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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IT 강국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자/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IT 강국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자/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비행기 조종사들이 비행을 오래 하다 보면 바다와 하늘의 색상을 구분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 특히 바다 위를 비행할 때는 위치를 참고할 수 있는 지형지물이 없고 야간에는 밤하늘의 별빛과 해상의 선박 불빛이 동일하게 보여 바다를 하늘로 착각하고 바다를 향해 날아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버티고(Vertigo), 즉 비행 착각 현상이라고 하는데 국내 전투기 추락사고의 약 20%가 비행 착각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2011년에 응급환자를 이송하다 제주해상에 추락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제주항공대 소속 헬기의 추락원인도 비행 착각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나라를 이끌어 가는 정치 지도자들이 갖고 있는 착각 중의 하나가 대한민국이 정보통신(IT) 강국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IT 산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으로서 경제성장과 수출의 견인차이자 경제위기 극복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한국은행 국민계정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IT 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2007년에 9.5%였으나 계속 증가하여 2011년에는 11.8%를 기록하였다. 우리나라의 주력 IT 제품인 반도체 메모리,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TV는 세계 시장점유율 1위로 부상하여 다년간 IT 산업의 무역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하는 데 기여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고 초고속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보급률에서도 세계 정상을 다투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IT 산업의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IT 강국 코리아는 허울뿐인 허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째, 우리나라 IT 산업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불균형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즉, 강력한 하드웨어 경쟁력이 우리나라 IT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왔지만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쟁력은 매우 취약하다. 국내 기업의 소프트웨어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은 2.7%에 불과하며 우리나라 콘텐츠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4%에 그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사용 중인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대부분이 외국산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진정한 IT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소프트웨어 부문의 경쟁력 제고가 필요한 형편이다. 둘째, 우리나라 IT 산업은 완제품에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메모리나 디스플레이 이외의 부품이나 소재의 자급도가 떨어진다. 특히 부품에 사용되는 소재의 해외 의존도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따라서 완성품 산업과 부품소재 산업 간의 불균형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IT 강국은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우리나라 IT 산업은 대기업에 편중된 구조를 갖고 있다. 수요기업인 대기업들은 이익을 향유하고 있지만 하청기업인 중소기업들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IT 산업의 성과가 지나치게 삼성전자에 의존하는 기형적인 구조는 결코 IT 강국의 모습일 수가 없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아니기에 정보통신기술(ICT) 전담부처를 신설하는 대신에 미래창조과학부의 제2 차관이 ICT 기능을 담당하도록 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개편안은 수용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를 대표하지만 아직은 경쟁력이 취약한 IT 산업을 전담하는 최고 관료의 직급을 대통령 경호처장의 직급보다 낮게 책정한 것은 대단한 착각이다. 한편 유튜브에 수백 개의 방송국이 개설되고 스마트 TV가 국경을 넘나드는 글로벌 미디어 환경에서 아직도 지상파 방송 위주 언론의 자유에 집착하여 정부조직개편안의 문제점을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는 야당의 구태도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비행 착각의 결과가 추락사고인 것처럼 우리나라 IT에 대한 착각의 결과도 추락사고일 수 있다. 그런데 착각한 정치인이나 정권만 추락한다면 별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이로 인해 IT 산업이나 대한민국이 추락하게 된다면 국민의 입장에서는 커다란 재난이 될 것이다. 정부조직개편안을 검토할 국회가 비행 착각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 은행 주택대출 손실률 대출금액의 6% 넘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손실이 대출금액의 6%를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나마 서울 지역 아파트를 대상으로 은행이 선순위담보권을 갖고 있는 경우에 한해서다. 분석기간도 2006년부터 2009년까지 경매가 끝난 경우인지라 2010년부터 시작된 집값 하락을 반영할 경우 손실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간한 계간 ‘경제분석’에 실린 ‘국내 주택담보대출 부도대출손실률(LGD)의 기본 특성과 결정 요인 분석’에 따르면 은행권 선순위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LGD는 6.18%다. 그나마 이는 낙관적인 수치다. 방두완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경매 진행 등 은행권이 들인 회수비용이 제외됐으므로 실제 LGD는 이보다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LGD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경우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다. LTV가 80%를 넘으면 손실이 급속히 증가했다. 문제는 2010년 이후 수도권의 집값이 더 떨어졌다는 점이다. 경매업체에 따르면 최근 감정가 대비 낙찰가가 70%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은행들이 더 많은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는 의미다. 후순위 담보권을 갖고 있는 2금융권의 손실은 은행보다 훨씬 클 전망이다. 반면 서울 강남이나 강북 등 위치, 주택연령 등은 금융기관의 손실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경매기간이 길어지고, 경매 유찰 횟수가 높을수록 손실률은 커졌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손실률에 영향을 줬지만 국채이자율은 영향이 없었다. 경제성장만 담보가 된다면, 은행이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권자의 부담은 적은 셈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능력 검증보다 약점 공격 쉬워”

    “능력 검증보다 약점 공격 쉬워”

