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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니스에 울려퍼지는 ‘두껍아 두껍아’…국제건축전 한국전 전시 개막

    베니스에 울려퍼지는 ‘두껍아 두껍아’…국제건축전 한국전 전시 개막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전시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이 개막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는 2025년 베니스비엔날레 제19회 국제 건축전 한국관 전시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9일 프리뷰를 거쳐 11월 23일까지 약 6개월간 연다고 밝혔다. 올해 전시는 세 명의 건축 큐레이터 정다영, 김희정, 정성규로 구성된 예술감독 씨에이씨(CAC)가 기획하고 건축가 김현종(아뜰리에케이에이치제이), 박희찬(스튜디오히치), 양예나(플라스티크판타스티크), 이다미(플로라앤파우나)가 참여한다. 한국관은 세계적인 예술행사인 베니스비엔날레에 26번째로 들어선 국가관으로서, 올해로 건립 30주년을 맞았다. 주변의 자연과 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독특한 형태로 지어진 건축물이다. 올해 한국관 전시는 한국의 유명한 전래동요인 ‘두껍아 두껍아’를 은유적 틀로 삼아 한국관의 과거, 현재, 미래를 탐구한다. 한국관 건축 아카이브에서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제작한 영상을 통해서는 전시 제목의 두꺼비를 비롯한 다양한 존재들의 시선으로 나무, 땅, 바다로 둘러싸인 자르디니 공원 한국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참여작가들은 기후위기, 전염병의 확산과 같은 전 지구적 위기 상황과 공명하는 토대 위에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의 미래와 자르디니 공원 내 타 국가관과의 공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다미는 한국관의 지난 역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숨은 존재들을 화자로 내세워 다양한 존재들이 공존하는 한국관의 의미를 돌아본다. 양예나는 몇천만 년 전에 묻혀 있던 가상의 땅속 이야기의 허구적인 전개를 통해 자르디니 공원의 원초적 시간과 공간을 다룬다. 박희찬은 한국관을 둘러싼 나무에 반응하는 건축 장치를 만들어 자르디니 공원의 중요 유산인 나무를 응시한다. 김현종의 작업은 한국관만의 독특한 공간인 옥상에 설치되어 환대의 공간을 작동시키고, 모든 국가관이 공유하는 하늘과 바다라는 자원을 보게 한다. 개막식에는 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김준구 주이탈리아 한국대사관 대사, 김누리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 원장과 역대 건축전 예술감독 등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다. 아르코는 이날 한국관 건립 30주년을 기념해 문화·정치적 맥락에서 한국관의 역사적 의의와 미래 비전을 논의하는 특별 건축포럼을 퀘리니 스탐팔리아 재단에서 개최한다. 정병국 아르코 위원장은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개관 30주년을 맞이해 한국관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기회를 마련하게 돼 뜻깊다”며 “한국관이 맞이할 새로운 미래와 변화를 상상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코는 더불어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의 지난 역사를 개괄하는 아카이브 북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1996-2025’을 발간했다. 역대 건축전 커미셔너와 예술감독의 전시 서문 및 전시 개요와 강석원, 김종성, 승효상 건축가 등의 인터뷰가 수록됐다. 추후 전자책으로도 제공될 예정이다.
  • [공직자의 창] 노인돌봄, ‘공공·재가·지역’이 핵심

    [공직자의 창] 노인돌봄, ‘공공·재가·지역’이 핵심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 가고 있다. 지난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2045년이면 국민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 이 중 2.5명은 돌봄 필요가 매우 높은 75세 이상 노인이 될 전망이다. 노인인구 폭증으로 장기요양 수급자는 2024년 116만명에서 2045년 240만명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현 돌봄체계는 지금의 수요조차 감당하지 못한다. 2023년 조사에 따르면 돌봄이 필요한 노인 중 47.2%만 돌봄을 받고 있고 책임은 가족에게 과중하게 전가된다. 돌봄 부담에 부닥친 가족들이 대안으로 시설을 택해 원칙적으로는 재가서비스 대상인 3·4등급 노인이 시설 이용자의 77.8%에 이른다. 살던 집에서 돌봄받길 원하는 노인의 의사도 존중하지 못하고, 양질의 돌봄도 제공하지 못한 채 재정만 악화시키는 악순환이다. 돌봄체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핵심은 ‘공공, 재가, 지역’ 중심이며 안정적 재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첫째, 공공 중심 전환이다. 2025년 ‘한국 장기요양 노인 코호트 1차 추적조사’에 따르면 ‘공공돌봄 우선, 가족 보완’ 의견이 78.4%에 달했다. 주 돌봄자의 61.7%가 일상이나 일을 포기하고, 48%는 독박 돌봄을 겪는다. 정부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전 노인으로 확대하고 종일 방문요양을 월 24회로 늘렸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 외국 인력 도입, 인공지능(AI)·로봇 기반 돌봄기술 개발을 통해 공공돌봄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시설 돌봄의 질과 양을 높여 가족의 비용 부담(48.4%)과 죄책감(36.3%)도 줄여야 한다. 둘째, 재가 중심 전환이다. 노인들은 집에서 돌봄받기를 원하지만 ‘돌봐 줄 사람이 없어서’(45.6%), ‘주거환경 불편’(25%), ‘가족에게 부담 주기 싫어서’(10%) 시설에 입소한다. 정부는 기존 주택의 개조지원금을 늘리고, 신축·재건축 공동주택에 무장애 시설 등을 설치하면 용적률 상향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도심 내 고령자용 민간임대주택 건설 시엔 용적률을 1.2배 상향할 수 있다. 하지만 민간 참여를 끌어내려면 상향 폭을 더 늘려야 한다. 등급별 재가서비스를 세분화하고 24시간 돌봄, 비대면 건강관리, AI 돌봄 로봇 등 혁신 기술로 맞춤형 돌봄을 제공해야 한다. 셋째, 지역 중심 통합돌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재가 중심 공공돌봄이 잘 작동하려면 지역 상황과 수요를 반영한 통합체계가 필요하며 지방정부의 자율성과 재량이 확대돼야 한다. 이런 전환엔 지속 가능한 재정이 전제돼야 한다. 한국의 복지 지출은 연평균 9.3%씩 증가해 205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23.8%에 이를 전망이다. 미래세대 부담을 덜기 위해 건강보험과 요양보험을 치료 위주에서 예방에도 지출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일본의 본인 부담 확대나 호주의 재가서비스 등급 관리도 참고할 만하다. 노인돌봄은 모두의 문제다. 공공 중심으로 책임을 나누고 재가 중심으로 존엄을 지키며 지역 중심으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지금이 돌봄 위기를 막을 마지막 기회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 APEC 해양관계장관회의 폐막…‘해양회복력 증진 로드맵’ 추진

    APEC 해양관계장관회의 폐막…‘해양회복력 증진 로드맵’ 추진

    부산에 모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해양리더들이 해양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로드맵을 추진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부산에서 열린 ‘제5차 APEC 해양관계장관회의’를 마무리했다고 1일 밝혔다. 제5차 APEC 해양장관회의는 ‘2025 APEC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한국이 개최한 첫 번째 분야별 장관회의다. 젤타 웡 파푸아뉴기니 수산해양부 장관을 비롯한 21개 APEC 회원국 해양수산 관계부처 장·차관 등 고위급 인사 150명이 참석했다. ‘우리의 푸른 미래를 항해하다 - 연결, 혁신 그리고 번영’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회의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해양쓰레기 관리, 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IUU) 근절, 지속가능한 수산업 및 양식업, 혁신기술을 활용한 해양 협력 강화 등 의제가 논의됐다. 회원국들은 한국이 제안한 ‘APEC 해양 회복력 증진 로드맵’ 수립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또 최근 채택된 ‘국가관할권 이원지역의 해양생물다양성 보전 및 지속가능이용에 대한 해양법에 관한 유엔 협약에 따른 협정’(BBNJ 협약)과 세계무역기구(WTO) 수산보조금 협정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해양 플라스틱을 포함한 해양쓰레기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국제·지역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APEC 해양관계장관회의 정례화에 대한 논의도 이어가기로 했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이번 회의는 향후 아태지역 해양협력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책임있는 선진 해양 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을 확인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한국은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해양 미래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 공동성명이 채택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회의 결과 문서는 ‘의장 성명’으로 대체됐다. 강 장관은 “기후변화 대응, 해양쓰레기 관리, IUU 어업근절, 지속가능 수산업 및 양식업 혁신기술 활용한 해양협력 강화 등 다양한 의제를 논의했고 APEC 회원국 간 협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내용을 합의했다”면서도 “일부 국제정치적 사안에 이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 “이런 박물관도 있었어?”···경기관광공사, 경기도 이색박물관 6곳 추천

