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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 변호사 대형 로펌行… 양극화 가속

    외국 변호사 대형 로펌行… 양극화 가속

    해외 변호사 자격증을 지닌 ‘외국 변호사’들이 국내 대형 로펌마다 북적이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국제 법률 분쟁이 늘어나면서 로펌들이 앞다퉈 ‘외국 변호사 모시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반면 사정이 어려운 중소형 로펌들의 경우 ‘외국 변호사’ 고용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일로 향후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서울신문이 국내 7대 로펌 소속 ‘외국 변호사’를 전수 조사한 결과 김앤장이 12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광장 60명, 율촌 51명, 태평양 47명, 세종 38명, 화우 23명, 바른 7명 등의 순이다. 이 가운데 외국 국적 변호사는 김앤장이 86명, 율촌 31명, 광장 26명, 태평양 22명, 세종 18명, 화우 11명, 바른 2명 등의 순이다. 세종과 바른의 경우 지난해보다 외국 변호사가 다소 줄었지만 나머지 5곳은 최소 1명에서 최대 15명까지 늘렸다. 대형 로펌이 ‘외국 변호사’들을 활발하게 영입하는 까닭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과 외국 기업의 국내 진출이 이어지며 상호 계약·인수·특허권 관련 법률 분쟁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형 로펌들은 ‘외국 변호사’를 늘려 ‘우량 고객’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국내 대형 로펌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국내 기업들이 외국 기업과의 분쟁에 휩싸이는 경우도 많지 않았고 혹시 있더라도 해외 로펌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최근에는 국내 로펌들이 ‘외국 변호사’를 다수 영입함에 따라 국내외 사정에 모두 밝은 우리 로펌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률시장 개방에 위기감을 느낀 대형 로펌들의 자구책이라는 분석도 있다. 2012년부터 단계적으로 개방된 국내 법률시장이 2017년 완전 개방되면 외국 로펌도 국내 변호사를 고용해 국내 소송을 맡을 수 있게 된다. 국내 로펌들은 더욱더 치열한 경쟁에 노출되는 것이다.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법률서비스 적자는 7500억여원으로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로펌들로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국 변호사’ 고용을 늘릴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되고 있다. 중소형 로펌들은 속수무책이다. 최근 2만 번째 등록 변호사가 탄생하는 등 법률시장이 공급 포화 상태라 현상 유지만으로도 벅찬 중소형 로펌들로서는 ‘외국 변호사’ 고용은 꿈도 꾸지 못한다. 국내 소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작은 로펌들은 이미 국내외 대기업들의 선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언제 의뢰가 들어올지도 모르는데 ‘외국 변호사’를 고용하고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토로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렌트푸어의 눈물

    렌트푸어의 눈물

    경기 판교에 사는 직장인 홍완기(47·가명)씨는 최근 집주인에게서 전세보증금을 2억원 올려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자신의 귀를 의심한 홍씨는 집주인에게 액수를 반문했다. “판교 집값이 많이 올랐는데 지난 6년간 전셋값을 한 번도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두 자녀를 키우는 외벌이 가장에게는 ‘청천병력’ 같은 일이었다. 이사를 가자니 아이들 학교와 출퇴근 문제가 걸렸다. 결국 홍씨는 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로 했다. 매달 70만원가량 ‘생돈’을 이자로 내야 하지만 허리띠를 더 졸라맬 수밖에 없었다. 홍씨는 “언감생심 월급을 모아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꿈따윈 꾸지 않는다”며 “한달 한달 이자 갚기도 버겁다”고 탄식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렌트푸어’(소득의 대부분을 전·월세 비용으로 지출하는 사람) 양산이라는 부메랑을 낳고 있다. 초저금리로 전세 매물의 씨가 마르면서 전셋값이 폭등하고, 전세 세입자들은 보증금 마련을 위해 빚을 늘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2일 금융 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32조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1년 말 18조 2000억원이었던 것이 3년도 채 안돼 14조 6000억원(80.2%)이나 증가했다. 지난해 말(28조원)과 비교해도 25%가량 늘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연말에 전세자금 대출 잔액이 35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초저금리 기조에서는 전세 대출이 구조적으로 급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한은이 지난 8월과 10월 잇따라 인하 결정을 내리면서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2.0%까지 내려온 상태다. 이로 인해 1년 정기예금 금리는 2%선이 무너졌다. 아직은 2% 초반(연 2.1∼2.3%) 상품이 많지만 1%대로 내려간 상품도 있다. 집주인들이 전세보증금을 은행에 맡겨 봐야 손에 쥘 수 있는 이자가 얼마 안 되는 것이다. 예컨대 전세보증금 2억원을 은행 정기예금에 넣으면 한 달에 얻는 이자수입이 30만원선에 불과하다. 은퇴한 집주인의 경우 전세만 ‘굴려서는’ 생활이 안 된다. 그렇다 보니 집주인들은 전세를 아예 월세로 돌리거나 전세보증금 인상 요구에 나서고 있다. 올해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3.65%이다. 통상 전세 계약은 2년 단위로 갱신한다. 따라서 전세 세입자들은 지난해 전세가격 상승률(7.15%)을 더해 평균 10.8% 수준의 보증금 상승분을 감내해야 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초 임대차계약 시 월세 신규 계약 비중은 41.6%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40%를 돌파했다. 그만큼 전셋집을 구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정부가 싼 이자로 지원하는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대출(연 3.3%)이 있기는 하지만 자격 조건이 까다로워 수혜 대상이 제한적이다. 올 들어 국민주택기금 전세 대출은 9월 말까지 1조 4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월세로의 전환이 길게 봐서는 바람직하지만 주택 임대시장이 오랜 기간 전세를 기반으로 이뤄졌던 만큼 갑작스러운 전환과 전셋값 상승으로 서민이 죽어 나가는 일을 막으려면 공공이 일정 기간 전세 공급을 대신 하는 등의 연착륙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빚에 치이게 되면 전세보증금을 내 집 마련의 디딤돌로 삼아 중산층으로 올라가려는 의지 자체가 꺾이게 된다”며 “주택금융공사가 원금의 90~100%를 보증하는 전세 대출 금리가 적정하게 산정됐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이 추가 돈풀기에 나서면서 우리나라도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초저금리 상황에서는 전세난을 결코 잡을 수 없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뉴스 분석] 美 금리인상 검토·日선 돈풀기 가속… 한국 선택은