    국가 공무원 인사행정의 사령탑인 전충렬(59) 행정안전부 인사실장이 최근 펴낸 ‘인사청문의 이해와 평가’에서 인사청문회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이어 새 정부 출범을 맞아 줄줄이 인사청문회가 예상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100만명에 이르는 공무원 인사정책의 총책임자인 전 실장은 24일 “2000년대 들어 국회 인사청문 대상 범위가 대폭 확대된 배경에는 혼란스러운 요소가 있다”며 “주요 공직자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임용의 정당성을 높이자는 취지이지만 대통령이 공직자 임용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국회와 분산 또는 공유하려는 다소 방어 지향적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행안부 인사실은 국회 임명동의나 인사청문 절차가 필요한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또는 인사청문요청안을 대통령 이름으로 국회에 보낸다. 2000년 6월 인사청문회법이 제정되면서 국회 인사청문을 거쳐야 하는 직위 수가 크게 늘었다. 당초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감사원장 등 17개 직위였다. 2003년 2월부터 국정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이 추가됐고, 2005년 7월에는 모든 국무위원과 헌재 재판관, 중앙선거관리위원, 합참의장, 방송통신위원장이 인사청문 대상이 됐다. 지난해 5월에는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국가인권위원장, 한국은행 총재도 포함됐다. 모두 60개 직위에 이른다. 주요 공직자에 대한 국회 차원의 검증이 확대된 동기는 2005년 1월 교육부총리로 임명됐던 이기준 전 서울대 총장이 자녀의 대학 특례입학 등 도덕성 문제로 임명된 지 5일 만에 면직되면서 비롯됐다. 전 실장은 “국정운영의 비효율성을 낳고 인력시장의 우수자원이 공직 지망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인 미국의 인준심사 과정을 임용의 책임 분담을 위해 한국에 이식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밀실 인사’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임용 후보자를 사전에 언론에 흘리는 ‘여론 검증’은 미국 등에서 많이 하지만 유능한 인력이 사생활 침해를 꺼려 공직 참여를 피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고 밝혔다. 청문회는 앞으로 보여 줄 능력에 대해 검증하기는 어려운 반면, 과거의 흠결이나 표면적 약점을 공격하기는 쉽다고 덧붙였다. 또 인준동의 요청이 정치의 인질이 되어 행정의 비능률을 초래하는 부작용도 있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70대 재미교포, 이란 자금 1조 해외 유출… 수수료 170억 챙겨

    70대 재미교포, 이란 자금 1조 해외 유출… 수수료 170억 챙겨

    70대 재미교포가 유엔의 대이란 제재 조치에 따라 국내에 묶여 있던 1조원이 넘는 이란 자금을 해외로 빼돌렸으나 피해자는 없는 희한한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란에 대한 금융제재의 유엔 결의를 주도한 미국 금융당국도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이어서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이성희)는 24일 재미교포 정모(73)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A사라는 중계무역업체 대표인 정씨는 ‘한·이란 원화 결제 시스템’을 이용, 2011년 2~7월 두바이 M사에서 대리석을 구입해 이란 F사에 파는 것처럼 가장하고 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CBI)의 원화 계좌에서 F사 자금 1조 948억원을 빼낸 뒤 외환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해외로 송금, 170억원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원화 결제 시스템은 핵무기 개발의혹과 관련, 이란에 대한 달러 결제를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에 따라 2010년 10월부터 우리나라와 이란의 수출입 대금을 원화로 결제하는 시스템을 가리킨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현재는 이 방법으로 이란과의 중계무역 결제를 할 수 없다. 검찰은 정씨가 아랍에미리트(UAE) 등 9개국의 계좌로 보낸 자금이 유엔의 제재 결의로 국내에 묶여 있던 이란 자금으로 파악하고 있다. F사가 정씨와 주고받은 이메일, 기업은행에 제출한 지급지시서가 위조되지 않은 점 등으로 볼 때 이란 측 인사가 정씨에게 위장거래를 시키고 묶여 있던 자금을 회수해 갔다는 것이다. 사건 이후 이란 측 이의제기도 없는 상태다. 검찰은 이란 F사 등 이란 관계자들이 이 사건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봤지만 이란과의 사법 공조가 없어 수사를 확대하지 못했다. 검찰 수사대로라면 국내 외환거래 질서 위반 이외에 피해자는 없는 사건이 된 셈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자국의 대이란 제재를 결과적으로 한국이 도와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미국에서도 이런 사실을 파악해 조사하던 중이었다”면서 “엄정하게 조사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씨는 검찰에서 “중계무역이 실제로 있는 줄 알았다”며 이 같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정씨는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지역의 상공회의소장 출신으로 서남아 무역 거래를 해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01년 8월 한국에 입국해 세운 A사는 말이 무역회사지 서울 송파구 잠실동 40㎡ 규모의 사무실에 직원 1명만 있는 페이퍼 컴퍼니였다. 정씨가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170억원 중 107억여원은 미 앵커리지에 있는 자신의 회사계좌를 거쳐 부동산이나 자동차 구입 등에 사용됐다. 한편 검찰은 지식경제부 산하 전략물자관리원과 한국은행의 허가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A사 등과 기업은행의 공모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가 원화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당국과 기업은행 관계자들은 정씨가 제출한 서류를 진짜라고 생각했다”며 “금융당국 관계자 등에 대한 로비 여부도 수사했으나 의심스러운 부분이 없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低성장… 또 물가상승률 밑돌았다

