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한국전쟁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세모그룹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스토리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삼성경제연구소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459
  • 여순사건 특별법, 진통 끝 행안위 소위 통과

    여순사건 특별법, 진통 끝 행안위 소위 통과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원회에서 여순사건 특별법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됐다. 행안위는 이날 소위를 열어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 회복에 관한 특별법안’ 등 40여 건의 안건을 심사했다. 이 법안은 이제 행안위 전체 회의와 법사위원회, 본회의 심사를 앞두게 됐다. 소병철 의원은 법사위원이지만 법안 통과를 설득했다. 특히 소 의원은 법안상정 시간에 앞서서 행안위 법안소위 회의장에서 “여순법에 대한 소위통과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여야위원들을 설득했다. 이날 법안소위에 상정된 법안은 40여건에 달했고 여순사건 특별법안은 30번대로 밀려나 있었지만, 소 의원의 끈질긴 설득 끝에 13번째로 당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순사건 특별법안은 지난달 3일 열린 행안위 법안소위에서 이미 논의된 바 있다. 당시 회의에서 위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입법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내며 구체적인 조문 검토를 벌였다. 민주당 김회재 의원도 보도자료를 내어 여순사건 특별법안의 법안소위 통과를 환영했다. 김 의원은 “여순사건은 제주 4.3사건과 함께, 한국전쟁 전후에 발생한 대표적인 민간인 집단 희생 사건이고,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왜곡된 한국 현대사”라며 “여순사건 특별법이 제정되면 사건 발생 73년 만에 진실규명과 희생자 및 유족분들의 명예 회복의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주당 이형석 의원은 “73년 흘러간 사건으로 소위 심의 자체가 역사적으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도 “여순사건은 오랫동안 제대로 조치가 되지 않아서입법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늦게나마 다행이지만 다른 사건과의 형평성이나 소홀한 점은 없는지 챙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6·25의 비극 그린 거장, 파리에서도 보기 힘든 피카소의 ‘진짜’가 왔다

    6·25의 비극 그린 거장, 파리에서도 보기 힘든 피카소의 ‘진짜’가 왔다

    한국전쟁 소재 ‘한국에서의 학살’ 새달 1일부터 한가람미술관서 전시발표 70년 만에 한국 관객들과 만나 샤갈·고흐 등 명화전 이끈 서 감독“한국인에게는 일생일대 기회 될 것”“피카소가 ‘한국에서의 학살’을 발표한 지 올해로 꼭 70년입니다. 우리의 비극적 역사를 배경으로 전쟁의 참상을 고발한 거장의 작품을 마침내 국내에서 전시할 수 있어 기쁩니다.” 20세기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가 한국전쟁을 소재로 그린 ‘한국에서의 학살’이 오는 5월 1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하는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에서 처음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서순주(58) 전시 총감독은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소장 기관인 프랑스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에서도 이 작품을 전시하는 경우가 드물어 현지에 가도 보기 어렵다”면서 “한국인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에선 ‘한국에서의 학살’을 비롯해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이 소장한 유화, 판화, 도자기 등 110여점을 선보인다. 피카소가 1951년 1월 완성해 넉 달 뒤 파리 살롱 드메전에서 공개한 ‘한국에서의 학살’은 ‘게르니카’(1937), ‘시체구덩이’(1944~1946)와 더불어 피카소의 3대 반전(反戰) 회화로 꼽힌다.가로 2m 화폭의 왼쪽에 공포에 질린 벌거벗은 여인과 아이들이, 오른쪽에 이들을 향해 총을 겨누는 군인들이 그려져 있다. 프랑스 공산당원이었던 피카소는 이 작품으로 공산주의자로 몰려 한동안 미국의 입국 기피 대상이 됐다. 프랑스에서 유학한 미술학 박사인 서 감독은 “신천군 학살, 노근리 학살 등 특정 사건을 배경으로 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 사건들이 외부에 알려진 건 1952년이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면서 “가해 주체가 누구든 전쟁의 피해는 사회적 약자가 입게 된다는 것을 보여 주는 보편적인 반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당시 공산당 안에서도 명확하게 미군을 묘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카소를 비판했다고 한다. 국내에선 과거 반공법 때문에 반입이 거부됐고, 2000년대 이후 국공립 미술관에서 여러 차례 전시를 추진했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그는 이번 전시가 성사된 비결로 오랜 프랑스 생활에서 얻은 인적 네트워크와 20여년간 쌓은 전시 기획 경력을 꼽았다. 2004년 ‘샤갈전’을 시작으로 모네(2007), 반 고흐(2007~2008), 로댕(2010), 모딜리아니(2015) 등 대형 명화전을 이끈 것도 서 감독이다. 그는 “2006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위대한 세기-피카소전’을 기획할 때 들여오려다 실패했는데 15년 만에 뜻을 이루게 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크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글 사진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피카소 ‘한국에서의 학살’ 70년 만의 국내 전시 뜻 깊어”

    “피카소 ‘한국에서의 학살’ 70년 만의 국내 전시 뜻 깊어”

    “피카소가 ‘한국에서의 학살’을 발표한 지 올해로 꼭 70년입니다. 우리의 비극적 역사를 배경으로 전쟁의 참상을 고발한 거장의 작품을 마침내 국내에서 전시할 수 있어 기쁩니다.” 20세기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가 한국전쟁을 소재로 그린 ‘한국에서의 학살’이 오는 5월 1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하는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에서 처음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서순주(58) 전시 총감독은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소장 기관인 프랑스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에서도 이 작품을 전시하는 경우가 드물어 현지에 가도 보기 어렵다”면서 “한국인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에선 ‘한국에서의 학살’을 비롯해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이 소장한 유화, 판화, 도자기 등 110여점을 선보인다. 피카소가 1951년 1월 완성해 넉 달 뒤 파리 살롱 드메전에서 공개한 ‘한국에서의 학살’은 ‘게르니카’(1937), ‘시체구덩이’(1944~1946)와 더불어 피카소의 3대 반전(反戰) 회화로 꼽힌다. 가로 210㎝, 세로 110㎝ 대형 합판에 유화로 제작된 이 그림은 왼쪽에 공포에 질린 벌거벗은 여인과 아이들이, 오른쪽에 이들을 향해 총을 겨누는 군인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프랑스 공산당원이었던 피카소는 이 작품으로 공산주의자로 몰려 한동안 미국의 입국 기피 대상이 됐다. 프랑스에서 유학한 미술학 박사인 서 감독은 “신천군 학살, 노근리 학살 등 특정 사건을 배경으로 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 사건들이 외부에 알려진 건 1952년이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면서 “가해 주체가 누구든 전쟁의 피해는 사회적 약자가 입게 된다는 것을 보여 주는 보편적인 반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당시 공산당 안에서도 명확하게 미군을 묘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카소를 비판했다고 한다.국내에선 과거 반공법 때문에 반입이 거부됐고, 2000년대 이후 국공립 미술관에서 여러 차례 전시를 추진했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는 이번 전시가 성사된 비결로 오랜 프랑스 생활에서 얻은 인적 네트워크와 20여년간 쌓은 전시 기획 경력을 꼽았다. 2004년 ‘샤갈전’을 시작으로 모네(2007), 반 고흐(2007~2008), 로댕(2010), 모딜리아니(2015) 등 대형 명화전을 이끈 것도 서 감독이다. 그는 “2006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위대한 세기-피카소전’을 기획할 때 들여오려다 실패했는데 15년 만에 뜻을 이루게 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크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번 전시는 피카소의 주요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 컬렉션을 한자리에서 처음 선보인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국립피카소미술관은 피카소 사후 유족들이 상속세를 미술품으로 대납하는 물납제를 통해 프랑스 정부에 기증한 작품들을 모아 1985년 개관했다. 서 감독은 “코로나19로 해외 전시들이 취소되면서 우리가 빌려올 수 있는 작품 구성이 풍성해졌다”면서 “‘마리 테레즈의 초상’을 비롯해 190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시기별 활동 전반을 살필 수 있는 수준높은 작품들로 회고전을 꾸몄다”고 말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캘리포니아 10대 한인여성에 성희롱·증오범죄 “핵 테러” 고함

