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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인 정계진출 찬반 팽팽

    선거철을 앞두고 언론인들의 정계진출이 논란이 되고 있다.논란은 언론계출신 인사들이 언론계 활동의 경험을 살려 정치발전에 이바지했다는 긍정적 시각과 이들이 권부에 들어가 언론발전을 저해하거나 정치개혁의 걸림돌이 됐다는 부정적 평가가 교차되는 데 따른 것이다. 한국기자협회가 발행하는 언론정보지 ‘기자통신’ 2월호는 ‘언론인 정계진출 어떻게 볼 것인가’란 주제의 특집을 마련했다. 언론인들의 정치참여는 제헌국회 이래로 줄기차게 이어져왔다.제헌국회 12명을 시작으로 2∼9대까지 10명 안팎을 유지해오다가 10대에서 20명으로 늘어난 후 11대에서 32명을 기록했다.12∼14대까지는 20명 수준을,15대에서 다시 32명으로 늘어났다.이번 16대 총선에도 출마를 준비중인 언론계 인사는 60여명 정도(현역의원 제외)로 추산되고 있다.언론계가 정치권의 ‘인력풀’이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주언(전 한국일보 기자)사무총장은 “언론계의 전반적인 견해는 다소 부정적인 것 같다”고 전한다.김총장은 “권위주의시절 정계로진출한 언론인들의 경우 대부분 독재정권의 홍보첨병 노릇을 해온 대가로 선발됐다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면서 “특정 정치세력에 호의적 보도를 한대가로 하루아침에 정치인으로 변신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정치권으로 옮겨간 언론계출신 인사들이 제 역할을 다했는지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한국유권자운동연합 의정평가단의 ‘98년 국회의정활동평가’에 따르면,언론인 출신 국회의원들의 평균점수는 71.1로 사회운동가(73.9),법조인(73.5),정치인(72.9)보다 낮으며 전체 국회의원 평균 72.0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총선시민연대가 발표한 ‘15대 국회의원 공천반대명단’ 67명 가운데는 언론인 출신이 8명(11.9%)이나 포함돼 있다.언론계 출신 가운데는 당대표급 인사들도 더러 있지만 대개의 경우 지명도를 발판으로 ‘얼굴 마담’ 노릇을 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박민 문화일보(정치부)기자는 “비판자에서 비판대상으로 180도 전환을 시도할 때는 보다 철저한도덕적·철학적 재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론인들의 정계진출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이미영 자민련 부대변인(전 MBC 아나운서)은 “‘물갈이’란 이름으로 각 정당은 선거때마다새 인물들을 수혈하지만 이들 가운데 국회법 한번 읽어보지 않은 ‘정치문외한’들이 허다해 두드러진 의정활동 없이 임기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고지적하고 “공정한 기자정신과 경험으로 익힌 예리한 안목,정치감각 등을 접목시킬 경우 언론인 출신들이 정치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문학진 새정치 하남·광주포럼상임위원장(전 한겨레신문 기자)은 “언론인들의 정계진출에는 일정한 조건과 제한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그 잣대로 ▲민주화기여도 ▲투철한 직업(기자)정신 ▲권위주의 정권에 집착해온 언론인 배제 등을 들었다.한 정치학자는 “언론계 출신들의 정계진출이 논란이 되는 것은 그동안 바람직한 선례가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올곧은 기자정신과 정치감각을 겸비한 언론계의 인재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미리보는 4·13총선](1)인물로 승부한다(상)서울 강북지역역

    여야 정당 내부의 공천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정치권의 총선열기가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이번 총선은 ‘밀레니엄 첫 선거’로 새 정치문화 정립을 갈망하는 유권자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다.16대 총선 출마 예상자를 중심으로 지역별 특성에 따른 여야의 필승전략,접전지역,새 선거문화 양상 등을 시리즈로 살펴본다. 서울 강북지역에서 공천에서부터 뜨거운 예선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노원갑이다.이 지역 현역인 한나라당 백남치(白南治)의원이 뇌물수수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탓이다.대규모 아파트촌이 건설되면서 여도,야도 모두 잘만 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또 인구상한선이 30만명으로 결정될 경우 서울에서 유일한 분구지역이다. 민주당은 아직 조직책을 선정하지 못했다.무려 18명이 조직책 공모에 응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신형식(申亨植)전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실 차장,최동규(崔東奎)전동력자원부장관,김진호(金辰浩)전합참의장,우원식(禹元植)전시의원 등이다.최근에는 이득렬(李得洌)전 MBC사장이 여론을 탐색하는 등 이지역을 노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련 박병일(朴炳一)전의원,민주노동당 이상현(李相賢)대변인도 이곳에서 출마채비를 하고 있다.한나라당에서도 정태영(鄭泰英)부대변인이 공천을 신청,백의원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으며 옛 민주당 출신인 유영래(柳榮來)씨도 한나라당 공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원갑은 여야의 승패가 계속 엇갈렸던 곳이다.15대 총선에서는 백의원이 36.8%를 획득,당시 국민회의 고영하(高永夏)후보를 1.7%포인트 차로 누르고당선됐다.그러나 15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김대중(金大中)후보가 43%를 얻어42.4%를 얻은 이회창(李會昌)후보를 눌렀다.98년 6·4 지방선거에서는 국민회의가 후보를 내지 않은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41.5%를 얻어 36.8%를 얻은자민련 후보를 눌렀다. 강동형기자 *[집중조명] 노원갑 서울 강북지역은 전통적으로 새천년민주당이 강세를 보였던 지역이다.그러나 지난 96년 15대 총선에서는 25개 선거구 가운데 민주당의 전신인 국민회의가 12곳,신한국당이 13곳에서 당선자를 냈다.이후 종로 재선거에서 국민회의가 승리,세력균형이 팽팽하다.정권교체후 첫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전의 ‘우세’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의 포인트다.현역의원 분포에서는 민주당14개,자민련 2개,한나라당 9개 지역구를 분할하고 있다. 민주당은 북한산·도봉산을 끼고 있는 서대문·은평·종로·성북·도봉·노원·중랑구 등 북부외곽 지역에 탄탄한 ‘벨트’를 형성하고 있다.한나라당은 한강을 끼고 있는 마포·용산구,도심인 중구와 동대문·성동구에서 지지도가 좋다는 자체분석을 내놓고 있다.결국 지역적 특성에 더해 각 당이 얼마나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는 인사를 내세우느냐가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민주당 ‘북부외곽 벨트’에는 간판 스타들이 즐비하다.중랑갑의 이상수(李相洙)의원,성북갑의 유재건(柳在乾)의원,강북갑의 김원길(金元吉)의원,강북을의 조순형(趙舜衡)의원,도봉갑의 김근태(金槿泰)의원,도봉을의 설훈(薛勳)의원,노원을의 임채정(林采正)의원,은평갑의 손세일(孫世一)의원,서대문을의 장재식(張在植)의원 등이 나름대로 난공불락의 아성 구축에 진력하고 있다. 노무현(盧武鉉)의원이 떠난 종로구에는 이종찬(李鍾贊)전국정원장이 고토 회복을 노리고 있다. 15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당선됐던 몇몇 지역에서는 그야말로 ‘전면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흥미로운 전투가 예상되는 곳은 성북을·은평을.성북을은 민주당의 신계륜(申溪輪)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한나라당 강성재(姜聲才)의원의 재대결이 예고돼 있다.은평을은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의원에게 도전하는 민주당 파트너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 역시 격전지역으로 지목돼 있다.민주당에서 이원형(李元衡)전의원과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날린 이석형(李錫炯)변호사,고대총학생장 출신인 오영식(吳泳食)씨가 공천 신청을 냈다. 중구에서는 민주당의 정대철(鄭大哲)전의원과 한나라당 박성범(朴成範)의원의 명예를 건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용산은 한나라당 서정화(徐廷和)의원이지역구를 포기할 움직임이어서 신진 세력들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민주당에서는 오유방(吳有邦)위원장과 이상철(李相哲)한국프리텔사장이,자민련에선 설송웅전용산구청장이,한나라당에서는 진영(陳永)변호사가 공천을기다리고 있다. 자민련 김학원(金學元)의원이 충남 부여로 떠난 성동을에는 민주당 김한길전청와대 정책수석이 ‘한나라당 벨트’ 허물기에 나섰다.한나라당에서는 설영주 위원장,자민련에서는 개그맨 김형곤(金亨坤)씨 등이 준비하고 있다.자민련 노승우(盧承禹)의원이 지키고 있는 동대문갑은 중견 언론인 출신의 도전이 거세다. 민주당은 한국일보 출신의 황소웅(黃昭雄)전 국민회의 부대변인이,한나라당은 이동화(李東和)전 서울신문 주필, 장광근(張光根)부 대변인 등이 공천신청을 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 ‘군필자 가산점제’ 보도 분석