    [뉴스 분석] 美 금리인상 검토·日선 돈풀기 가속… 한국 선택은

    미국과 일본의 ‘불편한 동거’가 끝났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도’를 피해 ‘돈 풀기’ 호에 함께 몸을 실은 지 8년. 그동안 체력을 보충한 미국은 배에서 내릴 참이지만 일본은 땔감(돈)을 더 넣으며 가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출구전략을 선택하기에는 경기 침체의 골이 아직 깊다. 그렇다고 일본의 길을 따라가다가는 자본 이탈로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낀 신세에서 벗어나려면 구조 개혁과 중산층 복원 등 근본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한 데 이어 현재 제로 수준인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위기가 거론되는 유럽이나 일본 등에 비해 경기 상황이 낫기 때문이다. 국제 금융권에서는 내년 6월 이후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일본은 지난달 31일 자산 매입 규모를 기존 60조~70조엔에서 80조엔까지 늘리는 추가 양적완화를 결정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1.8%로 고꾸라지는 등 활력을 잃은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에 또 한 방의 주사를 놓은 셈이다. 이로 인해 깊어지는 것은 우리 정부의 고민이다. 재정·통화 등 단기부양책 카드는 이미 거의 다 소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가시적인 효과는 아직 없다. 최경환 경제팀은 출범 직후 41조원 규모의 거시정책 패키지를 내놓았다. 금기(禁忌) 대상이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대출 규제까지 풀었다. 내년 예산도 20조원이나 늘려 잡았다. 하지만 3분기 성장률은 0.9%에 그쳤다. 이미 목표치를 내려잡은 올해 3.7% 성장은 물론 내년 4.0% 성장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정부 안에서는 당분간 확장적 재정정책을 이어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내년에 금리를 올리더라도 유럽 등은 기존의 위기대응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훨씬 높은 만큼 우리가 성급하게 미국의 길을 따라갈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금리 인상 등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 정책 당국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은 그만큼 세계 경제가 좋아질 수 있다는 신호”라면서 “지금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놔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추가 금리 인하에는 부정적이다. 최근 금리 인하 형국에서 한은은 ‘실물과 통화의 정책 조합’이라는 정부 논리에 끌려갔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한은이 금리 인상을 주도적으로 이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상조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급변에 휘둘리지 않도록 경제의 안전성을 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구조개혁 없이 단기 처방식의 경기 부양책만 고수해서는 곤란하다”면서 “소득재분배를 통해 내수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日, 10조~20조엔 더 푼다…한국 수출 ‘엔저’ 초비상

    일본이 돈을 더 풀기로 했다. 이 소식 등에 원·달러 환율이 13원 폭등했다. 예상했던 조치이기는 하지만 엔저(엔화가치 약세) 가속화로 우리 수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시중에 푸는 돈을 지금보다 10조∼20조엔(약 96조~192조원) 늘리는 추가 금융완화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1년간 사들이는 자산은 현재 60조∼70조엔에서 80조엔으로 늘어난다. 중장기국채 연간 매입액은 50조엔에서 80조엔, 상장투자신탁(ETF)과 부동산투자신탁(REIT) 연간 매입액은 지금의 3배인 3조엔과 900억엔으로 각각 늘어난다.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찍어내겠다”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윤전기 아베’라는 별명을 시장에 더욱 뚜렷하게 각인시킨 것이다. 지난 4월 소비세 인상(5%→8%)에 따른 소비 위축과 더딘 경기 회복을 막기 위해서다. 엔화가 대거 더 풀린다는 소식에 엔화환율은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11.01엔까지 올랐다가 오후 3시 현재 110.09엔을 기록했다. 2008년 1월 이후 6년 9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닛케이 주가는 장중 5% 가까이 폭등, 전날보다 4.83% 오른 1만 6413.76에 끝났다. 이는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13.0원 오른 1068.5원에 마감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이던 지난 2월 3일(14.1원) 이후 9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엔저 가속화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수출주에서 발을 뺄 것이라는 우려 등이 확산되면서 원화가치가 급락(환율 상승)했다. 원화가치 하락 폭이 엔화가치 하락 폭보다는 작아 원·엔 환율은 100엔당 963.57원(오후 3시 기준)으로 전 거래일보다 3.89원 내렸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기업들이 최근까지는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수출 단가를 내리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수출 단가 자체를 내릴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국제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철강, 기계 업종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수출기업들로서는 중국 성장 둔화와 엔저라는 이중고를 안게 된 셈이다. 문제는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국제금융시장에서 결정되는 엔·달러 환율에 한국이 개입할 수는 없다”면서 “결국 기업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정책의 어려움도 더 커지게 됐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은 돈을 더 이상 안 풀겠다고 선언했고 일본은 돈을 더 풀겠다고 공언했다”면서 “미국과 일본이 서로 반대방향으로 가기로 한 이상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우리 상황에 맞게 독자적으로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권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엔저 가속화에 추가 금리 인하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면서 채권 금리(국고채 3년물 2.138%)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우리 경제에 꼭 악재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일본의 추가 양적 완화로 일본 경제가 살아나면 우리 경제에도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신협·새마을금고서도 신권 구할 수 있다