    “이런 박물관도 있었어?”···경기관광공사, 경기도 이색박물관 6곳 추천

    경기관광공사가 재미와 흥미를 더하는 이색박물관 6곳을 추천했다. 농업, 양식 조리, 안보, 산업, 지질, 역사 유적 등 여느 박물관에서 볼 수 없는 곳이다. [농업의 가치를 새롭게 ‘수원 국립농업박물관’] 수원 국립농업박물관은 2022년 12월 개관했다. 차근차근 돌아보려면 꼬박 하루가 걸릴 정도다. 처음 만나는 곳은 식물원과 곤충관이다. 농업박물관에 식물원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이곳의 식물원은 남다르다. 수족관에서 어류를 키우고 어류가 배출한 배설물이 녹아 있는 물을 걸러 식물에 주는 ‘아쿠아 포닉스’가 있다. 친환경적 순환 농법이다. 의미도 남다르지만 열대 식물도 풍성해서 여느 식물원 못지않은 수준이다. ‘농생꿀팁’ 테마전시관에서는 농촌의 삶과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박물관의 핵심인 전시관은 농업관1과 농업관2 두 곳으로 나뉘어 있다. 농업관1은 땅과 물, 종자, 재배, 수확이라는 농사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볼 수 있다. 농업관2는 재배한 농산물을 저장하고 가공했던 역사를 보고 변화 중인 미래 농업을 체험할 수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전용 공간도 있다. 농업에 대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어린이 박물관이 내부에 별도로 있어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 초등학생까지 입장 가능하다. 야외 공간도 볼만하다. 다랑이 논밭에서는 계절에 따라 다양한 농작물의 성장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농가월령 산책로’라고 이름 붙은 길을 따라서 걷다 보면 시골의 논밭 사이를 걷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5월에는 어린이날을 맞아 체험거리가 가득한 “꼬마농부 미오네 집으로 놀러와!” (5.3~5.5)가 진행되며, 중순에는 손 모내기 행사가 마련돼 있다. [한국 서양 요리의 역사 ‘안성 한국조리박물관’] 한국에서 유일한 조리 전문 박물관이다. 박물관은 2층 규모로 1층 입구에 들어서면 우리나라 조리 명인들의 사진과 명패가 가득 붙어 있다. 조리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아도 TV에서 한두 번쯤 보았던 인물이 여럿이다. 한국조리박물관은 벽면을 가득 채운 조리 명인들의 소장품을 기증받아 설립한 박물관이다. 박물관에서는 한국에서의 서양 요리 역사와 발전을 살펴볼 수 있다. 한국의 서양 요리는 고종황제 무렵 시작해 역사는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원로 조리 명인들의 노력 덕분에 급격히 발전해왔다. 1층 전시실에서 주목받는 전시물들 역시 조리 명인들이 사용하던 조리 기구와 직접 수기로 작성한 레시피 노트들이다. 손때 묻은 조리 기구에서는 명인들의 숨결이 느껴지고 노하우가 가득한 레시피 노트에서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열정이 느껴진다. 차근차근 전시물을 살펴보다 보면 뭉클한 감동이 느껴질 정도다. 2층 전시실의 테마는 와인과 커피다.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와인의 종류와 한국에서 초장기에 사용한 커피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2층 특별전시실에서는 청와대에서 사용하던 대통령들의 식기가 전시되어 있다. 대통령마다 선호하던 식기는 달랐지만 공통으로 적용된 디자인은 봉황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좋아했던 식단과 식습관도 매우 흥미롭다. 한국뿐만 아니라 조리 관련 박물관은 세계적으로도 흔하지 않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박물관에는 부속요리학교로 ‘에꼴드 모카’가 있어, 사전 예약을 통해 방문객들도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서해를 지킨 국군장병들의 기록 ‘평택 서해수호관 & 천안함기념관’] 서해수호관은 서해에서 발생한 북한 도발에 맞섰던 해군의 기록들이 전시된 곳이다. NLL은 1953년 8월 30일 정전협정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설정된 북방한계선이다. 하지만 북한은 수 차례 NLL 인근에서 군사적 도발을 일으켰다. 제1·2 연평해전부터 2009년 11월 북한 경비정의 NLL을 침범까지,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우리 해군이 당당하게 맞섰고 전시관에는 각 해전의 상황과 당시 사용한 실제 장비들이 전시되어 있다. 각 해전에서 우리 해군 역시 적지 않은 피해를 보았다. 가장 가슴 아픈 일은 장병들의 피해다. 부상은 물론이고 목숨까지 잃은 여러 장병이 있어 지금의 평화가 있는 것이다. 전시관 마지막에는 당시 목숨을 잃은 장병들의 유품과 가족들의 편지가 전시되어 있다. 숙연해지는 공간이다. 천안함기념관은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 잠수정 어뢰에 의해 침몰한 천안함에 관한 전시관이다. 당시 천안함에는 104명이 승선하고 있었는데 58명만 구조되고 46명은 전사했다. 온 국민이 ‘살아서 귀환하라’는 ‘마지막 명령’을 내렸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한 병사들이다. 야외 전시장에는 수중에서 인양한 천안함이 전시되어 있다. 반으로 쪼개진 천안함이 당시의 처참했던 상황을 짐작하게 한다. 서해수호관과 천안함기념관은 군부대 안에 있어 홈페이지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견학할 수 있다. 견학에는 인솔 장병이 동행하며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곳도 제한적이다. [대한민국을 이끈 산업의 역군 ‘안산산업역사박물관’] 안산은 서해의 황금어장으로 1970년대까지만 해도 조용한 농어촌 마을이었다. 하지만 1976년 반월지구가 공업 도시 조성지로 확정되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제조업 메카로 변모했다. 2006년 시화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안산스마트허브’로 이름을 바꾼 현재도 첨단산업의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안산산업역사박물관은 이러한 안산 산업의 역사를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제1전시장에 들어서면 안산 산업 발전의 역사가 가득하다. 산업단지 조성 과정의 사진과 설계도는 물론이고 실제 현장에서 일했던 주요 인물들의 생생한 증언을 기록으로 모아두었다. 제2전시실은 안산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신진자동차에서 생산한 퍼블리카와 기아에서 생산한 콩코드, 3륜 트럭은 관람객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포토스팟이다. 제3전시장은 제지와 염색 등 일상과 조금 더 밀접한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개방형 수장고에서 추억의 카세트 플레이어와 TV 등을 볼 수 있다.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닌 어릴 적 사용했거나 봤던 물건들도 있어 어른들에게도 재밌는 관람이 될 것이다. 박물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데 그중에서도 <응답하라! 새한버스 BF101>는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다. 1980년대 안산 시민의 발이 되었던 ‘새한버스’ 모형을 직접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으로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해야 한다. 박물관 입구에 실제 새한버스가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또한 박물관 1층 외부에는 로봇이 음료를 만들어 주는 카페도 있다. 넓은 통창으로 화랑호수와 이어진 야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운치 있다. [한탄강의 지질과 생태를 한눈에 ‘포천 한탄강세계지질공원센터’] 한탄강은 국내 유일의 주상절리 협곡이다. 그 탄생은 수십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흐르고 있던 강 상류, 북의 오리산 등에서 여러 차례 화산이 폭발했다. 분출된 용암이 넓은 용암대지를 만들었고 일부는 강을 채우면서 파주와 문산까지 흘러갔다. 그 위로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지금의 한탄강이 만들어졌다. 한탄강은 용암과 물이 만들어 낸 합작품이다.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센터의 지질관에서는 이러한 한탄강의 형성 과정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화산암은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암석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화강암은 마그마가 땅속에서 서서히 굳어진 암석이며, 현무암은 땅 위에서 빠르게 식으며 굳은 암석이다. 한탄강 인근을 시추한 결과 화강암과 현무암이 교차로 형성되어 있었다. 화산 폭발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는 의미다. 지질문화관은 한탄강 주변에서 살아온 인류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포천 중리와 철원 장흥리 일대에서는 구석기 시대의 석기들이 다수 발견되었다. 구석기 사람들은 당시 주변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었던 응회암과 규암으로 석기를 만들었다. 특히 1978년 미국 병사 그렉 보웬이 한탄강에서 발견한 주먹도끼는 이 곳이 가장 오래된 인류 거주지 중 하나임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연천군 곳곳에서 고인돌이 발견되며 권력 구조가 형성된 집단이 거주했다는 것도 증명되었다. 1층의 영상관에서는 드론으로 촬영한 한탄강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아름다운 한탄강 협곡 곳곳을 누비는 화면에 따라 좌석도 움직여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조선 전기 최대 왕실 사찰의 흔적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 양주의 회암사는 고려 말부터 조선 전기 사이 최대규모의 왕실 사찰이었다. 총 8개 단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다양한 성격의 건축물이 조성되었다. 고대 기록에도 여러 차례 등장한다. 특히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고려 때 서역의 사신이 방문해 ‘절이 무릇 262칸인데, 건물과 불상·불화가 굉장하고 아름다워 동방에서 으뜸으로 중국에서도 많이 볼 수 없는 정도’라는 찬사가 담겨 있다. 회암사지는 1967년부터 2012년까지 10차에 거쳐 발굴 조사가 진행되었으며 일반적인 사찰과 달리 궁궐과 유사한 구조의 사찰이라는 게 밝혀졌다. 1층 전시실에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출토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궁이나 왕실에서 세운 원찰 일부에만 사용된 청기와, 태조 이성계가 제작을 후원했다는 명문이 새겨진 청동 금탁, 왕실에서만 사용했던 최상급 자기 등이다. 2층 전시실에는 석조와 소조 불상 조각과 함께 회암사 주요 전각 구조를 볼 수 있는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360도 다면실감’에서는 회암사의 역사적 의미를 6면 미디어아트로 볼 수 있다. 앉거나 누워서도 감상할 수 있으며 편안한 자세로 어느새 화려한 미디어아트에 빠지게 된다. 박물관 관람을 마친 뒤 돌아보는 회암사지는 더욱 특별하다. 1981년 발굴된 당간지주를 비롯해, 가로 14m로 동시에 16명이 사용할 수 있었던 화장실터, 지름이 1.73m에 이르는 대형 맷돌, 5.89m 높이의 부처님 진신사리 사리탑 등은 잊지 말고 찾아봐야 한다. 회암사지박물관과 사지를 함께 돌아보면, 조선 왕실 사찰의 규모와 위상을 보다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회암사지터 주변의 잔디광장은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좋다.
  • 김형재 서울시의원, 서울역사박물관 주관 ‘조선통신사 특별전’ 개막식 참석해 축사

    김형재 서울시의원, 서울역사박물관 주관 ‘조선통신사 특별전’ 개막식 참석해 축사

    서울시의회 김형재 의원(국민의힘, 강남2)은 지난 24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개최된 조선시대 통신사 유물을 집대성한 특별전 ‘마음의 사귐, 여운이 물결처럼’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이번 전시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두 나라 간 문화 교류와 신뢰의 역사를 집중 조명하는 행사로, 역대 최대 규모(1156㎡)로 개최됐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후원한 이날 전시회에는 김형재 의원을 비롯해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일본대사 및 주한외교사절, 김태균 서울시 행정1부시장 등 20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동 전시회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일본 및 한국의 지정문화재 등 국내외 18개 기관이 소장한 총 128점의 통신사 관련 유물이 전시될 계획이며 이 중 약 20여점은 일반에 최초로 공개된다. 전시는 6월 29일까지 이어진다. 서울역사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은 조선통신사를 단순 외교사절이 아닌,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문화교류자이자 평화의 메신저로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며 “동아시아의 과거, 현재, 미래 교류를 조망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축사에서 김 의원은 “역사를 잊은 국가와 국민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역사박물관이 광복 80주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올해 조선통신사 특별전을 개최한 것은 매우 뜻깊고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한일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양국이 신뢰와 우정의 역사가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최근 서울은 예전보다 훨씬 밝고 안전하며 아름다운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외교사절 및 내빈 여러분 모두 서울에 계시는 동안 유익한 관람의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면서 이날 축사를 마쳤다.
  • ‘괴물 산불’ 예고된 재난, 기후 변화가 불쏘시개… 대응 체계 재설계해야[월요인터뷰]

    ‘괴물 산불’ 예고된 재난, 기후 변화가 불쏘시개… 대응 체계 재설계해야[월요인터뷰]

