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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은행권 선제적 금리 인하로 고통 분담해야

    [사설] 은행권 선제적 금리 인하로 고통 분담해야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지나친 ‘이자 장사’에 대해 경고에 나서자 은행들이 마지못해 금리 인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이 24일부터 전세자금 대출 우대금리를 0.15%포인트 확대했고 케이뱅크는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각각 0.36%포인트, 0.3%포인트 낮췄다. KB국민·하나·신한·우리은행도 금리 인하방안을 고민하는 모습이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장들과 만나 “금리 상승기엔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금리를 합리적 기준과 절차에 따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고공행진하는 금리 추세를 고려하면 은행들의 ‘찔끔’ 인하로 얼마나 서민들에게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주택담보대출(고정) 금리는 지난 17일 기준 연 4.33~7.14%에 달한다. 6개월새 금리 상단이 2.16%포인트 올랐다. 미국과 우리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전을 고려하면 8% 진입도 시간문제다. 대출금리가 7%로 오르면 도시 근로자가 서울에서 전용 84㎥ 중형 아파트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까지 빌려 구입하면 가처분소득의 69%를 원리금을 갚는 데 써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도 폭등세가 주담대와 다르지 않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부동산 상승기에 집을 마련한 ‘영끌족’과 팬데믹 상황에서 빚으로 연명해 온 자영업자들은 줄파산할 가능성이 있다.  은행들은 국민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예대금리차를 활용해 ‘땅짚고 헤엄치기’로 이익을 챙긴다는 지적을 통감해야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35%포인트로 2018년 6월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5대 금융그룹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올해 1분기 금리 상승기에 사상 최대인 11조 3000억원의 이자 이익을 냈다. 대출금리 산정이 단순히 기준금리가 아닌 각종 조달비용을 종합한 시장금리를 따를 뿐이라는 은행들의 항변은 설득력이 없다. 은행들은 복잡하고 불투명한 금리 산정 방식으로 금융 소비자들을 봉 취급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과거 은행들이 파산위기에 몰렸을 때 국민들은 금모으기에 참여해 도왔고 정부는 국민 혈세인 공적자금을 퍼부었다. 그렇게 살아난 은행들이 위기에 몰린 국민을 외면하면 안된다.
  • [씨줄날줄] ‘포청천’ 조순/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포청천’ 조순/박현갑 논설위원

