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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 400명의 모든 것

    대한민국 스타의 모든 것을 집약한 ‘스타 사전’(Star Dic)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됐다. 스타 사전은 한국영화기자협회에 소속된 전문기자가 취재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펴낸 국내 최초의 모바일 사전이다. 영화배우, 탤런트, 가수, MC, 코미디언 등 분야별로 400여명의 스타를 선정해 프로필과 작품 이력, 근황과 스타 스토리를 담았다. 스타 스토리에는 전문기자들이 바라본 스타에 대한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평가도 들어 있다. 또한 독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K스타 게시판이나 이메일 보내기를 통해 직접 스타에 대한 의견을 피력할 수도 있다.
  • 스타보다 빛난 ‘베테랑 제작자’

    스타보다 빛난 ‘베테랑 제작자’

    지금 영화계는 제작자 전성시대다. 배우와 감독 중심의 제작 관행에서 벗어나 할리우드처럼 제작자 중심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고 있는 것. ‘감시자들’, ‘더 테러 라이브’, ‘숨바꼭질’ 등 올 상반기 흥행작의 대부분은 베테랑 제작자가 신인 감독과 호흡을 맞춰 흥행을 일궜다. 더불어 박찬욱, 윤제균, 봉준호 등 감독 출신 제작자들의 행보도 바빠지고 있다. 사실 할리우드는 감독보다 제작자나 스튜디오의 입김이 더 세고 브래드 피트, 크리스토퍼 놀란, J J 에이브럼스 등 유명 배우나 감독 출신 제작자들도 많다. 국내에서도 2000년대 초반 차승재(싸이더스 픽쳐스), 김미희(좋은 영화), 심재명(명필름), 오정환(영화사 봄) 대표 등이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하지만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영화산업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영향력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투자배급사들이 유명 감독과 배우를 캐스팅한 신생 영화사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들의 입지가 약해졌던 것. 하지만 최근 스타들의 이름값이 아니라 기획과 시나리오의 힘이 흥행의 주요 요소가 되면서 기획력과 경험으로 무장한 제작자들의 시대가 다시 도래하고 있다. 올여름 영화 시장을 강타한 ‘더 테러 라이브’의 표면적인 흥행 주역은 하정우지만 이 프로젝트는 영화계의 큰 어른으로 꼽히는 제작사 씨네 2000의 이춘연 대표가 없었다면 나올 수 없었다. 하정우는 대학 선배인 이 대표의 출연 제의를 받았으나 스케줄상 일정이 맞지 않아 처음에는 거절할 요량이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한 번만 읽어 보라는 선배의 끈질긴 권유에 대본을 읽고는 너무 재미있어서 출연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아들의 친구였던 김병우 감독의 끼를 평소 눈여겨봐 온 이 대표는 입봉도 하지 않은 초짜 감독에게 과감히 연출을 맡겼다. 그런가 하면 관객 450만명을 넘어 스릴러 영화의 열풍을 일으킨 ‘숨바꼭질’ 뒤에는 1세대 영화제작자인 김미희 스튜디오드림캡처 대표의 뚝심이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을 히트시킨 김 대표는 신인인 허정 감독의 시나리오를 보고 연출에 발탁했고 손현주, 전미선, 문정희 등 스타성은 떨어지지만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캐스팅해 흥행을 일궈냈다. 550만명을 돌파한 상반기 히트작 ‘감시자들’을 공동 연출한 김병서, 조의석 감독은 “믿고 기회를 준 영화사 집의 이유진 대표에게 고맙다”는 말을 달고 다닌다. 김 감독은 촬영 감독 출신이고 조 감독도 ‘중고 신인’이었지만 시나리오에 확신을 가진 이유진 대표는 이 프로젝트를 밀어붙였다. 제작자들의 약진은 지난해부터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상반기 영화계를 흔들었던 ‘건축학개론’은 심재명 대표의 기획력으로 빛을 봤다. 심대표는 현재 명필름의 34번째 작품인 ‘관능의 법칙’을 제작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흥행작 ‘늑대소년’도 ‘추격자’를 만들었던 영화사 비단길의 김수진 대표가 독립영화계의 신예 조성희 감독을 상업영화 감독으로 데뷔시키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내 아내의 모든 것’, ‘초능력자’ 등의 제작을 맡았던 이유진 대표는 “신인 감독의 참신한 감각과 재능을 잘 지원하려면 경험이 풍부한 제작자들의 조합이 절실하다.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방향이 같다면 기성이나 신인 감독이 중요하지 않지만 신인들은 토론과 협상이 가능하고 제작 전반에 유연한 자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면서 “작품 수가 많아지고 영화계에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영화 제작 시스템이 정착되는 과정에서 무게 중심이 제작자로 옮겨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 출신 제작자들이 부쩍 늘고 있는 것도 충무로의 새로운 흐름이다. 박찬욱 감독은 ‘설국열차’의 제작자로서 이 영화의 시나리오, 캐스팅, 마케팅 등 제작 전반을 진두지휘했다. 봉준호 감독은 곧 촬영에 들어갈 영화 ‘해무’의 제작자로 참여한다. 최근 만난 봉 감독은 “몇 년 전 대학로에서 연극 ‘해무’를 보고 반해서 투자 배급사들에 관람을 권유했고 최근 영화화가 결정됐다”면서 “기획과 캐스팅, 시나리오의 일부는 제가 담당하지만 투자 부문은 두 명의 제작자가 더 있다”고 말했다. ‘해운대’를 연출했던 윤제균 JK필름 대표는 다음 달 5일 ‘스파이’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윤 대표는 ‘해운대’의 조감독이었던 신인 이승준 감독과 손잡고 기획 및 시나리오 작업부터 참여했다. 윤 대표는 지난해 제작한 ‘댄싱퀸’에서도 중고 신인 이석훈 감독을 내세워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상반기 ‘전설의 주먹’으로 복귀했던 강우석 감독은 하반기에는 제작자로서 승부수를 띄운다. 그가 대표로 있는 시네마서비스는 유아인 주연의 ‘깡철이’와 김선아 주연의 ‘더 파이브’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모호필름의 대표인 박찬욱 감독은 “감독의 가려운 곳이나 어려운 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점이 감독 출신 제작자의 장점이지만 상업적인 한계에 부딪혔을 때 더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윤제균 대표는 “다양한 영화를 많이 찍고 싶은데 감독으로서는 편수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후배 감독에게 맡겨 함께 제작하는 과정이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범죄소년’ 한국영화 대표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출품

    강이관 감독의 영화 ‘범죄소년’이 내년 2월에 열리는 제86회 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한국영화 대표로 출품된다. 29일 ‘범죄소년’ 투자배급사 타임스토리에 따르면 이 영화는 미국 현지 평가위원의 1차 심사와 국내 평가위원의 2차 심사를 거쳐 아카데미에 도전할 한국영화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아카데미 출품작 선정 공모에는 흥행작인 ‘베를린’ ‘늑대소년’ ‘더 테러 라이브’와 개봉을 앞둔 ‘관상’, 선댄스 수상작인 ‘지슬’, 정지영 감독의 ‘남영동1985’ 등 9편의 작품이 올라 경합했으나 ‘범죄소년’이 최종 낙점됐다. ‘범죄소년’은 지난해 제25회 도쿄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남우상과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아 2관왕에 오른 바 있다. 미혼모로 아이를 낳은 젊은 엄마(이정현)와 그 불행을 대물림해 일찍부터 ‘범죄소년’으로 낙인찍힌 아들(서영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묵직한 주제를 차분하고 섬세하게 풀어낸 연출력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호평받았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70돌 베니스국제영화제 28일 개막… 김기덕 ‘뫼비우스’ 비경쟁부문 초청