    안전지대 사라진 산불 재난산불 확산 예측보다 파괴력 빨라이상 고온에 태풍급 돌풍 만난 탓과거 기반 빅데이터 의미 없어져산불 이후 닥칠 또 다른 재난병해충 번지고 산사태 위험 커져산불이 숲 생태계 전반 뒤흔들어생물 다양성 무너지는 복합 재난기존 산불 대응 시스템 한계사유림 보상 전제로 대피로 마련마을 주변 빽빽한 소나무숲 정비비행기·드론 편대 적극 활용해야 영남 주민들의 일상을 집어삼킨 ‘괴물 산불’이 꺼진 지 한 달이 됐지만 이재민들의 고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26일에도 강원도 인제에서 산불이 발생해 20시간 만에 가까스로 진화되는 등 산불 재난은 현재진행형이다. 27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만난 이병두(50)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환경연구부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의 일상화가 현실로 닥쳤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대형 산불도 옛이야기다. 지금은 극한 산불의 시대”라고 단언했다. 영남 산불 기간 내내 산림청의 빨간색 산불 현장 대응용 방재복을 입은 채 방송국에 상주하다시피 했던 산불 연구와 대응 분야의 권위자인 그는 기후변화의 거대한 흐름을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재난을 ‘뉴노멀’로 받아들이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인류의 위기를 감지한 과학자의 절박함이 묻어났다.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 재난은 수년 전부터 예고돼 있었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에 따르면, 지난 3월 지구 지표면의 평균기온은 14.06도로 산업화 이전 시기인 1850~1900년의 3월 평년 기온보다 1.6도 높았다. 특히 우리나라 해역 수온은 지구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최근 57년(1968~2024년)간 지구의 표층 수온이 0.74도 오르는 동안 우리나라 해역은 1.58도 상승했다. 해수 온도 상승은 대기 불안정을 심화해 재난 위험을 높인다. 이 연구부장은 “국립산림과학원이 2100년 한국의 산불 위험을 20세기(1971~2000년) 후반 대비 최대 158%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렇게 빨리 현실화할 줄 몰랐다”며 “산불의 파괴력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고 있어, 과거 통계 기반의 예측은 이제 무의미하다”고 진단했다. 이번 영남 산불은 확산 속도가 워낙 빨라 산불 확산 예측 프로그램조차 따라잡지 못했다. 이 연구부장은 “이처럼 광범위한 피해 면적을 예측해 본 적이 없어 프로그램이 과도한 프로세스를 처리하느라 버벅거렸다. 역대급 재난에 대비해 예측 시스템을 보완하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 재난의 일상화를 경고했던 과학자들조차 이 정도의 극한 산불이 들이닥칠 줄은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영남 산불을 교훈 삼아 산불 확산 예측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 연구부장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산불 위험을 조기에 포착하고, 확산 경로를 실시간으로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산불은 대개 백두대간에서 발생해 동해안 해안가에서 진화됐다. 그러나 이번 산불은 지난달 21일 내륙인 경북 의성에서 발생해 강풍을 타고 동해안인 경북 영덕으로 삽시간에 번졌다. 이 연구부장은 “이제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것이 현실이 되는 재난의 시대”라고 했다. 그는 영남 산불 발생 당시 기상 조건을 이렇게 복기했다. “산불이 발생한 지난달 21~22일 최고 기온이 24~25도로 초여름 날씨였고 기압 배치도 불안정해 경북 안동에서는 초속 27.6m, 의성에서는 21.9m의 강풍이 불었어요. 1997년 이래 3월 최대 순간풍속입니다. 전국 평균기온도 14.2도로 평년보다 7.1도 높아서 역대 1위를 기록했어요.” 이 연구부장은 “기압이 불안정하면 태풍급 돌풍이 동반되고, 대형 산불이 언제든 다시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 됐다”며 “이제 3월은 더이상 산불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머지않아 2월도 안전하지 않다는 말을 듣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곳곳에서도 산불의 ‘계절 공식’이 깨지고 있다. 이 연구부장은 “지중해성 기후인 미국 로스앤젤레스(LA)는 보통 4월부터 9월까지 산불이 발생한다. 그런데 올해는 1월에 산불이 났다”며 “전 세계 곳곳에서 ‘공식’이 깨지고 있다. 이제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온이 오르면 상대 습도가 떨어진다. 낙엽은 바싹 말라 담배꽁초 하나, 작은 불씨에도 불붙는 화약고가 된다. 태풍급 바람을 만나면 불길은 순식간에 대형 산불로 번진다. 여름도 예외는 아니다. 이 연구부장은 “이 작은 나라에서도 한쪽에선 호우주의보가, 한쪽에선 건조주의보가 내려지는 형국”이라며 “집중호우가 쏟아진 뒤 햇빛이 쨍쨍하게 비치면서 낙엽층 깊숙한 곳까지 순식간에 마른다. 그렇게 불쏘시개가 늘어나면서 8월에도 산불이 반복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 산불이라는 용어도 이젠 새롭지 않다. 국제사회에선 이미 ‘메가 파이어’, ‘익스트림 파이어’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는 산불을 넘어 산림 병해충과 고사목 증가, 산사태 위험까지 숲 생태계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한라산, 지리산 정상부의 구상나무 군락이 대거 죽어 가고 있습니다. 생물 다양성의 붕괴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수분이 전혀 없는 고사목이 많아지면 산불이 났을 때 불길이 더욱 거세질 수 있습니다. 겨울이 따뜻해져 병해충의 알이 죽지 않고 다 깨어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병해충 개체수가 증가한 상황에서, 건조한 기후로 수분 스트레스를 받은 나무들이 병해충에 취약해져 집단 고사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이 연구부장은 “산불은 단일 재난이 아니다”라며 “병해충이 번지면 생태계가 무너지고, 산불이 나면 산사태 위험도 커진다. 모든 재난이 서로 연결돼 순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에 어떻게 맞서야 할까. 그는 “장기적으로는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과거에는 산불이 나도 신속하게 대응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산불은 대피 속도보다 확산 속도가 빨랐다. 이 연구부장은 “이제는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재난을 ‘예외’가 아니라 ‘일상’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재난이 일상이 된 시대에 맞춰 대응 체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는 빽빽한 소나무숲으로 둘러싸인 마을을 지목했다. “이런 마을이 경북에 의외로 많아요. 특히 외길이 끝나는 곳에 마을이 조성돼 있다 보니, 주변에 불이 붙으면 대피로가 없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피로를 확보하고, 마을 주변의 밀집한 산림을 정리해야 합니다. 또 국가유산이나 국가 인프라가 있는 시설 중심으로 빽빽한 소나무숲을 먼저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사유림이다. 전체 산림의 70%가 사유지이며, 특히 경북과 경남의 경우 사유림 비율이 각각 89%와 91%에 이른다. 산 주인의 허락 없이는 임도(산길)를 확충하거나 빽빽한 산림을 정비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 연구부장은 “미국도 대형 산불이 발생할 때마다 숲 가꾸기 대책을 내놓지만, 산 소유권 문제로 이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리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산불로 주민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은 산 주인의 동의 없이도 대피로를 확보하고 산림을 정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충분한 보상을 전제로 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산불 대응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헬기 중심 진화 방식은 강풍이나 야간 상황에서는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며 “비행기를 활용한 간접 진화, 드론 편대를 이용한 진화 등 새로운 수단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생활 속에서도 산불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연구부장은 “과거에는 논·밭두렁 소각처럼 명백한 행위로 인해 산불이 발생했지만 이제는 예초기 불꽃 하나, 작업 중 작은 마찰 불씨만으로도 대형 산불이 일어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건기 때는 산이 온통 ‘탈 것’으로 덮여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 삶의 모든 행위가 산불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심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그는 “2013년 경북 포항 용흥초등학교 뒷산에서 큰불이 났다. 이때 아파트 주민이 창문을 열어 놓은 채 외출해 불씨가 아파트 안으로 들어오면서 단지가 불타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다른 도시에서도 충분히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 연구부장은 깊은 숨을 내쉬었다. “우리는 이미 (기후변화라는) 새로운 위기의 문턱을 넘어섰습니다. 이 문을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이 (산림재난 대응 매뉴얼을 재설계할)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이병두 박사는 1975년 전남 담양 출생. 산불 위험 예보와 확산 예측, 피해 복원 등 산림재난 연구의 권위자다. 1998년 서울대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한 뒤 2000년 4월 동해안 초대형 산불을 계기로 산불 연구에 천착했다. 박사과정 때 산불 확산 예측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2006년부터 산림청 산하 국가연구기관인 국립산림과학원에 몸담고 있다.
  • [열린세상] 성장과 근로시간 단축의 함정

    [열린세상] 성장과 근로시간 단축의 함정

    한국 경제는 지금 중대한 분기점에 섰다. 오는 6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주요 후보들은 앞다퉈 경제성장과 소득증대를 약속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후보는 2030년까지 잠재성장률 3%대,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동시에 민주당은 주 4일제 도입과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48시간으로 단축하겠다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어 두 목표의 정합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가 보유한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했을 때 물가상승 없이 달성 가능한 최대 경제성장률이다. 이는 노동투입, 자본축적, 총요소생산성(TFP)으로 구성된다. 향후 잠재성장률 둔화는 특히 노동투입 감소에 기인한다. 한국은행의 2024년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반 5%에서 2024~2026년 2%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 추세가 지속되면 2030년대엔 1%대 초반, 2040년대엔 0%대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 노동투입 감소의 원인 중 하나는 노동시간의 하락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10년 2163시간이던 노동시간은 2023년 1872시간으로 291시간(약 13.5%) 줄었다. 이는 소득 증가에 따른 여가 선호와 함께 주 52시간제 같은 규제의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주 48시간제를 도입하려면 노동시장 실태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선행돼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23년 분석을 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노동시간은 연 1901시간으로 OECD 평균(1752시간)보다 149시간 길다. 하지만 일일 기준으로는 34분 차이에 불과하다. 게다가 자영업자 비중이 높고 시간제 근로자 비율이 낮은 특성을 고려하면 실제 격차는 통계보다 작을 수 있다. 전일제 근로자에 비해 자영업자는 더 오래, 시간제 근로자는 더 짧게 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장시간 일하는 문화가 만연했던 과거에는 노동시간 단축이 근로자의 건강과 삶의 질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실질적인 감소가 이뤄진 지금, 추가 규제의 순효과는 다시 따져 봐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올해 조사에 따르면 기업 연구개발 부서의 75.8%가 주 52시간제 시행 후 연구 성과가 저하됐다고 응답했다. 근로시간 규제는 생산성과 혁신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고 주 48시간제가 도입되면 그 영향은 더 확대될 수 있다. 경제성장과 소득증대를 위해선 노동시간이 중요하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이 독일이나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보다 높은 국민소득을 오랫동안 유지해 온 10가지 이유 중 하나로 ‘열심히 일하고, 긴 시간의 근무를 장려하는 문화와 조세 체계’를 꼽았다. 그는 “더 오래 일하면 더 많이 생산하고 이는 더 높은 실질소득으로 이어진다”는 보편적 사실을 강조했다. OECD의 2023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시간은 미국(1799시간)과 73시간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독일(1343시간)과 프랑스(1500시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경제학의 기본 원리는 명확하다.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 높은 소득을 원하면 그에 상응하는 노동투입이 필요하며, 근로시간 단축은 이와 상충될 수 있다. 지금 한국은 미국처럼 상대적으로 긴 노동시간과 높은 소득을 추구할지, 아니면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짧은 노동시간과 낮은 소득을 수용할지 선택해야 할 기로에 서 있다. 정치권은 이 같은 현실과 정책 간 상충관계를 국민에게 솔직하게 설명해야 한다. 유권자들 역시 달콤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에 기대기보다 현실을 직시하는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높은 성장과 노동시간의 단축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주장은 이상적일 수 있지만, 현실적 제약을 넘기는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감성적 구호가 아니라 성장회복과 삶의 질 향상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정직한 국가적 논의다. 이 선택은 오늘의 세대뿐 아니라 미래 세대에도 깊은 영향을 남길 것이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 [서울광장] 이것은 대선인가, 정책 듣기평가인가

