시하는 경향이 많다”고 진단했다. 복지 분야에서도 영리 목적의 소규모 개인 시설을 중심으로 장기요양기관이 설치되면서 시설 난립과 과당 경쟁에 따른 서비스 질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같은 업무 다른 구역 임금 달라지기도 민간위탁 노동자들의 생존도 위협받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경남 창원시가 위탁한 청소업체의 환경미화원 A(59)씨가 이른 새벽 혼자서 생활폐기물을 수거하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고용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산재를 당한 환경미화원이 1822명에 달한다. 사망자는 18명으로, 이 중 수탁업체 소속 환경미화원이 16명, 지자체 직영 환경미화원이 2명이다. 같은 자치단체에서 구역만 달리해 같은 업무를 하는데도 위탁 노동자와 직영 노동자는 임금이 다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생활폐기물 업무 민간위탁 노동자의 평균임금은 312만 1000원으로, 정규직 노동자 임금(358만 8000원)의 87% 수준이다. 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요양기관 720곳을 실태 조사한 결과 77.4%인 557곳이 법이 규정한 대로 인건비를 주지 않았다. 위탁기관과 수탁업체가 계약을 체결할 때 예정 가격보다 낮은 금액으로 계약을 맺으면 수탁업체가 인건비부터 삭감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무분별한 민간위탁 관행으로 배를 불리는 쪽은 수탁업체와 공무원들이다. 2014년 경기 파주시 시설관리공단 소속 운전기사와 미화원 등을 민간위탁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파주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민원인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경기 남양주시의 K업체는 2013년 8월부터 2018년 7월까지 가족을 포함한 허위 미화원을 등록시키고 임금을 지급받은 것처럼 꾸며 인건비 5억원을 횡령했다. 2017년 서울 강남구의 음식물통 세척업체는 직접 노무비를 전액 지급한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누락해 1인당 연간 700만원 이상의 노무비를 갈취했다. 비리는 혈세 낭비로 이어진다. 이번에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 고용부는 비리 근절 방안도 제시했으나 가이드라인은 법적인 효력이나 강제력이 보장되지 않아 민간위탁 문제를 정비할 수 있는 규제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 정책국장은 “지자체를 중심으로 이런 부정·비리가 심화해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구조화돼 있다”면서 “직영화로 투명하게 경영해야 비리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된다. 민간위탁을 직영화하더라도 공무원을 고용하는 게 아니라 공무직이라는 무기계약직을 고용하는 것이므로 (인건비 등)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가이드라인 발표가 사실상 정규직 전환 포기 선언이라는 일부 해석에 대해 “민간위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기본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민간위탁 중에서도 사회적 논란이 있는 사무는 현재 심층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선 민간위탁 종사자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시론] 민주주의의 영혼은 건강한 공론장/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시론] 민주주의의 영혼은 건강한 공론장/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회가 또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자유한국당의 지난달 29일 본회의 안건 199개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신청으로 마비된 국회에서는 오늘도 공방만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민생법안 인질극’을 비판하고, 한국당은 민주당이 거짓 프레임을 짜고 있다며 오히려 여당이 본회의를 무산시켰다고 반박한다. 익숙하지만 씁쓸하고, 씁쓸하지만 놀랍지 않은 풍경이다. 국회가 고유 기능인 입법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의원 발의를 가장한 정부 입법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지만 20대 국회의 의안 본회의 처리율은 정확히 30.05%, 총 2만 3354건 가운데 7019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 상반기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의안은 3126건 대비 345건으로 11.03%(국회의안정보시스템ㆍ12월 1일 현재)에 불과해 놀고먹는 국회라고 손가락질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어쩌다 후진 정치의 대명사가 된 우리 국회는 식물국회와 동물국회를 전전하다 괴물국회라는 오명까지 얻게 됐을까. 국회와 우리들의 선량에게 민의의 전당이라는 명예로운 훈장을 되찾아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를 융합하는 시민정치를 활성화하면 된다. 그 방법은 세 가지,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국회의 대표 기능을 바로잡으면 된다. 흔히 국회가 공전하는 이유를 선진화법 때문이라고 하지만 대화와 타협을 근간으로 하는 대의민주주의 원칙을 강조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 정쟁은 국회의 의무이기조차 하다. 자기 집단의 이익을 충실하게 대변하겠다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진짜 문제는 대표돼야 할 집단이 모두 대표되는가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탄 연동형 비례대표제야말로 현재의 여야는 물론 미래의 여야 모두에게 필요하고 이로운 개혁이다. 비례대표로 창출되는 다당제 덕에 합종연횡이 용이해지면 양대 정당의 대결로 빚어지는 교착상태에서 쉽게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어 현 야당의 지지 속에 탄생한 국회선진화법도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둘째, 대표돼야 할 집단이 모두 대표된다면 이제 각 집단의 대표자들이 자기 집단의 이익과 선호를 ‘있는 그대로’ 표출하고 정책으로 ‘제대로’ 전환하는지 자문할 때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낳게 될 이익의 다각화와 대표의 다변화만으로는 국회를 민의의 전당으로 거듭나게 할 수 없다. 직접민주주의 3종 세트인 주민투표, 주민발안, 주민소환을 넘어 주민감사와 주민소송에 이르기까지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는 자신의 이익과 선호를 스스로 대표하게 하는 것이 대의민주주의를 완성하는 길이다. 그렇게 미국도 스위스도 정치인 카르텔의 지대추구행위를 제어하며 대의의 품질을 높이고 사회갈등을 조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때 시민들과 직접 교통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결정과정의 감시자를 자임하는 선량들에 대한 신뢰는 덤으로 따라오는 심리적 계약 효과다(안성호 한국행정연구원장). 셋째, 다수결의 함정을 경계하며 건강한 공론장 형성에 힘써야 한다. 대의민주주의든 직접민주주의든 모든 민주주의는 태생적으로 포퓰리즘의 위험에 노출된다. 오죽하면 ‘절반의 바보들에 바보 하나만 더하면 만들 수 있는 민주주의’(필리프 부바르)란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억압’(오스카 와일드)이라고 했을까. 핵심은 다수결이 아니라 다수결에 도달하는 숙의와 공론의 수준이다. 지금처럼 가짜뉴스가 판치며 정보를 왜곡하고 정제되지 않은 의견을 투박한 감정과 막말로 포장해 일방적으로 유통한다면 직접민주주의는 물론 대의제 역시 무질서와 혼란, 대립과 반목의 원천이 될 뿐이다. 반면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넘나들며 투명하게 검증되는 공론장의 건강함이 보장되면 시민들의 직접참여가 종종 범사회적 의사결정의 교착을 타개하는 합리적 절차로 작동된다. 란트슈게마인데, 즉 스위스 직접민주주의가 그것이다. 임기 반환점을 돌아선 정부·여당의 책임이 막중한 지점도 여기다. 촛불정신을 담아내는 개헌에 실패했다 해도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건강한 공론장을 만들고 일상의 시민정치를 담보할 수 있는 법제적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역사적 소임을 다하는 길이다. 지금은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뉘어 있지만 다시 하나 될 촛불의 심판을 두려워해야 한다.
  • [단독] 무슬림 종파 바뀌고… 목숨 건 세례 빼먹고… 난민심사 흔드는 ‘깡통 통역’