    70돌 베니스국제영화제 28일 개막… 김기덕 ‘뫼비우스’ 비경쟁부문 초청

    칸·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국제영화제 중 하나로 꼽히는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오는 28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 섬에서 막을 올린다. 다음 달 7일까지 경쟁부문에 진출한 20편을 포함해 모두 100여 편의 영화가 리도 섬 곳곳에서 상영된다. 개막작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3D SF영화 ‘그래비티’.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이끄는 심사위원단이 영화제 최고작품상인 황금사자상을 선정한다. 지난해에는 ‘피에타’를 연출한 김기덕 감독이 한국영화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영화제의 침체기를 반영하듯 거장급보다는 신인이나 독립영화 감독들이 경쟁부문에 많이 진출한 것이 올해의 특징이다. 할리우드 배우 제임스 프랭코는 ‘차일드 오브 갓’을 들고 감독으로 베니스를 첫 방문한다. 캐나다의 천재 감독 자비에 돌란은 ‘톰 엣 더 팜’으로, 이탈리아의 엠마 단테(비아 카스텔라나 밴디에라)와 미국의 피터 랜즈먼(파크랜드)도 각각 처음으로 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다. 거장급 감독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테리 길리엄 감독이 맷 데이먼, 틸다 스윈튼 등과 호흡을 맞춘 ‘더 제로 테오레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바람이 분다’, 필립 가렐 감독의 ‘질투’, 차이밍량 감독의 ‘고유’, 스티븐 프리엇 감독의 ‘필로메나’ 등이 눈길을 끈다.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 감독 켈리 리처드의 ‘나이트 무브스’도 주목할 만하다. 국가별로는 미국 5편, 영국 3편, 호주 1편 등 영미권 작품이 절반을 차지했으며 이탈리아 작품도 2편 진출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타이완이 경쟁부문에 각각 한 편씩 나갔지만, 국내 작품은 진출하지 못했다.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는 공식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한편 ‘엑소시스트’로 유명한 윌리엄 프레드킨 감독은 명예황금사자상을 받는다. 폴란드의 거장 안제이 바이다 감독도 공로상에 해당하는 페르솔상을 수상한다. 영화제 70주년을 기념해 70명의 감독이 만든 초단편 70편을 엮은 ‘베네치아 70-퓨처 리로디드 프로젝트’도 상영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묻지마 시네마 피서’

    ‘묻지마 시네마 피서’

    입추가 지난 지 보름째인데도 한낮의 수은주가 30도를 넘어선 21일 오후. 서울의 대표적 멀티플렉스인 용산 CGV에는 평일에도 영화표를 사려는 관객들이 줄을 이었다. 대학생 이석우(21)씨는 “무더위를 피해 무조건 극장에 온 다음 볼 만한 영화를 고른다”면서 “점심식사 뒤 영화 1편을 보고 나면 서너 시간이 지난다. 한낮의 찜통더위를 피하기에는 비용 대비 효과가 아주 크다”고 말했다. 주부 홍기민(55)씨도 “휴가 중인 남편과 극장을 찾았는데, 각종 카드로 할인 혜택을 받으면 집에서 에어컨을 켜고 있는 것보다 더 경제적”이라고 말했다.연일 계속되는 이상 고온이 한국영화의 흥행 고공 행진에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 영화가에서는 “최근 개봉된 영화들이 흥행하는 일차적 배경은 작품성과 오락성이 갖춰진 데 있지만, 7~8월 선보인 영화들이 개봉되기 무섭게 수백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현상은 이례적”이라며 “기록적인 폭염에 극장이 부담 없는 피서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절약 정책에 따른 절전 스트레스 속에 더위를 피해 무조건 극장을 찾은 다음 영화를 고르는 ‘묻지마 피서 관객’이 흥행 행진의 큰 배경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여름 한국영화의 흥행은 ‘이상 현상’으로 기록될 정도다.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각각 개봉한 영화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가 각각 800만명, 500만명을 돌파하며 쌍끌이 흥행 중이며 지난 14일 개봉한 ‘숨바꼭질’과 ‘감기’도 나란히 2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주말 한국영화의 좌석 점유율은 무려 90%에 달했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8월 들어 현재까지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2162만여명이다. 영진위 관계자는 “이 추세대로라면 8월 한 달간 관객이 지난해(2423만명)보다 15~20%까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극장 피서객 특수는 정부가 지난달 18일부터 영화관을 냉방 온도 제한구역에서 제외하면서 가속이 붙었다. 대부분 멀티플렉스는 로비만 26도로 제한되고 상영관 내부는 22~23도의 냉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극장가도 이상 고온을 겨냥한 상품을 전략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자정이 넘으면 티켓값을 5000원으로 할인해 주는 메가박스 동대문과 코엑스의 ‘심야극장’에는 열대야에 시달리는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새벽 3~5시 시작되는 마지막 영화도 인기가 높다. 금·토요일 밤 12시부터 다음 날 해 뜰 때까지 개봉 영화 3편을 연달아 상영하는 패키지도 상영 3~4일 전에 매진될 정도다. 메가박스 코엑스점의 장광훈 점장은 “올해는 긴 폭염과 열대야로 심야시간대 관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이른 아침부터 일찌감치 극장에 진을 치는 관객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주말 박스오피스] 설국열차 누적관객 800만명 돌파

    한국영화가 지난 주말 90%에 이르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올여름 파죽지세의 흥행을 계속하고 있다.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가 각각 800만, 5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숨바꼭질’, ‘감기’가 그 뒤를 잇고 있는 것.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손현주 주연의 ‘숨바꼭질’은 지난 16~18일 779개 상영관에서 135만 1449명을 끌어 모으며 정상을 차지했다. 지난 14일 개봉한 이 영화의 누적관객은 212만 6186명이다. ‘숨바꼭질’과 같은 날 개봉한 장혁·수애 주연의 ‘감기’는 806개 상영관에서 97만 229명을 모아 2위다. 누적관객은 185만 4655명이다. 2주간 정상을 지켰던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2계단 떨어져 3위다. 613개 상영관에서 69만 5985명을 동원했다. 누적 관객은 818만 2097명이다. 하정우 주연의 ‘더 테러 라이브’도 495개 상영관에서 47만 9755명을 모아 4위를 차지했으며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6번째로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숨바꼭질, 200만 관객 돌파…“손현주라 믿고 본다”

    숨바꼭질, 200만 관객 돌파…“손현주라 믿고 본다”

    영화 숨바꼭질(감독 허정)이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숨바꼭질’은 16~18일 사흘 동안 전국에서 135만 1449명의 관객을 모으며 누적관객 수 212만 6186명을 동원했다. ’숨바꼭질’ 200만 관객 돌파는 지난 14일 개봉 후 5일 만이며, 영화는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특히 ‘숨바꼭질’의 흥행속도는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3, 4위를 차지한 ‘7번방의 선물’(2013, 6일만),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8일만)보다 빠른 기록이라 향후 흥행 신기록 작성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숨바꼭질’은 남의 집에 몸을 숨기고 사는 낯선 사람들로부터 집을 지키기 위한 두 가장의 숨가쁜 사투를 그린 작품으로 손현주, 문정희, 전미선 등의 출연한다. 한편, ‘숨바꼭질’은 개봉 전 진행된 모니터 시사회에서 이미 4.6점의 만족도와 4.59(5점 만점 기준)의 추천도를 받은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드레수애’ 아닌 ‘엄마수애’로 보이고 싶어요