    앞으로는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에서도 빳빳한 신권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된다. 불에 타거나 귀퉁이가 뜯겨나간 돈도 쉽게 바꿀 수 있다. 한국은행이 새달 3일부터 신협과 새마을금고와도 ‘거래’를 트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비(非)은행 금융기관 중에서는 처음으로 신협·새마을금고와 화폐 수급 거래를 개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서울지역 지점 각각 30여개씩과 시범거래를 한 뒤 내년 중에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신협과 새마을금고도 한은에서 직접 새 돈을 받아갈 수 있다. 지금은 직거래가 안 돼 시중은행을 통해 신권을 확보해야만 했다. 품귀현상이 있는 5만원권 신권의 경우 명절에는 은행들도 물량이 부족해 신협이나 금고에는 잘 주지 않았다. 앞으로는 이런 통사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 신협과 금고 고객들도 신권을 좀 더 쉽게 많이 구할 수 있다. 손상화폐 교환도 지금은 은행을 거쳐 한은으로 보내야 했지만 중간절차가 생략돼 고객들의 요구에 즉각 대처가 용이해졌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한은 “베이비부머 자영업 진출, 가계빚 부실 키울 것”

    한은 “베이비부머 자영업 진출, 가계빚 부실 키울 것”

    은퇴 시장으로 본격 쏟아져나오고 있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이 가계빚 부실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금안보고서)에서 “은퇴 시장으로 내몰린 베이비부머들이 손쉬운 창업에 도전하고 나서면서 (집을 담보로 잡혀 창업자금을 마련하려는)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이들 계층의 소득증가율이 낮아 가계대출이 일부 부실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체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서 50대 차주(借主)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말 26.9%에서 올해 3월 말 현재 31.0%로 늘었다. 60대 이상 차주 비중도 같은 기간 15.1%에서 19.7%로 증가했다. 빌려쓴 돈도 눈에 띄게 늘었다. 2010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의 주택담보대출 증감 실태를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20대는 7조 9000억원이 줄어든 반면 50대는 53조 5000억원, 60대는 43조 3000억원씩 각각 불었다. 주택담보대출 자체를 가장 많이 쓰고 있는 40대의 경우 24조 4000억원 증가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보고서는 “5060세대의 주택담보대출이 집을 사려는 목적보다 창업자금을 변통하려는 수요가 더 많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들 계층의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50세 이상 차주의 소득증가율은 지난해 마이너스(-0.8%)로 추락했다. 그런데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6.4%로 50세 미만(4.4%)보다 되레 높다. 50대만 떼놓고 봐도 소득증가율은 2012년 8.5%에서 2013년 1.2%로 급락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같은 기간(6.4%→5.3%) 별반 꺾이지 않았다. 50대 이상 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 비중이 10년 새(2003년 9.0%→2013년 말 31.1%) 껑충 불어난 점도 가계빚 취약고리로서의 베이비부머 경각심을 일깨운다. 베이비부머뿐 아니라 가계 전반의 상환능력도 악화됐다.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올 6월 말 현재 135.1%(추정치)로 지난해 말(134.7%)보다 올랐다. 한은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 포인트 떨어지면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약 1% 포인트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도 비슷한 정도의 대출 증가세를 야기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한은은 곳곳에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는 ‘물타기성’ 진단을 곁들이고 미국의 돈풀기(양적완화) 종료와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등 핵심 변수에 대한 분석은 내놓지 않아 ‘앙꼬 빠진 보고서’라는 비판도 나온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우리집 대출 통장만 왜 금리 안내리나요!

    우리집 대출 통장만 왜 금리 안내리나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가계는 그 혜택에서 소외됐다. 예금 금리와 기업대출 금리 등 대부분의 금리가 줄줄이 내려갔지만 가계대출 금리만 유독 제자리를 지켰다. 가계가 많이 찾는 상호저축은행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두 달 연속 대출 금리를 되레 올렸다. 한은이 30일 내놓은 ‘9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3.76%다. 전달과 같다. 한은이 지난 8월 14일에 기준금리를 내리자(연 2.50%→2.25%) 가계대출 금리는 그달에 3.76%로 전달보다 0.17% 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9월에는 전혀 내려가지 않았다.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도 연 3.50%로 전달과 같았다. 반면 기업대출 평균금리는 8월에 전달보다 0.19% 포인트 떨어진 데 이어 9월에도 0.07% 포인트 내려갔다. 저축성 예금 금리도 8월(0.12% 포인트)과 9월(0.08% 포인트)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총수신금리(잔액 기준)는 사상 최초로 1%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9월 총수신금리(연 2.01%)는 전월보다 0.05% 포인트 떨어지면서 2%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이주영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주택금융공사가 8월에 적격대출(장기 고정금리 대출) 금리를 내렸다가 9월에 0.30% 포인트 올리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세가 멈췄다”면서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다 보니 이 여파로 가계대출 금리도 9월에 제자리를 맴돌았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은행권의 예대금리 차이(대출 금리-예금 금리)는 1.86% 포인트로 전달보다 0.04% 포인트 커졌다. 은행권이 이득을 챙길 소지가 좀 더 커졌다는 의미다. 저축은행의 ‘배짱’은 9월에도 계속됐다. 일반대출 평균 금리는 연 11.72%로 전달보다 0.02% 포인트 올랐다. 금융업권 가운데 대출 금리가 오른 곳은 저축은행이 유일하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과 더불어 8월에 ‘유이하게’ 대출 금리를 올려 눈총을 샀던 신용협동조합은 9월에는 소폭이나마(0.01% 포인트) 금리를 내렸다. 저축은행 측은 “대출상품별로는 금리가 내렸는데 (고금리의) 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늘어나 전체 대출금리가 올랐다”고 해명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美 저금리 명시 불구 내년 인상 관측… 초이노믹스 ‘금리 딜레마’