    캘리포니아 10대 한인여성에 성희롱·증오범죄 “핵 테러” 고함

    이번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한국계 10대 여성이 성희롱과 함께 증오범죄의 표적이 됐다. 캘리포니아주 터스틴 경찰서는 한국계 여성 제나 두푸이(18)를 폭행한 흑인 남성 자허 터주딘 슈웨이브(42)를 증오범죄 혐의로 체포했다고 지역 일간지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 등이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슈웨이브는 지난 11일 터스틴의 한 공원에서 두푸이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성희롱 발언을 하고 어디 출신이냐고 물었다. 두푸이가 한국계라고 말하자 그는 갑자기 흥분하는 것처럼 보였으며 두푸이가 스포츠 개인 교습을 해야 한다며 떠나라고 요구하자 슈웨이브는 화를 내며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한 시간 뒤 두푸이는 공원에서 슈웨이브가 롤러스케이트를 타던 자신의 16세 친구에게 다시 접근하는 것을 보고 친구를 보호하기 위해 그를 막아섰다. 그러자 슈웨이브는 두푸이를 향해 ‘핵 테러리스트’라고 비방하고 북한을 언급하며 인종차별·성차별 욕설을 퍼부었다. 두푸이는 “우리 친척들은 북한에서 탈출한 사람들이며 우리는 이를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밝힌 것이 눈길을 끈다. 한국전쟁 이후 월남한 친척들을 가리키는 것인지, 비교적 최근에 북한을 탈출한 이들이 친척이라는 것인지 신문은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두푸이가 슈웨이브의 계속된 위협에 호신용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며 저항하자 슈웨이브는 두푸이를 땅바닥에 넘어뜨려 마구 때렸고, 그제야 주변 사람들이 끼어들어 가해자를 밀쳐냈다. 경찰은 슈웨이브를 증오범죄, 폭행, 성추행 등의 혐의를 적용해 체포했는데 검찰은 아직 어떤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두푸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폭행 피해를 본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려 “가해자는 내가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세 시간이나 성적 발언을 하며 괴롭히고 표적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뇌진탕과 어깨 파열 등으로 몸이 좋지 않다고 했다. 이어 “사건 당시 많은 친절한 사람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며 슈웨이브가 처음 자신과 친구를 괴롭혔을 때 근처 사람들이 지켜보기만 했을 뿐 빨리 가해자를 제지하지 않았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러티샤 클라크 터스틴 시장은 성명을 내고 “편협함과 인종차별에는 무관용을 적용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글로벌 In&Out] 사료, 마오쩌둥선집 그리고 북한사 연구/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사료, 마오쩌둥선집 그리고 북한사 연구/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역사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료(史料)이다. 사료를 고찰하고 실증해 사실(史實)을 밝히는 것이 가장 전통적인 연구방법이다. 타임머신이 발명되지 않은 이상 자연과학과 달리 실험이 불가능한 역사학은 사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역사학의 이러한 한계는 정치적으로 많이 이용돼 왔다. 사료가 특정 사람이나 집단을 보호하거나 사상적 투쟁을 승리로 이끌고자 무기로서 사용되면서 크게 수정하거나 아예 위조됐다. 기독교의 삼위일체라는 교리를 직설적으로 서술하고 치열한 내부 논쟁을 멈추기 위해 성경에 삽입된 ‘요한의 콤마’가 대표적 사례이다. 필자가 하는 한중일 사회주의운동 역사 연구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자주 나타난다. 중국의 마오쩌둥의 경우를 살펴보자. 오늘날 중화인민공화국은 1949년 10월 1일 마오쩌둥에 의해 수립됐다. 12월 16일, 마오는 소련을 방문해 스탈린과 회담을 가졌다. 중국의 정치, 경제, 군사 등에 대해서 합의한 후 스탈린은 마오쩌둥 저작을 러시아어로 번역하는 것에 대해 물었다. 이 질문에 당황한 마오는 그 저작은 오류가 많아 수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어 원문 편집까지 도와줄 것을 소련에 요청했고 스탈린은 동의했다. 1950년 5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마오쩌둥선집편집위원회’를 설립했다. 1951년 10월, 마오쩌둥선집 제1권을 시작으로 총5권까지 출판됐다.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전의 저작을 수록한 선집은 중국 국내외에 인기가 많았으며 중국혁명사연구의 기본 사료로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1960년대 후반, 중국이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진짜 마오쩌둥 사상”을 학습하기 위해 반항의 자유를 맛본 홍위병 조직들은 반동분자라는 죄목으로 숙청당한 사람들의 이름을 제외하고 마오쩌둥 저작들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수록한 ‘마오쩌둥 사상 만세’라는 시리즈의 책들을 비밀리에 출판했다. 이 사실을 발견한 중공은 이 책들의 인쇄를 금지했으나 ‘마오쩌둥 사상 만세’는 해외로 유출돼 버렸다. 이 자료를 접하게 된 일본 학자들은 마오쩌둥 저작의 연구에 들어갔으며 1970년대 총 10권으로 구성된 ‘마오쩌둥집(集)’을 출판했고 1980년대에는 연구를 한층 더 심화해 제2판까지 발표했다. 중국의 마오쩌둥선집에 수록된 글과 비교한 결과 1950년대 편집 과정에서 중공이 원문 내용의 50% 이상을 삭제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선집은 사료적 가치를 완전히 상실해 버렸다. 일본 학자의 노력은 마오쩌둥 사상을 규명하는 역사학적 연구가 비로소 가능하게 했고 전 세계의 중국혁명 연구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러면 북한사 연구는 어떠한가? 북한이 발행한 ‘김일성전집’은 원문 왜곡에서 ‘마오쩌둥선집’의 수준을 크게 초월했다. 김일성은 마오쩌둥과 달리 항일투쟁 초기에 논문을 쓰는 것보다 유격활동에 더 집중했기 때문에 1945년 해방 이전에는 저작이 거의 없다. 해방 직후에도 소련군정의 영향과 간섭을 많이 받아서 완전히 독립한 활동을 하는 것이 어려웠다. 때문에 한국전쟁 직후 주체사상을 내세운 북한은 김일성이 해방과 새로운 조선의 건설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국가와 정권의 정통성을 세계공산주의 운동이 아니라 김일성의 혁명활동에서 찾기 시작한 북한의 학자들은 김일성전집을 발행하면서 김일성의 연설문 등 저작들을 근본적으로 수정하거나 아예 조작했다. 김일성의 저작에서 소련군과 스탈린에 대한 칭찬이 사라진 것뿐만 아니라 당시 역사적 배경을 감안하면 전혀 있을 수 없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도 김일성전집에 대한 사료 비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의 일부 북한사 연구자들도 이에 수록된 자료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 “지구촌 750만 한인 어떻게 살고 있나”… 민족·세계시민 긍지 눈뜨다

    “지구촌 750만 한인 어떻게 살고 있나”… 민족·세계시민 긍지 눈뜨다

    中국제학교서 동포 도움 받은 교장 추진80명 수강… 징용·차별 등 수난사 돌이켜한류·예술가·기업인 등 활약도 함께 다뤄‘미나리’ 열풍·역사 왜곡 등 현재 이슈 연계“일본의 지방자치단체들이 혐한(嫌韓) 시위를 규제하는 조례를 만들고 있습니다. 재일 한인들이 끊임없는 노력 끝에 이뤄낸 변화입니다.”(이성대 서울 구암고등학교 교사) 재일 한인 3세이자 인권운동가인 신숙옥씨가 한 토론 프로그램에서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는 모습을 화면으로 보는 학생들의 눈이 반짝였다. 지난 6일 서울 관악구 구암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이 교사는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와 이를 바로잡기 위해 맞서는 재일 한인들의 노력을 주제로 수업을 이어 갔다. 이 교사는 “재일 한인들은 극우 세력들로부터의 인권 침해를 겪고 있지만, 일본의 시민사회와 손잡고 목소리를 내며 영향력을 높여 가고 있다”고 말했다.구암고는 전국 학교 중 유일하게 ‘세계 한인 정치·경제사’ 교과서를 채택해 수업을 하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살고 있는 750만 한인들의 역사와 현재를 다루는 교과서다. 2019년 5월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수립한 ‘부처협업 교과서 개발계획’에 따라 외교부가 지원하고 전북교육청이 주관해 개발됐다. 새로운 교과서가 탄생하더라도 일선 학교에서 활용되려면 대상 학교를 선정하고 시도교육청의 인정도서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대상 학교 선정 과정에서 김대인 구암고 교장이 선뜻 나섰다. 김 교장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 선양 한국국제학교 교장으로 부임했던 경험이 발판이 됐다. 당시 학교에는 중국 동포 기업인들이 십시일반 보내온 장학금이 모여들었다. 학교가 행정적인 문제에 부딪힐 때 동포들이 나서서 해결해 주는 일도 다반사였다. 김 교장은 “우리 학생들도 해외로 나가서 생활할 기회가 많을 텐데, 정착해 있는 한인들로부터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학생들에게 세계 곳곳에 뻗어 있는 한인들과 연대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 전례가 없는 과목을 가르치는 ‘맨땅에 헤딩’에 역사 교과를 가르치는 이 교사가 손을 들었다. 한국사와 세계사, 국제학 등에 관심 있는 3학년 학생 80여명이 ‘세계 한인 정치·경제사’ 과목을 선택했다. 수업은 조선 후기 간도와 연해주, 대한제국 시기 하와이와 멕시코의 농장으로의 이주를 시작으로 한인의 역사를 되짚는다. 일제강점기 일본으로의 강제징용과 중앙아시아로의 강제 이주 등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도 돌이킨다. 이 교사는 “한인의 역사를 접하다 보면 핍박받는 한인의 이미지만 떠올리기 쉽지만, 학생들은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며 존경받는 한인들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 유한양행의 설립자인 유일한 등 위대한 업적을 남긴 한인들의 이야기도 접한다. 한인들이 각국에서 우리 문화를 지키고 알리며 한국의 발전에 기여하는 모습도 배운다.‘세계 한인 정치·경제사’ 교과서가 처음 보급된 올해는 공교롭게도 여러 이슈와 사건들이 맞물려 국내에서도 해외동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쿠바 한인 이주 100주년, 영화 ‘미나리’ 열풍,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시아계 혐오 범죄 등 일련의 사건들은 수업 시간에도 빼놓을 수 없는 이슈들이다. 지난 8일부터는 재미 한인에 대한 수업이 시작됐다. 재미 한인의 역사와 현재는 물론 인종 차별과 혐오 범죄에 맞서는 모습 또한 정면으로 다룰 계획이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당시 일본으로 건너갔다 다시 돌아오지 못한 ‘자이니치’에 대해 배우면서 이 과목의 존재 의미를 떠올렸어요. 우리나라에서든 해외에 나가서든 ‘민족’이라는 의식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3학년 박수빈양) 학생들은 ‘한민족’이라는 정체성을 떠올리는 동시에 ‘세계시민’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눈을 뜨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3학년 강예빈양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한인들을 배우면서 ‘한국인’, ‘한반도’를 넘어 시각을 넓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한인들이 해외에서 겪었던 고난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들에게도 ‘역지사지’의 마음을 갖게 된다”면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 문제나 우리 사회의 다문화 현상, 인권 문제 등 세계시민으로서의 고민을 넓혀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에 맞서 재미 한인들은 학교 교과서에서 한인의 역사를 다루도록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육위원회가 ‘한인 이민사’를 담은 인종학 수업 지도안을 승인하면서 캘리포니아주의 초·중·고교는 한인의 역사와 한류 열풍에 대해 배우게 된다. 우리나라 교육 과정에서 한인의 역사는 한국사 교과서의 일부분에서 소개된다. 김 교장은 “세계 각국에서 한민족의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750만 한인들의 이야기는 학생들에게도 의미가 클 것”이라면서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한인들을 통해 학생들도 세계시민으로서의 넓은 시야와 진취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한반도 평화선언 결의·대북전단금지법 청문… ‘남북관계 상반된 영향’ 美의회 행보에 촉각