    ‘드레수애’ 아닌 ‘엄마수애’로 보이고 싶어요

    연기를 참 ‘얄밉게’ 잘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배우 수애(33). 3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 ‘감기’의 초반 흥행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4일 개봉한 영화는 나흘 만에 1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여름 한국영화의 흥행 계보를 잇고 있다. 제작비 100억원이 투입된 이 작품은 ‘비트’, ‘태양은 없다’ 등으로 1990년대 충무로를 풍미한 김성수 감독의 10년 만의 복귀작. 감염 36시간 만에 사망에 이르는 신종 바이러스가 도시에 퍼지면서 빚어지는 사회적인 공포와 불안을 그린 재난 영화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딸을 살리기 위해 사투하는 감염내과 의사 인해를 연기한 수애를 만났다. →이번에도 엄마(싱글 맘) 역할이다. ‘야왕’에서 모녀 관계로 나왔던 박민하양과 또다시 호흡을 맞췄는데. -시기적으로 ‘감기’를 먼저 찍었는데 연기도 잘하고 호흡도 잘 맞아서 ‘야왕’ 때도 추천했다. 민하는 아직 글을 읽지도 못하는데 현장에서 수정된 대본도 곧잘 외워서 신기할 때가 많다. 엄마 역할을 맡으면 나이가 들어 보일 것 같다는 걱정보다는 아직 미혼이고 출산 경험도 없어서 엄마 연기가 서툴게 보일까봐 더 부담이 됐다. 아이를 낳은 심정을 헤아릴 수는 있지만 심도 깊은 모성애는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해서다. 그래서 우리 엄마를 롤모델로 삼기도 했다. 내 부족함은 민하가 채워 주기도 했다. →지난 4월 드라마 ‘야왕’에서 악녀 주다해로 열연한 뒤 홀연히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연기를 잘하고도 욕을 먹는 상황이 억울해서였나. -초반에는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와의 싸움으로 변했다. 의도치 않게 캐릭터가 악녀로 그려졌다. 나도 대본을 보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는데 시청자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됐다. 하지만 그 역시 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아직도 사람들 입에 주다해가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배우로서 확실히 각인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영화 ‘감기’의 인해는 전염병에‘ 걸린 딸을 구하려고 동료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등 억척스러운 면모를 보인다. 연기를 할 때 특별히 어려웠던 부분은. -궁지에 몰렸을 때 자기 가족을 가장 먼저 구하려는 것은 아주 인간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인해를 철두철미하지만 철부지 같은 엄마로 그리고 싶었다. 지난해 여름 방역복을 입고 촬영했는데 말 그대로 더위와의 싸움이었다. 메이크업은 지워지기 일쑤였고 마스크를 쓰면 공기가 안 통해 온갖 트러블에 시달렸다. →매사에 똑 부러지는 성격일 것 같은데, 연기자로서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은. -일할 때는 철저한 편이지만 혼자 있을 때는 계획도 잘 안 하고 풀어져 있는 편이다. 하지만 약속은 중시한다. 많은 분들이 말씀해 주시지만 영화 ‘님은 먼곳에’(2008) 때 배우로서 많이 달라졌다. 그 영화를 찍으면서 이전의 모습에서 벗어나 스태프들과 호흡을 맞추며 배우로서 갖춰야 할 자세를 많이 배웠다. 서른 살이 되면서 심리적으로 느끼는 것도 컸던 것 같다. ‘감기’도 내겐 공동체 의식을 일깨워 준 작업이었다. 이전에는 주인공으로서 모든 것을 끌고 가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웠는데, 이번에는 배우들끼리의 협업이 좋았다. 그것이 이 영화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이유였다. 개인적으로 재난 영화에는 주인공이 없다고 생각한다. →여배우로 살아가는 데 어려운 점은. 결혼 계획은 없나. -여배우에 대한 선입견이 큰 것 같다. 사람들은 나를 딱딱한 성격에 기가 셀 것 같다고들 보는데 실제로는 무척 쾌활한 편이다. 결혼은 인연이 나타나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다. →그동안 드라마에 비해 영화 흥행 성적은 좋지 않은 편이다.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올여름 영화시장은 특히나 경쟁이 치열한데. -영화시장의 경쟁이 활발해진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흥행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솔직히 있다. 참여한 작품이 잘됐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그런 부담감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앞으로 또 어떻게 연기 변신을 해 보고 싶은지. -지금은 편안한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은데 이러다가 갑자기 또 재난 영화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변화의 가능성을 다양하게 열어 놓는 편이다. 하지만 배우로서 늘 변함없는 목표가 있다. 언제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씨줄날줄] 억울한 옥살이/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죄가 없는데 감옥에 갇히는 것만큼 억울한 일은 없을 것이다. 억울한 옥살이를 견디지 못해 탈옥을 시도하는 내용의 영화가 여러 편 있다. 아내와 그녀의 정부(情夫)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19년 동안 지옥 같은 감옥살이를 하다 탈출에 성공하는 줄거리의 영화가 1995년 작 ‘쇼생크 탈출’이다. 한국영화 ‘광복절 특사’에서 빵 하나 훔쳐 먹고 신원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수감된 최무석은 억울함을 견디지 못해 탈옥을 반복하다 8년이나 형을 살고 탈출했다. 1972년 강원도 춘천에서 파출소장의 딸을 성폭행하고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구속된 정원섭(79)씨는 15년이나 수감된 뒤에야 풀려나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정씨의 실화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가 ‘7번 방의 선물’이다. 2006년 6월 현대차그룹에서 뇌물 2억원을 받은 혐의로 출근길에 체포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열 달 가까이 감옥생활을 하면서 법정투쟁을 한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억울한 옥살이는 유신시대 시국사건에서 많았다. 인혁당 사건은 32년 만인 2007년에야 재심에서 조작된 사건임을 인정받아 무죄가 선고됐다. 8명의 목숨을 졸지에 앗아갔으니 ‘억울한 옥살이’ 정도로 표현해선 안 되는 사건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내란음모 사건으로 1980년 5월 18일부터 949일 동안 구금됐다가 재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억울한 옥살이로 흘려보낸 아까운 시간과 정신적 피해를 보상해 주기엔 충분치 않지만 형사보상금 제도가 있다. 김 전 대통령은 하루에 10만원씩 9490만 원을 받은 적이 있고, 성폭행·살인 혐의를 뒤집어썼던 춘천의 정씨는 26억원을 보상받았다. 형사보상금은 최근 크게 늘어 지난해엔 433억원이 지급됐다. 시국사건 재심 무죄판결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수사기관의 잘못된 수사가 그만큼 늘고 있다는 말이다. 회계 감사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한 바이오업체 대표로부터 5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던 윤모 금융감독원 연구위원이 누명을 벗고 석방됐다. 정황에만 의존해 밀어붙이기 식 수사를 한 검찰과 객관적 증거가 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구속영장을 발부한 법원이 합작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다. 그나마 김종률 전 국회의원이 죽기 전 진실을 고백했기에 망정이지 누명을 벗지 못했다면 윤씨는 몇년을 더 억울하게 옥살이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게다. 문제는 이런 일이 어디선가 또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검찰의 짜맞추기 강압수사와 법원의 안이한 검증이 존재하는 한 이런 억울한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기고] 제2 설국열차 위해 첨단 영상인프라 구축을/최건용 극동대 영상제작학과 교수