    美 저금리 명시 불구 내년 인상 관측… 초이노믹스 ‘금리 딜레마’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빨라질까, 올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사라진 것일까….’ 29일(현지시간) 미국의 양적완화(QE·돈 풀기) 프로그램이 종료되면서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상당 기간 초저금리 유지’ 문구를 포함한 데다 양적완화 종료가 이미 예고된 재료라는 점에서 당장 실물경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 자체가 한국 경제에 부정적 시그널이 될 수 있다. 특히 출구 전략의 후속 조치들이 ‘긴축 재료’인 만큼 약발이 떨어진 ‘초이노믹스’에 우호적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는 금리다. 양적완화 종료는 사실상 금리 인상의 전주곡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를 빠르면 내년 2~3분기, 늦어도 2016년 1~2분기로 예측하고 있다.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예고는 곧 한국은행이 더 이상 금리 인하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양국의 금리 격차가 좁혀질수록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어 한국도 시차에 차이가 있을 뿐 미국의 움직임에 맞춰 금리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침체된 실물경기와 104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를 고려하면 한은의 금리 인상은 ‘약’이 아닌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금리 인상은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에게 ‘이자 폭탄’의 시작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가 내년에 ‘금리 딜레마’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0일 “내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한은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진짜 위기는 내년 중순 이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미국의 상황만을 놓고 보면 우리도 금리 상승 압력을 받겠지만 디플레이션(물가 하락과 경제 침체)이 우려되는 한국의 경제 상황에서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면서 “결국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금리 인상의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양적완화 종료 자체는 (우리 경제에) 별 영향이 없고, 더 들여다보면 ‘매파’(강경파)의 의견이 좀 더 반영된 거 같다”면서 “관건은 금리 인상의 시기인데 그것을 보고 우리도 대응 조치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적완화의 종료로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핵심 경제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국내 금융시장의 출렁거림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5월 벤 버냉키 당시 미국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종료를 처음 시사한 이후 한 달간 우리나라 주가는 8.6% 하락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이번에는 국내 외환·주식·채권시장 가운데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는데, 문제는 변동성 그 자체가 아니라 속도”라면서 “당국이 속도 관리에 보다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체력이 탄탄하면 외부 요인에 덜 휘둘릴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반대 상황이다. 최근 실물 경제가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초이 노믹스’가 반짝 효과에 그칠 여지가 높아지는 형국이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9% 감소했다. 8월(-0.7%)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었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최근 확대 재정정책은 성장 동력의 확충 효과가 큰 투자보다는 복지나 민생 안정 등 소비 분야에 주로 재원을 투입하고 있어 일회성 효과로 그치고 빚만 늘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2원 오른 1055.5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코스피는 전날보다 2.24포인트(0.11%) 내린 1958.93으로 장을 끝냈다. 서울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경제 블로그] 서울보증보험·주금공 내정설 결국 사실로

    SGI서울보증보험과 주택금융공사의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모집 공고를 시작으로 면접과 선임까지 보름 사이에 전광석화처럼 마무리됐습니다. 모집 공고를 내기 전까지 최장 10개월간 사장 자리를 공석으로 비워둔 것과는 사뭇 비교됩니다. CEO 면접을 봤던 한 후보자는 29일 “면접 30~40분으로 CEO의 비전과 열정, 준비상황을 어떻게 다 알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털어놨습니다. “면접이 결국 내정자를 위한 요식행위가 아니냐”는 말도 했습니다. KB금융지주 회장 후보를 사퇴하고 서울보증보험으로 방향을 튼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의 행보는 사실 이해할 수 없는 구석이 많습니다. 사장에 선임됐으니 개인적으로 옳은 선택을 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그의 전공은 은행으로 보험과는 무관합니다. 그래서 그가 서울보증보험 사장직을 지원했을 때부터 내정설,밀실 인사, 낙하산 인사라는 뒷말이 나왔습니다. 특히 보험에 문외한인 그가 보험 전문가와 내부 출신 전문가를 꺾고 사장직에 올랐다는 것은 역으로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김 사장은 연세대 출신의 ‘마당발’로, 동문회 활동을 열심히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와 경쟁했던 한 후보자는 “내정설이 없다는 것을 역으로 증명해보고 싶다”며 출사표를 던졌지만 결국 들러리만 선 꼴이 됐습니다. 주택금융공사는 보통 2주였던 사장 공모 절차를 이번엔 1주일로 줄였습니다. 선정 과정의 불투명성이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새 사장에는 김재천 부사장(사장 직무대행)이 선임됐습니다. 서류 접수 전부터 일찌감치 금융권에 나돌았던 ‘내정설’이 오보는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김 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는 금융당국의 ‘확인설’까지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지난 20일 발표한 주택금융공사의 ‘김재천 부사장 내정설’ 해명 자료는 결국 생뚱맞게 됐습니다. 일각에서는 “결국 사장 직무대행을 새 사장으로 올릴 거면 무엇 하러 열 달이나 사장 자리를 비워뒀는지 모르겠다”면서 “김 사장에게 그동안 없었던 ‘뒷배’가 갑자기 생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사실 그는 경북고를 나온 대구·경북(TK) 출신입니다. 지난 6월 청와대 경제라인 교체 이후 그에게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후문입니다. 당초 금융당국은 주택금융을 전공한 민간 전문가를 뽑기로 방침을 정하고 사장감을 물색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김 사장은 한국은행에서 조사국장과 부총재보를 역임한 전통 ‘한은맨’으로 민간금융권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최근 금융공기업·금융기관 34곳의 낙하산 임원 인사 자료를 낸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의 한 보좌관은 “관피아(관료+마피아) 낙하산 인사에 한은 출신을 제외시켰지만 그렇다고 낙하산 인사 범주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인사만 봐도 “저희는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는다. 법령에 따라 자격 있는 분에게 인사했다”던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의 발언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거꾸로 가는 대출금리…기업·농협銀 또 올렸다