    한반도 평화선언 결의·대북전단금지법 청문… ‘남북관계 상반된 영향’ 美의회 행보에 촉각

    미국 의회에서 한반도 평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발의될 예정인 반면, 한국 대북전단금지법을 두고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를 살펴보는 화상 청문회가 개최된다. 한국 정부로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영향을 줄 상반된 움직임이 동시에 일어나는 셈이어서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외교위원회 소속인 민주당의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은 10일(현지시간) 한인 유권자 단체인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온라인 포럼에서 “영구적인 한반도 평화를 촉진하기 위한 포괄적인 내용의 결의안을 발의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팀과 긴밀히 의견을 주고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의안에는 한국전쟁 종전선언,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이산가족 상봉, 인도주의적 교류 협력 등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한파로 알려진 셔먼 의원은 “비핵화와 더불어 상호 군사적 대결 해소, 71년간 이어진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이 이뤄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 9일 브리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고난의 행군’을 언급한 데 대한 질문에 “(대북) 제재는 북한 주민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국제사회 지도자 및 기구와 계속 협력하고 있다”며 인도주의적 지원 의지를 전했다. 반면 미 의회의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오는 15일 대북전단금지법과 관련한 화상 청문회 ‘한국의 시민적·정치적 권리: 한반도 인권에의 시사점’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해당 청문회가 열리는 날은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이다. 위원회는 “국제적 관심이 대북전단금지법에 쏠렸으며, 일각에서는 이 법이 외부 세계의 정보를 담은 USB 전달 등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포함해 북한의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해 왔다”고 설명했다. ‘표현의 자유’ 등을 비롯해 남북미 관계의 맥락에서 살펴보는 것으로, 북한 인권 증진 전략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매우 일찍 접한 영어책… 이민자 선대가 못 누린 기회에 감사”

    “매우 일찍 접한 영어책… 이민자 선대가 못 누린 기회에 감사”

    “한국이나 미국에서 어떻게 책을 읽었는지 기억나지 않아요. 어렸을 때 말을 잘할 수도, 친구를 찾을 수도 없었지만, 매우 일찍 책을 읽었습니다.” 7일자(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는 재미 교포 작가 이민진이 처음 책을 접하고 친구가 되는 ‘그때’를 세밀하게 다룬 에세이가 실렸다. ‘이민자 세계에 대해 쓰는 법을 가르친 독서의 일생’이라는 제목을 단 글에서 작가는 외삼촌의 이민 정착기를 통해 당시 보편적인 ‘이민사’와 미국으로 ‘이식’(移植)된 자신의 과거를 동시에 투사했다. 고아원 학교의 교장이자 장로교 목사의 둘째 아들 존 Y 킴은 한국전쟁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23살에 미국에 와 역사를 공부했다. 기자가 되길 원했던 그는 석사학위를 위해 뉴욕에 갔지만, 돈이 바닥나 식당 웨이터로 일한다. 외삼촌은 굶주림 속에서도 손님이 건드리지 않은 접시에 손대지 않음으로써 ‘존엄’을 지켰다. 이 역사학도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초봉이 높다는 것을 알고 도서관에서 컴퓨터에 관한 책을 읽은 끝에 IBM에 프로그래머로 취업했고 인생의 대부분을 그곳에서 일했다. 뒤이어 한국에 남은 여동생 가족의 이민을 후원해 1976년 이민진은 7세의 나이에 미국 땅을 밟았다. 작가는 어느 날 미국에서 태어난 자신의 이종사촌들과 함께 도서관에서 카드를 손에 받아 들었는데, 그것이 책으로의 길을 안내해 주었다. 그는 “원하는 만큼 책을 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 영어책의 새로운 독자로서, 다작가였던 이민자의 딸 로이스 렌스키를 만났다. “그의 책은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바로 다른 책을 집어 들 수 있었다. 도서관에는 렌스키의 책들이 가득했기 때문이었다”고 회고하며 그때 그 동화가 주었던 느낌까지 전달해 준다. 고교 시절에는 싱클레어 루이스를 만났고, 그를 따라 예일대를 선택했다. 에세이는 “그가 우리를 구원했다”고 끝을 맺는데, 외삼촌에 대해서뿐 아니라 아버지와 선대가 누리지 못한 기회를 가진 것에 대한 감사를 담았다. 현재 그의 소설 ‘파친코’는 미국에서 TV 시리즈물로 제작되고 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제국주의 일본 나카노 학교의 그림자 전사들(스티븐 메르카도 지음, 박성진·이상호 옮김, 섬앤섬 펴냄)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가 출신 저자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정보 요원 양성소 ‘나카노 군사학교’ 졸업생들의 활동을 상세히 소개한 책. 종전 당시 이들이 미국과 소련의 냉전을 활용해 일왕이 전범으로 처벌받지 않도록 한 공작, 한국전쟁 중 첩보활동 등도 담았다. 460쪽. 2만 5000원.식물이라는 우주(안희경 지음, 시공사 펴냄) 식물학자인 저자가 식물의 일생에 대해 섬세하게 설명한다. 아주 작은 점 하나인 씨앗에서 연둣빛 싹이 터져 나오는 과정, 뿌리가 아래로 뻗는 모습, 잎이 돋고 꽃이 피어 씨를 맺으며 노화하는 전 과정을 생생히 담았다. 식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은 과학자의 일을 미리 경험할 수 있다. 552쪽. 2만 3000원.한국의 새 생태와 문화(이우신 지음, 지오북 펴냄) 조류학자의 시각에서 두루미, 뜸부기 등 한국의 새 122종의 생태와 행동, 분포, 새와 관련한 동서양 문화에 대해 자세히 정리했다. 자연환경 조사를 오랫동안 함께 한 조성원 작가와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 작가가 공들여 포착한 사진을 함께 수록했다. 576쪽. 4만 9000원.스위스 메이드(제임스 브라이딩 지음, 안종희 옮김, 에피파니 펴냄) 스위스 투자회사 ‘네상스 캐피털’의 설립자 제임스 브라이딩이 스위스 경제의 성공 비결을 소개한다. 스위스인들은 남아도는 우유 처리 방안을 고민한 끝에 세계 최대 식품 기업을 만들어 내고, 가내 수공업 수준이던 시계 산업을 명품 산업으로 키워 냈다. 저자는 개방성, 변화, 탐구 덕분으로 설명한다. 680쪽. 2만 7000원.홀로코스트(눈빛아카이브 엮음, 눈빛 펴냄) 눈빛출판사 부설 ‘눈빛아카이브’가 10여년간 수집해 온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 관련 사진을 모은 사진집. 히틀러 집권기인 1933년부터 1945년까지 독일 내 반(反)유대주의 징조와 추방, 강제수용소, 해방, 전범재판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적나라하고 소름끼치게 전달한다. 608쪽. 3만 3000원.인간의 법정(조광희 지음, 솔 펴냄) 장편소설 ‘리셋’으로 한국 문학에 새 지평을 연 조광희 작가의 SF 철학소설. 22세기를 배경으로 주인을 살해한 인공지능(AI) 안드로이드 인간이 법정에 서게 되는 이야기다. ‘안드로이드 인간이 현 인류와 함께 살면 과연 이를 기계로 다뤄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248쪽. 1만 4000원.
  • “오른손 기부, 왼손도 알게… 세계 라이온들 年100달러씩 다 함께”

    “오른손 기부, 왼손도 알게… 세계 라이온들 年100달러씩 다 함께”