    콘크리트 구조물로 가득한 도시에서 시민의 쉼터인 공원은 허파나 다름없다. 미세먼지를 흡수하며 공기를 정화하고 열섬화 현상도 덜어 준다. 뉴욕, 파리, 런던 등 외국의 대도시에는 이런 도시공원이 곳곳에 있다. 서울의 경우 1999년 만들어진 여의도공원이 도시계획에 따라 조성된 대표적 도시공원이다. 검은 아스팔트를 걷어 내고 녹색 쉼터로 꾸미면서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순 민선 초대 서울시장의 작품이다. 조 전 시장은 강동구의 빠이롯트 공장 부지, 영등포구의 오비 맥주공장 부지도 공원으로 만들고 남산 외인아파트도 철거해 남산 모습을 살려 냈다. 이후 서울은 시장이 바뀔 때마다 굵직한 공원이 하나둘 생기면서 아름다운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후임인 고건 전 시장 때 상암동의 노을공원·하늘공원이 들어섰고. 서울숲(이명박), 북서울꿈의숲(오세훈)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제 조 전 시장이 별세했다. 그는 ‘조순 학파’를 이룰 정도로 경제학계의 거목이었다. 제자이자 국무총리를 지낸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과 함께 지은 ‘경제학 원론’은 1990년대 경제학도의 필수 교재였다. 육군사관학교에서 영어 교수요원으로서 가르친 생도 중 한 명인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1988년 경제부총리로서 토지 공개념 도입을 주도했고, 1992년에는 한국은행 총재도 했다. 1995년 아태평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설득으로 민선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 정치권에 데뷔했다. 당시 대만 드라마 ‘판관 포청천’의 주인공처럼 하얗고 짙은 눈썹 덕분에 ‘포청천’, ‘산신령’ 등으로 불렸다. 초대 민선 시장이었으나 취임식을 앞두고 삼풍백화점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취임식도 생략한 채 사고 수습에 나서야 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안전한 서울’, ‘시민 제일주의’를 강조했다. 남산 1, 3호 터널을 오가는 1~2인승 승용차에 부과하는 혼잡 통행료도 도입했다. “정치권에서는 미디에이터(중재자), 정부 내에서는 코디네이터(조정자), 국민에게는 내비게이터(방향키) 역할을 해야 한다.” 정치인과 관료를 두루 경험한 고인이 제자가 국무총리가 됐을 때 당부한 말이다. 지금도 이 말은 유효하다.
  • “한은·삼성 공장 꼭 강원에… 올림픽 유치했는데 기업·공기관 못할까”[민선8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한은·삼성 공장 꼭 강원에… 올림픽 유치했는데 기업·공기관 못할까”[민선8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강원도민들 앞에서는 ‘순한맛’이지만 밖에 나가서 예산을 따오고 투자를 유치하는 일에는 ‘매운맛’이 되겠습니다.” 김진태 강원지사 당선인은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저 그렇게 과격한 사람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서민과 약자들의 민생을 괴롭히는 각종 불공정과 부조리에 대해서는 ‘매운맛’으로 바로잡겠다”고 덧붙였다. 재선 국회의원에서 도백(道伯)으로 돌아온 김 당선인 앞에 새로 붙은 수식어는 ‘순한맛’이다. 2020년 총선에서 낙선한 뒤 야인으로 지낸 2년간 강성 이미지를 빼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저격수’, ‘척결자’ 등의 연관검색어도 사라졌다. 그는 “도민들이 저를 지켜 주셨고, 도민들이 저를 구해 주셨다”며 “도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오직 도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당선인이 다음달 취임하면 12년 만에 도정이 교체되는 것이어서 도민들의 기대가 크다. 그만큼 그가 안고 있는 부담감도 적지 않다. 김 당선인은 “저를 뽑은 도민도, 다른 후보를 뽑은 도민도, 투표하지 않은 도민도 모두 같은 ‘하나 된 강원도’다. 통합과 포용의 자세로 ‘하나 된 강원도’의 발전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했다.대대적인 조직 정비도 예고했다. 그는 “혈세가 줄줄 새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방만한 위원회 조직을 대폭 감축하겠다. 회의를 연 1회 이하로 개최한 위원회를 포함해서 일 안 하고 실적이 부진한 위원회부터 폐지하겠다”고 경고했다. 김 당선인은 4곳으로 나뉜 경제 부서의 통폐합도 검토하고 있다. 대표 공약인 한국은행 본점 춘천 유치, 삼성 반도체공장 원주 유치, 도청 제2청사 영동권 신설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김 당선인은 “우선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 한국은행을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제2청사 건설은 조직 개편과 맞물려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들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있는 것에 대해 김 당선인은 “올림픽도 유치했는데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유치 못 하겠냐”며 “강원이 상대적으로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창조적인 시도 없이는 강원의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초대 강원특별자치도지사의 영예를 안는 김 당선인은 강원특별자치도의 내실화에도 공을 들일 계획이다. 강원특별자치도를 설계하며 중점을 둘 분야에 대해 그는 “무엇보다도 규제 개혁의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며 “기업의 투자와 공장 설치도 못 하게 만드는 규제에 관한 판단 권한을 지자체로 이양하는 ‘규제프리 강원’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당선인은 재선 의원 출신으로 8년간 다진 ‘여의도 인맥’이 두터운 데다 강원특별자치도를 다루는 소관 부처인 행정안전부의 이상민 장관과 서울대 법대 83학번, 사법연수원 18기 동기 사이로 인연이 깊어 정관계와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이 기대된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강원도 1호 공약인 만큼 정부여당이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 확신한다”며 “국무총리실 산하 제주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와 유사한 성격의 강원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를 둬 규제 개혁을 추진하도록 하겠고, 정부가 추진하는 ‘기회발전특구’의 내용도 강원특별자치도법에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 ‘3高 악재’ 한꺼번에 덮친다… 복합 위기 현실화하는 한국경제

    ‘3高 악재’ 한꺼번에 덮친다… 복합 위기 현실화하는 한국경제

    정부와 금융 당국이 우려한 한국 경제의 ‘복합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5%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더해 1300원대를 넘는 원달러 환율, 미국발 긴축에 따른 한국은행의 빅스텝(한 번에 0.5% 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고물가·고환율·고금리라는 3고 악재가 한꺼번에 국내 경제를 덮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이틀 연속 연저점으로 추락했다. 정부는 총력전을 벌이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악재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에 바짝 다가서는 모양새다.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오른 1301.8원에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 상승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심리가 강해진 탓으로 분석된다.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정부는 환율 상승에 따른 시장 불안 등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필요하면 시장 안정 노력을 하겠다”면서 구두 개입에 나섰다.문제는 원화 가치 하락이 수출 기업들의 교역 조건을 악화시켜 수입 물가를 자극하고, 안 그래도 높은 물가를 밀어 올려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환율이 오르면 당연히 물가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면서 “과거에는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효과가 있었지만 지금은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달러를 벌어들여도 그만큼 많이 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물가와 연준의 긴축정책에 대응하려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가계부채 부실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경기 침체 우려와 고환율 등이 겹치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본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8.49포인트(1.22%) 내린 2314.32에 장을 마쳤다. 종가는 2020년 11월 2일 2300.16 이후 1년 7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32.58포인트(4.36%) 급락한 714.38에 마감하며 이틀 연속 4%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금융 당국도 국내외 경제·금융 환경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금융 관련 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현 상황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했던 오일쇼크 때와 유사하다고 보기도 하는데 전 세계 가치사슬이 얽혀 있어 훨씬 큰 위험이 닥쳐올 수 있다”면서 “그야말로 미증유의 ‘퍼펙트 스톰’(악재가 동시에 발생해 그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상황)이 밀려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금융리스크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복합적 위기 상황에 대비해 금융 회사의 부실 차단을 위한 선제적 자금지원 제도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흰눈썹 휘날리던 한국경제의 거목…조순 前경제부총리 94세로 별세