    거꾸로 가는 대출금리…기업·농협銀 또 올렸다

    ‘거꾸로 가는 대출금리’라고 비난받았던 4개 은행 중 기업은행과 농협은행은 지난 8월에 이어 9월에도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0.25%)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기대됐지만 하나·외환·기업·농협 등 4개 은행은 되레 대출금리를 올려 물의를 빚었다. 새누리당의 긴급 요구로 지난 1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달부터는 (4개 은행의) 금리가 좀 더 내려간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예금금리는 바로 인하되지만 대출금리는 1개월의 시차를 두고 인하되면서 ‘오비이락’이 됐다”며 인하 약속과 함께 이해를 구했다. 하지만 기업은행과 농협은 지난 20일 공시한 은행연합회의 9월 대출금리에서도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반면 하나·외환은행은 소폭 내렸다. 28일 전국은행연합회의 은행금리 공시자료에 따르면 농협이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의 7월 평균 대출금리는 3.31%, 8월 3.50%, 지난달에는 3.63%를 기록했다. 9월 대출금리는 7월보다는 0.32% 포인트가, 8월 대비 0.13% 포인트가 각각 오른 셈이다. 기업은행의 7월 평균 대출금리도 3.30%, 8월 3.41%, 지난달에는 3.50%를 찍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두 달 새 0.20% 포인트, 8월 대비 0.09% 포인트 인상됐다. 지난 8월 평균 대출금리가 3.59%로 같았던 하나·외환은행은 9월엔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소폭 내렸다. 하나은행의 9월 평균 대출금리는 3.58%로 0.01% 포인트 인하됐고, 외환은행도 3.44%로 0.15% 포인트 내렸다. 기업은행과 농협의 9월 대출금리 인상에는 가산금리가 결정적이었다. 가산금리 결정은 은행들이 전권을 쥐고 있다. 8월 0.26%였던 기업은행의 가산금리는 지난달 0.47%로 뛰었다. 기준금리 인하 폭(0.12% 포인트)을 상쇄하고 오른 이유다. 농협도 기준금리 인하 폭이 0.15% 포인트였지만 가산금리 인상 폭은 0.41% 포인트나 됐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8·9월 대출금리는 조정 과정에서 소폭 올랐지만 10월 대출금리는 내렸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단기부동자금 757조원 사상 최대

    정부의 각종 경기 부양책에도 투자처를 찾지 못해 단기 금융상품을 떠도는 자금이 750조원을 넘었다. 경기 회복에 대한 뚜렷한 기대가 사라져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28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단기부동자금은 757조원으로 사상 최대다. 현금이 59조원, 요구불예금 133조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352조원, 머니마켓펀드(MMF) 61조원, 양도성예금증서(CD) 17조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37조원, 환매조건부채권(RP) 9조원 등이다. 여기에 6개월 미만 정기예금과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등을 더했다. 단기부동자금은 2008년 말 540조원에서 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며 2009년 말 647조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2010년 말 653조원, 2011년 말 650조원, 2012년 말 666조원으로 정체를 보이다가 지난해 말 713조원으로 다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말 721조원에서 5월 말 732조원, 7월 말 739조원 등으로 늘어나다가 8월 말 757조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를 반영하듯 코스피는 1900 초반대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8~29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국내외 투자자금의 흐름을 결정할 전망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주택금융公 사장에 김재천씨

    주택금융公 사장에 김재천씨

    10개월째 비어 있던 주택금융공사 사장에 김재천 부사장(사장 직무대행)이 임명됐다고 28일 공사가 발표했다. 신임 김재천(61) 사장은 경북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한국은행에 들어간 뒤 금융시장국장, 조사국장, 부총재보 등을 지냈다. 김 사장은 2012년 6월 주택금융공사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올 1월 당시 서종대 사장이 한국감정원장으로 가기 위해 임기를 남겨 놓고 갑자기 그만둔 뒤부터 10개월째 사장직무대행을 맡아 왔다.
  • 빛바랜 ‘저축의 날’… 꼭 필요한가요

    빛바랜 ‘저축의 날’… 꼭 필요한가요

    ‘10월의 마지막 화요일을 아십니까.’ 노랫말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한국의 경제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운 ‘저축’을 기념하는 날이다.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4년 수출 한국과 경제 성장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기대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날짜(당시엔 9월 25일)까지 정했다. 봉급쟁이 월급날이 그때나 지금이나 25일이 많았던 모양이다. 저축이 곧 국력이었던 시절 얘기다. 2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프레스센터 20층. 한때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국민훈장을 주며 국민들에게 저축을 독려했던 것과 달리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대신해 수상자에게 훈장과 표창을 전달했다. “저축 확대로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가 크므로 이를 표창합니다.” 박수 소리에 이어 연신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지만 빛바랜 사진첩마냥 관심이 덜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나마 배우 김희애, 방송인 서경석·변정수·김흥국씨 등이 수상자로 나오지 않았다면 좌석에 빈 곳은 더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요즘은 저축보다 소비가 강조되는 시대다. 소비 진작을 위해 저축이 아닌 빚을 권하는 사회가 된 지도 오래다. 여기에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졌다. 저축만으로 재테크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이 ‘저축의 날’을 바꾸자는 말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내부적으로 저축의 날을 ‘금융의 날’로 이름을 바꾸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 위원장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답변했듯이 저축이라는 좁은 의미를 확대한다는 뜻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는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말했다. 사실 지금의 저축의 날도 ‘증권의 날’과 ‘보험의 날’이 합쳐진 것이다. 기획재정부도 저축 증대보다 세수 확대에 마음이 동한다. 올해 세법 개정에서 세금우대종합저축에 세제 혜택을 없애버렸다. 세제 혜택 폐지로 피해를 보는 가입자는 7개 시중은행에만 764만명에 이른다. 정부만 저축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민간의 움직임은 더 빠르다. 가계저축률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에는 저축 권장에서 손을 떼고 있는 은행들도 한몫하고 있다. 국민과 신한, 외환, 한국SC은행 등은 최근 예·적금에 붙는 우대금리를 대폭 축소해 거의 유명무실한 수준으로 만들었다. 지난해는 저축의 날에 최고 연 3.4%의 우대금리를 주는 특판 예·적금을 출시하는 은행도 있었지만 올해는 단 한 곳도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순저축률(가계저축률=가계저축÷가처분소득)은 4.5%로 2012년(3.4%)보다 1.1% 포인트 높아졌지만, 2001년 이후 5%를 넘은 때가 2004년(8.4%)과 2005년(6.5%)의 두 차례뿐일 정도로 하향 추세다. 1988년 24.7%로 정점을 찍었던 가계저축률은 1990년대 평균 16.1%를 기록했다. 2001년(4.8%)부터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저축을 하고 싶어도 여윳돈이 없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며 근원적 물음을 제기하기도 한다. 가계부채는 사상 최고인 1040조원을 돌파했다. 또 역대 가장 많은 내부 유보금을 쌓아두고 더 이상 은행에 아쉬운 소리를 안 하는 기업들의 모습도 저축의 의미를 낯설게 한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저축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계의 가처분소득인데 가계부채가 이미 목까지 차오른 상태”라면서 “고도 경제성장 시기에나 어울릴 법한 ‘저축을 늘리자’는 공허한 구호보다 정부가 가계부채의 종합적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가구의 평균 흑자율은 25% 정도 되지만 흑자의 대부분을 부채 상환에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가계·기업·나랏빚 한계 넘었다”