    低성장… 또 물가상승률 밑돌았다

    살림살이가 너무 팍팍하다는 경제주체들의 푸념이 엄살은 아니었다. 지난해 경제 성장이 물가를 또 따라잡지 못했다. 전년에 이어 2년 연속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에도 그랬다. ‘죽어라’ 일해도 물가가 더 많이 뛰어 손에 쥐는 게 없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24일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2.0%(속보치) 성장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물가상승률(2.2%)을 밑돈다. 2009년(0.3%)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이기도 하다. 2011년에도 GDP 성장률은 3.6%인 반면 물가상승률은 4.0%로 성장이 물가를 따라잡지 못했다. 앞서 2008년과 2009년에도 성장이 물가를 밑돌았다. 2년 연속 성장이 물가를 따라잡지 못한 경우는 ‘서울의 봄’, ‘광주민주화 운동’ 등으로 정국이 극도로 혼란스러웠던 1980년과 1981년 이후에는 없었다. 그나마 이 정도 성장하는 데도 정부의 몫이 컸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성장에 정부 소비가 0.6% 포인트 기여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재정투입이 없었다면 1%대 성장에 그쳤다는 얘기다. 김 국장은 “지난해는 우리 경제가 안갯속에서 비포장도로를 달렸다면 이젠 안개가 걷혀 돌부리, 웅덩이도 비켜갈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올해는 미국·중국 등의 경기가 살아나고 새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이 맞물려 지난해보다는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무제한 돈 풀기 정책’이라는 돌발 변수가 생겨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지난해 엔화 대비 원화값은 19.6%나 올랐다. 자동차 등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의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중반부터 원·엔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악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외환 당국이 (시장에) 구두 개입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경제수장들 잇단 낙관론

    경제수장들이 최근의 경기 상황과 관련해 잇따라 긍정적인 진단을 내놓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미국의 ‘재정절벽’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도 7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을 상회했다”면서 “지금의 경제상황은 그레이 스완(Gray Swan)”이라고 말했다. 그레이 스완은 어느 정도 리스크가 남아 있는 상황을 뜻한다. 전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깜깜한 상태를 뜻하는 ‘블랙 스완’에서 따온 말이다. 2007년 미국 금융분석가 나심 니컬러스 탈레브가 책 이름에 붙여 유명해진 용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같은 날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세계경제가 위기에서 한 발짝 더 나갔다”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총재는 최근 세계 경제에 대한 논의가 금융위기의 잘잘못을 따지는 단계를 넘어 공조를 이야기하는 데까지 왔다면서 “뉴욕 월가에 시위대가 등장했던 것이 불과 1년 전인 점을 고려하면 이젠 (과거의 위기 수습단계에서) 한 발짝 더 나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日 추가 돈풀기 강행… 한국 車·IT 불똥 우려

    日 추가 돈풀기 강행… 한국 車·IT 불똥 우려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일본이 ‘돈 풀기’(양적 완화)를 통한 엔화 약세 유도를 밀어붙이고 있다. 이 여파 등으로 지난해 엔화 대비 원화 값은 20% 가까이 폭등했다. 14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21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이날부터 이틀간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자산 매입 기금을 91조엔에서 101조엔으로 10조엔(117조원) 증액하는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미 예고된 조치이기는 하지만 당분간 엔·달러 환율이 ‘아베 환율’(달러당 90엔)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박형중 메리츠종금증권 매크로팀장은 “엔화 약세가 과도하게 빨리 진행된 측면은 있지만 엔화 가치는 여전히 높다”면서 “경기 부양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의지가 변하지 않는 한 엔화 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일본과 경쟁 관계가 높은 우리나라 자동차 관련주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고, 정보기술(IT) 업종도 이윤 측면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2012년 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작년 말 100엔당 원화 환율은 1238.3원으로 1년 전(1481.4원)보다 243.1원 내렸다. 원화 절상 폭이 무려 19.6%다. 1998년(21.8%) 이후 가장 높다. 일본 정부의 ‘무제한 엔화 방출’ 방침이 나온 뒤 엔화가치가 급격히 떨어진 탓이다. 같은 기간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151.8원에서 1070.6원으로 81.2원 하락했다. 절상률은 7.6%다. 달러화보다 엔화 대비 원화 절상률이 두 배가 넘는다. 엔화 약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엔화 환율이 달러당 91엔을 넘어갈 수 있겠지만 그게 고점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난 3개월간 (엔·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데다 추가 양적 완화 조치가 확정되더라도 이미 환율에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이 지속적인 경기 부양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유동성 완화가 엔화 약세를 계속 끌고 가기는 어렵다는 말도 덧붙였다.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126.8원, 원·엔 환율은 1413.7원이었다. 원·달러 절상률은 주요 20개국(평균 절상률 -0.3%) 가운데 멕시코(8.5%) 다음으로 가장 높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역외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는 전 거래일보다 5.70원 오른 1062.9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20일(8.30원)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돈은 쓰기 위한 것” “미래 걱정은 안해”

    “돈은 쓰기 위한 것” “미래 걱정은 안해”