    흰눈썹 휘날리던 한국경제의 거목…조순 前경제부총리 94세로 별세

    한국 경제학계의 거목이자 관료, 정치인으로 이름을 떨쳤던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94세를 일기로 23일 별세했다. 고인은 서울아산병원에서 노환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 1928년 강원 강릉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고와 서울대 상과대를 졸업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통역장교로 발탁됐고 이후 육군사관학교 영어 교수요원으로 활동했다. 종전 후 미국 유학길에 오른 고인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1968년 귀국해 서울대 교수로 강단에 섰다. 20여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조순 학파’로 불릴 만큼 많은 제자를 길렀다. 1974년엔 케인스 경제학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교과서인 ‘경제학원론’을 펴냈다. 육사에서 인연을 맺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1988년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맡았다. 이어 1992년에는 한국은행 총재를 지냈다. 경제관료 길을 걷던 고인은 1995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서울시장에 당선되며 화려하게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아태평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고인을 정계로 이끌었다. 당시는 ‘판관 포청천’이라는 대만 드라마가 인기였는데, 강직한 행보를 거듭한 고인은 ‘서울 포청천’으로 불렸다. 특유의 흰 눈썹 백미(白眉)도 그의 상징이다. 고인은 1997년 시장직을 사퇴하고 15대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다만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와 단일화해 완주하지는 못했다. 2000년엔 민주국민당을 창당했으나 선거에서 참패한 뒤 사실상 정계에서 은퇴했다. 고인이 주례를 섰을 정도로 사제 관계가 돈독했던 김중수 전 한은 총재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특정 분야 전문가는 많지만 고인처럼 모든 방면에 박식한 분은 보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개인적으로는 고인이 경제부총리로 일하실 때 비서관으로 모셨다”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갈림길에 있을 때마다 기본에 충실하며 바르게 갈 수 있는 정책을 늘 고민하셨던 고인의 모습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고 되돌아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경제학자로서는 물론이고 한은 총재와 경제부총리를 역임하시면서 경제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분”이라고 추모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5일 오전, 장지는 강원 강릉 선영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남희(92)씨와 기송·준·건·승주씨 등 4남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밤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했다.
  • 흰눈썹 휘날리던 한국경제의 거목

    흰눈썹 휘날리던 한국경제의 거목

    한국 경제학계의 거목이자 관료, 정치인으로 이름을 떨쳤던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94세를 일기로 23일 별세했다. 고인은 서울아산병원에서 노환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 1928년 강원 강릉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고와 서울대 상과대를 졸업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통역장교로 발탁됐고 이후 육군사관학교 영어 교수요원으로 활동했다. 종전 후 미국 유학길에 오른 고인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1968년 귀국해 서울대 교수로 강단에 섰다. 20여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조순 학파’로 불릴 만큼 많은 제자를 길렀다. 1974년엔 케인스 경제학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교과서인 ‘경제학원론’을 펴냈다. 육사에서 인연을 맺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1988년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맡았다. 이어 1992년에는 한국은행 총재를 지냈다. 경제관료 길을 걷던 고인은 1995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서울시장에 당선되며 화려하게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아태평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고인을 정계로 이끌었다. 당시는 ‘판관 포청천’이라는 대만 드라마가 인기였는데, 강직한 행보를 거듭한 고인은 ‘서울 포청천’으로 불렸다. 특유의 흰 눈썹 백미(白眉)도 그의 상징이다. 고인은 1997년 시장직을 사퇴하고 15대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다만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와 단일화해 완주하지는 못했다. 2000년엔 민주국민당을 창당했으나 선거에서 참패한 뒤 사실상 정계에서 은퇴했다. 고인이 주례를 섰을 정도로 사제 관계가 돈독했던 김중수 전 한은 총재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한 달쯤 전에도 고인을 뵀는데 이렇게 갑자기 별세할지 몰랐다”며 “특정 분야 전문가는 많지만 고인처럼 모든 방면에 박식한 분은 보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개인적으로는 고인이 경제부총리로 일하실 때 비서관으로 모셨다”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갈림길에 있을 때마다 기본에 충실하며 바르게 갈 수 있는 정책을 늘 고민하셨던 고인의 모습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고 되돌아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경제학자로서는 물론이고 한은 총재와 경제부총리를 역임하시면서 경제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분”이라고 추모했다.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5일 오전, 장지는 강원 강릉 선영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남희(92)씨와 기송·준·건·승주씨 등 4남이 있다.
  • 미친 물가 덮친 환율 1300원… ‘S의 고통’ 밀려온다

    미친 물가 덮친 환율 1300원… ‘S의 고통’ 밀려온다

    13년여 만에 13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이 이미 높은 수준의 물가를 더 부추겨 우리 경제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가 상승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이 실물 경제 둔화로 이어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의 고통이 시작된다는 경고가 나온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오른 1301.8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환율이 1300원을 넘은 것은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12년 11개월 만이다. 주요국의 긴축 움직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환율이 단기적으로 1350원 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달러 강세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같은 수량을 수입해도 돈을 더 줘야 한다. 이미 5월 수입물가지수는 153.74로, 1년 전보다 36.3% 치솟았다. 수입물가와 마찬가지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자물가도 5개월째 오름세를 이어 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24로, 한 달 전보다 0.5%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9.7%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도 전날 세운 연저점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 尹대통령, 조순 전 부총리 빈소 조문