    “가계·기업·나랏빚 한계 넘었다”

    우리나라 가계와 기업, 정부 등이 이미 빚을 부담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계는 빚에 시달리면서 소비를, 기업은 투자를, 정부는 재정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어 내수 부진 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28일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산업연구원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개인, 기업, 정부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정한 채무부담 임계치보다 10~46% 포인트 높다고 밝혔다. 경제주체들의 부채 비율이 임계치를 넘어가면 소비나 투자 등 정상적인 활동을 펼치지 못하게 된다. 2013년 말 기준 개인(가계+비영리단체) 부채는 총 1219조원으로 명목 GDP의 85.4%에 달했다. WEF가 정한 개인의 채무부담 임계치인 75%를 훌쩍 넘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27일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가 소비를 제약하는 수준에 가까이 가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할 정도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지난 6월 연구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가 소비와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키는 임계치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은행 등 금융기관을 제외한 민간 기업의 부채는 1810조원으로 명목 GDP 대비 126.8%에 달한다.이는 WEF가 정한 기업의 채무부담 임계치인 80%보다 46.8% 포인트 높은 수치다. 정부 부채도 상황이 심각하다.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국가부채는 490조원으로 GDP 대비 34.3%로 양호한 수준이지만 공공기관 부채와 공무원·군인 연금 충당부채 등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빚까지 합치면 부채 규모는 1641조원, GDP 대비 114.9%까지 치솟는다. WEF 기준 정부의 채무부담 임계치는 90%다. 이 의원은 “최근 수년간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가계와 기업이 과도한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채 조정에 나서면 내수의 추가 악화와 경기의 장기 침체 등 일본형의 ‘잃어버린 20년’이 재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IMF “美금리 오르면 한국 성장률 1%P 추락”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1% 포인트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아시아 국가에서 한국이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가장 큰 충격을 받는 셈이다. 27일 IMF의 ‘2015년 아시아·태평양 경제 전망’에 따르면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으로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시장 금리가 급등할 경우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쇼크’ 발생 시점으로부터 1년 동안 0.98%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발(發) 금리 인상 충격에 휩싸이면 한국의 성장률이 3% 초반대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4.0%, 3.9%로 잡고 있다. 로메인 듀발 IMF 아시아·태평양 지역경제팀장은 “한국은 금융 부문에서 자본 유출 가능성이 있고, 실물경제 부문은 대미국 수출 둔화로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상황에서 일본 성장률은 0.86% 포인트, 아세안 5개국은 0.85% 포인트, 중국은 0.79% 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5월에도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처음으로 양적 완화 정책을 거둬들일 수 있다고 시사하자 미국 장기 금리가 단기간에 1% 포인트 상승하고 신흥국 시장은 자금 이탈로 몸살을 앓았다. 정부 역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앞으로 단기 자금이 빠져나가는 부분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추는 분위기인 만큼 연말 정도에 관련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 였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관련기사 5면
  • [부고]

    ●임주형(서울신문 체육부 기자)윤하(광주 신일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씨 모친상 박수진(위인크 사원)씨 시모상 오명호(현대레미콘 사원)씨 장모상 27일 광주 일곡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62)608-7042 ●조영민(우리투자증권 홍보실 대리)씨 부친상 26일 서울 천호동 친구병원, 발인 29일 오전 5시 30분 (02)486-4444 ●김명식(남도일보 사회부장)씨 장인상 27일 광주 서구장례식장, 발인 29일 오전 9시 070-4480-5146 ●이석재(전 남송산업 대표)씨 별세 창준(시리얼이미지 대표)씨 부친상 한주윤(LG연구소 모스크바 주재)씨 장인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3010-2631 ●조보근(국군 의무사령부 지출장교)은(화순군청 기획감사실 주무관)씨 부친상 최요철(한국은행 정책분석팀장)임광수(화순군청 축산진흥계장)씨 장인상 27일 화순 전남대병원, 발인 29일 오전 10시 30분 (061)379-7436 ●박선용(영동군의회 의원)씨 모친상 27일 충북 영동제일장례식장, 발인 29일 오전 8시 30분 (043)742-9001 ●차준호(동아일보 사회부 차장)씨 장인상 27일 인하대병원, 발인 29일 오전 (032)890-3180
  • [2014 국정감사] 최경환 “美 금리 인상 따른 자본유출 제한적”

    미국이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선택했던 확장적 재정정책의 ‘정상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주에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3차 양적완화(QE3)의 종료를 결정하고 내년에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일제히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한국 시장에서의 자본유출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재부 국감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을 묻는 질의에 “한국은 충분한 외환보유액,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 상대적으로 우량한 재정건전성 등으로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될 것”이라면서 “자본 유출이 발생하더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도 “(미 연준도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급속히 진행하면 영향이 워낙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점진적인 방식으로 (금리 인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최 부총리는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저성장 고착화 문제를 꼽았다. 그는 “최근 경기 추세를 보면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시간을 갖고 경기 정책이 꾸준하게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급등하는 전세 시장에 대해서는 “전세 시장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으며 관계 부처 간 (대책을)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가 가계 부채를 심화시킨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금리를 0.25% 포인트 내리면 1년간 0.24% 정도 가계부채가 늘어난다는 한국은행 통계가 있다”면서 “가계부채가 시스템 리스크로 갈 가능성에 대해선 가능성은 작지만 경각심을 갖고 가계 부채 문제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제조업 해외생산 비중 10년새 4배 증가