    [단독] 무슬림 종파 바뀌고… 목숨 건 세례 빼먹고… 난민심사 흔드는 ‘깡통 통역’

    “아니요. 가족들에게 연락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제가 왜 구금됐는지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엔 제가 무슬림 수니파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원문) “아니요, 전화 못 했습니다. 전화 가끔 되는 게 시아파 사람이라서 구금되는 것입니다.”(통역) 법무부 난민 심사 과정에 투입되는 한 아랍어 통역인은 지난 7월 시행된 난민 통역인 평가에서 수니파 무슬림을 시아파로 통역했다. 이라크의 소수세력인 수니파이기 때문에 박해를 받은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이다. 이 통역인은 ‘가족들에게’라는 전화 대상도 누락하고, 두 번째 문장은 아예 통역하지 않았다. ‘개종’, ‘세례’, ‘동성애’ 등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핵심 정보를 누락하는 통역인도 있었다. “세례 일주일 뒤 아버지가 이웃사람들에게서 소문을 듣고 제 개종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를 “이웃들로 나오는 소문 때문에 아버지가 알게 됐고”로 통역하는 식이다. 실제 심사 과정이었다면 난민 심사관의 판단에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2일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법무부의 ‘난민전문통역인 자격 검증 및 난민 통역 품질관리 방안 연구 결과’ 정책 연구 보고서에는 이런 문제점이 고스란히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직 난민 통역인 10명 중 7명은 난민 통역의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행을 택하는 난민이 늘어나는 가운데 난민 지위 인정 심사 과정에서 이들의 소통을 돕는 통역사들의 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실제 통·번역 전문가들의 평가로도 확인된 것이다. 법무부 난민과에 통역인으로 등록된 235명 중 91명은 지난 7월 말과 8월 초 양일에 걸쳐 한국외대에서 난민통역인 실기 평가를 받았다. 시험 결과 난민전문통역인(80점 이상)은 29명(31.9%), 대화 통역은 가능하나 순차 통역과 시역을 하기는 어려운 난민 통역인(70점 이상 80점 미만)은 42명(46.1%), 대화 통역, 순차 통역, 시역 모두 문제가 있는 준난민통역인(70점 미만)은 18명(19.8%), 평가 불가(녹음 오류 등)는 2명(2.2%)이었다. 대화 통역과 순차 통역과 시역은 각각 짧은 문답, 말이 모두 끝난 후, 텍스트를 눈으로 읽어 가며 하는 통역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스웨덴, 영국, 네덜란드처럼 난민 통역 교육프로그램, 난민 통역 인증시험 및 자격증 제도를 갖춰 난민전문 통역사를 양성하고 교육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소수 언어 등을 통역할 수 있는 인력 자체가 없기 때문에 부실한 통역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정철자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는 “이번 연구로 통역 품질을 확인하고, 선별적으로 통역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면서 “인력이 확보될 때까지 통역사들을 교육해야 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권고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탈북민 11명 강제 북송 위기… 외교부 부적절 대처 비판