    [서울광장] 이것은 대선인가, 정책 듣기평가인가

    혹시 수능을 다시 보는 꿈을 꾼 적 있는가. 남자들의 군대 다시 가는 꿈에 이어 한국인의 두 번째 악몽 정도 될 이야기다. 그런데 지금 펼쳐지는 조기 대선 국면이 딱 그렇다. 계엄과 탄핵이라는 악몽에서 겨우 깨어나니 이번엔 교실에 앉아 OMR 카드를 손에 쥔 듯하다. 인구절벽, 고용위기, 지역소멸, 통상분쟁…. 시험 문제는 난해한데 후보들이 내민 답안은 숫자만 바꾼 객관식 보기 같다. 더 큰 문제는 기시감이다. 아주 오래 같은 문제를 푸는 기분인데 후보들은 풀이과정 설명도 제대로 안 하면서 제 답만 정답이라 우긴다. 주요 공약들은 그야말로 객관식 문제로 규격화됐다. ‘문제 1. 한국의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이라고 질문하면 ①50조원(홍준표) ②100조원(이재명) ③200조원(한동훈) ④민간 투자(이준석) 식으로 답만 들린다. 막대한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청사진이 없을뿐더러 무엇에 투입할지, 저 돈을 활용해 AI 개발 인력 양성은 어떻게 할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 그저 더 큰 숫자가 더 야심 찬 정책처럼 포장될 뿐이다. 나중에라도 정책의 세부적인 내용을 들을 가능성 역시 희박해 보인다. 강행 처리와 거부권을 오가던 정책들의 평행선 역시 단 1도도 움직이지 않았다. ‘문제 2.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정책을 만들 때 절대적으로 중요한 집단은’이란 상법 개정안 관련 질문에 민주당은 소액주주, 국민의힘은 기업 생태계라는 답만 고수한다. 그동안에도 양 진영은 자신의 답만 고집하며 정책을 제로섬 게임으로 다뤄 왔다. 한쪽이 승리하면 다른 쪽은 필연적으로 패배하는 이분법적 사고로, 균형점을 모색하기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법안들이 양산됐다. 대선 국면이 되자 상황은 더 악화돼 버렸다. 정책과 법안이 공론장에서 더 심도 있게 논의되기는커녕 지지층 결집을 위한 도구로 변용되고 있다. 숙의 과정 없이 일방의 힘으로 추진된 정책은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과거의 오답노트를 덮어 둔 채 같은 답안이 다시 제출되는 일도 벌어진다. ‘문제 3. 의정갈등 해소 대책은’이란 질문과 관련해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의대가 없는 유일한 광역 지자체인 전남과 서남대 의대가 폐교된 전북에 국립의대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공공의대에서 국립의대로 명칭이 바뀌었을 뿐 권역마다 의대를 배치하는 기본 골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의료계 반발로 무산된 정책과 동일하다. 의료계에선 ‘이미 전국에 있는 약 230개 국공립 병원들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공공병원 추가에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한데도 말이다. 이 공약은 윤석열 정권하에서 지난 1년간 계속된 의정갈등의 본질을 간과한 것이기도 하다. 의정갈등은 개별 정책의 내용뿐 아니라 결정 과정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역대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의료계는 이에 대한 불신으로 대화의 문을 닫는 악순환이 이어져 왔다.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최근 교육부는 의대생을 포함하는 의학교육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의대 정책 거버넌스 개선에 나서고 있다. 그런 노력이 진행되는 와중에 유력 대선 주자가 현장과의 협의 없이 의료 정책을 먼저 제시하는 모습은 과거 실패의 패턴을 그대로 반복하는 듯하다. 박근혜의 ‘국민행복’, 문재인의 ‘사람이 먼저’, 윤석열의 ‘공정과 상식’. 최근 세 정권에서 추상적이고 정적인 원칙이 캐치프레이즈로 부각되는 이례적 흐름이 이어졌지만, 대선은 해묵은 논쟁거리를 두고 가르마나 타는 선거가 아니다. 87체제 대통령은 국가 미래 비전을 탐구하고 거대한 의제를 제시해 대한민국을 점점 더 큰 나라로 이끄는 자리였다. 김영삼의 ‘세계화’, 김대중의 ‘IT 강국’, 노무현의 ‘국토균형’, 이명박의 ‘녹색성장’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국민 개개인 삶의 방향과 범위를 근본적으로 뒤흔든 시대의 이정표였다.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 선 유권자들과 진영 논리와 기득권 수호에 몰두하는 정치권. 숫자의 전쟁이 아닌 철학의 대결, 정쟁의 나열이 아닌 비전의 설계가 절실하다. 후보들에게 객관식 시험지를 거두고 미래에 대한 진지한 상상력을 담을 백지 답안지를 새로 배부하고 싶다. 홍희경 논설위원
  • [세종로의 아침] 멸종위기종 한국인

    [세종로의 아침] 멸종위기종 한국인

    대한민국을 이만큼 키운 건 잦은 침입에 따른 전쟁 불안과 그로 인한 결핍일 것이다. 한국인의 성격적 특성을 가장 많이 차지할 불안은 0.75명이란 처참한 합계출산율을 낳았고, 급기야 한국은 집단 자살 중이란 진단까지 나왔다.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출산 장려 운동’ 재단을 만든 부부가 한국에서 일했던 경험 때문에 목숨을 걸고 아이를 많이 낳기로 결심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맬컴 콜린스(39)는 2015년 한국 벤처기업에서 1년간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아내 시몬(38)과 출산 장려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말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출산 장려 회담에 참석한 콜린스는 “인구 문제를 일찍 깨달은 사람들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JD 밴스 부통령”이라고 밝혔다. 미국 각지에서 200여명이 모인 출산 장려 회담에서도 가장 큰 화제는 한국이었다고 콜린스는 전했다. 인구 감소가 문명 파괴로 이어진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곧 멸종할 수도 있는 한국 여행이 인기란 것이다. 그가 출산 장려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한국이었기 때문에 부부의 인터넷 방송 구독자들 가운데 한국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저출생의 현실을 체감하는 것 외에 한국 문화나 음식을 즐기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출산 장려 회담에는 콜린스 부부처럼 다자녀를 둔 운동가뿐 아니라 미혼 남녀도 참가해 인류 문명을 구원할 파트너를 찾는다. 콜린스는 대화할 때마다 인구 감소 문제에 대해 무기력하게 체념하는 모습을 보이는 한국인들을 찰싹 때려 주고 흔들면서 다음과 같이 소리치고 싶었다고 한다. “싸우라고! 겪어 보지 않은 세상은 더 힘들 거고, 노력해 보지도 않고 역사가 사라지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돼.” 콜린스는 한국의 저출생 문제 해결 방법으로 ‘수능 개혁’을 제안했다. 다자녀 집안 학생의 수능 성적에 가산점을 주고 외동 자녀에게는 벌점을 준다면 출생률에 극적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선진국에서는 유일하게 현재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 합계출산율 2.1명을 넘는 이스라엘은 무료 시험관 시술을 국가에서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4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으며 다섯째 아이를 임신 중인 콜린스 부부는 시험관 시술, 대리모, 착상 전 배아 검사 등 출산에 이용되는 의학 기술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두고 “아이를 안을 때마다 그런 얘기들이 하찮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 부부가 8명의 자녀를 낳는 것이 11세대 동안 이어진다면 현재 인구보다 많은 후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출산 장려 재단의 계산이다. 출산 장려 운동에 동참할 한국인과 연대를 형성해 지원하는 것이 이들 부부의 바람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위기를 느낀 미국인의 깨달음이 세상을 바꿀지도 모를 일이다. 콜린스의 절절한 외침이 귀를 때린다. 그는 “합계출산율이 1.6명인 미국에서는 인구 감소를 두려워하고, 이 문제가 주요 정치 쟁점이 됐다”며 “아이가 없는 서울 거리를 걸을 때면 미래도 없다는 것이 현실로 자각되는데 한국인은 차분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선대가 물려준 유산을 다음 세대가 이어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공포이자 두려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류가 별을 보듯이 한국인의 존재가 이어지기를 기원했다. 올해는 2007년 태어난 아이들이 수능을 치른다. 2007년생은 약 49만명으로 2006년생보다 4만 5000명 정도 많은데 황금돼지띠라 출산율이 높기도 했지만 2006년부터 시작된 난임부부 지원 정책 덕도 크다. 처음으로 만 44세 이하 여성에게 최대 300만원까지 체외수정 시술비를 지원하자 출산율이 크게 오른 것이다. 정부 정책의 성과인 황금돼지띠들은 미래의 희망이기도 하다. 가만히 죽음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콜린스의 지적처럼 인구 붕괴의 현실을 방관하기보다 무엇이든 해야 할 때다. 윤창수 국제부 전문기자
  • [의정광장] 서울, 우리 모두의 무대입니다

    [의정광장] 서울, 우리 모두의 무대입니다

    나는 키르기스스탄 출신으로 20여년 전인 2003년부터 나의 꿈이자 희망인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중앙아시아문화예술협회’ 대표로서 나와 같은 결혼 이주 여성들을 돕는 활동을 해 왔다. 다문화 가정이 늘 도움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우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정계로 이끌었다. 그리고 지금은 늘 넓고 깊은 서울이라는 품속에서 이 도시를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서울의 미래를 그리는 서울시 의원으로서 살아가고 있다. 한국의 말과 문화에 익숙지 않았던 내가 도전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준 한국, 그리고 그 중심엔 바로 서울시민이 있었다. 무엇보다 그 길 위에서 만난 시민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는 언제나 큰 울림이었다. 2022년 이후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서울의 문화와 예술, 관광, 체육을 통해 시민의 삶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왔다. 특히 다문화 시민들이 문화적 배경을 뛰어넘어 서울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돕는 일은 큰 사명이었다. 잊지 못할 순간이 있다. 바로 서울의 한 지역에서 열린 ‘다문화 어린이 축제’에서 만난 아이들이 서툰 한국어로 “서울은 우리 집이에요”라고 말하던 그 눈빛은 지금도 선명하다. 아이들의 그 한마디에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다문화 문화행사 지원 확대’와 ‘문화 접근성 향상’을 위해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여 왔다. 지속적인 노력과 요청 덕분이었을까. 서울시 예산안에 관련 사업이 반영될 때면 비로소 의미 있는 역할을 해냈다는 확신과 성취감을 가질 수 있었다. 서울은 두 번째 고향 그 이상인 지역이다. 그래서인지 이 도시의 미래를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자 책임이기도 하다. 의원이 된 이후, 지금까지 받았던 따뜻함을 이제는 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시민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듣고, 그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일이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는지 실감할 때마다 더 깊은 감사와 사명감을 느끼곤 한다. 지방의회는 시민의 삶에 가장 가까운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하다. 지방의회의 전문성을 높이고 시민의 의견이 자연스럽게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시민들이 지방정치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넓혀야 한다. 진정한 ‘시민의 정치’를 만드는 길이다. 서울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그 안의 사람들은 여전히 따뜻하고 강하다. 그 강인함과 온기가 서울의 진짜 힘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서울의 문화가, 관광이 그리고 예술과 체육이 우리 모두의 삶을 더 아름답고 단단하게 연결해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의 사랑이자 우리 모두의 무대인 서울! 이제 그 사랑을 정책으로, 변화로, 함께 살아가는 힘으로 보여 드리고 싶다. 서울의 문화정책이 더 많은 시민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다. 문화적 소외 없이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모두의 무대 위에서 국적이나 언어, 문화의 차이를 넘어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언제나 시민 곁에서 성장하는 의원으로서 오늘도 내일도 끊임없이 달릴 것이다. 아이수루 서울시의회 의원
  • 수원 경제자유구역, ‘한국형 실리콘밸리 꿈꾼다’···수원시, 청사진 제시