    尹대통령, 조순 전 부총리 빈소 조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별세한 조순 전 경제부총리의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조 전 부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애당초 참모진을 대신 보낼 예정이었으나, 오후 일정을 마무리한 뒤 직접 빈소를 찾았다. 고인이 생전에 교수와 관료, 정치인 등 다양한 직책을 맡으며 대한민국 현대사에 적잖은 족적을 남긴 만큼 각계 인사들이 추모의 뜻을 전달했다.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한덕수 국무총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이 조화를 보냈다.이날 오전 3시 38분 94세를 일기로 별세한 조 전 부총리는 1968년부터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1988년 노태우 정부에서 경제기획원 장관 겸 경제부총리로 발탁됐다. 이후 한국은행 총재, 민선 초대 서울시장, 제15대 국회의원을 지낸 후 서울대 사회과학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썼다. 한편 조 전 부총리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5일이다. 장지는 강릉 선영에 마련됐다.
  • ‘3高 악재’ 한꺼번에 덮친다...복합 위기 현실화하는 한국경제

    ‘3高 악재’ 한꺼번에 덮친다...복합 위기 현실화하는 한국경제

    정부와 금융 당국이 우려한 한국 경제의 ‘복합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5%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더해 1300원대를 넘는 원달러 환율, 미국발 긴축에 따른 한국은행의 빅스텝(한 번에 0.5% 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고물가·고환율·고금리라는 3고 악재가 한꺼번에 국내 경제를 덮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이틀 연속 연저점으로 추락했다. 정부는 총력전을 벌이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악재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에 바짝 다가서는 모양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오른 1301.8원에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 상승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탓으로 분석된다.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정부는 환율 상승에 따른 시장 불안 등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필요하면 시장 안정 노력을 하겠다”면서 구두 개입에 나섰다. 문제는 원화 가치 하락이 수출 기업들의 교역 조건을 악화시켜 수입 물가를 자극하고, 안 그래도 높은 물가를 밀어 올려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환율이 오르면 당연히 물가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면서 “과거에는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효과가 있었지만 지금은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달러를 벌어들여도 그만큼 많이 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물가와 연준의 긴축정책에 대응하려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가계부채 부실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경기 침체 우려와 고환율 등이 겹치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본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8.49포인트(1.22%) 내린 2314.32에 장을 마쳤다. 종가는 2020년 11월 2일 2300.16 이후 1년 7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32.58포인트(4.36%) 급락한 714.38에 마감하며 이틀 연속 4%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금융 당국도 국내외 경제·금융 환경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금융 관련 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현 상황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했던 오일쇼크 때와 유사하다고 보기도 하는데 전 세계 가치사슬이 얽혀 있어 훨씬 큰 위험이 닥쳐올 수 있다”면서 “그야말로 미증유의 ‘퍼펙트 스톰’(악재가 동시에 발생해 그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상황)이 밀려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금융리스크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복합적 위기 상황에 대비해 금융 회사의 부실 차단을 위한 선제적 자금지원 제도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조순 전 부총리 빈소 찾은 조문객들

    조순 전 부총리 빈소 찾은 조문객들

    한국 경제학의 거목인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가 23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의료계에 따르면 조 전 부총리는 서울아산병원에서 노환으로 치료를 받던 중 타계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5일 오전이고 장지는 강릉 선영이다. 고인은 경기고와 서울대를 나와 6·25 당시 육군 통역 장교와 육군사관학교 교관 등으로 군에 복무하다가 종전 후 도미, 버클리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1968년 귀국해 서울대 교수로 강단에 섰다. 그러다 육사 교관 시절 인연이 있는 노태우 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1988년 경제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맡은데 이어 1992년에는 한국은행 총재에 임명되면서 본격적으로 경제 관료의 길을 걷게 된다. 1995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며 정치에 입문한 고인은 1997년 민주당의 총재와 대선주자, 한나라당 총재와 명예총재 등을 거치며 화려한 정계 생활을 보냈다. 그러다 지난 2000년 당시 이끌던 민주국민당 당수에서 평당원으로 돌아가면서 사실상 정치 일선에서 퇴장했고, 이후 서울대·명지대 명예교수와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한반도선진화재단 고문 등을 맡으며 원로 노릇을 해왔다.
  • [속보] 조순 전 경제부총리 별세…향년 94세

    [속보] 조순 전 경제부총리 별세…향년 94세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23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의료계에 따르면 조 전 부총리는 서울아산병원에서 노환으로 치료를 받던 중 타계했다. 조 전 부총리는 1968년부터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1988년 노태우 정부에서 경제기획원 장관 겸 경제부총리로 발탁됐다. 이후 한국은행 총재, 민선 초대 서울시장, 제15대 국회의원 등을 지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5일 오전이고 장지는 강릉 선영이다.
  • 한은 “내년 빚 못 갚는 자영업자 늘어 저축銀 부실화 가능성으로 이어질 듯”

    한은 “내년 빚 못 갚는 자영업자 늘어 저축銀 부실화 가능성으로 이어질 듯”