    창립 104년 맞아… 215개국 회원 143만명16년 만에 韓회장 선출… 부산 출신 최초유엔과 인연 기려 기념공원서 추모·식수 은퇴자·취미 모임들, 클럽으로 전환 권유저소득층 지원·장애인 복지 사업 등 매진 국내 활동 年1000억원 넘어… 홍보 강화“라이온(회원)들의 자발적인 노력은 지역사회와 세계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는 인류의 희망입니다. 우리가 봉사활동에 나설 때마다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최중열(77) 국제라이온스협회 국제회장은 지난달 31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기념식수를 마친 뒤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봉사활동을 하면 큰 기쁨을 얻기 때문에 44년째 라이온 활동을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국제회장은 “우리가 건강하려면 지구가 건강해야 한다”며 지구촌 최대 봉사단체인 국제라이온스협회 국제회장을 맡아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보여 줬다. 1917년 멜빈 존스가 미국에서 창립한 국제라이온스협회는 215개국에 4만 8300여클럽과 143만여명의 회원이 있다.최 회장은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2019년 7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제102회 국제대회에서 제103대 국제회장으로 선출됐다. 2003년 이태섭 전 과학기술처 장관에 이어 두 번째이며 부산 출신으로는 최초다. 최 회장은 1977년 부산제일라이온스클럽에 가입해 1993년 부산지구 총재로 활동했다. 2012년에는 제95차 국제대회 부산 유치에 큰 공을 세웠다. 당시 111개국에서 5만여명이 부산대회에 참가해 국내 최대 컨벤션 행사로 한국기록원의 공인 인증을 받기도 했다. 다음은 최 회장과의 일문일답. -국제라이온스협회가 전 세계 대표 봉사단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모든 사람의 마음 한구석에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계기만 있으면 지역사회와 인도주의적인 봉사활동에 언제든지 뛰어들 준비가 돼 있다. 지역사회 곳곳에 뿌리를 내린 라이온스클럽들이 그런 계기를 만들어 준다. 앞으로도 국제협회는 지역 라이온스클럽을 통해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인도주의적 요구에 부응하며 평화를 증진하도록 적극 돕겠다.” -대한민국 60년 라이온스 역사상 두 번째 국제회장을 역임하는 소감과 의미는. “종주국 미국과 유럽이 아닌 아시아에서 국제회장을 배출했다는 것은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다는 걸 의미한다. 국내 2000여클럽 8만여명의 라이온들에게 거듭 깊은 감사를 드린다. 국제회장은 회장국을 대표하며 최고의 민간외교관 역할을 한다. 실제로 미국 시카고 본부에는 태극기가 매일 게양되고, 국제회장이 가는 국가마다 태극기를 달고, 행사 때마다 애국가를 제창한다.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유엔기념공원 기념식수의 의미는. “1945년 유엔이 창설될 때 라이온스는 이미 국제연합 봉사단체로서 활발하게 봉사활동할 때였다. 라이온스를 창립한 멜빈 존스가 유엔 창립 자문역을 맡은 계기로 유엔이 매년 3월 두 번째 화요일을 ‘라이온스의 날’로 제정했다. 그런 인연으로 한국전쟁 중 전사한 유엔군이 잠든 부산 유엔기념공원으로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전몰장병 영령 추모식과 기념식수를 하게 됐다. 유엔기념공원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군 묘지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케네디 미 상원의원 등을 배출한 국제라이온스클럽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46년 전 작은 봉사가 계기가 됐다. 1975년 젊은 나이에 코알라 상사(현 코알라 기업)를 창립해 미력하나마 국가 경제 성장에 기여하던 어느 날 회사 앞 도로에서 자전거를 탄 우유배달 소년이 넘어져 우유병 350여개를 깨뜨린 사고를 목격했다. 그 손실금을 대신 내주면서 소년에게 “그 돈을 나에게 갚지 마라. 열심히 노력해서 너도 다른 누군가에게 갚아 달라”고 당부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져 남을 돕는 보람을 알게 됐다. 또 2년 후 거래처 사장이 어떤 행사에 얼굴만 보여 달라고 해서 갔더니 당시로선 거액이었던 50만원의 입회금을 대신 내주면서 부산 제일라이온스클럽에 입회시켜 줬다. 그래서 소년에게 당부한 삶을 내가 살아오게 됐다.” -존경받는 라이온들의 가입을 더 늘리기 위한 복안과 다른 나라의 경향은. “가입은 자기 사업이나 직업과 무관해야 한다. 미국, 일본 등의 회원 연령층은 높은 편이지만 그 외 국가는 젊은이들이 많이 가입한다. 우리나라도 젊은 회원 영입이 많고 활발하게 활동한다.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은퇴자들의 모임을 라이온스클럽 활동으로 돌리는 것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외국에서도 그렇게 한다. 취미활동으로 시작한 모임들도 라이온스클럽으로 전환해 봉사활동에 동참하도록 한다. 서구에서는 소모임으로 봉사를 하는 경우가 많고, 가족끼리도 많이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다양한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모여서 집단 행사나 봉사를 주로 한다.” -국제라이온스재단(LCIF) 기금을 활용한 지난 2년 동안 활동을 소개한다면. “다음 회기부터는 제가 우리 LCIF 이사장이 된다. 우리나라 라이온은 원조하는 국가의 국민으로서 제가 주창한 매년 100달러 기부운동을 실천하도록 강조한다. 협회는 기존 봉사사업 외 지구환경문제, 소아암 예방, 당뇨병 퇴치, 기근 구제, 시력 보존 활동 등 5대 사업에 주력한다. 당뇨병으로 매년 500만명이 목숨을 잃고 그 수는 계속 증가한다. 우리가 건강하려면 지구가 건강해야 한다. 매일 밤 10억명의 인류가 굶주린 채 잠자리에 든다. 2분마다 소아암 판정을 받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치료를 받지 못한다. 헬렌 켈러가 라이온들에게 맹인을 위한 기사가 돼 줄 것을 당부한 이후 맹인과 시력장애인 수억명을 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취임 후 성과와 남은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것은. “국제라이온스협회는 제2의 100년을 시작하면서 기아·환경·소아암·당뇨·시력 등 5가지를 5대 봉사(중점) 사업으로 정했다. 클럽 확장과 회원 증강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캠페인 100’을 완성하는 일도 중요한 과제다. 회원 1인당 1년에 100달러를 LCIF에 기부하는 것이다. 전 세계 라이온이 동참해 1년에 100달러를 기탁하는 게 이번 회기 목표다. 아울러 국제협회 주요한 핵심과제가 홍보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도 알게 하는 쪽으로 바꾸는 홍보전략이 필요하다. 국내 라이온들의 연간 봉사금액을 합산하면 1000억원이 넘는다. 클럽은 정부나 자치단체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저소득층 지원사업, 장애인 복지사업, 집수리 사업, 무료급식 봉사, 장학금 전달, 저소득층 생필품 전달뿐 아니라 각종 긴급구호활동을 한다. 이러한 봉사실적을 모든 국민이 알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새로운 홍보전략과 방안에 대한 예산 수립이 필요하다고 보고 협회운영에 반영할 계획이다.” -국내 라이온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는 세계 4위 라이온스 회원국이다.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이제는 원조하는 국가가 됐다. 대한민국 라이온스는 열심히 일해서 한국의 기적을 이룬 주인공들이다. 지난해 케냐 나이로비에 학교를 짓고 올해는 태국 등 세계 곳곳 오지에 학교 및 아동병원 건립 등의 도움을 줄 예정이다.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으니 회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래서 회원 확장 특별 대책을 세우겠다.” -아직 라이온스클럽에 가입하지 않은 예비 라이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라이온 윤리강령’을 읽어 보라. 마음속 깊은 곳에서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겠다는 울림이 들릴 것이다. 클럽회원들은 지역사회발전을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회원들의 자발적인 노력은 지역사회와 세계 도처에서 어려움을 겪는 인류의 희망이다. 누구나 라이온이 돼 인류에 희망을 줄 수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115세 할머니 백신 접종받았다”…알고보니 주민등록 실수

    “115세 할머니 백신 접종받았다”…알고보니 주민등록 실수

    실제 96세 “접종 잘했고 컨디션 양호” 1일 경남 진주에서 115세 김 모 할머니가 접종 센터를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진주 초전동에 거주하는 김 할머니는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아들 내외와 함께 진주실내체육관을 찾아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할머니의 주민등록상 출생년은 1907년으로 한국 나이로 115세다. 연령을 보고 놀란 간호사가 나이를 재확인했다. 실제 나이는 호적보다 어린 96세로 확인됐다. 할머니 아들은 “한국전쟁 당시 동사무소 서류가 불에 타 어머니 연세가 실제보다 많이 등록됐다”며 “모친께서 고령이시지만 접종을 잘했고 컨디션은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무남독녀에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실제 나이를 증명해 줄 증인이 없어 그동안 주민등록을 정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단독] 원전이 친환경? 빌 게이츠가 틀렸다… 화석연료 문명 7년 뒤 붕괴할 것