    수원 경제자유구역, ‘한국형 실리콘밸리 꿈꾼다’···수원시, 청사진 제시

    반도체, BT, IT, AI 등 글로벌기업 및 첨단과학연구소 유치 계획 경기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후보지 공모에 선정된 수원시가 ‘수원 경제자유구역’을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수원시는 경기경제자유구역청 공모에서 ‘반도체, 바이오, AI 등 첨단산업 R&D의 핵심 거점 조성’을 수원 경제자유구역의 목표로 제시했다. 수원 R&D사이언스파크와 탑동 이노베이션밸리를 중심으로 100만 평(3.3㎢) 규모 수원 경제자유구역을 우선 조성하고, 2단계로 200만 평(6.6㎢)을 확장해 300만 평(9.9㎢) 규모의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경제자유구역 내 산업 용지에는 R&D, 반도체, IT(정보통신), BT(생명공학), AI(인공지능) 등 첨단과학연구기업을 집중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창업 지원을 위한 공간도 마련한다. 경제자유구역 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가까운 곳에서 거주하며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도록 주거 공간, 녹지, 문화체육시설도 조성해 자족형 경제복합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경제자유구역 후보지로 선정된 서수원 일원은 접근성이 무척 좋다. 신분당선, GTX-C, 국철 1호선, 수인분당선 등 광역철도망이 가깝고, 수원광명고속도로, 과천의왕고속도로도 10분 안에 갈 수 있다. 우수한 인력도 풍부하다. 수원 지역 대학에서 이공계 인재가 1년에 3600여 명이 배출되고, 연구 인력은 4만 3000여 명에 이른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외국인 투자기업, 국내 유턴(복귀) 기업 등에 관세·취득세·재산세 감면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또 다양한 규제 완화가 이뤄져 기업 투자·유치가 활성화되고 질 높은 일자리가 창출된다. 수원시는 R&D사이언스파크, 탑동 이노베이션밸리가 중심이 되는 경제자유구역과 북수원테크노밸리, 우만테크노밸리, 델타플렉스 등 거점을 고리 형태로 연결하는 ‘환상형(環狀形) 첨단과학 혁신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수원시는 올해 경기도와 함께 개발계획을 수립한 뒤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수렴해 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 산업통상자원부에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신청해 심사를 통과하면 2026년 11월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수원의 미래를 결정지을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차질 없이 준비해 산업통상자원부 평가를 반드시 통과하겠다”며 “수원 경제자유구역을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조성하고, 나아가 수원을 첨단기업이 모여드는 ‘첨단과학연구도시’로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 계획된 아름다움… 유리벽 너머의 ‘에덴’과 마주하다

    계획된 아름다움… 유리벽 너머의 ‘에덴’과 마주하다

    태양·비 막아줄 ‘지붕 두른 인도’건물엔 녹색, 거리엔 예술품 품어중앙 아트리움으로 에어컨 대체도전·실험 정신 가득한 ‘난양공대’인공정원 등 도시 곳곳에 랜드마크19세기엔 동남아 말레이반도를 ‘황금반도’라 불렀다. 빅토리아 시대, 영국 출신의 걸출한 여성 여행가 이사벨라 버드 비숍이 지은 동명의 책 덕에 얻은 이름이다. 그 ‘황금반도’ 끝자락에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빈탄섬이 있다. 빈탄은 한때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신혼여행지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홀연히 관심 밖으로 사라졌다. 이젠 존재 자체가 희미할 정도다. 빈탄은 싱가포르와 인접해 있다. 싱가포르에는 인도네시아 빈탄이 필요했고, 빈탄에는 싱가포르가 필요했다. 두 섬은 상생의 여행지가 됐고, 요즘 ‘일타쌍피’를 노리는 여행가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한 번 몸을 일으켜 두 나라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 거다. 전문 용어로 ‘디투어 데스티네이션’(우회 여행)이라 할까. 두 곳은 아주 다르다. 하나가 잊혀진 에덴이라면 다른 하나는 유리벽 너머의 에덴과 같다. 두 섬의 방문기를 2회로 나눠 전한다. 먼저 유리벽 너머의 에덴 같은 나라,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부자 나라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도 손꼽힌다.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다. 그 요인 중 하나는 뛰어난 도시 건축이다. 통 크게 투자해 지은 건축물이 관광을 이끌고, 관광이 다시 새로운 건축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다. 싱가포르에 간다는 건 그러니까 경이로운 건축물을 보러 간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싱가포르는 현대 건축물의 경연장이다. 독특하고 개성 강한 건축물이 수두룩하다. 어디 하나 같은 구석이 없다. 물론 공통의 특징은 있다. 첫째는 현대식으로 지은 모든 건물 옆에 지붕을 두른 인도가 있다는 것. 오가는 이들이 열대의 태양과 비를 피하라는 배려다. 둘째는 건물마다 녹색 공간을 갖췄다는 것. 셋째는 건물 주변에 예술 작품이 즐비하다는 것이다. 마치 사막의 대부호가 물 쓰듯, 막강한 자금력을 아낌없이 건물 치장에 쏟아부었다. 이 외에는 전부 다르다. 단 하나라도 옆 건물과 같은 설계라면 아예 건축 허가가 나지 않는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대부분의 인상적인 건축물은 도심에, 그러니까 동남부에 밀집돼 있다. 이번 여정에선 반대편의 서쪽 끄트머리(그래 봐야 서울에서 파주 임진각 가는 거리도 안 된다)에 있는 난양공대의 ‘더 하이브’ 건물로 먼저 간다. 도심의 건물들이 창의와 재력에 기대고 있다면, ‘더 하이브’는 도전과 실험 정신으로 가득하다. 공학의 모든 것을 거스르고 있다는 상찬은 공연히 나온 게 아니다. 난양공대의 공식 명칭은 국립난양이공대학이다. 우리나라에선 보통 난양공대라 부른다. ‘아시아의 MIT’라 불리기도 하지만, 사실 이는 서구 중심의 관점이다. 난양공대가 아시아 수준을 넘어선 건 이미 오래다. 유수한 학교 평가 기관들의 평가에서 늘 수위권에 머무는 세계적인 대학이다. 건물의 원래 이름은 ‘러닝 허브’(Learning Hub)다. 도서관, 강의실 등이 모여 있는 공간이란 의미다. 요즘은 벌집을 닮은 외형으로 ‘더 하이브’라 불린다. 하이브(hive)는 벌집이란 뜻이다. 건물이 완공된 건 2015년이다. 더 하이브가 지어질 당시 난양공대의 도전은 크게 두 가지였다. 건물의 각진 공간, 그러니까 모서리를 없애 평등한 학업 공간을 조성하는 것과, 에어컨을 없애 환경친화적인 건물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다. 이 도전을 받아들인 곳은 영국의 헤더윅 스튜디오라는 건축사무소다. 실제 설계를 맡은 매트 캐시가 영국 BBC와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이전의 대학 건물은 대부분 상자식이었다. 교수가 앞에 서고 학생은 듣는 구조다. 이 구도를 바꿔 원형으로 만들면 공간에 생동감이 생긴다. 위계가 사라진 자리엔 평등이 들어찬다. 이게 설계자의 의도였다. 무엇보다 에어컨을 없앤 게 놀랍다. 적도 국가 특유의 열기와 습도가 이글대는 상황에서 말이다. 싱가포르의 눈부신 성장은 에어컨의 조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도 있다. 더 하이브는 바로 그 에어컨을 없애는 파격적인 실험에 나선 것이다. 더 하이브는 8층 높이의 타원형 타워 12개로 구성돼 있다. 건물 어디에도 각진 모서리가 없이 둥글다. 에어컨은 중앙에 아트리움을 만드는 것으로 해결했다. 이른바 굴뚝효과 덕에 더운 공기는 지붕을 통해 빠져나가고, 끊임없이 공기가 순환하며 건물 내부의 온도를 낮춘다. 주민들은 ‘더 하이브’를 ‘딤섬 빌딩’이란 애칭으로 부른다. 딤섬을 담아내는 대나무 찜기와 닮았대서다. 공학이 대학 운영 방식의 틀을 깨고, 주민과의 친화까지 일궈 냈다. 거기에 관광객까지 불러들이니 이만한 효자가 없다. 이제 도심으로 나간다. 건물 구경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신이 나 펄쩍댈 만큼 개성 강한 건축물이 많다. 여기에 오래된 건물들이 그윽한 자세로 어우러져 있다. 그래서 더 아름답다. 겨우 서울과 비슷한 크기의 작은 국토를 가진 싱가포르는 제한된 면적을 집약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일찌감치 터득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로 대표되는 도시 곳곳의 정원이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이유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간척지에 세운 거대한 인공정원이다. 슈퍼 트리, 조개 모양의 쌍둥이 건물인 클라우드 포레스트, 플라워 돔 등이 명소다. 슈퍼 트리는 싱가포르의 국화인 난초를 모티브로 삼은 인공 구조물이다. 200여종의 식물로 덮여 있다. 슈퍼 트리는 모두 18개다. 가장 큰 건 건물 16층 높이(누리집은 25~50m라 적고 있다)에 이른다. 인공나무지만 실제 나무가 광합성을 하는 것처럼 태양광 패널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고 빗물을 모아 재사용한다. 밤에는 ‘가든 랩소디’라 불리는 조명 쇼가 진행된다. 매달 주제를 바꿔 진행된다. 관람은 무료다. 오후 7시 45분과 8시 45분에 약 15분간 진행된다. 열대과일 두리안을 닮은 ‘에스플러네이드’의 경관도 압도적이다. 싱가포르의 대표 복합 문화 공간이다. 에스플러네이드의 상징은 지붕에 가시처럼 뾰족하게 솟은 구조물이다. 알루미늄 차양 시스템으로, 7139개가 조금씩 다른 각도로 설치됐다. 지붕을 덮은 1만 508개의 광택 유리창 역시 형태가 제각각이다. 실내로 쏟아지는 햇빛의 양과 온도를 공학적으로 조절하려는 노력에 찬탄이 절로 나온다. 옥상의 루프톱 테라스는 싱가포르 최고의 전망 포인트 중 하나다. 마리나 베이와 싱가포르강 일대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모셰 사프디(91)를 빼고 싱가포르 건축을 말할 수 없다. 현대 싱가포르의 시티 라인은 그의 손에 의해 결정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스라엘 출신으로 캐나다, 미국 국적의 건축가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 건설 당시 설계 수주 최종 후보까지 올라간 것 외에, 아직 우리와의 직접적인 연결 고리는 없다. 사프디는 마리나 베이 샌즈(MBS)와 쇼핑몰, 연꽃에서 영감을 얻은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 창이공항 연결 프로젝트 등 싱가포르의 정체성이나 다름없는 랜드마크를 연이어 탄생시켰다. 특히 MBS는 설명이 필요 없는 싱가포르의 대표 건축물이다. 한국의 쌍용건설이 건설을 맡아 화제가 됐다. 55층짜리 거대한 빌딩 3개와 그 위에 올린 배 형상의 구조물은 모두가 완공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 프로젝트였다. 그가 개선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창이공항 일대도 볼거리 천지다. 눈요기에 정신 팔려 비행기 탑승 시간 놓칠 뻔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릴 정도다. ‘주얼 창이’가 핵심이다. 1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 복합 쇼핑몰 겸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다. 이 건물 안에 ‘레인 보텍스’가 있다. 2조원 가까이 들여 조성했다는 세계 최대 인공 실내 폭포다. 40m 높이에서 분당 약 3만 8000ℓ의 물이 쏟아져 내린다. 물론 빗물을 활용한 것이다. 이 조형물 하나 보자고 창이공항까지 가도 좋을 만큼 레인 보텍스의 규모는 압도적이다. 돈이 많은 나라라 길거리에도 거장들의 예술 작품이 득실댄다. 건물 앞에 조성된 설치 미술 작품만 보러 다녀도 한나절은 족히 걸린다. 파크뷰 스퀘어 빌딩만 해도 스페인의 살바도르 달리와 ‘남미의 피카소’라 불리는 콜롬비아 페르난도 보테로의 작품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파크뷰 스퀘어 빌딩은 영화 ‘배트맨’에 등장한 고담 시티의 건물을 닮았다고 해서 고담 빌딩으로 불린다. 이 건물 1층에 ‘아틀라스 바’가 있다.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곳이다. 바의 규모며 짜임새가 어마어마하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하우메 플렌사, 애니시 커푸어 등의 작품이 인근에 산재해 있다. 동선만 잘 짜면 근사한 예술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이제 ‘문제적 공간’을 말할 차례다. ‘호파 빌라’는 1980년대풍의 낡은 ‘테마파크’다. 창의적이고 으리으리한 싱가포르의 공간 정체성과 도무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데도 버젓이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바로 그런 모습에서 애수와 매력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호파 빌라는 우리에게 ‘만병통치약’쯤으로 여겨지는 연고 ‘타이거밤’을 창업한 태국계 중국인 후원후(胡文虎)가 1937년에 처음 조성했다. 국적불명의 문화가 ‘짬뽕’된 수백개의 조악한 동상, 중국 유교와 도교 등의 가르침을 구현한 디오라마 등이 ‘버무려져’ 있다. 낡고, 촌스럽고, 심지어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한데, 묘하게 사람을 잡아끄는, 그런 공간이다. 싱가포르가 건축물을 비롯한 랜드마크 조성에 진심이란 건 곳곳에서 확인된다. 뭐 하나 허투루 짓는 법이 없다. 그렇게 치열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지 싶다. 하지만 어딘가 유리벽 너머의 에덴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아름답지만 온기라고는 없는, 오로라를 보는 듯하달까. 독재적 사회민주주의 체제를 용인하는 국민도, 오로지 효율을 위해 젊은이의 미래가 저당잡혀야 하는 사회 시스템도 그렇다. 그래서 ‘잘사는 북한’이라는 비아냥도 곧잘 듣는다. 지속과 효율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는 하나 외지인의 입장에서 이해하기가 마냥 쉽지만은 않다. [여행수첩] ▶ 인천 공항 비행편이 오가는 창이공항 4터미널에서 레인 보텍스가 있는 1터미널 주얼 창이까지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시간대에 따라 배차 간격이 달라지는데 대체로 7분, 그 외 시간엔 13~30분 간격이다.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 관람하려면 최소 1시간 이상 여유를 둬야 한다. ▶ 대중교통은 도시철도(MRT)를 이용하는 게 보통이다. 5달러짜리 카드를 산 뒤, 충전하는 방식이다. 버스 환승도 된다. 다만 국내 카드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잦아 현금을 준비하는 게 좋다. 물가에 비하면 택시 요금도 비교적 싼 편이다. 덥고 습한 곳이니만큼 각자 체력에 맞춰 활용하길 권한다. 1싱가포르 달러는 약 1100원이다. ▶ 입국 전 디지털 입국 신고서(SG카드)를 작성해야 한다. 등록됐다는 이메일만 받으면 대부분의 공항 구역이 무사통과다.
  • “유네스코 무대서 빛난 은평”…평생학습도시 은평구의 자신감