    “근시안적 대책으로 ‘평등권 실현’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지난해 말 헌법재판소의 군필자 가산점제 위헌판결과 올해초 정부가 이를‘국가 봉사경력’으로 인정,유지하기로 한 것에 대한 각 신문의 보도태도를 놓고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이사장 성유보)이 내린 결론이다.대부분의 언론이 가산점제도의 문제와 찬반여론 내용을 심층 분석하기 보다는 남녀 성대결을 부추기고,PC통신 여론을 인용한 흥미성 보도에 치우쳤다는 비판을 면치 못한 것이다. 민언련은 헌재 판결 이후 경향,문화,조선일보 등의 사설에서 “헌재의 판결은 인정하는 듯 보이지만 전체 논지상으로는 애매하고 편파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반면 한겨레(12월 29일자)는 ‘본질 벗어난 군필자 가산 공방’이란 사설에서 “이번 논란이 소수 약자를 공격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군복무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길 바란다”면서여러 대안을 제시,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 민언련은 경향,중앙,한국일보 등은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그룹에 대한 의견을 거의 반영하지 않는 등 편파적 보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특히 1월초 정부여당이 내놓은 보완책에 대해 동아,조선일보 등은 이를 정치적 논리로만 해석,문제해결을 위한 거시적 안목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미경기자
  • [매체비평] 평가부터 하려는 ‘신문의 오만함’

    1월3일,새 천년을 맞는 김대중 대통령의 신년사 ‘새 천년,새 희망’에 관련하여 주요 일간지들은 모두가 일면 톱으로 보도하고 사설과 종합면을 통하여 신년사의 의미와 내용을 자세하게 분석 보도했다.그러나 꼼꼼히 관련 보도태도를 보면 신년사를 긍정적으로 보며 환영하는 신문과 부정적인 견해와우려를 표명하는 신문,신년사 내용과 주변의 반응을 중심으로 보도하는 신문으로 나눌 수 있었다. 대부분의 신문들은 경제 및 교육 부총리의 신설을 자세히 다루었으며 여성부에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한겨레는 경제 부총리와 교육 부총리,여성부신설 모두를 환영하며 의미를 부여하였으나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등은 경제부총리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교육 부총리와 여성부 신설에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부총리제의 신설은 적절한 조치로 여겨진다며 부총리제에 대한 기대와 여성부 신설에 의미를 부여한 반면,조선일보는 사설 [2년만에 번복되는 작은 정부론]에서 ‘작은 정부’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정부가 확대된 정부조직 개편을 발표한 것에 따른 충분한 설명을 요구하고 “총선용 선심정책의 일환으로 교육 부총리와 여성부 장관이 부활한다는 분석”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도 사설 [대통령 신년사 총선 홍보?]에서 대통령의 신년사가 “연두 시정연설인지 아니면 새 천년 민주신당(가칭)의 총선 공약인지 혼란스럽다”고 비판했다.경제 부총리와 교육부 장관의 승격,여성부 신설의 발상은무리하기 짝이 없으며 “아무리 좋게 봐도 선거용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중앙일보는 또 만평 [김상택의 만화세상]에서도 DJ가 JP와 TJ의힘을 빼기 위해 부총리급을 신설했다는 내용의 만평을 실었다. 동아일보는 사설 ‘김대통령의 신년사’에서 복지 정책의 확대는 정부가 신자유주의 전략의 부작용에 눈을 돌린 것이라고 평가했다.이 신문은 “자칫 4월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선거 공약의 나열이 아니냐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하겠다는 당초의 약속과 어긋나며,신년사의 문제점은 이 신년사가 정당 총재 자격으로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김대통령 2000 신년사’에서 “정보화 사회 조기 진입을 위한 계획을 밝힌 것은 미래 지향적이라는 평가”라고 하고 “교육부 장관의 승격은 신선한 발상이라는 반응”과 “신년사 내용이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 일변도라며 순수성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도 있다”며 중립적인 보도태도를 유지하려 했다.문화일보는 신년사 요지와 관련부처 반응 중심으로 보도했고,대한매일은 신년사 전문을 싣고 부문별 핵심 내용을 점검하고 관련부처와 각계의 반응을 객관적으로 보도했다. 지식 정보화시대와 관련한 청사진에 대해서는 신문 모두가 환영하며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그러나 김대통령의 신년사 중 남북 경제공동체 구성방안에 대해서는 한겨레는 높은 평가를,동아일보와 한국일보는 관심을 표명하며현실성과 북측의 진지한 검토를 기대하는 사설을 썼으나 타 신문들은 남북경제 공동체 구성에 대해서는 지면을 할애하지 않았다. 결국 신년사 관련 보도태도의 큰 문제점은,신년사를 국민이 아니라 신문사의 입장에서 보도했다는 점이다.또 하나 지적할 점은 신년사를 평가하기보다는 신년사에서 제기된 청사진으로 달라지는 것들이 무엇인가를 먼저 따졌어야 했다는 점이며, 실현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점검을 함으로써 청사진의허실을 밝혀보는 보도가 되었어야 했다는 점이다.평가부터 해보려고 하는 신문의 오만함,이젠 그만두어야 하지 않을까. KNCC 언론모니터팀장 임순혜
  • 野 공천신청 ‘東高西低’

    한나라당 4·13 총선 공천신청자 공개 모집이 10일 마감됐다. 마감일을 맞아 접수창구는 아침부터 신청서를 내려는 사람들로 혼잡했다.오후 2시 현재 신청자는 237명이었으나 마감시간이 임박하면서 신청서류가 몰렸다. 신청자 가운데는 현직관료,군장성,언론인 등 비공개 신청자도 21명이 포함돼 있다. 전·현직 언론인 중에는 이동화(李東和) 전 서울신문 주필이 서울 동대문 갑에,조명구(趙明九)한국일보 논설위원이 충북 청주 흥덕에 신청서를 냈다.또프로씨름선수였던 이만기 인제대교수가 경남지역 접수를 저울질 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이회창(李會昌)총재도 이날 오후 송파갑으로 신청서를 제출했다.그러나 조순(趙淳)명예총재와 이기택(李基澤)전총재대행은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부산 동래을 지구당위원장인 이전대행은 선거구가 확정된 뒤 신청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요당직자 중에는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만이 지역구인 진주을에 신청서를 냈다. 영남권에 많은 신청자들이 몰린 것에 비해 호남과 충정지역에는 신청자가적어 동고서저(東高西低)현상을 보였다. 상당수 전국구 의원들도 지역구 출마의 뜻을 보였다. 김찬진·김홍신(金洪信)·윤원중(尹源重)·김영선(金映宣)의원이 각각 서울 서초갑,강남갑,송파병,양천갑에 신청했다.또 전국구 안재홍(安在烘)의원은 경기 고양·일산에 신청서를 접수시켰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은 부산지역에 신청서를 냈다.김광일(金光一)전청와대비서실장은 국민회의 김운환의원 지역구인 해운대·기장갑에,최광(崔洸)전복지부장관은 국민회의 서석재(徐錫宰)의원 지역구인 사하갑에 신청서를 냈다. 또 문정수(文正秀)전부산시장은 와병중인 최형우(崔炯佑)의원 지역구인 연제에 신청서를 냈다. 박준석기자 pjs@
  • 미리 가 본 16대총선 격전지

    16대 총선은 여야간 그 어느때보다도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전국의 주요격전지를 미리 점검해 본다. 서울 강서을은 여권 공격수로 이름높은 한나라당 이신범(李信範)의원을 낙선시키겠다며 여권이 ‘전략지역’으로 꼽고 있어 접전이 예상된다.민주신당(국민회의) 장성민(張誠珉)전 청와대상황실장이 맞상대하겠다고 기염을 토하는 가운데 국민회의 박홍엽(朴洪燁)부대변인도 일찌감치 지역구에 뛰어들었고 박항용(朴亢用)변호사도 가세, 여당공천 교통정리부터 관심사다. 동작을은 한나라당에서 입당한 국민회의 유용태(劉容泰)의원과 권토중래를꿈꾸는 박실(朴實)국회사무총장간의 여당 공천싸움이 뜨겁다.벌써부터 박총장이 유의원을 선거법위반으로 고발하고 선관위가 검찰에 수사의뢰하는 등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여권의 후보 정리가 우선 되어야 한나라당 맞상대가 확정될 것 같다. 성동을은 민주신당의 임종석(任鍾晳) 전 전대협의장과 이득렬(李得洌) 전 MBC사장 등과 한나라당 설영주(楔永珠)위원장,자민련 신상철(申尙澈)위원장,개그맨 김형곤(金亨坤)씨 등이 모두 출마의 뜻을 두고 있어 어느 지역구보다 경합이 뜨겁다. 서대문갑은 5선의 국민회의 김상현(金相賢)의원의 아성에 연대 총학생회장출신의 한나라당 이성헌(李性憲)위원장과 민주신당 우상호(禹相虎)씨가 도전장을 냈다.386세대의 거센 도전을 받아 여권 중진이 저력을 발휘할지 한치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자민련 정석모(鄭石謨)의원이 아들인 정진석(鄭鎭碩)전 한국일보 논설위원에게 지역구를 넘겨준 충남 공주도 승패를 쉽사리 점치기 어려운 접전지역이다.재선 출신의 한나라당 이상재(李相宰)위원장과 윤재기(尹在基)전의원 등이 함께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충주는 신당의 이원성(李源性)전 대검차장,한나라당의 한창희(韓昌熙)부대변인,자민련 김선길(金善吉)의원,무소속 이시종(李始鍾)충주시장,김호복(金浩福)전 대전지방 국세청장,유병국(兪炳國)전 충북지방경찰청장,임호(林虎)변호사 등의 출마의지로 선거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국민회의 지지기반인 호남지역과 한나라당 지지기반인 영남지역에서는 각각 여야의 공천이 곧당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내부 공천 경쟁부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여야 대결보다 공천구도가 더 관심이 있는 셈이다. 전북 정읍은 동교동계인 윤철상(尹鐵相)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김원기(金元基)전 노사정위원장,나종일(羅鍾一)전국정원차창,김세웅(金世雄)아태재단 민주지도자회의 사무총장,안병선(安炳善)명지대교수 등 이래저래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깊은 인연을 가진 후보들의 난립으로 공천 과정에서 심한 각축이 예상된다. 대구 서갑과 서을은 여야간 격돌보다 선거구 통합시 누가 한나라당 공천을받을지를 놓고 물밑 경합이 심하다.서갑의 백승홍(白承弘)의원은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등 당지도부를 찾아 다니며 ‘운동’을 하고 다니고 있고,강재섭(姜在涉)의원은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경북 청송·영덕은 김중권(金重權)전청와대 비서실장의 ‘화려한 도전’을한나라당 김찬우(金燦于)의원,김현동(金顯東)씨 등이 막아낼지 주목된다.이지역은 영양 봉화 울진과 통합될 경우 한나라당 김광원(金光元)의원까지 끼어들어 선거구도가 한층 복잡해진다. 최광숙 김성수기자 bori@
  • 새 즈믄해 맞이 광화문서 국민대축제