    [단독] 원전이 친환경? 빌 게이츠가 틀렸다… 화석연료 문명 7년 뒤 붕괴할 것

    차세대 원전, 태양광·풍력보다 비싸전 세계 2028년까지 인프라 전환 필요 한국 전력 생산 66% 화석연료 의존태양광 등 3.8%… 中·日의 절반 이하한국 정부 그린뉴딜 정책 속도 느려 한전, 이 상태로 가면 좌초자산 될 것 바이든 정부처럼 극약처방 적용해야“원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보는 건 터무니없는 얘기입니다. 빌 게이츠를 높게 평가하지만, 이번엔 전문가 조언을 잘못 받은 것 같아요.”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문명비평가인 제러미 리프킨(76) 미국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은 31일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노동의 종말’, ‘3차 산업혁명’ 등으로 다음 시대를 예견해 왔다. 지난해 쓴 ‘글로벌 그린뉴딜’은 문재인 대통령이 읽은 뒤 환경부 공무원 사이에서 필독서가 되기도 했다. ●재생에너지 가격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리프킨은 게이츠가 지난 2월 책 ‘빌 게이츠,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 출간 인터뷰 등을 통해 탄소 발생 없는 전기생산 방식 중 하나로 차세대 원전을 언급한 것을 두고 반대 의견을 내놨다. 그는 “새로운 기술로 원전을 짓는다고 해도 이미 ‘균등화 발전비용’이 태양광과 풍력보다 훨씬 비싸고 비용도 많이 든다”며 “미래세대에는 원전을 짓지 않을 것이고 이미 일부 큰 기업들은 문을 닫았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데, 게이츠가 이를 잘못 읽고 있다는 주장이다. 균등화 발전비용이란 발전소가 전기를 생산하는 데 드는 모든 비용, 즉 사회적·환경적 비용까지 모두 고려한 전력 단위당 생산비용이다. 그는 원전과 석탄 같은 화석연료 문명이 7년 뒤인 2028년이면 붕괴되는 변곡점이 온다고 봤다. 그 전에 모든 세계가 그린뉴딜을 통해 ‘인프라 전환’을 이뤄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린뉴딜은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꾸리면서 저탄소 경제구조로 체질을 개선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이를 통해 경제 발전을 꾀한다. 리프킨은 “1차 산업혁명(기계화)이 일어나기까지 30년 걸렸고 2차 산업혁명(석유를 통한 전기화)은 25년 안에 이뤄졌다”며 “현재 진행 중인 녹색 디지털 3차 산업혁명(커뮤니케이션·재생에너지·운송 및 물류 등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한 혁명)은 20년 안에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프킨이 지칭하는 3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IoT) 같은 정보기술과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만들어진 자동화된 생산체계를 의미한다. 그는 인공지능 개발 등을 포함한 ‘4차 산업혁명’도 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 위에 있다고 본다. ●차기 정부서 그린뉴딜 멈추면 골든타임 놓쳐 리프킨은 한국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속도가 더디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좌초자산(화석연료 종말로 쓸모없어지는 시설)을 가장 많이 가진 나라”라고 꼬집었다. 그는 “조금 있으면 대선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더 빨리 움직여야 하고, 차기 정권에서도 그린뉴딜을 이어 가지 않으면 골든타임을 놓칠 것”이라고 말했다. 좌초자산은 원전이나 석탄 등 이전까지 경제성이 있었지만 시장 환경의 변화, 기후변화 등으로 가치가 하락해 수익을 내지 못하고 부채로 전환되는 자산을 뜻한다. 리프킨은 “정부 선언도 나왔고 대기업부터 금융기관까지 준비가 다 돼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 미국에서 시행하는 것처럼 한국도 이제 ‘충격과 공포’ 처치(극약 처방)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등 포함)이 원전과 석탄발전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에너지 관련 싱크탱크인 ‘엠버’가 지난 29일 발표한 ‘2021 글로벌 전력생산 보고서’에서도 보면 지난해 화석연료 기반의 한국 전력생산은 66%를 차지했다. 반대로 태양광·풍력 발전은 3.8%에 그쳤다. 세계 평균은 9.4%이고 일본(10%)과 중국(9.5%)보다 낮다. 원전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다. 그는 “유럽이나 중국 전력회사에 비해 굉장히 뒤처져 있다”며 “앞으로 태양광과 풍력이 14% 수준으로까지 올라가는데도 2~3년 안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않으면 한전은 좌초자산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후변화 인식’ 젊은층 정치 참여 늘려야 리프킨은 한전의 역할이 전력의 생산·공급자가 아닌 효율적 관리자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는 누구나, 어디서든 태양과 바람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서다. 전력을 만들어 내는 수많은 사업 주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전력이 효율적으로 모든 곳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리프킨은 한국이 삼성전자와 SK홀딩스, 현대기아차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모빌리티(이동수단) 분야에서 세계적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모두 3차 산업혁명 인프라의 핵심 요소들이다. 그는 “한국전쟁 이후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된 한국은 어려움을 뚫고 다시 일어나 성장하는 ‘회복 탄력성’이 좋은 나라인데, 이는 미래 인류가 지구에 적응하기 위해 갖춰야 할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리프킨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받아들이는 중장년층과 젊은층 간 인식 차가 큰 것을 두고 젊은층의 적극적 정치 참여를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도 더 많은 ‘AOC’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OC는 31세의 미국 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를 지칭하는데, 그는 기후변화 문제 등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젊은이들이 국회와 정당으로 들어가거나 그래도 바뀌지 않으면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리프킨의 조언이다.
  • [단독]“‘원전 지지’ 빌 게이츠, 이번엔 틀렸다”…리프킨의 경고

    [단독]“‘원전 지지’ 빌 게이츠, 이번엔 틀렸다”…리프킨의 경고

    [윤연정 기자의 글로벌 줌] 美 문명비평가·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 인터뷰“원전, 태양광·풍력보다 균등화 발전비용 비싸화석연료 문명은 2028년이면 붕괴될 것한전, 원전·석탄 의존 벗어나야 좌초 안돼한국 정치권에서도 더많은 ‘AOC’ 나와야“원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보는 건 터무니없는 얘기입니다. 빌 게이츠를 높게 평가하지만, 이번엔 전문가 조언을 잘못 받은 것 같아요.”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문명비평가인 제러미 리프킨(76) 미국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은 31일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노동의 종말’, ‘3차 산업혁명’ 등으로 다음 시대를 예견해 왔다. 지난해 쓴 ‘글로벌 그린뉴딜’은 문재인 대통령이 읽은 뒤 환경부 공무원 사이에서 필독서가 되기도 했다. 리프킨은 게이츠가 지난 2월 책 ‘빌 게이츠,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 출간 인터뷰 등을 통해 탄소 발생없는 전기생산 방식 중 하나로 차세대 원전을 언급한 것을 두고 반대 의견을 내놨다. 그는 “새로운 기술로 원전을 짓는다고 해도 이미 ‘균등화 발전비용’이 태양광과 풍력보다 훨씬 비싸고 비용도 많이 든다”며 “미래세대에는 원전을 짓지 않을 것이고 이미 일부 큰 기업들은 문을 닫았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데, 게이츠가 이를 잘못 읽고 있다는 주장이다. 균등화 발전비용이란 발전소가 전기를 생산하는 데 드는 모든 비용, 즉 사회적·환경적 비용까지 모두 고려한 전력 단위당 생산비용이다. ●“한국 정부, 그린뉴딜 정책 속도 더뎌…빨리 안 움직이면 골든타임 놓칠 것” 그는 원전과 석탄 같은 화석연료 문명이 7년 뒤인 2028년이면 붕괴되는 변곡점이 온다고 봤다. 그전에 모든 세계가 그린뉴딜을 통해 ‘인프라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린뉴딜은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꾸리면서 저탄소 경제구조로 체질을 개선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이를 통해 경제 발전을 꾀한다. 리프킨은 “1차 산업혁명(기계화)이 일어나기까지 30년 걸렸고, 2차 산업혁명(석유를 통한 전기화)은 25년 안에 이뤄졌다”며 “현재 진행 중인 녹색 디지털 3차 산업혁명(커뮤니케이션·재생에너지·운송 및 물류 등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한 혁명)은 20년 안에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프킨이 지칭하는 3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IoT) 같은 정보기술과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만들어진 자동화된 생산체계를 의미한다. 그는 인공지능 개발 등을 포함한 ‘4차 산업혁명’도 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 위에 있다고 본다. 리프킨은 한국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속도가 더디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좌초자산(화석연료 종말로 쓸모없어지는 시설)을 가장 많이 가진 나라”라고 꼬집었다. 그는 “조금 있으면 대선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더 빨리 움직여야 하고, 차기 정권에서도 그린뉴딜을 이어가지 않으면 골든타임을 놓칠 것”이라고 말했다. 좌초자산은 원전이나 석탄 등 이전까지 경제성이 있었지만 시장 환경의 변화, 기후변화 등으로 가치가 하락해 수익을 내지 못하고 부채로 전환되는 자산을 뜻한다. 리프킨은 “정부 선언도 나왔고 대기업부터 금융기관까지 준비가 다 돼 있다”며 “이제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 미국에서 시행하는 것처럼 한국도 이제 ‘충격과 공포’ 처치(극약 처방)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등 포함)이 원전과 석탄발전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에너지 관련 싱크탱크인 ‘엠버’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1 글로벌 전력생산 보고서’에서도 보면 지난해 화석연료 기반의 한국 전력생산은 66%를 차지했다. 반대로 태양광·풍력 발전은 3.8%에 그쳤다. 세계 평균은 9.4%이고 일본(10%)과 중국(9.5%)보다 낮다. 원전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다. 그는 “유럽이나 중국 전력회사에 비해 굉장히 뒤쳐져 있다”며 “앞으로 태양광과 풍력이 14% 수준으로까지 올라가는데도 2~3년 안에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만들지 않으면 한전은 좌초자산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은 회복 탄력성 좋은 나라…“지구에 적응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 현재 한전은 전기판매시장을 독점하고 한전 거래소가 운영하는 전력시장에서만 전기를 거래할 수 있게 돼 있어 재생에너지 유통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경쟁적 전력시장 체계를 갖춘 나라에서는 원전이 태양광이나 풍력과 비교해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경쟁시장이 아니어서 더딘 에너지 전환을 보이고 있다. 리프킨은 한전의 역할이 전력의 생산·공급자가 아닌 효율적 관리자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는 누구나, 어디서든 태양과 바람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서다. 전력을 만들어 내는 수많은 사업 주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전력이 효율적으로 모든 곳에 공급될 수 있도록 역할해야 한다는 얘기다.리프킨은 한국이 삼성전자와 SK홀딩스, 현대기아차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모빌리티(이동수단) 분야에서 세계적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모두 3차 산업혁명 인프라의 핵심 요소들이다. 그는 “한국전쟁 이후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된 한국은 어려움을 뚫고 다시 일어나 성장하는 ‘회복 탄력성’이 좋은 나라인데, 이는 미래 인류가 지구에 적응하기 위해 갖춰야 할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리프킨은 ‘기후변화’ 문제 두고 중장년층과 젊은층 간 심각성에 대한 인식 차 있는 것에 대해 젊은층의 적극적 정치 참여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도 더 많은 AOC(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31세 미 하원의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르테즈는 미국 젊은 정치인으로 기후변화 문제 등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젊은이들이 국회와 정당으로 들어가고, 그래도 바뀌지 않으면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리프킨은 “MZ세대(1980년대~200년대 초반 출생자)는 인류가 지구상 6번째 멸종위기종이라는 사실을 직감하고 있다”고 있다는 점에서 젊은이들이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6500만 년 전 공룡의 멸종이 마지막이었다. 특히 한국 등 세계 청소년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기후위기에 맞서 길거리에서 ‘미래를 위한 금요일(FFF) 운동’이라는 평화 시위 등에 나선 것에 주목했다. 리프킨은 “길거리에 나선 젊은층은 스스로 ‘종’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참여자들이 정치·종교·경제·사회적 계층을 나누지 않고 있는데 이건 지금껏 한 번도 보지 못한 인간 의식의 놀라운 변화”라고 말했다.
  • [국제라이온스협회 소식] 최중열 국제회장과 국내 총재단 UN기념공원 헌화