    금리 인상 가속·손실보전금 폐지상환부담 커져 대출 부실화 늘 듯채무 재조정 등 출구 마련해 줘야치솟는 물가와 주요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긴축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이 연일 요동치는 가운데 금융 시스템 불안 상황을 보여 주는 금융불안지수(FSI)가 지난 3월 ‘주의 단계’에 진입한 뒤 줄곧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시장·대외·실물경제·가계·기업 등과 관련한 지표를 종합한 금융불안지수는 3월 8.9를 기록한 뒤 4월(10.4)과 5월(13.0)까지 오름세를 이어 가고 있다. 금융불안지수가 8 이상이면 주의 단계, 22 이상이면 위기 단계로 분류한다.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2020년 4월 위기 단계를 넘어섰던 금융불안지수는 지난해 6월 이후 다시 오르는 추세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금융 안정 위험이 커지는 만큼 각 경제주체가 경각심을 갖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자영업자 대출이 내년부터 부실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3월 말 기준 960조 7000억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해 40.3% 증가했다. 한은 분석 결과 대출금리가 해마다 0.5% 포인트씩 오르고 금융지원과 손실보전금이 없어지면 자영업 대출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올해 38.5%에서 내년 46.0%로 높아진다. 벌어들인 수익에서 내야 할 원리금의 비중이 그만큼 커진다는 얘기다. 한은은 “자영업 대출자의 상환 부담이 커지면 특히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실화 가능성도 커진다”며 “상환 능력이 떨어진 자영업자에 대해 채무 재조정, 폐업 지원, 사업 전환 유도 프로그램 등으로 출구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득 감소, 대출 증가, 금리 인상이라는 경제 충격이 동시에 발생했을 때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 보유자의 DSR은 10.4% 포인트, 미보유자의 DSR은 4.4% 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관련 대출이 있으면 소득 대비 갚아야 할 빚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한은은 “소비 축소, 자산 매도, 추가 차입 등을 통해서도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대출 부실로 전이될 수 있다”고 했다. 한은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이후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예상손실이 2020~2021년 평균과 비교해 1.6배 수준으로 추산된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은은 “예상 손실이 현실화하면 국내 은행 자기자본비율은 최대 1.4% 포인트 하락한다”며 “대손충당금 최저적립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등 손실흡수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높아지는 금융불안지수…한국은행 “내년부터 자영업자 채무 상환 위험 급증”

    높아지는 금융불안지수…한국은행 “내년부터 자영업자 채무 상환 위험 급증”

    치솟는 물가와 주요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긴축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이 연일 요동치는 가운데 금융시스템 불안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가 주의 단계에 진입한 뒤 줄곧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로 불어난 자영업자 대출의 상환 부담이 내년부터 본격화하면서 부실 가능성이 커지고, 주택 관련 대출자들은 소득감소나 금리 상승 등 대내외 충격에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또 금융지원 조치 종료 이후 은행권 기업대출의 잠재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며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시장·대외·실물경제·가계·기업 등과 관련한 지표를 종합한 금융불안지수는 지난 3월 ‘주의’ 단계에 진입한 뒤 4월(10.4)과 5월(13.0)까지 매달 상승했다. 금융불안지수가 8이상이면 주의 단계, 22이상 이면 위기 단계로 분류한다.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2020년 4월 위기 단계를 넘어섰던 금융불안지수는 지난해 6월 0까지 내려왔다 다시 오르는 추세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중국 경기 둔화 등 다양한 대외 리스크가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금융 안정 위험이 커지는 만큼 각 경제주체가 경각심을 갖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빚으로 버텨온 자영업자의 대출이 내년부터 부실화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3월 말 기준 960조 7000억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해 40.3% 증가했다. 한은은 정부의 금융지원 조치로 올해까지는 채무상환 위험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 내년부터는 저소득 자영업자 중심으로 채무상환 위험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분석 결과, 대출금리가 해마다 0.5%포인트씩 오르고 금융지원과 손실보전금이 없어지면 자영업 대출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올해 38.5%에서 내년 46.0%로 높아진다. 벌어들인 수익에서 내야 할 원리금의 비중이 그만큼 커진다는 얘기다. 자영업 대출자의 상환 부담이 커지면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실화 가능성도 커진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진 자영업자에 대해 채무 재조정, 폐업 지원, 사업전환 유도 프로그램 등으로 출구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 등 주택관련 대출을 보유한 차주들은 소득 감소나 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 충격에 특히 취약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소득 증가율이 5% 포인트 낮아지고 대출 증가율이 5% 포인트 오른 상태에서 금리가 0.5% 포인트 상승하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 주택 대출 보유자의 DSR은 10.4% 포인트나 높아졌다. 주택 대출이 없는 경우(4.4% 포인트)보다 채무 상환 부담이 2배 넘게 커지는 것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DSR이 높은 상황에서 소비 축소, 자산 매도, 추가 차입 등을 통해서도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대출 부실로 전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가계와 자영업자의 채무 상환 부담 증가뿐 아니라 기업대출의 부실 가능성도 경고하면서 은행에 손실흡수력을 확충할 것을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금융지원과 금융규제 유연화 조치 등으로 기업대출 건전성이 오히려 개선됐다. 하지만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그동안 누적된 잠재부실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은 분석을 보면, 금융지원 종료 이후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예상손실은 2020~2021년 평균과 비교해 1.6배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런 손실이 현실화하면 국내은행 자기자본비율은 최대 1.4% 포인트 하락한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기간 국내은행의 대손 관련 적립 수준은 금융지원 종료 이후 발생할 예상 손실을 밑도는 수준”이라며 “대손충당금 최저적립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등 손실흡수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한 달 만에 물가전망치 또 올린 한은… “高물가 길어질 수도” 경고