    제조업 해외생산 비중 10년새 4배 증가

    국내 제조업의 해외생산 비중 확대가 수출과 국내총생산(GDP)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 일본 제조업체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면서 투자와 생산 등이 위축돼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던 점을 떠오르게 한다. 한국은행이 26일 내놓은 ‘해외생산과 거시경제지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제조업 해외생산 비중은 2012년 18.0%다. 일본(20.3%)과 별반 차이 나지 않는다. 2003년에는 4.6%에 불과했다. 10년 새 해외생산 비중이 4배나 불어난 셈이다. 특히 주력 수출품목인 스마트폰은 2010년 16%에서 2012년 78%로 급증했다. 자동차도 2005년 16.7%에서 지난해 47.6%로 크게 늘었다. 한은은 해외생산 유형이 가공무역에서 독립채산형 현지법인으로 바뀌면서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가공무역은 국내 기업이 해외 가공업체에 원재료와 중간재 등을 제공해 물건을 만든 뒤 가공품을 국내로 들여오거나 제3국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국내 기업의 원재료 등이 해외로 나가기 때문에 수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면 독립채산형 현지법인은 자재 구매 및 제품 생산, 판매 등을 모두 현지서 해결하기 때문에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우리나라 가공무역의 대부분(2010년 기준 78.5%)을 차지하는 중국이 최근 들어 가공무역을 제한하면서 현지법인 설립이 더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전자가 지난 5월 중국 시안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한 것이나 LG디스플레이가 지난달 광저우에 공장을 설립한 것은 그 예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현지 생산 증가는 상품수출 감소를 가져와 GDP를 축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GDP 축소는 성장률도 제약하게 된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수출은 1년 만에 전기 대비 감소세(2.6%)를 기록했다. 정 국장은 “대신, 해외법인에서 (국내 기업으로) 배당이 들어와 국민총소득(GNI)은 늘게 된다”며 “앞으로는 GDP보다 GNI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중앙은행의 정책시스템 설계와 운영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중앙은행의 정책시스템 설계와 운영