    [국제라이온스협회 소식] 최중열 국제회장과 국내 총재단 UN기념공원 헌화

    “매년 한 번 정도는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오늘날 대한민국을 있게 한 6.25 참전 영령들에게 참배를 바랍니다.” 국제라이온스협회 최중열 국제회장과 김종석·최규동 국제이사, 오인교 국제재단이사, 국내 21개 지구 총재 등 50여명이 31일 부산에 있는 유엔기념공원에 헌화하고 기념식수를 했다. 국내 라이온스 60여년 역사상 두번째 국제회장을 엮임하고 있는 최중열 회장은 기념사에서 “1945년 유엔이 창설될 때 라이온스는 이미 국제연합 봉사단체로서 활발하게 봉사활동을 할 때 였다”면서 “라이온스를 창립한 멜빈 죤스가 유엔창립 자문역을 맡은 계기로 유엔이 매년 3월 두 번째 화요일을 ‘라이온스의 날’로 제정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런 인연으로 한국전쟁 중 전사한 유엔군들이 잠든 부산 유엔기념공원으로 현직 대한민국 대표 라이온들을 극히 제한적으로 초청해 전몰장병 영령 추모식과 기념식수를 하게 됐다”며 이날 행사 배경을 밝혔다. 최 회장은 “국제라이온스협회와 유엔은 오랜세월 협동적 관계에 있다”며 “매년 유엔의 라이온스 데이(day)에 맞춰 각 지구 총재·총장·의장 등 모든 지도자들이 유엔기념공원 호국영령들을 참배하여 유엔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이어가자“고 당부했다. 유엔묘지는 세계적으로 부산에 있는 재한유엔기념공원이 유일하다.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 김지미, 美참전기념비에 ‘통큰’ 기부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 김지미, 美참전기념비에 ‘통큰’ 기부

    원로 영화배우 김지미(81)씨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세우는 6.25 참전용사 기념비 건립을 위해 2만 달러(약 2270만원)를 기부했다. 31일 건립위위회 측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6일 기념비 건립 부지를 방문해 기금을 전달했다. 김씨는 6·25전쟁 당시 자신의 경험을 회고하면서 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밝혔다고 건립위 측은 전했다. 김씨는 “전쟁 중 부모님들이 정미소를 해서 집 앞에서 밥을 지어 지나가는 미군 병사에게 줬는데 그때 많은 미군 병사들이 포로로 손이 묶여서 끌려가면서도 밥을 먹으며 고마워했다”며 “(전쟁) 당시 대전에 살았는데 길거리에는 전쟁에서 사망한 미군 병사 시체가 많이 쓰러져 있던 것을 봤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면부지의 대한민국 자유를 지키기 위해 젊은 군인들이 목숨을 바쳐서 우리나라를 지켜준 감사의 뜻을 조금이라도 전하는 마음으로 참전용사비 건립에 동참하고 싶었다”고 기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오렌지카운티 풀러튼의 힐크레스트 공원에 조성되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는 작년 8월 착공식을 했고, 오는 9월 완공 예정이다. 별 모양의 조형물 5개로 구성되는 이 기념비에는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3만 6000여명의 모든 이름이 새겨진다. 한편 1960∼70년대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불린 김지미는 한국 영화계의 대표적인 여배우이자 산 증인이다. 2000년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을 끝으로 영화계를 떠나 2002년 미국에 정착했고 현재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살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정대화의 더 정치] ‘대학 같지 않은 대학’ 정리하고 정부 지원 사립대 체제로 만들어야

    [정대화의 더 정치] ‘대학 같지 않은 대학’ 정리하고 정부 지원 사립대 체제로 만들어야

    나는 한국 대학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을 반복적으로 제안했다. 사립대학이 중심이 되고 학생 등록금에 의존하는 대학체제는 너무 낡은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유럽의 대학은 원칙적으로 국공립대학 중심이다. 미국은 사립대학의 원조로 인식되지만 학생수 기준 사립대학은 40%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사립대학 천국이다. 그것도 문제가 많은 천국이다. 대학 문제를 포함해서 교육 영역에는 대학 서열화나 교육의 공공성과 같은 추상적인 주제도 있고 사학비리, 사립학교법, 사교육, 공영형 사립대학과 같은 구체적인 주제도 있다. 최근에는 대학 등록금 동결에 따른 대학의 재정 악화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위기가 긴급한 주제로 부각했다. 계속 방치한다면 대한민국의 대학 시스템을 송두리째 흔들 시한폭탄으로 자라날 것이다. ●전문대학 95%·4년제 대학 80% 사립 운영 방식에서 대학은 초중등과 다르다. 초중등은 국가가 운영하기 때문에 등록금이 없고 학생수가 줄어도 문제가 없다. 초등학교는 1.2%, 중학교는 10%만 사립이다. 고등학교가 40%로 사립이 다소 많기는 하지만 역시 문제가 없다. 그러나 대학은 86.5%가 사립이다. 구체적으로 전문대학의 95%가 사립이고 4년제 대학의 80%가 사립이다. 초중등과 달리 사립이 많고 등록금에 의존하기 때문에 양상이 다르다. 이미 2009년부터 등록금이 동결돼 심하게 재정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학생수까지 줄어들면서 재정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사립대학 일각에서는 등록금 자율화를 요구하는 모양이지만 나로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과녁을 잘못 설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나라 사립대학의 등록금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미국처럼 높지는 않지만, 세계 4위 수준이라는 통계를 보았다. 게다가 등록금 수준이 4위든 5위든 그것은 국민이 용납하는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국민은 사립대학에 대해 더 많은 등록금을 감당할 생각이 전혀 없다. 그렇다면 더이상의 등록금 인상은 어렵고 더더구나 등록금 자율화는 실현 불가능한 상상이다. 그렇다고 무한정 대학 등록금 동결 기조를 고수할 것인가? 이것 역시 불가능하다. 공무원 급여를 비롯해 세상의 모든 물가가 오르는데 대학만 통제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2009년 이후 공무원 급여는 복리로 43% 올랐다. 대학 교직원의 급여와 대학에서 사용하는 모든 물자의 지출 역시 올랐다. 물가가 오르는데 등록금만 동결시켜 놓고 감내하라는 것은 억지다. 본격적으로 학생이 줄어드는 상황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법률적으로 본다면 대학이 등록금을 못 올리는 상황은 아니다.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서 강제로 막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학은 원하면 등록금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대학 등록금 동결 기조를 초강력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에서 개별 대학이 등록금을 올리면 국가장학금 일부를 받지 못하는 데다 정부가 권한을 가진 대학 평가나 국고지원 사업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등록금 인상을 감행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일부 대학 사유재산화·족벌경영 등 ‘원죄’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일차적으로 사립대학의 책임이 있다. 과거 대학이 문만 열어 놓으면 강의실도 없고 도서관이 없어도 학생들이 밀물처럼 밀려오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대학을 너무 방만하게 운영한 원죄 말이다. 등록금은 많이 받으면서도 시설은 최소한이고 교육환경은 엉망이며 교육 수준은 최저인 대학 풍경을 많은 국민이 수십 년간 지켜봤다. 대학의 80~90%가 사립이니 국민의 80~90%가 이 광경의 체험자이자 목격자인 셈이다. 그중 일부 대학은 아예 학교를 사유재산이나 가족기업처럼 운영하면서 족벌체제를 구축해 공공연하게 비리를 저지르고 교수와 학생을 탄압하는 반교육적인 만행을 일상적으로 자행했다. 대학에는 적립금이 수천억원씩 산더미처럼 쌓여 갔다. 아마도 국민은 이 오래된 기억을 잊지 않을 것이고 용납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국민은 ‘돈벌이에 혈안이 된 사립대학’이나 ‘학교 같지도 않은 사립대학’에 불만이 있는데, 여기에 국가가 재정을 지원한다면 당연히 반대한다. 사립대학들은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대학의 문을 열어도 더는 학생이 오지 않는 상황, 그래서 불가피하게 아시아에서 대거 학생을 빌려오는 상황이다. 그래서 변화된 상황에 맞추어 질문을 바꿔야 한다. 왜 아직도 60년 전의 낡고 부패한 사립대학 체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하나? 1963년에 사립학교법이 제정됐다. 사립대학은 재단법인이었다가 사립학교법에 의해 학교법인으로 조직개편됐고, 이 법에 의해 민법상 공익법인인 재단법인보다 공익성이 강화된 특수법인인 학교법인으로 됐는데, 말로만 공익법인이지 실상은 부패법인의 전형으로 인식됐다. 그러니 사립대학의 부패를 조장하는 사립학교법을 포함해서 현행 사립대학 체제를 전면적으로 해체하는 것이 마땅하다. 학교를 돈벌이에 이용하는 대학은 노량진 학원가로 보내야 한다. 비리대학, 족벌대학, 분규대학, 부실대학, 한계대학 등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대학 같지 않은 대학’은 정리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 국가의 교육목표와 사회의 공익적 요구에 부응하는 진정한 사립대학을 다시 세우든지 아니면 모든 대학을 국립대학이나 공립대학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가 나쁜 대학을 방치하는 것은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훼손하는 행위이자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저해하는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교육부 예산을 보면 여전히 가망이 없다. 교육부 예산 총액은 76조원을 넘어섰는데 고등교육 예산은 11조원이다. 기본적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더구나 이 예산으로 국가장학금 4조원, 학술연구 1조원, 대학교육 2조원을 배정하고 별도로 서울대 등 국립대학에 4조원을 집행하고 나면 따로 사립대학을 위해 쓸 수 있는 예산은 한 푼도 없다. 교육부 예산에는 사립대학의 존재가 없는 것이다. 교육부 예산에 어째서 사립대학 항목이 없는 것일까? 나라가 어려웠던 시절 교육입국을 위해 공짜로 사립대학에 의존했던 불가피성은 이해할 수 있다. 식민지에서 해방되자마자 동족상잔의 한국전쟁을 3년 치렀으니 그럴 만도 하다. 재정지원도 하지 못한 채 사립대학을 운영하자니 여러 특혜를 제공하고 불법과 비리에 대해서도 눈감아 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후 세월이 흘러 세계경제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가 됐으면서도 여전히 1960년대 보릿고개 시절의 교육 방식을 고집한다면 잘못된 것이다. 더구나 모든 고등학교 졸업자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전 국민 고등교육 상황에서 대학 진학을 개인의 출세를 위한 선택이라고 주장하면서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에 반대하는 것도 심히 낯설다. ●너무 늦었지만 지금부터 토론 시작되기를 2013년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르면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은 국가 공교육의 두 축이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공적 영역이다. 당연히 대학은 공적으로 운영돼야 하고 국가의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달리 말하면 공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사립대학은 대학이 아니라는 뜻이고 국가의 재정이 지원되지 않는 사립대학은 공교육이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는 대학 같지 않은 사립대학 체제를 너무 오랫동안 유지했다. 이제는 이 낡은 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의 고등교육은 정부가 설립하고 운영하는 국공립대학과 민간에서 설립하고 정부의 지원을 받는 공적인 사립대학의 두 축으로 구성되고 교육부 예산에는 국공립대 운영예산과 사립대 지원예산이 함께 편성돼야 한다. 새로운 주장도 아니고 창조적인 주장도 아닌 그저 상식적인 제안이다. 너무 늦었지만 지금부터 이 토론이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상지대 총장
  • 피카소가 고발한 6·25 비극… ‘한국에서의 학살’ 국내 첫 공개