    [기고] 제2 설국열차 위해 첨단 영상인프라 구축을/최건용 극동대 영상제작학과 교수

    요즘 무더운 날씨만큼이나 영화시장이 뜨겁다. ‘ 7월 말 기준 한국영화 관객 전년 대비 26% 늘어나’, ‘글로벌 프로젝트인 설국열차, 프랑스를 시작으로 세계 167개국 개봉 예정’, ‘월드스타 이병헌의 레드 2 국내관객 300만’. 한국 영화 관련 뉴스의 제목들이다. 우리 영화산업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수백억원을 투자할 수 있을 정도로 역량이 성장했다. 영화산업의 국제화는 문화적 측면만이 아니라 고용의 확대, 고부가가치 창출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 정부나 업계에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한국 영화의 해외진출은 우리 영화의 정체성 확보와 국제적 성가(聲價)를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 영화산업을 구성하는 모든 개별 요소들의 국제경쟁력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다음과 같은 인프라 구축에 보다 신속하고 과감한 지원정책을 실행해야 한다. 우선 첨단기술의 촬영 기법과 후반작업을 위한 물적 인프라 투자를 조기에 집행해야 한다. 봉준호 감독은 한 신문 기고문에서 “내가 살고 있는 서울에 멋진 스튜디오가 있어서 집에서 편안히 출퇴근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초대한 배우들과 ‘설국열차’를 촬영한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며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세계 10대 영화 시장 규모로 커진 우리나라에, 국제 규모의 스튜디오가 하나도 없는 것이다. 설국열차는 협소한 세트장(500평 규모)으로 인해 결국 국내 제작을 포기했다. 반면 뉴질랜드, 영국, 헝가리, 폴란드 등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자국 내 제작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영화의 국내 제작은 우리 영화인들이 국제 수준의 제작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를 통해 한국의 영화제작 기술은 국제적 성가와 경쟁력을 얻게 될 것이며, 비로소 세계적인 영화 국가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대규모 글로벌 프로젝트를 위한 2000평 이상의 대형 실내외 세트장, 숙박 및 편의시설, 첨단 디지털 장비 등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종합 영상 클러스터를 시급히 건립해야 한다. 창의력 있는 신진 작가와 제작 전문인력의 육성 등 인적 인프라에 대한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지원 정책도 필요하다. 영화계의 현실은 소수의 감독과 배우에게만 수익 배분 및 신규 작품 기회가 집중되고 있다. 스크린 뒤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수많은 숙련된 스태프들이 현장을 떠나고 있고, 각 대학 영상학과 신입생 지원도 감소하고 있다.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위해서는 새로움에 대한 다양한 기회와 도전자가 많아야 한다. 작품 제작을 통한 간접지원에는 한계가 있다. 보다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특히 영화 시나리오 작가에 대한 처우와 위상은 타 산업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 이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 한국영화의 국제화에는 국제수준의 첨단 인프라 이외에도 많은 위기 극복과 위험 부담이 요구된다.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더라도 일희일비하지 말자. 우리에게는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와 무한 도전 정신이 있다. 머지않아 전 세계 관객들이 우리가 만든 영화에 환호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 “박찬욱 감독 영화라면 지금이라도 출연”

    “박찬욱 감독 영화라면 지금이라도 출연”

    “박찬욱 감독 작품이라면 바로 출연할 수 있다.” 할리우드 배우 맷 데이먼(43)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엘리시움’의 홍보를 위해 방한한 그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할리우드의 모든 사람이 한국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첫 방문인 만큼 무척 흥분된다”고 밝혔다. 동료 주연 배우 샬토 코플리(40)와 함께 내한한 그는 한국영화 예찬론을 펴는 코플리의 말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나타냈다. 코플리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작품에 출연했다. 데이먼은 ‘본 아이덴티티’를 비롯한 첩보 액션 영화 ‘본 시리즈’와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의 작품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하버드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다 중퇴한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진보 성향의 배우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는 공상과학(SF) 영화 ‘엘리시움’의 주제에 대해 “단순히 오락 영화로 즐길 수도 있지만 우리가 사는 지금의 세계와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실의 빈부 격차에 대한 은유가 담겨 있기 때문에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공감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사능에 노출된 뒤 치료를 위해 필사적으로 지배 계급의 공간인 엘리시움에 들어가려 하는 생산직 노동자 맥스 역을 맡았다. 영화는 비슷한 소재를 다룬 ‘디스트릭트 9’의 닐 블롬캠프 감독이 연출을 맡아 국내외의 큰 관심을 받았다. ‘굿 윌 헌팅’으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각본상을 받기도 한 그는 연출에 대한 의지도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각본을 쓴 ‘프라미스드 랜드’를 직접 연출하려 했으나 감독은 구스 반 산트에게 맡기고 제작과 주연만 맡았다. 그는 “지난 15년 동안 굉장히 운이 좋아 최고의 감독들과 작업할 수 있었다. 훌륭한 영화 학교를 다닌 것과 같은 경험이었다”면서 “딸 넷이 너무 어려 스케줄 잡기가 어렵지만 빨리 연출로 데뷔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기대되는 ‘광복절 특선영화’…내게 맞는 영화는?

    기대되는 ‘광복절 특선영화’…내게 맞는 영화는?

    광복절을 기념해 채널 CGV가 특선 영화를 준비했다. 채널 CGV는 광복절을 맞아 15일을 ‘8.15 한국영화의 날’로 정하고 오전 0시 20분부터 24시간 내내 한국영화로 이뤄진 광복절 특선영화를 방영한다. 광복절 특선영화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국권 수호 운동을 다채롭게 그린 영화 ‘한반도’, ‘원스어폰어타임’, ‘가비’ 등이다. 이외에도 ’나는 왕이로소이다’, ‘파닥파닥’, ‘아저씨’, ‘타짜’, ‘써니’, ‘연가시’ 등이 광복적 특선영화로 선정됐다. 네티즌들은 “광복절 특선영화 너무 기대됨”, “난 광복절 특선영화가 제일 좋더라”, “광복절 특선영화 보려면 하루 종일 방콕해야겠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설국열차’·‘더 테러… ’ 흥행 1·2위 질주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5일 만에 330만명의 탑승객을 태우고 흥행 질주하고 있다. 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설국열차’는 지난 2~4일 각각 62만 8989명, 84만 4588명, 78만 6612명을 모아 3일간 총 226만 189명을 기록했다. 누적관객수는 329만 7566명이다. 개봉 첫날 848개였던 상영관 수는 4일 1127개로 늘었다. 하정우 주연의 ‘더 테러 라이브’는 3일간 전국 742개 관에서 119만 5345명을 모아 ‘설국열차’의 뒤를 이었다. 개봉 5일간 누적관객수는 183만 6450명으로, 2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방학을 맞아 애니메이션도 강세를 보였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터보’가 515개 관에서 35만 5861명을 모아 3위에 올랐다. 지난 1일 개봉한 ‘개구쟁이 스머프 2’도 478개 관에서 29만 3892명을 모아 4위에 올랐다. 이어 이병헌 주연의 ‘레드:더 레전드’가 19만 4454명(누적 관객수 275만 6415명)을 모아 5위, 한국영화 ‘감시자들’이 5만 4784명(545만 8567명)을 모아 6위를 차지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포토 다큐 줌인] ‘스턴트맨 양성소’ 서울액션스쿨