    우리나라 국민의 금융지식과 금융행위는 다른 나라보다 뛰어나거나 비슷한데 미래에 대한 대비 정도를 뜻하는 금융태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률은 떨어지고 가계부채는 늘고 있는 상황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지식이나 행위도 실전에는 강하지만 ‘기본’은 미흡했다. 다만, 우리나라 여성의 금융 이해력은 다른 나라 여성보다 높았다. 한국은행은 21일 국내 처음으로 우리나라 사람의 금융이해력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권고하는 방식으로 측정, 다른 나라와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18~79세 성인 1068명에 대한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OECD는 2008년 금융교육국제네트워크(INFE)를 설립, INFE 회원국에 금융이해력 측정을 권고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한 15개국이 조사를 마쳤다. 우리나라의 금융 이해력은 22점 만점에 14.2점으로 우리나라를 뺀 14개국 평균(13.9점)을 소폭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15개국 중에서는 7위다. 남성은 14.3점, 여성은 14.2점으로 성별 차이는 거의 없었다. 다른 14개국이 남성은 14.1점, 여성은 13.7점으로 차이를 보인 것과 대조된다. 하지만 ‘돈은 쓰기 위한 것이다’ ‘저축보다 소비에 더 만족감을 느낀다’ ‘오늘을 위해 살고 미래는 걱정하지 않는다’ 등을 물어보는 금융태도는 5점 만점에 3.0점에 그쳤다. 14개국 평균은 3.3점이다. 점수가 낮을수록 현재를 우선시한다는 의미다. 15개국 중 13위로 최하위권이다. 특히 돈에 대한 태도는 2.5점으로 14개국 평균(2.8점)과 차이가 컸다. 젊을수록(18~29세) 다른 연령대에 비해 ‘지금 이 순간의 소비’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홍균 한은 경제교육팀장은 “현재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조사결과에 반영된 것”이라며 “금융태도는 가계부채, 가계저축률 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바람직한 금융태도 형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분산투자 효과, 대출이자 개념 등으로 이뤄진 금융지식은 8점 만점에 5.6점으로 15개국 중 4위를 기록했다. 14개국 평균(5.3점)보다 높다. 하지만 화폐의 시간적 가치, 원리금 계산, 복리개념 등 기본 개념에 대한 지식은 낮았다. 정보 수집 등 금융행위는 9점 만점에 5.6점으로 5위였다. 금융상품 선택을 위한 적극적 정보수집 활동은 15개국 중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평상 시 재무상황 점검, 구매 전 지불능력 점검 등 합리적 금융·경제 생활을 위한 기본 노력은 미흡했다. 조 팀장은 “실전에는 강하지만 기본 토대는 약하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다시 고개 드는 ‘양적완화 출구전략론’… 찬반 다툼 재점화

    다시 고개 드는 ‘양적완화 출구전략론’… 찬반 다툼 재점화

    “경제 위기가 더 악화된다고 보긴 어렵다. (선진국에서) 양적완화 정책으로부터의 대응책이 나올 가능성에 대처해야 한다.”(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지난해 초에도 ‘유포리아’(극도의 행복감) 상태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있었지만 사실과 달랐다. 아직은 불확실성이 더욱 크다.”(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 한동안 잠잠하던 ‘출구전략론’(경기 침체 등에 대응해 풀었던 돈을 다시 회수하는 조치)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선진국이 출구전략을 쓸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리도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교차한다. 논의에 물꼬를 튼 이는 김중수 한은 총재다. 김 총재는 지난 18일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이제 (경제) 위기 자체는 더 악화된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생각보다 빨리 언와인딩(정상으로 되돌리다)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우리도 이런 가능성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가 출구전략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너무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면 자기 실현적 침체는 틀림없이 온다”는 부연 설명까지 곁들였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 등의 부양책은 필요없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한국금융연구원도 20일 ‘외국인 채권 투자 확대 부작용 점검’ 보고서를 통해 “(양적완화 약화 등) 위험 회피 성향이 약해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갖고 있는 우리나라 상장채권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91조원이다. 사상 최대다. 미국의 양적완화가 시작된 직후인 2008년 말 37조 5000억원에 견줘 배 이상 늘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경기가 회복세에 진입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이르면 연말쯤 양적완화의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섣부른 기대’라고 선을 긋는다. 세계 경제가 안정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고용과 주택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중국 경제도 연착륙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훨씬 크다”면서 “자본의 급격한 유출 가능성에는 대비해야 하지만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바꾸기에는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때 10%까지 올랐던 미국 실업률은 지난달 7.8%까지 떨어졌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초저금리 정책 선회 기준으로 밝힌 수치(6.5%)와는 격차가 상당하다. 최상목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올해 말쯤 미국이 출구전략을 모색한다는 전망도 있지만 1년 안에 세계 경제가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출구전략은 비현실적인 말”이라고 못 박았다. 여기에는 1990년대 초 경기 불황에 소극적으로 대처했다가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국내외 실물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좋은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중앙은행이 정부와 꼭 같이 갈 필요는 없지만 당분간은 경기 활력을 되살리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생활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고 금리는 과도하게 낮아 (금리 인하 등) 추가적인 완화 조치 대신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원 강세땐 수출악화·원 약세땐 민생 직격탄…새 정부 환율정책 딜레마