    한 달 만에 물가전망치 또 올린 한은… “高물가 길어질 수도” 경고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급등기였던 2008년(연 4.7%)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또 국제 유가·원자재·식량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 등 해외 요인이 쉽게 풀리지 않으면서 물가 상승이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창용(사진) 한은 총재는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지난달 전망 경로(4.5%)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기존 3.1%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5%로 크게 올려 잡은 지 한 달 만에 더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이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적지 않은 물가 여건의 변화가 있었다”며 미국의 물가 상승 정점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진 점,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약 15만 5000원)까지 오른 점 등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또 “가파른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통위가 다음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 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은 더 커졌다. 이 총재는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물가가 올랐을 때 경제에 미치는 영향, 환율 영향, 가계 이자 부담 영향, 자본 유출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통위원들과 상의해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국제유가, 국제식량가격 상승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가 증가하면서 특히 가공식품과 외식물가 오름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가공식품과 외식물가의 오름폭은 과거 물가 급등기인 2008년, 2011년과 비교해 더 가파르고 하반기에는 현재보다 더 큰 폭으로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밥상물가는 한 번 오르면 잘 내리지 않아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큰 데다 체감 물가로 직결돼 기대인플레이션도 높일 수 있다. 한은은 석유류·가공식품·외식 물가 오름폭 확대로 이달 물가는 지난달(5.4%)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원자재·식량가격 상승 등 해외 요인의 물가 상승 기여율이 56%에 달하는 가운데 하반기 물가 오름폭이 상반기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왔다. 2분기(4~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8년 3분기(5.5%)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을 것으로 봤고,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008년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이 총재는 “주요 전망기관들에 따르면 고유가 상황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높아진 국제 식량 가격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발 공급 충격의 영향이 장기화할 수 있다”며 “물가 상승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으면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가 정점을 찍는 시기와 관련해서는 “3분기에 물가가 정점에 이른다는 것이 시장의 견해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불확실성은 크다”고 답했다.
  • 한국은행, 한 달 만에 물가 상승률 또 올려 잡아 “올해 물가 4.7% 넘어설 수도”

    한국은행, 한 달 만에 물가 상승률 또 올려 잡아 “올해 물가 4.7% 넘어설 수도”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7%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기존 3.1%였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5%로 크게 올려잡은 지 한 달 만에 더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한은은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급등기였던 2008년의 4.7%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유가 상승세 확대 등 최근 여건 변화를 고려하면 지난 5월 전망 경로(연간 4.5%)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공급과 수요측 상승 압력이 모두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당분간 5%를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5.4%)을 분석한 결과, 원자재·식량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 등 해외 요인의 기여율이 56.2%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경제활동 재개, 탄소중립 추진 등으로 수급불균형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국제식량 가격도 물류비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주요 생산국의 수출제한 등으로 수급상황이 나빠진 영향으로 크게 올랐다. 아울러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가공식품·외식 물가 오름폭 확대로 5월보다 높아지고, 하반기에도 원유·곡물 등을 중심으로 해외 공급요인 영향이 이어져 상반기보다 오름폭이 커질 것으로 봤다. 올해 3분기(7~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008년 3분기(5.5%)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은은 “과거 물가 급등기와 비교하면 원유·곡물 등 원자재 가격의 높은 오름세와 환율 상승세, 민간소비 증가세 등이 상당 기간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2년 전 4억 주담대 월 162만원 상환… 연말엔 월 202만원까지 부담 ‘껑충’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금리에 대출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일만 남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대출자가 매달 감당해야 할 원금과 이자도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4.73~7.21% 수준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금리 상단은 2% 넘게 올라 이미 7%를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코픽스 연동)도 연 3.69∼5.71%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았고, 한국은행도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최소 1% 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대출자가 내야 할 원리금은 지금보다 1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중은행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5%였던 2020년 6월 주택담보대출 4억원(30년 분할상환·변동금리)을 받은 경우 대출 당시 매달 상환액은 162만원이었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이달 기준으로 상환액은 181만원이 됐다. 여기에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1% 포인트 더 오르면 상환액은 202만원으로 불어난다. 대출 당시와 비교하면 매달 부담해야 할 상환액이 25% 증가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2억 5000만원, 신용대출 7000만원을 받아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한 경우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출 당시 117만원이었던 상환액은 이달 기준 139만원으로 불어났다.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은 158만원이 된다. 연말 상환액은 대출 당시보다 35%, 이달보다는 14%나 증가한다. 대부분 대출자가 급여 등의 소득 증가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출 갚는 데 써야 할 돈이 늘면서 다른 씀씀이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높아지는 금리에 중저신용자의 은행 신규 신용대출은 줄었다. 이날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이 실제로 취급한 신용대출의 평균금리는 연 4.6~5.07%로, 지난 4월(연 4.49~5.1%)보다 하단이 높아졌다. 또 대출을 받은 이들의 평균 신용평점(KCB 기준)은 899~914점으로 지난 4월(851~912점)보다 높아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를 비롯한 고객들이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신용대출 수요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 한은 “코로나19 이후 고용 질적 회복 더딘 수준”