    [포토 다큐 줌인] ‘스턴트맨 양성소’ 서울액션스쿨

    “겁내지 마. 말에서 떨어지는 게 일인 사람들이 그렇게 겁을 내면 어떻게 하나.” 지루한 장마 끝자락에 빗줄기가 잠시 주춤했던 지난달 31일 경기도 과천의 한 승마장에 불호령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10명의 서울액션스쿨 신입기수들의 승마훈련이 한창이었다. 말을 탄 지 사흘밖에 안 된 신입스턴트맨들이 조금이라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보이면 승마교관은 여지없이 호된 꾸지람을 내뱉었다. 멋진 승마 장면보다 멋지게 말에서 떨어져야 하고, 17대1의 격투장면에선 주인공의 주먹을 맞고 멋지게 쓰러지는 17명의 역할을 해내는 스턴트맨. 그들의 요람인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의 ‘서울액션스쿨’을 찾았다. 훈련장 입구에 들어서자 진한 땀 냄새로 코가 먹먹해졌다. 한쪽에서는 와이어에 몸을 매달고 같은 장면을 반복해 연습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다른 한쪽에서는 격투장면에서 사용할 합을 연습하고 있는 배우들이 발산하는 열기로 실내가 후끈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마당에 고난도의 액션을 하는 스턴트맨들은 온 몸이 땀으로 뒤범벅이 됐다. 서울액션스쿨은 1998년 정두홍 무술감독이 돈이 없어 운동을 못하는 후배들을 위해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양성된 스턴트맨들은 스턴트의 체계화와 조직화, 전문화의 초석이 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촬영장에서 스턴트맨들에 대한 인식과 처우가 많이 바뀌었다”고 정 감독은 말했다. 이런 변화에 서울액션스쿨이 기여한 바가 크다. 지난해 11월 늦기는 했지만 예술인복지법이 제정돼 산재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연기자·스턴트맨 등의 산재보험 가입이 가능해졌다. 부상을 달고 사는 스턴트맨들에게는 그나마 다행이다. 보험가입이 가능해지고 처우가 좋아졌다고 촬영장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까지 줄어든 건 아니다. 하지만 그 위험을 대하는 스턴트맨들의 각오는 바로 “괜찮다”이다. 취재를 위해 격투장면을 요구하자 잠깐 얘기를 하더니 곧바로 공중에 붕 떴다 떨어지는 위험한 장면을 연출해 낸다. 행여나 다칠까 매트를 깔고 하라고 권했지만 그들의 대답은 역시나 “괜찮다”였다. 스턴트맨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체력’보다 ‘열정’을 꼽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4개월간의 혹독한 신입교육을 받고 있는 신입기수 김종면(28)씨는 “위험함이 주는 스릴을 즐기고 싶었다”며 늦은 나이에 스턴트맨의 길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하지원의 대역을 맡은 4년차 스턴트우먼 유미진(25)씨는 “촬영을 하다 다치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실력이 없어 현장에서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부상을 당하고도 연습을 쉬지 않는 스턴트맨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영화 ‘신세계’, ‘범죄와의 전쟁’ 등에서 무술감독을 맡았던 허명행(35)감독은 “한국액션의 강점은 리얼리티에 있다”며 “스턴트맨들이 연기에 몰입해 감정선을 따라가며 과장되지 않은 액션연기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배우들과 감독들의 해외 진출이 늘고 있다. 한국영화와 드라마에서 빛을 발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스턴트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다. 해외 스턴트업계에 비해 열악한 제작환경을 스턴트 배우들은 땀과 열정으로 극복하고 있었다. 머지않아 한국의 스턴트도 한류의 대열에 합류하며 해외에서 인정받을 날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설국열차’ 5일만에 300만명 돌파… 최단기간 흥행열차 탔다

    ‘설국열차’ 5일만에 300만명 돌파… 최단기간 흥행열차 탔다

    봉준호 감독의 새 영화 ‘설국열차’가 개봉 5일 만인 4일 관객 300만명을 넘어 한국영화 사상 최단기 돌파 기록을 세웠다. 4일 영화의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설국열차’는 이날 오후 2시 27분 누적관객 300만 4328명을 기록했다. 배급사 측은 “지난 6월 개봉한 ‘은밀하게 위대하게’도 닷새 만에 300만 관객 동원 기록을 세웠으나, 당시 현충일과 이어진 연휴 특수를 누린 사실을 감안하면 순수하게 평일과 주말 관객만 계산된 설국열차의 흥행 속도는 더 빠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은 ‘설국열차’가 300만 관객을 돌파한 4일 관객들로 붐비는 서울 영등포의 한 대형극장 로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이슈&논쟁] 제한상영가 등급제