    “유네스코 무대서 빛난 은평”…평생학습도시 은평구의 자신감

    서울 은평구는 김미경 구청장이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에서 열린 ‘2025 라틴아메리카 유네스코 학습도시 연맹 총회’에 참석했다고 17일 밝혔다.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 네트워크는 전 세계 356개 도시가 참여하는 글로벌 연합체다. 특히 대한민국은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회원국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총회는 라틴아메리카 학습도시 연맹이 주최하고 산루이스포토시가 개최 도시로 나선 국제 행사로, 구를 포함한 대한민국 4개 학습도시가 공식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멕시코의 13개 유네스코 학습도시 대표들도 함께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과 포용적 교육 실현을 위한 공동 과제를 논의했다. 개막식에서는 한-멕시코 문화교류의 일환으로 ‘공유된 위도, 한국을 바라본 시선’ 사진전이 열렸다. 구는 구의 사계절과 역사·문화 사진을 전시해 산루이스포토시 시민들과 한국의 풍경을 공유했다. 본회의 특별세션에서는 구를 비롯한 한국 대표단이 학습도시 우수사례를 발표했다. 김 구청장은 구의 대표적 평생학습 사례인 1동-1대학, 시민 주도형 학습 생태계 조성 등을 소개했다. 특히 구의 평생학습은 가정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주민주도학습과 실천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핵심 전략임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구청장은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장 자격으로 멕시코 학습도시 연맹, 라틴아메리카 학습도시 연맹, 산루이스포토시 시정부와 ‘평생학습, 문화 및 관광 분야 교류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지방정부가 평생학습과 학습공동체 조성에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게 했으며, 한국과 라틴아메리카 학습도시 간의 교류 확대와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김 구청장은 “대한민국의 학습도시를 대표해 세계 학습도시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한국의 평생학습 철학과 실천을 국제사회에 소개할 수 있어 매우 뜻깊었다”며 “이번 기회로 글로벌 학습도시 간의 협력 체계가 더욱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구는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와 함께 국내외 도시 간 교류를 확대하고,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 생태계 조성에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 내년 의대 모집인원 ‘3058명’…증원 이전 규모로 확정

    내년 의대 모집인원 ‘3058명’…증원 이전 규모로 확정

    내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인원이 정부의 증원 전 정원인 3058명으로 확정됐다. 애초 정부는 “수업거부 중인 의대생들이 전원 복귀해야 증원 전으로 모집인원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는데, 여전히 의대생 대다수가 수업 거부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백기’를 든 셈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방침을 발표했다. 브리핑에는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양오봉·이해우 공동회장과 의대 학장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 이종태 이사장이 함께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달 7일 정부가 의대교육 정상화를 위해 의대생들이 3월 내 전원 복귀할 경우 내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지난달 말에서 이번 달 초 사이 사실상 의대생 전원이 등록·복학 신청을 완료했다. 다만 일부 의대에선 학생들이 ‘등록 후 투쟁’ 방침을 밝히며 수업 거부에 나서 실질 복귀율은 40개 의대 전체 학년 평균 25.9%에 그쳤다. 일부 강경한 의대생들이 ‘등록 후 수업거부’를 주장하고, 수업참여 학생 신상유포 등이 이뤄지면서 눈치를 보느라 복귀를 주저하는 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수업 참여율이 예과는 22%, 본과는 29% 수준이라고 밝혔다. 유급 대상자를 포함해 재학생 1만 9760여명을 대상으로 취합한 통계다. 학년별 수업 참여율은 본과 4학년이 35.7%로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는 서울 소재 의대 40%, 지방대 22% 정도였다. 참여율 50%가 넘는 의대는 4곳에 불과했다. 교육부는 “현재 의대생 수업 참여가 당초 의총협과 의대협회가 3월에 제시한 수준에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의총협은 1년 이상 지속된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대교육의 어려움을 타개하고, 수업 복귀 및 의대교육 정상화를 반드시 실현하기 위해 2026학년도에 한해 각 대학이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2024학년도 입학정원으로 확정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의총협 일각에선 전원 복귀가 지켜지지 않았으니 3058명은 안 된다는 소수 의견도 있었지만, 전날 열린 긴급회의에서 의대생 수업 참여 유도를 통한 의대교육 정상화를 위해 3058명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협회 역시 수업에 참여하는 의대생뿐만 아니라 아직 망설이는 의대생의 수업 참여 계기를 마련하고, 조속한 의대교육 정상화를 위해 내년 의대 모집인원 조정을 확정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이 부총리는 “대학의 교육을 책임지는 의총협과 의대협회의 건의를 무겁게 받아들여 총장과 학장님들의 의사를 존중해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며 “모집인원 조정을 통해 2026학년도 대학 입시의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하고 대학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의대교육 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의대 모집인원 조정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에도 나선다. 다만 정부와 의학교육계는 올해는 작년 같은 학사유연화는 없으며 수업 불참 시엔 유급을 적용하는 등 학칙에 따라 엄정하게 학사를 운영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오늘 발표로서 내년 의대 모집인원에 관한 사회적 논란을 매듭짓고, 이제는 우리 모두가 의대 교육의 정상화 실현과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의료개혁에 힘을 모아 나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결정함에 따라 각 대학은 이달 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이를 반영한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사항을 제출하게 된다. 각 의대 모집인원 변경안은 5월쯤 대교협 승인을 거쳐 확정된다.
  • ‘한국 인구 붕괴’ 일론 머스크…“임신시키고 싶다” 여성에 DM보내

    ‘한국 인구 붕괴’ 일론 머스크…“임신시키고 싶다” 여성에 DM보내

    4명의 여성과의 사이에 14명의 아이를 둔 것으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자녀 숫자가 그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머스크의 14번째 자녀를 출산한 보수 진영 인플루언서 애슐리 세인트 클레어(26)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클레어는 2023년 5월 보수적 풍자 뉴스 사이트 ‘바빌론 비’에서 일하던 때 머스크를 처음 만났다고 밝혔다. 그녀는 바이든 전 행정부에서 성전환 공무원에 대한 농담을 실었다가 정지됐던 ‘바빌론 비’의 트위터(현재 엑스·X) 계정이 복구된 기념으로 머스크를 인터뷰했고, 이후 데이트했으며 아이를 가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머스크는 임신 사실을 비밀로 하라고 요구했으며, 고가의 아파트와 경호를 제공했다고 클레어는 주장했다. 그녀가 임신 중이었을 때 자연 분만이 뇌 크기를 제한한다며 머스크는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으라고 재촉했고, 유대교였던 클레어에게 아이의 할례를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로물루스라고 이름 붙인 아들의 출생증명서에 머스크의 이름을 기재하지 않은 대신 1500만 달러를 일시금으로 받고 매달 10만 달러(약 1억 4200만원)의 양육비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타블로이드 언론의 취재 압박이 들어오자 소셜미디어 X에 지난 2월 출생 6개월이 된 머스크의 아이를 낳은 사실을 공개했고 이어 머스크 측은 클레어에게 주기로 한 양육비를 깎았다. ‘머스크와의 비밀’을 공개한 대가였다. 암호화폐 인플루언서 티파니 퐁은 파산한 거래소 FTX 설립자 샘 뱅크먼-프리드의 몰락을 보도하다 머스크와 X로 소통하게 됐다. 머스크는 그녀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기 시작했으며, 퐁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치 콘텐츠를 많이 올리자 더 활발하게 교류하게 됐다. 2억명이 넘는 X 구독자를 보유한 머스크의 관심은 퐁에게도 구독자 수를 몰아줬으며, 대선을 앞둔 지난해 11월에는 2주 동안 2만 1000달러(약 3000만원)을 벌 정도로 재정적으로 도움이 됐다. 이즈음 머스크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퐁에게 다이렉트 메시지로 자신의 아이를 가질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전통적인 핵가족을 원했던 퐁은 그의 권유를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머스크는 그녀가 자신의 요청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구독을 취소했다. 머스크가 구독을 끊자 퐁의 수입은 급감했다. 최근 이탈리아 극우 정당 행사에 참여한 머스크는 영상 연설로 “국가는 영토가 아니라 사람”이라며 출산 장려 운동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머스크는 한국의 저출생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는데 지난달에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인류의 미래에 대한 가장 큰 우려로 “낮은 출산율”을 꼽으며 한국 인구가 붕괴 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출산율은 인구를 유지하는 대체출산율(2.1명)의 3분의 1 수준(약 0.75명)”이라며 “3세대 후 한국 인구는 현재의 3~4%로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머스크는 저출생 문제가 인류가 진화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보고 “인류는 죽어가고 있다”며 “우리가 새로운 인간을 만들지 못하면 모든 정책은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 한동훈 대선 공약…“성장하는 중산층 시대 열 것”