    탈북민 11명 강제 북송 위기… 외교부 부적절 대처 비판

    “대사관에 도움 요청… 추방 때 연락 없어” 외교부 “주재국에 북송 만류… 조치 취해” 지난주 한국행을 시도하다 베트남에서 두 차례 체포된 탈북민 11명이 현재 중국과 베트남 국경지역에 구류 중인 것으로 1일 알려졌다. 탈북민들을 지원하는 북한정의연대 정베드로 대표는 이날 “탈북민 11명이 중국과 베트남 국경지역에 있는 베트남의 랑선국경보호센터에 구류 중”이라고 했다. 체포된 탈북민 11명은 지난달 29일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핑샹에서 베트남 랑선성 랑선으로 진입했으나 베트남 당국에 체포된 뒤 랑선국경보호센터로 이송됐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21일에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진입, 라오스로 향하다 이틀 뒤 베트남과 라오스 국경지역인 베트남의 하띤에서 체포된 바 있다. 이들은 28일 중국으로 추방된 후 이튿날 베트남으로 다시 진입했으나 체포됐다. 체포된 탈북민이 중국으로 다시 추방되거나 중국 당국에 인계될 경우 강제 북송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체포된 탈북민의 저항이 크다 보니 베트남 당국도 우선 자국에 구류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10대 1명, 50대 1명, 나머지는 20~40대로 북한을 탈출해 중국 여러 지역에서 머물다 탈북 브로커와 함께 한국행을 위해 베트남으로 향했다. 탈북민이 체포돼 추방되는 과정에서 한국 외교부와 현지 공관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들은 23일 처음 베트남 당국에 체포됐을 당시 휴대전화로 현지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고 국내 탈북민 지원 활동가들도 외교부에 신고했다. 정부 당국자는 ‘베트남 한국대사관에 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탈북민들은 28일 중국으로 추방됐다. 정 대표는 “28일 추방될 때까지 아무런 연락도 못 받았고 조치도 없었다”며 “29일에 다시 체포됐을 때도 당국자는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만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정부는 관련 사안을 인지한 즉시 주재국 관련 당국을 접촉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강제로 북송하지 말 것을 요청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 왔다”며 “정부는 해외체류 탈북민들이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탈북민 10여명 베트남 당국에 체포, 中 추방…韓대사관 도움 안줘”

    “탈북민 10여명 베트남 당국에 체포, 中 추방…韓대사관 도움 안줘”