    [이슈&논쟁] 제한상영가 등급제

    영화가에 ‘제한상영가 등급제’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논란의 불씨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 이 영화는 지난 6월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의 첫 번째 심의에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일반극장 상영이 불가능했다. 극 중 아들과 어머니의 성관계 장면 등이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의 이유였다. 감독은 20여컷을 수정하거나 삭제해 재심의를 요청했으나 지난 16일 영등위는 다시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렸다. 이에 감독은 초강수로 맞서고 있다. 필름을 더 잘라내 영등위에 세 번째 심의를 신청하되 오는 26일 영화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연 뒤 찬반투표에서 30% 이상 반대하면 아예 개봉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제한상영가 등급 전용관이 없는 현실에서 제한상영가 등급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영등위원장의 퇴진운동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贊] “외부로 표현되는 예술의 자유는 그 사회가 용인하는 한계 지켜야” 이우승 변호사·영등위 감사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가 “직계 간 성관계를 묘사하는 등 비윤리적, 반사회적 표현이 과도하여”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두 차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이를 두고 영화계 일부에서는 제한상영가 결정이 ‘사전검열’이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이는 표현의 자유와 등급분류 제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예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외부에 표현되지 않은 채 내부에 머무는 한 절대적인 자유에 속하는 양심의 자유, 신앙의 자유와는 다르다. 외부적으로 표현되는 예술의 자유는 그 사회에서 용인하는 한계를 넘는 경우 법률로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절대적 자유가 아니다. 영화계 일부에서는 “모든 예술적 표현이 가능해야 하며 어떤 영상물이든 자유롭게 상영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대한민국 헌법 제21조는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더욱이 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표현의 자유라 할지라도 언제나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표현물이 공개되고 유통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바로 여기서 제한상영가 등급의 헌법적 권위가 확인되는 것이다. 제한상영가 등급은 성인도 견디기 어려운 폭력적, 선정적 표현이 담겼거나 일반적인 사회윤리나 국민정서에 끼칠 부정적 내용이 담긴 영화라면, 이를 충분히 감안하여 제한된 공간(제한상영관)에서 상영하라는 제도이다. 영국, 호주 같은 선진국들이 제한상영가 등급을 운영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공공성에 기반하고 있다. 현재의 우리나라의 등급제도는 이미 완성된 영상물에 대한 어떠한 변경도 요구하지 않으며 단지 관람에 적절한 연령별 등급을 결정하고 내용 정보를 제공할 뿐이다. 그것도, 대중을 상대로 상업적 상영을 할 영화에만 적용된다. 그럼에도 최근 영화계 일부에서는 “예술에 등급을 매기는 것은 위헌”이라며 등급분류의 공익적 가치와 신뢰를 부당하게 흔들고 있다. 현 등급분류제도가 “사전검열이 아니며 청소년 보호 등을 위한 이용연령분류 절차”라는 합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남용이 아닌지 생각해 볼 대목이다. 등급제도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널리 채택한 제도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0년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세르비안 필름’이란 영화가 좋은 예다. 2012년 영국에서는 이 영화의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성행위 및 아동 성폭력 장면 등이 문제가 돼 4분 11초를 삭제한 후에야 18세 이상 관람가를 받았다(영국은 등급기구에 영화 삭제 권한이 있음) 호주에서는 ‘등급거부’ 결정이 나와 상영을 하지 못했고 스페인에서는 이 영화를 상영한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재판을 받고 있다고 한다. ‘표현의 자유’ 선진국에서도 그 나라의 공공적 가치를 저해하는 표현에 대해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한상영가 등급제도는 사회의 다양한 가치와 이해를 조정하는 타협과 절충의 산물이며, 표현의 자유와 공공적 이해의 중재 역할을 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국내에 제한상영관이 없어 사실상 상영할 곳이 없다는 문제는 원칙적으로 등급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정부에서 제한상영관 운영에 대한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았으니, 이는 별도로 해결할 문제다. 제한상영가 제도의 근본적 취지를 이해한다면 ‘표현의 자유’ 논쟁은 쉽게 종식될 것으로 기대한다. [反] “제한상영 등급은 상영불가 판정… 도덕적 잣대 시험 관객에 맡겨야” 김영진 영화평론가·명지대 교수 1996년 무렵 나는 영화주간지 기자로 일하고 있었다. 그때 그 매체의 기자들은 지속적으로 수년간 끈질기게 검열철폐 캠페인 기사를 썼다. 그때까지 한국의 심의제도는 원성이 높았다. 조금씩 규제기준이 완화되긴 했으나 여전히 시대착오적인 검열이었다. 검열과 심의는 다르다. 심의는 관람등급만 매기는 것이고 검열은 제작주체에게 삭제를 강요하는 것이다. 독재정권 시절에 확립된 완고한 기준은 질긴 관성을 발휘해 누구에게는 금기를 깨는 예술적 표현인 것이 다른 누구에게는 사회적으로 유해한 불량품으로 보였다. 2000년 헌법재판소가 당시의 심의제도가 사실상 검열이라며 위헌판결을 내린 것은 시대정신의 반영이었다. 그때 이후로 한국영화는 확대된 표현의 자유를 업고 르네상스를 누렸다. 한참 영화심의제도 개선 문제로 시끄러웠던 그 시절,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을 때를 기억한다. 그 영화는 예매 개시 직후 삽시간에 표가 매진됐고 극장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외설 판정을 받고 극장개봉이 불투명했던 그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어떤 이들은 시큰둥했고 어떤 이들은 흥분했다. 가장 위선적인 반응을 보인 이들의 대답은 이랬다. “이 영화는 극장개봉을 못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이 보기엔 부도덕하고 유해합니다.”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과 발품을 팔아 영화를 봤을 어떤 시민들의 이런 반응을 방송 인터뷰에서 보고 나는 아연실색했다. “당신은 봐도 되고 우리는 보면 안 되나”라고 즉각 반문하고 싶어진다. 우리 중 일부 사람들에게는 오랜 세월 내면화된 검열관의 마음이 있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가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착각을 받는다. 요즘 영화인들 사이에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기준이 퇴행적이라는 불평을 많이 듣는다. 강우석의 ‘전설의 주먹’은 학교 폭력이 나온다는 이유로 18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이 영화에는 분명 학교 폭력이 나오지만 주제는 청소년기에 잘못된 폭력을 휘두르면 인생이 잘못될 수 있다는 걸 친절하게 설득하는 건전한 가족영화 쪽이다. 요사이 김기덕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는 두 차례나 영등위로부터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을 받았다. 제한상영가 등급을 내린 것은 상영불가 판정이다. 한국에는 제한상영가 등급 전문상영관이 없으니 일반 극장에서 상영하려면 심의위원들이 지적한 부분을 잘라야 한다. ‘뫼비우스’에 상영불가 판정을 내린 심의위원들에게 항변하고 싶다. 당신들은 판단해도 되고 우리는 판단하면 안 되나. 명색이 영화평론가인 필자도 아직 이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존재하지 않는 극장에서 상영하라니 김기덕의 ‘뫼비우스’는 사실상 포르노나 극악무도한 스너프 필름과 같은 대접을 받은 거나 마찬가지다. 나는 김기덕의 영화에 대체로 동의하지 않는 평론가지만 그가 위험한 예술가라는 점만은 존중한다. 그가 도덕적 금기를 깨는 묘사를 일삼는 감독이고 그의 영화의 표현수위가 우리를 매우 불편하게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그가 금기시된 묘사를 할 때 그럴 만한 예술적 동기를 제시하는 통찰의 소유자라는 점은 인정한다. 아마도 ‘뫼비우스’는 이전까지의 김기덕 영화에 비해 더 과격한 묘사가 들어있을 것이다. 영화평론가이자 관객으로서 나는 이 영화가 건드리는 도덕적 잣대의 시험에 기꺼이 들고 싶다. 이미 예술적으로 인정받는 한 영화감독의 신작을 밀실에서 몇 명이 자기들 마음대로 상영불가 판정을 내리는 제도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기덕은 최근 보도자료를 돌려 관계자들을 모아 시사한 뒤 여론청취라도 하겠다고 읍소했다. 예술적 표현의 자유를 도덕적 금기와 혼동하는 이런 상황에서 문화선진국 운운은 비극이다.
  • 오키나와에는 상어가 산다