    피카소가 고발한 6·25 비극… ‘한국에서의 학살’ 국내 첫 공개

    현대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1881~1973)가 6·25전쟁을 소재로 그린 ‘한국에서의 학살’이 처음으로 국내에서 공개된다. 전시기획사 비채아트뮤지엄은 오는 5월 1일부터 8월 29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하는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인투 더 미스(Into the Myth)’에 ‘한국에서의 학살’이 출품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의 소장품 110여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피카소의 대표작 ‘마리 테레즈의 초상’, ‘피에로 옷을 입은 폴’을 비롯한 유화와 판화, 도자기 등이 다채롭게 소개된다. ‘한국에서의 학살’은 피카소가 1951년 1월 완성한 그림으로, 그해 5월 파리에서 열린 ‘살롱 드메’에서 처음 공개됐다. 1937년 파리만국박람회에서 선보인 ‘게르니카’와 더불어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피카소의 대표적인 반전 작품으로 꼽힌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 신천군에서 벌어진 미군에 의한 학살을 다룬 작품으로 알려졌지만 국립피카소미술관 전문가는 “피카소가 특정 사건을 염두에 두고 그린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비채아트뮤지엄 관계자는 전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제주 4·3, ‘완전한 해결’ 위한 화해·상생의 새 여정 시작됐다

    제주 4·3, ‘완전한 해결’ 위한 화해·상생의 새 여정 시작됐다

    4월 제주는 통곡했다. 현대사 최대 비극인 4·3사건으로 4월이면 제주는 슬픔에 빠졌다. 다시 4월이 온다.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4·3특별법이 개정된 후 처음 4월을 맞는다. 4·3은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긴 역사의 어둠에 묻혀 있었다. 오랜 인고의 세월이 걸렸지만 다시 4월을 맞아 화해와 상생이라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정부 차원의 4·3 진상규명 노력이 본격화된 것은 1990년대 말부터다. 이를 공약으로 내세운 김대중 대통령 취임 후 1999년 12월 16일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고 2002년에는 1715명이 정부로부터 처음으로 4·3 희생자로 인정됐다.2003년 10월 15일 4·3진상보고서가 확정되자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제주를 찾아 “과거 국가 권력 잘못에 대해 유족과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노 대통령은 2006년 위령제에 국가원수로는 처음 참석,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듬해인 2014년 4·3 희생자 추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돼 66주년 추념식이 처음으로 국가 의례로 봉행됐다. 하지만 희생자 배·보상과 명예회복 등 4·3 치유와 완전한 해결에는 부족했다. 20대 국회인 2017년 12월 제주4·3특별법 전부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여야 대립에 폐기됐다. 다시 3년여간의 노력 끝에 4·3특별법 전부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최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오는 6월 공포된다. 73년 만에 4·3이 완전한 해결을 위한 전기를 맞았다. 다음달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리는 73주년 4·3 국가추념식은 4·3이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와 상생으로 가는 대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된 제주4·3특별법은 희생자들에 대한 위자료 지급과 수형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 회복, 추가 진상조사 등을 담았다. 4·3 유족과 제주도민들의 오랜 바람을 국회가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2014년 국가기념일 지정… 4·3 국가 의례로 이에 따라 정부는 보상이나 위자료 지급 방안 및 재정 지원을 위한 연구용역을 하고 위자료 지급 등의 예산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하게 된다. 연구용역이 끝나면 추가 법 개정이나 별도 입법으로 구체적인 위자료 지급 방안이 마련된다. 특별법 전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던 오영훈(제주시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상의 기준을 한국전쟁을 전후해 발생한 민간인 집단 희생 사건의 희생자 및 유족에게 판결로서 지급한 위자료 총액을 평균한 금액으로 제시했다”면서 “위자료 개념상 배상의 용어가 담겨 있고 배상의 용어를 정부가 수용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특별법 개정에 제주4·3 유족회도 화답했다. 유족회는 앞으로 희생자 등에게 지급될 위자료를 모금해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기금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유족회는 캠페인을 벌여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모금한 기금을 희생자 추모와 유족 복지, 진상조사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바이든 정부에 공동조사 요구 공개 서한 보내 특별법 개정으로 제주4·3 당시 억울하게 형무소로 끌려간 군사재판 수형인 희생자들은 법무부와 협의해 일괄 직권재심으로 명예 회복이 가능해졌다. 또 일반재판 수형인 희생자는 개별 특별재심을 권고할 수 있다. 3500여명으로 추정되는 행방불명인에 대한 법률적 정리와 더불어 가족관계등록부 정리도 이뤄진다. 특별법 개정으로 제주4·3의 바른 이름(정명)을 찾는 추가 진상조사가 진행된다. 제주4·3은 ‘사건’으로 불리고 있지만 적확한 성격 규정에 맞지 않다고 유족과 학계 등에서 문제를 제기해 왔다. 국회는 추가 진상조사와 관련해 제주4·3 중앙위원회에 여야가 2명씩 추천한 위원을 추가해 진상조사에 관한 사항을 심의 의결하도록 했다. 제주4·3평화재단이 실질적으로 추가 진상 조사하며 결과는 국회에 보고해 공식 보고서가 발간된다. 4·3평화재단은 제주4·3 초기 미군정의 역할을 조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와 재일본제주4·3유족회, 미주제주4·3유족회준비위원회,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지난달 바이든 정부에 공개 서한문을 보내 4·3 공동 조사 등을 요구했다. ●6차 조사, 희생자 1만 4533명·유족 8만여명 개정된 제주4·3 정의는 ‘1947년 3·1절 기념행사에서 경찰 발포에 의한 민간인 사망사고를 계기로 저항과 탄압, 1948년 4월 3일의 봉기에서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령의 해제까지 무력 충돌과 공권력의 진압과정에서 민간인이 집단으로 희생된 사건’이다. 4·3으로 희생된 인명 피해는 적게는 1만 4000명에서 많게는 3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000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6차례 희생자 및 유족 신고기간을 운영한 결과 지난해 말까지 희생자 1만 4533명, 유족 8만 452명 등 총 9만 4985명의 4·3희생자 및 유족들이 심의·결정됐다. 지난 23일에는 국가 차원의 제주4·3희생자 및 유족 인정을 위한 심사가 3년 만에 다시 재개됐다. 제주4·3 실무위원회는 이날 7차 심사를 벌여 추가신고한 희생자 75명과 유족 1만 2210명 중 사실조사가 끝난 희생자 3명과 유족 124명을 4·3중앙위원회에 최종 심의·결정을 요청했다.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4·3은 가해자와 피해자 간 갈등이 심했지만 2013년 4·3유족회와 제주도재향경우회가 조건 없는 화해 선언을 했다”며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에 추모 공간을 마련해 4·3 피해자와 군경희생자 신위를 함께 안치해 참배하는 등 이념 갈등을 뛰어넘어 4·3이 화해와 상생의 길로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임병선의 시시콜콜] 대법 “국정원의 베트남전 학살 정보 공개” 판결 나오기까지