    천년의 유장한 세월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새로운 천년이 시작된다. 그거 대한 역사의 전환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는 다양한 밀레니엄 이벤트가펼쳐진다. 새 천년의 장엄한 아침해를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유명한 일출장소로모여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릉도의 성인봉을비롯전국에서 지방자치단체,종교단체 등의 주최로 다양한 해맞이·해넘이행사가펼쳐진다.새천년준비위원회는 독도,강릉 정동진,포항 호미곶,울산 간절곶,부산 해운대, 제주 성산일출봉 등에서의 해맞이 행사와 변산반도에서의 일몰행사를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진행한다. 새천년준비위원회는 특히 화합과 상생, 평화와 희망의 새 천년을 기원하는화려하고 웅대한 밀레니엄 행사를 광화문 일대에서 펼친다. 전국에서 펼쳐지는 새 천년맞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12월31일 오후 11시부터 2000년 1월1일 0시30분까지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새 천년맞이 국민대축제-광화문 2000’.12만명의 시민과 6,000여명의 출연진이 한데 어우러져가는 천년을 마감하고 평화와희망의 2000년을 맞는 대축제를 펼친다.광화문 축제는 KBS로 생중계되며 CNN과 로이터통신을 통해 세계 210개국에도 생중계 된다. 국민 대축제는 제1부 ‘한민족 새 즈믄해 대행진’과 제2부 ‘생명의 빛,불꽃 축제’로 구성된다.제1부는 31일 오후 11시 변산반도의 마지막 햇빛이 광화문의 ‘천년의 불’에 점화되면서 막이 오른다.‘천년의 불’은 지름 3m,밝기 2,000만 촉광의 세계 최대 불꽃으로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만들어진 32m의 거대한 시계추 위에서 불을 밝힌다. 11시 6분부터 11분까지는 우리나라가 세계의 중심이고자 하는 희망이 담겨있는 불꽃발사 행사가 펼쳐진다.서울 세종로가 세계의 중심,우주의 중심임을 연출하기 위해 세종로의 도로 원표(元標)에서 불꽃을 발사하면 한국통신 건물 옥상에서는 ‘마라도’라고 쓴 불꽃이 터지며 세종문화회관에서는 ‘피지’,동아일보에서는 ‘도쿄’,종합청사에서는 ‘베이징’,대한매일(프레스센터)에서는 ‘케이프 타운’,한국일보에서는 ‘런던(그리니치)’,조선일보에서는 ‘뉴욕’,문화관광부에서는 ‘백두산’이라고 쓴 불꽃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합창단이 노래하는 박문영 작사·작곡의 ‘역사는 흐른다’가 울려퍼지는가운데 11시13분 ‘역사의 수레’ 행사가 시작된다.김구·세종대왕·이순신·김유신 등 12명의 역사의 인물로 분장한 출연자들이 탑승한 12대의 수레행진이 이루어진다.‘오는 천년’ 퍼레이드에는 평화·생명·건강 등 12가지 주제로 장식된 ‘광화문 발 즈믄해 열차’로 운행된다.즈믄해 열차에는 유진박,유태평양,이승엽,휴먼 로봇 등이 탄다. 11시 44분에는 광화문 상공에 우주선이 나타나며 교보빌딩 옥상으로부터 우주인이 내려온다.그후 세종로 거리에 모든 조명과 ‘천년의 불’이 서서히꺼지며 11시 58분부터 새천년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시계추가 움직이며 레이저빔으로 빌딩에 카운트다운 숫자가 10부터 0까지 나타난다.카운트다운이끝나는 순간 시계추의 ‘1999’ 숫자가 ‘2000’으로 바뀐다.1,999개의 연이 광화문 일대 여러 빌딩에서 일제히 날아오르고 불꽃이 터진다.강남에 있는아셈 빌딩과 제주도의 일출봉 분화구에 불이 켜지며 카운트 다운 행사는 끝난다. 카운트 다운이 끝남과 동시에 시계추가 멈추며 2000년 1월 1일 0시 제2부‘생명의 빛,불꽃 축제’가 ‘즈믄동이 탄생’을 알리는 ‘X파일’ 공개와함께 시작된다.전국 50개 산부인과에서 태어나는 ‘밀레니엄 베이비’의 모습과 울음소리가 KBS로 중계되고 두루넷을 통해 인터넷으로도 중계된다. 0시 2분 부터 약 1분간 김대중 대통령과 만델라,바웬사 등 4명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평화의 메시지가 전해진다.곧 이어 대형 불꽃이 광화문 일대를밝히고 서울의 남산,북악산과 안산,낙산 등에서도 화려한 불꽃놀이가 2000년의 밝은 미래를 연다.5분부터는 세종로에 만들어진 무대에서 액정화면 TFT-LCD TV 카드섹션 ‘천년의 눈동자’가 펼쳐진다. 2000년 1월에 생일을 맞는 2,000명을 위한 생일잔치가 6분부터 7분30초동안세종로에서 벌어진다.박세리도 생일잔치에 참가한다.생일축하연은 고풀이와평화나누기로 이어진다.유엔가입 188개국의 국기와 각나라 언어로 쓴 ‘평화’라고 쓴 고자락이 35m 높이의 크레인에서 펼쳐진다.사물놀이·길놀이 참가자,외계인,외국인,시민 등이 한데 어우러져 대화합을 위한 신명나는 춤의한마당을 연출하며 광화문 밀레니엄 축제의 대단원은 막을 내린다. 이창순기자 cslee@ (END)
  • [굿모닝 새천년] (17)남녀의 性평등