    오키나와에는 상어가 산다

    island okinawa 수족관을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바닷속을 유영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곳이다. 8m 길이의 고래상어와 가오리가 헤엄치는 대형 수조는 단일 수조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4층 건물 높이다. 고래상어도 물론 최대급이다 가족의 복수를 위해 사랑하는 여인에게조차 칼끝을 겨누는 남자와 치명적 사랑 앞에 흔들리는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김남길과 손예진, 하석진, 이하늬 등이 주연을 맡았다 오키나와에는 상어가 산다 드라마 <상어>에 등장하는 이국적인 바다풍경과 리조트. 그 배경은 청정한 해양환경과 독특한 문화로 유명한 오키나와다. 찍으면 그림이 되는 그곳 5월 말부터 방영되고 있는 김남길, 손예진 주연의 KBS2 드라마 <상어>는 오키나와 현지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다. 극 중에서 주인공 김남길(한이수 역)과 하석진(오준영 역), 손예진(조해우 역)의 집안은 호텔과 리조트 사업을 하는 설정. 제작사는 이에 알맞은 장소를 물색하다가 일본에서 리조트와 관광산업으로 가장 발달한 곳이 오키나와라는 점에 착안하여 오키나와 현지 로케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촬영은 지난 5월11일에서 16일까지 5박6일간 오키나와 현지에서 진행됐으며 4회분부터 8m 길이의 대형 고래상어가 살고 있는 추라우미수족관, 슈리성에서 소매치기를 당한 이하늬(장영희 역)가 김남길을 만나게 되는 장면, 요미탄 아리비라 호텔 수영장 장면 등이 방영됐다. 하반기에도 오키나와의 풍경을 담은 또 한 편의 영화가 기다리고 있다. 7월 이후 개봉 예정인 한국영화 <프라이빗 섬>도 지난 4월 오키나와의 이시가키섬 등에서 현지 촬영을 진행했다. 배우 손은서, 신소율이 주연을 맡았으며 20대 여성들의 비밀스런 여행기를 수려한 영상미로 그려냈다는 평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영화를 맡은 한상희 감독은 2007년 이준기와 미야자키 아오이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한일 합작영화 <첫눈>으로 데뷔했으며 2011년에도 이시가키섬을 배경으로 영화를 촬영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일본이 아닌 일본의 섬 일본 최남단에 자리한 오키나와현은 일본 사람들도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휴양지다. 40여 개의 유인도와 수많은 무인도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규모가 제일 큰 것이 오키나와 본섬으로, 현청 소재지인 나하시도 이 섬에 자리한다. 도쿄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키나와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시간여. 서울에서 가는 시간(2시간 30분)보다 길다. 오키나와는 나하시 기준, 연평균 기온이 섭씨 22.3도에 달하는 ‘남국’이다. 청정한 자연환경 때문에 최근에는 일본내 이주민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에서는 신혼여행지의 이미지가 강했던 오키나와는 최근 들어 가족여행지, 휴양지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2012년 오키나와를 찾은 한국인 방문객 수는 역대 최고인 4만5,000명이었다. 숨은 공신은 역시 항공편의 증가다. 21년 동안 가교 역할을 해온 아시아나항공과 더불어 진에어가 나하로 신규 취항했기 때문이다. 오키나와를 여행할 수 있는 길이 하나에서 두 개로 확장된 셈이다. 항공료나 여행상품의 가격도 당연히 저렴해졌다. 부속섬을 사랑하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올해 3월7일에는 부속섬인 이시가키섬에 신공항이 문을 열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나란히 임시로 비행기를 띄우기도 했다. 이시가키섬에는 클럽메드 카비라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인 여행자들이 늘어나면서 현지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늘어나고 있다는 후문. 이시가키섬 나카야마 요시타카Nakayama Yoshitaka 시장에 따르면 현지 주민들이 한국인을 환대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으며 한국어 가이드북도 자체 제작했다. 작은 섬들의 합창 오키나와 여행은 이시가키섬을 기점으로 이리오모테섬, 다케도미섬 등 점점이 박힌 보석 같은 섬을 두루 즐겨야 완성된다. 이리오모테섬은 이시가키섬에서 뱃길(타이완 방향)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다. 이리오모테섬의 중요한 방문지는 광활한 맹그로브 숲과 커다란 물소가 있는 유부섬인데, 특히 이곳의 맹그로브는 지구상 가장 서쪽에 있는 맹그로브숲 중 하나여서 생물학, 지리학적으로도 가치가 있다. 유부섬은 이리오모테섬에 달린 작은 육계도로 섬 사이는 1km도 안 되는 거리인데, 그 사이를 검은 물소가 끄는 커다란 달구지가 오간다. 발걸음이 느려 둔해 보이지만 힘이 좋고 성실해 이 지역 사람들에게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이 이 물소들이다. 이시가키섬에서 배로 20분 거리에 있는 다케도미섬에서는 낮에도 별을 볼 수 있다. 별모래 해변이라고 불리는 섬 북쪽의 백사장에는 별 모양의 산호가 산재해 있다. 얼핏 보면 좁쌀 크기의 모래 같지만 자세히 보면 반짝이는 별 모양을 하고 있다. 슈리성은 류큐왕국 최초로 통일 왕조를 수립한 쇼하시가 정치와 행정의 중심지로 삼았던 곳. 1429년에 등장한 통일 왕국인 류큐왕국은 작고 약했지만 일본도 중국도 아닌 하나의 독립된 나라였다. 1879년에 오키나와현이 될 때까지는 그랬다. 독립왕국인 류큐왕국은 무역을 통해 일본, 중국, 우리나라의 영향을 받게 된다. 해서 슈리성을 보면 독특하게 이국적이다. 중국의 색채가 강렬하면서도 일본이 오묘하게 꿈틀거린다. 성 안에는 국왕의 집무실인 슈리성 정전, 성의 정문인 슈레이문, 안전을 기원하며 제를 지낸 소노햐안우타키 석문 등 볼거리가 많다. 오키나와 전쟁 당시 소실된 슈리성은 1992년에 복원됐으며, 지난 2000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시가키섬은 오키나와의 부속섬으로 본섬인 나하보다 한적한 편이다. 클럽메드 카비라가 이곳에 있다. 리조트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시가키섬을 추천한다. 올해 3월7일에는 이시가키 신공항이 문을 열기도 했다 글 트래비 사진제공 에넥스텔레콤 annextele.com
  • “한국 정치만의 특이성, 영화로 만들고 싶어”

    “한국 정치만의 특이성, 영화로 만들고 싶어”

    “한국 정치를 다룬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한국 사람보다 한국 영화를 더 잘 아는 미국인 달시 파켓(41)은 21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영화에 출연도 몇 번 해 봤지만 아직 영화를 만들어 본 적은 없다”면서 “한국 정치만의 특이한 점들을 찾고, 어떤 성향의 사람이 정치인이 되는지를 영화로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정치를 주로 다룬 한국 영화가 많지 않다”면서 “아직 혼자의 힘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한국 영화인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파켓은 국내에서 영화 평론가로 유명하다. 1997년 대학원생 시절에 한국 친구들을 통해 처음 접한 한국 영화의 매력에 빠져 자신의 웹사이트(www.koreanfilm.org)에 한국영화 평론을 쓰기 시작했다. 웹사이트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자, 영국과 미국의 영화전문지에서 한국영화 담당 기자로 활동했다. 한국 언론에도 영화 평론을 쓰고 있으며 5년째 고려대 국제하계대학 초빙 교수로 ‘한국 영화와 영상 문화’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특히 그는 ‘돈의 맛’, ‘강철 대오’ 등의 한국 영화에 출연하는 등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다. 파켓은 지난 2일부터 6주 과정의 한국 영화를 강의하고 있다. 그는 연대별로 김기영, 임권택, 박찬욱, 이창동 감독을 중심으로 학생들에게 영어로 한국 영화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선정한 감독들은 시대별로 한국이 직면한 사회 문제들을 영화 속에 잘 녹여낸 분들”이라면서 “학생들이 영화를 공부하며 한국의 역사와 사회를 같이 배울 수 있도록 강의를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강의는 고려대가 개설한 국제하계대학의 100여개 과목 가운데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은 과목에 속한다. 파켓의 강의를 들으려는 학생들이 많아 학교 측이 같은 과목을 추가로 개설할 정도다. 파켓은 “여러 국가 출신의 학생들이 강의를 듣지만 한국 학생들이 수업에 가장 열정적”이라면서 “한국 대학생은 에너지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전도유망 삶 바꿔놓은 연극, 관객과 교감하는 재미 실감”

    “전도유망 삶 바꿔놓은 연극, 관객과 교감하는 재미 실감”