    올해 노벨의학상은 두뇌에 내재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연구해 두뇌가 어떻게 복잡한 환경에서 길을 찾아낼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한 학자들이 받았다. 중앙은행은 망망대해를 나아가는 항해자에 종종 비유된다. 복잡한 환경에 처한 항해자일수록 길을 찾아갈 때 잘 설계된 내비게이션이 중요하다. 중앙은행의 정책 시스템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한다. 정책 시스템은 정책 목표, 정책 운영 체계, 지배 구조 등 세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중앙은행의 정책을 논할 때 법적 위상이 늘 논의의 전제가 된다. 중앙은행의 법적 위상은 넓은 의미의 독립적 행정기관이라는 것이 현대 행정법상 설득력 있는 견해 가운데 하나다. 입법부가 독립적 행정기관을 만든 이유 중 하나는 이 기관의 결정에 대한 직접적 통제를 줄여 그 기능이 순수한 공공 이익에 부합되도록 하는 데 있다. 각 나라가 통화정책을 대통령의 직접 통제하에 놓여 있지 않은 중앙은행이 수행하도록 하는 건 통화정책은 일반 행정기능과 달리 중립성과 자주성이 크게 요구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독립적 행정기관으로서의 위상이 중앙은행법에서 나타나는 형식은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앙은행을 일반 행정부 조직과 분리된 독립적 특수공법인으로 설립해 중앙은행이 중립적이고 자주적으로 통화정책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통화정책의 중립적 수립 및 자율적 집행과 중앙은행의 자주성 존중을 명문화하고 있다. 중앙은행법에 명확한 책무를 규정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책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반면, 책무 간 계층구조 없이 하나 이상의 책무를 정책 목표에 포함시키는 경우는 중앙은행에 광범위한 제도적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정책 목표는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달성이라는 이원적 책무다. 이 같은 복수의 목표들은 상충될 수 있으므로 목표 간 균형을 달성하기 위해 정책수행기관의 재량적 판단이 필요하게 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 안정을 먼저 달성하고 그 목표가 달성된 이후 경제 발전, 고용 증진 등 다른 목표들을 추구할 수 있는 계층적 책무를 부여받는다. 이원적 책무와 계층적 책무 간의 이런 대비는 중앙은행 정책 목표의 본질에 대한 법경제적 성찰이 요구됨을 뜻한다. 정책 목표에 관한 중앙은행의 법적 책무는 통화정책이 자리하는 가치 체계를 결정하며 특히 정책 결정자들이 사회의 상충되는 요구에 직면할 때 의지할 수 있는 궁극적 준거가 된다. 정치·사회적 수요 내지 요구라는 관점에서 보면 미국 모델이 보다 신축성을 발휘할 수 있고 따라서 해당 중앙은행이 높은 정책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상대적 강점을 지닐 수 있다. 유럽 모델 형식을 취하고 있는 국가도 정책을 둘러싼 환경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역량을 높이는 과정에서는 미국 모델의 장단점을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는 입법부의 견해 내지 사회적 합의가 중시돼야 한다. 현 한국은행법은 유럽 모델의 계층적 정책 목표 설정 방식에 가까운 형태다. 정부의 경제정책과 통화정책 간 조화를 모색할 때 중앙은행의 정책 목표에 관한 이런 인식을 토대로 중앙은행에 요구되는 합리적이고 균형 있는 판단 역량을 발휘해 나가는 것이 긴요하다. 다양한 사회적 요구와 가치, 중층적이고 상충적인 정책 목표 등을 추구하는 과정에선 보다 장기적 시야를 갖는 중앙은행과 같은 전문기관의 자율성과 독립적 판단이 중요함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중앙은행의 정책 목표와 그 하위 요소인 정책 운영 체계는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정책 목표는 중앙은행이 정책 운영 체계를 설계하는 기본 환경을 제공한다. 예컨대 정책 목표가 중앙은행을 물가 안정에 기속시킬 경우 정책 운영 체계로서의 물가안정목표제는 정책 목표와 잘 부합한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을 물가 안정에 기속시키는 정책 운영 체계를 갖고 있다. 이런 운영 체계는 경제주체들에게 미래의 물가 안정을 보증하는 환경적 토대를 제공한다. 또 정책의 유효성 확보에 긴요한 경제주체들의 기대 관리를 뒷받침하는 준칙으로 물가안정목표제가 기능할 수 있다. 세계 금융위기를 계기로 물가 안정이 경제 안정의 충분조건이 아님을 인식하게 됐으나 여전히 필요조건의 하나이며 물가안정목표는 임금 협상 등 다양한 경제활동의 준거 역할을 하고 있다. 물가 안정이란 인플레이션뿐 아니라 디플레이션도 없는 상황을 의미하므로 물가안정목표제가 성장을 도외시하는 것이 아니다. 물가 안정과 경제성장의 조화는 물가안정목표제하에서도 정책의 시계를 장기화하고 물가의 상승(상방) 위험과 하강(하방) 위험에 대해 균형적으로 대처하는 정책 수행 등으로 모색 가능하다. 중앙은행 지배 구조는 중앙은행 정책 결정기구의 구성 및 정책 결정 시스템을 포괄하며 민주주의 원리 및 중앙은행의 책임성, 투명성, 독립성 등의 논의와 밀접히 관련된다. 중앙은행의 정책 목표가 중앙은행의 판단과 재량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설계·운영될수록 국민과 입법부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중앙은행 정책 결정자들에게는 더 높은 책임성이 요구된다. 중앙은행의 책임성 강화는 정책 결정 시스템의 투명성 제고 요구로 연결되지만 중앙은행의 책임성 및 투명성이 높아질수록 정책 결정 과정의 독립성에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정책이 외부 시야나 이해관계에 노출돼 있을수록 다양한 대안을 자율적이고 폭넓게 암중모색해 볼 여지가 제약받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정책 목표 설계와 관련한 책임성·투명성과 독립성 간의 상호 관계를 중앙은행 지배 구조의 맥락에서 인식하고 적절한 균형을 도모하는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지배 구조의 집권화 및 분권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미국 모델은 중앙정치권력에의 권한 집중을 추구하는 집권화에 가깝다. 반면 유럽 모델은 나라별 평등한 배분에 기초한 분권화를 추구한다고 평가된다. 미 연방헌법은 중앙정치권력의 핵심인 대통령 및 연방 상원이 중앙은행 등의 의사결정기구 구성원 임명에 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유럽공동체설립조약은 회원국별로 각 1인을 평등하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중앙은행 등의 의사결정기구 구성원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구성은 집권화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추천제도가 포함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중앙정치권력에 의해 결정되는 지배 구조의 유형이다. 정책 결정 권한을 행사하는 지배 구조의 집권화 또는 분권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예컨대 집권화는 정책 결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반면, 오류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 분권화는 정책 결정의 효율성을 낮출 수 있지만 오류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덜할 가능성이 있다. 1993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제도경제학자 더글러스 노스는 한 나라의 경제 시스템을 지지하는 제도의 틀에 의해 제도의 질적 수준이 결정되고 제도의 질적 수준이 높아지면 그 나라의 경제적 성과가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경제 시스템의 한 축을 구성하는 중앙은행 정책 시스템이 경제적 성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운영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들이 걸어온 길은 그 이전의 역사적 경로와는 상당히 달랐으며 이는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시스템을 재조명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중앙은행 정책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데 있어 중앙은행가들은 아직 최적 모델을 갖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최적 모델을 발견할 것이라는 기대는 기대에 머물 수 있겠으나 경제적 성과 제고라는 관점에서 시스템이 디자인되고 운영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데 사회적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하겠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서울신문이 한국은행과 함께해 온 ‘톡톡 경제콘서트’가 50회를 마지막으로 1년의 여정을 끝냅니다. 그동안 많은 관심을 보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사설] 위기의 제조업, 돌파구는 혁신 노력뿐이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대표기업들이 잇따라 어닝쇼크에 빠지는 등 제조업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기아자동차의 실적마저 크게 악화되자 재계는 당혹해하는 기류다. 기아차가 어제 기업설명회(IR)에서 발표한 3분기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6%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 합계는 18.1% 줄었다. 기아차는 3분기 원·달러 환율이 66원 하락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한다. 포스코가 영업이익 증가율 38.9%를 기록하는 등 선방해 그나마 다행이다. 수출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이 떨어진 것은 환율 영향이 크긴 하다. 환율 정책은 한계가 있다. 혁신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본다. 제조업의 위기 징후는 오래전부터 나타났다.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2010년 7.8%에서 2011년 6.2%, 지난해 5.7% 등으로 하락세다. 매출액 증가율은 2010년 15.8%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0.9%로 급락했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수출은 2분기 대비 2.6%, 제조업은 0.9% 각각 감소했다. 수출과 제조업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선진국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종 제조업 부흥책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은 경기와 상관없이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한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2012년 기준 6.5%로 우리나라(3.1%)의 2배를 웃돈다. 수출 주력업종인 철강·석유화학·조선 부문은 이미 중국에 밀린다는 분석이다. IT·반도체·자동차 산업은 중국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선진국들처럼 우리나라도 제조업과 IT 기술을 융합, 디자인·엔지니어링·소프트웨어·소재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주력해야 한다. 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노력을 게을리해선 결코 안 된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순이익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전차 군단’으로 불리는 쌍두마차 쏠림 현상을 해소할 방안도 찾아야 한다. 정부는 스마트 공장을 확대하는 내용의 ‘제조업 혁신 3.0’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민간기업들과 협력해 차질 없이 시행돼야 한다. 제조업은 투자 및 고용 창출 기여도가 높다. 제조업은 고부가 산업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도 제조업 살리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제조업 강국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규제 완화와 핵심 부품·소재 등에 대한 투자 확대가 뒷받침돼야 한다. LG그룹이 그저께 서울 마곡지구에서 2020년까지 4조원을 투자, 축구장 24개 크기의 부지에 건설할 융복합 연구단지 LG사이언스파크 기공식을 갖고 첫 삽을 떴다. 핵심·원천 기술 개발과 융복합 연구 등을 위한 대규모 R&D 투자가 다른 기업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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