    지난 8월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장명수씨가 한국일보 사장에 취임했다.그는 후배여성들에게 “자신의 꿈에 한계를 두지 말고 적극적인 삶을 살 것”을 당부했다.또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최근 특집기사에서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를 향한 여성의 소리없는 혁명은 이미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다양성의 시대’라 일컬어지는 21세기.새로운 한 세기를 앞두고 남성과여성의 경계선이 무너지고 있다.미래학자들은 다음 세기는 남성 영역에 도전하는 여성의 시대,즉 ‘섬세함’과 ‘정교함’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여성들의 이같은 ‘장미빛 꿈’은 현재형으로 어느새 우리곁에 바짝 다가서 있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여성을 인정해 발전한 사례가 수없이 많다.예컨대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지가 획기적으로 발전한 배경이 여사장이 들어서면서부터였고 대처 전 영국총리는 ‘철의 여인’이란 별칭답게 고질적인 ‘영국병’을 치유했다. 그러나 여성의 사회진출에는 아직 많은 장애가 도사리고 있다.유엔여성회의가 최근 국제의회연맹(IPU)에서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79개국 의회에서 여성의 비율은 12.9%로 지난 95년의 11.3%에 비해 미미하게 늘어났다. 최근 유엔(UN)과 세계 각국은 이같은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기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UN은 지난 45년 창설 이후 유엔여성차별철폐협약(CEDAW)을 채택하는 등 여성권리를 찾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치면서 ‘여성 해방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도 지난 84년 UN에 가입한 이후 남녀고용 평등법,여성발전 기본법,영·유아보육법 등을 제정하는 등 정부차원의 여성 우대정책을 펴고 있다.여성학자들은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다음 세기에는 가부장적 사회에서 굳어진 여성에 대한 편견과,남성과 여성의 역할에 대한 그릇된 고정 관념의 타파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국가차원에서 출산휴가,낙태 등 여성의 쟁점들에 대한 정책과 가정과 학교에서의 남녀 동등인식 교육도 우선돼야 한다고 말한다.이와 함께 그동안 평가받지 못했던 가사노동을 수치화해 여성의 역할을 사회적인 측면에서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 여성민우회 이경숙씨는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게 될 새 천년에는 여성의 능력을 인정하고 계발하는 정책을 우선하는 공정한 게임 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여성의전화 박영현씨는 “이제 여성들은 ‘여성의 의무’,특히 ‘모성’이란 이름으로 지워지는 양육부담을 덜어야 하며 남성들도 기존의 남녀가치관에서 벗어나 동등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그러나 무엇보다도 여성 자신이 남성 위주의 사회관념의 틀을 깨 사회 참여에 적극 나서는 사고의 발상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기홍기자 hong@ * * 한국사회에서의 여성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영역은 아직까지 그렇게 넓은 편은 아니다.유교적인사회 분위기도 그렇커니와 여성 자신의 노력도 만족할 만한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요즘 전통적인 남녀 관계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여성의 자아실현욕구가 분출되면서 여성들이 모든 분야에서 남성에게 거센 도전장을 내밀고있다. 최근 몇년간 각종 국가고시에서 나타난 여성돌풍은 이같은일면을 잘 보여준다.올해만 보더라도 사법고시에서 합격자 709명 가운데 여성이 전체의 17. 2%인 122명에 이른다.비율은 낮지만 한해에 100명 이상의 합격자가 나온 것은 사상 처음이다. 성의 평등화 바람은 젊은세대인 대학가에서 가장 세차게 불고 있다.그동안‘금녀의 지대’로 여겨지던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 회장 등에 올들어 여학생이 대거 진출했다. 이는 이념성과 투쟁성이 탈색되고 학생복지와 학내 민주화가 쟁점으로 등장하면서 ‘섬세한 정치기술’,즉 여성성이 중요한 덕목이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연세대에서 지난달 학교사상 처음으로 여학생이 총학생회장에 당선된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연세대 사회학과 유석춘(柳錫春)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여권신장 흐름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뿌리내리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여성정책의 잣대가 되는 여성공무원 숫자도 완만한 증가 추세에있다.지난 97년에는 92만3,700여명 중 28.7%인 26만5,100여명에 이르던 여성공직자 수가 지난해에는 88만8,200여명중 29.7%인 26만3,800여명으로 1%포인트 늘었다.특히 국민의 정부 들어 1급이상 위치의 여성이 모두 7명에 이르는 등 여성파워가 막강해지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여성이 활동하기에 편한 곳은 아니다.정계의 경우 여성 국회의원은 11명(3.6%)에 불과하다.광역의원도 41명(5.9%)이며 기초의원은 56명(1.6%)로 여성의 정치 참여율은 극히 낮은 실정이다.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상당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기업체에서 여성이사,사장 등이 탄생하면 사회의 주목을 끄는 현실도 여성의 지위가 열악함을 반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따라서 앞으로 여성들의 의식변화,사회의 여성을 보는 시각변화 등이 꾸준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정기홍기자 *밀레니엄 인터뷰-여성단체연합 申惠秀공동대표 “남녀평등을 공식적으로 부정하는 사람은 없습니다.그럼에도 가정이나 직장,사회에서 남녀차별은 여전합니다.이런 불평등을 해결할 열쇠는 호주제 폐지 뿐입니다” 여성의 권익 찾기에 앞장서고 있는 신혜수(申惠秀)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겸 여성의 전화연합 대표.그는 “21세기를 ‘여성의 세기’라는 분홍빛 수사로 부르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 ‘호주제의 폐지’가 이뤄져야 비로소 남녀평등의 단초가 열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호주제는 봉건적 부계혈통주의를 기본정신으로 삼고 있어,비뚤어진 남아선호사상을 확산시키고 여성의 자기비하를 유도하는 나쁜 효과를가져온다.아울러 역사적으로도 일제가 우리 민족을 관리하기 위해 도입한 반민족적 제도라는 점에서 철폐가 시급하다는 것이다.“호주제를 타파해야 여성의식이 봉건성으로부터 자유스러워질 수 있다는 상징성 때문에 호주제 철폐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신대표는 지난 87년 남녀고용평등법과 89년 가족법 개정,97년 가정폭력방지법 등 각종 법률의 제·개정에 힘써온 맹렬 활동가.그는 지금껏 한 일 가운데 가정폭력방지법 제정추진 범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을 맡아 법률제정을이끈 것을 가장 보람있는 일로 기억하고 있다. “법률을 만들려면 서명운동에서 부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이런과정에서 절로 홍보가 이루어지며 주변의 의식 변화도 가져올 수 있지요.따라서 호주제 폐지운동은 언뜻보면 기존 문화자체를 부정하는 과격한 것으로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남녀평등,즉 성의 인식을 바꿔가는 첫걸음이 되는것입니다” 그는 사회운동의 영향력 파급형태를 이같이 설명하면서 일례로 가정폭력에관한 사회의 인식변화를 들었다.가정폭력 문제의 경우 여성의 의식이 변화하면서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돼 법률 등에 새로운 규정이 반영됐다.그는 따라서 “여성들이 호주제 폐지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 그만큼 여성의 시대도 빨리 다가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세계 비정부기구(NGO)대회에서 양성평등분과위원장을맡아 한국여성이 처한 현실을 세계에 알리는 데 힘을 쏟았던 신대표는 21세기를 맞는 여성의 자세에 대해서는 ‘섬세함과 합리성,참여’를 꼽았다. “보다 섬세하고,보다 합리적이며,인맥 등 연고주의로부터 자유로운 여성이 되어 경제·정치계에서 제몫을 수행할 때,우리 여성도 한국적인 사회문제에서 벗어나 세계속의 여성이 될 수 있습니다”허남주기자 yukyung@
  • 강준만교수 ‘한국의 언론인1’ 발간

    언론계 최초로 종합일간지의 여사장 취임,언론사주의 탈세,현직 기자들의권언유착…. 올해 언론계를 풍미한 갖가지 화제와 사건들이다.한해가 마감되는 시점에서 전북대 강준만 교수(신방과)는 이런 언론계의 현주소를 반성하고 내일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한국의 언론인1’(인물과 사상사)이라는 책을 펴내고 중견언론인을 거침없이 평가해,관심을 모은다. 강 교수는 우선 김성우 한국일보 논설고문 등 중견언론인 10여명을 대상으로 삼았다. 강 교수는 김 논설고문을 ‘43년 묵은 한국 최고참 기자’라고 부르고,김삼웅 대한매일 주필은 ‘민주언론의 파수꾼’으로 묘사한다.그러나 김대중 조선일보 주필의 경우 ‘언론인인가,정치인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등 각언론인마다 다소 거칠지만 날카로운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강 교수는 “앞으로 꾸준히 속편을 낼 것”이라면서 “언론개혁은 곧 ‘사람’의 문제인 만큼 언론인에 대한 기록과 평가를 내림으로써 언론개혁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 [99여성계 결산] ‘법적 평등’ 급진전

    올해 여성계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성 정책개발과 정치세력화에 주력했다.그리고 ‘남녀차별 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및 ‘여성기업 지원에 관한 법’의 제정과 시행,‘남녀고용평등법’ 개정으로 여성지위향상의 법적 토대를마련했다. 법과 제도부분에서는 많은 성과가 있었으나 IMF이후 기업 구조 조정에서 여성이 우선해고 대상이 되고 여성들의 고용형태가 비정규직으로 바뀌면서 노동조건은 더욱 열악해지는 등 양성평등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 [여성의 정치세력화와 교육] 여성정치단체의 연합체인 여성정치 네트워크와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단체협의회 등 여성단체들은 내년 총선에 대비,여성후보자교육 뿐아니라 참모와 자원봉사자,정치지망생을 대상으로 정치교육을 진행했다.그리고 여성관련 공약개발을 위해 각계의견을 수렴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호주제폐지 운동 확산] 대표적인 남녀차별규정인 호주제의 문제점과 대안마련을 위한 토론회,거리캠페인과 100만인 서명운동을 통해 호주제폐지운동이여성단체 만이 아니라 시민단체로까지 파급됐다.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제정 및 시행] 각종 서비스와 정책 집행,성희롱 등 분야에서의 남녀차별을 금지하는 법이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가 내년부터 예능계 대입시 남녀구별 모집관행을 시정토록 하는등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과 시행] 이 법에 따라 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예비창업자와 벤처기업가를 대상으로 하는 정보통신창업지원센터가 이화여대,숙명여대,동덕여대,한양여대,서울여대 등 5개 여자대학내에 설치되었으며 중소기업청 지원으로 여성전용창업보육센터가 설립됐다. [여성활동지원을 위한 민간기금 재단설립] 여성의 능력개발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기금마련을 위해 100여개 여성단체가 모여 ‘한국여성기금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켰다.이는 최초의 민간여성기금으로 여성들에게 힘을 실어주는계기가 됐다. [황혼이혼에 대한 엇갈린 판결] 황혼이혼이 사회적인 관심사로 부각됐지만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승소와 패소로 엇갈렸다.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단하루를 살아도 자유롭게 살고싶다’는 말을 통해 평등한 부부관계 및여성의 가정내 지위에 대한 문제가 공론화되는 계기가 됐다. 이밖에도 공무원채용과정의 성차별을 가중시키는 군복무가산점 위헌소송운동과 여성우선정리해고에 대한 집단소송전개 등 고용과 관련된 움직임이 많았다. 그리고 여성운동 등에서 관심권 밖에 있던 ‘아줌마’(전업주부)들이 새로운 사회집단으로 등장했으며 문화분야에서도 페니미즘 시각으로 작품을 새롭게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그리고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의 ‘안티미스코리아 페스티벌’과 여대생들이 주최한 ‘월경페스티벌’은 여성이 더이상 피해자가 아니라 문제해결의 주체로 즐겁게 전면에 나서는 새로운 여성운동 패턴을 보여 주었다. 그밖에 한국일보 장명수씨가 한국언론사상 최초로 사장에 취임해 여성1호기록을 추가했고 방송인 백지연씨는 여성을 희화화한 언론에 대해 소송으로맞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강선임기자 sunnyk@
  • MBC 다큐 ‘20세기, 한국의 인물들’ 방송