    한은 “코로나19 이후 고용 질적 회복 더딘 수준”

    코로나19 확산 이후 충격을 받았던 고용이 점차 회복하고 있지만, 양적 회복에 비해 질적 회복은 더디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여성과 고령층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고용의 질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우리나라 고용의 질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월과 비교해 올해 4월 고용의 양(취업자 수)는 소폭 증가했지만, 고용의 질은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2020년 1월 수준을 100으로 보면, 고용의 양은 102.1이고, 고용의 질은 99.2로 분석됐다. 고용의 질을 가늠하는 지수는 계약기간 있는 상용직, 임시직, 일용직, 자영업자, 근로시간 비자발적 36시간 미만, 종사자 5인 미만 등의 조건에 해당하는 일자리를 취약노동자로 분류하고 이들의 비중, 취약 노동자의 취약 정도 등을 반영해 산출했다. 송상윤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보고서에서 “최근 고용의 질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회복 속도는 고용의 양과 비교해 다소 더디다”고 진단했다. 비자발적 요인으로 근로시간이 부족한 노동자의 비중은 2020년 1월과 비교해 1.0% 포인트 높다. 또 안정성, 근로시간, 실직위험 등 평가항목 3가지를 기반으로 나눈 ‘취약 노동자’의 비중은 전체의 26.0%로 여전히 높았다. 특히 여성과 고령층 고용의 질적 회복은 현저히 느렸다. 올해 4월 기준 고령층(60세 이상) 여성 노동자 가운데 41.6%가 ‘다소 취약 노동자’로 같은 연령대 남성 노동자(29.4%)의 비중을 크게 웃돌았다. 핵심노동연령층(30∼59세)에서도 여성의 취약 노동자 비중이 남성보다 컸다.
  • [사설] 휘청대는 금융시장, 실물경제 영향 최소화해야

    [사설] 휘청대는 금융시장, 실물경제 영향 최소화해야

    경기침체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금융시장이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금요일 장중에 2400선이 붕괴될 뻔했고, 삼성전자는 ‘5만전자’로 털썩 주저앉았다. 빚을 내 신용거래한 ‘빚투’의 강제매매 청산 액수가 하루 100억원대에서 300억원대로 늘었다. 원ㆍ달러 환율도 1287.3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1290원대를 넘나드는 등 원화 약세가 심화됐다. 비트코인도 2만 달러가 붕괴돼 코인투자에 몰두했던 2030세대도 타격이 크다. 현재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가장 큰 배경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지난 5월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이후 이달 자이언트 스텝인 0.75% 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앞으로도 빅스텝이나 자이언트 스텝으로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3.5%가 되도록 1.75% 포인트 추가 인상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3월에 8.5%, 5월에 8.6%까지 오른 탓이다. 이에 맞춰 한국은행 기준금리 역시 7월과 8월, 10월, 11월 등 4차례 인상될 것으로 보이는데, 빅스텝을 최소 1회 이상 하지 않으면 미국과의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탈출이 가속화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부터 우리 주식시장에서 이미 69조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현재 원화 약세도 문제다. 한국 기업의 주가가 올라도 환차손을 감당할 수 없다면 주식을 파는 것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이득이다. 현재도 원화가 약세인데, 한미 금리역전까지 일어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시장을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지난달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가 이루어진 만큼 경제협력의 차원에서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되길 기대했는데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해 말 종료된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에 한은과 기획재정부가 협력해 신속한 결과를 내야 할 것이다. 금리와 환율로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방어막을 형성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66조원이 넘는 ‘서학개미’들의 미국시장 투자자금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 무엇보다 ‘추경호 경제팀’은 14년 만에 도래한다는 주택담보대출금리 8% 상황에 대비해 1800조원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가계뿐 아니라 시중은행 입장에서도 적극 모색하길 바란다.
  • [세종로의 아침] 복합 위기를 건널 때 챙겨야 하는 것들/이기철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복합 위기를 건널 때 챙겨야 하는 것들/이기철 산업부 선임기자