    한동훈 대선 공약…“성장하는 중산층 시대 열 것”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한동훈 전 대표는 15일 대선 핵심 공약으로 ‘성장하는 중산층’을 제시했다. 또 성장을 위한 밑거름으로 인공지능(AI) 산업에 2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성장 비전은 ‘3·4·7’이다. 이는 AI G3(3대 강국), 국민소득 4만 달러, 중산층 70% 확대를 뜻한다.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AI 인프라에 5년간 150조원을 투자하고, 생태계 조성까지 포함해 총 200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한 전 대표의 구상이다. 그는 의료 AI, 로보틱스, 국방 AI, 드론, 자율주행 등 실제 응용 분야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의 팔란티어’(미국 AI 업체)를 탄생시키겠다고 했다. ‘AI 전사(전문인재)’ 1만명을 양성하기 위한 미래전략부(가칭)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조세 정책으로는 부양가족 인적공제의 기본공제를 현행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늘린다. 자녀 기본공제는 첫째 250만원, 둘째 300만원, 셋째 이상은 400만원으로 확대하고, 육아휴직자에 대한 법인세 세액공제도 신설한다. 상속세는 지금처럼 유산 전체가 아닌 개인별 수령을 기준(유산취득세)으로 전환하고, 배우자 상속도 전면 면제 면제한다. 자녀 공제를 확대하고 과표가 낮은 구간에서는 세율을 인하해 국민 세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인다. 예를 들어 현행 과표 1억 이하에 적용되는 10% 세율을, 5억 이하 5%, 10억 이하는 15% 등으로 차등 조정한다. 혼인이나 출산을 돕기 위해 부모가 증여하는 경우 해당 금액을 증여 총액에서 제외해 세 부담을 줄여줄 계획이다. 복지 정책으로는 ‘한평생 복지계좌’를 만들어 국가의 AI 투자 수익이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해당 계좌에는 현금 계정뿐 아니라 개인별 돌봄서비스 계정도 포함된다. 이를 통해 자녀 돌봄, 교육, 가족 간병 등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알아서 돈을 쓸 수 있도록 계좌를 통합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한 전 대표는 “한동훈의 보수는 실용적이고 혁신적인 자세로 문제를 반드시 하나하나 풀어가겠다”며 “그 출발점이 바로 중산층 복원이고 강화다. 이는 곧 경제 안보, 사회적 가치, 혁신 경제로 확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산층이 커지면 정치적 중도층의 영역도 넓어질 것”이라며 “중산층을 강화해서 중도층을 넓히고, 중도층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을 내주는 것은 정치적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이번 선거가 전쟁이라고 말했다. 전쟁 같은 선거 이후에 정치를 하고 그 정치를 통해서 성장하는 중산층의 시대, 성장하는 중산층의 미래를 반드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공직자의 창] OECD 지표로 본 삶의 질

    [공직자의 창] OECD 지표로 본 삶의 질

    “1인당 국민소득 3만 7000달러, 세계 6위”, “자살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 한국의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과제가 극명하게 대비되는 신문 헤드라인이다. 1996년 OECD 가입 이후 한국의 경제지표는 눈에 띄게 개선됐지만 사회적 지표와 국민의 삶 만족도는 여전히 정체된 상태다. OECD는 삶의 질을 평가하는 데 11개 항목으로 구성된 ‘더 나은 삶 지수’(BLI)를 활용한다. 한국은 주거(7.5), 교육(7.8), 안전(8.8)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공동체(1.5), 삶의 만족(3.1), 일과 삶의 균형(3.8) 부문에선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장시간 근로 문화와 낮은 사회적 신뢰 수준은 웰빙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OECD는 삶의 질을 현재 지표와 미래 지표로 나눠 시계열적으로도 분석한다. 현재 지표는 국민이 직접 체감하는 삶의 질을, 미래 지표는 경제·인적·사회·자연 자본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성을 평가한다. 우리나라 지표를 보면 가처분소득은 2004년 2만 달러에서 2022년 3만 2000달러로 증가했다. 과밀 주거 비율도 2010년 11.7%에서 2021년 4%로 감소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반면 성별 임금격차는 2023년 29.3%로 OECD 내에서 가장 컸다. 의지할 만한 친구나 친척이 없다는 비율도 19.5%로 1위를 기록했다. 사회 시스템 개선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삶의 만족도는 2022년 기준 6.5점으로 OECD 30개국 중 28위에 머물렀다. 자살률은 2023년 인구 10만명당 27.3명으로 여전히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미래 지표에선 경제 및 인적 자본 부문이 크게 향상됐다. 생산 고정 자산은 2004년 8만 3000달러에서 2023년 20만 2000달러로, 지식재산 자산은 같은 기간 4000달러에서 1만 5000달러로 증가했다. 그러나 사회적 자본의 경우 행정·입법·사법 전반에 걸친 정부 신뢰도는 2023년 31.8%로 낮고, 부패 인식 지수도 2024년 기준 64점으로 개선 여지가 많다. 자연 자본 측면에서도 온실가스 배출량(2021년 13.1t)과 멸종위기 지수(2024년 0.68)는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의 ‘국민 삶의 질 보고서’ 역시 소득과 주거 등 물질적 지표는 향상됐지만 사회적 신뢰, 자살률, 삶의 만족도 등은 악화했음을 보여 준다. OECD 평균 수준의 삶의 질을 달성하려면 정책 방향을 일과 삶의 균형, 성평등 강화, 사회적 자본 확대에 맞춰야 한다. 첫째, 장시간 근로환경 개선과 유연근무제 확대를 통해 일과 삶의 균형을 높여야 한다. 시간 투입 위주가 아닌 성과 중심 업무 방식으로 전환하고, 공공부문의 선도적 실천도 병행돼야 한다. 둘째, 성별 임금격차 해소와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을 위해 직장 내 성차별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 또 육아휴직 활성화와 보육 인프라 확충을 통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지원해야 한다. 셋째, 사회적 신뢰를 높이려면 의사결정 과정의 합리성·투명성을 강화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성숙한 국가로 변화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공동체가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내년은 한국이 OECD에 가입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그동안 한국이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만큼 이제는 경제적 성과를 넘어 국민의 삶의 질과 주관적 웰빙을 고려한 정책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함께 일과 삶의 균형, 성평등 강화, 사회적 자본 확대를 바탕으로 모든 국민이 행복한 사회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최상대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 급변하는 안보환경…이러다 中과 전쟁? 트럼프의 중국 견제를 어쩌나 [FM리포트]

    급변하는 안보환경…이러다 中과 전쟁? 트럼프의 중국 견제를 어쩌나 [FM리포트]

    트럼프 집권 후 긴장 높아지는 동북아 미국의 중국 견제가 점점 노골화하면서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보 지형도 급변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에 대한 우려는 물론 중국과 대만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을 때 한국군이 동원될 수 있다는 비극적인 전망까지 나오면서 우리 군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미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에 대한 총관세율을 재산정해 125%에서 145%로 높였다. 앞서 하루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하고 국가별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10%의 관세만 부과하겠다고 한 것과 대조적인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합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여지를 남기긴 했지만 양국의 갈등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관세 분야에서 두드러지고 있지만 군사 분야에서도 치열한 물밑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내부에 배포한 문건에서 “중국은 미국 국방부의 유일한 위협”이라며 미국의 군사 역량을 중국 대응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을 저지하고 미 본토 방어를 우선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동북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나날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해당 문건이 공개되면서 그동안 대북 억제에 맞춰져 있던 주한 미군의 임무가 대만 방어, 중국 억제 등으로 확장되고 그만큼 한국군의 대북 대비 태세 부담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각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설까지 불거지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하는 일에 한국의 역할을 요구할 수 있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주한미군 역할 바뀌나…“軍, 대중견제 연루될 수도” 미국과 중국의 틈에 낀 한국으로서는 이래저래 난처한 처지다. 경제적으로 양국과 긴밀한 관계이면서 지정학적으로는 미중 사이에 벌어지는 해양패권 경쟁의 최전선에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흐름 속에 한국의 앞날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미중 사이에 혹여 전쟁이 벌어졌을 경우 한국군이 이에 투입되는 상황이다. 정대진 한라대 교수는 “한미동맹의 기본 목표는 북한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수호하는 것이었는데, 미국이 전략적 유연성을 얘기하면서 중국 견제에 한국도 연루시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붙박이 주둔 군대로서 북한을 견제하는 역할을 했던 주한미군이 이전과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주한미군이 대만 방어의 제1기동군으로 활약하는 역할을 하게 되면 2만 8500명이 그대로 있을 수 있겠나”라며 “대만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면 주일미군사령부가 전진기지가 되고 평택 미군기지가 서포터즈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것을 경제적 비용과 효율성 측면에서 따지고 있어 주한미군의 감축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기존 규모를 유지하고 싶으면 비용을 더 내라고 요구할 수도 있어 한국으로서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만약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와 함께 한국이 중국 견제에 휘말릴 경우 실제 전쟁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우리가 받는 타격은 상당할 수 있다. 과거에도 주한미군의 종말단계고고도지역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놓고 중국이 한류를 금지하는 한한령(限韩令)을 내리면서 경제에 큰 여파를 끼친 바 있기 때문이다. 군대끼리 무력 충돌이 실제 벌어진다면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한중 관계에 금이 갈 수 있다. 대선 이슈 될 수도…정부 대비책 마련해야 다만 아직까지는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많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를 위해 빼고 한국군을 중국 견제에 동원하면 김정은이 가만 있겠나”라며 “우려하는 상황은 알고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주한미군의 역할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새뮤얼 퍼파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 역시 지난 9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이 없어지면 김정은이 침공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도 “주한미군 감축은 문제가 된다”는 입장을 밝히며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투자가 양국의 경제 번영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벌인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서 알 수 있듯 상대 국가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미국의 사정과 별개로 중국이 대만, 필리핀 등 주변국과 갈등을 빚고 있어 한반도 주변 지역에서 어떤 불상사가 벌어질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대진 교수는 “부담 가능한 수준에서 비용을 내고 중국 견제에서 빠진다는 식으로 몇 년 버티고 가는 게 현실적인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미국의 대중견제에 대한 요구를 기회 삼아 우리의 협상력을 높이자는 의견도 있다. 한반도 안보를 안전하게 지키는 게 오히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데 있어 미국에 국익이 된다는 것을 설득하자는 것이다. 미국의 외교 정책과 중국과의 관계 설정 등 외교·안보 분야는 다가오는 대선에서도 주요 이슈가 될 수 있다. 당장 한국군에 변화가 생기진 않겠지만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한반도 정책이 급격하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만약의 만약일지라도 대비책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FM리포트’는 우리 군이 지켜야 할 규범(Field Manual), 우리 군이 나아갈 미래(Future of Military)에 대해 씁니다. 잘못을 비판하고 나은 대안을 고민하며 정예 선진강군 육성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 최민호 세종시장 “행정수도, 제2의 수도 완결할 개헌은 시대 요구”