    흘러간 시대를 정리하고 결산하는 데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당대를 대표하는 인물을 꼽아보는 것만큼 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것도 드물다. MBC가 20∼22일 밤11시 밀레니엄 특집 다큐멘터리 3부작으로 방송할 ‘20세기,한국의 인물들’편은 새 천년 목전에서 한국 현대사를 대표할 만한 인물들을 총정리하면서 20세기 마지막 장을 덮는 기획. 이 프로는 ‘지도자와 혁명가들’(20일)‘여성’(21일)‘영웅과 우상’(22일)등 3분야에서 각각 20명을 선정,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역사와 사회전반에미친 그들의 영향력과 인물 면면을 소개한다. 인물 선정위원으로는 권근술 전 한겨레신문사장,변형윤 전 서울대 경제학과교수,전성철변호사,장명수 한국일보사장,여성운동가 오한숙희씨,박명진 서울대 신문학과교수,영화기획자 심재명씨 등과 MBC PD 및 일간지 기자,여기에 6,000여명의 네티즌이 참여해 교차선정으로 공정성 높이기를 시도했다. ‘지도자와 혁명가들’로는 김구 박정희 김대중 이병철 정주영 김일성 이승만 전태일 장준하 김수환 전두환 문익환 김영삼박헌영 여운형 김우중 박노해 김종필 안창호 유일한 조봉암 등의 순서로 선정됐다. ‘여성’편에서는 박경리 이태영 정경화 장명수 최승희 나혜석 권인숙 김활란 박순천 김옥길 장영신 이효재 박완서 최은희 구성애 임수경 천경자 육영수 전혜린 윤심덕 공옥진 등이 소개된다. 또 ‘영웅과 우상’에는 손기정 서태지 박찬호 조용필 박세리 백남준 황영조 차범근 김민기 안중근 이미자 정명훈 신성일 최진실 성철스님 김지하 안성기 김지미 유관순 이문열 조치훈 등이 올랐다. 손정숙기자 jssohn@
  • 현직기자 홈페이지‘사이버 세계’서 각광

    인터넷시대를 맞아 현직기자들의 개인홈페이지가 늘고있다.현재 운영중인기자들의 홈페이지만 해도 50여개.취재현장의 이야기와 언론사 취업정보를비롯해 각 분야의 전문지식 등이 담겨있어 네티즌들의 호응이 높다. 취재기사 및 생활속 이야기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홈페이지로 나성엽기자(동아일보)의 ‘살맛나는 사는 얘기’(home.hanmir.com/∼newsda2)등 20여개.이성주기자(MBC)의 ‘뉴스리포터’(user.chollian.net/∼foolsj)도 이에 속한다. 정치와 경제,사회,문화 등 전문분야의 정보를 제공하는 홈페이지들도 인기가 높다.최낙상차장(부산일보)의 ‘국회돋보기’(www.peacenet.co.kr/∼nasa),정종오기자(대한매일 뉴스피플팀)의 ‘사이버월드 엿보기’(members.namo. co.kr/∼ikokid)등은 깊이있는 정보로 네티즌을 사로잡고 있다.장병욱 기자(한국일보)의 ‘재즈 디렉토리’(www.sponge.co.kr/JAZZ)와 박강문 대한매일부국장의 ‘희망의 언어’(come.to/pensanto)도 전문성을 인정받는 사이트. 이밖에 오영상기자(광주매일)의 ‘포토광주’(www.focus.co.kr/oyss)등 사진기자들의 생생한 현장사진도 인터넷에서 즐길 수 있다. 김미경기자
  • [김삼웅 칼럼] 정례 여야 총재회담을

    왕대비의 3년상(喪)이냐 1년상이냐,제상 과일 순서가 청동백서(靑東白西)냐 그 반대냐 따위로 피투성이 싸움을 벌인 조선왕조의 정쟁을 두고 일본 관학자 호소이 하지메는 “조선인 혈맥에 특이한 검푸른 피가 섞여 있어서” 당쟁이 여러 대(代)에 걸쳐 계속되고 결코 고칠 수 없다는 ‘체질론’을 폈다. ‘당쟁’이란 용어도 대한제국의 학정참여관을 지낸 시데하라(幣原坦)가 1907년에 처음으로 이 용어를 쓰면서 조선시대를 당쟁사로 규정했다. 이들의 주장대로 우리(민족)는 체질적으로 정쟁이 심한,고칠 수 없는 고질인가.어느 나라든 정쟁은 있기 마련이다.우리보다 심한 나라도 있고 덜한 나라도 있다.그런데도 일인들이 유독 한국인을 당쟁이 심한 민족으로 폄하하면서 체질론을 편 것은 열등민족으로 만들어 저들의 지배를 합리화하려는 음모가 깃들였다. 이같은 사력(史歷)에도 불구하고 요즘 우리 정치판을 보면 정쟁이 심해도너무 심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국민은 정치불신이 정치혐오감으로 번지는데 여의도에서는 뜻 있는 소수의 작은 ‘자성(自省)’의 목소리뿐이다.우리정치는 정책대결이나 새 밀레니엄 준비,국민통합 등 본연의 아젠다는 증발한 지 오래이고 폭로와 독설과 변칙과 파행으로 세월을 보낸다.사사건건 대결이고 원색적인 욕설 아니면 상대방 뒤통수 치기다. 지금 국회에는 민생과 직결된 법안,시급한 세법개정안,개혁입법 등 584건이낮잠을 자고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의 2001년 시행을 내용으로 하는 소득세법개정안,비위공무원의 관련업체 취업금지를 위한 부패방지 기본법,불고지죄 등을 삭제하는 국가보안법개정안,방송법,통신비밀보호법 등 시급히 고치거나 제정해야 할 법안들이 산적해 있다.사고가 터지고 문제가 일어나면 법률과 제도를 고쳐서라도 시정하고 개선토록 하는 것이 국회의 본분이다.그런데 이런 노력은 하지않고 정치투쟁으로만 소일하니 나라꼴은 엉망이 되고 국회는 존재가치를 잃어가고 있지 않은가. 국정이 표류하고 국회가 지탄의 대상이 되고 정치가 혐오받는 데는 일차적으로 거짓과 폭로와 폭언으로 국회의원의 품위와 기능을 망가뜨린 ‘망둥이’들에게 책임이따르지만 결과적으로는 3당 총재에게 귀책된다.순자(荀子)의 치사(治事)편에 “나라의 치평(治平)은 군자가 낳고 나라의 혼란은 소인이 낳는다”고 했다.비록 소인들이 혼란을 만들었지만 ‘군자’들이 이를 수습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3당 총재는 한 달에 한번 또는 두 달에 한번씩이라도 정례 총재회담을 열어 국정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따질 것은 따지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정치의 패턴을 바꿨으면 한다.여당 총재는 대통령이니까 국정의 1차적 책임이 있고,공동여당 대표도 ‘집권당’의 위치에서 책임이 크지만 야당총재도 ‘원내 제1당’의 책임이 적다고 하기 어렵다.우리는 정당정치를 기본으로 하는 정치체제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원내정당의 책임은 국정에서 면탈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에서 3당 총재는 권위와 당파심과 이해득실을 넘어서 정례 총재회담을 갖고 국사를 사심없이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대통령은 포용력있는 지도자로서 국정의 파트너인 야당 총재에게 필요한 정보와 현안을 알리고 야당 총재는 미래를 내다보는안목으로 국정에 협력과 비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흔히 오늘의 ‘정치부재’의 원인은 여당의 경우 “위만 바라보는 ‘비서정치’적 사고, 1인 중심의 의사결정구조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과 야당의 경우 “집권경험이 있는 정당다운 신중함과 국가이익을 생각하는 긴 안목이 결여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한국일보,신효섭 기자) 이제 3당 총재가 정치력을 발휘할 때가 되었다.11월 한달 동안 평균 23%나오른 국제원유값은 올해안에 배럴당 30달러를 넘어설지 모른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2년에 급한 불은 어느정도 껐지만 위기는 도처에 남아있다.빈부격차,실업자,절대빈곤인구,지역갈등,각종 사회병리가 심각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지도자들이 아집과 독선과 파당심리에서 정치개혁과국정협력을 외면한다면 국민의 심판은 매서울 것이다.3당 총재 회담을 정례화하여 얽힌 실타래를 풀고 밝고 희망찬 정치로 21세기를 맞기를 촉구한다. ‘당쟁’이 심한 민족이라는 멸시도 떨쳐버리고. [주필 kimsu@]
  • [매체비평]“왜 이제냐”와 “이제라도…”