    일본발(發) 글로벌 ‘환율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다음 달 25일 출범할 새 정부가 ‘환율 스탠스’를 어떻게 설정할지 관심을 모은다. 5년 전 이명박 정부는 출범과 함께 ‘강만수-최중경’ 투톱 라인의 고환율 정책으로 수출 드라이브를 주도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고환율 정책이 정권 5년 동안 유지됐다. 이는 ‘MB 정부’가 고물가에 시달리는 서민 경제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오게 된 배경이 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18일 한국은행의 비공식 업무보고에서 환율 안정대책과 통화정책 기조 등을 보고받았다. 이례적으로 두 시간 동안 진행된 보고에서는 급격한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환경 악화 등 경제 전반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해 온 민생과 성장의 방점이 ‘환율 스탠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원화 강세’(환율 하락)가 유지될 경우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으며 ‘원화 약세’(환율 상승) 쪽으로 환율 정책을 선택하면 물가가 들썩일 수 있어 서민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환율은 연일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8일 1057.2원에 장을 마감하며 일주일 이상 1050원대에 머물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일본의 양적 완화 조치로 앞으로도 원화 강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의 아베 정권은 각국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20조엔(약 240조원) 규모의 유동성 확대를 통해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인수위도 이 같은 복잡한 국내외 경제환경 때문에 환율 정책에 대해서는 원칙론만을 밝히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환율 하락이라는 대세에 역행하는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제 주체가 적응할 수 있는 속도 조절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속도 조절을 통해 환율 하락이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되거나 적정 수준을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해 당국이 환율을 억지로 끌어올리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미세 조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처음처럼’도 8.8% 인상

    정권 교체기를 틈타 식음료값이 줄줄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소주값도 올랐다. 롯데주류는 17일 ‘처음처럼’ 등 소주 제품 출고가를 평균 8.8% 올린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가 한 달 전 ‘참이슬’ 등 소주 출고가를 8.2% 올린 데 따른 것으로 19일 출고제품부터 적용된다. 2009년 이후 4년 만의 인상이다. ‘부드러운 처음처럼’(360㎖)의 출고가는 868.9원에서 946원으로 오른다. 한편, 생산자물가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12월 생산자물가는 1년 전보다 1.2% 떨어졌다. 이는 2009년 10월(-3.1%)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불법 반출된 대한제국 지폐 원판 美서 소유자 체포… 韓에 반환될까

    불법 반출된 대한제국 지폐 원판 美서 소유자 체포… 韓에 반환될까

    한국전쟁 당시 불법 반출된 대한제국 ‘호조태환권’ 원판을 경매로 낙찰받았던 재미 한인이 이달 초 미국에서 체포된 것으로 15일(현지시간) 확인됐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사법당국은 고미술 수집가인 재미교포 윤모(54)씨를 장물취득 혐의 등으로 뉴욕에서 체포했다. 윤씨는 2010년 5월 미시간주의 경매장에서 한국 최초의 근대 지폐로 평가되는 대한제국 호조(현재의 재무부격)태환권 10냥권 인쇄용 원판을 3만 5000달러(약 3700만원)에 낙찰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호조태환권은 1893년 고종이 대한제국의 경제근대화를 위해 화폐개혁을 실시하면서 구 화폐를 회수하기 위해 발행한 일종의 교환표로, 시중에 유통되지는 않았다. 50냥, 20냥, 10냥, 5냥 등 모두 4종류가 제작됐으며 현재 50냥권 원판만 한국은행에 보관돼 있고 나머지 20냥과 5냥권은 행방불명이다. 윤씨가 낙찰받은 호조태환권은 덕수궁에 보관 중이었으나 1951년 한국전에 참전한 미군이 미국으로 몰래 갔고 갔으며 그의 딸이 경매에 내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미대사관은 2010년 당시 미 국무부 직원 셰리 할러데이로부터 경매 제보를 받고 경매회사와 윤씨 등에게 경매를 중단하고 문화재를 한국에 돌려줄 것을 요청했으나 경매는 강행됐고 원판은 윤씨에게 넘어갔다. 당시 윤씨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화폐 전문가들에게 사진을 통해 감정을 의뢰한 결과 진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미국 정부에서 한국 문화재 반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한국의 관계 당국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면서 “원판의 소유권에 대한 법리 공방이 벌어질 수 있어 언제 회수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 원판은 가로 15.875㎝, 세로 9.525㎝, 무게 0.56㎏의 동판 재질로 제작돼 있으며, 보존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식탁물가 급등… 저소득층 엥겔지수 최고치

    저소득층의 소비지출에서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엥겔지수)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김광석 선임연구원은 15일 ‘연초 식탁물가 급등과 서민경제’ 보고서에서 “지난해 3분기 소득 하위 20% 계층의 엥겔지수가 23.4%로 2004년 3분기(24.4%) 이후 가장 높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가구의 소득수준별 식료품비 지출 비중을 추산했다. 저소득층과 전체 가구의 엥겔지수(15.5%)의 차이도 7.9% 포인트로 사상 최대다. 김 연구원은 “이는 양극화 현상을 시사하는 것인 만큼 신선식품의 가격 급등을 막는 물가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취약계층의 엥겔지수 역시 높았다. 한국은행 등의 자료로 분석한 지난해 임시·일용근로자의 식료품 소비 비중은 31.2%나 됐다. 노인가구는 35.5%, 조손가구는 32.3%, 다문화가구는 31.8%, 장애인 가구는 29.7%에 달했다. 김 연구원은 “생활비·식료품을 긴급 지급하고 농축산물 가격변동성을 완화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김중수 “엔저에 적극대응”