    “냉동탑차 배달 차량, 쉬는 게 더 낫다. 경윳값이 미쳤다. 휘발유보다 더 비싼 것은 처음 본다. 그렇다고 바로 배달 요금을 올려 달라고 할 수도 없고…. 기름값 무서워 이 사업도 못 하겠다.”(한 배달회사 사장) “저녁 손님, 이젠 줄었다. 코로나19 규제가 완화된 직후 손님이 반짝했지만 요샌 저녁에 두 테이블 받기도 어렵다. 식자재값도 너무 올라 메뉴 가격을 또 써 붙이기 미안하다.”(서울의 한 음식점 사장) “전세 문제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초등학교에 막 들어간 아이가 있어 이사도 쉽지 않다. 재작년 10월에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4년째 같은 집에서 살고 있다. 버팀목 대출이 있다고 하지만 이자도 부담스럽고, 오른 전세금에는 턱없이 부족하다.”(서울 목동의 한 세입자) 기자가 아는 이들의 최근 하소연이다. 이런 현실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배럴당 120달러를 넘나드는 최근 국제유가 때문에 연일 최고치를 경신한 경윳값은 19일 현재 리터당 전국 평균 2114.74원으로, 휘발유(2106.52원)보다 비싸다. 경기 둔화 우려로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7일 1년 7개월 만에 2400선마저 한때 무너졌다. 한국은행이 작년에 분석한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0.25% 포인트 인상되면 연간 이자 부담은 3조 2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근 연 7%를 돌파하면서 대출자들의 고통은 이미 가중되기 시작됐다. 그런데도 물가는 천장 높은 줄 모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5.5% 올랐다. 4월의 4.8%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2012년 10월의 3.3% 이후 9년 7개월 만의 최고 기록이다. 문제는 서민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이번 달에도 개선될 조짐이 없다는 데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저성장까지 겹친 복합 위기는 이미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엊그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 모두발언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엄습하는 가운데 복합의 위기에 경제와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한 데 공감한다. 대통령실은 비상경제상황실을 운영해 매일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내각도 비상경제장관회의 체제로 바꿨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 전쟁의 대장정”이라고 규정했다. 대응에 늦은 감이 있지만 범정부적으로 나선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사실 이번 복합 위기는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살포된 유동성 폭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왕따’ 외교 실패 등에서 비롯된 급격한 통화 긴축과 공급망 병목에 지정학적 충돌이 겹친 악재이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다. 그렇다고 국제정세 호전만 기다릴 순 없다. 금리와 물가, 주거비 폭등은 발등의 불이 됐다. 또한 정부는 민간의 힘을 모아 좋은 일자리를 지키고 창출하도록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시급하다. 복합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민간의 자율성이나 시장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시장이 만능은 아니기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지금 같은 위기에서는 경제적 약자가 더욱 취약하기에 이들을 위한 세심한 정책이 요구된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극복 과정에서 수많은 이의 실직과 거액의 국민 세금 투입으로 탄생한 ‘메가뱅크’들이 여전히 금융 혁신보다는 이자 놀이에 치중하고 있다. 이같이 정부가 판을 깔아 준 독과점 업종의 도덕적 불감증과 폐해에 대한 국민 시선은 따갑다. 추경호 경제팀은 위기에 편승한 승자 독식의 밀림의 법칙이 아니라 서민도, 중소기업도 같이 사는 길을 챙겨야겠다. 복합 위기보다 더 무서운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가 파괴되는 것이니까.
  • 미국 ‘자이언트 스텝’에 한미 금리 역전 우려… 사상 최초 ‘빅스텝’ 시 영향은

    미국 ‘자이언트 스텝’에 한미 금리 역전 우려… 사상 최초 ‘빅스텝’ 시 영향은

    미국이 40여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을 밟은 데 이어 다음달에도 같은 수준의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오는 7월 한국은행도 사상 첫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 포인트 인상)을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미 금리 역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인데, 빅스텝 시 금리 인상 등 여파로 가계 부담이 늘어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14~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75~1.00%에서 1.50~1.75%로 0.75% 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를 이렇게 한 번에 0.75% 포인트나 올린 건 1994년 11월 이후 약 28년만이다. 연준이 올해 안에 추가로 수차례 걸친 자이언트 스텝이나 빅스텝을 예고하고 있어 국내 기준금리가 오르지 않을 경우 다음달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게 된다. 과거처럼 외국계 자본이 일시에 유출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지만, 원화 약세로 인해 수입 물가가 오르며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다.한은이 다음달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영향은 줄일 수 있지만 가계부채와 기업 조달 비용 급증으로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미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는 상당 수준 인상된 상태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우리아파트론’ 5년 고정형(혼합형) 기본금리는 연 5.45~7.15%를 기록하며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섰다. 전날 해당 상품의 기본금리는 연 5.4~7.1%를 기록했는데 하루 만에 0.05% 포인트나 오른 셈이다. 주요 시중은행에서 주담대 금리가 7%를 넘어선 건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고정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주담대 변동금리도 오름세다. 하나은행 주담대 변동형(신규 코픽스) 금리 상단은 이날 연 5.681%로 전날(5.632%)보다 0.049% 포인트 올랐다. 이러한 상승세는 주담대 상품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한은의 빅스텝 가능성이 높아지다 보니 국내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서 금융채 금리도 덩달아 오름세를 보이는 것이다. 은행권에선 다음주에라도 주담대 상단 금리가 7.5%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주담대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코픽스(국내 시중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 또한 크게 뛰었다.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5월 코픽스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98%로 전월 대비 0.14% 포인트나 상승했다. 이는 2019년 3월(1.9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담대 금리가 향후 8%까지 오를 거란 전망도 나온다. 한은이 다음달 빅스텝을 밟게 되면 가계대출 이자 부담은 지금보다 훨씬 커지게 된다. 한은이 지난 1월 추산한 것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 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대출 이자 부담은 연간 3조 2000억원 증가하고, 차주당 연평균 16만 1000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올해 2.75%까지 올릴 경우 1인당 이자 부담이 연평균 약 64만 4000원이나 늘 수 있다는 의미다.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면 소비 심리가 얼어붙어 자칫 ‘스테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가계와 기업의 소비 및 투자 위축, 금융건전성 저하, 그리고 이에 따른 경기 위축 가속화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한국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 내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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