    ‘고문경관’이근안 전 경감이 자수하고 나자,그간 우리 언론이 그 사람의체포에 얼마나 노력했는지가 궁금했다.한 개의 신문과 방송에서 캠페인 비슷한 것을 벌인 기억이 나는데,정작 신문기사 데이터베이스(94년치부터 수록)를 뒤져보니까 ‘이근안’을 언급한 사설은 12건,한겨레신문을 빼면 6건에불과했다.그것도 지난해 납북어부 2명이 재정신청을 낸 일을 계기로 한 것이었다. 언론은 이씨의 자수 배경에 관해 궁금증을 한껏 부풀렸다.현재까지도 고문조작 의심을 받고 있는 사건이라든가 그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겪은 사람들에게 조명을 비추기보다는,어떻게 숨어 있었는지,왜 지금 자수했는지 하는데에 지면을 더 썼다.흥미를 자극하기는 했지만,고문에 대한 경각심과 사회적 여론을 환기한다든지 고문 범죄의 공소시효 불인정 같은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한다든지 하는 일은 뒷전이었다. 특히 “왜 이제냐”는 문제 제기는 음미해 볼 만한 대목이다.어떤 사건이나 행위에 대해 발생 시점을 문제삼아 본질을 흐리고 추측과 의혹을 부추기는수법은 우리 언론이 잘 해온 일이다.정부나 기업의 어떤 발표가 있으면 “왜 지금이냐”는 것이고,비리나 탈세의 조사가 시작되거나 당사자가 소환,구속되어도 “왜 이제냐”는 것이다.사실 자체에 대한 판단은 뒤로 밀리기 마련이다.읽는 사람에게 재미는 있으되,사회 전체로는 음모론이 번성한다. 서경원 전의원이 자신의 밀입북 사건 수사에서 고문을 당해 ‘고정간첩’으로 몰렸다며 정형근 의원을 고발한 사건을 검찰이 수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이에 대한 주요 신문들의 반응은 역시 “왜 이제냐”는 것이다.그래서 “석연찮고 개운치 않으며”(동아일보),“보기 딱하다”(중앙일보)면서,“정권이 바뀌면 간첩사건도 재수사하느냐는 냉소적 시각”(한국일보)을 전달한다.그들이 보기에 이 사건은 여권의 “정형근 때리기와 연관된 정치적사건”이며(문화일보),“결국은 정치적으로 풀어야 마땅하다”(중앙일보).이런 글을 쓰신 분들에게는 국회 의사당 앞거리에서 1년 넘게 농성을 벌이고있는 ‘의문사 및 민주화운동 유가족’ 사람들을 한 번 만나 보기를 권한다. 그래서 고문조작 의혹 사건을 “이제라도” 재수사하는 것을 다행스럽게 여기고 결코 정치적으로 흐지부지되지 않기를 바라는 시각도 있음을 확인하고전달해주기를 바란다. 정치적 타결에 단호히 반대하는 신문이 있어 눈길을 끈다.한겨레가 아니라조선일보라는 점이 놀랍다.이 신문은 “모든 것은 철저한 법리에 의거해 진행돼야지 추호라도 정치적인 주변정세에 이용당하거나 영향받아서는 안 된다”고 한다.법리에 의한 해결이 무엇인지는 그 다음 대목을 읽어보면 짐작이간다.“10년 가까이 지난 옛 사건의 수사과정에 고문행위가 있었는지를 무슨 방법으로 판별할 수 있으며,설령 있었다 해도 관련자들의 진술에 의존해서만 수사할 경우 과연 증거능력이 있는지 알 수 없다.”수사하나 마나한 사건이니 기각하라는 이야기로 들린다. 왜 그래야 하는가?“서경원 사건은 우리 사회의 그 동안의 준거 전체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수도 있는” 사건이기 때문이다.진실도 규명해야겠지만 “다만,다른 것도 아닌 간첩죄 해당사건까지 정권이 바뀌면 재수사로 가야 하는지” 심각하게 숙고해 보아야 한단다.이에 대해 고문 범죄는 밀실에서 자행되기 때문에 다른 사건보다 진술과 정황증거가 중요하다는 점,흉악범이든국사범이든 수사과정에서의 고문이 자행되었다면 기소조차도 효력을 잃는 외국 사례 따위를 지적하는 것은 부질없을 것 같다.다만 조선일보가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우리 사회의 준거가 무엇인지,간첩은 고문해도 된다는 것이 그것인지 궁금할 뿐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솔직히 겁이 난다.조선일보가 서경원 사건을 놓고“전 사회적인 탈권 투쟁의 하위 차원”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탈권투쟁’에 조금만치도 관심이 없고 오히려 겁이 나는 필자로서는 같은 신문의 2월 22일자 사설의 요지를 인용하는 것으로 그만두겠다.“총풍 사건 피고인들의 고문 주장을 검찰은 수사팀을 교체해서라도 재수사에 착수하고 철저히조사해 실체를 분명히 밝혀내야 한다.”[엄주웅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실장]
  • [언론대책 문건 조작 파문] 언론계 안팎·반응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국회에서 폭로한 ‘언론대책 문건’의 작성자가 현직기자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언론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언론계 안팎에서 다시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언론사 소속 기자들이 자사이익이나 사주의 비리비호에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기자사회의 자성과 일대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또 무제한의 언론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한국언론이 ‘언론자유’라는 이름 아래 허위사실을 유포시키거나 특정 정파를 편드는 등 이성을 잃은 행위에 대해서는 이제 소비자가 나서서 심판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원로언론인 정경희씨(전 한국일보 논설위원)는 “현재 한국의 언론상황은대단히 자유로운 편이며 적어도 권력으로부터의 제약은 없다고 본다”며 “오히려 경영구조에서 비롯한 문제점이 현재의 왜곡된 언론상황을 낳았다”고 진단했다.정씨는 또 “권력기관의 언론의 보도에 대한 이의제기를 언론탄압이나 간섭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극도의 언론자유가 보장된 미국에서조차 홍보관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특히 정씨는 “현재 한국의 기자사회는 극심한 가치혼란을 겪고 있으며 모두 월급쟁이로 전락한 상황”이라며 기자사회의 일대 각성을 촉구했다. 언론개혁의 첫걸음은 우선 정간법 개정 등 법적,제도적 장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다시 제기됐다.3년째 정간법 개정을 주장해오고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전해철(변호사) 언론위원장은 “소유구조 개선을통한 사주의 권한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정간법 개정은 현재 한국언론이 안고 있는 문제점의 상당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며 “시민단체가 언론개혁에 나서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이제는 국회나 당국이 나서서 마무리를 지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사이기주의나 사주의 정치적 견해를 감안,편파보도나 허위보도를 일삼는신문의 경우 소비자가 ‘불량상품 추방’ 차원에서 불매운동 등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한일장신대 김동민(신방과)교수는 “권력기관을 감시해야 할 언론이 오히려 권력기관화하여 영리추구,사회적 영향력 확대에 급급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소비자들이 이같은 3류신문을 ‘불량품’으로 간주,과감히 도태시키는 적극적인 ‘독자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언론개혁시민연대‘신문사주 비리와 소유구조 개혁’토론회