    김중수 “엔저에 적극대응”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의 원·엔 환율 급락에 경계감을 드러내며 구두 개입에 나섰다. 김 총재는 1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큰 폭의 엔화가치 하락 등으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하면 스무딩 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환율 미세조정), 외환건전성 조치 등으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재가 엔화 환율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그동안 “중앙은행 총재가 환율을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말을 아껴왔다. 하지만 원·엔 환율이 빠르게 떨어지자 결국 구두 개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원·엔 환율은 지난 11일 2010년 5월 이후 2년 반 만에 100엔당 1200원선이 무너졌다. 이날 일본 외환시장이 ‘성년의 날’로 휴장했음에도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강세가 이어졌다. 원·엔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100엔당 12.83원 떨어진 1180.58원을 기록했다. 김 총재는 “자본시장이 투기적 동기에 의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정부가 당연히 막아야 한다”며 “환율 수준이 아니라 변동 폭이 지나치게 큰 것을 조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장률과 관련해서는 2014년 초반쯤 잠재성장률(한은 추산 3.8%)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올 하반기부터는 중소기업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수출 기여도를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시론] 한국은행 금리 동결의 함의/유병삼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시론] 한국은행 금리 동결의 함의/유병삼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지난 금요일 한국은행이 두 건의 경제 뉴스를 발표했다. 기준금리를 동결한다는 것과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2.8%로 내린다는 내용이다. 저성장의 기조에서 0.4% 포인트씩이나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은 경제 회복이 기대했던 것보다 지연되고 있으며 금년 경제도 큰 활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하기에 언론들이 거의 이구동성으로 금리 동결에 대한 실망감을 전한 것도 이해할 만하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이어진 경기 침체가 벌써 5년째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세계 각국이 다양한 수단들을 동원, 불황에 적극 대응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일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황의 터널은 오히려 길어져 가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어려움이 잘 극복되지 않고 있는 이유의 근간에는 전통적인 경제이론이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던 요인들이 최근 경제 상황에서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 이번 금융위기는 경제학에서도 많은 연구거리가 되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아예 연구전담반을 운영하고 있을 만큼 이번 사태를 분석하고 정리하는 데 열심인 까닭이다. 반면 정립된 이론이 부재된 이러한 상황에서 현실에 대처해야 하는 정책당국은 그만큼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뜻이다. 때로는 상충되는 제안들을 앞에 두고 불확실한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현 상황에 대한 설명 가운데 특히 ‘대차대조표 불황’(balance sheet recession)이라는 개념은 상식의 수준에서라도 한번 짚어볼 만하다. 대차대조표는 차변에 자산, 그리고 대변에 부채 및 자본이 기록되어 특정 시점에서의 재산 상태를 보여주는 표이다. 예를 들어 빚을 내 자산을 구입하면 차변과 대변에 그 금액이 동일하게 기록되어 대차대조표의 ‘규모’가 커지게 된다. 그리고 해당 경제주체의 씀씀이는 그 규모에 정비례하는 성향을 지닌다. 지난 금융위기 때처럼 버블 붕괴에 따라 자산 가격이 광범위하게 하락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대차대조표 차변의 금액이 줄어들게 된다. 다만 우변에서는 버블과 무관한 차입금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크기로 자본이 감소하게 된다. 이에 따라 경제주체는 자산건전성 회복을 위해 소비를 줄이고 부채 축소에 나서게 된다. 그러면 대차대조표 규모는 더욱 줄어들고, 경제의 총수요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불황의 깊이가 더해진다. 한편 부채를 줄이려고 하는 경제주체는 신규 자금 차입을 꺼리게 된다. 이러한 부채 축소 움직임이 활발해지면 은행 대출과 대출금의 일부가 예금되는 통화 창출 사이클이 막히게 된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의 금리 인하는 평상시에 비해 별 효과를 내지 못하게 된다. 바꿔 말하면 정책에 따른 전망치를 낮춰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일본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쿠가 주장한 이러한 설명은 이론으로서의 정교성은 설익어 보인다. 하지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가 상당한 호감을 보일 만큼 설득력 있는 내용은 많아 보인다. 우리 정책당국 역시 이를 점검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동결한 배경을 짐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현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경기 진작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데 회의적이었다면, 부분적이나마 이 글의 내용과 겹쳐지는 설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오히려 환율 정책의 관점에서 금리 인하를 더 기대하는 눈치다. 최근 미국과 일본의 확장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감안하면 그러한 압력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조만간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시장에 후행적인 정책보다 시장을 이끌고 나가는 정책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점을 심사숙고해야 하는 시점이다.
  • [생각나눔]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한시적 재개 논란