    배우 김의성(48)은 연극에서 출발해 1990년대 충무로에서 주목받았다. 전성기에 갑자기 배우 생활을 접고 사업가로 변신했던 그가 다시 배우로 돌아왔다. 영화를 거쳐 다시 연극 무대다. 강산이 두 번 바뀌었지만 그를 잡아 끄는 연극의 힘은 여전한 듯하다. 서울대 경영학과 84학번인 김의성은 시대와 사회를 치열하게 고민하던 대학생이었다. 2학년 때 대학 연극반의 공연을 보고 뒤풀이에 따라갔다가 연극에 발을 내디뎠다. 암울한 군부독재 시절 대학가에 문화운동이 퍼져나가던 때였다. “뒤풀이에 가서는 신나게 술을 마시고 놀았죠. 하지만 연극을 통해 사회에 발언을 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연극의 힘을 느꼈어요.” 졸업도 하기 전인 1987년 극단 ‘천지연’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노동자 대투쟁이 불붙듯 번져나갈 무렵 그는 파업 현장과 학교를 돌며 사회성 짙은 연극을 했다. 졸업만 하면 대기업을 ‘골라 갈’ 수 있었지만 20대 김의성의 마음은 연극으로 가득했다. “그땐 배우를 업으로 삼겠다는 생각도 없었어요. 그저 연극을 통해 정의의 편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6년 넘게 연극판을 누비다 브라운관을 거쳐 스크린으로 진출했다. 홍상수 감독의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로 단숨에 주목받았다. 1990년대 중반 충무로의 대표 배우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언제부터인가 스크린에서 얼굴을 감췄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중 하나는 제 연기에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베트남에서 한국영화 수출, 드라마 제작 등 사업가로 순항했다. 하지만 배우는 운명이었을까. 2010년 한국에 잠시 들어왔다가 홍 감독과 만났고 이듬해 영화 ‘북촌방향’에 출연했다. 다시 배우로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남영동 1985’, ‘건축학개론’, ‘26년’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배우로의 복귀를 알렸다. 이번에는 ‘우먼 인 블랙’으로 연극판에 돌아왔다. 20년 만의 연극 무대다. 영국 작가 수전 힐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주연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는 젊은 시절 변호사로 일하다 평생 잊지 못할 공포를 경험했던 주인공 아서 킵스 역을 맡았다. 소리와 조명, 소품으로 오싹한 공포를 전달하는 연극에서 그는 코믹과 호러를 넘나드는 연기로 관객들의 심리를 흔든다. “제가 대중성 있는 연극을 하니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하지만 관객들이 즐겁게 볼 수 있는 공연을 하는 건 의미 있는 일이죠.” 20년 만의 연극은 두려운 도전이었지만 요즘은 관객들과 교감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공연이 끝나면 주연배우들이 공연장 출구에서 관객들을 배웅합니다. 그때 보면 90% 이상은 만족했다는 눈빛이에요. 그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어요.” 올 하반기 영화 ‘관상’과 ‘소수의견’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에게 연극도 다작 계획이 있냐고 물었다. “아직까지 저에게 연극은 현재이기보다 과거입니다. 대기업에 가거나 판검사가 될 수도 있었던 제 삶을 후다닥 뒤집어 놓았던…. 앞으로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연극을 할 수 있었으면 해요. 당장 내년엔 ‘우먼 인 블랙’을 다시 하고 싶습니다. 하하.” 9월 22일까지 서울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전석 3만원. (02)766-6007.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털 80만개 고릴라… 4년 전엔 불가능해 연출 거절했죠”

    “털 80만개 고릴라… 4년 전엔 불가능해 연출 거절했죠”

    “사람의 눈은 기가 막히게 예민해서 0.1%만 어색해도 금방 알아차립니다. 진짜 같은 고릴라를 만들고 싶었어요.” 국내 최초의 100% 3D 영화 ‘미스터 고’로 올여름 극장가를 기대와 긴장으로 채우고 있는 김용화(42) 감독. 제작비 225억원, 제작 기간이 4년이나 되는 대형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개봉(17일)을 앞둔 그에게선 남김없이 정열을 쏟아낸 이의 여유가 느껴졌다. 3D로 만들어진 고릴라 링링은 마치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 바람에 날리는 털 한올한올까지 생생하다. 그를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한국영화에선 전례가 없는 프로젝트였다. 도전한 계기는. -영화 ‘국가대표’(2009)를 막 끝낸 뒤 원작 만화 ‘제7구단’의 판권을 갖고 있던 절친한 대학 동기에게서 연출 제의를 받았다. 아이템은 마음에 들었지만 당시는 합성하는 수준의 국내 기술로는 살아 움직이는 고릴라를 3D로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거절했다. 그런 사연이 있었는데, 나중에 거짓말처럼 투자사(쇼박스)에서 다시 의뢰가 왔다. 그때 이건 ‘김용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용화 영화’란 무슨 뜻인가. -적당한 감정의 깊이를 갖고 있고 기술적인 완성도가 있는 영화다. 야구하는 고릴라를 떠올렸을 때 관객의 절반은 재밌다고 생각하고 나머지는 그 방법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을 거다. 비주얼로 생생히 재현하면서 시각적 쾌감과 정서적 체험을 한 번에 주고 싶었다. 물론 적절한 풍자도 함께다. →80만개의 털로 둘러싸인 고릴라는 100% 순수 자체 기술로 완성됐다. 사재(30억원)를 털어 3D 촬영 및 제작이 가능한 전문 스튜디오까지 차렸는데. -영화에 등장하는 고릴라는 1000컷이나 된다. 스크린에 활용할 수 있는 퍼(털) 제작 기술을 보유한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픽사 등 단 3곳이다. 하지만 이곳들도 500컷 이상은 꺼리는 데다 이미 유명 감독들의 3D 영화 라인업이 꽉 차 있었다. 그래서 아예 3D 회사를 직접 차렸고, 4년여의 기술개발을 거쳐 직접 디지털 퍼 제작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덕분에 할리우드 예산의 10분의1(120억원)로 3D 고릴라를 만들 수 있었다. 고릴라가 입고 있는 옷의 질감을 살리고 3만명의 관중이 타이밍에 맞춰 각각의 동작을 조절하는 시스템도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해 구현했다. →3D로 만들 때 가장 초점을 둔 부분은. -적정한 부피감과 자연스러움이다. 두 개의 카메라로 찍는 리그(rig) 방식을 활용해 3D로 인한 시각적 피로감을 덜게 했다. 육중한 고릴라가 뛸 때나 중력에 가속도가 붙었다가 섰을 때 바람의 영향에 따라 변화하는 털의 움직임까지 섬세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특히 한낮의 느낌으로 표현하는 것은 어려웠다. 털의 밀도에 따라 난반사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고릴라가 등장한 기존의 할리우드 영화 ‘킹콩’과 ‘혹성탈출’보다는 기술적으로 더 나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고릴라와 인간의 교감을 부각시킨 영화다.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나. -고릴라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에서 관객과 교감하고 싶었다. 영화는 15세 소녀 웨이웨이(쉬자오)와 고릴라 링링의 성장기가 주를 이룬다. 소녀는 자신이 고릴라를 먹이고 키웠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고릴라가 자신의 곁에 있어 준 거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웨이웨이에 감정이입을 하기 쉽지만 링링의 관점에서 보면 더 슬픈 이야기다. →링링과 성동일이 마주 앉아 막걸리를 마시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연출할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한 컷에 3000만원이 드는 3D 고릴라를 여러 번 찍을 수는 없기 때문에 입체적으로 콘티를 만들어 최대한 누수를 막았다. 고릴라 대역 배우가 모션 캡처 수트를 입고 높이를 맞춘 뒤 부피를 감안해 한 장면을 최소 두 번씩 찍었다. 관객에게 가상의 캐릭터에 몰입하게 만드는 건 모험이기도 했다. 그러나 감독으로서 지금은 특별한 시점이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 타성에 젖지 않고 한국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 →전작 ‘미녀는 괴로워’(2006)도 중국에서 흥행했다. 이번에도 중국에서 5000개의 스크린에 걸릴 예정이다. -중국과 합작 단계부터 고민을 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동시 배급이 목표였기 때문에 한국적 정서를 강조하기보다는 보편성을 가장 큰 목표로 잡았다. 이 때문에 과도한 감정 표현이나 신파 요소는 자제했다. →극장가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강한데 자신 있나. 앞으로 국내 3D 영화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입체 효과와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할리우드와 비교해도 자신 있다. 돈이 많다고 3D로 1000컷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동양적인 정서도 적절히 내포돼 있다. 3D 입체 영화를 당장의 돈벌이 아이템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산업적으로도 잘 접목시켜 완성도 있는 영화를 선보여야 미래가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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