    단체 “韓도움 요청했지만 기다리라는 말만”외교부 “인지 순간부터 모든 노력 기울여”탈북자 상황 등 신변안전 이유로 공개 안해한국에 올 예정이었던 탈북민 10명이 베트남 당국에 체포된 뒤 중국으로 추방됐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탈북민지원단체는 당시 한국 외교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관련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30일 정부 당국 등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 오전 베트남 중북부의 라오스 접경 지역에서 국경경비를 책임지는 현지 당국에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들 일행은 지난 21일 탈북민 브로커의 안내를 받으며 중국을 떠나 베트남으로 진입했다. 이들은 이틀 뒤 라오스로 향하던 중 베트남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다가 28일 중국으로 추방됐다. 추방된 탈북민들은 다음날 오전 검거 당시와 동일한 루트로 베트남 재진입을 시도하다 또다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정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는 VOA와의 통화에서 “10대 탈북 꽃제비와 20대 남성 2명, 20대에서 50대까지 탈북 여성 7명 등 모두 10명이 중국 국경을 넘어 베트남 국경에서 체포됐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체포된 사람은 10명이며 브로커와 가족 등 별도 4명은 다른 곳에 숨어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베트남 국경군인들이 정식으로 데려가 중국국경 쪽 량선국경보호센터로 이송했다”면서 “그 이후 종적은 모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체포 당시 베트남주재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교부가 한 번이라도 얼굴 비춰보고 가보고 해야 하는데 하지 않고 있다”면서 “기다리라는 말만 한 채, 찾아오지도 전화 한 통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외교부는 탈북민들의 체포 사실을 인지한 직후 관련국 정부와 접촉해 적극적 조치에 나섰다고 말했다.외교부 당국자는 탈북자의 상황과 관련해 “관련 사실을 인지한 순간부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관련국 관계, 탈북민 신변안전 때문에 구체적인 상황을 공개할 수 없는 점을 양해해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4월에도 탈북민 3명이 베트남에서 체포돼 중국으로 추방됐지만 외교적 노력을 통해 현재 한국에 입국해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2004년 7월 베트남 현지의 보호 장소에서 한국행을 기다리며 머물고 있던 다수의 탈북민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에 한꺼번에 데리고 갈 것을 요구했었다. 이에 따라 당시 400여명의 탈북민이 두 대의 항공편을 이용해 한국해 들어오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사드 사태 이후 첫 방한한 왕이 부장, 한중 관계 개선책 제시해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5년 만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방한한다. 두 장관은 내달 4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한반도 정세와 한중 양자관계에 대한 폭넓은 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도 성사될 듯하다. 왕 부장은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만큼 한중 관계 개선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왕이 부장은 방한 기간 한국 지도자들과 만나 지역 현안과 두 나라의 관심사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의 방한 목적은 복합적이겠지만, 양국 외교라인의 최대 관심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내년 초 방한 여부다. 시 주석은 2014년 7월 방한해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아직 한국을 찾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2017년 12월 방중해 정상회담을 했으니, 답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당시 한중 정상회담으로 사드 갈등이 상당히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한중 관계가 완전히 해빙됐다고 하기에는 모호하다.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기간 중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사드 문제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도 있었다. “사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 문 대통령은 “비핵화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맞섰다. 사드 문제의 해법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달렸다는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양국이 사드갈등 여파의 모호성에서 벗어나려면, 시 주석이 내년 초 방한해 문 대통령과 경제·외교적으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는 상징성을 부여해야 한다. 따라서 왕이 부장은 이번 방한 중에 중국의 한국행 단체관광 제한이나 한한령(한국 문화 제한), 유무형의 경제적 제재 등을 걷어내는 등의 관계개선 발전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한중 정상들이 북핵 문제와 무역전쟁 등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로서 관계를 맺을 때에만 동북아 평화에 기여하고 대일관계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 한국당 “오후 6시부터 비상대기”…지소미아 결정 앞당겨지나

    한국당 “오후 6시부터 비상대기”…지소미아 결정 앞당겨지나

    자유한국당이 의원들에게 오후 6시 이후부터 국회 인근에서 비상 대기할 것을 주문했다. 당초 한국당은 ‘오후 10시 이후 비상대기’를 공지했지만 청와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여부 결정이 빨라질 수 있다는 판단에 4시간을 앞당겼다. 단식 사흘째인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소미아 종료 철회를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황 대표는 김성원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소미아를 종료시켜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헌법적 책무를 저버리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소미아는 한미동맹의 척도”라며 “대한민국의 안보 파탄과 한미동맹의 붕괴를 막기 위해 지소미아를 유지할 것을 엄중하게 요구한다”며 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황 대표는 앞서 페이스북에서 “한미동맹은 절벽 끝에 서 있다. 죽기를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황 대표의 철야농성에 따라 의원들에게 오후 6시 이후부터 국회 인근에서 비상대기하도록 요청했다. 한국당은 의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당 대표는 오늘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철야할 계획이며, 상황에 따라 긴급 간담회가 소집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초 한국당은 ‘오후 10시 이후 비상대기’를 공지했지만, 청와대의 지소미아 종료 여부 결정이 빨라질 수 있다고 보고 시간을 당겼다. 미국을 방문 중인 나경원 원내대표는 24일 귀국하려던 당초 일정을 앞당겨 22일 새벽(현지시간)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 23일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나 원내대표는 귀국 직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의 황 대표 단식농성장을 찾을 계획이다. 현장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지소미아 종료 등과 관련한 투쟁 방향을 논의한다.이날 황 대표 농성장에는 의원 총사퇴를 주장한 김세연 의원이 방문해 2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김 의원은 “황 대표의 단식에 마음이 아프다”고 말한 데 이어 자신의 불출마 선언 및 쇄신 요구에 대해 “한국당이 거듭나기를 바라는 충정에서 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무위 소속 주호영·김용태·김선동·김진태·김성원·김종석 의원, 국토교통위 소속 김상훈·박덕흠·이헌승·이현재·김석기·이은권 의원 등도 잇따라 농성장을 방문했다. ‘조국 파면’을 주장하며 19일 동안 단식했던 이학재 의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문재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킨 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도 방문했다. 한편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이날 오전 황 대표 단식장 주변에서 ‘지소미아 폐기, 토착 왜구 청산’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오후에는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가 황 대표의 단식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황 대표와 마주 보는 곳에 앉아 ‘맞불 단식’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보수 성향 유튜버들과 서울의소리 대표 측 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황교안, 청와대 앞 철야농성 한다