    [생각나눔]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한시적 재개 논란

    신용카드사의 무이자 할부가 다음 달 17일까지 한시적으로 재개되며 ‘급한 불’은 꺼졌지만 소비자들의 혼란은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현금 사용자들이 되레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음 달 할부 연장 여부를 둘러싸고 다시 논란이 일 전망이다. 13일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의 무이자 할부 서비스 중단 논란은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의 공과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현금홀대론’마저 불거지고 있다. 신용카드는 이자비용 등으로 직불카드보다 사용비용이 비싸다. 사용이 늘면서 발생하는 비용은 가맹점들의 수수료 부담으로 이어지고, 이는 물건값에 전가돼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피해를 입는다는 주장이다. 해외처럼 신용카드 사용 시 추가비용을 내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그러나 신용카드 비중이 절대적인 우리나라 시장에 도입할 경우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비싼 물건을 사는 ‘있는 사람’들이 할부로 덕을 보고 현금을 쓰는 저신용자나 저소득층 등은 역차별당하는 것”이라면서 “원래 현금을 쓰면 깎아줘야 하는데 거꾸로 가고 있는 현실로 영업관행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해외에서처럼 상(商) 관행 자체가 현금우대, 카드엔 추가비용을 부과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관계자 역시 “사실 영세 가맹업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부작용 때문에 담배 등 소액 카드결제를 거부하는 가맹점에 대한 신고가 들어와도 쉽게 사업자들을 처벌할 수 없는 구조”라고 털어놨다. 김정규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차장은 최근 ‘신용카드 결제시스템의 평가 및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소비 진작과 과세표준 양성화를 위해 신용카드에 유리하게 조성했던 그간의 정책은 카드 가맹점의 부담을 확대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신용카드 가맹점 등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려면 카드 결제 시 일정수수료를 판매액에 더하거나 현금 등으로 결제할 때 값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리나라엔 해외와 다른 ‘덤’ 문화가 있고 간소화된 거래관행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반론도 적잖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은 “저금리·저성장에다 경기불황 시대에 갑작스러운 무이자 할부 중단은 가혹하다”면서 “불합리한 인센티브, 지속가능하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를 유인해 놓고 이제 와서 잘못된 관행이라고 하면 ‘비올 때 우산 뺏는’ 은행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비난했다. 소비시장 위축을 걱정하는 의견도 많았다. 임병화 수원대 금융공학대학원 교수는 “전반적으로 소액이든 고액이든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는 현금으로 사면 덤을 주거나 값을 조정해 주는 흥정 문화가 있어 외국과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모바일 결제 등이 본격화되는 단계인데 지갑을 가지고 다니게 하는 것 역시 비용이 발생되는 것이고 간소하게 지급 결제를 하는 ‘편한 소비문화’ 정착에 걸림돌이 될 우려가 있다”고 예측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원·달러 - 원·엔 동시하락 ‘공포의 환시장’

    원·달러 - 원·엔 동시하락 ‘공포의 환시장’

    11일 오전 9시 서울 외환시장 개장과 동시에 달러당 1060원선이 무너지자 외환딜러들은 “올 것이 왔다”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서였다. 이날 원·엔 환율도 2년 6개월 만에 100엔당 1200원선이 붕괴됐다. 원화 가치가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에 대해 동시에 초강세를 보인 것이다. 원화 강세는 수입물가 안정에 도움을 주지만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소리 없는 전쟁터’로 불리는 외환시장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이날 원화 환율이 하락한 것은 미국·일본의 양적완화라는 대외 요인과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이라는 대내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다. 전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기준금리를 0.75%로 7개월째 동결하면서 추가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에 따라 유로화는 상승했고,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달러는 하락했다. 전날 나온 중국 경제지표도 한몫했다. 11월 중국 수출 증가율은 2.9%였던 데 반해 12월 수치는 14%로 올라갔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예상과 달리 중국 수출 실적이 높게 나오자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와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아시아 신흥국으로 자금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유동성 확대 정책은 엔화 약세를 유도했다. “엔·달러 환율을 세 자릿수로 올려 놓겠다”고 공언한 아베 총리는 20조엔(약 240조원)이 넘는 경기부양책을 승인했다. 현재 엔·달러 환율은 88.9엔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엔화를 빌려 제3국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기대감과 한은의 금리 동결로 (차익을 노린) 유동성이 유입돼 원화가 더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수출 기업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수출 주력업종인 1차 금속제품, 컴퓨터·영상음향·통신장비제품 등의 수익 악화로 인한 타격이 특히 클 것으로 보인다. 이제 관심사는 원·달러 환율 1000원선 붕괴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외환당국이 개입할 경우 달러당 1040~1050원선은 유지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외환당국이 곧 추가 규제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영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정부가 환율을 반등시키기보다는 하락 속도를 조절하는 선에서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공업체들의 환전 물량 등이 (원화가 초강세를 보였던) 2007년의 3분의1 정도 수준이어서 (환율이) 더 떨어지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고덕기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축소되고 있어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확대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반면 조재성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분위기여서 하반기에 1000원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설비투자 부진 영향… 금리인하 실기 논란