    최근 ‘중앙일보 사태’로 신문사의 소유구조 개선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높아진 가운데 언론개혁시민연대(언개연·상임대표 김중배)는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신문사주 비리와 소유구조 개혁’을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갖고 관련된 문제를 집중토론했다.이날 광운대 주동황 교수와 전 세계일보 편집국장인 김영호 언개연 정기간행물법 특별위원장이 ‘중앙일보 사태의 본질’,‘신문사주 비리와 소유구조 개혁’을 각각 발표했으며 이어 신문사노조위원장들과 언론관련단체 관계자,언론학 교수 등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첫 발제자로 나선 주 교수는 “중앙일보 사태는 사주의 비리가 밝혀져 사법처리되자 중앙일보가 강력대응함으로써 사주의 언론지배구조의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홍사장의 구속은 무엇보다도 ‘언론’이라는성역을 허물었고,따라서 시민단체와 여론조사의 지지를 받았다”면서 “연일 ‘언론탄압’을 외치는 중앙일보의 보도태도는 반성하는 태도없이 지면을사유화해 설득력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앙일보가 당시에는 굴복했다가 지금에 와서 정권의 언론탄압을 밝히는 것도 독자의 공감을 얻기 힘들다”면서 “특히 홍사장 탈세비리와 ‘부당한 언론간섭’은 별개라는 양비론은 중앙일보의 사주비호를 간과하는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중앙일보의 신문지면 뿐 아니라 소속 언론인들의 대응은 사주의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된 언론사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드러냈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언론사주가 편집권에 간섭하지 않도록 경영과 편집을 분리시키는 장치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호 특별위원장은 “최근 일부 신문사 사주들의 각종 불법·탈법행위가잇달아 터져 언론의 신뢰성이 위기를 맞았다”면서 “중앙일보가 사주의 구속에 대해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1인 체제의 소유구조에서 사주가편집권에 얼마나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지를 확인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조선,중앙,동아,한국일보 등 4개 족벌신문이 신문시장의 70% 이상을 독점하면서 신문사주들의 가치관이 여론을 지배해왔다”면서“족벌신문의 독점적 소유형태에서는 자본과 편집의 분리가 불가능해 사주가 편집권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재벌,족벌신문은 차입경영과 무모한 사업확장 등 재벌이익을극대화해왔고 그결과 IMF를 초래하는데 일조했다”고 강조하면서 “편집권의 독립을 통해 공정보도를 실현하려면 사주 및 그 관계인에게 집중돼있는 지분한도를 낯춰 소유분산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특위장은 “몇몇 신문사가 여론을 주도하는 현 언론체제에서는 진정한여론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국민적 지지와 법제화를 통한 정부의 타율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언개연이 재벌의 소유지배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정간법 개정을 입법청원한 것과 지난 6월 신문개혁위원회를 제안한 것 등 언론개혁을 외치는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 한국일보 신학림 노조위원장은 “언론사주의 비리는중앙일보뿐 아니라 족벌신문 모두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정부는 언론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불공정경쟁 등 기업으로서 언론사가 잘못하고 있는 문제들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민주언론시민연합 임상택 사무총장은 “언론사도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시민단체들은 재벌언론의 잘못을끊임없이 지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성공회대 김서중 교수는 “중앙일보 사태를 계기로 재벌언론의 소유구조를 제도적으로 바꿔나가는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서울시문화상 12명 발표

    서울시는 7일 올해 서울시문화상 수상자 12명을 선정,발표했다. 14개 부문에 걸쳐 서울의 문화발전과 문화예술 진흥에 기여한 시민에게 수여되는 서울시문화상(상금 1,000만원)은 올해 모두 51명이 후보로 올랐으며지구환경과학 및 영상 부문에서는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다.시상식은 서울시민의 날인 오는 2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부문별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인문사회과학 김안제(金安濟)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기초과학 최병두(崔柄斗) 서울대 명예교수▲생명과학 김성훈(金聖勳) 성균관대 교수▲문학 홍기삼(洪起三) 동국대 교수▲미술 하종현(河鐘賢) 홍익대 교수▲음악 안숙선(安淑善) 국립창극단장▲공연 황문평(본명 黃海昌) 한국연예협회 명예이사장▲교육 김귀년(金貴年)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 회장▲언론 이문희(李文熙)한국일보 상임고문▲출판 전병석(田炳晳) 문예출판사 대표▲건설 유복모(柳福模) 연세대 교수▲체육 김상겸(金相謙) 고려대 교수김재순기자 fidelis@
  • [문명자 회고록] 내가 본 朴正熙와 金大中(2)

    1970년 3월 17일 한강변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하기 전 정인숙(鄭仁淑)은 1년정도 미국에 체류했다.아들까지 낳은 정인숙이 도처를 다니며 청와대를 들먹이는 등 말썽을 일으키자 경호실장 박종규가 정인숙 모자를 미국으로 보낸것이다. 정인숙 모자는 워싱턴 16번가에 있는 ‘우드너’라는 아파트와 같은 호텔에한달 반동안 살다가 뉴욕으로 옮겼다. 당시 뉴욕에는 미국남자와 결혼한 한국여성들의 모임인 ‘한미부인회’라는 모임이 있었다.정인숙의 화류계 친구중에도 한미부인회의 회원이 있어 정인숙도 모임에 한두 번 나왔는데 그때정인숙을 본 기억이 있다.예쁜 얼굴의 젊은 여인이 모자를 쓴 남자아이를 데리고 왔는데 목소리가 용모에 어울리지 않게 남자같은 음색이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녀는 자신을 ‘미세스 박’이라고 소개했다.내가 물었다. “남편은 무슨 일을 합니까?” “재일교포 사업가예요”. 나는 그때 그 남자아이가 누군가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바로 정일권이었다.정인숙이 죽고난 뒤 ‘워싱턴 포스트’의셀리그해리슨 기자가 나를 찾아왔다.그는 ‘정인숙사건’을 취재중이었다.한국신문에는 어차피 실리지 못할 것이 뻔했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취재원을 밝히지말 것을 전제로 내가 가진 모든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며칠후 ‘워싱턴 포스트’ 1,2면에는 ‘한국의 크리스천 킬러 스토리’라는제목으로 셀리그 해리슨이 쓴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실렸다.‘크리스천 킬러’란 미모의 한 영국 고급창녀가 남성편력을 계속하다가 살해당한 사건을 가리킨다. 71년 3월4일 ‘프리덤 볼트 오퍼레이션(한미공수기동훈련)’ 취재차 나는이 신문을 들고 서울에 갔다.‘프리덤 볼트 오퍼레이션’은 ‘팀스피리트’의 전신이랄 수 있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이다.오산공항을 거쳐 숙소인 조선호텔에 도착했을 때 정일권의 비서 김종하(金鍾河·전 신아일보 편집부국장)가나를 찾아왔다. “총리께서 문 기자님이 오신 것을 신문에서 보시고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십니다” 정일권의 특징중 하나는 자신의 주변사람들을 잘 챙기는 것이다.특히 자신이 주미대사 시절 데리고 있던 부하들이워싱턴에서 돌아오면 마지막까지 보살펴 출세길을 열어준 것으로 유명하다.그래서 이들을 속칭 ‘워싱턴클럽’이라고 했다.나야 ‘워싱턴클럽’과 관계가 없었지만 정일권은 61년 주미대사 시절 안면을 익혔다고 해서 내가 한국에 가면 종종 ‘워싱턴클럽’의 식사자리에 나를 부르곤 했다. 이처럼 한국에 가면 정일권으로부터 종종 초대를 받았지만 71년 당시만은나를 만나자는 이유가 정인숙사건 때문이란 것을 직감했다.정일권이 워싱턴포스트 취재원이 나라는 것을 짐작했을 것 같았다.나는 나대로 정일권을 만나 진상을 추궁해볼 작정으로 약속장소로 갔다.잠시후 정일권이 측근 한 사람과 나타났다.그런데 앉자마자 뱉아낸 정일권의 발언이 걸작이었다. “문 기자,나는 정인숙과 딱 한번 같이 잤는데 그 아이가 내 아들일 리가없소.나는 이미 불임수술을 해서 아이를 낳을 수가 없는 몸이오” 아마 요즘 정치인들 같으면 사실이야 어떻든 “나는 정인숙과 관계가 없다”고 딱 잡아뗐을 것이다. “딱 한번밖에 안 잤다”고 변명하는 정일권의 태도를 인간적이라고 해야 할 것인가, 어처구니가 없다고 해야 할 것인가. 그가군대시절 “야,야”하고 부르던 박정희에게 “각하”,“각하”하면서 끝까지미움을 사지 않고 그 그늘 밑에서 영화를 누릴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유들유들한 성격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는 문제의 ‘워싱턴 포스트’를 들고 그 길로 정일권의 부인을 만나러 갔다.그녀와 나는 정일권이 주미대사 시절부터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지금까지내가 만난 여성들 중에서 가장 전통적인 조선여인상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서슴지 않고 정일권의 부인을 꼽을 것이다.나는 들고 간‘워싱턴 포스트’를 그녀에게 보여주며 물었다. “이 사건 아세요?”.정 총리 부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가 이 집에 시집와 아들을 못낳은 죄로 우리집 주인이 어디서든 아들을 낳아 오면 받아들이려고 해요.그래서 우리 주인에게 신문에 난 그 아이가당신 혈육이라면 호적에 올리자고 했는데 우리집 주인이 절대 아니라고 합니다.장기영(張基榮·전 한국일보 사주·작고)씨 하고도 의논했어요.장기영씨가 ‘그분이 공직자라 곤란해서 그렇다면 일단 내 호적에 넣어주겠다’고도했는데 본인이 한사코 아니라고 하니 난들 어쩌겠습니까?” 70년대 후반 정일권의 이 현숙한 부인은 세상을 떴다.얼마후 정일권은 재혼을 해 새로 장가든 부인과의 사이에 3남매를 두었다.“불임수술 했다는 사람이 어떻게 자식을 낳았는가”하고 따져보고 싶었는데 정일권 스스로 제 발이저렸는지 “불임수술을 풀었다”고 변명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정인숙의아들 정성일(鄭成一·32)은 90년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정일권에게 자기를아들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정일권은 비서를 시켜 4,000만원을 전해주고는 “돌아가라”고 했다고 한다.정성일은 정일권을 상대로 친자확인소송까지 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리 정운현기자 jwh59@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37)한수산 ‘욕망의 거리’