    [임병선의 시시콜콜] 대법 “국정원의 베트남전 학살 정보 공개” 판결 나오기까지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임재성 변호사가 국정원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무효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26일 확정했다. 2019년부터 KBS1 시사프로그램 ‘시사직격’을 진행해 얼굴이 알려진 임 변호사는 제주 4·3사건 군사재판 재심, 일제 강제동원 손해배상소송 등도 맡고 있는데 1968년 2월 베트남 꽝남성 퐁니·퐁넛 마을에서 민간인 70여명이 몰살된 사건과 관련한 자료를 공개해줄 것을 2017년 11월 국정원에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옛 중앙정보부가 학살 사건에 관련된 소대장 등 3명을 신문한 조서들의 목록을 공개해달라고 했는데 국정원은 안 된다고 했다. 행정소송에서 패소 판결이 확정됐는데도 국정원은 다른 사유를 들어 또 비공개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민변은 2019년 3월 공개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며 다시 행정소송을 내 3년 반 만에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받아냈다. 현재 퐁니 마을의 한국군 학살 의혹과 관련해 베트남 여성 응우옌티탄이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다. 한국군은 1964년부터 1973년까지 파병됐는데 민간인 학살은 1968년부터 1970년까지 3년에 집중돼 있다. 1968년 북베트남의 구정공세가 기폭제가 된 것은 맞다. 전장과 마을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전쟁이었다. 병사들은 민간인과 베트콩을 구분하기 힘드니 늘 경계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고 투입됐다. 그 해 2월 해병대 청룡부대가 두 마을 일대에 배치됐다. 퐁넛 마을을 지나던 한 병사가 지뢰를 건드려 발목이 날아가자 70명의 두 마을 민간인을 도륙했다. 어린 아이들도 발가벗겨진 채 숨져 있었고 두 다리를 잡아 당긴 사체도 있었다. 한국군의 학살 가운데 비교적 초기의 사건이었다. 희생자 가운데 남베트남군 친척이 있어 얼마 안돼 남베트남 정부가 항의하고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 등 외신들도 다뤄 국제 문제가 됐다. 박정희 정권이나 군 최고 책임자가 엄중히 책임을 물었더라면 그 뒤 조금 줄어들었을지 모르는데 모르쇠로 일관한 것도 모자라 한 술 더 떠 무적 해병, 귀신잡는 해병, 10대 1의 라이따이한 등으로 전과를 부풀리기 바빴다. 언론은 침묵했다. 고 리영희 교수의 책 ‘스핑크스의 코’에는 조선일보 외신기자의 고백이 나오는데 “매일 수없이 죽어가는 무고한 베트남인의 처지를 생각하면서 나는 매일 우울한 마음으로 신문사를 나서야만 했다. 그리고는 아픔을 달래기 위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딘가에서 소주를 마시곤 했다.” 정권은 베트남에 파병된 우리 병사가 5000명 전사했는데 여덟 배인 4만명을 살해했다는 식으로 참전 명분을 정당화하기에 바빴다. 사실 9000명은 애꿎은 민간인이었다. 땅굴 등에 숨은 민간인을 베트콩이라며 쏴죽이고 자기 최면을 걸었다. 마을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다가도 위에서 명령만 떨어지면 표변했다. 현지 말을 할 줄 아는 병사를 미군은 데리고 다니는 반면, 한국군은 애초에 현지인들과 소통하려 하지 않았다. 민감한 시기에 한국전쟁을 겪은 이들은 반공을 앞장서 실천한다는 믿음을 계속 키웠다. 여자들을 강간하고 화염방사기를 쓰기도 했다. 불도저로 밀어 시신을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만들었다. 작가 안정효의 ‘하얀 전쟁’에 담긴 내용은 그나마 정제된 내용이었고 실상은 훨씬 잔혹했다.베트남 곳곳에 한국군 증오비가 세워진 이유다. 이름과 나이도 표시돼 있다. ‘T’라고 표시돼 있으면 여자를 뜻하고, 우리로 치면 ‘개똥이’ 이름 옆에 ‘0’이란 나이가 표시돼 있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에 다낭이나 호이안처럼 국내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베트남 관광지들이 모두 한국 군인들의 무자비한 만행을 겪은 곳이다. 식당이나 풍광 좋은 곳의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우리 젊은이들이 베트남인을 향해 “가난하고 불쌍한 것들”이라고 혀를 차거나 “여자애 하나가 몸 팔아 온 식구를 먹여 살린대” 어쩌구하는 것을 듣기도 한다. 아시아에서도 가장 젊은 나라란 말을 듣는 것도 전쟁통에 워낙 많은 사람이 죽어 그런 것이고, 학교에 화장실이 없을 정도로 궁핍한 것도 전쟁에 산업 기반이 완벽히 무너진 탓이며 우리에게도 일단의 책임이 있는데 2차 가해를 하는 셈이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까지 진보정권 책임자들이 사과하긴 했지만 턱없이 모자라다. ‘만대에 걸쳐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베트남 민초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엔 한참 모자란다. 개인적으로 베트남을 세 차례 정도 찾아 만난 베트남인들 중에는 꼭 한국군의 잔학함을 거론하는 이들이 한둘 있었다. 사과하면 그들은 알겠다고 답하면서도 “절대로 잊지 않겠다”는 말을 빠뜨리지 않았다. 그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려면 정부와 사회, 국민들의 일치된, 일관된 각성이 필요하다. 국정원 관계자는 확정 판결의 취지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임 변호사는 한발 나아가 해당 문서들의 공개를 요청하기로 했다. 국가정보원이 법원 판결에 수동적으로 응할 것이 아니라 아예 적절한 기회에 전향적, 적극적으로 과거 권부와 군 지휘부의 잘못을 드러내는 문서를 공개하고 사죄하길 기대해 본다. 박지원 국정원장이니 기대해 볼 수 있지 않나? 임병선 논설위원 bsnim@seoul.co.kr
  • ‘2기 진실화해위’ 출범 4개월 만에 첫 회의…활동 본격화

    ‘2기 진실화해위’ 출범 4개월 만에 첫 회의…활동 본격화

    지난해 12월 출범하고도 위원회 구성을 완료하지 못해 조사 활동을 하지 못했던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최근 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출범 4개월 만에 조사 개시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했다. 진실화해위는 이날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에 위치한 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제1차 회의를 열고 진실규명 조사 개시 결정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1기 진실화해위 활동(2005~2010년)이 종료된 후 10년 만인 지난해 12월 10일 출범한 2기 진실화해위는 그동안 국회의 진실화해위 위원 선출이 늦어지면서 지난 4개월 동안 진실규명 활동을 하지 못했다. 지난 1월 8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4명씩 추천한 진실화해위 위원 선출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국민의힘 추천 위원 중 한 명이 사퇴하면서 위원회는 구성되지 못했다. 이후 국민의힘이 추천한 이순동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진실화해위 위원 선출안이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에야 진실화해위 구성이 완료됐다. 진실화해위는 정근식 위원장을 포함해 총 9명의 위원(이 중 위원장 포함 3명은 상임위원)으로 구성됐다. 민주당 추천 위원은 이재승(상임위원)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상희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 임승철 민들레교회 담임목사, 최광준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국민의힘 추천 위원은 김광동(상임위원) 나라정책연구원장과 이옥남 시장경제와민주주의연구소장, 차기환 법무법인 선정 변호사, 이순동 교수다.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진실화해위는 △한국전쟁 전후 시기 민간인 집단 사망·상해·실종사건 △권위주의 통치 시(김영삼 정부 출범 이전)까지의 인권침해 사건과 조작 의혹 사건 △일제강점기 또는 그 직전에 행한 항일운동 등 사건들의 진실을 규명한다.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12월 출범 후 전날까지 총 2829건의 진실규명 신청 사건을 접수했다. 진실화해위는 이날 위원회 업무 실무를 담당한 사무기구로부터 지난 4개월 간 제출된 진실규명 신청 현황을 포함한 주요 업무 보고를 받는 등 진실규명 조사 개시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정 위원장은 “위원 임명이 늦어지는 등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드디어 진실화해위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해방 이후 한국 현대사의 진실을 밝히고 그 가운데 놓여있던 불신과 갈등을 극복해야 하는 공동체의 성원으로서 진실화해위 재개를 염원해 온 유족 및 피해생존자들의 간절함을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 조사기간은 위원회가 구성돼 진실규명 조사 개시를 결정한 날로부터 3년이다. 1년의 범위 내에서 활동기간을 연장할 수 있어 최대 4년까지 활동이 가능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