    설비투자 부진 영향… 금리인하 실기 논란

    한국은행이 11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우리 경제는 2년 연속 2%대 성장을 맞게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8년 2.3%, 2009년 0.3% 성장을 기록한 뒤 3년 만에 다시 맞는 저성장 위기다. 2001년부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분기 평균 성장률은 1.2%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최근까지의 수치를 넣으면 평균 성장률이 1% 밑으로 떨어진다”고 전했다. 2011년 2분기부터 시작된 전기 대비 ‘0%대 성장’이 2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올 상반기에 1.9%, 하반기에 3.5% 성장하는 ‘상저하고’를 예상했다. 지난해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폭도 다소 ‘충격적’이다. 불과 두어 달을 남겨 놓고 분석한 10월 전망치가 2.4%였는데 이날 2.0%로 수정했다. 2%에 간신히 턱걸이한 전망치라 1%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분기에 전기 대비 0.8% 성장할 것으로 봤으나 0.4%로 반토막 날 것으로 추산된 게 가장 충격이 컸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4분기 성장률 추정치가 반토막 난 이유는 설비투자 때문이다. 당초 전년보다 1.5% 늘 것으로 봤지만 실제로는 1.5%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설비투자는 기존 전망치(5.0%)의 절반 수준인 2.7%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있다지만 여전하고, 수요 부족 등으로 놀고 있는 설비도 있어 설비투자의 빠른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것은 “미약하나마 경기가 개선되고 있어 실탄을 아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국의 재정절벽 등 큰 불안요인이 어느 정도 해소된 상황에서 섣부르게 금리를 내리면 물가상승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은의 결정을 지지했다. 새 정부의 정책을 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한은의 ‘눈치작전’도 엿보인다. 하지만 금통위의 경기 인식이 안이하다는 우려도 있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생각보다 우리 경기의 성장세가 미약하다”면서 “3월까지 금리 인하가 없으면 한은이 실기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진국의 돈 풀기로 외국자금이 국내 증시로 대거 유입되고 있어 (유입 속도를 줄일 만한) 거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저성장·원高 ‘공포’ 커지는데 금리 또 동결

    저성장·원高 ‘공포’ 커지는데 금리 또 동결

    한국은행이 11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3.2%에서 2.8%로 내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54.7원을 기록, 1060원선이 무너졌다. 100엔당 원화 환율도 1193.41원으로 2010년 5월 이후 2년 반 만에 1100원대로 접어들었다.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기준금리를 연 2.75%로 석 달 연속 동결했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정부의 지난달 전망치(3.0%)보다도 낮다. 지난해 성장률도 기존 2.4% 전망보다 0.4% 포인트 떨어진 2.0%로 추정했다. 2년 연속 잠재성장률(부작용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성장 최대치, 한은 추산 3.8%)에 훨씬 못 미치는 2%대 성장에 그치면서 ‘저성장 고착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은은 내년에는 설비투자가 회복되면서 성장률이 3.8%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의 돈 풀기 정책으로 원화 가치는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일본 정부가 20조엔(약 240조원)의 경기 부양책을 펴겠다고 밝힌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금융부 승격·금감원 해체설… 금융계 전면 개편 가능성

    금융부 승격·금감원 해체설… 금융계 전면 개편 가능성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행보로 나타나는 ‘금융 시그널’이 심상찮다. 금융감독당국과 금융계의 전면 개편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우선 금융위원회의 ‘금융부’ 승격 가능성과 금융감독원의 ‘공중 분해설’ 등 금융감독 당국의 전면 개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상할 정도로 금융 관료와 전문가가 배제되고 있다. 그렇다고 인수위 내에 금융 전문가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이른바 ‘모피아’의 개입을 차단하고 금융계의 완전 개편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당선인과 인수위를 중심으로 금융당국과 금융 공기업, 금융지주사로 이어지는 ‘모피아의 낙하산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모피아 관료와 공기업과 금융지주사 낙하산 최고경영자(CEO) 등이 이명박 정부의 금융 정책을 좌지우지했던 전례를 반복하지 않도록 미리 차단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조직적인 이해 관계가 걸려 있을 때 이해 당사자들은 논의 과정에서 뺀 뒤, 객관적 입장에서 주도적으로 금융계 문제를 처리해 나가겠다는 게 박 당선인의 의중이라는 해석이다. 인수위 내에서 금융당국의 푸대접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우선 인수위 구성에서 경제 분야를 전담하는 경제1, 2분과에 금융 전문가는 포함되지 않았다. 인수위원 가운데 금융 전문가가 빠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게다가 금융위에서 인수위로 파견되는 공무원도 최소화했다. 정은보 사무처장 단 1명만 인수위에 합류했다. 금융위에서는 2명을 파견하려고 했으나 인수위 측에서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은 행정부와 같은 방식으로 업무보고를 받을 수 없는 특수한 성격을 갖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분과위에서 다른 방식을 통해 알아보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 대변인은 전날만 해도 ‘공개된 업무보고 일정에 포함된 기관이 전부’라고 밝혔다. 한은과 금감원은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사실상 제외됐던 것이다. 사정이 이렇게 전개되자 금융당국의 고위 관계자들이 인수위 내 분위기를 확인하기 위해 인수위원들에 대한 개별 접촉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박 당선인과 인수위의 이 같은 행보에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또 다른 ‘관치 금융’의 부활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5년 전 이명박 당선인의 인수위도 금융의 비전문가가 금융조직 개편에 나서서 그 폐해가 심각했다”면서 “새 정부도 금융 전문가와 금융 관료의 의견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계의 수장인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모럴 해저드와 형평성 논란 등을 제기하며 박 당선인의 하우스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계층) 대책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차기 정부와의 기싸움을 염두에 둔 모피아의 모종의 전략전술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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