    황교안, 청와대 앞 철야농성 한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2일 청와대 앞에서 철야농성을 벌인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종료가 임박했다는 판단에서다.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들에게 보낸 공지 문자메시지에서 “지소미아 결정이 23일 0시로 다가왔다. 당 대표는 오늘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철야할 계획이며, 상황에 따라 긴급 간담회가 소집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간담회 소집 가능성에 대비해 의원들에게 이날 오후 10시부터 비상대기하도록 지시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나 원내대표도 24일 귀국하려던 당초 일정을 앞당겨 새벽(한국시간)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인천공항에는 23일 새벽에 도착할 예정이다. 나 원내대표는 귀국 직후 황 대표가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을 찾을 계획이다. 이어 현장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지소미아 종료 등에 따른 당 방향을 논의할 방침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美 지소미아 연장 요청에 단호한 文…종료에 무게

    美 지소미아 연장 요청에 단호한 文…종료에 무게

    에스퍼 미 국방 “일본에도 원만한 해결 요청”靑 ”日 변화 기대…막판까지 계속 노력할 것”文 한미공중훈련 조정 검토 소식에 긍정평가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와 관련,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한국에 수출규제를 한 일본에게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는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는 23일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에스퍼 장관은 한국을 방문해 지소미아 유지를 압박한 데 대해 문 대통령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 없이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검토는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사실상 에스퍼 장관의 요청을 거부한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참석 차 방한한 에스퍼 장관에게 이같은 입장을 밝히며 한미일 간 안보 협력도 중요해 지속적인 노력 기울이겠다고 했고 에스퍼 장관은 이에 공감을 표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에스퍼 장관은 “지소미아 관련 이슈를 잘 이해하고 있다”며 “이 사안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게 일본에도 노력해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에스퍼도 (지소미아 관련) 미국의 입장에 대해 설명했고 우리도 그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이날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회의 후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지소미아 같은 경우에는 특히 전시상황에서 생각을 했을 때 한미일 간에 효과적으로 또 적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중요하다”며 지소미아 유지를 간접 촉구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지소미아 종료에 못을 박은 것은 아니지만, 일본이 오는 23일 지소미아 종료 전까지 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할 가능성이 낮기에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지소미아 종료에 무게를 실은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접견에서는 아직 시일이 남았기에 이 부분이 해소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기류가 더 강했다”며 “지금 마치 지소미아가 완전히 종료가 결정된 것처럼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이어 “아직 시일이 남았기에 우리 정부도 이 상황이 나아질 수 있기를 당연히 바라고 있다”며 “일주일 남았는데 일본의 변화된 입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이 올해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조정 검토할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 긍정 평가했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지난 13일 한국행 군용기에서 한미 연합훈련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고, 다음 날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은 담화를 내고 “조미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 측의 긍정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은 이같은 북측의 반응 등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달 중 진행될 한미 연합공중훈련에 축소 조정이) 적용이 될지 안될지는 (한미 간) 협상 결과가 나와봐야 한다”며 “조정의 결과가 언제 어떻게 될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한반도 상황이 매우 불안정했지만 지금은 대화를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만들었다”고 했다. 에스퍼 장관은 깊이 공감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에 지금 평화의 길을 걷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은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긴밀한 소통을 통해 공통의 목표를 이뤄나가자는 데 뜻을 함께했다고 고 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접견은 오후 4시부터 시작해 예정된 30분을 넘겨 50분 간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에도 방한한 에스퍼 장관을 청와대에서 접견한 바 있다. 접견에는 미측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대사, 마크 밀리 합참의장,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차관보 등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참의장, 청와대 안보실의 정의용 실장과 김유근 1차장 등이 배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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