    최민호 세종시장 “행정수도, 제2의 수도 완결할 개헌은 시대 요구”

    최민호 세종시장은 10일 “개헌은 시대정신이며, 세종시를 행정수도 또는 제2의 수도로 완결시킬 개헌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시가 출범한 지 13년이 지났지만 수도권 집중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신행정수도 건립이라는 목표가 기존 헌법의 틀 안에 갇혀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헌법은 국력 기준 세계 6위 국가로 성장한 한국의 몸집을 지탱할 수 없는 낡은 옷이 되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최 시장은 “대통령실과 국회의사당을 세종시로 완전히 이전해 세종시를 완전한 수도로 정립해야 한다”면서도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분권형 이원제에 맞춰 서울과 세종의 국가행정 운영 기능을 분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서울은 국가 수도로 상원을 설치해 국방·외교·통일 등 외치를 담당하고, 세종은 행정수도로 하원 및 지방분권 중심으로 내정을 맡는 방식이다. 다만 대통령실과 국회 이전만으로 지방 소멸과 저출생·고령화 문제 해결의 한계를 지적하며 수도권 집중에 따른 성장의 한계 극복을 위해 서울대 등 수도권 대학의 세종시 이전을 주장했다. 그는 “수도권 명문대를 세종시로 이전해 카이스트·대덕연구단지·국책연구기관·오송바이오연구단지·과학비즈니스벨트가 협업하는 세계적인 메가 싱크탱크를 조성해야 한다”며 “인재 공급이 다변화하면 수도권 기업이 비수도권으로 확산할 수 있어 지방소멸 해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과 세종시를 60분 내 이동할 수 있도록 철도 등 국가 교통망 연결과 행정수도의 자족 기능 확대도 제시했다. 최 시장은 “행정수도 명문화와 국회·대통령실 완전 이전 공약화를 대선 후보들에게 건의할 것”이라며 “여야를 떠나 정치권과 시민단체, 시민들과 연대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 “대화·타협 아닌 극한의 대결 정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毒”[월요인터뷰]

    “대화·타협 아닌 극한의 대결 정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毒”[월요인터뷰]

    尹파면 이후 분열 극복 방안은與, 당 아닌 국민 위해 野와 대화를野도 반대를 위한 정치는 삼가야핵 선고 이후 한미동맹은韓, 美와 관세·북한이 중요 이슈 트럼프, 성과 위해 김정은 만날 것트럼프의 상호관세 파장은美 빠진 국제질서, 되레 中에 기회관세 전쟁의 끝은 자유무역의 죽음탄향후 한미일 협력 전망은새 대통령 미일 관계 최우선순위日과 방위비·관세 공동 대처해야“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 선고는 예상했던 결과였지만, 대화·타협이 아닌 극한의 대결 정치는 결국 민주주의에 독이 된다.” 튀르키예 출신의 귀화인이자 국제관계학 전문가인 카디르 아이한(38·한국명 한준) 디플로머시 애널리틱스 대표는 지난 4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를 착잡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그 역시 2022년 대선에서 한 표를 행사한 유권자였던 이유에서다. 그는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야권 출신 인사들의 추천으로 합류, 다문화 정책 자문을 하는 등 진영과 무관하게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민을 위해 활동해 온 인물이다. 그는 “두 번의 대통령 탄핵으로 국민들에게 ‘탄핵의 눈높이’가 낮아졌다”고도 우려했다. 아이한 대표는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경제학·국제무역 학사, 서울대 국제학 석·박사 이후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국제관계학 교수를 지냈다. 한국 문화에 매료돼 2018년 한국으로 귀화했다. 공공외교, 국제정치, 한국 대외정책 전문가다. 2022년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국민통합위원으로, 이후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에서 활동하며 다문화·이주민 관련 자문 활동을 했다. 현재 미국 메릴랜드주에 거주하며 외교정책 플랫폼·컨설팅사인 디플로머시 애널리틱스 대표다. 인터뷰는 탄핵 선고 직후인 5일(현지시간) 유선으로 진행됐다. -탄핵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 여론이 극과 극으로 분열됐다. “특히나 대통령 탄핵은 어느 나라든 매우 어려운 과정이다. 한국은 더구나 미국처럼 강한 대통령제 국가다. 유권자 다수가 선호한 인물이 대통령으로 선출되는데, 그를 다시 법적으로 탄핵하는 과정에서는 여러모로 여론이 극단화될 수밖에 없다. 탄핵 과정에 법적인 결정은 물론 정치적 결정도 관여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10년 새 두 번의 탄핵을 겪었다. “민주주의에서 탄핵은 없다면 좋은 것이다. (탄핵 전까지 누적된 문제를) 법적으로보다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오직 ‘탄핵’만 최후의 가능성으로 남았던 상황이 안타깝다.” -여야에 각각 쓴소리를 한다면. 그리고 국론 분열 극복 방안은. “제가 감히 조언할 위치에 있진 않지만,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대화다. 이번 탄핵 인용 선고가 민주주의를 위한 결정이었다는 건 여당도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여당은 당의 미래만 생각하지 말고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야당과 함께 대화했으면 한다. 가장 중요한 건 국민들의 마음을 듣는 것이다. 계엄령 선포가 얼마나 국민들을 놀라고 아프게 했나. 옛날 방식의 정치가 아니라 미래 지향적 정치를 해야 한다. 두 번의 탄핵은 모두 ‘구식 통치 방식’을 고수했기 때문이었다. 예컨대 정경 유착이 1970년대엔 괜찮았다면 21세기 한국에선 안 되는 방식이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역시 옛날식 통치 방식이었다. 야당 역시 마찬가지다. 여당에 반대하기 위한 정치를 하는 걸로 느껴질 때가 많다.” -한국의 정치 역학이 외국과 다른 점은. “유럽·미국은 좌파·우파라고 하면 사상적으로 명확한 기준이 있다. 우파는 작은 정부·기업 중심, 좌파는 큰 정부·복지·노동·인권 중심이다. 반면 한국의 보수·진보를 나누는 가장 핵심적 차이는 북한에 대한 시각이다. 북한에 대한 역사적, 사상적, 안보적인 인식이다. 대북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지, 통일관의 차이 등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초반 60일에 대한 평가는.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깜짝 놀라고 있다. 대선 공약을 하나씩 실천하고 있는 건 예상했던 바이지만 속도가 너무 신속하다. 특히 미국은 소위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핵심인데, 관세를 무기화하고 세계 각국이 이에 대한 보복에 나서면 자유무역이 사그라들 수 있다. 이는 자유주의 국제질서마저 죽일 수 있는 길이다. 더욱이 한국에 한미 관계보다 더 중요한 건 국제질서의 미래다. 한국은 한국전쟁 이후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탈바꿈했는데, 이를 가능하게 했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유주의 국제질서였다. 한국은 무역이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110%까지 차지하는 수출 주도형 국가다. 자유무역이 없어진다면 중국처럼 내수 시장이 크지 않은 한국은 제조·생산 시장이 없어지고, 생산 단가도 올라간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한국은 가장 곤경에 빠지는 국가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평가해 달라. “트럼프 대통령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한번 해 보자’는 식 실험을 하고 있는 것 같다. 1기 행정부 때도 동맹국을 향해 ‘방위비 분담금을 올리라’며 계속 협상했고 한국, 일본 등은 결국 돈을 더 많이 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집권 1기 때인 2019년 유엔 연설에서 공개적으로 ‘나는 글로벌리즘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핵심 국가라면 질서 수호를 위한 부담을 져야 다른 나라들로부터 핵심국 위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한국이 미국과 동맹을 맺는 중요 이유 중 하나는 한국에 도움이 돼서다. 하지만 ‘선’과 ‘한계점’이 분명히 있다. 그 선을 트럼프 대통령이 실험하고 있다. 동맹에 대한 부담 요구도 그중 하나다. 한국뿐 아니라 모든 나라들에도 선이 있다. 관세 전쟁의 가장 극단적 결과는 자유무역이 죽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향후 미국 외교·무역의 방향을 바꿀까. “미국은 국민의 뜻에 따라 정권이 바뀌는 민주주의 국가다.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정부는 트럼프 1기의 대중국 정책을 많이 흔들지 않았다. 현재 트럼프 정책의 핵심은 외교보다 국내 정치, 고용과 인플레이션, 이민정책, 교육이다. 개발 원조, 기후변화 정책도 모두 폐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00년 전 시절처럼 외교에서 고립주의로 돌아가고 있다.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가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외교를 거래적 관점으로 본다. 이것이 초강대국 미국과 세계에 바람직한 방향인가. “트럼프는 당장 단기적 승리에 치중하고 있다.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맹은 물론 적들이 국제질서를 수용하는지 여부다. 중국도 자유무역 체제와 유엔 등 국제질서 및 국제기구를 수용했다. 반면 미국은 현재 공적개발원조(ODA)를 줄이고 국제개발처(USAID)를 해체하고 있다. ODA 총액 기준으론 미국이 1위이지만 국민총소득(GNI) 기준 0.7%를 권고하는 국제 기준으로 볼 때 미국은 0.16%에 불과해 영국, 북유럽 국가들에도 뒤진다. 이 진공상태를 결국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동남아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이 메우게 될 것이다.” -탄핵 선고 이후의 한미동맹 전망은. “보수 정부가 들어서든 진보 정부가 들어서든 중요 이슈는 두 가지다. 관세와 북한 문제다. 특히 1기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던 트럼프 대통령은 ‘유산’(레거시)을 만들고 싶어 한다. 북핵 해결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그래도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난다면. “2019년 ‘하노이 노 딜’의 이유는 미국이 북한에 줄 게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향후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된다 해도 비슷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대안으로 무엇을 제공하든 북한에는 이제 비핵화 의지가 없다고 본다. 파키스탄, 인도, 이스라엘처럼 북한을 사실상 ‘핵국가’(Nuclear Power)로 미국이 받아들인다면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중대 전환이다. 일단 북한의 우선 희망사항은 ‘우리를 핵국가로 받아들여라’일 것이다. 트럼프가 뭔가 시작하기 위해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 선에서 투자 제안 등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거래적인’(transactional) 관점 안에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역학 구도는 어떻게 변할까. “2차대전 이후 지난 80여년간 국제질서의 핵심은 자유무역과 국제법 존중의 정신이었다. 러시아는 향후 이런 체제를 아예 무시할 수 없을 것이고 유럽, 미국도 대러 정책을 구상할 때 서로 더 많은 대화를 시도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체제에선 이런 예측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미국의 대외정책 우선순위는 러시아보다는 중국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을 최대 전략 경쟁국이자 위협국으로 본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중 갈등은 어떻게 전개될까. “중국은 자유주의 국제질서 안에서 계속 경제성장을 해 왔고, 앞으로 중국의 지위를 전 세계에 각인시키려고 할 것이다. 미국과의 전쟁으로까지 비화하진 않는다 해도 더 많은 영향력 확보를 위해 전략 경쟁 구도로 갈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은 대만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지만,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으로 전략적 모호성을 취할 수도 있다.” -향후 한미일 협력 전망은. “대통령이 누가 되든 한미일 대화는 가장 우선순위 과제다. 미국이 관세로 한일을 동시 압박하는 상황에서 관세, 방위비 부담을 놓고 일본과 공동 대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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