    197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 한수산은 이듬해에 장편 ‘해빙기의 아침’으로 한국일보에 입선,그 4년 뒤인 1977년에는 서커스 인생을 그린장편 ‘부초(浮草)’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여 70년대 후반기의 팍팍했던 문학적 갈증을 풀어준 인기작가가 되었다.이 무렵에 성행했던 세칭 호스티스 문학으로부터 전환점을 마련한 ‘부초’는 ‘갈보같은 세상에 청순한여인’의 환상을 불러 일으켜 이 작가를 선풍적인 인기로 몰아넣었다. 인기 절정 속에서 작가 한수산이 제주도로 거처를 옮긴 건 1979년이었다.이역사적인 일대 격변 속에서도 중산층의 감성적인 작품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급증하여 그는 중앙일보에다 1980년 5월1일부터 ‘욕망의 거리’란 장편소설을 연재하게 되었다.한수산은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작품의 개요와 포부를 밝혔다. “70년대에 30대를 맞은 사람들.그들의 얼마쯤은 남의 나라 땅에서 피를 흘리며 20대의 나이를 살았습니다.또 누구는 뼈마디 굵은 손을 움켜잡고 바다를 건너 일터를 찾아 떠나기도 했습니다.어떤 사람에게는 영광일 수도 있었고 또 누구에게는 오욕이기도 했던 저 10년.그 시대의 날금 위에다 진솔했던 한 세대의 청춘이 가졌던 비극을 씨금으로 얹으려 합니다.”제목처럼 서울은 60년대의 ‘만원’(이호철의 유명한 장편 ‘서울은 만원이다’를 상기)의 시대를 지나 ‘욕망의 거리’로 탈바꿈한 지 오래였다.그 욕망의 추적 장치로 작가는 민세희라는 미모의 여인을 내세웠다.그녀의 이력서는 70년대적 욕망의 상징에 썩 어울릴만하다. 소설의 첫 회는 민세희가 졸부의 아들과 호텔에서 벌이는 정사로 시작된다. 남자는 외국으로 떠나야할 처지여서 이별의 정사를 끝낸 뒤 혼자 빗길을 달리다가 사고로 죽고 만다. 아파트를 제공해 주면서 동거하는 남자를 비롯한 뭇 남성들 속에서 그녀의심장을 파고든 상대는 조태호 영화감독뿐이었다.한때 단역을 맡았던 인연으로 알게된 조태호에 대한 세희의 마음은 세속적인 사랑과 예술적인 소망이겹쳐진 지고의 애정으로 충만해 있었다. 그녀에게는 제대후 복학한 동생 경태와,지방신문사에 다니는 정우가 있다.경태는 입대전 애인의 변심을 보고 용약 매진하는데,대기업을 버리고 군소 무역회사에 들어가 자기능력 개발에 진력하여 외국업무까지 파악한 뒤 독립업체를 만드는 걸 그 목표로 삼는다.형과는 달리 정우는 투옥 당한 은사에게면회를 가는 등 사회문제에 몸을 던져 지방신문 기자가 되는데 결국 자신이투옥 당하고 만다. 이쯤 하면 세 남매가 서로 다른 길을 가면서 70년대의 한국 사회상을 조명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간파할 수 있을 것이다.여기서 세희의 역할은 경태가 그토록 추구해 마지않는 경제적인 성공을 거둔 뒤 한국 남성들은 어떻게변모하는가를 미리 보여주는데 있다고 하겠다.세희는 회사일을 두 아들에게맡기고 은퇴하여 일본에서 주로 지내는,상처한 박회장의 후처로 들어앉는다. 세희보다 두 살이나 많은 박회장의 딸 난주가 찾아와 그녀의 비윤리성을 강변하지만 이건 삽화에 지나지 않는다.그녀는 소장수와 백정을 소재로 다뤄일약 인기감독이 된 조태호의 아이를 임신하여 나름대로의 삶을 설계해 나간다. 더 많은 이야기가 있으나 대충 이런 줄거리인 소설이한창 무르익어 갈무렵한수산 필화사건이 터진다.누가 봐도,작품내용이나 작가 자신에게,또는 연재매체에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은 이 소설의 필화 전말은 대체 어디일까. [任軒永 문학평론가]
  • [매체비평] 다시 도진 ‘외신 사대주의’

    한국언론의 ‘고질병’ 하나가 다시 도지고 있다. 이른바 ‘외신 사대주의’다. 지난달 30일부터 연일 국내신문·방송에 보도되고 있는 ‘노근리사건’속보기사도 그중의 하나이다.미국 AP통신 보도로 알려진 이 사건에 관한 기사는 이미 5년전 국내에 실태가 공개된 것으로 따지고 보면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다.다만 그동안 국내 유수의 신문·방송들이 이를 외면해오다가 외신이 떠드니까 ‘호떡집에 불이라도 난 양’ 덩달아 떠들고 있는 셈이다.한국언론의 해묵은 병폐 가운데 하나인 ‘외신 사대주의’라고 하겠다. ‘노근리사건’이 외부에 처음 드러난 것은 민주당시절인 60년 유족들이 미군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낸 것이 계기였다.그러나 미군측의 기각으로 역사의 미궁속으로 빠졌다.이후 이 사건이 대중에 공개된 것은 정은용(鄭殷溶·76) 노근리양민학살대책위원장이 94년 4월 유족들의 비극을 담은 ‘그대우리의 아픔을 아는가’라는 실록소설을 출간하면서 부터다. 당시 이 책을 주목한 언론은 ‘한겨레’가 유일했다.‘한겨레’는 정씨와마을주민들을 인터뷰한 기사를 그해 5월 4일자로 싣고 7월 20일자에는 다시집집마다 ‘떼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스케치기사로 실었다. 그러나 이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취재는 월간 ‘말’지로부터 시작됐다.국내언론이 이 사건를 별로 주목하지 않은 것은 일간지가 아닌,월간지가 사건을 다룬데 대한 의도적 폄하였는지도 모른다.‘말’은 그 해 7월호에 ‘6·25참전 미군의 충북 영동 양민 300여명 학살사건’이라는 현지취재를 통해 처음으로 조명하였다. 2년 뒤인 96년 MBC는 ‘말’의 취재내용을 바탕으로 시사고발프로 ‘2580’에서 다시 재조명하였다.그러나 이후로는 국내 어떤 언론도 이 사건을 주목하지 않았다.다만 ‘말’이 금년 6월호에서 ‘미 제1기병사단 병사들 마침내입 열다’제하의 기사로 다시 속보기사를 실었을 뿐이다. ‘말’은 이 기사에서 유족들의 증언을 입증할 수 있는 당시 미군측의 작전일지를 입수,보도함으로써 이 사건이 미군들의 ‘의도적 소행’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이번 AP통신의 보도는 결국 ‘말’의 자료협조를 토대로 여기에당시 미군들의 증언과 비밀해제 문건을 추가한 정도라고 할수 있다. AP 보도로 국내언론에 ‘역류된’ ‘노근리사건’ 보도는 한마디로 한국언론의 ‘몰역사성’과 ‘외신 사대주의’를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라 하겠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한겨레’의 보도는 단연 돋보였다.‘한겨레’는 9월30일자에서 이를 1면톱과 해설기사, 이튿날 10월1일자에 다시 종합면 전면기사로 다뤄 이 사건이 ‘역사적 숙제’임을 강조하였다.특히 10월 2일자에는베트남전 당시 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최대의 양민학살사건인 ‘밀라이사건’을 소개하고 이 사건을 그에 못지 않은 사건임을 밝혔다. 반면 조선·동아·중앙일보를 비롯,여타 신문들은 사회면의 화제성 기사 정도로 취급하는데 그쳤을 뿐이었다.다만 한국일보가 발빠르게 재미사학자 방선주 박사의 기고를 받아 내용 가운데 일부를 1면 스트레이트 기사로 처리했다.중앙일보의 경우 9월 30일자 제2사회면 박스기사에서 “‘노근리 사건’의 진상이 미국 AP통신의 추적 취재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며 이 사건에 대한 그동안의 무관심과 무지를 드러냈다.AP측의 태도도 문제는 있다.그동안 국내 월간지와 방송에서 보도한 내용은 싹 빼버린 채 마치 자신들이 최초로 단독 발굴,보도한 것인 양 떠들어댄 것이다. 정운현 특집기획팀 차장 jwh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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